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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은 7살 아들과 함께 생활한 엽기 부부, 살인혐의로 체포

    죽은 7살 아들과 함께 생활한 엽기 부부, 살인혐의로 체포

    죽은 아들과 함께 살던 부부가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아들이 언제 사망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부패의 정도를 볼 때 최소한 7일 이상 지난 것 같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히로나라는 곳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6일(현지시간)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카탈루냐 지방경찰은 아파트에서 7세 전후로 추정되는 소년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사망한 소년의 부모를 살인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각각 38세와 39세로 나이만 공개된 소년의 부모는 미국인으로 약 1년 전 스페인에 정착했다. 3명의 자녀와 함께 아파트를 얻어 스페인 생활을 시작한 미국인 부부는 평소 이웃과 교류가 없었다. 아들의 사망이 드러난 건 미국인 부부에게 아파트를 세놓은 여주인의 신고 덕분이었다. 여주인은 월세를 받으러 아파트에 갔다가 집안에서 고성이 들리자 무언가 사건이 터진 것 같다며 경찰을 불렀다. 출동한 경찰은 집안을 둘러보다가 침대에 누워 있는 아들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상당한 부패가 진행된 것으로 보아 아들이 죽은 지 최소한 1주일 이상 되는 것 같다"며 "부검을 해야 사인과 사망시기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들은 7살 정도로 추정되지만 부부가 입을 다물고 있어 아직은 정확한 나이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두 사람이 다투는 과정에서 아들을 죽인 것 같지만 아직은 추정"이라며 "용의자 신병확보를 위해 일단 두 사람을 연행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부에겐 또 다른 자녀 2명이 더 있다. 이들 자녀 2명이 사망사건이 발생한 날 아파트에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사진=엘파이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북한 “수소탄 핵실험”] 北, 국제사회 완전 고립 자초… 北·中 ‘전통적 혈맹’ 급속 냉각

    [북한 “수소탄 핵실험”] 北, 국제사회 완전 고립 자초… 北·中 ‘전통적 혈맹’ 급속 냉각

    6일 수소탄 실험을 단행하면서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완전한 고립을 자초한 모양새가 됐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평화적·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왔던 한반도 주변국들은 향후 국제사회와 더불어 강도 높은 대북 압박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중 관계는 급랭할 전망이다. 전통적 ‘혈맹 관계’인 북·중은 2013년 북한의 제3차 핵실험과 장성택 등 친중파 숙청 등으로 관계가 벌어졌다. 지난해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중국 공산당 서열 5위인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북하며 관계 복원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이후 모멘텀을 살리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달 북한 모란봉 악단이 공연 직전에 급거 귀국하며 관계가 다시 악화된 상황에 이날 북한이 ‘결정타’를 날린 것이다. 이로써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전후해 조심스레 가능성이 제기됐던 북·중 정상회담도 한동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수소탄 실험이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른바 ‘전략적 인내’를 고수해 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관심을 되돌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9월 리수용 외무상의 유엔총회 연설 등을 통해 미국에 ‘평화협정’ 논의를 반복해서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이 ‘믿을 수 있는 비핵화 실천’를 전제로 내세워 이를 사실상 거부하자 ‘극약 처방’을 한 것이다. 그렇지만 한창 대선 분위기가 무르익은 미국이 이번 수소탄 실험으로 북한의 대화에 응할지는 의문이다. 대신 미국은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무게를 실어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대북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아직 국내 비난 여론이 잦아들지 않았지만 지난달 28일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협상이 타결되면서 3국 안보 협력의 벽은 다소 낮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북한이 수소탄 실험을 단행하면서 3국 안보협력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일본 역시 여기에 적극 협조할 공산이 크다. 단 최근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 얼마나 협조할지는 불분명하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틀인 6자회담에 대한 회의론은 더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북과 동북아 4강국이 참여하는 6자회담은 북한의 비핵화를 명시한 9·19공동성명 등을 이끌어 내기도 했지만 2008년 이후 휴업 상태다. 여기다 2013년 핵실험에 이어 이날 또 북한이 수소탄 실험까지 강행하면서 6자회담의 성격 자체를 바꾸자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올해의 합격자] 기술 전산 직렬 5급 최고 득점자 이재호씨

    [올해의 합격자] 기술 전산 직렬 5급 최고 득점자 이재호씨

    올해 국가공무원 5급 공채 전형이 오는 12일부터 시작된다. 전체 선발 예정 인원 380명 가운데 기술직은 82명으로 지난해보다 1명 늘었다. 기술직은 일반행정직에 비해 인력 수요가 적은 탓에 선발인원 자체도 적다. 서울신문은 올 3월 5급 공무원 기술직에 응시할 수험생들을 위해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후 두 차례 도전 끝에 지난해 전산 직렬에서 최고 득점으로 합격한 이재호(28)씨에게 2년 동안의 수험생활과 시험대비법을 들어 봤다. 공부시간의 절대량보다 질에 승부를 건 2년을 보냈습니다. 저는 평소 공부 시간의 절대량은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다른 수험생들과는 생활패턴이 조금 달랐습니다. 일단 하루에 기본적으로 8시간씩 공부를 하고 휴식을 취했어요. 대신 정해 놓은 하루치 공부 목표량을 다 하지 못하면 좀더 늦은 시간까지 공부했습니다. 또 주말에 휴식을 취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주말도 평일처럼 똑같이 공부한 대신 유독 집중이 되지 않는 날은 과감하게 쉬었습니다. 하루 일과도 집중하는 시간과 휴식 시간을 명확히 구분했어요. 하루를 오전 10시~오후 1시, 오후 3~6시, 오후 8~10시 이렇게 3등분을 했습니다. 식사 시간 전후로 여유를 두는 대신 8시간은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하려고 했어요. 스트레스는 달리기 운동을 하면서 풀었습니다. 주로 집 근처 독서실에서 공부했는데, 이틀에 한 번 정도는 집에 돌아간 뒤 30분 정도 뛰었습니다. 시험 대비도 생활패턴처럼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전산직렬이다 보니 아무래도 1차 공직적격성평가(PSAT)보다는 2차 시험이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합격 커트라인이 65점으로 행정직에 비해 낮습니다. 1차는 시험 직전 2주 동안만 기출문제 풀이를 위주로 하되 큰 비중을 두지 않았습니다. 특히 과목별로 좋은 교재를 잘 선정해야 합니다. 저도 정보를 얻기 위해 기술직 전산직렬 합격자 수기나 온라인 정보공유방인 ‘구글그룹스’ 커뮤니티 게시판 등을 자주 찾았어요. 기술직 전산직렬은 자료구조(DS), 데이터베이스(DB), 운영체제(OS) 등 3개의 필수과목과 1개의 선택과목을 치릅니다. 저는 프로그래밍언어(PL)를 선택했어요. 2주마다 과목별로 1회독을 끝내는 방식으로 2개월 단위로 반복해서 공부했습니다. 과목별로 보면 자료구조 과목의 경우 빈번하게 출제되는 알고리즘들은 바로 코드를 작성할 수 있을 정도로 숙달이 되도록 반복했어요. 또 대학 학과 시험이나 변리사 시험 자료구조 기출문제들을 풀며 응용문제에 대비했습니다. 데이터베이스 과목은 데이터마이닝 부분 자료를 추가해서 공부했고, 프로그래밍언어 과목은 컴파일러 개론,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JAVA)·C++ 등을 추가적으로 공부했어요. 운영체제는 각 단원들을 통합해서 이해하려고 했고요. 전 과목 기출문제는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풀어 봤습니다. 최근 면접이 강화되는 추세여서 필기시험 합격 후에도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습니다. 직무 관련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 전자 관련 신문을 구독했어요. 최근 기술 관련 정책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거든요. 정부정책 보고서도 그동안 나와있는 것들을 찾아서 읽고,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지난해 9월부터는 행정직 응시자들과 함께 면접 스터디 3개를 시작했습니다. 다들 역량이 뛰어나 피드백을 받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웠습니다. 제가 일하고 싶은 부처와 관련 정책을 익히는 데 주안점을 뒀어요. 또 공직자가 되고자 하는 의지, 공직사회에 대한 이해도 등을 면접 과정에서 최대한 드러내려고 했습니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전산직렬 특성상 IT 프로젝트 경험, IT 관련 정책에 대한 이해 등을 면접 때 어필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면접에서 컴퓨터공학이라는 학부 시절 전공을 살려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대학 시절 휴학을 하고 1년 3개월 동안 수학교육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회사에서 개발자로 근무하면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위한 환경 개선이 중요하다고 느꼈거든요. 여기에 보탬이 되고 싶어 공직에 뜻을 품기도 했고요. 2년 동안 저를 가장 많이 괴롭힌 것은 부담감인 것 같아요. 1년이란 시간이 굉장히 길다고 느꼈는데, 그간의 노력이 단 하루에 결정된다고 생각하니 때때로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5급 공채를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느낄 만한 감정일 텐데요. 그런 제 마음을 부여잡은 건 절박한 마음가짐이었습니다. 반드시 단기간에 합격하겠다는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임하다 보면 노력의 결실을 거둘 날이 오리라고 믿습니다. 시험장에서 최대한 역량을 발휘하려면 실수를 줄여야 하고, 그러려면 평소에 문제풀이 연습을 많이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장·단기 계획에 따라 공부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예상한 것 이상으로 시험 과목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있을 거에요. 노력한만큼 결실을 거두길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겠습니다. 저는 3차 면접 때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구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고 밝힌 제 각오를 항상 잊지 않고 공직에 임하겠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정리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경기 이달 22만원 더 낼 수도…갈등 봉합 땐 다시 돌려받아

    경기 이달 22만원 더 낼 수도…갈등 봉합 땐 다시 돌려받아

    누리과정(어린이집·유치원) 예산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청의 대립이 장기화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 ‘보육 대란’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당장 1월부터 교육당국의 지원 없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자기 돈을 들여 보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우려와 궁금증은 커지지만, 뚜렷한 정보는 없어 답답해하는 학부모들도 많다. 일반적인 궁금증을 5일 문답 형식으로 풀어봤다. Q. 앞으로 ‘보육 대란’이 일어난다면 어느 지역부터 시작될까. A.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별로 예산 편성이 제각각이어서 언제부터 학부모가 돈을 내게 된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다만 전국 시·도 중 서울, 경기, 광주, 전남 4곳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지원액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아 이대로 계속 간다면 당장 이달부터 예산 지원이 끊기게 된다. 세종과 강원, 전북 3곳은 유치원 예산만 편성하고 어린이집 예산은 편성하지 않았다. 울산, 대구, 부산 등 나머지 10개 시·도는 일부나마 예산을 편성해 당장 연초부터 보육 대란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Q. 누리과정 예산 지원이 끊기면 학부모들은 언제부터, 얼마씩 돈을 내야 할까. A. 유치원의 경우 공식적으로 매월 25일을 전후로 시·도 교육청이 교육지원청을 거쳐 관내 유치원으로 지원금을 입금한다. 하지만 실제 지원금이 일선 유치원에 입금되는 날짜는 시·도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다. 광주교육청은 매월 10일, 서울교육청은 매월 20~25일이다. 전남교육청은 지난해 4·4분기(2015년 12월~2016년 2월) 지원금 118억원 중 1월 20일까지 비용인 67억원만 입금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이달 말부터 이들 지역의 학부모가 돈을 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곳은 경기도로 준예산 편성으로 지난 4일 입금됐어야 할 1월분 지원금이 지급되지 못했다. 유치원이 당장 자체 예산으로 운영해야 하며 특히 소규모 사립 유치원에서는 인건비와 운영비 지급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 어린이집은 유치원과 달리 학부모가 매월 15일쯤 22만원의 보육비를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그 다음달 20일 이후 해당 카드 연결 계좌에 보육비가 지급돼 이를 채우는 식이다. 따라서 실제 1월분 보육료가 정산되기까지 앞으로 한 달 이상 여유가 있다. 누리과정 지원으로 유치원에 다니는 유아는 공립 11만원, 사립 29만원을 지원받았다. Q. 먼저 돈을 낼 경우, 누리과정 예산집행이 정상화되면 그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A. 누리과정 예산이 끊기더라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이 곧바로 학부모에게 교육비 결제를 요구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무상 보육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것인데 학부모에게 한 달 만에 돈을 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우선 유치원이 운영 경비를 부담하고 나중에 문제가 해결되면 정산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도 “실제 지원금이 중단되면 유치원에 공문을 보내는데, 당장 학부모로부터 1월분 유치원비를 내도록 하라고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학부모가 돈을 내더라도 교육부와 교육청 간의 갈등이 타결된다면 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 Q. 어린이집과 유치원 중 한쪽만 해결될 가능성도 있나. A. 유아 교육과 보육의 통합을 일컫는 이른바 ‘유보통합’에 따라 만 3~5세 유아에게 공통으로 예산 지원을 하는 게 누리과정의 골자다. 하지만 유보통합도 되기 전에 교육부가 누리과정 지원을 교육청 부담으로 확정한 게 이번 갈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대구, 울산, 경북을 제외한 14개 전국 시·도 교육청은 올해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만 편성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서울, 경기, 광주, 전남 등 4개 시·도 교육청이 시의회에서 추가경정 예산 편성을 통해 유치원 예산만 편성할 수도 있다. 이때 상대적으로 손해를 입는 어린이집 학부모의 불만이 커질 수 있어 어느 한쪽만 해결될 가능성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Q. 교육계는 사태의 추이를 어떻게 전망하나. A. 올 4월 국회의원 선거도 있어 정치권도 이 문제에 촉각을 기울이면서 학부모의 호주머니에서 돈이 나오는 사태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교육계에서 나온다. 결국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이달 안에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신년기획] “올 동북아 갈등 변수는 北… 핵·미사일 카드 다시 꺼낼 것”

    [신년기획] “올 동북아 갈등 변수는 北… 핵·미사일 카드 다시 꺼낼 것”

    지난해 아시아는 한·중·일 관계 개선의 흐름 속에서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 동남아국가의 갈등이 첨예하게 맞섰다. 하지만 새해에는 동북아 특히 한반도를 둘러싸고 숨 가쁜 변화와 움직임이 예상된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국제적 권위자인 오코노기 마사오(71)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에게 이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3일 도쿄 게이오대 미타캠퍼스에서 이뤄졌다. →2016년 새해의 국제환경, 동북아 안보환경의 변화는. -중국의 해양 진출로 인한 남중국해 갈등이 새해에는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성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중국도 주변 국가와의 협력과 경제에 더 집중해야 할 처지다. 정책의 우선순위도 바다에서 ‘실크로드 경제개발벨트 활성화’ 등 내륙 개발로 옮겨갈 것이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도 아베노믹스의 유지와 7월 참의원 선거가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관계 개선과 긴장 완화 흐름에도 동북아에서는 새로운 갈등 요소가 꿈틀거리고 있다. →새로운 갈등 요소라면. -바로 북한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외교가 재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력 안정을 다진 김정은 정권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 목표 달성을 위한 외교수단으로서 ‘핵·미사일 카드’를 활용하는 대외 공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외부 자원’을 얻어내기 위한 보다 돌발적인 행보가 우려된다. 11월 미국 대선을 기회로 여기는 북한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길 원한다. 대미 접근 및 정상화, 나아가서는 불가침조약 수립을 위한 포석이 예상된다. 북한은 미국의 새 정권 출범 초기마다 위기를 만들어 대화 국면 조성과 고립 타개를 시도해 왔다. 이런 관점에서 북한은 올해 미사일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미국의 새 행정부가 출범하는 내년에는 핵실험 카드를 들이댈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이런 시도가 제재 국면을 더 심화시킬 것 아닌가. -제재를 강하게 하면 북한을 굴복시킬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 이뤄진 시도는 별 성과가 없었다. 북한을 비핵화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일은 이 문제를 미국에 기대려 했고, 미국은 중국에 떠넘기려 했다.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도, 능력도 부족했다. 책임을 서로 떠넘기면서 북한 비핵화에 손을 놓은 상황이 이어졌다. 과거와 달리 북한의 핵능력은 진전됐다. ‘핵 위협’이 구체적 행동으로 진전될 우려도 크다. 북한이 핵 카드를 다시 꺼내 든다면 그저 무시만 할 수도 없게 됐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지만 외부에서 얻을 것이 있다면 핵 동결에는 응했다. 북한의 핵 능력이 더한층 강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차기 행정부가 접촉 정책을 다시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은 불가능한가. -남북한과 미·중, 일본과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회담 재개 움직임이 예상된다. 회담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에도 불구하고 대안 없는 상황에서 6자회담으로 갈 수밖에 없다. 회담 의장국이던 중국도 재개를 줄곧 주장해 왔다. 어떤 식으로든 비핵화 노력을 보여 줘야 할 상황에서 관련국들이 회담 재개를 거부하기만도 어렵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 요구 등 한국에 관계 개선을 압박해 올 것이다. 남측이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이지 않을 경우 북한은 6자회담을 먼저 움직여 나가려고 할 것이다. 남북 관계와 6자회담이 동시에 진전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12월 말 한·일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합의했다. 올해 한·일 관계의 과제라면. -두 나라는 비슷한 시대적 압박과 현안에 직면해 있다. 전략적 협력의 폭을 넓혀 나가야 할 때다. 미·중 사이에서 양국의 전략적 대화 확대는 생존 공간과 선택권을 넓혀 줄 것이다. 자원개발에서 인프라 건설 등 국제무대에서 한·일의 적잖은 기업들은 이미 정보력, 자금력 등을 보완하면서 전략적 협력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해 나가고 있지 않은가. 새로운 50년을 맞는 원년인 올해, 보다 중장기적으로 서로의 발전과 전진을 위해 마음을 열었으면 한다. →위안부 문제 합의가 주는 국제정치적 함의는. -우선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가 예상된다. 미국은 이를 위해 뒤에서 합의를 뒷받침하고 영향력을 행사했다. 미국의 관심은 안보로, 중국의 해양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한·미, 미·일 동맹을 연결시켜 서태평양에서 남태평양까지 중국의 활동을 감시하고 제약할 체제를 만들려고 한다. 평택에서 오키나와를 거쳐 필리핀을 잇는 방어망의 강화다. 한·일 협력은 이를 위해 필수적이다. 중국은 그런 움직임을 자국을 견제, 포위하는 것으로 여기며 탄도미사일 공중방어시스템인 사드 협력으로 확대되는 것을 걱정한다. →한·중·일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까. -안보 분야와 달리 경제 분야의 3국 협력은 확대되고 활성화되고 있다. 경제 중심의 실용적인 협력과 발전이 기대된다. 새해 일본에서 열릴 3국 정상회담은 경제, 환경, 에너지 등 비안보 분야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일본이 먼저 가입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관련 협의도 진행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제창한 동북아평화구상도 세 나라가 심도 있게 논의해 발전시켜 나갈 수도 있다. →중국은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떤 북·중 관계를 생각하고 있나. -지난 12월 북한의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철수 소동 이후 두 나라는 부정적인 여파를 최소화하려고 조심하고 있다. 한반도를 대미 관계 속에서 보고 있는 중국은 미·중 관계 속에서 ‘말판’인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고려하고 있다. 미·일 동맹 강화와 한·미·일 안보협력이 중국을 자극하고 북·중 관계의 긴밀화로 이끄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기본 틀인 미·중간 긴장이 완화되고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적대적으로만 가지는 않을 것이다. →5월 북한 노동당대회를 중요한 분수령으로 보고 있는데. -김정은 체제 정비의 완성이란 측면이 있고 이를 기점으로 중장기적인 대외정책에 돌입한다는 의미도 갖는다. 당 대회를 어떤 형식으로 열지도 대중 관계 개선에 중요하다. 해외사절을 부르고 성대하게 열려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 김정은의 중국 방문과도 연결지어 볼 수 있다. 당 대회 전후 또는 올해 안에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한숨을 돌린 북한이 중장기적인 안정을 위해 고립 탈피 및 대외관계 정상화, 생존자원 확보 등을 겨냥해 핵·미사일 카드를 흔들어댈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일본의 대북 정책은 납치 문제에 납치당했다”는 조크가 있다. “납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아베 총리의 중요한 선거 공약이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와 대북 관계 정상화를 별개의 ‘투 트랙’으로 가려는 고이즈미 정권 때와 달리 아베 정권은 이를 연결시켜서 대북 제재를 강화했다. 납치, 핵, 미사일 문제가 해결돼야 제재를 해제하고 관계 정상화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2014년 5월 일·북 스톡홀름 합의에서 보듯 아베 정권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싶어 했지만 고이즈미 때의 정책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납치 문제 가족회와 관련 민간단체들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 조기 붕괴설’에 근거한 아베의 정책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올해 일본 국내 정치를 전망한다면. -7월 참의원 선거는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과 헌법 개정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헌법 개정은 국회를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국민투표를 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아베는 양적 완화 등 경제적 기대감을 주면서 경제에 대한 국민 지지를 정권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오코노기 마사오 명예교수는 1945년생으로 일본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문제에 대한 연구를 개척하고 이끌어 온 원로 정치학자다.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 프로젝트 위원장으로 양국 관계 발전의 청사진 마련을 주도했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자문기관인 ‘대외 태스크포스’ 위원,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의 자문기구인 ‘외교정책연구회’ 위원 등을 지내며 일본의 한반도 정책 결정에 관여해 왔다. 이런 연유로 한국의 전문가 집단에도 지인이 많다. ‘조선전쟁’(중앙공론사), ‘일본과 북조선’(PHP연구소) 등의 저서가 있다.
  • 한반도 넘어 한민족 근현대문학 100년 아우르다

    한반도 넘어 한민족 근현대문학 100년 아우르다

    남북한 문학을 넘어 중국, 중앙아시아, 일본, 미국 등지의 한인 문학까지 모두 아우른 문학사 저서가 나왔다. 한민족의 관점에서 한국 근현대문학 100년을 새롭게 정리한 ‘한민족 문학사’(전 2권·역락)다. 김종회 경희대 국문과 교수 등 19명이 공동 집필했다. 저자들은 대학교수이거나 대학 강단에서 강의를 하는 박사학위 소지자로 10여년간 해당 분야의 연구에 주력해 왔다. 김 교수는 “남북한 문학사의 성과를 이어받으면서 지금까지 없던 문학사의 새로운 길을 냈다”며 “향후 후속 연구와 자료 활용에도 초석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민족 문학사’는 한국문학사, 현대문학사, 민족문학사, 남북한문학사 등 기존 문학사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데서 비롯됐다. 앞선 문학사들은 기술 방향 차이 때문에 다양한 형태를 띠고는 있지만 문학사의 공간적 대상을 한반도에 한정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김 교수는 “문학사는 개별 작품의 성취도보다 한 민족의 문화사와 정신사를 총괄적으로 기술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타당하다”며 “‘한민족 문학사’는 남북한문학은 물론 재외 한인문학 전체를 하나의 문화권으로 바라봄으로써 진정한 의미에서 민족 문학 역사를 기술하려 했다”고 말했다. 1권에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한국문학사와 다소 생소한 북한문학사를 비교 정리했다. 한국문학사는 일제강점기 전후와 격동의 시대를 거치면서 변화한 문학사를, 북한문학사는 문단 형성과 함께 나타난 김일성 중심의 주체문학과 김정일·김정은 시대를 맞아 변화한 문학사를 자세히 다뤘다. 2권에선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중국 조선족문학과 중앙아시아 고려인문학, 일본 조선인문학, 미국 한인문학을 집중 조명했다. 조선족문학은 19세기 전후 일제의 압박과 궁핍으로 인한 만주 이주와 그 속에서 정치적 변화를 겪으며 초래된 문학사의 변화를, 고려인문학은 연해주 강제이주를 겪으며 그 속에서 차별받았던 고려인들이 민족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노력했던 문학사를 정리했다. 조선인문학에선 모국이 아닌 일본에서 해방, 분단 등을 겪으며 형성된 민족의식과 민족정체성 중심의 문학사를, 한인문학에선 20세기 초 여러 유형의 이민으로 형성된 한인 1세대부터 현재까지 세대별로 미국 주요 도시에 문학 단체를 결성하며 한인문단을 형성한 문학사를 짚었다. 문학사 시기는 한국문학사나 남북한문학사, 민족문학 문학사와 달리 각 지역 문학이 연관성을 가지며 한민족 ‘디아스포라’(타의에 의해 고향을 떠나고 가족과 이별한 사람들의 거주지 또는 그 이산된 상황을 의미) 사회 전반을 통찰할 수 있도록 구분했다. 1910년 국권상실 이전 유이민문학이 태동하는 디아스포라 형성기, 1910~45년 국권상실기 문학의 빛과 그늘을 보여 주는 일제강점 침탈기, 1945~80년 분단 시대 문학의 꽃과 열매를 볼 수 있는 민족분단 대립기, 1980년 이후 현재까지 다원주의 문학과 정체성의 확장에 따른 글로벌시대 확산기 등 네 시기로 나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프로농구] “이대로만 버티기” vs “악착같이 따라잡기”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얼마나 간격을 좁힐까. 프로농구연맹(KBL) 10개 구단은 5일과 6일에 한 경기만 치른 뒤 10일 올스타전을 전후해 일주일 휴식을 취한다. 승차가 1.5경기로 줄어든 선두 모비스와 2위 오리온은 모두 6승4패 상승세를 탄 팀들과 6일 대결한다. 삼성에 시즌 첫 3연패을 당할 뻔했으나 연장 접전 끝에 가까스로 이를 모면한 모비스는 시즌 첫 3연승 휘파람을 분 LG와 만나고, 조 잭슨이 한창 팀에 녹아든 오리온은 시즌 첫 3연승을 벼르는 SK와 맞서는 게 부담스럽다. 모비스는 양동근, 함지훈 두 노장이 지쳐 보이는 데다 아이라 클라크-커스버트 빅터 외에 국내 선수들의 뒷받침이 눈에 띄게 줄었다. 반면 LG는 트로이 길렌워터가 건재하고 김종규와 샤크 맥키식이 연일 힘을 내고 있어 올 시즌 모비스에 당한 4연패를 끝내고 첫 승리를 신고할지 주목된다. 오리온은 애런 헤인즈의 부상 재발로 위기에 몰렸지만 다시 불려온 제스퍼 존슨이 빠르게 적응하고 있고, 무엇보다 잭슨의 출전 시간이 늘면서 득점이면 득점과 어시스트 모두 물이 올라 팀에 도움이 되고 있다. SK 역시 김선형의 경기 감각이 올라오고 김민수-박승리-김우겸-오용준 포워드진이 골고루 득점포를 터뜨려 무서울 것이 없다. 잭슨과 김선형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로도 눈길을 끈다. 오리온을 1.5경기 차로 추격한 KCC가 삼성을 꺾고 5연승을 거두면 선두가 더욱 가까이 보일 것이다. 군산 3연전 평균 28.3득점 5.7리바운드 4어시스트 3.3스틸로 활약한 안드레 에밋 봉쇄와 실책을 줄이는 게 삼성 승리의 관건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 (21) 스마트카 ⑤ 자율주행차 성공의 조건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 (21) 스마트카 ⑤ 자율주행차 성공의 조건

    교통사고 치료제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글로벌 IT 기업과 기존 자동차 업체는 2020년 전후를 목표로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EU, 중국, 일본 등 각국의 정부도 관련 법을 제정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전방위적 지원에 나섰다. 우리나라 국토교통부도 지난 5월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자율주행 상용화 지원방안을 발표하며 힘을 실어주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자율주행차 100대를 시범 운행하고, 2019년에는 무인 주행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소규모 실험도시도 구축할 계획이다. 2020년 상용화 시기에 맞추어 보험, 검사, 리콜 등 관련 제도도 검토 중이다. 이미 고급 차종을 위주로 고속도로 주행 보조, 자동 주차, 충돌 방지 등의 기술은 일부 적용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인 네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시장이 2015년 5조 8000억 원에서 연평균 56%의 고속 성장을 이어가 2035년에는 743조 원에 이르는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때는 완전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신차의 비중이 75%로 1억 대에 육박하고, 부분 자율주행차는 90%를 넘어설 전망이다. 자율주행차는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경제적인 의미도 크지만, 운전자의 부주의나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여 생명을 구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해마다 교통사고로 130만 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고 5000만 명이 부상을 당한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만 해도 연간 5조 6000억 달러, 약 6570조 원에 이른다. 노트르담 대학의 돈 하워드 철학과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가 인간에게 질병이라면, 그 치료제는 자율주행 자동차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라며 적극적인 도입을 촉구하였다. 미국의 경우, 자율주행차의 보급률이 90%가 되면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3만2400 명에서 1만1300 명으로 65%가 줄어들고 비용도 4500억 달러가 절감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워드 교수는 4000만 명의 맹인과 10억 명의 장애인, 노인과 어린이와 같은 교통 약자들이 값싸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자율주행차를 하루빨리 보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뿐만 아니라 도로를 이용하는 효율이 높아져 지금보다 3배나 넓어지는 효과도 있다. 출퇴근 시간에는 꽉 막힌 길에서 운전을 하는 대신 SNS로 친구들과 수다를 떨 수도 있다. 이런 장밋빛 시나리오와 함께 여러 가지 우려의 소리도 있지만 자율주행차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 그렇다면 이미 다가온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이슈를 짚어보자.  자율주행차의 윤리적 딜레마  살다 보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질 때가 있는데 자율주행차도 이런 딜레마에 빠졌다는 소식이 있다. 미국의 기술분석 잡지인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서 소개한 올해의 논문 중 한편이 관심을 모았다. ‘왜 자율주행 자동차는 사람을 죽이도록 프로그램되어야 하나?’ (Why Self-Driving Cars Must Be Programmed to Kill)라는 다소 섬뜩한 제목의 기사다. 논문에서는 혼자 자율주행차를 타고 갈 때 사고를 피할 수 없는 3가지 상황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첫 번째는 그림 a와 같이 달리는 차 앞에 갑자기 사람들이 나타났을 때이다. 직진을 하면 여러 명의 목숨이 위험하고 방향을 틀면 지나가던 행인 한 사람이 사망하게 된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결정을 했다. 두 번째 b는 한 사람의 보행자가 나타났는데 방향을 바꾸면 보행자는 살지만 탑승자가 사망하게 된다. 그대로 달리면 보행자가 죽지만 탑승자는 무사하다. 어떤 선택을 해도 피해자는 한 명이라 탑승자의 목숨을 살리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세 번째 c의 경우는 10명의 보행자가 나타났고 핸들을 돌리면 탑승자는 죽는 상황이다. 한 명의 탑승자를 살리는 것이 옳은가 10명의 보행자를 살리는 것이 옳은가? 어떤 경우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프로그램하는 것이 최선일까? 그렇다면 행인을 보호하기 위해 탑승자를 희생하도록 프로그램된 차를 소비자들은 살까?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이지만 자율주행차가 도로로 쏟아져 나오기 전에 해법을 찾아야 한다. 사람의 목숨이 걸려 있는 도덕적, 윤리적 선택의 문제를 기계가 임의로 결정하게 둘 수는 없지 않은가. 구글의 에릭 슈밋 회장은 “다양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판단도 기계가 학습을 못할 이유는 없다”고 했지만 학습의 기술보다는 무엇을 학습 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경로를 판단하고, 자동으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차는 이미 로봇이다. 로봇이 인간이 운전하는 차와 함께 도로를 달리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공학, 법학, 심리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법적, 제도적 논의를 시작하였다. 어쩌면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더디게 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 윤리적 딜레마가 될 수도 있다.    편리함보다 안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지난 12월 16일 자율주행차를 규제할 법령의 초안을 공개했다. 핵심 내용은 3가지이다. 첫째는 반드시 자율주행 면허를 소지한 운전자가 탑승해야 한다. 운전자가 없는 무인차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둘째는 핸들, 제동장치와 같이 운전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어야 한다. 현재의 구글카와 같이 운전대가 없는 자동차는 운행할 수가 없게 된다. 세 번째는 제조업체가 소비자에게 차를 판매할 수가 없고 리스만 가능하다. 검증기관에서 3년 기한의 운행허가증을 받아 대여하고 지속적으로 차량을 관리해 주어야 한다. 주 정부는 자율주행차가 대응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저기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내세우지만 아직 눈, 비, 안개와 같은 기상 변화와 도로의 돌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는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하였다. 99% 안전한 차는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몇 달간 소비자와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겠지만 상용화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상용화의 최종 목표는 완전 자율주행이지만 실제 적용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의 자동화 수준을 4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에서는 자동 브레이크나 앞차와의 간격 유지와 같은 기본적인 운전 보조 기능이 적용된다. 2단계는 부분적인 자율주행 수준이다. 운전자가 운전을 하지만 자동차가 속도 조절이나 방향 조정 등 일부 자율기능을 수행한다. 3단계는 고속도로와 같이 특정한 환경에서 차선 변경, 추월, 장애물 회피 등을 모두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상황에 따라 운전자가 전방에서 눈을 뗄 수도 있다. 마지막 4단계는 목적지만 알려주면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운행하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이다. 최근에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모드인 ‘오토파이럿’(Autopilot)이나 제네시스 EQ900의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과 같이 2단계 수준의 기술이 적용된 준자율주행차들이 출시되고 있다.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이 자율주행차의 출시 목표를 2020년으로 정하였지만 완전자율주행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상용화 시기에 대해서는 점진적 변화를 원하는 자동차 업계와 급격한 혁신을 시도하는 IT기업의 전망이 엇갈린다. 비교적 중간적인 위치에 있는 학계의 의견이 있어 간략히 소개한다. 최근 캘리포니아공대의 매튜 무어 박사는 기술의 발전 단계를 나타내는 S-곡선을 이용해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시기를 예측하였다.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 자율주행만으로 얼마나 멀리 운행할 수 있는지가 판단의 기준이다. 현재 수준은 100 마일(165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고, 상용화가 되려면 운전자의 도움 없이 100만 마일은 가야 한다. 이 정도 거리는 2025년이 되어야 달성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안전도를 항공기의 자동 비행 수준으로 높이는 것은 2040년 이후에야 가능하다고 한다 안전성과 함께 상용화의 또 하나의 걸림돌은 가격이다. 현재 완전 자율주행을 위한 추가 비용은 약 10만 달러, 한화로 1억이 넘는다. 최근 아이폰을 해킹해 유명해진 조지 하츠가 천 달러로 자율주행차를 만들었다는 기사가 있었지만 안전한 차는 아니다. 구글카의 지붕위에 달려 있는 라이다(LIDAR)는 레이저를 쏘아 도로의 3차원 지도를 만들어 주는 특수 장비이다. 64개의 레이저가 들어 있는 벨로다인(Velodyne)사의 이 장비 하나의 가격이 7만 달러가 넘는다. 정확한 위치 파악을 위한 GPS도 오차가 수 cm 정도의 고정밀 제품은 수천 달러를 호가한다. 자율주행차에는 100개가 넘는 센서와 고가의 컴퓨터가 장착된다. 대량생산을 하게 되면 가격이 내리겠지만 단기간에 소비자의 요구 수준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그 밖에도 도로의 인프라, 해킹 방지, 프라이버시 침해 등 해결해야 할 이슈들이 산적해 있다. 자율주행차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술적, 윤리적, 제도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도로로 나와야 한다. 그래야만 사람들이 마음 놓고 운전대를 로봇에게 넘겨 줄 수 있다. 자율주행차의 성공을 위한 조건은 수없이 많지만 그 중 하나를 고른다면 그것은 ‘안전(Safety)’이다. 스마트카 연재를 마무리 하면서 올해 국제가전전시회(CES)에 등장할 더 스마트한 자동차를 기대해본다. R&D경영연구소 소장 jyk9088@gmail.com  <지난 칼럼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kimjy_it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8] “영리병원 승인, 이게 최선입니까”

    우려했던 영리병원의 빗장이 풀리고 말았다. 그것도 너무 쉽게, 너무 허술하게 자물쇠가 풀렸다. 오래 전부터 징후가 있었지만 ‘설마’ 했던 일이다. 지금까지 모든 잘못된 정책이 그랬듯이 이제 이 황당한 정책 결정의 폐해는 국가와 국민들에게 확대되고, 후대에 전가될 것이다. 지금까지 모든 잘못된 정책이 그랬 듯이 시간이 지나면 정책 결정자는 책임질 일도 없이 잊혀질 것이고, 많이 가진 자와 덜 가진 자, 그리고 가지지 못한 자 사이에서 의료 차별화의 간극만 커질 것이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부의 독점, 그리고 불평등 분배의 도식과 꼭 같이 약 10∼20%의 부유층은 이제 병원에서도 마음껏 돈의 위력을 뽐내며 “잘 된 일”이라고 흡족해 할 것이고, 거기에 들지 못한 나머지 80∼90%는 ‘우수마발’로 남아 병원에서 치료에의 희망과 위로 대신 차별과 차등의 현실을 절감하며 상업의료의 실상을 절망과 울분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잘 짜여진 것으로 평가받는 우리 나라의 공공 의료보장제도가 영리병원 도입에 따라 해체되고 훼손되면서 나타나게 될 피할 수 없는 길이다.  ●“이것이 보건복지부의 결정 맞나”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불과 며칠 전에 “영리병원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 말의 온기도 식기 전에 국내에 영리병원 설립을 승인한다는 결정이 뒤따랐다. 전후 맥락을 따져보면, 이런 돌발적 상황에는 상당한 외력이 작용했다는 혐의를 지울 수 없다. 그래서 국민들은 묻는다. “이것이 정말 의사로서 존경 받아온 정진엽 장관의 결정 맞는가”라고. 영리병원을 두고 나타날 수밖에 없는 반발과 논란에 보건복지부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제한적인 운영”이라거나 “피부과와 성형외과에 국한된 진료”라고 둘러대지만,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조차도 이 조치가 거대한 둑을 무너뜨리는 개미굴의 역할을 할 것임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그동안에도 영리병원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간단없이 나왔다. 영리병원을 도입하지 않아서 국내에서 의료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고, 의료 신기술 도입이나 개발이 안 되고 있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이 나온 곳은 엉뚱하게도 보건복지부나 의료계가 아닌 재정 관련 정부부처와 보험업계였고, 그들은 집요하게 영리병원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식해 왔다. 그들은 겉으로는 ‘창조적 의료’니 ‘의료산업화’니 하지만, 이 거대한 ‘카르텔’의 의도는 물색 모르는 의료를 ‘돈 놓고 돈 먹는’ 자본의 투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이었고, 그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순간 한국 사회에서 의료가 갖는 ‘특성화된 공공영역’으로서의 가치는 끝이다. 단언컨대, 영리병원 승인은 부유한 기득권층의 돈과 경제의 논리, 국민들의 주머니를 샅샅이 털어내려는 수탈적 논리의 귀결일 뿐이며, 국민 일반의 건강과 보건에는 치명적인 퇴행이자 퇴보일 뿐이다. 그런데, 국민 건강과 복지를 책임진 보건복지부가 보편적 의료의 대척점에 있는 영리병원을 허용했으니 국민들은 당연히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영리병원 승인이 국민들의 보건복지를 위한 책임있는 결정이 맞나”라고.  ●미국의 실패를 답습하는 영리병원 제도 적어도 우리가 완벽하게 실패한 미국식 의료보장제도의 전철을 답습하지 않으려면 미국의 의료보장제도를 그렇게 만든 요인을 간파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의료보장제도는 ‘가장 이상적으로 시작해 가장 비이상적으로 망가진’ 제도로 손꼽히는데, 그 중심에 바로 민간 보험업계의 셈법과 논리가 도사리고 있다. 미국식 의료보장제도를 ‘돈만 있으면 죽을 사람도 살고, 돈이 없으면 살 사람도 죽는’ 제도라고 규정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민이나 유학 등으로 미국에서 사는 우리 동포들이 겪는 가장 두려운 일은 몸이 아픈 것이다. 왜 그럴까. 왜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라는 미국에서 사는 사람들이 “미국에서는 절대로 몸이 아파서는 안 된다”고들 경계하는 것일까. 정답은 폭탄 수준의 의료비 때문이다. 만약 우리 국민이 미국에서 몸이 아파 병원을 찾는다면 비장한 각오를 하고 ‘돈줄’부터 챙겨야 한다. 일단 병원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된다. 먼저, 환자는 급한 김에 병원 엠뷸런스를 부르지 않은 일에 감사해야 한다. 만약 엠뷸런스를 불렀다면 뭉칫돈을 지불해야 하는 소위 병원비 계산이 이때로 앞당겨지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환자는 자신의 병증에 맞는 진료과와 의사를 찾기 위해 전담 코디네이터와 상담을 해야 한다. 물론 공짜가 아니다. 여기에서 간단하게 몇 백 달러가 날아가는 건 일도 아니다. 그런 다음 의사를 만나 문진 등 체계적인 진료가 시작된다. 다행히 이 의사가 담당하는 분야의 질환이라면 다시 조상에게 감사해야 한다. 이 의사가 환자를 살피더니 “내 분야가 아니잖아”라며 다른 진료과로 보냈다면 우리 식으로는 줄을 잘못 섰을 뿐인데, 여기에 또 몇 백 달러가 추가된다. 이렇게 치료할 의사 한 명 찾는 동안 환자가 얻은 건 아무 것도 없는데, 진료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그 환자가 그 정도의 비용을 감당할 준비가 돼있다면, 확실히 미국식 진료는 체계적이어서 양질의 치료를 받을 수는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이쯤에서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비용을 기꺼이 부담하면서 계속 치료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병원 대신 집에서 기약없이 고통을 감당할 것인가를. 미국에 사는 우리 교민들이 가끔 한국으로 돌아와 여기 저기 아픈 곳을 몽땅 치료하고 다시 돌아가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더러는 그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이 축난다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이국에서 고통을 참아가면서 ‘질병’을 모아두었다가 한국에 들어올 때 한번에 몰아서 치료해야 하는 그 심정을 누가 알기나 할까. 젖과 꿀이 흘러넘쳐도 부족할 미국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답은 간단하다. 미국의 의료는 철저하게 사보험 의존형이고, 그 기저에 영리병원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에서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우리 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돈을 지불하면서 사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적 건강보험의 붕괴 시나리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도 ‘잘 갖춰진’ 것으로 평가받는 우리나라 공적 의료보장제도의 근간은 국민건강보험인데, 만약에 어느 순간 이 보장제도가 무너진다면 어떻게 될까. 의문의 여지없이 이는 국민보건 체제의 붕괴를 의미한다. 그런데 견고한 우리의 국민건강보험 체계가 정말 붕괴되는 상황이 올 수 있을까. 상상하기 어려운 일 같지만, 영리병원 체제에서는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일이다. 절차적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현 시점에서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제시할 수 있다. 영리병원이라고 특별한 치료를 하지는 않는다. 감기 환자든, 암 환자든 치료 프로토콜은 다를 게 없다. 의사도 특별할 것이 없으며, 진료 절차도 같고, 쓰는 약도 그 약이 그 약이다. 다른 것은 대부분 의료 외적인 서비스다. 우선 ‘비싸서 좋은’ 고급 병실을 주고, 역시 비싼 주치의와 전담 간호사가 배치될 것이며, ‘비싸서 좋은’ 밥에, 모두가 환자에게 친절하고 고분고분할 것이다. 당연히 이런 진료 외적인 서비스가 비용으로 환산돼 진료비는 서민들이 충분히 놀랄만큼 비싸게 정산될 것이다. 돈만 있다면 다 좋다. 실태가 이런데 지금의 의료보장제도는 이런 영리병원의 의료비를 특별히 보장해주지 않는다. 영리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는 그게 불만이다. 그들은 “비싼 건강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는데 이게 뭐냐”고 못마땅해 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당연히 사보험으로 의료 보장성을 확대하려 할 것이고, 그런 부류에게 공적 건강보험은 거추장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이라면 사보험이 공적 건강보험의 기능과 영역을 잠식하는 건 시간 문제다. 보장성이 좋아 영리병원 진료비까지 보장하는 사보험이 빵빵한데, 공적 보험에 아까운 돈을 들이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결국 공적 건강보험에서 부유층이 이탈하는 도미노가 확대돼 지금의 건강보험은 ‘없는 사람들’이나 의지하는 속 빈 강정이 되고, 그 피해는 사보험으로 갈아탈 수 없는 일반 가입자들이 고스란히 짊어질 수밖에 없다. ‘현실성 없는 가설’이 아니라 빤히 보이는 길이다.  ●“의사들은 줄을 서시오” 의사는 한국에서 대체로 갑의 지위를 누리는 직종이다. 그러나 영리병원에서 의사는 갑보다 을에 가깝다. 장기적으로 보면 자본에 고용된 전문 기술자가 될 수밖에 없다. 설령 돈 많은 의사가 자본주로 나서 영리병원을 운영한다 하더라도 자본을 조종한다면 그는 의사가 아니라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려는 자본 운영자일 뿐이며, 그런 점에서 영리병원 체제에서 의사는 자본 앞에 도열해야 하는 피고용자에 불과하다. 정부가 승인한 제주 영리병원은 중국의 부동산 투기기업인 녹지그룹이 자본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고작 50병상의 그 병원 하나가 당장 우리의 의료 체계를 뒤흔들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중국 의료에 대한 대외적 신뢰도가 낮아 우리 환자가 당장 그곳으로 달려들지도 않을 것이다. 어쩌면 중국 환자들을 끌어들이는 부수적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작은 상징적 징후 하나가 1년 후, 10년 후에 어떤 변화를 견인할지를 예단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최소한 녹지그룹과 비슷한 조건이나 이보다 더 나은 조건을 갖춘 제2, 제3의 영리병원을 승인하지 않을 방도가 없다. 인천 송도에 외국계 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정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던 게 불과 얼마 전 일이다. 이름표가 붙어있지 않은 게 돈이지만, 모든 돈은 ‘선한 돈’과 ‘선하지 않은 돈’으로 구분된다. 만약 악덕 투기기업이나 폭력조직이 그럴싸한 얼굴마담을 내세워 승인을 요청한다면 누가, 무슨 방법으로 그 선하지 않은 자본의 성격을 검증하며, 누가 무슨 방법으로 그 자본에 감춰진 의도를 판별할 것인가. 또 겉으로는 해외 자본의 형식을 취하지만 국내의 검은 돈이 중국 등 제3국을 경유해 우리나라에 역투자 형식으로 유입된다면 거기에서 배태될 폐해를 누가 막고, 감당할 수 있을까. 부동산 시장에서는 엄청난 윗돈이 붙은 영리병원 매각 정보가 떠돌아다닐 것이고, 영리병원을 둘러싼 투기경쟁은 의료의 본질을 심각하게 비틀어댈 게 자명하다. 돈줄에 따라 수많은 의사들이 우왕좌왕 몰려다니며 우리나라 의료인력 수급체계와 의료 전달체계의 지형을 바꾸는 심각한 교란현상이 발생할 것임을 아는 일은 오히려 초보적이다. 영리병원이 우리 사회 분열의 본질이기도 한 계층간의 갈등과 대립을 가속화하는 촉매가 되는 일도 두렵다. 적어도 지금까지 우리 국민은 의료분야에서 이런 갈등을 겪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영리병원에 의해 선보일 상업의료는 돈벌이에 단호할 것이며, 빈부와 지위를 가차없이 차등화할 것이다. 결국, 영리병원 도입의 귀결은 병원과 의료계를 ‘돈 놓고 돈 먹는 투전판’으로 만드는 일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건백년지대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는 와중에 터져나온 영리병원 승인 소식이 세밑 국민들의 목덜미를 파고드는 칼바람보다 더 매서운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영리병원 승인을 거둬 들이라”거나 “이 한번의 불찰로 무모한 영리병원 실험을 끝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이미 그런 쪽으로 마음을 굳혀버린 결정권자들이 다른 곳에 눈길을 줄 것 같지가 않다. 이번 조치로 국민들이 감당해야 할 상처가 너무 크고 깊을 것이기에 더욱 안타깝고 답답한 일이다. jeshim@seoul.co.kr
  • ‘빗자루 폭행’ 학생 트위터 논란… 해당 학생은 경찰 조사에서 부인

    ‘빗자루 폭행’ 학생 트위터 논란… 해당 학생은 경찰 조사에서 부인

    한 트위터 계정에 ‘빗자루 폭행’ 사건의 피해 교사를 모욕하는 명예훼손성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2일 이천경찰서에 따르면 ‘빗자루 폭행 사건’ 가해 학생 중 한명인 A(16)군 이름의 트위터 계정에 게재된 글의 캡처 사진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해당 캡처 사진에는 “저런 쓰잘데기도 없는 기간제빡빡이 선생님을 때린게 잘못이냐? XXXXX들아? 맞을 짓하게 생기셨으니까 때린거다”라는 글이 적혀있다.또 “그렇게 넷상에서 아○○ 털면서 감방에 가두니뭐니 하고 싶으면 현피(현실에서 만나 싸움을 벌인다는 뜻의 은어) 한번 뜨자”는 등의 욕설도 담겨있다.이 외에도 A군은 “내 트위터에 욕글 쓴 XX들이나 소문떠벌리고 다니는 XX들이나 맨날 학교에서 쳐맞고 다니는 찐따XX들이겠지?”라고 조롱하며 “아무튼 이 X같은 개한민국이 일본한테 다시 먹혔으면 좋겠다”는 등 욕설을 퍼부었다.현재 이 사진에 나온 트위터 계정은 폐쇄된 상태로, 이 글이 실제 작성된 것이 맞다면 지난달 30일 전후에 게시된 것으로 추정된다.경찰은 A군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글에 대해 추궁했으나 A군은 “내가 적은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A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누군가 A군의 실명을 도용해 트위터 계정을 만든 뒤 글을 써 유포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이에 따라 경찰은 교사 폭행사건과 별개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해 해당 글의 출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이천경찰서 관계자는 “제3자가 A군을 가장해 트위터 글을 유포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트위터 글은 피해 교사에 대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법률 위반(명예훼손) 사건으로 볼 수 있어 별개로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A군 등 이천 모 고교 학생 4명은 지난달 23일 수업시간 중 한 기간제교사를 수차례 빗자루로 때리고 손으로 교사의 머리를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입건됐다.또 같은 반 B(16)군은 당시 상황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영상을 유포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법률 위반)로 입건됐다.경찰은 이들에 대해 조만간 조사를 마무리한 뒤 다음주쯤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시민단체 “아베, 위안부 직접 사죄하라”

    일본 시민단체들이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죄와 반성을 하라고 촉구했다. 군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본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전국행동’은 성명에서 “피해자가 사죄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재차 총리 자신이 공식적으로 (사죄를) 표명하라”고 주장한 것으로 아사히신문이 지난 30일 보도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한·일 정부 간 합의 과정에서 군위안부 피해자와의 협의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피해자 부재의 ‘타결’은 ‘해결’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또 한국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양국 간 합의에 포함된 데 대해 “제멋대로 합의하는 것은 피해자를 다시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별개로 전후 보상과 재일 한인 문제에 관여해 온 변호사 37명도 30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가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책임을 인정하면서 진심으로 사죄하고, 사죄의 증표로서 배상 등의 구체적 조치를 실시하라”고 일본 정부에 요구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줄여라, 모아라… 녹색 지구를 위한 한전의 ‘에너지 혁명’

    줄여라, 모아라… 녹색 지구를 위한 한전의 ‘에너지 혁명’

    지난 11일 전 세계 158개국 대표가 모인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교토의정서 이후 18년 만에 신기후체제 합의문인 파리의정서를 채택했다. 국가들은 5년마다 상향된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제출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030년까지 3억t이 넘는 37%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대내외에 천명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현재 발전 부문에서 감축 가능한 기술들을 모두 적용하면 유엔에 제출한 2030년 배출전망치(BAU)의 13%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핵심 변수는 온실가스 감축 기술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파리총회에서 선언했던 2030년 에너지신산업 분야의 100조원 시장과 50만개 일자리 창출도 모두 기술 연구개발(R&D)에 달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3일 ‘기후변화를 대비하는 전력 R&D’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공기업의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하기로 하고 전력 분야 R&D 협의체 운영 계획도 밝혔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은 온실가스 감축 기술개발을 위해 올해보다 두 배 늘어난 1조 1835억원을 전력 분야 R&D에 투자하기로 했다. 세계 경제성장 둔화로 전력수요 감소 위기를 맞고 있는 한전은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에 전력하고 있다. CCS, 신재생에너지, 송·배전 효율 향상 등 온실가스 감축 관련해 한전은 내년 R&D 예산을 6078억원으로 올해보다 3배 가까이 확대했다. 사물인터넷(IoT) 등 민간기업, 연구소와의 공동 R&D도 늘릴 계획이다. 한전이 공들이고 있는 주요 지구 온난화가스 저감 기술에는 송변전·배전 분야에서 전력설비 절연물질로 사용되고 있는 육불화황(SF6) 가스 배출 저감 기술이 있다. SF6은 지구온난화지수가 이산화탄소 가스의 2만 3900배에 이르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알려진 물질이다. 전력설비는 정전 예방 등을 위해 주기적으로 점검 또는 교체를 해야 하는데 이때 SF6 절연가스를 활용한다. 한전은 2011년부터 고효율 SF6가스 회수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배출량을 최소화하고 있다. 한전은 기존 기술의 효율성을 높여 SF6 회수 시간을 단축하고 정제 시간과 정제율을 높여 SF6 재활용률을 97%에서 99%로 높일 계획이다. 또 SF6 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고체 절연물질 등을 2010년 개발해 23㎸급 차단기에서 ‘SF6 프리 개폐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한전은 불소계 친환경 가스를 개발해 220V 전압의 70배에 달하는 154㎸급 차단기에도 적용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발전 분야에서는 고효율 친환경 기술 개발로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있다. 초초임계 청정화력 발전기술(USC, AUSC)이 대표적이다. USC는 액체를 600도에서 고압(㎠당 265㎏)해 증기를 생산, 터빈을 돌리는 고효율 청정화력 발전 기술이다. 내년에 신보령발전소에서 상업 운전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한전은 2020년에 700도급 AUSC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석탄에서 일산화탄소·수소 등 합성가스를 제조해 가스터빈을 돌리고, 그때 버려지는 열로 증기를 생산해 증기터빈을 돌리는 복합발전기술(IGCC)은 300㎿급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실증 작업이 한창이다. 연료전지, 바이오메스, 풍력, 태양광 등 친환경 연료를 이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핵심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한전은 탄소포집·저장·사용(CCUS) 기술을 개발해 발전 단계부터 저탄소화를 실현해 가고 있다. CCS는 화석연료 전후에 발생하는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액상 또는 고체 흡수체를 이용해 포집·저장하는 기술이다. 화석연료가 아닌 톱밥, 볏집, 축산 분뇨 등 농림부산물과 하수 슬러지 등 유기성 폐기물, 쓰레기를 고형 또는 액화해 발전용 연료로 쓰는 바이오메스는 원료 수집 방법에 따른 비용 편차가 큰 만큼 연속 운전에 대한 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 저가형 고효율 태양광 셀 제조 기술, 태양을 따라가면서 빛을 모으는 고밀도 추적식 집광 시스템, 태양광·태양열 동시 활용기술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2030년에는 17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인구 1000만명이 사는 서울 가구 전체(약 350만 가구)가 동시에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이용한 소규모 독립형 전력망인 마이크로그리드를 활용한 친환경 자립섬,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통해 도심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제로에너지빌딩 등 효과적인 에너지 사용 유도 기술 개발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30일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을 통해 신사업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개발도상국과 공유해 국제사회를 주도하는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서 신기후체제를 기회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스타워즈’도 못 넘은 ‘히말라야’… 400만명 올라갔다

    ‘스타워즈’도 못 넘은 ‘히말라야’… 400만명 올라갔다

    영화 ‘히말라야’가 크리스마스 연휴에만 176만여명의 관객을 끌어 모으며 누적 관객 400만명을 돌파했다. 28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산악인 엄홍길의 ‘휴먼 원정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히말라야’는 지난 16일 개봉 이후 4일째 관객 100만명, 8일째 200만명, 10일째 300만명, 12일째 4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전날까지 누적 관객 422만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게 유지했다. 특히 25일 하루에만 74만 6413명을 동원하며 2013년 ‘변호인’이 세운 역대 크리스마스 최다 관객 수(64만 624명)를 경신하기도 했다. 당초 ‘히말라야’는 ‘대호’,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와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호’와의 경쟁이 싱겁게 끝나버리고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의 거센 추격도 따돌리며 독주 중이다. 개봉 첫날 1009개 스크린으로 출발한 ‘히말라야’는 첫 주말을 전후로 스크린 수가 900개 후반대로 떨어졌다가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는 1098개까지 치솟았다. 연말연시 연휴를 포함해 내년 1월 말까지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어 당분간 독주가 계속될 전망이다.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는 개봉 첫 주 예매율 1위의 기세를 살리지 못하고 누적 관객 250만 명으로 박스오피스 2위를 달리고 있다. 해외 열기에 견주면 국내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전작인 ‘시스의 복수’(2005)의 성적(146만명)은 뛰어넘은 상태다. 이 밖에 애니메이션 ‘몬스터 호텔2’가 ‘대호’와 ‘내부자들’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는 한국과 베트남, 터키 등 일부 아시아권을 제외하면 대부분 나라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최단 기간 전 세계 매출 10억 달러(약 1조 1700억원) 돌파 기록(12일)을 세우기도 했다. 이 작품이 국내 극장가를 호령하지 못하는 까닭은 고정 팬층이 두텁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타쿠 문화가 발달한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스타워즈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또 이전 시리즈의 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분석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우리 영화 ‘수상한 그녀’를 리메이크한 코미디 ‘내가 니 할매다’가 스타워즈를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는 점이 흥미롭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남편이 위안부 사죄한 날… 아베 부인, 야스쿠니 전격 참배

    남편이 위안부 사죄한 날… 아베 부인, 야스쿠니 전격 참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가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타결된 28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사실이 확인됐다. 아키에 여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야스쿠니신사 참배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다시 야스쿠니를 방문하니 느낌이 다르다”는 소감과 함께 야스쿠니신사에서 우두머리 신관인 궁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또 “전후 70년을 맞이한 2015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 마지막 참배”라고 적었다. 아키에 여사는 지난 8월에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적이 있어 이번 방문은 3개월여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참배는 아베 총리가 간접적으로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와 유감을 표명한 날 이뤄져 논란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이 같은 행동이 한·일 간에 역사적인 군 위안부 합의가 나온 날 아키에 여사가 아베 총리의 지지층인 보수층을 달래기 위해 벌인 일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도쿄 지요다구에 위치한 야스쿠니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 6000여명이 합사돼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사설] 한·일 위안부 문제 앙금 걷고 미래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공론화된 지 24년 만에 실질적인 해법을 찾았다. 한·일 외교장관은 어제 오후 서울에서 위안부 문제를 풀기 위한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총리의 사과, 피해자 지원 재단 설립 등의 최종 합의안을 내놓았다. 위안부 문제는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 증언한 이래 양국의 최대 난제 중의 난제로 자리잡았던 현안이다. 합의 내용은 24년간 과제를 해결하는 역사적 돌파구라는 점에서 한국 외교사의 큰 사건으로 평가할 만하다. 더욱이 1993년 8월 처음으로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하며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했던 이른바 ‘고노 담화’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의미와 형식은 다르다. 담판의 성과에 따라 한·일 국교 50주년인 올해 양국은 과거사의 한 족쇄를 풀고 협력과 우호의 파트너로 더 나은 미래로 함께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이날 회담을 갖고 12차례에 걸친 국장급 협의에서 정리한 핵심 쟁점을 1시간 10분가량 최종 조율해 타결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의 위안부 책임을 공식 인정했다. 또 부인해 왔던 ‘당시 군의 관여하에’라는 고노 담화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강제성도 적시했다. 아베 신조 총리도 “마음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을 표한다”고 전했다. 지금껏 비뚤어진 역사관 탓에 한국과 마찰을 빚었던 전후 세대 총리인 아베 총리의 인식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라고만 규정함에 따라 법적 책임인지, 도의적 책임인지에 대한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합의의 한계일 수밖에 없다. 양국은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재단 설립도 합의했다. 재단은 한국 정부가 설립하고, 기금은 일본 정부가 예산에서 10억엔(약 10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설립과 출연 주체를 분리한 공동 책임이다. 일방적인 형식을 배제했다. 일본이 1995년 기부금과 정부 예산 1억엔으로 설립해 2002년 중단한 아시아여성기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깨기 위한 대안인 셈이다. 이 때문에 법적 배상이 아닌 보상 차원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한·일 양국은 경제 협력을 비롯해 전반에 걸친 관계 발전을 위한 새 물꼬를 텄다. 약속대로 국교 50주년인 올해를 넘기지 않고 역사적 담판을 이뤘다. 이제 합의 내용에 대한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위안부 피해자 46명에 대한 설득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최종적 및 불가역적(不可逆的·쉽게 변하지 않는) 해결이라는 양국의 합의도 피해 당사자들이 수용하지 않는 한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또 기시다 외무상이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과 관련해 밝힌 “적절히 이전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협상 타결 뒤 발언에 대한 우리 정부의 납득할 만한 설명도 필요하다. 소녀상은 정부도 마음대로 건드릴 수 없는 상징물이다. 일본은 소녀상에 집착하면 할수록 역사적 합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대신 합의 내용을 신속하고 성실하게 실천에 옮겨야 한다. 한·일 관계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조건인 까닭에서다.
  • [열린세상] 병신년 상반기, 남북 정상회담 개최해야/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열린세상] 병신년 상반기, 남북 정상회담 개최해야/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병신년 2016년을 사흘 앞둔 세모에 돌아보는 남북 관계는 우울하다. 이산가족 상봉 한 차례와 민간 교류협력 몇 차례, 이것이 올해 남북 간 교류협력 사업의 전부였다. 8월 한반도를 달군 ‘목함지뢰 사태’를 해소하는 ‘8·25 합의’가 있었지만, 남북 관계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쌩쌩 난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관계 개선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은 올해 여름이 재현되지 않기를 바라는 맘 때문이다. 남북 간 교류협력의 축적 없는 한반도는 늘 불안정하다. 남북 교류협력의 축적이 곧 평화다. 남북 교류협력이나 대북지원 사업 등에 대한 김정은 체제의 반응을 보면 확실히 과거와는 달라진 느낌이다. 김정일 시대만 해도 실리를 중요시했지만, 지금은 명분이나 자존심을 더 강조하는 듯하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먼저 김정은 체제는 앞으로 30~40년 통치를 이어 가겠다는 구상이다.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 임기가 후반으로 접어들었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임기 5년차인데도 이제 시작하는 느낌이다. 북한은 남북 관계를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주도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것이 명분이나 체면과 관련되는 것 같다. 30~40년 가겠다는 정권이 남북 관계에서 밀리기 시작하면 다른 모든 것도 꼬인다는 생각 때문에 관계를 주도하고 그 속에서 주민들에게 김정은의 리더십을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있다. 또 하나는 경제다. 북한 경제는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김정은 체제는 남북 관계 전반의 영역 자체를 대외관계에서 ‘N분의1 수준’으로 낮추고 있다는 느낌이다. 과거처럼 남북 관계가 절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리도 중요하지만 명분 역시 중요하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박근혜 정부 역시 북측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러니 상호 접점을 찾는 것이 구조적으로 힘들다. 병신년, 남북관계 전망은 명쾌하지 않다. 낙관할 수도 비관할 수도 없는 안개 자욱한 상황이다. 남북 관계가 대화로 흐름을 타면 급격히 관계 개선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 하지만 대화 없이 대결 국면이 길어지면 북한의 저강도 무력시위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현재는 남북 당국 모두 여러 이유로 관계 유지는 하고 싶지만, 먼저 선물 보따리를 주고 싶지는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선 회담을 해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서로 주장만 되풀이할 수도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도 좋지 않다. 미국 대선인 11월까지 오바마 정부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오바마 정부는 선거를 코앞에 두고 북핵 문제의 현상유지 수준을 넘어서지 않을 가능성 크다. 공화당에 공격받는 빌미를 만들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은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 등 고강도 무력시위까진 아니어도 유엔의 제재를 피하면서 미국과 국제사회의 심기를 건드리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실험 등의 군사적 행동을 간헐적으로 벌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비관적인 상황만은 아니다. 북한은 내년 5월 초 개최되는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남북 관계의 성과, 다시 말해 김정은 체제가 남북 관계를 주도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보여 주려 할 것이다. 총선 직후 북한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박근혜 정부도 남북 관계의 성과를 만들어 내고 국면을 바꾸려 할 가능성이 있다. 총선 직후 당 대회 전후 시점에 남북 당국이 뭔가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느냐가 내년도 남북 관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4월 중순 이후부터 5월 초 시점에서의 상황, 그 순간이 짧은 골든타임이다. 골든타임을 기점으로 남북 관계의 근본적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교착국면의 돌파는 고위 당국자 간 회담을 징검다리로 하는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통 큰 결단밖에 없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같은 선물 보따리를 주고받는 일괄타결이 요구된다.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 전반이 충분히 다뤄져야 한다. 병신년 상반기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남북 관계 방향 제시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 “위안부, 지금도 진행되는 역사”… 朴대통령 끊임없이 日 압박했다

    ▲ “일본이 우리와 동반자가 되어 21세기 동아시아 시대를 함께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역사적 입장은 천 년의 역사가 흘러도 변할 수 없는 것”(2013년 3·1절 기념사) ▲ “일부 일본 정치인의 역사 퇴행적 언행으로 한·일 간 갈등 상황이 지속하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2013년 8월 28일 재일민단 대표단 접견) ▲ “위안부 할머니 문제는 지금도 진행되는 역사인데 일본이 사과는커녕 계속 그것을 모욕하고 있다. 역사, 영토 문제에서 자꾸 퇴행적인 발언을 하는 일본 지도부 때문에 신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2013년 9월 30일 척 헤이글 미국 국방부 장관 접견 ) ▲ “그 문제(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하나도 해결 안 된 상태에서, 일본이 거기에 대해 하나도 변경할 생각이 없는 상황에서 (한·일) 정상회담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역사 인식에 대해 일부 (일본) 지도자들이 사과할 생각도 없고, 고통받는 분들을 계속 모욕하는 이런 상황에서는 하나도 될 수 없다는 것이 현실”(2013년 10월 29일 BBC 인터뷰) ▲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기준, 인류사회의 양심에 맞지 않는 행동을 반복한다면 경제력이 아무리 부강하다 하더라도 결코 일류국가로 평가받을 수 없을 것”(2013년 12월 30일 수석비서관회의) ▲ “과거의 역사를 부정할수록 초라해지고 궁지에 몰리게 되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살아 있는 진술과 증인들의 소리를 듣지 않으려 하고 정치적 이해만을 위해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고립을 자초할 뿐이다”(2014년 3·1절 기념사) ▲ “지금이라도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2014년 3월 15일 청와대 대변인의 전언) ▲ “군대 위안부 문제 같은 것은 두 나라 사이 문제일 뿐 아니라 보편적인 여성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2014년 7월 25일 일본 도쿄도지사 접견) ▲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양국 관계 개선의 첫걸음이 될 것”(2015년 2월 13일 일본 자민당 총무회장 접견) ▲ “아베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진실한 사과로 이웃 국가들과 신뢰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미국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2015년 5월 4일 수석비서관회의) ▲ “어제 있었던 아베 신조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는 우리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2015년 8·15 광복절 경축사) ▲ “역사는 유구히 흘러 영원히 남는 것이라서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나 다름없으며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2015년 9월 4일 인민일보 인터뷰) ▲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한도 좀 풀어 드리고, 이 문제에 어떤 진전이 있게 된다면 의미 있는 (한·일) 정상회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2015년 10월 15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설) ▲ “오늘 회담이 아픈 역사를 치유할 수 있는 대승적이고 진심 어린 회담이 되어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2015년 11월 2일 아베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 ▲ “아베 총리가 과거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할 수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2015년 11월 13일 아시아태평양 뉴스통신사기구 회원사 인터뷰에서)
  • 최대 난제 물꼬로 양국 관계 개선… ‘책임 통감’ 표현은 모호

    최대 난제 물꼬로 양국 관계 개선… ‘책임 통감’ 표현은 모호

    28일 한·일 외교장관회담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위안부 문제를 일거에 해결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장은 “일본 정부가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며 “한·일 양국이 타협을 통해 관계 개선에 새로운 계기를 만들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위안부 문제를 타결하면 과거사 문제의 중대 고비를 넘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핵 문제 등을 놓고 더 넓은 의미로 한·일 간 협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도 “사과의 주체가 일본 정부라는 점은 분명히 이전보다 진전된 결과”라며 “한·일 간의 큰 난제인 위안부 문제를 타결했다는 것은 양국에 앞으로도 발생할 돌발 악재들을 관리해 나갈 자신감이 생긴 것으로 한·일 관계의 모멘텀이라 부를 만하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 기금을 전부 부담하고 나머지 책임은 우리 정부에 맡긴다는 것은 제3자가 보기에 일본의 역할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고 한국이 수용했다고 볼 여지가 크다”면서 “내일이라도 한·일 양국의 화해를 바라는 미국이 이에 대한 환영 성명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배정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우리 측이 주장해 온 일본 국가권력에 의한 강제성이나 범죄성에 대한 배상은 약하지만 일본이 한·일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만들기 위해 의미 있는 사과 표시를 한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예산을 출연하기로 한 만큼 일본 정부의 책임성이 반영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이 미·일 동맹과 한·미 동맹을 통해 한·미·일 3각 안보 협력 체제를 구축하려는 상황에서 위안부 문제가 한·일 갈등의 핵심이라는 점을 예의주시해 왔다”며 “미국이 이번 회담 타결을 위해 일본과 한국 양측에 상당한 압박을 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번에는 법적 책임은 명확히 하지 않는 대신에 총리가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지만 총리의 사과가 개인의 사과인지 국가 단위의 법적 책임을 바탕으로 한 사과인지 애매모호하다”면서 “일본 내각의 결의 등 입법 행위가 없는 사과는 소리만 요란할 뿐 실제 알맹이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한국 입장에서 끊임없이 위안부 관련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과 법적 책임을 인정받으려는 노력인데 일본은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제스처를 보여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시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일본 정부가 그동안 자행했던 언론플레이에 대해 과연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으며, 양국 정상이 면죄부를 줄 수 있는지의 문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일본의 강제 동원 등 과거사 문제를 이번 위안부 문제 타결로 일거에 해소하는 듯한 분위기는 아쉽다”며 “일본 전후세대들에게 훗날 교훈으로 전할 내용을 발표문에 남겨 놨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산타 할아버지, 올핸 코스피 찾아올 거죠?

    산타 할아버지, 올핸 코스피 찾아올 거죠?

    주식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연말 이맘때면 ‘산타 랠리’에 대해 한번쯤 듣는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과 신년 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일컫는다. 파랗고 빨간 지수에 일희일비하는 ‘주식쟁이’들은 어릴 적 크리스마스 아침 머리맡에 놓인 선물이 산타가 준 게 아니라는 걸 이미 알고 있지만 증시에서만큼은 산타의 존재를 믿고 싶어 한다. 주식시장에는 정말 산타가 있는 걸까. 산타 랠리라는 말이 등장한 것은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식 거래자 연감’의 저자 예일 허시가 “산타는 매년 월가에 나타나 12월 마지막 5거래일과 새해 1월 2거래일 동안 짧지만 달콤하고 인상적인 랠리를 선사했다”고 분석하면서부터다. ●월가 46년간 34차례 발생·평균 1.4% 상승률 월가에서는 아직도 산타 랠리에 대한 믿음이 상당하다. 허시의 아들 제프리가 편집한 2016년판 주식 거래자 연감에 따르면 1969년부터 지난해까지 46년간 뉴욕 대표 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서는 34차례 산타 랠리가 발생했고, 평균 1.4%의 상승률을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역시 1896년부터 산타 랠리가 77% 나타났으며 평균 1.7% 상승했다는 분석이 있다. 산타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지난 수십년간 이 랠리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가설을 내놓았다. “연말을 맞아 투자자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곰’(약세장)도 휴가를 가기 때문이다” “휴가비로 받은 보너스를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등의 단순한 설명부터 “연초에 납부하는 소득세를 줄이려는 투자자가 남는 자금을 주식에 쏟아붓는 탓이다”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연말 실적을 짜내기 위해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도하기 때문이다” 등 다양한 분석이 쏟아졌다. 하지만 누구도 정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 어쩌면 이런 해석이 모두 맞을지도 모른다. ●산타 랠리 안 나타나면 새해 증시 폭락 가능성 산타 랠리는 주식시장의 앞날을 예측하는 데도 쓰인다. 산타 랠리가 나타나지 않으면 이듬해 증시가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새로운 천년을 앞두고 분위기가 들떴던 1999년에는 산타 랠리가 나타나지 않았다. S&P500지수는 마지막 6거래일인 12월 23일 1457.09에서 새해 두 번째 거래일인 1월 4일 1399.42로 4%나 떨어졌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같은 기간 1만 1405.76에서 1만 997.94로 3.6% 하락했다. 몇 달 뒤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정보기술(IT) 거품 붕괴로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었다. 경기가 호황이던 2007년 말에도 많은 이들이 산타를 기대했지만 오지 않았고, 이듬해 미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를 맞았다. 이 사태는 1929년 미국 대공황 이후 최대 경제위기인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졌다. 물론 월가가 산타 랠리를 무조건 맹신하는 건 아니다. 대내외 경제 상황과 각종 지표에 따라 증시가 상승하는 것이지 동화 속 산타가 홀연히 나타나는 게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 산타 랠리가 발생해도 7거래일 중 최소 하루는 주가가 하락하는 날이 꼭 있다는 경고도 있다. 산타는 국내 주식 시장에도 선물을 들고 올까.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25년간 코스피를 분석한 결과, 새해 첫 2거래일 주가가 전년도 12월 마지막 6거래일에 비해 올랐던 경우는 15차례 있었다. 월가의 논리를 적용하면 60%의 확률로 산타 랠리가 나타난 것이다. 주가가 오르거나 내릴 확률이 절반씩이라고 가정하면 우리 증시에서 산타는 그리 자주 나타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는 21차례 주가가 올랐고, 떨어진 건 4번뿐이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은 11월 넷째 주 금요일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연말 소비 성수기를 맞아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소비 국가가 아닌 한국은 산타 랠리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며 “대신 미국 등에 연말 물품을 수출하는 10~11월과 정부 정책이 나오는 1월 장세가 좋은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를 찾아온 산타가 가장 화끈하게 선물 보따리를 푼 건 외환위기로 신음하던 1998년이다. 이해 12월 18일 524.85였던 코스피는 이듬해 1월 4일 598.55로 무려 14.04%나 뛰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 신용등급을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 2001~2002년 연말연시에도 코스피가 9.5%나 급등했는데, IT 거품 붕괴 충격에서 벗어나는 미국과 국내 경기 회복 기대감이 산타를 불렀다. ●1996년엔 코스피 6거래일간 ‘사탄’ 방문 산타가 아닌 ‘사탄’이 찾아온 경우도 있다. 1996년 12월 20일 700.87이었던 코스피는 허시가 지목한 산타 랠리 7거래일 중 6거래일이나 하락했고, 이듬해 1월 4일 8.2% 떨어진 643.41에 그쳤다. 산타 랠리가 오지 않으면 이듬해 증시가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월가의 분석이 우리 증시에도 통하는지 코스피는 이듬해 하반기 외환위기로 400대까지 곤두박질했다. 2002년에도 산타 랠리 기간 6.81% 떨어졌던 코스피는 이듬해 터진 카드 대란으로 600대 중반에서 500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경기 회복에 자신감을 보이는 미국은 올해 산타 랠리를 기대한다. 이달 초만 해도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그린치’(크리스마스를 훔치는 짐 캐리 주연 영화의 악당)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있었으나 이번 주 들어 다우존스 산업평균과 S&P500 모두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산타 랠리 기대감이 커졌다. ●“코스피 다시 2050선 넘을 가능성 제한적” 하지만 아직 낙관할 수 없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미국도 시차를 두고 시장이 좋지 않다”며 “산타 랠리가 왔다고 표현하려면 주가가 상당히 강하게 올라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선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코스피는 2013년과 지난해 연말연시 각각 1.88%, 1.41% 하락했다. 2년 연속 산타가 오지 않은 것이다. 올해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2050선을 웃도는 등 지수가 괜찮았으나 최근 유가 하락 등의 악재로 많이 가라앉았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산타 랠리로 2000선 안착을 시도할 수 있으나 우리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과 수급 여건을 고려했을 때 다시 2050선을 넘어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택시 심야 부제 해제 ‘효과’ 새해부터 매주 금요일 시행”

    “택시 심야 부제 해제 ‘효과’ 새해부터 매주 금요일 시행”

    서울시가 지난 21일 자정부터 서울 개인택시 심야 부제를 해제한 이후 하루 평균 1400대의 택시가 추가로 운행된 것을 파악됐다. 개인택시의 추가 운행에도 법인택시의 수익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 때문에 서울시는 새해부터 ‘택시 대란’이 일어나는 매주 금요일에 심야 부제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송년회 끝물’에 심야 부제가 해제돼 시민들이 택시 증가를 체감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진단이다. 서울시는 연말에 발생하는 ‘택시 대란’을 막고자 지난 2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개인택시의 심야 부제를 해제했고, 그 결과 지난 22~24일 0~오전 4시에 추가로 운행한 개인택시가 하루 평균 1434대라고 25일 밝혔다. 시행 첫날인 22일에는 922대만 추가로 운행했지만, 23일에는 1317대로, 24일에는 2062대로 택시 공급이 크게 늘었다. 특히 24일에 추가로 투입된 개인택시는 이날 전체 개인택시 운행 대수 1만 8564대의 11.1%였다. 시 관계자는 “아무래도 노령 운전자보다 젊은 운전자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라면서 “손님을 태운 건수도 순번 차량은 5.46회였지만 추가로 투입된 차량은 6.31회로 늘었다”고 말했다. 순번 차량보다 추가 투입 차량이 오전 4시까지 운행하는 비율이 높았다. 순번 차량은 오전 2~4시 운행비율이 58%였지만 추가 투입 차량은 69%였다. 대중교통이 완전히 끊기는 새벽 2시 이후에 운행하는 차량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은 것이다. 추가로 운행에 나선 개인택시는 순번 개인택시보다 수입이 높았다. 22~24일 0~4시에 순번 차량의 평균 수입은 6만 1249원이었지만 추가로 투입된 차량의 수입은 6만 8822원이었다. 덩달아 법인택시의 수입도 늘었다. 지난 15·16일 0~4시 법인택시의 수입은 9만 4081원이었지만 심야 부제 해제 이후인 22·23일에는 10만 5881원이었다. 법인택시는 수익도 늘었어도 반발은 여전하다. 김영민(52) 기사는 “서울역고가 등 시내 고가도로 철거로 차량 정체가 많아지면서 탑승객이 크게 줄어 심야에 벌어야 사납금을 채우는데 부제 해제로 이마저도 어려워졌다”면서 “부제 해제는 개인택시만 배를 불리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2013년 10월 10% 넘게 택시요금이 올랐지만, 법인택시의 사납금도 따라 오르면서 택시기사 수입은 거의 늘지 않은 탓이다. 심야 부제 해제의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산콜 소속의 운전사인 박 모씨는 “송년회가 몰려 있는 11월 중순부터 부제 해제를 해야 했는데, 22일은 너무 늦었다”면서 “수년 전부터 크리스마스 전후엔 가족과 함께 지내려는 직장인들이 많아졌고,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저녁부터 택시들이 빈 차로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심야의 택시 증가를 체감하지 못했다. 이성기(38·강서구 염창동)씨는 “망년회는 11월 말부터 시작됐고, 지난 12월 16일 콜택시를 부르고 30분을 기다리다 취소해 난감했다”면서 “송년회 시즌을 잘못 파악해 정책 시행의 타이밍을 놓쳤다”고 했다. 박종식(46·마포구 도화동)씨도 “1000여 대가 늘어서는 서울 시민이 정책을 체감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심야 부제 해제가 큰 부작용 없이 택시 대란 해소에 도움됐다.”라고 평가하고 “법인택시 업계와 논의해 새해부터 금요일 심야 부제 해제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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