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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 데얀? 정조국? MVP 누가 될까

    최우수선수(MVP)는 넬로 빙가다 감독 손에 달렸다? 10개월의 대장정을 마친 프로축구 ‘최고의 별’은 누가 될까. 일단 FC서울에서 공 좀 찼다 하는 선수들은 군침을 흘리고 있다. 1983년 출범한 K-리그 사상 챔피언이 아닌 팀에서 배출된 MVP는 1999년 안정환(당시 부산)뿐이었다. 당시에도 유력한 후보였던 샤샤(전 수원)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신의 손’ 사건을 범해 반사이익을 얻은 어부지리(?) 수상이었다. 사실상 ‘우승팀=MVP 배출’ 공식이 절대적인 셈. 때문에 통합우승을 달성한 FC서울은 머리를 싸맸다. 구단별로 1명씩의 MVP후보를 내야 하기 때문. 최상의 경기력으로 시즌 내내 고공행진을 해온 서울이기에 후보 고르기가 만만찮다. 빙가다 감독은 “머릿속에 답은 있지만 일단 팀이 잘했다는 얘기만 하겠다.”고 묘한 표정을 지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지만, 일단 2명으로 압축된 분위기다. 데얀(29)과 정조국(26)이다. 데얀은 올해 포스코컵 득점왕(6골)을 비롯, 올 시즌 35경기에 출전해 19골 10도움을 올렸다. 서울의 ‘더블’ 달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팀 내 득점·도움 부문 모두 1위이고, 공격 포인트는 전 구단을 통틀어 가장 많다. 데얀이 MVP를 거머쥔다면 나드손(전 수원·2004년), 타바레스(전 포항·2007년)에 이어 외국인 선수로는 세 번째 수상이다. 정조국도 만만찮다. 시즌 13골 4도움(29경기)을 뽑으며 우승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2003년 데뷔한 뒤 시즌 최다 공격 포인트를 갈아치울 만큼 물오른 발끝을 자랑했다. 두 자릿수 득점도 2003년 안양LG 시절 12골 2도움(32경기) 이후 7년 만이다. 팀은 준우승에 머물긴 했지만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한 제주 김은중(31)도 상을 욕심낼 만하다. 중국 리그를 평정하고 올 시즌 제주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17골 11도움(34경기)으로 ‘박경훈호’의 돌풍을 이끌었다. 서울을 비롯한 각 구단은 7일까지 MVP 후보 1명의 명단을 제출한다. 기자단 투표를 거친 영예의 수상자는 20일 시상식 현장에서 ‘베스트 11’과 함께 공개된다. 치열한 집안싸움이 막을 올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女談餘談]기자 되길 잘했다/유지혜 정치부 기자

    [女談餘談]기자 되길 잘했다/유지혜 정치부 기자

    기자란 직업은 힘들다. 상대적으로도, 절대적으로도 결코 쉬운 일을 하는 직업은 아니다. 하지만 기사를 쓰며 느끼는 보람과는 별개로, 기자라는 직업 자체가 다행인 때가 있다. 지난 10월 할머니께서 길에서 넘어져서 크게 다치셨다. 대퇴골이 부서져서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을 받고 입원을 하셨다. 무척 속상한 일이었다. 하루는 할머니께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결과를 알려주지 않는다.”고 하셨다. ‘노인이라고 무시하나.’ 싶어서 간호사실로 찾아가 불평을 하고, 결과를 보여달라고 했다. 엑스레이 사진을 보며 이것저것 궁금한 점들을 묻고 있는데 간호사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혹시 직업이 어떻게 되세요?” 나도 모르게 까칠한 ‘기자 말투’가 나왔었나 보다. 내가 “기잔데요. 왜 그러세요?”라고 하자 간호사는 조금 놀라는 듯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일 이후로 그 간호사가 유독 할머니께 친절하게 대해줬다고 한다. “손녀따님이 기자님이시라면서요?”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고 한다. 2급 정교사 자격증이 있는 나에게 할머니는 종종 기자 그만두고 선생님을 하면 좋겠다고 하신다. 하지만 이 일 이후로는 내가 “기자라고 하면 어디 가서 무시는 안 당한다.”고 하면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마신다. 얼마 전에는 절친한 친구의 부모님이 교통사고를 당해 어머니께서 중상을 입으셨다. 해줄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의료 쪽에 출입하는 선배에게 “잘 부탁한다.”는 말을 넣어 놨는데, 입원해 계신 친구 어머니께 의료진이 “서울신문 기자님과 잘 아시는 모양”이라며 챙겨줬다고 한다. 친구 어머니는 지금도 이 일로 나에게 고마워하신다. 난 ‘기자님’ 대우를 받는 데에는 취미도 없고, 소질도 없다. 그런 것이 정당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구나 무엇이든 자신이 가진 것을 통해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줄 수 있다면 행복하지 않을까. 그것이 다소 이기적인 일이라고 해도 말이다. 나 역시 그런 이기적인 이유로, 기자 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해 본다. wisepen@seoul.co.kr
  • “다우너 소·빈슨 死因·한국인 발병률 3가지는 허위”

    “다우너 소·빈슨 死因·한국인 발병률 3가지는 허위”

    2일 서울중앙지법 항소심 재판부의 MBC PD수첩 무죄 판결은 ‘공공의 이익과 관련 있는 보도의 경우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됐더라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기존 판례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일부 보도 내용이 ‘허위’라고 판시하면서도, 언론의 자유가 폭넓게 인정돼야 한다는 원칙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PD수첩의 방영 내용 중 크게 세 가지 부분을 허위로 판단했다. ▲미국의 주저앉는 소(다우너 소)가 광우병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보도 ▲아레사 빈슨이 인간 광우병으로 숨졌다는 내용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을 경우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94%가량 된다는 부분 등이다. 재판부는 “소가 주저앉는 증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광우병 외에도 대사장애와 골절, 질병으로 인한 쇠약 등 수십 가지가 있다.”며 “미국에서 1997년 이후 출생한 소 중에는 광우병에 걸린 사례가 아직 발생하지 않았고, 우리나라도 2002~2009년 주저앉는 소 1만 1642마리에 대해 검사를 했지만 광우병 소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PD수첩 방영 내용처럼 주저앉는 소가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아레사 빈슨 보도 내용과 관련해서도 “방송 당시 빈슨의 사망 원인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고, 의사도 빈슨이 인간 광우병으로 사망했다고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았다.”며 허위사실이라고 판시했다. 한국인의 인간 광우병 발병률에 대한 부분은 “인간 광우병 발병에는 다양한 유전자가 관여할 수 있고,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30개월 미만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될 경우 특정위험물질(SRM) 다섯 가지 부위가 국내에 들어온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허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국제수역사무국 기준에 따르면 실제 수입되는 SRM 부위가 두 가지에 불과하다며, PD들이 고의로 허위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소의 SRM 분류 기준은 절대적인 기준이 없고, PD들이 우리 정부의 전문가 회의 분류 기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미 쇠고기 협상단이 인간 광우병 위험성을 알았음에도 이를 은폐·축소했다는 보도내용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우리 정부가 전문가 회의나 가축방역협의회를 개최해 의견을 물은 적이 없다.”며 허위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비판이나 의견 개진은 누구나 할 수 있다.”면서 “허위 여부를 판단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PD수첩 보도 내용 중 일부가 허위였다고 판시하면서도 형사적 책임은 물을 수 없다는 최종 판단을 내렸다. “공공적·사회적 의미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돼야 하고, 형사적 제재로 표현을 주저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판례를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방송의 전체적인 취지와 내용은 충분한 시간과 검토 없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을 체결한 정부를 비판한 것”이라며 “공무원인 피해자들(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은 공적인 인물인 만큼 명예훼손죄 성립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도 사적인 인물과 달리 봐야 한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어샌지 초대형 폭로활동 이유는

    전 세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39). 그가 인터폴 수배까지 감수해 가며 초대형 폭로를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롭고 투명한 시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신념을 내비쳤다. 그는 자신이 미국식 시장 자유방임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절대적으로” 자유 시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어샌지는 자유 시장이 유지되려면 참가자들이 관련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하며, 역사를 살펴보면 정보 제공을 통해 자유 시장을 “자유롭도록 강제하지 않으면” 독점으로 귀결된다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는 “정직한 열린 기업과 정직하지 못한 닫힌 기업이 경쟁”할 때 후자에게 막대한 ‘평판에 따른 세금’을 매기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어샌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위키리크스가 하는 방식이 타당한지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미 과학자연맹(FAS) 정부기밀 프로젝트 책임자인 스티븐 애프터굿 소장은 위키리크스의 목적이 내부고발이라면 부패폭로, 역사적 진실에 관심이 있다면 사실검증에, 전쟁반대라면 외교적 의사소통 보호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만 위키리크스는 그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존 페퍼 외교정책포커스(FPIF) 소장은 지난달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투명성 근본주의자’라며 위키리크스를 비판했다. 그는 한반도 전쟁발발 위험을 완화하려면 미국과 중국, 북한 3자가 즉각 비밀회담에 나서야 하지만 중국이 북한을 의심한다는 내용의 전문이 폭로된 상황에서 “북한과 포괄적 협정을 준비하기 위한 비밀협상이 위키리크스의 차후 폭로내용에 들어 있다면 이는 더 나쁜 일”이라고 우려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10대 소녀소년, 바둑 종주국 콧대 꺾다

    10대 소녀소년, 바둑 종주국 콧대 꺾다

    고대 중국의 요 임금이 멍청한 아들 단주를 가르치려고 만들었다는 바둑. 순 임금과 상균이란 설도 있다. 한국의 소년 소녀 기사가 5000년 역사의 바둑 종주국을 적지에서 누르고 우승했다. 이들은 사상 첫 바둑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바둑은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종목이 됐다. ☞[아시안 게임 화보] 광저우 정복한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 박정환(17)-이슬아(19·이상 한국기원) 조는 22일 광저우기원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바둑 혼성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셰허-쑹룽후이 조와 289수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흑으로 1집 반 승을 거뒀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경기였다. 짝을 이룬 남녀기사가 번갈아 한수씩 두는 혼성복식은 실력보다 호흡이 중요하다. 경기 도중 의견을 주고받을 수 없다. 여기사는 주장인 남기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하고 남기사는 여기사가 방향을 벗어났을 때 빠르고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중국은 혼성복식의 최강이다. 오랜 합숙을 통해 손과 마음을 맞춰왔다. 한국은 지난해에야 첫 공식 대회가 생겼다. 바둑팀이 지난달 초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런 악조건을 딛고 박-이 조는 중국의 안방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는 박빙이었다. 대국이 끝난 뒤 집 수를 헤아린 결과 한국이 반집을 졌다. 하지만 중국이 대국 도중에 순서를 어겨 벌점 2집을 받은 덕에 극적인 1집 반 승을 거뒀다. 한국은 초반 4귀를 차지하는 철저한 실리작전을 폈다. 중국은 자연스레 세력바둑으로 대응했다. 한국이 포석에 실패하며 좌변에 백의 큰 집을 허용해 경기 초반 위기를 맞았다. 우변과 상변 바꿔치기를 시도하며 반상 변화를 꾀했지만 차이가 좀체 좁혀지지 않았다. 행운이었다. 쑹룽후이가 자신의 순서가 아닌데도 돌을 놓는 실수를 한 것. 혼성복식은 ‘흑 여자→백 여자→흑 남자→백 남자’ 순서로 착수한다. 이를 어기면 벌점이 2집이다. 123수째 박정환이 돌은 놓은 뒤 셰허가 둬야 할 순서였다. 결국 2시간 30분의 혈투 끝에 한국이 정상에 올랐다. 동시에 열린 3, 4위 결정전에서는 최철한(25)-김윤영(21·이상 한국기원) 조가 타이완의 저우쥔신-미싱햄 조에 1집 반 승을 거둬 동메달을 차지했다. 박정환은 이번 우승으로 바둑계 최초로 체육 병역특례를 받는 행운의 선수가 됐다. ‘얼짱’ 바둑소녀로 인기몰이 중인 이슬아는 실력까지 입증하며 바둑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신바람 나게 출발한 한국은 23일 시작되는 남자단체전과 여자단체전에서 또 한번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우리는 모두 초능력을 갖고 있다” 美학자 주장

    “우리는 모두 초능력을 갖고 있다” 美학자 주장

    혹시 나에게도… 최근 개봉한 영화 ‘초능력자’는 평범한 사람은 가지지 못한 특별한 초능력을 가진 남자를 다룬 SF스릴러 장르다. 이 영화는 아무도 가지지 못한 초능력을 가진 유일한 남자의 이야기지만, 사실상 초능력(특히 예지력)은 누구나 가진 ‘평범한’ 힘이라고 주장하는 학자가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파트타임 마술사에서 심리학자로 길을 전환한 미국 코넬 대학교의 데럴 범 박사는 1000여명의 사람들을 상대로 각기 다른 9가지 실험을 해 본 결과, 이들 모두에게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초능력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범 박사는 피실험자에게 단어 리스트를 주고 이를 기억하게 한 뒤, 나중에 이를 말하게 했다. 그런 뒤 연구팀은 이 단어들 중 몇 개의 중요한 단어를 골라 따로 인쇄를 했다. 그 결과 연구팀이 참가자들에게 프린트한 중요한 단어를 알려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화면에 두 개의 커튼 사진을 보여주고, 둘 중에 야한 사진이 든 커튼을 고르게 했더니 상당한 숫자가 이를 맞추는 ‘능력’을 보였다. 벰 박사는 “전화벨이 울리기 전 직감으로 전화를 건 사람을 맞춰본 경험들은 다들 있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예지력이 있다는 작은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과학계는 예지력을 포함한 초능력에 오픈마인드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도 곁들였다. 하지만 미국 심리학자인 조어침 크루거는 “절대적으로 비현실적인 주장”이라면서 “예지력은 영화에서나 나오는 상상속의 능력”이라고 못박았다. 과학계에 논란의 여지를 가져온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사이트인 ‘뉴사이언티스트’ 등에 소개됐다. 사진=예지력을 가진 사람이 등장하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복병 中깨야 야구 金 보인다

    8년 만에 정상 탈환에 나선 한국 야구 대표팀이 ‘복병’ 중국을 만난다.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8일 오후 1시부터 광저우 아오티야구장 제1필드에서 홈팀 중국과 결승 티켓을 두고 한판 대결을 펼친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요란한 중국 관중들이 벌떼처럼 몰려들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짜요.” 일색의 일방적인 응원이 펼쳐지는 그라운드에서 심판이 어떤 판정을 내릴지도 모른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 [포토] 코리안號 ‘종합 2위 목표’ 순항중 야구는 어떤 종목보다 심판의 판정이 중요하다. 투구, 타격, 주루 등 모든 플레이 하나하나마다 심판의 판단이 개입된다. 특히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은 절대적이다. 결정적인 순간의 편파 판정은 승부를 좌우할 수도 있다. 그래서 한국은 절대적 우위를 보여줘야 한다. 애매한 판정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선 경기 초반 확실한 승기를 잡아야 된다. 실력상으로 한국이 한수 위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중국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우승을 차지했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가장 어려운 승부를 펼쳤던 상대가 중국이다. 연장 11회 승부치기 끝에 1-0으로 간신히 이겼다. 이번 대회에서도 중국은 일본과의 예선 경기에서 8회 초까지 0-0으로 맞서는 등 만만하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경기이기에 선발투수가 안정적으로 많은 이닝을 막아내는 ‘이닝이터’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 조 감독은 중국전 선발로 좌완 양현종(KIA)을 내보낼 것을 예고했다. 일본-타이완의 승자와 치를 결승전을 대비해 류현진(한화)과 윤석민(KIA)은 투입하지 않을 예정이다. 17일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던 조 감독은 “중국 투수 중 길게 던질 만한 투수는 없는 것 같다.”며 벌떼 마운드로 한국 타선에 맞설 것으로 예상했다. 또 “왼손 또는 오른손 투수 유형에 따라 타자 기용에도 변화를 줄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분석할 만한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그때그때 재빠른 대응 전술로 중국을 대파하겠다는 것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세 쌍둥이 아빠 돌잔치 金잔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세 쌍둥이 아빠 돌잔치 金잔치”

    쏘면 금메달이다. ‘새로운 효자종목’ 한국 사격이 15일에도 금메달 3개를 보탰다. 한국의 4회 연속 종합 2위 수성도 탄력을 받았다. 특히 소총 대표팀의 맏형이자 ‘세 쌍둥이 아빠’인 김학만(34·상무)은 딸과 아들 둘의 첫돌에 2관왕을 차지, 기쁨을 더했다. 김학만, 한진섭(29·충남체육회), 김종현(25·창원시청)으로 구성된 남자 소총 대표팀은 오전 광저우 아오티사격관에서 열린 50m 소총복사 단체전에서 1785점을 쏴 1774점의 중국을 제치고 우승했다.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김학만이 오후에 열린 50m 소총복사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보탰다. 또 김정미(35·인천남구청)와 이윤채(28·우리은행), 권나라(23·인천남구청)로 구성된 여자 소총 대표팀도 50m 소총복사 단체전에서 우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 사격은 부진했던 2006년 도하 대회(3개), 대회목표치(5개)를 훌쩍 넘긴 8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현재 사격에서 주인을 찾은 15개의 금메달 가운데 절반이 넘는 수치다. 역대 제일 많은 금메달을 땄던 1986년 서울 대회와 1994년 히로시마 대회의 기록(7개)도 이미 넘어섰다. ☞ [포토] 코리안號 ‘종합 2위 목표’ 순항중 사격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 홈팀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종목이다. 게다가 광저우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는 대회에 앞서 다른 국가들의 경기장 사전 탐방과 훈련조차 막았다. 그래서 대회 초반 한국의 선전은 더욱 놀랍다. 한국 사격이 중국의 텃세로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이어 가는 이유는 철저한 준비와 정신력이다. 선수단은 실전이 벌어지는 아오티사격관과 비슷한 환경인 창원종합사격장에서 맹훈련했다. 2관왕을 차지한 김학만은 “아오티사격관은 바람이 강한 편인데 창원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또 중국의 예상치 못한 텃세에 대비해 일부러 시끄러운 환경을 조성한 뒤 연습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이번 대회의 전초전이었던 세계선수권대회의 좋은 성적도 힘이 됐다. 한국 사격은 지난 8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 4, 은 6, 동메달 7개로 종합 7위에 올라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내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거기에다 지난 도하 대회의 부진을 씻어 내겠다는 의지가 더했다. 특히 대회 둘째날 임신 7개월임에도 개인 및 단체전에서 2관왕에 오른 김윤미(28·서산시청)의 열정이 대표팀에 시너지 효과를 냈다. 맏형인 김학만이 그 기세를 이어 갔다. 0.01초의 호흡과 단 1㎜에 메달 색깔이 뒤바뀌는 사격에서 만반의 준비를 통해 최고의 집중력·정신력을 갖춘 태극 사수들의 선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미얀마 수치 가택연금 해제 이후] “민중의 분노 정점… 향후5년 민주화 고비”

    [미얀마 수치 가택연금 해제 이후] “민중의 분노 정점… 향후5년 민주화 고비”

    “민주주의는 군부를 향한 민중의 분노가 탄압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설 때 돌아옵니다. 수치 여사의 귀환으로 그때가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65)의 석방 소식이 들려온 지난 13일 미얀마 출신 내툰나잉(41)은 경기도 부천의 사무실에서 맘껏 울었다.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장을 맡고 있는 그에게 이보다 좋은 ‘희망가’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치 여사의 석방으로 버마 민주화세력이 다시 구심점을 얻었다.”면서 “수치 여사가 칠순을 맞기 전인 앞으로 5년이 버마 민주화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수치에게 ‘여사’라는 호칭을 붙였고, 미얀마보다 ‘버마’라는 옛 국명을 자주 썼다. 내툰나잉은 “수치 여사가 얼어붙은 정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안다.”면서 “그러나 그런 관측은 버마 내 그의 절대적 입지를 이해하지 못해 비롯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민주화의 캐스팅보트는 100여개 소수민족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슬 퍼런 군부에 맞서려면 민족을 뛰어넘어 폭넓은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이 조건을 충족하는 지도자는 수치뿐이라고 했다. ●수치 첫 행보는 정치보다 민심 그는 수치가 14일 대중연설에서 ‘소통’을 첫 화두로 던진 데 대해 “의미심장하다.”고 평가했다. 부정선거 의혹 조사 등 쟁점을 중심으로 정치적 행보를 넓혀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세부적인 현안은 모두 실무자에 맡긴 채 ‘시민 끌어안기’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국내 소식통 가운데 군부세력의 3분의 2가 이미 수치 여사를 지지하기로 마음을 돌렸다고 얘기도 나오고 있다.”면서 “분열된 힘을 잘 엮을 수 있다면 생각보다 쉽게 일이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얀마 경제상황의 악화로 민심 이탈이 심화하고 있는 것도 민주화세력에게는 큰 기회다. 하루 두 끼 식사를 챙겨 먹으면 살림살이가 나은 편이고 서민 대부분은 한 끼로 허기를 간신히 달래는 수준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군정의 무능에 서방국가의 경제 제재가 겹쳐 생긴 참혹한 결과다. 그는 “처벌이 무서워 말을 하고 있지 못할 뿐 민주주의를 향한 갈망은 국민 가슴 한편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치가 미얀마 국민에게 신뢰를 잃지 않는 이유로 ‘나라를 위한 진정성’을 꼽았다. 1999년 남편인 영국인 마이클 아리스가 임종 직전 수치와의 만남을 원했으나 재입국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걱정이 앞서 미얀마를 떠나지 않았던 것이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미얀마 국민 하루 한끼로 달래 그는 “대통령이 직접 수치의 석방을 환영한다고 밝힌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와 달리 미얀마에 대기업이 다수 진출해있는 한국은 외교통상부 명의의 짧은 논평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고 서운함을 드러낸 뒤 “군부독재를 벗어나 선진국 문턱에 다가선 ‘선배국가’로서 버마 국민에게 큰 영감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졸업 직후인 1994년 정치탄압을 피하기 위해 미얀마를 떠났던 그는 16년을 한국땅에서 살고 있다. 주물 공장 등을 돌며 월 100만원이 채 안 되는 월급을 받아가면서도 한국 내 미얀마인들끼리 매월 100여만원을 모아 미얀마 민주화인사들에게 보내왔다.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인들은 200명가량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7년만의 외출’ 아웅산 수치 가택연금 해제

    ‘7년만의 외출’ 아웅산 수치 가택연금 해제

    미얀마 민주화투쟁의 상징 아웅산 수치(65) 여사가 대중 곁으로 돌아왔다. 2003년 5월 세 번째로 가택연금을 당한 지 7년여 만이다. 그는 “이제 침묵해서는 안 될 때”라며 적극적인 행보를 선언했다. 그러나 군사정부의 철권통치가 여전한 미얀마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수치 여사는 14일 오후 자신이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 양곤 당사를 방문해 에워싼 수천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첫 연설을 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근간은 표현의 자유”라면서 “국민이 정부를 감독할 때 민주주의가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모든 민주주의 세력과 함께 일하고 싶다.”면서 “우선 국민의 목소리를 들은 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치 여사는 “나를 구금한 사람들에 대한 적대감은 없다.”면서 “정부 보안관계자들이 나를 잘 대해 줬고, 그런 만큼 그들이 국민들도 잘 대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구금돼 있는 동안 하루 6시간씩 언론 보도에 귀 기울여 왔다.”고도 했다. 앞서 미얀마 군정은 13일 수치 여사에게 석방 사실을 알렸다. 수치 여사의 석방을 기다리며 옛 수도 양곤으로 오전부터 몰려든 지지자들은 땅거미가 깔린 오후 6시쯤 자택 주변 바리케이드와 철조망이 철거되자 환호성을 질렀다. 전통 의상을 입고 자택 밖으로 나온 수치 여사는 “침묵해야 할 때가 있고 말해야 할 때가 있다. 국민 모두가 화합해야 우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입을 뗐다. 눈엣가시와도 같은 그를 군정이 순순히 풀어준 데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권탄압 등 정치적 이유 때문에 미국을 포함한 서방사회의 경제제재를 받는 미얀마 정부가 ‘20년 만의 총선 실시’와 ‘수치 여사 석방’이라는 두 장의 카드로 고립무원의 상황을 벗어나고자 한다는 분석이다. 뉴욕 ‘휴먼라이츠 워치’의 아시아 담당 부국장 엘레인 피어슨은 “불법선거로 지탄받고 있는 군사정부가 국제사회의 이목을 돌리려고 (수치 여사 석방이라는) 잔꾀를 부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치 여사가 차갑게 식어 버린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미얀마 전문가 벤저민 자와키는 “군부가 2002년 수치를 석방할 때도 이번처럼 조건없이 풀어 줬으나 1년 만에 수치를 다시 가택연금했다.”면서 65세 민주화투사의 활동폭이 그다지 넓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비타협 노선이 미얀마 정계의 교착상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군부 지원을 받는 여당이 의회를 지배한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 등 실질적 사회 변화를 이끌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국민의 절대적 신망을 받는 수치 여사가 부정선거 논란을 계기로 분열된 야권을 끌어모으면 엄청난 정치적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14일 NLD 당사에서 수치의 연설을 들은 한 지지자는 “미얀마 국민을 폭압적 군사정권에서 자유롭게 해줄 사람은 아웅산 수치뿐”이라며 그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나타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지방시대] 한·중·일간 경제협력의 중요성/이병화 조선대 경제학과 교수

    [지방시대] 한·중·일간 경제협력의 중요성/이병화 조선대 경제학과 교수

    1990년대 초 유교가 동아시아국가들의 경제발전에 미친 영향에 관한 국제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그 세미나에서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유교는 동북아 전 지역의 경제발전에 영향을 미쳤지만 한·중·일 세 나라 간 유교의 덕목 중 특히 강조된 것이 서로 달라 그 영향의 정도와 방향에서 국가별로 차이가 생겼다는 것이다. 유교의 여러 덕목 중 중국에서는 인(仁)이 특별히 강조되었으나 한국에서는 예(禮)가 매우 중시되었고, 일본에서는 오히려 의(義)와 지(知)가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간주되었다는 주장이었다. 논문에 따르면 산업사회에서 인과 예보다 의와 지가 더욱 중요한 덕목인데, 그 이유는 기업생산조직 및 기술개발 등에 추상적인 인이나 형식을 중시하는 예보다 의와 지가 더욱 실제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이제 산업사회에서 지식기반사회로 이행을 하여 과거 산업사회에 적합한 가치체계 또는 공동규범이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유효한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한·중·일 간에 서로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르고 그래서 상호 보완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몇년 전 광주시 부시장 신분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직 장관과 동행 출장간 적이 있었다. 그분이 필자에게 “미국 모토롤라에서 1년에 만들어 내는 휴대전화 모델이 30개 안팎인데 한국의 대표 전자회사에서 1년에 만들어 내는 모델은 몇개나 되겠냐.”고 물었다. 필자는 대충 “60개 정도 되지 않겠냐.”고 답했다. 그분은 “그보다 훨씬 많은 240개 안팎의 모델을 생산한다.”고 말했다. 외국기업 경영자들은 우리의 이러한 응용 역량에 놀라고 감탄한다고 했다. 우리의 대화는 정보통신 분야에서 한·중·일 간의 보완 관계로 이어졌다. 한국은 응용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일본은 기초소재 핵심부품에서 절대적 우위에 있으며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를 무기로 인접국에서 부품을 조달하여 조립 생산, 제3국에 수출하는 구조로 특화돼 있다. 이처럼 한·중·일 간에는 국민특성의 차이이거나 또는 경제발전단계의 차이이거나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적 보완관계에 있다. 그래서 스위스의 저명한 경제학자는 동아시아 전체가 부품을 분업생산하고 이를 모아 조립하는 하나의 거대한 현대식 생산공장과 같으며, 역내 무역은 이러한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와 같다고 주장하였다. 또 만일 역내 국가 간 문제가 발생하여 무역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현대식 공장에서 일부 부품을 운반하는 컨베이어 벨트에 고장이 생겨 전체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는 것 같은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중국과 일본 간에 영토문제가 발생하여 불편한 관계로 진전되고 있다. 더구나 이와 유사한 분쟁은 역내에서 언제든지 또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한·중·일 3국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호의존적 관계이다. 이제 우리는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으로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도 변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위상변화에 걸맞게 역내 협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실행하는 데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시론] 디지털시대의 부자감세법/박남희 시인

    [시론] 디지털시대의 부자감세법/박남희 시인

    오는 2012년부터 법인세와 소득세의 세율을 각각 2%포인트 하향조정토록 한 이른바 부자감세법의 철회와 번복으로 여야가 매우 시끄럽다. 부자감세법이 성장 위주의 정책이 주효하던 제3공화국적 발상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본다면, 분배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극빈층이나 저소득층에도 희망을 주려는 민주시민사회의 노력에 극심한 실망과 좌절을 안겨줄 소지가 있다.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해묵은 논리에 앞서서 이 법이 시대에 얼마나 맞는 법인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현대는 이른바 디지털화된 지식정보사회라고 말해진다. 우리의 경제가 불과 수십년 만에 100년, 200년 앞선 선진국 경제를 따라갈 수 있었던 것도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화된 경제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경제 고도성장의 표본이 되었던 제3공화국의 경제가 국가중심의 아날로그적 경제였다면, 현재의 경제는 기업 중심의 디지털화된 경제라고 말할 수 있다. 2005년을 기점으로 우리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일본의 유수한 기업들을 추월할 수 있었던 것도 일본의 아날로그 방식을 뛰어넘는 디지털 방식의 제품 개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현재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고, 얼마 전에 골드만삭스에서 한국이 2050년에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것도 한국경제가 디지털화된 튼튼한 경제 기반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의 기조로 볼 때 부자감세법은 어떤가? 우선 그 발상 자체가 국가중심의 아날로그 방식이다. 현대 경제는 국가에 의해서 통제되는 시대에서 훨씬 벗어나 있다. 현대 경제를 글로벌 경제라고 말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앞으로 디지털화된 경제 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는 기업이나 국가와 그렇지 않은 기업이나 국가 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양극화 현상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우리 사회에 이미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이에 비례해서 국민의 행복지수의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1960년도에 1인당 국민소득이 67달러에 불과했던 대한민국이 현재는 2만 달러를 넘어섰고, 1964년도에 1억 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이 재작년에 이미 4000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우리의 행복지수는 이에 비례하지 않는다. 얼마 전의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최빈국 중의 하나인 방글라데시보다도 낮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있었고, 경제적 만족도를 기준으로 한 경제행복지수 역시 100%를 기준으로 50%에도 못 미친다는 연구결과는 경제발전이 국민의 행복감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주지만 절대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는 아무리 경제가 발전해도 상대적인 빈곤감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의 목표가 궁극적으로 행복의 추구에 있다면, 성장 일변도의 경제정책이 행복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오히려 부유층과 극빈층의 소득 격차를 줄여서 상대적인 빈곤감을 해소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부자감세법은 서민층의 행복지수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디지털 시대를 특징짓는 화두 중의 하나로 노마드(Nomad)를 꼽고 있다. 이른바 유목민적 사유방식은 형식의 틀에 매인 아날로그적 사유에 대비되는 창의성을 강조한다. 유목민들은 고정된 집을 짓고 그곳에 거주하지 않는다. 현대인들을 디지털 유목민이라고 한다면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집이 아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수많은 양떼를 먹일 기름진 초원이다. 양떼들은 그곳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고 물을 먹으면 된다. 부자감세법이나 4대강 개발사업 같은 것들은 초원에 축사를 짓고 그곳에 양떼들을 가두려는 것과 같다. 양떼들은 평등한 초원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기를 원한다. 푸른 초원을 평화롭게 거니는 양들에게는 행복의 양극화 현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 몸과 삶에 대한 전방위 성찰

    몸과 삶에 대한 전방위 성찰

    ‘몸과 문명-삶의 새로운 지평’ 국제학술대회가 4~5일 경희대 미래문명원(원장 공영일) 주최로 서울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 전당 등에서 열린다. 알려졌다시피 서구근대철학은 정신과 육체를 분리한 뒤 정신에 절대적 우위를 부여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몸의 철학으로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정신철학이 ‘정신 먼저, 몸은 나중’이었다면 몸 철학은 ‘정신과 몸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살(flesh)의 철학을 얘기하는 프랑스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의 현상학과 미국의 인지과학이 어떻게 만나는지 지켜볼 수 있는 자리다. 마크 존슨 미국 오리건대 교수는 ‘감성적 합리주의’를 내건다. 마음 자체가 이미 뇌신경이라는 물질 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은 세상을 머리로만 인식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겪은 경험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존슨 교수는 이성과 감성을 분리하지 말자고 제안한다. 휴버트 드레이푸스 버클리대 교수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체스챔피언을 누르는 컴퓨터는 있지만, 유치원생 수준의 동화를 이해하는 컴퓨터는 왜 없느냐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인공지능 가능성을 얘기하지만, 인간의 육체적 조건에 대한 검토 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고 드레이푸스 교수는 지적한다. 이 문제는 건강한 삶의 문제로도 옮겨간다. 리처드 슈스터만 플로리다애틀랜틱대 교수는 신체적 스타일(Somatic Style)을 내세운다. 몸의 반복적인 쓰임으로 나타나는 인체의 스타일이 결국 건강한 정신과 삶에 이어진다는 것이다. 안네 해링턴 하버드대 교수는 이런 차원에서 심신의학을 살펴본다. 몸을 일종의 투입·산출기계로 보는 근대의학의 관점을 넘어서 양·한방의 조화, 자연치유법에 대한 전망을 내놓는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길거리 민주주의 아듀?

    길거리 민주주의 아듀?

    “길거리 민주주의의 전통이 의회라는 대의 민주주의에 무릎을 꿇었다.”, “현실적인 고민이 이상을 뛰어넘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정부의 연금개혁 법안에 항의, 2주째 총파업과 대규모 시위를 이끈 프랑스 노동계에 대한 평가다. 정부는 노동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 지난 22일(현지시간) 연금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파업 초기 70%가 넘는 지지를 보냈던 국민들은 법안의 상원 통과를 기점으로 등을 돌렸다.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대세를 이뤘다. 노동계는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반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프랑스 국민들은 1789년 프랑스 혁명을 시작으로 1968년 5월 혁명과 2006년 노동법 개혁 반대시위에 이르기까지 ‘길거리 민주주의’를 통해 뜻을 관철시켰다. 때문에 연금개혁을 둘러싼 국민의 저항이 쉽게 사그라질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예상 밖의 상황 전개에 해석도 엇갈리고 있다. ‘자유·평등·박애’라는 절대적인 기치 아래 법을 뛰어넘는 정당성을 가졌던 길거리 투쟁의 시대가 저물어들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경제 위기 속에서 정부안이 더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하는 특수한 경우라는 분석도 있다. 25일 뉴욕타임스(NYT)는 “총파업은 법안이 상원을 통과한 시점부터 국민적 지지를 잃고 있다.”면서 “프랑스 정치사에 기록될 배신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또 국민의 눈치를 보느라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의회가 정당성을 찾는 계기로 몰아간 사르코지 대통령의 승리로 평가했다. 장프랑수아 코페 대중운동연합(집권여당) 원내대표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방식의 투쟁은 이어질 수 없다.”면서 “우리 모두 진실의 순간에 있다.”고 말했다. 대의 민주주의의 상징인 의회정치가 길거리 민주주의를 넘어섰다는 선언이다. 프랑스 노동운동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 같다. 스테판 시로트 세르지퐁트와즈대 노동사학 교수는 “1995년 이후 노조는 대정부 투쟁에서 단 한 차례도 실질적인 이익을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년간 노동운동은 위기 상태였고, 학생들의 참여와 대중의 막연한 공감만이 유일한 무기였다.”고 강조했다. 파리 3대학(소르본)에 재학 중인 정다혜씨는 “주변 학생들을 보면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는 이상 때문에 파업을 지지하는 척하지만, 현실적인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한 재정적자에 대한 대안도 없이 정부안을 무턱대고 반대만 하는 노동계에 불신이 쌓여가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길거리 민주주의의 종말로 보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정부 재정이 파산에 직면해 있는 탓에 국민들이 현실적인 판단으로 노동계 지지를 접었다고 봐야 한다.”면서 “다른 이슈에서는 다시 길거리 민주주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 [시론]서울 유일의 신라석실고분 현장 보존을/이형구 동양 고고학연구소장·전 문화재위원

    [시론]서울 유일의 신라석실고분 현장 보존을/이형구 동양 고고학연구소장·전 문화재위원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글로벌교육시설 건축부지에서 신라 석실고분과 신라토기가 발굴됐다는 뉴스에 깜짝 놀라 눈을 의심하고 다시 한 번 훑어보았다. 서울 4대문 내부는 조선 건국 이래 도시화가 이루어진 만큼, 신라 유적이란 큰 충격이고 기적과 같은 일이다. 이번에 발굴된 석실고분 2기는 상부가 많이 소실되었다고는 하지만 무덤의 하부구조와 그 안에 시신을 안치했던 시상대(屍床臺)와 석실 벽의 축조 방법을 가늠할 수 있는 석벽의 일부가 남아 있어 중부지역에서 유행한 신라의 대표적인 묘제인 석실고분임을 알 수 있다. 석실 내부에서 고배(高杯), 고배뚜껑, 토기대접 등 전형적인 신라토기가 발굴되었다고 하는 사실은 그동안 잃어버린 서울 역사의 중요부분을 복원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자료이기 때문에 기쁨을 넘어 감개무량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신라고분이란,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과 같이 서울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증명해 준다. 1990년대에는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에서 백제 왕궁유적이 발견되어 한성백제시대를 열었다. 또 2000년대 초에는 경복궁 안에서 흥경각터를 발굴하다가 고려시기의 건물 유구가 발견됐다. 12세기 초 고려 숙종이 천도를 위해 추진한 남경신궁(南京新宮) 유적일 것으로 추정되어 고려시대 서울이 실제로 ‘고려삼경’의 하나였음이 확인되었다. 이번 신라고분의 발견으로 백제시대와 고려시대 사이 비어 있던 서울의 역사를 복원할 수 있게 된 것은 서울역사의 행운일 뿐만 아니라 한국역사의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삼국시대 서울은 500년 가까이 백제의 수도였다. 백제가 475년 공주로 내려가고 고구려가 한강유역을 장악하지만 백제는 551년부터 553년까지 신라와 연합하여 서울을 탈환하였다. 그러나 신라의 진흥왕이 백제와의 연맹을 깨고 한강유역을 장악하면서 서울은 신라의 차지가 된다. 이로써 신라는 중국과 교류하는 해상교통로를 확보하여 삼국을 통일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삼국사기’에 보면 신라는 553년 이곳을 새로 개척하고 신주(新州)를 두었는데, 557년에는 이를 폐하고 북한산주(北漢山州)를 두었다. 태종무열왕은 659년에 한산주(漢山州)에 장의사(莊義寺)를 창건하였다고 하는데, 장의사는 창의문(彰義門) 밖 장의사지당간지주(보물 제235호)가 있는 오늘날의 서울 종로구 신영동이다. 이로 미루어 신주나 북한산주 혹은 한산주를 다스리는 주치(州治)는 오늘날의 서울 종로구 일대로 추측된다. 그렇기 때문에 종로구 명륜동에서 발견된 신라시대 유적과 유물의 가치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발굴된 서울의 신라 석실고분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보존되어야 한다. 유사 이래 서울의 유구한 역사를 증거하여야 하는 것은 물론 역사연구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거 무수한 유적이 세상에 나오자마자 개발이란 명목으로 사라져 갔음를 보아왔다. 경기·충청 일원에서 긴급구제 발굴되고 있는 한성백제의 중요한 유적들을 발굴하자마자 유적은 갈아엎고 그 자리에 건물을 짓고 기록만 남기는 이른바 ‘기록보존’으로 역사연구는 물론 역사 복원에 결함이 되는 통한의 사례를 많이 보아왔다. 마치 경주의 신라고분을 발굴조사한 뒤 고분은 없애고 사진만 보고 상상하여 역사를 연구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역사적 유적은 역사의 현장에 있어야만 한다. 서울에 단 한 군데밖에 없는 신라 유적이 어떤 방법으로든 현지에 잘 보존되어 서울 시민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서울 속 신라역사의 실체를 실감할 수 있도록 국가와 해당기관의 큰 용단이 있기를 바란다. 이번 성균관대학교 글로벌교육시설 건축부지는 굴착할 때 전문가가 입회조사하는 조건으로 발굴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앞으로 서울의 모든 건축행위는 ‘착공 후 입회조사’를 지양하고 착공 이전에 발굴조사하는 ‘발굴조사 후 착공’ 방안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 경주 ‘환율빅딜’ 불구 달러 약세 언제까지

    경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마지막 날인 23일 저녁.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전쟁은 종식됐다.”고 자평했다. 온도 차는 있지만 대부분 국내·외 언론도 “일단 급한 불은 껐다.”는 평을 내놓았다. 이 말대로라면 그간 경쟁적으로 내려갔던 국가 간 환율은 환율전쟁 이전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금융시장에서 미 달러는 여전히 약세다. 지난 주말 재무장관 회의를 전후(22일과 26일 기준환율)해 엔·달러 환율은 81.32에서 80.86으로 떨어졌다. 주말이 낀 나흘 동안 절상률이 0.57%에 이른다. 미국 달러에 대한 캐나다 달러 환율도 같은 기간 1.025에서 1.020으로(절상률 0.54%), 싱가포르 달러도 1.30에서 1.29(〃0.56%)로 내려앉았다. 큰 변화가 없는 유로와 위안화, 호주 달러 등을 제외하면 국제적으로 달러의 약세는 계속됐다. 원인은 미국이 다음 달로 예고한 천문학적 규모의 양적 완화(통화팽창)에 있다. 양적 완화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돈을 푸는 조치다. 푸는 양만큼 달러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대심리도 추가 하락을 더 부추긴다. 경주에서 G20국가들이 시장 결정적(Market determined) 환율을 강조하며 개입을 자제하겠다고 약속했다. 결과적으로 달러는 거칠 것 없이 가치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환율문제에 있어 휴전은 약속했지만 정작 무장해제는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만 해당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개도국은 시장 개입이 밀려오는 외국 자본에 대응하는 유일한 수단인 반면 미국 등 선진국은 거시경제 안정정책이 바로 환율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공정한 게임이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자국의 경기부양을 위해 벌써 몇 달 전부터 미국은 대규모 양적 완화를 예고한 만큼 양적 완화 자체가 미국의 꼼수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하지만 기축통화국임을 이용해 사실상 종이로 타국의 자본을 사는 일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미국의 양적 완화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반대로 중국의 위안화는 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올 연말까지 달러당 6.5~6.6위안으로 절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 역시 당장 엔고 저지를 위해 나설 형편이 안돼 엔고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내심’에 한계가 온다면 ‘환율전쟁’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곽 수석연구원은 “엔고 지속이 자국경제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판단할 경우 일본은 경주회의 합의인 ‘시장결정적 환율’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며 “만약 참던 일본이 먼저 환시장에 개입하게 되면 더 이상 환율 휴전이 지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사정정국 숨고르기… 여야 셈법은

    대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가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 의혹에 집중되면서 정치권의 물밑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의 ‘구 여권 타깃’ 발언 이후 정치권이 공정한 수사를 주문하며 일단 정국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강경드라이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정의 원심력이 강해질수록 여야의 권력 견제기능이 떨어진다. 당·청 종속성도 심화된다. 여기까지가 현 상황을 바라보는 여야의 공통된 시선이다. 하지만 사정 정국이 노리는 정치적 효과와 파장을 따지고 들어가면 여야의 셈법은 달라진다. 한나라당은 외견상으론 표적 수사가 아니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C&그룹과 한화·태광그룹을 확연하게 분리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한화·태광은 내부자 고발 제보에 의해 수사하는 게 분명하지만 C&그룹은 권력을 등에 업고 금융권에 피해를 준 기업이다. (C&그룹에 대해) 이렇게 늦게 수사가 시작된 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 대통령의 측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해 “천 회장이 현 정권의 위력을 빌려 부패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여권이 사정 정국을 공식화한 것은 현 정부의 안정적인 집권 후반기를 뒷받침하는 한편, 권력 누수를 막으려는 시도로 이해된다. 이 대통령이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선진 사회를 강조하며 국정 청사진을 제시한 것은 이런 분석과 겹쳐진다. 집권 3년차가 정권의 미래를 결정짓는 절대적 시기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물론 예산 정국에서 야당의 저항을 막으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반면 민주당은 좀더 복잡하다. 하필 이 시기에 사정 한파가 몰아닥쳤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손학규 대표 출범 직후라는 점에 주목한다. 당내 핵심 관계자는 “구 여권을 타깃으로 한다면 손 대표는 상관없는 사람 아니냐.”고 되물었다. 손 대표 중심의 전열 정비를 막고 여권을 향한 대립각을 무디게 하려는 의도라고 보는 듯하다. 구 여권의 실세는 친노 세력이다. C&그룹 수사에서 이들의 이니셜이 떠돌고 있다. 손 대표가 당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선 친노 세력과의 연대가 필수적이다. 손 대표는 연일 “야권에 대한 정치 보복은 안 된다.”고 못박았다. 초점을 손 대표에게 집중한다면 사정 정국은 당 안팎을 관통하는 시험대라고 볼 수 있다. 당 일각에서는 사정이 개헌론 관철의 지렛대라는 의견도 있다. 여권 핵심부의 개헌 방향은 분권형, 이원집정부제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렇다면 사정이 한나라당 내 특정 세력에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는지도 계속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한·미 FTA 꼭 성공해야”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5일(현지시간)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협정이라며 타결에 대한 미 정부의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캠벨 차관보는 미 싱크탱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가 워싱턴 DC에서 개최한 ‘범태평양 파트너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래’ 세미나에 참석, 한·미 FTA에 대해 “우리는 전략적 차원에서 실패해서는 안 되는 환경에 처해 있다.”며 “한국과의 FTA 성공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까지 한·미 FTA를 진전시키기를 바라는 아주 확고한 기대를 밝힌 바 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전략적 차원에서 진전을 이루기 위한 최상의 시기”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예산국회 돌입…‘4대강 전운’ 고조

    예산국회 돌입…‘4대강 전운’ 고조

    여야가 국정감사를 마무리짓고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대장정에 돌입했다. 후반기 국회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4대강 예산과 개헌, 사정 정국과 예산 국회 개원이 맞물리면서 여야 대치는 물론 야당 대 청와대, 전 정권 대 현 정권이 직접 충돌하는 중층적 대결 국면이 펼쳐져 정국 불가측성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예산 국회의 핵심은 ‘4대강’이다. 4대강 사업이 올해 말이면 주요 공정의 약 60%가 끝나고, 내년 상반기쯤 보 건설이 완료되는 등 마무리 국면을 치닫고 있어 여야 모두 이번 하반기 국회를 마지노선으로 삼고 있다. 한나라당은 4대강 사업 때문에 복지 예산이 줄어든다는 야당의 논리를 반박하기 위해 각 상임위에서 예산심의를 벌일 때 선심성 예산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대폭 축소해 서민·복지예산으로 돌릴 방침이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24일 “내년도 예산에서 복지 예산의 비율은 28%로 역대 최대이다. 4대강 사업 때문에 복지 예산이 줄어든다는 야당의 논리는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집회·시위법(집시법) 개정안 처리 유보,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 법안을 분리 처리키로 야당과 합의한 만큼 4대강 예산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4대강 사업 예산 22조 2000억원 중 8조 6000억원을 교육과 복지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국회 안에서는 예산심의를, 국회 밖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국민투표를 진행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4대강 문제에 대처하기로 했다.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 여당이 4대강 사업의 문제를 외면한 채 독주한다면 국민과 함께 저지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정감사에서 ‘4대강 저격수’로 나섰던 김부겸·김영록·김진애 의원과 당내 예산 전문가인 강봉균·김진표·이용섭 의원을 대정부 질문자로 배치해 4대강 공세에 화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후반기 국회는 개헌과 사정 정국 전면화 등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청와대는 올 하반기에 국정 강경드라이브를 강화할 태세다. 이명박 정권의 미래를 결정짓는 절대적 시기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두 사안이 전면화되면 정국 경색은 물론 여야의 정국 주도력과 권력 견제 기능도 동시에 위축될 수 있다. 한나라당은 ‘검찰발 사정’을 기업의 비리 문제로 한정했다. 야당이 사정 정국을 예산 국회와 연결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기획 사정’이 야권을 위축시킨다며 “공정사회가 사정 사회로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개헌의 경우 한나라당은 G20 정상회의 개최 이후 당내 의견수렴 절차를 밟기로 했다. 민주당은 아직 공식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 구혜영·김정은기자 koohy@seoul.co.kr
  • [CEO 칼럼] 리더십은 흐트러진 시선을 한데 모으는 것/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대표이사 사장

    [CEO 칼럼] 리더십은 흐트러진 시선을 한데 모으는 것/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대표이사 사장

    얼마 전에 TV를 보며 리더십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다. 한 프로그램에서 박칼린이란 뮤지컬 감독이 합창단을 급조하여 거제합창대회에 도전하는 과정을 소개한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합창단원 대부분은 경험 없는 아마추어였다. 그뿐 아니다. 자기 주장이 강한 단원, 장난기 가득한 개그맨 등 한마디로 각양각색의 오합지졸이었지만 그녀는 프로답게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단원들을 하나로 묶어 마음을 열게 하고 도전 의지를 자극해 결국 하모니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단원들은 해냈다는 감격으로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리더는 냉정한 이성과 뜨거운 감성을 겸비해야 한다. 조직에 대한 희생은 기본이고, 때로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려는 반대 세력과 싸워서라도 조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당연히 외롭고, 곳곳에서 따가운 비난의 화살도 날아온다. 그러나 그런 고난을 감수하고 무리 속에 파고들어 전체를 하나로 모아 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열정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철저하고 정확해야 한다. 조직이 나아갈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각자에게 조금 버거운 듯한 미션을 부여하여 동기를 유발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개개인의 특성과 자질을 면밀히 관찰하고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끊임없이 소통하여 절대적인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조직에는 네 부류의 구성원이 있다. 우직하게 자기 중심을 지키는 바위형(型), 중심 없이 이리저리 떠도는 부평초형(型), 서로가 가시로 찔러 상처를 주는 고슴도치형(型), 다가가서 따뜻한 온기를 나누는 양형(陽型) 등이다. 이런 성격을 잘 파악하고 아울러서 큰 힘을 내도록 만들려면 리더가 먼저 마음을 열고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주변에 믿고 따를 만한 리더가 없는 것은 리더십을 머리로만 이해하고 가슴은 닫고 있기 때문이다. 리더십은 조직을 ‘장악’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요구되는 리더십은 수직적·지시적인 리더십이 아니라 수평적으로 솔선수범을 할 때 생겨나는 부드러운 리더십이다. 투명성을 통해 믿음을 얻고, 감성적으로 호소하여 가슴으로 느끼게 하는 감동의 리더십이다. 또한 잘한 것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칭찬이야말로 마음을 열게 하는 최고의 리더십이다. 리더는 말로만 해서도 안 된다. 행동으로 보여 주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난여름 직원들과 설악산 35㎞를 종주할 때의 일이다. 빗속에서 공룡 능선을 넘느라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희운각에서 중청까지 가파른 계단을 두 시간 동안 올라갔다. 지금껏 가장 힘든 구간이었고 당장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지만 나를 따르는 직원들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직원들을 생각하며 올랐고, 직원들은 나를 믿고 따라왔다. 그런 마음은 조직에 확산된다. 직원들은 힘든 몸을 이끌고 대피소에 도착하자마자 뒤에 도착할 동료들을 위해 밥을 짓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그들이 아무리 젊다 한들 왜 힘들지 않겠는가. 그들은 땡볕 속에서 마지막 남은 물 한 모금까지 동료에게 양보하고, 빗속에서는 빗물 섞인 밥을 먹으면서도 즐겁게 웃는 신세대 리더들이다. 리더는 때로는 불같은 카리스마를 내뿜어 흐트러진 조직을 다잡아 전체가 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딱딱한 권위주의가 아니라 믿음과 사랑이 있어야 한다. 자기 스스로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상대와 눈높이를 맞춰 소통하려는 노력, 궂은일이나 생색나지 않는 일도 솔선수범하는 자세, 후배를 동생처럼 보살피고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는 인정미가 모두 리더십의 근본이다.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흩어진 눈동자들을 한군데로 모으는 것이다. 리더의 지휘에 따라 한군데로 초점을 맞춰서 힘을 합치면 조직이 어떻게 다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겠는가. 상대와 눈높이를 맞춰 소통하려는 노력, 궂은일이나 생색나지 않는 일도 솔선수범하는 자세, 후배를 동생처럼 보살피고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는 인정미가 모두 리더십의 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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