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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사 넘나드는 환자, 그 곁에서 나를 돌아본다

    생사 넘나드는 환자, 그 곁에서 나를 돌아본다

    “생명은 당연한 것, 온전히 내 것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이 일을 하다 보니 다르게 보이더군요.” 전공의가 단체로 파업하고 정부는 사법처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응급구조사인 ‘패러메딕’으로 일하는 김준일(49)씨가 바라보는 고국의 의료대란은 그저 씁쓸한 풍경이다. 최근 ‘나는 캐나다의 한국인 응급구조사’를 출간한 김씨는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환자의 죽음을 거울삼아 내가 잘살고 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본다”고 했다. 의료대란에서 우리가 되돌아볼 부분일 터다. 대기업에서 정보기술(IT) 해외개발사업을 담당했던 그는 회사원으로 사는 것에 지쳐 다른 나라로 눈을 돌렸다. 그렇게 2014년 4월 캐나다 땅을 밟았지만 적응이 쉽지 않았다. 햄버거가게 계산원, 식료품점 창고 정리, 학교버스 운전, 우편 배달, 전화 통역 등 1년 6개월 동안 12곳을 전전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던 찰나, 지나가는 구급차를 보고 가슴이 설렜다. 패러메딕이 되기 위해 마흔 살이 되던 해 대학 문을 두드렸다. 65명 중 35명만 졸업하는 힘든 과정을 거쳐 50대1이 넘는 경쟁을 뚫고 렌프루카운티의 패러메딕이 됐다. 911에 신고가 들어오고 환자가 위중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근무자에게 출동 지령인 ‘코드4’를 내린다. 패러메딕은 현장까지 달려가 환자 상태를 점검하고 응급조치를 한 뒤 가장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이송한다. 일 2교대로 12시간씩 일하는 그는 “출동이 밀릴 정도로 신고가 많은 날은 밥 한 끼 제대로 먹기 힘들다”고 했다. 잠시 쉴 때도 가끔 환자 생각이 나고, 신체 일부가 절단되거나 장기가 신체 밖으로 노출된 모습 등이 문득문득 떠오를 때도 있단다. “넘어져서 머리에 외상을 입은 환자였는데 별 이상이 없어 보여 ‘곧 괜찮아지실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런데 10분도 되지 않아 혼수상태에 빠지더니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괜한 말을 했다는 죄책감으로 한동안 우울했습니다.” 책에는 김씨를 비롯한 동료 패러메딕의 사연이 담겼다. 빛이 들지 않는 지령실에서 신고자의 권총 자살 음성을 들었던 N, 코카인에 취한 산모 옆 조산아를 심폐 소생했던 C, 은퇴 전 출동한 마지막 현장에서 손녀딸의 죽음을 마주한 E처럼 삶과 죽음의 현장은 마치 현실을 벗어난 듯하다. 이민해 온 지 햇수로 10년째, 패러메딕으로 일한 지 6년째다. 그는 “일하면서 좋은 기억보다 아픈 기억이 훨씬 더 많다”면서도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들이 일깨워 준 교훈 덕에 전보다 더 행복할 줄 아는 사람, 적어도 매 순간 행복하려 노력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또 “몸과 마음 관리만 잘하면 60세 넘어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가급적 오래 이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 양천 “실버합창단 단원 5명 모십니다”

    서울 양천구가 양천구립실버합창단을 운영하고 다음달 11일까지 신규 단원 5명을 모집한다고 3일 밝혔다. 2019년 창단된 양천구립실버합창단은 지휘자, 반주자, 일반단원 등 총 55명으로 구성됐다. 현재 60세부터 83세까지 평균 연령 70세인 지역 어르신들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음악으로 지역 주민과 소통하며 구의 문화예술을 알리는 문화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원 자격은 양천구 거주하는 56세 이상이면 신청 가능하다. 모집부문은 남성(테너·베이스), 여성(소프라노·알토)으로 나뉜다. 심사는 1차 신청서류 검토 후 응시자격 조건에 적합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2차 실기면접이 실시되며 대상자는 가곡·아리아 중 자유곡 1곡을 준비하면 된다. 실기심사 후 선정된 단원은 전문 베테랑 지휘자의 지도로 매주 정기연습을 비롯해 지역축제 및 각종 경연대회, 정기연주회 등 대내외적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양천구립실버합창단은 삶의 향기가 담긴 노래를 통해 구민과 함께 호흡하고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전하고 있다”며 “이번 신규 단원 모집을 통해 더욱 다채롭고 아름다운 선율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 “죽음과 가깝게 지내니 생명, 당연한 게 아니었더라”…‘나는 캐나다의 한국인 응급구조사’ 저자 김준일씨

    “죽음과 가깝게 지내니 생명, 당연한 게 아니었더라”…‘나는 캐나다의 한국인 응급구조사’ 저자 김준일씨

    “생명은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고 온전히 내 것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이 일을 하다 보니 다르게 보이더군요.” 전공의가 단체로 파업하고 정부는 사법 처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응급구조사인 ‘패러메딕’으로 일하는 김준일(49) 씨가 바라보는 고국의 의료대란은 그저 씁쓸하기만 하다. 최근 ‘나는 캐나다의 한국인 응급구조사’(한겨레출판)를 출간한 김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환자의 죽음을 거울삼아 제가 잘살고 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본다”고 했다. 의사가 옳으냐 정부냐 옳으냐를 따지기 전, 우리가 되돌아볼 부분이다. 대기업에서 군사용 IT 솔루션 해외개발사업 업무를 담당했던 그는 회사원으로 사는 것에 지쳤고, 다른 나라로 눈을 돌렸다. 그렇게 2014년 4월 캐나다 땅을 밟았다. 그러나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햄버거 가게 계산원, 식료품점 창고 정리, 경기장 내 매점, 학교 버스 운전, 우편배달, 전화 통역 등 1년 6개월 동안 12곳을 전전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던 찰나, 지나가는 앰뷸런스를 보고 가슴이 설렜다. 패러메딕이 되기 위해 마흔 살이 되던 해 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65명 중 35명만 졸업하는 힘든 과정을 거쳐, 50대 1이 넘는 경쟁을 뚫고 렌프루 카운티의 패러메딕이 됐다. 911에 신고가 들어오고 환자의 상태가 위중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근무자에게 출동 지령인 ‘코드4’를 내린다. 패러메딕은 현장까지 달려가 환자의 상태를 점검하고 응급조치를 취한 뒤 가장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이송한다. 일 2교대로 12시간씩 일하는 그는 “운이 좋으면 출동이 없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러나 출동이 밀릴 정도로 신고가 많은 날은 밥 한 끼 제대로 먹기 힘들다”고 설명했다.“마약에 중독된 환자에게 투여해야 하는 약병을 구급차 안에서 실수로 밟거나, 흥분해서 발작하는 환자를 제압하듯 힘으로 눌렀을 때처럼 돌아서서 자책하고 후회할 때가 있다”고 했다. 쉴 때도 가끔 환자 생각이 나고, 신체 일부가 절단되거나 장기가 신체 밖으로 노출된 모습 등이 문득문득 떠오를 때도 있단다. “넘어져서 머리에 외상을 입은 환자였는데, 별 이상이 없어 보여 ‘곧 괜찮아지실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런데 10분도 되지 않아 혼수상태에 빠지더니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괜한 말을 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한동안 우울했습니다.” 책에는 김씨를 비롯한 동료 패러메딕의 사연이 담겼다. 빛이 들지 않는 지령실에서 신고자의 권총 자살 음성을 들었던 N, 코카인에 취한 산모 옆 조산아를 심폐소생했던 C, 은퇴 전 출동한 마지막 현장에서 손녀딸의 죽음을 마주한 E처럼 삶과 죽음의 현장은 마치 현실을 벗어난 듯하다. 그래도 김씨는 “일에서 느끼는 보람이나 자부심은 어떤 일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캐나다 시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직업 1위가 바로 패러메딕이다. 이민해 온 지 햇수로 10년째, 패러메딕으로 일한 지 6년째다. “일을 하면서 좋은 기억보다 아픈 기억이 훨씬 더 많았다”면서도 “생과 사를 넘나드는 환자들이 일깨워준 교훈 덕분에 전보다 더 행복할 줄 아는 사람, 적어도 매 순간 행복하려 노력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몸과 마음 관리만 잘하면 60세 넘어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가급적 오래 이 일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 ‘70년 연극 한 우물’ 원로배우 오현경을 떠나보내며...

    ‘70년 연극 한 우물’ 원로배우 오현경을 떠나보내며...

    3·1절에 갑작스럽게 접한 원로배우 오현경의 별세 소식에 마음이 먹먹했다. 88세. 17년여 전 문화부 기자 시절 혈기 왕성했던 필자는 그가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한다는 소식에 무턱대고 연락해 인터뷰 요청을 했다. 그는 껄껄 웃더니 “드라마 찍고 있는 현장으로 오시오”라고 했다. 북한산이 보이는 서울 정릉 산동네의 오래된 한옥집을 배경으로 드라마 촬영이 한창이었다. 8월 한여름 땡볕 더위에 땀을 흘리며 한옥집까지 좁은 길을 타고 올라가다가 드라마 주연으로 오현경의 손자 역을 맡은 배우 김성수를 스치며 만났다. 그는 기자증을 목에 걸고 수첩을 들고 있는 필자를 보더니 본인을 인터뷰하러 온 줄 알고 기뻐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오현경 선생님 어디 계시나요. 인터뷰하러 왔는데요”라고 말을 건네자 사뭇 실망하는 모습이더니 친절하게 “저쪽에 계십니다”라며 안내를 해줬다. 가벼운 치매를 앓는 할아버지 역의 오현경은 하얀 모시 한복을 입고 환한 얼굴로 필자를 맞이해줬다. 한동안 그의 연기하는 모습을 바라봤다. 아들의 교수 낙방 소식에 눈물을 흘리는 며느리를 보며 “울면 미워요. 웃어야 이뻐요”라며 들꽃을 꺾어 전하는데 코끝이 찡했다. 엉뚱한 소리를 하는 ‘양념 조연’ 역할이 너무나 잘 어울렸다. 자리를 옮겨 한참을 인터뷰했다. 브라운관에 오랜만이라는 질문에 “13년 전 식도에 혹이 발견돼 수술했다가 암세포가 발견됐고 위 절단 수술까지 하고 입원해 한동안 연기를 못했다”며 “그 뒤로 조금씩 회복돼 연극도 조금 하고 후배 양성도 하고…”라는 답이 돌아왔다. 인터뷰 후 두 가지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다. 드라마와 영화도 좋지만 더 많은 몸짓과 말로 이뤄지는 연극을 선호한다며 ‘연극쟁이’로 계속 살겠다는 것, 그리고 광고 출연은 하지 않는다는 것. “돈 버는 재주가 없을뿐더러 상업성에 물들지 않기 위해 자신을 지키는 마음으로 세운 원칙”이라고 했다. 생각해보니 오현경이 나온 광고는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인터뷰를 끝낸 뒤 감사하다고 전하니 “어딜 그냥 가시오. 한잔하고 가야지”라며 붙들었다. 그가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곤 했으나 걱정도 됐던 건 사실이다. 그래도 뿌리치지 못하고 동동주를 함께 기울였다. 그 뒤로 17년 하고도 6개월이 흘러 그를 이렇게 떠나보냈다. 문화부에서 다른 부로 옮기고 한참 뒤 그가 대사가 많은 2인극에 나온다는 소식을 접했으나 아쉽게도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고인은 1954년 서울고 2학년 때 연극반 활동을 하며 연기 인생을 시작했고,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재학 중 연세극예술연구회 회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KBS 1기 공채 탤런트로 1960년대 TV 드라마 시대도 열었다. 드라마 ‘손자병법’ 등으로 인기를 누렸으며 병마와 싸운 뒤 2008년 연극 무대로 돌아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지기 전까지도 연극 무대를 떠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연세극예술연구회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함께 올린 공연 ‘한여름 밤의 꿈’에 출연한 것이 유작이 됐다. 54년 고교 연극반부터 2023년 쓰러지기 전까지 70년간 그가 강조한 ‘연극쟁이’로 한 우물을 판 것이다. ‘오현경 선생님, 당신이 연극계에 미친 선한 영향력과 가르침을 후배들이 영원히 기억할 겁니다. 이제 천국에서 아프지 마시고 즐겁게 연극 하시면서 편히 쉬세요. 그 연극은 항상 희극이기를 바랍니다.’
  • [장남원의 도자 산책] 거란의 흔적

    [장남원의 도자 산책] 거란의 흔적

    고려 1117년(예종 12) 왕이 남경(南京ㆍ지금의 서울 부근)을 행차하던 중 귀화 거란인들의 거주촌을 지나게 됐는데 노래와 춤, 연극으로 왕의 행차를 맞이하니 왕은 수레를 멈추고 그것을 관람했다. 때는 고려가 거란(遼ㆍ907~1125)과의 3차 전쟁을 치른 후 화친을 회복하고, 단절됐던 송(宋ㆍ960~1279)과의 외교관계도 복구한 참이었다. 1123년 북송 황제 사절단이 기록한 ‘고려도경’(高麗圖經)도 수많은 거란 포로들 가운데 기술자들이 많았고, 그들 가운데 뛰어난 사람을 개경에 머물게 하면서 고려의 기물과 복식이 정교해졌다고 보았다. 하지만 그 스타일이 부화스럽고 허세가 많아 질박한 과거로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거란의 장인과 기예가 고려에 합류하면서 변화가 일었고, 그 문물과 풍조가 상당히 만연했음을 보여 준다. 요나라가 망한 후 고려는 금(金ㆍ1115~1234)과의 실질적 관계 개선에 주력했고, 남송과도 우의를 지키고 있었으나 조정으로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앞다투어 거란의 화려한 기풍을 따르고 있었다. 1129년(인종 7) 왕이 탄식의 조서를 발표할 정도였으니 여운이 만만치 않았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2000년대 초 공개된 하북성 선화 지역 요나라 민간인 무덤의 풍부한 벽화와 부장품들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그중 장세경(張世卿ㆍ1042~1116) 무덤 후실벽화에는 따뜻한 술을 준비하는 장면이 구체적으로 묘사됐다. 바닥에는 술항아리가, 탁자에는 다양한 음주 용구들이 놓여 있다. 그리고 시종들은 보온용 술주전자와 쟁반을 들고 있다. 우리는 뜻밖에 이 자료들을 통해 고려의 생활사를 복원할 수 있게 됐다. 현전하는 고려청자와 도기, 금속기들과 그 형태와 구성, 디자인 등에서 거의 흡사하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인기로 거란이 소환되고 있다. 요나라가 어디 있었는지 감조차 잡기 어려울 만큼 소외돼 왔지만, 문자 체계를 만들고 황제를 칭했던 나라였다. 다원적인 동북아 정세 속에서 전쟁과 화친을 반복하며 고려와 공존했다. 개성이나 서울의 고려 무덤이나 사찰 유적 등에는 거란 지역에서 전래된 금속기나 도자기, 복식 장식과 장신구 등이 전한다. 먼 이민족의 소설이 아니다. 우리 안에 실재했던 뚜렷한 흔적들이다. 장남원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
  • “우리가 살리겠다”…전공의 집단사직에 군의관들이 나섰다

    “우리가 살리겠다”…전공의 집단사직에 군의관들이 나섰다

    전공의 병원 근무 중단으로 의료대란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사상 처음 보건의료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상향하고 비대면진료를 전면 허용했다. 필수의료가 지연되는 대형병원에는 군의관과 공보의를 투입하고, 군 병원 12곳 응급실을 민간인에게 개방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2일까지 전체 전공의의 69.4%인 7863명이 사직서 제출 후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빅5’ 병원으로 불리는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들은 수술을 30∼50%까지 줄이고 암 환자 수술마저 연기하는 등 ‘의료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국방부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 등 의사들의 집단 움직임에 대응해 지난 20일부터 12개 군 병원 응급실을 민간에 개방했다. 24일 정오까지 국군 병원에서 진료받은 민간인은 총 32명이다. 응급실 개방 군 병원은 국군의무사령부 산하 국군강릉병원, 국군춘천병원, 국군홍천병원, 국군고양병원, 국군양주병원, 국군포천병원, 국군서울지구병원, 국군수도병원, 국군대전병원과 해군 산하인 경남 창원시 해군해양의료원·해군포항병원, 공군 산하인 충북 청주시 공군항공우주의료원 등이다. 군의관들은 밀려드는 환자에 사실상 ‘전시 상황’에 준하는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하며 “군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우리가 살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지난 20일에는 후두암과 뇌경색 등 여러 지병을 앓는 데다 고관절 골절상까지 당한 환자 임청재(84)씨가 응급 수술을 위해 대학병원, 2차 병원 ‘전화 뺑뺑이’ 끝에 군병원을 찾았다. 임씨의 1차 진료를 맡은 의사는 문기호 중령과 이호준 중령으로 확인됐다. 문기호 중령은 지뢰 부상으로 발목 절단 위기에 놓인 병사의 발뒤꿈치 이식 수술을 집도한 사연으로 tvN ‘유퀴즈 온 더블럭’에 출연했다. 이호준 중령은 이국종 교수의 제자로 알려져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해치는 집단행동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집단행동은 의료인으로서의 숭고한 사명을 망각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공의들을 향해 “불법 집단행동은 젊은 의사들의 꿈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방법”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경찰은 ‘사직 전 처방 등을 삭제하라’는 글이 올라온 인터넷 의사 커뮤니티를 압수수색하며 전공의 사직 관련 첫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또 시민단체가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고발한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모든 의료기관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진료 서비스 업체인 닥터나우, 나만의닥터 등은 이날 오후부터 초진 환자도 비대면 진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앱)을 개편하고 ‘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 등의 공지를 내걸었다.
  • 탈레반, 시민 수천 명 앞에서 또 ‘총살 공개사형’…피고인 죄목 들어보니 [핫이슈]

    탈레반, 시민 수천 명 앞에서 또 ‘총살 공개사형’…피고인 죄목 들어보니 [핫이슈]

    탈레반이 집권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또 한 번의 공개 처형이 이뤄졌다. AP통신의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 당국은 전날 오후 1시, 아프간 남동부 가즈니의 한 축구경기장에서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 2명을 총살했다. 당시 축구경기장 관중석에는 시민 수천 명이 앉아있었고, 이 중에는 피해자 가족들도 참석해 있었다. 현장에서 대법원 관계자가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히바툴라 아쿤드자다가 서명한 사형 영장을 큰 소리로 낭독하자, 이후 여러 발의 총성이 울리면서 남성 2명은 현장에서 처형됐다. 사형 집행 전 아티쿨라 다르위시 대법원 당국자는 “이 두 사람은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법원에서 2년간의 재판 끝에 사형 명령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탈레반에 따르면, 이날 처형당한 2명은 사이드 자말과 굴 칸 이라는 이름의 남성으로, 사이드는 2017년, 굴은 2022년 각각 흉기를 이용한 살인을 저질렀다. 탈레반은 이들이 법원과 항소법원, 대법원 등 3번의 재판을 거쳐 살인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 및 사형이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법원 관계자들은 사형 집행 직전 피해자 유가족에게 “가해자들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 것이냐”고 물었지만, 피해자 유가족 측은 이를 거절했다. “피고인에 대한 고문과 강제 자백 강요 등이 있었다” 그러나 인권단체 라와다리는 법원이 유죄판결과 사형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에 대한 고문과 강제 자백 강요, 무죄 추정 원칙 위반과 같은 불공정 수사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2010년 미군이 철수하기 전 서방 국가의 지원을 받았던 아프간 정부는 사형제를 유지하면서도 공개 처형은 극히 드물게 시행했다. 그러나 탈레반이 재집권하면서 공개 처형이 본격적으로 부활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통치하기 시작한 이후 탈레반 최고지도자인 아쿤드자다가 판사들에게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형벌을 시행하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하면서 공개 처형 등 공포 통치가 다시 시작된 것으로 분석됐다.2022년 아쿤드자다는 판사들에게 “절도, 납치, 선동 등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한 후 샤리아의 모든 조건에 맞으면 후두드(hudud)와 키사스(qisas)를 시행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후두드는 살인·강도·강간·간통 등 중범죄에 대한 이슬람식 형벌로 참수, 투석, 손발 절단, 태형 등을 포함한다. 키사스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원칙에 따라 피해자에게 똑같은 벌을 주는 제도다. 샤리아는 이슬람의 종파 또는 판사에 따라 해석과 처벌의 차이가 매우 크며, 탈레반은 이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해석에 따라 처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같은 절도범이라도, 누군가는 손목이 잘리지만 누군가는 벌금이나 징역형으로 끝난다. 앞서 지난해 6월에서도 한 모스크(사원) 경내에서 약 20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살인범이 공개 처형(총살)됐다.
  • “부자 ‘삥’ 뜯자” 연인 강도단…“집에 가 열무나 먹자” 했는데, 아내 납치 살해됐다[전국부 사건창고]

    “부자 ‘삥’ 뜯자” 연인 강도단…“집에 가 열무나 먹자” 했는데, 아내 납치 살해됐다[전국부 사건창고]

    캐디시절 만난 연인의 잔혹 범죄골프연습장 고급차 보고 주부 납치“아들·딸, 엄마 영정과 장시간 대화” “돈 많은 사람 ‘삥’ 뜯자.” 3인조의 골프연습장 주차장 주부 납치·살인은 이렇게 시작됐다. 도주를 거듭하던 그들을 잡기 위해 경찰이 배포한 수배전단에 오른 범인은 심천우(당시 31세)와 강정임(당시 36세)이다. 둘은 과거 골프장 캐디로 일하면서 연인이 된 사이다. 그리고 심씨의 6촌 동생 S(당시 29세)씨가 이들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은 2017년 6월 24일 오후 8시 30분쯤 경남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 지하 주차장에서 연습을 끝내고 귀가하기 위해 아우디A8 승용차에 타려던 여성 A(당시 47세·주부)씨를 불러세웠다. “저기요.” 이 소리에 A씨가 돌아보자 심씨가 곧바로 몸을 붙잡고 바로 옆에 세워놓은 SUV 차량 뒷좌석 안으로 밀어넣었다. 뒷좌석에 앉았던 S씨는 심씨가 A씨를 밀어 넣고 잡고 있자 운전석으로 옮긴 뒤 시동을 걸어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그 순간 강씨는 SUV에서 내려 A씨의 승용차를 운전해 공범들이 탄 SUV를 앞서갔다. 심씨 등은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가 이날 오후 5시쯤 아우디에서 손가방을 들고 내리는 A씨를 표적 삼아 손쉽게 범행할 수 있도록 그 차 바로 옆에 자신들의 SUV를 세워놓았다. 일면식도 없는 여성이다. 심씨는 A씨의 입을 양말로 틀어막고 결박해 뒷좌석 바닥에 감금한 뒤 손가방에 들어 있던 현금 10만원과 신용·체크카드를 빼앗았다. S씨는 차를 운전해 오후 10시 35분쯤 경남 고성의 한 폐주유소에 도착했다. 강씨는 SUV보다 몇분 앞서 달리면서 검문검색 유무를 심씨에게 실시간 통보하며 폐주유소까지 인도했다. 이어 빼앗은 A씨 카드들을 가지고 다시 아우디를 운전, 창원으로 되돌아가 한 건물 주차장에 세워놓고 빠져나왔다. 심씨와 A씨를 폐주유소에 내려놓은 S씨는 강씨를 데려오려고 창원으로 갔다. 그 사이 심씨는 A씨를 협박해 카드의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강씨에게 연락, 카드 ‘잔액조회’를 통해 비밀번호가 맞는지 확인했다. 비밀번호가 일치하자 A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시가 350만원 상당의 시계와 50만원짜리 금목걸이도 탈취했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마대에 돌 담아 시신 유기카드 빼앗아 전국 도주 행각범행 9일 만에 서울서 붙잡혀 심씨는 창원에서 폐주유소로 돌아오는 강씨에게 “돌을 주워오라”고 지시했다. 강씨와 S씨는 도로변에서 무게 3~6㎏ 돌을 여러 개 주워왔다. 미리 준비한 마대자루에 A씨의 시신과 돌을 넣은 뒤 진주로 가 한 다리 밑 저수지로 던져 유기했다. A씨를 납치한지 6시간여 만인 25일 오전 3시 정도의 시간이었다. A씨의 남편 B씨는 골프연습장에서 헤어진 아내가 몇시간 동안 연락을 받지 않자 경찰에 실종신고했다. B씨는 그날 아내와 같은 연습장에 있었다. 그는 경찰에서 “골프연습장에 가려고 아내에게 전화로 ‘오늘도 운동 갈 거냐’고 물었더니 ‘지금 연습장으로 가는 중인데’라고 말했다”며 “그 순간 ‘같이 가게 차 돌려라’고 말하려다 따로 갔다”고 후회했다. 부부가 함께 가던 연습장을 이날 따로 차를 가지고 가 지상주차장에 주차한 남편이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워둔 아내의 상황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 B씨는 “연습을 끝내고 주차장 엘리베이터 앞에서 ‘집에 가서 열무나 먹자’고 말한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가슴을 쳤다. 심씨 일행은 범행 후 미리 훔쳐놓은 번호판을 SUV에 달고 광주로 달아났다. 이들은 A씨의 카드로 5차례에 걸친 340만원 등 410만원을 인출해 도주 경비로 사용했다. 심씨는 A씨 시신을 유기한 뒤 도주하는 차 안에서 “나 아무렇지도 않다. 후천적 사이코패스인가”라고 하자 강씨가 “소시오패스(사이코패스와 달리 감정 인지) 아니냐”고 태연하게 농담했다. 26일에는 전남 순천으로 도주했다. 심씨와 강씨는 ‘휴대전화를 켰다’고 잠시 다투기도 했지만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으며 희희낙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7일, 경남 함안으로 또 달아났으나 경찰이 바짝 추격했다. 둘은 SUV 차량을 버리고 야산으로 도주했고, S씨는 이날 오전 1시 30분쯤 한 아파트 주변 차량 밑에 숨어 있다 검거됐다. 그는 심씨와 강씨가 공범임을 밝히고 A씨 피살 및 유기 장소를 털어놨다.A씨의 시신은 저수지에서 발견됐으나 야산으로 숨은 심씨와 강씨의 도주극은 끝나지 않았다. 둘은 산에서 내려와 남해고속도로 주변을 걷다 정차 중인 트럭을 발견했고, 트럭 기사에게 “5만원을 줄 테니 부산까지 태워달라”고 요구했다. 기사는 의심 없이 응했다. 부산에 도착한 둘은 새 옷을 사는 등 행위를 벌이다가 택시를 이용해 대구로 달아나 하루를 묵은 뒤 28일 아침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피신했다. 두 사람은 결국 범행 9일 만인 7월 3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모텔에서 검거됐다. 전날 밤 ‘장기 투숙 중인 남녀가 있는데 의심스럽다’는 신고에 경찰이 출동했으나 허탕을 치고 잠복하던 중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이 모텔로 돌아온 둘을 붙잡았다. 공개수배 6일 만이다. 경찰은 함안에서 놓친 뒤 공개수배로 전환하고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경남 일대를 수색 중이었다. 둘은 옷이 든 쇼핑백을 가지고 있었다. 카드 빚 수천만원에 신용불량자과거 강도 공범 동창·전 ‘여친’도 구속 심씨는 경찰에서 “A씨가 소리를 지르고 도망을 가려고 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거짓이다. 그는 살해할 계획으로 청테이프, 흉기, 마대자루, 절단기 등을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판결문에는 “심씨는 ‘A씨가 자신의 부모를 모욕해서 살해했다’고 주장하나 S씨의 진술로는 A씨가 별다른 저항 없이 조용히 있었다. 심씨는 또 A씨의 모욕적인 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어 “심씨와 단둘이 있는 극심한 공포 분위기에서 A씨가 그의 부모를 모욕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심씨는 무직에 신용 불량자로 신용카드 빚이 2600만원에 달해 모친의 신용카드로 생활했다. 그가 어머니 신용카드 사용으로 생긴 빚도 수천만원에 이르렀다. S씨는 범행 후 인출한 A씨 돈 중 100만원을 받았다. 여장을 하고 현금인출기에서 A씨 돈을 빼낸 것도 그였다. 그는 “심씨가 연예기획사를 준비한다고 해서 도와줬다”고 변명했으나 재판부는 “범행 도구가 연예기획사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꾸짖었다. S씨는 여자 친구에게 “1000만원 못 벌면 이 일 안 하지. 네 빚도 다 갚아줄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심씨가 검거되자 그의 과거 강도 행각도 드러났다. 그는 2011년 3월 2차례에 걸쳐 경남 밀양과 경북 김천에서 고교 동창 및 전 여자 친구와 함께 금은방에서 총 465만원 상당의 현금과 금반지 등을 털어 달아났다. 이들 사건은 장기미제로 있다 심씨 검거로 드러나 동창과 전 여자친구도 붙잡혀 구속됐다. 심씨는 또 2016년 1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살다살다 이런 새X 처음 보네”라는 글을 올렸다. 지인이 댓글로 누구냐고 묻자 “그런 새X 있어. 왜 형한테도 하나 있을 거 아니야”라고 답했다. 또 다른 지인이 “너보다 더한 놈이냐”고 묻자 심씨는 “칼부림 났었다”라고 대답하는 등 성격이 난폭했음을 보여줬다.주범 무기징역, ‘애인’·6촌동생 15년“잔혹 범죄 저지르고 반성 안한다”남편 “좀 여유 생겼는데 죽임당해” 심씨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받았다. 강씨와 S씨는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 형량은 항소심에서 유지됐고, 대법원은 2018년 10월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앞서 검찰은 심씨에게 사형, 강씨와 S씨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했었다. 1심을 진행한 창원지법 제4형사부(당시 부장 장용범)는 2017년 12월 심씨에 대해 “키 175㎝, 몸무게 97㎏의 체격으로 체중 46㎏의 A씨를 케이블타이로 결박해 저항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목을 졸랐다”며 “A씨 가족에게 연락해 돈을 받아내려 했다고 주장하지만 예전에도 다른 지인에게 범행을 제안하면서 ‘사람을 납치해 돈을 빼앗고 죽이는 게 깔끔하겠지’라고 하는 등 그럴 의도는 애초에 없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강씨는 심씨가 ‘드라이브하자’는 줄 알고 따라갔다고 갑자기 ‘A씨 차를 운전하라’고 해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A씨가 골프연습장에 들어가고 나올 때까지 지켜보는 등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며 “S씨는 여성 가발을 쓰고 A씨 돈을 인출하고 대가도 받았다”고 단호히 말했다. 재판부는 이들 3명에 대해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혐의를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사건 직후 B씨는 경찰에서 “아내(A씨)는 천성이 따뜻하고 포근한 사람으로 결혼 27년 동안 오로지 가족을 위해 헌신하다 조금 여유가 생긴 시점에서 죽임을 당해 마음이 찢어진다. 딸과 아들은 엄마 영정 사진을 보면서 5시간 넘게 대화한다”면서 “흉악범들이 이 땅 위에 설 자리가 없도록 엄벌받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울먹였었다.
  • 내팽개쳐진 병원 앞 환자, 5일간의 기록[취중생]

    내팽개쳐진 병원 앞 환자, 5일간의 기록[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전국의 대형병원 곳곳에서 진료 지연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은 물론이고 지방의 대형병원이 수술 일정을 미루거나 입원 환자 수를 줄이면서 환자들은 치료해 줄 병원을 찾아 ‘뺑뺑이’를 돌고 있습니다. 응급환자나 중증 환자도 치료나 입원을 거절당하기 일쑤입니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국립중앙의료원이나 서울의료원과 같은 공공병원도 파견 근무하던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 터라 의료대란이 길어지면 버티기 힘들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이후 닷새 만에 환자의 생명까지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이번 사태가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길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옵니다. 고스란히 환자 몫으로 돌아오게 된 의료대란의 피해를 병원 앞에서 만난 환자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살펴봤습니다. 2월 8일 설 연휴 직전인 이때도 정부의 의대 입학 정원 확대에 대한 반발이 지금과 같은 의료공백을 불러올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컸습니다. 진료를 받거나 수술을 앞둔 중증 환자들은 자칫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칠까 걱정했습니다. “수술 전 항암치료를 받으며 다음 달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병원에서 총파업을 한다고 하는데 입원이 취소될까 봐 속이 탄다.” 유방암 환자인 김모(35)씨은 당시 이런 걱정을 늘어놨습니다. 지금은 그 걱정이 현실이 되면서 김씨는 더 고통받고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만난 식도암 환자 이모(82)씨도 “거의 매일 병원에 와서 치료받고 있는데 불안할 수밖에 없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 환자를 볼모로 잡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병원을 찾은 환자와 가족들 가운데 “의사가 환자를 내팽개치고 떠나는 일은 없지 않겠냐”, “반대 의견을 꼭 파업(집단행동)을 통해 밝히지 않을 수도 있다”, “의사의 직업적 소명을 생각하면 그렇게 쉽게 집단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2월 18일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본격화하면서 병원 앞에선 어찌해야 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르는 환자와 보호자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김모(32)씨는 4기 암 환자인 어머니와 함께 경기 이천에서 올라와 14시간째 대기 중이었습니다. 김씨는 “담관이 막혀 빨리 시술해야 하는데 자리가 없어서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밤새워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대형병원 전공의가 낸 사직서가 수리된 곳은 없는 상황이었지만, 병원들이 수술을 연기하거나 신규 입원을 축소하고, 퇴원은 앞당기면서 진료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만난 황모(57)씨도 4기 암 환자로 입원한 아내가 퇴원해야 하는 처지라고 했습니다. 동생이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게 된 김모(52)씨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의사가 부족해 신규 환자를 못 받는다고 해 급히 다른 응급실을 찾았다”며 울먹였습니다. 2월 19일 전공의들은 집단 사직 이후 20일 오전 6시부터 병원을 떠나기로 했지만, 세브란스병원은 하루 먼저 공포가 덮쳤습니다. 세브란스병원은 소아청소년과 1~3년차 레지던트를 포함해 전공의 대다수가 사직서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세브란스병원은 오전부터 외래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와 보호자들로 북적였습니다. 외래 진료실은 대부분 정상 운영됐지만 응급실은 환자들이 가득 차 오전부터 추가 접수가 되지 않았습니다. 딸의 치료를 위해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김모(40)씨는 “외래 진료에는 지장이 없다고 해서 다행이긴 하지만, 진료가 밀리거나 아예 병원이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에게도 의료대란의 공포는 컸습니다. 아직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기 전날인데도 진료나 수술 일정이 조정되면서 환자들은 한 달 이상 수술이 미뤄졌고 새로 수술을 잡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이모(65)씨는 담도암 수술을 앞둔 누나의 보호자로 병원 앞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씨는 “3주 전에 수술 일정을 잡았지만 기약 없이 밀리고만 있다. 담즙이 넘어와서 혈관이 막혔고, 황달도 떠서 수술을 제때 못하면 죽는 것”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2월 20일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한 첫날, 병원 앞에서 마주한 환자와 보호자들의 얼굴은 이전보다 더 굳어 있었습니다. 화를 내거나 울먹이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성모병원에서 만난 김완수(57)씨는 척추협착증 판정을 받은 아버지의 수술이 한없이 미뤄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불과 한 달 전 의사는 “최대한 이른 시일에 수술해야 한다”고 했지만, 28일로 잡혔던 김씨 아버지의 수술은 다음달 말로 미뤄졌습니다. 고통 속에서도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환자와 가족들은 무수히 많았습니다. 외래나 응급실 대기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져 환자와 가족들의 애를 태웠고, 일부 과에서는 신규 진료 예약을 받지 않거나 병실을 축소하기도 했습니다.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양모(70)씨도 “22일 예정된 고관절 수술이 4월 초로 밀렸다”고 토로했습니다. 양씨가 더 두려운 건 사태가 길어지면 4월 초로 잡힌 수술이 또 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달 한 번씩 11살 자녀의 신장 투석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보호자도, 혈액 관련 검사를 받지 못해 병원 앞에서 넋을 놓고 있던 환자도 모두에게 ‘제때 치료받지 못할 수 있다’는 공포는 현실이 되고 있었습니다. 2월 21일 전국의 대형병원에서 진료 지연으로 환자들의 피해가 속출하면서 병원 앞에서 만난 환자와 가족들은 “밥그릇을 챙기려고 이렇게 환자들에게 피해를 줘서 되겠느냐”, “환자를 살리는 의사는 이제 없다”와 같은 거친 말을 쏟아냈습니다. 이날 새벽 전북 전주에서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으로 온 박홍일씨는 “항암 치료 중인 아내가 퇴원한 뒤 고열이 계속돼 빗길을 5시간 넘게 운전해 왔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응급실에서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박씨는 “입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입원이 안 된다고 하면 어디를 가야 할지 또 알아봐야한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당장 입원해야 하는 중환자는 공공병원에서야 가까스로 의료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만난 정순애(72)씨는 “남편이 수술받은 병원은 의사가 없어 입원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곳에 입원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공공병원도 교수나 전문의가 떠나간 전공의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것 마찬가지입니다. 사태가 길어지면 버틸 여력이 많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2월 22일 대형병원들이 수술 일정을 미루거나 신규 환자를 받지 않는데 이어 응급실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서 피해는 갈수록 커졌습니다. 지방에서는 치료받을 수 있는 응급실을 찾지 못해 수백 ㎞를 떠돈 환자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환자와 가족들은 대형병원에 입원하지 못해 요양병원으로 떠밀리는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입원 중 퇴원 통보를 받고 ‘뺑뺑이’ 끝에 요양병원으로 오는 환자, 요양병원에서 수술이나 외래 진료를 위해 전원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는 일이 많아진 영향입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요양병원 앞에서 만난 김모씨는 고려대 안암병원에 입원 중이었지만,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퇴원을 요청받고 며칠 전 이 요양병원으로 왔습니다. 김씨는 “아픈 몸에 진료받으러 긴 시간을 이동하려니 힘들고 서럽다”고 호소했습니다. 서대문구의 한 요양병원 접수처에서 만나 최모씨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87세의 아버지가 강북삼성병원에서 얼마 전 담낭조영술을 받으셨다. 퇴원 날짜가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어제 갑자기 병실을 비워달라는 연락이 왔다. 그나마 병실이 남아있었던 이 곳으로 오게 됐다.” 한참 동안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던 최씨는 “밥그릇 챙기려는 의사들 때문에 애꿎은 환자만 고생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2월 23일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이 이어지자 정부는 오전 8시 보건의료 재난경보 단계를 기존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높였습니다다. 의료 공백은 악화됐습니다.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은 30~40%,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50% 가량 수술을 연기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병원은 입원한 환자 수가 줄면서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지만, 2차 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려들면서 부담이 가중되는 분위깁니다. 전공의들의 업무를 떠맡은 간호사들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한간호협회는 이날 서울 중구 간호협회 서울연수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공의들이 간호사를 (무면허 의료행위로) 고발한다면 맞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건복지부와 간호협회는 의료기관이 간호하기에 위임할 수 없는 업무 목록을 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의료기관장에게 책임을 묻기로 했습니다. 의료대란이 장기화되지 않길 바라는 목소리가 의료계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들이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병원 진료가 이대로 간다면 열흘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파국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과거 대한의사협회(의협) 집행부로 근무했던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전공의들에게 “정부가 위기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면 정부가 상당한 수준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면서 “여러분이 사직서를 제출하자마자 병원을 떠난 것은 의협의 의사윤리 지침에도 있는 ‘숭고한 사명의 수행을 삶의 본분으로 삼고 있는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 여러분이 환자 곁을 떠나는 것을 부추기거나 격려했다면 그분들은 여러분을 앞세워 ‘대리 싸움’을 시작한 비겁한 사람일 수도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권 교수는 “의업을 그만두고 싶다면 병원으로 돌아와 정상적 퇴직 절차를 마무리하고 떠나길 바란다”면서 “투쟁하고 싶다면 병원으로 돌아와 더 나은 정책 대안을 갖고 정부와 대화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습니다.
  • [포토] 선박과 충돌…‘절단된 中 리신사대교’

    [포토] 선박과 충돌…‘절단된 中 리신사대교’

    22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난사구 리신사대교 상판이 다리 아래를 지나던 선박과 충돌해 절단됐다. 이 사고로 다리 위를 지나가던 차량 5대가 추락해 2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 ‘男 성기 확대’ 수술 중 절단 사고 法 “의사가 2400만원 배상하라”

    ‘男 성기 확대’ 수술 중 절단 사고 法 “의사가 2400만원 배상하라”

    성기 확대 수술을 받다가 오히려 성기가 절단돼 영구적인 성기능 장애를 갖게 된 남성이 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의사가 2400여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민사4단독 박설아 판사는 피해자 A씨가 자신의 성기 확대 수술을 맡은 의사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과거에 이미 두 차례 성기 확대 수술을 받았던 A씨는 2020년 4월 B씨의 병원을 찾아가 수술 이력을 밝히고 상담을 받았다. B씨는 과거 수술에 만족하지 못한 A씨에게 기존과 다른 실리콘 재질의 음경보형물 삽입 수술을 권유했다. 그러면서 “기존 수술 탓에 피부 박리가 어렵고 출혈이 많으면 마취가 잘 안될 수 있다”는 취지로 부작용을 설명했다. 한 달 뒤 A씨의 인공보형물 삽입 수술 중 심한 출혈이 발생하고 요도에 심각한 손상이 의심되자 B씨는 수술을 중단한 뒤 A씨를 상급병원으로 전원시켰다. 상급병원 의료진 확인 결과 A씨의 음경해면체가 100% 절단돼 있었고 요도해면체도 95%가 가로로 절단된 사실을 발견했다. A씨는 곧바로 두 군데 손상 부위를 복구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서서 소변을 보거나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기 어려운 정도의 장애를 갖게 됐다. 재판부는 B씨가 무리한 수술을 감행해 A씨에게 피해를 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미 두 차례의 인공 진피 삽입술로 음경해면체와 인공 진피 보형물이 심하게 유착돼 있어 일반적인 음경의 해부학적 구조를 잘 파악하기 힘든 상태에서 무리하게 박리를 시도하다가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술 전 의사 B씨가 A씨에게 이전의 보형물 삽입으로 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는 했으나 박리 과정에서 음경해면체 등이 손상될 수 있고 이에 따라 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지하지는 않았다”며 “의료상 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으로 재산상, 정신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A씨가 과거 두 차례 받은 수술로 이미 인공 진피 보형물과 음경해면체가 심하게 유착돼 있어 이를 분리하는 수술이 상당히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B씨의 책임 범위를 60%로 제한했다. 이에 재판부는 B씨에게 치료비, 입원비의 60%인 463만원과 위자료 2000만원을 합해 2463만원을 A씨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의사 B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 날아온 ‘폭죽’ 맞은 중국 10세 남아 사망…범인은 오리무중

    날아온 ‘폭죽’ 맞은 중국 10세 남아 사망…범인은 오리무중

    설 명절에 10살 남자아이가 갑자기 날아온 폭죽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9일 중국 현지 언론인 다완신문에 따르면 허난성에 살고 있는 러러(가명) 가족들은 생애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5일간의 치료에도 결국 러러는 세상을 떠났다. 올해 나이 겨우 10살. 아직 피어나지도 못한 아이를 보내야했던 이유는 바로 폭죽이었다. 러러의 사연은 16일 SNS에 올라온 ‘목격자를 찾습니다’라는 영상으로 일반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节) 연휴가 한창이었던 12일 저녁 8시 경 허난성 카이펑시(市) 인기 관광지인 한 다리에서 사람들이 모여 폭죽을 터뜨리고 있었다. 당시 부모님과 함께 간식을 사러가기 위해 해당 다리를 건넜고,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불꽃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본 러러는 호기심에 차에서 내렸다. 마침 차가 너무 막혀서 간식이나 사자고 아빠와 함께 내렸다. 앞뒤로 빽빽한 사람들과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던 그 때, 갑자기 인파 속에서 폭죽 하나가 날아왔다. 날아온 폭죽은 그대로 러러의 가슴에 꽂혔고 폭발했다. 한 걸음 앞서가던 아빠는 폭죽 소리에 놀라 뒤를 쳐다보았고, 이미 러러는 바닥에 누워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바로 병원으로 이송된 후 3차례 수술을 받았고 두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러러는 그대로 세상을 떠났다. 5일 동안의 치료비만 20만 위안(한화 약 3700만 원)의 거액이었고 친척들이 십시일반 돈을 보태 겨우 낼 정도로 사정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다. 사고가 난 현장에서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현재까지 범인에 대한 어떤 단서도 찾지 못했다. 하늘에서 펑 소리와 함께 터지면서 약간의 불꽃이 나오는 폭죽이 왜 하늘이 아닌 사람 가슴을 향했는지 알 수 없다는 게 가족들의 입장이다. 현재 공안국에서 이번 사건의 범인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어떤 단서도 찾지 못한 상황. 갑작스러운 사고로 10살 아들을 잃은 부모님은 아예 식음을 전폐한 상황이고 할머니까지 정신을 놓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실 중국에서 폭죽과 관련한 인명사고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 1월 19일 허난성의 지아오주어(焦作)의 한 광장에서 여려 명의 남성들이 폭죽을 터뜨렸다. 그러나 한 눈에 보기에도 평범한 폭죽이 아니어서 주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고, 잠시 후 굉음과 함께 폭죽이 이리저리 발사되기 시작했다. 폭죽을 터뜨린 당사자 2명은 그 자리에서 팔이 절단되었고, 길을 걷던 한 사람의 복부를 관통하면서 쓰러졌다. 혼비백산 도망가던 주변 사람들은 저마다 신고 전화를 했고 후속 기사를 통해 해당 폭죽들은 이 남성들이 직접 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명절에 폭죽을 터뜨리는 풍습이 있었다. 아직도 시골에서는 ‘비엔파오(鞭炮)’라 불리는 연발 폭죽을 터뜨리고 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폭죽 자체가 금기시 되고 있다. 아직까지 명절마다 폭죽을 터뜨리는 사람이 많아 해마다 안전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아예 폭죽 사용을 금지하자”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가장 고귀한 시인 단테여, 모자이크 도시에서 영원한 안식을…[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가장 고귀한 시인 단테여, 모자이크 도시에서 영원한 안식을…[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머나먼 곳으로 여행을 떠날 때 꼭 가져가던 책 한 권이 있다. 바로 단테의 ‘신곡’이다. 단테의 문장을 읽고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호위무사가 나를 지켜 주는 듯한 든든함이 느껴진다. 아주 멀리 떠날수록 나의 둔감한 영혼을 죽비처럼 후려치는 시원한 문장을 읽고 싶어진다. 위대한 작가 단테에게 혼쭐이 나는 듯한 순간이 많은데, 그마저도 이상하게 상쾌하다. 나를 혼낼 자격이 있는 훌륭한 어른에게 애정 어린 충고를 받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늘 높이 날기 위해 태어난 인간아, 어찌하여 작은 바람에도 그렇게 추락하는가?” 단테의 ‘신곡’ 중 한 대목이다.정말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창공을 가로질러 힘차게 날아오르는 삶을 꿈꾸지만, 아주 작은 역경에도 흔들리고, 곁눈질하고, 절망한다. 이런 단테의 글을 읽고 있으면 인간의 나약함과 인간의 위대함을 동시에 속속들이 알고 있는 듯한 작가의 혜안에 감탄하게 된다. 이런 문장은 어떤가. “지옥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가 닥쳤을 때 중립을 지키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되었다.” 이런 문장을 읽고 있으면 그야말로 ‘앗, 뜨거워’ 하는 생각에 부끄러워진다. 내가 바로 그런 중립을 지키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하필이면 위기가 닥쳤을 때 더더욱 두려움에 빠져 용감하게 약자의 편을 들지 못한 것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분노를 참고 침묵하면서 상황을 바꾸는 용기를 내지 못했던 모든 순간들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진다. 단테의 문장 하나하나가 심장을 꿰뚫는 화살처럼 날카롭게 가슴을 후벼판다. 1318년 피렌체서 추방당한 단테라벤나 왕자의 초대로 잠시 망명여러 차례 유해 강탈 막아 내기도실제 시신 묻힌 무덤 방문객 많아 가장 위대한 작가들 중 한 사람인 단테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도시는 단연 피렌체였는데, 알고 보니 단테의 생가가 있는 피렌체 말고도 단테 마니아들이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 그곳은 모자이크의 도시로 더 많이 알려진 라벤나다.라벤나에는 단테의 무덤이 있고, 피렌체와 다른 또 하나의 단테 박물관이 있으며, 단테의 시신을 두고 서로 권력 다툼을 벌였던 이들의 수많은 후일담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본래는 단테와 아무런 연고가 없었으나 단테의 무덤과 박물관이 라벤나에 생기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1318년 라벤나의 왕자 귀도 2세의 공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시 피렌체에서 추방당해 온갖 고초를 겪고 있던 단테를 라벤나에 초대했던 것이다. 고향 피렌체에서 정치적인 권력 다툼에 밀려 추방당하고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단테가 실제로 라벤나에서 살았던 기간은 길지 않다. 단테는 안타깝게도 1321년 베네치아공화국의 외교사절단에서 라벤나로 돌아오는 길에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했다. 그는 라베나의 산 피에르 마조레 교회(지금은 산 프란체스코 대성당)에 묻혔고, 나중에 그의 시신을 향한 피비린 암투가 벌어진다. “천국으로 가는 길은 지옥에서 시작된다”는 단테의 문장처럼 그는 살아 있을 때는 물론 죽어서도 온갖 지옥을 겪어 냈고, 이제는 천국으로 가는 길의 위대한 수문장이 돼 라벤나를 지켜 주고 있는 것 같다. 오랜 망명 생활과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인간에 대한 믿음과 고결한 성품을 잃지 않았던 그의 삶은 무덤이 어디 있든, 동상이 어디 있든 상관없이 우리 독자들의 가슴속에서 빛난다.1329년 교황 요한 22세의 추기경이자 조카인 베르트랑 뒤 푸제는 단테의 ‘군주론’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그의 뼈를 화형에 처하려 했다. 하지만 라벤나 사람들은 단테의 유골이 파괴되는 것을 막아 냈다. 피렌체의 권력자들은 결국 단테를 추방한 것을 후회하게 된다. 피렌체시는 그의 유해를 돌려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피렌체는 1829년 산타크로체 대성당에 단테의 무덤을 만들었다. 단테의 시신은 여전히 라벤나에 남아 있고, 피렌체의 단테 묘는 자리만 있을 뿐 시신이 없다. 피렌체에 있는 그의 무덤 자리 앞면에는 “가장 고귀한 시인을 기리다”라는 문장이 쓰여 있다. 그런데 이것이 ‘단테의 시신을 둘러싼 피비린 전쟁’의 끝이 아니었다. 1945년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정부가 연합군에 맞서 최후의 항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단테의 유해를 발텔리나 보루로 옮겨 와 ‘이탈리아다움의 가장 위대한 상징’으로 써먹으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그런 파시스트들의 사악한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라벤나는 단테의 시신을 무사히 잘 지켜내고 있다. 단테의 무덤을 둘러보고 난 뒤에는 단테 박물관에 들어갔다. 단테의 생애와 그가 영향을 준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시물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단테의 문장들은 마치 거대한 모자이크의 흩어진 조각들처럼 곳곳에서 반짝이고 있었다.“나는 비애의 도시로 가는 길이다. 나는 버림받은 사람들에게로 가는 길이다. 나는 영원한 슬픔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신곡’의 한 대목처럼 그는 인생의 정점에서 나락으로 추락했다. 뛰어난 리더십과 문장력으로 일찍이 정치 무대에서 성공했지만 결국 피렌체 정계와 로마 교황 사이의 권력 다툼에서 밀려나 쓸쓸한 망명객이 된다. 그런데 바로 그 괴롭고 쓸쓸한 시절에 ‘신곡’의 집필이 시작된다. 그가 만약 정치가로서 승승장구했다면 인류는 단테의 ‘신곡’이라는 명작을 갖지 못했을지 모른다. “이곳에 들어오는 자들은 모든 희망을 버려라.” 이런 절망적인 문장을 쓸 수 있었던 힘은 어쩌면 그가 감내해야 했던 고통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마침내 지옥의 늪을 건너 끝끝내 천국에 다다르는 희망에 관해 썼다. ‘희망’이 없으면 우리는 끝내 ‘욕망’만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신곡’에는 절망에 빠진 인간의 어깨를 툭 치며 ‘이봐, 정신 차려’라고 외치는 듯한 가벼운 유머도 있다. “여기 남아서 죽어 버리든가, 아니면 그 못생긴 엉덩이를 이끌고 저 문으로 돌아가든가. 다 네게 달렸어, 친구.”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늘 심각하고 진중하기 이를 데 없는 단테의 책 속에서 뜻밖의 유머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나는 죽지 않았지만, 삶의 숨결을 잃었다”며 절망했던 단테가 마침내 붙잡은 희망의 나무는 바로 ‘아름다움’과 ‘사랑’이었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던 아련한 사랑이었지만 평생 그의 마음속에서 사랑의 이상형으로 남아 있던 베아트리체를 향한 그리움, 그것은 ‘아름다움을 향한 갈망’과 ‘사랑을 향한 갈망’이 합쳐진 마지막 안식처였다. 그는 “아름다움은 영혼을 일깨워 행동하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라벤나에서 ‘신곡’을 다시 펼쳤을 때 나 또한 인생의 가장 어두운 터널을 건너고 있었다. 현실에서는 아무도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나 혼자 나를 하루하루 고문하고 있는 시간이었다. 마치 나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벽이 사방에서 하루에 1밀리씩 좁아지는 느낌이었다. 원고 집필이나 강연 같은 공식적인 약속은 간신히 지키고 있었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들’은 하나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내가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하루하루 나이 들어감이 두려웠고, 나 혼자만 알고 있는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 화가 났고, 적어도 겉으로는 아주 괜찮게 지내고 있다는 생각에 더더욱 진저리가 났다. 패배감과 분노와 질투로 가득 찬 진짜 내 속마음을 보여 주면 모두가 나에게서 뒷걸음질치며 도망갈 것만 같았다. 사회적인 약속은 부지런히 이행하면서 나 자신과의 약속은 차일피일 미루며 지내는 중이었다. ‘정말 내가 원하는 꿈을 향해 도전했을 때 실패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나를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향한 혐오를 부지런히 키워 가고 있을 때 단테의 ‘신곡’ 속 다음 문장을 다시 만났다. “나는 행함으로써 패배한 것이 아니라, 행하지 않음으로써 패배했다.” 너무도 뼈아픈 자기진단이었다. 뭔가를 해 보고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해 보지도 않고 후회하는 습관은 여전히 내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다.나는 라벤나의 위대한 문화유산들뿐만 아니라 골목골목에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모자이크가 내 고민의 해답임을 깨달았다. 부서지고 이지러지고 찌그러진 채로도 모자이크는 훌륭한 한 조각이 될 수 있지 않은가. 모자이크를 완성하는 것은 단지 하나하나의 깨진 조각들이 아니라 내 머릿속의 큰 그림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하루하루의 끈기다. 단테는 또 내 안에서 속삭인다. “그럼 뭐야? 왜 망설이는 거야? 왜 겁쟁이처럼 사는 것을 좋아하는가? 왜 대담하고 예리하게 시작하지 못하는가?” 오늘도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 채 하루를 끝낼 수는 없었다. 바로 이 순간, 내가 가장 싫어지는 이 순간, 그 순간이 내가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향해 다시 한 걸음 내디뎌야 하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나는 ‘신곡’의 문장 하나하나가 내 마음속의 모자이크 조각이 돼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그려 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골목골목마다 모자이크로 장식가까이서 보면 그저 깨진 조각들멀리 떨어져서 봐야 큰 그림 보여오늘도 내 인생의 소중한 한 조각 삶의 불완전성을 온전히 끌어안는다는 점에서는 모자이크의 작업 원리와 단테의 ‘신곡’이 비슷하다. 인생의 부스러진 부분, 이지러진 부분, 깨어진 부분, 도저히 예뻐 보이지 않는 부분들. 그 모든 것을 우리는 부정하고 싶지만 실은 그 결점들이 하나하나 서로의 요철을 맞추어 가며 모자이크는 이루어진다. 게다가 모자이크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미적인 거리가 필요하다. 모자이크를 가까이서 바라보면 그렇게 아름답진 않다. 어느 정도 거리에서 바라보면 모자이크가 딱 아름다워 보이는 그 자리를 찾는 것이 균형감각이다. 적정 거리에서 모자이크를 바라보면 비로소 그림의 전체성이 보인다. 그러니까 오늘 하루가 좀 엉망진창이고 결핍투성이일지라도 오늘 하루를 어떻게든 포기하지 않고 내 삶이라는 큰 그림에 이어 붙이면 그 깨진 모서리들이 언젠가는 아름다운 윤곽선이 돼 광대한 삶과 사랑이라는 모자이크를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힘들고 지치고 쓸쓸한 그대여, 일단은 오늘을 버틸 일이다. 오늘을 버틸 힘만 있다면 우리에겐 희망이 있으니까. 오늘을 버틸 수 있는 힘만 있다면 우리는 삶이라는 광대한 모자이크를 마침내 아름답게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분노와 절망으로 고꾸라져 있는 내 마음 깊은 곳의 나를 일으켜 세우며 이렇게 속삭여 본다. 오늘이 인생이라는 모자이크의 가장 소중한 한 조각임을 잊지 말자고. 깨어진 모자이크도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움을 잊지 말자고. 문학평론가·작가
  • 4기 암환자 돌볼 의사도 떠났다… “담관 막혔는데 14시간째 대기”

    4기 암환자 돌볼 의사도 떠났다… “담관 막혔는데 14시간째 대기”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연이어 사직서를 제출하는 가운데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한 보호자가 발을 동동 굴렀다. 경기 이천에서 올라왔다는 김모(32)씨는 “4기 암환자인 어머니와 14시간 전부터 대기 중”이라며 “담관이 막혀 빨리 시술해야 하는데 자리가 없어 환복도 못 한 채 밤새워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직 대형 병원 전공의가 낸 사직서가 수리된 곳은 없지만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수도권 ‘빅5’ 병원에선 수술을 연기하거나 신규 입원을 축소하고 퇴원을 앞당기고 있어 환자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18일 서울신문이 빅5 병원을 둘러본 결과 20일 오전 6시로 예고된 전공의 집단 근무 중단을 앞두고 주요 병원들에선 의료 공백이 벌써 현실화하고 있다. 예정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된 환자들이 다른 병원을 수소문하면서 연쇄적으로 인근 병원으로 의료 수요가 쏠리는 분위기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만난 황모(57)씨는 “병원에서 4기 암환자로 입원한 아내에게 의료진이 없어 항암 치료를 더 못 받으니 20일에 퇴원하라고 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동생이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게 된 김모(52)씨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의사가 부족해 신규 환자를 못 받는다고 해 급히 다른 응급실을 찾았다”고 말했다. 진료과별로 수술 일정을 조정하기 시작한 세브란스병원은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 부재로 수술을 절반 이상 줄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마취과 전공의는 수술 중 마취과 교수를 보조해 환자 상태 등을 살피기에 근무 중단 시 파급력이 크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도 수술과 입원을 어떻게 조정할 수 있을지, 대체 인력을 어떻게 배치할지 등을 논의 중이다. 서울성모병원도 응급·중증도에 따라 수술이나 입원 일정 조정을 환자들에게 안내할 계획이다. 입원 중인 위중한 상태의 환자들은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할까 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혈액암 환자 최모(71)씨 역시 “매일 해 오던 피검사를 3일째 안 하고 있다”며 “환자 생명을 볼모로 잡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빅5 병원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시작되면 서울 인근인 경기 남부 지역 최대 규모인 아주대병원 등으로 진료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아주대병원 전공의 225명도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196명이 근무 중인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서도 전공의 10여명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 청주성모병원 전공의 28명이 19일 사직서를 낼 예정이고 조선대병원에서는 지난주 7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냈다. 320명으로 구성된 전남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사직 여부를 개별적으로 결정한다.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35개 대학 대표는 동맹휴학을 결의하고 20일 동맹휴학계 제출을 예고한 상태다. 교육부는 지난 16일 의과대학이 있는 전국 40개 대학 교무처장 긴급회의를 연 데 이어 19일 40개 대학 총장이 참여하는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원광대 의대생 160명이 학부모 동의서 없이 처음으로 휴학을 신청했다. 교육부는 동맹휴학이 승인되지 않고 학생들이 수업·실습 거부 등에 나서지 않도록 엄정하게 학사 관리를 해 달라고 각 대학에 협조를 요청했다.
  • 세브란스 전공의 병원 비운다… 수술 연기·취소 잇따라

    세브란스 전공의 병원 비운다… 수술 연기·취소 잇따라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사직이 현실화하면서 현장 곳곳에서 ‘의료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로 불리는 서울 시내 대형병원은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을 기정사실화하고 수술 일정 등을 조율하면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빅5 병원들의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은 19일까지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를 기해 근무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특히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진료과목 전공의들은 하루 앞선 19일 사직서 제출과 함께 근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세브란스 소아청소년과의 한 전공의는 “19일 소아청소년과 1~3년 차의 사직서를 일괄적으로 전달하고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알렸다. 세브란스병원은 19일 전공의의 총파업을 가정한 채 내부에서 수술 일정 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다른 병원들도 이미 다수의 전공의가 사직 의사를 표하고 있어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 이미 서울 시내 주요 병원에서 수술 일정이 조정됐다는 사례가 다수 나오고 있다.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이 현실화하면서 환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신문 취재진이 서울아산병원에서 만난 황모(57)씨는 “병원에서 4기 암환자인 아내에게 의료진이 없어 항암 치료를 더 못 받으니 20일에 퇴원하라고 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동생이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게 됐다는 김모(52)씨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의사가 부족해 새로운 환자를 못 받는다고 해 급하게 다른 응급실을 찾았다”고 말했다. 환자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혈액암 환자 최모(71)씨 역시 “매일 해 오던 피검사를 3일째 안 하고 있다”며 “환자 생명을 볼모로 잡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다양한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전공의들이 빠져나가면서 예정됐던 입원과 수술이 늦어질 뿐만 아니라 이미 입원 중인 환자를 돌보는 데에도 어려움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병원에서는 전공의들이 맡았던 업무를 간호사가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계에서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메꾸는 데 참여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의료계에서는 2020년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파업했을 때처럼 혼란이 극심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당시에도 대비책을 마련했지만 전공의의 집단휴진이 무기한 이어지면서 현장 인력 부족으로 급하지 않은 수술이 연기되는 사례가 속출한 바 있다.
  • “4기 암환자가 밤새워 진료 기다려”…전국 병원서 ‘의료 공백’ 현실화

    “4기 암환자가 밤새워 진료 기다려”…전국 병원서 ‘의료 공백’ 현실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전공의들이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하는 가운데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한 보호자가 발을 동동 굴렀다. 경기 이천에서 올라왔다는 김모(32)씨는 “4기 암환자인 어머니와 14시간 전부터 와서 대기 중”이라며 “담관이 막혀 빨리 시술해야 하는데 자리가 없어서 환복도 못한 채 밤새워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직 대형 병원 전공의가 낸 사직서가 수리된 곳은 없지만,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수도권 ‘빅5’ 병원에선 수술을 연기하거나 신규 입원을 축소하고 퇴원을 앞당기고 있어 환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8일 서울신문이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을 둘러본 결과, 20일 오전 6시로 예고된 전공의 집단 근무중단을 앞두고 주요 병원들에선 의료 공백이 벌써 현실화하고 있다. 환자들은 예정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다른 병원을 수소문하면서 연쇄적으로 인근 병원으로 의료 수요가 쏠리는 분위기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만난 황모(57)씨는 “병원에서 4기 암환자로 입원한 아내에게 의료진이 없어 항암 치료를 더 못 받으니 20일에 퇴원하라고 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동생이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게 됐다는 김모(52)씨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의사가 부족해 새로운 환자를 못 받는다고 해 급하게 다른 응급실을 찾았다”고 했다.세브란스병원은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의 부재로 수술을 절반 이상 감축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마취과 전공의는 수술 중 마취과 교수의 마취 업무를 보조하면서 환자 상태를 살피는 등의 역할을 한다. 서울성모병원도 환자들에게 응급·중증도에 따라 수술·입원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고 안내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도 집단행동이 현실화하기 전에 수술과 입원을 어떻게 조정할 수 있을지, 대체 인력을 어떻게 배치할 지 등을 논의 중이다. 입원 중인 위중한 상태의 환자들은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할까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혈액암 환자 최모(71)씨 역시 “매일 해오던 피 검사를 3일째 안 하고 있다”며 “환자 생명을 볼모로 잡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빅5 병원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시작되면 서울 인근인 경기 남부지역 최대 규모인 아주대병원 등으로 진료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아주대병원 전공의 225명도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196명이 근무 중인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서도 전공의 10여명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충북 지역에선 청주 성모병원 전공의 28명이 19일 사직서를 낼 예정이고 조선대병원에서는 지난주 7명 전공의가 사직서를 냈다. 320명으로 구성된 전남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사직 여부를 개별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35개 대학 대표자는 동맹휴학을 결의하고 20일 동맹휴학계 제출을 예고한 상태다. 교육부는 지난 16일 의과대학이 있는 전국 40개 대학 교무처장 긴급회의를 연 데 이어 19일 40개 대학 총장이 참여하는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교육부는 동맹 휴학이 승인되지 않고 학생들이 수업·실습 거부 등 다른 집단행동에 나서지 않도록 엄정하게 학사 관리를 해달라고 각 대학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까지 원광대 의대 학생 160명이 온라인으로 휴학을 신청했지만 필수 제출 서류인 학부모 동의서를 첨부하지 않아 전원 반려될 것으로 보인다. 동맹휴학을 처음으로 선언한 한림대에서도 같은 시간까지 휴학원을 제출한 학생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지구서 우주정거장 로봇 조종…‘원격 수술’ 사상 첫 실험 성공”

    “지구서 우주정거장 로봇 조종…‘원격 수술’ 사상 첫 실험 성공”

    지상에서 원격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 내 의료 로봇을 조종해 수술하는 실험이 사상 처음으로 이뤄졌다. AFP통신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의 소형 의료용 로봇 개발업체인 버추얼 인시전(VIC)이 지난 9일 네브래스카대학과 공동 개발한 의료용 로봇 ‘스페이스 미라’를 이용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원격 수술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 미라’는 1대의 카메라와 2개의 로봇팔을 가지고 있으며 제작 과정에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일부 재정 지원을 받았다. 이 의료용 로봇은 지난 1월 전자레인지 크기의 상자에 실려 스페이스엑스 팰컨9 로켓을 통해 운반된 뒤 우주정거장에 설치됐다. 로봇을 개발한 업체 측은 약 2시간에 걸쳐 우주정거장에 있는 ‘스페이스 미라’를 이용해 고무로 된 모의 조직을 대상으로 조직 절단 등과 같은 기본적인 수술 기법을 6명의 외과의사가 실험했다고 설명했다. 우주정거장에서 실험한 것은 외과 수술 시 무중력의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업체는 지상에서도 똑같은 장비로 같은 실험을 진행했는데 가장 어려웠던 것은 지상 통제센터와 402㎞ 떨어진 우주정거장 사이에 존재하는 0.85초의 시차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떤 문제도 없이 성공적으로 실험이 끝났다. 수술의 미래가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AFP통신은 화성 탐사와 같은 장기간 우주탐사에 필요한 응급 의료 상황과 고립된 지역에 대한 원격 수술에 이 기술이 사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尹, 다음주 독일·덴마크 순방 이례적 순연… 총선 앞두고 민생 집중

    尹, 다음주 독일·덴마크 순방 이례적 순연… 총선 앞두고 민생 집중

    다음주로 예정돼 있던 윤석열 대통령의 독일·덴마크 순방 일정이 전격 순연됐다. 총선 앞 여론을 의식해 국내 일정과 민생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출국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대통령 해외 일정이 미뤄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올해 첫 해외 순방 일정인 독일과 덴마크 방문 계획이 여러 요인을 검토한 끝에 연기됐다. 상대국 정상들에게는 전날 최종적으로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당초 오는 18일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독일 국빈 방문과 덴마크 공식 방문의 세부 일정을 조율해 왔다. 순방이 미뤄진 배경에는 우선 해외 순방의 ‘민생 체감도’가 낮다는 인식이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총선을 50여일 앞둔 시점에 해외 순방보다 민생토론회 같은 국내 일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또 의대 정원 확대나 안보 불안 같은 현안들도 순방의 발목을 잡은 배경으로 지목된다. 더불어 ‘명품백 수수 논란’과 함께 지난해 12월 중순 네덜란드 순방에서 돌아온 뒤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김건희 여사의 동행 여부를 검토하며 순방을 최종적으로 미룬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야권은 그동안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 김 여사 행보를 두고 공세를 제기해 왔는데, 다음 순방과 맞물린 김 여사의 활동 재개 여부를 두고도 정치 쟁점화할 가능성이 높았다. 대통령실은 상대국에 양해를 구했다는 입장이지만 갑작스럽게 일정을 미뤘다는 점에서 논란도 예상된다. 과거 국내외 정세를 이유로 정상외교 일정이 조정된 경우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사실상 ‘정무적 판단’으로 순방을 미룬 사례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으로 곤궁한 상황인데, 해외 순방에 나서며 환하게 웃는 대통령 부부의 모습이 부담된 건 아닌지 의문스럽다”며 “그도 아니라면 두 달도 남지 않은 총선을 위해 돌아야 할 격전지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고려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순방 연기 여부를 두고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던 기업들도 혼란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는 윤 대통령의 독일·덴마크 방문 일정에 맞춰 경제사절단을 공개 모집한 바 있다. 대한상의는 경제사절단을 구성하며 현지에서 비즈니스 포럼 등 경제 행사가 진행된다고 밝혔는데 이번 순방 연기 결정으로 모두 무산됐다. 대통령실이 이번 일정을 ‘취소’가 아닌 ‘순연’이라고 밝힌 만큼 독일·덴마크 방문 일정은 이르면 4월 총선이 끝난 뒤 곧바로 재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다음달 20일 서울에서 열리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개막전 때 방한해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 “우크라, 최전선 투입 신병 찾느라 ‘고군분투’” BBC

    “우크라, 최전선 투입 신병 찾느라 ‘고군분투’” BBC

    우크라이나는 최전선에 투입할 새로운 병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우크라이나 장교가 병사들과 함께 중부 체르카시 거리에 나타나자 일부 남성들이 이내 자리를 피하고 만다. 이는 이 군인들이 전선에서 싸울 신병을 찾는 징집 부대 소속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가 전면적인 침공을 벌이자 최전선에서 싸우겠다고 자원하던 우크라이나 남성들은 거의 2년이 지난 지금 더는 넘쳐나지 않는다. 나라를 위해 싸우겠다고 나선 사람들은 대부분 죽거나 다쳤고 또는 여전히 전장에 갇힌 채 자신들을 지원하거나 대신할 신병들이 들어오기만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이 도시 중심에서도 처음 열정과 에너지는 사라졌기에, 이제 신병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징집 부대 장교인 파블로 지린(24)은 BBC에 “이해가 안 된다. 마치 전쟁이 머나먼 어딘가에 있는 것처럼 사람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그러나 이것은 전면적인 침공인데, 사람들은 여전히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무관심한 사람들 모습을 볼 때마다 좌절감을 느낀다며 “우리는 첫날처럼 뭉쳐야 한다. 그때는 모두가 형제처럼 똘똘 뭉쳤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제 헤르카시 보안국은 징병대가 시내에 있을 때 사람들에게 경고하고 피신하라고 알려주는 현지 소셜미디어 채널을 지속해서 차단하고 있다. 지린은 이미 나라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군인이 되는 꿈을 꾸며 자랐다고 했다. 그 기억을 떠올리자 눈에서 빛이 났다고 BBC는 전했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았을 때 군대에 복무 중이었다. 그는 수도 키이우 근처에서 싸웠고, 그후 동부 돈바스 지역의 솔레다르에서 싸웠다. 그해 여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바흐무트로 이동해 전투에 참가했다. 그는 “우리는 격렬한 공격을 받았다. 포탄이 내 옆에 떨어졌다”며 “팔꿈치 전체를 잃어버렸는데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중상을 당한 당시 공격에 대해 설명했다. 그때 그는 간신히 덤불 밑으로 기어 들어갔고 기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다쳤지만 살아남아 후송될 수 있었다는 사실에 큰 안도감을 느꼈다고 인정했다. 다만 살아남은 것뿐만 아니라 마침내 전선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며 “그곳은 매우 힘들었다. 말로 표현할 수도 없다”고 떠올렸다.BBC에 따르면 그의 부상은 심각했다. 그의 오른팔은 어깨 아래로 절단됐는데 여전히 팔이 없어진 부분에서 고통이 느껴지고 다리에는 파편이 남아 있다고 했다. 그의 손을 대신하는 보철물은 움직임에 제한적이다. 하지만 그는 계속 복무하기를 원했고 그래서 징병 장교가 됐다. 그는 자신이 겪은 모은 일을 돌이켜 보며 왜 다른 남성들이 징집을 회피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고도 말했다. 그는 “언젠가 그 남자들의 자녀들은 아빠에게 싸울 때 무엇을 했냐고 물을 것이다. 그들이 ‘숨어 있었다’고 대답해야만 할 때 아이들 눈을 마주보지 못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지불하는 대가는 이미 엄청나다. 그에게 참전 중 전우를 잃었느냐고 묻자 그는 자신의 중대 전체에서 거의 아무도 남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그는 “남은 사람들은 나와 같은 부상자들뿐”이라면서 “다른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고 말했다. “우크라 최전선 보병 부대, 병력 부족 심각” WP 현재 우크라이나의 최전선 보병 부대들은 심각한 병력 부족에 직면해 있다. 이로 인해 전선에서는 탈진과 사기 저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장의 군인들은 지난 8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최근 며칠간 최전선 전역에서 인터뷰에 응한 이들 12명의 군인과 지휘관들은 러시아가 전장에서 공세적인 주도권을 되찾고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며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는 병력 부족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전투 중인 기계화 여단의 한 대대장은 현재 자신의 부대에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는 최전방 참호에 배치된 보병 병력은 40명 미만이라며 병력을 완전히 갖춘 대대의 경우 200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다른 여단 보병대대의 또 다른 지휘관은 자신의 부대도 마찬가지로 병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에 응한 군인들은 공개적으로 발언할 권한이 없고 발언에 대한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익명을 요구했다고 WP는 전했다.이 같은 보고는 공교롭게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그간 불화설에 휩싸였던 발레리 잘루즈니 군 총사령관을 같은 날 전격 경질하면서 나왔다. 새 총사령관으로는 지상군 사령관으로서 수도 키이우 방어를 전담해온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장군이 임명됐다. 그간 젤렌스키 대통령과 잘루즈니 전 총사령관은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많은 병력을 충원해야 하는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이 사안에 정통한 두 소식통에 따르면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50만 명 규모의 추가 병력을 요청했으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증세 없이는 군인들에게 월급을 주기 어렵다면서 반대했다. 이런 가운데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우크라이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넘어서는 국민적 인기를 얻으면서 오는 3월 대선을 앞두고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를 견제하려고 해임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미 CNN방송은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도자 가운데 한 명으로 젤렌스키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높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미 국방장관과 몇 명의 장군을 교체한 적이 있으나, 잘루즈니 총사령관을 해임한 것은 러시아와의 전쟁 발발 후 가장 큰 군사 개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위험한 도박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 독일 찍고 스페인… AI영토 확장 나선 최태원

    독일 찍고 스페인… AI영토 확장 나선 최태원

    설 연휴 짧은 휴식을 취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유럽 시장 개척에 다시 시동을 건다. 최 회장은 독일과 스페인 등 유럽 주요 국가를 방문하며 자동차와 통신, 인공지능(AI) 산업을 중심으로 SK그룹을 비롯해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과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오는 19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국내 주요 기업인들로 구성된 경제사절단과 함께 독일을 방문한다. 독일 경제사절단은 비즈니스 포럼 등 경제인 행사를 통해 참가 기업들의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고 현지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독일은 자동차와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분야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이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독일 방문 직후 스페인으로 장소를 옮겨 26~29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MWC 2024’에 참석한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등 SK그룹 주요 경영진도 동행한다. MWC는 미국 CES, 독일 IFA와 함께 세계 3대 전자·ICT 전시회로 꼽힌다. 올해는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2000개가 넘는 기업들이 현장을 찾는다. 최 회장은 MWC에서 인공지능(AI) 개발과 결합 경쟁에 나선 글로벌 시장 동향을 직접 살필 예정이다.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AI, 디지털 기술 개발 현황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구상하고, SK ICT 분야 주요 경영진과 디지털 사업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글로벌 유력 통신사들과 함께 각 사 역량을 합쳐 공통의 AI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최 회장은 당시 온라인으로 진행된 업무협약식에서 각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만큼 이번 유럽 출장에서 다수의 CEO 미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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