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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핏줄」을 돕자/김지연 소설가

    지난 며칠간 신문 TV를 통해 LA사태를 지켜보면서 흥분과 울화로 가슴을 죄었다.흑백인종차별에 느닷없이 불덩이를 안게된 교민 가게의 약탈 현장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면서,원인·동기 여하간에 어처구니 없는 허탈감과 함께 열기부터 솟구쳤던 것이다. 시어머니한테 욕먹은 며느리가 부엌바닥에 엎드린 강아지 배때기 걷어차듯,교민들의 형상이 그런 만만한 대접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젊은 교민 여인이 보도기자들을 향해 『당신들은 왜 우리가 이렇게 당해야 하는지,이유를 알면 말해달라고』고 울부짖듯 따져드는 TV장면에서는 울컥 눈물까지 모두어지면서 그 여인과 한마음이 되었다. 십수년 밤 잠 안자고 악착같이 살아 일군 기반을 하룻밤에 날리고 탈진하여 퍼질러 앉은 처절한 교민의 모습에서 더불어 암담함과 막막함을 느끼기도 했다.한숨이 절로 터졌다. 가당찮은 이유로 하룻밤 사이에 약탈당한 내 반평생을 어디에 호소하고 되찾아야 할 것인지 한인촌 1천3백여 교민들의 절망이 모국의 동포들 가슴에도 묵직한 아픔으로 전달되어 왔다. 그러나마냥 주저앉아 있을 계제가 아니듯 강인한 한국인답게 교민들은 스스로 손과 손을 고리로 걸어 재활의 단합대회를 가졌고,그것을 바라보는 모국의 형제들은 뿌듯한 심정들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정의에 용기있고 정이 많았다.내 혈육에 대한 정은 유독 각별하여 죽어가는 자식과 부모에게 피와 살점까지 베어먹일만큼 희생·헌신적인 면이 있었다. 이제 모국의 부모형제·친지인 우리가,하늘이 내려앉은 절망감에서 스스로 일어서려 안간힘을 다하는 우리의 핏줄들을 위로하고 부축해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일상사에서 좋은 일에의 축하는 기쁨을 더욱 배가시키지만 어려웠을때 슬픈 일을 당했을때 받은 위로와 격려는 평생 고마움과 함께 잊혀지지 많음을 경험한다. 특히나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유일한 지주이자 의지인 모국이 내 가장 참담할때 손을 뻗어줌은 그들의 가슴을 울게하는 감동이 될 것이다. 모국의 우리 핏줄들은 당연히 그들의 손을 잡아 일으켜야 한다.모국·본국·핏줄로서의 의무이기도 하다. 소수민족들이 집결된 대국의 한 모서리에서 단군의 자손인 내 혈육들이 비칠댐은 바로 한국 전체가 비칠댐과 다름 없다. 우리의 교민들이 미국 땅에 심어놓은 근면하고 강인한 「한국인 상」을 이번 기회에 필히 모국과 합작하여 한번 더 세상에 그 위상을 펼쳤으면 싶은 것이다. 정부 차원이든 민간 차원이든 가능한 모든 창구를 동원하여 민족의 공감대를 형성해서 그들을 보듬어 안아주는,그야말로 화끈하고 끈끈한 핏줄의 정을 과시해야 될 때인 것이다. LA에서 장사를 하는 셋째 아들에게 국제전화를 건 이웃 노인이 『어머니­』 불러놓고 대성통곡하는 50대 아들의 오열에 『어찌할꼬… 어찌할꼬…』 탄식함을 바라만 볼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론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유독 한국인이 새우등 터진 꼴이된 내면에는 그만한 우리 교민이 자성해야 될 문제도 필히 깔려있고,잘 사는 사람들이 많이들 이민 갔었다는 약간의 껄끄러운 밑감정을 표현하는 본국인들도 없지않다. 그러나 그런 모든 문제는 지극히 지엽적인 것이다.엄청난 내 민족의 재난앞에서 거론될 내용이 아닌 것이다. 참상을 당한 교민들에게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우리의 속담을 들려주고 싶다.절망하여 탈진하면 재생불능임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우마차에 짓밟혀도 꿋꿋이 살아 일어나는 민들레의 생명력을 닮은 우리 민족의 저력을,이 기회에 백분 발휘해보자는 말도 해주고 싶다.
  • “맨손재기 돕자”… 동포애 밀물

    ◎폐허속 LA한인 안간힘… 국내외서 온정/미주한인 총연합회도 모금나서/“복구 우리힘으로…” 대책본부 발족/서로 위로하며 생필품등 나눠쓰기도 오랫동안 피땀흘려 일군 가게를 순식간에 잃어버린 우리교포들은 「빈손」으로 처음 미국을 밟았을 때처럼 다시 「맨손」으로 재기에 나섰다. 로스앤젤레스지역이 2일(현지시간)을 고비로 평온을 되찾자 교포들은 시커멓게 뼈대만 남은채 텅 비어버린 가게를 정리하면서 이민 초기의 각오로 「다시 일어서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들의 재기노력을 돕기위한 운동 또한 국내는 물론 미주한인사회 전역으로 확산돼 훈훈한 동포애를 느끼게 하고 있다. LA거주 교포들은 피해보상의 조기실현을 위한 「범교포 4·29비상대책본부」발족을 시작으로 2일 피해지역인 버몬트가·웨스턴가등에 대한 대대적인 청소작업에 들어갔다.업주와 가족들은 이웃과 함께 깨어진 유리조각·타다남은 옷가지등을 치우고 쓸만한 물건등을 골라 다시 정리하는등 바쁘게 움직였다. 대책본부는 폭동이 재발할 경우 이제 막 시작된 피해복구작업의 차질을 우려,자원봉사대를 별도로 구성,한인타운 순찰을 강화하고 피해신고접수작업도 지원해 주고있다. 버몬트가에서 의류가게를 경영하고 있는 김모씨(48)는 『현재 피해복구에 필요한 물건들을 교환하고 필요한 생필품이나 가구들은 돌려가며 쓰고있다』면서 『우선 자신의 가게등에 대한 피해복구작업을 한뒤 공동작업을 펴기로 했다』고 재기의 의욕을 과시했다. 이와 때맞춰 절망감과 실의에 빠져있는 LA교포들을 돕기위한 교민성금과 따뜻한 위로,구호품등이 줄을 이어 복구의지를 복돋아줌은 물론 뜨거운 동포애를 보여주고 있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는 2일 부시미대통령에게 연방차원의 피해보상대책등을 촉구하는 한편,범교포적으로 모금운동을 전개키로 하고 워싱턴에 모금위원회를 설치,적극 지원에 나섰다. 또 캘리포니아주 3천3백개 가량의 주류판매업주로 구성된 한미식품상협회는 이번 폭동으로 큰 피해를 입은 3백여회원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재원지원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LA현지방송 라디오 코리아에는 구호를 바라는 사람과 구호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계속 이어져 방송국은 이들을 서로 소개해주고 있는등 복구작업에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
  • 한미국가 부르며 인종간 화해 촉구/평온 되찾은 LA현지 표정

    ◎“용기 잃지 말자” 교민들 서로 격려/방위군 호위속 한인타운 대청소 ○불안속 상점 문열어 ○…연방군투입과 주방위군 증강으로 로스앤젤레스의 질서가 잡혀가고 있는 가운데 한인상점이 밀집해있는 사우스 센트럴가는 교포등 업주들이 깨진 유리를 치우고 부서진 집기류를 모아 거리로 내놓는등 방화와 약탈의 흔적을 지워내기 위한 복구작업에 땀을 흘리고 있다. 한인들은 일부가 불안속에서도 상점문을 다시 열기도했으나 워낙 피해가 커 상권 회복자체가 가능할지 몹시 염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진압군경 2만여명 ○…로스앤젤레스 흑인폭동 진압을 위해 이미 동원됐거나 동원될 군경병력은 2만여명. 이들 병력을 구성원별로 보면 연방군 4천5백명,캘리포니아주방위군 6천명으로 이 가운데 3천5백명은 이미 배치됐으며 2천5백명은 상황이 악화될 경우 즉각 투입될 예정. 그밖에 로스앤젤레스 경찰 5천명,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경찰 1천3백90명,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 2천3백명,연방사법경찰 1천명 등이다. ○어린이·노인도 참가 ○…2일 아드모어공원에 모인 10만 LA교포들은 경찰과 주방위군의 호위를 받으면서 평화대행진에 나서 올림픽가∼웨스턴3번가∼버몬트가를 따라 한인타운을 돌며 청소를 하고 3시간에 걸쳐 행진했다. 시위에는 어린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교포들이 참가해 교포사회의 단합된 모습을 과시. 시위과정에 일부 부녀자들과 노약자들이 기운을 잃고 주저앉자 교포의료진들이 긴급구조를 하고 일부 교포들은 목마른 시위대들에게 물을 전해주는등 흐뭇한 인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미국의 많은 언론들은 이 평화시위를 취재,보도하면서 한인들이 평생 일구어온 터전이 하룻밤사이 소실되는 충격에서 미처 벗어나기도 전에 복수와 분노를 표시하는 것이 아닌 평화와 화해를 촉구하는 모임을 가진데 대해 찬사를 보내기도. ○…이날 집회는 수많은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서도 집회장소에 휴지조각 하나 떨어져있지 않아 한인들의 높은 시민의식을 과시했다. 특히 한인들은 타운이 폐허가 된 와중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서로 『용기를 잃지말자』고 격려,집회장소에 나와있던 미국경찰들은 『한국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경의를 표했다. ○총포상 판매량 급증 ○…시위대는 애국가와 미국국가를 불렀는데 한미협회 회원 헬렌 김은 『미국은 우리 모두의 나라이다.미국은 백인들의 나라도 라틴계민족의 나라도 아니며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나라도 한국계 미국인의 나라도 아니다.미국은 수많은 민족의 결집체이며 우리는 이를 지켜야 한다』라고 역설. 한편 이런 와중에서도 이곳 총포상들은 3일에 걸친 폭력사태 후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해 큰 재미를 봤다고. ○각급학교 개교 채비 ○…빌 앤톤 LA교육감은 폭동으로 임시휴교했던 전학교들을 월요일(4일)다시 개교할 것으로 계획중이나 최종결정은 3일 이루어질 것이라고 발표. 앤톤교육감은 지난달 29일 저녁부터 계속되고 있는 폭동이 점차 누그러지는듯한 분위기여서 4일 개교는 무난할 것같다고. ○화재건물 위험 경고 ○…LA시및 소방당국은 화재가 난 건물 부근의 접근이 매우 위험한 상태라며 주민들의 주의를 요청했다. 당국은 업주들이 반쯤 탄 건물이나 전소된 건물에 청소를 위해 몰리고 있으나 불씨가 남아있는곳도 많고 또 타다 남은 건물이 무너져 내릴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무장자위 크게 보도 ○…워싱턴 포스트는 2일 로스앤젤레스 흑인폭동에서 한국교민들이 무장 자위단을 구성해 약탈자들과 대치한 사실을 1면 기사로 보도하고 한국교포들이 경찰에 의존할수 없는 상황에서 서로 긴밀히 연락,스스로를 보호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전했다. 기관총과 권총으로 무장한 한국인 가게주인들의 모습을 곁들인 이 기사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수백개소의 상점을 방화,약탈해온 폭도들에 대해 한국교민들이 위협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각종 차량들로 가게앞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가게를 보호하고 있는 이들중 한사람은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발사한 흑인의 총탄에 사망했다고 말했다. ○연방검찰 진퇴양난 ○…미 연방검찰은 이제 로스앤젤레스 흑인폭동을 촉발시킨 흑인 로드니 킹 사건의 무죄평결 대상자인 4명의 백인경찰관들에 대해 인권침해 혐의를 적용할 것인가라는 까다로운 문제에 봉착.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2일 로스앤젤레스 대배심은 이들 경찰관이 로드니 킹을 체포하면서 민권법을 위반했음을 증명할 근거가 있는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35%가 흑인 ○…이번 폭동을 흑인들이 일으키고 이에 편승한 스페인계들이 주로 약탈을 자행했지만 정작 인명피해도 이들 흑인과 스페인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LA경찰은 3일 현재 인명피해를 사망 45명,부상 약 2천명으로 집계하고 있는데 이들중 다수는 15∼50세가량의 흑인남성들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45명의 인종별 분류는 흑인 16명,스페인계 12명,백인7명,아시아계 2명(한국계와 중국계 각1명),미확인 8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 “미국 자체가 심판받고 있다”/LA폭동을 보는 세계언론의 시각

    ◎일지,“LA폭동 최대 피해자는 한인”/“정의가 조롱받고 있다” 영등선 냉소 ▷독일◁ 독일의 좌파는 LA폭동의 사망자와 부상자를 이날 행해진 메이데이 행진의 테마로 채택하고 격렬한 시위를 벌여 진압경찰과 충돌했다.독일 신문들은 4명의 경찰관들이 한 흑인을 구타한 사건에 대한 미배심원들의 평결에 주로 분개하는 칼럼을 미국의 인종적·경제적 곤경에 대한 분석과 함께 게재했다. ▷프랑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1일 메이데이를 맞은 라디오 회견에서 이번 폭동은 『무엇보다도 인종적 갈등이며 이는 언제나 빈약한 사회보장제도와 연관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부시대통령은 관대한 사람이지만 정치적으로는 극도로 보수적이다』라고 말했다. ▷일본◁ 일본의 신문·방송·통신들은 2일 LA의 인종폭동이 일단 진정국면에 들었다는 사실에 크게 안도하면서 그러나 이번 폭동의 배경으로 하고있는 미국사회의 「인종적 단층」을 고려할때 완전한 앙금이 가시기까지에는 상당한 시일을 요하게 될것으로 본다고 논평했다. 특히 도쿄신문의 경우 「LA폭동의 최대 피해자는 한국인」이라는 제목을 달고 『흑인들은 착취만 당해온 그들의 오랜 역사속에서 한국인을 최후에 등장한 착취자로 단정,증오의 대상으로 삼고있다』며 『최근 수년간 식료품점 경영등에 두드러진 진출을 보인 한국인에 흑인들은 앙갚음을 하는 듯한 움직임을 이번 사건에서 보여주었다』고 지적했다. ▷영국◁ 영국 외무부는 LA여행을 만류하지는 않지만 위험지역은 피하라고 권고했다.이민법의 강화를 주창하는 좌파의 데일리 메일지는 『미국자체가 심판을 받고있다.정의가 편견에 의해 조롱받고 있다』고 논평했다. ▷스페인◁ 중도 좌파의 엘 문도지는 LA사태는 소수백인들은 점점 부유해지고 있는 한편으로 대부분의 유색인종들은 날이 갈수록 형편이 어려워져 절망으로 내몰리고 있는 「세계적 상황을 요약해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라 레퓨블리카지는 LA에서 불타고 있는 것은 20세기의 마지막 10년에 서방선진국과 북반부의 부국들이 보여주는 『환상의 모닥불』이라고 비유했다. ▷교황청◁ 바티칸 교황청은 로저 마호니스 LA교구 추기경에 『시민의 조화와 연대감의 회복』을 기원하는 전보를 보냈다. ▷리비아◁ 국영방송은 흑인폭동을 「흑인들의 인티파타(팔레스타인들의 봉기)」라고 표현했다. ▷레바논◁ 지도급 회교성직자는 1일 LA사태에 언급,『지구의 저편에 있는 또 다른 베이루트를 보는 느낌」이라고 비아냥거렸다.
  • 화랑가 활력소/중진화가들 전시회 풍성

    ◎변시지씨,두곳서 제주풍화 발표/김기혁씨도 불화 120점 선보여/황요엽·정하경씨,은둔 깨고 대작 출품 평소 작품발표가 듬하던 중진화가들의 대규모 개인전이 잇따라 열려 극심한 불황에 빠져있는 화랑가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올해들어 화랑가는 4개월여동안 외국미술위주의 전시들로 장식됐거나 젊은 작가들의 3∼4인 그룹전이 유행한반면 굵직한 화랑들은 불황에 몸을 사려 무게있는 초대전이나 기획전개최를 뒤로 미뤄온 터여서 이들 중진작가초대전은 「점잖은 그림」을 즐기는 올드 팬들에게 모처럼 감상구미가 당기는 전시회가 되고 있다. 오랜 공백끝에 전시회를 갖는 작가들은 우성 변시지(66),우산 황용엽(61),남윤 김기혁(55),정하경씨(50) 등 4명. 제주에 작업의 터전을 굳히고 있는 변시지씨는 25일부터 5월16일까지 예맥화랑 인사동전시실과 소격동전시실 두곳에서 작품을 발표한다. 인사동에 본점을 둔 예맥화랑이 화랑운영에도 프렌차이즈방식을 도입,첫 지점으로 문을 연 소격동전시실 개관기념으로 이 화랑의 전속작가 변씨의 작품을 내놓은 것. 청소년기를 일본에서 보내며 미술수업을 한후 지난 57년 귀국하여 한국 고유미의 표출에 심혈을 기울여온 변씨는 자연주의에 바탕한 실경화작업을 추구하는 작가.젊은 시절,김인승 손응성 장리석씨 등과 「비원파」로 활약한 인물로 75년이후 그의 화폭에는 큰 변화가 일어 수묵조의 흑색의 필선과 특유의 감필 및 생략기법으로 독창적 화풍의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황토빛위에 압축된 필선으로 제주의 풍경들을 화려하게 때로는 적막감짙게 담아낸 서정성 높은 제주풍화 50점이 발표되고 있다. 제1회 이중섭미술상 수상작가인 황용엽씨는 5월12일부터 25일까지 국제화랑에서 초대전을 펼친다. 2년만에 개인전을 갖는 황씨는 미발표 근작 40여점을 선보이는데 소품부터 대작(1백50호)까지 골고루 출품한다. 그룹전 등에 별로 참가하지않은 황씨는 창작욕넘친 노년의 결실을 이번 개인전을 통해 과시할 예정.그는 30년이상 일관되게 「인간」을 모티브로 한 작품제작에 임해왔으며 화단의 유행적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성실한 구상적 화면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그는 이번 근작들에서 과거 화면에 등장하던 절망적 한계상황을 되도록 배제하고 밝고 맑은 느낌의 삶을 관조하는 작가정신을 표출해보인다. 특히 향수에 젖은채 자연의 풍경과 동화된 인간들의 모습이 작가특유의 선묘로 그려지고 있다. 서울갤러리에서 28일부터 5월3일까지 전시를 갖는 김기혁씨는 「한국불교설화화전」이란 주제를 내세우고 있다. 본래 영문학자로서 고려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국내학문풍토에 대한 개인적 거리감을 버리지 못해 학자의 길을 스스로 포기한 김씨는 「그림」에 제2의 인생을 걸고 있다. 15년전부터 동양화에 전념하며 특히 불교설화의 형상화에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해온 그는 지난해 2월 프랑스 파리중심부에 있는 대전시장 글랑팔레에서 열린 프랑스전국조형미술협회창립1백주년 기념전에 특별초대국인 한국의 대표로 초대돼 불교설화화 52점을 출품,호평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는 당시 출품작 52점과 그외 대표작 61점및 대작 4점등 1백20여점이라는 방대한 양의 작품을 대거 선보인다. 회화외적인 모든것을 외면한채 외곬로 치닫는 근성이 유별난 김씨는 고승 고찰에 얽힌 얘기들을 현세로 끌어와 화현시키고 있는 독보적인 인물이다. 동산방화랑 초대전을 23일 개막,5월2일까지 계속하는 정하경씨(한성대교수)는 지난 84년이후 8년만에 개인발표의 자리를 꾸미고 있다. 80년대초부터 실경산수화에 전념하며 독특한 수묵화기법을 추구해온 정씨의 화폭은 섬세하면서도 수려한 필치가 돋보인다. 급변해가는 여러 회화형식에 초연,오직 산수화에 집착하고 있는 그는 청담한 한국의 자연을 재현해내고 있는 몇안되는 작가중의 한명이어서 이번 초대전은 한국화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수 있는 전시로 기대되고 있다.
  • 외언내언

    견물생심이라고 했다.물욕의 인간들을 가리키면서 쓰는 말이다.입으로는 공자같은 말을 하는 사람도 눈앞에 이익이 보일 때는 욕심이 생기는 법.그래서 가령 돈을 주웠을 때,더구나 그 액수가 적지 않을 때 주인을 찾아주기란 쉽지 않다.◆그런데 12살 난 국민학교 6학년 최형보 어린이는 주인을 찾아 줬다.현금 40만원과 수표등 4천만원이 든 지갑의 주인을(서울신문 25일자 19면 조약돌).냄새 맡기 역겨운 동취는 후한때의 사도(오늘의 장관급)최렬이란 사람한테서만 나는건 아니다.오늘의 우리사회 구석구석에서도 난다.돈이,돈으로 해서 번져나는 고약한 그 냄새들.그 냄새를 가시게 하는 영혼의 향불을 한 어린이가 피운다.◆이 어린이는 돈을 돌려준 것보다도 더 아름다운 마음씀을 보여준다.돈을 되찾은 어른이 사례금으로 30만원을 내놓자 그를 거절한 것.『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는 말은 동취에 찌든 어른들의 가슴을 후비고 들지 않는가.일찍이 장 콕토는 말했다.어린이는 어른의 스승이라고.최어린이는 양심을 잃어가는 어른들의 스승이 되고 있다.◆이미담이 재미있는 것은 사례금을 거절하자 그 돈에서 최어린이에게 자전거를 사줬다는 대목.문득 미소를 머금게 한다.그렇긴 하지만 어른 박씨는 기왕 사례금으로 생각했던 30만원이니 그 돈을 보다 값지게 쓸 수도 있었을 법하다.예컨대 선물을 사들고 어느 양로원이라도 함께 찾아갔으면 어땠을까.선물을 전달하면서 노인들에게 그 경위를 설명한다.그럴때 받는 처지에서도 여느 선물보다 감동적인것으로 되는것 아니었을지.◆절망이 많은 세태 속에서도 아름다운 얘기는 삶의 윤활유가 돼준다.한 어린이가 우리 모두에게 안기는 기쁨.보추있는 나라의 내일을 내다보게도 한다.
  • “장디스토마 바닷고기로부터도 감염”(단신패트롤)

    ◎인제대의대 연구팀 발표 ◇민물고기에 의해서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장디스토마가 상당수 바닷고기를 통해서도 감염된다는 사실이 국내 처음으로 관련 학계의 연구결과 밝혀졌다. 인제대 의대 손운목교수팀과 서울대 의대 이순형교수는 24일 인제대 의대에서 열린 「92년도 대한기생충학회 춘계학술발표회」에서 『생선회감으로 애용되는 전어·농어등의 바다생선에서 감염될 경우 설사·복통·전신쇠약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4종의 장디스토마 피낭유충이 상당수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손교수 등은 지난해 11∼12월 4차례에 걸쳐 전남 해남군에서 어민들로부터 전어 30마리,농어 20마리,숭어 30마리,문절망둑(일명 고시래기)30마리를 구입,흡충류에 속하는 장디스토마 감염상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 부활의 참뜻은 사랑의 나눔(사설)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부활」은 기독교신앙의 초석이며 그리스도의 승리를 인간의 승리로 일치시키는 기독교계의 가장 뜻깊은 명절이다.올해의 부활절은 19일.이날 새벽 26개 개신교단은 서울 여의도광장을 비롯,전국의 주요도시에서 부활절연합예배를 가졌고 카톨릭도 이날 자정을 기해 전국의 성당에서 부활절특별미사를 봉헌했다. 부활은 죽음을 전제로 하고 죽음은 고난을 전제로 한다.그리고 그 고난은 사랑을 바탕으로 한다.십자가의 고난없이 부활은 있을 수 없다.때문에 부활은 절망과 희망,슬픔과 기쁨등 인간사회의 상반된 모습이 늘 함께 하는 속에서만 진정한 가치를 드러내는 인간구원의 교훈이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사랑의 나눔이다.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것은 온 인류를 구원하기위한 지극한 사랑의 본보기이기 때문이다.이것을 잊은채 그리스도의 부활만을 기뻐하는 것은 진정한 신앙이 아니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교회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교회의 크기와 교인수로 기준삼은 세계 50대교회중 한국교회가 26개나 된다는것은 무엇을 뜻하는가.교회와 교인수로만 따진다면 우리사회에는 사랑이 충만해야 한다.그럼에도 우리사회는 날로 혼탁해지고 있다.교회가 외적성장에만 집착한 나머지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기독교계의 한 연구소가 조사한 것을 보면 교회예산중 이웃구제와 사회봉사에 쓰이는 비율이 평균 7%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교역자생활비가 20·6%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교회유지비와 교회건물및 시설확장으로 되어있다.한국교회가 사랑의 나눔에 얼마나 인색한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그런 의미에서 카톨릭 서울대교구장 김수환추기경이 부활절을 앞두고 발표한 「사제생활지침서」는 오늘의 한국교회에 주는 매우 뜻깊은 메시지가 아닐수 없다.김추기경은 『교회건물이나 조직이 갈수록 거대해져 가난한 사람들이 교회의 문을 두드리는데 심리적 부담을 안겨 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사제들의 청빈한 생활을 당부했다. 이 지침은 사제들도 신도와 마찬가지로 십일조를 바칠것,사제관은 작은평수로 검소하게 지을것,작고 값싼차를 탈것,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사치스런 여가는 자제할것등 9개항으로 되어있다.카톨릭의 사제들 뿐만아니라 모든 종교의 성직자들이 반드시 지켜야할 계율이다. 우후죽순처럼 난립하고 있는 교회는 자랑스러운것이 아니라 부끄러울 뿐이고 많은 신도와 엄청난 헌금을 뽐내는 거대한 교회와 외제승용차를 타고 다니면서 골프를 즐기는 성직자들은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지탄의 표적이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온갖 어려움속에서도 사도적행동을 보여주는 참된 성직자가 적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성직자들도 우리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이들은 그리스도가 돈많은 부자와 교만한 학자들을 질책하고 과부와 어린이,병든 늙은이와 창녀들을 따뜻하게 감싼 뜻이 어디어 있는지를 통찰해야 한다. 부활은 새롭게 거듭남을 뜻한다.한국교회도 거듭나야 한다.우리 모두가 부활의 참된 뜻을 진솔한 마음으로 성찰해보자.
  • 기상천외의 김일성생일잔치 이모저모

    ◎참새 70만마리 깃털 넣은 이불 선물/섬유메이커들,한약재 끼워 잠옷지어 헌상/자라 1,300마리·살아있는 오리 3백마리도 북한 김일성의 80회 생일잔치에는 70만마리의 참새와 1천3백마리의 자라(거북이)가 희생될 것이라고 홍콩의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지가 13일 보도했다.「참새들의 광란이 평양지도자의 80회생일을 경축하다」는 제목의 이 기사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일성의 80회 생일인 15일까지 70만마리의 참새들이 희생돼 목줄기에 붙은 아주 연약하고 부드러운 깃털이 뽑혀져 「위대한 지도자」의 이불과 요속에 채워질 것이다. 북한의 경제사정이 절망적 임에도 불구,군사퍼레이드와 정교한 매스게임,그리고 수만가지 선물들이 준비되는등 성대한 경축행사가 마련되고 있다.아마도 이는 공산세계에서 벌어지는 마지막 호화잔치가 될것 같다. 자유세계에서는 이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이 거의 없으며 유럽에서도 공산주의몰락으로 김과 같은 길을 걷던 옛친구들은 대부분 쫓겨났거나 저세상 사람이 돼버렸다.그러나 북한의 맹방 중국은 양상곤국가주석을 축하사절로 보내고 돼지고기 4백t을 선물로 내놓았다. 이번에 초청은 받았으나 자신의 동상을 3만5천개나 갖고있는 김에게 무엇을 가지고 갈지 망설이는 사람들은 김이 엄청난 양의 자라피를 받았다는 점에 유의해야할 것이다.김의 아들이자 후계자이며 이번 생일잔치를 주관해온 김정일은 정력제로 좋다는 자라를 잡아들이도록 군부에 특명을 내렸다.군에서는 최근까지 1천3백마리의 자라를 잡아들였는데 이중 5백마리는 서양세계에 주색한으로 알려진 김정일몫이고 나머지는 「위대한 지도자」에게 돌아가게 됐다. 김일성이 건강을 유지하는 한가지 비결은 생일선물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예를들어 섬유메이커들은 김에 대한 선물로 그의 침구와 잠옷에 사용되는 섬유에 특수한약제를 끼워넣는다. 김은 또 생일선물로 많은 인삼과 살아있는 개구리 5천마리,살아있는 오리 3백마리도 받았다. 북한정부는 이같은 선물을 바친 데가로 2천3백만주민들에게 내의 4벌,양말 4켤레,타월 1장,빨랫비누와 세숫비누 각10개씩을 배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쇠잔해가는 경제때문에 이들 물건을 모두 만들수 없어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그래서 부족한 물자를 비밀리에 수입하려 했다. 문제는 북한이 이들 주문품에 대해 결재할 외화가 없다는 사실이다.그래서 그들은 원자재와 바터교역을 원하고 있으나 한국의 무역회사들은 북한이 내놓을 것이라고는 저질 석탄과 건어물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그리고 아마도(깃털을 뽑아낸)70만마리의 참새밖에는….
  • 가격자유화 1백일… 이기동특파원 현장르포(러시아에선 지금:1)

    ◎생필품값 석달새 최고 30배 폭등/국영·자유시장 이중가격 구조속/털모자 1개 값이 대학교수 월급/거리마다 행상… 요령껏 이득챙기는 장사꾼활개 지난해 소련공산당의 몰락과 연방해체라는 대변혁을 겪은 러시아국민들은 금년들어서 부터 가격자유화라는 또한차례의 엄청난 충격속에 힘든 삶을 영위하고 있다.가격자유화 실시 1백일(4월 10일)을 맞아 물가폭등이라는 파고를 헤쳐가며 시장경제로의 힘든 항해에 나서고 있는 러시아 국민들의 오늘의 모습을 현장 르포로 소개한다. 사회주의가 물러가고 공산당이 깃발을 내린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구소련땅에선 「사회주의 70년」이 남긴 어두운 그림자기 좀처럼 걷힐줄 모르고 있다.구체제에 대신할 새로운체제가 아직도 자리를 잡지못한 일종의 「체제무정부」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큰 줄기는 시장경제체제와 정치적민주주의로 이름지워지겠지만 혼돈의 긴 터널끝에서 구체적으로 어떤형태의 사회를 만나게 될지 지금 러시아국민들은 마냥 불안하고 고통스러울뿐이다. 이러한 암울한 상황속에서 가장 고통받는 것은 일반시민들이다.금년초 생필품 식품가격의 자유화가 실시된지 3개월. 어느날 갑자기 고장난 용수철처럼 튀어오른 물가에 모스크바시민들은 아직도 무엇이 어떻게 돌아 가는 것인지 좀처럼 충격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들이다. 지금 모스크바시민들이 물가앞에 느끼는 감정은 한마디로 분노 절망 그리고 앞날에 대한 끝없는 불안감이란 표현으로 밖에는 달리 설명할 여지가 없다.최근 이곳 언론에 보도된 러시아정부의 1월 식료품가격인상결과분석에 따르면 3월말 현재 평균인상폭이 3∼3.5배,그러나 실제로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장바구니물가 오름세는 훨씬 심하다. 가격자유화 이후 공장창고에 쌓여있던 물건들이 쏟아져 나와 국영백화점 같은 곳도 몇달전 같이 진열장이 비어 있는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문제는 가격이다. 지난 12월 1루블 30코페이카 하던 양말 한켤레값이 30루블로 올랐다. 3루블짜리 애들 장난감이 35루블,2루블하던 실내화가 45루블에 팔리고 있다. 가정용품들의 경우는 그동안 사재기해 둔 때문인지아직은 가격인상을 크게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것같다. 하지만 식품판매대앞에 늘어선 사람들의 경우엔 말을 붙이기 겁날정도로 표정들이 험악하다. 1㎏에 60루블하던 쇠고기가 120∼150루블,10코페이카짜리 식빵 한덩이가 2루블80코페이카,1루블하던 계란 한줄이 8루블에 팔리고 있으니 좋은 얼굴들일리가없다. 15코페이카 이던 지하철·전차등 대중교통요금도 3월부터 50코페이카로 일괄 인상됐다. 물론 월급도 오르고 일반임금 모두가오르긴 했다.대학교수 월급이 1천루블에서 2천루블로 올랐고 직종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모두 거의 2배가까이 올랐다.하지만 학생운동화 한켤레값이 1천루블,쓸만한 털모자 한개값이 3천루블씩이나 하는 마당에 월급이 2배정도 올랐다고 해보아야 크게 도움이 될리 만무하다. 러시아 정부가 발표한 공식자료에 따르면 월평균소득이 1천5백루블 이상인 사람은 3월 현재 러시아 전체 인구중 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1천5백루블이라는 기준은 가격자유화이후 정부가 산출한 월 기초생활비이다.전체주민의 월평균소득은 8백95루블에 불과했다. 이런 어려움이 옐친대통령이 호소한대로 러시아경제를 살리기 위해 피할 수 없는 과도기 현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과도기가 시작되기무섭게 도처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업주의의 추악한면 때문에 시민들은 분노의 도를 더해간다. 국영시장과 자유시장의 이중가격구조속에서 요령껏 이득을 챙기는 신흥 장사꾼들, 공산당간부였던자가 목소리를 바꿔 현정부에 주저앉아서는 갖가지 이권을 도맡아 챙기는 권력마피아,그리고 서방 비즈니스맨들이 뿌리는 달러에 미쳐 함부로 몸을 굴리는 철부지여성들,이모두 하나같이 생활고에 찌들린 모스크바시민들의 속을 뒤집어 놓는 일이다. ▷2면에 계속◁ ▷1면서 계속◁ ◎“빠조르(치욕)” 외치며 「소연」 복원 시위로 그래서 이런 분위기를 틈타 목소리를 키워가는 보수주의자들이 「소련방회복」「사회주의 복원」등을 주장하며 사람들을 모을때 가장많이 써먹는 구호가 『빠조르』(치욕)라는 말이다. 거의 주례행사처럼 열리는 크렘린옆 마네즈광장시위에 모인 모스크바시민들은 두주먹을 쳐들고 목청껏 『빠조르』를따라외친다.(자본주의자들에게)조국을 팔아넘긴자가 누구냐,「위대한 조국」소련이 어쩌다 이지경이 됐느냐는 것이다. 이런 암울함속에서 시민들의 살아가기위한 노력은 일종의 외경심이 들게 할정도로 처절한 면이 있다.그 처절한 삶의 현장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모스크바 시내 전역에 등장한 행상들의 모습이다.지하철역입구,백화점앞등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서너명씩,많게는 2백여m씩 행상들이 늘어서 있다. 그들이 파는 물건이라고 해야 옷가지 한두벌에서 보드카 몇병 치즈·햄한조각에 빵 몇덩어리 정도이다.국영시장에서 몇시간씩 줄을서서 사서는 몇푼이라도 더붙여서 되팔려고 나온 사람들인데 이런사람들이 너무많아 모스크바시민들중 누가 고객이고 누가 장사치인지 구별이 안될 정도다.. 어쩌다 이들앞에 카메라를 들이 댔다가는 봉변을 당하기 일쑤 인데 분노한그들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는 것도 바로 그 「치욕감」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런 갖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삶의 방식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이다.치욕과 분노속에서 일망정 그들은 이제 어떻게든 돈을 만들면 필요한 물건을 살수 있으며 필요한 물건을 가지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는 시장경제의 평범한 원리를 몸으로 익혀가고 있는 것이다.
  • 14대의 선진정치를 위하여/개혁의 청사진 제시하라

    ◎새선량에 기대하며/한승조 고대교수·정치학 이번 국회의원선거의 경쟁과정을 보나 선거의 결과를 보아서는 결코 희망적이고 만족스러운 것은 못되나 그렇다고 절망적이고 외면해버릴 정도의 선거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이것은 정부 여당이나 야당세력,보수성향의 국민이나 진보성향의 사람들,국가적 입장에서나 국민적 입장에서 보아도 긍정적 희망적 요소와 함께 부정적 절망적 요소가 혼합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도 지역감정,관권과 김력의 개입으로 인한 혼탁양상,국회의원 후보자들간의 인신공격과 흑색선전 등이 난무하여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분위기가 유지되지는 못하였다.그렇다하여 이 선거를 무효화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는 아니었던 것같다. 민자당은 과반수 의석을 얻기 위해 갖은 수단방법과 온갖 노력을 투입하였다.그러나 경제정책의 실패,공작정치와 부도덕성의 논란,불법적인 관권개입의 노출 등 그많은 악재와 불리한 여건속에서 1백16석이나마 얻은 것은 그 저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거에서 민자당측의 많은 악재와 유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당초에 목표했던 1백석 확보에 성공하지는 못했다.그러나 수도권과 경기지역에서 민자당을 누룰 수 있었던 것이나 충청남북도에서 몇개의 거점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당의 역할에 힘입은 것이라 할지라도 다운스러운 일로 자창해야 할 것이다. 국민당은 창당된지 3개월미만인데도 총선거에 뛰어들어 집중적인 억압과 견제에도 불구하고 24석을 얻어 제3당의 자리를 쟁취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그러나 그동안 모질게 불어 기존정당을 위협했던 국민당바람에 비해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기존 정당과 지도층에 도전하여 새 정치의 바람을 일으키려던 신정당이나 기성 보수세력에 대응하여 혁신로선으로 나라의 정치체질을 바꾸어 보려던 민중당등 군소정당은 보수세력의 벽을 뚫지 못해 또다시 좌절하였다.그러나 민주당에 입당하여 공천을 얻은 재야·운동권 출신등 혁신그룹이 국회로 뚫고 들어갈 수 있었다는 것은 그들에게도 희망의 여지를 보여준 것이 확실하다. 이번선거에서 최대의 이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소속의 대거 진출이었다.현행 선거법이 무소속에 매우 불리하게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21명이 국회에 진출했다는 것은 민의를 반영하지 못해온 기존 정당지도층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번 국회의원선거가 희망적이지는 못하지만 절망적이 아니라는 말은 다음 세가지 면에서도 엿볼 수가 있다.첫째 공명선거를 망치는 관권개입·김력의 위세·공약남발·인신공격과 흑색선전과 같은 부도덕한 방법이 여전했다는 것이다.그러나 그러한 부정수단이 유권자의 투표에 그다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 같지가 않다는 점이 희망적인 양상이었다. 둘째,한국의 민주화를 오도하는 지역감정 역시 여전했다.민자당이 영남을 휩쓸고 민주당이 호남지역을 휩쓸었다.그러나 그 파장이 중부권에서는 크게 약화되었다.또 호남지역에도 예외가 생기기 시작했다.셋째,당내민주주의의 부재로 당지도부의 절대적 권한도 국민당과 무소속의 진출로 약화되었다.결론적으로 이번 국회의원선거에는 어느 정당도 승리하지 못했고 모두가 패배했다고 볼 수가 있다.이것이 앞으로 정치문화의 향상과 정계의 개편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새로 당선된 국회의원들로 구성되는 국회에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이번 선거에서 볼수 있었듯이 우리 국민대중은 목전의 이익을 추구하여 당리당략에 열중하는 정치인들의 행동을 거부하며 무제한으로 묵인하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다.그러므로 차제에 장기적인 국가이익과 의회정치·정당정치의 발전을 행태적으로만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정착화하는 노력이 있어야겠다. 민주정치·의회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질의 국민대표,전문지식을 가진 국회의원을 현재보다 쉽게 충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지면관계상 그 방법중의 하나만 거론한다면 소선거구 보다 대선거구로 바꾸는 문제가 거론되어야 한다.지난 국회의원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지역이기주의에 호소하는 내용,지방의회의원들이 해야할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여기서 국회의원의 역할과 지방의회의 역할을 혼동하는 경향을 볼 수가 있었다.또 소선거구제 아래서는 김권과 관권의 영향이 완전히 배제될 수가 없으며 양질인재들의 국회의원 출마를 저해하기가 쉽다. 또한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원만하게 추진하려면 남한에도 혁신정당이 있어야 하는데 소선거구제로써는 혁신정당이 제도권 안에 들어오기가 어렵다는 것이 이번에도 또다시 실증되었다.목전의 이익보다 장기적인 국가이익을 증진하려면 현존하는 정당제도·선거제도를 먼저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하는 것이 이번 선거를 지켜보면서 느낀 소감중의 하나였다.
  • 어느 용감한 시민의 죽음(사설)

    자신의 육친이나 가족에게라면 권할 수조차 없을만큼 무서운 용기였다.맨몸을 던져서라도 불의를 용서하지않고 감연히 맞선 시민의 용기에 외경에 찬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그 죽음을 통해 발견한 범죄자의 악독스러움에 모골이 송연해진다.그들이 성폭력배였다는 말을 듣는 순간 「용감한 시민」은 앞뒤 돌아볼 겨를없이 뛰어나갔을 것이다.손에 막 잡힐만한 거리에서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있는 범인들을 발견하고는 아주 놓쳐버리고 말 것이라는 위급함을 순간적으로 느꼈을 것이다.그래서 전후 돌아볼 겨를없이 몸으로 막아섰을 것이다. 그가 그렇게 몸으로 막아설 때,그는 사람의 마음이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악할 수가 없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사람이라면,맨몸으로 막아서는 사람을 그냥 깔고 지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마지막 신뢰감같은 것을 보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누구나 자기마음을 미루어 남을 짐작하게 마련이다.스스로 정의로운 사람이니까 남도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 막되어버린 성폭행범들은,막아서는 시민을 그대로 밀어붙이고 지나갔다.잔혹하고 대담하고 전혀 양심이 없는 종류의 인간들이다.날마다 일어나고 있는 인신매매범,폭행강도범들이 대체로 다 이런 유형의 인간들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시민의 용감한 행위가 그 무도한 범인들의 바퀴밑에 깔리는 것을 보며 절망을 느끼게도 했다.그러나 마침내 그들은 잡히고 말았다.잘못 질주하다가 건물을 들이받고 나가떨어진 것으로 되어있다.맨몸의 시민을 치어버린 죄의식에 쫓겨 헛발과 헛손질로 달리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보여진다.결국은 시민이 죽음으로써 범인들을 검거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비록 어처구니없는 희생이긴 하지만 그의 용기가 무모했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이렇게까지 해서라도,범죄의 진흙밭에 유린되고 있는 사회를 구하려고 했던 그의 높은 정신과 행동이 놀랍고 값지고 고맙다.이런 용기를 지닌 사람들이 다만 몇명이라도 있기때문에 이 험하게 무너져가는 사회 풍토에서 우리를 지탱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와 함께 오늘의 우리사회를 범죄로부터 구하기 위해서는,이만큼 비장하고 굳건한 결의가 아니고서는 안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모범운전사를 칭하며 멀쩡한 외모를 한 개인택시기사가 자기차를 범죄올가미삼아 1백명가까이의 여성을 유린하고 강도짓을 했으며 대낮 주차장에서 예사로 여성을 볼모잡아 협박 강도를 하고,10대들이 광란의 성폭행을 일삼는 이 소름끼치는 범죄인구를 소탕하려면 「맨몸으로 달리는 차앞을 가로막다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각오가 아니고는 안될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숭고한 시민정신의 아름다움과 함께 우리 현실이 처해 있는 심각한 정도를 이 희생은 묵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용감한 시민의 영전에 명복을 빌며 모든 범죄전선에서 뛰는 파수꾼들에게 다시한번 각오를 새로이 하도록 당부한다.
  • 윤후명 연작장편 「협궤열차」(이작가 이작품)

    ◎생성·소멸의 순환논리 허무로 표현/언젠가 사라져갈 협궤열차를 소재로 한 단편묶음/옛 연인들의 반복되는 재회·이별이 줄거리 중편 「돈황의 사랑」으로 잘 알려진 서정적 문체의 소설가 윤후명씨(46)가 연작장편소설 「협궤열차」(도서출판 창간)를 펴냈다. 「협궤열차」는 67년 시로 등단하여 10년 동안 시를 쓴 후 다시 소설로 등단,10년 동안 소설만 썼던 윤씨가 앞으로는 시와 소설을 함께 쓰겠다고 선언한 계기가 된 작품이다.협궤열차를 소재로 한 기존의 단편소설들의 묶음인 「협궤열차」는 작가가 살고 있는 안산과 그 도시를 통과하며 수원과 인천간을 오가는 좁은 폭의 열차를 배경으로 주인공과 과거의 여자간에 전개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작가 자신으로 보이는 주인공의 류(유)라는 여인과의 우연한 재회로부터 시작해서 두 사람의 간헐적인 만남과 헤어짐,옛일들에 대한 기억,그리고 마침내의 영원한 이별,이런 것들이 이 소설에 최소한이나마의 응집력을 부여하는 줄거리이자 연애소설로 읽히게 하는 장치다. 그러나 이 소설이 단순한 연애소설로만 읽히는 것은 아니다.윤후명의 다른 소설들처럼 환상적인 세계에 대한 동경을 보여주면서 특유의 소설세계를 펼쳐보이고 있다.윤후명씨가 여러 소설에서 일관되게 형상화하는 명제는 『모든 생성은 소멸로 이어진다』는 것이다.황폐화된 협궤철도의 역사,고대공룡전으로만 남은 중생대의 공룡,유적과 유물로 남은 옛 돈황과 스키타이의 영화,한물간 소래포구의 황량한 정경 등 폐허로부터 인간은 어떤 진실을 얻을 수 있다고 작가는 믿는다.그렇다고 그가 도저한 허무주의자라는 것은 아니다.그는 소멸은 다시 생성으로 이어진다는 순환적 우주관을 갖고 있다.따라서 그에게 폐허를 보는 일이란 그리 가슴아픈 일은 못된다. 소설 「협궤열차」는 한 시대 교통기관으로서 소명을 다하고 언젠가 가뭇없이 사라져갈 협궤열차를 소재로 생성과 소멸,사랑과 이별,만남과 헤어짐을 그려보이고 있다.트럭하고 부딪쳐도 넘어지는 열차,어린이가 손을 흔들면 도중에 서는 열차인 협궤열차는 분명 사람들에게 훈훈했던 것으로 기억되겠지만 언젠가 폐기처분될 수 밖에없다. 이 협궤열차의 앞날은 필경 헤어져야 할 연인들의 운명에 상응되고 있다.이같은 비관적 형상은 현실 삶의 황폐함에 대한 반영으로 보여진다.삶은 고행처럼 외롭고 괴로운 것이며 죽음과도 같은 것이라는 작가의 인식은 사랑이 소진되어 황폐해진 우리의 세계에 대한 질책을 담고 있다.주인공은 진실한 사랑을 꿈꾸지만 현세에서 비속한 사랑만을 되풀이하다 이별을 거듭한다.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과거형의 추억일 따름이다.사랑이 이미 끝나버린 세계에서 사랑을 되찾고자 하는 시도는 『우리들,어루만질 수 있는 몸뚱이를 가진 한계 안에서만 「사랑」이라고 말할수 있는 인간이라는 어릿광대들』같은 인간존재의 유한성에 대한 깨달음 등과 맞물려 좀체 성공하지 못한다.사랑의 부활은 절망적인 것처럼 보인다.협궤열차를 보존하려는 역장의 때이른 죽음,가출해 이미 자살한 아내를 찾아나선 한 사내,아내와의 재회가 불가능하자 혁대로 목메단 남자의 이야기 등도 그러한 추측을 뒷받침 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상상력을 고비사막,스키타이 등의 폐허로 뻗어 우리 삶과 사랑의 뿌리,즉 본질을 드러냄으로써 불가능의 실현을 꿈꾼다.협궤열차와 새(조)의 이미지는 시공을 초월해 그곳에 가 닿아 우리의 삶과 사랑이 비단 한반도에만 국한되지 않고 세계사와 전지구적인 총체적 기반위에 서 있음을 일깨워 준다.우리의 삶과 사랑이 남(과거와 타지역)에게 빚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때 우리는 자신들의 삶에 보다 충실할 수 밖에 없다.작가는 결국 「소멸」의 깊은 의미를 깨닫고 사랑하라고 말한다.그가 선택한 글 쓰기도 실상은 사랑을 전파하는 작업에 불과하다.소설 「협궤열차」는 황폐한 현세적 삶에서 삶과 사랑의 깊은 의미를 새삼 일깨워 주는 수작이다.
  • 큰일입니다/정희경 계원예고 교장(굄돌)

    한평생을 이런저런 모습의 훈장노릇만 해온 터에 정치에 관하여 무슨 할 말이 있으련만,딴에는 정치세계속에 떠밀려 들어가서 그 속에서 눈여겨보며 배우며 부대끼면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터라서 14대총선을 앞둔 요즈음 세태를 무심상하게 바라볼 수만은 없다.그 기회라는 게 내 평생에서 가장 큰 실수며 실패의 경험이었다 할 만한 13대 국회의원 입후보였으니 배움이나 느껴움을 위한 대가치고는 물심양면으로 호되게 비싼 대가를 치른 학습이었다.그제나 이제나 분명히 할 수 있는 얘기는 한국정치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얘기인데,지난 4년동안의 국회나 정치언저리 사연이나,어렵사리 실현한 지방자치제의 운영이 조금도 나아지기는 고사하고 날이 갈수록 더 그르쳐지는 것같아 한심하다.더구나 새롭게 구성될 국회를 위한 총선을 둘러싼 요즈음의 정치세계는 한심스러운 정도를 지나 절망을 안겨주는 데야 어쩌랴.모든 정치가들은 지금 무대 뒤에서 한참 연기중인데 이 연기자들이 관객을 전혀 의식하고 있는 것같지 않다.국민들은 하다못해 관객,구경꾼정도라도 인정한다면 그 무대 위에서의 연기가 이토록 파렴치하고 무감각하고 안하무인일 수야 없지 않을까 싶다.언필칭 국민을 「대표」하며 국민을 「섬기며」 국민을 「위한다」고 외쳐대지만 그런 말이 실감나기는 고사하고 차마 스스로 부끄러워 신문읽기가 무서운 데야 어찌하랴.정치는 우리나라만 하는 게 아니고 선거도 그러한 터에 바로 이웃나라 일본이나 대만을 보거나,먼 나라 미국을 보더라도 정치가라는 연기자들이 우리나라처럼 관객 알기를 우습게 아는 경우란 상상조차 할 수 없다.지도자는 고사하고 못난 필부도 그럴 수는 없는 짓거리들이 이렇듯 태연하게 저질러지고 있는 이 선거철에 그저 관객들은 『큰 일입니다』『큰 일 났습니다』라는 한탄성만 내지르고 있다.의리도 신의도 저버리고 청렴도 정직도 염치도 내던져 버린 이 슬픈 계절이 어떻게나 매듭지어져 나갈지 또 슬픈 관객의 하루가 지나간다.관객이여 깨어나라.
  • 「보스맨과 레나」 22년만에 미서 재공연

    ◎남아공 아돌 후가드 작품… 작가가 직접 연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표적인 극작가이며 연출가인 아돌 후가드(60)의 69년도 작품 「보스맨과 레나」가 최근 미국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무대에 22년만에 다시 올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뉴욕타임스에 의하면 오프브로드웨이 맨해턴 시어터 클럽에서 오는 3월22일까지 공연되는 이 작품은 지난 70년 미국공연 당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화제작.「아일랜드」「시지위 벤지는 죽었다」등 그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 국내에서도 공연된 바 있다.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와 비교되기도 하는 「보스맨과 레나」는 남아공의 인종 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가 빚어낸 비극 못지 않게 황폐한 환경속에서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남녀 주인공들이 의사소통이 단절된 채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혹은 자신들의 삶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뭔가를 기다리며 끝없이 방황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후가드가 직접 연출을 맡은 이번 미국 공연에는 케이스 데이비드가 난폭하게 부인을 학대하는,그러면서도 종종 침묵속으로 빠져드는 보스만역을,린 티그팬이 지나치다 싶게 수다쟁이인 부인 레나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고 근착 뉴욕 타임스지가 전한다.체포 모코네는 백인 경찰들에 의해 쑥대밭이 된 마을에 찾아드는 늙은 이방부족민 아우타역으로 나온다. 후가드는 남아공당국의 인종차별정책에 대한 강력한 비난과 버려진 사람들이 서로에게 얼마만큼 절망적일 수 있는가를 가슴 아프게 그려냈던 초연무대와는 달리 무엇보다도 혈연의식·종족의식에 강조점을 두고 보다 객관적이고 냉정한 입장에서 이번 미국무대를 만들어내고 있다. 사회성과 정치성이 강한 작품을 주로 써온 후가드는 이 작품의 주요배경이자 주제인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이 현재 일단은 철폐된 만큼 이 작품이 단순히 흑인들의 비극을 반영하는 기록물의 차원에서 벗어나 관객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새롭게 조명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이번 무대에 반영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 러시아개혁 「인내」가 필요하다(사설)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이 서방측에 원조를 요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쿠데타가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은 너무 잦아서 마치 「소년과 이리」의 얘기처럼 들릴지 모른다.하지만 이 나라의 엄중한 상황은 과소평가돼선 않된다.신생 러시아는 요즘 절망적인 나날을 보내고 있어서 정부관계자들은 그들의 운명을 매일같이 헤아려봐야할 정도이다.현재로선 옐친팀이 이달말까지만 견디어 낸다 해도 그들의 개혁을 작동시킬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리라는 느낌마저 든다. 만약 서방측이 러시아를 돕고자한다면 너무 늦기전에 바로 지금 도와야 한다. 며칠전 옐친이 서구방문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그는 자신의 경제정책을 둘러싼 찬·반 시위를 겪었다.루츠코이부통령은 옐친의 사임을 촉구하기도 하고 경제비상사태선포를 요구하기까지 했으며 파블로프의원은 오늘날의 러시아개혁이 러시아 정부가 아닌 IMF(국제통화기금)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옐친이 지난달 물가자유화를 선언한 이래 식료품값이 3배나 뛰었지만 아직도 구매행렬은 줄어들지 않았고 상품공급증가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상품생산을 자극하기 위한 충격요법은 확실히 충격을 주었으나 아직 치료단계로 이행되지는 않고 있다. 러시아에 상품제조와 분배시스템을 형성하지도 않은 채 즉각 시장경제를 도입한 것이 최선의 방법이든 아니든 이는 끝까지 밀고나가야 한다.이밖에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여기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는 금융통화의 안정이다.물자부족은 루블화가 값어치가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상품이 판매대에 나오지 않는다.화폐가 제기능을 발휘할 때까지는 일을 하고 투자를 할 의욕도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독일에 이어 프랑스와 영국도 최근들어 러시아구조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으며 일본도 비상식량을 선적하고 있다.그러나 옐친은 러시아의 상황을 미국민들에게 설득하는데는 실패한 것 같다.미국이 약속한 5억달러 원조는 걸프전 하루전비에 불과한 정도다. 러시아등 독립국가연합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자면 강력한 조직체계가 필요하다.하지만 첫단계에서는 개혁노선을 유지하고 사회적 폭발을 피해야 한다.만약 옐친이 앞으로 수주내에 일어날 파업이나 항거를 극복할 수 있다면 그는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나 진정한 안정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 등,개혁·개방 전면 확대 지시/정치국 확대회의에 지침 공식 전달

    ◎연말 당대회서 보수파거세 시사 【도쿄 연합】 중국 최고실력자 등소평은 지난 1월 남부지방을 시찰하는 동안 여러차례 연설을 통해 개혁·개방 노선의 전면적인 전개를 강력히 호소하면서 보수파를 신랄히 비판했다고 교도(공동)통신이 14일 북경발로 보도했다. 교도통신이 권위있는 중국 소식통으로부터 입수한 연설문 전문에 따르면 등은 『자본주의 장점을 도입하라』고 촉구하고 『개혁개방을 하지 않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사임해야 할 것』이라며 보수파를 맹렬히 비난했다. 그는 또 『공산당 내부와 경제가 견실하면 화평연변(평화적인 수단에 의한 사회주의 체제 전복)은 두려울 것이 없다』고 지적,소련·동구의 변혁을 교훈으로 삼아 경제발전과 조직방비에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등의 이번 연설은 지난 12일 개최된 공산당 정치국 확대회의,중앙고문위원회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에게 각각 보고되었는데 연말에 열릴 예정인 14차 당대회에 앞서 개혁파가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중국 소식통에 의하면 연설내용은 제3세대의 후계자로 알려진 강택민총서기가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보고하고 이를 팽충 전인대 서기장이 상무위원에게 전달함으로써 금명간 전국적인 학습교재가 될 전망이다. 등은 무한(1월18일),양천·주해(1월19일),강서성남부(1월30일)에서 각각 연설했다. 등은 개혁 개방노선에 대해 『우리들에게 남아있는 유일한 길이며 이것 이외에는 절망밖에 없다』고 언급하는 한편 당초에 이 노선에 반대론이 있었음을 지적하고 14차 당대회 인사에서는 완고한 보수파를 배제할 의향임을 분명히 했다.
  • 강단혁명/이승렬 본사 수석편집위원(굄돌)

    30여 년전 필자가 대학 다닐 때의 일이 생각난다.그때 3학년이었던 우리는 바야흐로 미국에서 창시돼 세계의 강단에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새로운 학풍을 알고자 목말라하고 있을 때였다.그런데 그즈음 우리대학의 선배가 아닌 K대학 출신 H씨가 바로 그 학풍의 대가인 미국의 석학 L교수의 수제자로 있다가 드디어 최신의 미국 박사학위를 땄다고 해서 국내학계에 화제를 낳고 있을 때였다.우리는 당연히 그분의 강의를 듣기를 원했고 가능하다면 우리대학에 그분의 강좌를 개설하기를 소망했다.그러나,이런 우리의 희망과 바람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세계의 강단을 풍미하던 새로운 학풍을 소개할 강의는 결국 우리가 졸업을 할 때까지도 접할 수 없었다.그때 우리는 너무도 안타까운 나머지 『한국의 양심이요 지성이라고 자부하는 이 학교에서조차 학연이라는 끄나풀로 인재를 묶어 버린다면 우리나라의 학문적 성장과 발전은 당분간은 기대하기가 어렵겠다』고 절망하며 크게 실망했던 적이 있었다. 그로부터 31년이 흐른 지난주 말 한 석간신문은 「학교간의 벽을 깼다」는 제하에 서울대 물리학과에서 교수 1명을 공채하는데 모교출신의 박사 20여명을 제치고 K대출신의 김선기씨를 선임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외부인사」인 김씨를 조교수로 공채한 것은 일제때 미국·일본등지에서 대학을 나온 기성교수를 제외하곤 거의 전례가 없는 일로 학내외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순수 「국내파」인 김씨가 같이 응모한 서울대 출신의 하버드·예일·MIT공대등 세계 굴지의 해외박사들을 제치고 「자연대의 꽃」으로 불리는 물리학과에 입성한 것을 두고 학계에서는 「발상의 대전환」 또는 「혁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학교측은 『「간판」이 가장 뒤떨어지는 김씨를 채용한데 대해 교수·졸업생 일부가 불만을 표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작은 나라에서 출신학교를 따져서야 되겠느냐」는 분위기가 우세했다』고 담담히 밝혔다 한다. 물론 순수한 자연의 원리를 구명하는데 평생을 바치는 과학도들이기에 그야말로 이러한 「발상의 전환」이 가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필자로선 실로 30여년만에 맛보는 신선한 충격이 아닌가 한다.서울대의 「강단혁명」에 박수를 보낸다.
  • 그 아들의 아버지(사설)

    성용승군 아버지의 죽음은 우리시대가 안고 있는 또다른 슬픔을 드러내고 있다.운동권에 투신하여 어둡고 고통스런 일상에 쫓기는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아버지보다는 어머니쪽이 애타하며 쫓아다니다가 급기야는 「또다른 운동권」에 가담하여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성군의 아버지는 좀 달랐던것 같다.아들에게서 느낀 배신감과 아들에게 닥칠 어두운 장래에 고민하다가 심한 자폐증세에 빠져들기도 하고 식음을 전폐하며 고뇌스런 나날을 보내다가 간까지 다쳐서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만 것이다. 아버지가 유언삼아 남겼다는 말은 「어디에 있든지 대한민국의 아들임을 잊지 말라」라고 한다.그 아버지에게 서울로 유학보낸 아들에게서 첫번째로 날아온 충격은 「불법입북」이었다.「대한민국의 아들임」이 첫번째로 흔들린 사건이다.공부할 시기에는 공부에 전념하기를 바란 아들이,쇠퇴해가는 낡은 이념놀이에 끌려들어 위험한 모험주의실험에 도구처럼 이용된 사실은,시대를 알고 세상을 아는 「아버지」에게는 너무 걱정스런 일이었을것이다. 그래도 아버지가 아들을 설득하기 위해 베를린에 찾아갈때 까지만 해도 내심 상당한 자신이 있었을 것이다.아들의 아버지는 누구나 아들에 대한 최후의 신뢰감이 있는 법이다.『내자식이니까』궁극에 가서는 아비를 실망시키지 않으리라는 믿음같은 것이다. 그러나 아들은 이미 알수 없는 세력에게 둘러싸여 옛날 「아들」이 아니었다.아버지를 만나는 일조차 할수 없게 되었다.볼모처럼 되어 멀리 격리되어버린 아들과 그를 둘러싼 세력에 대한 노여움 배신감이,돌아서는 발걸음을 수렁에 걸린듯 실의에 빠지게 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 아버지로하여금 끝내 병상을 떨치고 일어설수 없도록 절망시킨 것은 아들이 취한 소위 「망명신청」이었을 것이다.오늘같은 「대한민국」에 등을 돌리고 「망명」을 한다는 것은 얼마나 무의미하고 실패한 삶을 뜻하는가.유엔에 가입하고,통일을 논의하고,국제무대의 일원으로 당당하고 자랑스러우며 이른바 「민주화」에 대한 열등감이 없어진 나라를 두고 지금와서 「망명」같은 미예의 길을 선택하는 아들이얼마나 절망스러웠겠는가.병약해진 아버지에게 삶의 의욕을 더욱 잃게 하여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제 그 아들에게 아버지는 한으로 박히게 되었다.이제라도 아들은 달려와 아버지 영전에 엎드려 눈물로 빌어야 한다.벌이 있으면 벌을 받고 「대한민국아들」로 다시 돌아오겠음을 아버지의 죽음앞에 맹세하는 것이 아버지의 한스런 죽음을 위로하는 길이다.그것이 또한 성군이 새롭게 태어나는 길이기도 하다. 그의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세력들은 그럴수 있게 그를 도와줘야 한다.그것이 한 아버지를 기막힌 한속에 죽어가게 한 책임을 탕감받는 길이기도 하다. 아들을 기다리며 차마 눈도 못감았을 아버지의 영혼을 생각하면 우리 다함께 목이 멘다.
  • 서울신문 올해 주제/정치개혁 이룩하자:15

    ◎정치선진화를 위한 긴급제언/공명선거 공적 흑색선전 없어야 민주화의 과정에서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져야 한다는 것을 의심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공명선거가 대의민주주의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체이기 때문이다.이러한 공명선거를 저해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흑색선전을 들 수 있다. 흑색선전이란 선거운동과정에서 상대방후보에게 불리한 왜곡된 정보나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허위사실을 날조하여 대량으로 유포 함으로써 유권자들의 판단을 오도하는 행위이다.이는 주로 후보자나 선거운동원들에 의해 자행되지만 때로는 정당이나 각종 집단 및 기관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개인적인 흑색선전의 경우에는 상대방후보를 중상모략·비방하거나 자신의 업적이나 활동등에 대해 과장·조작하는 방법을 들 수 있다.조직적인 흑색선전의 경우에는 계획에도 없는 지역개발사업을 공약으로 남발하거나 기관·단체가 선거과정에 관여하여 이데올로기적 공세를 취하는 등과 같은 방법이 포함된다. 그러면 왜 흑색선전이 공명선거를 저해하는가.공명선거가 아닌 것으로는 타락·불법·금권·부정·지연·학연에 의한 선거들을 들 수 있고 이들은 모두 후보자들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는 것들이다.흑색선전이야 말로 이러한 공명선거가 아닌 선거들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다시 말하면 흑색선전이 유권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여 그 판단을 왜곡시키는 최종적인 결정적 영향을 주어 선거를 그르치게 하기 때문에 공명선거의 공적인 것이다. 그동안 가장 번번이 사용된 흑색선전의 예들을 보면 사상에 관한 ‘빨갱이’시비,사생활과 스캔들,지역연고와 학력조작 등을 들 수 있다.또한 조직적인 흑색선전으로는 전국을 개발권역에 포함시키거나 선거분위기를 위축시키는 이데올로기적 조작 등을 들 수 있다. 또 선거유세 과정에서 상대후보 출신지역에서의 선거폭력에 대한 「자작극」시비도 선거분위기를 과열시키고 지역대결을 조장하는 것은 물론이다. 지난 4·26총선에서도 개인적인 흑색선전은 차치하고라도 지역주의의 선거지배현상은 「지역당」의 출현을 가져오는 등의 문제를 야기하였다. 이러한 과거의 악몽이 지금 막 끝난 여야의 후보공천과정과 그 결과를 놓고 볼때 되살아나고 있어 이번 총선이 크게 염려된다.공천과정에서 상대 후보경쟁자에게 「흠집」을 내기 위해 많은 흑색선전이 난무했다.특히 공천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및 신당이적을 둘러싸고 몇몇 지역에 특정인사를 비방하는 유인물이 대량 살포되었다는 보도는 우리에게 우려를 넘어 절망감을 가져오게 한다. 오랜 권위주의 체제를 붕괴시키고 민주화의 초기단계에서 실시되는 14대 총선에서 만은 흑색선전을 기필코 근절하여 공명선거에 의한 민주발전을 이루어야 한다.이를 위해 첫째,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 등은 개인적·조직적 흑색선전을 선거과정은 물론 선거 이후에도 거국적으로 철저히 감시·조사·의법조치하여 발본색원해야 한다.둘째,대통령및 행정부는 선거과정에는 가급적 새로운 정책이나 계획을 발표하지 말고 엄정중립을 지켜야 한다.셋째,시민단체와 일반국민들이 선거감시활동을 통해 흑색선전이나 타락·불법선거를 감시하여 공명선거운동을 범국민적으로 전개해야 한다.특히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의 활동에 기대가 크고 큰 지지를 보낸다.특히 흑색선전에 대하여서는 모든 국민이 직접 나서서 감시자와 고발자의 역할 뿐만이 아니라 심판자로서의 성실한 의무를 수행하여 공명선거를 통한 민주발전을 이땅에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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