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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순의 낮꿈꾸기] 지구의 공동 소유권자, 난민은 동료 인간이다

    [강남순의 낮꿈꾸기] 지구의 공동 소유권자, 난민은 동료 인간이다

    “난민들은 숫자가 아닙니다. 그들은 얼굴을 지니고, 이름이 있고, 삶의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인간으로 대우받아야만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6년 4월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유럽의 난민 위기가 극심할 때 그리스를 방문했다. 그리스 방문 후 그는 시리아에서 온 12명의 무슬림 난민들을 바티칸으로 데리고 갔다. 그 12명 중에는 6명의 아이가 포함됐다. ●세계 곳곳의 난민 문제 우리의 평화와도 관련 어떤 사건이 등장할 때 우리는 종종 인간을 숫자로만 기억하면서, 그 인간이 개별적으로 얼굴을 지닌 존재임을 잊곤 한다. 2019년 12월부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코로나19 사태에서 인간은 코로나 확진자 ○○명 또는 사망자 ○○명이라는 숫자로 표기된다. 또한 한국, 유럽 또는 북미 등으로 유입되는 난민도 숫자에 불과하다. ‘제주도 예멘 난민 500명’이란 신문 기사의 표제어는 여전히 우리의 뇌리에서 그 난민을 ‘500명’이라는 숫자로만 기억하게 한다. 그러나 그 수가 많든 적든, 그 숫자 속의 인간은 각기 다른 고유한 얼굴과 이름을 지닌 인간이다. ‘얼굴’은 한 사람이 단지 숫자가 아니라, 유일무이한 고귀한 존재라는 인간의 개별성을 인식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 우리는 얼굴을 통해 타자의 존재를 인식한다. 마치 건물로 들어가기 위해 ‘문’을 통과해야 하는 것처럼, 얼굴은 한 사람의 존재와 만나게 하는 ‘문’이다. 이 점에서 숫자가 아닌 얼굴에 대한 기억은, 나와 타자의 인간됨을 지켜내는 소중한 토대다. “난민들은 숫자가 아니다”라는 선언은, 바로 우리가 개개인을 단지 숫자가 아닌 고유한 존재로 보면서 그들 모두 나와 같이 존엄성을 지닌 인간임을 상기시킨다. 이러한 인식이 우리가 난민 디아스포라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의 중요한 출발점이다.난민 문제는 21세기 이 세계가 대면한 가장 심각한 위기 중 하나다. 2001년부터 전쟁 중인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은 등록된 수만 250만명이 넘는다. 이는 아시아 가운데 가장 많고 세계에서는 시리아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2021년 8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점령한 후 난민 문제가 또다시 긴급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포함해서 세계 곳곳의 난민과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일까. 난민은 우리의 동료 인간이다. 또한 한국의 평화는 세계의 평화와 분리될 수 없다. 세계 곳곳의 난민은 나, 우리의 평화를 일구어 내는 데에 결정적인 문제 중 하나다. 동질성을 나누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다양한 색채를 지닌 이들이 동료 인간으로 서로를 환영하는 ‘코즈모폴리턴 환대’ 개념이, 21세기에 다시 긴급한 정치사회적 주제로 부상하는 이유다. 한국은 독립된 나라이면서 동시에 이 세계의 구성원이기도 하다. ‘한국만의 평화’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한국을 포함해 세계 전체가 진정한 평화를 이루려면 무엇이 이루어져야 하는가. 독일의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는 1795년에 ‘영구적 평화’라는 글을 출판한다. 칸트는 이 세계의 평화를 일구어내는 데 필요한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세계 시민의식, 둘째, 환대에 대한 보편적 의무 그리고 셋째, 이 지구 위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의 평화와 인간의 존엄성을 이루는 것이다. 이 세 가지는 현재 한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과 위기를 넘어서서 평화를 이루며 함께 사는 삶을 이루는 데 직접적으로 연결된 긴급하고 중요한 문제다. 첫째, 세계 시민의식, 즉 코즈모폴리턴 의식은 우리 모두 두 가지 소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해로부터 출발한다. 하나는 자신이 태어난 나라의 소속성, 그리고 다른 하나는 태양 아래 모두가 소속돼 있는 ‘세계 시민’으로서의 소속성이다. 이 두 종류의 소속성은 서로 갈등 관계에 있지 않다. 우리는 한국인이면서도, 동시에 태양 아래에 있는 세계 시민으로서의 소속성을 지닌다. 둘째, 환대에 대한 보편적 의무란 우리가 사는 나라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환영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의무라는 것이다. 그 환대의 전제조건은 단 한 가지, 즉 “지구상에 거하는 인간”이다. ‘지구상에 거한다’는 것은 우리가 서로 태어난 곳이 달라도, 태양 아래 속한 세계 시민으로 ‘동료 인간’이라는 정체성에 근거한다. ‘지구상에 거하는 인간’이라면 누구든지 환영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인간으로서의 책임을 칸트는 ‘코즈모폴리턴 환대’라고 명명한다. 셋째, 모든 사람의 평화와 그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켜 주고 존중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모든’ 사람이란 추상적 범주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 그 고유한 얼굴을 의미한다. 칸트의 코즈모폴리턴 환대 개념은 21세기 현대 세계가 대면하고 있는 심각한 위기 중 하나인 난민 문제에 중요한 원리를 제공한다. 칸트는 그의 코즈모폴리턴 환대 개념에서 “환대란 이방인이 타국에 도착했을 때, 적으로 취급받아서는 안 된다는 이방인의 권리를 의미”하며 이 권리는 “모든 인간이 이 지구 표면의 공공 소유권을 지닌다는 사실에 근거한다”고 강조한다. 어디에 살든 인간이라면 이 지구 표면의 ‘공동 소유권’을 지닌다. 물론 이러한 지구 공동 소유권에 대한 의식은 땅 투기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한국 사회에서, 상상하기조차 불가능한 의식인지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이러한 본래적 의미를 받아들이는 이들이 점차 많아질 때, 도처에 있는 ‘난민 디아스포라’에 대한 의식을 전적으로 바꾸게 한다. 누구도 이 지구의 영토에 대한 절대적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아니, 주장해서는 안 된다. 모든 인간은 이 지구에 손님으로, 임시 거주자로, ‘난민 디아스포라’로서 잠시 머무는 것일 뿐이다. ‘지구의 공동 소유권’이라는 의식, 또한 모든 이들이 ‘동료 인간’이라는 코즈모폴리턴 의식을 가지게 된다면 한국이라는 특정한 영토의 절대적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이 땅에 오는 이들을 적대하고 배척해서는 안 된다. 2021년 8월 26일 378명의 아프간 국민이 한국에 도착했다. 그들은 한국을 도운 ‘협력자’라는 범주에 들어간 이들이다. 그래서 난민이 아니라 “특별 공로자”라고 명명한다고 한다. 이들을 이렇게 한국에 정착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이들 ‘특별 공로자’만을 한국이라는 영토의 ‘포용의 원’에 넣는 것은 지나치게 작은 출발점일 뿐이다. 따라서 한국 사회는 그 작은 환대의 원을 이제 더욱 확장해야 한다. 한국을 직접적으로 돕지 않았다 해도, 아프가니스탄을 떠날 수밖에 없는 난민에 대해 인류공동체로서의 책임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설사 그들의 종교, 언어, 문화, 생활방식 등 여러 가지가 한국 문화에서는 여전히 낯선 것일 수도 있지만, ‘우리’와 ‘그들’이 지닌 가장 중요한 공동 기반이 있다. 이 지구의 ‘공동 소유권’을 나누는 세계 시민으로서 ‘동료 인간’이라는 점이다. ●‘난민 환대’는 시혜가 아닌 인간의 권리·책임 2020년 9월 9일 독일 베를린을 포함해서 40여개의 도시에서 대대적인 시위가 있었다.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있는 난민 수용소에서 대형 화재가 나서 그곳에 수용됐던 난민 1만 2000여명이 어려움을 겪자 독일 시민들이 나선 것이다. 시위 시민들은 “난민 수용소를 해체하고 당장 (난민을) 데려오라”, “유럽연합(EU)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 등의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독일의 180여개 지방자치단체가 난민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독일이 난민 수용에 이렇게 적극적인 이유에 대해 각기 다른 여러 분석이 있다. 그런데 칸트의 ‘코즈모폴리턴 환대’를 사회정치적으로 확산하는 이러한 의식은, 아무리 나치 시대의 과오에 대한 역사적 사죄의 의미가 있다고 해도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같은 정치가들의 난민에 대한 정치 철학과 결단, 그리고 시민들의 성숙한 세계 시민의식이 없다면 상상하기 어렵다. “난민은 숫자가 아니다”라는 선언, 그리고 이 지구 위에 거하는 모든 이들이 ‘지구의 공동 소유권’을 지닌 동료인간이라는 코즈모폴리턴 의식은 지금 이미 한국에 들어온 “특별 공로자”만이 아니라, 오늘 하루도 생존하기 위해 절규하고 있는 모든 ‘난민’들에게도 최대한의 환대를 실천해야 하는 우리의 책임성을 상기시킨다.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여러 가지 현실적인 한계와 제한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 시민들, 종교단체들 등 한국을 구성하는 이들이 ‘난민 디아스포라’에 대한 환대를 확산할 때, 한국은 물론 세계의 평화를 이루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난민에 대한 환대는 시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다. 난민에 대한 환대는 인간으로서의 권리이며 동시에 책임이다. 살아감이란 결국 ‘함께-평화롭게-살아감’이기 때문이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일자리 잃고 빚더미에… “더는 버틸 수 없다” 피 맺힌 절규

    일자리 잃고 빚더미에… “더는 버틸 수 없다” 피 맺힌 절규

    “지난달까지만 해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헛된 희망이었나 봐요.”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지 18개월이 지났다. 교실에선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졌고, 식당은 오후 9시면 문을 닫았다. 경제가 위축되면서 누군가는 삶을 영위하는 소중한 직장을 잃었다. 오랜 시간 종사했던 직업을 등지고 울며 겨자 먹기로 새로운 일터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간신히 버텨 온 노동자들은 지난달 12일 수도권 지역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격상되자 “더이상 못 참겠다”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등교는 한다는데…방과후수업 제자리 방과후수업으로 공예를 가르치는 15년차 방과후 강사 김수련(53·가명)씨는 최근 신규 개업한 마트에 취직했다. 한동안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자 지난달 방과후수업 정상화를 기대하며 다른 강사들과 최신 공예 스타일을 공부하고 학습 과정을 짜던 김씨는 코로나19 4차 유행이 덮치자 결국 새 일자리를 구해야 했다. 김씨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2월부터 약 1년간 전혀 일을 하지 못했다. 물류센터, 화장품 공장, 마스크 공장, 방역 업무 등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전전하던 김씨는 월평균 수익이 4분의1로 줄고, 4000만원대의 빚만 쌓였다. 올해 3월부터 일부 학교가 방과후수업을 재개하면서 비대면 수업 1개와 대면 수업 2개를 겨우 맡았지만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2학기 수업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이전 한 번에 170~180명의 아이들을 맡았던 김씨는 이젠 40명도 받지 못한다. 김씨는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여행 가고 놀러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박탈감을 느낀다”면서 “저들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라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너무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전면 등교가 시작된 가운데 서울시교육청도 거리두기 4단계일지라도 전면 등교가 가능하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방과후수업 재개에 대한 논의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다. 18개월을 기다린 강사들은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더는 버틸 수 없다”며 지난 12일부터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25, 26일에는 각각 대전시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이어 갔다. 1년 단위로 학교와 계약하는 방과후 강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일하지 못한 만큼 계약이 연장됐다. 계약에 묶인 강사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항상 언제든 일할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어 수업이 재개되면 바로 달려가야 하기 때문에 비정기적인 아르바이트 일자리만 전전할 수밖에 없다. 방과후수업 재개는 학교장의 재량이라 통일된 일정도 없다. 지난해 9월 방과후강사노동조합과 국민입법센터가 방과후 강사 1247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2019년 216만원이었던 월평균 수익이 코로나19가 터진 지난해에는 월 13만원으로 감소했다. 17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월 소득이 0원이라고 답한 강사는 지난해 1학기 기준 73.3%(914명), 2학기 기준 79.5%(991명)였다. 이들은 방과후수업도 등교 일정과 함께 발맞춰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희 방과후강사노조 위원장은 “방과후수업도 전면 등교 일정에 맞춰 코로나19 방역을 지키는 선에서 소규모로 실시한다면 오히려 수업의 질도 향상되고 아동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달 들어 3차례나 ‘생존권 보장’ 기자회견 코로나19로 식당, 카페의 영업시간이 오후 9~10시로 줄어들고 모임 인원까지 제한되면서 자영업자와 함께 대리운전기사들도 큰 타격을 입었다. 영업시간이 제한되기 시작한 지난해 9월부터, 지난해 12월 추가된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까지 수긍하고 인내했던 이들은 지난달부터 수도권 기준 2인 모임만 허용되자 지난 4일과 18일 연이어 기자회견을 여는 등 거리로 뛰쳐나왔다. 12년 동안 대리운전을 해 온 박주하(62·가명)씨의 지난 토요일(21일) 수입은 2만원짜리 콜 하나가 전부다. 코로나19 전에는 오후 8시부터 오전 3시까지 일하며 월평균 200만원 정도를 벌던 박씨는 이제 100만원도 손에 쥐지 못한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거리두기 4단계는 박씨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박씨는 “5인 이상 모임 제한 당시에는 그래도 콜이 몰리는 ‘피크타임’이 있었는데, 4단계부터는 저녁모임이 실종되면서 그것마저도 사라졌다”면서 “코로나19로 죽으나, 굶어 죽으나 매한가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호소했다. 박씨는 진지하게 이직을 고민 중이다. 근근이 버텨 오던 대리운전기사들은 수도권 지역 거리두기 4단계 이후 영업이 크게 어려워졌다. 이창배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교육국장은 “4단계 시행 직전 정부에서 거리두기 완화를 시사하면서 콜 수가 회복되는 조짐을 보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고꾸라졌다”고 말했다. 대리운전기사들은 긴급 생계지원을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30일에는 서울시의회 앞에서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연다. 이달 들어 세 번째다. 이 국장은 “콜이 줄면서 수입은 줄었지만, 회사에서 요구하는 사납금과 보험료 등 고정비용은 40만~50만원씩 어김없이 지출되고 있다”면서 “사정이 굉장히 악화된 기사들이 많아 긴급 생계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사측 불복소송에 거리에서 정년 맞아 코로나19로 460일 넘게 거리에서 농성을 이어 가는 노동자도 있다. ‘코로나19 첫 해고자’라 불리는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협력업체로서 항공기 기내 청소와 수하물 관리 등을 맡는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 8명은 코로나19가 심각해지자 지난해 5월 해고당했다. 사측이 제안했던 무급휴직을 거부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해고 직후에는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에서, 지난해 8월부터는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천막 농성을 이어 가는 중이다. 이들은 지난 20일 1심 법원으로부터 사측의 정리해고가 ‘부당해고’라는 판단을 받았다. 앞서 인천지방노동위원회와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해 8월 해고 노동자들이 낸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어 12월 중앙노동위원회도 부당해고가 맞다고 판단했다. 사측은 이에 불복해 지난 1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사이 해고 노동자 2명은 지난 4월과 5월 차례로 정년을 맞았다. 법원에서 부당해고를 인정받았지만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의 농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측이 항소할 가능성도 남아 있어서다. 이들은 복직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 갈 계획이다. 해고 노동자이자 공공운수노동조합 아시아나케이오지부장을 맡고 있는 김계월 지부장은 “더이상 해고 노동자를 방치하면 안 된다. 도덕적으로 판결에 승복하고 복직을 책임져야 한다”면서 “판결의 기쁨이 계속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복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 카불 폭탄테러 현장 아비규환…피투성이 시신 더미에 절규

    카불 폭탄테러 현장 아비규환…피투성이 시신 더미에 절규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공항 인근에서 26일(현지시간)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해 공항이 아비규환 상태에 빠졌다.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테러의 배후로 자처하고 나선 가운데 소셜미디어에는 테러 직후 촬영한 영상이 확산하며 참혹한 현장과 절규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전해졌다. 공개된 영상에는 공항 애비게이트 부근 도랑에 각종 쓰레기와 피투성이가 된 시신들이 한데 쌓여 오수에 잠겨 있었고, 담벼락 위에도 시신이 널브러져 있었다. 살아남은 이들은 그 사이를 걸어다니며 쓰러진 이들의 생사를 확인하거나, 시신 더미에서 누군가를 끌어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어떤 이들은 현실이 믿기지 않는 듯 참사 현장을 멍하니 바라보기도 했다. 영상을 촬영하던 남성은 이러한 아비규환 상황을 찍으면서도 끝없이 흐느꼈다. 이날 미국 CBS 방송은 아프간 보건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테러로 사망자가 90명, 부상자가 150명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미 당국은 추가 테러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슬람 국가 호라산’(IS-K, Islamic State Khorasan)를 지목했다. IS-K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 격으로 ‘ISIS-K’, ‘ISIL-KP’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호라산’은 이란 동부, 중앙아시아, 아프간, 파키스탄을 아우르는 옛 지명이다. IS는 시리아와 이라크 영토 상당 부분을 장악했다가 미군과 국제동맹군에 밀려 세력이 크게 약화했다. 이후 IS는 여러 다른 나라로 진출했는데, 그중에서도 아프간에 진출한 뒤 2015년 1월 IS-K라는 조직을 만들고, 끊임없이 테러를 저질렀다. IS-K는 2019년 8월 카불 서부 결혼식장에서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해 무려 63명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다. IS-K는 탈레반과 같은 수니파 무장 조직이지만, 탈레반이 미군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데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또 시아파 대응에 있어서 이견을 보여 대립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했을 당시 알카에다가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과 대조적으로 “미국과의 거래로 지하드 무장세력을 배신했다”며 탈레반을 맹비난했다.
  • “탈레반 오자 꿈 사라졌다”… 아프간의 절규 알린 졸리

    “탈레반 오자 꿈 사라졌다”… 아프간의 절규 알린 졸리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 근대사를 그린 소설 ‘연을 쫓는 아이’의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왼쪽)가 아프간 난민을 외면하지 말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앤젤리나 졸리(오른쪽)는 인스타그램을 개설, 첫 글로 아프간 소녀에게 받은 편지를 올리며 관심을 환기시켰다. 탈레반의 아프간 재장악이 급박했기에 탈레반에 의한 민간인, 특히 여성들의 희생을 막을 조치 또한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이들은 촉구했다.호세이니는 21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아프간을 포기할 때가 아니다”면서 “모든 국가가 국경을 열고 아프간 난민들을 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아프간인을 파트너라고 불렀던 미국이 떠나고, 잔인하게 학대하고 테러를 가한 단체의 손으로 나라가 넘어갔다”고 개탄한 뒤 “40년 동안의 전쟁, 혼란, 피란 위기를 겪으며 아프간인들은 지쳤다”고 말했다. 아프간이 혼란했던 시기를 ‘40년’으로 늘려 잡은 것은 그의 소설인 ‘연을 쫓는 아이’의 모티브이기도 한 아프간 현대사를 염두에 둔 것이다. 2003년 발간돼 2007년 영화화된 ‘연을 쫓는 아이’는 1979년 소련의 침공과 내전에 이은 1996년 탈레반의 집권, 2001년 미국의 아프간전쟁에 이르는 이 나라의 역사를 짚는다. 호세이니 자신도 1976년 아프간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탈레반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아프간을 여러 차례 방문했던 호세이니는 “카불의 변화는 초현실적”이라면서 “(소련 침공 전까지) 히피족이 찻집을 어슬렁거리고 여성들이 변호사와 의사로 일하는 등 번영했던 도시 카불에서 한순간 자유가 사라졌던 것처럼 오늘,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아프간을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사라진 다음에도 자신과 친구의 안전, 국가의 미래, 탈레반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아프간인들을 기억해 달라”고 요청했다. 탈레반이 노선 변화를 장담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호세이니는 “그들은 말이 아닌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며 불신했다. 졸리 역시 아프간의 여성 인권이 위협당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졸리는 21일 인스타 계정을 열며 “9·11테러 발생 2주 전 아프간 국경을 방문했을 때 탈레반에서 도망쳐 나온 아프간 난민들을 만난 적이 있다. 20년이 지나 아프간인들이 또다시 공포와 불확실에 사로잡힌 나라를 떠나는 것을 보니 끔찍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현재 아프간 국민들은 소셜미디어로 소통하고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능력을 잃어 가고 있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기본적인 인권을 지키고자 싸우는 전 세계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고자 인스타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아프간 여성의 대변인을 자임한 졸리는 다음날 ‘아프간 난민을 도와 달라’는 아프간 소녀의 호소가 담긴 편지를 올렸다. 편지는 “탈레반이 왔을 때 우리의 모든 꿈이 사라졌다”는 소녀의 절망적인 호소를 전하는 내용이다.
  • 살려고 간 카불 공항… 두살배기 잃은 엄마의 절규

    살려고 간 카불 공항… 두살배기 잃은 엄마의 절규

    아프간 수도 카불의 미국 회사에서 통역사로 일하던 한 여성은 공항에서 수많은 인파에 두 살짜리 딸을 잃었다. 이 여성은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남편과 몸이 불편한 부모, 두 살배기 딸과 공항에 있었다. 인파에 떠밀려 바닥에 넘어졌는데 사람들은 머리를 발로 차며 그대로 지나갔다. 서둘러 아이를 찾았지만 딸은 이미 군중에 밟혀 사망한 뒤였다”며 울분을 토했다. 순식간에 소중한 딸을 잃은 이 여성은 “완전한 공포를 느꼈다”며 “나는 아이를 구할 수가 없었다”고 오열했다. 탈레반은 지난 15일 카불을 재장악한 이후 카불 공항으로 가는 경로를 모두 막고 시민들을 검문하고 있다. 카불 공항 인근에는 미국이 정한 탈출 시한(8월 31일)을 맞추기 위해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있다. 탈레반은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과 총을 쏘며 위협하고 있다. 나흘째 공항 입구에서 대기 중인 한 여성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눈앞에서 사람들이 탈레반 대원들에게 구타당하거나 총격을 받는 모습을 봤다”며 “지옥에 갇혔다”고 말했다. 아프간 톨로뉴스는 공항 내 탈레반 지도자를 인용해 공항에서 총격으로 사망하거나 압사한 사람이 최소 40명이라고 전했다.
  • 추미애 “이낙연에 실망·배신감, 변명보다 더 구차한 사실 왜곡”

    추미애 “이낙연에 실망·배신감, 변명보다 더 구차한 사실 왜곡”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낙연 전 대표가 검찰개혁을 주제로 김종민 민주당 의원과 끝장토론을 진행한 것을 두고 두 얼굴의 후보라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검찰개혁의 진정성’을 언급하며 이 전 대표를 향해 “실망스럽고 배신감을 느낀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추 전 장관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어제 김종민 의원과 이낙연 후보의 검찰개혁 끝장토론을 봤다”며 “이낙연 후보께서 총리와 당대표 시절 검찰개혁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심지어 개혁입법 약속을 저버린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면피해 보겠다’는 속내는 명백해 보인다. 이제 와서 이낙연 당대표의 뜻이었다고 밝힌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실망스럽고 배신감까지 느낀다”고 전했다. 추 전 장관은 당대표 시절 검찰개혁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았던 이 전 대표가 후보가 된 이후 검찰개혁 공약을 외치는 것을 두고 ‘의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검찰개혁 전선에서 한 번도 흔들린 적 없었다. 당과 청와대를 향해 검찰개혁을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입장을 절규에 가깝게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며 “이낙연 대표의 과감한 결정과 개혁 실천을 강력하게 요구했던 장관이었다. 이제 와서 비루한 변명보다 더 구차한 사실 왜곡으로 책임을 면피하려 한다”고 비판했다.추미애 “이낙연, 검찰개혁 당장 하라” 추 전 장관은 그간 자신이 느꼈던 섭섭함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추 전 장관은 “조국 장관에 이어 제가 검-언-정 카르텔의 무자비한 반격에 맞서 검찰개혁 전선에 섰을 때 당 대표께서 몇 번이나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역설하셨나”라며 “윤석열의 항명 사태를 ‘추-윤 갈등’이라는 프레임 속에 가두고 장관이 국정운영에 부담을 준다는 태도로 일관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이어 “당이 앞장서서 개혁에 나서기 보다는 검찰개혁을 ‘제도개선’ 수준으로 묶어두려 하지 않으셨나”라며 “‘당의 요구’라는 이름으로 검찰개혁에 매진하던 장관의 퇴진을 청와대에 압박하지 않으셨나”라고 쏘아 붙였다. 추 전 장관은 이와 관련 이 전 대표가 태도를 바꾸기 전에 사과부터 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그는 “촛불시민과의 약속을 무겁게 받아들지 못하고, 자신의 안위와 명예만을 위해 검찰개혁과 적폐청산이라는 시대적 약속을 외면한 것 아니었나”라며 “먼저 행동으로 실천으로 보여줘야 진정성을 믿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이 전 대표는 이낙연TV 유튜브 방송에서 다른 당내 경선 후보들에게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법안을 연내 처리하도록 지도부에 건의할 것을 제안했다.
  • “불길로 뛰어들고 싶다” 절규… PTSD 짓눌린 채 수천번 출동했다

    “불길로 뛰어들고 싶다” 절규… PTSD 짓눌린 채 수천번 출동했다

    “밝고 활기찼던 한얼이가 계속 메말라 갔는데 왜 몰랐을까요. 사람들을 구조하는 동생의 모습이 자랑스럽다고만 생각하고 어떤 상태인지 돌보지 못했던 제가 너무 후회됩니다.” 강한얼(사망 당시 32세) 소방관의 언니 강화현(38)씨는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생이 숨진 구조 대상자들에 대한 기억으로 괴로워하면서도 힘든 기색을 드러내지 않았다”며 “소방관들에게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는 감춰야 할 병이었다”고 말했다. ●“똑같이 일하는데 왜 너만 그러냐” 강 소방관은 ‘다 똑같은 일을 하는데 왜 너만 힘들다고 하느냐’는 조직 문화에 자신의 상태를 알리길 꺼려했다. 강 소방관은 PTSD 치료 과정에서도 인사상 불이익을 걱정해 허리 통증을 이유로 병가를 내곤 했다. 2019년 1월 숨진 강 소방관은 2018년 5월 병가 휴직 직전까지 단기간 입·통원 치료만 반복했다. 구조대원 업무를 하면서 그 업무로 인해 발병한 PTSD를 치료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전덕인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소방관, 경찰과 같은 직군은 PTSD 노출에 취약하지만 내부에서 ‘정신력이 약한 사람’이라는 시선을 받을까 봐 제대로 된 치료를 적기에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PTSD에 취약한 직무는 증상이 발현되면 곧바로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씨는 “많은 소방관들이 한얼이처럼 본인이 응급환자가 돼 가는지도 모른 채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강 소방관은 지난해 부양 의무를 저버린 친모의 상속 요구로 이른바 ‘전북판 구하라 사건´으로 알려졌다. 정작 그의 PTSD 고통과 죽음은 조명되지 않았다.●PTSD에 너무 무심했던 소방 조직 ‘철 400㎏에 깔림, 목맴, 손목 자해, 익사, 추락, 선박탱크 질식, 심정지, 트럭과 오토바이 교통사고….’ 박성진(사망 당시 46세·가명) 소방관이 겪은 구급현장의 출동 내역은 하나같이 참혹함 그 자체였다. 박 소방관이 2010년 12월 PTSD로 인한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시점 전후의 출동 기록들이다. 공상 신청자료에 따르면 진단 전후 2년간 그의 출동 건수는 1269건이었다. 화재 진압부터 구급 업무까지 두루 거친 23년차 베테랑 소방관이었던 그는 2015년 4월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마음 재난은 예고 없이 들이닥쳤다. 2009년 10월 투신 대학생을 구조하던 과정에서 오래전 기억 속에 있던 트라우마가 되살아났다. 부인 이현실(48)씨는 “남편이 신입 소방관 시절 우물에서 구조했던 시신의 모습이 생각난다더니 그날 이후 자신이 구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곤 했다”며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로 불안해했다”고 말했다. 박 소방관은 2013년과 2014년 소방서가 실시한 특수건강검진에서 PTSD 고위험군과 수면장애 주의군 판정을 받았다. 그는 동료들에게 ‘구급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로 근무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남편이 책임감이 강하고 강인한 성격이라 주변에 힘든 얘기를 잘 안 하는데 PTSD 발병 이후에 ‘일을 그만두고 싶다’거나 ‘나도 불길 속으로 뛰어들고 싶다’며 고통스러워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박 소방관은 2014년 8월 소방위로 진급한 후 희망했던 화재진압팀에 배치됐다. 동료 A씨는 “보통 업무가 바뀌면 스트레스를 받는데 박 소방관은 오히려 더 밝고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돌연 구급대원으로 다시 인사 발령이 났다. 관내 구급대원의 응급구조사 자격자 비율이 타 시도보다 적다는 이유로 응급구조사 2급 자격증 소지자인 박 소방관을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원대 복귀 조치한 것이다. 박 소방관이 세상을 등진 건 인사 발령 후 3개월 된 시점이었다. ●“심리진단 결과에 따라 치료 기간 보장해야” 박 소방관 유족은 인사혁신처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끝에 지난해 6월 순직 판정을 받았다. 소송을 대리한 문은영 변호사는 “구급 업무로 PTSD가 발병했는데도 이를 무시한 일방적인 인사 조치로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소방조직 전체가 마음건강에 대한 관리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매년 소방관들의 특수건강검진과 마음건강설문조사 등을 실시한다. 하지만 진단 이후 치료 여부는 소방관 개인의 몫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관 심리진단 결과에 따라 일정 치료 기간을 의무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며 “본인이나 관할 소방서가 이를 지키지 않으면 패널티를 주는 적극적인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 교수는 “업무가 어렵고 스트레스가 큰 직무를 수행하는 소방관들에 대한 안식년을 보장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 그를 잃고, 남은 이들의 고통이 시작됐다

    그를 잃고, 남은 이들의 고통이 시작됐다

    “대장님! 대장님! 대장님!” 지난 6월 17일 오전 11시 30분. 김동식 광주소방서 구조대장과 함께 경기도 이천 쿠팡물류센터 내부에서 인명 수색을 하던 C대원의 절규가 김 대장에게 전한 마지막 말이 됐다. 김 대장과 함께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건물 내부로 진입했던 구조대원 4명 중 C대원은 화염 속에서 봤던 대장의 마지막 모습이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대장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은 팀원 모두에게 깊은 상처로 남았다. C대원은 대장을 구하려다 불길에 가로막혀 접근하지 못했다. 같은 시간 나머지 대원들은 거센 불길에 복층 계단에서 추락한 A대원을 구조해 탈출하고 있었다. 두 대원은 온몸이 까맣게 그을려 생사 구분조차 어려운 A대원을 밖으로 빼낸 뒤에야 김 대장이 고립된 걸 알았다. 대원들은 덕평센터 앞에서 김 대장의 생환을 간절히 기도했지만 이틀이 지난 19일 오전 11시 30분 주검이 발견됐다. 두 달 가까이 흐른 12일 현재 살아남은 대원 4명은 실어증에 빠진 듯 말을 잃었다. A대원은 팔과 손목 골절, 안면화상으로 치료 중이다. 나머지 대원 3명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상담을 받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장애는 없었다. 광주소방서의 동료 소방관들은 대원들이 큰 심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그날 죽음의 경계를 넘어 살아 나온 기억 속에 갇혀 있지 않았으면 합니다. 대원들이 ‘나만 살아 나왔다’고 스스로 괴로워하고 자책감을 느끼지 않기를 기도합니다.”(광주소방서 익명의 동료) 2017년 국내 첫 소방관 전담 상담조직인 ‘소담팀’을 결성한 박승균 경기남양주소방서 소방위는 “동료의 순직은 소방관으로서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정신적 충격이다. 시간이 지나도 강도가 사그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구조대원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혼란과 고통에 대한 집중적인 심리 상담과 체계적인 치료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장 후임으로 광주소방서 구조대를 지휘하는 이병훈 구조대장은 “대원들이 심리적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 대해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소방관의 PTSD는 재난에 빠진 시민들을 구조하는 예측 불가의 위험 못지않게 소방관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특수한 ‘마음 재난’이다. 특히 동료의 순직을 목격한 생존 소방관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 불안장애나 공황장애가 동반될 때가 많다. 생면부지의 타인들을 구조하기 위해 헌신하는 소방관 자신들이 구조받지 못하는 역설의 큰 원인으로 ‘정신적 외상’이 꼽힌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8개 소방본부 소속 소방관 5만 2119명 중 5.1%인 2666명이 현재 PTSD 위험군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서울신문이 ‘구조받지 못한 사람들 - 2021 소방관 생존 리포트’ 기획을 위해 조사한 PTSD 위험군 규모는 소방청 조사 결과와 두 배가량 차이가 난다. 전문가들도 증상을 숨기고 있는 소방관이 예상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한다. 소방관들은 힘들다는 내색조차 하지 않는다. ‘나약한 소방관’이라는 낙인이 두려워 정신적 어려움을 드러내길 꺼린다. 전국 19개 소방본부 전체 상담 인력은 70여명 수준이다.
  • 코로나로 소비 줄고 폭염으로 폐사… “완도 전복 살려주쇼~~잉”

    코로나로 소비 줄고 폭염으로 폐사… “완도 전복 살려주쇼~~잉”

    “코로나19 장기화로 내수가 부진한데다 폭염으로 인한 수온 급상승으로 폐사까지 겹쳐 완도의 전복어가들은 파산 직전입니다.” 여름철 보양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전라남도 완도의 전복 양식 어가들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 완도에서 배로 1시간 걸리는 청산도에서 25년째 전복 양식을 하는 이종윤(66) 한국전복생산자협회 완도협회장은 11일 “올해는 작년보다 생산량이 늘어났지만, 내수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팔리지가 않는다”면서 “올해만 4000만원 정도 손해를 봤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으로 거리두기가 4단계로 강화되면서 식당의 손님이 줄고, 완도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판로가 막혔다. 여기에 폭염으로 해수 온도가 30도 가까이 높아져 곳곳에서 자식처럼 키운 전복이 폐사하는 등 완도 어민들의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올 7월까지 완도의 전복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1979t)보다 15% 늘어난 2273t이다. 하지만 소비 침체의 장기화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년도 대비 20미 1㎏ 기준 3000~4000원 떨어졌다. 가격도 문제지만 판로가 막히면서 출하시기를 놓친 전복이 바다에서 가득하다. 여기에 폭염으로 인한 해수상승으로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완도의 김모(61)씨는 “전복 양식장만 보고 있으면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가져다 버릴 수도 없고, 폐사를 막기위해 차광막을 설치하고 얼음 덩어리를 던져보지만 효과가 없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지난달 5~6일 집중호우로 강진만에 평균 488㎜의 폭우가 쏟아져 완도군 교성어촌계에서 30만 마리가 죽은데 이어 인근의 강진 마량어촌계에서는 2291만마리, 진도군에서도 600만 마리가 전량 폐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벼랑 끝에 몰리고 있는 어가들을 위해 전남도와 완도군이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오는 20일까지 완도 전복 특가 판매에 나섰다. 전복 양식 어가도 돕고 싸고 질 좋은 전복을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겠다는 의미다. 고품질의 전복(1㎏당 15~16마리·무료배송)을 1㎏ 3만원, 2㎏ 5만 8000원에 판매한다. 전화(☎061-554-2585~7)와 완도금일수협 쇼핑몰(http://wandosh.co.kr)을 통해 주문할 수도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계속된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되고, 고수온 피해까지 겹치면서 전복 양식 어가가 곤란을 겪고 있다”면서 “도농이 상생하는 차원에서 국민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완도 전복을 살려주세요’…완도의 애달픈 절규

    ‘완도 전복을 살려주세요’…완도의 애달픈 절규

    “전복은 신선함이 생명인데 출하 즉시 판매가 되지 않으면 상품가치가 확 떨어져요. 주변 어가들 모두 힘들다고 난리도 아니네요.” 완도에서 배로 1시간 걸리는 청산도에서 25년째 전복 양식을 하는 이종윤(66) 한국전복생산자협회 완도협회장은 “올해는 작년에 비해 생산량이 늘어났지만 내수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팔리지가 않는다”며 “벌써 4000만원 정도 손해를 봤다”고 하소연했다. 전국 70~80%를 차지하는 최대 생산지인 완도 전복이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줄고, 고수온으로 집단 폐사 우려도 나오면서 양식어가들의 고통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이동 제한으로 회식이 줄어들면서 전국적으로 소비가 줄고,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져 완도 현지에서도 판매가 되지 않는 실정이다. 더구나 매년 8월말에서 9월초에 찾아오는 고수온이 한달여 일찍 찾아와 폭염으로 인한 폐사 증상도 나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7월 1979t에 비해 올해는 2273t이 생산돼 양이 늘어났지만 소비 침체 장기화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년도 대비 20미 1㎏ 기준 3000~4000원 떨어졌다. 작년과 비교하면 1t을 팔아도 300~400만원 손해를 보는 꼴이다. 하지만 시기를 놓쳐 이마저 판매 되지 않으면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는다는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전복 양식장들은 수온 상승으로 인한 폐사를 막기 위해 먹이 양을 줄이거나 차광막 설치, 조기 출하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 7일 가족들과 1박 2일로 항일운동의 성지인 완도 소안도를 다녀 온 배모(54·순천시)씨는 “주말이면 200명 이상 찾아 오는 장소인데 지금은 20여명만 오고 특산품도 팔리지 않는다는 어려움을 들었다”며 “어민들이 너무 큰 손해를 입고 있다고 해 힘내라고 4㎏를 사갖고 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5~6일 집중호우로 강진만에 평균 488㎜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완도군 교성어촌계에서 30만 마리가 죽은데 이어 인근의 강진 마량어촌계에서는 2291만마리, 진도군에서도 600만 마리가 전량 폐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벼랑 끝에 몰리고 있는 어가들을 위해 완도군과 전남도가 팔을 걷어붙였다. 완도군은 군은 지난 2일부터 오는 13일까지 2주간 전국의 공직자를 대상으로 ‘완도 전복 생산자 돕기’ 판매 행사를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전국 지자체 245곳에 ‘전복 생산자 돕기 판촉행사’ 공문을 보내 동참을 호소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지난 10일 수산인 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목포역에서 전복어가 돕기 판촉활동을 벌였다. 산 전복 1㎏ 15∼16미 3만원, 2㎏는 5만 8000원으로 택배비는 무료다. 김 지사는 “계속된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되고, 고수온 피해까지 겹치면서 전복 양식어가가 곤란을 겪고 있다”며 “다 커버린 전복을 지금 팔지 않으면 고수온으로 폐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 英 “연명치료 중단, 호흡기 떼라”…2살 식물인간 아기 안락사 위기

    英 “연명치료 중단, 호흡기 떼라”…2살 식물인간 아기 안락사 위기

    유럽인권재판소(ECHR)가 2살 식물인간 아기의 연명치료를 계속하게 해달라는 상고를 기각했다. 4일 BBC는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영국 법원 판결에 불복, 생명결정권 다툼을 유럽인권재판소로 끌고 간 부모가 상고 기각 통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유럽인권재판소가 판결을 거부하고 영국 법원에 힘을 실어주면서 아기는 안락사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스라엘 및 미국 이중국적자 부모가 영국 거주중에 출산한 알타 픽슬러(2)는 예정일보다 8주 일찍 태어난 미숙아다. 출산 과정에서의 뇌 손상으로 의식 없이 줄곧 병원에만 누워 있었다. 스스로 숨을 쉬지도, 음식을 먹지도 못한다. 맨체스터대학병원 국민보건서비스(NHS) 신탁재단 측은 생존 가능성이 없는 아기에게 더이상의 치료는 무의미하니 인공호흡기를 떼자고 부모를 설득했다. 부모는 멀쩡히 살아있는 딸을 어떻게 죽이느냐며 그럴 수 없다고 펄쩍 뛰었다. 신이 주신 선물인데 딸의 인공호흡기를 우리 손으로 뽑으라는 거냐고 절규했다. 정통 유대교인인 자신들에게 안락사는 교리에도 어긋난다고 호소했다. 양측은 법원에서 다툼을 이어갔다. 하지만 법원은 병원 손을 들어줬다. 지난 5월 맨체스터고등법원은 “회복 가능성이 없으므로, 생명유지 장치를 제거하고 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결했다. 아기를 이스라엘이나 미국으로 데려가 계속 치료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부모에게 “아기가 이동 과정에서 더 큰 고통에 노출될 것이며, 해외로 데려간다 해도 이렇다 할 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법원 역시 부모의 상고를 기각했다. 부모는 마지막으로 유럽인권재판소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유럽인권재판소는 2일 맨체스터고등법원의 연명치료 중단 판결에 동의하며 더이상 해당 사안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알려왔다.부모는 애초 아기를 이스라엘이나 미국으로 데려가 계속 치료할 생각이었다. 두 나라도 모두 아기를 돌봐주겠다고 약속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주 아기가 제대로 된 평가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비자를 승인했다. 그러나 유럽인권재판소의 상고 기각으로 아기는 안락사 위기에 놓이게 됐다. 부모의 친구 요시 게스테트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살아있고 감정이 있는 인간을 상대하고 있다. 올바른 보살핌을 받는다면 분명 더 나은 미래가 있을 수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부모의 법률 대리인 역시 “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강구한 부모에게 유럽인권재판소 판결은 엄청난 충격이다. 걱정스러운 선례”라고 성토했다. 다만 변호인은 “연명치료가 아기에게 고통을 가져다준다는 데 과도한 가중치가 부여된 것 같다”면서 “다음 단계를 고려하고 있다. 법적 절차는 끝났지만,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이번 사례는 2018년 연명치료 중단 판결 끝에 생명유지 장치를 떼고 하늘로 간 아기 알피 에반스를 연상시킨다. 에반스는 퇴행성 신경질환이라는 희귀 불치병으로 1년 넘게 투병하다 병원 측 권고와 법원 판결에 따라 세상을 떠났다. 에반스의 부모 역시 소송으로 맞섰지만 영국 법원에 이어 유럽인권재판소도 부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생명 결정권은 신에게 있다”며 연명치료 중단에 반대 입장을 밝혔으나, 영국 법원은 “사법관할권은 영국에 있다”며 끝내 생명유지장치 제거를 허용했다. 에반스에 이어 픽슬러까지 안락사 위기에 놓이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생명결정권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 [나우뉴스] “우리끼리 살고 싶은데…” 문명 접촉 거부한 아마존 원주민 위기

    [나우뉴스] “우리끼리 살고 싶은데…” 문명 접촉 거부한 아마존 원주민 위기

    “제발 우리를 괴롭히지 마세요. 이대로 살고 싶어요.” 문명을 거부하고 아마존에서 전통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원주민들이 앞으로 이렇게 절규할 날이 올지 모른다. 문명사회와의 교류를 거부한 원주민 부족과의 접촉을 제한적이지만 허용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최근 브라질 하원 헌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입법이 완료되려면 법안이 하원 본회의에서 표결을 통과하고 상원으로 이첩돼 다시 심의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브라질에선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문명사회와의 교류를 끊은 채 전통생활을 고집하고 있는 원주민들을 한꺼번에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법안은 “문명을 거부하고 전통생활을 이어가는 원주민 부족의 자유와 생존 방법을 국가와 민간사회는 존중해야 하고, 최대한 접촉을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도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의료서비스와 공익을 위한 국가적 정책에선 접촉이 가능하다고 길을 열어 놓았다. 전문가들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건 바로 이 대목이다. 원주민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인권변호사 줄리아나 바티스타는 “공익을 위한 액션이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원주민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길을 사실상 활짝 열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이 제정되면 공익을 앞세워 국가의 승인을 받은 민간 기업이나 선교단체 등이 원주민들과 합법적으로 접촉할 수 있게 된다”며 “원주민 부족들의 전통생활이 깨지는 건 물론 목숨까지 위협하는 중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문명을 거부하고 원시적 전통생활을 고집하는 원주민 부족은 최소한 114개에 이른다. 대부분은 아마존을 삶의 터로 삼고 있다. 브라질은 1988년 개정된 헌법에 따라 이들 부족의 결정권을 존중해왔다. 전통생활을 하는 원주민 부족에 대해선 무간섭, 무접촉의 원칙을 정책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법이 제정되면 이 정책은 사실상 깨지게 된다. 아마존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벌목기업이나 광산업체 등이 공익을 이유로 원주민 부족들과 접촉을 할 수 있게 되는 때문이다. 원주민 부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개헌으로 원주민 부족의 자기결정권 존중이 보장된 1988년 이전의 기록을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문명을 거부한 복수의 원주민 부족이 외부인과 접촉한 뒤 순식간에 독감이 퍼지는 바람에 불과 이틀 만에 부족민 90%가 사망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길게는 수백 년 동안 외부사회와 접촉을 하지 않아 집단적으로 면역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바티스타는 “코로나19까지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주민 부족에 감염병이 돈다면 그야말로 비참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자발적으로 문명을 거부한 원주민 부족을 보호하는 최선의 길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우리끼리 살고 싶은데…” 문명 접촉 거부한 아마존 원주민 위기

    “우리끼리 살고 싶은데…” 문명 접촉 거부한 아마존 원주민 위기

    "제발 우리를 괴롭히지 마세요. 이대로 살고 싶어요." 문명을 거부하고 아마존에서 전통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원주민들이 앞으로 이렇게 절규할 날이 올지 모른다. 문명사회와의 교류를 거부한 원주민 부족과의 접촉을 제한적이지만 허용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최근 브라질 하원 헌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입법이 완료되려면 법안이 하원 본회의에서 표결을 통과하고 상원으로 이첩돼 다시 심의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브라질에선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문명사회와의 교류를 끊은 채 전통생활을 고집하고 있는 원주민들을 한꺼번에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법안은 "문명을 거부하고 전통생활을 이어가는 원주민 부족의 자유와 생존 방법을 국가와 민간사회는 존중해야 하고, 최대한 접촉을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도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의료서비스와 공익을 위한 국가적 정책에선 접촉이 가능하다고 길을 열어 놓았다. 전문가들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건 바로 이 대목이다. 원주민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인권변호사 줄리아나 바티스타는 "공익을 위한 액션이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원주민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길을 사실상 활짝 열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이 제정되면 공익을 앞세워 국가의 승인을 받은 민간 기업이나 선교단체 등이 원주민들과 합법적으로 접촉할 수 있게 된다"며 "원주민 부족들의 전통생활이 깨지는 건 물론 목숨까지 위협하는 중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문명을 거부하고 원시적 전통생활을 고집하는 원주민 부족은 최소한 114개에 이른다. 대부분은 아마존을 삶의 터로 삼고 있다. 브라질은 1988년 개정된 헌법에 따라 이들 부족의 결정권을 존중해왔다. 전통생활을 하는 원주민 부족에 대해선 무간섭, 무접촉의 원칙을 정책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법이 제정되면 이 정책은 사실상 깨지게 된다. 아마존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벌목기업이나 광산업체 등이 공익을 이유로 원주민 부족들과 접촉을 할 수 있게 되는 때문이다. 원주민 부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개헌으로 원주민 부족의 자기결정권 존중이 보장된 1988년 이전의 기록을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문명을 거부한 복수의 원주민 부족이 외부인과 접촉한 뒤 순식간에 독감이 퍼지는 바람에 불과 이틀 만에 부족민 90%가 사망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길게는 수백 년 동안 외부사회와 접촉을 하지 않아 집단적으로 면역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바티스타는 "코로나19까지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주민 부족에 감염병이 돈다면 그야말로 비참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자발적으로 문명을 거부한 원주민 부족을 보호하는 최선의 길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낙연 “상처될 언동 안 해야”...‘백제 발언’ 관련 질문엔 “답변 자제”

    이낙연 “상처될 언동 안 해야”...‘백제 발언’ 관련 질문엔 “답변 자제”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서로에게 상처가 될 만한 어떤 언동도 하지 않는 게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27일 이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대선은 아마도 박빙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대선 앞둔 집권 여당이 조금이라도 이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후보 간 네거티브를 자제하자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 이래 민주당 지도자는 지역 구도라는 망령을 없애기 위해 끈질긴 투쟁을 했다”며 “그 덕분에 지역 구도 상처가 많이 아물고 이제는 상당한 정도까지 완화되기에 이르렀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그 생채기를 덧내는 일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며 “우리 모두가 지역 구도를 소환할만한 어떤 언동도 자제해야 하고 저 또한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대중 대통령은 지역 구도를 이용하는 대통령직이라면 천 번이라도 사양하겠다고 여러 차례 말씀하셨고 어르신의 피맺힌 절규를 잘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백제 발언’과 관련해 녹음파일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무엇이라고 답변하건 논쟁이 재현될 것 같아 답변을 자제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지역 균형발전 방안에 대해서는 “개헌할 때 균형발전의 확고한 근거를 헌법에 명료하게 담았으면 한다. 다소 무리로 보이는 법률도 만들 수 있도록 헌법에 근거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미치광이 車 아래 깔린 갓난 아기 구한 뉴욕 경찰과 시민들

    미치광이 車 아래 깔린 갓난 아기 구한 뉴욕 경찰과 시민들

    미국 뉴욕 욘커스에서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한 남성이 자동차의 앞 부분을 들어올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 차 안의 여성이 뭐라고 절규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진만 보면 강도들의 행동 때문에 여성이 겁을 먹고 도와달라고 소리치는 것처럼 보인다. NBC 뉴스는 동영상을 돌려 보면 술에 취한 것처럼 보이는 운전자가 모는 차량이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고 갓난 아기를 안은 여성을 친 뒤 이발소에 돌진했다. 그 짧은 시간 차는 여성과 갓난 아기를 후드 위에 올려놓은 끌고 갔다. 그 바람에 차 아래에 여성과 아기가 끼어 있었던 것이다. 행인들과 우연히 근처에 있던 경관 둘이 달려들어 차체를 들어올려 아기를 끄집어내는 데 성공했다. 경관들의 보디캠에 담긴 영상을 보면 사방에 깨진 유리가 흩어져 있었고, 사람들이 둘을 끄집어내기 위해 다소 혼란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경찰은 25일 폐쇄회로(CC)TV 화면과 보디캠 영상을 공개하며 어머니와 아기가 여전히 입원 중이지만 “아주 잘 지낸다”고 했다. 생후 6~8개월인 밖에 안 된 아기는 두개골에 금이 갔으며 36세 어머니는 다리가 여러 군데 부러졌다고 했다. 물론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단한 소동을 일으킨 운전자는 욘커스 주민 데이비드 폰추락(43)으로 음주운전과 2급 차량을 이용한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당국은 그가 면허도 없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폰추락은 25일 오후에도 여전히 구금 중이다. 용의자 차량 안에서는 술 병이 발견됐다. 그의 차량 안 여성도 다친 데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이 차 국내 한 업체 차량이다.
  • 김홍빈 대장 운명의 10분 전 정말 멀쩡했다, 몇몇 놀라운 반전

    김홍빈 대장 운명의 10분 전 정말 멀쩡했다, 몇몇 놀라운 반전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파키스탄 브로드피크(해발 고도 8047m)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하다 조난 당한 김홍빈(57) 대장이 7900m 지점에서 두 번째 추락하기 직전의 모습이 공개됐다. 익스플로러스웹은 김 대장이 지난 19일 처음 사고를 당했을 때 구하러 내려가 물을 건네고 도우려 했던 러시아 산악인 비탈리 라조가 김 대장과 함께 찍은 셀피 사진을 제공받았다며 24일 홈페이지에 실었다. 라조는 사진을 찍은 시점이 김 대장이 두 번째로 추락해 80도 각도의 중국쪽 벼랑 아래로 떨어지기 10분 전이라고 했다. 김 대장의 조난 직전 모습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라조와 안톤 푸고프킨 등 러시아 등반대 데스존 프리라이드(DZF)는 ‘Risk.ru’란 사이트에 김 대장 구조 상황과 관련해 누가 언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기재한 보고서를 올렸는데 어느 정도 진실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몇 가지 놀라운 반전이 담겨 있다. 첫째 김 대장은 당초 크레바스(빙하 틈)에 떨어진 것이 아니라 앞서 러시아 여성 아나스타샤 루노바가 실족해 대롱대롱 매달린 로프가 처진 것을 보고 정상 루트라 착각해 벼랑 아래로 라펠하듯 내려가는 바람에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둘째로 루노바를 도와 그녀를 제 루트에 올라오게 만든 김 대장의 파키스탄인 고소(高所) 포터 ‘리틀(작은) 후세인’이 적어도 15명의 다른 산악인에게 도와달라고 했지만 이들 중 누구도 도우려 하지 않고 심지어 구조 신호도 베이스캠프에 보내지 않아 김 대장이 9~11시간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추위와 싸우고 있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김 대장의 헤드램프가 켜져 있어 누구나 조난당해 옴짝달싹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도 무시했다는 것이다. 셋째 루노바는 김 대장이 혼자 있다는 사실을 얘기하지 않아 라조 등은 오전 4시쯤에야 김 대장의 포터가 무전기에 대고 절규하는 것을 듣고서야 김 대장이 루노바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넷째 라조가 먼저 달려갔을 때 김 대장은 두 발로 굳건히 서 있었으며 정신도 멀쩡했다. 라조가 부축해 올라가겠다고 하자 김 대장은 등강기(주마)를 사용해 스스로 올라오겠다고 했다. 열 손가락이 없는 김 대장이 주마를 능숙하게 이용해 안심한 라조는 먼저 벼랑 위로 올라왔는데 이게 화근이었다. 어느 순간 완등기가 멈추자 김 대장이 얼음을 털어내는 것처럼 보였는데 로프를 바꾸려는 동작을 취하는 순간, 완등기가 얼굴을 덮쳤고 중심을 잃은 듯 벼랑 아래로 굴러떨어졌다는 것이다. 이 때 라조는 김 대장으로부터 5m 정도 떨어져 있어서 손을 쓸 수가 없었다. 라조는 끝으로 곤경에 빠진 장애인 산악인을 돕지 않은 산악인들의 행태, 특히 숙련되지 않은 관광객들이 ‘산악 영웅’인 양 무모한 도전을 해 다른 이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개탄했다. 특히 멀쩡히 걸어서 캠프3로 귀환할 수 있었던 루노바를 푸고프킨과 함께 데려다주는 바람에 그를 구할 수 있는 시간을 날렸다고 안타까워했다. 라조의 증언 만으로 정황을 속단하는 일은 위험하겠다. 루노바나 다른 산악인들도 어떤 사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익스플로러스웹도 그래서 루노바 등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 “지난해 12월 훈련소 입소한 아들이…한 줌 가루가 돼 조그만 함에”

    “지난해 12월 훈련소 입소한 아들이…한 줌 가루가 돼 조그만 함에”

    ‘열사병’ 추정 순직병사심 상병 母 “아들 사인은 무관심” 육군이 최근 비무장지대(DMZ) 작전 중 순직한 육군 병사의 사고경위와 관련한 중간수사 결과를 내주 발표하기로 했다. 강원도 고성군 소재 22사단 소속 고(故) 심모 상병은 지난 1일 수색정찰 임무 중 쓰러진 뒤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됐으나, 8일 오후 사망했다. 육군은 24일 “고인의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필요한 후속조치를 하는 가운데 정확한 사고경위와 원인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면서 “유가족들께서 질의하시고 수사한 사항들을 종합해 다음주 중 중간 수사결과를 설명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육군 군사경찰은 앞서 사고경위 등에 대해 현장검증한 내용을 토대로 심 상병의 유족에게 당시 현장상황을 설명했다.이와 관련 본인을 심 상병의 모친이라고 밝힌 A씨는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아들의 사인은 열사병이 아니라 무관심이었다”고 절규했다. 어머니는 “우리가 장관이고, 국회의원이고, 장군이었다면 이런 결과를 낳았을까”라며 무관심이 아들을 죽음으로 이끈 것 아니냐고 물었다. 고인의 어머니는 “만20살의 아이가, 그 건장하던 아이가 한 줌 가루가 돼 조그만 함에 담겨있는 것을 볼 때마다 기가막혀 눈물밖에 나지 않는다. 이런 안타까움 죽음도 우리 준용이가 마지막이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아들은 지난해 12월 14일 논산훈련소에 입소, 의무병으로 22사단에 배치됐다”면서 “6월 24일 코로나1차 접종하고 6월 30일 GP로 올라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어머니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지 1주일밖에 안됐고, GP에 도착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았고, 수색훈련 경험도 없는 일반 의무병인 아들이 완전군장에다 앞에는 아이스패드가 든 박스를 메고 경사 37~42도의 가파른 산길을 내려가다 12시30분쯤 쓰러졌다”고 했다. 이어 “전우들이 아이를 업고 받치고 아이스패드를 대어가며 오후 2시55분 GP까지 간신히 도착했다”며 “이후 강릉 국군병원을 거쳐 아산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4시15분이나 됐다”고 했다. 어머니는 사투끝에 결국 아들이 떠나고 말았다며 “훈련소에서 행군해 본 것이 다였을 아이를 최소한의 훈련도 없이, 헬기로 구조도 안되는 지형으로 작전에 투입했다”며 “왜 이런 상황을 예견하지 못했냐”고 너무 원망스럽다고 했다. 또 심 상병의 어머니는 “정말 내 아이의 사인이 열사병인걸까”라며 반문한 뒤 의식을 잃은 상태로 제대로 된 구호조치 없이 4시간흘렀을 땐 누구라도 아들과 같은 상황에 처했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만약 장관의, 국회의원의, 장군의 아들이었다면 응급후송조차 불가능한 지역으로 투입했을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1주일만에 더운 날씨속에 가파른 산속으로 몰아 넣었을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어떤 수단도 강구하지 않았을지, 쓰러진 용사가 4시간이나 제대로 된 구호조치조차 받지 못하게 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한편 육군은 임무 수행 중 순직한 심 일병을 1계급 진급한 상병으로 추서하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했다.
  • “아내, 교차접종 후 심정지···접종률 높이는데 혈안이 돼 있을 뿐”

    “아내, 교차접종 후 심정지···접종률 높이는데 혈안이 돼 있을 뿐”

    AZ·화이자 교차접종 40대女 심정지청원인 “아내가 교차접종 후 심정지”“정부, 백신 부작용 대처 없어보여”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을 1차 접종한 뒤 2차 접종에서 화이자 백신을 ‘교차 접종’한 40대 후반 여성이 심정지로 의식불명 상태다. 21일 함안군 보건소 등에 따르면 A씨(48·여)가 지난 5일 화이자 백신으로 2차 접종을 한 뒤 사흘 뒤부터 구토와 설사, 가슴 조임, 몸살 증상 등을 보였다. 치료하던 중 심장 수술까지 받았지만 결국 혼수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6월 1차 접종은 아스트라제네카(AZ)백신을 맞았따. A씨는 평소 기저 질환도 전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6월 양로원에서 근무하기 위해 보건소에서 받은 신체검사에서도 양호한 건강 상태를 보였다고 한다. 함안군보건소는 의무기록지 확보, 기저질환 유무 등을 확인한 뒤 신속대응팀 회의를 거쳐 경남도와 질병관리청에 보고했다. “아내를 살려달라”‘···아내 살려달라는 남편의 호소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A씨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B씨가 “아내를 살려달라”는 글을 썼다. 그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달 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1차 접종을 받고 지난 6일 화이자로 2차 접종을 받은 아내가 사경을 헤매고 있다”며 절규했다. 청원인은 아내가 화이자를 맞은지 이틀 후부터 구토, 설사, 가슴 조임, 몸살 등의 증상을 호소했고 11일 경남의 한 대학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올해 48세인 아내는 기저질환도 없고 건강히 살아왔기에 황당하다”며 “지난해 양로원 입사를 위해 보건소에서 받은 신체검사 결과에서도 건강 상태는 양호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일을 해야 했기에 조기 백신 접종 대상자로 분류돼 백신을 접종했는데, 잘못하면 다시는 아내를 볼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며 “고3과 중2 두 아들이 엄마의 빈자리로 인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토로했다.B씨는 “코로나19로 모두가 매우 힘든 시기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백신이 필요하다는 것은 공감한다. 그러나 철저한 임상을 거치지 않고 단기간 생산된 백신을 사용해 접종률을 높이는 데 혈안이 돼 있을 뿐 점점 늘어가는 부작용에 대한 대처는 없어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께서 코로나 백신에 대해 안심해도 된다고 해 부작용에 대해 전적으로 국가에서 보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가 느끼기에는 전적으로 보상하는 기준이 엄격한 잣대로 인관성 판단을 하여 백신과 인과성 없는 질환으로 부작용 판단을 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 B씨는 “백신 접종 후 부작용 사례를 모니터링해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국민들에게 자세히 알려달라”며 “접종 후 이상 증세가 있는 경우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검사와 적극적 치료가 이뤄져 아내와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시스템을 마련해달라”고 목소리 높였다. 국내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 부족으로 1차로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은 약 76만여명이 7월부터 2차에 화이자로 교차접종을 받게 됐다. 한편 전날에도 건강하던 50대 현직 경찰 간부가 AZ와 화이자 백신을 교차접종 한 뒤 사흘 만에 숨져 방역당국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 “우린 죄인이 아냐”…거리에 울려 퍼진 자영업자들의 절규

    “우린 죄인이 아냐”…거리에 울려 퍼진 자영업자들의 절규

    “더는 버틸 힘이 없어 거리에 나왔습니다. 자영업자들은 죄인이 아닙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항의하고자 차량 시위를 벌여온 자영업자들이 다시 거리로 나섰다. 22개 업종별 자영업자 단체들이 연합한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단계 거리두기는 자영업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을 넘어 더는 버틸 힘마저 없는 우리에게 인공호흡기까지 떼어버리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서 조지현 공간대여협회 대표는 ”왜 저희만 차별받아야 하고 계속 희생해야 하냐”면서 “자영업자들이 혈서 쓰고 극단적 선택을 해야 그때서야 이야기를 들어주시겠느냐”며 울먹였다. 비대위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업종별 방역수칙 재정립 ▲손실보상심의위원회에 자영업 단체 참여 보장 ▲최저임금 인상률 차등 적용 등을 요구했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질의서는 국무총리실에 전달됐다. 지난 14~15일에는 이틀 동안 차량을 이용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약 300대가 참가했다. 이들은 심야시간에 모여 차량 행진을 막는 경찰을 향해 차량 경적을 울리거나, 창문을 닫은 채로 ‘희망고문 그만하고 상생방역 실시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자영업자들은 행진하는 동안 현재의 4단계 거리두기는 자영업자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를 폐지하고 자율 방역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또 코로나19 발생 이후 1년 반 동안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한 만큼 손실보상금을 지급하라고도 했다. 경찰은 이번 차량 시위가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불법시위에 해당한다는 보고 주최 측을 대상으로 조만간 내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 [서울광장] 자화자찬은 그만하고 백신 확보에 나서라/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자화자찬은 그만하고 백신 확보에 나서라/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5.5%를 기록했다. 서울신문이 이번 주(12~14일) 현대리서치와 조사한 결과다. 리얼미터의 지난주 조사에선 41.1%가 나왔다. 같은 기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조사는 45.8%다. 전부 40%를 넘었다. 역대 대통령 중에 임기 말에 이렇게 높은 지지율을 보인 사례는 없었다. 1987년 직선제 이후 취임한 6명의 전직 대통령은 임기 5년차 때 지지율이 20%대나 잘해야 30%대 초반에 그쳤다. 측근 비리가 터진 몇몇은 10%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임기를 열 달 남겨 놓은 대통령이 40%가 넘는 지지를 얻고 간다는 건 여권으로선 고무적인 현상이다. “지지율 40%인 문재인 대통령과 척져서는 (여당에서) 누구도 다음 대선을 이길 수 없을 것”(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라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도 없고, 임기 중 소속 당에서 탈당도 안 하고, 더 나아가 탈당 요구조차 받지 않는 첫 대통령이 될 거라는 기대도 나온다. 그런데 높은 지지율만큼 문재인 정부가 정말 민심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건가. 사실 잘 모르겠다.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를 비롯해 집값 폭등, 일자리 대란, 내로남불식 인사 등 실정(失政)이 이어졌는데 어떻게 이런 지지율이 가능하냐는 반론도 있다. 시장을 무시한 일방통행식 정책과 ‘아니면 말고’식의 아마추어 같은 국정 운영으로 애먼 국민만 고통받는 현실과는 괴리가 너무나 크다는 것이다. 주먹구구식 정책 운용은 이번 주초에 터진 백신 예약 중단 해프닝만 봐도 알 수 있다. 방역 당국은 50대 국민(55~59세)의 백신 예약을 6일간(12~17일) 받겠다고 사전 공지했다. 하지만 정작 예약은 첫날 반나절 만에 끝나버렸다. 대상자들은 염천더위에 졸음을 억지로 참아 가며 ‘광클’을 했지만 헛심만 쓴 꼴이 됐다.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건 애당초 접종 대상자 규모(352만명)의 절반에 불과한 백신 물량만 확보한 탓이다. 사전에 백신공급량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일절 알리지도 않았다. 온갖 불편을 참아가며 정부의 방역대책을 묵묵히 따라줬던 국민을 속인 셈이다. K방역은 세계적인 성공모델이라고 자화자찬했지만 속빈 강정인 것도 드러났다. 방역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매번 한발 늦은 대응으로 일관하더니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자초했다. 문 대통령은 수도권 4단계 거리두기 조치와 관련해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짧고 굵게 상황을 조기에 타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전망은 비관적이다. 근본 해결책인 백신 확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어 2주 안에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방역 당국은 말로는 매번 백신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드러난 결과만 봐도 그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자고 일어나면 확진자 발생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만 오히려 커졌다. 국민이 방역 당국을 불신하고 있고 소통도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도 방역대책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권은 내년 3월 대선을 겨냥한 ‘정치방역’에 올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처음엔 하위소득 80%에, 1인당 25만원씩만 준다고 했다가 갑자기 전 국민 재난지원금으로 당론을 바꾸며 ‘돈풀기’에 나섰다.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 코로나로 소득이 줄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구태여 현금을 준다는 건 명백한 예산낭비지만 여권의 일방독주를 쉽사리 막을 길은 없는 것 같다. ‘한국판 뉴딜’ 역시 돈을 풀어 표를 얻겠다는 의도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처음 발표했던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한국판뉴딜은 개념조차 모호하다. 지난 1년 동안 어떤 구체적인 성과가 있었는지는 더 체감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임기가 끝난 뒤인 2025년까지 60조원을 더 쏟아붓겠다니 이게 무슨 말인지 싶다. 집값 폭등과 취업난으로 현 정권에 등을 돌린 청년층을 겨냥해 돈을 뿌리겠다는 건데 방법이 한참 잘못됐다. 좋은 일자리를 달라고 호소하는데 현금을 주겠다고 응답하는 건 청년층을 무시하는 행위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당장 시급한 건 이런 돈뿌리기가 아니라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는 일이다. 최선의 방역은 백신이다. 자화자찬은 그만하고 자영업자들의 피맺힌 절규, 묵묵히 참고 기다리는 30~50대 국민의 불만에도 귀를 기울일 때다. 이번에도 때를 놓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40%가 넘는 지지를 받는 대통령의 사과를 더는 듣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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