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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도스 특검 수사착수… 윗선 규명 관건

    디도스 특검 수사착수… 윗선 규명 관건

    지난해 10·26 재·보궐선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등에 대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사건 특별검사팀이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특검팀은 박태석(55·사법연수원 13회) 특검을 비롯해 특검보로 임명된 이용복(51·연수원 18회) 변호사, 이균부(48·연수원 19회) 변호사, 김형찬(53·연수원 21회) 변호사와 파견검사 등 100여명으로 짜여졌다. 경찰, 검찰에 이은 ‘3라운드’ 수사이지만 검경 수사를 뛰어넘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의욕은 넘친다. 박 특검은 “국민들이 갖고 있는 물음표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검법상 수사대상은 ▲제3자 개입 의혹 ▲자금 출처 ▲검경 수사 과정에서의 은폐 여부 등이다. 특히 디도스 공격을 지시한 배후나 윗선의 개입 여부를 집중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팀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수행비서 출신 김모(31·구속기소)씨와 최구식 의원의 전 비서 공모(28·구속기소)씨 등이 사전 모의를 통해 ‘사이버 테러’를 벌인 사건으로 결론 내리고 관련자 7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배후는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이런 수사 결과는 ‘김씨와 공씨 등이 왜 자신들과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는 나경원 후보를 위해 범행을 저질렀느냐.’ 하는 의혹을 속시원하게 풀어주지 못했다. 따라서 특검팀은 이들 사이에 드러난 수상한 돈거래 이유를 집중 추궁하면서 윗선의 존재 여부를 밝혀 줄 새로운 증거 수집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자료 검토를 시작으로 60일간의 수사에 착수한 특검팀은 필요하면 한 차례에 한해 수사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어 결과는 6월 말을 전후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北 새달13일 최고인민회의… 김정은, 국방위원장 추대될듯

    북한이 4월 13일 최고인민회의에 이어 중순 당 대표자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와 대표자회가 같은 달에 잇달아 열리는 것은 사실상 처음으로, 김일성 주석 100주년 생일인 4월 15일 전후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공식 수반인 국방위원장 및 당 총비서로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4개월 만에 김정은 체제가 공식화되는 셈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최고인민회의 12기 5차 회의를 내달 13일 평양에서 소집한다는 결정(87호)을 22일 채택했다.”고 전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등록은 4월11일과 12일에 한다.”는 ‘최고인민회의 소집에 대한 공시’도 발표했다. 중앙통신은 또 “대표자회를 앞두고 시·군 당 대표회들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국회 격인 북한 최고인민회의의 권한은 헌법의 수정·보충, 대내외 정책의 원칙 수립,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내각총리의 선거·소환 등이다. 특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국방위원장을 추대 또는 재추대할 수 있어 김 부위원장의 국방위원장직 추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정일 위원장은 1993년 4월 최고인민회의 9기 5차 회의에서 국방위원장으로 추대됐고, 1997년 10월 당 중앙위·중앙군사위 명의로 당 총비서로 추대됐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김 주석을 ‘영원한 주석’으로 남기고 총비서직만 계승했던 것처럼 김 부위원장도 김 위원장을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남겨두고 총비서직만 승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김정일의 ‘모범’을 따라 헌법을 개정, 국방위원회와 위원장직을 폐지하고 김정일을 ‘공화국의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내세우면서 새로운 국가기구를 창설해 최고 직책에 취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천안함 2주기] 해군전력 얼마나 증강됐나

    해군은 올해 ‘대양해군’이라는 용어를 부활시켰다. 천안함 폭침 당시 “자국 연안도 못 지키면서 대양해군을 꿈꾸느냐.”는 비판과 조롱에 시달리기도 했던 해군은 지난 2년 연안 방어를 위해 변화와 혁신을 해왔다고 강조한다. 해군이 그동안 역점을 둔 분야는 크게 장비 개선과 교육훈련이다. 해군은 우리 함정의 대잠수함전 능력을 높이기 위해 호위함이나 초계함의 노후한 음향탐지장비(소나)를 집중 정비하고 어뢰음향대항체계(TACM)를 보강했다. 특히 호위함 등에 탑재된 어뢰음향대항체계는 공격해 오는 어뢰를 조기에 탐지, 기만기를 투하해 어뢰를 교란시키는 시스템이다. 해군 관계자는 “천안함과 같은 2함대 소속 초계함 9척에 이를 24발씩 장착했으며 기존 어뢰보다 더 넓은 주파수의 어뢰를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해군은 또 해상 최일선에 전진배치된 고속정 전력도 보강했다. 전방해역에 출동하는 고속정 10척에는 휴대용 대공유도탄인 미스트랄을 탑재했다. 해군이 고속정에 미스트랄을 탑재한 것은 처음이다. 고속정에는 40㎜ 함포가 있지만 고속으로 전진하는 공기부양정을 격파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해군 관계자는 “올해부터 불시 해상 기동훈련, 불시 대잠수함전 훈련 등을 신설하는 등 훈련을 개선해 실제 교전상황에서 조건반사적으로 대처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군은 수상함이나 잠수함을 대상으로 음향탐지사의 전투기량을 향상시키는 경연대회를 연 2회 실시한다. 또한 이들의 청음실습교육을 주당 16시간에서 56시간으로 늘리는 등 잠수함 식별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저에서 움직이는 잠수함을 모두 탐지하기는 어렵다. 천안함 같은 초계함이 음향탐지장비를 가동하면 수심 30m 해역에서 약 2㎞ 전후 거리의 잠수함을 탐지할 확률은 약 70% 수준이다. 현재 30여척 운용하고 있는 초계함의 수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디앤디(D&D)포커스’ 편집장은 “서해는 잠수함 작전을 하기도 어렵고 잠수함으로부터 방어하기도 어려운 곳”이라고 지적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우리 군의 전력보완은 대부분 육군 위주로 이루어져 왔다.”며 “해군 예산의 대폭 증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살아남으려 일본 순사가 됐다”… 친일파의 서글픈 변명

    “살아남으려 일본 순사가 됐다”… 친일파의 서글픈 변명

    “지나고 나면 흐름이 보이지만, 그 시대 속에 푹 파묻혀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시대를 성실하게 살아내는 것만으로 힘겨울 수도 있지 않겠나. 일제강점기를 경험하지 못한 우리는 친일파라면 매장하는 분위기다. 그들을 변호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에게도 피치 못할 사정과 고통이 있지 않았겠느냐, 함께 생각해보자고 쓴 것이다.” 장편 역사소설 ‘북성로의 밤’(한겨레출판 펴냄)을 최근에 펴낸 조두진(45)씨는 잘 팔리지도 않는 일제 강점기의 역사 소설을 써낸 이유를 22일 전화로 이렇게 설명했다. 대구 출신으로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성로는 대구 도심 한복판에는 있는 조선시대 대구성의 흔적을 말한다. 남성로, 동성로, 서성로 등과 한 묶음이다. 대구성은 1590년 왜구의 침략을 우려해 흙으로 축성했다가 임진왜란 때 허물어지자 1736년 돌로 성을 다시 쌓았다. 전국에 척화비를 세우던 흥선대원군이 1870년 대구성을 대대적으로 보수했는데, 불과 40여년만인 1906년 경상도 관찰사 서리 박중양의 묵인 아래 일본 상인들이 이 성을 허물었다. 그 성을 허물어뜨린 대표적인 일본 상인이 ‘북성로의 밤’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미나카이 백화점의 창업주 나카에 도미주로였다. 나카에 도미주로는 일본 시가현 곤도에서 반농·반상인의 아들로 1903년에 조선 땅을 밟았다. 1905년 1월 대구에 잡화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포목점을 열었고, 경부선 열차와 함께 전국으로 지점을 넓혀가던 중 1933년 미나카이 백화점 대구 본점과 경성점을 개장했다. 1941년 중국 남경점까지 연 그는 1945년 해방 직전까지 18개 지점, 종업원 4000명, 연매출 1억엔을 자랑하는 백화점 그룹으로 성장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940년대 일본이 미국에 선전포고한 전후다. 주인공은 미나카이 백화점의 성실한 조선인 배달부인 노정주와 창업주의 딸이자 의전에 진학한 똑똑하고 아름다운 아나코로 설정돼 있다. 마치 청춘소설 같다. 하지만 독자들은 ‘개천의 용’으로 똑똑하지만 일본 순사로 전락한 노태영, 야마모토 쇼시에 더 주목할 것 같다. 소작인의 아들로 일등을 해도 일등 자리를 양반 지주에게 내줘야 했던 태영에게는 설움이 많다. 신분 때문에 인정받지 못한 설움, 가난의 설움, 고문에 이골이 난 악질적인 순사지만 물렁한 일본인 동료에게 승진에서 밀리는 설움 등이다. 가족의 주린 배를 책임져야 할 가장 태영에게 나라 잃은 설움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태영은 독립운동에 나선 친동생 치영을 거론하며, 사촌 동생인 노정주에게 이렇게 말한다. “금 그어진 대로 살아라. 치영은 세상에 금이 잘못 그어졌다고 말하는데, 금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세월에 따라 이렇게도 그어지고, 저렇게도 그어진다.”라고. 또 태영은 “조선 농민은 종일 뼈가 빠지도록 일해도 멀건 죽으로 연명해야 하고, 일본 농민은 쉬어가면서 일해도 쌀밥을 먹는다. 농민의 잘못이 아니라 나라의 잘못이다.”라고. 그는 또한 일본의 조선총독부가 태평양전쟁으로 조선인 징용과 징병에 열을 올리자 “쓸모가 없어야 살아남는다. 살아남아야 쓸모가 있는 것이다.”고 말한다. 치영이 “신념을 팔아서 배를 채우는 것이 부끄럽지 않느냐.”고 추궁할 때도 태영은 “배를 채우는 것이 내 신념이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식민지에서 생활인으로 살아야 하는 태영의 모습은 독재시대 ‘잘 살아보세’를 외치며 살아온 1970·80년대 산업역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두진씨는 “북성로에 가끔 70~80세가 된 백발의 일본인들이 찾아오는데, 다가가 ‘어떻게 오셨냐.’고 물어보면 몹시 두려워한다.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청소년기를 거쳐 중년까지 살았던 일본인들인데, 고향을 잃어버린 불행한 사람들이다.”라고 했다.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가 이뤄지고 나서 아나코는 대구에 찾아와 이렇게 독백한다. “나는 조선에서 22년을 살았고, 일본에서 22년을 살았다. 지금쯤 하얀 찔레가 한창이겠지요. 나는 사쿠라 향기를 몰라요. 어른이 돼서 사쿠라를 접한 사람은 그 꽃향기를 알 수가 없다고 해요.” 이 책은 독일 법학자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소설 ‘책 읽어주는 남자’(the Reader)와 오버랩되는 지점이 있다. 나치 전범이 될 수밖에 없었던 문맹의 한나와 그녀를 사랑한 법학도 마이클의 이야기는 단순 연애담이 아니다. 현대 독일(마이클)이 유대인 학살 등 전쟁범죄를 저지른 구(舊)독일(한나)과 어떻게 화해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과거와 화해가 필요하다. 어떤 방식으로 과거와 화해할 것인가는 과거를 청산하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북성로의 밤’은 말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술 마시면 ‘필름 끊기는’ 원인 밝혀졌다

    학생, 직장인, 남녀를 막론하고 과도한 음주 다음날, 전날의 일들이 기억나지 않는 ‘필름이 끊어진’ 현상은 한번 쯤 경험해 봤을 것이다. 최근 해외의 한 연구팀이 이처럼 술을 마신 뒤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현상의 원인을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리건 R. 웨더힐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교수는 블랙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는 학생12명과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학생 12명의 음주 전후 뇌 MRI사진을 비교했다. 이들 24명은 규칙적으로 폭음을 즐겨왔으며 음주 전 기억력을 관장하는 뇌 부위의 활동 패턴이 매우 비슷했지만, 같은 양의 음주 후에는 전혀 다른 모습의 패턴이 나타났다. 이는 다른 물질보다 유독 술(알코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뇌를 가진 사람이 있으며, 따라서 누구나 술을 많이 마신다고 해서 블랙아웃 증상을 겪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블랙아웃을 자주 경험하는 사람들의 뇌는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달리 소량의 술을 마셔도 금방 취하거나 기억을 잃을 수 있으며, 술을 많이 마실수록 이 같은 증상은 심해진다. 웨더힐 교수는 “블랙아웃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알코올 등 어떤 성분에 도드라지게 반응하는 뇌를 가졌거나 또는 도파민 분비량의 차이를 보일 수 있다.”면서 “이때 뇌의 인지력·기억력 등을 담당하는 부위에 화학적인 변환이 생겨 기억을 ‘암호화’ 함으로서 블랙아웃 또는 기억이 드문드문 나는 ‘브라운아웃’(Brown Out)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브라운 아웃은 음주 후 당시의 기억에 대한 힌트를 줄 경우 몇몇 장면을 기억하는 부분기억상실에 해당한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알코올 중독:임상 및 실험연구’저널(journal Alcoholism: Clinical & Experimental Research) 6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어둠 속에서도 한 걸음을” 송인상 능률협회 명예회장 평전 출간

    “어둠 속에서도 한 걸음을” 송인상 능률협회 명예회장 평전 출간

    제1공화국에서 부흥부장관과 재무부장관을 지낸 경제계 원로 송인상 한국능률협회 명예회장의 삶과 업적을 재조명한 평전 ‘어둠 속에서도 한 걸음을’이 출간됐다. 22일 효성그룹에 따르면 이번 평전에는 해방 직후 경제안정 정책으로부터 6·25전쟁 발발과 전후 복구, 제3공화국의 수출드라이브 정책, 민간경제의 발전 등 송 명예회장이 직접 추진하고 체험한 국내 경제발전에 얽힌 이야기와 그 이면의 비화가 담겨 있다. 이 책은 ‘난세의 해결사’ , ‘지혜의 협상가’ , ‘자립경제의 선구자’ , ‘고독한 아담스미스’, ‘인재를 키운 인재’, ‘인간 송인상’ 등 6장의 테마로 구성됐다. 특히 부흥부장관 겸 경제조정관 시절 미국원조 자금 집행, 장기경제개발계획 수립, 여러 정책결정에 얽힌 비화를 비롯해 인간적인 면모 등이 자세하게 기술됐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정치인의 지조와 소신

    [최동호 새벽을 열며] 정치인의 지조와 소신

    저물 녘 퇴근 시간 바람에 날리는 현수막을 보고 지하철을 탔다. 정치의 계절이 다가온 것이다. 정치의 계절마다 이합집산하는 정치지망생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정치란 비정하고 무서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치판은 인정도 눈물도 없는 각박한 살얼음판이라지만 이제는 전후 좌우 상하가 없는 무한경쟁의 각축장이 되었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다. 모두가 자신의 당락에만 정신을 쏟을 뿐 누구도 정치의 주인이자 중심이 되는 국민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다. 정치현실이 혼란스러울수록 정치인의 지조를 떠올려 보는 것은 오늘의 상황이 너무 안타깝기 때문일 것이다. 1960년 자유당 정권의 타락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조지훈은 ‘지조론’을 설파하여 국민적 공감을 얻은 바 있다. 그는 ‘지조란 것은 순일한 정신을 지키기 위한 불타는 신념이요, 눈물겨운 정성이며, 냉철한 확집이요, 고귀한 투쟁이기까지 하다. 지조가 교양인의 위의를 위하여 얼마나 값지고, 그것이 국민의 교화에 미치는 힘이 얼마나 크며, 따라서 지조를 지키기 위한 괴로움이 얼마나 가혹한 것인가를 헤아리는 사람은 한 나라의 지도자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그 지조의 강도를 살피려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국회에 진출하려는 지망생들 중에서 과연 확고한 지조를 지닌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하고 반문한다면,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을 것이다. 많은 법안들이 국민이 아니라 이권단체의 눈치를 보느라고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국민적 편의를 위해 상정했다던 약사법 개정은 우물쭈물 뒤로 미루고, 자신들의 의원 정족수를 늘리는 데 여야 이의 없이 밀실에서 합의처리를 하는 것 등은 그들이 모두 얼마나 자신들의 이익에 민감한지를 알려주는 증거이다. 면책특권으로 자신들의 비리를 감싸는 것은 물론 도롱뇽이 죽는다며 터널 공사를 막겠다고 입을 모은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고, 북송되는 순간 처형될 것이 분명한 탈북동포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던 국회를 보고 있으면 그들이 과연 다음 국회에서도 국정을 제대로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의아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의 상황에서 긴급한 것은 양극화 해결이 우선이겠지만 앞으로 국가적 중대 쟁점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문제나 중국의 이어도 영유권 문제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당장 정권을 잡기 위해 여야 구별 없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복지 문제로 국민들을 유혹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은 건전한 상식을 지닌 국민들에게는 야유와 조소의 대상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해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건을 충격적으로 목격했음에도 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정치인 누구도 이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지훈 선생이 지조론으로 변절한 정치인을 질타할 당시만 하더라도 정치인에게 사회의 지도자로서 기대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지도자 대망론이 크게 공명을 얻을 만큼 국가 발전에 대한 국민적 열망도 컸고, 그러한 열망이 20세기 후반 우리나라를 크게 도약시킨 힘이 되었을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정치인에게 지조는 필요없는 것일까. 기회주의적인 정치지망생들이 가득 찬 국가의 미래는 없다. 국가적 현안에 대해 소신을 지닌 정치인들이 국정에 대처할 때 당리당략을 넘어선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현란한 구호가 난무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는 국민이 내심 간절히 바라는 것은 소신과 지조의 강도를 지닌 정치인이다. 유능하고 참신한 인재를 선택하는 것도 국민적 결단에 의한 것이며, 작은 이익이나 권력을 탐하는 정치지망생을 선택하지 않는 것도 국민의 선택이다. 정치인이 국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국민적 심판만이 정치인을 바꾸고 국가를 바꿀 수 있다. 유권자의 한 표 한 표가 국가의 명운을 좌우할 순간에 서 있다고 생각할 때, 국민을 현혹하는 작은 정치인의 양산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할 큰 정치가가 선택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문화마당] 우리 집 안방의 언론과 언론파업/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우리 집 안방의 언론과 언론파업/신동호 시인

    옛날 신문지에서 풍기던 휘발유 냄새는 왠지 새것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아버지 손에 전달하기 전에 나는 갓 배달된 냄새로 세상을 읽었다. 흑백사진 속의 현장들은 대문 밖 일들에 호기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신문을 펼쳐든 아버지는 또 얼마나 근사했던가. 하루종일 작은 가게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아버지였지만 세계와 소통하는 듯 보였다. 그 풍경이야말로 어른들의 영역이라 여겼고 지금도 나는 버릇처럼 신문을 펼쳐든다. 그 안에 진실과 새것이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못하면서 말이다. 고백하자면, 대학생이 되어서 운동권이 된 것은 1980년의 기억과 맞닿아 있다. 그해 봄의 기억은 온통 걱정이던 어른들의 얼굴이다. 여순사건과 6·25전쟁을 지나온 아버지는 특히 더했다. 불안한 아버지의 등 뒤에서 건너본 신문지 1면. 폭동, 간첩, 내란과 같은 단어들이 지금도 선명하다. 그러나 대학에서 만난 1980년 5월의 진실은 너무나 기가 찼다. 계엄철폐를 외치던 학생들을 향한 발포, 민주화를 요구하던 시민들과 벌인 끔찍한 전투. 어렵게 들어간 학보사를 그만두고 나는 금서였던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와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읽었다. 활자와 전파를 매체로 진실을 보도하는 저널리스트, 기자의 꿈도 그때 접고 말았다. 진실의 그릇이라고 끊임없이 언론을 짝사랑하면서 동시에 의심하는 악습까지 얻었다. 그로부터 삼십 몇 년이 흘렀다. 지금도 정부는 나치독일의 괴벨스같이 언론을 장악하려 하고 기자들은 견디다 못해 파업을 하고 있다. 거짓말을 진실로 둔갑시키는 기술로 괴벨스는 히틀러의 환심을 샀다. 언론을 정치에 이용한 최초의 인물로, 괴벨스는 대중들의 증오를 한없이 가중시켜 결국 국가를 파멸로 몰아갔다.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이런 행동이 2012년 서울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마그리트는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작품을 통해 보는 것을 경계하라 했다. 현대사회는 안방에서 세계와 삶을 본다. 보는 삶에 현혹되면 나의 삶은 세계의 부산물에 불과해지기 쉽다. 가난할수록, 지식이 충분하지 못할수록 활자와 매체에 더 지배되고 거짓에 더 노출된다. 마그리트는 그래서 보는 것보다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지식을 쌓은 기자의 양심이 중요한 건 이런 까닭이지 싶다. 알 기회가 없고 언론이 진실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범부들에게 우리 언론이 괴벨스와 다르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 또한 그들이다. 흥미 경쟁으로 치닫던 ‘경마저널리즘’과 뉴스 결정권자가 취사선택하여 내용을 왜곡하는 ‘게이트키핑’은 시청자를 우매하게 만들었다. 없는 사실을 생산하고 쟁점을 만들어 대중들의 마음을 한곳으로 몰아가는 언론의 모습은 독자를 지치게 만들었다. 권력에 대항한다는 명분으로 소위 진보언론들조차 이런 행동을 따라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실로 언론의 위기는 정부의 탓만도 아니다. 여기에 디지털의 발전이 극적으로 더해졌다. 디지털 문화가 가져온 쌍방향성, 다방향성은 단일한 시선에 대한 도전이며 기성 언론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이다. 이제 안방에서 몇몇 아버지들은 스스로 세상을 읽고 뉴스를 생산한다. 소셜네트워크 안에서는 능동적인 행동을 통해 복합적인 시선이 시시각각 부딪친다. 등 뒤에서 아버지의 신문을 넘겨보던 아들도 나름대로 자기의 시각으로 가세하며 사건의 생산자가 곧 뉴스의 생산자인 경우도 많아졌다. 기성의 언론은 다종다기한 시선과 경쟁해야 하는 이 상황을 억지로 외면하고 옛 향수에 젖어 있었던 건 아닌지 모르겠다. 국민들은 여전히 언론이 우리의 안방에 진실을 전달해 주길 바란다. 서로 각자인 세계를 연결하고 분석하며 그 의미를 집어낼 수 있는 이들은 기자들이다. 관청이 먼 서민들의 입이 되어 줄 이들도 그들이며 저 깊숙이 감춰진 정보를 캐낼 수 있는 것도 그들뿐이다. 하루빨리 기자들이 제자리에 돌아와 진실과 새것을 알려주면 좋겠다. 그때 나도 아들 앞에서 위엄 있게 신문지를 펼쳐 읽고 싶다.
  • “2PM 아시아투어 경제효과 600억원…성황리에 종료”

    “2PM 아시아투어 경제효과 600억원…성황리에 종료”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펼친 ‘2PM HANDS UP ASIA TOUR 2011-2012’가 3월 11일 홍콩 공연을 끝으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대만 1만 석,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7000석, 싱가포르 8000석, 태국 방콕 9000석, 중국 남경 9000석, 홍콩 9000석까지 연이은 매진을 기록하며 명실 공히 ‘아시아의 왕좌’에 자리한 2PM의 성과는 남다른 한류의 의미를 보여준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CJ E&M 글로벌 콘서트 브랜드 M-Live 측은 “아무리 K-POP 한류의 베이스가 아시아 시장이라지만 6개월 간 8개국 10회 공연을 연이어 진행하며 매진 흥행을 이어갈 수 있는 아티스트는 몇 안 된다.”며 “이번 아시아투어의 경제 효과는 600억 원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티켓 오픈 1시간 만에 7000석 올 매진을 기록한 인도네시아의 현지 파트너 업체는 “K-POP 열풍이 있기는 했으나 2PM 공연을 전후로 K-POP 관련 음반 및 매거진 판매 호조 등 분위기가 더욱 고조됐다.”고 전했다. 또한 멤버 닉쿤의 고향이자 일본에 이어 K-POP의 최대 시장이기도 한 태국 관계자 역시 “태국에서 2PM은 확실한 흥행 카드로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한다. 2PM이 K-POP 열풍을 견인하는 몫을 제대로 하고 있다”라며 “사인포스터 제공, 현지 음악 선곡, 팬 사인회 등 팬들과의 세심한 스킨십 마케팅도 흥행 주요 요건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2PM의 소속사인 JYP 측은 “팬들의 성원 덕분에 좋은 결과를 맺어 대단히 감사하다.”면서 “아시아 투어 동안 기다려 준 국내 팬들에게도 감사드리며 본격적인 국내 활동으로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CJ E&M제공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MB, 美·中·러 정상과 北 전방위 압박

    MB, 美·中·러 정상과 北 전방위 압박

    서울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이명박 대통령은 28명의 참가국 정상 및 국제기구 대표와 양자회담을 갖는다. 이 가운데서도 25일 예정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26일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회담이 주목된다. 다음 달 15일을 전후한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계획으로 인해 한반도 정세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들 6자회담 당사국 정상과의 양자회담에서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계획을 핵무장 전략을 위한 중대 도발로 규정하고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강력한 연대를 통해 북한을 전방위 압박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처음 열리는 것으로, 양국 정상은 최근 한반도 정세를 점검하는 동시에 양국 동맹을 재확인하고 지난 15일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한 기간에 정상회의와 별도로 한·미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을 한 뒤 미군기지 관측소(OP) 방문, 대학 연설 등의 별도 일정을 소화한다. 후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현안으로 떠오른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에 대한 대응방안과 함께 FTA 협상 및 수교 20주년에 즈음한 관계 강화 방안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과 극동 시베리아 개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또 다른 참가국 정상과의 양자회담에서는 실질 경제협력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와는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에너지 분야 협력, 인도네시아 강(江) 복원 프로젝트 참여 및 인프라 관련 협력 등을 논의한다. 인도와는 사증절차 간소화 협정과 방산·원전협력 등을, 태국과는 수자원관리와 국방 협력, 베트남과는 FTA 협상 조속 개시 추진과 원전협력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참가국 정상들의 이색 일정도 눈에 띈다.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보건·의료 분야에 관심이 많아 서울대병원의 건강진단센터를 방문, 운영실태를 살펴볼 예정이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는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박근혜, 비례 “1번” “11번” 밤새 장고…한명숙, 당선권 끝번호 21번 배수진

    여야 대표가 ‘비례 대표’를 놓고 숙고에 숙고를 거듭해 온 가운데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10번대 초반 배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 위원장이 비례대표 1번을 맡아야 한다는 결론이 다소 우세했지만 공천심사위원회는 10번대 초반, 11번 전후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비대위 전체회의 뒤 “박근혜 위원장이 비례대표 1번으로 나서야 한다는 게 비대위 다수 의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 한 공천위원은 “11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비대위원들은 지난 15일 박 위원장의 비례대표 출마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박 위원장 참석 없이 회의를 소집했고 표결 결과 5대4로 박 위원장이 비례대표를 맡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이날 비례대표 1번을 맡을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비례대표 발표는 내일(20일) 있을 것”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당 일각에서는 박 위원장이 대선주자로서 기득권을 내려놓는 의미에서 불출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총선을 책임지고 진두지휘해야 하고, 총선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당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박 위원장이 비례대표에 배정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앞서 박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정치는 개인이나 정당이 아닌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며 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로써 박 위원장은 비례대표 출마와 함께 선대위원장 자격으로 총선에 임할 전망이다. 황영철 대변인은 “박 위원장이 단독이든 공동이든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방향이 잡혔다.”고 전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다 비례 출마 쪽으로 기울었다. 당 관계자는 “한 대표가 지역구에 묶이면 전국구 총선 지원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때 세종시 출마 가능성이 제기됐던 한 대표는 이해찬 전 총리가 이날 세종시 출마를 결심하면서 비례 쪽으로 돌았다. 순번은 배수진을 치자는 의미에서 당선권 끝번호인 19번이나 21번이 거론되고 있다. 한 대표의 출마 예정지 가운데 하나였던 서울 성동을에는 전주 덕진에서 전략공천자로 차출된 유종일 경제민주화특위 위원장이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현정·황비웅기자 hjlee@seoul.co.kr
  • 총선 지지율 여론조사로 본 초박빙 10곳 판세

    총선 지지율 여론조사로 본 초박빙 10곳 판세

    4·11 총선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서울과 부산 등 주요 격전지를 중심으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심지어 같은 날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가 실시기관에 따라 차이가 나는 등 극심한 혼전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2세 정치인’의 대결로 주목받고 있는 서울 중구가 대표적이다. 지난 한 주 동안 실시된 세 번의 여론조사에서 민주통합당 정호준 후보가 두 차례,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가 한 차례 각각 ‘지지율 1위’에 올랐다. 정호준 후보는 한국일보와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 각각 25.7%, 25.3%를 얻어 각각 21.0%, 21.2%에 그친 정진석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질렀다. 반면 중앙일보 조사에서는 정진석 후보가 30.8%로, 30.0%를 기록한 정호준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이겼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후보의 지지율은 10% 안팎을 꾸준히 유지했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달 들어 실시된 총 6차례의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와 민주당 정세균 후보가 각각 세 차례씩 우위를 나타냈다. 지지율 격차 역시 모두 오차범위에 속할 정도로 초박빙 혼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0일 전후로 실시된 매일경제와 한국일보 조사에서 각각 홍 후보(23.6%대22.6%)와 정 후보(28.2%대26.5%)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 정도였다. 서울에서는 또 동대문을(새누리당 홍준표 대 민주당 민병두)과 영등포을(권영세 대 신경민), 서대문갑(이성헌 대 우상호), 양천갑(길정우 대 차영) 등이 대표적인 격전지에 해당한다. 모두 오차범위 안에서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이 가운데 4년 만에 리턴매치를 벌이는 동대문을의 경우 지난 14~15일 실시된 동아일보 조사에서 새누리당 홍 후보가 35.1%로, 민주당 민 후보(32.8%)보다 앞섰다. 그러나 불과 나흘 전에 이뤄진 국민일보 조사(9~10일)에서는 민 후보(43.5%)가 홍 후보(39.7%)를 따돌렸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민주당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핵심 인사끼리 맞붙는 도봉을도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국민일보 조사에서 새누리당 김선동 후보(44.8%)와 민주당 유인태 후보(39.1%)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쳤다. 새누리당 텃밭으로 간주됐던 송파을과 용산 등지에서도 예측불허의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송파을의 경우 매일경제(15~16일) 조사에서 새누리당 유일호 후보와 민주당 천정배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5.3% 포인트(26.5%대21.2%)에 불과했다. 용산에서는 중앙일보(7~10일) 조사에서 민주당 조순용 후보(30.9%)가 새누리당 진영 후보(29.7%)를 앞지르는 결과가 나왔다. ‘낙동강 벨트’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을과 인근 부산 북·강서을 등이 대표적 혼전 지역이다. 김해을은 지난 16~17일 한국일보 조사에서 새누리당 김태호 후보가 36.4%로, 24.0%에 그친 민주당 김경수 후보를 비교적 여유 있게 이겼다. 반면 지난 10일 한겨레 조사에서는 김경수 후보 38.6%, 김태호 후보 32.9% 등으로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북·강서을에서도 중앙일보 조사(12~16일)에서는 새누리당 김도읍 후보(35.5%대29.2%)가, 동아일보 조사(14~15일)에서는 민주당 문성근 후보(36.8%대28.5%)가 각각 우위를 나타냈다. 관심이 집중된 부산 사상의 경우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를 10% 포인트 이상의 지지율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 충청권 최대 ‘빅매치’로 꼽히는 충북 청주 상당에서는 새누리당 정우택 후보가 민주당 홍재형 후보를 10% 포인트가량 앞서고 있다. 한국일보(9~11일)·동아일보(5~6일) 조사에서 정 후보는 각각 36.0%, 43.3%의 지지율을 얻어 26.1%, 31.3%에 그친 홍 후보에 비해 한발 앞선 상황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김정은 군부체제 강화 신호탄

    김정은 군부체제 강화 신호탄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0번째 생일 전후인 4월 12~16일 사이에 ‘광명성 3호’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밝히면서 북한 내 지도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2개월 만에 베이징에서 북·미 ‘2·29 합의’를 도출했던 북한이 16일 만에 이와 배치되는 발표를 내놓는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군부와 외교 관료 사이의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군부를 중심으로 한 체제 안정을 위해 강경한 대외 정책으로 선회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18일 “북한이 북·미 2·29 합의에 의한 이행 과정을 시작하기도 전에 스스로 한 약속을 깨고 모순된 행동을 보이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라며 “김일성 탄생 100주년과 강성국가 건설을 앞세운 대내용이라고 하지만 군부와 외무성 간 손발이 맞지 않아 발생한 상황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리용호 북 외무성 부상이 지난 6일 뉴욕에 도착, 활동했을 때에도 위성 발사 계획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며 “리 부상이 러시아를 거쳐 어제 오후 중국에 도착했는데 그 과정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한 것은 군부가 하는 일을 외무성이 모르는 등 군부가 대내외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아닌가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부위원장도 체제 안착을 위해 군부의 도움이 절실한 만큼 최근 전략로켓사령부 등을 시찰하며 군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한 대북 소식통은 “군부가 북·미 2·29 합의는 김 위원장의 유훈으로 생각하고 놔뒀지만 외무성 협상파를 계속 견제해 왔다.”며 “군부 작품인 동창리 미사일 기지에서의 첫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강성국가 선포를 위한 축포를 쏘고 세력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창리 미사일 기지는 지난해 완성됐지만 수송용 철도는 최근 완공돼 물자가 이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가 처음인 만큼 한국은 물론 중국도 정확도 등 안전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 1차추진체 변산 앞바다에 떨어질 듯”

    “北 1차추진체 변산 앞바다에 떨어질 듯”

    북한이 다음 달 15일을 전후해 발사할 예정인 광명성 3호의 1차 추진체는 변산반도 서쪽 140㎞ 지점 바다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지난 16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한 위도, 경도 등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원래 계획한 대로 광명성 3호 발사가 이뤄질 경우 1차 추진체는 변산반도 서쪽 140㎞ 지점 공해상에, 2차 추진체는 필리핀 동쪽 190㎞ 공해상에 각각 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광명성 3호 발사가 당초 계획과 비교해 얼마나 오차를 벗어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노탐’(NOTAM·안전 운항을 위한 항공 정보) 등의 시스템을 이용해 정부는 관련 위험 지역을 항해하는 선박 등에 사전 위험 경보를 통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광명성 3호 발사 장소로 알려진 평북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기지와 관련, “동창리 기지까지 들어가는 철도는 올 들어 완공된 것으로 보이며 기존 철도가 연결된 것”이라면서 “미사일 자체가 아직 동창리로 옮겨진 징후는 없으며 발사 며칠 전에 옮겨서 발사대에 올려놓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광명성 3호가 기상 관측을 위한 실용 위성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위성체든 미사일이든 어떤 경우도 모두 유엔안보리 결의(1874) 위반에 해당된다며 한목소리로 발사 계획 중단을 요구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며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이 발사를 강행한다면 식량 지원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북한 대사를 초치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장즈쥔 부부장(차관급)은 지난 16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불러 “중국은 북한의 위성 계획과 국제사회의 반응에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문제의 위성이 일본을 향할 경우 미사일방어(MD) 시스템으로 요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16일 방일 중인 라오스 총리와의 회담에서 “북한에 강한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 같은 주변국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반공화국 압살 정책의 전형적인 발로로, 우리의 평화적 우주 이용 권리를 부정하고 자주권을 침해하려는 비열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통신은 앞서 17일 보도문에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다른 나라의 권위 있는 우주 과학 기술 부문 전문가들과 기자들을 초청하여 서해 위성 발사장과 위성 관제 종합지휘소 등을 참관시키고 지구 관측 위성 ‘광명성 3호’의 발사 실황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김성수·김미경기자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sskim@seoul.co.kr
  • 봄철 걷기 운동 후 부위별 통증 예방하려면

    봄철 걷기 운동 후 부위별 통증 예방하려면

    봄이 되면서 걷기 운동에 나선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누구나 즐기는 쉬운 걷기 운동이 자칫 병을 만들 수 있다. 전문의들은 “걷기 운동 후에 통증이 생기는 원인의 대부분은 경직된 근육, 잘못된 자세, 잘 맞지 않는 신발이 문제”라며 “운동 전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고, 통증이 나타나면 얼음찜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한다. 걷기 운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위별 통증과 예방법, 바른 자세 등을 짚어본다. ●발뒤꿈치 통증 하이힐을 자주 신는 여성들은 아킬레스건이 짧아져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굽이 낮은 운동화만 신어도 발뒤꿈치가 아플 수 있다.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긴 탓이다. 이럴 때는 걷기 운동 후 바로 얼음찜질을 하거나 바르는 소염제를 이용해 약간 아플 정도로 5분 정도 마사지를 해주면 다음 날 통증이 대부분 가신다. 걷기 운동 전후에 아킬레스건을 마사지하고 종아리 근육을 스트레칭해 주면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발바닥 통증 걸을 때 발바닥이 찌르는 듯이 아프다면 족저근막염일 가능성이 높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을 감싸는 부채꼴 모양의 질긴 막으로, 충격을 흡수하고 발바닥의 아치를 받쳐준다. 이런 족저근막염은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열치료(물리치료)나 체외충격파 시술로 손상된 힘줄의 재생을 돕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자가 치료를 하려면 신발에 푹신한 밑창을 깔거나 족저근막을 펴주는 스트레칭 또는 발바닥을 마사지해서 근육을 풀어주면 효과가 있다. ●정강이 앞근육 통증 파워 워킹을 하다 보면 근육에 과부하가 걸려 정강이 앞쪽이 아플 수 있다. 특히 오르막이나 내리막길, 계단 등을 걸을 때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원인은 근육에 피로물질이 쌓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운동량을 줄이면 해결이 되지만 걷는 도중에 통증이 생기면 정강이 근육을 가볍게 마사지하거나 스트레칭을 해주면 통증이 준다. ●무릎 통증 오래 걷거나 등산 등 경사지를 걸을 때는 무릎에 통증이 잘 생긴다. 무릎 앞쪽 힘줄에 스트레스가 가해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얼음찜질과 가벼운 마시지를 해주면 통증이 완화된다. 다리를 편 상태에서 무릎 앞쪽에 파스를 붙이면 테이핑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평소 무릎을 살짝 구부리고 1분간 한발 서기를 하루 20회 정도 하면 힘줄이 단단해져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단, 무릎 안쪽이 아프다면 반월상연골이나 내측인대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통증과 함께 붓는다면 상태가 심각하다는 뜻이므로 운동을 멈추고 얼음찜질을 한 뒤 전문의를 찾는 것이 현명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박중현 교수는 “평소 활동량이 적은 사람이 걷기를 할 때는 주 4~5회, 2㎞ 정도로 시작해 일주일마다 5분씩 걷는 시간을 늘려가는 방법이 좋다.”면서 “특히 처음부터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연세대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박중현 교수 >>바른 자세 ▲앞발의 볼에 체중을 싣고, 몸이 약간 앞으로 기울어지도록 한다. ▲팔은 앞뒤로 15~20도 정도로 흔들고 무릎은 약간 앞으로 부드럽게 굽힌다. ▲발은 5~10도 정도 바깥쪽으로 벌어지게 걷는다. ▲발은 뒤꿈치의 중앙이 땅에 먼저 닿도록 디딘다. ▲수시로 신발의 닳는 상태를 살펴 뒤쪽 바깥 면과 앞쪽 안면이 고루 닳았는지를 살핀다. >>잘못된 자세 ▲가슴을 앞으로 내밀거나 한껏 들어 올린 자세, 체중이 뒤꿈치로 쏠린 자세는 척추와 허리에 무리를 준다. ▲상체를 엉덩이 위에 두는 자세는 머리를 앞으로 내밀게 해 등을 구부정하게 만든다. ▲무릎을 지나치게 곧게 펴고 걷거나 오래 서있으면 다리 근육이 약해진다. ▲평발에서 흔히 보이는 엄지발가락이 안쪽을 향하는 자세는무릎 관절에 엄청난 부담을 준다.
  • 1980년 전후 숨가빴던 남북 외교전

    남북이 1980년 전후로 미국 정찰기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공격, 제3국과의 국교 수립, 서울 올림픽 유치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외교전을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비화는 외교통상부가 18일 ‘외교문서 공개 규칙’에 따라 30년이 지난 1981년 자료를 중심으로 공개한 외교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정부는 1981년 주한 미군 정찰기 SR71이 북한 미사일로부터 공격을 받자 미국 정부에 강경한 대응을 촉구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수마일 빗나가 공중 폭발했고,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미 국무부는 항의 성명을 발표하며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 이에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부인하며 SR71이 북한 영공을 침범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북·미 간 갈등이 고조됐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미국의 정찰 비행을 비난했고, 일본 정부는 일본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한국 정부는 힘에 의한 대응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미국 측에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북한이 미국 레이건 행정부를 시험하려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한-리비아 군사교류, 北에 방해 남북 간 치열한 외교전은 1970년대 중반 한국과 리비아의 국교 수립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대통령은 1975년 비밀리에 한국에 군사 사절단을 보내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이를 알게 된 북한의 반발로 무산됐다. 북한은 한국보다 먼저 1974년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상주 대사관을 설치하는 등 대리비아 외교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남북은 또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란을 붙잡기 위해 금수 품목인 군사물자를 미끼로 물밑 공세를 펼쳤다. ●88올림픽, 北 공작원 방해 기도 1981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88서울올림픽 개최 결정 총회 전후로 북한 등 공산권의 유치 방해 활동이 전방위로 이뤄진 정황도 드러났다. 총회 개최 9일 전에 신원 불명의 한국인 2명이 대표단 식당에 잠입, 수상한 행동을 하던 중 제지됐으며 앞서 소련도 “서울 개최 시 사회주의 국가는 참가를 거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정희 정권 말기에는 정부가 남한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는 대북 심리전의 하나로 해외 북한 공관원 초청 사업을 추진했던 사실도 밝혀졌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제의를 받아들여 1979년 3차례에 걸쳐 회담이 이뤄졌지만 결국 이행까지 가지는 않았다. 한편 북한이 1977년 처음으로 발해만 연안의 석유 개발을 추진했으나 영국의 실적 없는 ‘유령 회사’와 손잡음으로써 실패했고, 1981년 이란의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 당시 미국 측의 대이란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한국 민간 기업의 원유 구매가 이뤄지자 이란 측이 한국 대사관 측에 “제재 기간 중 계속 원유를 수입한 쌍용정유에 고마움을 느낀다.”며 좋은 조건의 공급을 약속했던 것도 드러났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 재단이 김지하 시인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시인상 및 인권 옹호상을 시상하려 해 정부가 이들의 시상식 참석 및 상금 전달 여부를 놓고 고민했으나 결국 불참을 통보하고 상금을 대신 전달했던 것도 밝혀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어리석은 판단의 주범 ‘공포’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두려움이다.” 400여년 전에 프랑스 철학자 미셸 드 몽테뉴가 남긴 말이다. 이 말은 이후 줄기차게 변형되고 활용되며 ‘쓸 데 없는’ 두려움은 경계하라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공포를 ‘만들어’낸다. TV를 켜면 지구 어딘가에서는 폭탄이 터져 수십명이 사망하고, 또 어딘가에서는 강도 6~7짜리 지진이 이는 무서운 일들을 무한복습하면서 두려움을 양산한다. 2012년에는 더 심해졌다. 마야 달력이 끝나는 날이 돌아오고, 강력한 태양 폭발이 일어나 지구를 집어삼킨다는 둥 말이 많다. 인류에 ‘다음 세기’ 따위는 없어 보인다. 캐나다 저널리스트 댄 가드너는 “역사상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사람들이 왜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게 됐나.”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유 없는 두려움’(김고명 옮김, 지식갤러리 펴냄)에서 그 답을 낱낱이 풀어낸다. 심리학자, 과학자, 경제학자 등이 연구한 결과를 제시하고, 인간의 공포가 얼마나 어리석은 판단을 끌어내는지 밝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9·11 테러다. 이 사건 이후 상당수 미국인이 교통수단을 비행기에서 자동차로 바꿨다. 베를린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심리학자 게르트 기거렌처가 2001년 9월을 전후로 10년 동안 도로 교통사고를 조사했더니, 테러 이후 1년 동안 사망자가 1595명으로 급증했다. 9·11 테러 당시 비행기에 탄 사람의 6배, 2001년 악랄한 탄저균 테러 사망자수의 319배에 달했다. 결국 비행기 테러 공포심에 더 위험한 도로로 나갔다는 설명이다. 불확실성이 바탕이 된 불안한 상황에서 특정 정보를 접할 경우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는 ‘앵커링 효과’도 있다. 특정 정보를 ‘닻’(anchor)으로 삼아 판단하는 경향이다. 이를테면 “간디가 몇 살까지 살았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9세를 넘겼을까.”라고 덧붙이면 응답자들은 평균 50세를 말한다. 하지만 “140세 전후일까.”라고 물으면 응답은 평균 67세로 쑥 올라간다. 가드너는 인간에게 두려움을 주는 다양한 기저 중 근본적인 원인으로 두뇌, 대중매체, 두려움을 부채질하는 개인과 조직을 꼽는다. 이 세 가지가 하나로 이어지면 두려움 회로가 만들지고, 세 가지가 돌아가면서 경보 발령을 반복하면 두려움은 증폭된다. 정보가 많은 현대사회에서는 이런 두려움의 회로를 끊기 어렵다고 저자도 인정한다. 때문에 회의적인 자세로 정보를 수집하고 신중하게 사고해 스스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는 예전보다 훨씬 안전하게 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정신적 패턴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적어도 책은, 과거를 더 안전하게 보는 역사 착시 효과, 공포를 이용한 정치 홍보꾼의 거짓말, 집단 오류를 부르는 집단동조현상, 죽음의 공포를 회사들이 어떻게 이용하는지 등 인간 의식을 좌우하는 오류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한다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1만 8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민간인 사찰 재수사] 4대 핵심 의혹… 수사 어떻게 될까

    [민간인 사찰 재수사] 4대 핵심 의혹… 수사 어떻게 될까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 인멸 사건 재수사의 초점은 일단 증거 인멸에 맞춰져 있다.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폭로 대부분은 증거 인멸과 관련돼 있다. 하지만 검찰 재수사는 증거 인멸뿐 아니라 2010년 ‘부실·축소·은폐수사’ 오명을 받은 불법 사찰로까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송찬엽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도 16일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수사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번 재수사는 특히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과 함께 장 전 주무관의 폭로와 녹취록 등을 통해 공개된 새로운 의혹까지 전국민적 관심이 높다는 점이 검찰의 부담이다. 송 차장검사는 “나라가 흔들릴 수사라는 지적이 맞다.”면서 “국민 관심이 지대하기 때문에 진상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영호 靑비서관 윗선 중 1명일 수도 검찰이 장 전 주무관이 폭로한 증거 인멸 의혹을 규명해 낼지가 이번 재수사 성공의 최대 관건이다. 장 전 주무관은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과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을 증거 인멸의 핵심 인물로 지목했다. 장 전 주무관은 “2010년 7월 4일 진 과장이 점검1팀원들의 컴퓨터 파일을 삭제하라고 했고, 최 행정관은 사흘 뒤인 7일 청와대로 불러 점검1팀원들의 컴퓨터를 물리적으로 파괴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장 전 주무관은 최 전 행정관의 상관인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그가 증거 인멸 지시의 윗선 가운데 한 명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익씨 처벌전 檢·민정수석실 연락 장 전 주무관과 최 전 행정관 사이의 녹취록 등에서 암시된 ‘검찰-민정수석실-총리실’의 유착 의혹 규명은 검찰 수사의 첫 번째 난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장 전 주무관은 검찰의 압수수색 이틀 전인 2010년 7월 7일 점검1팀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괴한 것과 관련, “최 행정관이 ‘민정수석실과 다 조율이 됐다. 검찰과도 컴퓨터나 하드디스크가 없어도 문제 삼지 않기로 조율됐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민정수석실의 검찰 수사 개입 정황은 또 있다.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해 공개한 ‘정무위(국회) 제기 민간인 내사 의혹 해명’ 문건에 따르면 검찰은 2009년 10월 김종익 전 KB한마음대표를 사법처리하기 전에 민정수석실을 통해 지원관실의 의견을 구했고, 지원관실은 민정수석실을 통해 ‘기소 의견’을 제시했다. ●이영호·최종석·진경락 대포폰 연결돼 1차 수사 당시 진 전 과장이 갖고 있다가 압수된 ‘대포폰’은 이런 여러 의혹들을 풀 수 있는 열쇠다. 실제 이 전 비서관, 최 전 행정관, 진 전 과장은 증거 인멸을 전후해 ‘대포폰’으로 얽혀 있다. 장 전 주무관은 “최 행정관이 7월 7일 오전까지 이 비서관이 쓰던 대포폰이라며 내게 줬고, 그 대포폰에는 최 행정관의 대포폰 번호 한 개만 저장돼 있었다.”면서 “하드디스크 파괴 뒤 고용노사비서관실 여직원에게 대포폰을 반납했는데, 진 과장이 그 대포폰을 갖고 있다가 검찰에 압수됐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이 대포폰을 통해 진 전 과장 등 지원관실 팀원들에게 사찰 관련 지시를 하거나 보고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2000만원 추적땐 메가톤급 후폭풍 올 수도 장 전 주무관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8월 증거 인멸 입막음용으로 이영호 전 비서관이 마련했다는 돈 2000만원을 받았다가 최근에 돌려줬다. 장 전 주무관은 또 “지원관실 특수활동비 가운데 매월 280만원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에 상납했다.”고 폭로했다. 입막음용 2000만원과 특수활동비 상납 등의 구체적 진술은 검찰의 중요한 수사 단서다. 출처 및 용처 조사에서 메가톤급 후폭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 검찰이 재수사를 통해 총리실의 민간인 사찰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윗선’까지 규명할지도 주목된다. 1차 수사에서는 이인규 전 지원관의 윗선은 증거부족 등으로 기소하지 못했지만 당시 정동기 청와대 민정수석, 이 전 비서관, 박영준 전 총리실 국무차장 등이 이 전 지원관 윗선으로 거론됐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서울광장] 그린 비즈니스, 거품에서 트렌드로/이도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그린 비즈니스, 거품에서 트렌드로/이도운 논설위원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말 ‘솔린드라 스캔들’로 큰 곤욕을 치렀다. 오바마의 ‘그린 전략’에 따라 정부로부터 5억 2800만 달러(약 53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은 신생 태양광 업체 솔린드라가 파산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후원자인 사업가에게 정치적 특혜를 줬다가 실패했다고 주장했지만, 뉴욕타임스는 “녹색 일자리 창출에 혈안이 돼 시장을 잘못 읽은 데서 나온 결과”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정부의 클린 테크놀로지 투자 실패 사례는 솔린드라뿐만이 아니다. 에너지 저장 업체 비콘파워도 3900만 달러의 정부 지원을 받은 뒤 파산을 신청했다. 석유 메이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업계에서는 2000년대 중반부터 붐을 일으켰던 그린 비즈니스의 거품이 꺼져 가는 현상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정말 그럴까. 며칠 전 미국의 그린 비즈니스 컨설팅 업체 ‘클린 에지’에서 ‘2012년 클린 에너지 트렌드’라는 보고서를 보내왔다. 올해의 글로벌 클린 에너지 시장을 다섯 가지 트렌드로 분석했다. 첫째는 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던 군대가 클린 에너지 사용과 기술 개발도 이끌어 간다는 것이다. 미군은 세계 최대의 에너지 소비처다. 1년에 150억 달러(약 15조원)를 지출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미군은 에너지 지출 예산 가운데 10억 달러를 클린 에너지 구입에 쓰기로 했다. 그 비율은 점점 늘어갈 것이다. 두번째 트렌드는 일본의 클린 에너지에 대한 전략적 투자 확대다. 일본은 전력의 30%를 원자력으로 충당해 왔다. 2050년까지 원전 비율을 50%까지 늘리려 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쓰나미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일본 내 54개 원전 가운데 51개가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8월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클린 에너지 사용 비율을 20%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태양광, 풍력, 지열, 소수력, 바이오매스 등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세번째 트렌드는 상업 빌딩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뉴욕의 아이콘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지난해부터 리모델링 중이다. 내년에 공사가 끝나면 연간 에너지 사용량이 38%나 줄어들게 된다. 1년에 440만 달러의 에너지 비용을 줄여 3년 만에 공사 비용을 회수하게 된다. 빌딩은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의 3분의1을, 도시 온실가스 배출의 80%를 차지한다. 네번째 트렌드는 쓰레기를 자원화하는 것이고, 다섯번째는 에너지 저장 시설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1990년대 말 엄청난 IT 붐이 일어났다. 그러다가 2000년을 전후해 거품이 꺼졌다. IT 장비와 서비스 가격이 급락했다. 그러나 IT 산업은 죽은 것이 아니다. 값싼 장비와 서비스는 IT를 트렌드로 만들었고, 2012년 현재 시점에서 IT 산업은 꽃을 피우고 있다. 그린 비즈니스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클린 에지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태양전지의 와트당 가격은 2007년 7.2달러에서 지난해 1.28달러로 급락했다. 반면, 미국 내 벤처캐피털의 투자 가운데 클린 테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1년 1.2%에서 지난해 23.1%로 늘었다. 가격은 떨어지고 투자는 늘었다. 결국 그린 비즈니스는 트렌드화하면서 꽃을 피우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은 임기 말로 오면서 탄력을 잃은 것이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4대강 사업을 녹색성장에 연계시킨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태양광 등 클린 에너지 사업에서 발을 빼려는 모습도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그린 비즈니스의 미래는 어두운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얼마 전 ‘꿈 많은 대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스물네 살의 청년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휴학을 하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그린 비즈니스의 현장을 직접 보려고 한다.”며 내가 취재했던 기업들의 정보를 요청했다. 이런 젊은이들의 패기와 열정에 우리나라 그린 비즈니스의 미래가 달린 것이다. dawn@seoul.co.kr
  • 北 “4월 12~16일 광명성3호 위성 발사”

    北 “4월 12~16일 광명성3호 위성 발사”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인 4월 15일을 전후로 실용위성 ‘광명성 3호’를 탑재한 운반로켓 ‘은하 3호’를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완공된 것으로 알려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제2미사일기지에서 발사될 ‘은하 3호’는 위성뿐 아니라 핵탄두까지 장착할 수 있는 발사체로, 실용위성이라는 북한 측 주장과 달리 남북 간, 북·미 간 적지 않은 긴장을 고조시킬 전망이다. 특히 북한의 ‘은하 3호’ 발사는 북·미 간 2·29 합의에서 북측이 약속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유예(모라토리엄)’와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북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16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김일성 동지 탄생 100돌을 맞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자체의 힘과 기술로 제작한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게 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대변인은 이어 “이번에 쏘아 올리는 ‘광명성 3호’는 극궤도를 따라 도는 지구관측위성으로, 운반로켓 ‘은하 3(호)’으로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4월 12일부터 16일 사이에 발사하게 된다.”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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