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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우! 지구촌] 실직 고통이 거식증으로...’18㎏’ 37세 여성의 절규

    [나우! 지구촌] 실직 고통이 거식증으로...’18㎏’ 37세 여성의 절규

    심각한 거식증을 앓고 있는 미국 여성이 거식증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고 도움을 호소하는 동영상을 공개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미국 ABC뉴스 등 현지 언론의 20일자 보도에 따르면, 올해 37세인 레이첼 파로크는 10년 넘도록 거식증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현재 그녀의 몸무게는 고작 18㎏ 남짓이다. 평범한 여성이었던 그녀는 일자리를 잃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기 위해 발버둥치던 중 거식증을 얻었다. 그녀가 앓고 있는 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 NERVOSA)은 주로 살을 빼려는 지속적인 행동, 체중 감소, 음식과 체중과 연관된 부적절한 집착, 음식을 다루는 기이한 행동, 살이 찌는 것에 대한 강한 두려움 등에서 기인한다. 최근 그녀는 유튜브에 거식증과 전쟁중인 자신의 모습을 낱낱이 공개했다. 화면 속 그녀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 어린아이들보다 더 깡마른 팔다리는 서 있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일 정도다. 파로크는 남편인 론 에드먼슨(41)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편은 직장까지 그만둔 채 24시간 그녀의 수족이 되어주고 있지만, 병원에서는 그녀가 목숨이 위태로운 위험단계까지 왔다며 치료가 어렵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파로크는 이번에 공개한 동영상에서 “남편은 하루종일 날 돌보고 있다. 남편과 나는 우릴 도울 병원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면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는 호전될 준비가 돼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그녀의 남편 역시 “사랑스러운 아내와 나는 10년이 넘도록 함께했다. 우리 두 사람이 이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아내의 마지막 날을 보게 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을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거식증은 단순히 음식과 관련한 질병이 아닌, 건강하지 않은 감정에서 기인할 수 있다”면서 "거식증을 앓는 사람들은 날씬한 몸을 자신감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두 사람은 자선기금사이트에 동영상을 올리고 치료에 필요한 목표금액인 10만 달러(약 1억 1000만원)를 모으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파로크의 삶을 향한 절규는 온라인모금웹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com)에서 접할 수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살기위한 몸부림… 18㎏ 거식증 美여성의 절규

    살기위한 몸부림… 18㎏ 거식증 美여성의 절규

    심각한 거식증을 앓고 있는 미국 여성이 거식증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고 도움을 호소하는 동영상을 공개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미국 ABC뉴스 등 현지 언론의 20일자 보도에 따르면, 올해 37세인 레이첼 파로크는 10년 넘도록 거식증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현재 그녀의 몸무게는 고작 18㎏ 남짓이다. 평범한 여성이었던 그녀는 일자리를 잃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기 위해 발버둥치던 중 거식증을 얻었다. 그녀가 앓고 있는 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 NERVOSA)은 주로 살을 빼려는 지속적인 행동, 체중 감소, 음식과 체중과 연관된 부적절한 집착, 음식을 다루는 기이한 행동, 살이 찌는 것에 대한 강한 두려움 등에서 기인한다. 최근 그녀는 유튜브에 거식증과 전쟁중인 자신의 모습을 낱낱이 공개했다. 화면 속 그녀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 어린아이들보다 더 깡마른 팔다리는 서 있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일 정도다. 파로크는 남편인 론 에드먼슨(41)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편은 직장까지 그만둔 채 24시간 그녀의 수족이 되어주고 있지만, 병원에서는 그녀가 목숨이 위태로운 위험단계까지 왔다며 치료가 어렵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파로크는 이번에 공개한 동영상에서 “남편은 하루종일 날 돌보고 있다. 남편과 나는 우릴 도울 병원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면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는 호전될 준비가 돼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그녀의 남편 역시 “사랑스러운 아내와 나는 10년이 넘도록 함께했다. 우리 두 사람이 이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아내의 마지막 날을 보게 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을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거식증은 단순히 음식과 관련한 질병이 아닌, 건강하지 않은 감정에서 기인할 수 있다”면서 "거식증을 앓는 사람들은 날씬한 몸을 자신감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두 사람은 자선기금사이트에 동영상을 올리고 치료에 필요한 목표금액인 10만 달러(약 1억 1000만원)를 모으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파로크의 삶을 향한 절규는 온라인모금웹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com)에서 접할 수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女보는 눈을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저녁마다 집으로 출근…우렁각시 절실해

    [女보는 눈을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저녁마다 집으로 출근…우렁각시 절실해

    집이다. 또 다른 직장의 문을 연다. 그 순간, 엄마를 기다리던 초등학교 아이들이 뛰어나온다. 서로 자신이 당한 서러운 일을 이르거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쏟아낸다. 중·고등학생이 되면 데면데면한다는데 아이들의 수다를 고맙게 여겨야겠지. 그래도 애들이 초등학생일 때 ‘워킹맘 포기’가 많은 까닭을 온몸으로 느낀다. 애들을 달랜 뒤 가방을 내려놓고 간 부엌에 우렁각시는 없었다. 아침에 간신히 밥 먹이고, 물론 나는 굶었다, 싱크대에 던져 놓고 간 설거지가 기다리고 있다. 빨래를 세탁기에 넣어 돌리고, 쌀을 앉히고, 어젯밤에 재어 놓은 불고기를 가스불에 올리고 설거지를 한다. 일의 순서를 잘 짜야 한다. 안 그러면 시간이 너무 걸린다. 저녁밥 챙겨 먹이고 치우고 나니 9시가 훌쩍 넘는다. 학교 숙제나 학원 숙제는 엄마가 돌아와야 시작하는 이상한 버릇이 든 아이들을 독촉해 숙제를 시키고 시계를 본다. 자, 이제 무슨 일이 남아 있지…. 계절이 바뀔 때가 더 바쁘다. 세탁소에 맡길, 계절에 안 맞는 옷들을 골라 낸다. 크는 아이들에 맞춰 작은 옷도 추려 내야 한다. 안 그러면 바쁜 아침 출근시간에 옷 때문에 애를 먹는다. 이불은 언제 바꾸지…. 널어 놓은 빨래를 정리하고 세탁기에서 나온 빨래를 널면서 내일 아침에 뭘 먹나, 아니 뭘 먹여서 등교시키나를 고민한다. 애들 재우고 내일 아침거리를 준비하고 간단한 정리를 한 뒤 잠자리에 든다. 이제야 내게는 ‘쉴 수 있는’ 진정한 집이다. 아침이다. 휴대전화 알람에 눈을 뜨고 후딱 씻는다. 출근 준비를 먼저 마치고 식탁을 차린다. 불러도 대답 없는 애들을 깨워 간신히 식탁에 앉힌다. 하염없이 느릿대는 애들을 독촉해 서둘러 집을 나선다. 직장에 ‘진짜’ 일하러 간다. 워킹맘에게 가사노동은 떨쳐버릴 수 없는 짐이다. ‘하면 눈에 안 띄고 안 하면 눈에 확 띄는’ 집안일을 하기 위해 휴식 시간을 온전히 빼앗긴다. 주말만 되면 냉장고나 베란다 등에 숨어 있던 일거리가 ‘나 여기 있소’ 하면서 꾸역꾸역 삐져나온다. 친척이나 가사도우미의 도움을 받으면 시간은 덜 걸리겠지만 최종 결정은 나의 몫이다.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남편은 집안일에 더 신경을 안 쓴다. 같이 돈을 벌지만 집안일은 여자 몫이라며 뒤로 물러서는 남편에 대한 불만이 일을 하면 할수록 커져만 간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여공의 아들, 여성 노동자 위로하다… 한국의 영상, 세계 미술 경계를 넘다

    여공의 아들, 여성 노동자 위로하다… 한국의 영상, 세계 미술 경계를 넘다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의 본전시(국제전)에 아시아 여성노동문제를 다룬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위로공단’을 출품한 임흥순(46)씨가 한국작가로는 역대 최고인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베니스비엔날레 재단은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의 비엔날레 본부에서 열린 개막식 겸 시상식에서 은사자상 수상자로 임흥순씨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은사자상은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에 이어 두 번째에 해당하는 상이다. 원래 35세 미만 젊은 작가를 대상으로 한 은사자상을 40대 중반의 임 작가에게 수여한 점과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를 선정한 점 등이 이변으로 꼽힌다. 심사위원단은 “인터뷰와 역사적 사실들이 가볍게 매개된 다큐멘터리 형태로 인물들과 그들의 근로조건을 직접적으로 대면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국작가로는 그동안 국가관에 출품한 전수천(1995), 강익중(1997), 이불(1999)씨 등이 특별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본전시 수상은 처음이다. 임 작가의 이번 전시 초청 및 수상은 미디어 아트 관점에서 작품 해석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세계 미술 영역으로 한국 영화의 외연을 확장한 것이어서 큰 의미를 지닌다. 임 작가는 시상식 직후 “예상치 못한 큰 상을 받게 돼 기분이 굉장히 좋다”면서 “어머니가 가장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0년 넘게 봉제공장 ‘시다’(보조) 생활을 해 오신 어머니와 백화점 의류매장, 냉동식품 매장에서 일해 온 여동생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위로공단’은 국내뿐 아니라 캄보디아 등에서 포착되는 노동자들의 삶을 다루면서 신자유주의 사회의 자본 이동과 노동 변화에 따른 현실적 불안을 예술적 언어로 써내려 간 역사 기록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적 불안을 예술이 어떻게 위로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질문하며 201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한국과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등지에서 64명의 여성노동자를 인터뷰했다. 영화에는 이 가운데 22명이 등장한다. “항상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 속에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노동자나 서민들이 얘기할 수 있는 표현 방식을 고민해 왔다”는 임 작가는 “작품을 통해 현실을 설명한다기보다 현실을 얘기해 주면서 질문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에게서 이 사회를 바꿔 나갈 수 있는 희망을 봤다. 특히 경험 많은 아주머니와 할머니들에게서 그랬다. 그분들의 경험을 통해 이 사회의 힘든 지점을 얘기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며 “한국 사회뿐 아니라 세계에서 금기시되는 부분들을 다루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가족과 지역, 공동체라는 사회성 짙은 화두를 놓고 영상언어가 지닌 새로운 가능성과 효과를 꾸준히 탐색해 온 그는 미술과 영화의 결합에 대해 “그 경계를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다. 미술도 미술관 안에서만 이뤄질 필요는 없다”면서 “미술과 영화의 경계에서 결합을 꾀하는 작업을 앞으로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95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는 다산콜센터에서 감정노동자로 일하다 해직된 한 여성의 절규에 가까운 인터뷰로 시작된다. 동남아 여성노동자들의 고된 환경을 보여 준 영화는 후반부에 다시 청계천 봉제공장에서 고생스럽게 일했던 여성의 증언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에 할머니가 등장한다. 작가의 어머니다. 할머니는 습관처럼 동네 뒷산에서 산책을 한 뒤 집으로 돌아온다. 엔딩 음악이 묻는다. ‘이 풍진 세상을 살았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고. 그의 어머니는 3년 전 대상포진이 발병해 봉제공장 일을 그만뒀다. 임 작가는 “먼지가 많고 반지하라는 좋지 않은 환경에서 오래 일하시다 보니 그렇게 됐을 것”이라며 “너무 감사하고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임 작가는 경원대 회화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2013년 일민미술관 ‘애니미즘’, 2014년 아르코미술관 ‘역병의 해 일지’, 국립로마현대미술관 ‘미래는 지금이다’, 2015년 아랍에미리트의 사르자 비엔날레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200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올해의 예술상’ 독립예술부문 우수상을 받았고, 2014년 내일의 작가상, 인천다큐멘터리리포트에서 베스트러프컷을 수상했다. 한편 올해 국제전 황금사자상은 미국의 에이드리언 파이퍼가 받았으며, 국가관 황금사자상은 아르메니아에 돌아갔다. 베니스(이탈리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커버스토리-르포] 쉴 틈 없이 줄이은 화장 행렬… 강 비린내·탄 냄새 진동

    [커버스토리-르포] 쉴 틈 없이 줄이은 화장 행렬… 강 비린내·탄 냄새 진동

    1일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남동쪽을 관통하는 바그마티 강 유역에서는 시신을 태운 ‘죽음의 연기’가 끊이지 않았다. 강이 갈라져 섬처럼 된 둔덕에도, 강둑에 마련된 ‘갓’(화장용 단상을 뜻하는 현지어)에도 빈틈없이 장작더미가 올라가 있었고 그 위에는 천으로 감싼 시신이 한 구씩 불타고 있었다. 갠지스 강 상류인 바그마티 강과 강가에 있는 네팔 힌두교의 최대 성지 파슈파티나트 사원은 인도에서도 많은 힌두교도가 성지순례를 위해 찾는 곳이다. 화장이 이뤄지는 ‘갓’들은 사원 영내에 해당하는데, 카트만두뿐 아니라 외곽에서도 화장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화장이 끝난 뒤 생존자들은 가족의 마지막 흔적을 강물에 뿌렸다. 한 주민은 “상류 쪽은 부유층과 귀족들의 화장장이고, 하류로 내려올수록 가난한 사람들의 화장장이라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길마저 신분에 따라 다르다는 얘기를 듣고 보니 네팔 또한 인도처럼 카스트 제도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실감됐다. 카트만두에서만 수천명이 숨진 터라 화장의 행렬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돈이 없어 장작을 충분히 구하지 못한 시신은 완전히 재가 되지 못한 채 강물에 던져지기도 했다. 강바닥에는 시신을 감쌌던 천이 떠내려가다 바위에 걸려 흔들리고 있었다. 물비린내와 매캐한 탄 냄새, 알 수 없는 냄새가 코를 마비시켰다. 평소 바그마티 강 한쪽에서 잿더미를 뿌리는 동안, 다른 쪽에서는 그 물을 마시고 몸을 씻는 게 네팔 사람들의 풍습이다. 사람들이 바그마티 강을 ‘삶과 죽음이 하나가 되어 흐르는 강’이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하지만, 지난 25일 대재앙이 휩쓸고 간 뒤로 바그마티 강은 오롯이 거대한 화장터로 변했다. 이방인의 눈에 생경했던 건 부모를 화장하고 전통에 따라 머리를 민 남성도, 가족 중 누굴 떠나보냈는지 모를 노인도 결코 큰 소리로 통곡하거나 절규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의연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윤회(輪廻) 사상을 믿는 네팔인들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이었다. ‘갓’에서 남편을 화장한 마야 사케(34)의 눈빛에서는 슬픔과 무거운 책임감이 교차했다. 카트만두 서쪽 지역에서 벽돌을 찍어내던 남편은 25일 지진 발생 당시 입은 부상이 악화돼 숨졌다. 사케는 울었지만, 소리는 내지 않았다. 슬픔을 속으로 삭이는 듯 했다. 사케는 “생전에 착한 일을 많이 한 남편은 좋은 곳에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면서 “남편 대신 세 딸과 아들을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슬퍼할 시간도 없다”고 했다. 사케처럼 카트만두도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전부 닫혀 있었던 상점들이 하나둘 문을 열기 시작했다. 바그마티 강 인근 거리에 늘어선 상점 가운데 서너 곳이 문을 열고 몇 개의 노점도 섰다. 카트만두 중심부의 라트나 파크에 형성됐던 거대한 이재민 천막촌도 절반 규모로 줄었다. 여진 가능성이 줄면서 일부는 집으로 돌아갔고, 또다른 이들은 고향집으로 내려갔다. 천막촌의 급수차 물배급 사정에 여유가 생긴 것인지 비교적 깨끗한 행색의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남아 있는 이재민들도 “2~3일 내로 집에 돌아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26일 아내와 아들, 두 딸과 함께 천막촌에 온 프러선사 커트리(44)는 2일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식기와 취사도구를 제외한 짐들을 꾸리고 있었다. 그는 “간간이 집에 들어가 필요한 물건을 갖고 나왔지만 여진이 끝났다는 확신이 없어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집에 돌아가 부서진 가구를 치우고 문도 다시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카트만두를 빠져나가는 행렬은 이날도 이어졌다.지난달 30일까지 카트만두를 빠져나간 주민은 23만명에 이른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버스 안은 입석까지 꽉 찼고, 그것도 모자라 지붕까지 올라탔다. 법으로 금지된 일이지만, 경찰들도 눈감아 줬다. 2명씩 태운 오토바이도 수없이 시 외곽으로 빠져나갔다.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의 발 크리스나 버터라이(38)는 “이분들은 시 외곽 지역에 고향을 둔 카트만두 직장인이다. 고향 가족들을 위해 천막을 구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토바이에 끈으로 천막을 매단 채 신두팔촉으로 향하던 라젠드라 퍼르사이(23)는 “집이 다 무너졌지만 다행히 식구 중 다친 사람은 없다”면서 “매일 비가 오는데 가족들이 천막을 구하지 못해 남의 집에서 잔다고 해서 급하게 텐트를 구해 가는 중”이라고 했다. 카트만두(네팔) 김민석 특파원 shiho@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회자정리와 진정한 회개/김주혁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회자정리와 진정한 회개/김주혁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얼마 전 ‘동치미’란 연극을 아내와 함께 보며 한참을 웃고 울었다. 카메라 앞에서 ‘김치~’ 대신 ‘동치미~’를 발음하며 미소 짓는, 시원한 동치미를 잘 담그는 인자한 여인. 그는 2녀1남을 어렵사리 키우고 남편 병 수발을 하면서도 기쁨으로 살아간다. 그러다가 정작 자신의 병은 가족에게 말도 못 꺼낸 채 세상을 뜬다. 마음에는 사랑이 가득하면서도 말에는 핀잔과 투정만 담았던 남편이 후회하며 곡기를 끊는데…. 이 연극을 보며 ‘회자정리’(會者定離)와 ‘있을 때 잘해’란 말이 떠올랐다. 환자들이 평안하게 임종을 맞도록 돕는 호스피스 전문의사 오쓰슈이치(大津秀一)는 ‘죽을 때 후회하지 않는 사람들의 습관’이란 책에서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첫 번째 후회 없는 습관으로 꼽았다.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 등 가까운 사람들을 소중히 하는 습관도 빼놓지 않았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허물없다는 이유로 함부로 대해 상처를 줄 때가 얼마나 많은가. 창작 뮤지컬 ‘하늘아’를 보면서는 가슴이 먹먹했다. 남편을 일찍 여의고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엄마가 가수 지망생인 18살 명랑소녀 딸 하늘이를 먼저 하늘로 보낸 기구한 삶의 이야기다. 모녀는 “함께라면 함께라면 얼마나 좋을까. 참 좋겠다, 참 좋겠다, 참 좋겠다. 그대만 있다면 참 좋겠다”라고 남편과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다. 유일한 희망이자 삶의 전부였던 딸과 다정하게 지내다가 돈 걱정 하지 말라며 수학여행을 반강제로 보냈으나 돌아오지 않는 딸…. 하늘이 엄마는 심리치료를 받으며 “이제는 하늘이를 편하게 보내 줘야 한다.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권유를 듣는다. 그러나 쉽지 않다. 그래서 절규한다. “왜 자꾸 다들 보내라고만 하는 거예요. 하늘이마저 보내면 난 빈껍데기일 뿐인데.” 미국 정신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저서 ‘인생수업’에서 “치유의 열쇠는 용서다. 용서란 과거를 인정하고 보내 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썼다.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서 여주인공은 “용서란 미움에게 마음의 방 한 칸 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힘든 순간을 맞은 당사자들에게는 실행하기 어려운 주문이기도 하다. “미안해, 잘못했어.” “뭘 잘못했는데?” 남녀 간에 종종 이뤄지는 대화다. 형식적인 사과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는지를 제대로 알아야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용서에는 진정성 있는 뉘우침이 전제돼야 한다는 맥락이다.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년 되는 날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후회만 할 게 아니라 서로를 보듬으며 개선을 해야 한다. 공감, 진상 규명과 진정한 회개(悔改), 용서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인과 공직자들은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존중하는 기본 책무를 다해야 한다. 재물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용할 게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고 재물을 사용해야 한다. 우리는 미움, 다툼, 시기, 폭력을 버리고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사랑, 존중, 배려, 격려하며 함께 있을 때 더 잘 하면 좋겠다. 사랑할 시간도 부족한데 미워할 시간이 어디 있겠나. happyhome@seoul.co.kr
  • [세월호 참사 1년-리멤버 0416] 현장 기자들이 본 관심 폭증 일곱 장면

    [세월호 참사 1년-리멤버 0416] 현장 기자들이 본 관심 폭증 일곱 장면

    ’리멤버 0416’ 빅데이터로 돌아보는 세월호 1년 ☞ <바로가기> 304명의 생명을 삼킨 괴물이 물밑으로 조금씩 모습을 감추는 동안 온몸으로 무기력함을 느꼈다. 죄 없는 생명이 깃들어 있던 어린 육신을 끌어안고 울부짖는 유가족 뒤에서 고통을 애써 삼켰다. 지난 1년, 점점 사그라드는 국민의 관심을 다시 솟구치게 했던 몇 차례의 ‘변곡점’이 있었다. 현장에서 함께 안타까워하고 분노하며 때론 눈물 흘렸던 기자들이 각자 기억을 털어놓았다. 7건의 사건은 인터넷에서 세월호에 대한 관심(버즈양)이 극적으로 튀어 오른 날짜를 골랐다. 1. 304명 생명 삼킨 괴물… 말을 잃었다 2014년 4월 18일 세월호 완전침몰(9만 8022건) 16일 오후 단원고에서 진도로 향하는 버스에 교사, 학부모들과 함께 올랐다. 속보로 전해졌던 ‘전원 구조’는 이미 오보로 밝혀진 터였다. 한 교사가 “어머니, 아버지들이 힘을 내야 우리 아이들을 구할 수 있다. 모두 힘을 내자”고 말했다. 누군가 통곡을 했지만 금세 잦아들었다. 생사를 모르는 상황에서 울음은 죽음을 인정하게 된다는 공감대 때문이었다. 오후 늦게 도착한 팽목항에서 불안은 현실이 됐다. 유언비어가 난무했고 혼란 속에 분노가 폭발했으며 당국자들은 멱살잡이를 당했다. 아비규환이었다. 17일 새벽 사고 지점을 찾았을 때 304명의 생명을 집어삼킨 욕망과 비리의 집합체는 머리만 수면 밖으로 나와 있었다. 해경은 주변을 뱅뱅 돌며 떠오른 시신을 수습할 뿐 여전히 무기력했다. 18일 낮 12시 30분 마침내 육안에서 세월호가 사라지자 현장에 있던 모두가 말을 잃었다. 희망도 그 바다에 함께 잠겼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 지푸라기 잡는 심정이었지만 소득 없었다 5월 1일 다이빙벨 철수(8만 4063건) “써 봤으니까. 그 정도 조류에도 할 수 있다는 건 증명이 된 거 아니오?” 기자들은 아연실색했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다이빙벨’(장시간 수중 작업을 돕는 구조물)은 ‘골든타임’과 ‘에어포켓’(선체 내 공기주머니)에 이어 마지막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진 철수 의사를 밝힌 뒤 ‘다이빙벨을 들고 온 이유가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황당한 답을 내놓았다. ‘희망고문’을 했던 장본인의 말로는 한없이 가벼웠다. 애초 전문가들은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던 가족들의 호소로 4월 24일 다이빙벨 투입이 결정됐다. 빠른 유속 탓에 바지선 고정에만 6일이 걸렸고 투입한 지 하루 만에 산소 공급 공기줄(에어호스)에 문제가 생겨 중단됐다. 팽목항에는 실망과 절망만이 남았다. 이 대표는 이후로도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다이빙벨 홍보 목적은 없었다며 해경과 해군의 조직적 방해 의혹을 제기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3. 무능한 40일 검거 작전… 분노한 유가족 7월 21일 유병언 시신 확인(1만 8622건) 참사 99일째였던 지난해 7월 23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안산에서 서울까지 도보행진에 나선 유가족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전남 순천 매실밭에서 발견된 사체가 21일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어이가 없다”, “기가 차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사망자는 유씨가 확실하지만 원인은 규명 불가”라고 발표하면서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음모론’은 당연한 결과였다. 검·경을 총동원하고 군까지 투입해 법석을 피웠지만 40일 동안 죽은 유씨의 뒤꽁무니만 쫓은 셈이었다. 인터넷상에선 ‘의문’, ‘비리’, ‘무능’, ‘불신’ 등 부정적 키워드들이 도드라졌다. 참사 직후 생존자 수를 둘러싸고 오락가락하며 불신을 자초한 정부는 유씨 검거 작전에서 무능의 끝을 보여 줬다. 유가족은 정부가 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길 기대하며 거리로 나왔지만 반복되는 무능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4. 영문도 모른 채 자식 보낸 아비의 절규 8월 28일 유민 아빠 단식 중단(1만 8411건) “유민 아빠가 왜 지금 단식을 중단했는지 궁금하시겠지만 더 궁금해하셔야 할 부분은 ‘진작 중단했어야 하는 단식을 왜 지금까지 할 수밖에 없었는가’란 점입니다.” 8월 28일 ‘유민 아빠’ 김영오(47)씨가 46일 만에 단식을 중단한 그날 인터넷은 ‘세월호’, ‘단식’, ‘특별법’, ‘김영오’ 등으로 도배됐다. 입원한 그를 대신해 기자회견에 나선 유경근 당시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렇게 말했다. 김씨가 목숨을 건 단식을 이어 갈 수밖에 없었던 건 당연했다. 영문도 모른 채 자식을 떠나보낸 아비였다. 세월호특별법이 난항을 겪자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 보수 언론은 공격용 소재로 활용하곤 했지만 진도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성을 지르던 모습도 “그날 이성 있는 부모가 있었겠느냐”는 유씨의 말처럼 자식의 죽음을 받아들여야 했던 아버지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 유민 아빠의 단식 중단 이후 한 달이 지나서야 특별법은 타결됐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5. 공인 아닌 공인이 된 유족의 뼈아픈 실수 9월 17일 대리기사 폭행 사건(3만 3776건) 세월호를 잊어 갈 무렵이었다. 유가족은 여전히 서울 광화문광장과 여의도 국회에서 농성을 이어 갔지만, 국민은 일상으로 돌아간 지 오래였다. 9월 들어 세월호 관련 버즈양이 1만건을 넘긴 날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버즈양이 갑자기 3만건을 돌파했다. 9월 17일 밤 세월호 유가족은 ‘힘없는 대리기사를 폭행하며 갑질하는’ 사람이 돼 있었다. 뼈아팠다. 한창이던 여야 특별법 협상에 ‘악재’가 됐다. 가족대책위원회 임원 전원이 사퇴하고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했다. 폭행 사건에 연루된 유가족 5명에 대해 누구보다 분노했던 건 나머지 유가족들이었다. 그들은 사건 직후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크게 실수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손 놓지 말고 잡아 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비난 여론이 고조되면서 “세월호 참사의 본질을 흐려선 안 된다”는 목소리는 희미해졌다. 그들은 세월호 유가족이라는 이유로 ‘공인 아닌 공인’이 돼 있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6. 희망 불씨 꺼져… 체육관 메운 흐느낌 11월 11일 수중 수색 중단(2만 2561건) 6개월이 넘도록 실종자 수색 작업은 제자리걸음이었다. 10월 29일 단원고 황지현양이 극적으로 가족 품에 돌아왔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실종자 수색 중단 주장이 제기되던 터라 황양의 발견은 가족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하지만 11월 11일 정부는 수색 여건 악화와 잠수사 안전 위협 등의 이유로 수색 종료를 발표했다. 같은 날 실종자 가족들은 진도체육관에 모여 정부 결정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가족 얼굴에는 슬픔과 분노가 뒤엉켰다. 체육관을 메운 가족들의 흐느낌에 기자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날 인터넷에서도 ‘안타깝다’, ‘슬프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날 이후로도 가족들은 진도에 남았다. 돌아오지 못한 9명을 기다린 것이다. 그러나 기다렸다는 듯 정부의 철수는 민첩했다. 잠수 인력뿐 아니라 의료·구호 지원 인력까지 짐을 쌌다. 정부의 태도에 가족의 눈물은 마를 줄 몰랐고, 가슴에 맺힌 멍은 더욱 시퍼레졌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7. 진상규명 이전 유족 격분하게 한 돈 얘기 2015년 4월 1일 배·보상안 발표(3만 5578건) 결국 타이밍의 문제다. 같은 내용을 발표하더라도 시기에 따라 의혹이 일기도 하고 사그라지기도 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일 세월호 참사 피해자에 대한 배·보상 지급기준을 발표했다. 국민 성금 등 위로지원금 3억원을 포함해 숨진 단원고 학생 250명에게 1인당 평균 8억 2000만원이 지급된다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유족들이 그토록 요구하던 진상 규명과 선체 인양계획 확정 이전에 돈 얘기를 서둘러 꺼냈고, 배상금은 교통사고와 같은 ‘일반 사건’ 기준으로 책정했다. 유족들은 자신들이 돈만 밝히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며 격분했다. 배상금을 받으면 더이상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도 분노를 키웠다. 정부는 민사소송법을 들먹여 가며 배상금을 받았다는 건 재판상 화해가 성립되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는 ‘인재’(人災)였건만, 정부는 교통사고 합의를 재촉하는 보험사처럼 행동한 셈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독박(讀博) 육아일기](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독박 육아’라는 말은 친정이나 시댁 등 보조 양육자가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로, 육아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 썼다’는 뜻이지요. 아무런 도움 없이 나홀로 육아를 하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초보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더 넓게 읽게 됐다는 뜻에서 ‘독박(讀博) 육아’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몰라주는 육아맘들의 세계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는 2008년 8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2009년 2월부터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취재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온라인뉴스부에서 일하던 중 2013년 12월부터 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15개월을 보내고 3월 11일 복귀했습니다. 1년 전 그 시각, 백일을 갓 넘긴 아기를 안고 거실 쇼파에 앉아 있었다. 밤새 아기와 씨름하느라 잠을 못자 게슴츠레한 눈으로 멍하니 앉아 수유를 하고 있었다. 뉴스 속보 알림이 떴고, 바다에서 배가 침몰하고 있다는 게 어떤 상황인지 도무지 감도 못 잡았던 데다 구조 중이라 하니 ‘별 일 아니겠지’ 생각했다. 아기가 배를 다 채우고 잠이 든 시간이 오전 11시. 드디어 한숨 잘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반가워 아기를 안고 얼른 방에 들어가 누웠다. 그렇게 두 시간 동안이나 단잠을 잤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장면을 잊지 못하고 있다. 얼마나 달게 낮잠을 잤는지까지 생생하다. 밤새 쌓인 피로가 다 풀린 것처럼 가뿐했고 ‘이것이 백일의 기적이구나’ 하면서 기분이 좋았다. 그 잠깐의 기쁨이 이렇게 죄의식으로 남을 줄은 미처 몰랐다. 별 일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잔인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내 자식을 배불리 먹이면서 남의 아이들이 스러져 가는 모습을 가만히 앉아서 생중계로 지켜봤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트라우마로 남았다. 엄마가 되어서 맞닥뜨린 대형 참사는 슬픔의 단계를 뛰어 넘었다. 그것은 엄청난 공포로 다가왔다. 모두가 내 아이, 내 가족 같았다.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내 아이가 수학여행을 가는 길에 배가 가라앉아 바다에 빠졌다, 부모가 실시간으로 현장을 목격했다, 그런데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절망적이다. ●아기엄마가 본 세월호 참사…그것은 공포였다 설렘으로 가득찼을 여행길이 순식간에 지옥이 되고, 엄마를 찾으며 두려움에 떨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졌다. 시커먼 바다에 대고 이름을 불러 보는 것 외에는 달리 도리가 없던 부모들의 마음을 생각하니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부모들이 십시일반으로 배를 빌려 바다로 나가면서 아이들이 따뜻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앞다퉈 배에 담요를 던지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아이를 구하기 위해 내 힘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담긴 유일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마저도 이내 절망으로 바뀌었지만. 그런 부모들의 모습을 보며 몇날 며칠을 울었다. 울음은 곧 분노가 되었다. 사건이 수습되는 과정을 보는 것이 무척 고통스러웠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상 규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니 ‘수습’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무리일 수 있겠다. 갓 태어난 아기를 키우는 초보 엄마로서 지켜본 세월호 참사는 생후 106일 아기에게 앞으로 살아갈 이 세상이 얼마나 끔찍한지, 부조리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부패와 무능의 총 집합이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어느 하나 정상적인 것이 없었다. 또 초보 엄마인 나는 이 세상에서 아무도 내 자식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가르침을 얻었다. “내가 ‘빽’이라도 있었으면, 이 아이들이 힘 있는 집 자녀들이었다면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었겠느냐”던 부모들의 절규가 너무 아팠다. 그 말은 나에게도 해당되는 말이기도 했다. 나는 내 아이를 무슨 힘으로 지킬 수 있을까, 막막하기만 하다. 정말로 남의 일 같지 않았고 희생된 아이들을 비롯해 모두에게 미안했다. 꽃을 피워 보지도 못하고 져버리게 해서 미안했고, 또 한편으로는 내 아기에게 이런 세상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그래서 뭐라도 하고 싶었다. 비겁한 변명일 뿐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 너무 답답했다. 아기가 너무 어려서 안산에 있는 분향소에도 한참 뒤늦게 찾아갔고, 매일 신문과 뉴스를 보며 혼자 눈물을 훔치는 게 다였다. 주말에 광화문에 나가 멀찌감치서 유가족들을 향해 기도를 하고 돌아오고 거기서 받아온 노란 리본을 기저귀 가방이나 유모차 등에 달고, 친구가 선물한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는 문구가 적힌 문패를 현관에 붙여놓았다. 나도 슬픔과 분노를 함께 하고 있음을 표시하는 그 정도 뿐이었다. 일부 용기 있는 엄마들은 자발적으로 비용을 모아 동네 곳곳에 노란색 현수막을 달고 유가족들과 모임을 가지며 아픔을 공유하기도 했다. 아무튼 엄마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함께 감정을 나누는 것뿐이었다. 그게 너무 미안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것조차 허용이 안 되는 듯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참사가 일어난 것보다 더욱 공포스러웠다. 아이가 사고를 당해도 아무도 구해주지 못했는데 더 이상 슬퍼하지도 말라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 ’독박 육아’라는 콘셉트에 따라 지금까지 주로 육아의 어려움만 적어왔지만 사실 아기를 통해 얻는 것은 어떠한 고통과 어려움을 감수하고도 남는다. 아기는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나의 모든 것이 됐다. 눈빛 하나, 몸짓 하나에도 세상을 다 가진 것만큼 행복하고 신비롭다. 기침 한 번에도 가슴이 철렁, 눈물 한 방울에도 마음 졸이게 된다. 나를 쏙 빼닮은 한 생명이 아무런 조건 없이, 나만 바라보고 나에게만 의지하고 있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도 없이 벅찬 감정을 안겨준다. 아기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고, 나의 것을 버리고 포기해 가면서 엄마가 되는 것이었다. 그 어떤 것보다 사랑하고 소중한 존재다. 이제 겨우 1년 남짓이지만 이 아기가 없던 세상은 원래 없었던 것처럼 까맣게 잊혀졌다. 아기가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자식은 그냥 내 자체이고 전부다. 세월호에는 그렇게 17년을 애지중지 키운 아이들이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휴대전화를 꾹꾹 누르며 “엄마,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남겼던 아이들이었다. 누가 감히 그 부모들에게 “이제 그만하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사람들은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고 마음대로 정해버렸다. 반 년도 채 안 지나서부터다. 할 수 있는 게 그저 슬퍼하는 것밖에 없는데 그것도 하지 말라며, 자신의 전부를 황망하게 잃은 부모들에게 등을 돌렸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말을 도대체 무슨 자격과 권리로 할 수 있을까. 수족(手足)을 잃은 것보다 더한 고통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그만하라고 할 수 있냐는 말이다. 희생자 가족들 중 단 한 명도 아는 사람이 없는, 그냥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아기 엄마에 불과했던 나는 혼자 화내고 우는 것 외엔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늘 안타까웠고 미안했고 괴로웠다. 편안히 앉아서 두 눈으로 사건을 지켜본 목격자라는 사실이, 내 아기에게 젖을 먹이며 다른 아이들의 최후를 보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꽤 오랫동안 죄책감을 갖고 있다. 그런데 무언가를 할 수 있었고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선 지금까지 어떠한 죄의식도 느껴지지 않았다. 드러나는 잘못과 치부를 덮는 데에만 급급해 보였다. 자기들도 부모이면서, 가족이면서 생떼 같은 자식들을 어이 없게 잃어버린 부모들에게 그만하라고,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에게 이성을 차리라고 요구한다. 배 안에 있던 아이들을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했으면서, 그런 나라로부터 희생자 가족들이 받는 것을 ‘특혜’라고 했다. 지켜주지 못한 내 자식들이 어떻게 사고를 당했고 왜 구조되지 못했는지 알고 싶다는데 그 앞에서 주판알을 먼저 튀겼다. 가까스로 살아 남았지만 친구를 잃은 고통에 휩싸인 아이들을 위로하는 방법이 대학 특례 입학이었다. 심지어 세월호에 매몰돼 경제 성장이 더뎌지고 있다며 호도했다. 탐욕, 결국은 돈 때문에 이 사단이 났는데 해결책으로 돈부터 들이미는 천박함에 몇 번이나 가슴을 쳤다. 당장 내 아이가 없는 곳에서, 그리고 내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자랄 지 한치 앞도 안 보이는 곳에서 돈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 빨리 잊었고, 너무 빨리 물들었다. 언제부턴가는 인터넷에서는 세월호 관련 기사를 읽기가 겁이 날 정도가 됐다.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도리도 저버린 것 같은 댓글들은 나에게도 상처가 됐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비교적 더 울분을 느꼈던 엄마들 사이에서도 “돈이 많이 든다는데 인양을 꼭 해야하나요”라는 이야기를 접하면 힘이 쭉 빠졌다. 아직도 그 안에 9명이나 남아있는데.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가족이고 또 부모가 될 텐데, 세월호 가족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현상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가족을 잃은 슬픔이 어떻게 이념이나 성향으로 구분지어질 수 있으며, 사건을 막지 못하고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국가에서 정치가 아닌 정쟁(政爭)만 눈에 띄는지. 이런 세상에서 내 아이를 키워내야 한다는 것이 깜깜할 뿐이다. ●10명 중 6명 “국가 안전 의식 달라지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지난해는 유독 가슴 아픈 일이 많았다. 2014년 1월 1일생인 아기가 태어나 마주한 세상은 암담했다. 수시로 등장하는 어린이집 사고에 끔찍한 아동 학대 살인(칠곡·울산 계모 학대살인)이 벌어졌고, 학교에서는 가뜩이나 입시 스트레스에 왕따 문제도 심각한데 학교폭력(진주 학교폭력 사망) 사건도 심심치 않게 드러났다. 아이들에게 가장 즐거운 시간인 수학여행길에 일어난 끔찍한 대형 참사(세월호 사건), 그리고 겨우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사고까지(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 그 뿐인가.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 판교 지하철 환풍구 추락사고 등. 사고는 도처에서 일어났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들만 나열을 했는데도 아이가 자라는 단계마다 빠짐이 없다. 과연 내 아이가 적어도 성인이 될 때까지 단 한 건의 사고도 겪지 않고, 아무런 사건에도 엮이지 않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을까. 그것은 기적일 것 같다. 아이에게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건강하게 아무런 사고 없이, 온전히 자라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세월호 참사 1년. 국가의 안전의식이 변화했느냐는 설문조사에서 여전히 10명 중 6명은 아니라고 답했다.<서울신문 4월 6일자 4면 기사 보기 클릭> 뜬 눈으로 304명이나 희생되는 장면을 본 처참한 일을 겪고도 아직까지 그 원인조차 제대로 파헤치지 않는 여전히 불안한 세상.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위로는커녕 비난을 받는 너무나 비정한 곳에서 나는 아기를 키워야 한다. 아무도 내 가족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두려움을 안고. 하루하루 내 아이에게 운이 따르길, 기적이 함께하길 바라면서 말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 ‘죽음의 채팅이 시작됐다’ 영화 ‘언프렌디드’ 티저 예고편

    ‘죽음의 채팅이 시작됐다’ 영화 ‘언프렌디드’ 티저 예고편

    82분간의 실시간 화상채팅이라는 독특한 설정의 영화 ‘언프렌디드: 친구 삭제’(이하 언프렌디드)의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언프렌디드’는 ‘로라 반스’의 사망 1주기, 6명의 친구들이 접속한 채팅방에 그녀의 아이디가 입장하면서 겪게 되는 죽음의 공포를 파격적인 형식으로 구성한 리얼타임 호러물이다. 여고생 ‘로라 반스’는 익명으로 업로드 된 L양 동영상이 SNS를 통해 순식간에 확산되자 이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1년 후, 6명의 친구들이 접속한 화상 채팅방에 ‘로라 반스’의 아이디가 입장하고, 동영상을 업로드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으면 한 명씩 죽이겠다고 경고한다. 채팅방을 나가기만 해도 목숨이 위험한 상황, 6명의 친구들은 자신들의 비밀이 하나씩 폭로되는 가운데 극도의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은 여성의 절규 섞인 울음소리가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또 1년 전 사망한 ‘로라 반스’의 아이디가 화상 채팅방에 입장한 후 6명의 친구들을 죽음의 공포에 몰아넣는 장면과, 유튜브 페이지를 비롯해 SNS 메시지 창의 독특한 화면 구성은 극중 이야기 전개 방식에 대해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제18회 캐나다 몬트리올 판타지아 영화제(2014년)에서 ‘가장 혁신적 작품상’과 ‘심사위원 특별 언급상’을 거머쥔 영화 ‘언프렌디드’는 내달 7일 개봉될 예정이다. 사진·영상=UPI코리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씨줄날줄] 동대문디자인 건물과 치성/정기홍 논설위원

    개장 직후부터 혹평과 찬사가 엇갈렸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어느덧 1년을 맞았다. DDP는 ‘디자인 서울’을 내건 오세훈씨가 서울시장 재임 때 ‘건축물 없는 건축가’로 불리는 세계적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에게 설계를 맡긴 건물이다. 무려 5000억원을 투입했다. ‘비정형 건축물’답게 품평은 극단적이었다. 외형이 우주선과 같아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랜드마크가 될 미래형 건물이란 논란을 거듭해 왔다. 유동인구가 50만명에 이를 정도로 관심을 받고, 패션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니 다행스럽다. 논란이 궁금해 두 번을 찾았다. 세련된 바깥 모습은 인근의 투박한 건물들과 어울리지 않아 생뚱맞다. 건물의 안도 미로와 같아 많이 헷갈렸다. 곡면 알루미늄 4만 5000여장을 연결했다니 한두 번의 방문으로 그 속을 알 수 없지 싶다. 처음 방문할 땐 사전 연구와 가이드의 설명이 필요해 보였다. 다만 타원형 구조인 잠실종합운동장 옆에 지었다면 ‘따돌림 건물’ 논란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발길을 잡는 건 DDP가 아닌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다. DDP 공사 과정에서 일제가 성곽을 없애면서 묻혔던 유물과 유적들을 발견해 복원해 놓은 곳이다. 한양도성과 부속시설인 치성(雉城), 이간수문(二間水門), 오간수문(五間水門) 등이다. 지대가 낮아 적의 침입에 불리한 지형 여건을 반영해 성의 일부를 바깥으로 돌출시켰다는 치성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이른바 ‘꿩의 성’으로, 몸을 잘 숨기고 주변을 잘 보는 꿩의 습성을 원용했다. 동대문~광희문 간에 5개가 더 있을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고 한다. 석축인 이간·오간수문도 보기 드문 구조다. 남산 쪽에서 흘러온 물을 흥인지문~광희문 사이로 흐르게 한 뒤 도성 바깥의 청계천으로 물을 빼내기 위한 시설이다. 석축의 양쪽에 구멍을 내 목재를 두개와 다섯개를 걸친 차이고, 침입자의 방어용으로도 활용했다. 수문의 모양이 무지개와 같아 홍예문(虹霓門)으로 부른다. 개장 1년을 맞은 DDP가 향후 엄청난 생산 및 고용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거창한 논리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곳에는 역사가 있고 숨어 있던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의 스포츠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한복에 짚신발로 진흙탕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1960~70년대 고교야구의 전설적인 추억이 깃든 곳이다. 소개 글은 ‘응원의 함성으로 절규를 대신하던 시절 매 끼니가 공포이던 피난민의 절박함, 삼류 극장에 어슬렁거리던 사춘기의 위태로움, 홈런 한 방에 잠 못 들던 삶의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적고 있다. 인근 숭의·창신동 골목에서 생산된 옷가지들, 이를 평화시장 등으로 실어나르는 오토바이의 행렬, 이를 사려는 중국 관광객 유커들의 북적임은 가치 있는 관광 상품이다. 지금은 논란을 내려놓고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진 이야기 상품을 찾아 내놓아야 한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화정 차승원, 역대급 광해군 탄생… ‘강렬한 눈빛+서늘한 분위기’ 카리스마 폭발

    화정 차승원, 역대급 광해군 탄생… ‘강렬한 눈빛+서늘한 분위기’ 카리스마 폭발

    화정 차승원, 명품연기력… 표정보니 ‘강렬한 눈빛+서늘한 분위기’ 카리스마 폭발 ‘화정 차승원’ 배우 차승원이 출연하는 드라마 ‘화정’ 1차 티저 영상이 공개돼 화제다. 지난 23일 MBC 54주년 월화특별기획 ‘화정’ 제작진 측은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 방송이 끝난 직후, 화정 1차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다. 공개된 티저는 아슬아슬한 천길 낭떠러지를 시작으로 어둠이 집어삼킨 궁궐과 불타오르는 초가집, 빗줄기 속 절규 등을 담고 있어 보는 이들을 긴장케 한다. 이어 말을 타고 질주하는 광해(차승원 분)의 모습과, 가면을 쓴 검객들의 박진감 넘치는 혈투 등 눈을 뗄 수 없는 액션들이 펼쳐지며 강렬함을 선사한다. 특히 공개된 영상 속 차승원은 명품 연기력을 선보이며 서늘한 카리스마를 드러내고 있다. 해당 영상 속 광해는 선조(박영규 분)의 냉대와 멸시에 고통스러워 하며 흔들리는 세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어 “주제도 모르고 보위만 탐해?”라는 선조의 폭언에 무릎을 꿇고 절박하게 읍소하는 강렬한 모습으로 이목을 사로잡는다. 뿐만 아니라 휘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 처절하게 절규하며 억누를 수 없는 슬픔과 분노를 폭발, 신들린 연기력으로 드라마 ‘화정’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제작사 ‘김종학 프로덕션’은 “’화정’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인물열전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라며 “차승원은 물론이고, 모든 배우들의 현장 장악력에 스태프들이 놀랄 정도였다. 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17세기 조선의 정치판을 재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화정’은 혼돈의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들을 통해 인간이 가진 권력에 대한 욕망과 질투를 그린 대하사극으로, 고귀한 신분인 공주로 태어났으나 권력 투쟁 속에서 죽은 사람으로 위장한 채 살아간 정명공주의 삶을 다룬 드라마이다. 오는 4월 13일 첫 방송 예정이다. 사진=MBC 화정 예고편 캡처(화정 차승원)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기고] 부산 IDB 총회에 거는 기대/차문중 KDI 산업·서비스 경제연구부장

    [기고] 부산 IDB 총회에 거는 기대/차문중 KDI 산업·서비스 경제연구부장

    중남미 28개국의 공동 발전과 경제 통합을 위해 설립된 미주개발은행(IDB)이 미주투자공사(IIC)와 함께 오는 26일부터 나흘간 부산에서 연차총회를 연다. 우리나라는 3차에 걸친 협상 끝에 2005년 비로소 IDB에 가입했다. 우리는 왜 그 먼 곳의 개발은행에 가입하기 위해 범정부적 노력을 기울였을까. 적어도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IDB 발주 프로젝트와 조달 시장에는 회원국만 참여할 수 있다. 실제 IDB 가입 후 우리 기업들은 총 7억 6000만 달러에 이르는 IDB 차관사업과 기술협력 프로젝트 등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둘째, 우리 재화와 서비스의 중남미 시장 접근성이 강화될 수 있다. IDB 가입 이후 한·중남미 교역 규모는 2005년 220억 달러에서 2013년 547억 달러로 두 배 반 이상 증가했고, 2013년에만 약 18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직접투자 역시 5억 6000만 달러에서 32억 달러로 다섯 배 이상 증가하는 등 양 지역의 경제관계는 빠르게 돈독해졌다. 셋째, 공동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상호 이해를 증진할 수 있다. 역외 국가로서 중남미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중남미 국가들과의 신뢰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 IDB 연차총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것은 이러한 세 가지 편익을 더욱 강화시킬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무대에서 우리의 존재감과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가 IDB에 가입한 지 10년이 흐르는 동안 중남미 지역은 인구 6억명, 국내총생산(GDP) 6조 달러의 떠오르는 전략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원도 풍부하며 성장 잠재력도 높아 우리 경제와 매우 높은 보완성을 지닌다. 이렇게 좋은 시장을 다른 나라들이 뒷짐지고 바라보고만 있을 리 없다. 중국과 일본은 이미 대규모 금융지원, 투자약속 등을 통해 이 지역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이 경제대국들과 돈 자랑을 하며 겨룰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비책은 무엇일까. 바로 세계적 석학 루카스 교수가 ‘기적’이라고 명명했던, 그들에게는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경이롭고 환상적인 경제발전 경험이다. 지난 1월 필자가 IDB에서 우리 경제의 발전 과정에 대해 발표한 후 IDB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회의에 참석한 중남미 정부, 연구기관, 대학의 전문가들에게 절규하듯 소리쳤다. “우리가 더 잘살았었잖아. 그런데 지금 한국보다 잘사는 나라가 하나라도 있습니까. 도대체 지난 50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이번에 한국에 가서 그 비결을 배워야 한다고.” 우리는 자원도 없고 국내 시장도 협소했지만 기적 같은 경제발전을 이루어 냈다. 우리 경제가 성장의 마법을 잃어 가는 지금 이번에는 풍부한 자원, 시장, 그리고 잠재력을 지닌 중남미 경제가 기적같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것이다. 양 지역의 미래를 이끌 젊은이들의 유스포럼,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비즈니스 서밋과 더불어 경제발전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지식공유포럼이 이번 연차총회와 함께 열리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매우 미래지향적이고 시의적절하다. IDB 부산연차총회가 중남미에는 한국 붐을, 우리나라에는 중남미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직격 인터뷰] “절규하는 국민에게 답 못줬다… 野, 더 겸손하고 더 절박해져야”

    [직격 인터뷰] “절규하는 국민에게 답 못줬다… 野, 더 겸손하고 더 절박해져야”

    대구에 내려가 보고 싶었다. 대구 사람들이 그를 보는 눈빛, 그를 대하는 몸짓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아쉽게도 일정이 맞지 않았다.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지역분권추진단장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대구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것이다. 지난 2·8 전당대회 당시 꼭 출마해야 한다는 주변의 독촉도, 2017년 대통령 선거에 나갈 만하다는 섣부른 부추김도 그에게는 다 부질없는 소리들이었다. 내년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한 출판사가 김 단장에 대한 책을 펴냈다. 책 속에 ‘수성 좌파’라는 유권자의 말이 들어 있다. “가끔은 기적을 바랄 때도 있지만, 여기선 희망이 없어요.” 이것이 김 단장이 마주한 냉혹한 현실이다. 김 단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2일 오후 3시부터 서울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진행됐다. →지역분권추진단장을 맡았다. 핵심적인 의제는 무엇인가. -당에서 내팽개친거나 다름없는 약세지역의 절박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당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동부벨트는 사실상 전멸이다. 우리 당에 강원도 의원이 한 명도 없는 것 아닌가. (박근혜 정권의 인기가 떨어졌다고) 정치지형이 유리하게 바뀐 것도 아니다. 국민에게 실망을 줘도 여당 지지율은 40%가 나온다. 우리 당은 30%가 안 되고. 이 갭을 어떻게 메우나. 시·도당에서 재정권과 인사권 등 상당 부분의 자율성을 달라는 요구가 있는 것 같다. 시·도당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요구는 반영해야 한다. 거기서 일하는 분들은 다음 선거가 절박하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아무 희망도 없고, 승리의 전망도 보이지 않는 선거를 계속 치르라고 등 떠밀 수는 없다. 정책적, 물적, 인적 뒷받침을 해 줘야 한다. →2·8 전당대회는 친노(친노무현) 대 호남의 대결이었다고 대다수 언론이 평가했다. 동의하나. -문재인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48%의 지지를 얻은 후보였다. 굳이 친노만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박지원 의원도 단순히 호남만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김대중’이란 걸출한 지도자와 함께했던 상징성이 있다. 경쟁 과정에서 서로 상처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나고 보면 야권은 그런 경쟁이 정리가 되고 나면 그때부터 새로운 힘을 얻는 것 같다. →지난 경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나. -끝까지 중립을 유지했다. 출마 예상자에서 출마를 포기한 마당에 확실하게 어느 후보 편을 드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았다. →김 단장에게는 친노와 호남 가운데 어느 쪽이 중요한가. -둘을 다 합친 당의 지지율도 30%가 안 되는 것 아닌가. 우리 당은 두 축이 다 갖춰져야 한다. →문 대표가 여야 통틀어 대선 후보 선호도 1위다. 문 대표가 다음 대선 후보가 될 것으로 보나. -과거 관행으로 보면, 이전 대선에서 인상적인 득표를 한 것은 가장 강력한 후보의 조건이다. 그러나 2012년의 시대정신과 2017년의 시대적 요구는 다르다. 노무현에 대한 애틋함, 추억만 갖고는 국민이 계속 문 대표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이라는 지도자가 만들어 내는 내용과 그림, 그것에서 국민들의 감동이 있어야 한다. →두 분은 어떤 관계인가. 동지인가 라이벌인가. -하하하…. 그걸 지금 어떻게 알겠나. →17일에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동이 있다. 문 대표가 어떤 모습을 보여 주길 바라나. -전통적 지지자들은 여전히 야당 당수답게 대통령에게 낯을 붉히더라도 독한 모습을 보이기를 바란다. 문 대표와 야당의 긍정적 미래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유연한 모습을 보이기를 바랄 것이다. 대통령이 지금 힘들다. 이럴 때 국정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좋은 사인을 주고, 그 대신 복지와 증세처럼 국민의 삶이 부대끼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확실히 요구해야 한다고 본다. →국정의 파트너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친노 강경파가 동의할까. -친노 강경파만 의식하면 언제 대한민국 리더를 할 수 있나. 친노가 문재인의 가능성을 통해 자신들의 미래를 열어 보겠다는 생각이라면 그에게 재량권을 줘야 한다. 친노가 문 대표를 계파의 수장으로 묶어 두려는 것은 천박한 기득권이다. →현 시점에서 친노라는 그룹 또는 계파는 구체적으로 어떤 집단인가. -상당 부분은 관성이다.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경험이 주축인 것은 맞고, 그 한복판에 문 대표가 있었다. 친노라는 정치세력이 형성되고 발언권이 강화된 것은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나서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존경했고 사랑했지만 돌아가신 대통령에게서 미래의 비전을 만들 수는 없다. 문재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내놔야 한다. →친노는 왜 친문(친문재인)이 되지 않고 있나. -문 대표가 자신의 콘텐츠와 비전을 만들면 바뀔 것이다. 과거 친노의 중심인물 측이 문 대표 이후에 변화됐다고 느끼지 않나. →당 지지율이 30%를 넘었다가 다시 20%대로 떨어졌다. -당의 상징적인 인물들이 지금보다 더 겸손하고 더 절박해야 한다. 겸손하자는 것은 말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과도한) 언어로 상대방을 규정하는 데 익숙해졌다. 절박하자는 것은 국민의 삶 때문이다. 절규하는 국민들에게 야당으로서 답하는 게 없었다. 우리 당이 담뱃값 인상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이유가 있었나. 대신 부자 증세라도 얻어냈어야 하지 않았나.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에서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쉽게 오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 이래 야당은 무기력하고 무능한 모습을 보여 왔다. 왜 그런 건가. -과거의 투사형 정치인들은 대충 다 떠나시고, 그렇다고 해서 정책이 유능한 신진 정치인이 충원된 것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 눈에는 야당의 모습이 좀 어중간하다. 그 분들의 눈에 비치는 야당의 모습은 진정성 있게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관리하면서 뭐든 하다가 만다는 것이다. →4·29 재·보궐 선거가 곧 있지만, 내년에 총선이 있다. 2·8 전당대회 당시 대표 출마 요구도 많았기 때문에 당의 공천 방향에 대해 생각해 봤을 것 같다. -먼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계보에 줄 잘서서 공천받았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이렇게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면 개인적인 하자가 있거나 어느 정도 역할을 다한 분들 외에는 현재 우리가 가진 자원을 아껴야 한다. 야권의 딜레마다. 국민은 항상 새로운 인물을 요구하는데 인물 찾기가 쉽지 않다. →내년 총선에서 어떤 공천이 이뤄져야 할까. 예를 들어 비례대표 1, 2번을 누구에게 줘야 하나. -한계에 내몰린 계층의 대표를 확보해야 한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비정규직, 청년, 보육 관계자 등. →박지원 의원은 당에서 어떤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나. -우리 당은 급할 때 박 의원을 찾았다. 전통적 지지층이 결집해야 할 때 늘 그에게 요청했다. 지금 그런 요청이 필요없을 만큼 당이 튼튼한가. 당 대표는 안 됐지만 박 의원만 한 자원을 어디에서 구할 수 있나. 그분 마음이 쓸쓸하지 않도록, 자기 몫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만약 내년 총선에서 당선되면 대구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대구시장과 여야 의원들이 대구 전체의 성장 동력, 도약의 계기에 대한 합의를 했으면 한다. 여야의 문제가 아니다. 또 개별 지역구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내 선거구에서 무엇을 하겠다는 공약으로는 돌파가 안 된다. →유시민 전 의원은 대구에서 왜 실패했다고 보나. -그 당시(2008년)는 아직 노무현 정권에 대한 반감이 심할 때였다. 지역민들은 하루아침에 투표 성향을 바꾸지 않는다. 그분들과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부단한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인간으로서 기본 신뢰를 얻고 난 뒤에 정치적 메시지가 통한다. 나 스스로 당 대표 출마 요청을 받았을 때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집사람 등이 말하기를 자꾸 중앙정치에 기웃거리면 “대구의 일꾼이 되거나 친구가 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발판을 삼으려고 대구에 왔냐”고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내년에 어떤 메시지를 던져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됐다. 그의 도전과 김 단장의 도전은 어떤 차이가 있나. -차이는 따지지 말자. 그래도 대구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바뀐 것은 이 의원의 당선 덕분이다. 이 전 수석이 당선되니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도 많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적나라하고 교활하게 악용하는 것에 지쳐 있기도 하다. →새누리당에서는 정권의 안방을 절대 내줄 수 없다고 하는데. -어느 상가에서 김무성 대표를 만나 얘기했다. 대통령 되시려면 시원시원하게 야권에 양보하는 큰 정치 해야지, 모든 게임을 다 이기려고 하느냐고. 대한민국에 귀하지 않은 지역이 어디 있나. 정치를 잘해서 천하의 민심을 얻을 생각을 해야지, 뭘 선거구 하나하나를…. 정치를 잘하면 모든 곳이 안방이다. →한동안 야당 내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해 고민했다. 지금은 새정치연합이란 당의 중심세력이라고 자부하나. -그것보다는 이제 내 발언의 영역은 생겼다고 본다. 우리 당이 부족했던 정치의 여러 가지 태도, 부족한 부분에 대해 정확하게 목소리를 낼 것이다. 과거 진영논리로만 한국 정치를 끌고 온 사람들과 이제는 아주 치열하게 토론할 수 있는 밑천은 있다. 예컨대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연정이라는 방법을 통해 실천하고 있다. 만약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존 정치권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지 않겠나. 정리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JYJ 시아준수 ‘꽃(FLOWER)’ 티저에 팬들 기대감↑

    JYJ 시아준수 ‘꽃(FLOWER)’ 티저에 팬들 기대감↑

    그룹 JYJ의 시아준수가 신곡 ‘꽃’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7일 시아준수의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JYJ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아준수의 솔로 3집 앨범 ‘플라워(FLOWER)’의 타이틀곡인 ‘꽃’의 티저를 공개했다. 공개된 36초 분량의 티저 영상을 보면, 신전 중앙에 앉아있는 시아준수가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영상 속 사자상과 어린 소녀의 모습을 비롯 다양한 소품들은 화려한 영상미를 만들어내며 시선을 모은다. 아울러 마지막에 절규하듯 ‘내 손을 잡아줘’라고 외치는 시아준수의 목소리 또한 두 귀를 매료시키며 뮤직비디오 본편에 대한 기대를 모으게 한다. 한편, 솔로 3집 앨범 ‘플라워(FLOWER)’로 1년8개월 만에 컴백하는 시아준수는 타블로와 나얼, 도끼, 양동근, 정선아 등 화려한 앨범 라인업과 재킷 이미지를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시아준수의 ‘꽃’ 뮤직비디오 본편은 오는 3월 3일 공개 예정이다. 사진·영상=CJESJYJ<XIA 준수 - 꽃 (FLOWER)>/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노르웨이 뭉크미술관, 뭉크와 반 고흐 작품 동시 전시

    노르웨이 뭉크미술관, 뭉크와 반 고흐 작품 동시 전시

     노르웨이 오슬로의 뭉크 미술관은 5월 9일부터 뭉크와 반 고흐의 작품을 3개월 간 함께 전시한다. 두 거장의 작품이 한꺼번에 전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뭉크 미술관과 반 고흐 미술관이 함께 기획한 이번 특별 전시는 뭉크의 ‘절규’,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등 대표 작품을 포함, 100여 점이 넘는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유화는 70여 점, 드로잉은 30여 점 전시된다.  두 작가의 합동 전시회는 처음이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서로의 작품에 유사점이 많으며, 그들이 보여준 예술적 야망 역시 공통적이기 때문이다. 두 예술가는 그림과 드로잉에 자신들의 감정을 투영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또한 개인적이고 혁신적인 스타일과 고통 받은 삶에 대한 감정을 작품에 불어넣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시회는 오슬로 뭉크 미술관에서 5월 9일에 시작, 9월 6일까지 열린다. 9월 24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옮겨서 반 고흐 미술관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우리도 사람입니다” 탄자니아 알비노人의 절규

    “우리도 사람입니다” 탄자니아 알비노人의 절규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는 백색증이라 부르는 알비노 환자에 대한 인권 유린이 매우 심각하다. 이곳 사람들은 알비노의 신체 일부를 가지고 있으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고 여겨 강제로 빼앗거나 매매하는 사례가 많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6일자 보도에 따르면 탄자니아에서 알비노 환자의 팔이나 다리 하나는 3000~4000달러, 시신 전체는 7만5000달러에 매매된다. 갓난아기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알비노 환자라면 두려움과 공포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 팔 하나가 잘린 채 망연자실한 소녀의 얼굴과 열악한 환경의 보호소에 갇힌 아이의 모습에서는 희망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인간 이하’ 알비노 환자들의 끔찍한 기억 모두가 흑인인 나라에서 피부 색소가 거의 없는 백지장 같은 피부의 알비노는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는다. 이들은 길거리에서 무차별 공격을 받기도 하고, 심하면 죽임을 당하기도 한다. 지난 해 12월에는 4살 된 알비노 아이가 납치됐다. 현지 경찰은 현상금까지 내걸었지만 아직까지 아이를 찾지 못했고, 유괴당한 경험이 있는 알비노 환자들은 “아마도 끔찍한 일을 당했을 것”이라며 두려움에 떨었다. 알비노 환자인 마노낭게라는 남성은 10살 때 친구들과 하교하던 길에 남자 2명의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그들은 몸부림치는 마노낭게의 왼쪽 팔을 그 자리에서 자른 뒤 사라졌다. 마노낭게는 “나는 도살되는 염소처럼 길바닥에 누워있어야 했다”며 끔찍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올해 38세인 또 다른 알비노 여성은 남편에게 ‘일’을 당했다. 남편은 그녀가 자는 사이 다른 남성 4명과 함께 침실로 들어와 그녀의 팔을 잘랐다. 당시 여덟 살이었던 그녀의 딸은 자신의 아버지가 어머니의 팔을 잘라 가는 모습을 그대로 지켜봐야 했다. 이 모든 것이 알비노의 신체가 부를 가져다준다는 잘못된 미신 때문이다. ▲사회와 가족에게서 모두 버림받은 알비노 환자들 탄자니아의 알비노 환자들은 제대로 된 투표권조차 갖지 못한다.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하지만 오히려 미신을 부추기는 주술사들이 나서 정치 운동가의 뒤를 봐준다. 선거 기간이 되면 부와 명예에 욕심을 내는 정치인들이 알비노 환자들의 신체를 갖기 위해 찾아 나선다. 때문에 알비노 들은 외출도 자제한 채 두려움에 떨며 선거가 끝나길 기다려야 한다. 알비노 환자들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경찰에 보호구역을 요청했다. 높은 벽을 쌓고 非알비노의 공격을 막는 것인데, 이곳에 들어온 사람들은 수 년 간 가족을 볼 수 없다. 가족이나 친척들이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들은 누구의 보호나 사랑도 받지 못한 채 스스로 커야 한다. 결국 정부가 나섰다. 환자들을 위한 보육원을 세우고, 만연한 미신에 따른 알비노 환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주술사들을 제재하겠다고 밝힌 것. 하지만 알비노 환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2009년에도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었지만 눈에 띄는 효과는 없었다.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알비노를 향한 유린은 멈춰지지 않았다. ▲“국제사회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 탄자니아에서 알비노 환자에 대한 인권 유린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한 UN은 지난 해 “탄자니아 정부가 만든 알비노 환자 보육원은 끔찍한 환경”이라면서 “이곳에서는 성폭행 등 어린이 환자에 대한 학대가 지속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인권 및 보육원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알비노 환자를 돕기 위한 각국의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쉽게 화상을 입거나 피부암에 걸리기 쉬운 알비노 환자를 위해 자외선차단제 및 후원금을 보내는 행사가 치러진 바 있다.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고 현재는 탄자니아를 떠나 전 세계에서 알비노 환자에 대한 인권유린을 알리고 있는 한 알비노 남성은 “왜 나의 나라에서조차도 위협을 받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우리 삶에 대한 권리를 요구한다. 매우 기초적인 것이지만 이조차 거부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그렇게 살고 싶을 뿐이다”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루쉰 ‘아Q정전’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루쉰 ‘아Q정전’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루쉰(迅), ‘고향’ 중에서- 얼마 전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미생’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에서 인용됐던 말이다. 미생이란 ‘완전히 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완벽하게 안전하지 않은 돌’이라는 뜻의 바둑 용어다. 이를 좀 더 넓게 해석하면 이 세상 사람들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완전하게 살지는 못하는 존재들이라는 의미다. 드라마에서는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했던 말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세상의 모든 완생을 ‘희망’하는 모든 미생에게 남기는 말이었다. 여기에서 불완전한 존재인 우리에게 희망을 품게 한 루쉰, 그는 누구인가. 그는 누구나 한번쯤 접해 보았을 ‘아Q정전’의 저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어떤 시대를 살았으며 그는 작품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였을까? 중국의 작가 루쉰은 1881년 저장성 사오싱의 저우씨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명문가였던 그의 집안은 15세에 아버지의 사망으로 몰락의 길을 걷는다. 그는 신학문을 배우기 위해 난징으로 가서 광무철로학당을 졸업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의학공부에 매진하였으나, 강의시간에 동포가 처형되는 장면을 담은 시사 영화를 보고 국민의 육체적 질병을 고치는 일보다는 정신 개혁이 급선무라 여기고 문학으로 전향한다. 그러나 도쿄에서 잡지 ‘신생’을 발간하려는 계획이 실패하면서 좌절에 빠진다. 글쓰기를 권하는 친구에게 루쉰은 가령 쇠로 된 방이 있는데 사방이 막혀 죽을 판이라면 잠자는 그들을 깨워 죽음의 고통을 느끼게 할 필요가 있느냐고 중국의 현 상황을 우회하여 반문한다. 그때 친구는 단호하게 대답한다. 몇 사람이라도 깨어 있다면 쇠로 된 방을 부술 희망이 있다고. 이 말을 듣고 루쉰은 마음을 바꿔 중국의 미래를 위해 글을 쓰기로 결심한다. 1911년에 신해혁명이 일어났다. 청나라가 망하고 쑨원(孫文)을 총통으로 추대한 ‘중화민국’이 출범하였지만 국내에 지지 세력이 약했던 쑨원은 위안스카이(袁世凱)에게 총통의 자리를 넘겨주었다. 위안스카이는 황제가 되기 위해 외국 차관에 의지하고 일본의 굴종적인 21개조 요구를 받아들인다. 그가 병사한 뒤에는 각지에서 군벌이 할거하면서 무정부 상태가 되어 버린다. 이때 루쉰은 귀국하여 중화민국 임시정부의 교육부원으로 참가해 베이징에 이주하지만 신해혁명에 대한 실망과 어두운 현실을 보며 방황한다. 루쉰은 1918년에 최초의 소설 ‘광인일기’를 써서 중국의 유교적인 가족제도가 지니는 병폐와 예절이라는 굴레가 인간을 얼마나 구속하는지 광인(狂人)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이는 봉건왕조를 청산하려는 중국 젊은이에게 큰 자극을 주었고, 언문일치의 문학 혁명을 일으켜 중국 신문예를 탄생시켰다. 1921년에 발표한 중편소설 ‘아Q정전’에서 중화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스스로를 기만하는 정신승리법의 우매성과 약점을 냉철하게 풍자하였다. 이후 본격적으로 중국 사회의 의식개조를 목적으로 수많은 글을 발표한 루쉰은 1936년 폐결핵이 악화되어 56세로 사망했다. 유해는 상하이 만국공원에 묻혔다. 그가 중국의 위대한 문학가로 평가받는 이유는 민족의 고뇌를 몸소 체험하고 중국민족을 각성하고자 실천한 열망 때문이었다. 진정한 문학이란 정치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며 작품 속에 진실이 살아 숨 쉬어야 하는데, 이러한 진실이 인간을 바꾸고, 희망을 주므로 독자들에게 삶을 긍정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근대화 속에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중국민족을 문학을 통해 치료하고자 한 루쉰. 그의 작품 대부분은 봉건적 습속이 혼재된 반식민지 상태라는 어두운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변혁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에서 쓴 것이었다. 그의 이러한 의도가 ‘아Q정전’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아Q정전’은 신해혁명을 전후로 한 농촌을 배경으로 성명도 본적도 불확실한 날품팔이꾼 아Q의 이야기를 정전의 형식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웨이짱 마을 토곡사에 사는 아Q는 집도 없고 일거리도 없으며 탈모 흉터로 외모 콤플렉스가 심한 볼품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자존심이 매우 강하여 마을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다. 그는 항상 ‘정신승리법’으로 자신을 무장한다. 그는 동네 지주인 짜오 영감이나 가짜 양귀신에게는 비굴하게 몸을 조아리는 반면 자기보다 약한 비구니에게는 남에게서 받은 수모를 앙갚음한다. 어느 날 웨이짱 마을에도 혁명의 바람이 불어온다. 아Q는 평소 자신을 무시했던 사람들이 혁명당을 보고 허둥대자 투항하여 원한을 갚으려고 한다. 하지만 아Q는 혁명당원들이 짜오 영감의 집을 약탈하는 것을 본 뒤 짜오 영감의 집을 털었다는 누명을 쓴 채 어이없는 총살을 당한다. 루쉰은 아Q의 정신승리법이 서세동점의 위기 속에서 자신을 마취시키는 병리적 현상으로 중국인의 잘못된 민족성을 대표한다고 생각했다. 정신승리법이란 자신이 위험에 처했을 때 머릿속에 그 상황을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합리화하여 만족감을 얻는 것을 말한다. 자신을 감싸고 있는 위기와 불안, 실패를 알고 있으면서도 이겨 나가려 하지 않고 정신 속으로 달아나 그 속에서 위안을 얻은 다음 현실을 외면해 버리는 심리를 가리킨다. 이런 사람들은 마음속에 영웅주의와 패배주의를 동시에 가지고 있으므로 약한 사람들에게는 잔인하고 강한 사람에게는 아첨한다. 루쉰은 아Q가 가진 이러한 성향이 청나라 말기 유교사회의 병폐를 고스란히 안고 자아정체성을 상실한 중국인의 표본으로 보았던 것이다. 또한 아Q가 즉흥적으로 혁명당에 투항하기로 한 것이나, 혁명을 변발의 자유나 가슴에 단 은복숭아 정도로 생각하는 것을 통해 당시 중국민족이 신해혁명을 매우 피상적이고 형식적으로 이해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신해혁명을 사회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와 근본적인 변혁을 위한 의식적인 활동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이해관계나 개인적인 감정으로 부화뇌동하는 정도로 보았던 것이다. 혁명의 완성이란 거대한 목소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각 개체가 변화되는 것이라고 볼 때 그 한계는 극명해 보인다. 또한 아Q의 총살을 형편없는 사형수법으로 인식하는 군중의 한계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루쉰은 아Q정전을 통해 중국인들의 의식구조의 문제점과 신해혁명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자조적인 태도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이를 토대로 중국민족에게 희망의 출발은 근대 주체로서의 자기 발견, 비극적인 현재를 정확히 각성하여 자신의 의지와 힘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것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루쉰의 이러한 시각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 역시 구한말 억압적이고 굴종적인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반봉건, 반외세의 이중고를 겪었기 때문이다. 루쉰이 ‘아Q정전’을 통해 보여주려고 했던 중국인의 일그러진 자화상은 결국 중국의 현실을 직시하라는 외침이었고,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의 의지와 힘으로 일어서라는 절규였다. 우리나라 역시 수많은 근대화의 시행착오 속에서 바른 길을 찾아가려는 시도와 노력이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만의 자주적 근대화였고, 통합된 외침이어야 했으며, 변화에 적응해 나가는 개개인 주체 모두의 각성이어야 했다. 이런 점에서 작품 속 아Q는 우리에게 희망의 정체성을 제대로 알려주고 있다. 그것은 고통 속의 자각이다. ●‘읽어라 청춘’은 격주로 게재됩니다.
  • 파업 ‘하청 기사’ 아내의 절규… “배 속 아이와 1인 시위라도…”

    파업 ‘하청 기사’ 아내의 절규… “배 속 아이와 1인 시위라도…”

    “차라리 내가 나가서 1인 시위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14일 수화기 너머의 가녀린 목소리는 떨렸다. 임신 7개월째인 장모(32)씨의 남편 오모(35)씨는 IPTV(인터넷 프로토콜을 이용한 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의 협력업체 소속 인터넷·IPTV 설치·수리기사다. 오씨를 비롯한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1200여명은 지난해 11월부터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고용 불안 해소와 근로조건 개선 등을 외치며 파업하고 있다. 56일째 파업 중인 남편을 바라보는 장씨의 심정은 불안하기만 하다. 오씨는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에서 기습 농성을 하다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파업 중인 남편을 보면 하루하루 힘들어요. 스트레스는 말도 못하고요.” 얼마 전 장씨는 산부인과에서 조산 위험 경고까지 들었다. 하지만 장씨는 “최소한의 권리를 찾고자 한겨울 추운 길바닥에 앉을 수밖에 없던 남편이기에 말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씨는 평일 근무시간(오전 9시~오후 6시)을 넘겨 오후 9시까지 일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토요일 근무는 물론 일요일도 한 달에 2~3번은 일했다. 그렇게 해서 손에 쥐는 월급이 220만원. 하지만 차량 기름값과 통신비 등으로 80여만원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5월 경기 부천에 66㎡(20평)짜리 신혼집을 마련하면서 8000만원을 대출받아 한 달에 나가는 이자만 60만원이다. 남은 70만~80만원으로는 생계가 빠듯했다. 결국 오씨는 지난해 7월부터 평일 오후 8시~다음날 새벽 1시에 고깃집 불판 세척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불판 배달로 100만원쯤 벌지만 각종 공과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장씨는 “‘투잡’을 시작한 이후 수면 부족으로 혹시나 교통사고가 날까 봐 늘 걱정”이라며 “극성스러운 고객들은 새벽 4시에 인터넷망을 손봐 달라는 전화를 하곤 했다”고 울먹였다. 간접고용 형태인 터라 한 번도 마음을 놓은 적이 없었다. SK브로드밴드는 협력업체 90여곳을 대상으로 인터넷·IPTV 개통 실적과 고객 만족도 등을 기준으로 매달 1~5등급까지 매겼다. 한 해에 최하 5등급을 3회 이상 받은 협력업체는 계약이 해지됐다. 물론 고용 승계는 없었다. 장씨는 “운좋게 남편은 그런 일까지 겪진 않았지만 다른 업체 동료가 한순간에 직장을 잃는 모습을 보면서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장씨는 빨리 파업이 끝났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제발 간접고용과 비정규직 현실에 귀를 기울여 주세요….” 장씨는 애절한 목소리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예체능 정형돈, 테니스 시합중 카메라와 충돌

    예체능 정형돈, 테니스 시합중 카메라와 충돌

    13일 방송되는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에서는 ‘2014 대구 스마일링 전국 테니스 동호인 대회’의 두 번째 경기 모습이 전파를 탄다. 이 중 첫 번째 대결 팀이었던 ‘제주도’팀과의 경기에서 실수할 확률이 적은 로브샷을 활용해서 승리를 따냈던 정형돈이 경기도와의 경기에서는 유난히 긴장된 모습으로 등장해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정형돈은 긴장감을 이기지 못했는지 경기도중 코트에 고정돼 있던 카메라에 얼굴을 부딪히는 사고를 당하는가 하면 코트에 엎드려 절규, 급기야 코트에 주저앉아 오열하고 마는 굴욕의 3종 세트를 선보였다. 이같은 정형돈의 모습에 ‘앙숙 케미’ 성시경은 할말을 잃은 듯 너털웃음을 지었다는 후문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예체능 정형돈, 테니스 시합중 카메라와 충돌 ‘아찔’ 성시경 반응보니

    예체능 정형돈, 테니스 시합중 카메라와 충돌 ‘아찔’ 성시경 반응보니

    예체능 정형돈, 카메라에 얼굴강타 ‘충격’ 성시경 반응보니 ‘예체능 정형돈’ 개그맨 정형돈이 카메라에 머리를 강타 당해 네티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방송되는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에서는 ‘2014 대구 스마일링 전국 테니스 동호인 대회’의 두 번째 경기 모습이 전파를 탄다. 이 중 첫 번째 대결 팀이었던 ‘제주도’팀과의 경기에서 실수할 확률이 적은 로브샷을 활용해서 승리를 따냈던 정형돈이 경기도와의 경기에서는 유난히 긴장된 모습으로 등장해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정형돈은 긴장감을 이기지 못했는지 경기도중 코트에 고정돼 있던 카메라에 얼굴을 부딪히는 사고를 당하는가 하면 코트에 엎드려 절규, 급기야 코트에 주저앉아 오열하고 마는 굴욕의 3종 세트를 선보였다. 이같은 정형돈의 모습에 ‘앙숙 케미’ 성시경은 할말을 잃은 듯 너털웃음을 지었다는 후문이다. 제작진은 “전국 테니스 동호인 대결은 돌발 상황의 연속이었다”며 “정형돈은 한 경기에 부딪히고, 넘어지고, 무너지며 가장 많은 돌발 상황을 만들어 낸 선수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몸을 사리지 않은 혼신의 경기를 펼친 정형돈에게 박수를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예체능’ 팀이 경기도 팀을 물리치고 무사히 전국대회 4강전에 청신호를 밝힐 수 있을지 13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공개된다. 사진=KBS2 ‘우리동네 예체능’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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