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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우주] 화성에 ‘지구 박테리아’ 보내 산소 만든다

    [아하! 우주] 화성에 ‘지구 박테리아’ 보내 산소 만든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에 탐사선과 로버들을 보내서 정보를 수집하고 화성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공언한 바와 같이 2030년대 화성 유인 탐사를 계획하고 있다. 화성 유인 탐사는 NASA의 오랜 꿈이었지만, 화성은 달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먼 거리에 있어서 절대 쉽지 않은 목표이다. 하지만 미래 화성 유인 탐사는 물론 화성에서의 인류 정착을 위한 NASA의 연구는 현재 진행 중이다. 미래 화성 유인 기지가 건설되기 위해서는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몇 가지 요소들을 갖춰야 한다. 예를 들어 인간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과 식량, 산소가 공급되어야 한다. 이런 필수 요소 가운데서 산소와 식량을 동시에 공급할 방법이 바로 식물을 키우는 것이다. NASA의 미래 화성 탐사 계획 중에는 화성에서의 식물 재배가 항상 제안됐다. NASA의 2015년 혁신 진보 구상(NASA Innovative Advanced Concepts (NIAC))에서도 다시 이와 유사한 제안이 나왔다. NASA는 테크샷(Techshot Inc.)라는 기업의 수석 과학자인 유진 볼랜드(Eugene Boland)와 그의 동료들에게 이와 관련된 연구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이 진행하는 연구는 사실 식물보다 훨씬 단순한 생명체를 화성에 보내는 것이다. 그 생명체는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생명체인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 남세균)이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NASA는 최초의 화성 생물체 실험을 현재 제작 중인 차기 화성 로버에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로버에 작은 컨테이너를 만들고 여기에 화성의 흙을 담아 산소를 만들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작은 컨테이너에 부피가 큰 식물을 탑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역시 이런 일에는 박테리아가 가장 적합하다. 실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화성에는 지구 같은 두꺼운 대기와 자기장이 없어 강력한 방사선 환경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웬만한 식물은 산소를 만들기는커녕 금방 죽고 말 것이다. 따라서 NASA의 계획은 작은 용기 안에 화성의 흙을 넣고 여기에 극한적인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종류의 시아노박테리아를 첨가한 후 산소나 다른 물질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만약 산소가 만들어지면 이 사실은 NASA의 화성 탐사선을 통해 지구로 전송된다. 그러면 미래 화성 유인 탐사나 혹은 화성 유인기지 건설 시 필요한 산소는 적어도 현지에서 조달 가능한지를 판단할 수 있다. 다만 현재는 연구가 1단계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승인될 테스트 방식은 변경의 여지가 있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재는 마스 룸(Mars Room)이라는 화성의 환경을 흉내 낸 실험실에서 시아노박테리아를 가지고 테스트하면서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사실 이 실험에서 우려되는 가장 큰 문제는 시아노박테리아가 컨테이너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아직 화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를 모르는 상태에서 만약 지구 박테리아가 화성에 퍼져나가게 되면 미래 연구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연구는 NASA가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해야 최종 승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시아노박테리아가 빠져나갈 기술적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고 실험이 타당성이 있다고 최종 승인되면, 2020년대에는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 생명체가 산소를 만드는 일이 현실이 될지 모른다. 그리고 언젠가 먼 미래에는 화성 기지에서 식물이 재배되고 사람이 그 식물이 만든 산소를 호흡하는 일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예비군 총기난사, 軍에 ‘돌을 던져라’!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예비군 총기난사, 軍에 ‘돌을 던져라’!

    사상 초유의 참사로 기록된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 총기 난사 사건은 그동안 심각한 무관심 속에 예비군 부대가 사실상 방치 상태로 유지되던 것에 따른 예견된 인재(人災)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문제를 들여다보면 정치권과 일부 언론이 질타하는 것처럼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무조건 군에만 물을 수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이번 참사의 핵심 동인(動因)은 가해자 최 씨의 사이코패스 성향이었다. 그러나 왜 그의 행동을 아무도 막을 수 없었는지에 대해 하나하나 뜯어보면 이번 참사가 과연 누구의 책임이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심각한 인력부족 문제 사건이 발생한 서울 내곡동 송파ㆍ강동 예비군 훈련장은 한강이남을 관할하는 제52향토보병사단 예하 제210보병연대 관할이었다. 부대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건이 발생한 부대는 향토사단이다. 향토사단은 전쟁이 발발하고 동원령이 선포된 뒤 예비군 자원으로 병력을 충원해 편성되는 부대로 평시에는 지휘관과 핵심 참모요원들, 중대장급 이상 간부와 이를 보조하는 극소수의 병력으로 편성되어 있다. 상비사단이었다면 연대급 편제의 정상 인원인 약 3,000여 명의 병력으로 구성되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사건이 발생한 제210보병연대는 연대와 예하 대대 지휘부와 참모부 요원을 모두 합치더라도 채 50여 명이 되지 않는 규모로 편성되어 있었다. 편제된 인원 자체가 적었고, 실제 근무하는 인원은 더 적었기 때문에 보직 중복 문제가 심각했다. 정상적인 대대-연대급 부대였다면 인사ㆍ정보ㆍ작전ㆍ군수ㆍ통신 담당 참모들과 각 중대장, 대대장들이 보직되어 있었겠지만, 이 부대는 예하 중대장들이 군수과장, 정보과장, 인사과장을 겸직하는 식으로 운영될 수밖에 상황이었다. 부족한 것인 간부뿐이 아니었다. 병사 역시 부족했다. 연대에 소속된 병사들은 소총수 또는 공용화기 사수이자 통신병인 동시에 참모부 행정 계원이자 예비군 조교였다. 평시에는 예비군 인원 관리와 관련 서신 발송, 예비군 연차와 보직, 현역 당시 계급과 주특기 등을 고려해 편성하고, 장비와 물자를 관리하며, 예비군 훈련 시즌이 되면 자신들 인원의 수십배에 달하는 '선배님들'을 맞이하고 훈련을 진행해야 한다. 이른 새벽부터 훈련을 준비하고, 주간에는 훈련을 진행하고, 틈틈히 참모부 업무를 처리하며, 예비군들이 취침하는 야간에도 경계ㆍ상황ㆍ통신 근무에 투입되는 등 숨 돌릴 틈 없이 생활한다. 일각에서는 예비군 부대가 현역 당시 B급 관심사병이었던 최 씨를 미리 식별해 예방적 조치를 취했으면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불과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문제가 있었던 사람을 예비군에 편성되어 있는 7년 동안 추적관리하며 ‘관심사병’ 꼬리표를 붙여 놓는다면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절대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예비군 부대가 과연 훈련 전에 관심사병에 대한 조회와 분류, 별도 훈련 대책까지 마련할 수 있었을까? 이처럼 심각한 병력부족 문제는 사건이 발생한 사격장에서도 드러났다. 사단급에서 관리하는 자동화사격장을 제외하면 일선 대대~연대급 부대에서 보유한 사격장은 25m 영점사격장밖에 없다. 이러한 사격장은 보통 10개 이내의 사로만 있고, 사격할 때도 사로마다 간부 또는 분대장급 병사가 통제관으로 편성되어 사격장 전체를 통제한다. 사격장에서의 모든 의사소통은 '발'이다. 사수는 총기에 이상이 생겼거나 어떤 의사를 통제관에게 전달하고자 할 때는 소총 총구 방향을 표적 방향으로 거치한 뒤 엎드려 쏴 자세에서 오른발이나 왼발을 조용히 들어야 한다. 총구 방향이 조금만 틀어지거나 사수가 총을 들고 일어서려 하면 거친 욕설과 함께 경우에 따라서는 주먹이나 군홧발이 날아올 만큼 사격장의 군기는 엄정하다. 하지만 예비군 사격장은 상황이 좀 다르다. -병사 1명이 3~4개 사로 예비군 '통제' 이번 참사가 발생한 사격장에 올라간 인원은 중대장급 간부 3명과 병사 6명이 전부였다. 중앙통제탑에 있던 선임중대장 1명을 제외하면 중대장 1명이 10개 사로를 통제했다. 병사 6명은 1인당 3~4개 사로를 맡아 탄알집을 지급하고 탄피를 회수했다. 현역병 조교와 예비군 대원이 1대 1로 편성되더라도 현역병 조교에게 반말을 하고 무시하기 일쑤인 예비군 훈련 현장에서 병사 1명이 3~4개 사로의 예비군들을 통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사격장 사로 통제에 나선 간부와 병사들은 이날 사격이 계획되어 있던 인원들을 소화해 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을 것이다. 주간 6발, 야간 3발 나누어 사격하게 되어 있는 지침 대신 안전을 고려해 야간 사격을 생략했을 것이고, 10발 묶음씩 20발 단위 1상자로 포장된 소총탄 수불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규정된 3+3 또는 3+6발 탄창 지급 규정 대신 10발 탄창을 한 번에 지급했을 것이다. 총기가 쇠사슬로 완전히 고정이 되어 있었는지 손으로 만져보고 확인하는 절차도 무시됐을 것이다. 1명의 병사가 3~4개의 사로를 통제해야 했고, 사로에 투입된 사수와 부사수 외에도 각 조당 20명씩 8개조가 사격장 뒤에서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빨리빨리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을 것이다. 손으로 총기 고정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육안으로 대충 흩어본 뒤 실탄을 지급했고, 결국 이것이 사건으로 이어졌다. 현장 요원들의 과도한 업무 부담 속에서 일처리를 빠르게 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던 것이 희생자를 더 키웠던 원인 중 하나가 되었던 것이다. -업무 완수 하려면 편법 불가피한 시스템 결국 사건의 희생자를 늘렸던 것은 심각한 인력부족과 이에 따른 과중한 업무 부담, 그리고 이 부담 속에서 이루어진 '편법'이었다. 규정을 어기고 10발의 실탄을 지급했던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하겠지만, 그러한 편법을 쓸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문제도 참작해 줄 필요가 있다. 문제는 국방개혁과 병력감축에 따라 일선 상비부대보다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동원사단과 향토사단의 병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병력 부족 문제가 심각화 되면서 전방 GOP 사단들도 정상 편제 대비 실제 편제 병력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후방의 예비군 부대에까지 병력을 배정할 여력이 있을 턱이 없다. 국방부는 이에 대한 궁여지책으로 일부 사단을 해체하고 부대 통폐합을 꾀하고 있지만, 애초에 병력 부족 문제가 너무도 심각했기 때문에 통폐합된 뒤에도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동원사단이나 향토사단이 겪고 있는 병력 부족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예산'이다. 올해 국방예산은 약 37조 6천억 원 가량이다. 이 예산으로 약 60만 명의 현역 군병력을 유지하는데, 향토사단과 동원사단에 동원되는 약 270만 명의 1~4년차 예비군 전력을 유지하는데 배정되는 예산은 전체 국방예산의 0.4%에 불과하다. -병력은 270만, 예산은 0.4% 군은 이 0.4%의 예산으로 20개에 달하는 동원사단과 향토사단을 유지ㆍ양성해야 한다.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비사단들과 같은 장비 현대화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고, 당장 예비군에게 지급할 소총이나 장구류조차도 부족한 상황이다. 동원사단과 향토사단에 K2 소총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1986년 K2 소총이 실전에 배치되기 시작한 이래 예비군 부대에 K2가 들어오기까지는 약 30년의 시간이 흘렀다. 물론 K2가 지급되는 부대는 수도권 동원사단과 일부 향토사단에 국한되어 있고, 대부분의 부대는 M16A1과 M1 카빈을 사용한다. 각 지역을 지키는 '향방 예비군'의 주력 무장은 M1 카빈 소총이다. 이마저도 부족해 향방 예비군들은 각 지역의 주요 거점을 지키는 임무를 수행할 때 2~3교대로 투입되면서 소총과 방탄헬멧, 탄띠를 돌려가며 쓴다. 소총은 제2차 세계대전과 6.25 전쟁을 거친 역전노장 M1 카빈 소총이고, 탄띠는 우리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보았던 그 탄띠다. 방탄헬멧은 신형은 엄두도 못 내는 실정이고, 권총탄에도 앞뒤로 관통되는 나일론 소재 구형 헬멧이 지급된다. 동원사단이나 향토사단 일부 부대는 그나마 이 방탄헬멧이라도 국방예산으로 지급되지만, 각 지역 시청과 동사무소를 지키는 향방 예비군들의 탄띠나 방탄헬멧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구매해 보급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훈련장 상황은 지금 이 순간도 수백만 예비군들이 겪고 있는 상황 그대로다. 예비군들이 입소했을 때나 평시에 기간병들이 생활하는 막사 현대화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고, 예비군 식당 지을 돈이 없어 민간 외식업체가 식당을 지어주는 조건으로 수 년간 예비군 도시락이나 식사를 독점 공급하는 사업권을 주면서 예비군들에게 저급한 급식을 비싼 값에 먹여야 하는 상황이다. 병기본 훈련이나 주특기 훈련장은 겨우 유지되는 수준이고, 최근 예비군 정예화를 외치며 도입한 페인트볼 건은 페인트볼이 없거나 총기 고장으로 '그냥 들고 입총 쏘는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 이번에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사격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영내에 있는 야산을 평탄화하고, 사로에 콘크리트 블록 몇 개 깔고 그 위에 슬레트 지붕을 얹은 게 사격장의 전부다. 엄폐호나 제대로 된 표적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사수들은 25m 앞에 표적지 종이 한 장 걸어 놓고 콘크리트 블록 위에 매트 한 장 깔고 엎드려서 사격한다. -"돈 없다"...총기 고정장치·엄폐호도 없어 표준화된 총기 고정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고정장치를 만들라는 지시만 할 뿐 관련 예산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대 내 남는 자재들, 예를 들어 철근이나 쇠파이프 등을 잘라 고리와 쇠사슬을 연결해 총기 고정장치를 만든다. 사격장에 사로별 엄폐호나 방벽, 그리고 표준화된 총기 고정장치 등의 안전시설이 있었다면 이번 사건의 희생자는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거나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당장 생활할 시설이나 들고 싸울 무기 구입할 예산조차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안전시설은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국방부는 현재 약 300만 명의 예비군을 185만 명 수준으로 감축하고 예비군 전력 수준을 상비군에 준하는 수준으로 정예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지만, 문제는 돈이다. 국방예산이라는 파이 자체가 안보 여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예비군에 투자할 수 있는 예산을 현재보다 늘리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단순한 안전사고가 아니라 근본적인 군의 기강 해이"라면서 "지금 당장 예비군 훈련을 중단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한 후에 재개하라"고 요구했다. 유 원내대표는 "조준사격을 하는데 사격통제 장교와 조교 9명이 아무런 제압을 하지 못하고 탄창의 실탄을 다 쏠 때까지 이들 현역 장교와 조교가 도망치기 급급했다는 사실은 정말 충격"이라면서 "이런 군은 필요 없다"고 비난했다. -국방부와 부대 관계자 엄벌하라?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사실관계를 완전히 오도하고 정치권의 책임을 군에 떠넘기는 것으로 집권여당의 핵심 인사가 하기에는 부적절한 말이었다. 당시 가해자 최 씨와 통제조교, 중대장과의 거리는 6~7m, 멀리는 10~15m 가량 떨어져 있었다. 중대장들과 조교는 모두 비무장 상태였고, 사건은 불과 10초 만에 일어났다. 유 원내대표의 논리대로라면 당시 중대장과 조교들은 비무장 상태에서 자동소총을 난사하는 범인에게 돌격했어야, 살해되었어야 했다. 범인과 조교들이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지근거리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인간이 총알보다 빠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대장과 조교들이 범인 제압을 시도했다면 반드시 피격되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현역병 신분인 조교들이 최 씨에게 달려들어 제압을 시도하다가 사망했을 경우 현행법이 보장하는 순직 보상금은 최대 1억 5000만원이다. 이후 매월 95만원 가량의 보훈연금이 유가족에게 지급된다. 이것이 병사의 '목숨값'이다. 현역장교 신분이었던 중대장들이 최 씨에게 달려들어 제압을 시도하다가 사망했을 경우 지급받는 보상금은 사망당시 기준소득월액 23.4배, 즉 대위 계급의 경우 2억 5,000만원 남짓한 보상금과 50만~100만원 가량의 유족연금이 매월 지급된다. 20대 후반~30대 중반의 대위급 장교는 갓 결혼해 가정을 꾸렸을 시기이다. 사건 당시 중대장이 최 씨에게 달려들었을 경우 중대장의 아내는 미망인이 되고 자녀는 아버지를 잃을 것이며, 이때부터 극심한 생활고가 시작될 것이다. 순직한 군인에 국가와 사회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우를 하는 선진국과 달리 대한민국에서 제복을 입은 자의 죽음은 '개죽음' 취급을 받는다. 임무 수행 중 목숨을 잃으면 가족이 길거리로 내몰릴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리고, 순직한 뒤에도 돈도, 명예도 얻는 것이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병력 부족 야기·예산 삭감 주체는 정치권 사건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은 "7중대장이 다급하게 사격중지를 외치고 사로에서 빠져나가라고 지시해 그제서야 상황을 인지하고 대피할 수 있었다"라고 입을 모은다. 중대장이 통제를 잘 했기 때문에 사로에 올라와 있던 인원들이 대피할 수 있었고,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통제가 잘 됐다"고 말하는데 국회에 있는 사람들은 "목숨 걸고 달려들지 않았으니 이런 군은 필요 없다"며 군에게 희생양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극심한 인원ㆍ예산 부족으로 인한 예비군의 구조적 문제에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가해자가 개입해 발생한 참극이다. 군 복무기간 단축을 공약해 대규모 병력 부족 사태를 야기한 것도 정치권이고, 복지에 쓸 예산이 없다며 국방예산에 삭감의 칼날을 들이대 예산 부족 사태를 가져온 것도 정치권이다. 그것도 모자라 군복 입고 죽으면 개죽음이 되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군복 입은 자들에게 사지로 뛰어들지 않았다고 목소리 높여 성토하고 있다. 모든 군인은 위국헌신(爲國獻身) 군인본분(軍人本分), 나라를 위하여 몸을 바치는 것은 군인으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배운다. 하지만 나라가 자신을 버렸을 때 과연 어느 군인이 그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몸을 던져 희생할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용의 입에서 탄생한 영기문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용의 입에서 탄생한 영기문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지금까지 17회에 걸쳐 용의 조형이 얼마나 다양하게 표현되는지 알았다. 그 결과 용이 어떻게 생겼는지 섣불리 말하기 어렵게 됐다. 그런데 정면용(正面龍)은 왜 그토록 몰라보았을까. 측면의 긴 모양만이 용이며, 그 모습은 그리 변화가 없지만, 정면에서 본 모습들은 끝없이 다른 모습으로 표현한 까닭에 사람들이 모든 용의 모습을 용으로 알아보지 못하고 귀면(鬼面), 도깨비, 도철(饕餮), 짐승얼굴(獸面), 심지어 치우(蚩尤·한족의 황제와 동이족의 치우천왕이 싸워 치우가 패함) 등 보는 사람마다 다르고 잘못된 이름으로 불러 왔다. 용을 정면에서 보아 표현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용은 천변만화(千變萬化)한다. 변화무쌍이란 말은 용을 두고 한 말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모든 중생의 다른 근기(根機)에 따라 각각 천백억화신(千百億化身)으로 나타나듯 용도 무한히 다른 몸으로 나타난다. 절대적이며 고귀한 존재일수록 무한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세상의 만물은 우주에 충만한 초자연적 에너지, 곧 영기의 화신이 아닌가. 종교·신화·전설 등에서 초월적인 존재가 인간이나 동물 등의 몸으로 탄생하거나 출현하는 것은 ‘현실적인 몸으로 변화(化身)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화신에 상대하여 화생(化生)은 그 반대로 인간 석가가 ‘초인간적인 존재인 절대적 깨달음을 성취해 여래가 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면 정면용 입의 좌우 대칭으로부터 ‘무엇’이 생겨나지 않는가. 측면용으로는 그런 표현이 불가하여 나오는 것이 없으니 정면용에서 생기는 것이 보일 리가 없다. 그런데 2000년 여름 귀신 얼굴이 용의 얼굴로 보이기 시작했을 때는 ‘용의 입에서 무엇이 나온다는 것’을 생각도 못 했고 보이지도 않았다. 용의 입에서 무엇이 나온다고 본 것은 몇 년 뒤였고, 그 입에서 나오는 다양한 조형들이 바로 ‘영기문의 탄생’이라고 인식한 역사적 사건은 또 몇 년을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아무도 보지 못했고 무엇인지 알 수 없으니 이름이 있을 수 없다. 마치 신(神)이 된 듯한 기분으로 수천 년 이름이 없던,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훨씬 많은 막대한 양의 조형들을 명명(命名)하기 시작했다. 대우주에 충만해 있는 기운을 ‘영묘한 기운’, 혹은 ‘신령스러운 기운’의 준말인 ‘영기’(靈氣)라 이름 지었지만, 실은 그보다는 영(靈)이라는 심오한 글자와 기(氣)가 서로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했다. 만물생성의 근원인 보이지 않는 영기를 시각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만든 일체의 무늬를 ‘영기문’(靈氣文)이라고 이름 지었으며, 그 영기에서 만물이 탄생하는 초현실적, 혹은 형이상학적인 탄생을 ‘영기화생’(靈氣化生)이라고 했다. 갖가지 영기문이 전개해 가는 원리를 파악하고 만물생성의 근원이라는 진실을 파악하는 데 수천 점의 영기문을 채색 분석해야 했다. 우선 통일신라시대의 용면와(龍面瓦)에서 영기문의 실마리를 찾으려 한다. 단지 용면와로 명칭이 바뀌었다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연못의 파동처럼 귀면이 용면으로 바뀌는 순간부터 세계 미술사학의 전체에 파동이 일기 시작한다. 월지(月池·안압지, 동궁 터의 못)에서 출토된 녹유용면와(釉龍面瓦)들은 그 당시의 최고 걸작이다①. 우선 녹색 유약을 입혔다는 것은 불상이나 중요한 것에나 가능한데, 바로 그 사실 하나로 용의 존재가 신(神)적임을 웅변한다. 귀신은 어림도 없다. 채색 분석을 해 보면 각 부분이 모두 제1영기싹, 제2영기싹, 제3영기싹, 그것들의 변형, 보주의 여러 형태들로 표현돼 있음을 알 것이다 ②. 그런데 입에서 양쪽으로 무엇인가 나오고 있다. 이것은 무엇일까. 이미 필자가 찾아 놓은 제1영기싹에서 또 하나의 제1영기싹이 전개해 나간 제2영기싹이다. 그 빨간색 영기문 끝에서 작은 영기싹(녹색으로 칠한 것)들이 몇 개씩 싹트고 있다. 말하자면 용의 입 양쪽으로 제2영기싹 영기문이 끊임없이 전개하고 발산하는 것을 상징한다. 정면상의 영기문들을 분해하면 우주에 충만한 영기를 나타내며 이들이 모여 용의 얼굴이 되는 것이다③. 양측면에는 양감 있는 복잡한 영기문을 돋을새김하고 있다 ④. 채색 분석하면 복잡 화려한 영기문이 된다 ⑤,⑥. 이 영기문을 간략화해 보면 결국 제2영기싹의 단계를 거쳐 제3영기싹 영기문으로 돼 만물생성의 근원을 이룬다. 제2영기싹 영기문에서는 갈래에서 생기는 빨간색의 만물이 생략돼 있을 뿐이다. 즉 용의 입에서 양쪽으로 발산하는 영기문은 정면상에서는 공간이 비좁아 짧고 간단히 표현할 수밖에 없어서 양측면에 다시 제2영기싹 영기문을 복잡 화려한 제3영기싹 영기문으로 표현해 두는데, 양측면의 영기문이 용의 입에서 발산해 생긴 것임을 알 수 있다. 단순한 장식인 당초문이 아니다. 용의 기운이 가장 충천하면 분노하는 듯한 모습을 띠며, 입을 가능한 한 크게 벌리는 것은 만물이 그의 입에서 생겨 나오기 때문이라는 것도 훨씬 후에 알게 됐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예비군 총기난사, 과연 軍의 책임인가?

    예비군 총기난사, 과연 軍의 책임인가?

    사상 초유의 참사로 기록된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 총기 난사 사건은 그동안 심각한 무관심 속에 예비군 부대가 사실상 방치 상태로 유지되던 것에 따른 예견된 인재(人災)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문제를 들여다보면 정치권과 일부 언론이 질타하는 것처럼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무조건 군에만 물을 수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이번 참사의 핵심 동인(動因)은 가해자 최 씨의 사이코패스 성향이었다. 그러나 왜 그의 행동을 아무도 막을 수 없었는지에 대해 하나하나 뜯어보면 이번 참사가 과연 누구의 책임이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심각한 인력부족 문제 사건이 발생한 서울 내곡동 송파ㆍ강동 예비군 훈련장은 한강이남을 관할하는 제52향토보병사단 예하 제210보병연대 관할이었다. 부대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건이 발생한 부대는 향토사단이다. 향토사단은 전쟁이 발발하고 동원령이 선포된 뒤 예비군 자원으로 병력을 충원해 편성되는 부대로 평시에는 지휘관과 핵심 참모요원들, 중대장급 이상 간부와 이를 보조하는 극소수의 병력으로 편성되어 있다. 상비사단이었다면 연대급 편제의 정상 인원인 약 3,000여 명의 병력으로 구성되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사건이 발생한 제210보병연대는 연대와 예하 대대 지휘부와 참모부 요원을 모두 합치더라도 채 50여 명이 되지 않는 규모로 편성되어 있었다. 편제된 인원 자체가 적었고, 실제 근무하는 인원은 더 적었기 때문에 보직 중복 문제가 심각했다. 정상적인 대대-연대급 부대였다면 인사ㆍ정보ㆍ작전ㆍ군수ㆍ통신 담당 참모들과 각 중대장, 대대장들이 보직되어 있었겠지만, 이 부대는 예하 중대장들이 군수과장, 정보과장, 인사과장을 겸직하는 식으로 운영될 수밖에 상황이었다. 부족한 것인 간부뿐이 아니었다. 병사 역시 부족했다. 연대에 소속된 병사들은 소총수 또는 공용화기 사수이자 통신병인 동시에 참모부 행정 계원이자 예비군 조교였다. 평시에는 예비군 인원 관리와 관련 서신 발송, 예비군 연차와 보직, 현역 당시 계급과 주특기 등을 고려해 편성하고, 장비와 물자를 관리하며, 예비군 훈련 시즌이 되면 자신들 인원의 수십배에 달하는 '선배님들'을 맞이하고 훈련을 진행해야 한다. 이른 새벽부터 훈련을 준비하고, 주간에는 훈련을 진행하고, 틈틈히 참모부 업무를 처리하며, 예비군들이 취침하는 야간에도 경계ㆍ상황ㆍ통신 근무에 투입되는 등 숨 돌릴 틈 없이 생활한다. 일각에서는 예비군 부대가 현역 당시 B급 관심사병이었던 최 씨를 미리 식별해 예방적 조치를 취했으면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불과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문제가 있었던 사람을 예비군에 편성되어 있는 7년 동안 추적관리하며 ‘관심사병’ 꼬리표를 붙여 놓는다면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절대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예비군 부대가 과연 훈련 전에 관심사병에 대한 조회와 분류, 별도 훈련 대책까지 마련할 수 있었을까? 이처럼 심각한 병력부족 문제는 사건이 발생한 사격장에서도 드러났다. 사단급에서 관리하는 자동화사격장을 제외하면 일선 대대~연대급 부대에서 보유한 사격장은 25m 영점사격장밖에 없다. 이러한 사격장은 보통 10개 이내의 사로만 있고, 사격할 때도 사로마다 간부 또는 분대장급 병사가 통제관으로 편성되어 사격장 전체를 통제한다. 사격장에서의 모든 의사소통은 '발'이다. 사수는 총기에 이상이 생겼거나 어떤 의사를 통제관에게 전달하고자 할 때는 소총 총구 방향을 표적 방향으로 거치한 뒤 엎드려 쏴 자세에서 오른발이나 왼발을 조용히 들어야 한다. 총구 방향이 조금만 틀어지거나 사수가 총을 들고 일어서려 하면 거친 욕설과 함께 경우에 따라서는 주먹이나 군홧발이 날아올 만큼 사격장의 군기는 엄정하다. 하지만 예비군 사격장은 상황이 좀 다르다. -병사 1명이 3~4개 사로 예비군 '통제' 이번 참사가 발생한 사격장에 올라간 인원은 중대장급 간부 3명과 병사 6명이 전부였다. 중앙통제탑에 있던 선임중대장 1명을 제외하면 중대장 1명이 10개 사로를 통제했다. 병사 6명은 1인당 3~4개 사로를 맡아 탄알집을 지급하고 탄피를 회수했다. 현역병 조교와 예비군 대원이 1대 1로 편성되더라도 현역병 조교에게 반말을 하고 무시하기 일쑤인 예비군 훈련 현장에서 병사 1명이 3~4개 사로의 예비군들을 통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사격장 사로 통제에 나선 간부와 병사들은 이날 사격이 계획되어 있던 인원들을 소화해 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을 것이다. 주간 6발, 야간 3발 나누어 사격하게 되어 있는 지침 대신 안전을 고려해 야간 사격을 생략했을 것이고, 10발 묶음씩 20발 단위 1상자로 포장된 소총탄 수불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규정된 3+3 또는 3+6발 탄창 지급 규정 대신 10발 탄창을 한 번에 지급했을 것이다. 총기가 쇠사슬로 완전히 고정이 되어 있었는지 손으로 만져보고 확인하는 절차도 무시됐을 것이다. 1명의 병사가 3~4개의 사로를 통제해야 했고, 사로에 투입된 사수와 부사수 외에도 각 조당 20명씩 8개조가 사격장 뒤에서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빨리빨리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을 것이다. 손으로 총기 고정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육안으로 대충 흩어본 뒤 실탄을 지급했고, 결국 이것이 사건으로 이어졌다. 현장 요원들의 과도한 업무 부담 속에서 일처리를 빠르게 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던 것이 희생자를 더 키웠던 원인 중 하나가 되었던 것이다. -업무 완수 하려면 편법 불가피한 시스템 결국 사건의 희생자를 늘렸던 것은 심각한 인력부족과 이에 따른 과중한 업무 부담, 그리고 이 부담 속에서 이루어진 '편법'이었다. 규정을 어기고 10발의 실탄을 지급했던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하겠지만, 그러한 편법을 쓸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문제도 참작해 줄 필요가 있다. 문제는 국방개혁과 병력감축에 따라 일선 상비부대보다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동원사단과 향토사단의 병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병력 부족 문제가 심각화 되면서 전방 GOP 사단들도 정상 편제 대비 실제 편제 병력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후방의 예비군 부대에까지 병력을 배정할 여력이 있을 턱이 없다. 국방부는 이에 대한 궁여지책으로 일부 사단을 해체하고 부대 통폐합을 꾀하고 있지만, 애초에 병력 부족 문제가 너무도 심각했기 때문에 통폐합된 뒤에도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동원사단이나 향토사단이 겪고 있는 병력 부족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예산'이다. 올해 국방예산은 약 37조 6천억 원 가량이다. 이 예산으로 약 60만 명의 현역 군병력을 유지하는데, 향토사단과 동원사단에 동원되는 약 270만 명의 1~4년차 예비군 전력을 유지하는데 배정되는 예산은 전체 국방예산의 0.4%에 불과하다. -병력은 270만, 예산은 0.4% 군은 이 0.4%의 예산으로 20개에 달하는 동원사단과 향토사단을 유지ㆍ양성해야 한다.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비사단들과 같은 장비 현대화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고, 당장 예비군에게 지급할 소총이나 장구류조차도 부족한 상황이다. 동원사단과 향토사단에 K2 소총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1986년 K2 소총이 실전에 배치되기 시작한 이래 예비군 부대에 K2가 들어오기까지는 약 30년의 시간이 흘렀다. 물론 K2가 지급되는 부대는 수도권 동원사단과 일부 향토사단에 국한되어 있고, 대부분의 부대는 M16A1과 M1 카빈을 사용한다. 각 지역을 지키는 '향방 예비군'의 주력 무장은 M1 카빈 소총이다. 이마저도 부족해 향방 예비군들은 각 지역의 주요 거점을 지키는 임무를 수행할 때 2~3교대로 투입되면서 소총과 방탄헬멧, 탄띠를 돌려가며 쓴다. 소총은 제2차 세계대전과 6.25 전쟁을 거친 역전노장 M1 카빈 소총이고, 탄띠는 우리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보았던 그 탄띠다. 방탄헬멧은 신형은 엄두도 못 내는 실정이고, 권총탄에도 앞뒤로 관통되는 나일론 소재 구형 헬멧이 지급된다. 동원사단이나 향토사단 일부 부대는 그나마 이 방탄헬멧이라도 국방예산으로 지급되지만, 각 지역 시청과 동사무소를 지키는 향방 예비군들의 탄띠나 방탄헬멧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구매해 보급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훈련장 상황은 지금 이 순간도 수백만 예비군들이 겪고 있는 상황 그대로다. 예비군들이 입소했을 때나 평시에 기간병들이 생활하는 막사 현대화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고, 예비군 식당 지을 돈이 없어 민간 외식업체가 식당을 지어주는 조건으로 수 년간 예비군 도시락이나 식사를 독점 공급하는 사업권을 주면서 예비군들에게 저급한 급식을 비싼 값에 먹여야 하는 상황이다. 병기본 훈련이나 주특기 훈련장은 겨우 유지되는 수준이고, 최근 예비군 정예화를 외치며 도입한 페인트볼 건은 페인트볼이 없거나 총기 고장으로 '그냥 들고 입총 쏘는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 이번에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사격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영내에 있는 야산을 평탄화하고, 사로에 콘크리트 블록 몇 개 깔고 그 위에 슬레트 지붕을 얹은 게 사격장의 전부다. 엄폐호나 제대로 된 표적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사수들은 25m 앞에 표적지 종이 한 장 걸어 놓고 콘크리트 블록 위에 매트 한 장 깔고 엎드려서 사격한다. -"돈 없다"...총기 고정장치·엄폐호도 없어 표준화된 총기 고정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고정장치를 만들라는 지시만 할 뿐 관련 예산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대 내 남는 자재들, 예를 들어 철근이나 쇠파이프 등을 잘라 고리와 쇠사슬을 연결해 총기 고정장치를 만든다. 사격장에 사로별 엄폐호나 방벽, 그리고 표준화된 총기 고정장치 등의 안전시설이 있었다면 이번 사건의 희생자는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거나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당장 생활할 시설이나 들고 싸울 무기 구입할 예산조차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안전시설은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국방부는 현재 약 300만 명의 예비군을 185만 명 수준으로 감축하고 예비군 전력 수준을 상비군에 준하는 수준으로 정예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지만, 문제는 돈이다. 국방예산이라는 파이 자체가 안보 여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예비군에 투자할 수 있는 예산을 현재보다 늘리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단순한 안전사고가 아니라 근본적인 군의 기강 해이"라면서 "지금 당장 예비군 훈련을 중단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한 후에 재개하라"고 요구했다. 유 원내대표는 "조준사격을 하는데 사격통제 장교와 조교 9명이 아무런 제압을 하지 못하고 탄창의 실탄을 다 쏠 때까지 이들 현역 장교와 조교가 도망치기 급급했다는 사실은 정말 충격"이라면서 "이런 군은 필요 없다"고 비난했다. -국방부와 부대 관계자 엄벌하라?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사실관계를 완전히 오도하고 정치권의 책임을 군에 떠넘기는 것으로 집권여당의 핵심 인사가 하기에는 부적절한 말이었다. 당시 가해자 최 씨와 통제조교, 중대장과의 거리는 6~7m, 멀리는 10~15m 가량 떨어져 있었다. 중대장들과 조교는 모두 비무장 상태였고, 사건은 불과 10초 만에 일어났다. 유 원내대표의 논리대로라면 당시 중대장과 조교들은 비무장 상태에서 자동소총을 난사하는 범인에게 돌격했어야, 살해되었어야 했다. 범인과 조교들이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지근거리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인간이 총알보다 빠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대장과 조교들이 범인 제압을 시도했다면 반드시 피격되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현역병 신분인 조교들이 최 씨에게 달려들어 제압을 시도하다가 사망했을 경우 현행법이 보장하는 순직 보상금은 최대 1억 5000만원이다. 이후 매월 95만원 가량의 보훈연금이 유가족에게 지급된다. 이것이 병사의 '목숨값'이다. 현역장교 신분이었던 중대장들이 최 씨에게 달려들어 제압을 시도하다가 사망했을 경우 지급받는 보상금은 사망당시 기준소득월액 23.4배, 즉 대위 계급의 경우 2억 5,000만원 남짓한 보상금과 50만~100만원 가량의 유족연금이 매월 지급된다. 20대 후반~30대 중반의 대위급 장교는 갓 결혼해 가정을 꾸렸을 시기이다. 사건 당시 중대장이 최 씨에게 달려들었을 경우 중대장의 아내는 미망인이 되고 자녀는 아버지를 잃을 것이며, 이때부터 극심한 생활고가 시작될 것이다. 순직한 군인에 국가와 사회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우를 하는 선진국과 달리 대한민국에서 제복을 입은 자의 죽음은 '개죽음' 취급을 받는다. 임무 수행 중 목숨을 잃으면 가족이 길거리로 내몰릴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리고, 순직한 뒤에도 돈도, 명예도 얻는 것이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병력 부족 야기·예산 삭감 주체는 정치권 사건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은 "7중대장이 다급하게 사격중지를 외치고 사로에서 빠져나가라고 지시해 그제서야 상황을 인지하고 대피할 수 있었다"라고 입을 모은다. 중대장이 통제를 잘 했기 때문에 사로에 올라와 있던 인원들이 대피할 수 있었고,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통제가 잘 됐다"고 말하는데 국회에 있는 사람들은 "목숨 걸고 달려들지 않았으니 이런 군은 필요 없다"며 군에게 희생양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극심한 인원ㆍ예산 부족으로 인한 예비군의 구조적 문제에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가해자가 개입해 발생한 참극이다. 군 복무기간 단축을 공약해 대규모 병력 부족 사태를 야기한 것도 정치권이고, 복지에 쓸 예산이 없다며 국방예산에 삭감의 칼날을 들이대 예산 부족 사태를 가져온 것도 정치권이다. 그것도 모자라 군복 입고 죽으면 개죽음이 되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군복 입은 자들에게 사지로 뛰어들지 않았다고 목소리 높여 성토하고 있다. 모든 군인은 위국헌신(爲國獻身) 군인본분(軍人本分), 나라를 위하여 몸을 바치는 것은 군인으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배운다. 하지만 나라가 자신을 버렸을 때 과연 어느 군인이 그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몸을 던져 희생할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단독] 변인선, 北·中 군사 핫라인 단절 거부해 숙청

    [단독] 변인선, 北·中 군사 핫라인 단절 거부해 숙청

    국가정보원이 지난 1월 숙청된 것으로 확인한 변인선 북한 총참모부 작전국장은 중국과의 군사 핫라인을 끊고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려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대북 정보 소식통은 “군부 내 작전통으로 김정은의 핵심 군사 참모 역할을 한 변 국장이 숙청된 이유는 ‘러시아와의 협력에 올인하며 중국과의 군사 핫라인을 단절하라’는 김 제1위원장의 명령에 ‘한·미 동맹이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군사협력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의견을 냈다가 노여움을 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 13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변 국장의 숙청 이유로 ‘대외 군사협력과 관련된 김정은의 지시에 대한 이견 제시’를 들었다. 특히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측근에 대한 숙청 사유가 내부 문제인 것과 달리 변 국장의 경우만 숙청 이유가 ‘대외 관계’로 분류됐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도 “정확한 변 국장의 숙청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대외 관계와 관련됐다는 첩보는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강화하려는 것은 냉랭한 북·중 관계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7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혈맹’인 북한보다 먼저 한국을 국빈 방문하자 사석에서 중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김 제1위원장이 변 국장을 숙청한 건 단순히 자신에 대한 권위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북·러 관계 강화를 통한 등거리외교로 외교적 고립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분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기념행사에도 김 제1위원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북한이 러시아에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며 S300 대공미사일 4개 포대 구매 의사를 밝혔지만 러시아 측에서 이를 거절하면서 김 제1위원장의 방러가 무산됐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15년 만에 폐지되는 아메리칸 아이돌 ‘네 가지’에 밀렸다

    15년 만에 폐지되는 아메리칸 아이돌 ‘네 가지’에 밀렸다

    “TV쇼가 ‘돈 먹는 하마’가 되면 곤란하죠. 흔히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제작비가 저렴하다고 여기지만 이 프로그램은 예외입니다. 코카콜라, AT&T 등 음료·통신업계의 초대형 광고주가 떠나면서 사정이 돌변했어요.”(폭스TV의 ‘아메리칸 아이돌’ 제작진) ① 시청률에 밀리고-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의 대명사이자 신인 가수 등용문인 ‘아메리칸 아이돌’이 내년 봄 15번째 시즌을 끝으로 폐지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청자들의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시청률 최하위로 고전하던 폭스에 시청률 1위라는 ‘황금 선물’을 안겨 준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TV 프로그램 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쇼라는 찬사를 받았기에 의문은 증폭된다. 아메리칸 아이돌의 갑작스러운 폐지 배경에 대해 CNN 등 외신들은 12일(현지시간) 심층 분석기사를 내놨다. 현재 14번째 시즌 결승전을 진행 중인 이 프로그램은 2002년 영국의 TV쇼 ‘팝 아이돌’을 벤치마킹해 탄생했다. 첫 시즌 우승자 켈리 클라크슨을 필두로 시즌4 챔피언 케리 언더우드 등이 아메리칸뮤직어워드, 그래미상을 거의 휩쓸어 왔다. ② 노인층으로 밀리고- 18~47세 시청률 고작 1.4% CNN은 프로그램의 폐지 이유를 미디어 환경의 급변과 경제적 문제로 압축했다. 아메리칸 아이돌은 지난 시즌 주간 시청자(생방송과 일주일간 재방송 시청자) 수가 1030만명으로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올해에는 910만명에 머물고 있다. 2006년 시즌5의 주간 시청자가 3100만명을 웃돌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시청자층도 바뀌었다. 젊은 층이 열광했으나 이제 할머니·할아버지가 즐겨 보는 프로그램으로 전락했다. 18~47세의 시청률은 올 시즌 평균 2.9%, 지난주에는 1.4%까지 떨어졌다. 전성기 때의 10%와 비교하면 수직 하락이다. 데이비드 비앙컬리 미국 로언대 교수는 “심사위원의 잦은 교체와 대형 스타의 고갈, 독창성 저하 등이 쇼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진단했다. ③ 후발주자에 밀리고-더보이스 등에 신인 뺏겨 게다가 후발 주자인 미 NBC의 ‘더 보이스’, ‘아메리카스 갓 탤런트’가 인기를 얻으며 시청률을 나눠 갖고, 온라인 미디어인 유튜브가 신인 가수 등용문의 지위를 앗아 가면서 지난해 대형 광고주들이 잇따라 떠났다. 이는 재정 압박으로 이어졌다. ④ 광고주에 밀리고-코카콜라 떠나 제작비 허덕 월스트리트저널은 매회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3시간 가까이 생방송하는 이 프로그램은 광고 의존도가 거의 절대적이라고 보도했다. 제작진이 제작비를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아메리칸 아이돌은 2008년 8억 4200만 달러(약 9249억원)에서 지난해 4억 2800만 달러(약 4701억원)로 연간 광고 수입이 급락했다. 반면 투어비용과 심사위원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가수 제니퍼 로페즈와 머라이어 캐리 등 대형 스타들은 매년 각각 1800만 달러(약 197억원) 안팎의 심사위원비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이 같은 이유로 난상토론을 벌여 프로그램 축소가 아닌 폐지를 결정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아하! 우주] 화성에서 산소 만들기...나사, 지구 박테리아 보낸다

    [아하! 우주] 화성에서 산소 만들기...나사, 지구 박테리아 보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에 탐사선과 로버들을 보내서 정보를 수집하고 화성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공언한 바와 같이 2030년대 화성 유인 탐사를 계획하고 있다. 화성 유인 탐사는 NASA의 오랜 꿈이었지만, 화성은 달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먼 거리에 있어서 절대 쉽지 않은 목표이다. 하지만 미래 화성 유인 탐사는 물론 화성에서의 인류 정착을 위한 NASA의 연구는 현재 진행 중이다. 미래 화성 유인 기지가 건설되기 위해서는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몇 가지 요소들을 갖춰야 한다. 예를 들어 인간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과 식량, 산소가 공급되어야 한다. 이런 필수 요소 가운데서 산소와 식량을 동시에 공급할 방법이 바로 식물을 키우는 것이다. NASA의 미래 화성 탐사 계획 중에는 화성에서의 식물 재배가 항상 제안됐다. NASA의 2015년 혁신 진보 구상(NASA Innovative Advanced Concepts (NIAC))에서도 다시 이와 유사한 제안이 나왔다. NASA는 테크샷(Techshot Inc.)라는 기업의 수석 과학자인 유진 볼랜드(Eugene Boland)와 그의 동료들에게 이와 관련된 연구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이 진행하는 연구는 사실 식물보다 훨씬 단순한 생명체를 화성에 보내는 것이다. 그 생명체는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생명체인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 남세균)이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NASA는 최초의 화성 생물체 실험을 현재 제작 중인 차기 화성 로버에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로버에 작은 컨테이너를 만들고 여기에 화성의 흙을 담아 산소를 만들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작은 컨테이너에 부피가 큰 식물을 탑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역시 이런 일에는 박테리아가 가장 적합하다. 실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화성에는 지구 같은 두꺼운 대기와 자기장이 없어 강력한 방사선 환경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웬만한 식물은 산소를 만들기는커녕 금방 죽고 말 것이다. 따라서 NASA의 계획은 작은 용기 안에 화성의 흙을 넣고 여기에 극한적인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종류의 시아노박테리아를 첨가한 후 산소나 다른 물질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만약 산소가 만들어지면 이 사실은 NASA의 화성 탐사선을 통해 지구로 전송된다. 그러면 미래 화성 유인 탐사나 혹은 화성 유인기지 건설 시 필요한 산소는 적어도 현지에서 조달 가능한지를 판단할 수 있다. 다만 현재는 연구가 1단계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승인될 테스트 방식은 변경의 여지가 있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재는 마스 룸(Mars Room)이라는 화성의 환경을 흉내 낸 실험실에서 시아노박테리아를 가지고 테스트하면서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사실 이 실험에서 우려되는 가장 큰 문제는 시아노박테리아가 컨테이너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아직 화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를 모르는 상태에서 만약 지구 박테리아가 화성에 퍼져나가게 되면 미래 연구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연구는 NASA가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해야 최종 승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시아노박테리아가 빠져나갈 기술적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고 실험이 타당성이 있다고 최종 승인되면, 2020년대에는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 생명체가 산소를 만드는 일이 현실이 될지 모른다. 그리고 언젠가 먼 미래에는 화성 기지에서 식물이 재배되고 사람이 그 식물이 만든 산소를 호흡하는 일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기획]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절제’ 민재의 변화… 폰 놓고 책 잡으니 틱 증후군 개선됐다

    [기획]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절제’ 민재의 변화… 폰 놓고 책 잡으니 틱 증후군 개선됐다

    서울 동작구의 한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지헌(15)군은 반에서 ‘명물’로 통한다. 전체 30명인 같은 반 친구 중 ‘유이(唯二)하게’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학생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 등은 집에 와서 데스크톱 컴퓨터를 이용하고 음악은 따로 MP3 플레이어에 내려받아 듣는다. 스마트폰 게임엔 크게 관심이 없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가입을 안 해 필요성을 못 느낀다. 친구들과 필요한 대화는 문자로 하거나 전화를 하면 충분하다고 여긴다. 김군이 스마트폰을 쓰지 않게 된 건 부모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중앙부처 공무원인 김군의 아버지는 일찌감치 “대학에 가기 전까지 스마트폰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의 아버지는 정보통신 분야 전문가로 스마트폰의 폐해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김군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많은 친구들은 SNS 대화 내용을 확인하느라 화면을 켜고 끄기를 반복하곤 한다”면서 “그럴 바에야 차라리 스마트폰이 없어서 불편한 게 나은 거 같다”고 했다. ●사용 안 하는 지헌 “SNS 하는 친구 불편해 보여” 처음엔 멋모르고 스마트폰을 썼지만 도중에 심각성을 깨닫고 개선에 성공한 경우도 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박민재(11)군은 스마트폰 ‘무풍지대’에 머물고 있다. 집에서 책을 읽다가 가끔 모르는 단어 등이 나오면 부모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간단한 검색만 하는 수준이다. 대신 일주일에 한 번씩 1시간 동안 부모의 노트북 등으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게 전부다. 박군은 올해 초교 5학년이지만 벌써부터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 한 반에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게임이나 SNS 등을 한다는 것이다. 박군은 “친구들이 스마트폰을 보며 재미있어 하면 문득 나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 외에 평소에는 별로 생각이 안 난다”면서 “어린이날이나 생일에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은 스마트폰이 아닌 레고 같은 장난감”이라고 했다. 박군 역시 또래 아이들처럼 초교에 입학하기 전에 부모의 스마트폰을 처음 접했다. 박군의 어머니 이진희(40)씨는 외출을 하거나 손님이 찾아왔을 때 아들에게 가끔 스마트폰을 쥐여주곤 했다. 만화영화 등을 보여 주면 아이 돌보는 게 훨씬 수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군이 7살 때 특별한 이유 없이 눈을 깜박이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소아정신과에서 ‘틱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로부터 “스마트폰이나 TV 등 뇌에 과도하게 자극을 주는 매체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는 주의를 들었다. 그 뒤부터는 아들이 아무리 보채도 스마트폰을 주지 않았고 부모도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했다. 대신 가족이 함께 운동을 하거나 책 읽는 시간을 늘렸다.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놀거리’가 생기니 박군 역시 자연스럽게 디지털 기기에서 멀어졌다. 이씨는 “틱 증후군 치료는 아이와 함께 자연 속에서 놀아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스마트폰을 끊게 한 뒤로 아이의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서울 잠실에 사는 김수현(13)양은 3년 전 스마트폰을 처음 갖게 됐다. 사촌오빠가 쓰던 스마트폰을 물려받았다. 김양의 부모는 처음에 스마트폰 쓰는 걸 반대했지만 “다른 애들에게 뒤처지기 싫다”는 딸의 고집에 한발 물러섰다. 이른 사춘기가 막 시작된 김양은 스마트폰에 빠르게 빠져들었다. 언제 어디서든 카카오톡 등 SNS와 동영상 등을 볼 수 있는 ‘마력’이 아이를 사로잡았다. 하루 2~3시간 사용은 우스웠고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잠이 든 적도 여러 차례였다. ●수현이의 규칙 “가족 회의서 집에선 안 쓰기로” 김양은 “방과 후 다들 학원을 가느라 친구들을 만나기 어려우니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면서 “SNS의 단체 대화방만 10개가 넘고, 스마트폰을 2시간 정도 확인을 못 하면 읽지 않은 메시지만 수백 개가 넘어간다”고 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이런 생활에 변화가 찾아왔다. 가족 회의를 통해 집에서는 스마트폰을 쓰지 않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김양은 학원이 끝난 뒤 집에 오면 부모 방에 스마트폰을 갖다 놓는다. 김양의 부모 역시 아이들 앞에서는 전화 통화 때를 빼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는다. 김양은 “집에서 스마트폰을 다 같이 안 쓰니 부모님과 남동생하고 대화를 많이 하게 됐다”면서 “스마트폰을 쓰는 시간이 크게 줄지는 않았지만 전보다는 자제를 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도 파주에 사는 김동한(13)군은 지난 2월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갖게 됐다. 올해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학급의 SNS 단체 대화방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등교할 때는 스마트폰을 집에 놔 둔다. 귀가해서도 스마트폰을 잘 쓰지 않는다. 스마트폰에 대한 애착 자체가 거의 없다. 김군은 “단체 대화방에서 주로 이야기하는 친구들은 7~8명 정도밖에 안 돼 굳이 일일이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학교에서 필요한 말은 다 하니 스마트폰을 잘 확인하지 않게 된다”고 했다. 김군은 어머니 윤혜진(38)씨와 집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다. 친구들이 학원에 다니는 시간에 엄마와 함께 책을 보고 얘기하면서 지낸다. 거실에는 TV 대신 책장과 조립 완구들이 놓여 있다. 주말에는 항상 가족이 함께 등산을 한다. 윤씨는 “아이에게 PC방 대신 집에서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도록 권하고 있다”고 했다. 윤씨의 말대로 김군은 부모와의 ‘합의’에 의거해 집에 있는 데스크톱에서 1주일에 4차례 2시간씩 스타크래프트2 등 컴퓨터 게임을 즐긴다. 윤씨는 “아이가 게임을 하다 보면 정해진 시간(1차례 2시간)을 약간 넘기는 적도 없진 않지만, 대체로 약속을 잘 지키는 편”이라고 했다. 사실 김군은 초교 1학년 때부터 컴퓨터 마우스를 잡았다. 정보기술(IT) 대기업에 다니는 아버지가 주말에 아들과 어울리기 위해 함께 게임을 하곤 했다. ●민수의 결단 “학교 캠페인 참여… 주말만 SNS” 경기도 수원에 사는 박민수(18·가명)군은 지난해 7월 스마트폰을 피처폰으로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고교 2학년 여름방학에 들어가기 전에 입시 준비에 매진하기 위해서였다. 박군은 지난해 여름까지만 하더라도 스마트폰 중독에 가까웠다. 중학교 2학년 시절인 2011년 처음 스마트폰을 갖게 된 뒤 하루 평균 3시간 넘게 스마트폰에 매달렸다. SNS와 게임, 인터넷 검색 등을 하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찾게 되다 보니 공부할 때도 집중을 잘 하지 못했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강의를 들어도 잠시 뒤에는 게임 앱에 손이 가기 일쑤였다. 중학교 시절 상위권이던 성적은 고교 1학년 때는 중위권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학교에서 시행하는 스마트폰 중독예방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생활이 180도 바뀌었다. 스마트폰 유해 정보를 차단하고 사용 시간을 관리하는 앱인 ‘스마트보안관’을 설치하고, 일주일에 하루 ‘스마트폰 단식’도 자발적으로 행했다. 박군은 “스마트폰 없는 생활이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친구들과 전화나 문자로 연락하고 SNS는 주말에 데스크톱으로 확인하는 식으로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美·日 신밀월’ 개헌 교두보 확보… 아베의 폭주 힘 붙었다

    [글로벌 인사이트] ‘美·日 신밀월’ 개헌 교두보 확보… 아베의 폭주 힘 붙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헌법 개정 논의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자민당이 주도하는 일본 중의원 헌법심사회가 올해 정기국회에서의 헌법 개정을 논의하고자 지난 7일 첫 자유토론의 장을 마련, 개헌 분위기를 확산하고 있다. 헌법심사회는 개헌 항목과 내용을 압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의 지지를 확인하는 등 미국 방문에서 개선장군처럼 돌아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개헌을 위한 당초 계획을 초스피드로 밀어붙이기 시작한 셈이다.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을 ‘필생의 과업’으로 삼고 있다. 현행 헌법에서 전쟁 및 무력 행사의 포기, 전력 보유 금지 등을 규정한 9조를 고쳐 군대를 보유하고, 무력 행사를 할 수 있는 군사적 보통국가로 거듭 태어나겠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전범국가, 패전국가의 굴레 등 ‘전후 체제’에서 벗어나 일본의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경제대국 일본이 군사대국이 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현행 헌법에는 해석만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한계점과 모순이 많다”는 자민당의 지난 3일 헌법기념일 성명도 이 같은 입장을 담고 있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헌법 개정을 위한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심사회에서 자민당은 현행 헌법이 패전 직후 연합국총사령부(GHQ) 주도로 만들어져 점령군에 의한 ‘강요된 헌법임’을 주장하면서 일본인에 손에 의해 새로운 헌법이 만들어질 때가 됐음을 주장했다. 현행 헌법은 1946년 11월 3일 공포돼 이듬해 5월 3일부터 시행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토론과 관련해 “자민당이 2017년 발의를 염두에 두고 개헌 논의를 가속화하려 하고 있다”고 평했다. 2017년은 일본 헌법이 시행된 지 70주년이 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 2월 12일 중의원 본회의 시정방침 연설 때 “개헌을 위한 국민적 논의를 확대하자”며 개헌 물꼬를 텄다. 올 9월 재선이 확실시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를 마치고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선을 확보한다. 그 다음 중의원 조기 해산 및 선거 등을 통해 국회에서 개헌을 위한 3분의2 선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그의 개헌 시나리오다. 자민당은 “시대 변화에 맞게 헌법도 바꿔야 한다. 독일도 개정을 여러 번 하지 않았냐”라는 논리를 폈다. 자민당은 평화 헌법 개정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있다. “환경권 및 인권, 긴급사태 조항 등을 먼저 논의해 고친 뒤 그 뒤 평화 헌법 조항인 9조를 개정하겠다”는 ‘2단계 개헌’이라는 단계적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평화 헌법 개정에 대한 반발과 반대를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환경권 조항 개정 등 여론의 거부감이 적은 분야에서 개헌 공감대와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전략으로 접근하려 하고 있다. 그 뒤 헌법 9조 등 민감한 사안을 다루겠다는 전략이다. 후나다 하지메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장이 7일 헌법심사회 토론에서 “긴급사태 조항, 환경권 등 세 가지를 우선 논의하자”고 각 당에 제의한 것도 그런 전략이 깔려 있다. 긴급사태 시 국회의원의 임기를 연장하고, 재정 건전화를 헌법상 의무 조항으로 신설하는 한편 환경권 및 인권에 대한 내용도 헌법에 규정하자고 공세를 폈다. 후나다 본부장은 “시대에 맞는 긍정적인 논의를 하고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 국회의 책무”라며 개헌 당위성을 주장했다. 단계적인 접근법을 쓰는 것은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중의원과 참의원 전체 의원의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이끌어 내야 하고, 반대 여론을 잠재우면서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래야 국민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을 수 있다. 후루야 게이지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장 대리가 지난 3일 도쿄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 “모든 힘을 다해 여론을 계몽하고 헌법 개정에 관한 올바른 이해를 국민에게 확실히 심어 국민투표에 부쳤을 때 과반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아직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국민을 조심스럽게 설득해 나가면서 개헌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아베 정부는 지난해 7월 각료회의를 통해 집단 자위권에 대한 헌법 해석을 변경시켰고, 지난 4월 미국과 18년 만의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을 이뤄 내는 등 헌법 개정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헌법 해석과 시행 지침 등을 고쳐 평화헌법을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한발 한발 나가고 있다. 헌법 해석의 변경으로 ‘전수방위’에서 벗어나 한반도 유사시는 물론 세계 각국의 분쟁에 군사적 개입의 근거를 마련했다. 그 전까지 일본 정부는 집단적 자위권을 헌법 9조에 따라 포기한다고 밝혀 왔다. 첫 관문인 국회를 넘어야 하는 아베 총리에게 구심점 없이 지리멸렬한 야권의 상황은 희망을 주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아베의 헌법 개정 구상은 순풍을 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패권을 향해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중국의 군사적 급부상은 일본의 보통국가화의 전략적 필요성과 명분을 주고 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의 영토 갈등은 일본에서 군사적 보통국가를 향한 목소리를 높이며 개헌 반대 의견을 조금씩 무력화하는 분위기다.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해양 진출 확대 등 군사적 영향력 증대, 동남아 국가들과 중국의 영토 분쟁 등은 일본의 교전권 부활과 군사활동 영역 확대 등 군사적 보통국가화의 중요한 명분이 되고 있다. 중국을 의식한 일본의 재무장과 교전권 확보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후원은 아베 총리의 행보에 절대적인 힘이 되고 있다.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의 위협’이란 것도 일본의 재무장 명분을 더하고 있다. 헌법 9조의 수정이 이뤄지면 일본 자위대는 군대로 바뀌고, 일본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군사대국의 길을 가게 된다. 일본의 군사적 행위를 묶어 놓았던 족쇄가 갈수록 느슨해지면서 동북아시아에서 중·일 간의 군비 경쟁과 군사적 대결 양상 및 긴장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SLBM’ 20년 허송세월한 軍...아직도 ‘킬 체인’ 타령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SLBM’ 20년 허송세월한 軍...아직도 ‘킬 체인’ 타령

    대한민국이 창군 이래 최초로 여성 이름을 잠수함 함명으로 명명하면서 신형 잠수함 진수를 자축하고 있던 지난 주말, 북한은 김정은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동해상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쏘아 올리며 우리 당국자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SLBM 수중 발사 시험 성공의 의미를 애써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발사된 SLBM이 더미(모의탄)이었으며, 사출 실험 정도가 겨우 성공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발사된 미사일 사진이 포토샵을 이용해 합성한 사진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SLBM 발사 테스트 성공 자체는 사실로 간주하면서 실전배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실제로 이 SLBM을 실전에 배치했을 때 한반도에 몰아칠 후폭풍이다. -軍, 지난 20년간 각종 징후에도 평가절하 북한 명칭 북극성, 한·미 군 당국 식별 기호 KN-11로 명명된 북한의 SLBM과 이를 발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의 존재는 이미 오래 전부터 관측되어 왔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1994년께 SLBM을 탑재해 운용하는 골프 II(Projetc 629A) 잠수함을 고철로 입수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북한이 이 잠수함을 해체, 역설계하여 신형 잠수함을 건조한 사실도 알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03년 9월에는 평양 인근 미림공항에서 이동식 발사대에 탑재되어 있는 무수단 미사일이 미국 정찰위성에 발견되었는데, 이 미사일의 형상은 북한이 1994년 입수한 골프 II급에 탑재되는 R-27(NATO Code SS-N-6)과 판박이였다. 북한이 SLBM을 베낀 신형 미사일을 개발했고, 이에 앞서 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상식적으로 이들 두 무기체계를 결합해 운용할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이 논의되었어야 했지만, 잠수함과 미사일이 북한에 넘어간 사실을 인지하고도 20년 넘게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북한이 입수한 잠수함은 15~20m 수심을 약 5노트 가량의 속도로 항해하면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 시스템을 갖춘 잠수함이었다. 즉, 동해나 남해, 서해 어느 곳이든 은밀히 이동해서 물속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군이 정찰위성과 무인정찰기 등이 1년 365일 24시간 내내 북한 영토를 들여다본다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뒤통수를 맞을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모든 방공 레이더와 미사일이 북쪽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동쪽이나 남쪽에서 핵미사일이 날아오른다면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이 미사일을 맞을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주권국가라면 예방적 자위권(Anticipatory self-defense) 차원에서 자국의 안보에 이처럼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잠수함과 SLBM 개발을 정밀 추적하면서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이 무기들의 개발을 저지하고, 그럴 수 없다면 파괴해야 한다. SLBM 탑재 잠수함은 완성된 이후에 물속에 들어가면 사실상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라면 이라크나 이란, 시리아에 했던 것처럼 테러나 공습으로 개발 시설을 파괴했겠지만, 지난 10여 년간 이러한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SLBM 탑재 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마련도 추진되지 않았다. 다만 이해할 수 없는 조치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면서 국방부가 가장 내놓은 전략은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 Korea Air-Missile Defense)’였다. 북한의 미사일 위치는 모두 파악하고 있으며, 북한 미사일은 액체연료와 산화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사 전 약 40분 동안 미사일 발사대를 세우고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동안 먼저 탐지해서 선제공격하겠다는 것이 킬 체인 구상이다. 그러나 지난 2013년 4월 미사일 위기에서 증명된 것처럼 북한의 미사일은 연료와 산화제를 충전한 상태에서 기동이 가능하며, 지하 사일로에서 발사할 경우 사일로 덮개가 열리기 전까지 발사 징후 사전 탐지가 불가능하다. 즉, 애초부터 킬 체인은 전제 자체가 심각한 오류였지만,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은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 조원이 소요되는 킬 체인 구상을 밀어 붙였다. 패트리엇 PAC-3 미사일로만 구축되어 공군기지만 보호할 수 있는 KAMD는 사정거리와 요격 고도가 대단히 짧기 때문에 수 조원을 쏟아 부어도 한국형 미사일 방어(Korea Air-Missile Defense)가 아니라 한국형 공군기지 미사일 방어(Korea Air base Missile Defense)밖에 될 수 없다. 문제는 지상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막을 수도 없는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 구축을 위해 15조 원에 가까운 예산을 배정해 놓느라 가장 심각한 위협인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마련에 쓸 돈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SLBM과 이를 운용할 잠수함이 등장했고, 킬 체인과 KAMD가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으니, 이제라도 그 15조 원은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예산으로 돌려져야 한다. -어떤 대안이 있나? 국방부는 SLBM 탑재 신포급 잠수함이 2~3년 이내에 전력화될 것이며, 여기에 탑재되는 KN-11 SLBM은 4~5년 이내에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전력화 징후가 보였던 지난 20여 년간 아무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몇 년간이라도 현실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 카드는 선제적 대응과 수세적 대응 두 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 선제적 대응이란 북한의 잠수함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파괴하는 것이고, 수세적 대응이란 미사일이 발사된 이후 이를 요격하는 것을 말한다. 현존 기술 수준에서 이 두 가지 카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원자력 잠수함과 항공모함, 이지스 구축함으로 구성된 기동함대뿐이다. 흔히들 한반도 주변 해역은 잠수함의 천국이라고 한다. 동해와 서해, 남해의 수중 환경의 성격은 제각각이지만, 그 제각각의 성격들은 공교롭게도 잠수함이 활동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수중에서는 전파가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잠수함을 찾는데 음파를 이용한다. 문제는 바닷물의 매질(Medium)이다. 바닷물은 수심과 온도, 육지로부터의 거리, 일조량, 해류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 때문에 같은 해역이라고 해도 온도와 염도 등이 일정치 않다. 매질이 비슷한 물이 뭉쳐있는 가상의 물 덩어리를 수괴(水塊)라고 하는데, 군함이나 잠수함이 적 잠수함을 효과적으로 찾아내기 위해서는 적 잠수함과 같은 수괴 안에 위치해 있거나, 적 잠수함이 있는 수괴 가까이 탐지 장비를 투하해야 한다. 북한 SLBM 탑재 잠수함을 가장 효과적으로 탐지해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은 잠수함이다.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은 상대의 SLBM 탑재 전략원자력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해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을 대량으로 운용했다. 평시에 적의 해군기지 앞에 은밀히 매복하고 있다가 적의 전략원잠이 출항하면 꽁무니에 따라 붙어 추적하는 것이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들의 임무였다. 이들 잠수함들은 적 전략원잠을 추적하다가 적 전략원잠이 미사일 발사 심도로 이동하거나 발사 조짐을 보이면 즉각 어뢰 공격으로 적 전략원잠을 격침시키는 임무도 맡았다. -원자력 잠수함· 항공모함 등 절실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수중 잠항이 가능해야 하는데, 우리 군이 보유한 잠수함들은 이러한 능력을 보유한 잠수함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미국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거 로버트 김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미국은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선택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언제까지고 미국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때문에 2020년 이후로 예정된 장보고-3급 신형 잠수함의 전력화 시기를 조금 더 앞당기고, 확정된 3척 이외에 추가 6척을 원자력 추진 방식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신형 공격원잠 바라쿠다(Barracuda)급의 건조 사례를 보면 성능에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현재 추진되고 있는 3,000톤급 잠수함보다 그리 높지 않은 비용으로 원자력 잠수함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최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우라늄 농축을 가로 막고 있던 가장 큰 걸림돌이 없어졌기 때문에,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바라쿠다급과 유사한 수준의 저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삼는 원자력 잠수함 건조도 충분히 가능하다. 한국 해군의 원자력 잠수함 보유는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의 무력화를 의미하는 동시에, 동해와 서해 북한 영해에서 기습적인 순항 미사일 공격을 통해 적의 수뇌부를 타격할 수 있다는 전략적 억제력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북한은 물론 주변국에 대해서도 강력한 전쟁 억지력이 될 수 있다. 원자력 잠수함과 더불어 잠수함을 탐지/공격할 수 있는 항공전력 확충도 필요하다. 전투함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해군 실정에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탐지하기 위해 북한 영해 인근의 공해상까지 전투함을 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수상 전투함은 수중에서 움직이는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범위가 좁기 때문에 공해까지 나간 북한 잠수함을 잡기 위해서는 항공기가 필요하다. -'무용지물' 15조원 킬 체인·KAMD 구축 대신... 항공기는 수중에 있는 물체를 탐지할 수 있는 소노부이를 이용해 잠수함을 찾는데, 소노부이를 다수 운용할 수 있는 해상작전헬기나 고정익 해상초계기는 수상함보다 월등히 넓은 범위를 초계할 수 있다. 그러나 항공기를 이용한 잠수함 탐색/격멸 작전에는 몇 가지 제한 사항이 있다. 우선 지상의 기지에서 발진해 북한 영해 인근 공해상까지 진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거리를 날아가야 하는데, 탐지 장비나 어뢰, 음파탐지기 등을 탑재할 수 있는 무게는 비행 거리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거리가 멀면 멀수록 작전에 제약을 받는다. 또한 북한 영공 인근까지 항공기가 접근하면 북한이 전투기를 보내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딱 한 가지 있다. 바로 항공모함이다. 항공모함을 북상시켜 북한 인근 공해상에서 고정익 해상초계기를 띄우거나 다수의 해상작전헬기를 발진시키면 구축함이나 호위함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은 면적을 감시할 수 있으며, 접근해오는 북한 전투기나 전투함들은 전투기를 띄워 대응할 수 있다. 원자력 잠수함과 항공모함 함재기에 의한 조기 탐지/파괴가 실패해 북한이 SLBM을 발사했다면 이지스 구축함이 SM-3 미사일로 요격하면 된다. 모든 탄도 미사일은 발사되어 최대 탄도고를 찍기 전까지인 상승 단계에서의 속도가 가장 느리기 때문에 탐지 직후 요격해 버리면 그만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원자력 잠수함 1척은 1~1.5조원, 항공모함과 여기에 실을 각종 항공기 구입에는 5~6조원, 이지스 구축함이 SM-3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도록 개량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척당 3,000억 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국방부가 사실상 무용지물인 킬 체인과 KAMD 구축을 위해 책정하고 있는 15조 원의 비용이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7기동전단 전력과 합쳐 항공모함 전단 2개는 만들 수 있다. 핵탄두 탑재 SLBM과 이를 탑재한 잠수함은 과거 냉전 시절부터 미국과 소련 양국의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iton)를 구현하는 최상위 협상 카드였다. 불량국가인 북한이 이를 보유한다는 것은 단순히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비대칭 전력 하나가 추가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로 내몰리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지난 20여 년간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북한은 SLBM을 만들어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제 이 SLBM에 핵탄두가 실려 실전에 배치되기까지 남은 몇 년의 시간마저 정쟁(政爭)과 각 군 밥그릇 싸움으로 허비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을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물속 ‘北핵미사일’을 지상서도 무능한 ‘킬 체인’으로 제압?

    물속 ‘北핵미사일’을 지상서도 무능한 ‘킬 체인’으로 제압?

    대한민국이 창군 이래 최초로 여성 이름을 잠수함 함명으로 명명하면서 신형 잠수함 진수를 자축하고 있던 지난 주말, 북한은 김정은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동해상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쏘아 올리며 우리 당국자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SLBM 수중 발사 시험 성공의 의미를 애써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발사된 SLBM이 더미(모의탄)이었으며, 사출 실험 정도가 겨우 성공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발사된 미사일 사진이 포토샵을 이용해 합성한 사진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SLBM 발사 테스트 성공 자체는 사실로 간주하면서 실전배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실제로 이 SLBM을 실전에 배치했을 때 한반도에 몰아칠 후폭풍이다. -軍, 지난 20년간 각종 징후에도 평가절하 북한 명칭 북극성, 한·미 군 당국 식별 기호 KN-11로 명명된 북한의 SLBM과 이를 발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의 존재는 이미 오래 전부터 관측되어 왔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1994년께 SLBM을 탑재해 운용하는 골프 II(Projetc 629A) 잠수함을 고철로 입수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북한이 이 잠수함을 해체, 역설계하여 신형 잠수함을 건조한 사실도 알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03년 9월에는 평양 인근 미림공항에서 이동식 발사대에 탑재되어 있는 무수단 미사일이 미국 정찰위성에 발견되었는데, 이 미사일의 형상은 북한이 1994년 입수한 골프 II급에 탑재되는 R-27(NATO Code SS-N-6)과 판박이였다. 북한이 SLBM을 베낀 신형 미사일을 개발했고, 이에 앞서 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상식적으로 이들 두 무기체계를 결합해 운용할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이 논의되었어야 했지만, 잠수함과 미사일이 북한에 넘어간 사실을 인지하고도 20년 넘게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북한이 입수한 잠수함은 15~20m 수심을 약 5노트 가량의 속도로 항해하면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 시스템을 갖춘 잠수함이었다. 즉, 동해나 남해, 서해 어느 곳이든 은밀히 이동해서 물속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군이 정찰위성과 무인정찰기 등이 1년 365일 24시간 내내 북한 영토를 들여다본다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뒤통수를 맞을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모든 방공 레이더와 미사일이 북쪽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동쪽이나 남쪽에서 핵미사일이 날아오른다면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이 미사일을 맞을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주권국가라면 예방적 자위권(Anticipatory self-defense) 차원에서 자국의 안보에 이처럼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잠수함과 SLBM 개발을 정밀 추적하면서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이 무기들의 개발을 저지하고, 그럴 수 없다면 파괴해야 한다. SLBM 탑재 잠수함은 완성된 이후에 물속에 들어가면 사실상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라면 이라크나 이란, 시리아에 했던 것처럼 테러나 공습으로 개발 시설을 파괴했겠지만, 지난 10여 년간 이러한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SLBM 탑재 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마련도 추진되지 않았다. 다만 이해할 수 없는 조치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면서 국방부가 가장 내놓은 전략은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 Korea Air-Missile Defense)’였다. 북한의 미사일 위치는 모두 파악하고 있으며, 북한 미사일은 액체연료와 산화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사 전 약 40분 동안 미사일 발사대를 세우고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동안 먼저 탐지해서 선제공격하겠다는 것이 킬 체인 구상이다. 그러나 지난 2013년 4월 미사일 위기에서 증명된 것처럼 북한의 미사일은 연료와 산화제를 충전한 상태에서 기동이 가능하며, 지하 사일로에서 발사할 경우 사일로 덮개가 열리기 전까지 발사 징후 사전 탐지가 불가능하다. 즉, 애초부터 킬 체인은 전제 자체가 심각한 오류였지만,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은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 조원이 소요되는 킬 체인 구상을 밀어 붙였다. 패트리엇 PAC-3 미사일로만 구축되어 공군기지만 보호할 수 있는 KAMD는 사정거리와 요격 고도가 대단히 짧기 때문에 수 조원을 쏟아 부어도 한국형 미사일 방어(Korea Air-Missile Defense)가 아니라 한국형 공군기지 미사일 방어(Korea Air base Missile Defense)밖에 될 수 없다. 문제는 지상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막을 수도 없는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 구축을 위해 15조 원에 가까운 예산을 배정해 놓느라 가장 심각한 위협인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마련에 쓸 돈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SLBM과 이를 운용할 잠수함이 등장했고, 킬 체인과 KAMD가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으니, 이제라도 그 15조 원은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예산으로 돌려져야 한다. -어떤 대안이 있나? 국방부는 SLBM 탑재 신포급 잠수함이 2~3년 이내에 전력화될 것이며, 여기에 탑재되는 KN-11 SLBM은 4~5년 이내에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전력화 징후가 보였던 지난 20여 년간 아무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몇 년간이라도 현실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 카드는 선제적 대응과 수세적 대응 두 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 선제적 대응이란 북한의 잠수함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파괴하는 것이고, 수세적 대응이란 미사일이 발사된 이후 이를 요격하는 것을 말한다. 현존 기술 수준에서 이 두 가지 카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원자력 잠수함과 항공모함, 이지스 구축함으로 구성된 기동함대뿐이다. 흔히들 한반도 주변 해역은 잠수함의 천국이라고 한다. 동해와 서해, 남해의 수중 환경의 성격은 제각각이지만, 그 제각각의 성격들은 공교롭게도 잠수함이 활동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수중에서는 전파가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잠수함을 찾는데 음파를 이용한다. 문제는 바닷물의 매질(Medium)이다. 바닷물은 수심과 온도, 육지로부터의 거리, 일조량, 해류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 때문에 같은 해역이라고 해도 온도와 염도 등이 일정치 않다. 매질이 비슷한 물이 뭉쳐있는 가상의 물 덩어리를 수괴(水塊)라고 하는데, 군함이나 잠수함이 적 잠수함을 효과적으로 찾아내기 위해서는 적 잠수함과 같은 수괴 안에 위치해 있거나, 적 잠수함이 있는 수괴 가까이 탐지 장비를 투하해야 한다. 북한 SLBM 탑재 잠수함을 가장 효과적으로 탐지해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은 잠수함이다.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은 상대의 SLBM 탑재 전략원자력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해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을 대량으로 운용했다. 평시에 적의 해군기지 앞에 은밀히 매복하고 있다가 적의 전략원잠이 출항하면 꽁무니에 따라 붙어 추적하는 것이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들의 임무였다. 이들 잠수함들은 적 전략원잠을 추적하다가 적 전략원잠이 미사일 발사 심도로 이동하거나 발사 조짐을 보이면 즉각 어뢰 공격으로 적 전략원잠을 격침시키는 임무도 맡았다. -원자력 잠수함· 항공모함 등 절실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수중 잠항이 가능해야 하는데, 우리 군이 보유한 잠수함들은 이러한 능력을 보유한 잠수함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미국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거 로버트 김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미국은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선택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언제까지고 미국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때문에 2020년 이후로 예정된 장보고-3급 신형 잠수함의 전력화 시기를 조금 더 앞당기고, 확정된 3척 이외에 추가 6척을 원자력 추진 방식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신형 공격원잠 바라쿠다(Barracuda)급의 건조 사례를 보면 성능에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현재 추진되고 있는 3,000톤급 잠수함보다 그리 높지 않은 비용으로 원자력 잠수함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최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우라늄 농축을 가로 막고 있던 가장 큰 걸림돌이 없어졌기 때문에,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바라쿠다급과 유사한 수준의 저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삼는 원자력 잠수함 건조도 충분히 가능하다. 한국 해군의 원자력 잠수함 보유는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의 무력화를 의미하는 동시에, 동해와 서해 북한 영해에서 기습적인 순항 미사일 공격을 통해 적의 수뇌부를 타격할 수 있다는 전략적 억제력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북한은 물론 주변국에 대해서도 강력한 전쟁 억지력이 될 수 있다. 원자력 잠수함과 더불어 잠수함을 탐지/공격할 수 있는 항공전력 확충도 필요하다. 전투함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해군 실정에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탐지하기 위해 북한 영해 인근의 공해상까지 전투함을 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수상 전투함은 수중에서 움직이는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범위가 좁기 때문에 공해까지 나간 북한 잠수함을 잡기 위해서는 항공기가 필요하다. -킬 체인·KAMD에15조원 항공기는 수중에 있는 물체를 탐지할 수 있는 소노부이를 이용해 잠수함을 찾는데, 소노부이를 다수 운용할 수 있는 해상작전헬기나 고정익 해상초계기는 수상함보다 월등히 넓은 범위를 초계할 수 있다. 그러나 항공기를 이용한 잠수함 탐색/격멸 작전에는 몇 가지 제한 사항이 있다. 우선 지상의 기지에서 발진해 북한 영해 인근 공해상까지 진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거리를 날아가야 하는데, 탐지 장비나 어뢰, 음파탐지기 등을 탑재할 수 있는 무게는 비행 거리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거리가 멀면 멀수록 작전에 제약을 받는다. 또한 북한 영공 인근까지 항공기가 접근하면 북한이 전투기를 보내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딱 한 가지 있다. 바로 항공모함이다. 항공모함을 북상시켜 북한 인근 공해상에서 고정익 해상초계기를 띄우거나 다수의 해상작전헬기를 발진시키면 구축함이나 호위함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은 면적을 감시할 수 있으며, 접근해오는 북한 전투기나 전투함들은 전투기를 띄워 대응할 수 있다. 원자력 잠수함과 항공모함 함재기에 의한 조기 탐지/파괴가 실패해 북한이 SLBM을 발사했다면 이지스 구축함이 SM-3 미사일로 요격하면 된다. 모든 탄도 미사일은 발사되어 최대 탄도고를 찍기 전까지인 상승 단계에서의 속도가 가장 느리기 때문에 탐지 직후 요격해 버리면 그만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원자력 잠수함 1척은 1~1.5조원, 항공모함과 여기에 실을 각종 항공기 구입에는 5~6조원, 이지스 구축함이 SM-3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도록 개량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척당 3,000억 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국방부가 사실상 무용지물인 킬 체인과 KAMD 구축을 위해 책정하고 있는 15조 원의 비용이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7기동전단 전력과 합쳐 항공모함 전단 2개는 만들 수 있다. 핵탄두 탑재 SLBM과 이를 탑재한 잠수함은 과거 냉전 시절부터 미국과 소련 양국의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iton)를 구현하는 최상위 협상 카드였다. 불량국가인 북한이 이를 보유한다는 것은 단순히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비대칭 전력 하나가 추가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로 내몰리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지난 20여 년간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북한은 SLBM을 만들어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제 이 SLBM에 핵탄두가 실려 실전에 배치되기까지 남은 몇 년의 시간마저 정쟁(政爭)과 각 군 밥그릇 싸움으로 허비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을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육아휴직시 급여 100%” 방법은?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육아휴직시 급여 100%” 방법은?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육아휴직시 급여 100%” 방법은?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아빠의 달 인센티브에 네티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부모가 육아휴직을 순차 사용하면 두 번째 사용자의 육아휴직 최초 1개월 급여를 통상임금의 40%에서 100%(상한 100만 원→150만 원)로 상향 지급하는 제도다. 최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서울지역 전체 육아휴직 신청자 수는 3월 말 현재 5095명으로 전년 동기(4166명) 대비 22.3% 증가했다. 이 중 남성 육아 휴직자는 197명으로 전년(133명)에 비해 48.1% 급증했다. 사회적 인식변화 등으로 인해 육아 휴직을 신청한 남성 수가 급증하면서 올해 1분기 서울 시내에서 육아휴직을 신청한 남성은 전년 대비 약 50% 증가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한 남성도 2014년 1분기 3명에서 올해는 13명으로 늘었다. 절대적인 수는 적지만 333.3% 증가한 수치다. 서울청 관계자는 “남성의 육아휴직 증가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로 아빠의 육아 참여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면서 “작년 10월부터 ‘아빠의 달’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육아휴직시 급여 100%” 대박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육아휴직시 급여 100%” 대박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육아휴직시 급여 100%” 대박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아빠의 달 인센티브에 네티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부모가 육아휴직을 순차 사용하면 두 번째 사용자의 육아휴직 최초 1개월 급여를 통상임금의 40%에서 100%(상한 100만 원→150만 원)로 상향 지급하는 제도다. 최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서울지역 전체 육아휴직 신청자 수는 3월 말 현재 5095명으로 전년 동기(4166명) 대비 22.3% 증가했다. 이 중 남성 육아 휴직자는 197명으로 전년(133명)에 비해 48.1% 급증했다. 사회적 인식변화 등으로 인해 육아 휴직을 신청한 남성 수가 급증하면서 올해 1분기 서울 시내에서 육아휴직을 신청한 남성은 전년 대비 약 50% 증가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한 남성도 2014년 1분기 3명에서 올해는 13명으로 늘었다. 절대적인 수는 적지만 333.3% 증가한 수치다. 서울청 관계자는 “남성의 육아휴직 증가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로 아빠의 육아 참여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면서 “작년 10월부터 ‘아빠의 달’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모르면 손해’ 어떤 제도길래?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모르면 손해’ 어떤 제도길래?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최근 아빠의 달 인센티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부모가 육아휴직을 순차 사용하면 두 번째 사용자의 육아휴직 최초 1개월 급여를 통상임금의 40%에서 100%(상한 100만 원→150만 원)로 상향 지급하는 제도다. 이 덕분인 듯 사회적 인식변화 등과 함께 육아 휴직을 신청한 남성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1분기 서울 시내에서 육아휴직을 신청한 남성은 전년 대비 약 50% 증가했다. 8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서울지역 전체 육아휴직 신청자 수는 3월 말 현재 5095명으로 전년 동기(4166명) 대비 22.3% 증가했다. 이 중 남성 육아 휴직자는 197명으로 전년(133명)에 비해 48.1% 급증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한 남성도 2014년 1분기 3명에서 올해는 13명으로 늘었다. 절대적인 수는 적지만 333.3% 증가한 수치다. 서울청 관계자는 “남성의 육아휴직 증가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로 아빠의 육아 참여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면서 “작년 10월부터 ‘아빠의 달’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사진 = 서울신문DB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기고] 지역 간 표준행정서비스와 지방교부세/곽채기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

    [기고] 지역 간 표준행정서비스와 지방교부세/곽채기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동시에 재정난을 겪고 있다. 중앙정부는 2012년부터 3년간 내리 큰 폭으로 세입 결손을 기록 중이다. 일부 지자체에선 사회복지비 지급 불능을 호소한다. 1997년과 2008년에도 없던 일이다. 재정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중앙·지방정부 사이에 기초연금, 무상보육 등 복지재정 책임 분담을 둘러싼 상호 불신과 갈등도 심각해지고 있다. 34조원 규모에 이르는 지방교부세 배분 방식을 개편하자는 논의는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일부에선 지방교부세 배분 방식이 지자체의 자체 세입 확충 노력을 저해하고 복지 수요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러저러한 지방교부세 개혁 방안이 간과하는 것은 자칫 지방교부세제도의 존립 가치를 훼손하고 지방자치 발전을 가로막는 위험성이다. 현대 복지국가의 기본적 역할 중 하나는 지역 간, 지자체 간 공공서비스의 양과 질을 일정 수준 보장하는 것이다. 지역 간 표준행정서비스라고 한다. 지방교부세는 바로 이런 역할을 수행하는 지방재정조정제도다. 또한 지방교부세 배분 방식에는 지역 간 사회적 연대 의식이 근저에 자리잡고 있다. 지방교부세를 나눠 주지 않는 불교부 단체가 존재하고, 재원 배분에서 첫 번째 원칙으로 지역 간 형평성을 강조하는 이유도 사회적 연대 의식을 위해서다. 현재 243개 지자체 중 127곳이 공무원 인건비보다 지방 세입이 더 적다. 78곳은 지방세에 지방 세외수입을 합한 자체 수입으로도 인건비를 해결할 수준이 못 된다. 이런 지자체 주민에게도 국민으로서 누릴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장치가 바로 지방교부세다. 지역 간 양극화가 심각한 한국 상황에서 하나의 공동체로서 국가의 통합성을 확보하고, 지역 간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제도적 장치인 셈이다. 물론 ‘배급제’ 형태인 현행 지방교부세 배분 방식이 지방재정의 책임성과 효율성을 저해하고 외부 재원에 의존하도록 조장한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뒤 지방교부세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현행 지방교부세 배분 방식이 안고 있는 일부 비효율성은 지역 간 형평성 확보와 민주주의 가치 실현을 위해 우리가 당연히 지불해야 하는 정당한 사회적 기회비용이라고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지방교부세 개편을 논의하면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또 있다. 지방교부세는 중앙정부 재원을 지자체에 배분하는 게 아니다. 지방교부세는 지자체가 ‘독립공유재원’ 형태로 공동으로 소유하는 지자체의 ‘고유재원’이다. 지방교부세는 원래 지자체가 가져가야 할 몫이며, 중앙정부는 재원배분 역할만 맡고 있을 뿐이다. 그동안 지방교부세 제도 개편 논의에선 재원의 주인인 지자체에 의견을 구하고 이를 존중하는 절차에 소홀했다. 앞으로 지자체 뜻을 반영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 절차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사이에 수평적인 협력이 작동한다면 재정 압박을 돌파하기 위한 동력도 창출할 수 있다고 믿는다.
  • [사설] 이참에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 다시 하라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4월 임시국회 처리가 결국 무산됐다. 여야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그제에도 서로에게 법안 처리 실패의 책임을 떠넘기며 설전을 벌였을 뿐이다. 이런 국회의 모습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국민은 이제 아무도 없다.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넘어 “차라리 잘된 것 아니냐”고 냉소를 보내는 것이 속마음이다.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랬더니 불과 몇 년 뒤에는 효과가 사라지는 ‘무늬만 개혁안’으로 시늉만 냈다. 그것도 모자라 국민적 합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국민연금까지 대책 없이 건드린 것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다. 하지만 여론이 악화되자 책임 전가를 위해 기싸움만 했다. 정치권의 논리가 세상의 논리와 다르다는 것은 공무원연금 개혁의 추진 과정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당초 정부가 제시한 핵심 내용은 공무원이 현직에서 내는 돈을 크게 늘리고, 퇴직한 뒤 받는 돈은 크게 줄이자는 것이었다. 2016년 이후 입문하는 공무원은 사실상 공무원연금 수준이 아닌 국민연금 수준으로 연금제도를 유지하자는 내용도 있었다. 현재의 제도를 유지할 경우 공무원 먹여 살리자고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웃지 못할 상황이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야는 공무원이 내는 돈은 조금 늘리고, 받는 돈은 더욱 천천히 조금씩 줄이는 데 합의했으니 개혁이라는 표현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합의안은 나아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최소 가입 기간을 20년에서 10년으로 줄이고, 월급 300만원 이하 공무원은 오히려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랬더니 오히려 더욱 꼼꼼하게 혜택을 주는 법안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러니 합의안이란 게 공직 사회의 표심(票心)을 거스르지 않으려 공무원연금 개혁을 포기한다는 여야 공동선언서나 다름없다. 무리수에 따른 다수 국민의 불만을 무마하려는 눈속임이 바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의 상향 합의라고 할 수 있다. 혼란은 누구의 인심도 잃지 않겠다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치적 합의란 이름으로 개혁을 포기하는 정당을 책임 있는 여당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재원 마련 방안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복지 포퓰리즘을 남발하는 제1야당에서도 수권 정당의 자세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제부터라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 국민을 설득하는 정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 지금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국회 소집이 논의되고 있다. 이번만큼은 정치권의 논리가 아닌 세상의 논리로 마주 앉기 바란다.
  • 토성맨션 재건축 ‘경동리인타워’ 5월 8일 모델하우스 오픈

    토성맨션 재건축 ‘경동리인타워’ 5월 8일 모델하우스 오픈

    부산 최대 규모의 남포동 상권을 배후 수요로 둔 토성맨션재건축, 경동리인타워가 5월 8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분양을 시작한다. 경동건설은 5월 초, 서구 토성동 옛 토성맨션상가 부지에 경동리인타워를 분양한다고 29일 밝혔다. 경동리인타워가 들어서는 남포동 일대는 부산을 대표하는 상업지역으로 단지 주변으로 자갈치시장, 국제시장, 부평시장 등 대형 시장들이 위치해 있으며, 서부산권 최대 규모의 롯데백화점 광복점도 인접해 있다. 남포동 일대는 주거 지역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남포동 상권 일대에 종사하는 상인들의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개발 가능한 부지도 없고, 땅 값도 높아 200세대 미만이 소규모 아파트와 빌라, 다세대 주택 위주로 주거 상품이 구성되어 왔다. 지역 상인들과 거주민 사이에서 “남포동 상권에서 개발 가능한 마지막 주거입지”로 평가받아온 옛 토성맨션상가 부지의 재건축이 5월 분양을 시작하면서 지속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남포동 일대에서 상업에 종사하는 상인은 “토성맨션 자리는 누구나 선호하는 최고의 입지다”며, “오랜 기간 사업을 기다려온 만큼, 나 뿐만 아니라 분양을 원하는 사람이 주변에도 아주 많다”고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경동리인타워는 올 1월 이미 공사를 시작하였으며, 전용면적 ▲63㎡ 46가구, ▲72㎡ 43가구, ▲77㎡ 44가구, ▲79㎡ 43가구, ▲82㎡ 270가구, ▲99㎡ 4가구, ▲104㎡ 2가구 등 총 452가구(일반분양 347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최상층에 지어지는 6가구를 제외하고는 전세대가 소비자 선호도 높은 85㎡ 이하 상품으로 구성된다. 경동리인타워는 지하철 초역세권 단지로 서부산권 최고의 교통 환경을 제공한다. 지하철 자갈치역과 토성역을 단지에서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단지 바로 앞에 남포동 버스 환승센터가 위치하고 있다. 지하철과 대중교통을 통해 부산 전역으로 연결되는 우수한 대중교통망을 이용할 수 있으며, 남항, 북항대교를 통한 도심접근성도 매우 우수하다. KTX부산역과도 가까워 광역교통망도 매우 편리하다. 경동리인타워는 초역세권과 바다조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도심 내 유일한 단지로 최고 49층 높이의 우수한 조망과 탁 트인 개방감을 자랑한다. 남향으로 부산의 남해 바다와 남항대교가 직접 조망가능하며, 동향으로는 바다와 북항대교는 물론, 용두산공원과 부산타워, 롯데백화점 등 바다와 시티뷰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서향으로도 천마산을 바라보고 있어, 전체 세대에서 탁 트인 개방감과 조망권을 확보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단지 주변의 교육환경 및 생활 편의시설도 매우 우수하다. 단지 바로 옆으로는 서구청, 부산대학교 병원, 토성초교, 경남중교, 동아대학교가 위치하고 있으며, 주변으로 부산 최대 규모인 자갈치시장, 국제시장, 부평시장 등 대형 시장과 롯데백화점도 위치해 있다. 또 용두산 공원과 부산타워, 부산민주공원, 송도해수욕장, 송도암남공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도심 생활의 편리함과 우수한 자연 환경과 함께하는 여유로운 생활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서부산 개발의 직접적인 수혜도 기대된다. 경동리인타워가 위치한 남포동 일대는 부산광역시에서 추진 중인 '3대 뉴 프런티어(New Frontier)' 개발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경동리인타워가 위치한 남포동 일대 원도심을 중심으로 북항, 부산역 주변, 남포동 일대를 연결해 동북아 관문으로 개발하려는 계획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북항재개발은 2019년 완공 예정이며, 롯데백화점 옆에 지어지는 107층 규모의 롯데타운타워도 2019년 완공 예정이다. -서부산의 중심, 진정한 랜드마크 아파트 최고 49층으로 지어지는 경동리인타워는 서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 아파트이다. 지난 14년간 사업이 지연되며, 서부산권의 마지막 주거입지로 평가받아 온 토성맨션상가 재건축은 최고 49층, 452세대 규모의 지역 내 최고층 아파트로 지어진다. 남포동, 토성동 일대는 부산 최고의 중심상업지역으로 풍부한 배후 수요에도 불구하고, 400세대 이상의 아파트를 찾아 볼 수 없다. 대부분 200세대 이하의 소규모 아파트와 빌라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지역 특성 상 앞으로도 대규모 아파트 개발은 불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경동리인타워는 남포동 상권의 마지막 주거입지에 지어지는 중대형 아파트로, 지역 소비자뿐 아니라 부산 전체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남포동 일대를 넘어 서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아파트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산 교통의 중심, 지하철 초역세권 아파트 단지! 경동리인타워가 위치한 남포동 일대는 부산 최고의 교통 환경을 자랑한다. 과거 남포동 주변으로 부산시청, 법원, 검찰청 등 주요 관공서가 위치해, 경동리인타워에서 부산 전역과 연결되는 최고의 교통망을 직접 누릴 수 있다. 경동리인타워는 부산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과 토성역이 위치하고 있어, 2개역 모두 5분 이내에 이용할 수 있는 초역세권 단지이다. 지하철 뿐만 아니라 단지 바로 앞으로는 남포동 버스환승센터가 위치해, 지하철과 대중교통(버스)을 이용해 부산 전역으로 연결된 부산 최고의 교통망을 이용 할 수 있다. 또 남항대교 및 북항대교를 이용하여 해운대 등 도심 외곽지역으로의 이동이 편리하며, KTX부산역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서울을 비롯한 광역지역으로 이동시에도 우수한 교통 환경을 누릴 수 있다. -최고 49층, 바다·산·도심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조망! 최고 49층으로 지어지는 경동리인타워는 서부산 최고의 조망권과 개망감을 자랑한다. 남향으로 부산의 남해 바다와 송도와 영도를 잇는 남항대교를 직접 조망할 수 있으며, 동향으로는 바다와 북항대교는 물론, 용두산공원과 부산타워, 롯데백화점, 북항 재개발지역까지, 넓은 바다와 시티뷰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서향으로도 천마산을 바라보고 있어, 전체 452세대 모두 우수한 조망권과 탁 트인 개방감을 확보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바다 조망권 단지는 대부분 도심 외곽에 위치해 있어, 교통이 불편한 경우가 많으나, 도심 한 가운데에 위치한 경동리인타워는 부산에서 바다 조망과 교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단지로 평가되고 있다. -단지 앞 부산 최고 남포동 상권 위치, 최상의 생활 인프라! 남포동 일대는 부산 최대의 중심상업지역으로,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부산 최고 상권 지역이다. 자갈치시장, 국제시장, 부평시장 등 대형 시장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2009년 개장한 롯데백화점 광복점도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상권 주변으로 병원, 은행 등 각종 생활 편의시설이 위치해 있어, 경동리인타워에서는 생활 편의 시설을 편리하게 이용 할 수 있다. 또 단지 옆으로 서구청, 부산대 병원이 위치하고 있으며, 토성초등학교, 경남중학교,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가 위치해 있어, 편리한 생활 환경 뿐 아니라, 우수한 교육 환경도 경동리인타워의 자랑이다. 부산의 상징인 용두산 공원과 부산타워, 부산민주공원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송도해수욕장, 송도암남공원도 차량 10분 거리에 위치해, 도심 생활의 편리함과 우수한 자연 환경과 함께하는 여유로운 생활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서부산 개발의 시작, 우수한 미래가치! 경동리인타워는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서부산 개발의 미래가치를 가장 크게 누릴 수 있는 단지이다. 경동리인타워가 위치한 남포동 일대는 부산광역시에서 추진 중인 '3대 뉴 프런티어(New Frontier)' 개발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남포동 일대 원도심을 중심으로 북항, 부산역 주변, 남포동 일대를 연결해 동북아 관문으로 개발하려는 계획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북항재개발 사업은 2019년 완공 예정으로, KTX부산역사와 연결된 해륙통합 터미널, 국제업무·컨벤션, 해양관광레저 등이 단계적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또 107층 규모의 롯데타운타워도 2019년 완공 예정으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과거 부산시청 자리에 지어지고 있는 롯데타운타워는 복합쇼핑몰, 호텔, 오피스빌딩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모델하우스는 5월 부산진구 부전동 394-16, 경동파크타워 3층에서 오픈 할 예정이다. 문의: 051)817-8400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위기의 한국 기업 리스타트 필요하다] 4년 만에 최저 실적 낸 현대·기아차

    [위기의 한국 기업 리스타트 필요하다] 4년 만에 최저 실적 낸 현대·기아차

    10년 연속 자동차 생산 5위 국가라는 위업을 달성한 국내 자동차 업계에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자동차 업계가 자국 환율을 발판 삼아 재도약하는 가운데 올 들어 내수에선 수입 신차 점유율이 17%대까지 치솟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듯 수출과 생산이 감소하면서 국내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현대·기아차의 올 1분기 실적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안팎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우려가 깊을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12일 오전(현지시간) 2015 북미 국제오토쇼가 한창인 미국 디트로이트 시내 코보센터. 현장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2시간여 동안 전시장을 돌며 수십 종의 차량을 살펴봤다. 이날 정 부회장이 유독 관심을 보인 곳은 도요타 부스였다. 그는 신형 캠리의 운전석과 뒷자리 등을 오가며 핸들부터 수납 공간, 오디오, 트렁크까지 실내를 꼼꼼히 살폈다. 의문이 들면 동행한 임원들과 의견을 나눴다. ●도요타 부스 떠나지 못한 정의선 부회장 왜 도요타 부스였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 부회장은 “캠리가 최근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날 정 부회장의 행보는 최근 현대차그룹의 관심사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저라는 호재를 만난 일본 차의 약진은 눈부시다. 도요타, 닛산, 미쓰비시, 스바루 등이 일제히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글로벌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도요타는 올 1분기 세계 시장에 252만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5% 감소했지만 여전히 세계 판매 1위다. 2014 회계연도의 총매출은 27조 538억엔(약 247조원), 영업이익은 2조 2220억엔(약 20조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0.2%로 6년 만에 마(魔)의 9% 벽을 넘었다. 한국 차의 위기를 이야기하며 일본 차 얘기를 꺼내는 것은 그들이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 가장 껄끄러운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일본 차는 최근 엔저를 기반으로 더욱 막강해지고 있다. 미국 달러에 대한 일본 엔화 가치는 엔저가 시작된 2012년 9월 78엔 선에서 최근 118엔대까지 2년 만에 51%나 떨어졌다. 원·엔 환율도 904원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호시탐탐 800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는 1123원대에서 1074원대로 4.5%가 올랐다. 그만큼 일본 차의 수출 경쟁력이 커졌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마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매출액은 4200억원가량 감소한다. 실제로 엔저가 본격화된 지난 2년간(2012~2013년) 일본 자동차 업종의 수출 증가율은 12.8%에 달한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자동차 업계의 역주행이다. 현대자동차는 올 1분기 매출액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3% 줄어든 20조 9428억원, 영업이익은 18.1%가 준 1조 5880억원을 기록했다. 1차적인 이유는 판매 부진에 있다. 1분기 글로벌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감소한 118만 2834대에 그쳤다. 국내 시장에선 3.7% 줄어든 15만 4802대를, 해외 시장에서는 1년 전보다 3.6%가 준 102만 8032대를 팔았다. 기아차 역시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0.5% 급감한 511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11조 1780억원) 역시 6.3% 줄었다. 현대차는 “주요 수출국 통화인 유로화와 러시아 루블화 약세 등 환율 변동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로화와 루블화의 1분기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5.4%, 42.6% 떨어졌다. ●수입차 타던 사람, 국산차 복귀 비율 1.7% 부진한 수출 속 마지막 보루인 내수 시장의 사정은 더 좋지 않다.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수입차 선호도에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기아차 인수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70%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현대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41.3%, 기아차는 28.0%를 기록해 두 회사를 합친 내수 시장 점유율은 69.3%다. 현대차그룹은 1998년 12월 기아차를 인수하고서 몇 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지난해까지는 줄곧 국내 점유율 70%대를 유지해 왔다. 반면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 상승세는 가파르다. 2009년 4.9%에 그쳤던 수입차 점유율은 2011년 7.9%, 2013년 12.1%, 지난해 13.9%를 기록했다. 특히 올 들어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7.6%(3월 한 달 기준)까지 올라갔다. 이런 가운데 수입 신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현재의 2배 정도인 27%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가 최근 1년간 새 차를 구입한 소비자 5500여명을 대상으로 구매 패턴과 재구매율 등을 조사한 결과 국산차의 점유율은 73%로 떨어지고 수입차의 점유율은 27%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전체 조사 대상 중 수입차를 타다 국산차로 이동한 사람이 불과 1.7%로 집계됐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한번 수입차를 탄 사람은 다시 국산차로 돌아오는 일이 극히 드물다는 점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번 수입차로 떠나간 소비자가 국산차로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한 게 현실”이라면서 “수출품 대비 내수용 자동차의 품질 논란과 연비 및 주행 성능에 대한 지적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흔들리는 내수 시장, 흔들리는 수익 기반 현대·기아차는 절대적이고 안정적인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그런 내수 시장이 흔들리는 것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흔들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동차 업계는 이같이 수입차에 안방 지분의 일부를 내주는 것은 한동안 이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로 보고 있다. 과거 내수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았던 만큼 현재 급등하는 수입차 구매는 정상화 과정으로 가는 과도기라는 논리다. 실제로 일본을 제외한 독일, 미국, 프랑스 등 대표적인 자동차 생산국의 수입차 비중(이하 2013년 기준)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다. 자동차의 원조 국가 격인 독일은 자국 내 수입차 비중이 38.3%에 달한다.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역시 자국 내 수입차 비중이 각각 54.8%, 52.4%, 71.5%다. 비교 대상국 중 일본(8.8%)을 제외하면 12.9%(2014년 기준)인 우리나라의 수입차 점유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얘기다. 국내 시장에서 단기간 극적인 반등이 쉽지 않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신차 잇단 출시, 수입차 공세 막을지 미지수 지난달 출시한 신형 투싼에 이어 신형 아반떼,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다양한 진용을 앞세운 수입차의 막강 공세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골이 깊은 ‘안티 현대차’ 정서가 깊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현대차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30대 고객의 현대차 선호도는 22%에 그쳤다. 반면 독일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는 58%, BMW는 52%, 폭스바겐(아우디 포함)그룹은 40%였다. 이런 가운데 해를 거르지 않고 불거져 나오는 노사 문제도 걸림돌이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과 2012년을 제외하고 1987년부터 27년간 무려 397일간의 파업을 반복했다. 올해도 심상치 않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 19개 계열사 노조는 지난달 3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통상임금 관련 쟁의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김민석 특파원 박타푸르 르포] 일상 복귀속 피켓 든 시위대 “정부는 어디 있는가”

    [김민석 특파원 박타푸르 르포] 일상 복귀속 피켓 든 시위대 “정부는 어디 있는가”

    4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동쪽 박타푸르 지역. 네팔 인구의 5.5%를 차지하는 네와르족(族) 거주지이자 주요 유적지가 몰린 이곳 상점들은 벌써 절반 이상이 문을 열었다. 도시가 빠른 속도로 일상을 찾아가는 가운데 곳곳에서 산발적인 소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눈에 띄었다. 기자는 박타푸르 외곽 골목에서 한 무리의 시위대와 마주쳤다. 20대 남녀 30여명이 나무로 만든 피켓을 들고 이동하고 있었다. 피켓에는 ‘정부는 어디에 있는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적혀 있었다. 앞서 소설가이자 야권 지도자 카겐드라 상그랄라(69)가 지지자들과 함께 지난주 초 총리 공관 앞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이 소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전해진 뒤 상그랄라가 부르짖던 구호인 ‘정부는 어디에?’는 시위대의 대표 구호가 됐다. 지난달 25일 대지진 당시 관광객 180여명이 매몰된 세계문화유산 다라하라 타워 인근에는 정치권을 비판하는 대자보도 붙었다. “각 정당의 리더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는 그렇게 열정적으로 일하더니 정작 국민이 힘든 지금은 다 어디 가고 보이지 않느냐”고 적혀 있었다. 네팔 국가인권위원회의 드비에 자(51) 법무감독담당관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정부 비판 시위는 정부가 이재민의 의식주를 해결할 역량이 충분한데도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네팔의 인권 운동가이자 변호사인 그는 “각국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천문학적인 구호물자가 네팔에 들어왔을 것”이라면서 “국민은 부패한 현 정부가 물자를 전부 쏟아붓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네팔 국민은 2008년 공화제 도입 이후 현 총리인 수실 코이랄라까지 4명의 총리를 배출한 코이랄라 집안이 좌지우지하는 현 정부를 불신한다. “신이 결정한 운명은 따라야 한다는 네팔 특유의 숙명주의와 기성 정치권을 불신하는 상황이 어우러지면서 정부를 비판하되 행동하지는 않는 모순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지진피해 복구와 이재민 주거 등에 관심이 쏠리지만 장기적으로는 네팔인의 정신 건강이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특히 네팔 국민 모두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PTSD)이 우려되지만, 전문 의료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봇물처럼 이어진 국제사회의 지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가 순수한 의도로 도와주고 있지만 일부 국가는 구호를 비즈니스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특히 인도와 중국이 우리의 재난을 이용해 네팔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인도는 자국민 보호를 구실로 군대까지 파견했고 인도 언론은 이를 옹호하기 위해 지진 피해를 확대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 사진 shiho@seoul.co.kr
  • 한국사 수능 필수로… 상위권대 비교과 중요

    한국사 수능 필수로… 상위권대 비교과 중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지난달 30일 전국 197개 4년제 대학의 ‘2017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6학년도의 기본 틀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전체 모집인원은 줄고 수시모집 선발인원이 다소 늘어난다. 수시모집에서 논술고사와 적성시험의 비중은 줄어들고 학생부 중심 전형이 확대된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경우 서울 소재 대학들의 수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해졌다. 2017학년도 수능부터는 한국사가 필수과목이 된다. 수시에서 84개, 정시에서 162개 대학에서 반영하는데 그 비중은 크지 않다. 고2 학생들이 2017학년도 대입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살펴봤다. [전략] 전형요소별 장단점을 분석해 맞춤 전략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학생부 성적과 수능 모의고사 성적 및 그 외 각종 비교과 영역과 관련된 활동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어느 대학 어떤 전형에 맞는지를 잘 따져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유형을 찾아야 한다. 학생부 교과 성적과 비교과 준비가 잘 되어 있거나 논술고사와 같은 대학별고사 준비가 잘 돼 있다면 수시모집을, 수능 성적이 뛰어나다면 정시모집에 맞춰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능] 2017학년도 대입에서도 모든 전형요소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것은 수능 성적이다.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 비중이 절대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수시모집에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하는 대학들이 많기 때문이다.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되는 추세에 있지만 수험생 입장에서 볼 때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하지만 이제는 대세가 된 ‘쉬운 수능’의 흐름을 쉽게 뒤집기 어렵다는 점에 비춰 볼 때 학생부 교과(내신)를 대비하면서 내용적으로 수능과 연결지어 꾸준히 학습해 간다면 별다른 대비 없이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내신] 수시모집에서 많은 대학이 학생부를 주요 전형요소로 활용하기 때문에 평소에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학생부 교과전형을 통해 선발하는 인원이 가장 많다. 이에 따라 대학별로 학생부 반영 교과와 학년별 반영 비율을 파악해 학생부 관리를 전략적으로 잘해야 한다. 내신 성적을 잘 받기 위한 학교 공부는 수능에도 바로 도움이 된다. 논술고사도 최근 들어 교과형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논술 준비도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는 데서 시작된다. [비교과] 수시모집의 학생부 종합전형은 선발 인원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의 주요 대학들은 학생부 교과전형보다는 학생부 종합전형을 통해 선발하는 인원이 많다. 학생부 비교과 관리는 수시를 지원하는 데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중요한 비교과는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활동들만 반영된다. 공인 외국어성적이나 학교 밖에서 받은 경시대회 입상 경력은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생활을 통한 동아리, 봉사 등 비교과 활동이 중요해졌다. [논술] 대학별고사로서 논술고사와 면접·구술고사 및 적성검사는 수시모집에서 주로 활용된다. 수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시행하는 대학은 28개 대학이지만 서울지역 대학들은 수시모집에서 대부분 논술고사를 시행하고, 그 비중도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높다. 논술고사가 어렵다는 비판에 따라 최근에는 제시문을 교과서나 EBS 교재에서 출제하는 대학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단순히 교과 공부만 한다고 좋은 점수를 받는 답안이 저절로 나오지 않는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논술 방과후수업 등을 통해 감각을 익혀 놓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계는 수리논술과 과학논술을 주로 시행하는데 최근에는 수리논술만 시행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화여대 인문, 경희대 사회, 한국외국어대학 등 논술고사에서 영어 지문을 활용하는 대학들도 있다. [수시·정시] 2017 대입에서는 수시에서 전체 모집정원의 69.9%를 선발하는데 전년도(67.7%)보다 늘었다. 상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수시모집 비중이 크다. 수시에 합격하면 합격한 대학 중 한 개 대학에는 반드시 등록해야 하고, 몇 차례에 걸쳐 충원을 하기 때문에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도 대폭 줄어든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시 지원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고, 수시에 대비해 지원 전략을 세우되 정시모집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시에 지원하더라도 수능 준비는 필수”라면서 “결국 수험생들은 수시, 정시 어느 하나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와 정시를 동시에 염두에 두고 입시 전략을 세워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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