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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칼럼] 自虐하는 사회, 숲을 보자

    동방상호신용금고 불법대출 사건은 다시 한번 절망감을 안겨준다.우리 사회의 도덕적 해이가 위험수준을 넘어서지 않았나 하는 우려를갖게 하기 때문이다.한 벤처 기업인의 부도덕한 범죄에 금융감독원직원까지 연루됐고 금감원이 이를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니 생선가게를 맡은 고양이의 먹이 사슬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참담한 느낌이다. 게다가 이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의 구태의연한 정쟁은 “대한민국을떠나고 싶다”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씨랜드 화재로 자식을 잃은 부모가 한국사회에 절망해 이민을 떠난 이후에도 똑같은 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가 잇따르는 나라,전문직종에종사하는 20∼30대가 ‘삶의 질’을 찾아 외국으로 떠나는 나라-이나라를 더욱 절망스럽게 하는 정치인들을 보지 않는 방법으로 이민이고려될 수도 있을 듯 싶다.그뿐인가.“사고가 터지면 절대로 돈은 내놓지 말고 감옥에 가서 1∼2년 정도 몸으로 떼우는게 낫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는 경제인들도 있다 한다.서민들에게서도 국제통화기금(IMF)위기 초기의 ‘금 모으기’같은 애국심은 이제 기대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이런 절망감은 잘못된 것이다.자신의 품위와 나라를 포기하려면 사실 지금보다 훨씬 더 일찍이 했어야 한다.하나 하나의 사건만 바라보면 희망이 없는 것 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는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그것도 놀라운 속도로 말이다. 나이든 세대들은 “세상 참 많이 변했다”는 말을 자주 한다.50년대중반 미국 유학길에 호텔 욕실 수도꼭지에서 쏟아지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물을 보고 불이 난 것 아닌가 걱정했다는 이호왕(李鎬汪) 학술원 회장의 회고는 미소를 자아낸다.그러나 가슴이 서늘해지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이야기도 많다.생때 같은 젊음들이‘의문사’로 스러져갔던 저 암흑의 시대를 생각해 보라.많은 사람들이 까마득하게 잊고 있는 그 시대의 어둠에 지난 2월까지 갇혀 있었던 해직교사들도 있었다.1978년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을사실상 100% 찬성률로 선출한 형식적인 선거에 대한 제자의 질문에 비판적인 답변을 했다고 해서 교단에서 쫓겨난 이한옥교사,그리고 유신 체제 지지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직돼“안사람이 목욕탕에서 때를 밀고 식당에서 설거지 하며 겨우 생계를이어 온” 강구인교사의 이야기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이 그리먼 옛날이 아님을 일깨운다. 그 엄혹한 시절을 통과하며 우리가 이루어낸 것에 우리는 자부심을가져야 한다.우리는 확실한 민주화와 인권신장을 이루어냈고 급진전한 남북관계 개선으로 북·미관계와 동북아 질서에 변화가 오고 있다.그 변화의 중심축에 서 있었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이 수여됐다.세계적 공인을 받은 우리의 저력을 평가하는데 우리자신은 너무 인색한듯 싶다. 한국에 오래 산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이 자신의 장점을 모른다고 얘기한다.더 타임스 서울특파원을 지낸 영국인 마이클 브린씨는 “한국인들은 배울점이 많은 국민임에도 그들 자신은 스스로에게 비관적이다”고 말한다.‘한국이 죽어도 일본을 못따라잡는 18가지 이유’라는 책을 쓴 일본기업인 모모세 타다시씨는 “한국인이 지금까지 성취한 것에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을 하는 한국인을 보지 못했다.한국은다른나라가 100년 걸려 만든 제철소를 30년 만에 만든 나라다.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에 대한 엄격함도 필요한 덕목이지만 그것이 지나쳐 자기비하로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지금 우리 경제에 대한 위기의식도 밖에서보다 안에서 더욱 심각하다.지나친 위기의식이 외화도피로 나타날경우 “위기를 스스로 불러들이는 상황을 자초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전문가들도 있다.비관론자가 낙관론자보다 성공하기 힘들듯이 자학하는 사회는 발전하기 힘들다.간혹 도려내야 할 썩은 나무도 있지만 한국 사회의 숲은 건강하다.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고 자신감을가져야 겠다. 임영숙 논설위원실장 ysi@
  • [여성 선언] 수험생 어머니께 드리는 위로와 희망

    대입 수능시험이 20여일 남았다.해마다 이때쯤이면 TV는 수험생 어머니들의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그 표정에는 이루 말로 표현하기어려운 절절한 감정이 담겨 있어 표정만으로도 간절한 마음들을 느낄 수 있다.거기에는 더 좋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성적에 대한 기원도 있겠지만,예상 점수가 낮아 아파하고 실망하면서 한가닥 희망을버리지 않는 아픈 기원들도 있을 것이다. 전시의 진정한 평화의 기도는 우리편이 이기기를 기도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어떻게든 전쟁을 종식시켜 우리편이건 상대편이건 어떠한 젊은이도 더 이상 희생되지 않기를 기원하는 것이다.수험생 부모들의기도도 그렇게 될 수는 없을까? 모든 수험생들이 그날은 최적의 조건에서 각자 그동안 노력한 만큼 최선의 능력을 발휘하기를,그래서 모두에게 공정한 결과가 돌아오기를,그리고 그렇게 해서 나타난 결과를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그러나 학력 중시의 체험을 생생히 겪은 우리 부모들에게 과연 자식의 앞날이 걸린 시험에서 모두를 위해 기도하기를 바랄 수있을까?학력이라는 것이 한 인간에 대한 기준으로 작동되는 사회라면 그것으로부터 자유롭기란 어렵다.이 한번의 시험이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한 더욱 그러하다.하지만 수능시험을 앞두고 나름대로 실망과 아픔을 지니고 있는 어머니들에게 말하고 싶다.학력 중심의 사회는 변하고 있으며 자녀들의 미래는 우리와는 다를 것이라는 점을. 학력 중심의 사회 풍토가 아직까지 지배적이긴 하지만 곳곳에서 학력 파괴의 움직임이 움트고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학력과는 다른 능력들을 필요로 하는 직종들이 다양하게 생겨나고 오히려 자기가 할 수 있는 직종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젊은이들도 여기저기 보인다. 이들은 학력을 중시하는 타인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스스로 하고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기쁨에 행복해 한다.그런 젊은이들을특별한 예외라고 생각하는 것은 학력 중심의 시대에 살았던 우리 세대의 단견이다. 물론 살아가노라면 지식이 더 필요한 경우도 있다.그 점도 염려할필요가 없다.출산 아동의 감소와 대학의 팽창으로 인하여 시간이지날수록 대학 문은 넓어지고 언제라도 학력을 보충할 수 있는 평생교육제도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잘 돼 있다. 학점은행제도,독학사제도,넓은 편·입학의 기회,직장인을 위한 산학협력교육이나 위탁교육 등등,나중에라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대학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기회는 현행 직장인조차 자세히 모를 정도로 최근에 확대·정비되고 있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다 보면 고등학교에서 바로 입학한 학생들,직장을 다니다 온 사람들,직장을 다니며 학업을 병행하는 사람들을 다양하게 접한다.곧바로 입학한 학생들보다 우회해서 온 사람들의 학업열기가 훨씬 더 좋다는 것은 교수들의 공통된 견해이다.자신이 공부해야 할 이유를 스스로 갖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의 차이가 수업 태도와 학업 성취도에서 현저히 드러난다. 대입 경쟁은 어차피 탈락자들을 낳는다.그러나 부모인 우리가 자식에게서 대리 만족을 찾으려는 마음만 비운다면 학력에서의 탈락은 그렇게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절망하는 마음은 자식의 다른 가능성을믿지못하는 불신이자 자신의 기대를 자식에게서 성취하려는 대리 만족의 좌절에서 온 것이기 쉽다.부모의 실망과 좌절의 표현은 자식에게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만들어 진짜 탈락자를 만들 수도 있다. 우리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건 스스로 앞을 헤쳐나갈 수 있듯이 우리의 자식들도 그 나이쯤 되면 스스로의 앞길을 개척해나갈 수 있다.부모가 믿음을 줄 때에 자식들은 남의 눈을 두려워하지 않고 본인 스스로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낼 것이다.그 길이 무엇이 될지모르지만 부디 부모의 잣대로 평가하지 않는 훈련이 필요하다. 김성옥 장안대교수 철학.
  • 특별기고/ 온갖 고난 딛고 꽃피운 ‘民族花’

    지난 10월13일 오후 6시,새천년 첫해의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그 시각,얼마쯤의 긴장과 설렘으로 TV화면을 응시했다.오슬로 현지 생방송에서 ‘김대중’이라는 이름을 알리는 음성과 자막을 접하는 순간,참으로 기쁘고 감격스러웠다. 한 인간의 삶에 있어서 이처럼 고난과 영광이 양극을 치달으면서 극적인 절정을 인류 앞에 보여준 예가 얼마나 있었을까. 이미 알려진 대로,노벨평화상위원회는 “김대중 대통령이 한국과 동아시아에서의 민주주의와 인권,특히 북한과의 평화·화해를 위해 노력한 점”을 수상이유로 들었다.김 대통령이 지난 1986년부터 계속후보 명단에 올랐던 점을 상기한다면 한참 늦었다는 느낌도 들었다. 국내는 말할 것도 없고 온 세계의 언론과 지도자들이 환영과 축하의뜻을 표시했다.수상자 개인의 영광에 그치지 않고 우리 나라,우리 민족의 자랑이 된다는 말은 새삼스럽다. 그러나 그런 영광과 축복의 시간에조차도 나는 그와는 정반대의 극에서 도사렸던 그분의 지난날의 비극적 고난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대통령 당선이나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으로 그분이 온 세계의 축하에 젖어 있을 때도 나는 그러했다.민주주의와 인권,조국의 평화적통일을 위한 오랜 싸움과 그 과정에서 그분이 겪은 박해와 수난을 어찌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납치와 사형판결 등 몇 번에 걸친 죽음의고비,여러 해 동안의 감옥생활,그리고 수도 없는 연금과 온갖 탄압―이런 절망적 국면을 그분은 초인적으로 극복하였다.뿐인가,그런 참담한 시기에도 나라의 민주화와 통일을 향한 의지를 더욱 다져왔던 것이다. 이번 수상이유에 명시된 “남북한간의 적대관계 해소와 냉전 종식의희망을 싹트게 한 공로”도 따지고 보면 지난 6월 어느날의 평양 방문에서 갑작스럽게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이미 1971년 대통령선거의후보시절부터 남북 교류를 공개적으로 주장했고 그후로도 3단계 통일방안 등을 정립함으로써 매우 전향적인 입장을 견지하였다.그것이 오히려 화근이 되어 심지어 ‘용공’ 모략에 크게 시달리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관철시켜 남북간 평화정착의 기틀을 마련한 것은 오랜 연구와 집념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그분의 공헌은 오래전부터 전세계가 찬탄해온 바였다.아마도 정치적,지역적 사정 때문에 입장을 달리하는 사람들도 이 점에 대해서만은 공감을 할 것이다. 노벨평화상위원회측은 “민주화와 인권옹호에의 공헌을 한반도의 긴장완화보다도 우선적으로 평가했다”고 언명하였다.동시에,북한 지도자들,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공로’에 대해서도 배려하는 대목도 포함되어 있었다.이 점도 소홀히 넘겨서는 안되는 ‘유의사항’일 것이다. 요컨대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 당사자의 노력을 온 세계가평가하고 지지했다는 데에 이번 수상의 의미가 있다고 할진대,앞으로남북관계에 있어서 그러한 나라 안팎의 성원과 기대에 부응할 만한가일층의 진전이 착실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국내정치면에서도 지금까지의 경색국면이 여야간의 좀더 너그러운도량으로 해빙이 되었으면 한다.그러자면 집권당을 이끌고 국정의 최고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위상에 걸맞은 큰틀의 정치,포용의 정치를 펼쳐나갔으면 좋겠다. 이번 김 대통령의 수상을 통하여,우리는 진한 감동과 아울러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죽음의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면서도 자기 신념을 굽히지 않고 싸워온 끝에 마침내 노벨평화상의 수상자가 되어 온인류의 갈채를 받게 된 그 인생역정을 그저 한 개인의 휴먼스토리로서 지나칠 수만은 없다. 이제 김대중 대통령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대로 표현하자면 “인류에게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물”로 세계의 공인을 받았다.수상은 영광이자 부담이 될 수도 있으나 김 대통령은 국내외의 성원과 기대에 훌륭한 보답을 해주리라고 확신한다. ■ 韓 勝 憲 전 감사원장·변호사
  • 이희재 만화 ‘나 어릴적에’

    좋은 만화 찾아내기가 힘들다는 푸념을 많이 듣습니다. ‘악동이’‘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저 하늘에도 슬픔이’ 등으로낯익은 중견작가 이희재 특유의 부드러운 선과 감성이 그대로 살아있는 만화 ‘나 어릴 적에’를 보고,좋은 만화를 그리는 작가가 우리곁에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포근해졌습니다. ‘나 어릴 적에’는 자극적인 소재로 넘쳐나는 동시대 만화풍토에서분명 도드라진 작품입니다.지금 어린이들의 아버지들,그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았습니다. 버스 종점에서 한참을 올라야 닿는 달동네.아홉살 짜리 백여민이 새로 이사옵니다.채석장에서 일하는 아버지는 “우리집보다 더 높은 집 있으면 나와보라”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다 천장을 무너뜨립니다. 핍진한 달동네 풍경은 아무래도 요즘 아이들에겐 다른나라 얘기처럼들릴 것입니다.아름답습니다.어머니는 이사왔다고 파전을 동네방네돌리고,건강한 팔뚝을 지닌 아버지는 혼자 사시는 할머니를 위해 우물물을 길어주십니다.여민이는 엄마 아빠없이 누나와 사는 기종이가도시락을 못 싸오는 것을 알고 어머니에게 보리밥을 고봉으로 담아달라고 성화입니다.에미애비 없이 자란 놈이라고 기종이를 따돌리는 친구들에게 둘은 보리방귀를 날립니다.으-윽. 여민이는 눈물을 자주 흘립니다.여민이가 다섯살 때 화학공장에 다녔던 어머니는 사고로 한쪽 눈을 잃고 말았습니다.기종이가 ‘애꾸새끼’라고 놀리자 여민이는 흠씬 두들겨 패줍니다.나중에 기종이가 자신보다 더 불쌍하다는 사실을 알고 여민이는 더욱 크게 웁니다. 방학숙제에 손도 안댄 기종이는 ‘몸으로 때우지’ 합니다.그리곤 “가난한 애들 중엔 맞지 않는 아이들이 없어”라고 내뱉습니다. 여민이는 가난과 재산,전쟁,우정,욕심,이별 등 어린 시절 누구나 가슴앓이했을 주제들을 어머니에게 묻습니다.그 질문에 한땀 한땀 정성들인 흔적이 묻어납니다.박재동이 말했듯 “천진한 웃음안에는 삶을곧게 보는 누구보다 냉철한 눈”이 번쩍입니다. 이 작품의 이야기는 ‘반갑다 논리야’를 내 유명해진 위기철 원작‘아홉살 인생’에서 가져왔습니다. 1권 64쪽.어머니의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아버지가 어머니곁에 무너지는 장면은 압권입니다.슬픔과 절망이 이렇게 극대화되고도 단순미를 잃지 않는 경지를 일찍이 본 적이 없습니다. 임병선기자
  • 金大中대통령 노벨평화상/ 李姬鎬여사 내조

    한국의 첫 노벨상 수상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이여사는 지난 38년 동안 영광과 절망의 순간순간을 김대통령과 함께 해온 평생 내조자이면서 동지였다. 1922년 서울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이여사는 이화여고와 서울대사범대를 졸업하고 당시로서는 드물게 램버스대,스카렛대 등 미국 유학까지 한 신세대 엘리트 여성이었다.귀국후 YWCA총무로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던 중 국회의원 선거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첫 부인과사별한 채 전셋방에서 어려운 생활을 하던 김대통령과 운명적인‘만남’을 했다.주위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대통령의 신념과 관용,멋에 이끌려 “내가 도와야 할 사람”이라는 믿음으로 결혼을 결심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62년 이여사와 재혼한 이후 재선,3선 의원으로 성장한 김대통령은 71년 신민당 대선후보로 선출돼 거물정치인의 반열에 올라섰으나 고(故)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의 정적이 되면서 납치-망명-투옥-연금으로이어지는 형극의 길을 걷게된다.당연히 이여사의 삶도 암울한 시련의늪으로빠져든다.이여사는 유신의 어두운 장막이 드리워진 72년부터김대통령이 신군부에 의해 사형언도를 받은 뒤 미국 망명길에 오르던82년까지의 기간을 ‘외롭고도 잊혀진 곳에 있었던 세월’로 기억하고 있다. 김대통령이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모진 고초를 받고 있다는 전언을접하고,이여사는 몸서리치는 불면의 밤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여사는 주저앉아 있을 수 없었다.김대통령이 옥고를 치르는 동안 자식들에게 엄친(嚴親)노릇도 해야 했고,감옥에 간 동지들의뒷바라지와 남은 가족들을 보살펴야 했기 때문이다.남편이 옥중에 있을 때는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편지를 보냈다. 이여사는 김대통령이 95년 정계에 복귀한 이후에는 측근들이 감히진언하지 못하는 얘기들을 귀띔해 줬고,영부인이 된 뒤에도 신문을자세히 읽고 김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그 뿐만 아니라 여성과 장애자 등 이 사회의 차별받는 사람들에게 각별한관심과 사랑을 바쳐왔다.이여사의 이런 노력이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말했다. 이도운기자 dawn@
  • 中출신 첫 노벨문학상 가오싱젠/중국서 버림받은 중국혼의 문예가

    중국 작가로선 처음이자 아시아 문인으로선 네번 째로 노벨문학상을 탄 가오싱젠(高行健·60)은 극작가이자 소설가일뿐 아니라 연출가미술가 번역가 등 예술 다방면에 걸쳐 재능을 발휘했다.프랑스 시민권을 획득했고 대표작을 중국땅이 아닌 해외에서 썼지만 그는 중국어로 글을 쓰고,중국어로 사고한 중국혼의 작가이다.이는 “문학적 보편성,매서운 통찰력,언어적 탁월함을 통해 중국의 소설과 연극에 새길을 열어줬다”는 한림원의 선정 이유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1940년 동부 장시성 간저우에서 태어났으며 어머니가 아마추어 배우여서 어렸을때부터 연극과 문학, 그림과 음악에 관심을 쏟게됐다.중국 체제 아래서 기본교육을 받기 시작해 62년 베이징 외국어대에서불문학 전공 학위를 얻었다.그러나 문화혁명(66∼76)에 휩쓸려 재교육 하방캠프로 끌려갔으며 그간 쓴 원고 가방을 몽땅 불태우지 않으면 안되었다.39세 때인 1979년이 되어서야 작품을 발표하고 프랑스이탈리아 등 외국에 나갈 수 있었다.87년 프랑스로 망명하기 전까지그는 단편 에세이 희곡 등을 잡지에 발표했으며 소설창작론 등에 관한 책도 냈다.특히 ‘근대소설기법 초론’은 마오쩌둥의 사회주의적리얼리즘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어서 큰 논쟁을 일으켰고 당국의탄압을 사 반체제인사로 망명하게된 단초를 열었다.82년 브레히트,아르토,베케트 등의 실험적이며 전위적인 극작법에 영향을 받아 쓴 첫희곡 ‘위험신호’는 베이징 무대 상연에서 대성공을 거뒀으나 83년부조리극 ‘버스정류장’은 당시 당국의 지식인 억압정책에 걸려 크게 비판당했고 85년작 ‘야만인’은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논쟁거리가 되었다. 86년 그의 ‘강 건너편’이 판금되고 말았는데 이후 중국에서 그의작품은 일절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이에 가오는 사천성 양자강가의오지를 10개월동안 답파하면서 절망감을 삭였으며 87년 중국을 떠났다.1년뒤 정치적 망명객으로 파리에 정착했는데 고국에서 89년 천안문사태가 일어나자 중국공산당을 정식 탈퇴했다.이 사태를 소재로 ‘도망자’를 파리에서 창작,발표하자 중국당국은 그를 반국가 인사로규정하고 전 작품을 금서로 묶게된다. 그는 82년 여름부터 그의 걸작 소설인 ‘영산(靈山)’을 쓰기 시작했다.이 작품은 중국 산하를 시공간적으로 거대하게 편력하는 구성방식을 취하면서 자신의 근원과 마음의 평정,자유를 찾는 한 개인을 형상화하고 있다.이어 좀 더 자전적인 취향의 수작 ‘한 개인의 성경(聖經)’으로 거대 스케일의 ‘영산’을 보완했다. 여러 작품이 다수 외국어로 번역되었으며 그의 연극작품은 언제나세계 한두 곳에서는 공연되고 있다. 가오는 또 동양화에 일가견을 가진 화가로서 국제적으로 30여 차례의 전시회를 가졌으며 자신의 책표지 그림을스스로 그리고 있다.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 기사훈장 등 많은 상훈을 받았다. 김재영기자 kjykjy@.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가오싱젠 대표장편소설 ‘영산'.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중국 작가 가오싱젠의 대표 장편 소설 ‘영산’(靈山)은 격조 높은 내용과 함께 서사구조에 있어 대담한 시도를 담고있는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등장인물들의 그림같은 여정을 그린 이 작품은 여행기이면서 철학적 여정의 기록이다.또 부분적으로 사랑 이야기와 우화적인 내용도 등장한다. 이처럼 변화 무쌍한 이야기를 끌어가기 위해서 수많은 인물과 이야기들이 작품속에 뒤섞여 있다. 도교와 불교 승려,비구니에서 신비한 원시 인간형 까지 어찌보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갖가지 유형의 인간이 그들이다.또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는 뱀과 매연을 내뿜는 버스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문명이 엇갈린다. 기존의 인습이 도전받고 선입견도 위협받는다.그래서 약함과 강함을 함께 지닌 인간 조건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만다. 그간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테두리에 놓여 있던 기존의 중국 문학과는 전혀다른 면모다.이처럼 동양적인 신비주의와 서구의 모더니즘을융합한 가오싱젠의 작가적 노력이 그의 작품을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광이지만 예상못했다”. 가오싱젠은 12일 스웨덴 한림원의 수상자 발표 소식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놀라움을 표시했다. 파리 교외 바뇨레에서 살고 있는 그는 이날 AFP통신과의 회견에서“놀랐다”고 소감을 밝힌 뒤자신이 수상 유력자로 거론되지 않았던 점을 들어 “아마 그런 편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지난 88년 중국에서 프랑스로 정치적 망명을 한 가오는 “(노벨상수상은) 영광이지만 아직은 그것을 충분히 음미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가오의 대표작 ‘영산’은 미국에서도 지난해에야 영문판이 나왔으며 국내에는 소설이나 희곡이 전혀 소개된 적이 없다.국내의 중국문학 전공학자들도 그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이 별로 깊지 않았다.
  • 노벨상 주간…돋보이는 외국소설 3편

    세편의 외국 장편소설이 눈길을 끈다.그 중에 노벨문학상 수상작도있고 수상후보로 거론된 작가의 최근작도 있어 ‘노벨상’ 주간에 어울리는 관심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이 작품들은 노벨상과 연관되기전에 각기 다른 대륙의 한 모퉁이를 무대로 하고 있고,창작 시기 또한 한 세대 간에 걸친 가운데서도 우리 소설들을 되돌아보게 하는 힘을 공유하고 있다. 일본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만연원년(万延元年)의 풋볼’(고려원)은 이 작가의 94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다.35년생의 오에는 23세때 아쿠타가와상을 받았고 67년,32세 때 쓴 이 소설로 가와바타 야스나리 이후 일본 작가로서는 두번 째,아시아로선 세번 째 노벨문학상을 탔었다.오에가 노벨상을 타기 전엔 국내에 그의 대표작으로 ‘이름만’ 소개되다 노벨상 수상과 함께 첫 번역본이 나왔으나 곧 절판되고 말았다.스무권이 넘는 고려원의 오에 전집 중 하나로 나온 이소설은 두껍고 다소 난해하지만 사소설 풍의 일본 소설과는 다른 오에 문학의 진면목을 잘 드러낸다.등단한 대학시절부터 인간의 실존주의적 한계상황에 포커스를 맞추었던 오에는 결혼후 장남이 장애자로태어나는 불우함 속에서도 진보적 지식인으로 사회문제에 적극 참여했다.제목의 만연원년은 1860년을 가리키나 풋볼이 암시하듯 미일 안보투쟁 등 미국에서 정신적으로 벗어나려는 전후일본 지식인운동이활발했던 1960년 무렵이 배경이다.20대 후반의 주인공은 문학전공 지식인이나 한쪽 눈을 잃어 용모가 추해진 데다 뇌장애의 어린 아들,그리고 이로 인해 알콜중독에 빠진 아내가 있다.가장 친한 친구는 이해하기 어려운 의식과 함께 자살했다.이 주인공의 절망과 구원을 통해소비시대 진입 직전의 전후 일본의 정체성이 모색된다.주어진 여건이우리와는 사뭇 다르지만 외적 환경을 딛고 인간 삶의 실존적 의미를뽑아올리는 작가의식이 형형하게 느껴진다. 한편 ‘H서류’(문학동네)는 중부 유럽의 빈국 알바니아 출신으로단골 노벨상 후보인 이스마일 카다레 작품.공산정권 시절인 80년대에알바니아 잡지에 연재되다 카다레가 프랑스로 온 뒤인 96년에 불어판으로 출간됐으며 대표작은 아니나대작가의 역량을 충분히 맛볼 수있다.1930년대 두 외국인이 그리스 호메로스 서사시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그리스 북부 인접국으로서 마지막 서사시의 땅이라는 알바니아를 찾아온다.상호감시의 전제적 관료주의,삼류 공상의 쁘티 부르조아,살인적인 민족간 반목 등을 풍자적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이 희극적 소재들을 인간 삶의 비극적 실체의 구슬로 꿰어내는 솜씨가 탁월하기만 하다. 칠레 작가 폴리 델라노의 ‘이 성스러운 장소에서’(책이있는 마을)는 앞 작품들에 다소 격이 떨어지지만 우리 문학과 대비할 수 있는특징은 더 많이 지니고 있다.선거로 뽑힌 세계 최초의 마르크시스트정권인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을 암살한 73년의 칠레 군부쿠데타가일어나던 날,주인공이 극장의 화장실에서 3일간 갇혀 있으면서 15년여의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이다.젊은 날의 방황과 정치참여를 통한열렬한 사회주의자로의 의식화 과정이 회고된다.작가는 74년부터 10년간 망명생활을 했으며 77년작이다.정치 시대인 우리의 70,80년대를연상시키지만 비슷한 점은 거기고 끝나고 ‘라틴적인’ 풍속,삶을 보는 작가의 눈은 우리와는 판이하게 다르다.우리 독자들은 이 다른점을 어이없어하면서도 눈을 떼지 못한다. 김재영기자 kjykjy@
  • [외언내언] 감기 예찬

    감기에 자주 걸린 편이지만 아직 독감 예방접종을 한 적은 없다.감기 정도는 걸리기도 하면서 사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병치레를 많이 해서 감기와 친숙한 탓에 그런 엉뚱한생각을 하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감기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에게 축복을. /자연은 그들 안으로 소리 없이 스며들어가/그들을 서서히 쓰러뜨리고 조용히 뉘이었네./삶을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인간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를 깨달을 수 있도록/미열이 주는 깊은 몽상의 메시지를 받을수 있도록./자연은 그렇게 우리들 안으로 스며들어 주었네./우리는사려깊은 자연이 선사하는/인생에의 이 새로운 통찰에 감사를 드려야 하나니/우리는 불행을 가장해 날아든 이 작은 행복에 깊이 감사 드린다네.〉 ‘행복이 남긴 짧은 메모들’(풀빛미디어 발행)이란 책에 실린 오스트레일리아의 카투니스트 마이클 루닉의 이 감기예찬에 나는 전적으로 동감한다.지독한 고통이나 깊은 절망을 느끼지도 않으면서 삶을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고 인간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정말 감기가 주는 축복이 아닐까.그런 점에서 도통 감기몸살이라고는 앓아 본 적이 없는 듯한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낀다.항상 기운이 넘쳐나는 듯한 그 건강한 사람들의,아픈 사람 사정 이해 못하는 몰인정함(?)에 맞닥뜨릴 때 더욱 그러하다. “박제(剝製)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상(李箱)의 소설 ‘날개’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육신이 흐느적흐느적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銀貨)처럼 맑소.” 며칠 동안 심한 몸살감기를 앓고 출근하는 길에 바로 이 구절이 실감으로 다가왔다.원래 가벼운 몸무게가 더욱 줄어들어 내딛는 발걸음이 허공에 뜨는 듯한 순간,몸안의 불순물이 모두 빠져나가고 정신이 ‘은화처럼’ 맑아진 듯한 느낌이 든 것이다. 그러나 올 가을에는 독감백신을 맞아 보기로 작정했다.지난 겨울 감기를 호되게 앓은 탓이다.감기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일 나이도 이제 지났다는 생각도 들었다.그런데 공교롭게도 독감백신이 없다고 한다.세계보건기구(WHO)가 매년 4월께 유행이 예상되는 바이러스 균주를 발표,거점 생산지역을 정해 생산토록 하는데 올해는 균주 발표자체가 늦어져 원액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게다가 가수요까지 겹쳐 물량부족 상태가 발생했다며 국립보건원은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65세 이상 노인,호흡기나 심장질환자,임산부,당뇨·암환자 등을 제외한 건강한 사람은 독감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다는데 어느 쪽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결국 다시 감기와 친구할 수밖에없을 듯싶다. 임영숙 논설위원실장 ysi@
  • 폴란드 코르제니오프스키 경보 첫 2관왕

    29일 시드니 올림픽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경보 사상 첫 2관왕 탄생에 열광하고 있었다. 경보의 역사를 새로 쓴 주인공은 폴란드의 로베르트 코르제니오프스키(32).섭씨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열린 남자 50㎞ 경보에서 2위로 들어온 라트비아의 아이거 파데제브를 1분18초 차이로 여유있게따돌리고 3시간42준22초로 우승,육상 첫날 20㎞에 이어 2종목을 석권했다. 2종목 동시 제패는 56년 멜버른대회에서 20㎞종목이 추가된 이후 처음이다. 지난 대회 우승자이기도 한 그는 지난 22일 20㎞종목에서 2위로 골인했지만 선두로 들어온 베르나르도 세구라(멕시코)가 뒤늦게 실격처리되는 바람에 행운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었다.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24세에 출전한 92년 바르셀로나대회에서는20㎞에서 완주조차 못했고 50㎞에서는 부정자세로 실격패,절망에 빠져 선수생활을 그만둘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가장으로서 아이에게 패배자로 기억될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고쳐먹고 과감하게 훈련방법을 바꿔 재기를 노렸다.고국을 떠나매일 프랑스와벨기에의 국경을 넘나드는 독특한 훈련방법을 택했다.프랑스에서 아침식사 후 경보로 벨기에로 들어갔고 점심 전에 다시캠프로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했다. 스포츠전문가들의 만류도 뿌리치고 자신만의 훈련방법을 고집한 끝에 9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낸데 이어 96애틀란타 대회50㎞종목에서 우승,재기에 성공했다. 20㎞경기에서 멋적게 따낸 우승 때문에 시드니 근교에서 친구들과머물렀던 그는 “이번에야말로 진정한 실력으로 금메달을 땄다”며함박웃음을 지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Q채널 가을개편서 특집다큐 강화

    논픽션 케이블TV ‘Q채널’(채널 25)이 다음달 1일부터 가을개편에들어간다. 먼저 개편특집으로 다음달 2일 한국의 양서류를 다룬 다큐 ‘두꺼비,그들만의 사랑’(오후4시)을 방송하고 다음달중 ‘아시안의 축제’,‘TV로 보는 20세기의 희망과 절망’등 특집다큐를 연이어 방송한다. 10월 둘째 주부터는 세계적 경제매거진 ‘해럴드 트리뷴의 글로벌이코노미’(화 밤12시)를 신설하고 골프프로와 건강관련 프로도 각각새로 편성했다. 또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방송시간을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10시로 확대했고 재테크 프로 ‘헬로 머니’는 토요일 오후 8시로 방송 시간을 옮겼다. 장택동기자 taecks@
  • [대한시론] 천천히 자살하는 한국정치

    정치학을 공부하다 보면 역대의 독재자들에게는 희한한 공통점들이있는데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들이 한결 같이 국회를 혐오했다고하는 사실이다.히틀러도 그랬고 무솔리니도 그랬다.그들은 국회야말로 하루 속히 사라져야 할 악의 근원이라고 확신했다.국회를 혐오하는 것이 독재의 기원이라면 지금 우리의 민심을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이런 자문에 빠질 때면 나는 명색이 정치학 교수인 내가 자신과 남을 기만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심(自愧心)에 빠질 때가흔히 있다.사람이 어려움을 참고 살아가는 힘은 어제보다 오늘이 낫고 오늘보다 내일이 좋아지리라는 희망 때문일 것이다.그런데 세월이나아진다는 증후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선(善)이 발전하는 것보다더 빠른 속도로 악(惡)이 발전하는 것을 보면서 정치학자들은 결국자기 자신은 물론 그 시대를 기만했다는 죄의식에 빠지게 된다. 나는 요즘 국회법 파동으로 인하여 뇌사 상태에 빠진 국회의 파행을바라보면서 역사는 과연 진보하는가라는 질문에 깊은 절망을 느낀다지난날 보다 나아지기는커녕 정치적 악은 더 빠른 속도로 퇴화되어가기 때문이다.50년 전의 날치기 국회는 지금도 여전히 살아 있다.오죽하면 이 나라에서 가장 죄 많은 무리가 정치인이라는 여론 조사의답변이 나왔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지식인으로서 세상이 이토록 혼탁해진 데 대한 자책감으로 괴로워 할 때가한두 번이 아니었다.내가 현실 정치의 어느 부분을 책임져야 할 입장에 있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지식인은 남보다 더 아파야 할 일말의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정치를 바라보노라면 어느 프랑스 요리사가 쓴 개구리 요리방법이 생각난다.개구리 요리는 일단 튀김으로부터 시작한다.그런데개구리를 튀길 때 끓는 물에 갑자기 집어넣으면 그가 튀어 올라 위험하기도 하지만 맛도 많이 떨어진다고 한다.그래서 개구리를 튀길 때는 미온(微溫)의 물에 개구리를 집어넣고 천천히 온도를 올리면 변온(變溫) 동물인 개구리는 자기가 죽어 가는 줄도 모르고 물의 온도에따라 체온이 바뀌면서 고통을 느끼지도 않는 채 천천히 죽어 간다는것이 그 요리사의 설명이었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냄비 속에서 천천히 죽어 가는 그 개구리의 운명을 연상시켜 주곤 한다.자신의 이권이 걸려 있을 때는 뜨거운 냄비속에 살아 있는 개구리처럼 날뛰면서도 정작 그들이 어떻게 천천히죽어 가고 있는지,그들이 어떻게 천천히 이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민심은 이미 저만치 떠나가 있고,경제는 깊은 내상(內傷)을 입고 다시 기우뚱거리고 있다.국가의 부패 지수는아프리카의 후진국인 짐바브웨보다 높고 지하 경제의 규모가 국민총생산의 40%를 육박하는 이 나라에서 우리는 무슨 희망으로 살아가야하나.우리가 다시 태어난다면 진정으로 이 땅에 다시 태어나고 싶은사람이 얼마나 될까.어쩌다가 나라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저 천둥벌거숭이만도 못한 정치인들이 이 나라의 모든 악의 원죄이다.책 한자 들여다보지 않고,역사가 무엇인지,이나라가 어디로 가는지 고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은 채,의석 수가모자람에도 불구하고 원내 교섭 단체를 만들려는 노탐(老貪)과 노욕(老慾)에 휘말려 야합하는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저들이 회심(悔心)하지 않는 한 이 나라의 장래에 희망은 없다.당신들에게 일말의 우국지심(憂國之心)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주지육림(酒池肉林)속에 취생몽사할 시간에 ‘목민심서’라도 한 줄 읽어 보라.나는 글재주가 없어 참혹한 이 현실을 표현할 길이 없기에,가슴을 치며 시대를 탄식했던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의 외침으로 이 글을 맺으려 한다.‘저토록 착한 이 땅의 백성들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저 인간 말종(末種)들의 다스림을 받고 살아야 하나!’ ■신 복 룡 건국대대학원장·정치학
  • [세계적 知性 릴레이 인터뷰] (2)이스마일 카다레

    이스마일 카다레(64)는 중부유럽의소국이자 빈국인 알바니아 출신소설가지만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곤 하는 대작가다.현재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포럼 발제강연 하루전인 26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겸손한 가운데 뚜렷한 주관을 차근차근 펼쳐보였다. ■노벨상 발표가 다가오는데 느낌은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모든 작가에게 이 상은 큰 영광이며 대단한 상이다.그러나 지나치게 과장되었다고 할 수 있다.이 상을 받지못한 위대한 작가도 상을 받은 위대한 작가만큼이나 많다. 상을 받는작가의 기쁨도 크지만 해당 국가와 국민들의 기쁨도 이에 못지 않다.특히 소국일 때는 더욱 그렇다.나 말고도 상을 탈만한 위대한 작가들이 아주 많다. ■지난 90년 프랑스로 망명했는데 결정적인 원인은 무엇이었는가 고국을 떠나 고국을 위해 긴급히 수행할 일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당시는 여러 공산권 국가가 무너지면서 알바니아도 민주화의 좋은찬스를 맞고 있었다.나는 그전 독재 치하에 있을 때 떠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으나 조국에 머물렀다.자유화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자아직도 남아있는 위선을 깨뜨리는 충격을 주고 싶어서 떠났다.1년반뒤에 독재정권이 완전히 무너지자 귀국했는데 그렇게 긴 망명이 될줄은 생각하지 못했다.지금은 파리에 머물지만 망명자는 아니다. ■망명후 어떤 문학적인 변화를 겪었는가 할 일이 많이 생겨서 머물고는 있지만 내 문학은 망명으로 어떤 영향도 받지 않았다.나는 항상 알바니아에 있다.불어로 말하고 있지만불어로 작품을 쓰지 않았다.너무 늦게 불어를 배워 작품을 쓸 수도없었고 그런 욕구도 없었다. ■발제문에서 고급 문학을 거듭 강조했지만 문학의 대중성이 갈수록심각하게 논의되지 않는가 문학작품은 여러가지 단계가 있다.인류의 보배인 위대한 문학이 있고 보잘것 없는 수준의 문학이 있다.저질이든 고급 문학이든 모두 존재할 권리가 있다.나는 ‘저질 작가를 좋아한다’고 진심으로 말해왔다.보통이나 저급의 소설 덕분에 대중이 위대한 문학에 접근할 수 있다.위대한 작품과 저질 작품은 같이 전쟁에 나간 병사와 같은데 승리를 거두면 그 영광은 위대한문학이란 소수의 장군에게 돌아간다.저질 문학은 그래서 ‘문학의 순교자’라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 저급의 대중 문학이 자신들의 원칙을 문학 전반의 일반적인 것으로 내세울 때 생겨난다.문학 등 예술의 상업화는 절망적인 정도에 이르고있으며 우리가 안고 있는 가장 슬픈 문제일 것이다. ■문학과 삶의 관계를 굉장히 독특하게 보고 있는데. 문학은 문학외의 규범에 종속되어서는 안된다.그리고 어느 시대에나애들 식으로 말해 좋은 문학과 나쁜 문학이 존재해왔다. 전체주의 국가든 민주주의 국가든 그러하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사회체제가아니라 자신의 문학 내에 자유가 있는가가 관건이다.문학과 현실 사이에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문학이 위대한 것이다. ■어떤 때 작가로서 가장 행복한가 뭔가 새로운 것이 발견되고 머리 속에 떠오르는 듯한 그 첫 순간이다.사랑과 마찬가지로 그 다음 순간부터는 이런 영감을 실현해야 하는 일이 남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할 수 없다. ■한국 작품을 읽어봤는가 이청준의 불어판 소설 등을 감명깊게 읽었다.한국 문학이 가치에 비해 제자리를 못찾는 것같다.그러나 한국말고도 진실하면서도 국제적으로 안 알려진 곳이 많다. 김재영기자 kjykjy@
  • [네티즌 이슈] 한국축구

    * 격려의 박수 보내자. 시드니올림픽에서 축구는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겼다.2승1패라는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8강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일본은 8강에 안착했다.이와 관련,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사의를 표명했다.다시 외국인 감독 영입 소식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기도 한다.축구협회에서는무언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 ‘타산지석’이라는 말처럼 먼 곳에서 교훈을 찾기보다는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의 성공에서 우리는 이제 배워야 한다.일본이 그들의 축구를 세계적 수준에 근접시키기 위해서 브라질 유학,유소년 축구 활성화,외인 용병 수입을 통한 프로리그 출범 등 갖은 공을 들인 끝에월드컵 본선 진출 성공,청소년대회 준우승,올림픽 8강 진출을 이루어냈다. 이와 같이 시간과 자본을 충분히 투여한 투자가 이루어져야만 무엇이든지 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다음 올림픽에 대비한 선수단을 구성하고 유학도 보내고 경기력도 향상시켜야 한다. 정규 시즌의 국내 경기 활성화와 함께 비정규 시즌의 국제 경기 참가 독려도 있어야겠다.그러나 무엇보다도 유소년 축구를 제대로 키우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이미 유명 축구인을 중심으로 축구교실이 열리고 있고 여기에서 자라난 축구 선수들이 커서 기본기와 경기력이 뛰어난 세계적인 축구 선수가 될 것이다. 즉 이번 축구 8강 좌절에 대해 감독만 교체한다고 해결될 것인가?비록 8강 진출에 실패하긴 했으나 이미 올림픽 축구선수단과 코칭 스태프는 그들이 할 몫을 다했고 절망적인 상태에까지 이르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도 보여줬다.이제 최선을 다한 그들에게 우리는 더욱 잘 할 수 있도록 격려를 해야 할 것이다.그리고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2002년 월드컵에서는 반드시 16강 진출에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배려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8강에 진출하면 월드컵까지 보장하고 8강에 실패하면 월드컵을 못간다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는 이제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그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자.그리고 지금부터 제대로 투자를 하자.항상 끝이아닌 시작으로 생각하는 미래안적 시각을 갖자.경기가끝나면 텅비게 될 스탠드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함성과 열기로 가득찰 다음 경기를 기대해보자. ■박 순 홍㈜이큐더스 마케팅팀장rex@ekudos.co.kr. *패인 냉정히 분석하자. 최선을 다하였다.그러나 아쉬움이 남는다.무엇 때문에 실패하였을까어렵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쉽게 진단해보자.올림픽 8강 진출을 위해 오래 전부터 허정무 감독을 중심으로 준비를 철저히 했을 것이다. 선수들은 많은 훈련과 상대방에 대한 분석을 하면서 대비를 하였을것이다.그런데 왜 실패하였을까? 선수들에 대한 예산 지원이 부족하였을까? 그러나 그것이 실패의 근본원인은 아닐 것이다. 협회의 운영 능력이 부족하였을까? 우수한 감독,우수한 선수를 선발하여 한치의 오차없이 정확하게 계획에 의하여 지원을 하였다면 이번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협회의운영 능력이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결정적 원인은 아닐 것이다.국민의 성원이 부족하였을까?한국 국민처럼 축구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국민이 어디 있던가? 선수들의 실력이 문제였을까? 다른 나라 선수와 비교하여도 나이,체력 등에서 결코 손색이 없다.그렇다면 혹시 선수들의 정신력,기술력이 문제가 있었을까? 감독의 자질이 문제가 있었을까? 허정무 감독은감독으로서 그의 전력으로 보아 충분한 자질이 있다고 본다.그러나경쟁의 결과는 냉정하다.감독으로서 책임을 지려는 그의 태도는 당연하다고 본다. 축구와 관련,모든 사람들이 다시 한번 정신 무장을 하고 실패원인을분석하기 바란다.공격력,수비력,정신력,그리고 가장 중요한 기술력을 분석하고 세계 축구의 최정상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고 그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해외정보 분석력이 취약한 것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조금 있으면 월드컵이 다가온다. 왜 일본 축구가 이토록 성장하였는지를 다시 한번 분석하고 그들에게본받을 것은 본받도록 하자.시드니에서 우리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였다.따라서 감독과 선수들을 더욱 격려하고원인과 결과를 철저하게 분석하여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 어떨까? 국민들과 축구협회 역시 일본 등 선진 축구가 어떻게 흘러가는가를예의주시하며 성원과 지원을 보내주는 것이 우리의 축구를 정상의 위치로 올릴 수 있는 밑거름이 아닐까?그들을 경질할 것이 아니라 보완을 하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생각한다. ■김 찬 영 부산대도서관 멀티미디어센터cykim1@hyowon.pusan.ac.kr
  • 주가폭락 이모저모

    주가가 대폭락한 18일 증권사 객장과 인터넷사이트에서는 투자자들의 허탈감에 찬 한숨이 쏟아졌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75.42포인트나 하락하면서 552.78까지 밀려나는 대폭락 장세를 연출했다.장중 주가하락률은 12.01%로 증권거래소 개장 이후 최대였다. 개장부터 폭락장으로 출발한 뒤 오후들어 더 큰폭으로 주가가 떨어지자 ‘피의 월요일’이 재연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마저 투자자들을엄습했다. 그러나 막판에 삼성전자주 등에 매수세가 밀려들며 낙폭을줄여 다소나마 위안이 됐다. 인터넷사이트에는 정부의 역할을 비난하는 목소리서부터 투자자들의분노와 허탈감을 담은 글들이 잇따라 올랐다. 한 투자자는 ‘몇개월 사이에 빈민층으로 전락했다.도대체 이나라경제는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또다른 투자자는 ‘1∼2개월안에 반토막되는 이런 장세에서는 나중에는 정말 전재산 다날릴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투자자들 사이에는 증시 상황이 좋아지리라는 기대나 희망보다도 더떨어질 것이라는 절망감이 팽배했다.한 코스닥투자자는 “거래소 지수는 300,코스닥지수는 50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서울 시내 객장을 찾은 주부 등 투자자들은 온통 하한가나 폭락가로가득찬 전광판을 바라보며 허탈한 심정에 말을 잇지 못했다. 평소 50여명 이상의 투자자들로 붐비던 서울 중심가의 객장은 주가가 폭락하자 오후들어 10여명만 남아 썰렁한 모습이었다. 증권전문가들도 7일 연속 하락한 뒤 또다시 대폭락을 맞은 증시를전망하고 분석하기조차 싫다는 자조적인 모습이었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제 더이상 기술적인 분석은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낙폭과대가 매수의 조건이라지만 하락의 끝을 알 수 없는 마당에 매수 시점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반응이었다. 아예 자포자기적인 투자자들도 많다.모 증권사 지점장은 “투자자들이 대부분 반토막이 넘는 손실을 보고 있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소동이 없는 것은 자포자기한 심정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최근의 주가폭락세는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있다”고 털어놓았다. 손성진기자 sonsj@
  • 野 경의선 복원 어정쩡 태도

    경의선 복원 기공식 행사가 열린 18일 오전 한나라당 기자실에는 당국방위원장 박세환(朴世煥)의원 명의의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보도자료에서 당 국방위는 “남북 군사공동위원회의 제도화를 통한실질적 긴장완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경의선 복원의 유보를 촉구했다.기공식 행사에 불참한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의중을 반영한것이다. 당 지도부는 이날 기공식 행사에 건교위와 통일외교통상위등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이 참석하는 것을 사전 ‘용인’했다.다른상임위 소속이라도 개별 의원의 자발적인 기공식 참여를 막지는 않았다.대북관계를 둘러싸고 자칫 한나라당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우려에 따른 고육지책이었다. 그러나 이날 박 의원 명의의 보도자료에 이은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의 논평은 당 지도부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권 대변인은 “정부는 태풍 피해로 절망하는 우리 국민부터 살린 뒤에 북한을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박 의원 명의의 보도자료에는 “‘적’의 기계화부대를 효율적으로 제압하기 위해…” “경의선 복원으로 인해 철도를 ‘적’의 특수부대가 사전 검거할 경우…” 등 냉전적 표현이 재연됐다.여론에떼밀려 당 소속 의원의 기공식 참여를 허용하면서도 대북 적대 의식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등 인식의 한계를 노정했다는 지적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 마크 코즐렉 15·16일 첫 내한공연

    마크 코즐렉 하면 적지 않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기타와 보컬라인만으로 최대한 사운드를 ‘죽인’ 미니멀연주,오직그의 ‘기이한 호소력’만으로 엄청난 설득력을 견인해내는 레드 하우스 페인터스의 음악을 들어본 이들이라면 그에게 중독되고 말 것이다. 그의 목소리가 지닌 힘을 알고 따르던 이들에게 믿기지 않는 얘기일지 모르지만 그가 우리곁에 온다.15일과 16일 오후8시 홍익대앞 쌈지스페이스에서 첫 내한무대를 갖는 것.쌈지 (02)3142-1693,명음레코드(02)2208-5333에이즈 자선단체 샨티프로젝트(www.shanti.org)의 ‘콜렉션’ 앨범에수록된 제네시스의 명곡 ‘팔로우 유 팔로우 미’의 커버곡을 들어보라.후반부의 거친 노이즈는 미니멀한 전반부와 대조돼 쌉쌀달콤하다. 닐 영의 ‘온 더 베이’를 커버한 지점에 이르면 그의 목소리와 영의그것을 구분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씁쓸한 그의 목소리 뒤에 받쳐는양감있는 어쿠스틱 기타의 울림과 일렉트릭 기타의 내지름은 또 어떠한가. 어떤 이는 그를 레너드 코헨이나 닉 드레이크에 비견하기도 한다.삶의 허허로움과 절망감을 명료한 선율에 실어나른 이들 뮤지션의 음악경향을 포크 리리시즘이라 칭한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을 포크그룹으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분명 이들은 록그룹.그룹은 데뷔시절 포크 싱어송라이터 면모에서 탈피,얼터너티브,고딕에서 자조적 펑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파수를 건드려왔다.물론 그런 변화를 관류하는 중심은 코즐렉의 ‘느리지만 강렬한속삭임’이었지만. 임병선기자
  • [대한광장] 푸른 하늘을 위하여

    9월의 문화인물로 정해진 시인 김수영의 작품 중에 ‘풍뎅이’란 시가 있다.비교적 초기에 씌어진 시인데 거기에는 소시민적 삶의 어려움과 막막함이 잘 표현되어 있다.시는 목이 비틀려진 풍뎅이가 뒤집어진 채 날지 못하고 ‘등판으로 땅을 쓸어가면서’ 우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시의 화자는 그 풍경을 보면서 ‘네가 부르는 노래가 어디서 오는 것을 너보다는 내가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또한 풍뎅이가 그렇게 울고 있어도 ‘소금같은 이 세상은 계속 존속할 것’이라는 절망의 말을 덧붙이고 있다. 누구라도 땅에 누워 통곡하며 울어본 사람은 김수영이 풍뎅이가 등으로 우는 모습에 공감하는 모습에 같이 등이 아프리라.손가락은 잘려 엎어지고 싶어도 엎어질 수도 없고 대신 등을 밀며 그 어딘가로끝까지 밀어붙여야 겨우 살 것 같은 절망감.사는 일이 그렇게 막막하다고 느껴본 일이 있는 사람에게는 그 시가 주는 아득한 슬픔에 눈빛이 닿을 곳이 없는 때가 있다는 것을 실감케 하리라. 아침저녁으로 기온은 내려가지만 낮은 아직 덥다.그러나 오락가락하는 태풍 덕분에 여름으로부터 가을로 성큼 들어선 것처럼 느껴진다. 가지 끝에 매달린 열매들은 온몸으로 빛을 빨아들여 과육에 살을 더하리라.탐스러운 과일을 상에 차려놓고 조상의 음덕을 생각하는 추석도 며칠 남지 않았다.이제 우리는 자신의 고향으로 대이동을 할 것이다.어딘가 갈 데가 있다는 것은 마음에 정처가 있는 것이어서 우리를든든하게 한다. 그러기에 누군가는 명절때 갈 고향이 없는 사람은 구원이 없다고 했던 것이리라. 그러나 이번 추석은 왜 이렇게도 심란한지 모르겠다.분명 50여년간생사조차 몰랐던 혈육들을 만나고 서로의 얼굴을 만지며 오열을 터트렸건만,통일은 미래의 일이 아니라 오늘의 일이라고,이를 위해서 자기가 선 자리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그 길에 이르는 길인가를 숙고해야 한다고 다짐을 했건만 오늘 우리의 주변은 어수선하다. 남북정상의 공동선언 이후 사실 우리사회는 커다란 변혁기에 들어섰다.그 누구도 우회하여 살 수 없는 민족이라는 커다란 길 앞에서 실로 우리는 엄청난 변화를 체감하며 서있는 것이다.비전향 장기수들이북녘으로 가고 인민군으로 간 아들은 교수 박사가 되어 환생(?)하고끊어진 철도는 이어질 것이 확실하며,무조건적인 증오와 적대감으로서로를 보던 냉전시대의 유물들을 걷어내고 같이 살아가야 할 사람이라며 서로를 신뢰하지 않으면 안되는 통일시대의 초입에 우리는 문득와버린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실제적인 모습은 어떠한가.의사들은 생명을 담보로사보타주를 하고 국회의원들은 당리당략에서 한발자국도 못나가고 또어디선가는 은행의 대출비리가 불거지고 한 마디로 난장판같다. 모두들 제 잘난 맛에 아우성들이다.그 난장판 저 안쪽에는 서로의 이익을위한 끊임없는 진흙밭 개싸움이 벌어지고 있으니….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자면 대통령 혼자서 외롭게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그야말로 고군분투하는 것처럼 보인다.큰 매듭을 풀면 작은 매듭은 서로가 역할을 나누어서 풀어야 할텐데 푼 매듭을 일부러 헝클어 더 어지럽게 하고 있는 형국이 아닌가.너무도 안타깝고 답답하다. 드러누워 등으로 땅을 밀면서 우는 풍뎅이가 차라리 편하다는생각도든다. 김수영이 쓴 시 중에 ‘푸른 하늘을’이란 시가 있다.막연하게 푸른하늘을 찬미하는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고,‘푸른 하늘’(혁명)에는 피의 냄새가 머금어 있다고 씌어진 시이다. 그러고 보면 아직우리는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눈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생각도 든다. 신작로 어느 한쪽에선 햇빛 앞에서 몸을 말리는 고추도 있고 그때 한가하게 떠가는,그야말로 짙푸른 푸른 하늘이 우리의 도처에 있건만아직 우리는 그 하늘을 만날수 없다는 것인가.조금 멀리 보고 오늘을참아가는,그래서 열릴 푸른 하늘을 진정 볼 수는 없단 말인가. △강형철 숭의여대 교수·시인
  • 연극 리뷰/ ‘오, 맙소사’

    만약 우리 일상에서 기적이 일어난다면? 바라던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을 때의 절망감보다 그 기적을 견디고 살아가는 것이 더 힘겨울 수있지 않을까. 우화의 작가 이강백이 쓰고,채윤일이 연출한 연극 ‘오,맙소사’는 이같은 기발한 역설을 증명하기 위해 종말이라는 비현실적 상황을 설정한 뒤 그 안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비합리적 내면을 우스꽝스럽게 보여준다. 어느날 호수가 흔적도 없이 말라버린다.배를 빌려주는 일로 먹고살던주인 가족은 이 기적을 제각각 해석한다.매일 주사위를 던지며 이상한 주문을 외우던 아버지는 종말의 때가 왔다며 휴거용 배를 만들고,유부남과 눈이 맞아 집떠난 딸을 기다리던 어머니는 딸이 돌아올 징조라 믿는다.호수에 빠져죽은 첫사랑을 못잊는 큰아들은 뼈를 찾으려호수바닥을 뒤지고,유일하게 현실주의자인 둘째아들은 놀이공원을 세울 꿈에 부푼다. 기적이 알려지면서 호수에 외지인들이 몰려온다.자칭 손해배상 전문변호사,투자자들,호수 익사자의 유족들이 얽히고 설키면서 상황은 점점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닫고,급기야 아버지의 예언대로 산자6명,죽은 자의 유골 6구를 실은 배가 하늘로 사라지는 더 큰 기적이일어난다. 눈앞에서 기적이 일어났지만 막상 세상은 하나도 변한 게 없자 남은사람들은 극심한 허탈감에 빠진다.언론은 이 사건을 사이비종교집단의 자살극으로 몰고,현장을 목격한 이들마저 그들이 하늘로 올라가지않았다는 증거를 찾기위해 혈안이 되는 모습은 무슨 일이든 쉽게 들뜨고,쉽게 절망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해 절로입맛이 써진다. ‘그로테스크 코미디’라는 낯선 이름대로 웃기엔 너무 진지하고,정색하고 보기엔 너무 엉뚱한 연극.스무명이 넘는 출연진과 무대밖으로배가 사라지는 스펙터클한 장면 등을 담아내기엔 소극장 무대가 너무작아보였다.13일까지,문예회관 소극장(02)538-3200이순녀기자 coral@
  • [기고] 한반도시대와 아리랑TV

    한반도시대가 오고 있다.감격적인 남북 이산가족상봉의 뜨거운 눈물이 얼음장같던 지구촌 마지막 냉전의 벽을 녹이고 있다.분단시대의쓰라린 상처를 딛고 한민족이 세계사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위대한 역사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돌이켜보면 반도의 작은 울타리조차 지켜내기 힘들었던 우리였다.문화민족의 자긍심도 어쩌면 문화수입국으로서의 우리 처지를 이겨내보려는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른다.놀라운 경제발전도 따지고 보면 외국자본과 기술을 빌어 이룬 것이다.기껏해야 반도의 지평 속에서 동서와 남북이 서로 갈라져 상처내기에 급급했던 부끄러운 역사였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해원상생의 후천개벽이,세계사를 뒤바꿀 놀라운 발전이,이 땅 한반도에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지식정보화시대의 도래와 남북화해가 빚어내고 있는 새로운 역사의 가능성은 우리민족에게 과감한 발상의 전환과 용기있는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변화를향해 솟구치는 에네르기가 분출구를 찾은 마그마처럼 터져나올 그‘때’가 오고있는 것이다.우리는 지금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전파전쟁의 시대다.영토적 의미의 국경은 무의미해졌고 전파의 도달범위와 콘텐츠 영향력이 새로운 영토가 됐다.보다 빠르고 넓게,새롭고 유익하게,재미있고 감동적으로,적은 비용과 높은 효율로 영상과 메시지를 창조하고 전파하는 나라가 세계의 중심이다.사고와 삶의 지평을 과감히 바꿔야할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런 뜻에서 ‘한반도시대’는 반도의 통합으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사의 중심으로 발돋움하는 새로운 시작이며 그것은 한국문화와 경제의 ‘광개토시대’를 여는 일이다. 이를 위해 아리랑TV는 적극적인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새천년 21세기의 벽두에 한국방송사를 새로 쓰게 됐다.지난해 이맘 때 아태지역에서 시작한 해외 위성방송이 마침내 지난달 27일 미주·유럽·아프리카까지 잇는 글로벌 네트워크로 완성되기에 이른 것이다.이제 5대양 6대주 어디서나 우리의 영상과 메시지를 현지언어(영어,중국어,스페인어)로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년 동안 우즈베키스탄의 교민들이 감격의눈물을 흘리고,몽고의 시청자가 드라마에 넋을 잃고,절망에 빠졌던 필리핀 노동자가 다큐 ‘성공시대’를 보고 삶의 용기를 얻어 감사의 편지를 보내오는가하면,베트남 국영 일간지가 아리랑TV를 보고 ‘인정많은 나라,한국’을 대서특필하기도 하고,대만의 젊은이들이 우리의 팝음악에 열광하며 ‘클론’의 노래를 신청해왔다. 방송을 통해 소개된 중소기업의 수출이 7배 이상 늘고 광고를 낸 기업주의 입이 함박만해졌다.우리 방송프로그램의 수출도 날로 늘고 있다.13억 중국시장에 국내방송 최초로 공식 진입하고 10억 인도시장에서 630만 시청가구를 확보했다.아시아 20개국 1,500만 가구에 더해서 유럽은 지난달 27일부터 약 1,700만 가구에서 시청이 가능해졌고 미주는 교민방송사와 현지업체를 상대로 재전송을 협의중에 있다.오늘우리가 세계방송시장에서 우리 콘텐츠의 가능성과 편성,마케팅전략의 성공을 확인한 것은 정말 값진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말할 것도 없이 동북아문화와 경제의 중심을 건설하는 일이다.이를 위해 끊어진 철길을 잇고 도로를 개설한다고 한다.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백제의 선진문화가 일본에서 꽃피었듯이 우리 방송이 이제는 현해탄을 건너야 한다.일본문화가 개방되고 수백개의 위성채널이 쏟아져 들어온다.더 늦출 이유도 없고 승산도 충분하다. 마찬가지로 북한과 손을 잡고 중국어와 러시아어 방송도 준비해야한다.우리는 우리의 독특한 문화적 자산과 창의력이 있다.일본·중국·러시아를 넘나들던 풍부한 경험과 북한의 값싼 외국어 전문인력을보유하고 있다.발상을 바꾸고 과감히 도전할 때 ‘한반도시대’는 정녕 한국문화와 경제의 ‘광개토시대’가 될 것이다.그날을 아리랑TV가 앞장서 열어가고자 한다. 김 현 식 아리랑TV기획조정팀 국장
  • 죽음앞둔 암환자 일기 인터넷 공개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죽음을 눈앞에 둔 암 투병환자의 일기가 전세계 네티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주인공은 중국상하이(上海)시의 푸둥(浦東)부동산공사 부총경리(부사장) 류요우칭(陸幼靑·37).94년 위암 선고를 받은 류는 그동안 외과수술과 방사선치료 등을 받았으나 암세포가 확산되는 바람에 치료를 포기하고 조용히 ‘죽음의 신’과 투쟁을 벌이고 있다. 류가 네티즌의 초점으로 떠오른 것은 그의 암투병 일기 ‘사신(死神)과의 약속’이 지난달 3일부터 상하이의 문학 인터넷망 롱슈샤(榕樹下·www.rongshu.com)에 오르면서부터.위암에 걸리게 된 원인과 절망감과의 싸움 등을 솔직하고 생생하게 표현함으로써,네티즌들 사이에죽음에 관한 논쟁을 이끌어내는 등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이후 하루에도 3,000명 이상의 전 세계 네티즌들이 “당신은 진정으로 용감한 사람”이라는 등의 그의 암투병을 격려하는 메일을 보내오고 있다. 의사들의 예상을 훨씬 넘겨 하루 하루를 보너스 삶으로 여기고 있다는 류는 아침 6시30분에 일어나노트북 컴퓨터로 투병일기를 써 인터넷망에 올리는 게 가장 중요한 일과.2000∼3000자 분량의 일기를 4∼5시간쯤 걸려서야 완성한다. 지금까지 중국어로 13번,영어로 4번 올려진 ‘사신과의 약속’은 롱슈샤가 앞으로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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