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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시로 76%나 뽑는데…고3 68% “정시가 더 공정”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마련을 위한 여론 수렴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현재 고교 3학년생 10명 중 7명은 정시모집이 수시모집보다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업체인 진학사는 지난 11∼15일 고3 회원 69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내용을 23일 공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정시와 수시 중 ‘공정한 입시’에 부합하는 쪽을 골라 달라는 질문에 응답자 68.0%(474명)가 정시를 택했다. 수시를 선택한 응답자는 19.9%(139명)였다. 또 응답자 51.9%(362명)는 대입에서 정시 비중이 40% 이상 돼야 한다고 답했다. 정시 비중이 ‘30% 이상 40% 미만’이어야 한다는 응답자는 18.9%(132명), ‘20% 이상 30% 미만’은 16.1%(112명), 20% 미만은 7.0%(49명)였다. 현재 정시 비중은 20% 초반이며 2019학년도 수시 비중은 76.2%다. 정시와 수시의 전형 일정을 통합하는 안에 대해서는 ‘현재처럼 분리 시행하는 게 좋다’는 응답이 53.9%(376명), 통합하자는 쪽이 46.1%(321명)였다. 또 정시·수시 지원횟수는 지금처럼 총 9차례를 유지하자는 응답자가 74.0%(516명)로 다수였다.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폐지와 관련해서는 폐지(15.4%·107명)나 축소(13.3%·93명)보다는 ‘변별력을 위해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좋다’(71.3%·497명)는 응답이 많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 평가방식으로는 62.4%(435명)가 현행 방식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현재 국어·수학·탐구영역은 상대평가, 영어영역과 한국사는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가 좋다는 응답자는 22.2%(155명), 원점수제가 좋다는 응답자는 15.4%(107명)였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시민 400여명 토론 대입 개편 결정한다

    시민 400여명 토론 대입 개편 결정한다

    7월 19세 이상 참여단 선발 중고생 별도 토론회 의견 반영 8월 초 최종 권고안 발표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이 학부모와 교원,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일반 시민 400여명의 토론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결정 과정은 신고리 원전 당시 진행했던 공론화 방식과 비슷하지만 이번에는 단순한 찬반 선택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시민들이 토론하는 과정이 추가됐다. 대입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도 별도 절차를 통해 반영될 예정이다.‘국가교육회의 대학입시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위원장 김영란)는 16일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추진계획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김영란 공론화위원장은 “공론화 과정에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일반 국민에게 공평한 참여 기회를 부여하고 공론화위는 엄정하게 중립성을 지키겠다”면서 “추진계획을 토대로 단계별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국가교육회의 산하 대입개편 특위가 이달 말 대입제도 개편을 위해 어떤 쟁점을 공론화할지 범위를 정하면 공론화위는 그 범위를 바탕으로 6월 한 달간 일반 시민 참여자들이 토론할 수 있도록 의제를 선정한다. 예를 들어 특위에서 ‘수시·정시 통합’과 ‘수시·정시 분리’를 공론화 범위에 포함시킨다면 공론화위는 통합 혹은 분리 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절대평가가 됐을 경우, 상대평가가 됐을 경우 등 각 경우의 수에 따른 시나리오를 만들어 추리는 것이다. 시나리오는 학생과 학부모, 교원 등 대입제도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20~25명이 1박 2일가량의 워크숍을 통해 결정한다. 참여 인원 및 명단은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신고리 원전 공론화 작업에도 참여했던 이희진 공론화위 위원은 “신고리와 달리 대입개편안은 워낙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워크숍은 시민들이 토론과 결정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경우의 수를 줄이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워크숍을 통해 시나리오가 압축되면 공론화위는 대국민 토론회와 TV 토론회를 거쳐 오는 7월 공론화 최종 단계인 시민참여형 조사를 실시한다. 이를 위해 19세 이상 선거권이 있는 400명 안팎의 시민참여단을 선정한다. 시민참여단은 지역, 성별, 연령 등을 적절하게 안배해 구성하게 된다. 시민참여단은 오리엔테이션과 자료집 학습, 1차 숙의(권역별 토론), 2차 숙의(종합토론) 과정을 거쳐 대입개편 공론화위 최종안을 도출한다. 신고리 원전 공론화에서 같은 방식으로 결론을 도출했지만 공론화위는 대입개편안이 경우의 수가 더 많은 만큼 마지막 숙의 과정을 한 차례 더 늘렸다. 대입 당사자인 중·고등학생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별도로 ‘미래 세대 토론회’를 네 차례가량 열 예정이다. 국가교육회의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8월 초 대입개편 최종 권고안을 발표한다. 한동섭 공론화위 대변인은 “학생들의 의견이 최종안 결정 과정에서 배제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정시 확대” vs “학종 유지”…대입개편 ‘불꽃 토론’

    “정시 확대” vs “학종 유지”…대입개편 ‘불꽃 토론’

    수능 절대평가 확대도 쟁점 17일까지 영호남·수도권 순회“대입제도만큼 모든 사람을 속상하게 하는 정책이 없습니다.” 3일 대전 충남대 국제문화회관에서 열린 대학 입시 개편 관련 ‘국민제안 열린마당’은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위 위원장의 ‘고백’으로 시작됐다. 이날 행사는 2022학년도 대입 개편 작업을 맡은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허심탄회한 시민 의견을 듣겠다며 마련했다. 현 중학교 3학년이 치를 대입의 새 틀을 만들기 위한 첫 공론화 절차다. 행사장은 학부모와 학생, 교육시민단체 관계자 등 400여명으로 가득 찼다. 일부 참석자는 각자 입장에 따라 ‘수시 학종 축소, 수능 정시 확대’, ‘꿈과 끼로 선발하는 수시전형 유지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었다. 김 위원장은 “교육을 모른다고 망설이지 말고 각자의 언어로 (의견을) 말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을 가득 채운 참가자들은 각자 바라는 대입 개편 방향을 얘기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몇 과목이나 절대평가로 볼지, 정시·수시 전형 비율은 어떻게 나누는 게 적정한지, 정시·수시 시점을 통합할지 등을 두고 의견을 밝혔다. 현장 교사들은 대체로 현재 수능을 불신했고, 학교생활기록부나 교과 성적으로 뽑는 수시 전형을 지지했다. 충청지역 고교에서 일한다고 밝힌 한 교사는 “전국에서 서울대를 가장 많이 보내는 학교는 고등학교가 아니라 연세대, 서강대 같은 대학들”이라면서 “수능이 변질돼 (EBS 문제 등을) 반복해 풀면 점수가 오르게 돼 있다. 소중한 청소년기를 허비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청주의 중학교 교사이자 학부모라고 밝힌 한 여성은 “학종 때문에 고교 동아리 활동 등이 활발해진 건 사실이지만 학생부에 너무 상세히 기록해야 하다 보니 고2·3 학생들이 (교사 대신) ‘셀프 학생부’를 쓰기도 해 문제”라면서 “그 대안으로 교과 활동을 중심으로 (대입 때) 평가하고, 학생부를 대폭 간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아이들이 수능에 나오지 않는 과목시간에는 ‘시험에 안 나온다’며 잔다. 이게 정상인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많은 학부모 참가자들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학생부 기록이나 내신 평가를 불신하며 정시 전형 확대를 주장했다. 평가 주체인 교사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청주에서 온 한 학부모는 “학교 현실이 (학종 등 수시 비중을 높여 온) 정책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엄마들이 불안한 것”이라면서 “수시를 준비하는 아이라도 안 될 가능성을 대비해 정시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시특구’로 알려진 서울 대치동에 오래 살았다는 20대 대학생은 “내신은 3년 내내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수능보다 사교육비가 더 드는 게 사실”이라면서 “(수능이 패자부활전으로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정시 비율을 40%대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서는 다양한 입장이 쏟아졌지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대학 서열화가 깨지지 않으면 수능이든, 학종이든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거나 “대입 개편 논의가 ‘스카이’(서울대·고려대·연세대)나 주요 대학 진학을 노리는 학생들 입장에서만 진행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육회의는 오는 10일 전남대에서 호남·제주권 간담회,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영남권 간담회, 17일 서울 이화여고에서 수도권 간담회를 진행한다. 대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김영란 前 대법관, 대입개편 여론 수렴 이끈다

    김영란 前 대법관, 대입개편 여론 수렴 이끈다

    ‘청탁금지법’을 제안한 김영란(62·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전 대법관이 현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2학년도 새 대입 제도 개편의 여론 수렴을 이끌게 됐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화, 수시·정시 적정 비율 등 민감한 교육 현안 결정 과정을 상징성이 큰 인물에게 맡겨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는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를 담당할 ‘공론화위원회’를 발족하고 위원 7명(위원장 포함)을 위촉했다고 29일 밝혔다. 위원장을 맡은 김 전 대법관은 2004~2010년 대법관을 지냈고 2011~2012년 국민권익위원장 때는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을 제안했다. 국가교육회의는 “김 전 대법관이 법조계에서 30년간 국민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한 점, 청탁금지법을 제안해 우리 사회의 신뢰 수준을 높인 점을 고려할 때 여러 주장과 갈등이 있는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를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위원들은 갈등관리, 조사통계, 소통 전문가로 채워졌다. 위원에는 ▲강현철 호서대 빅데이터경영공학부 교수 ▲김학린 단국대 협상학과 교수 ▲심준섭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이희진 한국갈등해결센터 사무총장 ▲한동섭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참여한다. 앞서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에 오는 8월까지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공론화 과정을 거쳐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국가교육회의는 내부에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와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대입 개편안 마련을 맡겼다. 두 위원회는 5월까지 공론화 범위를 정한다. 교육부에서 반드시 결정해 달라고 요청한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수능전형의 적정 비율, 선발 시기(수시·정시모집 통합 여부), 수능 평가방식(절대평가·상대평가·원점수제) 등 3가지 안건은 반드시 포함된다. 이후 6~7월에는 권역별 토론회와 TV토론, 국민참여형 공론절차를 거쳐 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정시 확대땐 학교 망가져”“객관성 결여 학종 줄여야”

    “정시 확대땐 학교 망가져”“객관성 결여 학종 줄여야”

    “수업 중에 문제집 풀거나 잘 것” 교사들 “학종 유지·발전” 요구 “지표없는 평가, 노력 짓밟는 일” ‘학종 축소’ 청원 10만명 돌파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 마련 작업이 본격화한 가운데 장외 여론전이 불붙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중심의 정시 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위주인 수시 전형의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논쟁의 핵심이다. 정부가 “공론화를 통해 새 대입 제도의 모습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여론 추이가 향후 판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실천교육교사모임 등 교사·교육 단체 23곳은 25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2학년도 대입에서 정시를 확대할까 봐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시 확대는 곧 개악’이라고 규정했다. 교원·교육단체 수십 곳이 함께 정시 확대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건 향후 대입 개편 방향에 따라 교실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많은 현장 교사들은 정시 전형이 확대돼 수능의 힘이 커지면 학생들이 학교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EBS문제집을 풀거나 자는 일이 늘어날 것으로 주장한다. 박정근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장은 이 자리에서 “2008년부터 학교생활기록부를 대입의 주요 전형요소로 도입하는 등 그동안 입시교육의 병폐를 해결하고, 미래 사회에 대비하는 학교 교육이 되도록 개혁 노력을 지속해왔다”면서 “하지만 일부에서 학생부 전형을 축소하고 정시 전형을 확대하자는 쪽으로 여론을 호도해 다시 수능 과목 위주의 문제풀이식 교육으로 회귀할 위험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들은 새로운 대입 개편안을 마련할 때 ▲현행 학종 전형의 불공정 요소는 제거하되 애초 취지를 살려 유지·발전 ▲수능과 내신 전과목의 절대평가(성취평가) 전환 ▲수시·정시 전형의 시기 통합은 부작용 해소 방안을 함께 마련하면서 검토 ▲대입 개편 논의 때 교사 의견 존중 등을 요구했다. 반면,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서는 ‘학종 축소’를 요구하는 청원글이 10만명 넘는 동의를 이끌어냈다. 지난달 25일 게재된 ‘수능 최저 폐지 반대 및 학생부종합전형 축소를 원합니다’라는 청원 글에는 한달동안 10만 5487명이 참여했다. 정부가 공식 답변을 내놓는 기준(20만명)에는 못 미쳤지만, 현재 진행 중인 대입제도 개편 작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교 3학년이라고 밝힌 청원자는 “학종은 정성평가 비중이 큰데 어떤 점이 부족해서 (불합격했는지) 혹은 다른 학생은 어떤 점이 나보다 더 우수해 뽑혔는지 객관적 지표를 제공해주지 못한다”며 “12년의 노력이 객관적인 지표없이 평가된다는 것은 학생들의 노력을 짓밟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박형주 세상 속 수학] 멀리 떨어져야 보이는 것들

    [박형주 세상 속 수학] 멀리 떨어져야 보이는 것들

    어느 기업 중역에게 요즘 신입 직원들이 어떠나고 물었더니 감탄과 실망이 반반이란다. 업무에 관한 문제를 주면 연관 자료를 찾는 검색 능력도 탁월하고 기존의 여러 접근 방식에 대한 정리도 명료하며 비교 분석도 잘한다고 하더니 한마디 덧붙인다. 탄성이 나올 만한 수준의 자료집을 만들어 내지만 정작 그 문제를 해결하는 건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머릿속이 하얗게 되곤’ 한다는 것이다. 많이 안다는 것이 꼭 문제해결 능력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뜻으로 들렸다.이런 대화를 나누면서, 몇 해 전 길거리 영화 포스터에서 본 우주복을 입은 맷 데이먼의 모습이 떠올랐다. ‘마션’이라는 이 영화의 주인공은 화성에 홀로 남겨진 채 정규 교육과정에서 한 번도 대응법을 학습한 적이 없는 생존의 문제들에 직면하지만, 화학반응으로 물을 만들어 내고 감자 재배법을 고안해 내며 지구와의 통신 방법을 찾아낸다. 어느 지인이 ‘문제해결 능력의 대왕’으로 묘사한 그의 모습은 긴 여운으로 남았고, 화성에 홀로 남겨져도 살아남는 생존 능력을 길러 주는 게 학교의 역할일지도 모르겠다는 상념으로 이어졌다. 영화는 우리 교육의 문제와 대비된다. 세상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전인미답의 영역이 현실화되곤 하는데, 학습한 적이 없는 문제를 해결해 내는 능력을 우리 교육은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건가. 가까이서 보아야 분명해지는 것도 있지만, 멀리 떨어져야 보이는 것도 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가 요구하는 소양이 뭘지, 아이들이 그런 소양을 얻어나가도록 무엇을 해야 할지 같은 문제들이 그렇다. 가까이서 보면 그저 막막하다. 대입 전형이 다양해지면서 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부모가 아이의 입시 전략을 짜는 건 혼란스럽다 못해 로또 수준이 되곤 한다. 아이가 예체능 재능이 있는지 과학에 소질이 있는지 소설가를 꿈꾸는 아이인지에 따라 준비해야 할 방식이 다르고 제도의 변화에 따라 이해가 엇갈린다.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자리에서도, 절대평가인가 상대평가인가 또는 수능인가 학종인가로 백가쟁명의 상황이 되기 십상이고 합의를 이루어 내는 게 기대난망이 된다. 잠시 멀리 떨어져서 보자. 미래 시민 교육의 핵심은 학생이 독자적인 생각의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 생각의 재료와 도구를 충분히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개인의 사유란 게 혼자 열심히 생각만 하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 지성사의 성취를 두루 보고 이 위에서 그 한계를 극복하거나 새로운 생각을 더하는 곳에 가깝다. 뉴턴도 자신의 성취가 가능했던 것은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역사와 철학은 사색의 재료로 볼 수 있을 것이고, 기본 데이터로부터 논리적 추론을 거쳐 결론을 끌어 내는 수학은 사색의 재료이자 도구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역사를 공부하려 한다면 일단 글 읽기를 배워야 할 텐데, 읽기를 배우려면 문법도 배워야 하고 단어도 외워야 하고 여러 가지의 기술적이고 까다로운 학습 과정이 따른다. 수학도, 점점 심화하는 생각의 수위에 다다르기 위해 문제도 풀어야 하고, 생각의 전개 방법에 대한 훈련 과정이 따른다. 문제를 푸는 게 수학의 본질은 아니지만, 개념의 이해를 위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교과과정이 생각의 재료를 풍성하게 제공하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신만의 사고를 위한 재료와 도구를 얻어나가는 과정을 무조건 줄이려는 반지성주의에 대한 우려를 자주 접하는 요즘이다.
  • 5급 행정·외교관후보직 2차 준비 어떻게… 합격자 노하우 쏙쏙

    5급 행정·외교관후보직 2차 준비 어떻게… 합격자 노하우 쏙쏙

    지난 8일 국가공무원 5급 공개경쟁 채용 및 외교관 후보자 선발 1차 필기시험 합격자 2661명이 공개됐다. 총 1만 421명이 응시해 평균 경쟁률 30.8대1을 뚫고 1차 시험에 합격했지만 최종합격까지는 2차 시험과 면접이 남아 있다. 선발 예정인원은 383명. 행정직과 외교관후보자직은 오는 6월 23일부터 28일까지 2차 시험을 치르며, 기술직은 7월 3일부터 7일까지 2차 시험을 치른다. 60~70일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1차 합격자들이 어떻게 2차 시험을 대비하면 좋을지 합격자들에게 공부법과 노하우를 들어봤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연동현 외교관후보자 전체 맥락 살펴 퍼즐 맞추듯 답안 작성을연동현 외교관후보자는 반복된 학습 패턴의 힘을 믿었다. 특정 시간대 특정 과목만 공부해 ‘오늘은 뭘 공부할까’라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도록 만들었다. 스터디를 안 하면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떨치고 필요한 부분만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공부했다. 오답이나 기억해 둬야 할 것들은 수시로 노트에 필기했다.지엽적인 부분을 외우려고 하기보단 전체 맥락을 파악해 답안을 쓸 수 있도록 훈련했다. 특히 국제정치학의 경우 암기한 내용을 드문드문 쓰기보다 ‘술술 읽히는’ 글이 될 수 있도록 구조를 짰다. 외교사도 마찬가지였다. 세부적 부분에 집중하기보다 해당 사건의 함의, 전후 맥락 등을 유심히 살폈다. 국제법에서 가장 하기 쉬운 실수는 차별화를 위해 새로운 내용이나 이론, 학설을 찾는 데 골몰하는 것이다. 주요 내용을 제대로 숙지한 다음에 최근 학계 논쟁이나 새로운 해석에 대해 공부하길 권했다. 연 후보자는 2015년 2차 시험에 합격했지만 3차 시험에서 고배를 마셨다. 2016년 2차 시험에서도 떨어졌지만 우울해하기보다 ‘최선을 다해 후회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 남들과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문제점이 있으면 빠른 시간 내 그것을 고칠 수 있도록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3차 시험 대비를 위해 모의면접보다는 실제 시험장에서 말할 수 있는 내용을 정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외교부 누리집에서 외교부가 가진 대목표와 중목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안들을 정리했고, 무엇보다 정부가 원하는 ‘공직관’이 무엇인지 파악해 그에 맞는 태도를 배양하기 위해 노력했다.■이승재 사무관 (5급 행정·교육) 나만의 논리 녹인 ‘서브노트’ 효과 만점이승재 사무관은 만 5년을 꽉 채워 수험 생활을 했다. 매번 2차 시험에서 미끄러졌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는 데 공을 들였다. 1차 시험 직후 이 사무관은 오전(3시간)과 오후(2시간)에 이어 늦은 저녁(2시간)까지 스터디로 채운 뒤 틈틈이 개인 공부를 했다. 이 사무관은 “스스로 의지가 약하다고 생각해 스터디를 공부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삼았다”고 말했다.시험 2주 전부터는 스터디를 하지 않고 혼자서 공부했다. 이 사무관 일정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하루 1시간은 체력관리를 위해 ‘운동’ 시간을 비워 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전략은 바로 서브노트다. 이 사무관은 시험준비 3년차부터 컴퓨터로 서브노트를 편집·제작했다. 행정법의 경우 시중에 나와 있는 거의 모든 교수의 사례집을 참고해 만들었을 정도다. 이 사무관은 “각 교수의 교과서는 물론 유명 강사의 모의고사와 교재 등의 내용도 반영해 나만의 논리를 녹여 서브노트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행정법 외에도 교육학, 행정학, 교육심리학을 서브노트로 만들었고 경제학은 시중교재를 바탕으로 단권화했다. 이렇게 만든 서브노트는 제본소에 맡겨 책으로 만든 뒤 반복암기했다. 미처 반영하지 못했거나 새로 추가되는 정책은 수시로 추가했다. 시간과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이었지만 시험이 임박했을 땐 서브노트만을 봤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이 시기엔 과목별로 3~5일씩 날짜를 정해 놓고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서브노트를 바탕으로 교육학은 교육부 누리집 등을 통해, 행정학은 신문 스크랩 등을 활용해 최신 정책을 파악하고자 했다. ■황온후 사무관 (5급 기술·토목) 매일 목표 높게 잡고 초과 달성 ‘채찍질’황온후 사무관은 아침형 수험생이었다. 오전 5시 45분부터 일어나 아침식사, 세면, 스트레칭을 했다. 7시까지 등교한 뒤 8시 반까지 운동, 샤워, 간식을 먹은 뒤 9시에 스터디를 시작했다. 새벽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 공부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든 것이다.황 사무관의 과목별 공부 시간은 매일 달랐다. 가장 달성하기 어렵도록 계획을 세운 뒤 초과달성을 해 가면서 스케쥴을 고쳐 나갔기 때문이다. 시험 2주 전부턴 예상문제를 뽑아 1주 전부터 모두 풀어보며 마지막 점검을 했다. 당시를 떠올리면 “항상 불안에 떨면서 공부했던 것 같다”고 황 사무관은 말했다. 혼자 절대평가 시험을 본다는 기분으로 100점 만점에 120점을 맞을 수 있게끔 공부하도록 자신을 채찍질했다. 시험을 1주일 앞뒀을 때는 배탈이 나지 않도록 그간 자주 먹던 것 위주로 먹었다. 우황청심환도 미리 복용해 보았으며, 계산기의 배터리가 나가지 않았는지도 수시로 확인했다. 일단 시험이 시작되면 전날 친 시험에 연연해선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역학 과목의 경우 문제풀이 과정과 공식 풀이과정을 아는 대로 다 쓰는 걸 추천했다. 측량은 구성과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문제의 포인트에 집중해 줄글로 모두 작성했다. 그래야 틀려도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3차 면접 대비를 위해 “나는 어떤 사람인지, 우리나라나 공동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평소에 생각해 두어야 돌발질문에도 제대로 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완벽한 입시제도라는 환상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완벽한 입시제도라는 환상

    둘째 아이가 2002년생으로 고등학교 1학년이다. 그렇다, 작금의 입시제도 혼란의 한복판에 서 있다. 작년 봄만 해도 나름 낙관적이었다. 그해 출생자가 50만명 이내로 고 3보다 14만명이나 적고 3~12월생까지만 한 학년이니 수가 더 적어 산술적으로 경쟁 압력이 줄어들 것이 분명했다. 거기다 교과과정 변경으로 재수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할 만하다 보았다. 웬걸, 작년 8월 수학능력시험 개편을 1년 유예한다는 폭탄이 떨어졌다. 지난주에는 교육부총리가 수많은 가능성만 열어 둔 채 국가교육회의에서 결정하라며 무책임하게 공을 넘졌다. 4개월 남짓한 사이에 모두를 만족시킬 개편안이 나올 수 있을까. 정시를 확대하라고 압박을 넣는 것, 수능 절대평가에 대한 반발, 학종은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난과 정시 확대가 도리어 사교육에 유리하다는 반론까지 왁자지껄할 뿐 그 누구도 당사자인 아이들이 안심하고 공부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모든 사람이 교육 전문가인 대한민국에서 각자의 입장에서 보는 5000만개의 완벽한 입시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대학에 들어갈 필요가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 그보다 각자 내면의 욕망과 솔직하게 직면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가 세칭 SKY나 의대에 들어갔으면 하는 소망은 강남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과 유사하다. 인간이기에 희소성 있는 일종의 사치재(?)를 갖고 싶은 욕망은 본능의 영역이니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부분에만 집착해 공정성의 잣대를 들이대면 나머지 부분이 모두 뒤틀려 버린다는 사실이다. 상위 5%의 공정성에 집착하면 나머지 95%는 자연히 뒤로 밀려 버린다. 부모는 자기 아이가 95%에 속해 있는데도 욕망 때문에 5%의 가능성을 좇아 시야가 갇혀 버린다. 오직 문제만 보일 뿐이다. 하지만 현행 입시제도가 문제만 있는 것일까. 자기 실력보다 좋은 것을 얻은 사람은 말을 아낀다는 심리를 생각해 볼 타이밍이다. 현행 제도에서 이득을 본 사람도 꽤 있다. 만일 실력도 없는데 오직 운으로만 성공했다면 몇 년 후 학부 적응의 문제점이 드러났을 텐데 그런 증거는 없다. 아주 작은 실력 차이만 있었을 뿐이라는 반증이다. 두 번째는 자신의 임기 안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정치인과 관료들의 욕심이다. 겉으로는 비판하는 대중들의 뜻을 잘 따라 개혁을 한 것 같지만, 대부분 그게 그것이고 혼란만 일으킬 뿐이다. 세 번째는 오직 노력과 성실성을 공정하게 평가해야만 인정할 수 있다는 환상이다. 만일 참여자가 모두 비슷한 노력을 해서 적은 차이만 있다면 ‘운’(運)이라는 요소가 큰 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행운의 영역조차 실력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마지막으로 인간은 욕망이 있는 한 어떤 척박한 환경에도 적응해 내는 존재라는 것을 잊고 있다. 아무리 제도를 개선해도 그 안의 작은 기울기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소수는 곧 나타날 수밖에 없다. 패배론적 관점이 아니라 현실을 잘 이해하기 위해 인간 심리의 본질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제안을 해 보고 싶다. 먼저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싶다는 선의의 욕망을 인정하자. 그리고 큰 제도의 틀을 한 번 짜면 최소 10년 동안은 바꾸지 않을 것을 법으로 명시한다. 스트레스는 예측 가능할 때 줄어든다. 단점이 없는 제도는 없다. 다만 그 안에서 가능한 한 적응을 해 보려 노력하는 것이다. 최소한 첫 아이 때의 경험치가 둘째 아이 입시에도 적용 가능해야 하지 않겠는가. 정권마다 제도가 바뀌면 웃음 짓는 곳은 사교육 업체들뿐이다. 시행중 발생할 허점은 보완하며 큰 틀은 유지한다. 또한 운의 영역이 존재함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행운을 감사하며 타인과 연대와 공감을 할 수 있다. 모든 것이 노력으로 얻은 것이라면 타인의 아픔 따위는 공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어른을 우리는 바라지 않는다. 세상은 최악을 피한 차선책들 안에서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세상의 불완전함과 욕망의 존재를 인정할 때 교육제도는 안정화의 길로 갈 것이라 믿는다. 관료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 자신 없으면 일단 바꾸고 보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 대입개편안 발표 이틀 만에… 교육부 담당국장 전보조치 왜?

    대입개편안 발표 이틀 만에… 교육부 담당국장 전보조치 왜?

    개편안 비판 문책성 인사 관측 “본인 요청” “책임 전가” 논란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내놓고 여론의 뭇매를 맞은 교육부가 개편안 발표 이틀 만에 담당 국장을 전보 조치했다. 교육부는 해당 국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대입 개편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의 책임을 묻는 문책성 인사라는 시각이 강하다.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대학입시제도 담당 업무를 맡았던 박성수 교육부 대학학술정책관이 16일자로 지방 국립대 사무국장으로 인사 조치됐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대입개편안)을 발표한 지 이틀 만인 지난 13일 해당 인사를 발표했다. 박 국장은 지난해 7월 대학학술정책관에 임명된 뒤에 대입 개편안을 작성하는 업무를 담당해 왔다. 박 국장은 교복 공동구매제나 대학 입학금 폐지 등의 정책을 입안하며 교육부 내에서 추진력 있는 인물로 꼽혀 왔다. 교육부는 오는 8월 대입 개편안 최종안 발표를 4개월 앞두고 실무 국장을 교체했다. 교육부는 후임 인사를 내지 않아 대학학술정책관은 현재 공석이다. 교육부 운영지원과장은 “박 국장이 지난 1월부터 건강상의 문제로 인사이동을 요청해 왔는데, 대입 개편안까지 매듭을 짓는 차원에서 발표 직후에 인사 조치를 한 것”이라면서 “후임 인사는 고위 공무원 인사 절차가 있기 때문에 늦어졌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실무 국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대입 개편안이 여론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자 책임을 실무진에게 넘겼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번 대입 개편안에서 수능 절대평가에 무게를 두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염두해 둔 ‘열린 안’을 제시해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능 절대평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소신으로 밝혀 왔던 사안이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정책 혼선을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반대 여론의 부담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와 학생부종합전형 축소를 요구하는 글에 10만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참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14일 임시 대의원회의를 열고 “교육부가 대입제도 개편을 국가교육회의에 전가하면서 대입정책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무너진 점이 우려스럽다”면서 “‘대입제도 3년 예고제’ 등 교육법정주의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협업·온라인 성과관리… 근로시간 줄었다

    협업·온라인 성과관리… 근로시간 줄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입사 6년차인 교육사업팀 A대리는 일주일째 기업고객팀 B대리를 돕고 있다. 고객이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을 때 상담원 대신 간단한 질문을 인공지능(AI) 챗봇(메신저상에서 일상언어로 대화하는 채팅 로봇)이 대신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금융사 요청으로 구축 중이다. 몇 달 전 A대리가 비슷한 서비스를 만든 적이 있어 노하우를 공유하고 B대리에게 작업 시간을 줄일 수 있게 조언하는 것이다. A대리가 동료를 얼마나 잘 ‘지원’해 줬는지, B대리가 얼마나 이 도움을 잘 ‘활용’하는 지는 성과평가 때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 개개인의 성과는 물론 협업과 팀워크를 통해 조직 성과에 얼마나 영향(임팩트)을 줬는지까지 따져 보는 것이다.●MS, 동료 지원 등 세 가지 평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전략적 성과관리 세미나’에서 소개한 혁신사례다. 김인경 한국MS 이사는 “근로시간을 줄이려면 업무별 일하는 공간의 재배치, 클라우드 컴퓨팅 등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업무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한국MS는 ▲동료에게 어떤 도움을 줬는지 ▲동료의 지원 사격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얼마나 세일즈를 잘했는지 등 세 가지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한다. 김 이사는 “이렇게 명확한 목표와 성과 기준이 있으니 1시간을 일하든 20시간을 일하든 시간과 장소의 구애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신 세 가지 평가 기준의 달성 여부를 1년에 최대 다섯 차례 상세히 적어서 낸다. 재택근무도 자유롭다. 복잡하게 서류를 낼 필요도 없다. 아침에 일어나 바로 위 직속 상사에게 전화만 한 통 하면 된다. 4년 전엔 성과평가를 한 팀당 1~5등급으로 나눠 상대평가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지금은 팀 전체 실적이 좋으면 모두가 1등급을 받는 절대평가로 바뀌었다. 목표를 위해 협업하고 기준을 맞추는 것은 어디서 얼마나 일하든 ‘자기 몫’이라 근로시간 단축은 물론 생산성과 직원 만족도도 덩달아 올라갔다는 게 한국MS 측의 설명이다. ●한독, 업무목표 사전 합의·수시 점검 제약 전문업체인 한독의 ‘온라인 성과관리 시스템’도 눈에 띈다. 이 회사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과정 전반에 대한 상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온라인 기반 상시 성과관리체계(‘e-HR IPaD’)를 도입했다. 구성원과 관리자가 개인 업무 목표와 역량 및 경력개발계획 등을 사전에 합의한 뒤 이 시스템에 등록한다. 이후 수시로 달성 여부를 확인·점검하는 것이다. 백진기 한독 인사팀 총괄 부사장은 “이렇게 하면 구성원과 관리자가 모두 언제든 성과 과정을 관리할 수 있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인사에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총 관계자는 “오는 7월부터 주당 최대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을 줄이려면 기업들이 성과관리를 혁신적으로 바꿔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각자 기업 사정에 맞게 다양한 방안을 서둘러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정시 확대 여부, 교육부 생각은 대체 뭔가

    어제 교육부가 현재 중3들이 대입을 치르는 2022학년도 입시개편안을 내놨다. 특기할 사항은 수시와 정시를 통합해 선발하는 방안을 처음 제시했다는 점이다. 수시 전형을 먼저 시작하지 않고 수능을 치른 뒤 일괄 진행해 대입 선발 방식을 단순화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수능 절대평가 전환 방침도 물론 포함됐다. 수시·정시 통합 또는 현행대로 분리 선발, 수능 절대평가 전환 또는 상대평가 유지 등을 이리저리 뒤섞어 교육부가 제시한 입시안은 5가지다. 하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교육부의 자체안이다. 이 시안을 국가교육회의로 넘겨서 본격 논의하게 한 뒤 교육부는 다시 8월에 개편 방안을 최종 확정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교육부는 무용론이 불거질 만큼 정책 난맥상을 보였다. 일언반구 논의 없이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없애 수능을 당장이라도 무력화할 것 같더니 며칠 뒤에는 딴소리였다. 교육부 차관이 전화로 암암리에 대학들에 정시 확대 지침을 내려 지방선거용 생색내기라는 지탄이 들끓었다. 어제 말과 오늘 말이 엇박자이니 어느 장단에 맞춰 입시를 준비해야 할지 학교는 혼돈의 도가니다. 교육부의 이번 발표는 고육지책이 역력하다. 오락가락 정책에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제 역할을 못 한다는 비판이 치솟으니 당장 뭐라도 해야 했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교육부의 시안이 혼란을 더 부추기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무엇 하나 수습하지 않고 온갖 가능성을 다 열어 학생과 학부모들의 머릿속은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수시와 정시 통합 선발 방안만 해도 그렇다. 전형 기간이 단순해지는 착시현상이 있을 뿐 정작 대입 지원 기회는 축소된다는 걱정들이 앞선다. 학업 부담이 줄어들 여지는 보이지 않는다. 고교 내신, 수시 전형의 핵심인 학생부, 수능 등 ‘철인 3종 경기’를 어느 하나 빠뜨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불꽃 경쟁해야 한다. 김 장관은 여론을 듣는 귀가 없는지 진심으로 궁금하다. 입시의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지금 가장 절실한 답변은 정시 확대 여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80%를 웃도는 수시 비율을 줄이고 정시를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거세다. 정시 확대를 왜 뒷문으로 졸속 생색내기 하려고 했는지, 앞으로의 교육부 방침은 무엇인지 교육 현장은 그 대답이 가장 듣고 싶다. 정부는 그 궁금증을 국민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혼란을 정리해 줄 의무가 있다. 이런 뜨거운 감자들은 결국 국가교육회의로 몽땅 다 넘겼다. ‘깜깜이’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의 골간인 학생부 개선안은 국민 참여 정책 숙려제에 떠넘겼다. “교육부가 지방선거용 시간 끌기 꼼수를 부린다”는 성토가 지금 부글부글 끓고 있다. 교육부에 묻는다. 현장의 요구를 담아 입시 정책의 운전대를 직접 잡을 능력은 정말 없는가.
  • 미래 입시는… “수능은 논·서술형, 내신은 과목별 성취평가제”

    “정답식 탈피해 창의적 교육으로” 2022년 도입 고교학점제 맞춰 전 과목 성취평가 대입 반영 추진 ‘미래형 수능, 고교 절대평가제에 대해서도 답을 달라.’ 교육부가 11일 2022학년도 대학입시 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며 중장기 대입 정책 방향을 함께 공개했다. 이 안건도 국가교육회의로 넘겨 의견을 받을 계획이다. 정부가 구상 중인 중장기 대입제도는 논·서술형이 포함된 미래형 수능과 고교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고교학점제 기반 학생부 전형이 중심축이다. 성취평가제는 상대평가와 달리 학생 개개인의 교과목별 성취 수준을 A∼E로 평가한다. 어느 학생이 더 잘했는지가 아니라 학생이 무엇을 어느 정도 성취했는지가 평가 기준이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도 능력과 적성, 희망진로에 따라 대학에서처럼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 배우고 기준 학점을 채우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교육과정 이수 여부를 형식적인 출석 일수가 아니라 학점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과목별 성취 기준에 도달하면 학점 이수를 인정하기 때문에 성취평가제와 학점제는 서로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력과 표현력을 길러주기 위해 학교 교육 혁신과 연계해 논·서술형 수능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교육부는 객관식 선다형 문제에 주관식 논·서술형 문항을 적절히 배합하거나 객관식 선다형으로 구성된 수능Ⅰ과 논·서술형인 수능Ⅱ를 분리 실시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논·서술형 수능을 도입하면 기존 객관식 문제풀이 수업과 주어진 정답을 찾는 교육에서 탈피해 창의적 토론과 학생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교육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그러나 사전에 충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해 3년여밖에 남지 않은 2022학년도 입시에서 논·서술형 수능을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지금처럼 서열화된 대학 체제에서는 채점자와 채점 기준을 두고 공정성 논란이 일 수 있는데다 섣불리 도입하면 관련 사교육 시장이 급격히 팽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래형 수능과 관련해 교육 현장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2022년으로 예정된 고교학점제 도입과 연계해 내신 성취평가제를 확대하고 대입에도 이를 반영할 계획이다. 고교에서는 교육과정에 근거해 성취 기준과 수준을 마련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을 가르치고 평가하게 된다. 2022학년도 대입까지는 현행대로 대학에 석차 등급만 제공하지만, 2022년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에는 전 과목에 걸쳐 성취평가제를 대입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학점제 확대에 맞춰 대입 전형 틀을 구조적으로 바꾸는 것도 고민 중이다. 이와 관련해 대학의 모집계열별 특성에 따라 필요한 고교 교과 이수 이력, 학점 기준 등을 반영하는 학생부 전형 도입이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수시·정시 통합 땐 다양한 입시 가능… 절대평가, 변별력 하락

    수시·정시 통합 땐 다양한 입시 가능… 절대평가, 변별력 하락

    ‘공정성이냐, 학교 수업 정상화냐.’ 11일 교육부가 내놓은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은 여러 시안들을 늘어놔 복잡해 보이지만 단순하게 요약하면 두 가치의 싸움이다. 현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2학년도 입시의 수능 평가 방식이나 수시·정시 비율은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위원들이 두 가치 중 어느 쪽에 손을 들어 주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모든 교육이 대입에 따라 요동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대입 체계가 바뀌면 고등학교는 물론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교실 풍경도 달라질 수 있다. 교육부가 공개한 시안에 담긴 각 수능 개편 모형의 장단점을 살펴봤다.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수능 시험의 변별력을 낮춰 수능의 영향력을 다소 떨어뜨리는 안이다. 수능의 모든 과목 성적이 9개로 나뉜 등급으로만 표시된다. 예컨대 특정과목에서 90점 이상 받은 학생에게는 모두 1등급을 주는 식이다. 현재는 영어와 한국사 영역에만 적용되는 방식인데 이를 국어, 수학, 통합사회·통합과학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진보 성향 교육시민단체가 꾸준히 주장했던 안이다. 지난해까지 수능개선위원장이었던 김성열 경남대 교수는 “91점과 96점은 평가 측정상 오차에 불과할 뿐 큰 실력 차는 아니라는 철학이 담긴 게 절대평가 방식”이라면서 “과도한 점수 경쟁 부담을 덜어줘 (학교에서) 진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수능에서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바꾸면 고교 수업의 파행적 운영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수능에서는 국어, 수학, 탐구영역 등이 상대평가로 치러지는 탓에 단 1점이라도 더 따기 위해 고교 수업이 EBS 문제풀이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하지만 절대평가제는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학생을 뽑아야 하는 대학 입장에서는 큰 고민거리다. 교육부는 대안으로 ‘수능 100%’로 뽑는 전형에서 동점자가 발생했을 때만 예외적으로 원점수를 대학 측에 공개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수능 상대평가 현행 체제에서 크게 바뀌지 않는 안이다. 현재처럼 국어, 수학, 탐구영역은 상대평가로 본다. 다만 아랍어 쏠림 현상이 심한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현재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꾸고, 올해 고1부터 기초 소양을 쌓기 위해 모든 학생이 배우는 통합사회·통합과학도 수능에 포함되면 절대평가로 본다. 상대평가 방식이 채택되면 수능 성적표에 상대평가에 따른 등급과 표준점수, 백분위 등이 표시된다. 상대평가에서는 1등급 4% 이하, 2등급 4~11%, 3등급 11~23% 등으로 높은 등급을 받는 수험생의 비율이 정해져 있다. 절대평가처럼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서 꼭 높은 등급을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이 때문에 어느 정도 변별력이 생긴다. 다만 상대평가 과목과 절대평가 과목이 섞여 있기 때문에 사교육의 ‘풍선 효과’가 발생한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상대평가 과목인 국어, 수학, 탐구영역에 시간과 비용을 집중 투자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수능 공부에 대한 부담은 기대만큼 덜 수 없다. 원점수 공개 응시생들을 원점수에 따라 완벽하게 줄 세울 수 있는 방식이다. 변별력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이다. 지난해 발표했던 수능 시안에는 없던 안이다. 과목별로 25개 문항을 출제하고, 문항당 배점을 4점 또는 2점으로 통일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력고사나 초기 수능 스타일의 평가 방법”이라고 말했다. 원점수 안이 채택되면 성적표에는 표준점수나 백분위 등 난이도와 선택과목 유불리 현상을 고려한 지표가 표기되지 않는다. 지난해 수능 개편안을 만들었던 이규민 연세대 교수는 “지금껏 원점수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선택과목별 난이도 차이에 따른 점수 차를 보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예컨대 어떤 선택과목은 상대적으로 쉬워 전체 평균 점수가 70점인데 어떤 과목은 50점이었다면 원점수로 실력 차를 비교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교육 현장에서도 원점수제는 난이도 조절 등에 있어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대입 선발 도구로 활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수시·정시 전형 시점 통합 수능 평가 방식 외에 수시와 정시 전형 시점을 합칠지도 논의 사항이다. 수시는 고교 성적과 학생부 기록 등을 중심으로 뽑는 전형인데 보통 9월 중순부터 서류 접수를 시작해 12월에 합격자 발표를 한다. 수능 점수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 전형은 수능 성적표가 나온 뒤인 12월부터 원서를 접수해 2월 중 합격자를 발표한다. 교육부는 수능일을 현행 11월 셋째주에서 11월 1일로 약 2주 앞당기고, 같은 달 20일쯤 성적을 발표한 뒤 11월 말부터 이듬해 2월까지 수시·정시 전형을 동시에 진행하는 안을 내놨다. 이 안을 처음 제안한 김현 경희대 교수는 “수시와 정시를 같은 시점에 치르면 대학 입장에서는 수능 성적과 학생부, 면접, 논술 등을 결합해 다양한 입시 전형을 설계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예컨대 학생부종합전형 요소와 수능을 섞어 변별력도 높이고 공정성 논란도 어느 정도 잠재우는 안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수시 시점을 수능 성적표 제공 이후로 미루면 수험생이 본인 점수를 모른 채 지원하는 단점이 없어진다.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이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도 정시 전형에 지원할 수 없게 되는 ‘수시 납치’도 없어진다. 또 3학년 2학기에 교실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수업 파행도 막을 수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수능 절대평가 교육부 입장 아니다”

    “수능 절대평가 교육부 입장 아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대입제도개편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하며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가 교육부의 기본 입장이라는 것은 오해”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 부총리 등과 일문일답.→이번 시안에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공약인 수능 절대평가 외에도 다양한 방안이 담겼는데. 교육부 입장은. -김상곤 부총리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를 거쳐 결정한 사안을 존중한다는 것이 교육부 기본 입장이다. →국가교육회의가 수능 전 과목의 절대평가 외 다른 안을 선택한다면. -김 존중해야 한다. →교육부가 최근 일부 대학에 정시 확대를 주문하며 혼란이 있었는데. -김 수도권의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을 급속히 확대한 대학들이 있었다. 이에 대한 국민 우려가 커 대학에 전달한 것이다. 정책을 추진하며 학생·국민의 우려를 대학에 전달하는 것은 일상적인 과정이라고 본다. 차관이 검찰에 고발된 것은 유감이다. 정치적인 판단을 할 사안이 아니다. →국가교육회의가 수시와 수능 중심 전형 적정 비율을 제시하면 강제할 수 있나. -김 비율이 구체적으로, 또는 추상적으로 나올 수도 있다.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가운데 적절한 방식으로 권고와 제안을 하겠다. →현 중3은 내신 관련 바뀌는 부분이 없나. -남부호 교육과정정책관 동일하다. →논술·특기자 전형 폐지 기조는 여전한지. -송근현 대입정책과장 그렇다. 다만 2022학년도에 국가교육회의가 어떤 식으로 정하겠다고 답을 준다면 국무조정실과 협의할 생각이다. →대입 관련된 종합 개편안을 내놓겠다는 게 지난해 교육부의 발표였는데. -송 성취평가제 관련 부분도 포함해 8월 말에 내놓을 것이다. →학종·수능 적정 비율을 어느 정도까지 구체적으로 달라고 국가교육회의에 요청했는지. -송 어느 수준이 적정한지는 현재 누구도 이야기하지 못한다. 지역적 여건이나 건학 이념 등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그 부분을 논의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열린 안을 제시한다는 취지다. →수시·정시 통합 관련 대학 의견은. -송 수시·정시 통합 제안을 한 것은 수도권 대학이었고 지방대의 경우 미충원 등의 부분 때문에 부담스러워 한다. 세종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뉴스분석] 現 중3 대학 입시 개편안 또 미루고 떠넘긴 교육부

    [뉴스분석] 現 중3 대학 입시 개편안 또 미루고 떠넘긴 교육부

    작년 8월 유예 후 결정 못 해 국가교육회의 공론화 거쳐 8월 입시 개편 최종안 발표 “주무부처 책임 외면” 비판론 현재 중학교 3학년생이 보는 2022학년도 대학입시의 형태는 결국 공무원과 전·현직 교수·교사로 구성된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에서 결정하게 됐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8월 “미래 지향적인 좋은 방안을 만들겠다”며 입시 개편 결정을 1년 유예했지만 정작 8개월이 흐른 시점까지 아무 결정도 하지 못한 것이다. 교육부가 수년간 답을 찾지 못한 문제에 대해 발표 시한을 4개월여 남겨 두고 민간인이 위원장인 국가교육회의에 떠넘기는 게 적절치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김 부총리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현행 입시 제도의 문제점과 일부 대안을 담은 ‘대입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했다. 이송안에는 정시와 수시의 장단점, 2022학년도 수능의 평가 방법 예시, 정시·수시 전형의 시점 통합 여부, 학교생활기록부 간소화 방안 등이 담겼다.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에 시안을 참고해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수능전형 간 적정 비율’, ‘대입 단순화를 위한 선발시기 개편’, ‘수능 평가방법’ 등을 숙의·공론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부총리는 “교육부가 따로 선호하는 안은 없다”면서 이번 이송안을 ‘열린 안’이라고 자평했다. 신인령(전 이화여대 총장) 의장이 이끄는 국가교육회의는 이송안을 토대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종안을 도출하며 이를 교육부에 다시 전달할 예정이다. 입시 제도 개편 최종안은 오는 8월 발표된다. 국가교육회의의 판단은 입시에서 ‘공정성과 변별력’을 중요하게 볼지, ‘공교육 정상화와 미래상에 맞는 교육’을 중요하게 볼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교육부는 수능 평가 방식에 있어 크게 3가지 방식을 제안했다. 국어와 한국사 영역만 절대평가로 보는 현행 체제에서 ①수능 전체 과목을 9등급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안(절대평가안), ②제2외국어(한문 포함)와 통합사회·통합과학만 절대평가 과목에 추가하고 국어, 수학, 탐구 영역은 상대평가로 남기는 안(상대평가안), ③국어, 수학, 탐구 영역의 원점수를 제공하는 안(원점수안) 등이다. 1안과 2안은 지난해 8월 발표했다가 여론이 극명히 갈렸던 안이고, 3안은 새로 추가됐다. 절대평가안이 채택되면 수능 영향력이 떨어지기에 고교 내 평가(교과 성적, 학생부 기록)가 중요해진다. 반면 원점수제가 도입되면 응시생을 0점부터 만점까지 줄 세울 수 있어서 수능 변별력이 커진다. 수능을 가장 공정한 전형으로 여기는 학생·학부모 입장에서 좋은 안이다. 상대평가안은 절대평가와 원점수 공개안 사이에 있다. 학종(수시)과 수능(정시) 전형 간 적정 비율을 찾는 작업도 비슷하다. 공정성이 중요하다고 보면 정시 비율을 늘려야 하고, 아이들이 적성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이를 근거로 대학에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 수시 비율을 많이 잡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수능 절대평가를 공약했고, 김 부총리도 절대평가 도입이 소신임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하지만 1년 만에 절대평가에 대한 선호 없이 수능 개편을 논의하겠다는 쪽으로 선회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껏 입시 제도는 교육부 관료들이 톱다운(Top-down·하향식) 방식으로 결정했다면 이번엔 여러 교육 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텀업(Bottom-up·상향식)으로 짜겠다는 것”이라면서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가 수능 형태 결정을 미뤄 온 사이 교육 현장에서는 입시 제도를 둘러싼 갈등이 더 커졌는데 주무부처로서 책임을 외면했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롭기 어렵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교육부 설익은 정책 실험… 여론수렴 없이 추진 땐 ‘역풍’

    교육부 설익은 정책 실험… 여론수렴 없이 추진 땐 ‘역풍’

    김상곤 사회부총리가 교육부를 이끈 지난 9개월 동안 예전과 다른 새로운 정책들이 잇따라 쏟아졌다. 대부분 긍정적 효과와 당위에 주목해 추진한 정책들이지만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을 ‘패싱’(무시하고 건너뛰기)한 채 일방 추진되거나 너무 앞서가 애먼 학생들만 혼란스러워하는 일도 생겼다.8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언제까지 정책 ‘실험용’이 돼야 하냐”는 볼멘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 없이 정책을 불쑥 던지거나 비공식적으로 추진하다가 들통나는 일이 흔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불거진 대입의 ‘정시 전형 확대’ 논란이 대표적이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지난달 말 경희대와 이화여대 등 수시 전형 비율이 높은 서울의 일부 대학 총장들에게 전화해 “내년에 정시 모집 인원을 늘려줄 수 있느냐”고 독려해 문제가 불거졌다. 교육부는 지난 10여년간 대학에 수시 전형 확대를 권장해 왔는데 별다른 사전 설명 없이 정책 방향을 180도 뒤집었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시 확대를 원하는 청와대나 여당의 요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등 각종 추측이 쏟아졌다. 교육부의 ‘압박’ 속에 일부 대학들이 급히 정시 확대안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상위권 대학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내년 모집 계획을 세울 가능성이 커졌다. 예비수험생인 고2 학생들의 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교육부가 설익은 정책을 여론 수렴 없이 추진하려다 혼란을 부른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마련하면서 절대평가 영역을 확대하는 안을 추진하다가 여론의 반발 앞에 중단했다. 4과목만 절대평가하는 안과 7과목 모두 절대평가하는 안을 내놓고 약 20일간 여론 수렴을 하겠다고 했지만 의견이 모이지 않자 결정을 1년 미뤘다. 교육부는 오는 11일 2022학년도에 적용할 수능 등 대입 개편 시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재철 교총 대변인은 “교육 정책 중에서도 입시와 연관된 정책은 학생, 학부모의 민감도가 크기에 예고기간을 거쳐 조금씩 손봐야 맞다”면서 “정부가 정책 추진을 공약했더라도 현실 적용 때는 예상치 못한 혼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차분한 검토가 필수”라고 말했다. 앞으로 도입 예정이거나 추진 가능성이 있는 정책들도 여론 수렴과 설득 과정 없이 급히 추진하면 현장에 뿌리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고교 학점제와 논술·서술형 평가 체계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고교 학점제는 고교생들이 희망 진로에 맞춰 필요한 과목을 배우고 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제도인데 현재 초교 6학년생이 고1이 되는 2022년부터 전국 모든 고교에서 시행된다. 교총 등 교원단체들은 “고교학점제 도입에는 기본적으로 찬성하지만 교사 업무량 증가와 인프라 부족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정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IB 등 논술·서술형 평가 체계 도입에 대해서도 미래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 초·중·고교에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지만, 채점 공정성 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장치 없이는 제도가 겉돌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당·정·청, 비공개 논의서 대입 ‘정시 확대’ 공감대

    정책숙려제 시민참여단 무작위 선정 학생·학부모 등 100명, 권고안 논의 당·정·청이 현행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투명하거나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받고 있는 만큼 대입제도에서 정시모집의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대학들의 수시모집 비중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시모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의견을 모은 것이다. 이번 비공개 회동은 당·정·청이 정책에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6일 비공개 회동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등을 논의했다. 회동에 참석한 한 의원은 “정시와 수시모집 비율을 적절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면서 “수시 비중이 과도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정시·수시 비율을 구체화하거나 절대평가, 상대평가 등의 유형을 제시하면 국가교육회의가 관련 논의를 하는 데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어 방향성만 제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교육부가 최근 서울 주요 대학에 2020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확대를 요청해 논란이 일었던 것과 관련해 여당 의원들의 질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의원은 “수시 비중이 80%에 육박해 과도하다는 여론이 분명한 상황이며, 제도 보완을 통해 안착시켜야 하는데 교육부가 일부 대학에 전화해 정시 확대를 요청한 것은 절차상으로 문제가 있다”며 “절차상으로 갈팡질팡하는 것처럼 보여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학생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시민 100명으로 구성될 ‘시민정책참여단’에 학생부를 어떻게 개선해 신뢰도를 높일지 판단을 맡기고, 큰 문제가 없으면 이 안을 교육부가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정책참여단은 학생(중학교 3년∼고등학교 2년), 초·중·고교생 학부모, 교원, 대학 관계자, 이해관계가 없는 일반 국민 각 20명을 무작위로 뽑은 뒤 이들이 학습, 토론을 거쳐 교육부에 권고안을 제출하면 교육부는 이를 바탕으로 최종안을 정한다. 교육부는 앞서 정책 연구 등을 통해 학생부 기재 항목 10개 중 3개 정도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국민의 이름을 빌려 책임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가 설문조사 등을 거쳐 이미 안을 마련한 상태에서 정책참여단에 1차적 판단을 맡기기로 한 것이 큰 의미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논의의 범위와 방향을 제한하지 않고 학생부 기재항목 등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시민정책참여단이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당정청 비공개 회동, “대입제도에서 정시모집의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에 공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6일 비공개 회동을 열고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등을 논의했다. 당정청은 이날 회동에서 현행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에 문제가 있으며, 따라서 대입제도에서 정시모집의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비공개 회동은 당정청이 정책에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회동에 참석한 한 의원은 “정시와 수시모집 비율을 적절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면서 “수시 비중이 과도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정시·수시 비율을 구체화하거나 절대평가, 상대평가 등의 유형을 제시하면 국가교육회의가 관련 논의를 하는데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어 방향성만 제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교육부가 최근 서울 주요 대학에 2020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확대를 요청해 논란이 일었던 것과 관련해 여당 의원들의 질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의원은 “수시 비중이 80%에 육박해 과도하다는 여론이 분명한 상황이며, 제도 보완을 통해 안착시켜야 하는데 교육부가 일부 대학에 전화해 정시 확대를 요청한 것은 절차상으로 문제가 있다”며 “절차상으로 갈팡질팡하는 것처럼 보여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김만수 부천시장, 매니페스토 공약이행평가 2년 연속‘최우수’

    김만수 부천시장, 매니페스토 공약이행평가 2년 연속‘최우수’

    김만수 경기 부천시장이 민선6기 전국 기초단체장의 공약이행·정보공개평가에서 2년연속 ‘SA등급’을 받았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운동본부와 서울신문이 공동 주관해 평가했다.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공약이행 완료도를 비롯해 목표달성도, 주민소통, 웹소통, 공약일치도 등 5개 분야에 세부지표별 절대평가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가 결과는 SA, A, B, C, D의 5개 등급으로 분류된다. 부천시는 종합평가 최우수(SA) 등급을 획득했다. 김 시장의 100대 공약사업 중 3대 역광장 조성사업과 방범용 CCTV 확대 설치, 예술특기교육 아트밸리, 소사청소년수련관, 송내·오정도서관 개관 등 부천의 대표 사업들이 평가에 반영됐다. 또 시 홈페이지에 공약추진 현황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이미지·수치를 활용해 시민들이 알기 쉽게 정보를 제공한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만수 시장은 “시민과의 약속인 공약에 책임감을 갖고 성실히 수행했으며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려고 노력해왔다”며 “남은 임기동안 민선6기 공약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온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사설] 입시정책을 실험하듯 멋대로 바꾸는 교육부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자신이 왜 사회부총리를 겸하는지 이유를 모르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일언반구 공론화 없이 입시 정책을 하루아침에 손바닥처럼 뒤집고 있다. 그러니 교육 현장이 잠잠할 새가 없다. 대체 교육부는 뭐 하는 곳인지, 원성이 들끓고 있다. 교육부가 서울 주요 대학에 정시 모집 인원을 확대해 줄 것을 갑자기 요구해 대학들이 허둥댄다. 느닷없는 움직임이니 학생과 학부모들은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할지 난감하다. 최근 박춘란 차관은 서울 주요 대학들의 총장을 직접 만나거나 입학처장에게 전화를 걸어 정시 확대를 부탁한 모양이다. 교육부에 밉보이지 않아야 하는 대학들은 부랴부랴 움직인다. 연세대는 현재 고 2에게 적용될 2020학년도 입시에서 정시 인원을 늘리기로 했다. 다른 주요대들도 검토 중이다. 복잡한 입시 전형을 단순화해서 교육 공정성을 살리라는 목소리는 갈수록 거세다. 해마다 선발 비율이 느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는 지탄이 쏟아진다.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깜깜이 학종을 대폭 줄이고 정시를 크게 늘리라는 요구가 높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런 요청은 쇄도한다. 그렇더라도 교육부가 대학에 전화 한 통으로 어물쩍 입시의 골간을 건드릴 일은 아니다. 입시 전형 방식은 어디까지나 대학의 고유 권한이다. 그보다 더 답답하고 심각한 문제는 도무지 앞뒤가 안 맞는 중구난방 교육정책들이다. 교육부는 온갖 부작용의 우려에도 10년째 일관되게 수시 확대 방침을 고수해 왔다. 대학에 다양한 혜택을 줘 수시 전형 확대를 유도한 탓에 내년도 입시의 수시 비율은 무려 76.2%나 됐다. 이제는 거꾸로 수시 축소를 요구하는 판인데도 수능 절대평가 확대 방침은 변함이 없다. 정시는 수능 점수로만 뽑는데, 절대평가로 어떻게 변별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뿐인가. 지난주에는 난데없이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 기준을 폐지하라고 대학에 권고했다. “가뜩이나 깜깜이인 학종을 더 깜깜이로 만들자는 것이냐”고 비판이 부글부글 끓는다. 그러니 지방선거 표심을 의식해 교육부가 오락가락한다는 의심도 들린다. 절대평가 도입 등 굵직한 입시 개혁안은 국가교육회의를 따로 만들어 맡겨 놓았다. 선거 뒤인 8월에는 어떤 예측불가 정책을 터뜨릴지 겁이 날 지경이다. 정시 확대의 민심을 교육부가 이제라도 읽었다면 불행 중 다행이다. 학종 확대일로의 정책이 공정한 입시에 최선이었는지 더 미루지 말고 돌아볼 때가 됐다. 공론의 도마에 제대로 올려야 할 시점이다. 10년을 밀어붙인 정책에 교육 민생이 갈수록 고달프다. 그렇다면 과감히 방향을 틀어 숨통을 터줘야 한다. 김상곤 장관이 제발 할 일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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