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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반란군 진압/특수부대 긴급투입… 하루만에 저지

    ◎반란 지휘장성 자살 【암만·바그다드 AFP 로이터 연합】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교외 지역에서 14일 군사반란이 일어났으나 긴급 투입된 정부군 특수부대에 의해 하루만에 진압됐다고 현지의 믿을 만한 소식통들이 15일 밝혔다. 요르단의 암만에서 국제전화를 통해 접촉한 이들 소식통은 정부군 제2,제6 특수진압부대가 이동중인 반란군 대열을 포위,무력화했으며 지휘자인 투르키 이스마일 알 둘라이미 준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둘라이미 준장이 라마디에 주둔중인 「7월14일」 기갑대대를 이끌고 봉기,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약 20㎞ 떨어진 아부 가립 지역에서 정부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고 말했다. 반란군은 아부 가립 지역의 관영 라디오 방송의 송신탑과 대통령 전용헬기장을 공격하고 이어 지난달 발생한 둘라이미 부족 소요 사건 관련자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인근 교도소로의 접근을 시도하던중 정부군의 저지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정부군이 탱크와 장갑차,헬기를 동원해 이들의 진격을 저지했으며 휘하병력이 궤멸되는 모습에 절망한 둘라이미 장군은 자살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 일 우익 「한·중 수탈사」 왜곡입증/일 귀족원 비밀회의록 공개의미

    ◎태평양전쟁에 조선인 징용 준비 확인/“공격대상 미·영” 논리 허구성 드러내 일본참의원의 전신인 명치헌법하의 귀족원(추밀원) 비밀회의록이 5일 모두 공개됐다.비밀회의록은 24건으로 A4판 4백70쪽 분량.그 가운데 전후 미점령군 사령부가 가져간 「미국의 일본 공습 및 상륙에 관한 질의」는 공개대상이지만 자료는 입수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따라 중의원이 갖고 있는 비밀회의록의 공개가 과제로 남게 됐다. 비밀회의록의 공개는 대부분 한국에서는 역사학자나 정치학자등에 의해 널리 확인돼 왔으나 일본에서는 극우주의자나 일부 보수정치인등에 의해 제멋대로 왜곡돼 왔던 과거의 침략수탈사가 다시 한번 정확히 확인됐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를 갖는다. 41년 1월 회의록에는 일본이 미국과의 전쟁을 일으키기 1년전 이미 영미와의 전쟁준비를 진행시키고 있었으며 전쟁수행을 위해 조선인 노동자를 착취할 계획을 착착 진행시키고 있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이는 뒤에 징용으로 나타난다. 또 고노에 당시총리는 대동아공영권 구상과 관련,「대동아 각 민족을 구미의 제국주의로부터 해방한다」면서 「(예상되는 지구전에 대비해)남방경영에 의해 소요물자의 보급을 확보해 지구전체제를 정비하는 외에 길은 없다」고 본심을 드러내고 있다.즉 구미로부터 동남아시아를 분리시켜 자원을 강탈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일본정치권에서 부전결의등의 채택을 둘러싸고 비뚤어진 역사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아시아와 싸운 것이 아니고 영·미와 싸우다가 본의아니게 아시아인에게 폐를 끼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 지나칠 수 없는 것은 「영·미가 일본의 생명선인 유류등의 금수조치를 실시해 전쟁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는 일본 일부 보수주의자들의 논리가 엉터리라는 점이다.고노에총리는 『영·미는 중일사변과 관련,9개국조약에 기초해 처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이 대륙침략정책을 포기하지않자 영·미가 일본을 준적국화하고 가솔린등 대일수출금지에 이르고 있다』고 말해 모든 원인이 한반도와 만주에 이어 중국까지 마구잡이로 침략을 자행한 일본에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이밖에 비밀회의록에는 1894년(한국의 동학농민전쟁에 일본이 개입,청일전쟁이 벌어진 해) 청일전쟁 임시군사비를 심의하는 귀족원 회의가 히로시마에 건설된 대본영의 가의사당으로 의원들이 집합해 열리는가 하면 심의도중 군사비에 관한 사항이라며 속기까지 정지돼 기록이 남겨지지 못하게 되는 등 군의 문민정치원리에 대한 훼손이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45년 3월 도쿄대공습 직후 열린 비밀회의에서는 이미 공습사망자가 5만5천명을 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이와관련,한 전쟁작가는 당시 일본이 전쟁을 포기했다면 일본은 원자탄 투하도 피할 수 있었고 일본인 사망자 3백10만명 가운데 2백만명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침략에 눈이 먼 지도자들이 일본국민과 아시아인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꾸역꾸역 밀어넣고 있었던 것이다.회의록 내용을 살펴본 도쿄도립대 사사키 류지교수등은 「고노에내각은 절망을 선택했다」,「무책임한 체계의 공허함을 본다」면서 침략의 역사에 강한 비판을 가했다. ◎일제 비밀회의록 요지 일본 참의원은 18 91년부터 19 45년까지 명치헌법하의 귀족원에서 행해진 비밀회의록을 5일 공개했다.다음은 비밀회의록 가운데 한반도 및 침략전쟁과 관련된 부분들의 주요내용. ▷태평양전쟁과 조선인 노동력 착취 계획◁ 1941년 1월 고노에 후미마로총리의 「국내외정세에 관한 보고」.…제국장래의 생명인 대동아 공영권건설 문제에 관해 독일·이탈리아 양국은 일본의 지도권을 인정한다고 함이 명료하다. 독·이와 더불어 나아가는 길 말고는 길이 없다.전쟁은 독일측의 승리로 귀결될 것으로 믿는다.영국과 미국은 중일사변에 대해 우리의 지금까지의 대륙정책을 포기하도록 하고 있다.제국으로서는 그렇게 해서는 장래의 발전이 되지 않는다.그 결과 영국과 미국은 일본을 준적국화하고 장개석정권을 원조하고 있으며 가솔린등의 대일수출금지에 이르고 있다. (영·미와의 대결이 불가피하다면서)특히 노동력 보급에 관해서는 앞으로도 곤란을 느낄 것으로 생각된다.지금의 탄광종사자 30수만명에 더해 시급히 약 4만명을 보충할 필요가 있다.다른 산업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쉽지 않다.국내 노동자 모집,조선 노동자 도입등에 관해 현재 응급 특별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아시아각지의 침략과 관련)예상되는 지구전에 대비해 남방경영에 의해 소요물자의 보급을 확보해 지구전체제를 정비하는 외에 길은 없다. ▷중일전쟁◁ 40년 2월 요나이 미쓰마사총리(해군장관출신) 상황보고.중경정권(장개석정권)이 항전을 계속하는 한 사변은 계속된다.(왕조명정권의 목적은)중경정권을 약화굴복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국제연맹탈퇴◁ 1933년 2월 사이토 마코토총리(조선총독역임)의 보고.(일본의 괴뢰국인 만주국의 성립을 인정하지 않는 립튼보고서를 국제연맹이 채택하면)동양평화의 확립에 대해 연맹과 소신을 달리하게 되므로 연맹과 협력할 여지가 없게 된다.…최후의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이 회의는 연맹이 보고서를 채택한 2월 24일보다 사흘 앞선 21일 열렸다).
  • “제2의 사강 출현” 불 문단 흥분

    ◎20세여학생 쥬스틴 레비,처녀작 「약속」 발표/철하거가 앙리 딸… 어머니 파멸 보는 소녀 그려 프랑스 문단이 40여년만에 전율하고 있다.프랑수아즈 사강이 「슬품이여 안녕」을 펴내 프랑스를 흥분시켰던 때가 18살이던 지난 54년.당시 프랑스 언론은 사강을 「무서운 어린 소녀」라고 극찬했다.그러나 올해 20세의 쥬스틴 레비라는 여학생이 41년만에 또 「무서운 어린 소녀」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철학가이기도 한 레비에게 「제2의 사강」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소설은 처녀작인 「약속」.이 작품은 사춘기의 소녀 눈에 비친 혼란과 파멸,지표없이 떠도는 심리를 잔잔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레비는 어린이의 피어나는 꿈이 마약과 완전한 고독감 때문에 악몽으로 변하지 않는가 라고 기성세대에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그녀가 프랑스의 유명한 사상가이자 철학가인 베르나르 앙리 레비의 딸이라는 점에서 문단의 관심은 더욱 크다. 레비의 소설 「약속」에 나오는 주인공은 이제 갓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를 거친 18세 소녀 루이즈.루이즈가 대학가인 소르본느 광장 앞 한 카페에서 어머니와 만날 약속을 하는 장면에서부터 소설은 시작된다. 루이즈는 어머니 앨리스와 1년만에 만날 약속을 했지만 앨리스가 약속시간에 늦는다.루이즈는 따뜻한 햇빛이 내리쬐는 카페의자에 앉아 과거를 회상한다.어머니의 아름다움과 현란함 그리고 자신의 희망·불안함과 함께 어머니로부터 버려진 상황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친다.앨리스는 절망에 빠졌으면서도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다하려고 노력하지만 마약에 빠져들고 만다.결국 한 여인과 동거생활에 들어가고 딸 루이즈를 뇌리에서 잊어버린다. 앨리스는 우스꽝스러운 애인을 갖게됐지만 어린딸 루이즈는 어머니를 기다린다.루이즈의 생활은 어머니와 「약속」하지 않은 끝없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비평가들은 「약속」은 슬픈 이야기이면서도 다른 젊은 작가들처럼 경박하게 슬픔을 표현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주인공 루이즈가 어머니에게 오히려 어머니 역할을 하는 감동을 준다고도 평가한다. 일상의 다반사를 무리없이 잔잔하게 펼쳐,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인생을 다시 한번 음미해 볼 정도라는 것이다.더덕더덕 화장을 한 여자친구,여자를 꼬시러 다니는 남자,담배냄새에 불평하는 여성 금연주의자,불평을 일삼는 남자친구들에 대한 묘사 등이 그렇다고 말한다.
  • 뇌물준 기업명단 이례적 공개/이 전노동 수사 안팎

    ◎거액 대출따른 관행적 비리에 쐐기/치밀한 「돈세탁」 넉달 추적,단서 잡아 26일 발표된 이형구 전노동부장관의 수뢰사건은 건국이래 처음으로 현직장관의 과거비리를 수사,사흘만에 구속시켰다는 점에서 「성역없는 검찰권 행사의 모범」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게 됐다.특히 현대자동차와 한국통신등 대형 사업장에서 노사분규가 한창인 상황에서도 주무장관을 구속하는 극히 이례적인 전례를 남기게 됐다. 검찰이 밝힌 수사의 전모는 산업은행 시설자금이라는 특혜성 대출을 둘러싸고 관행적으로 돈을 받아 온 한 고위공직자의 잘못된 윤리관과 「뇌물만 주면 만사형통」이라는 기업체의 비도덕적 행위가 어우러진 금융계비리의 전형이었다. 이원성 중앙수사부장은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앞으로도 비리혐의자에 대해서는 직위와 시기를 불문하고 끝까지 수사해 사법처리할 것』을 분명히 하고 『깨끗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사회지도층인사부터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같은 맥락에서 이 전장관 등에게 돈을 준 25개 기업체들의 명단을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금융수뢰사건의 먹이사슬 관계에 있는 기업체와 금융기관의 상납구조를 뒤엎기 위한 조치이다. 그러나 검찰은 안병화 전한전사장사건 때 안씨에게 2억∼3억원을 건네준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최원석 동아그룹회장이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것을 참고자료로 삼아 3백만원에서 5천만원을 갖다 준 이들 기업체대표를 구속하기는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수사는 특히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은 「3인의 금융전문가」가 철저한 「돈세탁」 끝에 숨겨 놓은 돈을 금융수사의 최고 전문가인 대검 중앙수사부팀이 찾아내는 불꽃튀는 한판의 두뇌전이었다. 법망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한 금융계와 재계의 「뇌물커넥센」을 밝혀 내기 위해 김성호 중수부2과장을 주임검사로 한 수사팀은 가명계좌 3개를 실마리로 이에 연결된 40여개의 차명및 실명계좌를 샅샅이 뒤진 끝에 3명에게서 모두 5억여원의 돈이 오간 사실을 포착했다. 이 전장관은 재무부 이재국장과 경제기획원·재무부 차관을 지내면서 익힌 「돈세탁」의 비법을 유감없이 발휘했다.홍대식 산업증권사장과 손필영 산업리스사장도 마찬가지였다. 비자금계좌 추적에 투입됐던 수사관계자는 『내사 4개월동안을 추적에 매달렸으나 통장을 드나든 수표의 흔적도 남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깨끗하게 세탁돼 있어 찾기가 불가능하다는 절망감에 빠지곤 했다』고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수사팀의 단서는 덕산그룹부도사건수사 때 찾아낸 홍성그룹 박성철 회장이 만든 것을 포함한 가명계좌 3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김용학」「나오미」등 명의로 개설된 이 계좌를 통해 드나든 수표를 끈질기게 추적·역추적한 끝에 꼬리를 잡은 것이다.
  • 「낙법­놀이·33」으로 본사제정 공초문학상 수상 홍윤숙 시인

    ◎“나이 70에 받는 복된 선물 기뻐요”/47년 등단… 인간의 아픔 보듬어 안는 자세로 시작 『나이 칠십 먹어 새롭게 상을 타려니 공연히 쑥스럽네요.하지만 제 문학 일생에 주시는 복된 선물로 알고 감사히 받겠습니다』 서울신문사가 제정한 공초문학상 제3회 수상자로 선정된 홍윤숙(70)시인은 마냥 기쁘기보다 옷 매무시를 가다듬게 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지난 47년 스물셋 나이로 시단에 데뷔,끊일듯 끊일듯 이어온 문학과의 인연이 어느새 50년이 다 되었다.문학과 함께 젊은 날과 중년을 보내고 문학에 기대 황혼을 맞게 된 셈.오랜 나날의 두터운 온축으로 시인은 이제 기쁨과 슬픔에도 큰 진폭으로 흔들리지 않는 무심의 영토에라도 들어선듯 하다. 『물론 상을 타면 좋기 한량없지요.하지만 우리 문학하는 사람 가운데 상받으려고 글쓰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우리는 목소리가 우러나는 대로 그저 시집을 쌓아가는 것 뿐이고 그러다 찾아오는 상이란 뜻밖의 횡재같은 것이지요』 그러나 시인의 시세계는 수굿하고 초연한 평상시의 모습과 전혀다르다.그의 시는 사람으로 태어난 아픔을 누구보다 크게 앓으면서도 흠집난 그 삶을 결국 품어안고 마는 「치열한 사랑」의 세계다.시인의 이런 실존적인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기는 이번 수상작「낙법­놀이·33」도 마찬가지.사람된 삶의 아픔을 터득했기에 「돌무더기 무너지는 아슬한 석양의 벼랑에 서서 떨어지는 모과의 향기를 아름답게」 느끼는 역설이 가능한 것. 『젊을 때는 사는 일에 허덕여 나이 먹고 났을 때를 챙겨볼 여가가 없지요.그러나 막상 인생의 하류에 당도하고 보니 그때 그렇게 허둥대지 말았어야 했는데,라는 회한이 절로 밀려오데요.담담하게 고백하는 심정으로 시를 썼어요.인생에 자신만만한 구두점을 찍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 시를 포함,놀이 연작시 65편 등 78편을 수록한 시집 「낙법놀이」는 「낙화」의 아찔한 절망감과 싸워온 시인의 삶의 자취다. 이처럼 지난날을 회한속에 돌아보는 시인이지만 젊은 작가들에겐 너그러운 점수를 주고 싶단다. 『요즘 작가들의 실험적인 시나 소설들을 나름대로 뜻있다고 생각합니다.문학이란 본디 다양성을 먹고 자라는 것 아니겠어요.하지만 마지막엔 문학의 본원적인 자리,원형으로 돌아가게 될거라고 생각합니다.제가 써온 정통시만이 유일한 원형은 아닐테지만 결국 문학도 고향을 꿈꾸니까…』 최근엔 윤대녕의 「은어낚시 통신」을 재미있게 읽었다고.후배의 작품에 대해 『단순한 듯하면서도 상식을 뛰어넘는 소재와 시각이 산뜻했고 필치도 신선했다』고 촌평한다. 『누구나 자신도 모르는 탤런트를 갖고 있고 우연한 계기로 이것이 싹트면서 삶의 길을 결정하는 것 같다』는 시인은 『지나고보니 나도 스스로의 선택보다는 우연에 더 큰 부채를 진 것 같다』고 문학에 꿈을 품었던 스무살 무렵을 에둘러 회고했다. 『아무튼 문학이 없었으면 뭘 먹고 살았을지 막막해요.글쓰는 것 빼고는 재주라곤 없었으니….다시 태어나도 이런 사정은 마찬가지겠지요』 「독실한」이라는 단서를 접고 카톨릭 신자라고 밝히는 홍시인은 『늘 회의하고 구속에 투덜거리는 「불량」신앙인이었다』면서도 『이처럼 끊임없이 묻고 싸웠기에 오히려 절대자에게 한발 더 다가갈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 나이에 욕심이 있다면 그건 허욕일테지요.그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쓸수있는 데까지 쓸 생각이에요』 무성했던 잎을 떨쳐버리고도 거칠 것 없이 곧게 선 겨울나무와 같은 느낌을 주는 이 시인의 문학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이다. ◎심사평/40여년 쓴 작품서 묵은 포도주 향기/수상작 「낙법…」뛰어난 상상력 발휘 시인 홍윤숙이 우리 시단에 등장한 것은 19 50년대 중반기로 알려져 있다.그러니까 이 시인의 시력은 줄잡아도 40년이 넘는다. 한 시인이 오랜 세월 시작활동을 했다는 것은 두가지 의미를 갖는다.긍정적인 각도에서 볼때 그의 시는 오래 묵은 포도주처럼 좋은 방향을 가질수 있다.그러나 이런 경우 끼어 들 수 있는 부작용도 생각될 수 있다.자칫 그의 시가 안이해질지도 모른다는 부정적 그림자가 그것이다. 시인 홍윤숙은 후자와 같은 우리 생각을 문자 그대로 기우에 그치게 하는 경우다.오랜 시력에도 불구하고 사물을 포착하는 그의 눈길은 여전히 매섭고 맵짜다.또한 그것을 도마위에 올려 요리하는 손길 역시 날래고 훌륭하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수상작으로 추거된 「낙법놀이」에는 한국시단이 가져야 할 좋은 시의 또하나 자격요건이 내포되어 있다.널리 알려진대로 현대에 와서 시는 서정시를 가리킨다.그런데 서정시는 그 속성이 사적인 세계를 노래하는 것과 함께 형태가 축약적인데 있다.이런 속성 때문에 서정시는 자칫 편향된 노래가 되기 쉽고 소수 호사가들의 애장품으로 떨어질 공산도 크다. 그런데 시인 홍윤숙은 그런 부정적 가능성을 정서의 보편성 확보로 극복했다.또한 신선한 시상제시로 그의 시가 많은 사람에게 애송될 수 있게 해주었다.특히 「낙법­놀이·33」에서 시인 홍윤숙은 모과향기의 「낙하」를 우리 자신의 한계의식과 일체화시키기에 성공했다.이 기법,상상력에 박수를 보내면서 이번 수상을 축하한다.
  • 독 건설업체/외국인 노동자로 “몸살”

    ◎「저임 무기」일자리 33% 차지… 독인실업 유발/외국 하청업체도 “밀물”… 부도율 20% 늘어 최근 베를린 중심가 프리드리히 슈트라세의 선술집인 「오스카 와일드」 매상은 부쩍 늘어났다.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아일랜드와 영국 노동자들이 몰려들어 몇시간이고 「풋볼」을 시청하면서 맥주를 마셔대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정치와 상업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베를린의 어디에서나 감지되고 있는 건설붐을 타고 등장한 외국인 노동자를 보는 독일인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이들의 값싼 노임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 독일인이 늘고 있어서다. 독일의 건설투자는 지난해 구서독 지역에서 4.1%,구동독지역에서 15.2%나 증가하는등 독일전역에서 활황세를 보여 극심한 인력난을 보이기 시작했다.그러나 묘하게도 이같은 「번영」의 혜택이 독일 건설업체와 독일 노동자에게 돌아가지는 않았다.오히려 저임 외국인 노동자와 하청업체의 수입으로 국내업체가 도산해 실업자가 속출해 선술집 오스카 와일드에 북적대는 외국인들을 달갑게 생각하는 독일인은 얼마되지 않는다.지난해 독일에 합법적으로 취업한 외국인 건설노동자는 유럽연합(EU)출신 합법취업자 10만명과 특별할당제에 의해 취업한 폴란드,체코 공화국등 비유럽연합 출신 3만명이다.그러나 불법입국자 40만명 및 독일업체에서 독일인과 같은 조건 아래서 취업한 15만명등을 포함해 외국인 노동자는 독일의 건설부문 총 노동력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그만큼 독일인들은 일자리를 잃었다는 말이 된다. 건설부문 실업률은 동·서 양독에서 각각 10%선에 육박하고 있으며 지난해 도산한 업체만 1천9백개에 이른다.이같은 도산율은 한해전에 비하면 20%나 늘어난 수치다.이는 외국건설업체가 저임노동력을 무기로 독일업체의 하청업체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에 빚어졌다. 독일이 요구하는 자격증을 갖춘 외국인 기능공의 임금은 영국인이 시간당 15마르크(약 8천원)를 받는데 이는 독일노동자 임금의 3분의 2가 못된다.주로 하청업체로 진출한 포르투갈 회사에 고용된 포르투갈 노동자는 영국인의 절반 수준인 7마르크쯤 받는다. 때문에 하청업체를 이용하기에는 규모가 작고 그렇다고 「틈새시장」에 숨어들기에는 덩치가 좀 큰 중소기업들의 도산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이 문제의 해결은 곧 기업도산 및 실업증가,그리고 특유의 외국인 혐오증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 독일은 이 문제를 취업당일부터 독일 임금기준을 적용함으로써 해결한다는 입장이다.이는 EU국가 노동자를 채용한 건설업체에게 현지임금 적용을 의무화한 EU의결 사항과 프랑스의 전례를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인력수출국들은 법적용시기를 외국근로자들의 체류 4∼6개월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강력히 맞서고 있는데다 다음달 29일로 예정된 29차 유럽사회장관회의에서 적용시기를 취업 한달 뒤로 정한 유럽집행위의 타협안이 논의될 예정이어서 독일은 절망반 희망반이다.
  • 노사화합이 외국인투자 부른다/황광하 서울대교수·경제계획론(시론)

    정부는 제15회 신경제 추진회의에서 외국인투자의 적극유치를 위해 지자체의 외국인 기업유치에 대해 중앙정부지원을 확대하고 광주 평동외국인전용공단의 입주조건을 개선하고 수입선다변화제도의 예외를 인정하고 대일투자유치 사절단의 활동을 강화하고 우수외국인력의 체류상한기간을 연장하는 조치를 발표하였다.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투자유치촉진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91년을 정점으로 답보상태에 놓여있는 실정을 감안할 때 때늦은 감이 있지만 적절한 대책이라고 본다.갈수록 치열해지는 국제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에 중점을 두지 않을 수 없고 이는 신기술개발이나 고도기술 도입에 의해 달성될 수 있다.외국인 직접투자는 선진기술을 도입하는 유용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적극 권장되어야 한다. 외국인 투자유치가 활성화되려면 정책수립에 있어서 외국기업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떡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부터 먼저 마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는외국기업이 해외투자에 적극적인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일본을 위시한 선진제국이 국내의 노동력 부족과 높은 임금수준 때문에 해외생산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특히 과거의 노동집약적 저부가가치산업 뿐만아니라 고부가가치산업의 생산거점 이전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부품수출·단순조립의 생산거점형이 아닌 상품수출을 대체하는 시장접근형이 증가하고 있다.더욱이 일본은 엔고 때문에 불가피하게 해외생산확대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진국의 해외투자는 분명 증대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해외투자지역으로 우리나라를 선택할 것이냐가 문제다.일반적으로 말한다면 투자국과 도입국의 산업구조,경제 발전단계 및 여건,국제 경제관계,기업의 경쟁관계 및 전략,정부의 산업·기술정책 등이 해외투자지역선정에 기준이 되고 있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는 한마디로 투자환경이 좋은 나라를 선택할 것이 분명하다. 외국기업이 본 한국의 투자환경은 그렇게 좋지 못하다.임금·지가 등 높은 생산비용,높은 금융비용 및조달의 어려움,노사분규에 대한 우려,각종 행정규제 및 법제도 운영의 불투명성,그리고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의식이 그것이다.그리하여 생산비면에서는 후발개도국에,투자환경에서는 선발개도국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그러나 노동력의 질적 수준,경제의 기반구조,국내시장규모 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많으므로 이를 잘 홍보하는 한편 투자장애요인을 제거내지 축소시켜나간다면 해외투자 유치는 결코 절망적이지 않다. 이번 정부조치로 몇가지 불리한 여건이 제거될 수 있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노사화합을 통한 산업평화의 정착,안정적인 사회분위기의 조성과 외국기업에 대한 국민의식의 전환이다.우리가 외국에 진출하려고 할 때 그 나라의 노사관계가 불안하다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는가.또한 외국인에 대한 인식이 부드럽지 못하다면 생산거점을 그곳으로 이전하겠는가.이제 세계속의 한국을 생각할 때가 되었으니 우리도 선진형 노사관계의 정착을 앞당기고 세계인의 의식구조를 갖추어야 하지 않겠는가.이 두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많은 외국기업이 다투어 우리나라로 올 것이고 그래야만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산업,기업을 선택적으로 유치할 수 있다.그런 연후에 이들을 통해 우리 기술능력을 제고하고 외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수용태세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노사화합과 의식개혁 모두 정부보다는 국민의 노력에 달렸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가 이를 위해 노력하자.
  • 「안전문화」절실하다/한영성 원자력연 상임고문(굄돌)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한다.천재지변도 아니요 계획된 범행도 아닌 설마와 적당이 빚은 인재,그것도 근년에 들어 반복되는 현상을 두고 절망감 마저 든다고 극언하는 사람도 있다. 한마디로 안전문화 부재의 현장을 보는 느낌이다.안전문화(Safety Culture)는 안전을 생명으로 하는 원자력 사업을 두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의해 1986년 도입된 개념이다.이에 따르면 각종 산업시설을 건설하고 관리하는 조직과 개인이 안전문제가 무엇보다도 최우선 과제임을 인식하는 정신자세를 바탕으로 하는 문화적 풍토라고 정의한다. 농경시대 사람들에게 비친 가장 무서운 대상은 신의 장난으로 여겼던 자연재해였다. 오늘날 우리의 생활은 그 때에 비해 엄청나게 풍요롭고 편리해졌다.문제는 이에 기여한 문명의 이기가 제기하는 역작용으로서 인공재해에 시달리고 있다는데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련의 후진국형 재앙이 WTO 체제하의 무한경쟁시대,세계 각국의 창에 어떻게 비쳐질지 자못 걱정된다. 센강을 가로지른 32개의 다리중 나폴레옹 1세 때 건설된 퐁네프다리,200년이 지난 지금도 건재함을 볼 때 불과 20여년만의 성수대교 붕괴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앞만 보고 뛰어온 지난 30여년,그 눈물겨운 노력으로 오늘을 일구어 냈다.장한 일이다 그러나 이대로는 안된다.잠깐 우리 스스로를 추스려 볼 때가 되었다.달라져야 하고 또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본다.해외건설에서 찾아볼 수 없는 부실공사가 국내에서는 버젓이 있다는 자체에 해답이 있다. 하면된다.우리의 마음하나 다잡아 먹으면 해낼 수 있는 일이다.그렇게 해서 나와 주위의 안전을,나아가 살맛나는 터전을 만들어 나가야겠다.
  • 등 사후/중 사상분열 심각할 듯/지도체제·당내마찰 예상

    ◎홍콩 「쟁명」보도/당 「비밀세미나」문제 지적/“개혁 소외계층 폭동 가능성”독 슈피겔지 【홍콩 연합】 중국공산당은 최고지도자 등소평(90) 사후 공산주의 사상에서부터 차기지도부 구성,중앙과 지방관계,군사문제,천안문사태 재평가,미국·일본과의 관계 및 대만과의 통일 등 무려 40개이상 문제에 관해 당내에서 의견 불일치를 보일 것으로 「비밀세미나」에서 예상했다고 홍콩의 중국전문 월간지 쟁명 최신호가 8일 보도했다. 당중앙위원회 서기처는 3월30일부터 4월2일까지 4일간 북경의 인민대회당 소례당에서 등 사후시기의 완곡한 표현인 「신시기의 공작과 정치형세 발전」이라는 고도의 비밀세미나를 개최하고 그의 사후 당내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문제와 의견불일치에 대해 15개 부문으로 나눠 토의를 진행한 후 40개 이상을 지적했다고 쟁명지 5월호는 말했다. 【본 로이터 연합】 중국은 2백명의 정치지도자에게 제출한 비밀보고서에서 구세대 지도자들이 죽고나면 심각한 사회불안이 야기될 것임을 경고했다고 독일의 슈피겔지가 8일 보도했다. 슈피겔지는 입수 경위를 설명하지 않은 이 비밀보고서를 인용,『등소평 등 지도자들이 생존해 있는 한 이들은 자신들의 능력으로 당과 국가의 갈등을 막을 것이지만 그 이후에는 엄청난 위기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 비밀보고서는 『개혁으로부터 아무런 사회적 이익도 얻지 못한 절망 상태의 사회계층의 폭동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많은 공장들에서 파업이 발생했던 지난 93년 그 영향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 자!5월이다(임춘웅 칼럼)

    대구지하철공사장 도시가스폭발사고로 우리는 또한번 분노하고,개탄했다.서울 아현동 도시가스폭발사고가 난 지 5개월이 채 안됐는데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또 일어날 수 있는 것인지 참으로 모를 일이었다.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지하철이 터지는 이 땅의 현주소가 과연 어딘지 우리는 다시 한번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 4월은 일본 요코하마시 전철역 독가스테러사건,미국의 오클라호마시 폭판테러사건으로 더욱 어지러웠다.요코하마사건은 세계를 놀라게 한 도쿄 사린독가스사건이 발생한 지 한달도 안된 일이었고 일본 전국이 비상경계상태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바로 우리와 지근거리에 있는 일본에서 벌어진 일이기도 했지만 테러의 성격이 우리도 목표가 될 수 있다는 개연성 때문에 남의 일이 아니라는 우려와 공포심을 심어주었던 사건이다. 오클라호마사건도 다를 바 없다.이런 테러는 바로 우리자신이 피해자 일 수 있다는 점에서 독가스사건과 우리에게 준 심리적 충격이 다르지 않았다. 서울시장이 「양심선언」이란 것을 하는 세상이다.지하철공사의 최종책임자가 지금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하철공사가 엉망이란 고백이다.시장의 「양심선언」이 세계 어느 나라에서 또 있었는지 모르겠다.그러나 잘못된 것을 덮어두거나 위험한 것을 아니라고 우기는 것보다야 백번 낫다.알만한 사람들을 시켜 알아봤더니 지금 공사중인 5호선지하철 하나에서만 무려 2백쪽 책한권 분량의 지적사항이 나타났다는 고백이다.실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이것이 우리의 수준이고 우리의 한계다. 잔인했던 4월의 마지막날,대구사고로 졸지에 세상을 떠난 대구영남중학교 학생 32명의 합동영결식장에서 한 급우는 조사를 이렇게 했다.『잘 가거래이……』 어른들은 4월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 것일까.영결식장을 울음바다속으로 몰아넣은 그 절절한 한마디 『잘 가거래이……』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것이다.4월의 아픔과 4월의 교훈을 새기고,다시 새기는 자기시련이 따라야 한다.무엇이 잘못됐는가를 뼈를 깎는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이제부터 무슨 일을 어디서부터 해나가야 할지를 챙겨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5월을 맞아야 한다.어둡던 그 4월에 영영 매달려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이제 5월이다.앙상하던 나뭇가지에 어느새 푸르름이 무성해진 5월의 감동을 맛보아야 한다.저 신록의 감동은 바로 생의 환희다.그 빛나는 색깔은,그 위대한 생명력은,쌓였던 고통과 슬픔,절망과 좌절을 털어버리고 일어서라는 신의 계시다.그래서 봄은 더욱 빛나고 찬란하다. 자! 이제 4월일랑 훌훌 털어버리고 일어서자.모두들 일어나 저 빛나는 신록의 산야를 바라보자.자연은 5월이 되며 다시 태어난다.어둡고 칙칙하던 겨울옷을 벗어 던지고 밝고 산뜻한 새옷으로 갈아입는다.이제 우리도 새옷으로 갈아입을 때다. 자! 5월이다.다시 시작하자.
  • 대구시민을 생각하며(송정숙 칼럼)

    대구참사는 우리로 하여금 만사를 포기해버리고 싶게 만들었다.그동안 그토록 빈번했던 어처구니 없는 대형사고들이 우리를 이미 정신적 탈진상태로 만들었고 거기에 다시한번 일격을 더했으니 절망감이 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위로의 말도 수습의욕도 찾아지지 않는 그 무력감에서 그래도 우리를 소생시킨 것은 다름아닌 대구시민이었다.그들의 그 아름다운 인정이었다. 자기 위험을 돌보지않고 현장에 뛰어들어 한목숨이라도 더 구하려다가 실신도 하고,벌겋게 피를 뒤집어쓰며 정신없이 생명을 구하고도 힘이 못미쳐 잃어진 목숨들을 안타까워 하는 그들.날밤을 새우며 구조반을 거들고 그 뒷바라지로 24시간을 매달린 어머니들과 한방울의 피라도 나누어보겠다고 길고 긴 줄을 서 있는 어른과 아이들.맥이 빠져 세상이 싫어지는 우리에게 그들은 구원이었다. 그중에서도 참혹하게 제자들을 잃은 시인교사가 절규처럼 한 말은 우리의 정수리를 때린 망치였다.참사로 희생된 동료교사에게 함께 저승길을 가게될 「우리 아이들」을 맡기노라 당부하며『이런 말이라도 하지않고는 누군가를 저주하게 될 것같아 환장하겠다』던 한마디.그건 우리심장을 하비는 송곳이었다.그런 그는 영정을 만들기 위해 병광이와 민철이와 석술이의 사진을 교무수첩에서 찢어내면서 『너희들은 그 사람들을 사랑으로 용서해주도록 하라』고도 당부했다.대구시민인 그 「선생님」의 이 말을 우리는 멍에 삼아 등에 짊어지게 되었다. 침이라도 탁 뱉듯이 『이눔으 세상 나사가 빠져버렸다』고 힐난하며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말이 우리에게는 너무 흔해졌는데,누군가에게 구정물처럼 핑계를 한바가지 안겨주고 목청껏 비난이나 하는 말만 너무 많아졌는데,용렬하고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사형을 시켜버려야 할 공직자의 책임을 허옇게 열거하는 일로 카타르시스를 하는 듯한 말도 넘치게 들었는데 『누군가를 저주라도 하게 될 것같아 환장할 것같은 마음』을 참아가며 죄지은 이들을 사랑으로 용서하도록 가르치는 대구「선생님」말은 그런 말이 아니다.우리는 평생동안 그 말을 잊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대구시민을 안다.속속들이 다알지는 못해도 역사의 길목길목에서 대구 사람들이 보여준 결의를 알고 정의감을 알고 울분을 알고 그 인정을 안다.의때문에 분노하지만 긍정적인 결론을 내릴줄도 아는 성숙한 아량을 우리는 믿는다.그런 대구의 희생자들이므로 돌아오지못할 저승길을 떠나며「선생님」의 당부대로 「저주」대신 「사랑의 용서」를 선택했으리라는 것을 또한 믿는다. 이 대구시민의 마음을 위로하는 유일한 길은,우리 사회가 더는 이렇게 흘게빠진 채로 살지 않는 것임도 우리는 절감한다.높은 목소리로 일회성의 가혹한 비난이나 외치고 마는 일의 반복이 얼마나 의미없는 일인가를 우리는 알고 있다.비난과 비웃음은 까딱하면 적개심과 불화만을 확대시킨다.지구촌에는 불화 때문에 피비린내나는 내전을 하느라고 민족을 기아와 질병으로 피골이 상접한채 지옥속에 빠져버리게 한 나라도 숱하다.민족간의 갈등 때문에 전쟁이 끊이지않아 피폐의 늪에 빠진 민족도 얼마든지 있다.불화와 적개심은 증오와 갈등의 근원이 된다. 불화와 갈등은 승화시키고 잘못에 대해서는 가혹하게 따지고 집요하게 추궁하여 누구도 책임에서 회피하지 못하고 모든 빚은 다 갚아야 하게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그러기 위해 바로 「내가」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톺아보는 일이 우리에게는 시급하다.지속적으로,꼼짝못하게 타당한 이유를 가지고 법을 지키며 꾀피우는 일이 없도록 감시하는 시민에게는 공직자도 사회지도층도 겁을 먹는다. 이런 모든 교훈을 대구시민에게서 우리는 다시 한번 확인한다.그들이 스스로 비극을 딛고 일어나 늠름한 기상으로 거듭나리라는 것을 우리는 확신한다.대구는 여러번 그러했으니까.그것이 우리 모두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수범이 될 것이다.우리는 대구를 사랑한다.대구를 형제로 둔 우리 모두는 서로를 사랑할 것이다.
  • 흑인문화 중짐지 할렘가(브로드웨이 “새바람”:14)

    ◎「블랙르네상스」 부활의 꿈 가꾼다/“범죄·마약·빈곤의 거리” 오명씻기 안간힘/중심가에 22층 국제무역센터 건립도 추진/시인 앤젤루·영화감독 울프 등 고무적 예술활동 『……/밤이 깊어지면 그는 낮은 톤으로 노래하고/별빛이 사라지고 달빛만 남게되면/가수는 노래를 멈추고 잠자리로 가네/그가 낮게 부른 고난의 블루스만이 메아리 되어 귓가를 스치고/그는 바위처럼 죽음처럼 깊은 잠에 빠지네//』(랭스턴 휴스,「고난의 블루스」 The Weary Blues 중에서) 1920년대 미국 블랙르네상스의 기수로 당대 미국의 최고 시인이자 소설가였던 랭스턴 휴스는 할렘흑인들의 힘들고 고난에 가득찬 생활을 이렇게 묘사했다.그러나 당시의 할렘사람들은 좌절하지 않고 일어섰으며 할렘을 흑인문화의 중심지이자 흑인인권운동의 중심지로 아프리카나 카리브해에서 이주해온 흑인들의 자랑스런 고향으로 만들었다.그래서 할렘은 한때 「세계 흑인수도」라고까지 불릴 정도였다. ○한때 「세계 흑인 수도」로 블랙내셔널리즘의 대부인 마르쿠스 가베이가 1916년 국제흑인진흥회를 만들어 백인과의 투쟁을 선언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운동」(Backto Africa Movement)을 벌여 노예상태의 흑인들에게 자각의식을 불어넣었던 곳이 바로 할렘이다.오늘날 이곳에는 마르쿠스 가베이 파크가 있어 그를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할렘은 범죄·마약·빈곤 등 불안의 대명사로 불리게 됐다.온통 낙서투성이의 거리,퇴락한 빌딩군,지저분한 쓰레기 더미,이곳저곳에 널려있는 홈리스(집없는 걸인)등 같은 맨해튼 임에도 불구하고 불과 20∼30블록 남쪽의 거리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왔다. 할렘은 지리적으로 센트럴파크의 북쪽끝인 110스트리트로부터 북쪽으로 155스트리트까지를 일컫는다.그 가운데 컬럼비아대학과 세인트 존 디바인성당등이 있는 모닝하이츠라고 부르는 허드슨강변의 언덕지역은 제외된다.또한 피프스(5th)애브뉴를 사이에 두고 동쪽은 히스패닉이 모여살아 이스트할렘 혹은 스패니시할렘이라 부르고,블랙이 모여 사는 서쪽은 웨스트할렘과 센트럴할렘으로 구분된다.브로드웨이는 웨스트할렘을 종주한다.따라서 할렘은 브로드웨이의 또다른 얼굴로 나타난다. 「블랙르네상스의 부활」.이는 21세기를 눈앞에 둔 「할렘」사람들의 최대의 희망이다.할렘을 절망의 땅에서 건져올려 희망의 땅으로 만들려는 할렘사람들의 노력은 생존의 몸부림만큼 절박하게 와닿고 있다.이를 위해 먼저 경제적 측면에서의 노력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으며 블랙문화의 정통성을 찾고 그를 보존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활발하게 일고 있다. 그 첫번째 노력은 할렘을 동서로 가르지르는 중심가인 마틴 루터 킹 블루바드(125스트리트)를 무역의 거리로 만들자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그 한복판에 22층 높이,40만 평방피트(1만1천평) 규모의 국제무역센터를 건축한다는 것이다. 뉴욕 & 뉴저지항만청이 올봄 주정부 도시개발공사의 승인을 받아 총8천3백만달러의 예산으로 98년 완공을 목표로 착공할 할렘국제무역센터 내에는 1백개 룸의 호텔과 7백50명 수용의 회의장,전시장,기타 오피스룸등이 최고급 시설로 들어서게 된다.종합유통업체들의 진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할렘국제무역센터 건립추진위의 퍼시 서튼 위원장은 『21세기의 할렘은 희망의 땅으로 이곳 주민 뿐 아니라 미국내 모든 흑인들에게 꿈을 선사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에 차있다. ○「블랙문화」 보존 움직임 할렘의 문화적 정통성을 찾기 위한 노력도 아직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마틴 루터 킹 블루바드에 위치한 할렘의 대표적 극장인 아폴로극장은 할렘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해오고 있다.1914년 백인전용의 오페라하우스로 개관했던 이 극장은 1934년 소유주가 바뀌면서 모든 인종에게 개방됐고 할렘에 흑인들의 이주와 함께 점차 흑인전용극장으로 바뀌게 됐다. 아폴로극장이 매주 수요일 개최하는 「아마추어의 밤」은 어느 최고 극단의 공연보다도 재미 있다.아마추어들이 저마다 특색있는 몸차림을 하고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박수에 따라 평가받는 이 쇼는 수요일밤의 열기로 그득하다.재즈의 원형으로 흑인 전통 대중가곡 형태인 블루스를 비롯,재즈·스윙뮤직·랩·힙합등 온갖 형태의 노래와 춤들이 어우러지는 한마당은 할렘이 생생하게 숨쉬고 있음을 증명해준다. 또한 최근 흑인예술인들의 두드러진 활동도 큰 고무가 되고 있다.93년의 경우 클린턴대통령 취임식에 시인 마야 앤젤루가 축시낭송을 위해 초청된 것을 비롯,영화감독 조지 울프는 토니상을 받았다.소설가 토니 모리슨은 넬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흑인작가가 됐으며 유세프 코무니아카는 시부문 퓰리쳐상을 받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흑인들의 독특한 창조력은 무한한 가능성을 시사해주기에 충분하다.할렘의 이같은 회복 분위기에 따른 사회안정를 반영하듯 할렘의 범죄율은 최근 3년간 두드러지게 감소했다.지난해의 경우 할렘에서 살해된 사람은 3백50명으로 93년보다 20% 감소를 보였으며 90년의 6백50명 보다는 31%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범죄율 크게 줄어들어 한편 할렘의 서쪽을 달리는 브로드웨이는 114스트리트에서 아이비리그의 일원으로 미국 최고의 명문대에 속하는 컬럼비아대학을 만난다.이 대학은 120스트리트까지 계속되며 각 단과대학들이 인근 빌딩에 들어서 있어 넓은 대학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유서 깊은 교회들도 많다.허드슨강을내려다보고 있는 리버사이드처치(122스트리트)는 1930년 설립된 21층의 고딕양식 교회로 2만2천개의 파이프로 이뤄진 세계최대의 파이프오르간으로 유명하다.컬럼비아대학 남동쪽에 위치한 세인트 존 디바인 성당은 1892년 건축을 시작하여 1백년 넘게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
  • 보스니아 휴전 만료/불가침협정 추진/UN

    【사라예보 로이터 AFP 연합】 1일로 시효가 끝나는 보스니아 정부군과 세르비아계간 휴전협정 연장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엔은 양측간의 한시적인 불가침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유엔 관리들이 지난달 29일 밝혔다. 사라예보의 유엔 관리들은 지금 현재로선 휴전협정 연장은 거의 절망적인 상태이며 아카시 야스시 유엔 특사가 30일 양측 지도자를 만날 예정이지만 그가 휴전협정을 연장할 수 있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다만 낮은 수준에서나 전쟁 억지효력을 지닐 수 있는 합의 도출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사라예보 로이터 AFP 연합】 보스니아 정부는 1일로 만료되는 휴전을 연장하라는 유엔의 요청을 거부한채 대신 보스니아내 세르비아계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공식적으로 다짐했다고 아카시 야스시 유엔 특사가 30일 말했다. 아카시특사는 그러나 휴전 연장 희망을 포기하지않을 것이며 알리아 이제트베고비치 보스니아 대통령과 세르비아계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와의 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계속 논의할것이라고 덧붙였다.
  • 대형사고의 단절을 위해/그 누구도 아닌 우리 모두의 책임(사설)

    「잔인한 4월」은 또한번 슬프고 두렵고 절망스런 사고를 안겨주고 물러갔다.대구지하철공사장사고는 그 소중한 어린 생명들을 한꺼번에 앗아간 슬픔을,사람이 저지르는 하찮은 실수가 이렇게 커다란 위험을 동반한다는 사실의 두려움을,집요할 만큼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대형사고의 절망을 또 한번 경험시켰다. ○동일사고 되풀이의 절망감 예측할 수 없었던 천재지변도 아니고 특정한 세력의 계획된 범행도 아닌,사람이 저지른 실수라는 사실이 여전히 우리를 암담하게 하는 대형사고였다.이런 대형사고가 그때 마다 그 대응에서도 똑같은 일로 거듭된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절망시킨다. 사람이 사는 사회에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계속되게 마련이다.특히 우리처럼 치열한 역사의 시련과 곤고한 현실의 어려움에 맞서 세계사에 유례없는 성장의 현대사를 개척해온 사회에는 하고 많은 모순과 부조리들이 부산물로 잉태되게 마련이다.급성장하는 경제의 부작용으로 졸속과 부실의 체계가 생산현장에는 물론 정책현장에도 만연하게 마련이고 그에 반해 성급한사회적 기대와 상대적 박탈감에 의한 불화와 원한의 심정적인 채권자를 숱하게 낳아놓게 마련이다. ○흥분·분노·개탄만으론 안돼 그 모두가 사고를 예측시키는 요인인데도 그 대응에 우리는 효율적이지 못했다.흥분과 분노와 개탄으로 절절 끓기만 하다가 식어버리면 그만인 사고의 형태와 그에 유사한,비이성적이고 정밀성도 없는 대응만 해온 것이다.언제부턴가 우리는 사건사고가 일어나면 재빨리 책임지울 상대부터 찾아내는 일에 이골이 나버렸다.특히 언론이라는 거대한 세력이 모든 사고를 원한의 확대재생산에 활용하는 것에 크게 기능한 것도 그에 도움을 주었다.반성할 일이다. 그런 일은 사고를 줄여가는 일에 효율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책임을 질 사람들에게 도덕적 불감증을 키워줄 뿐이다.중학생이 시험지를 훔쳐내도,지존파가 살인공장을 차려도 사회를 탓할 핑계를 제공해 주고,가스누출 신고를 받고도 외면하는 직업인과 그것을 감시해야하는 공직자도 냉소적인 채 무책임할 수 있는 탓거리를 만들어준다.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 우리 모두가책임진다는 자세를 보여야지 선동적인 방법으로 희생양을 내세워 책임을 전가하고 말끔히 잊는다면 아무 도움도 안된다. 분명한 것은 우리에게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대형사고가 아주 총체적인 실수와 실패의 집합체라는 사실이다.내탓 만도 아니고 네탓 만도 아니다.우리 사회는 이미 첨단기술이 지배하는 하이테크 사회가 되었다.그러므로 그 대응도 그에 준해야 한다.전문가·학자·심리학자·사회학자·수사책임자들이 참여하여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며 냉정한 대처를 해야 한다. ○특별조사·연구팀 구성해야 미·일 등 선진국의 경우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관련 기관·회사·개인들이 책임의 회피가 아니라 자기쪽에 원인이 있는것이 아닌가를 철저히 객관적으로 규명하는데 전력함으로써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인다.우리 모두가 배우고 실천해야 할 자세다.이번 사건을 하나의 시범케이스로 종합 분석하고 연구해 결과와 대책을 보고케 하는 특별 「케이스 스터디 팀」의 구성을 제의 한다. 우리는 지금 싫든 좋든 세계의 일원으로살아남아야 하는 문명의 대전환점에 와 있다.그것은 분홍빛 미래상이 아니라 준열한 당위이다.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가장 경쟁력이 있는 세계시민이 되지 않으면 따라갈 수없는 가혹한 현실이다.그러자면 무슨 핑계를 정부와 사회에 떠넘기고 법과 규칙을 외면하며 이기적인 삶을 사는 방식으로는 감내할 수없는 시대를 뜻한다.따뜻한 인정도 필요하지만 냉정한 이성을 가지고 무서운 눈으로 지켜보고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국민일반 안전의식 고취도 가혹한 횡액에 의해 억울하게 스러진 넋을 위로하는 일도 그런 일로만 가능하다.지루하고 답답하더라도 같은 잘못이 거듭되지 않게 하는 노력만이 최선의 대응이다.교육 등을 통한 국민일반의 안전의식 고취도 중요하다.5월을 맞으며 우선 그것을 시작하자.
  • 또! 대형가스폭발 참사인가(사설)

    참으로 참담하다.대구 지하철공사장 대형가스폭발사고는 폭발규모로나 인명피해로나 지하철공사사상 최대의 참사이다.교통사고를 비롯 났다 하면 큰 희생의 대형사고다.충격만이 아니라 절망감까지 갖게 한다.더 어이없는 것은 똑같은 대형가스폭발을 서울 아현동에서 겪은 것이 불과 4개월전이라는 사실이다.실질적으로는 그 사후처리도 아직 마감되지 않았다. 이렇게 연이어 같은 참사를 일으켰다는 것이 곧 안전 부주의에 따른 큰 인재임을 실증한다.그렇다면 언제까지 우리는 인재의 사회를 이끌어 갈 것인가.이것이 또 우리를 분노케 한다. 사고현장은 작은 공사장도 아니었다.지하철이라는 대형공사장이었다.가스관도 작은 것이 아니었다.2백㎜나 되는 것이었다.그러니 도시가스관리의 허술함과 지하철공사장의 무심한 안전관리가 주범일 수밖에 없다.우리는 이런 원시적 사고를 더이상 용납해서는 안될 것임을 이 기회에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우선은 수습에 나서야 할 것이다.너무 많은 인명피해자들에 대한 응급대책이 시급하다.그리고 철저히 사고원인을 규명해야 한다.여전히 서로 책임을 미루는 일들이 생길 것이다.그러나 책임의 범위를 이번에는 확대해야 한다.서울 아현동사고가 아직 누구에게서도 잊혀질 시기가 아니었음에도 같은 안전사고를 반복했다는 것은 사실상 안전규칙 유무의 문제도 아니다.가스나 건설 관계당사자들도 아현동 폭발을 보면서마저 어떤 교훈이나 경각심도 갖지 않았었다는 것의 문제일수도 있다.이 상식차원의 개별적 도덕책임도 물어야 한다.따라서 이번 문책은 사고의 규모만큼이나 크고 엄중한 것이 돼야 한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도시가스배관시설의 안전관리체계를 제로베이스에서 새로 구축해야 할것 같다.부실자재·노후시설·안전관리전문가 부족·안전관리수칙의 무시 등 사고가 날 때마다 말로만 되풀이하는 논점들을 벗어나 제도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실제로 실시가 되는 사고방지 안전구조를 만들어야 한다.이점에서 건설시공사의 안전관리의무 역시 형식상 점검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제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 폭행아들 자수시킨 부정/김태균 사회부기자(현장)

    ◎피해자 부모 계속된 요구에 「법의 처분」 선택 『자식이 아무리 죄를 많이 지었기로 경찰서에 직접 데리고 오는 아버지 마음이야 오죽할까요』 27일 하오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계.보호실철창을 사이에 두고 두손을 굳게 맞잡은 아버지와 아들은 말이 없었다. 철부지 아들이 휘두른 폭력에 눈을 크게 다친 피해자에게 병원치료비와 합의금등으로 집까지 저당잡히고 돈을 마련해주었지만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계속된 요구에 끝내 「법의 처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최모씨(49·강남구 대치동). 재수생인 아들 최군(19)이 사고를 낸 것은 지난 6일 하오9시쯤 강남구 대치동 모입시학원에서.10대 말썽꾸러기들의 싸움이 흔히 그렇듯 「이유없이 째려보았다」는 이유로 자율학습도중 같은 반 학생과 싸움을 벌였다.주먹다짐을 하고 난뒤 그 자리에서 『앞으로 잘 지내자』고 화해도 했다. 그러나 상대편 학생이 눈에 입은 상처는 악수로 깨끗이 끝낼 만큼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잘못되면 실명을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병원의 이야기였다. 피해자측은 1억5천만원을 요구했다.최씨는 난감했다.아들이 지은 죄에 대한 보상은 당연하지만 조그만 깡통공장을 전세내 운영하고 있는 처지에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그렇다고 명문대에 다니는 누나와 달리 전문대조차 제대로 못간 말썽꾸러기지만 심성만은 착한 외아들을 감방에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의 판단이 옳은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자식의 장래와 기울어가는 집안,남의 집 귀한 자식에 대한 미안함.아들의 순간적 실수가 빚은 절망속에서 아들의 자수를 택한 아버지 최씨는 하오 늦게야 아들을 홀로 경찰서에 남겨두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돌렸다.
  • 병상의아들 초상그리기 9년/뉴욕서 총망받은 화가 빈센트 데시데리오

    ◎86년 태어난 첫아들 뇌수종으로 절망적/“활기찬 모습 그리면 꼭 회복” 부정의 집념 야심 있는 뉴욕화가 빈센트 데시데리오는 그의 36번째 생일 직후인 91년 8월 꽤나 영향력 있는 맨해튼의 말보로 화랑과 작품전시 계약을 맺었다.그때 데시데리오는 네살배기 아들의 중병이 마음에 걸려 그 아이의 초상화를 강박적으로 그리고 또 그렸다.그렇게 하면 어쩐지 그 애가 영원히 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작품을 준비하는 18개월 동안 마음이 괴롭고 기운이 없어 그는 93년2월 말보로화랑에 낙관을 빠뜨린 채로 열두 작품을 출품했다. 데시데리오는 국민학교 3학년 때 다른 어린이들이 부활절 카드에 토끼나 그리고 있을 때 「예수의 부활」을 그려 수녀들을 깜짝 놀라게 했고 12살 때는 차고 천장에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를 그리기도 할 만큼 미술에 천재성을 보인 사람이었다. 그는 오랜 미술수업을 받았다.헤이퍼포드에서 4년,플로렌스에서 1년,그리고 펜실베이니아 미술아카데미에서 4년 이상 미술교육을 받았다. 1980년 정신의학을 전공하던 게일과결혼할 때까지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렸으나 86년11월 첫아들 샘이 뇌에 물이 차는 병인 뇌수종에 걸린 채 태어나자 사정이 달라졌다. 데시데리오와 그의 아내 게일은 의사로부터 샘이 곧 눈이 멀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으나 다행히도 샘은 사물을 볼 수 있었다.또 정상적으로 말도 할줄 알고 무척 사교적이었으나 몇가지 결함이 있었다.샘은 발작을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90년10월 어느날 샘은 얼굴이 창백해지고 계속 토하면서 혼수상태에 빠졌다.그의 뇌혈관이 막힌 것이다.병은 더 악화돼 뇌탈장까지 발생했다.여러 달에 걸쳐 샘은 서서히 의식과 말·동작을 되찾았으나 스스로 숨쉴 수 있는 능력이 손상됐다.이 일이 있고 난 뒤 데시데리오 부부는 잠시도 샘의 곁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같은해 12월 중순 게일이 차남 오스카를 낳자 그는 뉴욕병원에서 아내의 병상과 몇층 아래 샘의 병상을 왔다갔다 하며 바삐 간호해야만 했다. 데시데리오는 그 바쁜 와중에 랭 앤드 오하라 미술관에서 그의 세번째 개인 전시회를 열었는데 가장 성공적인 것이었다. 샘은 마침내 뉴욕병원을 떠날 만큼 호전돼 맨해튼 북쪽으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인 브라이드데일 어린이갱생원으로 옮겨졌다.그러나 샘은 호흡이 멈추는 것에 대비,기관절개술을 받은 상태였고 24시간 내내 교대간호진이 필요했다. 데시데리오는 말보로 전시회를 앞두고 자주 샘을 그렸으며 그의 작품에서 소년은 상징성을 띠었지만 바로 샘이었다.그래서 그의 작품 이미지에는 샘의 병이 강하게 배어 있었다. 데시데리오는 샘이 뇌탈장을 일으켰을 때 낫게 해 달라고 기도했으나 그럴 수록 샘이 악화됐다.그는 기도를 그만두고 병원에 있는 샘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그러나 샘은 더 나빠졌다.『오 하느님!제 그림에 잘못된 게 있습니까』 그는 이번에는 아들이 걸어가는 활기찬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샘이 낫기를 기대하면서. 『그가 걷는 모습을 담으면 다시 걸을 것이라는 생각이 미치광이의 집념이겠지만 과연 당신들이 절망에 빠진 그 마음을 아는가』 말보로전시회는 데시데리오가 아들을 향해 바친 정성이었다.
  • 검은 운동화 한짝/나윤도 뉴욕특파원(오늘의 눈)

    폭파된 오클라호마시티 연방건물의 실종자 가족대기실이 마련된 「올드 퍼스트 크리스찬교회」의 교육관은 21일 사건발생 사흘째 밤이 깊어오자 행여나 하고 생환에의 기대를 가졌던 가족들의 표정에 절망감이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사건 현장에서 두블록 떨어진 이 대기실에는 어제까지만 해도 간간이 들려오던 생환 소식은 거의 사라지고 사망자 확인 요청 마이크 소리만 이따금 정적을 깨고 있었다. 이날 하오 유력한 폭파범 용의자가 잡혔다는 긴급뉴스도 망연자실한 가족들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를 주지 못했다.단지 지난 93년 LA지진 때 붕괴된 건물에 매몰됐다가 사흘만에 구조된 경우가 있던 것을 기억하는 몇몇 가족들만이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처럼 「마지막 밤」에의 한가닥 희망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1백여개의 침대가 급히 설치된 대기실의 한쪽 구석에는 TV가 놓여 있어 시시각각으로 전해지는 발굴소식과 수사진전 상황이 속속 보도되고 있지만 탈진상태에 놓인 가족들은 TV를 응시할 힘마저 잃고 있었다. 15개월된 태빈 가레트군의 앙증맞게 생긴 검은 나이키운동화 한짝을 침대 머리맡에 놓고 하루종일 뚫어져라고 쳐다보고 있는 엄마 칼라 가레트는 수시로 시체보관소를 다녀오지만 하루종일 기다리는 일 밖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럽기만 하다.파란색 체육복에 검은 운동화를 신은 어린 아들이 콘크리트더미 속에서 숨막히는 고통을 겪으리라는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질 듯하다.그녀는 이제는 차라리 아들의 인상착의를 알리는 마이크 소리가 날까봐 두려워하고 있었다.그것은 행여나 살았을까 하는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오클라호마주는 물론 인근 텍사스주에서 온 수백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가족들 뿐 아니라 발굴단및 매스컴들을 위한 안내및 경비 등을 맞고 있으며 구세군은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있다.물밀듯이 몰려드는 성금으로 성금전화는 하루종일 통화중이다.오클라호마시티의 자동차들은 모두 낮에도 헤드라이트를 켜고 다닌다.누가 시키지 않아도 시민들의 분노의 표시이자 응징의 표시다.엄청난 비극은 다시한번 미국민을 하나로 만드는귀한 보상을 가져다 주었다.
  • 4·19부상자후원 10년 한의사 김한섭씨

    ◎“「그날의 동지」당연히 돌봐야죠”/제대후 한의학과 복학… 시위참여중 총상/무료진료·생활비 지원 등 불우동지 도와 『올 4월은 총탄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날의 부상으로 지금까지 어렵게 살고 있는 이름 없는 동지들에게도 남다른 감회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60년 4월혁명 때 부상을 당한 동지들을 10년째 돌보고있는 김한섭(58·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백운당 한의원장)씨.그는 4·19묘역이 국립묘지로 성역화된 올해를 「무명동지 복권의 해」로 그렸다. 「4월혁명 부상자동지회」의 부회장직도 맡고 있는 김씨는 부상동지들의 무료 치료는 물론 생활고에 시달리는 동지 7명에게 석달에 한번 30만원씩의 생활비를 보조해온 숨은 독지가이기도 하다.그러면서도 동지들에게 좀더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뜨거운 함성으로 전국이 메아리친 35년전 그날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거리로 뛰어나왔던 김 원장.군복무를 마치고 경희대 한의학과 1학년에 막 복학한 때였다.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하다 머리와 등에 총상을 입고 10여일동안 사경을 헤맸다. 혁명이 끝난 뒤 「전국 4·19학생동지회」에 참여,남다른 열정을 갖고 활동을 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5·16 군사정권에 묻혀버렸다.절망감 속에 한의사의 꿈도 버리고 은행에 취직했다. 20여년의 방황 끝에 80년 다시 한의사로 나섰다.5·16의 충격이 20년동안 외도를 하게 했지만 정신적인 성장도 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의 무료진료는 4·19 관련자들 뿐만이 아니다.지금까지 무료진료 혜택을 받은 사람은 모두 5천여명에게 이를 것으로 주위에서는 말한다.4·19 관련자는 물론 영세민 상이군경 낙도등 무의촌의 주민등 그의 손길을 바라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갔다. 『뭐 다른 뜻은 없습니다.불우한 동지들을 위해 그나마 조금 낫게 사는 사람이 베푼다는 마음 뿐이지요』 앞으로 4·19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전담하는 법인체를 설립하고 싶다는 그는 대부분 흰머리의 할아버지가 되어가는 동지들을 생각할 때 마다 마음이 더욱 급하다고 했다. 『지난 63년 부상자동지회가 설립될 때만 해도 3백4명이던 회원이 지금은 2백30명으로 줄었습니다.부상후유증과 생활고로 일찌감치 생을 마친 사람들이 대부분이지요.그러나 장례비조차 제대로 없어 유족들이 쩔쩔매는 것을 보면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이 더운 절박해집니다』 그러면서 지난날의 스크랩을 들춰보는 그의 눈에는 금세라도 이슬이 맺힐 것 같아 보였다.
  • 부활절(외언내언)

    부활절을 영어로는 이스터 데이(EASTERDAY)라고 한다.「이스터」는 춘분절의 한 축제에서 비롯된 말이다.춘분은 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절기. 기독교인들이 부활절을 지키게 된 것은 서기 2세기 무렵부터이다.로마 교황 빅토르1세가 모든 교회에 봄철의 특정일요일을 부활절로 지내도록 명령했었다.때문에 나라마다 또 교회마다 부활절이 달랐다.서방기독교의 부활절이 확정된 것은 서기 3백25년 니케아회의.기독교의 중요교리들이 결정된 이 회의에서 그레고리오력으로 3월21일 춘분이후 최초의 만월이 있는 첫 일요일을 부활절로 정했다.그러나 그리스정교회등 동방교회의 부활절은 다르다.동방교회는 율리우스력으로 유월절이후 첫 일요일을 부활절로 지내고 있다.서방교회와 무려 5주간의 차이가 있다.어쨌든 부활절은 성탄절과 함께 기독교의 2대명절중 하나이다. 이날 기독교인들은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뜻을 성스러운 마음으로 되새긴다.부활은 죽음을 전제로 하고 죽음은 고난을 전제로 한다.그리고 고난은 사랑을 바탕으로한다.따라서 부활은 절망과 희망,슬픔과 기쁨등 인간사회의 상반된 모습이 늘 함께 하는 속에서만 진정한 가치를 드러내는 인간구원의 교훈이다. 올해의 부활절은 16일.이날 새벽 한국의 26개 개신교단은 서울의 여의도광장을 비롯,전국의 주요도시에서 부활절연합예배를 가졌고 카톨릭도 이날 0시를 기해 전국의 성당에서 부활절특별미사를 봉헌했다.개신교가 교파를 초월해서 부활절연합예배를 가진 것은 75년부터.올해로 꼭 21년이 된다.그전에는 NCC(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측과 비NCC측이 서울의 경우 남산과 덕수궁에서 따로 예배를 드렸다. 여의도광장에서의 부활절연합예배는 올해가 마지막이다.내년부터 이광장이 재개발되기 때문.마지막 여의도 부활절연합예배에 참석한 신도들은 여느해보다 감회가 깊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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