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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서 부활한 反유대주의는 무슬림 탓?…옅어진 홀로코스트의 추억

    유럽서 부활한 反유대주의는 무슬림 탓?…옅어진 홀로코스트의 추억

    “내가 학교를 다닐 때(30여년 전쯤)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모욕의 의미로 ‘유대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독일 학교에선 유대인이 모욕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고, 유대인 학생이 없는 학교에서조차 유대인이란 단어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요.” (독일 외교관 펠릭스 클레인, 50세) “교실에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반(反)유대인 정서를 가르칠 때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선 유대인이라는 단어가 욕설처럼 통용되고 있어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대계 사회 교사 미할 슈바르츠, 42세) 1945년 나치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이후 독일은 홀로코스트와 유대인에 대한 혐오 범죄에 대해 통렬하게 반성했다. 하지만 70여 년이 지난 지금, 독일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또다시 반(反)유대주의가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고 CNN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단 독일뿐 아니라 유럽 곳곳에서 반유대주의 정서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반유대주의학술정보원(RIAS)은 지난해 베를린에서만 유대인 혐오 사건이 전년보다 61% 많은 947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대부분이 언어폭력이었지만 신체적 폭행도 18건에 달했다. 한 16세 소녀는 학교 친구로부터 “유대인에게 가스를!”이라는 말을 들었고,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발로 차이고 공기총에 맞은 14세 소년도 있다. 무슬림 이민자 늘면서 증오 범죄 확산?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악몽이 각인된 유럽 사회에서 그동안 유대인에 대한 증오는 금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홀로코스트의 재발을 막기 위해 옛 조상의 땅에 강력한 유대인 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논리(시오니즘)로 팔레스타인인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슬람권 이민자를 중심으로 반유대주의도 확산됐다는 논리가 제기됐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0년 유럽 내 무슬림 인구는 1950만명으로 전체 유럽 인구의 3.8%였지만 2016년 2577만명(4.9%)으로 증가했다. 프랑스(8.8%), 스웨덴(8.1%), 영국(6.3%), 독일(6.1%) 등은 이슬람권 인구가 5%를 넘는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에 미국 대사관 이전을 강행하는 등 친(親)이스라엘 기조를 강화하자 분노한 이슬람권 이민자들이 반유대주의 범죄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월 파리 근교 도시 사르셀에서 한 여덟 살 유대인 남자아이가 10대 청소년 두 명에게 구타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청소년들은 종교시설로 향하던 소년이 ‘키파’를 쓴 모습을 보고 길에 쓰러뜨린 뒤 주먹으로 때린 뒤 달아났다. 키파는 유대교 남성들이 쓰는 모자다. 유대인들이 많이 거주해 ‘작은 예루살렘’이라 불리는 사르셀에서 이런 폭행사건이 일어난 데 프랑스 유대인 사회도 큰 충격에 빠졌다. 유대인 인구가 1만 5000여명에 불과한 스웨덴에서도 지난해 12월 9일 제2의 도시 예테보리에서 유대교 회당이 무슬림으로 추정되는 10대의 화염병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홀로코스트 기억하는 세대 줄어…교사들도 곤혹 하지만 유럽을 휩쓰는 반유대주의가 온전히 유럽 내 이슬람 인구의 급증 때문이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유럽인들 마음속에 내재된 반유대 정서가 되살아나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영문 매체 ‘더로컬’은 독일 내무부 자료를 인용해 2015년 독일 내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 1366건 가운데 78건만 이민자들의 소행이고 1246건은 극우 민족주의자들과 연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경찰은 지난해 발생한 반유대 증오범죄 1453건 중 1377건이 극우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후 70년이 지나도 네오나치 등이 발호하는 등 반유대주의 정서가 독일인의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음을 반영한다. 독일에서 유대인 증오가 확산되는 이유로 홀로코스트를 기억하는 세대가 사라지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CNN 조사에 따르면 독일 18~34세 성인의 40%가 ‘홀로코스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냐’는 질문에 ‘거의 알지 못한다’거나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반 이민, 독일우선주의 등을 기치로 하는 신생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열광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독일 학생들은 14~15세 때 제3제국(나치 독일)과 홀로코스트를 배운다. 교육 과정에는 인근 포로수용소 현장 학습도 포함된다. 하지만 베를린 상원 교육국의 사라야 고미스 차별조사위원은 “요즘 학생들에게 홀로코스트는 그저 과거의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어린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유대주의가 퍼지면서 독일 교사들도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베를린 중·고등학교 선생님인 유대계 레이첼(가명)은 지난해 학생들의 괴롭힘을 감당할 수 없어서 학교를 옮겼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 “학생들은 교과서에 하켄크로이츠(나치를 상징하는 갈고리 십자가 문양)를 그렸고, 수업시간에는 나에게 ‘이봐, 유대인!’이라고 소리 질렀다”고 증언했다. 특히 유럽 내 우파 민족주의가 확산하면서 유대인에 대한 박해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도 지난해 4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프랑스는 벨디브 사건에 책임이 없다”고 발뺌해 논란이 됐다. 벨디브 사건은 1942년 7월 나치 독일에 협력한 프랑스 비시 정권이 유대인 1만 3000명을 억류했다 나치 수용소로 보낸 일을 말한다. 오스트리아에선 나치 부역자들이 설립한 자유당이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제3당에 올라 제1당인 우파 국민당과 연립정부를 꾸렸다. 자유당의 우도 란트바우어 니더외스터라이히주 의원은 올해 초 주의회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나치를 추종하는 학생동맹의 부의장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이 단체가 행사 때 쓰는 ‘나치 노래책’에 유대인 학살을 선동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었고 결국 사퇴했다. 유럽인 28% “유대인이 경제에서 너무 많은 영향력 행사한다” 미국의 유대인 전문 매체 ‘포워드’는 이런 반유대 정서가 전통적인 ‘음모론’, 즉 유대인이 인류에 기생해 인류를 해치려 한다는 뿌리 깊은 유럽인의 정서가 되살아나는 징조라고 평가했다. 유대인들은 로마 시대 이후 유럽에 흩어져 살면서 농업에 종사하는 일이 금지돼 주로 상업·금융업 등에 종사했다. 이로 인해 다른 민족을 깔보고 돈만 밝힌다는 편견과 함께 미움을 샀다. CNN이 지난달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영국, 헝가리, 폴란드, 스웨덴 등 7 개국에서 7092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44%의 유럽인들이 반유대주의를 자신의 나라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또한 유럽인의 28%는 유대인들이 금융업을 포함한 경제계에서 너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20%는 유대인의 정치·언론계 파워가 너무 크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5%는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원인으로 유대인을 꼽았다. 유대인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유럽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약 5%의 유럽인은 홀로코스트에 대해서 들어본 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4%의 유럽인들은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을 점유할 자격이 있다고 대답한 반면, 응답자의 32%는 이스라엘 때문에 유대인이 싫다고 말했다. 약 31%의 유럽인들은 유대인들이 홀로코스트를 이용해 자신들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고, 약 28%는 유럽의 반유대주의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저지르는 악행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현재 분출되는 반이스라엘 정서와 극우 민족주의의 확산을 제어하지 못하면 반유대주의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퓨리서치센터는 유럽에서 지금과 같은 난민 유입 추세가 지속되면 2050년 무슬림 인구는 75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극우 민족주의의 부상을 계기로 EU의 결속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EU가 추구하던 자유주의적 관용의 가치도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조명균 “김정은 연내 답방 북측과 협의… 가능성있다는 쪽으로 봐”

    조명균 “김정은 연내 답방 북측과 협의… 가능성있다는 쪽으로 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과 관련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된 대로 가급적이면 연내 답방하는 방향으로 북측과 협의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이 확정됐느냐”는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조 장관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을 몇 퍼센트로 보느냐”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쉽지는 않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쪽으로 본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북측이 답방에 대한) 합의 이행 의지는 분명하지만 북측에서 구체적인 답은 주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아직 구체적 일정을 북측에서 저희에게 의사를 밝힌 게 없기 때문에 기다려 봐야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답방 시기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7주기인 12월 17일 전후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선 “현재로선 정해진 것이 없다”며 “아직 구체적 일정에 대해 북측에서 그런 부분까지 의사를 밝혀온 부분이 없기 때문에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성사될 경우 다룰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일단 일정이 정해져야 그 일정에 맞는 의제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위장평화가 아닌 진짜평화를 위해 와야 하고 지난 70년 동안 반민족 범죄에 대한 사죄를 반드시 해야 한다”며 “과거에 대한 사죄가 어렵다면 앞으로 도발을 영원히 안하겠다는 약속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합의서를 통해서 그것을 실천해 나가는 게 중요한데 그런 의미에서 김 위원장 답방이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 시 능라도 5·1 경기장 연설에 상응할만한 김 위원장의 서울 연설 장소로 국회를 제안하자 “취지에 대해선 저도 같은 입장”이라고 했다. 또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 “남쪽 사회에서 여러 의견이 분출될 수 있고, 이런 것들로 남남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에 향후 5년간의 대북정책 방향을 설정한 제3차 남북관계발전 기본계획(2018∼2022년)을 보고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전기차 배터리업체들 “2020년 대도약”

    전기차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국내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파란불이 켜졌다. 올해 4분기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처음으로 흑자 전환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내 기업들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2020년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4분기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부문에서 처음으로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LG화학 관계자는 “4분기에 분기 기준 자동차 전지 분야의 흑자 달성을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도 이를 뒷받침하는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양극재를 구성하는 메탈의 가격이 내려가 원가가 떨어졌고 출하량 증가로 생산 단가가 하락했다”면서 흑자 전환을 내다봤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실적을 따로 공개하고 있지 않다. 다만 전지사업본부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등이 포함된 중대형 전지부문에서의 손실을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에 탑재되는 소형전지 부문에서 상쇄하는 구조인데, 4분기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역시 2020년 전후로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로 여겨졌던 전기차 배터리가 본격적인 수익 사업으로 전환하게 된다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가 높다. 업계는 2020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퀀텀점프’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0년을 전후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2020년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폐기하면 중국 업체들과 진검승부를 벌일 수 있다는 점도 국내 업계에는 기회로 여겨진다. 한 번 충전으로 500~600㎞를 주행할 수 있는 3세대 전기차가 출시되는 시점으로, 기술력이 높은 국내 업계가 출하량을 대폭 늘릴 수 있는 시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국내 업계가 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힘입은 중국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는 위기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업계는 니켈 함량을 70% 이상으로 높여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등의 기술력에서 국내 업계가 앞서 있어 이 같은 우려는 ‘기우’라고 반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 추격이 지속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에너지 밀도를 높여 배터리 용량을 안전하게 늘리는 기술력이 핵심”이라면서 “2020년 이후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기술력 높은 국내 기업의 배터리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군포시, 올해 마지막 우주쇼 ‘쌍둥이자리 유성우’ 관측행사 개최

    경기도 군포시는 오는 14일 세계 3대 우주쇼 중의 하나인 ‘쌍둥이자리 유성우’ 천문관측 행사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누리천문대에서 진행되는 행사는 쌍둥이자리 유성우에 대해 ‘더 잘 보는 법’ 등 다채로운 정보와 천체관측 체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소행성 3200페톤(3200Phaethon)이 태양 중력에 의해 부서지고, 그 잔해가 남은 지역을 지구가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지구에서 관측 시 쌍둥이자리 방향에서부터 시작된다. 유성우가 가장 많이 떨어지는 밤 21시 16분 전후로 시간당 최대 120여개의 별똥별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일 행사는 오후 7시부터 유성우의 원리와 혜성에 대한 천문학 강의로 시작한다. 시간당 최대 100개 이상 별똥별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유성우 보는 법을 알려준다. 누리천문대에서 망원경을 이용한 천체 관측, 겨울철 별자리 육안 관측도 진행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은 오는 12일 누리천문대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대야도서관은 이번주 시 거주 시민 중 가족(5명 이내)을 대상으로 우선 신청을 받는다. 신청자가 많으면 60명을 공개 추첨한다. 김선이 대야도서관장은 “별똥별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시야를 가리는 높은 건물과 조명,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곳이 좋다”며 “겨울철 야간관측에 필요한 보온성이 좋은 두꺼운 옷과 담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길섶에서] 책난로와 핫팩/김성곤 논설위원

    어릴 적 읍내에 있는 초등학교까지 십리가 넘는 길을 걸어서 다녔다. 아침에는 동네 어귀에 다 같이 모였다가 학교로 향했다. 학교 가는 길이 멀었지만, 이렇게 가면 지각은 거의 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각은 읍내에 사는 친구들이 많이 했다. 겨울방학을 전후해 추운 날이면 먼저 나온 형들이 모닥불을 피워 놓고 거기서 옹기종기 모여 불을 쬐다가 우하고 학교로 달려갔다. 출발하기 전 책난로는 필수다. 헌책 모서리에 불을 붙인 뒤 돌돌 말아 입으로 바람을 불어넣거나 이를 바통처럼 움켜쥐고 큰 원을 그리며 몇 바퀴 돌리면 불이 살아난다. 겉은 멀쩡한데 안에서는 불이 타들어가는 이른바 손난로다. 가다가 추우면 돌돌 만 책을 좀 풀어서 불을 살려 온기를 쏘이거나 아니면 이를 불쏘시개 삼아 길섶 마른 잡초에 불을 붙여서 언 손과 발을 녹였다. 학교에 가까워지면 소명을 다한 손난로는 활활 태워서 없애거나 아니면 불을 꺼서 어느 집 담 모퉁이에 처박아 뒀다가 하교 때 재활용하기도 했다. 요즘은 온기가 24시간 이상 가는 핫팩에서부터 건전지를 이용한 손난로와 열선이 깔린 장갑까지 나와서 어지간해선 손 시린 것을 모르고 산다. 갑자기 몰려온 추위에 그때의 책난로와 그 불냄새가 문득 그립다. 김성곤 논설위원 sunggone@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식물과 함께 연말을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식물과 함께 연말을

    식물을 그리기 위해서는 그들을 관찰해야 하고, 관찰을 위해 나는 식물이 있는 곳에 가거나 식물을 내 곁에 데려오기도 한다. 산과 들의 자생식물을 그릴 때에는 내가 그들을 찾아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도시의 원예식물은 씨앗이나 모종으로 가져와 텃밭에서, 혹은 작업실의 분화로 직접 재배하며 관찰하는 일이 많다.그렇게 내 집과 작업실에 자리를 잡은 화분은 서른 개 정도가 된다. 이들은 각자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있다. 지금 내 앞의 해국 화분은 한 식물학자가 우리나라 해국의 형태 변이를 연구하고 싶다며 내게 관찰해 그리라고 가져다준 것이고, 작업실에 온 향기를 내뿜는 라벤더 화분은 4년 전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허브 식물도감을 만드느라 농장에서 가져와 재배한 것이다. 그 옆의 작은 두 화분은 한 농민이 우리나라에 아직 유통이 안 된 로즈마리 두 품종을 시험 삼아 증식해 내게 보내 주었다. 이들은 모두 그림 기록 작업을 위한 목적으로 오게 됐지만, 지금은 내게 정서적, 신체적 안정과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됐다. 인류가 식물을 재배해 온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먹기 위한 식용식물이나 건강을 위한 약용식물을 얻기 위해, 그리고 식물의 아름다움을 관상하기 위해서다. 내가 식물을 재배하는 건 관상을 위한 목적에 가깝다. 그리고 그저 우리가 눈으로 바라보기 위해 식물을 재배하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사치’라고도 여겨지는 이 관상용 ‘화훼’ 식물의 소비 패턴은 식물 문화가 얼마나 활발한지의 지표가 된다.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 시장일 것이다. 식물 문화가 발달한 영국 외의 여러 유럽 나라와 우리와 가까운 일본, 싱가포르의 재래시장에 가면 채소와 과수를 파는 상인뿐 아니라 비슷한 비율로 화훼식물을 파는 상인을 볼 수 있다. 마트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일을 끝내고 집에 가는 길에 마트와 시장에 들러 요리할 식재료를 사듯 식탁 위에 놓을 튤립 한 다발을 산다. 시장의 중심부엔 ‘꽃’ 매대가 있고, 채소와 과일을 판매하는 곳보다 화훼 매대에 손님이 많을 때도 있다. 생각해 보면 화훼도 과일이나 채소와 같은 농작물일 뿐인데, 우리나라에서 화훼식물은 여유 있는 사람만 누리는 사치라는 이미지가 늘 안타까웠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화훼식물의 80%는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 경조사용 장식이거나 입학식과 졸업식 꽃다발, 어버이날의 카네이션과 같은 기념일 선물용이다. 일상적으로 꽃을 사는 사람은 소수인 데다, 경조사용 식물조차 재사용하는 일이 빈번하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화훼 농가의 사정은 점점 힘들어지고, 작물을 과수나 채소로 바꾸는 일도 많다. 그나마 희망을 가져보는 건, 젊은 세대가 식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화훼 소비를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일상적으로 식물 문화를 즐기는 연령대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작년 11월, 나는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에서 육성한 포인세티아 화분을 받아 그렸다. 포인세티아는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화훼식물이다. 꽃처럼 보이는 붉은 잎과 초록색의 잎 대비로 유명한데, 다른 식물들이 자취를 감추는 겨울에 주로 볼 수 있어 이들의 원산이 추운 한대 지방이라고 떠올릴 수도 있으나, 이들의 고향은 더운 남미의 정글이다. 세계 포인세티아의 1년 판매의 80%가 크리스마스 전후 6주 동안 이루어져 지금이 딱 제철인데, 미국에서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잎이 붉은색뿐만 아니라 흰색, 연두색, 검은색 외에도 고기의 단면 무늬라든지 벽돌 무늬와 같은 독특하고 다채로운 색으로 많이 육성됐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육성한 ‘플레임’이라는 품종을 그렸고, 몇 번의 수정 끝에 그림을 완성했다. 그림 파일을 보내고 남은 건 책상 위에 덩그러니 있는 포인세티아 화분과 해부하느라 자른 줄기 몇 개뿐이었다. 나는 그 줄기를 모아 물이 든 유리컵에 담아 책상 위에 두었고, 화분은 평소 내 시선이 가장 많이 머무르는 테이블에 얹어두었다. 포인세티아를 보면서 작년 겨울을 났다. 작업실에 온 지인과 친구들은 꼭 포인세티아 화분 이야기를 했다. 화분 하나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난다며 좋아했다. 백화점이나 호텔에서 보는 화려한 장식에는 못 미치지만 화분 하나가 주는 심미적, 정서적 효과를 사람들의 표정을 통해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포인세티아 외에도 꽃이 화려한 구근식물인 아마릴리스와 로즈마리, 아로우카리아와 같은 식물도 이맘때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집안에 두기 좋은 식물이다. 로즈마리는 미세먼지와 추위에 환기가 힘든 실내에서 항균 효과를 준다. 올 연말을 이 식물과 함께 지내는 건 어떨까.
  • [열린세상] 수출주도성장은 그만하자/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수출주도성장은 그만하자/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지난 11월 수출이 519억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7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넘었다. 무역 흑자도 51억 달러를 넘어 8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11월까지 누적 수출도 5572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다. 겹치는 기록 경신에도 반가워하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는다. 오히려 당초 3%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 올해 성장률이 2.6%까지 하락하고 급기야 잠재성장률도 2%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2020년까지 성장률 3%를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주도성장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제 수출주도성장은 갈수록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것을 지속하기 위한 대가도 너무 크기 때문이다.돌이켜 보면 한국 수출주도성장의 성공은 일차적으로 냉전시대의 결실이다. 2차 대전 후 소련 중심의 사회주의와 체제 경쟁에 놓여 있던 미국 중심의 자본주의는 패전국 독일과 일본에서 자본주의 경제의 부활을 적극적으로 지원했을 뿐만 아니라 ‘도미노 이론’에 따라서 개도국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 자본주의 경제발전의 ‘전시장’이 필요했다. 1980년대 ‘4마리 용’으로 칭송됐던 한국과 대만이 분단국가이고 홍콩은 접경도시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1980년대 말 냉전이 종식되면서 자본주의는 더이상 전시장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미국은 오히려 상품시장은 물론 자본시장 개방을 압박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한국의 수출주도성장은 미국이 원조는 물론 판매시장을 제공해 줘 성공했다. 전후 미국이 주도했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체제에서 미국은 개도국에 대해 특혜관세를 적용했으며 한국은 대표적인 수혜 국가였다. 그러나 1995년 WTO 체제가 수립되면서 ‘특혜’는 ‘호혜’로 전환됐고, 시장 개척은 시장개방을 병행함으로써만 가능해졌다. 그 결과는 1997년 외환위기라는 참담한 경험이었다. 사실 이 위기는 수출주도성장의 역사적 수명이 다했음을 보여 주는 극명한 사건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수출주도성장을 계속하기 위해 상품시장은 물론 자본시장의 개방도 선택하는 ‘가속 페달’을 밟았다. 아울러 수출주도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새로운 ‘특혜’를 자유무역협정에서 찾았다. 하지만 이 협정이 가져다주는 ‘특혜’는 두 나라 사이에 ‘호혜’를 전제로 한 ‘특혜’다. 자동차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소고기를 수입해야 했다. 수출주도성장의 대내적 논리를 되짚어 보자. 수출 증대에 필수적인 가격경쟁력을 뒷받침하려면 저임금이 필수적이었고, 복지는 물론 여타 노동비용의 인상에 인색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정부가 ‘임금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기도 했고,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는 마치 반체제 집단인 것처럼 비난받았다. 비용을 유발하는 안전장치의 설치는 무시되면서 ‘안전 불감증’이 구조화됐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명분은 재벌 체제를 정당화했고, 급기야 가격담합은 물론 중소기업에 대한 부당행위마저 사실상 묵인됐다. 작금의 현실은 역사적으로 수명을 다한 수출주도성장이 초래하는 부작용이 심각해져 결국 성장의 발목마저 잡고 있다는 것이다. 임금 인상에 대한 일반적인 거부감은 가계부채 급증과 내수 침체를 초래해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대외환경의 변화에 매우 취약한 경제 구조는 미·중 통상갈등과 같은 해외 요인의 최대 피해국이 되게 만든다. 또한 수출주도성장은 대기업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경제력 집중을 방치하며 재산과 소득의 불평등을 심화시켜 결국 성장도 저해하고 있다. 아울러 수출주도성장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파괴하는 주범이 됐다. ‘국익을 극대화하는 대외원조’라는 왜곡된 목표는 ‘도와주고 욕먹는’ 왜곡된 결과를 낳고 있다. 라오스 댐 붕괴 사고가 한 예다. 수출주도성장으로는 ‘정의로운 나라’는 물론 ‘포용국가’도 기대할 수 없다. 청년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못사는 첫 세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은 바로 수출의 ‘낙수효과’가 사라지는 현실의 다른 표현이다. 대안은 수출 내수 병행 전략이다. 내수 활성화가 소득주도성장이다.
  • 검찰,윤장현 전 광주시장 공직선거법위반 조사위해 재출석 요구

    검찰이 전직 대통령 부인을 사칭한 여성으로부터 사기 피해를 당한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광주지검은 5일 오전 10시까지 윤 전 시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상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것을 통보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은 윤 전 시장이 6·13 지방선거 광주시장 더불어민주당 내 경선과 관련해 공천을 염두에 두고 돈을 빌려줬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법리 검토와 함께 수사를 벌이고 있다.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 사이 자신을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라고 속인 김모(49·여)씨에게 4억5000만 원을 송금하는 피해를 입고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윤 전 시장이 사기 피해를 입은 시점을 전후로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후보자 공천 경쟁이 진행된 만큼, 김씨가 이와 관련한 발언을 했는지 여부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김씨는 ‘딸 사업 문제로 5억원이 급하게 필요하다. 빌려주면 곧 갚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윤 전 시장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시장은 김씨 자녀들의 채용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직권 남용과 업무방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산하기관과 학교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한 뒤 컴퓨터와 관련 서류 등을 분석하고 있다. 김씨 아들은 광주시 한 공공기관에 취업했다가 지난 10월 퇴사했고, 딸은 광주 모 사립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불편한 혈액검사 없이 성조숙증 진단한다

    불편한 혈액검사 없이 성조숙증 진단한다

    생활환경과 식생활의 변화로 10대 중반 사춘기에 나타나던 2차 성징이 10대 이전에 나타나는 성조숙증. 최근들어 성조숙증 진단을 받는 아이들이 많다. 이 때문에 초등학생 학부모들이라면 누구나 ‘우리 아이가 성조숙증 아닐까’하는 걱정을 한다. 성조숙증이 나타나면 키가 충분히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뿐만 아니라 급격한 신체 변화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비정상적 성장으로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그러나 성조숙증 진단을 받는 과정은 번거롭고 피를 뽑아서 측정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부담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소변검사만으로도 쉽게 성조숙증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재료연구단과 도핑콘트롤센터 공동연구팀은 어린이들이 소변에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성호르몬을 고감도로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분석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센서 앤드 액추에이터B:화학’ 최신호에 실렸다. 현재 성조숙증 진단을 위해서는 성선자극 호르몬 검사라는 방법을 쓰고 있다. 호르몬 방출검사라고도 불리는 이 방법은 유도제를 주사한 다음 일정 시간 간격으로 채혈해 주사 전후의 호르몬 수치를 비교한다. 문제는 아이들이 반복적 채혈로 인한 통증과 심리적 부담감을 갖게 되고 유도제로 인위적 호르몬 측정을 시도하기 때문에 검사 당시 신체환경과 주변요인이 검사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에 달라붙는 나노입자를 만들어 소변만으로도 여러 종류의 성호르몬을 효과적으로 찾아내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기존에 단순히 질량분석기로만 검출하는 방법보다 신호증폭 효과가 1만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효진 KIST 생체재료연구단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성호르몬 뿐만 아니라 소변 내에 검사가 어려웠던 다양한 저분자들을 찾아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소아비뇨기과와 공동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3·1운동 산파 역 신한청년당 100년 만에 ‘햇빛’

    3·1운동 산파 역 신한청년당 100년 만에 ‘햇빛’

    1918년 여운형 등이 상하이서 결성 ‘대한독립·사회개량·세계대동’ 기치 4년 활동하면서 임정수립에도 기여 ‘몽양 기념사업회’ 재조명 학술대회 3·1 독립운동의 산파 역할을 한 신한청년당이 올해로 결성 100주년을 맞았다. 여운형과 한진교, 장덕수, 김철, 선우혁, 조동호 등 20~30대 독립운동가가 1918년 8월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긴밀히 논의한 끝에 그해 11월 28일 창당한 신한청년당은 3·1 운동 전후로 독립운동을 전개했으며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신한청년당은 1922년 12월에 4년이라는 짧은 활동 기간을 뒤로하고 자진 해산하면서 100년간 역사 속에 묻혀 있다가 3·1 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재조명 받고 있다. 사단법인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가 지난달 28일 개최한 신한청년당 결성 100주년 기념식에는 심덕섭 국가보훈처 차장을 비롯해 정·관계 인사와 유족,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과 함께 신한청년당을 재조명하는 학술대회도 열렸다. 신한청년당 결성을 기리는 기념식과 학술대회가 열린 것은 100년 만에 처음이다. 신한청년당은 ‘대한독립, 사회개량, 세계대동’이라는 강령을 기초로 활동했다. 1918년 11월 창당 직전 독립청원서를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이듬해 1월 김규식을 파리강화회의에 파견해 독립을 요구하는 등 외교 활동을 벌였다. 국내는 물론 만주와 연해주, 일본, 미국에 당원을 파견해 연락망을 조직하고 국내외적으로 독립운동을 유도함으로써 도쿄에서는 2·8 독립선언, 국내에서는 3·1 운동이 전개되는 데 공헌했다. 이후 신한청년당 당원들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을 주도하고 임시정부에 대거 진입하며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장원석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신한청년당은 3·1 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의 숨은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며 “3·1 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신한청년당의 역할과 역사적 의의를 제대로 짚어야 3·1 운동의 의미를 더욱 심도 있고 다면적으로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트럼프 “비핵화 땐 김정은 바라는 바 이뤄줄 것”

    트럼프 “비핵화 땐 김정은 바라는 바 이뤄줄 것”

    北 안전보장·경제발전 등 포괄하는 듯한·미 정상, 김정은 연내 서울행 공감대 與 “金 온다면 이달 18~20일 전후 유력” 트럼프 “내년 1~2월 2차 북미정상회담”문재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를 제대로 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자기가 이뤄 주겠다’는 메시지를 연내 서울 답방을 오면 전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국빈방문을 위해 뉴질랜드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받은 메시지를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바라는 바를 이뤄 주겠다’는 의미에 대해 “비핵화를 제대로 하면 북한이 원하는 안전 보장, 비핵화 이후 경제 발전을 위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아주 우호적인 생각을 하고 있고, 좋아하고, 함께 남은 합의를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전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 당일 공개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하루 만에 알린 것은 북한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피하면서도 김 위원장이 연내 답방을 결심하도록 동기 부여를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시간이 빠듯한 터라 북한을 향해 ‘공개 시그널’을 보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연내 답방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김 위원장의 결단에 달린 문제이니 더 지켜보자”고 했다. 그러면서 “혹시 북·미 정상회담이나 고위급회담 전 답방이 이뤄지면 (북·미 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염려가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으로 우려는 말끔히 사라졌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답방은 그 자체로 세계에 보내는 평화적 메시지, 비핵화에 대한 의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 등을 담은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미 대화를 교착상태에 빠뜨린 ‘상응조치’에 대해서는 “반드시 제재완화 또는 해소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며 “한·미 군사훈련 연기나 축소, 인도적 지원, 스포츠·예술 교류도 있고, 정치적 선언으로서 종전선언도 생각할 수 있다. 포괄적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남북 관계의 ‘과속’에 따른 한·미 간 엇박자 우려에 대해서는 “엇박자니 불협화음이니 도대체 어떤 근거로 나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며 “비 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미 간 이견은 없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이 결심한다면 답방 시기는 17일 이후에 무게가 실린다. 그 전은 빠듯하고, 17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기일이다. 더불어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연내 답방한다면, 오는 18~20일 전후가 유력해 보인다”고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1일 멕시코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 환영오찬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김 위원장의 답방이 조속히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했고, 김 상임위원장은 “남북 관계가 잘되도록 힘을 합쳐 나가자”고 화답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1월이나 2월에 열릴 것 같다”면서 “세 군데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일정 시점에 김 위원장을 미국에 초청할 것”이라고 말해 2차 회담 개최지에서 미국을 배제했음을 시사했다. 오클랜드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친중 성향 대만 정치인 한궈위 지지율 高, 양안관계 어디로?

    친중 성향 대만 정치인 한궈위 지지율 高, 양안관계 어디로?

    대만의 차세대 정치 리더로 떠오른 가오슝(高雄) 지역의 한궈위(韩国瑜·61) 당선인이 “양안관계에 대한 시각만큼은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다르다”고 발언, 향후 양안관계가 긍정적인 발전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가 모아졌다. 1일 농민 전통 축제인 ‘과과제(瓜瓜节)에 참석한 한궈위 당선인은 이날 행사장을 찾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양안관계에 대해서 만큼은 차이 총통과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고 중국 국영 언론 환구시보가 이날 보도했다. 지난 2016년 대만 총통에 집권한 차이 총통과 그가 몸 담은 민진당은 반중국,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정권이다. 이에 반해 지난달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20~30대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등장한 한궈위 당선인은 비교적 친중 성향이 강한 국민당 소속이다. 한궈위 당선인의 이 같은 발언은 곧장 중국의 포털 사이트 바이두(百度) 전면에 게재되며 중국 대륙 내에서 향후 양안관계 호전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는 분위기다.더욱이 한 당선인은 지난달 종료된 지방 선거 기간 중에도 줄곧 원만한 양안관계를 재설정하고 경제적인 면에서 실리를 추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는 집권 2년 동안 줄곧 중국 공산당과의 관계에 대립각을 세운 차이잉원 정권의 정치노선을 정면에서 반박하는 입장이다. 특히 한 당선인은 양안관계에 대해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관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그는 일명 92공식으로 불리는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자’는 내용의 중국 대륙과 대만의 합의 내용에 대해서도 인정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현 정권이 ‘하나의 중국’을 부정하고 있다는 점과 비교해 반대의 입장을 취하는 점이다. 하지만 한 당선인은 당선 전후에도 줄곧 차기 정권에서는 양안관계를 담당하는 전담 부서를 신설해 중국 대륙과의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 당선인이 이날 “차이 총통의 양안관계에 대한 입장은 정치적인 측면을 중시한 정책이었다면 향후 나의 양안관계에 대한 입장은 경제적인 측면을 중시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추가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년 동안의 양안 관계는 대만 동포의 이익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이것은 민진당과 현 정권이 초래한 양안 사이의 불편한 장벽으로 생긴 일이며, 이런 장벽을 일찌감치 제거해 대만 동포들의 경제 수준을 발전시키고 민생의 문제를 개선할 것”이라며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어 “차이 총통의 뜻을 존중하겠지만, 앞으로도 할 말과 할 일은 할 것이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는 정책을 실현할 의사를 밝혔다고 중국 현지 언론은 전했다.한편, 한 당선인의 이 같은 직설적인 화법은 앞서 그가 가오슝 시장으로 당선되기에 앞서 줄곧 화제가 됐다. 실제로 선거 운동 기간 중 정치적인 이념보다 민생 경제와 청년층 일자리 양성 등에 중점을 둔 정책은 유권자의 표심을 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한 당선자는 정치인의 행보를 보이기 이전, 타이베이 농산물 공사 사장을 지내는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더욱이 현재 대만 내에서는 지역적 연고도 없는 가오슝에서 상대편 출마자와 무려 15만 표 이상을 기록하면 당선된 한 당선인의 행보에 대해 일명 ‘한류’ 이라는 명칭이 생겨날 정도다. 가오슝은 지금껏 민진당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지역이다. 반면, 일명 ‘한류’ 현상으로 대표되는 국민당의 지방선거 선전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현 대만 차이잉원 총통은 민진당의 주석 자리에서 내려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한강 추락’ 산림청 헬기 인양 완료…사고원인 조사 착수

    ‘한강 추락’ 산림청 헬기 인양 완료…사고원인 조사 착수

    한강 강동대교 인근에서 추락한 산림청 헬리콥터가 인양됐다. 앞서 이 추락사고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1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0분쯤 서울 강동구와 경기 구리 경계인 강동대교 인근에서 3명이 탑승한 산림청 헬기가 한강으로 떨어졌다. 이 헬기는 서울 노원구에서 발생한 산불을 끄기 위해 한강에서 물을 채우던 중이었다. 추락 후 기장 김모(57)씨와 부기장 민모(47)씨는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져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정비사 윤모(43)씨는 늦게 구조돼 끝내 숨을 거뒀다. 소방은 탑승자 구조작업을 마친 뒤 크레인을 탑재한 바지선을 현장에 투입해 헬기를 인양하고 오후 5시쯤 한강 둔치로 사고 헬기를 옮겼다. 소방은 일단 헬기를 해체한 뒤 김포공항 인근에 있는 국토교통부 항공사고조사위원회로 옮겨 추락 원인을 본격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해체 작업은 2∼3일 정도 걸릴 전망이다. 경찰은 기체에서 확보한 블랙박스를 분석해 사고 전후 상황을 재구성해 기체 이상이나 조종사 과실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사고 헬기는 1997년산 러시아제 카모프(KA-32) 기종으로, 이날 오전 노원구 월계동 영축산 인근 산불 진화를 위해 이날 오전 10시 52분 김포공항에서 이륙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한미정상 “김정은 답방, 추가적 모멘텀 제공할 것”

    한미정상 “김정은 답방, 추가적 모멘텀 제공할 것”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공동의 노력에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이로써 앞서 평양정상회담에서 남북이 합의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은 또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기존 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두 정상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서 30여 분간 배석자 없이 단독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행상황을 평가하고 한·미간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수석은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차기 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 과정을 위한 또 다른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한·미가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또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프로세스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공동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굳건한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탁월한 지도력과 과감한 결단력이 지금까지의 진전과 성과를 이루어 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이 특히 군사적 긴장 완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우호적 환경 조성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양자 회담은 지난 9월 유엔총회(뉴욕)를 계기로 열린 데 이어 두 달 만이며, 양 정상 취임 이후 6번째다. 회담은 당초 오후 3시 15분(한국시간 1일 오전 3시 15분)부터 열릴 예정이었지만, 앞서 미국·일본·인도 3자회담이 길어지고 뒤이은 미국과 호주의 ‘풀어사이드(pull aside·약식 회담)’까지 지연되면서 오후 3시 30분에 시작됐다. 회담 종료 직후 밖으로 나오는 두 정상에게 취재진이 질문을 했으나 이들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평소 정상회담 전후 취재진과의 즉흥적인 질의응답을 통해 성과를 뽐내곤 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때까지 압박을 유지하기 위해 가까운 동맹인 한국을 포함, 국제사회와 가장 잘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세라 샌더스 대변인은 전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황수정의 시시콜콜] 경찰 간부 ‘항명’과 ‘내부고발’ 사이

    경찰 고위 간부가 “정치적 이유로 승진에서 누락됐다”며 경찰 인사 내용을 국정조사해 달라고 나섰다. 외관으로는 앞뒤 잴 것 없는 ‘공개 항명’이다. 이런 일은 경찰 사상 처음이다. 송무빈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은 경찰 인사가 있었던 지난달 29일 ‘현 정부 경찰 고위직 승진 인사의 불공정성 시정 요구’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냈다. 조직에 치명적 흠집이 될 인사 불만을 내부 통신망도 아니고 외부에 공개한 행위는 대단히 이례적이다. 전후맥락을 짚어보기 앞서 어쩌다 경찰이 이 지경인가 한숨부터 나온다. 경찰대 2기인 송 부장은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이 있었던 2015년 당시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장이었다. 경무관에서 이번에 치안감으로 승진하지 못한 이유가 그 사건에 대한 책임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사망 사건을 직접 지휘하지 않았는데도 자신이 기동본부장으로서 책임을 덮어썼다는 것이다. 2014년 경무관 승진 이후 치안 성과 평가에서 4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고도 승진에서 배제되자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에게 ‘빽’을 써도 안 되는 인사풍토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돌출성 행동에 경찰 안팎의 설왕설래는 뜨겁다. 경찰 고위 인사가 정치적 외풍에 휘둘린다는 내부고발을 아프게 새겨야 한다는 시선이 우선 적지 않다. 반면 “승진에 실패했다고 정확한 근거도 없이 조직의 인사를 싸잡아 부정하는 태도는 온당치 않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백남기 농민 사건의 포괄적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가세한다. 상부 지시에 따라 시위를 진압했을 뿐인 현장 실무 경찰관들이 처벌을 받고 개인 배상까지 한 마당에 기동본부장으로서 연대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시각이다. 이 문제를 국회가 국정조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여러 생각을 던지는 대목은 분명히 있다. “고위직 인사는 특별한 인사규정이 없어 청와대에서 뽑고 싶은 사람을 뽑는 구조”라고 꼬집은 그의 말이 틀렸다고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강력한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 거론되는 원경환 인천지방경찰청장은 공교롭게도 이번 인사에서 서울경찰청장에 내정됐다. 원 청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비선실세 최순실의 청와대 출입을 막고 검문검색했다가 좌천됐다는 주인공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코드인사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도 일찍이 예상됐던 ‘영전’”이라는 입방아가 들린다. 이번 일은 ‘항명’과 ‘내부고발’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한다. 어느 쪽이었든 분명해진 한가지는 경찰의 위상과 기강이 절벽 끝에 매달렸다는 사실이다. 경찰이 민노총 조합원들의 유성기업 임원 폭행을 방조했다고 뭇매가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에 ‘촛불 지분’을 요구하는 민노총의 오만함에 비판이 쏠리는데도 경찰이 민노총 심기를 살피는 듯한 정황은 번번이 포착된다. 경찰은 지금 안팎으로 줄줄 새는 바가지 모양새다. 건드리면 금이 갈 것같은 쪽박에다 과연 수사권을 담아 줘도 될 일인지 조마조마할 뿐이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페이퍼이듬(김이듬 외 지음, 이듬서적 펴냄) 일산 호수공원에서 책방을 하는 시인이 개점 1주년을 맞이해 창간한 계간 독립 문예지. 책방 손님들과 독자 200여명이 사전 구매 형식으로 출간 자금을 보탰다. 편집위원인 여성 시인 세 명(김이듬·김효은·이문숙)이 만장일치로 고른 정식 등단하지 않은 이들의 작품과 함께 미국계 한국 시인, 한국계 미국 시인들의 신작시도 실었다. 168쪽. 1만 5000원.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마강래 지음, 개마고원 펴냄) 일찌감치 지방도시의 소멸을 경고하고 ‘압축도시’라는 대안을 제시했던 도시계획학 학자의 저작. ‘균형발전’이 아닌 ‘균형배분’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는 정부 정책에 갑갑함을 느낀다는 저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도권에 맞짱 뜰 만한 지방 대도시권을 키우는 게 해답이라고 말한다. 248쪽. 1만 4000원.언어와 탱크를 응시하며(가토 슈이치 지음, 서은혜 옮김, 돌베개 펴냄) 전후 일본을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인인 저자가 일본과 세계 정세에 대해 조감한 논고들을 모았다. ‘천황제는 전쟁의 원인이었고, 그만두지 않으면 다시 전쟁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며 천황제 즉각 폐지를 부르짖은 ‘천황제를 논하다’, 일본 정치의 교묘한 말 바꾸기를 비판한 ‘교과서 검열의 병리’ 등 27편의 평론이 실렸다. 412쪽. 2만 2000원.나에게, 낭독(서혜정·송정희 지음, 페이퍼타이거 펴냄) ‘X파일’의 ‘스컬리’ 역의 서혜정, ‘노다메 칸타빌레’, ‘쥬라기 공원’의 더빙으로 친숙한 송정희. 두 베테랑 성우가 ‘낭독’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은 모든 사람이 성우가 될 수는 없지만 소리 내어 글을 읽으면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164쪽. 1만 3000원.좋아 보이는 것들의 배신(캐스린 H 앤서니 지음, 이재경 옮김, 반니 펴냄) 여자 화장실에만 있는 기저귀 교환대, 치마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투명 계단 등 여성과 아동, 소수자를 외면하는 일상의 디자인을 고발하는 책. 미국 의회에서 화장실 평등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저자가 ‘포용적 디자인’에 관한 고민과 행동을 촉구한다. 452쪽. 1만 9800원.트라이앵글의 심리(이보경 지음, 양철북 펴냄) ‘피해자, 가해자, 방관자의 마음으로 읽는 학교폭력’이라는 부제가 붙은 학교폭력 보고서. 현직 초등학교 교사이자 상담교육을 공부한 저자가 보호관찰소 비행청소년들의 상담 사례,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맞닥뜨린 현장 사례 등을 통해 사회심리학적 입장에서 학교폭력을 분석했다. 260쪽. 1만 5000원.
  • “살인적 단속”vs“과실 없었다”… 미얀마 노동자 추락사 진실공방

    법무부 “안전조치했지만 통제 불가능” 법무부 이민조사과의 이주노동자 단속 과정에서 추락사한 미얀마 청년 노동자의 죽음을 둘러싼 법무부와 이주노동자 단체의 진실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29일 ‘살인 단속 규탄 및 미얀마 노동자 딴저테이씨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살인단속을 한 법무부가 진상을 밝히기 부족한 증거를 내놓고 죽음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딴저테이(25)는 올해 초 취업비자가 만료돼 불법체류자 신분이 됐다가 지난 8월 김포의 한 건설현장 불법체류 단속 과정에서 추락사했다. 대책위는 딴저테이가 추락 직전 단속반과의 접촉이 있었다는 점, 구조 작업이 없었다는 증언, 병원 기록에 ‘자살’로 기재돼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법무부의 과실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20일 설명자료를 통해 “단속반의 과실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양측 공방에선 ‘영상 공개’가 핵심으로 꼽힌다. 대책위는 “단속반이 딴저테이의 무릎을 잡은 이후 추락사가 발생한 만큼, 전후 영상을 통해 해당 직원의 과실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채증 영상 전체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법무부는 현장사진을 첨부한 해명자료를 통해 “식당 창문을 안전하게 뛰어넘어 1차 착지한 후 맞은편 아래 비계 구조물 등으로 혼자서 재차 뛰어넘어 가려다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대책위 관계자들을 불러 당시 촬영된 영상을 1분가량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책위는 법무부가 공개한 영상 일부분만으로는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간이식당 옆 시멘트 바닥으로 착지한 다른 노동자들과 달리 구조물로 떨어진 딴저테이의 추락을 안전한 추락으로 볼 수 있냐”고 물었다. 특히 법무부 주장대로 1차 착지 후 재차 뛰려던 것인지, 이미 추락에 영향을 받은 행동이었는지 등을 해당 영상을 통해선 판단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단속반의 안전조치 여부도 공방 대상이다. 대책위는 “안전담당 요원을 배치했다는 법무부의 주장과 달리 위험한 건설현장 쪽으로 난 창문에는 아무도 배치돼 있지 않았다”며 “추락을 보고 정말 구조 행위를 한 것이 맞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나머지 영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대책위의 재반박문에 대해 “딴저테이가 나온 1분 분량만 편집한 것으로 관계자들도 영상에 납득을 하고 돌아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안전요원도 창가에 배치했지만 이 경우 여러 명이 한꺼번에 나가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폼페이오 “머지않아 북·미 고위급 회담 기대”

    폼페이오 “머지않아 북·미 고위급 회담 기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너무 머지않아 (북·미) 고위급 회담을 하게 되기를 매우 기대한다”며 대화 재개 의지를 드러냈다.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고한 뒤 기자들의 ‘북한 측과 고위급 회담 일정이 잡힌 게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 관련 일련의 행사들에 대해 추가로 언급할 것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공개적으로 북측에 지지부진한 고위급 회담 재개를 요구한 것이다. 북·미 협상은 지난 8일 뉴욕에서 예정됐던 고위급 회담이 연기된 이후 교착 상태다. 미국이 지난 28일 북한에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으나 북측이 아직 답변을 주지 않으면서 사실상 이달 고위급 회담은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G20(주요 20개국) 회의 기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고 곧바로 나토 관련 회의 참석차 유럽행에 나선다. 12월 25일 전후는 크리스마스 휴가 시즌이다. 북한도 12월 17일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기일이다. 따라서 북·미 양측의 정치·외교적 일정을 고려한다면 다음달에도 양자가 한 테이블에 얼굴을 맞대기는 쉽지 않은 셈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미 일정을 고려할 때 고위급 회담이 열릴 수 있는 시기는 다음달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기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위급 회담이 지연되면서 내년 초로 예정됐던 2차 북·미정상회담 등도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재불 독립운동가 홍재하 ‘임정 지원’ 입증자료 확인

    재불 독립운동가 홍재하 ‘임정 지원’ 입증자료 확인

    100년 전 프랑스에 정착한 한인 1세대 37명이 전후복구 노동을 해 번 돈으로 임시정부를 지원한 정황이 구체적 자료로 확인됐다. 26일(현지시간) 재불 독립운동가 홍재하(1898∼1960) 선생의 차남 장자크 홍 푸안(76)씨가 보관 중인 기록물에 따르면 당시 임시정부 파리위원부 서기장이던 황기환은 1920년 9월 2일 홍재하에게 보낸 서한에서 “보내주신 혜함과 금 220불을 접수하였소이다. (중략) 윤 선생에게 1만불을 전하였소이다”라고 적었다. ‘혜함’은 은혜로운 편지라는 뜻으로 여기서 언급된 화폐단위 ‘불’은 당시 프랑스 화폐 ‘프랑’을 가리킨다. 편지에 등장하는 ‘윤 선생’은 1차 대전 후 전후질서를 논의하는 파리평화회의 참석차 프랑스로 온 독립운동가 윤해를 말한다. 편지에서 언급된 금액은 홍재하와 함께 1919년 프랑스로 흘러들어와 1차 대전 전사자 시신 안치와 묘지 조성 등 작업에 투입된 한인 노동자 30여명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추정된다. 이 돈을 윤해가 받아 유럽에서의 임시정부 외교활동 자금에 보탠 것으로 보인다. 홍재하 선생의 삶을 추적 연구해온 온 재불 사학자 이장규씨(파리7대 박사과정)는 언론에 “임시정부 파리위원부의 살림과 행정을 책임진 황기환에게 홍재하가 독립운동 자금을 모아서 보낸 것을 보여주는 직접적 증거”라고 평가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무주서 6세기 초 신라의 전북 진출 보여주는 무덤 발견

    무주서 6세기 초 신라의 전북 진출 보여주는 무덤 발견

    6세기 초 신라의 전북 진출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라계 무덤이 전북 무주에서 발견됐다.무주군과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는 무주군 무주읍 대차리 고분군을 발굴조사한 결과 5~6세기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계 석곽묘(돌덧널무덤) 9기와 가야계 석곽묘 2기를 찾았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석곽묘 가운데 9기는 산에서 조달한 거친 할석(割石·깬돌)으로 무덤 벽체를 만들고 바닥에 시신을 안치하기 위한 시상대를 설치했다. 한편 나머지 2기는 둥글둥글한 천석(川石·강돌)으로 벽체를 축조하고 바닥에 시상대를 마련하지 않았다. 조명일 가야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할석으로 조성한 시상대가 있는 무덤은 충북 옥천 금구리, 경북 상주 헌신동, 전북 남원 봉대리에서 확인됐는데 6세기 초 전후에 신라에서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신라계 석곽묘에서는 굽달린목긴항아리, 목짧은항아리, 굽달린접시 등 신라 토기를 비롯해 가야 토기, 쇠낫, 쇠손칼, 화살촉, 금동귀걸이 등 유물 40여점이 출토됐다. 조 연구원은 “전북 지역의 백제나 가야 유적에서 신라 토기 1~2점이 발견된 적은 있으나 한 유적에서 신라 유물이 대규모로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발견된 토기가 6세기 초반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간 신라가 6세기 중반 이후 전북에 진출했다고 보는 학계의 견해보다 이른 시점에 신라가 움직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천석으로 조성한 시상대가 없는 석곽묘 2기는 도굴돼 무덤 조성 시기를 정확히 추정하기 어려운 상태다. 다만 조 연구원에 따르면 발굴조사 지역인 무주와 인접한 전북 장수 지역의 가야계 무덤과 형식이나 구조가 유사해 5세기 중후반쯤에 축조한 가야계 무덤으로 추정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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