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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입 공정성 강화에 대치동은 ‘선행재수’ ‘황금족보’로 대응

    대입 공정성 강화에 대치동은 ‘선행재수’ ‘황금족보’로 대응

    ‘대치동 언저리 기자의 교육 이야기’는 진정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고민하는 기획 시리즈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로 지난달 28일 발표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짚어 보았습니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일으킨 나비효과로 나온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은 그동안 대한민국 교육계의 금기를 깬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발 빨리 교육제도 변화에 몸을 바꿔 온 ‘사교육 1번지’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새 입시제도 개편안에 대한 설명회가 신속하게 열렸습니다. 서울신문은 최근 대치동의 한 학원에서 연 대입 공정성 개선안 분석 긴급 설명회에 다녀왔습니다. 사전예약으로 소수 정예 인원만 신청받은 설명회 자리는 빈 좌석 없이 꽉 들어찼습니다. 평일 오전에 열렸지만 ‘열성 아빠’인 남성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이날 설명회 강사의 요점은 ‘대입은 학종 반, 정시 반’으로 요약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정시 확대가 학종(학생부 종합 전형)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교육부는 서울소재 16개 대학에 2023학년도까지 수능위주 전형을 40% 이상 끌어올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16개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입니다. 이들 16개 대학은 학종 위주로 학생을 많이 뽑은 대학이라고 교육부는 지적했지만 학부모들이 자녀를 보내고 싶어하는 명문대가 대부분입니다. 정시 확대에 따른 새로운 트렌드의 하나로 ‘선행재수’도 소개됐습니다. 내신성적에서 상위 등급을 얻기 어려운 특수목적고 학생들의 전학이나 자퇴는 사실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 선행재수는 정시에서 내신성적에 신경 쓸 필요없이 수능시험 공부만 하는 재수생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입니다. “사회에 내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일단 특목고에 입학한 다음 자퇴해서 2년 동안 수능공부만 하고 정시로 대학을 가는 것이죠.” 강사가 요약한 선행재수의 뜻입니다.학종이 여전히 계속 대학 입시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대치동 학원가에서 내려오는 세특(세부능력 특기사항) 잘 받아 수시로 대학가는 비법도 있습니다. 학원에서는 내신 경쟁이 피튀기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입니다. 국영수 주요과목 선생님들의 수업난이도, 스타일, 수행평가 내용, 수행평가 꿀팁, 생활기록부 작성, 내신시험 정보 등을 설문조사를 통해 취합해 그야말로 ‘황금족보’를 전수하는 것이죠. 내신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황금족보’를 물려받은 학생들은 받은 만큼의 정보를 또 학원에 물려주고 졸업하게 됩니다. 이 ‘황금족보’에는 “말씀이 느려서 수업이 졸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련 일함” “시험 난이도 중상, 1등급 컷 90점 정도” 등 ‘강남 8학군’에서 내신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그야말로 천금과 같은 정보들이 그득합니다.그렇다면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이 깬 금기는 무엇일까요. 바로 정시 확대 요구를 받은 서울 시내 16개 대학을 비롯해 대부분 대학이 암묵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고교 등급제를 인정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학생부 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에 따라 “학종 운영과정에서 출신고교의 영향력이 발생할 수 있고, 전형자료가 10분 내외로 평가되는 등 부실운영 정황 확인”이라고 교육부 보도자료에 똑똑히 기재하고 있습니다. 또 “과학고>외고·국제고>자사고>일반고 순의 서열화된 고교체제가 학종 선발결과에 나타났으며, 소득 지역별 격차 확인”이라고 교육부가 그동안 인정하지 않았던 고교 서열화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입학사정관들은 학종 과정에서 사실 학생들의 서류를 10분도 아니고 5분만 본다고 입을 모읍니다. 그 이유는 볼만한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도 이런 데 앞으로 학생부는 봉사활동 특기사항 미기재, 자율동아리 대입 미반영 등 점점 더 쪼그라들 예정입니다. 내년 3월에는 흔히 ‘세특’이라 불리는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재 표준안이 발표됩니다. 바쁜 선생님들을 위해 학원가에서 이 세특을 써주기도 하는데 관리감독 강화에 나선 교육부의 위력이 얼마나 발휘될지 두고 볼 일입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알아서 떠나라”… 혐오 부추기는 불법체류자 대책

    “알아서 떠나라”… 혐오 부추기는 불법체류자 대책

    신고자에 확인서 발급, 재입국 기회 부여 대사관서 비자 거부 잦아… 실효성 낮아 제조업·농촌 등 외국인 노동자 역할 외면 이주노조 “사실상 추방… 미봉책 불과”법무부가 불법체류 외국인의 자진 출국을 유도하는 대책을 11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진 출국을 유도할 만한 유인책이 부족해 추방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업 현장이나 농촌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현실은 외면한 채 일부 젊은층의 ‘제노포비아’(외국인 노동자 혐오현상)에 편승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법무부는 10일 고용노동부와 함께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불법체류 외국인이 2016년 21만명에서 지난 10월 말 38만명으로 급증하면서 건설현장 등 취약계층 국민의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다”면서 “내년 6월까지 자진 출국하는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재입국 기회를 부여하고 더 나은 체류 자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자진 출국 제도는 불법체류 외국인이 자진 출국할 때 범칙금을 면제해 주고 입국 금지기간을 완화했다. 하지만 출국 후에 재외공관에서 비자 발급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법무부는 이번 대책으로 자진 출국하는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자진출국확인서’를 발급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재입국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또 출국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단기방문(90일) 비자 발급 기회 등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불법체류 외국인을 고용한 고용주에 대한 처벌도 강화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내년 3월 이후 단속된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위반만큼 범칙금을 부과해 신규 불법체류 유입을 적극 억제한다”고 밝혔다. 내년 7월부터는 자진 신고를 하더라도 범칙금이 부과된다. 이에 김진 변호사(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는 “지금도 폭력적으로 이뤄지는 단속이 더 심화될 것”이라면서 “미등록 이주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시각도 문제”라고 말했다. 법무부 방안은 최근 저출산·고령화 심화에 따른 정부 정책과도 배치된다. 기획재정부가 주도하는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는 지난 9월 외국인 노동자 입국 규제 완화와 이민 확대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진 출국한 뒤 재입국할 때에도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자진출국제도는 사실상 추방에 가깝다”면서 “열악한 건설 현장에 한국인 노동자가 적어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는 상황에 단속만 강화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표심 잡으려고?···설익은 불법체류자 대책 내놓은 법무부

    표심 잡으려고?···설익은 불법체류자 대책 내놓은 법무부

    법무부가 불법체류 외국인의 자진출국을 유도하는 대책을 11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진출국을 유도할 만한 유인책이 부족해 추방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업 현장이나 농촌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현실은 외면한 채 내년 총선을 겨냥해 일부 젊은 층의 ‘제노포비아’(외국인 노동자 혐오현상)에 편승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법무부는 10일 고용노동부와 함께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불법체류 외국인이 2016년 21만명에서 지난 10월 말 38만명으로 급증하면서 건설현장 등 취약계층 국민의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다”면서 “내년 6월까지 자진 출국하는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재입국 기회를 부여하고 더 나은 체류 자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자진출국 제도는 불법체류 외국인이 자진출국 할 때 범칙금을 면제해주고 입국 금지기간을 완화했다. 하지만 출국 후에 재외공관에서 비자 발급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법무부는 이번 대책으로 자진 출국하는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자진출국확인서’를 발급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재입국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또 출국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단기방문(90일) 비자 발급 기회 등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불법체류 외국인을 고용한 고용주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겠다고도 발표했다. 다만 인권 보호 차원에서 임신이나 출산 등 부득이한 사유로 출국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자진신고하면 일정 기간 추방을 유예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내년부터 불법체류 외국인의 단속과 처벌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내년 3월 이후 단속된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위반만큼 범칙금을 부과해 준법 의식 해이를 방지하고 신규 불법체류 유입을 적극 억제한다”고 밝혔다. 내년 7월부터는 자진 신고를 하더라도 범칙금이 부과된다. 이에 김진 변호사(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는 “현재도 단속이 폭력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더 심화될까 우려된다”면서 “미등록 이주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시각도 문제”라고 말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진 출국한 뒤 재입국할 때에도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자진출국제도는 사실상 추방에 가깝다”면서 “열악한 건설 현장에 한국인 노동자가 적어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는 상황에 단속만 강화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법무부의 방안은 최근 저출산·고령화 심화에 따른 정부 정책과도 어긋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171만명인 인구는 2050년 4774만명까지 줄어든다. 지금은 생산활동을 하는 사람 한 명이 0.2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지만 2050년에는 0.8명으로 늘어난다. 인구 감소로 인한 내수 부진과 성장잠재력 타격을 개선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등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는 지난 9월 이민 확대와 외국인 노동자 입국규제 완화 등 대책을 발표했다. 법무부 방안은 이러한 정부 정책 추세와 ‘엇박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100대 국정과제, 성과가 없다… 공정·공감의 동력 되살려야

    100대 국정과제, 성과가 없다… 공정·공감의 동력 되살려야

    다섯 가지 원리가 있다.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목표를 시기별로 명료하게 구성하고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배려해야 한다. 등 따습고 배부른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야 하고 어떤 경우에도 사람들의 주머니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다수의 이익보다 소수의 피해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언제나 길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길을 잃으면 원칙을 잃고, 목표를 잃고,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이 원리는 남녀노소 개인은 물론 정치와 기업에 두루 적용할 수 있고 국정에도 매우 유용한 지표다. 내용이 다섯 가지로 요약되니 5대 명심보감이라고 해 두자.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정치 문법에 의하면 정부의 임기가 반환점을 지나면 논란이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이 비단 문재인 정부만의 상황은 아니기에 역대 정부의 궤적을 되돌아보면서 교훈을 발견할 필요를 느낀다. 광주에서 손발에 피를 묻히고 출범한 전두환 정권은 총칼의 공포정치로 임기의 절반을 보냈다. 공포가 침묵을 강요했는데, 침묵을 정권의 안정화로 착각한 나머지 제한적이지만 유화 조치를 단행함으로써 정권의 취약한 정통성을 보완하려는 욕심을 부렸다. 그러나 자유화 국면에서 국민들의 억눌렸던 저항이 일거에 분출해 6월항쟁으로 내달렸고 결국 정권 자체를 붕괴시켜 버렸다. 정권의 취약한 정통성은 총칼로도 막지 못한다는 교훈을 줬다. 군사정권이지만 선거로 출범한 노태우 정권은 과거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언론 자유와 지방자치 등 일련의 자유화 조치를 단행했다. 3김 씨가 주도한 여소야대 정치지형하에서도 국회 청문회를 수용하는 등 타협으로 정치적 위기를 피해 갔다. 그러나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한 여소야대 정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3당합당을 강행했다. 3당합당으로 국회 의석의 3분의2를 넘어서는 거대 여당을 만들었지만 오히려 정치 갈등은 증폭됐다. 그 후 3당합당에 기대어 정권을 재창출했지만 그 정권은 3당합당을 부정했다.32년 만의 민간정부로 출범한 김영삼 정권은 사정개혁과 탈군사화로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고 금융실명제로 부정부패를 척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남북 관계에서도 전향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대통령 아들의 불법적인 국정 개입이 드러나고 3당합당의 불협화음이 불거지는 등 권력 내부의 문제점이 발생하면서 국정동력을 상실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외부에서 이회창을 영입해 정권 재창출을 시도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권력을 상실했다. 김대중 정권은 군부독재와 장기 집권으로 얼룩진 암울한 정치사를 극복하고 선거를 통해 역사상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조기에 극복하고 재벌개혁과 남북 관계 개선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집권 중반 이후 ‘옷로비 사건’과 그 이후 벌어진 세 아들 관련 논란으로 국정동력이 약화하면서 초기의 개혁성이 후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화에 따른 시민사회의 성장, 집권여당에서 주도한 국민경선의 효과, 중도세력과의 선거연합 등에 힘입어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노무현 정권은 탈권위주의와 국가균형발전을 추진했다. 그러나 정몽준과의 선거연합이 해체되고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취임 1년 만에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연합한 대통령 탄핵은 국민적 반대운동과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으로 무산됐지만 그 후 다시 노동법 개정, 이라크 파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등으로 논란이 거듭되다가 특히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추진 논란으로 국정동력을 상실해 결국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이명박 정권은 노무현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에 기대어 출범했다. 이명박 정권은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대립시켰고 그 연장선상에서 ‘747공약’이나 대운하 건설 등 허황된 공약으로 국민들의 기대감을 부추겼다. 집권 초기에는 광우병 소고기 문제로 국민의 강력한 저항을 받았다. 이어 대운하, 민간인 불법 사찰, 사학 비리 등의 문제가 지속되면서 국정운영의 난맥상이 드러났다. 그 후 경제발전의 약속이 거짓으로 판명됐지만 경제성장에 대한 환상이 정권 재창출로 이어졌다.박근혜 정권의 등장과 퇴장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여기에 박정희, 최태민, 이명박, 최순실, 김기춘 등 온갖 인물이 출연하고 ‘세월호 참사’까지 등장한다. 한때는 박근혜 정권의 출범을 박정희의 부활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순실의 정체가 드러나고 최순실을 정점으로 한 권력운영의 실태가 폭로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고 국정은 일거에 정지됐다. 명동성당을 중심으로 한 1987년의 화염병이 30년 만에 광화문을 중심으로 한 촛불로 바뀌어 추악한 권력을 심판했다. 당연히 정권이 바뀌었다. 2019년 11월 9일 반환점을 지난 문재인 정권의 상황은 어떨까? 전임 대통령을 탄핵시킨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권이지만 촛불정신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미 관계, 한중 관계, 남북 관계에서도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국회를 벗어난 자유한국당의 무차별적인 공격은 물론 통제를 벗어난 검찰의 자립화 경향도 문제다. 반면에 권력 차원의 중대한 스캔들이 없다는 점은 매우 유리한 대목이다. 한국당의 혹독한 공격이 야당을 분열시키는 촉매제가 돼 여소야대 정국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특히 제1야당인 한국당의 자폐적 고립화가 이 국면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한국당은 두 가지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하나는 너무 지나치게 열심히 싸운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맹목적이고 일방적인 대여투쟁 전략 때문에 여야 관계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한국당 때문에 여야 관계도 안 되고 여소야대 정국도 안 된다는 것이다. 당사자인 한국당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와 안다고 해서 어찌할 수 있는 일도 아니게 돼 버렸다. 이미 실기한 데다 지난 탄핵의 트라우마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5대 명심보감의 원리에 입각해 문재인 정부의 이러한 상황을 점검해 보자. 첫째, 무엇을 바꿨는지 되돌아보자. 익숙한 낡은 구조와 오래된 부패 구조는 거의 바뀌지 않고 있다. 둘째, 무엇을 이뤘는지 고민해 보자. 100대 국정과제는 제시됐지만 100대 국정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셋째, 경제를 끌어가는 동력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소득주도성장론이 가라앉은 이후 경제정책도 가라앉았다. 넷째, 지난 역사의 피해자에 대한 정부의 배려에는 공감하지만 노동, 농민, 교육 등 현실 정책의 피해에 대한 정책엔 공감하기 어렵다. 다섯째, 나라다운 나라는 어떻게 만들 수 있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목표는 변함없는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은 모호하다. 한마디로 처음 같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세 가지로 제안해 보고 싶다. 100대 국정과제의 진척 상황을 과제별로 점검해 보고 그 막바지 실행을 위한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좋겠다. 집권 중반기에 가장 힘든 상황이 스캔들과 분산이므로 스캔들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쟁점을 단순화해 국정동력이 흩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국정동력의 분산을 막기 위해서는 야당들과의 협조, 사회단체와의 협조, 언론기관과의 협조도 중요하지만 국가기관들 사이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조국 사태의 국면에서 제기됐던 정의와 공정성의 문제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양비론과 냉소주의로 발전해 좌절감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각별히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지대 총장
  • 한·일도 中·홍콩도, 축구는 자존심이다

    한·일도 中·홍콩도, 축구는 자존심이다

    18일 정치 갈등의 골 깊어진 한일전 1985년 중국판 훌리건… 홍콩과 앙숙 민주화 시위로 예민한 때 진검 승부 한국과 일본의 축구 맞대결은 두 나라 축구팬들이 가장 뜨거운 관심을 가지는 경기 가운데 하나다. 41승23무14패로 한국이 절대적인 우위에 있지만 상대 전적은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두 나라의 축구 대결은 정치·외교적인 도발과 응전이 켜켜이 쌓인 지난 수백년간 자존심 싸움의 연장선으로 인식된다. 축구공을 차는 발길질, 공이 튀는 방향 하나하나에 흥분하는 건 이 때문이다.중국과 홍콩의 ‘축구 전쟁’도 이에 못지않다. 1997년 홍콩의 주권이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이양된 뒤에도 홍콩과 중국은 두 개의 축구협회 아래 엄연한 A매치 상대로 존재했다. 두 나라가 첫 A매치를 가진 건 1978년이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을 한 해 앞둔 1985년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최종전에서 만난 중국과 홍콩은 이른바 ‘5·19사건’으로 한국과 일본 못지않은 ‘앙숙’의 길을 걷게 된다. 당시 영국의 지배 아래 있던 홍콩은 중국을 2-1로 격파했다. 1985년 5월 19일 6만 관중이 꽉 들어찬 베이징 노동자경기장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전반 19분 홍콩의 청치탁이 약 27m 거리에서 날린 프리킥 선제골을 12분 뒤 중국의 리후이가 만회했지만, 후반 15분 다시 홍콩의 구감파이가 결승골을 꽂아 승리를 매조졌다. 결과에 실망한 중국 축구팬들은 폭도로 돌변해 홍콩대표팀이 돌아가는 길을 막고 마구잡이로 폭력을 휘둘렀는데, 이것이 바로 중국판 ‘훌리건’의 시초로 기록됐다. 역사는 돌고 돈다. 당초 ‘송환법 반대’에서 ‘홍콩 민주화’로 불길이 확산돼 더 예민해진 중국과 홍콩이 축구장에서 만난다. 물론 그동안 두 나라 간 A매치가 없었던 건 아니다. 홍콩과 중국의 역대 전적은 13승5무3패로 중국이 월등히 앞선다. 2015년 11월 17일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2라운드 조별리그 C조에서 맞붙었던 게 마지막 대결이었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중국이 75위, 홍콩이 139위다. 10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올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은 이 때문에 더욱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한국과 일본, 중국, 홍콩 등 4개국이 풀리그로 벌이는 단출한 대회지만 경기마다 물러설 수 없는 축구 이상의 각 나라 자존심이 걸려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대회 마지막 날인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 아베 신조 정권의 ‘몽니’ 때문에 갈등의 골이 더이상 깊어질 수 없는 한국과 일본의 최종전이 열린다. 앞서 오후 4시 15분에는 4년여 만에 다시 만나는 중국과 홍콩의 경기가 킥오프된다.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은 벌써부터 들썩거린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테일러와 앳킨슨, 도로공사 운명 바꾼 ‘4주’

    테일러와 앳킨슨, 도로공사 운명 바꾼 ‘4주’

    4주. 올 시즌 한국도로공사의 운명을 바꾼 시간이다. 도로공사가 결국 테일러 쿡과 결별했다. 테일러는 2015~16, 2017~18 시즌에 이은 세 번째 중도 퇴출이다. 세 시즌 남긴 성적은 34경기 800득점 공격성공률 36.84%다. 경기만 제대로 소화한다면 성적은 보장되는 카드였지만 아쉽게도 V리그에서 제대로 뛸 생각이 없었다. 결국 “교체는 없다”고 못박았던 김종민 감독은 길어지는 테일러 결장에 “스트레스 때문에 대상포진이 걸렸다”고 고백했고, 지난 7일 경기가 끝난 후 방출을 선언했다. 도로공사는 셰리단 앳킨슨과 함께 시즌을 준비했다. 앳킨슨은 지난 9월 순천에서 열린 KOVO컵에서 3경기에 나와 72득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시즌을 앞두고 훈련 도중 오른쪽 무릎 인대 파열로 ‘전치 4주’ 진단이 나왔다. 지난 시즌에도 외국인 선수의 어깨 부상으로 시즌 초반 고전했던 도로공사는 결국 앳킨슨과 결별하고 테일러를 영입했다. 그러나 테일러는 허리 부상을 내세우더니 11월 9일 경기부터 결장했다. 20일 GS칼텍스와의 경기에는 출전했지만 2세트만 뛰었다. 부상이 길어졌고 결국 첫 결장 이후 4주째 되는 날 방출이 결정됐다. 테일러의 부재 속에 최근 5경기에서 4승 1패로 선전하며 남은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도로공사로서는 마냥 테일러를 기다릴 수 없었다. V리그는 외국인 에이스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김 감독도 지난 4일 GS칼텍스와의 경기가 끝나고 “국내 선수들이 잘하고 있지만 분명히 어려운 고비에 에이스 역할 해줄 외국인 선수가 있어야 한다”면서 외국인 선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테일러는 딱 앳킨슨의 부상 기간 만큼 못 뛰고 방출됐다. 스포츠에 만약은 없지만 앳킨슨의 4주를 기다렸다면 지금처럼 ‘먹튀’ 논란으로 팀에 스트레스를 주는 일은 없었을지 모른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北 노동자 22일까지 송환 “중국과 러시아 편법 배려 가능성 높다”

    北 노동자 22일까지 송환 “중국과 러시아 편법 배려 가능성 높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이행하는 북한 노동자의 송환 시한이 오는 22일로 다가와 북한에 비상이 걸렸다는 식의 보도가 있는데 실상은 조금 다르다. 추이아이민(崔愛民) 중국 외교부 영사국장과 이길호 북한 외무성 영사국장이 이틀 전 베이징에서 북·중 제13차 영사 협상을 벌였다고 연합뉴스가 5일 중국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두 나라는 영사 협력 강화와 인적 왕래 편리화, 두 나라 국민의 안전과 합법적 권익 수호 등에 대해 긴밀히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최근 유엔 제재에 따른 북한 노동자 송환이 임박한 가운데 북한 영사당국이 회동했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유엔의 압박 속에 중국이 북한에 최대한의 성의를 표시할 수 있는 방법을 집중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12월 22일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를 통해 북한의 ‘달러벌이’를 막기 위해 유엔 회원국이 자국 내 모든 북한 노동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도록 했다. 결의안 채택일부터 24개월 시간을 줘 오는 22일까지이며 회원국들은 이행 여부를 내년 3월 22일까지 최종 보고해야 한다. 최근 캄보디아가 북한 식당을 모두 폐쇄하는 등 대북 제재 이행에 나서고 있지만,북한의 경제 의존도가 절대적인 중국은 북한 식당 대부분이 정상 영업 중이다. 옥류관 등 베이징을 포함한 상하이(上海), 선양(瀋陽), 단둥(丹東)의 북한 식당에는 여전히 북한 종업원들이 정상 근무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의 한 북한 식당 여종업원은 오는 22일까지 귀국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현재 아무런 문제가 없고 별다른 통지도 받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한 소식통은 “북한 식당의 종업원들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기존 취업 비자를 연장받지 못한 상태로 매달 신의주와 마카오를 오가면서 체류를 편법으로 연장 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북한과 중국은 공무 여권 1개월 무비자 협정이 있어 북한 노동자들이 공무 여권을 이용해 중국에 체류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 중국 당국이 취업 비자 규정을 어긴 북한 노동자들을 단속하는 척하면서 공무 여권이란 편법으로 얼마든지 배려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소식통은 “공무 여권의 경우 북한 사람은 무비자로 한달간 중국에 체류할 수 있다”면서 “다만 무비자로는 취업할 수 없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불법이며 단속 의지는 전적으로 중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단둥 등 북·중 접경 지역의 경우 취업 비자 단속을 하더라도 당일치기로 건너와 중국에서 일하고 다시 넘어가는 방법도 있어 사실상 중국이 엄격히 북한 노동자를 단속하지만 않으면 유엔 대북 제재에는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 안보리에서 결의한 대북 제재 이행에 성의를 보일 것이란 것에 중국 전문가들도 견해를 같이 한다. 다만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6월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권력을 장악하던 시기와 달리 두 나라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마주했는데 2008년 이후 처음이었으며 지난달 20~23일 최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 부상이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티토프 러시아 외교부 1차관 등과 연쇄 접촉을 가졌다. 물론 비핵화나 두 나라 협력 등이 폭넓게 논의된 가운데 러시아에 체류하고 있는 1만명 안팎의 북한 근로자 송환을 우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의견이 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가 지난 3월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북한 근로자 수는 2017년 말 3만23명에서 지난해 말 1만 1490명으로 줄었는데 올해 들어 더 많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 나라 모두 북미 비핵화 협상의 한계를 지적하며 다자간 협상으로 끼어드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도 북한 근로자들을 매몰차게 국경 밖으로 내몰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대미 항전 VS 북핵 관리…북미, 협상 결렬 대비 전초전 나섰나

    대미 항전 VS 북핵 관리…북미, 협상 결렬 대비 전초전 나섰나

    “北, 협상 기대 접고 노선 전환 준비한 듯 당 회의 사전공지로 美에 협상 여지 남겨” 北, 핵·ICBM 실험 땐 中·러 협력 어려워 2017년 전쟁 위기로 회귀 가능성은 낮아 국내외적 부담에 극적 시한 유예 가능성도 北 “김정은, 트럼프 무력사용 발언 불쾌”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에 군마를 타고 오르고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한 것은 북미 협상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까지 20여일간 협상 기조는 유지하겠지만, 기대는 거의 접고 ‘새로운 길’로 갈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북한에 협상을 촉구하고는 있지만, 협상 없이 연말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내년 이후 상황 관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북미가 연말 시한을 앞두고 막판 기싸움을 벌이는 양상이지만 이미 협상 최종 결렬을 염두에 두고 전초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4일 그동안 개인적인 우호를 강조했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불신과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박정천 군 총참모장은 이날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대북 무력사용 시사를 비난하며 “위험한 군사적 대치 상황 속에서 그나마 조미(북미) 사이의 물리적 격돌을 저지시키는 유일한 담보로 되고 있는 것이 조미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라며 “그런데 이번에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국가를 염두에 두고 전제부를 달기는 했지만 무력사용도 할수 있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하여 매우 실망하게 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양보는 없다고 판단, 5차 전원회의에서 북미 협상의 중단을 선언하며 ‘새로운 길’을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다만 북한이 전원회의 소집 20여일 전에 미리 공지한 것은 미국이 그 사이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면 자신들도 협상 기조를 유지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3차, 4차 전원회의 당시에는 회의 소집 하루 전과 당일 공지했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당 전원회의 소집을 이달 하순으로 한 것은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미국의 반응을 지켜본 뒤 이미 수립돼 있는 ‘새로운 길’ 기조를 공표할지, 기조를 수정할지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북한이 원하는 새로운 셈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정국으로 국내 정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북한에 섣불리 양보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기에 오히려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내년 11월 대선 전까지 ‘상황 관리’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나토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해 북한에 무력 사용을 시사한 것은 북한이 내년 ‘새로운 길’을 가더라도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은 하지 말라고 사전 경고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빨리 협상에 나와서 외교로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지, 협상을 위해 능동적으로 노력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선 상황 관리 이상의 의도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북미가 아무런 협상 없이 연말 시한을 넘길 경우 북한이 2017년 핵·ICBM 도발로 전쟁 위기를 고조시켰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러시아 변수 때문에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우정엽 센터장은 “북한이 ‘새로운 길’로 가려면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북한이 핵·ICBM 실험을 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할 명분이 사라진다”고 했다. 다만 북미가 연말까지 남은 20여일간 극적으로 협상 시한을 유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북미 모두 협상의 최종 결렬 이후 전쟁 위기 고조 등 국내외적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4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주최한 국제문제회의에서 “재선 당선을 최우선으로 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미 관계가) ‘화염과 분노’로 회귀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도) 최근 몇 년간 이뤄진 수차례의 정상급 회담에도 여전히 국가 안전보장, 체제 보장, 경제 보장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두 정상 모두 협상 의지는 있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설정한 연말 시한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협상의 조기 재개를 위해 지속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미 정부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의 연내 방한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문짝 타고 덩케르크 철수, 공군 재입대해 포로 생활 루더퍼드 101세 일기로

    문짝 타고 덩케르크 철수, 공군 재입대해 포로 생활 루더퍼드 101세 일기로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에 쫓겨 프랑스 덩케르크 해변을 통해 문짝에 몸을 실어 탈출했던 영국군 참전용사 레스 루더퍼드가 10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고 BBC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다만 방송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고인이 죽음을 맞았는지는 전하지 않았다. 1940년 덩케르크 해변을 통해 영국군 22만 6000명과 프랑스와 벨기에 소속 연합군 11만 2000명이 소형 어선이나 영국 해군 구축함을 이용해 영국으로 철수한 일은 많은 희생을 막고 연합군 전력을 추스를 수 있게 해 연합군의 승리에 기여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루더퍼드는 철수하는 연합군 병력의 후방을 보호하기 위해 교전을 벌이다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간신히 해변에 도착한 그는 동료 병사와 함께 어느 창고가 폭발하는 바람에 해변까지 날아온 문짝 하나에 몸을 실어 파도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나중에 그는 프랑스 트롤 어선에 구조됐다. 생전에 그는 덩케르크 철수 상황에 대해 “정말로 폭탄이 많이 떨어졌다. 희망이라곤 절대적으로 없었다”고 돌아봤다. 트롤선에 구조된 뒤 그는 럼주 한 잔을 따라줘서 마시고 담요와 양말 한짝만 건네받아 걸치고 영국으로 귀국했다. 그는 다시 영국왕실공군에 입대해 이번에 폭탄병으로 전폭기에 올랐다. 그는 전폭기 조종석 아래 비좁은 공간에 엎드려 폭탄이 제대로 공습 목표를 향해 떨어지는지 지켜보는 임무를 임무를 맡았다. 그러다 1943년 12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습에 나섰다가 격추되는 바람에 생포됐다. 낙하산이 펴지지 않아 힘들었지만 여튼 그는 또다시 운좋게 살아남았다. 1944년 3월 스티브 맥퀸 등이 주연한 영화 ‘대탈주’의 모티프가 됐던 스탈락 러프트 수용소에 들어갔는데 마침 대탈주가 있기 전날이었다. 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계획했던 포로들이 탈출해야 한다며 탈주 행렬에 가담하지 않았다.대신 그는 초콜릿을 아껴 공책과 바꾼 뒤 수감 생활에 대해 기록하고 탈주 과정에 대한 그림을 그렸다. 1945년 1월 베를린에서 남쪽으로 50㎞ 떨어진 수용소로 옮겨 그곳에서 옛 소련 군에 의해 자유의 몸이 됐고, 영국으로 돌아왔다. 공군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한 전우들의 모임 대변인은 “한 남자가 나라를 위해 가장 높은 기준으로 공헌한다면 레스가 그 기준이 될 만하다”며 “푸르른 하늘이다. 레스, 우리 마음 속에 영원하라”고 애도했다. 그가 포로 생활을 꼼꼼히 기록한 공책은 지난달 링컨 대학에서 공개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북미, 연말시한 앞둔 막판 기싸움인가, 협상 파국 대비 전초전인가

    북미, 연말시한 앞둔 막판 기싸움인가, 협상 파국 대비 전초전인가

    트럼프, 대북 무력사용 시사에… 김정은, 전원회의 소집하며 ‘새로운 길’ 준비북한은 협상 기대 접었고 미국은 상황 관리에 들어가… 협상 시한 유예 가능성도비건 이달 말 방한 최종 조율… 한미 북한 협상 이끌 방안 마련할 지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대 결심’을 앞두고 찾았던 백두산에 군마를 타고 오르고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함에 따라 북미 협상 최종 결렬 이후 ‘새로운 길’을 선언할 준비는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북미 협상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까지 20여 일 남은 만큼 마지막까지 미국에 양보를 압박하며 협상 기조는 유지하겠지만, 미국과 협상 기대는 거의 접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북한에 협상에 응할 것을 촉구하고는 있지만, 협상 없이 연말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내년 이후 북한 상황 관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북미가 연말 시한을 앞두고 막판 기싸움을 벌이는 양상이지만 이미 협상 최종 결렬을 염두하고 전초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4일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당 중앙위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이달 하순에 소집한다고 공지함에 따라 김 위원장이 연말 시한 직전에 열릴 5차 전원회의에서 북미 협상의 중단을 선언하며 ‘새로운 길’로의 노선 전환을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지난 10월 백두산 방문 때 당 관계자와 함께했던 것과 달리 이번 방문에는 박정천 육군 총참모장 등 군 관계자를 대동한 것은 북미 협상의 기대는 접고 군사적 대치·국방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은 이미 백두산행에서 새로운 길에 대한 중대 결심을 했고, 이 결심을 최근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추인했을 것”이라며 “오는 23일 전후로 열릴 전원회의를 통해 새로운 길의 투쟁 방향을 구체화하고 김 위원장이 내년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공식화하는 수순”이라고 했다. 다만 북한이 전원회의 소집 20여 일 전에 미리 공지한 것은 미국이 그 사이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면 자신들도 협상 기조를 유지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3차, 4차 전원회의 당시에는 회의 소집 하루 전과 당일 공지했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당 전원회의 소집을 이달 하순으로 한 것은 미국의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미국의 반응을 지켜본 뒤 이미 수립돼 있는 ‘새로운 길’ 기조를 공표할지, 기조를 수정할지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북한이 원하는 새로운 셈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정국으로 국내 정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북한에 섣불리 양보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기에 오히려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내년 11월 대선 전까지 ‘상황 관리’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나토정상회의 참석 차 영국 런던을 방문해 북한에 무력사용을 시사한 것은 북한이 내년 ‘새로운 길’을 가더라도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은 하지 말라고 사전 경고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빨리 협상에 나와서 외교로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지, 협상을 위해 능동적으로 노력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선 상황 관리 이상의 의도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북미가 아무런 협상 없이 연말 시한을 넘길 경우 북한이 2017년 핵·ICBM 도발로 전쟁 위기를 고조시켰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중국·러시아 변수 때문에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우정엽 센터장은 “북한이 ‘새로운 길’로 가려면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데 북한이 핵·ICBM 실험을 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지원해줄 명분이 사라진다”고 했다. 다만 북미가 연말까지 남은 20여 일 간 극적으로 협상 시한을 유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북미 모두 협상의 최종 결렬 이후 전쟁 위기 고조 등 국내외적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설정한 연말 시한에 메이지는 않으면서도 협상의 조기 재개를 위해 지속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한미 정부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의 연내 방한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북미 협상 수석대표인 비건 내정자가 연내에 한국을 방문할 경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어낼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불수학’ 문과생 대혼돈

    ‘불수학’ 문과생 대혼돈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수학 나형이 ‘불수능’이었고 국어의 난이도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 만점자는 15명이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11월 14일 시행된 2020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수능에서 영역별 ‘1등급 컷’(1등급과 2등급을 가르는 표준점수)은 국어영역 131점, 수학 가형 128점, 수학 나형 135점이었다. 수학영역의 1등급 컷은 전년도(수학 가형 126점, 수학 나형 130점)에 비해 수학 가형은 2점, 수학 나형은 5점이나 올라 수학 나형의 난이도가 대폭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나타내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울수록 1등급 표준점수 컷과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이 높아진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수학 가형 134점, 수학 나형 149점이었다. 수학 가형은 2014학년도(138점) 이래 가장 높았다. 수학 나형은 2009년(158점) 이래 가장 높았다. 수학 나형의 불수능 여파로 만점자 수는 전년도 810명(0.24%)에서 661명(0.21%)으로 줄었으며 1등급 비율(5.02%)도 전년도(5.98%)보다 줄었다. 수학 가형에서 만점자 수는 893명(0.58%)으로 전년도(655명·0.39%)에 비해 늘어난 반면 1등급 비율은 전년도(6.33%)보다 줄어든 5.63%였다. 국어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0점으로, ‘역대급 불수능’으로 150점까지 치솟았던 전년도에 비해 10점 낮아졌지만, 현재의 상대평가 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래 두 번째로 높았다. 1등급 컷(131점)은 전년도(132점)에 비해 1점 낮아진 데 그쳤다. 만점자 수는 777명(0.16%)으로 전년도(148명·0.03%)보다 늘었다. 절대평가인 영어 1등급 비율은 7.43%(3만 5796명)로 전년도(5.30%·2만 7942명)에 비해 소폭 늘었다. 올해 수능 만점자는 모두 15명이었다. 재학생이 13명, 졸업생이 2명이었다. 사회탐구를 선택한 학생이 11명으로 과학탐구 선택 학생(4명)보다 많았다. 입시업계에서는 문과 수험생들은 수학, 이과 수험생들은 국어가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학 나형은 1등급 내 점수 차가 14점까지 벌어진다”면서 “문과에서 수학의 변별력이 절대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학 1~2등급 인원이 감소하면서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은 48만 4737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응시자가 5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수학 나형 ‘불수능’ … 국어도 만만치 않았다

    수학 나형 ‘불수능’ … 국어도 만만치 않았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수학 나형이 ‘불수능’이었으며 국어의 난이도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11월 14일 시행된 2020학년도 수능 채점결과를 발표했다. 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수능에서 주요 영역별로 ‘1등급 컷’(1등급과 2등급을 가르는 표준점수)는 국어영역 131점, 수학 가형 128점, 수학 나형 135점이었다. 수학영역, 특히 수학 나형의 난이도가 지난해에 비해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영역의 1등급 컷은 전년도(수학 가형 126점, 수학 나형 130점)에 비해 수학 가형은 2점, 수학 나형은 5점이나 올랐다.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수학 가형 134점, 수학 나형 149점이었다. 수학 가형은 2014학년도(138점) 이래 가장 높았으며, 수학 나형은 2009년(158점)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나타내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울수록 1등급 표준점수 컷과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진다. 수학 나형의 불수능 여파로 만점자 수는 전년도 810명(0.24%)에서 661명(0.21%)으로 줄었으며 1등급 비율(5.02%)도 전년도(5.98%)보다 줄었다. 수학 가형에서 만점자 비율은 0.58%로 전년도(0.39%)에 비해 늘어난 반면 1등급 비율은 전년도(6.33%)보다 줄어든 5.63%였다. 비교적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던 국어영역의 1등급 컷(131점)은 ‘역대급 불수능’으로 논란을 빚었던 전년도 국어(132점)에 비해 1점 낮아진 데 그쳤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140점으로, 150점까지 치솟았던 전년도에 비해 10점 낮아졌지만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줄곧 130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10년 새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만점자 비율은 0.03%에서 0.16%로 증가했다. 절대평가인 영어 1등급 비율은 7.43%(3만 5796명)으로 전년도(5.30%·2만 7942명)에 비해 쉽게 출제됐다. 전 영역 만점자는 총 15명으로 고교 재학생 13명, 졸업생 2명이었다. 입시업계에서는 문과 수험생들은 수학, 이과 수험생들은 국어가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학 나형은 1등급 내 점수차가 14점까지 벌어진다”면서 “문과에서 수학의 변별력이 절대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국어와 영어의 난이도 하락 및 수학의 난이도 상승으로 생겨나는 변수를 살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학 1~2등급 인원이 감소하면서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상당할 것”이라면서 “이달 20일 이후 발표되는 대학별·학과별 수시 이월 인원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은 48만 4737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응시자가 5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재학생은 34만 7765명, 졸업생은 13만 6972명으로 전년도 대비 재학생은 5만 2145명이 줄어든 반면 졸업생은 6662명 늘어나 ‘N수생 강세’ 현상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여기는 남미] 학생은 배고파 기절하고 교사는 사임…베네수엘라 교육 붕괴

    [여기는 남미] 학생은 배고파 기절하고 교사는 사임…베네수엘라 교육 붕괴

    베네수엘라의 유명 휴양지 보카데우치레에 있는 리세이오 초등학교. 이곳에선 최근 가톨릭 주교가 참석한 가운데 축복의식이 열렸다. 운동장에서 진행된 행사는 약 15분 만에 끝났지만 이 짧은 시간을 서 있지 못하고 5명 학생이 기절해 쓰러졌다. 이 가운데 2명은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극심한 경제난으로 제대로 먹지 못한 베네수엘라 어린이들의 기절사태가 속출하고 있다고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아침을 먹지 못하고 등교하는 어린이는 이미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심지어 전날 저녁조차 먹지 못한 채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등교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이렇다 보니 학교에서 학생들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일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현직 교사이자 보카데우치레의 교원노조 간부인 마이라 마린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배가 고파 죽어가는 아이들을 교육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경제위기는 베네수엘라의 교육시스템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교복이나 학용품을 구입하지 못해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이 속출하고, 교사들도 학교를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줄리아주의 경우 6만5000명에 달하던 교사 중 60%가 지난 몇 년 새 교단을 떠났다. 줄리아 교원노조의 간부 알렉산더 카스트로는 "최저임금을 받고 아이들을 가르치느니 차라리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해주고 몇 달러를 받는 게 낫겠다는 여자교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학교를 떠나고 학생들은 쓰러지기 일쑤이다 보니 정상적인 학교운영은 어려워졌다. 저학년과 고학년을 섞어 한 반을 만드는 학교, 교사가 전 과목을 혼자 가르치는 학교, 매일 단축수업을 하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학교는 1주일에 하루나 이틀만 수업하고 있다. 현실은 이렇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황당한 주장만 펴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4월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문을 닫은 학교는 단 1곳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베네수엘라는 국민의 교육권을 절대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는 2014년부터 교육과 관련된 공식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판깨스트]살인범이 원했던 국민참여재판...배심원은 ‘사형’을 써냈다

    [판깨스트]살인범이 원했던 국민참여재판...배심원은 ‘사형’을 써냈다

    안인득 사건, 배심원 8명 사형공무원 2명 숨진 ‘봉화 엽총난사’배심원 7명 중 3명 사형 의견 써사형 써냈지만 ‘무죄’ 뒤집히기도지난 4월 17일 경남 진주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5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치는 등 사상자만 22명이 나왔습니다. 범인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던 주민 안인득이었습니다. 더 끔찍한 건 그가 한 달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는 것입니다. 안인득의 1심 판결문에는 범행 전 기록이 자세하게 나옵니다. 지난 3월쯤 안인득은 어디엔가 버려져 있던 기름통 1개를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진주 시내의 한 시장에서 흉기도 구입했습니다. 20여일 뒤인 4월 17일 자정이 넘은 시각, 그는 보관하고 있던 기름통을 들고 집에서 약 3㎞ 떨어진 주유소를 찾았습니다. 이곳에서 휘발유를 산 그는 주민들이 깊이 잠이 들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같은 날 오전 4시 25분쯤 그는 자신의 집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습니다. 그리고 나서 무방비 상태로 대피하는 주민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인득 사건은 지난 7월 창원지법 진주지원에 배당됐습니다. 하지만 안인득이 “국민참여재판을 받고 싶다”고 하면서 2주 만에 창원지법으로 이송됐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이 원하고 재판부가 배제 결정을 하지 않으면 가능합니다. 재판은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연속으로 열렸습니다. 이를 지켜본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양형 의견으로 8명은 사형을, 1명은 무기징역을 써냈습니다. 안인득이 원했던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 대다수가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한 것입니다.‘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에는 배심원의 평결과 의견이 법원을 기속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렇다고 재판부가 배심원 결정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이헌)는 지난 27일 안인득에게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일반 국민들의 건전한 상식과 경험을 대변하는 배심원의 다수가 사형 의견을 개진했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법정 최고형(사형)을 선고하는 게 마땅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살해한 범인이 아닐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할 것이므로 오판의 문제점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의 무기징역형의 문제점도 지적했습니다. 가석방, 사면 등 가능성을 제한하는 이른바 ‘절대적 종신형’이 도입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기징역형으로는 개인의 생명, 사회안전 방어라는 측면에서 사형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가 배심원이 사형 의견을 낸 사건은 종종 있습니다. 지난해 8월 경북 봉화군에서 면사무소 공무원 등에게 엽총을 쏴 공무원 2명을 숨지게 하고 이웃 주민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 살인미수 등)를 받은 70대 남성 김모씨 사건도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습니다. 당시 배심원단은 7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들 모두 유죄라는 데 이견이 없었습니다. 다만 양형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7명 중 3명은 사형 의견을 냈고, 4명은 무기징역형이 적당하다고 봤습니다. 1심 재판부는 “배심원 7명 중 4명 역시 사형 선고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 등을 대며 무기징역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을 사형에 처해 생명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2심도 같은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2016년 사제 총기로 경찰관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패산 총격사건’의 범인 성병대도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받았습니다. 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에 대해서는 배심원 9명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했지만 양형 의견에서는 무기징역(5명)이 사형(4명)보다 많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지난해 말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습니다.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다수의 의견대로 판결이 내려졌다가 나중에 뒤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17년 전 다방 여종업원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양모씨는 지난해 1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고, 배심원 9명 중 7명이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양형에서는 사형 3명, 무기징역 4명, 징역 15년 2명으로 의견이 팽팽했습니다. 2심에서도 무기징역이 유지됐지만 대법원에서 “피고인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판을 다시 하라고 했고, 결국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을 거쳐 무죄로 바뀌었습니다. 다시 안인득 사건으로 돌아가 보면, 이제 1심이 끝났기 때문에 항소심 결과도 지켜봐야 합니다. ‘어금니 아빠’ 이영학처럼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판결은 예단할 수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들은 여전히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살인범에 대한 죗값을 치르게 한 뒤에도 피해자에 대한 관심은 계속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문병훈 서울시의원 “문화본부 소관 4개 재단 잉여금, 다양한 공공사업 확대로 전환돼야”

    서울시의회 문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초3)은 서울시 문화본부 예산(안) 심사에서 문화본부 소관 4개 재단(세종문화회관, 문화재단, 서울디자인재단,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잉여금으로 다양한 공공사업을 확대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주문했다. 문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 문화본부 소관 4개 재단의 잉여금은 각 기관별로 연평균 약 40~50여억원이다. 하지만 서울디자인재단의 경우 약 20여억원을 예비비로 사용하고자 주먹구구식의 이사회 의결이라는 형식적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문 의원은 문화본부 소관 재단들 중 서울문화재단과 서울디자인재단의 사업은 재단 주도의 사업보다는 서울시 주도의 사업위주로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 재단 주도의 공공사업 확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경우 재단에서 실시하는 예술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주재원률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재단 자체의 자구노력이 요구되며 수익 사업과는 별개로 시민들에게 제공되는 공공성이 강화된 프로그램의 확대 시행이 요구된다. 문 의원은 “재단 주도의 공공사업 확대와 잉여금의 의미 있는 활용방법을 생각하면, 결국 잉여금을 재단 주도의 다른 공공사업 확대로 전환해 시민들에게 더 좋은 양질의 문화프로그램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면서 “앞으로 재단들이 잉여금을 재단 주도의 공공사업 확대로 이어갈 수 있는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논의를 지속할 것”을 주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일 제대로 된 대화해야, 새달 양국 정상회담 기대”

    “한일 제대로 된 대화해야, 새달 양국 정상회담 기대”

    서울신문 평화연구소와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실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한일 관계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세미나 토론에서는 우리 정부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외교적 노력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토론 참석자들은 우리 정부가 일본과 대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남북 대화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일본이 소외당하고 있다는 오해와 불신이 싹튼 측면이 있다”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 이후 대화의 물꼬가 트인 국면을 주목했다. 올해 초까지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재직한 김 교수는 “한일 간의 인식 차이가 굉장히 심하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아베 정부는 북핵 미사일 시험에 대피훈련까지 했지만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 나서기보다는 최대 압박을 한다면 비핵화가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아베 정권의 자민당을 지지하는 일본 보수층이 한국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일 간에 싸움을 부추기지 않고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 있는 국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음달 24일 전후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끼리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진다면 양국 국민이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평화프로세스의 시작 국면에서 한일 관계가 나빠지며 만든 ‘악화’가 평화프로세스에서 만들어지는 ‘양화’를 구축(驅逐)할 수 있다고 걱정하면서도 적극적으로 한일 관계를 평화프로세스의 지렛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해 왔지만 현실적으로는 위태로운 상황이 전개돼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남 교수는 “올해 일본 외교는 ‘주장하는 외교’에서 ‘행동하는 외교’로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이라고 규정하며 “절대적인 우위를 가지고 상대방을 굴복시키겠다는 것을 실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일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나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가 북한과 일본 사이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일본에 맡겼을 경우에는 우리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북일 관계가 흐를 가능성이 있다. 올해 이후 북일 관계에 조심스럽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법원의 배상 판결에 따라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조치를 시작한다면 한일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미야 교수는 “지금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수출 규제) 조치는 한국에 별 피해를 주지 않고 있다고 보고 현금화 조치가 시작된다면 아베 정부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것”이라며 “현금화 조치를 미루고 그 사이에 시간도 벌어 양국이 지혜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북측이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데 대해 미국 측이 협상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영철 서강대 교수는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증명됐듯 협상 과정에서 뭔가를 내놓고 교환하려고 하지만 미국 측은 줘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는다”며 “미국 측이 비핵화 최종 단계를 강요하는 것은 협상에 들어가는 초기부터 장벽을 세우는 작업이고 과거 실패한 ‘선비핵화’ 논리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연말 시한이 지나면 제3의 길을 갈 수 있다고 엄포를 놓는 것은 ‘그런 길을 가고 싶지는 않다’는 메시지를 함께 던지는 것”이라며 “미국이 북미 협상을 통해 북한이 무엇을 얻으려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한일 제대로 된 대화해야… 새달 양국 정상회담 기대”

    “한일 제대로 된 대화해야… 새달 양국 정상회담 기대”

    “정부가 북일관계 중심 역할 해야” 주장 “미국의 북미협상 본질 생각을” 제언도서울신문 평화연구소와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실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한일 관계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세미나 토론에서는 우리 정부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외교적 노력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토론 참석자들은 우리 정부가 일본과 대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남북 대화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일본이 소외당하고 있다는 오해와 불신이 싹튼 측면이 있다”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 이후 대화의 물꼬가 트인 국면을 주목했다. 올해 초까지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재직한 김 교수는 “한일 간의 인식 차이가 굉장히 심하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아베 정부는 북핵 미사일 시험에 대피훈련까지 했지만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 나서기보다는 최대 압박을 한다면 비핵화가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아베 정권의 자민당을 지지하는 일본 보수층이 한국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일 간에 싸움을 부추기지 않고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 있는 국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음달 24일 전후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끼리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진다면 양국 국민이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평화프로세스의 시작 국면에서 한일 관계가 나빠지며 만든 ‘악화’가 평화프로세스에서 만들어지는 ‘양화’를 구축(驅逐)할 수 있다고 걱정하면서도 적극적으로 한일 관계를 평화프로세스의 지렛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해 왔지만 현실적으로는 위태로운 상황이 전개돼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남 교수는 “올해 일본 외교는 ‘주장하는 외교’에서 ‘행동하는 외교’로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규정하며 “절대적인 우위를 가지고 상대방을 굴복시키겠다는 것을 실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일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나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가 북한과 일본 사이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일본에 맡겼을 경우에는 우리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북일 관계가 흐를 가능성이 있다. 올해 이후 북일 관계에 조심스럽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법원의 배상 판결에 따라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조치를 시작한다면 한일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미야 교수는 “지금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수출 규제) 조치는 한국에 별 피해를 주지 않고 있다고 보고 현금화 조치가 시작된다면 아베 정부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것”이라며 “현금화 조치를 미루고 그 사이에 시간도 벌어 양국이 지혜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북측이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데 대해 미국 측이 협상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영철 서강대 교수는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증명됐듯 협상 과정에서 뭔가를 내놓고 교환하려고 하지만 미국 측은 줘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는다”며 “미국 측이 비핵화 최종 단계를 강요하는 것은 협상에 들어가는 초기부터 장벽을 세우는 작업이고 과거 실패한 ‘선비핵화’ 논리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연말 시한이 지나면 제3의 길을 갈 수 있다고 엄포를 놓는 것은 ‘그런 길을 가고 싶지는 않다’는 메시지를 함께 던지는 것”이라며 “미국이 북미 협상을 통해 북한이 무엇을 얻으려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친중파 심판한 홍콩 민심… ‘행정장관 직선제’ 동력 얻었다

    친중파 심판한 홍콩 민심… ‘행정장관 직선제’ 동력 얻었다

    시위 주도 인사·정치 신인 등 대거 입성 범민주, 선거인단 1200명 중 117명 확보 ‘친중파 일색’ 행정장관 선거서 견제 가능 내년 입법회 선거 재현 땐 행정부 견제도 친중파 몰락에 시진핑 ‘중국몽’은 흔들 람 장관 책임론… 中, 문책성 인사 할 듯지난 24일 치러진 홍콩특별행정구 구의회(한국 지방의회 격)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하고 친중파가 참패하자 ‘이제부터라도 우리 스스로 지도자를 뽑자’는 홍콩인들의 민의가 투표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절대적으로 지지해 온 친중파 현역 의원들이 사실상 전패하면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중국 당국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홍콩 명보는 25일 “범민주 진영의 압승은 중국 정부의 통제하에 있는 홍콩 행정장관 선출에 보다 많은 민의를 반영하려는 바람이 담긴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아지면서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끈 시민단체 대표들과 친중파를 견제하려는 정치 신인들이 대거 입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는 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재야단체 ‘민간인권진선’의 지미 샴 대표가 샤틴구에서 당선됐다. 그는 지난달 쇠망치를 든 괴한들에게 테러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2014년 ‘우산혁명’을 이끈 조슈아 웡이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되자 범민주 진영이 ‘플랜B’로 내세운 케빈 람도 사우스호라이즌스 웨스트구에서 승리했다. 홍콩대 3학년생 요르단 팽도 처음 선거에 출마해 친중파 유명 정치인 호러스 청을 물리쳤다. 홍콩 교민 안모(41)씨는 “우리나라에서 2004년 4월 열린 17대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여파로 정치 신인들이 대거 등장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현 정부에 대한 반감 때문에 친중파 대부분이 퇴출됐지만 범민주 진영도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사회적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이번 선거에서 뽑힌 구의원은 입법회(한국 국회 격) 의원만큼 영향력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2022년 행정장관 선거인단 1200명 가운데 117명이 참여할 수 있다. 친중파 일색인 선거인단 구성에 다소나마 ‘물갈이’를 이뤘다는 데 의미가 있다. 베이징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홍콩 행정수반 선출 선거인단 제도 자체가 친중 성향 인사로 채워지게 설계돼 있어 완전한 자치정부 구성을 원하는 홍콩 시민들의 염원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이들 117명이 끊임없이 홍콩 정부와 베이징을 성가시게 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면 조금씩 변화를 이끌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9월 입법회 선거에서 재현된다면 범민주 진영이 지역구(35석) 대부분을 차지해 친중 성향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정치개혁 요구에도 상당히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경찰 진압으로 수세에 몰린 시위대를 재평가하려는 움직임도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이날 오후부터 센트럴 지역에서 직장인들의 집회가 재개돼 시위대 돕기에 나섰다. 범민주 진영 당선자들과 시민들도 홍콩 이공대로 속속 모여들었다. 교내에 남아 있는 시위대를 격려하기 위해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시위대 사면을 압박하고자 람 장관 집무실이 있는 정부청사로 향했다. 네티즌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선거 승리의 기쁨을 뒤로하고 이공대 시위대를 구하자”는 글을 공유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시 주석의 ‘중국몽’ 구상에 차질이 예상된다. 권위주의를 바탕으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내세워 홍콩·마카오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고 대만 통일까지 내다봤지만 홍콩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홍콩 문제를 관할하는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에 대한 문책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날 람 장관은 성명을 통해 “홍콩 정부는 선거 결과를 존중해 시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진지하게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람 장관 해임 여부 질문에 “중국 정부는 그가 법에 따라 통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홍콩 선거 현장을 직접 살펴본 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시 주석은 그간 시위대의 요구를 묵살하고 람 장관을 두둔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그의 판단이 틀렸다는 점이 드러났다. 시 주석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홍콩 정부도 책임을 져야 할 텐데 그 대상은 람 장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는) 현 체제에 큰 불만을 가진 시민들이 폭력 시위 대신 제도권 안에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이제 홍콩 시민들은 중국이 약속한 본래 의미의 일국양제(2047년까지 중국 간섭 없는 완전한 자치)를 지켜 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서울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아동기 나쁜 기억, 삶이 병든다

    아동기 나쁜 기억, 삶이 병든다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네이딘 버크 해리스 지음/정지인 옮김/심심/448쪽/1만 9800원세 살 적 버릇이 여든 간다고 한다. 어릴 적 알게 모르게 몸에 밴 습관이나 생각이 평생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오스트리아의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유아기와 유년기에 벌어진 사건이 사람의 평생을 좌우한다고 일찌감치 간파했다. 그 이론대로 어린시절의 정상적이지 못한 생활은 성장한 이후의 정서와 정신적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그런데 어린시절 유독성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은 어른이 된 뒤 어쩔 수 없이 각종 질병에 시달리며 산다면 어떨까.미국의 소아과 의사이자 공중보건 전문가인 네이딘 버크 해리스는 이 책을 통해 어릴 적 불행과 그로 인한 질병의 연관성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고발한다. 저자는 2007년 샌프란시스코의 빈민 지역인 베이뷰 헌터스 포인트에 진료소를 개설해 운영해 온 인물. 일반적인 치료법으론 쉽게 건강을 되찾지 못하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아동기에 겪은 부정적인 경험이 신체 건강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성추행 당한 아이, 천식 등 질병 시달려 정서적 어려움을 상담하기 위해 진료소를 찾아온 멕시코 이민자 출신 가정 일곱 살짜리와의 만남은 그의 연구 인생에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한다. 충동조절 장애와 만성 천식, 습진을 앓는 아이의 키가 네 살 아래의 평균 정도 수준에도 못 미치는 이유를 따지던 중 아이가 어릴 적 부모의 가까운 지인에게 성추행받은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어릴 적 겪은 문제점과 질병의 연관성에 천착했고 수많은 임상실험과 연구 결과를 분석한 체험적 보고서로 펴낸 게 이 책이다. 책에서 실증해 보이는 어릴 적 스트레스와 질병의 관계는 충격적이다. 학대, 무시, 방임, 부모의 알코올 및 약물 중독, 정신질환, 이혼, 그리고 그로 인한 신경계, 호르몬계, 면역계 질병.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 노출 빈도를 재는 지표인 ACE 지수를 질병과 연결한 연구 결과는 놀라운 것들이다. 우선 ACE 지수가 4점 이상인 사람은 0점인 사람에 비해 흡연 가능성이 2.5배, 알코올의존 가능성이 5.5배, 정맥 주입 마약을 사용할 가능성이 10배에 달했다. ACE 2점 이상은 0점인 사람에 비해 자가면역질환으로 입원하는 비율이 2배 이상이었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어릴 적 유독성 스트레스를 겪은 이들이 담배나 술처럼 해로운 도파민 자극제에 의존하는 것을 방지하고 싶다면 삶의 초기에 역경을 겪는 일이 뇌의 도파민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류층에서도 아동기 스트레스 많아 어릴 적 불행과 질병의 유관성을 처음 세상에 알린 건 1998년 ‘미국 예방의학 저널’에 실린 논문 ‘아동학대 및 가정 기능장애와 성인기 주요 사망 원인들의 관계’가 처음이다. 성인 1만 7421명을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논문에서 주목할 부분은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이 놀랍도록 흔하다는 것이다. 전체의 67%가 어릴 적 최소한 한 가지의 부정적 경혐을 했고 네 가지 이상인 사람도 12.6%나 됐다. 네 가지 이상을 경험한 이들은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에 비해 심장병과 암에 걸릴 가능성이 2배 이상 컸고 만성폐쇄성폐질환에 걸릴 가능성은 3.5배나 높았다. 더 놀랄 만한 사실은 그 상관관계가 특정 인종이나 계층, 지역에 머물지 않고 모든 사회와 공동체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성공을 거둔 상류층 모임에 우연히 갔다가 참석자 10명 중 절반가량이 자신이 겪은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과 관련한 과거사를 털어놓는 모습을 보고 충격받았다고 쓰고 있다. 저자는 어릴 적 부정적 경험으로 인한 질병이 해결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나만 생각하는’ 풍토를 지적한다. 아동기 스트레스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방법으로 충분한 수면과 정신 건강 관리, 건강한 인간관계 유지,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영양 섭취, 명상 등을 통한 마음 달래기를 권한 저자가 책 말미에서 특히 강조한 건 바로 예방이다. 예방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해결책임을 주장한 저자는 어린아이들의 건강과 발달 정도를 측정하는 기본 검사에 유독성 스트레스 검사를 반드시 추가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나의 나라’ 양세종X우도환X설현X장혁이 직접 밝힌 “최종회 관전포인트”

    ‘나의 나라’ 양세종X우도환X설현X장혁이 직접 밝힌 “최종회 관전포인트”

    ‘나의 나라’가 마지막까지 감동과 반전, 역동의 서사로 휘몰아친다. JTBC 금토드라마 ‘나의 나라’(연출 김진원, 극본 채승대·윤희정, 제작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나의나라문화산업전문회사)가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둔 가운데 양세종, 우도환, 김설현 그리고 장혁이 직접 밝힌 종영 소감과 최종회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양세종은 시대의 격동 속에서도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 길을 내는 서휘를 연기하며 애절한 감정선부터 온몸 사리지 않는 액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좋은 제작진, 배우들과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나의 나라’는 고맙고 또 고마운 작품”이라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양세종은 “그동안 서휘로 살며 행복했다. 모두에게 좋은 작품으로 기억되길 소망한다. ‘나의 나라’와 서휘를 사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람’을 지키기 위해 이방원(장혁 분)의 ‘나라’에 힘을 보태기로 결심한 서휘의 행보는 최종회에서도 궁금증을 자극한다. 양세종은 “자신의 사람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던지는 무사 서휘가 안타까운 운명을 맞아 어떤 선택을 할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 수 있을지 지켜봐 달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으며 “마지막까지 큰 감동을 선사할 이야기가 가득하다. 기대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남선호를 연기한 우도환은 첫 사극 도전임에도 탁월한 연기 변신으로 갈등과 반전, 감정선까지 책임졌다. 날카로운 카리스마로 극을 장악하면서도 소중한 이들을 잃어야했던 남선호의 외로움과 상처를 섬세하게 표현해 시청자들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우도환은 “뜨겁게 시작했던 ‘나의 나라’가 어느덧 마지막을 앞두고 있다. 치열했던 시간이었고, 첫 사극이기도 해 배운 게 많은 현장이었다. 감독님, 작가님, 스태프와 배우들께 감사드린다. 외롭고 상처투성이인 선호와 함께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담아 인사했다. 이방원의 세상을 부수기 위해 서휘를 찌른 남선호는 최후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마지막까지 남선호의 선택은 극을 흔들 변수로 작용한다. 우도환은 “최후의 목표가 생긴 남선호가 서휘와 다시 적으로 재회했다. 이들이 사활을 걸고 싸우는 2차 왕자의 난을 기대해 달라. 1차 왕자의 난보다 더 팽팽해졌다”고 설명하며 “놀랄만한 반전도 기다리고 있으니 마지막까지 본방사수 부탁드린다”고 귀띔했다. 강단과 기개, 총명함으로 판을 읽고 결행하는 한희재로 분한 김설현은 차근히 쌓아온 안정적인 연기력을 입증했다. 김설현의 재발견이자 성장이었던 ‘나의 나라’를 마치며 소감도 남다를 터. 김설현은 “한희재를 연기하며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좋은 작품과 캐릭터를 만들어주신 감독님, 작가님, 여러 스태프들께도 감사드린다. 긴 시간 희재의 세상에 있었는데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앞선다. 계절이 바뀌는 동안 희재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남은 이야기 속에서 한희재는 서휘와 이하루를 지키기 위해 더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활약을 이어갈 예정. 김설현은 “마지막까지 희재와 휘, 선호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희재는 끝까지 휘를 지킬 수 있을지, 2차 왕자의 난과 그 안에서 세 남녀의 운명이 어떤 끝을 맺을지 지켜봐 달라”며 “판을 뒤집을 반전도 기다리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방원을 맡은 장혁이 보여준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발산하면서도 창의적이고 새로운 해석으로 지금까지 없었던 장혁만의 이방원을 탄생시켰다. 장혁은 “긴 여정의 작품이었다. 마지막을 향해가는 아쉬움이 크다. 이방원이라는 인물을 다른 시점에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감독님, 작가님, 스태프, 동료 선후배들께 감사드린다. 함께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이방원을 감성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조금은 설득력을 얻은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 작품을 필두로 왕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사극의 주는 매력과 극 안에서의 다양한 해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작품”이라며 “재미있게 시청해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짚었다. 왕이 되기 위한 최후의 걸음으로 2차 왕자의 난을 열 이방원은 마지막까지 판을 쥐고 흔들 예정. 장혁은 “남은 이야기에서는 욕망과 피의 군주로 인식되는 이방원이 그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과정이 그려진다. 휘와 선호, 희재와 동료들은 다시 한번 참담한 아픔을 겪게 된다”고 전하며 “마지막 2차 왕자의 난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끝까지 재미있게 시청해주셨으면 좋겠다. 저희도 잘 마무리하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22일, 23일 방송되는 ‘나의 나라’ 최종회에서는 2차 왕자의 난을 본격적으로 그린다. 이방원과 이성계(김영철 분), 이방간(이현균 분)의 갈등이 폭발함과 동시에 서휘, 남선호, 한희재도 자신만의 신념으로 치열하게 부딪친다.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 이방원을 왕위에 올리기로 결심한 서휘와 서얼을 차별하는 이방원의 세상을 용납할 수 없는 남선호가 다시 적으로 마주했다. 서휘와 이화루를 지키려는 한희재도 최후의 선택을 한다. 위화도 회군, 새 나라 조선의 건국, 1차 왕자의 난까지 격변하는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삶을 강렬하고 또 섬세하게 그려낸 ‘나의 나라’는 마지막까지 예측 불가한 전개와 반전으로 역동한다. ‘나의 나라’ 15회는 내일(22일) 밤 10시 5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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