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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15) 한국의 마음으로 빚은 사발(상)

    양산 통도사 안 용화전(龍華殿) 앞 마당에는 돌로 만든 큼직한 그릇이 있다.봉발대(奉鉢臺)라 부르는 매우 귀한 그릇이다. 매표소를 지나 절 안으로 들어서면 아름드리 솔숲 사이로 두 갈래 길이 나온다.오른쪽 길은 걸어서 절에 오르도록 한 옛길이고,왼쪽 길은 자동차가 다니도록 새로 낸 길이다. 옛길을 따라 걸어서 일주문을 향한다.길 왼편 계곡으로 돌돌 맑은 물 흐르는 소리가 한낮의 고요를 씻고 있다.물 위엔 소나무 푸른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고 흰구름 몇 조각이 소나무 그림자 위로 지난다.소나무는 미동도 않는다.마른 낙엽 하나가 떠내려 오다가 파문을 일으키자 잠시 소나무 그림자도 흰구름도 함께 흔들린다.잠시 뒤 소나무는 고요한 그림자로 다시 돌아와 나그네를 달랜다. 용화전까지 왔다.용화전 안에 모셔져 있는 불상은 흰 빛깔이다.황금색의 다른 불상들과는 퍽 대조적이다.희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석가모니가 미륵에게 남긴 발우 형상화 그 불상은 미륵불이다.그리고 용화전이라는 그 전각의 용화(龍華)라는 말은 미륵신앙에서 예언하고 있는 신성한 장소를 뜻한다.미륵은 인간의 미래와 인연된 구원불이다.용화전 앞 마당에 있는 봉발대도 이 미륵불과 직접 관련된 종교적 상징물이다.미륵신앙,즉 석가모니불에 의하여 구원되지 못한 사람은 석가모니불 다음의 부처로 인간세계에 강림할 미륵불에 의하여 구원될 것이라는 오랜 역사를 먹고 자라온 신앙이다. 용화는 용화수(龍華樹)를 말한다.미래에 미륵불이 하늘에서 내려와 인간들에게 세 차례에 걸쳐 구원의 법문을 하게 될 자리를 뜻한다. 옛 한국인들은 현재의 불행과 고난을 극복하기 위하여 미래의 예언자를 상정해 놓고 기다리는 신앙을 전통으로 간직해 왔다.그 구원자는 지금 도솔천에 머무르고 있는데,그 분을 미륵이라 여겼다.옛 사람들은 미륵이 장차 인간세상에 강림하면 어떤 방법으로 인간을 구원해야 할 것인지를 명상하는 모습을 만들어 놓고 미륵신앙을 키워왔는데,미륵이 미래 일을 생각하는 모습을 미륵반가사유상이라 불렀다. 이렇듯 미륵신앙은 한국인이 대를 물리면서 기다리고 있는 구세주다.삼국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니 서양인들,특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들의 구원신앙과 매우 유사한 신앙체계라 말할 수 있다. 옛 한국인들은 미륵을 기다리는 세 가지 의식을 신앙으로 표현해 왔다. 첫째는 미륵삼부경,증일아함경 같은 경전을 중심으로 기도하면서 신앙을 키우는 것이다. 둘째는 향목(香木)을 땅에다 묻어 놓고 미륵이 오면 선물하리라 여기며 기다렸다. 셋째는 경전에 기록된 바에 따라 석가모니가 사용하던 발우(鉢盂)가 미륵에게 전해짐으로써 인간 구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석가모니가 미륵에게 전해주기 위하여 남긴 발우를 형상화하여 모시고 있는 것이 통도사 봉발대다. 이같은 미륵신앙은 삼국통일의 혼란기인 후고구려,후백제 때 크게 일어났고,신라와 고려의 교체기와 고려 조선의 교체기에 민중들의 불안과 고통을 달래기 위해 크게 번창했다는 특징이 있으며,조선 말엽의 개항기와 일제시대에도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구원사상으로 자리잡아왔다. 현대사회에 와서도 핵의 위기와 불안,생태계의 교란과 생명사상의 혼돈,에너지와 식량부족의 두려움,치유가 힘든 각종 질병으로부터의 고통과 공포,기후변화의 심각성,전통을 생각하는 이들이 더러 있는 것 같다. 통도사 봉발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형태의 조형물이다.유일함만큼이나 그 생김새와 그곳에 안치된 역사적 배경 또한 예사롭지 않다. 보물 제471호인 봉발대는 봉발(奉鉢),바리,바릿대를 모시고 있다는 뜻이므로,봉발대는 발우를 보셔둔 자리라고 할 수 있겠다.어떤 특별한 목적에 따라서 돌로 발우를 만들어서 모셔두고 경배하면서 미륵이 강림하시기를 기다려 온 종교적 상징물인 것이다.특별한 목적이란 미륵불에 의하여 구원됨으로써 영원히 살 수 있는 하늘나라에서 태어나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다. ●봉발대는 1000년간 민중의 소망 응축한 걸작품 발우(鉢盂)는 인도에서 중국으로 전래된 승려들의 식기(食器)이면서 신성한 법물(法物)의 하나인데,산스크리트 파트라(patra)를 음역하여 발(鉢)이라는 새로운 글자를 만들었다.그런 다음 중국문화에서 그릇을 말하는 중국 고유의 글자인 그릇 우(盂)자를 덧붙여서 ‘발우’라는 말을 만들어 썼는데,이는 중국 문화가 외래 문화를 받아들여 중국화시키는 무서운 중화(中華)사상의 한 증거이기도 하다. 아무튼 통도사의 봉발대만큼 한국인의 역사와 정서,특히 민중들의 집단적인 소망과 시대의 표정을 한꺼번에 형상화시켜낸 조형물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고려 선종(宣宗,재위 1083∼1094)의 문화적 업적으로 평가되는 이 봉발대는 1000여년이라는 역사와 함께 이 땅의 주인이자 머슴으로 살아온 민중들의 간절한 소망인 농사의 풍년,자손의 번성과 건강,그리고 죄를 용서받고 하늘나라에 가서 영원한 삶을 누리고 싶은 마음이 응축되어 승화된 우리나라 민족 미술의 최고 걸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봉발대가 사찰 경내에 있다하여 불교라는 특정 종교의 상징물로만 국한하는 견해는 이 조형물이 지닌 역사성과 예술성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한계로 지적할 수 있다. 통도사는 이른바 미륵도량이 아닌데도 한국 유일의 이 석조물이 통도사에 모셔진 것은 통도사가 만법을 통달하여 일체 중생을 구원한다는 뜻을 지녔을 만큼 높은 격조를 지닌 사찰이어서 당대에 크게 풍미했던 미륵신앙을 국가 차원에서 끌어안은 것으로 보인다. ●남해안 사발 1450년 전후 日로 전래 봉발대의 봉발,즉 돌로 만들어진 이 발우는 뚜껑을 포함하여 높이가 1m,지름은 90cm가량인데,발우의 굽에는 별다른 장식도 없지만 빼어난 균형감을 보이고 있으며 매우 아름다운 곡선을 지녔다. 뚜껑을 제외하면 실제 발우 높이는 90cm인데,굽의 높이가 발우 전체 높이의 3분의1에 가깝다.그만큼 굽의 형태가 강조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돌 발우의 형태가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한 것은 미륵신앙에 대한 관심 때문이 아니라 일본 다도(茶道) 역사에서 ‘미(美)의 종교’로까지 추앙받는 조선의 사발(砂鉢)인 ‘이도차완(井戶茶碗)’과의 관계 때문이다. 이도차완의 조형적 기원이 이 돌 발우와 어떤 관련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면서부터다. 문제의 이도차완이라는 사발은 14~15세기 조선시대에 경남 남해안에 인접한 어느 가마에서 그 지역 흙으로 만들어졌는데,1450년을 전후한 시기로부터 일본으로 흘러나간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이름이 없었으나 일본에 가서 ‘이도(井戶)’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정확하게 1587년부터 ‘이도’라는 이름으로 사용된 이 사발은 일본 중세사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일본의 최고 권력자들과 지배계층으로부터 열광적인 사랑을 받아 전설적인 미술품이 되었으며,그 중 하나인‘기자에몬이도’는 일본의 국보로까지 지정되어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다. 일본 역사에서 차문화를 종교적 차원으로까지 승화시킨 다도는 곧 일본의 정신사이기도 하다.특히 13~15세기의 가마쿠라막부,무로마치막부 시대의 정치사회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영향을 끼친 조선시대 서민들의 가옥 구조와 청빈한 승려들의 생활문화에 뒤이어,15~16세기의 일본 통일에 기여한 초암차(草庵茶)의 상징적 도구인 이도차완은 그 후 일본 다도역사에서 불멸의 아름다움을 지닌 찻사발로 칭송되기 시작했다. 일본의 차문화 전통이 결정한 10점의 국보 찻사발은 한국의 이도차완 한 점,중국의 천목차완 6점,일본의 라쿠차완 3점인데,아름다움으로는 첫째 이도차완,둘째 천목차완,셋째 라쿠차완 순으로 꼽고 있을 만큼 이도차완의 명성은 놀랍다. 약 200여점이 남아 있는 이 신비의 사발 이도차완과 양산 통도사 봉발은 과연 어떤 연관이 있을까?˝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15) 한국의 마음으로 빚은 사발(상)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15) 한국의 마음으로 빚은 사발(상)

    양산 통도사 안 용화전(龍華殿) 앞 마당에는 돌로 만든 큼직한 그릇이 있다.봉발대(奉鉢臺)라 부르는 매우 귀한 그릇이다. 매표소를 지나 절 안으로 들어서면 아름드리 솔숲 사이로 두 갈래 길이 나온다.오른쪽 길은 걸어서 절에 오르도록 한 옛길이고,왼쪽 길은 자동차가 다니도록 새로 낸 길이다. 옛길을 따라 걸어서 일주문을 향한다.길 왼편 계곡으로 돌돌 맑은 물 흐르는 소리가 한낮의 고요를 씻고 있다.물 위엔 소나무 푸른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고 흰구름 몇 조각이 소나무 그림자 위로 지난다.소나무는 미동도 않는다.마른 낙엽 하나가 떠내려 오다가 파문을 일으키자 잠시 소나무 그림자도 흰구름도 함께 흔들린다.잠시 뒤 소나무는 고요한 그림자로 다시 돌아와 나그네를 달랜다. 용화전까지 왔다.용화전 안에 모셔져 있는 불상은 흰 빛깔이다.황금색의 다른 불상들과는 퍽 대조적이다.희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석가모니가 미륵에게 남긴 발우 형상화 그 불상은 미륵불이다.그리고 용화전이라는 그 전각의 용화(龍華)라는 말은 미륵신앙에서 예언하고 있는 신성한 장소를 뜻한다.미륵은 인간의 미래와 인연된 구원불이다.용화전 앞 마당에 있는 봉발대도 이 미륵불과 직접 관련된 종교적 상징물이다.미륵신앙,즉 석가모니불에 의하여 구원되지 못한 사람은 석가모니불 다음의 부처로 인간세계에 강림할 미륵불에 의하여 구원될 것이라는 오랜 역사를 먹고 자라온 신앙이다. 용화는 용화수(龍華樹)를 말한다.미래에 미륵불이 하늘에서 내려와 인간들에게 세 차례에 걸쳐 구원의 법문을 하게 될 자리를 뜻한다. 옛 한국인들은 현재의 불행과 고난을 극복하기 위하여 미래의 예언자를 상정해 놓고 기다리는 신앙을 전통으로 간직해 왔다.그 구원자는 지금 도솔천에 머무르고 있는데,그 분을 미륵이라 여겼다.옛 사람들은 미륵이 장차 인간세상에 강림하면 어떤 방법으로 인간을 구원해야 할 것인지를 명상하는 모습을 만들어 놓고 미륵신앙을 키워왔는데,미륵이 미래 일을 생각하는 모습을 미륵반가사유상이라 불렀다. 이렇듯 미륵신앙은 한국인이 대를 물리면서 기다리고 있는 구세주다.삼국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니 서양인들,특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들의 구원신앙과 매우 유사한 신앙체계라 말할 수 있다. 옛 한국인들은 미륵을 기다리는 세 가지 의식을 신앙으로 표현해 왔다. 첫째는 미륵삼부경,증일아함경 같은 경전을 중심으로 기도하면서 신앙을 키우는 것이다. 둘째는 향목(香木)을 땅에다 묻어 놓고 미륵이 오면 선물하리라 여기며 기다렸다. 셋째는 경전에 기록된 바에 따라 석가모니가 사용하던 발우(鉢盂)가 미륵에게 전해짐으로써 인간 구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석가모니가 미륵에게 전해주기 위하여 남긴 발우를 형상화하여 모시고 있는 것이 통도사 봉발대다. 이같은 미륵신앙은 삼국통일의 혼란기인 후고구려,후백제 때 크게 일어났고,신라와 고려의 교체기와 고려 조선의 교체기에 민중들의 불안과 고통을 달래기 위해 크게 번창했다는 특징이 있으며,조선 말엽의 개항기와 일제시대에도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구원사상으로 자리잡아왔다. 현대사회에 와서도 핵의 위기와 불안,생태계의 교란과 생명사상의 혼돈,에너지와 식량부족의 두려움,치유가 힘든 각종 질병으로부터의 고통과 공포,기후변화의 심각성,전통을 생각하는 이들이 더러 있는 것 같다. 통도사 봉발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형태의 조형물이다.유일함만큼이나 그 생김새와 그곳에 안치된 역사적 배경 또한 예사롭지 않다. 보물 제471호인 봉발대는 봉발(奉鉢),바리,바릿대를 모시고 있다는 뜻이므로,봉발대는 발우를 보셔둔 자리라고 할 수 있겠다.어떤 특별한 목적에 따라서 돌로 발우를 만들어서 모셔두고 경배하면서 미륵이 강림하시기를 기다려 온 종교적 상징물인 것이다.특별한 목적이란 미륵불에 의하여 구원됨으로써 영원히 살 수 있는 하늘나라에서 태어나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다. ●봉발대는 1000년간 민중의 소망 응축한 걸작품 발우(鉢盂)는 인도에서 중국으로 전래된 승려들의 식기(食器)이면서 신성한 법물(法物)의 하나인데,산스크리트 파트라(patra)를 음역하여 발(鉢)이라는 새로운 글자를 만들었다.그런 다음 중국문화에서 그릇을 말하는 중국 고유의 글자인 그릇 우(盂)자를 덧붙여서 ‘발우’라는 말을 만들어 썼는데,이는 중국 문화가 외래 문화를 받아들여 중국화시키는 무서운 중화(中華)사상의 한 증거이기도 하다. 아무튼 통도사의 봉발대만큼 한국인의 역사와 정서,특히 민중들의 집단적인 소망과 시대의 표정을 한꺼번에 형상화시켜낸 조형물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고려 선종(宣宗,재위 1083∼1094)의 문화적 업적으로 평가되는 이 봉발대는 1000여년이라는 역사와 함께 이 땅의 주인이자 머슴으로 살아온 민중들의 간절한 소망인 농사의 풍년,자손의 번성과 건강,그리고 죄를 용서받고 하늘나라에 가서 영원한 삶을 누리고 싶은 마음이 응축되어 승화된 우리나라 민족 미술의 최고 걸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봉발대가 사찰 경내에 있다하여 불교라는 특정 종교의 상징물로만 국한하는 견해는 이 조형물이 지닌 역사성과 예술성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한계로 지적할 수 있다. 통도사는 이른바 미륵도량이 아닌데도 한국 유일의 이 석조물이 통도사에 모셔진 것은 통도사가 만법을 통달하여 일체 중생을 구원한다는 뜻을 지녔을 만큼 높은 격조를 지닌 사찰이어서 당대에 크게 풍미했던 미륵신앙을 국가 차원에서 끌어안은 것으로 보인다. ●남해안 사발 1450년 전후 日로 전래 봉발대의 봉발,즉 돌로 만들어진 이 발우는 뚜껑을 포함하여 높이가 1m,지름은 90cm가량인데,발우의 굽에는 별다른 장식도 없지만 빼어난 균형감을 보이고 있으며 매우 아름다운 곡선을 지녔다. 뚜껑을 제외하면 실제 발우 높이는 90cm인데,굽의 높이가 발우 전체 높이의 3분의1에 가깝다.그만큼 굽의 형태가 강조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돌 발우의 형태가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한 것은 미륵신앙에 대한 관심 때문이 아니라 일본 다도(茶道) 역사에서 ‘미(美)의 종교’로까지 추앙받는 조선의 사발(砂鉢)인 ‘이도차완(井戶茶碗)’과의 관계 때문이다. 이도차완의 조형적 기원이 이 돌 발우와 어떤 관련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면서부터다. 문제의 이도차완이라는 사발은 14~15세기 조선시대에 경남 남해안에 인접한 어느 가마에서 그 지역 흙으로 만들어졌는데,1450년을 전후한 시기로부터 일본으로 흘러나간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이름이 없었으나 일본에 가서 ‘이도(井戶)’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정확하게 1587년부터 ‘이도’라는 이름으로 사용된 이 사발은 일본 중세사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일본의 최고 권력자들과 지배계층으로부터 열광적인 사랑을 받아 전설적인 미술품이 되었으며,그 중 하나인‘기자에몬이도’는 일본의 국보로까지 지정되어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다. 일본 역사에서 차문화를 종교적 차원으로까지 승화시킨 다도는 곧 일본의 정신사이기도 하다.특히 13~15세기의 가마쿠라막부,무로마치막부 시대의 정치사회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영향을 끼친 조선시대 서민들의 가옥 구조와 청빈한 승려들의 생활문화에 뒤이어,15~16세기의 일본 통일에 기여한 초암차(草庵茶)의 상징적 도구인 이도차완은 그 후 일본 다도역사에서 불멸의 아름다움을 지닌 찻사발로 칭송되기 시작했다. 일본의 차문화 전통이 결정한 10점의 국보 찻사발은 한국의 이도차완 한 점,중국의 천목차완 6점,일본의 라쿠차완 3점인데,아름다움으로는 첫째 이도차완,둘째 천목차완,셋째 라쿠차완 순으로 꼽고 있을 만큼 이도차완의 명성은 놀랍다. 약 200여점이 남아 있는 이 신비의 사발 이도차완과 양산 통도사 봉발은 과연 어떤 연관이 있을까?
  • [V-Tour 2004] “게임은 지금부터”

    “본 게임은 지금부터다.” 본격적인 플레이오프행 티켓 싸움이 시작된다. 지난 15일 올스타전을 전후로 2주간의 휴식기를 마친 배구 V-투어가 22일 대전에서 5차대회에 들어간다. 남자부에서는 투어 전체 6개 대회 가운데 4개 대회에서 16연승과 함께 4연속 우승을 거머쥔 삼성화재(승점 32)만이 유일하게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2위 현대캐피탈(승점 11)도 티켓을 거의 손에 쥔 상태. 3위 대한항공(승점 9)을 비롯해 상무(승점 8) LG화재(승점 7) 한국전력(승점 5) 등은 불과 승점 1∼4점차의 ‘도토리 키재기’다.각 투어대회 순위별로 차등 승점을 받기 때문에 5차대회 결과에 따라 4강 티켓의 향방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이들에게는 한 경기 한 경기가 4강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한 몸부림인 셈이다. 특히 하위권의 행보가 관심거리.최하위인 한전은 투어 중반까지 최약체로 꼽혔지만 4차(구미)대회에서는 10년차 심연섭을 중심으로 훨훨 날며 준결승까지 진출,녹록지 않음을 과시했다.세터 부문 1,2위를 다투는 김상기의 노련한 토스와 레프트 트리오 심연섭 이병주 이병희의 공격이 제대로 가동될 경우 현대와의 개막전 결과부터 예측 불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최대의 볼거리는 LG의 변신 여부.기량과 높이를 고루 갖추고도 추락을 거듭해 5위에 머문 LG는 거센 비난 여론을 무시하고 시즌 도중 라이벌 구단의 코치를 사령탑으로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져 주목받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실미도 58일만에 10,000,000명 대기록

    강우석 감독의 영화 ‘실미도’(제작 시네마서비스·한맥영화)가 개봉 58일 만인 19일 마침내 전국관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시네마서비스측은 19일 “이날 극장상영 2회차(낮 12시 전후)에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약 1004만명(서울 295만 5000명)의 전국관객을 모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이로써 한국영화는 지난 93년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가 서울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뒤 10년 만에 전국 1000만명 관객시대를 맞게 됐다. 영화의 관람등급이 ‘15세 이상’임을 감안하면 이 연령층에 해당하는 전국인구 3500만명(2003년 통계청 자료 기준) 가운데 영화 관람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약자 등을 제외하고는 3명중 1명이 관람한 셈이다. 한편 ‘실미도’의 경제적 효과와 관련해 삼성경제연구소의 고정민 수석연구원은 “관객들의 교통비·유흥비 등의 쇼핑효과,촬영지 등에 몰리는 관광산업효과 등을 포함하면 3000억∼4000억원의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한국은행은 생산유발 효과(1350억원)와 부가가치 유발액(594억원)을 합하면 20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내놓았다.이는 승용차 ‘뉴EF쏘나타’(1대당 1419만원 기준)를 3620대 생산하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실미도’는 지난달 31일 전국 관객 835만명을 동원해 2001년 ‘친구’의 종전 최다관객기록(818만명)을 이미 경신했다. 영화는 20일 현재 전국 220여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되고 있어 당분간 기록 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수기자 vielee@˝
  • CCTV가 ‘교통사고 심판관’

    교통신호가 복잡한 교차로에서 사고가 나면 당사자들은 서로 책임을 미루다 싸움을 벌이기 일쑤다.증거가 남지 않아 경찰도 원인을 가려내기 어렵다.하지만 앞으로는 교차로에 설치된 첨단기계가 가해자와 피해자를 판별하게 돼 이같은 분쟁이 사라질 전망이다. 경찰청은 오는 10월부터 교차로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전 과정을 기록·재생하는 ‘교통사고 자동기록장치’를 설치,시범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오는 4월까지 공개입찰을 통해 기기를 선정한 뒤 10월 서울의 사고다발지역 4곳에 8대를 설치해 시범운영하고 결과를 분석,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전국 교차로에 본격 설치할 예정이다. 이 장치는 평소에는 폐쇄회로(CC)TV로서 교통상황을 계속 점검하다,사고가 발생하면 충돌음을 센서가 감지해 사고 발생 전후 10초 동안의 상황을 자동으로 녹화하게 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교통사고시 발생하는 쇠붙이 충돌음,유리 파열음,타이어 긁히는 소리는 일반적인 소음과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에 기계가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녹화된 사고화면은 실시간으로 교통센터에 보내져 경찰관이 교통사고의 원인 등을 즉시 분석하게 된다. 특히 교차로의 신호기와 연계,사고당시 어떤 신호가 주어졌는지를 자동으로 기록해 주기 때문에 어느 운전자가 신호를 위반해 사고원인을 제공했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한편 2002년 전국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23만 953건 가운데 21.1%인 4만 8771건이 교차로에서 일어났다.사고다발 교차로는 8253곳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700여대의 CCTV가 설치돼 과속 등 교통흐름을 파악하고 있지만 사고장면 녹화기능과 신호 파악기능이 없어 사고조사에는 활용되지 않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
  • 신도시 하천관리 분당이 으뜸

    수도권 신도시 중 분당의 하천관리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경기개발연구원이 발간한 ‘경기도 5개 신도시 하천관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하천의 고유기능인 치수와 이수,환경 측면에서 분당지역이 제일 우수하다.보고서는 분당·일산·산본·중동·평촌지역을 대상으로 신도시 개발 전후의 하천 실태를 비교했다. 하천을 기능별로 보면 신도시 모두 치수기능엔 차이가 없었으나 이수기능까지 갖춘 곳은 분당뿐이다.분당의 경우 중심 하천인 탄천의 수질은 상류쪽 용인의 난개발로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지천인 금토천과 운중천 등은 종합적인 하천관리로 BOD(생물학적 산소 요구량) 1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수는 농업용수 등 하천수의 이용 외에 징검다리와 여울 등 친수공간 조성을 포함한다.주변과의 조화와 생태계 등을 고려하는 환경기능은 분당에 이어 일산의 인공호수와 중동의 ‘시민의 강’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결과는 그동안 신도시 개발계획이 치수에만 치우쳐 이수나 환경기능을 도외시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신도시 하천관리방안으로 택지조성과 관련된 기본계획 수립시 하천 관련 부문의 종합적인 평가 및 수행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 신도시 환경영향평가도 인근 하천을 포함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평가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FTA효과’ 말 뒤집은 정부

    정부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의 수출효과와 농가피해 규모를 국회비준 이전과 이후에 서로 다르게 발표해 농민단체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는 그동안 비준 촉구를 위해 강조하던 수출효과 규모를 비준 이후에는 슬그머니 30% 수준으로 낮춰 제시했다.농림부는 한·칠레 FTA가 시행되어도 농가의 피해가 미미할 것이라고 설득하다 국회비준 이후에는 과수농가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을 바꾸었다.FTA 비준을 전후해 산하 연구원의 자료 등을 그때그때 유리하게 해석하고 활용한 것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하루새 수출효과 70% 감축 산업자원부는 17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FTA가 발효되면 칠레에 대한 우리나라 공산품의 수출 증가액이 단기적(3∼4년)으로는 7000만달러,중장기적(5∼13년)으로는 2억 20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품목별 칠레시장 점유율도 5∼2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재경부와 산자부는 국회 비준 이전에는 칠레에 대해 수출효과가 이보다 3배나 많은 6억 60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당시 정부 발표의 근거인 재경부 산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무관세화에 따른 수출 기대효과가 6억 6000만달러,수입 효과는 2억 5000만달러로 4억 2000만달러의 무역흑자가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특히 수출 외에 칠레를 중남미 거점시장으로 확보하고,칠레정부 조달시장에 참여하는 등의 부수 효과까지 따지면 수출 기대액은 9억 5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두 부처는 품목별 수출효과도 비준 이후에는 이전보다 작은 수치를 제시했다.대표적 수출품인 자동차(수출비중 31.2%)는 처음에는 수출 증가액을 4억 1900만달러라고 내다봤다.그러나 비준 이후에는 단기적으로 2억 3000만달러,중장기적으로 3억 4000만달러로 바꿨다.섬유는 5260만달러에서 2600만∼3700만달러로 축소됐다. ●“경쟁력 낮아 직접피해 예상돼” 농림부는 지난 16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과수를 중심으로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시설(비닐하우스)포도는 칠레와 유통시기가 경합되고 가격경쟁력이 낮아 직접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과수 피해액은 한양대 연구팀이 추산한 자료를 인용해 ‘10년간 5860억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비준 이전엔 “(칠레산 포도는) 신선도 유지 문제와 참외 등 대체 과실류의 본격 출하 등으로 6월 이후 국내 판매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었다.사과·배는 관세인하 품목에서 제외됐고,포도는 국내산과의 경합을 피하기 위해 계절관세(비출하기인 11∼4월에는 관세를 단계적으로 낮춰 10년 뒤에는 무관세) 협정을 맺은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과수피해 추산액도 농림부 산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4500억원’을 제쳐두고 액수가 보다 큰 대학 연구보고서를 채택해 인용하는 등 FTA 처리가 끝나자 이제는 예산확보 등에 유리한 자료를 인용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해명과 농민단체의 대응 정부가 이같이 엇갈린 전망치를 내놓은 것은 정책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국회 비준을 지나치게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결국 피해가 적을 것이라고 강조하던 농림부가 이제는 예산당국으로부터 농가피해 지원금이 당초 계획보다 삭감되지 않도록 방어할 절박성이 생긴 것이다.농림부는 FTA이행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정책이 바뀐 것은 없고 규모를 산출하는 기준이 달라졌을 것”이라면서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되물었다.그러나 농민단체들은 허구성 여부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전국농민회총연맹 전기환 정책위원장은 “조만간 FTA를 전후한 정부의 태도 변화를 종합평가해 결과를 공식 발표하고 잘못이 명백하면 관련 공무원에 대한 문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 日 '조선인 강제연행’ 교과서 삭제 추진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 집권 자민당 소속 소장파 의원들이 일제가 ‘조선인을 강제 연행한’ 역사적 사실을 역사교과서에서 삭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민당 소속 중·참의원 80명으로 결성된 ‘일본의 앞길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젊은 의원 모임’은 지난 13일 모임을 갖고,역사교과서에서 일제시대 조선에서의 ‘강제연행’ 기술의 삭제를 추진키로 했다고 아사히(朝日) 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이 의원 모임은 현역 각료인 나카가와 쇼이치 경제산업상이 대표를 맡고 있다가 지난달 29일 후루야 게이지 자민당 부간사장에게 대표 자리를 넘겨줬다.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은 이 모임의 고문으로 있다. 이들은 지난달 실시된 대학입시센터시험(한국의 수능시험) 가운데 세계사 과목에 출제된 문항에 ‘강제연행’이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을 비판하면서 이같이 방침을 정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출제된 세계사 문제는 `다음중 일본통치하의 조선에서 일어난 일은 무엇인가.’라는 4지선다형 문제로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으로 강제연행이 이뤄졌다.’는 항목이 정답이었다.의원들은 시험문제 가운데 `강제연행’이라는 표현에 문제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한다. 이들은 교과서에서 `강제연행’ 관련 내용이 삭제되도록 앞장서기로 했다. 이 의원 모임은 왜곡 역사교과서 채택을 주도해온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지원해 왔다.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은 1월 말 ‘강제연행이라는 말은 전후에 일본을 규탄하기 위해 정치적인 의미를 담아 만들어낸 것’이라면서,대학입시센터측에 문제출제자의 이름을 공표하고 책임자 처분을 요구하는 공개 질문장을 보낸 바 있다. marry04@˝
  • 임진왜란 '진정한 승자는 한국’

    “고요제(後陽成)천황을 북경으로 옮길 것이니,준비를 해주었으면 좋겠다.…천황에게는 북경 주변의 10개 영국(領國)을 헌상할 것이다.…너를 중국 관백(關白·왜의 최고 직위)에 임명한다.수도 주변의 100군데 영국을 줄 것이다.…조선의 국왕에는 기후(岐阜)의 재상을 앉힐 것이다.” 왜군이 서울에 진주했다는 소식을 들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1592년 5월18일 중국 점령도 머지않았다며 ‘망상과 공상’을 담아 조카인 히데쓰쿠(秀次)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이다. 루이스 프로이스(1532∼1597)는 임진왜란을 전후한 30여년 동안 일본에 머문 포르투갈의 예수회 선교사.국립진주박물관이 펴낸 ‘임진왜란과 도요토미 히데요시’(오만 장원철 번역)는 그의 ‘일본사’에서 히데요시와 임진왜란에 관한 부분만 발췌했다.히데요시의 편지도 이 책에 실려 있다. 프로이스는 임진왜란을 왜군(倭軍)의,그것도 천주교 신자였던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의 편에서 바라보았다.일본인들에게 인기 있는 히데요시는 “추악한 용모의 소유자로…극도로 오만했으므로 누구나 싫어했다.”고 평가절하한 반면 조선침략의 선봉에 선 고니시는 영웅적으로 묘사했다.히데요시가 천주교를 탄압한 ‘이교도(異敎徒)’였던 반면 세례명이 ‘아고스티뇨’인 고니시는,스페인의 선교사 그레고리오 데 세스페데스 신부를 전쟁이 한창인 조선 땅으로 초청할 정도로 독실했다는 사실이 한몫했을 것이다. 프로이스의 기록도 임진왜란의 승자가 일본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프로이스에 따르면 왜군은 부산포에 상륙하여 서울을 점령하기까지 파죽지세로 조선군을 격파했지만,곧 어려움에 처했다.조선군은 처음에는 왜군을 두려워했으나 복종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도리어 전력을 다하여 과격하게 저항했다.식량을 수송하는 군사들은 매복한 조선 병사들에 ‘약탈’당하기 일쑤였다.조선 수군도 일본 배를 발견하면 곧바로 습격하여 ‘해적질’을 했다.크고 견고한 조선 배는 왜군 것을 압도했으며,조선군은 해전에도 훨씬 익숙했기 때문이었다. 왜군의 성채가 하루에 오갈 수 있는 거리마다 만들어졌음에도,300∼500명의 병력조차 기습이 두려워서 오가기가 어려웠다.당시 일본에서는 먹지도 않던 옥수수로 연명하면서,추위와 물기에 약한 짚신으로 혹독한 추위를 견뎌야 했던 왜군의 고통은 말할 수 없었다.중국으로의 원정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명나라의 원군은 고시니로 부터 평양성을 탈환하는 등 전투력도 강했다.중국인은 천성이 나약하여 왜군이 나타나기만 해도 도망갈 것이므로 쉽게 중국까지 점령할 수 있다는 인식은 크게 잘못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일부 왜구(倭寇)가 중국의 해안지대를 노략질하면서 평생 무기를 잡아본 적이 없는 중국인의 무리를 쉽게 물리친 것을 두고 오판한 것이었다. 결국 히데요시가 임진왜란을 일으킨 속내는 조선을 점령하여 일본내에서 자신의 지배권을 공고히 하려는 뜻이었을 것이라고 프로이스는 해석한다.반기를 들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조선 땅을 영지로 나눠주고,일본 땅은 자신의 가신으로 채운다는 구상이었다는 것이다.도서출판 부키.1만 6000원. 서동철기자 dcsuh@˝
  • 신세대 마술사 이은결의 ‘매직콘서트’

    연인들을 위한 ‘맞춤공연’으로 입소문 난 신세대 마술사 이은결의 ‘매직콘서트’가 밸런타인데이를 전후해 앙코르 무대를 갖는다.13∼15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 콘퍼런스룸(02-3433-1760). 이은결의 매직콘서트는 지난 연말 공연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재치있는 말솜씨로 연예인 못지않은 스타로 떠오른 이은결은 아기자기하고,로맨틱한 마술로 특히 젊은 연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사랑을 고백하는 순간 한손에선 장미가 나오고,다른 한손에선 반지가 나오는 마술에 탄성을 지르지 않을 여성이 있을까. 이번 공연에서는 이은결의 삐죽삐죽한 헤어스타일과 똑같이 닮은 유황앵무새가 마술파트너로 등장하고,TV프로그램에서 마술의 비밀을 파헤쳐 마술사들의 공분을 샀던 ‘타이거마스크’를 패러디한 마술을 선보인다.그밖에 각종 코믹마술,담력마술 등 기존 공연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코너들이 펼쳐진다. 이은결은 마술사들의 꿈의 무대인 라스베이거스 매직컨벤션,국제마술협회가 주최한 세계마술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세계적인 마술사 대열에 올라선 무서운 신인이다. 이순녀기자 coral@˝
  • 가르시아 마르케스 '콜레라 시대의 사랑’/라인하르트 카이저 '러브 레터’

    짧은 만남이지만 오래 가는,그래서 더 아쉽고 여진이 지속되는 사랑이 있다.당연히 예술 혹은 문학의 단골 소재다.이 ‘짧지만 영원히 나눈 사랑’을 감동적으로 형상화한 두 권의 책이 나왔다. 1982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장편 ‘콜레라 시대의 사랑 1,2’(민음사 펴냄)와 독일 프리랜서 작가인 라인하르트 카이저의 ‘러브레터’(모티브 펴냄).시공간도 다르고 픽션과 실화라는 틀도 다르지만 속에 담긴 사랑의 모습은 너무 닮았다. ‘콜레라…’는 마르케스가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낸 첫 장편.19세기 말∼1930년대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가난한 청년 플로렌티노가 거상의 딸 페르미나와 역경을 딛고 51년 만에 결합하는 이야기다. 두 사람이 신분 차이를 넘어 사랑에 빠졌다가 집안의 반대와 페르미나의 변심으로 헤어진 뒤 이어진 역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플로렌티노는 복수하듯 돈을 벌고 밥먹듯이 여자를 갈아 치우지만 임신한 페르미나를 우연히 본 뒤 자신이 실제로는 단 하루도 페르미나를 잊지 못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이후 실연의 아픔과 그리움의 고통은 평생을 따라다니는 ‘종기’였다.그녀의 남편이 죽은 뒤 플로렌티노가 “페르미나,반세기가 넘게 이런 기회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소.”라고 고백하는 대목은 소설 분위기를 압축하고 있다. 운명적 사랑에 무게를 실으려는 듯 마르케스는 자신에게 따라다니는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수식어에서 ‘마술’을 떼어버렸다. 영화 ‘세렌디피티’를 봤다면 이 소설 제목이 떠오를 것이다.운명적 사랑을 믿는 여주인공 사라가 조나단에게 연락처를 적어준 책,헌 책방을 떠돌다 결국 두 사람을 이어주는 가교가 된 책이 ‘콜레라…’다. ‘러브레터’는 작가가 우표경매에서 발견한 편지 꾸러미에서 접한 두 남녀가 나눈 사랑을 편지와 관련자들의 증언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실제 사랑 이야기다. 2차대전을 전후해 지질학자인 유대계 독일인 루돌프와 스웨덴 통역가 잉에보르크가 1935년 첫 만남 뒤 13일 동안 나눈 짧은 사랑과 41년 루돌프가 죽기까지의 긴 이별을 꼼꼼히 엮었다. 작가는 30통의 편지를 중심으로 두 사람의 친지와 관련 자료를 훑어 소설을 넘는 감동으로 남녀의 사연을 전했다.그 속에는 유대인인 루돌프가 시시각각 다가오는 체포와 죽음의 공포를 피해 독일,이탈리아,리투아니아 등지로 도피생활을 하는 긴박감과 절실한 그리움,흔들리는 애정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역자는 “원래 작가는 이 이야기를 소설로 구상하다가 주인공들이 나눈 사랑이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니라,왜곡되고 손상될 뿐이라고 생각해 사실 그대로 구성했다.”고 들려준다. 이종수기자 vielee@˝
  • [법사위 청문회] 새롭게 제기된 의혹들

    11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불법대선자금 등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일부 야당의원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한 새로운 의혹들을 제기했다.이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면 상당한 파문이 일 전망이다.그러나 해당 의원들은 결정적인 물증을 제시하지 못했고,당사자들도 사실무근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굿머니 ‘30억’의 정체는 민주당 조재환 의원은 “2002년 대선 전후로 ‘굿머니’측이 당시 노무현 후보 비서실장이던 신계륜 의원을 통해 각각 10억원씩 20억원을 전달했고,2003년 2월에 다시 10억원을 건네는 등 모두 30억원을 제공했다.그 뒤에 노 후보가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그는 “후보 단일화 이전 신 의원이 (굿머니측에) 전화를 걸어 ‘조직이 완료됐으니 쏘려면 지금 쏴라.’고 말해 단일화 후 돈이 건너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관련자들의 증언을 녹취록으로 담았고 12일 청문회에서 증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조 의원은 “굿머니측은 수사가 착수되자 노 후보의 답례전화 등을 녹음한 6장의 CD(콤팩트디스크)로 (신 의원을) 협박했다.노 후보의 육성이 담긴 보이스펜(녹음기) 2개를 제3자가 보관하고 있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신 의원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황당무계한 얘기다.단돈 1원도 전달한 적 없다.”고 강력 반박했다. ●삼성 비자금 저수지 발견(?) 민주당 김경재 의원은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제기했다.그는 “삼성 비자금의 저수지가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이 해외출장을 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 역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신문 보도를 보니까…”라는 식으로 다소 우회적으로 주장을 펴는 데 그쳤다.이에 송광수 검찰총장은 “지금 사채시장에 상당한 채권이 나온 것을 확인했으나,그것이 삼성 것인지는 확신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열린우리당 최용규 의원은 “우리나라의 최고 우량기업에 이런 식의 의혹을 제기하면 기업활동에 지장을 주게 된다.”면서 “차라리 검찰이 신속히 수사해 사실 여부를 판가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공동대표에 돈줘” 김경재 의원은 또 “자신을 ‘임 아무개’라고 하는 사람이 공중전화로 제보를 했다.”는 폭로도 했다.“열린우리당 공동대표를 지낸 분에게 사업권 청탁을 위해 6억 4000만원을 줬는데 사업권도 안 주고 돈도 아직 돌려주지 않고 있어 폭로를 검토 중이라고 하더라.”고 주장했다.그는 “녹취록과 증빙서류를 내가 갖고 있다.검찰에 줄테니 수사에 착수하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민씨 시사저널 회견 내용·파장

    ‘청와대·금융감독원·경찰이 조율,모금은 없는 것으로 하고 사건을 축소했다.’는 민경찬씨와의 인터뷰 기사가 보도되면서 653억원 모금의 실체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청와대와 말 맞췄다.” 10일 시사저널의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민씨는 파문이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달 30일 “펀드가 아니라 투자회사이고 원리금 보장에 관한 약속이 분명 없었다.”고 모금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투자자 규모에 대해 “법적으로 50명 넘으면 문제가 있다니까 40명 전후로 조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일 “청와대와 금감원은 다 조율이 됐다.”고 전제한 뒤 경찰 수사에 대해 “괜히 오버하는 거다.시늉은 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차관급 인사 여부에 대해서는 “단순한 투자자이며 역할은 없다.”며 실체를 인정했다.지난 3일 인터뷰에서는 투자액과 관련해 “보통 10억원이 많다.5억원,10억원,20억원 단위로 받았다.한 사람은 8억원을 투자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4일 연행 직전에는 ‘청와대에서 민 원장을 버리기로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지금 해명서를 만들어 내야할 것 같다.문재인 수석하고 해명서를 내기로 했다.”고 청와대와의 조율 사실을 다시 강조했다. 민씨는 또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민 원장이 투자자 수를 65명에서 47명으로 바꿨다고 밝혔다.’는 지적에 대해 “청와대에서 실수한 것 같다.”면서 “오늘 아침 문 수석하고도 통화했는데….”라고 말했다.구속된 6일 밤에는 “박 사장이라는 이름으로 이와 관련됐다고(해서 계좌를) 새로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경찰·변호인,“사실 아니다” 민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번 사건은 정권의 도덕성에까지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민씨가 확인서까지 쓰면서 보도 내용을 부인했고,민씨가 청와대와 조율을 했다고 하면서 스스로 왜 이 이야기를 언론에 공개했는지 등 석연치 않은 부분도 적잖다. 민씨의 변호인 임기태 변호사는 “민씨가 ‘구속 전에 시사저널 기자와 한 이야기는 청와대와 금감원에 거짓말을 할 때 한 말이어서 믿을 것이 못 된다. 자신의 취지와는 다르게 해석해 보도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박 사장 관련 부분은 “펀드가 나오지 않으니까 경찰이 병원 식당운영권 피해자인 박 사장 관련 혐의로 구속을 시켰다는 취지로 말한 것인데,이를 시사저널은 계좌와 관련된 것처럼 해석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도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이상원 특수수사과장은 “8일 조사 때까지 민씨는 ‘모금 사실이 없다.’고 일관된 진술을 했다.”면서 “광범위한 계좌추적과 통화내역 조회 등 강도높은 수사를 하고 있는데 ‘조율’이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653억 모금 靑·금감원 입맞춤”

    653억원 모금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대통령 사돈 민경찬(44·구속)씨가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모금은 사실이며 청와대와 금감원,경찰이 말을 맞추었다.’고 밝혔다는 내용이 보도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민씨의 주장대로 당국이 이번 사건을 ‘단순 사기극’으로 축소하기 위해 짜맞춘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정부의 도덕성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하지만 민씨를 비롯, 청와대·금감원·경찰은 이같은 보도내용을 강하게 부인했다. ▶관련기사 4면 10일 발행된 주간지 ‘시사저널’은 민씨가 사건이 불거진 이후에도 부동산투자 회사를 차리기 위해 모금한 것은 사실이며,자신은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구속된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민씨는 의혹이 불거진 지난달 29일에도 “펀드가 아니라 부동산 개발을 위한 투자개발회사를 만들려 한다.”고 모금 사실을 주장했고,지난 2일에는 ‘청와대와 금감원은 다 조율이 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구속된 이후에는 ‘투자자가 있다고 했다가 없다고 해도 되나.’라고 묻자 “그러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씨는 이날 밤 변호인인 임기태 변호사를 통해 “청와대와 조율했다는 시사저널의 보도는 사실 무근”이라면서 “이 내용을 취소하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보냄에 따라 ‘조율설’을 둘러싼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민경찬 펀드’와 관련한 언론 보도를 전후해 민씨와 수차례 전화와 면담을 통해 조사한 사실이 있을 뿐이며,조사를 조율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도 “강도높은 수사를 하고 있는데 말도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 중국판 '새마을운동’ 깃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농촌이 중국의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소비 거점’으로 탈바꿈한다. 중국정부는 8억 농촌인구의 소득증대와 구매력 증가,내수 확대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겠다는 야심찬 ‘농촌개혁 청사진’을 내놓았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최근 내부 회의에서 채택한 2004년 당 중앙 1호 문건(정식명칭:농민수입 증가에 관한 의견)을 8일 발표했다.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 정책 발표 이후 농촌 개혁 청사진은 이번이 여섯번째지만 ‘중국판 새마을 운동’에 비견될 정도로 농민 소득 증대에 초점을 맞추기는 처음이다. 당 중앙 1호 문건은 올해부터 농민 소득증대와 제조업·서비스업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폭 늘어난 관련 예산을 집행키로 했다고 영국의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당 중앙재경영도소조 천시원(陳錫文) 판공실 부주임은 “농촌 인프라 건설과 공공 건강·위생,교육,농민 보조금 분야에서의 농촌 예산을 지난해보다 300억위안(4조 5000억원)이 는 1500억위안(22조 5000억원)으로 증액키로 했다.”고 밝혔다.사상최대 규모로 편성된 농촌 예산은 내달 5일부터 열리는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전인대) 2차 회의에서 심의,확정될 예정이다. 관영 신화통신도 올해부터 농민들이 내는 농촌세 세율을 현행보다 1%포인트 인하하고 특용작물 재배 시 내는 특산세 폐지 등의 농촌 세제개혁을 단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또 120억위안(1조 8000억원)의 보조금을 직접 쌀 경작 농민들에게 지원키로 했다.지난해 중국의 식량수요는 4650만t이었지만 실제 생산량은 4300만t에 머물러 350만t이나 수입했다.농민들의 경작 의욕 고취도 이번 개혁안의 초점인 셈이다. ●소비거점으로의 전환 배경 중국 정부가 농촌 개혁에 나선 것은 날로 확대되는 도농간 빈부격차가 한계점에 달해 농민들의 불만이 체제 부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천시원 판공실 부주임은 “농민 소득을 올리지 못하면 중국 전체의 번영을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지난해 중국농민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은 2622위안(약 39만원)으로 도시 평균 소득(8500위안·127만원)의 3분의1에도 못미친다.상하이나 선전 등 대도시와 비교하면 16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농민들의 수입 증가율은 평균 3∼4%에 그쳐 10% 전후인 도시들에 훨씬 못 미친 상황이다.이 때문에 지도부는 지난해 10월 공산당 제16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6기3중전회)에서 기존의 성장우선 전략에서 균형발전 전략으로 경제정책 변화를 결정했다.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지도부는 당시 오는 2007년까지 ▲도농간 ▲동·서부간 ▲계층간 균형발전을 위한 청사진 수립을 지시했다. ●장기적 도시화를 위한 시간 벌기 이번 농촌개혁에서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농민들의 직업훈련이다.중국정부는 올해 직업훈련 예산을 지난해 5000만위안(75억원)에서 3억위안(450억원)으로 6배나 증액시켰다. 장기적으로 8억 농민들을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이전시키려는 포석이다.고용확대를 늘리기 위해 농촌 민간기업인 향진기업(鄕鎭企業)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민궁(民工·농촌의 도시근로자)으로 불리는 9900만명의 농민들이 도시로 이주해서 취업을 했다.또 1억 5000만명 안팎의 농촌 유휴 노동자들의 일자리 확보가 시급하다.중국 농촌 전문가들은 2020년까지 3억∼4억명의 농민들이 도시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한다. oilman@˝
  • '안풍’ 수사전망·쟁점

    안풍 사건을 푸는 열쇠는 YS와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이 쥐고 있다.법원과 검찰은 YS보다는 김씨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YS는 출석 가능성도 적고,끝까지 함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김씨가 안기부 예산이라는 종전 주장을 번복할지가 이번 사건의 관건이다. ●김기섭씨 입 여나 김씨는 지난 96년 안기부 계좌에서 한나라당 강삼재 의원의 차명계좌로 빠져나간 940억원은 안기부 예산이라고 진술하고 있다.검찰도 계좌추적 결과 등을 종합할 때 안기부 예산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그러나 변호인단은 YS의 대선잔금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안기부 예산이 맞더라도 강 의원의 주장대로 YS에게서 직접 받았는지가 쟁점이다.강 의원이 YS로부터 받았다면 강 의원은 무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대신 YS와 김씨는 모두 국고손실죄로 처벌된다.추징금도 강 의원이 아닌 YS가 낼 수밖에 없다.국고손실죄는 공소시효가 10년이기 때문에 처벌이 가능하다. 강 의원이 김씨로부터 안기부 예산을 직접 받은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항소심 선고는 1심 선고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강 의원의 증언은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이다.추징금도 강 의원의 몫이다. 결국 김씨가 종전의 진술을 뒤엎지 않는 한 사건의 방향은 바뀌지 않는다.만약 김씨가 YS로부터 받은 대선잔금이나 당선축하금 등을 강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하면 자신의 형사처벌은 피할 수 있다.검찰은 계좌추적 결과 외에도 김씨가 형사처벌을 감수하고 종전 진술을 거듭하는 점을 볼 때 안기부 예산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다른 명목의 자금일 가능성은 강 의원의 변호인단은 YS의 92년 대선잔금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당선축하금이나 재직중 거둔 정치자금이라는 설도 제기된 상태다.그러나 YS가 대가성 있는 자금을 받아 김씨에게 전달하지 않은 한 YS에 대한 처벌은 어려워진다.추징도 마찬가지다.정치자금법이 개정된 97년 11월14일 이전에는 대가성이 없는 자금을 받았더라도 처벌 조항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YS가 재직 전후에 기업들로부터 각종 청탁과 함께 받은 자금(뇌물)이 김씨를 통해 강 의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확인되면 YS 처벌은 불가피하다.5000만원 이상의 뇌물을 받았을 때 적용되는 특가법상 뇌물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YS의 경우 대통령 재직중에는 공소시효가 정지되기 때문에 시효에는 문제가 없다.940억원에 안기부 예산과 뇌물이 섞여 있다면 YS와 김씨 모두가 사법처리될 뿐 아니라 추징금도 내야 한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반돌이 추적 잠정중단/소재는 파악… 장군이는 ‘쿨쿨’

    지리산 반달곰 ‘반돌’이가 당분간 ‘도망자’ 신세를 벗어나게 됐다.지난해 11월 보호시설을 탈출한 이후 추적팀을 따돌리느라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봄이 올 때까지 겨울잠을 자거나,지리산 자락을 편안하게 돌아다닐 것으로 보인다.석달째 뒤를 쫓고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 반달가슴곰 관리팀이 추적활동을 잠시 중단키로 했기 때문이다. 한상훈 관리팀장은 3일 “다음달 말이나 4월 초까지 당분간 반돌이 추적활동을 중단할 것”이라면서 “반돌이가 현재 안전하게 지내고 있는 데다 주요 활동지역이 파악된 만큼 목을 지키고 있다가 봄철이 돼 반돌이가 나타나면 그때 가서 포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현재 반돌이는 지리산 경남쪽 자락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반돌이와 함께 방사된 ‘장군’이는 설 연휴를 전후해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먹이를 찾기가 쉽지 않게 되자 뒤늦게 겨울잠에 들어갔다.관리팀은 “1주일 전부터 동면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
  • 전재용씨 내일 소환 조사/檢 100억비자금 출처 추궁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安大熙)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를 5일 공개소환해 ‘100억원대’에 이르는 비자금 출처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3일 밝혔다.검찰은 수사진행에 따라 전두환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동원그룹이 대선 전후에 노무현 후보 캠프에 50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민주당 김경재 의원을 국회 대선자금 청문회 이후에 소환조사키로 했다. 안대희 중수부장은 “검찰이 파악한 재용씨의 비자금 규모는 100억원대가 조금 넘는다.”면서 “재용씨는 일단 피내사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형사처벌 여부는 소환 당일이나 재소환 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재용씨를 상대로 모 사채업자의 계좌에서 발견된 100억원대의 자금의 실소유주가 전두환 전 대통령인지 여부와 함께 지난 2000년 벤처회사를 인수할 때 동원된 수십억원대 자금의 출처,해외로 빼돌린 자금이 있는지 여부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 수사관계자는 “재용씨가 혼자 힘으로 100억원대를 모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이 돈이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동원그룹에 의해 명예훼손으로 고발된 민주당 김경재 의원측에 3일 소환을 통보했다.안대희 중수부장은 “검찰이 먼저 소환을 요청했더니 김 의원측은 청문회가 끝나고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면서 “경선자금 수사는 민주당측 대리인을 불러 고발내용을 구체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강충식 구혜영기자 koohy@
  • [씨줄날줄] 쥐불놀이

    농촌의 피폐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봉건주의시대엔 지주들이,일제시대엔 식민지 자본주의에 편승한 친일 지배세력이 각각 영세농들을 착취했다면,오늘날엔 물밀듯 밀려드는 수입자유화의 물결이 농촌의 활기를 앗아가고 있다.이 와중에 우리 농촌의 공동체 문화유산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반개울 마을 앞에서는 도깨비불 같은 불이 솟아나고 있다.새빨간 불이 어둠 속에서 총총히 번지고 있다.정초에 벌어지는 쥐불놀이다.돌쇠는 쥐불 싸움에 신나게 뛰어들었으나,쥐불 싸움은 시시하게 끝나고 만다.먹고사는 일이 힘들어 그것도 해마다 시들해진 것이다.” 민촌 이기영은 1933년 조선일보에 연재한 소설 ‘서화(鼠火)’에서 친일 자본가들에게 땅을 빼앗기고 가난의 수렁에 빠져드는 농촌의 피폐화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쥐불놀이의 쇠퇴를 들었다. 쥐불은 원래 정월 첫째 쥐날(上子日)에 쥐를 잡던 일종의 농사일이었다.하지만 언젠가부터 정월 대보름날을 전후해 행해지는 세시풍속으로 전승되고 있다.쥐불은 논두렁이나 밭두렁의 마른 풀을 태워 쥐나 해충을 잡는 ‘쥐불놓이’와 이웃 동네 사람들과 어울려 불싸움을 하는 ‘쥐불싸움’으로 구분된다.쥐불놀이에는 무병 장수하고 액을 멀리 한다는 믿음과 함께 잡초를 태워 풍작을 기원하고,그 재는 거름으로 쓴다는 뜻이 담겨 있다.쥐불은 또 겨우내 언 땅을 녹여,씨앗이 대지를 뚫고 나오게 하는 일종의 농경기술이었다.쥐불싸움은 마을 축제로서 주민들은 싸움이 끝나면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밤새워 놀곤 했다. 서화에서 주인공 돌쇠는 쥐불놀이가 시들해지자 ‘할 것이라곤 노름밖에 없다.’며 반쯤 바보인 친구 응삼이의 소 판 돈을 가로채는 등 노름판에 빠져든다.이기영은 쥐불놀이의 쇠퇴에서 농촌공동체의 파괴,개인주의·물신주의의 횡행 조짐을 읽어낸 것이다. 5일 대보름을 하루 앞두고 빈 깡통에 장작개비 등을 채우고 불을 붙여 빙빙 돌리는 사진이 신문지상을 장식한다.장소를 살펴보니 놀이공원이나 유원지 등이다.농경활동이란 당초의 취지는 사라진 채 놀이만이 남은 박제된 쥐불놀이다.하기야 수입자유화니 자유무역협정(FTA)이니 해서 가뜩이나 피폐해진 농촌에 쥐불놀이할 신명이 남아 있겠는가.그뿐인가.어린아이 울음소리 들어본 지 오래라니 어른들 눈치보며 쥐불놀이할 아이들도 없을 테고.보름달은 이제 저홀로 뜨고 지겠지. 김인철 논설위원
  • “달하 높이곰 돋아샤”자치구마다 대보름 행사 풍성

    대보름 ‘놀이 대박’이 터진다.자치구마다 시내 곳곳에 있는 고궁 등 명소에서는 정월 보름날인 오는 5일을 전후로 재미있고 뜻깊은 행사가 줄을 잇는다. ●주민들 화합 다지고 동대문구는 26개 동별로 지역의 안녕을 비는 민속놀이 행사가 7일까지 펼쳐진다.제기차기와 투호(옛날 궁중이나 양반집에서 항아리에 화살을 던져넣던 놀이) 등 선조들이 즐겨 하던 놀이들을 재연한다. 종로구는 동별 잔치를 마련했다.오는 8일까지 윷놀이,농악,널뛰기,제기차기 등이 주민자치센터와 근린공원에서 이어진다.특히 이웃을 아끼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남의 말을 좋게 합시다.’라고 쓰인 액자를 주민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도봉구도 대보름날 쌍문1동과 방학3동,창4동 월천근린공원 등에서 민속놀이 행사를 연다. 송파구 석촌호수 옆 서울놀이마당에서는 대보름날 오후 2시 길놀이,경기민요,풍물놀이,다리밟기 등 문화행사가 열린다. 다리밟기란 자기 나이만큼 냇가 다리를 밟으면 다리에 병이 나지 않고 복을 불러들인다는 풍속에 따라 선조들이 즐기던 놀이다. ●한해의 소망 띄우고 5일 오후 5시30분부터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관람객들이 각자 소원을 한지(韓紙)에 적어 새끼줄에 매달아 태우는 ‘달집 태우기’ 달맞이 행사가 열린다.대보름 특식인 진채식(陳菜食) 전시,오곡밥 짓기 시연 등 세시풍속도 체험할 수 있다.진채란 묵은 나물을 뜻한다.가을에 호박고지·박고지·말린가지·말린버섯·고사리·고비·도라지·시래기·고구마순 등 9가지 나물을 말렸다가 삶아서 기름에 볶아 먹는다.이 음식을 먹으면 입맛이 돌아오고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마포구도 7일 성산사회종합복지관 옆마당에서 길놀이,널뛰기 등 전통놀이 한마당 행사를 연다.영등포구는 4일 관내 오목교 인근 안양천 둔치에서 쥐불놀이,고구마 구워먹기 등 행사를 개최한다. 강서구는 화곡동 백연공원에서 주민화합 윷놀이행사를 개최한다.윷놀이는 개인전,직능별,단체전 등으로 진행된다.은평구는 4일 구산동 예일여고에서 구민의 화합과 건강을 기원하며 500여발의 폭죽을 터뜨리는 ‘달맞이 불꽃놀이 대축제’를 펼친다. 송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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