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절규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21세기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사과문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부상자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김씨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198
  •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1층 응급실 옆 간호사 탈의실서 첫 연기”… 곳곳 “살려달라” 절규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1층 응급실 옆 간호사 탈의실서 첫 연기”… 곳곳 “살려달라” 절규

    37명의 사망자를 낸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는 26일 오전 7시 25분쯤 병원 1층 응급실 쪽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병원 응급실 폐쇄회로(CC)TV에는 오전 7시 25분쯤 응급실로 연기가 들어오는 장면이 포착됐다.CCTV에는 응급실로 연기가 들어오자 간호사가 문을 열고 남자 직원이 소화기를 들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나온다. 당시 응급실에는 환자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간호사가 7시 32분쯤 119에 신고했다. 병원 근무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1층 응급실 바로 옆 간호사 탈의실에서 처음 연기가 올라왔다”고 진술했다. 응급실 천장에서 연기와 불이 났다는 진술도 나오는 등 발화 지점이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소방본부 측은 “응급실 간호사실에 스탠드형 냉난방기 2개가 있었는데, 그쪽에서 불이 났다는 진술도 있다”고 밝혔다. 소방서 선착대는화재 신고 3분 뒤인 오전 7시 35분쯤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 소방대가 신고 3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은 세종병원 인근에 밀양시 가곡 119안전센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세종병원은 왕복 2차선 도로변에 있어 소방차가 사고현장으로 진입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이미 병원은 검은 연기와 유독가스에 휩싸여 건물 내부 진입이 어려웠다. 소방대는 헬멧과 마스크를 쓰고 응급실 안으로 여러 차례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화염이 강한 데다 유독가스까지 가득 차 소방대원들의 진입을 막았다.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은 “소방대가 병원에 도착해 즉시 건물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이미 병원 1층 응급실 천장으로부터 강한 화염과 농연이 밖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사다리를 펴고 유리창을 깨고서 진입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소방대원들은 불이 내부 계단을 통해 2층 이상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는 데 전력을 쏟았다. 밀양지역 소방대원들이 화염과 싸우며 환자들을 구하는 가운데 오전 8시쯤 김해를 비롯한 창원·양산·창녕 소방대와 부산, 대구 등의 소방·구조대가 속속 도착해 진화 및 구조작업을 거들었다. 2층에 진입한 소방대는 2·3·4·5층에 있던 환자들을 구조했다. 불이 난 응급실에는 침대 시트와 커튼 등 인화물질이 많은 데다 스프링클러 시설도 없어 불길은 순식간에 응급실 전체로 번졌다. 화재 초기부터 연기가 2~5층으로 올라가는 바람에 위층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이 연기를 마셔 피해가 컸다. 병원 측은 병원 건물 면적이 관련 법상 스프링클러 설치 면적 기준에 미달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소방대원들은 중환자가 입원해 있던 2·3층의 환자를 대피시키는 데 안간힘을 쏟았다. 중환자실에는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환자들이 많아 신속한 대피에 어려움이 컸다. 이들 중환자 중에는 불이 나면서 산소호흡기 장치 가동이 중지되거나 산소호흡기가 작동되지 않는 상태에서 다른 병원으로 후송되는 과정에서 상태가 악화되거나 심정지 등으로 사망한 환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대는 중환자 인명 구조와 함께 1~2층의 화재가 3층 이상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담요로 감싸 업고, 부축하거나 하는 방법으로 1명씩 이동시키면서 구조 속도가 더디었다. 환자들은 소방관들이 설치한 사다리차를 타고 한 명씩, 한 명씩 아래로 내려왔다. 4층에 있던 환자들은 슬라이더(미끄럼틀형 구조기구)를 타고 아래로 탈출했다. 소방대는 병원 밖에서 응급실 화재 진화 작업과 동시에 2층 유리창을 통해 진입해 구조하는 작업을 동시에 벌여 화재 발생 2시간여 만인 오전 9시 29분 큰 불길을 잡고 1층 응급실로 진입했다. 초기 진압이 이뤄진 이후에도 연기 때문에 완전한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1시간여의 사투를 벌인 끝에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김해·창원 등에서 신속히 출동한 소방대 덕에 불을 끄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불이 난 본관 건물에는 당시 2층에 16명, 3층 28명, 5층 21명, 6층 35명 등이 입원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5층 건물이지만, 병원에서 4는 기피 숫자라 이를 빼고 표기했다. 병원 측은 화재 발생 직후에 환자 대피를 돕는 과정에서 응급실 소속 의사 1명과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각 1명 등 의료진 3명도 희생됐다고 밝혔다. 한편 세종병원은 2개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다. 병원 측은 화재로 인명피해가 났을 때 1인당 최고 2억원이 지급되는 보험과 사망자가 생겼을 때 사망자 수와 관계없이 1명당 8000만원씩을 보장하는 보험에 각각 별개로 가입돼 있다고 설명했다. 밀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밀양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단독] 불탄 차 옆에 또 불법 주차… 달라진 게 없다

    [단독] 불탄 차 옆에 또 불법 주차… 달라진 게 없다

    ‘소화전 막으면 벌금’ 현수막 막고 왕복 2차선 도로는 주차장 전락 승용차 한 대 지나가기도 버거워 충북 제천 하소동 스포츠센터에서 29명이 숨지는 화재 참사가 난 지도 벌써 한 달. 17일 오전 11시쯤 다시 찾은 참사 현장은 기자에게도 트라우마를 드리웠다. 시커멓게 그을린 건물 외벽과 불에 탄 1층 주차장 차량들이 경찰 수사가 끝나지 않은 탓에 그대로 존치돼 있어 화재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금세 떠올리게 했다. 건물 가까이 다가서자 여전히 매캐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2층 유리창만 일찍 깨고 진입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 때문일까. 박살 난 통유리 안쪽의 2층 여자 사우나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애타게 구조를 요청하는 사람들의 절규가 들려오는 듯했다.‘설마’가 불러온 참사의 교훈을 망각한 듯 스포츠센터 주변 도로의 불법 주정차는 여전했다. 지난해 12월 21일 화재 당시 불법 주정차로 소방차 진입이 늦어져 화를 키웠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은 듯 보였다. 스포츠센터 건물 앞 왕복 2차선 도로(폭 6m 60㎝)는 정문 근처 30여m 구간을 제외하고는 길가 양쪽으로 불법 주정차 차량이 줄지어 서 있어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가운데로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가기도 힘들어 보였다. 주차된 차들을 손으로 밀어 봤지만 핸드브레이크 때문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나마 주정차 차량이 없었던 스포츠센터 정문 앞 도로도 점심시간이 가까워 오자 주차장으로 전락했다. ‘통제구역’이라는 말이 붙어 있는 철제 울타리 앞에 주차를 한 운전자들은 무심한 표정으로 식당으로 향했다. 불법 주차를 한 30대 남성 운전자에게 다가가 ‘여기에 차를 세우면 소방차가 다닐 수 없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점심만 먹고 바로 차를 빼겠다”고 답한 뒤 황급히 식당으로 뛰어갔다. ‘소화전 주변에 주차를 하면 2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낼 수 있다’는 현수막이 인근 도로에 걸려 있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옥외 소화전을 가로막고 주차된 차들도 눈에 들어왔다. 스포츠센터에서 자동차로 6분 거리에 있는 또 다른 대형 건물 주변 골목길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 건물은 필로티 구조에 목욕탕과 헬스클럽이 입주해 있는 등 불이 난 스포츠센터와 유사한 게 많다. 목욕탕 안으로 들어가 보니 다행히 비상구는 확보된 상태였다. 하지만 역시 불법 주차 차량들로 화재 시 골든타임 확보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였다. 제천시는 불법 주정차에 대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제천시 관계자는 “주차공간을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단속을 할 수도 없어 고민이 크다”며 “현재 하소동에 공용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부지를 찾고 있는 중인데 부지가 나오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의 정신적 트라우마도 한 달이라는 시간이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다. 화재 당시 3층에 있다가 탈출한 김창연(78)씨는 “불이 났다고 외치는 아우성과 사이렌 소리가 환청처럼 계속 귀에서 들려 괴롭다”며 “빨간색만 봐도 무섭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만 가면 심장이 뛰고 불안하다”며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을 청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화재 참사 이후 스포츠센터 주변 상권은 급랭했다. 인근에서 3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최현욱(65)씨는 “화재 전엔 하루 매출이 100만원을 넘었는데 지금은 50만원도 안 된다”며 “연말연시에 예약된 송년회와 신년회가 모두 취소됐다”고 했다. 이어 “불이 난 건물이 그대로 노출돼 있어 흉물스럽고 무섭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철거가 어려우면 가림막이라도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i.co.kr
  • [분권광장] 분권!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김기현 울산광역시장

    [분권광장] 분권!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김기현 울산광역시장

    올겨울은 유난하다. 한반도 동남단 울산이 영하 10도를 밑돌 정도다. 유난스런 찬바람 속에 ‘분권광장’ 글감을 정리하는 마음도 다급해진다. 긴 세월 치열하게 토론해 왔고, 절규에 가까운 분권 개헌과 논의가 제 기능을 못 하지 않을까 하는 초조함이다. 김관용 경북지사 글을 시작으로 이어 온 ‘분권광장’은 지방분권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아주 잘 지적해 놓았다. 시·도지사들의 글은 일맥 상통했다. 분권이 답이라는 것. 시도지사협의회에서 분권특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필자도 마찬가지다. 분권특위는 많은 활동을 했다. 시·도지사, 전문가들 토론을 거쳤고, 지역별 순회 토론회도 열었다. 그 모든 토론 결론은 하나였다. 분권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국가와 지방의 미래라는 것이다. 당장 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과 지방의 권한 분배와 조정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보다 50여년 전 현대적 의미의 지방자치를 시작한 일본도 그랬고, 정도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궤적을 가진 모든 나라가 그렇다. 1990년대 초반 호소카와 모리히로 총리는 구마모토 현지사 시절 지방에서 버스 정류장 10m를 옮기려 해도 일일이 중앙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탄식했다. 그래서 지사 시절 1년의 3분의1을 도쿄에서 중앙정부의 협조를 구하는 데 보냈다고 했다.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서울로, 세종시로 뛰어다녀야 하는 우리 현실과 너무 닮았다. 당시 일본은 ‘3할 자치’라는 자조 속에 있었고, 지금 우리는 ‘2할 자치’라는 자조 속에 있다는 것까지 닮았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입법권, 조직권, 재정권을 과감하게 이양해야 하고, 대못처럼 헌법에 담아야 한다는 것이 지방의 일치된 목소리다. 결론은 이처럼 명쾌하고, 문재인 정부의 개헌 방침도 확고하지만, 지방은 여전히 ‘이러다 또 어물어물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다. 여의도 정치와 정부가 서로에게 적당히 ‘뒷문’을 열어 주면서 시간을 끌다 말짱 도루묵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경험에서 오는 의심이다. ‘남이와 엿장수’라는 단편소설이 있다. 지금은 ‘고무신’이란 이름으로 바뀐 이 소설은 울산이 낳은 단편문학의 거장 난계 오영수의 데뷔작이다. 난계는 “보리밭 이랑에 모이를 줍는 낮닭 울음만이 이따금씩 들려오는 고요한 마을”에 찾아오는 엿장수와 식모살이하는 남이의 이뤄지지 않은 로맨스를 그렸다. 난계는 마을 아이들에게 엿장수 존재는 커다란 매력이었고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것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썼다. 어떤 날은 뭉텅 잘라 주기도 하고, 어떤 날은 침만 삼키게 하기도 하는 엿장수는 아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그런 엿장수가 남이에게 연정을 품었지만 머뭇거리다 끝내 말도 제대로 못하고, 남이는 친부 손에 이끌려 얼굴 모르는 사내와 결혼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는 것이 소설의 얼개다. 난계는 인습에 물든 세태에서 질식하는 낭만적 연애를 통해 울림을 던져 주려 했을지 모르겠지만, 새해 들어 분권과 개헌 관련 소식을 들으면서 ‘남이와 엿장수’가 생각난다. 엿판에 모여드는 아이들 시선을 즐기고, 엿가락 잘라 주는 재미에 빠져 정작 ‘남이’라는 미래와 희망을 떠나보내는 엿장수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난계는 ‘남이’가 떠나는 날 “울음고개 위에서 멀거니 바라보는 엿장수”를 묘파하면서 소설을 맺었다. 우리가 그런 ‘엿장수’는 아닌가? 엿판이라는 달콤한 권력에 취해 있는 것은 아닌가? 지금은 취해 있을 때도, 머뭇거릴 때도 아니다. 연초 기록적인 한파는 그걸 일깨우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 준희양 갈비뼈 3개 부러져…외부 충격에 사망 가능성

    시신부패… 골절시점 파악 힘들어 수사 초기 “딸 찾아달라” 절규 연기 실종된 뒤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고준희(5)양의 정확한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고양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친부인 고모(36)씨와 내연녀 이모(35)씨, 내연녀의 어머니 김모(61)씨 등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시신 유기는 인정하면서도 고양의 죽음은 ‘자연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도 ‘사망 원인 판단불가’로 나와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1차 부검에서 고양의 갈비뼈 3개가 부러진 것으로 드러나 외부 충격으로 숨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국과수는 뼈가 부러진 위치가 심폐소생술에 의한 손상 가능성이 낮거나 없어 외부 타격에 의해 심한 부상을 입고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경찰은 국과수가 밝힌 골절은 시신 부패로 인한 불명확성을 전제로 해 골절 발생 시점이 생존 당시인지 아니면 사후인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씨 등은 실종 신고 이후에도 뻔뻔하게 거짓 연기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씨와 내연녀 이씨는 지난 8일 집 근처 지구대를 찾아가 “우리 딸이 지난달 18일부터 사라졌다. 꼭 좀 찾아 달라”고 울먹이며 신고했다. 고씨는 ‘딸이 없으면 못 산다’며 지구대에서 절규하기도 했다. 이들이 아이를 잃은 부모의 애타는 심경을 드러내 경찰은 수사 초기 단순 실종 사건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들은 지난 15일 경찰이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실종 경보를 발령한 다음에도 거짓 연기를 이어 갔다. 고씨는 자신이 다니는 공장 직원들에게 실종 전단을 나눠 주기도 했다. 경찰이 실종 경위를 수상하게 여겨 가족을 대상으로 수사를 시작할 때도 고씨와 이씨는 태연함을 유지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속아 막대한 수사력과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는 실종 경위를 물을 때마다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며 “‘준희양 병원 진료 기록이 너무 없다’ 등 불리한 질문을 하면 화를 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고씨와 함께 시신 유기를 공모한 혐의로 내연녀 이씨가 구속됐다. 전주지법은 이날 이씨에 대해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날 고씨와 김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리턴’ 고현정X이진욱, 상류층 살인 스캔들 “2018년 뒤흔들 문제작”

    ‘리턴’ 고현정X이진욱, 상류층 살인 스캔들 “2018년 뒤흔들 문제작”

    SBS 새 수목드라마 ‘리턴’에서 고현정과 이진욱이 마주한 상류층 살인스캔들이 강렬한 예고편으로 등장,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2018년 1월 17일 첫 방송되는 드라마스페셜 ‘리턴’은 늦깎이 흙수저 변호사와 살인 사건 용의자의 아내이자 경력 단절의 변호사가 상류층 살인 사건의 공동 변호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스릴러 드라마이다. ‘리턴’은 최근 강렬한 1차 티저 영상이 공개되면서 인터넷에서 크게 화제가 되고 있는 것. 영상은 최자혜(고현정 분)가 독고영(이진욱 분)에게 자신을 강인호의 담당변호사라며 손을 내밀지만, 이내 그로부터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아?”라는 말과 함께 화를 듣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윽고 자혜는 강인호(박기웅 분)를 마주한 자리에서 정말 염미정을 죽였는지, 그리고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차분하게 묻는다. 이때 화면은 승용차가 한 여자를 순식간에 치는 장면에 이어 의문의 사나이가 집에 라이터불을 붙이는 바람에 집에 있던 사람들이 절규하는 장면, 그리고 캐리어 가방속에서 손이 삐져나오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것. 한편 “한 발 늦으신 것 같은데”라는 말을 하던 독고영은 이내 일식집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우리는 시신을 유기했어. 다 같이 한 일이라고. 잊었어?”라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고, 취조실에 있던 인호는 독고영 앞에서 변호사를 찾기도 했다. 마지막에 이르러 학범(봉태규), 준희(윤종훈 분), 인호, 태석의 숨가쁜 모습이 차례로 등장했고, 이때 나라(정은채 분)는 차분하게 “말해봐요. 나만 모르는 당신들 이야기”라고 말한데 이어 자혜는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으로 “제 의뢰인 좀 만나볼 수 있을까요?라고 말하더니 이내 당당하게 걸어가면서 마무리되었다. 특히, 이번 예고편은 경쾌한 BGM이 흐르는 가운데, 숨가쁘게 전개되는 스토리를 압축했고, 또한 ‘희대의 살인 스캔들을 접수하다’, ‘의문의 살인사건 네 명의 용의자’, ‘모든 진실을 밝힐 그녀가 온다’라는 자막이 흐르면서 긴장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한 관계자는 ”이번 ‘리턴’의 예고편은 스타변호사로 변신한 고현정씨, 그리고 꼴통 경찰로 변신한 이진욱씨가 상류층이 저지른 살인스캔들을 서로의 방식으로 다가가는 내용이 담겼다“라며 ”무엇보다도 우리 드라마는 11월 중순부터 촬영에 돌입,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집중도 있게 제작 중이다. 2018년 초반을 뒤흔들 문제작으로도 손색이 없을 테니 기대하셔도 좋다“라고 소개했다. 한편 최경미 작가, 그리고 ‘부탁해요 캡틴’, ‘떴다 패밀리’를 연출한 주동민 감독이 의기투합한 ‘리턴’은 1월 17일 수요일 밤 10시를 시작으로, 매주 수,목요일 밤 SBS-TV를 통해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유세미의 인생수업]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세미의 인생수업]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정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럽다. 그의 팀원들은 슬슬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양새가 쳐다보지 않아도 느껴진다. 아무 일 없는 듯 컴퓨터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지만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두 번째 부장승진 누락이다. 지난해야 승진율이 절반이라는 이유로 어찌어찌 위로를 삼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회사에 계속 남을 수 있을지조차 걱정되는 위기감이 덮친다. 담당임원에게도 울컥 서운한 마음이 든다. 미리 귀띔이라도 해주면 좀 좋은가. 그냥 사무실에서 나갈 수도 없고 앉아있자니 얼굴이 뜨끈뜨끈하다. 춘광씨의 올해는 유난히 힘들었다. 부하 직원이 대형 사고를 치는 바람에 그 치다꺼리로 상반기를 날렸다. 회사에 대역 죄인처럼 엎드러진 건 두말할 나위 없다. 하반기에는 잃은 점수를 만회하고자 주말도 밤낮도 없이 일에 매달렸다. 집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아내는 피곤과 술에 절어 옷 입은 채 침대로 기어들어 가는 그의 등 뒤에다 아이들 얘기를 한참씩 푸념 섞어 퍼부었지만 사실 무슨 내용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건 아내에게 증세가 생기고도 한참이나 지난 후였으리라. 결백증이라고 할 만큼 집안 살림 하나만큼은 똑 부러지던 아내였는데 어느 날인가부터 매사에 짜증과 눈물이 늘었다. 그의 출근 시간에도 그녀는 돌아누운 채였다. 며칠 동안 싱크대에 씻지 않은 그릇들이 산처럼 쌓여 있는 걸 보았을 때야 비로소 춘광씨는 아내에게 무슨 일이 있는가 싶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수재 소리를 듣던 아들 녀석이 올해 뒤늦은 사춘기가 왔는지 성적이 수직 낙하해 수능성적이 바닥이란다. 대충 아무 데나 가면 된다는 춘광씨의 위로에 아내는 기다렸다는 듯 폭풍 오열이 터졌다. 그 대충 아무 데나에 해당 사항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 데도 갈 수 없는 성적이라는 절규가 마치 춘광씨의 잘못 때문이라는 듯 들려 잠시 그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20년 넘게 젊음을 바친 회사. 함께 꿈을 이루기는커녕 승진 누락의 쓴맛과 이젠 완전히 밀려날 수도 있는 직장, 우울증을 앓는 아내, 대학입시에 실패해 밖으로만 나도는 아들, 줄어들지 않는 대출금, 예전 같지 않은 건강…. 춘광씨의 12월은 그렇게 암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다시 힘을 내야 하는 이유는 인생은 계속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 인생에 성실하게 답하는 데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두 번씩 승진 누락일지언정 명예퇴직 명단에서는 제외돼 춘광씨는 놀란 가슴을 혼자 쓸어 내렸다. 다시 한 해의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아들 녀석도 기숙학원인지 아예 산골로 들어가 다시 대학에 도전하기로 했다는 소식, 아들이 전부인 양 그 약속만으로 우울증이 절반쯤은 좋아진 아내…. 일, 자식의 진로, 아내의 건강까지 아무것도 속 시원히 해결된 것은 없지만 춘광씨는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다행스러움과 감사함이 샘물처럼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힘겨운 사람에게도, 좋은 일로 가득했던 사람에게도 세월은 강물처럼 빠르게 흘러갔다. 꿈을 이룬 이가 있는가 하면 절망의 나락에 떨어진 누군가도 있다. 나의 노력과는 관계없이 풍파와 고난은 그 세월의 무게만큼 나를 휩쓸고 흔들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망망대해에 살아남은 우리는 오늘도 또다시 잔잔한 바다를 기대하며 목적지로 항해를 계속한다. 상처는 싸매고 가슴을 쭉 펴고 일어선다. 오늘 내게 주어진 상황에 대한 감사로 두 손 모으고, 희망과 기대를 엔진 삼아 그렇게 나아간다. 힘을 내요, 춘광씨. 우리에게는 또 한 해가 선물로 마련돼 있답니다.
  •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대참사] “내 아내가 저 안에 있어요” 울부짖어… 수십명 시민들 “가족 살려달라” 절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대참사] “내 아내가 저 안에 있어요” 울부짖어… 수십명 시민들 “가족 살려달라” 절규

    불 번질동안 구조 안 돼 ‘분통’ 주민 “대피 어려워 불안 했었다” “하필 오늘 그 곳에 가서” 오열충북 제천시 하소동에 있는 9층짜리 복합 스포츠센터 건물 1층에서 난 불이 순식간에 건물을 집어삼키면서 수십명의 시민들은 미처 피하지도 못한 채 참변을 당했다. 검은 연기가 솟구치는 건물 주변에는 화재 소식을 듣고 급하게 달려온 가족의 안타까운 절규가 이어졌다. 아내와 같이 사우나에 왔다가 3층에서 탈출한 한 남성은 시뻘건 불길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아내가 2층 사우나에 갇혀 있다”고 소리쳤다. 그는 소방대원들의 옷자락을 부여잡으며 “어서 구해 달라”고 울부짖었다. 다급하게 현장으로 달려온 한 남성도 “아내가 조금 전까지 통화가 됐는데 연락이 두절됐다. 안에 갇혀 있는 것 같다”고 절규했다. 가족이 안에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한 여성은 주변 사람들을 붙잡고 흐느끼며 “살려 주세요”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또 다른 주민은 “사우나 안에 있던 지인이 ‘연기가 많으니 빨리 유리창을 깨 구조해 달라’고 했다”면서 “불이 다 번질 동안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화재 현장을 분주히 돌아다니던 한 시민은 “가족 중 한 명이 이 건물 속에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사망자 명단이라도 알았으면 좋겠다”며 발을 굴렀다. 한 주민은 “건물에 갇혀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며 “눈 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목욕탕을 10여년 이용했다는 한 주민은 “건물 구조상 유사시 대피가 어려워 항상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건물 주변에 코레일 충북지역본부가 있어 이들 시설을 사용하는 직원들도 있다. 이날도 근무를 끝내고 시설을 이용한 직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 직원은 건물에서 화재가 나자 탈출했지만, 이 직원이 건물 안에서 만났다는 다른 직원은 결국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사고로 숨진 29명은 화재 현장 인근에 있는 제천명지병원과 제천서울병원에 옮겨졌다. 사고 소식을 듣고 오후 늦게 장례식장으로 오기 시작한 유족들은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려고 영안실 앞에 모여들었다. 한 유족은 “여동생이 평소에는 불이 난 건물 바로 옆에 있는 목욕탕을 다녔는데 하필 오늘은 그곳에 가서 변을 당했다”며 울부짖었다. 경찰 관계자는 “신원 확인이 어려운 시신은 지문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로 사망한 경우 경찰 검안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있어 장례 절차를 본격 진행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서울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제천 화재…“제발 살려주세요, 아내가 저기에 갇혀 있어요” 절규

    제천 화재…“제발 살려주세요, 아내가 저기에 갇혀 있어요” 절규

    21일 충북 제천의 8층짜리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큰불이 나 이날 오후 9시 현재까지 28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불은 건물 지하에서 발화돼 급격히 위층으로 연쇄적으로 번지면서 참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이날 오후 3시 53분쯤 제천시 하소동 한 스포츠센터에서 불이 났다. 충북도 소방본부는 지하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 불로 건물 2층 목욕탕에 갇혔던 김모(50·여)씨 등 20명이 숨졌다. 대부분 목욕탕에 있던 이들이다. 소방본부는 목욕 중이어서 사람들이 화재를 일찌감치 감지하지 못한 데다 맨몸이어서 대피하는데 시간이 걸리면서 많은 희생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불이 빠르게 8층 건물 전체로 번진 것도 많은 희생자를 내게 했다.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오자 한 남성은 “아내가 2층 사우나에 갇혀 있다”며 소방대원들에게 “어서 구해달라”고 울부짖었다. 또 18명은 연기 흡입 등으로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처 대피하지 못해 건물 옥상으로 올라간 센터 이용객 20여명은 헬기와 사다리차에 의해 구조됐다. 일부 이용객은 건물 난간에 매달려 있다가 에어매트로 뛰어내려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소방본부 등은 화재진압 차량과 구급차 20여대, 소방인력 50여명, 헬기 2대 등을 출동시켜 진화에 나섰지만 많은 연기와 유독가스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5시 40분쯤 큰 불길을 잡은 뒤 건물 내부를 수색하고 있다. 화재가 난 건물은 헬스장, 목욕탕, 레스토랑 등 다중 이용시설로 사망자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 충북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건물 안에 유독가스가 차 있어 진입에 어려움이 많고 갇혀 있는 인원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도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신속한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에 최선을 다하라”고 행정안전부와 소방청·경찰청 등 관계 부처에 긴급 지시했다. 이 총리는 “추가적인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통제와 주민대피 안내, 건물 내 수색 등 안전조치를 철저히 하라”고 강조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급히 출동해 현장에서 사고수습에 나섰다. 제천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제천 화재 “아내가 갇혀 있어요” 절규…김부겸 장관 현장급파

    제천 화재 “아내가 갇혀 있어요” 절규…김부겸 장관 현장급파

    21일 오후 3시 53분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현재까지 20명이 숨졌다.소방당국은 불이 나자 헬기를 동원해 옥상으로 대피한 사람들 구조에 나섰으나 적지 않은 사람들이 미처 피하지 못해 참변을 당했다. 건물 안에 있던 한 남성은 다행히 건물 창문으로 빠져나와 외벽에 매달려 있다가 구조됐다. 또 다른 한 남성은 119 소방대가 설치한 에어 매트로 뛰어내려 목숨을 건졌다. 건물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연기가 뿜어져 나오자 한 남성은 “아내가 2층 사우나에 갇혀 있다”며 소방대원들에게 “어서 구해달라”고 울부짖었다. 이 건물 2∼3층에는 목욕탕, 4∼7층에는 헬스클럽, 8층에는 음식점이 있어 인명 피해가 컸다. 이 건물 1층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불은 삽시간에 번지면서 건물을 집어삼켰다. 건물에서는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 불로 2층 목욕탕에 있던 50대 여성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이 목욕탕에 있던 15명도 사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했다. 소방당국이 헬기로 옥상으로 대피한 사람들 구조에 나섰으나 심한 연기 때문에 접근이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불길이 잡히자 구조대원들이 건물 내부로 진입해 갇혀 있던 사람들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사고 이후 제천 사고 현장으로 급히 이동해 현장에서 사고수습 등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부겸 장관을 중심으로 신속한 화재진압과 구조를 통해 인명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화재진압 중인 소방관의 안전에도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이미 사망한 분들은 빨리 신원을 파악해 가족들에게 신속히 소식을 전달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진보 10년·보수 10년 넘어… 사람이 먼저인 문화”

    “진보 10년·보수 10년 넘어… 사람이 먼저인 문화”

    세월호·블랙리스트 등 반성 담아 ‘자율·다양·창의’ 3대 가치 제시 “새 문화정책 모토인 ‘사람이 있는 문화’에는 세월호 재난을 겪으며 ‘이게 나라냐’고 절규했던 사람들과 새로운 사회와 나라를 외쳤던 사람들, 희망을 잃어 가는 미래 세대의 열망과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국민의 창작·향유권을 침해한 국가에 대한 반성을 담았습니다.”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7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문화비전2030-사람이 있는 문화’라는 새 정부의 문화정책 기조를 발표했다. 문화비전2030은 ▲사람이 먼저인 문화 ▲비전과 미래의 문화 ▲공정과 상생의 문화 ▲문화자치와 분권 ▲여가가 있는 사회 ▲문화적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를 위해 문화정책의 틀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문체부는 최종 계획은 민관 협치 과정을 거쳐 정책과 사업을 구체화한 뒤 내년 3월 발표할 예정이다. 도 장관은 “진보정부 10년과 보수정부 10년을 뛰어넘는 미래지향적인 문화정책, 사람의 생명과 권리를 중시하는 문화가 중심”이라며 “문화가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영역에서 창의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문화 개념을 확대하고 사회 혁신의 동력이 되는 문화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금부터 모두가 협력해 함께 만들어가는 비전, 완성된 것이 아니라 계속 진화하는 개방형·진행형 문화비전이 될 것”이라며 “이제부터 문화비전 수립을 시작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도 장관은 이와 함께 새 문화정책의 3대 가치로 자율성, 다양성, 창의성을 제시하고, 8대 정책 의제로 ▲개인의 창작과 향유 권리 확대 ▲문화·예술인의 지위와 권리 보장 ▲문화 다양성 보호와 확산 ▲공정 상생을 위한 문화생태계 조성 ▲지역 문화 분권 실현 ▲문화 자원의 융합적 역량 강화 ▲문화를 통한 창의적 사회 혁신 ▲미래와 평화를 위한 문화협력 확대를 제안했다. 문체부는 지난 10월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단장으로 민간 전문가와 각 정책 분야별 책임연구자가 참여하는 ‘새 문화정책 준비단’을 구성해 문화정책 수립 작업을 본격화했다. 문체부는 준비단과 함께 내년 1월부터 현장 토론회를 열어 정책 과제들을 적극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임금 떼이고, 따돌림당하고, ‘회사는 지옥도’

    임금 떼이고, 따돌림당하고, ‘회사는 지옥도’

    성심병원 간호사들이 선정적인 장기자랑을 강요당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것은 노무사·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노무·법률 상담 시민단체 ‘직장갑질119’(gabjil119.com)의 역할이 컸다. 지난달 문을 연 이 단체는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 네이버 밴드,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뿐 아니라 이메일, 직접 면담 등 다양한 채널로 직장인들의 절규를 받아내고 있다. 7일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단체로 접수된 갑질 사례는 2021건으로 하루 평균 68건에 달한다. 5600여명의 직장인이 오픈채팅방을 찾았고, 약 4만 번의 대화가 오갔다. 직장 내 고충을 털어놓을 창구가 필요했던 직장인들은 “회사가 아니라 지옥”이라고 자신들의 일터를 표현했다. 회사 내 갑질 유형별로는 수당, 포괄임금제, 시간외수당 체불 등 임금 관련 제보가 420건(20.8%)으로 가장 많았다. 경북지역의 한 병원에서는 실제 출근시간이 9시이지만 출퇴근 지문인식을 8시 30분에 해도 지각처리되는 등 조치출근을 강제했다. 또 늦게까지 남아서 일한 시간에 대해서는 시간 외 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사업장도 많았다. 또 아르바이트생의 경우 임금 일부를 떼이거나 아예 지급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 임금 관련 외에 가장 많았던 갑질 유형은 ‘따돌림과 괴롭힘’(388건·19.2%), ‘휴가 미보장’(246건·12.2%) 순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을 동원해 사장이나 임원 가족의 김장·결혼식 잡무 등을 돕도록 강요하고, 가족 여행을 가는 동안 별장에 있는 개와 닭 사료를 주라고 지시하는 등 어이없는 갑질 사례도 있었다. 직장갑질 119는 “갑질 유형 가운데 ‘기타’로 분류해야 하는 사례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김장에 동원하거나 사장과 식사할 때 턱받이를 해줘야 하는 등 황당한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성심병원 간호사들의 사례가 알려지자 다른 병원의 노동자들의 유사한 제보가 쏟아지기도 했다. 송년회 때 신규 간호사들에게 장기자랑을 개별 의사에 관계없이 강제하고, 남자 직원들에게 여장과 걸그룹 흉내를 강요하는 등 비상식적인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직장갑질 119는 이러한 갑질 사례를 정리해 고용노동부에 전달하면서 특별근로감독 및 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또 최근에는 성심병원 직원들의 네이버 밴드를 통해 모여 노조를 만들기도 했다. 이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은 “앞으로도 업종·직종별로 온라인 모임을 통해 스스로 권리를 찾아나가는 활동을 이어나가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서울광장] 그들은 내려놔도 우리는 내려놔선 안 된다/안미현 부국장 겸 경제정책부장

    [서울광장] 그들은 내려놔도 우리는 내려놔선 안 된다/안미현 부국장 겸 경제정책부장

    지난 8월 세월호 선체에서 찾아낸 뼛조각이 고창석 교사의 유해로 사실상 확인됐다는 현장 기사가 올라왔을 때 잠시 멈칫했지만 송고했다. 석 달 전 이미 고인의 유해 1점이 나온 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검식 결과 확실하다는 여러 관계자의 증언을 확보한 기사였다. 하지만 이 기사는 곧바로 모든 포털에서 내려와야 했다. 기사가 나가자마자 미수습자 가족 한 분이 격하게 항의했기 때문이다. 기사를 즉각 내린 것은 그 항의가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어떤 이유에서건 유가족의 마음을 다치게 했다면 사죄해야 마땅했기 때문이었다. 아닌 줄 알면서도 그래도 ‘혹시나’ 하는 미수습자 유가족의 실낱같은 희망에 대못을 박을 자격이 없어서였다. 엊그제 ‘시신 없는 장례식’이 치러졌다. 다섯 개의 관 속에는 유해 대신 유품과 흙이 들어갔다. 더는 세금을 축내기 미안하다며, 이제 그만 일상으로 돌아가겠다고 울먹이던 유가족들은 시신 없는 관 앞에서 끝내 오열하며 무너져 내렸다. 이분들은 현관문을 열어 놓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면 곱디고운 화장을 하지 않은 것일까. 세월호가 아직 깊은 바닷속에 있을 때, 팽목항에서 수색 작업을 가슴 졸이며 지켜보던 가족들은 온갖 것에 의지했다. 집의 현관문을 열어놓으면 아이가 돌아온다는 말에 팽목항에서 한걸음에 경기 안산까지 길을 되짚어 현관문을 열어놓고 온 엄마, 화장을 하면 아이가 돌아온다는 말에 몇날며칠 너무 울어 퉁퉁 부은 얼굴에 화장을 한 엄마, 잠수사가 건져올린 시신의 인상착의를 설명할 때마다 폴로, 나이키 등 메이커 브랜드가 등장하자 ‘우리 애는 돈이 없어 저런 걸 못 사입혀 안 나오나 보다’고 목놓아 울던 엄마…. 우리는 이 모든 사연을 잊어선 안 된다. 전쟁이 난 것도 아닌데 생때같은 304명의 목숨을 바다에 바쳤을 때, 채 스무 해도 살지 못한 보송보송한 아이들의 영정 사진을 내걸 때 우리는 “어떻게 이런 일이” 하며 무던히도 자책하고 괴로워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만하자’는 얘기가 들린다. 세월호 선체 좌현의 선수 부분은 아직 손도 대지 못했는데 말이다. 이곳에는 수학여행 떠났던 단원고 남학생들의 방이 있다. 계획대로 세월호를 바로 세워 더 수색해야 한다. 국가가 할 수 있는 일, 아니 해야 할 일은 다 해야 한다. 혹자는 유가족이 그만하자는데 수백, 수천억원의 세금을 써 가며 계속할 필요가 있냐며 이제는 냉정하게 판단하자고 한다. 우리가 진정 냉정해져야 할 대목은 세금이 아니다. 참사가 났을 때의 부끄러움과 죄책감,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던 약속을 얼마나 지키고 있는지 돌아보고 이제라도 미진한 대목은 다잡아 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 빨리 잊고 용서한다. 포항 지진 때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연기하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바뀌긴 했다. 예전 같으면 강행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세월호 참사의 교훈이라면 교훈일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안 된다. 정확한 침몰 원인과 구조과정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쳐 재난구조 매뉴얼을 재정비해야 한다. 그래서 “세월호 참사를 거울 삼아 어떤 사고가 일어나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달라”는 유가족의 절규에 응답해야 한다. 2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등을 담은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회적 참사법)이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특조위원 구성 방식 등을 두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는 모양이다. 2기 특조위를 꾸리지 않아도 될 만큼 세월호 진상 규명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국민 앞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지 자유한국당은 자문해 보기 바란다. 유가족들은 3년 7개월의 기다림을 뒤로하고 목포신항을 떠나기로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뼈 한 조각이라도 따뜻한 곳에 보내고 싶었지만 더이상의 수색 요구는 무리라고 결론 내렸다. 이제는 혈육을 가슴에 묻고 내려놓겠다.” 그들은 내려놓아도 우리는 내려놓아서는 안 된다. hyun@seoul.co.kr
  • 몸에 불 붙어 절규하는 코끼리…사진 공모전 우승 이유

    몸에 불 붙어 절규하는 코끼리…사진 공모전 우승 이유

    한 야생동물 사진 공모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사진 한 장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에는 어미와 새끼로 보이는 코끼리 두 마리가 몸에 불이 붙은 채 사람들에게 쫓겨 달아나는 모습이 담겨 있어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인도의 유명 야생동물전문잡지 ‘생크추어리 아시아’(Sanctuary Asia)는 17일(현지시간) ‘2017년 생크추어리 야생동물 사진 어워드’에서 위와 같은 사진을 촬영한 참가자 비플랍 하즈라를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작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옥은 여기다’(Hell is Here)라는 제목의 우승 사진은 하즈라가 최근 인도 서벵골주(州) 반쿠라 지역에서 촬영한 것이다. 그는 이 지역의 주민들과 인근 야생 코끼리들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부 주민은 활활 타오르는 두 코끼리에게 던지며 야유를 퍼부었고 새끼 코끼리는 혼란 속에 비명을 질렀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영리하고 점잖으며 사회적인 이들 동물이 지난 몇 세기 동안 누벼왔던 이곳은 이제 지옥이다”고 덧붙였다. 사진 속 두 코끼리가 결국 어떻게 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로 반쿠라에 거주하고 있다는 매이낙 매줌더는 “주민들은 코끼리들을 끔찍하게 학대하고 고문해 왔으며 그들의 서식지를 심각하게 파괴한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면서도 “코끼리들 역시 농작물과 농지를 훼손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죽여왔다”고 말했다. 사진=비플랍 하즈라/2017년 생크추어리 야생동물 사진 어워드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유진모의 테마토크] 수지가 선택한 유재하와 김현식의 가치

    [유진모의 테마토크] 수지가 선택한 유재하와 김현식의 가치

    수지가 새 음반의 주력 레퍼토리로 선택한 게 고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와 ‘가리워진 길’이라는 뉴스가 공교롭게도 고인의 기일인 지난 1일 나왔다. 고인은 1987년 그날 25살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꼭 3년 뒤 김현식이 간경변증으로 32년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유재하는 사망 직전 데뷔앨범을 낸 초보가수였다. 가수 겸 배우로서 가장 상업적인 성공의 길을 걷는 수지가 인기 순위에도 오르지 못한 유재하의 곡을 리메이크한다는 건 의미가 각별하다. 두 고인은 비대중적이었지만 대한민국 대중음악계에 끼친 영향력과, 팬들의 정서에 똬리를 튼 감성적 지배력은 엄청나다. 1980년 데뷔앨범을 낸 김현식은 카페나 음악다방의 리퀘스트의 황제였다. 2집의 ‘사랑했어요’ ‘회상’ ‘어둠 그 별빛’, 3집의 ‘빗속의 연가’ ‘비처럼 음악처럼’, 4집의 ‘기다리겠어’ ‘한국사람’ 등은 방황하던 지성들의 고뇌와 갈등이 낳은 니힐리즘을 관통하고 보듬던 대표곡이었다. 당시는 전두환 독재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시절. 보헤미안 같은 김현식을 TV에서 받아줄 리 없었고, 그 역시 간섭이 많고 위압적이며 권위적인 방송사 PD들에게 고분고분할 마음이 애초부터 없었다. 그의 값어치는 정부가 스케이프 고트 차원에서 만들고, 운동권 대학생들이 그들의 노래를 바이블로 상징화함으로써 창조된 소위 운동권 가수들과는 좀 다르다. 그는 그냥 음악 자체로 운동권, 비운동권을 총망라한 대학생을 중심으로 10~3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배경은 김현식이라는 캐릭터와 음악적 완성도 혹은 취향에 있었다. 그에게서는 항상 반항과 고독이 물씬 흘러넘쳤다. 비타협의 개성, 자기만의 이데아와 에고이즘에 빠진 니힐리즘이 트레이드마크였다. 음악은 더 심했다. 모든 가사가 젊은 날의 방황과 단절, 사랑의 아픔, 인생의 피곤함을 주제로 했다. 그의 인생과 노래에서 술을 빼면 얘기가 안 됐다. 그는 당시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과 획일화된 전체주의적 군사문화 탓에 억눌리고, ‘빈익빈 부익부’의 사회적 구조 때문에 지친 젊은이들의 통한의 배수구였고, 절망의 비상구였다. 1984년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키보디스트로 데뷔해 ‘사랑하기 때문에’를 조용필에게 먼저 줬던 유재하는 ‘가리워진 길’도 1986년 김현식에게 먼저 준 바 있다. 그가 음악적으로 위대하다고 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가요와 다른 클래식의 도입에 있다. 이전까지 거의 모든 우리 가요는 ‘1절-2절-코러스-1절’을 기준으로 한 천편일률적인 가요적 구성이거나 팝 음악의 레퍼런스였다. 편곡 역시 마찬가지. 하지만 유재하는 선법과 화성악에서 과감하게 클래식을 도입했고,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가요의 장르를 만든 것이다. 그래서 그에겐 록가수나 발라드가수란 칭호를 그 누구도 붙이지 못한다. 그냥 그의 음악은 ‘유재하’다. 적지 않은 후배 가수들이 유재하의 노래를 리메이크하는 이유는 시대를 앞서간 그의 뛰어난 음악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현식의 유작은 그런 사례가 드물다. 그 이유는 김현식이 가진 독특한 허스키보이스에 담아낸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회한과 외로움과 절망과 허무함의 철학을 절규하듯 토해 내는 그의 유니크한 창법 때문이다. 수지가 ‘가왕’ 조용필, ‘언더그라운드의 반항아’ 김현식, ‘클래식을 가요에 접목한 천재’ 유재하 등이 불렀던 노래들의 값어치를 얼마나 살릴 수 있을지 궁금할 이유는 충분하다.
  • [장관의 책장] 대한민국 남녀, 서로에게 말 걸기/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장관의 책장] 대한민국 남녀, 서로에게 말 걸기/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소설 ‘82년생 김지영’에서 주인공은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왔다가 공원에서 잠시 마신 커피 한잔에 “맘충” 소리를 듣고 큰 충격을 받는다. 뭘 잘못했기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벌레’ 취급을 받아야 하냐고 절규한다. 우리 사회의 여성 비하적 표현은 이뿐만이 아니다. 운전대를 잡은 여성은 ‘김여사’가 되고, 젊은 여성이라면 분수에 맞지 않는 소비를 하며 남성 의존적인 의미의 ‘된장녀’, ‘김치녀’로 불리기도 한다. 성별을 경계로 형성된 전선에서 여성도 남성에게 ‘한남충’이라며 포화를 던진다. 상대 성에 대한 혐오와 비난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도 번지는 위태로운 모습이 목도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사회 갈등의 한 형태로 고착화되려는 성별 갈등 해소를 위해 새 정부 들어 적극적 대응을 시작했다. 우리 사회가 고도경제성장기를 지나 성장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청년층은 취업난, 생활고 등으로 겪는 상대적 박탈감과 심적 스트레스가 크다. 한편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과거보다 높아 보이면서 남성들은 여성들이 자신의 파이를 빼앗았다고 오해하곤 한다. 각종 고시 합격률에서 몇 년 전부터 여성이 절반을 넘고 여성 취업률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지만, 여성 대부분은 저임금·임시직·비정규직 등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유리천장도 여전히 견고하다. 대기업 임원 중 여성 비율은 2.7%에 불과하다. ‘성평등 착시현상’을 바로잡고 오해를 푸는 게 시급하며, 그 시작은 ‘말 걸기’부터다. 올해 초 미국, 프랑스 등 8개국 기혼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일·가정 균형에 대한 해외언론 조사 결과 여성 다수는 육아·가사 등을 ‘혼자’ 부담한다고 생각한 반면 남성은 ‘동등하게’ 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한 가정에서조차 남녀 간 입장 차가 확연하다. 그간 갈등이 발생한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고 상호 소통하려는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가부는 오는 8일 2030세대가 모이는 토크콘서트 ‘대한민국 남녀 서로에게 말 걸기’ 자리를 마련했다.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현재까지 600여명이 신청한 것은 젊은이들의 잠재됐던 소통욕구가 확인되는 대목이다. 지난 7월 각계 남성 45명으로 구성된 ‘성평등 보이스’도 다양한 소통창구를 통해 ‘말 걸기’에 앞장서고 있다. 뿌리 깊은 젠더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 성평등 문화 확산에도 주력할 것이다. 가장 주목하는 것은 교육과 미디어다. 아동·청소년기부터 성평등 의식을 함양해 나갈 수 있도록 현행 ‘성교육 표준안’을 ‘성 인권 교육’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을 교육부와 협의 중이다. 미디어가 성평등 관련 오해나 성별 갈등을 확대·재생산하지 않으려는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 폭넓은 국민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방안으로, 젠더폭력 문제를 다룬 방송드라마 ‘마녀의 법정’을 제작 지원하고 있다. 또한 교직이나 미디어업계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성평등 교육지원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 성평등 사회의 주체이자 수혜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스스로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선언하고, 첫 내각 여성비율(장관급 포함) 31.6%를 달성하는 등 성평등이 국가 핵심가치로 등장하는 전환기를 맞았다. 하지만 대한민국 남성의 적극적인 동참과 협조가 없다면 더이상 진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다. 성평등은 인권 측면에서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자, 심각한 인구절벽 위기 속에서 개인·기업·국가가 모두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 됐다. 성평등은 사회 전체 10개 파이 중 남성이 지닌 7개 파이의 2개를 뺏어 여성 몫으로 5개를 만드는 게 아니라, 사회 전체 10개 파이를 12~13개로 키우는 것이다. 지난 9월 초 방한했던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가 올라가면 국내총생산(GDP)을 10%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다 절실한 마음으로 여성은 남성에게, 남성은 여성에게 마음을 열고 대화를 시작해 보자. 우리는 적대적 경쟁 상대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해 산적한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동지다.
  • 유아인, 김주혁 애도 후 댄스 논란에 “조의와 축복 동시에 가져야 하는 상황”[전문]

    유아인, 김주혁 애도 후 댄스 논란에 “조의와 축복 동시에 가져야 하는 상황”[전문]

    배우 유아인이 고(故) 김주혁 애도 글을 올린 후 불거진 여러 논란들에 대해 입을 열었다.유아인은 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지난 31일 배우 송중기 송혜교의 결혼식에 참석한 사진이 공개된 뒤 일부 네티즌들은 결혼식 피로연에서 웃고 춤을 추는 유아인을 비난했다. 앞서 SNS에 남긴 배우 김주혁의 사망을 애도하는 글과 대조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유아인은 “작품을 함께 한 선배 배우의 사망 소식과 오랜 친분을 가진 동료들의 결혼이 겹친 상황을 조롱하듯, 깊은 조의와 축복을 동시에 가져야 하는 난감한 상황의 간극을 비집고 들어와 논란거리를 찾아헤매는 하이에나들에게 동조하지 말아주시기를 바란다”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이어 “의도적으로 사실관계를 외면하고 타인의 진심을 악의적으로 매도하고 비난을 위한 비난을 서슴지 않는 실체 없는 소음에 눈과 귀를 닫으시고 부디 모든 사실과 진실과 진심을 바라보며 벼랑 끝의 이 세계를 함께 정화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나 역시 제 자리를 지키겠다고 불가피한 논란을 외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더 신중히 나를 표현하고 부당함으로부터 더 적극적으로 나를 변호하며 시대와 사랑을 담은 소중한 작품으로 찾아뵙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고인에 대한 애도를 뒤덮는 부득이한 논란을 야기한 저의 의지와 진심이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자신을 불태워 연기한 김주혁에게 이 외침을 통해 전해지길 바란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다시 한 번 김주혁을 향한 애도를 보냈다. <이하 유아인 글 전문> 나의 시대에 고함- 나는 주장해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내가 가질 수 있는 방식으로 우리 시대에 나의 소리를 던져왔다. 그에 앞서 내가 나인데 나를 주장해야 했던 것은 내가 나인 것을 세상이 억압하기 때문이고 기꺼이 그 세상을 떠받들어 내가 나 자신을 억압해 왔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여러분이 충분히 자기 자신으로, 자유를 가진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거나 자유와 평등을 준답시고 자본과 결탁한 질서의 최면에 대한 철석같은 신앙을 가지고 있다면 아래의 내 구구절절한 고해는 읽지 않는 것이 낫다. 선택할 수 있지 않은가. 애써 성실한 비난의 날을 세워 당신의 소중한 열정을 소모하겠다면 이미 당신이 승리했다. 낭비하지 마라. 내 것이 아닌 당신의 에너지다. 나는 벌써 수없이 화형 당했고, 당신에게 저항할 의지를 가질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내가 살아있는 한 여전히 당신을, 세상을 사랑하고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랜선의 회초리는 내가 아니라 언제나 익명의 여러분에게 있었다. 이미 처참히 발겨진 내 속살에도 아직은 숨이 붙어 있으니 기꺼이 끊어 놓아도 좋다. 그래서 이것은 고해가 아니라 발악으로 하는 마지막 구애에 가깝다. 나의 불편한 외침은 불편한 세상과 불편한 내 연약함에 대한 저항이었다. 나는 세상이 아니라 세상에 무릎 꿇는 나 자신에게 저항해왔다. 다들 똑같은 가면을 안전모처럼 착용하고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은 표정을 짓고 똑같이 입고 똑같이 말하고 똑같은 것을 원하는 재미없는 세상을 내 멋대로 휘젓고 싶었다.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진심을 담은 다른 형태의 존재와 행위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조금은 믿었다. 위로나 인정도, 이해도 바라지 않았다. 내 능력으로 적당히 해서는 감히 닿을 수 없는 어떤한 경계를 기꺼이 과잉으로 치받고 감촉하며 지뢰가 도사리는 미지의 세계를 더듬거리며 추노꾼들의 끈질긴 추격을 받는 위태로움이 기꺼이 노예로 살아가는 안정감보다는 참을만한 고통이었다. 요란한 소리로 경계를 넘나들며 자위하는 악동은 죽었다. 나는 이제 투쟁의 대상으로 대중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동지라는 실체로 대중과 함께하며 새 시대를 찾아가고 싶다. 나의 연기로, 나의 글로, 이른 나이에 연예인 병이 들어 그토록 가져야만 했던 유명세로, 애처롭게 갈구해온 관심으로, 내가 할 수는 모든 방법으로 존재하고, 세상에 나를 던지고, 타인들을 위로하고 소통하며 외부와 결속되고 싶다. 하여 세상에 외친다. 당신의 댓글, 당신의 ‘좋아요’도, 당신의 침묵도 모두 세상을 향한 외침이 아닌가. 나조차도 빈번히 내 선의와 진심을 조롱하며 내가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자아도취가 아니라 외로움이었다. 과잉으로 넘치던 것은 내 그릇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않고 다름을 비난하는 자들의 그릇된 인식이었다. 나는 자의식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갖고 싶었고, 자존감이 아니라 ‘존재’를 갖고 깊었다. 이 지옥 같은 세상을 표류하는 유령이 아니라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는 인간이고 싶었다. 아주 조금만 경계를 넘어도 두만강을 넘는 탈주민을 겨냥하듯 집요하게 뒤를 쫓는 이 나라, 화살이 날아올까 옹기종기 둘러 앉아 좀비 처럼 한 군데를 바라보며 도무지 등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 그럼에도 갑갑해 미치겠다고 기괴한 절규를 합창하는 이 시대에서 대중을 상대하는 배우로, 유명인으로 살면서 인식과 질서의 경계를 넘어보고 싶었다. 예의와 법과 규범의 경계가 아니라 모든 부정하고 나약한 경계들. 가능한 모든 선입견을 깨부수고 싶었다. 포악한 구시대의 질서 앞에서 나는 기꺼이 죄인이었다.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경계 안의 불온한 온실을 죽을힘을 다해 마련하고도 나는 경계 너머의 위험이 도사리는 황무지를 향하는 것이 더 즐겁다. 거기 너머에 유토피아는 아니어도 ‘헬’이 아닌 조선이, 대한민국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신기루가 아닌 신세계가 실체를 이루리라- 나는 믿는다. 케케묵은 종북 타령을 소음으로 외쳐대며 자신과 다른 생각에 빨간 딱지 붙이기를 자존의 업으로 삼은 연약하고 모순된 자들이 빨갱이 코스프레를 자행하며 타인을 재단하고 개인을 말살하고 획일화된 전체를 강요하며 인민재판을 동네잔치로 열어대는 이 시대를 능욕하고 싶었다. 찢어발기고 싶었다. 삶은 계속되고 나는 멈추지 않는다. 시간과 함께 앞으로 전진하는 당신의 삶이 그래야 하는 것처럼. 시간은 높은 곳이 아니라 앞으로 간다. 더 높이, 더 많이를 외치며 인간 사회의 진보를 역행하는 참상들 속에서 시간을 감지하는 인간은, 그것을 반영하는 시대는. 반드시 앞으로, 앞으로 가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적어도 내 조카들과 내 다음의 세대는 나보다 덜 갑갑한 세상을 맞이하기를 바란다. 이보다는 말이 되는 세상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남처럼 굴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 굴고, 남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남들이 가는 곳이 아니라 자신이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자신을 지키고 키워나가면서도 타인을 존중하고 이끌어가며 함께 다채로운 전체를 이루는 인간답고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다. 이 부정한 질서의 정상에서 외롭고 추악한 자위로 배설되는 오물들에 질식된 사람들이 구원받기를 바란다. 나라를 생각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이 시대를 한탄하면서도 이 시대 안을 맴돌지 않고, 허세가 오글대는 경계 밖의 세상으로, 진짜 내일로 가고 싶다. 그래서 겉돌았다. 그렇게 세상의 경계를, 나와 당신의 경계를 허물고 싶다. 가능하다면 더 많은 여러분과 함께. 당신은 당신의 삶을 시간과 함께 앞으로 진행시켜야 할 숙명을 가졌다. 나를 따르라는 허무맹랑한 선동이 아니다. 나는 나와 당신이 저마다의 삶의 주인으로서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이 글은 흥미진진하고 무의미한 논란이나 파파라치 사진 보다 덜 보여지겠지만 그럼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조각나고 재생산되고 기사화 될 것임을 알고있다. 그들로 부터 나를 지키려고 주어가 빠진 고발로, 타인의 이름으로 행하던 고해는 이제 끝났다. 그것으로 나 자신을 지키려던 모든 외침은 불충분하고 비겁했다. 콘텐츠의 수준이 아니라 아니라 댓글 수가, 조회수가 언론사를 먹여살리는 포털 독재 천하 대한민국에서 저널은 사라져가고 자극적인 가십만이 일목요연하게 눈앞에 펼쳐지는 이 시대에도 나는 언론의 참된 기능을 믿는다. 저널이라는 이름이 부디 논란을 생성하고 부채질하는 가십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저널이고 가십은 가십이다. 진실을 전하고 거짓을 고발하고 더 나은 세상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등불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부당한 권력의 옆에서, 뒤에서, 침묵으로 동조하고 외면으로 방조했던 우리에게 과연 부정한 자들을 간편히 단두대에 세울 권능이 존재하는가. 진실의 굳건함과 헌법의 엄중한 심판이 아니라 군중의 돌팔매질을 마녀사냥을 부추기는 거짓 언론이야말로 청산되어야 할 적폐다. 우리 모두가 시스템의 피해자다. 누구여서 썩은 게 아니라, 누구라도 썩을 수 있다. 지키는 것보다 부패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시대다. 돈과 권력과 그것에 대한 신앙이 득세하는 이 시대, 이 자리. ‘네가 뭔데’하지 말고, ‘네’가 좀 어떻게 해주라. 우리가 살아가는 여기를. 멧돌의 ‘어처구니’가 빠진 이 시대를. 포토샵 떡칠한 셀피 보다는 덜한 오글거림으로, 딱딱하게 굳은 꼰대력이 아니라 기꺼이 유연하고 순수한 중2의 마음으로 함께하고 싶다. 간편해서 불편한 침묵, 외면, 비난 보다 더 가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의 마음을 전한다. 과연 무엇이 인생의 낭비인가. 소란한 미움들 보다 고요한 애정과 안타까움이 더 크고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켜보시기 힘겨웠을 걸음걸음에 사랑과 격려를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모든 선량한 네티즌과 시민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작품을 함께 했던 선배 배우분의 사망 소식과 오랜 친분을 가진 동료들의 결혼이 겹친 상황을 조롱하듯, 깊은 조의와 축복을 동시에 가져야 하는 난감한 상황의 간극을 비집고 들어와 논란거리를 찾아헤매는 하이에들에게 동조하지 말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의도적으로 사실관계를 외면하고 타인의 진심을 악의적으로 매도하고 비난을 위한 비난을 서슴지 않는 실체 없는 소음에 눈과 귀를 닫으시고 부디 모든 사실과 진실과 진심을 바라보며 벼랑 끝의 이 세계를 함께 정화해 주시기 바랍니다. 말 그대로 ‘악’을 품은 일부의 네티즌이, ‘충’으로 불려 마땅한 작자들이 대한민국 대중 전체의 수준을 매도하고 국민의 의식 수준을 하향 평준화 시키며 현재의 사회를 더 이상 교란하지 않도록 깨어나 주시기를 바랍니다. 세상을 향한 분노는 타인을 향한 분풀이로 증발하지 않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의지로 발현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저 역시 제 자리를 지키겠다고 불가피한 논란을 외면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더 신중히 나를 표현하고 부당함으로부터 더 적극적으로 나를 변호하며 시대와 사람을 담은 소중한 작품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고인에 대한 애도를 뒤덮는 부득이한 논란을 야기한 저의 의지와 진심이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자신을 불태워 연기했던 배우 김주혁 님께 이 외침을 통해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est In Peace- 함께 이 시대를, 슬픈 죽음을 애도합시다. 사랑합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설] 촛불집회 1년, 보혁 갈등 접고 통합의 길 찾아야

    현직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끌었던 촛불집회가 내일 1주년을 맞는다. 애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국민들의 자발적 집회로 시작돼 민심을 이반해 잘못된 길을 걸은 권력을 국민의 이름으로 끌어내린, 세계에서 유례없는 역사의 이정표를 세웠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작된 촛불 집회는 지역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모두 23차례 집회에 연인원 1680여만명이 참여한 촛불 집회는 비폭력과 평화를 지킨 국민의 승리, 민주주의의 승리였다. 촛불 정신은 국민 주권을 되찾아 올바른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 가자는 외침이었다. 권력을 사유화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권력을 단죄하고 부조리에 가득한 사회를 정의롭게 만들자는 절규였다. 이런 촛불의 정신은 대한민국 개조의 원동력으로 변할 정도로 촛불집회의 영향은 크고도 심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을 받고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고 10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다. 촛불 민심은 담대한 변화를 통한 새로운 시대를 갈망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미래는 여전히 혼돈 상태다. 촛불이 타오른 지 1년이 지났지만 촛불혁명은 미완의 상태로 남아 있다는 의미다. 국민의 열망을 담은 ‘적폐청산’은 정치보복을 앞세워 정쟁화시키고 있는 기득권 세력의 반발로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양극화로 대변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아직도 해소될 기미가 없고 진보와 보수의 갈등은 격화되는 조짐이다. 북핵 문제에 발목이 잡힌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는 전쟁 위기까지 직면한 상황에서 국민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정권 교체를 이룬 자신감을 토대로 한층 성숙된 정치권의 대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따른 구태의연한 행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촛불 민심을 이념의 잣대로 이분화해 정쟁으로 몰고 가려는 일부 정파의 시도는 성공하기 어렵다. 촛불의 정신은 문재인 정부에도 적용된다. 촛불 민심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 독단적인 국정 운영에 나설 경우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촛불의 정신은 어느 정파를 위한 것이 아니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위대한 자산이다. 민주주의를 지키면서 자유와 정의의 소중한 가치가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을 건설하자는 의미다. 이는 보수의 정신도, 진보의 가치도 아닌 대한민국이 가야 하는 목표다. ‘촛불’과 ‘태극기’를 막론하고 우리 국민 모두의 바람이란 의미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의 길로 가야 하는 의미도 여기에 있다. 오늘 광화문광장에선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하는 시민 집회와 태극기 집회도 동시에 열린다. 양 진영 모두가 갈등과 반목을 접고 서로의 주장에 귀 기울이는 마음 자세로 대통합의 길로 나서길 당부한다.
  • 핏빛으로 변한 로마 트레비 분수…“부패·쓰레기에 항의 의미”

    핏빛으로 변한 로마 트레비 분수…“부패·쓰레기에 항의 의미”

    이탈리아 로마의 관광 명소인 트레비 분수가 핏빛으로 물들었다.이탈리아 경찰은 26일(현지시간) 트레비 분수에 붉은색 염료를 풀어넣은 자칭 무정부 행위예술가 그라치아노 체키니(64)를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목격자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트레비 분수 위로 올라가 기습적으로 염료를 쏟아부었다. 분수의 물이 별안간 붉게 변하자 경찰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관광객들을 현장에서 내보낸 뒤 물을 모두 뺀 채 건축물에 손상이 생겼는지 여부를 살폈다. 염료를 부은 체키니는 소동 직후 “염료는 분수에 해가 없다”며 “이번 일은 로마의 부패와 쓰레기에 항의하기 위해 기획됐다. 로마가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며 로마가 예술과 생명, 르네상스의 수도로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절규”라고 주장했다. 체키니는 우파 극단주의 활동가로 2007년에도 트레비 분수에 붉은 색 페인트를 들어부어 유명세를 떨쳤다. 당시 그는 로마 시가 비용을 들여 국제영화제를 주최하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로마국제영화제 개막일에 맞춰 행동했다. 10년 만에 동일한 행동을 되풀이한 이날 역시 로마 국제영화제의 막이 오른 날이다. 2008년에는 로마의 또 다른 명소인 스페인 계단에 수 십 만개에 달하는 형형색색의 공을 풀어놓아 시의 쓰레기 수거 요원들을 긴급 출동케 하기도 했다. 체키니는 가벼운 벌금 처분만을 받은 이런 기행 이후 다수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유명세를 얻었다. 저명한 예술평론가인 비토리오 스가르비 등은 공공질서를 해치는 그의 행위가 전형적인 현대예술의 특성을 띠고 있다고 옹호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매드독’ 유지태 우도환, 미친 공조 “헤어나올수 없는 블랙홀 매력”

    ‘매드독’ 유지태 우도환, 미친 공조 “헤어나올수 없는 블랙홀 매력”

    보험범죄 조사극 ‘매드독’의 유지태와 우도환이 손을 잡고 의문의 사망 사건 진실을 밝히는 통쾌한 활약을 펼쳤다. 19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매드독’ (연출 황의경, 극본 김수진, 제작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이매진아시아) 4회에서는 사설 보험범죄조사팀 ‘매드독’의 수장인 전설의‘ 美친개’ 최강우(유지태 분)와 ‘거리의 사기꾼’ 김민준(우도환 분)이 환상적인 공조로 짜릿한 활약을 펼쳤다. 이날 방송에서 사설 보험 조사팀 최강우는 김민준에게 이수오 사망 사건을 함께 조사하자고 제안했다. 예상과 달리 이수오의 죽음은 자살이 아닌 타살에 무게가 실리고 있었다. 증거를 잡기 위해 최강우는 범인으로 의심되는 한상진(송재희 분)의 연구소에 김민준과 ‘매드독’을 투입했다. 최강우는 남다른 관찰력으로 이수오 살해 원리를 밝히는 등 노련한 카리스마로 조사를 진두지휘했다. 김민준은 독일에서 온 연구원으로 위장해 한상진의 동태를 파악하고, 영리한 대처로 한상진의 발을 묶어 시간을 벌었다. 장하리(류화영 분)는 한상진 개인 연구실에 잠입해 살해 이유로 지목된 이수오의 연구 결과를 찾아냈다. 미화원으로 위장한 박순정(조재윤 분) 역시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정보를 수집했다. 온누리(김혜성 분)는 한상진이 바이러스까지 걸며 숨겨둔 파일을 풀어내며 ‘펜티엄’이란 수식어를 입증했다. 각자의 특기를 십분 발휘한 ‘매드독’과 김민준의 유쾌하고 통쾌한 활약은 속 시원한 사이다를 선사하며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최강우와 김민준의 인생을 뒤흔든 비행기 추락 참사의 진실도 한 꺼풀 벗겨졌다. 이수오의 아내 강은주와 사망한 보험설계사 이미란의 관계를 좇던 최강우는 죽은줄 알았던 이미란이 한 유아용품점에서 쇼핑하는 CCTV 영상을 포착했다. 이미란의 꼬리를 잡고 전화통화에 성공한 최강우는 “살아서 행복합니까, 이미란 씨?”라고 물었다. 마치 경고와 같은 최강우의 서늘한 음성은 등골을 서늘하게 하며 긴장감을 폭발시켰다. 한편, 이수오의 아내 강은주를 찾아간 김민준은 이수오 사인이 자살로 밝혀졌음을 알리며 자신을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보험금을 노린 비행기 추락 사고의 범인으로 지목된 부조종사 김범준의 동생임을 밝힌 김민준이 “34억 원 만들어 준 설계사 이미란, 진짜 죽었어?”라고 묻자 강은주는 눈물을 흘리며 “살아있다”고 대답했다. 이미란의 행방을 묻는 김민준의 절규에서 사건의 진실을 좇는 절실함이 묻어났다. 죽은 이미란이 살아 있었다는 충격적인 반전 엔딩은 ‘매드독’ 4회 방송의 끝을 강렬하게 장식하며 숨 막히는 긴장감을 폭발시켰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쫄깃한 전개는 눈을 뗄 수 없는 흡인력을 만들어냈다. 이미란이 살아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앞으로의 전개도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 이미란을 좇는 최강우와 김민준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협력, 혹은 경쟁을 벌일지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한, 과연 비행기 추락 참사 뒤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와 진실은 무엇일지 궁금증을 폭발시켰다. 한편, 최강우와 김민준의 인생을 180도 바꾼 비행기 추락 사고의 진실이 조금씩 베일을 벗으며 긴장감이 더욱 고조될 ‘매드독’은 매주 수, 목 밤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에어아시아 아찔한 사고, 회장은 전날 ‘한국’ 여성과 비공개 결혼

    에어아시아 아찔한 사고, 회장은 전날 ‘한국’ 여성과 비공개 결혼

    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 여객기가 고도를 잃고 떨어져 기내에 산소마스크가 내걸리는 등 아찔한 순간을 겪고 결국 회항했다. 지난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섬을 향해 호주 퍼스 공항을 이륙했던 QZ 535편이 기술적인 문제로 갑자기 하강하면서 25분 정도 항로를 이탈하다 결국 퍼스 공항으로 돌아왔다고 영국 BBC가 16일 전했다. 급하강 당시 승객들에게 아무런 사전 경고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 관계자들은 조종사들이 조종실 내 기압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호주 언론들은 비행기가 적정 고도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클레어 아스큐란 이름의 승객은 “승무원들이 절규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공황 상태가 더욱 심해졌다”며 “우리는 안심하기 위해 그들을 찾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들의 겁에 질린 모습 때문에 더 걱정스러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지 언론이 보도한 기내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보면 기내 산소마스크가 내걸려 있는 상황이었으며 한 사람이 “승객들 숙이세요. 승객들 숙이세요”라고 외치고 있었다. 레아라는 이름의 한 승객은 “나는 가족들과 연락이 닿길 바라며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냈다”며 “우리는 서로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있었다. 매우 화가 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은 “승무원이 ‘비상사태’ ‘비상사태’라고 소리지르기 시작했다”며 “그 전에 승객들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에어아시아는 성명을 통해 에어버스 A320 기종인 QZ 535편이 탑승자 151명을 퍼스 국제공항에 무사히 내려놓았다고 밝히며 승객들에게 불편을 초래한 데 대해 사과했다. 그러면서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승무원들의 행동이) 상황을 악화시킨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지난 6월 에어아시아의 X편도 발리섬을 향해 출발했다가 엔진 문제를 일으켜 “세탁기처럼 요동쳐” 결국 퍼스로 돌아와야 했다. 2014년 12월에는 에어아시아 여객기가 러더(rudder·비행기 수직 안정판의 뒷전에 부착돼 있는 조종면) 통제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자바해에 추락해 탑승자 162명이 모두 목숨을 잃었다. 한편 토니 페르난데스(53) 에어아시아 그룹 회장이 이번 사고 하루 전에 프랑스 남부 해안 도시 코트다쥐르에서 한국 출신 여성 ‘클로에‘와 비공개 결혼식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이날 알려졌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