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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사이드 스토리] 음악에 삼가 명복을 빕니다

    [B사이드 스토리] 음악에 삼가 명복을 빕니다

    음악이 죽었단다. 우울한 진단이다. 젊은 혈기 하나로 그를 사랑하며 자신을 애무하던 나로선 그에게 내려진 사망선고가 더없이 억울하다. 숱한 밤을 괭이잠으로 보낸 시간이 더 아쉬운 까닭이다. 세상에 태어나 죽은 게 어찌 그뿐인가. 그렇다 해도 내게 던져진 음악의 부음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밀리언셀러가 연이어 나오던 기억을 뒤로 하고, 최근 몇 년 동안은 10만장 이상 판매된 앨범이 효자 소리를 들어왔다. 음반협은 침체 원인을 무료 스트리밍서비스와 P2P,MP3에 전가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아니다. 그가 몸담고 있는 시장은 90년대 후반부터 조짐이 수상했다. 기술이 발달하고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음반 판매량 자체의 감소는 극명하다. 하지만 적어도 그것이 곧 음악 전체 위기는 아니었다. 판매량이 꾸준히 감소했으나 삶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증가했음을 알리는 조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음반사, 기획사는 음반 판매에서 찾지 못한 수익을 대체할 무언가에 목말라했다. ‘스타성’이라는 좋은 이름으로, 소위 얼굴 되고 춤 적당히 되는 아이돌은 지속적이고 반복된 훈련으로 잘 짜여진 가수가 되었다. 마치 마리오네트와 같이 음악에 대한 소견은 온데간데 없고 연기에 MC까지 다양한 분야를 척척 해내고 있다. 그렇게 탄생한 몇몇 아이돌 스타는 일부 기획사, 음반사의 목마름을 해결하고도 남았다. 하지만 철저히 10대 취향과 입맛에 맞게 짜여진 그들은 시나브로 음반시장에서 구매력이 높은 20대 이상의 연령층을 배척했고 다양성마저 앗아갔다. 방송과 라디오 역시 그의 숨통을 열어주지 않았다. 동방신기,SS501로 점철되는 10대 스타는 최고 시청률의 보증수표가 된지 오래다. 다양한 장르의 좋은 음악 대신 그들을 잡기에 혈안인 까닭이다. 그들의 음악이 절대적 인기를 누리고 그들의 장르가 주류가 되면서 가수라 지칭할만한 이들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었다. 안식이 되고 위안이 되는 음악은 사라져갔다. 더 이상 음악이 숨쉴 수 없는 이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음악전문채널 KM PD songinbae@cj.net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2회전] 백번 필승의 징크스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2회전] 백번 필승의 징크스

    총보(1∼200) 제1회 강원랜드배 한중바둑대전에서 창하오 9단의 4연승에 힘입어 또다시 우승컵이 중국에 넘어갔다. 이로써 한국바둑은 작년말부터 삼성화재배, 정관장배, 농심배에 이어 연속으로 우승컵을 빼앗기고 있다. 더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LG배도 중국기사들끼리 결승전을 치르고 있으므로 사실은 5회 연속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우리나라 선수가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던 것은 지난해 8월의 후지쓰배와 중환배.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바둑은 계속 잘 나가는 분위기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중국의 기세가 좋아진 것이다. 물론 몇 번 연달아 졌다고 해서 그동안 한국바둑이 세웠던 찬란한 금자탑이 갑자기 빛이 바래는 것은 아니다.1988년 처음으로 세계대회가 생긴 이래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이 우승한 것을 합한 것보다 배 이상이나 많은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훌륭했던 과거에만 연연하는 것도 우스운 노릇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나 현재가 아니라 미래이다. 그런데 최근의 상황으로 봐서는 미래에도 한국이 예전처럼 독주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고 실망할 일만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그동안의 독주가 오히려 이상했다. 실력 자체만을 놓고 비교했을 때,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정상급 기사들 간의 실력 차이는 사실상 거의 없다. 그런데 미세한 정신력의 차이로 그동안 우리나라가 연거푸 우승을 차지했었던 것이다. 바둑팬의 입장에서 본다면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겠지만 바둑 3국이 치열하게 경쟁하게 됐다는 측면에서는 관전하는 재미가 훨씬 더 커졌다고 할 수 있겠다. 본국은 전체적으로 보면 허영호 4단의 완승국이라고 할 수 있다. 초반부터 흑의 두터움에 잘 맞서며 실리 작전으로 나간 것이 주효해서, 계속 앞서 나갔다. 다만 마지막 순간에 백164라는 방향 착오로 반격을 당해 위험에 처한 것은 옥에 티였다. 한편 박승현 4단은 그 절대적인 찬스를 흑171이라는 실착으로 놓쳐 버린 것이 더없이 아쉬웠을 것이다. 이로써 두 기사간의 통산 전적은 2승 2패. 그것도 모두 백을 든 기사가 이기고 있다. 징크스라는 것은 별게 아니지만 깨지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인가 보다. 200수 끝, 백 불계승( 133=47,173=146,200=71) (제한시간 각 10분, 초읽기 40초 3회, 덤 6집반) 유승엽 withbdk@naver.com
  • [국민銀, 외환銀 사실상 인수] ‘국민+외환’ 독과점 논란

    외환은행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한 하나금융지주는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23일 “론스타측도 우리가 탈락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하나금융은 이 억울함을 어떻게 풀까. 하나측의 마지막 반전 카드는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독과점 문제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이제 비더(입찰자)가 아니라 은행시장의 참여자로서 국민과 외환이 합쳐졌을 때 불거질 독과점 폐해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금융감독위원회에서 사전협의를 요청하거나 당사자(국민은행)가 기업결합 신고를 하면 독과점 여부에 대해 조사하게 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은행간 결합시 독과점이 문제가 된 적은 없다. 때문에 공정위는 해외사례 등을 연구하며 준비를 해왔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장 어려운 부분은 시장을 어떻게 나눌 것이냐 하는 ‘시장 획정’ 문제”라고 말했다. 자산, 대출, 예금, 매출액(영업수익) 등 여러가지 기준이 나올 수 있고, 이를 다시 기업부분과 가계부분으로 나눌 수도 있다. 각 부분의 시장 참여자를 일반은행으로 볼지 아니면 특수은행(산업, 기업, 수출입, 농협, 수협)까지 포함시킬지에 대한 판단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은 크게 달라진다. 하나금융측은 국민+외환은행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9월말 금융감독원 공시를 기준으로 총자산 31.9%, 총수신 32.4%, 총여신 33.4%, 점포수 27.5%, 영업수익 35.8%라고 주장한다. 반면 국민은행측은 총자산 22.3%, 총수신 25.2%, 총여신 23.8%, 점포수 21.2%, 영업수익 25.2%라고 반박한다. 하나측은 5개 특수은행을 빼고 일반은행만 기준으로 했고, 국민은행은 특수은행까지 포함시켰기 때문에 차이가 난다.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심사기준에는 1위 업체가 50%, 상위 3개 업체가 7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경우 독과점, 즉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 기준으로 보면 국민+외환의 경우 외환업무(57%)에서만 독과점에 해당된다. 하지만 공정위는 시장점유율뿐 아니라 전체적인 시장상황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면서 “실질적으로 시장을 지배해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러 요소를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도 미국 등 선진국이 은행업의 독과점 기준을 시장점유율 10%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금융산업은 단순한 수치로 독과점을 따지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공정위가 조사를 언제 끝마칠지도 관심사다. 공정위의 독과점 심사는 최장 120일까지 가능하다. 심사가 길어질수록 론스타는 다급해진다.6월 이후까지 공정위의 심사가 길어지면 세금 문제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독과점 결정이 나온다면 론스타와 국민은행의 일정에는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장택동 이창구기자 taecks@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2) 이성을 넘어서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2) 이성을 넘어서

    인간이 얼마만큼 이성적일까? 보통 우리는 감정이 격해서 흥분한 사람에게 이성적(reasonable)으로 또는 합리적(rational)으로 행동하라는 말로 충고한다. 저 말은 감정의 흥분과 격정에 생각을 맡기는 것을 피하라는 말로 들린다. 한국인들이 일반적으로 빨리 흥분하고 격정적이어서 대국(大局)에서 실수를 잘하고 공동의 이익을 놓치는 어리석은 일을 감행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종종 걱정한다. 오기가 나면 이익도 팽개치고 다 엎어버리는 한국인의 충동적 행동을 나는 그 동안 세상을 살면서 여러 번 경험했다. 나는 감정적 흥분상태의 격정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이 이성적 또는 합리적 사고방식이라고 젊었을 적부터 꽤 오랫동안 생각해 왔었다. 한국인의 비이성적, 감정적 생활태도를 나는 비판적으로 보아왔다. 그런 나는 얼마만큼 이성적이었던가? 나 역시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쉽게 빨리 흥분하는 감정의 행태를 노출해 왔었다. 직업상 나는 학술세미나에 많이 참석해 왔었다. 학술세미나에서는 찬반 토론이 생기고 때로는 격렬한 주장도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거의 예외없이 학술세미나에서 반대의견의 개진이 치열할 경우에 논리적으로 합리적 종결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는커녕, 감정상의 앙금이 남아서 가시돋친 말의 교환이 오가는 와중에 겉으로는 점잖아 보이지만 속으로 감정이 뒤틀어진 상처가 이성의 당위적 요구를 무색케 하는 현상을 나는 많이 목도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나는 20세기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거장인 하버마스의 이성적 비판이론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인간사회를 교조와 통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시키는 목적으로서의 ‘이상적 담화의 상황’에 의하여 균형적 말의 교환을 방해하는 장벽을 헐고 우리 모두가 평등하게 대화하는 이성사회가 가능하겠는가 크게 의심하게 되었다. 단적으로 나는 그런 사회의 창조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나는 점차로 이성에 의한 인간의 해방은 불가능한 꿈을 꾸는 공상과 유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이성은 결코 무의식에 침전된 인간의 감정적 앙금을 씻어내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는 길로 나아갔다. 그리고 인간을 이성적 동물로 규정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가 지니는 의미를 숙고하게 되었다. 과연 인간은 이성적 동물인가? 그 말의 뜻이 무엇일까? 앞글에서 여러 번 강조됐듯이, 인간의 본능은 동물의 본능처럼 확실하게 각인되어 있지 못하고 희미해서 본능 대신 지능이 생존의 능력을 대행하게 되었다. 지능만이 인간이 이 세상에서 자연의 본능을 지배하고, 세상을 인간중심으로 개척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문명의 대본은 다 지능의 산물이다. 이성적 동물은 지능적 동물의 다른 이름이다. 이런 이성은 도구적 이성을 뜻한다. 지능과 이성은 다 도구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는 인간이 동물인데, 단지 동물과 다른 특이한 차이는 지능을 사용하는 동물이라는 뜻이겠다. 그 말이 옳다. 도구적 이성은 실용적인 편리의 진리를 추구한다. 그런데 지능은 동물적 본능의 대행이므로 본능이 지닌 자기생존의 우선권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개인적, 가족적, 국가적, 종족적, 종교적, 이데올로기적 자기생존의 우선권이 지금까지의 인류사에서 한 번도 포기된 적이 없었다. 그것이 포기된 상태는 곧 지능이 모자라는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세계를 지배한 나라는 그만큼 지능의 경쟁에서 승리한 나라라고 봐야 한다. 즉 도구적 이성의 사용이 왕성한 나라가 세상을 지배해 왔다. 그 도구적 이성의 승리는 늘 자아주의, 이기주의의 생존욕을 안으로 감추고 있다. 그런 생존투쟁을 비판하면서 도덕적 해방적 이성을 강조하는 반(反)도구적 이성주의의 사상이 반작용으로 존속해 왔다. 그것이 시대마다 다른 이름을 지었었지만, 좌우간 이기적 자아생존의 우선권이 늘 패배자의 슬픔을 밟고 있어 왔기에 불의의 역사를 심판하는 그런 기능을 비판적 이성이 담당해 왔었다. 동양에서 주자학적 도학주의나 대동(大同)이념에 입각한 성리적 사회사상, 서양의 각종 사회주의나 마르크시즘,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이론 등등은 다 도덕적 성리주의와, 또 도구적 이성을 비판하는 사회적 이성이나 해방적 이성의 신뢰에 근거해 있다고 봐도 괜찮겠다. 유가적 성리론(性理論)은 천명(天命)의 절대적 선의지를 인간의 사회에 대동적(大同的)으로 실현하려는 도덕주의를 말하고, 기독교적 메시아사상과 연관된 사회주의적 이성론(理性論)은 이기적 지능을 초월한 공동선 의지에 입각한 역사적 구원의 공동체를 이 세상에 실현하여 인간의 현실적 소외를 극복하려는 것이다. 이성(理性)의 개념은 서양어 ‘reason’의 번역어이나, 이미 동양에 있어 온 성리(性理)의 개념을 참작하여 살짝 바꿔 옮긴 것이겠다. 그래서 역사를 구원하는 해방적 이성론자들은 도구적 이성을 격하시키고, 보다 더 상위적인 구원적 이성을 지고선(至高善)의 이념과 동격으로 부상시켜 그런 구원적 이성이 인간의 모든 생각을 궁극적으로 통일하는 규정적 이념(regulative idea)이라고 여겼다. 지고선의 규정적 이념이 과연 인간의 모든 감정의 비이성적 앙금의 응어리를 씻어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다. 비이성적 감정의 앙금은 역시 이기적 지능의 자아우선주의와 직결된다. 자아의 자존심이 상처를 입었기에 그것이 감정의 앙금으로 남아 타자에 대한 공격성으로 은연중에 작용하고 있다. 그러면 자아에는 도구적 이성의 자아우선주의와 다른 해방적 이성으로서의 보편적 자아가 있다는 것인가? 나는 그런 보편적 자아가 현실적으로 실존한다고 여기지 않는다. 보편적 자아는 관념상의 추상적 자아로서 당위적으로 이기심이나 감정적 흥분을 억제해야 한다는 의식상의 의지론이지, 그 의지론이 자아의 자연적 실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의식의 각성은 무의식의 자연적 기호를 이기지 못한다. 모든 도덕주의나 사회주의가 실패한 기본원인은 그것이 무의식의 기호를 외면한 명분주의이기 때문이다. 의식이나 의지는 모두 자아에서 발원하고 있으므로 자아에서 발원하는 모든 현상은 자아우선적 이기심의 무의식을 벗어나지 못한다. 해방적 이성이 그리는 보편적 자아가 도구적 이성이 낳는 이기적 자아를 능가할 것 같지만, 전자는 의식의 명분이고, 후자는 무의식의 자아우선의 기호를 대행하는 것이므로 의식의 명분이 무의식의 기호를 결코 이기지 못한다. 사회주의나 도덕주의가 실제로 시장주의와 기술주의를 능가하지 못하고 패배하는 이유는 바로 의식상의 명분이 무의식상의 이익을 조금도 부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성주의는 곧 지능의 사상이고, 그 생명은 20세기 미국의 철학자 듀이가 갈파한 도구주의적 이성(지성)의 영역을 넘지 않는다. 듀이는 해방적 이성같이 거창한 허구를 수용하지 않고, 착실한 현실적 문제해결의 가능한 영역에 이성의 기능을 제한시켰다고 하겠다. 도구적 이성의 진리는 곧 세상살이를 편리하게 만드는데 있다. 편리를 만들려는 자아우선주의는 본질적으로 자아중심의 소유주의적 속성을 경쟁적으로 띠고 있으므로, 나의 승리는 너의 패배요, 나의 기쁨은 너의 슬픔이 되게 마련이다. 이것이 도구적 이성주의의 빛과 그림자다. 도덕주의와 사회주의가 아니고 저 이성주의의 소유론적 자아우선주의의 독성을 중화시키는 방법이 없을까? 우리는 여기서 공자가 ‘논어’(자한편)에서 말한 ‘절사’(絶四)의 뜻을 음미해 볼 필요를 느낀다.“공자가 네가지를 끊었는데, 곧 그것은 무의(毋意=자기 멋대로 함이 없음), 무필(毋必=기필코 관철하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없음), 무고(毋固=고집스러운 집착이 없음), 무아(毋我=자아우선의 욕심이 없음)이다.” 뒤에 우리가 공자의 사상을 다시 검토하는 기회를 갖겠지만, 단적으로 공자의 사상은 삼원체제(자연적 무위/도덕적 당위/기술적 유위)를 갖추고 있다. 오늘의 ‘절사’사상은 그 중 하나인 무위유학의 면모를 말한다. 이 면모는 불교와 노장사상과 유사한 대목을 지닌다. 장자(莊子)의 ‘대종사’편에 나오는 공자의 가르침인 ‘심재좌망(心齋坐忘)’이 여기에 속한다. 마음의 공허가 심재요, 좌망은 장자의 유명한 주석가인 3세기경 중국 위진시대의 곽상(郭象)의 표현처럼 ‘무심의 마음’,‘일신을 느끼지 못함’,‘천지를 알지 못함’ 등으로 이해된다. 의식의 생각을 온전히 비웠다는 것이 곧 심재좌망이겠다. 자아가 존속하는 한에서 경쟁의 세계에 살 수 밖에 없는데, 경쟁과 자아우선의 사고방식을 약화시키는 길은 그것을 억압하거나 지우려고 노력하는 도덕주의나 사회주의가 아니다. 억압의 길은 파행적 지능의 교활함을 더욱 부채질할 뿐이다. 사회주의에서 시장이 봉쇄되면서 시장의 기능이 암시장으로 은폐되어 나라경제를 교란시키는 경우가 이에 해당할 것이다. 도덕주의는 명분지향의 한국사회처럼 앞뒤가 다른 위선의 풍토만을 조성할 뿐이다. 억압 대신에 자의식을 고요히 쉬게 하는 무심한 마음의 안정법을 익혀야 한다. 의식이 고요히 쉬면, 무의식에 숨어 있는 본성이 잠을 깨면서 이기적 본능의 탐욕이 자의식과 함께 누그러진다. 본성의 자발적 기호는 본능의 자발적 기호가 쉬면 드러난다. 이것이 열리면 지능의 이기적 분별심 대신에 본성의 지혜가 빛을 발하면서, 지능의 도구적 이성의 역할이 자리이타적 방향으로 발양하게 된다. 공자가 말한 심재좌망은 마음이 그냥 멍청하게 아무 생각 없는 무기(無記)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본능의 자기 생존욕을 잠재우고 본성이 자기 존재의 꽃을 피워 타인들에게 이익을 보시하려는 고요하면서 즐거운 채우기를 뜻한다. 자의식의 이기심은 도덕주의적 훈계나 사회주의적 권력계도로 사라지지 않는다. 자의식의 마음이 고요히 쉬게되면, 마음의 본성이 무의식에서 자생적으로 일어나면서 본능과 지능의 합작품을 본성과 지능의 합작품으로 돌린다. 마음의 본능을 억압하는 도덕과 정치보다 오히려 마음의 본성을 가까이 하는 방법을 미래교육의 화두로 삼자.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지방선거 D-70] 수도권·텃밭 공방전 관심 집중

    [지방선거 D-70] 수도권·텃밭 공방전 관심 집중

    22일로 5·31지방선거까지 D-70일. 여야는 지방선거가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인식 아래 선거채비에 ‘올인’하는 양상이다. 정치권은 인물론이 선거의 향배를 가를 최대 변수로 보면서도 지방권력 심판론이니 참여정부 심판론이니 하면서 기선 잡기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전략공천과 상향식 경선이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갖가지 잡음도 쏟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아울러 지역분할구도에 변화가 올지, 여권의 장관 총동원령이 먹혀들지도 지방선거의 관심거리다. 지방선거의 4대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5·31지방선거’는 꽉 짜여진 지역구도 아래서 치러질 전망이다.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는 한나라당, 호남은 민주당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는 TK·PK 지역에서 다른 정당 후보들이 발붙일 공간이 거의 없어 보인다. 한나라당은 16개 시·도지사 가운데 호남과 충청권 일부를 제외한 11곳에서 승리를 희망하고 있다. ●수도권이 최대 승부처 현재 열린우리당은 전북을 제외하고 어느 지역에서도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 때문에 여권은 ‘지방정권 심판’으로 전체 선거판을 짜면서 참신한 ‘인물론’으로 수도권에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강금실(서울)-진대제(경기)-강동석 혹은 제3의 인물(인천)’로 이어지는 ‘드림팀’이 핵심 병기다. 드림팀이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맡으면서 전체 지방선거에 활력을 주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수도권에서 1승을 올리면 우리가 지지 않은 선거”라고 밝혔다. 높은 인기도를 유지하고 있는 강 전 장관에게 기대가 크다. 반면 한나라당은 서울·경기·인천 등 ‘빅 3지역’에서 싹쓸이한다는 목표다. 한나라당은 “강금실 할아버지가 나와도 어림없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강 전 장관의 ‘인기 파워’를 두려워하는 눈치다. 그러나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 강 전 장관에 대한 ‘검증’에 착수할 경우 ‘거품’이 빠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노리는 맹형규·홍준표 의원이 초반부터 거칠게 경쟁을 하며 이전투구의 양상이 되고 있다. 이에 비해 인천시장·경기지사 선거는 여권에 비해 유력 후보와 정당 지지율이 모두 높은 편이라 비교적 수월한 승부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사활 건 지역 텃밭 경쟁 민주당은 광주·전남 지역에서 ‘부활’을 노리고 있다. 반면 여당은 고건 전 총리와의 연대로 ‘호남 탈환’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되레 민주당은 탈당설이 나도는 강현욱 현 전북지사를 영입, 열린우리당과의 한판 대결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은 국민중심당의 출현으로 새로운 지역구도 흐름이 형성되는 기류다. 국민중심당은 충남지사 선거에 올인 전략을 세웠다. 출마설이 나돌던 이인제 의원이 불출마로 선회했지만 대신 지지율이 높은 이명수 전 행정부지사가 입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권은 이에 대해 염홍철 대전시장의 재선에 기대를 걸면서 오영교 전 행정자치부 장관(충남)-한범덕 전 정무부지사(충북) 카드로 맞설 구상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자민련 김학원 대표의 입당으로 충청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의 변수는 민주노동당이다. 최근 현대차 노조를 등에 업은 민노당 지도부가 버티고 있지만 울산 아성을 구축한 정몽준 의원의 선택과 한나라당의 ‘영남 싹쓸이’ 전략 등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오일만 박지연기자 oilman@seoul.co.kr
  • 儒林(563)-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53)

    儒林(563)-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53)

    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53) 아무리 성인의 일이라곤 하지만 의심이 있으면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율곡의 태도는 물론 엘리트의식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가지 사물을 대립된 두 가지 규정의 통일로 파악’하는 서양철학에서의 변증법(辨證法:dialectic)을 연상시킨다. 인식이나 사물은 정(正), 반(反), 합(合)의 삼 단계를 거쳐야만 발전될 수 있고 진리에 이를 수 있다는 서양철학의 ‘철학적 진리이자 그 방법론’인 변증법처럼 율곡은 스승 퇴계가 점지해준 ‘거경궁리’의 화두를 일단 받아들이(正)지만 어느 순간 의심하고 부정한다(反). 이러한 모순구조를 극복해야만 마침내 ‘거경궁리’의 화두가 절대적 진리로서 마음속에 자리잡을 수(合) 있었기 때문에 집요하게 율곡은 스승에게 따져 물었을 것이다. 퇴계는 편지를 통해 이러한 율곡의 치열한 구도정신을 짐작하게 된다. 그리하여 퇴계는 다음과 같은 답장을 율곡에게 써 보낸다. “호씨가 말한 ‘오타는 군자에 대한 말이 아니요, 중인들 가운데에는 본래 스스로 오타에 치우치는 자가 있다.’란 말은 사실이다. 주자가 또한 이를 해석해서 ‘사람은 중인(衆人)을 가리키는 것이다.’하였고,‘상인(常人:일반사람)의 감정은 오직 구하는 바에 치우칠 뿐 성찰(省察)에는 이르지 못한다.’하였으니, 그러한 공자와 맹자와 같은 성인들의 행동은 그런 가운데서 행해진 오만한 행동은 아닌 것이다.” 퇴계의 대답은 공자와 맹자가 얼핏 보면 오만하고 남을 업신여기는 듯한 행동을 한 것은 공자를 대했던 유비나 맹자를 찾아왔던 선왕의 신하가 오만하고 남을 업신여기는 오타의 행위에 치우친 상인들이었으므로 짐짓 그러한 행위를 취하였을 뿐인 것이다. 공자와 맹자와 같은 성인들은 ‘한 쪽으로 치우치는 생각에 빠지는 일이 없어 중정(中正)하고, 화평(和平)한 기상이 자재하기 때문’에 실제로 오타하였던 사람은 공자와 맹자와 같은 성인이 아니라 유비나 선왕의 신하들이라고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주자가 공자가 비파를 가지고 노래한 것과 맹자가 안석 위에 기대어 누웠던 일을 끌어다가 증명한 것은 공자와 맹자가 오타했다는 말이 아니라 오타하는 행위에 대해서 성인들이 취한 행동이 이와 같다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고나서 퇴계는 율곡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하고 있다. “그러므로 두 성인이 오타한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서 어찌 더 이상 의심할 것이 있겠으며 또한 배우는 이가 사물을 오만하고 세상을 가볍게 업신여기는 것에 대해서도 어찌 근심할 수 있겠는가.” 퇴계의 결론은 ‘깨끗하여 한 점의 누(累)를 띠고서 한쪽으로 치우치는 생각에 빠지는 일이 없이 혼후(渾厚)하고, 간측(懇惻)하고, 항상 화평한 기상이 자재한 공자와 맹자 두 성인’을 온전히 믿고 ‘거경궁리’의 화두를 통해 불가에 있어 성불(成佛)을 이루듯 유가에 있어서 성유(成儒)를 이루라는 스승으로서의 간절한 염원을 담고 있음인 것이다.
  • 장관-간부 업무성과 계약

    장관-간부 업무성과 계약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업무를 두고 2급 이상 간부 19명과 ‘계약서’를 작성해 교환했다. 간부들은 올해의 성과목표와 역점과제에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담았고, 장관은 올초 국민들에게 제시했던 ‘노동시장 양극화 완화와 노사관계 합리화’의 성실한 이행을 약속했다. 이 장관과 간부들은 지난 17일 경기 광주시 한국노동교육원에서 ‘2006년도 혁신 워크숍’을 가진 자리에서 자신이 맡은 업무의 성과를 확약하는 ‘직무성과계약서’를 교환했다. 연두업무 계획에서 밝힌 일자리 창출, 직업능력개발, 선진·합리적인 노사관계 구축, 사회안전망을 통한 삶의 질 향상 등 6대 정책목표와 24개 이행과제를 구체적인 내용으로 한다. 계약의 이행 정도는 탁월, 우수, 보통, 미흡, 불량의 5개 등급으로 엄격히 평가된다. 평가 결과는 오는 연말 성과연봉 지급, 승진, 보직, 교육훈련 등을 판단하는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 보통 이하의 평가를 받은 간부는 인사상의 절대적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반대로 업무성과를 충실히 이행한 팀장 등 실무진은 승진, 보직이동 등에 인센티브가 따른다. 장의성 홍보관리관은 “계약은 약속을 꼭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국민을 대신해 장관에게 한 것”이라면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대국민 행정서비스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크숍에는 47개 지방노동청장 등 100여명의 팀장급 이상이 참여해 6시간에 걸친 주제별 분임토의로 노동행정의 혁신에 앞장설 것을 결의했다. 아울러 이 장관과 간부들은 고객감동의 품질높은 노동행정을 약속하는 ‘대국민 다짐 선언문’도 선포했다. 이상수 장관은 “책상머리가 아닌 현장과 가까워지는 행정이 필요하다.”면서 “높아가는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맞춘 행정 서비스”를 주문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제주 새달5일 조석간만차 없다

    천체운동의 영향으로 제주해역에 조석간만의 차가 거의 없는 무조현상이 발생한다. 조석간만의 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달의 적위가 가장 커져 발생하는 자연 현상이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오는 4월5일 제주항에서의 해수면은 오전 11시44분부터 오후 2시34분까지 7㎝, 남제주군 성산포항에서는 오전 10시17분부터 오후 1시10분까지 4㎝ 변동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평상시 조석간만의 차 100㎝ 내외와 비교할 때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는 국립해양조사원이 1987년 9월16일 0시30분부터 오전 7시까지 6시간30분 동안 해수면의 변동이 2㎝ 미만이었던 것을 관측한 이래 19년 만이다. 국립해양조사원 조석팀 김호균 박사는 “지구의 적도면과 달의 공전 궤도면이 이루는 각인 달 적위가 이날 가장 커져 조석간만의 차를 일으키는 힘이 가장 작아지기 때문에 이 같은 무조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천체운동의 영향으로 18.6년 주기로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지만 적도에 가까운 북위 28.5도 선상에서 가장 극대화한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가 가장 남쪽에 있어 무조 현상을 잘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달의 적위는 23.5도에서 ±5도에서 변화한다. 현재 28.40도에 위치하고 있어 4월5일이면 28.5도에 가장 근접하게 된다.인천 김학준기자 박지윤기자 kkhwang@seoul.co.kr
  • ‘현행 제도 마지막 전형’ 2007대입 학교별 지원전략

    ‘현행 제도 마지막 전형’ 2007대입 학교별 지원전략

    2008학년도부터 대학 입시 전형이 완전히 바뀐다.2007학년도 입시는 현행 제도가 이어지는 마지막 전형이다. 서울시 교육청은 2007학년도 입시에 대비한 ‘2007학년도 대입전형 분석과 전략’을 내놓았다. 서울시내 주요대학과 계열별 입시 전략을 살펴본다. #서울대 수시 2학기에서 지역균형선발은 교과 성적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소수의 학생들만 1단계를 통과할 수 있다. 지역균형 선발제로 응시하는 수험생은 학생부 성적이 비슷해 심층면접이 당락을 좌우한다. 인문계열은 1단계 합격자 발표 뒤 논술고사를 바로 실시해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다. 정시 모집에서 서울대 지원권 학생들의 표준 점수는 매년 바뀔 수 있다. 따라서 백분위와 영역별 석차를 고려해 합격선을 예상하고 지원해야 한다. 학생부 성적은 100점 만점에서 1점은 수능 7∼8점이다. 학생부 성적이 저조한 학생들은 이를 감안해 적정하게 지원해야 한다. 서울대는 탐구 영역 점수를 자체 환산해 반영한다. 각 영역 표준 점수와 학생부 성적을 서울대 방식으로 환산한다. #연세대 수시 1학기 모집은 거의 학생부 성적으로 선발돼 국, 영, 수, 사·과, 교과목 석차백분율과 기타 과목 평어 성적을 살펴본다. 수시 2학기 모집에서 합격 여부는 학생부 성적에 달려 있다. 연세대 수시 2학기 전형에서 합격권에 있는 수험생은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에서도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 정시 모집 ‘가’군에서 인문계열의 사탐 반영과목은 4과목에서 3과목으로 줄었다. 공학계열은 ‘나’군에서 학생부 반영 비율을 대폭 낮추고 수능 성적 위주로 선발한다. 자연계열 지원 학생은 수리와 과학탐구에 중점을 둔다. 이·공학계열에서는 수리와 과학탐구의 반영비율이 높다. 또 표준점수로 변환하지 않고 점수를 그대로 반영해 합격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고려대 서울대가 수시 1학기 모집을 하지 않으며 다른 대학에 비해 재수생 지원도 가능해 지원자가 더욱 몰릴 전망이다. 모교 출신 합격자들과 비교해 학생부와 서류의 유·불리를 점검한다. 부족한 부분을 논술로 만회할 수 있는지 판단한다. 체계적인 논술 준비로 평균석차 백분율 15%의 학생이 합격한 사례도 있다. 논술에서 어려운 지문이 출제되거나 독창적인 생각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고려대의 채점 기준과 방향에 합당하게 글쓰기 연습을 한다. 수시 2학기 모집도 고려대는 논술 반영 비율이 높아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부 교과 영역 평균 석차가 3% 대였던 법대 지원자가 논술과 서류에서 불리해 수시 1학기에서는 떨어졌지만,3학년 1학기 내신을 잘 관리해 수시 2학기에는 합격한 사례도 있다. 정시 모집에서 고려대는 비슷한 위치의 다른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탐구영역 비중이 낮다. #서강대 서강대 수시 1학기 모집은 경쟁률이 매우 높고 선발인원이 적어 수시 1학기 모집에만 전념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 다른 상위권 대학과 다르게 2단계 구술 면접까지 있어 여름 방학의 대부분을 서강대 입시와 함께 보내야 한다. 수시 2학기는 재수생도 응시할 수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할 수 있다. 더구나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수시 2-Ⅰ’ 전형은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논술준비가 안된 학생이 무작정 도전해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금물이다. 정시 모집에서 하향 지원이나 막판 눈치 지원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나’군에서 내신 성적이 불리한 특목고 학생들이 서울대에 소신지원을 못하고 내신의 비중이 낮은 서강대로 안전 지원하는 경향도 예측할 수가 있다. #성균관대 수시 1학기에서 면접형 학업우수자 전형이 폐지되고 논술형 일반학생 전형이 실시된다. 모집 인원은 전체 정원의 10% 정도, 일반학생 전형은 논술고사(40%) 점수가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친다. 논술고사는 변별력이 상당히 높아 학생부 평균 석차백분율이 15%∼20%이라도 글쓰기 능력이 뛰어난 학생이라면 과감히 지원할 수 있다. 정시 모집은 인문계에서 탐구영역의 수능 반영비율의 10%를 차지한다. 따라서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학생들이 선호하고 지원한다. 자연계는 2006학년도와 달리 언어영역의 반영 비율을 30%에서 10%로 축소하고 과학탐구의 반영 비율을 10%에서 30%로 대폭 확대했다. #한양대 수시 1학기 모집은 학생부 비중이 높아졌지만 전공 적성고사로 선발해 경쟁률이 높았다. 학생부 성적보다 전공적성고사에 따라 당락이 결정돼 합격을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전공적성검사에 관한 내용은 교육부 개선 권고에 따라 변경될 수 있어 최종 확인이 필요하다. 한양대는 정시에서 분할모집으로 매년 높은 경쟁률을 유지한 대학이다. 경쟁률은 ‘다’군과 ‘나’군,‘가’군 순이다.‘가’군에 합격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유리하다. 지난해 비교 학생부를 적용해 재학생은 가군에서 학생부 성적이 저조하면 고전했다. 올해도 비슷하다. #한국외국어대 수시 1학기는 학생부에서 다소 불리해도 외대 스타일에 맞는 논술준비를 하면 합격 가능성이 높다. 정시 모집은 2006학년도부터 탐구영역의 비중을 줄였고 모집군 별로 언어, 외국어, 수리 영역의 배점을 높였다. 특히 외국어 영역의 가중치가 높아 외국어 영역의 표준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험생들에게 유리하다. 특히 정시 나군의 국제학부는 반영 비율이 다른 모집단위(32.8%)보다 38.6%로 매우 높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계열별 지원 전략 ●교육대학 교육대학은 수시 모집을 거의 하지 않는다. 수시에 지원하려면 학생부 성적이 월등히 좋고 논술에 자신이 있어야 한다. 수시 1학기는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수시 2학기에서는 이화여대와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를 지원하는 것이 좋다. 교대 상호간 경쟁률도 중요한 변수지만 상위권 대학 사범대학의 경쟁률과도 서로 영향을 끼친다. 자연계열 학생은 늦어도 3월 초까지 수리 ‘가’와 ‘나’형 가운데 어느 것을 택할지 결정해야 한다.‘가’형과 ‘나’형의 격차가 백분위 반영으로 많이 보완됐지만 아직 완전하지 않다. 지난 수능에서 ‘가’형과 ‘나’형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 실제 자연 과정의 학생들 가운데 수리 ‘나’형을 선택해 교대에 합격한 학생도 있다. 교대 논술은 교육학과 관련된 주제가 출제되기도 한다. 교육과 관련된 주제의 책이나 신문 기사를 읽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연습을 한다. 면접 고사와 인·적성 검사는 기본 자질을 평가하는 것이므로 교대를 결정한 이유를 정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사범계열 수시 1학기는 선발 인원이 적어 일부 학과는 경쟁률이 100대1까지 치솟는다. 학생부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이나 석차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은 단계별 전형과 일괄합산 전형 등 전형에 따라 합격 가능성이 달라지므로 지원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수시 2학기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은 학생부 성적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기자전형은 자연계열 학과를 지원하는 학생도 수학, 과학의 학생부 성적으로 자격 조건을 제한해 역시 학생부 성적이 중요하다. 학생부 성적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고려대와 이화여대는 논술시험이 합격을 좌우한다. 그러나 논술 시험이 쉽게 출제되면 역시 학생부 성적의 비중이 커진다. 정시 과정은 ‘가·나·다’군을 복수 지원해 자신의 수능 성적과 학생부 성적을 대학별 활용 방법에 따라 합격 가능성의 유·불리를 판단해 지원한다. 지원 대학이 속한 전형군과 같은 군에 지원 대학보다 상위 대학이 많을수록 경쟁률이 낮게 나올 수 있다. 한국교원대와 지방 국립대학 상위권 사범계열 학과는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의 사범계열 학과와 합격선이 비슷하다. 물리교육과와 컴퓨터교육과, 기술교육과 등은 여학생의 지원율에 따라 합격선 변화가 크다. ●약학계열 수시 1학기에서 상당수 의예과가 전문대학원으로 전환돼 모집 정원이 800∼900명 정도 줄 전망이다. 당연히 합격선은 크게 올라 상위권 수험생들은 수시 전형부터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정시 모집에서 상위권 약학과는 지방대 의예과보다 수능 합격선이 높아 수능 성적이 낮은 학생은 수시 1학기에 적극 지원하는 것이 좋다. 수시 2학기는 수시 1학기에 비해 모집 인원이 늘어나 합격 가능성도 다소 높아진다. 수능 최저 학력기준이 높아 2006학년도 전형에서도 수시 모집에 합격하고 최저 학력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학생이 많았다. 수시 전형에서 가장 변별력이 큰 것은 대학별 고사다. 특히 평어를 반영하는 대학은 중하위권 대학까지 반영 교과 전 과목 ‘수’를 받아야 합격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정시에서 약학과는 ‘가’군과 ‘나’군에 집중,‘다’군은 모집 대학과 인원이 적다.‘가·나’군에서 의예과를 지원한 수험생이 ‘다’군에서는 약학과로 안전 지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합격선이 상당히 높다. 따라서 ‘가’군과 ‘나’군에서는 꼭 합격할 수 있는 대학을 찾아 지원하여야 한다. ●의·한의학계열 수시에서 최대 관심사는 의예과의 전문대학원 전환이다.2006학년도 보다 정원이 450∼500명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의예과 지망생은 의예과나 서울대학교 자연계를 동시에 목표로 삼는다. 따라서 3학년 1학기 학생부 성적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먼저 수시와 정시 가운데 하나를 분명하게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상위권 학생이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수시 모집에서 여기 저기 지원하다 실패하면 시간 낭비도 많으며 불합격에 따른 심리적 타격도 만만찮다. 2학기 수시 모집은 수능 공부와 균형을 생각해 대학별고사가 수능 이후에 실시되는 대학을 우선으로 고려한다. 수능 이전에 실시되는 대학은 1∼2곳 정도만 지원하는 것이 좋다.2007학년도 정시에서 의예과 진학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는 24개 대학교에서 1375명을 선발하는데 지난해에 비해 37.4% 줄었다. 서울대 의예과는 학생부가 중요하며 의예과 지원자의 학생부 성적은 만점에 가까워야 한다. 가톨릭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울산대 의약계열은 언어·수리 ‘가’형과 외국어·과탐을 모두 반영하고 대학별 고사가 없다. ●실업계 특별전형 2006학년도와 비교해 수시1차 모집은 모집 정원이 751명 증가, 수시2차는 753명 감소, 정시 모집은 272명이 줄었다. 일부 대학은 수시 모집과 정시를 바꿨다. 수시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평소 학생부를 잘 관리해야 한다. 적성평가와 영상강의 테스트, 논술고사, 면접, 그룹면접,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등 다양한 자료를 적용하여 선발하고 있다. 정시에서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는 수능 성적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학생부 반영에서도 많은 대학들이 반영비율을 높여 내신관리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신연숙칼럼] 거짓말의 끝

    [신연숙칼럼] 거짓말의 끝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 사건이 한참 문제가 됐을 때 과학자들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어왔다.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릴까봐 걱정되기는 했지만 솔직하게 말했다.“이런 조작이 학계에 상당히 일상적이고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닌지 회의를 갖게 됐다.”고. 당시 인터넷 사이트에는 여러 논문 조작 의혹들이 올라왔다. 황 교수팀 논문뿐만 아니라 이 팀과 직접 관련이 없는 다른 논문들에도 조작 흔적이 많았다. 신뢰에 금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더 많은 불신을 산 것은 관련자들의 거짓 해명이었다. 황 교수는 연구원 난자채취는 알지도 못했다고 했다가 병원까지 같이 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노성일 이사장은 난자 구매는 없었다고 주장했다가 말을 바꾸었다. 그 뒤 여러 의혹 논란 과정에서 어느 쪽의 주장도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못받게 된 이유다. 이해찬 국무총리도 결국은 거짓말이 화를 불렀다. 사건의 본질은 3·1절 골프, 부적절한 인사들과의 만남, 내기 골프 등 공직자 처신 문제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사건을 키운 것은 관련자들의 거짓 해명이었다. 처신 문제는 총리직 퇴진에까지 이를 정도인지 따져볼 여지가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도 검찰수사 결과를 지켜볼 작정이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적당히 사태를 넘겨보려던 골프동반자들의 해명은 오히려 새로운 의혹의 단서가 됐고 의혹이 증폭되자 이 총리는 ‘불신 인물’이 돼버렸다. 노 대통령이 이 총리 사의를 급히 수용하면서 표현한 대로 실체보다는 ‘정치적 상황’으로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몰린 것이다. 사회지도층에 ‘거짓말’불감증이 이토록 뿌리깊은 데 새삼 놀라게 된다. 행정부의 차관, 지역 경제단체의 장급 지위의 인사들이 정녕 두루뭉술한 해명으로 사태를 덮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더란 말인가. 교도관의 여성재소자 성추행 사건이나 최연희 전 한나라당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도 마찬가지다. 성추행은 없었다거나 식당 여주인인 줄 알았다는 거짓말로 사건을 얼버무릴 수 있으리라 여겼던 것일까.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적당한 거짓말이 통했다. 국민들은 지도자들이 보여주는 것만 볼 수 있었으므로 지도자들은 도덕적으로도 완벽한 영웅 행세를 할 수 있었다. 이런 ‘스펙터클 정치’의 시대는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언론은 물론 국민 하나하나가 감시원이 돼 지도층 인사들을 지켜보는 시대다. 인터넷이라는 매체환경은 국민 하나하나에게 전달 수단까지 제공해 언론마저 감시당하는 형국이다. 이른바 ‘역감시’의 시대다. 진실을 숨길 곳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한나라당과 긴장관계 때문이었든, 적대적 언론 때문이었든, 이번 골프파문 사태때도 양파껍질 벗겨지듯 숨겨졌던 사실들이 불거졌고 그때마다 불신과 실망감은 커져만 갔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주역 닉슨 미국 전 대통령이 도청 범죄에만 그쳤더라면 대통령직 사퇴까지는 가지 않았으리라는 견해가 많다. 그를 결정적으로 낙마시킨 것은 기자가 진실에 접근해 갔을 때 이를 은폐하려 기도했던 탓이다. 사회지도층 인사들도 정책에 실패하거나 처신에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이 정작 용인할 수 없는 것은 거짓말로 잘못을 덮거나 국민을 속이려 하는 일이다. 도덕성의 포기는 대형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덕성을 최대 자산으로 삼았던 이 총리가 도덕성 문제로 사직하게 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번 파문을 계기로 지도자들 사이에 ‘거짓말의 끝’이 확실히 각인됐으면 한다.‘정직이 최상의 방책’이란 격언은 ‘역감시’의 시대에 더욱 들어맞는 말이다. yshin@seoul.co.kr
  • [이총리 사의 수용] 노대통령·이총리 18년 인연

    노무현 대통령이 14일 이해찬 총리의 사의 표명을 수용하기까지 고심을 꽤나 길게 했던 만큼 ‘질긴 인연’ 역시 18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8년 13대 국회 때 초선 의원으로 등원한 노 대통령(당시 민주당)과 이 총리(평민당)는 이상수 노동부장관(평민당)과 ‘환경노동위 3인방’으로 맹위를 떨쳤다. 당은 다르지만 두 사람은 야당의원으로서 반독재 투쟁에 ‘의기투합’한 것이다. 이러한 이 총리는 2004년 6월 30일 고건 전 총리에 이어 참여정부의 두번째 총리로 ‘노무현호(號)’에 승선했다.‘노 대통령 만들기’의 1등공신이자,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인 그가 ‘일인지상 만인지하’의 자리에 우뚝 선 것이다. 당시 탄핵정국에서 막 빠져나온 노 대통령은 새 총리감으로 ‘관리형’과 ‘돌파형’을 놓고 고심하다가 결국 분권형 총리의 적임자로 그를 전격 발탁했다. 당시 노 대통령은 “똑부러진 스타일로 내각을 책임있게 이끌면서 국정과제 수행을 충실히 뒷받침할 것”이라는 말로 기대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 총리 역시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8·31 부동산종합대책 마련,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 부지선정 등 주요 국정과제를 무리없이 매듭지으며 기대에 부응했다. 일자리 창출, 사회양극화 해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도 주도적으로 처리해 나갔다. 노 대통령은 이 총리와의 골프 일화도 있다.2001년 11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준비 중이던 노 대통령의 제안으로 함께 라운드를 했다. 평소 90대 후반이던 노 대통령이 그날따라 89타를 기록, 이 총리를 보기좋게 눌렀다고 한다. 이 총리는 후에 이 일화를 소개하며 “당시 노 대통령에게 ‘대권 도전에 나서니까 승부욕이 굉장히 강해진 것 같다.’고 조크를 던졌더니 노 대통령이 무척 좋아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재임기간 내내 골프 구설수에 시달렸다. 지난해 4월 5일 식목일 때 강원도 대형산불로 천년 고찰 낙산사가 소실되는 상황에서 골프를 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는 국회에서 “근신하겠다.”고 사과했지만 말뿐이었다. 지난해 7월 2일 남부지방의 호우 사태는 물론 같은 해 9월에 군부대 오발사고 희생자 빈소를 찾기 직전 골프를 쳐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말 그대로 ‘물(水)불(火)’가리지 않고 골프를 친 것이다. 그럼에도 이 총리는 역대 ‘최강의 실세총리’라는 별명을 얻으며 승승장구의 길을 걷는다. 거듭된 ‘부적절한 골프’와 지나치게 전투적인 대야 발언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노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뢰 속에 짧지 않은 1년 8개월동안 총리직을 수행해왔다. 지난해 11월 노 대통령은 “이총리와 나는 천생연분이고, 나는 참 행복한 대통령”이라고 대외적으로 언급할 정도로 넘치는 애정을 표시했다. 이러한 노 대통령도 ‘3·1절 골프수렁’에서 이 총리를 건져내지 못했다. 이 총리의 타고난 능력과 돌파력에도 불구, 그의 몰락을 부른 것은 ‘독선과 냉소’로 일관한 그의 처세 스타일이라는 지적이 많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금감원 “자식이 안갚아도 된다”

    미성년자 시절 부모가 자신도 모르게 연대보증을 선 빚은 갚지 않아도 된다는 결정이 나왔다. 9일 금융감독원은 부산에 사는 김모씨가 자신이 19살인 지난 1997년 아버지가 자신도 모르게 선 연대보증을 갚아야 하느냐고 물어온 것에 대해 대출금을 대신 갚지 않아도 된다고 결정했다. 금감원은 “미성년자에 대한 부모의 친권 행사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모두 친권을 행사해야 하나 이 건은 아버지가 단독으로 친권을 행사, 무권대리행위에 해당하므로 보증행위가 무효”라고 밝혔다.금감원은 이어 “부모의 친권은 부모가 자녀를 보호하고 교양하는 권리이자 의무이지 자녀에 대한 절대적 지배권은 아니다.”라면서 “아버지가 미성년자가 보증을 서도록 만든 행위는 친권의 남용”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에 따르면 김씨 아버지는 1997년 김씨 외숙모가 할부금융회사에서 1600만원을 대출받을 때 김씨를 보증인으로 내세웠다. 김씨는 당시 19살로 미성년자였다. 그러나 할부금융회사는 김씨 아버지가 김씨의 인감증명서와 신분증, 주민등록등본, 미성년자 법률행위 동의서 등을 제출했기 때문에 연대보증채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다른 친권자인 어머니나 보증인인 김씨에 대해 보증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지 않았다.”면서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수도권 인구1명 정착비용 농촌보다 19배나 더 많아”

    “수도권에 인구 1명을 정착시키기 위해 필요한 재정 지출액은 농촌지역에서보다 19배나 높습니다.” 지난달 충북대 대학원에서 ‘도(都)·농(農)간 인구이동의 사회적 비용과 농촌개발정책의 방향’이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안종운(57) 한국농촌공사 사장은 7일 “국가경제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농촌지역의 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사장은 학위논문에서 인구과밀지역인 수도권에 1명을 추가적으로 정착시키는 데 드는 재정 지출액은 2770만원이라고 밝혔다. 반면 군 단위에서는 150만원이 들어가 ‘재정지출의 인구승수’는 농촌이 수도권의 19배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수도권에 대한 재정의 집중적인 투자보다 지역개발을 위한 재정 확대가 인구분산 측면에서 효율적이며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 ‘물량공세’-우리은행 ‘정예멤버’

    ‘은행 앙숙’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이 점입가경이다. 나란히 적지에서 1승씩을 챙긴 두 팀은 7일 장충체육관에서 3차전을 갖는다. 선수단에 부담을 줄까봐 그동안 현장 응원을 자제하던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과 신한은행 신상훈 행장이 나란히 체육관을 찾는 것을 비롯, 양측에서 500여명을 동원해 총력전을 펼친다. 단기전으로 펼쳐지는 챔프전에서 3차전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다. 지금까지 챔프전에서 1승1패의 균형을 이룬 8차례 가운데 3차전 승리팀이 6차례나 우승했다. 승부는 신한은행의 ‘물량공세’에 우리은행의 ‘정예멤버’가 버텨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에서 눈부신 활약을 했던 루키 이경은(챔프전 무득점)과 2년차 김보미(평균 6점)가 챔피언전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해 타미카 캐칭(26점 10.5리바운드)과 김영옥(10점 4.5어시스트)에게 과부하가 걸려 있다. 체력부담은 없지만 ‘나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손쉬운 슛을 여러차례 놓치는 모습을 연출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매경기 10명 이상의 선수들을 고루 출전시켜 착실하게 득점을 올렸다. 한채진 박선영 최윤아 등 백업멤버들이 5∼10분씩만 확실하게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상대 에이스에게 악착같이 달려들어 진을 빼는 한편, 베테랑 전주원(34·9점 7어시스트)-타즈 맥윌리엄스(36·21.5점 17.5리바운드)의 체력을 안배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정미라 MBC 해설위원은 “3차전 승리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면서도 “풍부한 가용자원과 전술 옵션을 가진 신한은행 쪽에 조금 더 후한 점수를 주고싶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씨줄날줄] 한·일전/오풍연 논설위원

    “일본은 한국에 있어 말 그대로 ‘가깝고도 먼 나라’이다. 과거 식민지 역사에서 비롯된 앙금이 아직까지도 가시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한다면 한·일간 문제는 감정적으로 처리할 수 없다. 이성적 접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근 ‘부와 권력의 대이동’을 펴낸 클라이드 프레스토위츠 미 전략경제연구소장은 몇해 전 두나라 관계를 이처럼 진단했다. 감정적 대응은 한국에 불리하다는 점을 시사한 대목이다. 극일(克日)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일본은 정치·경제·외교·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다. 국민의 감정 역시 그렇다. 한국에 반일(反日)이 있다면, 일본에는 혐한(嫌韓)의 뿌리가 깊다. 지난해 7월 발간된 ‘만화 혐한류’(야마노 샤링)가 베스트 셀러가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만화는 “일본이 오늘의 한국을 건설했다.”는 식의 왜곡과 편견으로 가득차 있다. 일본 우익세력의 대대적인 판매공작 등 지원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오죽했으면 뉴욕타임스(NYT)가 이를 ‘비이성적’이라고 꼬집었을까. 여기에 보수·우익신문인 산케이는 NYT의 ‘반일’적인 논조를 공격하기도 했다. 5일 오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최종 3차전이 치러진 일본 도쿄돔. 우리 선수들은 3대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일본인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한국 선수단의 이성이 그들의 감정을 압도한 경기였다. 이번에도 일본측이 먼저 우리의 심기를 건드렸다. 오 사다하루(王貞治) 감독과 이치로, 마쓰자카는 ‘30년 망언’ 등으로 기선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달랐다.9회말 박찬호가 이치로를 뜬공으로 잡을 때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이진영의 호수비도, 이승엽의 2점 홈런도 이성적 판단과 다부진 각오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특히 오 감독의 한 시즌 아시아 홈런 신기록(55개)을 1개차로 갱신한 기록도 가지고 있는 이승엽이 단연 돋보였다. 그의 오기가 일본 야구 영웅들을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는 순간이었다. 한·일전의 승리는 국민에게도 쾌감을 더해준다.13일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WBC 2라운드도 주목된다. 일본과 다시 맞붙는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대∼한민국”을 듣고 싶다. 우리 선수단 파이팅!.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물질속을 손금 보듯 본다

    물질을 부수지 않고도 그 속을 손금 보듯 들여다볼 수 있는 이온빔가속기가 국내에도 만들어진다. 과학기술부는 5일 나노기술(NT), 생명공학기술(BT), 정보기술(IT) 등 미래성장의 핵심기술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중형 이온빔가속기 구축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과기부는 준비사업을 위해 올해 7억원의 예산을 배정하는 등 오는 2010년까지 모두 17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중형 이온빔 가속기는 분석 대상 물질을 파괴하지 않고도 성분 분석 또는 구조를 파악하거나 매우 작은 입자로 가공할 수 있는 장비를 말한다. 차세대 반도체 제작, 세포내 비파괴 성분 분석, 대기·수질오염 분석, 종양치료 등에 많이 활용된다. 분석하고자 하는 물질에 수십∼수백만 볼트(MV)의 고(高)에너지를 쏜 뒤 반발하는 에너지를 측정한다.과기부는 “중형 이온빔 가속기가 구축되면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성장동력 및 국가 대형연구사업인 프런티어 사업이 탄력을 받고,NT·IT·BT 및 신기술 융합 분야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신소재와 신기술 공정 개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국내에서는 서울대 등 3개 기관이 소형 이온빔 가속기 3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연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책꽂이]

    |실용| ●성공적인 부모 리더십(짐 테일러 지음, 노혜숙 옮김, 더난출판 펴냄) 아이를 ‘성취형 인재’로 키우기 위한 부모의 기술을 소개.‘꿈의 코스’로 불리는 마라톤 서브스리(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내에 완주하는 것)를 달성했을 정도로 도전적인 저자가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바로 ‘포지티브 푸싱(positive pushing, 긍정적 강제력)’, 즉 아이의 성공을 위해 밀어붙일 필요가 있을 땐 확실히 밀어붙이라는 것이다.1만원. ●위인과 천재는 어머니가 만든다(유안진 지음, 다시 펴냄) “하나님은 언제나 어디에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어머니를 만들어 주셨다.” 유대 격언집에 있는 말이다. 유대인들에게 어머니는 ‘창조의 여신’이다. 물론 유대인 가정에서는 전통적으로 아버지가 호주이며, 교사라는 말과 아버지라는 말이 똑같이 ‘호루마’일 정도로 아버지의 위엄과 권위는 절대적이다. 책은 보통 아이를 위인과 천재로 키워내는 유대인의 특별한 가정교육을 소개한다.8500원. ●한국인의 부자학(김송본 지음, 스마트비즈니스 펴냄) 역사학자 강만길은 그의 저서 ‘조선후기 상업자본의 발달’에서 “개성상인은 봉건사회 천년 동안 실질적인 시장의 주역이며 ‘전위세력’이다.”라고 했다. 이 책엔 이같은 ‘천년 부자’ 개성상인의 상혼을 비롯해 조선 실학자의 경영해법, 장돌뱅이의 지혜가 녹아 있다. 한국인의 상인정신을 연구해온 저자는 세상에 바로 서지 못하는 것이 두 가지 있으니, 그것은 곧 인무신불립(人無信不立, 신의가 없는 사람은 바로 서지 못한다)과 가난한 자의 빈 주머니라고 강조한다.1만 6000원. ●40대 남자의 생활혁명 프로젝트(이시형 지음, 청아출판사 펴냄)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자는 자기의 직업을 의무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독설가 버나드 쇼의 말이다. 운명이겠거니 생각하고 즐겁게 일하자. 처칠이 91세까지 장수한 것도 낙천적 기질과 함께 일을 즐겼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5월5일은 ‘international no diet day, 즉 다이어트에 신경쓰지 않고 먹고 싶은 대로 먹는 날. 미국인들은 이 날 체중계를 부숴버리고 파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다닌다. 비만이 그만큼 절박한 이슈라는 얘기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가 들려주는 생활혁명 지침서.1만원. ●브랜드 자산의 전략적 경영(데이비드 아커 지음, 이상민 등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브랜드 자산(brand equity)’이란 용어를 처음으로 개념화한 저자(버클리대 하스 경영대학원 명예교수)의 대표적 저서. 브랜드 자산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브랜드 충성도를 비롯해 브랜드 인지도, 지각된 품질, 브랜드 연상 등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를 전략적으로 구축하고 관리하는 일련의 브랜드 경영활동을 통해 브랜드 에쿼티가 증대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2만 5000원. ●탄수화물 중독증(잭 캘럼 등 지음, 인창식 옮김, 북라인 펴냄) 탄수화물 중독증, 즉 ‘신드롬 X’라는 신종 유행병으로 인해 당뇨병과 심장병이 크게 번지고 있다.‘신드롬 X’는 슈퍼 박테리아 같은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제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들을 먹음으로써 촉발되는 병이다. 흰 설탕과 흰 밀가루, 흰 쌀, 그리고 이들을 이용한 가공식품으로 대변되는 정제 탄수화물은 빠르게 소화돼 혈당과 인슐린 수치를 급격히 끌어올린다. 설탕과 정제 곡류, 가공식품이 부른 신종 유행병에 대해 설명.1만 2000원. |유아·아동| ●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존 버닝햄 글·그림, 조세현 옮김, 비룡소 펴냄) 평범한 아이 에드와르도는 어른들의 섣부른 판단에 자꾸만 심술쟁이 못된 아이로 변해가는데…. 어른아이 모두 칭찬과 격려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그림책.4세 이상.8500원. ●둘이 많다고?(안네게르트 푹스후버 글·그림, 김경연 옮김, 풀빛 펴냄) 두 아이를 둔 엄마곰, 세 아이를 둔 아빠사자, 아이 넷의 엄마 두더지…. 저마다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특별한 느낌을 얘기한다. 엄마아빠에게 모든 아이들은 다 특별하고 소중한 인격체. 5세 이상.9000원. |초등·청소년|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가네코 미스즈 글, 서승주 옮김, 소화 펴냄) 지은이는 일본의 동요시인. 엇비슷한 내용의 창작동화집, 서구의 번역동화 대신 단아한 정서가 돋보이는 일본의 동시집 한권 아이에게 권해보면 어떨까. 이국적 색채가 물씬 풍기는 시집이 어른아이에게 두루 읽힐 만하다. 초등 고학년 이상.6000원. ●지식은 힘-환경(장수하늘소 글, 김효진 그림, 언어세상 펴냄) ‘지식은 힘’시리즈 세번째. 지구의 미래를 위해 지켜야 할 환경과 관련한 정보들이 수두룩하다. 사회 과학 실과 도덕 체육 등 초등 교과서에 나오는 테마 101가지를 퀴즈 형태로 설명한다. 초등3년 이상.9000원.
  • “군인들 다 나가니 뭘 먹고 사나”

    “강원도 전방지역 군장병들의 외출·외박지역 확대를 철회해 주오.” 1일 강원도에 따르면 최근 육군에서 군장병에 대한 외출·외박 지역을 작전책임지역(위수지역)을 벗어난 전국을 대상으로 추진하면서 고성, 인제, 화천, 양구, 철원 등 접경지역 주민들이 생계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도내 군부대들은 1월부터 장병을 대상으로 외박(2박3일)때 작전책임지역 이외의 다른 지역까지 갈 수 있도록 한 제도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제도가 시행되면서 인제군 북면 원통리 지역주민들은 “주말이면 북적이던 군장병들이 대부분 춘천 등 외지로 모두 빠져나가 읍내가 썰렁하기만 하다.”면서 “지역 상공인들이 이제는 뭘 먹고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이날 국방부와 육군본부 등에 “수십년 간 인근 군부대와 군장병에 의존해 생활해 오고 있는 전방지역 주민 및 소상공인들의 열악한 경제여건과 지방자치단체의 취약한 산업 구조를 감안해 해당 제도 시행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규화(양구)도의원은 “군장병 외출·외박지역의 전면 확대는 산업시설이 거의 없는 접경지역 경제를 붕괴시킬 것”이라며 “강원도 전체의 민생경제와도 직결돼 있는 만큼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화천 등 군장병 외출·외박에 따른 경제 의존도가 절대적인 해당 자치단체와 군의회 등이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정갑철 화천군수는 “외출·외박지역 확대는 접경지역 경제를 위축시키고 나아가 강원도가 추진하고 있는 군의 도민화운동 등 민·관·군의 신뢰성 제고정책에도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며 군당국의 재고를 촉구했다. 강원도와 해당 자치단체들은 이와 함께 ‘군의 우리도민화 운동’을 확산시켜 군장병에 대해 신뢰 쌓기와 친절운동 등을 펼치고, 군장병 우대가맹점 제도 확대 시행 등 전방지역 각종 소상공인들의 군장병 유인시책도 병행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대해 1군 사령부 관계자는 “군장병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져 기본권과 문화향유권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이 장병을 흡수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경쟁력을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검은머리→금발 ‘작업’용 진화

    킹콩은 금발의 앤에 매혹됐고, 앤 때문에 죽는다. 이런 점에서 영화 ‘킹콩’은 야수가 사랑한 ‘금발 미녀’ 이야기이자 뭇 남성을 사로잡아온 ‘금발 신화’의 결정판이다. 이 ‘금발 신화’에 더욱 힘을 실어줄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인류학자 피터 프로스트는 최근 ‘진화와 인간행동’이란 학술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금발이 남성을 더 잘 유혹하기 위한 선택적 진화의 결과물이란 주장을 내놓았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금발 인류는 빙하기 말기 지금의 북부 유럽에서 돌연변이 진화의 산물로 처음 출현했다. 당시만 해도 이들의 숫자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검은 모발에 검은 눈동자라는 유전적 특질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불과 1만년 사이 금발은 스칸디나비아에서 코카서스 지방에 이르는 유럽대륙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것은 다른 동물의 진화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것으로 오랜기간 학문적 미제로 남았었다. 연구팀은 그 실마리를 빙하기 말 북유럽의 인류가 처했던 자연적·생물학적 환경에서 찾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시 혹독한 기후때문에 인류의 생존은 주로 순록이나 야생들소같은 대형동물의 사냥에 의존했다. 잦은 사고 때문에 남성들의 숫자가 항상 부족했다. 여성들은 종족번식과 생존을 위해 한정된 남성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는데, 검은 머리칼과 눈동자를 가진 ‘평범한’ 여성들보다는 푸른 눈과 금발을 가진 여성들이 남성들을 유혹하기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대를 거듭할수록 금발 여성들로부터 유전형질을 물려받는 자손들은 늘어난 반면, 짝짓기에 불리한 검은 모발을 가진 자손들은 줄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열린세상] 이공계의 중국어 교육 강화하자/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환절기에는 날씨가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다고 한다. 요즘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주재원들 심정이 그렇다. 불과 1년전만 하더라도 중국 현지의 우리 기업 주재원들은 좋은 실적을 내며 회사발전의 1등 공신을 자처했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들려오는 바에 따르면 우리 업체들의 현장 상황이 여의치 못하다고 한다. 공급과잉으로 상당수 제품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영업실적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그동안 유명무실하던 노조들도 인금인상과 처우개선을 명분으로 경영권을 간섭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전가격 조사 등 외국인 투자업체에 대한 중국정부의 눈초리도 매서워지고 있다. 중국 현지 경영여건이 나빠질수록 우리 주재원들의 중국어 능력은 절대적으로 필요해진다. 산업과 기술이 체화(體化)한 중국어는 우리 엔지니어와 중국 근로자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품질과 생산성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지만 부적절한 중국어 사용은 괜스레 노사간 갈등만 증폭시킨다. 최근 중국 내수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우리 기업들 사이에서는 현지화가 최대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 진출 역사가 오래된 타이완을 포함한 화교계 기업과 일본·유럽 등의 다국적기업들은 이미 제품과 인력의 현지화를 추진한 지 오래되었고 최근에는 연구개발의 현지화까지 모색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현지화를 추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주재원들의 언어 능력이고, 그중에서도 특히 산업과 기술이 체화한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까지 중국에 진출한 대다수 우리 기업은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공장을 운영하면서, 생산된 제품 역시 대부분 제3국으로 재수출하였다. 한마디로 중국어의 중요성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내수시장이 중요해지고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상황은 많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우리 현지 엔지니어들이 제품 현지화를 위해 직접 소비자들을 대면하고 중국 엔지니어들과 함께 제품개발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런데 이공계의 중국어 배우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 당장 이공계 학생들이 영어 하나 배우기도 벅찬데 언제 중국어까지 공부해야 하느냐며 중국어 도전에 엄두를 못 내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에 있는 엔지니어들에게 중국어 학습을 권유하기란 더더욱 힘들다. 특히 중소기업 사장은 자사의 우수한 엔지니어들에게 중국어 교육시키기를 꺼려한다. 기껏 중국 현지에 파견해서 시간과 돈을 들여 중국통으로 양성해 놓으면 곧바로 조건이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공계 중국어 교육에 정부와 공공 부문이 나서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당장 시급한 일은 중국과 업무관계가 많은 중소기업의 엔지니어들에게 중국어를 교육시키는 일이다. 이들 인력이 결국은 국가자산이라는 생각으로, 정부가 양국간 채널을 통해 적절한 유학처를 알선해 주고 경비를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이 엔지니어들을 전공과 관련된 중국 대학에 1년정도 유학을 시키면 상당 부분 현장에서의 활용이 가능하다. 우리 기업중 이런 방법으로 효과를 본 기업들이 이미 상당히 많다. 또 이공계 학생들이 중국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개인 비전을 제시해주는 등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중 양국간 학생교환 제도, 학점교류 제도, 장학금 지원 등이 당장 추진 가능한 현실적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중국에 진출한 2만여 우리 기업은 다국적기업 또는 중국기업에 맞서 갈수록 힘든 경쟁을 하고 있다. 이 기업들이 중국 현지에서 경쟁해 살아남을 때 우리의 미래도 보장된다. 군인이 전쟁터에 나갈 때 총을 들고 가야 하는 것처럼 우리 엔지니어들이 중국에 갈 때는 중국어로 무장해야 한다. 미래 한·중 관계의 주역인 이공계 학생들 역시 비전을 갖고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할 필요가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공계 중국어 교육강화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좋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야 할 때이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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