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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영무 전격 임명… 조대엽은 사퇴

    송영무 전격 임명… 조대엽은 사퇴

    與 “국회정상화” 건의 2시간 만에… 추경·정부조직법 처리 급물살 음주운전 전력 등으로 논란을 빚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후 전격 사퇴했다.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현 정부 들어 두 번째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청와대를 방문, 시급한 추경(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처리 등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한 지 2시간여 만이다.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국회 일정을 보이콧했던 국민의당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사과를 받은 뒤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추경안 및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에 나서기로 했다. 두 당을 합쳐 원내 과반(160석)을 확보하게 된 만큼 오는 18일 본회의에서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처리 전망도 밝아졌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야당의 ‘낙마’ 표적이던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유영민 미래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함께 이날 저녁 임명, 비(非)육사 출신에 의한 국방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송 장관의 임명으로 외교 안보라인 인선도 매듭지어졌다. 조 후보자는 취재진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본인의 임명 여부가 정국 타개의 걸림돌이 된다면 기꺼이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 사퇴의 길을 택하겠다. 이 선택이 부디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본인이 판단하고 고려해 어려운 결단을 내렸기 때문에 존중하는 게 예의”라면서 “청와대의 관여로 사퇴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 원내대표가 사실상 조 후보자의 사퇴를 담은 ‘최소한의 조치’를 건의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이 “숙고하겠다”고 밝힌 것 자체가 ‘시그널’이란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추경이 아직도 국회에서 잠자는 현재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 국회에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 인사는 인사대로 추경은 추경대로 논의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일자리 추경이 늦어질수록 효과는 반감되고, 국민의 고통은 더 커질 뿐”이라며 “정치적 문제로 국민이 희생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두 장관 후보자의 임명보다 추경이 최우선 순위란 걸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보회의 직후 임 실장은 전병헌 정무수석과 함께 여의도에서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를 만나 추 대표 대신 사과하고 제보 조작 사건 수사에 대한 개입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임 실장이 나선 것은 국회 회기도 얼마 남지 않았고 추경이 빨리 통과돼야 하는 절박함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수·보회의에서 대학 입시 전형료의 합리적 개선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대입 수능시험이 4개월 정도 남았는데, 만약 대학 입시 전형료가 합리적이지 못하고 과다하다면 올해부터 바로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청와대 “임종석 실장이 ‘추미애 대표 발언’ 직접 언급한 바 없다”

    청와대 “임종석 실장이 ‘추미애 대표 발언’ 직접 언급한 바 없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3일 국민의당 지도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민의당을 겨냥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등의 발언에 유감을 표명했다고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밝혔다. 이에 청와대는 박 위원장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3일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상황이 조성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고,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개입할 털끝만큼의 의지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임 실장이 추 대표에 대해 언급한 바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임 실장이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과 함께 찾아온 사실을 밝히고 ”임 실장이 ‘추 대표가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 상황을 조성했는데 왜 그랬는지 청와대로서는 알 수 없다, 국민의당에 걱정을 끼쳐 미안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임 실장이 박 위원장을 만난 의미에 대해서는 ”회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추경이 빨리 통과돼야 하는 부분에 대한 절박함이 작용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 30분까지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께 그동안 상황들에 대해 소상히 보고했다“면서 ”우 원내대표가 해법으로 이런 것들이 있겠다는 말을 했을 것이다. 그에 대해 대통령이 고민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서로 분위기가 좋은 가운데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상황이 풀리지 않은 가운데 그 자체가 목적이 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만 붉은 악마 이란전 동원령

    오는 8월 31일 이란을 잡기 위해 ‘6만 관중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축구대표팀은 9연속 월드컵 본선 직행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란 전 승리가 절실하다. 이란을 꺾고 중국이 우즈베키스탄을 잡아주면 본선 직행을 확정할 수 있다. 이란을 잡지 못하면 9월 5일 우즈베키스탄 원정이 여러모로 부담스럽게 된다. 대한축구협회는 역대 21번째이자 2013년 10월 브라질과의 친선경기 이후 4년 만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의 6만 관중석 매진을 이끌기 위해 퇴근한 팬들이 관전할 수 있도록 오후 8시 30분 킥오프하기로 했다. 중국-우즈베키스탄 경기 내용에 선수들이 영향받지 않게 하겠다는 배려도 작용했다. 지난해 없앴던 초대권을 부활하고 입장권 일부 할인도 검토 중이다. 축구대표팀의 공식 서포터인 붉은악마도 대규모 응원전을 준비한다. ‘큰 승리’를 뜻하는 대첩(大捷)이라는 단어를 쓴 대형 걸개를 10년 만에 펼친다. 이동엽 붉은악마 의장은 “통상적으로 A매치 때 600명에서 1000명의 응원단을 동원했는데, 이란 전에는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한국 축구의 절박함을 태극전사들이 곱씹을 수 있는 문구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반성문 쓴 김상조 “공정위 혁신TF 꾸려 신뢰 되찾겠다”

    반성문 쓴 김상조 “공정위 혁신TF 꾸려 신뢰 되찾겠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지난날 잘못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하고 사과드리겠습니다. 취임 전 있었던 일이라 하더라도 모든 것이 이제부터는 제 책임입니다.”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공정위 신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공정위가 시장의 공정 경쟁을 해친 ‘나쁜 기업’을 조사하고 징벌하는데도 국민이 공정위를 믿지 못하는 것은 모두 공정위가 자초한 것이라는 ‘반성문’이었다. ‘경제검찰’로 군림하던 공정위가 갑의 지위를 내려놓고 스스로를 돌아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 사회와 국민이 공정위에 거는 기대와 요구가 매우 높아졌다”면서 “그러나 지금의 공정위가 그에 부응할 만한 역량이 있는지,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국민적 신뢰를 축적했는지라는 질문에 100%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국민 신뢰를 회복하려면 조직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신뢰 제고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로 했다. 위원장을 비롯해 부위원장, 사무처장, 주요 국장 등 고위 간부는 TF에서 배제된다. 김 위원장은 “조직 혁신에 대한 내 아이디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조직의 장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하달하면 조직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공정위 직원 541명 모두가 절박함을 느끼고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이어야 공정위가 변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뢰 제고 TF 팀장은 유선주 공정위 심판관리관이 맡는다. 유 관리관은 공정거래 관련 법을 위반한 행위로 전원회의 등에 넘겨진 기업(피심인)이 법관 역할을 하는 전원위원들과 비공식적으로 접촉해 심결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을 차단할 대책을 마련하게 된다. 감사담당관과 노조지부장은 6급 이하 직원들을 포함한 실무자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역할을 맡는다. 공정위는 2주간 활동할 TF가 만든 보고서를 바탕으로 내부 의견을 종합하고 국회가 주관하는 공개 토론회를 거쳐 이르면 8월 말이나 9월 초에 최종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공정위 조사 및 사건 절차 규칙을 개선하고 직원 윤리강령을 새로 만든다는 게 김 위원장의 구상이다. 조사 체계 변화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조사관 1명이 한 개 기업을 전담하는 지금의 체계를 바꿔 2~5명으로 구성된 팀이 모든 정보를 공유해 의사결정을 같이 하면 조사의 투명성과 결정의 합리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관계자의 민사소송에서 중요한 정보가 되는 공정위 보도자료 및 심결서도 상세히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문준용 제보조작’ 이유미 “죽고 싶다”는 절박한 문자에 안철수 반응이

    ‘문준용 제보조작’ 이유미 “죽고 싶다”는 절박한 문자에 안철수 반응이

    국민의당의 문준용씨 의혹제보 조작사건에 대해 이유미씨의 단독범행이라고 당 진상조사단이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린 가운데 이유미씨는 대선 전후로 안철수 전 대표에게 3차례에 걸쳐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유미씨가 “죽고 싶다”는 문자를 안철수 전 대표에게 보냈으나 안 전 대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국민의당 조사결론이었다.이유미씨가 안 전 대표에게 보낸 문자 가운데 한 건은 지난해 3월 21일 여수갑 총선 공천에 항의하면서 보낸 문자 메시지다. 다른 한 건은 지난 2월 15일 보낸 것으로 “오늘 카이스트 오신다고 들었다. 재직시절 동료 교수님이 얼굴 한번 뵙고 싶어한다”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6월 25일 오전 7시 3분에 보낸 문자는 “의원님 이유미입니다. 어제 이준서 위원과 면담하셨다고 들었다. 제발 고소 일괄 취소 부탁드립니다. 이 일로 구속까지 된다고 하니 저는 정말 미치도록 두렵습니다. 죽고 싶은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유미씨의 절박함과 다급함이 문자에 배어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유미 씨가 보낸 이 3건의 문자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당 진상조사단은 밝혔다. 특히 안 전 대표는 6월 25일 이유미 씨 문자는 같은 날 오전 9시 47분에 이용주 의원으로부터 제보 조작 사실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에 확인하고 “크게 놀랐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은 “안 전 대표는 이씨에게 문자가 왔다는 것은 알았지만 열어보지 않고 있었다. 잊어버리고 있다가 이용주 의원의 전화를 받고 ‘이씨에게 문자가 왔었는데’ 하면서 문자 내용을 보고 나서 이씨가 문자를 보냈다는 내용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왜 이유미 문자에 답장이나 통화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김 의원은 “(안 전 대표가) 굳이 통화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용주 의원에게 전화를 받고 나서 문자의 의미를 그제서야 이해하게 됐다(고 하더라). (안 전 대표가) 답장의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했다”고 전했다.   6월 25일은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제보 조작사실을 공개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기 하루 전날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사흘 만에 오바마 만난 文대통령 “北, 지금이 대화 나설 마지막 기회”

    한·미 정상회담 사흘 만에 오바마 만난 文대통령 “北, 지금이 대화 나설 마지막 기회”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사흘 만에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을 모두 만난 셈이다.문 대통령은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설명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제재와 압박을 해 나가되 대화를 병행하기로 합의했다”며 “지금은 북한이 대화의 문으로 나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 동결을 포함해 핵 문제에 대한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라는 대북 압박인 동시에 북한이 이 기회를 놓치면 남북 대화도, 이를 통한 남북 간 경제공동체 건설도 요원해질 것이란 절박함이 담긴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기로 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며 “한·미 동맹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많은 조언을 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제가 가장 존경하는 링컨 대통령은 국민의 지지가 없으면 아무것도 없고, 반대로 국민 여론이 있으면 못할 일이 없다고 했다”면서 “많은 한국민이 문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는 만큼 대통령께서 국민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키리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은 여야를 떠나 한·미 동맹에 대해 초당적이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한국에 대한 미국민의 지지가 있고 한국 교민의 강력한 지지가 있는 만큼 한·미 관계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주로 덕담과 조언이 오갔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나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기조인 ‘전략적 인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30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진행된 마이크 펜스 부통령 주최 오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적 인내가 끝났다’라고 직접 말했는데 저도 결과적으로 이것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며 “압도적인 힘의 우위가 있어야 대화와 평화도 가능하고, 그런 점에서 한·미 연합방위 능력과 한국군의 자체적 방어 능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 행정부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해 오바마 전 대통령이 몇 가지 조언을 했으나, 본인이 비공개를 원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비정규직 워킹맘 거리로…文정부 최대 도심 집회

    비정규직 워킹맘 거리로…文정부 최대 도심 집회

    “文 지지하지만 비정규직 문제 제자리” 차벽 없이 통제… 희망적 분위기 진행 “다들 힘든데 참아야” 반대 목소리도 3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사회적 총파업 대회 참가자들은 초·중·고교 급식실 노동자 등이 소속된 ‘학교비정규직노조’와 병원 청소·경비 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대부분이었다. ‘비정규직 워킹맘’이 대거 거리로 쏟아져 나온 셈이다. 집회에 모인 5만명(주최 측 추산)의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1만원’, ‘노동3권 보장’을 요구했다.노조원들은 이날 낮 12시쯤 서울역광장(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과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공무원노조)에서 산발적으로 사전 집회를 개최한 뒤 일제히 광화문 광장으로 집결했다. 서울시청 방면 도로는 한 차선만 남긴 채 인파로 가득 찼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도심 집회였는데도 물리적인 충돌 없이 질서 정연하게 진행됐다. 집회가 끝날 무렵 “민주노총이 쓰레기를 안 치웠다는 얘기를 듣지 않도록 정리정돈을 해 달라”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이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이들에게선 새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에 대한 아쉬움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정권 퇴진’을 강하게 촉구했던 박근혜 정부 때와는 집회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소속 박쌍순(50)씨는 “작년 총궐기에 올라왔을 때는 박근혜 정권 퇴진을 외치러 나왔고, 이번 총파업은 전국의 비정규직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어려움과 절박함을 호소하러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비정규직노조 전남지부 소속 박모(51)씨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비정규직 문제는 아직까지 전혀 진전이 없다”면서 “이번 파업이 국민들이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평화롭게 진행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의 영향을 받은 듯 ‘즐기는 집회’라는 느낌이 강했다. 시민 조모(56)씨는 “오늘 나온 분들은 과거 시위를 주도하던 금속노조나 건설노조 소속 강성 시위꾼들이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일반 비정규직 여성들”이라면서 “우리 사회가 이런 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역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75개 중대 6000여명의 병력을 투입했지만 집회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현 정부의 기조에 따라 ‘차벽’ 없이 바리게이드만으로 집회를 통제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김병엽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기획관리실장은 “작년 집회가 결연한 분위기였다면 올해 집회는 좀더 부드러워졌고 참가자들의 표정에서도 희망이 엿보였다”고 말했다. 물론 집회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시민 박모(78)씨는 “다들 어려운 세상인데 목소리 큰 사람의 억울함만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1인당 국민총소득(GNI) 대비 최저임금 수준을 비교하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21개국 중 8위 수준으로 낮지 않다”며 민주노총의 ‘최저임금 1만원’ 요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케이블카 허가 전 구매계약부터 한 양양군

    한동안 극심한 찬반 대립으로 갈등을 겪었던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문제가 다시 논란의 회오리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최근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을 뒤집는 새로운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앞서 문화재위는 양양군이 제출한 문화재 현상 변경안을 환경과 동식물 서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난해 12월 부결시켰다. 문화재위 결정을 중앙행심위가 이렇듯 간단하게 ‘없었던 일’로 만들 수 있는 우리 행정의 어설픈 구조부터가 우선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이런 상황이라면 앞으로 발굴 현장을 비롯한 모든 문화재의 보존 여부는 문화재위가 아니라 중앙행심위가 최종 판단을 내리는 꼴이나 다름없어진다. 중앙행심위가 모든 인허가의 ‘해결사’로 나서는 불합리는 중앙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인허가 행정에서 노출된 제도적 모순은 그렇다 해도 양양군의 자세는 더욱 이해하기가 어렵다. 감사원은 지역 시민단체의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공익감사 청구에 따른 감사 결과를 그제 내놓았다. 감사 결과 양양군수는 지난해 3월 행정자치부와 문화재청의 투자심사와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도 받지도 않고 실시설계 용역계약과 케이블카 설비 구매 계약을 맺었다. 양양군은 선금을 지급하고 나서야 각각 행자부와 문화재청에 심사를 의뢰하거나 현상 변경을 신청했다고 한다. 중앙행심위의 ‘번복’이 없었다면 36억 2000만원 남짓한 예산은 그대로 날릴 판이었다. 자기 집안일이었다면 허가도 밟지 않고 대금부터 치렀을지 양양군수에게 묻고 싶다. 감사원도 절차를 무시한 자의적 행정을 ‘행자부 장관의 양양군수에 대한 주의촉구’ 요구로 마무리한다면 재발을 조장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오색 약수터를 지나는 한계령 길은 오랫동안 영동과 영서를 잇는 중심 도로의 하나였다. 2006년 미시령터널이 뚫리면서 통행량이 크게 줄었고 서울~양양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한계령길이 ‘잊힌 길’이 될 것이라는 지역의 위기감을 모르지 않는다. 오색 케이블카도 그런 절박함에서 추진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럴수록 사업 추진 과정의 행정행위는 최대한 투명하게 해야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당장 환경단체들이 케이블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계기를 다시 제공하지 않았나. 주민들도 양양군의 잘못된 행정이 오히려 일을 그르치게 할 수도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 이재명, 내년 서울시장 출마 뜻 내비쳐

    이재명, 내년 서울시장 출마 뜻 내비쳐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 시장은 20일 성남시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3선 도전 여부에 따라 내 선택도 연동될 것”이라며 “성남시장, 경기지사와 서울시장 도전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늦어도 가을쯤에는 결정해서 밝히겠다”며 “지난 10여년간 보수 진영이 차지했던 경기지사직을 민주개혁세력이 탈환해야 한다는 절박함 또한 있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 시장이 “형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운 박 시장이 서울시장 3선을 포기하면 서울시장에 도전하고, 박 시장이 3선에 도전하면 경기지사에 도전하거나 성남시장 3선에 도전하겠다는 얘기다.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이 시장이 가세할 경우 민주당 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 구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이재명 서울시장·경기지사 저울질...기자 간담회서 밝혀

    이재명 서울시장·경기지사 저울질...기자 간담회서 밝혀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도전의 뜻을 내비쳤다. 이 시장은 20일 성남시청 3층 구내식당에서 가진 중앙언론사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3선 도전 여부에 따라 내 선택도 연동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이 지난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이후 소회와 정치 행보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성남시장, 경기지사와 서울시장 도전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의 선택에 연동되고 늦어도 가을 쯤에는 결정해서 밝히겠다” 고 말했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도 “지난 10여 년간 보수진영이 차지했던 경기지사 직을 민주 개혁세력이 탈환해야 한다는 절박함 또한 있는 게 사실” 이라며 경기지사 출마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그는 “시간이 좀 있으니까 흐름도 보고 민심도 살펴보고 순리에 따르려고 한다”고 말을 아꼈다. 법무부 장관 발탁설과 관련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조용히 지냈다. 현 정부 입각은 안 한다”며 “보궐선거를 통한 여의도행도 없을 것 ”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 개혁과 관련 “일 잘하고 부정부패 안 하는 사람을 승진시켜 제대로 일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개혁” 이라며 “검찰 스스로가 누가 능력이 있는지 누가 깨끗한지 잘 알고 있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지난 경선에서 내 스스로 채울게 많다는 것을 느끼고 배웠다”며 “ 국민들이 바라보기에 안정감 있고, 신뢰도 높은 일꾼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7일 중국 다롄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이 시장은 “성남시의 행정혁신 사례를 발표하고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와 기본소득· 확대, 지역화폐 활성화 방안 등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커버스토리] 공무원 1만 2000명 채용, 文대통령님 이것만은 꼭!

    [커버스토리] 공무원 1만 2000명 채용, 文대통령님 이것만은 꼭!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소방관·교사 등 공무원 증원 방침을 거듭 밝히면서 공무원 사회가 들썩인다. 앞서 새 정부는 소방관·경찰·사회복지사·교사 등 국민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무원 1만 2000명을 올 하반기 추가 채용하겠다고 공약했다. 특정 직군의 만성적 부족 현상에 일자리 창출을 민간에만 맡길 수 없다는 새 정부의 절박함이 더해져 ‘공직자 증원’으로 표출된 셈이다. 현직에 있는 당사자 공무원들은 과연 어떤 기대와 우려로 바라보고 있는지 직접 들어봤다.#소방관 “증원과 공상 인정 함께 가야” 만 3년째 일한 서울 서대문 소방서 최동욱(37) 소방사(9급)는 “3교대 근무를 이어 가는 형편이라 증원 소식은 가뭄에 단비 같다”고 했다. 최 소방사는 “매일 구조현장에서 크고 작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동료가 정신지원 상담과 공상 진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더 시급하다”고 쓴소리도 했다. 119 구급대에서 일한 최씨 역시 변사체의 부패한 냄새, 화재 사망자를 수없이 접하며 받은 정신적인 충격이 여전하다. 하지만 그는 “저를 포함해 트라우마가 생겼는지조차 모르는 채 지내는 동료가 허다하다”고 했다. 많은 소방관이 다양한 형태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지만, 도움을 청할 여유나 지원환경은 턱없이 부족하다. ‘공상 처리’도 마찬가지다. “분초를 다투는 출동 과정에서 부상당하는 경우도 많지만, 서류제출이 번거롭다 보니 웬만한 부상은 그냥 내 돈 내고 진료받는 게 더 빠르고 편하다”고 덧붙였다. 화상이 많은 소방직 역시 전문병원이 절실하다는 게 일선 소방관들의 바람이다.#경찰 “인력 늘리고 정서 치료도 병행해주길” “범죄현장에서 용의자를 제압하려면 체력을 키우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면 여가도 조금 있어야 하는데 정말 다행입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김현종(53) 경감은 “대부분의 현장 요원들은 교대 근무, 밤샘수사 등 불규칙한 생활과 긴장상태 누적으로 스트레스가 크다”면서 새 정부의 경찰인력 확충을 환영했다. 경찰청의 지난 5년간 경찰관 사망통계를 보면 자살자는 106명으로 순직자 83명을 훨씬 웃돌았다. 김 경감은 “가장 큰 원인은 ‘우울증’으로 보면 맞을 것”이라면서 “박봉에 시달리며 고도의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쓰러지는 동료를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형사·교통·여성청소년 부서는 더 위험하거나 피곤한 보직”이라며 충원 우선부서로 꼽았다. 그는 “운동도 하고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만 더 늘어난다면 정서적 안정을 찾아 치안에 더욱더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교사 “학생 수는 계속 감소, 무턱대고 교사 정원 늘린다니” “실상을 제대로 알고 충원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교육부가 오는 2022년까지 유아·특수·비교과 교사 1만 6900여 명의 증원안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보고한 이후 일선 교사들의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경기도 A고의 B(54·익명 요구) 교사는 “초·중·고 교사 기존 증원규모 1만 2900명과 이번 교육부안을 합치면 내년부터 5년간 총 2만 9800명이 늘어나는 셈”이라면서 “출생률 감소로 학생수도 계속 줄어드는데 무조건 적인 증원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들에게 지급할 1조원 이상의 예산 부담도 결국 대중영합주의에 따른 혈세 낭비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김대중 정부 시절 과밀학급 문제가 제기되자 경기 고양시는 관내 거의 모든 학교에 추가 건물을 지었으나 지금은 교실이 남아돈다. B교사는 “오히려 교과 전문·특수 교사 위주의 충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국어 교사는 매주 20~22시간 수업을 하지만 진로상담 등 비교과 교사는 10시간 미만 또는 수업이 아예 없어 갈등이 빈번하다는 것이다. 예술고 연극영화 전공 교사는 최근 부산에서 3명 뽑은 게 전부일 정도다.#사회복지사 “전담인력 양성 시스템 구축으로 이어지길” “인력이 충원돼도 혹독한 감정노동 환경이 그대로라면 의미가 없습니다.” 서울 중구청 사회복지 6급인 이수정(52·여) 복지지원과 팀장은 “소외계층과 교감하고 사회 일원으로 끌어내는 게 사회복지사 업무의 핵심인 만큼 충분한 인력은 필수적”이라고 호평했다. 여성이 많은 직군 특성상 일·가정 양립과 고용단절, 출퇴근이 불규칙한 근무 환경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팀장은 그러나 “인력을 충원한다고 해도 사회복지사를 자원봉사자쯤으로 인식하는 기초수급자나 장애인, 독거어르신 등이 변화하지 않으면 감정노동으로 인한 고통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사회복지 수요자들에 대한 교육과 관련 정부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인력이 늘어난 만큼 사회복지 전달체계도 보조를 맞춰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늘어난 아동학대 전담 인력 확대라든지, 한부모·다문화 가정 담당자 양성이 필요하다”면서 “정기적인 충원 계획이 절실하고, 임기응변식으로 뽑으면 오히려 사회복지 서비스가 저하한다”고 경고했다. 사회복지사 내부에서 보직을 돌리기보다 전담인력으로 양성해 달라고도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In&Out] 4차 산업혁명, 또 한 번의 절박함이 필요하다/송일근 전력연구원 부원장 겸 에너지신산업연구소장

    [In&Out] 4차 산업혁명, 또 한 번의 절박함이 필요하다/송일근 전력연구원 부원장 겸 에너지신산업연구소장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보스 포럼은 4차 산업혁명으로 향후 500만개의 직업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고 의사, 회계사, 변호사 등의 전문 직종마저 위협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도의 정신력이 요구되는 직업이라 할 수 있는 프로바둑기사가 인공지능에 맥없이 무릎을 꿇는 모습은 이런 전망이 결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이 우리에게 기회인지 위기인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기회보다 위기에 더 가깝다. 4차 산업혁명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선진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에서 비롯됐고, 4차 산업혁명에 요구되는 융합과 소통, 창의성, 인문학적 토양 등은 우리나라보다는 서구에서 더 강조해 온 분야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배경에는 자국 내 제조업 쇠락을 해결하고자 하는 선진국의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일찍이 ‘산업(Industry) 4.0’을 표방한 독일은 그 핵심적인 이유가 자국 제조업이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 제조업 강국의 위상을 한층 더 강화하는 데 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노동 비중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체계를 갖춤으로써 전 세계에 산재한 독일 공장들을 다시 불러들여 생산과 고용을 높이겠다는 것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노동자들을 설득하면서 밝힌 정책 논리다. 미국은 4차 산업혁명을 전면에 내세워 주창하고 있진 않지만 구글, 테슬라, 아마존 등을 앞세워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4차 산업혁명을 국가적 어젠다로 설정하고 전략적인 지원과 육성을 통해 대응하는 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소수 선진국이다. 그 외의 국가들은 종속적인 위치에서 바라봐야만 할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일고 있다. 한때 제조업 강국이었던 우리나라는 그 틈바구니에서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전통 제조업은 신흥국에 밀리고, 첨단 제조업은 4차 산업혁명으로 무장한 선진국에 밀리는 데 대한 우려다. 그러나 이런 파도를 잘 헤쳐 나가면 대한민국 산업체계를 혁신할 계기로 만들 수 있다. 전통적으로 강한 우리나라의 ICT기술이 4차 산업혁명의 ‘빌딩 블록’(기본 회로)으로 탈바꿈돼 개별 산업의 융합과 창조적인 사업 모델로 혁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그간 ‘스마트 그리드’(양방향 지능형 전력망), ‘마이크로 그리드’(소규모 독립형 전력망)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에너지시티, 전기차 등 디지털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에너지 신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에너지 스타트업(창업초기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인 인재육성을 위해서도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에너지 분야의 4차 산업혁명에 한발 앞서 나가고, 글로벌 시장 개척의 주춧돌이 될 것이다. 올바른 위기의식은 사회 변화의 강한 원동력이 된다. 우리는 이미 경험이 있다. 60여년 전에 많은 서구인들이 대한민국은 발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평가했지만 전쟁의 폐허를 딛고, 단기간에 산업국가로 탈바꿈하는 경이로운 변화를 이뤄냈다. 성공의 원인에는 정부정책, 교육열, 근면성 등 여러 요소들이 있겠지만 필자는 ‘절박함’이 장대한 변화의 시작이었다고 생각한다. 배고픔을 벗어나고자 하는 국민적 열망이 사회를 똘똘 뭉치게 하면서 혁신의 굳건한 토대가 된 것이다. 정부와 대기업, 스타트업, 사회와 개인 모두 새로운 내일을 위해 ‘또 한 번의 절박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 [열린세상] 북한은 대화를 할 의지가 있는가/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열린세상] 북한은 대화를 할 의지가 있는가/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북한은 남북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줄곧 높여 왔지만, 남한 인도적 지원 단체의 방북을 거절하고 6·15 17주년 행사를 개성에서 개최하자는 남측의 제안도 거부했다. 오히려 남북 관계에서 대화를 강조해 온 한국 신행정부 첫 한 달 동안 북한은 다섯 차례 미사일 도발을 단행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도 머지않았다고 밝혔다. 북한이 보여 준 행태에는 그들이 강조하는 6?15 정신과 10·4 정신은 어디에도 없다. 즉 남과 북이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고 남북 관계를 상호존중과 신뢰관계로 확고히 전환해 나가겠다는 정신도, 군사적 적대 관계를 종식하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점도, 그리고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9·19 공동성명을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점도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없다. 남북 관계 ‘대통로’ 운운하면서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남북 관계 개선과 별개 사안으로 간주하며 핵·미사일 고도화와 남북 관계를 분리하고 있다. 나아가 남북 관계를 ‘자주’의 개념과 결합시키며 한?미 동맹을 이완하고 나아가 분리하려 하고 있다. 북한의 이러한 행태는 ‘대화의 장’에 나오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스스로 생산하는 셈이 된다. 첫째, 대화가 재개되려면 절박함이 필요한데, 북한에는 한반도의 현 상황을 평화적으로 풀어야겠다는 절박함이 없어 보인다.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과신과 미국에 충분히 맞설 수 있다는 과욕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둘째, 절박함이 없다는 것은 대화를 할 의지도 결국 없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워싱턴 정가를 비롯해 주요 싱크탱크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을 매우 낮게 평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이 핵협상의 장에 나올 가능성도 매우 낮게 보고 있다. 그 결과 협상 꾸러미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보다는 북한이 매번 레드라인을 넘은 점들을 고려해 볼 때 레드라인을 넘지 못하도록 할 방법과 또다시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미국이 취해야 할 옵션들이 무엇인가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압박과 관여’ 대북 정책에서 ‘관여’ 부분이 활성화되려면 북한 스스로도 행동의 변화를 보여 줘야 한다. 셋째, 대화를 한다는 것은 현재의 교착 상황을 타개하고 변화를 시도해 나가겠다는 시그널이라고 볼 수 있는데, 북한은 오히려 현재의 교착 상황을 전술상 유리하다고 평가하고 있는 듯하다. 교착 상황이 길어질수록 보상의 보따리도 커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듯하다. 그러나 북한은 외부의 위협을 과대평가하며 맞서는 동안 북한 사회 내부가 ‘외부 위협 과장’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하는지를 놓치고 있다. 교착상황의 장기화는 6·15와 10·4 선언을 통해 남북 경제협력을 통한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실현하겠다는 기회를 점점 뒤로 미루며 민족경제의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것이다. 즉 북한 스스로 6·15, 10·4 정신을 거스르는 정책을 취하고 대내외에 6·15, 10·4 정신을 외치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이며 북한 주민들에게 인내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이 남한과 제2의 6·15 시대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면 첫째, 위협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둘째, 이러한 노력에 대한 신뢰성을 한국을 비롯해 주변 국가들에 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제사회의 압박과 관여의 결과가 아니라 북한 스스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주체적 결심과 통 큰 해법’의 의지와 실행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북한은 이제 다양한 종류의 ‘주체무기’와 ‘주체탄’의 쇼를 끝내야 한다. 북한의 군사적 능력은 주변 국가들과 비교해 볼 때 절대 우위에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군비경쟁의 덫에서 벗어날 수 없다. 또한 핵과 미사일의 성능 고도화와 숫자를 증대시켜 나간다고 해도 북한이 원하는 억지의 안정점에 이를 수 없다. 상호억지의 균형점에 이르는 것은 절대 무기의 숫자와 성능이 아니라 상대방이 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성이 전제될 때 가능하다. 북한은 이제 불신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 [文대통령 첫 시정연설] 직접 野 설득 ‘국정동력 끌어올리기’… 추경 매듭 풀릴까

    [文대통령 첫 시정연설] 직접 野 설득 ‘국정동력 끌어올리기’… 추경 매듭 풀릴까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은 일자리나 민생이 너무나 긴박한 상황이고, 어차피 인사청문회는 상당 기간 동안 지속될 거라 청문회와 별개로 빠르게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12일 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 및 여야 지도부와 차담회에서)문 대통령의 12일 국회 시정연설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추경 통과를 호소하기 위해 이뤄진 데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취임 후 가장 이른 시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29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일자리’가 44회, ‘청년’ 33회, ‘국민’ 24회 등으로 언급됐다. 이번 추경의 목적과 대상이 선명하게 드러난 대목이다. 문 대통령으로선 그만큼 이번 추경이 절실하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우선 국정과제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통상 시정연설은 새해 예산안을 제출한 이후 이뤄지는 게 관례이지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추경 통과를 위해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쓰임새를 설명함으로써 정치적 무게를 더한 것이다. 물론 내각 후보자들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잇따라 불발되면서 엉킨 정국 상황과 무관치 않다. 다수 장관급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 지연으로 정국이 잔뜩 꼬인 상황에서 추경까지 ‘늪’에 빠질 경우 자칫 국정동력을 상실할 것이란 청와대의 우려와 절박함이 담겨 있다. 문 대통령 스스로도 “역대 가장 빠른 시기의 시정연설이자 사상 최초의 추경 시정연설이라고 들었다. 국회와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치하고자 하는 저의 노력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국회를 직접 찾아가 일자리 문제가 얼마나 시급하고 절박한지 호소했다”면서 “국민의 삶이 고단해진 가장 근본적 원인이 일자리문제에서 비롯된다고 여긴 문 대통령은 그 문제를 풀기 위해 국민과 국회에 절박한 상황을 말했고 국회에 협조를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전례 없는 대통령의 시정연설로 꼬일 대로 꼬인 협치의 매듭이 풀릴지는 불투명하다. 분명 문 대통령이 직접 추경안 처리를 호소하고, “조속히 국정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국회의 협력을 부탁드린다”며 사실상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등 논란에 휘말린 장관급 후보자들의 인사청문 절차에 대한 협조를 구한 것은 야권에도 중압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지금껏 추경안이 국회에 발목 잡힌 전례도 없다. 문 대통령이 먼저 낮은 자세를 취함으로써 야권의 체면을 살린 모양새도 어느 정도 갖춰졌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가운데 일부라도 “이만하면 됐다”는 생각에 강 후보자 등에 대한 입장을 전향적으로 바꿀지는 의문이다. 만약 대통령의 시정연설이란 ‘승부수’가 효과를 얻지 못한다면 청와대와 야권 모두 물러설 곳 없는 상황으로 몰리면서 정국 경색은 불가피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최신 중고폰 요금 40% 할인” LTE 영토 확장 나선 알뜰폰

    알뜰폰 사업자들이 LTE 가입자 유입을 늘리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기존 2G·3G폰에 치중된 사업모델을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이다. 갤럭시S7, 아이폰6 등의 프리미엄 전략폰을 적극 채택해 젊은층 수요를 늘리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헬로모바일은 최근 이동통신 3사의 선택약정보다 요금 할인율이 최대 2배에 달하는 ‘선택약정 추가할인’ 제도를 재도입했다. 올해 초 한시적으로 선보였던 요금제로, 단말기 보조금을 받지 않는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하면 최대 40%까지 2년 동안 월 요금을 할인해 주는 제도다. 이통 3사의 선택약정 요금 할인율은 20%다. 올해 초 한시 판매할 때 평소보다 약 7~8배 가입자가 몰렸다고 헬로모바일 측은 밝혔지만, 기업의 수익 측면에서는 지속가능성이 있을지 의구심도 제기된다. 더욱이 올해 초엔 볼 수 없었던 갤럭시S8, 아이폰6, 갤럭시S7, LG G6 등의 단말기를 선택할 수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이통 3사에 비해 마일리지와 같은 마케팅 수단, 영업력이 부족한 알뜰폰 업체들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가격 경쟁력뿐”이라면서 “업계 1위인 헬로모바일이 거의 마진을 남기지 않으면서도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파격적인 요금제를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링크는 아이폰6, 갤럭시노트4에 이어 갤럭시S7, 갤럭시S7엣지와 같은 중고 프리미엄 단말기 구색을 강화했다고 8일 밝혔다. 이 회사의 알뜰폰 온라인 직영숍인 ‘SK 세븐모바일 다이렉트몰’의 중고폰 브랜드인 ‘바른 중고폰’에서 판매한다. SK텔링크 측은 “바른 중고폰에서 판매되는 갤럭시S7 등은 외관상 흠집이 거의 없는 새 제품과 동일한 특S급”이라면서 “출시된 지 7개월이 채 되지 않은 갤럭시S7엣지 32GB 블루코럴 색상 모델도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링크가 책정한 중고 갤럭시S7 32GB 출고가는 37만원으로, 2년 약정으로 30만원의 공시 지원금을 받으면 갤럭시S7을 7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월 기본료 2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해도 공시지원금 30만원이 적용된다. 이마트도 전국 66개 알뜰폰 매장에서 아이폰6 32GB 스페이스 그레이를 판매한다. 월 4만원대 요금제를 사용하면 기기값이 0원, 월 3만원대 요금제를 쓰면 기기값이 19만원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사용자가 줄고 있는 2G·3G 시장 위주 영업에 머물다간 알뜰폰 사업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알뜰폰 가입자의 3G 사용자 비중이 2015년 12월 85.3%에서 지난해 12월 77.7%로 줄었지만 여전히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또 이통 3사의 LTE 망을 쓸 때 지불하는 금액인 도매대가를 인하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군함도’ 류승완 감독 “절박함 있었다”

    ‘군함도’ 류승완 감독 “절박함 있었다”

    “영화로 만들어서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하고 싶었다. 내 의지만 뚜렷하다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군함도’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를 촬영하면서 절박함이 있었다”고 밝혔다.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한 작품인 만큼 남다른 각오로 연출에 임했다는 것이다. 영화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수많은 조선인이 강제 징용 됐던 군함도의 숨겨진 역사를 새롭게 재창조했다. 일본에는 기적이라 불리는 곳이지만, 조선인들에게는 감옥이자 지옥 같았던 군함도를 사실감 있게 그리기 위해 류 감독은 촬영 전, 군함도 직접 방문은 물론 철저한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군함도 세부 공간과 분위기를 완성했다. 류승완 감독이 전작 ‘베테랑’에서 통쾌한 액션 쾌감을 선사했다면 ‘군함도’에서는 숨겨진 역사를 끌어올려 각각의 사연을 가진 조선인들의 이야기와 긴박감 넘치는 탈출 장면이 강렬한 영화적 체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창조된 이야기이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군함도와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영화 ‘군함도’는 올 7월 개봉 예정이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재난에 가까운 실업 상태… 저소득층부터 숨통 틔워줘야”

    “재난에 가까운 실업 상태… 저소득층부터 숨통 틔워줘야”

    ‘차상위’까지 소득 5분기째 감소사회 양극화·갈등의 원인으로 단기처방 통한 삶의 질 반전 필요 “소득분배 악화를 해결하는 근본 해결책이 일자리에 있는 만큼 장기적,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은 이 문제를 오랫동안 들여다본 사람으로서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으며 정부는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다만 현재 거의 재난에 가까운 실업 상태, 분배 악화 상황을 방치할 수가 없습니다. 단기적 대응 역시 절실히 국민 삶의 질을 반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사회정책 컨트롤타워인 장하성 정책실장이 4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것은 5일 기획재정부의 추경안 발표와 7일 추경안 국회 제출을 앞두고 ‘도대체 왜 일자리 추경이 필요한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해 국민 이해와 야권 협조를 구하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장 정책실장은 일자리 문제에서 기인한 심각한 소득분배 불균형을 방치한다면 복원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러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갈등의 뿌리 깊은 원인이 될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소득 5분위 배율 등 분배지표 악화의 주된 원인은 소득 하위계층의 근로소득은 크게 감소한 반면, 고소득층 근로소득 증가세는 유지됐기 때문”이라면서 “2016년 1분위의 근로소득이 무려 9.8%나 감소했고, 지난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것으로 나왔다.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이후 5분기 연속 1분위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인데, 저소득층이 주로 종사하는 도소매, 음식, 숙박 등 서비스업 임시직이 크게 줄었고,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영세 협력업체에서 인력 감축이 진행된 것도 소득 감소의 원인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1분위뿐 아니라 차상위에 해당하는 2분위 소득 역시 지난해부터 5분기째 감소세란 점이다. 국민 10명 중 4명이 15개월째 소득 감소의 ‘늪’에 빠진, 탈출구도 보이지도 않는 “재난에 가까운 상태”라는 게 현 정부의 상황 인식이다. 청와대는 일자리의 질 측면에선 대기업과 중소기업 격차,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격차가 줄지 않는 것을 저소득층 소득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소득분배 개선을 위해서는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고통의 강도가 커진 저소득층을 위한 단기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추경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소득 1·2분위의 소득 감소세를 반전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절벽’으로 떨어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란 설명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용어 클릭] ■소득 5분위 국민소득을 5구간으로 나눈 계층별 분류. 5분위는 최상위 20%, 2분위(차상위)는 하위 20~40%, 1분위는 하위 20%를 나타낸다.
  • [공시 정보] “좌절감이 날 더 단단하게…이해 안 가도 두려워 말고 계속 봐라”

    [공시 정보] “좌절감이 날 더 단단하게…이해 안 가도 두려워 말고 계속 봐라”

    올해 서울시 7·9급 공채 필기시험 장소가 다음달 9일 서울시인터넷원서접수센터(gosi.seoul.go.kr)에 공고된다. 올해 1613명을 뽑는 서울시 공채 1차 관문인 필기시험은 다음달 24일 서울 시내 중·고등학교에서 열릴 예정이다. 앞서 3월 13~20일 진행된 원서접수에는 13만 9049명이 몰려 86.2대1의 평균 경쟁률을 나타냈다. 모집단위별 경쟁률을 살펴보면 일반농업 9급이 2명 모집에 1330명이 지원해 665대1로 가장 치열했다. 가장 많은 인원인 815명을 선발하는 일반행정 9급은 815명을 선발하는데 8만 1천393명이 몰려 99.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응시자 연령은 20대가 8만 7510명으로 전체의 62.9%를 차지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7만 8364명으로 56.4%를 기록해 남성(6만 685명·43.6%)을 넘어섰다. 필기시험 합격자는 오는 8월 23일 발표되며, 10월 면접을 거쳐 11월 15일 최종 합격 여부가 가려진다. 서울신문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 9급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을 위해 지난해 합격자인 김영채(26) 주무관으로부터 합격 비결, 마무리 대비법 등을 들어봤다.“반드시 1년 안에 취업을 해야겠다는 절박함이 합격 비결인 것 같아요. 지난해 4월 국가직 시험에 떨어진 후 앞이 캄캄했습니다. 당시의 좌절감 덕분에 공부에 더 집중하게 됐고, 지방직·서울시 시험을 차례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 환경직렬 대신 일반행정직렬 택한 게 통했다 올 2월 종로구청 교통행정과에 임용된 김 주무관은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2015년 2월 경희대 식물환경신소재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이공계를 나와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된 보기 드문 케이스다. 김 주무관은 “평소 동물복지에 관심이 많은데, 서울시청에 동물복지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처음으로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지금은 구청의 자동차 등록팀에서 이륜차의 소유권 이전을 담당하고 있는데, 전공과 관련성은 없지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환경직렬 대신 일반행정직렬을 택한 것은 그의 합격 전략이었다. 김 주무관은 “환경직렬로 지원할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전공이 아니었던 데다, 일반행정직렬로 들어오면 다방면의 업무를 두루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9급 시험에 합격하면 서울시, 25개 구청, 동 주민센터 가운데 총 5개의 지망하는 근무 장소를 쓸 수 있다. 다만 지난해 합격자 전원은 시청을 제외한 구청 및 동 주민센터로 배치됐다.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김 주무관은 “출퇴근을 생각해 집과 거리가 가까운 곳을 희망했다”며 “다른 합격자들은 구청별 재정자립도를 비교해 보며 지망 근무지를 선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그가 본격적으로 시험 공부를 시작한 시기는 2015년 7월이다. 대부분의 9급 공무원 수험생들과 같이 김 주무관도 국가직·지방직·서울시 시험을 함께 준비했다. 김 주무관은 “학원은 2달 정도 다닌 후 그만두고 인터넷 강의를 1년치 끊어 시립도서관을 오가며 공부했다”며 “수험 기간 중 들었던 조언 중 가장 힘이 됐던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아도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봐라. 그래야 이기는 것’이라는 말이었다”고 했다. 이어 “4월에 국가직 시험을 떨어진 후로는 점심·저녁을 도시락으로 30분씩만에 때우며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매진한 결과 그래도 2개 시험은 붙어서 정말 기뻤다”고 덧붙였다. 시험을 한 달 앞둔 시점에는 4주를 2주·1주·1주로 나눠 국어·영어·한국사·과학·행정법 5개 시험 과목을 전부 회독했다고. 김 주무관은 “평소엔 과목별로 기본서를 정독하고, 기출문제를 풀어 가며 잘 모르는 기본서 내용을 표시해 가며 봤다”며 “같은 방식으로 공부하되, 시험일에 임박했을 땐 더 빠른 주기로 전 과목을 보며 암기할 내용을 상기시킨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면접의 경우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가입된 인터넷 카페에서 스터디를 구해 모의면접을 하며, 자심감을 얻었다고 조언했다. 그는 “수험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존감이 매우 낮아진다”며 “그런 걸 깨려면 사람들을 만나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부딪쳐 가며 파악해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자신의 단점까지도 고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국가직 떨어진 뒤 점심·저녁 도시락으로 때워 김 주무관은 특히 “전문 지식에 대해 모른다고 해서 떨어지는 건 아니다”라면서 “실제로 지방직 면접에서 면접관으로부터 우리나라의 행정 점수가 몇 점일 것 같나, 점수가 낮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등의 질문을 받았을 때 제대로 대답을 못 했다”고 말했다. 예상 외 질문에도 당황하는 기색 없이 조리 있게 말을 이어 나간다면 면접에서 합격할 만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방직 시험에도 합격한 그는 지난해 10월 고양시 동 주민센터로 임용된 상태에서 서울시 면접 시험에 임했다. 김 주무관은 “지방직 중복합격자의 경우 왜 굳이 서울시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될 것”이라며 “왜 반드시 서울시에서 근무해야 하는지에 대한 절박함을 피력하기가 어려웠지만, 다문화가정 업무를 해 보고 싶은데 외국인 숫자가 서울시에 가장 많다는 것을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김 주무관은 공무원으로서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현직에 투입되기 위해 실질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받았다. 공직에 입직한 지 4개월도 채 안 된 김 주무관은 “어떻게든 1년 안에 붙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노력했다”며 “감사한 마음과 구민을 위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맡은 바 최선을 다해 질좋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문화마당] 맞춤형 책을 처방해 드립니다/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맞춤형 책을 처방해 드립니다/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출판사와 서점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아 온 지혜씨가 신촌에 자그마한 책방을 차렸다. 예약제로만 운영하는 이곳의 이름은 사적인 서점, 메인 서비스는 책 처방 프로그램이다. 예약자가 책방을 방문해 주인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가면 열흘 뒤에 오직 한 사람을 생각하며 고른 책을 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에 적힌 소개 글은 다음과 같다. “한 사람을 위한 큐레이션 책방, 맞춤형 책을 처방해 드립니다.” 일부 전문가들과 미술 관련 종사자들의 전유물처럼 쓰이던 ‘큐레이션’이 언제부터인가 이곳 출판 동네에서도 자주 거론되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서점을 운영하기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출간되는 책의 종수를 더할 게 아니라 출간된 책의 가치를 발견하는 작업을 통해 성장할 수 있겠다고 여긴 이들이 동네 어귀에 책방을 차리며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듯하다. ‘보살피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에서 유래한 큐레이션은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의미가 변해 왔다. ‘과감하게 덜어 내는 힘, 큐레이션’의 저자 마이클 바스카에 따르면 각 도시에서 획득한 전리품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루브르박물관의 책임자인 드농이 다수의 소장품을 무작정 전시하지 않고 연대순, 학파별로 정리했는데 이를 계기로 ‘목적을 가지고 분류하는 작업’의 의미를 가지게 됐다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든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큐레이션은 어떻게 쓰이는가. 이전의 경제학 이론에서는 대상의 선택 범위가 많을수록 사람들이 더 많이 구매할 거라는 논리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의문을 품은 스탠퍼드대학의 아이예거 교수는 어느 마트에 두 개의 테이블을 설치하고 빵에 발라 먹는 잼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한다. 사람들은 A테이블에서 6개의 잼을, B테이블에서 24개의 잼을 시식할 수 있으며 모든 잼은 즉석에서 구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 결과 확실히 A테이블보다 B테이블에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 하지만 시식 후 구매 패턴은 정반대였다. A테이블에서는 시식 고객의 30퍼센트가 잼을 구매한 데 반해 B테이블은 단지 3퍼센트에 불과했다. 선택의 범위가 넓을 경우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 실험 결과를 읽으며 나는 도서전을 떠올렸다. 지금까지의 각종 도서전은 대개 주체들이 가급적 많은 책을 죽 늘어놓고 판매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안타까움과 ‘적어도 참가비는 건져야 한다’는 절박함이 맞물린 결과였으리라.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큐레이션적 관점으로 보면 오히려 덜어 냄으로써 책의 가치가 돋보일 수 있음은 물론 판매가 향상될 여지도 다분하다고 생각한다. 마침 올봄에 서울국제도서전의 준비팀이 꾸려졌고 나도 말석에 포함된 김에 그동안 했던 생각을 구체화해 보았다. 그리하여 20개의 동네 책방과 50개의 초청 출판사들이 각자의 색깔을 확실하게 드러낼 수 있는 책을 5종(책방), 7종(출판사)씩 선별하고 새롭게 조합해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사적인 서점과 함께 도서전 기간 동안만 운영하는 큐레이션 서점(과학 서점, 장르문학 서점, 글쓰기 서점)에서는 21명의 과학, 장르문학, 글쓰기 전문가들이 한 사람을 위한 맞춤형 책을 처방해 준다. 그 외에도 하고 싶은 얘기가 잔뜩 있지만 지면 관계상 하나만 더 말씀드리겠다.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의 모토는 자그마치 ‘변신’이다. 그러니 “쓸데없는 짓 말고 그냥 싸게 팔아라, 정가제나 없애라”는 분들도 일단은 한 번쯤 방문해 주시길, 부디.
  • 인도 37세 여성이 닷새 간격으로 에베레스트 연거푸 등정 성공

    인도 37세 여성이 닷새 간격으로 에베레스트 연거푸 등정 성공

    인도의 37세 여성이 일주일도 안 되는 사이에 에베레스트를 두 차례나 등정해 여성 최단 기간 연속 등정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두 아이의 어머니인 안슈 잠센파로 지난 16일과 21일 세계 최고봉의 정상을 발 아래 뒀다고 네팔 관광당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영국 BBC가 22일 전했다. 아루나찰 프라데슈 출신인 잠센파는 2011년에도 두 차례나 정상에 올랐는데 당시는 열흘 간격이었다. 이제 그녀는 네팔 관광당국의 인증 절차를 거친 뒤 기네스 월드레코드와 등재 절차를 밟아야 한다. 현재 여성 최단 기간 연속 에베레스트 등정 기록은 네팔 산악인 치후림 세르파가 2012년 작성한 일주일 간격이다. 남편인 체링 왕게에 따르면 그녀는 늘 세르파의 기록을 자신이 다시 경신하겠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겼으며 2014년 눈사태로, 이듬해에는 대지진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녀는 2013년에도 연속 등정과 별개로 자신의 세 번째 등정에 성공했다. 그녀가 올해 두 번째 정상에 오른 지난 21일은 호주 산악인이 티베트 쪽에서, 슬로바키아와 미국 산악인이 네팔 쪽에서 세상을 떠나고 잠센파와 같은 인도 산악인이 정상을 밟은 직후 실종돼 모두 4명이 비운을 맞은 날이었다. 이날 정상 공격에 나선 이들만 60여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가운데는 생애 여섯 번째 정상에 오른 한국 산악인 허영호(64)씨도 포함됐다. 에베레스트에는 네팔 대지진의 여파로 미뤄졌던 전 세계 산악인들의 정상 도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다음달 몬순이 덮치기 전 날씨가 좋은 봄철에 등정을 마무리하려는 이들의 절박함 때문에 궂긴 일이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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