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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료없어 화재’ 사연 온정의 손길 줄이어

    대한매일이 지난 6일자에 보도한 ‘현장’기사(전기료 때문에 아들 잃을 뻔…)를 보고 딱한 처지에 있는 양모씨(31·여·서울 성북구 장위1동)를 돕겠다는 온정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한국전력 기술부에 근무하는 송호승씨(33)는 지난 8일 양씨의 은행계좌에 소정의 금액을 입금했다.송씨는 10일 “전기료를 못내 아이들을 집에 두고 생계비를 벌기 위해 호프집 등에서 일하다화재를 당했다는 사연에 눈시울을 적셨다”고 말했다.“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양씨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어 적은 돈이지만 보탰다”고 덧붙였다. 덕성여대 학생과 직원 윤기정씨(28)도 지난 7일 양씨를 돕겠다는 내용의 전자우편(E-mail)을 본사에 보내왔다.윤씨는 “그동안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을 잊고 살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면서 “직장 동료와 의논해 가급적 많은 금액을 모으겠다”고 말했다.이름을 밝히지 않은 40대 남자도 본사에 전화를 걸어 양씨를 돕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양씨는 “단돈 몇천원이 아쉬운 마당에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분들의 도움을 받아 너무감사하다”면서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대한매일을 읽고] 집단따돌림 안없어지는 교육현실에 분개

    교내 폭력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화제거리도 못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선 이런 기사만 읽으면 마음이 불안하다.집단따돌림을 당해 정신병원에 입원한 울산의 여중생 기사를 읽으니 더욱 그렇다(대한매일 11월9일자 23면). 아예 해외이민을 떠나 파행적인 우리의 학교교육을 피해보려는 부모들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감옥 같은 학교,나쁜 아이들을 피해 화장실에서 밥을 먹었다는 그 여중생의 일기는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까지도 분노하고 절망케 하기에 충분했다.더욱이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조사결과 10명 가운데 3명이 왕따를 시킨 경험이 있다고 하니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이처럼 파행적인 학교교육과 인성교육이 전혀 바뀌지 않고 되풀이되고 날이갈수록 청소년들이 더욱 무섭게 변해 가고 있는데 교육당국은 무엇을 하고있는지.도대체 왜 우리의 어린 세대들이 서로를 물고 뜯는 동물적인 본성만을 드러내 왕따시키고,당하는 피비린내나는 인간관계를 계속 되풀이하고 있는가. 교육당국이 언제까지나 이런 상황을 무책임하게 버려둘 것인지 모르겠다.학교를 안심하고 다닐 수 있게 해달라. 박흥숙[전남 광양시 금호동]
  • [외언내언] 은하계 생성신비 규명

    우주의 엄청난 크기에 비하면 지구는 조그만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지구는태양 둘레의 궤도를 돌고 있는 아홉개의 행성중 하나인데 이 태양계도 직경이 약 10만광년에 이르는 거대한 은하계의 일부에 불과하다.지난 4월 지구에서 44광년(약 400조㎞) 떨어진 곳에서 ‘입실론 안드로메다’를 중심으로 한 또 하나의 태양계가 발견됐듯이 2,000억개의 별을 지닌 은하계에는 여러개의 태양계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미국의 과학자들은 허블 우주망원경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이런 은하계가 우주에 1,250억개에 달한다고 올해 초 발표한 바 있다.지난 95년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은하계가 800억개 정도 될것으로 관측했었다.인간은 이 우주에서 티끌속의 티끌에 불과한 존재지만 우주의 신비를 풀어가는 지혜를 지녔다는 점에서 위대하다. 한국 과학자들이 은하계의 형성이론을 바꿀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내 놓았다.연세대 천문우주학과 이영욱(李榮旭)교수팀이 그동안 우리 은하계의 성단(星團)으로 알려진 오메가 센타우리 천체가 100억년 전 우리 은하와 충돌한다른 은하의 잔재라는 사실을 밝혀냈다.우리 은하계의 성단은 생성시기와 화학조성이 같은 종류의 별들이 밀집한 것인 데 반해 오메가 센타우리 천체는은하처럼 다양한 종족의 별들이 섞여 있다는 것이다.이교수팀이 칠레의 세로톨로로 미국 국립천문대에서 1주일 동안 관측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밝혀낸이 사실은 우리 은하가 20여개의 다른 작은 은하들과 충돌하고 흡수되면서형성됐다는 가설을 입증해 주는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은하계 생성에 대한기존학설은 거대한 가스구름(성운·星雲)이 중력으로 수축돼 은하원반이 생겨났다는 것이었다.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4일자)는 이 연구결과를 주요논문으로 소개하면서 그 의미를 평가하는 해설논문까지 곁들였다한다.이 성과는 지난달 서울대 노태원 교수팀의 차세대 반도체 F램 신물질개발처럼 경제적 실익을 눈앞에 보여 주는 것은 아니지만 기초과학의 개가라는 점에서 더욱 값진 것이다.한국의 21세기 우주과학 선진국 진입을 도울 수 있는 연구성과이기 때문이다.특히 이번 연구과정에서 디지털 관측자료 자동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교수는 오는 2001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할 우주망원경 계획에도 참여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인천 호프집 화재참사나 언론문건과 언론인 그리고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구태(舊態)는 절망을 안겨주지만 이런 과학적 쾌거가 있는한 희망을 가져도될 듯 싶다.이교수팀이 단돈 1,000만원으로 연구를 시작해야 했을 만큼 열악한 우리 과학기술연구환경이 개선돼야 그 희망 또한 지속될 수 있겠지만…. 任英淑 논설위원 ysi@
  • 볼쇼이발레단 내한 갈라공연…알고보면 즐거움 2배

    * ‘발레의 신화’볼쇼이의 무대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3·4일 오후7시30분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발레팬들은 흔히 “좋아하는 한 장면을 즐기려고 1시간30분동안 전막공연을 지켜본다”고 말한다.그런 의미에서 여덟 작품의 하이라이트만 뽑은 이번 갈 라공연은 더할 나위 없이 크나큰 선물이다.게다가 작품의 내용과 감상포인트 를 되새기며 본다면 즐거움은 더욱 커질 것이다. 공연 1부에서는 ‘지젤’1·2막 가운데 2막 전체를,2부에서는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등 7작품의 정수를 잇따라 펼친다. [지젤] 죽음보다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낭만발레의 대표작.150년 넘게 맥이 끊이질 않고 전세계에서 공연된 유일한 작품으로 꼽힌다.1막에서 시골처녀 지젤과 공작 가문의 청년 알브레히트가 만나 사랑하게 되지만 지젤은 상대방 의 신분과,그에게 약혼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절망해 목숨을 끊는다. 2막.‘윌리(처녀귀신)’가 된 지젤은 윌리의 여왕 미르타에게서 “알브레히 트를 유혹해 죽을 때까지 춤추게 하라”는 명령을 받는다.그러나 지젤은 알 브레히트와 사랑의 파드되(2인무)를 추며 그를 죽음에서 지켜낸다. “모든 발레리나는 지젤을 꿈꾼다”는 말처럼 2막에서 지젤이 추는 아다지오 (느리고 서정적인 음악에 아름다운 선과 균형미를 강조하는 춤)는 압권이다. ‘역사상 가장 어린 지젤’스베틀라나 룬키나를 지켜보자. [백조의 호수] 2막의 파드되로 2부 첫무대를 연다.백조사냥에 나선 지그프 리트 왕자가 마법에 걸려 백조가 된 오데트를 만나 진정한 사랑으로 마법을 풀어주겠다고 약속하는 부분.대단히 감미롭고 애절함을 느끼게 하는 포즈가 많다.발을 떨거나 고개를 옆으로 움직이는 발레리나의 동작은 실제 백조의 모습에서 따왔다고 한다.그 유명한 볼쇼이의 군무가 뒷받침한다. [베니스의 축제] 장편발레는 아니고 10분짜리 파드되지만 아름다움과 고난 도의 기교가 여느 대작에 못지않아 발레스타들이 자랑스레 여기는 레퍼토리. ‘고전발레의 아버지’마리우스 프티파가 안무했다.매년 열리는 베니스의 축 제 분위기를 살린,가면과 화려한 복장이 두드러진다.지난해 4월 러시아 페름 의 ‘아라베스크98’국제콩쿠르에서 배주윤과 콘스탄틴 이바노프에게 우승을 안겨준 작품으로,이번에도 두 사람이 서울무대에 오른다. [라 바야데르] 인도사원의 무희,야심찬 무사,공주의 삼각사랑을 그린 고전 발레 대작.작품 중에서 캐릭터댄스(각국의 민속춤을 발레로 변형)의 대표 격 인 북춤을 선보인다.이국적인 분위기에 각종 묘기를 섞어 흥을 북돋운다. [호두까기 인형] 설명이 필요없는 발레 인기품의 하나.이 작품의 하이라이 트인 2막 클라라와 호두까기인형의 파드되를 춘다.과자나라에 간 둘이 사탕 요정의 환대에 감사함을 표시하는 부분이다.행복과 기쁨을 상징하는 아름답 고 시적인 듀엣. [돈키호테] 볼쇼이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이번 무대에서 2막의 ‘집시춤’ 과 3막의 그랑 파드되(5단계로 구성된 최고의 2인무)두 장면을 따로 올린다. ‘집시춤’은 볼쇼이가 “예술적 의미에서 매우 독창적”이라고 자부하는 춤 이다.선술집 장면에 등장하는데,빠른 리듬에 맞춘 관능적이면서도 유연한 춤 사위는 다른 발레단 공연에서는 보기 힘들다는 평을 듣는다. ‘돈키호테’의 그랑 파드되는 ‘화려함·기교·열기·관능·박력’등 모든 것을 갖춘,볼거리로는 최상의 그랑 파드되라고 무용평론가들은 말한다.남녀 무용수가 아다지오로 시작해 큰 도약과 빠른 회전의 남성 솔로, 포인트 슈즈 (토 슈즈)를 최대한 활용해 작고 빠른 발동작 중심의 기교를 부리는 여성솔 로로 이어진다. 클라이막스인 코다에는 강한 리듬과 빠른 선율을 타고 발레리나의 푸에테(32 회 제자리 돌기)등 최고 난도의 테크닉이 모두 등장하며 인상적인 마지막 포 즈로 끝난다. [백조] ‘돈키호테’의 집시춤과 그랑 파드되 사이에 무대에 오른다. 생상 작곡 ‘동물의 사육제’에서 빌어온 곡에 맞춰 총에 맞아 죽어가는 백조의 모습을 춤춘다.‘빈사의 백조’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발레리나의 이미 지를 가장 잘 담았다는 이 작품을 볼쇼이의 프리마 발레리나 이나 페트로바 가 연기한다. [루스란과 루드밀란] ‘돈키호테’의 그랑 파드되가 끝나면 오페라곡 ‘루 스란과 루드밀란’에 맞춰 출연자 전원이 엇갈려 무대에 나와 각자의 기량을 뽐내며 관객에게 인사한다. 갈라공연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하고자 볼쇼 이극장 총감독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가 안무했다.공연시간은 1·2부 각각 5 5분. 이용원기자 ywyi@
  • [사설] 농산물절도 철저히 막도록

    가을철 수확기를 맞아 전국에서 농산물을 훔치는 도둑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막 타작을 끝내 보관하거나 말리는 벼를 훔쳐가는 것만이 아니다.사과나고추를 가져가기도 하고 심지어 몇년을 땀흘려 기른 인삼을 싹쓸어 훔쳐 가기도 한다는 것이다.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범죄가 아닐 수 없다. 철저히 검거하고 처벌해야 마땅하다.뿐만 아니라 사전예방에도 적극 힘써야한다. 오히려 사전예방이 사후검거보다 더 중요한 일일 것이다. 사전예방이있어야 농민들의 고통과 피해가 원천적으로 차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농산물절도의 사전예방을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농민 스스로의 노력이 앞서야 한다. 그렇지만 농촌지역의 치안력이 절도범 검거와 절도예방에 총동원돼야 하는것은 더 말할 필요없다. 농촌지역에서 경찰이 특별방범령같은 것을 내려 농산물절도예방에 애쓰는것을 모르지는 않는다.기왕에 하는 일이라면 특단의 노력과 열정으로 해주어야겠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가을 농산물은 그야말로 농민들의 피땀의 결정(結晶)이며 삶의 토대이고 보람이다.때문에경찰은 농산물 절도범을 검거하고 범행을 막는데 치안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전남 영광경찰서는 대형트럭을 동원,이웃주민의 창고에서 보관중인 벼 100여가마를 훔친 도둑 3명을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그런가하면 해남경찰서는 도로변에 야적해 놓은 벼 10여가마를 훔친 군청공익요원을 특수절도혐의로 체포했다.경찰에 붙잡힌 농산물 도둑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충청 영남 등 전국 각 지역에서 벼 사과 고추 인삼 등 닥치는 대로 훔치고 있으며 심지어 가축까지 가져가고 있다.이런 범죄는 단순한 재산절도가아니다.농민들로부터 재산뿐 아니라 삶의 의욕과 희망까지 빼앗는 사악한 범죄인 것이다. 가을이 도둑들을 배불리는 계절이 돼선 안된다.그럼에도 가을만 되면 농산물 도둑들이 날뛰어 농민을 울리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농산물도둑은갈수록 조직화되고 대담해지고 있으며 기동성이 좋아지고 있다.특별방범령속에서도 이를 비웃듯 설치고 있는 것이 그 증거가 된다.그럴수록 더욱 철저히 검거하고 범행을 막을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도둑이 잡히고 그것이 보도되는 것은 전체 농산물 도둑의 극히 일부분일 것이다.누가 훔쳐갔는지도 모르고 절망속에서 한숨짓는 농민들이 부지기수다.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한다.그들이 삶의 보람을 잃지 않도록 해 주어야한다.
  • [외언내언] 어린이 명예경찰

    지난 여름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미국 위스콘신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항암치료를 받은 어린이가 한달 만에 등교하자 그 반의 학생과 교사가 삭발을 하고 친구를 맞이한 미담기사를 싣고 있다.머리카락 없이 학교에 오는 친구의 소외감을 헤아려 작은 이질감도 주지 않으려는 섬세한 배려다.더구나 누군가를 따돌리려는 기색을 보이면 따돌림시킨 사람을 도리어 인간취급하지 않는 기류가 교내전체에 팽팽하게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미국이 강대국일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잠재력은 인간을 생각하는 선의와 인간적 품위,남다른 애정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아무런 이유없이 남에게 미움을 받고 따돌림을 받는다는 것은 얼마나 낭패스러운 일인가.따돌림 받을 만한 확실한 근거라도 있다면 자신의 단점을 자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우리 사회에 도사린 따돌림 현상은 상대방을 덮어놓고 짓밟고 알아주지 않으려는 억지춘향이만연해 있다.특정의 한 사람을 ‘바보’로 몰아붙이면 주변이 너도나도 동조해 ‘바보’ 취급을 확산시켜 나간다.자존심을 박탈해 절망의 구렁텅이에서허우적거리게 만들고야 만다. 중고생에 이어 초등학생 사이에서도 집단 따돌림이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타지에서 전학온 친구를 ‘돼지’라고 놀리거나 딴죽을 걸어 넘어뜨리는 등재미삼아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는 사실을 잔혹하게 답습하는 처사다.집단 따돌림을 당한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교에 가기 싫어하거나 자폐증에 시달리고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지난 3월 포항에서는 중학생이 농약을 먹고 음독자살을 기도한 일이 있다.학생 4명중 1명이 집단 따돌림을 받는 현실이고 보면 따돌림 현상이 얼마나 중증인지 짐작할 만하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서울 시내 초등학생 3,180명을 ‘포돌이(남학생)’‘포순이(여학생)’ 명예경찰로 임명하고 어린이 사회의 집단 따돌림과 상급생들의 폭력 등 학교범죄를 예방하라는 임무를 주고 있다.머리카락 없는 친구를 위해 함께 삭발하는 분위기와는 대조적이긴 하지만 따돌림의 현실을 가장 잘아는 어린이들로서는 부모나 학교가 하지 못한 고질적 병폐를 쉽게 해결할지도 모른다.그러나 당하는 쪽에서도 밟아도 꿈틀거리지 않으면 폭력자들은 잔인한 돌팔매질을 계속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아무도 남의 인격을 조롱할권리가 없듯이 따질 것은 따지고 방어할 것은 방어해야 한다. 초등학생뿐 아니라 따돌림이 있는 곳곳에서 각자가 포돌이·포순이가 돼 ‘왕따’라는 끔찍한 단어가 다시는 발붙일 수 없도록 먼저 사람을 생각하는선의와 인간적 품위,정의의 기류를 형성해 나갔으면 한다. 이세기 논설위원
  • [고시촌 산책] 경력·소신을 중시하는 풍조

    “이 땅에 산다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지…”얼마전 국내 굴지의 연구소에다니면서 공인회계사 준비를 했던 한 연구원의 넋두리였다. 회계학 등 전공과목을 이수해야 시험응시 자격이 부여되는 쪽으로 시험제도가 바뀔 것이라는 소식에 1년여의 시험준비를 접으면서 한 얘기였다.그는 하는 수 없이 변리사로 바꿔 도전해 볼 계획이라고 했다.그러면서 불투명한 미래에다 걸핏하면 바뀌는 시험제도에 목매달면서 30대를 보내야하는 처지가너무 한심하다는 말도 곁들였다. 얼마전 올 상반기 몇몇 전문직 한달 평균 매출수입이 월 평균 2,000만원 이상이라는 발표가 나오자 수위권에 드는 자격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사실이냐고 묻는 자격증 지망생들의 빗발치는 질문에 ‘돈이 전부가 아니지 않느냐’는 충고도 해본다.하지만 번번히 현실의 냉혹함을 모르는 소리말라는 샐러리맨들의 재반론에 부딪히곤 한다. 언론사에 다니다 더 늦기전에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로스쿨을 준비하는 이모씨.학교 지원을 위해 인터넷으로 정보를 뒤져야 하고 심혈을 기울여서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하는 등 이런저런 일들에 너무나 분주하다.그러나 성적 뿐만 아니라 경력과 자기 소개를 중시하는 외국 로스쿨의 분위기가 좋다면서 희망에 부풀어 있다. 이처럼 희망과 절망 등이 교차하는 노장파 수험생들이 많아지고 있다.이들은 사회생활 경험 때문인지 ‘절실한’ 수험생활들을 한다.그러나 성공하는경우들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시험당락의 중요 요소인암기력과 순발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합격하면 이해의 폭이 넓고 일을 원만히 처리한다는 평도 듣는다. 나이든 사람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게 요즘 현실이다.하지만 이들의 다양한경륜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운보다는 공부한 만큼 성과가 나오고,다채로운 사회 경력과 분명한 소신·철학들이 반영되는 그런 자격시험제도가 도입되길 기대해 본다. 오선희 고시컨설턴트 유망고시 길라잡이 대표
  • 노근리 사건 생존자 증언

    ?노근리 AP 연합? 노근리 주민중 어떤 이들은 더듬거리며 또 몇몇 사람들은 죽음과 공포에 떨던 50년 7월 당시의 얘기를 줄줄 털어놓았다. 당시 16세였던 정구식씨는 AP기자에게 “미군기가 하늘에서 쏜살같이 내려와 폭탄을 떨어뜨린 후 기총소사를 가했다”고 말했다.“많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죽었습니다.등에 무언가 뜨거운 것이 떨어졌는데 나중에 보니까 어린애 목이었습니다.” 당시 26세였던 이유자 할머니는 “소달구지는 불에 타고사람 시체와 죽은 소들이 사방에 널부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12세 소녀였던 양혜숙씨는 미군기의 기총소사에 한쪽 눈을 잃은 채 살아남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노근리 굴다리 밑으로 함께 들어갔다.“철로 아래 굴다리에는 사람들로 꽉차 있었습니다.콩 볶듯 날아오는 총알이 콘크리트 벽에 맞고 퉁겨 나오면서 사람들의 몸에 박혔습니다.” “양쪽에서 총알이 쏟아졌고 우리는 머리를 쳐들 수 없어 시체 밑으로 마구 파고 들었습니다.” 양혜숙씨는 당시 할머니와 오빠,남동생,고모,고모부,고모의 두 딸을 잃었다. 당시 16세였던 박희숙씨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을 잃었는데 나중에 한 미군이 그녀를 구해주었다.“총알이 퍼붓던 첫날이었는데 시체더미 밑에 누워있다가 기어나와 보니 온 몸이 피범벅이 돼 있었고,내가 아는 유일한 영어인 ‘헬로’‘헬로’ 하고 외쳐댔습니다.” “언덕쪽에서 한 미군이 쌍안경으로 나를 한동안 쳐다보고 있다가 언덕으로 올라오라고 손짓을 했어요. 미군 한 사람이 다쳤는지 여부를 확인하더니 나중에 트럭에 태워 남쪽으로내려 보냈어요.” 25세였던 박선영씨는 총격사건 첫날이 지나고 나서 둘째날에도 굴다리 안에 절망에 빠진 채 그대로 있었다.“저녁 어스름한 때였는데 5살 난 아들녀석이 밥달라고 울며 보챘어요.2살 난 딸은 이미 총에 맞아 죽었고 할머니가 군인들에게 살려달라고 부탁할 셈으로 나를 굴다리에서 데리고 나왔습니다.”“나는 아들을 데리고 굴다리에서 나와 언덕에 올라갔어요.하늘을 찌르는 총소리가 나더니 아들 허벅지에 총알이 박혔어요.아들 허벅지 양쪽이 총알에맞아 너덜거리고 있었어요.그 고통 속에서도 아들은 계속 밥 달라고 보챘으며 아버지를 보러가자고 보챘습니다.” “난 한 미군병사를 보고 살려달라고 애원했어요.공산당도 아니며 나쁜 사람도 아니라고 소리쳤으나 계속 사격을 가하더라고요.총알 하나가 내 허리를 뚫고 나가 아이의 가슴에 꽂혔어요.나중에 군인들이 와 아들을 흰 자루에 집어넣더니 땅에 묻어 버렸어요.나는 앰뷸런스로 데려갔어요.나는 그날 미국의 두 얼굴을 보았어요.”
  • 130시간만에 구조 쑨 형제

    [타이베이 연합] 타이완(臺灣) 지진 대참사로 건물에 매몰됐다가 130시간만인 26일 오전 구조된 쑨 치펑(25·孫啓蜂),치광(20·啓光) 형제가 국내외 보도진과 만나 생환 과정을 설명했다. ? 매몰 및 구조 과정은.(치펑)21일 새벽 지진 당시 동생과 브리지게임을 하느라 깨어 있어 건물붕괴 후에도 정신을 잃지 않았다.냉장고가 넘어져 생겨난 공간에서 생환 대책을 강구할 수 있었다.(치광)매몰된 지 사흘째가 되자3통의 물과 냉장고에 있던 4개의 썩은 사과가 다 떨어졌다.죽는가 싶었는데25일 꿈속에서 부처님을 만난 뒤 살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소방차가 뿌리는 물방울을 받아먹으며 수분을 보충했으며 부족할 때는 오줌도 받아 먹었다. ?초인적인 의지로 사투를 벌였다는데.(치펑)처음엔 서로 격려하며 살아나갈 방법을 찾았다.그런데 물까지 떨어진 사흘째부터는 완전히 절망감에 사로잡혔다.동생에게 “서로 상관하지 말고 알아서 견디자”는 말까지 꺼냈다.(치광)나도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꿈에 나타난 부처님이 ‘냉장고 뒤에 있는 문으로 나가라’고 했다.냉장고 뒤쪽을 보니 구조대의 희미한 불빛이 비쳤다.
  • [대한광장] 새 천년기 초입에서

    한 천년기의 끝과 새 천년기의 시작이 가까이 오고 있다.그럼에도 지구 도처에서는 반목과 불신의 총성이 멈추지 않는다. 공동의 선보다는 내 나라,내 민족,내 종교의 이익이 앞서고,용서와 화해를바탕으로 한 평화보다는 증오와 폭력에서 비롯된 싸움이 승리하고 있다. 대량학살과 철권통치로 철저하게 파괴된 동티모르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온인류가 소중하게 염원하던 평화의 유산을 다음 천년기에도 물려주지 못하는이 세대의 독선과 교만을 슬프게 바라본다. 우리나라의 현실도 다를 바 없다.여전히 한 동포이면서도 갈라져 불신의 세기를 살고,세세손손 이어져야 할 아름다운 우리강산 또한 우리의 무분별한잣대로 깎이고 패이고 무너지는가 하면 IMF의 폭풍우가 휩쓸고 간 고요 뒤에 더 크게 벌어진 빈부격차,계층간의 갈등이 이 사회를 더욱 움츠리게 한다. 1,000만원짜리 산삼 선물과 실직자들의 절망을 동시에 보는 사회에 우리가살고 있다. 현실에 만족하며 사치와 향락으로 자신들의 종말을 즐기는 부류가 있는가하면 한 천년기의 끝을 불안 속에서불신과 반복으로,마치 세상의 종말처럼보내는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무관심하며 살고 있는 사회이다. 새로운 천년기의 초입에서 이 사회는 과연 무엇을 희망하는가? 힌두어의 ‘사티하그라하(satyhagraha)’는 진리,사랑,정의 그리고 고통받고 소외받는 사람들과의 연대를 통해 드러나는 비폭력적인 힘을 의미하는 단어라고 한다. 마하트마 간디는 비록 자신이 그리스도교 신자는 아니었지만 이 ‘사티하그라하’가 곧 예수가 설교한 산상수훈과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이 보여준 중심적인 가치라고 확신하였고,스스로의 삶을 통해 이 가치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실천하였고 또 증거하였다. 간디의 비폭력 무저항 운동은 ‘사티하그라하’가 보여준 가장 위대한 힘의 결정체였던 것이다. 사티하그라하는 그것이 비록 그리스도교의 용어는 아니지만 그 의미를 그리스도교적으로 표현하자면 하느님은 사랑과 평화의 주관자임을 증거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또한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는 진리에 대한 전적인 헌신을 의미하기도한다.이는 평생토록 증거되는 것이며,사람을 자유롭게 하는 진리가 세상의어떠한 악보다도 더욱 강력하다는 것을 충실히 믿는 것이다. 사티하그라하의 요점은 자기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진실과 사랑의 역동성을 발견하는 기술이며,또 반대자들까지도 하느님의 귀중한 선물로 여기고 사랑의 믿음직한 행동을 통해 그들까지도 하나로 모으는 일치를 발견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이는 몸에 밴 오래된 증오의 낡은 습성에서,폭력에 대한 잘못된 경도(傾倒)와 그 믿음에서,그리고 세상의 불의와 유혹에서 우리 스스로를 해방하게 하는 용기이기도 하다. 한 천년기를 마감하는 이 때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공동체는 화해와 평화,희망 그리고 새 삶의 새로운 천년기를 위해 사티하그라하의 정신이 절실히요청된다. 진리와 정의,고통받는 사람들과의 연대,온 인류가 염원하는 진정한 평화가이 사회와 사회구성원 각각의 마음 속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불신과 투쟁,반목의 상처가 사티아그라하로 승화되어야 할 것이다. 사티하그라하는 평화의 구체적인 실천이며 이 실천이 미움과 불신,무력투쟁의 악순환을 깰 수 있는,그럼으로써 참된 평화를 위한 다리가 될 것이라고확신한다. 전쟁과 학살의 잔인한 위협,사회 계층간의 불신과 냉소의 위협,국가와 민족간의 집단 이기주의가 부르는 고립의 위협을 평화와 정의,사랑과 연대의 사티하그라하로 반전시킴으로써 새로운 천년기를 희망으로 준비하자. 이동익 가톨릭대 교수‘신부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車興奉 보건복지부장관

    지난 8일 17년 만에 다시 소록도를 찾았다.작은 사슴이라는 고운 이름을 가지고 있는 그곳에서는 한센병으로 고생한 900명의 우리 이웃들이 살고 있다. 한때 7,000명에 이르던 환자들이 이제는 많이 줄었다.평균연령이 70세에 이르니까 거의 대부분 노인들이다.얼마 있으면 환자들을 보기가 힘들지도 모른다.그러나 한센병 환자들의 한스런 삶의 역사는 쉽사리 지워지지 않을 것같다. 소록도를 떠나오던 날,귀와 코가 뭉그러지고 눈이 보이지 않는 한 노인이“장관님! 장관님!” 하고 등 뒤에서 나를 부르던 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생생하다.그 노인의 절규 속에는 한평생 소외받은 인생에 대한 한이 너무나 짙게 배어 있어 얼굴을 마주 대하기가 어려웠다.근 1세기 동안 걸어왔던 질병과 가난의 역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웠겠는가.그러나 얼마 후면 그 고통의 역사도 막을 내릴 것이다. 이 소록도에서 살다 세상을 떠난 한센병 환자가 1만명을 훨씬 넘는다.이들아픈 이웃들은 가난과 질병의 시대를 살면서 사용했던 많은 물건들을 남겨두었다.밥솥,식기,수저,동냥할때 쓰던 밥그릇 등 생활용품들 속에는 그들의아픈 숨결이 남아 있다. 탈출을 막기 위해 이마에 찍으려고 만든 낙인은 그들의 고난을 증명해주고있다.일제 치하에서 강제노역할 때 찍은 사진,사랑하는 자녀를 멀찌감치 떨어져서 애틋하게 바라만 보아야 하는 가슴 아픈 만남을 담은 사진도 있었다. 이들 삶의 자취는 20세기 우리나라의 가난과 질병의 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다.어쩌면 이들이 살아온 고통의 삶은 우리가 걸어왔던 지난 사회사를 가장상징적으로,그리고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그것은 이 버려진 삶의 터전에 ‘가난의 역사박물관’을 만드는 일이다.희망과 영광의 역사가 있듯이 절망과 좌절의 역사도 있다.우리는 새 천년을 내다보면서 지난 100년간 우리가 걸어왔던 가난의 아픈 역사를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21세기 우리가 선진복지국가를 이루어 모든 국민이 잘 살게 될 때 지난 세기 가난의 역사는 우리 국민에게 큰 교훈이 될 것이다. 어제는 오늘의 어머니요,오늘은 내일의 아버지라고 했다.한센병 환자들이살아온 고통의 역사를 오늘의 우리를 가다듬고 내일 우리 후손들의 삶을 설계하는 교훈으로 삼았으면 한다. 차흥봉 보건복지부장관
  • 진해시민 은근한 문학사랑

    사람들의 문학을 보는 눈이 전같지 않다는 한탄이 적지않다.한때는 생활의일부였고,가까운 과거까지도 눈에 보였던 문학의 기능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짓기도 한다.그럼에도 해마다 9월 김달진문학제가 열리는 진해에서는 아직도 절망보다는 가능성을 조금 더 발견하게 된다고들 한다. 올해도 그랬다.진해에서 태어나,진해를 사랑한 시인 월하(月下) 김달진(金達鎭·1907∼1989)을 기리는 문학축제가 열린 지난 11∼12일,군항으로 잘 알려진 남해의 작은 도시는 더함도 덜함도 없는 ‘문학도시’였다. 그 이틀 동안 진해는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가 만들어내는 특유의 분위기가아니더라도 조금은 들떠 있었다.“(문학제가 열리는)시민회관에 한번은 가봐야 될낀데…”라는 택시운전사의 독백은 그런 점에서 매우 상징적이었다. 행사를 준비한 경남시사랑문화인협의회도 그렇게 보통사람들의 참여에 신경을 썼던 것 같다.모임을 이끈 박태일 시인은 “문학제가 문인들만의 잔치가되지않도록 하겠다”는 생각을 준비과정에서 끊임없이 되새겼다고 했다.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진해사랑 시낭송 대회’를 열었다.‘월하전국백일장’도 일반인들에게도 문호를 넓혔다.특히 문학제의 소외계층이 되기 쉬운 노·장년들은 ‘옛 생활사 구연대회’로 참여를 유도했다.그 결과 청소년들 사이에는 시낭송대회와 백일장이 관심사이자 행복한 스트레스였고,주민들 사이에도 “그 얘기 한번 나가서 해보지…”라는 것이 인삿말이었다고 한다. 또 ‘한국 근대 희귀소설 전시회’를 열면서 진해시의 골목골목까지 어제와 오늘을 비교하는 사진도 함께 전시해 문학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도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문학제의 분위기를 띄우는 데는 무엇보다 참석자들의 ‘무게’가 많이 작용했던 것 같다.원로시인인 김종길 고려대 명예교수는 노구에도 백일장 심사를 자청하여 수백편의 시를 읽고,평가하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고,시낭송대회도 중견시인 이성선과 문학평론가 김종회가 맡아 권위를 더했다. ‘현대시의 사회적 효용’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는 시인 박희진·황동규·박종해·김명인과 문학평론가김윤식·김종주·권택영·하응백·이지엽이대거 나섰다.지역의 젊은이들로서는 일부러라도 한번 찾아볼만한 인물들의들을 만한 얘기가 펼쳐졌던 셈이고,실제로 시민회관 강당은 딱딱한 심포지엄으로는 드물게 빈자리가 별로 없었다. 진해를 문학도시로 가꾸는 데는 지방자치단체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 처럼보였다.진해시는 문학제에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지만,‘지원하되 간섭하지않는다’는 쉽지않은 원칙을 잘 지켰다고 한다.심포지엄에 참석한 김병로 시장은 환영사를 하라는 사회자의 주문에 “문학행사에 내가 나서서 되겠느냐”고 사양하는‘정치인 답지않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인구 13만명의 중소도시 진해는 문학제가 열리는 동안 다른 도시와는 무언가 조금씩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한 시인은 그것을 “진해에서는 아직문학이 제구실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진해 서동철기자 dcsuh@
  • 中문학의 큰별 ‘루쉰’ ‘자오수리’ 일대기 출간

    ‘루쉰(魯迅)과 자오수리(趙樹理)’.둘은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이다. 루쉰(1881∼1936)은 중국문학 전문가들에게서 단연 최고봉으로 꼽히는 대가이며 한국에서도 유명하다.1918년 ‘광인일기’로 중국 현대문학의 문을 처음으로 열었다.그의 ‘아큐정전(阿Q正傳)’은 중국인들에게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맞먹는 명작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마오쩌뚱(毛澤東)은 그를 “문화혁명의 주장으로 위대한 문학가,사상가,혁명가”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오수리(1906∼1970)는 국내에는 다소 낯설다.루쉰이 지식인에게초점을 둔 것과 달리 자오수리는 농민을 주제로 삼았다.‘루쉰’을 애독했지만 독자적인 문학의 길을 개척해 대장정 시기에 마오쩌뚱 주더(朱德)에 못지않게 이름을 떨쳤다. 이처럼 중국 현대문학계에서 위대한 작가로 추앙받는 이들의 일대기가 최근 출판사 ‘동과서’에 의해 출판됐다.‘인간 루쉰’(왕샤오밍 지음,이윤희옮김)과 ‘자오수리 평전’(가마야 오사무 지음,조성환 옮김). ‘인간 루쉰’은 사대부의 맏아들로 태어나의사의 길을 걷고자 일본 유학을 떠났으나 중국의 비참한 현실을 깨닫고 귀국,문예로써 중국인의 정신을계몽하고 절망에 투쟁하는 개혁주의자의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준다.루쉰의문학은 민족적 자존심과 타협없는 비판정신으로 요약된다.55세때 병으로 숨진 그는 60여년이 지난 요즘까지도 ‘아름다운 향기’를 남기고 있다. ‘자오수리 평전’도 역시 위대한 작가정신을 보여준다.자오수리는 농사를지으며 농촌의 개혁을 외친 농민작가였다.그러나 그는 문화혁명기에 홍위병의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라오셔(老舍·1898∼1966)등 다른 인민작가와 함께 ‘중간적인 지식인’으로 지목돼 변을 당한 것이다.중국은 자오수리의 죽음을 9년만에 공개,그의 사망을 한동안 숨겼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루쉰과 자오수리는 같은 점도,다른 점도 많았다.중국의 어두운 현실을 개혁하는데 힘을 쏟은 점과 30대의 나이에 뒤늦게 작가로 나선 점은 같은 부분이다.그러나 루쉰은 사대부집 출신이었고 자오수리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었다.루쉰은 지식인을 독자로 삼았으나 자오수리는 길거리에서 좌판을 놓고 자신의 책을 농민들에게 보여주는 ‘노점의 문학가’가 되고 싶어했다. 출신과 인생역정,죽음의 모습은 차이가 있어도 이들은 둘다 문학을 통해 민중의 생명력을 꽃피우려 한 지식인이라는 점에서 중국문학계에서 위대한 작가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인간 루쉰’ 8,500원,‘자오수리 평전’7,000원. 박재범기자 jaebum@
  • [리뷰]‘99 한국을 빛낸 발레스타’

    세계 정상의 발레리나 강수진을 비롯해 지난달 일본 기타규슈와 도쿄의 국제 콩쿠르에 참가,각각 1·2위를 차지한 노보연·황혜민(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재학)에 이르기까지.소속을 달리해 국내외에서 제각각 활동하는 우리의 발레스타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일은 크나큰 즐거움이었다. ‘99한국을 빛낸 발레스타’의 첫 공연이 열린 지난 1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은 발레팬들의 갈채와 환호로 그득했다.개막시각을 30분 넘게 남기고 이미 로비를 꽉 채운 설렘과 흥분은 공연 내내 지속됐다.무용수들이 출연할 때마다 객석은 뜨거운 박수로 물결쳤고 이에 보답하듯 출연자들도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국내 최고 인기를 다투는 김지영­김용걸,김주원­이원국 커플(이상 국립발레단)의 무대는 특히 화려했다.김지영­김용걸은 ‘차이코프스키의 파 드 되(2인무)’에서 정상급 테크닉과 빈틈없는 호흡을 과시했다.이원국의 세련미와 김주원의 풋풋한 매력도 ‘돈키호테 3막 그랑 파드되’를 빛나게 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국내 데뷔무대였던 유지연(러시아 키로프발레단)의 부진함이었다.롤랑 프티 안무 ‘카르멘’가운데 사랑의 듀엣을 오랜 파트너와 함께 추었는데,왠지 굳어 있었다.빡빡한 귀국일정 탓에 여독이 채 풀리지 않아서였을까,아니면 첫무대라 너무 긴장한 탓이었을까. 화룡점정(畵龍點睛),용 그림에 눈동자를 그려넣듯 이날의 공연을 완성한 사람은 역시 강수진­로버트 튜슬리 커플(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이었다.올해 ‘발레의 오스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최우수 여자무용수상을 받은 작품 ‘카멜리아 레이디(춘희)’3막의 2인무를 국내팬들에게 선보였다. 죽음을 눈앞에 둔 춘희의 절망,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와의 마지막 정사.그 슬픔과 고통은 물흐르듯 자연스레 표출됐고 객석에서는 너무나 편안하게 그 감정을 빨아들일 수 있었다. 강수진의 무대에는 ‘화려한 테크닉’을 훌쩍 뛰어넘는 ‘인간의 감성’이존재했다.그리고 그것이야말로,세계 정상의 발레리나가 후배들에게 가르쳐준 발레의 본바탕이었다. 이용원기자 ywyi@
  • [굄돌]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화가

    몇 년 전 내가 한 화백의 그림 앞에서 받은 충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몇세대에 걸쳐 진행된 우리 민족의 가장 아픈 역사의 한 장면이 생생하게 형상화된 44m에 이르는 연작 그림은 역사를 자료로만 접했던 나를 고통스런 아픔으로 눈물짓게 했다. 식민지 조국을 떠나 연해주에 정착해 살던 구(舊) 소련지역 거주 한인(속칭고려인)들이 일제와 내통한다는 혐의로 스탈린의 명령에 따라 중앙 아시아에 강제 이주된 지 60년이 되던 1997년,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에 살고 있는 교포 신순남 화백의 ‘수난과 영광의 유민사-신순남’전시회에 걸려 있던 ‘진혼제(鎭魂祭)’가 바로 그 연작이다.‘진혼제’는 “열차를 타고 강제이동중 죽어간 노약자와 어린이들,도착지에 팽개쳐진 카레이스키들의 모습,삭막한 황야,낯선 땅에서 느꼈던 두려움,정착 과정,그리고 황무지를 개척해비옥한 옥토로 일궈낸 카레이스키의 저력”을 대서사시처럼 장엄하게 그려내고 있었다.연해주에서 강제 이주 당할 당시 신순남 화백의 나이 9살이라 했다. 얼마 전 국회에서 통과된 ‘재외동포법’(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관한 법률)은 원래 ‘한민족 혈통을 가진 모든 동포들’에게 내국인과 같은정치·사회·경제적 권리를 인정해주기 위해 제정작업이 시작되었다.그러나소수민족의 민족주의나 분리독립에 경계심을 갖고 있는 중국 등 일부 국가의압력 때문에 그 대상이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했던 자’로 법률안이 바뀌었다. 그 바람에 550만 전체 해외동포 중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이전에 이주한 중국동포와 옛 소련동포,무국적 재일동포를 비롯한 280만 동포가 법적용대상에서 제외되어버리고 말았다.이 법은 처절한 고통과 절망의역사 속에서도 280만 동포들이 간직해온 민족혼까지 저버린 것은 아닌지.신순남 화백은 ‘진혼제’ 시리즈가 미완성의 작품이라 했다.‘미래의 희망’을 훗날 채워야 할 여백으로 남겨놓았다면서.그 여백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채워질지…….부끄러운 마음에 신순남 화백의 ‘진혼제’가 아픔으로 다시떠오른다. [강맑실 사계절출판사 대표]
  • [외언내언] 겸손의 기도

    스페인 출신의 메리델발 추기경이 지은 ‘겸손의 기도문’이 서울 서초구방배동에 있는 자비사에 걸려있다고 해서 화제다.이 기도문은 지난 94년 김희로(金禧老)씨 석방운동을 펴고 있는 박삼중(朴三中) 스님에게 원로시인 구상(具常)씨가 직접 붓글씨로 써서 보낸 것이다.‘마음이 겸손하시고 온유하신 주님’으로 시작되는 이 기도문은 ‘존경받고 싶은 욕망에서 저를 해방하소서’로 이어져 칭송받고 인기를 얻고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망과 ‘천대받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잊혀질까,조롱당할까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벗어나‘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해서 저를 해방하소서’로 된 내용이다. 독실한 가톨릭신자인 시인이 써준 글을 부처님을 모시는 스님이 받은 것도의미가 있지만 기독교의 신께 갈구하는 내용의 시를 벽에 걸어두고 ‘내 마음속의 교만과 오만을 다스린다’는 허심탄회(虛心坦懷)야말로 숭고한 종교의 초월이 아닐 수 없다.더구나 이들 두사람은 교도소에 갇혀있는 수감자들에게 누구보다 큰 관심을 보이면서 삼중스님은 사형수 교화스님,구상시인은무기수 최재만(41)을 의(義)아들로 삼을만큼 어려운 이들에게 힘을 보태고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미담이다.특히 구상시인의 경우 그를 원하는 사회적인 대소사에 빠지지 않지만 사사로운 개인적 불행을 외부에 일체 알리지 않고 막상 자신을 위한 자리는 극단적으로 마다하는 결벽증으로 유명하다.지난해 80세의 몸으로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도 남들이 병문안 오는 것은 한사코마다하면서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17년째 대전 교도소에 수감중인 의아들 석방을 위해서는 불편한 몸을 사리지 않고 백방으로 뛰어다녔다.그래서 김희로씨 석방을 바라보는 노시인은 김씨의 석방에 일조를 한 것에는 보람을 느끼지만 석방되지 못한 아들에게는 ‘애비가 무능하고 부실하기만 하다’고 자조한다. 사람은 사는 동안 끝없는 부와 권력과 명예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자신이 뜻한대로 모든 것이 성취되는 것은 아니다.그래서 나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타인의 손해를 요구하는 경우나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리는 얼마든지 일어난다.자기보다 많이 가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이기심이 팽배한 어지러운 세속에서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해’ 모든 욕망과두려움을 떨쳐버린 그들은 그늘을 비치는 한줄기 빛이자 청량제인 셈이다.그리고 그들같은 이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 절망적이지 않다는 희망을 갖게한다. [李世基 논설위원 sgr@]
  • [내언외언] 후라이 보이 곽규석

    100살을 채워도 성이 안차는 시대인데 겨우 71세를 살고 떠난 곽규석(郭圭錫)씨의 생애는 너무 짧다.짧은 생애에 그는 코미디언과 명엠시(MC)에서 목사로 변신해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한평생이 파란만장한 인생유전(人生流轉)이었다.그러기에 뒤에 남아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들에게 인생이 덧없음을 더욱 절절이 일깨워 주는 것 같다. 하늘이 부르면 사람은 누구나 모든 것 다 팽개치고 가야 한다.그의 별명이자 애칭은 후라이 보이(FLY BOY)였다.누가 말하기를 후라이 보이처럼 훨훨날아 천상의 사람(HEAVEN BOY)이 된 것 같다고 했다.이런 말도 그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그의 얘기는 들으면 들을수록하면 할수록 우리의 마음을 더욱 무겁고 슬프게 한다.그는 결코 이렇게 빨리 떠나보내고 싶은 사람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는 배고프고 고단하고 어둡던 시절에 대중(大衆)과 함께 했다.바로 우리와 함께 했다.절망이 지배하던 50년대,허기를 면해보려 몸부림친 60년대,개발독재가 절정으로 치닫던 70년대가 그가 우리와 함께 한 시기인 것이다.그는 항상 “안녕하십니까.안녕하십니까.후라이 보이 곽규석입니다”로 말문을 열면서 프로를 시작했다.그 목소리는 그가 80년대초 미국에 건너가 살면서더이상 육성으로 전해 들을 수 없었다.그렇지만 그를 회상할 때면 언제나 귓전에 생생히 떠올릴 수 있었고 지금도 떠올릴 수 있다. 그는 남을 웃겼지만 정작 웃기는 그는 고통스러웠을까.그의 굴곡진 인생유전을 볼 때 고통없고 순탄한 일생은 결코 아니었던 것 같다.그것이 명을 재촉했는지도 모를 일이다.어쨌든 암울한 시기에 그의 밝고 건강한 재담은 대중에게 복음(福音)과 같았다.누가 그 당시 우리에게 그처럼 마음의 위로와평강(平康)을 줄 수 있었는가.권위주의 분위기 속에서 정치 경제 사회 등 온갖 분야의 엘리트들이 대중 위에 군림하고 누리며 살기 바빴던 시절이다. 그처럼 진정으로 대중속에 파고 들어와 함께 울고 웃은 사람이 없었다 한들지나칠 것이 없다. 그런 그를 우리는 너무 쓸쓸히 보내는 것 같다.언론매체들이 요즘 별볼일 없는 기사들로 도배질을 하는 때다.그러면서도 그의 부음(訃音)과 일대기는 비중있게 다루질 않는다.어려웠을 때 우리에게 헌신한 사람에게 우리는 배은(背恩)하는 셈이다.곽규석씨를 다시 생각하자.그의 예술혼과 공헌에 가슴 뭉클해지는 것이 당연하다./최상연 논설위원
  • [사설] 어떤 모정과 부정의 경우

    자식의 죽음은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아간다고 한다.더욱이 그 자식이 어느날 갑자기 채 꽃도 피워 보지도 못한 채 어 린 나이에 부모 옆을 영원히 떠나버렸다면 그 슬픔을 어찌 가눌 수가 있단 말인가.당사자가 아니면 그 슬픔을헤아리기 힘들 것이다. ‘씨랜드 화재’로 아들 도현(7)군을 잃고 실의에 빠져 있던 전국가대표 여자하키 선수 김순덕(金順德·33)씨가 자신이 받은 훈장을 반납하고 이민을준비하던 중 23일 김종필(金鍾泌)총리를 만나 “정부에 너무나 실망해 우리나라에서는 살 수가 없다는 판단이 들어 이 사회와 작별하기로 결심했다”며총리의 번복 권유를 끝내 거절했다고 한다. 이보다 앞서 5년전 성수대교 붕괴참사로 무학여고에 다니던 딸 세미(당시 18세)양을 잃은 장영남(張英男·54)씨가 딸을 그리워하며 성수대교 북단 ‘성수대교 희생영령위령비’ 옆에서 독극물을 마시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2일 끝내 숨졌다. 우리는 도대체 이 세상을 왜 사는가.이 사회에서 우리는 진정 행복추구권을누리고 사는가. 누가 이들로 하여금 이 사회를 등지게 만들었단 말인가.김씨의 모정(母情)과 장씨의 부정(父情)은 이 땅에서 사는 모든 부모가 느끼는심정일 것이다.이 시대의 부모들에게 누가 평생 잊지 못할 마음의 상처를 남겼단 말인가.너무나 애처로운 일이다.우리가 살아가는 의미에 대해 의문을갖게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두 부모의 절망감은 우리 사회의 총체적 부실이 원인이다.그동안 우리는 절망에 빠진 두 부모에게 무엇을 해 주었는지겸허하게 되돌이켜 보고 혹시 우리 주위에 절망에 빠진 이웃이 없는지 헤아려 보아야겠다.따뜻한 위로의 한마디는 상처를 입은 사람에게는 큰 용기가되며 더불어 사는 공동체 시민의 도리다. 두 부모의 비극은 우리 사회가 지난날 고속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내실을 기하지 못한 결과라고 하겠다.사회 각 분야에 도사리고 있는 비리와 이윤추구에만 급급한 한탕주의가 도덕 불감증의 부실공사로 이어져 한 가정을 절망에 빠뜨리게 한 사례라고 하겠다. 우리 사회에서 인간의 생명을 최우선적으로 존중하고 적당주의가 추방되지않는 한 두 부모의 비극은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관계당국은 이 기회에 다시한번 국민 생명과 직결된 시설물에 대한 안전 점검을 철저히 실시하고, 기업은 더이상 부끄러운 부실공사를 하는 일이 없도록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기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어린 생명을 앗아가는 우리사회의 고질적 부실관행은 이제 철저히 뿌리 뽑혀야 한다.
  • 전대협 진군가 윤민석 독집 출반

    전대협 진군가로 80년대말 대학캠퍼스를 뜨겁게 달구었던 윤민석(33)이 자신의 음악인생을 정리하는 독집을 냈다.프로듀싱은 물론 레코딩 엔지니어,믹싱,매스터링까지 혼자 도맡아 1인 제작앨범으로 내놓았다. 그래서 요즘 잘 나가는 신세대 가수들의 홈레코딩에 비해 거친 느낌마저 안겨준다.하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노래의 울림은 더욱 크고 깊게만 느껴진다. 앨범 제목은 간첩단 조작사건에 연루돼 3년동안 수감생활을 한 자신의 이력과 한참 거리를 두고 있는 ‘참 좋은 풍경같은 사람’. 앨범 커버도 수채화처럼 맑고 투명한 아름다움,그안의 넉넉한 일상을 담았다. 그는 감옥에서도 골판지에다 건반을 그려놓고 노래를 기억하려고 붙들어맸다. 그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면 한동준과 함께 라이브무대에서 아르바이트로 노래를 불렀던 이력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그는 이정열이 불러 히트한 ‘그대고운 내사랑’의 작곡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노동자노래단 활동,수감생활,음반 기획자로서 활동한 10여년 동안에 자신의 이름이 담긴 앨범 하나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다고 한다.그런 답답함과몇번의 망설임 끝에 이번 앨범을 내게 된 것이다. 타이틀곡 ‘참 좋은 풍경같은 사람’‘그대에게 가고 싶다’‘그대없는 그대집앞에’등 수록곡들은 수감때 이별을 강요당한 뒤 찾은 진정한 사랑, 아내양윤경을 향해 바쳐진 연가로 꾸며져 있다. ‘1990년11월8일’은 노동운동을 하다 투신자살한 후배를 땅에 묻던 날의 부끄러움을 기억하는 곡이고 ‘4中2’는 그가 수감됐던 서울구치소 4동2층 2번째 독방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그는 앨범 후기에서 “세월이 흐른 후에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내 노래들이 불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임병선기자
  • [대한광장] 교육부와 국회 그리고 국가

    지난 8월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법안심사소위는 초중등교육법·고등교육법·사립학교법에 대해 교육부가 제출한 개정안을 심의하면서 개혁적인 내용의 조항들을 삭제하거나 무력화하는 사실상의 ‘개악’을 저질렀다.소위는 ‘초중등교육법개정안’에서 ‘심의기구’로 설치돼 있던 사립학교의 운영위원회를 ‘자문기구’로 격하하고 재단이 요청한 경우에 한해 심의하게 하는 등 운영위원회의 기능을 무력하게 하면서 재단의 전횡을 가능하게 하였다. 또 고등교육법과 사립학교법 부분에서는 대학의 민주적 운영을 기하기 위해 교무위원회에 평교수가 절반 이상 참여하게 돼 있던 원안을 삭제하고 교무위원회의 의결권을 없애 총장에게 권한을 집중시켰고,사립대학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이사의 3분의1 이상을 시민단체 대표 등 공익이사로 구성하게 돼있던 조항도 역시 삭제하였다. 나아가 학원분규를 수습하기 위해 파견되는 임시이사의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함으로써 이른바 ‘관선이사체제’ 대학의 안정을 저해하고 해임된 비리재단의복귀를 용이하게 하였다. 국회는 그간의 관행에 비춰보면 놀라울 정도의 순발력을 발휘해 10일 교육위 전체회의를 열어 임시이사의 임기를 2년으로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소위의 안을 그대로 통과시키고 12일 법사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해 확정했고,초중등교육법도 같은 운명이다. 교육관계법의 개정과정을 자세하게 언급하는 이유는 독자들의 판단을 돕기위해서다.독자들은 교육부가 마련한 행정입법이 왜 그런 변신을 하게 됐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바뀐 조항들의 유일한 수혜자가 사립학교재단임에 비추어 막강한 로비력을 갖춘 국내 유일의 전국적인 차원의 토호세력인 사학재단들의 힘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쉽게 추론할 수 있다. 소위의 위원 가운데 한 사람인 김허남 의원은 스스로가 사립재단의 실질적인 소유주이며,교육위원장인 함종한 의원은 지난 1990년 사립학교법을 개정할 당시 집권 민정당의 문공위 간사로 개악을 주도했던 인물이다.국회의 시간에 쫓기는 듯한 일 처리는 로비의 범위와 규모를 심중에서나마 또렷하게느끼게해준다. 의아스런 일은 개정안을 만든 교육부가 그러한 개악에 저항하기는커녕 심사소위에서 동의하고 현재까지 아무런 항의표시를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최근 상지대학교의 김문기 전이사장에게 대학을 돌려주겠다는 발언을 하여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 교육부장관이고 보면,또 국장이 사립대학의 돈을 받아쫓겨난 교육부이고 보면 쉽게 이해가 가는 측면이 없지도 않다.이런 행태에너무도 익숙한 탓인지 이제는 분노감조차 일지 않는다. 하지만 정말이지 참으로 서글프고 무서운 것이 있다.국회와 교육부의 의심쩍은 몸짓을 보면서 그 두 기구가 ‘국가’의 존재 이유를 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절망감이 그것이다.국가란 ‘공적인 것’이요,‘공동의 복리’를 구현하는 존재라고 우리는 배웠다.그러기에 우리는 공과 사의 구분을말하고 국가와 시민사회의 영역을 가르는 것이 아니겠는가.국가권력이 결코중립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는 국가가 존립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공공성은 추구할 것이라고 믿어왔다. 교육관료들의 부패와 국회의원들의 천연덕스러움에 가슴 조이면서도 우리는 정부가 진정한 교육개혁의 유일한 주체라고 조금도 의심치 않았다. 이제 국회와 교육부가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휘둘려 교육의 공공성과 민주성을 저버리는 서글픈 현실에 마주하면서 우리는 견딜 수 없는 공포심에 빠져든다. 국가가 힘있는 자들의 먹이사냥감으로 전락하고 대학이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황폐해진다면,과연 우리에게 미래는 있는 것인가? 출구 없는 골목길로 접어든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비단 필자만의 감상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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