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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광장/연극

    ◇2002 첫사랑= 8월25일까지 평일 오후6시,토·일요일 오후3·6시(월요일은쉼) 소극장 아리랑(02)741-5332.방은미 작·연출.기숙학교 학생들의 꿈과 가치관을 첫사랑의 경험으로 풀어낸 청소년을 위한 연극.극단 아리랑. ◇찬란한 슬픔= 5∼14일 평일 오후7시30분,금·토요일 오후4시30분·7시30분(첫날 낮 쉼) 학전블루 소극장(02)766-1482.노경식 작,박용기 연출.80년 5월광주를 통과한 피해자와 가해자의 삶을 통해 역사의 양면성을 고찰.극단 고향. ◇허망허망= 8일 오후7시30분 9·10일 오후4시30분·7시30분 의정부 예술의전당 대극장(031)828-5841.고선웅 작,류근혜 연출.순수했던 전쟁영웅이 권력욕에 빠져 스스로 자멸하는 과정을 그림.극단 로얄시어터. ◇시계는 아침부터 똑딱똑딱= 21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일요일 오후4시30분·7시30분(월요일 쉼) 소극장 리듬공간(02)392-6890.김현묵 작·연출.시계 수리공의 생활을 따라가며 엿보는 느림과 빠름의 세상.김성구 마임극단. ◇춤추는 여자= 8월4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일요일 오후4시30분·7시30분(월요일 쉼) 동숭무대 소극장(02)941-7042.최진아 작,김학선 연출.절망에빠진 30대 여성이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희망을 찾아감.‘철도원’의 작가아사다 지로의 ‘수국꽃 정사’를 모티브로 삼음.극단 동숭무대. ◇사랑을 먹고사는 나무= 21일까지 평일 오전11시 오후2시30분·4시,토·일요일 낮12시 오후2·4시(월요일 쉼) 인켈아트홀(02)734-4908.소재익 작,방지영 연출.아낌없이 사랑을 주는 나무를 통해 잊혀져가는 소중한 것을 되돌아보게 하는 어린이극. ◇개그맨과 수상= 8월11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요일 오후4시30분·7시30분,일요일 오후4시30분(월요일 쉼) 정보소극장(02)762-0810.김재엽 작,박광정 연출.상관없는 듯 보이면서도 공인이라는 공통된 분모로 연결돼 있는 정치계와 연예계의 모습을 밝고 경쾌하게 풍자.극단 파크. ◇하얀자화상= 28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요일 오후4·7시30분,일요일 오후4시 마로니에극장(02)744-0686.손현미 작,정현 연출.시골 작은 마을에서바보라고 놀림 받지만 순수를 간직하고 살아온 여자의 눈으로 본세상.극단민예. ◇김시라의 품바= 14일까지 화·수·목요일 오후7시30분,금·토요일 오후4·7시,일요일 오후4시(월요일 쉼) 강강술래극장(02)3674-0110.김시라 작·연출.식민지 시대부터 자유당 말기까지 살다간 각설이패 대장의 일대기.극단 가가의회.
  • [월드컵을 넘어서] ‘월드컵의 힘’이젠 국가에너지로, 대~한민국 도약하자

    ‘이제는 비상(飛翔)이다.’ 월드컵 ‘4강 신화’로 일궈낸 국민의 일체감을 국운 상승의 호기로 삼아 세계 중심국가로 도약하자는 자신감이 각계에서 분출하고 있다.목청껏 불렀던 ‘대∼한민국’이란 용광로에 지역과 세대간의 갈등을 녹여 ‘국민 대통합’을 이루고 경제재도약을 도출해야 할 차례다. 이번 월드컵은 이같은 측면에서 우리 국민의 잠재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고,경험이자 교훈이었다. 정부는 범 정부적으로 ‘코리아 브랜드'를 높이는 분야별 월드컵 후속대책 마련에 나섰다.선수와 국민으로부터 나온 한국인의 저력과 히딩크 감독의 과학적인 전략을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삼기 위함이다.김석준(金錫俊·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공동대표)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 스스로에게 내재된 에너지를 월드컵을 통해 몸소 느꼈다.이제는 각자의 생업에서 질적인 업그레이드를 해야만 사회적 에너지로 결집시킬 수 있다.”고 제안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기업도 높아진 ‘코리아 브랜드’의 가치만큼 해외시장을 뚫을수 있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지적한다.월드컵 대박과 국내 마케팅 효과에만 안주한다면 세계시장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뜻이다.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의 대표적 상품으로 인식된 정보기술(IT)은 대표적인 것이다.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兪炳圭) 미시경제실장은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바탕으로 한국을 동북아 비즈니스센터로 육성하고 월드컵때 과시한 첨단산업을 특화해 새로운 성장원천으로 삼기 위한 구체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그는 그러나 “지나친 정부주도의 정책은 기업의 자율적 경영전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드컵은 또한 정쟁 등으로 얼룩져왔던 정치계에도 개혁의 메시지를 던졌다. 지연·학연을 떨쳐내고 실력으로만 선수를 선발한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과 국민의 자율적 화합을 이끌어낸 응원단의 모습을 정치권이 배워야 한다는 주문이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홍준형(洪準亨) 교수는 “‘붉은악마’는 애국적이면서 보수적이지 않고,정치에 혁신적이면서 너무 진지하지도 않은 특성을 지녔다.”고 전제,“이제 히딩크와 대표팀 선수 같은 정치인이 나와 우리 정치계에서도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열광적이던 길거리 축제의 장에서 성숙한 질서 의식도 보았다.국민 모두는 어깨춤과 함성으로 하나가 됨을 몸소 느꼈고 열등의식으로 추락했던 우리의 자존심도 되찾게 됐다.각 분야에서 이같은 무형의 자산이 생업 현장에서 분출되도록 철저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 장기표(張琪杓)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은 “대폭발력이 그냥 식어버리면 더 큰 침체와 절망이 올 수 있다.정치적 무관심과 국민적 허탈감에 빠진다면 아르헨티나처럼 되지 말란 법 없다.”며 이를 확대 재생산할 수 있는 청년문화의 인프라 구축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기홍 박정경기자 hong@
  • 새영화/ 디오스-천사·악녀 한남자 영혼놓고 한판 대결

    따뜻하고 맛있는 요리를 내놓는 현모양처와,미니스커트를 입고 주먹을 휘둘 러대는 악녀가 한 남자의 영혼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인다. ‘디오스’(Dios·29일 개봉)는 한 남자의 영혼을 데려가려고 천국과 지옥 에서 각각 파견한 요원들이 벌이는 대결을 소재로 한 스페인 영화.스페인의 국민배우라고 일컫는 빅토리아 아브릴과 고혹적인 미녀 페넬로페 크루즈가 각각 천사와 악마로 출연한다. 거액의 빚을 지고 자살하려는 매니(데미안 비치르)가 권총을 당기기 직전 옛 애인 룰라(아브릴)가 찾아온다.사촌 여동생이라고 주장하는 매력적인 카르멘(크루즈)도 방문한다.이 둘은 서로 매니에게 희망과 절망을 심어주고자 미묘한 신경전을 펼친다. 줄거리만 보면 두 여자 사이에서 행복한 고민을 하는 남자 이야기로 비친다 .그러나 카르멘이 레즈비언으로 나오기 때문에 애초부터 한 남자를 사이에 둔 두 미녀의 매력 대결은 없다.또 매니를 괴롭히는 채권단에게 맞서느라 둘 은 힘을 모으고,쿠테타가 일어난 지옥을 돕기 위해서 힘을 합해 슈퍼마켓까지 턴다. 영화는 이렇듯 관객의 허를 찌르는 스토리 전개로 색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이야기는 종잡을 수 없이 엉뚱하고,딱히 장르를 규정할 수 없을 만큼 분위기 는 독특하다.그러나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를 찾는 관객이라면 모처럼 관심있 게 볼 만한 영화이다. 이송하기자 songha@
  • 이주일의 아동도서/ ‘어느 날 밤, 전쟁기념탑에서‘

    아들 가진 집의 고민 중 하나가 ‘우리 애는 전쟁놀이를 아주 좋아하고,폭력적이에요.”이다.이런 아이에게 전쟁의 참혹한 실상을 보여주고,평화의 중요성을 보여줄 만한 동화책이 나왔다.‘어느날 밤,전쟁기념탑에서…’(페프 글·그림,조현실옮김)이다. 내용을 살짝 엿보면,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전쟁기념탑.1914년 1차 세계대전당시 병사들 288명이 빠져나온다.얼굴 반쪽이 날아간 병사,손발이 하나씩밖에 안남은 병사들은 전사한 당시 모습으로 세상에 빠져나와 자신들을 희생한 ‘그 전쟁’이 과연 가치가 있는 일이었는지 확인한다.그리고 자신들의 죽음이 그 다음의 전쟁을 막지 못했다는 결론을 얻고는 절망에 빠지게 되는데…. 이 책은 프랑스에서 제1차 세계대전의 휴전협정 80주년이 되는 1998년 10월에 출간됐다.저자 페프가 쓴 성인 대상 단편소설을 출판인 알랭 세르가 지원해 개작,독자와 평단 모두에게서 호평을 받았다.옛날 전쟁에서 전사한 병사들을 ‘인간’의 모습으로 재현시켜 전쟁의 의미를 현재화했다.1차대전의 특징을 14장의 생생한 사진자료와 함께 보여줘 세계사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초등학교 2∼3학년이면 읽을수 있다.결론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가 함께 읽는 등 독서지도가 필요하다.물구나무.8000원. 문소영기자 symun@
  • 일요영화/도박사 봅 등

    -도박사 봅(EBS 오후2시)= 필름 누아르로 유명한 장-피에르 멜빌 감독이 55년 연출한 갱스터 영화.비평가들이 60년대 새로운 사조인 프랑스 누벨 바그의 효시로 꼽는 작품이기도 하다.은행털이 경력을 가진 도박사 봅(로제 뒤센)은 술집 도박판에서 날을 지새우며 산다.그러던 중 친구 로제(앙드레 가레)와 도빌 카지노에 갔다가 도박장 금고에 8억 프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카지노를 털 계획을 세운다.그러나 계획은 뜻하지 않게 경찰에 알려지고,거사 당일 일당은 경찰과 대치하게 되는데…. -길(KBS1 오후 11시20분)= 이탈리아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의 54년 작품.거리를 떠도는 유랑 연기자의 쓸쓸한 삶을 감동적으로 담았다.여주인공 ‘젤소미나’를 연기한 줄리에타 마시나는 작품 속 이미지 때문에 청순가련의 대명사로 회자되었다.젤소미나는 착하지만 약간 모자란 소녀.곡예사 잠파노(안소니 퀸)에게 팔려와 조수가 된다.마을을 떠돌며 쇠사슬을 끊는 재주를 선보이는 잠파노는 젤소미나를 학대하지만 젤소미나는 헌신적이다.그러나 젤소미나는 잠파노의 살인장면을 목격한 뒤 절망에 빠지고…. -성룡의 CIA(SBS 오후 11시35분)= 성룡이 주연·감독·각색까지 한 액션영화.총 4000만달러가 투입된 대작으로 성룡 특유의 화려한 액션연기가 일품이다.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비밀리에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무기 ‘운석프로젝트’개발에 착수한다.그러나 CIA 간부인 모건은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모든 대원을 죽이고 운석을 가로챈다.밀림에 떨어진 재키(성룡)는 원주민들에게 구출되지만 기억을 잃고 ‘후엠 아이’(Who Am I)로 불린다.재키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모건은 그를 죽이고자…. 이송하기자 songha@
  • 6·13 지방선거 ‘시민후보’ 340명 당선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는 녹색자치,주민자치의 기치 아래 시민·환경·농민단체 등이 내세운 시민후보 340명이 기초·광역의원에 진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소중한 씨앗을 뿌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시민후보들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위험수위를 넘은 후진적 정치문화의 폐해도 뼈저리게 실감했다는 분석이다.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느꼈다는 것이다. 자치와 분권,환경과 농업 등 다양하고 전문화된 시민후보들이 지방선거 사상 가장 많이 당선돼 생활정치와 지방자치를 실현할 교두보를 마련한 것은 큰 성과로 평가된다.반면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와 불신을 극복하지 못한 것은 한계였다. ●성과=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가 내세운 ‘녹색후보’를 비롯,YMCA,전국지방자치개혁연대,한국청년연합회,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이 내세운 후보들이 기초의회에 대거 진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회원 및 지역 환경운동가 50명을 ‘녹색후보’로 추천,적극적인 당선운동을 벌여 모두 15명의 기초의원을 배출했다.이들은 지역의 난개발을 막고 지속가능한 생태환경을 위한 의정활동을 펼쳐 녹색정치의 모범을 만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고양지역 시민·환경단체로 구성된 고양자치연대는 “러브호텔과 유흥업소로 망가진 고양시를 ‘녹색도시’로 만들겠다.”며 16명의 녹색후보를 내세워 기초의원 8명을 당선시켰다.고양시의회의 정원이 35명인 것을 감안하면 눈부신 성공이다. 녹색소비 실천을 목표로 YMCA가 운영하는 ‘녹색가게’도 운영위원 3명을 내세워 백해영(서울 구로4동 구의원)씨와 이현주(서울 양천구 목6동 구의원)씨 등 2명을 당선시켰다. 풀뿌리 지방자치를 통해 정치혁명을 이뤄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던 전국지방자치개혁연대는 162명의 후보를 내 기초단체장 1명과 기초의원 39명을 당선시켰다.특히 대구광역시의 이재용 후보와 광주광역시의 정동년 후보는 거대 정당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나주시장으로 당선된 신정훈(38)씨는 최초의 농민시장으로 기록되게 됐다. 32명의 청년후보를 내세운 한국청년연합회(KYC)도 기초의원 7명을 보유하게 됐다.농어민후계자들로 구성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광역의원 15명,기초의원 253명을 지방의회에 진출시켰다. 한국청년연합회 천준호 사무처장은 “다양한 시민후보들은 진보적 시민세력과 네크워크를 형성해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계 및 과제= 시민후보들은 기초의회에서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단체장 당선은 극히 저조해 기성 정치의 높은 벽을 실감케 했다.또 개혁을 바라는 젊은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이는 데도 실패했다.따라서 정치적 희망과 감동을 찾지 못한 채 정치혐오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젊은층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권자 10만인 위원회’를 구성해 유권자운동을 펼친 서울YMCA 심상용 시민사업팀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나라의 후진적 정치문화가 전면으로 드러났다.”고 진단했다.지방선거가 대선의 전초전으로 성격이 규정되면서 지방의제가 실종됐으며,지역할거주의에 호소하는 당리당략이 지배했고,유례없는 비방전과 불법선거가 기승을 부렸다는 것이다. 시민운동세력이 지방자치를 올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이같은 중앙정치의 폐해와 후진성이 지방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실련 고계현 정책실장은 “자치단체장의 20%가 구속되는 현재의 후진적 정치행태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투표 이후에도 단체장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주민소환제,주민소송제,주민청구 지방의회 해산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6.13선택/ 시·도지사 당선자 一聲

    시·도지사 선거가 16일간의 열전을 끝내고 승자를 가려냈다.당선자들은 선거 기간 동안의 상처를 치유해 주민 화합을 이뤄야 하고 해당지역 발전도 이룩해야 한다.당선자들의 소감과 포부를 들어본다. ***도민화합 통해 반목 극복 ◇조해녕(曺海寧·한나라) 대구시장 당선자=‘위기의 대구’를 구하라는 250만 시민의 열망을 모아 희망찬 대구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오랫동안 지역사회를 억누르고 있는 뿌리깊은 갈등과 반목을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한다. 선거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시민 화해와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또 부정부패를 청산,깨끗하고 반듯한 나라를 세우는 데 대구가 앞장서는 일 역시 시대적 요구다.시민과 함께 역사의 고비마다 불의에 맞섰던 대구의 정신을 이어 나가겠다. ***국제 비즈니스 도시로 ◇안상수(安相洙·한나라) 인천시장 당선자=이번 선거는 본인과 한나라당뿐 아니라 인천시민 모두의 승리다.승리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시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시정을 펼치도록 노력하겠다. 인천은현재 동북아 중심도시로 도약할 것인지,아니면 한낱 수도권 위성도시로 전락할 것인지 기로에 서있다.30년간의 경제활동 경험을 최대한 살려 인천을 동북아경제를 이끌어가는 국제자유비즈니스도시로 만들겠다.또 피부에 와닿는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복지·문화·교통·환경 등의 개선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 ***지역경제에 행정력 집중 ◇박광태(朴光泰·민주) 광주시장 당선자=올 연말 대선에서 승리를 염원하는 시민의 간절한 뜻을 받들어 주민화합과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는 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 후보경선 과정에서 나타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상처받은 시민들의 자존심을 되찾도록 대화합에 앞장서겠다.광(光)산업,디자인 산업,첨단 부품소재 산업을 3대 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광주시를 세계적인 도시와 어깨를 겨루는 경쟁력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공정하고 부정부패 없는 시정을 펼쳐 나가겠다.시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일등시장이 되겠다. ***대덕테크노밸리 육성 ◇염홍철(廉弘喆·한나라) 대전시장 당선자=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통해 감동을 주는 행정을 펼쳐 나가겠다.선거 운동과정에서 구도심 공동화를 비롯,지하철1호선 건설·도심교통·대덕테크노밸리 조성문제 등에 대한 시민들의 소망을 알게됐다.삶의 질을 높이고 보다 나은 도시환경 조성에 관심을 갖고 시정을 이끌겠다. 지금 대전의 발전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 크고 대전이 국가 발전의 중심에 서야한다는 기대 역시 높다.지난 7년동안 소수정당인 자민련이 이뤄내지 못한 일들을 한나라당을 통해 대전발전의 대장정을 시작할 것이다. ***소외계층 목소리 반영 ◇박맹우(朴孟雨·한나라) 울산시장 당선자=안정 속에 발전을 바라는 울산시민들의 승리다. 지지해 준 시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20여년간 일선 행정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시민 모두가 바라는 깨끗한 시정을 펴겠다. 선거 기간중 현장에서 들은 각계 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시정에 최대한 반영하고 공약을 빠짐없이 챙기면서 노동자와 서민,소외되고 약한 계층을 위한 정책에도 소홀하지 않겠다. 선거과정에서흑색선전과 비방이 난무하는 등 우리 선거문화가 아직도 성숙되지 않은 부분이 많이 드러나 아쉬웠다. ***복지·환경·인재육성 전념 ◇김진선(金振?·한나라) 강원지사 당선자=부족한 사람을 다시 선택해 준 강원도민들에게 머리숙여 감사드린다.앞으로 4년간 더 열심히 일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강원도 발전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하겠다. 현재 강원도는 도약의 전환기에 놓인 만큼 ‘강원도 중심의 잘사는 세상’을 목표로 물류의 중심지,환경,복지,인재육성 등 미래의 강원 가치를 높이는 일에 전념하겠다. 아직 밑자락에 깔려있는 영동·영서지역 갈등을 아우르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강원도의 목소리를 찾고 강원도의 가치가 제대로 대접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세계속 일류 경남으로 ◇김혁규(金爀珪·한나라) 경남지사 당선자=도민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것은그 동안의 경영행정에 대한 신뢰와 정권교체를 바라는 열망이 합쳐진 결과이다. 따라서 그 동안 경영행정으로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도민들과 함께 나누는 복지·환경·문화행정을 펴겠다.이는 나의 행정철학인 ‘도민 제일주의’와 ‘세계 일류 경남’을 실현하는 것으로 ‘일등 경남’의 완성이다.앞으로 더욱 도민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행정,도민의 믿음으로 일류 경남을 건설하는 행정,도민의 행복을 제일의 가치로 삼는 도민 제일주의 행정을 다짐한다. ***세계속의 중원문화 창달 ◇이원종(李元鐘·한나라) 충북지사 당선자=다시 한번 저를 신임,충북 도정을 맡겨준 150만 도민들께 감사드린다.선거과정에서 흐트러진 지역 민심을 서둘러 하나로 모으고 충북이 ‘작지만 앞서가는 도’로 우뚝 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도민들에게 약속한 산업구조 개편을 통해 지역경제와 정보화 및 복지수준을 각각 한단계씩 상승시키고 맑고 쾌적한 청정 환경을 확보하겠다. 또 세계속의 중원문화 창달,국제수준의 선진관광,입체교통망 확충,세계적 경제력을 갖춘 선진농촌 실현 등 선거공약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다짐한다. ***국제자유도시 개발 집중 ◇우근민(禹瑾敏·민주) 제주지사 당선자=지난 4년의 우근민 도정을 인정해 준 도민 여러분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것으로 은혜를 갚겠다. 국제자유도시를 창업한 만큼 이 역사적 사업을 잘 이끌어 나가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자산으로 물려주겠다.국제자유도시 개발사업을 비롯,지역경제 활성화,감귤산업 안정적 육성,농가부채 경감,4·3문제 완전해결,9만명 일자리 창출,행정개혁 등 공약을 반드시 실현시키겠다. 작지만 강한 제주,풍요로운 제주 건설에 앞장서겠다.선거로 쪼개진 마음들을 잘 추슬러 도민 화합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 ***16대비전·225개사업 실현 ◇안상영(安相英·한나라) 부산시장 당선자=민선 3기는 부산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그 동안 시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반드시 부산의 밝은 미래를 책임지겠다. 특히 시민들에게 약속한 16대 정책비전과 225개 사업을 꼭 실현시켜 부산이 도약과 번영의 나래를 펴도록 하겠다. 이와 함께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아시아 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 부산이 세계속의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쏟겠다.아울러 기업들이 안심하고 투자 할 수 있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 ***앞서가는 충남의 시대로 ◇심대평(沈大平·자민련) 충남지사 당선자=이번 선거 결과는 개인의 승리가 아닌 새로운 충남시대를 열어가고자 하는 200만 도민의 염원이라고 생각한다.우리가 소리높여 외쳤던 정책과 대안,그리고 선거운동과정에서 불거졌던 분쟁과 다툼은 보다 나은 충남의 시대를 열어가는 에너지로 흡수되고 축적될 것이다. 6·13 지방선거는 전 도민이 참여하고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었다.이를 발판으로 진정한 화해와 포용으로 지방자치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고 선거운동기간 약속한 모든 사항은 성심을 다해 지켜갈 것을 다짐한다. ***현장중심 생활행정 펼쳐 ◇손학규(孫鶴圭·한나라) 경기지사 당선자=경기도민들의 뜨거운 성원을 확인하면서,기쁨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경기도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도민들의 깊은 마음을 헤아려 경기도를 바로 세우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하겠다.젊고 새로운 생각,민주적 리더십,경기도 발전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경기도를 대한민국의 중심,동북아의 중심으로 세우겠다.내가 앞장서 규제를 과감하게 혁파,기업하기 가장 좋은 지역으로 만드는 한편 관료주의적 타성을 버리고 도민들이 실생활에서 겪는 불편을 해결해 주는 현장중심의 생활행정을 펼쳐 나가겠다. ***열린도정·강한경제 구현 ◇강현욱(姜賢旭·민주)전북지사 당선자=도민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에 감사한다.압도적인 지지로 당선시켜 준 도민 여러분의 성원은 침체의 늪에 빠진 전북을 일으켜 세우라는 준엄한 명령으로 받아들인다.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고 도정의 질서를 바로잡아 전북 발전의 새로운 계기로 삼겠다.열린 도정,강한 경제,도민화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 좌절과 절망을 떨쳐버리고 강한 전북을 향해 다함께 힘차게 출발하자.강한 전북건설에 강현욱이 앞장서겠다.앞으로 더 큰 용기와 힘을 모아주면 전북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 ***‘2010 여수박람회' 유치 ◇박태영(朴泰榮·민주) 전남지사 당선자=낙후된 전남경제를 살리겠다.도민들의 뜻을 받들어 경제 살리기에 힘쓰면서 지역간 균형 발전에 노력하겠다.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화합과 통합으로 새로운 전남을 만들겠다.농어촌경제를 활성화하고 논 농업 직불제를 확대하며 친환경 농수산물을 생산해 국내외 시장에서 활로를 찾겠다.외국기업을 유치,일자리를 창출해 젊은이들이 직장을 찾아 외지로 떠나는 것을 막겠다.노인복지와 여성의 사회진출 기회 확대도 이루겠다.‘2010 여수 세계박람회’유치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5대 첨단 신산업 중심개편 ◇이의근(李義根·한나라) 경북지사 당선자=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선거를 통해 도민들이 경북 발전을 위해 무엇을 원하는지를 재확인했다.도민의 뜻과 기대를 도정에 하나하나 반영,‘위대한 경북’ 건설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 5대 첨단 신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개편,농어업 경쟁력 강화,대형 SOC사업 마무리에 중점을 두겠다.문화·환경·복지의 가치를 중시하는 생활도정을 펴겠다.21세기 가장 성공한 자치단체,가장 살고 싶은 경북도를 만들겠다.선거로 흩어졌던 역량을 모아 경북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
  • [임영숙 칼럼] 선거연령, 붉은악마, 희망…

    사상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한 제3회 지방선거가 끝나고 월드컵 한국축구의 아침이 다시 밝았다.솔직히 재미없는 회색빛 지방선거 결과보다 열정의 붉은색 물결이 출렁이는 월드컵 쪽으로 내 마음은 달려간다. 아직도 지난 10일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운 길거리응원단의 함성이 귓가에 맴돌고 있다.15년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분출했던 ‘호·헌·철·폐’‘직·선·쟁·취’의 비장하고 엄숙한 구호위에 겹쳐 들린 ‘대∼한민국’‘오∼필승 코∼리아’의 순도 높은 경쾌함은 지금도 가슴을 뜨겁게 한다. 아,어느 사이 우리가 그 많던 무거움을 떨구어내고 이토록 높이 비상할 준비를 갖추었는가.월드컵 대회를 세 번째 취재한다는 외국 기자까지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감동적인 장면”이라고 한 축제의 현장에서 나는 마음속 찌든 때를 씻어내는 목욕을 했다.그날 나의 푸른색 바지 정장 차림만큼이나 격식에 묶인 마음을 풀어헤쳤다.그 순수의 목욕물은 물론 ‘붉은악마’였다. 전국 80여개 전광판 앞에 모인 100여만 길거리응원단의 핵심인 그들은 줄기차게퍼붓는 장대비 속에서도 꼼짝 않을 만큼 집중된 힘과 신명을 보여주었다.미국에 1대0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선수가 절호의 득점 기회인 페널티킥에 실패했을 때도 절망의 한숨 다음에 곧바로 ‘괜찮아’‘침착해’를 연호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경기가 끝난 후에는 비에 젖어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쓰레기들을 스스로 치우기 시작해 슬그머니 그 자리를 떠나려던 어른들을 무안하게 했다.대형 전광판 앞의 정원수가 망가질까 걱정했던 대한매일의 염려도,행여 과격한 반미시위가 일어나지 않을까 예측했던 언론의 기우도 통쾌하게 배반했다. 그런 ‘붉은악마’ 가운데 많은 이들이 13일 지방선거에 참여할 수 없었다.불합리한 선거연령 규정 때문이다.만 20세가 돼서야 우리 청소년들은 선거권을 갖는다.그러나 전세계 대부분 국가들이 18세 이상이면 선거권을 부여한다.한국처럼 20세가 넘어야 선거권을 부여하는 나라는 튀니지 파키스탄 피지 쿠웨이트 보츠와나 일본등 20개국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도 근로기준법·병역법·도로교통법 등 많은 국내법에서 성인연령을 18세 이상으로 간주하고 있다.18세가 되면 공무원 시험,운전면허 시험 자격과 병역 의무를 갖는 것이다.18세에서 19세까지의 청소년은 대체로 고등학교 3학년이나 대학교 1학년에 해당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4월 만 20세 이상 선거연령 제한은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을 또다시 기각했다.“선거권 연령을 20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입법자가 미성년자의 정신적·신체적 자율성의 불충분 외에도 교육적인 측면에서 예견되는 부작용과 일상생활 여건상 독자적으로 정치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의문등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규정한 것이어서”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그결정의 요지였다. 청소년들이 중심축을 이룬 ‘붉은악마’가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놀라운 역동성과 자발성은,헌법재판소의 이런 결정이 의심에 찌든 어른들의 기우이거나 정치권의 복잡한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교육수준,경제·문화수준과 언론자유의 향상 등을 고려하면 42년 전에 규정된 선거연령 20세는 18세로 하향 조정해야 마땅하다. 고질적인 투표율 저하는 20세 선거연령 문제에서 비롯된 측면도 없지 않다.‘붉은악마’는 참여를 통한 변화의 희망을 우리에게 안겨주었다.축구의 제전보다 더 중요한 민주주의의 제전인 선거에 18세 이상 청소년들이 참여한다면 누더기 같은 우리 정치에도 희망의 바람이 불어 올 것이다. 오늘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되든 우리는 이미 이번 월드컵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정몽준 한국월드컵조직위원장은 지난해 한 간담회에서 “월드컵 유치 당시 꿈은 우리도 축구전용구장들을 짓는다는 것이었지 16강 진출은 엄두도 내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는 것이야말로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 자신을 놀라게 한 성숙한 응원문화를 사회자본화하는 길이다. 임영숙/ 미디어연구소장
  • 월드컵 지구촌 표정, 분노한 아르헨 축구팬 난동

    극심한 경제난을 축구로 달래고자 했던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희망은 12일 아르헨티나팀의 16강 진출 좌절로 물거품이 됐다.영국 축구팬들은 이날 잉글랜드팀의 16강 안착을 기뻐하면서도 시종 맥빠진 경기로 나이지리아와 무승부를 기록한 것에 대해 한편으로 실망감을 나타냈다.현지시간으로 오전 7시30분에 경기가 열리는 바람에 대부분의 직장이 출근시간을 늦추거나 앞당겨 이날은 영국에서 ‘러시아워’가 사라진 날이었다. ●출근전쟁 없는 날= 이날 아침 영국 축구팬들은 일찌감치 직장 대신 주점(펍)에 몰려들었다.전국의 2500개 펍들은 오전 7시부터 영업을 시작했으며 축구팬들은 맥주와 간단한 아침을 먹으며 TV 중계를 시청했다.데일리 스타지는 이같은 분위기를 전하며 ‘그들과 아침식사를 먹자’는 기사에서 아침식사를 브렉퍼스트(breakfast)대신 베컴을 연상시키는 ‘벡퍼스트(beckfast)’라고 표기. ●흥분엔 커피가 최고= 영국-나이지리아전의 전반전이 끝난 뒤 하프타임 때 영국 전력수요가 사상 두번째로 높았다고 영국 전력회사가 밝혔다.이날 하프타임 때 최대전력수요는 2400㎿로 이는 약 100만개의 주전자가 동시에 끓고 있는 것과 같다고.영국민들이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맥주보다 차나 커피를 더 선호한 것으로 드러난 셈.지금까지 최고 전력수요는 2800㎿로 1990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독일의 준결승전이 벌어졌을 때였다. ●베컴,국민 영웅 대접=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데이비드 베컴의 실물크기 밀랍인형이 런던 도심 트라팔가 광장에 등장했다.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이 밀랍인형은 전쟁 영웅 넬슨 제독 옆의 빈자리를 채워 베컴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음을 입증.밀랍인형은 당초 전시돼 있던 마담 투소드 박물관측에 의해 옮겨진 것.박물관 관계자는 “국가적 영웅에게 경의를 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잠설친 아르헨티나 비통= 12일 오전 3시30분(현지시간)에 펼쳐진 아르헨티나-스웨덴전을 보기 위해 잠을 설친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스웨덴과 비김으로써 자국팀의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절망했다.중부 도시 코르도바에서는 분을 삭이지 못한 축구팬 150여명이 결국 병과 유리창을 깨뜨리는 등 작은 난동을 일으켰다.한 축구팬은 경제난에 이어 “국민들에게 또 하나의 슬픈 충격”이라며 비통해했다. ●지옥·천당 오간 남아공·파라과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축구팬들은 자국팀이 스페인에 2-3으로 패해 파라과이의 추월을 허용,첫 16강 진출의 꿈이 무산되자 할 말을 잃었다.경기 내내 대표팀이 골을 넣을 때마다 ‘바파나 바파나(대표팀의 애칭·소년들이란 뜻)’를 외치는 축구팬들의 환호성과 거리 차량의 경적이 프레토리아,요하네스버그 등 주요 도시를 가득 채웠다.그러나 다득점에서 1골이 뒤져 16강 티켓이 파라과이에 넘어가자 남아공은 일순 정적에 빠져들었다.E-TV 등 현지 언론들은 98년 월드컵에서 개최국 프랑스에 발목이 잡혀 16강 진출에 실패한 과거를 들며 “이미 탈락한 프랑스에 간접 설욕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며 안타까워했다. 반면 파라과이가 천신만고 끝에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짓자 12일 밤 서귀포에서 경기를 지켜본 노이스 페르난도 아발로스 주한 파라과이 대사는 150여명의 응원단과 함께 기쁨의 눈물을흘렸다. ●자만 때문에 졌다= 프랑스가 16강 진출에 실패한 이유는 거만 때문이라고 영국의더타임스가 지적했다.더타임스는 12일 ‘겸손한 프랑스가 순순히 왕관을 넘겨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들은 더이상 증명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라고 꼬집었다. 프랑스 국민들 사이에서도 선수들의 성공 의식이 그들을 망쳤다는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한 축구팬은 “그들은 늙고,지쳤으며,돈을 너무 많이 받는다.”고 비판했다.또다른 축구팬은 “그들이 한 건 축구가 아니었다.그들은 뛰지도 않았고 열정도 없었다.”고 흥분.이에 장 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는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것이 스포츠”라면서 “어제까지 우리가 칭송하던 것을 오늘 공격하지 말자.”며 자제를 촉구했다. ●WP,반미감정에 대한 각성 촉구=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샐리 젠킨스는 11일 한국 국민들의 반미감정에 무감각한 미국인들에 대해 자성을 촉구하고 나서 눈길.젠킨스는 “미국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안정환 선수의 ‘오노 세리머니’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여기에 숨어 있는 정치적 의미를 간과한다면 미국은 전세계 잠재적 적들에 무방비 상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상숙기자 alex@
  • 비포 나잇 폴스, 억압 동성애작가의 자유 갈망…

    어느 사회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동성애는 금기시된다.공산주의 사회라면 상황은 더 어렵다.‘비포 나잇 폴스’(Before Night Falls·21일 개봉)는 쿠바의 격변기를 온몸으로 통과한 동성애 작가의 삶을 통해 욕망에 대한 권력의 억압과 자유에의 갈망을 그린 작품이다. 쿠바 오리엔테 지방에서 태어난 레이날도 아레나스.외딴 시골에서 대자연의 감성과 자유를 만끽하지만,시적 재능이 있다는 학교 교사의 말에 벌컥 화를 내는 아버지를 둔,가난하고 무지한 가정에서 자란다.10대에 무작정 집을 떠나 카스트로 반군에 가담한 그는 스무살 때 아바나 대학에 입학,문학적 재능을 키워나간다.동성애자로서 정체성에 눈을 뜬 뒤 그의 삶에는 격풍이 찾아온다. 60년대 동성애자들에 대해 대대적인 탄압을 벌이는 카스트로 정권.영화는 인간의 사적인 욕망인 동성애가 정치권력과 맞물리는 지점을 포착한다.아레나스와 친구들은 정부의 탄압이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더욱 성의 향연을 벌인다.그들에게 동성애란,가장 내밀한 감정을 억압하는 권력에 대한 저항의상징이다.그들의 처절한 몸짓에는 어느 정치범 못지 않은 울림이 있다. 천재적인 문학적 재능과 남과 다른 감수성을 가졌기에 먼 인생여정을 힘겹게 걸어가야 한 아레나스.미국으로 망명을 선택하지만,자신의 꿈이 시작된 곳과 멀리 떨어진 이국 땅에서 ‘존재하지 않는 자’로 낙인찍힌 채 살아가는 삶이 행복할 리 없다.결국 에이즈에 걸리고 외롭게 죽음을 맞는다. 이 비극적인 작가의 행로를 좇아간다고 해서 영화의 색채가 어둡고 우울한 것은 아니다.‘바스키아’를 만든 화가 출신의 감독 줄리앙 슈나벨은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영화에 풍성한 질감을 덧입힌다.영화는 아레나스의 시각에서 전개된다.그가 클럽에 갔을 때 연인 페페 말라스가 다른 여인과 춤을 추자,흥겹던 쿠바음악 대신 루 리드의 몽환적인 음악이 흐르고 대사없이 천천히 화면이 전개되면서 아레나스의 심리를 그려낸다. 배우들의 감칠 맛 나는 연기도 일품.아레나스 역의 스페인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은 순수한 욕망에서 공포 속 절망까지 다양한 표정을 연기한다.동성애자들의 연인인봉봉과 아레나스를 거칠게 심문하는 군인 빅터로 1인2역을 소화해 낸 조니 뎁,혁명에 참여하려는 아레나스를 마차에 태워주는 농부로 잠시 얼굴을 내미는 숀 펜의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다. 하지만 씁쓸한 뒷맛이 남는 것은 이 영화가 철저히 서구인의 시각에서 그려져서일까.체 게바라의 휘장을 뒤로 하고 쿠바를 떠나는 망명인들,무자비한 폭행을 일삼는 군인들의 모습에서 공산주의는 절대악으로 묘사된다.‘브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에서 빔 벤더스가 소유에 대한 욕심이 없으면서도 미국에 대한 갈망을 가진 이중적인 쿠바인의 모습을 잡아냈다면,이 영화가 쿠바를 바라보는 시선은 단면적이다.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고 스페인 배우가 주연을 맡았음에도,지난해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고 각종 미국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2000년 베니스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 대상,최우수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김소연기자 purple@ ■영화속 동성애/ 異性사랑하는 일반인과 동일 조명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가 주류영화에 대해 당당히 ‘커밍 아웃’한 것은 80년대.윌리엄 허트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85년작 ‘거미 여인의 키스’는 70년대 군사독재 시대의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 정치범과 동성애자의 교감을 아름답게 그리면서 일반 관객들의 휴머니즘을 자극했다. 이후 주류영화에서 동성애를 다루는 방식은 대부분 이 휴머니즘의 공식을 따른다.동성애자가 이성을 사랑하는 이들과 하등 다를 것이 없음을 역설하는 것.동성애 변호사의 힘겨운 투쟁기를 그린 ‘필라델피아’,동양인과 서양인의 동성애를 통해 서로 다른 삶을 인정하게 되는 가족 드라마 ‘결혼 피로연’,편견을 꿋꿋하게 이겨가는 아름다운 영혼들의 여행기 ‘프리실라’,남성의 정체성을 가진 여성의 슬픈 사랑이야기 ‘소년은 울지 않는다’,동성애자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한 시골마을 교사를 유쾌하게 그린 ‘인 앤 아웃’등의 90년대 영화는 동성애자를 일반인과 같은 감정과 인권을 가진 인간으로 조명한다.동성애를 역사,정치,가족 등 복합적인 관계 속에 놓고 성찰하는 영화도 많이 나왔다.방황하는 영혼을상징한 ‘아이다호’,아일랜드의 정치와 접목한 ‘크라잉 게임’,서양의 오리엔탈리즘으로 동성애를 끌어들인 ‘M 버터플라이’,70년대 보수주의 정권을 배경으로 하위문화의 짧고도 화려한 날갯짓을 그린 ‘벨벳 골드마인’.그밖에도 ‘패왕별희’‘토탈 이클립스’‘바운드’등에서 동성애는 여러 얼굴로 등장한다. 한국영화에서는 여전히 동성애란 소재를 찾아보기 힘들다.96년작 ‘내일로 흐르는 강’이 한국현대사를 훑으며 가부장적 가정에서 성장한 남성의 동성애를 다뤄 화제가 됐지만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이후 동성애는 양념 구실에 그쳤다.‘번지점프를 하다’에서는 인연과 윤회 속에 묻혔고,‘와니와 준하’도 주인공의 사랑 주변을 맴도는 코미디로 희화화했다.하지만 동성애를 소재로 현대인의 성을 솔직하게 그리겠다고 선언한 ‘욕망’‘로드무비’가 올 하반기에 개봉을 앞두고 있어 본격적인 논란이 예상된다. 김소연기자
  • “”허난설헌詩 표절 넘어선 창작””, 中 베이징대 김성남 외래교수 ‘중국시 표절’새 해석

    한국문학사의 불꽃같은 존재 난설헌(蘭雪軒)허초희(許楚姬),여자에게는 이름도 허락하지 않던 시대를 당당하게 제 이름으로 났을 뿐 아니라 난설헌이라는 아호까지 남긴 이. ‘여자의 재주없음이 오히려 덕’(女子無才便是德)이던 시대에 시화를 넘나들며 문명(文名)을 떨치다 갓 스물일곱에 요절한 그를 두고 400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논쟁의 불꽃이 펴올랐다. 허난설헌의 유선시(游仙詩)를 두고 몇년새 논란이 이는 학계의 ‘난설헌 표절 시비’에 새로운 무게추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연구서 ‘허난설헌 시 연구’(소명출판)가 최근 출간된 것.유선시란 중국 위진(魏晉)대에 시작해 진(秦)∼당(唐)대에 극성한 도가적 시풍(詩風)을 말한다. 중국 베이징대 동방어학과에 외래교수로 재직중인 김성남 교수는 저서를 통해 ‘허난설헌의 시는 봉건사회인 조선조의 시대적 한계를 이겨내려는 한 선각적 여성의 인간적 고뇌와 좌절의 기록’이라면서 ‘그가 중국 옛 시인들의 시구를 모방한 것은 사실이나 원전과는 전혀 다른 메시지를 담아 표절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단정했다. 옛 사람들의 전고(典故)를 빌려 자신의 생각과 정서를 표현해 원전과는 전혀 다른 문학세계를 창출해 냈다는 것이 김교수의 주장이다. 예컨대 조당이라는 시인은 유선시 ‘昆侖山上白계啼 羽客爭升碧玉梯 因駕五龍看較藝 白鸞功用不如妻(곤륜산 위에서 흰닭 우는데,신선들은 다투어 푸른 옥계단타고하늘에 오른다.하늘에서 오룡을 타고 오르는 것은 아내의 흰 난새를 타고 오르는것만 못하네.)’를 남겼다.난설헌은 이 시를 차용해 ‘羽客朝升碧玉梯 桂巖晴日白鷄啼 純陽道士歸可晩 定向蟾宮訪 妻(신선은 아침에 비취옥 계단을 타고 오르고,계수나무 벼랑 맑은 햇살아래 흰닭이 울고 있다.순양도사는 왜 이리 늦으시는지,아마도 월궁으로 항아를 만나러 갔나보다.)’라는 시를 남겼다. 그는 ‘난설헌은 남녀의 교분이 자유로운 선계에 대한 동경과,봉건적 속박·금기를 거부하고 여성의 자유를 주창하는 메시지를 담았으나 조당의 글에는 선계에 대한 추상적 묘사 외에 어떤 메시지도 담기지 않았다.’며 이를 표절로 보는 것은 당시의시대상이나 유선시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편적 해석이라고 못박는다. 김교수는 “난설헌은 여신들이 주인공인 유선시를 통해 여성 왕국을 그려내고 있다.”며 “신화 속 인물들을 끌어들여 자유로운 사랑과 주체적인 애정을 추구하는 대담성은 신선하기까지 하다.”고 역설한다. 스스로의 이름으로 살다 죽고자 했던 ‘기구한 천재’의 꿈,갇힌 세계에 대한 콤플렉스를 딛고 일어서 자유를 갈구한 그의 짧은 생애를 ‘표절’과 ‘위작’시비로 멍에 지울 수 없다는 것이 김교수의 결론이다. 여자에게 굴종을 강요하는 시대에 태어나 불행한 결혼,두 자식과의 사별 등 감당하기 어려운 험로를 걷다 마침내 ‘필생의 꿈’을 접고 만 난설헌.역적(허균)의 누이인 그에게 가해진 ‘위작’과 ‘표절’의 누명을 벗겨 이제는 “내 글을 모두 불태우라.”고 유언해야 했던 한 천재 자유주의자의 막막한 절망에 해원(解寃)의 햇빛이라도 쪼여줘야 하지 않을까. 심재억기자 jeshim@
  • [대한포럼] ‘붉은 악마’ 사회학

    한국 대표팀이 폴란드와 월드컵 본선 경기를 갖던 날,전국은 하루 종일 붉은 티셔츠 물결이었다.많은 젊은이들은 아예 집을 나설 때부터 붉은 티셔츠 차림이었다.붉은색이라는 의미의 ‘Reds’라는 글자가 씌어져 있지 않아도 문제되지 않았다.그저 붉은색 티셔츠면 거칠 게 없다.그리고 전광판이 있는 곳으로 몰려가 질펀하게 주저앉아 ‘짝짝짝 대∼한민국’을 연호했다.한자리에 모여 연습한 것도 아니건만 모두가 한 사람의 그림자처럼 율동을 소화해 낸다.세상 사람들은 그들을 그냥 ‘붉은 악마’라고 부른다. 붉은 악마가 세상의 이목을 끈 것은 4년 전이다.프랑스 월드컵에 어렵게 진출한 한국 대표팀이 네덜란드에 5대0으로 참패해 극도의 절망에 빠져 있을 때였다.한국축구는 ‘안된다’는 허무주의에 그대로 빠져들었다.바로 그때 관람석에서 야유를 보내던 그들이 ‘축구’에 뛰어들었다.축구 선수보다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한국 축구를 함께 안타까워하며 뜨겁게 격려했다.저만치 떨어져 있던 구경꾼들이 자발적인 참여자로 변신했다.뒤에서 손가락질이나 하던 그들이 실천의 주체를 자임하고 나섰다.상대의 허물을 들춰 반사 이익을 챙기던 사회에 강점을 찾아내 키워나가야 한다며 참여와 실천의 시대를 열었다. 붉은 악마는 한국 축구의 승패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방관자가 아니라 스스로 바로 12번째 선수이기 때문이다.이기면 더없이 좋지만 지더라도 다시 일어나 시작하라는 것이다.가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 또 가면 될 것 아니냐는 식이다.지목한 감독이나 혹은 특정 선수를 위해 축구를 응원하는 것이 아니다.그저 축구가 좋아 축구장을 찾고,길거리에 앉아 응원을 하고,그리고 붉은 티셔츠를 입어 스스럼없이 자기를 밝힌다.비록 그들이 피부색이 다르고,생각이 다르고,정서가 달라도 붉은 티셔츠를 입은 순간만은 축구를 키워드 삼아 하나되어 어울리려 한다. 스스로 내면 세계를 가꿔 가는 그들이기에 하나같이 열린 마음의 소유자들이다.초심(初心)으로 돌아가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하나가 되어 같은 길을 가자고 제안한다.1998년 프랑스 월드컵 진출권을 놓고 한국이 일본과 맞붙었을 때였다.한국의 붉은 악마는 일본팀을 향해 응원석 전면에 ‘프랑스에 함께 가자’(Let’sgo to France together)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어디 그뿐인가.한국이 폴란드와 첫 본선 경기를 갖던 날에도 공교롭게도 같이 본선 경기를 치르는 중국과 일본에 ‘16강에 함께 가자.’는 격려를 잊지 않았다.그들은 자기 중심주의 사고의 틀을 공동체 의식으로 승화시켰다. 사회를 바꾸는 새로운 움직임은 한번쯤 역풍을 맞는 법이다.붉은 악마라는 이름을 놓고 말들이 많다.왜 하필이면 ‘붉은’색을 택했느냐고 탓한다.‘악마’도 시빗거리가 되고 있다.1983년이었다.박종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 대표팀이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 축구선구권 대회에 출전해 돌풍을 일으키며 4강에 진출하자 당시 중남미 언론들이 붉은 악마라며 놀라워했다고 한다.붉은색은 한국 축구 선수 유니폼의 대표적인 색깔일 뿐만 아니라 열정을 암시하는 색이다.악마가 어디 꼭 악마인가.강인하고 지칠 줄 모르는 투지를 압축한 말이 아닌가.실제로 붉은 악마에 대항해 ‘백의 천사’가 급조되기도 했지만 ‘정신’ 없었으니 빛을 볼 수 없었음은 당연하다. 붉은 악마는 돌풍과 같아서 손으로는 잡히지 않는다.실체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방관자 의식을 극복한 참여 의식을 바탕으로 현실이 아닌 바람직한 세계를 추구하는 ‘정신’이 있는 조직이다.그들은 다른 주장이나 견해를 배격하지 않는다.활발한 토론을 통해 다양성에서 통일성을 도출해 낸다.그러면서도 연예인 등의 팬클럽과 같이 맹목적이지 않다. 패배주의와 허무주의를 극복하고 ‘참여’라는 시대 정신을 낳은 붉은 악마의 행보가 주목된다.끝내 축구 주위에서 맴돌다 말 것인지 그리고 참여운동을 어떻게 숙성시켜 어떤 모습을 발전시켜 나갈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chung@
  • [대한광장] 조용한 함성 ‘인권영화제’

    온누리가 축제의 열기로 가득하다.청춘의 건각이 뿜어내는 싱싱한 기운이 이를 지켜보는 이들에게 전염되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피가 뜨겁다.아니,60억 지구촌 사람들은 인종,국경,종교,빈부의 격차에 아랑곳없이 함께 축제를 즐긴다.식민 종주국을 ‘찍어낸’ 아프리카 작은 빈국의 쾌거를 다같이 기뻐한다.아! 축제란 원래부터 이다지도 설레는 것이었다. 알다시피 인류의 예술과 문화가 발원한 곳은 신에게 올리는 제의의,함께 어울려 춤추고 노래하고 마시는 축제의 마당이었다.21세기 들어 발생한 첫 전쟁은 세계 자본주의의 본거지를 향한 ‘자기의 땅에서 유배된 자’들의 자살테러로부터 비롯했다.그러나 새 세기의 첫 축제는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의 남쪽에서 시작했다.개막축제에서 서울은 세계를 향해 ‘환영’과 ‘소통’과 ‘어울림’,그리고 ‘나눔’의 고귀하고 장려한 메시지를 날려보냈다.최초로 민간이 기획하고 주도한 축제의 컨셉트는 조화와 상생(相生)의 동양정신이었다.장중하고 세련된 미의 극치가 참으로 자랑스럽고 감격스럽다.테러의 동력이 절망과 단절이라면,평화의 환경은 마땅히 소통과 나눔일 터이다. 이 장엄한 축제가 시작되는 날,같은 시각에 조용한 함성이 있었기에 이를 알리고자 한다.‘인권영화제’는 인간을 위한 영상을 찾아나선다.행복하고 부유하고 힘센 인간이 아니라,억눌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인간의 세상을 담고 있다.문명세계의 뒤편에 난무하는 야만을 고발한다. 머리속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재판도 없이 검사의 청구에 의해 죽는 날까지 사람을 가두어 둘 수 있었던 ‘사회안전법’에 걸려 청춘을 고스란히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이가 결성한 ‘인권운동사랑방’이 주최하는 영화제다.놀랍게도 무료로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다. 올해로 6년째인데,해마다 대학 총학생회가 파트너십을 발휘한다.96년 첫해에 표현의 자유를 몸소 실천하는 의미로 사전심의를 거부한 채 상영에 돌입하더니 올해는 겁도 없이 월드컵 기간과 대칭으로 일정을 잡았다.월드컵 축제 기간이라 해서 우리 사회의 인권 현안이 숨는 것은 아니다.장애인의 이동이 도무지 불가능한 현실을 항의하는 장애인단체가 시청 앞에서 일전의 리프트 추락사를 계기로 집회를 갖는가 하면 모진 아동학대의 현장이 드러나기도 한다. ‘인권영화제’의 영상은 대체로 끔찍하다.그래서 보는 이를 고통스럽게 한다.분쟁지역에서 발생하는 일상적 폭력,자카르타 철로변에 사는 빈민들의 처참한 생활,실종되는 여성들,쓰레기 더미 위의 삶,베트남 참전 군인들의 살인 경험담 등 인권영화제의 시선은 인간의 악마성과 집단의 가학성이 일으키는 야만을 쫓아다닌다.그러니 영화로부터 단 한시간 남짓이나마 위안과 오락을 구하고자 하는 고달픈 인생들이 제발로 걸어들어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국제사면위원회는 ‘2001년 세계인권상황’보고서에서 한국의 인권상황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있다.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전혀 없는 노조지도자들이 구속돼 있으며,비폭력 평화노선을 신봉하는 신앙 때문에 집총을 거부한 젊은이들의 양심을 범죄시하여 예외없이 감옥에 넣는가 하면 그 안에서의 예배조차 철저히 봉쇄하는 등 한국은 스스로 비준하거나 가입한 인권규약에 반하는관행을 지속하고있다고 앰네스티는 보고 있다. 현실을 직시하는 자는 고단하다.현실의 부조리를 개선하고자 하는 이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된다.지난 세기 내내 유혈을 불러왔던 제3세계 파시즘과 그 아류들은 깨어나 있는 자들의 고통과 그 감염을 막기 위해 손쉬운 마약을 분사했다.3S(sports,screen,sex)정책이 그것이다. 이제 이땅의,충분히 교육받은 국민에게 그것은 효험없는 처방이 되었다.월드컵은우리의 손색없는 고품질의 축제마당이다.대칭으로 ‘인권영화제’ 역시 그러하다.다만,인권영화제는 조용한 함성이며 잠들지 않는 의식의 축제이다.궁금하시면 점심시간에 샌드위치 싸들고 자투리 관람을 해도 당신은 충분히 인간미를 발휘할 수 있다. 유시춘/ 국가인권위원·작가
  • 월드컵/ 개막전 이모저모

    ●31일 오후 개막전이 열린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프랑스와 세네갈의 응원전으로 열기가 후끈 달아 올랐다.이들은 자국 선수의 멋진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국기와 북을 치면서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본부석 맞은편에 세네갈 전통의상 차림의 응원단은 전반 30분 세네갈의 파프 부바디오프가 한 골을 넣자 일순 흥분의 도가니.이들은 ‘디오프’를 열광적으로 환호했다.또 각국의 형형색색 유니폼을 입은 카메룬·에콰도르·멕시코·브라질 서포터스 등 다국적 세네갈 응원단 수백명은 북을 치면서 세네갈을 연호했다.이들은 프랑스가 후반전에 일방적으로 공격을 퍼붓자 손에 땀을 쥐면서 지켜보았다. ●개막전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그라운드는 세네갈의 축제 무대로 돌변했다.세계 최강 프랑스를 1-0으로 꺾은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자 웃통을 벗고 그라운드에뛰어 들었고 잔디 위에 나뒹굴고 엉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브뤼노 메추 감독과 선수들은 또 본부석 왼쪽에 있던 세네갈 응원팀으로 달려가 감사의 인사를 했고한 선수는 세네갈국기를 흔들며 그라운드를 돌아다녔다.한편 이날 FIFA 기술위원단이 선정한 최우수 선수에는 부바 디오프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엘 하지 디우프가 뽑혔다. ●전통의 파란색 유니폼으로 통일한 프랑스의 ‘레 블뢰(Les Bleus)’ 서포터스 1000여명은 본부석 왼쪽 스탠드에 국기가 가운데 새겨진 초대형 삼색기를 내걸었다.또 ‘가자 프랑스’,‘앙리 힘내라’등의 플래카드와 대형 유니폼을 펼친 채 조직적인 응원을 펼쳤다. 프랑스 응원단은 전반 22분쯤 간판스타 트레제게의 슈팅이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나오자 ‘아’하는 아쉬운 탄성을 흘리기도 했다.또 전반이 끝날 무렵 에마뉘엘 프티가 반칙으로 경고를 받자 응원단은 일순 찬물을 끼얹은 듯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관중석 밑에 한국 전통의 작은 북과 형광막대가 비치됐다.경기시작 3∼4시간 전에 자리잡은 프랑스 응원단은 즉석에서 작은 북을 치면서 응원을 시작,경기장 전체에 북소리가 진동하는 장관을 연출했다.또 개막식에 처음 소개된 ‘상암 아리랑’에 맞춰 친 북소리로 축제분위기를고조시켰다.개막식 행사중 조명이 꺼지자 관중들이 노란색 파란색 하얀색의 형광막대를 흔들면서 축제는 깊어갔다. ●포르투갈의 축구영웅 에우세비우는 프랑스의 부진의 원인을 부상으로 결장한 지네딘 지단의 공백으로 평가했다.SBS 특별해설자로 프랑스-세네갈전을 지켜본 에우세비우는 “프랑스가 0-1로 뒤진 채 고전하고 있는 것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결과”라며 “프랑스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몸이 무거워 보였다.”고 평가했다.그는 또 “프랑스는 좋은 골기회를 여러차례 아쉽게 놓쳤으며 부상한 지단이 빠진 자리가 아주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기시작 4시간 전부터 입장하기 시작한 관중들은 개막식이 시작되기 전 이미경기장을 가득 메운 채 개막식 열기를 주도했다.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날 관중수 집계 결과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 총 6만 2561명이 입장했다고 밝혔다.이날 오후 7시까지 약 7000여명이 경기장 밖 동문과 남문밖에 몰려 혼잡을 빚었다.그러나 경기장 주변의 교통 상황은 원활했다.경기 시작 20여분이 지나도록 관중석 곳곳에 자리가 비었다. ●‘충격’‘이변’‘치욕’. 주요외신들은 월드컵 처녀 출전국 세네갈이 전대회 챔피언인 막강 프랑스를 1-0으로 누름으로써 월드컵 사상 최대의 이변을 연출했다고 긴급 타전. AP통신은 서울발 기사에서 세네갈이 프랑스를 꺾음으로써 ‘월드컵 역사상 가장큰 이변 중 하나(one of the biggest upsets in World Cup history)’를 엮어냈다고보도.이러한 이변은 지난 90년 이탈리아 대회 개막전에서 카메룬이 전대회 챔피언인 아르헨티나를 1-0으로 누른 사건에 비견할 수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AFP통신은 ‘챔피언 프랑스,월드컵 처녀 출전 세네갈에 충격적인 0-1 패배’라는제하의 서울발 기사에서 “월드컵 72년 역사상 가장 큰 이변 중 하나가 연출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날은 프랑스에는 절망적인 밤이었고 치욕의 날이었다고 하면서 프랑스는 지네딘 지단의 부재를 절감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 희생·저항·모방자살등 다양한 유형 분석

    ‘자살,광기인가 절망인가.’ 최근 들어 인터넷사이트를 통한 자살이 신드롬을 형성할만큼 늘고 있는 가운데 자살의 역사와 방법,그리고 희대의 자살 사례를 모은 마르탱 모네스티의 저서 ‘자살’이 출간됐다. 지난 2000년의 경우 우리나라의 자살인구는 1일 평균 17.7명,연간 6460명이 이르렀다.특히 10∼20대 청소년과 젊은층의 자살이 눈에 띄게 늘어 관심을 모았다.이처럼 자살이 개인의 문제에서 사회적 문제로 전이하면서 자살에 대한관심이 덩달아 커지는 가운데 출간된 ‘자살 백과’여서더욱 눈길을 끈다. 프랑스의 저널리스트로 20여년동안 자살과 관련된 자료를 모아 단행본을 펴낸 저자는 책을 통해 ‘자살’이라는 주제에 다면적으로 접근,해석하는 치밀한 분석력을 드러내보인다.‘자살의 역사와 기술,기이한 자살’이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자살을 둘러싼 다양한 질문을 전면에 내세워 자칫 어둡거나 불길하게 여기기 쉬운 ‘현상으로서의 자살’을 ‘연구해 봄직한 대상’으로 전환시켜 놓았다. 사소한 충동적 자살에서 가미가제식 자살까지,희생자살에서 저항자살까지,모방자살에서 집단자살까지,그리고 문학에서의 자살에서 종교적 자살권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을 분석했다. 늘어나는 청소년 자살률과 자살기구,지역과 계절에 따른자살률,자살하는 방법과 자살에 관한 인간의 상상력,문학에서의 자살 등이 600여쪽의 방대한 기술 속에 낱낱이 녹아들어 있다.새움출판사.2만원. 심재억기자 jeshim@
  • 정치 뉴스라인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전 상임고문이 내주초 회동한다. 이 전 고문의 요청을 박 대표가 수락해 이뤄질 이번 회동은 그동안 정치권에서 제기돼온 ‘김종필-박근혜-이인제연대론’의 단초가 되는 게 아니냐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이른바 ‘IJP연대’는 본디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이인제 전 고문의 영문이니셜을 딴 조어이지만,두 사람이 최근 박 대표에 대한 우호적 발언을 잇따라 함에 따라‘P’가 박 대표도 포함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56명은 23일 성명을내고 정치자금 수수사실을 고백한 민주당 김근태(金槿泰)정동영(鄭東泳) 의원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치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의원들은 “검찰의 기계적이고 관료적인 대응은 정치개혁을 위해 온몸을 던져 자신을 고발한 두 의원들을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검찰은 고백한 양심을 사지로 몰고,숨고 있는 양심을 더 꼭꼭 숨으라고 주문하고 있다.”고주장했다. 성명에는 강성구(姜成求) 이종걸(李鍾杰)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53명과 한나라당 김원웅(金元雄) 김부겸(金富謙) 안영근(安泳根) 의원이 서명했다. ■자민련은 23일 보수대연합과 내각제 구현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6·13 지방선거 공약을 발표했다. 정우택(鄭宇澤)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마포 당사에서지방선거 공약발표회를 갖고 “건전한 중산층 세력을 중심으로 보수대연합을 이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이념 및노선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책임정치를 펼치고정치불안과 지역갈등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자민련은 현행 선거법을 개정해 국회의원은 대선거구제,지방의원은 중선거구제로 바꾸고 완전 선거공영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 칸에서 만난 사람/ ‘슈미트를 위하여’ 주연 잭 니컬슨

    [칸 손정숙특파원] 칸 영화제에 참가하는 잔재미의 하나는 할리우드 스타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경쟁부문진출작 ‘슈미트를 위하여’의 타이틀 롤을 맡아 22일(현지시간)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잭 니컬슨(66)도 대상 중의하나다.검은 콤비 상의에 하얀 셔츠,진갈색 안경의 경쾌한 차림새가 무색하게,특유의 허스키한 저음이 답변 하나하나에 무게감을 실어줬다. “젊은 시절 ‘이지 라이더’로 첫 방문한 이래 숱하게칸을 드나들었네요.칸은 할리우드완 다르지만 나름의 독특한 활기가 느껴져요.” 영화속 슈미트는 은퇴한 보험계리인.직업 탓에 누구보다생명을 관리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며 정신없이달려왔다.하지만 아내가 죽고 딸마저 보잘 것 없는 남자와 결혼하겠다며 자신을 거역하자 진한 절망감에 휩싸인다. “감독이 요구한 건 하나,‘스몰 맨’이 되라는 거였죠.평생을 월급봉투에 매여 살아온 소시민이 모든 게 끝난 뒤한평생을 돌아봤을 때의 그 공허감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의 의도는 적중했다.22일 시사후 쏟아져나온평들은 하나같이 그의 연기에 대한 감탄사로 가득했다. 잭 니컬슨은 ‘차이나 타운’‘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가다’‘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등을 통해 두말할 필요 없는 대배우가 됐다.그런데도 40대 초반 젊은 감독 알렉산더 페인의 러브 콜에 기꺼이 응했다.그의 변은 역시 대배우답다. “누구나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하지만 그 열쇠는 좋은감독을 만나는 거라는 걸 아는 이는 드물다.삶의 진실을추구하는 감각있는 젊은이와의 작업은 내겐 또 다른 열쇠같은 거였다.”
  • 獨 극단 내한공연 ‘불의 가면’

    평범한 프티 부르주아지 가정의 근친상간과 살인을 묘사하면서 현대사회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독일 연극 ‘불의가면’이 23∼26일 국내 무대를 찾는다. 연극 속 연극을 펼치는 무대. 두 아이와 이들을 늘 따라다니는 부모등 4명이 등장한다.떠들썩한 객석에는 미사곡이 흐르고 갑자기 벼락을 치는 듯한 북소리가 모든 소란스러움을 잠재운다.“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시고,편도 차표를 가지고 지옥으로 오세요.” 관객은 지옥과도 같은 한 가정의 일상 속으로 안내받는다.지루한 듯이 흐르는 삶 속에서 서서히 음모가 진행된다.방화광인 아들 커트는 누이 올가를 사랑하게 되고….혼란스럽지만 그 끝없는 절망감을 즐기는 사춘기의 우울한 초상이 그려진다.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독일 극작가 마리우스 폰 메인버그가 이작품을 쓴 1997년 그는 25세였다.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리투아니아의 오스카라스 코르슈노바스도 32세의 젊은 연출가.두 사람의 파괴적인,젊은 감성이 만나 무대를 폭발적인 힘으로 이끈다.비디오를투사해 무대 분위기를 살리는등 다양한 형식의 실험도 맛볼 수 있다.세종문화회관 소극장.23∼25일 오후 7시30분,26일 오후 4시.(02)745∼8888. 김소연기자 purple@
  • 인사동서 ‘이상원展’, 버려진 것에 생명의 메시지

    예술가들에게 있어서 버려진 것,소외된 것이 주는 이미지는 이중적이다.그들은 일상으로부터의 단절과 절망으로 부각되는 사물이나 현상 속에서 새로운 것의 시작,또는 생명의 잉태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원(67)은 이처럼 시효가 지난 것들,어찌 보면 곧 용도폐기될 운명의 것들에서 생명의 메시지를 찾아내는,아니 창출해내는 데 탁월성을 보이는 작가이다. 22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상에서 열리는‘이상원展’은, 이런 점에서 굳이 부제를 붙이고자 한다면 불교적 관점이기는 하나 ‘윤회‘(輪廻)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이번 전시 작품은 장지(두껍고 질긴 전통 한국 종이)에유채와 먹을 사용해 작업한 근작 ‘동해인’,‘향(鄕)’연작을 중심으로 한 35점. ‘향’의 소재는 추수가 끝난 빈 논바닥,거기에 난 경운기와 트랙터 바퀴자국,듬성 듬성 고인 물과 얼음 등이다.‘동해인’은 모두 노인이다.구부정한 어깨,아마 구십 평생 맞고 살았을 법한 해풍만큼이나 거친 주름과 흰 머리카락 등. 추수를 끝낸 무논(水畓)의 이미지는 어찌보면 지금의 우리 농촌이 처한 척박한 현실이고,경운기 바퀴나 트랙터 캐터필러 자국은 이를 부추기는 사회적 폭력일 수도 있다.하지만 잘려나가고 남은 벼 밑동과 바퀴자국의 의도된 듯한미화 속에서 척박한 무논을 보는 작가의 시선엔 인간을 향한 애정이 느껴진다.또 삶의 진정성을 찾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엿보인다. 어렸을 적부터 독학으로 그림공부를 하고 한때 초상화로밥벌이를 했다는 점,그러면서도 자신만의 독창적 예술세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상원에게선 박수근의 체취가 느껴진다. 임창용기자 sdragon@
  • ‘無主’ 충청서 첫 대권투어, 이회창후보 지방선거 필승대회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대권행보에 본격 나섰다.후보지명 다음날인 11일 최고위원들과 함께 현충원을참배한 데 이어 12일에는 대전,천안,인천을 순회하면서 지방선거 필승의지를 다졌다. ◆충남권 공략 안팎=이 후보는 12일 대전과 천안을 잇따라방문,각각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를 갖고 충청권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나섰다.서청원(徐淸源)·강창희(姜昌熙) 최고위원,김용환(金龍煥) 국가혁신위원장,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 등 주요당직자들이 그를 따랐다. 이 후보는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필승결의대회에서 “나라가 엉망이 되면서 국민들은 고통을 넘어 절망하고 있다.나라를 떠나야 한다고 느끼는 국민들이 많다.”며 “희망은오직 한나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또 “결코 오만하지 않고 국민을 떠받들면서 미래를 위한 확실한 비전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염홍철(廉弘喆) 후보를 대전시장으로 뽑아 정권교체의 발판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서청원최고위원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반신불수가 됐다.”며 “아들과 부인,친인척을 법정에 세우고 자신은 하의도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 출신 주요당직자들은 자민련에 맹공을 퍼부어댔다.강창희 최고위원은 “정치생명 연장에 급급한 자민련에 더이상 충청도를 맡길 수 없다.”고 했고,염홍철 대전시장 후보는 “충청인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김용환 혁신위원장은 “민주당은 충남북과 대전에 후보를 내지않고 자민련을 앞세워 대리전쟁을 하려 한다.”며 “타락한자민련에 표를 주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대권행보=이 후보는 이날 충남 방문을 마치고 상경, 새로이사한 옥인동 자택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지지도 추락으로 이어진 빌라파문의 굴레에서 벗어나고픈 뜻이 담겨 있다. 이 후보는 앞서 11일에는 용산구 서빙고동의 쓰레기 재활용 선별작업장을 찾아 환경미화원들과 같이 1시간 남짓 청소작업을 벌이고 조찬을 했다.‘낮은 곳으로’라는 대선 핵심전략에 맞춰 대선후보로서의 공식 첫 활동을 환경미화원들과함께 시작한 것이다.이 후보는 조찬에 이어당 최고위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낮은 자세로 다녀보니 그동안 못보던 것을 볼 수 있었다.”며 대권행보의 초점을 ‘서민’에 맞춰나갈 뜻임을 거듭 밝혔다. 이 후보는 이번주 중 최고위원 1명을 지명하고 대선준비기획단과 비서실 인선 구상을 마친 뒤 당무를 최고위원들에게맡기고 당분간 지방선거 승리에 매진할 방침이다. 진경호기자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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