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절대적
    2026-08-12
    검색기록 지우기
  • 친미
    2026-08-12
    검색기록 지우기
  • 연애
    2026-08-12
    검색기록 지우기
  • 김난도
    2026-08-12
    검색기록 지우기
  • 대란
    2026-08-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384
  • 말레이 실종機 해저수색 허탕?… ‘착륙 가능성’ 재부각

    말레이 실종機 해저수색 허탕?… ‘착륙 가능성’ 재부각

    지난 3월 8일, 승객과 승무원 등 239명을 태운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여객기가 흔적도 없이 실종된 지 46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남인도양 부근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색 작업이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다시 처음 제기된 의혹들이 불거지고 있다고 23일 외신들이 보도했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 발행되는 ‘뉴스트레이트타임스(New Straits Times)’는 수색에 참여하고 있는 국제 조사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며칠 내로 수색 작업에서 아무런 진척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다시 이번 사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이 인도양 지역 수색에서 말레이 실종기와 관련이 되어 있는 단 하나의 잔해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애초에 불거졌던) 실종기가 어디엔가 착륙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는 “우리는 너무 한 곳에 오랫동안 수색에 집중했다”며 “만일 ‘불루핀21’이 잔해를 발견한다면 이는 행운일 것”이라면서 이 지역 해역에 실종기가 추락했을 가능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영국의 ‘데일리메일’을 비롯한 외신들은 실종기에서 나온 신호(ping) 분석에 절대적으로 의존한 이번 수색이 거의 허탕을 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특히 “여객기가 실종 당시 저고도 비행을 하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이 실종기가 바다에 추락한 것이 아니라 어디엔가 착륙했을 가능성이 다시 부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수색에 참여하고 있는 관계자는 “이 실종기가 정글 등 어디엔가 착륙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어떤 나라가 이 실종기를 숨기고 있다는 주장은 20여 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이번 대형 사고에서 볼 때 가능성이 없는 어리석은 주장”이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사진= 실종기 수색에 동원되고 있는 미국의 무인 잠수정 불루핀21 (호주 국방부 제공 사진)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세계의 창] 차베스, 호민관·독재자 엇갈린 평가…마두로, 황태자서 ‘짝퉁 차베스’ 전락

    ‘민중의 호민관’, ‘남미 좌파의 거두’, ‘독재의 현신’…. 우고 차베스(1954~2013)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을 바라본 다양한 시각이다. 빈민층의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14년간 장기 집권한 그는 1998년 첫 번째로 대통령에 당선된 뒤 내리 세 번이나 연임에 성공한 중남미의 대표적 좌파 지도자다. 1992년 동료 장교들과 일으킨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간 뒤 “모든 것을 홀로 책임지겠다”는 책임감 있는 태도로 대중의 호감을 얻었다. 사회주의 계열 정당들과 연대해 좌파연합인 애국전선(PP)을 결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1998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56%가 넘는 지지를 받아 대권을 거머쥐었다. 2002년, 쿠데타로 위기를 맞았지만 이틀 만에 복귀했다. 석유로 벌어들인 돈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밀어붙여 민심을 샀다. 형편이 어려운 좌파 국가들에 국제 시세보다 싼 가격으로 원유를 공급했다. 외국 기업을 국유화하는 등 시장원칙을 무시하고 언론을 압박해 민주주의를 역행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11년 골반에서 종양이 발견된 후 세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12월 암 치료를 받으러 쿠바로 떠난 뒤 사망했다. 집권 1년여 만에 반정부 시위 등으로 코너에 몰린 니콜라스 마두로(52) 대통령은 차베스의 후계자를 자처한다. 1980년대 버스 운전사 출신으로 대통령직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감옥에 갇혀 있던 차베스를 도우면서 그의 정치 인생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차베스의 변호 팀을 이끌었던 9세 연상의 변호사 실리아 플로레스와 결혼했다. 1998년 차베스의 대통령 당선 이후 국회의장, 외교장관, 부통령 등 초고속 출세 가도를 달려 ‘차베스의 황태자’로 불렸다. 외교장관 당시 차베스의 ‘입’ 역할을 맡아 미국 등과 대립각을 세웠다. 차베스가 4선에 성공한 뒤 부통령에 뽑혀 명실상부한 2인자가 됐다. 암 치료를 위해 쿠바로 떠나기 전 차베스는 “내가 살아 돌아오지 못하면 대선 때 꼭 마두로를 대통령으로 뽑아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집권 이후 내치와 외교 양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두로는 카리스마 부족 등으로 ‘차베스의 짝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찰스 다윈 ‘종의 기원’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찰스 다윈 ‘종의 기원’

    ‘종의 기원’은 50쪽을 넘겨 읽기가 쉽지 않다. 현대 생물학의 관점으로 보면 지극히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주장을 상당히 꼼꼼하게, 나쁘게 표현하면 지루하게 기록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150여년 전에 세상에 나온 것이다. 지금이야 과학의 이름으로 많은 연구가 이뤄진 상태이니 다윈의 생각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당시로서는 세상의 관점을 뒤흔들 만큼 혁신적인 뉴스였다. 그러니 다윈으로서는 이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자신의 주장을 설명하기 위해 끈질기게 논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윈은 1859년 ‘자연도태(自然淘汰)에 의한 종의 기원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책을 세상에 내놓기까지 오랫동안 망설였다. 기존의 생각을 모두 뒤엎는 획기적인 학설이어서 세상 사람들은 물론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부인에게조차 외면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물론 그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초판을 발간하자마자 발매 당일에만 1250부가 팔릴 정도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관련 세미나가 열렸을 때 한 백작 부인이 졸도하는 사건이 벌어질 정도였다. 영국의 지식 사회와 종교계는 “인류 역사가 글로 기록된 이래 인간을 이처럼 하찮은 존재로 전락시킨 예가 없다”, “하느님의 가르침을 거역하는 못된 궤변”이라며 다윈의 이론에 거세게 대응했다. 종교가 절대적이었던 사회에 사람들에게 과연 우리가 원숭이의 후예란 말인가 하는 자괴감을 줬으며 과학을 넘어 정치, 철학, 사회,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를 뿌리째 흔들어 놓았다. 이전까지 모든 사상의 근본은 이 세상이 천지창조로 이뤄졌다는 믿음이었다. 그런데 일개 미개한 생명체로부터 인간이 진화했다는 다윈의 관점은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을 만큼의 ‘대박’ 사건인 셈이었고 출판 후 논란은 당연한 결과였다. 다윈은 사람들의 반응을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겠지만 ‘원숭이의 후예’라는 단편적이고 극단적인 평가에는 단호히 맞섰다. 그는 이후 출판한 자신의 책에서 ‘생명의 나무’라는 말로 인간의 진화를 설명해 놓았다. 나무가 자라서 줄기가 생기고 가지가 생기듯이 인간은 어느 분기점에서 갈라져 진화한 것이지, 원숭이에서 곧바로 이어진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등을 연구하는 학문’인 철학의 주제는 크게 세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나’,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죽는가’다. 이 중 가장 명쾌하게 해결하지 못했던 논제가 바로 인간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당시 철학은 이 문제를 믿음으로 해결했다. 신에 의해 인간이 창조됐다는 창조론을 보편적인 답으로 해결한 것이다. 그런 세상에서 다윈이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물음의 답으로 인간은 창조된 것이 아니라 진화된 것이라 했으니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을 만했다. 천동설이 요지부동한 세상에서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의 획기적인 생각만큼이나 사람들의 생각을 뿌리째 흔들어 놓은 학설이었다. 지금이야 매우 당연한 다윈의 이런 생각은 우연한 계기로 시작됐다. 다윈에게 지질학 공부를 권했던 헨슬로 교수의 추천으로 비글호를 타고 남아메리카와 남태평양 일대를 탐사한 5년간의 시간은 그동안 박물학, 특히 생물에 관심이 많았던 그의 호기심에 불을 지폈다. 호기심은 의문으로, 의문은 집요한 연구로 이어지면서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꿀 이론을 정립하게 만든 힘이 됐다. 비글호를 타고 항해하면서 더없고 깊은 세상을 발견한 그는 특히 갈라파고스에서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다. 물론 이것들이 결정적인 증거라고 확신한 것은 귀국한 후 혼자 연구에 몰두할 때였지만 어쨌든 여기서 진화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했다. 실제로 그는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히 몰랐다. 돌아와서 오랜 시간 생각하고 퍼즐을 맞추듯 증거를 대조하고 추리해 나가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니 하나의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워낙 대단한 생각이라 20여년간 세상에 발표하지도 못하고 있다가 자신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 젊은 박물학자 월리스가 보내온 논문을 보고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생각에 책을 세상에 내놓았고 첫 번째 ‘종의 기원’ 이후 여섯 차례 수정해 책을 더 출간했다. 하지만 첫 번째 책이 다윈의 이론을 가장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수정된 책에는 반발이 심했던 그때 사람들의 주장과 어느 정도 타협한 점도 있기 때문이다. 다윈이 자신의 생각을 점검한 데는 당시 발표된 맬서스의 ‘인구론’이 큰 힘이 됐다. 맬서스는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보고 파국을 막기 위해 인구를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연한 기회에 이를 접한 다윈은 이 이론이 자신이 관찰한 것에도 적용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 결과 자연선택(다윈은 허버트 스펜서가 사용한 ‘적자생존’이라는 말이 더 정확하며 때로는 편리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자연선택이나 적자생존은 같은 개념으로 봐야 한다)이라는 개념을 완성할 수 있었다. 먹을 것보다 먹을 입이 많아지면 당연히 경쟁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는다. 그렇다면 누가 죽고 누가 살 수 있을까. 힘이 센 존재나 생명체가 살아남는 게 당연할 것 같지만 다윈은 힘이 센 생명체가 아니라 변하는 환경에 제대로 잘 적응하는 생명체가 살아남고 적응하지 못한 생명체는 죽게 된다고 결론지었다. 그렇다면 이런 자연선택 과정은 어떻게 일어날까. 다윈은 이 과정이 변이를 통해서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변이란 ‘같은 종의 생물 개체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서로 다른 특성’을 말한다. 변이를 통해 자연선택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다윈은 변이를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보고 자세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해 놓았다. ‘종의 기원’을 읽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지루하면서도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드는 게 바로 이 변이에 대한 설명인데, 이 부분을 읽기 전에 먼저 당시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지금만큼 과학이 발전하지 못한 시대에 자신의 학설이나 주장을 증명하려면 충분한 설명이 필요할 수밖에 없고 20세기 와서야 겨우 걸음마를 떼는 ‘유전학’이 아직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지금으로서는 당연하고도 쉬운 설명을 복잡하고 지루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 책은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종의 기원’이 아니라 ‘종의 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도 같은 맥락이다. 생명체가 어떻게 시작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나와 있지 않고 변이의 과정을 거쳐 자연선택됐다는 것을 중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작은 알 수 없으나 변이를 통해 생겨났다는 새롭고도 충격적인 개념을 주창했기에 당시로서는 이 내용 자체로도 충분히 종의 기원이라고 할 만했을 것이다. 생명체의 기원으로 가는 길이 여기서 시작됐고 생물학도 여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우리의 삶이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됐는지 궁금하다면 읽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 “돌파구 밖에서 찾자”… 우리금융, 글로벌 시장 공략 박차

    “돌파구 밖에서 찾자”… 우리금융, 글로벌 시장 공략 박차

    우리금융그룹은 오는 6월까지 인도네시아 현지 자회사인 인도네시아우리은행과 현지 은행인 사우다라은행을 합병하기로 했다. 그룹 민영화 일정이 지연되면서 두 은행의 합병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됐으나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20일 “당장 민영화라는 큰 숙제를 안고 있지만 새 주인 찾기와 별개로 새 성장동력 확보는 조금도 소홀히 하거나 멈출 수 없는 과제”라면서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 해외에서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우리금융은 다른 그룹보다 은행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아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고 이 회장은 강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은행 순익이 그룹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나 된다. 해외시장 공략은 국내 금융권의 공통된 화두다. 하지만 실적은 아직 초라하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은 33개국 148개 해외영업점(지점 62개, 법인 41개, 사무소 45개)을 운영 중이다. 이들 현지점포가 지난해 상반기에 올린 순익은 2억 827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3억 3060만 달러)보다 14.5% 감소했다. 국제화 정도를 나타내는 초국적화 지수(총자산과 총수익 등에서 해외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을 평균해 산출)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4.8%다. HSBC(2012년 말 기준 64.7%), 씨티(43.7%), 미쓰비시UFJ(28.7%) 등 주요 선진 은행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2012년 지분 33%를 인수한 사우다라은행만 해도 인도네시아 전역에 110여개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7억 2700만 달러다. 개인고객 중심이어서 기업고객 중심인 인도네시아우리은행과 합쳐지면 시너지효과가 크다는 게 우리금융 측의 설명이다. 1992년 설립된 인도네시아우리은행의 총자산은 6억 3300만 달러다. 두 은행이 합쳐지면 총자산 13억 달러가 넘는 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주식 매매에 대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승인이 늦어져 애를 태웠으나 올해 초 최종 승인이 나면서 합병 절차에 다시 속도가 붙었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정부·기업·개인 등 모든 경제 주체를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17개국에 진출해 있는 해외 영업망도 64개에서 180여개로 껑충 불어난다. 신한은행(68개)을 제치고 국내 금융사 가운데 가장 많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거느리게 되는 것이다. 이 회장이 사우다라은행과의 합병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인도네시아 전역을 상대하는 합병은행의 탄생은 국내 은행의 ‘해외 영토전’ 판세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캄보디아, 라오스, 필리핀, 미얀마 등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 특히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회장은 “동남아 현지은행을 인수해 합병한다는 것은 관련국 공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면서 “사우다라은행 인수합병(M&A)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해외) 공략대상을 넓혀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소액 대출이나 할부금융과 같은 비은행업으로 먼저 시작한 뒤 은행으로 전환하는 등 진출 전략도 다변화할 방침이다. 최상학 인도네시아우리은행장(법인장)은 “동남아 국가는 은행업이 아직 성숙돼 있지 않아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인도네시아우리은행이 빠르게 뿌리내릴 수 있었던 것도 현지 은행들은 취급하지 않던 ‘적금’을 선보인 덕분”이라고 전했다. 최 은행장은 “발달된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우리의 선진 금융서비스와 현지 수요를 결합시키면 (동남아 진출 시 은행업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예컨대 우리은행이 ‘당일 달러 송금 서비스’를 선보이자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들과 해외 유학생을 둔 부모들이 깜짝 놀랐다고 한다. 현지에서 달러 송금은 최소 하루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한국 은행들 가운데 가장 먼저 직불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2012년 4월 진출한 인도 시장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끌어내고 있다. 설립 첫해에 총자산 5000만 달러, 영업수익 250만 달러에 불과했던 첸나이지점은 지난해 말 총자산 1억여 달러, 영업수익 400만 달러로 1년 새 두 배 성장했다. 여세를 몰아 뉴델리와 뭄바이 등 인도 전역으로 영업망을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시작한 베트남 지점(하노이·호찌민)의 법인 전환 작업도 올해 안에 끝낼 작정이다. 국내 은행 가운데 맨 먼저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깃발’을 꽂은 곳도 우리은행이다. 2011년 9월 브라질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도 넘보고 있다. 중동은 이미 두바이 지점 개설 작업에 착수했다. 아프리카는 SC·씨티 등 먼저 진출한 선진 은행과 손잡고 ‘코리아 데스크’를 운영 중이다. 임기 안에 중국에서 동남아를 거쳐 중동, 아프리카, 남미로 이어지는 ‘글로벌 벨트’ 밑그림을 완성하겠다는 게 이 회장의 포부다. 이 회장은 “2016년까지 아시아 톱10, 글로벌 톱50 은행에 진입한다는 목표가 달성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020년에는 해외영업망 300개 구축이 목표다. 해외 자산과 수익 비중을 지금의 5%에서 15%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낸 ‘국내 은행의 해외진출 전략 시사점’ 보고서에서 “해외 진출의 성패를 가늠 짓는 요소 가운데 하나는 최고경영자(CEO)의 비전”이라면서 “왜 그 나라에 진출하려고 하는지, 어떤 형태로 어느 수준까지 도달하려 하는지 등에 대한 CEO의 목표가 뚜렷하면 성공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불량 제약회사(벤 골드에이커 지음, 안형식·권민 옮김, 공존 펴냄) 영국의 신경정신과 전문의 겸 유행병학자인 과학저술가 벤 골드에이커가 다국적 거대 제약회사들이 어떻게 ‘질병장사’를 하고 있는지 그 실상을 폭로한 책. 제약회사가 의사를 비롯한 모든 의료인을 어떤 식으로 기만해 궁극적으로 환자에게 어떤 해를 입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전작 ‘배드 사이언스’를 통해 웰빙 명목으로 불티나게 팔린 항우울제나 다이어트 약들의 맹점을 파헤쳐 주목을 받았던 저자는 이번에 거대 제약사들의 의약 연구자료 은폐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저자는 책에서 불편한 진실들을 거리낌 없이 폭로한다. 연매출이 6000억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제약업계는 연구개발보다 마케팅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한다. 신약 임상시험 결과는 조작되기 일쑤고 연구비를 건지고 수익을 늘리기 위해 신약에 맞는 새로운 질병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규제당국은 규제는커녕 쉬쉬하며 거수기 노릇을 하느라 바쁘다. 권위 있어 보이는 학술지들은 사실상 제약회사의 광고지나 다름없다. 명백한 사기이자 부정행위가 만연한 현실은 의약시스템 전체를 뜯어고치지 않는 이상 해결법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519쪽. 2만 2000원. 낭비사회를 넘어서(세르주 라트슈 지음, 정기헌 옮김, 민음사 펴냄) 올이 풀리지 않는 나일론 스타킹, 2500시간 사용할 수 있는 전구는 왜 사라졌을까. 10년을 거뜬하게 쓰는 냉장고 값에 맞먹는 스마트폰의 수명이 고작 2~3년인 이유는 뭔가. 프랑스의 경제학자이자 철학자인 세르주 라트슈는 이를 ‘계획적 진부화’라고 단정한다. 기업이 내구 소비재의 대체 수요를 부추길 목적으로 제품을 계획적으로 진부화시키는 것이다. 성장 위주의 경제 패러다임에 반대하는 저자는 광고, 신용카드와 함께 자본주의 소비사회를 특징짓는 현상으로 상품의 정해진 수명이야말로 성장사회를 이끌어가는 절대적 무기라고 분석한다. 광고는 소비하고자 하는 욕망을 불러일으키고, 신용카드는 소비를 가능하게 한다. 계획적 진부화는 소비자의 필요를 갱신한다. 우리는 광고와 신용카드를 거부할 수는 있지만 제품의 기술적 결함 앞에서는 대부분 속수무책이 된다. 책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구체적으로 경험하면서도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계획적 진부화라는 개념을 통해 상품들에 포위된 우리의 일상이 식민화되고, 공간과 시간이 변형 왜곡되고, 생태계가 파괴되며 급기야 인간성마저 진부한 것이 되어버리는 과정을 추적한다. 144쪽. 1만 2000원. 헤겔(찰스 테일러 지음, 정대성 옮김, 그린비 펴냄) 프리즘 총서 12번째 책으로 현존하는 영미권 최고의 정치철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찰스 테일러가 집필한 헤겔 연구서다. 난해하고 복잡한 헤겔의 사유세계에 좀더 친근하게 접근하도록 청년기 헤겔의 형성 과정부터 정신현상학, 논리학, 정치철학, 역사철학, 미학, 종교철학, 철학사 등 헤겔 사상 전반을 충실하게 체계적으로 해설했다. 1975년 출간 이래 헤겔연구의 고전으로 인정받는 저작이다. 헤겔은 근대사회의 파편화와 인간의 소외 문제를 동시대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감지한 사상가였고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방법을 철학적 쟁점으로 삼았다. 테일러는 헤겔 철학이 당시의 시대적 문제와 열망에 응답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시도로 탄생했음을 강조하면서 헤겔이 자신의 철학을 통해 무엇을 얘기하려 했는지를 밝히고 있다. 더불어 프랑스혁명에 대한 헤겔의 태도, 당대 프로이센 국가에 대한 헤겔의 평가 등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청년기 급진적이었던 헤겔이 말년에 보수적으로 변했다는 평가나 헤겔이 프로이센을 찬양한 국가 철학자라는 비난은 후대의 무지와 오해가 빚은 왜곡임을 밝힌다. 1080쪽. 5만원. 공부 논쟁(김대식·김두식 지음, 창비 펴냄)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인 형과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동생이 한국사회의 공부 풍토에 직격탄을 날렸다. 사고뭉치와 모범생, 이과와 문과, 보수와 진보, 직설과 배려 등 전혀 다른 성향을 보인 형제는 한국 교육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낸다. ‘천재 한 명이 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왜곡된 엘리트주의, 해외 유학파와 장원급제 DNA가 장악하는 학계, 아이들에게 공부 경쟁을 강요하는 현상 등을 조목조목 따진다. 대학에 박사 과정 학생들을 두면서도 정작 교수 임용의 문은 유학파 출신에게만 열어 놓는 모순, 출신 고교로 대학이 결정되고 출신 대학으로 직장이 달라지는 세상이라 고작 15살에 인생의 갈림길에 서야하는 아이들의 현실 등 공감 가는 얘기가 수두룩하다. “욕먹을 각오를 하고 냈다”는 형제는 예리하면서 통찰력 있는 지적을 쏟아낸다. 288쪽. 1만 3800원.
  • [길섶에서] 나무관세음보살/서동철 논설위원

    과거 먼바다를 오가는 뱃사람들은 무사항해를 기원하는 의식을 치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중국은 물론 제주를 오가는 항해도 목숨을 내놓아야 할만큼 위험했기 때문이다.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동안 가장 중요한 예배 대상은 관세음보살이었다. 법화경의 ‘관세음보살 보문품’은 ‘만일 큰 물속에 떠내려가도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부르면 곧 얕은 곳에 닿게 된다’고 가르쳤다. 또 ‘백천만억 중생이 큰 바다에 들어갔을 때, 가령 폭풍이 불어 배가 아귀의 나라에 떠내려가도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부르는 이가 있다면 모두 재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다. ‘약사여래본원경’에도 구원의 약속이 보인다. 약사여래에 앞서 서원한 선명칭길상왕여래는 ‘중생이 강과 바다에서 모진 바람을 만나 배가 뒤집히려하고… 공포에 쌓였을지라도, 능히 진실한 마음으로 나의 이름을 부른다면 모두 편안한 곳에 이른다’고 했다.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여객선에 많은 사람이 갇혀 있다. 꼭 불교의 관세음보살이 아니더라도 절대적 권능을 가진 누군가를 불러보고 싶은 날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일본 간토지방 규모 4.7 지진…해일 위협은 없어 [NHK 방송]

    일본에서 규모 4.7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가 18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날 오전 7시53분쯤 간토 지방에서 진도 4의 흔들림이 관측됐지만 지진해일의 위협이나 피해 보고는 없었다고 전했다. 현지 기상청은 진원지가 간토 이바라키현 남부이며 진원의 깊이는 50km로 규모 4.7 지진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날 지진은 이바라키현 지쿠세이시와 도치기현 사노시·군마현 기류시·사이타마현 가조시에서 진도 Ⅳ, 이바라키현 미토시와 도치기현 우쓰노미야시·군마현 이세사키시·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도쿄도 마치다시에서 진도 Ⅲ의 흔들림이 감지되는 등 간토지방 전역에서 관측됐다. 또 이 방송은 지역 내 운행 중인 철도 등 교통이나 원전에도 이상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지진의 크기를 나타내는 척도로는 절대적 개념인 ‘규모’와 특정장소에서 감지되는 상대적 개념인 ‘진도’가 사용된다. 국제적으로 규모는 소수 1 이상의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하며 진도는 0∼Ⅶ까지 8등급 정수단위의 로마숫자로 표기한다. 이번에 발생한 진도 Ⅲ의 약진은 가옥이 흔들리고 물건이 떨어지며 물그릇 물이 진동하는 정도를, 진도 Ⅳ의 중진은 가옥이 심하게 흔들리고 물그릇 물이 넘쳐 흐르는 정도를 나타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주부에 ‘충격패’ 송가연 탄탄한 몸매도 화제

    주부에 ‘충격패’ 송가연 탄탄한 몸매도 화제

    주부에 ‘충격패’ 송가연 탄탄한 몸매도 화제 미녀 격투기 선수 송가연이 지난 15일 방송된 KBS2 ‘우리동네 예체능’ 태권도 겨루기에서 주부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날 방송에서 강호동, 김연우, 줄리엔강, 서지석, 호야, 필독, 박지해, 김종겸, 김나현, 임현제 등 ‘예체능 태권도 팀’과 ‘남체능 팀’ 이동준, 석주일, 윤형빈, 윤보미, 정시후, 송가연, 태미, 파비앙의 태권도 겨루기 대결이 펼쳐졌다. 특히 송가연과 주부 박지해의 대결이 흥미를 끌었다. 송가연은 이 대결에서 상대에게 제대로 공격조차 하지 못한 채 시합을 끝내야했다. 격투기와 다소 다른 태권도의 점수제를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 격투기 자세를 취하다 경고를 받기도 했다. 송가연은 “태권도는 포인트제라 터치만 하면 된다”면서 “살짝 맞은 건 아무 데미지가 없었는데 점수 보니까 엄청나게 올라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또 송가연은 “내가 신장이 작은 편이다 보니까 상대와 거리가 멀어지면 절대적으로 불리하더라. 그래서 가깝게 들어갔지만 발차기를 들어가려고 하면 내려찍기가 들어왔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송가연이 주목 받으면서 탄탄한 몸매가 부각된 화보도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올 ‘컨 화물’ 1820만개 처리 목표… 글로벌 허브 항만 도약 ‘뱃고동’

    올 ‘컨 화물’ 1820만개 처리 목표… 글로벌 허브 항만 도약 ‘뱃고동’

    부산항은 누가 뭐래도 국제항만이다. 지난해 컨테이너 화물 1767만개를 처리했다. 올해 목표는 1820만개로 늘려 잡았다. 하지만 안팎으로 도전을 받고 있다. 항만 물동량을 늘려야 하는 과제 앞에 일본·중국 항만들과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선사들의 까다로운 요구도 들어줘야 살아남는다. 북항 재개발, 신항 발전 기능 강화 등 벌여놓은 사업을 착실히 이끌고 가는 것도 눈앞의 과제다. 부산항을 글로벌 허브 항만으로 발전시키고 제2의 도약을 위해 힘찬 뱃고동을 울리고 있는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을 13일 만나 현안 사업과 부산항의 비전을 들어봤다. →부산항은 천혜의 국제항만 입지를 지녔다. -동북아 중심의 관문이다.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세계 3대 간선항로에 있으니 지리적으로는 세계 물류 중심항구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아 물동량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로 이동하는 컨테이너 환적항구이다. 세계 5위 컨테이너 항구이자 세계 3위 환적화물 처리항만이다. →그런데도 부산항이 위기에 처했다는 말이 나온다. -안팎의 도전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내부적으로는 물동량 분산에 따라 항만 경쟁력이 떨어질까 우려된다. 밖으로는 중국 항만의 저가 공세가 노골화되고, 일본의 자국 항만 지원정책도 만만찮아 고전이 예상된다. 여기에 조만간 대형 선사들이 공동으로 선대를 운영할 계획이라서 컨테이너 환적 운임 협상에서 불리해질 수도 있다. →일본이 다시 항만 강국을 부르짖고 있다는데. -세계 4~5위를 달리던 고베항은 대지진 이후 침몰했다. 부산항으로서는 절호의 기회였고, 이를 잘 살려 글로벌 항만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현재 부산항 컨테이너 환적 물량 중 140만 TEU는 일본 기업들이 내놓는다. 주로 서일본 지역 물동량으로 도쿄나 고베항으로 가는 것보다 부산항으로 오는 게 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내년까지 부산항으로 오는 물동량을 반으로 줄이기 위해 자국 항구로 보내는 물동량에 대해 보상금 지급 정책을 펴고 있어 물동량 감소가 예상된다. →중국의 움직임은. -중국은 더 노골적이다. 성(省) 단위로 경쟁을 벌인다. 칭타오, 상하이, 닝보항이 하역료 저가 전략으로 부산항을 위협하고 있다. 부산으로 오는 300만 TEU를 흡수하기 위해 공짜에 가까운 하역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상하이항은 지난해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됐다. 부산항의 환적화물를 빼내 가기 위해 중국항만이 발톱을 세운 것으로 보면 된다. 아직까지는 부산항이 우위에 서 있지만 계속해 하역료를 인하할 경우 대형 선사들이 중국으로 뱃머리를 돌릴 수도 있다. →대형 선사들의 압박도 만만찮다는데. -대형 선사들이 네트워크를 결성해 항만을 위협하고 있다. 공룡선사가 출범하는 것이다. 항공사들이 뭉쳐 코드셰어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하지만 이들이 뭉치는 궁극적인 목적은 항만과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다. 하역료나 서비스 협상 테이블에서 이들의 조건을 들어주는 항만에만 물동량을 몰아줄 우려도 나온다. 지리적 장점을 지닌 부산항이라도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있고, 자칫 로컬 항만으로 뒤바뀔 수도 있다. 대형 선사 출범으로 가장 위협을 받는 항만은 부산항을 비롯해 동북아 항만들이다. 세계 최대 마켓인 아시아-유럽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집요하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항만은 국영이기 때문에 화물처리 비용을 정부 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다. 대형 선사들의 요구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부산항은 민자사업으로 운영하는 부두가 많아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 터미널 규모도 작아 대형 선사들이 컨테이너를 한 곳에 모아줄 것을 요구할 경우 이를 수용하는 데도 어렵다. →반면 대형 선사를 잡으면 재도약 기회도 오지 않나. -물론 그렇다. 그렇지만 이들의 요구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시장 교섭력을 강화해야 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글로벌 항만을 육성하고 정책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대형 선사들의 특징은 한 번 뱃머리를 돌리면 다시 끌어들이기 어렵다. 그래서 세계 주요 선사들을 찾아다니며 항만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항만을 만들기 위해 ‘싱가포르 스터디그룹’도 운영 중이다. →싱가포르 스터디그룹이 뭔가. -세계적인 항만 싱가포르항만을 벤치마킹하자는 것이다. 싱가포르항만은 항만운영·부대사업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선박 금융·수리, 평형수산업 등 선박·항만산업이 잘 발달돼 있다. 2040년까지 항만 처리능력을 6500만 TEU까지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 부산항도 선박·항만 관련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항만으로 탈바꿈시켜야 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래야 세계적인 선사들을 붙잡을 수 있다. →항만 경쟁력은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않나. -그렇다. 그래서 일본과 중국은 자국 항만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다른 방향으로 간다. 물동량을 한 곳으로 몰아줘도 시원찮은데 정치적 논리에 사로잡혀 전국 항구로 분산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국내 항만끼리 물동량을 나눠 처리하고 하역료 인하 경쟁을 벌이면 경쟁력은 떨어지고 결국은 공멸하고 만다. →그렇다면 부산항의 발전 방향은. -부산항은 지역 거점 항만이 아니다. 부산항의 환적화물이 줄어든다고 국내 다른 항만의 물동량이 증가하지 않는다. 되레 국내 항만 모두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 세계 물동량 흐름이 중국으로 완전히 기울어진다. 부산항을 글로벌 항만으로 키워야 하는 이유다. 물동량이 가장 많은 유럽도 컨테이너 처리는 로테르담, 함부르크 항만으로 몰아주고 있다. →신항 인프라투자도 필요하지 않나. -부산항의 미래는 신항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현재 23선석(1선석은 5만t급을 접안시킬 수 있는 부두시설)으로 923만 TEU를 처리할 수 있다. 초대형 선박을 유치하고 항만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부두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9선석을 늘리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웠고, 물량 수요를 보아가며 개발계획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것이다. 배후물류단지도 2020년까지 944만㎡로 확대할 계획이다. →크루즈 산업이 뜨고 있다. -크루즈 선사를 유치하기 위해 맞춤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지난해 부산항에 들어온 크루즈는 99회, 관광객도 19만 6000여명에 이른다. 전년도 69회, 10만여명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는 137회 들어올 예정이다. 관광객도 25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부산항 연계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공기업 개혁이 화두다. -개혁, 혁신은 구호나 시늉만으로는 안 된다. 그래서 복리후생비를 국민 눈높이 수준으로 삭감하기로 했다. 지난해 대비 복리후생비를 57% 줄였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단체협약과 규정도 개정했다. 경조사 휴가 일수를 조정하고 공무부상 퇴직자 가산제를 폐지했다. 직원들이 양보하고 이해해 줘 정말 고마웠다. chani@seoul.co.kr ■ 임기택 사장은 1956년 경남 마산. 마산고, 한국해양대 항해학과, 연세대 행정대학원, 스웨덴 세계해사대학, 한국해양대 해사법 박사수료, 해양수산부 안전정책과 과장·홍보관리관, 주영국 대사관 공사참사관, 국토해양부 해사안전정책관·해양안전심판원장.
  • 세계에서 가장 독특하며 희귀한 멸종위기 새는? (美 연구)

    세계에서 가장 독특하며 희귀한 멸종위기 새는? (美 연구)

    세계에서 가장 희귀하면서 독특한 특징을 가진 새는 무엇일까? 최근 미국 예일대학교와 영국의 런던동물원 연구팀이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멸종위기에 놓여있는 새 ‘탑 100’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전세계 총 1만 여종의 새들 중 연구팀이 뽑은 세상에서 가장 희귀한 새는 캄보디아 북부에 서식하는 ‘자이언트 아이비스’(Giant Ibis)가 선정됐다. 몸길이 100cm가 조금 넘는 자이언트 아이비스는 전체적으로 짙은 회색을 띤 조류로 전세계 약 230쌍 미만이 남아 절대적인 멸종위기에 놓여이다. 연구팀이 뽑은 두번째 희귀새는 ‘뉴 칼레도니안 올빼미쏙독새’(New Caledonian Owlet-nightjar)로 현재까지 단 2종만 존재가 확인됐으며 놀라운 점은 지난 1998년 이후 한번도 인간에게 모습을 드러낸 바 없다. 연구팀은 현재 약 50마리 미만이 세상에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세번째 희귀새는 ‘캘리포니안 콘도르’(Californian condor)가 올랐다. 날개를 펼치면 약 3m에 달하는 이 새는 정확한 개체수 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지난 1981년 조사에서 야생에 약 21마리가 살고있음이 조사된 바 있다. 이어 날지못하는 앵무새 ‘뉴질랜드 카카포’(New Zealand kakapo), 두루미목에 속하는 카구(kagu) 등이 각각 뒤를 이었다. 연구를 이끈 예일대학 월터 제트 교수는 “극도의 멸종위기에 놓인 새들이 환경지 파괴로 주서식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다” 면서 “이번에 발견된 100종 중 50종 이상은 어떠한 보호조치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사진설명=사진 위부터 순서대로 ‘자이언트 아이비스’ , ‘뉴 칼레도니안 올빼미쏙독새’ , ‘캘리포니안 콘도르’ , ‘뉴질랜드 카카포’ , ’카구’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애플제국’ 또 다른 천재들의 삶과 철학

    ‘애플제국’ 또 다른 천재들의 삶과 철학

    조너선 아이브/리앤더 카니 지음/안진환 옮김/민음사/420쪽/2만원 미친듯이 심플/켄 시걸 지음/김광수 옮김/문학동네/380쪽/1만 6800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먹혔다.” 애플의 혁신은 이 말로 압축된다. 꼭 필요해 보이던 배터리 교체 방식이 아니더라도, 내구성이 더 높은 플라스틱이 아니더라도,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디자인 전략이 있긴 하나 싶을 만큼 외관이 단순하더라도, ‘먹혔다’는 건 그만큼 강렬한 매혹의 요소를 품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당연히 스티브 잡스가 있었다. 그리고 애플 디자인의 정체성을 구축한 조너선 아이브 디자인 총괄 수석부사장, 애플의 상징 ‘i’의 창안자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켄 시걸이 양축을 이뤘다. 두 사람의 삶과 철학을 조명한 책이 나란히 번역돼 출간됐다. 언론인 리앤더 카니가 쓴 ‘조너선 아이브’와 시걸이 자신과 잡스의 일화를 공개한 ‘미친 듯이 심플’이다. 잡스는 아이브를 두고 “나를 제외하고 회사의 운영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다. 그에게 이래라저래라 하거나 상관 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그만큼 창의성 영역에서 절대적인 계승자이자 스타 디자이너이다. ‘조너선 아이브’는 그 역할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아이브의 이야기다. 아이브는 “이 부분이 필요한가? 그것을 유지해서 다른 네 부분의 기능을 수행하게 할 순 없을까?”라는 고민으로 간결한 디자인을 완성하고, “물건을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을 디자인한다”는 철학으로 디자인을 발전시켰다. 책에는 그 과정이 세세하게 담겼다. 더불어 책은 영국 디자인 교육의 발전을 이끈 그의 아버지 마이크 아이브의 유연한 교육방식, 다른 가치를 가졌던 애플사의 내밀한 디자인 탄생기까지 촘촘히 전개했다. 잡스의 오랜 조언자 역할을 한 시걸은 ‘미친 듯이 심플’에서 혁신을 가능하게 한 단순함의 11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냉혹’ ‘최소’ ‘가동성’ ‘앞서’ ‘전쟁’ 등으로 압축되는 원칙을 빌려 잡스의 경영방식과 애플의 본질을 풀어낸다. 세간의 오해와 추측, ‘i’의 브랜드가 나오기까지 얽힌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애플 제국’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는 재미와 ‘세상을 바꾼’ 생각을 두루 살필 수 있는 책들이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사설] 이공계 홀대 개선이 공대 혁신의 전제다

    정부가 공과대학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에 나섰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그제 지금의 이론중심 공대를 실용성이 한층 강화된 창조경제의 산실로 바꾸겠다는 내용의 청사진을 밝혔다. 한국은 외형상으론 ‘공학인재 강국’이다. 인구 1만명당 공대 졸업생이 2011년 기준 10.9명으로 독일(5.5명)이나 미국(3.3명) 등 선진국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그것은 숫자에 불과할 뿐 정작 전공지식이나 실무 능력을 따져보면 선진국에 비해 뒤처진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기술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한국 공대 학생들의 전공 필수과목 이수율이 선진국 학생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게재를 대학이나 교수 평가의 ‘절대적’ 척도로 삼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산업현장과 연계된 실용기술 개발보다는 상아탑 위주의 ‘연구를 의한 연구’ 풍조가 만연되다 보니 우리 공대의 실질적인 경쟁력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SCI 논문의 권위는 권위대로 인정하되 다양한 실용연구 성과 또한 적극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정부가 SCI 논문이 없어도 우수한 산업체 실적만으로 교수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아울러 학제 간 통섭교육 활성화 등 공대의 소프트웨어 교육을 확대하기로 한 것도 고무적이다. 그러나 정부가 아무리 실용교육 역량을 강화하고 교수충원 시스템을 개선한다 해도 우수한 학생들이 공대를 기꺼이 선택하려 하지 않는다면 허망한 노릇이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더욱 두드러진 우수 인력의 이공계 기피현상은 지금도 연구와 산업 현장의 인재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웬만한 의과대학을 다 채우고 나서야 비로소 입학지원 학생을 기다리는 것이 우리 공대의 현실이라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명문 공대를 졸업하고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진로를 바꾸는 일은 이제 뉴스도 아니다. 이는 우리 사회 전반의 이공계 ‘홀대’ 풍조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공대 출신의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에 따른 박탈감 해소와 전문직으로서의 자긍심 회복이 시급하다. 일각에서는 의미 있는 특허기술 보유자의 경우 병역특례를 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공대를 창조경제의 전진기지로 삼으려면 그 이상의 조치도 필요하다고 본다. 공대를 공대답게 만드는 데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한다.
  • 이론보다 현장… 교수사회부터 바꾼다

    ‘이론 대신 실용, 논문 대신 산업체 경력’ 10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청와대 영빈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공과대학 혁신방안’에는 주입식 이론 위주에서 현장과의 소통 강화로 실무 역량을 높이는 쪽으로 공대 교육의 체질을 바꾸기 위한 구상들이 담겼다. 우리 공대들이 현장과 동떨어진 이론 연구에 매몰됐다는 산업계 비판이 수용됐고, SCI(과학기술논문 색인지수)논문 실적 위주인 재정지원사업 및 교수평가 지표 때문에 체질 개선 시도가 여러 차례 좌절됐다는 자성이 반영됐다. 공대혁신위원회는 2011년 기준 한국의 인구 1만명당 공대 졸업생은 10.9명으로 독일(5.5명), 영국(4.4명), 캐나다(3.7명), 미국(3.3명)보다 훨씬 많다고 집계했다. 양적으로 우월하지만 산업계에서 공대 졸업생의 업무능력에 불만을 터뜨리는 이유는 교육, 연구, 평가 등 모든 측면에서 질적인 향상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위원회는 분석했다. 위원회가 지난해 몇 군데 대학의 전공필수 비중을 보니 25.1~52.1%로 미국 스탠포드대(81.5%)나 조지아텍(72.1%)에 크게 못 미쳤다. 또 재정지원사업과 교수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SCI논문수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어서 교수들은 이론적인 성과를 내는 데 골몰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으로 마련한 혁신안은 재정사업과 교수 평가에서 산합협력 등 실용적 성과를 균형 있게 반영하고, 공대생의 전공과목 이수기준을 확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산업체 경력을 연구실적으로 100% 환산, SCI논문이 없어도 우수한 산업체 실적만으로 공대 교수를 채용하는 방안은 교수사회에 새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서울대 연구부총장이기도 한 이준식 공대혁신위원장은 “하반기에 서울대에서 산업체 출신 공대 교수 2명을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혁신안은 또 교원평가를 할 때 교육, 학술연구, 산학협력 등 3가지 트랙을 운영하며 SCI논문실적이 저조해도 산업체 연구개발(R&D) 수주액이 높거나 기술이전 실적이 좋은 교수는 산학협력 트랙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학생들을 위해서는 공학기초 이수기준을 25학점에서 30학점으로, 전공 이수기준은 50학점에서 54학점으로 높여 공학교육인증제 학점이수 기준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이 마련됐다. 또 ‘3+2 학·석사 통합과정’을 도입하고, 공학기초과목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행해 학제간 융합교육과 기업가정신 교육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지역 우수 중소·중견기업과 대학이 협력하는 ‘정보통신기술(ICT) 학점이수 인턴제’와 ‘채용연계형 산업인턴제’도 확대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아파트(하)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아파트(하)

    ●탈아파트 시대, 서울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 아파트 전성시대가 저물고 있다. 1970년 서울의 단독주택은 전체 주택의 85% 정도를 차지했다. 40여년이 흐른 2014년 서울은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이 전체의 85%를 넘는 거대한 공동주택의 도시로 역전했다. 아파트는 물경 60%에 이른다. 그러나 하늘을 찌르던 아파트의 기세는 밀레니엄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한풀 꺾였다. 전국적으로 단독주택 건설 물량이 2005년 2만 7000여 가구에서 2010년 4만 4000여 가구로 6년 연속 늘어난 반면 아파트 건설 물량은 2008년 41만 5000여 가구에서 2010년 27만 6000여 가구로 내리 3년간 준 것이다. 아파트 중독에서 풀린 사람들이 마당이 있는 대안 주거지를 원하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이 2009년에 실시한 이상적인 주택유형을 묻는 설문조사에 응답 가구의 64%가 단독주택을 원했다.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일수록, 저소득층일수록, 60세 이상 고연령층일수록 단독주택 거주 욕구가 강했다. 아파트는 중소득층이나 30대 이하의 지지를 얻었다. 신한은행이 2011년에 실시한 주거유형 선호도 조사에서도 도시형 생활주택이 30%를 웃돌았고 뒤이어 타운하우스와 단독주택이 각각 25%를 나타냈다. 아파트를 원하는 사람의 비율은 20% 아래로 떨어졌다. 영원할 것처럼 여겨졌던 아파트공화국에 균열이 생겼다. ‘거주기계’(르코르브쥐에) ‘인간보관용 콘크리트 캐비닛’(이외수)에 질린 사람들의 저항이 시작됐다. 그렇다면 아파트라는 거대한 덩치의 건조물이 지배하는 서울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한국의 아파트를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고, 그 논문을 ‘아파트공화국’이라는 책으로 펴낸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프랑스 고등사회과학연구원) 교수는 “한국에서 아파트는 재화인 동시에 현대화의 매개체 또는 수단이며 상징이다. 동시에 한국인에게 아파트는 어떤 의미에서 투기의 목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파트에 대한 한국인의 열광 역시 이 같은 투기 목적에서 발생한 측면이 크다”라고 한국 아파트의 흑역사를 들춰냈다. 줄레조는 아파트공화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아파트가 서울을 ‘하루살이 도시’로 만들 것이라면서 머지않아 도심의 슬럼화가 진행되고 각종 도시 문제의 온상이 되리라고 예견했다. 아파트가 더는 그들의 구별 짓기를 뒷받침해 주지 못한다고 여긴 중산층이 떠나는 순간 아파트는 버려진다고 했다. 이미 여러 연구자가 한국 아파트 문화의 특징은 획일화와 구별 짓기라고 규정한 바 있다. 아파트는 구획화가 가능한 건축적·공간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거주민들은 함께 살기를 거부하며 구별 짓기를 고수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공동체 형성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었다. 서울 사람 열 명 중 여섯 명이 아파트에 산다. 만약 중산층이 서울의 아파트를 떠난다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2005년 11월 프랑스 파리폭동의 진원지 방리외가 떠오른다. 대도시의 교외, 변두리를 뜻하는 방리외는 10~20층 고층 아파트와 자급자족 구조의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1960년대 집중적으로 지어졌지만 결국 빈곤층과 이민자들의 소굴로 변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이 “영혼이 없는 거리에서 태어나 자란 젊은이들이 무슨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라고 한탄한 그곳이다. 우리의 뉴타운이나 신도시 아파트 단지 위에 방리외가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 엄혹했던 군사정권 시절 임명직 서울시장들은 철권 통치자의 명에 따라 서울 곳곳에 아파트 단지를 마구잡이로 조성했다. 김현옥-양택식-구자춘 트리오가 관선시대 ‘아파트 입국(立國)’의 주역이라면 민주화 이후 민선 서울시장들도 재건축, 재개발, 뉴타운, 한강르네상스 같은 이름으로 아파트 건설의 전철을 밟았다. 특히 2002년 이명박 시장 시절 입안된 뉴타운 정책은 서울을 아파트의 수렁 속으로 깊숙이 밀어 넣었다. 은평, 길음, 왕십리 3곳이 시범 지역으로 지정됐으며 2003년 용산, 한남, 마포, 아현, 동작, 노량진 등 12곳을 추가 지정했다. 뉴타운 정책은 후임 오세훈 시장까지 계승돼 금천, 시흥, 영등포, 신길, 흑석, 노원, 상계 등 11곳이 늘어났다. 오세훈 시장의 한강르네상스도 사실상 압구정, 여의도, 합정, 성수 등 한강변 아파트 재개발 계획이다. 서울 시내 26개 지구 245개 구역에 이르는 뉴타운 사업의 미래는 밝아 보이지 않는다. 2011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박원순 시장은 “뉴타운은 태생부터 잘못된 것”이라면서 뉴타운과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궤도를 전면 수정했다. 도시 정비라는 핑계로 아파트를 헐어낸 자리에 다시 아파트를 짓는 잘못된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서울시 도시정비사업 40년의 패러다임이 바뀔지 지켜봐야 한다. ●“20년 내 단독주택문화로 바뀔 것”… 新주거혁명 예고 “우리에게 집은 무엇인가. 집은 가정과 사유재산의 보루이면서 동시에 사회의 세포다. 집은 가치, 권위, 힘, 전통, 미의식을 표현한다. 그리고 집은 고정자산이다. 이용가치뿐 아니라 교환가치를 가진다. 개인의 투자 대상을 넘어 잉여자본이 스스로를 불리는 축적의 공간이다. 근대 이전 우리에게는 비교적 안정된 집의 문화가 있었다. 그러나 급격한 근대화로 이런 문화는 해체됐다. 재래의 집은 버림받았고 아파트가 등장했다. 시대적·문화적 출처를 달리하는 공간과 기호의 편린들이 도시 공간을 만화경으로 만든다.”(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 지난 40년 동안 아파트와 아파트 단지는 서울과 서울 사람을 통째 바꿔 놓았다. 입주와 동시에 저비용으로 깔리는 광통신망 덕분에 우리는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터넷 보급국이 됐다. 전립선 치료제의 부작용이 대머리에게 발모의 희망을 준 것처럼 아파트 문화가 정보기술(IT) 강국의 핵심 자양분이 됐다. 문단속과 가사부담이 줄면서 여성의 사회진출과 여권신장의 태풍이 일어났다. 아파트 주민은 이해관계 공약에 따라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정치 세력화했다. 전상인 서울대 교수는 “아파트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나 사회적인 차원에서 최고 인기 주거공간으로 뿌리를 깊게 내렸다. 아파트가 주택의 메인 상품이 된 것은 수익성·안전성 그리고 환금성이 확실하게 뛰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차별성이라는 매력을 추가해 갖고 있다. 마치 대입 수능시험이 그러하듯이 아파트는 주거 수준에 관련해 전 국민을 획일적으로 서열화한다. 특히 고급 아파트 거주는 현대 한국인에게 중산층 이상이 되기 위한 일종의 자격증 혹은 스펙 같은 것이 돼 버렸다”고 분석했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도 “아파트의 투기·투자 상품화 현상으로 말미암아 아파트 거주자들은 늘 이사 갈 준비를 하는 삶의 자세로 자신의 거주 지역을 대한다. ‘살 집’(house of live)이 아니라 ‘팔 집’(house of sale)이었던 셈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 침체 및 주택보급률의 확대는 재산증식 수단으로서의 아파트 매력을 반감시켰다. 1인 및 2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 저출산·고령화와 소득증대, 주5일제 근무제 등 사회경제적 변화는 주거문화를 바꿨다. 정부의 주택 정책도 대량 공급보다 다양한 수요 충족으로 전환됐다. 아파트가 서울을 점령한 지 40년 만에 탈(脫)아파트 시대가 온 듯하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시기 대량공급 방법이 아파트였지만 지금은 과부족 시대가 끝났다. 주택의 수요 압박이 약화하면서 아파트 선호도가 약화하는 계기가 됐다. 아파트의 시대가 끝났다고 단언하기는 이르지만 끝나 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20년 이내 현재의 아파트형 주택문화가 서구형 단독주택 문화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거 트렌드의 변화는 새로운 주거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아파트에 대한 로망은 단독주택, 땅콩주택, 외콩주택, 한옥, 동호인주택, 도시형 타운하우스 등 거주자의 개성을 살리는 주거 형태로 옮겨 가고 있다. 주택 소유에 대한 가치관도 달라졌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닌 ‘사는(live) 곳’으로 변화했다. 2012년 한국갤럽 조사에서 ‘집을 소유하면 좋지만 소유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응답자가 50%에 이르렀고 20대와 30대로 내려갈수록 이용 개념이 뚜렷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주택에 대한 집착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줄레조의 예견처럼 중산층이 각자의 대안 주택을 찾아 아파트를 떠난 이후가 문제다. 지구상 최대의 아파트 도시 서울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그것이 궁금하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롤짱 8화 공개, 강건마의 운명은?…김성모 ‘스터프 166㎞’도 무료로 보자

    롤짱 8화 공개, 강건마의 운명은?…김성모 ‘스터프 166㎞’도 무료로 보자

    네티즌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김성모 화백의 모바일 신작 ‘롤짱’ 8화가 2일 공개됐다. 롤짱은 매주 화요일 모바일 앱 ‘롤짱’을 통해 공개되는 작품이다. 롤짱은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영감을 얻은 김성모 화백의 학원물이다. 주인공 강건마가 리그 오브 레전드의 챔피언 ‘리신’의 기술을 연마해 학교 폭력을 이겨낸다는 내용이다. 김성모 화백의 대표작인 ‘럭키짱’ 시리즈와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세계관이 섞인 독특한 내용의 만화다. 2일 공개된 롤짱 8화에서는 마침내 리신의 기술을 실전에서 사용하게 된 강건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자신감을 얻은 강건마는 학교의 ‘짱’인 박장군과 대립 직전에 놓여 긴박감을 더하고 있다. 롤짱은 연재 직후 모티브가 된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와의 저작권 문제로 캐릭터의 이름을 수정했다. 강건마의 챔피언 리신의 경우는 ‘리심’으로, 고도수의 챔피언 ‘티모’는 ‘타모’로, 배인숙의 챔피언 ‘베인’은 ‘배인’, 융가리의 챔피언 ‘마스터 이’는 ‘미스터 이’로 약간씩 바뀌었다. 8화에서 강건마가 사용한 기술 ‘굉음의 일격’은 게임 내에서는 리신이 사용하는 ‘공명의 일격’이다. 롤짱 8화를 본 네티즌들은 “롤짱, 김성모 화백의 센스는 따라갈 수가 없다”, “롤짱, 라이엇게임즈는 무슨 생각일까”, “롤짱, 바뀐 이름들이 더 웃겨”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서울신문은 만화 사이트(http://contents.seoul.co.kr/cartoon/main.html)를 통해 ‘롤짱’ 김성모 화백의 히트작인 ‘스터프 166㎞’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4 지방선거 누가 뛰나] 광주지역 기초단체장

    [6·4 지방선거 누가 뛰나] 광주지역 기초단체장

    광주 5개 구청장 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 창당과 기초자치단체장 무공천으로 사실상 ‘당 대 당’ 대결 구도가 사라진 상태에서 치러진다. 이는 현역 구청장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을 선점하는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들 5개 구청장은 모두 옛 민주당 소속으로 인지도나 조직 면에서 새로운 인물들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구청장은 대의원 확보 등 당내 경선 준비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재출마를 사실상 포기했다가 신당 창당과 무공천으로 환경이 급변하자 출마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무공천을 선언했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현직 구청장 등 당직자들이 모두 탈당해 무소속으로 자웅을 겨루게 된다. 광주에서는 1995년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이래 민주당 또는 같은 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후보가 모두 구청장에 당선됐다. 새누리당과 군소 정당들이 단 한 차례도 구청장을 내지 못할 정도로 민주당 세력이 단체장을 독식한 셈이다. 그러나 최근 ‘새 정치’를 기치로 내건 ‘안철수 신당’의 출범이 예고되면서 변화와 개혁을 바라거나 기존 민주당에서 소외된 지역 정치인들이 대거 ‘안철수 신당’에 합류했다. 이로써 최근까지만 해도 이번 선거는 ‘민주당 vs 안철수 신당’의 대결로 기존 구도가 확 바뀔 거란 기대가 팽배했었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이 출범하면서 ‘안철수 신당’으로 옮겨 구청장 출마를 준비 중이던 후보들이 공중으로 떠 버린 양상이다. 각 후보가 난립한 상태에서 선거가 치러질 경우 현역 구청장의 ‘필승’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현역 구청장의 입장에서는 ‘3자 이상 대결은 필승’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이다. 일부 ‘안철수 신당’ 계열과 옛 민주당 후보군이 ‘단일화’ 작업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현역 구청장과 맞서기 위해 후보 단일화 작업이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곳은 광주의 행정·금융 중심지인 서구. 옛 ‘안철수 신당’ 쪽으로 분류된 신광조(57)·신현구(54)·이춘문(55)·김상집(58) 예비 후보 등은 이미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후보 단일화를 이루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남은 기간 각각 지역발전에 대한 비전 등을 주민들에게 알린 뒤 여론조사 등의 방법으로 단일화에 나선다. 아직 단일화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임우진(61) 전 민주당 서구을 지역위원장은 나름대로 얼굴알리기와 정책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임 전 위원장이 ‘안철수 계열’ 후보 4명이 1단계 단일화를 거치면, 이 후보와 2단계 단일화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한 번의 공백기를 거쳤지만 3선에 도전하는 김종식(66) 서구청장은 현역 프리미엄과 기존 조직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북구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송광운(61) 구청장에 맞서 조호권(54) 광주시의회 의장과 송태종(51)·김병도(43)·곽복률(52) 등 4명의 예비 후보가 1일 단일화에 합의했다. 최근 옛 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 신당’에 합류했다가 최근 시의원을 사퇴한 진선기(50) 예비 후보는 이들의 단일화 작업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 후보들은 “현 구청장이 지난 8년 동안 이렇다 할 지역 발전을 이끌지 못했다”며 변화를 바라는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옛 도심인 동구는 노희용(52) 구청장이 수성을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지난 대선과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노 구청장은 비교적 짧은 재임 기간 동안 도심 재개발과 노인복지 분야에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노인층이 많은 데다 옛 도심의 달동네, 재래시장 등이 산재한 지역 특성 때문이다. 특히 내년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노 구청장은 최근까지 광주시 문화정책실장을 맡으며 시 문화행정을 이끌어 왔다. 그는 이 같은 경험을 살려 문화 진흥과 충장로 상권 활성화를 앞당기겠다는 포부다. 광주의 중심 구로서 동구의 옛 영화를 되찾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치과의사 출신인 양혜령(52·여) 예비 후보가 ‘백화포럼’을 만들어 의료관광 활성화와 도심 재개발 등을 주도하겠다며 재래시장과 노인정 등을 대상으로 바닥 민심을 다지고 있다. 양 예비 후보는 여성의 섬세함으로 서민과 저소득층, 노인 등의 애로를 해결한다는 복안이다. 이어 손재홍(54)·임택(51)·오형근(52) 예비 후보가 각각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으나 단일화를 이끌 만한 ‘리더’나 동력이 없는 실정이다. 남구와 광산구는 각각 최영호(50)·민형배(53) 등 현직 구청장의 우위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옛 민주당계 또는 공직자 출신 예비 후보들이 도전에 나섰다. 남구는 세무사 출신인 김만곤(57) 예비 후보, 이철원(56) 변호사, 나종천(71) 시의원, 공직자 출신인 김삼철(60) 예비 후보 등이 표밭을 갈고 있다. 김만곤 예비 후보는 구의원을 지냈고, 지역에서 오랫동안 세무사 활동을 하면서 다져진 인맥과 기반으로 현 구청장을 위협하고 있다. 광산구는 서종진(61) 전 부구청장, 송병태(76) 전 구청장 등이 현역의 아성을 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서종진·송병태 예비 후보도 지역출신으로 오랜 공직경험을 통해 일정 부분의 지지기반을 확보한 만큼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광산구는 특히 수완지구 등 신흥 택지지구와 송정권을 중심으로 한 농촌지역으로 나뉜다. 젊은 층의 인구밀도가 높은 아파트단지 주민들의 지지를 얻어내는 게 당선의 관건으로 분석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관가 포커스] 여가부 공무원이 ‘YG엔터’를 찾은 이유는

    [관가 포커스] 여가부 공무원이 ‘YG엔터’를 찾은 이유는

    지난 21일 여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 공무원들은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YG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을 찾았다. 전국에 7만명이 넘는 학교 밖 청소년(학업중단 청소년)을 위한 정책을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그동안 여가부는 YG를 비롯한 연예기획사와의 관계가 정책 고민을 같이할 만큼 우호적이지만은 않았다. YG 소속 가수인 싸이의 노래 ‘라잇 나우’는 여가부로터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된 적도 있다. 하지만 ‘강남스타일’로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싸이의 인기를 등에 업은 여론의 반발 등으로 2년여 만에 청소년 유해매체 지정에서 해제됐다. 여가부의 청소년 유해매체물 심의기준은 일명 ‘걸그룹 규제법’으로 통한다. 2012년에는 ‘청소년의 특정 신체 부위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등 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묘사하는 것’도 청소년 유해매체물 심의기준에 넣은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입법예고되기도 했다. 하지만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보호는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대중문화법)에서 맡기로 결론지어졌다. 결국 대중문화법은 ‘대중문화예술사업자는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에게 과다한 노출 행위나 지나치게 선정적인 표현 행위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라고만 규정했다. YG 소속 가수인 ‘악동뮤지션’은 청소년을 위해 만든 노래 ‘행복한 세상’을 여가부에 기부, 지난해 7월 여가부 홈페이지를 통해 음원을 공개했다. 결국 청소년을 고용하는 연예기획사와 청소년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 부처가 합심해야 여가부가 올 초 업무보고를 통해 밝힌 목표인 ‘청소년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 사회’를 이룰 수 있는 셈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청소년 유해매체 지정은 국민의 눈높이와 정서에 맞춰서 하려 한다”며 “청소년 사이에서 연예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 대형 기획사 소속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위촉하기라도 할라치면 공무원은 매우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증상 호전 약복용 중단 땐 결핵 내성 탓 완치 어려워

    증상 호전 약복용 중단 땐 결핵 내성 탓 완치 어려워

    결핵은 영양분을 고르게 섭취하고 잘 쉬면서 약을 잘 먹으면 완치가 가능한 병이다. 하지만 환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약을 잘 먹는 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결핵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4종류의 항결핵제를 9~15알 정도 복용해야 하는데 손바닥에 올려놓았을 때 한 움큼 정도 되는 양이다. 약만 먹어도 배부를 만큼의 양을 6개월 이상 매일 복용해야 한다. 약의 부작용으로 간독성이 생기고 온몸에 반점이 생기면서 가렵거나 속이 쓰릴 수도 있다. 일단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1개월 내 전염력이 소실되고 나머지 5개월도 꾸준히 약을 먹으면 병이 낫지만 그 동안 환자는 심리적·육체적·경제적 부담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증상이 호전되면 결핵이 완치됐다고 임의로 판단해 복용을 중단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복약을 중단하게 되면 기존 약제에 대한 내성을 가진 다제내성결핵으로 발전할 수 있다. 다제내성결핵은 가장 강력한 결핵 치료제로서 1차 약제로 쓰이는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피신’에 내성을 지닌 결핵이다. 쉽게 말해 일반 결핵 치료약으로는 치료가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다제내성결핵 환자에게는 아직 내성이 생기지 않은 2차 약제를 쓰게 되는데 관절통, 위장장애 등 부작용이 심한데다 1차 약제에 비해 약의 효력도 떨어진다. 일반 결핵은 6개월만 약을 복용해야 하지만 다제내성결핵 환자는 18개월 이상 최소 5~6가지의 약을 하루 평균 20알씩 먹어야 치료가 가능하다. 그나마 완치율이 50%에 불과하고 사망률도 높다. 하루 약을 안 먹는다고 증상이 갑자기 악화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의사 몰래 약을 버리거나 하루씩 거르는 환자들도 많다고 한다. 약을 안 먹으면 잠시라도 속쓰림 등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제내성결핵 치료에는 환자 본인의 투병 의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제내성결핵 환자가 약을 잘 먹지 않아 2차 약제 가운데 추가로 ‘퀴놀론’과 주사제 항결핵제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 정말 약이 안 듣는 ‘광범위성내성결핵’(슈퍼결핵)으로 발전하게 된다. 정부가 5월부터 감염성 결핵환자들이 약을 제대로 복용하는지 직접 확인하는 등 결핵 환자 관리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제내성결핵 환자는 내성 결핵을 다른 환자들에게도 옮긴다. 다른 사람 때문에 처음부터 내성 결핵에 걸린 환자들은 억울하게 힘겨운 투병 생활을 하는 셈이다. 국립목포병원 김대연 원장은 “100명의 결핵 환자 중 2~3명은 결핵약을 한 번도 복용하지 않았는데도 내성 결핵 진단을 받는다”고 말했다. 다제내성결핵 치료약 중에는 한 알에 6만원이나 하는 비싼 약도 있기 때문에 정부는 입원명령을 받거나 결핵약을 잘 복용하지 않는 비순응 환자에 대해 입원비와 생활보호비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입원기간 상급 병실료와 약제값 등을 지원하고, 퇴원 후 외래를 통해 받는 약값도 완치될 때까지 전액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결핵 환자의 치료약은 대부분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약값의 5%만 본인이 부담한다. 또 국가의 입원명령으로 격리치료에 들어간 결핵 환자 가운데 소득 기준 최저생계비 300% 이하인 환자는 부양가족 생계비도 지원하고 있다. 결핵은 어릴 때 맞는 BCG 접종 말고는 예방약이 따로 없다. BCG 접종도 15년이 지나면 약효가 거의 사라지고 추가 접종을 해도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따라서 국가의 철저한 결핵 관리, 결핵 환자의 자기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 결핵의 증상은 기침, 객담, 발열, 무력감, 체중감소 등으로 감기와 비슷해 초기 발견이 어렵다. 기침이 2주 이상 계속되고 이런 증상이 밤에 더 심하다면 결핵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결핵균이 폐가 아닌 다른 곳에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척추결핵이면 허리 통증, 결핵성 뇌막염이면 두통, 구토, 신결핵이면 혈뇨 등 방광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커버스토리] 돈 되는 크루즈… 감 잡은 지자체

    [커버스토리] 돈 되는 크루즈… 감 잡은 지자체

    크루즈 산업이 뜨고 있다. 단순한 관광 기능에서 벗어나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새 국가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인천시는 인천항 개항 이래 지난해 가장 많은 크루즈 선박의 입항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계시키기 위해 ‘인천항 유관기관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들어갔다고 28일 밝혔다. 막연하게 ‘물 좋은 산업’이라고 여겼지만 대박으로 이어질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부산, 제주, 여수 등 크루즈를 많이 접하는 자치단체들도 크루즈 산업 육성에 고삐를 죄고 있다. 가장 먼저 치고 나간 곳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강원도. 설악권과 양양국제공항을 낀 속초항을 국내 첫 크루즈 관광 모항으로 삼기 위해 국제여객 터미널 건립 등에 속도를 붙였다. 인프라가 좀 부족해도 ‘기항’ 중심의 현 크루즈 판도에서 ‘모항’ 개념을 선점하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출발하는 크루즈 정기노선은 없다. 때문에 본격적인 크루즈 여행을 원하는 내국인은 비행기를 타고 싱가포르나 중국으로 간 뒤 미주, 유럽, 동남아, 알래스카 등을 운항하는 크루즈를 이용하는 실정이다. 한 해 1만명을 웃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항에 들어온 크루즈 선박은 95척으로 2012년 8척에 비해 11.8배 늘어났다. 부산은 2011년 43척에서 지난해 121척으로, 제주는 2년 새 74척에서 185척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관광객은 79만 5000명으로 2008년 7만명의 11배다. 올해 94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크루즈는 주로 중국 상하이(上海)와 톈진(天津)에서 출발하며, 승객의 84%는 중국인이다. 중국인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중국 경제의 급성장과 맞닿았다. 유커(旅客·중국인 관광객)의 주머니가 두둑해지면서 호화 크루즈를 타고 한국에 들어와 쇼핑을 즐기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크루즈 산업 비약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적으로 원스톱 위락 시스템을 갖춘 크루즈 관광이 날로 인기를 끌어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무상 돌봄교실 특기교육에 학교 재정 휘청

    서울시교육청이 그동안 수익자부담 원칙에 따라 학부모들로부터 받던 돌봄교실의 특기적성 프로그램 비용을 모두 학교 측에서 부담하라고 지시하면서 부실 교육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예산은 늘려주지 않고 학교 측에 비용만 떠넘겨 학부모 부담을 줄이려는 무상돌봄교실이 되레 학부모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서울의 일선 초등학교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무상돌봄교실을 운영하는 556개교에 전용교실 기준 1개교당 운영비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000만원으로 동결했지만 학교당 교실 수가 2배 이상씩 늘어나 예산 부족 사태가 불가피하다. 돌봄교실이 올해부터 ‘무상’으로 바뀌면서 운영하는 학교 수가 503개교에서 556개교로 53개교가 늘어났고, 지난해 전용교실 수도 650실에서 전용·겸용 교실을 합쳐 1356실로 늘었다. 특기적성 프로그램은 돌봄교실에서 학부모들로부터 수강료를 따로 받아 강사를 섭외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그림 그리기나 컴퓨터, 놀이지도, 클레이아트(진흙공예) 등 교과 외 프로그램을 말한다. 그러나 시교육청이 올해부터는 학부모들로부터 수강료를 받지 못하도록 했다. 프로그램 운영비는 돌봄강사와 돌봄보조교사들의 인건비를 포함해 자료 구입비, 수리비, 인쇄비 등으로 쓰이는데 결국 이 비용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져 파행 운영을 겪을 것이라는 게 돌봄강사들의 설명이다. 서울 성북구의 한 초등학교 돌봄강사는 “강사를 초빙하려면 연 400만원 정도 예산이 드는데 학부모로부터 수강료를 못 받으면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하다”면서 “결국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운영비에서 예산을 빼 강사료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양질의 과정을 운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 학교는 지난해 돌봄교실에서 체육과 놀이 지도 등 특기적성 2과목을 1년 동안 운영했다. 강사 2명을 고용해 1주일에 40만원씩 주면서 1년 동안 2명에게 모두 960만원을 지불했다. 올해에는 일반 교실을 개조해 운영하는 겸용 교실이 하나 더 늘어 지난해 수준으로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1920만원이 더 필요한 셈이다. 서울 광진구의 한 초등학교 돌봄강사는 “돌봄교실이 파행 운영되다 보면 결국엔 학교에서 운영을 못하고 위탁 방식으로 전환돼 질 낮은 학원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