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절망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 패륜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 면접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 지지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 땅콩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939
  • 최진실 아들 최환희 “엄마 따라 배우되고 싶다”…최진실母 공개한 일기장에는

    최진실 아들 최환희 “엄마 따라 배우되고 싶다”…최진실母 공개한 일기장에는

    최진실 지난 2008년 세상을 떠난 탤런트 고(故) 최진실의 아들 최환희의 근황과 엄마 최진실을 그리워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 눈길을 끌고 있다. SBS ‘좋은아침’은 2일 최진실의 어머니인 정옥숙 씨와 자녀 최환희, 최준희의 근황을 공개했다. 최환희는 엄마 최진실에 대해 “항상 옆에 계시고 편안한 분이셨다”면서 “그래서 (엄마가 돌아가신 지금도) 옆에 항상 계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환희는 최진실을 그리워하며 “보고싶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다. 인생에서 한 명뿐인 엄마니까 보고싶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최환희는 “엄마가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해서 훌륭한 배우가 됐으니 저도 노력하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학년이 올라가면 전공을 고를 수 있다. 드라마 전공을 선택하고 싶다”며 배우의 꿈을 밝혔다. 또 딸 최준희는 방과 후 댄스학원에서 활동적인 춤을 배우는 모습을 공개했다. 최준희는 댄스학원에서 걸그룹 에이핑크의 신곡 ‘미스터츄’에 맞춰 완벽한 안무 실력을 선보였다. 최준희는 “어릴 때부터 춤을 췄다. 춤이 가장 재미있고 쉽다”며 엄마에게 물려받은 끼를 뽐냈다. 한편 정옥숙 씨는 이날 딸 최진실의 유품을 공개했다. 딸의 글씨로 쓰인 일기장을 발견한 어머니는 “자신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라며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최진실의 일기장에는 “환희야 수민(준희)아 나의 아들 딸아. 엄마 어떻게 하면 좋아? 너희를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구나, 엄마는 지금 너무 막막하고 무섭고 너희를 지푸라기라고 생각하고 간신히 너희를 잡고 버티고 있단다”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최진실은 또 “너희만 아니라면 삶의 끈을 놔버리고 싶을 정도다. 하루를 살더라도 너희와 활짝 웃으며 푸른 들판을 달리고 싶고, 한창 예쁜 너희 재롱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눈에 담아 기억의 창고에 넣어두고 싶은데 사는 것 자체가 너무도 힘들어 너희 모습도 놓치고 있구나”라며 자녀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최진실의 일기장을 읽어내려던 어머니는 “절망적으로 이렇게 그냥 항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써 놓은 것 같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진실 아들 최환희 “엄마 따라 배우 되고 싶어”…딸 최준희 “춤이 가장 쉬워”

    최진실 아들 최환희 “엄마 따라 배우 되고 싶어”…딸 최준희 “춤이 가장 쉬워”

    최진실 지난 2008년 세상을 떠난 탤런트 고(故) 최진실의 아들 최환희의 근황과 엄마 최진실을 그리워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 눈길을 끌고 있다. SBS ‘좋은아침’은 2일 최진실의 어머니인 정옥숙 씨와 자녀 최환희, 최준희의 근황을 공개했다. 최환희는 엄마 최진실에 대해 “항상 옆에 계시고 편안한 분이셨다”면서 “그래서 (엄마가 돌아가신 지금도) 옆에 항상 계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환희는 최진실을 그리워하며 “보고싶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다. 인생에서 한 명뿐인 엄마니까 보고싶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최환희는 “엄마가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해서 훌륭한 배우가 됐으니 저도 노력하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학년이 올라가면 전공을 고를 수 있다. 드라마 전공을 선택하고 싶다”며 배우의 꿈을 밝혔다. 또 딸 최준희는 방과 후 댄스학원에서 활동적인 춤을 배우는 모습을 공개했다. 최준희는 댄스학원에서 걸그룹 에이핑크의 신곡 ‘미스터츄’에 맞춰 완벽한 안무 실력을 선보였다. 최준희는 “어릴 때부터 춤을 췄다. 춤이 가장 재미있고 쉽다”며 엄마에게 물려받은 끼를 뽐냈다. 한편 정옥숙 씨는 이날 딸 최진실의 유품을 공개했다. 딸의 글씨로 쓰인 일기장을 발견한 어머니는 “자신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라며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최진실의 일기장에는 “환희야 수민(준희)아 나의 아들 딸아. 엄마 어떻게 하면 좋아? 너희를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구나, 엄마는 지금 너무 막막하고 무섭고 너희를 지푸라기라고 생각하고 간신히 너희를 잡고 버티고 있단다”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최진실은 또 “너희만 아니라면 삶의 끈을 놔버리고 싶을 정도다. 하루를 살더라도 너희와 활짝 웃으며 푸른 들판을 달리고 싶고, 한창 예쁜 너희 재롱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눈에 담아 기억의 창고에 넣어두고 싶은데 사는 것 자체가 너무도 힘들어 너희 모습도 놓치고 있구나”라며 자녀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최진실의 일기장을 읽어내려던 어머니는 “절망적으로 이렇게 그냥 항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써 놓은 것 같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지지율, 한국갤럽도 48%로 급락…새누리도 함께 곤두박질

    박근혜 지지율, 한국갤럽도 48%로 급락…새누리도 함께 곤두박질

    ‘박근혜 지지율’ 박근혜 지지율이 40%대로 하락한 여론조사가 연이어 발표됐다. 2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달 28~30일 사흘간 휴대전화 RDD 방식으로 전국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조사한 결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48%로 2주전 조사 때보다 11%포인트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평가는 40%로 2주전보다 12%포인트 급증했다.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402명)는 부정 평가 이유로 ‘세월호 사고 수습 미흡’ 35%, ‘리더십 부족-책임 회피’(17%),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13%) 등 세월호 참사에 대한 무능 대응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한국갤럽은 “작년 말 긍정률 하락 현상은 주요 원인이었던 철도 파업 사태가 표면적으로 일단락되면서 연초 빠른 회복세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선박회사와 선박직원, 구조에 나선 해경과 민간업체 관계, 관련 부처 등에서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연말 상황과는 다르다”며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전망했다. 새누리당 지지율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곤두박질쳤다. 새누리당은 직전 조사 때보다 6%포인트 빠진 39%로 조사됐다. 새누리당 지지율이 30%대로 추락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 역시 24%로 직전 조사보다 1%포인트 또 하락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도는 3월 1주 31%에서 이번 조사 때까지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파는 26%에서 34%로, 8%포인트나 급증했다. 새정치연합 지지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국민들이 대안정당을 찾지 못하고 절망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9%(총 통화 5267명 중 1008명 응답 완료)다.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내일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디오피니언에 맡겨 지난달 30일 실시해 1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하고 있다’는 사람은 응답자의 48.8%로 나와 이 기관 여론조사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61.8%)보다는 13%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지난달(33%)보다 14.4%포인트 올라 47.4%였다. 특히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2.6%나 돼 지난달(10.7%)보다 11.9%포인트 상승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부정평가는 이 조사 실시 이후 최고치다. 일반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실시된 이 조사는 전국 만 19살 이상 남녀 800명을 상대로 했으며, 표본오차 ±3.5%포인트에 신뢰수준 95%였고, 응답률은 22.9%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구본영 칼럼] ‘각자도생하는 나라’로는 안 된다

    [구본영 칼럼] ‘각자도생하는 나라’로는 안 된다

    거센 조류 속 진도 앞바다에 세월호가 가라앉은 지 벌써 보름째다.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단 한명의 생존자도 건져내지 못하는 구조작업을 지켜본 국민치고 한없는 무력감을 느끼지 않는 이가 어디 있으랴. 이번 참사로 온 국민은 두 번 절망했다.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자연재해가 아니라 어처구니없는 인재(人災)임을 확인하면서, 그리고 구조과정에서 무능력한 국가의 모습을 보면서. 둘 다 리더십의 문제다. 지도력을 뜻하는 영어의 리더십은 ‘리더(leader)+십(ship)’이란 두 단어의 복합어다. 배를 지휘하는 선장은 지도력의 대명사인 셈이다. 사고를 내고도 승객을 버린 세월호 선장이나 구조과정에서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 없이 우왕좌왕한 정부에 대해 국민적 원성이 높아진 이유다. 물론 팬티 바람으로 도망친 이준석 선장과 선박직 선원들은 주범으로 단죄받아 마땅하다. 승객들을 물이 차오르는 배에 팽개친 채 제 한 몸부터 빠져나온 행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 연장선상에서 언론은 앞다퉈 우리에겐 왜 제대로 된 선장이 없느냐고 한탄한다. 민간인 승객만 구조선에 태우고 선원 전원과 함께 희망봉 앞바다에서 산화한 영국의 비컨헤드호 선장을 들먹이면서. 소수의 승객만 구했지만, 배에서 최후를 맞았다는 이유만으로 타이태닉호 스미스 선장도 새삼 영웅시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의인 10명이 없어 유황 불벼락을 맞은 소돔과 고모라일 리는 없다. 세월호에도 가슴까지 물이 차오르는데도 자신의 구명조끼까지 어린 학생들에게 입혀주고 구조에 힘쓴 고 박지영씨나 양대홍 사무장 같은 승조원들이 있었다. 외신들도 이들을 ‘살신성인의 영웅들’로 꼽았다. 따져 보면 우리에게도 책임감 있는 선장인들 없었겠는가. 아덴만의 해적과 목숨을 걸고 싸운 석해균 선장도 있었다. 사실 타이태닉이나 비컨헤드호 선장은 사고를 부른 실패한 선장들이었다. 반면 이순신 장군은 수군과 백성들을 사지에 내모는 해전은 최대한 피하려고 유비무환의 자세로 노심초사한 진정한 리더였다. 하긴 선진국 이탈리아에도 비루한 선장은 있었다. 2012년 지중해에서 여객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가 좌초했을 때 세티노 선장은 승객들보다 먼저 구명정에 탄 뒤 부두에서 택시로 줄행랑을 놓았다. 하지만 당시 이탈리아는 우리와 다른 게 있었다. 선장에게 “배로 돌아가, 이 썩을 놈아”라고 호통을 친 해안경비대장이 있었고, 그래서 인명피해를 최소화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누가 과연 자신 있게 이준석을 돌로 내려칠 것인가. 월봉 270만원짜리 그 비정규직 선장의 뒤에는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세월호를 화물선처럼 활용한 선주가 있다면 말이다. 더군다나 승객의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과적을 일삼은 그 해운사의 배후에는 이를 눈감아주는 해수부 관료 마피아가 있었다지 않은가. 끊임없는 반복 훈련을 강조하는 미국인 해난사고 전문가 인터뷰에 달린 댓글을 보고 스스로를 자책했다. “한국에서 그렇게 했다간 승객들이 왜 시간 낭비하느냐고 항의하며 난리가 난다”라는 지적에 기성세대로서 피기도 전 꽃봉오리 같은 고교생들을 저 차가운 맹골수도에 수장한, ‘안전불감증 사회’의 공범일 수도 있다는 회한이 밀려왔다. 선·후진국을 가르는 것도 결국 머리카락 한 올 차이다. 개개인이 문제가 있더라도 시스템이 똑바로 굴러가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류현진인들 늘 잘 던질 순 없다. 때로 그가 무너지더라도 중간계투·마무리 등 불펜이 체계적으로 받쳐주는 팀은 쉽게 패배하지 않는다. 각자도생(各者圖生)을 권하는 나라는 1인당 소득 3만 달러를 일군들 문명국이라고 할 수 없다. 마침 국가개조론이 거론되고 있다. 개인 윤리를 강조하기에 앞서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국민의식을 내면화해야 한다. 그러려면 대참사를 예방하긴커녕 수습에도 극히 무기력했던 관료조직부터 대수술해야 한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를 나누는 시대구분이 가능하도록 우리 안의 안전불감증, 또 그 안의 성급한 욕심을 확실히 걷어내야 할 시점이다.
  • 조선 백자 여백처럼… 깊은 울림을 전한다

    조선 백자 여백처럼… 깊은 울림을 전한다

    ‘어디 가서 ‘선생님’ 소리를 들을 때마다 제일 슬프다. 나는 아직도 어린아이의 마음을 간직하고 싶은 평범한 시인!’ 이순을 훌쩍 넘긴 시인이 ‘시인의 말’에 적어넣은 글귀다. ‘고루한 어른이 되지 말자’는 다짐에서 스스로 새기는 초심이다. 현실에 대한 예리한 비판 의식과 투명한 서정을 모두 시 안에서 아우를 줄 아는 이시영(65) 시인 얘기다. 초심을 되새기는 시인답게 그가 최근 펴낸 열세 번째 시집 ‘호야네 말’(창비)에서는 순정하고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본 범속한 세상사가 ‘오래된 노래’가 되어 흐른다. ‘자고 일어나 보니 새똥들이 방금 가장 아름다운 지구의 무늬를 만들어 놓았구나’(일행·一行) ‘검은점호랑나비 한 마리가 산나리꽃 위에 앉아/ 자울자울 조을고 계시다/ 자세히 보니 바람에 날개가 많이 찢기었다’(호랑나비) 간결한 일상어로 눌러 쓴 짧은 서정시는 수묵화 한 폭처럼 단정하고 담백하다. 공연한 정황이나 장식을 달지 않은 시는 조선 백자처럼 넉넉한 여백으로 독자를 맞이해 깊은 울림을 전한다. 만해문학상과 박재삼문학상을 수상한 ‘경찰은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이후 2년 만에 펴낸 시집에서 그는 짧은 서정시를 중심으로 산문시, 인용시 등 다양한 시적 체험을 안긴다. “일부러 그렇게 쓴 거야. 시라는 게 사람 사는 세상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는데, 요즘은 소통이 안 되면 안 될수록 좋은 시라는 인상을 주는 것 같아. 서정시를 쓰면 촌스럽고 낡았다고 생각하죠. 스스로는 그간 참여시, 저항시 등 서사시만 너무 많이 써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표현되지 않은 것에서 더 많은 이야기와 울림을 자아내는 짧은 서정시를 써보고 싶었죠.” “이시영 시인은 삶의 결정적 순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매순간이 결정적인 순간들임을 눈가가 따뜻하게 젖은 사람의 마음으로 찍고 있다”(박형준 시인)는 평처럼 그는 보잘것없는 미물의 움직임은 물론 세속의 풍경에서 포착해낸 순간에서 삶의 이치를 캐낸다. “시인이 짧은 서정시로 모색하는 세상은 ‘고맙다’의 세상일지도 모른다”(오철수 문학평론가)는 지적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지닌 선함과 겸손함이 세상을 이끌어 나가는 힘임을 지그시 강조한다. ‘서초중앙하이츠빌라의 머리가 하얗게 센 경비 아저씨는/ 저녁이면 강아지와 함께 나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다/ 세상엔 이렇게 겸손한 분도 있다’(절) “타인에 대한 배려라든지 고마움, 겸손이 없는 세상이잖아요. 각박하게 살면서 잃어버린 선한 마음, 배려의 마음은 세계 도처에 남아 있어요. 잘난 사람도 많고 지배하려는 사람도 많지만 타인과 사물에 대해 공감할 줄 아는 감수성이 있어야 인간다운 세상이 되지 않겠어요.” 오랜만에 그윽하고 따뜻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다는 시인이지만 그는 ‘결빙(結氷)의 시절’(십이월)이 된 요즘 현실의 참혹 앞에 절망하고 있다고 했다. “그간 민주주의의 퇴행이라는 말을 거듭했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보니 민주주의를 말하기 이전에 책임감, 사명감은 물론 국민에 대한 헌신, 공감 능력이 전혀 없는 지도층의 민낯을 보고 분노의 마음이 들더군요.” 국가가 무엇인가라는 소박한 의문에서 쓴 ‘‘나라’ 없는 나라’는 아이로니컬하게도 국가의 존재 이유를 돌아보게 하는 시가 됐다. ‘어디 남태평양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섬은 없을까. 국경도 없고 경계도 없고 그리하여 군대나 경찰은 더욱 없는. 낮에는 바다에 뛰어들어 솟구치는 물고기를 잡고 야자수 아래 통통한 아랫배를 드러내고 낮잠을 자며 이웃 섬에서 닭이 울어도 개의치 않고 제국의 상선들이 다가와도 꿈쩍하지 않을 거야. (중략) 아, 그런 ‘나라’ 없는 나라가 있다면!’(‘나라’ 없는 나라)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세월호,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세월호,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브라질 나비의 날갯짓 하나가 텍사스에 돌풍을 일으킨다면, 세월호 참사의 효과는 세상을 뒤집고도 남을 것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변곡점이 될 것이다. 세월호의 불행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대책과 제안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좀 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접근이다. # 공무원, 배부른 돼지가 되려 하나 분노한 시민들의 손가락은 우선 공직자들을 향하고 있다. 관료조직의 무지, 무능, 무책임은 실망이 아니라 절망 수준이다. 우리 공직사회의 문제는 복잡다단하지만,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는 ‘공직철밥통’(박근혜 대통령의 표현)이 너무 커진 것이다. 공무원은 사명감 대신 평생 호의호식하겠다는 의식이 지배하는 직업으로 퇴색하고 있다. 집단으로서의 공직사회는 더 심각하다. 생명보다, 국익보다, 조직의 이익을 더 챙긴다는 사실을 우리는 안전행정부와 해양경찰청 간의 브리핑 싸움에서 똑똑히 목격했다. 공무원들에게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배부른 돼지의 상태로 방치해서도 안 된다. 둘째는 관료와 기업의 유착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선박회사와 관련 기관들 간의 얽히고설킨 추악한 공생관계가 드러났다. 우리나라는 관료와 대기업의 관산복합체가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직자윤리법을 더 강화해서라도 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 박정희 대통령의 임기가 5년이었다면 박 대통령이 어제 ‘관피아(관료 마피아)’ 개혁을 공언했다. 현 정권에서 가능할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박 대통령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임기 때문이다. 5년 가운데 이미 1년 2개월이 지났다. 만일 6월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한다면 현 정권은 개혁 추동력을 잃게 될 것이다. 여당이 승리해도 2016년 총선부터는 정치의 계절이 된다. 이것은 ‘1987년 체제’에서 반복돼 온 현상이다. 야당 정치인이 주장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잘한 것은 18년을 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의 임기가 5년이었다면 무엇을 이룰 수 있었을까. 5년 단임제는 역사적 수명을 다한 것 같다. 개헌을 통해 대통령의 임기를 4년, 혹은 5년 중임으로 바꿔야 한다. 강산이 바뀌려면 적어도 10년은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 이후를 바라보는 대선주자들은 지금부터 공직 개혁을 비롯한 집권 프로그램을 면밀하게 만들어야 한다. 임기 첫날부터 개혁에 들어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국무총리와 내각, 주요 기관장에 대한 인선안은 취임식 전에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다. # 당신이 변해야 세상도 변한다 매달 머리를 다듬어주는 미용실 원장님. 해병대 출신인 그는 공개적인 보수다. 그러나 지난 대선 때 그는 “박근혜를 지지하지만, 안철수를 찍겠다”고 했다. 이유는 세금. 안철수는 당선돼도 정국 장악이 어려워 금방 세금을 올리지 못하겠지만, 박근혜는 취임하면 곧바로 증세를 감행할 것이라고. 그처럼 계산이 밝은 원장님이 달라졌다. 미용실의 안전을 위해 도시가스 파이프를 수리하고, 여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숙소의 방범창을 새로 달았다. 원장님은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나부터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공무원이나 정치인도 바뀌지 않는다”면서 “다음 칼럼에 이 얘기를 꼭 써달라”고 했다. # 911 저녁에 부른 노래 2001년 9월 11일 바로 그날 저녁, 미국 덴버 시의 소노다라는 레스토랑에 있었다. 무거운 침묵 속에 CNN 뉴스만 숨 가쁘게 이어졌다. 그런데 한쪽에서 노랫소리가 조심스럽게 들리기 시작했다. 어린 딸을 위한 부부의 생일 축가였다. 짧은 노래가 끝나자 침묵하던 이들이 박수를 치며 “해피 버스데이”라고 한마디씩 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살아야 할 일상이 있다. 우리 사회는 너무 각박하지 않은가. 우리 마음의 한쪽에는 늘 비워둔 감정의 방이 자리 잡았으면 한다. 편집국 부국장
  • 뮌헨 리베리, 또 상대 뺨 때려…과거 구자철도 때리더니 이번엔 이유가

    뮌헨 리베리, 또 상대 뺨 때려…과거 구자철도 때리더니 이번엔 이유가

    독일 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의 ‘에이스’ 프랭크 리베리(프랑스)가 또 돌발 행동을 저질렀다. 리베리는 30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에서 팀이 0-3으로 끌려가던 전반 43분 왼손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다니엘 카르바할(스페인)의 뺨을 때렸다. 주심은 리베리의 행동을 보지 못해 카드는 주지 않았지만, 리베리의 이상행동은 중계 카메라에는 포착됐다. 리베리는 지난 2012년 아우크스부르크 전에서 구자철의 뺨을 때려 퇴장 당하기도 했다. 카르바할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리베리는 충분히 그럴 만 했다”면서 “그는 내 수비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못 찾았기 때문에 절망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은 전반에만 3-0으로 앞서며 여유있는 경기를 했다. ‘에이스’ 크리스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후반 44분 프리킥 기회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4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날 압승으로 뮌헨을 꺾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5월 1일 열리는 첼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 승자와 왕좌를 놓고 맞붙을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리베리 또 상대 선수 뺨 때려…구자철 만으로는 부족했나

    리베리 또 상대 선수 뺨 때려…구자철 만으로는 부족했나

    독일 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의 ‘에이스’ 프랭크 리베리(프랑스)가 또 돌발 행동을 저질렀다. 리베리는 30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에서 팀이 0-3으로 끌려가던 전반 43분 왼손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다니엘 카르바할(스페인)의 뺨을 때렸다. 주심은 리베리의 행동을 보지 못해 카드는 주지 않았지만, 리베리의 이상행동은 중계 카메라에는 포착됐다. 리베리는 지난 2012년 아우크스부르크 전에서 구자철의 뺨을 때려 퇴장 당하기도 했다. 카르바할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리베리는 충분히 그럴 만 했다”면서 “그는 내 수비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못 찾았기 때문에 절망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은 전반에만 3-0으로 앞서며 여유있는 경기를 했다. ‘에이스’ 크리스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후반 44분 프리킥 기회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4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날 압승으로 뮌헨을 꺾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5월 1일 열리는 첼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 승자와 왕좌를 놓고 맞붙을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뮌헨 리베리, 레알 선수 뺨 때려…구자철 폭행에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까지 “문제아네”

    뮌헨 리베리, 레알 선수 뺨 때려…구자철 폭행에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까지 “문제아네”

    독일 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의 ‘에이스’ 프랭크 리베리(프랑스)가 또 돌발 행동을 저질렀다. 리베리는 30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에서 팀이 0-3으로 끌려가던 전반 43분 왼손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다니엘 카르바할(스페인)의 뺨을 때렸다. 주심은 리베리의 행동을 보지 못해 카드는 주지 않았지만, 리베리의 이상행동은 중계 카메라에는 포착됐다. 리베리는 지난 2012년 아우크스부르크 전에서 구자철의 뺨을 때려 퇴장 당하기도 했다. 카르바할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리베리는 충분히 그럴 만 했다”면서 “그는 내 수비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못 찾았기 때문에 절망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은 전반에만 3-0으로 앞서며 여유있는 경기를 했다. ‘에이스’ 크리스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후반 44분 프리킥 기회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4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날 압승으로 뮌헨을 꺾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5월 1일 열리는 첼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 승자와 왕좌를 놓고 맞붙을 예정이다.   한편 리베리는 폭행 논란 외에도 지난 2010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재판을 받아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리베리는 같은 국가대표팀 동료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17살 여성 자히아 데하르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기소됐었다. 당시 리베리는 “데하르와 성관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이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고 결국 올해 1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뮌헨 리베리, 구자철 폭행 사진 ‘충격’…레알前서 또 논란, 미성년 성매매까지

    뮌헨 리베리, 구자철 폭행 사진 ‘충격’…레알前서 또 논란, 미성년 성매매까지

    독일 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의 ‘에이스’ 프랭크 리베리(프랑스)가 또 돌발 행동을 저질렀다. 리베리는 30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에서 팀이 0-3으로 끌려가던 전반 43분 왼손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다니엘 카르바할(스페인)의 뺨을 때렸다. 주심은 리베리의 행동을 보지 못해 카드는 주지 않았지만, 리베리의 이상행동은 중계 카메라에는 포착됐다. 리베리는 지난 2012년 아우크스부르크 전에서 구자철의 뺨을 때려 퇴장 당하기도 했다. 구자철이 먼저 도발을 했지만 명백한 폭력을 휘두른 것은 리베리였기 때문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징계가 부당하다며 독일축구협회에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카르바할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리베리는 충분히 그럴 만 했다”면서 “그는 내 수비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못 찾았기 때문에 절망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은 전반에만 3-0으로 앞서며 여유있는 경기를 했다. ‘에이스’ 크리스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후반 44분 프리킥 기회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4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날 압승으로 뮌헨을 꺾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5월 1일 열리는 첼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 승자와 왕좌를 놓고 맞붙을 예정이다.   한편 리베리는 폭행 논란 외에도 지난 2010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재판을 받아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리베리는 같은 국가대표팀 동료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17살 여성 자히아 데하르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기소됐었다. 당시 리베리는 “데하르와 성관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이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고 결국 올해 1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우리는 ‘그날’을 너무 쉽게 잊었다/이상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기고] 우리는 ‘그날’을 너무 쉽게 잊었다/이상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그날’은 너무도 평화로웠다. 1995년 6월 29일 목요일 오후, 저녁 찬거리를 사러 나온 인근 아파트 주부들, 이제 막 학교수업을 마치고 나온 아이들로 그 건물은 평소보다 더 북적거렸다. 서초동 검찰청사 14층 복도에서 바라다본 길 건너 분홍색 건물은 더없이 평온해 보였다. 그리고 얼마 후… 구급차의 다급한 사이렌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사망자 502명 실종자 6명’.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광복 이후 최악의 인재로 기록됐다. 당시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건축담당 주임검사였던 필자는 사건의 전모를 밝혀야 할 수사라인의 한가운데 있었다. 절망감과 분노에 휩싸인 여론이 수사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었다. 신축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건물은 이미 재난을 예고하고 있었다. 부도덕한 건물주는 건축비를 아끼기 위해 간신히 안전기준을 넘기는 수준으로만 설계했다. 공사 중간, 계획에 없던 증축 요청을 건설사가 위험하다며 거절하자 아예 건설사를 바꿔 강행해 버렸다. 불법 용도변경도 아무렇지 않게 자행됐고, 내력벽마저도 이곳저곳에 구멍이 뚫렸다. 설계 하중을 초과한 각종 시설 설치도 큰 몫을 담당했다. 뇌물을 먹고 위법을 눈감아준 공무원들은 사건의 숨은 공범이었다. 사고 이듬해 법원은 건물주인 삼풍그룹 회장에게 징역 7년 6개월의 확정 판결을, 설계변경을 인가해준 공무원 등 관련 피고인 20여명에게도 징역과 금고형을 내렸다. 참담했던 그 시절의 기억은 그렇게, 준엄한 법의 심판과 함께 사라질 줄로 알았다. 그로부터 19년. 악몽은 그러나 다시 찾아왔다. 수학여행을 나선 어린 학생들을 가득 태운 대형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했다. 무심한 찬 바다는 공포와 절망에 몸부림치는 이들을 삼켰다. 달랐지만, 결코 낯설지 않은 기억. 그것은 데자뷔와 같았다. 끝까지 조타실을 지켜야 할 선장과 기관실 승무원이 가장 먼저 구호선에 올랐다. ‘나오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그들의 지시만을 믿고 따랐던 승객들은 끝내 살아 뭍에 오르지 못했다. 무책임한 지휘자 하나가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 똑똑히 보여준 참사다. 선박업체 실소유주의 파렴치함과 정부의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성토, 여기에 안전 불감증과 위기관리시스템 부재를 탓하는 목소리까지 모든 것이 그때 그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이제 곧 관리감독 기준은 강화될 테고, 책임자는 엄중히 처벌받을 것이며, 매뉴얼과 시스템은 더욱 빈틈없는 그물망을 놓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아픈 역사는 다시 묻는다. 정녕 그것이 최선이냐고. 안전에 관한 한 만능의 해법이란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기본을 다시 살피는 일이다. 원칙을 지키고, 책임을 다하는 것, 그리고 거짓되지 않는다는 인간으로서의 그 기본을 말이다.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할 때 악몽은 되풀이된다. 우리는 ‘그날’을 너무도 쉽게 잊었다. 꽃잎처럼 떨어져 간 삼풍백화점의 원혼과, 생때같은 아이들을 태워 데려간 세월호의 비극 앞에서 또다시 우리 모두는 역사의 피고인이다.
  • [열린세상] 세월호의 영령들이여, 용서하소서/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열린세상] 세월호의 영령들이여, 용서하소서/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온 국민이 슬퍼하고 있다.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금쪽같은 아들딸들을 보고 끓어오르는 서러움을 억누를 수가 없다. 온 국민이 미안해하고 있다. 어른들이 못나서 지켜주지 못했으니 안타깝고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아이들에겐 어른들이 정부이고 국가일 텐데, 어른들이 꾸며놓은 세상이 얼마나 허술했기에 그 많은 아이들이 사지(死地)로 몰렸을까. 조선산업의 최강국이라 자부하는 나라에서 중고선박들을 수입해선 무리하게 개조해 운항했으니, 우리의 연안해로가 중국의 차마고도보다도 훨씬 더 위험천만했으리라. 사고경위가 밝혀지면 밝혀질수록 우리의 행동체계가 얼마나 어수룩했는지 자괴감만 커진다.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한 오전 8시 48분부터 선체가 완전히 뒤집힌 10시 31분까지 황금 같은 1시간 43분 동안 우리는 갈팡질팡, 허둥지둥 갈피를 못 잡고 헛손질만 해댔다. 승객의 안전에 아랑곳하지 않고 구명도생한 뻔뻔한 선박지휘부는 끝내 우리의 초라한 자화상을 들춰내고 말았다. 우리는 그동안 세계 최고속으로 “빨리빨리” 국가를 건설하고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차례차례 이뤄냈다고 자부했다. 이제는 아들딸들에게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를, 배우던 나라에서 가르치는 나라를, 절망의 나라에서 희망의 나라를 물려주게 됐다고 자랑해 왔다. 선진국 사람들을 보면 열등감에 젖어들곤 했던 예전의 우리와 달리 어깨를 쭉 펴고 씩씩하게 세계를 누비는 아들딸들을 보고 속으로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자부심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동안 우리가 금과옥조로 삼았던 “빨리빨리” 정신은 이제 시효를 다한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전 세계 사람들이 “빨리빨리” 정신으로 매진했던 우리의 집중력과 속도감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대충대충”과 “얼렁뚱땅”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세월호 참사는 이와 같은 “빨리빨리” 정신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 앞으로 자세히 밝혀지겠지만 지금으로서도 얼렁뚱땅 과적하곤 평형수를 빼내고, 대충대충 화물들을 결박하곤 안전수칙도 겉 넘었던 것 아닌가 짐작된다. 선진국에서 유람선들은 승객이 배에 오르면 각자 자기 선실에서 구명조끼를 들고 갑판으로 나오게 해서 한 시간가량 안전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승객마다 각자 배 안에서 어떤 경로로 빠져나와 어떤 구명정을 타야 하는지, 구명정에서 연막탄이나 조명탄을 어떻게 터뜨리는지 알려준다고 한다. “빨리빨리”의 우리나라에서 이와 같은 안전교육을 해 본 적이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빨리빨리 정신이 빚어낸 도덕적 해이를 날카롭게 인식한 프란체스코 교황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이 윤리적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우리는 다시 태어나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다시 태어나려 해도 “빨리빨리” 서둘러서는 물론 안 될 것이다. 그러면 또다시 “대충대충”, “얼렁뚱땅” 태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 성수대교 붕괴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구지하철 가스폭발사고와 같은 대형사고를 겪고도 또다시 쳇바퀴를 돌게 된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급한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자신의 본분을 다한 세월호의 영웅들이 우리를 일깨우고 있는 듯하다. “선원들은 맨 마지막이다. 너희 친구들을 다 구해주고 나중에 갈게”라고 대답했던 박지영 승무원, “지금 아이들을 구하러 가야 해. 길게 통화 못 해. 끊어”라고 통화했던 양대승 사무장. 객실에 앉아 있던 아이들을 물이 머리에 차오를 때까지 밀어냈던 남윤철 교사. 자신의 첫 제자들을 지키려고 몸부림쳤던 최혜정 교사. “아이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야 한다”는 마지막 말을 남긴 전수영 교사, 목이 터져라 소리치며 아이들을 탈출시킨 “또치쌤” 고창석 교사,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 준 정차웅 학생. 우리의 영웅들은 행동으로 말해주는 듯하다.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차가운 바다에서 외로운 죽음을 맞이한 영령들이여. 안식하소서. 용서하소서. 부끄럽사오나 다시금 다짐하나이다. 기본으로 돌아가 “뚜벅뚜벅”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겠나이다.”
  • [김일수 樂山樂水] 무슨 말로 위로할 수 있으랴

    [김일수 樂山樂水] 무슨 말로 위로할 수 있으랴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와 국민들이 비통에 잠겨 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기도가 세계시민들의 노란 리본 가슴마다 메아리친다. 영결식장을 뒤로하고 떠나는 영령들에게 우리는 감히 미안하다는 말도 할 수 없어 정말 서글프다. 한 가정의 꿈이었을 어린 희생자들의 유가족, 텅빈 교실을 지켜봐야만 하는 안산 단원고 교사들과 학생들의 아픔을 우리는 무슨 말로 위로할 수 있으랴. 지금도 깊은 바닷속에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를 기다리는 가족·친지들, 1명의 실종자라도 더 수습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군·경·민 합동구조대원들의 저 안타까움을 무슨 말로 대신할 수 있을까. 가지가지 사연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나야 하는 저들에게 우리는 편히 잘 가라고 말할 수도 없다. 너무도 억울한 죽음이기에 더욱 그렇다. 남은 우리들의 어깨에 실린 공동책임이 너무 막대하여 더욱 그렇다. 겉만 번지르르한 우리네 공동체적 삶의 밑바닥이 엉망진창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상교통안전과 질서에 대한 총체적 부실이 세월호 침몰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일반시민들이 눈치 채지 못한 사이에 해운당국은 배의 수명을 10년이나 더 연장하는 입법조치로 길을 터주고, 탐욕스러운 선주는 일본에서 수명을 다해 가는 고철용 선박을 싼값에 사들여 승객과 화물을 실어나르는 정기항로에 투입했다.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배의 안전운항을 결정적으로 위협하는 선박 개조를 감행했다. 당국은 앞으로 일어날 위험도 모른 채 이를 합법적으로 허가, 승인해 줬다. 이렇게 합작된 위험 덩어리는 무고한 인명과 과적화물을 싣고 위험곡예를 일삼는데도 안전감독당국은 구태의연하게 늘 위험을 눈감아줬다. 더욱 한탄스러운 일은 대형 조난사고 발생 직후 초기 황금시간을 선원들과 구조 책임 있는 당국자들의 공조 미비로 소진함으로써 희생을 더 키운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70년대 남영호 사건, 90년대 서해훼리호 사건, 이번 세월호 사건에 이르기까지 비슷한 대형 해난사고를 언제까지 되풀이해야 한단 말인가. 또한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저들에게 즉시 효과적으로 손을 내밀지 못하고 주위를 맴돌기만 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언제까지 두고 봐야 할 것인가. 뒤늦게 정부가 해양수산안전 연구개발비로 7조원대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며, 또한 국민안전과 재난구조 시스템을 혁명적으로 재건하고 운용하겠다니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정부대로 이번 사건의 원인과 책임소재를 철저히 밝혀 안전한 미래를 여는 데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재난구조 선진국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도 머지않은 장래에 길거리에서도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로 다가가야 한다. 위험 원인을 안고 살아가는 산업체들과 기업들도 이젠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풍토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에 합당한 안전망 구축을 위해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와 도리일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자신과 가족, 기업을 사랑하고 보전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공동체 안전을 위해 자기 몫을 다할 때, 진정한 의미에서 이번 참사로 희생된 모든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속죄하는 길이 될 것이다. 단 하나뿐인 고귀한 생명을 바친 이들의 죽음을 결코 헛되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죽음과 마주하면 모든 희망이 멈춰 서고 무기력을 실감하게 되는 절망적 사회통념을 어떻게 해서라도 우리는 깨뜨리고 다시 일어서야만 한다. 죽음이 인간의 한계상황이요, 벗어 버릴 수 없는 인간의 굴레이긴 하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부활의 소망을 붙잡아야 한다. 눈부신 부활의 계절이면 다시 피어오를 봄꽃 같은 새 생명을 기대하며, 우리는 저들의 생명까지 품고 다시 일어나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남쪽 뜰에 있던 목련 한 그루를 가져와 단원고에 전한 것도 바로 그 뜻이었으리라.
  • [집단 트라우마] 상처 후 새살 돋듯…국민 분노, 사회 성장 에너지로 바꿀 때

    [집단 트라우마] 상처 후 새살 돋듯…국민 분노, 사회 성장 에너지로 바꿀 때

    세월호 참사로 인한 충격과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일반 국민도 예외는 아니다. 사고 발생 열흘이 넘도록 구조에는 성과가 없고 희망보다는 절망스러운 소식만 들려오자 신경과민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불안, 예민, 불면, 눈물, 짜증, 우울, 분노, 무기력 등을 겪는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이번 참사를 자기 일처럼 아파하고 공감하는 데서 생기는 현상이다.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부정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우리 국민들이 ‘대리 외상 증후군’(Vicarious Trauma)을 겪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기도 한다. 사건·사고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간접 경험으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빠지는 경우를 말한다. 국가 규모의 심리적 재난 사태라 정부 차원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가적 재난 사태에 신경과민 증세를 보이는 것은 병증이 아니라 정상 반응이라는 의견도 있다. 훗날 정신적 외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10% 안팎에 불과하며 대부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민들이 심리적 안정을 찾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몫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이후 원인을 규명하고 제대로 된 지원과 분명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 신뢰를 회복하는 게 정신적 외상 치료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미디어를 통해 심리적 고통과 불안이 깊어질 수 있다며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과는 별개로 재난 방송을 반복 시청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해외 사례를 보면 PTSD를 겪은 사람들의 3분의1은 미디어가 영향을 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또 자신의 감정을 감추려 하지 말고 주변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현재 느끼고 있는 분노 등의 부정적 감정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피해자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예컨대 봉사 활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나아가 국민적 분노, 집단 분노 등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이끌어가는 등 사회적으로도 외상 후 성장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도 “아플 땐 충분히 아파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사고로 생긴 괴로운 감정들을 사회를 발전시키는 에너지로 변모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심리 치료 및 지원에 대한 장기 대책 마련도 강조됐다. PTSD 개념이 국내에 들어온 것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즈음으로 20년 가까이 됐지만 심리 치료 관련 국가 시스템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곽 교수는 “PTSD가 뒤늦게 나타나거나 가정이 붕괴되는 등 장기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며 “적어도 10년은 상담 치료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불꽃속으로 이인혜, 70대 노인 분장 ‘충격 변신’ 발성까지 노인으로..

    불꽃속으로 이인혜, 70대 노인 분장 ‘충격 변신’ 발성까지 노인으로..

    ‘불꽃속으로 이인혜’ 배우 이인혜가 ‘불꽃속으로’에서 70대 노인으로 변신해 화제다. 25일 첫 방송된 TV조선 드라마 ‘불꽃속으로’(김상래 연출, 이한호 극본)에서 박태형(최수종 분)의 아내 장옥선 역을 맡은 이인혜가 노인 분장을 하고 등장했다. 노인으로 변신한 이인혜는 흰머리와 주름 분장에도 불구하고 고운 미모를 뽐냈다. 촬영 현장 관계자는 “첫 촬영 장면부터 노인 분장에 대사도 전부 영어로 해야 해서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연령대에 어울리는 발성까지 신경 써 대사를 하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며 이인혜의 노력과 열정을 칭찬했다. 앞서 이인혜는 ‘불꽃속으로’ 제작발표회에서 “남성 중심 드라마라 상대적으로 비중이 크진 않지만 짧고 굵게 현명하면서도 진취적인 역할을 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불꽃속으로’는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인한 빈곤과 절망을 딛고 경제 발전을 위해 종합제철소를 건설하려는 주인공과 엇갈린 운명으로 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인물들의 뜨거운 사랑과 야망을 그린 드라마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소재로 제작됐다. 네티즌들은 “불꽃속으로 이인혜 멋지네”, “불꽃속으로 이인혜 노인 분장해도 곱다”, “불꽃속으로 이인혜, 정말 저렇게 늙을 듯”, “불꽃속으로 이인혜 노인 연기 인상적이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생환자 0명 ‘불신의 열흘’… 진도 앞바다엔 분노가 흐른다

    생환자 0명 ‘불신의 열흘’… 진도 앞바다엔 분노가 흐른다

    열흘 동안 생환자 0명.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최상의 구조 여건’이라던 소조기(22~24일·조류의 흐름이 한 달 중 가장 느린 시기)가 끝난 25일까지 한 명도 살아 돌아오지 못하자 가족들의 간절함은 절망을 넘어 분노로 치닫고 있다. 특히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해운 당국 간 민관 유착 의혹이 불거지고 사고 발생 이후 초동 대응 등 숱한 오점을 남긴 정부가 구조 작업마저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비판 여론이 들끓는 것이다. 정부는 “총력 수색을 하고 있다”고 했지만 가족들은 믿지 않는다. 여론을 의식해 수색 현황을 과장해 발표하는 등 불신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가 투입했다고 밝힌 잠수부 수가 부풀려졌다”고 문제 삼는다. 실종자 가족 대표단은 24일 “잠수부 수백명이 투입됐다는 보도와 달리 해경 요원 2명만 바다에 입수했다”면서 대책본부 측에 항의했다. 지난 22일에는 “오늘 새벽 사이 선체 내부 수색이 중단됐다. 언론에서 말하는 밤샘 작업은 거짓”이라는 게시글이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붙기도 했다. 대책본부 측은 “가족들이 수색 상황 일부만 보고 오해했다”거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정부가 수색 인원을 ‘뻥튀기’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대책본부는 민·관·군 합동구조팀의 잠수부 등 대원 500~700명을 구조 현장에 투입한다고 매일 발표했다. 하지만 이 숫자는 대기 인력 전체를 포함한 것으로 실제 바다에 들어가 작업하는 요원은 하루 80여명(25일 기준) 정도다. 한 민간 잠수부는 “정부가 여론을 의식해 투입 인원이 더 많아 보이게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민간 잠수부 투입 제한을 둘러싼 의구심도 커져 간다. “정부가 자비를 털어 구조 현장에 온 민간 잠수부들의 입수를 막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의 한 축인 민간 참여자는 청해진해운과 계약한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뿐이다. 대책본부는 “현재 해군 특수전전단(UDT)과 해난구조대(SSU) 등이 제한된 시간 동안 구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효율성을 위해 민간 잠수요원의 참여를 제한했다”면서 “실종자 가족들도 민간 잠수부 투입이 효율성을 떨어뜨릴까 봐 걱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24일 밤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등에게 “민간 잠수부 등을 모두 동원해 구조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정부와 군은 민간 잠수요원들이 함께 구조를 하는 과정에서 혹시나 조직의 명예가 실추될까 봐 우려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신형 장비의 투입 지연도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정부는 이 대표가 보유한 잠수장비인 ‘다이빙벨’의 투입을 막다가 실종자 가족의 항의에 밀려 이날 뒤늦게 허가했다. 또 사고 해역에서 구조 작업을 돕는 바지선도 ‘2003 금호 바지선’에서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사의 ‘리베로 바지선’으로 지난 23일 교체해 “다른 민간 구조대원들의 접근은 막은 채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대책본부는 이에 대해 “다이빙벨은 구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거나 “언딘사의 바지선은 잠수 작업 전용으로 잠수병 치료와 예방을 위한 감압 체임버와 첨단 잠수장비, 온수가 나오는 샤워실 등을 갖추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번 믿음을 잃은 실종자 가족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진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이인혜 노인 변신, 여전히 고운 얼굴

    이인혜 노인 변신, 여전히 고운 얼굴

    25일 첫 방송된 TV조선 드라마 ‘불꽃속으로’(김상래 연출, 이한호 극본)에서 박태형(최수종 분)의 아내 장옥선 역을 맡은 이인혜가 노인 분장을 하고 등장했다. 노인으로 변신한 이인혜는 흰머리와 주름 분장에도 불구하고 고운 미모를 뽐냈다. 촬영 현장 관계자는 “첫 촬영 장면부터 노인 분장에 대사도 전부 영어로 해야 해서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연령대에 어울리는 발성까지 신경 써 대사를 하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며 이인혜의 노력과 열정을 칭찬했다. 드라마 ‘불꽃속으로’는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인한 빈곤과 절망을 딛고 경제 발전을 위해 종합제철소를 건설하려는 주인공과 엇갈린 운명으로 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인물들의 뜨거운 사랑과 야망을 그린 드라마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소재로 제작됐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지금&여기] 공직 신뢰가 사라진 시대/강국진 정책뉴스부 기자

    [지금&여기] 공직 신뢰가 사라진 시대/강국진 정책뉴스부 기자

    1997년 경기 화성군청 사회복지과에서 부녀복지계장으로 일하던 여성 공무원이 있었다. 그는 화재에 취약하다며 관내 청소년수련시설 설치·운영 허가를 반려했다. 그러자 요즘 말로 치면 “암덩어리 규제를 무기로 경제활성화를 가로막는 (종북) 무사안일 공무원”이라며 항의에 시달렸다. 군청 간부들은 “허가를 내주라”고 난리를 쳤다. 아예 깡패들까지 찾아와 협박하는데도 그 계장은 끝내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군청에선 결국 그 계장을 좌천시키고 곧바로 청소년수련시설에 허가를 내줬다. 그리고 1년도 안 돼 그곳에서 화재가 났다. 유치원생 19명을 포함해 23명의 목숨을 화마가 앗아갔다. 온 국민은 이 시설이 콘크리트 1층 건물 위에 컨테이너 수십 개를 얹어 화재에 취약한 가건물 형태였다는 걸 알고 충격에 빠졌다. 화성군청 관계자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그 계장은 동료들을 배신했다는 따가운 시선에 무척이나 힘들어했다고 한다. 결국 이듬해 명예퇴직했다. ‘씨랜드 화재사건’을 계기로 획기적인 제도정비가 이뤄졌다는 얘길 들어본 적이 없다. 우리는 주기적으로 서해훼리호, 대구지하철, 씨랜드, 세월호 악몽에 시달린다. 그때마다 ‘시스템이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자기파괴적인 신념을 학습한다. 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 계장을 ‘참 공무원’이라며 칭송했던 우리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이장덕’이란 이름 석 자를 금세 잊어버렸던 것도 한 원인이 아닐까. 현장을 잘 아는 공무원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주는 개혁을 했다면, 국민안전을 위한 더 엄격하고 촘촘한 규제를 만들고 정비했다면, 공공성을 내팽개친 공직자를 고발할 수 있는 ‘호루라기’를 쥐어줬다면 어땠을까. 하다 못해 이장덕 계장을 이장덕 과장으로, 국장으로 승진시켰다면, 책임감 있는 공무원은 출세한다는 학습효과라도 줬다면, 세월호 참사로 뼈저리게 깨닫게 된 ‘시스템 붕괴’에 국민이 절망하는 사태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공무원을 조롱하고 비난하기는 쉬운 일이다. 대한민국 대표 공무원인 대통령이 앞장서서 공무원을 심판하겠다고 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우리는 더 많은 이장덕을 발굴하고 키워내지 못하는 것일까’ 하는 성찰이다. 우리 사회는 이장덕 같은 일선 공무원들이 더 많은 권한을 부여받고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격려해 줬는가. 현장 공무원은 실권이 없고 고위직들은 현장을 모르는 나라에서 ‘공무원’을 생각한다. betulo@seoul.co.kr
  • [여성의 발명 DNA를 깨워라] 여자의 촉, 혁신의 축

    [여성의 발명 DNA를 깨워라] 여자의 촉, 혁신의 축

    ‘15%’. 지난해 개인의 국내 특허출원(3만 7417건)에서 여성(5449건)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여성의 경제활동률(55.2%) 역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2.3%)에 못 미친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지식재산 강국이지만 여성의 위상은 아직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여성의 일자리 창출과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 등이 강조되면서 희망이 엿보인다. 여성 발명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필요가 발명을 만들어 내듯 여성의 발명이 가정생활의 개선을 이끌고 있다. 바닥청소용 스팀청소기나 음식물 쓰레기처리기는 사용 환경을 경험하지 못하면 세상에 나올 수 없는, 여성이기에 발명할 수 있었던 창조품이다. 투자를 최소화할 수 있는 데다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여성의 ‘발명 DNA’를 깨우는 것이 과제다. ‘성공 바이러스’ 전파를 통해 잠복해 있는 잠재력을 자극하고 있다. ●양념 냉동보관 용기 3년 만에 매출 10억 냉동보관 용기인 ‘알알이쏙’을 개발, 2011년 창업 후 10억원대 매출을 자랑하는 이정미(48) 제이엠그린 대표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주부다. 가정에서 마늘 등 양념류를 사용하다 남은 것을 변하지 않도록 냉동 저장하는데, 다시 쓸 때의 불편함을 아이디어로 승화시켜 생활용품 전문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거듭났다. 이 대표는 “얼린 마늘을 사용하려면 칼로 썰어야 하는데 위험하고 손에 냄새가 배면서 주부들의 고민이 깊다”며 “실리콘 재질로 용기를 제작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에게 어필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의 사업 실패로 집조차 없던 2002년 절망의 시기에 발명을 시작했다. 자신이 생각했던 아이디어가 얼마 후 제품화되는 것에 신기해하던 호기심이 일탈을 결행하게 했다. 특허출원 비용을 대기 위해 직장 생활도 시작했다. 이 대표는 현재 9개의 특허와 4개의 실용신안, 3개의 상표를 보유하고 있다. 준비의 시간은 길었지만 성공은 매우 쉽게 찾아왔다. 전시회에 출품된 ‘알알이쏙’이 바이어로부터 첫 주문을 받아 세상에 소개된 뒤 각광을 받았고 개선을 거쳐 수출에까지 나섰다. 그는 후속 제품으로 기능성 도마를 준비하고 있다. 서로 다른 채소가 섞이지 않도록 하거나 국물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주방용품이다. 이 대표는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적극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안은영 프라우안 디자인 대표가 개발한 싱크대용 회전 수납장치(제품명 Turn&Turn)는 싱크대 개수대 주변에 어수선하게 놓여 있는 주방용품을 한곳에 모아 위생적으로 깔끔하게 정리하는 싱크대용 수납장치다. 주부에게 주방은 치워도 여전히 깨끗하지 않은 불만의 공간이다. 주방용품은 자칫 아이들에게 위험한 물건이 되기도 한다. 턴앤턴은 싱크대 위쪽 장과 아래쪽 장 사이에 높이 조절이 가능한 봉과 회전 플레이트로 구성돼 있다. 행주와 고무장갑, 수세미 등 미관상 좋지 못한 물품은 수납해 벽면으로 돌려놓는다. 앞면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 탈·부착이 가능한 고리와 집게를 이용해 주방용품 등을 걸어 놓을 수 있다. 하단에는 물받이가 설치돼 위생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안 대표는 40대 후반에 프라우안이라는 주방·욕실용품 전문 회사를 설립했다. ●‘한경희 가전’ 주부 의견이 곧 신제품 여성 발명의 대표 사례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생활가전업체로 성장한 한경희생활과학. 집 안 청소가 힘겨웠던 주부의 고통이 선 채로 쓸 수 있는 ‘스팀청소기’를 만들어 냈다. 대단한 성공이었지만 만족하지 않았다. ‘무겁다’, ‘코팅된 장판은 잘 닦이지 않는다’는 주부들의 목소리를 간과하지 않고 즉시 개선했다. 소비자의 신뢰 속에 보온히팅 쿠커와 살균수 제조기, 침구킬러 등 잇따라 선보인 제품들도 호응을 얻었다. 한때 대기업의 합병 대상으로 떠오르는 등 여성 발명의 무한 가능성을 보여 줬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창업하는 기업인과 함께 사업 부담을 들어 기술을 이전한 발명가도 있다. 대학생 신분으로 2012년 여성발명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구현진씨는 국내 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 구씨는 ‘슬라이드 락 및 오토 푸시 업 기술’을 적용한 밀폐용기를 개발했다. 밀폐용기의 뚜껑 개폐 때 내부에 이물질이 묻는 것을 방지하고 하나의 잠금장치로 간편하게 여닫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세계적인 기업이 기술이전을 요청했지만 국내 업체를 선택해 업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성들의 발명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개인의 특허출원 중 여성 비중은 2009년 11.8%, 2010년 12.4%, 2011년 12.8%, 2012년 13%, 2013년 15%로 최근 5년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사상 처음으로 출원 건수가 5000건을 넘어섰다. 그러나 상표를 제외한 등록된 산업재산권 중 여성 점유율은 2012년 기준 3.47%로 미미하다. ●여발협·중기·특허청 공모전 통해 창업 지원 한국여성발명협회(여발협)가 ‘제2의 한경희 찾기’에 나섰다. 여성 발명 활성화를 위해 생활발명코리아(www.womanidea.net)를 오픈하고 5월 31일까지 여성들의 생활 속 아이디어를 공모한다. 여성이 지식재산권을 획득, 경제력을 갖도록 지원함으로써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고 경력 단절 여성의 일자리를 재창출하겠다는 취지다. 우수한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지재권 교육과 출원, 전문가 멘토링과 시제품 제작 등 제품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일괄 지원한다. 창업을 위한 ‘시드머니’로 발명장려금 1000만원도 수여한다. 제안자 편리를 위해 모바일 홈페이지도 구축, 아이디어를 즉시 등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여발협은 여성 발명 창출역량 강화사업을 지식재산(IP) 지도인력 활용과 생활발명 발굴·지원사업 중심으로 개편, 추진할 계획이다. 자격 검증을 통과한 여성발명지도사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발명 체험교육을 담당한다. 조은경 여성발명협회장은 “여성들의 아이디어는 생활친화적이어서 제품화되면 시장에서 즉각적인 반응과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며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특허청도 여성들의 발명 DNA 확산에 나섰다. 여성 발명가의 저변 확대를 위해 전국 순회설명회와 여성발명창의교실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65회에 4834명이 참가하는 등 관심이 높았다. 여성발명경진대회와 세계여성발명대회 등의 전시를 통한 판로 개척과 비즈니스 매칭 기회도 확대키로 했다. 중소기업 ‘명품마루’ 등의 입점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관련 기업에 시제품 제작을 맡겨 협업 및 판로 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청도 여성 창업 촉진과 여성 기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한다. 여성스마트 창작터를 신규 지정해 청년 여성 및 경력 단절 여성의 창업 활동을 지원키로 했다. 성공한 여성 기업 CEO 등과 창업 초기 기업 간 ‘지역별 멘토링’을 통해 경영 능력과 자질 향상을 추진한다. 수출 잠재력이 높은 여성 기업 특화제품도 발굴해 해외 판로를 지원한다. 발명을 통한 여성의 사회 활동 기반이 마련됐지만 개선이 필요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여성 창업인들은 수백만원 이상 드는 출원 비용 등에 대한 부담을 지적한다. 상표와 달리 특허는 출원서가 복잡하고 양도 많아 개인이 작성하기 힘들어 변리사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 해외 수출과 인증도 지원액과 실비 간 격차가 크다. 정부 지원과 별개로 창업을 결정한 발명가의 자세도 중요하다. 여성 창업은 상대적으로 기술 난이도가 높지 않은 생활용품 중심이라 초기 투자비가 적고 사업화는 수월하지만 사업 주기가 짧다. 창업을 했다면 후속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R&D)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아! 끝내 기적은 오지 않는가

    시간은 애타게 흐른다. 물속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한 부모들에겐 1분 1초가 영겁 같을 것이다. 속은 새까맣게 탔고 침은 바짝 말랐다. 내 아들, 내 딸이 살아 돌아올까 퀭한 눈으로 기다렸건만 여태 생존자 소식은 없다. 희망의 빛줄기도 점점 가늘어져 간다. 기적은 끝내 오지 않을 것인가. 극한의 환경에서 사투를 벌인 잠수부들의 노고를 폄하하지는 않겠다. 생명을 위협하는 물살과 어둠을 뚫고 생존자를 찾으려고 몸을 던진 노력도 인정해야만 한다. 그러나 자식과 남편의 생사 여부조차 알지 못하는 실종자 가족의 애끊는 심정도 이해해야 한다. 해운사나 선장이나 해경이나 그들에게 안겨 준 건 깊은 절망감뿐이다. 열흘이나 지났는데도 여전히 100명이 넘는 실종자가 남은 결과를 놓고 본다면 과연 정부가 구조에 100% 온 힘을 기울였다고 자신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수중 구조작업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물 밖에 있는 사람이 다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치에 너무 빗나갔다. 몇몇이라도, 설사 내 가족이 아니더라도 숨이 붙어 있는 채 구조돼 나오는 모습을 온 국민은 간절히 기원했다. 간절한 기원도 이제 접을 때가 된 듯하다. 그러면서 두고두고 아쉽고 분통 터지는 것은 초기 대응을 잘못한 점이다.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는 세월호가 사고 해역에 들어서 속도가 절반 가까이 떨어지고 항로를 이탈해도 알아채지 못했다. 해역에 들어온 두 시간 동안 단 한 차례도 교신하지 않았다. 견습 항해사는 가까운 진도가 아닌 제주 VTS와 먼저 교신함으로써 천금 같은 12분을 허비하고 말았다. 늑장 구조에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손치더라도 구조 과정의 잡음은 분노를 더욱 키우고 있다. 민·관·군 구조대원 726명과 함정 261척, 항공기 35대 등을 투입해 집중 수색하겠다는 등의 발표는 과시용 숫자놀음에 불과했다. 실제로 물속에서 작업하는 잠수부는 10여명뿐이다. 수백 명이 물속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점을 설명해 줬어야 했다. 정부 말대로 민·관·군의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도 못했다. 새롭게 드러난 사실은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라는 업체에 과도하게 의존한 점이다. 해군이나 해경의 구조 전문가가 아니라 민간업체가 구조를 주도한 꼴이다. 심지어 ‘언딘’은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고 있는 업체다. 그러면서 해경은 해군 UDT 출신 등 전국 각지에서 발벗고 달려온 다른 민간 구조 자원자들은 배척했다고 한다. 정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믿음을 주지 못했다. 오죽하면 실종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 장관이나 해양경찰청장을 앉혀놓고 거친 언행을 했겠는가 싶다. 가족들 입장에서는 늑장구조요, 전력을 쏟지 않은 구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고 발생 직후부터 우왕좌왕한 정부의 모습은 구조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구조 과정의 미숙함은 침몰 전의 안이한 대응이나 매한가지다. 이런 지경이니 해수부나 해경이 국가기관으로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설마 “마지막 한 분까지 구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박근혜 대통령의 말은 가족을 달래고 현장을 모면하기 위한 감언이었단 말인가. 기적은 손에 넣을 수 없는 신기루일지 모른다. 그러나 허황한 신기루일망정 포기하는 순간 희망도 한꺼번에 무너진다. 기적은 오지 않더라도 마지막까지 믿고 좇는 것밖에 다른 길이 없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