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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나 측 “자택 강도 침입으로 母 의식 잃고, 나나도 부상”…모녀 치료·안정 필요

    나나 측 “자택 강도 침입으로 母 의식 잃고, 나나도 부상”…모녀 치료·안정 필요

    흉기를 든 강도가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가수 겸 배우 나나의 집에 침입했다가 모녀로부터 제압당하고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소속사는 “나나 어머니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나나도 다친 상태”라고 밝혔다. 15일 소속사 써브라임은 “나나의 거주지에 흉기를 소지한 강도가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강도의 신체적 공격으로 나나의 어머니는 심각한 부상으로 의식을 잃는 상황을 겪었으며, 나나 역시 위기 상황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신체적 부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두 사람 모두 치료와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소속사는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 중인 사안으로 공개가 어려우며 추가 정보는 수사 기관의 발표에 따를 예정”이라며 “현재 모든 사실 관계는 경찰에서 철저히 조사 중이며 당사는 수사 기관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피해자와 가족의 안정이 최우선인 만큼 본 사건과 관련한 무분별한 추측, 허위 사실 유포, 사생활 침해성 내용은 심각한 2차 피해를 야기할 수 있으니 자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15일 구리경찰서는 특수강도미수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6시쯤 경기 구리시 아천동에 소재한 나나의 자택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나나와 그의 어머니에게 돈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집에는 나나와 어머니가 함께 있었고, 두 사람은 침입한 A씨를 몸싸움 끝에 제압한 뒤 곧바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이 출동했을 당시 A씨는 부상을 입은 상태였고, 이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받았다.
  • 혼인 외 출산 감추려고 신생아 유기한 40대…집행유예 2년

    혼인 외 출산 감추려고 신생아 유기한 40대…집행유예 2년

    혼인 외 성관계로 아이를 낳게 되자 가족에게 숨기기 위해 신생아를 유기한 4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3단독(부장 박태안)은 13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여·40대)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와 함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혼인 외 성관계로 임신한 뒤 지난해 11월 17일 아이를 집에서 출산한 뒤 이튿날 대구 남구 대덕로 한 아동복지센터 2층 출입문 앞 복도에 놓아두고 떠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절대적인 돌봄이 필요한 신생아를 유기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범행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등을 종합적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1600개 언어 듣고 변환… 메타, ‘바벨탑의 저주’ 풀 AI 기술 공개

    1600개 언어 듣고 변환… 메타, ‘바벨탑의 저주’ 풀 AI 기술 공개

    LLM 통해 적은 수의 음성도 인식사용 적은 저자원 언어 문자로 구현70억 음성 인코더 오픈소스 공개 “언어 장벽 넘어 다양한 소통 확대” 서아프리카 국가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에는 바이족과 일부 소수민족이 쓰는 ‘바이’(Vai)라는 언어가 있다.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대표 언어족인 니제르콩고어족의 ‘만데어’ 계열로 분류된다. 라틴 문자나 아랍어 문자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문자 체계를 가진 몇 안 되는 아프리카 언어 중 하나로 주목받지만 사용하는 인구는 12만명에 불과하다. 이런 소수언어도 인식해 문자로 변환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 메타에 의해 개발됐다. 사실상 전 세계의 모든 언어를 인식할 수 있는 AI가 등장한 것으로, ‘바벨탑의 저주’를 풀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메타의 기초AI연구(FAIR) 팀은 10일(현지시간) 소수언어 등 전 세계 1600여개 언어를 문자로 구현할 수 있는 자동음성인식(ASR) 체계를 공개했다. 메타는 모든 언어를 인식할 수 있다는 뜻을 담아 이 기술을 ‘옴니링구얼’(Omnilingual)이라고 이름 지었다. 메타는 “현재 대부분의 ASR은 인터넷에 널리 존재하는 소수의 ‘고자원 언어’에 집중돼 있다. 널리 사용되지 않거나 자원이 부족한 ‘저자원 언어’ 사용자는 ASR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디지털 격차가 심화된다”며 “옴니링구얼에는 AI로 이전에는 기록되지 않았던 500개의 저자원 언어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현재 주요 AI는 공식적으로 수십 개 정도의 언어를 인식하고 문자 변환을 지원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 학습을 통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에 의존하고 있어 데이터가 많은 고자원 언어에서는 잘 동작하지만 그렇지 않은 저자원 언어에서는 구동이 제한적이다. 새로운 언어 지원을 추가하려면 전문가가 주도하는 미세조정을 거쳐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하지만 옴니링구얼은 ‘LLM-ASR’로 불리는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 적은 수의 음성·문자 데이터 쌍만 있어도 기본적인 수준의 음성 인식 기능이 가능하다는 게 메타의 설명이다. 다만 옴니링구얼의 저자원 언어 문자 변환 오류율은 아직 고자원 언어보다는 높다. 사용량이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메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고자원 언어 249종 중에선 236종(94.8%)이 오류율 10% 미만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저자원 언어 546종에선 195종(35.7%)만이 고자원 언어 변환율과 비슷한 정확도를 보였다. 메타는 이날 옴니링구얼에 적용된 매개변수 70억개 규모 음성 인코더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로 풀었다. 음성 데이터를 자동으로 AI가 이해할 수 있는 벡터 데이터 형태로 정렬하는 도구다. 메타는 “옴니링구얼은 전 세계적으로 음성 기술 접근성을 확대한 중요한 진전으로, 가장 소외된 언어권의 사람들도 고품질 음성-텍스트 변환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며 “궁극적으로 언어 장벽을 허물고 다양한 언어 및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 간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임창휘 경기도의원, 통합공공임대, 중산층 입주 문 열기 전 저소득층 안전망 구축이 먼저

    임창휘 경기도의원, 통합공공임대, 중산층 입주 문 열기 전 저소득층 안전망 구축이 먼저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임창휘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2)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 행정사무감사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통합공공임대주택’이 저소득층 등 주거약자의 입주 기회를 축소시키는 ‘공급의 역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공급 확대 등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임창휘 의원은 “그동안 영구임대ㆍ국민임대ㆍ행복주택 등으로 나누어져 있던 임대주택 정책을 ‘통합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했으며, GH 역시 3기 신도시에 통합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현행 제도가 저소득층 중심으로 제한돼 수요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임창휘 의원은 “입주 대상을 중산층까지 확대하면 다양한 계층이 어울려 사는 ‘소셜 믹스(Social Mix)’를 실현하고 중산층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강화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는 공공임대주택의 절대적인 공급 확대가 전제될 때만 가능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임창휘 의원은 “한정된 재원과 물량 속에서 입주 대상만 확대할 경우, 기존 최우선 공급 대상이었던 저소득 주거약자의 입주 기회가 사실상 축소되는 이른바 ‘공급의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임창휘 의원은 통합 공공임대주택 추진과 관련해 GH에 두 가지 핵심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첫째, “3기 신도시 통합공공임대주택에 중산층 입주를 추진한다면, 기존 주거약자(저소득층 등)의 공급 물량이 현행 제도보다 감소하지 않도록 보장할 수 있는 GH의 구체적인 방안, 예를 들어 ‘물량 쿼터제’ 같은 명확한 안전장치를 먼저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둘째, “입주 대상 확대로 발생할 임대료 수입 증가분과, 반대로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료 차액 보전’ 등 GH의 재정 부담을 면밀히 비교 분석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확보된 재정을 공공임대주택의 절대적인 공급 확대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방안을 수립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임창휘 의원은 “단순히 ‘수요 확장’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그것이 ‘공급 확대’로 반드시 연계되어야 한다”며 “‘소셜 믹스’라는 명분으로 공공임대주택의 본질인 주거약자 보호의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 메타 ‘모든 언어 인식기’ 공개…1600여개 언어 받아쓰기 가능

    메타 ‘모든 언어 인식기’ 공개…1600여개 언어 받아쓰기 가능

    서아프리카 국가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에는 바이족과 일부 소수민족이 쓰는 ‘바이’(Vai)라는 언어가 있다.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대표 언어족인 니제르콩고어족의 ‘만데어’ 계열로 분류된다. 라틴 문자나 아랍어 문자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문자 체계를 가진 몇 안 되는 아프리카 언어 중 하나로 주목받지만 사용하는 인구는 12만명에 불과하다. 이런 소수언어도 인식해 문자로 변환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 메타에 의해 개발됐다. 사실상 전 세계의 모든 언어를 인식할 수 있는 AI가 등장한 것으로, ‘바벨탑의 저주’를 풀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메타의 기초AI연구(FAIR) 팀은 10일(현지시간) 소수언어 등 전 세계 1600여개 언어를 문자로 구현할 수 있는 자동음성인식(ASR) 체계를 공개했다. 메타는 모든 언어를 인식할 수 있다는 뜻을 담아 이 기술을 ‘옴니링구얼’(Omnilingual)이라고 이름 지었다. 메타는 “현재 대부분의 ASR은 인터넷에 널리 존재하는 소수의 ‘고자원 언어’에 집중돼 있다. 널리 사용되지 않거나 자원이 부족한 ‘저자원 언어’ 사용자는 ASR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디지털 격차가 심화된다”며 “옴니링구얼에는 AI로 이전에는 기록되지 않았던 500개의 저자원 언어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현재 주요 AI는 공식적으로 수십 개 정도의 언어를 인식하고 문자 변환을 지원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 학습을 통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에 의존하고 있어 데이터가 많은 고자원 언어에서는 잘 동작하지만 그렇지 않은 저자원 언어에서는 구동이 제한적이다. 새로운 언어 지원을 추가하려면 전문가가 주도하는 미세조정을 거쳐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하지만 옴니링구얼은 ‘LLM-ASR’로 불리는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 적은 수의 음성·문자 데이터 쌍만 있어도 기본적인 수준의 음성 인식 기능이 가능하다는 게 메타의 설명이다. 다만 옴니링구얼의 저자원 언어 문자 변환 오류율은 아직 고자원 언어보다는 높다. 사용량이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메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고자원 언어 249종 중에선 236종(94.8%)이 오류율 10% 미만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저자원 언어 546종에선 195종(35.7%)만이 고자원 언어 변환율과 비슷한 정확도를 보였다. 메타는 이날 옴니링구얼에 적용된 매개변수 70억개 규모 음성 인코더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로 풀었다. 음성 데이터를 자동으로 AI가 이해할 수 있는 벡터 데이터 형태로 정렬하는 도구다. 또 소수언어 350종의 음성자료 ‘말뭉치’도 공개했다. 메타는 “옴니링구얼은 전 세계적으로 음성 기술 접근성을 확대한 중요한 진전으로, 가장 소외된 언어권의 사람들도 고품질 음성-텍스트 변환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며 “궁극적으로 언어 장벽을 허물고 다양한 언어 및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 간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오준환 경기도의원, ‘고양시 일산도시재생 방치 논란’에 GH 직접 추진 정책 제안

    오준환 경기도의원, ‘고양시 일산도시재생 방치 논란’에 GH 직접 추진 정책 제안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오준환 의원(국민의힘, 고양9)은 7일 경기도 도시주택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2018년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선정된 일산도시재생 사업이 좌초 위기에 있다는 논란과 관련해 GH가 기존 LH 물량을 승계해 직접 추진할 수 있는지 적극 검토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일산도시재생 사업은 ‘2018년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선정되어 일산서구 일산동 655-21 일원에 사업비 180억 원을 투입해 행복주택 132세대와 보건소, 복합커뮤니티센터 등을 복합 조성하는 고양시 대표 도시재생사업이다. 이 사업은 2021년 12월 착공 이후 2022년 7월 이동환 시장이 취임하면서 현재까지 3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양시의회에서는 만약 전체 사업이 무산될 경우, 국비·도비 99억 원과 이자 반납 및 매몰 비용 86억 원에 대한 소송, 추가 손해배상 부담 등 고양시 재정 손실 총액은 2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날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오준한 의원은 “지금 땅 파기만 하고 있는 상태로 미뤄져 있는 상황으로 당초 올해 완성이 되기로 예정되어 있는데 도에서 생각하는 방안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도는 “당초 LH가 행복주택 135호를 짓기로 했으나, LH가 사업을 포기하는 바람에 고양시와 협의해 행복주택을 빼고 LH를 사업 참여자에서 제외시키는 계획 변경을 국토부와 논의 중(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외에 오 의원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른 도 차원의 대응 전략 마련과 도시재생사업의 지연 및 운영·관리 미흡 문제, 공동주택 노후 변압기 문제를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오 의원은 “10.15 부동산 대책과 함께 추진되는 수도권 토지거래허가제가 경기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1기 신도시 재건축 지연 가능성과 전·월세 시장 불안이 제기되는 만큼 경기도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지거래허가제는 2020년 경기도에서 외국인·법인을 대상으로 시행했다가 2022년에 해제했는데, 그 기간 수요가 일부 억제되긴 했으나 2023년 이후 억제돼 있던 수요가 이연됐을 뿐 근본적인 투기 억제 효과를 보지 못한 실패한 정책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도권 허가제도 규제 기간에만 수요가 줄었다가 규제가 풀리면 누적 수요가 한꺼번에 분출해 가격 급등 등 시장 혼란이 재현될 수 있다”며 “도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면밀한 분석과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 줄 것”을 주문했다. 도시재생사업과 관련해서도 오 의원은 “여러 지역에서 도시재생사업이 완료됐지만 건물만 지어놓고 운영·관리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다”며 “성사 혁신지구의 경우 준공 이후에도 공실률이 70%를 넘는 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신규 지역 발굴 중심의 ‘더드림 도시재생사업’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겪는 사업지에 사업비를 투입해 실질적 개선이 이뤄지도록 전환을 검토해 줄 것”을 주문했다. 공동주택 주거환경개선 지원사업에 있어서는 “경기도 내 전체 7,296개 아파트 단지 중 15년 이상 노후 단지가 5,020개(68.8%), 이 중 30년 이상은 1,922개로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노후 변압기로 인한 여름철 정전 사고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오 의원은 “한전의 노후 변압기 교체사업이 있으나 수요 대비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선정 기준도 까다로운 면이 있기에 31개 시·군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한전과 긴밀히 협력해 도내 노후 변압기 문제를 해결할 종합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 사랑에서 사랑으로: 헤겔, 앤 카슨, 이병률, 신이인, 토니 모리슨[폐허에서 무한으로]

    사랑에서 사랑으로: 헤겔, 앤 카슨, 이병률, 신이인, 토니 모리슨[폐허에서 무한으로]

    편집자 주 망각忘却은 모든 문장의 운명입니다. 오래된 책은 잊힌 문장으로 가득한 폐허廢墟이지요. 책을 읽는다는 건 무엇일까요. 폐허에서 무한無限을 찾는 것 아닐까요. 먼 옛날에 쓰인 문장을 가지고 와 이어 써보려고 합니다. 저의 심폐소생으로 책이 부활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의 글 역시 결국 무로 돌아갈 것이기에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입니다. 온라인으로 연재하는 이 시리즈는 기사도 소설도 아니고 시는 더더욱 아닙니다. 옛날과 오늘날을, 필자의 짧은 상상력으로 접붙이는 에세이 정도로 가볍게 읽고 넘어가 주시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신 독자에게 문운文運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6. 사랑에서 사랑으로: 헤겔, 앤 카슨, 이병률, 신이인, 토니 모리슨 “사랑은 모든 대립을 배제한다.”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어떤 단어는 ‘공간’이 됩니다. ‘사랑’이 그렇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사랑을 말하고, 사랑을 원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사랑이 다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신의 사랑과 인간의 사랑이 다르고,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도 각기 다릅니다. 연인과의 사랑, 친구와의 사랑도 같지 않고 반려동물을 향한 사랑 역시 또 다른 차원에 있습니다. 이 모든 걸 우리는 사랑이라고 합니다. ‘다르게’ 불러야 할까요. 그러자고 주장하는 이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 있나요. 헤겔의 말마따나 사랑은 ‘대립을 배제’하는 것인데요. 저 다양한 사랑을 그저 ‘사랑’이라는 단어의 공간으로 불러들이면 될 일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저 사랑입니다. 이 공간에 어떻게 ‘입장’하셨는지요. 당신의 머릿속에 있는 사랑은 무엇인지요. 무엇이더라도 상관없습니다. 그저 사랑함으로써, 사랑 안에서 어우러지면 되는 것이니까요. 그 무엇도 사랑이 될 수 있고, 또 사랑을 위해서라면 우리는 그 무엇도 할 수 있습니다. 짧지만 이 글은 제 나름대로 ‘사랑의 역사’를 써보려고 합니다. ‘정확하고 적절한’ 서술은 불가능할 겁니다. 그러고 싶지도 않고요. 제가 읽은 시와 소설과 철학에서 정의하는 사랑을 건져 올릴 것입니다. 그리고 맞붙여 보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사랑이 무엇인지 모습을 드러낼까요. 글쎄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큰 문제가 될 것은 없겠습니다. 그것 역시 사랑의 한 모습이라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지극히 사적인 사랑의 역사, 저는 헤겔에서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여기에는 다소 내밀한 이야기가 있는데, 잠시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학부생 시절 ‘사회사상’이라는 수업을 들은 적 있습니다. 사회학과 전공 수업으로 서구의 사회 사상사를 개론 차원에서 풀어주는 내용이었죠. 제 전공이 사회학은 아닙니다만, 제목에 매료돼 겁도 없이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무난했는데, 중간고사 이후 올 것이 오더군요. 바로 헤겔이었습니다. 교수님은 다음 시간까지 헤겔의 ‘법철학’을 읽어오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전체는 아니고 부분만요. 100쪽 남짓 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거짓말을 보태지 않고 정말 한 단어, 한 문장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검은 건 글자요, 흰 것은 종이라. 그래도 문학청년이랍시고 이런저런 책을 들춰봤는데도, 사정은 처참했습니다. 심지어 독일어 원문도 아니었고 한국어 번역본이었는데도, 헤겔의 문장은 외국어나 다름없었습니다. 씁쓸한 마음을 안고 강의실로 들어갔습니다. 슬쩍 눈치를 보니 당황한 건 저뿐만은 아니었던 듯합니다. 교수님도 이를 간파하시더니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던가요?” 물으셨습니다. 다들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교수님은 헤겔이 법철학에서 한 질문으로 강의를 시작하셨습니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아니, 이런 문장이 있었나. 혈기 왕성했던 대학생의 눈에 이 질문은 강력한 매혹이었습니다. 법철학의 내용은 지금도 어렴풋합니다. 이 질문만 뚜렷이 남아있습니다. 난해하고 어려운 철학자 헤겔은 그렇게 저에게는 ‘사랑의 철학자’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머리가 조금 더 크고 더 공부해 보니 제 ‘편견’은 그리 틀리진 않았던 듯합니다. 헤겔은 이곳저곳에서 사랑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철학사상 가장 난해하다고 평가되는 ‘정신현상학’뿐만 아니라 여러 글과 책을 통해 ‘사랑’을 정의하고자 노력합니다. “사랑은 모든 대립을 배제한다”는 저 말은 ‘청년 헤겔의 신학론집’(그린비)에 실린 단편 ‘사랑’(Die Liebe)에서 가지고 온 문장입니다. 사랑에 관한 헤겔의 또 다른 정의를 보겠습니다. 저를 골치 아프게 했던 그 ‘법철학’에서 그는 사랑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나와 타자 사이에 통일이 이뤄져 있다는 의식을 뜻한다. 여기서 나는 고립돼 있는 게 아니라 나와 타자, 타자와 나의 통일을 자각함으로써 나의 자기의식을 획득한다.”(헤겔, ‘법철학’) 단어들이 조금 어렵지만 찬찬히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조금 멋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습니다. 사랑은 대립을 배제하는 것을 넘어 나와 타자의 ‘통일’을 찾는 일입니다. 그리하여 사랑은 모든 ‘사회적인 것’의 기초가 됩니다. 나와 타자가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분리돼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사회’라는 것이 성립할 수 있을까요. ‘사회사상’에서 헤겔과 ‘법철학’을 다뤄야 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나와 타자 사이의 통일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반론을 가지고 와 보겠습니다. “에로스는 경계의 문제다. … 손을 뻗음과 붙잡음 사이, 시선과 응답하는 시선 사이, ‘나는 널 사랑해’와 ‘나도 널 사랑해’ 사이의 간격 속에서 욕망의 부재하는 현존이 활기를 띤다. 하지만 시간과 시선과 ‘나는 널 사랑해’의 경계는 에로스를 창조하는 불가피한 주요 경계, 즉 너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육체 및 자아의 경계의 여파에 불과하다. 그리고 불쑥 내가 그 경계를 해체하려 하는 순간에만 나는 내가 절대 그럴 수 없음을 깨닫는다.”(앤 카슨, ‘에로스, 달콤씁쓸한’) 시인 앤 카슨은 자신의 박사논문을 아름다운 에세이로 개작했습니다. 황유원 시인의 번역으로 국내에도 출간된 ‘에로스, 달콤씁쓸함’(난다)은 사랑이 무엇인지 궁금한 이라면 꼭 들춰봐야 할 책입니다. 카슨의 책은 아주 유려하면서도 치밀합니다. 에로스는 주지하듯 사랑을 의미하는 명사입니다. 명사는 어떤 대상의 이름을 고정하는 것이지요.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사랑은 과연 고정될 수 있는 것일까요. 달콤했다가 씁쓸하기도 하고, 둘 사이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입니다. 무한한 진동입니다. 카슨은 에로스가 ‘경계’의 문제라는 걸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죠. ‘나’와 ‘너’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니까요. 헤겔은 사랑을 ‘나’와 ‘타자’ 사이의 통일이라고 봤습니다만, 카슨은 여기에 반대합니다. ‘불쑥 내가 그 경계를 해체하려 하는 순간에 나는 내가 절대 그럴 수 없음을 깨닫는다.’ 사랑하는 이는 ‘나’와 ‘너’가 완벽히 하나가 되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하면서 끊임없이 ‘나’를 주장하고 유지합니다. 그리고 상대에게 닦달하죠. 왜 ‘나’가 되어주지 못하냐고. ‘나’를 없애지 못합니다. ‘너’로 나아갔다가 끊임없이 ‘나’로 되돌아오는 경험. 모두 해본 적 있을 겁니다. ‘내’가 사라지지 않는 한 ‘나’와 ‘타자’와의 통일은 불가능한 욕망입니다. 사랑은 그래서 슬픈 것입니다. ‘하나됨’과 ‘하나되지 못함’. 우리의 사랑은 둘 사이에서 무한히 진동합니다. 우리는 과연 사랑할 수 있을까요. 탁월한 비평가였던 롤랑 바르트는 여기에 의미 있는 통찰을 전하고 있습니다. 실연의 아픔을 철학적으로 묵상하고 싶은 분이라면 바르트의 책 ‘사랑의 단상’(동문선)을 꼭 읽어보길 권유합니다. 그의 강연을 묶은 글인데, 그만큼 파편적인 단편들이 많습니다. 그중에 ‘사랑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바르트는 이렇게 말합니다. “취소(ANNULATION).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 자체에 무게에 짓눌려 사랑의 대상을 취소하게 되는 언어의 폭발. 사랑의 고유한 변태성에 의해, 주체가 사랑하는 것은 사랑 그 자체이지 대상이 아니다.”(바르트, ‘사랑의 단상’) 인간은 누구나 사랑하기에 모두에게 해당하는 질문을 하나 해보겠습니다. 지금 내가 사랑하는 것은 어떤 ‘대상’입니까, 아니면 그 대상을 사랑하고 있는 ‘나’입니까. 사랑하면서 ‘나’를 버릴 수 있습니까. 사랑한다는 이유로 여전히 ‘나’를 ‘대상’에게 투영하고 있는 모습을 곳곳에서 봅니다. 그것 역시 사랑이라면 사랑이겠지만…. 글쎄요. 그렇게 부르기가 왜인지 꺼려집니다. 이렇듯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율배반에 짓눌립니다. 사랑은 좋기만 한 것이 전혀 아닙니다. 대단히 슬프고 위험한 것이기도 하죠. 사랑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여러 폭력을 생각해 봅니다. “사랑해서 그랬다”는 그들의 변명을 어떻게 들어줘야 할지. 고민이 깊어집니다. ‘악동뮤지션’ 이찬혁은 ‘멸종위기사랑’을 노래했습니다. 한 사람당 하나의 사랑만 있었다죠. 하나뿐인 나의 사랑,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내 안에 있는 어떤 것. 사랑하기도 사랑받기도 쉽지 않은 시대, 타인을 향한 문을 닫아버린 시대. 그렇게 사랑이 점점 자취를 감춰가는 가운데 그 흔적을 뒤쫓는 사내가 있습니다. 시인 이병률은 그 흔적을 ‘어느 가게 유리에 찍힌 이마 자국’에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어느 가게 유리에 찍힌 이마 자국유리창 바깥쪽 면이었다누구를 들여다보려 했을까무엇을 말하려다 무심결에 이마가 닿은 걸까안쪽 세상으로 밀어놓지 못한 자국은그로부터 한참이 지나도 닦인 적 없이 명료하게 굳어 있다거리가 어두워지면 안에서 옅은 불빛이 새어 나오는데그때마다 이마 자국은 더 선명해진다…이마 자국 안쪽에는혼자 무슨 말인가를 내뱉는 영혼의 모든 일이그 안을 휘젓고 있을지 모른다가끔 차량의 걸걸한 불빛들이 스쳐 지나면서몇 번이고 이마 자국이 드러나는 아주 깊은 시각나는 그 이마에 내 이마를 겹쳐보았다이마를 정확히 그 자리에 마주 대야만안쪽의 무언가가 잘 보일 거라는 절대적인 확신을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았다이병률, ‘어느 가게 유리에 찍힌 이마 자국’ 시집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문학과지성사)에 실린 이 시를 처음 읽었을 때 머릿속에 싱싱한 파란이 일었습니다. 유리에 찍힌 이마 자국, 그것은 피부의 개기름과 화장품과 로션 같은 것이 섞인 무언가일 겁니다. 지저분하죠. 가게가 깨끗하게 보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닦아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시인은 그걸 닦아내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 지저분한 자국에서 사랑을 발견하고 그저 이마를 한 번 대보는 사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몸을 ‘기울여야’ 할 테죠. 사랑이 통일인지, 경계인지, 구분인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기울임’ 안에 사랑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랑은 기우는 것입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화가가 되지 못했네 수의사도 되지 못했고 연극배우도 부유한 젊은 사업가도 되지 못했다 사랑해서 절절 울었던 고양이의 주인도 되지 못했고 채식주의자도 웃긴 사람도 아빠를 따라 대통령을 욕하는 사람도 될 수 없었지당신은 무엇도 아닌 나를 매만져 책상도 없는 방 천장에 붙여두었다 자기 전까지 눈 뜨고 볼 수 있는 야광 스티커였다 그건 내가 바라는 모습이 아니었지만 한번씩 상상해본 신의 자세를 흉내내어 팔을 벌리고 말하기도 했다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아무 말이나 해도 당신은 그걸 다 받아 적고 외우고 기억했다 즐거워 했다 그럴수록 나는 매일 조금씩 더 커졌다끝내 방이 좁고 힘겨워져 더 견딜 수 없겠다고 판단했을 때 천장에서 내려와 문밖으로 걸어나가니 세상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우주처럼 컸다 그리고 미친 것처럼 밝았다 어둠은 없었고 나는 두 번 다시 빛나지 않았다신이인 ‘기어코 난’ “나의 사랑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성경 아가서 2장 10절. 저 문장이 끝까지 저를 붙들고 있습니다. 신이인 시인의 시집 ‘나 외계인이 될지도 몰라’에 실린 시입니다. 성경에서도 아가서는 매우 독특한 위상을 지닙니다. 두 남녀 사이의 아주 농밀한 사랑을 다루고 있으니까요. 성(聖)스러운 책에 어째서 성(性)스러운 이야기가 들어있을까요. 어쩌면 인간은 오직 사랑을 통해서만 신적인 것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 아닐까요. 시에서 나는 ‘아무도 아닙’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게 하나 있습니다. ‘신의 흉내’죠. 신이 아니면 어떤가요. 신의 사랑을 따라 해 보는 것 정도는 괜찮을 겁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시작된 사랑은 신(神), 무한 그 자체가 됩니다. 사랑은 그런 것입니다. ‘두 번 다시 빛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무한해진 나의 밝음, 사랑으로 세상을 밝혔으니까요. 사랑과 관련한 문장들을 떠오르는 대로 적어봤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사랑이 무엇인지 점점 더 미궁에 빠지는 듯합니다. 하지만 글을 시작하며 밝혔듯, 사랑이 무엇인지 정확히 해명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그러고 싶지도 않습니다. 제가 할 일은 그저 사랑의 문을 활짝 열어두는 것뿐입니다. 이런 사랑도 있다고, 저런 사랑도 있다고 알려주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다 누군가를 만날 수도 있겠고, 헤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것은 모두 우연의 소관입니다. 제가 요즘 읽고 있는 책은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1993년)을 받은 토니 모리슨의 ‘빌러비드’입니다. 미국 남북전쟁 이후를 배경으로 흑인 노예제가 엄존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소설에서는 도망치는 노예를 추적하는 일당과 그런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랑하는 이를 죽여야 하는 삶의 모순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빌러비드’라고만 보면 잘 안 보이는데, 영어 원제는 ‘Beloved’입니다. 자세히 보면 ‘러브’(Love)가 보이죠. ‘사랑을 받는 자’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겁니다. 다시 한번, 사랑을 받는 일은 물론이고 사랑을 주는 것조차 어렵고 힘든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리슨은 말합니다. 이런 세상에서도 우리는 사랑해야 한다고요. 그의 인터뷰를 담은 책 ‘토니 모리슨의 말’(마음산책)에서 가지고 온 문장으로 글을 마칩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떠한 결론도 아닙니다. “사랑이 없이 산다는 것은 재미도 없고 위험도 없어요.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 삶이죠. 사랑은 살고 싶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삶을 당당한 것, 당당한 사건으로 만들어 줍니다.”(토니 모리슨)
  • 도로 한복판서 ‘충격’…운전 중 이별 통보한 내연남 흉기로 찌른 女 결국

    도로 한복판서 ‘충격’…운전 중 이별 통보한 내연남 흉기로 찌른 女 결국

    운전 중 이별을 통보한 내연남에게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송병훈)는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최근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16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17일 오후 11시 11분쯤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도로 위 B씨 차량 조수석에서 B씨를 총길이 23㎝의 흉기로 5차례 찌른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당시 머리 부위와 오른쪽 어깨 부위에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열상 등을 입고 많은 피를 흘렸으며, 가까스로 차 문을 열고 탈출해 목숨을 건졌다. A씨는 B씨가 운전하던 중 “헤어지자”고 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미리 챙겨 온 흉기를 꺼내 범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내용, 수법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 특히 살인은 소중하고 절대적 가치를 지닌 사람 생명을 빼앗는 행위로서 결과가 매우 참혹하고 어떤 방법으로도 피해 회복이 불가능한 중대한 범죄이므로 비록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죄책이 무겁다”며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했으며, 피해자는 더 이상 피고인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에게 적응장애, 불면증,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정신적 상태가 이 사건 범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 “원자력 추진 잠수함, 우리가 짓는다”…숙원 따냈지만 출발부터 ‘동상이몽’[외안대전]

    “원자력 추진 잠수함, 우리가 짓는다”…숙원 따냈지만 출발부터 ‘동상이몽’[외안대전]

    지난달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자력(핵) 추진 잠수함 도입 논의가 공식화했습니다. 한미가 조만간 발표할 안보·관세 분야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성명)에 관련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되는데,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가면 넘어야 할 관문이 적지 않아 단계마다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30년 가까이 이어진 정부의 숙원이었던 원자력 잠수함에 대해 정치적으로나마 미국의 승인을 받게 됐다는 것은 한미 정상회담의 큰 성과로 여겨집니다. 다만 회담 전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 발언에서부터 견해 차이를 보여 혼선이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양국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을 두고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해도 출발점부터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합니다. 한미 정상회담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한국이 원자력 잠수함을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혼란이 비롯됐는데요.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은 그간 저농축우라늄 연료를 이용해 국내에서 원자력 잠수함을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조건’은 우리가 원하던 방향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핵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는 국내 조선소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건조’를 언급하며 “우리나라 조선업이 곧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우리는 자주국방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한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조선업 재건, 즉 ‘마스가(MASGA)’에 방점을 두고 미국산 잠수함을 사들이라고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통령실은 거듭 “우리가 요구한 것은 연료 공급”이라며 한국에서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할 것이라고 분명히 선을 긋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선체 건조는 국내에서 진행하고, 원자력 잠수함에 쓸 원자로도 우리가 개발해서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핵연료는 미국으로부터 공급받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 이슈는 이번 정상회담이 아니라 지난번 회담(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왔던 것”이라며 “논의의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에서 (선체를) 짓는다는 것을 전제로 얘기가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우리가 건조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국에서 건조하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이 “필리조선소에서 운용한다면 유지비가 많이 들 것이고, 작전 공백이 있을 것”이라며 “비용도 많이 드는데 이 부분을 고민하고 있느냐”고 묻자 위 실장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에 대한 여러 가지 염려에 대해서 잘 들었고, 감안해서 현실적이고 비용 대 효용이 맞는 원자력 잠수함을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우리는 우리 수요에 맞는 잠수함을 추진하려고 하고, 또 우리가 한국에서 지으려고 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필리조선소에서 잠수함 시설을 투자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고, 미국의 제너럴 다이내믹스 같은 데서 우리 배를 지어달라고 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양국의 합의사항을 담은 팩트시트에 얼마나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지 봐야겠지만, 공개된 발언만 두고도 우선 원자력 잠수함을 어디서 만드느냐부터 양국 간 신경전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당초 목적과도 맞지 않는 데다 현실적인 여건때문에도 필리조선소에서 원자력 잠수함을 만드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필리조선소에서 만들려면 한화를 미국 내 방산업체로 지정하는 것부터 의회 승인 등 절차적 문제가 복잡하고, 미국이 기술 이전을 해줄 가능성도 크지 않아 반드시 한국에서 건조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좁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필리조선소에는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할 인프라도 없어 시설과 인력 등을 새로 구축하게 되면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반면 국내 조선소는 이미 3600t급 잠수함을 건조한 경험이 있고, 해군의 최신 잠수함 ‘장영실급’이 디젤·전기 추진 방식이지만 핵 추진으로 바꿀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며 추가 설비 투자를 하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선 석종건 방위사업청장도 지난달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감에서 “미래를 위해 준비한 기술이 있다”며 “이를 잘 활용하면 빠른 시간 내 (잠수함 건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박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란 발언은 한국의 구상을 사실상 되치기한 것”이라며 “결국 그에 상응하는 대규모 투자를 빨리하라는 요구로, 거기에 준하는 형태를 거래하는 등의 협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남긴 메시지처럼 필리조선소 건조를 고집할 경우 협의가 진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됩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가 원자력 잠수함을 확보하는 게 목적이라면 아쉽더라도 일단 미국의 정치적 승인을 받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만큼 일정 부분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확보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간 다음 점진적으로 우리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협의 범위를 넓혀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원자로와 핵연료 기술을 제공하고, 한국은 잠수함 선체 설계와 조립을 담당하는 등의 협력 체계 방안도 거론됩니다. 한미 양국이 전격 협의에 들어가도 원자력 잠수함의 건조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예상됩니다. 앞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국감에서 “핵잠이 최소 4척 이상 필요하다”고 했고, 석 청장은 잠수함 건조 기간에 대해 “선진국 사례를 보면 10년 정도”라고 내다봤습니다. 업계 등에선 원자로 검증부터 설계, 건조, 진수까지 15년 이상 걸린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지난한 과정이 오래도록 이어지겠지만, 즉흥적이고 거래 중심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을 살려 얻어낸 ‘기회’의 불씨를 더욱 키우기 위해선 첫 출발부터 무척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원자력 잠수함 연료 공급에 관한 구체적 협의를 추진하는 한미 외교 및 국방당국 간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정부 역량을 결집해 국가 전략 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추진하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 오준환 경기도의원,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에 대한 경기도의 대책 마련과 도시재생 정상화 촉구

    오준환 경기도의원,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에 대한 경기도의 대책 마련과 도시재생 정상화 촉구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오준환 의원(국민의힘, 고양9)은 7일(금) 경기도 도시주택실을 대상으로 한 2025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른 도 차원의 대응 전략 마련과 도시재생사업의 지연 및 운영·관리 미흡 문제, 공동주택 노후 변압기 문제를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오준환 의원은 “10.15 부동산 대책과 함께 추진되는 수도권 토지거래허가제가 경기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1기 신도시 재건축 지연 가능성과 전·월세 시장 불안이 제기되는 만큼, 경기도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지거래허가제는 2020년 경기도에서 외국인·법인을 대상으로 시행했다가 2022년에 해제했는데, 그 기간 수요가 일부 억제되긴 했으나 2023년 이후 억제됐던 수요가 이연됐을 뿐 근본적인 투기 억제 효과를 보지 못한 실패한 정책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도권 허가제도 규제 기간에만 수요가 줄었다가 규제가 풀리면 누적 수요가 한꺼번에 분출해 가격 급등 등 시장 혼란이 재현될 수 있다”며, “도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면밀한 분석과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줄 것”을 주문했다. 도시재생사업과 관련해 오 의원은 “일산 도시재생의 경우 LH가 추진하던 행복주택 사업이 LH의 갑작스러운 사업성 문제로 인한 포기 결정으로 터파기만 남긴 채 중단됐다”며, “사업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고, GH가 추진하는 비효율적인 매입임대주택 사업 방식보다 역세권 입지와 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기존 LH 물량을 승계해 직접 추진할 수 있는지 적극 검토해줄 것”을 촉구했다. 또한 “여러 지역에서 도시재생사업이 완료됐지만 건물만 지어놓고 운영·관리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다”며, “성사 혁신지구의 경우 준공 이후에도 공실률이 70%를 넘는 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 의원은 “신규 지역 발굴 중심의 ‘더드림 도시재생사업’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겪는 사업지에 사업비를 투입해 실질적 개선이 이뤄지도록 전환을 검토해줄 것”을 주문했다. 공동주택 주거환경개선 지원사업과 관련해서는 “경기도 내 전체 7,296개 아파트 단지 중 15년 이상 노후 단지가 5,020개(68.8%), 이 중 30년 이상은 1,922개로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노후 변압기로 인한 여름철 정전 사고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한전의 노후 변압기 교체사업이 있으나 수요 대비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선정 기준도 까다롭다”며, “31개 시·군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한전과 긴밀히 협력해 도내 노후 변압기 문제를 해결할 종합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 단국대병원, 닥터헬기 의료진·현장 관리자 교육

    단국대병원, 닥터헬기 의료진·현장 관리자 교육

    단국대병원(병원장 김재일)은 5일 병원 대강당에서 충남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 인계점 관할 의료진과 현장 관리자를 대상으로 환자 인계 및 관리, 운용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지난 2016년 1월 닥터헬기를 도입한 단국대학교병원은 현재까지 1813회 출동해 중증외상 및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날 교육에는 닥터헬기 인계점 관할 의료진을 포함해 소방, 해경, 의료기관, 산업체 등에서 50여 명이 참석했다. 교육은 닥터헬기 개요, 출동 요청 시 유의사항, 중증 환자의 이송 과정 등을 비롯해 항공 이송의 장단점과 충남 지역에서 닥터헬기를 이용한 환자 이송 현황 등으로 진행됐다. 김재일 단국대병원장은 “충남은 광범위한 산악과 해안으로 이뤄져 있고, 대형 의료기관이 천안 지역에 몰려있어 닥터헬기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며 “권역응급의료센터 및 권역외상센터와 공조해 중증응급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촘촘하고 안전한 응급의료 안전망을 갖추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남편 살해죄로 죽을 위기입니다” 12살에 결혼 후 출산…어린 신부의 ‘눈물’

    “남편 살해죄로 죽을 위기입니다” 12살에 결혼 후 출산…어린 신부의 ‘눈물’

    12살에 결혼해 남편에게 학대당한 이란의 한 신부가 거액의 ‘목숨값’을 마련하지 못하면 교수형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란 북부 고르간 교도소의 사형수 골리 코우흐칸(25)은 18살이던 7년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코우흐칸에게는 이슬람의 형벌 원칙인 키사스(눈에는 눈, 이에는 이) 원칙이 적용됐다. 경제적 보상(디야)을 제공해 유족 측의 용서를 받지 못하면 교수형이 예정대로 집행된다. 기한은 올 연말이다. 이란 소수민족 발루치족 출신인 코우흐칸은 12살 때 사촌과 결혼해 이듬해 아들을 낳았지만 남편에게서 내내 신체·정서적으로 학대당했다. 견디다 못해 부모 집으로 도망친 코우흐칸에게 아버지는 “흰 드레스를 입혀 보낸 딸은 수의를 입지 않고는 돌아올 수 없다”며 냉대했다. 그러던 중 2018년 5월 사건이 발생했다. 남편은 당시 5살이던 아들을 마구 때렸고 코우흐칸은 다른 친척을 불러 남편을 뜯어말리려 했지만 이 친척과 남편이 싸우는 과정에서 남편이 사망했다. 이 친척과 함께 체포된 코우흐칸은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변호사 조력 없이 강압적인 조사를 받았다. 그는 글을 읽지 못했지만 결국 범행을 자백하는 진술서에 서명했고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유족 측에 용서를 구하기 위한 배상금 협상은 교도소 관계자들이 맡았다. 그렇게 정해진 배상금이 100억 토만이다. 인권단체들은 이 사건이 이란의 여성 인권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란에선 아동 결혼이 합법이지만 가정폭력에 대한 보호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소수민족 여성들이 정권의 탄압 대상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발루치족 인권 옹호단체 관계자는 “코우흐칸의 사례만이 아니라 (이란의) 여성은 인권이 없다”며 “남편의 말에 복종해야 하고 학교에도 가지 못한다. 부모들은 가난을 핑계 삼아 딸을 시집보내버린다”고 비난했다. ■ 여성 사형 집행 ‘세계 최고’…15년 만에 최악 기록■ “정부 공식 발표는 11%뿐” 불투명한 사법 절차■ 돈 없으면 사형당해야?…‘디야’ 제도 남용 논란도이란은 현재 전 세계에서 여성에게 가장 많이 사형을 집행하는 국가다. 이란 인권 단체(IHR) 등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란에서는 마약, 살인 및 안보 관련 혐의로 최소 31명의 여성이 사형에 처해졌다. 이는 지난 15년 이상 기록된 여성 사형 집행 건수 중 최고치다. 이란에서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소 241명의 여성이 처형됐다. 114명은 살인 혐의로, 107명은 마약 관련 혐의로 처형됐다. 4명은 안보 관련 혐의였다. 9명은 어린 신부였으며, 3명은 범죄 혐의 당시 18세 미만이었다. 살인죄로 처형된 여성 70%가 남편이나 파트너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대부분 가정 폭력이나 성적 학대 등 절망적 상황에서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법체계는 정상 참작을 거의 고려하지 않으며, 가정 폭력이나 부부 강간은 법적으로 처벌하지 않는다. 심각한 문제는 이란 사법 체계의 불투명성이다. 이란 정부가 공식 발표하는 사형 집행 건수는 통상 IHR 집계의 11%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IHR은 현재 이란 정부가 다소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도 사형 집행을 남용하고 있다며 유엔 차원의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에서는 살인 사건의 경우 유족이 사형 대신 돈을 받고 용서를 선택해 피고인의 사형을 면제해주는 이슬람 관습법 제도 ‘디야’가 시행되고 있다. 2024년에는 649건의 사례에서 유족이 사형 대신 디야를 선택한 것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매년 사법부가 지정하는 금액은 정해져 있지만, 가족이 얼마를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법적 제한이 없다. 이에 피고인이 큰돈을 낼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 사형이 집행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단체들은 “여성 사형수의 절대적인 수치 증가는 이란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와 인권이 심각하게 탄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란 당국은 불투명한 사형 집행을 즉각 중단하고 국제적인 인권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분당 국평 26억 시대… 인접 용인 수지, 키 맞추기 본격화되나

    분당 국평 26억 시대… 인접 용인 수지, 키 맞추기 본격화되나

    -10년간 증명된 ‘65% 법칙’-“분당 뛰면 수지도 뛴다”…시장이 증명한 ‘키 맞추기’-신축 가뭄 속 ‘수지자이 에디시온’ 등 새 아파트 희소성 부각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최고 26억 원대에 나와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한 분당의 가격 급등을 넘어, 역사적으로 증명된 ‘65% 룰’에 따라 인접한 용인 수지 집값의 ‘15억 시대’를 여는 신호탄으로 시장은 해석한다. 분당이 뛰면 수지도 따라 오른다는 시장의 오랜 공식이 재점화되면서, 본격적인 키 맞추기 장세가 시작되기 전 똘똘한 한 채를 선점하려는 수요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더샵 분당티에르원(느티마을 3단지 리모델링)’이 10월 31일 모집공고를 내고 11월 11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총 873가구로 건설되며, 이 가운데 102가구(전용면적 66~84㎡)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1기 신도시에서 처음으로 분양하는 대규모 리모델링 단지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전용면적 84㎡ 분양가 최고가는 26억 8,400만 원에 달한다. 최근 분당 아파트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고, 신규 공급도 없어 분양은 순조로울 전망이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분당 서현동 ‘시범한양’ 전용면적 84㎡는 10월 18억 8,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세웠고, 바로 옆 ‘삼성한신’ 전용면적 84㎡도 10월 21억 8,500만 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분당 재건축 단지 일대 ‘국평’ 20억 원대가 고착화되고 있다. 경매 열기도 뜨겁다. 성남 분당구 삼평동 ‘판교봇들마을 3단지’ 84㎡ 매물은 10월 20일 첫 경매에서 18억 5,999만 9,999원에 낙찰됐다. 올해 6월 신고가(17억 5,000만 원)보다 1억 원 이상 높은 금액이다. 이러한 분당의 가격 급등은 수지 부동산 시장에도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역사적으로 수지구의 아파트 가격은 분당구의 약 65% 수준에서 동조화(커플링)되는 경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사실상 판교와 강남의 풍부한 일자리를 배후에 둔 동일 생활권이자, 분당의 인프라를 공유하는 ‘범(汎)분당’ 주거 벨트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렙스)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2016년~2025년 9월)간 수지 아파트 시세는 분당의 65.8% 수준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분당 아파트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26억 원을 돌파한 현시점에서 수지 역시 15~16억 원대를 향한 본격적인 ‘키 맞추기’ 장세에 돌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수지구 아파트 가격도 꿈틀대고 있다. 지역 내 비교적 신축으로 꼽히는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2019년 입주)’ 전용면적 84㎡는 9월 15억 3,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어 후속 분양 단지의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중이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분당의 가격 상승세는 재건축 호재, 공급 가뭄 등 이슈로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다음 주자인 수지로 옮겨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를 증명하듯, GS건설이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에 시공하고 위본이 시행하는 ‘수지자이 에디시온(총 480가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분양 관계자는 “지금이 수지에 진입할 적기라고 판단한 3040세대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의 문의 전화가 이전보다 늘었다”고 전했다. 특히, 분당과 수지는 신축 공급도 드물어 신축의 가격 상승폭은 더 높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부동산R114(렙스)에 따르면 분당과 수지에 2020년부터 올해까지 공급된 아파트는 1,700여 가구에 불과하다. 지역 내 공인중개사 대표는 “과거 분당 집값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수지로 눈을 돌렸던 패턴이 재현되고 있다”며 “특히 수지자이 에디시온은 역세권 입지에 명문 학군을 끼고 있는 핵심 입지인데다, 오랜만에 공급되는 1군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에서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자들의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 고통 앞의 언어: 첼란, 허수경, 존 오브 인터레스트[폐허에서 무한으로]

    고통 앞의 언어: 첼란, 허수경, 존 오브 인터레스트[폐허에서 무한으로]

    편집자 주 망각忘却은 모든 문장의 운명입니다. 오래된 책은 잊힌 문장으로 가득한 폐허廢墟이지요. 책을 읽는다는 건 무엇일까요. 폐허에서 무한無限을 찾는 것 아닐까요. 먼 옛날에 쓰인 문장을 가지고 와 이어 써보려고 합니다. 저의 심폐소생으로 책이 부활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의 글 역시 결국 무로 돌아갈 것이기에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입니다. 온라인으로 연재하는 이 시리즈는 기사도 소설도 아니고 시는 더더욱 아닙니다. 옛날과 오늘날을, 필자의 짧은 상상력으로 접붙이는 에세이 정도로 가볍게 읽고 넘어가 주시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신 독자에게 문운文運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5. 고통과 언어: 첼란, 허수경, 존 오브 인터레스트시는 타자에게 가려고 합니다. 시에는 이 타자가 필요합니다. 마주 선 자가 필요합니다. 시는 그것을 찾아내어 말을 건넵니다.파울 첼란, ‘자오선’ 절대적인 고통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 우리가 서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언어만이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가진 유일한 것입니다. 우리의 언어는 저 고통과 맞설 수 있을까요. 그것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을까요. ‘고통스럽다’는 말 안에 다 담기는 고통이라는 게 존재할 수 있을까요. 도처에 널린 고통을 생각해 봅니다. 아무래도 불가능한 일 같습니다. ‘고통스럽다’는 말의 외연은 너무나도 작습니다. 고통은 그 안에 다 담기지 않습니다. ‘고통’이라는 말 너머에 있는 저 고통을 어찌해야 할까요. 말을 멈추고 모든 이해와 공감을 포기해야 할까요. 루마니아 출신 유대인으로 독일어로 시를 썼던, 파울 첼란의 말을 가지고 와 봤습니다. 저의 질문에 첼란은 ‘아니’라고 대답하는 것 같습니다. 독일 문학 세기의 명연설로 꼽히는 1960년 뷔히너상 수상 연설문 ‘자오선’의 일부입니다. “아우슈비츠 이후에 시를 쓰는 것은 야만적이다.” 어디선가 한 번은 들어봤을 말입니다. 첼란과 마찬가지로 유대인이었던 독일의 철학자 테오도어 아도르노는 이렇게 선언합니다. 아도르노의 좌절에 공감해 봅니다. ‘홀로코스트’의 상징과도 같은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그저 단순한 장소가 아닙니다. 계몽과 이성을 향한 신뢰를 철저하게 무너뜨리는 사건이었습니다. 문명의 귀결이 ‘효율적인 학살’이었다니. 여기서 과연 시를 짓고 문학을 창작하고 문화를 이루는 게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헛되고 허무할 뿐입니다. 아도르노의 문장이 던지고 있는 의문을 안은 채 영화 한 편을 같이 보겠습니다. 지난해 6월 개봉한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의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입니다. 이 영화도 아우슈비츠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다만 영화의 주인공이 유대인이 아닙니다. 아돌프 회스입니다. 누구냐고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소장입니다. ‘너무나도’ 충실하게,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다했던 군인이죠. 영화는 수용소와 담장을 맞대고 있는 회스의 집을 무대로 합니다. 실제로 회스는 수용소 바로 옆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앞서 다른 ‘아우슈비츠 영화들’이 수용소 내부의 모습을 그렸던 것과 달리 영화는 수용소 안은 단 한 번도 비추지 않습니다. 단란하고 행복한 회스의 집만 보여줄 뿐입니다. 회스의 아내는 정성 들여 집을 관리합니다. 커다란 개도 키우고 텃밭도 가꾸죠. 국내 개봉 포스터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이토록 완벽한 집이 또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안정적인’ 직장이 바로 옆에 있으며 매일 저녁 온 가족이 모여 오붓하게 식사합니다. 밤이 되면 회스는 딸들의 침대맡에서 동화를 읽어줍니다. 그 어떤 가족도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을 겁니다. 어쩌면 천국이란 지옥의 바로 옆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곳은 누구를 위한 천국입니까. 담장 넘어 수용소의 상황은 ‘소리’를 통해 전해져 옵니다. 영화 중간중간 알 수 없는 소리가 쏟아져 나옵니다. 여성의 울부짖음 같기도, 아이들의 비명 같기도 합니다. 강압적인 명령처럼 들리기도 하고요. 총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 기차가 오가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습니다. 이 모든 소리가 하나로 꽉 뭉쳐져 있죠. 기괴합니다. 이 소리의 ‘덩어리’를 우리는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앞에 했던 이야기와 연결하자면, 이 덩어리는 언어입니까, 아닙니까. 다시 첼란에게로. 한국에서 첼란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허수경 시인입니다. 첼란의 전집이 허수경의 언어로 번역돼 있기 때문입니다. 허수경은 첼란의 삶을 명징한 시어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허수경의 대표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실린 ‘루마니아어로 욕 얻어먹는 날에’를 잠깐 보겠습니다. “루마니아에서 태어나 나치에게 부모를 잃고/오스트리아를 거쳐 파리로 갔다가/마침내 파리에서 자살한 시인”(‘루마니아어로 욕 얻어먹는 날에’ 부분) 2018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허수경은 어느 날 한국을 훌쩍 떠나 독일에서 살았습니다. 허수경의 이 시는 독일에서 쓰인 것으로 보입니다. 화자는 루마니아에서 온 거지에게 동전을 주려다가 멈칫하지요. 그랬더니 그 여자는 루마니아어로 된 욕설을 퍼붓습니다. 루마니아어는 시인에게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입니다. 독일에서 한국어로 시를 쓰는 일은 무엇일까요. 독일에서 루마니아 시인이 독일어로 쓴 시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독일에서 루마니아어로 욕을 듣는 일은 무엇일까요. 그 모든 알 수 없는 언어가 뭉치고 뭉쳐서 허수경에게는 무엇으로 다가갔을까요. “우리는 서로서로에게 낯선 역사적인 존재들” 허수경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그 모든 ‘낯섦’ 앞에서 우리는 다만 역사를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요즘 문인들을 만나면 아직도 허수경을 그리워하는 이가 많습니다. 한 시인은 허수경더러 “너무나도 사랑이 많았던 시인, 세상 모든 걸 사랑했던 시인”이라고 슬쩍 말하기도 했습니다. 허수경의 첼란을 잠시 가져오겠습니다. 자기의 부모를 죽인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시를 쓴다는 것의 무게를 가늠해 보면서 말이지요. 한국에는 첼란의 대표작으로 ‘죽음의 푸가’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일부를 가지고 오겠습니다. 문학동네에서 나온 허수경 번역 ‘파울 첼란 전집’ 1권에 실려 있습니다. ‘푸가’의 대가였던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음악을 틀어놔도 좋겠네요. “그는 휘파람으로 자신의 유대인들을 불러내 땅속에 무덤을 파게 하네/그는 우리에게 명령하네 이제 춤을 위한 음악을 연주하라”(첼란, ‘죽음의 푸가’ 부분, 허수경 역)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중요하게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영화에서 갑자기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이 끼어드는 지점입니다. 굉장히 낯설고 어색합니다. 그래서 더 그로테스크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이 열화상 카메라 영상은 어느 소녀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있습니다. 소녀는 유대인들이 강제로 노역하고 있는 곳에 몰래 과일 등 먹을 것을 숨겨 놓습니다. 이는 감독이 취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왜 열화상 카메라였을까요. 그 기법에 주목해야 합니다. 소녀의 행동은 ‘밤’에 일어납니다. 밤은 ‘빛’이 없는 시간입니다. 지금이야 밤이 휘황찬란하지만, 그때만 해도 밤은 완전한 어둠이었습니다. 빛이 없는 곳에서 인간의 눈은 하등 쓸모없습니다. 우리의 눈은 소녀의 선행을 포착할 수 없지요. 그러나 꼭 빛이 있어야만 선이 이뤄지는가요. 우리가 보지 않는다고 해서 거기에 아름다움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시지각이 멈춘 곳에서도 ‘인간적인 것’은 나름대로 발휘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오직 ‘열’로만 감지할 수 있습니다. 빛은 흔히 ‘계몽’의 상징으로 이해됩니다. 계몽을 뜻하는 영어 단어 ‘인라이튼먼트’(enlightenment)를 보면 가운데 빛을 의미하는 ‘라이트’(light)가 보일 겁니다. 계몽이나 이성과 같은 단어만으로 인간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얼마나 순진한가요. 소녀가 간직한 열, 그 따스함은 계몽의 바깥, 이성의 바깥, 합리의 바깥에 있습니다. ‘자오선’에서 첼란은 시가 ‘침묵’(Verstummen)으로 향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합니다. 하지만 첼란은 또 이렇게 덧붙이기도 합니다. “시는 살아있음을 외치면서, ‘사라진 것’에서 ‘여전한 것’으로 끊임없이 되돌아갑니다.” 이 번역은 첼란의 ‘자오선’을 분석한 정명순 전남대 독문과 교수의 논문을 참조했습니다. ‘독일어문학’(2017)에 실린 해당 논문을 정 교수는 “불의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도는 이들 … 고독한 영혼들을 이어주는 ‘자오선’ 같은 첼란의 시문학은 이제 만남의 큰 원을 그리며 독자를 향해 다가온다”고 마무리합니다. 다시, 절대적 고통 앞에 선 우리를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진 언어는 여전히 무기력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것이자 ‘마지막’ 그 자체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붙잡아야 합니다. 말을 해야 하고 글을 써야 합니다. 고통스럽다고, 아프다고 울부짖어야 합니다. 그러면 언젠간 들릴 겁니다. 영화 속 하나의 덩어리로 뭉쳐진 저 고통의 소리들이 낱낱이 풀어 헤쳐질 때가 올 겁니다. 시라는 예술은 그 덩어리를 풀어 헤치는, 아주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시는 타자를 찾아내는 것이니까요. 찾아낼 뿐만 아니라 그에게 다가서서 기어이 말을 거는 것이니까요. 유대인으로서 독일어로 시를 썼던 첼란은 이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절대적인 고통이 꼭 아우슈비츠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통은 편재(遍在)합니다. 아우슈비츠만을 보고 좌절하고 포기하는 것은 섣부릅니다. 끔찍한 폭력은 역사를 통해 무한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고통받는 존재는 언제나 있었고요. 지난 4월 통영국제음악제의 대미를 장식했던 벤저민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을 들어봅니다. 전능한 신을 찬미하는 가톨릭 전례문과 세계는 어째서 이토록 고통스러운지 질문하는 윌프레드 오언의 시가 뒤섞이는 이 묵직한 음악. 오늘날에도 끊이지 않는 전쟁과 고통 속에서 언어와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훗날 아도르노는 ‘부정변증법’에서 자신이 했던 말을 수정합니다. 아우슈비츠 이후 시를 쓰는 게 야만적이라고 했던, 그 강력한 선언을요. 자기가 했던 말과 신념을 끝끝내 지켜내고 방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틀렸다는 느낌이 들 때 수정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결단이고 용기 아닐까요. 그는 책에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고문당한 자들이 비명을 지를 권리가 있듯 영원한 고통 역시 표현될 권리가 있다. 따라서 아우슈비츠 이후 더 이상 시를 쓸 수 없다고 한 것은 잘못된 것이었을지 모른다.”
  • 불발됐지만 불씨는 여전…북미 대화 ‘다음’ 기약은 언제?[외안대전]

    불발됐지만 불씨는 여전…북미 대화 ‘다음’ 기약은 언제?[외안대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년 만에 한국을 찾으며 잠시 기대가 높아졌던 북미 회동은 결국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애초에 두 정상의 재회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전망되면서도 워낙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길을 나선 직후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적극적으로 밝히면서 실제로 두 정상이 만나게 되는지 부쩍 관심이 모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부산 김해 공군기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 뒤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고, “내가 너무 바빠서 우리는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며 “나는 다시 오겠다. 김정은과 관련해서는 다시 오겠다”고 말하며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과 회담을 요청하고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 자체만으로 한반도에 상당한 평화의 온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이것도 또 하나의 씨앗이 돼 한반도에 거대한 평화의 물결을 만드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평소에도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언급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아시아 지역을 찾는 계기에 또다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제의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우선 그나마 가까운 ‘다음’으로 기약할 수 있는 시기는 내년 상반기로 꼽힙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이를 계기로 다시 북미 회동을 제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 “다시 오겠다”고 말할 때에도 4월 방중 계획을 거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박 2일만 경주에서 머물며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특별연설, 한미 정상회담, 미중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대화에 응한다면 아시아 순방 일정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시사할 정도 적극적인 의사를 드러냈는데 끝내 김 위원장은 답하지 않았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오겠다”며 4월 방중 계획을 소개한 것입니다.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한국과의 관세 협상을 타결하고 부산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 앞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휴전 이후에도 여전히 긴장 상태인 가자지구 등 여전히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우선 앞에 놓인 대외정책들을 집중하며 다시 북미 대화의 기회를 엿볼 것이란 관측이 전문가들에게서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김 위원장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에는 우리가 정말 시간이 맞추지 못했다. 약간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해결될 것이라고 절대적으로 확신한다”고 자신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여전히 대화의 ‘키’를 쥐고 있는 김 위원장이 다음에는 응답을 내놓을지도 관건입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제의에 김 위원장도 나름의 ‘조건’을 내놓았던 만큼 두 정상의 만남 의지는 어느 정도 공감이 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 위원장과의 북한이 핵을 가진 현실을 언급하며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표현했고, 제재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우선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허들을 낮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는 비핵화 목표를 여러 차례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북한에 대화를 제안할 때까지 북미 간 신경전과 수싸움은 더욱 치열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31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보다 진정성 있게 구애를 한다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고, 그게 지금 김 위원장이 침묵하는 중요한 이유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분위기는 좋아진 게 맞지만 북한은 경제·국방 정책 등을 중심으로 앞으로 5개년 계획을 수립할 9차 당대회가 (내년 초로) 임박해 있고 미국은 북한이 파병까지 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우선 내년 초까지는 대화가 성사되기 쉽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도 통화에서 “북미 모두 만나겠다는 유인과 동기는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명분을 세워준다면 북한도 협상에 나설 수 있지만 협상과 합의는 별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정은은 2018년과 2019년 경험을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말이 앞선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이번처럼 즉흥적인 대화 제안이 아니라 공신력 있는 선언을 통해 공식적인 대화 제의를 하기를 바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라”며 북미 회동에 대한 두 정상의 결단을 촉구했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판문점 ‘자유의 집’에 집기도 갖춰 놓고 회담장도 다 완비해 놨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통일부는 “머지않은 미래에 북미대화가 재개되기를 기대한다”며 “한국 정부가 지원할 일이 있으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 ‘중국산 희토류 의존’ K반도체·전기차 불확실성 덜어 냈다

    ‘중국산 희토류 의존’ K반도체·전기차 불확실성 덜어 냈다

    한국, 희토류 80% 중국에서 수입중국, 미국 관세 인하로 수출 늘면한국산 중간재 수출도 증가 기대“공급망 불안 재점화 가능” 경고도 미국과 중국이 ‘펜타닐 관세 인하’와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를 맞교환하기로 합의하면서 한국 기업들도 공급망 불확실성을 덜게 됐다. 희토류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자동차업계 등 국내 산업 생태계의 원자재 조달 여건이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30일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부산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중국에 대한 펜타닐 관련 징벌적 세율을 기존 20%에서 10%로 낮추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이 유예되면서 반도체·전기차 부품 등 핵심 소재 조달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희토류는 반도체와 자동차용 영구자석, 각종 전자부품 등 한국 주요 산업의 필수 소재로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다”면서 “이번 조치는 절대적 의존 관계에 있는 한국 기업들에 ‘상당한 호재’”라고 평가했다. 곽노성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명예교수도 “이번 유예로 원자재 조달 안정성은 일시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지난해 중국산 희토류 수입 의존도는 79.8%에 이른다. 미국의 대중 관세 인하도 한국경제에 숨통을 트이게 할 전망이다. 허 교수는 “미국이 관세를 낮추면 중국이 저가 덤핑으로 쏟아 내던 초과 물량이 줄어들 수 있어 국내 산업에 긍정적”이라면서 “중국의 대미 수출이 늘면 우리나라가 중국에 공급하는 중간재 수출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관세 완화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회복되면 중국 내 중간재 수요가 증가해 한국의 수출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급망 불안은 언제든 재점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곽 교수는 “미중이 전면 대립 대신 유예 수준에서 타결한 것은 한국에도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면서도 “한국이 최근 사실상 ‘안보도 경제도 미국’을 선언한 만큼, 미중 갈등이 재점화되면 중국이 한국 기업을 다시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번 합의가 ‘전략적 휴전’에 가까운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허 교수도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자산으로 활용하고 있어 언제든 미국과 서방의 대중 압박 수위에 따라 통제 강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유예 조치가 매년 연장될 거라고 했지만 완전한 봉합이라기보다 정치적 유예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 젠슨 황 “한국에 좋은 소식 있다…李대통령 발표 기다리는 중”

    젠슨 황 “한국에 좋은 소식 있다…李대통령 발표 기다리는 중”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에 대해 “그들이 각자의 국가를 위해 최선의 거래를 성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은 그는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그래픽카드(GPU) ‘지포스’의 한국 출시 25주년 행사에 앞서 가진 기자·시민들과 질의응답에서 미·중 협상에 대한 평가와 관련 이같이 말했다. 황 CEO는 “아시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은 훌륭한 협상가이자 거래의 달인이며 시진핑 주석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협상은) 완전히 그들의 손에 달려 있으며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저도 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31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에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신규 계약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발표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한 아주 좋은 소식을 갖고 있고, 힌트를 드리자면 그 소식은 인공지능(AI), 그리고 로보틱스와 관련된 것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에서 파트너들과 많은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수많은 지도자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엔비디아 시총이 한국을 방문하기 전날인 29일(현지시간) 약 5조 311억 달러를 기록한 데 대해선 “역사상 최초로 5조 달러 시가총액을 달성한 기업이 된 점에 대해 매우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저평가됐느냐”는 질문에 “AI는 역대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로 이는 세계가 지금까지 경험한 가장 거대한 기술 산업이 될 것이며 오늘날보다 훨씬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이어 “오늘날의 우리보다 훨씬 더 커질 가능성이 있을까”라고 물은 뒤 “그 답이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한다”라고 자답했다. 엔비디아 시총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확신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모든 컴퓨터 기업, 모든 클라우드, 어디에나 있는 컴퓨터들이 엔비디아 아키텍처로 전환하고 있다”며 “우리는 10년에 걸친 플랫폼 전환의 시작점에 서 있으며 우리와 AI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어 “의료, 교통, 제조업, 그리고 과학의 모든 분야에 걸쳐 인공지능이 적용되면서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따라서 이는 세계가 지금까지 본 가장 큰 단일 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첫 시장은 PC 게임이었고 한국은 스포츠라는 새로운 혁명의 중심지로 엔비디아는 한국에 아주 오래 머물렀다”라고 언급하며 PC방을 한국어로 ‘피시방’이라고 발음하기도 했다.
  • 환자 혈액 놓고 벌이는 ‘최저가 전쟁’…검체가 ‘돈’이 되는 순간

    환자 혈액 놓고 벌이는 ‘최저가 전쟁’…검체가 ‘돈’이 되는 순간

    환자가 병원에 맡긴 소변과 혈액이 의료기관과 외부 검사기관 사이에서 ‘최저가 경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검사기관은 검체를 보내는 병원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검사료 할인 경쟁에 내몰렸고, 그 과정에서 불공정 계약과 검사 질 저하 우려가 제기됐다. 결국 보건복지부가 왜곡된 구조를 끊어내기 위해 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현재는 의료기관이 환자의 검체를 외부 전문 검사기관으로 보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검사료와 ‘위탁검사관리료’를 병의원에 일괄 지급하고 있다. 이후 병원이 검사기관에 검사료를 나눠 보내는 방식이다. 검체와 비용 흐름의 ‘목’을 병원이 쥐고 있는 구조에서, 병의원은 사실상 절대적인 ‘갑’이 됐다. 그러자 검사기관들은 병원의 선택을 받으려고 “검사를 가장 정확하게 합니다”가 아니라 “검사료, 이만큼 깎아드릴 수 있습니다”를 내세우기 시작했다. 품질이 아닌 가격이 선택의 잣대가 된 것이다. 병원이 검사료 일괄 수령…‘슈퍼 갑’이 되다가격을 낮추려면 결국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 검사기관은 인력을 줄이고 장비 투자를 미루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할인된 금액의 차액은 고스란히 병원의 수익이 됐다. 환자가 원하는 건 ‘저렴한 검사’가 아니라 ‘정확한 진단’인데, 가격 경쟁이 반복될수록 병원만 이득을 보고 검사 품질과 투명성은 흔들렸다. 복지부는 이 구조를 환자 안전까지 위협하는 ‘왜곡된 시장 질서’로 판단하고, 검사료를 병원이 아닌 검사기관에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편하겠다고 30일 밝혔다. 병원이 쥐고 있던 정산 권한을 회수해 검사기관 선택 기준을 ‘가격’에서 ‘품질’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병원에 지급되던 위탁검사관리료는 검사료와 중복된다고 보고 폐지할 방침이다. 병원의 ‘중간 마진’ 통로를 제거해, 가격 경쟁 대신 검사 품질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29일 열린 검체검사수탁인증관리위원회 회의에서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동네의원에 미칠 재정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며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25일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는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을 의약품 성분명 처방, 한의사 엑스레이(X-ray) 사용과 함께 ‘3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의협은 결의문에서 “왜곡된 시행은 의료기관 간 신뢰와 협력 체계를 무너뜨려 필수의료 시스템을 교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협 ‘3대 악법’으로 규정, 대정부 투쟁 예고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는 건보공단이 검사료를 병원에 일괄 지급하고, 병원이 검사기관과 정산한다. 검사기관은 환자 정보를 병원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받아왔다. 하지만 개편 후에는 검사기관이 검사료를 공단에 직접 청구해야 하므로, 환자 정보를 건보공단에 제출해야 한다. 병원 한곳에 머물던 개인정보가 여러 검사기관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검사기관 쪽은 개편 추진을 환영하고 있다. 수탁기관협회는 “현재 검사료 할인이 과도해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어렵다”며 “강제력이 있는 고시 규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진단검사의학회·병리학회·핵의학회 등 전문 학회들도 “검체 검사는 명백한 의료행위이며, 가격 할인은 부적절하다”며 정부의 개편 취지에 동의했다.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부는 제도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동네의원의 수익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검체검사 개편’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노시환 ‘속죄’ 다이빙 캐치했지만 하주석 송구 실책…한화 우승 요건, 내야 수비 단속

    노시환 ‘속죄’ 다이빙 캐치했지만 하주석 송구 실책…한화 우승 요건, 내야 수비 단속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19년 만의 승리로 분위기를 바꾼 한화 이글스가 정상에 도달하기 위해선 내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한 경기에서 2번 실책성 송구를 한 하주석을 유격수와 2루수 중 어느 자리에 놓을지가 관건이다. 한화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KS 4차전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를 펼친다. 잠실에서 2연패를 당한 한화는 전날 코디 폰세의 6이닝 2실점 호투와 대주자 심우준의 결승 적시타로 7-3 반격했다. 이제 라이언 와이스(한화)와 요니 치리노스(LG)의 선발 맞대결에 양 팀 운명이 달렸다. 승패를 가를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수비다. 한화는 3차전에서 1루수 채은성-2루수 이도윤-유격수 하주석-3루수 노시환으로 내야진을 구성했다. 김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서 “이도윤이 유격수로 많이 연습해서 하주석을 2루수로 내보냈다”고 했었는데 위치를 바꾼 것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PO 홈 경기에선 실점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KS에선 LG의 화력이 강해 우리가 점수를 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야진의 수비 불안에 패배 위기에 몰렸다. 하주석은 한화가 1-0으로 앞선 3회 초 구본혁의 땅볼을 잡아 1루로 던졌다. 하지만 공이 홈 쪽으로 쏠렸고 구본혁이 채은성의 글러브를 피했다. 기록은 내야안타였지만 명백한 실책성 송구였다. 이어 신민재가 적시 2루타를 때리면서 1-1 동점이 됐다. 이어 7회 박동원의 땅볼 때 하주석이 1루로 던진 공이 빗나갔으나 다행히 박상원이 후속 구본혁을 병살 처리했다. 지난 2경기 연속 송구 실책을 기록했던 노시환은 3차전 호수비로 만회했다. 5회 선두타자 박동원이 폰세의 직구를 강하게 받아쳤고 노시환이 몸을 날려 잡아냈다. 3루 라인을 타고 흐르는 공을 안정적으로 사수한 것이다. 1루 송구도 정확했다. 한화 타선이 KS 3경기에서 타율 0.235로 부진한 만큼 나란히 팀 내 최고 타율(0.333)을 기록 중인 노시환(12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 하주석(9타수 3안타 2타점)이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이에 3차전 결승타를 기록한 심우준이 유격수, 하주석이 2루수로 기용될 가능성도 생겼다. 하지만 철벽 내야진을 자랑하는 LG를 상대로 수비 집중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LG의 유격수 오지환은 3차전 2회 1사 1, 2루 상황에서 이도윤의 뜬공이 내야를 살짝 벗어나자 일부러 떨어트린 다음 1루 주자를 포스아웃, 2루 주자를 태그아웃하는 플레이로 연결했다. 심판에게 항의했던 김 감독도 경기를 마치고 “들어와서 보니 심판이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하기) 애매한 위치였다. 오지환이 경험이 많은 선수답게 잘한 플레이”라고 평가했다.
  • [열린세상]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열린세상]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한창입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일본에서도 우승컵을 향한 열정이 그라운드를 달구고 있지요. 며칠 전 LA 다저스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4차전 경기가 있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야구는 9명의 타자와 9명의 야수가 공격과 수비를 하는 경기입니다. 그런데 그날은 단 한 명의 선수가 경기를 지배했지요. 그는 투수로서는 6이닝 동안 10개의 삼진을 잡고 무실점으로 투구를 마쳤습니다. 여기에 더해 타자로도 3개의 홈런을 때리고 1개의 볼넷을 얻어냈지요. 결국 팀은 5-1로 승리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일본 출신 오타니 쇼헤이 선수의 이야기입니다. 그날 오타니 선수에 이어 게임을 마감한 클로저가 있습니다. 사사키 로키 선수이지요. 같은 시리즈 2차전에서는 한 선수가 9이닝을 완투해 승리투수가 됐습니다. 21년 만의 기록이라고 하지요. 바로 야마모토 요시노부 선수입니다. 일본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선수는 이들 외에도 많습니다. 박찬호 선수 이전에 동양인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던 노모 히데오, 신인왕과 MVP를 수상하고 수위타자 자리에도 올랐던 스즈키 이치로, 올스타에 5회 선정되고 다승왕과 탈삼진왕에도 뽑혔던 다르빗슈 유 같은 선수들이지요. 우리나라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은 누가 뭐라고 해도 박찬호 선수입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24승을 달성해 아시아 출신으로는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지요. 2019년 내셔널리그 방어율 1위에 올랐던 류현진 선수, 아시아 타자 최초로 200홈런을 쏘아 올린 추신수 선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일본에 비해 경력이나 숫자 면에서 밀리는 게 사실입니다. 일본 성인 남성의 평균 키는 171㎝가량입니다. 우리나라의 175㎝가량에 비해 상당히 작은 편이지요. 야구에서 체격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경기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좋은 결과를 내고 있지요. 최근에는 축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같은 독보적인 선수들이 있기는 하지요. 하지만 축구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만 보면 일본 선수들에 비해 많이 부족합니다. 현재 유럽리그에서 활약하는 일본 선수는 100명을 훌쩍 넘는 데 반해 우리 선수는 20여명에 그칩니다. 스포츠만이 아닙니다. 그동안 일본은 개인 30명과 단체 1곳이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올해에도 생리의학상과 화학상 수상자를 배출했지요. 분야도 다양해 물리학상 12명, 화학상 9명, 생리의학상 6명, 문학상 2명, 평화상 개인 1명과 단체 1곳입니다. 우리나라는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화상을, 지난해엔 한강 작가가 문학상을 탔습니다. 안타깝게도 과학 분야에선 아직까지 수상자를 내지 못하고 있지요. 202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런 애스모글루는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책에서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를 만든 결정적 요인이 지리적, 문화적 요인이 아닌 정치와 경제의 시스템이라고 설명합니다. 남한은 해방 이후 한참 동안 북한에 비해 경제력이 뒤졌던 것이 사실이지요. 하지만 시스템을 정비해 지금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앞서 든 메이저리그 사례를 보면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일본 선수들은 자국 내에서 길러진 후 미국으로 진출했지요. 반면에 우리는 류현진 선수를 제외하면 처음부터 메이저리그 시스템에서 길러졌다는 것입니다. 다른 분야의 인재 육성 시스템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스포츠 스타나 노벨상 수상자의 숫자로 판단할 일은 아니지만 과학이나 교육 분야에서도 우리의 시스템이 부족하거나 비효율이 있을 것이라는 짐작은 가능해 보입니다. 오타니 선수를 보면서 문득 든 생각입니다. 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전 수원지검 1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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