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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면 쓴 여성혐오, 분노보다 공감 이끌어야

    가면 쓴 여성혐오, 분노보다 공감 이끌어야

    거리에 선 페미니즘/고등어 외 41인 지음/한국여성민우회 엮음/궁리/212쪽/1만 2000원 지난 5월 서울 강남역에서 한 남성이 자신과 아무 연관이 없는 여성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어 며칠 뒤 신촌의 거리 한복판에서 추모와 담론의 장이 펼쳐졌다. 발언자 40여명은 차례로 성폭력 경험, 가족 내 차별 이야기 등을 힘겹게 고백했다. 새 책 ‘거리에 선 페미니즘’은 당시 8시간 동안 이어졌던 여러 발언들을 담고 있다. 여성을 옥죄고 억압하는 것엔 동서와 고금이 따로 없다. 조선시대 경국대전은 들로 산으로 놀러다닌 부녀자들을 곤장 100대로 다스리라고 규정하고 있고, 2008년 나온 소설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보면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로 꼽히는 스웨덴에서조차 여성의 18%가 한 번 이상 남성의 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인류가 여러 가치들에서 큰 성과를 내고 발전도 거듭했지만, 성차별이나 여성혐오 등에 대해서는 창, 칼로 사냥하던 시대나 우주의 기운과 소통하는 현재나 별반 달라진 게 없는 듯하다. 그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사실 책은 내용으로만 보자면 새로울 게 없다. 워낙 언론 등에 많이 오르내렸던 사회문제들의 경험담이기 때문이다. 그 탓에 다소 답답한 느낌도 갖게 된다. 한 발표자의 말을 요약해 보자. 자신은 지금 신촌의 유흥가에 있다. 그것도 짧은 치마를 입고. 그렇다고 자신이 여기서 강간당할 책임이 있는 건 아니잖나라고 그는 외친다. 어디 하나 틀린 데가 없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는 당위론의 영역에 속한다. 발표자의 절규처럼 이 사회가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건 많은 이들이 안다. 중요한 건 원시의 패러다임을 깨야 한다는 거다. 그러자면 분노의 담론보다 방법론을 찾는 게 더 중요하지 싶다. 남성의 입장에서 여성 혐오, 페미니즘 등은 말하기 힘든 주제다. 보다 정확히는 말해서 득 볼 게 없다. 한 개그맨의 표현처럼 ‘정신 똑바로 차리고’ 말해도 어느 대목에선가 살짝 삐딱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기 십상이다. 그러니 옳은 말, 부합하는 말만 하게 된다. 그건 민낯이 아니다. 견고한 가면 위로 페미니즘의 창을 찌른다 한들 달라지는 건 많지 않다. 이럴 때 유효한 건 논리보다 공감이다. 책은 그래서 늘 절반의 인류를 향해 담론을 펼치고 외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피해자들, 약자들, 소수자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는데 기득권자들이, 사회 시스템이 알아서 바꾼 예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 폭력 중단을 위해서 작은 목소리나마 끊임없이 떠들고 소리 지르고 외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참석자의 말이 책이 나온 이유이자 가치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네 딸 키우는 아빠의 육아일기 “즐거워 죽겠어~”

    네 딸 키우는 아빠의 육아일기 “즐거워 죽겠어~”

    영국에 사는 사이먼 후퍼는 9살 첫째부터 6살 둘째, 그리고 10개월 된 쌍둥이 자매까지 무려 네 딸을 키우고 있는 ‘아빠’다. 여기 그의 아내까지 더하면 총 다섯 여인과 한 집에 살고 있는 것. ‘눈칫밥을 먹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그는 아내는 물론 네 딸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일상을 담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무려 25만 명을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그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그가 네 딸과 즐겁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첫째 딸이 “지루하다”면서 각종 이모티콘을 붙여 보낸 메시지에 그가 당황하는 모습인 것이다. 또한 둘째 딸이 첫째와 함께 자신을 괴롭히거나 싸움이 났을 때 중간에서 뜯어말리는 등 그의 일과는 쉴 틈이 없어 보인다. 물론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어린 쌍둥이 자매를 돌볼 때 그는 완전히 기진맥진한 모습이다. 즉 한시라도 딸들에게 눈을 뗄 수 없는 것이다. 어쩌면 “육아 따위 이제 싫다”라는 절규어린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같지만, 이상하게도 거기에는 위화감이 없다. 오히려 사진 속 그의 모습은 ‘육아가 너무 너무 즐거워’라는 듯한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진다. 사실 여기에는 ‘육아는 너무 힘들지만, 매우 즐겁고 보람 있는 중요한 일’이라는 그의 믿음이 담겨 있다고 한다. 그는 이 같은 훈훈한 사진을 통해 육아에 분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맞다’라는 공감을, 아직 아이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아이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 역시 후퍼를 매우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또한 딸들과 일상을 충분히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비록 침대 구석으로 밀려나더라도 딸들에게 이렇게나 사랑받고 있다면 아마 ‘내일도 힘내자!’와 같은 긍정적인 생각을 떠올리고 있을 것이다. 사진=ⓒ father_of_daughters / 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내일 김영삼 前대통령 1주기 추도식

    내일 김영삼 前대통령 1주기 추도식

    “닭의 모가지를…” 육성 재생도 김영삼(1927~2015)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오는 22일 김 전 대통령 고향 경남 거제와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각각 추도식이 열린다. 거제시는 김 전 대통령 기록전시관 앞 광장에서 22일 오전 10시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식’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전날인 21일 오전 11시 경남 거제의 김 전 대통령 생가에서는 별도의 추모식이 있고 모교인 부산 경남고에서는 흉상 제막식이 열릴 예정이다. 서거 1주기에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엄수되는 공식 추모식에는 유족과 각계 주요 인사 등 2000여명이 운집한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모두 자리한다. 상도동계 출신인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서청원 전 최고위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고문 등 대선 주자들도 참석한다. 청와대에서는 한광옥 비서실장 등이 추모식장을 찾는다. 추모위 관계자는 “추모식 영상에는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고야 만다’는 김 전 대통령의 절규가 육성으로 담길 것”이라면서 “민주주의의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현 정국에 깊은 울림이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부터 김 전 대통령 기록전시관에서는 추모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민주주의 꽃을 피우기 위해 한평생 노력한 거제 출신 김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서울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1분의 악몽…kt 조성민 652일 만에 개인 최고점

    1분의 악몽…kt 조성민 652일 만에 개인 최고점

    조성민(33·kt)이 오른발만 디디며 넘어질 듯 옆줄 밖으로 뛰어 나가 쓰러졌다. 1분여간 고통스러운 절규가 이어졌다. 조성민은 18일 부산 사직체육관으로 불러들인 전자랜드와의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첫 경기에서 늘 그렇듯 나이를 잊고 최선을 다해 뛰었다. 1쿼터 연속 4득점으로 팀의 포문을 연 그는 2분56초 만에 박찬희와 부딪쳐 오른 무릎을 문지르며 코트에서 물러났다. 2쿼터 3분44초를 남기고 돌아온 조성민은 3점슛 하나를 넣고, 3쿼터 6득점에 이어 4쿼터 3점슛 세 방 등 12득점으로 한때 18점 차 뒤지던 경기를 78-84로 좁히는 데 앞장섰다. 그런데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김지완의 수비를 피하려고 급히 방향을 전환하려던 조성민은 오른발이 미끄러지며 왼쪽 무릎 아래가 꺾였다. 25분35초를 뛰며 25득점 2어시스트 1스틸로 체력을 소진한 탓이었다. 그의 25득점은 지난해 2월 5일 모비스전 30득점 이후 652일 만의 최다 득점이었다. 시즌 초반 트레이드마크인 3점포가 터지지 않아 갑갑해했던 그는 2라운드 팀의 반등을 자신했는데 그 첫날 모처럼 네 방을 터뜨려 감각을 되찾던 시점이라 더욱 안타까움을 샀다. 그가 들것에 실려 나간 뒤 이재도가 3점슛을 터뜨리고 상대 강상재의 패스 미스를 틈타 김현민이 속공에 성공해 83-84로 따라붙었다. 상대 커스버트 빅터의 3점슛이 빗나간 뒤 kt는 이광재가 자유투 둘을 모두 넣어 85-84로 뒤집었다. 지난 13일 SK에 26점 차 뒤지다 역전승한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역전승을 거두는가 싶었다. 하지만 막판 제임스 켈리에게 3점 플레이를 헌납하고 이재도가 7초를 남기고 돌파를 시도하다 공을 놓쳐 kt가 85-87로 분패했다. 전자랜드는 단독 3위로 올라섰다. 한편 동부는 LG를 70-61로 따돌리고 3연승, 2위 오리온과의 승차를 반 경기로 줄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뭉크 ‘다리 위의 소녀들’ 뉴욕 경매서 638억원에 팔려

    뭉크 ‘다리 위의 소녀들’ 뉴욕 경매서 638억원에 팔려

    ‘절규’로 유명한 노르웨이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그림 ‘다리 위의 소녀들’(The girls on the bridge)이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5450만 달러(638억원)에 낙찰됐다. 뭉크가 1901년 그린 이 작품은 시골 마을의 다리 위에 색색깔의 옷을 입고 모여있는 소녀들의 뒷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경매 예상가는 5000만 달러였다. 이 그림은 지난 1996년엔 770만 달러(90억원), 2008년엔 3080만 달러(361억원)에 팔린 바 있다. 앞서 2012년 뭉크의 대표작인 ‘절규’는 당시 미술 경매 최고가인 1억 1099만 달러(1300억원)에 팔려 화제가 됐다. 이후 그 기록은 4차례 경신돼 현재는 지난해 5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팔린 파블로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이 1억 7936만 5000달러(2098억원)로 경매 최고가 타이틀을 보유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0. “내가 이러려고 연애했나” 남성들의 절규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0. “내가 이러려고 연애했나” 남성들의 절규

    # “마음에 열 하나 없는 것들이 삶에 풍요를 바래~” 뒤늦게 꽂힌 노래, ‘공중도덕’. 그 중에서도 도끼의 저 부분이, 들으면 들을수록 명문이라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원래 가사는 ‘열’이 아니라 ‘여유’였는데(도끼야, 미안), 열은 열대로 여유는 여유대로 ‘얘기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사람이 어떻게 마음에 열(또는 여유)하나 없고서 어떻게 삶에 풍요를 바라? (가사 속 ‘바래’의 맞춤법에 대해서는 따지지 않도록 하자. 문학도 그렇듯, 랩 송에도 ‘시적 허용’이란 게 있는 거다.) # 마음에 ‘열’과 ‘여유’가 없는 남자들, 특히 연애에 대해서는 더… 그러나 요즘 마음에 ‘열’과 ‘여유’가 없는 또래들을 많이 목도한다. 특히나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남자일수록 더. 특히나 30대 초중반의 직장 남성들 가운데 연애에 관한 마음씀에 있어서 ‘열’과 ‘여유’를 상실한 경우를 왕왕 본다. 그들에게 있어서 연애란 ‘소싯적에 다 해 봤던 것’들이며, 안 그래도 피곤한 게 많은 세상에 감정적으로 피곤한 일이다. 그나마 ‘열’이 좀 있는 축은 연애 말고도 하고 싶은 게 너무도 많다. 일도 열심히 해서 커리어도 쌓아야 하고, 주말이면 형들이랑 야구도 해야 하고, 야구가 끝나면 여친 눈치보지 않고 맥주도 한 잔 마셔야 한다. 연애가 끼어들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연애가 등골 휘어지는 아파트를 마련해야 할 전초 단계, 쯤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가장’이라는 책임의 굴레로 진입하는 일종의 하이패스. 이러한 경향에 대해 수지좌파(30)는 한 마디로 정리했다. “만약에 30대 초반의 남자가 연애에 가열차다? 그럼 둘 중 하나야. 원래 가열찬 인간이거나, 20대때 연애를 별로 안해봤거나.” 갖은 스트레스로 머리 숱이 줄어들고, 배는 사정없이 앞으로 나오는 그네들에게 연애는 또 하나의 탈모의 원인이자 복부 비만의 원인일 뿐인걸까.   # 반면에 그녀들은… 반면에 나는 ‘열’이 끓어넘치는 연애주의자이다. 연애에 관해서는 ‘여유’를 낼 여유도 있다. 오죽하면 연애에 관한 기사를 써서 밥벌이를 하고 살겠냔 말이다. 인생에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하는 ‘Happily ever after’ (결혼 유무는 차치하더라도) 이다. 신문사에 입사해 사회부 사건팀을 2년 남짓 견뎌서인지는 몰라도 기동력도 좋고, 하루에 한 시간 자는 생활을 몇 달 반복한 이후로는 체력도 동급 최강이다. 일을 그렇게 한 게 억울해서라도 연애도 대개는 그렇게 하고 싶다. 좀 절박하고 간절하게. 간만에 찾아온 연애에서 나는 나의 그러한 기질을 십분 발휘했다. 나라는 사람은 그의 생일날에는 그의 바쁜 사정에도 불구하고 그를 꼭 만나야 했다. 유난히 업무가 길었던 그 날, 급히 퇴근해 부랴부랴 선물을 싸 짊어지고 그를 만나러 갔다. 그러나 선물을 받아든 그의 얼굴에선 예상치 못했던 기색이 보였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는데…얘 생일 날에는 도대체 어떻게 해줘야 하지? 부담스러운데…’ 그냥 그 자체로 좋아하길 바랐던 내게, 그의 표정은 너무 가혹했다. 그래서 무릇 직장남들과는 연애 못하겠다고 하는 여자들이 측근들 중에 왕왕 있다. 도끼의 가사처럼 마음에 열도 없고, 여유도 없는 그들을 견디지 못하겠다는 것. 사랑에 관한 한없는 낭만파인 가을뮤트이성경(30·여)의 주변에는 온통 예술하는 남자들이거나 한량(?)들이다. 이씨가 말하는 예술하는남자의 매력은 평일에 시간이 비교적 자유롭고 생각이 틀에 갇혀 있지 않다. “그들은 돈을 잘 못 벌잖아?” 라는 우문에는 “내 남자는 내가 책임진다”라는 현답으로 대신했다. 살다보면좋은날도오겠지(29·여)도 기타치는 남자에 푹 심취해 있다. 자기 앞에서 낭만적으로 기타를 연주하던 남자를 잊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뭔가 창작을 하는 사람이란 거 자체가 좀 매력적이지. 건축하고 미술하고 음악하고 이런 사람들 있잖아. 뭘 만들어내는 남자는 멋진 거 같아.” # 피차 피곤한 일이지만... 1년 전 쯤인가, 온라인 상에서 회자되던 ‘30대 남자가 여자에게 매달리지 않는 이유’라는 글이 있었다. 글의 요지인즉슨 남자가 서른이 넘으면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이제 와서 어찌될지 모를 일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느니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이익이라는 실질적인 손익 계산을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누가 남자더러 여자한테 매달리라고 했단 말인가. 한쪽의 시혜에 기대는 연애는 오래 가지도 않을 뿐더러, 이제는 여자 쪽에서도 그런 부담스런 연애는 바라지 않는다. 어느 작가의 말처럼, 죽어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전혀 다른 개체가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그 모습이 아름다운 거다. 최근에 읽은 장강명의 에세이 ‘5년만에 신혼여행’에서는 이런 얘기가 나온다. 화분과 달팽이는 물론, 멕*카나 치킨 사은품으로 온 애완용 열대어도 3년 넘어 키우는 작가를 보고 아내 HJ는 그가 만약 아버지가 된다면 훌륭한 아버지가 될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건 사랑이 아냐, 그냥 성실한 거야.”라는 작가의 말에 HJ는 말했다. “그게 사랑이야.” 연애에는 그만큼 공력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지만, 그만한 공력을 들일 필요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백세 시대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늙어간다는 것, 그게 얼마나 낭만적인 일이란 말이냐. (상대는 때마다 바뀔지라도) 그런 의미에서 저랑 멕*카나 열대어도 소생시킬 분을 찾습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靑 1㎞앞 20만 촛불 “이게 나라인가”

    靑 1㎞앞 20만 촛불 “이게 나라인가”

    2016년 11월 5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의 밤을 하얗게 밝힌 촛불들의 외침은 하나였다. “이게 나라인가!” 주최 측이 20만명으로 추산했든, 경찰이 4만 5000명으로 추산했든 그건 중요치 않다. 개수가 몇이든 이 촛불은 ‘최순실’이 휘저은 대한민국의 참담한 현실 앞에서 신음하는 5000만 국민의 절규였다. 더는 이 나라 정치가 이런 몰골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다짐이었고, 더는 이런 정치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결기였다. 교복 입은 중학생이 나왔고,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여섯 살배기 아이가 촛불을 들었다. 쇠파이프도 없었고, 돌멩이도 없었고, 경찰의 차벽을 허물려는 과격한 몸싸움도 없었지만, 그래서 촛불은 비장하고 결연했다. 박근혜 정부 퇴진을 외치는 목소리는 단호했다. 청와대로부터 1㎞ 남짓 떨어진 거리였지만 이들의 묵직한 외침은 청와대의 높은 담벽을 타고 넘기에 충분했다. 중학생인 두 자녀, 아내와 함께한 이원형(49)씨는 “대통령이 사과는커녕 거짓 변명만 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우리 아이들을 비상식적인 나라에서 살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집회에 참여했다는 김모(78·여)씨는 “우리가 잘못 뽑은 대통령 때문에 어린 학생까지 이런 자리에 나오게 돼 미안하다”며 “대통령은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광화문과 종로 일대를 가득 메운 인파는 밤 9시 30분 문화제 종료와 함께 서서히 줄었지만 이튿날 새벽까지도 8000명의 시민들(경찰 추산 5000명)은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자유발언을 이어 갔다. 이날 부산과 대구, 포항, 광주, 제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렸고 10만여명이 몰렸다. 부산에선 3000여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몰려나와 박 대통령의 퇴진과 새누리당의 해체를 촉구했다. 대구에선 3000여명이 모여 “80%가 박 대통령을 지지한 대구시민의 반성과 참회”를 요구했다.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서울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옥중화, 종영까지 단 2회만 남았다… 명장면 BEST6로 돌아본 51부 대장정

    옥중화, 종영까지 단 2회만 남았다… 명장면 BEST6로 돌아본 51부 대장정

    약 7개월에 걸쳐 방송된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가 마지막 방송을 단 2회 앞두고 있다.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했던 ‘옥중화’의 주역 진세연-고수-김미숙-정준호-박주미-서하준 6인의 캐릭터별 명장면을 되짚어봤다. ▶ 진세연 : 사이다 옥녀의 정점! 41회 ‘살벌 사주풀이’ 41회, 옥녀(진세연 분)는 정난정(박주미 분)이 보낸 자격에 의해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되돌아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옥녀는 오히려 정난정에게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려 찾아가는 담력을 드러낸다. 정난정과 맞대면한 옥녀는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그에게 살벌한 사주풀이를 선물한다. 옥녀는 “하루 아침에 부와 권세를 모두 잃고 천수를 누릴 기회마저 잃게 될 것이다. 마님을 향한 세상의 분노가 두려워 종국엔 마님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될 것”이라고 정난정의 참담한 미래를 예언했고, 희대의 악녀 앞에서 주눅들기는커녕 화끈한 선전포고를 날리는 사이다 옥녀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환호했다. ▶ 고수 : 백성을 위한 외지부의 길! 44회 ‘절절 변론’ 44회, 태원(고수 분)은 양반을 살해하려 했다는 죄목으로 전옥서에 수감된 소년인 언놈(박준목 분)을 변호하기 위해 직접 송사에 나선다. 그는 송사 과정에서 언놈이 누명을 썼으며, 이 사건의 배경에 피의자 정만호(윤용현 분)의 추악한 전횡이 깔려있음을 폭로하며 활약한다. 그러나 정만호가 정난정의 사촌이라는 점 때문에 재판은 피의자 쪽으로 급격하게 기운다. 이에 태원은 “법은 어째서 정만호에게만 관대한 것입니까? 법과 나라는 어디 있다가 언놈이에게 장 50대를 칠 때만 제 역할을 다 하는 것입니까?”라며 절규했고, 이 같은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에 고스란히 박히며 강한 울림을 선사했다. ▶ 김미숙 : 절대악녀의 최후! 49회 ‘바짓가랑이 애원’ 49회, 문정왕후는 아들 명종(서하준 분)이 진심통(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틈을 타, 살생부를 만들어 대윤세력은 물론 옥녀와 태원까지 몰살시키려는 계략을 짜고 즉각 실행에 옮긴다. 그러나 의식을 회복한 명종이 “선위(왕이 살아서 다른 사람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것)를 하겠다”고 선언하자, 문정왕후는 급격히 무너져 내린다. 문정왕후는 바닥에 납작 엎드려 명종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주상 이 어미가 잘못했습니다. 부디 선위의 뜻을 거둬주세요. 어미가 주상을 보위에 올리기 위해 무슨 짓까지 했는지 아시지 않습니까? 어미의 평생을 이렇게 허망하게 만드실 수는 없습니다”라며 울며 애원한다. 절박한 어미의 심정과 탐욕에 휩싸인 절대권력자의 심정을 오가는 문정왕후의 처절한 오열은 그야말로 브라운관을 압도했다. ▶ 정준호 : 윤원형의 재해석! 11회 ‘핵꿀잼 감방 라이프’ 11회, 윤원형(정준호 분)은 문정왕후의 눈 밖에 나 전옥서에 수감되는 굴욕적인 상황에 놓인다. 그러나 윤원형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권세가의 모습을 내려놓고, 전옥서 생활에 완벽하게 적응하며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특히 윤원형이 감방 동료들의 사식을 얻어먹게 돼 기분이 좋아져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가, 이를 헛소리라고 여긴 감방 동료들에게 되려 발길질을 당하는 장면은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동시에 그간 여타 드라마에서 극악무도한 악인으로만 묘사됐던 윤원형 캐릭터의 색다른 해석에 시청자들은 환호했다. ▶ 박주미 : 소름 끼치는 악녀 눈빛! 29회 ‘옥녀 살해 협박’ 29회, 정난정은 옥녀와 지독한 악연을 이어갔다. 옥녀와 성지헌(최태준 분)의 사이를 의심한 정난정의 딸 신혜(김수연 분)가 옥녀를 납치한 것. 정난정은 자신의 집 창고에 감금된 옥녀의 모습에 “네 년과 나도 참 모진 악연이구나”라며 분노했다. 이어 그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눈빛으로 옥녀를 내려다보며 “사사건건 내 앞길을 막는 널 그냥 둘 수 없구나. 여기서 그만 끝내자”라며 강한 살의를 드러냈다. 이 장면에서 정난정의 독기가 극에 치달았고, 그의 살벌한 눈빛은 시청자들을 오금저리게 만들었다. ▶ 서하준 : 눈물과 절규의 콜라보! 33회 ‘만취 오열’ 33회, 명종은 술에 취해 문정왕후를 찾아가 자신이 선대왕 독살사건의 전말을 모두 알고 있음을 털어놓는다. 이어 명종은 눈물을 뚝뚝 떨구며 “소자가 언제 형님을 해하여 왕위에 오르게 해달라고 했습니까? 아니면 죄 없는 상궁나인들의 목숨까지 바쳐가며 보위를 지켜달라고 했습니까? 도대체 이 자리가 무엇이길래 그런 참담한 짓까지 저지르셨냔 말입니다”며 절규한다. 자신의 보위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 것에 대한 미안함과 슬픔, 그리고 모진 어미를 향한 원망 등 혼란스러운 감정이 뒤엉킨 명종의 안타까운 오열에 시청자들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지난 ‘옥중화’ 49회에서는 문정왕후-윤원형-정난정을 필두로 한 소윤세력이 대윤을 역모로 몰아 몰살시키려는 계략을 세우고, 이에 옥녀와 명종이 ‘선위’ 카드를 꺼내며 이들의 권력싸움이 극으로 치달았다. 이에 피 튀기는 이들의 전쟁이 누구의 승리로 돌아가게 될 지, ‘옥중화’의 결말에 궁금증이 모이고 있다. ‘옥중화’는 옥에서 태어난 천재 소녀 옥녀와 조선상단의 미스터리 인물 윤태원의 어드벤처 사극으로, 사극 거장 이병훈-최완규 콤비의 2016년 사극 결정판. 오늘(5일) 밤 10시에 MBC를 통해 50회가 방송된다. 사진=MBC ‘옥중화’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인종차별부터 알비노까지…色이 달라 힘든 삶

    [송혜민의 월드why] 인종차별부터 알비노까지…色이 달라 힘든 삶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특징을 개성(個性)이라고 일컬으며 찬사를 보내는 시대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동물인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나와 다른 것’에 부정적인 인식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결국 차별로 이어지는데, 특히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행해지는 고된 차별은 전 세계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계에서도 안타까운 사연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도 사람입니다” 탄자니아 알비노人의 절규 모두가 흑인인 나라에서 피부 색소가 거의 없는 백짓장 같은 피부의 알비노(선천성 색소결핍증)는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는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 받는 것도 모자라, 탄자니아에서는 알비노의 신체 일부를 가지고 있으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고 여겨 강제로 매매하거나 빼앗는 사례가 많다. 알비노 환자인 마노낭게라는 남성은 10살 때 친구들과 하교하던 길에 남자 2명의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그들은 몸부림치는 마노낭게의 왼쪽 팔을 그 자리에서 자른 뒤 사라졌다. 마노낭게는 “나는 도살되는 염소처럼 길바닥에 누워있어야 했다”며 끔찍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한 남성은 알비노증을 앓는 아내(39)가 자는 사이, 다른 남성 4명과 함께 침실로 들어가 그녀의 팔을 잘랐다. 당시 8살이었던 그녀의 딸은 자신의 아버지가 어머니의 팔을 잘라 가는 모습을 선 채로 지켜봐야 했다. 이 모든 것이 피부색이 다른 알비노의 신체가 부를 가져다준다는 잘못된 미신 때문이다. 알비노를 향한 차별은 인종차별과는 또 다른 아픔을 낳는다. 알비노 환자의 수가 백인들로부터 차별받는 유색인종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데다, 특히 아프리카와 같은 흑인 위주의 사회에서는 알비노가 더욱 극심한 편견과 차별, 악습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알비노부터 미신까지…피부·털색이 달라서 슬픈 동물들 피부색이 다른 알비노를 차별하는 행위는 비단 인간 집단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알비노 때문에 완전히 다른 외형을 가지고 살아가는 동물들이 있다. 사람들의 눈에 알비노 동물은 눈처럼 새하얀 털과 오묘한 빛깔의 눈동자를 가진 신비롭고 아름다운 생명체일 뿐이겠지만, 알비노증 환자와 마찬가지로 알비노 동물들의 삶 역시 순탄치는 못하다. 알비노는 어류부터 파충류, 포유류 등 종(種)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데,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유전적 결함으로 시각장애가 있다. 홍채에 색소가 없어서 선천적으로 시력이 약한데다 감광성(빛에 반응하는 성질)이 높아 강한 햇빛 아래에서는 활동에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도 무리와 다름 생김새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어미에게서 버림받거나 집단에서 따돌림 당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간신히 가족의 품 안에서 살게 된다 해도, 포식자의 눈에 띄기 쉽기 때문에 야생에서의 생존율이 매우 낮다. 인형과도 같은 아름다운 외모 뒤에는 피부색이나 털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겪어야 하는 차별과 아픔이 있다. 알비노와는 별개로 인종차별을 연상케 하는 ‘털색 차별’도 있다. 영국에서는 최근 검은색 털을 가진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에 비해 입양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이하 RSPCA)에 따르면 영국인들이 한사코 검은 고양이의 입양을 원치 않는 것은, 검은 고양이가 악마나 불운, 사악한 주술 등과 연관이 있다고 믿고 집에 들이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동물계의 ‘인종’차별과 다르지 않는데, 이러한 미신 때문에 새끼를 포함한 검은색 유기고양이들은 새로운 주인과 보금자리를 찾지 못해 보호센터에서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는 인종차별 동물계에 ‘털색 차별’이 있다면, 인간계에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인종차별이 있다. 인종차별의 심각성은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 최근에는 이 인종차별도 진화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자 ‘알파고’로 대변되는 인공지능(이하 AI)이 인종차별을 옹호하거나 페미니즘을 저주하는 발언을 한 것이 발단이었다. 논란의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차게 내놓은 AI 채팅봇 ‘테이’(Tay). 테이는 다른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뛰어난 학습능력을 자랑하는데, 일부 사용자들이 테이가 차별적인 발언을 하도록 ‘가르치자’ 이내 부적절한 차별 발언을 쏟아냈다. 예컨대 테이는 “너는 인종차별주의자인가?”라는 질문에 “네가 멕시코인이니까 그렇지”라고 답했고, “대량학살을 지지하는가?”라는 물음에도 “정말로 지지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논란이 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곧장 테이의 운영을 중단했다. 테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불과 16시간만의 결정이었다. ‘색이 다르다’는 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때로는 국가의 이미지부터 개인의 신념까지, 단 하나의 색으로 표현하거나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종을 구분짓는 피부색이나 질환으로 인한 알비노는 그 경우가 다르다. 누구도 질환의 유무와 피부색을 스스로 결정지을 수 없으며, ‘색이 다르다’는 것이 ‘차별받을 만하다’로 이어질 근거도 없다. ‘다른 것’을 ‘틀렸다’고 보는 관점의 색은 대체 무엇인지, 전 인류가 함께 고민해 볼 문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사피엔스의 미래(알랭 드 보통 등 지음, 전병근 옮김, 모던아카이브 펴냄) 알랭 드 보통, 맬컴 글래드웰, 스티븐 핑커, 매트 리들리 등 작가와 학자 네 명이 지난해 11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인류의 미래를 놓고 벌인 토론을 정리했다. 심리학자이자 언어학자인 스티븐 핑커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영국의 과학 저술가인 매트 리들리가 ‘찬성’ 팀을 이뤄 인류의 미래가 밝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알랭 드 보통과 미국의 기자 출신 작가인 맬컴 글래드웰이 반대편에 서서 미래에 관해 비관적 전망을 내놓는다. 당시 토론은 90분간 진행됐으며, 토론을 지켜본 청중은 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친 쪽을 선택해 투표했다. 결과는 73%의 지지를 얻은 찬성 팀의 승리였다. 208쪽. 1만 3500원. 배우는 삶 배우의 삶(배종옥 지음, 마음산책 펴냄) 30여 년간 꾸준히 대중과 함께 호흡해 온 연기자 배종옥이 배우로서 고민하고 성장해 온 여정의 기록.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나와 KBS 특채로 데뷔했지만 연기력 부족으로 시청자들의 지탄을 받았던 시절에 이어 영화 ‘걸어서 하늘까지’로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을 받고, 드라마 ‘거짓말’로 멜로 연기까지 섭렵하며 노희경 작가의 페르소나로 거듭난 과정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연극 무대에 도전하고, 고려대 언론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 등 배우로서 배우는 삶을 살아온 이야기와 더불어 여배우로서 아름다운 얼굴을 강요받는 고충, 당차고 똑똑해 보인다는 세간의 인식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232쪽. 1만 3000원. 갈증의 대가(캐런 파이퍼 지음, 유강은 옮김, 나눔의집 펴냄) 세계에 존재하는 물 가운데 마실 수 있는 물은 1%에 불과하며 그 물조차 오염과 지하수 고갈, 기후변화 등으로 줄어들고 있다. 그 틈을 파고들어 가는 것이 물 기업들이다. 2006년 뉴욕타임스는 ‘목마른 건 돈이 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글로벌 물 시장의 가치를 수천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저자는 7년간 6개 대륙 10여개 나라의 활동가, 환경론자, 기후변화 전문가 등과 수십 차례의 인터뷰를 통해 물 사유화가 낳은 세계의 참혹한 모습을 보여 준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분쟁의 이면엔 목마른 사람들의 절규가 있었음을 지적한다. 432쪽. 1만 5000원. 문화적 냉전:CIA와 지식인들(프랜시스 스토너 손더스 지음, 유광태·임채원 옮김, 그린비 펴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냉전 시기 서유럽에서 문화를 이용한 선전선동 활동이라는 비밀 첩보 프로그램을 수행하기 위해 만든 민간단체 세계문화자유회의의 실상을 다뤘다. 1950년부터 1967년까지 활동한 이 단체는 전 세계 35개국에 지부를 두고 미국적 가치를 전 세계에 전파하고자 했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미국의 정보공개법을 활용해 기밀문서를 열람하는 한편 민간 기관이 보유한 각종 문건을 조사하고 관계자들을 두루 인터뷰해 냉전 기간 공산주의 세력과의 문화적 성취 대결에 힘썼던 CIA와 세계문화자유회의의 음모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776쪽. 3만 7000원. 다행히 졸업(장강명 외 8인 지음, 김보영 엮음, 창비 펴냄) 깔깔 웃기도 했지만 털썩 절망하기도 했던, 그리하여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학창 시절을 젊은 작가 9인이 소설로 풀어냈다. 시기는 1990년부터 2015년까지다. 책을 기획한 김보영 편집자는 작가를 섭외하며 건넨 질문이 “당신의 학창 시절은 거지 같았습니까?”였다고 했다. 학교를 잘 다닌 사람보다 잘못 다닌 작가들을 귀히 모셨다는 얘기다. 장강명, 정세랑, 김아정, 우다영, 임태운, 이서영, 전혜진, 김보영, 김상현 등 재기 넘치는 작가들은 보통의 학생들이 경험했던 불안과 억압의 순간을 포착해 통렬한 쾌감을, 씁쓸한 웃음을 안긴다. 420쪽. 1만 3000원.
  • 소피 마르소 주연 ‘뷰티풀 레이디스’ 예고편

    소피 마르소 주연 ‘뷰티풀 레이디스’ 예고편

    소피 마르소 주연 ‘뷰티풀 레이디스’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뷰티풀 레이디스’는 세상이 만든 규칙을 버리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한 여자들의 통제 불가 범죄 드라마다. 주인공 ‘마틸드(소피 마르소 분)’는 폭력과 탄압, 비정상적 서열 관계가 난무하는 감옥 속에서 생존해야 한다. 동시에 남편의 비밀과 정체를 하나씩 밝힌다. 공개된 예고편은 “당신과 내가 다른 게 뭔지 알아?”라는 도발적인 카피와 함께 마틸드(소피 마르소)의 뒷모습으로 시작된다. 이어 등장하는 아니타(수잔 클레망)와 마르트(앤 르 니)의 냉소적인 눈빛은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처절하게 절규하며 철창에 갇힌 마틸드의 모습과 “이제 돌이킬 수 없어”란 대사는 비밀을 간직한 여자들의 드라마를 궁금케 한다. 이처럼 ‘뷰티풀 레이디스’는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여성 캐릭터로 프랑스 현지에서 “진화한 여성상”(epochtimes), “여성들의 사랑, 광기 그리고 생존본능”(nosmeilleursfilms) 등 다양한 호평을 받았다. 소피 마르소, 수잔 클레망, 앤 르 니 주연의 강렬한 티저 예고편을 공개한 ‘뷰티풀 레이디스’는 오는 11월 10일 개봉 예정이다. 98분. 사진 영상=디스테이션, 네이버 tv캐스트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카드뉴스] “제 밥을 가져가시는 건가요?”- 배고픈 다람쥐의 절규

    [카드뉴스] “제 밥을 가져가시는 건가요?”- 배고픈 다람쥐의 절규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 계절 ‘가을’입니다. 가을철 산에는 각종 약초나 열매 등 임산물들이 무르익는데요. 하지만 이를 노리는 ‘털이꾼’ 때문에 가을산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무심코라도 떨어진 도토리 등을 챙겨서는 안 되는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기획·제작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신현우씨, 우리 애 얼굴 좀 봐요” 살균제 피해 아이 엄마의 절규

    산소 튜브 꽂고 휠체어 탄 성준군 증인석서 힘들게 이름 석자 말해 존 리 前대표 등 피고 고개 떨궈 “신현우씨, 우리 성준이 얼굴 좀 보세요. 당신들 때문에 어떻게 됐는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모를 이 아이 좀 보세요.” 신현우(68) 전 대표와 존 리(48) 전 대표 등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 관계자 10명의 공판이 열린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 법정. 증인으로 참석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임성준(13)군의 어머니의 절규에 신 전 대표 등 피고인들은 일제히 고개를 떨궜다. 임군은 ‘옥시 책임자들에게 아들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는 어머니의 요청에 따라 증인석에 나서게 됐다. 지난 수년간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를 알리기 위해 온갖 기자회견장은 물론 국회 청문회장까지 마다하지 않고 나갔던 임군이었다. 휠체어에 탄 임군은 녹색 산소통과 연결된 호흡기 튜브를 코에 꽂은 채 증인석에 앉았다. 재판장이 이름을 묻자 갈라진 목소리로 숨을 고르며 한 글자씩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이후의 증언은 어머니가 대신해야 했다. 2003년 1월에 태어난 임군은 생후 14개월쯤 급성호흡심부전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심장이 멈춰 심폐소생술까지 거친 뒤에 11개월 만에 겨우 깨어났다. 임군 어머니는 “병원에서 뇌가 많이 손상됐다고 했지만 깨어난 성준이가 나를 보고 웃고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정상적인 생활은 불가능했다. 임군은 퇴원 뒤에도 한동안 위에 연결된 관을 통해 음식물을 섭취해야 했다. 지난해까지 1~2년을 제외하면 면역력과 심폐기능이 약해 학교에도 가지 못했다. 임군 어머니는 “책임자들을 용서하고 싶지만 벌은 받아야 한다”며 피고인들을 엄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생후 두 돌도 안 된 딸을 잃은 최승운 가습기살균제피해자유가족연대 대표도 증인석에 앉았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선임연구원 출신인 최씨는 “(과학자로서) ‘천연 재료로 만들어 아이에게도 안심’ 등 문구를 믿었기 때문에 구매했다”며 “정확하고 엄중한 판결을 내려 사회에 경종을 울려 달라”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지금, 이 영화] ‘그물’

    [지금, 이 영화] ‘그물’

    남북한은 예외적인 나라다. 세계사의 관점에서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가령 역사서는 1950년대를 냉전기로 기술한다. 그렇지만 한반도는 한국전쟁-열전을 치렀다. 또한 역사서는 1990년대 이후를 탈냉전기로 서술한다. 하지만 한반도에서 냉전이라는 구시대 명사는 현재진행형 동사로 쓰이고 있다. 이처럼 예외적인 상황에 처해 있는 남북한은 항시 비상 상태다. 우리나라는 좋은 나라인데 무슨 허튼소리냐고 누군가 반문한다면, 1960년 10월 김수영이 쓴 시 ‘김일성 만세’를 보여 주고 싶다. 김일성 찬양이 아니라, 한국의 (언론) 자유를 문제 삼는 작품이다. 그는 이 시를 ‘잠꼬대’라는 제목으로 바꿔 발표하려 했으나, 결국 어느 지면에도 싣지 못했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났다. 그러나 지금도 “김일성 만세”라는 구절이 들어간 이 시를 불온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런 위화감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오늘날 남한이 비상 상태임을 증명하는 단적인 사례다. “이승만 만세”를 절대 용인할 수 없는 것은 북한도 마찬가지다. 대립적 이념을 내세우지만 실상 남북한은 적대하며 공생하는 관계다.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통치술은 같다. 두 나라는 자국민을 ‘포함하는 동시에 배제하는 방식’으로 폭력적 체제를 유지한다. 이런 국가의 국민으로 살아가며 사람들은 고통받는다. 이것은 김기덕 감독의 스물두 번째 영화 ‘그물’이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북한 어부 남철우(류승범)는 배의 엔진이 고장 나 남한으로 떠내려 온다. 그는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다. 하나 남철우의 진술과 상관없이, 남한의 국가정보원 조사관들(김영민 등)은 그를 간첩으로 몰아 다그친다. 남철우는 가까스로 집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이번에는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조사관들이 그를 닦달한다. ‘비상 상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는 삶이다. 억압받는 자들의 전통이 그 사실을 알려준다.’ 문예비평가 발터 베냐민의 말이다. 여기에 비춰 보면 남철우가 겪은 수난은 그만의 아픔이라고 할 수 없다. 당장 수사기관에 끌려가 문초당하지 않는다고 해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비상 상태에서는 모든 사람이 잠재적 범죄자이기 때문이다. 남북한 양쪽에서 남철우는 죄인 취급을 받는다. 소설 ‘광장’(1960)의 주인공 이명준이 맞닥뜨린 현실은 아직 그대로다. 예나 이제나 남북한 다 출구 없이 닫힌 사회라는 뜻이다. 남철우는 총 든 권력을 쏘아보며 참을 만큼 참았다고 절규한다. 정말 오랫동안 우리는 꾹 참아 왔다. 더는 인내심을 가져서는 안 될 것 같다. 국가가 가만히 있으라고 해도, 국민이 가만히 있지 말아야 한다. 온 힘을 다해 발버둥질해야 비상 상태의 그물이 찢긴다. 6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시크릿 탈퇴’ 한선화, 연기력 어땠나 봤더니? ‘대부분 호평’

    ‘시크릿 탈퇴’ 한선화, 연기력 어땠나 봤더니? ‘대부분 호평’

    한선화가 걸그룹 ‘시크릿’을 탈퇴하는 동시에 연기자의 행보를 걷겠다고 선언했다. 시크릿 멤버였던 리더 전효성은 “그동안 동고동락했던 한선화의 연기자 활동을 응원하겠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도 남겼다. 이에 한선화의 연기력과 그간 출연했던 작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 SBS ‘신의 선물 - 14일’ 극 중 한선화는 사기전문가 ‘제니’ 역을 맡았다. 마음만 먹으면 세상 그 누구라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캐릭터였다. 일종의 ‘꽃뱀’ 역할이었던 것. 섹시함은 물론, 능청스러운 역할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당시 가수 이미지가 더 컸던 한선화가 연기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대표작이다. 극 중 자신이 돕고자 했던 사람들을 위해 뺨을 때리며 정신이상자인 척 연기했던 장면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의외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2. tvN ‘연애 말고 결혼’ ‘연애 말고 결혼’에서 한선화는 공기태(연우진 분)의 전 약혼녀 ‘강세아’ 역을 맡았다. 병원장 딸인 데다 성형외과 전문의인 만큼 가질 것은 다 가졌지만 자신이 원하는 남자만은 갖지 못한 캐릭터였다. 다른 남자들에게는 도도함의 극치를 보여주면서도 공기태 밖에 모르는 나름 순정파였다. 당시 연우진과 한그루 커플이 큰 사랑을 받으면서 훼방꾼 역할인 한선화에게 비난 아닌 비난의 화살이 쏠리기도 했다. 공기태를 갖지 못한 강세아가 공기태에게 정자 기증까지 요구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만큼 연기에 대해서는 큰 비난이 없었다. #3. MBC ‘장미빛 연인들’ 이장우와 함께 출연한 ‘장미빛 연인들’에서는 ‘백장미’ 역을 맡았다. ‘연애 말고 결혼’ 종영 이후 두 달 만에 지상파 첫 주연 자리를 꿰찼다. 귀하게 자란 부잣집 막내딸에서 예기치 못한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엄마와 아내가 되는 과정을 담담하고도 애틋하게 표현했다. 특히 매회 화장기 없는 창백한 얼굴로 등장해 슬픔, 분노, 절규 등 다양한 감정을 표정으로 잘 드러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시론] 발달장애인도 잘사는 사회를 만들자/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서울시립대 교수

    [시론] 발달장애인도 잘사는 사회를 만들자/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서울시립대 교수

    팍팍한 발달장애인들과 그들 가족의 삶에 대해 가을의 문턱에서 한번 심각하게 성찰해 볼 때가 됐다. 지난 6일 부산에선 방과후 맡길 데가 없는 발달장애인 아들을 아버지가 자신의 화물트럭에 태우고 일하러 다니다가 추돌 사고로 함께 사망하는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 또 서울에서는 지난 4일 한 발달장애 어린이가 실종됐다가 올림픽공원 안 호수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공원 내 키즈카페에서 놀다가 밖으로 나가 실종된 뒤 하루 만에 변을 당한 것이다. 한동안 우리 사회는 지체장애인들이 지하철역사에서 추락사를 당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어 사회를 향해 온몸으로 절규하는 상황을 겪었다. 지금도 그 절규는 멈추지 않고 있는 셈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물리적으로 거대한 옹벽 속에 장애인들을 가둬 놓고 있으며, 특히 발달장애인들에게는 눈과 귀를 모두 닫아 놓고 있는 듯하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제1호 법률로 발달장애인 권리 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발의, 제정된 이후 올해 전국에 발달장애인지원센터 17곳이 설치돼 개인별 지원 계획 수립 및 공공후견인 지원제도 등 발달장애인 지원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기대되던 찰나에 이런 비극들이 일어났다.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사회적 지원 체계를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 지난 6월 호주에서 만난 어느 발달장애인 부모가 생각난다.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아들이 받게 될 1년 동안의 모든 사회적 서비스를 전문가와 함께 계획하고 이동서비스, 돌봄서비스, 문화체육활동, 여행 및 레저활동 등에 원화 기준 약 1억 5000여만원을 국가로부터 배정받아 부모가 주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환하게 웃던 그들의 얼굴이 희생된 우리 발달장애 아이들과 그 가족들의 슬픔에 오버랩되면서 심경이 복잡해졌다. 중증발달장애인의 경우에는 1년에 약 5억원까지 지원 서비스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필자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투입되는 거대한 ‘예산 폭탄’보다 이런 예산 집행을 결정한 다른 나라의 사회적인 성숙성이 못내 부럽기만 하다. 사회가 우리의 이웃인 장애인들을 배려해 의료보험료 및 세금을 올리는 데 동의하고, 이를 공약으로 내세운 정당을 선택해 주며, 이를 나라의 자존심으로 여긴다는 그 장애인 부모의 말이 지금도 뇌리에 생생하다. 장애인과 함께하는 사회를 바로 떠올릴 수 있다. 우리나라 발달장애인은 약 20만명으로 전체 등록 장애인의 8%를 웃돌고 있다. 발달장애 유형은 자동화 및 과학의 힘으로 치유하거나 지원하기가 여타 장애 유형보다 쉽지 않다.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 역시 이루 말할 수 없다. 인력 서비스 및 지원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는 법적으로 발달장애인들의 권리 보장 및 지원에 대해 윤곽은 갖췄지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서비스 형태나 총량에 대해선 아직 정해 놓지 못하고 있다. 점차적으로 또렷한 모습이 나오겠지만 이를 앞당기기 위해 우리 사회가 보다 능동적으로 움직일 때다. 장기적인 비전도 중요하지만 우선 가능한 일부터 해 보자. 장애 유형과 관계없이 등급에 맞춰 배정되는 활동보조 시간을 장애 유형, 특성 및 개인 상황에 맞춰 대폭 조정해야 된다. 그리고 주간 보호에 한해 지원하고 있는 서비스를 야간까지 확대해 가족들이 휴식할 수 있는 여력을 주어야 한다. 또한 가정 내 서비스와 가정 외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는 지방정부 및 교육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한편으로 장애 당사자와 그 가족들이 서비스를 선택하고 구매할 수 있는 체계를 좀더 구체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앞서 예시한 호주를 비롯해 영국, 독일 등 장애인 지원 선진국들에선 이미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발달장애인들의 특성을 국민들이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는 인식의 틀을 강화하는 것이다. 발달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춰 사회가 다가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노력은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보여 주는 동시에 잠재력을 축적하는 지름길이다. 장애인을 제대로 돌볼 수 없는 환경에서 발생한 앞에 언급한 비극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 ‘복면가왕’ 문학소녀, 알고보니 호란 “비웃음 살까 두려웠다” 충격

    ‘복면가왕’ 문학소녀, 알고보니 호란 “비웃음 살까 두려웠다” 충격

    ‘복면가왕’ 문학소녀의 정체는 클래지콰이 호란으로 밝혀졌다. 11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 2라운드 첫 번째 무대는 ‘읽어서 남 주나 문학소녀’와 ‘오늘 밤엔 어둠이 무서워요 석봉이’의 대결이 펼쳐졌다. 1라운드에서 엉뚱한 매력과 통통 튀는 목소리를 선사한 ‘문학소녀’는 정미조의 ‘개여울’을 선곡해 전과 완전히 다른 성숙하고 깊은 목소리를 들려줬다. ‘문학소녀’는 온몸으로 가사를 전달하며 마치 절규하듯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청중들의 마음을 울렸다. ‘석봉이’는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선곡해 조용하고 차분하게 청중을 귀 기울이게 만들었다. ‘석봉이’는 가을 남자의 쓸쓸한 감성 잘 전달했다. 유영석은 “‘문학소녀’를 너무 과소평가했다. 사죄드린다‘며 극찬했다. 김구라는 ”’석봉이‘는 굉장히 청량한 느낌이다. ’문학소녀‘는 H같다’고 추측했다. 김현철은 ‘문학소녀’에 “진미령 씨 같다”고 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개인기 시간 ‘석봉이’는 비장한 음악 소리에 맞춰 마치 무술을 연상시키는 댄스를 선보였다. ‘문학소녀’는 꽃봉오리 예술단의 성대모사를 하며 엉뚱하고 깜찍한 동요를 불러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판정 결과 ‘석봉이’가 59대 40으로 승리했다. 가면을 벗은 ‘문학소녀’의 정체는 혼성 듀오 클래지콰이의 호란으로 밝혀졌다. 호란은 “카메라 앞에만 서면 움츠러들었다. 오늘 제 행동을 보시고 깔깔대면서 재밌어하시는 모습을 데뷔 후 처음 봤다”며 기뻐했다. 호란은 “여기 오기 전까진 출연하기 두렵다는 생각이 많았다. 하지만 하길 잘했다”며 “저는 은연중에 ‘사람들은 사실 날 그렇게 좋아하지 않을거야’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사람들의 비웃음을 살까봐 너무 두려웠다”며 그동안의 속내를 털어놨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새벽 산골 덮친 7년 전 伊 지진 악몽… “마을 절반이 사라졌다”

    새벽 산골 덮친 7년 전 伊 지진 악몽… “마을 절반이 사라졌다”

    이탈리아 중부에서 24일(현지시간) 규모 6.2의 강진이 일어나 최소 66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실종됐다. 지진이 새벽 시간대에 발생하는 바람에 상당수 주민들이 대피하지 못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36분쯤 중부 움브리아주(州) 페루자 남서쪽 76㎞ 떨어진 노르차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지표면 10㎞ 깊이에서 발생했다. 진원과 110㎞ 거리의 로마에서도 20여초간 건물이 흔들려 많은 사람들이 잠을 깨 밖으로 나왔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첫 지진 뒤 1시간쯤 지나 같은 지역에서 규모 5.5 여진이 이어졌고, 라치오주 아마트리체에서도 규모 4.6, 4.3 지진이 발생하는 등 규모 3.0 이상 여진이 55차례 나타났다. 건물 잔해에 깔린 피해자 수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어 사상자는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피해가 가장 큰 라치오주 리에티현 아마트리체와 아쿠몰리 지역의 하늘은 먼지로 뒤덮였고 누출된 가스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건물 잔해 밑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절규가 들리고 있지만 장비가 부족해 구조 작업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세르지오 피로지 아마트리체 시장은 관영 라디오인 RAI에 “마을의 절반이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마을로 진입하는 도로와 다리가 끊겨 마을이 고립됐다”고 덧붙였다. 지진 피해는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라치오·마르케 등 3개 주가 경계선을 맞댄 산악 마을에 집중됐다. 진앙인 노르차 남동쪽에 위치한 산악 마을 아마트리체와 아쿠몰리 지역 주민들은 지진이 발생하자 거리로 뛰쳐나와 피신했지만 여진이 계속돼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이번 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10㎞로 지표면과 가까운 편이어서 피해가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노르차 등은 중세 역사문화 유적이 남은 고도(古都)여서 문화 유적에도 피해가 우려된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수색과 복구 작업을 위한 중장비가 피해 지역으로 가고 있다”며 신속한 대응을 약속했다. 유라시아판과 아프리카판이 맞물리는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지진이 가장 잦은 지역이다. 나폴리 인근 베수비오 화산과 시칠리아 섬 에트나 화산이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2009년 4월에도 이번 지진 발생 지역과 가까운 라퀼라에서 규모 6.3 지진이 발생해 3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000명 이상이 다쳤다. 라퀼라는 이날 발생한 진원에서 남쪽으로 90㎞ 정도 떨어져 있다. 한편 이날 이탈리아 중부에 이어 미얀마에서도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했다. USGS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쯤 중부 마궤주 차우크 서쪽 25㎞ 지점에서 규모 6.8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의 깊이는 84㎞다. 지진은 태국 수도 방콕,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인도 동부 콜카타 등에서도 느껴질 만큼 강력했다. 사상자나 심각한 피해 상황은 아직 보고되지 않고 있지만, 남부 최대 도시 양곤 등에서는 탁자가 흔들리거나 유리창이 깨지면서 사람들이 일제히 대피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구르미 그린 달빛’ 박보검, 정색+능청 ‘지루할틈 없는 표정 부자’

    ‘구르미 그린 달빛’ 박보검, 정색+능청 ‘지루할틈 없는 표정 부자’

    ‘구르미 그린 달빛’ 박보검이 다양한 표정 연기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꿀잼을 선사하고 있다. KBS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연출 김성윤, 백상훈, 극본 김민정, 임예진, 제작 구르미그린달빛 문전사, KBS미디어)에서 ‘츤데레’ 왕세자 이영 역으로 분한 박보검은 왕권을 탐하는 자들이 시시각각 자신의 눈빛, 표정 하나하나 예의주시하는 상황에서 영은 진지한 모습부터 허당기 가득한 열아홉 청년의 해맑음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입체적인 세자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고 있다. 지난 1회분에서 동생 명은 공주(정혜성)에게 연서를 보낸 상대를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에 나간 영은 정도령(안세하) 대신 나타난 홍라온(김유정)과 마주했다. 제가 쓴 연서의 상대가 누군지도 모르는 라온을 경계심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관찰하던 영은 ‘화초 서생’이라는 수식어에 발끈하며 세자의 인간미(?)를 방출했고 자신을 알아보는 국밥집 주인에게 싸늘한 조소를 날리며 까칠한 본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흙구덩이에서 젖 먹던 힘까지 발휘해 밖으로 내보내줬더니, 잽싸게 도망가려는 라온을 붙잡으며 당황에서 현실을 부정하는 웃음, 그리고 “야 너 일로 안 와?”라는 절규로 이어진 풍부한 표정 변화는 순진하고 짠한 바둑기사를 연기했던 전작과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배우 박보검의 반듯한 이미지를 완전히 털어버린 대목이었다. 그야말로 까칠하고 자유분방한 왕세자 이영 그 자체였던 것. 뿐만 아니라 조선의 실세 김헌(천호진) 앞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짓다가 뒤로 돌아서는 순간 싸늘하게 돌변하는 영의 반전은 압권 중의 압권. 여기에 입만 웃으며 “미리미리 눈치껏 이런 거라도 잘해야 후에 뒤탈이 없지 않겠습니까?”, “웃자고 던진 농에 죽자고 노려보십니다”라는 뼈가 섞인 대사는 후에 반대 세력에 맞서 조선을 바로 세울 영의 활약에 기대를 더하는 포인트다. 한편 지난 23일 방송된 2회분에서는 어떻게든 내시가 되지 않으려 온갖 술수를 쓰는 라온과 그녀의 궐 입성을 돕기 위해 대놓고 내관 시험을 돕는 영의 본격적인 티격태격 케미에 시청률 역시 전회보다 상승한 8.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KBS2TV 방송. 사진= ‘구르미 그린 달빛’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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