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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공식일정 비우고 오늘 회동 준비…여야 日대응 초당적 합의문 나올까

    靑, 추경안 처리 협조도 당부할 듯 황교안 “日요구 맞서되 외교 해결” 정경두 해임·선거제도 거론 전망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8일 1년 4개월 만에 회동을 하면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한 초당적 대응방안을 담은 합의문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회동이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초당적 협력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인 만큼 ‘대원칙’을 천명하는 합의문이 나올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 관측이지만, 17일 오후 늦게까지 여야는 합의문을 도출하지 못했다. 여권 관계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조율 중인데 (합의문이 나올지) 결과는 내일 점심쯤은 돼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사태에 여야가 한목소리로 대응한다는 내용을 담아 내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식 일정을 비운 채 일본의 수출 규제 등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대책을 논의하는 등 회동 준비에 시간을 보냈다. 청와대는 일본의 경제 보복 및 우리 대응책이 회동의 절대적인 의제인 만큼 사태 극복에 도움이 되도록 여야가 국력을 모으는 한편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도 협조해 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5당을 상대로 의제와 관련한 개별 설명 및 협조 요청을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엄중한 시기에 열리는 만큼 여야가 초당적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야당 대표들은 회동 의제가 제한되지 않은 만큼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비롯한 안보 문제와 소득주도성장정책 등 경제 문제, 선거제 개혁 등도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후 2차례에 걸쳐 약 2시간 30분간 대변인, 비서실장 등과 함께 회의를 열었다. 황 대표는 “대통령과 정부가 올바른 해법을 내놓는다면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며 “외교로 풀어야 할 일을 무역 전쟁으로 몰고 가는 일본 정부의 행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정부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일본의 부당한 요구에 당당히 맞서되 외교적 해결에 조속히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오후 ‘일본 수출규제 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을 채택할 계획이었지만 여야 간 견해가 엇갈려 무산됐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후보 이름 써야하는 일본 투표용지…무효표 양산 비판

    후보 이름 써야하는 일본 투표용지…무효표 양산 비판

    기호 방식 안 쓰고 흐보 이름 적어내야인지도 높은 기성 정치인 유리한 구조 오는 21일 실시되는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투표자가 투표용지에 직접 후보자의 이름을 쓰는 ‘자필 기술식’ 투표 방식에 대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16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은 일부 지자체 선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국정 선거에서 투표자가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하려는 후보 이름을 직접 손으로 쓰도록 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직접 이름을 써야 하기 때문에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의미 있는 무효표를 양산하는 주범으로 지목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어려운 한자가 아닌 쓰기 쉬운 일본 문자 ‘가나’로 표기하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역시 이름을 표기해야 하는 투표 방식 때문에 유권자들이 이름을 쉽게 기억하도록 하고자 하는 일본 정치권의 독특한 문화다. 이런 ‘자필 기술’ 투표 방식은 법령으로 정해져 있다. 공직선거법 46조는 “선거인은 투표 용지에 후보자 1명의 이름을 자필로 써서 이를 투표함에 넣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필 기술 방식은 부정 선거를 막고 투표용지 준비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무효표가 나오기 쉽고 유권자를 번거롭게 한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이름을 쓰도록 하면서 세습 정치인이나 여권의 기성 정치인들이 신인 정치인에 비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유권자들이 투표소에서 익숙한 이름을 쓰기 쉽기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식 투표는 갈라파고스…다른 나라 주류는 기호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식 투표 방식에 대한 비판 여론을 전했다. 신문은 “일본에서는 당연한 투표 방식이지만 선진국에서는 드문 방식”이라며 “선생(후보자)들에게는 격려가 되는 것 같은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갈라파고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1994년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는 ‘기호식’ 투표를 허용했지만, 실제로 도입되지 못한 채 다시 ‘자필 기술식’으로 변경됐다. 여당 자민당이 “정치가는 (유권자가 자신의) 이름을 쓰게 하는 것이 일”이라는 독특한 논리를 대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자필 기술식인 현행 투표에 대한 비판은 참의원 선거를 목전에 두고 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일본인(특유)의 ‘옛날부터 그랬다’(식의 사고)를 아무 생각 없이 답습해 온 폐해”라며 “마크시트(컴퓨터 해독을 위해 연필 등으로 칠하는 종이)나 터치패널 방식은 재미없다는 식의 사고”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입시에서도 기술하는 능력을 평가할 때가 아니면 마크시트를 사용한다. 후보자 이름을 기술할 필요는 도대체 뭐냐”며 “자필 기술에 구속되는 이유가 뭔지 자민당에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나경원 “정경두 해임해야…방탄국회땐 추경 협조 못 해”

    나경원 “정경두 해임해야…방탄국회땐 추경 협조 못 해”

    자유한국당이 15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19일 하루만 본회의를 열어 해임건의안 표결을 하지 않은 채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법안만 처리하려 한다면 추경안 처리에 협조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본회의 일정과 추경 처리 전망과 관련해 “(이틀간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으면) 사실상 추경 협조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뒤 표결에 부치려면 이틀이 필요하며, 여야 협상에서 본회의는 사실상 이틀로 내정됐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여당은 본회의를 하루밖에 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이는 정 장관을 위해 사실상 ‘방탄 국회’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의석수가 절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해임건의안을 본회의에서 표결할 때 통과를 자신한다는 말씀은 안 드린다”며 “하지만 여당은 국회의 표심이 보이는 것조차도 두려워하고 있다. 국회 본연의 책무를 방기한 채 청와대의 눈치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도 기자회견에서 “국방에 큰 구멍이 생겨 국민들이 불안해할 경우 국방부 장관이 말로만 사과할 게 아니다.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을 교체해야 하는 것”이라며 “국민 앞에 책임지는 것은 인사 조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어 “당초 여야가 본회의를 이틀간 열기로 합의했었는데, 여당이 대통령에게는 직언도 못 하고 무능한 국방부 장관을 보호하기 위해 야당 앞에서는 말을 뒤집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 해군 제2함대 허위자백 사건 등을 언급하면서 “국방부 장관이 져야 할 책임에 대해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고 정 장관 거취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고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북한 선박 입항 사건은 이제 ‘목선 게이트’ 수준으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삼척항 방파제를 교묘히 ‘삼척항 인근’으로 왜곡한 대국민 사기 브리핑을 대통령은 모른척하지 마시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 장관 해임건의안에 영향으로 경제원탁회의 일정 협의도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내일(15일)로 잡히면서 경제원탁회의는 16일쯤 열기로 사실상 합의했었는데 최종합의를 앞두고 해임건의안 문제로 모든 것이 중단됐다”며 “경제원탁회의의 일정과 방법, 회의 형식 등은 우리 당 김광림 의원과 민주당 김진표 의원 사이에서 상당한 논의 진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아울러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명목으로 여당이 제시한 ‘3000억원 추가 추경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주장하는 내용을 들여다보니 기술개발, WTO 분쟁 대응 등이 들어가 있었다. 이것이 지금 분초를 다투며 뛰어다니는 기업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상상해보라”라며 “정부의 추경안이라는 게 미봉책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당은 추경을 빌미로 야당을 압박하는 데만 급한 모습”이라며 “정작 예결위 전체회의에 국무장관이 출석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추경 내용 역시 총선용 맹탕 추경”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선진화법 위반 등으로 야당 의원들이 경찰 소환 조사를 받는 데 대해서는 “국회의장은 조사하지 않고 우리 당 의원들만 부르니 야당 탄압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한 것이 없다. 문제의 시발은 문 의장과 김관영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불법 사보임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일 먼저 여당이 불법으로 빠루(노루발못뽑이의 속칭)와 해머를 동원한 것인데 수사의 순서도 틀렸다”며 “청와대의 지시를 받은 경찰이 야당 탄압을 계속 할 것으로 보고, 경찰의 소환 통보에 우리 당이 응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대해서는 “윤 후보자가 여러 논란에 대해 법적 책임은 면할 수 있을지언정 이미 도덕적 흠결은 드러났다고 본다”며 “검찰총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기에 매우 부적절하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러시아 “日 규제 불화수소 한국에 공급” 제안

    러시아 “日 규제 불화수소 한국에 공급” 제안

    러시아가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규제 대상 품목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우리 기업에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이날 청와대 및 재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30대 기업 간담회에서 러시아의 제안이 언급됐다고 한다. 한 참석자가 “러시아 정부가 일본산보다 순도높은 러시아산 불화수소를 삼성전자에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을 외교라인을 통해 전해왔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기초 화학 분야 선진국인 독일·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이 언급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행사 후 브리핑에서 “(기업인들은) 특정 국가의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특히 화학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러시아, 독일과의 협력 확대를 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러시아의 공급 제안이 현실로 성사될 경우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대체재가 생기는 셈이어서 추후 논의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일본의 경제보복의 대책 방안으로 제시했던 수입선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신호가 될 수 있다. 다만 공급선이 바뀐다 해도 일정 기간 시험을 거쳐야 하는 점,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공급선을 바꿀 경우 이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느냐 여부 등도 변수가 된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에칭(회로 패턴 중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은 깎아내는 것) 및 불순물 제거 공정에 사용되는 원료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 기업의 일본산 불화수소 수입 비중은 약 42%에 이른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 항공모함 100년과 동북아 정세/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일본 항공모함 100년과 동북아 정세/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항공모함은 공격적인 무기다. 일본이 지난해 말 항공모함을 갖겠다고 선언함으로써 한국의 이웃 국가들인 중국과 일본이 항공모함 경쟁에 돌입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항복한 이후 74년이 지난 2019년 현재 필자의 생애에 일본의 항공모함이 재등장하는 장면을 목격할 줄은 몰랐다. 역사는 이렇게 확 바뀌는구나 하는 사실을 절감하는 오늘날이다. 일본은 1920년 세계 최초로 항공모함 ‘호쇼’의 착공을 개시한다. 항공모함 개발의 선구자였던 영국이 기존 여객선이나 순양함을 개조해 항모화했던 반면에 처음부터 항공모함의 개발을 시작한 나라는 일본이 최초다. 그리고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 공격을 할 시점이었던 1941년 1월 통계를 보면 미국의 항공모함이 9척, 영국이 9척, 일본이 11척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항공모함을 보유한 나라는 일본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반격이 시작되고 잠수함 공격으로 일본의 항공모함이 줄줄이 격침되기 시작하면서 일본은 패망의 길로 들어섰지만 항공모함 역사에서 일본은 큰 획을 그은 나라다.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지 73년 만인 2018년 12월 18일 일본의 아베 신조 내각은 헬리콥터 탑재 군함이라고 속이던 이즈모형 군함을 미국의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F35B 10기를 탑재할 수 있는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일본이 항공모함을 보유하는 것은 항공모함 자체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항공모함을 운용하려면 그에 따른 잠수함과 이지스함ㆍ구축함 등이 함께하게 되는데, 공격적인 군사력의 집합체라는 점에서 우리의 미래를 불안하게 한다. 일본의 항공모함보다 큰 미국의 항공모함에는 이지스함ㆍ잠수함ㆍ구축함 등 따라붙는 군함들이 최소 10척이 넘는다. 거기에다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들이 탑재돼 있으니 일본의 항공모함 보유는 한국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 일본이 항공모함을 보유한다는 것은 일본의 항공모함 건조 역사를 볼 때 크나큰 걱정거리다. 일본은 1920년 항공모함 건조를 처음 시작해 20여년 만에 세계 최대의 항공모함 국가로 발전한 역사적 사실이 있다. 그때의 항공모함 건조 기술과 운영 등 다양한 경험이 축적돼 있다. 일본이 항공모함 보유 국가로 변신하면서 42기의 F35B 수직이착륙기를 도입할 예정인데, 산술적으로 환산하면 최대 4척의 항공모함을 보유할 수 있어 한국의 안보는 더 위태롭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일본과 중국이 항공모함 경쟁을 시작하면서 한국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똑같이 항공모함 경쟁에 뛰어들 수도 없고 급변하는 주변국의 정세에 맥없이 앉아 있을 수도 없고 하니 차선책으로 잠수함 증강을 생각할 일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와는 많이 달라졌지만, 1943년부터 약 1년 동안 일본이 자랑하던 항공모함 무려 8척이 미국의 잠수함 공격에 의해 침몰됐던 것을 상기하면 여전히 항공모함은 잠수함 공격에 가장 취약하다. 한국으로서는 세계 최강의 최첨단 잠수함을 육성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이 주변국의 위협에 시달리지 않고 경제적 번영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미군이 한국에 주둔했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이라는 외교는 엄청난 돈을 들여 가며 무기 사재기를 하는 국방 전략 이상으로 국가안보와 평화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평화 전략이다. 삼면이 바다인 한국은 중국과 일본이 항공모함 보유 국가로 변신하는 것을 절대적으로 소홀히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지나간 역사에서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크게 시달리는 쓰라린 경험을 했다. 이 두 나라가 항공모함 보유 경쟁에 들어섰다는 것은 그동안의 평화를 위협하는 상징으로 우리 앞에 다가서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러한 위협의 정도는 더욱더 거세질 전망이다. 우리 후손들이 과거 역사처럼 무릎 꿇는 일에 맞닥뜨리지 않게 하려면 지금보다 더 경제적으로 선진국이 돼야 외교와 국방의 지평도 넓어진다. 미국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를 147기나 도입하겠다는 일본은 경제적으로 부자인 나라다. 평화가 경제안보로 유지된다는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 꿈 이룬 억만장자, 우주를 꿈꾼다

    꿈 이룬 억만장자, 우주를 꿈꾼다

    타이탄/크리스천 데이븐 포트 지음/한정훈 옮김/리더스북/504쪽/1만 8000원소년은 반에서 가장 허약했다. 지독한 괴롭힘을 당하던 그에게 공상과학소설은 큰 위로였다. 소년은 졸업 후 여러 사업으로 큰 돈을 벌었다. 어느 날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다면 어떻게 될까?’ 고민했다. 공상과학소설처럼, 충돌 전 화성으로 사람을 보내면 되리라 생각했다. NASA(미국항공우주국)에서 이런 일을 진행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그는 스스로 로켓을 만들기로 한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장면을 두근거리며 보던 다섯 살의 다른 소년이 있다. 그는 전자상거래 사업으로 억만장자가 된 뒤 꿈을 실행으로 옮기는 중이다. 몰래 도시 절반만한 땅을 사들이고, 철저한 계획을 세워 로켓을 만든다. 첫 번째 소년의 이름은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왼쪽)다. 그리고 두 번째 소년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오른쪽)다.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를 타고 지구인들은 달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탑승했던 닐 암스트롱의 말대로 “한 인간에게는 작은 걸음이었지만, 인류 전체에게는 큰 도약”이었다. 그리고 50년이 지났다. 그 이후 인류는 몇 걸음을 도약했을까. 실망스럽게도, 한 걸음도 내딛지 못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달에 사람을 보냈으니 이제 화성으로 우주여행을 떠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가 가득했다. 그러나 우주 개척 최첨단에 서 있는 NASA는 이들의 희망을 저버린 지 오래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우주선이 아닌, 이륙과 착륙이 가능한 우주선 개발은 50년 동안 지지부진하다. 워싱턴포스트 기자 크리스천 데이븐포트의 신간 ‘타이탄’은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 도전을 다룬 책이다. 독점 인터뷰와 밀착 취재로 구성한 500여쪽의 책은 민간 우주산업의 최전선에 선 두 명의 사업가를 중심으로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스트레토론치의 폴 앨런과 같은 억만장자들이 왜 우주 사업에 뛰어들었는지를 담았다. 이들이 대담한 비전을 품고 우주 산업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누구도 생각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각종 불합리함에 맞서 싸우며 나아가는 과정을 촘촘하게 엮어 냈다.이 분야 선두 주자인 머스크가 민간업체인 ‘스페이스X’를 세우고 우주 개발에 뛰어들 당시, NASA는 절대적인 지위에 있었다. 민간업체 선정 역시 인맥으로 좌우되곤 했다. NASA가 수의계약으로 파트너를 선정하자 머스크는 NASA와의 소송전에 돌입한다. 승소 가능성 10%도 안 됐지만, 머스크는 싸움에서 당당히 승리해 경쟁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다. 머스크가 거침없이 싸우며 나아갈 때, 베이조스는 아무도 모르게 ‘블루오리진’을 세우고 아주 천천히 나아간다. 저자는 거침없는 토끼와 같은 머스크, 거북이처럼 조용히 움직이는 베이조스를 대비해 보여 주고, 이들이 10년 넘게 벌이는 치열한 물밑 경쟁, 목숨을 건 시험 비행과 여러 차례 로켓 폭발을 다룬다. 둘보다는 조금 뒤처졌지만, 리처드 브랜슨, 폴 앨런까지 4명의 거물이 펼치는 우주 진출전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멈추지 않는 도전과 성공 등 책 곳곳에 극적인 이야기가 담겼다. 과장을 최대한 배제했지만, 이야기식으로 구성해 마치 소설을 읽는 느낌마저 준다. 여러 난관을 거쳐 올해 5월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초고속 인터넷용 위성 60기를 한꺼번에 발사했다. 머스크는 2023년 민간인을 태우고 달을 탐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 역시 자사 달 착륙 우주선 ‘블루문’을 얼마 전 공개했다.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에서 제작한 우주선 ‘스페이스 2’는 지난 2월 모하비 사막에서 탑승객 1명을 태우고 90㎞ 상공까지 올라갔다가 귀환했다. 희망을 동력 삼아 미지의 우주 세계로 향하는 이들의 도전을 읽다 보면 어린 시절 우주를 동경하던 소년 시절의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좌절 않고 나아가는 이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련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새 EU 집행위원장 후보 “브렉시트 연기할 수 있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후보는 10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다시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은 폰데어라이엔 후보가 이날 유럽 의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만약 영국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나는 그것이 가야 할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영국 측 의원 질의에 “나는 여러분이 남아 있기를 여전히 원하지만, 여러분이 문제들을 정리하는 것이 우리에게 낫다”고 답했다. 이날 발언은 폰데어라이엔 후보가 차기 EU 행정부 수장으로 지목된 후 브렉시트에 대해 처음 언급한 것이었다. 영국은 지난 3월 29일 브렉시트를 단행할 예정이었지만 관련 합의안의 의회 통과가 지연되면서 10월 31일로 미뤄진 상태다. 현재 차기 총리로 유력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10월 마지막날에 반드시 브렉시트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폰데어라이엔 후보는 “브렉시트는 어떤 것의 끝이 아니라 미래 관계의 시작이며 우리가 잘 협력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서 “어떤 어조와 자세로 브렉시트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같은 발언은 EU 탈퇴 이후 영국이 무역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폰데어라이엔 후보는 유럽의회 인준 투표를 통과하면 11월 1일부터 장 클로드 융커 현 EU 집행위원장의 뒤를 이어 취임한다. 취임시 첫 여성 EU 집행위원장이 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미나, 트와이스 월드투어 불참 “극도의 불안 상태..병명 몰라”[전문]

    미나, 트와이스 월드투어 불참 “극도의 불안 상태..병명 몰라”[전문]

    그룹 트와이스 멤버 미나가 건강 문제로 월드 투어에 불참한다.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측은 11일 공식 홈페이지에 “현재 미나는 무대에 서는 것에 대해 갑작스러운 극도의 심리적 긴장 상태와 큰 불안감을 겪고 있다”며 “이로 인해 월드투어에 불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JYP는 미나의 건강 상태에 대해 “아직 정확한 진단명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여러 전문 의료 기관을 통해 확인 중”이라면서 “미나의 건강 상태에 대해 추가적인 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여러 전문 의료 기관에서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또 “소속사로서 미나의 회복을 위해 진료 및 충분한 휴식을 비롯한 모든 방면에 있어 최선의 조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트와이스는 북미 4개 도시를 포함한 전 세계 9개 도시에서 10회 공연으로 월드투어 ‘트와이스라이츠’(Twicelights)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하 JYP엔터테인먼트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JYPE입니다. 트와이스 멤버 미나의 건강 상태 관련 말씀드립니다. 현재 미나는 무대에 서는 것에 대해 갑작스러운 극도의 심리적 긴장 상태와 큰 불안감을 겪고 있습니다. 아직 정확한 진단명은 나오지 않은 상태이며, 여러 전문 의료 기관을 통해 확인 중에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나 본인 및 멤버들과 충분한 상의를 거쳐, 현재 미나의 건강 상태에 대해 추가적인 치료를 비롯한 전문적인 조치,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였고, 이를 최우선으로 조치하기 위해 아래 일정에 불참하게 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 TWICE World Tour 2019 ‘TWICELIGHTS’ 아티스트의 건강은 무엇보다 중요한 바, 소속사로서 미나의 회복을 위해 진료 및 충분한 휴식을 비롯한 모든 방면에 있어 최선의 조치를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모쪼록 미나가 조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팬 여러분들의 진심 어린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설] 정부, 기업의 쓴소리 귀담아들어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어제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계 주요 인사 초청 간담회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 대응책을 놓고 기업인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기업인들은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장단기적 조치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정부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간담회는 2시간 반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기업인들은 이 자리에서 단기적으로 모든 조치를 다하는 동시에 일본의 규제책이 한일 양국 간 경제협력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민간 차원에서 설득해 나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때마침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이 격화된 한일 간 갈등 상황에서도 한국 경제계와의 교류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양국 기업들 간의 협력이 주목된다. 기업인들은 부품 국산화에 대한 정부 의지에 공감을 표하고 긴 호흡의 정부 지원을 당부했다. 특히 “제조업을 뒷받침할 기초 산업이 탄탄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를 해당 산업의 뿌리를 내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히며 수입선 등 조달망 다각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화학 분야에 강점이 있는 러시아·독일 등과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업인들은 부품·소재 분야로 돈이 흘러가지 않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금융 부문 규제를 풀어 달라는 요청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최대한 뒷받침할 테니 대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주요 기업 간 공동 기술개발, 대·중소기업 간 부품기술 국산화 협력 확대 등을 통해 한국 경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기회로 삼아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일본 정부도 더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기업인들의 애로 사항과 현장 이야기를 귀담아들은 것은 평가할 만하다. 일본의 수출 규제라는 위기상황에서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협력 체계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의 공개적인 회동은 기업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일본에 ‘정경(政經)연합’으로 맞대응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 정치·외교 문제로 시작된 정부 간 갈등이 기업에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 韓 보복 땐 GDP 5.64% 급감… 日 1.21% 감소뿐

    韓 보복 땐 GDP 5.64% 급감… 日 1.21% 감소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실제로 한국 기업이 반도체 소재 부족 사태를 겪을 경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약 4.47% 감소하는 반면 일본의 GDP 감소분은 0.04% 수준에 그칠 것이란 추산이 나왔다.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등을 일본에 수출하지 않으며 ‘치킨 게임’에 돌입할 경우 일본의 GDP 감소분은 1.21%로 확대되지만, 한국 역시 5.64%의 GDP 감소를 감내해야 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경제연구원 조경엽 선임연구위원은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일본 경제 제재의 영향 및 해법 긴급세미나’에서 이 같은 전망을 발표했다. 반도체 소재 부족분이 늘수록 한국의 GDP 손실은 커진다. 부족분이 15%일 때 GDP 감소폭은 0.12%, 부족분이 80%일 때 GDP 감소폭은 8.6%로 추산된다. 이때 일본의 GDP 감소폭은 최대 0.6%에 그칠 전망인데, 이는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우선 일본 소재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온 한국에 비해 일본은 규제 대상인 3개 소재를 미국, 대만, 중국 등지에도 판매하고 있다. 두 번째로 한국이 공격받는 품목은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인 반면, 수출량이 일본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1%에 불과하다. 조 연구위원은 한국산 메모리 반도체, 감광 반도체, 반도체 관련 부속품을 수출규제하는 방식으로 한국이 보복한다면, 양국 모두 추가 GDP 감소가 발생할 것이라고 계산했다. 단 한국의 보복이 강화될수록 일본의 GDP 한계 감소폭은 줄어드는데 이는 한국산 수출이 막힐 경우 한국 수출기업을 대체하는 일본 기업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기업들 “소재부품 국산화 민관 힘 합쳐야” “수입선 러독 다각화”

    기업들 “소재부품 국산화 민관 힘 합쳐야” “수입선 러독 다각화”

    “전략부품 원천기술 확보 M&A 검토를 제조업 지원 기초산업 뿌리내리는 기회 금융·환경 분야 규제 완화 절실” 목소리 총 20여명 발언… 예정된 90분 훌쩍 넘겨 文 “공동 기술개발 등 도약 기회 삼아야”“장비보다 소재·부품 국산화율이 낮다. 이쪽(전자) 소재·부품은 우리가 최고급 하이엔드 제품을 생산하거나 납품해야 돼서 거기 들어가는 부품도 상당한 품질기준을 가질 수밖에 없다. 소재·부품 국산화는 긴 호흡을 가지고 정부 지원과 기업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A그룹) “수입선이 다각화돼야 한다. 일본 등 특정국가의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특히 화학 분야 원천 기술에 강점이 있는 러시아·독일 등과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B그룹) “한국경제의 문제점은 자본이 늙었다는 것이다. 부품·소재 분야로 돈이 흘러가지 않는다. 금융 부문 규제를 풀어 달라.”(C그룹) “단기간 내 부품과 소재 관련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전략부품 산업의 인수합병(M&A)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D그룹)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해 10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30개 대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 및 4개 경제단체장 초청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은 정부와 기업 간 긴밀한 협력과 함께 긴 호흡의 정부 지원을 요구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기업인들은 단기적 조치와 근본적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중장기적으로 일본의 수출규제가 한일 경제협력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민간 차원에서도 설득해 나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부품 국산화를 위한 정부 지원은 물론 금융과 환경 분야 등에 대한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일본 내 탄탄한 네트워크를 가진 모 그룹 CEO는 “중장기적으로 이번 조치가 양국 간 경제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민간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1년 반쯤 전 소재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국내 양산체제를 갖췄다”면서 “상당히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지만 결국 노력하면 우리도 소재 쪽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는 기술과 공장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업인들은 “제조업을 뒷받침할 기초산업이 탄탄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를 해당 산업의 뿌리를 내리는 기회로 삼겠다”, “연구개발(R&D) 투자는 물론 신규물질 생산에 따른 환경 규제로 어려움이 있다” 등의 의견도 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최대한 뒷받침할 테니 대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주요 기업 간 공동 기술개발, 대·중소기업 간 부품기술 국산화 협력 확대 등을 통해 한국 경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기회로 삼아 달라”고 당부했다. 30개 대기업 총수 또는 CEO 및 4개 경제단체장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는 당초 3분씩 발언 기회를 갖도록 예정됐지만, 문 대통령은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충분히 말씀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총 20여명이 발언했고, 발언시간이 길어지면서 간담회는 예정된 90분을 훌쩍 넘겨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5대 그룹이 모두 참석했다. 삼성전자에서는 해외 출장 중인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윤부근 부회장이 참석했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광모 회장 등이 나왔다. 롯데도 해외 체류 중인 신동빈 회장 대신 황각규 부회장이 참석했다. 30대그룹 중에는 대림과 부영 등이 제외됐다. 부영은 이중근 회장의 2심 재판이 진행 중이고 대림은 이해욱 회장의 갑질 논란 등으로 지난 1월 청와대 행사에도 초청받지 못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기업인들 “장·단기 조치 필요” 문 대통령 “국산화 협력 확대”

    기업인들 “장·단기 조치 필요” 문 대통령 “국산화 협력 확대”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 간담회에서는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책을 놓고 기업인들이 장·단기적 조치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또 부품 국산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과 금융, 환경 분야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업인들은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장·단기적 조치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기업인들은 “단기적으로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 “중장기적으로도 일본의 이번 조치가 양국 경제협력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민간 차원에서 설득하겠다”고 말했다고 고 대변인은 설명했다. 기업인들은 “해당 부처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정부·기업 사이의 협력을 강조했다. 또 부품 국산화에 대한 정부 의지에 공감을 표하고 장기적인 정부 지원을 당부했다. 특히 기업인들은 “제조업을 뒷받침할 기초사업이 탄탄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를 해당 산업의 뿌리를 내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히면서 수입선 등 조달망 다각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아울러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특히 화학 분야에 강점이 있는 러시아, 독일 등과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업인들은 전략 부품 산업 분야의 인수합병(M&A) 검토 필요성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경제의 문제점은 자본이 늙었다는 것”이라며 부품·소재 분야로 돈이 흘러가지 않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금융 부문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연구·개발(R&D) 투자와 신규물질 생산에 따른 환경 규제로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 대변인은 “대부분의 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삼자며 중장기적으로 대처하자는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부가 최대한 뒷받침할 테니 대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주요 기업 간 공동 기술개발, 대·중소기업 간 부품기술 국산화 협력 확대 등을 통해 한국 경제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기회로 삼아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일본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는 조치를 취했다”며 “우리 정부는 일본의 부당한 수출제한 조치의 철회와 대응책 마련에 비상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간담회는 예정된 시간을 30분 넘겨 2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두 살 아들 앞에서 ‘퍽퍽’… 베트남 엄마에게 집은 지옥이었다

    두 살 아들 앞에서 ‘퍽퍽’… 베트남 엄마에게 집은 지옥이었다

    주먹과 소주병 등으로 때려 갈비뼈 골절 몰래 찍은 폭행 영상 공개돼 사회적 공분 이주 여성 42% “가정폭력 경험” 응답 “심한 욕설 들어” 81%·성행위 강요 28% 남편이 보증 철회 땐 미등록 체류 신세 한국어도 서툴러… 피해 신고 어려워베트남에서 온 이주 여성이 어린 아들 옆에서 한국인 남편에게 무차별 폭행당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현장 상담가들은 “잔혹한 폭행 장면이 충격을 줬지만 우리 주변에서 이런 일은 흔히 벌어진다”고 전했다. 실제 결혼 이주 여성 10명 중 4명꼴로 가정폭력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영암경찰서는 7일 김모(36)씨에 대해 특수상해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날 경찰은 지난 4일 영암군 자신의 집에서 베트남 출신 아내 A(30)씨를 주먹과 발, 소주병으로 폭행한 혐의로 김씨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갈비뼈 등이 골절돼 전치 4주 이상의 진단을 받았다. 폭행 현장에는 두 살배기 아들도 있었다. 공개된 영상은 잦은 폭행을 견디다 못한 A씨가 몰래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 이주 여성이 당하는 가정폭력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7년 결혼 이주 여성 9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절반에 가까운 387명(42.1%)이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 피해자 중 81.1%는 심한 욕설 등 언어적 학대를 당했다. 한국식 생활방식을 강요당한 비율은 41.3%, 성행위를 강요당한 비율은 27.9%에 달했다. 국내 결혼 이민자 15만 5457명 중 여성은 13만 227명(83.8%·2017년 기준)이다. 결혼 이주 여성들은 남편만 보고 한국에 들어오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거나 폭행당해도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2015년 여성가족부의 전국 다문화 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 중 언어 문제(34%)와 외로움(33.6%)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베트남 출신 한 이주 여성은 “한국인 남편이 ‘가난한 나라에서 돈만 보고 한국에 왔으면서 시키는 대로 안 한다’고 화를 내고 머리채를 잡았다”며 “처음에는 한국어를 거의 못하고 아는 사람도 없어 어디에 하소연해야 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남편이 마음먹으면 결혼 이주 여성을 한국에서 몰아낼 수 있는 제도 탓에 여성들이 가정폭력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보통 결혼 이주 여성은 결혼비자로 입국해 체류 기간을 연장하며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 국적 취득 때까지 국내에 체류하려면 혼인 관계 등에 대한 한국인 남편의 신원 보증이 필요한데, 남편이 신원 보증을 철회하면 미등록체류자가 된다. 강혜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공동대표는 “남편에게 폭행당했는데 당장 다음주에 신원보증서를 제출해야 한다면 신고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남편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폭력 범죄를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여가부, 법무부 등은 지난해 11월 경찰이 가정폭력 가해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접근금지명령을 어기면 최대 징역형까지 형사처벌을 받게 하는 내용이 담긴 ‘가정폭력 방지 대책’을 발표했지만 입법 과정이 남아 있어 현실화는 더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돈만 보고 왔으니 시키는 대로 해”…가정폭력에 우는 이주 여성

    “돈만 보고 왔으니 시키는 대로 해”…가정폭력에 우는 이주 여성

    베트남 아내 폭행 30대 남편 긴급체포2살 아들 앞에서 주먹·소주병으로 때려몰래 찍은 폭행 영상 공개돼 사회적 공분이주 여성 42% “가정폭력 경험” 응답“심한 욕설 들어” 81%·성행위 강요 28%한국 생활 부적응, 신원보증 제도도 발목베트남에서 온 이주 여성이 어린 아들 옆에서 한국인 남편에게 무차별 폭행당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현장 상담가들은 “잔혹한 폭행 장면이 충격을 줬지만 우리 주변에서 이런 일은 흔히 벌어진다”고 전했다. 실제 결혼 이주 여성 10명 중 4명꼴로 가정폭력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영암경찰서는 7일 김모(36)씨를 특수상해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전날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4일 오후 9시부터 3시간 동안 영암군 자신의 집에서 베트남 출신 아내인 A(30)씨를 주먹과 발, 소주병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갈비뼈 등이 골절돼 전치 4주 이상의 진단을 받았다. 폭행 현장에는 두 살배기 아들도 있었다. 경찰은 A씨와 아들을 쉼터로 보내 가해자와 격리했고 병원 치료도 받게 했다. 공개된 영상은 잦은 폭행을 견디다 못한 A씨가 몰래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 이주 여성이 당하는 가정폭력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7년 결혼 이주 여성 9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절반에 가까운 387명(42.1%)이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 피해자 중 81.1%는 심한 욕설 등 언어적 학대를 당했다. 한국식 생활방식을 강요당한 비율은 41.3%, 성행위를 강요당한 비율은 27.9%에 달했다. 국내 결혼 이민자 15만 5457명 중 여성은 13만 227명(83.8%·2017년 기준)이다. 국제결혼은 매년 전체 혼인의 7~11%를 차지한다.결혼 이주 여성들은 결혼 당시 남편만 보고 한국에 들어오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한국 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폭행당해도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신고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2015년 여성가족부의 전국 다문화 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 중 언어 문제(34%)와 외로움(33.6%)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2009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온 B(29)씨는 “한국인 남편이 ‘가난한 나라에서 돈만 보고 한국에 왔으면서 시키는 대로 안 한다’고 화를 냈고, 대답을 못하면 머리채를 잡았다”며 “처음에는 한국어를 거의 못하고 아는 사람도 없어 남편과 시어머니가 폭행해도 어디에 하소연해야 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또 남편이 마음먹으면 결혼 이주 여성을 한국에서 몰아낼 수 있는 제도 탓에 여성들이 가정폭력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보통 결혼 이주 여성은 결혼비자로 입국해 체류 기간을 연장하며 국적을 취득하게 된다. 국적을 따기 전까지 한국에 체류하려면 혼인 관계 등에 대한 한국인 남편의 신원 보증이 필요하며 남편이 신원 보증을 철회하면 미등록체류자가 된다. 강혜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공동대표는 “예컨대 남편에게 폭행당했는데 당장 다음주에 신원보증서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신고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 “남편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달의 기조력, 왜 태양보다 셀까?

    [이광식의 천문학+] 달의 기조력, 왜 태양보다 셀까?

    -달의 기조력이 만드는 밀물과 썰물… ◆달이 없어지면 지구상의 생물들도 사라진다 달이 우리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전기 조명이 발명되기 전에는 달빛은 인류에게 나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달이 없는 그믐밤에는 일단 바깥 나들이가 어려웠다. 그러나 요즘처럼 24시간 불야성을 이루는 도시에서는 달이란 존재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이 빛공해 세계 1위니까, 이 방면에선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은 지구와 우리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밀물과 썰물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달이고, 지구의 하루가 24시간인 것도 바로 달의 영향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처럼 온대지역이 사계절을 누리는 것도 달이 지구의 자전축을 확고하게 붙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천문학자들은 만약 달이 없어진다면 지구상의 생물들도 함께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만큼 달은 아직도 우리에게 태양 다음으로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천체임이 틀림없다. ◆지구에 미치는 중력은 달보다 태양이 세다 바닷물은 하루에 어김없이 두 번 들고난다. 이를 조석(潮汐), 즉 밀물-썰물이라 하는데, 이 같은 형상을 일으키는 힘을 기조력(起潮力)이라 한다. 그렇다면 이 기조력은 어디서 오는 걸까? 바로 달의 중력이 그 원천이다. ​ 중력과 기조력은 다른 개념이다. 기조력은 중력의 2차적인 효과 중 하나이다. 한 물체가 다른 물체에 의해 중력을 받을 때, 가까운 쪽이 더 큰 힘을 받고 반대쪽은 더 약한 힘을 받는다. 이 중력의 차이를 기조력이라 한다. 지구의 밀물과 썰물은 바로 이 달의 기조력에 의해 생기는 현상이다. 태양의 질량은 지구의 약 33만 배이다. 달의 질량은 지구의 약 1/80밖에 되지 않는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약 38만km이고,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는 그보다 400배 정도인 약 1억 5천만km이다. 중력은 질량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힘이다. 따라서 지구에 미치는 태양의 중력은 지구에 미치는 달의 중력보다 훨씬 세다.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어째서 달보다 엄청 큰 태양보다 달의 기조력이 더 큰 힘을 미치는 걸까?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가 달까지의 거리보다 400배나 멀지만, 태양의 질량은 달의 질량에 비해 약 2640만 배(33만 배 x 80배)나 크다. 따라서 달보다 400배나 멀리 있는 태양이 지구에 미치는 중력은 질량의 비인 2640만 배를 거리 제곱인 400^2으로 나누면 약 165배나 더 크다. 이처럼 지구에 미치는 달의 중력이 태양에 비해 165배나 작지만, 기조력은 달이 태양보다 거의 두 배나 크다. 대체 왜 그럴까? ◆밀물과 썰물을 일으키는 힘은 달이 태양보다 세다 구체적으로 지구에 대한 달의 기조력은 지구와 달이 마주보고 있을 때 달을 향한 쪽과 그 반대쪽에 미치는 달의 중력의 차이다. 지구 전체에 미치는 태양의 인력은 달에 비해 훨씬 크지만 태양을 향한 쪽, 즉 낮인 지역과 그 반대쪽인 밤인 지역에 미치는 태양의 인력 차이는 크지 않다. 지구-태양 간 거리에서 지구 지름이 차지하는 비율이 0.0087%밖에 되지 않을 만큼 지구 지름에 비해 태양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이 지구에 미치는 힘은 다르다. 지구의 지름은 약 13,000km로 지구에서 달까지의 평균 거리인 38만km에 대해 3.4%나 된다. 중력은 거리의 제곱에 비례하지만 기조력은 거리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결국 달을 마주 보고 있는 쪽과 그 반대쪽에서 미치는 달의 중력 차이, 곧 기조력은 태양을 마주 보고 있는 쪽과 그 반대쪽에서 느끼는 태양의 기조력보다 두 배나 크게 나타난다. 다른 말로 하면 달이 만드는 기조력이 태양의 기조력에 비해 두 배나 크다는 뜻이다. 해와 달이 일직선상에 있을 때(삭이나 망의 위치)는 달의 기조력과 태양의 기조력이 합해져서 평소보다 훨씬 큰 기조력이 생긴다. 해와 달이 반대 방향에 있을 때도 달의 기조력과 태양의 기조력이 합해진다. 기조력은 달을 향한 쪽과 그 반대쪽에 동시에 작용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와 달이 같은 방향에 놓이는 음력 1일경이나 서로 반대 방향에 놓이게 되는 음력 15일경이 기조력이 가장 커지는 시기로, 이때를 사리라 한다. 반대로, 해와 달이 서로 직각이 되면 서로의 기조력이 상쇄되어 약해지기 때문에 밀물과 썰물의 조차가 작아지는 조금 기간이 된다. 이 같은 밀물-썰물 현상에는 흥미로운 사실 하나가 숨어 있다. 바닷물이 움직일 때 물과 해저 바닥의 마찰이 지구의 자전에 브레이크 역할을 하여 지구 자전 에너지를 조금씩 약화시킨다는 사실이다. 지구의 자전력이 약해지면 그것이 달의 공전에 영향을 미쳐 달 궤도를 점점 멀어지게 하고, 그 결과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1년에 약 3.8cm씩 멀어져간다. 티끌 모아 태산이란 속담은 우주에서도 통한다. 이 3.8cm가 10억 년 모이면 지구-달 사이의 거리가 약 10% 멀어지게 되고, 약 15억 년 후면 결국 달이 지구 인력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떨어져나갈 것이라고 한다. 밤하늘에 떠 있는 저 달도 결국 언젠가 지구와 이별할 거란 얘기다. 이를 회자정리(會者定離)라 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금빛 액체에 향 품기까지…위스키는 시간이 빚은 술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금빛 액체에 향 품기까지…위스키는 시간이 빚은 술

    숙성되는 과정서 나무의 향 배어나 새 오크통 쓰면 부드러운 맛 사라져 위스키 숙성엔 여러 번 쓴 것 재활용한 병의 술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여러 직업군이 관여합니다. 먼저 농부는 술의 원료가 되는 곡물이나 과일을 생산합니다. 이후 양조사는 수확한 농산물을 액체로 만들어 온도와 효모를 조절해 이 액체를 술로 변신시키죠. 전문 블렌더들은 최상의 맛을 위해 여러 오크통에서 숙성된 술을 섞기도 합니다. 최종적으로 완성된 술은 공장으로 넘어가 병이나 캔에 담겨 시중에 판매되지요. 여기까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술 제작 과정입니다. ●50년 경력… 지금까지 240만개 제작 그런데 이 속에 ‘보이지 않는 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오크통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한국에는 없는 직업군인 이들을 유럽과 미국에선 ‘쿠퍼’라고 부른답니다. 쿠퍼는 양조사와 블렌더만큼 술의 맛을 절대적으로 좌우하는 직업입니다. 술이 숙성되는 과정에서 오크통의 향미를 빨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잘 익은 위스키나 와인에서 바닐라, 견과류, 나무향 등을 복합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도 오크통의 영향입니다. 지난달 13일 서울 성동구 발베니 팝업하우스 행사에서 만난 ‘쿠퍼’ 이언 맥도널드(65·영국)는 “쿠퍼들은 나무 조각들을 접착제 없이 붙여 원통형의 오크통을 만드는 일을 하는데 기계를 쓰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력은 필수”라고 말합니다. 그와 악수를 하는데 그의 손에는 굳은살이 박여 있고 찢어져서 꿰맨 상처가 뚜렷하더군요. 그는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에서 약 50년간 오크통을 만들어 온 ‘오크통 장인’입니다. 하루 평균 20개를 제작해 지금까지 약 240만개에 달하는 오크통을 완성했다는 그는 “위스키 증류소가 많은 스코틀랜드에서 쿠퍼로 일하는 사람은 약 200명이며 정식 쿠퍼가 되려면 4년간의 견습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할 정도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고 하네요. ●오크의 종류에 따라 몸값도 달라져 쿠퍼들이 만드는 오크통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미국 참나무로 만든 아메리칸 오크와 유럽 참나무로 만든 유러피안 오크입니다. 이 가운데 어떤 오크를 쓰느냐에 따라 술의 맛이 달라지는데요. 아메리칸 오크는 버터, 바닐라향이 진하고 유러피안 오크는 과일향이 짙은 편입니다. 이는 아메리칸 오크에는 옥수수로 만든 미국의 버번 위스키를 숙성하고 유러피안 오크는 주정강화 와인인 스페인산 셰리 와인을 주로 담기 때문입니다. 그는 “위스키를 숙성할때 새 오크통을 쓰면 오크에서 오는 캐릭터가 강해 부드러운 맛이 사라지기 때문에 여러 번 사용한 오크통을 재활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오크의 종류에 따라 몸값도 달라집니다. 주로 아메리칸 오크는 100파운드(약 14만원), 유러피안 오크는 700파운드 정도에 거래된다고 하는데요. 참나무 한 그루가 완전히 자라는 데 70~100년이 걸린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비교적 저렴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아메리칸 오크의 가격이 훨씬 싼 이유는 크기와 수요의 영향입니다. 미국에서는 오크 용량을 200ℓ로 규정해 놓은 반면 유럽에선 오크 크기에 대한 규정이 없어 쿠퍼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습니다. 크기가 작은 미국 오크가 제작하기엔 더 쉽겠죠. 아시아 애주가들의 ‘셰리 오크’ 사랑도 가격에 한몫합니다. 과일향이 강렬한 유러피안 오크를 특히 선호하는 이들 때문에 수요가 높은 유러피안 오크는 아메리칸 오크보다 가격대가 높게 형성된다고 합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전 세계 마트, 면세점 등에 진열된 수많은 위스키 병들을 바라볼 때마다 내가 만든 오크통 속에 있었던 술이라고 생각하면 뿌듯하다”면서 “위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 오크통에서 술이 익어 간 시간을 떠올리며 천천히 술의 맛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macduck@seoul.co.kr
  • 日아베의 치졸한 한국보복 효과는?…참의원 선거 본격 스타트

    日아베의 치졸한 한국보복 효과는?…참의원 선거 본격 스타트

    오는 21일 치러질 참의원 선거가 4일 고시되면서 일본이 본격적인 선거정국으로 들어갔다. 전체 참의원 의석의 절반을 물갈이하는 이번 선거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 조치에 서둘러 착수하게 된 주요 배경이다. 아베 총리는 한국에 대한 강경대응으로 자신의 지지기반인 보수우파를 결집해 선거에서 승리한 뒤 이를 바탕으로 숙원인 ‘헌법 개정’을 성취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수면 아래로 잦아들었던 개헌을 선거전 국면에서 대대적으로 유권자를 상대로 이슈화할 계획이다. 일본 국회는 미국의 하원에 해당하는 중의원과 상원에 해당하는 참의원으로 나뉜다. 참의원의 임기는 6년으로, 3년에 한 번씩 전체 의석의 절반에 대해 선거가 치러진다. 지난해 의석 조정으로 6석이 늘어나면서 전체 의석이 242석에서 248석이 된 가운데 이번 선거는 절반인 124석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야권이 힘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1인 선거구’(소선거구)를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를 하는 등 연대하기로 하면서 판세는 자민·공명 연립여당과 야당 연합체의 대결구도로 가고 있다. 지난 1일 NHK가 보도한 정당별 지지율은 자민당과 공명당이 각각 34.9%와 3.8%로 거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5.8%, 공산당 3.4%, 일본유신회 3.0%의 순이다.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은 1.1%의 참담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부동층이 38.3%에 이른다. 지지율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자민·공명 연립여당이다. 연립여당은 선거의 ‘승패 기준선’을 이번에 투표가 이뤄지는 124석의 과반인 63석 이상으로 잡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자민·공명과 함께 개헌에 적극적인 보수정당 일본유신회를 합해 개헌 발의 가능 수준인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가능할 지 여부다. 이번 선거에서 3개 정당이 86석 이상을 얻으면 전체 의석 기준 3분의2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바람과 달리 국민들의 개헌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다. NHK가 지난달 21~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개헌 필요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9%만 ‘그렇다’고 답했다. 자민당과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도 소극적이어서 이번 선거 입후보 예정자 중 17%만 개헌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목표는 한 골이다… 강호도 안 두렵다

    목표는 한 골이다… 강호도 안 두렵다

    지난달 27일 수원 경기체육고등학교 다이빙장. 여자 수구대표팀 라이언 하나윤(15·서현중)의 손을 떠난 공이 상대 골망에 꽂히자 함성으로 경기장이 들썩였다. 소리의 크기로만 짐작하면 결승골인 듯했지만 사실은 20골을 내준 뒤 얻은 첫 골이었다.●개최국 자격 세계선수권 첫 참가 골의 주인공은 하나윤이다. 나이가 어려 한국과 미국 두 국적을 갖고 있는 재미교포다. 12일 개막하는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선수권대회에 대비해 처음 만들어진 여자 수구대표팀은 하나윤을 비롯해 13명의 소녀들로 구성됐다. 가장 나이가 많은 오지희(23)부터 막내인 조예림이 14세다. 개최국 자격으로 세계선수권에 처음 참가하지만 한국은 여자 수구의 변방이다. 대한수영연맹은 지난 5월 선발전을 통해 대표팀 13명을 뽑았다. 개인혼영 200m·자유형 50m·자유형 400m로 구성된 수영 시험과 드리블·패스·슛 등 수구의 기초 기술 평가를 통해 탄생한 팀이 대한민국 최초의 여자 수구대표팀이다. 대부분 경영선수 출신으로 고등학생은 물론 중학생도 2명이 포함됐다. ●헝가리·캐나다 등 우승 전력 상대 하나윤은 지난달 2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단내 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이날 평가전도 경기체고 남자선수들과 가진 경기였다. 대회 전망은 극히 좋지 않다. 한국은 조별리그 B조에서 헝가리, 캐나다, 러시아와 맞붙는다. 모두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다. 특히 14일 첫 경기에서 만날 헝가리는 두 차례 우승 전력을 가진 ‘우승 1순위’다. 공을 잡은 지 한 달 반 만에 세계 최강과 상대해야 한다. 홍인기 대표팀 코치는 “승리는 고사하고 한 골을 욕심 내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목표도 ‘한 골’로 정했다.●이중 국적 하나윤 “첫 골 주인공 될 것” 여자 수구대표팀 사상 실전에서 첫 골을 기록한 하나윤은 “체격에서도, 기술과 경험에서도 헝가리가 훨씬 앞서지만 태극마크에 담은 각오만큼은 우리가 앞설 것”이라면서 “첫 공식경기에서도 첫 골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주장이자 골키퍼인 ‘맏언니’ 오희지는 “헝가리 선수들의 경기 비디오를 돌려봤는데 체격도 좋고 정말 잘하더라”면서도 “태극마크를 달았으니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 지더라도 무기력하지 않게, 끝까지 싸우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회가 끝나도 국민들이 여자 수구를 기억하도록 멋진 경기를 하는 게 소망이다”고도 했다.●남자 수구도 출전 경험 적어 1승 희망 여자보다는 사정이 좀 낫지만 남자 수구 역시 1승을 노크하기도 벅차다. 현재 이탈리아 나폴리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 중인 이승재 대표팀 코치는 “개최국 자격으로 세계선수권에 나가지만 FINA 대회 실전 경험이 워낙 적어 세계 수준하고는 차이가 큰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같은 A조 세르비아, 그리스, 몬테네그로를 상대로 1승을 거두긴 힘들지만 조별리그 이후 순위결정전을 통해 16팀 가운데 12강 안에 드는 걸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이선욱, 권영균 등 경험 많은 두 에이스의 절대적 활약이 필요하다. 한국은 오는 15일 그리스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하녀…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50여년 전 걸작들이 쏟아졌다

    하녀…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50여년 전 걸작들이 쏟아졌다

    1960년대는 한국영화의 중흥기로 명명된다. 아직 텔레비전이 대중화하지 않은 시기, 영화는 대중문화 영역에서 가장 사랑받는 매체였고 한국의 할리우드라 불린 서울의 충무로3가 일대는 제작자와 지방흥행업자, 감독과 각 분야의 스태프 그리고 스타와 스타를 꿈꾸는 젊은이들로 활기가 넘쳤다.‘르네상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1960년대는 무려 1500편이 넘는 한국영화가 만들어졌다. 1962년 113편이었던 제작편수는 1965년 189편을 기록했고 1968년부터는 한 해에 무려 200편이 넘는 영화가 제작됐다. 이러한 양적 성장을 뒷받침한 것은 다양하게 시도된 장르였다. 멜로드라마, 코미디, 스릴러액션 등 대중적 장르영화부터 한국식 작가주의 영화라고 할 문예영화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들이 만들어져 한국영화의 황금기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 국가 주도의 영화기업화 정책이 가동되고 있었던 것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이번 연재는 1960년대 전반기의 한국영화계를 살펴본 후 1960년대 초부터 두각을 나타낸 한국영화사의 거장 신상옥, 유현목 그리고 김기영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기로 한다. ●4·19와 5·16 사이 제작된 ‘오발탄’ 등 시대 반영 1960년 4·19 혁명과 1961년 5·16 군사정변 그리고 1년 7개월간의 군정에 이은 1963년 12월 제3공화국의 출범까지, 영화계 역시 한국 근대사의 정치적 격변기와 연동될 수밖에 없었다. 먼저 4·19와 5·16 사이,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영화계는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었다. 1960년 8월 영화윤리전국위원회가 만들어져 영화검열 업무가 민간으로 이관된 것이 결정적이다. 위원장 이청기, 부위원장 이진섭, 전문위원 허백년, 최일수 등의 이름에서 당대 문화계 지식인들이 대거 참가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설립된 민간 자율 심의기구는 5·16 군사쿠데타와 함께 해체되고 만다. 그간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작품들이 등장한 것도 이 시기의 주목할 지점이다. 대표적으로 ‘오발탄’(유현목), ‘마부’(강대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신상옥), ‘삼등과장’(이봉래), ‘현해탄은 알고 있다’(김기영) 등 한국영화사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들이 1961년의 관객들과 만났다. 이 영화들은 기존의 한국영화를 넘어서는 현실 비판적 주제와 대담한 표현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한편 전통과 근대적 가치가 경합하는 양상을 포착하며 깊은 공감을 끌어냈다. 특히 ‘오발탄’은 5·16 이후 상영 중지 등 정치적 고초를 톡톡히 겪었다. 당시 심의 서류에 따르면 영화 전반의 어두운 분위기 즉 “예술적인 견지에서는 우수하나 5·16 이전의 사회악과 국민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그대로 노출”한 것이 문제가 됐다. ●급격한 근대화에 기반한 성장… 내면은 부실 군사정권은 강력한 국가 주도의 산업화를 추진했고 영화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1961년 9월 군소 영화제작사 72개사를 16개사로 통합한 데 이어 1962년 1월 20일 최초의 영화법이 제정·공포됐다. 1963년 3월 영화법 1차 개정은 영화산업의 기업화를 정부가 주도하는 제도적 근거가 됐다. 목표는 안정적인 제작 시스템 구축이었지만 실질적인 체질 개선이 힘들다 보니 정부 주도의 인위적인 정책이 대신했다. 대표적인 것이 영화사 등록 요건의 강화이다. ‘35밀리 이상 촬영기, 조명기, 건평 200평 이상의 견고한 시설로 된 스튜디오, 녹음기, 전속의 영화감독·배우 및 기술자’를 구비해야 영화업자로 등록할 수 있었고 연간 15편 이상의 제작 실적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등록을 취소당할 수 있었다. 이에 1963년 6월 21일 한국의 영화사는 순식간에 극동, 한양, 한국영화, 신필름의 4개사로 정리되고 만다. 국책에 의한 영화기업화는 여러 부작용을 낳았다. 등록된 영화사들은 등록 유지를 위해 형식적으로만 조건을 채우기 일쑤였고 개인 프로덕션의 자율적인 창작 활동은 원천적으로 봉쇄됐다. 사실 영화법에 의해 등록된 영화사가 서류상 올린 감독, 배우, 기술진은 대부분 허위였고 연간 15편 이상의 극영화 제작 실적은 등록제작사의 자체 제작보다는 군소 프로덕션의 ‘대명제작’으로 채우는 것이 현실이었다. 즉 등록이 힘든 영화사가 등록된 제작사와 계약해 그 회사의 이름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이 당시 한국영화계의 가장 일반적인 제작 방식이었다. 급기야 영화인협회가 중심이 된 영화법폐기촉진위원회가 1964년 3월 영화법 폐기를 건의하며 나섰고 결국 1966년 8월 영화법 2차 개정 때 가장 현실성이 없었던 녹음시설 및 감독, 배우, 기술자 전속제에 관한 규정만 삭제된다. 이처럼 1960년대 한국영화의 전성기는 국가 주도의 근대화에 기반하고 있었다. 한국영화계 역시 급격히 확대된 외양에 비해 그 내면은 부실한 상황을 연출하며 이른바 한국식 근대화의 특징적 모습들을 공유하고 있었다. 특히 흑백 시네마스코프(와이드스크린)나 후시녹음 등 기술적인 부분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서구영화의 일반적인 기준인 컬러 시네마스코프 화면은 1960년대 후반에야 정착할 수 있었고 영화 속 인물들의 목소리는 실제 촬영 현장의 배우가 아닌 녹음실 성우들의 후시녹음으로 대체됐다. 하지만 이는 당시 한국의 경제 상황에 맞게, 영화계가 가장 합리적인 제작 방식을 모색한 것으로도 평가할 수 있다. 이제 1960년대 초에 두각을 나타낸 한국영화사의 특별한 감독 세 명을 살펴볼 차례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상업성과 예술성 어느 쪽도 놓치지 않는 대중적 작가주의를 실천하며 1960년대 한국영화계를 주도하게 된다. 바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의 신상옥, ‘오발탄’(1961)의 유현목 그리고 ‘하녀’(1960)를 연출한 김기영이다. 이들은 한국영화사의 걸작들로 평가받는 작품들을 내놓으며 1960년대 르네상스의 폭과 깊이를 두루 만족시키고 있었다.●영화산업의 ‘최전선’에 섰던 감독 신상옥 신상옥(1926~2006)은 영화사 신필름의 대표이자 감독으로 1960년대 한국영화계를 주도한 인물이다.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나 외국문물을 받아들이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던 그는 나운규와 찰리 채플린을 영화적 스승으로 꼽을 정도로 어릴 적부터 영화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고 한다.그가 직접 가르침을 받은 감독은 최인규다. 해방 직후 ‘자유만세’(1946)를 보고 감명을 받은 그는 ‘죄없는 죄인’(1947) 등 최인규의 이후 작품에 참가해 영화를 배운다. 감독 데뷔는 6·25전쟁 시기 피란 도시 대구에서 완성한 ‘악야’(1952)였다. 피란지 작가의 암울한 일상을 그린 ‘악야’는 현재 필름이 남아 있지 않지만 이탈리안 네오리얼리즘과 장르 영화의 화법을 결합해 전후 사회의 공기를 포착한 그의 1950년대 대표작 ‘지옥화’(1958)를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해 볼 수 있다. 홍성기의 ‘춘향전’과 경쟁한 ‘성춘향’(1961)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신상옥의 ‘신필름’은 1960년대 한국영화계의 중심으로 당당히 진입했다. 사실 주식회사 신필름은 당시 정권이 제시한 영화기업화 정책에 가장 부합하는 영화사였다. 덕분에 감독 신상옥도 영화제작자로서의 기반을 다짐과 동시에 영화작가로서 이름을 찾는 데 열중할 수 있었다. 1975년 ‘장미와 들개’ 검열 사건으로 정권과 사이가 멀어졌고 신필름 역시 영화사 등록이 취소됐다. 1978년 그의 페르소나이자 부인이었던 최은희가 북한으로 납치됐고 이어 신상옥도 납북됐는데, 그들의 동지적 관계는 1983년 이후 북한 신필름 촬영소에서도 계속됐다. 둘은 ‘소금’(1985) 등 7편의 작품을 함께하다 1986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참석을 기회로 미국으로 망명했다. 할리우드에서 신(Sheen) 프로덕션을 설립해 ‘닌자 키드’ 시리즈를 흥행시키기도 했던 신상옥은 ‘겨울이야기’(2004)를 유작으로 남겼다.●충무로 시스템 속 ‘작가주의’ 감독 유현목 유현목(1925~2009)은 1960년대 한국영화에서 예술영화의 지분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던 감독이다. 특히 ‘김약국의 딸들’(박경리 원작·1963), ‘카인의 후예’(황순원 원작·1968) 등 소설을 원작으로 한 그의 문예영화는 이 시기 한국영화의 예술성을 책임지고 있었다. 그는 황해도 봉산군 사리원 태생으로, 동국대 국문과 2학년 때 영화예술연구회를 조직해 ‘해풍’(1948·45분)을 연출했고 ‘최후의 유혹’(1953·정창화)의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이후 이규환 감독의 ‘춘향전’(1955) 조감독을 거치는 등 현장 경험을 충분히 쌓은 후 ‘교차로’(1956)로 데뷔했다. 평생의 동반자인 서양화가 박근자와 결혼한 때는 1958년이다. 1950년대 후반 유현목은 ‘그대와 영원히’(1958) 등 그만의 미장센이 뚜렷한 멜로드라마를 선보였고 13개월에 걸쳐 제작한 ‘오발탄’을 공개하며 독보적인 작가주의 감독으로 등극한다. 6·25전쟁 이후 한국의 빈곤한 현실과 정신적 불안을 영상화한 한국영화사의 걸작이다. 그는 1980년대 초반까지 ‘순교자’(1965), ‘막차로 온 손님들’(1967), ‘분례기’(1971), ‘장마’(1979), ‘사람의 아들’(1980) 등의 문예영화를 통해 예술영화 감독으로서 위치를 확고히 했다. 뿐만 아니라 ‘아낌없이 주련다’(1962) 등의 흥행용 멜로드라마, ‘공처가삼대’(1967) 같은 세련된 코미디, ‘수학여행’(1969) 같은 아동드라마로 장르 불문하고 뛰어난 연출력을 입증했다. 또한 그는 충무로 영화계에서는 드물게 극장 개봉을 위한 실험영화 ‘춘몽’(1965)을 연출해 음화제조 혐의로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1970년 ‘한국소형영화동호회’, 1978년 독일문화원을 중심으로 한 ‘동서영화연구회’를 이끌며 실험영화 제작과 영화 연구를 병행하던 그는 1976년부터 1990년까지 동국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한국영화사에서 가장 독창적인 감독 김기영 김기영(1919~1998)은 1960년대 한국영화에서 독특한 영역을 개척한 인물이다. 본인이 설립한 영화사에서 가장 경제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면서 그만의 미학과 주제 의식을 놓치지 않았고 이 영화들은 대중 관객과의 소통에도 성공했다. 평양고보 시절 문학, 미술, 음악 등 예술 전 분야에 두각을 나타냈던 그는 1940년 졸업 후 일본 교토로 건너가 독학으로 연극과 영화를 공부하는 ‘문화방랑객’으로 살았다. 해방 후 경성대 의학부에 진학해 이후 서울대 최초의 통합 연극반을 이끌었고, 이때 동창이자 연극반원이었던 김유봉과 결혼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피란지 부산의 미공보원(USIS)에 소속돼 ‘리버티 뉴스’를 만들었고 1955년 ‘주검의 상자’를 연출하며 상업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두 번째 작품 ‘양산도’(1955)로 김기영 영화 세계의 원형을 제시한 후 ‘초설’(1958)과 ‘십대의 반항’(1959)에서 네오리얼리즘의 영향을 드러냈다. 김기영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영화 세계를 알린 것은 1960년에 발표한 ‘하녀’에서다. 스릴러 장르로 대중성을 취하는 동시에 당시 한국영화의 절대적 가치라 할 리얼리즘 양식을 과감히 거부한 작품이다. 김기영 영화의 진수인 ‘하녀’ 속 인물 구도는 ‘화녀’(1971)와 ‘화녀’(1982)로 변주됐고 또 다른 결인 ‘충녀’(1972)는 ‘육식동물’(1984)로 변형되면서 당대 사회의 불안한 공기를 담아냈다. 인간의 본능과 욕망을 심연까지 파헤치는 그로테스크한 세계관, 영화 속 공간으로 계급 구조를 묘사하는 뛰어난 연출력 등 봉준호 같은 후배 감독들이 그를 칭송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1997년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 회고전을 계기로 젊은 관객들에 의해 재발견된 김기영은 1998년 ‘하녀’ 시리즈의 90년대식 변주인 ‘악녀’의 연출을 앞두고 평생의 지지자 김유봉과 함께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미국산 창’ F35 스텔스와 ‘러시아 방패’ S400 다 가지려는 터키

    ‘미국산 창’ F35 스텔스와 ‘러시아 방패’ S400 다 가지려는 터키

    미국의 최정예 F35 스텔스 전투기와 러시아판 사드인 S400을 동시에 가지려는 터키의 야심은 성공할까. 터키는 “10일 이내에” S400 지대공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러시아로부터 인계받을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일 전했다. 그러나 미국은 F35의 기밀이 S400을 통해 적대 관계인 러시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 탓에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이를 두고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역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미 국방부는 F35 전투기를 운용할 터키 공군 조종사에 대한 훈련을 중지했고, 터키를 F35 프로그램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일부에서는 터키에 대한 경제 제재까지 들먹이지만 터키는 “S400은 도입 거래가 끝난 계약”이라고 맞받아쳤다.미국과 터키의 이런 엇박자는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회동한 두 정상의 발언에서 미묘한 기류 변화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자회담 직전 “에르도안 대통령이 패트리엇 미사일 구매를 허락받지 못했기 때문에 상황이 복잡해졌다”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재론까지 나온 상황에서 그의 발언이 예상 밖으로 유화적이다. 에르도안 대통령 역시 “양국이 전략적으로 협력하려면 여러 분야에서 연대가 필요하다”고 연대론을 띄웠다. 회담 직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제재는 없을 것이라는 말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더 나아가 “아랫사람들이 하는 얘기가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과 완전히 같지는 않다”며 제재론을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아니라 일부 의견으로 치부했다. 백악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가 나토 동맹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미국과 국방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독려했다”고 전했다.일본을 방문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가 끝난 다음날인 30일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이 10일 이내에 처음 인도될 것”이라고 자국 NTV를 통해 밝혔다. 그는 또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관리들을 지정하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했으며, 양국 외교와 국방장관들도 대화의 문을 열어 두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별도의 정상회담을 갖고 “S400을 인계하는 작업이 한 치의 지체도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대로라면 터키가 S400을 도입하더라도 미국으로부터의 별다른 제재가 없다는 것이다. F35 사단은 이렇게 시작됐다. 1952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한 터키는 1999년 F35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지난해 6월부터 조종사와 정비사들을 미국으로 보내 F35와 관련된 조종 및 정비 기술을 익히게 했다. 그러던 와중인 2017년 12월 러시아제 S400 4개 포대분을 25억 달러(약 2조 8000억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극도의 보안을 요구하는 F35의 기밀이 S400을 통해 러시아로 넘어가는 것이다. 최첨단 컴퓨터 시스템을 갖춘 F35와 S400이 동시에 터키군에 배치되면 두 무기는 터키군의 영공 방어망에 통합된다. 터키가 자국 F35에 대해 오인 사격을 하는 것을 방지하도록 F35의 기술적 특성 정보가 S400에 심겨진다. F35의 인식 정보는 S400을 통해 네트워크로 주고받는다. S400 레이더에 포착된 F35의 비행 흔적에 대한 전자정보도 S400의 시스템에 남는다. 이런 F35와 관련된 정보들은 S400의 유지보수를 담당할 러시아 엔지니어들이 접근할 수 있고, 러시아로 넘어갈 수 있다. 이는 러시아의 S400이 F35를 탐지, 추적, 요격하는 데 이용될 위험이 있다는 데 미국의 고민이 담겨 있다. 반면에 F35가 전자정보수집(ESM) 능력으로 방공망을 사전에 탐지해 미리 피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그래도 정보의 노출이 꺼림칙한 상황이다. 나토 유럽 사령관 토드 월터스는 “우리는 F35의 성능을 러시아와 공유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터키가 도입하는 S400의 성능을 보면 미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능가한다. S400은 250마일(400㎞) 밖에서 초당 3마일(4.8㎞)로 움직이는 표적을 300개까지 추적할 수 있지만, 패트리엇은 초당 1마일(1.6㎞) 이하로 움직이는 목표물 100개만 가능하다. S400은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스텔스 항공기를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있지만 제원상으로는 핵투발 능력을 갖춘 미국의 B2 스텔스 전략폭격기나 F35 스텔스 전투기도 탐지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실제로 시리아에 배치된 S400이 미국 주도의 연합군을 견제하는 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미국이 독주했던 전 세계 하늘의 제공권에 누수가 생겼다는 의미다. 국제 무기시장에서 러시아가 틈새를 벌이면서 중국이 S400을 구매했다. 터키에 이어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도 잠재적 구매자로 거론된다. 미국의 절대적 우위를 확보했던 제공권이 위협을 받게 됐다. 그러나 터키는 F35와 S400을 분리해 운용한다며 미국의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터키는 러시아가 F35와 관련된 유용한 정보는 이미 다 수집했으며, 이스라엘 공군이 운용하는 F35의 비행정보는 시리아에 설치된 러시아 기지를 통해 모니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지난 4월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S400은 나토 미사일 방어체계에 편입되지 않을 것이고, 나토에 연계된 터키 무기와도 분리해서 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카르 장관은 S400 미사일은 이스탄불과 앙카라를 보호하기 위해 배치하고, F35 전투기는 앙카라에서 동쪽으로 약 700㎞ 떨어진 말라티아에 배치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런 우려와 러시아의 야욕은 기우일까. 2014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영토 야심을 보였다. 그후 유럽연합(EU) 28개국이 65억 달러의 예산을 편성하는 등 러시아의 위협 대응을 강구하고 있다. 조한 쉬미디 EU 전략방위연구소장은 “러시아는 가짜뉴스를 퍼뜨려 정책결정에 혼란을 야기하고, 선동전을 조장하여 정부와 국민 간을 이간시키고 있다”면서 중국 화웨이 5G를 걱정하기보다 러시아를 더 우려할 시기라고 경고했다. 터키가 유럽의 나토 동맹국도 반대하는 S400 배치라는 모순된 행보를 보이자 나토 국가들 역시 67년간 파트너였던 터키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BBC가 전했다. 터키는 미국의 제재를 의식하고 있다. 아카르 국방장관은 “터키는 명백히 미국의 적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적대응제재법’(CATSAA) 규정으로 터키의 S400 구매에 대해 제재하겠다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앞서 발언에 반박한 것이다. 미국이 나토 동맹국으로 두 번째 군사강국인 터키를 제재하는 것도 사실은 마뜩잖다. 제재와 관련해 터키 국방부가 밝힌 대로 ‘동맹정신’에 맞지 않다는 데 있다. 미국이 터키에 전면적으로 제재를 가하면 경제가 취약한 터키는 국제통화기금(IMF)에 갈 게 뻔하다. 전면적 제재는 동맹을 포기하는 것인데 이는 미국 입장에서는 유럽 남측을 포기하는 것으로, 러시아와 이란에 날개를 달아 주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F35의 부품 938가지를 생산하는 터키 대신 미 록히드마틴이 다른 제조처를 찾는 데는 2년가량 걸린다. 이들 부품 가운데 약 400개는 터키에서만 생산한다. 이런 상황으로 제재가 터키군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타임은 분석했다. 결국 터키가 S400을 고집하는 데는 러시아로부터 기술이전을 염두에 둔 포석, 즉 방위산업의 국산화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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