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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조선사에 ‘특허 갑질’한 프랑스 GTT…125억원 과징금

    국내 조선사에 ‘특허 갑질’한 프랑스 GTT…125억원 과징금

    LNG 저장탱크 기술 시장점유율 95%국내 조선사에 ‘서비스 끼워팔기’ 강요공정위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전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업체인 프랑스의 가즈트랑스포르 에 떼끄니가즈(GTT)가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사들을 대상으로 ‘특허권 갑질’을 벌이다 100억원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공정거래위원회는 프랑스 소재 다국적 기업인 GTT의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진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성동조선해양·대한조선·현대미포조선 등 8개 국내 조선사에 대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를 놓고 시정명령과 함께 125억 2800만원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GTT가 보유한 ‘액화천연가스(LNG) 화물창 기술 라이선스’는 LNG 저장탱크와 관련된 특허와 노하우 등을 사용할 수 있는 법적인 권리를 부여하는 것으로, 2018년 말 매출액 기준으로 GTT의 시장점유율은 95%에 달한다. 최근 건조 중인 LNG 선박은 전부 GTT의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 공정위 설명이다. 국내 조선사들의 LNG 선박 건조 기술은 시장에서 선두 사업자지만, GTT 멤브레인 기술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문제는 GTT가 LNG 화물창 기술 라이선스 뿐만 아니라 엔지니어링 서비스까지 한꺼번에 판매하는 ‘끼워팔기’ 계약을 강요했다는 점이다. 엔지니어링 서비스는 LNG 화물창 기술 라이선스를 실제 선박에 구현하기 위한 공학적인 작업으로, GTT의 기술이 적용된 LNG 선박에 대해선 전부 GTT가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2015년 전후로 조선사들이 독자적인 LNG 화물창 기술을 개발하고, 다른 사업자의 기술에 대한 엔지니어링 서비스 수행 경험을 쌓으면서 GTT에 “기술 라이선스만 구매하고, 엔지니어링 서비스는 필요시 별도로 거래하게 해달라”고 수차례 요구했다. 그러나 GTT는 우리 조선사들의 제안을 전부 거절했고, 지금까지도 끼워팔기 거래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구매자인 조선업체가 구매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 시장원칙에 부합함에도 불구하고, GTT가 분리 거래 요청을 거절한 것은 잠재적 경쟁사업자의 시장진입을 봉쇄하고 조선사의 선택권을 제한한 결과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끼워팔기로 인해 GTT의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구매한 조선사는 추가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다른 사업자의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구매할 유인이 없기 때문에 경쟁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또한 GTT는 조선사가 자신이 보유한 특허권의 유효성을 다툴 경우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거래조건을 설정했다. GTT의 특허권 패키지 가운데 하나가 기간 만료로 무효가 되더라도 조선사가 이를 다투고자 하면 전체 계약을 해지해버릴 수 있다는 ‘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GTT 기술 라이선스 없이는 LNG 선박 건조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조선사가 계약해지로 인한 시장 퇴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특허의 유효성을 다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공정위는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로 판단해 GTT에 계약조항 수정·삭제 명령을 내렸다. 이지훈 공정위 제조업감시과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끼워팔기 사건 이후 독과점 사업자의 끼워팔기 행위가 위법함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장기간 GTT가 독점해온 LNG 저장탱크 엔지니어링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추미애 손에 달린 ‘윤석열 운명’…징계위 이르면 다음 주 소집

    추미애 손에 달린 ‘윤석열 운명’…징계위 이르면 다음 주 소집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여부와 그 수위를 결정할 검사 징계위원회가 이르면 다음 주쯤 소집될 전망이다. 징계위원회가 심의를 열고 감봉 이상의 징계를 의결하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하게 된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조만간 검사 징계위원회를 소집하고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검사징계법에 의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는 법무부 장관이 청구하도록 한다. 또 법무부 장관은 징계 혐의자에게 직무 집행정지를 명할 수 있다. 징계위원회는 위원장인 법무부 장관을 포함해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추 장관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의 위원은 법무부 차관과 법무부 장관이 지명한 검사 2명, 법무부 장관이 위촉한 변호사·법학 교수·학식과 경륜을 갖춘 사람 각 1명으로 구성된다. 즉 법무부 차관을 제외하면 모든 위원의 구성을 추 장관이 정한다. 검사징계위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셈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검사징계법 개정안이 지난 9월 국회를 통과했다. 징계위원 수를 9명으로 늘리고, 3명은 외부에서 추천하는 사람으로 구성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개정된 조항은 내년 1월 21일부터 시행돼 이번 징계위 구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현재 검사징계위는 구성돼있지 않아 추 장관이 모든 위원을 새로 지명·위촉해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위에는 외부 인사가 3명 포함되므로 인선 일정 등을 고려하면 빨라도 다음 주 중 징계심의 기일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필요할 경우 윤 총장에게 출석을 명할 수 있으며 징계위는 필요한 사항을 심문할 수 있다. 다만 추 장관은 징계청구권자 신분이어서 사건 심의에는 관여하지 못한다. 또 윤 총장은 의결 과정에도 징계청구권자인 추 장관의 기피를 신청할 수 있다. 징계 여부는 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징계는 해임과 면직·정직·감봉·견책으로 구분되며 징계위가 감봉 이상을 의결하면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집행하게 된다. 법조계 안팎에선 추 장관이 징계위원을 구성하는 만큼 징계위는 추 장관의 뜻에 따라 윤 총장 해임을 의결하고 추 장관은 이를 대통령에게 제청할 것으로 관측이 나온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부산, 코로나 19 재확산 대비 특별 방역 강화...추가감염 18명

    부산시가 코로나 19 재확산대비 특별 방역 강화에 나선다. 부산시는 코로나19가 전국적 재확산 조짐을 보임에 따라 특별방역점검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중점관리시설과 일반관리시설,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연습실, 교습소와 학원 등에 대해 특별방역 점검을 실시한다. 또 복지시설과 교통시설, 문화시설에 대해 일제점검토록 했다. 요양병원과 정신병원, 요양원 등 고위험시설 515개소 2만7000여 명에 대한 선제적 검사를 실시해 감염원 차단에 나선다. 현재 부산시의 최근 일주간 일일 평균 확진자 수는 6.3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기준에는 못미치고 있다.하지만, 시는 수도권의 상황 등을 감안해 1.5단계에 준하는 방역수칙을 적용해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우선 이날부터 집회 및 시위에 대해 100인 미만으로 인원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진행한다. 공공시설 출입 인원을 50%로 제한하고 사회복지시설에 대해 철저한 방역을 한다. 박성훈 시 경제부시장은 “시민 여러분들의 희생과 인내로 지켜온 방역과 일상의 균형이 다시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시민 여러분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에서는 이날 한달여만에 확진자 18명이 집단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가운데 부산진구 소재 초연음악실 관련 접촉자 14명이고, 타지역 접촉자 3명, 1명은 감염경로 조사 중이다.역학 조사 결과 13명(637번,639∼648번)은 충남 778번 확진자(부산 거주자)의 접촉자로 분류됐다. 또 이틀새 초등생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도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와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한국거래소와 금융 공기업 등이 입주한 이 건물에는 모두 4천여명이 상주하고 있는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부발전은 확진자 발생에 따라 이날부터 350여명에 달하는 모든 직원이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시 보건당국은 충남 778번 확진자가 충남 친척 집 방문 전 부산에서 있었던 식사나 동호회 소모임 등지에서 감염된 이후 충남 방문 때 증상이 나타났을 개연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전세 20억 시대”…강남 30평대 아파트 하루 만에 또 신고가

    “전세 20억 시대”…강남 30평대 아파트 하루 만에 또 신고가

    서울 강남권 전용면적 84㎡(공급면적 34평형) 아파트 전셋값이 20억원을 처음 돌파한 지 하루 만에 신고가를 또 경신했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가 지난 10월21일 20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된 것이 최근 공개됐다. 해당 주택형은 7월 임대차법이 시행되기 전만 해도 15억~16억원에 전세 거래가 됐는데, 임대차법 이후 매물 품귀가 심화하면서 전셋값이 17억원, 19억원으로 오른 뒤 결국 20억원을 넘어섰다. 이로써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에 이어 전용 84㎡ 기준으로 전셋값이 20억원을 넘는 두 번째 아파트가 됐다. 앞서 전날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20억원(10월15일 계약)에 전세 거래된 것이 처음 공개되면서, 20억 전세 시대의 시작을 알린 바 있다. 최근 강남권에선 전셋값 17억~19억원에 전세 거래되는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앞으로 20억원 넘는 전세 거래는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비강남권에서는 전셋값 10억원을 넘긴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양천구 목동 ‘목동센트럴푸르지오’는 지난 9월 전세 실거래가 12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종로구 ‘경희궁자이 2단지’,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양천구 신정동 ‘목동파크자이’ 등도 전셋값 10억원을 돌파했다. KB부동산이 집계하는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0월 191.8을 기록해 2015년 10월(193.8)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미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15% 올라 73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 폭은 전주(0.14%)보다 확대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한성숙 “구글, 한국서 수익 내는 만큼 기여도 해야” 쓴소리

    한성숙 “구글, 한국서 수익 내는 만큼 기여도 해야” 쓴소리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및 모든 앱에 대한 수수료 30% 확대 정책에 대해 “한국 시장에서 많은 수익을 내는 만큼 기여도 해야 한다”며 비판했다. 한 대표는 24일 오전 ‘네이버 커넥트 2021’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구글 인앱결제에 따른 시장 영향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구글은 국내 모바일 앱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그런 구글의 수수료 정책 변화는 내부뿐 아니라 국내 창작 환경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창작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좋은 시장과 생태계를 위해 신중한 접근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구글이 대한민국에서 많은 수익을 내는 게 분명하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기여하기 위한 고려도 많이 해야 한다”며 “다양한 결제 방식을 제공한다면 창작자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구글이 새 수수료 정책에 대해 입장을 바꿀 필요성이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한 대표는 최근 SK텔레콤과 손잡고 국내 시장 첫 진출을 예고한 아마존의 행보에 대해서는 “매년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데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시장을 놓고 많은 스터디를 하고 있기 때문에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커머스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공습은 내년에 더욱 치열해질 예정이라 잘 준비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CJ와의 협력에 대해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겨냥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물류 방식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고민하고 있고 콘텐츠도 세부적으로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마련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꺼렸다. 이날 네이버는 중소상공인(SME)과 창작자를 키우는 데 2년간 18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을 밝혔다. 한 대표는 “네이버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소상공인 480만명, 창작자 160만명을 서로 연결해 ‘디지털 비즈니스 시너지’를 키우겠다”며 “네이버의 검색, 인공지능(AI) 추천, 데이터 등 다양한 기술과 플랫폼이 소상공인과 창작자를 서로 연결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는 만큼 네이버의 기술을 통해 비즈니스와 창작활동을 연결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금융회사와 제휴해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를 위한 대출 서비스를 올해 안에 출시한다.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이 사업 성장을 위한 자금 융통에 도움을 주기 위한 취지다. 내년 상반기에는 데이터 기반의 ‘브랜드 커넥트’ 플랫폼도 선보일 예정이다. ‘브랜드 커넥트’ 플랫폼에서는 창작자 활동 현황, 최신 콘텐츠 등의 데이터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 브랜드와 창작자간 효과적인 연결이 가능하다.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와 노무사, 세무사, 관세사 등 지식인 전문가 1000여명을 연결하는 프로그램도 내놓는다. 지난 3월 첫선을 보인 이후 지난 8월보다 참여자 수가 120%, 거래 규모가 150% 증가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쇼핑 라이브’에 AI를 접목해 고도화하는 작업에도 나선다. 한 대표는 “내년은 일본에서의 경영 통합이 본격화되는 시점이고 이는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에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마무리되면 중소상공인도 더 큰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닦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커밍아웃’, 살아 있는 생물체로서의 언어

    [강남순의 낮꿈꾸기] ‘커밍아웃’, 살아 있는 생물체로서의 언어

    언어란 살아 있는 생물체와 같다. 하나의 새로운 개념이 등장할 때 그 개념과 처음 연결된 특정한 정황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 개념이 언제나 고정돼 동일한 의미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한 개념의 등장은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나무는 자란다. 나무가 처음 심었을 때의 모습을 계속 지녀야만 한다고 요구할 수 없다. 그 나무는 자라서 사방으로 가지를 뻗치고, 그 가지는 다양한 공간에서 새롭게 그 존재를 드러낸다. 최근 ‘커밍아웃’ 개념의 사용이 사회정치적 논란이 됐다. ‘커밍아웃’은 성소수자에게만 사용해야 한다는 이해 때문이다. 그런데 ‘커밍아웃’을 포함해서 특정한 개념이 사용돼 오는 역사를 살펴보면, 언어란 언제나 다양한 정황에서 크고 작은 가지를 치고 사방으로 뿌리를 내리는 살아 있는 생물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미등록이주자 자녀·뚱보 등 커밍아웃 확대 사회학 교수인 애비게일 서게이는 2020년 2월에 출간한 ‘컴 아웃, 컴 아웃, 당신이 누구든지’ (Come Out, Come Out, Whoever You Are)에서 ‘커밍아웃’이라는 개념의 역사에 대해 세부적으로 조명한다. 원래 ‘커밍아웃’은 상류층 엘리트 여성들이 사교계의 첫 무대에 들어서는 것을 지칭하는 의미였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남성 동성애자’를 지칭하는 게이(gay) 문화는 미국의 대도시 저변에 확대되기 시작했다. 게이 문화는 이렇게 상류층 여성의 사교계 첫 진출을 의미하는 ‘커밍아웃’이라는 개념을 빌려서 사용하기 시작한다. 1930년, 40년, 50년대에 게이 문화에 대한 반격이 노골화되면서, 결과적으로 이들은 점점 자신의 성적 지향을 숨기며 살게 된다. 1960년대 말, 특히 1969년 미국 뉴욕시에서의 ‘스톤월 항쟁’ 이후 ‘커밍아웃’은 이성애자로 자신을 위장하는 동성애자들을 ‘벽장에 있는 사람’과 ‘커밍아웃한 사람’이라는 두 부류로 나누어 병렬하는 것으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성소수자 권익 확장을 위한 운동에서 성소수자 스스로 벽장으로부터 ‘커밍아웃’해야 한다는 요청이 강하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 이르러서 ‘커밍아웃’은 성소수자들에게만이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사용하기 시작한다. 주류 언론에 “보수주의 벽장으로부터의 커밍아웃”(Coming Out of the Conservative Closet)과 같은 제목의 정치 칼럼이나 기사들이 등장하면서 ‘커밍아웃’이라는 말은 성소수자만이 아니라 정치권에까지 확장돼 사용돼 왔다. 1970년대 이후 성소수자 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성공적으로 진행돼 성소수자들의 권리 문제가 개선되고 확장되면서 커밍아웃 운동은 이렇게 다양한 양태로 확장되기 시작한다. 커밍아웃 운동은 또한 ‘외모차별주의’에 대한 저항운동으로도 발전한다. 소위 ‘뚱뚱한 사람’이라고 놀림받는 이들이 자신의 외모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비만 수용 운동’(fat acceptance movement)의 일환으로 커밍아웃 운동이 전개됐다. ‘비만 해방 운동가’(fat liberation activist)인 메릴린 완은 소위 뚱뚱한 몸으로 사는 것은 마치 성소수자로 사는 것과 같다고 하면서, 사회적으로 낙인을 찍는 ‘비만 혐오’(fatphobia)가 팽배함을 토로한다. 이들에게 ‘커밍아웃’은 자신이 뚱뚱하다는 것을 당당히 받아들이면서, 이제 자신의 뚱뚱한 몸을 약점이나 열등한 것으로 보는 시각을 거부하는 것이다. 또한 ‘커밍아웃’은 이민정책 문제에서도 등장했다. 미국에서 미등록이주자의 자녀들이 숨어 있던 위치에서 ‘커밍아웃’하면서 이들의 커밍아웃은 ‘미등록이주자 청년운동’으로 확장됐다. 특히 미등록이주자 청년들의 커밍아웃 운동은 벽장 속에 숨어 있지 말고 “미등록이주자라고 대담하게 커밍아웃하라”는 구호를 내세우면서, 새로운 사회정치적 운동으로 확장됐다. 미등록이주자 청년 운동의 한 지도자는 성소수자 운동가였던 하비 밀크의 말인 “만약 당신이 커밍아웃하지 않으면 아무도 당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른다.… 당신이 자신을 위해서 일어나지 않으면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할 것이다”를 인용하면서 미등록이주자 청년들이 ‘커밍아웃’하도록 설득하고 행동하게 함으로써 중요한 정치적 운동을 활성화했다. ‘미등록이주자’로 커밍아웃한 4명의 청년은 ‘드리머’(The DREAMers)라는 조직을 구성한 뒤 2010년 5월 17일 당시 애리조나주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사무실을 점거하며 권리보장을 위한 운동을 했다. 또한 미국 전역에서 점거, 시위, 단식투쟁, 행진 등을 하면서 이들이 미국에서 살 수 있는 법적 권리를 주는 ‘드림 법안’(DREAM Act)을 지지하고자 하는 운동을 확산시켰다. 미등록이주자 청년들의 ‘커밍아웃’으로 시작된 이 운동은 미국에서 이민정책에 대한 폭넓은 정치적 논의를 하는 데에 기여했다. ●미투운동도 더이상 숨지 말라는 메시지 ‘커밍아웃’ 운동은 종교의 영역에서도 등장했다.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성적 지향을 드러내지 못하고 이성애자인 것처럼 살아가는 것과 같이, 기독교가 중심 종교인 사회에서 무신론자들은 유신론자인 것처럼 산다. 이렇게 종교적 벽장 속에 숨어 사는 것에서 벗어나서 스스로 무신론자로 용감하게 ‘커밍아웃’하라는 “아웃 캠페인”이 전개됐다. ‘이기적 유전자’와 ‘만들어진 신’의 저자이며 무신론자로 알려진 리처드 도킨스는 “이 세계에는 벽장에 갇혀 살고 있어 커밍아웃해야 하는 무신론자들이 많다”고 하면서 미국에서 시작된 “아웃 캠페인”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커밍아웃’은 이렇게 다양한 정황에서 사회적 낙인이나 불명예가 두려워 침묵하던 개인들이 여러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의 권리와 인정, 그리고 존엄성을 확보하기 위한 용기 있는 긍정적 행위로 사용된다. 다층적 사회정의를 위해 필요한 소수자들의 행위인 것이다. 커밍아웃은 주로 개인의 자발적인 행위로 사용되지만, 동시에 외부에서 요구되는 ‘풍자적 의미’로도 쓰인다. 실제로는 보수주의자인데 아닌 척하지 말고, 본 모습을 드러내 ‘커밍아웃’하라고 촉구하는 풍자적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커밍아웃’이라는 개념은 또한 미투운동에서도 숨어 있는 피해자에게, 또는 가해자에게 더이상 숨어 있지 말고 나오라는 각기 다른 함의를 지닌 의미로도 사람들은 사용한다. ●게이는 원래 여성 성노동자 지칭하는 말 ‘게이’라는 개념의 역사도 변화돼 왔다. 게이란 원래 여성 성노동자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다음에는 남성 동성애자를, 또한 더 나아가 ‘동일한 젠더를 좋아하는 사람 일반’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쓰이기도 한다. 또한 지금은 ‘세계시민’이라는 긍정적 의미로 사용되는 ‘코즈모폴리턴’이라는 개념도, 나치 시대에는 유대인과 같이 ‘계획된 대량학살의 모든 희생자’를 지칭하면서 ‘사형선고’와 같은 매우 부정적인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렇듯 하나의 개념은 결코 동일하게 고정되지 않는다. 언어란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새로운 형태로 태동하기도 하는 살아 있는 생물체와 같기 때문이다. ‘커밍아웃’과 같은 하나의 개념이 어떠한 정황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의미로, 또 다른 정황에서는 부정적이거나 냉소적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나의 개념이 이렇듯 다양한 정황에서 상이한 함의를 지니고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불필요한 논쟁에 빠질 때, 사회정치적 에너지는 잘못된 방향으로 낭비된다. 예를 들어 미등록이주민 청년들이 자신들이 미등록이주자라고 ‘커밍아웃’하는 운동을 전개하면서 한국의 이민정책이 지닌 문제점에 대한 항의와 시위를 한다고 하자. 그런데 정치계나 언론이 정작 관심을 둬야 할 중요한 이민정책에 대한 논의는 외면한 채, 왜 성소수자들도 아닌데 ‘커밍아웃’이라는 말을 사용하느냐는 것에만 관심을 쏟는다면 사회적 에너지를 오용하고 낭비하는 무책임한 행위가 된다. 그 어떤 집단이나 개인도 ‘커밍아웃’과 같은 특정한 개념에 대한 절대적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한국의 사회정치적 에너지를 빗나가는 방향으로 쏟아붓는 것은 모두가 경계해야 할 문제다. 우리가 가진 시간이나 에너지는 제한된 것이기에, 그것을 어디에 써야 하는가를 분별하는 것이야말로 개인은 물론 정치인과 언론인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스쿨존 사망사고 84% 걷다가 참변… 주범은 불법주정차

    스쿨존 사망사고 84% 걷다가 참변… 주범은 불법주정차

    긴장 풀린 금요일에 사고 22% 최다아파트 단지 내 등하교 때 사고 55%불법 주차로 운전자가 어린이 못 봐#1. 지난 5월 21일 낮 12시 15분쯤 전북 전주시 덕진구 한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도로에서 A(2)군이 불법 유턴을 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치여 숨졌다. A군은 버스정류장 앞 도로 가장자리에 서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2. 지난 6월 15일 오후 3시 30분쯤 부산 해운대구 한 초등학교 스쿨존 내 보행로에서 엄마와 함께 걷던 6살 여자아이가 차에 치여 숨졌다. 승용차가 보행로 난간을 뚫고 길을 걷던 모녀를 덮친 것이다. 사고 원인으로는 운전자 과실 등이 지목됐다. 지난해 28명의 어린이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5년 전인 2015년(65명)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빈번하게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엔 1만 1054건의 사고가 발생했는데, 2018년(1만 9건)보다 10.4% 늘어난 것이다. 스쿨존 교통사고도 2018년 435건(사망 3명)에서 지난해 567건(사망 6명)으로 발생 건수와 사망자 수 모두 증가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23일 우리 사회가 어린이 교통안전에 더욱 관심을 갖고 사고 예방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 교통사고는 강원(-3.7%)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울산은 무려 41.6%나 늘었고, 대구(36.4%)와 세종(30.6%), 대전(22.6%), 충남(20.8%) 등에서도 증가 폭이 컸다. 공단은 이들 지역 사고가 갑자기 증가한 이유를 파악하고 있지만 아직 명쾌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스쿨존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 중 83.8%는 보행 중 발생했다. 사망자 6명 모두 걷다가 참변을 당했다. 요일별로는 금요일(122건·21.5%)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사망 사고 절반도 금요일에 일어났다. 주말을 앞두고 어린이와 보호자, 운전자 모두 긴장이 풀린 게 원인으로 보인다. 시간대별로는 주로 방과후 집으로 귀가하거나 학원으로 이동하는 시간대인 오후 2~6시 사이가 304건(53.6%)으로 가장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7~9세가 전체(0~12세)의 50.6%를 차지할 정도로 집중됐다. 어린이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가장 큰 주범은 불법 주정차다. 지난 4월 ‘민식이법’(스쿨존 내 사고 발생 때 가중처벌) 시행 이후 운전자들이 스쿨존에서 신호와 제한 속도를 잘 지키는 모습이지만, 학교 주변의 불법 주정차 차량은 여전하다. 키가 작은 어린이들은 불법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운전자 시야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어린이가 주변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갑자기 도로로 뛰쳐나오면 운전자는 대처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에 지난 6월 29일부터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가 전국에서 시행됐다. 8월 3일부턴 과태료도 부과하고 있다. 박성희 공단 선임연구원은 “운전자의 잘못된 주정차 관행이 어린이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스쿨존만큼은 단속을 통해 불법 주정차 관행을 근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로 외 구역의 경우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 보행자 보호가 강화돼야 한다고 공단은 주문했다. 아파트 단지 내 도로는 보행자와 자동차가 공존하고 어린이가 급하게 뛰어들 수 있어 항상 주의 운전이 필요하다. 교통약자의 연령별 보행 사고율을 보면 아파트 단지 내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의 사고가 일반도로에 비해 각각 5.3배, 2.8배나 높다고 한다. 아파트 단지 내 교통사고 1만 7746건을 분석한 결과 55.2%가 등하교(등하원) 시간대인 오전 7~9시, 오후 4~6시 집중 발생했다. 공단은 2012년부터 무료로 아파트 교통안전점검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교통전문가가 직접 도로를 점검하고, 단지 내 교통사고 위험 요인을 개선할 방안을 제시한다. 지난해까지 전국 507개 단지가 컨설팅을 받았으며, 올해도 130개 단지가 받고 있다. 오는 27일부터 기초 지방자치단체장이 단지 내 도로의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실태 점검을 실시할 수 있다. 박 연구원은 “미래의 주인인 어린이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어른의 책임이자 국가의 가장 큰 책무”라며 “어린이는 ‘움직이는 빨간 신호등’이라는 생각으로 절대적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공동기획 : 한국교통안전공단
  • 이재용 국정농단 파기환송심…“법관 인사 맞춰 재판 당기나” “재판부 정한 대로 따라 달라”

    이재용 국정농단 파기환송심…“법관 인사 맞춰 재판 당기나” “재판부 정한 대로 따라 달라”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번 사건을 ‘적극적 뇌물 공여 사건’으로 규정하며 “과거 재벌 오너(총수)들에게 징역 3년과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는 ‘삼오법칙’을 적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성을 평가할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3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 심리로 진행된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6회 공판에서 특검은 고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등의 역대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사건을 언급하며 “당시는 정치권력이 절대적 우위에 있던 때”라면서 “불이익이 없도록 해 달라는 목적으로 뇌물을 준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의 이 부회장에 대해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상호 ‘윈윈’의 대등 지위에 있었다”며 차이를 강조했다. 특검은 “심리기간을 단기간으로 잡은 게 내년 초로 예상되는 법관 인사 때문이라면 유임해 충분한 검증 이뤄지도록 하는 게 나은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재판 진행은 재판부가 정한 대로 따라 달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전문심리위원단의 요청에 따라 오는 30일로 예정됐던 의견 진술 기일을 다음달 7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앞서 특검은 재판부가 이번 사건을 ‘대통령의 직권남용에 의한 요구에 따른 범행’으로 정의 내린 데 대해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는 적극적·능동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그런 식으로 재판부의 발언을 문자화하는 건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 측은 이날 “특검 주장과 달리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딸에 대한 승마 지원이나 영재센터 지원 등은 대통령의 질책과 요구에 따른 것으로 대가성 또한 미약했다”고 반박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공수처장 추천위 ‘벼랑 끝’ 재가동

    공수처장 추천위 ‘벼랑 끝’ 재가동

    여야가 2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위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한번 가동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수처 출범에 사활을 건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활동과는 별개로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할 것을 예고하며 여야 간 대치는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정례 회동을 갖고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논의했다. 박 의장은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소명에 따라서 좋은 후보가 나올 수 있도록 양당 지도부가 노력해 달라”며 “공수처장은 절대적 후보를 뽑는 것도 아니고 상대적으로 결점이 적은 후보를 뽑는 것인 만큼 열린 마음으로 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회동 후 김 원내대표는 “박 의장께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를 다시 한번 소집해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저도 동의를 했다”며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야당의 의도적인 시간 끌기 때문에 공수처가 출범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25일로 예정된 공수처법 개정을 위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 소집을 미룰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진행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이 또다시 후보 추천에 비토권을 행사하며 시간을 끌 경우를 대비해 민주당 단독으로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취지대로 야당도 흔쾌히 동의할 수 있는 후보 추천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자는 걸 강하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현재 추천된 공수처장 후보 10명에 대해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후보 추천 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박 의장 중재에 따라 추천위 재가동에 동의했지만 이는 공수처법 개정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추천위 재가동과 무관하게 당장 25일부터 법을 개정하는 작업을 하면서 국민의힘이 추천위에서 다시 비토권을 행사하면 곧바로 단독으로 공수처장 후보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양극 사이를 넘나들다… 콘크리트 속 자연과 인간의 공생

    양극 사이를 넘나들다… 콘크리트 속 자연과 인간의 공생

    #건축을 향한 여정 안도 다다오가 복서였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는 우연히 고서점을 지나가다 발견한 르코르뷔지에 전집에서 그의 스케치를 보고 자신도 건축을 해야겠다고 결정했다. 순간의 일이었으나 당시 그의 결정이 우연만은 아니었다. 안도는 일본 목구조 속의 빛과 공간감에 대해 감각적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르코르뷔지에의 스케치에 반하면서 건축을 향한 신념은 굳어져 갔다. 무엇보다 세계 거장들의 작품을 답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남들이 대학을 갈 때 배낭을 둘러메고 거장들의 작품을 보기 위해 러시아 횡단을 시작한다. 목적지는 유럽이었다. 1965년 25세가 되던 해 안도는 유럽 여정을 마치고 아프리카 케이프타운을 경유해 일본으로 돌아가려고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배를 기다리는 동안 르코르뷔지에가 설계한 뤼니테 다비타시옹을 찾아 스케치에 전념했다. 그러곤 끝없이 펼쳐진 지중해를 바라보며 건축의 원형을 서양에서 구하려고 했던 초기의 자기 생각을 되짚어 보고 있었을 것이다. 비슷한 시간 마르세유에서 그리 멀지 않은 카프마르탱의 작은 오두막에서 르코르뷔지에는 인생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의사가 수영을 엄격히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오솔길을 내려와 지중해의 바닷속으로 들어간 것이 치명적이었다. 그의 유해는 해변가에 눕혀졌고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대가와의 만남은 공간적으로 이어졌다. 마르세유를 떠난 여객선은 지중해를 가로지르며 인도를 향해 떠나고 있었고, 안도는 배고픔을 잊은 채 르코르뷔지에가 설계한 라투레트 수도원 남쪽 파사드의 음률을 음미하고 있었다.#공간 건축을 향하여 필자는 파리 유학 중 1992년 9월 퐁피두센터에서 안도의 강연을 들었다. 그의 모습은 모노크롬 그대로였다. 짧은 커트의 단발머리와 수도승 같은 그레이톤의 재킷을 입고 있었다. 강연에서 그가 했던 말이 기억에 생생하다. “저에게 건축은 두 대립되는 사이(間)를 고민하고 방황을 계속한 끝에 자신의 의지를 예리하게 갈고닦은 그 순간에 나타난다고 봅니다. 그것은 공간의 형태, 서양과 동양, 내부와 외부, 추상성과 구상성, 부분과 전체, 역사와 현재, 과거와 미래, 그리고 단순성과 복잡성 등으로 결코 한자리에 머물 수 없는 양극 사이에 존재합니다.” 안도는 자연을 재해석하기 위한 새로운 자기만의 공간언어가 필요했다. 안도는 공간언어 체계를 르코르뷔지에와 루이스 칸이라는 두 거장에게서 가져왔다. 르코르뷔지에로부터는 수평성의 자유로운 벽의 개념을, 칸에게서는 바로크의 침묵의 벽을 연구했다. 안도는 두 거장의 숨결을 놓치지 않으면서 자신의 독자적인 건축언어를 쓰기 시작했다. 근대 건축에서 건축과 공간을 해석하기 위한 중요한 단서는 중력과 대응하는 자세에 있다. 그 해석은 정적인 공간과 동적인 공간으로 구분되는데 정적인 공간은 수직적 개념이고 동적인 공간은 수평적 개념을 지향한다. 수직의 빛은 천창을 통한 신비로운 빛을 지향하고 수평의 빛은 다양한 오브제와 만나는 수평의 움직임을 유도한다. #자연과 교감하는 공간 안도는 초기의 주택 프로젝트에서 자연과 건축의 조화로운 공간 개념을 정(靜)적인 공간으로 설정하고 있다. 정의 개념은 주위 환경이나 장소성을 중요시하게 되는데 동양에서의 집의 개념은 건물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거주하는 영역’을 가리킨다는 의미이다. 그의 관심사가 지역성이나 주변의 자연환경에 집중하는 이유이다.공간의 경험에는 관심이 없었던 그는 고베의 ‘바람의 교회’에서는 로코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긴 복도를 만들어 인간의 육감을 통한 공간을 연출했고, 시간을 공간에 불러들이면서 움직임이 있는 동(動)의 건축으로 진화한다. 시간은 건축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차지한다. 추상적인 시간은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지만, 공간을 빌려 비로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시간의 개념은 공간의 폐쇄성을 무너뜨리고 공간의 흐름을 중요시하는 체험적 공간 속으로 유도한다.자연과 건축공간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그는 초기의 연작을 통해 건축 공간 속에 자연을 표현하는 방법의 단계별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빛의 교회’에서는 정적인 공간 속에서 빛의 연출을 통해 잔잔한 무브망(움직임)을 유도하고 있으며, ‘바람의 교회’에서는 자연과 인간을 교감시키는 선적 공간이 대두되고 있다. ‘물의 교회’에서 볼 수 있는 진입로의 긴 여정은 새로운 공간 건축을 유도하는 시도가 됐다. ‘물의 교회’에서는 자연과 사계절에 대응하는 건축의 자세를 보여 주고 있다. #정적인 건축 속의 움직임 그의 초기 작품은 일본적인 정서를 표현하는 정적인 공간에서 점진적으로 서양의 공간언어에서 오는 체험적이고 동적인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안도는 많은 회고록에서 르코르뷔지에를 정신적으로 교감하는 스승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과연 그는 르코르뷔지에로부터 무엇을 배웠을까. 안도가 르코르뷔지에로부터 사사한 것 중 중요한 근대 5원칙이나 공간의 개념을 발견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는 오히려 이를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고시노’ 주택에서는 필로티를 적용하는 대신 외벽이 지하까지 박혀 있으며 외부의 창은 수평성 대신 수직성을 띠고 있다. 또한 도미노이론에 대해서는 기둥의 하중을 분리해 공간에 자유를 부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 기둥의 상징적 의미가 상실되며, 따라서 최대한 지면과 접하는 벽이 기둥보다 더 자연과 교감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초기의 작품에서 기둥은 일본 신사의 상징적 의미를 표현하거나 오브제와 프레임의 역할로서 끊임없이 변하는 경계를 주시하고 있다. ‘스미요시 나가야’ 주택을 설계할 당시 안도는 밀폐된 공간(3.6×14.5m) 속에서 수도승처럼 참선하며 빛, 소리, 온도가 존재하지 않는 최초의 공간 속에서 무의식의 상태가 됐을 것이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한 줄기 빛이 하늘에서 떨어지면서 새소리와 함께 따스한 온기를 느끼게 됐을 것이다. 자연의 빛에서 침묵이 만들어지고 온기와 새소리는 자아를 발견하게 한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한 곳에 머물거나 어떤 부류에 속하는 것을 부정하고 있다. 인위와 자연, 움직임과 멈춤, 형태와 공간, 단순과 복잡, 이것들의 양극 사이를 넘나드는 것이다.#탈중심의 즐거움 필자는 학부에서 응용미술을 공부하던 중 한 건축가의 특강을 듣고 건축에 입문하기로 결심했다. 정림건축에서 근무하던 중 당시에 유행하던 해체주의를 공부하기 위해 파리 유학길에 오른다. 하지만 세계 철학의 중심지 파리에 해체주의에 대한 담론은 없었고 학생들도 전혀 관심이 없었다. 사조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을 보고 뿌리도 없이 유행에 휩쓸리는 한국 건축의 한계를 경험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변하는 파리의 하늘 밑에서 나 자신의 존재는 없었다. 존재의 가치가 소외된 자신은 무한히 자유롭다. 하루를 끝내는 석양 아래에서 인간의 삶의 순수를 노래하는 어느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돌아가자. 대자연의 어머니의 품으로. 역사로부터 지켜지는 것은 아름답다. 너의 지친 노동으로부터 바람의 숨결로 너를 쉬게 하리라.” 콘텍스트는 땅을 읽는 방식이지만 실제로는 논리적 혹은 합리적으로 대하는 자세가 아닌 경제적 논리에 의해 좌우되곤 한다. ‘콘텍스트 건축’은 태와 터가 지닌 역사의 주위를 맴도는 자연환경, 예를 들면 바람이 어떻게 불고 빛의 강도는 어떠한가 하는 식의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콘텍스트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순수의 정신이야말로 이 시대에 사라진 휴머니티를 되찾을 수 있는 새로운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초기의 작품에서 정리되고 있다. ‘메종 드 고기리’의 부지는 개발업자들의 땅 나누기 수법에 자연이 난도질당한 곳이었다. 콘텍스트가 죽은 곳에서 건축물의 공간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다. 밤나무가 우거진 대지를 처음 접했을 때 밤나무를 어떻게 내부 공간 깊숙이 끌어들일까 하는 화두가 계획의 중심이 됐다. 대지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감각과 감성을 포착하는 것, 그것이 감성적 콘텍스트 계획의 시발점이다.‘메종 드 나튀르’는 부암동의 성벽에 세워진 건축물이다. 콘텍스트가 강한 부암동의 지형들에 순응해 자신을 조심스럽게 드러내는 방법을 고민했다. 전통 공간에서의 채와 마당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내외부의 공간이 하나의 시나리오를 가지면서 다양한 시퀀스를 제공한다. 시나리오적 공간과 전통 공간의 접목을 시도한 작품이다. 빛과 소리를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림자가 만들어지는 정적인 공간과 이야기가 있는 동적인 공간이 있는 작품이다.‘메종 드 테르’는 정제된 매스가 자연의 소리와 만나는 소리의 집이다. 개울가의 소리를 담기 위한 발코니 공간과 새들이나 바람이 지나갈 수 있는 중정의 공간을 계획했다. 비어 있는 마당의 즐거움은 잔잔한 그림자와 작은 공연장의 소리를 담아낸다. 자신의 내부로의 느낌이 있듯이 건축공간도 내부의 공명에 의해 존재를 나타낸다. 움직임이 없으면 존재가 없다. 대상의 중심에 빠질수록 의식의 중심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중심으로부터 탈출하는 방법은 변방의 한가로움을 탐하는 즐거움을 아는 것이고 그것을 내면과 연결하는 것이다. 그것을 찾기 위해 오늘도 바깥에서 서성이고 있다. 건축가 전인호
  •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격상...정부 “소비쿠폰 중단 검토”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격상...정부 “소비쿠폰 중단 검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으로 위축된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소비쿠폰과 관련해 정부가 다시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오는 24일 0시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됨에 따른 조치다. 22일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거리두기 2단계 시행에 따라 소비쿠폰을 잠정 중단한다는 방향을 갖고 있다”며 “어떻게 중단을 하고, 사용 기한 연장 등 방안을 결정할 것인지 관계부처들간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코로나19 2차 확산으로 8대 소비쿠폰 지급을 한 차례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22일부터 다시 사용을 재개했으나, 최근 3차 유행기를 맞아 다시 사용을 중단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8대 소비 쿠폰은 3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국민 1618만명을 대상으로 외식, 관광 숙박 등의 소비시 할인혜택을 제공해 소비를 늘리려는 정부의 소비진작책이다. 적용 분야는 숙박, 관광, 공연영화, 전시, 체육, 농수산물, 외식 등에 해당한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3차 유행’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국내 확진자수는 255명을 기록해 이전 주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또 유행을 예측할 수 있는 감염재생산지수도 1.1 수준에서 1.6명으로 증가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유행이 급속 전파되며 전국적 확산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방역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국민들께서 지난 경험을 통해 익히 알고 계실 것”이라며 “이 위험을 막아내고 극복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절대적 협조와 도움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빅히트 상장·병역 등 ‘핫이슈’에 대한 BTS의 대답은

    빅히트 상장·병역 등 ‘핫이슈’에 대한 BTS의 대답은

    “저희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병역에 모두 응할 예정입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병역 의무를 이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앞서 맏형 진이 적절한 시기에 군 입대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권을 비롯해 각계에서 병역 연기 등 혜택과 관련한 여러 논란이 나온 탓이다. 방탄소년단은 20일 새 앨범 ‘BE’ 발매를 기념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방탄소년단이 올해 처음으로 가진 오프라인 공개 행사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새 앨범 외에도 최근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각종 이슈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멤버들끼리 병역 이야기 나눠…언제든 응할 것”병역 문제에 관한 질문도 어김없이 나왔다. 1992년생으로 입대 시기가 가장 가까운 진은 이날 “시기가 된다면 부름이 있으면 언제나 응할 예정“이라며 “멤버들과도 자주 이야하는데 병역에는 모두 응할 예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방탄소년단이 지난 8월 발매한 싱글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위에 오른 뒤 병역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한국인 최초 기록으로 국가 위상을 드높인 만큼 다른 방식으로 국익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병역법 개정안 등을 의결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 등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로 대한민국의 대내외적 국가 위상과 품격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징집과 소집의 연기가 가능하도록 했다. “유명세라는 세금, 운명의 일부로 받아들여” 지난달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코스피 상장과 관련해 여러 쟁점에 휘말리는 데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방탄소년단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 빅히트의 주가가 시초가 대비 주가 하락하며 ‘개미’ 투자자들의 볼멘 소리가 나온 데 대한 의견이다. 리더 RM은 “유명세가 세금이라고 하는 것처럼 저희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모두 정당하고 합리적인 논쟁 혹은 사건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가수로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로서 많은 사랑을 받기 때문에 많은 ‘노이즈’도 있다고 생각하고 운명의 일부로 받아들이려 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빌보드 1위, 비주류의 주류 진입 계기 되길”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으로 팝 주류 시장에 진입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신중한 의견을 보였다. 한국 그룹이 영어로 부른 곡을 어떻게 볼 것인지를 포함해 케이팝의 개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RM은 “‘다이너마이트’가 3주간 1위를 했다고 케이팝이 미국 산업에 안착했다고 말하기에는 여러 이야기가 오가야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저희로 인해 주류가 아닌 분들이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분들에게 위로와 의미있는 발자취를 남기는 게 저희 일이자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2의 BTS’와 케이팝의 성공에 대해서는 “후배들이 길을 잘 찾아 가리라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진은 “저희도 누군가를 꿈꾸면서 가수의 꿈을 키운 적이 있는데 꼭 그분들과 같은 방향성으로 가진 않았고 걷다 보니 길을 개척했다”면서 “후배들 중 저희를 롤모델로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분들의 길을 찾아 저희보다 크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임병선의 시시콜콜] 이메일 덜 보내면 지구를 지키는 데 도움 된다?

    [임병선의 시시콜콜] 이메일 덜 보내면 지구를 지키는 데 도움 된다?

    과연 이메일을 덜 발송하면 지구를 살리고 환경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될까?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내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26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하는 한 영국 관리는 우리 모두가 하루에 보내는 이메일 양을 더 적게, 특히 주위에 고맙다고 단 한 줄 적은 이메일을 보내는 것을 당장 그만 두도록 권고를 받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이렇게 하면 “많은 양의 탄소 배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BBC는 일종의 팩트체크로 과연 그런지 살펴보는 기사를 19일(현지시간) 내보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터넷을 우리 컴퓨터 하드웨어 바깥에 존재하는 ‘구름(cloud)’ 같은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이메일을 보내게 되면 에너지를 태우는 전자 활동의 연결고리와 함께 움직이게 된다. 와이파이 라우터가 신호를 길거리에 흔히 보이는 녹색 박스 안의 와이파이 집적기에 전달하면 그곳에서 IT 기업이나 구글 같은 기업의 데이터센터로 보내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전기로 작동하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메일 하나가 이처럼 어마어마한 인프라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작기만 하다. 이 관리의 발상은 일년 전 오보(Ovo) 에너지란 재생 전기 업체가 낸 보도자료에 근거한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보도자료는 모든 영국인이 ‘감사 이메일’을 하루 한 통만 덜 보내도 일년에 1만 6433t의 탄소를 배출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것은 유럽으로 떠나는 수만편의 여객기가 내뿜는 양과 맞먹는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합계가 대충 나온 것이며 여전히 연못에 돌 하나 던진 것일 뿐이란 데 있다. 영국의 지난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4억 3520만t이어서 앞의 절약한 양은 0.0037% 밖에 되지 않는다. 오보 에너지에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마이크 버너스리 교수는 어디까지나 ‘말문을 트기’ 위해 2010년에 어림짐작(back-of-the-envelope) 계산한 것이란 사실을 인정했다. 브리스틀 대학 지속 가능성 및 컴퓨터시스템학과의 크리스 프리스트 교수는 하나의 이메일이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지 추산하려면 “관련된 모든 것들을 절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버, 집의 와이파이, 랩톱(노트북)이 쓰는 에너지를 모두 계산해야 하고, 데이터센터 건물을 지으면서 배출되는 탄소까지 계산에 넣어야 한다. 프리스트 교수는 “이 많은 시스템은 이메일이 발송되건 아니건 여전히 돌아간다”면서 “랩톱이나 와이파이, 인터넷 연결이 돼 있으면 이 광범위한 네트워크는 줄이는 양만큼의 에너지를 여전히 쓴다. 서버를 덜 쓰게 만들어 데이터센터가 에너지를 절약하게 만들 수 있지만 그래봐야 탄소 배출량은 이메일당 1g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상대적으로 파장이 적은 이메일보다 게임이나 동영상 스트리밍, 클라우드 저장 등 더 영향이 커다란 서비스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낫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정확한 배출량을 산출해낼 수 있는지, 누가 그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인지 논란은 여전히 남는다. 구글 같은 회사는 이미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 이 회사는 사람들이 이메일을 보내거나 유튜브 서비스를 즐기며 태우는 탄소량을 상쇄할 수 있는 보조금을 환경 프로젝트에 지불하고 있다. 프리스트 교수는 “정말로 달라지게 하려면 장비를 덜 사고, 오래 쓰는 일”이라며 “하지만 이런 일 역시 당신의 여행, 주택 난방, 먹거리 등에 견주면 달걀 프라이 정도”라고 빗댔다. 이어 소비자들은 적은 양의 탄소를 절약하겠다고 아둥바둥하는 것보다 정말 차이를 만들어내는 ‘생태계 죄책감(eco-guilt)’에 집중했으면 한다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에너지와 자원을 가능한 효율적인 방식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제품을 설계하는 것이 책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이들이 가치있게 여길 것이라고 느끼면 감사 이메일을 보내라. 그렇지 않으면 하지 말고”라면서 “환경과 개인사에 있어 모두 시간을 잡아먹는 것이 큰 낭비”라고 강조했다. 쓸데 없는 이메일은 보내지 말자는 뜻이다. 임병선 논설위원 bsnim@seoul.co.kr
  • [서울광장] 크론보르성, 나오시마, 경주 경마장 부지/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크론보르성, 나오시마, 경주 경마장 부지/서동철 논설위원

    일본 세토내해의 나오시마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지추(地中)미술관과 이우환미술관, 베네세미술관이 들어서며 일약 ‘예술의 섬’으로 떠올랐다. 지추미술관은 바다가 보이는 작은 봉우리에 2004년 이름처럼 지하에 지어졌다. 주변 경관은 우리 서남해안의 작은 섬처럼 소박하기만 하다. 그럴수록 지추미술관은 그렇게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에게 역설한다. 덴마크의 항구도시 헬싱외르에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의 배경으로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오른 크론보르성이 있다. 그런데 크론보르성에서 500m도 떨어지지 않은 옛 부두에 국립해양박물관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돌아가는 관광객이 적지 않다. 크론보르성의 역사적 경관을 훼손하지 않으려 박물관을 땅 위에서는 보이지 않게 지었기 때문이다. 덴마크 건축가 비야르케 잉겔스가 설계한 해양박물관은 과거 선박수리소로 쓰였던 드라이도크를 활용해 2013년 완공됐다. 폐쇄된 드라이도크의 배 모양을 살리면서 벽체 쪽을 전시공간으로 만들었는데, 각 전시공간은 드라이도크 내부에 이리저리 이어 놓은 다리로 오갈 수 있다. 나오시마 지추미술관이 자연 경관의 조화를 꾀했다면 덴마크해양박물관은 문화유산과 어떻게 하면 이질감 없이 어울릴 수 있는지 고민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노력은 21세기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파리의 강제 이송 희생자 추념관을 기억해야 한다. 파리의 센강은 퐁네프 다리 주변에서 갈라져 시테섬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흐른다. 한강의 중지도를 연상하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시테섬에는 지난해 4월 대화재가 일어난 노트르담대성당이 있다. 노트르담대성당과 센강이 다시 합류하는 두물머리 사이에 1962년 세워진 추념관이 있다. 추념관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국민 20만명이 독일의 강제수용소로 끌려가 희생된 아픔을 기억한다. 지상에서 보이지 않도록 지하에 추념관이 지어진 것은 전쟁의 억압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노트르담대성당에 대한 절대적 존중의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이런 개념의 문화공간은 우리나라에도 있다. ‘보이지 않는 박물관’이라는 콘셉트로 지난 1월 문을 연 국립익산박물관이다. 신수진 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장이 설계한 익산박물관은 미륵사터의 폐허미를 해치지 않는 것은 물론 미륵사 서탑의 모습을 부각시키고자 몸을 낮췄다. 계단을 올라야 하는 다른 박물관과 달리 이 박물관에 들어가려면 경사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반면 경주 황룡사터에 들어선 황룡사역사문화관은 주춧돌밖에 남아 있지 않다시피 한 이 삼국시대 절터의 쓸쓸한 아름다움을 확실하게 반감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현재의 황룡사문화관이 건축적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 더구나 문화관의 지상 건립은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9층석탑을 비롯한 황룡사 전체 사역의 복원을 전제로 했을 것이다. 마사회가 경주에 경마장을 세우려 해서 시끄러웠던 적이 있다. 손곡동과 물천리 일대로 면적은 96만 5000㎡에 이른다. 발굴조사 결과 신라 및 통일신라 시대 토기가마와 숯가마가 대규모로 확인됐다. 결국 2001년 전체 부지의 97%인 85만 3000㎡가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되면서 경마장 건설계획은 백지화됐다. 하지만 보문단지와 야트막한 야산을 사이에 둔 이 땅에 대한 개발압력은 지금도 거세기만 하다. 마사회는 이후 경주 경마장 부지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개발이 어려워 경제성이 없는 만큼 원매자는 없었다고 한다. 결국 마사회는 경마장 부지를 정부에 기부채납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현재 경주 경마장 부지의 활용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경주는 지금 단순한 유적 관광을 넘어 새로운 개념의 문화유산 전시 및 교육, 체험 공간의 필요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상태이다. 지역 여론 역시 문화재청이 주도하는 국책 문화 시설이라면 더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공감한다. 경마장 부지가 자연 및 문화 유산을 훼손하지 않는 ‘보이지 않는 문화유산 단지’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손곡(蓀谷)은 ‘창포가 우거진 계곡’이라는 뜻이다. ‘예술의 섬’ 나오시마는 과거 아무것도 없었지만, 손곡은 이미 ‘아트밸리’로 발돋움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은가. sol@seoul.co.kr
  • 벌이 줄고 지갑 닫고… 양극화만 커졌다

    벌이 줄고 지갑 닫고… 양극화만 커졌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올 3분기 근로소득과 소비지출이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고소득층 가구는 더 부자가 됐고, 저소득층 가구는 더 궁핍해지면서 계층 간 양극화는 더욱 두드러졌다. 19일 통계청의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347만 7000원으로 1년 전보다 1.1%(3만 8000원) 줄었다. 2분기(-5.3%)보다 감소 폭이 줄었지만 3분기 기준으론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 폭이다. 근로소득이 두 분기 연속 준 것도 사상 처음이다. 사업소득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업황 부진과 자영업자 감소로 1.0% 감소했다. 2분기(-4.6%)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줄었다. 통계청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자 수가 줄며 근로소득이 줄었고 가계 사업소득과 연관이 높은 숙박·음식업, 도소매업 등 서비스 분야 자영업이 부진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가구당 전체 소득은 월평균 530만 5000원으로 전년보다 1.6% 늘었다. 이전소득이 17.1%나 늘며 소득 감소를 떠받쳤다. 정부 지원금 등 공적 이전소득이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29.5%(50만 3000원)까지 급증하며 전체 소득 증가를 이끌었다. 지갑도 닫혔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4만 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감소다. 소비지출 증감률은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1분기 -6.0%를 기록한 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2분기 2.7%로 플러스(+) 전환됐지만 3분기에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다시 꺾였다. 불평등은 심화됐다. 소득 상위 20%(5분위)는 하위 20%(1분위)보다 4.88배 많은 소득을 올렸다. 지난해 4.66배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1분위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각각 -10.7%, -8.1%로 곤두박질칠 때 5분위 근로소득은 -0.6%에 그쳤고 사업소득은 5.4% 증가했다. 추석 직전 4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따른 각종 지원금이 지급됐지만 이런 상황을 뒤집진 못했다. 1분위의 공적 이전소득(정부 지원금 포함)은 58만 5000원으로 5분위(35만 2000원)보다 절대적으로 많았지만, 지난해 대비 증가율로 보면 1분위가 15.8%로 5분위의 40.3%보다 낮았다. 5분위는 지난해 별다른 지원금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는 아동특별돌봄지원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동특별돌봄지원 대상인 중학생 이하 자녀는 1분위보다 5분위에 많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박성훈 경기도의원 “의회 위상강화 위해 의회사무처의 혁신적 정비 선행돼야”

    박성훈 경기도의원 “의회 위상강화 위해 의회사무처의 혁신적 정비 선행돼야”

    경기도의회 박성훈 의원(더불어민주당·남양주4)은 19일 경기도의회 의회사무처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경기도의회의 위상 강화를 위해서는 의회사무처 스스로의 혁신적인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경기도의회가 심의해야 하는 예산의 규모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전문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의회사무처에 예산정책담당관실을 마련하고 있으나 현재 그 기능과 역할에 대한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예산심의는 집행부의 예산안에 대하여 날카롭고 객관적인 분석이 필수적이지만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예산분석 담당 부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직인 만큼 내부적인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방안 마련을 당부했다. 또한 그동안 행정편의적인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던 각종 업무처리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도민들이 저희에게 도민을 대표하여 의정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주신 만큼 도의원은 도의 정책과 사업, 예산 등에 대하여 꼼꼼하게 검토하고 심의를 해야 한다”며 “그런데 행정편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잘못된 관행이 오히려 도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다. 맞지 않는 관행은 당장은 아프더라도 반드시 고쳐서 뿌리를 뽑아야 할 것”이라며 강력하게 질타했다. 마지막으로 박 의원은 경기도와 별도로 경기도의회 자체적으로 의회사무처 직원의 복리후생을 증진하기 위한 후생복지위원회의 설치를 건의했다. “현재 경기도의회 내에는 직원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며 “신청사 이전에 대비해 경기도와는 별도로 의회사무처 직원의 복리후생을 위하여 의회건물 및 시설운영 등에 대해서는 독자적인 운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는 19일 의회사무처와 경기도 대변인실과 홍보기획관, 소통협력국, 중앙협력본부에 대하여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거대한 진공과 찬란한 미래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거대한 진공과 찬란한 미래

    내년 1월에 미국의 새 행정부가 출범하고도 몇 개월 이내에 북한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정책을 수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국내 문제 해결에 벅찬 바이든 정부는 단지 한반도 상황을 현상 그대로 관리하려는 정책을 선호할 것이다. 새로운 북미 관계와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기대했던 한국의 여론 층에서는 “트럼프가 그립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올 것이다. 비록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트럼프는 자기가 직접 나서서 북한과 무언가 협상하려고 하지 않았느냐는 이야기다. 바이든 정부에 북한 비핵화는 외교로 해결해야 할 장기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당장 내년 상반기에 큰 성과를 내야 할 절박한 이유란 없다. 게다가 바이든 정부는 국제외교에서 ‘정치적 올바름’까지 표방한다. 민주주의, 인권, 법치, 환경 등등 가치외교를 중시하다 보니 악당으로 낙인찍힌 북한에 대해 따질 것도 많고 검토할 것도 많다. 미국은 잘해야 북한과의 실무회담 모색을 하는 정도일 것인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에는 시간이 무척 많이 걸린다. 이미 압박과 제재에 시달릴 만큼 시달린 북한은 스스로 ‘셀프제재’까지 하고 있다. 올 8월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국경통제를 통한 고강도 방역사업의 방침을 계속 강조해 왔다. 한국의 방역협력도 뿌리쳤고 홍수 피해에 대한 외부지원까지 거부했으니 북한을 제재하는 당사자는 다름 아닌 북한 자신이다. 내년 1월에 열릴 8차 당 대회에서는 외부와의 단절을 상수로 한 중세식 요새국가 또는 성곽국가의 생존전략을 천명할 가능성이 높다. 3월의 한미연합훈련을 전후해 전략적 도발 카드도 만지작거릴 것이다. 북한은 미국의 새 행정부를 협상의 장으로 견인해 나갈 정치·외교적 자산을 거의 다 소진했다. 그러니 압박과 제재를 운명으로 알고 절대적 고독의 공간에서 순수한 국가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당분간은 멀리 보며 때를 기다리는 언필칭 ‘전략적 인내’와 ‘건드리면 찌른다’는 고슴도치 전략이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어떠한가. 집권 전반기에 대통령을 높은 지지율로 밀어올린 동력은 단연 남북 관계였다. 그러나 앞으로 그런 일은 없다. 2018년 초부터 2019년 초까지는 남북미 삼국이 유연하게 서로에게 접근하는 액체 상태의 주변정세였다. 그러나 2019년의 교착 상태를 지나 2020년은 서로가 당구공처럼 상대방을 튕겨 버리는 고체 상태의 주변정세다. 무언가 말랑말랑해야 접점도 찾고 섞이기라도 할 터인데 이렇게 딱딱한 상황에서는 도무지 한반도 문제에 대한 대화와 협력이 가루처럼 부셔져 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9월부터 한반도 종전선언을 들고 나왔지만 도무지 호응해 주는 국가가 없다. 그나마 말랑말랑한 분야는 한일 관계 개선 정도였는데, 여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따른다. 이런 상황을 보면 앞으로 반년 정도의 한반도 정세는 비전과 정책이 부재한 거대한 진공과 같다. 그러나 국가는 생물과 같아서 진공 상태의 호흡곤란을 인내하기란 어려운 존재다. 공간이 비면 반드시 무엇으로든 채워야 하는 게 국제정치의 속성이다. 북한이라는 거대한 관계의 공백, 과연 누가, 어떻게,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처음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오는 두려움일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불편해하고 두려워하는 낯선 세계에서 국가는 긴 동면의 시기를 지날 것이다. 여기까지가 싸우고 부딪치고 좌절하는 베토벤 운명 교향곡의 3악장이다. 그러다가 내년 영변의 약산에 진달래가 필 무렵엔 기후위기와 전염병이라는 지구적 재난을 극복하는 새로운 문명이 서서히 출현한다. 재난에서 승리하고 치유하는 국가가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는 4악장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전염병을 물리치는 인간의 지성과 관용의 정신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명을 만들고, 그것이 민족국가 시대를 넘어 ‘행성지구 시대’를 열게 된다. 30년 전에 냉전을 종식시킨 원동력이 바로 범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로부터 나왔듯이 말이다. 문재인 정부는 새로운 문명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여기서부터 한반도는 새로운 봄을 맞이하게 된다.
  • 헝가리·폴란드 “법치 준수 조건 빼라” 정치논쟁에 발목잡힌 EU 코로나기금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합의한 7500억 유로(약 985조원) 규모의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출범이 헝가리와 폴란드의 반대로 난관에 부딪혔다. 두 나라는 16일(현지시간) ‘법치주의 준수’와 경제회복기금 지원을 연계한 조항에 반발해 2021~2027년 EU 장기 예산안 및 기금 승인을 거부하며 강력 반발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두 안건은 회원국 만장일치가 필요하다. 헝가리와 폴란드는 이날 “EU가 사법부, 언론, 비정부기구 독립성 훼손과 관련해 공식 조사 중”이라는 점을 들어 거부권을 행사했다. 발목을 잡은 것은 다름 아닌 법치주의 준수 조항이다. 지난 7월 EU 회원국 정상들은 나흘에 걸친 마라톤협상 끝에 7500억 유로에 이르는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협상을 타결했는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주도로 ‘지원받는 국가는 법치주의를 준수해야 한다’는 단서를 단 것이 화근이 됐다. 우파 권위주의 정권이 득세한 동유럽 국가들은 합의 당시부터 ‘주권 침해를 빚는 독소조항’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국가 지도자들은 EU가 현금성 지원을 구실로 자신들의 국내 정치력을 옭아매려 한다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즈비그뉴 지오브로 폴란드 법무장관은 “법치주의 준수는 구실일 뿐이고, 제도적이고 정치적인 주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도 이날 메르켈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달한 메모에서 “법의 지배 조항은 회원국 간 신뢰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헝가리는 친정부 인물들이 언론 매체를 사들이거나 정부 비판적인 편집인을 해고하는 등 언론자유를 제한해 온 데다 입법부 장악 시도, 반이민정책으로 EU의 문제아로 낙인찍혔다. 폴란드 역시 재선된 안제이 두다 대통령의 반동성애·여성 공약 및 언론자유에 재갈을 물린 정책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반발에 대해 세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EU가 회원국에 나눠주는 금액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법치 준수 조건을 넣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원국들은 오는 19일 정상회의에서 재논의할 예정이지만, 당장 해법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19 후폭풍으로 신속한 경제지원이 절실한 EU가 정치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건조한 날씨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모발에 영양분 주세요

    건조한 날씨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모발에 영양분 주세요

    머리 감지 않고 60개 정도 당겼을 때3개 이상 빠지면 ‘탈모 진행중’ 의심남성 30대 초반·여성 40대 많이 빠져 균형 잡힌 식단·두부·야채 섭취 도움지나친 스트레스 피하고 숙면도 중요머리 감을 때 가벼운 두피 마사지 효과지루피부염 환자는 잦은 파마 피해야‘가을바람과 함께 떨어지는 머리카락.’ 낮은 짧아지고 건조한 계절이 되면 탈모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은 데서 나온 표현이다. 반갑지 않은 불청객, 탈모의 원인과 증상, 대처법을 알아본다. 사람은 동물과 달리 각각의 모발이 독립적인 성장 주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동물처럼 털갈이를 하지 않고 일정한 수의 모발을 유지할 수 있다. 인종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동양인의 모발은 대략 9만~10만 가닥 정도라고 한다. 모발은 평균 3~10년을 성장하며 하루 평균 50~100개 정도가 자연적으로 빠지고 같은 수의 모발이 새로 생겨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평균 하루 60~80개 정도 빠지면 정상적인 상태라고 말한다. 하지만 새로 자라는 숫자보다 더 많은 모발이 빠지는 현상이 나타나면 모발 개수가 점차 줄어들어 흔히 얘기하는 탈모증에 이르게 된다. 탈모증인지 아니면 자연스런 모발의 생장 과정인지를 스스로 알아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모발을 당겨 보는 것이다. ‘당김 검사’라고 한다. 최소 하루 전부터 머리를 감지 않은 상태에서 엄지와 검지, 중지를 이용해 모발의 뿌리 근처에서 60개 정도의 모발을 팽팽하지만 강하지 않게 당겼을 때 3개 이상의 모발이 떨어져 나오면 탈모가 진행 중이라고 의심할 수 있다.●두피 혈액 순환 안 되면 평소보다 많이 빠져 모발의 성장과 수명에는 영양상태나 호르몬, 기온, 햇빛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가을, 겨울철에는 일조량의 변화로 탈모에 영향을 주는 체내 호르몬 분비가 변하고 차고 건조한 날씨가 두피의 혈액 순환을 방해해 모발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평소보다 많은 탈모가 생길 수 있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피부센터 김규석 교수는 “여름철 강한 자외선과 땀, 피지, 먼지 등으로 두피와 모발이 손상을 입은 경우 가을에 본격적인 탈모가 시작될 수 있다”면서 “가을 탈모는 실내 난방 생활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두피가 더욱 건조해지는 겨울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생활습관과 계절의 변화에 따른 일조량을 고려할 때 가을부터 겨울까지 일어나는 탈모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음식물의 소화흡수를 통해 만들어진 영양분인 정혈(精血)이 온몸의 세포, 조직, 기관에 충분히 영양을 공급하고 남아돌아야 비로소 모발에 공급될 수 있다고 본다. 이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모발 생장에 필요한 많은 양의 에너지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인체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것을 탈모 치료의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사람의 모발은 평생 수차례에 걸쳐 성장하고 빠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모발주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모발주기에서 모발이 활발하게 자라는 시기를 생장기, 모발이 성장을 멈추고 빠져나가는 시기를 휴지기라고 한다. 정상적으로는 전체 모발의 10% 정도가 휴지기 모발로 알려져 있다.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고 우리 몸의 대사도 활발해 생장기 모발의 비율이 높아졌다가 가을이 되면 대사율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휴지기 모발 비율이 높아진다. 이를 계절에 따른 ‘휴지기 탈모’라고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휴지기 탈모는 대부분 증상이 심하지 않고 3~4개월 안에 회복되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다만 시간이 지나도 탈모가 멈추지 않으면 의사와 상의해 다른 요인이 있는지 알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탈모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연령대는 남녀가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이르면 10대 후반부터 나타나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에 증상이 뚜렷해진다. 여성은 20대 후반에 시작돼 40대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김도영 교수는 “한국인의 경우 서양인보다 탈모 증세가 좀더 늦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도 점차 식생활을 포함한 전반적 생활 패턴이 서구화되면서 발병 연령이 남녀 모두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탈모증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탈모를 예방하는 특별한 음식 같은 건 세상에 없다고 강조한다. 특정 식품이 탈모를 치료할 수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도 없다.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장성은 교수는 “탈모 예방이나 치료에 도움이 되는 건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균형 잡힌 식단”이라면서 “다만 동맥경화 같은 심장질환과 머리털이 빠지는 증상이 상당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나친 동물성 지방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두피 마사지도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과도한 경우에는 오히려 탈모를 촉진할 수도 있다고 장 교수는 덧붙였다. ●‘특정 식품이 탈모 치료’ 과학적 근거 없어 탈모를 예방하려면 모발에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인체 시스템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소 지나친 스트레스를 피하고 충분히 잠을 잔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은 모발 성장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이완시키는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게 좋다. 반신욕이나 족욕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두피와 얼굴로 지나치게 열이 몰리거나, 땀을 내면 기운이 빠지는 체질이라면 높은 온도에서 장시간 반신욕으로 땀을 빼거나 몸의 열을 높이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평소 달거나 기름진 음식, 과도한 음주는 피한다. 체내 노폐물이 쌓이면 지루성 피부염 등 두피 염증을 일으키고 탈모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 콩이나 두부 등 식물성 에스트로겐, 생선, 들깨 같은 필수 지방산, 항산화 작용을 하는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끼니를 거르거나 TV, 컴퓨터 모니터 등을 오랜 시간 마주 하고 잠을 늦게 자는 생활습관은 피해야 한다. 평소 머리를 감거나 빗을 때 가볍게 두피 마사지를 하는 습관도 권장된다. 모발 성장에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녹차, 사과, 포도, 보리 등의 자연추출물을 이용해 아침, 저녁으로 하루 두차례 마사지를 하는 게 좋다. 손가락 끝 지문 부위로 5~10초간 머리를 지그시 누르는 방식으로 5~10분 정도 두피 전체를 마사지한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모발 손상을 막기 위해 저녁에 머리를 감되 머리를 완전히 말린 뒤 잠자리에 든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김정은 교수는 “두피에 만성 염증성 질환인 지루피부염을 가진 환자는 잦은 파마나 염색은 피하는 것이 좋다”면서 “자칫 피부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벌떡 일어선 이만희…신천지 “잠시 내려 부축한 것”

    벌떡 일어선 이만희…신천지 “잠시 내려 부축한 것”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은 17일 이만희 총회장의 보석 결정 후 모습을 두고 언론에서 ‘벌떡 일어선 기적’ ‘직립보행이 가능하다’ 등으로 보도한 것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 신천지는 “이만희 총회장의 보석 결정은 ‘걷지 못해서’가 아니라 90세에 이르는 고령과 그에 따른 각종 건강악화 때문”이라며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휠체어에서 잠시 내려 부축을 받아 이동한 것을 두고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처럼 보도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천지는 이만희 총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100일이 넘는 구치소 생활로 건강이 많이 악화된 상황”이라며 “병원치료와 더불어 재판에 성실이 임할 것을 다시 한 번 밝히는 바이지만 본질을 벗어난 악의적 보도는 자제해주시길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언론에서 ‘신천지 신도들 사이서 이만희는 하나님과 같다’라는 취지의 보도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신천지는 “탈퇴자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사실관계를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면서 “신앙세계에서 하나님은 절대적인 존재이며 신천지예수교회에서는 인간과 구별되는 하나님과 예수님의 의미를 분명히 가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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