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절망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수첩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884
  • [사설] 비리 지방의원 싸고 도는 민주당 公黨 맞나

    민주당의 윤리불감증이 도를 넘고 있다. 주민센터 여직원 행패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성남시 의회 이숙정 의원 제명징계안을 저지한 민주당이 또 터무니없는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보여 국민을 절망케 하고 있다. 스카프 ‘절도’ 혐의를 받고 있는 민주당 소속 용인시 의회 한은실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가 민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용인시 의회는 한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 그제 2차 의장단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민주당 의원 4명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지방자치를 파탄 지경에 몰아넣고도 시의회 명의의 변변한 사과성명 하나 내놓지 못하는 게 지금 민주당의 현주소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에게 묻는다. 시민을 대표하는 공인으로서 지방의원이 어떤 일을 하는 자리인지 알고는 있는가. ‘잡범 은닉당’이라는 소리까지 듣는 민주당에 대한 최소한의 자정 의지라도 있는가. 민주당의 한 인사는 “연락을 늦게 받아 참석하지 못했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지난주 열린 한 의원 징계 관련 의장단 회의에도 불참한 터다. 일부 시의원들의 잇단 저질 행태에 대해 민주당은 중앙당 차원의 사과와 함께 손학규 대표까지 나서 엄중 대처를 주문했다. 그러나 말뿐이다. 민주당은 언제까지 폭언과 폭행, 심지어 절도 혐의 의원까지 감싸고 도는 이중적 태도를 보일 것인가. 지방정치가 중앙정치를 넘보거나 들러리 역을 자청한다면 풀뿌리 민주주의의 미래는 없다. 중앙당이 윤리위원회를 열어 소명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니 그 후에 조치를 취해도 된다는 발상은 안이하다. 더 이상의 정치 불신을 막기 위해서라도 문제 의원들을 신속히 징계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비리 의원은 물론 그들을 감싸기에 급급한 민주당 인사들 또한 주민소환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 이제라도 제1야당 민주당은 공당(公黨)으로서 최소한의 격을 회복하기 바란다.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소돔 120일’ 사드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소돔 120일’ 사드

    “이 문이 닫히고 나면 실링이라는 뒤르세의 성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다음에 계속되는 설명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저탄소를 지나자마자 그들은 성 베르나르 산만큼 높은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 산은 도보로밖에 오를 수 없었기 때문에 접근이 매우 어려웠다. 노새가 꼭대기까지 가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올라가는 길 사방이 낭떠러지로 둘러싸여 있어서 노새를 이용하기에는 많은 위험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특별한 장비가 없는 한 새가 아닌 다음에는 산꼭대기까지 올라왔다 하더라도 산을 넘어갈 수가 없었다. 뒤르세는 천길 낭떠러지로 나뉘어져 있는 양쪽을 아주 튼튼한 나무다리로 연결시키고, 마지막 장비가 도착하고 나면 그것을 잘라버리기로 했다. 그 순간부터는 어느 누구도 실링 성으로 들어설 수가 없는 것이다.” 누구도 들어갈 수 없고, 들어가고자 하지 않았던 세계, 이것이 ‘소돔120일’의 세계이자 사드라는 인간의 내면 세계였다. 1. 色의 시대를 자극한 자 도나시앵 알퐁소 프랑수아 드 사드(1740~1814)는 23살부터 감옥을 드나들기 시작해서, 마지막 10년은 감옥과 다름없는 샤량통 정신병원에서 보낸 뒤 생을 마감했다. 반복된 수감과 석방을 거듭하며 그는 총 27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감옥에 있지 않을 때도 주로 거주지 제한이라는 굴레를 안고 살아야 했다. 죽을 때까지 사드를 따라다닌 죄목은 ‘끔찍한 변태성욕’이었다. 명문 귀족집안에서 태어나 결혼까지 한 사람이 입에 담을 수 없는 난삽한 연애를 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18세기 절대왕정 시대의 프랑스는 안정된 경제를 기반으로 사치와 향략의 궁정문화가 크게 유행했다. 도시의 학교나 뒷골목에서는 학생이나 신부들의 동성애, 폭력적 성행위도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었으며, 부유한 귀족과 시민들은 사드의 작품보다 더 ‘외설적인’ 작품들을 탐독했다. 하지만 왕과 귀족들이 증오한 것은 오직 그, 사드였다. 우선, 사드는 남색과 가학성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리고 자신의 침실에서 서슴없이 신을 모독했다. 상대방의 엉덩이를 채찍으로 때리면서 예수와 성모 마리아의 이름을 불경하게 외치는 것은 기본이었고, 성배와 성찬용 빵을 섹스의 도구로 삼는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반복했다. 서민들은 사드의 난행에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귀족들의 무례함과 폭력성을 있는 그대로 보았으며, 귀족들은 사드가 공격적인 신성모독을 통해 교회 권력을 노골적으로 모욕하고 있다고 느꼈다. 사드는 양쪽 모두의 증오심을 충족시켜주는 괴물이었다. 사드의 과감한 행위가 절대왕정의 권위를 손상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 사법관들은 이 괴물을 좌시할 수 없었다. 사드는 왜 이런 변태적 행위를 멈추지 않았는가? 절대왕정의 막바지에 루소, 디드로, 달랑베르 등 수많은 계몽 철학가들은 인간 이성의 존엄성과 개인의 자유정신을 주장하면서 신성(神聖)에 기반한 체제를 비판했다. 사드는 이들의 저서를 읽으면서 성장했다. 그러나 사드가 보기에 이들 계몽철학가가 정의하는 ‘인간’은 너무나 추상적이고 도덕적이었다. 인간의 성, 인간의 폭력, 인간의 증오에 대해서 그들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의 내부에 도사린 그런 ‘비인간성’을 건드리지 않고 어떻게 인간의 자유를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사드는 자신의 육체를 하나의 도구로 삼아,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우아한 드레스와 고상한 신학(神學), 철학서로 치장한 인간이 아니라 오직 육체뿐인 인간을 봐야 한다!’ 이렇게 결심한 사드는 인간의 비인간성을 스스로 실험하기 시작한다. 그전까지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섹스를 하면서, 그 순간을 흡사 냉정한 법관이나 수학자와 같은 태도로 지켜보았던 것이다. 사드는 인간성과 동물성이 만나는 지점에 서서 자신을 실험함으로써 인간성의 심연을 들여다보려고 했다. 2. 습속의 굴레가 진짜 감옥이다 사드는 절대왕정 시대의 감옥보다 자기 안에 깊이 체화되어 있는 각종 도덕과 상식을 더 무서운 감옥이라고 생각했다. 사드는 시간을 정해놓고, 점점 더 수위를 높이는 방식으로 감옥 안에서 난행을 거듭했다. 그리고, 자신의 육체가 반복된 매질과 가학적인 수음으로 찢기고 더러워지는 것을 보면서, 인간성을 둘러싼 상식들과 습속이 만든 삶의 윤리들이 갖는 한계가 드러나는 것을 기록했다. 그리고, 난행을 기록하는 와중에 글의 힘을 발견했다. 사드는 인간 육체와 성에 관한 통념이 무너지는 순간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몰랐던 인간의 생사·습속을 둘러싼 각종 한계들이 점점 더 명확해짐을 느꼈다. ‘글이야말로 자신과의 대화라는 형태로 자유를 생각하는 시간을 열어주는구나!’ 사드에게 글은 추상적 인간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살아있는 한 인간의 자유, 욕망, 한계가 드러나는 무대가 되었다. 마침내, 그가 있던 감옥은 그의 집필실이 되었다. 그는 아내에게 부탁해 수많은 책들을 감옥 안으로 들여왔고, 간수의 감시를 피해 종이를 아껴가며 글을 썼다. 사드는 폭 11㎝ 길이 120㎝나 되는 띠를 구해 날마다 그 앞뒤로 빽빽이 글을 써 나갔다. 바로 이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이 ‘소돔120일’이다. 이 작품은 루이 14세 치하의 부패를 설명하면서 시작하며, 폐쇄된 성 안에서 난행을 거듭하는 인물들이 끝없는 엽색행각을 벌인다. 사드는 혁명의 함성이 울려 퍼지기 직전의 적막 속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향락과 범죄를 언어화한 극한의 텍스트를 완성한다. 3. 바로 너 자신을 혁명하라 1789년, 사드는 감옥 안에서 혁명대의 함성을 듣게 된다. 자신이 그토록 꿈꾸었던 자유의 시대가 도래할 것인가? 혁명군은 사드가 절대왕정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그를 석방했다. 사드는 하루아침에 ‘반귀족 세력’으로 주목받게 되었다. 그는 출감한 후 귀족 칭호도 떼어버리고 적극적으로 정치 팜플렛을 썼다. 동시에 감옥 안에서 집필했던 ‘미덕의 불운’과 ‘쥐스틴’을 출판했다. 그러나 혁명세력들은 사드의 작품에 동의할 만큼 혁명적이지 못했다. 결국 사드는 변태라는 죄목을 달고 다시 감옥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창밖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목이 잘려 나가는 것을 보았다. 절대왕정 시대보다 더한 횡포가 자유, 평등, 박애의 이름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그들은 종교나 왕의 말씀 대신에 이성과 합리로 덧칠한 법을 내세웠을 뿐이구나!’ 사드는 귀족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혁명가들에게도 절망했다. 사드는 혁명에 절망하면서 ‘규방철학’ 안에 정치 팜플렛을 담아서 출판한다. 절대왕정이 신봉했던 신성(神聖)과 혁명가들이 주장하는 법은 똑같이 “개별자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보편자를 위해 만들어”(‘규방철학’ 중)졌다. 즉, 혁명군이 이성에 기반한 자유를 주장한다 해도, 그것은 여전히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유가 아니라 보편적 인간의 추상적 자유일 뿐이라는 것이 사드의 주장이다. 하지만 도대체, 그런 보편적 인간이 어디에 있는가? 사드는 혁명 이후의 대학살을 지켜보면서 각자가 자기 식으로 자유와 행복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는 한 혁명은 절대로 완수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혁명가들에게 이런 사드는 구시대의 망령일 뿐이었다. 결국 사드는 죽기 전 11년을 정신 병원에서 보내게 된다. 혁명 전에 범죄자였던 그가, 이제는 광인이 된 것이다. 4. 사드 이후의 사드 사드는 죽기 직전에는 경멸되었으며, 죽고 나서는 잊혀졌다. 그는 장례 절차 없이 매장시켜 달라고 요구했고, 자신의 육체가 흙과 함께 흔적 없이 사라지기를 원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의 유언을 무시하고 종교적인 장례를 치렀다. 사드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가, 19세기 말 크라프트 에빙과 프로이트에 의해 화려하게 부활한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가학적 행위로부터 쾌락을 얻는 자를 지칭하기 위해 사드의 이름을 빌려왔다. 심지어 사디즘에서 죄의식을 발견하고자 했다. 이들은 그토록 철저히 신을 부정했던 사드를 오해하고 말았다. 하지만 인간의 한계를 직시하면서 자유를 노래하는 자들은 사드를 잊지 않았다. 보들레르는 자연 상태의 인간과 사드의 악을 연결시키면서 ‘악의 꽃’을 썼고,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자신을 ‘사드 유령에게 사로잡힌 지성’이라고 표현했다. 또 초현실주의자 폴 엘뤼아르는 “사드는 문명인에게 원시적 본능의 힘을 되돌려주고, 고착으로부터 사랑의 상상력을 해방시켰다.”고 말했다. 사드는 우리가 믿고 싶어하는 ‘인간성’의 한계이자, 자유의 심연을 본 자다. 오선민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CEO 칼럼] 진심어린 칭찬은 영웅을 만든다/장경작 현대아산 사장

    [CEO 칼럼] 진심어린 칭찬은 영웅을 만든다/장경작 현대아산 사장

    “표창장, 직장인 여러분, 당신들은 서울을 빛낸 진정한 영웅입니다.” 요즘 서울시내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광고 문구다. 서울시는 연초부터 가로판매대, 지하철 역사 등 3900여곳에 표창장 광고판을 내걸었다. 광고의 주인공은 직장인을 비롯해 환경미화원, 식당 아주머니, 건설노동자, 운전기사 등 친숙한 서민들로 선정해 눈길을 끈다. 행인들은 처음 대부분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이내 흐뭇한 표정으로 광고판을 지나친다고 한다. 광고판을 보는 이들이 한순간이나마 즐거워했다면 표창장 광고는 일단 성공적이다. 이런 광고 문구가 세인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칭찬과 격려라는 보이지 않는 가치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칭찬을 들으면 사람의 뇌는 도파민이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해 보상중추를 자극함으로써 즐거운 감정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라는 말처럼 동물도 잘한 일에 대해 응당한 보상과 칭찬을 받으면 안정감을 느껴 더욱 발전된 행동을 보인다. 작은 칭찬 한마디가 사람뿐 아니라 심지어 동물까지도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는 얘기다. 칭찬의 놀라운 효과는 큰 성공을 이뤄낸 위인들이 자신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잘 드러난다. 친구들과 대화도 못 하는 말더듬이 아들을 향한 “두뇌 회전이 빨라 혀가 따라가지 못할 뿐”이라는 어머니의 격려가 잭 웰치를 훗날 세계적인 기업 GE의 회장으로 만들었다. 거듭된 실패로 절망하고 있는 피아니스트에게 “당신 몸속에 위대한 능력이 잠자고 있다.”는 의사의 조언이 러시아의 위대한 음악가 라흐마니노프를 낳았다. 뒤늦게 시작한 발레 열등생에게 “동작 하나하나가 한편의 시와 같다.”는 선생님의 칭찬이 지금의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을 있게 했다. 이들 모두 칭찬을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내면에 묻혀 있는 잠재력을 이끌어낸 경우다. 물론 이들의 성공에는 칭찬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지만, 스스로가 진심 어린 칭찬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는 점도 중요하다. 만약 이들이 주변의 칭찬을 단순한 위로로 치부했다면 그들의 삶에서 칭찬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칭찬은 서로가 존경하고 신뢰하는 마음이 교감될 때 비로소 개인과 조직의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 때문에 모든 사회가 칭찬을 중요한 실천 덕목으로 강조하는 것이다. 기업경영에서 칭찬은 ‘칭찬경영’이란 말이 있을 만큼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몇해 전 월스트리트저널은 ‘동료 칭찬 프로그램’(Peer Recognition Program)이 미국 주요 기업 중 35% 이상에서 시행될 만큼 업계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직접 우수 직원을 선정해 칭찬 서신을 보내고, 회사는 문화상품권·베이비시터 이용권·자전거 등 작은 선물을 주는 방식이다. 회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이직률을 크게 낮추는 등 적은 비용으로 기업성과 향상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외 국기업과 달리 우리기업은 아직까지 칭찬에 인색하고 어색해 보인다. 법화경에 나오는 ‘상불경(常不輕) 보살’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도 항상 상대방을 가벼이 보지 않고 진실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모두의 마음속에 부처가 있다는 상불경의 마음처럼 상대방의 소중한 가치를 인정하고 진심 어린 칭찬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우리도 지금보다 더욱 발전된 기업문화를 정립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서울시의 표창장 광고기획자는 “지금처럼 잘살게 된 건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일해 온 시민들 덕분이며, 맹활약해 준 시민들을 공개적으로 칭찬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의 칭찬처럼 직장인, 환경미화원, 식당 아주머니, 건설노동자, 운전기사 등 우리 이웃들이 진정한 영웅으로 대접받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 “사회적 孝 실천… 도시 어르신 지원도 강화”

    “사회적 孝 실천… 도시 어르신 지원도 강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지난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농협의 독거노인 말벗서비스를 ‘사회적 효’를 실천하는 길이라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농촌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말벗서비스를 보건복지부와의 협력을 통해 도시 독거노인 계층으로 확대하는 등 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최 회장과의 일문일답. →3년전 처음 독거노인에 대한 말벗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농촌지역에는 자식들을 도시로 떠나 보내고 난 뒤 홀로 된 어르신들이 참 많다. 평생 농사를 지으며 나라 경제에 이바지한 이런 분들이 아무도 모르게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모습을 보면서 늘 마음이 아팠다. 농협 콜센터가 농촌 독거노인에게도 일상적으로 전화를 건다면 고독사를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직원들의 반응도 좋았다. 무엇보다 젊은 세대에게 자연스럽게 경로효친 사상을 심어주게 된 것도 이번 사업의 성과 중 하나일 것이다. →말벗서비스가 각 지자체와 공공기관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사업 정착을 위해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복지부 등이 독거노인을 위한 전화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실효성 있는 사업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각 기관과 독거노인이 거주하는 지역간의 교류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 이를 통해 독거노인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이를 통해 더욱 효과적인 정책적 배려도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농촌에서 도시 독거노인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복지부와 협력관계(MOU)를 맺고 올해부터 도시 독거노인에게도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도시 독거노인의 여건도 농촌만큼 열악하더라. 도시는 특별히 소득은 없으면서도 생활비가 많이 들고, 일자리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농촌보다는 도시가 상대적으로 개인주의가 심하다 보니 주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도 어렵다. 농협은 기본적으로 농촌 독거노인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는 도시 독거노인에 대한 배려가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고령화 문제는 어떻게 보나. -노인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 없이는 사회복지란 말이 무색해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지난 수 년간 말벗서비스를 진행하면서 고령층의 가장 어려운 문제를 살펴보니, 건강상태에 대한 염려와 경제적인 문제였다. 이런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외로움과 절망감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등 관계자간 유기적인 협조와 섬세한 사후관리가 더욱 필요할 것이다. →얼마전 농협법이 개정됐다. 농협의 사회공헌활동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나눔경영은 농협의 오랜 신념이다. 나눔경영은 경제적으로 약자인 농업인들의 상부상조를 위해 설립된 협동조합의 정체성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번 농협법의 개정으로 농협은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금융과 경제부문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할 것이다. 이에 따라 경영성과가 더욱 높아진다면 그만큼 사회에 대한 환원도 확대할 것이다. 또 독거노인 사랑잇기, 영농도우미 사업,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등과 함께 앞으로 새로운 취약계층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주말 하이라이트]

    ●스타킹(SBS 토요일 오후 6시 30분) 대한민국 최고령 98세 직장인 송복만 할머니를 찾아 우수 사원이 된 비결을 공개한다. 직장인들이 겪는 질병 중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병이 바로 스트레스. 보다 편안하고,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위해 직장 내 스트레스를 꾹 참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에게 웃으며 출근할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기 위해 스타킹을 찾은 송복만 할머니를 만나 본다.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토요일 오전 10시 10분) 28개의 지하도로를 빠져나오면 알록달록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로맨틱한 풍경의 도시가 눈앞에 펼쳐진다. 천연색의 집들이 자연과 어우러져 꽃이 만발한 정원을 연상시키는 멕시코 과나후아토. 이곳에는 연인들의 명소, ‘키스의 골목’이 있다.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연인들을 만나 본다. ●명작스캔들(KBS2 토요일 밤 10시 10분) 서른다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모차르트. 현재 모차르트의 무덤이 존재하지만 그곳에 그의 시신은 없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모차르트의 죽음을 둘러싸고 수많은 논란이 일었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비밀결사단체 ‘프리메이슨’이 모차르트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반짝반짝 빚나는(MBC 토요일 밤 8시 40분) 지웅에게 협박을 하는 듯한 남봉의 모습을 본 정원은 더욱 친부모에 대한 절망에 빠지게 된다. 금란과 정원이 바뀌게 된 것을 알게 된 승재는 금란을 다시 만나기 위해 붙잡지만 금란은 매정하게 돌아서고, 황금알 식당에 오게 된 금란과 정원은 권양이 앞을 보지 못해 물건들을 더듬거리며 찾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내 마음이 들리니(MBC 일요일 밤 9시 50분) 불이 난 공장에서 미숙은 마루에게 줄 시계를 챙기려다가 그만 방화벽에 가로막혀 죽게 되고, 미숙은 죽기 전에 영규와 우리에게 같이 있을 것을 부탁한다. 영규·순금·마루는 공장 화재에 대한 대처방식을 항의하지만, 진철은 미숙이 오히려 불을 더 질렀다고 증거를 조작해 영규를 구속하겠다고 협박한다. ●영상앨범 산(KBS2 일요일 오전 7시 40분) 타이완의 산 중 옥산만 국내에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설산은 조금 생소하게 다가온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각각 30, 40년이 되는 10년 터울의 선후배가 타이완 설산을 찾았다. ‘영상앨범 산’은 서울 용산구 용산고 22기·32기 졸업생들과 함께 타이완의 설산으로 추억여행을 떠나 본다. ●TV 동물농장(SBS 일요일 오전 9시 30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반려동물들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야생의 습성을 간직한 희귀동물들을 소개하고, 이들의 독특한 생태를 알리기 위해 기획된 코너. 한국은 물론 세계 각지를 돌며 희귀동물들을 찾아간 곳, 190마리의 희귀 동물들이 함께 뛰노는 정원 태국의 홈주(Home-zoo)로 떠나 본다.
  • [서울광장] 오만한 일본, 흥분한 한국/이춘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오만한 일본, 흥분한 한국/이춘규 논설위원

    후쿠시마·미야기·이와테·아오모리·야마가타·아키타 현이 있는 일본 도호쿠지방은 한의 땅이다. 긴 세월 결혼도 차별받았다. 인구 과소화·고령화가 심하다. 부품·소재 산업이 강하고 도요타자동차 공장도 들어섰지만 여전히 낙후지역이다. 도호쿠를 궤멸시킨 3·11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 4주가 지나며 방송들은 재난방송체제를 끝냈다. 각료들은 4월 들어 방재복을 벗고 평상복을 입었다. 외국에 일본이 불안하다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니 일본스럽다. 실체는 감추기 어렵다. 8일 현재 2300개 대피소에 16만여명이 피난 중이다. 피난민들은 “절망적인데 다른 사회는 사회대로 움직이고 있다. 정부가 해 준 게 없다.”며 소외감을 드러낸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 공포는 해소될 기미가 없다. 원전 반경 20㎞ 내 지역의 출입 금지를 검토 중이라 다수는 고향을 잃을 수 있다. 피난민들에게 현실은 잔혹하다. 이재민들은 빠르게 지쳐간다. 가설주택은 시급한 수요의 8%에 그칠 정도로 심각하다. 이와테 현 리쿠젠다카다 시의 첫 가설주택 경쟁률은 53대1이었다. 다음 주에나 입주할 수 있다. 수도권 사람들의 방사능 공포도 시간이 지나며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방사능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격감하자 한 유력 신문은 ‘해외언론의 과잉보도 때문’이라고 억지다. 낯선 제한송전은 시민들의 인내력을 시험했다. 사재기 자제 공익광고는 계속 중이다. 선진국으로서의 국격이 말이 아니다. 관계자들은 도호쿠를 스마트시티·콤팩트시티 등으로 재건하겠다고 장담한다. 제2 열도 개조론까지 나오지만 다수의 피난민들은 “우리 삶은 3월 11일에 멈춰 있다.”며 억제했던 불안·불만을 터뜨린다. 마음의 상처는 세대·계층을 초월한다. 학교·친구를 잃은 동심은 상처가 크다. 자식 잃은 노인은 암담함에 넋을 잃었다. 불안이 극에 달한 임신부들은 남쪽으로, 남쪽으로 피난갔다. 공무원들은 구호물자를 제때 전달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에 떤다. 의사도 환자를 돌보지 못했다며 자책한다. 원전 주변 농민들은 방사능 오염을 우려한 정부 권고로 제철인 벼농사를 시작도 못했다. 인근 지역도 쓰나미로 바닷물이 2만㏊의 논을 삼켜 1~2년 이상 염해로 농사를 지을 수 없다. 어민들도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터전을 잃게 됐다며 불만이다. 침묵하던 농민·어민·상인들까지 정부에 불만을 폭발시키기 시작했다. 도호쿠 재창조 계획에 쓴웃음을 짓는다. 일본정부의 대응은 세계를 아연실색케 한다. 방사능 유출 상세정보는 감춘다. 방사능 오염수를 슬쩍 바다에 방류해 버린다. 위기관리 능력은 한심하다. 세계 각국에 미운 오리새끼 신세다. 강대국 미국과는 사전 협의하고, 인접국 한국은 무시했다. 그리고 마지못해 입으로만 사죄한다. 피해 복구보다 방사능 정보 단속에 급급하다. 은폐 체질에 세계의 시선이 싸늘하다. 고생하는 일본 국민은 응원하지만 재난 초기의 세계적인 호평은 약해졌다. 일본 국민의 시민의식은 여전히 세계최고 수준이지만 정부는 철면피다. 미증유의 재앙에 지도자들은 허둥대면서 매뉴얼에만 매달렸다. 창의성을 발휘해 국난을 극복할 수 있을지 의심받는다. 그러면서도 국수주의적 정치외교 전략은 치밀하다. 어이없게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다. 1923년의 대재앙 간토대지진 이후와 같은 우경화 폭주 우려도 나온다. 우리가 호의를 베풀어도 무시했다. 진보세력·언론도 국익 앞에선 침묵한다. 심각하다. 일본은 원래 이런 나라다. 이런 이웃을 둔 한국인은 짜증난다. 오만한 일본정부에는 집요한 한국을 보여주자. 정부도, 국민도 일관된 자세가 절실하다. 흥분했다가 식어버리는 대한민국식 대응은 반성해야 한다. 우리가 국력이 강하지 못해 일본이 무시하는 것은 싫지만 현실은 냉엄하다. 굴욕적이기도 하다. 원천기술을 일본에 의존하는 게 많다. 기술독립이 시급하다. 1997·2008년 경제위기 때마다 손을 벌렸다. 무시당했다고 열 받지 말자. 흥분할 시간에 실력을 키우자. taein@seoul.co.kr
  • [오늘의 눈] 희망 대신 절망을 주는 사람들/박건형 온라인뉴스부 기자

    [오늘의 눈] 희망 대신 절망을 주는 사람들/박건형 온라인뉴스부 기자

    “왜 우리 수민이를 그런 데 내세우느냐.” “그래도 목소리를 내야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 권익을 이해해줄 것 아니냐.” 6일 자 ‘소아암 앓아 다리 못쓰는 6살 수민이의 병원가는 길’ 기사가 보도된 후 수민이네 집에서는 밤 늦게까지 부부싸움이 이어졌다. 수민이 아빠는 가뜩이나 안쓰러운 딸의 얘기가 사진과 함께 신문에 나왔다는 사실을 마뜩잖아했다. 수민이 엄마는 “그래도 리프트 고장이 덜 나고, 저상버스가 늘어나면 더 좋아지는 것 아니냐.”며 남편을 달랬다. 나의 생각도 수민이 엄마와 같았다. 기사에 등장한 사례들은 수민이와 같은 장애인이라면 대부분 공감하고 있을 법한 불편들이다. 이 중 단 한가지라도 나아진다면 기사에 대한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서울메트로(3호선), 도시철도공사(7호선), 서울9호선운영㈜ 모두 기사를 접한 후 궁금해한 것은 ‘고장난 리프트의 위치’뿐이었다. 메트로와 9호선운영은 “우리 관할이 아니니 회사 명예를 위해 이름을 빼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책임 당사자인 도시철도공사는 “사실 확인을 해보니 지난해 10월 신형 리프트 교체 작업 이후에는 고장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사에 나온 이동경로 자체가 비상식적”이라며 “엄마 말만 듣고 쓴 과장된 기사”라고 폄훼하기 바빴다. “장애인의 달이라고 억지 기사가 자꾸 나온다.”고도 했다. 이럴 때 쓰는 말이 ‘적반하장’일까. 전화번호 없는 안내문에 대해서만 “역장이 규정을 어겼다.”고 시인했다. 리프트 고장에 대한 신속한 대책, 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저상버스 증설. 수민이 엄마와 수민이가 바라는 건 거창한 일이 아니다. 매년 쏟아지는 수많은 장애인 대책에 이미 담겨 있는 것들이다. “우리는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고 자찬하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들은 6살 어린이에게 ‘희망’ 대신 ‘절망’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이다. kitsch@seoul.co.kr
  • [6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만화가’에서 ‘맛객’이라는 또 다른 이름표를 갖게 된 용철씨. 제철에 나는 자연의 식재료를 찾는 동안 맛을 통해 인생의 행복도 찾았다. 행복한 맛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 용철씨. 그에게는 다큐멘터리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꿈이 있다. 맛있는 인생을 찾아 길을 떠나는 용철씨를 따라가 본다. ●수목드라마 가시나무새(KBS2 밤 9시 55분) 유경은 한별을 보고도 제 딸임을 알지 못하고, 정은은 유경에게 한별을 빼앗길까 전전긍긍한다. 한편 영화감독이 되어 유경과 함께 일하게 된 강우는 보조 출연자가 된 정은을 발견하고 달려간다. 하지만 그동안 정은과 영조가 함께 살았다는 사실을 안 뒤 분노하고, 사업가로 성공한 영조는 정은에게 같이 살자고 프러포즈한다. ●당신 참 예쁘다(MBC 오전 7시 50분) 유랑은 임신테스트기에서 선명한 두줄을 확인하고 절망에 빠진다. 급한 마음에 강수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강수와 만나 실랑이를 벌이다가 차 사고가 난다. 병원에서 임신 사실을 확인한 유랑은 강수에게 아기 아빠를 찾아달라고 부탁하고, 한편 유랑의 엄마 순이는 유랑의 방에서 초음파 사진을 보고 기절초풍하는데….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분명 작품은 하나인데 보이는 그림은 둘이다. 오른쪽, 왼쪽 시선을 따라 변신하는 그림의 정체는 뭘까. 또 벽에 걸린 달력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이 평범한 달력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압력과 진동, 소리의 관계도를 탐구생활대장 진지희양과 해결사 이혜인, 그리고 김유빈, 최한솔, 윤선정 등 다섯꾸러기들과 함께한다. ●유아독존(EBS 밤 8시) 충북 청원의 산속 깊숙이 자리한 한 마을에 특별한 종이가 있다고 한다. 과연 그 종이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벤 나무를 삶는 것부터 말리고 빻는 과정까지, 유아독존 아이들이 정성을 다해 한지 뜨기에 나섰다. 온종일 들로 산으로 한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아이들. 정성이 가득 담긴 한지 탄생의 순간을 유아독존과 함께한다. ●나는 전설이다(OBS 밤 11시) 개그계 환상의 명콤비 최양락과 이봉원이 OBS의 봄 개편에 따라 신설된 ‘나는 전설이다’ 프로그램에서 토크쇼 MC로 다시 만났다. 중장년층을 위한 신개념 토크쇼로 전설적인 스타들을 초대하여 살벌한 토크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프로그램의 첫 게스트로는 60년대 은막의 여왕으로 군림했던 엄앵란과 가요계의 여왕 현미가 출연한다.
  • 소아암 앓아 다리 못쓰는 6살 수민이… 유모차 타고 병원 가는 길

    소아암 앓아 다리 못쓰는 6살 수민이… 유모차 타고 병원 가는 길

    ‘휠체어 리프트가 고장입니다. 7호선 환승은 9호선 동작→4호선 이수역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여기는 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역이에요. 지금 제 앞에는 30개 남짓한 계단이 있어요. 많은 건 아니지만 전 쉽게 올라갈 수가 없답니다. 유모차와 제가 타야 하는 계단의 전동 리프트 앞에 ‘수리 중’이라는 안내문만 달랑 한장 붙어 있거든요.이 안내문대로라면 오던 길을 되돌아가 동작역, 이수역을 거쳐 두번을 갈아타야 한다는 얘기군요. 엄마는 난감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봅니다. 저와 유모차를 한꺼번에 ‘으랏차차’ 들어올려 계단을 타볼까 고민하는 듯합니다. 저는 엄마 눈치를 봅니다. 남보다 체구가 작은 엄마가 훌쩍 커서 무거워진 저와 유모차를 동시에 들어올릴 수 있을까요. 엄마는 역무실에 전화를 겁니다. 고장안내문 밑에 전화번호도 없어서 결국 지금 서 있는 지하철역의 전화번호를 114에 연락해서 물어봐야 합니다. 한참을 목소리 높여서 다투시네요. 역무원이 엄마한테 “지금 어느 방향에 계세요?”라고 묻습니다. 계단 위쪽에 서 있으면 3호선이나 9호선 역무실에 전화하고, 계단 아래쪽이면 7호선 역무실에 전화하라고 아주 ‘친절하게’ 설명하십니다. 그럼 중간쯤 가다가 섰으면 어디로 연락해야 하는 걸까 궁금해집니다. 뭐 어느 쪽이든 별로 달라질 건 없습니다. 우리는 결국 되돌아갈 수밖에 없을 거예요. 항상 그랬거든요. 결국 또 택시를 불러야 하겠죠. 아, 제 소개를 빼먹었네요.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는 인사부터 해야 한다고 배웠는데 말이죠. 전 서울 상도동에 사는 6살 이수민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신경모세포종이라는 소아암을 앓고 있고 지금까지 14차례 항암치료를 받았습니다. 병원에선 암은 거의 완치 단계랍니다. 하지만 암세포가 척추를 눌러 다리를 쓰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네요. 엄마는 입버릇처럼 “넌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제가 남들보다 못하는 게 많다는 걸요. 제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휠체어 테니스의 로저 페더러’로 불리는 일본사람 구니에다 신고입니다. 구니에다는 9살 때 척수종양으로 하반신 마비가 됐지만, 장애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고 5년 연속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영웅입니다. 저도 구니에다처럼 꼭 다른 친구들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고, 많이 배워야겠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저처럼 불편한 아이들이 외출하기엔 너무 힘든 나라입니다. 사실 저는 오늘 고속터미널역의 안내문을 보고도 별로 놀라지 않았어요. 워낙 자주 겪는 일이라서요. 오늘 하루 반나절의 나들이에도 엄마는 여러 차례 답답해했고, 전 멀뚱멀뚱 엄마만 지켜보고 있어야 했어요. 엄마와 전 건국대병원에 가기 위해 아침 9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집앞 버스정류장에서 지하철역까지 가는 버스 노선은 10개가 넘습니다. 버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지나가지만 전 계속 기다립니다. 유모차가 올라갈 수 있는 저상버스는 잘 안 오거든요. 오늘은 그나마 20분만 기다렸으니 운이 좋은 날이라고 해야 하나요. 저번엔 비오는 날에 40분 넘게 기다린 적도 있었습니다. 고속터미널역에서 오던 길을 되돌아가 결국 지하철을 두번 더 갈아타고도 우리는 정작 건대입구역에는 내리지 못합니다. 저희 집에서 가는 방향에는 병원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없거든요. 예전엔 역무원 아저씨가 도와줬는데, 언제부턴가 역무실이 비어 있더군요. 자동화인가 뭔가 시설이 좋아져서 역무원 아저씨들이 필요없게 된 거래요. 엄마는 한 정거장을 더 가서 어린이대공원에서 돌아오는 방법을 생각해냈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유모차를 들어달라고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엄마는 가능한 한 도움을 받지 않는 게 좋은 거라면서 항상 스스로 하는 습관을 고집합니다. 아참, 우리 엄마는 요즘 이사를 하려고 고민 중이신데요. 어린이집이랑 병원에서 조금이라도 더 가깝고, 덜 갈아타는 곳으로 가고 싶대요. 적당한 아파트도 찾았대요. 근데 마을버스를 타야 한다네요. 마을버스는 유모차로 못 올라가는데. 어제는 엄마가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보여 줬습니다. 미국에서 열린 TED라는 행사에서 저처럼 걷지 못하던 어맨다라는 여자가 일어서는 모습이었지요. 스키를 타다 다친 어맨다는 “절대로 걸을 수 없다.”는 의사의 말에 평생을 절망 속에 살았대요. 근데 이더 벤더라는 과학자가 어맨다를 일으켜 세운 거죠. 로봇 같은 뼈를 입은 어맨다가 휠체어에서 일어나 사람들 앞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는 숨죽여 우시더라고요. 그러고선 “수민아. 엄마가 꼭 돈 많이 벌어서 저거 사줄게.”라고 했어요. 저 로봇다리가 얼른 싸게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걸 신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편하게 타고 싶어서냐고요? 아니요. 다른 애들처럼 달려보고 싶거든요. 글 사진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방사능 재앙 알고도 원전 묵인하겠습니까

    “후쿠시마 원전에 쓰나미가 일어나 해수가 멀리 빠져나가면 원자로가 모두 멜트다운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일본 사람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말기적인 사태로 몰아넣는 엄청난 재해가 일어날 것입니다.” 최근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정확히 짚은 이 경고는 히로세 다카시가 1990년 펴낸 ‘위험한 이야기’에서 한 것이다. 올해 일흔이 넘은 히로세는 ‘체르노빌의 아이들’ ‘원자로 시한폭탄’ 등을 쓴 일본 작가다. 와세다대 응용화학과를 나와 엔지니어로 일하다 평화운동가로 나섰다. 20년 전 나왔던 히로세의 책이 ‘원전을 멈춰라’(김원식 옮김, 이음 펴냄)란 제목으로 다시 나왔다. 책에는 큰 사고가 일어났을 때의 절망적인 탈출법도 나오는데 역시 20년 전의 예상이 전혀 빗나가지 않는다. “도카이무라(원자력 시설 집적지)에 가서 몇백명이 풍선을 날려 보았습니다. 뜻밖에도 풍선은 바닷바람을 타고 똑바로 도쿄 방향으로 빨려들어 갔습니다. 일본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기상이 변하니까 바람은 북상한다고만 여겼는데 도카이무라에서 부는 바닷바람의 특징은 도쿄 방면으로 부는 바람이 제일 많다고 합니다. 죽음의 재라면 아마 일본 전국으로 확산하였을 것이고, 방사능 구름은 단 5시간이면 도쿄 도심에 그 모습을 나타내어 수도권만도 3000만명이 전멸합니다. 사람들이 남하해서 도망치면 간사이 지방에서는 급히 바리케이드를 구축하고, 국가는 계엄령을 선포해서 도로를 봉쇄할 겁니다.” 치밀한 조사를 통해 원자력의 위험을 전달하는 저자는 원자력은 인간과 자연을 파괴하는 죽음의 얼굴만 있을 뿐이라고 강조한다. 원자력 발전을 옹호하는 논리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란 주장이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고 연료를 정제하는 데는 어마어마한 양의 석유가 든다. 더 큰 문제는 반영구적인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원자력 발전소는 계속 짓는 것일까. 저자는 원자력을 통해 이득을 얻는 자본의 전략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우라늄 채취에서 발전소 건설에 이르는 원자력 산업은 모건이나 록펠러 같은 국제 금융재벌의 투기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유엔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역시 표면적으로는 중립 기관을 가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원자력 이권으로 큰돈을 버는 인간들이 각 기업의 대리인으로 참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자력 발전소는 ‘혹시 없으면 에너지난을 겪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 때문에 계속 불어났고 결국 참사를 낳았다. 책은 오싹한 공포만 느낄 게 아니라 당장 행동을 해야 할 때라고 경고한다. 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황성기 에디터 도쿄 프리즘] 원전 인접 공포의 이와키市 차량도 보행자도 거의 없어

    [황성기 에디터 도쿄 프리즘] 원전 인접 공포의 이와키市 차량도 보행자도 거의 없어

    후쿠시마 원전과 인접해 방사능 공포에 직면하고 있는 이와키 시를 취재하기 위해 기자가 승용차를 타고 도쿄를 출발한 것은 27일 오전 7시. 동북 지방으로 가는 고속도로 조반센에는 이른 시간인데도 꽤 많은 차량들이 다니고 있었다. 갓 출고한 차량 6대를 실은 화물차가 이채롭다. 이 와중에도 수요가 있다는 뜻이다. 석유 탱크로리도 눈에 띈다. 휴게소마다 재해지역으로 가는 자위대 트럭이나 일반 트럭들로 가득하다. 기름을 넣으려는 일반 차량들도 100m씩 줄을 서 있다. 동북쪽으로 이동할수록 일본이 자랑하는 요철 없는 고속도로가 마구 흔들린다. 지진 피해를 본 듯 도로 곳곳에 요철이 생기고 금도 가 있다. 고속도로를 내려 이바라키 현 기타이바라키 시에 접어든다. 진풍경이 보인다. 승용차가 1㎞ 정도 장사진을 치고 있다. 주유하려는 행렬이다. 어디든 주유소는 마찬가지다. 지붕이 무너진 집들이 눈에 들어온다. 대부분 전통 가옥이다. 그건 나은 편이다. 바다와 접한 곳에는 쓰나미가 할퀴고 지나간 자국이 선연하다. 육지로 올라온 배는 물론이고, 쓰나미가 덮친 가옥들은 재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됐다. 항구 여기저기 길이 솟구치고 꺼져 있다. 치우지 못한 쓰레기 더미도 흉물스럽다. 그래도 활기가 느껴진다. 곳곳에서 복구하는 크레인이 움직이고 편의점이나 상점도 문을 많이 열었다. 조그만 도시인데도 오가는 차량이 제법 많다. 국도 6번을 타고 현 경계선을 넘어서자 행선지 후쿠시마 현 이와키가 나타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넘었을 뿐인데 분위기는 전혀 딴판이다. 지나는 차량도 확 줄고, 사람들 모습도 잘 안 보인다. 무엇보다 문을 연 가게를 찾기 힘들다. ‘3無’ 적막한 시가지… 유일하게 문 연 곳은 대형마트뿐 ‘휴업’이란 종이를 붙여 놓은 주유소. 사장은 “새벽에 문을 열어 3시간 만에 기름을 다 팔았다.”고 말했다. 그래도 구급차·소방차 등 긴급차량을 위한 1200ℓ의 재고는 남겨 둔다고 한다. 1인당 판매량은 20ℓ. 그 20ℓ를 구하려고 몇 시간이고 기다린다. 기름을 구하려는 사람들은 인근 오나하마에 있는 정유소에서 탱크로리를 따라 어느 주유소로 가는지 뒤를 쫓을 만큼 필사적이라고 귀띔한다. 이런 얘기도 들려준다. “위조한 긴급차량용 종이를 가져와 기름을 달라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경찰관이 영업할 때 입회한다.”고 한다. 이와키 시청으로 가는 길에 있는 한 편의점은 반갑게도 문을 열었다. “재해지역으로 다 보내는지 입하가 안 된다.”고 해 도쿄에선 구하지 못했던 카메라용 건전지가 이곳에는 있다. 그래도 점원은 “수돗물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 때문에 미네랄워터 수요가 많은데 1인당 2병으로 판매를 제한하는 등 동일 상품은 2개 이상 팔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키 시가지는 놀라울 만큼 한적하다. 오가는 차량도, 보행자도 거의 없다. 선로가 일부 파괴돼 기차도 다니지 않는다. 간혹 다니는 사람은 3명에 2명꼴로 마스크를 하고 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은 시내에서 유일하게 문을 연 대형 마트다. 식료품과 일상용품을 사러 온 차량으로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다. 한적하기는 시청 주변도 비슷하다. 시청에 들어서니 요오드제 배포를 알리는 안내문 등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휴일이라 시민들도, 응대하는 시 직원도 별로 없다. 총무과 직원 히구치 다다스케는 “시민들이 겪는 가장 큰 불편은 차에 넣을 기름이 없어 식료품을 구하러 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옥내에 대피 중인 고령자와 장애인들은 시내에 나올 수 없어 불편이 한층 심각하다고 했다. 그래도 대지진 직후 100% 단수됐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수도복구율이 50%에 달하고 전기도 쓰나미 피해 지역 외에는 대부분 통하고 있다고 한다. 시청에서 500m 떨어진 이와키 재해대책본부가 있는 시 소방본부. 2층에선 생사확인 창구 직원들이 3·11 대지진 발생 17일째인데도 아직도 걸려 오는 전화를 받느라 분주하다. 벽에는 마을별 연락처가 빼곡하게 적혀 있고, 각종 명부를 놓고 대조 작업을 하고 있다. 대책본부 직원 아이자와 마사하루는 “현재 250명 사망이 확인됐으며 3900명가량이 59개 대피소에서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3층의 대책본부에는 자위대원들과 시 직원들이 섞여 있는데 상당수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홍보를 맡고 있는 구보키 다카히로는 “최악의 물자부족 시기는 지났으나 역시 석유 부족이 가장 문제”라고 털어놨다. 영업을 재개한 편의점, 마트 등이 점차 늘고 있지만 아직 완전 정상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보키는 몇 가지 불만을 털어놨다. 방사능 피해가 사실상 없는데도 마치 이와키 전체가 방사능에 덮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시가 1시간 단위로 방사능을 측정하는데 대략 1μ㏜(마이크로시버트) 안팎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와키 시로 물자를 싣고 들어와야 할 트럭들이 잘 오지 않아 물자부족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언론이나 금융기관조차 시를 떠났다고 화를 냈다. “현재의 방사능 수치로는 인체에 큰 영향이 없다.”는 이와키 시 대책본부의 말을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방사선은 미량이라도 계속해서 쐬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정설인데도 말이다. 시내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무섭다.”고 말했다. 그는 “노부모를 모시고 있는데 사실 이와키를 떠날 형편이 못 된다.”고 말했다. 이와키를 떠나 도쿄 등지에서 피난 생활을 하다 돈이 떨어져 어쩔 수 없이 귀환하는 시민들도 있다고 한다. 방사능에 오염됐을지 모르는 수돗물, 농작물은 물론 대기 중의 방사능 수치도 정상치보다는 높은 이와키. 기약 없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 불안과 공포, 절망과 체념, 그리고 그 한구석에 희망이 뒤엉킨 모습은 이와키 시 어디에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글 사진 marry04@seoul.co.kr [용어 클릭] ●이와키 후쿠시마 현 최대의 도시. 인구 34만명에 면적도 일본 열도의 행정 시 가운데 두 번째로 넓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이와키 중심부와는 50㎞ 정도 떨어져 있다. 시의 동북부 일부가 옥내 대피 지시가 떨어진 30㎞ 이내에 걸쳐 있다.
  • ‘황달에 복수’ B형간염 말기 그대로…공익광고 논란

    ‘황달에 복수’ B형간염 말기 그대로…공익광고 논란

    대한간학회가 B형간염 정기검진의 중요성을 알린다는 취지로 제작·방영한 TV광고에 말기 간질환 환자의 모습을 여과없이 노출시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달 방영을 시작한 문제의 TV광고는 정기검진의 중요성을 간과한 한 B형간염 보유자가 황달, 복수 등 합병증에 시달리는 모습을 직접 보여준 뒤 정기검진과 치료를 통해 다시 건강을 되찾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정기검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B형간염이 수직감염 등의 원인으로 악화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광고는 환자의 부주의로 악화되는 모습만 사실적으로 묘사해 환자들에게 악형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불과 악화된 환자가 출연하는 부분은 불과 10여초 밖에 되지 않지만 섬뜩하리만치 사실적인 모습이 환자들에게 좌절감을 심어줄수 있다는 지적이다.  간질환 환자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간사랑 동우회 등에는 “우리 아이는 수직감염인데 이 광고를 보고 절망할까 두렵다.”, “노란 눈에 불룩한 배를 표현한 광고 때문에 B형간염 환자에게 편견을 갖게 될지 걱정스럽다”, “광고를 보고 내가 곧바로 죽을 사람 같았다.식은땀이 났다”는 등 비판과 함께 광고를 중단하라는 요청도 올라왔다.  대한간학회는 이 광고가 환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는 있지만, 정기검진을 통해 합병증을 막자는 취로 이해해달라는 입장이다. 광고가 다소 자극적일지라도 인식개선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배시현 교수(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대한간학회는 만성간염에 의한 간암예방을 위해 B형간염 백신과 정기 검진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며 “일부 편집을 다시 했지만 광고를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회는 논란을 의식한 듯 복수가 찬 환자를 근접촬영한 장면을 멀리서 잡은 화면으로 교체 편집해 방송하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CEO 칼럼] 혼자가 아니기에 희망은 있다/박환규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CEO 칼럼] 혼자가 아니기에 희망은 있다/박환규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세계 경제대국 일본이 대재앙 앞에 휘청거리고 있다. 세계 역사상 네 번째로 강한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사망·실종자가 2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게다가 후쿠시마 원전 붕괴로 인한 방사능 공포까지 겹치며 혼란과 두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한때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최저치인 76.25엔까지 떨어졌다. 엔고가 지속되면 일본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약화돼 가뜩이나 어려운 일본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세계 3위의 경제대국 일본이 흔들리면 세계 경제가 입을 타격도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피해 복구도 막막하기만 하다. 복구비용이 최소 1800억 달러(약 203조원)에서 많게는 일본 국민총생산(GDP)의 5%인 25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복구기간도 1995년 한신 대지진 때보다 길어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을 비롯해 일본 전체 국민이 감당해야 할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눈물을 머금은 채 “모든 것을 잃었다.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한 할머니의 모습에서 그 고통의 크기를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러나 분명 희망은 있다. ‘희망’이라는 이름의 꽃은 절망 속에서 더욱 굳세게 피어나기 때문이다. 위기 속에서 빛난 일본인의 시민의식이 절망스럽지만 희망을 품게 하는 이유다. 재난에도 불구하고 사재기, 약탈, 폭동이 없었다. 구호품도 질서를 지켜 받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노약자들을 먼저 배려했다. 차가 다니지 않아도 파란불이 켜지길 기다렸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질서의식은 당연한 듯 보였다. 세계는 “인류정신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며 일본의 선진의식을 극찬했다. 대재앙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각국이 보내는 도움의 손길도 일본에 희망을 더한다. 전 세계 128개국과 33개 국제기구가 일본에 성금과 구호물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했다. 특히 이웃나라인 우리나라는 107명의 구조대를 미야기현 피해지역에 급파, 가장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며 활발한 구조 활동을 펼쳤다. 그뿐만 아니라 한류열풍의 주역들을 포함해 각계각층에서 성금을 전달하는 사랑의 손길이 끊이지 않았다. 촛불 하나하나가 모여 어둠을 몰아내듯 전 세계가 하나라는 글로벌 의식이 절망에 빠진 일본에 큰 힘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안타깝지만 이미 벌어진 일은 돌이킬 수 없다. 그래서 지금부터가 더욱 중요하다. 일본은 지금까지 보여준 선진국으로서의 모습을 통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 국민이 보여준 자발적인 금모으기 운동은 그들이 본받을 만하다. 외채를 갚기 위해 350만명의 국민이 내놓은 결혼반지, 아기 돌반지를 모으니 금이 무려 227t에 달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1년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벌은 협동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라고 영국의 철학자 E 허버트는 말했다. 일본이 하나가 되고, 전 세계가 하나가 되어 온 힘을 모은다면 이보다 더 험난한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는 홀로 떨어져 외롭게 살지 않고, 우리라는 울타리 속에서 살을 비비며 희로애락을 함께 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끝으로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일본처럼 재난에 침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전 학습을 통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할 일이 가스 밸브를 잠그고, 전열기 코드를 뽑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가스안전공사도 지진 시 가스시설 파괴 등 재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철저한 안전관리실태 점검과 국가재난 위기관리시스템 구축 및 행동 매뉴얼 개발로 재난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 [日 이와키 르포]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는 그곳

    [日 이와키 르포]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는 그곳

     도쿄를 출발할 때 기자는 방진복, 마스크, 장갑을 몽땅 챙겼다. 여차하면 착용하려고 했던 것들이다. 하지만 준비해간 보호장구는 결국 그대로 들고왔다. 방사능이 눈에 보이지 않은 탓도 있지만 이와키 주민들과 같이 하고 싶었다. 이와키에선 마스크를 쓴 사람은 많았지만 장갑을 끼거나 방호복을 걸친 사람은 없었다. 일본 정부와 이와키 시가 발표하는 방사능 수치를 일단 믿어보자는 마음도 있었다. ☞[사진] 日지진 그후…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 가다  후쿠시마현 이와키는 흔히 말하듯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는 곳이 아니었다. 그냥 그 둘이 한덩어리로 뒤엉켜 있었다. 이와키에서 쓰나미 피해가 가장 컸다는 해안마을 도요마에서 만난 시케 다이스케(41.회사원). 바다에 접한 그의 집은 어디가 앞인지 뒤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만큼 망신창이가 됐다. 폐허더미를 뒤적이던 그에게 취재하러 왔다고 하니 잠깐 들어와서 보라고 했다. 참혹했다. 하지만 시케는 “아직 마음은 못 정했지만 잘 수리해서 다시 살 생각도 있다.”고 했다. 그의 집 벽에는 후쿠시마 방언으로 ‘がんばっぺ’(간밧뻬·힘내라)라는 격려가 페인트로 써있었다. 누군가 스스로를 격려하고 이웃에게도 힘을 주자는 뜻이었을 것이다.  대피소에서 만난 7살된 마리와 2살난 미호. 천진난만한 두 아이의 눈빛에도 희망이 어른댔다. 지진이 난 11일 밤부터 피난소에 왔다는 마리는 활짝 웃는 얼굴로 이곳 생활이 “즐겁다.”고 했다. 방사능 공포 때문에 체육관 밖을 한번도 못 나간 이 아이에게 즐거움은 무엇일까. 그곳 80명의 피난민 중 유일한 어린이인 이들은 피난민의 귀염둥이이자 웃음거리이고 희망이라고 했다. ☞[사진] 日지진 그후…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 가다  이와키시에 6시간을 머물다 도쿄로 돌아온 지금 얼굴과 손이 가렵다. 방사능 때문일까. 모른다. 아니 어쩌면 정말 가려운 건 머릿속이 아닌지 모르겠다. 이와키 주민 그들은 정말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도쿄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TV 미술관(KBS1 밤 12시 10분) ‘아트데이트’에서는 설치미술가 강익중과 함께 최북단 비무장지대(DMZ)의 유일한 초등학교인 경기 파주시 군내면 대성동 초등학교를 방문하여 7번째 ‘희망의 벽’을 설치한다. DMZ 분단선에 인접한 대성동 초등학교 아이들의 꿈을 통해 절망의 선이 희망의 선으로 변하길 바라는 강익중, 그의 작품 세계를 함께 만나 본다. ●VJ특공대(KBS2 밤 10시) 폐업 위기에서 가격 파괴로 승부수를 던진 가게들이 있다. 강원 강릉시의 초호화 리조트 부럽지 않은 펜션에서는 매주 화요일마다 1인 9900원의 특가 식사를 제공한다. 화요일 숙박 시엔 황토 찜질방, 노래방, 노천탕까지 무료라는데…. 비수기에 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가격 파괴 풀 서비스로 대박 행진을 하고 있는 현장을 찾아가 본다. ●MBC 파워매거진(MBC 밤 6시 10분) 꽃집 아가씨는 깃털처럼 가볍다, 청초하다,라는 편견을 무참히 깨는 인천의 한 주부가 있다. 화분에 물을 주고 예쁘게 꽃꽂이를 하면서도 머릿속에는 온통 축구 생각뿐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도 직접 체험할 기회는 흔치 않다. 남성 못지않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열의에 불타오르는 ‘레이디 사커’를 만나 본다.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SBS 밤 8시 50분) 38살 나이 차이로 아버지뻘인 89세 할아버지를 남편으로 맞이한 여자의 러브 스토리. 여자는 남편을 선생님이라 부른다. 초등학교도 나오지 않은 지금의 남편이 여자에겐 인생의 스승이자 모든 걸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데…. 10년의 세월을 보내고서야 비로소 그의 아내가 될 수 있었던 여자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인생 후반전(EBS 밤 10시 40분) 책으로 세상을 꿈꾸는 남자 강수걸씨. 부산 토박이인 그는 10년째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지역에 작은 출판사를 차렸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생활은 그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없었고, 마침내 대학 시절부터 꿈꿔 온 출판사를 열게 된다. 오늘도 열심히 노력하는 그의 특별한 인생 후반전 이야기를 함께해 본다. ●명불허전(OBS 밤 10시 5분) 시사만화가 박재동 교수의 진행으로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와 제97호 ‘살풀이춤’ 인간문화재인 우봉 이매방 선생의 77년 춤 인생을 들여다본다. 국내에서 두 종목 인간문화재는 그가 유일하다. 전통 춤의 계승과 더불어 한국 춤 형태를 과학적으로 재정립한 춤꾼이자 20세기와 21세기를 잇는 전통 춤의 가교이기도 하다.
  • [문화마당] 책장을 정리했다/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책장을 정리했다/신동호 시인

    쓰나미가 있은 후 책장을 정리했다. 봄비가 차갑게 내리고 있었다. 가볍게 쓸려가는 흙더미에도 자꾸 해일이 보인다. 마음 어딘가가 쓰리긴 한데 구체적으로 딱 잡히지는 않는다. 손끝의 상처라면 약이라도 바르겠지만 수만명의 죽음은 마치 드라마 같아서 안타깝기만 했지,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도대체 난 뭔가? 불감증에 빠져 버린 것일까. 쓰레기 더미에서 아버지의 시신을 찾던 딸의 절망스러운 얼굴이 떠오르는데 연기자와 겹친다. 분명 내 정신은 몹쓸 병에 걸린 게다. 빛바랜 표지, ‘안네의 일기’를 뽑아들었다. 아우슈비츠에서 생을 마친 안네 프랑크는 긴 시공간을 뛰어넘어 나치 치하의 삶을 지금, 또 보여준다. 반복해서 나는 독재의 광기와 비인간성을 만나고 저항을 훈련한다. 다시 꽂아두기로 했다.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우다’를 버리지 않았구나…. 몇 군데가 함부로 접힌 채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다. 그때 나는 서구식 개발에 대해 반성이나 했던 것일까. 평화와 생태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을 했던 것일까. 다시 읽어 보기로 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붕괴’에는 어머니의 고통이 담겼다. 암 수술을 마친 어머니의 병실을 지키며 이 책을 읽었다. 이스터섬과 그린란드가 재앙 앞에 무너져 가는 과정에서 나는 어머니와 더불어 그 땅들이 회복돼 가기를 빌었다. 그러나 제레드는 이미 일본인들과의 대화 속에서 불행을 경고하고 있었다. 실제 문제가 현실로 드러나기 전에 이를 예측하는 데 실패하면 재앙과도 같은 결정을 내린다고 했다. 문제 인식의 실패나 합리적이지만 잘못된 행위도 문명의 붕괴를 낳는다. 어느 한 집단(기업이나 국가 등)에게는 이롭지만 다수에게 해로운 행위는 늘 빈번하다. 심지어 그는 일본의 군국주의적 가치관을 재앙적 가치관이라 규정하고 그런 가치관을 어떻게 수정하느냐에 따라 자멸의 여부가 엇갈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율을 느끼며 가방에 넣었다. 가끔 궁색을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구입한 책들이 있다. 주식 투자의 요령 등을 설명한 실용서들을 뽑아들어 베란다로 옮겨 두었다. 자본주의가 축적한 이 지식의 보고들이 무능력해 보였다. 강대국가의 이념을 성공으로 결정내리거나 거대기업의 성공사례를 미화한 것들도 있다. 아이들이 볼까 덜컥 겁이 나, 아예 분리수거 통에 집어넣었다. ‘갈등과 낭비’를 우려하며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을 주장한 현대 철학은 무너진 핵발전소 앞에 무릎 꿇어야 옳았다. 인간의 시간은 자연의 시간을 쫓아가지 못한다. 그렇게 설계되었다. 자연 변화의 파노라마는 결코 감격스러운 장면이 아니며 그 변화의 시간을 느끼지 못하는 동안만 인간의 존재는 보장되는지 모른다. 미디어가 이뤄놓은 전 지구적 공감대도 아직 이웃의 아픔만 못 하다. 발전된 기술이 가져올 재앙의 크기는 경험해 보지 못했으니 당연히 상상할 수도 없다. 단지 그것이 우리들에게 직접적으로 닥치고 나서야 반성하게 될 것이다. 재앙을 경고했던 이들을 두고 ‘환경근본주의’라 폄하했던 것을. 물론 때는 늦었겠지만…. 그 즈음 사무실로 배달된 조간에는 작정이라도 한 듯, 천성산의 도롱뇽을 특집으로 쏟아내고 있었다. KTX 개통 5개월 후에도 여전히 도롱뇽 알이 천지로 널려 있단다. 지율 스님의 단식으로(기사에 따르면 ‘고집’으로) 시공업체가 본 손실이 145억원이란다. 몇년 뒤까지 지켜보자고 고집부리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들 식으로, 지율 스님은 시공업체가 손실할 1450억원의 돈을 145억원으로 줄여준 것이라 얘기하고 싶다. 후쿠시마의 가동 중단된 핵발전소가 반면교사다. 지율 스님의 행동은 ‘안네의 일기’처럼 반복해서 저항을 훈련시킨다. ‘합리와 경제’로 포장된 개발지상주의를 경고하고 무뎌진 감각에 감성을 불어넣는다. 작은 것을 지킴으로써 큰 재앙을 상상할 수 있다면 우리는 가치관을 수정할 수 있을 터이다. 책장을 정리하면서 마지막으로 전화를 들었다. 병 치료를 위해 조간 구독을 간곡히 정지시켰다.
  • 대한민국은 지금 ‘신정아 블랙홀’

    대한민국은 지금 ‘신정아 블랙홀’

    신정아(39)씨의 자전에세이로 대한민국이 요동치고 있다. 인터넷은 말할 것도 없고 사무실, 식당 어디를 가도 신씨 얘기뿐이다. 흡사 ‘신정아 블랙홀’을 연상케 한다. 도중만(49) 목원대 역사학과 교수는 23일 “(신씨의 주장이) 사실일 수도, 사실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가십거리’에 불과한데도 이렇게 파장이 큰 것을 보면 사회가 정상적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신씨의 ‘폭로’에 대해 신광영 중앙대 교수는 “바람직하다, 않다를 평가할 순 없다.”면서도 “진실일 때는 필요악이 될 수 있지만, 거짓일 때는 무고한 사람을 피해자로 만들어 매장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사회를 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반면 절망하게 만드는 심리적인 악영향도 담고 있다고 해석했다. 정운찬(현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전 총리를 포함한 정·관계 유력 인사, 언론인의 부적절한 행태를 담은 신씨의 자전에세이 ‘4001’은 그래서 파장이 컸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을 썼던 모니카 르윈스키와 비교하는 측도 있다. 신씨가 정 전 총리 등 유력인사를 겨낭한 이유는 무엇일까. 자서전 대박을 노린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해석부터 정치적 음모설까지 제기된다. 신씨의 자기고백을 ‘복수’라고 보는 견해가 우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2007년 신씨가 학력위조 사건으로 집중포화를 받고 있을 때, 그녀와 친분이 있는 정·관계 인사 가운데 신씨를 도와주지 않은 인물에 대한 복수심리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당시 신씨와 변양균(62)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스캔들이 폭로됐을 때 정·관계에서는 “그것은 개인사에 불과하며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라며 덮기에 급급했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신씨가 스캔들의 중심에서 마녀사냥당하듯 공격받으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정신병자로까지 내몰렸을 때 아무도 나서는 이가 없었다.”면서 “신씨와 긍정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책에서 거론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표 교수는 또 “신씨가 자서전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그녀가 추구하는 사치스러운 삶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이 같은 ‘폭로 자서전’을 놓고 정치·사회학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자서전은 신뢰성이 핵심인데, 신씨의 자전에세이는 한쪽의 주장만 있어 신뢰성에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자서전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이 있고, 검증단계를 거치지만 신씨의 경우 자기가 자서전을 쓴 것이기 때문에 사실이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자극적인 내용을 담아 책을 많이 팔아보겠다는 노이즈 마케팅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분명 의도를 갖고 출간한 것”이라면서 “거론되고 있는 사람의 비중 때문에 이슈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정남진 장흥은 봄이 빨리 찾아오고 겨울이 늦게 오는 곳 중 하나다. 봄이 찾아오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바로 장흥 삼합이다. 장흥 삼합은 표고버섯·키조개·한우다. 봄이 오면 참나무에서 표고가 자라고 득량만 뻘에서는 키조개 양식장의 수확이 시작된다. 장흥 사람들이 호흡하면서 만들어 낸 장흥삼합의 현장을 찾아가 본다. ●리빙쇼 당신의 여섯시(KBS2 오후 6시 5분) 초등학교 때 이후로 20년 만에 줄넘기에 도전했다는 개그맨 박준형. 몸치·박치의 주인공답게 혼자만 계속해서 줄에 걸린다. 이런 그를 본 초등학생이 자신만만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초등학생 대 36세 박준형. 전 국민 앞에서 벌어진 초등학생과의 긴장감 넘치는 줄넘기 승부의 승자는 누가 될까. ●아침드라마 주홍글씨(MBC 오전 7시 50분) 외면하는 경서의 얼굴을 본 동주는 절망에 빠지고, 투병사실이 해성에 의해 들통 난 혜란은 거리에서 행인들에게 발견돼 만신창이가 되어버린다. 망가진 혜란을 발견한 동주는 혜란과 술자리를 함께한다. 한편 혜란이 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순임. 집에 돌아온 혜란에게 순임은 같이 죽자며 혜란에게 달려드는데…. ●미소코리아(SBS 오후 6시 30분) 수학여행 하면 아련하게 떠오르는 곳 경북 경주. 학창시절 석굴암이나 불국사 앞에서 찍은 단체 사진 한장쯤은 누구나 갖고 있을 법한 여행지다. 이제 뻔한 경주 여행은 이제 그만. 경주 르네상스가 시작된다. 뮤지컬 배우 전수경과 우즈베키스탄 청년 파르비스가 떠나는, ‘미소코리아’에서만 볼 수 있는 신(新)수학여행 로드를 공개한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태양의 신 수르야를 모신 모데라 태양 사원. 동쪽에서 해가 떠오르면 사원 전체가 빛으로 가득 찬다는 이곳은 지금으로부터 약 1000년 전 빔데브 1세에 의해 건축되었다. 규모의 웅장함과 사원 전체에 세워진 섬세한 조각상들이 자랑하는 사원의 아름다움. 그리고 척박하지만 화려하고, 황량하지만 따뜻한 구자라트의 사람들을 만나본다. ●보석상자(OBS 밤 11시 5분) 어릴 적 노래에 재능이 있어 미국으로 조기유학을 간 이사벨씨. 홀로 외로운 유학생활 속에서도 그녀는 음악과 친구가 되어 버텨나갔다. 그러던 중 2008년 한국에 온 그녀는 지하철에서 노숙자들의 모습을 보고 구세군에 직접 연락하여 거리 공연과 자신의 재능기부를 하기 시작한다. 그녀의 당차고 아름다운 나눔의 모습을 만나본다.
  • “귀환 중 침몰 의사자 지정 아직도 안 돼”

    “귀환 중 침몰 의사자 지정 아직도 안 돼”

    “국가의 요청으로 의로운 일에 나섰다가 희생된 분들이 이렇게 잊혀지는 게 너무 가슴 아픕니다.” 지난해 3월 천안함 폭침 당시 실종 장병 수색에 참여했다가 인천 옹진군 대청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된 어선 ‘금양 98호’ 희생자 7명 유족들의 아픔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고 이용상씨의 동생이면서 유족 대표로 나선 원상(44)씨는 “정부가 금양호 선체에 대한 수색을 포기해 선원들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면서 “이후에도 계속되는 당국의 무관심에는 절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의 불만은 무엇인가 -당시 선원들은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에 생명을 걸고 나섰다가 희생됐는데도 천안함 용사들에 비해 너무 빨리 잊혀진 존재가 돼 버린 것 같아 아쉽다. 정부와 언론, 정치권에서 금양호 사건은 잊혀지고 유족들만 외롭게 의사자(義士者) 지정을 부르짖는 꼴이 됐다. →의사자 지정이 안 되는 이유는 -정부는 금양호가 천안함 수색 작업을 중단하고 조업 장소로 이동하던 중 침몰됐다며 의사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고 해역 해저가 험해 그물이 찢기는 등 더 이상 수색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부가 수색 참여를 요청하지 않았더라면 사고도 없었을 것이다. 의사자 지정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쟁점 법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계류 중이다. 다음 달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해 본다. →희생자 위령탑 건립을 추진했는데 -위령탑 건립에도 당국이 말만 앞세우고 실행하지 않아 유족들의 속을 태웠다. 정부가 비용을 지원해 주지 않아 민간인 독지가가 사비를 털어 건립하는 형편이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어쨌든 위령탑은 다음 달 2일 인천 연안부두 옆 해양공원에서 제막식을 가질 예정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의사도 전기도 없이 대지진 이겨낸 ‘새 생명’

    동일본 대지진은 수많은 인명을 앗아 가고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안겼지만 그 재앙 가운데서도 새 생명이 태어나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줬다. 대지진 다음 날이었던 지난 12일 한 피난소의 양호실에서 남자 아이가 무사히 태어났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일본 열도에 큰 감동을 안겼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대지진 발생 당일인 11일 저녁. 긴급 피난소가 된 이시노마키 시내의 가마초등학교에 대피해 있던 한 임신부가 갑작스러운 진통을 호소했다. 예정일을 열흘이나 앞두고 있었지만 갑자기 덮친 지진과 쓰나미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일찍 진통이 시작된 것이다. 가까이 있는 병원은 쓰나미로 침수된 터라 가봐야 아무 소용도 없고, 길이 끊겨서 인근 병원으로 이동할 수도 없었다. 집이 물에 잠겨 대피소로 급히 피신해 있던 간호사 아베 사다타카(25)와 나카가와 요코(41)는 여인의 출산을 돕기로 뜻을 모으고 일단 임신부를 양호실로 옮겼다. 피난소에 모여 있던 여성 5명이 이들을 돕기 위해 합류했다. 전기가 끊어진 상태여서 밤이 되자 양호실은 암흑에 휩싸였다. 진통의 빈도는 갈수록 잦아지고 있었지만 아무런 의료설비도 없었다. 자신도 역시 쓰나미 피난민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은 채 간호사들과 보조원들은 손전등을 비춰 가며 양호실에 있는 긴급구호 장비와 실, 바늘 등 재봉도구 등 쓸만한 물건들을 닥치는 대로 모았다. 갓 태어난 아기를 따뜻하게 보호할 스티로폼 바구니도 준비했다. 초등학교 양호실이 아쉬운 대로 분만실의 모양새를 갖췄다. 자신 앞에 닥친 지진의 불행과 열흘 앞서 찾아온 진통에 임신부는 극도로 불안해 하고 있었다. 아베와 나카가와는 손전등을 비춰 주면서 “새 생명이 곧 무사히 태어날 것”이라며 임신부를 안심시키고 격려했다. 이렇게 몇 시간이 흘렀다. 진통을 시작한지 9시간 만인 12일 오전 3시. 마침내 아기의 힘찬 울음소리가 어둠을 깨웠다. 피난소에서 불안에 떨던 주민들은 아기의 울음소리에 힘껏 박수를 치며 탄생을 축하했다. 이들 모자를 구급대에 무사히 인계한 뒤 아베는 “정신이 없어 이름도 묻지 못했지만 무사히 출산했을 때 산모의 안심하는 얼굴을 잊을 수 없다. 그 이상의 기억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나카가와는 “견디기 힘든 불행을 당했지만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것을 보면서 큰 용기를 얻었다.”면서 “모두가 재앙에서 조금 멀어지면 다시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