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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의 상처 안고 살아가는 60년대 ‘인간 군상’을 엿보다

    전쟁의 상처 안고 살아가는 60년대 ‘인간 군상’을 엿보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8회 서울의 영화3(이만희 감독의 귀로)’ 편이 지난 24일 중구 정동과 서소문동 그리고 서울역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한 혹서기 야간투어 프로그램의 마지막 다섯 번째 순서였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평소보다 한 시간 빠른 오후 5시 집결지인 시청역 2번 출구에서 출발했다. 먼저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 정동 전망대에 올라 영화의 주요 무대 중 한 곳인 정동과 덕수궁 일대를 조망했다. 이어 정동제일교회~배재학당역사박물관~고려삼계탕~시위병영 터~호암아트홀을 차례로 둘러봤다. 가톨릭 성지로 거듭난 서소문역사공원은 칠패시장과 만초천, 처형장의 옛 흔적을 품은 곳이다.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 서울역 고가도로에서 영화 이야기를 들으며 서울역의 황혼을 지켜본 뒤 서울역 광장에서 답사를 마무리했다. 이날의 서울미래유산은 무형유산인 영화 귀로와 유형유산인 고려삼계탕, 서울역 고가도로, 서울역 광장 등 모두 4곳이었다. 해설을 맡은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영화의 주요 현장에서 영화보다 더 재미난 영화 이야기를 들려줬다. 참석자들은 흥미진진한 60년대 미스터리 멜로드라마에 숨을 죽였다.한국영화사의 거장 이만희(1931~1975) 감독의 정신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전쟁이었다. ‘인간 이만희’의 삶은 온통 전쟁이 지배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재학 중 한국전쟁에 참전, 통신병으로 5년간 복무한 그는 “내가 가진 기억은 군대와 영화밖에 없다”, “영화감독이 되지 않았으면 직업군인으로 살았을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연출작 51편 중 11편이 전쟁영화였으며 멜로물에도 전쟁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을 주요 인물로 등장시켰다. 소설가 김승옥은 이만희 감독이 세상을 떠나자 “당신은 포탄 속을 묵묵히 전진하는 병사들 편이었고, 좌절을 알면서도 인간의 길을 가는 연인들 편이었고 그리고 폭력이 미워 강한 힘을 길러야 했던 젊은이의 편이었다”는 압축적인 헌사를 묘비명으로 바쳤다. 전쟁영화 감독 역이 가장 앞에 놓인 것처럼 그의 영화에 담긴 휴머니즘, 시대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간 군상에 대한 이해와 생동감 넘치는 묘사는 모두 전쟁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흔히 대표작으로 ‘마의 계단’(1964), ‘만추’(1966), ‘귀로’(1967), ‘휴일’(1968) 등을 꼽지만 그의 진정한 대표작은 1963년 작 ‘돌아오지 않는 해병’이다. 이 전쟁영화의 흥행 성공으로 그는 충무로의 스타 감독이 됐다. 이만희 감독은 한국영화의 전성기인 1960년대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충족시킨 인물이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가 개발한 기존 장르를 활용하면서도 재해석했고, 대사로 설명하기보다는 영상과 분위기로 영화를 느끼게 했다. 전쟁영화도, 멜로드라마도, 액션스릴러도, 시대극도 자신의 스타일로 창조한 스타일리스트였다.이만희라는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1960년대 한국영화를 말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대중 지향의 장르영화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미학과 예술성을 개척했다. 영화 ‘귀로’는 한국전쟁에서 부상을 입고 병상에 눕게 된 남편(김진규 분)을 돌보던 아내 지연(문정숙 분)의 망설임과 선택에 관한 영화다. ‘가부장제 현실과 자유에 대한 갈망 사이에서 실존적 고투를 벌이는 여성 캐릭터’라고 평가할 만하다. 영화는 우연히 알게 된 젊은 남자와 남편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성의 심리와 도시의 풍경이 맞물린 감각적인 멜로드라마다. 이상과 현실, 권태와 욕망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한 여인의 몸부림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육교, 가로등, 거리의 시계, 서울역 광장을 통해 여주인공의 결핍과 욕망을 대사 없이 상징적으로 화면에 담았다. 영화에는 남편이 있는 이층 방으로 연결되는 계단, 연인과 함께 밤을 보내는 여관으로 올라가는 계단 그리고 언덕 위에 있는 성당까지 이어진 돌계단 등 세 종류의 계단이 나온다. 이 계단들은 욕망과 죽음 혹은 구원과 파멸을 은유한다. 또한 이 계단들은 삶과 죽음, 허상과 실상을 구획하는 경계이기도 하다. 허상의 삶 너머에는 아득한 심연이 자리하고 있다. 계단 숏들의 미세한 변주는 지연의 심리 변화와 이 부부의 관계 변화를 암시한다. 그리고 이 계단 전후에 반복되는 사건들이 배치된다. 반복과 차이의 구조는 여러 곳에서 목격된다. 기차역에서 신문사로 가는 길에 나오는 건널목에서는 기차가 지나가고, 육교를 걸을 때 대형 시계가 보인다. 또 핸드백은 이별을 예감하게 한다.1960년대 후반 서울의 모습이 영화를 통해 인상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고가와 육교 그리고 지하도는 1960년대 후반 서울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 주는 대표적 건조물들이다. 이 시기 도로와 교량 건설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서울은 차량을 위한 도시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영화에 나오는 아현고가도로는 준공되기 직전의 모습이다. 도심 재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사람들은 외곽으로 쫓겨났다. “지나가는 기차를 보면 타고 싶지만 막상 타고 보면 답답하다”고 여주인공은 말한다. ‘귀로’에서 여주인공은 남편의 심부름으로 ‘잔설’이라는 제목의 신문 연재소설 원고를 신문사에 전달하기 위해 경인선을 타고 서울역에 도착한다. 서울역은 머무는 곳이 아니라 이동하기 위해 스쳐 가는 곳이다. 남편의 소설 원고를 신문사에 전달하기 위한 주기적인 외출이 그녀를 숨 쉬게 한다. 그녀는 인천과 서울을 연결하는 기차를 타고 신문사로 간다.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는 외출은 그녀에게 ‘짧은 여행’이다. 기차는 한 장소와 다른 장소를 연결한다. 인천과 서울을 왕복하는 지연의 동선은 세 번에 걸쳐 같은 패턴으로 반복된다.기본적으로 그녀의 동선은 기차~서울역~육교~신문사로 이어지고 돌아오는 길은 그 역순이다. 이 동선에 남산 야외음악당과 서울역 근처의 성당을 산책하는 것이 가끔 낄 뿐이다. 그녀는 서울의 거리를 걷는 여성 산책자다. 그녀의 집은 정주의 공간이 아니라 과거의 기억 속에 사로잡힌 폐쇄의 공간일 뿐이다. 서울 나들이는 실존의 이유를 찾는 여정이다. 그녀는 존재는 도시의 군중 속에 있다. 서울 도심의 유일한 철도건널목인 서소문건널목은 하루 평균 560회가량 열차가 지나다니는 전국 통행량 1위 건널목이다. 서소문 밖 네거리는 전통적인 처형장이었지만 천주교 역사에서는 순교성지다. 1801년 신유박해, 1839년 기해박해, 1866년 병인박해를 거치며 수많은 순교자가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 한국 교회의 단일 순교지로는 가장 많은 성인을 배출한 곳이다. 103위 성인 가운데 44위를 배출한 국내 최대이자 세계적인 성지다.남대문과 서대문 사이 서소문은 도성과 마포, 용산을 잇는 관문이자 조선시대 1번 국도인 의주를 잇는 중요한 문이었다. 서소문과 그 서쪽 약현 사이 저지대를 가르며 안산과 인왕산에서 발원한 만초천이 한강으로 흘렀는데 그 유역을 따라 시가지가 발달했다. 군자창, 만리창 등 관영창고가 위치했고, 칠패시장과 소의문 밖 시장이 서로 이어졌다. 종로시전, 이현시장과 함께 조선 3대 시장을 형성했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우리나라 왕성 5부 안의 애오개는 서강으로 가는 길이고, 약고개는 용산으로 가는 길로서 곡물이 폭주하고 수레가 부딪치고 사람이 어깨를 부딪는 곳”이라며 번잡한 시가지로 묘사했다. ‘귀로’의 여주인공이 서울역에서 세종로 신문사로 가는 길에 건넜던 그 서소문건널목에는 아직도 사람과 열차가 분주하게 지나다닌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19차 망우리 ■일시 및 집결장소: 8월 31일(토) 오전10시, 망우역 1번 출구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중기·소상공인에 10조 늘린 96조 푼다… 추석연휴 고속도로 공짜

    중기·소상공인에 10조 늘린 96조 푼다… 추석연휴 고속도로 공짜

    5조원 근로·자녀장려금 10일 조기지급 15개 핵심 성수품 공급 1.2~2.9배 확대 전통시장 상품권 한도 월 30만→50만원 12~15일 역귀성·귀경KTX 30~40% 할인정부가 추석을 전후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명절 자금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96조원을 지원한다. 추석 연휴 기간인 다음달 12~14일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되고, 서민 가계 지원을 위해 근로·자녀장려금도 추석 전에 조기 지급된다.정부는 27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추석 민생안정 대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추석 명절을 계기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추석 자금을 지난해보다 10조원 많은 총 96조원을 지원한다. 한국은행과 산업·기업은행, 농협, 신한, 우리은행 등 14개 시중은행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신규 자금 대출과 보증지원 규모를 지난해 32조원에서 올해 37조원으로 5조원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권의 기존 대출과 보증 만기 연장도 지난해보다 5조원 늘어난 56조원을 지원한다. 신용보증기금은 외상 거래에 따른 신용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외상매출채권 보험에 2조 9000억원을 지원한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금리 4.5% 이내에서 50억원 규모의 성수품 구매자금 대출을 지원해 사업자금 조달 애로와 부담을 줄여 주기로 했다. 중소 신용카드 가맹점 35만곳에 대한 카드결제 대금은 추석 전에 조기 지급하도록 했다. 다음달 9일까지의 결제 대금은 당초 지급일인 다음달 16일 대신 11일 지급된다. 원활한 성수품 공급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나왔다. 정부는 평년 대비 이른 추석으로 인한 공급 부족에 대비해 29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배추, 사과, 소고기, 밤, 대추 등 15개 핵심 성수품의 일일 공급량을 1.2~2.9배 확대한다. 추석 기간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전국 2700여곳에서 성수품 직거래 장터와 특판장을 운영한다. 전통시장 상품권 개인 구매 한도는 월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리고, 할인율은 모바일 결제에 한해 5%에서 6%로 상향 조정한다. 2017년부터 시행해 온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도 이어진다. 9월 12~14일 3일간 전국 고속도로를 통행료 없이 이용할 수 있지만 연휴 마지막날인 15일은 면제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주차장도 무료로 개방된다. 공공데이터포털(data.go.kr) 등에서 무료 개방 주차장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연휴 기간인 12~15일 KTX를 타고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역귀성이나 역귀경 노선 승차권은 30~40% 할인을 받는다. 국세청은 올해부터 470만 가구에 5조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된 근로장려금(EITC)과 자녀장려금(CTC)을 법정 기한인 다음달 30일보다 20일 앞당겨 추석 전인 10일 조기 지급한다. 조달청은 공공 조달에서 납품 기한이 명절 직후인 16~18일인 경우에는 다음달 24일 이후로 늦춰 주기로 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부부 흉기 피살…경찰, 용의자 나흘째 추적 중

    부부 흉기 피살…경찰, 용의자 나흘째 추적 중

    부부 친척, 용의자…피해자 차 타고 도주 부산의 한 식당에서 부부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용의자로 특정된 남성을 나흘째 추적 중이다. 27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5시 21분쯤 남구의 한 식당에 주인 부부가 숨져 있는 것을 귀가한 아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남편 A(63)씨는 방 안에서, 아내 B(57)씨는 주방에서 발견됐다. 두 사람의 몸에선 흉기에 여러 차례 찔린 흔적이 발견됐다. 가게 안에서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흉기도 발견됐다. 경찰은 두 사람이 전날 오후 11시에서 당일 오전 2시 사이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현장 CCTV와 DNA 감식 수사 등으로 용의자를 C(56)씨로 특정, 추적에 나섰다. 흉기 손잡이 등에서 C씨의 DNA가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C씨가 사건 발생 전후 이 가게 인근에서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흉기로 추정되는 물체를 든 채 서성거리는 장면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C씨는 피살된 부부의 친척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다른 친척들에게 스마트 워치를 지급하는 등 보호 조치를 취했다. C씨는 범행 직후 부부 소유의 차를 타고 부산을 벗어나 나흘째 도주 중이다. 경찰은 “C씨가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소재지 관할 경찰서와 공조해 남부경찰서 형사팀이 파견돼 샅샅이 수색 중”이라면서 “범인이 검거되면 자세한 범행 동기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온전한 정규직화” 공항 노동자 첫 파업 결의

    “온전한 정규직화” 공항 노동자 첫 파업 결의

    한국공항공사 자회사인 KAC공항서비스 소속 전국 14개 공항 노동자들이 사상 첫 파업을 결의했다. 사측이 상여금을 기본급에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임금 인상을 억제하고 자회사를 분할해 노동조합의 단결권을 약화시키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파업은 다음달 추석을 전후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KAC공항서비스지부, 전국KAC공항서비스노동조합,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전국시설관리노동조합 등 KAC공항서비스 노조들은 26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앞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한국공항공사가 사실상 노동자 참여를 배제한 상생협의회 결정을 철회하고 온전한 정규직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9~23일 진행된 파업 투표에는 투표권이 있는 조합원 909명 중 877명이 참여해 92.3%가 찬성했다. KAC공항서비스는 2017년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약속하면서 설립된 한국공항공사의 자회사다. 당시 노사는 비정규직 중 소방과 폭발물처리반 297명(7%)은 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하고, 공항운영과 시설관리 등 3849명(93%)은 공사가 출자한 자회사로 고용해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1412명이 자회사로 고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정규직화 2년이 지나도록 처우는 나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공항 노동자들은 “한국공항공사가 상여금의 300%를 기본급화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용역업체 소속일 때보다 더 열악한 상황으로 노동자들을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사측이 2018~2019년 200~400%의 상여금을 100%로 낮추고 나머지를 기본급으로 전환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거의 없었고, 2019년에도 사측이 4%의 임금 인상안을 고수해 협상이 결렬됐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는 동안 공항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 인상률은 0%였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공항공사나 국토교통부 등 상급기관이 해결하라는 중재안을 냈으나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자회사 분할 우려 역시 파업의 이유다. 공사는 지난 7월 협의회를 통해 공항운영·시설 분야의 2개 자회사 등 복수의 자회사 설립에 합의했는데, 이것이 노조의 단결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공항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업무인 필수유지업무비율에 대해 지방노동위원회에 문의했으며 추석 이후 해당 인력만 남기고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인공지능 vs 변호사 승자는?

    인공지능(AI)이 인간 변호사와 짝을 이뤄 법률 대결을 펼친다. 오는 29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열리는 ‘알파로 경진대회’에서다. 알파로 경진대회 준비위원회는 26일 서울 서초구 나우리아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회의 세부 사항을 공개했다. 전후반 20분씩 진행되는 대회에서는 3종의 근로계약서를 분석한 뒤 내놓은 자문 결과를 비교 평가하게 된다. 총 10팀이 출전한다. 이 중 2개 팀은 변호사와 AI가 한 팀을 이루는 혼합팀이다. 이에 맞서는 인간팀은 8팀으로 변호사 1명 또는 2명으로 구성됐다. 이번 대회의 핵심은 인간과 AI의 ‘경쟁’이 아닌 ‘협업’이다. AI가 분석한 내용을 전문가가 보완하면 보다 더 정확하고 신속하게 업무 처리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돼 있다. 대회는 난이도 ‘중’(A4 1~2쪽 분량) 수준의 근로계약서 2종을 20분 동안 분석한 뒤 10분을 쉬고 다시 난이도 ‘상’(3쪽 이상 분량)의 근로계약서 1종을 20분 동안 분석하고 자문 보고서를 작성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대회에 출전하는 AI는 국내 업체가 개발한 ‘계약서 분석 인공지능’(일명 C.I.A.)이다. 근로계약서와 비밀유지계약서 내용을 분석해 10초 내에 문제점을 뽑아낼 수 있고 계약서 조항별 위험 요소와 관련된 법령, 판례 등을 제공한다. 이렇게 1차로 걸러진 내용을 AI와 한 팀을 맺은 변호사가 다시 검토한 뒤 오류를 보정하게 된다. 이명숙(변호사) 대회 심사위원장은 “미래 법률가의 능력은 AI를 얼마나 잘 운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부동산 투기 의혹 첫 재판 손혜원 “보안자료 아니다” 무죄 주장

    부동산 투기 의혹 첫 재판 손혜원 “보안자료 아니다” 무죄 주장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기소된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26일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과의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손 의원 측 변호인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박찬우 판사 심리로 진행된 첫 공판기일에서 “공소 제기된 범죄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손 의원도 “변호인 의견에 동의한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함께 기소된 손 의원의 보좌관 조모씨도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손 의원은 목포시청 관계자로부터 도시재생 사업계획이 포함된 보안 자료를 취득하고, 이를 이용해 도시재생 사업구역에 포함된 부동산을 지인과 재단 등에 사들이게 한 혐의(부패방지법 및 부동산실명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손 의원이 목포 문화재 거리가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인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친척과 보좌관 명의로 일대 건물 10여채를 사들여 개발이익을 봤다고 판단하고 있다. 도시재생 사업계획 문건의 보안 자료 여부가 재판의 핵심 쟁점이다. 그러나 손 의원은 이날 “(검찰은) 2017년 5월 18일 목포시장 등이 찾아와 전달한 자료를 보안 자료라고 칭하고 있는데 보안 자료가 아니라는 것을 재판을 통해 명명백백히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카 명의의 차명 부동산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 전후 만난 취재진에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력 부인했다. 검찰과 변호인 측의 팽팽한 기싸움도 이어졌다. 검찰은 판사와 방청객에게 공소 요지를 설명하기 위해 시각 자료를 준비했으나 손 의원 측에서 협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해 프레젠테이션이 결국 무산됐다. 양측은 증거 채택에서도 수차례 이견을 보였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조국 관련 고소·고발 11건…검찰, 청문회 전후로 수사 착수

    조국 관련 고소·고발 11건…검찰, 청문회 전후로 수사 착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그의 가족을 둘러싼 고소·고발이 이어져 검찰이 곧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26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접수된 조 후보자 관련 고소·고발 사건은 총 11건이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제 막 접수돼 있기 때문에 사건 배당 등 관련 절차에 따라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 딸의 입시 특혜와 사모펀드 투자, 학교법인 웅동학원 등에 관련한 의혹들이 연달아 검찰로 넘어왔다. 특히 딸의 입시 의혹과 관련한 고소·고발이 4건으로 가장 많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조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생 당시 제1저자로 의학 논문에 이름을 올린 것은 부정 등재라고 주장하면서 조 후보자를 서울중앙지검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또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가 함께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도 조 후보자 딸과 단국대 의과대 장모 교수를 업무상배임죄와 공무집행방해죄 공범으로 고발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역시 딸 입시 논란과 관련해 조 후보자와 딸을 검찰에 각각 고발했다. 웅동학원과 관련한 의혹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조 후보자 동생 조모씨가 교사 채용을 대가로 2억원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한국당이 조씨를 고발한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됐다. 이에 더해 웅동학원이 조씨의 전처가 제기한 공사대금 상환 소송에서 두 차례 무변론 패소한 것과 관련해서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가 의심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밖에도 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조 후보자 가족을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은 보수 성향 시민단체 ‘행동하는 자유 시민’이 배우자·자녀의 사모펀드 투자를 문제 삼아 조 후보자를 고발한 사건도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조 후보자가 책 ‘반일 종족주의’에 대해 “구역질 나는 책”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저자인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이 모욕죄로 고소한 사건도 있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은 이 발언과 관련해 조 후보자를 명예훼손죄와 업무방해죄로 고발했다. 검찰은 관련 사건의 대부분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성상헌)에 배당했다. 다음 달 2~3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를 전후로 여론 추이와 조 후보자의 해명 등을 좀 더 지켜본 뒤에 본격적인 수사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첫 재판 출석한 손혜원 “혐의 모두 사실 아니다”

    첫 재판 출석한 손혜원 “혐의 모두 사실 아니다”

    오늘 서울 남부지법서 첫 공판…보좌관도 기소목포시에서 받은 문건이 보안자료인지가 쟁점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기소된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26일 열린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첫 공판부터 시각자료를 준비해오는 등 적극적인 혐의 소명 의지를 보여 앞으로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손 의원 측 변호인은 26일 오전 10시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박찬우 판사 심리로 진행된 첫 공판기일에서 “공소 제기된 범죄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손 의원도 “변호인 의견에 동의한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함께 기소된 손 의원의 보좌관 조모씨도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검찰은 손 의원에게 목포시청 관계자로부터 도시재생 사업계획이 포함된 보안 자료를 취득하고, 이를 이용해 도시재생 사업구역에 포함된 부동산을 지인과 재단 등에 사들이게 한 혐의(부패방지법 및 부동산실명법 위반)를 적용해 지난 6월 기소했다. 검찰은 손 의원이 목포 문화재 거리가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인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친척과 보좌관 명의로 일대 건물 10여채를 사들여 개발이익을 봤다고 판단하고 있다. 손 의원이 목포시청 관계자에게 받았다는 ‘도시재생 계획 문건’이 보안 자료인지가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손 의원은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2017년 5월 18일에 당시 목포시장 등이 찾아와 전달한 자료가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거인 보안자료라고 칭하고 있다”며 “그 자료가 보안자료가 아님을 저는 재판을 통해 명명백백히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조카 명의의 차명 부동산 혐의에 대해서는 재판 전후 만난 취재진에 “(사실이) 아니다”며 강력 부인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은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검찰은 판사와 방청객에게 공소 요지를 설명하기 위한 시각자료를 준비해왔으나 손 의원 측에서 협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의제기해 결국 무산됐다. 또한 양측은 증거 채택에서도 수차례 이견을 보였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육해공군, 2배 늘린 전력 투입… 외교적 해결 외면 日에 경고장

    육해공군, 2배 늘린 전력 투입… 외교적 해결 외면 日에 경고장

    세종대왕함 등 해군 7기동전단 처음 참가 軍함정 10여척·항공기 10대까지 총출동 예년과 달리 정예전력 사진 등 적극 공개 기존 日 자극 자제 ‘로키’ 진행서 급선회25일 독도·울릉도 일대에서 시작된 ‘동해 영토수호훈련’은 이전까지 일본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해 ‘로키’(저강도)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과 달리 한국군의 정예전력을 상당 부분 투입하면서 영상을 적극 공개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선언 이후 불과 사흘 만에 실시된 이번 훈련이 강제징용 문제 등과 관련한 외교적 해결을 외면하는 일본에 맞서는 한국 정부의 두 번째 카드라는 점과 맞닿아 있다. 해군 관계자는 “해군 및 해경 함정 10여 척과 육해공군 항공기 10대가 참가해 규모가 예년에 비해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체 투입 전력은 예년과 비교해 배 정도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처음으로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을 포함해 해군 제7기동전단 전력과 육군 특전사가 참가했다. 2010년 창설된 제7기동전단은 세종대왕함을 비롯해 이지스 구축함 3척과 충무공이순신급(4400t급) 구축함 등을 보유한 해군의 최정예 전력이다. 통상 3200t급 구축함이 독도방어훈련에 참여해 왔지만 규모가 큰 수상전투함을 보강한 것이다. 해군 특수전 요원(UDT)도 파견했다. 그동안 해병대와 UDT가 번갈아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함께 전개했다. 육군 특수전사령부도 최초로 참여해 울릉도에서 상륙훈련을 진행했다. 육군은 통상 독도방어훈련에 경비정과 항공전력 정도만 투입해 왔지만 상륙 인원을 파견한 건 처음이다.이번 훈련에 육해공군 전력이 모두 참여하며 ‘전방위적 방어’를 기획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일본 정부가 2014년 ‘방위백서’에 유사시 독도에 마이즈루항에 위치한 제3호위대군 본대를 파견해 방어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어 한국도 대응 차원에서 독도에 정예화된 최신 전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독도 방어가 가능한 각 군의 정예화 전력들이 모두 참여했다는 점에서 강력한 영토수호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군은 지난 6월 실시하려던 독도방어훈련을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두 달 넘게 미뤄왔다. 지난달 일본의 경제보복을 계기로 광복절 전후 실시하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지만, 기상 상황과 한미 연합연습 일정을 고려해 일정을 재조정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군 당국이 한일 관계 등을 고려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국방부는 최근까지도 “시기와 규모는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일본이 경제보복 기조를 누그러뜨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 기류도 지소미아 연장 불가와 맞물려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 영토수호 훈련은 건국 초기부터 해군 단독으로 진행해왔다. 1996년 ‘동방훈련’이란 이름으로 지금과 같은 합동 훈련으로 진행되다 2008년 독도방어훈련으로 이름을 바꿔 지난해까지 진행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포토] 독도 상륙해 훈련하는 해병대

    [포토] 독도 상륙해 훈련하는 해병대

    25일 오전 독도에서 해병대원들이 독도에 상륙해 훈련하고 있다. 군은 이날 그동안 미뤄왔던 올해 독도방어훈련에 전격 돌입했다. 이번 훈련의 명칭은 ‘동해 영토수호훈련’으로 함정·항공기·해병대 등이 투입돼 26일까지 이어진다. 군은 지난 6월 실시하려던 독도방어훈련을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미뤄왔다. 지난달 일본의 경제보복을 계기로 광복절 전후에 실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기도 했지만, 최근 동해 기상 상황과 후반기 한미 연합연습 일정 등을 고려해 훈련 일정은 재조정됐다. 2019.8.25 연합뉴스
  • 조국 “아이 문제 안이한 아버지라 송구…개혁 임무 완수할 것”

    조국 “아이 문제 안이한 아버지라 송구…개혁 임무 완수할 것”

    처음으로 ‘송구하다’ 표현쓰며 사과조 “기존 법·제도 따르는 게 기득권 유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간과”법적인 문제는 없다는 점 거듭 되풀이국민청문회 특권 지적에 “당 따르겠다”고소·고발에는 “檢이 법에 따라 수사”의료계 “제1저자 의료법 위반” 지적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딸이 고교 시절 2주 인턴과정을 한 뒤 논문 제1저자 등재 등 자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아이 문제에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고 해서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 없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개혁 임무 완수를 위해 어떤 노력이든 다 하겠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장관 후보자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조 후보자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해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한다”면서 “당시 존재했던 법과 제도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그 제도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말았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의 법과 제도에 따르는 것이 기득권 유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하다”고 말했다. 딸 논문을 비롯한 각종 가족들과 관련한 의혹들이 문제는 있지만 모든 것이 기존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진행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조 후보자가 ‘송구하다’는 표현을 쓰며 명시적으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가족 모두가 더 조심스럽게 처신했어야 했다”, “아이의 아버지로서 더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다”는 표현을 써 유감을 표했다.그는 “저의 불찰로 지금 많은 국민들에게 꾸지람을 듣고 있고, 제 인생 전반을 돌아보고 있다”면서 “많은 국민들께서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부족하다고 느끼시는 점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여론이 날로 악화하자 지난 23일 배우자·자녀가 투자한 사모펀드 10억 5000만원 전액과 가족이 운영해온 학교법인 웅동학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딸 문제에 대한 사과는 빠져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날 다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자녀 문제에 대해 사과한 뒤 인사청문회를 거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 그는 “개인 조국은 국민들의 눈높이에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 “그러나 심기일전해 문재인 정부의 개혁 임무 완수를 위해 어떤 노력이든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고 해 제가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 없다”고 재차 말했다. 조 후보자는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국민들께서 가진 의혹과 궁금증에 대해 국민의 대표 앞에서 성실하게 모든 것을 말씀드리고 국민들의 판단을 받는 것”이라면서 “인사청문회에서 주시는 꾸지람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그는 “지난 일을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의 삶을 국민 눈높이와 함께 호흡하며 생각하고 행동하겠다”며 몸을 낮추는 발언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회 일정을 놓고 자유한국당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자 오는 26일까지 청문회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 27일 국민 청문회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 청문회는 조 후보자가 직접 국민 앞에서 의혹을 해명하는 방식이다. 국민 청문회가 법적인 근거가 없어 또 다른 특권라는 지적이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 후보자는 “당과 정치권에서 판단할 것”이라면서 “그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본인과 가족에 대한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데 대해서는 “검찰에서 법과 원칙, 근거에 따라 수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 후보자의 딸은 고려대 입학 당시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고교 시절 2주간 인턴으로 참여하고 제1 저자로 등재된 단국대 논문 작성 참여를 포함해 10여개의 인턴십·과외활동 경력을 기재했는데, 활동 기간이 겹치거나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조 후보자의 딸은 한영외고 재학 당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한 뒤 해당 연구소 의학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됐다. 이어 학회지 논문 등재 1년 만인 2010년 3월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세계선도인재전형’에 수시전형으로 합격했다. 조 후보자 측은 고려대 전형 당시 논문 실적에 대한 배점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반박했지만 조 후보자의 딸이 대학 입학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에 해당 논문 저자 등재 사실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아예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조 후보자 딸은 이후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이에 일부 고려대생들은 조씨가 대학에 부정 입학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학교 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촛불집회를 열기도 했다. 고려대는 입학 사정을 위해 제출된 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된 경우 입학 취소 처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서는 신생아 혈액을 채취해 연구하는 논문에 의료인이 아닌 고교생이 환자 의료기록을 열람하고 신생아 부모로부터 연구 참여 동의를 받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의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자신을 현직 소아청소년과 의사라고 밝힌 A씨는 “해당 논문은 절대로 고등학생이 개입해서는 안 되는 논문”이라면서 “논문을 보면 환아가 뇌병증 기준에 맞는지 일일이 차트를 보고 확인을 해야 하는데 (환자 정보는) 의료인이 아니면 열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제1저자가 의료인이 아니면 이는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의 대학병원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신생아 부모로부터 받았다는 동의서와 단국대병원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고등학생을 연구자로 승인했는지 여부 등을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논문은 2009년 3월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 연구다. 이 논문은 신생아의 저산소뇌병증 발생 원인 관련 연구로 37명의 환아와 54명의 정상 신생아의 혈액을 채취해 유전자 분석한 내용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日보란 듯…군, ‘지소미아 종료’ 사흘 만에 독도방어훈련 돌입

    日보란 듯…군, ‘지소미아 종료’ 사흘 만에 독도방어훈련 돌입

    “명칭변경 처음…예년보다 규모 커져”日경제보복 등 대화·외교 외면 대응해석군이 25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한 지 사흘 만에 독도방어훈련에 전격 돌입했다. 일본의 잇단 경제보복에 이어 지소미아 논의에서조차 대화와 외교를 외면하는 일본의 파상공세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해영토수호훈련으로 명명된 이번 독도방어훈련은 2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해군은 이날 “오늘부터 내일까지 동해 영토수호 훈련을 실시한다”면서 “훈련에는 해군·해경 함정과 해군·공군 항공기, 육군·해병대 병력 등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군은 독도를 비롯한 동해 영토수호 의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훈련 의미와 규모를 고려해 이번 훈련 명칭을 ‘동해 영토수호훈련’으로 명명해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훈련의 명칭은 지난해까지 ‘독도방어훈련’으로 불려졌지만 올해 이름을 바꿨다. 훈련 규모도 예년보다 커졌다고 군은 전했다. 해군 관계자는 “이번에 처음으로 동해 영토수호훈련으로 이름을 지었다”면서 “(독도 방어훈련은) 우리 영토수호를 위한 정례적 훈련인데 특정 지역이 아니라 울릉도를 포함한 동해에서 우리 영토를 다 지키겠다는 그런 의미가 담겼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이 불필요한 외교적 논란을 최소화하면서도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부정하는 일본에 대해 영토수호의지를 분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군은 지난 6월 실시하려던 독도방어훈련을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미뤄왔다. 지난달 일본의 경제보복을 계기로 광복절 전후에 실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기도 했지만, 최근 동해 기상 상황과 후반기 한미 연합연습 일정 등을 고려해 훈련 일정은 재조정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와 군 당국이 국민 여론과 한일관계 등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와 함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국방부는 최근까지도 올해 독도방어훈련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기와 규모는 검토 중”이라며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이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기조를 누그러뜨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의 기류도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아베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달 4일 한국의 주력수출품목인 핵심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단행한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수출 우대 혜택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며 2차 경제보복을 감행했다.앞서 지난달 23일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카다즈·KADIZ)를 무단 진입하고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한 데 대해 우리 군이 경고 사격을 가했었다. 그러자 일본은 “일본 영토인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명칭) 영공에 침범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한국과 러시아에 항의하고 자위대를 긴급 발진하기도 했다. 당시 한국 정부의 항의에 러시아 정부는 “한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해명했고 일본에는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다. 미국도 “한국 영공으로 넘어갔다”고 명시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보] 군, ‘지소미아 종료’ 사흘 만에 독도방어훈련 돌입

    [속보] 군, ‘지소미아 종료’ 사흘 만에 독도방어훈련 돌입

    명칭변경 처음…예년보다 규모 커져군이 25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한 지 사흘 만에 독도방어훈련에 전격 돌입했다. 대화와 외교를 외면하는 일본의 파상공세에 대응하는 두 번째 대응카드로 해석된다. 해군은 이날 “오늘부터 내일까지 동해 영토수호 훈련을 실시한다”면서 “훈련에는 해군·해경 함정과 해군·공군 항공기, 육군·해병대 병력 등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군은 독도를 비롯한 동해 영토수호 의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훈련 의미와 규모를 고려해 이번 훈련 명칭을 ‘동해 영토수호훈련’으로 명명해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군은 지난 6월 실시하려던 독도방어훈련을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미뤄왔다. 지난달 일본의 경제보복을 계기로 광복절 전후에 실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기도 했지만, 최근 동해 기상 상황과 후반기 한미 연합연습 일정 등을 고려해 훈련 일정은 재조정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와 군 당국이 국민 여론과 한일관계 등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와 함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국방부는 최근까지도 올해 독도방어훈련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기와 규모는 검토 중”이라며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이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기조를 누그러뜨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의 기류도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 규모도 예년보다 커졌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해군 관계자는 “이번에 처음으로 동해 영토수호훈련으로 이름을 지었다”면서 “(독도 방어훈련은) 우리 영토수호를 위한 정례적 훈련인데 특정 지역이 아니라 울릉도를 포함한 동해에서 우리 영토를 다 지키겠다는 그런 의미가 담겼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카다즈·KADIZ)를 무단 진입하고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한 데 대해 우리 군이 경고 사격을 가했었다. 당시 한국 정부의 항의에 러시아 정부는 “한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발뺌했고 일본은 “자국 영토인 독도 영공에 침범한 데 대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한국과 러시아에 항의, 자위대를 긴급 발진하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조국 딸, 신생아 부모한테 동의 받았나…‘의료법 위반’” 주장 제기

    “조국 딸, 신생아 부모한테 동의 받았나…‘의료법 위반’” 주장 제기

    “1저자 의료인 아니면 명백한 의료법 위반” 의사 “환자 정보 고교생은 열람할 수 없다”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고등학생 당시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의학 논문과 관련, 의료계에서 조씨 연구 참여 동의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신생아의 혈액을 채취해 유전자를 분석하는 연구에 고교생 신분인 조씨의 연구 참여를 신생아 부모들이 동의했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5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연구 대상인 신생아의 부모가 고등학생인 연구자의 연구를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부터 의료인이 아닌 고등학생이 환자 정보를 다루는 것 자체가 의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문제가 된 논문은 2009년 3월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 연구다. 이 논문은 신생아의 저산소뇌병증 발생 원인 관련 연구로 37명의 환아와 54명의 정상 신생아의 혈액을 채취해 유전자 분석한 내용이다. 서울의 대학병원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체유래 검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실험”이라면서 “신생아 부모로부터 받았다는 동의서와 단국대병원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고등학생을 연구자로 승인했는지 여부 등을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실제 해당 논문은 연구윤리심의(IRB)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병리학회도 논문 책임저자에게 승인서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또 연구 과정에서 신생아의 저산소뇌병증을 판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환자 정보를 의료인이 아닌 고등학생이 열람했다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신을 현직 소아청소년과 의사라고 밝힌 A씨는 “해당 논문은 절대로 고등학생이 개입해서는 안 되는 논문”이라면서 “논문을 보면 환아가 뇌병증 기준에 맞는지 일일이 차트를 보고 확인을 해야 하는데 (환자 정보는) 의료인이 아니면 열람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약 제1저자가 의료인이 아니면 이는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또 논문이 IRB를 통과했다는데 제1저자가 같이 들어있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면서 “이 논문은 어떤 식이든 의료법이나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글의 댓글에는 “환자 정보를 찾아보고 진단하는 것은 의사만 하는 게 맞지만, 그 정보들로부터 의과학적 의미를 찾아내고 이를 정리해 논문으로 발표하는 것은 의사가 아닌 다른 사람도 포함될 수 있다”는 반박도 나왔다.앞서 조 후보자의 딸은 고려대 입학 당시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고교 시절 2주간 인턴으로 참여하고 제1 저자로 등재된 단국대 논문 작성 참여를 포함해 10여개의 인턴십·과외활동 경력을 기재했는데, 활동 기간이 겹치거나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 후보자의 딸은 한영외고 재학 당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한 뒤 해당 연구소 의학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됐다. 이어 학회지 논문 등재 1년 만인 2010년 3월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세계선도인재전형’에 수시전형으로 합격했다. 조 후보자 측은 고려대 전형 당시 논문 실적에 대한 배점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반박했지만 조 후보자의 딸이 대학 입학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에 해당 논문 저자 등재 사실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아예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조 후보자 딸은 이후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이에 일부 고려대생들은 조씨가 대학에 부정 입학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학교 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고려대는 입학 사정을 위해 제출된 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된 경우 입학 취소 처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보] 조국 딸 신생아 대상 논문 ‘의료법 위반’ 주장 제기

    [속보] 조국 딸 신생아 대상 논문 ‘의료법 위반’ 주장 제기

    “1저자 의료인 아니면 명백한 의료법 위반”의사 “환자 정보, 고교생은 열람할 수 없다”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고등학생 당시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의학 논문과 관련, 의료계에서 조씨 연구 참여 동의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신생아의 혈액을 채취해 유전자를 분석하는 연구에 고교생 신분인 조씨의 연구 참여를 신생아 부모들이 동의했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5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연구 대상인 신생아의 부모가 고등학생인 연구자의 연구를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부터 의료인이 아닌 고등학생이 환자 정보를 다루는 것 자체가 의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문제가 된 논문은 2009년 3월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 연구다. 신생아의 저산소뇌병증 발생 원인 관련 연구로 37명의 환아와 54명의 정상 신생아의 혈액을 채취해 유전자 분석한 내용이다. 서울의 대학병원 교수는 SNS에 “인체유래 검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실험”이라면서 “신생아 부모로부터 받았다는 동의서와 단국대병원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고등학생을 연구자로 승인했는지 여부 등을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해당 논문은 연구윤리심의(IRB)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병리학회도 논문 책임저자에게 승인서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또 연구 과정에서 신생아의 저산소뇌병증을 판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환자 정보를 의료인이 아닌 고등학생이 열람했다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신을 현직 소아청소년과 의사라고 밝힌 A씨는 “해당 논문은 절대로 고등학생이 개입해서는 안 되는 논문”이라면서 “논문을 보면 환아가 뇌병증 기준에 맞는지 일일이 차트를 보고 확인을 해야 하는데 (환자 정보는) 의료인이 아니면 열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제1저자가 의료인이 아니면 이는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또 논문이 IRB를 통과했다는데 제1저자가 같이 들어있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면서 “이 논문은 어떤 식이든 의료법이나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日정부 ‘親아베 보도’ 요구하며 TV방송국에 허가취소 압박

    日정부 ‘親아베 보도’ 요구하며 TV방송국에 허가취소 압박

    일본어의 관용표현 중에 ‘대본영 발표’라는 것이 있다. 원래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최고통수기관인 대본영에서 발표한 전황 소식 등을 가리키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권력자나 권력기관에서 내놓는 신뢰할 수 없는 정보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전쟁에서 패색이 짙어진 일제 대본영에서 승리한 전투는 부풀려 발표하고 패배한 전투는 축소해 발표한 데 대한 풍자가 이런 의미로 발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독주체제가 장기화하면서 일본 내 TV 방송국들의 대본영 발표 행태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아베 총리가 23일로 통산 재임 2798일을 기록하며, 전후 최장기간 재임 총리가 된 가운데 장기집권의 특성인 미디어 장악이 날로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TV 방송에 보수우익의 색채가 강해지면서 정치적 공평성은 온데간데 없이 돼버렸다는 지적들이다. 23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아베 정권의 입김에 따라 결정되는 공영방송 NHK는 물론이고 니혼TV, TV아사히, TBS 등 민영방송에서조차 아베 정권 편향성이 뚜렷해지고 있다. 도쿄신문은 NHK가 지난 6월 아베 총리의 이란 방문 성과를 터무니없이 부풀린 것을 대본영 발표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일본 총리로 41년 만에 이란을 방문한 아베 총리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나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회담을 갖고 미국과 대화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전달한 것이다. 이에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아베 총리와의 회담 이후 성명을 통해 “미국은 믿을 수 없다”며 제안을 일축했다. 특히 그가 이란을 방문 중일 때 호르무즈해협에서 유조선 공격이 발생해 미국과 이란 관계는 방문 전보다 오히려 더 악화됐다. 일본 내에서도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성과가 ‘제로’(0)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중동 평화의 조정자로서 아베 총리의 데뷔는 매우 어렵게 끝났다”고 평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아베 총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특사’라고 비꼬기도 했다. 그러나 NHK는 이란 현지까지 동행한 해설위원이 저녁 뉴스에서 “하메네이가 외국 정상과 만나는 것은 흔치 않은 일”, “하메네이가 아베 총리의 조언을 중시했다”, “이란 측의 진의를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등 아베 총리를 띄우는 데 열중했다. 곳곳에서 비판이 쇄도했음은 물론이다. 작가 히라노 게이이치로는 트위터에서 “일본이 지금 전쟁을 하게 된다면 NHK는 대본영 발표를 내보낼 것”이라고 비판했다. NHK뿐 아니라 민방TV들도 전에없이 아베 정권에 납작 엎드리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6월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아베 총리는 TV에 나와 참의원 선거(7월 21일)를 겨냥한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했다. G20 정상회의에 대해서 말해야 하는데도 사회, 경제 등 주제를 언급하며 야당을 공격했다. 입헌민주당이나 일본공산당 등에 대해 ‘의미 없는 의견’, ‘난폭한 논의’ 등 표현을 쓰며 비난했다. 그 정도가 너무 심해 일부 방송에서는 진행자가 발언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아베 총리에게 에둘러 요청하기도 했다. 최근 TBS에서는 ‘우에다 신야의 토요저널’이라는 프로그램이 갑자기 폐지되기도 했다. 진행자인 개그맨 우에다 신야가 ‘정권의 변하지 않는 체질’ 등 표현을 쓰며 비판한 직후였다. 1950년 발효된 일본 방송법은 1조에서 ‘불편부당한 방송에 의한 표현의 자유’를, 4조에서 ‘정치적 공평성 및 다각적인 논점의 제시’ 등을 방송국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이 방송허가 취소 등 권한을 앞세워 TV 방송국에 대한 통제를 노골적으로 강화하면서 방송법 자체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2014년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이 NHK와 민방TV들에 대해 ‘보도 프로그램의 공평·중립’을 강조하며 출연자의 발언회수나 패널 선정방법, 거리 인터뷰 방법 등에 대해서까지 세세하게 주문해 물의를 빚었다. 자민당은 2015년에는 TV아사히 ‘보도스테이션’ 출연자의 정권 비판, NHK ‘클로즈업 현대’의 방송 내용 등과 관련해 방송사 간부들을 소환해 질책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당시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이 “정치적 공평성을 결여한 프로그램을 반복하면 방송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엄포를 놓기도 했다. 모두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밖에는 해석될 수없는 것들이다. 글·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요가·필라테스·미용실 중도해지 위약금 10% 못넘긴다

    요가·필라테스·미용실 중도해지 위약금 10% 못넘긴다

    앞으로 요가와 필라테스, 미용실의 이용 계약을 해지할 때 소비자가 물어야 하는 위약금 한도가 총 계약금액의 10%로 제한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이같은 내용으로 ‘계속거래 등의 해지·해제에 따른 위약금 및 대금의 환급에 관한 산정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현재 계속거래고시에는 국내결혼중개업, 컴퓨터 통신교육업, 헬스·피트니스업 등 5개 업종만 위약금 기준이 마련돼 있다. 업종마다 위약금 기준도 상이하다. 이에 공정위는 최근 중도 해지와 관련해 분쟁이 늘고 있는 요가와 필라테스업에 대한 위약금 기준을 신설하면서 헬스·피트니스업과 같이 총 계약금액의 10%까지 부과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요가 및 필라테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2016년 237건에서 2017년 334건, 지난해 372건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미용업의 경우 현재 계속거래고시에 의해 서비스 개시 전 20일 이내에 해제하면 위약금이 면제되고 그 이후면 한도 10%의 위약금이 부과되고 있다. 공정위는 미용업 위약금을 서비스 개시 20일 전후를 기준으로 차별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요가나 필라테스와 마찬가지로 기간에 상관 없이 총계약금액의 10%까지 위약금을 물릴 수 있도록 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가난한 사람을 더 크게 할퀴는 천재지변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가난한 사람을 더 크게 할퀴는 천재지변

    재난 불평등/존 C 머터 지음/장상미 옮김/동녘/330쪽/1만 6800원 어머니 칠순 잔치 도중 맞닥뜨린 유독가스 테러 상황을 극복하는 영화 ‘엑시트’가 극장가에서 선전 중이다. 800만 관객을 이미 모았고, 천만 영화에도 등극할 것이란 이야기가 많다. 관객몰이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주변에 재난이 많이 일어난다는 방증이다. 시시때때로 들려오는 건물 혹은 공사장 붕괴 사고와 각종 화재,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등이 우리 곁을 맴돈다. 포항은 여전히 지진 후유증을 앓고 있다. 존 C 머터 컬럼비아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저서 ‘재난 불평등’에서 “재난을 사회적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의 유무에 따라 일상화된 재난 충격 강도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지진학자인 저자는 자연과학자의 시선으로만 재난을 연구했는데, 재난 전후 비교 연구를 시작하면서 ‘사회현상으로 재난’과 ‘불평등’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 저자에 따르면 유사하거나 같은 규모의 재난이 언제 일어나느냐에 따라 그 피해는 달라진다. 같은 수준의 피해를 보아도 어떤 사회는 1년 안에, 어떤 사회는 재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저자는 아이티 지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뉴올리언스 허리케인, 미얀마 사이클론 등을 자연과학 관점에서 연구하고, 이를 사회과학의 관점으로 비교 분석해 “자연재해가 자연현상을 넘어선 사회문제이자 정치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2010년 아이티 지진은 진도 7의 ‘21세기 최악의 자연재해’였다. 무려 22만명이 넘는 사망자수를 기록했다. 반면 ‘20세기 최악의 자연재해’ 중 하나인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은 진도 7.8로 아이티 지진보다 규모가 컸지만 사망자수는 아이티 지진의 10%도 못 미쳤고, 복구에도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저자는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가난한 나라에는 재난 대비나 피해 경감을 돕는 기관이 없거나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사람들 대다수가 부실한 건물에서 산다. 그런 기관들은 대체로 부의 산물이며, 재난으로부터 부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홍수가 나거나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서 신음하는 이는 대개 가난한 사람들이다. 우린 영화 ‘기생충’에서도 그 장면을 여실히 목격했다. 재난 피해는 국가뿐 아니라 한 사회의 불평등한 현실을 보여 주는 척도라 할 수 있다. 조효제 성공회대 교수는 책 추천사에서 “재난마저 돈벌이 기회로 악용하는 권력과 자본의 힘에, 자연현상인 자연재해는 불평등이라는 사회현상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일갈한다. 아픈 우리 현실이 이 한 문장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재난은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 [서울광장] ‘키신저 질서 붕괴’와 한일 경제전쟁/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키신저 질서 붕괴’와 한일 경제전쟁/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최근 들어 한반도를 둘러싸고 변화무쌍한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군사·안보 영역으로 확대됐고, 중국과 러시아 공군은 한반도 지역에서 사상 처음으로 공동훈련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대만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은 갈수록 증폭되고, 이 와중에 미중이 홍콩 사태를 놓고 격돌하는 형국이다. 이런 일련의 사태는 동아시아에서 가까스로 유지됐던 하나의 전략적 질서(strategic order)가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징조로 볼 수 있다. 지난 40년간 이 지역에서 복잡한 갈등과 이해관계를 아슬아슬한 균형으로 잡아 갔던 그 질서를 전문가들은 ‘키신저 질서’(Kissinger order)라고 부른다. 1971년 7월 헨리 키신저 당시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한다. 키신저는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철천지원수로 지냈던 양국의 극적인 화해와 1972년 2월 닉슨 대통령의 역사적 중국 방문, 그리고 1978년 미중 수교의 토대가 됐다. 미국은 중소 분쟁의 틈을 노려 중국과 손을 잡고 일거에 힘의 균형을 역전시켰다. 소련 붕괴과 냉전체제의 종식은 키신저 외교(세력균형론)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동아시아에서 40년간 유지됐던 키신저 질서의 핵심은 미중 간 협력체제였다. 미국이 주도하는 동아시아 자본주의 분업체제의 틀 속에서 중국은 경제개발에 나섰고, 중국은 그 대가로 이 지역에서 미국의 지배적ㆍ군사적 우위를 인정했다. 개혁개방의 설계자 덩샤오핑의 도광양회 전략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중국의 국제분업 체제 편입의 최종 선포식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중국의 급격한 부상과 패권 도전, 이에 대응한 미국의 전방위 공세는 구질서 붕괴를 초읽기로 몰아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미중 관계(키신저 질서)가 미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트럼프가 경제전쟁의 총구를 겨누며 미중 협력 시대의 종언을 선언한 것이다. 프랭크 로즈 전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보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난 40년간 대화를 통해 중국을 자유국제질서에 편입시키려 했던 키신저 모델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문제는 키신저 질서를 대체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현실화되면서 동아시아 전역이 혼돈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패권은 포기하지 않으면서 패권 유지 비용은 고스란이 동맹국에 전가하는 트럼프 정책 때문에 동맹국들의 비명은 더욱 커지는 형국이다.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냈던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조차도 “동맹 내 공조를 무시하는 트럼프 정권의 외교적 접근이 동맹 균열을 초래한다”며 날 선 비판을 토해 낼 지경이다. 최근의 한일 관계 역시 직간접으로 키신저 질서 붕괴와 연관이 있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기초한 한일 관계의 핵심은 미국 주도의 국제분업 체제에서 미국은 군사안보, 일본은 경제적 측면에서 한국을 후견하는 체제였다. 전후 냉전 질서를 규정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연장선상이었다. 식민지 지배를 포함한 과거사 청산에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동북아 냉전의 전진기지로서 한국을 활용하겠다는 미국의 구상과 일본의 지지, 그리고 경제자금이 시급한 박정희 정권의 조급함이 빚은 결과다. 그동안 정경 분리 원칙 속에서 그럭저럭 한일 관계가 유지됐지만 최근 아베 정권은 과거사 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놓고 일본의 전략적 이해가 관철되지 않자 급기야 수출 규제라는 최악의 강수를 던진 것이다. 한일 간 경제분업 체제 속에서 부품·소재를 장악한 일본이 급성장한 한국의 경제 부상을 막겠다는 얄팍한 계산도 숨어 있다. ‘65년 체제’ 극복은 새롭게 전개되는 동아시아 정세 속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아시아 맹주를 꿈꾸는 아베 정권의 극우 성향에 비춰 참으로 어려운 길이지만 일본 식민지배의 불법성에 대한 인정을 전제로 새로운 한일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정부가 어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종료 선언은 올바른 양국 관계 재정립의 시금석이 될 수있다.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현재의 안보 문제로 전이시킨 상황에서 양국의 안보협력을 지속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양국은 미래를 위해 손을 잡아야 할 운명이지만, 지금 현재는 전쟁을 도발한 아베 정권의 무도함에 대한 대한민국의 결기와 의지를 보여 줘야 하는 시점이다. oilman@seoul.co.kr
  • [서울광장] ‘키신저 질서‘ 붕괴와 한일 경제전쟁/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키신저 질서‘ 붕괴와 한일 경제전쟁/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최근 들어 한반도를 둘러싸고 변화무쌍한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군사·안보 영역으로 확대됐고, 중국과 러시아 공군은 한반도 지역에서 사상 처음으로 공동훈련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대만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은 갈수록 증폭되고, 이 와중에 미중이 홍콩 사태를 놓고 격돌하는 형국이다. 이런 일련의 사태는 동아시아에서 가까스로 유지됐던 하나의 전략적 질서(strategic order)가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징조로 볼 수 있다. 지난 40년간 이 지역에서 복잡한 갈등과 이해관계를 아슬아슬한 균형으로 잡아 갔던 그 질서를 전문가들은 ‘키신저 질서’(Kissinger order)라고 부른다. 1971년 7월 헨리 키신저 당시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한다. 키신저는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철천지원수로 지냈던 양국의 극적인 화해와 1972년 2월 닉슨 대통령의 역사적 중국 방문, 그리고 1978년 미중 수교의 토대가 됐다. 미국은 중소 분쟁의 틈을 노려 중국과 손을 잡고 일거에 힘의 균형을 역전시켰다. 소련 붕괴과 냉전체제의 종식은 키신저 외교(세력균형론)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동아시아에서 40년간 유지됐던 키신저 질서의 핵심은 미중 간 협력체제였다. 미국이 주도하는 동아시아 자본주의 분업체제의 틀 속에서 중국은 경제개발에 나섰고, 중국은 그 대가로 이 지역에서 미국의 지배적ㆍ군사적 우위를 인정했다. 개혁개방의 설계자 덩샤오핑의 도광양회 전략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중국의 국제분업 체제 편입의 최종 선포식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중국의 급격한 부상과 패권 도전, 이에 대응한 미국의 전방위 공세는 구질서 붕괴를 초읽기로 몰아갔다. 트럼프는 기존의 미중 관계(키신저 질서)가 미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전쟁의 총구를 겨누며 미중 협력 시대의 종언을 선언한 것이다. 프랭크 로즈 전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보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난 40년간 대화를 통해 중국을 자유국제질서에 편입시키려 했던 키신저 모델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문제는 키신저 질서를 대체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현실화되면서 동아시아 전역이 혼돈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패권은 포기하지 않으면서 패권 유지 비용은 고스란이 동맹국에 전가하는 트럼프 정책 때문에 동맹국들의 비명은 더욱 커지는 형국이다.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냈던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조차도 “동맹 내 공조를 무시하는 트럼프 정권의 외교적 접근이 동맹 균열을 초래한다”며 날 선 비판을 토해 낼 지경이다. 이제 동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새로운 전략에 따라 저마다 국가의 생존을 위해 각자도생의 길을 택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1965년 한일 협정 이후 최악의 상황에 돌입한 한일 관계 역시 직간접으로 키신저 질서 붕괴와 연관이 있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기초한 한일 관계의 핵심은 미국 주도의 국제분업 체제에서 미국은 군사안보, 일본은 경제적 측면에서 한국을 후견하는 체제였다. 전후 냉전 질서를 규정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연장선상이었다. 전승국 지위를 얻지 못해 식민지 지배를 포함한 과거사 청산에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동북아 냉전의 전진기지로서 한국을 활용하겠다는 미국의 구상과 일본의 지지, 그리고 경제자금이 시급한 박정희 정권의 조급함이 빚은 결과인 것이다. 정경 분리 원칙 속에서 그럭저럭 한일 관계가 유지됐지만 최근 아베 정권은 과거사 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놓고 일본의 전략적 이해가 관철되지 않자 급기야 수출 규제라는 초강수를 던진 것이다. 한일 간 경제분업 체제 속에서 부품·소재를 장악한 일본이 급성장한 한국의 경제 부상을 막겠다는 얄팍한 손익계산도 숨어 있다. ‘65년 체제’ 극복은 새롭게 전개되는 동아시아 정세 속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아시아 맹주를 꿈꾸는 아베 정권의 극우 성향에 비춰 어려운 길이지만 일본 식민지배의 불법성에 대한 인정을 전제로 협력의 미래로 나가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 일본의 식민지배를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 1998년 김대중ㆍ오부치 선언 등 과거사 극복을 위한 노력들을 토대로 새로운 한일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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