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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주ㆍ신애라, ‘닥터스’ 통해 목소리 기부 동참

    김성주ㆍ신애라, ‘닥터스’ 통해 목소리 기부 동참

    방송인 김성주가 연말연시를 맞아 우리 주변의 어려운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스타들의 목소리를 통해 희망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소리 도네이션’을 펼친다. 김성주는 MBC ‘닥터스’의 ‘목소리 도네이션’ 첫 번째 주자로 선정 오늘(8일) 방송되는 ‘민창이의 일기, 맑음’ 편의 내레이션을 맡는다. 이번 ‘목소리 도네이션’은 절망 속의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는 의료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담은 ‘닥터스’의 ‘미라클’ 코너에 내레이션으로 참여한 스타들이 각자의 출연료를 사회단체에 기부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김성주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정애리, 최화정, 신애라 등이 릴레이로 참여할 예정이다. 김성주가 내레이션으로 참여할 ‘민창이의 일기, 맑음’ 편은 18세 강민창 군의 사연이다. 148cm에 30kg, 열 여덟 살 남자 아이라고 하기에는 작고 왜소한 체구의 민창이. 135도로 휘어 혹처럼 튀어나온 척추 때문에 민창이는 옆으로 누워서 겨우 잠을 잔다. 게다가 두 줄로 난 치아 때문에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 상태는 형편없다. 그대로 둔다면 신경을 망가뜨려 걷는 것도 불가능해 질 수 있다. 연말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나선 스타들의 목소리 기부, 그 첫 번째 주자 김성주의 목소리는 오늘(8일) 저녁 6시 50분 MBC 에서 함께 할 수 있다. 서울신문NTN 서미연 기자 miyoun@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1200대1 경쟁 뚫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주연 홍광호

    1200대1 경쟁 뚫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주연 홍광호

    지난해 9월 류정한,임태경,박해미 등 쟁쟁한 스타가 출연한 뮤지컬 ‘스위니 토드’가 개막했을 때 막상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배우는 따로 있었다.까까머리 소년 토비아스역의 낯선 배우가 노래를 부르는 순간 객석은 ‘대형 신인’의 탄생을 직감하며 환호를 보냈다. 그로부터 1년 뒤,인터넷 동영상 한 편이 뮤지컬계의 화제로 떠올랐다.모든 남자 뮤지컬배우가 선망한다는 ‘지킬 앤 하이드’의 주제곡 ‘지금 이 순간’을 열창하는 남자의 뛰어난 가창력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찬사가 이어졌다. 홍광호(26)는 그렇게 1년 새 가장 주목받는 신인으로 각광받으며 조연에서 주연으로 당당히 올라섰다. 지난달 중순 개막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내년 2월22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류정한,김우형과 더불어 ‘홍지킬’로 무대에 서고 있는 그는 “이제 시작일 뿐이며,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쑥스러워했다.“차츰 좋아지는 것 같긴 한데 지금 점수를 매기자면 40점 정도예요.연습할 때와 무대에 설 때 차이가 큰데 그 격차를 줄여나가는 게 관건인 것 같아요.경험 부족을 절감하고 있어요.” 1200대1의 경쟁을 뚫고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기쁨만큼 고민도 적지 않았다.선과 악의 양면성을 드러내는 내면 연기를 펼치기엔 너무 어리지 않으냐는 주변의 시선도 따가웠다. “애써 나이 들어 보이는 연기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지금 당장 결실을 맺겠다는 욕심보다 앞으로 계속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자고 다짐했죠.” 초연 배우인 조승우는 물론 ‘류지킬’,‘김지킬’과 비교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처음엔 나만의 지킬을 창조하고 싶은 마음이 물론 있었어요.하지만 새로움을 위한 새로움보다 연출가의 의도에 따르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했습니다.다른 두 배우에게도 경쟁심을 느끼기보다 장점을 배우려고 해요.” 이제 겨우 스물여섯.남들은 빠른 성공을 시샘할 법하지만 홍광호도 나름대로 좌절의 시간을 거쳤다.뮤지컬 배우인 누나의 영향으로 계원예고에 입학할 때부터 따지면 그가 뮤지컬 배우를 꿈꾼 세월도 어느덧 10년이다. 중앙대 재학생이던 2002년 ‘명성황후’ 런던 공연 앙상블로 데뷔한 후 2006년 ‘미스 사이공’에서 앙상블 겸 주인공 커버(대타)로 출연하고,이듬해 ‘첫사랑’과 ‘스위니토드’에 발탁되기까지 경력이 짧다는 이유로 오디션 서류심사에서 수없이 탈락한 경험이 있다.“그땐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은 데 왜 기회가 오지 않을까 절망했어요.지금 함께 공연하는 앙상블 배우들 보면 열정이 정말 대단하거든요.그 심정이 어떤 건지 너무 잘 알아요.” 그는 배우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예전의 열정이 줄어드는 듯해 아쉽다고 했다.그래서 ‘지킬 앤 하이드’ 공연이 끝나면 무조건 뉴욕 브로드웨이로 날아갈 생각이다. “명성황후 공연 때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받은 충격이 컸어요.그때의 열정으로 지금까지 버틴 셈이죠.그런 재충전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아요.70대까지 무대에 서는 게 꿈인데 그러려면 욕심내지 않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 게 중요하잖아요.” 40대에는 ‘오페라의 유령’ 팬텀역을,50대에는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역을 꼭 해보고 싶다는 그는 기회가 된다면 ‘빨래’,‘거울공주 평강이야기’처럼 잘 만든 창작 뮤지컬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사설] 태안사고 1년,마르지 않는 눈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1만여t의 원유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지 7일로 1년이 된다.현지 주민들의 필사적인 복구 노력과 122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시커먼 기름으로 뒤덮였던 해안과 검은 파도가 일렁이던 바다는 제 모습을 되찾았다.겉만 보면 국내 최대 원유유출 사고의 흔적은 이제 사라진 듯하다.그러나 실상은 그게 아니다.바다를 삶의 텃밭으로 여기며 살아온 현지 주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절망감에 눈물이 마를 새가 없다.3분의1 이상의 주민이 우울증,강박장애,불안장애에 시달린다고 한다.생계 유지가 막막해진 탓이다. 애타게 기다리는 피해보상금은 몇년이 지나야 나올지,얼마나 나올지 알 수 없다.지난달 말까지 국토해양부가 집계한 피해 신고는 모두 10만 307건으로,이 가운데 6만 9772건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으나 국제유류오염보상기구(IOPC)의 보상이 이뤄진 것은 고작 54건에 불과하다고 한다. 우리는 정부가 피해 주민들에 대한 피해보상과 생계지원책 마련에 적극적 자세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보상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고통은 커지기 때문이다.IOPC의 피해보상 결정이나 삼성중공업에 대한 민사법원의 책임인정을 기다리며 시간을 끌어서는 안될 일이다.피해대책위가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정부가 피해보상금을 선지급한 뒤 IOPC나 삼성중공업에 구상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다.환경이 회복되고는 있지만 부패한 기름찌꺼기로 인한 오염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환경복원 대책을 마련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 언 손으로 굴까며 ‘태안의 봄’ 기다린다

    언 손으로 굴까며 ‘태안의 봄’ 기다린다

     “이거라도 까서 살아야지,어떻게 한데유.”  기름유출 사고 1년을 앞두고 지난 달 30일 찾은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2리.마을 주민 가재분(62)씨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이웃과 함께 인근 지역에서 사온 겉굴(굴 껍데기)을 벗기면서 재기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지난해 12월7일 사상 최악 기름유출사고의 직격탄을 맞았던 이 마을은 1년 가까이 이어진 절망적인 모습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다.하지만 스스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확연했다. ●이웃마을서 굴 사와 하루 7시간 작업  가씨는 “지난 10월 초 처음 굴을 깠다.”고 말했다.“하루 7시간 동안 까도 3만원밖에 못 벌지만 이것마저 없으면 뭘 먹고 산데유.” 사고 전에는 하루 30만원도 벌었다고 가씨는 귀띔했다.이 마을 10여개 비닐하우스에서는 주민들이 4~5명씩 모여 굴을 깠다.조새(굴을 까는 도구)로 굴껍데기 모서리를 힘차게 쪼았다.주민들은 차로 20~30분 거리로 사고 피해를 덜 본 이원면에서 겉굴을 사온다.마을 앞에 있던 굴양식장이 기름범벅으로 대부분 철거됐기 때문이다.지금도 갯벌에서 기름띠가 솟고 냄새가 나 굴양식은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이 마을 150가구 가운데 30여가구가 굴까기 작업을 한다.이것과 마을 뒤 해변 ‘테배’에서의 방제작업을 번갈아 하고 있는 것이다.방제작업은 인원이 61명으로 제한돼 있다.어선이 있는 주민들 중 10가구는 어획량이 예전 같지 않지만 꽃게잡이에 나서 생활비를 보태고 있다.  어촌계장 이충경(36)씨는 “가구당 소득이 사고 전보다 3분의 1로 줄어 근근이 살아가고 있지만 재기 의지는 강하다.”며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이씨는 겉굴을 트럭으로 사와 집집마다 날라주는 일을 하고 있다.이씨는 사고 직후인 지난 1월 갑상선에 걸렸다.그는 “신경을 많이 써서인지 예전에 전혀 앓아보지 못한 병을 얻었다.”면서 “약도 먹고 일도 해서인지 많이 좋아졌다.”고 웃었다.1.5t 경운기 한 대 분량에 18만원을 주고 겉굴을 사와 까면 좋은 것은 100㎏ 정도 알굴이 나온다.알굴은 ㎏당 7000원 정도로 1만 2000~1만 3000원인 다른 지역 굴에 비하면 제값을 못 받고 있다.하루 1만~2만원밖에 벌지 못하는 주민들도 많다. ●재기 분위기에 아이들 웃음 찾아  주민 이병석(68)씨는 “이원에서 좋은 굴을 보내지 않아 서산 상인들로부터 우리 마을에서 깐 알굴이 B급 취급을 당한다.”고 불만도 털어놓았다.깨끗하지 않아 지끔거리는 것도 불만이다.방제작업 반장을 맡고 있는 이씨는 작업이 끝나면 굴까기 작업장에 나온다.손수레로 ‘굴뻑´(알굴을 까낸 껍데기)을 실어다 버리고 굴 닦는 데 쓰는 바닷물을 양수기로 끌어다 주면서 굴 까는 마을 노인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소원초교 의항분교 이영직 교사는 “어른들이 열심히 일을 하면서 아이들도 차분해지고,얼굴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이병석씨는 “주민들이 (절망만 하지 않고) 서로 도우려는 연대의식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며 “조만간 방제작업이 끝나면 주민들이 보상만 쳐다보고 있지 않고 굴까기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3·1절이 일요일… 현충·석탄일은 토요일… “내년 달력 주중 빨간날 안보이네”

    3·1절이 일요일… 현충·석탄일은 토요일… “내년 달력 주중 빨간날 안보이네”

     ‘3·1절은 일요일,석가탄신일 현충일 광복절은 토요일.’ 내년 달력을 받아본 직장인들 사이에선 장탄식이 절로 나온다.직장인의 ‘활력소’인 공휴일 대부분이 토요일이나 일요일과 겹치는 바람에 내년도 달력에서 ‘빨간 날’을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5일제 근무자를 기준으로 내년에 ‘쉬는 날’은 토·일요일을 포함해 모두 110일.대부분의 국경일과 법정 공휴일이 토·일요일과 겹쳐 실제로 월~금요일 중에 ‘빨간 날’은 고작 6일밖에 되지 않는다.  올해의 경우 공휴일은 115일로 월~금요일 중 ‘빨간 날’은 11일이나 됐다. 평균적으로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고 한 달에 하루꼴로 주 중에 쉬었던 셈이다.올해는 추석 연휴가 3일에 불과했지만 지난 설날(2월7일)이 목요일이어서 전날인 수요일부터 5일간 연휴를 보낼 수 있었고 어린이날(5월5일)과 석가탄신일(5월12일)은 월요일,현충일과 광복절,개천절은 금요일이어서 토요일 및 일요일과 함께 연휴를 즐길 수 있었다.하지만 내년 설(1월26일)은 월요일이어서 설 연휴 중 하루를 ‘까먹고’ 시작한다.심지어 3·1절은 일요일,석가탄신일(5월2일)과 현충일,광복절은 토요일이다.추석(10월3일) 역시 토요일이어서 추석 연휴가 금~일요일 3일에 불과하고,더욱이 개천절과 추석이 같은 날이어서 공휴일 하루를 손해보기까지 한다.이처럼 우울한 기축년(己丑年) 달력을 받아든 직장인들은 이미 기운이 쭉 빠졌다.회사원 이모(37)씨는 “예년에는 샌드위치 휴일에 하루 연차를 내고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는데 내년에는 제대로 쉬지도 못하겠다.”면서 “우리 회사는 주5일제가 정착되지 않아 공휴일이 정말 소중한데 새 달력을 보는 순간 절망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존엄死 첫 인정

     식물인간 상태로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인공호흡기 제거 청구를 인정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앞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과 환자가 평소 존엄사에 대해 의사표시를 적극적으로 했던 점이 판결의 주요 근거가 됐다.하지만 ‘품위있게 죽을 권리’를 인정한 이번 판결로 생명권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도 거셀 전망이다. ●생명권 사회적 논란 거셀 듯 서울 서부지법 민사12부(부장 김천수)는 28일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김모(76·여)씨에 대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해 달라며 김씨 본인과 그의 자녀들이 신촌세브란스 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연세대학교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김씨에게서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며 원고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실제로 인공호흡기 제거는 판결문 송달 후 원·피고측이 14일 이내 항소 여부를 결정한 뒤로 미뤄진다.항소를 하지 않으면 인공호흡기를 뗄 수 있다.김씨의 자녀들은 지난 2월 폐 조직검사를 받다가 출혈로 인한 뇌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어머니에 대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김씨의 현재 상태가 회복 가능성이 없는 절망적인 상태이고 치료를 중단하게 해달라는 환자의 의사가 추정 가능하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김씨의 기대 생존기간이 서울대병원,현대아산병원 등의 감정 결과 3~4개월에 불과해 생명유지가 의학적으로 무의미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유서 등 문서로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고 의식이 없는 김씨의 재판 청구권에 대해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3년 전 남편의 생명연장을 위한 기관절개술을 거부한 점,평소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해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한 점 등 김씨의 태도와 현 상태,가족과의 친밀도,기계 여명(의술로 최대로 살릴 수 있는 기간),나이 등을 종합해 볼 때 의식이 있었다면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고 싶어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청구권을 인정했다.  그러나 법원은 “소위 적극적 안락사 및 모든 유형의 치료 중단에 관해 다룬 것이 아니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재판부는 “치료가 의학적으로 무의미하고 환자의 치료 중단 의사가 추정되는 경우 의사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에 의한 인공호흡기 제거 요구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했다.  또 환자 본인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했을 뿐 가족 등 타인에 의한 생명결정권은 인정하지 않았다.김씨와 함께 소를 제기한 자녀들의 청구에 대해선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법원은 “가족이라 할지라도 치료 중단 청구가 타인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해 존엄사가 남용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병원측 항소 여부 검토  1심 판결이 나온 뒤 원고측은 담당 신현호 변호사를 통해 환영의 뜻을 밝힌 반면 세브란스병원 측은 판결문 송달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존엄사 판단 기준이나 구체적인 입법 마련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존엄사 인정 첫 판결 환영한다

    식물인간 상태인 어머니가 회복 가능성이 없는데도 생명을 연장만 하는 치료를 받는 것을 중단시켜 달라고 자녀들이 낸 소송에서 환자가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처음으로 인정됐다.우리는 사회적 이슈의 하나인 존엄사에 관해 법원이 전향적인 판단을 내린 기념비적 판결이었다고 보아 이를 환영한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는 폐 조직검사를 받다가 출혈,뇌 손상을 입는 바람에 지난 2월 이후 식물인간이 된 김모씨에게서 인공호흡기를 제거해 달라는 자녀들의 요청을 어제 받아들였다.재판부는 김씨의 현상태가 절망적인 데다가 75세라는 나이,그리고 기대 여명(餘命) 등을 고려하면 환자 본인이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으리라고 추정해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다만 재판부는 이번 판결이 적극적인 안락사를 포함한 모든 유형의 치료 중단에 관해 판단한 것이 아니라 김씨 사례의 특이성을 인정한 것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존엄사는 말 그대로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품위를 최소한 지키면서 죽을 수 있는 권리’이다.존엄사를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처럼 무턱대고 ‘인간의 생명을 인위적으로 단축하는’ 행위가 아니다.생명 존중의 기본 가치는 존중하되 의미 없는,기계적인 생명 연장을 본인 또는 가족의 의견을 존중하는 바탕에서 의학적인 판단을 근거 삼아 최소한으로 인정하자는 것이다.아울러 환자의 회생 가능성과 연명이 가능한 기간을 고려해 환자와 그 가족이 ‘의미 없이’ 고통받는 세월을 단축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배려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존엄사 인정은 1심 법원 판결로 끝날 일은 아니다.아직도 의료법상으로는 식물인간의 인공호흡기를 뗀 의사가 살인방조죄로 처벌받게 돼 있기 때문이다.이참에 관련법을 정비해 존엄사가 일정 부분 인정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 [문화마당] 청년실업 해소, 미술관 인턴제로/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문화마당] 청년실업 해소, 미술관 인턴제로/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미술관 인턴을 희망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수년째 직장을 구하지 못한 미취업자들이 적극적으로 인턴을 지망하고 있다.지금까지는 해외에 유학하고 있는 학생들이 방학기간에 미술관 인턴을 지원하는 사례가 많았다.하지만 요즘은 큐레이터로 손색이 없을 만한 경력자들도 인턴을 지망한다.  청년실업은 한국사회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지만 미술계의 취업난은 그보다 훨씬 심각하다.해마다 수천 명의 미술전공자가 대학을 졸업하지만,미술관에 취업하는 숫자는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이다.미술계에는 취업대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요인이 있다.  문화부 예술정책과 집계자료에 따르면 2007년 말 현재 국내미술관은 107개이다.국립 1개,공립 20개,사립 83개,대학미술관 3개인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국내 미술관의 77%에 해당하는 사립미술관은 예산부족으로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즉 미술관에 취업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인 셈이다.  미술관 취업지망생들이 미술대학을 졸업하기가 바쁘게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도 직장을 구하기 힘든 현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더 큰 문제점은 현재 국가에서 시행하는 학예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예비 학예사들마저 오갈 데가 없는 신세가 되었다는 점이다.어렵게 학예사자격시험에 합격했지만 정작 이들을 채용할 미술관은 없으니 이들의 절망감을 그 누가 위로할 수 있을까.  자,미술관의 닫힌 문 앞에서 절망감을 느낄 취업지망생들을 구제할 묘안은 없을까.대안은 바로 지난 11월21일 행정안전부가 최초로 도입하겠다고 밝힌 행정인턴제다.  행안부의 ‘중앙행정기관 행정인턴십 운영계획에 따르면 행정인턴제란 대학재학생을 대상으로 방학기간에만 운영하는 기존의 ‘인턴십’과는 달리 대졸 미취업자가 수혜대상이다.‘행정인턴제’로 대졸 미취업자 2600명을 선발해 정부기관에서 일정액의 보수를 받고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행정인턴으로 선발되면 주 40시간 기준으로 월 100만원의 급여를 받으면서 최장 12개월까지 정부기관에서 근무할 수 있다.내년에는 지방자치단체들도 예산절감분의 5%를 행정인턴제에 투입하고,공공기관들도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행정인턴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새로이 시행되는 행정인턴제를 미술관에 도입하면 미취업자가 실무경험을 쌓으면서 전문성을 지닌 인력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터이니 말이다.  이에 덧붙여 행정인턴십을 이수한 인력이 미술관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실제적인 방안을 제시한다.정부가 인력을 채용할 때 행정인턴십을 이수한 구직자들을 우선 선발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각 미술관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환영할 것이다.고도의 전문성을 지닌 인력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미술관은 전시와 연구,수집과 보존,교육 등의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한편 미술사에 해박한 인재를 요구한다.구직자가 설령 취업이 되더라도 인턴십을 거치지 않고는 효율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힘든 실정이다.의사에게 인턴과정이,교사에게 교생실습이 요구되듯,미술관인력에게 인턴십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행안부 관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안타깝게도 대다수의 행정담당자들은 공공성을 지닌 비영리 미술관과 미술품을 알선,매매하는 화랑의 차이점을 구별하지 못한다.심지어 국민의 세금을 왜 상업공간에 지원해야 하는지 묻는 담당자들도 있다.이번에 새로이 도입되는 행정인턴제에서는 그런 소모적인 대화가 오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최태환칼럼] 이근안, 밀양, 문근영

    [최태환칼럼] 이근안, 밀양, 문근영

    얼마전이다.신문 사회면에 나란히 실린 기사가 눈길을 잡았다.‘고문 기술자 이근안 목사됐다’,‘납북어부 24년만에 간첩 굴레 벗다’ 잠시 혼란스러웠다.고문,용공조작,신원,회개,하나님….아스팔트위의 뒤틀린 낙엽처럼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뒹군다.  이근안씨는 경찰 출신이다.대공수사 전문가였다.군사정권 시절 악명 높았다.물고문,전기고문은 기본이었다.숱한 민주인사가 그의 모진 잡도리에 무너졌다.무고한 시민이 간첩이 됐고,빨갱이가 됐다.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피해자였다.1985년,그는 민청학련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필자는 당시 법원·검찰 출입기자였다.김근태 법정을 드나들었다.그는 어느날 상처 딱지 한움큼을 챙겨 나왔다.구치소에서 몰래 모았다고 했다.고문·가혹행위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고문 혐의의 이씨는 1999년 자수했다.수배 10여년 만이었다.그는 7년 복역생활 중 하나님을 만났다고 했다.신앙인으로 거듭났다.이제 마음의 평화를 넘어,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다.  납북어부 서창덕씨 사연은 가슴 아리다.그는 연평도 부근서 조기잡이를 하다 북한경비정에 피랍됐다.1967년이었다.124일만에 풀려났다.시련의 연속이었다.7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최근에야 간첩누명을 벗었다.24년 만의 무죄선고였다.그는 고문 후유증에 시달린다.‘간첩’이 된 뒤 옥중 이혼당했다.몸은 망가졌고,가족은 해체됐다.지금까지 자식들과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이제 60대 초반의 그다.만감의 표정이었다.법정을 나서는 그의 애달픈 모습이 지워지지 않는다. 고문 피해자들은 이씨를 용서했을까.많은 사람들은 그의 목회자 변신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인간적 잣대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이 떠오른다.살인자는 마음의 안식을 얻었다.교도소에서 만난 하나님께 세상과의 화해를 간구하고 있다.하지만 아들을 잃은 주인공은 받아들이지 못한다.무너진 삶의 축을 견디지 못하며 방황한다.살인자는 교도소가 천국이고,피해자는 지금의 삶이 지옥인 현실.하나님이 만든 기막힌 상황에 피해자는 절망한다.하나님의 ‘밀양’(secret sunshine)은 누구에게 먼저 내리는 게 옳은 것일까.적어도 피해자를 통해 가해자에게 용서와 화해가 닿아야 한다는 인간적 절규가 가슴에 닿는다.  어떤 이들은 이근안씨 역시 ‘시대의 피해자’라고 안타까워한다.‘공권력의 또 다른 희생자’라고 주장한다.용서와 화해의 주문이다.인터넷에서 이씨를 향한 비난과 동정론이 각축하는 데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고문·가혹행위는 지난 시절의 흔적으로만 남아있는 것일까.국가권력이나 기관에 의한 폭력은 크게 줄었다.하지만 권력에 의한 폭력추방이 곧 삶의 질 향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또 다른 집단·개인으로부터의 유형·무형의 폭력이 유령처럼 우리사회를 떠돌고 있다.사이버에 의한 폭력도 그 하나다.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최근 배우 문근영의 기부행위가 빨치산 선전용으로 덧칠됐다.군사정권 시절을 회상케 하는 이념공세가 섬뜩하다.  인터넷을 통해 표출되는 내 안의 악마성 때문에 이웃이,타인이 인격살인을 당할 수 있다.고문이나 가혹행위에 의한 것보다 더 깊은 상처를 받을 수 있다.당신도 고문 기술자가 될 수 있음을 경계하라.신문 사회면은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 최태환 논설실장 yunjae@seoul.co.kr
  • [서울광장] 입양아 스티브 모리슨의 꿈/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입양아 스티브 모리슨의 꿈/우득정 논설위원

    스티브 모리슨은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에 도착한 첫날 먹었던 ‘이상한 김치’를 잊지 못한다.14세 때 입양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한 가정에 도착했을 때 식초 맛이 진동하는 백김치를 접했다.양어머니가 한국에서 온 양아들을 위해 언젠가 한번 맛본 적이 있는 김치를 만든답시고 배추와 마늘,고춧가루 대신 양배추와 양파,후춧가루를 잔뜩 넣고 김치의 신맛을 낸다며 식초를 뿌린 김치였다.부모에게 버림받고 강원도 묵호의 굴다리 밑에서 동생과 걸식하다 고아원을 전전한 끝에 입양된 그는 처음으로 ‘어머니의 정성’을 느꼈다고 한다.  미 우주항공연구소의 수석연구원으로 2013년 쏘아올릴 차세대 GPSⅢ 인공위성을 연구개발하는 스티브의 꿈은 버림받은 아이들이 자신처럼 다복한 가정에 입양돼 꿈과 희망을 갖는 것이다.9년 전 한국입양홍보회(MPAK)라는 단체를 만들어 국내 입양 및 공개입양 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이 운동 덕분에 지난해부터 국내 입양이 해외 입양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직된 법규 운영이 아이들의 장래를 가로막고 있다는 게 스티브의 생각이다.정부는 2년 전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25세 이상,양자와의 연령차이 60세 미만’으로 규정된 양친의 조건에 외국인은 ‘양자와의 연령차이 45세 미만’으로 제한했다.양자와의 연령차이가 45세 이상인 외국인은 ‘특별승인’을 받도록 규정돼 있으나 올 들어서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스티브는 재미 한국동포의 경우 내국인과 동등한 조건이 적용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다.그리고 법규 개정 이전이라도 재미 동포에게는 건전하게 양육할 조건을 갖췄다면 ‘특별승인’의 빗장을 닫아걸지 말라고 호소한다. 1953년부터 해외에 입양된 16만여명이 백인이 아닌 해외동포의 가정에 입양됐다면 해외 입양에 대한 거부감이 그리 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게다가 입양을 원하는 재미 동포는 경제적인 기반을 잡기까지 일에 매달리다 보니 대부분 45세를 넘기기 일쑤라고 한다.따라서 연령 제한 때문에 입양아들이 ‘정체성 혼란’이라는 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동포가정으로의 입양이 좌절되는 것이 무엇보다 안타깝단다.스티브는 휴가 때면 한국으로 달려와 관련부처 담당자들을 붙잡고 하소연하지만 ‘규정’의 벽에 막혀 번번이 좌절한다.이달초에도 그는 비슷한 경험을 했다.한국 입양아와 결혼한 케일씨는 한국 고아를 입양한 데 이어 그 아이의 어머니가 쌍둥이를 낳은 뒤 친권을 포기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들도 입양하려 했으나 부모가 살아있다는 이유로 입양이 거부됐다.미국은 아동보호정책이 아동의 행복을 최우선 기준으로 하는 반면 한국은 어른(친권자) 위주로 된 탓이다.  매년 40여일의 휴가를 한국 입양아를 위해 쏟고 있는 스티브는 연초 공무원 인사철마다 절망감을 느낀다.입양에 대해 알만 하면 담당자가 바뀌는 것이다.그럼에도 ‘입양은 사랑이다’는 그의 신념은 흔들리지 않는다.그 자신이 고아의 고통과 입양을 통한 사랑을 뼈저리게 체득했기 때문이다.직장생활을 시작하기 전 양아버지는 스티브에게 아주 기억에 남는 말을 남겼다.“우리는 너를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데려왔다.네겐 부모와 가정이 필요했다.하지만 오랜 세월 함께 살다보니 너로 인해 우리가 더 많은 축복을 받은 것 같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토종 CG기술로 부활한 우리땅 공룡

     8000만년전,한반도에 살았던 마지막 공룡들이 TV브라운관에서 부활한다.EBS는 24일부터 26일까지 오후 9시50분에 3부작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을 방송한다.EBS가 영화사 ‘올리브스튜디오’와 손잡고 제작에만 1년 넘게 공들인 작품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백악기 한반도를 무대로 ‘점박이’라는 이름을 가진의 육식 공룡 타르보사우루스의 일대기를 조명한다.작품 속에는 타르보사우루스를 중심으로 테리지노사우루스,벨로키랍토르 등 다양한 공룡이 등장한다.  제작진은 뉴질랜드에서 촬영한 실사 자연환경에 컴퓨터 그래픽(CG)으로 만든 공룡을 합성해 영상을 만들었다.체코 프라하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전편을 통틀어 음악을 연주했고,공룡 울음소리 등 각종 소리를 창조해내기 위해 여러 사운드를 합성하며 다양한 실험을 벌였다.  물론 제작과정이 그리 녹록지는 않았다.제작진은 뉴질랜드 로케이션에서는 보름 동안 1만 6000㎞를 훑는 답사 과정을 통해 적절한 촬영지를 물색했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는 날 아침 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여 절망하기도 했다.초원지대를 보여줘야 했기에 눈은 일일이 CG로 다시 지워야 했다.  연출을 맡은 EBS 한상호 PD는 “많은 사람들이 한반도가 세계 최대 공룡 발자국 산지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부경고사우루스,해남이크누스 등 한국 학명을 가진 공룡이 있는데도 여전히 티라노사우루스에 더 익숙하다.”면서 “한반도 공룡을 알리고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소재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의미에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작품 속 점박이는 3형제의 맏이로 태어났지만 자연의 약육강식 시스템,혹독한 자연 환경 속에서 두 동생을 잃고 홀로 남는다.갈증과 배고픔,줄어드는 사냥감 등 위기 속에 어미와 단 둘이 남은 점박이는 먹이를 찾아 헤맨다.이후 점박이는 짝짓기 과정을 거쳐 새끼도 낳지만 결국 그 자신도 힘의 논리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  이 작품이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100% 토종 우리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점.한반도 남쪽 지역을 무대로 티라노사우루스과의 공룡 타르보사우루스의 일생이 무려 90분간 재현된다.영화 ‘쥬라기공원’에 공룡이 고작 10여분 등장하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한 기술력을 요할 수밖에 없다. 한 PD는 “기존 작품들이 어두운 밤을 배경으로 공룡을 등장시켜 결점을 감췄다면 우리는 대낮에 나오는 장면이 많이 CG에 훨씬 더 공을 들었다.”고 말했다.영화 ‘유령’ 등을 연출했던 올리브스튜디오의 민병천 총감독은 “공룡이 땅에 발을 디디는 장면은 여전히 아쉬운 점은 있지만,할리우드나 세계적 기술에 근접했다고 자신한다.”며 기대감을 피력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일요영화] 오만과 편견

    ●오만과 편견(EBS 일요시네마 오후 2시40분) 사회적 계층과 신분을 중시하던 18세기 잉글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과 오해에 관한 이야기.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천년간 최고의 문학가’를 묻는 설문 조사에서 셰익스피어에 이어 2위를 차지할 만큼 영국인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제인 오스틴의 장편 소설을 영화화했다.사랑과 결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유쾌한 연애담을 중심으로 두 남녀의 미묘한 심리적 갈등이 감각적이고 풍자적으로 묘사된다.  시골의 지주인 베닛가의 다섯 딸들인 제인(로자문드 파이크),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메리,키티,리디아는 부유하진 않지만 화기애애한 가정에서 자랐다.극성스러운 어머니(브렌다 블리신)는 미래가 보장된 좋은 신랑감에게 딸들을 시집 보내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다.하지만 영리하고 자존심 강한 둘째 딸 엘리자베스는 보다 폭넓고 주관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자신만의 삶을 살고 싶어 한다.  이 조용한 시골마을에 부유하고 명망 있는 가문의 신사 빙리(사이몬 우즈)와 그의 친구 다아시(매튜 맥페이든)가 대저택에 머물기 위해 오면서,베닛가엔 한바탕 소란이 일어난다.젊은 장교들이 한꺼번에 몰려오자 베닛가의 딸들에게 갑자기 남편 후보감들이 많아진 것.침착하고 아름다운 맏딸 제인은 빙리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한 반면,엘리자베스는 잘생겼지만 오만하고 잘난 체하는 다아시를 만나 서로 끌리면서도 서로 오해하고 갈등한다.  하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빙리가 런던으로 떠나면서 제인은 절망한다.엘리자베스는 우연히 다아시가 보잘 것 없는 가문 출신이란 이유로 빙리와 제인의 결혼을 반대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한편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지만,엘리자베스는 다아시를 오만하고 편견에 가득 찬 속물로 여기고 그의 청혼을 거절한다.  아름다운 로맨스와 위트 넘치는 대사가 매력인 이 작품은 전 장면을 영국에서 촬영하면서 원작의 무대와 시대 배경에 충실했다.감독인 조라이트는 데뷔작 ‘오만과 편견’으로 골든글로브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며 단숨에 이름을 알렸다.두 번째 작품인 ‘어톤먼트’에서 슬프고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를 빼어난 영상미로 표현해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케이트 윈슬릿 등과 함께 할리우드를 평정한 영국 출신 인기 여배우 키이라 나이틀리의 매력적인 연기가 볼 만하다.일곱살 때부터 CF와 텔레비전 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강인하고 유머러스한 해적(‘캐리비안의 해적’)에서 우아한 영국 상류층(‘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변신으로 전 세계 영화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원제 ‘Pride and Prejudice’. 127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신인여우상’ 한예슬 “하늘을 다 가진 기분”

    ‘신인여우상’ 한예슬 “하늘을 다 가진 기분”

    배우 한예슬이 제 29회 청룡영화제 시상식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20일 오후 7시 25분부터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 2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는 ‘용의주도 미스신’의 한예슬은 신인여우상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수상의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무대에 오른 한예슬은 “기대는 했지만 막상 상을 받으니 하늘을 다 가진 것 같다.”며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 뜻깊은 한해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나중에 사랑을 못 받으면 절망할 것 같아 걱정도 된다. 하지만 행복한 순간은 그냥 즐기기로 했다.”고 수상소감을 덧붙였다. ’용의주도 미스신’에서 한예슬은 원톱 주인공으로 망가지는 연기까지 불사르면서 연기력을 입증받았다. 이날 신인여우상 후보에는 한예슬을 비롯해 ‘미스홍당무’ 서우와 황우슬예, ‘식객’ 이하나, ‘신기전’ 한은정이 올라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 사진= 조민우,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눈에 웹캠 넣어주세요”…女예술가 청원

    “제발 제 눈에 웹캠을 넣어주세요!” 미국의 한 시각장애인 예술가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눈에 카메라를 넣어달라.’고 간곡한 요청의 글을 남겨 눈길을 끌고 있다. 블로그에 글을 남긴 주인공은 탄야 블라크(35)라는 여성 시각장애인이다. 촉망받던 신인 예술가였던 그는 3년 전 자신의 작품을 예술 페스티벌에서 처음 선보이던 날 불의의 차사고로 한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이후 캄캄한 절망의 늪을 걷던 그는 최근 새로운 목표를 세우면서 희망을 얻었다. 시력을 되찾지는 못하지만 세계 최초로 비디오카메라 눈(Eye-cam)을 이식받는다는 것. 블라크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솔직하고 간곡하게 비디오카메라 눈 이식 공고 글을 올렸다. “눈 잃은 한 여성이 생명공학적인 눈으로 새롭게 태어나려 합니다. 사진 찍는 것과 비디오 촬영을 좋아하는 저는 카메라의 기능을 겸비한 눈을 갖고 싶습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도전을 원하는 기술자들과 도움을 주실 후원자들을 모집합니다.” 블라크의 글은 미국 전역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미국 ABC 방송 등 언론매체들은 그의 사연을 집중 조명했다. 뿐만 아니라 도움의 약속하고 지지하는 후원자들과 직접 제작에 참여하겠다는 기술자들의 e메일이 수백 통 도착했다. 그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후원해준 사람들과 도움을 약속한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다.”고 전했다. 대다수 생명공학 전문가들은 비디오카메라 가짜 눈은 아직까지 한번도 시도한 적 없는 분야이지만 그렇다고 실현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전문가는 “전자회로와 LED(Light-Emitting Diode 발광소자)가 장착된 콘택트렌즈가 이미 개발됐으며 생체공학적 가짜 눈을 만드는 기초작업을 닦아온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블라크는 완벽한 눈의 외형과 함께 사진과 동영상 촬영 등 고도로 기능화된 눈 이식을 바라고 있다. DVR(디지털 비디오 레코드)기능, MPEG(동화상 압축) 리코딩 기능, 브루투스 기능 등 기본적인 기능들과 무선 배터리 충전 방식 빛의 양에 따른 확대축소 기능, 그리고 깜빡임을 이용한 사진촬영, 줌 기능과 자동초점기능 등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춘규 선임기자 글로벌 뷰] 日 엔고 ‘환호와 비명’

    세계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일본기업들은 급격히 진행된 엔고(円高)를 앞세워 해외기업 인수·합병(M&A)에 박차를 가해 세계의 큰 손으로 급부상했다.20년만에 다시 세계경제에 ‘사무라이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경제위기가 끝나면 일본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국가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우파 일각서는 “엔저 때 수준낮은 외국관광객들이 일본을 휘저었는데, 엔고로 다행히 줄어들고 있다.”는 목소리도 낸다. 학자들도 나섰다. 사카키바리 에이스케 와세다 대학 교수는 “엔고는 국익이라고 발상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외 M&A를 가속화해야 한다. 엔고는 기회이고, 일본의 성장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한 엔으로, 외국기업 등을 사들이자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M&A 컨설팅업체인 레코프에 따르면 10월말까지 일본기업들의 해외기업 M&A 금액은 6조 8000억엔으로 전해에 비해 3.7배나 급증했다. 최근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이 모건 스탠리에 90억달러를 출자,21%의 지분을 획득했고 신일본제철 등은 브라질광산회사의 주식을 취득키로 했다. 반면 엔고의 비명소리도 높다. 수출이 안 되고, 국내소비가 위축되면서 일본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0.1%를 기록했다.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침체에 들어선 것.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7년 만이다. 엔은 지난해초만 해도 1달러당 125엔 전후였으나, 최근 95엔 전후서 움직이고 있다. 수출기업은 특히 비명이 높다. 도요타자동차의 1조엔 감익 쇼크로 도요타의 근거지 나고야 등지는 실업자가 속출한다. 소니가 염원했던 TV부문 흑자도 절망적이다. 부동산, 자동차부품, 정보통신, 게임기업체 등이 대졸취업 내정을 속속 취소하고 있다. 감산에 따른 감원 움직임에 반발, 나라현에선 파업도 일어났다. 엔고의 명암이 교차되며 원인과 전망 논쟁도 뜨겁다. 그동안은 엔이 안전자산으로 국제시장에서 선호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보다는 3% 이상의 금리차를 좇아 엔을 팔아 해외로 나갔던 30조~40조엔 규모의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는 후유증이라는 분석이 더 눈길을 끈다. 놀란 ‘와타나베 아줌마’들이 한꺼번에 일본, 엔 복귀를 서두르며 급격한 엔고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과 미국, 유럽, 한국, 호주 등과의 금리차가 축소돼 엔 되사기 행진이 약해지고, 수출 급감으로 연간 1000억달러 가깝던 무역흑자의 급격한 축소 등이 이어지면 엔고행진이 멈출 수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taein@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읽기] (98) 인조, 백성에 사죄하다

    [병자호란 다시읽기] (98) 인조, 백성에 사죄하다

    전란은 끝났지만 인조 정권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었다. 당장 도성 안팎에 버려져 있는 시신들을 치우고, 하나 둘씩 모여드는 생존자들을 구휼(救恤)하는 문제가 시급했다. 또 전쟁을 불러오고, 임금으로 하여금 일찍이 없던 치욕을 겪게 만들었던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것도 현안으로 떠올랐다. 당장 척화신들의 ‘경거망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척화신들을 처벌하는 것만으로 흉흉한 민심을 달랠 수는 없었다. 백성들은 청군에게 죽고, 붙잡혀 끌려가고, 삶의 터전까지 잃어버렸다. 그들의 아픔과 분노를 다독이려면 결국 인조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 화약이 맺어지고 인조가 환궁한 직후 조정의 분위기는 미묘했다. 우선 무신들의 기세가 등등해졌다. 병조판서 신경진(申景 )은 회의석상에서 문관들을 매도했다.“쥐새끼 같은 자들이 나라를 이 지경에 이르게 했다.”며 목청을 높였다.‘쥐새끼 같은 자들’이란 문관들, 그 가운데서도 척화신들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구굉(具宏) 또한 척화신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인조의 인척이자 반정공신이기도 했던 그는 “윤황(尹煌)이 척화(斥和)를 주장하여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니 그의 목을 베어야만 한다”고 일갈했다. 일찍이 정묘호란 당시부터 후금(청)과의 화친 시도를 ‘적에게 항복하는 것’이라며 맹렬히 비난했던 윤황을 정조준했던 것이다. 나만갑은 ‘기세가 오른 무인들이 문신들을 종이나 하인들처럼 여기고, 남한산성에서 내려온 것이 마치 무슨 중흥의 계기나 된 것처럼 여긴다.’고 귀경 직후의 조정 분위기를 적었다. ●벼랑 끝으로 몰린 척화신들 호전될 기미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 사람들은 점차 답답한 현실에 짜증을 내게 되고 편안한 것을 찾기 마련이다. 더욱이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던 병사들을 이끌고 산성의 방어를 담당했던 무신들이 보기에 문신들, 그 가운데서도 척화신들은 목소리만 컸을 뿐, 성을 방어하거나 나라를 지키는 데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존재라고 생각할 만도 했다. 이미 1637년 1월, 지친 병사들 사이에서 ‘척화신을 묶어 보내라.’는 시위가 일어난 바 있었다. 추위와 기아에 시달리던 그들에게는 거창한 대의명분보다는 당장 따뜻한 밥 한 그릇과 편안한 잠자리가 더 절실했다. 그럼에도 ‘전원 옥쇄(玉碎)를 각오하고 결사 항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던 척화신들의 주장이야말로 비현실적이고 우활(迂闊)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항복이 다만 ‘시간 문제’가 되고, 청이 전쟁의 책임을 척화신들에게 돌리고 그들을 묶어 보내지 않으면 항복을 받아줄 수 없다고 주장하는 판에 척화신들의 결사 항전 주장은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인조가 항복했던 직후, 도성의 민심은 척화파에게 부정적이었다.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도성으로 돌아온 백성들 앞에 보이는 것은 시체가 나뒹굴고 모든 것이 불타버린 처참한 모습뿐이었다. 절망 속에 눈에 핏발이 설 수밖에 없었던 그들은 자신들을 유린한 청군에 대한 적개심과 아울러 대의명분을 앞세운 척화신들의 ‘경거망동’ 때문에 자신들의 삶이 망가졌다는 원망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2월19일 김류, 홍서봉, 이성구, 신경진, 최명길 등 대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나라를 그르친 사람들의 죄를 따지는’ 자리였다. 윤황, 이일상(李一相), 유황(兪榥), 홍전(洪 ), 조경(趙絅), 유계(兪棨) 등 척화신들의 ‘과오’가 도마 위에 올랐다. 논의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인조는 이들 모두의 관작을 삭탈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조경은 문외출송(門外黜送), 윤황·유황·홍전·유계 등은 유배, 이일상은 가장 무거운 절도(絶島) 정배의 명령을 받았다. 척화신 대부분을 조정에서 쫓아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바야흐로 척화신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었다. ●인조, 백성 원성에 위기감 척화신들을 처벌했지만 인조 또한 마음이 편할 수는 없었다.2월8일, 심양으로 끌려가는 소현세자를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인조는 한 노파의 원망 섞인 통곡 소리를 들었다.‘여러 해를 두고 강화도를 수리하여 백성들을 의지하게 했는데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더냐. 나라의 책임을 맡은 자들이 날마다 술 마시는 것을 일삼아 백성들을 모두 죽게 했으니 이것이 누구 탓인가? 자식 넷과 남편이 모두 죽고 다만 이 몸만 남았다. 하늘이여, 하늘이여. 어찌 이런 원통한 일이 있단 말인가.’ 가족을 모두 잃은 노파의 한탄은 사실 인조를 향한 것이었다. 그것은 또한 이번 전란 때문에 삶이 망가진 모든 백성들의 원망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했다. 인조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2월19일 인조는 내외의 군인과 백성들에게 내리는 교유문(敎諭文)을 발표했다. ‘덕이 부족한 내가 대위(大位)에 있은 지 15년에 오직 대의(大義)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뜻밖의 화를 만나 외로운 성에서 포위 당한 채 봄을 맞았다. 나는 지금 해진 갖옷을 입고 거친 밥을 먹는 것이 일반 천민과 다름이 없고, 자식을 사랑하고 돌보는 마음은 천성인데 나는 지금 두 아들과 두 며느리를 모두 북쪽으로 떠나보냈다. 돌아보건대 백성을 기르는 자리에 있으면서 나 한 사람의 죄 때문에 모든 백성에게 화를 끼쳤다. 군사들은 전장의 원혼(魂)이 되게 했고, 죄 없는 백성들은 모두 포로가 되게 하여, 아비는 자식을 보호하지 못하고 지아비는 지어미를 보호하지 못하게 하여 가슴을 치고 하늘에 호소하게 하였다. 백성의 부모가 되어 이 책임을 누구에게 돌릴 것인가. 이 때문에 고통과 괴로움을 머금고 오장이 에는 듯하여 뜬눈으로 밤을 새운다.’ 솔직하고 처절한 내용이다.‘나의 죄’ 운운하면서 전란 발생과 백성들의 고통이 모두 자신 때문에 빚어진 것임을 고백하고 있다. 이렇게 스스로를 낮추고 백성들에게 머리를 숙인 국왕은 일찍이 없었다. 인조는 그러면서 백성들에게 다짐했다.‘이제 묵은 폐단과 가혹한 정치를 모두 없애며, 사당(私黨)을 없애고 공도(公道)를 회복하며, 농사에 힘써 남은 백성들을 보전하려 한다. 그대 팔도의 신민들은 지난날의 잘못 때문에 나를 버리지 말고, 상하 합심하여 어려움을 널리 구제할지어다.’ 이제 잘 해보겠으니 도와달라는 당부이자 호소였다. ●의심받는 인조의 진정성 처절해 보이기까지 하는 ‘사과 성명’을 읽으면 인조는 분명 병자호란을 계기로 대오각성한 듯이 보인다. 하지만 성명 발표 전후 인조가 취한 조처들을 보면 그리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으로부터 강화도로 들어갈 수 있는 시간 여유를 빼앗고, 엄청난 수의 백성들을 죽거나 포로가 되게 했던 장수들에게 군율 적용을 기피하려 했던 태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1637년 2월 삼사 신료들은, 특히 죄가 무거운 김자점·김경징·장신 등에게 엄격한 군율을 적용하라고 촉구했다. 종사를 위태롭게 하고 수많은 생령들을 죽거나 끌려가게 만들었느니 복주(伏誅)해야만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인조는 김경징과 장신에게 극형을 내리는 것을 꺼려했다. 신료들의 채근에 ‘김경징이 거느린 군사는 매우 적었고, 장신은 조수(潮水) 때문에 배를 통제할 수 없었다.’며 두 사람을 비호했다. 강화도를 방어할 준비를 내팽개쳤고, 함께 싸우자는 부하들의 호소도 묵살하고 달아났던 두 사람의 실제 행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 인식이었다. 인조는,‘제대로 정죄(定罪)하지 않으면 종묘사직의 영혼을 위로할 수 없고 신인(神人)의 분노를 풀 수 없다.’는 신료들의 거듭된 요청에 밀려 마지못해 두 사람을 사형에 처했다. 하지만 김자점은 끝내 유배형에 그치고 말았다. 김경징과 김자점이 모두 인조를 왕위에 올려놓는 데 앞장섰던 공신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인조의 태도가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을 비호하려 했던 인조의 자세는 ‘사당을 없애고 공도를 회복하겠다.’던 교유문의 먹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나왔다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것이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30년만에 뮤지컬 ‘고교얄개’ 이승현

    [김문기자가 만난사람]30년만에 뮤지컬 ‘고교얄개’ 이승현

    인생을 정신없이 살다가 중년의 나이에 딱 어느 하루쯤이다. 20~30년 전의 ‘나’를 만나 데이트를 한다면? 당신은 과연 무슨 말부터 시작하고 어떻게 하루를 같이 지낼 거나. 무대 구석에 조명이 들어온다.40대 후반의 ‘나두수’가 등장한다.(객석을 향한 독백)참 세월이 빠르죠. 저도 여기까지 오는 데 한 30년은 넘게 걸린 것 같아요.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다고 하더니만 틀린 말이 아닌가 봐요. 바람이 차가워지면 사람이 추억에 잠기게 되잖아요. 그러다 보면 옛날 생각나고, 몰려다니던 친구들, 옛날에 가던 빵집, 영화관이 떠오르고, 그리고 첫사랑. 영아, 오영아~ 나두수는 유재하의 ‘지난날’을 부른다.‘지난 옛일 모두 기쁨이라 하면서도~’ 이어 학창시절의 자신을 만난다. 젊은 두수: 어? 누구세요? 중년 두수: 나, 나두수다. 30년 후의 바로 너. 젊은 두수: 나라구요? (중년두수를 훑어본다) 야, 너 왜 이렇게 망가졌냐? 관리 좀 하지. 중년 두수: 너도 내 나이 돼 봐. 그게 쉽나. 그건 그렇고 이 자식이 왜 반말이야! 젊은 두수: 씨이, 아저씨가 나래매요. 자신한테 존댓말 쓰는 사람이 봤냐... 구요. 아무튼 그래서 대체 누구신대요? 중년 두수 : 내가 너라니까? 젊은 두수: 아 진짜 쪽 팔려, 아저씨가 나라는 증거를 대보시죠. 세월이 지난 중년의 ‘나’와 혈기왕성한 젊은 시절의 ‘나’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나’라는 증거가 쉬이 나올 리 만무하며 소통 또한 썩 잘 될까 걱정이다. 어쨌거나 둘이 지낸 하루가 어떠했을지는 작가적 상상에 맡겨보자. 여기에 등장하는 ‘중년 두수’가 바로 하이틴의 우상으로 한때를 풍미했던 배우 이승현(47)씨.1977년 영화 ‘고교얄개’ 를 비롯,24편의 얄개 시리즈에서 주인공 ‘얄개’를 맡아 1970년대 중·후반의 스크린을 휘어잡았다. 당시 5만 관객만 들어도 흥행성공이었지만 ‘고교얄개’는 무려 25만명이 넘을 정도로 대박을 터뜨렸다. 그런데도 얄개는 어느날 팬들의 곁을 홀연히 떠났다. 세월이 지나면서 그의 이름도 점점 잊혀져 갔다. 몇 번의 국내 컴백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그럴 때마다 이상한 소문만 무성했다. 이런 그가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뮤지컬 ‘돌아온 고교얄개’(주원성 연출·내년 1월4일까지)에서 중년의 두수가 되어 추억의 팬들과 다시 만나고 있다. 세월속에 쪼그라진 지금과 꿈 많던 학창시절의 ‘얄개’를 만나 회상하는 형식이어서 이 가을에 잔잔한 추억을 선사한다. 그는 다섯살 때 영화에 데뷔,20여년 동안 무려 4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주연만 100여편을 맡았다. 또 80여편의 드라마에도 출연했으니 웬만한 30대 후반 이상의 팬들은 왕년의 얄개 모습을 여전히 생생 스토리로 기억하고 있다. 현재에도 포털사이트에 얄개팬클럽 회원만 5000여명에 이른다. 서울 정동 이화여고100주년기념관에서 데뷔 40여년 만에 오랜 침묵을 깨고 뮤지컬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이씨를 만났다. ▶뮤지컬 무대에는 처음 서는 것으로 압니다. -맞습니다. 사실 늘 긴장이 됩니다. 한달 정도 연습을 했는데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것과는 확연히 달라요. 미흡한 점이 많지만 노래와 대사 등이 버무려지는 뮤지컬 특유의 맛을 느끼고 있습니다. 웃음을 일궈내고 관객들한테 박수도 많이 받아 기분도 좋습니다. 또 지난날의 나였던 젊은 두수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찡하고 그래요. ▶어떻게 뮤지컬을 하게 됐습니까. -제가 올 2월에 ‘잘될거야’라는 음반을 냈습니다. 이때 주위에서 뮤지컬을 한번 해보자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그러던 중 ‘진짜진짜 좋아해’를 만든 제작진에서 교복세대를 위한 추억의 우리 뮤지컬을 만들자는 취지로 ‘돌아온 고교얄개’를 준비했지요. ▶팬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객석을 꽉꽉 메워 주시니까 기분이 무척 좋아요. 왕년에 추억의 교복을 입고 학교를 다녔던 아줌마 아저씨는 물론 요즘의 젊은 연인들도 많이 오는 것 같아요. ▶하이틴의 우상으로 한창 잘 나가던 시절에 훌쩍 떠난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요. -그때 군사정권 시절이었지요. 가요계에는 금지곡이 많이 있었고 영화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검열도 심했고, 그때 제가 우상으로 너무 뜨니까 중앙정보부에서 은연 중 압박이 왔어요. 우상이라는 게 용납이 안 됐습니다. 특히 하이틴의 우상이라고 하니까 말이죠. 당연히 의욕이 꺾일 수밖에요. 그렇게 주춤하던 차에 서울에서 음식업을 하던 어머니의 사업이 실패하고 말았지요. 하루아침에 몰락하자 저는 영어공부나 하겠다며 달랑 3000달러만 갖고 캐나다로 혼자 떠났습니다.26살 때였지요. 캐나다 토론토에 도착한 그는 랭귀지스쿨을 마치고 영화역사를 공부하려고 토론토대학 1학기 과정을 다녔다. 하지만 돈이 쪼들리게 되자 공부를 포기하고 식당일이며 지렁이잡기 등 돈이 되는 일은 가리지 않았다. 사는 곳도 토론토에서 몬트리올과 캐나다 북부의 위니펙 등을 전전했다. 그렇게 7년, 어머니의 부름을 받고 1993년 10월에 귀국했다. 곧바로 어머니와 함께 필리핀으로 갔다. 목회자가 되기 위해 신학공부를 했다. 그러던 1995년 필리핀 현지 목사의 소개로 유학 온 한국인 여성을 만나 결혼했다.2년 뒤 귀국한 그는 처가가 있는 대전에 살림을 차렸다. 마땅한 돈벌이가 없어 부인과 함께 만두가게를 열었다. 만두도 직접 만들고 배달도 했다. 1998년 어느날 옛고향인 서울 충무로를 찾았다. 어릴 적 어머니의 손을 잡고 충무로에서 여관을 하던 어머니 친구한테 놀러 갔다가 조긍하 감독의 눈에 띄어 영화에 첫 출연하면서 배우인생이 시작된 곳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낯설었다. 다행히 지인을 만나면서 그렇게 원하던 영화 한 편을 찍게 됐다. 전무송, 박준규 등이 출연한 ‘블루스’에서 조폭 중간보스역을 맡았다. 하지만 흥행에 실패하면서 세인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다시 절망을 한 그는 대전에서 공중전화기와 감식초 판매일을 했다. 그러던 2001년 후배와 함께 영화사를 만들었다. 그러나 투자자를 잘못 만나는 바람에 중도하차하고 말았다. 이 무렵 부인과 이혼하는 아픔까지 겪었다. 술만 마시고 자살하려고 한강까지 갔다. 어린 아들과 어머니의 얼굴이 생각나 포기하고 돌아왔다. 마음을 다시 고쳐 먹은 그는 지방의 문화행사 등에 쫓아다니며 근근이 입에 풀칠을 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얄개는 울지 않는다’라는 제목으로 KBS의 ‘인간극장’에 등장,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팬클럽과 ‘얄개 이승현 살리기 운동본부’까지 생긴 것도 이때였다. “올해는 다시 시작하는 해입니다.‘잘될 거야’라는 음반을 내자 방송출연도 이어지고 있고, 영화 출연제의도 들어오고, 공연중인 뮤지컬도 반응이 좋구요.” 내년 봄에는 TV 방송 드라마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그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만큼 앞으로는 진정한 프로의 모습으로 방송이든 영화든 닥치는 대로 하면서 팬들과 만나겠다.”고 했다. 아울러 ‘고교얄개’ 이상으로 대박을 터뜨릴 영화 한 편을 꼭 만들겠다고 했다.2대독자인 그는 슬하에 초등6년생의 아들을 두었다. 재결합한 부인과 함께 대전에서 산다. 영문학을 전공한 부인은 동네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이승현은 누구 ▲1961년 서울 출생. ▲66년 조긍하 감독 ‘육체의 길’ 영화데뷔. ▲68년 동양방송 아역 탤런트 데뷔. ▲77년 ‘고교얄개’ 빅히트, 이후 24편의 얄개시리즈 주인공 출연. ▲80년 경복고 졸업. ▲82년 장안대 졸업. ▲86년 캐나다 출국.7년동안 토론토 몬트리올 위니펙 등에서 지냄. ▲93~97년 필리핀에서 신학공부 및 선교활동. ▲98년 귀국. 영화 ‘블루스’ 조연출연. ▲2008년 2월 음반 ‘잘될 거야’ 출반. ▲08년 11월 뮤지컬 ‘돌아온 고교얄개’ 출연 중. ●주요수상 청룡영화상(1972,73), 대종상특별상(73), 백상예술대상(74,75), 국무총리상(75) 등.
  • 미네르바 절필 선언 “국가가 침묵 명령”

     인터넷상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네티즌 ‘미네르바’가 “정부 당국의 압력에 의해 절필한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미네르바는 지난 13일 포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 ‘이제 마음 속에서 한국을 지운다.’는 글을 올리며 붓을 꺾었다.  그는 “한국에서는 경제 예측을 하는 것도 불법 사유라니 ‘입 닥치고’ 살 수밖에….”라며 “국가가 침묵을 명령했다.그럼 침묵해야지.”라고 말했다.정부를 향해서는 “정 볼썽사나우면 고소장을 보내지 말고 아예 킬러를 보내라.”라며 답답한 속내도 드러냈다.  미네르바는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확산’,‘리먼 브러더스 파산’ 등의 여파로 한국 경제 전반에 걸쳐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예상을 적중시키며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대다수 네티즌은 미네르바를 “경제 당국보다 뛰어나다.”고 평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한동안 ‘입김 센’ 미네르바가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거두지 않자,정부 당국은 수사에 나설 것임을 암시하며 미네르바의 행보에 압력을 가했다.이어 정부 당국은 미네르바의 신원에 파악에 나섰고 최근 이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네르바가 절필을 선언하자 네티즌들은 “정부가 본격적으로 여론을 옥죄려 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일부는 “내가 제2의 미네르바가 되겠다.나도 잡아가라.”는 댓글을 올려 그의 ‘절필’을 둘러싼 관심은 커지고 있다.  한편 미네르바는 절필의 글에서 헌법재판소의 ‘종부세 판결’에 대해 유감을 시사하는 메시지도 담았다.“오늘 하루 벌어지는 일을 잘 봤다.”,“사회계급 체계가 이런 식으로 견고해지고….”,“국가는 결국 국민들에게 ‘각자 알아서 살 길을 챙겨라.’고 주문했다.” 등의 문장을 통한 훈시도 남겼다.종부세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은 없었지만 대다수 네티즌은 “미네르바가 종부세 판결 내용을 절망적으로 분석하며 애석해하고 있다.”는 글을 이었다  그는 또 현재를 ‘사회의식의 대 변혁기’라고 정의하며 “이 중요한 시기에 시한폭탄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사회가 점점 더 분열돼 갈 것”이라고 말했다.그러고는 “이런 균열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봉합해야 하지만,국가는 그렇게 할 의도가 전혀 없다.”면서 “이제 남은 건 끝없는 갈등과 내부 분열의 아마겟돈 뿐”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 글은 14일 오후 2시 현재 조회수를 17만에 댓글수 3200여건을 기록하며 네티즌 사이에서 또다른 화두로 자리잡고 있다. 대부분 네티즌은 미네르바의 안위를 걱정하며 정보 당국의 대응을 비판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씨줄날줄] 미네르바/박정현 논설위원  인터넷 경제대통령 ‘미네르바’ 추천도서 품절  이명박 대통령 공약 ‘747’이 주가로 현실화?  “마약 한 외국인 강사 150일간 잠복 끝에 붙잡아”  수능 수리 ‘가’ 작년보다 20점이나 빠져   
  • [문화마당] 우리 시대의 희망을 위하여/ 김종회 경희대 교수 문학평론가

    [문화마당] 우리 시대의 희망을 위하여/ 김종회 경희대 교수 문학평론가

    아주 오래 전 어느 추운 겨울날, 영국 런던 다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노인이 바이올린을 켜며 행인들에게 구걸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이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다. 한 외국사람이 지나가다 이 광경을 바라보더니, 그 노인이 너무 초라하고 불쌍해 보여선지 가만히 다가가서 바이올린을 좀 만져보자고 했다. 노인은 그러잖아도 손이 시렸던 차라 잘 됐다 싶어서 낡은 바이올린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연주자가 바뀐 바이올린이 다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새 연주자는 구슬픈 가락으로부터 시작하여 아름다운 곡조의 노래를 계속해서 바이올린의 현에 실었다. 그 자리가 영국하고도 런던의 한복판이긴 했지만, 귀가 열린 사람들이 뜻밖에도 많았다. 행인들이 발걸음을 멈췄고 자연스럽게 둥그런 관람석을 이루게 되었다. 노인의 모자에 한 푼 두 푼 던져지던 동전이 수북이 넘치게 되었고, 이윽고 사람들이 운집하여 발디딜 틈도 없게 되었는데, 이제는 1파운드짜리 금화를 던지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러자 군중 속 여기저기서 수군거리는 소리와 외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파가니니다! 파가니니!”그 외국인은 이탈리아에서 온 당대 바이올린의 거장 니콜로 파가니니(1784-1840)였던 것이다. 스스로 세계의 정상에 선 음악의 기량을 아끼지 아니하고 추운 길거리의 불쌍한 거지노인을 돕기 위해 거리의 악사를 자원했던 파가니니에게서, 우리는 그의 음악적 천재보다 더 고귀하고 감동적인 인품의 향기를 보게 된다. 조그마한 명예나 지식이나 재물을 가지고서도 현대판 귀족으로 행세하려는 사람들이 넘치는 이 완악한 세상에, 작고 아름답고 소중한 것에 대한 인식을 가진 우리가 먼저 우리 주변의 춥고 굶주리고 억눌린 자들을 위하여, 그 낙망의 자리에서 희망을 찾아낼 수 있도록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때이다. 국제 경제 침체의 여파가 온 세계를 강타하고 우리의 살림살이와 시장바구니에까지 찬바람을 일으키는 오늘, 참으로 중요한 것은 이 어려움과 고통을 이기고 넘어서려는 공동체적 연대일 것이며, 동시에 그 당사자 자신도 새로운 의지와 기력을 섭생하는 각고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기 정녕 괄목상대로 바라보아야 할 한 인물이 있다. 따로 소개할 필요가 없을 만큼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이름 헬렌 켈러(1880-1968). 그를 여러모로 설명할 것 없이, 그가 ‘애틀랜틱 언스리’1933년 1월호에 발표한 수필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의 문면 한 부분을 차용해 보자. “나는 가끔 친구들에게 그들이 본 것이 무엇인지 묻곤 합니다. 얼마 전, 오랫동안 숲을 산책하고 온 친구에게 무엇을 발견했는지 물어보았습니다.‘아무 것도 특별한 것은 없어.’라고 대답을 하더군요.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중략)그때 내 마음은 이 모든 것들을 보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힙니다. 만지기만 해도 이런 큰 기쁨이 있는데 눈으로 보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만일 사흘만이라도 보고 말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을 볼 것인가?” 헬렌이 온 몸의 장애를 꿋꿋이 이겨내면서 쓴 이 글을 통해, 당시 세계적인 경제공황으로 신음하던 많은 사람들이 큰 위로를 받았고, 이는 리더스다이제스트에 의해 ‘20세기 최고의 수필’로 선정되었다. 그가 사흘간만 하고자 희망했던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고 여명과 노을을 보고 때로 영화를 보는 것 등, 우리가 일상에서 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헬렌의 말처럼, 희망이야말로 인간을 성공으로 인도하는 신앙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절망 앞에 생명을 던지는 지금, 어려운 이를 돕는 따뜻한 마음과 그리고 자기 내부에서 발양하는 희망의 마음이 직조물의 씨줄과 날줄처럼 교직될 수 있다면, 어떤 힘든 문제라도 넘어설 수 있는 새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김종회 경희대 교수 문학평론가
  • 고래도 춤추게 하는 긍정의 마법

    고래도 춤추게 하는 긍정의 마법

    ‘고래도 춤추게 하는 긍정의 힘!’ 경기침체에 구조조정의 칼바람까지 부는 2008년 가을. 사회 곳곳에서 절망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세상을 바꾸는 진짜 힘은 ‘긍정’에서 나오게 마련이다.12일 오후 6시50분에 첫 방송되는 MBC의 파일럿 프로그램 ‘춤추는 고래’에서는 부정적인 시선으로는 결코 볼 수 없는, 평범한 일상 속의 소소한 행복과 희망이 재발견된다. 교양과 예능을 접목한 이 프로그램은 ‘불만 합창단’과 ‘인간 택배 릴레이’라는 두 코너로 구성된다.‘불만 합창단’은 개그맨 박준형과 정종철이 공동 진행한다. 정정당당하게 면전에서 말하지 못하고 뒷담화로만 이어졌던 심각하고 진지한 불만들을 코믹송으로 풀어낸다. 일상의 작은 문제에서 사회적 이슈까지 말 못하는 속앓이를 드러내고 공유해 카타르시스를 느껴 보자는 취지다. ‘불만 합창단’의 첫 번째 출연팀은 쌍둥이 엄마들. 보기만 해도 배부르고 부러울 것 없다는 쌍둥이지만, 엄마들의 생활은 전쟁이다. 옷도 장난감도 무조건 두 개씩 구입하다 보니 생활비는 두 배로 든다. 쌍둥이는 무조건 말썽꾸러기라고 여기는 주위의 편견 어린 시선도 곱지 않다. 쌍둥이를 낳고 키워보지 않으면 절대로 알지 못한다는 쌍둥이 엄마들의 불만. 쌍둥이 엄마들의 설움과 눈물은 과연 어떠한 불만합창곡으로 탄생하게 될까. 엄마들은 가족은 물론 일반인들이 가득 모인 야외공연장에서 자신들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를 선보인다. 개그맨 이수근이 진행을 맡은 ‘인간 택배 릴레이’는 한 사람의 소중한 사연이 담긴 선물을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불특정 다수가 참여해 목적지까지 릴레이로 배달하는 코너다. 자기 한몸 추스르기도 어려운 요즘, 단순히 물건만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사람들의 정성과 마음을 전달하면서 돈 주고는 살 수 없는 큰 감동과 사랑을 전달하자는 것이 이 코너의 취지다. 이 코너의 첫 출연자 주부 이미라씨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4년 넘게 고향인 전라북도 군산시 무녀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씨를 대신해 MC 이수근이 선물이 담긴 배낭을 메고 배달의 길을 나섰다. 이수근은 오직 길에서 만나는 일반인들을 설득해 선물이 담긴 배낭을 목적지인 무녀도까지 배달해야 한다. 이씨가 살고 있는 경기도 안산에서 고향까지의 거리는 가장 빠른 길로만 간다고 해도 무려 182km. 이 길 위에서 과연 몇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자발적인 인간 택배원으로 뛰어 줄 수 있을 것인지.5박 6일간의 감동 릴레이가 펼쳐진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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