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교육개혁안」 발표 1돌/추진상황점검
◎교육재정 GNP 5% 확보 “토대 구축”/78개 과제중 30개 과제 실천안 마련/반영비중 높아 공정평가안 강구종생부/VTR 등 배포… 제도 홍보에 주력한교운영위/학생 소질 육성·학부모 부담 경감방과후 교육
31일은 지난 해 「5·31 교육개혁 방안」이 발표된 지 만1년이 되는 날이다.「열린교육,평생학습」을 기치로 내건 개혁방안은 제대로 실천만 되면 일선 교육현장을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개혁안은 모두 78개 과제로 돼 있다.48개는 지난 해 5월31일 공개된 1차 방안이고 30개는 지난 2월9일의 2차 방안이다.교육부는 1차 과제 중 30개 과제는 이미 실천방안을 마련,시행중이거나 곧 시행할 예정이다.나머지 과제들도 올해 안에 골격을 갖출 방침이다.2차 과제 중 10개도 연말까지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낸다.특히 국민총생산(GNP)대비 5% 교육재정이 확보돼 교육개혁 추진을 위한 강력한 엔진도 얻었다.
하지만 개혁방안이 지나치게 이상적이어서 몇몇 과제들은 시행 초기단계부터 많은 진통을 겪고 있다.그동안 주요 개혁과제들의 추진 상황을 진단해본다.
▷종합생활기록부◁
학교운영위원회와 함께 「5·31개혁」의 핵심 사안이다.학과성적 위주의 입시 지옥에서 학생들을 해방시켜 개개인의 적성과 소질을 최대한 반영하는 전인교육을 지향하기 위해 올 1학기부터 전국 초·중·고교에 일제히 도입됐다.종전의 획일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 중심의 토론 및 탐구,실험·실습 등 창의적인 문제해결 학습위주로 바꾸자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취지를 살리기 위해 97학년도 입시에서 국·공립대는 종합생활기록부를 반드시 40% 이상 반영한다.그러나 절대평가로 바뀐 점을 악용,일부 학교에서 고득점 동점자를 무더기 양산하는 등 「점수 부풀리기」폐단이 나타나 동점자를 줄이는 갖가지 방안을 검토하는 등 시행 초기부터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학교장 책임 아래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강력히 지도하고,평가와 행·재정적 지원을 연계할 방침이다.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교원·지역인사가 참여해 단위 학교의 자치가 활성화되도록 하는게 도입 목적이다.즉,지역의 특성과 실정에 맞게 다양한 교육을 해보자는 것이다.지난 해 하반기 시범실시를 거쳐 6월까지 전국 시지역 국·공립 초·중·고 3천5백93개교가 위원회 설치를 끝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읍·면소재 지역은 98년까지 점진적으로 확대 설치된다.위원회는 예결산 심의,선택교과 결정,특별활동 프로그램 운영,교복 및 체육복 선정 등 제반 학교행정을 심의한다.그러나 위원회 구성단계부터 삐걱거리는 학교가 적지 않다.교장·교감과 젊은 교사들간의 갈등,학부모 선출과 학교 내규제정 과정의 비민주성 등이 이유다.학부모의 참여율도 저조하다는 게 교육현장의 목소리다.따라서 교육부는 이 제도의 정착을 위해 6월 초 위원회의 취지·기능·위원 선출과 구성·회의 진행절차·시범운영 사례 및 관계법령 등 구체적인 내용을 수록한 VTR자료와 법례집을 일선 학교에 배포하는 등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대학 다양·특성화◁
사회 각 분야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재를 대학측이 특성화된 프로그램을통해 양성토록 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학부없는 단설전문대학원은 현장 중심의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세계화·정보화 관련 전문요원을 양성하기 위한 곳이다.6월이면 세부기준이 마련돼 교육부에서 설립신청서를 받는다.다양한 소규모 특성화 대학의 설립을 유도하기 위한 「대학설립 준칙」도 다음달 중 확정된다.대학정원의 자율화 정책도 98학년도부터는 완전 자율화 체제로 전환된다.교육부는 그러나 대학의 양적 팽창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와 인문계 선호에 따른 산업인력 부족현상을 막기 위해 대학 평가를 엄격히 하고 이공계 위주로 증원하는 대학에 재정지원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국내외 학술자료와 정보를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첨단학술정보센터는 다음달 중 세부 추진계획이 마련되고 연말이면 설립될 전망이다.국제관계 전문요원 및 지역전문가 양성을 위한 전문대학원도 철저한 심사를 거쳐 8월에 윤곽을 드러낸다.
▷기타◁
학생의 다양한 교육수요를 채워주기 위한 방과후 교육활동은 4월 말 현재 전국 8천72개 초·중·고교에서 1백70만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이는 사실상의 학교 과외로 학생의 소질을 육성해준다는 점 외에도 학부모들의 과중한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다.열린교육과 평생학습사회 기반을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언제 어디서나 공인된 교육과정을 이수한 경우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학점은행제」가 오는 9월 시행방안이 확정된다.
근로 청소년이나 주부 등에게 고등교육 기회를 주기 위한 「시간제등록제」도 9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또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조기에 진로를 결정,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특성화 고교(예를 들어 정보고·디자인고·대중음악고 등)가 법령 정비작업을 거쳐 내년부터 선보인다.〈한종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