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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계종 도난백서 펴내

    한해 평균 불교문화재 도난사건이 20건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통사찰에 대한 문화재 보호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총무원장 고산)이 최근 펴낸 ‘불교 문화재 도난백서’에따르면 84년부터 올해 6월까지 도난당한 불교문화재는 총 316건에 453점인것으로 집계됐다.백서에는 사진과 함께 소재지,도난일시,시대,크기,재질,도난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싣고 있다 불교문화재 도난 건수는 91년 48건을 최고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올 상반기 들어서만 12건이 발생하는 등 여전히 불교문화재가 도난위험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도난당한 문화재유형을 보면 불교회화가 186건 275폭으로 가장 많으며 불교조각이 61건에 109구,탑파가 18건,기타 51건이었다. 이 가운데 불화(佛畵)는 가볍고 부피가 적어 도난이 쉬운 데다가 최근 우리나라 불화가 국제 경매시장에서 고가로 팔려 나감에 따라 전문절도범의 표적이 되고 있다.최근에는 규모가 큰 대웅전의 후불도를 절취해 가는 경우도 빈발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북 111건,전남 60건,경남 36건,전북 34건,충남 32건 등이었으며 교구별로는 17교구(금산사) 31건,8교구(직지사) 30건,16교구(고운사) 26건,9교구(동화사) 21건,19교구(화엄사) 17건,11교구(불국사,이상 본사) 17건 등 순이었다.전통사찰이 적은 충북은 13건,서울·경기와 강원은 15건에 그쳤고 3교구(신흥사)와 23교구(관음사)는 도난 피해가 없었다. 지역및 교구별 도난 추이를 보면 전문절도범들이 집중적으로 한 지역을 절도 대상으로 삼는 사례가 많았다.88년 4월부터 몇 달동안 금산사와 운주사등 전라도 지역 사찰이 차례로 문화재를 도난당했으며,91년과 97년에는 충남과 경북 일대의 사찰에서 비슷한 수법의 도난 사례가 보고됐다. 도난문화재는 보물과 사적 등 국가지정문화재가 7점,시도지정 문화재와 문화재자료가 각각 8점과 9점이었다.절도범들이 이처럼 비지정 문화재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보존과 관리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데다 지정문화재의 경우처벌규정이 엄하고 내다팔기도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가지정문화재 가운데 불교문화재는 50.7%에 이르며 비지정 문화재까지 합치면 70∼80%가 불교문화재인 것으로 추정된다.국가 소유를 제외한 지정문화재는 조계종 소유가 전체의 94.6%를 차지하고 있다. 조계종은 이번 백서발간을 계기로 불교문화재에 대한 국가및 시도 지정을대폭 확대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비지정문화재의 절도에 대한 처벌규정을 강화하도록 문화재보호법 개정 노력을 병행할 계획이다. 박찬기자 parkchan@
  • 신창원 거짓말도 ‘명수’

    경찰의 수사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신창원이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등 그의 교활한 면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신은 지난 16일 검찰과 경찰조사에서 “탈옥 직후 서울 천호동까지 태워준택시기사에게 ‘500원만 달라’고 하자 2만원을 더 줘 나중에 받아 뒀던 은행계좌로 200만원을 송금했다”고 진술했다.경찰이 택시기사 김모씨와 대질시키겠다고 말하자 “고마운 분에게 인사나 하게 해달라”며 되레 큰 소리를 쳤다. 그러나 신의 진술은 닷새 만에 거짓으로 판명됐다.21일 밤 경찰에 나온 김씨가 “당신이 언제 돈을 보냈느냐”고 따지자 “착각했다.미안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신은 또 지난해 7월 서울 포이동에서 전북 익산까지 이틀 만에 걸어서 이동했다고 했다 거듭된 경찰 신문에 “중간에 자전거를 이용하기도 했다”고 말을 바꿨다. 신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모빌라에서 2억9,000만원을 빼앗은 것과 관련,“집주인이 TV와 신문에 자주 나오는 사람이었다”거나 “그집 벽장에서 CD(양도성 예금증서) 160장(80억원)을 봤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그러나 경찰조사결과 피해자 김씨는 TV,신문과는 거리가 먼 예식장 업주였으며 집안에둔 CD도 10장이 전부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은 또 김씨의 부인(46)이 딸과 함께 은행에 돈을 찾으러 나가자 마치 주변에 공범이라도 있는 듯 휴대폰으로 “제 자리를 지켜라”고 말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신의 이날 연극은 당시 신이 갖고 있던 휴대폰이 원래 주인에 의해 통화정지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들통났다.앞서 신이 “지난해 5월서울 한남동 모빌라를 털 때 장롱 속에 별이 4개 달린 군복이 있었다”고 한 진술도 경찰의 피해자 조사결과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명수(金明洙·경기경찰청 2차장) 특별조사팀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신의 교활함이 드러나고 있다”며 “신은 갖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자기 합리화에 급급한 파렴치한 강·절도범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 예금 찾을때 본인확인 의무화

    빠르면 내년부터 금융기관에서 예금을 찾거나 만기전에 해지할 경우 금융기관 직원들이 고객 본인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도록 의무화된다.본인 동의가없이 남의 이름으로 된 계좌를 갖고 있는 차명(借名)거래,강도와 절도범 등의 예금 불법 인출,마약·테러범들의 불법 자금 이동 등을 막기 위한 것이다. 재정경제부 당국자는 17일 “실명제보완을 위해 고객이 금융기관에서 돈을찾거나 만기전에 해지할 때는 반드시 금융기관 직원이 고객 본인여부를 주민등록증의 사진 등을 대조해 확인하도록 의무화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런 방안을 ‘금융실명거래의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을 연내 고쳐 빠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이어 그 배경으로 “그동안 차명거래자가 남의 이름의 계좌에서 쉽게 자금을 인출하거나 강도 등이 예금주를 협박해 비밀번호를 알아낸 다음 도장과 통장을 빼앗아 예금을불법으로 인출하는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또 “그렇지 않아도 현재 유엔(UN)이 국제 테러자금의 이동을 막기 위해 ‘테러자금 조달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을 추진하고 있어 실명제 보완은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금융기관들은 개설된 계좌에서 예금을 인출하거나 만기전에 해지할 경우 어떤 사람이 와도 비밀번호를 대고 통장과 도장을 제시하면 모두 돈을 내주고 있다. 이상일기자 bruce@
  • [대한광장] 합리적 사고와 이성적 대응

    서해 해상에서 북의 영해침범이 며칠 동안 반복되더니 급기야는 양측 해군간에 교전이 벌어지고 북한 어뢰정 한 척을 격침시키는 등 양측이 상당한 피해를 보고야 말았다.이런 교전결과에 대해 북한은 남측의 사죄를 요구하고나섰고 우리측은 북측의 북방한계선 침범과 선(先) 공격에 대한 단호한 조치임을 밝히고 있다.앞으로 며칠 더 있어야 사태의 전말과 북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에서 남북의 대응을 좀더 예리하게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우선 북의 입장이 아주 복합적이라는 사실이다.전쟁의 전초라고 할 수 있는 교전 끝에 어뢰정이 침몰하는 상황에서도 동해안에선 여전히 금강산관광선이 장전항으로 떠나는가 하면 또 한편에서는 북한 농업지원을 위한 비료하역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측은 햇볕정책에 따라 이미 교류와 경제협력,정치적·군사적 대화를 구별해 진행한다는 기본원칙 아래 일관된 입장을 취해 왔다.북의 상황도 적어도 한 사건이 터지면 통째로 모든 것이 막혀 버리는 과거와는 다를 뿐만 아니라 ‘사죄’를 요구하는 비교적 온건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이것은 역시 그동안 꽃게잡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한계선을 넘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차례 우리측 경고를 무시하거나 심지어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뒤집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 이루어졌는지 모른다. 그런데 우리 내부의 반응은 참으로 엇갈리고 있다.국민들은 전쟁이라는 두려움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지금 살얼음처럼 넘어가고 있는 IMF위기가 더 걱정이라는듯 그토록 민감한 주가도 그다지 영향이 없었고 사재기와 같은 ‘나만 살자’식의 혼란스러움도 없었다.조용히 관망하면서 정부의 대응을 주시하고 있는 국민이 정말로 위대하다고 여겨진다. 사실 이 사태에 대한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의 보도와 국제적인 여론을 참작할 때 역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적 공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실감하게 한다.그런데 우리를 정말로 실망케 만든 것은 한나라당의 정형근씨가 이 엄청난 사태를 ‘신(新)북풍론’으로 몰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작태다.도대체 이같은 위난의사태를 국민도 숨죽이면서 뜻을 모으고 있는데 무슨 황당한 소리로 우리의 상황을 교란하려고 하는가. 과거 선거 당시에 오직 이기려는 욕심으로 북풍작전을 일으킨 경험에서 이번 사태도 그럴 것이라는 유추(類推)로 국가안보까지 정치에 이용하려는 자세는 정말로 국민의 이름으로 용납해서는 안될 것이다.우리는 냉정한 마음으로 국익을 앞세워 합리적인 사고와 이성적인 대응으로 현재의 상황을 정상화시켜야 한다.정부에서 이 상황을 차분하게 분석하면서 이성적으로 대응하는것은 정말로 잘하는 일이다. 한편 그동안 이상한 도둑사건의 내용을 발설한 절도범의 말에 대한 진위(眞僞)여부를 가리느라 떠들썩하다가 고관부인들과 재벌부인 사이에 오고간 관계를 놓고 엄청난 사건처럼 세상을 뒤흔들다가 급기야는 검찰 수뇌부가 내지른 취중발언(醉中發言)을 놓고 온 나라가 정신을 못차릴 만큼 취해버린 사태에 대해서도 좀더 합리적 분석과 판단,그리고 이성적인 대응을 통해 군사정권 이래 이제까지 우리 사회를 어지럽혀온 관행과 비리를 척결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속단도 금물이며 편견은 더욱 안될 일이다.또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의 해결을 위한 목표에 다른 어떤 의도가 있어서도 절대로안된다.그런데 작금 북의 도발에 대한 일부 정치인의 반이성적인 대응처럼요즘의 일련의 사태에 대한 여러 계층의 대응도 진실을 파헤쳐서 과거 수십년 동안 군사정권 아래서 우리를 괴롭힌 정경유착이나 공작정치의 관행을 없애려는 것보다도 정치적인 목적이 숨은 듯이 보여 불쾌하다. 더구나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채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조차 폐지 움직임이 있는 특별검사제도를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은 채 여론이라는 이름 아래 밀어붙이는 것도 전혀 이성적인 대응이라고 할 수 없다.어려울 때일수록 멀리 보는 지혜가 있어야 할 것이며 좀더 이성적이며 합리적으로 사태를 분석,대응하여 국익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재정 성공회대 총장
  • 柳지사, ‘李총재 損賠訴’ 첫공판

    고관집 털이범 김강룡(金江龍)씨 사건과 관련,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안택수(安澤秀)대변인 등 4명을 상대로 낸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첫 공판이 8일 서울지법 민사합의14부(재판장 金龍均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공판에서 한나라당측 변호인단은 유지사에 대한 본인 신문과 절도범 김씨에 대한 증인신문,유지사 서울 관사의 등기서류 송부 등을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민사소송과의 관련성을 서면으로 제출하라”며 채택을 보류했다.재판부는 그러나 양측 변호인단이 낸 김씨에 대한 인천지검 수사기록과 이총재 등에 대한 형사고소사건의 서울지검 수사기록 신청은 모두 받아들였다. 유지사는 지난 4월 “한나라당측에서 본인이 지난 3월 12만달러를 도둑맞았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바람에 명예가 훼손됐다”면서 이총재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하는 한편 이들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독자의 소리]‘자율방범대’로 농작물 도난 방지를

    최근 농촌에서 한밤중에 농작물을 대량으로 차량에 실어 도주하는 범죄가빈발하고 있는데도 농가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농가에서는 범죄예방 차원에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사설 경비업체에 경비를 의뢰하고 있긴 하다.사람의 체온을 감지해 비상벨이 작동되는 열선 감지기 등을 설치해 보지만 워낙 민감해 고온일 때나 동물에도 작동돼 경찰과 경비업체에서 신고출동을 해 보면 기기 오작동으로 판명되는 일이 많다. 또 출입문 사이에 자석을 붙여 자석이 떨어지면 비상벨이 작동되게 하는 기기도 고가품인 데다 월 관리비도 워낙 비싸 농가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경찰에서도 순찰을 강화하고 있지만 절도범 검거는 쉽지가 않다.마을 단위의 자율방범대 같은 조직을 편성해 순번제로 방범순찰을 돈다든지 하는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농민의 소중한 재산을 지켜야 할 것이다. 오병석[경기지방경찰청 분당경찰서 종합상황실]
  • [대한광장] 교육이 사람을 바꾼다

    변호사로 상당한 명성을 날리는 가까운 친구가 하루는 신학공부를 하고 싶다고 해서 처음에는 그저 농담삼아 하는 말이려니 했다.일찍이 검사로서 입신을 했던 그 친구가 신학을 공부하려는 목적이 뒤늦게나마 성직자가 되겠다거나,또는 교회의 고문변호사를 하겠다거나 하는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 그는 인간에 대해,인간의 마음에 대해,아니 신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을 공부하고 싶었던 것이다.사실 법에 따라 인간의 행위를 판단하고 법 앞에서 인간을 변호한다는 것이 절대로 법 자체에 대한 이해로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친구의 결심은 자신에 대한,또는 자신이 살아온 날들에 대한겸허한 성찰에서 비롯되었는지 모른다.그가 성공적으로 신학공부를 마치는날 그는 전혀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될 것이 틀림없다.그에게 인간도,자연도,사회도,정치도,역사도 모두 새롭게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에는 계속 교육을 통하여 성직자가 의사를 겸직하거나 정치를 하는 사람들도 있고,의사로서 병원에 근무하다가 법률공부를 하여 변호사가 돼 여러가지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이런 의미에서 교육은 일생동안 정말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핵심임에 틀림없다.교육은 새로운인생을 다시 시작하거나 삶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새로운 도전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지식인(知識人)의 트레이드 마크가 아니겠는가. 미국 워싱턴에는 대학교수들이 자신들의 전공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를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수 연구기관이 있다.이곳에서는 상당한 경력을 쌓은,사오십대를 훨씬 넘긴 교수들이 자신의 전공분야가 아닌 경영학이나 교육학 등의 분야를 새로이 공부한다. 자신을 위한 재충전 기회를 넘어 사회와 역사에 대해 보다 폭넓게 기여하기 위한 자기노력인 것이다.일년에 30여명이 이곳에서 공부를 하는데 공부를마치고 나면 이 가운데 70% 정도는 총장이나 부총장에 임용된다.다시 말해서 총장수업을 받는 셈이다.사실 대학행정이 기업경영 이상의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어 아무런 준비없이 총장에 선임되는 경우 수없는 시행착오를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초·중·고교의 교장이나 교감의 연수과정은 있어도대학의 총학장을 길러내는 과정은 없다.총장으로 선임되는 사람은 대부분 교수로서 연구와 교육을 상당기간 담당한 경력을 가진 경우다.그러나 근래엔정부의 장·차관이나 고급 행정관료를 지낸 사람도 제법 된다.사실 대학은복잡한 생물체 같고 역사를 만들면서 쌓아온 전통도 대단하기 때문에 몇년의 임기 동안에 훌륭한 총장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따라서 총장이야말로 충분한 준비와 교육이 필요한 직책이다. 총장으로서의 인격 수양과 행정능력 개발이나 대학 자체에 대한 이해없이대학의 책임자로 임명되는 경우 자신뿐만 아니라 대학 자체에도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이다.어디 총학장뿐이겠는가.의과대학 교수로서 학장이 되려면 의사로서의 경력만이 아니라 경영에 대한 기본지식을 갖춰야 하고 인문과학분야 특히 철학에 관한 나름대로의 상당한 이해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요즘의 정국을 보면서 평생교육이 정말로 필요한 곳이 정치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정치인은 당선 그 자체로 정치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철학에서 역사의 지혜를 터득하지 않으면 올바른 정치인이 될 수 없다.정치인의 덕목은 역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하며 역사의 미래를 내다볼 수있어야 한다.세상은 변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는데도 우리 정치계는때로는 전혀 답보상태에 있거나 때론 과거로 회귀하기도 하였다. 교육은 현실을 올바르게 판단하고 미래를 바로 열어갈 수 있는 양식과 용기를 준다.교육이 없는 세계는 결국 폭력과 만용을 부추기게 마련이다.이와 같은 의미에서 우리 정치계의 개혁은 제도와 구조개혁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정치인의 양식을 올바르게 길러줄 수 있는 정치는 물론 정치 이외의 전문교육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명목상 전문대학원을 다니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하면서도 틈을 내어 역사의 가치를 밝히는 강의를 듣는 정치인들이 늘어난다면 적어도 절도범의 주장을 믿고 물고 늘어지는 정치는 사라지고 그런 정치인이 설 자리도 없어질 것이다.정치적인 목적을 위하여 절도범까지 이용하는 사이에 파업의 고통이 넘치고 있어도 정치가 아무 역할도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이재정[성공회대 총장·신학]
  • 집중취재 이것이 문제다 -마약급속 확산

    주요 현안들을 심층 취재하여 문제점을 부각시키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특별기획 “집중취재 이것이 문제다”의 첫 주제로 ‘마약’을 다루었다.최근 급속히 확산 추세에 있는 마약 복용의 실태를 점검하고 ‘처벌은 있지만 치유가 없는’ 정책의 맹점도 파헤쳤다.특히 마약정책의 사각지대인 청소년들의 약물복용 실태도 함께 점검했다. 최근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고위층 자택 절도범 김강룡(金江龍·32)씨는 “담력이 좋아진다”는 권유를 받고 히로뽕에 손을 댄 것으로 드러났다.김씨의 히로뽕 양성반응 수치는 보통 상용자보다 무려 6배나 높았다.‘공포의 백색가루’로 불리는 히로뽕이 범죄자들 사이에서 널리 ‘애용’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범죄자 또는 유흥업소 종업원의 전유물처럼 인식되던 마약은 IMF사태 이후 소비층이 한층 다양해졌다.학생·농어민·주부·노동자·운전자 등에 이르기까지 무차별적으로 확산됐다.더 이상 특정 계층이나 직업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난해 적발된 마약사범은 8,350명으로 97년에 비해 20.2%나 늘었다.1회 투약분(0.03g)이 97년의 평균 12만원대에서 지난해에는 8만원대로 떨어진 것이 마약 확산에 한몫했다.게다가 1회분에 3만∼5만원 정도인 저순도 히로뽕까지 중국 등으로부터 밀반입돼 ‘미용이나 피로회복에 좋다’는 감언이설과함께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에는 점조직 형태로 음성적으로만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경마장이나 유흥업소 등에서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있다. 따라서 폐해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지난달 24일 새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B단란주점에 침입,흉기를 휘두르다 검거된 박모씨(43)는 구치소가 아닌서울 K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됐다.구속도 취소됐다.박씨는 매일 혈액투석 치료를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다.박씨의 병명은 급성신부전증 및심근경색.히로뽕 과다 복용으로 녹아내린 근육이 신장의 미세한 관을 막아피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희귀한 병이다. 담당의사 김태형씨는 ‘히로뽕의 원료인 암페타민 중독에 의한 희귀한 합병증이 박씨에게 나타났다.혈액투석시설이 없는 병원에서 치료하면사망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소견을 검찰에 냈다. 박씨는 2년 전 한약도매상을 하다 부도가 난 뒤 히로뽕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사건 당일에는 히로뽕을 주사기로 맞은 뒤 다시 소주에 타서 마셨던 것으로 드러났다.박씨는 “경마장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다니면 어떻게알고 판매자가 접근한다”며 히로뽕 구입 경위를 얼버무렸다. 서울지검 강력부는 지난달 23일 전직 교사 함모씨(47)를 구속했다.함씨는 97년 9월 17년 동안 봉직해온 교단을 떠난 뒤 빚에 쪼들리자 일거리를 찾아중국으로 갔다 중국 조선족에게 450만원을 주고 마약의 일종으로 인체에 치명적인 ‘프로폭시펜’을 사서 신발 밑창과 혁대에 숨겨 들여왔다.함씨는 제자의 남편이자 고향 후배인 김모씨(36)에게 판매하다 김씨와 함께 적발됐다. 올 들어 검찰이나 경찰에 적발된 마약판매책은 점조직으로 운용돼 접선자이외에는 공급책이나 제조책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무선호출기나 핸드폰 등으로 연락한 뒤 경마장이나 길거리 등에서 히로뽕을 건네는 것으로밝혀졌다.이 때문에지난해에는 밀조사범은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았다. ■국제거래 현황과 단속 실태 지난해 11월 미국 세관은 코카인 5.5㎏을 숨긴 채 서울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던 콜롬비아 마약조직원을 LA공항에서 검거했다.마약조직원은 코카인을 일본으로 밀반출하기 위해 한국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일본인 중간책과 접선하려던 길이었다.미 세관 직원들은 이 조직원을 국내로 데려온 뒤 서울지검의 도움을 받아 일본인 중간책을 검거했고 일본 경시청은 일본에서 ‘물건’이 배달되기를 기다리던 콜롬비아인 주범을 검거했다. 지난 95년 8월에는 ‘한국인 6명이 히로뽕 50㎏을 야쿠자에게 판매했다’는 일본 경시청의 첩보를 받고 공조수사를 편 끝에 중국 수사당국은 히로뽕 밀조공장을,한국 검찰은 중국과 일본을 연계하는 밀수출 경로를,일본 경시청은 밀매단과 야쿠자의 거래내용을 파헤치는 개가를 올렸다.이때 서울지검은 미국 마약청 한국지부 직원을 재미교포로 위장시켜 일본으로 밀반입하려던 히로뽕을 사들이겠다고 속여 조직원 35명을 일망타진했다. 80년대까지만해도 국내에 유통되는 마약의 주종은 히로뽕(메스암페타민)으로 대부분 국내에서 밀조돼 일본 등지로 밀반출됐다.그 후 단속이 강화되면서 95년부터 히로뽕 제조기술자 등이 상대적으로 단속이 느슨한 중국으로 무대를 옮겨 밀조한 뒤 국내로 들여오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단속 강화와 함께 국내에 유통되는 히로뽕의 암거래 가격이 폭등한 탓이다. 필리핀이나 홍콩,미국 등지에서 활동하는 사업가 등으로 위장해 들여오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대표적인 마약으로 분류되는 코카인은 96년부터 주 생산지역인 콜롬비아 등 남미지역으로부터 대량 반입되기 시작했다.마약 카르텔은 한국을 잠재성장가능성이 높은 시장 또는 수요가 무진장한 중국이나 일본 등 동남아지역으로 파고들기 위한 교두보로 보고 끈질기게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으로알려졌다. 아편을 가공한 헤로인은 중국이나 태국을 1차 경유지로,한국과 싱가포르 등을 2차 경유지로 거쳐 최종 소비지역인 미국이나 유럽으로 전해진다.나이지리아인이 운반자로 애용됐으나 최근에는 국제특급우편 방식으로 바뀌었다. 대마초와 해쉬쉬는 상대적으로 값이 싸 불법체류 외국인 등을 통해 꾸준히반입되고 있다. ■청소년 환각물질 복용 실태 청소년 약물복용문제는 마약정책의 사각지대로 일컬어진다. 청소년의 환각물질 남용은 마약사범으로 진전되는 전 단계이기 때문에 국가적인 차원에서세심한 관리가 요구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법적인 미비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약물남용상담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본드나 부탄가스,니스 등 10대 청소년의 약물남용 숫자는 5년 전보다 16배가 많은 18만여명으로 급증했다.이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심각한 중독상태에 놓여 있다. 청소년의 약물 남용은 허술한 법 체계에 1차적 원인이 있다.현재 ‘마약류3법’으로 불리는 마약 관련 법률은 마약법,대마관리법,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등 세 가지.모두 마약만 적용 대상으로 할 뿐 청소년이 주로 사용하는 본드,부탄가스 등은 유해화학물질관리법으로 다루어지고 있다.마약류 사범은보건복지부 산하에 ‘치료보호위원회’가 있어 각 시·도별로 치료할 수 있는 기관이 있지만 마약류를 제외한 약물에 대해서는 치료나 재활을 위한 곳이 없다. 따라서 청소년의 약물복용은 처벌만 있고 치료는 없다.약물을 사용한 청소년이 성인이 된 뒤 마약에 빠져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의 히로뽕,대마초 흡입은 매년 2배씩 증가하는 추세다. 게다가 약물 남용은 곧바로 범죄와 연결된다.마약퇴치운동본부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는 “약물을 복용한 청소년의 절반 가량이 성폭력,혼음,강도,폭력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히고 있다.운동본부의 석종두(石鍾斗·28)씨는“이들은 처벌이 끝난 뒤에는 학교로 돌아가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사회에적응하기도 힘들어 다시 약물과 범죄에 빠져든다”고 전했다.
  • 절도범 ‘뻥튀기’에 정치권·여론 맞장단/고관집 절도 무엇을 남겼나

    ‘제2의 대도(大盜) 조세형(趙世衡)사건’으로까지 일컬어졌던 고위층 자택 절도사건은 검찰의 수사결과 절도용의자 김강룡(金江龍·32)씨의 ‘뻥튀김’에 정치권과 여론이 놀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금단현상에 빠진 김씨의 진술내용에 대한 최소한의 확인절차도 없이 사건은 확대재생산되면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현직 장관,‘실세’ 도지사,현직 서장 등 김씨가 만들어낸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뿐 아니라 수억원대의 그림,12만달러의 현찰,냉장고와 꽃병에 숨겨진 수백만원 등 소재도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손색이없었다.더구나 조세형사건 당시 제기된 축소·은폐의혹이 완전히 불식되지않은 상황에서 김씨의 진술은 사실 이상의 폭발력을 발휘했다. 특히 한나라당이 이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면서 피의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듯한 상황으로까지 치달았다. 김씨의 진술내용 대부분이 허위인 것으로 판명됐지만 이번 사건은 ‘가진자에 대한 적대감’만 키웠다는게 수사관계자들의 결론이다.우리 사회가 부(富)의 형성과정에 그만큼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셈이다. 그럼에도 이같은 결론에 이르기까지 정치권이나 언론의 책임 못지않게 초동수사단계부터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한 경찰과 검찰도 책임의 범주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분’ 때문에 피해자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을 뿐더러 ‘식구’들을 감싸기에만 바빴다는 비난을 받았다.검찰 역시 기소단계에서도 현장검증문제로 실랑이를 하는 등 외부의 시선을 의식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를 기소한 뒤 의혹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규명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수사진들의 기류를 감안할 때 이 정도의 선에서 봉합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결국 이번 사건은 피해자는 물론 정치권과 국민 모두에게 상처만 남긴 채매듭지어졌다는 게 솔직한 평가가 될 것 같다.
  • “공무원 보수체계전면 재검토해야”…생활안정대책 제안

    정부가 공직 안정책 마련작업에 착수하자 공무원들도 나름대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기획예산위와 행정자치부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공무원들의 의견내용은 경제적인 안정이 압도적이었다. ‘배고파’라고 이름을 밝힌 한 공무원은 “6급 공무원 20년에 이것 떼고저것 뗀 4월 봉급 실수령액이 90만원이었다”면서 “어찌 살란 말이냐”고하소연했다.‘이용수’는 공무원 보수를 하루빨리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들은 고관들이 김치통과 냉장고에 현금을 넣어뒀다는 절도범 김강룡(金江龍)의 주장을 들면서 공무원들이 느끼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지적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희망’이라는 공무원은 “공무원의 사기는 근무환경도 중요하지만 생리적 욕구가 먼저 충족돼야 한다”며 250%의 체력단련비 삭감분을 특별상여수당으로 지급해달라는 의견을 내놓았다.‘순수공무원’은 “구조조정과 급여삭감 등으로 공무원들의 사기는 극도로 위축돼 있고 인력감축으로 업무량은 크게 늘었다”며 근속 승진제를 주장했다. 맞벌이를 한다는 7급 공무원은 공무원보수체계의 전면 재검토,법정 승진연한이 된 공직자의 조속한 승진,주택자금의 저리대출 등의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의 공직안정책 마련에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갈산자’는 “신분보장과 연금제도 개선 등은 어제 오늘 나온 얘기가 아니다”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파업전야’는 사기진작방안에 전혀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면서 “노조설립만이 공무원의 살 길”이라는 목소리를 냈다.중앙부처 국장이라는 한 공무원은 “직원들은 살 길 걱정한다고 상관이 시키는 일도 하려들지 않는다”고 개탄하면서 월급으로 생계걱정 안해도 될 만한 재산수준을 갖춘 사람을 공무원으로 채용하자는 다소 엉뚱한 제안을 내놓았다.
  • 정치권 개입에 검찰 ‘이맛살’…고관집절도 사건

    고위층 집 절도사건에 정치권이 개입하면서 검찰이 수사에 곤욕을 치르고있다. 한나라당 변호인단과 특별조사위원들은 이번 사건의 주범인 김강룡(金江龍)씨를 수차례 접견,김씨의 일방적인 주장을 근거로 ‘축소 및 은폐수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사결과 김씨의 입을 빌린 한나라당의 주장은 대부분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15일 김씨가 보낸 편지를 근거로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는 12만달러를,김성훈(金成勳) 농림부장관은 수억원대의 운보 및 남농의 그림을 도난당했다고 주장했다.현정부의 부패상까지 거론하며 철저한 수사를촉구했다. 한나라당은 또 지난 18일 김씨를 면회한 뒤 “김씨는 현직 장관 2명 집을더 털었고 그 중 한곳에서는 금괴 12㎏을 훔쳤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김장관 집에 대한 현장검증에서 김씨가 엉뚱한 집을 김장관의 집으로 지목,‘거짓 행각’이 탄로났다.또 12만 달러가 든 가방을 봤다는 술집 주인이나 종원업의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1㎏짜리의 금괴 주장도 ‘허구’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은 지난 21일 유지사 사택에 대한 현장검증과 출입국 관리 상황,외화환전 내역 등을 수사하라는 수사의뢰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간 심기가 불편하지 않은 모습이다.거짓임이 속속 판명되고 있는데도 마약 금단현상까지 보이고 있는 절도범의 ‘입’에만 신빙성을 두는 정치권 때문에 수사가 제대로 진척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빙성 잃어가는 금괴 12㎏ 고위층 집 절도사건의 용의자 김강룡(金江龍)씨의 동거녀(41)가 250g짜리금괴 1개와 금팔찌 등을 지난 1월 중순쯤 안양시내 금은방에 내다판 사실이금은방 주인들의 진술로 확인됨에 따라 금괴의 출처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씨는 이 금괴가 현직 장관의 집에서 훔친 1㎏짜리 금괴 12개 가운데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신빙성이 낮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김씨는 1㎏짜리 금괴를 녹이거나 절단해 팔았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금괴마크가 선명한 250g의 크기로 다시 제조됐을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김씨의 동거녀가 “김씨로부터 받은 금괴는 250g짜리 하나뿐이며,1㎏짜리금괴는 본 적이 없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도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게다가 아직 다른 금은방을 상대로 한 탐문수사에서도 1㎏짜리 금괴를 사들였다는 흔적을 찾지 못했다. 따라서 김씨가 현직장관 집에서 1㎏짜리 금괴 12개를 훔쳤다는 자신의 주장을 그럴듯하게 포장하기 위해 ‘제3의 장소’에서 훔친 250g짜리의 금괴를 동원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의 관사에서 훔쳤다는 12만달러와 마찬가지로 금괴 12㎏ 절도 주장도 갈수록 설득력을 잃고 있다.
  • 절도범 김강룡 마약투약 경위

    고위층집 절도사건은 마약이 범죄의 기폭제였다. 사건의 주범 김강룡(金江龍·32)씨가 공범 김영수(金榮洙·47)씨를 알게된것은 지난 97년 초.김강룡의 과거 동료 오웅근(吳雄根·44·구속)씨가 절도죄로 복역중인 김강룡을 면회하면서 함께 간 김영수를 소개했다.이 인연으로 김강룡은 97년 말 출소한 뒤 김영수 집에서 함께 살며 아파트 전문털이를시작했다. 지난해 2월초 김영수는 김강룡·오웅근 등에게 ‘일할 때 담력이 좋아진다’면서 히로뽕을 권했고,부산의 중간공급책인 백모씨로부터 히로뽕을 공급받아 이들에게 대줬다. 김강룡이 급속도로 히로뽕에 빠져든 반면 오웅근은 지난해 5월 마약을 강권하는 김영수에게 “더 이상 마약은 싫다”면서 이들과 결별했다. 검찰과 경찰은 이들이 아파트 철제문을 쇠막대기로 따고,30여분만에 냉장고 된장독 등 온집안을 샅샅이 뒤지는 ‘괴력’을 발휘한 것은 히로뽕의 힘이라고 보고 있다.지난달 17일 검거되기 직전까지 히로뽕을 복용한 이들은 현재 금단현상 때문인 듯 검사에게 심한 욕설을 하고 안경을 씹어먹는 등 발작에 가까운 행동을 보여 검찰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인천지검이 밝힌 김강룡의 히로뽕 양성반응 수치는 모발 1㎎에 59나노g(1나노g은 10억분의 1g)이며 김영수는 31.18나노g.보통 히로뽕 상용자의 양성반응 수치와 비교할 때 김강룡은 6배,김영수는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인천지검 공성국(孔聖國)강력부장은 “마약 상습복용자가 갑자기 복용을 중단하면 환청 망상 혼돈 등 금단증세를 보이게 된다”면서 “두 사람의 중독수치는 보통 마약중독자보다 3∼5배 높아 더욱 심각한 후유증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검찰은 ‘금단증세가 심해지면 자신의 상상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김씨의 거듭된 거짓폭로가 마약중독의 후유증 때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전영우기자 ywchun@
  • 궁지에 몰린 절도범 김강룡

    고위층 집 절도 용의자 김강룡(金江龍)씨의 진술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궁지에 몰린 김씨가 국면전환을 위해 마지막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씨는 지난 13일 한나라당에 편지를 보내 폭로한 것 외에도 ‘현직 장관 2명의 집을 더 털었다’고 주장하면서 ‘움직이는 화약고(火藥庫)’ 행세를했다.자신을 건드리면 언제든지 정치인의 명단을 불어버리겠다는 태세였다. 그러나 김씨는 지난 19일 실시된 현장검증에서 김성훈(金成勳) 농림부장관의집을 잘못 지목하면서 주장의 신빙성에 결정적 손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김씨는 이날 밤 자신의 동거녀 김모씨와 대질신문이 있기까지는태도가 변하지 않았다.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의 관사에서 훔친 ‘유종근전북지사’라고 적힌 돈봉투를 동거녀가 보관하고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그러나 김씨는 유지사의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돈봉투를 동거녀가 태웠다고 진술하자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이후 김씨가 생각해 낸 것은 한나라당 변호인단과의 접견 신청.그 뒤 김씨는 다음날인 20일 저녁까지 검찰청사 출정도 거부한 채 변호인단을 만나겠다고 버텼다. 변호인 접견이 여의치 않자 김씨는 이날 저녁 “훔친 금괴 8㎏의 소재를 알려주겠다”면서 검찰청사에 출정했다.하지만 김씨가 담당검사를 만났을 때는검찰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진술을 거부하는 ‘쇼’를 연출했다. 12만달러와 금괴 12㎏의 존재 등 폭로할 것이 남아 있으니 함부로 대하지말라는 마지막 안간힘이었다. 여하튼 김씨가 앞으로 어떠한 내용을 추가로 폭로하더라도 계산된 작전에따른 돌출발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검찰 관계자의 지적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인터뷰-누명 벗은 金成勳농림

    “피해자의 말보다 절도범의 말을 더 믿는 사회는 분명 병든 사회입니다.” 21일 만난 김성훈(金成勳)농림부장관은 분노를 넘어 허탈한 표정이었다.절도범 김강룡(金江龍)씨로 인해 부정한 장관으로 몰렸다가 결국 결백이 입증된 그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해서는 안되며,국민 모두의의식을 전반적으로 고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장관은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우리 사회가 뭔가 섬뜩한 집단 히스테리증세를 갖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놨다.“전과 12범에 마약복용 전력까지 있는 절도범의 말에 일부 정치인이나 언론,국민들이 너나없이 휘둘리며오히려 피해자를 매도하는 데 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김 장관은 “김씨가 한나라당 의원들을 만나고 나서부터 갑자기 6억,3억짜리 그림 얘기를 꺼냈다”면서 “아무리 야당이라고 하지만 정략적인 목적으로 절도범을 부추겨 한 개인을 죽일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언론에 대해서도 “확인도 제대로 안하고,해명도 들어주지 않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그는 “운보(雲甫) 작품 가운데 6억원을 호가하는 300호짜리 대형 작품은 찾을 수 없고,남농(南農) 작품도 1,000만원을 넘는 게 거의 없다”면서 “전문가들에게 확인해보면 대번에 알 수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이 지난 보름간 당한 고초도 쉽게 잊을 수 없는 상처다.김 장관의 부인은 연일 전화선을 타고 날아오는 욕설과 협박에 시달리다 몸져 누웠다.무엇보다 가슴이 아팠던 것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늦둥이 아들(12)이 1주일째 말을 하지 않고 자신을 피했던 사실이다.그는 “엊그제 결백을 확인한아들이 환하게 웃으며 반길 때에는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우리 모두가 진정 변하는 계기가 됐으면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안양·용인경찰서장의 해명 불구 쟁점될듯

    “살림집은 서울에 있고 관사에는 가재도구가 거의 없어 돈을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김치냉장고와 꽃병에 ‘비상금’을 숨겼다가 ‘고위층 절도범’ 김강룡(金江龍·32)씨에게 800만원과 200만원을 도난당했다고 주장하는 배경환(裵京煥·48) 안양경찰서장과 유태열(兪泰烈·47) 용인경찰서장의 해명이다. 김씨는 지난 달 1일 저녁 7시쯤 배 서장의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관사문을뜯고 들어가 김치보관용 냉장고 안에서 현금이 들어있는 봉투뭉치를 훔쳤다. 지난해 7월에는 유 서장의 집에서도 꽃병 속에 감춰져 있던 봉투뭉치를 훔쳤다. 김씨는 배서장의 집에서는 지역유지들의 이름이 적힌 현금 5,800만원이 든봉투뭉치를,유서장의 집에서는 800만원이 든 봉투뭉치를 훔쳤다고 주장했다. 반면 배서장과 유서장은 도난당한 액수는 800만원과 200만원이며,이는 서장에게 지급되는 수당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경찰서장이 봉급외에 받는 각종 수당은 한달 평균 350만원 정도.판공비 220만원에 지휘정보비와 보안수당이 각각 100여만원과 28만원 정도다.판공비는대체로 경무과에서 보관,운용한다.각종 경조사비와 부하직원 회식비 등으로충당한다. 봉급 외에 경찰서장의 주머니로 돌아가는 돈은 지휘정보비와 보안수당 130여만원과 연간 한두 차례 나오는 효도휴가비,연말정산비 등이다.산술적으로따진다면 5∼6개월 정도만 모으면 이들이 도난당했다고 주장하는 800만원,200만원은 충분히 모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서장과 유서장은 하필이면 김칫독과 꽃병에 돈을 감춘이유를 시원스럽게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검찰의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전영우기자 ywchun@
  • 절도범 김강룡 왜 오락가락하나

    절도용의자 김강룡(金江龍·32)씨는 경찰과 검찰을 거치면서 죄를 경감받기 위한 협상카드로 고위층 관련 사안들을 연거푸 폭로하며 몸부림쳐왔다.전과12범으로서 무기징역만은 피해보자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같다. 인천 부평경찰서에서 초기 조사를 받을 때는 배경환(裵京煥) 안양경찰서장에 불리한 진술을 주로 흘렸다.그를 공략대상으로 삼은 것이다.배서장 관사에서 훔친 5,800만원이 봉투에 담겨 있던 것을 겨냥해 ‘선거용 돈’ 운운했다.자신을 홀대할 수 있냐고 수사관들을 협박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와 김성훈(金成勳) 농림부장관에 대해서는 비교적 말을 아껴 달러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고 김장관 집에서 훔친 그림은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목성기(睦成基) 부평서 형사과장은 “김씨가 현역 경찰서장 관련건을 과장해 털어놓으면 경찰이 심리적 압박 때문에 수사를 제대로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안양서장 카드로 술과 음식을 대접받는 데는 성공했으나 죄상이 낱낱이 밝혀진 채 지난달 23일 인천지검에 송치됐다. 김씨는 검찰에서는 유지사를 끌어들여 유지사 관사에 12만달러가 있었다면서 담당검사에게 기자회견을 요구하는 등 좀더 강한 카드(?)를 내밀었으나정신병자 취급을 받는데 그쳤다. 김씨는 검찰에서조차 자신의 뜻대로 전개되지 않자 정치권 폭로라는 최종카드를 쓴 것으로 여겨진다. 김씨는 한나라당에 폭로하면서 경찰조사에서 자신이 ‘청백리’라고 칭찬한 김장관까지 끌어들여 김장관 집에서 6억원대의 운보 그림을 훔쳤다고 말을바꿨다.그러나 현장검증 결과 김씨는 김장관 집조차 잘못 짚어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결과를 낳았다.유지사와 관련된 폭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가닥이잡혀가고 있다. 김씨의 주장이 속속 허위로 밝혀짐에 따라 ‘3명의 장관집을 더 털었다’는김씨의 추가폭로도 신빙성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김씨가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또 어떤 거짓카드를 내밀지는 모르지만 그 대가는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갈 것이 분명하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오늘의 눈]한심한 정치권 ‘도둑공방’

    절도사건 용의자의 변덕스런 타령에 정치권과 언론이 넋이 나간 모습이다. 007가방을 가득 채운 미화 12만 달러,장관집 장롱 밑에 감춰진 12kg짜리 금괴,고관 부인의 60억원짜리 물방울 다이아,6억원짜리 한국화,냉장고와 꽃병속의 현금 5,000만원,그리고 금테를 두른 변기…. 절도범 김강룡(金江龍)씨의 주장은 참으로 말초적 신경을 자극할 만한 소재들이다.더구나 정부에,더 가진 자들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이라면 귀가 솔깃하고 가슴이 뛰는 말들일 것이다. 그러나 말초적 자극이란 오래가지 못하는 것이다.시간이 가면서 김씨의 일부 주장은 하나 둘 씩 거짓으로 밝혀지고 있다.좀더 냉정하게 사실 여부를파악해야 할 상황이다. 정치권은 사실의 진위(眞僞)를 둘러싼 공방을 넘어서 헐뜯기를 시작하더니,맞고발 사태에까지 이르렀다.늘 그래왔던대로 본질과는 동떨어진 방향으로사태를 몰고가고 있다.정작 피해를 당한 장관의 해명은 무시하고 절도범의주장을 진실인양 ‘맹신’,정치공세를 폈던 야당의 ‘가벼운’처신에는 서글픔을 느낀다. 김강룡씨 절도사건은 정치권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전체의 취약성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한다. 무책임한 범죄인과 거기에 못미치는 우리의 경찰,검찰,공직사회,그리고 언론과 여론.그런 취약성이 복합작용해 우리 사회는 이따금씩 집단 히스테리적인 상황에 빠지는 것 같다. 우리 경찰은 20년전 절도범 조세형씨에게 대도(大盜)라는 칭호를 선사했다. 이번에도 김씨는 경찰의 발목이라도 잡은 듯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위 공직자의 집에서 현금다발이 발견된 것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일이다.어떤 명목이든 많은 돈을 은행에 맡기지 않고 집안에 두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인상을 준다.그렇다고 더 이상 우리사회가 김씨를 ‘국민의 도둑’으로 만드는 어리석음을 저질러서는 안될 것 같다. 유치장 안의 김씨는 지금 ‘개천에서 용났다’는 자기 이름을 되새기며 “세상을 한번 휘둘러 봤다”고 자부할 지도 모른다.풀린 듯한 눈가에 웃음기를 머금은 채. 이도운 정치팀 기자
  • 절도범 김강룡 주장 신빙성 의문

    절도용의자 김강룡(金江龍)씨의 주장이 점차 빛을 바래가고 있다. 사건 초기 도난 피해자인 고위층들이 김씨 주장의 상당부분을 부인할 때만해도 ‘설마 절도범이 불리함을 감수한 폭로가 거짓이겠느냐’는 정황론이우세했다. 그러나 김성훈(金成勳) 농림부장관집 절도사건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고,김씨가 달러를 사용한 시점도 전북도 서울사무소 사택이 도난당한 지난달 7일 이전으로 밝혀졌으며 아직까지 믿을만한 근거가 나타나지 않아 김씨주장이 급속히 신빙성을 잃어가고 있다. 김씨는 김장관의 집에서 6억원대의 운보 작품과 3억원대의 남농 작품 각 1점씩을 훔쳐 운보의 그림을 8,000만원에 미술품 수집상에게 팔았다고 주장했었다.그러나 당시 서화 전문가들은 운보의 작품가운데 300호짜리 대형은 거의 없으며 남농작품은 1,000만원이 넘는 예가 드물다고 지적했다. 애초부터 앞뒤가 맞지 않았다.그러던 차에 19일 현장검증에서 서울 도곡동의 엉뚱한 집을 김장관 집(삼성동)으로 지목해 해프닝으로 끝났다. 사실 김씨가 구속된 후 경찰과 검찰에서 한 진술에는 많은 허점이 있었다. 하지만 절도행위에 대한 정황설명이 매우 구체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되곤 했다. 김장관 관련 부분도 김씨는 경찰조사때 “김장관 집에서는 훔칠만한 물건이 없어 족자와 유채화 2점만을 훔쳤으며 김장관은 ‘청백리의 표본’이다”고 치켜올렸다가 폭로시점에 와서는 그림을 갑자기 운보와 남농 작품으로 둔갑시켰다. 또 배경환 안양경찰서장 관사에서 훔친 5,800만원도 봉투에 담겨 있었다는이유만으로 제멋대로 ‘명백한 선거용 돈’이라고 단정,정치적 조작까지 시도하는 교활함을 보였다.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 달러보유 여부도 좀더 수사가 진전돼야 결론이 나겠지만 김씨가 거론조차 않던 사실을 검찰의 기소가 임박한 시점에서야 급조해낸 것 자체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인천 부평경찰서 관계자는 “김씨가 사실과 거짓을 적당히 섞어가며 자
  • 장물처리 분배과정서 틈 생겨…절도범 김강용-김영수 관계

    '사건 뒤에는 여자가 있다.''범죄 동업자는 서로간의 의심속에 공멸한다.' 이번 고위층 자택 전문절도범 사건도 이같은 범죄세계의 법칙에서 예외가아닌 듯싶다. 간 큰 도둑 김강룡(金江龍·32)씨와 공범 김영수(金永洙·47)씨의 동거녀들은 친구 사이였다.김영수의 동거녀 나모(41)씨가 친구 김모(41)씨를 지난해초 김강룡에게 소개했다.두 집은 경기도 안양시 석수3동의 한 아파트에 이웃해서 우애좋게 살았다.여인들은 남자들이 훔쳐온 장물을 보관,처리하는 내조(?)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그러나 장물처리 과정에서 두 집안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기 시작했다.김영수가 범행 뒤 장물분배 과정에서 자기몫을 챙기고 나서 다시 김강룡의 물건을 사들여 되파는,중간 장물아비 노릇을 해 이중의 수익을 올리면서 틈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 나씨도 장물보관에만 그친 김여인과는 달리 반지와 밍크코트 등 여성물품장물 처리에 수완을 발휘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안양시내 술집에서 일당들에게 고가로 술을 팔아 미움을 샀다. 결국 장물 처리에서 계속 손해(?)를 보고있다고 생각한 김강룡은 김영수와 결별하기로 마음먹고 지난달 16일 김여인에게 부산으로 이삿짐을 옮기도록했다.같은 날 자정 마지막으로 김영수와 손을 ‘맞추다’ 검거됐다. 이들이 검거된 3일 뒤인 19일 경찰이 김영수 집과 김강룡 승용차를 압수수색했을 때 무려 273점의 장물이 나와 수사관들의 입을 벌어지게 했다.장물에는 고가의 물방울 다이아와 밍크코트,각종 서화,한병에 130만원을 호가하는양주 ‘루이13세’ 등이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김강룡의 집도 급습했으나 이미 이사간 상태였고 휴지통에서 ‘영수형을 못믿어서 반지 2개를 확인하러 간다’는 메모만 발견됐다.
  • 수억짜리 운보그림 진짜 있었나

    절도범 김강룡씨가 훔쳤다는 시가 6억원짜리 운보 김기창화백의 수묵산수화와 3억원짜리 남농 허건의 그림 주인은 과연 누구일까.이번 사건 가운데 현직장관이 연루돼 특히 궁금증을 더하는 그림건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김씨는 지난 17일 한나라당 관계자들에게 “도곡동 매봉터널 부근 김성훈(金成勳)농림부장관 집에서 운보와 남농의 그림 등 4점을 훔쳤다”고 밝히고“운보 그림은 장물아비에게 8,000만원에 넘겼고,남농 작품은 고위공직자에게 선물했으며 나머지 2점은 별 가치가 없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장관은 “도난당한 그림은 4점이 아니라 2점이며 중국여행때산 탁본과 중앙대부총장 재직시 미대학생이 선물한 유화”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김씨와 김장관의 주장이 맞서던 중 서울시 광장동에 사는 사업가 이모(67)씨가 지난달 11일 운보의 그림을 도난당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김장관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듯했다.그러나 이씨가 도난당한 그림은 1,000만원 정도에 거래되는 소품(청록산수화)인데 반해 김씨가 김장관 집에서 훔쳤다는수묵산수화는 한 벽면을 다 채울 정도의 300호짜리 대형이어서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또한 김장관의 집이 강남구 삼성동인데 김씨는 도곡동 매봉터널 근처에서그림을 훔쳤다고 진술,한나라당조차 김씨가 착각한 것이 아닌가 의심했으나매봉터널과 삼성동은 인접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김씨가 여러 부유층 집을 터는 과정에서 운보와 남농의 그림을 훔친집을 김장관 집으로 착각했을 개연성도 농후하다.하지만 김씨가 “그림을 훔칠 때 서랍에서 김장관의 운전면허증을 봤다”며 구체적 정황을 설명하는 데다 평소 김장관이 서화수집에 각별한 취미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그림 주인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히 증폭되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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