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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北사과 긍정 평가”…야당 “김정은 잃을까 전전긍긍”(종합)

    靑 “北사과 긍정 평가”…야당 “김정은 잃을까 전전긍긍”(종합)

    대통령 주재 긴급 안보관계 장관회의“군사통신선 복구 요청” 서해상 실종 공무원에 대한 북한군 총격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북한 측에 공동조사를 공식 요청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인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은 27일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긴급 안보관계 장관회의 결과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서 차장은 “북측의 신속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남과 북이 파악한 사건의 경위와 사실관계에 차이점이 있으므로 조속한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조사를 요청한다. 남과 북이 각각 발표한 조사 결과에 구애되지 않고 열린 자세로 사실관계를 함께 밝혀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한 소통과 협의, 정보교환을 위해 군사통신선의 복구와 재가동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서 차장은 “시신과 유류품의 수습은 사실 규명을 위해서나 유족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배려를 위해 최우선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일”이라며 “남과 북은 각각의 해역에서 수색에 전력을 다하고, 필요한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 차장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인 중국 어선들도 있으므로, 중국 당국과 중국 어선들에 대해서도 시신과 유류품 수습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회의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서훈 안보실장, 서 차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 이날 남북 공동조사를 공식적으로 제안한 만큼 조만간 북측에서 응답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다만 북한이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시신을 습득하는 경우 관례대로 남측에 넘겨줄 절차와 방법까지도 생각해두고 있다”면서 ‘영해 침범’을 주장하며 경고하고 자체 수색 입장을 시사함에 따라 공동조사 성사가 쉽지만은 않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조중통 보도에서 “우리는 남측이 자기 영해에서 그 어떤 수색 작전을 벌리든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측 영해 침범은 절대로 간과할 수 없으며 이에 대하여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야당은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국민을 잃은 슬픔보다 김정은을 잃을까 전전긍긍하는 문재인 정부의 속내를 공식화한 회의”라고 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북측 지도자의 한마디 사과를 하늘처럼 떠받들고 국민의 피눈물 나는 현실을 외면한 채 ‘긍정적’이라는 말을 썼다”며 “절망감을 느낀다”고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어린놈이 수면제 달라니 소화제를 왕창, 우리 살자” 이재명의 고백

    “어린놈이 수면제 달라니 소화제를 왕창, 우리 살자” 이재명의 고백

    “어린놈이 수면제 달라니 소화제를 왕창”“저를 살린 건 이웃 주민”지난해 ‘자살 사망율’ 소폭 증가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늘어나고 있는 우울증과 자살 신고가 급증했다는 소식에 대해 “우리 죽지 말고 살자”며 40년 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27일 화제 된 내용에 따르면 이 지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최근 코로나19(확산) 이후 자해, 우울증, 자살 신고가 증가했다는 기사에 내내 마음이 쓰인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도 홧김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않는다.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느낄 때, 이 세상 누구도 내 마음 알아주는 이 없다고 느낄 때 극단적인 생각이 차오르게 된다”며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 또한 어린 시절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기도 했다.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숨길 일도 아니다”고 덧붙였다.이 지사는 “13살부터 위장 취업한 공장에서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되었고 가난의 늪은 끝모르게 깊었다. 살아야 할 아무 이유도 찾지 못하던 사춘기 소년이었다”며 과거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그는 “저를 살린 건 이웃 주민들이었다. 웬 어린놈이 수면제를 달라고 하니 동네 약국에서 소화제를 왕창 줬다”며 “엉뚱한 소화제를 가득 삼키고 어설프게 연탄불 피우던 40년 전 소년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결국 우리를 살게 하는 건, 자주 서럽고 억울하고 앞날이 캄캄해 절망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게 하는 건 서로를 향한 사소한 관심과 연대”라며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아도 되는 세상 만들어보고자 몸부림쳐 볼 테니 한 번만 더 힘내보자”라고 말했다. 또 경기도 24시간 전화 응급 심리상담 핫라인 번호를 남기며 “이런 말밖에 드리지 못해 송구하기도 하다”며 “더 부지런히 움직이겠다. 공복의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글을 맺었다. ‘자살 사망율’ 지난해 소폭 증가…올해는 코로나19가 위험 요인 지난해 자살사망자가 전년도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코로나 블루(우울)’로 인한 자살위험 증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19년 자살사망자는 1만3799명으로, 2018년보다 0.9%(129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자살사망자 수)은 26.9명으로 0.9% 증가했다.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3월(-16.1%)과 4월(-10.9%)에는 감소했고, 12월(19.7%)과 10월(9.0%)에는 증가했다. 2013년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유명인 자살 이후 2개월간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은 평균 606.5명 증가했다. 삼성서울병원 조사 결과 유명인 자살 사건으로 인한 모방 자살 효과는 하루평균 6.7명 수준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올해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이른바 ‘코로나 블루’ 현상이 전국적으로 확산 되면서 자살위험이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블루는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격리 등으로 우울감과 불안 장애를 호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전문가들 역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사회적 고립 및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현재 코로나 블루 현상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1월부터 ‘통합심리지원단’을 운영하는 등 관계부처와 함께 심리상담 및 휴식·치유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9월 18일 기준으로 통합심리지원단의 심리상담 건수는 49만9000건, 정보제공은 154만2000건이 이뤄졌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김정은 진정한 사과로 보지 않는 이유들, 얼버무릴 일이 아니다

    김정은 진정한 사과로 보지 않는 이유들, 얼버무릴 일이 아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는 대단히 이례적으로, 그것도 신속하게 공무원 사살 사건에 대해 미안하다는 뜻을 밝힌 것은 맞다. 하지만 이를 진정한 사과로 받아들이기에는 모자란 구석이 적지 않다. 첫째 우리 국가정보원이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통일전선부 통지문이 26일 오전 북한 매체에 일절 보도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북녘 주민들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과 우리 어선의 북방한계선(NLL) 월선 여부를 단속하던 남한의 8급 공무원이 부유물 하나에 의존하다 북한 군 병사의 심문을 받고 5시간여 뒤 총격을 받아 숨지고 부유물에 기름을 부어(통지문의 주장, 우리 군은 시신을 불태웠다고 보고 있다) 불태웠다는 사실 자체가 발생한 것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최고 지도자의 사과라면 주민 모두와 정보를 공유한 상태에서 고개 숙여 희생자 유족에게 사과하는 일이 먼저여야 하는데 김 위원장의 사과는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국민에게 두루뭉술하게 유감 표명한 것에 가깝다. 둘째 참담한 사태 직후 우리가 북측에 요구한 것은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진정한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약속을 해달라는 것이었는데 통전부의 통지문은 진상 규명 대목에서 우리 쪽 분석 결과와 딴 소리를 하고 있고, 책임자를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이 없다. 그저 어찌됐든 문제의 공무원이 국경을 넘은 것은 맞지 않느냐, 자신들의 대응에 과잉된 대목이 있긴 하지만 그 점은 분명하니 거기에 대해선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최고 지도자와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나 지난 7월 탈북자가 재월북해 멀쩡하게 개성 시내에 다시 나타났는데도 이를 적발하지 못한 군 부대를 심하게 문책하며 무조건 사살하도록 명령을 내린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됐는지에 대한 반성도 없어 보인다. 이모(47) 씨는 무장한 군인도 아니었다. 우리 군 당국의 분석이 맞다면 차가운 물속에서 30여 시간을 부유물 하나에 의지해 표류하다 북한 선박에 의해 발견됐고 5시간 동안 물속에서 심문을 받으며 적어도 “대한민국의 누구”라고 신원을 밝힌 이를 총을 쏴 죽였다. 월경을 한 죄가 있지만 물 밖으로 나오게 해 휴식을 취하게 한 뒤 구금하고 심문해 죄를 묻고 귀환 의사를 확인해 송환 내지 재판 절차를 준비했으면 될 일이었다. 우리 군 당국의 분석대로 시신을 불태워 바다로 떠보낸 것이 옳다면 자신들의 비인도적이고 반인륜적인 작태에 대한 증거를 인멸하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2001년 9·11 테러를 획책해 3000명 넘는 무고한 인명을 숨지게 한 오사마 빈 라덴을 파키스탄 북부에서 참수하고 시신을 인도양에 수장했다고 해서 미국 국무부에 비난이 쏟아졌던 것도 아무리 무고한 희생을 불러일으킨 흉악한 범죄자라도 그 가족들에게 시신만은 돌려보내주는 것이 인간으로서 마지막 도리이기 때문이었다. 총격을 가해 목숨을 빼앗았더라도 시신만은 유족들에게 돌려보내줘야 한다. 김 위원장이 이런 잘못까지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죄하지 않았기 때문에 진정한 사과라고 볼 수 없다.그저 김 위원장은 남한 국민들의 분노가 신경 쓰이고, 향후 정작 남쪽의 도움이 필요할 때 이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겠으며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위해 문 대통령에게 유감을 표명한 정도라고 보는 것이 옳다. 물론 최고 존엄의 위엄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주민들에게는 이런 끔찍한 일이, 자신들의 군인들이 이런 무람한, 인간으로선 해선 안될 행동을 했다는 점을 알리지도 않고 이쯤에서 봉합하자는 메시지를 외부에 발신한 것이다. 그렇잖아도 군과 국방부의 늦장 대처, 5시간 동안 어떤 외교적,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점,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식 보고될 때까지 7시간 넘게 지체된 점 등 때문에 곤혹스럽고 난감한 상황에 몰린 집권여당과 청와대는 이달 초 두 정상 간에 오간 친서 내용, 통전문을 주고 받을 정도로 국정원-통전부의 소통 경로가 살아 있었음을 뒤늦게 공개하면서 이번 끔찍한 사변이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둥으로 성난 여론을 다독이려 하고 있다. 진보 진영의 목소리 큰 이들이 그런 목소리를 확대 증폭하는 것도 볼썽 사납다. 이쯤에서 끝내자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보내는 셈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사과가 진정성을 결여한 대목이 많아 이런 정부 여당의 태도는 온당치 못하다. 유족들의 슬픔을 달래는 데도 한참 모자란다. 기자는 그렇다고,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처럼 이 문제를 정부 여당을 허물어뜨리는 소재로 활용하려는 정략에도 반대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유족들을 26일 면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마뜩찮다. 국민들의 분노를 이용해 자꾸 우리 국민들을 분열시키는 데 집중하는 것 같아서다. 유족들의 분노와 화를 다독이는 데 지금 이 시점이 적절한 시점인지 돌아봤으면 한다. 지금 야당의 역할은 군과 국방부, 국정원, 청와대의 대응과 조치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규명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KBS 뉴스라인에 출연해 남북 공동조사를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는데 야당이 통 크게 이런 목소리에 하나된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 현재 우리는 남북관계를 영원히 1970년대 냉전의 언저리로 돌려보낼 수도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는지 모른다. 국민들의 분노와 화, 절망감이 어떤 당국과 지도자의 대화 의지보다 작지 않고 하찮지 않다. 문 대통령도 얼렁뚱땅 넘어가 미래 세대의 통일 노력까지 물거품으로 만들어선 안된다. 동포에게 총부리를, 그것도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저지르는 집단의 잘못을 엄중히 묻지 않은 채 화합하고 일치된 목소리로 민족의 미래를 설계할 수는 없다. 물론 이 일이 나중에 민족의 명운에 조그만 문제가 될 수는 있다. 그것은 양쪽 모두 진정한 자세로 대화하고 상대를 존중할 때 가능한 일이다. 그래야 협상도 하고 통일도 하는 것이다. 적어도 이 사안은 이런 식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갈 일이 절대 아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2030 세대] 절망에 익숙해지는 법/한승혜 주부

    [2030 세대] 절망에 익숙해지는 법/한승혜 주부

    “오빠는 아침 먹고 학교 가잖아! 난 아침 먹고 맨날 콩순이만 보고!” 한 달 넘게 등원하지 못한 둘째가 드디어 폭발해서는 어린이집에 가고 싶다고 울며불며 떼를 썼다. 그간 나름 잘 참는다고 생각했건만. 비록 3주에 한 번이지만 잠깐씩 학교를 다녀오는 제 오빠를 보니 서러움이 터져나왔나 보다. 작년까지는 아침마다 가기 싫다고 야단이었는데. 그런 둘째를 붙들고 다시 한 번 차근차근 이야기했다. 바이러스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이제는 전과 다르다고. 어린이집에 다시 가게 될 수도 있지만 언제인지는 알 수 없다고. 그래도 이제는 익숙해져야 한다고.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둘째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떻게 익숙해져?” 순간 머리가 ‘딩’ 하고 울리는 듯했다. 그러게, 어떻게 익숙해지지?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전문가들이 더이상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앞으로는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하는 ‘뉴노멀’에 적응해야만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리하여 나 역시 아이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주기는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도통 방법을 모르겠는 것이다.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는 것, 개인위생을 신경 쓰는 것, 사람이 붐비는 장소는 되도록 피하는 것, 가능한 한 집에 머무는 것,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몰라 늘 불안에 떨며 지내는 것, 팬데믹 와중에 스러지는 사회 곳곳의 연약한 이들을 보며 매번 절망하는 것, 이런 것들에 익숙해지는 방법에 대해서 말이다. 손이야 자주 씻으면 좋은 일이고, 마스크도 이젠 거의 의복의 일부처럼 느껴지고, ‘사람을 피해야만 하는 생활’ 역시 지금은 힘들어도 어떻게든 적응하게 되는 날이 올는지 모른다. 그러나 뒤의 두 개는 도저히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 절망과 불안에 익숙해질 수 있단 말인가. 잠시 딴청을 피우다 아이를 달래 평소 좋아하던 그림 그리기 활동을 하기로 했다. 팬데믹 동안 부쩍 자란 둘째는 손이 제법 여물어서 이제는 꽤나 그림다운 그림을 그린다. 그래 봤자 동그라미 세모 네모 수준이기는 하지만. 하여간 잠깐 동안 진지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그리던 아이가 엄마라며 보여 주었는데, 보자마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쭈그러진 도형에 이목구비는 제멋대로 붙어 있는 얼굴 비스무리한 것이 야무지게도 마스크는 챙겨 쓰고 있었던 것이다. 감탄하며 웃다 보니 왠지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아이도 기분이 좋아진 듯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불안이나 절망에 익숙해지는 방법은 잘 모르겠다. 어쩌면 없을지도 모른다. 매번 새롭게 불안하고 절망스럽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택하는 방법 중 하나는, 그 순간 할 수 있는 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 그러다 보면, 끝내 절망과 불안에는 익숙해지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에 맞설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화재 입은 청량리 청과물시장 현장 방문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화재 입은 청량리 청과물시장 현장 방문

    제 10대 후반기 서울특별시의회 김인호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은 24일 큰 화재 피해를 입은 청량리 청과물 시장과 전통시장을 긴급 방문했다. 금일 방문은 예상치 못한 피해로 시름하고 있는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현장에서 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시의회 의장단은 먼저 동대문 소방서장으로부터 청량리 시장 당시 화재 상황과 피해 규모, 향후 안전대책 등에 대해 보고받았다. 소방서장에 따르면, 지난 21일 새벽 4시 30분경 시장 내 점포에서 원인미상의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은 화재대응 2단계를 발령, 다수의 소방력을 집중 투입했다(인원 260명, 장비 89대 동원).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급격한 연소진행으로 총 218개 점포 중 20개 점포가 소실됐다. 소방당국은 청량리 시장 일대 통로가 매우 좁고 다수 점포가 밀집돼 있는데다, 시장의 샌드위치 판넬과 함석지붕 구조가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의장단은 청량리 청과물시장 상인회장을 만나, 자세한 피해상황과 상인들의 애로사항, 요구사항 등을 청취했다. 동영화 상인회장은 “재산피해가 상당한 상황이라 상인들의 절망감이 크다”며 “특히 피해 상인 중 절반 정도만 화재보험에 가입된 상태여서, 정부와 지자체의 도움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김인호 의장은 “지역구 시의원으로서 속이 타 들어 가는 심정”이라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을 겪어온 상인 분들이 추석 대목을 앞두고 많이 기대하셨을 텐데, 큰 절망감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인 분들이 빠르게 자기 자리를 찾고,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영업재개와 피해보상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현재 대체 매장을 마련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며, 공적 차원의 피해 보상 지원도 논의하고 있으니 힘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인호 의장은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전통시장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여러 장치와 재난 상황에서 상인들의 생계를 담보할 수 있는 지원 제도가 절실한 때”라며 “서울시의회가 더 정교하고 세심한 조례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날 현장 방문에는 김기덕 부의장, 김광수 부의장, 채인묵 기획경제위원장과 송정빈 환경수자원위원회 부위원장 등도 함께 참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절망을 딛고 다시

    [포토] 절망을 딛고 다시

    23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도매시장에서 지난 월요일 화재로 피해를 입은 상인들이 화재 연기로 그을린 배 상자를 정리하고 이날 판매할 사과를 상점 앞에 진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안철수 “국민의힘과 연대? 아직 고민할 수준 안 돼”

    안철수 “국민의힘과 연대? 아직 고민할 수준 안 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금은 (국민의힘과) 선거 준비라든지 통합·연대를 고민할 수준은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3일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에 강연자로 나선 안 대표는 권성동 의원이 ‘정권 교체와 서울시장 선거 승리 등을 위한 현실적 방안’이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안 대표는 대신 “현재 야권에 귀를 닫은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혁신 경쟁을 벌일 때”라며 국민의힘의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개천절 집회는 코로나19 확산 주범으로 몰릴 수도 있고, 결과적으로 현 집권 세력만 엉뚱하게 도와줄 것”이라며 강경 세력과 결별을 촉구했다. 안 대표는 준비한 발표자료를 통해 “광화문 20만표 얻으려다 200만표가 날아간다”고도 말했다. 그는 또한 야당이 도덕적 우위에 서야 한다며 “내부 부조리에 단호한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피감기관 공사 수주 의혹 등 이해 충돌 문제가 제기된 국민의힘 박덕흠 의견에 대한 입장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이어 “트럼프-김정은 회담에서 민심의 흐름을 봤을 것”이라며 야권이 대북 강경론만 고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안 대표는 유능한 디지털 미래세력으로 진화, 제3의 길 개척, 인기영합주의 탈피, 공감 능력·사회적 약자 편 서기, 국민통합 주도, 당내 소장 개혁파 육성, 산업화 민주화 아우르기 등을 ‘10대 제언’으로 거론했다. 이날 포럼에는 국민의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와 홍문표 김기현 윤희숙 황보승희 등 20여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등도 참석했다. 주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안 대표의 국민의당과 언제라도 같이 할 수 있다고 얘기해왔다”면서 “부디 야권이 혁신하고 단합해서 국민이 절망하는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저지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방콕시대엔 온택트… 명화 다시보기 정주행

    방콕시대엔 온택트… 명화 다시보기 정주행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가 최근 영화 100편을 신규로 올렸다. 이 중에서 시간이 지나도 다시 찾는 ‘명작’이라고 부를 만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뭘 봐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선 들여다볼 영화다. ‘옥토버 스카이’(1993)는 미 항공우주국 엔지니어 호머 힉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탄광 마을 콜우드에서 태어난 호머(제이크 질런홀 분)는 소련의 첫 인공위성 발사 성공에 대한 뉴스를 듣고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깨닫는다. 시련을 겪으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호머의 이야기가 무기력함에 빠진 이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법하다. 세계적인 거장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초기작 ‘21그램’(2003)은 죽음에 관해 논할 때 늘 거론되는 영화다. 심장 이식만이 유일한 살길인 폴(숀 펜 분), 약물 중독자였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린 크리스티나, 종교를 통해 구원받고자 회개하며 사는 범죄자 잭이 사고를 계기로 얽히고설킨다. 영화는 상실과 절망을 마주한 이들의 변화를 교차 편집으로 보여 준다. “야, 4885 너지?”. 모두를 공포에 떨게 했던 대사로 유명한 영화 ‘추격자’(2008)는 연쇄 살인마 유영철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했다. 연쇄 살인범 지영민(하정우 분)과 그를 쫓는 전직 형사 엄중호(김윤석 분)의 연기가 십년을 넘긴 지금도 회자된다. 특히 좁은 골목길 추격 장면은 지금 봐도 숨막힐 정도다. 왓챠 측은 “결말을 알고 봐도, 보고 또 봐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영화”라면서 “늦은밤 혼자 보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아이들과 함께라면 애니메이션 ‘스폰지밥 네모바지’(1999~) 시리즈는 어떨까. 태평양 바닷속 도시 비키니 시티에서 사는 해면동물 스폰지밥과 친구들의 기상천외하고 유쾌한 일을 그린다. 상상력 가득한 설정과 함께 늘 긍정적인 스폰지밥, 게으르지만 누구보다 친구를 사랑하는 뚱이, 까칠하고 자기애가 강한 징징이 등 사랑스럽고 독창적인 캐릭터가 시즌 12를 맞은 지금까지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주말에 뭐 볼까…시간 지나도 다시찾는 수작 4편

    주말에 뭐 볼까…시간 지나도 다시찾는 수작 4편

    화창한 주말이다. 코로나19 탓에 나가기가 꺼려진다면, 아니면 별도의 약속이 없다면 영화는 좋은 선택지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가 최근 신규업데이트한 100편 가운데 시간이 지나도 다시 찾는 수작 4편을 소개했다. ‘옥토버 스카이(1993·사진)’는 미 항공우주국(나사) 엔지니어 호머 힉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호머(제이크 질렌할 분)는 태어나면서부터 콜우드라는 한 탄광 마을에서 태어났다. 태어나면서부터 광부의 삶이 정해진 듯 하지만, 호머는 소련의 첫 인공위성 발사 성공에 대한 뉴스를 듣고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깨닫는다. 시련을 겪으면서도 로켓을 만들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호머의 이야기가 무기력함에 빠진 이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법하다.영화 ‘21그램’(2003)은 세계적인 거장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초기작이다. 심장 이식만이 유일한 살길인 폴(숀 펜 분), 약물 중독자였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린 크리스티나, 종교를 통해 구원받고자 회개하며 사는 범죄자 잭이 사고를 계기로 얽히고설킨다. 사람이 죽기 전과 죽은 후 몸무게는 제목처럼 21g 차이가 난다. 그래서 ‘영혼의 무게’로도 알려졌다. “삶은 태어나면서부터 수많은 상실을 경험하는 과정이고, 그로 말미암은 고통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관한 것”이라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상실과 절망을 마주한 세 인격체의 극적인 변화를 과거, 현재, 미래 시점에서 끊임없는 교차해 보여준다.“야, 4885 너지?”. 한때 모두를 공포에 떨게 했던 대사로 유명한 영화 ‘추격자(2008)’는 연쇄 살인마 유영철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했다. 연쇄 살인범 지영민 역을 맡아 열연한 하정우의 연기가 십년을 훌쩍 넘긴 지금도 스릴러 악역의 정석으로 거론된다. 복잡한 골목길을 지영민과 그를 쫓는 전직 형사 엄중호(김윤석 분)의 추격신은 찍는 데만 일주일이 걸렸을 정도였지만 명장면으로 꼽힌다. 왓챠 측은 ‘추격자’에 관해 “결말을 알고 봐도, 보고 또 봐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영화”라면서 “늦은 밤 혼자 보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아이들과 함께라면 애니메이션 ‘스폰지밥 네모바지(1999~)’ 시리즈는 어떨까. 첫 시즌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애니메이션 가운데 하나다. 태평양 바닷속 도시 비키니 시티에서 사는 해면동물 스폰지밥과 친구들의 기상천외하고 유쾌한 일을 그린다. 상상력 가득한 설정들과 사랑스럽고 독창적인 캐릭터가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늘 긍정적인 스폰지밥, 게으르지만 누구보다 친구를 사랑하는 뚱이, 까칠하고 자기애가 강한 징징이 등이 전달하는 유머와 교훈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직장서 난동 부리더니… 경찰에게 “벌금 5만원? 내일 또 올 거야”

    직장서 난동 부리더니… 경찰에게 “벌금 5만원? 내일 또 올 거야”

    1년간 괴롭힘당해… 가해자 구속 재판 중경찰서 옆 학원 차리고 경호원까지 고용일상 무너지고 늘 보복 두려움 안고 살아후유증에 공황장애 겪고 중요한 시합 놓쳐스토킹처벌법 통과돼서 제대로 죗값 받길“스토킹처벌법은 별 소식이 없네요. 법이 생겨도 이 고통이 끝나진 않겠지만 적어도 스토커를 ‘스토킹죄’로 고소할 수 있지 않겠어요?” 지난 14일 프로 바둑기사 조혜연(35) 9단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조씨는 1년간 자신을 괴롭혀 온 스토커 정모(47)씨의 두 번째 공판을 앞두고 있다. 조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을 통해 스토킹 피해를 공개한 건 지난 4월 23일. 전날 밤 조씨의 바둑교습소를 찾아와 난동을 부린 정씨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앞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모습을 본 것이 결정적 계기였다. 정씨는 경찰에게 “범칙금 5만원이면 되냐? 나 여기 내일도 또 올 거거든. 어쩔래?”라며 되레 목소리를 높였다. 그 순간 조씨는 자신의 일상을 공포로 몰아넣은 스토킹 행위가 고작 5만원짜리 경범죄라는 데 한 번, 경찰이 와도 당당한 정씨를 보면서 또 한 번 절망했다. 정씨는 청원글이 게시된 다음날 경찰에 체포됐고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에게는 모욕, 협박, 보복협박 등 8개 죄명이 붙었다. 스토킹 피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구치소에 수감된 정씨는 지난 7월 조씨에게 ‘자신이 조씨와 연인 사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다. 정씨의 재판 결과도, 언젠가 풀려날 정씨가 스토킹을 멈출지도, 모든 것이 안갯속에 있다. 서울신문은 정씨가 기소된 직후인 지난 5월 25일과 그후 여러 차례에 걸쳐 조씨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했다. -스토킹 장소였던 바둑학원 바로 옆에 동대문경찰서가 있던데. “농담이 아니라, 그 점 때문에 이곳에 학원을 차렸다. 여기는 경찰이 30초 만에 출동할 수 있는 거리다. 프로기사 생활을 하면서 스토커를 여럿 만난 탓에 안전 문제를 1순위로 고려했다. 고르고 골라 학원을 차린 지 한 달 만에 정씨가 나타난 거다”-보통 어떤 식으로 스토킹이 이뤄졌나. “정씨는 다른 스토커들보다 유독 폭력적이고 집착이 심했다. 보통은 은밀하게 내 주변을 맴돌거나 자신의 흔적을 남긴 선물과 편지를 줬다. 그런데 정씨는 학원 건물 안팎에 나를 비방하는 글과 욕설을 적어 두거나 학원 앞에서 ‘조혜연 나오라’면서 서너 시간을 동네가 떠나가도록 고성과 욕설을 내질렀다. 특히 4월 들어서 급격하게 폭력적으로 변해서 한 달 동안 경찰 신고를 8번이나 했다.” -수업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 “스토킹 범죄가 그래서 끔찍하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인들도 괴롭힌다. 수강생 중에 초등학생도 여럿 있는데 정씨가 다짜고짜 술병을 들고 들이닥치는 바람에 함께 근처 파출소로 피신을 간 적도 있다. 정씨가 거친 욕설을 계속하니까 나중에는 욕을 배우는 아이들도 있더라. 결국 그 사건 이후 당시 수강생 70%가 그만뒀다.” -경찰에 신고했는데도 정씨가 아랑곳하지 않았나. “경찰이 와도 해 줄 수 있는 게 없었다. 내가 실제로 폭행을 당하지 않는 이상 경범죄인 스토킹만으로는 정씨를 잡아가지 못한다고 했다. 정씨는 처음에 경찰한테 나와 결혼한 사이인데 내가 불륜을 해서 잡으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몇 번 신고를 해도 경찰이 자기한테 손 하나 못 대는 걸 보면서 정씨도 갈수록 당당해졌다. 결국 나중에는 따로 사설 경호원까지 고용했다.” -스토킹 가해자가 구속되는 경우는 드문데. “수사기관도 시간이 가면서 정씨가 악질적인 스토커라는 걸 알게 된 것 같다. 정씨가 체포된 날에도 소란을 피워서 경찰이 데려갔는데 그날 밤에 훈방조치가 되자마자 바로 나를 찾아와 ‘여기 다 불질러 버리겠다’고 협박했다. 그걸로 현행범 체포가 됐고 이틀 뒤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정씨가 다시 풀려날까 봐 걱정이 클 것 같다. “피가 마른다. 스토킹 피해자로서 가장 두려운 건 무엇보다도 보복이다. 그 직전에 이미 나한테 잔뜩 화가 나서 찾아왔을 때, 너무 무서워서 나도 모르게 옥상으로 뛰어 올라갔다. 나도 모르게 여차하면 뛰어내릴 생각까지 했다. 이번에 또 풀려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할 수도 없었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오랜만에 평화가 찾아왔다. 그런데 긴장이 풀려서인지 정씨한테 시달렸던 후유증이 이제 나타나고 있다. 5월 초부터 갑자기 공황장애가 찾아왔다. 대화를 하는데 내 속마음과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이 다르더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이 나왔다. 심리 치료도 받았고 한동안은 아예 주변과 연락을 차단한 채 지냈다. 한동안 바둑을 두는 데도 온전하게 집중하지 못해 중요한 시합에서 계속 지고 있다. 다시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하고 있다.” -정씨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마음 같아서는 정씨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결국 풀려날 거고 또 나를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정씨의 그간의 행태를 보면 반성하지 않을 것 같다. 이 문제를 과거형으로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나한테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 -지금 가장 바라는 건 무엇인지. “이번 국회에서 발의된 스토킹처벌법이 제발 통과되길 바란다. 이 사람이 스토커인 게 명백하고 증거도 있는데 스토킹만으로는 제대로 처벌을 못 하는 거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언론 앞에 나선 것도 최소한 나를 아는 바둑인들이라도 이 사건을 계기로 스토킹처벌법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스토킹은 엄연한 범죄다. 스토킹 피해자는 무슨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공포로 인해 일상이 무너진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봐 주셨으면 좋겠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직장·이름까지 바꿨지만… 죽어야 끝나겠구나 절망”

    “직장·이름까지 바꿨지만… 죽어야 끝나겠구나 절망”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일하게 스토킹 행위를 규정한 경범죄처벌법 3조 1항 41호에서는 ‘상대방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지속적으로 접근을 시도해 면회 또는 교제를 요구하거나 지켜보기, 따라다니기, 잠복해 기다리기 등의 행위를 반복하여 하는 사람’을 이른바 스토커로 본다. 그러나 현실에선 법 조항에 다 담을 수 없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협박을 일삼거나 피해자가 남성이거나 주변인을 괴롭히는 등 다양한 스토킹이 벌어지고 있었다. ●n번방 공범, 피해자 가족 살인 모의까지 지난 3월 ‘박사’ 조주빈의 공범인 강모(24)씨에게 수년간 스토킹 피해를 입은 한 교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리를 어떻게 하면 끊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글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을 통해서였다. 피해자 A씨는 강씨가 담임교사였던 자신에게 점점 의존하고 집착했고, 이를 피하려고 한 뒤부터 스토킹과 협박이 이어졌다고 했다. 스토킹으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뒤부턴 본격적인 복수가 계속됐다. A씨는 이미 학교를 여러 번 옮겼고 이름을 두 번, 주민등록번호도 한 번을 바꿨지만 새로 이사 간 집 우체통에서 다시 자신의 새 주민번호 등이 적힌 강씨의 편지를 마주했다. 2018년 9월 A씨를 상습 협박하고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이 확정된 강씨는 A씨 집 출입문에 ‘I‘ll kill you’라고 빨간 글씨로 적어 놓기도 했다. A씨 가족에게도 화살이 옮겨졌다. 강씨는 조주빈에게 400만원을 주고 A씨 딸을 살해해 달라고 모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누가 한 명 죽어야 끝나겠구나 싶어 절망하고 또 절망했다”고 토로했다. 서울신문이 분석한 지난 3년 3개월간의 스토킹 관련 판결이 확정된 사건 56건 가운데는 자신을 구속 기소한 검사를 300여일 동안 괴롭힌 스토커도 있었다. ●기소한 검사에게 복수하려 괴롭히기도 B검사는 수사관들의 도움으로 출퇴근을 해야 했고, 일과시간에는 외부 출입을 하지 못했다. 헤어진 전 여자친구가 연락을 받아주지 않자 그의 아버지에게 지속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가해자도 있었고, 짝사랑한 남성이 결혼하자 그 남성과 배우자에게 7개월간 약 600통의 전화로 괴롭힌 남성 스토커도 있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전공의 0명”…의사들 기피하는 흉부외과 열악한 노동 실태

    “전공의 0명”…의사들 기피하는 흉부외과 열악한 노동 실태

    이른바 ‘기피과’로 분류되는 흉부외과 의사 절반이 현재 일하는 병원에 전공의가 한 명도 없다고 답한 설문 결과가 나왔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국내 흉부외과 전문의 385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18일부터 12월 1일까지 근무 현황과 행태를 조사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이들은 하루 평균 13시간 가까이 일하는 등 일상적으로 초과 근무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소속 전문의 327명에 설문한 결과, 소속 병원에 ‘흉부외과 전공의가 한 명도 없다’는 응답이 48.9%를 차지했다. 전공의가 있는 경우 2∼4명이라는 응답이 18.3%로 가장 많았다. 전공의가 1명뿐이라는 응답은 12.2%였다. 업무 강도는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상급 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327명의 평일 기준 하루 근무시간은 평균 12.7시간이었다. 주당 63.5시간을 일하는 셈이다. 전체 응답자의 7%가량은 매일 16시간 이상을 일한다고 답했다. 흉부외과 전문의 대부분은 주말 중 하루는 출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달 평균 당직 일수는 평균 5.1일로 매주 하루나 이틀은 병원에서 밤샘 근무를 했다. 응급 상황에 대비해 대기 근무를 하는 경우는 한 달에 10.8일이었다. 설문에서 흉부외과 전문의들은 “전공의가 없으니 월급(이 적고), 대우(가 안 좋고), 승진에서 불리하고, 전공의 역할까지 하지만 오히려 전공의 없는 과로 차별받는다”거나 “의사들은 부족한데 병원에서는 봉사만 요구하고 (무엇보다) 젊은 의사들이 없어 절망적”이라는 등의 의견을 남겼다. 이 밖에도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소속 흉부외과 전문의 51.7%는 ‘번아웃’(탈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한 환자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응답한 전문의가 93.9%에 달했다. 실제 48.6%는 과중한 업무로 환자에게 위해를 가한 상황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세계최고 인구밀도 가자지구, 코로나19 감염 연일 최고치

    세계최고 인구밀도 가자지구, 코로나19 감염 연일 최고치

    세계 최고 수준의 인구밀도 지역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찍으면서 열악한 생활환경과 빈곤율로 고통받는 가자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자지구는 지난달 난민촌에 사는 가족이 첫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이 지역을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봉쇄 및 통행금지 등 엄격한 격리조치를 실시하고 있지만, 높은 인구밀도, 보건 미비 등으로 상황이 계속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NBC뉴스는 지난 11일 현재 1631명의 감염자 및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확진자 115명, 사망자 1명은 격리시설 내에 있었지만, 나머지는 봉쇄된 가자 지구 내 지역사회 안에서 발생해 향후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13일 전했다.현재 가자지구 내에는 팔레스타인 주민 약 200만명이 살고 있으며, 동쪽으로는 이스라엘이 남쪽으로는 이집트가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양국 모두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가자지구 지도부에 대해 안보상 우려를 언급하고 있다. 국제구호기구 옥스팜은 가자지구 내에는 중환자실 내 침대 97개뿐이고 병실 안에 환풍기 정도만 있어 코로나19의 발병 결과가 참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자지구 내 5개 병원이 있지만 이 중 3개 병원은 코로나19 환자만 받고 있고, 열악한 현지 의료 시스템에 이미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다. 모하마드 아스푸 박사는 “우리는 매우 스트레스받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가자지구는 약 365㎢의 면적 안에 약 200만명이 살고 있어, 전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1㎢ 안에 5000여명이 살고 있는 셈이다. 인구의 40%가 15세 미만이지만, 지난해 세계은행(WB) 청년층 실업률은 60%, 빈곤율은 39%에 이르는 등 경제상황은 최악이다. 이스라엘과의 분쟁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물자 유입 통제로 의료장비, 식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기는 하루 3~6시간 정도만 제한적으로 들어온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는 발생 한 달도 안 돼 이미 가자지구 지역사회에 큰 타격을 입혔다. 올해 들어선 빈곤율이 53%에 이르며 전체의 75%가 넘는 가구가 사회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인력거꾼인 아드함 유수프 조럽은 NBC뉴스 인터뷰에서 “운전이 유일한 생계수단”이라며 “칸 유니스시에 있는 임시거처에서 생활하며 아내, 세 자녀를 돌보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먹을 것이 부족해 때때로 아이들에게 쓰레기를 뒤져 찾은 음식들을 갖다 주기도 한다는 그는 “아무도 우리들의 비참한 상황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절망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가수협회, ‘코로나 이기자’ 캠페인송 발표…남진·설운도·이자연 등 참여

    가수협회, ‘코로나 이기자’ 캠페인송 발표…남진·설운도·이자연 등 참여

    대한가수협회(회장 이자연)가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고자 코로나19 극복 캠페인 송 ‘코로나 이기자’를 발표한다. 14일 대한가수협회는 지난 11일 공식 유튜브 채널 ‘대가수 TV’를 통해 ‘코로나 이기자’ 뮤직비디오를 선공개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이기자’(작사 연화, 작곡 윤정)는 코로나19를 날려 버리고 친구들과 자유롭게 만나고픈 소망을 힘차고 경쾌한 리듬에 담았다. 마스크 쓰기, 자주 손 씻기,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자는 메시지도 담겨 있다. 남진, 이자연, 설운도, 정수라, 박상민, 신유, 육중완 밴드 등이 ‘코로나 이기자’에 가창자로 참여했다. 또한 송가인, 슈퍼주니어(동해, 은혁, 이특, 예성), 동방신기(유노윤호), 소녀시대(써니, 효연) 등의 응원 메시지까지 뮤직비디오를 통해서 만날 수 있다. 협회에 따르면 정세균 국무총리는 13일 대한가수협회 사무실을 방문해 이자연 회장에게 “지친 국민들에게 단비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초대 대한가수협회장을 지낸 남진은 “가수들의 작은 노래가 어려움을 겪는 많은 분들에게 힘과 용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자연 회장은 “전 국민이 힘들고 지친 가운데 협회 소속된 가수들도 코로나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그 아픔을 너무도 잘 안다”면서 “이럴때일수록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코로나 이기자’를 통해 낙심과 절망을 극복해나가길 소망하며 결코 용기를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디지털 싱글 음반은 14일 출시되며, 이후 카카오M을 통해서도 음원이 발표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블루원 엔젤스, 팀리그 개막 나흘 만에 “첫 승을 신고합니다”

    블루원 엔젤스, 팀리그 개막 나흘 만에 “첫 승을 신고합니다”

    블루원 엔젤스가 프로당구협회(PBA)가 올 시즌 처음으로 시도한 팀리그 개막 첫 라운드 나흘 만에 귀중한 첫 승을 수확했다.팀 리더 엄상필(43)과 강민구(37), 다비드 사파타(28·스페인), 최원준(42), 김갑선(43), 서한솔(23) 등 6명으로 구성된 블루원은 13일 경기 소노캄고양 호텔에서 열린 신한금융투자 PBA 팀리그 1라운드 4차전(6전4선승제)에서 4-1로 SK렌트카 위너스를 제압했다. 1차전에서 크라운해태 라온에게 0-4으로 져 개막 라운드를 절망 속에 시작한 블루원은 2차전 TS-JDX 히어로즈와 3-3으로 비겨 어렵사리 승점 1점을 따냈다. 그러나 12일 3차전에서 신한금융 알파스에게 다시 1-4로 패하는 바람에 개막 3경기에서 1무2패를 그친 블루원은 고작 1점에 그치는 ‘승점 가뭄’에 휩싸였다. 순위도 6개팀 가운데 최하위로 추락했다.팀 리그 경기 방식은 한 개 라운드 5일 동안 팀당 5차전으로 짜여지고 각 경기마다 6세트로 구성된다. 세트별 경기 순서는 남자복식-여자단식- 1남자단식-혼합복식-2남자단식-3남자단식 순이다. 이날 블루원은 엄상필과 김갑선 등 동갑내기 남녀 베테랑들이 각 단식에서 관록을 합작해 첫 승을 빚어냈다. 두 번째 세트인 여자단식에 나선 김갑선은 지난 사흘 동안 단 1승도 챙기지 못했지만 이날 SK렌트카의 김보미를 11-8로 돌려세우고 팀의 두 번째 승전고를 울렸다. 앞서 첫 경기인 남자복식 사파타-최원준 조가 강동궁-고상운을 15-14로 제압해 첫 승 가도를 마련한 터였다. 첫 남자단식인 세 번째 세트에서 6연속 득점의 하이런을 기록한 사파타가 에디 레펜스(벨기에)를 15-8로 제쳐 세트스코어 3-0으로 리드를 단단히 잡은 블루원은 이어진 혼합복식에서 강민구-서한솔 조가 김형곤-임정숙 조에게 12-15로 덜미를 잡혀 잠시 주춤했다.그러나 블루원에는 또 한 명의 베테랑이 있었다. 43세의 팀 리더 엄상필은 두 번째 남자단식인 5세트에서 68.4%의 득점성공률을보이며 지난해 PBA 투어(개인전) 6차전 챔피언인 SK 강동궁을 15-10으로 잡고 감격스런 첫 승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PBA 투어 5차전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던 엄상필은 “그동안 팀이 부진에 빠져 비겨도 이긴 듯 했다”고 지난 사흘을 돌아보며 “첫 승을 올린 지금 마치 우승한 것 같은 기분”이라고 기뻐했다. 그는 “위기에서 성공시킨 두 차례의 2점짜리 ‘뱅크샷(걸어치기)’이 오늘 승리의 발판이 됐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SK렌트카를 최하위(1승3패·승점 3)로 밀어넣으며 나흘 만에 무승행진에 종지부를 찍은 블루원은 14일 웰뱅 피닉스를 상대로 1라운드 최종전에서 중위권을 노크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데스크 시각] 코로나 시대의 과학기술과 시민/유용하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코로나 시대의 과학기술과 시민/유용하 사회부 차장

    코로나19는 단언하건대 인류 역사에서 ‘특이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빅뱅 이전과 이후 우주가 전혀 다르고 빅뱅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우리도 코로나 시대 이전으로 완벽하게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낯선 지역으로 여행하는 것, 다른 사람과 얼굴을 마주하고 큰소리로 웃으며 대화하는 것처럼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이제는 먼 과거 일처럼 느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과학계도 마찬가지다. 동료 과학자들과 만나 최신 연구 정보를 주고받으며 토론하는 것은 과학 연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지만 코로나 때문에 세계 각국 과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학회, 콘퍼런스는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다. 연구 활동의 중요한 한 축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1년 중 과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행사 중 하나인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가 다음달 5일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관심은 예전 같지 않다. 매년 9월 수상자를 발표해 ‘예비 노벨생리의학상’이라고 불리며 노벨과학상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래스커상는 올해 아예 수상자도 선정하지 않았다. 노벨상을 풍자하기 위해 1991년에 만들어져 매년 진짜 노벨상 수상자들이 참석해 시상을 하고 축하 연설을 하는 등 세계인에게 볼거리를 제공해 온 ‘이그노벨상’도 오는 17일 온라인 시상식으로 대체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인류가 만나 상대했던 어떤 병원균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영리하고 교활해 인간의 다양한 공격을 막아 내고 있다. 관성에 따라 살아왔던 인간의 모든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 동시에 평소라면 볼 수 없는 저열함을 거침없이 드러내도록 만들고 있다. ‘나(또는 우리)는 괜찮아’라는 근거 없는 기대감, ‘나만 괜찮으면 돼’라는 극도의 이기심, 자신은 물론 타인까지 위험하게 만드는 놀라울 정도의 무감각, 질병이 특정 집단을 탄압하는 수단이라는 음모론과 과대망상, 외부집단에 대한 근거 없는 차별과 혐오 등이 대표적이다. 먼 우주를 탐사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세계까지 탐구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페스트가 창궐했던 중세시대 인간의 태도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을 근거로 합리적이고 과학적 판단으로 병원균에 대응해야 할 시기에 오히려 주관적 경험으로 바탕으로 한 비과학적 주장과 광신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 상황에 나오는 인간의 본성이든, 사회가 여전히 비합리적이고 전근대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든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이렇듯 과학과 광신이 공존하는 요즘 찰스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 첫 문장이 떠오르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럽다. “최고의 시간이자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고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였고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 모든 것이 있었고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 천국으로 가고 있었고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과학의 역사를 보면 인류는 수많은 도전과 실패 끝에 결국 병원균을 정복하거나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과학자들은 질병에 대응할 창과 방패를 만드는 동시에 사람들이 좀더 과학적ㆍ합리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책임감까지 안고 있다. 언젠간 찾아올 코로나 없는 세상을 최고의 시간이자 지혜의 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중들도 과학자들 못지않게 합리적ㆍ과학적 태도를 장착하고 살아야 한다. 전염병 시대에 제정신을 가진 시민 구성원으로 산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edmondy@seoul.co.kr
  • ‘훈련소 입소’ 박보검 사진 공개...가려도 빛나는 외모 [EN스타]

    ‘훈련소 입소’ 박보검 사진 공개...가려도 빛나는 외모 [EN스타]

    배우 박보검의 훈련소 사진이 공개돼 화제다. 지난 9일 해군교육사령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훈련병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전투복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소대원들과 나란히 선 박보검의 모습이 담겼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음에도 돋보이는 이목구비가 눈길을 끈다. 박보검은 지난 6월 해군 문화 홍보단에 지원해 합격해 지난달 31일 경남 진해 해군 교육사령부에 669기로 입대했다. 박보검은 6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마친 뒤 자대 배치돼 군 복무를 이어간다. 한편, 박보검이 입대 전 촬영한 tvN 드라마 ‘청춘기록’은 매주 월, 화 방송 중이다. ‘청춘기록’은 현실의 벽에 절망하지 않고 스스로 꿈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들의 성장 기록을 담은 드라마로, 박보검은 극 중 ‘사혜준’ 역을 맡았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안철수 “국민 화병 돋우는 秋 갈아치우라” 해임 촉구

    안철수 “국민 화병 돋우는 秋 갈아치우라” 해임 촉구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좌고우면하지 말고 지금 당장 추미애 장관을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안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국민 화병 돋우는 법무부 장관 갈아치우고 국민과 야당에 진정한 통합과 협치의 손을 내밀라”고 했다. 그는 추 장관이 ‘자연인’ 신분으로 철저히 수사받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조국이 아버지가 아니라서, 추미애가 엄마가 아니라서 분노하고 절망하는 수백만, 수천만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과감한 인적 쇄신, 전면적 국정개혁만이 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몇몇 단체가 예고한 개천절 도심 집회와 관련해서는 “현 상황에서 집회는 정권에 핑곗거리만 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집회에 참석하는 당직자나 당협위원장이 있다면 출당 등 중징계하겠다는 방침을 세워야 한다. 당원들에게도 집회 참여 자제를 요청해달라”고 했다. 한편 추 장관의 아들 서모 씨(27)는 카투사(KATUSA·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복무 당시 휴가 연장 등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안철수 “文정권 핵심 권력, 도덕성은 시정잡배만도 못해”

    안철수 “文정권 핵심 권력, 도덕성은 시정잡배만도 못해”

    안철수, 대통령에 “추 장관 해임하라”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0일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조국 사태·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 등을 언급하며 “어떻게 문재인 정권의 최상위 핵심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하나같이 도덕성이 시정잡배 만도 못하냐”며 추 장관 해임을 강력히 촉구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지도자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은 사람 볼 줄 아는 능력”이라며 “내 사람만 챙기는 지도자 주위에는 권력을 사유화하고, 사익만을 탐하고, 계속된 특권을 당연한 권리로 여기는 자들만 판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300여번 묵비권 행사, 권순일 선관위원장 논란 등을 나열하며 이 같이 비판했다. 안 대표는 “정권이 더 망가질 수 없을 만큼 만신창이가 되고, 대통령과 여당을 향한 불만의 불길이 청와대 앞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져야 조치할 계획이냐”면서 “좌고우면하지 말고 지금 당장 추 장관을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바라는 해법은 단 하나, 손발을 자르는 한이 있더라도 대한민국을 살리려는 뼈아픈 자기 개혁이다”면서 “조국이 아버지가 아니라서, 추미애가 엄마가 아니라서 분노하고 절망하는 수백만, 수천만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과감한 인적 쇄신, 전면적 국정개혁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차라리 폐를 잘라냈으면 좋겠어요” ‘코로나 후유증’ 伊베르가모의 절규

    “차라리 폐를 잘라냈으면 좋겠어요” ‘코로나 후유증’ 伊베르가모의 절규

    “의사가 차라리 내 폐를 잘라 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공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폐에 곰팡이가 찬 50대 이탈리아 남성 미르코 카라라가 전한 감염 후유증 경험담이다. 치료를 위해 독일 쾰른으로 이송되기도 했던 그는 한 달 이상을 병원에서 보낸 뒤 퇴원해 직장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는 6월 초 산소포화도 수치가 급격히 떨어져 다시 입원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광풍이 휩쓸고 간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 의료진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지역민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다양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베르가모는 이탈리아 코로나19의 확산 거점이었던 롬바르디아주 내에서도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본 지역으로 꼽힌다. 6000명 이상이 사망해 군용 트럭으로 넘쳐나는 시신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등 도시 전체가 ‘거대한 장례식장’으로 변했던 것이 약 6개월 전의 일이다. 바이러스의 광풍이 남긴 상처는 웬만한 전쟁 이상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부터 완치가 됐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거의 절반이 ‘아니요’라고 답했다. 750여명의 응답자 가운데 30%는 폐에 상흔이 남아 호흡 장애를 겪고 있고, 또 다른 30%는 심장 이상이나 동맥경화 등으로 인해 염증·혈액응고 등의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적지 않은 사람이 다리 통증이나 탈모, 우울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병원을 찾은 한 54세 여성은 “숨이 차 계단을 오르기도 어렵다”며 “80세 노인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주세페 바바소리(65)는 코로나19를 겪은 뒤 단기 기억상실 증세 때문에 메모지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그의 뇌에서는 작은 점과 같은 손상 흔적들이 나타났다. 코로나19는 이들에게 표면적인 조사만으로 드러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남긴 모습이었다. WP에 감염 후유증을 전한 카라라는 이번 조사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아버지가 자신으로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된 게 아닌지 죄책감을 느낀다는 사실 등은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잠을 이루지 못해 수면제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카라라는 자신의 폐 손상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또다시 병원에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절망감을 토로했다. 그가 현재 복용하는 약은 10여개나 된다. 현재 베르가모 의료진은 교황 요한 23세 병원 등에서 하루 20여명씩 관련 후유증을 조사하고 있다. 5월부터 관련 조사를 시작해 현재까지 서류상자 17개 분량의 자료가 수집됐으며, 이 자료는 향후 코로나19 후속 연구를 위해 사용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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