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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車채권단 7일 4兆대 소송

    삼성車채권단 7일 4兆대 소송

    무려 5년을 끌어온 삼성자동차 부실처리 문제가 사상 최대 민사소송 사건으로 비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차에 자금을 대준 채권단이 12월7일을 전후해 삼성그룹을 상대로 4조 7500억원에 이르는 부채상환 청구소송을 서울지방법원에 제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최고액의 소송에 걸맞게 일류 변호사들이 포진한 국내 최고 법무법인들이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어서 세간의 관심을 더하고 있다. ●사상최대 민사소송 30일 금융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과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14개 금융기관 채권단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31개 삼성 계열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 상환 요구액은 삼성차의 원금 2조 4500억원과 2001년 1월부터 약 5년동안 연 19%의 금리를 적용한 연체이자 2조 3000억원 등 모두 4조 7500억원이나 된다. 이는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에 벌어들인 순이익(3조 1928억원)보다도 훨씬 많은 규모다. 채권단이 소송을 제기하기로 한 이유는 삼성으로부터 대출금 상환조로 받은 채권(삼성생명 비상장주식 350만주)의 상법상 채권소멸시한(5년)이 올 12월31일이기 때문이다. 대출금을 받기 위해선 소송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채권단은 밝히고 있다. 금융계에선 만약 이번 소송에서 채권단이 승소할 경우 삼성은 경영손실 책임을 묻는 외국인과 소액주주들의 집단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차는 1995년 3월 법인이 설립됐으나 과잉투자에 따른 경영부실이 자동차산업 일원화 정책과 맞물려 외환위기 직후 매각이 추진됐다. 지난 99년 6월 대우전자와의 ‘빅딜’이 무산되자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금융권으로부터 2조 4500억원을 수혈받았다. 이때 이 회장은 대출금 상환조로 자신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주당 70만원으로 산정해 무상증여 형식으로 채권단에 넘겼다. 당시 주식 가치는 삼성생명이 상장되는 것을 전제로 해 인정받았다. 요즘 삼성생명의 장외거래 가격은 35만원선이다. 이 회장은 나중에 주식 매각액이 2조 4500억원에 모자라면 50만주를 더 내놓기로 했다. 아울러 이 회장과 삼성전자 등 31개 계열사는 2000년 12월31일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연체이자를 물겠다는 약정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상장은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고, 채권단은 원금과 이자를 받지 못한 채 5년을 보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차의 부채와 관련해 (이 회장이) 법적인 책임은 없지만 도의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재(삼성생명 주식)를 출연했다.”면서 “채권단의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작성된 약정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밝혔던 입장과 같다. ●채권단 승소땐 집단소송 가능성 채권단과 삼성측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만큼 소송을 대행할 법무법인들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변호사 보유수에서 국내 3위인 ‘태평양(117명)’과 5위 ‘화우(91명)’의 연합팀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정했다. 삼성측은 유명 로펌에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태평양은 판·검사 출신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두배 많은 15명의 변호사를 새로 충원했다. 수임료는 소송액이 10억원 이상이면 1∼2%를 받는 게 관례다.1%만 해도 475억원이나 된다. 그러나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양측이 연체이자 탕감 등을 통한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채권단을 이끄는 정기홍 서울보증보험 사장은 “소송은 채권소멸을 막기 위한 자구책으로, 서로 납득할 만한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2일개봉 무라카미류 ‘도쿄 데카당스’

    2일개봉 무라카미류 ‘도쿄 데카당스’

    수입추천 불가 판정, 다시 세번의 제한상영가 판정 끝에 2일 개봉하는 ‘도쿄 데카당스’는 보고 느끼는 일차원적 즐거움과는 거리가 먼 문제작이다. 국내에도 두꺼운 팬층을 거느린 일본의 인기작가 무라카미 류의 1992년 작품에서 확인하게 되는 것은, 작가 출신 감독의 노골적인 실험정신과 고발의식이다. “아무 것도 잘 할 줄 아는 게 없어” 삶을 체념한 SM클럽의 콜걸(니카이도 미호)은 낯선 남자가 기다리는 호텔방을 전전한다.SM기구들로 가득찬 손가방을 들고 다니는 여자의 얼굴은 희망없는 진공상태를 견뎌내는 삶에 이골이 난 듯 무표정하다. 도쿄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호텔 방의 통유리 앞에 올라서서 여자는 남자의 원색적 요구대로 벗은 몸을 움직인다. 영화 속에서 질서와 상식은 한순간도 의미가 없다. 시간(屍姦)의 욕망에 이성을 잃고 허덕이는 남자, 피학(被虐)의 상황에서 쾌감의 절정을 맛보려는 남자 등이 엮는 장면들 앞에서 관객은 불쾌할 만큼 불편해진다. 콜걸의 소변을 마시고 개처럼 바닥을 기며 여자의 구두를 핥는 성도착자들이 사회적 명망가로 밝혀지는 대목들로써 영화는 오히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발언을 하기도 한다. 감독은 이 말썽많은 영화를, 급성장한 전후 일본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비판하는 장치로 삼은 듯하다.“자랑스럽지 못한 돈이 불안해서 마조히즘을 즐기는 나라”라는 콜걸의 대사로 일본의 단면을 정의한다. 세상과의 결별을 준비하는 듯 틈틈이 수화를 연습하고 점쟁이의 말대로 토파즈 반지를 끼고 실낱같은 행운을 놓지 못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은, 자본주의의 패배자를 가장 잔인하고 적나라한 방식으로 증언한 은유이기도 하다. 수위높은 동성애, 여주인공에게 마약을 주사하는 장면 등 6분8초 분량의 7개 장면을 삭제했다.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황석영의 ‘손님’ 무대 오른다

    소설가 황석영의 역작 ‘손님’이 연극으로 공연된다.1980년대 ‘장산곶매’‘한씨연대기’ 등 그의 전작들을 즐겨 무대에 올렸던 극단 연우무대가 뼈아픈 분단의 상처를 기록한 문자들을 3차원 공간으로 불러냈다. 2001년에 나온 ‘손님’은 황해도의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요한·요섭 형제의 비극적 삶을 통해 한국전쟁의 야만성을 고발하는 작품. 뉴욕의 류요섭 목사는 고향방문단 일행으로 북한 방문을 가기 전 고향에 있는 형 요한 장로가 갑자기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요섭은 형의 유품에서 박명선이란 여인의 이름을 발견하고 한국전쟁중 황해도 신천에서 벌어진 학살사건의 끔찍한 악몽을 떠올린다. 각색과 연출을 맡은 윤광진 용인대 교수는 “전쟁에서 무참히 희생된 원혼들을 무대에 불러내 관객과 함께 위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연 첫날(2일)에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등 관계자들이 단체 관람한다. 전성환 한명구 예수정 등 출연.2∼11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02)762-0010.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7) 정치적 예언의 집대성 ‘정감록’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7) 정치적 예언의 집대성 ‘정감록’

    한국에는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정치적 예언이 있었다. 그것은 주제에 따라 몇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풍수설에 입각해 새 왕조가 일어난다는 내용이 있었는가 하면, 미륵불이 지상에 내려와 이상세계가 열린다는 예언도 있었다. 선천(先天)과 후천(後天)이 서로 교대할 거라는 주장도 있었다. 다종다양한 예언이 역사상 한꺼번에 존재한 적은 오히려 드물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나씩 나타나기도 하였고, 서로 다른 종류의 예언이 혼합되기도 했다. 역사상 존재한 한국의 정치적 예언서는 실개천들에 비유된다.‘정감록’은 그 냇물들이 한데 모여들어 이뤄낸 호수라고 볼 수 있다.18세기 전반, 조선 영조 때 역사의 무대 위로 처음으로 등장한 ‘정감록’은 지난 200∼300년 동안 더욱 내용이 풍부해졌다. 이제 ‘정감록’은 민간에 유행하는 예언서를 모두 일컫는 일반명사가 되어 있다. ‘정감록’의 핵심은 정감과 이심 및 이연 등 3인의 대화다. 이를 ‘감결’이라고도 하는데 이본이 많다. 길이가 가장 짧은 한글 본은 약 2430자, 가장 긴 한문본은 6030여자나 된다.‘정감록’에는 ‘감결’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예언서가 속해 있다.‘삼한산림비기(三韓山林秘記)’,‘화악노정기(華岳路程記)’,‘구궁변수법(九宮變數法)’,‘동국역대본궁음양결(東國歷代本宮陰陽訣)’,‘무학비결(無學秘訣)’,‘도선비결(道詵秘訣)’,‘남사고비결(南師古秘訣)’,‘징비기(徵秘記)’,‘토정가장비결(土亭家藏秘訣)’,‘경주이선생가장결(慶州李先生家藏訣)’,‘삼도봉시(三道峰詩)’,‘옥룡자기(玉龍子記)’ 등이 그것이다. ‘정감록’이 예언서의 집성이 되는 이유는 말 그대로 한국 역사상 등장했던 모든 예언서가 그 이름 아래 묶였기 때문은 결코 아니다. 진짜 이유는 여러 예언서에서 탐지되는 중요한 특징이 모두 ‘정감록’에 살아있어서다. ●삼국통일 무렵 예언이 문자로 처음 기록돼 삼국시대 초기에는 예언서라고 일컬을 만한 것이 아직 하나도 없었다. 문자로 기록된 예언서가 출현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쳤다. 처음에는 성스러운 왕의 탄생을 알리는 신기한 전설이 있었을 따름이다.‘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고구려의 시조 주몽의 탄생설화를 비롯해 신라의 탈해왕과 김알지, 가야의 김수로왕의 등극을 알리는 설화가 나온다. 이처럼 위인의 탄생을 예감하게 하는 자연현상이나 태몽 등은 고대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에는 물론이고, 서양 고대의 문헌에도 보인다. 이웃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고대 한국인들은 이상한 동물의 출현과 예외적인 천문현상 및 자연계의 이변을 정치적 변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삼국사기’ 등에는 이에 관한 기록이 수백 군데나 있다. 고대 한국에는 국가의 위기를 미리 알려주는 자명고 같은 물건이 있었다고도 한다. 신라에는 만파식적(萬波息笛)이란 신기한 피리도 있어, 불기만 하면 적군이 저절로 물러나고 질병도 사라졌다고 한다. 정치적 예언이 문자로 처음 기록된 것은 삼국시대 말인 7세기 후반이다.“백제는 달 바퀴와(月輪)와 같고 신라는 초승달(月新)과 같다.” 백제는 망하고 신라는 흥하리란 정치적 예언인데, 이런 내용이 거북 등에 적힌 채 백제의 왕궁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그 짤막한 문장은 한국 최초의 정치적 예언서였다. 이것이 발견되고 얼마 안 돼서 이번엔 고구려의 멸망을 예고하는 ‘고려비기’가 발견되었다. 요컨대 신라의 삼국통일을 전후해 정치적 예언이 문자로 정착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구두로만 전해오던 예언이 글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 이것은 외래문자인 한자가 통치자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최초의 예언서는 길이가 극히 짧고 시적이었으며 비유적인 내용으로 되어 있었다. 신라말 최치원이 썼다고 하는 예언서 역시 그랬다. 그는 “계림은 누런 이파리요 곡령(송악)은 푸른 소나무”라는 시구를 고려 태조에게 보냈다고 하는데, 비유법이 눈길을 끈다. 이와 같은 특징이 10세기 초 철원에서 나온 ‘고경참’에서도 재차 확인된다. 140여자로 구성된 ‘고경참’은 왕건이 궁예를 꺾고 개성에 새 나라를 세우게 된다고 했다. 고려는 12대 360년간 유지된다고 예언되었다. 이 예언서는 단군신화나 주몽설화를 연상시키는 대목도 없지 않다. 그러나 왕건 같은 ‘성인’이 결국 최종적인 승자가 되리라고 예언한 점에서 ‘정감록’의 원형이다. 고려의 국운을 처음부터 끝까지 개관한 점에서도 ‘정감록’의 선구가 된다. ●풍수지리설 고려시대에 접어들어 풍수지리설이 유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의 장래를 예언한 글이 많이 등장했다. 풍수설은 ‘정감록’의 경우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다. 미래의 수도를 계룡산, 가야산, 전주 및 개성으로 예언한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풍수설에 기초한 것이다. 아울러 십승지설을 비롯해 전국의 길지를 따져본 것도 풍수설의 영향이다. 풍수설을 대표하는 고려의 예언서로는 도선(道詵·827∼898)의 저술로 알려진 몇 가지가 있다. 아울러 ‘신지비사(神誌秘詞)’라고 하는 것이 또 있다.‘신지비사’는 고조선의 예언가 신지가 저술했다고 하는데, 후대에 조작된 것이 틀림없다. 도선의 저술이라고 알려진 예언서들도 위작일 가능성이 결코 적지 않다. 두말할 나위 없이 도선은 풍수설의 대가였다. 다만 고려태조와 가까운 사이였음을 직접적으로 증명하기는 어렵다. 태조와 긴밀했던 것은 그의 제자 경보(慶甫·868∼948)였고, 그로 인해 역사책에는 도선과 고려 왕실의 관계가 과장되었다. 11세기 중엽, 고려 문종 때부터 이른바 지기쇠왕설(地氣衰旺說)이 널리 유행했다. 땅 기운은 일정하지 않아 때로 약해지나 적절한 방법을 쓰면 다시 회복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 이론을 토대로 수도 이전 논의가 활발했다. 처음에는 평양이 길지로 각광을 받았지만,13세기 고종 때부터 한양이 길지로 떠올랐다.14세기에는 한양천도가 기정사실로 취급될 정도였다. 결국 고려를 멸망시킨 이성계는 한양을 새 수도로 삼았다. 한양 천도론은 현실이 되고 만 것이다. 그 당시 천도론을 이끈 예언서는 도선의 저술이라 하는 ‘도선비기(道詵秘記)’,‘송악명당기(松岳明堂記)’,‘도선답산가(道詵踏山歌)’,‘삼각산명당기(三角山明堂記)’ 등이었다. 앞서 말한 ‘신지비사’는 논쟁에서 보조기능을 담당하였다. 아직 예언서 형태로 자리매김된 것은 아니나 7세기 후반 고구려에서도 풍수설이 위력을 발휘한 적이 있다. 당나라가 파견한 도사(道士)들이 풍수설을 이용해 고구려의 국운을 연장시키겠다며 소란을 피웠다. 도사들은 평양에 새로 성을 쌓거나 바위를 부숨으로써 고구려의 국운을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때 고구려에 수입된 풍수설은 점차 부동의 위치를 확립했고, 도선과 그 제자들의 손을 거쳐 고려 이후 줄곧 예언서의 중심 사상이 되었다.‘정감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선천 후천설 고려 때는 점성술에 입각한 예언서도 유행했다. 고려 인종이 즐겨 인용한 ‘고현유훈(古賢遺訓)’을 이같은 예로 들 수 있다. 거기에는 머지않아 역사의 새 출발이 가능하다고 했다.‘정감록’에 암시된 선천과 후천의 교대설은 그 싹이 바로 ‘고현유훈’에 있었다.‘고현’이란 옛날의 현인 즉, 과거의 뛰어난 예언가다. 여기서 말하는 ‘고현’은 특히 천문과 역법에 밝았던 사람이다. 책에는 이렇게 주장돼 있다 한다.“천지가 생긴 지 수만 년이 지나면 동지(冬至)가 갑자일이 되는 때를 만나리라. 그때가 되면 해와 달 그리고 (수 화 목 금 토) 다섯별이 모두 정북(正北)에 모여들 것이다. 이를 상원(上元)으로 삼고, 이 날로 달력의 기원을 삼아야 된다. 이때 천지가 열리고 성인(聖人)의 도가 행해질 것이다.” 당시 인종은 묘청과 백수한 등 예언전문가들에게 정치를 전적으로 의지하다시피 했다. 왕은 묘청의 권유로 ‘고현유훈’을 읽어 보았음 직한데 특정한 날이 되면 역사의 무대가 새로 펼쳐져 이상정치가 가능하리란 희망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물론 터무니없는 망상에 불과했다. 하지만 천체의 운행을 인간사회의 변화에 직결시킨 점에서 동양 고대의 우주관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런 관념은 19세기말까지도 민간에 널리 통했다. ‘고현유훈’의 기초가 되는 점성술은 운수설과 결합되기도 한다. 그 결과, 한국역사에는 아홉 번에 걸쳐 새 왕조가 등장한다는 취지가 담긴 예언서도 나왔다. 조선 초기 식자층이 읽은 ‘구변진단지도(九變震檀之圖)’가 그런 식의 책이다.‘정감록’에도 역대 왕조의 운수가 밝혀져 있고, 계룡산시대 이후의 도읍지가 예언돼 있다. 그와 동시에, 머지않아 선천이 끝나고 후천 이상세계가 펼쳐지리라는 꿈이 깃들어 있다. ●미륵하생설 선천 후천설을 불교적인 입장에서 편 것이 미륵하생설(彌勒下生說)이다. 미륵이 이 세상에 내려와 이상세계를 연다는 믿음이 한국에는 널리 유행했다. 스스로를 미륵의 화신으로 간주한 사람도 여럿이었다. 이미 죽은 지 천년도 더 된 궁예를 일부 지방에서는 여전히 미륵불로 믿는다는 점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 포천시 구읍리 반월성터에 있는 궁예 미륵상이나 경기도 안성시의 국사봉에도 궁예 미륵은 민간의 신앙 대상이다. 고려 말에 경상도 고성 출신 이금은 스스로 미륵이라 주장했다. 그는 다가올 미륵 세상의 모습을,“내가 조화를 부리면 풀에서 파란 꽃이 피며 나무에 곡식이 열릴 것이다. 그리고 한 번 씨앗을 뿌려서 두 번 거두게 되리라.”고 묘사하였다. 수고를 들이지 않고서도 물질적 풍요를 누릴 수 있다고 예언한 점에서 그의 설명은 ‘미륵하생경’의 내용과 일치한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금을 따랐다 한다. 이금을 추종하는 신앙 집단은 우선 규모가 컸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일부 고위관리들까지 신도 중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결국은 국가의 탄압을 받아 이금 일파가 송두리째 제거되었다. 그 뒤에도 자칭 미륵불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고려 우왕 때 개성에서 미륵불을 일컫는 승려가 나타났다. 이번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를 진짜 미륵불로 믿고 쌀과 베를 앞다퉈 바쳤다. 사노(私奴) 무적도 미륵불의 화신이라 주장하다 관헌에 체포되어 목숨을 잃었다. 14세기 후반 고려는 거듭된 왜구의 침입과 정치 불안정으로 인해 총체적인 위기에 빠져 있었다. 그 때문에 말세 의식이 만연해, 어서 미륵불이 내려와 이상세계를 펼치기를 염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자칭 미륵이 속속 등장했다.17세기 후반 조선 숙종 때 승려 여환은 미륵을 자처하며 무리를 모아 조선왕조를 전복시키려 했다. 사전준비가 미흡했던 탓에 그의 무모한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고 여환은 추종자 11명과 함께 사형을 당했다. 여환이 사라진 뒤에도 미륵은 끊임없이 나타났다. 영조39년(1763) 10월2일자 ‘실록’을 보더라도,“지난번 황해도에서 미륵불이라고 일컫는 자가 있었기에 어사(御史)를 보내 법으로 다스렸다.”는 기록이 있다.19세기 말 증산교를 창립한 강일순(姜一淳·1871∼1909)은 자신을 천자 미륵이라고 일컬었다. 임종 때 그는 말하기를,“나는 미륵이니 나를 보고 싶거든 금산사 미륵불을 보라.”고까지 했다. 자칭 미륵불들은 다들 그 나름으로 예언을 일삼았는데, 강일순은 다가올 미륵세상을 이렇게 설명하였다.“세상 사람이 하늘에 올라가고 밤과 낮이 막힘없이 환하게 통하고 100가지 곡식을 오래도록 거두어들이고 만 가지 과일이 굵고 크며 풍성한 음식이 저절로 생기고 아름다운 옷이 스스로 이른다.” 이러한 견해는 ‘미륵하생경’과 대체로 일치한다. 미륵이 세상에 내려오기를 바라고 믿는 미륵하생신앙은 고대 중국과 티베트를 비롯해 동양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다. 특히 한국인들은 금강산을 법기도량(法起道場)으로 믿어, 내세불인 미륵불이 반드시 한국에 출현하리라는 기대가 컸다. 예부터 예언서나 도참(圖讖) 또는 노래를 빌려 이 점이 늘 강조됐다. 자연히 ‘정감록’에도 미륵신앙이 깊이 스며들어 불법이 다시 부흥하리라는 예언을 낳았다. ●정성진인 또는 해도진인설 조선후기 예언서에서 미륵은 진인으로 변형되어 나타난다. 때로 진인은 미륵세상을 맞이할 세속군주 전륜성왕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승려 여환 사건 때도 이미 ‘정성인(鄭聖人)’이 등장한다.18세기부터는 각종 반란이나 대규모 민란 때마다 ‘진인(眞人)’이 거의 늘 등장했다. 이지서의 괘서 사건에서도 그랬고,19세기 초 서북인의 차별에 항거해 들고 일어선 홍경래의 난 때도 진인이 언급됐다. 진인은 ‘정감록’에도 큰 발자국을 남겼다. 새 세상을 열 미래의 왕이 다름 아닌 ‘정성진인(鄭姓眞人)’이거나 ‘해도진인(海島眞人)’이었다. 그 성씨가 정이고, 그가 세상에 나오기 전 섬에 숨어 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정감록’을 가탁한 민중운동은 갈수록 증가했다. 심지어 19세기 후반에 일어난 여러 민란이나 그때 창궐했던 화적들은 “이재궁궁(利在弓弓·이로움이 궁궁에 있다)”을 구호삼아 외치는 형편이었다. 도적의 우두머리도 진인을 자처하였다. 진인의 시대가 열리고 보니, 그의 사주(四柱)까지 조작되었다. 진인은 기사년 무진월 기사일 무진시에 태어난다. 그의 사주는 뱀이 변하여 용(龍)이 되는 것이라 크게 길하다 했다. ●‘정감록’의 질적 변화 조선후기부터 ‘정감록’에 약속된 새 날의 도래를 믿고 많은 사람들은 고향을 등졌다. 그들은 곧 진인이 섬에서 나와 계룡산에 천도할 줄로 철석같이 믿고 가산을 탕진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정감록’ 신앙의 영향 아래 여러 신종교가 출범했다. 동학, 증산교 및 원불교가 그 대표적인 것이지만 개중에는 민중의 금전과 노동력을 갈취하려는 사교 집단도 비일비재했다. 사교 집단은 ‘정감록’을 빙자해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그러나 일부 신종교에서는 ‘정감록’ 해석에 차원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정성진인이 오기만 기다리며 계룡산에 들어가 아무 일도 안 하고 지내는 ‘정감록’ 신앙을 혹독하게 비판했다.“계룡산에 정씨 왕이 난다는 것은 닭이 울면 날이 새고 바른 법이 나타난다는 뜻이다.” 원불교의 개조(開祖) 소태산 대종사의 말이다. 그의 해석에 따르면, 정성진인은 실상 정법(正法)일 뿐 인격을 가진 존재가 아니었다. 소태산은 앞서 도적들이 되뇌던 ‘정감록’의 한 구절 “이재궁궁”에 대해서도 색다른 의견을 내놓는다.“세상에는 구구한 해석이 많이 있으나 글자 그대로 궁궁은 무극(無極) 곧 일원(一圓)이 되고 을을은 태극이 되나니 도덕의 본원을 밝힘이라. 이러한 원만한 도덕을 실천하여 남과 다투지 않고 살면 이로운 것이 많다는 뜻이다.” 한국 역사상 숱하게 많았던 예언서들이 ‘정감록’ 호수에 이르기까지 그 길은 거칠고 아득했다.‘정감록’이 도달한 종점엔 천만다행으로 살벌한 투쟁이 아닌 상생(相生)이 웃으며 우리를 기다린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월드이슈-창당 50돌 日자민당] 질주하는 네오콘 브레이크가 없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지난 15일 창당 50주년을 맞았다. 올해는 또 일본의 패전 60주년이다. 일본국민들은 이를 계기로 패전의 멍에를 털고 ‘보통국가’가 되는 걸 은연중 희망하고 있다. 그 선두에 자민당이 서 있다. 세계2위의 경제대국 건설을 이끌어 온 자민당은 이제 군사 재무장을 통한 보통국가 실현을 꿈꾸고 있다. 민족주의 열기 속에 재무장과 ‘보통국가’를 가능케 하는 개헌이 다음 과제라고 공언하고 있다. 세계가 불안한 시선으로 자민당의 변신을 주시하고 있다. ■ 자민당 장기집권 계속될까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자민당은 창당후 한편으로는 경제 재건을, 다른 편으로는 ‘강력한 국가 재건’을 기치로 내걸었다. 경제 재건은 비둘기파(온건파)가, 국가 재건은 매파(강경파)가 각각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비둘기파와 매파가 균형을 이뤄 자민당이 장기간 집권할 수 있었다.”(마쓰노 라이조 전 자민당총무회장)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네오콘(신보수)으로 일컬어지는 강경 매파가 독주하고 있다. 이들을 적절히 제어할 비둘기파는 숨죽이고 있다. ●고이즈미는 네오콘의 선두 자민당의 변신을 이끌 네오콘의 선두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서 있다. 임기 내내 주변국과 충돌하는 ‘힘의 외교’를 펼치며, 일본국민들을 시원하게 해줘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는 평이다. 전후 숨죽여 있던 민족주의를 자극,4년 8개월째 장기집권 중인 고이즈미는 내년 9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자신의 유력한 후임자 가운데 네오콘들을 내각과 당의 전면에 배치했다. 반면 온건파인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 등은 당·정 인사에서 배제시켰다. 이에 따라 총리가 될 경우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공언하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군대위안부에는 강제성이 없었다.”는 등 망언을 서슴지 않는 아소 다로 외무상 등이 민족주의를 자극하면서 ‘포스트 고이즈미’ 경쟁을 가열시키고 있다.‘고이즈미의 복심’ 다케나카 헤이조 총무상도 다크호스다. 여론 동향도 네오콘의 입지를 점점 넓혀주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여론도 찬성이 반대를 속속 앞서기 시작했다. ●개혁 이미지로 포장 자민당은 지난 55년 자유당과 민주당이 대통합, 보수세력의 안정적인 집권체제 구축을 노렸다. 좌·우파 사회당의 전격 통합에 따른 보수세력과 재계의 위기감이 자민당 창당으로 이어졌다. 세계2위의 경제대국을 이뤘지만 자민당은 금권에 기초한 파벌정치로 정·관·재계가 이권을 나눠먹는 ‘부패 커넥션’을 형성했다. 절정은 1972년의 다나카 가쿠에이 내각. 록히드·리크루트 사건 등 정치뇌물사건이 터지면서 환골탈태를 강요받았다. 이후 자민당 정치에 대한 염증이 확산되면서 ‘자민당은 부패집단’이라는 인식이 각인됐다. 결국 1993년부터 10개월 정도 정권을 내주었다가 겨우 정권을 되찾은 자민당은 이후 치밀한 전략에 따라 당 자체를 ‘개혁 이미지’로 재포장했다. 우정 민영화로 대표되는 민영화, 공직사회·연금 개혁 등 ‘이미지 정치’를 통해 총선거에서 압승, 화려하게 부활했다. ●장기집권 전망 우세 자민당의 변화 시도에 여론은 뜨겁게 호응하고 있다. 농촌·기성세대에 기반했던 자민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도 최근 선거에서 도시·젊은층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개혁을 앞세운 새로운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먹혀들면서다. 자민당의 장기집권은 계속될까. 답은 현재의 일본 정치상황에서 찾을 수 있다. 공산·사민당 등 진보정당은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오카다 가쓰야 전 대표가 “자민당과 이념적인 차이는 없다.”고 할 정도로 색깔이 불분명, 위기가 계속 중이다. 반면 자민당은 개혁이미지를 선점한 데다 변화를 꺼리는 일본 국민들의 성향으로 인해, 자민당의 장기집권은 새롭게 시작됐다는 평도 있다. 다만 고이즈미 퇴임 후 ‘강력한 리더십’의 공백이 생기거나 개헌론의 본격화 등으로 이합집산 가능성이 거론되는 정도다. taein@seoul.co.kr ■ 위태로운 日 평화헌법 |도쿄 이춘규특파원|지난 22일 열렸던 창당 50주년 기념식 때 자민당은 자위대의 군대화를 골자로 한 헌법 개정 초안을 발표했다. 평화헌법 개정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개정 공론화에 주력 일본 ‘평화헌법’은 전문에 평화주의를,9조에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영구히 무력행사를 포기’(1항),‘육·해·공군 및 기타 전력은 보유하지 않고 국가의 교전권도 인정하지 않는다.’(2항)고 규정, 전쟁 포기와 군사력 불보유를 다짐했다. 자민당 매파들은 헌법 9조 1항의 전쟁의 영구 포기나,2항의 군대 불보유 두 개항 모두를 바꾸려 한다. 하지만 연립여당의 한 축인 공명당이 당론으로 9조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도 9조 1항 개정에는 반대하고 있지만, 네오콘(신보수)으로 불리는 마에하라 세이지 대표가 2항 개정에 적극적이다. 이런 배경에서 자민당은 2항만 개정한다는 절충안으로 공명·민주당을 유인하고 있다. 현행 헌법 개정에는 중·참의원 모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자민당은 양원 모두 자체적으로는 개헌 정족수에 모자란다. 따라서 일단 개헌론을 공론화시킨 뒤 상황을 보면서 ‘전쟁 포기, 군사력 불보유’란 평화헌법을 폐기하려는 작전이다. ●군대보유·보통국가화 자민당 개헌안 초안은 ‘자위군 보유’는 물론 천황제 유지, 개헌요건 완화 등을 담았다. 지난 47년 제정된 현 헌법은 2차대전 패전의 반성에서 출발했다. 자민당 개정안은 ‘자위군 보유’를 명시, 지난 60년간의 평화주의 기본틀을 부정했다. 전쟁을 할 수 있었던 ‘보통국가’로의 복귀를 의미한다. 자위대는 이미 국제공헌이란 이름 아래 전세계에 파병하면서 ‘군대보유 금기’사항을 희석시키고 있다. ●평화세력의 입장이 관건 일본의 평화헌법을 유지해온 ‘평화세력’이 약화되면서 개헌의 방어선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사회당·공산당 등이 크게 약화된 것은 물론 제1야당인 민주당도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지도부가 들어서며 헌법 9조2항 개헌에 전향적이다. 여론도 민족주의 성향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자민당의 개헌안이 곧바로 개헌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고이즈미도 임기 내 개헌을 정치일정에 올리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사회·공산당과 ‘평화시민세력’도 반대하고 있고 민주당도 섣불리 개헌논의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처지다. “정치권 내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본격 개헌논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개헌론의 윤곽이 5년, 혹은 10년이 지나야 드러날 것”이란 분석이다. taein@seoul.co.kr
  • 고액체납 1500명 새달중순 공개

    지난해 고액의 세금을 내지 않은 1500명 내외의 체납자 명단이 다음달 15일쯤 공개된다. 국세청은 27일 “상습·고액 세금체납자를 선별, 다음달 15일을 전후해 정부 관보와 국세청 홈페이지를 통해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액의 세금 체납으로 지난 5월 명단공개 사실을 사전통보받은 사람은 2000명 수준이다. 국세청은 오는 30일까지 이들로부터 소명을 들은 뒤 공개대상자를 최종 확정한다.곽태헌기자 tiger@seoul.co.kr
  • 러 하바로프스크 ‘단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상수원 오염으로 인한 전면 단수조치 3일째인 25일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는 취수장의 니트로벤젠 농도가 아직도 국가안전표준의 28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헤이룽강이 통과하는 러시아 극동 하바로프스크시(市)는 오는 30일부터 나흘 동안 수돗물을 공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회의를 열고 오는 30일부터 새달 3일까지 냉온수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가정마다 5일분의 식수를 저장해둘 것을 요구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얼빈시 환경보호 당국이 이날 아침 7시 쑹화(松花)강 하얼빈시 구간 초입에서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인체 발암물질의 하나인 니트로벤젠 농도가 침강과 희석조치로 전날에 비해 낮아졌음에도 ℓ당 0.4943㎎으로 안전표준을 28.08배나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4일에는 중국 남서부의 충칭(重慶)에서 제2의 화학공장 폭발사고가 발생,10여명의 사상자를 내고 1만명이 넘는 주민과 학생들이 대피했다. 사고가 난 공장은 안전물 관리 허가증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중국 정부의 부실한 환경 관리에 국제적 비난이 쏟아질 전망이다. 중국 신문들도 25일자를 통해 하얼빈시가 단수조치 발표를 전후해 취한 조치의 부적절성을 지적했으며, 외신들은 중국 정부의 은폐 의혹에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중국 신문들은 쑹화강 오염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과 관련, 폭발사고가 일어난 지방 환경보호 당국의 독직 또는 사고 회사와의 유착 가능성을 강력하게 제기하기도 했다. 중국 언론은 지난 21일 이후 하얼빈시에서 벌어졌던 생수·식품 등 생필품 사재기와 탈출 현상은 진정됐으나 일부 시민들의 심리적 공황상태는 아직 남아 있다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24일부터 24시간 상담전화를 개설, 자격증을 가진 심리상담 전문가들을 배치했다고 전했다.oilman@seoul.co.kr
  • [일요영화]

    ●화성의 유령들(KBS1 밤 12시)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라고 하면 앞뒤 안 재고 보러가는 팬들이 있는 것처럼, 존 카펜터도 자기만의 브랜드를 지닌 공포영화 감독 가운데 한 명이다. 무표정한 가면을 쓴 마이클 마이어스를 내세워 슬래셔 무비의 원조격인 ‘할로윈’을 만들었던 그는 B급 공포영화의 대가로 유명하다. 세계적으로 충성도가 높은 팬들을 거느린 컬트 감독이기도 하다. 이 영화 이후 연출에서는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존 카펜터는 올해 TV시리즈 ‘마스터 오브 호러’의 한 에피소드를 감독하며 기지개를 폈고, 연쇄살인범 등을 다룬 범죄 스릴러 두 편을 준비하고 있어 팬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2176년, 인구 과잉과 자원 고갈로 지구는 사람이 살지 못하는 곳이 된다. 인류는 화성을 개척해 식민지화하고, 그곳의 자원을 개발하기 시작한다. 화성 경찰인 멜라니(나타샤 헨스트리지)와 동료들은 광산 지역에 있는 악명 높은 범죄자 윌리엄(아이스 큐브)을 다른 지역으로 이송하라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광산 지역에 도착한 멜라니와 동료들은 그곳에서 목이 잘린 시체들이 널린 끔찍한 광경을 맞게 된다. 팀의 리더 헬레나(팸 그리어)마저 죽는 등 상황은 점차 악화된다. 멜라니는 광산의 생존자 위트록 박사(조안나 캐시디)에게 땅 속에 있는 유령의 봉인을 풀어 버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2001년작.93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파리의 연인(EBS 오후 1시50분) 오스트리아의 연인에서 프랑스 비극 영화의 꽃으로, 그리고 루치노 비스콘티와 오손 웰즈와의 작업을 통해 세계적인 배우로 발돋움한 로미 슈나이더가 여주인공을 맡았다. 그녀는 한 때 세기의 미남 알랭 들롱의 연인이기도 했다. 배우로서는 성공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식을 사고로 잃기도 했고, 술과 마약에 빠지는 등 불행한 삶을 살다가 44세에 숨졌다. 전후 독일, 폐허 위에서 놓여진 삶의 모습과 전쟁 후유증 등을 그려 독일 네오리얼리즘을 개척했다고 평가를 받는 헬무트 코이트너 감독이 연출했다. 스물 두 살 헝가리 청년이자 가난한 예술가인 몽프티(호르스트 부흐홀츠)는 자신만큼 외로워 보이는 부잣집 소녀 앤 클레어(로미 슈나이더)를 만나기 위해 파리를 찾는다.17세 소녀 앤과 사랑에 빠지게 된 몽프티. 그런데 앤에게는 비밀이 있다. 몽프티가 앤을 부잣집 딸로 알고 있으나, 사실 가난한 재봉사로 살고 있었던 것. 결국 몽프티는 앤의 비밀을 알게 되고 이들의 사랑에는 비극이 찾아오는데….1957년작.98분.
  • ‘PD수첩’ 광고 취소 사태

    “여보세요, 거기 국민은행이죠? 아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은행 같은 데서 어떻게 국익을 해치는 프로그램에 광고를 할 수 있나요?”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사용된 난자의 출처 의혹을 집중 조명한 MBC ‘PD수첩’이 방영되고 황 교수가 줄기세포허브 소장직 등 공직사퇴를 선언한 지난 24일, 국민은행에는 때아닌 시청자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성난 시청자들은 ‘예금 인출’ 운운도 서슴지 않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PD수첩 보도내용 때문이 아니라 시사·드라마 위주로 이미지 광고를 집행해 왔는데 예상외로 거친 반응이 많아 당혹스럽다.”면서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거액을 들여 광고를 하는데 고객들이 원하지 않는 프로그램에 굳이 광고를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결국 다음주(29일) PD수첩 시간대에 나갈 예정이던 광고를 다른 시간대로 옮기기로 했다. ‘진실이냐 국익이냐.’를 놓고 뜨거운 논란을 빚은 이른바 ‘황우석 난자의혹’의 불똥이 기업체로 튀고 있다. 성난 네티즌들은 PD수첩 ‘광고주 리스트’를 돌려 보며 항의전화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22일 방영된 PD수첩 방송 전후에 광고를 내보낸 기업은 12개.25일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따르면 이 가운데 11개 업체가 광고시간대를 변경하거나 광고 중단을 요청했다.11월 한달간 PD수첩에 광고를 집행키로 한 우리은행도 29일 예정된 광고를 PD수첩 대신 MBC 뉴스데스크 시간대로 옮겨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다짜고짜 광고를 내리지 않으면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실제 불매운동으로 연결될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어 급히 시간대를 바꿨다.”고 말했다. 이달 말까지 계약이 돼 아직 한차례 광고가 더 남은 HSBC도 프로그램을 바꾸기로 했고 12월말까지 계약이 된 메리츠화재도 다른 프로그램으로 바꿔달라고 한국방송광고공사에 요청했다. 애초 29일 방송까지는 광고를 집행하기로 했던 우림건설과 평안섬유 등도 시민들의 항의가 집중되자 ‘백기’를 들고 말았다. 현대자동차,GS홀딩스, 미래에셋, 나래텔레콤 등도 PD수첩 광고 중단을 요청했다. 한국방송광고공사 관계자는 “남은 업체도 시간대 변경이나 광고중단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칫 다음주 PD수첩은 광고없이 방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IMF때 자금 사정으로 광고를 빼는 경우가 있긴 했어도 이번 사태와 같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PD수첩 시청자 게시판에는 PD수첩을 비판하는 의견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편으로는 “내 나라의 일이라고 해서, 무조건 국익만을 앞세워 사실보도 자체를 비난하고 막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MBC 관계자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진실을 알리려 했을 뿐인데 안타깝고 당혹스럽다.”면서 “PD수첩을 제외한 나머지 프로그램의 광고시간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PD수첩에서 빠진 광고를 채워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 홍지민기자 ukelvin@seoul.co.kr
  • [사설] ‘한국경제 사공이 많다’

    우리 경제는 민간소비의 완만한 회복과 수출의 지속적인 증가세에 힘입어 최근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 추세대로 가면 내년에는 4%대 후반의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잠재성장 동력 확충으로 이어지기에는 투자는 여전히 미흡하고, 소득 불균형의 심화로 지표와 체감경기의 간극은 커지고 있다. 경제주체, 특히 기업은 정국 불안과 차별적 규제, 정책조정 기능 미비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에 소극적이다. 그래서 한국선진화포럼이 경제부총리 중심의 경제운용 등 10대 긴급 제안을 내놓았다. ‘경제운용에 경제부총리가 보이지 않는다.’‘한국 경제에 사공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통령위원회, 국무총리실, 실세 장관 등 모두가 관여하고 훈수를 두려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정책 대안은 남발되지만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다. 게다가 사공이 많다 보니 정부의 경제 인식은 국민과 괴리될 수밖에 없다. 오죽했으면 재경부 당국자가 포럼 월례토론회에 참석해 부처간 업무조율이 어렵다면서 “경제부총리에게 좀더 힘을 실어줘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맞장구쳤겠는가. 선진화포럼이 지적했듯이 내년은 우리 경제운용의 분수령을 이루는 막중한 시기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 지자체 선거를 전후해 정계의 ‘빅뱅’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정치권의 소용돌이와 상관없이 정책만은 일관성 있게 추진될 수 있는 틀이 마련돼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10대 제안 중 ‘경제활성화를 위한 정치권 대타협’은 귀기울여 볼 만한 제안이라고 판단된다. 우리는 지난 2001년 ‘여·야·정 협의회’를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주요 현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정쟁구도만 극복하면 주요 현안의 70% 이상을 합의할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정부가 구상중인 ‘국민 대통합 연석회의’가 됐든 명칭에 구애받지 말고 경제와 민생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대타협은 하루바삐 추진돼야 한다. 정책의 일관성 유지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 [사설] 안타까운 농민들의 시위·분신

    쌀 관세화 유예협상 비준안이 지난 23일 국회를 통과한 시점을 전후해 농민들의 반대 시위가 전국에서 연일 벌어지고 있다. 화를 참지 못한 농민의 분신이 잇따르고 경찰과의 충돌 과정에서 머리를 다친 농민은 엊그제 끝내 숨졌다. 이달 들어 농민 2명이 쌀 개방 반대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기도 했다. 과격 시위로 그동안 농민 100여명과 전·의경 22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는데도 사태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 큰 걱정이다. 더구나 아까운 생명을 이렇듯 쉽게 내던지는 농민들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농민 시위가 하도 과격해서 경찰은 통제불능이라고 하소연할 정도라고 한다. 물론 경찰의 원천봉쇄와 과잉진압으로 불상사가 속출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극단적·폭력적 방법으로는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특히 공권력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자제돼야 마땅하다. 이런 와중에 일부 농민단체들은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협박하고 정권퇴진 운동을 벼르는가 하면, 외국 쌀의 입항 저지와 수입쌀 창고 소각투쟁을 전개하겠다니 앞날이 더 걱정이다. 쌀시장 개방은 세계적 대세이며 국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지금은 농민들이 이성을 되찾아 정치권·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차분하게 대책을 논의해야 할 때다. 농업의 체질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농업인의 소득보전을 위해 궁리 중인 정부를 일단 믿어야 한다. 정치권도 농민의 표와 인기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이번에야말로 농민들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틀을 만들어 놓아야 할 것이다. 농민들도 귀중한 생명을 잃거나 버리는, 무모한 행동을 당장 그만두기 바란다.
  • [카시오월드오픈] 미셸 위 ‘위풍 당당’

    ‘빅혼의 악몽’을 겪은 지 한달 남짓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16세 소녀의 얼굴은 여전히 환했다. 뒤를 쫓는 일본 갤러리의 숫자도 미국무대에 견줘 차이가 없었다.TV 카메라조차 18홀 내내 그의 얼굴에 머물렀다. 일본 열도에 불어닥친 이른바 ‘미셸 열풍’에 화답이라도 하듯 그는 성대결 컷 통과에 파란 신호등을 켰다. ‘천재 소녀 골퍼’ 미셸 위가 24일 일본 고치현 구로시오골프장(파72·7270야드)에서 벌어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카시오월드오픈(총상금 1억 4000만엔) 1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쳤다. 프로 데뷔 이후 가진 첫 성대결. 당초 장담한 대로 언더파 스코어를 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미셸 위는 공동 42위의 성적으로 무난하게 첫날을 마쳐 컷 통과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지난 대회 스코어에 비춰 컷 기준선은 2오버파(60∼65위) 안팎이 될 전망. 따라서 위성미는 2라운드에서 이븐파 전후의 스코어만 내면 일본프로골프 사상 처음으로 남자대회 컷을 통과하는 여성 골퍼로 이름을 남긴다. 올해 앞선 두 차례의 성대결(미 프로골프투어 소니오픈 및 존디어클래식)에서 컷 탈락할 당시의 순위는 각각 128위(2라운드 합계 4오버파 149타)와 88위(2라운드 합계 1오버파 141타)였다. 10번홀(파5)에서 출발한 미셸 위는 동반 플레이를 펼친 요코다 신이치, 데시마 다이치 등과 초반 대등한 드라이브샷 비거리를 뽐냈지만 수차례의 버디기회를 못살린 퍼트가 또 말썽이었다.12번홀 포함,4개홀에서 버디 기회를 만들어내고도 컵에 넣지 못한 미셸 위는 16번홀(파4) 3퍼트로 첫 보기를 범했다.1타를 까먹은 채 후반에 나선 미셸 위는 2∼3번홀 연속 보기로 무너지는 듯했지만 6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낚은 데 이어 7번홀(파5)에서도 거푸 버디를 뽑아내 순위를 중위권으로 끌어올렸다.18홀 동안 31차례나 퍼터를 꺼내들면서도 버디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미셸 위는 특히 16번홀 5m 버디 기회를 3퍼트로 적어낸 것이 두고 두고 아쉬웠다. ‘코리아 삼총사’ 가운데 양용은(33·카스코)이 이븐파 72타로 가장 나은 성적을 올렸고 김종덕(44·나노소울)은 1오버파 73타로, 올해 일본에서 1승을 올린 장익제(32·하이트)는 3오버파 75타로 부진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책꽂이]

    ●글로벌 경제의 위기와 미국(로버트 루빈 지음, 신영섭 등 옮김, 지식의 날개 펴냄)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기인 1995∼1999년 재무장관을 지낸 저자가 1997년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의 실상과 함께 이른바 ‘루비노믹스’를 통해 미국 경제의 최대 활황기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통찰력과 리더십을 소개했다.2만4000원.●섀클턴 평전(롤랜드 헌트포드 지음, 최종옥 옮김, 뜨인돌 펴냄) 아문센, 스콧과 함께 경쟁적으로 남극탐험을 시도한 남극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 평전.1914년 27명의 대원들과 인듀어런스 호를 타고 출발한 남극횡단 탐험에서 배가 난파당하는 혼란과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전 대원을 구출하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3만원.●동아시아의 지역질서(백영서 등 지음, 창비 펴냄) 중화문명을 대표한 중국, 전쟁중 부상한 일본, 전후 냉전을 주도한 미국 등 16세기부터 현재까지 동아시아를 지배했던 지역 질서의 궤적을 탐구하고, 탈중심의 동아시아 공동체로 나아가려는 현재의 움직임을 조망한다.2만 3000원.●글렌 굴드-피아니즘의 활홀경(피터 F 오스왈드 지음, 한경심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전통에 반기를 든 우상 타파주의자로서 스스로 힘든 길을 걸어갔던 캐나다 출신의 천재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음악적 성과와 함께, 명성 뒤에 숨은 에너지와 모순을 파헤친 전기.2만 5000원.●빅토리아의 비밀(이주은 지음, 한길아트 펴냄) 유미주의적 열정과 신비로운 상징이 가득했던 빅토리아 시대의 미술을 조명한 책. 작품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이야기 속에 저자 개인적 경험들을 녹여내면서 당시 영국의 사회·문화적 코드를 읽어낸다.2만원.●한국사, 나는 이렇게 본다(이이화 지음, 길 펴냄) 국호를 통해 본 조선과 한국의 정체성, 우리 역사속의 천도, 왜곡된 태극기와 애국가의 상징성 등 우리 역사의 특수성을 담은 주제를 드러내는 미시적 접근을 통해 한국사의 기본 흐름을 알려준다.1만 8000원.●섹슈얼리티와 공간(베아트리츠 콜로미나 엮음, 강미선 등 옮김) 공간과 신체 그리고 섹슈얼리티의 상관관계에 대한 글을 모은 책. 건축물이나 광고, 사진, 영화속 공간이나 이야기 전개에서 나타나는 섹슈얼리티 관련 이슈들을 통해 그 사회문화적 의미를 들여다본다.2만 3000원.●중국의 여성주의 문학비평(츠언즈훙 지음, 김혜준 옮김, 부산대출판부 펴냄) 서구의 여성주의 비평방식이 중국에 유입된 이후 중국 비평가들이 이를 토대로 어떻게 중국 자체의 여성주의 문학비평의 이론을 형성해나갔는지 그 과정을 고찰했다.1만 1000원.●가족과 일과 신앙의 조화(팻 겔싱어 지음, 김인환 옮김,W미디어 펴냄) 가난한 이민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인텔에 입사해 초고속 승진한 한 샐러리맨의 삶과 신앙의 기록.‘바쁨’을 의미 있는 관계로 바꾸어놓을 수 있는 비결을 제시한다.9000원.
  • 천재-리처드 파인만의…/제임스 글릭 씀

    양자론의 개척자이자 원자폭탄 계획의 ‘악동’. 챌린저호의 폭발 원인 규명자이자 생기 넘치는 봉고 주자. 1965년 양자전기역학 연구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P 파인만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천재-리처드 파인만의 삶과 과학’(제임스 글릭 지음, 황혁기 옮김, 승산 펴냄)은 전후 시대 과학사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물리학자로 꼽히는 파인만의 독특했던 생애와 과학적 성과를 흥미롭게 기술한 전기다.1992년 파인만이 사망한 후 4년 만에 미국에서 출판됐던 것이 이번에 국내에 처음 번역 출판됐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인 저자가 방대한 자료와 파인만 가족 등 주변인물들의 밀착 취재 등을 거쳐 완성했다.1920년대 파라커웨이에 살았던 유대인들의 생활에서부터,1930년대 MIT 학부생들의 삶, 나아가 당시 미국 일류대학에서 대대적으로 표방했던 반유대주의 등이 잘 묘사되어 있다. 또 원폭실험 장소였던 로스앨러모스의 풍경, 종전후 대학간 경쟁, 노벨상 수상에 얽힌 역학관계, 챌린저호 참사를 조사한 대통령 직속 조사위원회의 배후 활동 등의 내막까지 들여다본다.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로서, 스승으로서, 한 남자로서, 노벨상 수상자로서, 아버지로서 언제나 유쾌하고자 했던 리처드 파인만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2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모의고사보다 20~30점 떨어졌다”

    24일 수험생들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전문가들도 어려웠다고 했지만 체감 난이도는 더 높은 듯했다. 일부 학생들은 “시험을 너무 못 봐 가채점도 못하겠다.”며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원점수가 떨어졌다고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수리 어렵고 언어는 만점자 속출” 수험생들은 난이도에 불만을 표출했다. 수리영역과 탐구영역은 너무 어려워 모의고사보다 20∼30점씩 떨어졌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반면 언어영역은 너무 쉬워 표준점수가 낮아질까봐 걱정했다. 수리 ‘가’형을 택한 학생들은 “어려운 문제들이 너무 많아 오히려 변별력이 떨어질 것 같다.”고 했다. 건대부고 나명주(17)양은 “수리에서만 30점이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점수가 너무 안 나와 지원대학 수준을 낮춰야 할 판”이라면서 “기출문제 중심으로 공부하라더니 새로운 유형을 대거 출제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반면 언어영역은 ‘만점사태’가 예상된다. 서울 강북 J고는 한반 35명 중 8명이 90점 이상이었고,P여고에서도 만점자가 한반에 많게는 3∼4명씩 됐다.94점을 받았다는 중앙고 김종철(18)군은 “평소 80점대를 받던 학생들도 죄다 95점대 전후에 몰려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 같다.”고 평했다. ●변별력 확보로 수능 영향력 커져 이런 현상은 강남학군이나 특수목적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수학에 집중한 일부 재수생이나 과학고생에게 다소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일외고 교사는 “수리와 사회탐구가 상당히 어려워 상위권 학생들도 대부분 점수가 많이 떨어졌다. 그나마 영어가 조금 어렵게 나와 외고 학생들에겐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경기고 김태규 3학년부장은 “상위권 중에도 수리를 제대로 푼 학생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수리·탐구영역을 중심으로 변별력이 높아져 입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점수로 섣부른 판단 금물 대원외고 이경만 진학부장은 “올해에는 상위권 내에서도 점수 차이가 크게 날 것”이라면서 “하지만 논술로도 뒤집을 수 없을 정도의 큰 격차는 아니라고 본다.”고 평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원점수 가채점 결과에 너무 실망하지 말고, 수시·정시에서 유리한 전형을 찾으라.”고 입을 모았다. 종로학원 김용근 이사는 “언어는 너무 쉽다고, 수리는 너무 어렵다고 걱정하는 수험생이 많지만 표준점수는 이런 문제를 보정하는 장치이기 때문에 원점수만큼 격차가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사건팀 utility@seoul.co.kr
  • 퇴계집안 보러오세요

    조선시대 종가는 어떻게 살았을까? 아파트가 밀집된 서울에서 전통 있는 종가의 모습을 찾아보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의미에서 서울역사박물관이 마련한 ‘진성이씨 기증유물특별전-옛 종가를 찾아서’는 600년 전통의 사대부 종가의 생활모습을 고스란히 서울로 옮겨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15세기 초 경북 안동에 정착한 뒤 퇴계 이황 등 걸출한 인물을 배출한 진성이씨(眞城李氏) 대종가. 대지 760평에 본채와 사당, 정자, 사랑채, 행랑채 등으로 이뤄진 넓은 종가에 대대로 내려온 고문서와 전적류, 유품 등 2500여점을 대종손 이세준(59)씨가 최근까지 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그동안 유물을 정리하고 도록을 펴낸 역사박물관은 기증유물 중 전시 가치가 높은 110점을 추려 첫 특별전을 마련한 것. 전시품으로는 퇴계의 증조인 이정(李禎)이 세종에게 하사받은 ‘선산부사임명장’을 비롯, 조선 초기의 교지(告身), 임진왜란을 전후한 시기 이정의 종손인 이정회가 1577년부터 1612년까지 30년이 넘게 쓴 일기인 송간일기(松澗日記·4책) 등이 눈에 띈다.1590년경에 작성된 조선조 관직자 명부인 관안(官案)도 볼 수 있으며, 퇴계가 1567년 당시 종손 이정회에게 사당의 건립에 대한 의견을 써서 보낸 간찰도 있다. 특히 1600년에 간행된 이 가문 족보인 ‘진성이씨족보’도 서울 나들이를 했다. 현존하는 족보 중 세번째로 오래된 것으로, 목판본 3책으로 찍어내 그 양식과 내용이 우리에게 익숙한 조선후기 이후 족보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와 함께 사랑방에서 종손이 애용하던 먹감서류함·담뱃갑 등과 안채에서 종부가 사용한 사주단자·족두리·성주단지 등 생활·민속신앙 유물, 제사와 의례에 사용된 신주독·만장 등 유물도 전시된다. 사대부가의 혼인 및 시집살이에 대한 상세한 소개와, 이정에 대한 불천위제사의 절차를 담은 25분짜리 영상물도 흥미롭다. 전시는 내년 2월12일까지.(02)724-0114.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지역플러스] 울산 택시요금 새달 13.8% 인상

    울산시는 22일 다음 달부터 울산지역 택시요금을 평균 13.88% 인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1500원인 기본요금을 1800원∼1900원으로 올리고 기본요금 인상률에 따라 시간·거리 요금을 조정해 전체 요금 인상률은 13.88%로 맞췄다. 다음 달 10일 전후로 물가대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인상요금을 확정한 뒤 바로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택시업계는 기본요금을 2200원으로 올리는 등 택시요금의 45% 인상을 요구했다. 울산지역 택시요금은 지난 2002년 5월 인상됐었다.
  • [우리는 맞수 CEO]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vs최수부 광동제약 회장

    [우리는 맞수 CEO]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vs최수부 광동제약 회장

    ‘국민드링크’ 타이틀 공방전이 치열하다. 40여년간 독주해온 ‘박카스’에 신예 ‘비타500’의 도전이 거세다. 지난 4월 비타500은 처음으로 박카스를 따돌리고 국민드링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방심은 금물.9월들어 박카스가 타이틀을 회수하자 비타500이 매섭게 반격하고 있다. 타이틀전을 지휘하는 최고사령관은 한국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백전노장들이다. 박카스 수성에 나선 강신호(78) 동아제약 회장과 비타500으로 승부수를 띄운 최수부(69) 광동제약 회장. 산전수전을 다 치른 두 최고경영자(CEO)는 박카스와 비타500을 차에 ‘무장’하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권하며 전쟁을 진두지휘한다. 연간 국내 드링크 시장 규모는 4000억∼4500억원. ●40년 넘버 원 vs 40년 최씨 고집 박카스는 강신호 회장이 1961년 직접 작명했다. 유학시절 독일 함부르크 시청의 지하홀 입구에 서 있는 석고상 ‘바커스’를 눈여겨봤다가 따온 이름이다. 포도송이와 곡식뭉치를 든 술의 신 바커스가 동아제약에서 ‘박카스 신화’로 재현됐다.1963년 지금의 병 형태로 나온 박카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8억 5000만병이 팔렸다. 팔린 병의 길이를 모두 더하면 지구를 45바퀴 돌고도 남는다.40여년 동안 독주하며 ‘국민드링크’라는 칭호를 얻었다. 반면 2001년 4월 출시된 비타500은 작명할 때 대박의 꿈을 담았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500원짜리 동전 하나로 사먹을 수 있으며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뜻으로 설명했다. 비타500은 지난달 말까지 10억병이 팔렸다. 매출은 지난해 854억원을 넘겨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올해 한 때는 박카스의 매출을 추월, 드링크 지존에 등극하기도 했다. 박카스의 성공 신화에는 광고가 빠지지 않는다. 광고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다.‘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푼다.’,‘지킬 것은 지킨다.’…. 약효보다 누구나 공감하는 광고가 설득력을 얻었다는 평가다. 강 회장은 “대량생산, 대량광고, 대량판매의 3M 전략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비타500의 성공은 차별화에서 출발한다. 박카스나 자사의 쌍화탕과는 다른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최 회장은 “약국을 넘어서 슈퍼마켓·찜질방·할인점 등에서도 살 수 있는 의약외품(혼합음료수)으로 신고한 것”을 대박의 밑천으로 꼽았다. 발상의 전환이었다. 때마침 불어닥친 웰빙 트렌드가 ‘타는 장작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건강엔 내가 최고야! 국민 건강에도 서로 양보하지 않았다. 어렵던 60년대에 탄생한 박카스는 비타민과 무기질에다 간을 튼튼하게 하는 강간제(强肝劑)를 섞었다. 강 회장은 “박카스는 40여년간 마셔온 국민이 입증했다.”며 효능을 자부했다. 최근엔 인체 필수아미노산인 타우린을 두배로 보강한 박카스D로 변신했다. 음주전후·피로회복 등에 좋다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닌다. 박카스는 발매후 지금까지 맛과 품질에서 원칙을 지키고 있다. 박카스 1병을 만들기 위해 30여가지의 공정과 완벽한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마시는 비타민 음료를 표방한 비타500의 대박은 40년 외길을 걸어온 최씨 고집에 대한 ‘신이 내린 축복’으로 곧잘 비유된다. 건강열풍에 비타민C가 항암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비타민C를 주성분으로 하는 비타500에는 비타민의 소화와 흡수를 돕고 시큼한 맛을 줄여주는 10여가지의 성분이 들어간다. 최 회장은 “품질관리는 의약품과 같을 정도로 엄격하다.”고 강조했다. ●블루오션을 찾아서 국내 시장은 이미 출혈경쟁을 감수해야 하는 레드오션 상태다. 따라서 새 신화창조를 위해 두 노장은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렸다. 박카스는 지난 81년 최초로 미국에 수출됐다.89년엔 박카스 수출 300만명을 돌파한 이래로 수출국은 20개국을 넘어섰다. 중국에는 현지 공장도 가동 중이다. 비타500은 2003년 처음 미국으로 수출됐다. 이후 일본·중국 등을 거쳐 타이완까지 수출되고 있다. 지난 92년부터 우황청심원을 수출한 광동제약은 내년에 중국에 현지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두 노장의 치열한 국민드링크 공방전에서 진정한 승자는 안심하고 마시는 소비자일 것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박동섭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재산관련 유언 철회했는데…

    Q3남매 중 둘째입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시는 아버지는 장남에게 사업을 맡기려고 합니다. 내게는 토지와 건물 한 채를 주겠다며 유언을 공증했습니다. 아버지는 또 건물을 저의 약혼녀 S에게 주시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공정증서로 5억원의 약속어음을 발행해 주고는,5억원의 지급담보를 위해 내게 물려주기로 한 건물에 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 아버지는 이 유언을 철회한다면서 공증사무소에서 유언철회 유언을 했습니다. 이 경우 저의 약혼녀도 저당권을 잃게 되나요 -이영식(26·가명) A저당권이 소멸되지 않습니다. 유언을 남긴 뒤 살아있는 동안 철회하거나 바꿀 수 있지만, 유언을 바꾼다고 해서 물려주기로 한 재산(유증 목적물)에 대해 별도로 맺은 생전계약의 효력이 없어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민법은 유언의 자유뿐 아니라 유언철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적법·유효한 유언을 한 후에라도 살아있는 동안에는 언제든지 유언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철회는 다른 사람의 동의를 구할 필요 없이 유언자 자신만 단독으로 할 수 있습니다. 유언을 철회하려면 민법이 정한 방식을 따라야 하지만, 종전에 유언을 할 때 선택했던 방법과 똑같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유언의 일부를 철회하려면 새 유언을 할 수도 있고, 기존 유언을 정정하는 형식으로 할 수 있습니다. 철회에는 임의철회와 법정철회의 방법이 있습니다. 유언자의 명시적·임의적 유언철회가 없어도 몇가지 경우에는 철회의 효과가 인정되는데, 이를 법정철회라고 합니다. 우선 유언을 2개 이상 남겼는데, 그 내용이 객관적으로 모순된다면 이전 유언은 철회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건물을 A에게 주겠다고 유언한 뒤, 같은 건물을 B에게 주겠다고 다시 유언했을 때 B가 건물에 대한 상속자로서의 권리를 갖게 됩니다. 유언자가 유언 뒤 그 유언과 저촉되는 생전행위를 하거나 고의로 유언증서 또는 유증 목적물을 훼손시키면 이전 유언은 철회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유증 목적물을 훼손시킨다는 것은 유언으로 남긴 것을 팔거나 부순 경우 등을 일컫습니다. 매각하는 게 아니라 유증 목적물에 지상권·전세권·저당권 등을 설정해도 그로 인해 이전 유언이 효력을 잃지는 않습니다. 이영식씨의 질문만으로는 유언이 먼저인지 저당설정이 먼저인지 약간 애매하기는 하지만, 아들에게 주겠다고 유언한 건물에 대해 약혼녀에게 저당권을 설정해 준 경우로 판단됩니다. 이럴 때는 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을 아들에게 준다는 유언으로 당초 유언내용이 변경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당초 유언이 철회되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영식씨의 아버지는 며칠 뒤 “아들에게 준다.”는 유언을 다시 철회했습니다. 이 경우에도 아들이 아닌 제3자에게 준 약속어음과 저당권 설정이 무효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약속어음 발행과 저당권 설정은 생전처분으로 그 자체가 이미 효력이 발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언철회로 효력을 잃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전의 ‘유언’일 뿐입니다. 만일 유언자가 C에게 어떤 땅을 증여한다고 유언한 뒤 같은 땅을 D에게 10년 뒤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10년이 되기 전에 유언자가 사망했다면, 유언자의 사망과 동시에 부동산은 C에게 귀속됩니다. 그리고 10년째 되는 해에 유증이 철회되어 D에게 소유권이 이전됩니다. 이영식씨의 경우처럼 약속어음 발행, 저당권 설정이 먼저 이루어지고 나중에 유언이나 유언 철회가 이루어졌다면, 유언의 효력으로 앞의 행위의 효력이 좌우되지는 않습니다. 나중에 한 유언을 우선으로 인정한다는 ‘후유언 우선의 원칙’은 유언에 관한 것입니다. 시간적으로 전후 2번 이상 유언이 있었던 경우의 문제이지, 생전처분과 유언이 번갈아 일어난 경우에 적용되는 법칙은 아닙니다.
  • 경찰이 상관에 권총 발사

    경찰관이 사격훈련 도중 상관의 근무평가 등에 불만을 표시하며 총기를 발사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22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영주경찰서 동부지구대 소속 박모(51) 경사가 지난달 11일 오전 11시45분쯤 영주시 풍기읍 경찰전용 야외사격장에서 정례 훈련 중 지급된 38구경 권총으로 상황통제관인 같은 경찰서 김모 과장 방향으로(표적지 반대쪽) 돌아선 뒤 실탄 한발을 발사했다. 영주서 관계자는 “김 과장이 전날 저녁 지구대 감독순시 과정에서 박 경사에게 ‘외근 성적이 저조하니 분발하라.’는 내용의 훈시를 한 데 대해 불만을 품고 돌발행동을 한 것 같다.”면서 “직접 상관을 겨냥한 사실은 없으며 사격장 바닥을 향해 발사했다.”고 말했다. 당시 사선에는 10여명의 경찰관이 있었고 사격장 내에는 다른 경찰관들도 대기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박 경사는 사격장에서 총기 사용을 전후해 ‘더러워서 못해 먹겠다.’ ‘계급이 높으면 다냐.’는 요지의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영주서는 사고당일 박 경사의 사직서를 제출받고 사건을 마무리지었다.경북경찰청은 감찰조사를 실시, 김모 과장에 대해서는 감독 책임을 물어 계고 조치했다.영주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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