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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고 내신 1등급, 특목고선 4등급… 진학 신중하라

    일반고 내신 1등급, 특목고선 4등급… 진학 신중하라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고3 수험생들 못지않게 바쁜 학생들이 있다. 대입의 전초전인 고입을 치러야 하는 중3 학생들이다. 올해 중3 학생들은 새롭게 바뀌는 2022학년도 대입을 처음 치러야 한다. 또 지난해까지 전기에 따로 진행되던 외국어고(외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입학전형이 올해부터 일반고와 함께 후기에 동시 진행된다. 2022학년도 대입에서는 외고·자사고 등 특수목적고(특목고)와 일반고 중 어디가 유리할까. 외고·자사고를 가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2019학년도 고입에 대한 궁금증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정리해 봤다.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에서 수능 위주 정시가 더 확대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통상적으로 정시 전형에 강한 외고나 자사고 등 특목고가 더 유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턱대고 외고나 자사고에 진학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올해 전국 단위 상위권 자사고의 인문계 학생 중 94.4%, 자연계 중 98.6%가 정시로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서울 소재 일반고의 경우 강남구의 상위권 일반고의 인문계 학생 중 45.5%가, 자연계는 58.8%가 서울 소재 대학 진학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시가 확대되면 외고나 자사고가 유리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상위권 학생이 몰리는 만큼 내신의 불리함은 감수해야 한다. 서울 소재 상위권 일반고 인문계 내신 1등급 학생이 전국 단위 자사고 상위권 학교에서는 내신 4~5등급, 서울 소재 상위권 외고에서는 내신 3~5등급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이 내신에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생각한다면 외고·자사고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반고 진학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외고·자사고·일반고의 차이점을 파악하고 진학하는 것도 중요하다. 외고의 경우 영어 외에 중국어·독어 등 제2외국어를 전공어로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과목에 대한 공부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해야 한다. 대원외고의 경우 고교 3년간 전공어와 영어(회화·심화 등)가 전체 수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5.3%(현 고1·학교알리미 공시기준)였다. 국·영·수 수업 비중은 22.5%였다. 반면 일반고나 자사고는 국·영·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자사고인 외대부고(인문사회 과정)의 경우 전공어와 영어 추가 수업이 없어 국·영·수 수업의 비중이 41.1%(현 고1·학교알리미 공시기준)로 대원외고보다 높았다. 올해부터 외고·자사고·국제고 등 특목고 지원 시기가 전기에서 후기로 바뀌었다. 지난해까지는 해당 고등학교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전기모집에 지원한 뒤에 합격 여부를 보고 후기에 일반고를 지원하면 됐지만 올해부터는 동시에 지원해야 한다. 서울 지역 학생의 경우 3단계로 지원이 가능하다. 특목고 진학을 고려하는 학생이라면 1단계에 특목고를 지원한 뒤 2단계에 거주지 내 일반고 2곳을 지원할 수 있다. 1, 2단계 지원 학교에 모두 탈락한 특목고 지원자는 교육청이 통학 편의를 고려해 미달된 일반고에 임의 배정된다. 특목고 지원 계획이 없는 학생은 1단계부터 지역 내 원하는 학교 2곳을 지원하고 2단계에 다시 2곳을 지원해 총 4곳의 일반고를 지원할 수 있다. 특목고에 지원하지 않는 학생은 1단계에서 서울교육청에서 운영하는 22개 과학중점학급 운영학교(경복고·용산고 등)와 4개 예술·체육중점학급 운영학교(대원여고 등)에 지원할 수 있다. 당초 특목고 지원자는 2단계에 원하는 학교에 지원할 수 없었지만 지난 6월 헌법재판소에서 자사고 지원자의 일반고 이중 지원을 금지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조항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자사고 측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특목고 지원자도 일반고 지원이 가능해졌다. 전국 외고와 국제고 1단계 전형의 영어 성적 평가 방식이 기존의 ‘절대평가(2학년)+상대평가(3학년)’에서 2~3학년 성적 모두 절대평가로 완화되면서 1단계를 통과하는 학생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하늘교육 관계자는 “1단계 동점자가 많아지면 영어 외 국어, 사회 과목 성적으로 우열을 가리기 때문에 국어, 사회 과목 성적 관리도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전국 단위 자사고 중 민족사관고, 천안북일고는 1단계 선발배수가 줄어들어 1단계 합격선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상산고, 외대부고, 김천고의 경우 올해부터 2단계 서류 평가가 제외돼 면접 중요도가 상승할 전망이다. 특목고의 자기소개서는 크게 자기주도학습, 지원 동기, 인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각 사례는 추상적인 내용보다 구체적 사례를 중심으로 서술하는 것이 좋다. 결과만 나열하기보다는 활동의 계기와 과정, 성과 등을 서술하면서 느낀 점과 활동 후 변화를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것이 유리하다. 면접은 주로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본인이 쓴 자기소개서 내용을 다시 파악하고 면접에 임해야 한다. 또 일부 자사고는 준비가 필요한 제시문 기반의 면접을 실시하기도 한다. 최근 3년간 기출문제 등을 숙지하고 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사설] 유은혜 부총리, 총선 불출마 약속이라도 하라

    말 많고 탈 많았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어제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았다. 국회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 채택이 최종 불발됐으나 문재인 대통령은 직권으로 임명을 결재했다. 유 부총리의 도덕성 시비를 의식해서인지 청와대는 “인사청문회에서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해명할 것은 해명했다”며 “(임명 반대가) 국민 다수의 여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차라리 침묵이 나을 뻔했다. 군색한 해명에 수긍할 국민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유 부총리는 후보자로 지명된 지 무려 33일 만에 임명됐다. 현역 의원이라면 웬만해서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는 ‘의원 불패신화’도 안 통했을 만큼 흠결이 많았다. 위장전입에서부터 아들의 병역 기피, 사무실 불법 임대와 월세 대납, 후원자 시의원 공천 등 치명적인 의혹이 자고 나면 하나씩 불거졌다. 야당의 반발로 정국이 경색되는 문제와는 별개로 유 부총리의 임명으로 교육 현장의 걱정이 적지 않다. 교육행정 경험이 없는 데다 잡음 많기로 소문난 교육부의 정책 난맥을 어떻게 풀어 갈지 우려하는 탓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1년짜리 장관’이라는 꼬리표다.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맹공을 받으면서도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말을 끝까지 하지 않았다. 현역 의원인 그가 2020년 4월 총선에 출마한다면 장관 재임 기간은 1년 남짓이다. 온갖 소동 끝에 취임하고도 1년여 만에 물러난다면 백년대계인 교육정책의 혼돈은 어쩔 것인지 답답한 노릇이다. 유치원 방과후 영어 금지, 고교학점제, 내신 절대평가 여부 등 교육 현장이 목을 빼고 처분을 기다리는 현안들이 산적하다. 다른 것 다 떠나서 어린 학생들에게 민폐를 끼치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나. 학생들 눈을 떳떳하게 쳐다볼 수 있으려면 지금이라도 유 부총리는 총선 불출마 선언이라도 해야 도리다.
  • 여학생·대도시·사립고 강세 수능성적 ‘절대 불변의 법칙’

    여학생·대도시·사립고 강세 수능성적 ‘절대 불변의 법칙’

    국·영·수 모두 여학생이 남학생 앞서 제주, 2년 연속 표준점수 평균 1위 “학생수 적고 지역 차원 학력관리 잘 돼”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여학생과 대도시 학생, 사립고교의 강세가 여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제주 지역 학생들의 주요 과목 표준점수 평균이 2년 연속 가장 높았다. 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18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에 따르면 표준점수 평균은 여학생이 국어 100.0점, 수학 가 98.1점, 수학 나 98.9점으로 남학생보다 각각 4.5점, 0.1점, 1.4점 높았다. 표준점수는 학생이 받은 원점수와 평균점수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표준점수 평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성적이 좋다는 뜻이다. 수학 가는 이공계열 학생이, 수학 나는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이 주로 응시한다. 상위권만 따지면 결과는 다소 달랐다. 수학 가와 수학 나는 남학생의 경우 1·2등급 비율이 전체 남학생 중 각각 13.8%, 11.8%로 여학생의 10.2%, 11.8%보다 같거나 높았다. 반면 국어는 1·2등급 남학생이 남학생 전체의 8.9%로 10.0%의 여학생보다 낮았다. 영어는 절대평가라 분석에서 빠졌다. 지역별로 보면 국어, 수학 가, 수학 나 모두 대도시 응시생의 평균점수가 가장 높았고 이어 중소도시, 읍면지역 순이었다. 전년도 수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도서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일수록 교육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성적이 낮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제주는 서울 등 대도시를 제치고 국어(102.3점), 수학 가(105.9점), 수학 나(104.9점) 모두 표준점수 평균이 가장 높았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기 전인 2016년 수능에서도 제주는 국어, 수학 가, 수학 나, 영어의 표준점수 평균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2015년에도 국어 B를 제외하고 주요 과목에서 모두 1위였다. 이와 관련,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을 분석해 보진 않았지만 학생수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적고 교육청 등 지역 차원에서 학생들에 대한 학력 관리가 잘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도 국어 101.0점, 수학 가 101.6점, 수학 나 101.6점으로 수학 나(서울이 102.6점으로 2위)를 제외하고 제주에 이어 표준점수 평균이 가장 높았다. 대구의 경우 수성구가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대치동에 비교될 만큼 교육열이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고교 유형별로 보면 사립이 국어 100.7점(국공립 95.4점), 수학 가 101.0점(국공립 95.2점), 수학 나 101.4점(국공립 97.2점) 등으로 세 과목 모두에서 강세를 보였다. 남·여·공학별로 보면 국어와 수학 나형의 표준점수 평균은 여고가 각각 101.6점 101.0점으로 98.2점, 100.4점의 남고보다 높았지만 수학 가형은 남고가 100.3점으로 여고(99.6점)보다 높았다. 남녀공학은 국어, 수학 가, 수학 나 모두 가장 낮았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총선 불출마 같은 결의 없다면 교육수장 조기 레임덕 불가피”

    “총선 불출마 같은 결의 없다면 교육수장 조기 레임덕 불가피”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딸 위장전입’, ‘피감기관 갑질 의혹’ 등 각종 논란의 십자포화를 맞았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취임했다. 유 부총리나 여당 입장에서는 ‘큰 산을 넘었다’고 생각할 법하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이제부터 진짜 실험대 위에 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 폐지론’까지 등장한 가운데 상황을 쉽게 보면 더 큰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다.교육계에서 가장 걱정하는 건 ‘조기 레임덕’(권력 누수)이다. 유 부총리는 지난달 1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차기 총선 출마(2020년 4월 15일) 여부를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즉답을 피했다. 총선 출마 의지가 있어 보인다. 국회의원 후보자가 되려면 현행법상 선거 90일 전까지 공무원직을 그만둬야 하기에 유 부총리가 출마한다면 재임기간은 길어야 1년 3개월에 불과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은 팔수록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현안 파악에만 최소 6개월은 걸린다”면서 “이후 임기가 6개월밖에 안 남는데 누가 부총리 말을 따르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때문에 취임 초 결연한 의지를 담은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유 부총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교육부 일에 몰두하겠다고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가 불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 정도의 결기는 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유 부총리는 이날 취임식 뒤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묻는 취재진 질문에 “그것은 그때 가서 판단해야 한다”고 돌려 말했다. 또, “세부 현안에만 매몰되지 말고 교육 개혁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인 출신인 유 부총리가 보육 문제와 고교 무상교육, 사교육비 부담 경감 등 비교적 여론 우호적인 현안 관리에만 치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따라 나오는 조언이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조바심을 버리고 중장기적 국가교육 청사진만 잘 짜도 성공한 셈”이라면서 “교육부가 할 수 없다면 국가교육회의에 이 과제를 넘겨 틀을 잡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은 “어떤 정책이든 시대 변화가 요구하는 능력이 무엇인지 비전을 세우지 않은 채 추진한다면 실패한 정책으로 기록될 수 밖에 없다”면서 “새 장관이 현재가 아닌 미래 프레임으로 교육담론의 방향을 바꾸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유 부총리도 이런 의견을 의식한 듯 취임식에서 “국가교육위원회를 내년 출범시키고 사회적 대합의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교육개혁을 견인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교육부 내에 교육·과학·산업·노동계 등의 현장 전문가와 학생·학부모·교사 등으로 구성된 ‘미래교육위원회’를 발족해 미래 교육 계획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초학력 보장 시스템 등 출발선의 평등을 강조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하겠다고도 했다.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 발표 이후 혼란을 겪는 교육 현장을 급히 추슬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정부가 대학별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 비율을 최소 30%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 고교 현장에서는 ‘수능 전형 비율이 향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설이 퍼지고 있다”면서 “입시제도가 학교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새 부총리가 명확하게 정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깜깜이 전형’이라고 불신받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신뢰도를 끌어올릴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고교 내신 경쟁을 완화할 내신 절대평가(성취평가)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조건과 한계 속에 개혁 다 못해” 교육부 떠나는 김상곤…아쉬움 묻어난 이임사

    “조건과 한계 속에 개혁 다 못해” 교육부 떠나는 김상곤…아쉬움 묻어난 이임사

    의지대로 못했다는 속 내비쳐“국민 언제나 옳다는 생각으로 판단 물어봐”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오전 아쉬움을 담은 이임사를 남기고 1년 3개월 임기를 마쳤다. 유은혜 신임 부총리는 이날 오후 취임한다. 김 부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본부 직원 등이 모인 가운데 이임식을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했다. 김 부총리는 교육 정책을 자신의 의지대로 펴지 못했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그는 이임사에서 “교육이 세상을 바꾸고 교실과 강단이 새로운 미래를 여는 산실이라는 믿음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여러 조건과 한계 속에 다하지 못한 개혁 과제를 후임 부총리와 (공무원) 여러분께 넘기고 떠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정책은 스스로 선택한 환경과 합리적 선택에 따라 결정되는 것만은 아니고, 이미 규정된 조건과 넘겨받은 환경 속에서 부단히 재조정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의 이 발언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공약인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가 사실상 무산되고 고교학점제와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시기도 2025년도로 밀리면서 공약이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 점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그럴 때마다 언제나 국민이 옳다는 생각으로 국민들께 판단을 묻고자 했고, 치열한 토론과 대화를 통해 합의와 결론을 도출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자신이 실현하지 못했지만 우리 교육이 나아갈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정보기술과 생명기술 등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해) 앞으로 불어닥칠 변화는 우리 삶의 기본 형태와 구조마저 바꿀 것”이라면서 “교육정책 또한 단기적, 미시적 대응이 아닌 위기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면서 이를 극복하고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청사진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마지막으로 “제가 못다한 공교육 혁신의 여러 과제는 진심으로 존경하는 후임 유은혜 부총리와 여러분께서 국민의 성원을 끌어내어 더욱 환하게 꽃피워 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이임사를 마쳤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올해 수능 수학·영어영역 작년보다 어렵다?…9월 모의평가 결과 발표

    올해 수능 수학·영어영역 작년보다 어렵다?…9월 모의평가 결과 발표

    국어영역은 작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지난달 5일 치러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국 모의평가는 쉽게 출제된 국어를 제외하면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다소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은 지난해 수능 대비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고, 영어는 수능보다는 어려웠지만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웠다. 수능 출제당국은 보통 9월 모의평가 경향성을 실제 수능에서 유지하는 것으로 목표로 둔다. 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에 따르면 국어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29점, 수학 가형은 131점, 수학 나형은 139점이었다.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국어는 5점 낮아졌고, 수학 가형은 1점, 나형은 4점이 각각 상승했다. 표준점수는 학생의 원점수와 평균점수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쉬운 시험에서는 평균점수가 높아져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아지고, 어려운 시험에서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진다. 즉, 9월 모의평가 국어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고, 영어영역은 어려웠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번 모의평가 국어 최고점자 비율도 지난해 수능(0.61%) 대비 0.86% 포인트 늘어난 1.47%로 낮아진 난이도가 반영됐다. 반면 수학은 가형과 나형 모두 최고점자 비율이 0.83%, 0.31%로 수능(0.10%, 0.11%)보다 늘어났다. 전체적 난도는 높았지만 최고난도 문제가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돼 최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영역은 이번 모의평가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이 7.92%로 전년 수능(10.03%)보다 줄었다. 다만 6월 모의평가(4.19%)보다는 늘었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대부분 영역의 1등급 커트라인이 상승해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대체로 어려웠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시기자 수능기획분석실장은 “9월 모의평가는 대체로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유사하거나 어려운 수준”이라면서 “올해 수능은 6·9월 모의평가 결과를 참고해 예년의 출제 기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올해 수능은 국어와 수학 가형이 다소 어렵게 출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뒤집기’ 추석 찬스… 성과 빠른 탐구영역 집중하라

    ‘뒤집기’ 추석 찬스… 성과 빠른 탐구영역 집중하라

    평소 학습량의 2배 이상 늘려 탐구영역 수능 범위까지 마무리 상위권, 어려운 문제 위주로 공부 중위권, 오답노트 정리 개념 복습 올해 추석은 지난해보다 열흘가량 일찍 시작한다.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에게는 그만큼 긴장감이 덜해 풀어지기 쉬운 시기라는 뜻이기도 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5일)이 50일가량 남았고, 수능이 끝난 뒤에도 논술시험과 구술면접 일정 등이 기다리고 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수시 원서 접수가 마감된 만큼 남은 수능과 논술, 면접 준비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 전문가들에게 물었다.올해 추석은 앞뒤 주말을 포함해 모두 열흘 이상 쉴 수 있었던 지난해와 달리 주말을 포함해 5일이 전부다. 시간이 짧은 만큼 집중력이 더 필요한 순간이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연휴 기간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우선 학교나 학원, 독서실 등 본인이 공부할 장소를 미리 결정해 두고 식사 등의 문제도 미리 계획을 세워 두면 불필요한 시간을 최소화하고 학습에 집중할 수 있다. 연휴가 시작되면 평소 수업에 참여하느라 부족했던 개인 학습량을 얼마나 늘리느냐에 따라 수능 점수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평소 공부하는 학습량의 2배 이상을 집중해 공부한다면 성적 상승과 함께 연휴 이후 남은 기간 공부 습관을 잡는 효과도 생길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험생 입장에서 이번 추석 연휴를 평생 기억에 남을 만큼 독하게 공부한 시기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임한다면 수능을 50여일 앞두고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지나친 원거리 이동이나 휴대폰 사용 등 평소 명절 때 학습에 장애가 됐던 요인들을 체크하고 이번 연휴에는 이들을 멀리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 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과목별로 학습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국어의 경우 수험생들은 상대적으로 여유 시간이 생겼다는 이유로 평소 어렵게 느낄 수 있는 비문학 등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문학이나 화법과 작문 등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지는 부분에 집중해 단기간에 점수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다. 수학의 경우 자신의 위치에 따라 전략을 달리 세울 필요가 있다. 상위권 학생들은 고난도 주관식 문제 등에 집중하면서 실수를 줄이는 연습을 하는 게 중요하고 중하위권 학생들은 본인이 자주 틀렸던 문제를 중심으로 학습하면서 객관식 위주의 학습을 하는 게 좋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등은 아직 수능 범위까지 끝내지 못한 수험생들이 적지 않다. 연휴 기간을 활용해 이 과목들을 수능 전 범위까지 마무리 짓는 기회로 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탐구 과목의 경우 국영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점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과목인 만큼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연휴 중 하루는 전과목 실전 모의고사를 풀어 보며 실전 감각을 미리 익혀 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후 모의고사에서 틀린 문제를 복기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상위권 학생들은 수능이 임박해지면 쉬운 문제 위주로 공부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는데 전문가들은 오히려 어려운 문제를 보는 편이 낫다고 조언한다. 임 대표는 “수능 한 등급 상승은 쉬운 1~2문제보다 난도가 높아 정답률이 낮은 문제나 주관식 문제를 얼마나 더 맞히느냐에 결정된다”면서 “남은 연휴 기간 개인 공부 시간이 늘어난 상태에서 어려운 문제에 집중하면 수능 때까지 자신감 회복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기보다 기존에 알고 있는 내용을 탄탄하게 다지는 편이 좋다. 우연철 진학사 팀장은 “추석 연휴 기간은 본인이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기보다는 강점을 보이는 부분을 탄탄히 해 실수를 줄이겠다는 생각으로 학습 전략을 세우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절대평가인 영어도 독해 중심으로 꾸준히 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능 전에 논술시험을 치르는 대학에 지원한 학생들은 일정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추석 연휴가 끝나는 다음주인 10월 6일부터 서울시립대, 홍익대·성신여대(10월 7일), 경기대(10월 27일) 등이 수능 전 논술시험을 치른다. 수능 이후 논술을 보는 학교에 지원한 수험생들이라도 미리 각 대학별 논술 경향을 파악해 놓으면 준비에 도움이 된다. 면접 준비는 수능 전에 무리하게 할 필요 없다. 지원 대학 면접 기출 문제를 사전에 파악해 두고, 면접 준비를 따로 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평소 학습 시간을 줄여 가며 면접 준비를 하면 오히려 학습 흐름에 방해가 될 수 있다. 휴식 또는 쉬는 시간을 활용해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박재홍 기자의 교육 생각] 文대통령 교육철학 실종 학부모들 불안만 커졌다

    “외고(외국어고등학교)·자사고(자율형사립고)는 폐지한다고 해놓고 정시를 다시 늘린다니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서울 지역의 한 중학생 학부모의 하소연은 현 문재인 정부 교육 정책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그러나 지난달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은 정시를 확대하는, 즉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능이 강화되면 외고·자사고 학생들이 유리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5~2017학년도 수능 국어·영어·수학의 1·2등급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고등학교 1~5위 중 4곳(민족사관고, 외대부고, 상산고, 현대청운고)이 자사고였다. 10위까지 범위를 확대해 보면 외고 3곳(김해외고, 대원외고, 대구외고)과 국제고 1곳(부산국제고)이 추가된다. 10위 내에 일반고는 공주한일고와 공주사대부고 2곳에 불과하다. 대입에서 수능이 강화되면 자사고와 외고의 영향력은 자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 공약을 스스로 부정하는 정책을 내놓은 셈이다. 문 대통령의 또 다른 핵심 교육 공약이었던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 역시 2022대입개편안에 포함되지 않아 임기 내 실현은 물 건너갔다. 전 과목 절대평가와 함께 도입하려 했던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시기도 2022학년도에서 2025학년도로 밀렸다. 모두 공교육을 강화하고 사교육의 영향력을 축소하겠다던 문 대통령의 교육 철학이 담긴 공약이었다. 하지만 2022대입개편안만 보면 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교육 철학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답답한 학부모들이 의지하는 곳은 결국 사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 2022대입개편안이 발표되자마자 한 사교육업체가 실시한 2022학년도 입시설명회에는 주최 측에서 마련한 1000개 좌석의 두 배가 넘는 3000여명의 학부모가 몰려들었다. 서울 강남 대치동의 고액 입시 컨설팅 업체들이 상담실장 채용을 늘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문재인 정부의 2기 교육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시민 의견을 듣겠다며 공론화 과정을 통해 대입 정책을 결정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교육 철학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유은혜 후보자가 오늘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교육 수장이 된다. 유 후보자는 “교육은 속도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유 후보자가 생각하는 교육의 방향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인사청문회를 기대한다. maeno@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박근혜·MB 때보다 후퇴한 대입 개편안…이게 교육인가

    [색다른 인터뷰] 박근혜·MB 때보다 후퇴한 대입 개편안…이게 교육인가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은 교육계 대참사다. 이게 교육인가.”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지난 15일, 서울 청계광장에 촛불이 켜졌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언론이 ‘진보 교육단체’로 규정한 곳들이 모였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 교육공약 되찾기 국민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연대해 이날부터 11월 10일까지 매주 토요일 촛불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촛불 정부’가 대통령의 교육 공약을 포기하자 이를 되살리기 위해 교육 단체가 촛불을 든 건 역설적이다. 국민운동을 주도한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박근혜·이명박 정부 때도 대입 제도를 이처럼 퇴행적으로 돌리진 않았다”고 비판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상대평가 유지 및 수능 전형 확대 등을 핵심으로 한 ‘2022학년도 대학입시 개편안’은 공약 파기이자, 20여년간 차근차근 쌓아 온 교육 개혁의 방향을 정반대로 되돌린 것이라는 게 송 대표의 판단이다. 집회 하루 전인 14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던 그는 “1년에 학생 300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걸 언제까지 방관해야 하느냐”며 펑펑 울었다.→‘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상대평가·경쟁적 줄세우기 방식인 수능에 오히려 힘을 실어 줬다는 점에서 시대 흐름과 맞지 않는다. 지금 기업들은 혁신 역량이 있는 인재를 뽑으려 하는데 그 핵심이 협업 능력이다. 일등부터 꼴찌까지 줄 세우는 상대평가는 협업을 가로막는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스티브 발머가 회장일 때 직원을 상대평가했다. 상위 20%는 인센티브를 주고 하위 10%는 퇴출시켰다. 결과는 참혹했다. 직원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욕심에 정보를 동료와 공유하지 않았다. 구글과 경쟁하는 대신 동료끼리 싸웠다. MS는 2013년 상대평가를 중단했다. 세계적 기업들은 이제 절대평가로 인사 관리를 한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협업능력 등 혁신 역량은 초·중·고교 때부터 키워야 한다. 상대평가 체제 속에서는 그 능력을 키울 수 없다. 수능과 학교 시험을 절대평가로 바꿨어야 했다. 그런데 이번 대입 개편안은 상대평가제를 고수했다. 미래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개편안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보다 후퇴한 것인가. -그렇다. 1995년 김영삼 정부가 했던 5·31 교육개혁 이후 23년간 ‘아이들을 표준화된 성적에 따라 한 줄로 세우는 대신 다양한 능력에 따라 여러 줄을 세우고, 암기 지식 대신 미래사회에 필요한 능력을 키워 주자’는 기조로 교육 정책이 만들어져 왔다. 관료들도 세계적 흐름을 아니까 이를 거스르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때도 ‘2015개정교육과정’을 만들어 융·복합 능력을 키우도록 문·이과 구분 등 칸막이를 없앴다. 교육과정 변화로 수업 내용·방법이 달라졌으니 평가 제도도 이에 맞게 고쳤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결정으로 수능은 상대평가로 남긴 채 수능 위주 선발 비율을 더 늘렸다.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대신 수능 대비 EBS 문제풀이를 하게 됐다. →수능 비율을 높여 대입 공정성을 강화해 달라는 요구가 어느 때보다 컸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 않은가. -공정하기로 따지면 시험 출제는 학교보다 국가가 하는 편이 낫고, 채점은 사람(교사)보다 기계가 하는 게 낫다. 수능은 국가가 낸 시험을 기계가 채점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불과 10년 전 참여정부 때만 해도 국민들은 수능보다는 교사가 평가하는 내신으로 대학 가는 방식을 더 원했다. 지난 10년 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첫째, 국민들이 보수정권 시절 횡행한 권력형 비리를 겪으면서 “모든 곳에는 무임승차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양극화가 심각해졌는데 패자를 위한 복지 정책은 강화되지 못해 그야말로 정글사회가 됐다. ‘살인적인 경쟁을 감수할 테니 공정하게만 평가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두 번째는 국민들이 내신 전형의 발전된 형태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믿지 못하게 됐다. 비교과 요소가 복잡하고 어려운데, 정보를 얻는 게 쉽지 않고 준비할 게 너무 많았다. 내신 교과 평가도 못 미더운데 간간이 학생부 비리가 터졌다. 그래서 공정한 듯 보이는 수능 위주로 학생을 뽑아야 한다는 요구가 많아졌다. →국민의 바람을 볼 때 대입 개편 방향이 꼭 틀렸다고 할 수 없지 않나. -국민의 공정성 요구는 맥락이 있고, 정당하다. 하지만 국가는 이를 일차방정식이 아닌 고차방정식으로 이해하고 처방을 내놨어야 한다. 공정성 요구와 함께 한국을 둘러싼 세계적 상황, 국가의 미래 전략, 관련 교육정책들과의 연계 등을 고려해 답을 찾았어야 한다. 길이 없지 않다. 예컨대 학종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상 경력·자율동아리 등 학생부의 비교과 요소를 걷어내면 된다. 이 부분은 수능 지지자와 학생부 전형 지지자끼리 합의가 됐다. 하지만 교육부가 숙의제를 통해 정한 새로운 학생부 형태는 이전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수능 점수가 좋은 일부 아이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방식의 공정은 옳지 않다. 학령인구가 주는 마당에 모든 아이가 각자의 재능에 따라 살아갈 힘을 보장해 주는 쪽으로 교육하는 게 진짜 공정이다. 공정을 바라는 사회 요구는 대입만 건드려서는 풀 수 없다. 기업 채용 절차 때 관련 법 제정을 통해 출신학교 차별을 없애고 실력에 따라 선발하며, 권력형 부정 등 채용 비리는 단호하게 처벌하고, 직업 간 임금격차를 최소화하는 등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2022 대입 개편안 결정 이후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감지되나. -‘2015 개정 교육 과정’이 현 고1부터 적용되면서 교사들은 (학생 참여형 수업 도입 등) 수업 방식을 바꾸려 했는데 대입 개편안 발표 이후 멈칫하고 있다. ‘대입에서 수능 영향력이 커지면 그냥 예전처럼 5지선다 문제풀이 수업만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또 고교학점제(대학처럼 학생이 희망진로·적성에 따라 원하는 수업을 듣고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하는 제도)를 시범 실시하는 연구·선도학교 105곳의 교사도 힘이 빠졌다. 학점제에 맞춰 커리큘럼을 짜놨는데 학점제 도입이 3년 연기된 데다 공부해야 하는 수능 선택 과목이 늘어 대입에 더 불리해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입이 이런 방향으로 가면 고교는 문 닫아야 한다. 수능에 최적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곳은 인강(인터넷강의) 사교육 업체다. →대입 제도 개편 때 보인 혼란은 정권 내부 능력 부족 탓인가. -여러 경로로 확인해 보니 청와대는 혁신 교육에 대한 철학도, 로드맵도 없고 이를 실현할 인력도 없다. 청와대 사회수석실이 부동산·여성·노동 등과 함께 교육까지 담당한다. 김수현 사회수석은 부동산 전문가다. 교육은 부동산 문제보다 해결이 10배 더 어렵다고 한다. 경험 없는 사람이 ‘학력고사 시대가 좋았어’라거나 ‘정시 확대하면 최소한 표는 깎아 먹지 않겠다’는 생각에 이런 결정을 했다고 본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의 잘못은 무엇인가. -김 장관이 교육 정책의 바람직한 방향을 몰랐던 게 아니다. 그런데 청와대에 보고할 때마다 (수정하라는 상징적 의미의) 빨간 줄이 쳐져서 왔다고 한다. 김 장관의 잘못은 이때 자기 직을 걸고 싸우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통령 통치를 보좌하겠다는 마음이 커서 각을 세우지 못했다. 교육부 장관으로서 정치가 아닌 아이들을 지켰어야 했다. →새 교육부 장관 후보자인 유은혜 의원에게도 기대가 없나. -유 의원이 생각하는 정책 방향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유 의원 역시 갈등에 맞서는 타입이 아니다. 지금은 통찰력을 가지고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소신껏 일하는 교육 수장이 필요하다. 여전히 컨트롤타워는 청와대다. 현 정부 들어 교육수석이 없어졌는데 살려야 한다. →교육 정책의 흐름을 다시 돌릴 수 있다고 보나. -쉽지는 않다. 아이러니하지만 희망이라고 한다면 세계 흐름이나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과 우리 교육 정책이 너무 달리 간다는 점이다. 이렇게 퇴행의 길로 가다 보면 깨닫게 될 것이다. 기업이 창의적이고 소통·협업 능력을 갖춘 인재를 바라는데 이를 키워줄 학교 교육만 반대로 갈 수는 없다. 지금 교육 정책은 포식자가 무서워 모래에 고개를 처박은 타조와 같다. →‘숙명여고 내신 유출 의혹’ 이후 학부모들이 매일 집회를 여는데 어떻게 보나. -교육계 비리는 다른 영역 비리보다 훨씬 심각하게 봐야 한다. 교육자의 비리로 발생하는 피해는 다음 세대까지 간다. 교사가 잘못하면 ‘학교 선생님인데 좀 봐주지…’ 하는 인식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한 일도 있었다. 하지만 교육자 비리가 밝혀지면 다른 건보다 몇 배 더 혹독하게 처벌해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중한 비리에 연루된 교사가 있다면 파면시키고, 그런 일이 반복되면 사립학교는 재단을 바꿔야 한다. 다만 일부 비리를 근거로 ‘교사는 주관적으로 평가하지 말고 컴퓨터로만 평가하라’고 해서는 안 된다. 교사가 의사나 법관처럼 전문성에 기반해 평가하지 못하면 미래가 없어진다. 비리 처벌과 교사의 평가권은 나눠 생각해야 한다. →아이를 입시지옥으로 밀어 넣고 싶은 부모는 없다. 그러나 입시에 실패하면 아이들이 평생 차별의 지옥에서 살아갈까 봐 두려워한다. -입시지옥에서 아이를 건져내면 그 아이가 그냥 멍하니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밟는다. 생각이 깊어지며 독립적 의사 결정을 할 줄 알게 된다. 미래 사회가 원하는 인재도 이런 아이들이다. 기업의 평균 수명은 8년 정도라고 한다. 갑자기 길거리에 나앉았을 때 다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정신의 힘을 갖추는 게 곧 실력이다. 이는 초·중·고교 때부터 길러야 한다. →단체 창립한 지 올해로 10년 됐는데 궁극적 목표가 무엇인가. -대한민국에서 입시 경쟁 탓에 죽는 아이가 한 명도 없는 세상, 사교육비 1만원도 쓸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이 목표를 말하면 사람들은 “말이 되느냐”고 냉소한다. 그러나 북미·남미·유럽 등 다른 나라는 이미 다 누리는 세상이다. 서울의 한 사교육 과열 지역에 아파트를 보러 가면 부동산 업체들이 “이 동네에서 (투신) 사고가 없는 아파트는 찾기 어려워요”라고 한다더라. 한 해 300여명의 아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기성세대는 아이들이 경쟁 속에서 죽어 가도록 한 가해자다.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2@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송인수는 누구인가 1964년 강원 원주에서 태어났다. 학창 시절 닭장사를 하던 어머니를 거들면서 공부해 한 국립 사범대 영어교육학과에 입학한다. 졸업 뒤에는 서울 신림고·삼성고·구로고 등을 돌며 13년간 교사로 일했다. 학생들에게 불법 찬조금을 걷는 문제를 두고 부장 교사와 갈등을 빚는 등 교직 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한다. 2000년 기독교 신자인 동료 교사들과 ‘좋은교사운동’을 만들었고, 2003년 퇴직 뒤 같은 단체 대표를 맡아 본격적으로 교육 운동에 뛰어들었다. 2008년 6월에는 당시 참교육학부모회장이었던 윤지희씨와 의기투합해 ‘묻지마식 사교육 관행’을 없애려는 목적으로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세웠다. 사걱세는 구호 대신 실증적 데이터에 기반해 사교육 문제를 비판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에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 특별법’(초·중·고 정규 교육과정에서 배울 내용을 방과후수업 등에서 미리 배울 수 없도록 한 법) 제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창의성 교육 포기하고 미래 교육 논의 황당”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 핵심 정책 폐기 대입 개편안 수능 높여… 학점제도 지연 “창의성 교육의 밑바탕 정책을 모두 포기해 놓고 미래 교육을 얘기하는 게 황당하다.” 6일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첫 포용국가전략회의에서 발표한 교육 전략을 두고 교육계에서는 이런 비판이 터져 나왔다. 정부가 최근 결정한 주입식 교육 강화 정책과는 정반대의 ‘유체 이탈식 전략’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정책기획위가 이날 발표한 ‘문재인 정부 포용국가 9대 전략’ 가운데 교육 관련 전략은 모두 3가지다. ▲초·중·고교 및 대학 교육에서 지식 암기·입시 중심 교육을 벗어나 학생들의 창의·다양성을 높이고 ▲평생학습 체계를 강화하며 ▲지역·계층 간 교육 양극화를 억제해 기회·권한을 공평히 배분하겠다는 것이다. 정책기획위는 특히 “한국은 국제학업성취도(PISA) 평가에서 유독 창의성 점수가 최하위로 나와 새 학력관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계는 공교육 정책의 틀을 경쟁에서 협력 중심으로 바꿔 창의력을 키워 주겠다고 한 데 대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됐던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을 위한 핵심 정책이 이미 폐기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애초 학생이 흥미·적성에 따라 과목을 골라 듣고, 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고교 학점제’를 2022년부터 전면 도입하기로 했었다. 학생이 직접 시간표를 짜 수업을 듣고, 지필 고사가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받게 된다면 창의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실렸다. 고교 학점제를 도입하려면 수능·내신의 절대평가제(성취평가제)를 함께 적용해 학생들이 객관식 문제 풀이에 얽매이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수능 전형 비율을 최소 30%로 하는 등 오히려 수능 비중을 높이는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발표하며 고교 학점제 도입을 3년 미뤘다. 문 대통령 임기 내 도입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포용국가전략회의]“창의성 교육 포기하고 미래 교육 논의 황당”

    [포용국가전략회의]“창의성 교육 포기하고 미래 교육 논의 황당”

    첫 포용국가전략회의 교육계 평가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 핵심 정책 이미 폐기 대입 개편안에서 수능 영향력 키워…고교학점제도 지연“창의성 교육의 밑바탕 정책을 모두 포기해 놓고 미래 교육을 얘기하는 게 황당하다.” 6일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첫 포용국가전략회의에서 발표한 교육 전략을 두고 교육계에서는 이런 비판이 터져 나왔다. 정부가 최근 결정한 주입식 교육 강화 정책과는 정반대의 ‘유체 이탈식 전략’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정책기획위가 이날 발표한 ‘문재인 정부 포용국가 9대 전략’ 가운데 교육 관련 전략은 모두 3가지다. ?초·중·고교 및 대학 교육에서 지식 암기·입시 중심 교육을 벗어나 학생들의 창의·다양성을 높이고 ?평생학습 체계를 강화하며 ?지역·계층 간 교육 양극화를 억제해 기회·권한을 공평히 배분하겠다는 것이다. 정책기획위는 특히 “한국은 국제학업성취도(PISA) 평가에서 유독 창의성 점수가 최하위로 나와 새 학력관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계는 공교육 정책의 틀을 경쟁에서 협력 중심으로 바꿔 창의력을 키워 주겠다고 한 데 대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됐던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을 위한 핵심 정책이 이미 폐기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애초 학생이 흥미·적성에 따라 과목을 골라 듣고, 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고교 학점제’를 2022년부터 전면 도입하기로 했었다. 학생이 직접 시간표를 짜 수업을 듣고, 지필 고사가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받게 된다면 창의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실렸다. 고교 학점제를 도입하려면 수능·내신의 절대평가제(성취평가제)를 함께 적용해 학생들이 객관식 문제 풀이에 얽매이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수능 전형 비율을 최소 30%로 하는 등 오히려 수능 비중을 높이는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발표하며 고교 학점제 도입을 3년 미뤘다. 문 대통령 임기 내 도입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창의성 교육을 위해서는 시험 점수 중심의 경쟁 구조를 깨야 하는데,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협업할 여지가 있는 수행평가를 줄이고, 지필 평가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탐구영역, 단기간 점수 올리기 가능…추석 때 집중 공략을

    상위권, 고난도 문제 집중할 시간 확보 중위권 실수 줄이고 하위권 기본기 충실 5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는 수험생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 전 마지막으로 출제하는 시험인데 보통 9월 모평 문제를 보면 실제 수능의 출제 유형과 난이도를 예측할 수 있다. 모평 이후 수능(11월 15일)까지는 딱 72일 남는다. 수험생들은 어떻게 수능 공부를 마무리해야 할까. 우선 모평 결과 취약 영역이 최종적으로 파악되면 막판 보완을 해야 한다. 특히 추석 연휴(9월 23~26일) 기간에는 평소 소홀히 했던 과목, 주제 등을 집중 공략해 수능 전에 완성한다는 마음으로 공부해 볼 만하다. 예컨대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은 단기간 집중 학습으로 점수를 제법 끌어올릴 수 있는 과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부터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탐구 영역이 변별력을 가를 수 있는 과목이 됐다. 수능까지 남은 기간에는 다양한 종류의 문제 풀이에 집중해 막판 점수를 끌어올리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평소 모의고사에서 한 번 틀린 문제는 다음 시험에서도 틀리기 쉬운데 잘 틀리는 문제를 오답 노트에 기록하고 마무리 과정에서 이를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성적대에 따라서도 이상적인 학습 전략이 조금씩 달라진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상위권은 기본 문항을 최대한 빠르고 정확히 풀어 고난도 문항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위권은 아는 문제를 실수로 틀리지 않도록 하는 연습을 많이 하고, 몰라서 틀린 문제는 기본 개념을 다시 익히도록 한다. 상위권에 비해 성적 향상의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남은 기간 약점을 하나씩 보완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위권 학생들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고, 과목별 기본 개념을 실전 문제 풀이에 적용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소신과 여론 사이… 유은혜는 다를까

    소신과 여론 사이… 유은혜는 다를까

    여론 압박에 갈팡질팡땐 정책 실패 우려 교육공무직 법안 전력에 교육단체 싸늘 “후보 지명 철회” 靑국민청원 4만명 넘어새 교육부 수장 후보로 지명된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상곤 교육부 장관의 한계를 넘어설지 주목된다. 김 장관은 수능 절대평가 도입, 외고·자사고 폐지 등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 공약을 그대로 실천하려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아 교체됐다. 유 후보자 역시 대통령 공약과 비슷한 교육 철학을 갖고 있다. 만일 유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를 통과해 새 교육부 장관에 오른다면 김 장관이 이루지 못한 진보적 교육 정책을 힘껏 밀어붙이든가 아니면 대통령 공약을 대폭 후퇴시켜야 하는 갈림길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2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유 후보자의 교육 현안별 기존 입장은 김 장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장 올 하반기 공론화가 예정된 ‘유치원 방과후 영어학습 금지’에서부터 김 장관과 입장이 비슷하다. 이 방안은 문 대통령의 영·유아 사교육 억제 공약의 일환이었다. 김 장관은 지난 1월 영어학습 금지를 추진했으나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도입을 1년 유예했다. 당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여당 간사였던 유 후보자는 김 장관에게 당 차원의 우려를 전달하면서도 “정책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언급해 정책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교육부는 하반기 공론화 방식으로 유치원 방과후 영어학습에 대한 정책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지만 여론은 정부의 기조와 반대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김 장관은 취임 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절대평가 도입이 소신임을 밝혔지만,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 공론화 과정에서 여론에 밀려 수능 위주 정시를 확대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며 진보와 보수 성향 교육단체 양쪽으로부터 모두 비판을 받았다. 유 후보자는 지난해 한 교육 토론회에서 수시 모집의 50% 이상을 반드시 학생부내신전형(학생부교과전형)으로 뽑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 또한 대학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현재 서울의 주요 대학들은 학생부교과전형이 아닌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부분의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외고·자사고 폐지에 대해서 유 후보자는 김 장관처럼 명확하게 폐지 입장을 밝히진 않았으나 최근 인터뷰에서 “외고·자사고가 교육의 기회 평등을 저해하고 있다”고 언급해 폐지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외고·자사고의 단계적 폐지는 대통령의 공약이다. 그러나 수능 위주의 정시 확대안 때문에 외고·자사고의 영향력은 오히려 강화되는 추세다. 유 후보자는 2006년 교육공무직의 정규직화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가 교육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자진 폐기하기도 했다. 불과 사흘 만에 4만명이 넘어선 유은혜 교육부 장관 후보 지명 철회 청와대 국민청원의 주된 배경이 교육공무직 법안과 관련이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유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당 의원 워크숍에서 “상황이 달라져 다시 발의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지만 교육단체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유은혜 후보 철회 청와대 청원 2만명…청문회선 전문성·교육 현안 입장 쟁점 될 듯

    유은혜 후보 철회 청와대 청원 2만명…청문회선 전문성·교육 현안 입장 쟁점 될 듯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인사청문회는 교육분야에 대한 전문성 여부와 교육정책 관련 입장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유 후보자가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법안을 발의했던 것과 관련한 입장에 대해서도 야당의 집중 공세가 예상된다.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은혜 의원의 교육부장관 후보 지명 철회해 주세요”라는 게시물에 2만명이 넘는 청원인원이 동의했다. 해당 청원을 올린이는 “유 의원이 장관 후보자로 거론된다는 기사를 보고 ‘문재인 정부는 교육은 아예 버렸다. 교육기관은 노동자들의 이익을 위해, 정규직 정책 실현을 위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용되는 공간’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했다”면서 “일자리 창출의 용도로 학교를 이용하지 말아 달라”고 주장했다. 유 후보자는 2016년 학교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지만 교육현장에서 강하게 반발해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이 청원자는 “교육현장에 오래 몸담았고, 학생·교사·학부모와 교육 전반에 대한 생각이 깊은 분을 교육부 장관으로 올려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날 청와대의 유 후보자 지명 이후에만 유 후보자 지명을 반대하는 10여건이 넘는 관련 청원이 올라왔다. 대통령의 인사청문회 요청서 제출 20일 이내에 열려야하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다음달 중순 쯤 실시될 예정이다. 야당 의원들은 유 후보자에 대한 전문성과 각종 교육현안에 대한 입장을 집중적으로 질의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발표 이후 가중된 교육계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022 대입개편안 발표 이후 “기존의 대입정책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정시확대를 요구한 보수성향의 학부모단체와 수능 절대평가를 요구한 진보성향의 교육단체 양쪽으로부터 모두 비판을 받았다.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유 후보자가 교육위원 경험은 있지만 직접적인 교육행정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업무를 잘 해 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면서 “또 비정규직 교사의 정규직화에 대한 입장과 관련해서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는데, 이 역시 청문회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文정부 2기 개각] “공교육 소신”vs“정무적 판단”… 김상곤發 혼란 수습할까

    [文정부 2기 개각] “공교육 소신”vs“정무적 판단”… 김상곤發 혼란 수습할까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등 소신 발언 정치인 출신… 개혁보다는 안정 무게 아들 병역면제 판정, 청문회 논란될 듯재선 현직인 유은혜(56)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새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로 지명되자 교육계는 우려와 기대의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다. 공교육 강화 등에 대한 소신은 인정할 만하지만, 김상곤 부총리가 대입 개편 등 정책 추진의 혼란 탓에 사실상 경질된 상황에서 정치인 출신이 난맥상을 수습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이다. 유은혜 후보자는 국회의원 보좌관과 당직자부터 시작한 정치인이다. 학사·석사 학위는 동양철학과 공공정책학 전공으로 받았다. 노무현 정부 이후 역대 교육부 장관 14명 가운데 대학 교수 등 교육 전문가 출신이 아닌 인물은 김진표·황우여 전 장관 정도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유 후보자를 두고 “전문성 면에서 터무니없는 인물은 아니다”라고 평가한다. 그는 19·20대 국회에서 약 6년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소속으로 교육 분야를 맡았다. 교육 관계 법령 개정안 등을 70여개 대표발의하는 등 의정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그의 소신을 호의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진보 교육단체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가 ‘공교육정상화법’(초·중·고교의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내용)을 추진할 때 오히려 여당 의원들이 여론을 의식해 저항했는데 야당 소속인 유 의원은 법 제정에 힘을 실어 줬다”고 말했다. 또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때도 앞장서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 때문에 교육부 장관 후보로 하마평에 곧잘 올랐다. 문제는 상황이다. 진보 교육단체들은 “장관이 된 유 후보자가 소신 행보를 이어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 많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전형 확대·절대평가 도입 등을 둘러싼 논쟁이 있었던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 발표 이후 정부에 대한 교육계 불만은 치솟은 상태다. 보수는 물론 진보 교육단체들이 ‘진보 교육의 아이콘’이었던 김 부총리의 사퇴를 촉구했을 정도다. 진보단체들은 김 부총리가 청와대와 여당의 압력에 밀려 교육 개혁 과제를 포기했다고 보고 있다. 수능 절대평가 추진 등이 정권 지지율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진보단체 관계자는 “유 후보자는 교육 문제를 정무적으로 풀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유 후보자가 ‘진보 교육계 달래기’에 나서면서도 혼란스러운 현장 분위기를 감안해 적극적 교육 개혁보다는 안정을 염두에 둔 교육 정책 마련에 힘쓸 것으로 보고 있다. 인사 청문회라는 큰 산이 남아 있지만 통과를 낙관하는 시선이 많다. 장관으로 지명된 현직 의원이 청문회에서 낙마한 사례는 2005년 장관 인사 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단 한 번도 없다. 다만 아들인 장모(21)씨가 2016년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면제에 해당하는 5급 판정을 받은 건 청문회 때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 중요하다”면서 “안정된 교육 개혁을 위해 당면 현안은 물론 긴 호흡이 필요한 교육 정책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중요한 일 하는 직원 연봉 더 주고, 숙련도 따라 차등 지급

    중요한 일 하는 직원 연봉 더 주고, 숙련도 따라 차등 지급

    공공기관장 각계각층서 추천받아 선발 MB·박근혜 정부서 확대된 공모제 폐지 경영평가, 절대평가 도입·혁신지표 신설 4차 산업 등 혁신성장 분야 성과에 가점정부가 29일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 방향’의 핵심은 공공기관장 선임 방식과 임금 체계에 대한 개편이다. 공공기관 업무에 전문성이 있는 적임자를 기관장으로 뽑기 위해 공모제에서 추천제로 전환한다. 가만히 있어도 연봉이 쑥쑥 오르는 호봉제를 폐지하고 일하는 만큼 월급을 받는 직무급제로 바뀐다.현행 공공기관 경영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이 기관장 후보자를 모집할 때는 공모를 하거나 공모와 추천 방식을 병행해야 한다. 추천을 받더라도 공모 절차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공모제가 여러 장점도 있지만 기관장으로 유능한 분을 모시고 싶은데도 본인이 공모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부담감에 주저해 아예 공모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추천제로 운영하면 각계각층으로부터 적임자를 추천받아 기관장으로 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장 인사 개입 논란이 끊이지 않는 등 ‘무늬만 공모제’라는 비판을 받는 것도 제도 개선에 나선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노무현 정부에서 도입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확대된 공모제가 간판을 내리게 됐다. 기재부는 기관장 후보를 누가 추천할지는 아직 검토 중이다. 호봉제는 직무급제로 개편한다. 한 공공기관 안에서도 업무량이 많거나 중요한 일을 맡은 직원에게는 연봉을 더 주고, 상대적으로 쉬운 업무를 보면 월급을 덜 주는 방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업무 숙련도에 따른 차등 지급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숙련도가 많이 오르는 업무 초기에는 연봉도 많이 올려주고 시간이 지날수록 덜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최대 관심사인 ‘공공기관 경영평가’ 방식도 바꾼다. 지난해 말 사회적 가치 등을 중심으로 1단계 개편을 한 데 이어 상대평가로 등급을 매기는 현 제도에 절대평가를 도입한다. 혁신지표도 신설된다. 4차 산업 등 혁신성장 분야에서 성과를 낸 기관에 가점을 주는 방식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공공기관이 혁신성장 등 미래 대비에 힘써 달라”면서 “특히 교통, 에너지 등 공공 빅데이터 플랫폼 등을 통해 공공 데이터의 공유와 개방에 공공기관이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을 상대로 한 주무 부처의 갑질도 막는다. 우선 부처마다 산하 공공기관에 적용하는 각종 지침과 규정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조사 결과 과도하거나 불합리한 규정은 삭제·수정해 공공기관에 대한 사전 규제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부교과 전원 면접… 우수학생 기회 늘려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부교과 전원 면접… 우수학생 기회 늘려

    전체 모집 정원 3034명의 77.1%인 2340명을 수시 모집에서 선발한다. 학생부종합 전형 중 미래인재 전형이 가장 많은 780명을 뽑는다. 논술 전형 670명, 학생부교과 전형인 고교추천 전형 400명 등이 뒤를 잇는다. 학생부 위주(교과 및 종합) 전형 인원이 일부 논술 전형으로 이동해 125명이 증원됐다.학생부교과 선발 방식이 단계별 선발에서 일괄 합산(학생부교과 80%+면접 20%)으로 간소화됐다. 미미한 내신 차이로 면접 기회를 갖지 못했던 우수학생들에게 면접 기회를 확대한 것이다. 학생부종합(미래인재, 고른기회, 사회기여자) 전형 선발 방법 또한 서류 100% 일괄 합산(면접 폐지)으로 바뀌었다. 그간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면접의 부담을 줄인 것이다. 제출서류는 기존과 동일하다. 모집 규모가 확대된 논술 전형은 학생부 30%+논술 70%로 선발한다.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된다. 수능최저학력 기준에도 다소 변경이 있다. 1년간 유보했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다소 상향 조정해 반영한다. 영어영역 절대평가 1등급 비율이 10% 선에서 형성될 가능성을 고려해 이를 바탕으로 기준을 설정했다. 사범대학 각 학과와 간호학부, 국제학부, 한국음악과, 무용과, 스크랜튼학부(자유전공)는 수시에서만 선발한다. 이 중 간호학부는 문과 8명, 이과 22명을 별도 선발한다. 엘텍공과대학의 몇몇 학과들은 차세대 융합 시대 준비 차원에서 인문계열 학생을 별도 선발(총 50명)한다. 원서 접수는 9월 10~12일.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admission.ewha.ac.kr) 참조. 문의 (02)3277-7000.
  • 고교학점제 연기에… 답 없는 숙제 떠안은 105개 시범학교

    교육부, 지침도 없이 일방적 3년 유예 학생들, 수능 유리한 교과과목에 몰려 다양한 선택과목 도입 계획 무산 위기 교육부가 당초 2022학년도로 예정했던 고교학점제 도입 시기를 2025학년도로 3년 미루면서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로 지정된 전국 105개 고교가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2022학년도 전면 도입을 예상하고 그에 맞춰 프로그램을 세워 놨는데 사전에 아무런 예고 없이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 발표와 함께 3년 유예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27일 교육부에 따르면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로 지정돼 올해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전국 105개 고교와 담당 시·도교육청은 고교학점제 도입 3년 유예와 관련한 별다른 지침도 전달받지 못했다. 고교학점제는 고교에서도 대학처럼 학생이 원하는 수업을 듣고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2015교육과정에 따라 현재 고1들은 내년부터 일부 과목을 본인이 선택해 듣고 이를 학생부종합전형 등 대입에 활용할 수 있는데, 이를 전 과목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내실 있는 제도 마련과 고교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동시 실시를 위해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연기했다고 설명하지만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번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 확정 과정에서 수능절대평가 실시가 무산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구·선도학교는 기존 계획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별다른 지침을 내리지 않았다”면서 “기존 계획에서 시행 시기가 단계적으로 바뀌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교사들과 학생들의 혼란이 커졌다는 것이다.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 지정된 한 학교의 담당 교사는 “연구학교 기간이 끝나는 3년 뒤에도 계속 연구학교를 유지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방향성이나 세부계획에 대한 지침이 없어 답답하다”면서 “교과 외 선택과목을 확대했다가 아이들이 대입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교사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학점제 전면 도입을 전제로 교과 과목 이외 다양한 선택 과목을 편성할 계획을 세웠는데, 이 계획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서울 강남과 목동 등 사교육이 강한 지역의 고1들은 대부분 수능에 유리한 교과 과목을 내년에 들을 선택과목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런 대책 없이 도입 시기만 늦춘다고 해서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함은혜 공주대 교육학 교수는 “고교학점제는 과목은 물론 그에 대한 평가 기준도 다양해지는 만큼 교사들의 전문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전문교원 확보 및 양성, 기존 교원 대상 연수 등 교사 평가 전문성 확보가 우선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초·중등 학부모 10명 중 6명 “대입개편, 특목·자사고 유리”

    초·중등 학부모 10명 중 6명 “대입개편, 특목·자사고 유리”

    현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이 확정되면서 중3 학부모와 학생들은 향후 입시 전략을 짜느라 분주하다. 특히 오는 11~12월 치러질 고교 입시가 큰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 대입 제도에 유리한 고교에 가야 향후 대학 진학 때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자율형사립고나 과학고에 가야 3년 뒤 대학 진학 때 편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입시학원처럼 변한 자사고 등의 힘을 빼 고교 서열화를 무력화하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교육 정책 기조와는 현실이 반대로 돌아가는 셈이다.입시 업체인 종로학원하늘교육이 26일 ‘2022학년도 대입제도 변화에 따른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자녀가 중학생 또는 초등학생인 학부모 121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학부모들은 ‘새 입시정책 발표 때문에 특목고나 자사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66.7%가 ‘그렇다’고 답했다. ‘변함없다’(23.6%), ‘그렇지 않다’(9.7%)는 응답은 합쳐도 과반이 되지 못했다. 특히 자사고가 대입 준비를 하는 데 가장 유리할 것으로 봤다. 설문에서 ‘인기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학교가 어디인가’를 물어 보니 자사고를 꼽은 응답자가 52.5%였고 과학고 25.0%, 일반고 14.2%, 외국어고·국제고 8.2% 순이었다. 일반적으로 대입에서 내신의 영향력이 줄고 수능의 힘이 세지면 자사고와 특목고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다. 지난 17일 교육부가 발표한 새 대입안은 각 대학에 수능 위주 전형으로 뽑는 신입생 비율을 최소 30%로 할 것을 권고하고, 수능 변별력을 떨어뜨리는 전 과목 절대평가는 당장 도입하지 않는 내용 등이 담겼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취업률 등의 영향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이과 사랑’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진학 후 문·이과 선택이 자유로운 자사고가 문과 중심으로 운영되는 외고나 국제고보다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공론 뒤에 숨은 김상곤 교육부, 결국 어정쩡한 대입 개편안

    현재 중 3부터 적용될 2022학년도 대학입시 개편 방안이 어제 발표됐다. 교육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형을 30% 이상 늘리도록 각 대학에 권고하고, 학습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어와 수학을 공통 및 선택 과목 체계로 바꾸기로 했다. 수능 상대평가 기조는 유지하되 현재 절대평가인 영어와 한국사 외에 제2외국어와 한문을 절대평가 과목에 추가한다. 폐지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대학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입시 개편안은 이쪽 저쪽의 여론을 어정쩡하게 엮어 놓은 모양새다. 수능 정시 확대와 축소를 주장했던 여론 모두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올해 고 2들이 치르는 2020학년도 대입에서 전국 4년제 대학들의 수능 위주 전형은 19.9%다. 80%가 수시 전형이니 정시로 대학을 가려면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는 실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달 초 대입개편 공론화위원회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던 대안은 정시 비중 45% 이상 확대였다. 적어도 40%선까지는 정시 확대를 기대했던 학부모들은 “공론화위의 의견을 무시하고 교육부가 마음대로 생색내기만 하고 말았다”고 성토한다. 절대평가를 확대해 수능의 비중을 계속 줄일 것을 주장했던 쪽에서도 불만은 적지 않다. 점수로 줄을 세우는 평가 방식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교육부는 과단성 있게 추진해야 할 핵심 정책들은 사실상 다음 정부로 넘겼다. 정부의 공약인 전과목 고교학점제는 오는 2025년부터 시행하기로 미뤘다. 사정이 이러니 진보·보수 시민단체들이 모두 이번 입시안을 엉터리라고 비난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대입제도 개편안이 ‘돌고 돌아 제자리’로 결론난 데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무책임과 무능 탓이 무엇보다 크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발표했어야 했던 개편안을 여론 눈치를 살피느라 ‘공론화 하청’ 논란만 거듭했다. 처음부터 교육부가 확고한 교육 비전을 갖고 일관된 논리로 정책을 입안하고 교육현장을 설득했더라면 지금 상황은 달라져 있을 것이다. 계층과 단체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입시안을 시민 공론에 떠넘기겠다는 발상 자체가 심각한 한계였다.  1993년 현행 수능제도가 도입된 이후 입시 개편은 19차례나 이어졌다. 그때마다 몸살을 앓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몫이었다. 정권에 따라 정부가 일방적으로 주도한 교육정책의 한계는 이제 더 드러낼 바닥도 없다. 악순환을 멈추려면 점진적으로라도 대학에 자율권을 넘겨 주는 쪽으로 정부의 자세를 바꿔야 한다. 교육부는 이번 개편안에서도 재정 지원을 조건으로 대학들에 30% 이상 정시확대를 권고했다. 말이 좋아 권고이지 당장 돈줄이 막히는데 교육부의 권고를 무시할 대학은 거의 없다. 애매한 결정은 공론 뒤에 숨고, 정책 성과를 내려고 대학의 돈줄이나 죄는 이런 방식은 교육부가 뼈가 아프도록 반성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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