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전 연인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크기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춘천시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구설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기상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069
  • “품 많이 들지만 더 특별하니까…” 세상에 둘도 없는 ‘우리만의 연애’

    “품 많이 들지만 더 특별하니까…” 세상에 둘도 없는 ‘우리만의 연애’

    [편집자주] 서울신문은 3월부터 성균관대 학보사 ‘성대신문’과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문화를 탐구하는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를 함께 취재합니다. 3주에 한 번씩 대학생 기자들과 요즘것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서원경(25)씨는 벚꽃잎이 흩날리던 지난해 4월 ‘과잠’(학과 점퍼)을 입고 연인과 팔짱을 낀 모습으로 대학 교정에서 사진을 찍었다. 한여름인 지난해 8월엔 원피스, 늦가을인 지난해 11월엔 가죽재킷을 입고 남자친구와 같은 포즈로,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촬영했다. 지난달 서씨가 졸업가운을 입고 남자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끝으로 서씨 커플의 역대 네 번째 ‘사계절 사진’이 완성됐다. 서씨 커플은 지난 4년 동안 해마다 다른 장소를 배경으로 요즘 유행하는 사계절 사진을 촬영했다. 서씨는 “친구들 중엔 제가 처음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주위 친구들이 다 따라하고 있다”며 “시간이 흘러도 그 자리에 계속 서 있는 나무처럼 우리 관계도 오래 지속할 것이라는 마음을 더욱 잘 표현할 수 있는 사진”이라고 말했다. 요즘 Z세대 커플들은 과거와 달리 다양한 방법으로 둘만의 특별한 연애를 추구한다. 같은 모양의 옷·신발·가방, 반지 등 기성품으로 연인임을 인증하던 방식에 머물지 않고 세상에 유일무이한 둘만의 ‘굿즈’(물건)를 같이 제작하거나 이색적인 경험을 공유하려는 연인들이 많아지는 분위기다. 선물 고르는 부담은 덜고, 각별함은 ‘껑충’ 28일 성대신문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18~24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28명 중 70.3%가 ‘연애 중 커플 굿즈를 제작한 경험이 한 번 이상 있다’고 응답했다. 제작 횟수를 물었더니 ‘1회 이상~3회 미만’이 43.5%로 가장 많았고, ‘3회 이상~5회 미만’도 22.6%를 차지했다. 굿즈 종류는 다양하다. 박은정(23)씨는 현재 연인과 올해로 3년째 연애하는 동안 레터링 케이크 외에도 둘이 함께 찍은 사진을 그래픽 이미지로 활용한 휴대전화 손잡이(그립톡)와 케이스, 에어팟(무선 이어폰) 케이스 등을 만들었다. 박씨는 “남자친구랑 같이 찍은 사진 한 장만으로도 둘만의 추억을 남길 수 있지만, 함께 했던 순간들을 기록한 사진이 커플 굿즈에 담겨 있으면 더 자주 보게 된다”면서 “커플 굿즈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옛 추억들을 같이 이야기하면 서로가 소중하다는 사실을 한 번 더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손수 만든 커플 굿즈는 선물을 고르는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다. 박씨는 “진로 문제로 고민하는 연인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책을 선물할 때 여러 후기들을 살펴보면서 책 2권을 3일에 걸쳐 읽은 적이 있고, 향수를 선물할 때는 30종이 넘는 향수를 시향하면서 코가 마비된 느낌이 들기도 했다”면서 “시계를 선물할 때 한 달 전부터 고민하며 겨우 골랐다. 제가 시계를 사용하지 않으니까 어떤 시계가 더 편하고 괜찮을지 생각하는 게 더욱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선물을 고를 때 상대방 마음에 드는 것은 물론이고 실용적인 선물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데, 커플 굿즈 덕분에 이런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공방 체험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연인과 연애한지 7개월이 넘은 황지섭(21)씨는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날에 여자친구와 서울 강남 지역의 한 반지 공방을 방문했다. 공방에서 손가락 크기를 재고, 반지에 박을 보석을 고르고, 반지에 새길 문구를 같이 정했다. 이후 함께 망치질과 사포질을 하면서 반지를 완성하기까지 1시간 30분 동안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 황씨는 “커플 아이템으로 똑같은 신발, 티셔츠 등을 사는 것보다 서로를 생각하며 무언가를 직접 같이 만들었다는 점이 이 반지가 더욱 각별한 이유”라고 밝혔다. 같이 요리하는 ‘공유주방’ 데이트도 눈길 공유주방을 찾는 연인들도 많아졌다. 현재 연인과 만난 지 올해로 3년이 돼가는 김도현(23)씨는 데이트 장소로 공유주방을 애용하고 있다. 김씨는 “둘 다 자취를 안 하다 보니 같이 요리할 기회가 전혀 없었는데, 공유주방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마음껏 요리할 수 있어 힐링 여행을 떠난 기분이었다”며 “공유주방이 정해진 시간에 연인끼리만 사용하는 안전한 공간이라는 점에서도 마음이 끌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부터 서울에서 공유주방을 운영하기 시작한 이민철(가명)씨는 “손님의 약 80%가 20대이고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많이 요리한다. 미역국와 밀푀유나베, 떡볶이 등 다양한 요리를 하는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인과 함께 메뉴를 정하고 장을 보며 요리하는 과정은 매우 뜻깊고 행복한 시간이지만 자취방이 없는 20대 연인들 사이에서는 펜션이나 리조트 여행이 아니면 쉽게 서로에게 요리해주는 경험을 할 수 없다”며 “시간, 비용 등 부담 없는 가까운 곳에서 함께 요리하는 경험을 가까이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밝혔다. 연애할 때 ‘데이트 통장’을 사용하는 젊은 연인들도 늘고 있다. 같이 사용하는 통장에 각자의 주머니 사정에 맞게 매달 일정 금액을 입금하고 데이트 비용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인터넷 은행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2018년 12월 출시한 ‘모임통장’ 중 데이트를 목적으로 개설된 통장 계좌 수는 2019년 17만여개에서 지난해 27만여개로 늘었다.보다 능동적인 데이트를 선호하는 이유 김씨는 “식당에서 같이 맛있는 식사를 먹고 백화점에 함께 가서 물건을 고르는 일도 물론 좋지만 직접 요리하고 반지를 만드는 보다 능동적인 데이트를 요즘 젊은 연인들이 많이 선호하는 이유는 직접 뭔가를 체험하는 데에서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둘만의 추억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영향”이라고 말했다. 서씨는 “나만의 아이템을 만들어 나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일이 이젠 익숙해진 사회”라며 “이런 영향으로 요즘 연인들도 ‘우리만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 비해 DIY(Do It Yourself·원하는 물건을 직접 만듦) 제품을 제작하기 쉬워진 환경도 변화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요즘 연인들이 무언가를 함께하는 특별한 데이트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로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 안에서 성평등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경험의 공유는 관계 유지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다양한 기성품이 생산되는 상황에서 둘만의 물건을 함께 만드는 경험을 공유하는 일은 그만큼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데이트를 할 때 남성은 어떻게 해야 하고 여성은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성역할에서 벗어나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연애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옥하늘(영어영문학과 2학년)·조소희(경제학과 3학년) 성대신문 기자
  • 체불임금 100만원 ‘기름투성이 동전 더미’로 지급한 美 남성

    체불임금 100만원 ‘기름투성이 동전 더미’로 지급한 美 남성

    미국의 한 남성 집 앞에서 기름 투성이가 된 동전 더미가 발견됐다. 거기에는 욕설이 적힌 쪽지와 함께 급여 명세서가 함께 있었다. 이는 지난해 말 퇴직한 직장에서 지급을 미뤄온 마지막 월급으로, 사측의 이런 행위에 남성은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고 CBS뉴스 등 현지매체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주 피치트리시티에 있는 한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일하던 엔드레이어스 플래턴은 지난해 11월 개인 사유로 직장을 그만뒀다. “업주도 작업 환경도 최악이고 이직률도 높았다”고 말하는 플래턴은 규정대로 퇴사 2주 전에 소유주 마일스 워커에게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플래턴은 “사표를 건넸을 때 업주는 놀랐는지 잠시 굳어 버렸고 머리를 움켜 쥐고 사무실 안쪽으로 들어간 채 1시간은 나오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원래 예정했던 기간보다 일찍 그만 두게 됐기에 업주에게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나서 그는 업무 마지막 날, 세탁한 작업복과 함께 왜 조기 퇴사하는지 사유를 쓴 서류를 가져갔다. 그때 업주는 그에게 마지막 월급은 두 달 뒤인 다음해 1월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후 업주는 플래턴이 업장에 피해를 줬다고 주장하며 마지막 월급은 주지 않겠다고 손바닥을 뒤집듯 태도를 바꿨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 속에 이를 부당하다고 생각한 플래턴은 조지아주 노동부에 상담했지만, 오히려 체념만 하게 됐다. 그런데 그가 업주와의 면담에서 변호사를 언급하기 시작하자 업주는 귀찮은 일을 피하고 싶었는지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퇴직한지 4개월이 지난 뒤 예상하지 못한 형태로 마지막 월급을 받게 됐던 것이다. 지난 12일 밤 위장염으로 온종일 고생했다는 플래턴을 연인 올리비아 옥슬리가 차로 병원에 데려가려 할 때 두 사람은 주차장 앞에 뭔가 검은 덩어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통스러워하는 플래턴를 차에 태우고 서두르던 여자 친구는 주행에 방해가 되는 물체에 짜증을 내면서도 다가갔고 그것이 산더미처럼 쌓인 동전 더미인 것을 깨달았다. 그 위에는 급여명세서와 함께 알파벳 F로 시작하는 욕설이 적힌 쪽지도 남겨져 있었다. 계산 방법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동전 더미는 플래턴의 마지막 월급인 915달러(약 103만5300원)와 정확히 일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동전은 약 9만 개, 무게는 약 228㎏에 해당했다. 게다가 이들 동전에는 기름 같은 것이 뿌려져 있었다. 이에 대해 옥슬리는 “잘 모르겠지만 이상한 냄새가 났다”고 설명했다.어쨌든 당장 병원에 가는 것이 먼저였던 옥슬리는 동전 더미를 삽으로 손수레에 싣고 나서 옮겨놨다. 옥슬리는 “삽으로 동전을 옮기고 있을 때 그 업주 역시 이런 최악의 복수를 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을 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도 “그렇지만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색하며 분노를 삭였다. 게다가 업주의 이상 행동은 이전에도 있었던 모양이다. 과거 2년간 같은 공장에서 알했던 에릭 멜렌데즈는 “업주는 그만두는 사람 얼굴 앞에서 마지막 급여명세서를 찢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현지매체가 업주를 찾아가 “동전 더미에 대해 아는 것이 있나?”고 질문했다. 그러자 그는 “알고 있지만, 무슨 문제라도 있나?”고 답했다. “당신이 한 일인가?”라는 되물음에는 “모른다. 내가 뭘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잡아뗐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에는 “그에게 월급을 줬는데 뭐가 문제냐?”고 말한 그는 다시 혼잣말로 F자가 들어간 욕설을 내뱉었다. 그의 놀라운 기행에 대해 네티즌들은 “언젠가 벌 받을 것”, “사이코패스 같다”, “동전 더미 속에 희귀한 것이 있는지 찾아 봐라”, “도로에 동전이 떨어져 있던 것뿐이니 월급을 지급했다는 것은 입증되지 않는다. 다시 월급을 요구하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친딸 성폭행한 50대 “전생에 연인관계였다” 파렴치 변명

    친딸 성폭행한 50대 “전생에 연인관계였다” 파렴치 변명

    친딸을 수차례 성폭행하고 카메라를 설치해 사생활을 감시하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에게 징역 13년이 확정됐다. 지난 25일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8년 1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친딸 B(22)씨를 수차례 성폭행하고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피부 질환이 있는 B씨에게 “네가 병원에 가면 사람 취급하지 않을 것. 아빠가 옮아서 치료 약을 찾아주겠다”는 황당한 이유를 들어 성관계를 요구했다. 또 “용한 무당이 2세대 전에 끔찍이 사랑한 연인 관계였다고 하더라”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의 완강한 거부에도 A씨는 자해를 하며 위협하거나 힘으로 제압해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에도 B씨의 자취방에 카메라를 설치해 사생활을 훔쳐보고, 연락이 닿지 않으면 딸의 휴대전화에 미리 설치한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행방을 찾기도 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B씨의 피해 진술이 일관된 점과 A씨가 B씨에게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통화 녹취록 등을 근거로 A씨의 유죄를 인정해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B씨는 재판 과정에서 탄원서와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으나, A씨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딸의 회유를 시도하는 정황을 고려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B씨의 입장을 진심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A씨에게 성범죄 전과가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징역 13년을 선고한 원심에 추가로 전자발찌 부착 20년도 명령했다. A씨 측은 2심에서 B씨가 모친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가 ‘모두 거짓말이었다’고 부인한 것을 들어 무죄를 주장했다. B씨는 이에 대해 A씨의 강요에 의한 거짓말이었다고 털어놨고, 재판부는 B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재판부 역시 전원일치 의견으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실직·돌봄·가정폭력 3중고… “여성 위상 이대로면 30년 후퇴”

    실직·돌봄·가정폭력 3중고… “여성 위상 이대로면 30년 후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은 여성에게 가장 불공평한 재난”이라 할 정도로 여성에게 특히 가혹했다. 많은 여성이 직장과 가정 양쪽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봉쇄로 학교와 보육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특히 엄마들은 일과 돌봄 중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 1년 동안 일을 그만뒀거나 해고된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고, 가정폭력이 급증하면서 여성은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다. 각국 정부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코로나로 인해 여성의 위상이 10년, 아니 30년은 후퇴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EU 작년 3분기 女고용률 0.8%, 男1.4% 증가 코로나가 특히 여성에게 경제적으로 가혹했던 이유는 몇 가지로 설명된다. 여성이 주로 일하는 유통과 숙박·관광 등 서비스업, 보건·요양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국제노동기구(ILO)와 유엔여성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일하는 여성의 41%가 이들 산업에 종사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건강과 사회복지 분야 종사자의 76%, 요양시설이나 가정에서 돌봄 일을 하는 사람의 86%가 여성이다. 이들 업종은 제조업이나 정보산업, 금융업에 비해 임금 수준이 매우 낮다. 무보수인 경우도 많다. 재택근무가 어려운 이른바 핵심 업종에 해당하는 고위험 일자리들이다. 학교와 보육시설이 폐쇄되면서 자녀를 돌보고 온라인 수업을 도와주기 위해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일을 그만두는 ‘엄마’들이 늘었다. 재택근무와 돌봄휴직 얘기를 꺼냈다가 일자리를 잃은 경우도 많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2월 이후 일을 그만둔 여성은 230만명에 이른다. 지난 1월 미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7%로 33년 만에 가장 낮았다. 코로나 팬데믹 전 미국 전체 가구의 3분의2가 맞벌이 가구였다. 여성이 주 소득원이였던 가구도 41%나 됐다. 코로나로 일자리를 잃은 여성이 늘어나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의 진보성향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와 센추리재단 추산에 따르면 여성 고용률이 지난해 봄 수준을 1년 동안 지속한다면 645억 달러(약 72조 4600억원) 상당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U도 상황은 비슷하다. EU 집행위는 이달 초 발표한 ‘2021 젠더평등보고서’에서 팬데믹으로 인해 기존의 젠더 간 격차가 모든 영역에서 더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고용률은 지난해 1분기 코로나 1차 유행 당시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이 떨어졌다. 2분기에는 코로나 충격이 남녀에게 비슷했지만, 봉쇄가 점진적으로 풀리기 시작한 여름 이후 여성의 일자리 복귀가 남성에 비해 확연하게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 남성의 고용률은 전 분기 대비 1.4% 높아졌지만, 여성은 절반 수준인 0.8%에 그쳤다. EU의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여성의 실업률은 지난해 4월 6.9%에서 9월 7.9%로 올랐다. 같은 기간 남성 실업률은 6.5%에서 7.1%로 높아졌다. 여성의 실업상태가 길어질수록 격차는 커질 수밖에 없다. 여성 중에서도 자녀가 있는 ‘엄마’들의 고용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쉬고 있다고 답한 여성 3명 중 1명은 아이를 돌봐야 해 일을 그만뒀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도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봉쇄령이 내려졌던 지난해 2~8월 일을 그만둔 12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이 남성보다 3배나 많았다. 자녀를 돌볼 사람이 없으면 부부 중에서 소득이 적은 쪽, 대체로 ‘엄마’가 일을 그만뒀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2월 말 여러 나라의 독자 4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일하는 엄마 5명 중 2명이 이미 근무시간을 줄였거나 생각 중이라고 답했다. 일부는 벌써 일을 그만뒀다. 반면 아빠 중에서 자녀 때문에 근무시간 단축을 고려하거나 이미 줄였다는 응답은 여성보다 10% 포인트 낮았다. ●EU 가사노동 女는 주당 23시간 男은 15시간 EU 젠더평등보고서에 따르면 27개 회원국 대상 조사에서 35~49세 여성은 지난해 7~8월 자녀를 돌보는 데 주당 평균 62시간을 쓴 반면 남성은 절반 수준인 주당 36시간을 보냈다. 집안일을 하는 데 든 시간도 여성이 주당 23시간, 남성이 15시간이었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었어도 자녀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는 것은 여성 몫이라는 뿌리 깊은 고정관념이 팬데믹을 겪으면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이코노미스트 프란세스카 카셀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이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일을 줄이거나 포기한다면 젠더 불평등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지난해 1차 대유행 당시 전 세계적으로 풀린 긴급지원금 10조 8000억 달러 중 가족 관련 지원금은 2%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오롯이 여성이 떠안았다. 코로나의 또 다른 그늘은 ‘그림자 팬데믹’으로 불리는 가정폭력이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강력한 봉쇄조치를 펴자 집안에 갇혀 지내는 시간이 늘면서 가정폭력이 급증했다. 가정폭력의 피해자는 거의 여성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급기야 지난해 4월 각국 정부가 여성에 대한 폭력 예방을 코로나 대책의 핵심으로 다룰 것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부활절과 성탄절 미사에서 가정폭력 피해자인 여성을 위해 특별 기도까지 했을 정도다. 미국에서는 매년 1000만명 이상의 남녀가 배우자나 연인에게 폭력을 당한다는 통계가 있다. 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봉쇄 조치가 실시됐던 3~5월 전미가정폭력 핫라인에 접수된 긴급신고 건수가 9% 늘었다. 미국응급의학저널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경찰에 신고된 가정폭력 사건이 포틀랜드에서만 22% 늘어난 것을 비롯해 샌안토니오가 18%, 뉴욕이 10%나 증가했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 경제 자립 낮아 발목 잡혀 유럽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EU 집행위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봉쇄 조치 첫 주에만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32% 급증했다. 리투아니아에서는 3주 동안 20% 늘었다. 아일랜드에서는 가정폭력에 대한 조치가 5배나 많이 내려졌고, 스페인에서도 2주 동안 가정폭력 신고 전화가 18% 늘었다. 가정폭력은 자녀를 둔 커플 사이에서 더욱 빈번해 사회경제적 폐해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은 가해자에게서 벗어나 머물 곳이 마땅치 않고 경제적으로도 자립 능력이 떨어진다. 봉쇄 기간 중에는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맞으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EU 집행위는 코로나 팬데믹 와중인 지난해 ‘젠더 평등 전략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EU는 팬데믹을 통해 오히려 성평등 중요성이 커졌다며 주요 어젠다로 올렸다. 지난 5일 전략의 이행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는 조직도 출범했다. 27개 회원 국가들에 경제회복기금의 일부를 가정폭력 예방 및 피해자 지원, 실직에 따른 경제적 지원 등 성평등 제고에 투입하도록 의무화했다. 코로나 관련 각종 위원회와 조직에 여성 비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1조 9000억 달러(약 2134조원) 규모의 코로나 경기부양법에 서명했다. 1인당 최고 1400달러(약 157만원)의 현금을 주고 주당 300달러의 실업급여 지급도 9월까지 연장한다. 취약성이 드러난 돌봄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250억 달러(약 28조 825억원)를 투자하고, 13세 이하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에 돌봄 보조금 150억 달러(약 16조 8500억원)도 지급한다. 가정폭력 대책에 4억 5000만 달러(약 5055억원)를 배정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에서 아동 한 명당 1년에 들어가는 보육비는 평균 9000달러. 저소득층 평균 연소득의 약 30%나 된다. 전문가들은 가정폭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돌봄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며 이번 경기부양책이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돌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성평등이 요원하다는 사실이 코로나를 통해 재확인됐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송철호 울산시장 “아내 임야 매입, 진심으로 송구”

    송철호 울산시장 “아내 임야 매입, 진심으로 송구”

    송철호 울산시장이 배우자의 ‘경기도 용인 임야 매입’(본보 18일자 1면)과 관련, 공식 입장을 통해 사과했다. 송 시장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어떤 사정과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일이 있게 된 점에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송 시장 배우자 홍모(68)씨는 2009년 7월 부동산 중개업체를 통해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임야 일부를 5929만원에 사들였다. 전체 토지 지분을 91명이 나눠 갖는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샀다. 2년 뒤 해당 임야는 필지가 9개로 분할됐고, 그 중 하나를 현재 홍씨를 포함한 10명이 공동 소유 중이다. 홍씨 지분은 전체 임야 3504㎡ 중 393㎡(약 118평)다. 송 시장은 “간호학과 교수였던 아내가 의료사고로 실직한 제자를 도우려고 땅을 구매했다”며 “선거에 출마하면서 3년 전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돼 바로 처분하려고 했지만, 험한 산지인데 맹지여서 쉽게 팔릴 땅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인 시절 어떠한 정보도 없이 제 아내가 생계가 막막한 제자의 딱한 사정에 못 이겨 한 일이다”며 “그렇다고 제자를 돕고자 했던 제 아내를 원망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당 땅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매각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많은 분께 심려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는 송 시장은 관내 모든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전수조사 지휘라인에서 빠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송 시장의 용인 부동산 매입은 전형적인 쪼개기 매입을 통한 투기”이라며 “서민들은 몇 만원짜리 물건을 하나 사도 가격을 비교하고 몇 번씩이나 확인할 정도로 발품을 파는데, 송 시장은 ‘땅도 안 보고 샀고,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고 해명해 스스로 투기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울산시당은 또 “송 시장과 5개 구·군 단체장들이 지난 15일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 ‘위법이 확인되면 무관용으로 처벌하겠다’라고 한 만큼, 송 시장은 일부라도 투기 사실이 확인되면 시장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울산시의 공직자 부동산 투기 합동 전수조사단은 자체 공무원으로 구성된 만큼 외부 인사를 영입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송철호 시장의 입장문 전문] 먼저, 그 어떤 사정과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일이 있게 된 점에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강산이 변한다는 십년도 더 넘은 일이지만, 저와 제 주변을 더 사려 깊게 살펴야 했음을 가슴 깊이 돌아보게 됐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지난 2009년 저의 아내가 경기도 용인의 소규모 임야(약 118평·393㎡)를 매입한 바 있습니다. 간호학과 교수였던 제 아내는 의료사고로 실직해 사정이 딱하게 된 제자를 도왔습니다. 그랬으니 돈을 주는 셈치고 그런 땅을 샀겠지요. 이후 다시 선거 출마하며 3년 전에 있었던 이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되어 바로 처분하고자 했지만, 그 땅이 그리 쉽게 팔릴 땅이 아니었습니다. 험한 산지인데다 맹지였습니다. 이번 LH 직원 투기 건으로 국민적 공분과 상실감이 크신 줄 압니다. 그런 중에 제 기사로 많이 놀라셨겠지요. 그런데 이것만은 밝히고 싶습니다. 자연인 시절 어떠한 정보도 없이 제 아내가 생계가 막막한 제자의 딱한 사정에 못 이겨 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제자를 돕고자 했던 제 아내를 원망할 수도 없습니다. 10년도 더 전에 산 땅이 가격이 뛰지도 않은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공시지가는 당시 매수 거래 가격의 15%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도 어떤 개발이 있다는 소리도 없습니다. 해당 땅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매각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 비록 공직자가 되기 전 자연인 시절 일이라 할지라도, 엄중하게 겸손하게 성찰하며 맡은 바 소임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쿠우쿠우 “창립 10주년” 감사 이벤트

    쿠우쿠우 “창립 10주년” 감사 이벤트

    ㈜쿠우쿠우의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쿠우쿠우(QooQoo)가 올해 3월 22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고객 감사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참여 방법은 공식 SNS 계정 주소를 검색해 ‘가맹점 방문 인증샷과 해시테그 5개 이상’ 작성 후 게시하면 자동 응모된다. 이벤트 기간은 19일부터 4월 30일까지 진행되며 100명의 고객에게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이다. ㈜쿠우쿠우는 120여 가지의 다채로운 메뉴 구성과 전국 120개 가맹점을 출점한 대한민국 외식 프랜차이즈 뷔페이다. ㈜쿠우쿠우의 주요 메뉴로는 프레쉬 코너 메뉴인 활어를 중심으로 한 초밥, 캘리포니아롤, 군함 등이 있으며, 그 외 핫디쉬 코너엔 한식과 중식의 다양한 메뉴를 구성하였다. 또한 디저트 코너엔 과일을 비롯한 푸딩, 케이크 등의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어 쿠우쿠우는 가족, 연인들의 행복한 외식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한편, ㈜쿠우쿠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이벤트를 통해 10년간 ㈜쿠우쿠우를 찾아준 고객 여러분께 대한 감사가 전달되길 바란다”며 “쿠우쿠우 가맹점을 찾아주시는 고객 여러분께 보답하고자, 많은 인원이 이용하는 매장 특성에 따라 정부 방역 지침을 성실히 준수하며, 음식 품질 및 매장 환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자세한 이벤트 내용은 전 가맹점 내 포스터 및 홈페이지 및 공식 SNS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타임 표지 등장한 엘리엇 페이지 “이젠 완전한 내가 됐다”

    타임 표지 등장한 엘리엇 페이지 “이젠 완전한 내가 됐다”

    “나는 온전한 내 자신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최신호 표지를 트랜스젠더로 정체화한 배우 엘리엇 페이지(34) 사진과 인터뷰로 꾸몄다. 타임 표지에 커밍아웃한 트랜스남성이 실린 것은 처음이다. 16일(현지시간) 타임은 페이지와의 인터뷰를 싣고 그가 어릴 때부터 느꼈던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배우 생활을 하며 겪은 어려움, 트랜스젠더 평등을 위한 투쟁에 대해 폭넓게 다뤘다. 지난해 12월 그가 트랜스남성이라고 커밍아웃 한 이후 처음 이뤄진 인터뷰다. “소녀로 보는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인터뷰에서 ‘그’(He/him)로 지칭되는 페이지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받아들이는 모습과 남들이 인식하는 모습 사이 괴리가 컸다고 돌아봤다. 그는 “9살 무렵 머리를 짧게 자른 뒤 처음 느낀 성취감을 기억한다”며 “다른 사람들이 보는 소녀의 모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했다.하지만 아역 배우로 데뷔하면서 자주 ‘여성스러운’ 모습을 강요당했고, 이때마다 불편함을 느꼈다. ‘엑스맨’ 시리즈와 ‘인셉션’ 등 블록버스터 영화를 촬영할 때는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너무 커 우울증, 불안, 공황 장애까지 앓을 정도였다. 그는 “오랜시간 나는 사진 속 내 모습을 제대로 못봤다. 내가 출연한 영화도 보기 힘들었다”며 “그저 존재하는 것(just exist)에 너무 지쳐 연기를 그만두는 것까지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SNS로 ‘첫 폭로’···실제 일어난 엄청난 증오 그가 성정체성을 드러내기로 결심한 건 지난해 연인 엠마 포트너(26)와 결별하고, 코로나19로 집안에만 갇혀 지내면서다. 그는 지난해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트랜스남성임을 밝혔다. 페이지는 “많은 지원과 사랑, 그리고 엄청난 증오와 트랜스포비아를 예상했다”며 “그리고 그게 실제 일어났다”고 돌아봤다. 그가 예측하지 못한 건 파장이 얼마나 커질지였다. 그는 발표 이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트랜스젠더 중 한명이 됐고, 20개국 이상의 국가의 트위터에서 그의 소식이 빠르게 퍼졌고, 그날 하루에만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40만명이 늘었다.“가슴 수술도···내 몸, 똑바로 볼 수 있어” 각종 연기 제의도 들어왔다. 트랜스젠더 역할뿐 아니라 친근한 ‘남자’(dude) 역할로도 러브콜이 쏟아졌다. 인터뷰에서 그는 가슴 수술을 했다는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트랜스젠더에게 수술이 전부는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도 “내가 수술한 건 사춘기 시절 ‘완전한 지옥’이라고 여긴 몸을 드디어 똑바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미국, 영국 등 서구 사회는 물론 한국 등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심각한 차별에 대해 경각심을 드러냈다. 페이지는 “매일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트랜스젠더에 대한 잘못된 신화를 퍼뜨리고 있다. 우리는 매일 우리 존재에 대한 논쟁을 보고 있다”며 “트랜스젠더는 정말, 진짜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백인이며 경제적으로 부유한) 특권을 통해 자원을 얻고 현재의 위치에 있게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다른 성소수자들에게도 도움주고 싶다”며 “우리가 사람들의 놀라운 복잡성을 축하할 수 있다면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오늘의 눈] 삭제를 거부한다/오세진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삭제를 거부한다/오세진 사회부 기자

    설 연휴였던 지난달 13일 SBS가 록 그룹 퀸의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의 생애를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하면서 동성 간 키스 장면을 삭제했다. 반면 이성 간 키스 장면은 그대로 내보냈다. 또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출마한 정치인들은 매년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퀴어문화축제에 대해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하거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는 말 뒤에 숨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모두 성소수자의 가시화를 막겠다는 처사들이다. 적지 않은 성소수자들이 이분법적 성별 구분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에서 학대를 당하고,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직장에서 해고되고 있다. 미디어는 성소수자를 배제하거나 극의 희극성을 높이는 인물로 묘사하기 일쑤다. 이런 전방위적인 차별 앞에 성소수자의 삶이 안전할 리 없다. 성소수자 차별은 옳지 않다고 인식하는 사람은 많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2020년 차별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3.6%가 성소수자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존중받고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데에 동의했다. 2017년 6월 한국갤럽조사연구소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약 81%가 ‘직장 동료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해고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다. 인권위가 2017년 공개한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보고서를 보면 성소수자의 92.2%가 오프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했다는 응답 비중은 98.0%였다. 지난달 공개된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5.2%가 지난 1년 동안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성소수자를 처벌하는 법 조항까지 갖고 있다. 현행 군형법 제92조의6은 동성 군인 간 합의에 의한 성적 접촉도 처벌한다. 유엔에서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를 계속 권고하고 있지만 올해로 15년째 차별금지법도 제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국회의 현주소다. 이런 인식과 현실 간의 괴리는 어디에나 있는 성소수자를 ‘자기 주변에 없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성소수자가 광장에 모이지 못하게 하고 미디어가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우거나 왜곡하는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은 성소수자의 존재를 모른 채 살아간다. 성소수자가 내 가족, 내 친구, 내 연인, 내 이웃이라면 ‘동성애는 질병’이라는 혐오발언이나 ‘성소수자 인권 보장은 나중에’라는 말은 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공개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연구’에 따르면 성소수자를 가족이나 친구로, 동네에서 만난 경험이 있을 경우 만난 경험이 없을 때보다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적었다. 성소수자는 지금보다 더욱 가시화돼야 한다. 성소수자의 존재를 삭제하려는 모든 시대착오적인 시도를 이제는 거부해야 할 때다. 5sjin@seoul.co.kr
  • 靑 출신 인사들 ‘아방궁’ 거론하며 문 대통령 사저부지 의혹 차단

    靑 출신 인사들 ‘아방궁’ 거론하며 문 대통령 사저부지 의혹 차단

    윤건영·노영민 앞장서 문 대통령 옹호노무현 전 대통령 봉하사저 아방궁 비난 거론청와대 출신들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정착할 사저 부지를 두고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을 일제히 비판하며 엄호에 나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를 ‘아방궁’으로 비난했던 과거 야당의 행태를 거론하며 선거를 앞둔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청와대 출신들이 먼저 야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지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국민의힘은 똑같은 정치공세를 반복하고 있다”며 “제가 볼 때는 일종에 병적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10년 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 봉하사저를 지금 국민의힘 소속 많은 의원들이 아방궁이다 노방궁이다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붓지 않았습니까”라고 덧붙였다.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라디오에 나와 “노무현 대통령의 봉하 사저와 관련돼서 아방궁이라고 그 난리를 쳤던 야당은 아직 사과 한마디 없다”며 “정치적 이득을 톡톡히 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문 대통령께 다시 같은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고 참 봉하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그 난리 쳤던 분들, 제발 좀 자중하시라 그렇게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노 전 실장은 문 대통령이 사저 부지 매입 당시 농업경영계획서에 영농 경력을 11년으로 기재한 것은 허위라는 야당의 주장엔 “대통령을 흠집 내려는 시도”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과거부터 양산에 거주하며 밭을 경작한 것 자체가 영농 경력인 데다, 미래 영농을 위해 농지 취득이 가능하다는 게 노 전 실장의 설명이다. 또한 문 대통령이 매입한 농지 중 일부의 형질 변경으로 차익을 볼 것이라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경호 시설까지 건립해야 하는 상황인데, 시골에서 농지를 끼지 않고 그럴 만한 부지가 있나”라며 “형질 변경은 합법적”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문 대통령을 옹호하며 야당 원내대표를 향해서는 “좀스럽다”고 날을 세웠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저 부지 의혹과 관련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선대위 회의를 마치고 “국민의힘의 정치공세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역대급 폄훼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가장 최악의 좀스러운 원내대표”라며 “특검과 전수조사를 수용하지 않는 국민의힘은 LH 투기, 부동산 관련해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앞서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선대위에서 “퇴임 후 고향에 귀농해 자연인, 시민으로 평범하게 여생을 보내시겠다는 것이 정쟁 도구로 활용할 문제냐”며 “대통령을 선거판 정쟁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말했다. 영농 관련 지출 내역을 공개하라고 촉구한 주 원내대표에게는 “비료비, 농약비 내역까지 공개하라는 것은 정말로 좀스럽지 않나. 민망하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문 대통령이 페이스북을 통해 사저 공세와 관련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국민에 대한 겁박”이라며 “10여년 영농했다면 비료비, 농약비, 종자비, 묘목비 같은 영농 관련 지출내역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김종인 “토론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안철수 “단일화 진정성 의심”

    김종인 “토론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안철수 “단일화 진정성 의심”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겨냥해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는 없다”고 일침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토론회 횟수 등을 놓고 난항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 안 후보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서울동행 제1차회의’에서 “단일화 과정에서 후보 간 토론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토론회를 기피하는 협상은 될 수도 없고, 우리 당 오 후보는 자연인 오세훈이 아니다. 이런 것을 무시하고 딴짓을 하자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은 짓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장 단일화는 어려운 것처럼 느껴지지만, 무난히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우리 당은 혼연일체가 돼서 우리 당 후보로 단일화되고, 서울시장 보선을 승리로 이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문제를 갖고 이야기가 많은데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규정에 의해 단일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언론에서 단일화 난항이니 어쩌니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난항을 겪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4·7 서울시장 보선은 우리 국민의힘이 다시 솟아날 계기를 마련해줄 선거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이 중심이 된 보선 승리가 내년 대선에서 집권할 수 있는 기반을 닦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안 후보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발언, 오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발언을 들어보면 단일화를 하겠다는 진정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실무협상단이 문제를 풀어가야 할 시점에 걸림돌이 되는 말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작년 총선 한 달 전 얼마나 야권의 분위기가 좋았는가. 그런데 대패했다. 이번도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안 후보는 여당에 대해 “자기들이 상대하기 쉬운 야권 단일후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여러 가지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있어 한 달 동안 선거가 야권에 쉽게만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야권에 대한 국민의 인식·민심이 나빠지는 상황에서도 저는 한결같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이기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야말로 더 큰 2번, 더 큰 야권 통합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 큰 성공도, 실패도 해 봤다”며 “저는 소중한 자산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그분이 실수하지 않고 정치권에 안착해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게 도울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어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헤어졌지만 이별은 아니더라… 아무도 모르는 우리만의 기억

    헤어졌지만 이별은 아니더라… 아무도 모르는 우리만의 기억

    암모나이트는 국화 모양의 주름 껍데기를 가진 연체동물로, 중생대(약 2억 4500만년 전부터 6500만년 전까지)에 번성하다 멸종했다고 알려졌다. 채 100년을 살기 어려운 인간으로서 중생대 운운하기만 해도 아득해진다. 그것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잘 가늠조차 안 되는 무수한 시간의 집적이다. 그러나 중생대가 추상적이기만 한 지질 시대의 한 시기는 아니다. 이를 증거하는 구체적 사물이 존재해서다. 예컨대 암모나이트 화석이 그렇다. 이는 무수한 시간의 집적물이다. 이것을 ‘누군가는 알지 못하는, 우리만의 어떤 특별한 순간이 있었음을 나타낸 흔적’이라고 바꿔 표현해도 되지 않을까. 적어도 영화 ‘암모나이트’에서는 그래야 할 것 같다. 이 작품을 만든 감독 프랜시스 리는 “과거의 사랑으로부터 큰 상처를 받은 사람이 다시 사랑하고, 사랑을 받기까지 마음을 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것이 얼마나 연약한 것인지 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영화의 열쇳말은 세 가지다. 상처, 사랑, 자취. 연결하면 ‘상처를 보듬은 사랑의 자취’다. 첫 번째 열쇳말 상처. 1840년대 영국에 사는 여성의 삶은 계층에 상관없이 쉽지 않았다. 유산계급의 유한부인 샬럿(시얼샤 로넌 분)은 유산의 아픔에 더해 자기 의견을 무시하는 남편 때문에, 무산계급의 고생물학자 메리(케이트 윈즐릿 분)는 경제적 곤란에 더해 자기 업적을 깎아내리는 남성 학자들 때문에 괴롭다. 우연히 만났지만 샬럿과 메리가 계층과 성별 관습을 넘어 가까워지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상처의 유형이야 다를지언정 상처 입은 자는 또 다른 상처 입은 자를 알아보고 가까이 다가서는 법이다.두 번째 열쇳말 사랑. 샬럿과 메리의 친밀한 관계는 연인으로 거듭난다. 남모르게 사랑을 나누면서 이들은 자신이 상처 입은 외톨이가 아님을,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짝일 수 있음에 기뻐한다. 물론 둘의 밀애는 밝힐 수 없는 동시에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샬럿은 메리와 함께한 바닷가 마을을 떠나 남편이 있는 런던으로 돌아가야 한다. “어떤 것이 남긴 표시나 자리”를 뜻하는 세 번째 열쇳말 자취는 이런 맥락에서 등장한다. 두 사람이 공유한 나날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결코 소멸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중생대가 지나가 버렸음에도 그때가 분명하게 실재했음을 가리키는 암모나이트 화석은 그런 까닭으로 세 가지 열쇳말을 이은, 상처를 보듬은 사랑의 자취를 은유한다. 보통의 회자정리(會者定離)는 분해돼 없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알지 못하는, 우리만의 어떤 특별한 순간’은 암모나이트 화석처럼 길고 오래 남기도 한다. 프랜시스 리는 이 점을 강조한다. 생존하지 못해도 보존됨으로써 ‘암모나이트’의 인물들은 스스로가 한때 ‘단단한 사랑의 주체’였음을 입증해 낸다. 샬럿과 메리가 영영 이별한다 해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죽음을 사색하다… 삶을 사유하다

    죽음을 사색하다… 삶을 사유하다

    독일 유명 예술가 잠든 도로텐슈타트 묘지제임스 터렐의 작품 있는 작은 예배당 북적 한적한 묘지뷰 선호…가족·연인들 쉬어가 “어느 공원으로 갈까?” 카페나 밥집은 아직도(!) 갈 수가 없으니 매번 가는 곳은 공원이다. 집 앞 언덕 위 작은 공원으로 가거나 판코에 있는 뷔거 공원을 가거나, 날이 정말 좋으면 집에서 먼 샤를로텐부르크의 슐로스 파크까지 간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간 곳 역시 공원이었다. 사람들도 다 공원으로 모인다. 잘 알려진 공원일수록 사람도 많다. 다닥다닥 앉을 일은 없지만, 가끔 인적 드문 곳으로 가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럴 땐 공원 대신 ‘공동묘지’로 간다. 섬뜩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베를린에선 놀이터 만큼이나 친근한 곳이다. 베를린 도심 안에 꽤 많은 공동묘지가 있다. 그래서 어떤 날은 이렇게 묻는 것이다. “이번엔 어느 묘지로 갈까?”●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 도로텐슈타트 유럽의 큰 도시 안에서는 관광 명소를 가듯 묘지를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걸 14년 전 파리에 처음 갔을 때 알았다. 베를린에서 열흘을 보낸 뒤 파리로 갔는데, 친구가 많았던 베를린과 달리 파리에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외롭고 심심했다. 몽마르트르 언덕에는 화이트 와인을 병째 나눠 마시는 사람들이 있었고 센 강변엔 키스하는 연인들 천지였다. 처음 간 파리는 로맨틱한 도시였지만, 홀로 여행하는 자에겐 끔찍이 외로운 도시였다. “파리는 이제 절대 혼자 오지 않겠어.” 나는 어금니를 깨물며 중얼거렸다. 그때 머물던 민박집에서 가까운 곳에 ‘페르 라셰즈’란 공동묘지가 있었다. 파리에서 가장 큰 묘지이자 쇼팽, 오스카 와일드, 에디트 피아프, 짐 모리슨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잠든 곳이다. 시내 중심가로 나가기 전 잠깐 들르려고 갔다가 그곳에서 아침나절을 모두 보냈다. 외롭고 기가 죽어 있던 나는 조용하고, 사람도 없고, 아름다운 정원 묘지에서 평온함을 느꼈다. 나 빼고 다 행복해 보이는 파리에서 왠지 조금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그때부터 유럽의 묘지를 가게 되었다. 으스스한 기분이나 두려움은 들지 않았다. 유명한 공원을 찾아가는 기분으로 갔고, 묘지의 대부분은 실제 잘 가꿔진 공원이기도 했다. ‘페르 라셰즈’ 묘지 안에 있는 길이며 이정표, 나무들, 묘비들이 지금도 떠오른다. 모두 속삭이듯 아름답고 평화로운 광경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베를린의 묘지도 그렇다.베를린에서 가장 먼저 가 본 묘지는 ‘도로텐슈타트’ 공동묘지였다. 당시 머물던 호텔에서 5분 거리에 있어 산책하듯 가볍게 갔다. 1763년에 만들어진 이곳은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다. 18~19세기 독일 당대의 유명 예술가와 학자들이 많이 잠들어 있다. 철학자 헤겔부터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 작가 하인리히 만, 건축가 카를 프리드리히 신켈 등의 묘비를 찾을 수 있다. 유명 인사들의 묘비 앞에는 베를린시에서 수여한 붉은 명예 석판도 박혀 있다. 베를린에서 태어났거나 활동하고 사망한 유명인사들이 이곳에 잠든 것을 영광으로 기린다는 표식이다. 메인 입구의 안내판에는 유명인들의 묘지를 표시한 지도도 있다. 지도에 표시된 25개의 숫자를 보며 유명인들의 묘비를 찾아다닐 수도 있다.각각의 묘비 장식도 아름답다. 고대 로마 스타일의 석관처럼 만들어진 묘부터 대리석이나 화강암에 얼굴 부조를 넣은 묘비, 단단한 오벨리스크, 네오 고딕 양식의 주철로 된 십자가, 소박한 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에 세워진 묘비들은 새하얀 대리석에 모던한 사각형으로, 마치 현대 조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사람들이 묘비 위에 놓고 간 작은 돌들을 보면 얼마나 존경받고 사랑받는 인물이었는지 가늠이 된다. 도로텐슈타트 묘지는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높은 벽 너머의 다른 부지에는 작은 예배당이 있다. 독일어의 ‘독’자도 못 알아들으면서 몇 년 전 이곳 예배당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다. 참석을 원하는 사람은 온라인 예약을 해야 했는데, 이유는 예배당 안에 설치된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보기 위해서였다. ‘빛과 공간의 마술사’라 불리는 그는 당시 새로 보수를 마친 작은 예배당 안을 경건하고 신비로운 빛으로 장식해 놓았다. 이를 보기 위한 사람들의 줄도 길었다. 예배 내용은 하나도 못 알아들었지만, 그림자가 전혀 드리워지지 않는 빛의 구도와 끊임없이 변하는 색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작품은 지금도 설치돼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예배당은 운영을 중단한 상태이지만, 터렐 특유의 빛과 색을 다시 마주할 날이 오면 좋겠다.●베를린 동네마다 있는 다양한 묘지공원 베를린의 묘지를 다니며 느낀 건, 이 도시에선 죽음의 공간이 매우 일상적이란 사실이었다. 동네마다 크고 작은 묘지들이 가까이 있기도 하거니와, 새로 지어진 고급 아파트의 전망이 ‘묘지 뷰’인 곳도 많다. 그렇다고 집값이 떨어지는 일도 없다. 오히려 ‘묘지 전망’의 집이 더 비싸게 팔린다. 앞을 가리는 건물이 전혀 없고 탁 트인 녹음이 내다보이는 전망을 누구나 원하기 때문이다. 수세기를 지나는 동안 베를린의 묘지는 마구 자란 나무들이 울창하고, 작은 숲을 이루는 또 다른 공원이자 유적이 됐다. 사람들은 유모차를 끌고 묘지 안을 산책한다. 점심시간엔 샌드위치를 사 들고 와서 먹는다. 아이들을 풀어놓고 놀게 하고, 10대들은 묘지에 모여 앉아 수다를 떤다. 사랑하는 사람의 묘비 앞에 백합을 놔두는 등 잘 관리되기도 하지만, 더이상 운영되지 않아 공원으로 변한 묘지도 많다. 남자친구와 자주 가는 라이제파크도 딱 그런 곳인데, 우리는 어쩌면 누군가의 잊혀진 무덤 위에 매번 누워 있었는지도 모른다. 도심 한복판에는 여전히 연고도 없이 죽은 군인이나 장교들이 묻힌 묘지가 있는가 하면,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로는 더이상 무덤을 만들지 않고 추모의 공간으로 유지하는 곳도 있다.가 본 곳 중엔 베딩에 있는 세인트 엘리자베스 묘지도 특별했다. 터키 이민자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동네답게 이 묘지 주변에는 터키인들의 주택이 많았다. 집에서 크게 틀어놓은 흥겨운 터키 음악이 묘지 안까지 쩌렁쩌렁 울렸다. 묘지 안에서는 동그란 안테나가 집집마다 달려 있는 공공주택이 바로 보였다. 걸어 놓은 빨래가 펄럭이고, 터키 아저씨의 고함소리가 들리고, 노란 차양의 발코니가 귀여운 아파트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여름이면 이 묘지에 누워 있는 주인들은 활짝 열린 창 너머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와 주민들의 소음에 분주한 기분이 들 것 같았다. 묘지 안을 한참 걷다가 빗물을 담아 놓는 커다란 돌 항아리를 보았다. 물 안에 커다란 나무토막이 들어 있었는데 “누가 여기에 나무토막을 빠뜨려 놨지?” 하고 얼른 빼내야 할 것 같은 모양새였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항아리엔 작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물 항아리 안에 새들이 자주 빠집니다. 새들이 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넣어둔 나무이니 빼지 마세요.” 묘지 안 벤치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작은 딱따구리의 딱딱딱 소리와 뾰로롱 하는 방울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그 새소리를 들으려 숨죽여 있으면 사위는 조용해지고, 어느새 묘지를 감싸고 있는 고요함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가 보고 싶은 묘지 중엔 베를린 서남쪽에 위치한 그루네발트 묘지가 있다. 그루네발트 숲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나오는 이곳은 베를린에서 오랫동안 ‘자살 묘지’로 불렸다. 처음엔(18세기 말) 하벨강에서 떠내려오는 시신들을 묻는 곳으로 쓰이다 점점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의 시신도 알게 모르게 묻혔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은 일반 묘지에 묻힐 수 없었다. 어디에서도 이들의 시신을 받아 주지 않았다. 그러다 그루네발트 묘지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의 시신도 받게 되자 스스로 삶을 정리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이 이 근처로 찾아왔다고 한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미국의 전위적인 록 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1집 앨범에 여성 객원 보컬로 참여했던 ‘니코’도 이곳에 묻혀 있다. 그는 이른 나이에 자전거 사고로 죽었지만, 극단적 선택을 해 이곳에 묻힌 엄마의 곁에 있기 위해 이곳에 함께 잠들었다.●죽음 때문에 더 빛나는 인생 오랜만에 도로텐슈타트 묘지에 들렀다. 운 좋게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날이었다. 묘지 안의 하얀 자작나무 길을 걸어 묘비 사이로 들어가니 연보라색 크로커스가 한가득 피어 있었다. 낮게 핀 꽃들 속에는 벌써 많은 벌들이 찾아와 윙윙 거렸다. 묘지의 한가운데에서 봄의 생기가 치솟는 순간이었다. 해가 잘 드는 나무 벤치에 앉아 정면에 있는 봉안당을 바라봤다. “나는 죽으면 어디에 묻히게 될까.” 문득 의문이 들었다. 지금은 베를린에서 살고 있지만, 이 도시에서 죽을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나중에 나이가 많이 들어, 혹시라도 남자친구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서울로 돌아갈 것 같았다. 막연히 한국 어딘가에 묻힐 거라 생각하며 지금껏 살아왔으니까. 혼잣말 같은 내 질문에 남자친구는 대답했다.“아니, 돌아가지 않을걸. 그때는 여기에 너의 삶이 있을 테니까. 한국에 돌아가도 부모님은 더이상 계실 수 없을 거고…, 형제자매가 있어도 같이 살진 않을 텐데. 물론 친구들이 있지만 누가 남아 있을지 모르고. 무엇보다 그동안 이곳에서 깊어진 인연들이 있겠지. 이곳 친구들과 가까워지고, 생각지 못한 인연도 생기고 말이야.” 다 늙어서 돌아갔을 때, 반겨줄 이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어쩌면 당연한 일일 텐데도 가슴 한켠이 서늘하게 내려앉았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반대로 살아왔다. 서울에 있을 땐 외국에서 살고 싶고, 외국에선 서울을 그리워하고. 가족과 살 때는 독립이 하고 싶고, 혼자 살 때는 엄마 밥을 먹고 싶어 하고. 회사를 다닐 땐 때려치우고 싶고, 그만두고 나면 ‘그래도 그때가 편했지’ 생각하고 등등등. 로마의 철학자 루크레티우스의 말처럼 “우리는 늘 없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은 무시하고” 산다. “그렇게 삶을 소진하다가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는” 것이다. 이곳의 삶에 좀더 정성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청개구리 삶은 그만 살고, 지금 내가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면서 하루하루를 후회없이 살아야겠다고. 그러면 내가 묻히고 싶은 곳을 그때는 알게 되지 않을까. 이동미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정바비 소속’ 듀오 가을방학, 12년 만에 해체

    ‘정바비 소속’ 듀오 가을방학, 12년 만에 해체

    어쿠스틱 팝 듀오 가을방학이 멤버 정바비의 성폭력 논란 이후 해체한다. 소속사 유어썸머는 지난 9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서 “가을방학의 두 멤버는 소속사에게 각자 신변상의 이유로 앞으로의 활동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이에 가을방학이 해체함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멤버 계피도 이날 개인 SNS를 통해 “작년에 4집 앨범 녹음을 끝내면서 4집을 마지막으로 가을방학을 마무리 지으려 마음먹고 있었다”며 “이제 저는 새 분야에서 새 출발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분께 먼 훗날에라도 가을방학이 조금이나마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10년 1집 첫 앨범을 내고 활동을 시작한 가을방학은 보컬을 맡은 계피와 작사·작곡을 맡은 정바비로 구성된 혼성 듀오다. 총 네 장의 정규앨범을 냈으며 ‘취미는 사랑’,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등 서정적인 곡들로 사랑받았다. 그러나 멤버 정바비가 최근 성폭력 혐의로 수사를 받으며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전 연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5월 고발됐다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또 다른 여성에 대한 폭행 치상과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지난달 다시 입건됐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파리 근처 센 강에 빠져 숨진 14세 여고생, 동급생 남녀 커플 체포

    파리 근처 센 강에 빠져 숨진 14세 여고생, 동급생 남녀 커플 체포

    프랑스에서 연인 관계인 10대 고등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해온 여학생이 강물에 빠져 숨진 채로 발견됐다. 파리 외곽 발두아즈주 경찰은 고교생 알리샤(14)를 강물에 떠밀어 살해한 혐의로 같은 학교 동급생 남학생(15)과 여학생(15)을 체포했다고 일간 르 파리지앵 등이 9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전날 오후 8시 30분쯤 파리를 지나가는 센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알리샤의 머리와 얼굴에는 누군가에게 주먹으로 맞은 흔적이 발견됐다. 정확한 사인은 조사 중이다. 알리샤의 어머니는 BFM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자신을 죽이겠다고 협박한다며 큰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고 털어놓았다. 알리샤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두 학생은 일주일 전 알리샤와 다툰 이후 알리샤를 계속 괴롭혀 온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알리샤의 스냅챗 계정을 해킹해 알리샤가 속옷만 입고 있는 사진을 내려받아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유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가해자로 의심되는 남학생의 어머니 역시 아들이 지금 여자친구를 만나기 전에 피해자와 만났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 어머니는 아들이 전날 집에 왔을 때 죽은 여학생에게 주먹을 날렸으며 그 충격에 센 강에 빠졌다고 말했으며 옷에는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영국 BBC가 현지 언론들을 인용해 전했다. 두 10대는 옷을 갈아 입은 뒤 다른 친구의 집으로 갔고, 이 어머니는 아들이 말한 지점을 찾아갔더니 피묻은 글러브와 머리카락 등이 있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며, 한 소식통은 “남학생을 두고 두 여학생이 질투해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공원·쇼핑센터 인파 북적…“방역 둑 허망히 무너져선 안 돼”

    공원·쇼핑센터 인파 북적…“방역 둑 허망히 무너져선 안 돼”

    포근한 봄날씨에 주말마다 서울 주요 공원과 쇼핑센터 등이 나들이 인파로 북적이고 있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과천 서울대공원의 지난 주말 방문객은 6일 1만282명, 7일 1만1425명으로 총 2만1707명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2월 첫 주 주말에는 6일 3512명, 7일 2477명으로 총 5989명에 그쳤다. 날씨가 10도 안팎으로 포근해지며 가족과 연인 등 서울대공원을 찾은 방문객이 한 달 사이 3배 넘게 늘어난 것. 서울대공원을 비롯해 이번 주말 한강공원이나 경복궁,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등 서울 주요 관광지 모두 나들이객의 발 길이 끊이지 않았다. 억눌린 소비 심리도 분출되며 쇼핑센터를 찾는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에 다르면 지난달 26일부터 3월1일까지 나흘간 연휴에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백화점 더현대서울에 100만명 이상 몰린 것으로 추산했다. 개점 이후 두 번째 주말인 6일과 7일에도 많은 인파가 몰려 식당가를 비롯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는 후기가 잇따랐다. SNS에는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사진을 올리는 ‘노마스크’ 인증샷도 눈에 띄게 늘었다.기온이 올라가면 바이러스 활동력이 줄어들지만, 긴장감이 풀려 방역 수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확진자수가 대거 급증할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감염경로 조사 중인 확진자 수는 2주 전(2월21~27일) 전체 확진자의 22.9%에서 지난주(2월28일~3월6일) 25.5%로 증가했다. 무증상자 비율도 여전히 30%대를 유지하며 자신이 감염된 사실을 모르는 채 가족이나 지인 등으로 전파되는 상황도 지속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대응 중앙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혹독한 3차 유행의 겨울을 견디며 힘겹게 쌓아온 방역의 둑이 봄바람과 함께 허망하게 무너지는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기나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이제는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도록, 언제 어디서든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 등 방역수칙 실천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거듭 당부했다. 현행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는 오는 14일 종료된다. 정부는 오는 15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이르면 12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교실을 불륜 장소로” 초등교사 경징계...“수업 거부”

    “교실을 불륜 장소로” 초등교사 경징계...“수업 거부”

    불륜 사건 당사자들에 감봉 1개월·견책 처분도교육청 “교사간 사적 영역, 간통법 폐지 등 감안”학부모들 항의에 해당 교사 수업 거부까지“솜방망이 처벌” 교육시민단체 반발 전북 장수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 불륜 사건 당사자들에 대한 징계수위가 결정됐다. 8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장수교육지원청은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고 A교사(남)에게는 감봉 1개월, B교사(여)에게는 견책 처분을 각각 내렸다. 두 사람에 대한 감봉, 견책 처분은 간통법 폐지 이후 다른 시도교육청에서 이뤄진 감사결과를 반영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 두 교사는 명백하게 부적절한 행위를 저질렀다. 명백히 품위유지 및 성실의 의무를 위반했다”면서도 “다만 교사 간 사적 영역이고, 간통법이 폐지된 점 등을 감안해 징계수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대 두 사람은 ‘분리조치’ 지침에 따라 인근 학교에 각각 전보조치된 상태다. 하지만 A교사의 경우, 학부모들의 강력한 항의로 6개월간의 자율연수 휴직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B교사 또한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자율연수 및 휴직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교육시민단체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박연수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은 “학생들과 함께하는 교실에서 교사 간 부적절한 행위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교육청은 감봉1개월과 견책이라는 경징계를 내렸다”면서 “이는 교육청에서 사실상 면죄부를 준 셈이다. 학부모와 시민들의 눈 높이에 맞는 징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앞서 지난해 1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이들의 학습활동까지 침해하면서 교내에서 수차례 불륜 행각을 일으킨 두 교사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인은 “장수군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유부남 교사와 미혼녀 교사가 수업 시간과 교실 등에서 여러 차례 애정행각을 벌여 교육자로서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청원글에 따르면 해당 교사들은 외부 문화체험 시간에 아이들을 강사에게 맡기고 자리를 이탈해 둘만의 시간을 가졌으며, 수업 시간에도 메신저를 통해 연인들이 사용할 법한 은어와 표현을 주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교실 안에서 50장가량의 사진을 찍는 등 교실을 연애장소로 활용했다”고도 밝히며 교사의 교육계 퇴출을 요구했다. 전북교육청은 해당 글이 올라오자 바로 직접 감사를 벌였고, 감사 결과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1년간 여성 97명이 ‘아는 사람’에게 목숨 잃었다

    1년간 여성 97명이 ‘아는 사람’에게 목숨 잃었다

    “화나면 당장 자기네 집으로 오라고 협박하고, 물건을 집어던진다거나 발로 차면서 싸우면 다 저 때문이라는 말을 항상 하면서 제 탓으로 돌렸어요.” (데이트폭력 피해자 여성 A씨) 한국 여성들이 여전히 배우자나 연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으로부터 살해 위험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한국여성의전화가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언론에 보도된 사건을 분석한 결과 배우자나 데이트 관계 등에 있는 남성에게 살해당한 여성은 최소 97명으로 집계됐다. 피해자의 가족이나 친구 등 지인들이 살해를 당하는 경우도 최소 1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해 피해는 전 연령대에 걸쳐 발생했다. 20대가 15.4%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50대가 14.9%, 40대가 14.5%로 나타났다. 이어 30대(13.2%), 60대(5.6%), 10대(2.2%) 순이었다. 친밀한 관계 내 발생한 폭력은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자와 가까운 주변인에게까지 영향을 끼쳤다. 전체 살인 피해자 115명 중 18명(15%)이 피해자의 자녀와 부모, 친구 등이었다. 이 중 피해 여성의 자녀에 대한 피해가 65%로 월등히 높았다. 가해자가 피해자와 자녀들을 모두 살해한 후 가해자 본인 역시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가 많았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이런 경우 대부분 ‘일가족 동반 자살’이라는 표현을 통해 보도됐지만 그 맥락을 살펴보면 ‘동반 자살’보다는 가해자에 의한 ‘일방적인 살인’이라는 표현이 훨씬 적합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가해자들이 밝힌 범행 동기로는 피해 여성이 ‘이혼이나 결별을 요구하거나 가해자의 재결합 및 만남 요구를 거부해서’가 23.3%로 제일 높았다. 뒤이어 ‘홧김에, 싸우다가 우발적’(22.8%), ‘다른 남성과의 관계에 대한 의심 등 이를 문제 삼아’(14.9%), ‘자신을 무시해서’(3.9%), ‘성관계를 거부해서’(2.6%)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2년간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살해된 여성은 최소 1072명으로 추산되지만 여전히 정부에서는 기본적인 통계를 내고 있지 않아 실제 살해 피해자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폭력’으로 호명되지 못하고 ‘사랑싸움’, ‘애정표현’ 등의 이름이 붙어 정상화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가해자들에게 피해여성은 그저 자신이 시키는대로 따라줘야 하는 존재이자 거기서 벗어날 경우 언제든 제 맘대로 해쳐도 되는 존재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군산에 대해 미처 몰랐던 것들, 울외장아찌 채만식 이은주

    군산에 대해 미처 몰랐던 것들, 울외장아찌 채만식 이은주

    전북 군산이 좋은 도시란 것은 누구나 안다. 신선하고 횟감이 그득하고 아름다운 섬들이 지척이다. 전라도 땅이면서 충청 사람이 많아 한결 부드럽고 눙치는 사투리가 질펀하고 지붕 없는 박물관이기도 하다. 지난해 도발적인 제목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늬들이 서울을 알아?’을 펴냈던 SBS 기자 출신 김병윤 선배가 2편 격으로 ‘늬들이 군산을 알아?’(감미사)를 펴냈다. 전작이 조선시대 얘기가 많았다면 이번은 불과 100년 전, 일제 강점기 아픈 얘기들이 수놓는다. 1987년 야구 취재를 위해 처음 찾았다가 바쁜 기자생활 속에 까마득히 잊고 지냈던 군산을 30년을 훌쩍 넘긴 지난 2019년 운명처럼 다시 찾았단다. 군산의 속살을 취재한다며 고샅을 누비다 창피함을 느꼈다고 했다. 군산의 아픔을 모르고 살았던 스스로가 미워질 정도였다고 했다. 해서 속죄의 심정으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아예 군산에 터 잡고 군산사람들 얘기를 속속들이 글로 옮겼다. 과거를 끄집어냈다. 현재를 적었다. 미래를 그렸다. 한 문장을 쓰느라 2시간을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원고를 미리 살피면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울외장아찌였다. 임금님이 먹던 음식이다. 군산의 특산물이다. 울외는 군산에서 많이 재배하는데 성산면이 울외장아찌 특화마을로 조성돼 있다. 박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덩굴식물인데 박과 오이, 참외를 두루 닮았다.호남평야의 좋은 쌀은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됐다. 비옥한 농지는 일본인에게 빼앗겼다. 소작농으로 전락해 힘겨운 삶을 이어갔다. 군산의 선조들은 먹을 쌀이 없어 벼 옆에 자라는 잡초인 피죽으로 연명했다. “피죽도 못 먹었냐”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군산에는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일본식 사찰 동국사가 남아 있다. 일본식 가옥 170여 채도 잘 보존되고 있다. 히로쓰 가옥은 거의 원형 상태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군산세관 건물은 옛 모습 그대로, 국내 3대 서양고전주의 건축물의 하나로 보존돼 슬픈 역사를 웅변하고 있다. 군산내항은 수탈당한 쌀들이 실려나간 고통의 현장이다. 빛바랜 임피역은 그 시절의 아픔을 감춘 채 낭만을 찾는 이들에 쉼터가 되고 있다. 군산은 천혜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섬이 아름답다. 왕들이 반한 섬이다. 신선의 섬이다. 군산의 섬을 걷다보면 삶의 의미를 깨우치게 된다. “석양이 비출 때 몽돌해변을 걸어 보라. 황혼의 노부부가 걸으면 지나온 삶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서로가 미안한 마음에 두 손 꼭 잡게 된다. 젊은 연인이 걷게 되면 말없이 껴안게 된다. 석양의 붉은 빛보다 더 뜨겁게 사랑해야 되겠다며.” 너무 아름다운 섬들이 많은데 다섯 곳만 책에 실어 안타깝다고 했다. 싱싱한 해산물. 바닷바람을 견뎌낸 채소 등 음식 재료가 풍성한 곳인데 손맛이 더해지고 넉넉한 인심에 사투리가 더해진다. 군산에 머무는 내내 저자는 객지에 와서 먹을 걱정을 안해 행복했다고 했다. 군산 사람들은 강하다. 자신의 아픔을 밖으로 나타내지 않는다. 과거의 아픔을 미래의 희망으로 탈바꿈 시켰다. 진취적이다. 현대중공업과 GM자동차의 철수로 지역경제가 힘들지만 문화예술관광의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융합된 특색 있는 도시로 변하고 있다. 섬과 바다가 어우러진 해양관광도시가 설립된다. 군산은 이방인의 도시다. 많은 예술인들이 정착을 하고 있다. 유명 아티스트들이 터를 잡아 채만식과 이은주 등의 뒤를 잇고 있다. 군산은 건강의 도시다. 시내에 나지막한 산이 많다. 해발 200m 안팎의 산이다. 언제나 부담 없이 올라갈 수 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가면 된다. 자연과 역사가 숨쉬는 트레킹 코스도 자랑거리다. 11개 코스로 이뤄진 구불길은 트레킹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백제부터 현재의 역사를 체험하며 걸을 수 있다.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게 된다. 몽돌해변의 파도 소리에 시름을 씻겨 보낼 수 있다. 아! 군산 가고 싶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월드피플+] 청혼거절 후 황산테러, 얼굴 잃은 여성 13년만에 사랑 결실

    [월드피플+] 청혼거절 후 황산테러, 얼굴 잃은 여성 13년만에 사랑 결실

    13년 전 황산테러로 얼굴이 모두 녹아내린 인도 여성이 마침내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 3일 인도 ANI통신은 2009년 불과 16살 나이에 끔찍한 황산테러를 겪은 프라모디니 라울(28)이 병원에서 만난 남성과 결혼식을 올렸다고 전했다. 지난 1일 인도 오디샤주에서 아름다운 20대 연인의 결혼식이 거행됐다. 2014년 처음 만난 신랑 사로즈 사후(29)와 신부 프라모디니 라울(28)이 결혼의 열매를 맺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특히 신부의 건강이 신랑에게는 늘 걱정거리였다.신부인 라울은 16살이었던 2009년 4월 황산테러로 얼굴을 잃었다. 피부와 머리카락이 모두 녹아내렸고 시력도 잃었다. 하반신 80%가 마비돼 5년 동안 병원 침대에 누워만 있어야 했다. 라울에게 테러를 가한 건 그녀를 일방적으로 쫓아다니던 또래 남성이었다. 라울은 “청혼을 거절했다가 황산테러를 당했다”면서 “한 남자로 인해 내 인생이 송두리째 망가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을 나이에 병원 침대에 누워 고통의 나날을 보내던 소녀에게 희망이 깃든 건 그로부터 5년 후인 2014년이었다. 당시 라울이 치료를 받던 병원에 간호사 친구를 만나러 갔던 사후는 황산테러 생존자인 그녀를 보고 연민을 느꼈다. 이후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연민은 사랑으로 발전했고, 2018년 밸런타인데이에 라울과 약혼에 이르렀다.녹아내린 얼굴과 머리카락, 사라진 시력 등 황산테러가 라울에게 남긴 끔찍한 상처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라울은 “사후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인생 굴곡에서 내게 변함없이 힘이 되어주었다. 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남편 그 이상”이라고 고마워했다. 시력 교정 수술을 포함, 5차례의 재건 수술을 받은 라울은 현재 20% 정도 시력을 회복했다. 그 덕에 지난해 9월 남편 얼굴을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고난의 시기를 함께 견딘 두 사람은 이제 정식으로 부부가 됐다. 비록 가발을 쓰고 입장했지만 라울은 세상 그 어느 신부보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후 옆에 나란히 섰다. 결혼식에는 다른 황산테러 생존자 20명 등 하객 1000명이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오디샤주지사도 참석해 “라울의 용기와 투지는 역경에 직면한 모든 사람의 본보기”라고 박수를 보냈다.남편과 함께 황산테러 생존자를 돕는 비정부기구에서 일하고 있는 라울은 “결혼에 있어 여성의 외모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사회에서, 나는 차마 결혼을 꿈꾸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내게 생애 최고의 순간이 찾아왔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그러면서 “절망에 빠져 있을 모든 황산테러 생존자들에게 고통을 딛고 일어서 큰 꿈을 꾸라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절대 부족함이 없다”고 당부했다. 인도에서는 화장실 청소용으로 황산을 손쉽게 구할 수 있어 황산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7년 기준 인도 내 황산테러 건수는 250건 정도로 추산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니콜라스 케이지, 다섯번째 결혼…30살 연하 일본인

    니콜라스 케이지, 다섯번째 결혼…30살 연하 일본인

    할리우드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56)가 다섯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상대는 30살 연하의 일본인이다. 피플, 데일리메일 등 해외 연예매체는 5일(현지시간) 니콜라스 케이지가 지난 2월 16일 여자친구 시바타 리코(26)와 결혼했다고 전했다. 니콜라스 케이지 측은 피플에 “결혼한 것이 사실이다. 매우 행복하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결혼식은 세상을 떠난 니콜라스 케이지의 아버지 생일에 맞춰 열렸다. 일본인인 시바타는 기모노를 입고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약 1년 전 일본에서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1995년 4월 첫 번째 부인인 배우 패트리샤 아퀘트와 결혼했으나 2001년 이혼했다. 2002년 엘비스 프레슬리의 딸 마리 프레슬리와 재혼했으나 그해 이혼, 2004년 관계를 최종 정리했다. 이후 2004년 한국계 여성 앨리스 김과 세번째 결혼식을 올려 우리나라에서는 ‘케 서방’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12년 만인 2016년 앨리스 김과도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이혼했다. 지난 2019년에는 일본계 여성 에리카 코이케와 결혼했다가 나흘 만에 술김에 결혼한 것이었다며 혼인무효 소송을 통해 이혼했다. 이날 결혼식에는 전 부인 앨리스 김과 그들의 아들 칼도 참석해 결혼을 축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