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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요영화] 할리우드 엔딩

    ●할리우드 엔딩(KBS1 명화극장 밤 12시50분) 한때 잘 나가던 감독 왁스먼(우디 앨런)은 10년째 와신상담 중이다. 그는 왕년에 아카데미상을 2번이나 수상한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지만, 지금은 CF나 간간이 찍으며 “맡겨만 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그러던 어느날 기회가 왔다. 누가 봐도 대박날 게 분명한 영화 ‘잠들지 않는 도시’의 메가폰이 그에게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공교롭게도 프로듀서가 그를 차버린 전 부인 엘리(테아 레오니)다. 게다가 제작자는 그녀의 새 연인 자에거(트리트 윌리엄스). 왁스먼은 달콤한 제안과 상처받는 자존심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어쩔 수 없이 후자를 희생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촬영에 들어간 왁스먼은 엘리에 대한 배신감과 어떻게든 영화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혀 괴로운 나날을 보낸다. 급기야는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시력을 잃어 앞이 잘 안 보이는 지경에까지 이르는데…. 우디 앨런이 각본, 연출, 연기 등 1인 3역을 맡아 주특기인 슬랩스틱 코미디의 향연을 벌인다. 스트레스성 실명 상태에 빠진 왁스먼이 “귀머거리 베토벤도 명곡을 만들었다.”며 대박의 꿈을 더듬더듬 좇아 가는 모습, 안 보이면서도 다 보이는 척하며 속사포처럼 쏟아 내는 대사 등이 웃음을 이끌어 낸다. 제목에서 드러내듯 무엇보다 영화는 할리우드 방식의 제작풍토와 작품경향에 대해 날카로운 자기비판을 날린다. 눈이 멀고서도 전혀 아무렇지 않은 듯 연출을 진행하는 대목들은 그대로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에 대한 풍자이다. 또 영화 속에서 왁스먼이 만든 영화 ‘잠들지 않는 도시’가 할리우드에서는 망했지만 프랑스에서는 폭발적인 호응을 얻는다는 아이러니한 설정도 곱씹어 볼 만큼 의미있다. 영화 내용 자체가 행운의 복선이 됐던 걸까. 실제로 우디 앨런은 이 영화 덕분에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의 붉은 카펫을 처음 밟을 수 있었다. 극중 왁스먼 감독이 눈먼 채 영화를 찍느라 우여곡절을 겪다가 결국 해피엔딩을 맞듯,‘할리우드 엔딩’은 자국 평단의 반응은 신통찮았음에도 제55회 칸영화제 개막작의 영예를 안았다.2002년작. 원제 Hollywood Ending.111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봄나들이 IT로 즐겨라

    봄나들이 IT로 즐겨라

    나들이 시즌이다. 내비게이션과 인터넷, 휴대전화 서비스를 적극 이용해 보자. 여행은 편리해지고 돈과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만능친구 내비게이션 요즘 신차의 내비게이션은 길찾기 기능은 물론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동영상, 음악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실시간 교통정보(TPEG) 기능을 이용하면 막히는 길을 피해서 편하게 나들이를 다녀올 수 있다.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해서 내비게이션 역할이 끝난 것은 아니다. 테마·주변검색을 이용하면 가까운 곳의 숙박·맛집 정보는 물론 골프장, 등산로까지 표시해 준다. 파인디지털의 ‘파인드라이브 iQ’는 각 여행지를 테마별로 나눠 여행 목적에 맞게 정보를 제공한다.2000여개의 추천 여행코스가 있어 한 번의 검색으로 특정 지역의 맛집과 주변 관광지 등을 안내받을 수 있다. 또 빌립의 ‘X7 SE’는 자동밝기조절 기능이 있다. 낮에는 선명하고 밤에는 눈 부심이 적은 화면을 볼 수 있다. ●떠나기 전엔 인터넷 서비스 TPEG나 테마검색 기능이 없는 내비게이션을 가지고 있더라도 낙담할 필요는 없다. 요즘 포털 사이트에서는 빠른 길찾기와 실시간 교통정보, 주변 지역 정보 등을 제공해 주고 있다. 조금만 품을 팔면 더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네이버는 교통정보 전문업체인 로티스와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자료를 받아 5분 단위로 주요 도로의 최신 교통상황을 안내한다. 대중교통 정보는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면 요금·노선도, 환승, 예상 소요시간까지 손에 넣을 수 있다. 다음은 서울시내 도로 1000여구간을 미리 동영상으로 촬영한 동영상 지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원하는 지역과 도로를 누르면 실제 촬영한 동영상 지도를 볼 수 있다. 싸이월드는 최대 10개까지 검색기록을 저장할 수 있어 편리하다. 파란도 항공·철도·시외버스 등에 대한 교통 정보 서비스를 개편했다. 지하철, 시내버스뿐만 아니라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도 지역명을 입력만 하면 편리하게 관련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각 노선별 첫차와 막차시간, 구간별 소요시간과 운임은 물론 전국 터미널 위치와 운행정보도 쉽게 알 수 있다. 고속버스의 경우엔 승차권 예매도 바로 할 수 있다.KTX를 비롯한 열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편도 출발·도착공항, 시간을 입력하면 전국 공항에 대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인천공항의 경우는 연결된 공항버스 정보를 별도로 안내하고 있어 관련 대중교통 안내를 클릭 한번으로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유용한 휴대전화 서비스 휴대전화 이용도 한 방법이다.SK텔레콤의 ‘여행엔’ 서비스를 이용하면 여행상품 정보는 물론 전화로 바로 상담, 예약신청을 할 수 있다.KTF는 한국관광공사의 여행정보를 제공한다. 테마여행, 영화·드라마 촬영지, 축제, 레저 등으로 세분화된 여행정보다.LG텔레콤의 ‘데이트 플래너’는 연인이나 부부, 친구끼리 갈 수 있는 공원, 맛집, 영화 및 드라마 촬영지,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레저 정보 등을 알려준다. 길안내도 휴대전화로 받을 수 있다.SK텔레콤의 ‘T맵 라이프’는 길안내, 여행 및 지역정보, 교통정보 등 다양한 위치정보를 통합한 서비스다. 이용자 주변의 위치를 확인해 교통 상황 및 버스·지하철 노선 안내 등의 교통정보도 제공한다.KTF의 ‘길도우미’서비스는 내비게이션폰이 아니더라도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교통수단별 교통편 검색과 안내가 가능하다. 목적지까지의 폐쇄회로카메라(CCTV)를 볼 수 있어 실시간 교통정보 확인도 가능하다.LG텔레콤의 도로정보는 정보이용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20&30]가정의 달 5월의 스트레스를 아시나요

    [20&30]가정의 달 5월의 스트레스를 아시나요

    가정의 달 5월은 푸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을 보내며 아이들은 활짝 웃고 부모들은 자식들을 대견스러워한다. 징검다리 연휴에 모처럼 온 가족이 나들이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주변으로 눈을 돌려보면 어쩔 수 없이 속앓이를 감내하는 사람들도 많다. 만만찮은 자금 지출에 고민하는 직장인들도 있고, 싱글들은 주위에서 몰려드는 결혼 소식에 남몰래 한숨을 쉬기도 한다. 황금연휴를 취업공부로 보내야 하는 대학생들은 ‘잔인한 5월´을 실감한다. 가정의 화목 속에 가려진 보통 사람들의 ‘5월 스트레스´를 들어 보았다. 사건팀 kdlrudwn@seoul.co.kr ●‘가정의 달´ 여기저기 돈쓸 곳 넘쳐나고… 직장생활 10년차이자 결혼 9년차인 박모(39) 과장은 5월을 맞아 소박한(?) 결심을 했다.‘마이너스 통장´만은 피해 보자는 것이다. 노동절부터 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에도 박씨는 부인에게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다는 핑계로 금요일인 지난 2일 회사에 출근했다. 돈도 아끼고 번잡한 나들이도 피해 보자는 심사였다. 사무실에 들어선 박씨는 깜짝 놀랐다.“연휴 잘 보내라.”며 부하직원들에게 살갑게 인사했던 부장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이심전심´으로 배시시 웃는 박씨에게 부장은 “다음주 단기방학은 어떻게 넘어가야 되냐.”고 걱정했다. 박씨는 나들이를 포기한 대신 8살 아들에게 15만원짜리 휴대용 게임기를 선물했다. 하지만 아들은 “게임팩이 없으면 아무 소용 없다.”며 혼잣말을 여러번 했다. 그는 “아들이라도 얄미워서 꿀밤이라도 먹여 주고 싶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어버이날도 은근히 걱정된다. 동생은 100만원짜리 안마기를 사서 부모님께 보냈다.“도대체 5월에는 보너스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직장인 최모(26·여)씨는 5월의 지출예상 가계부를 작성하다 자신의 재정 능력을 한탄했다. 백화점에 가보니 작은 핸드백 하나도 10만원이 훌쩍 넘었다. 그렇다고 부모에게 현금을 드리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았다. 최씨는 주말 동안 명동을 뒤졌지만 마음에 드는 물건은 거의 다 30만원대였다. 결국 최씨는 한 달 50만원짜리 적금을 이번 달에는 넣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월급은 빠듯하다. 최씨는 “5월이 되니 제 자신이 너무 무능해 보여요. 선물은 마음으로 하는 거라지만 능력이 안 되니 너무 섭섭해요. 좀 더 노력해서 좋은 직장에 입사했더라면….”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회사원 조모(27·여)씨는 최근 전주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를 가려다 뜻을 접었다.5월 들어 지갑이 급속도로 얇아지고 있는 게 보이기 때문이다. 연휴 때 남들은 놀러 간다고 난리지만 조씨는 여기저기 결혼식 쫓아다니느라 바쁘다. 이번 달만 결혼식이 네 차례로 축의금만 20만원 정도 나가야 하는 데다, 5월에 어울리는 옷을 입고 식장에 가기 위해 보세 원피스를 5만원에 새로 장만했다. 휴일 외출을 포기하다 보니 술자리를 찾게 되면서 술값도 어지간히 지출했다. 월급명세서를 보니 이번 달엔 건강보험료도 올라 월급 봉투도 부쩍 얇아졌다. 어버이날 외식비로 수만원이 나갈 예정이고, 좋은 날씨에 성화를 부리는 친구들의 권유로 모꼬지도 갈 예정이어서 그 비용도 만만찮을 것 같다.“어버이날 선물은 그냥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고, 6∼7월에 연달아 있을 부모님 생신 때 좋은 거 사드리려고요.” ●부쩍 늘어난 행사 “차라리 내 몸이 두개였으면” 전자업체에 근무하는 박모(38)씨는 5월이면 ‘가정의 달´이라는 슬로건 때문에 퇴근시간만 되면 조바심이 난다. 박씨는 기술개발 부서에서 일하고 있어 밤을 새우거나 회사 기숙사에서 자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혼 초에는 부인의 신세한탄이나 구박이 심했다. 대개 “이럴 거면 왜 결혼했느냐.”는 핀잔이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부인도 서서히 포기하는 듯했다. 하지만 5월이면 아내의 목소리가 다시 높아진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에 친척들 결혼식까지, 챙겨야 할 행사가 부쩍 늘기 때문이다. 박씨는 연초마다 “올해 5월에는 가족 행사나 결혼식에 빠짐없이 참석하겠다.”고 부인에게 다짐하곤 한다. 하지만 다른 회사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신기술을 개발해 시장에 내놔야 한다는 중압감에 일터를 쉽게 비우지 못한다.“퇴근시간이 다가오면 못 들어갈 줄 알면서도 괜히 조바심이 납니다. 혹시나 퇴근할 수 있을까 싶어서. 그러다가 야근에 돌입하면 부인에 대한 죄책감으로 바뀌죠.” 대학원에서 군 위탁교육을 받고 있는 육군 대위 김모(30)씨는 휴일에도 대학원 수업을 하는 바람에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줄었다. 김씨는 가족에게 어린이날을 맞아 아들과 놀이공원에 놀러 가기로 몇 번씩 다짐했다. 하지만 교수 사정 때문에 어린이날에도 수업은 계속됐다. 아들은 아빠가 약속도 지키지 않는다며 울먹였고, 김씨 부부는 아들을 달래느라 어린이날 하루 전 진땀을 빼야 했다. 김씨는 아들과 놀이공원에 못 가는 대신 평소 아들이 갖고 싶어 했던 무선조종비행기를 선물했다. 가정도 없이 휴일에 수업하는 교수가 공연히 미워지기도 했다.“자기가 가족과 보내기 싫으면 그만이지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아이들에게는 일 년에 하루밖에 없는 날이잖아요.” 직장인 박모(27)씨는 5월만 되면 선물을 고르느라 스트레스를 받는다. 완벽주의자로 불리는 박씨는 상대의 마음에 맞는 선물을 고르기 위해 인터넷을 3주 정도는 뒤져야 직성이 풀린다. 박씨가 챙겨야 할 날은 많기만 하다. 어버이날, 어린이날, 스승의날에 3년째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의 생일까지 겹쳐 있다. 맏아들인 박씨는 올해 어버이날을 맞아 일본 관광 여행을 준비했다. 지난 3월 퇴직한 아버지가 평소 일본 여행을 가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그는 수십 가지의 관광상품을 분석해 일정을 비교하는 표까지 만들었다. 그는 “여유롭게 쉬면서 기억에 남을 만한 여행을 고르고 싶어 3주간 일도 손에 안잡히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박씨는 2명의 조카를 위한 선물을 찾기 위해 동네 완구점부터 인터넷, 백화점 등을 점심시간이면 틈틈이 찾기도 했다.“애인 생일선물도 골라야 하는데 벌써 골치가 지끈지끈해요. 힘들어도 선물을 받을 때 상대가 웃는 모습을 상상하며 참는 거죠.” ●솔로에게 더 잔인한 5월 항공업체에서 일하는 이모(36·여)씨는 잇따른 결혼식으로 자금 사정이 휘청거린다. 이씨는 지난 3일 서울에만 두 곳, 4일에는 부산과 청주에 각 한 곳씩의 예식장을 찾았다. 모두 직장 동료의 결혼식이었다.5월에만 주말이면 평균 2곳 정도의 결혼식에 얼굴을 내밀어야 한다. 미혼인 이씨는 줄줄 새는 축의금에도 속이 쓰리지만, 다른 사람의 축하 자리에 들러리만 서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처량하게 여겨진다. 더구나 남의 결혼식을 찾아다니느라 최근 교제를 시작한 사람과 이별까지 감수해야 했다. 지난달 말 직장 후배의 소개로 만난 남자는 직업이나 성격도 좋아 마음에 들었다. 이달 들어 주말마다 동료나 학교 후배들의 결혼식이 줄줄이 잡혀 있는 터라 이씨는 그 남자에게 “주말에는 모두 약속이 있다.”고 말해 버렸다. 하지만 그는 이씨의 말을 사귀기 싫다는 퇴짜의 의미로 받아들였는지 어느 순간 연락이 끊겼다. 이씨는 “밥 한 번 같이 먹은 적 없는 사람들이 생글생글 웃으며 청첩장을 들이밀 때는 정말 어이가 없어요.”라고 푸념했다. 직장 4년차로 미혼인 전모(30) 대리는 이번 5월도 외로운 빈털터리 신세다. 토요일은 물론 일요일, 어린이날, 석가탄신일을 포함해 결혼식만 열 건이 넘는다. 평소 소주 한잔하자고 전화하면 바쁘다고 피하던 친구들이 친한 척하며 전화해서는 결혼식을 ‘고지´해댄다. 대학을 졸업하고 전혀 연락조차 하지 않고 지내던 여자 동기들은 어떻게 알아냈는지 미니홈피에다 결혼 소식을 알렸다. 나름대로 친했던 친구는 5만원, 별로 친하지 않았던 친구는 3만원으로 정리해도 축의금만 모두 30만원이 훌쩍 넘는다. 주말마다 말끔하게 차려입고 결혼식에 갈 때면 부모의 성화도 심해진다.“위기가 기회라고 남들 결혼식에서 좋은 여자와 만남을 가져 보려고요. 저도 올가을에는 꼭 장가가렵니다.” ●어린이날에 용돈을 받다니… 백수의 비애 백수 2년차인 이모(26·여)씨는 지난해 5월 어린이 취급을 받았다. 없는 돈을 모아 부모와 외식 자리를 마련했지만 아버지는 “어차피 이 돈 나한테서 나간 거 아니냐. 내 돈 주고 사 먹는 밥 별로다.”라며 마뜩잖은 표정을 지었다. 어머니도 “자기가 돈 못 벌고 결혼 안 하면 어린애나 매한가지”라고 꼬집었다. 결국 예약은 이씨가 했지만 비용은 결혼한 오빠가 냈다. 또 이씨가 세 살 조카에게 용돈을 주자 오빠는 오히려 다른 사람 안 보는 곳에서 이씨에게 용돈을 10만원이나 건넸다. 이씨는 올해도 어린아이 취급을 받을까봐 어버이날 외식을 먼저 제안할 것인지 망설이고 있다.“취직해야 사람 취급을 받는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따가운 햇살마저도 되레 우울하게 느껴져요.” 대학원생 강모(26)씨는 봄에 공부하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른한 봄날 캠퍼스에서 팔짱을 끼고 다니는 연인들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춘곤증 때문에 잠 조절이 되지 않아 멍한 상태에서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일주일에 두세 번 밤 11시에 온라인으로 하는 조모임이 있는데, 깜박 잠이 들어 참여하지 못하는 바람에 교수에게 꾸지람을 들었어요.”
  • 주걸륜 새 여친은 누구? 20살 모델과 열애설

    주걸륜 새 여친은 누구? 20살 모델과 열애설

    중화권 인기 가수 겸 배우인 저우제룬(周杰倫·주걸륜·29)이 열애설에 휩싸였다. 유력 일간지인 타이양바오(太陽報) 및 홍콩언론들은 저우제룬과 그의 새 뮤직비디오 주연인 모델 왕스핑(王思平·20)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고 보도했다. 저우제룬보다 9살 어린 왕스핑은 지난 2007년 타이완에서 데뷔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신인 모델이다. 지난 25일 저우제룬의 뮤직비디오 촬영현장에서 두 사람은 몰래 눈길을 교환하거나 멀찌감치 떨어져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 여러 스태프들에 의해 목격됐다. 더욱 팬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저우제룬과 얼마 전 열애설이 났던 또 다른 모델 장위천(江語燼)과 왕스핑이 절친한 선후배 사이로 알려진 것. 특히 저우제룬의 뮤직비디오 주연으로 장위천이 직접 왕스핑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타이양바오는 “저우제룬이 왕스핑을 부모에게 소개시키고 다정하게 사진을 찍는 등 두 사람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고 전했다. 이어 “고급 식당에서 저우제룬의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보도해 두 사람의 열애설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열애설을 접한 왕스핑은 “말도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왕스핑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저우제룬의 새 여자친구가 아니라 그저 뮤직비디오 주인공일 뿐”이라며 “저우제룬 또한 이런 소문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나는 그의 유머감각과 음악을 좋아한다. 그는 성격도 매우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가짜 안약’시비에 휘말려 있는 저우제룬 측은 현재 이 같은 열애설에 직접적은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사진=On.cc(사진 오른쪽은 저우제룬의 새 여자친구로 알려진 모델 왕스핑)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을 배우는 외국인들] 마음을 따라, 인연을 따라

    [한국을 배우는 외국인들] 마음을 따라, 인연을 따라

    마음을 찾아서 ‘마음’이라는 비실체를 알아가는 과정이 ‘수행’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면, ‘업보’라는 것이 있어서 ‘마음을 찾아 나서는 수행’을 평생 짊어져야 한다면, 우리는 어떨까. 한국에서 수행의 길을 걷고 있는 법현 스님의 본명은 루스탐(Rustam)이다. 선하면서도 명민해 보이는 얼굴과 강인한 체격을 지닌 우즈베키스탄의 20대 청년이 속세를 버리고 이국의 땅에서 불경과 불법과 자기 수행으로 7년을 살아 왔다. 그 긴 세월을 단 한 번의 고향 방문도 없이 말이다. 법현 스님이 불교를 처음 만난 것은 우즈베키스탄의 타쉬캔트에 포교당이 생겼을 때였는데, 포교당에서 불교를 1년여 공부하고 한국행을 결심하게 되었다. 한국에 들어오기 전, 그러니까 출가를 하기 전의 루스탐은 목수였다. 도로공사의 일을 하청받아 창문을 만드는 목수였던 그가 속세의 옷을 벗어던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루스탐은 청소년기에 대한 기억이 싸움과 이별(연인과의), 자살에 대한 충동에 휩싸인 시절이었다고 회상한다. 그가 10대와 20대에 겪었을 마음의 황폐함을 짐작할 만하다. 그는 늘상 불운에 휩싸인 자신의 처지가 고달팠다고 한다. 의기충천한 젊은 날들이 그에게는 세상과의 인연을 끊고만 싶었던 시절로 기억되고 있다. 그런데 불교와의 만남은 운명과도 같아서 그는 불교를 통해, 참선과 수행을 통해, 그리고 포교를 통해 진정한 ‘마음’을 찾게 되었다고 한다. 7년이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법현 스님이 찾은 ‘마음’은, 아니 찾으려고 애쓰는 ‘마음’은 이제 고단한 삶 속에서 더욱 강해지는 법을 배우게 된 것과 불교를 통해 삶의 인연을 되찾게 된 것이다. 한국 불교와의 만남과 한국어 공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법현 스님은 강원도의 최전방 비무장지대 접경의 작은 절 건봉사에서 기거하였다. 오는 이 적고 한적한 한국의 지방에서 불법을 공부하고 수행을 하기에는 적합했지만 한국어가 늘리는 만무한 일이었다. 이후에 해인사로 옮겨 갔을 때 스스로 한국어 책을 사서 독학으로 공부를 시작하였다. 2007년 동국대 선학과에 입학하기 전 6개월간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운 것이 기관 교육의 전부였다. 놀라웠다. 법현 스님의 한국어 말솜씨는 수준급이기 때문이다. 법현 스님은 자연스러우면서 유연하며 여유 있고 편안하기까지 한 한국어를 구사한다. 그러나 법현 스님은 여전히 한국어에 대한 고민이 많단다. 그것은 작문의 어려움인데, 경전을 번역하고 자신의 깨달음을 적어 후인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욕구가 많아서이다. 입과 귀는 조금 편해졌지만 손은 여전히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글쓰는 작가들처럼 잘 쓸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법현 스님의 한국적 너스레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법현 스님이 해인사에서 수년간 수행을 하고 서울 화계사의 외국인선원에 온 지는 몇 해 되지 않는다. 가끔씩 포천의 자인사에서 은사 스님을 뵙고 불법을 행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서울생활은 동국대학교 재학생으로서의 삶으로 이어져서 법현 스님의 꿈을 키우는 터전이 되고 있다. 대학생들과 함께 강의를 듣고 한국어로 토론을 하고 불법을 배우는 일이 법현 스님은 마냥 즐겁다. 법현 스님은 그간 지방과 서울의 한국생활을 통해 한국인의 모습이 무척 성실하고 근면하며 민족성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법현 스님에게 새 삶의 터전이었기에 이미 타국이 아닌 것이다. 인연을 따라서 이제 법현 스님의 삶의 인연이 한국이었음을, 한국에서의 수행생활이었음을 알 것 같다. 법현 스님은 속세에 대한 미련은 없단다. 내년쯤 한번 고향을 방문할까 생각하지만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우선 동국대학교를 무사히 졸업해야 하며(지금은 2학년이다), 대학원에 진학할 것이며, 이후에는 러시아연방에서 불교를 포교할 계획이다. 그리고 한국 불교의 역사를 깊이 연구하고 싶고 경전을 러시아어로 번역하고 싶다. 눈빛이 맑고 온유한 법현 스님의 수행 길이 한국에서 넓고 깊게 뻗어 러시아까지 이어지기를 기원해 본다. 글 전해수 문학평론가, 동국대 한국어교육센터강사 월간 <삶과꿈> 2008년 5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여성&남성] 애인에게 비밀번호 알려줄까 말까

    [여성&남성] 애인에게 비밀번호 알려줄까 말까

    서로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는 게 연인들의 공통된 ‘욕구’이다. 휴대전화, 미니홈피, 개인 블로그 등이 연애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은 요즘, 공개해서는 안될 소중한 ‘개인정보’까지 공유하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수천만개의 인터넷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하루 아침에 중국 해커에게 털리고, 통신사가 몰래 고객정보를 팔다 덜미를 잡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사회적인 우려가 크지만, 연인들은 정보 공개의 범위를 애정의 척도로 삼기도 한다. 인터넷의 은밀한 세계로 들어가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다 뒤탈난 젊은 남녀의 얘기를 들어봤다. 컴퓨터 프로그램개발 회사에 근무하는 양모(29)씨는 최근 ‘과거의 여자’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양씨는 1년 전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새 여자친구를 만났다. 교제한 지 석 달쯤 지났을 때, 새 여자친구는 양씨의 싸이월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가르쳐 달라고 했다. 어떤 사람이랑 사귀고, 어떻게 생활해 왔는지를 알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양씨는 조금 꺼림칙했지만 ‘큰 문제야 생기겠느냐.’는 생각에 알려 줬다. 처음에는 좋았다. 여자친구가 홈페이지에 올려 놓은 사진들을 보며 자신과 관계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며 안부를 물을 때면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다. 그러나 옛 여자친구가 지난달 초부터 비밀글로 방명록에 글을 남기기 시작하면서 사단이 났다. 그 친구는 ‘보고 싶다, 다시 시작하자, 한번 만나자.’는 내용을 매일 올렸다. 양씨는 아무런 생각 없이 꼬박꼬박 댓글을 달았고 이를 본 지금의 여자친구는 펄펄 뛰었다.“한 번만 더 글을 주고 받으면 헤어지겠다.”고 으름장을 놨다.“여자들은 알 수가 없네요. 믿고 가르쳐 줬으면 남자를 믿어야 할 텐데, 조금만 트집 잡을 게 생기면 따지고 드네요.” ●무심코 내준 비밀번호 “앗 뜨거∼.” 교육관련 기업에 종사하는 김모(29)씨도 최근 여자친구에게 호된 추궁을 당했다. 사생활을 알면 더 신경써서 잘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여자친구의 말에 덜컥 포털 사이트 네이버 비밀번호를 알려준 게 화근이었다. 여자친구는 2년 전 헤어졌던 여자친구와의 교제 내용이 그대로 적혀 있는 블로그의 비밀 일기를 보고 “어떤 여자였느냐. 나보다 더 예뻤느냐. 왜 말 안 했느냐.”며 사사건건 따지고 들었다. 분위기 상 사실대로 이야기했다간 큰일날 것 같아 김씨는 기지를 발휘했다.“연애소설 같은 걸 읽고 난 뒤 내가 해보고 싶은 연애에 대해 가상으로 써보곤 한다고 속였죠. 결국 무사히 넘어가게 됐고 그 뒤로 그 글을 다 지웠어요.” 보험업계에 다니는 박모(32)씨는 휴대전화 때문에 진땀을 뺐다.6개월 전 만난 여자친구가 지난달 갑자기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 달라고 해 별 생각없이 가르쳐 준 게 화근이 됐다. 그날 이후 여자친구는 함께 있는 시간이면 으레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통화내역을 검색했고 여자 이름만 나오면 “이 여자 누구냐. 어떻게 아느냐.”며 따졌다. 그러다 최근 회사 동료들과 함께 간 노래주점의 여종업원에게 문자메시지가 오는 바람에 난리가 났다.‘오빠 뭐해. 잘 지내. 놀러 와.○○궁전 임XX.’란 문자를 본 여자친구는 격분했다.“오빠도 다른 남자랑 똑같다. 실망이다.”라며 그 자리에서 절교를 선언했다. 박씨는 “회사 선배들이 가자고 해서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가서 술만 먹고 왔다. 다시는 가지 않겠다.”며 빌고 또 빌어 겨우 여자친구의 마음을 누그러뜨렸다.“요즘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에서 여자이름 지우는 게 하루 일과가 됐습니다.” ●몰래 비번 알아냈다가 이별의 아픔도 회사원 서모(32)씨는 여자친구 이메일 비밀번호를 해킹하는 프로그램을 장난삼아 사용했다가 결국 헤어졌다. 인터넷을 뒤지다 우연히 해킹프로그램 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사용했더니 정말 여자친구의 이메일이 열렸다. 거기에는 예전 남자친구와 별의별 이야기를 다 담은 메일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애써 모른 척하고 지냈지만 티격태격 말다툼을 하다 홧김에 불쑥 말해 버렸고 여자친구는 “니가 무슨 스토커냐.”며 헤어지길 요구해 왔다.“헤어질 당시엔 몰래 열어 봤던 걸 후회했지만 얼마 안가 새 여자친구가 생겨서, 뭐 그냥 추억으로 남게 됐어요.” 직장인 최모(27·여)씨도 대학시절 남자친구와 이메일 비밀번호를 공유한 것이 빌미가 돼 이별해야 했다. 최씨는 남자친구와 서로 비밀없이 모든 걸 공유하자며 같은 비밀번호를 만들어 사용했다. 하지만 하루는 남자친구가 노발대발했다. 최씨의 이메일을 보낸 편지함에 고스란히 남아 있던, 동아리 남자 선배에게 보낸 이메일들을 남자친구가 읽게 된 것.“남자 선배랑 너무 친해서 허물없이 지내는데 그 편지를 읽고 남자친구는 이해할 수 없다며 많이 화를 냈어요. 아무리 설득해도 이해해 주질 않더군요. 별거 아닌 일이었지만 그게 빌미가 돼 계속 싸우게 됐고 결국 둘다 지쳐 헤어지고 말았죠.” 회사원 김모(29·여)씨는 남자친구의 이메일을 습관적으로 몰래 열어 보다 마음만 상했다. 남자친구는 자신의 생일과 아이디를 조합한 비밀번호를 사용하고 있어 김씨는 쉽게 이메일을 열어볼 수 있었다. 김씨에게 다른 것보다 중요했던 건 이메일로 날아 오는 카드 명세서. 특히 카드 사용 내역에서 술집이 등장하면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었지만 몰래 열어 보는 터라 아는 척할 수도 없어 냉가슴만 앓았다. 그러던 어느날, 남자친구가 알고 그랬는지 비밀번호를 확 바꿔 버렸다.“수년 동안 써오던 비밀번호를 바꿔 버리다니, 왠지 모를 배신감이 들더라고요.” 회사원 임모(26)씨는 예전에 여자친구의 이메일을 본의 아니게 보게 된 경험을 떠올렸다. 대학시절 자취생활을 하던 여자친구가 컴퓨터를 고쳐 달라고 한 적이 있다. 임씨의 여자친구는 “요즘 이메일도 잘 안되는 것 같은데, 한번만 봐줘.”라면서 임씨에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가르쳐 줬다.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이메일 이상 유무를 확인하던 중 여자친구가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다며 방을 나갔다. 임씨는 이때 여자친구의 옛 남자친구가 어학연수 중 보낸 이메일을 우연히 엿보게 되었다. 썩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여자친구에게는 일년 뒤 헤어질 때까지 한 번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여자들은 개인정보 보안의식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어떻게 이메일 비밀번호를 아무렇지 않게 알려줄 수가 있죠. 모른 척하지 말고 말할 걸 그랬나 봐요. 나중에 또 아무한테나 알려 줬다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을 텐데….” 직장인 김모(26·여)씨는 대학 시절 만든 메신저 주소와 비밀번호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대학교 1학년 시절, 김씨는 당시 사귀던 남자친구의 이름과 자신의 이름을 조합해 메신저 아이디를 만들었다. 문제는 남자친구와 2년 동안 사귀면서 등록한 메신저 친구들이 300명이 넘는다는 것. 남자친구와는 헤어졌지만 매일 사용하는 메신저에는 대학 1학년 시절 남자친구와의 흔적이 남아 있게 됐다.“누가 메신저 아이디 좀 불러달라고 할 때마다 부끄러워요. 왜 그런 유치한 아이디를 만들었을까 늘 후회한답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탈퇴하고 다시 만들자니 너무 많은 메신저 친구들이 있으니….” ●혹시 의부증 바이러스 보균자? 자영업자 임모(28·여)씨는 단순한 비밀번호를 쓰는 남자친구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습관적으로 들여다 보다 괜히 찜찜한 마음만 남게 됐다고 털어 놨다.6년 동안 사귀어온 남자친구는 예전에 한번 바람을 핀 적이 있다. 결국 다시는 그 여성과 연락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다시 만남을 지속하고 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일말의 의심을 감출 수 없었다. 때문에 가끔 미니홈피 비밀 방명록을 살펴 보며 의심을 풀려고 했다. 하지만 눈에 띄는 글은 없었고 그저 마음만 휑하니 건조해졌다.“봐도 개운한 느낌보다는 뒤만 켕기더라고요. 남자친구는 제 사생활에 별 관심도 없이 쿨한데, 저 혼자 의부증 바이러스 보균자인가 싶어 이제 다시는 들여다 보지 않으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어요.” 대학생 유모(22·여)씨는 1년 전 헤어진 남자친구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는 유씨랑 헤어지자마자 휴대전화 번호를 바꿨다. 연락하고 싶어도 연락할 수 없었다. 유씨는 결국 스토커에 가까운 일을 벌이게 됐다. 각 이동통신사 사이트를 찾아다니며 헤어진 남자친구가 자주 쓰는 아이디와 비밀번호 몇 개를 수십 차례 체크해 결국 그 친구가 새로 가입한 이동통신사와 아이디, 비밀번호를 알아낸 것. 그렇게 알아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해 사이트에 접속했고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 번호마저 알아냈다. 유씨가 그 번호로 다시 전화하자 헤어진 남자친구는 “정말 지겹다. 그만하자.”고 유씨를 설득했다.“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랬을까 싶어요. 아직도 그 남자친구를 잊지 못하고 있지만, 헤어진 남자친구 입장에선 내가 정신병자 같아 보였을 수도 있었을 것 같네요.” ●비밀번호 공유 좋을 때도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파견 근무 중인 중소업체 직원 김모(29)씨는 여자친구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공유하게 된 날을 생각하면 흐뭇하다. 사귄 지 100일째 되는 날, 김씨의 여자친구는 김씨의 휴대전화기를 들고 “오빠, 비밀번호가 뭐야.”라고 물어왔다. 김씨는 이미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서로 사귀기로 다짐한 4월1일을 기념해 ‘0401’로 설정해 놓은 상태였다. 김씨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비밀번호를 가르쳐줬고 여자친구는 “오빠, 난 내 생일이 비밀번호였는데 얼른 바꿔야겠다.”며 미안해했다.“비밀번호를 공유하자고 했을 때 ‘이 때가 기회다.’ 싶어 내가 주도권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죠.” 회사원 이모(32)씨는 비밀번호를 이용해 몰래 짝사랑하던 친구의 여자친구와 사귀게 됐고, 현재 3년째 열애중이다. 이씨는 소개받은 친구의 여자친구를 마음 속에 담고 살아 왔지만 차마 고백하진 못했다. 하지만 우연히 친구가 싸이월드에 커플 미니홈피를 운영한다는 걸 알게 됐고 비밀번호까지 듣게 되자 몰래 이 커플 홈피를 들락거렸다. 이씨는 자주 이 홈피에서 둘의 데이트 내력을 살펴 보며 친구의 여자친구가 무엇을 섭섭해 하는지 쭉 적어 뒀고, 두 사람이 싸웠을 땐 슬쩍 다가가 위로해 주는 등으로 전략을 짰다. 결국 3년 전 친구의 여자친구를 내 여자친구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아직 제 여자친구와 당시 남자친구였던 제 친구는 제가 그들의 커플 홈피를 몰래 들여다 봤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평생 지켜야 할 비밀이죠.” 사건팀 nomad@seoul.co.kr
  • 英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맥도날드 유니폼

    맥도날드 스타일? 세계 정상급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맥도날드의 새 유니폼이 공개됐다. 브루스 올드필드(Bruce Oldfield)는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드레스를 전문적으로 디자인하면서 유명해진 디자이너. 캐서린 제타존스(Catherine Jones)·제리 홀(Jerry Hall)· 휴 그랜트의 연인이었다 얼마 전 결별한 제미마 칸(Jemima Khan)등이 그의 단골손님이다. 그런 그가 최근 6만 7000여명의 영국 맥도날드 직원들을 위한 새로운 디자인의 유니폼을 선보였다. 남성복은 검정·모카 색상이 섞인 셔츠와 모자, 주머니가 달린 검정색 바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성복은 촘촘히 프린트 된 블라우스와 모카색 스카프, 검정색 치마로 구성되어 있다. 매니저급 직원들은 검정색 정장에 흰색 또는 베이지색 컬러의 셔츠와 3가지 스타일의 타이 중 하나를 선택해 착용할 수 있다. 올드필드는 “맥도날드를 상징하면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스타일의 유니폼을 디자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맥도날드의 새로운 점포 스타일에 맞춰 모던함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 작업복을 입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길 바란다.”며 “이 옷들을 디자인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맥도날드 데이비드 페어허스트(David Fairhurst)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를 초청해 직원들을 위한 유니폼을 만들게 한 것은 우리가 직원들을 매우 존중하고 있다는 표시”라며 “그들이 조금 더 기쁜 마음으로 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새 유니폼을 받은 직원들 대부분은 “고객을 대할 때 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베컴과 불륜 뒷얘기 털어놓겠다”

    ‘섹시 아이콘’인 영국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33·LA갤럭시)의 연인이었다고 주장하는 전직 비서가 그와 가졌던 성관계에 대한 ‘뒷담화’를 털어놓겠다고 밝혔다. 베컴이 2003∼04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뛸 때 개인비서로 고용했던 레베카 루스(31)가 채널 5의 성담론 토크쇼 ‘제네레이션 섹스’에 출연해 은밀한 얘기들을 털어놓을 예정이라고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 데일리 스타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루스가 베컴의 연인이었다고 주장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베컴은 그동안 여러 차례 루스와의 외도를 전면 부인했다. 베컴 부부는 루스의 외도 주장 때문에 한때 이혼을 고려한 적도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아홉 살 장남을 비롯, 세 자녀와 단란한 가정을 꾸려 왔다. 루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베컴과의 불륜이 이 부부의 결혼을 더욱 결속시키고 있다는 엉뚱한 주장을 늘어놓기도 했다. 셋째 아이를 갖기로 부인 빅토리아가 결심한 것도 자신과 바람피운 베컴을 묶어 놓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식이었다. 루스는 최근 속옷 브랜드 ‘RL’ 런칭을 앞두고 이미 이 분야에 진출한 빅토리아와 한판 대결이 예고돼 있어 이번 불륜 폭로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살인범(殺人犯) 박원식(朴元植)은 한방에서 두 여자(女子)와…

    살인범(殺人犯) 박원식(朴元植)은 한방에서 두 여자(女子)와…

    살인강도범 박원식(朴元植·38)이 거쳐간 6인의 여자. 포악하고 비정한 박(朴)이지만 여자다루기에는 명수. 천성이 방랑아였던 그의 발자취가 닿는 곳마다 연인이 생겼고, 그는 또 연인의 돈으로 방랑을 계속, 새 여자를 만들곤 했다. 그의 엽색 행각을 더듬어 보면-. 애인의 돈우려 새 애인 만드는 자금 삼아 박은 1933년3월29일 경남 김해(金海)군 이북(二北)면 병(屛)리 법동곡(法洞谷)부락 695 박모(75·사망)씨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호적에 의하면 박의 형은 1930년에 태어났다가 3살때 죽었으며, 박의 아래로는 3남(34), 누이 둘(29·21)과 4남(24)이 입적돼있다. 이중 4남은 47년에 출생, 53년에 죽은것으로 돼있으나 3남은 주민등록 신고도 없이 행방불명으로 돼 있는데, 부산 영도구 신선동에 살고있는 박의 어머니 김(金)노파(68)에 의하면 3남은 오래전에 죽었다고 한다. 박은 70년 8월 10일자로 김모 여인(30)과 혼인신고가 돼있으며, 70년 3월30일 출생한 딸이 같은 날짜로 입적돼있다. 박이 주민등록증을 발부받은 곳은 시내 서구 남부민동 220번지 4통2반으로 돼있는데 이곳은 박의 시집간 큰누이가 사는곳으로 박이 누이 집에 더부살이 하면서 주민등록을 한것으로 보인다. 박은 찢어지도록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교육도 제대로 받지못했고 고향인 김해에서 국민학교 3년을 중퇴, 집에서 놀고있다가 14살때 김해를 떠나 부산(釜山) 대구(大邱)등지로 떠돌아 다니다 6·25가 나던 해인 18살때 군에 입대, 20살때 제대한것으로 알려졌다. 군에서 제대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박은 남의집 품팔이등으로 가난한 생활을 하다 집안은 부유하나 천성의 벙어리로 시집을 못가고있던 동네 처녀에게 데릴사위 형식으로 장가를 들었다. 장가를 든 박은 처가집에서 놀고먹으면서 벙어리부인을 툭하면 때리는 등 행패를 부리다 1년만에 아무말없이 사라져 버렸다는게 고향사람들이 박을 기억하고 있는 전부다. 이후의 박의 행적중 뚜렷한 것은 22살때 대구지법 영덕지원에서 절도죄로 징역10월을 선고받고 복역했으며, 2년뒤 다시 절도죄로 김천(金泉)지원에서 징역2년, 교도소내에서도 담배를 피우고 소란을 떠는등 문제수(囚)로 지목받았었다. 59년 9월 부산지법에서 모종사건으로 징역7년형을 받고 복역중 64년도 9월 1차감형때 풀려나와 오늘까지 별로 하는일없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면서 「베일」에 가린 생활을 해왔다. 성격이 난폭하고 여자낚기와 사격의 명수인 박은 이름도 김창식(金昌植), 박태동등 나오는대로 주워 섬기면서 때와 장소에 따라 「카메레온」처럼 변신해왔다. 박으로부터 제일 처음 피해를 입은 한독약국 김근상씨(34)에 의하면 김씨가 박을 본 것은 7년전이었는데 이때 박은 자기가 모처에서 일을 한다면서 거드름을 떨며 알수없는 몇마디 말을 하고 헤어진후 강도를 당한 지난 6월29일밤 처음 봤다는 것이다. 이처럼 박의 행적은 뚜렷하지않은데, 호적에 입적돼 있는 본처와 어머니가 70년2월이후 살고있는 영도구 신선동 본집에도 한달에 한두번 바람처럼 나타났다가 생활비조로 1,2만원을 던져주고 휙 나가버려 처와 어머니도 박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고있다. 박이 현재 본처로 돼있는 김모여인을 만나기는 68년도에 박이 탕아로 부산의 사창가인 완월동 등지를 드나들면서 만나 서로 정이 들자 동거생활로 들어갔다한다. 이때(68년12월) 박은 웬일인지 대구로 김여인과 함께 옮겨가 지난 11일 제2의 범행을 저지른 대구시 비산(飛山)동 296의30 진(陳)기춘씨집 근처에 집을 얻어 생활을 하면서 사형인 진씨에게 『생활이 곤란하면 함께 일본으로 뛰자. 준비는 다 돼있다』는 등의 말로 자주 접근해 왔다. 이를 수상히 여긴 진씨가 모기관에 박을 고발했는데, 고발당한지 5일만에 다시 박이 나타나 『재미없다, 죽을줄 알아라』는 등의 협박을 하고는 부산으로 간다면서 대구에서 바람같이 사라져 버렸다. 여자다루는 마력(魔力) 지녔나? 질투없이 몸대고, 돈대고 70년 3월 부산에 나타난 박은 친척들이나 자기를 오래알고 있던 곳에는 전연 얼굴을 내밀지 않고 남부민동 220 자기 누이집으로 『자신이 다른지방으로 전근간다』면서 가족을 보내고는 행방을 감추었다. 이리저리 혼자 떠돌던 박은 이해 6월 송도 모주점에서 두번째 내연의 처인 문(文)모여인(28)을 만났다. 해녀생활을 하다 주점에 나온지 얼마 안된 문여인은 박의 능수능란한 여자다루는 솜씨에 그만 녹아떨어져 자기집에서 박과 함께 동거생활을 시작했다. 문여인은 이때 얼마나 박을 좋아했는지 박없이는 세상을 살아가는 맛이 없다는 식으로 제나름의 시를 지어「노트」에 적어놓는등 박을 붙잡기에 온갖 노력을 다했다. 그러나 박은 두달후에 온다간다 말한마디없이 문여인의 곁에서 증발했는데, 이때 박은 문여인덕으로 먹고살면서 부산의 번화가를 드나들다가 중앙동 K다방의 고용「마담」으로 있던 김모여인(28·동래구 부곡동)을 구슬러 김여인의 언니가 살고있는 부곡동으로 김여인과 함께 옮겨가 버렸다. 박은 새로 사귄 김여인과 어울려 김해를 비롯, 경남(慶南)의 명소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연인과의 정을 두텁게 했다. 하는일없이 놀고먹는 박은 무슨 해상장사를 하겠다는등 알쏭달쏭한 소리를 해가며 김여인과 김여인의 언니돈 89만여원을 갖다 흥청대면서 지난 5월 박이 김여인과 함께 일본으로 밀항하기위해 함남동 문여인집으로 올때까지 죽 이곳에 눌러있었다. 5월말 문여인집으로 김여인과 함께 옮겨온 박은 한집에서 한달가까이 김여인을 거느리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여인들을 잘돌봤는지 이들은 한번도 싸우거나 불평을 늘어놓은적이 없다고한다. 타고난 「플레이·보이」인 박은 공식적으로 드러난 김·문등 여인말고도 서울 모다방에 있다는 손(孫)모, 대구에 있다는 김(金)모등 이루 헤아릴수없을 정도로 많은 여인들을 주변에 두었는데 이들에게서 들은 박의 여인낚기의 특징은 뛰어난 화술에 있다는 것이다. 중졸정도의 교육을 받은 여인들은 박과 앉아 5분정도만 이야기해도 금방 좋아질 정도로 그는 이 방면에 비상한 재간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釜山)=김홍석(金弘錫) 기자> [선데이서울 71년 7월 25일호 제4권 29호 통권 제 146호]
  • 다이애나 사인 밝히는데 든 비용 ‘243억원’

    다이애나 사인 밝히는데 든 비용 ‘243억원’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사망원인을 밝히는데 들어간 거액의 비용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얼마 전 영국 법원은 “다이애나의 사망원인이 운전사의 부주의 탓”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영국 BBC 및 주요매체는 16일 영국 황태자가 다이애나 비의 사망 원인을 밝히는데 약 1250만파운드(약 243억원)를 썼다고 보도했다. 비용 지불 내역을 보면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재판을 신청하고 각종 절차를 밟는데 약 800만파운드(약 155억 8000만원)가 소요됐다. 이 비용에는 배심원들의 경호와 소란을 방지하기 위한 런던 경찰의 고용비도 포함되어 있다. 2006년 이후 부터 얼마전 정확한 사망 원인 판결이 나기 까지 지불한 돈은 450만파운드(약 87억 6700만원)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 내역을 보면 변호사 선임에는 약 185만파운드(약 36억원), 재판에 들어가는 비용은 76만 8000파운드(약 15억원), 특별조사 비용은 70만 3000파운드(약 14억원), 기타 인권비에 23만 4000파운드(약 4억5600만원)등 거액이 소요돼 놀라움을 주고 있다. 조사비용에는 당시 함께 사망한 다이애나의 연인 도디 파예드(Dodi Fayed)와 그의 옛 여자친구와의 전화통화 내용이 녹음된 테이프를 수집하는데 든 비용도 포함돼 있다. 이밖에도 기술적인 부분과 각계의 증언을 받는 과정에서도 11만파운드(약 2억 1440만원)가 들었다. 한편 BBC는 영국 왕실의 고액 지출에 대한 생각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78%가 “돈 낭비”라고 답했고 단 19%만이 “진실을 밝히기 위한 가치있는 지출”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BBC뉴스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여성 & 남성] 그녀와 그의 우울증 퇴치법

    “너무 우울해요. 어떻게 하죠?”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구나 연인끼리 우울증세를 상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자신만의 대처법을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남자들은 주로 운동을 꼽았다. 컴퓨터 게임이나 드라마를 보는 ‘방콕족’도 많았다. 반면에 여자들은 주로 일기나 편지를 쓰거나 책을 읽으면서 우울증을 헤쳐갔다. 술은 우울증 해소에 큰 효과는 없다고 답했다.‘모든 마음병의 근원’이라는 우울증. 그와 그녀의 대처법을 들어봤다. 사건팀 kdlrudwn@seoul.co.kr ■ 여 “일기 쓰고 책 읽으며 마음 다스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죠” 주부 이모(29)씨는 얼마 전 첫아이를 출산했다. 귀여운 아들을 볼 때마다 사랑스럽긴 하지만 임신 전보다 15㎏이나 늘어난 몸무게 때문에 우울하다. 집안일은 많은데 아이가 보챌 땐 혼자 여행이라도 다녀오고 싶다. 남편에게 화를 내는 횟수도 늘었다. 남편은 혹시 산후 우울증이 아니냐며 조심스레 물었다. 그녀는 양육과 가사에 몰두했지만 헛수고였다. 결국 한의원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저만의 퇴치법을 찾으려 했지만 안되더군요. 하지만 초기에 병원에 가길 잘했다는 생각히 들어요. 요즘은 아이가 울 때마다 화를 내기보다는 더 예뻐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회사원 박모(28·여)씨는 회사에서 존재감이 없어 우울하다. 동료들처럼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 그는 술자리에서 “거기 있었어?”라는 소리를 들을 때 가장 우울하다. 문과 출신인 박씨는 화학 관련 회사에서 메인부서로 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사내에는 그의 업무능력에 대한 평조차 별로 없다. 박씨는 “먼저 동료들에게 이런 상태를 상의하면 ‘넌 무난하니까 회사에 오래 다닐 거야.´라고 성의없이 답한다.”면서 “하지만 나에게는 ‘넌 개성이 없다. 고로 존재감도 없다.´는 말로 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친한 몇몇 동료에게 같이 술을 마시자고 부탁한다. 그 결과 위장병만 얻었다. “저는 술을 마셔도 남들처럼 말이 많아지거나 주사를 부리지 않아요. 게다가 술자리에서 먼저 일어나도 사람들이 말리지도 않아서 우울증 퇴치 효과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대학교 4학년생인 윤모(26·여)씨는 요즘 취업 걱정 때문에 죽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내로라하는 직장에 다니고 있는 대학 동기들을 보면서 우울증은 점점 심해진다. 그가 면접 때마다 듣는 질문은 “왜 이렇게 학교를 오래 다녔느냐.”는 것이다. 질문이 아니라 흠집을 말하는 듯한 면접관들의 태도에 더 우울해진다. 올해 상반기에만 10여곳에서 떨어졌다. 그녀의 극심한 우울증을 날려준 것은 가족의 힘이었다. 또다시 면접에서 떨어져 밤새 울고 부은 눈으로 학교를 가려고 나서는 길이었다. 윤씨의 어머니는 용돈이라며 흰 봉투 하나를 주셨다. 봉투에는 용돈 5만원과 “딸, 난 우리딸을 믿어. 넌 사랑스러운 딸이니까 잘할 거야. 힘내자.”라고 쓰인 편지가 들어 있었다.“편지와 5만원을 고이 접어 가방에 넣고 다녀요. 우울할 때면 편지를 꺼내서 읽으며 힘을 내죠.” ●“읽고 쓰고 하다 보면 우울증이 조금은 사라져요” 중학교 교사인 이모(31·여)씨는 가장 우울했던 시기로 2004년 8월 캐나다 밴쿠버로 연수갔을 때를 꼽았다. 그녀는 당시에 심한 향수병을 앓았다. 밤마다 찾아오는 향수병에 너무 우울해져 술도 많이 마셨다. 그녀는 “향수병에 술만 먹다가 알코올 중독이 된 후배 이야기를 듣고는 대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기에 온갖 슬픈 감정을 쏟아냈다. 가족의 이름을 펜이 부러질 정도로 하나씩 새겨 쓰고 ‘보고 싶다.´고 울먹였다. 그리고 한국의 많은 친구에게 편지를 썼다. “그렇게 3개월 정도 밤마다 감정을 쏟아내니 시원하더라고요.” 회사원 최모(28·여)씨는 요즘 회사 생활로 인한 우울증 때문에 탈무드를 꺼내들었다. 새로 부임한 상사 스타일이 너무 고압적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실수해도 상사는 그녀를 바보취급한다. 작은 실수에 소리를 지르는 건 다반사고 자존심까지 뭉갠다. 그는 상사 앞에만 서면 주눅이 든다.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의욕마저 상실해가고 있다. 그래서 그녀가 택한 해결책은 탈무드를 읽는 것이다. 한달 새 그녀는 같은 책을 3번이나 읽었다. “현명한 사람들이 고난을 헤쳐가는 방식을 배우고 있어요. 절 괴롭히는 상사에게도 좀 현명해지시라고 선물할까 고민하고 있어요.” 대학생 황모(23·여)씨는 토익점수 때문에 우울증을 앓고 있다. 그는 “남들은 이런 문제로 우울하냐고 비웃는데 절대 넘을 수 없는 한계를 느끼는 자괴감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영문학도인 황씨는 지금도 매월 토익시험을 보고 있지만 700점대 점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황씨는 “내가 바보인가라는 질문을 수십번 했다.”면서 “취직하려면 900점대가 돼야 한다는데 답답해서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바보같이 이번달에 또 토익시험을 봐야 한다는 사실이 더 슬프다.”고 덧붙였다. 이런 그의 대처법은 영어로 욕하기다. 소리칠 용기도 없어 황씨는 책이나 공책의 여백에 끄적거린다.“하지만 효과는 잠시 뿐이에요. 결국은 토익 점수 잘받는 것밖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어요.” ■ 남 “PC게임에 몰두하거나 운동 삼매경” ●“집안에서 뒹구는 게 최고” 케이블TV 방송국에서 PD로 일하는 유모(32)씨는 지난해 입사 시험에 떨어지고 애인이 떠나갈 때 우울증을 앓았다. 방송사 입사시험에서 수십번 떨어졌지만 긍정적인 유씨는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견디고 있었다. 한 언론사의 최종시험을 앞두고 있던 어느날 유씨는 평소 좋아하던 여자후배에게 용기를 내 사랑을 고백했다. 그 후배는 유씨가 최종 관문에 올랐다는 소식에 자기 일인 양 기뻐했다. 하지만 1주일 뒤 유씨는 떨어졌고, 기다렸다는 듯 여자후배는 이별을 통보했다. 그렇게, 짧은 사랑은 끝났다. 유씨의 우울증은 점점 심해졌다.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유씨는 “이러다가 정말 큰일나겠다 싶었다.”면서 “그녀의 배신을 잊기 위해 컴퓨터 게임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며칠간 게임만 한 뒤에야 유씨는 모든 것을 잊고 다시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다. 회사원 박모(31)씨는 최근 ‘싱글 우울증’을 드라마로 이겨내고 있다. 박씨는 싱글을 탈출하기 위해 3개월 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소개팅을 했다. 그러나 모두 퇴짜를 맞았다. 그는 “항상 집에서 가까운 서울 강남역 근처에서 소개팅을 하다 보니 상인들의 눈길을 받기도 한다.”면서 “지난주에는 부모님이 ‘넌 소개팅을 하라.´며 두 분만 일본여행을 가셨다.”고 말했다. 게다가 3월부터 밀려오는 청첩장은 그의 우울함을 부추긴다. 박씨는 “소개팅도 길어야 2시간인데 결혼적령기의 총각이 토요일 늦은 저녁과 일요일 온종일 애인도 없이 혼자 있는 것은 심각하게 우울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가 택한 대처법은 드라마보기다. 박씨는 ‘멍∼’하니 하루종일 TV만 본다고 말했다. “요즘은 주말에 하루 종일 드라마 전편을 연속 방영해 주거든요. 하지만 가끔은 드라마나 보는 내 신세가 더 우울하기도 해요.” 회사원 우모(31)씨는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전반적인 삶의 기조가 우울하다고 느낀다.4남매 중 막내로 살아 항상 형들에게 맞고 자랐고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 탓에 대학 땐 늘 쪼들렸다. 그 와중에도 밝음을 잃지 않으려 했지만 환경이 준 우울함은 혼자 있을 때 가끔 폐부를 찌른다. 이때 우씨가 택하는 방법은 잠을 청하는 것이다.“잠잘 때만은 모든 걸 잊고 죽은 듯이 뇌를 쉬게 할 수 있잖아요.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자고 일어나면 우울했던 걸 다 잊기도 한답니다.” ●“움직여야 우울증이 달아난다” 대학원생 최모(26)씨는 올해 2월 아버지의 사업이 부도직전까지 가면서 우울증세를 앓았다. 부모의 부부싸움도 잦았다. 대학원 등록금 납부 마감일을 앞두고 최씨는 부모에게 학비 얘기를 어떻게 꺼낼지 고민스러웠다. 최씨는 “지금은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그때는 정말 집에 들어가기만 해도 우울했다.”고 고백했다. 현실을 잊기 위해 최씨는 평소 좋아하던 테니스를 다시 치기 시작했다.“테니스를 치면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공을 힘껏 때릴 때의 느낌이 정말 통쾌하죠. 그 후에는 샤워하고 모든 것을 다 잊고 자는 거예요. 그러면 마음이 좀 편해졌어요.” 혈액형이 A형인 회사원 정모(30)씨는 평소 소심한 성격 때문에 반(半)우울증에 걸려서 산다. 남들이 정씨에게 장난을 걸어와도 마치 그게 자신을 비난하는 것처럼 들리고 집에서도 부모가 핀잔을 준 걸 마음 속에 상처로 간직한다. 그래도 회사에선 유능한 사원으로 평가받지만 그마저 늘 불안하다고 느낀다. 때문에 집에 돌아와 불을 끄고 침대 위에 앉아 있으면 온갖 우울한 기분이 다 스며든다. 그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시간이 늦든 말든 농구공을 들고 아파트 농구장으로 향하는 것. 림을 보며 공을 던지고, 마치 경기에서 스타가 된 것처럼 혼자 함성도 지르며 승리의 기분을 만끽하면 우울함은 어느새 사라진다. “제 성격을 아니까, 상상 속에서라도 게임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거죠. 가끔 농구를 즐기러 온 다른 사람들이 슬슬 피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게 저한텐 유일한 우울증 해소법인데 어떡하겠어요.” 회사원 홍모(32)씨도 스트레스가 쌓여 우울해질 땐 ‘포레스트 검프’처럼 무작정 뛴다. 하루 종일 회사에서 시달리고, 일 때문에 머리가 터질 것 같을 때 그냥 집에 누워만 있으면 정말 우울증 환자가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자신을 꾸짖던 상사의 얼굴만 떠오르고, 화가 나서 혼자 담배를 피워대던 상황이 그림처럼 반복된다. 그럴 때 집 근처 둑으로 나가 5㎞ 정도를 달리다 보면 심장은 벌떡벌떡 뛰고 머리가 텅 빈 상태가 된다. “뛰다 보면 숨쉬기도 바쁜데 우울할 틈이 없죠. 흠뻑 젖어 솜처럼 변한 몸이 됐을 때 샤워하면 고민도, 우울함도 싹 사라집니다.”
  • [일요영화] 천국의 책방­-연화

    [일요영화] 천국의 책방­-연화

    ●천국의 책방­연화(KBS 명화극장 밤 12시 50분)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청순한 매력을 선보였던 일본 여배우 다케우치 유코가 열연한 작품. 일본에서 5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스테디셀러 소설 ‘천국의 책방’ 시리즈 가운데 첫번째와 세번째를 영화화한 것으로 국내에서는 2006년 개봉했다. 점원이 낭독 서비스를 하는 천국의 서점을 무대로 한 이 작품은 한국과 홍콩, 타이완 등 아시아 각국에서 번역됐으며, 일본에서는 연극무대에도 올려져 인기를 모았다. 피아니스트인 겐타(다마야마 데쓰지)는 자신이 몸담고 있던 오케스트라에서 갑자기 쫓겨난다. 더이상 피아노를 칠 의미를 상실하고 술에 취해 누워 있던 어느날, 낯선 곳에서 눈을 뜨게 된 겐타.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남자가 지키고 있는 이곳은 다름아닌 100년의 생을 채우지 못하고 죽은 자들이 모인다는 ‘천국의 책방’이다. 이곳에서 책을 읽어주는 일명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겐타는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피아니스트 쇼코(다케우치 유코)를 만난다. 폭발사고로 청력을 잃은 쇼코는 연인 다키모토(가가와 데루지)에게 선물할 피아노 곡을 완성하지 못한 채 생을 마쳤다. 한편 지상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가나코(다케우치 유코)는 12년전 숙모 쇼코가 세상을 떠난 뒤 불꽃놀이를 한번도 하지 않았다. 숙모와 함께 불꽃놀이를 즐겼던 기억이 아프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나코는 “불꽃을 함께 본 남녀는 깊은 사이가 된다.”는 촌로의 이야기를 듣고 불꽃놀이를 다시 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그 ‘사랑의 불꽃’을 만드는 다키모토 역시 화약 폭발 사고로 연인 쇼코가 청력을 잃은 뒤 작업을 중단한 상태다. 같은 시각 천국에서는 쇼코에게 받은 10번째 미완성 조곡 ‘영원’을 받아든 겐타가 자신이 천국에 있는 동안 이 곡을 완성시키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지상에서는 사랑의 불꽃놀이가 다시 시작된다. 이 작품은 천국과 지상에서 잃어버린 사랑을 쫓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시노하라 데쓰오 감독은 주인공들의 섬세한 심리묘사, 마치 천국에 와있는 듯 아름다운 영상으로 원작이 지닌 감동을 그대로 살려냈다. 평범한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판타지로 만들어내는 일본 멜로영화 특유의 감수성은 이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천국과 불꽃놀이를 통해 이승과 저승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절절하게 그려냈다. 무엇보다 죽은 피아니스트와 그녀의 조카 역를 맡은 다케우치 유코의 1인 2역 연기가 눈길을 끈다. 또한 마쓰토야 유미가 7년만에 영화 주제가를 불러 당시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111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AI 살처분 인력이 없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남·북에서 11일부터 250여만마리의 닭과 오리를 살(殺)처분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이처럼 살처분 지역이 늘면서 최대 20일로 작업 기간을 잡고 있으나 제때 인력이 투입되지 못할 경우 AI 확산 가능성도 우려된다. ●김제·정읍 공무원 총동원령 농림수산식품부의 방침대로 매몰해야 하는 오리와 닭은 252만마리다. 전북도에서 174개 농가 214만마리, 전남 영암군에서 38만마리이다. 살처분되는 가금류는 이미 묻은 80여만마리를 포함해 330만마리를 넘는다. 더욱이 전북 김제시의 경우 살처분 양은 138개 농가 162만마리로 작업자가 닭장 안에서 일일이 1마리씩 꺼내야 하기 때문에 난항이 예상된다. 또 정읍시가 9개 농가 12만마리, 인접한 부안·완주·전주·고창지역이 27개 농가 40만마리이다. 전북지역 닭과 오리를 모두 살처분하려면 연인원 1만여명이 필요한 실정이다. 방역본부는 공무원과 군, 경찰에 이어 인력시장의 인부들까지 총동원할 계획이지만 인체 감염에 대한 우려로 작업자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AI 발생지인 정읍과 김제의 공무원 700명을 동원하고 도내 나머지 12개 시·군에서도 인력을 충원하기로 했다. 또 농협, 농촌공사 등의 유관기관과 군·경찰에도 인력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부족한 인원은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하거나, 일당을 주고 인력시장의 일용직 근로자를 동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군과 경찰이 “집단생활을 하는 특성상 전염성이 있는 살처분 현장에는 병력이나 전·의경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일용직 일당도 10만원 안팎에 그쳐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전북도 문명수 농림수산국장은 “AI 예방은 살처분에 달려 있으나 인력이 달려 큰 일”이라고 말했다. ●나주 육계농장 4곳은 단순질병 판정 한편 지난 10일부터 전남 나주시 공산면 등 인근 4개 육계농장에서 1000여마리가 폐사한 질병은 전염성이 없는 단순 가금류 패혈증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농림수산식품부와 전남도는 AI 가능성도 남아 있는 만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전주 임송학·서울 이두걸기자 shlim@seoul.co.kr
  • “다이애나 죽음은 운전 부주의 탓” 결론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의 죽음은 결국 단순한 부주의로 인한 사고사로 결론났다. 일반인 11명으로 이뤄진 영국 법원 배심원단은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와 연인 도디 알 파예드의 죽음이 운전기사와 파파라치의 부주의한 운전 때문이라는 평결을 내렸다고 BBC 등 영국 언론들이 7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도디의 아버지이자 영국 해롯 백화점 소유주인 모하메드 알 파예드가 줄기차게 주장했던 영국 왕실의 ‘사주론’은 결국 인정되지 않았다. 알 파예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을 비롯한 영국 왕실과 정보기관이 다이애나를 살해했다.”고 주장해 왔었다. 배심원단은 다이애나의 죽음이 ‘불법적인(unlawfully)’ 행위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운전기사의 음주운전과 파파라치의 무모한 추격전이 결정적 사인이라는 판단이다. 다이애나와 도디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던 사실도 지적됐다. 런던 법원은 지난 6개월 동안 전례없는 공개재판 과정을 통해 전 해외정보국장, 옛 애인, 왕실 집사 등 250여명을 법정에 세워 증언을 들었다. 이 과정에서 다이애나의 임신 가능성, 다이애나가 무슬림인 도디의 아이를 낳지 못하도록 영국왕실에서 살해를 지시했다는 주장 등 예민한 의혹들이 터져나오면서 사자(死者)의 명예를 짓밟았다는 비판도 드셌다. 재판비용으로 혈세 1000만파운드(약 194억원)가 쏟아부어진 데 대한 불만여론도 높다.시청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BBC의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8%가 비용이 적절하게 쓰이지 않았다고 답했다. 배심원단의 평결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남아 있다. 사고 당시 비번이었던 운전사 앙리 폴이 음주상태에서 운전했던 이유, 현장에 있던 흰색 피아트 자동차의 정체 등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알 파예드는 평결 후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살인이라는 점”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한편 윌리엄과 해리 왕자는 판정에 동의한다면서 배심원단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라오스에는 태국서 유입된 ‘한류’ 흐른다

    라오스에는 태국서 유입된 ‘한류’ 흐른다

    5일 밤(현지시간) 그룹 파란의 라오스 쇼케이스가 끝나자 현지 여성팬 수백 명이 차량을 두드리며 에워쌌다. 경찰의 도움으로 공연장을 빠져나왔지만 파란의 차량과 라오스인들의 주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의 추격전은 비엔티안 도심에서 수백 미터 가량 계속됐다. 파란의 라오스 방문은 이번이 처음. 해외 가수 중 두 번째(지난해 12월 여성그룹 베이비복스 리브가 최초), 해외 남자가수 중 최초 공연이다. 그렇기에 언어와 문화가 다른 이들이 “파란~”을 연호하며 적극적인 ‘팬 십’을 보이는 것은 쉽게 보기 힘든 장면. 북한대사관이 있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라오스는 한국인에게 다소 생소한 나라다. 지난달 탈북자 12명이 라오스 주재 한국대사관으로 진입해 망명을 요청했다는 뉴스가 화제의 중심에 섰을 뿐이다. 교민은 대략 400여 명에 불과하지만 거리에는 값싼 한국 중고차의 인기로 유명 브랜드 차량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라오스에서 만난 현지인과 교민들은 “한류(韓流)가 이곳에도 진입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류는 이미 흐르고 있으며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배경에는 태국의 영향이 자리하고 있다. 태국어와 70% 가량 유사한 라오스어를 쓰는 이곳 사람들은 주로 태국 TV를 시청한다. 라오스에는 두개의 국영 방송국만 있어 태국 방송의 점유율이 높은데다, 프로그램의 재미가 태국보다 떨어지는 탓이라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이다. 드라마 ‘풀하우스’가 태국에서 방송된 후 라오스에서 주인공 비는 유명 한국 스타로 자리매김 했고, 이 드라마에서 흘러나온 동요 ‘곰 세마리’는 젊은층이라면 누구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됐다. 3일 라오스 입국 당시 공항에서 본 태국 방송에서도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방송되고 있었다. 태국어로 음반을 내는 등 태국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파란이 라오스에서 인지도가 높은 이유가 설명되는 대목이다. 라오스에 진출한 파란의 쇼케이스 후원사인 스웨덴 이동통신회사 티고(Tigo)의 마이클 클루젤(Michale Cluzel) 제너럴 매니저는 “리서치를 벌인 결과 라오스 내 파란의 인지도가 높아 초청했다”며 “요즘 한국 드라마와 음악이 인기로 다운로드 시장이 급성장한 이곳에서 한국 콘텐츠는 무척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지 여행가이드 김봉태(26) 씨는 “태국은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받아들이고 라오스는 태국의 것을 흡수한다”며 “태국에서 드라마 ‘주몽’이 방송됐을 때 라오스 거리가 한산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이 나라는 비디오 없이 DVD, 공중전화 없이 휴대전화가 도입된 독특한 나라”라며 “한동안 이곳에 도로 등을 건설해주며 아낌없이 투자한 일본 음악이 대세였다. 주로 음반 시장은 태국, 일본, 중국 가수들이 차지했는데 현재 휴대전화 다운로드 시장에선 태국과 한국 음악이 인기”라고 덧붙였다. 5년 전 이곳으로 이민 온 라오아메리카컬리지 경영학과 4학년의 최진경(24) 씨 역시 국영방송인 라오 스타 TV에서 ‘프로포즈’ 등 과거 한국 드라마를 방송해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크게 느낀다고 했다. 최씨는 “친구들은 ‘풀하우스’ 등 한국 드라마, 비와 동방신기 등의 가수에 대해 묻는다”며 “4~5년 전만 해도 내게 ‘사요나라’(일본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던 사람들이 ‘안녕하세요,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등의 한국어도 대부분 안다”고 말했다. 현지인과 교민들은 대부분 “라오스에도 한류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드라마, 음악 등이 인기를 끌며 한국인에 대한 친근함이 바탕에 깔린 덕택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 연극의 산실, 대학로 ‘연극투어’ 현장

    한국 연극의 산실, 대학로 ‘연극투어’ 현장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닙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무대에 먼저 올라가서 무대 뒤를 구경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의 무대 위. 마이크를 잡은 연극배우 오지혜씨의 코믹한 멘트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들은 배우가 아니다. 아빠·엄마의 손을 잡은 초등학생, 친구·연인과 함께 온 20대, 대학생 딸을 둔 엄마이다. 그동안 객석에 앉아 무대를 바라봤지만 지금은 무대 위에서 객석을 보고 있다. ●연극의 속살을 맛보다 지난달 30일 올해 처음 열린 ‘대학로연극투어’ 참가자 30명은 무대·음악·조명감독을 차례로 만났다. 무대감독은 1981년 개관한 극장의 역사와 ‘하늘’(김환기 작)을 수놓은 대형무대커튼을 10년에 한번씩 세탁한다는 ‘비밀’을 소개했다. 음악감독은 뮤지컬 노래와 다양한 음향 효과를 들려 주었다. 조명감독은 직접 조명을 비춰 주며 설명을 이어갔다.“이런 연한 황색빛은 보통 바닷가의 노을 분위기를 연출하고, 배우 뒤에서 빛을 쏘면 서광이 비추거나 비장한 장면이 되는 겁니다. 옆에서 조명이 비추니까 콧날이 오똑해 보이죠?얼굴의 윤곽선을 강조할 때나 달밤의 은은함을 표현하기도 하죠.” 엄마와 함께 투어에 참가한 경환(11·신목초 4)이는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를 보면서 무대설치방법이 궁금했는데 알게 돼 신난다.”며 흥미로워했다. ●연극도 보고, 대학로도 즐기고 극장을 벗어난 참가자들은 대형 세트가 들어가는 현장을 보고, 대학로를 산책한 뒤 동숭동 서울연극협회 연습실을 찾았다. 연습실 바닥에는 동선(動線)을 표시한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진행을 맡은 배우 오씨가 “무대에서는 바닥에 붙어 있는 야광테이프를 보고 이동을 하게 됩니다. 그보다 더 먼저 배우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더 많은 땀을 흘리는 곳이 이곳입니다.”고 설명하자 참가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참가자들은 서울연극센터를 방문해 다과를 즐기고, 극단 미추의 ‘남사당의 하늘’(윤대성 작·손진책 연출) 공연을 관람한 뒤 투어를 마무리했다.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와 동행한 임주희(41·강남구 대치동)씨는 “자치구에서 어린이 공연을 많이 열고 있지만 대부분 인기캐릭터를 내세운 유아용이라 아이가 지루해 한다.”면서 “이런 투어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치켜 세웠다. 대학생 문아미(23)씨는 “이제 연극을 볼 때 연출자의 의도나 조명의 의미, 배우들의 노력까지 느끼고, 공연을 더 즐기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동국대 영상대학원 박사과정 중인 이수재(46·양천구 신정동)씨는 “연극 관람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런 기회가 많이 생기면 장기적으로는 연극 관람객이 증가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달 초에 신청 접수 대학로연극투어는 서울문화재단이 한국 연극 100년을 기념해 한국연극100주년기념사업단과 함께 마련한 특별 프로그램. 김현자 서울문화팀장은 “연극·공연의 메카인 대학로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무대 구경과 전문가 설명 등을 들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대학로연극투어는 매월 초 서울연극센터 홈페이지(www.e-stc.or.kr)에서 신청을 받는다. 신청자 중 30명을 선정한다.4·6월은 매월 마지막 일요일에,5월은 매주 토·일요일에 진행할 예정이다. 참가비는 1인당 5000원.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메콩강 경제’ 봄바람

    ‘메콩강 경제’ 봄바람

    ‘1818㎞, 장장 4500여 리에 이르는 고속도로가 골든트라이앵글 지역 동남아국가들의 경제지형을 바꾸고 있다.’ 중국의 남단 윈난(雲南)성 쿤밍(昆明)과 태국 수도 방콕을 잇는 3번 고속도로가 인접한 태국, 미얀마, 라오스 등 메콩강유역 동남아 국가 주민들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대동맥이 되고 있다. 50년 전만 해도 이 길은 골든트라이앵글(세계적 아편 생산지로 유명한 미얀마, 태국, 라오스 국경지역 황금 삼각주)을 통과하면서 원주민들이 아편, 호랑이뼈나 근근이 사고팔러 다니는 외딴 통로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개통된 총길이 1818㎞의 2차선 고속도로로 인해 주민들의 생활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31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전했다. 상품과 인적 교류가 부쩍 늘면서 침체된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자국산 과일, 녹색채소, 의류 및 전자제품을 동남아에 내다 팔고 고무, 사탕수수, 야자유, 열대과일을 수입한다.10년 전 태국시장에서 한 개에 1달러가 넘던 사과 가격은 5분의1인 20센트로 떨어졌다. 고속도로 개통으로 운송비용은 낮아지고 상품 신선도 유지가 가능해진 덕분이다. 네덜란드산 꽃이 점령했던 태국 화훼시장에도 값싼 중국산 꽃이 네덜란드산을 몰아냈다. 밸런타인 데이에 꽃을 선물하려는 연인들의 주머니 사정도 좋아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의 쿤밍 버스터미널은 태국으로 관광가려는 중국인들로 북적댄다. 고속도로 건설 전인 1997년 중국과 이들 국가 교역량은 10억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53배나 늘어난 530억달러로 껑충 뛰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인근 지역의 기반시설 진출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미얀마에서 벵골만을 거쳐 쿤밍에 이르는 송유관, 가스관 건설은 오는 12월 완공된다. 2011년까지 건설될 타이·라오스간 메콩강 다리 건설 사업에도 비용의 절반을 부담할 예정일 정도로 적극적이다. 가속화되는 교류·협력속에 메콩강 유역 6개국 정상들은 31일 3번 고속도로 공식 개통식을 가졌다. 중국과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정상들은 이날 열린 3차 메콩강 6개국 정상회담에서 부정부패 척결, 교통 인프라 확충 등에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고 라오스 비엔티엔타임스가 전했다. 또 선진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위한 투자환경 개선 합의에도 서명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중국의 동남아 지역 선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 프리차 카몰부트르 주지사는 “고속도로 개통으로 ‘중국의 경제적 침공’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남녘의 4월은 봄꽃축제 세상

    남녘의 4월은 봄꽃축제 세상

    올해도 남녘의 4월은 온통 봄꽃축제로 채워진다. 봄의 전령사인 매화에 이어 만개한 벚꽃이 꽃세상을 이룰 전망이다. 개나리, 유채가 산야(山野)의 색깔을 더하며 지역마다 무릉도원 같은 축제 마당을 연출한다. 지역별 주요 축제를 찾아가 본다. ●화개장터~쌍계사 10리 벚꽃터널 장관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변에서는 매화꽃 잔치에 이어 벚꽃이 영·호남 우의를 다지며 상춘객을 부른다. 4일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에서는 벚꽃 축제로 강변을 들뜨게 한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에 이르는 아름드리 고목나무에서 피워낸 10리 벚꽃길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길 양편 가지에 달린 꽃봉오리가 늘어져 꽃터널이 된다. 이곳은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길이다. 영·호남 장터거리인 화개장터에서 빈대떡, 파전, 막걸리로 시장기를 면해도 된다. 또 같은 날 화개장터에서 10분쯤 올라간 전남 구례군 문척면 섬진강변에서도 하얀 눈꽃 세상이 펼쳐지는 벚꽃축제가 이어진다. 가족이나 연인들과 함께 차를 타고 달리면 잡념이나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환상의 드라이브 길이다. 앞서 다음달 1일부터 국내 최대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가 막이 오른다.13일까지 벚꽃길 시가지를 따라 경연·전시·축하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해군 군악대 시범과 함정이 일반에 공개된다. 또 일본에 천자문을 전한 왕인 박사의 고향인 전남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 월출산 서쪽 자락은 100리 벚꽃길이다. 영암읍에서 819번 국도를 따라 왕인 박사 유적지를 지나 세발낙지로 유명한 학산면 독천리까지 20㎞는 쉼 없는 꽃 세상이다. 승용차 차창 밖으로 벚꽃이 우수수 떨어지면 영화의 주인공처럼 누구나 착각에 빠져든다. 인근의 도갑사, 구림리 전통마을, 도자기문화센터 등도 들를 만하다. ●유채꽃 향기에 싸여 즐기는 숭어회 5일 경남 거제 학동 몽돌해변에서는 봄꽃 숭어축제가 이틀 동안 열린다. 숭어는 진달래와 매화, 유채꽃이 필 무렵 가장 맛있다. 해안도로와 행사장 주변에는 유채꽃과 벚꽃이 활짝 핀다. 숭어 떼를 아 맨손으로 고기잡기, 잡은 숭어로 회나 튀김, 무침 만들기 등 별난 체험거리도 있다. 이날 남해군 상주면 양아리 두모마을에서는 유채꽃 개메기축제도 시작된다. 또 전남 목포 유달산에서는 개나리와 매화, 여수 영취산에서는 진달래가 손님을 반긴다. 영취산 진달래는 온 산을 붉게 적신 진달래 꽃밭으로 보는 이의 탄성이 절로 나온다. 또 거제 대금산 정상 10만여㎡에서 진달래 축제, 함양군 백전면에서 벚꽃축제, 창원 천주산에서 진달래 축제가 마라톤 경기처럼 이어진다. 창녕군 남지의 유채 축제(18∼22일), 양산 서운암의 들꽃 축제(25∼30일) 등도 나들이를 재촉하게 만든다. 창원 이정규·무안 남기창기자 jeong@seoul.co.kr
  • “영산재,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대”

    “영산재,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대”

    “국내 불교계에서만 부분적으로 행해지던 영산재가 세계무대에서 가치를 인정받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번 시연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파리·리옹등서 5차례 공연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프랑스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靈山齋)를 시연하는 태고종 봉원사 영산재보존회장 환우(66·봉원사 주지) 스님.26일 현지로 출발하기에 앞서 “유럽 지역에선 처음 선보이는 영산재 시연인 만큼 기대가 크다.”고 출국소감을 밝혔다. 영산재보존회는 ‘프랑스 세계문화의 집’이 주최하는 ‘세계 문화 상상의 축제’에 초청받아 파리(28∼30일), 리옹(4월2일), 세리냥(4월4일) 등 세 곳을 돌며 모두 5차례 영산재를 공연할 예정. 파리 생제르맹 오디토리움과 리옹 국립오페라극장, 세리냥 시감리에르극장이 무대다. 지금까지 미국 등 해외에서 개인이나 소규모 부대행사로 영산재를 선보였지만 유럽 무대에서 대규모의 본격 시연을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6월 유네스코 관계자가 봉원사에 들러 영산재 시연회를 본 뒤 전격 초청해 시연이 성사됐습니다. 당초 파리에서만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리옹시장이 영산재에 큰 관심을 보여 행사가 커졌습니다. 반가운 일이지요.” 영산재는 2600년 전 인도 영취산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법화경을 설할 때의 모습을 재현한 의식. 미망을 벗고 고통없는 세상에서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사는 길을 시, 노래, 춤, 그림에 담아 보여 주는 불교 종합예술이다. 국내에선 봉원사 영산재보존회의 영산재가 유일하게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고려시대부터 전승되어온 맥을 힘겹게 잇고 있다.2000년 열반한 송암 스님의 뒤를 이어 김구해 스님이 지난해 보유자로 지정됐으며 현재 준보유자 3명, 이수자 60명, 전수자 100명이 활동하고 있다.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 스님, 중앙종회의장 인공 스님이 현지에 동행하는 이번 시연에선 영산재 보유자 김구해 스님과 이수자·전수생 30여명이 무대에 오를 예정. “원래 60여개나 되는 되영산재의 전 과정을 다 보여 주려면 3일이 걸리지만 가장 중요한 10개 과정을 2시간으로 압축했습니다. 원형을 모두 보여 주지 못해 아쉽지만 유럽인들에게 영산재를 알리기엔 충분합니다.” 불교계는 이번 시연을 계기로 영산재가 세계문화유산 예비지정 리스트에 포함된 뒤 내년 10월 세계문화유산 총회 때 실사를 거쳐 공식 등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영산재 사진전도 개최 파리 시연에는 유네스코본부 문화유산국 릭 스미스 국장을 비롯한 전 직원과 프랑스 문화예술계 주요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 시연장 주변에선 태고종 문화종무특보 실장인 선암 스님이 영산재를 주제로 찍은 사진 40여점을 보여 주는 전시회도 함께 열린다. 환우 스님은 “이번 영산재 시연은 우리가 마련한 홍보 차원의 행사가 아니라 유네스코와 프랑스인들이 원해 성사된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한국만의 전통적인 문화양식을 담은 영산재가 국지적인 불교의식을 떠나 세계 불교문화유산의 백미로 기억되는 자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박정희 대통령 취임하던 날

    박정희 대통령 취임하던 날

    제7대 박정희대통령 취임식이 1일 하오2시 중앙청 앞뜰식장에서 엄숙히 거행되었다. 전례없이 간소한 식전이기는 했으나 이를 치르기에 많은 사람들이 애를 썼다. 다음은 뒤에서 애쓴 사람들의 이야기와 취임식을 전후한 「에피소드」이모저모. 1주일 1천명 동원…통금때에만 잠깐씩 세종로 네거리에 등장한 반영구용 철제 무지개형 대형 「아치」의 규모를 살펴보면-. 대석(臺石)사이의 길이 50m 높이 20.8m 폭 1.8m 「크로스·바」42m 대통령 초상화 6 x 8m 이며, 소요자재는 철강이 39t 대석밑에 박은 12m 「파일」이 6개 「시멘트」가 5백여 부대이며 「아치」를 덮고있는 5W 3색 전구가 1천6백개다. 이 「아치」는 한전에서 세운 것인데 양영철(梁永喆)씨(28·영선계직원)가 기본설계를 하고 화신산업 (대표 이종국(李鍾國))이 1천 1백90만원(초상화제외)에 공사를 맡은것. 제작에 동원된 연인원은 1천명이 넘었다. 조립 공사는 통금시간인 밤 12시부터 새벽 3~4시 까지 평균 하루 3시간의 올빼미 작업으로 일주일이 걸렸다. 「캔버스」만들기 2일…초상화는 두번 그려 세종로 「아치」한복판에 걸려있는 박대통령 초상화 또한 「매머드」급(6x8m)이다. 이는 신미산업(대표 이정근)이 주문을 맡아 김만영씨와 하승만씨가 그린것. 먼저 「캔버스」를 만드는 데도 만 이틀이 걸렸는데 틀을 짜서 광목과 천막천으로 덮고 그위에 아교와 「페인트」칠을 했다. 작업 시작은 6월 17일, 총무처로부터 받은 박대통령의 명함판 사진을 보며 그리기 시작했다. 23일에 일단 완성했으나 총무처는 초상화가 마음에 들지않는다고 해서 옆으로 빗겨앉은 모습에서 정면 모습으로 다시 그리기로 결정. 25일부터 양면 2장을 그리는데 3일이 걸려 완성, 28일 붙이게 된 것이다. 약품 처리도 해보고…꽃엔 무진 애 썼다고 식장(式場)장식에서 빼놓을수 없는 것이 꽃. 취임식장 안팎과 경회루 「가든·파티」꽃장식을 맡은 곳은 꽃집 「만화원」(종로2가). 총무처의 주문을 받아 꽃장식을 한것인데, 작은 화분 50개와 꽃다발 50다발만 구입하고 나머지는 모두 창경원 식물원에서 세를 낸것들.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가장 화려한 식장분위기를 꾸미는 것이 담당자들의 책임이었다. 「카네이션」을 비롯해서 갖가지 꽃을 전문가들이 두뇌를 짜내서 꽃다발 하나 만드는데도 「앙상블」을 이루도록 세심한 신경을 썼다. 수많은 외교사절들이『원더풀!』을 연발하도록 최대의 실력을 발휘한 것. 그러나 무엇보다 힘들었던 점은 취임식날에 맞추어서 꽃송이를 피워내는 일. 그래서 꽃집에서는 시내 여러 꽃집의 지원을 받아 가면서 약품 처리로 때맞춰 꽃이 피도록 필사의 노력을 했다고. 20여명이 들어 나른 4백50㎏의 「케이크」 전날밤 청와대서는 근로자초청 「파티」가 열렸다. 육(陸) 여사는 이날 「뉴욕」제과점으로부터 초대형 「케이크」를 기증받은 근로자합숙소에 묵고있는 어려운 5백 80명의 근로자들을 초청, 자신이 「호스테스」가 되어 직접 「케이크」를 잘라 나누어 주었던 것. 이번 「케이크」는 높이만 1.5m에 가로 92㎝, 무게 4백50㎏의 초대형. 가로 23㎝, 세로 36㎝, 무게 3㎏의 「카스텔라」가 1백 30장, 「버터」가 45㎏, 계란 3백개가 들어갔다고. 보통 「파티」에서 6백명이 먹을수 있는 분량. 이날 「케이크」운반에는 20여명의 장정이 동원됐다. 1주일동안 준비를 하고 이틀동안 밤을 꼬박 새워 만들었다고. 성장한 근혜(槿惠)양 보고 「벤플리트」장군 감탄 박(朴)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는 1일밤 경회루(慶會樓)의 경축연회는 대성황. 3부요인을 비롯, 국내외 저명인사와 각국의 경축사절들이 참석한 「매머드」연회. 6시40분 육군 고적대의 「팡파레」와 함께 박대통령은 부인 육여사와 장녀 근혜양과 함께 입장했다. 박대통령은 내외귀빈들로 꽉 들어찬 연회장을 한바퀴 돌며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벤플리트」장군을 만난 박대통령은 반갑게 포옹을 나눴는데 「벤」장군은 육여사로부터 근혜양을 소개받고 『벌써 이렇게 성장했느냐』고 놀라움을 표시. 정성담긴 만찬 음식 포도주로 건배하고 저녁 8시부터 2시간동안 중앙청 대회의실에서 베풀어진 박대통령 초청 만찬회의 음식은 반도 「호텔」주방에서 마련했다. 주방장 이경환씨를 필두로 「쿠크」25명이 동원되어 정성껏 마련한 이 음식은 순전히 양식. 맑은 소고기국에 생선연어찜을 먼저 내고 다음의 주식 순서에는 쇠고기 등심구이, 감자 완자튀김, 꽃양배추볶음과 채두, 「아스파라거스」, 「샐러드」, 그리고 빵과「버터」. 후식에는 「아이스크림」, 「코피」, 홍차가 나왔고 백포도주와 홍포도주를 곁들였다. 1천발의 불꽃 쏘아 밤하늘도 휘황찬란 경축일의 마지막 「무드」를 장식한 것은 밤하늘에 오색무늬로 수놓는 불꽃놀이. 이날밤 9시부터 10시까지 남산 팔각정에서 쏘아올린 불꽃은 모두 1천발. 서울의 밤 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한 불꽃하나의 값은 1천3백원. 1천발을 쏘아 올렸으니까 1백30만원이 밤하늘을 수놓은 셈. 불꽃놀이에 동원된 인원은 한국화약에서 발사원 37명. 만일에 대비, 소방차 2대와 경찰관 40여명이 동원 됐었다. 지난해까지는 심지에 손으로 불을 당겨야 했는데 이번엔 전기 발파와「세트」발파에 성공했다고. 쏘아올린 불꽃의 종류는 무궁화 모양에서부터 버들형 분포 방향전환에 이르기까지 12가지. 불이번쩍 취재경쟁…1㎞씩의 뜀박질도 이번 경축식 취재는 불꽃튀는 기재의 전쟁. 경축식장을 자유로이 왕래할 수 없기 때문에 제한된 장소에서의 사진 취재를 위해서는 좋은 성능의 「카메라」가 압도하기 마련. 최고성능을 자랑하는 서울신문과 동앙일보의 1천2백㎜ 초망원 「렌즈」를 비롯, 35만원 시가의 「하셀브라드」까지 동원되는가하면 각사의 1천㎜ 망원 「렌즈」도 총동원되어 서로가 기재 「콘테스트」를 벌인 듯 했다. 애초 문화공보부로부터 각사에 할당된 출입완장은 2장씩. 외신 기자들에게도 2장씩 배당됐다. 취재전망대는 취임식 단상을 바라보는 광화문옆 2곳에 설치됐는데 오른쪽이 외신기자, 왼쪽이 국내기자. 사진기자단에서는 기지를 발휘하여 2장 배당된 완장을 외신기자와 교환, 사실상 2곳에서 취재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국내 사진기자단에서는 취재전망대에서 서로 앞자리 다툼하다 사고가 날 것에 대비, 자리차지하기 제비뽑기를 하여 미리 위치를 결정했다. 대통령 취임식사가 끝나자 각사 기자들은 중앙청에서부터 때아닌 육상경주. 차량 통행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기자들은 무거운 기재들을덜거덕 거리며 1㎞ 이상씩 대로를 질주하는 진경을 보였다. 전세계에 퍼진 전파…외국 기자들도 법석 취임식 광경과 경축행사 소식은 조선「호텔」에 임시 설치된 「인터내셔널·프레스·센터」를 통해 재빨리 전세계 곳곳에 알려졌다. 해외경축 사절단과 함께 입국한 수많은 해외기자들은 「프레스·센터」와 현장을 바삐 왕래하면서 불꽃튀는 취재경쟁을 벌였다. 체신부는 조선「호텔」「그랜드·볼·룸」에 국제전신전화국 임시 출장소를 설치, 6월 29일 하오부터 국제전신전화국의 「베테랑」직원 10~20명씩을 고정 배치시키고 「텔렉스」6대를 임시로 가설해서 취재보도에 최대의 「서비스」를 했다. 그나라 격식 이라오…맨발의 외무장관님 이번 외국 경축사절들 가운데 의상에서나 차림새로 특이한 것은 「아프리카」의 「스와질란드」왕국 외무장관 「아모스·종게·쿠발로」씨. 「아프리카」주 최남단 「레소트」국과 인접한 「스와질란드」에서는 온몸을 칭칭 감은 의상에다 맨발로 다니는게 풍속인데 「쿠발로」장관도 고유의상에 맨발이라 시선을 끌었다. 길잃었던 귀빈부인 핫·팬츠엔 일침놓고 6월 29일 김포(金浦) 공항에 내리자 마자 동행한 부인을 잃어 한때 소란을 피웠던 「아프리카」의 「어퍼·볼타」특사 「프랑소와·롱포」장관(공공사업·운수 및 도시계획장관). 알고보니 안내원의 실수로 부인이 일반여객과 함께 보세구역으로 나가 있는 것을 간신히 찾아 귀빈실로 모셔 왔다는 「에피소드」의 주인공. 숙소인 조선「호텔」에서 본지기자와 만난 「롱포」여사는 『한국 여성들은 예상했던 것 보다 더욱 몸매가 곧고 아름다워요. 특히「미니·스커트」와 「핫·팬츠」 차림은 발랄해서 좋지만 「어퍼·볼타」사람으로선 현기증이 날정도』라고. [선데이서울 71년 7월 11일호 제4권 27호 통권 제 1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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