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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중국] 보험금 타내려…스스로 손가락 절단해 냉동고 보관한 男

    [여기는 중국] 보험금 타내려…스스로 손가락 절단해 냉동고 보관한 男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자신을 손가락을 절단해 냉장고에 보관한 남성이 적발됐다. 중국 헤이룽장성(黑龙江)에 거주하는 남성 샤오 모 씨는 약 900만 위안(약 15억2000만원) 상당의 보험금 편취를 위해 왼손 엄지와 검지를 스스로 절단한 혐의다. 공안 조사 결과, 샤오 씨는 지난 2019년 7~8월 2개월 동안 헤이룽장성 이춘시(伊春市) 소재의 보험회사를 통해 다수의 상해 보험에 가입했다. 당시 샤오 씨는 자신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스스로 자해한 뒤 거액의 보험금을 편취하려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그는 보험 가입을 완료한 같은 해 8월 15일, 거주지에서 두 개의 손가락을 스스로 절단했다. 자해 직후 그는 절단된 손가락들을 자신의 냉동고에 보관했다. 또, 가입된 보험회사에 연락해 허위 보험금 청구서를 제출, 총 900만 위안 규모의 보험금 수령을 신청했다. 보험회사 담당 직원에게는 식사 준비를 위해 돼지 머리뼈를 절단하던 중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입었다고 거짓 신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보험금 지급을 위한 조사에 착수했던 보험 회사 측은 그가 다수의 상해보험에 가입돼 있었다는 점을 확인, 그의 허위 신고 여부를 추가 조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샤오 씨가 제출한 의료 감정 소견서를 확인한 결과, 당시 접합 수술을 권한 의료진과 달리 샤오 씨가 치료 및 수술 등을 일체 거부했던 점이 보험회사 관계자의 의심을 샀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회사 측은 곧장 관할 공안국에 샤오 씨의 사건을 신고했다. 관할 공안국은 보험회사로부터 왕 씨에 대한 의심 증거를 입수하고, 그의 사건이 단순 상처가 아닌 고의적인 절단 사례라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샤오 씨의 거주지를 조사한 공안국은 그의 냉동고에서 절단된 손가락 두 개를 확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감정 결과 해당 손가락은 샤오 씨의 DNA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안국 측은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의료진 감정 결과, 절단된 손가락에서 마약의 일종인 리도카인 성분이 다량 발견된 점이다. 이에 따라, 관할 공안국은 피의자 샤오 씨가 보험금을 노린 사기 행각 외에도 마약 유통 및 복용에 대한 혐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건을 담당한 이춘시 이메이취(伊美区) 인민법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보험 사기죄 이외에 마약 유통 및 복용 혐의가 추가될 경우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피고인 샤오 씨는 보험 사기죄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과 벌금 2만 위안(약 340만 원)이 부과된 상태다. 관할 사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의 마약 관련 범죄에 대해 추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정총리 “‘정인이 사건’ 송구…아동학대 양형 상향·입양절차 강화 논의”

    정총리 “‘정인이 사건’ 송구…아동학대 양형 상향·입양절차 강화 논의”

    정세균 국무총리가 ‘정인이 사망 사건’과 관련해 아동학대 대응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정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아동학대 대응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그간 정부가 여러차례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는데도 정인이 사건과 같은 충격적 아동학대 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총리로서 송구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학대 가해자를 강력하게 처벌하기 위해 양형기준 상향을 법원에 요청하고, 입양절차 전반에 걸쳐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지난해 7월 아동학대 방지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는 것을 거론, “이런 대책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아동 학대를 뿌리뽑기 위해 보완할 점이 아직 많다”면서 “오늘 긴급하게 소집한 회의에서 그간 정부대책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추가대응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짧았던 삶 내내 국가 어디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 세상을 떠난 정인이를 생각하면 국민 한사람으로서 가슴이 아프다”며 “다시는 정인이 사건과 같이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 없어야 한다.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커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아달라”고 전했다. 정 총리는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보육시설에서 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찾아내기 더 어려워졌다”면서 “따뜻한 시선으로 주변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위험에 처한 건 아닌지, 도움이 필요한 건 아닌지, 내 자식처럼 살펴보는 우리 관심이 필요하다”고도 당부했다. 앞서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양부모에게 학대받아 숨진 정인양 이야기를 다뤘다. 정인양은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이후 271일 만에 하늘로 떠났다. 정인양의 양부모는 “소파 위에서 첫째랑 놀다가 떨어졌다. 사고사”라고 주장했으나, 전문가는 숨진 정인양의 상태를 보고 “배가 피로 가득 차 있었고 췌장이 완전히 절단돼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정인양은 양쪽 팔과 쇄골, 다리 등도 골절 상태였다. 당시 응급실에서 정인양을 담당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정인양 사진을 가리키며 “이 정도 사진이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아동 학대”라고 말했다. 방송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티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확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文, ‘정인양 학대 사망’에 “매우 안타까워, 사후 관리 만전 기하라”(종합)

    文, ‘정인양 학대 사망’에 “매우 안타까워, 사후 관리 만전 기하라”(종합)

    文 “매우 안타까워, 있을 수 없는 일”文 “입양 절차에 아동 이익 최우선이어야”靑 “양부모 양육부담 스트레스 검사 검토”靑 “3월 즉각분리제 시행되면 강력 대응”생후 16개월 정인양 입양 10개월 만 사망문재인 대통령이 4일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매우 안타깝고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면서 “입양 아동을 사후에 관리하는 데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입양 절차에 대한 관리·감독뿐 아니라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입양 절차에 있어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이어야 한다는 입양특례법 4조의 원칙이 철저하게 구현되도록 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靑대변인 “대부분 입양아 따뜻한 돌봄 받고 있다” 강 대변인은 “현재 입양절차 전반은 민간 입양기관 주도로 이뤄지며 대부분의 입양 아동은 양부모의 따뜻한 돌봄을 받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과 같은 불행한 일이 다시는 되풀이되면 안 되기에 정부가 점검과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입양가정에 대한 방문 횟수를 늘리고 양부모의 양육부담감 측정을 위한 스트레스 검사 실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은 또 “피해아동을 신속하게 부모로부터 분리하는 ‘즉각분리 제도’를 도입하는 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면서 “3월부터 법이 시행되면 보다 강력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정인양, 3차례 아동학대 신고에도경찰, 양부모에 무혐의 돌려보내 정인양은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양모 장씨로부터 상습적인 폭행·학대를 당했으며, 등 쪽에 강한 충격을 받아 사망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정인양은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이후 271일 만에 하늘로 떠났다. 정인 양 입양 이후 소아과 의사, 보육 교사 등 3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신고 처리와 감독 업무를 맡았던 경찰관들은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른 후 ‘경고’ 등 징계를 받았다. 검찰은 장씨에게 아동학대치사와 유기·방임 죄 등을 적용해 구속기소 했다. ’양부모는 정인양의 죽음이 “소파 위에서 첫째랑 놀다가 둘째가 떨어졌다, 사고사”라고 주장했으나, 전문가는 사망한 정인양의 상태를 보고 “배가 피로 가득 차 있었고 췌장이 완전히 절단돼 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정인 양은 양쪽 팔과 쇄골, 다리 등도 골절 상태였다. 당시 응급실에서 정인 양을 담당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그녀 배에 가득 찬 곳을 가리키며 “이 회색 음영, 이게 다 그냥 피다. 그리고 이게 다 골절이다. 나아가는 상처, 막 생긴 상처. 이 정도 사진이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아동 학대”라고 지난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말했다. 여변 “양부모에 살인죄 적용해야”“초동조사 실효셩 확보해야…경찰 무력”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윤석희)는 이날 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양 사건을 두고 “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라”고 촉구했다. 여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인이 학대 사망 사건에서 가해 부모를 살인죄로 의율함과 더불어 아동학대 사건에서 초동조사의 실효성을 확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후 16개월의 피해 아동이 긴 시간 동안 고통을 참아내다 사망에 이르기까지 공권력은 철저히 무력했다”며 3차례의 학대 의심 신고를 모두 무혐의 처분한 경찰을 비판했다.정인양 장지에 추모 발길 이어져#정인아 미안해 캠페인 확산 숨진 정인양의 장지에는 이날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정인양은 지난해 10월 16일 경기 양평군 서종면의 어린이 전문 화초장지인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안치됐다. 화장한 유골을 화초 주변에 묻는 화초장 방식이다. 이날 장지에는 수십 개의 꽃과 동화책, 장난감, 간식 등이 놓였고, 늦은 시각까지 수십 명이 찾아 정은 양의 명복을 빌었다. 한 추모객이 준비한 스케치북 방명록은 ‘정인아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정인아 ♡ 다음 세상에선 행복하고 사랑해’ 등 애도의 글로 채워졌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제안한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 스타들의 동참이 잇따랐다. 세계적으로 거대한 팬덤을 보유한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은 지난 3일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정인아 미안해’라는 글을 올려 챌린지에 참여했고 팬클럽 ‘아미’ 등을 통해 확산됐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여성변호사회 “‘정인이 사건’ 양부모에 살인죄 적용하라”

    여성변호사회 “‘정인이 사건’ 양부모에 살인죄 적용하라”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윤석희)는 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입양아가 사망한 사건을 두고 “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라”고 촉구했다. 여변은 4일 성명을 내고 “정인이 학대 사망 사건에서 가해 부모를 살인죄로 의율함과 더불어 아동학대 사건에서 초동조사의 실효성을 확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후 16개월의 피해 아동이 긴 시간 동안 고통을 참아내다 사망에 이르기까지 공권력은 철저히 무력했다”며 3차례의 학대 의심 신고를 모두 무혐의 처분한 경찰을 비판했다. 이어 “이런 비극은 정인이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2018년에만 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동은 총 28명이고 아동학대 사건의 약 80%가 가정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정이라는 은폐된 울타리 내에서 훈육을 명목으로 학대받는 아동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여변은 “이번 사건의 가해부모에 대해 살인죄 의율을 적극 검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현재 양모 장씨에 대해서는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 양부 양씨에 대해서는 방임 등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보도 되는 바, 현출 증거자료만 봐도 살인죄로 의율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여변은 “아동학대 조사 기능 활성화를 위해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의 인력 확충, 전문성 강화, 견고한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폭적 예산 지원과 아동학대 범죄 신고 접수 시 경찰과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의 적극 협조 및 수사”를 강력히 요구했다.앞서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양부모에게 학대 받아 숨진 정인양 이야기를 다뤘다. 정인양은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후 271일 만인 지난해 10월 13일 하늘로 떠났다. 정인양의 양부모는 “소파 위에서 첫째랑 놀다가 떨어졌다. 사고사”라고 주장했으나, 전문가는 숨진 정인양의 상태를 보고 “배가 피로 가득 차 있었고 췌장이 완전히 절단돼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정인양은 양쪽 팔과 쇄골, 다리 등도 골절 상태였다. 당시 응급실에서 정인양을 담당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정인양 사진을 가리키며 “이 정도 사진이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아동 학대”라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확산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안철수도 ‘정인아 미안해’…“서울시가 惡 방치하고 키워”

    안철수도 ‘정인아 미안해’…“서울시가 惡 방치하고 키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4일 생후 16개월에 목숨을 잃은 정인양 사건에 대해 “치밀하지 못한 서울시 행정이 이 악을 방치하고 키웠다”고 서울시에 책임을 물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디에나 악마는 있다. 우리가 할 일은 악마의 존재를 부정·외면하는 게 아니라 악마들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켜낼 시스템을 만들고, 우리 스스로 지키는 자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학대를 외면하는 순간 우리도 동조자가 된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신고했을 때, 지나가던 시민이 신고했을 때, 소아과 의사가 신고했을 때 외면한 경찰 역시 동조자”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특히 경찰을 향해 “소아과 의사가 경찰에게 양부모·아기의 분리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2차 신고도 있었지만, 경찰은 CCTV가 지워진 30일 후에 증거 확보에 나서는 바람에 CCTV영상을 구하지 못했다”며 “경찰관 여러분들이 고생하시는 것은 알지만, 이렇게 일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제가 시정을 맡는다면 당장 서울시경찰청, 서울지역 내 아동보호전문기관, 서울 내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 선생님들, 대한의협 등 관련 기관 및 전문가들과 협력해 관련 시스템을 개선하고 예산을 집중 투입해 아이들을 지켜내고 위험에 빠진 아이들을 찾아 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구체적으로 △신고 매뉴얼 마련 △전문가에게 학대부모·아동의 분리 판단 일임 △신고인에게 사후조치사항 공유 △아동보호전문기관에 필요 예산 투입 △학대 예방체계 확대 및 구축 등을 약속했다.앞서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양부모에게 학대받아 숨진 정인양 이야기를 다뤘다. 정인양은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이후 271일 만에 하늘로 떠났다. 정인양의 양부모는 “소파 위에서 첫째랑 놀다가 떨어졌다. 사고사”라고 주장했으나, 전문가는 숨진 정인양의 상태를 보고 “배가 피로 가득 차 있었고 췌장이 완전히 절단돼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정인양은 양쪽 팔과 쇄골, 다리 등도 골절 상태였다. 당시 응급실에서 정인양을 담당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정인양 사진을 가리키며 “이 정도 사진이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아동 학대”라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이후 온라인 상에서는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확산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유승민 “16개월 정인이의 참혹한 죽음…철저히 파헤쳐서 고쳐야”

    유승민 “16개월 정인이의 참혹한 죽음…철저히 파헤쳐서 고쳐야”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3일 아동 학대로 생후 16개월에 목숨을 잃은 정인양을 언급하며 “너무 가슴 아프고 미안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인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양부모에게 학대받아 숨진 정인양 이야기를 다뤘다. 이후 온라인 상에서는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인아미안해’를 적어 챌린지에 동참하고 정인양의 명복을 빌었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인이 비극의 재발을 막으려면’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티 없이 맑고 환하게 웃던 정인이가 어둡게 변해가던 시간들을 되돌릴 수 없음이 안타깝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부디 저 세상에서는 (정인이가) 행복하길 빈다”고도 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은 “정인이 앞에도 수많은 정인이들이 있었다”며 “그때마다 아동학대의 참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지만, 지금도 어린 생명이 부모의 폭력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현실이 부끄럽고 죄스럽다”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세 번이나 신고했는데 왜 경찰은 정인이의 죽음을 막지 못했을까”라고 되물으며 “법과 제도, 감시와 대응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었길래 아동학대와 비극을 막지 못했는지, 이번 만큼은 철저히 파헤쳐서 잘못된 법이든 시스템이든 관행이든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다시는 정인이가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우리가 뜻을 모아야 한다”며 “이런 것이 진정한 개혁”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다시 한 번, 정인이의 명복을 빈다”고도 적었다. 입양된 후 271일 만에 하늘로…‘#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확산 ‘그것이 알고싶다’에선 정인양의 비극적 죽음을 다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정인양은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이후 271일 만에 하늘로 떠났다. 정인양의 양부모는 “소파 위에서 첫째랑 놀다가 둘째(정인양)가 떨어졌다, 사고사”라고 주장했으나, 전문가는 숨진 정인양의 상태를 보고 “배가 피로 가득 차 있었고 췌장이 완전히 절단돼 있다”고 설명했다.방송에 따르면 정인양은 양쪽 팔과 쇄골, 다리 등도 골절 상태였다고 한다. 당시 응급실에서 정인양을 담당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정인양 사진을 가리키며 “이 정도 사진이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아동 학대”라고 말했다. 해당 방송 직후부터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확산하고 있다. 유 전 의원 등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연예인과 스포츠스타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만질 수 없음을 만지는 언어:촉각의 소노그래피/전승민

    문학의 칼 칼날과 포옹할 수 있을까? 한강에게 언어는 세계와 자신을 가르는 칼이다. 언어는 전체 의미 중에서 표현 가능한 부분만을 잘라 기표에 담으므로 진실은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왜곡된다. 그래서 문학 하는 이들에게 언어는 축복이면서 동시에 영원한 고통이다. 문학의 괴로움은 그것이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비-진실해지는 이 운명에서 비롯한다. 현실의 경험을 기표로 쪼개어 재조합하는 언어로는 그 어떤 실재에도 완벽히 다다를 수 없다. 현실을 조각내지 않는 언어는 과연 가능할까? 한강의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문학동네·2011)은 진실을 조각내는 언어의 칼금과 대결하며 날것 그대로의 진실을 포착하려 한다. 그것은 현실을 분절하는 한계로서의 언어가 아니라 현실을 가장 훼손하지 않는 순수한 상태의 언어에 의해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언어가 언어이기를 포기할 때 획득되기에 순수를 추구할수록 더욱 비-순수해지는 역설 속에 있다. 그 ‘순수’는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사람에게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실은 어떤 인과나 합리적 추론으로 증명되는 참인 명제가 아니라 오직 몸으로 살아낼 때만 느끼는 힘의 압력으로 다가온다. 소설의 남자와 여자는 이 거대한 진실을 유한한 인간의 몸뚱이로 견디는 사람들이다. 남자의 진실은 영원한 실명, 여자의 진실은 계속되는 실어이다. 그러나 그들의 상실과 고통은 보상이나 처벌의 체계에서 비롯하지 않으며 당위나 인과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다.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 각자의 진실을 이해하는 것이라면 바로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데에 영원히 실패한다. 예정된 실패의 운명 속에서 ‘희랍어 시간’이 길어 올리는 물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인간은 삶을 이해하기 위해 끝없이 발버둥치는가이다. 이 궁극의 물음에 대해 소설은 질문으로 되돌아가 그것을 파괴하는 재귀적인 답을 제시한다. 삶이 인간에게 들이미는 통각은 소거되어야 할 병증이 아니라 그가 살아 있음을 감각하게 하는 생의 반증이기 때문이다. 한강의 소설은 인물의 아픔에 관한 원인을 굴착하기보다 그 아픔을 온몸으로 함께 통과한다. 서사는 플롯의 인과와 시간의 합리적 흐름에 복무하지 않고 다만 고통의 양태와 통각을 소슬히 응시하기 위해 흐른다. 그래서 ‘희랍어 시간’에서의 시간은 선형적이지 않고 소설의 언어 역시 일반의 언어로부터 탈구되어 있다. 요컨대 한강은 인간과 문학이 삶에 대해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 그러나 ‘왜’로 시작할 수밖에 없으므로 언제나 오류일 수밖에 없는 어떤 질문과 대결한다. “인간의 혼은 왜 그 어리석고 나쁜 속성들로 인해 파괴되지 않는 겁니까?”(105쪽) 신성의 잠재태로서의 고통 ‘희랍어 시간’의 시간은 환(環)으로 흐른다. (“세상은 환이고 산다는 것은 꿈꾸는 것입니다.” 26쪽) 소설에서 읊어지는 보르헤스의 말처럼 첫 번째 장은 ‘1’에서 시작해 21번째 장까지 진행된 후 마지막 장에서 ‘0’으로 돌아간다. 시간이 1에서 0을 향해 구부러지는 이유는 남자와 여자의 삶이 전생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 전사(前史)는 작가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지성사·2013)에 상세히 기록돼 있다.1) 남자와 여자는 ‘해부극장’ 연작에 나오는 백골의 전생이며, 백골의 고통은 곧 여자가 느끼는 통증이다. 그것은 말의 소리가 신체의 발음 기관을 경유해 공기 중으로 퍼져 나갈 때 발생하는 비릿하고 붉은 통각이다.2) 세 치의 혀와 목구멍에서 나오는 말들, 헐거운 말들, 미끄러지며 긋고 찌르는 말들, 쇳냄새가 나는 말들이 그녀의 입속에 가득 찼다. 조각난 면도날처럼 우수수 뱉어지기 전에, 막 뱉으려 하는 자신을 먼저 찔렀다.(‘희랍어 시간’·165쪽) 여자의 고통이 언어가 파열될 때 발생한다면 남자의 고통은 반대로 무언가가 덩어리로 뭉개질 때 발생한다. 완전히 실명하게 되리라 진단받은 마흔을 목전에 두고, 그는 마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것처럼 16년간의 독일 생활을 접고 모국으로 돌아온다. 사물과 풍경의 날카로운 경계는 그의 시야에서 점차 사라진다. 그는 실명 이후의 삶에 대한 확신이 없다. 남자의 삶 역시 독일과 한국에서 보낸 시간으로 분절되어 있으므로(“그때 내 인생은 거의 정확히 절반씩 두 언어, 두 문화로 쪼개어져 있었던 셈입니다.” 40쪽) ‘희랍어 시간’은 여자와 남자가 공유하는 고통 그 배면의 시간이다. 여자는 두 번째로 찾아온 실어 증상을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강의를 신청하고, 남자는 자신을 둘로 쪼개는 힘을 피해 “수천 년 전에 죽은 언어 (…) 마치 고요하고 안전한 방”(119쪽)과 같은 희랍어 속으로 숨어든다. 이 공통의 시간 너머에 있는 그들의 고통에는 이유가 없다. 백골들이 그러하듯 그들의 아픔은 단지 붉은 피와 살로 이루어진 육체성에서 비롯한다. 달리 말하자면 그저 인간의 몸을 가지고 있으므로 아파야만 하는 것이다. 까닭 없이 고통받는 인간은 신을 찾아 헤맨다.3) 소설의 1인칭 화자는 마지막 장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남자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그의 고해는 세 통의 편지로 이루어진다. 가장 먼저 발송되는 편지는 독일에서 살던 시절 사랑했던 여자에게 보내는 사과문이다. 그녀는 청각장애인이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장애를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채 그녀를 욕망한다.(“우리는 언젠가 함께 살게 될 것이고, 나는 눈이 멀 것이라고. 내가 보지 못하게 될 때, 그때는 말이 필요할 거라고.” 47쪽) 그는 “백치처럼 순진하게”(47쪽) 그녀에게 독순술 수업에서 배운 대로 말을 해 보라고 요청한다. 남자는 그녀의 청각장애를 자신의 예정된 실명과 동등하게 고려하지 못한다. 그녀의 독순술이 그의 ‘결핍’을 보충하는 자질이 될 이유는 조금도 없다. 누군가의 언어 행위는 그의 자발적 선택과 의지에 의한 것이지 다른 이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요컨대 언어는 강요되어선 안 되는 것이다. 그가 그녀에게 품는 모든 욕망은 사랑이라는 단어로 정당화되고 그것이 그녀에게도 좋은 것이라 ‘백치처럼’ 그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그녀는 사과하는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세계를 두 눈으로 또렷하게 볼 수 있다고 해서 타인의 고통을 왜곡되지 않은 상(像)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외부 사물을 보는 눈과 인간의 고통을 보는 눈은 다르다. 한편으로, 인간이 누군가를 상처 입힐 수 있다는 것은 그 또한 다른 인간으로부터 상처받을 수 있음을 내포한다. 두 번째 편지의 수신인은 여동생 란이다. 그는 여동생에게, 앞으로 어둠 속에서 살아가게 될 그의 운명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똑같은 병을 앓았던 아버지였음을 말한다. 그의 시력 상실은 부계 유전질환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어스름이 정말 완전한 밤으로 이어지는지”(82쪽) 아버지에게 묻고 싶었으나 아버지는 자신과 똑같은 아들을 끝까지 멀리한다. 아버지는 자신의 고통을 받아들이는 데에 결국 실패하면서 삶으로부터의 자기 소외 속에 생을 마감한다. 그는 어둠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삶의 빛 속으로 한 발짝도 걸어 나가지 못했던 셈이다. 이제, 앞서 소설이 던진 유일한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답이 도착한다. 인간이 부서지지 않는 이유는 그의 영혼 안에 어리석고 나쁜 것과 함께 어떤 좋음 또한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고통을 감각하고 수용하는 능력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새’는 그것의 체현물이며(“그의 얼굴 속에 새 같은 무엇인가가 살아 있다는 것을, 그 따스한 감각이 그녀에게 즉각적인 고통을 일깨운다는 것을 곧 깨닫는다.” 147쪽) 개별 존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영혼과도 같은 것이다.(“새 같은 무엇인가가 문득 육체를 떠났고, 그 육체는 더이상 어머니가 아니었다.” 145쪽) 말하자면 새는 인간이 생의 통각에 반응하는 마음의 일부로서 육체와 정신을 이어 준다. 새를 통해 인간은 육체의 통증을 실존적인 고통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뒤에서 논의되겠지만, 인간은 역설적으로 바로 이 ‘새’로 인해 자기 파멸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새를 두고 인간이 각자 품고 있는 어떤 신성(神性)의 잠재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유한자로서의 운명에 함몰되지 않고 ‘인간적이지 않은’ 차원으로 도약하게 만드는 그 무엇은 분명 신성하다. 요컨대 인간은 선험적인 신성을 배태하므로 고통받는다. 여자는 특히 이 신성의 언어적 측면이 육화된 존재다. 문자가 소리로 변할 때 언어가 겪는 분절의 고통을 그녀는 자기 몸의 통증으로 겪는다. 심장과 혀를 경유하여 귀로 도달하는 모든 파열하는 소리는 여자에게 폭력이다. 그래서 실어증은 파괴하는 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대응이다. 침묵은 그녀를 에워싸고 보호한다. 실어의 원인은 심리치료사가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55쪽)다. 여자는 언어의 신성 그 자체이지만 이 신은 전지전능하지 않다. 그녀 역시 구원을 바란다. 어머니가 뱃속의 그녀를 지우려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현실 속 무언가의 실존이 얼마나 연약하고 위태로운 우연에 기대고 있는지 아는 그녀는, 그래서 무언가의 존재를 위협하거나 변형시키는 힘에 대해 온몸으로 대항한다. 그녀에게 폭력은, 어떤 존재를 그것의 고유한 자리로부터 박탈시키는 모든 종류의 유형력이다. 목소리 역시 그러하다. 음성은 공간을 점유하면서 다른 존재들을 밀어낸다.(“그녀는 공간을 차지하는 것을 싫어했다. (…) 목소리는 훨씬 넓게 퍼진다. 그녀는 자신의 존재를 넓게 퍼뜨리고 싶지 않았다.” 51쪽) 여자에게 말은 육체적인 고통이다. 그러므로 실어는 존재들을 지켜내기 위해 고통을 온몸으로 견디는 사랑의 행위-신의 사랑이다. 그녀는 말하지 않는 대신 언어를 시선으로 번역한다. “신은 보는 존재이거나, 시선 그 자체인 건가요?”(104쪽)라는 대학원생의 물음은 반쯤 정답을 향해 있다. 타인의 고통을 무참히 다룬 죄를 고해하고 받은 상처를 토로하던 남자가 여자를 만나는 것은 그래서 우연이 아니다. 남자가 찾던 신의 모습은 여자의 몸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점점 희미해지는 시야 속에서 그는 과연 그녀를 ‘볼’ 수 있을까? 신과 인간의 소노그래피 그녀가 희랍어로 힘겹게 써 내려가는 시는 마치 예수가 부활하기 전 무덤 속에서 썼으리라 짐작되는 것이다. 한 여자가 땅에 누워 있다. 목구멍에 눈(雪) 눈두덩에 흙. (64쪽) 차가운 무덤 속에 묻힌 신의 눈에는 흙이 있고, 입과 목은 차가운 눈으로 막혀 있다. 그녀는, 신은 말할 수 없다. 무덤 안은 남자와 여자가 발 딛고 있는 현실 세계다. 카타콤베 묘지에 갔던 남자의 기억이 떠오른다. 여러분, 왜 관 속에 유골이 없을까요? (…) 박물관에 가져다놓은 거 아니에요? (…) 누군가가 훔쳐갔나요? (…) 다아 여기 있습니다. (…) 관 속에 보이는 흙을 분석하면 칼슘과 인 성분이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수천 년이 흐르면, 사람의 뼈가 삭아서 이런 흙이 되는 겁니다.(153쪽) 백골은 전생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으므로 남자는 자신이 곧 그 백골이라는 것을 안다.(“수천 구의 육체들이 뼈까지 깨끗이 삭아버린 거대한 무덤 속에, 그토록 따뜻한 몸을 가진 우리가 모여 있었다는 게.” 155쪽) 그는 구토감을 느낀다. 온몸에 묻은 죽음의 흙냄새와 어둠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여자에게 고해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 앞에 서 있는 이가 자신을 구원할 수 있음을 전혀 알지 못한다. 마치 부활한 예수를 알아보지 못한 채 그가 정원지기인 줄로만 알고 예수의 시신이 어디에 있느냐 묻는 막달라 마리아와 같다.(요한복음 20:15) 그는 앞으로 펼쳐질 영원한 어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신에게 거듭 질문한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내 말, 거기서 듣고 있나요?(161쪽) 두 사람의 과거로 구부러졌다 돌아오곤 하던 현재는, 남자와 여자가 ‘어둠’ 속에서 서로 마주하게 되는 배타적인 둘만의 시간, 즉 17장부터 21장까지의 시간 동안 직선으로 그러나 더 천천히 흐른다. 건물 안으로 날아온 새를 구하려던 남자는 발을 헛디뎌 안경을 깨뜨리고 강의실로 돌아가지 못한다. 밖으로 나온 여자가 남자의 소리를 듣고 그에게로 향한다. 그런데 그녀가 그에게로 다가간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녀는 무언가를 감지하고 밖으로 나간다. 빈자리들이 이상한 통각을 띠고 그녀의 눈으로 파고들었다. 그녀는 질끈 눈을 감아보았다. 그녀의 시간과 다른 모든 사람들의 시간이 어긋난 것 같았다.(160쪽) 남자의 시간이 그녀에게로 다가갔던 것이다. 그는 점점 흐릿해지는 자신의 시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적 있다. 잘 보이지 않으면 가장 먼저 소리가 잘 들릴 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가장 먼저 감각되는 것은 시간입니다. 거대한 물질의 느리고 가혹한 흐름 같은 시간이 시시각각 내 몸을 통과하는 감각에 나는 서서히 압도됩니다.(39쪽) 두 사람의 대화는 남자의 빈자리가 발생시키는 시간의 진동을 여자가 감지하면서 시작된다. 이 시간의 감각은 파동의 형태로 전달된다. 남자는 여자의 구두 소리를 듣고 난간을 주먹으로 두드려 자신이 있음을 알린다.(“듣지 못하는 사람이라 해도 이 진동은 느낄 수 있을지 모른다.” 133쪽) 여자가 ‘들은’ 것은 귀로 들어오는 소리가 아니라 그녀의 몸 전체, 피부 세포에 닿아 그것들을 흔드는 진동이다. 그들의 대화는 시신경에 의한 시선도, 청신경에 의한 소리를 통해서도 아닌 바로 이 촉각의 소노그래피(sonography)를 통해 이루어진다.4) 시인이 존재들에게 엑스선을 투과시켜 백골들의 영상을 얻어낸다면(“검푸른 뢴트겐 사진에 담긴 나는/그리 키가 크지 않은 해골” ‘해부극장 2’) 소설 ‘희랍어 시간’에서는 소노그래피를 통해 육체의 말랑한 조직들, 피부나 혀, 심장에서 반향된 영상을 보여 준다. 엑스선은 말랑한 것들을 찍을 수 없고 초음파는 뼈를 투과할 수 없다. 통증은 말랑하고 붉은 것의 감각이다. 뼈에는 통각 세포가 없기 때문이다. 소설은 뼈가 육신을 가졌을 적의 고통의 서사다. 소노그래피의 언어는 존재 자체가 내뿜는 파동이므로 소리로 쪼개지지 않는 언어다. 이것 역시 몸으로부터 유래하지만 “폐와 목구멍과 혀와 입술을 움직여, 공기를 흔들어 상대에게 날아”(55쪽) 가는 목소리가 갖는 폭력성은 없다. 여자가 말 대신 택한 시선의 언어 역시 그런 점에서 비육체적이다.(“시선만큼 즉각적이고 직관적인 접촉의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녀는 느꼈다. 접촉하지 않으면서 접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55쪽) 이때 접촉의 감각은 시각이나 청각이 배제된 상태의 대리보충, 즉 실제 피부의 감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5) 소노그래피의 촉각은 오감의 유무와 관계없이 존재가 뿜어내는 살아 있음의 파동, 즉 여자가 말한 ‘시간’의 감각이다. 한강은 특유의 독특한 문체로 두 인물 사이에 반향되는 소노그래피를 형상화한다. ‘희랍어 시간’에는 큰따옴표나 작은따옴표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언뜻 자유간접화법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자유간접화법은 문장 안에서 형식적 서술자와 서술 내용이 담는 의식의 주인을 불일치시키며 서술자보다 인물을 부조한다. 그러나 한강의 문장에서 3인칭 화자는 남자와 여자의 의식 이면으로 유보되지 않는다. 따옴표 없이 곧장 전해지는 말은 인물의 목소리를 3인칭 서술자와 동일한 층위에 위치시키며 그들 간의 위계를 무너뜨린다. 모든 소리는 세계의 일부로 스며들어 있다. 소설은 이 지점에서 자기 안으로 시를 틈입시킨다. 인용부호에 의해 절단되지 않는 하나의 커다란 말뭉치(corpus)를 만들어 내는 서술은 남자와 여자, 그리고 3인칭 서술자 각각의 인격을 부각한다. 목소리들이 어우러지는 한 공간-소설 안에서 인물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시가 되고 그들의 모든 말은 행과 연의 형식으로 배열된다. ‘희랍어 시간’은 세 인격의 목소리가 만들어 내는 소리 풍경(soundscape)이다.6) 그녀는 그의 말을 똑똑히 듣고 있다. (…) 그녀는 그를 똑똑히 보고 있다. (…) 그늘진 그의 얼굴을, 그녀는 지금 온 힘을 다해 건너다보고 있다.(169쪽) 촉각의 소노그래피가 만드는 소리 풍경 안에서 듣는 일은 곧 보는 일이며, 보는 일은 곧 듣는 일, 존재의 파동을 온몸으로 감각하는 일이다. 진동은 소리가 글자로 박제되는 것과 달리 발생하고 감각되는 즉시 사라진다. 나타남과 동시에 사라지는 소노그래피는 존재를 파열시키거나 변형시키지 않고 다만 투명하게 통과한다. 모든 인물의 말이 인용부호 없이 제시되지만 특히 여자의 목소리는 서사 세계 안에서도 음성화되지 않는 가장 시적인 목소리다. 여자의 문장들은 기울어지면서 남자의 목소리와 구분된다.7) 19장 ‘어둠 속의 대화’ 후반부에는 이렇게 목소리가 뒤섞이면서 두 사람의 파동이 중첩되는 대목이 있다.8) 서사 표층에서 실제로 발화되는 음성은 남자의 목소리뿐이므로 소노그래피가 아니라 일반적인 감각으로 읽어낼 경우, 소설은 오직 남자의 독백으로만 가득 찬다. 그러나 여자와 남자의 대화는 각자가 소환하는 기억의 단위들로 교환되며 소리가 아닌 언어, 파동의 접면들이 교차하며 이루어진다.(“잉크 위에 잉크가, 기억 위에 기억이, 핏자국 위에 핏자국이 덧씌워진다.” 155쪽) 언어의 칼금을 막아내기 위해 언어가 아닌 언어를 사용하는 소설은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서로 겹치며 일으키는 간섭을 현상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화해할 수 없었다. 화해할 수 없는 것들이 모든 곳에 있었다. (…) 독한 취기 같은 피로가 그녀의 의식을 둔하게 만든다. 그의 목소리가 마치 꿈인 것처럼, 아주 먼 곳에서부터 토막토막 끊긴 채 울려온다.(166쪽) 여자의 파동은 남자에게로 전해진다.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순간이 있어요. 더이상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어요. 그녀는 그의 얼굴을 응시하려 애쓴다. 초점 없는 그의 눈을 또렷이 마주 보려 애쓴다.(167쪽) 여기서 남자의 응답은 여자의 파동과 똑같은 기울임체로 발화된다. 두 존재가 고막을 통해 소리를 교환하지 않고도, 살을 맞대지 않고도 그 무엇보다 깊은 층위에서 교감하는 장면이다.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과거로 여러 통의 편지를 쓰던 인간은 신의 고통 안에서 그와 함께 현재적으로 공명한다. 이 장면에서 남자의 목소리는 여자의 그것으로 중첩되며 같은 기울임체로 서술되지만, 여자의 목소리는 남자의 그것으로, 다시 말해 기울어진 목소리가 평평하게 바뀌지는 않는다. 여자는 신성의 체현자이기 때문이다.(“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그런 침묵을 본 건 처음이었어.” 78쪽) 구원의 빛이 침묵의 어둠 속에서 새어 나온다. 나를 만지지 마라 이제, 소설의 질문에 대한 두 번째 답이 제시된다. 인간의 혼이 파괴되지 않는 이유는 고통을 감각하는 신성이 서로에게 중간태인 동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고대 희랍어에는 수동태와 능동태가 아닌 제3의 태, 중간태가 있다.(18쪽) 중간태는 어떤 행위가 주어에 재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대상에게 했던 행위가 다시 주체로 돌아오는 이 재귀적 운동은 소노그래피의 언어가 보이는 양태다. 소노그래피의 방식은 그 자체로 중간태적 추론이다. 그는 대상에게로 뻗어 나간 자기 파동의 반향을 소노그램으로 읽어 낸다.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은 그것의 원인을 축자적으로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에게 계속해서 질문하는 일이다. 아무리 유사한 경험을 하더라도 고통은 결코 동일한 정도로 감각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남자의 아버지는 남자와 같은 유전질환으로 인해 시력을 이미 잃은 사람, 그래서 누구보다도 그를 잘 이해할 수 있을 사람이었다. 그러나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은 동일한 조건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주파수를 오롯이 피부로 느끼는 일이다. 그것은 타인의 삶을 결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그의 삶을 추체험하는 일이다. 가령, 남자가 곧 실명하리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불투명한 비닐봉지를 자기 눈에 갖다 대며 “이건 소파고 이건 책장이야. (…) 이렇게 걸어도 안 넘어질 수 있어.”(146쪽)라며 일부러 왔다 갔다 하던 여동생처럼 말이다. 동생은 오빠를 놀리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닥칠 ‘어둠’이 “생각만큼 끔찍하지 않을 거라는”(147쪽) 위로를 보낸 것이다. 이처럼 타인의 고통은 내가 영영 닿을 수 없는 점근선의 영역이다. 반면 마지막 고해, 요아힘과의 이야기는 남자 역시 언어의 육체성이 자아내는 폭력을 경험했음을 들려준다. 그 폭력은 곧 타인의 고통을 주체의 자기동일성 안으로 포획하여 해석해 버리는 일이다. 요아힘은 남자를 사랑한다. 그러나 그는 자기의 욕망을 타인과 자신의 고통 안에서 어떻게 겹쳐 두어야 하는지 모르므로 남자에게 상처만을 남긴다. 그는 고통의 완전한 극복과 단절을 믿는다. 시한부 선고의 생존자이기 때문이다. “병실의 벤젠 냄새 속에서 성장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도 자신을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10쪽) 말하는 그는 누군가가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와 꼭 같은 경험을 몸의 기록으로 가져야 한다고 확신한다. 어둠과 죽음의 병실을 물리친 그에게 생의 감각은 생동하는 육체의 폭발적인 감각, 물컹하고 뜨거운 것이다. 요아힘은 여자에게는 고통이었던 육체적인 것과의 접촉을 갈망한다. 남자가 어둠을 품은 이라면 요아힘은 빛의 질서를 품은 이다. 남자가 비논리와 모순을 껴안는 문학을 사랑한다면 요아힘은 사고를 명징하게 자르는 철학을 사랑한다. 고통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났다고 믿는 이의 강한 확신은 타인의 고통 앞에서 누구보다도 눈을 멀게 만든다. 자신이라면 완전한 어둠이 다가올 그때를 위해 점자를 배워 두겠다는 철학자의 명랑한 조언은 남자의 신앙인 소멸의 이데아를 산산조각 낸다. 다시 한번, ‘백치처럼’ 순진한 이 조언은 남자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요아힘에게 그것은 단지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만일 소멸의 이데아가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면 말이야… 그건 깨끗하고 선하고 숭고한 소멸 아닐까? 그러니까, 소멸하는 진눈깨비의 이데아는 깨끗하게, 아름답게, 완전하게, 어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진눈깨비 아닐까?(118쪽) 이것 봐. 죽음과 소멸은 처음부터 이데아와 방향이 다른 거야. 녹아서 진창이 되는 진눈깨비는 처음부터 이데아를 가질 수 없는 거야.(118쪽) 빛이 소멸한 세계에서 앞으로의 생을 계속해야 하는 남자에게 요아힘의 논증, 어둠 속에는 좋음의 이데아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반박은 그의 마지막 희망을 꺼트린다.(“네 말을 들은 순간, 덧없는 전 세계가 빛을 잃었지.” 118쪽) 그래서, 점자를 통해 남자와 진정으로 닿기를 바라던 요아힘의 욕망은 언어의 폭력적인 육체성과 실상 같은 것이다. 남자는 요아힘으로부터 깨닫는다. 자신이 독일에서 여자에게 던진 사랑의 말, 너는 나의 목소리가 필요할 테니 같이 살게 될 것이라는 그 고백이 폭력이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이 받은 상처로부터 타인에게 준 상처를 깨달은 마리아는 이제 눈앞에 현전한 예수ㅡ언어의 육신을 본다. 신과 인간의 목소리는 구별되지 않고 한데 뒤섞인다. 남자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신의 파편들, 진눈깨비의 이데아는 희랍어 시간의 여자 그 자체다. 그녀의 이름은 “펄펄 내리는 눈의 슬픔”(100쪽)이다. 고통받는 두 인간의 신성은 한데 섞이고 소노그래피는 중첩된다. 말할 수 없는 이와 볼 수 없는 이의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이해는 공통원소 없는 그 존재들의 배면에서 투명한 파동을 통해 전해진다. 파동은 한 곳으로 수렴하지 않고 서로의 몸 안을 투과하며 지나간다. 이제, 신은 요아힘과는 다른 ‘접촉’의 방식으로 남자를 구원하고 눈으로 목이 막혔던 그녀 역시 그 구원으로 인해 부활한다. 따로따로 제시되던 목소리는 한 연으로 묶이면서 말을 주고받는 직접적인 대화의 국면에 도달한다. 1인칭 단수 화자들은 ‘우리’를 직감한다. 어두운 초록색 흑판에 백묵으로 문장을 쓸 때 나는 공포를 느껴요. (…) 태연하게 내 혀와 이와 목구멍으로 발음된 모 음운들에 공포를 느껴요.(167쪽) 구원은 끝없이 멀어지는 존재가 내 안으로 들이닥쳐옴을 느낄 때 일어난다. 부활한 예수는 마리아에게 “나를 만지지 마라”(Noli me tangere)는 말을 남기며 떠나간다.(요한복음 20:17) 멀어지는 자신을 붙잡지 말라는 이 말은 타자를 주체의 자기동일성 안으로 납치하지 말라는 명령이다. 타자를 몇 번이고 무한히 떠나보냄으로써 그의 존재를 부조하라는 율법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남자를 부축해 그의 집까지 데리고 온 여자는 손가락으로 남자의 손바닥에 쓴다. 그녀가 그에게 최초로 대답한 말은 떠난다는 말이다. 첫 버스를 타고 갈게요.(171쪽) 두 사람이 가장 가까워지는 이 접촉은 소설이 시종일관 지양해 온 폭력적인 접촉과 다르다. ‘어둠 속 대화’의 절정 이후 남자는 여자의 어깨를 끌어안는다. 그러나 두 몸의 접촉 이후 다만 ‘모른다’는 진실의 무자비한 범람만이 남자를 압도한다.(“심장과 심장을 맞댄 채 여전히 그는 그녀를 모른다.” 183쪽) 그가 그녀를 안자마자 뒤이어 열네 번의 ‘모른다’가 연속해서 등장한다. 그래서 그가 그녀에게 입을 맞출 때까지도 둘의 접촉은 항구적인 비접촉이 되는 것이다. 강력하게 현전하는 단 하나의 진실은 “맞닿은 심장들, 맞닿은 입술들이 영원히 어긋”(184쪽)나는 ‘시간’이다. 마리아는 이제 떠남 속에서 빛이 아닌 어둠을 본다. 이때의 ‘봄’은 시각과 무관하게 생의 파동을 온몸으로 수용하는 행위다. 그러므로 예수의 부활은 멈추었던 심장이 다시 뛰는 기적을 의미하지 않는다.9) 그것은 죽음 안에서 떠나가는 생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구원은 영생이 아니라 떠나감의 현전 안에서 일어난다. 보르헤스가 말한 시간-존재를 태우는 불(122쪽)이 여자와 남자를 통과하고 나면 새는 날아가고 백골만이 남는다. 개별 존재의 신성이 육신 속에서 체현된 것이 새라면 죽음 이후부터 그 신성은 뼈들이다. 플라톤이 말했듯 진실에 대한 앎은 전생으로부터 온다. 우리는 그것을 다만 상기할 뿐이다. 전생의 기억은 시로 돌아온다. 그때 우리는 바다 아래의 숲에 나란히 누워 있었어요. 빛도 소리도 그곳에는 없었지요. (…) 마침내 당신이 아주 작은 소리를 낼 때까지, 입술 사이로 둥글고 가냘픈 물거품이 새어나올 때까지 우리는 그곳에 누워 있었어요.(185~186쪽, 21장 ‘심해의 숲’) ‘심해의 숲’의 다른 이름은 ‘해부극장 3’으로 부활 이후 무덤가에 나란히 누운 여자와 남자의 그림이다.10) 죽었던 신과 고통받는 인간이 함께 나란히 누울 수 있다면, 인간의 신성은 더는 논증이 불필요한 문제가 아니겠는가. 인간의 혼이 파괴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신의 신성과 달리 인간의 신성은 죽음으로부터 몸을 ‘일으켜’ 고통을 내려다보는 일이 아니라 다만 죽음 안에서 옆에 누운 다른 이의 뼈를 쓰다듬는 일이다.11) 구원을 바라던 신은 부활하여 드디어 입술을 연다. 시종일관 남자의 목소리를 사용하던 1인칭 화자는 마지막 장 ‘0’에서 오직 한 번 여자의 목소리로 발화한다. 현전하는 이 말씀, 로고스는 음성도 문자도 아니다. 그것은 그 무엇도 파괴하고 밀어내지 않는 언어, 촉각으로 전해지는 파동의 말씀이다. 남자와 여자는, 우리는, 그리고 인간은 영원히 어긋나는 방식으로 영원히 함께할 수 있다. 결국, 구원의 반증은 ‘우리’라는 단어다. 그래서 소설은 ‘0’의 끝에서 다시 ‘1’로 돌아간다. 신은 말한다. 에모스, 에메테로스. 나의, 우리들의.(10쪽) 역설의 구원 한강의 문학에서 시간은 정말로 환(環)처럼 흐른다. 그러므로 ‘희랍어 시간’이 이곳에 당도하기 전에 이미 읽은 이가 있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그는 눈사람이다.(‘작별’12)) 언 몸이 진눈깨비로 흩날리며 조금씩 사라지는 중이다. 눈사람은 남자가 갈망하던 소멸의 이데아의 현현이면서 새와 백골의 중간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가장 많은 것을 안다. 그는 고통스럽지 않기 위해 몸 안의 심장을 얼리는 한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피와 살과 내장과 근육이 있는 몸을 다시 갖고 싶지 않”(150쪽)다고 확신한다. 아이와 애인과 가족과 작별하며 그가 마주하는 최후의 질문은 “그러니까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얼마나 사랑해야 우리가 인간인 건지”(150쪽)이다. 이는 ‘희랍어 시간’이 던지는 질문과 같은 물음이다. “사는 일이 거대한 장례식일 뿐이라면/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13)는 물음이다. 그리고 그 최후까지 남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눈(雪)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소멸하는 것처럼 한강의 인물들은 사랑할수록 점점 멀어져 간다. 그러나 바로 그 닿을 수 없는 거리가 서로의 “진동이 출발하고 도착하는 투명한 접지”(‘작별’, 133쪽)가 된다. 나와 당신은 같아질 수 없으므로, 당신은 언제나 나를 떠나는 중이므로 나는 당신과 연결된다. 눈사람은 두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각의 실체는 다만 촉각의 소노그래피뿐이며 그것은 “변함없이 진동하며 두 사람 사이에 고요히 걸쳐져 있”(134쪽)음을 안다. 그리고 이 파동을 타고 전해지는 “무색무취인 데다 마치 영원처럼 느껴지는 고요함이어서 거의 인간적인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134쪽)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사랑은 강렬한 접촉이 아니라 다만 끝없이 멀어지는 ‘사이’에서 전해진다. 언어는 이때 비로소 완전한 순수에 도달한다. 의미는 분할되거나 상실되지 않는다. 따옴표로 분절되지 않는 목소리들이 행과 연을 만들면서 소설 속에 시를 쓴다. 그것은 인간을 구원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그래서 죽음 안에서 삶은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 ‘작별’과 ‘희랍어 시간’의 마지막 장면이 모두 두 존재의 입맞춤으로 끝나는 것은 붉은 혀와 입술이 인간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지만 또한 그것이야말로 우리를 가장 인간적으로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는 뜻일 테다. 우리는 서로를 만지지 않음으로써 서로의 진실을 감각한다. 나의 파동이 쓰다듬을 수 있는 것은 당신의 살이 아니라 다만 당신의 뼈, 시간의 불에 타고 남은 마지막 눈의 결정이다. 내가 당신으로부터 멀어지기에 당신은 나를 구원한다. --------------------------------------------------------------------------------------------- 1) 시집의 해설을 쓴 비평가 역시 한강의 시들은 “말과 동거하는 인간의 슬픔과 고통을 근본적인 차원에서 제시한다”는 점에서 시의 화자들을 ‘희랍어 시간’ 속 남자와 여자로 잠시 연결하며, ‘희랍어’를 “순수한 언어의 능력에 집중하는 소설”이라 평한 바 있다. 조연정, 해설 ‘개기일식이 끝나갈 때’,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문학과지성사, 2013, 142~143쪽. 2) “나에게 혀와 입술이 있다.// 그걸 견디기 어려울 때가 있다.//(…)// 구불구불 휘어진 혀가/ 내 입천장에/ 매끄러운 이의 뒷면에/ 닿을 때//(…)// 나에게 붉은 것이 있다,라고/ 견디며 말한다” 한강, ‘해부극장 2’, 한강, 위의 책. 3) “진심이야./ 후회하고 있어./ 이제는 아무것도 믿고 있지 않아.” 한강, 위의 글. 4) 소노그래피는 초음파를 이용해 시각 영상을 재현하는 기술이다. 5) 양현진은 실명과 실어가 몸짓, 촉각에 의한 소통에 주목하게 한다고 본다. 그러나 피부의 직접적인 접촉과 몸짓만을 대화로 보는 것은 국소적인 독해다. 소설에서 시각과 청각이 배제될 때 도드라지는 것은 시간, 즉 파동의 흐름이다. 양현진, ‘한강 소설의 촉각적 세계 인식과 소통의 감수성’, ‘한국문학이론과비평’, 70집, 한국문학이론과비평학회, 2016. 6) 사운드스케이프는 여러 가지 소리의 구성으로 이루어지는 ‘듣는 영상’으로 단지 소리가 만드는 공간적 환경 그 자체라기보다 그것을 지각하는 청취자의 지각 속에서 그려지는 풍경이다. 7) 한강은 대상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 기울임체를 사용한다. 시집에 수록된 ‘해부극장 2’의 백골과 ‘조용한 날들 2’에 등장하는 달팽이의 목소리가 그렇게 나타난다. “(건드리지 말아요) (…) (하지만 상관없어, 네가 찌르든 부숴뜨리든)” 8) 서로 다른 두 개의 물질이 동일한 시공간을 점유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서로 다른 두 개의 파동은 동일한 공간에 동시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두 파동이 동일한 지점에서 교차할 때 일으키는 상호작용을 파동의 중첩 현상이라 한다. 9) “죽은 몸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걸 믿는 게 아니라, 죽음 앞에서 꿋꿋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다.” 장뤼크 낭시, ‘나를 만지지 마라’, 이만형·정과리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5, 37쪽. 10) 한강의 시 ‘해부극장’ 연작은 두 편뿐이지만 소설의 ‘심해의 숲’은 남자가 쓰는 또 한 편의 시다. 11) 낭시는 예수의 부활을 수직 변화로 이해하지만 소설이 말하는 인간의 신성은 수평적이다.“이 ‘자세’가 (…) ‘부활’을, 다시 말해 ‘들어올림’이라는 사태를 만든다. (…) 무덤의 수평성과 직각을 이루는 수직성으로서의 들림 혹은 일으켜 세움인 것이다.” 장뤼크 낭시, 위의 글. 12) 한강, ‘문학과 사회’, 2017년 겨울호, 문학과지성사. 13) 한강, ‘회상’, ‘서랍에’, 문학과지성사, 2013.
  • [글로벌 In&Out] 러시아에 한국 처음 소개한 몰다비아인 스파파리/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러시아에 한국 처음 소개한 몰다비아인 스파파리/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30년 전인 1990년 12월 14일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한소 관계의 일반원칙에 관한 선언’을 발표함으로써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당시 많은 러시아인에게 카레야(한국)는 북한이나 러시아연방 구성공화국인 카렐리야로 오해받을 정도로 미지의 땅이었다. 하지만 수교 직후 유학생들과 학자들이 러시아와 한국을 오가면서 러시아인들이 한국을 ‘재발견’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한러 관계 정상화 30주년을 기념해 최초로 러시아인들에게 한국을 소개한 기록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러시아인과 한국인들은 13세기 몽골 칸의 궁궐에서도, 17세기 알바진 전투의 전장에서도 만났으나 당시 서로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어 상대방이 정확하게 어느 나라 사람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러시아에서 조선에 끼어 있던 안개를 처음으로 걷어 준 사람은 니콜라이 스파파리라는 외교관이다. 니콜라이 스파파리는 17세기 전반 몰다비아 공국 귀족으로 태어나 유럽, 극동 등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했다. 친러파였던 그는 1671년 모스크바에 파견되고 러시아에 귀화했다. 1675년 청나라에 파견된 사절단장을 맡아 베이징에서 약 1년간 체류하면서 중국과 그 이웃나라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귀국 후 1677년 러시아 외무성에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그중에 ‘한국(카레이)誌’라는 부분이 러시아 역사상 최초로 한국을 뚜렷이 소개한 자료이다. 스파파리는 한국을 어떻게 묘사했을까? “랴오둥 반도와 아무르강 사이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다. 자기만의 국왕이 있으나 중국왕에 종속돼 있다. 여기에 있는 국왕 중에 그런 사람이 많으며 중국의 황제로부터 금인(金印)을 받아야 한다. 일본의 위협으로부터 중국의 보호를 받는 한국왕은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그 나라는 아무르강 근처에 있는 돌출부(한반도)에 위치한다. 하지만 거기에 가려면 아무르강 하구에서 해상을 따라 우회해 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만약 아무르강 하구로부터 해상에 돌출부가 없었다면 러시아에서 청나라까지 배를 타고 가는 것이 아주 가까웠을 터이지만 이 돌출부를 일주하는 것은 가능하나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시대적 한계를 감안하면 틀린 설명은 아니다. 조중 관계를 단순한 종주국·속국의 관계로 묘사한 것이 아니라 일본의 침략과 왜구의 침탈로부터 중국 지원의 필요성을 위주로 설명한다. 그뿐만 아니라 스파파리는 조선은 결코 중국의 괴뢰정권이 아니라 자주권을 위한 투쟁을 해 왔다고 강조한다.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수많은 침략을 받았으며 수없이 중국의 종속으로부터 해방했다. 중국인들도 한국인들을 많이 진압했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조선의 실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선은 팔도로 구성됐 있다. 그 중심에는 아름답고 위대한 수도인 평양이 있으며 그 외에도 다른 도시가 많다.…한국인들은 법, 풍습, 생김새, 말, 신앙 등이 중국과 같다.…중국인들과 다른 점은 여성에 대한 통제력이다.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처럼 여성을 강하게 통제하지 않고 이동의 자유를 허락하며 중국인들은 이를 보고 한국인들을 욕한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중국인처럼 부모를 통해 청혼하지 않고 결혼상대를 자유로이 선택한다.” 스파파리는 한국인들이 중국인보다 자유롭게 산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는 조선에 대한 감탄과 쇄국정책에 대한 유감을 표한다. “한국은 모든 측면에서 풍부한 나라이다.…한국은 쌀의 품질이 어느 나라보다 좋고 온갖 채소, 한지 등을 생산하며…인삼과 금, 은이 많다. 하지만 그 나라는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고는 무역하지 않으며 (외교)관계도 맺어 주지 않는다.…어떻게 봐도 아주 훌륭한 나라지만 러시아 사람들도 외국인들도 아직 가 보지 못했다.”
  • 번뜩이는 강서 공무원… 서울창의상 2관왕

    서울 강서구 공무원이 주민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낸 아이디어가 서울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강서구는 ‘2020년 하반기 서울창의상’ 혁신시책 부문 우수상과 공무원 창의제안 부문 장려상을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서울창의상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사업으로 시정발전에 기여한 시민, 공무원 등에게 수여된다. 강서구는 올해 혁신시책 부문에서 구청 도로과의 ‘시공방식만 개선하니 부실 시공, 소음, 먼지 해결된다’로 우수상을 받았다. 강서구 관계자는 “그동안 도로에 원형 맨홀을 설치해야 하는 경우 현장에서 맨홀을 절단해 시공 품질이 나빠지고, 소음과 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등 불편함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지난 4월 현장에서 바로 절단하는 시공 방식을 원형 맨홀을 규격화해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후 현장에서는 규격제품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바꿔 먼지와 소음을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공무원 창의제안 부문에서는 지역경제과 홍지훈 주무관이 제안한 ‘대형 폐기물 수거 업무 개선을 위한 지리정보시스템(GIS)과 행정정보 연계 활용’이 장려상을 받았다. 이 아이디어는 서울시 자체 GIS 구축을 통해 행정정보를 시각화해서 관련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홍 주무관은 “동료 직원이 대형 폐기물 수거 업무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활용하는 방법으로 다른 직원들도 효율적으로 업무를 했으면 하는 마음에 제안하게 됐다”면서 “불편함을 참기보다는 개선하려는 고민이 다른 직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갑자기 날아든 25t 중장비…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다리 절단

    갑자기 날아든 25t 중장비…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다리 절단

    도로를 달리던 화물 트레일러에서 철제 중장비가 떨어져 50대 행인이 두 다리가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지난 27일 오전 9시40분쯤 안산시 상록구 수인로 북고개삼거리 수원 방향 왕복 8차선 도로를 달리던 화물 트레일러에서 25t 철제 중장비가 떨어졌다. 트레일러에서 분리된 철제 장비는 북고개삼거리 횡단보도를 건너던 50대 남성을 덮쳤다. 갑자기 날아든 철제 구조물에 깔린 남성은 두 다리가 절단된 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구조됐다. 사고를 일으킨 중장비는 제철소에서 철판을 감는 작업에 사용되는 기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안전운전의무 위반 혐의 등으로 트레일러 운전자를 입건하는 한편 운전자의 신호 위반 여부 등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또 택배 분류작업 중 사고… 노동자 손가락 절단

    또 택배 분류작업 중 사고… 노동자 손가락 절단

    코로나19로 비대면 배송물량이 폭증하면서 올 들어 택배 노동자 15명이 숨진 가운데 경기 부천의 한 물류터미널에서 택배 분류 작업을 하던 택배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과로를 부추기고 산업재해 위험이 큰 ‘공짜 노동’인 분류작업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전국택배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0분쯤 로젠택배 부천지점에서 택배노동자 A(52)씨가 배송 물품을 정리하던 중 덮개가 없는 컨베이어 벨트 체인에 네 번째 손가락이 끼여 윗마디가 잘리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병원에서 봉합 수술을 받고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다. 앞서 지난 2월 CJ대한통운에서도 분류작업을 하던 택배 노동자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A씨는 안전보건교육도 받지 못하고 오전 5~6시에 출근해 분류 작업을 했다.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 롯데택배는 분류 작업에 지원 인력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로젠택배는 인력 투입을 약속하지 않았다. 사고가 난 부천지점은 A씨에게 지난 10월 정확한 설명 없이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에 서명하도록 유도한 의혹도 받고 있다.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일하다 사고를 당해도 보험금 등을 지급받기 어렵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이번 사고는 로젠택배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불러온 인재”라면서 “본사는 시설관리를 지점에 떠넘겼고 대리점도 (안전 설비 등에) 투자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로젠택배는 이번 사고의 산재 처리 등 책임을 다하고 노동환경 개선 대책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또 택배 분류작업 중 사고… 노동자 손가락 절단

    또 택배 분류작업 중 사고… 노동자 손가락 절단

    코로나19로 비대면 배송물량이 폭증하면서 올 들어 택배 노동자 15명이 숨진 가운데 경기 부천의 한 물류터미널에서 택배 분류 작업을 하던 택배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과로를 부추기고 산업재해 위험이 큰 ‘공짜 노동’인 분류작업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전국택배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0분쯤 로젠택배 부천지점에서 택배노동자 A(52)씨가 배송 물품을 정리하던 중 덮개가 없는 컨베이어 벨트 체인에 네 번째 손가락이 끼여 윗마디가 잘리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병원에서 봉합 수술을 받고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다. 앞서 지난 2월 CJ대한통운에서도 분류작업을 하던 택배 노동자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A씨는 안전보건교육도 받지 못하고 오전 5~6시에 출근해 분류 작업을 했다.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 롯데택배는 분류 작업에 지원 인력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로젠택배는 인력 투입을 약속하지 않았다. 사고가 난 부천지점은 A씨에게 지난 10월 정확한 설명 없이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에 서명하도록 유도한 의혹도 받고 있다.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일하다 사고를 당해도 보험금 등을 지급받기 어렵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이번 사고는 로젠택배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불러온 인재”라면서 “본사는 시설관리를 지점에 떠넘겼고 대리점도 (안전 설비 등에) 투자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로젠택배는 이번 사고의 산재 처리 등 책임을 다하고 각 터미널 현장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노동환경 개선 대책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암, 노화 일으키는 핵심원인은 세포 속 ‘이것’에 있었다

    암, 노화 일으키는 핵심원인은 세포 속 ‘이것’에 있었다

    세포 내 수분양을 조절하는 삼투압조절 단백질이 암이나 노화 발생과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항상성연구단 공동연구팀은 ‘톤이비피’(TonEBP)라는 세포 삼투압 조절 단백질이 DNA가 RNA를 합성하는 과정에 관여해 암 발생이나 노화 현상에도 깊이 관여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핵산연구’(Nucleic Acids Research)에 실렸다. 톤이비피 단백질은 유전체(DNA) 이상 구조렐 제거해 유전체 전체 안정성을 유지시켜준다. 특히 톤이비피 단백질은 R루프를 제거하는데 관여하는데 R루프는 DNA를 틀로 RNA를 합성하는 전사 과정에서 DNA 이중나선 구조가 일시적으로 갈라지면서 만들어지는 고리모양 구조체로 R루프가 제 때 제거되지 않고 축적될 경우 DNA 복제에 이상이 생겨 암이나 노화현상이 촉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R루프가 만들어지는 곳에 톤이비피 단백질이 있다는 것에 착안하고 DNA 위를 이동하는 단백질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DNA 특수기법’을 이용해 둘 간 상관관계를 관찰했다. 톤이비피 단백질은 세포 삼투압 조절 단백질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당뇨성 신장병, 간암, 면역대사질환에도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에 따르면 톤이비피 단백질은 DNA에 형성된 R루프를 인식해 찾고 RNA 제거효소를 끌어와 제거한다는 것이다. 또 톤이비피 단백질은 R루프에 바로 결합하거나 DNA 가닥을 타고 이동하다가 R루프를 빠르게 찾아 결합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권혁무 UN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톤이비피 단백질이 유전체 내에 형성된 이상물질을 인지해 제거함으로써 유전체 불안정성을 줄인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신개념 항암제, 항노화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1000여건 변종 코로나의 습격… 세계 각국 ‘크리스마스 봉쇄령’

    1000여건 변종 코로나의 습격… 세계 각국 ‘크리스마스 봉쇄령’

    “전혀 움찔하지 않네요. 의사 솜씨가 좋나 봅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네, 다른 백신을 맞는 것과 다르지 않은 느낌이에요.” (샌드라 린지 간호사)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퀸스에 있는 롱아일랜드 유대인 의료센터. 중환자실 담당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팔에 코로나19 백신을 맞자 장내에서 커다란 환호성과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임상시험 참가자를 제외한 미국 내 최초 접종자인 린지는 “나는 간호사다. 과학을 믿는다”며 “코로나 상황을 영원히 없앨 해결책의 일부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백신이 이 전쟁을 끝낼 무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희망을 드러냈다. 세계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미국에서도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에 따라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식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다시 확진자가 급증할 기미를 보이면서 각국은 ‘록다운’(봉쇄) 조치를 강화하는 등 방역 고삐를 죄고 있다. 영국의 맷 행콕 보건장관은 “치명적인 질병을 통제하기 위해 신속하고 결정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16일부터 수도 런던과 잉글랜드 일부 지역의 코로나19 위험 단계를 2단계(높음)에서 3단계(매우 높음)로 올린다고 밝혔다. 술집과 식당의 영업이 배달·포장으로 제한되고 호텔과 유흥시설들은 폐쇄된다. 공원 등 야외에서도 6명까지만 모일 수 있는 등 매우 강력한 조치다. 이날 BBC, CNN 등에 따르면 런던, 켄트 등 영국 남동부의 최소 60개 지역에서 변종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사례가 1000건 이상 보고됐다. 현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변종이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쉽게 변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상 전염 우려를 더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외 유럽 각국에서도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와 신년을 맞아 이동 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지난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자 필수 시설이 아닌 모든 상점과 학교, 박물관, 영화관 등의 문을 닫는 전면 봉쇄를 최소 5주간 시행한다고 밝혔다. 식당은 13세 이상 손님을 하루 최대 2명만 받을 수 있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3일은 성인 3명까지 허용되지만 사실상 영업 중지에 해당한다. 독일은 다음달 중반까지 식료품점, 약국 등을 제외한 모든 상점과 학교, 보육시설을 완전 폐쇄하며, 체코도 식당과 호텔 등을 폐쇄하고 전국에 오후 11시부터 오전 5시까지 통금 조치를 내렸다. 미국은 이날 누적 사망자가 30만명에 달하는 등 감염 확산세가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태 악화에도 방역지침 무시로 감염자가 속출한 백악관에서는 보안 담당자가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퇴원했지만 결국 다리 일부를 절단하기도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백악관 보안실장 코로나 합병증으로 다리 절단

    백악관 보안실장 코로나 합병증으로 다리 절단

    백악관 관련 코로나19 감염자 중에 가장 중증으로 알려졌던 크레드 베일리 보안실장이 오른 다리를 잃고 재활센터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14일(현지시간) 던 맥크로비가 대표적인 모금 계정인 고펀드미(GoFundMe)를 통해 베일리의 재활 비용을 모금했으며 현재까지 3만 달러 이상이 모였다고 보도했다. 베일리의 친구인 던 맥크로비는 “베일리는 코로나19를 물리쳤지만 상당한 비용을 치러야 했다. 오른발에 이어 오른쪽 다리, 왼발 엄지발가락까지 절단했다. 몇 달 안에 의족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일리의 가족은 백악관 측에 현재 상태를 공개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백악관 역시 이에 대해 아무런 공개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베일리는 비밀경호국과 함께 백악관 경내 전체의 안전 조치를 책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졌다.“코로나19, 혈전 만들어 혈관 막는다” 혈전은 코로나19의 중요한 합병증의 하나로 꼽힌다. 환자의 거의 전체 신체조직에 있는 크고 작은 혈관을 혈전으로 막아버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뉴욕대학 메디컬센터 병리학 실장 에이미 라프키에비치 박사 연구팀은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 시신의 부검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일부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폐혈관에 혈전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혈전의 정도가 보통이 아니고 또 거의 전신에 걸쳐 혈전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특이한 점은 혈소판을 만드는 전구세포인 거핵세포(megakaryocyte)가 뼈와 폐 밖으로는 돌아다니지 않는데 심장, 신장, 간 등 다른 기관들에서도 발견된 것이다. 혈전 합병증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혈관 내피세포를 공격하기 때문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바이러스가 혈관을 공격하면 염증이 증가하면서 크고 작은 혈전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혈전이 떨어져 나오면 온몸을 돌아다니며 기관과 조직들에 피해를 발생시킨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의학 전문지 ‘이클리니컬 메디신’(EClinicla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5살 딸 성폭행당해 죽자…범인 성기 절단한 엄마

    5살 딸 성폭행당해 죽자…범인 성기 절단한 엄마

    집으로 남성 용의자 유인해 성기 절단엄마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 5살 아이의 엄마가 자신의 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남성의 성기를 직접 절단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은 자신의 5살 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남성의 주요부위를 잘라버린 베로니크 마케나(23)가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다고 전했다. 사건은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5세 여아가 실종되면서 시작됐다. 이 아이는 다음날 공중화장실에서 시신으로 발견됐고, 엄마 마케나는 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용의자로 25세 남성을 지목했다. 경찰도 같은 남성을 용의자로 보고 DNA 검사를 진행했다. 마케나는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선수를 쳤다. 가족의 힘을 빌려 이 남성을 집으로 유인한 뒤 그의 성기를 잘라버렸다. 남성은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됐고, 성기 봉합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후 경찰은 25세 남성이 범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남아공 당국은 “법적으로 사적 복수를 금지하고 있다”며 마케나와 그의 가족을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3000명 사망한 날에도 트럼프는 “파티 중”, 측근들은 특별 치료

    3000명 사망한 날에도 트럼프는 “파티 중”, 측근들은 특별 치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인해 하루 사망자가 3000명을 넘는 날에 백악관에서 두 차례 하누카(Hanukkah) 파티를 열었다. 하누카는 유대인들이 빛의 축제나 헌신의 축제로 부르는데 마카베오(Maccabeus) 가문이 두 번째로 예루살렘 성전에 봉헌한 것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예루살렘 성전을 되찾았을 때, 그들은 성전의 등을 밝힐 기름이 하룻밤 분량밖에 없는 것을 확인했지만 기름을 찾아서 채울 때까지 여드레나 등이 꺼지지 않는 기적을 체험했다. 하누카 파티는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열렸는데 이날은 코로나 추적프로젝트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3053명으로 집계돼 처음 3000명을 넘어선 날이었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집회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됐는데 파티 도중 한 사람이 기침하는 소리도 들린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할 만한 “4년 더” 구호를 연호하기도 했다.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두 차례 파티에 각각 100명 이상이 참여했다. 물론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이다. 백악관은 치외법권 마냥 방역 수칙을 버젓이 어기는 일이 빈번하다. 지난달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참석했는데 한 파티 도중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손님들과 악수를 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누카 파티 등 성탄 시즌에 무려 25차례 실내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그는 많은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쓰며 “내 생각에 좋은 일”이라고 말하며 그만 두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 10월 그는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입원한 지 사흘 만에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취재진 앞에서 마스크를 벗고 소감 등을 밝혀 입길에 올랐다. 당시 여러 참모들과 공화당 간부들이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식에 참석했다가 연이어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백악관은 방역 수칙을 어기는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이끄는 국무부도 지난 8일 200명의 외교 사절단 등을 초청해 연말 파티를 열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이자 대선 불복 소송을 진두지휘하다 양성 판정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아온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도 대통령이 투약한 항체 치료제와 같은 약을 투약받아 완치됐는데 대통령 측근들이 받은 특별대우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전했다. 제약회사 리제네론과 일라이릴리가 만든 단일클론 항체 치료제는 미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문제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모든 환자에게 치료제가 제공될 수 없는데 줄리아니 변호사나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백악관을 드나들다 감염된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 지사,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부장관이 이 약을 처방받아 나았다는 것이다. NYT는 FDA 안에서도 백악관과 연줄 있는 사람들이 치료제에 접근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줄리아니 변호사는 자기 자랑도 늘어놓았다. “나 정도 되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솔직히 병원에 입원하지 못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유명인은 병원에서도 더욱 세심하게 검사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저녁 퇴원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이날 트위터에 “심각한 증상으로 (병원에) 들어갔고 어느 때보다 나아져서 나왔다”면서 자신이 받은 치료에 대해 ‘기적적’이라고 표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트러블메이커’ 환구시보, 오보 인용에 막말…어긋난 민족주의

    ‘트러블메이커’ 환구시보, 오보 인용에 막말…어긋난 민족주의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가 민족주의를 내세워 한중 갈등을 의도적으로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몇몇 네티즌의 극단적 의견이나 매체의 오보들을 인용 보도해 양국 간 불필요한 마찰을 증폭시킨다는 지적이다.환구시보는 지난 8일 중국 검색 사이트 바이두의 백과사전에서 김치의 기원 논쟁에 관한 항목이 수정됐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김치가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부분이 ‘김치가 삼국시대에 중국에서 전래됐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한국 김치에 3000년의 역사가 있다’는 내용은 빠졌다. 환구시보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가 ‘김치가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바이두 백과사전 측 주장에 항의했다”고 소개한 뒤 이를 “불필요한 소동”이라고 규정했다. 또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 전임 중국본부장인 정운용씨가 1300년 전 중국의 절임 채소가 한국에 들어와 김치가 됐다고 기고했다”며 김치의 중국 기원설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 전 본부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 김치의 우수성을 홍보했을 뿐 중국 학술지에 그런 내용(김치 중국 기원설)을 쓴 적은 없다”고 전했다. 앞서 환구시보는 ‘중국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표준 인증을 받았다’는 관찰자망 기사를 인용 보도하며 김치 종주국인 한국에 ‘치욕’을 안겼다는 내용을 전했다. 하지만 중국이 ISO 인증을 받은 파오차이는 한국의 김치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최소한의 확인 과정 없이 한국을 공격하듯 보도해 ‘언론의 기본을 망각했다’는 라는 지적이 나왔다. 환구시보는 지난 2017년에는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두고 “사드 배치를 지지하는 (한국) 보수주의자들은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인가“, “한국인은 수많은 사찰과 교회에서 평안을 위해 기도나 하라”고 밝혀 주중한국대사관이 항의하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와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민족주의적 성향의 보도로 논란이 돼 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관심을 갖고 읽는다”고 언급해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중국과 입장이 다른 국가나 인물에 대해 모욕적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그냥 덮고 넘어가도 될 중국 내 일부 네티즌의 한국 관련 발언이나 행동을 환구시보가 자극적인 논조로 보도하면 한국 언론이 이를 확인해 인용 보도하고, 환구시보가 이를 다시 받아써 양국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덫에 걸린 채 비행하는 멸종위기 황새, 中서 포착(영상)

    덫에 걸린 채 비행하는 멸종위기 황새, 中서 포착(영상)

    덫에 걸린 황새의 위태로운 비행이 포착됐다. 7일 광밍르바오는 중국 톈진시에서 덫을 단 채로 날갯짓을 하던 멸종위기 황새가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 톈진시 교외의 한 습지에서 덫에 걸린 황새 한 마리가 발견됐다. 왼쪽 다리가 덫에 걸린 황새는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힘겹게 균형을 잡았다. 외발로 버티고선 모습이 위태롭기 그지없었다. 관련 당국이 팔을 걷어붙였지만 구조는 쉽지 않았다. 경계심을 잔뜩 드러내던 황새는 덫을 매단 채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이후 사흘 밤낮 끈질기게 황새를 쫓은 순찰대는 6일 오후 5시쯤 황새 포획에 성공했다. 인근 동물병원으로 이송된 황새는 덫에 걸린 발가락뼈는 으스러졌고 피부 조직도 괴사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결국 황새 발가락 일부를 절단해야 했다. 다행히 덫으로 인한 부상 외에 다른 곳에는 이상이 없었다. 구조된 황새는 현재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먹이도 정상적으로 섭취하고 있어 방생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시베리아 남동부와 중국 동북부에서 번식하고 중국 남동부에서 겨울을 나는 황새는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로 번식에 필요한 나무가 훼손되면서 멸종위기에 내몰렸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멸종위기(EN)종으로 등재돼 있다. 전 세계에 남아있는 개체가 2500마리에 불과해 보존이 시급하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겨울 철새라 환경부도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이 같은 보존 노력에도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황새 요리를 찾는 사람이 있어 고기가 암거래되고 있다. 2012년에도 톈진시 자연보호구역인 베이다강 습지에서 황새 수십 마리가 폐사했다. 조사 결과 누군가 습지에 풀어놓은 맹독성 농약에 독살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관계 당국은 현상금까지 내걸고 범인 검거에 총력을 기울였다.멸종위기 황새를 위협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중순 톈진시 빈하이신구에서는 황새 31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애초 조류인플루엔자나 독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관련 당국은 이를 부정했다. 톈진시 천연자원국은 먹이를 통해 유입된 기생충이 장 손상을 일으킨 것으로 파악했다. 현재 톈진에 머무는 황새는 1300여 마리 수준이다. 톈진시는 황새가 머무는 동안 개체군 현황에 주의를 기울이며 불법 사냥이나 독살을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기초수급’ 참전용사 “더 어려운 이웃에 써 달라” 300만원 놓고 가

    ‘기초수급’ 참전용사 “더 어려운 이웃에 써 달라” 300만원 놓고 가

    울산 77세 장애인 참전용사, 생활비 아껴 기부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 손까지 불편한 백발의 참전용사가 수당과 장애인연금 등을 모은 돈 30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했다. 9일 울산시 중구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병영1동 행정복지센터로 국방색 점퍼와 짙은 색 바지를 입은 남루한 모습의 한 할아버지(77)가 들어섰다. 왼손에 검은 장갑을 낀 이 할아버지는 곧바로 기초생활수급 담당 공무원에게 다가와 오른손으로 주머니에서 돈뭉치를 꺼내 내밀었다. 오만원권 40장, 만원권 100장 등 모두 300만원이었다. 꼬깃꼬깃한 지폐 뭉치는 정성스럽게 끈으로 묶여 있었다. 할아버지는 “연말을 맞아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담당 공무원은 그가 누군지 금세 알아볼 수 있었다. 자신이 담당하는 기초생활수급자였기 때문이다. 참전유공자인 데다 왼손이 절단된 장애인인 할아버지는 그 동안 받은 수당과 장애인연금 일부를 모아 내놓은 것이었다. 그는 “평소 국가의 혜택을 많이 받았고, 항상 주위의 관심과 도움을 받은 것이 고마웠다”면서 “혼자 살다보니 돈 쓸 일이 많이 없어 조금씩 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남들이 보기에 큰돈은 아닐 수 있겠지만 내 마음인 만큼 잘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 할아버지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에도 300만원을 기부했고, 그 돈은 의료 지원이 필요한 지역 내 독거노인과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 등에게 전달됐다. 올해 기부금은 저소득 예비 대학생 가정에 노트북 6대를 후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그는 “남들이 아는 것이 부담스러우니 내 얼굴이 절대 알려지지 않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해마다 꼭 건네는 당부였다. 담당 공무원은 “할아버지는 보증금 100만원짜리 집에서 사시면서 옷 사 입을 돈, 음식 사 먹을 돈을 아껴서 기부해주셨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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