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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언대] 5급 승진시험제의 필요성

    지난달 29일 지방공무원 5급 승진 때 승진 대상인원의 50%를 시험으로 선발하도록 하는 ‘지방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이 입법예고됐다. 지방공무원의 승진은 지방자치단체별로 구성된 인사위원회의 심사의결로 이뤄지지만,5급 승진의 경우 승진시험제가 일부 시행되고 있다. 이는 모든 승진을 경력위주의 심사승진에 의존할 경우 초래될 수 있는 자기계발 소홀 등의 문제를 방지하는 동시에 중견관리자로서 갖춰야 할 전문지식과 정보 함양을 도모하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지난 1995년까지 5급 승진자 모두를 시험으로 선발했으나 시험준비에따른 업무소홀,격무부서 기피,경제적·정신적 부담 등의 폐단이 부각되자 96년부터 5급 승진시 지자체별로 시험승진,심사승진,시험승진과 심사승진의 병행 등을 자율적으로 선택토록 했다. 그러나 5급 승진 자율화는 지자체장의 인사권 강화 등과 맞물려 현재 전국230개 자치단체가 심사승진을 채택하고 있으며,일부 지자체에서는 파행인사나 지방선거후 논공행상 또는 보복성 인사 등 인사전횡 사례가 빚어지는가하면 주민불신과 비난,지방공무원의 심각한 불안·동요를 유발했다. 이에 따라 부패방지위원회에서는 지방공무원 5급 승진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승진시험 실시를 권고했다. 시험제나 심사제를 불문하고 장점에 못지않은 폐단이 있어 사실 어느 제도가 옳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하지만 시험승진 50% 의무화는 지자체장의 인사권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100% 시험제,또는 심사제의 폐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다. 김갑수 행자부 자치운영과 행정사무관
  • 외국인 지방계약직 채용/지방공무원 임용령 개정안,공직협 반발

    지방직 공무원에 대한 인사규정이 크게 바뀔 예정인 가운데 전국 광역시·도 공무원직장협의회가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행자부는 11일 ‘지방계약직 공무원 규정’과 ‘지방자치단체의 개방형직위의 운영 등에 관한 규정’,‘지방공무원 임용령’ 개정안을 오는 20일까지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지방계약직 공무원 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외국인의 지방계약직 공무원채용 조항을 신설했다.이에 따라 자치단체들도 그동안 국가계약직으로만 채용이 가능했던 외국인을 지방계약직으로 채용,외자유치나 해외홍보활동 등의 지원업무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의 개방형직위의 운영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은 개방형 직위에 임용된 공무원의 최소 임용기간을 2년으로 보장하고,최대 근무연한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등 직위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토록 했다.이전까지는 해당 시·도지사가 3년의 범위 안에서만 임용기간을 정할 수 있었다. ‘지방공무원 임용령’ 개정안은 ‘민간근무휴직제도’ 도입에 따른 민관유착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기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했다.이에 따라 휴직공무원은 휴직예정일 이전 3년 이내와 복직 이후 2년동안 해당 민간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서에서 근무할 수 없게 된다. 또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서류 허위기재 사실이 드러날 경우 해당 시험을 정지 또는 무효처리하고 5년간 시험응시 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이밖에 지자체장의 인사전횡을 방지하기 위해 5급 승진인원의 50%를 반드시 시험으로 뽑고,승진임용시 다면평가 실시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박관수 서울시 직장협의회 회장 등 전국 광역시·도 직장협의회회장 10명은 지방공무원 임용령 개정안 등에 반대하며 11일 오후 정부중앙청사를 찾아 행자부장관 면담 등을 요구했으나 무산됐다.정헌성 충북공직협 회장은 “행자부가 5급 승진시험 의무화,지방고시 선발인원에 대한 시·도 할당 등 지방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행자부 관계자는 “입법예고기간 개정안에 대한 충분한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
  • [공직자에세이]이제는 지방분권이다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가 중단된 지 30년만인 1991년 지방의회가 구성됐고,95년부터 자치단체장이 주민들에 의해 선출되기 시작했다.지방자치의 부활은 중앙집권적 국가관리체제를 지방분권적 체제로 전환,지방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살리고 지방의 발전과 활력을 바탕으로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원대한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하지만 완전한 자치의 실현은 아직 요원한 실정이다. 필자는 지난 10월 전국 시장·군수·구청장들과 함께 완전한 지방자치제 실현을 촉구하는 ‘여의도선언’을 채택했다.정부와 정치권에 한시바삐 ‘지방분권법’을 제정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 것이다.현재 우리의 지방자치를 두고 혹자는 ‘2할 자치’라고까지 혹평한다.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이 8대2로지방재정이 열악할 뿐 아니라 자치단체 고유사무도 25%정도에 지나지 않기때문이다.자치단체의 기구 및 정원에 관한 일체의 권한도 중앙에 전속돼 자치단체의 자율권이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현재 15%인 지방교부세율을 최소 20% 이상으로 높이고,포괄보조금 제도를 도입해야한다.지방교부세율이 99년말 13.27%에서 15%로 높아져 지방재정에 다소 숨통이 트였다고는 하나 당초안은 17%였고 올해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평균 57.6%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지방교부세율의 상향조정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또 교부세제도의 투명성 확보와 재정의 건전성 확보를위해 포괄보조금제도 도입돼야 한다.그리고 모든 선거직 공무원에 대해 책임행정 확립을 위해 주민소환제를 실시하자는 것이다.최근 일각에서 자치단체장의 전횡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단체장에 대한 주민소환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물론 일부 자치단체장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그러나 자치단체장들만이 비리의 대상처럼 여겨지는 것은 지방자치제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자치단체장을 포함,국회의원 등 모든 선출직에 대해 주민소환제를 일괄 실시하는 것이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 길이다. 선거법에 자치단체장이 정치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거나 유독 자치단체장에게만 불리하게 돼 있는 조항은 조속히 개정돼야 한다.지방이 바로 서고 주민을 위한 자치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장 후보의 정당공천제가 폐지돼야 한다.또 지역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들이 지역의 지도자로 나설 수 있도록 완전한 선거공영제를 실시하거나 후원회 제도가 도입돼야 하며,자치단체장의 공직사퇴 시한도 국회의원과 똑같게 개정돼야 한다. 다행히 최근 학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지방분권운동과 분권법 제정 촉구를 위한 체계적이고 왕성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특히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 후보마다 지방분권에 대해 나름대로 공약을 내걸어 매우 고무적이다. 21세기는 지방의 시대요,세방화(世方化·Glocalization)시대다.지방분권은선택이 아닌 필수다.정치지도자들의 각성이 필요한 때다.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 LG 이광환감독 선임 강행

    김성근 감독 전격해임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프로야구 LG가 새 사령탑 선임을 강행했다.LG는 29일 “이광환(54)감독과 계약금·연봉 각 1억 5000만원에 2년간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 신임감독은 지난 92년부터 4년6개월동안 LG를 지휘했고,94년에는 팀의한국시리즈 두번째 우승을 이끌었다.96년 전반기를 마친 뒤 구단 고위층과의 마찰로 유니폼을 벗었으며 4년여를 야인으로 지내다 지난해부터 한화 감독을 맡았다.감독 통산 성적은 498승492패28무. 전임 김성근 감독의 유임 운동을 벌여온 LG 서포터스들은 “철저하게 팬을무시한 처사”라면서 강력하게 반발했다.공식서포터스 ‘피버스’의 이민기회장은 “결코 물러서지 않고 투쟁 강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면서 “신임감독의 퇴진운동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따라서 감독 인선을 둘러싼 구단과 팬들의 대결양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전임 김성근 감독의 유임 지지와 구단의 전횡을 규탄하는 문구를 버스에 내걸고 시위를 한 LG 팬들은 30일 구단사무실 앞 항의집회를 예정대로 가질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석기자
  • 대우건설 약정금 청구訴 패소/ 재벌총수 전횡에 제동/법원 “”의결 안거친 게열사간 계약 무효””

    대기업 오너의 일방적인 지시에 의해 정관에 정해진 업무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고 체결한 그룹 계열사간의 계약은 무효이며 이미 지급한 사업비는 부당이득금으로 전액 되돌려줘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대기업의 오너가 계열사간의 사업 집행을 좌지우지하는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서울지법 민사합의28부(부장 文興洙)는 28일 “대우 주력계열사들의 그룹공단 설립을 위해 각자 조달키로 한 사업비 잔금 62억여원을 내지 않았다.”며 대우건설이 대우전자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당시 대우전자 경영진의 지시가 없었음에도 김우중회장의 지시사항이라는 이유로 사업타당성 검토가 생략된 채 3일 만에 최종결재가 이뤄졌다.”면서 “피고 회사의 정관은 50억원 이상의 자산 취득 및처분은 이사회 결의를 규정하고 있으며 원고가 이를 알고 있었든 몰랐든지상관없이 계약에 소요되는 충분한 기간이 경과되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던 만큼 계약은 무효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는 피고 회사가 이미 지급한 사업비 34억여원의 반환을 요구하지 않은 것이 계약을 추인한 것이라고 항변하지만 무효인 법률행위는 추인해도 효력이 없으며 원고가 받은 사업비는 부당이득금으로 전액을 피고에게 되돌려주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가 모두 대우그룹의 계열사로 당시 의사결정권이 김우중 회장에게 집중됐으며 그룹 차원의 사업계획 수립 및 집행에서 회장을중심으로 원고가 주도권을 행사한 점을 볼때 급박하게 계약이 체결된 것임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은 김우중 당시 회장의 지시에 따라 지난 92년 충남 보령에 대우중공업,대우자동차 등 주력계열사들이 입주하는 그룹차원의 공단 조성 사업을추진하다가 그룹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대우전자가 사업비 잔액을 지급하지않자 소송을 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LG팬 “김성근감독 유임 운동”/신문광고.저지시위 등 나서

    프로야구 LG 팬들의 분노가 식을 줄 모른다. 최악의 전력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팀을 준우승까지 이끈 김성근 감독이 전격 해임되면서 불 붙은 팬들의 반발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팬들은 “이번 기회에 팬의 위력을 확실하게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이들은 총력전을 준비중이다.29일 버스 외부에 김 감독의 유임을 지지하는글과 구단의 상식밖 결정을 질타하는 문구를 달고 여의도와 잠실구장을 왕복하면서 여론몰이를 할 계획이다.이어 30일에는 구단 사무실이 있는 잠실구장을 방문,사무실 앞에서 강도 높은 항의집회를 연다. 또 사태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모금운동도 시작했다.신문광고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구단의 전횡을 알리기위해서다.여기에다 회원탈퇴,항의전화등 모든 방법을 통해 자신들의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 구단 공식 서포터스인 ‘피버스’ 회장 이민기씨는 “구단의 태도가 변화지 않을 경우 팬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면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구단도 당황하는 빛이역력하다.지난 23일 김 감독을전격해임시킨 구단은 1∼2일 내에 새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었다.그러나 예상외로 팬과 언론의 비난이 거세자 주춤하고 있다.이런 와중에서 새 감독을 선임했을 경우 팬들이 신임 감독 퇴임까지 함께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구단으로서도 숨을 죽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준석기자 pjs@
  • 지방공무원 5급 승진자 시험봐서 뽑는다/행자부 주내 입법예고

    오는 2004년부터 지방공무원 5급 승진시험이 의무화되는 등 지방공무원의인사규정이 대폭 바뀐다. 행정자치부는 27일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사전횡 등을 막기 위한 제도들을 담은 ‘지방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을 이번주 입법예고하고 연내 공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방공무원 5급 승진 임용시 최소한 승진자의 50%를 시험을 통해 선발하고,승진심사 때 동료·하급자·민원인 등으로부터 다면평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는 248개 자치단체 중 심사승진제를 채택하고 있는 곳이 230곳 93%로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시험으로 임용하는 곳은 서울 강북과 전남 담양 등 2곳,시험과 심사를 병행하는 곳은 서울시 본청과 15개 구청에 불과하다. 또 시행령이 발효되는 내년부터 자치단체장의 정실인사를 막기 위해 보직관리나 전보임용 등의 인사기준을 바꿀 때는 적어도 1년 전에 사전예고를 해야 한다. 아울러 특정 자격증 소지자나 특수직무 또는 도서벽지 근무,외국어 능통자,실업계,학위 소지자,연고지 특채 등 지방공무원 특채의 경우에도 시험을 공고해 제한경쟁에 의해 특별임용토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또 내년부터 남성·여성을 불문하고 한쪽 성의 비율이 선발 예정인원의 30% 이상이 되도록 하는 양성평등임용목표제가 지방직 공무원에도 적용된다. 이밖에 국가직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최장 3년간 휴직하고 민간기업에서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는 민간기업 파견근무제가 도입되며,개방직 임용기간이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연장돼 민간전문가 임용이 활성화된다. 행자부 관계자는 “민선 자치단체장들의 인사전횡에 의한 폐해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직장협의회 등에서 승진시험제를 요청하는 주장이 많아 적어도 5급 승진임용 인원의 절반을 시험으로 선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종락기자 jrlee@
  • 편집자에게/ 하남시 주민 감사청구 운동의 개가

    -하남 택지개발 200억대 특혜(대한매일 18일자 1·27면) 기사를 읽고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에코타운(하남도시개발공사) 관련 특혜의혹에 대한 경기도 감사 결과가 18일 발표됐다.이번 발표는 올바른 지방자치제 정립을 바라는 민·관 모두에게 크나큰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우선 지자체의 주인은 시민임이 확인되었다.지자체는 부활된 이후 10년 동안 제도가 갖는 긍정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불신과 원망의 대상이 돼온 것이 사실이다.끝없는 비리의혹,전시성 행사 남발로 인한 재정적자,편중인사,편파행정 등 소박한 민심과는 너무나도 대비되는 모습이 많았다.이로 인해 심지어는 일부 국회의원들이 지자제 폐지를 발의하기도 했다.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다. 하남시민들이 벌인 이번 주민감사청구운동은 위기에 빠진 지자체를 시민들의 힘으로 구해낸 위대한 시민의 승리다.무관심과 냉소로 일관해온 그간의 모습에서 벗어나 견제와 감시를 통해 새로운 지방자치시대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전횡을 일삼아온 지자체에도 경종을울렸다.그동안 지자체는 책임과 권한이 불균형을 이루었다.선거에서 당선되면 비리 등 현행법 위반을 제외하고는 임기동안 단체장의 지위를 안정적으로 보장받았다.이로 인해 의회라는 합법의 틀을 이용한 수많은 오류와 피해가 일반시민들에게 돌아갔다.에코타운은 대표적 사례다. 이번 기회에 단체장들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보아야 한다. 일선 공무원들도 불법과 합법의 기준을 따져보고 직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똑똑히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홍미라/ 하남시의원
  • ‘인사청탁 공개제도’ 도입 논란

    서울시가 공정한 인사풍토 조성을 위해 차기 인사 때부터 ‘인사청탁 공개제도’를 시행하기로 했으나 인사권 전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18일 “빠르면 다음달 초 실시될 조직개편 때부터 인사청탁 공개제도가 도입된다.”며 “이 제도는 인사청탁자와 대상공무원의 명단,청탁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해 퇴직시까지 보관하고 시 내부전산망을 통해 인사후 또는 분기마다 공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시는 인사청탁자 공개에 따른 명예훼손 등의 시비를 없애기 위해 다음달까지 관련 인사규칙을 개정할 예정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인사 관련 청탁이 자취를 감추고 자연스럽게 공정 인사가 정착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시는 또 ‘e-인사마당’의 인사추천관리 코너를 활용,유능한 직원을 공개추천하면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의 방침에 대해 직원들은 “인사라인에 있는 국장이나 과장 등이 내부 및 외부의 입김을 차단할 수 있겠느냐.”며 회의감을 표시했다. 시장이라 하더라도 청탁을 하면 당당하게 기록해야 하지만 과연 그럴 만한 의지가 그들에게 있겠느냐며 반문하고 있다.웬만한 사람들의 청탁은 기록으로 남기겠지만 자리를 옮기고 싶어 하는 시장 비서실 직원에 대해 시장이 얘기했을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 또 거부하기 어려운 외부의 압력·청탁을 받고 공개추천 형식으로 이를 처리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 직원은 “제도의 취지는 좋지만 피라미 몇 마리 잡으려다 선의의 피해자만 양산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인사 과정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는다면 역 인사전횡을 몰고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
  • 드라마 외주제작, 무늬만 외주?

    최근 방영을 시작한 KBS2 수목드라마 ‘장희빈’의 제작을 둘러싸고 이 드라마 외주제작사인 이스타즈 김모 대표가 연출자인 KBS 한모 PD의 머리에 상처를 내는 등 양측이 주먹다짐을 벌이는 일이 발생했다.이어 KBS가 김 대표에게 촬영지역 출입금지 등의 조치를 내리자 한국PD연합회 측은 크게 반발,“기형적인 외주정책이야말로 이번 PD구타 사태의 구조적 원인”이라면서 “외주제도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이 사건을 계기로 프로그램 외주제작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외주제작사? 캐스팅브로커? PD·연기자·개그맨·작가를 대거 거느리거나 혹은 섭외력이 뛰어난 제작사가 드라마나 각종 쇼·오락 프로그램의 제작사로 자림매김했다.문화개혁시민연대가 올들어 공중파 3사에서 방영한 드라마를 조사한 결과 50%가 외주제작이며,그중 68%가 특정 5개사(총 25개사)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론 외주제작이 많지만 국내 실정상 실질적인 외주는 불가능하다.팔 곳이 한정되다 보니 외주사는 방송장비 등 하드웨어에 대한투자는 물론 노하우가 있는 전문인력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외주사를 애용하는 이유는 뭘까? 방송사들은 자체 제작의 경우 출연료를 회당 최고 200만원으로 제한했다.때문에 외주사에 하청을 주면 같은 예산을 들여 더 비싼 연예인을 쓸 수 있다.하청업체는 방송사에게서 받은 제작비에서 부족분은 협찬을 통해 메운다.드라마에 부쩍 간접광고(PPL)가 판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방송사의 자중지란 ‘장희빈’의 경우 KBS가 자체 기획해 PD·카메라맨 및 각종 방송장비를 제공한다.단 ‘제작비 00만원 한도’를 전제로 ‘누구를 캐스팅해 올 수 있는지’를 여러 외주사에 물어,‘같은 값에 더 비싼 연예인’을 데려온 이스타즈를 외주사로 선정했을 뿐이다.이쯤 되면 외주하청이라고 보기도 어렵지만 명목상으론 방송사 PD가 외주제작사로 파견되는 형태로 촬영이 진행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방송사 PD들은 ‘우리가 외주에 들러리냐.’라는 성토를 쏟아낸다.방송사 PD가 외주사 사장에게서 매를 맞는 것으로 그 전락한 위상이 여실히 입증됐다.MBCTV 제작1국(드라마국)PD들은 최근 열린 자체 총회에서 드라마 외주가 지나치게 많고,그 선정 과정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시청률이 이를 증명한다고 덧붙였다.한 관계자는 “드라마 기획을 국장 라인에서 전권으로 결정하고 PD들은 수동적으로 제작하는 존재로 전락했다.”면서 “음험한 비밀주의와 독단적 전횡은 과거로 회귀하려는 시대착오적인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기본 틀 재정비되어야 방송위원회가 방송법에 근거해 마련한 고시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업자는 전체 프로그램의 33%이상을 외주제작으로 편성해야 한다.다양한 독립제작사들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육성해 독과점을 막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문제는 외주사에게 ‘원-소스,멀티-유즈’의 경쟁력이 없다는 것.미국 등 선진국처럼 작품 하나를 만들어 이곳저곳 팔 채널이 많지 않다.고액의 스타를 섭외해 주는 브로커 정도의 위상을 극복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외주제작 제도가 정착하려면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외주 종류를 정하기보다법적으로 유형별 외주제작 인정기준이 있어야 한다.”면서 “외주사들이 연합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법적인 근거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현진기자 jhj@
  • [사설] ‘회계 개혁’ 반대 명분 없다

    정부와 공인회계사 단체 등으로 구성된 회계제도개선 실무기획단은 회계 정보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와 재무최고책임자(CFO),대주주나 오너의 민·형사상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회계 개혁안’을 내놓았다.우리는 지난 1997년의 외환위기도 따지고 보면 불투명한 회계 관행과 오너의 전횡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이번 회계 개혁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또 개혁안에 대해 과잉 규제와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재계의 논리는 별로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엔론 사태’ 등 지난해 말부터 잇달아 터진 회계부정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미국의 회계 개혁안을 상당 부분 차용하기는 했으나 기업 회계의 투명성확보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추세다.대우사태를 비롯,코스닥시장 황제주였던 S기업과 H정보통신 등이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주가가 폭락하거나 청산이라는 비운을 맞은 것도 오너의 분식회계 유혹과 CEO·CFO·외부 회계감시인(CPA)의 묵인 또는 방조가 낳은 결과였다.그럼에도 상장기업만 해도 매년 100건 이상의회계부정이 계속되고 있다.게다가 이들의 ‘탈법’과 직무유기는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떠넘겨진다. 내년부터 결산보고서는 물론,반기와 분기보고서에도 CEO와 CFO의 ‘사실과 다르지 않다.’는 인증서약서를 제출하고 지배회사의 연결재무제표를 1개월 앞당겨 작성하려면 기업으로서는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회계 투명성은 투자자의 신뢰로 이어져 종국에는 기업에도 이득이 된다는 점에서 추가 비용 부담에 인색해선 안 된다.CPA 역시 이번 개혁안을 계기로 ‘선량한 감시자’라는 본연의 자리를 되찾아야 한다.투자자들도 회계 투명성에 소요되는 비용의 필요성을 인정할 때 신뢰할 수 있는 기업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서울YMCA 회장선출 싸고 ‘내홍’

    내년으로 창립 100주년을 맞는 서울 YMCA(이사장 표용은)가 전임회장의 사퇴 배경과 새 회장 선출문제를 놓고 심각한 내홍(內訌)을 겪고 있다. 지난 27일 저녁 7시 종로구 연지동 서울 YMCA 강당에서는 ‘서울YMCA 거듭남을 위한 회원·실무자 기도회’가 엿새째 열렸다.참가자 100여명은 “한국 시민운동의 등불이 돼 온 서울 YMCA가 정치적 야심에 사로잡힌 몇몇 인사의 전횡으로 심각한 동맥경화를 앓고 있다.”고 주장하며 표 이사장의 퇴진과 이사회의 쇄신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실무자와 회원 500여명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YMCA 강당에서 ‘서울 YMCA 개혁과 재건을 위한 만민공동회’를 열고 “표 이사장이 실무자들의 개혁요구를 악용,김수규 전 회장을 사퇴시킨 뒤 친정체제를 구축하려 한다.”며 비상대책회의를 구성했다. 대책회의는 성명서를 통해 “젊은 실무자들이 개혁성향이 미흡한 김 전 회장의 퇴진과 투명하고 민주적인 조직운영을 요구했으나,표 이사장은 이를 측근인 김윤식 기획행정국장을 후임 회장으로 내세워 친정체제를 구축하려는데악용했다.”면서 “표 이사장의 즉각 사퇴만이 YMCA 운동을 시민과 회원에게 되돌려주고 ‘개혁과 사회적 약자의 대변’이라는 역사의 소명에 응답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같은 날 저녁 표 이사장의 주도로 마포구 한 호텔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는 실무자와 회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김윤식 국장을 신임 회장에 임명했다.당초 이사회는 서울 YMCA에서 열리기로 돼 있었으나 실무자와 회원의 실력저지가 예상되자 급히 시간과 장소를 변경,회장 임명건을 처리한 뒤 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책회의는 “시간과 장소를 임의로 변경해 이사의 이사회 참여권과 표결권을 침해했고,재적이사 과반수 출석 등 회의 성립 요건을 충족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다.”면서 “임시 이사회 결정은 원천 무효”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 YMCA는 지난 18일 한 인터넷 신문에 “표 이사장이 지난 9월 보수적인 국장들을 동원,김수규 회장의 퇴진을 막후에서 조종했고 비자금 조성에도 관여했다.”는 기사가 실린 뒤 표 이사장을 사퇴시키고 이사회를 개혁해야한다는 소장 실무자들의 요구에 직면해 왔다. 지난 89년 취임한 뒤 14년째 서울 YMCA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표 이사장은 감리교 감독회장을 거쳤으며 지난달까지 CBS 이사장을 역임했다. 교계 사정에 밝은 한 감리교 목사는 “표 이사장이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범 개신교계 인사들과 교분을 쌓으며 영향력을 키워왔다.”면서 “교계내부에는 내년 임기를 마치는 표 이사장이 일선을 떠난 뒤에도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었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표 이사장측은 김 전 회장의 사퇴와 비자금 조성 문제의 해명을 요구하는 실무자에게 “모른다.”,“대답할 수 없다.”며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28일 현재까지 언론을 비롯한 대외 접촉도 끊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
  • [CEO 칼럼] 변함없는 경쟁력 ‘정직’

    ‘맑은 물에는 고기가 없다.’라는 속담이 있다.각종 유혹을 거절하는 사람을 비꼬는 의미로 자주 사용하는 이 말은 우리 사회의 청렴도를 엿볼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사실 밑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은 물은 고기에게나 사람에게 모두 이로움을 주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하지만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적당히 흐린 물이 좋다는 식의 궤변은 난센스임이 분명하다.이런 난센스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기업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기업마다 윤리강령을 만들고 예전과 달리 공익광고를 방불케 하는 멋진 기업광고를 방영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을 속이지 않고 품질과 서비스의 완벽함을 추구하며 불우한 이웃과 환경을 생각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얼마나 멋진 내용인가? 하지만 광고내용처럼 기업의 정직함에 대해 국민들은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예전에 기업은 고객이나 사회를 고려할 필요가 없던 시절이 있었다.세상에 부족한 것이 너무도 많아 공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으며,새로운 사업영역이 무한했을 때에는 기업은 상품과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이 때문에 철저한 공급자 우위가 가능했던 시대에서 기업은 자신의 이익 추구만을 고려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적절한 가격에 팔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시대는 바뀌어 우리 주변에는 없는 것이 없고 보다 편리하고 취향에 맞는 것을 찾는 까다로운 고객이 많아졌다. 소비자들은 NGO의 성장과 함께 커다란 세력 집단으로서 상품과 서비스의 완벽함을 요구하고 있다.그뿐인가? 냉정한 주주들은 자신이 투자한 돈이 조금이라도 위태로워질까 기업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이제 기업은 까다로운 고객과 냉정한 주주,인권과 정치적 정당성마저 요구하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을 고려해야만 하는 시대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 따라서 이제 고객에게 정직하고 진심으로 고객의 건강과 즐거움을 걱정하며 주주를 위한 투명경영을 실현하고 인류와 사회환경에 적절히 기여하는 것은 이윤을 획득하기 위한 대전제가 되었다. 기업의 정직에 관련된 사례에서도 이는 잘 나타나 있다. 존슨&존슨사의 타이레놀은오염이 발견되자 북미 전체의 물량을 자진 회수함으로써 엄청난 손익하락을 가져왔고 그 회수비용마저도 심각한 수준이었다.또 자신의 제품 결함을 오히려 대대적으로 알리게 됨에 따라 이후 고객으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 있는 위험 역시 감수해야만 했다. 그러나 존슨&존슨은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영구적으로 잃는 것보다는 단기적인 손실을 감수하는 것이 낫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고 당장은 손실을 보더라도 정직한 기업의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다. 그 결과 고객들은 오히려 그들의 정직함에 감동했고 존슨&존슨사는 더 높은 구매력을 얻어 1년만에 손실을 메우고도 남는 이윤을 얻게 된 것이다. 최근 한국 기업에서도 유사한 경우는 많이 발견되고 있다.노사분규나 고용상의 비윤리적인 행위로 언론에 언급된 기업들은 예외없이 신입사원 채용에서 지원율이 뚝 떨어지는 상황을 경험하며,전횡과 독단으로 운영되는 기업은 비참한 말로를 겪고 역사속으로 사라져 갔다. 지금 당장 힘들어도 원칙을 지키고 고객과 동료의 신뢰를 얻는 것,그 길이 새로운 성장의기반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김주형 CJ 사장
  • [열린세상] 한국정치, 지는 법 배워라

    “승리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지는 법부터 가르쳐라.”근자에 출간된 자녀교육용 교양서다.언뜻 보기에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선문답 같은 인상을 주지만 내용은 일상의 생활 모습을 담고 있다.메시지는 이러하다.패배를 알아야 진정한 승리를 알 수 있고,지는 남을 배려할 수 있다.지는 철학이 필요하고 지는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자녀 교육의 경구로만 묵혀두기 아까운 메시지를 품고 있어 깊게 와 닿는다.한국의 소용돌이 정치를 보면서 정작 지는 법부터 배워야 할 곳은 정치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치에서 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따라서 지는 법부터 배우라는 얘기는 근본적으로 말이 안된다.특히 한국과 같이 타협과 협상,상생은 오간 데 없고 승자 독식의 권력정치만 난무하는 사회에서 지는 법을 배우라는 얘기는,정치인들에게는 한가한 사람들이나 하는 소리 정도로 들릴 것이다.권력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만큼 정권의 유지와 탈환은 생사를 건 치열한 격투의 양상을 보이기 마련이다.모두가 권력 물신주의에서 벗어나지못하고 있는 형국이다.자연히 정치의 장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는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민주주의의 묘미와 질서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다. 민주주의의 꽃은 정치권력의 교체에 있다.민주주의가 정치권력의 등장과 퇴장을 제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사실 권력으로의 등장과 권력으로부터의 퇴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극적이었다.그러나 오늘의 정치권력이 내일이면 바뀔 수 있다는 개연성이 마련돼 있는 제도는 민주주의뿐이다.오늘의 민심에서 이반한 정권이나 정당은 집권의 자리를 내놓고 내일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시스템이 민주주의다.민주사회에서 절대권력을 맹신하지 않으며,절대인물에 맹종하지 않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이긴 자뿐만 아니라 패배한 자도 당당할 수 있는 제도가 민주주의 제도다.민주주의는 편가름이 있어 좋은 제도다.편가름이 사회발전의 동력인 셈이다.편가름이 승자와 패자를 갈라놓지만,재기가 가능하고 만회가 가능한 제도다.그 어떤 제도와 비교할 수 없는 민주주의의 묘미다. 민주주의의 묘미를 거부할 때 정치는 아주 천박해질 수밖에 없다.불행하게도 우리는 그 천박성의 한가운데 서 있다.한 예로 근자에 정부 여당에서 논의되고 있는 후보사퇴론·신당창당론을 보면서 이 당이 정말 민주주의 정당인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민주 정당에 걸맞은 밑으로부터의 정치,풀뿌리 정치의 명분과 실리를 등에 업고 역사적인 국민경선을 통해 대통령 후보를 선출한 것이 불과 몇 달 전의 일이다.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가능성이라 칭송되던 성공적인 실험이었다.이런 절차를 통해 선출된 후보에게 단순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후보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일반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그리고 더 해괴한 것은 경선에서 선출된 후보조차 경선을 스스로 포기하는 듯한 새로운 당 간판을 내걸겠다는 대목이다.이렇게 민주주의를 실종시키고도 민주주의를 한다고 할 수 있는지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한다는 것은 정권교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권력을 둘러싸고 이기는 법과 지는 법을 모두 배워야 한다.그러나 한국의 정치는오로지 이기는 법에만 매달려 왔다.이기면 모든 것이 나의 것이라는 오만함과 전횡이 난무하며,졌을 때는 어찌할 바를 모르며 패배감과 분열의 양상을 보이기 일쑤다.결국 한국의 정치는 민주주의의 덕목을 부정하고 있는 셈이다. 선진 민주주의 모범국이 될 수 있는 조건은 정치 권력의 교체와 순환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더욱이 한국에는 동·서도 있고,좌·우도 있고,위·아래도 있다.지역의 구획,이념의 구획,연령과 세대의 구획이 지역정치,계급정치,세대의 정치를 만들면서 복잡하게 얽혀 있다.이럴수록 민주주의에 충실해야 한다. 박길성 고려대 교수 사회학
  • 지방공무원 감찰 강화 시도 감사관 회의

    행정자치부는 29일 시도 감사관회의를 열어 민선 3기 출범과 더불어 공직자의 복무기강을 확립하고 단체장의 인사전횡 등 행정난맥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지방공무원에 대한 감찰활동을 강화하라고 시달했다. 특히 추석절 선물수수행위,대통령선거 분위기에 편승한 자료유출과 정치권줄서기 등을 엄단하도록 당부하는 한편 정부합동감사와 자체 일상감사 등을 내실화해 깨끗하고 안정된 공직사회를 조성하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 장대환 총리인준 부결/각당반응·이모저모

    장대환(張大煥)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28일 국회 본회의장은 한바탕 소용돌이가 몰아쳤다.인준안 부결에 한나라당은 “오만한 정실인사에 대한 민의의 심판”으로 평가한 반면 민주당은 “국정 안정을 외면한 원내 1당의 폭거”라며 격분했다. ◇각당 반응- 인준안을 부결키로 방침을 세우고 끝내 이를 관철시킨 한나라당은 “장상 파동을 겪고도 사전검증 없이 ‘깜짝쇼’ 같은 인사전횡을 또다시 저지른 데 따른 필연적 결과”라고 주장했다.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하자없다고 큰소리쳤던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과 신건(辛建) 국정원장,이재신(李載侁) 민정수석 등 인사를 잘못 보좌한 책임자들을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대통령은 빠른 시간 내에 경제부총리를 총리직무대행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잇따른 인준안 부결에 망연자실해 하면서도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결연한 전의를 내보였다.본회의 직후 민주당 의원들은 긴급 의원총회를 갖고 한나라당을 맹렬히 성토했다.한화갑(韓和甲) 대표는 “한나라당의 독주에 맞서 의회민주주의를 살리는 결의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의원들은 결의문을 통해 “당리당략에 눈이 어두워 국정혼란과 대외신인도 추락도 마다하지 않는 한나라당이 초래한 결과”라며 “이에 대한 정치적 책임 또한 한나라당에 있다.”고 비난했다.또 “오늘의 사태는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비리를 호도하기 위한 저급한 술책”이라며 “두 서리가 총리가 될 수 없다면 이 후보는 더더욱 대통령후보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어 “법무부장관 해임건의안은 한나라당이 병역수사를 방해하고 검찰을 협박하기 위한 것으로,모든 힘을 다해 저지할 것”이라며 소속의원들을 중심으로 ‘저지조’를 구성하는 등 이날부터 해임안 처리를 위한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자민련 유운영(柳云永) 대변인은 “청와대의 안일한 현실 인식과 정치권의 몰이성적 행태가 오늘의 국정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민노당 이상현(李尙炫) 대변인은 “예견된 결과”라며 “국정공백의 최소화를 위해 민노당을 포함한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제안했다. ◇당론 결정 과정- 이날 민주당이 먼저 당론 투표를 결정한 뒤 한나라당도 이를 뒤따르자,당황한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 진행중에 회의장을 떠나면서 국회는 한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통해 일찌감치 장 서리 인준안 통과를 당론으로 결정했다.“장상(張裳) 전 총리서리에 대한 인준표결에서 자유투표를 한 탓에 부결의 책임이 모호해졌으니,이제 당론 투표를 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은 이 때까지 인준안 부결에 대한 암묵적 합의만 있었을 뿐,투표방식에 대해서는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었다.오히려 지난번처럼 자유투표를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당론투표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가진 의원총회에서 부결시키기로 당론을 정했다. 앞서 한나라당 총무단 회의에서는 장 서리의 모교인 경기고 출신 소속의원 17명에 동문차원의 로비가 집중되고 있어,이들에 대한 심적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당론 투표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본회의 표결- 오후 3시쯤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이 개회를 선언하고 표결을 진행하기 직전,민주당이 박 의장의 양해를 얻은 뒤 긴급 의총을 소집,회의장을 빠져나가면서 본회의는 40분 가량 늦춰졌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박 의장에게 회의진행을 요구했고,박 의장은 “이미 표결 시작을 선언한데다 민주당도 4시까지 들어오기로 했으니,약속된 시간이 지나면 표결을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김재천 박정경기자 patrick@
  • 인사전횡·독단으로 ‘삐걱’/행자부, 출범한달 단체장 점검

    민선 3기 지방자치 행정이 일부 단체장들의 독단과 전횡으로 초기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보복·파행인사 등 인사전횡,전임자 추진사업에 대한 일방적인 중단이나 변경,무리한 선거공약 추진 등으로 일부 단체장들이 유권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특히 11개 단체장이 지난 7월1일 취임을 전후해 선거법 위반이나 비리등으로 기소돼 행정공백을 초래하고 있다. 16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제3기 민선단체장들은 취임 1개월 만에 모두 44건의 문제점을 드러냈다.다음은 행자부가 취합한 문제 사례들이다. ●전임자 추진사업 중단·변경= 손학규(孫鶴圭) 경기지사는 전임 단체장이 추진했던 백남준미술관·도립미술관·수지체육공원 건립사업 등을 전시성 행정이라며 보류했다.이무성(李戊成) 경기 구리시장은 지역숙원사업으로 97년 시작해 2005년 완공 예정인 ‘고구려 테마공원’을 전임자의 치적사업이라며 중단시켰다. 염홍철(廉弘喆) 대전시장은 실시설계를 마친 대전지하철 2호선 및 용역의뢰한 3∼5호선 건설사업,2단계 대덕테크노벨리 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선언했다. 한대수(韓大洙) 충북 청주시장은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항공엑스포’와 내년 5월로 예정된 ‘국제공예비엔날레’를 치적용 행사라며 취소·재검토를 지시했다. ●국가정책과 비협조·마찰= 박광태(朴光泰) 광주시장은 지난해 12월 착공된전남도청 이전사업에 대해 광주시 발전대책이 완비되지 않는 한 용납할 수없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손학규 경기지사는 건설교통부가 추진중인 판교신도시를 주거단지에서 비즈니스 중심지로 변경하겠다고 말했다.엄창섭(嚴昌燮) 울산 울주군수는 산업자원부에서 추진중인 신고리 원전 4기 건설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으며,안상수(安相洙) 인천시장은 31억원의 예산이 집행된 송도 나이키미사일기지의 영종도 이전사업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혼란이 빚어지고있다. ●무리한 공약추진·편파행정= 이강수(李康洙) 전북 고창군수는 현재 19%에 불과한 인터넷 보급률을 선거 공약대로 100%로 끌어올리겠다며 예산확보를 지시했다.김종규(金宗奎) 전북 부안군수는 바둑계 원로인 조모씨가 지역내 초등학교에 다닌 연고가있다며 예산대책도 없이 세계바둑대회 개최 및 바둑공원·바둑학교 등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진(金東鎭) 경남 통영시장은 50평이 넘는 관사를 새로 마련한 데다 관사물품으로 고가의 통영산 나전칠기 구입 등을 지시했고,박우섭(朴祐燮) 인천 남구청장은 취임식에 관현악단과 여성합창단,중국 자매결연 도시의 축하사절단을 초청하는 등 호화행사를 벌여 지적을 받았다. ●보복·파행인사= 손학규 경기지사는 전임 단체장이 임명한 여성국장 전보인사를 선심성 인사라며 취임 1주일 만에 원상 회복 조치했고,강현욱(姜賢旭)전북지사는 공보관과 수행비서 등 별정직 3명을 외부 선거유공자로 임명해 불만을 샀다.김철호(金徹鎬) 전남 영암군수는 전임 군수 측근인 총무과장을 영암읍장으로 발령하는 등 주요 보직과장과 계장들을 한직으로 발령했다.권철현(權喆鉉) 경남 산청군수는 자치행정과장을 경쟁 후보의 친구라며 면장으로 전보조치하는 반면 자신과 가까운 읍면장 2명을 본청 과장으로 발령했다. ●단체장 기소로 행정공백= 안종길(安鍾吉) 경남 양산시장은 지난 7월24일 양산 장백임대아파트 사용허가와 관련,1억 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으며 임호경(林鎬景) 전남 화순군수와 윤동환(尹棟煥) 전남 강진군수,양인섭(梁仁燮) 전남 진도군수 등은 각각 1000만원과 1100만원,350만원씩의 선거자금을 살포한 혐의로 구속됐다.양재수(梁在秀) 경기 가평군수는 사전선거운동혐의로 1심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은 뒤 항소중인 상태에서당선돼 부군수 권한 대행체제로 운영중에 있다. ●기타= 성희롱사건과 관련,여성부로부터 1000만원의 배상과 재발방지대책 수립을 권고받은 우근민(禹瑾敏) 제주지사는 제주여민회 회원들이 사퇴를 요구하며 도청에서 시위를 벌여 행정수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도 지난 6월5일 시 여직원 성폭행 논란과 관련한 고소·고발 사건으로 인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조현석 장세훈기자 hyun68@
  • [정부정책 Q&A] 순창군수·경주시장 경고 교부세 감액등 벌칙 없어

    대한매일은 사회변화에 대응해 급변하는 각종 정부정책과 제도 등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정부정책 Q&A(문답)’란을 신설합니다.이코너는 정부정책에 관심있는 독자들의 질문에 대해 관련 공무원들로부터 직접 답변을 들어 궁금증을 풀어주는 코너로서 매주 목요일마다 게재될 예정입니다.중요 민원사항의 경우 현장 확인 등을 거쳐 별도의 기사로도 게재할 방침입니다.독자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합니다.전화 (02)2000-9952,또는 이메일(hyun68@로 제보나 문의를 접수합니다. ◆최근 행정자치부는 인사전횡으로 물의를 빚은 전북 순창군수와 수해중 골프를 친 경주시장에게 경고조치를 했다.이와 관련해 중앙정부가 자치단체에 내릴 수 있는 패널티(벌칙)는 어디까지 가능한가.강성진(전북 전주시 덕진구) 행자부가 순창군수와 경주시장에게 경고조치를 했지만 신분상 불이익은 없다.다만 경고사실이 공표됨으로써 도덕적 비난과 향후 선거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정도다.다만 직급·직렬을 무시한 인사를 한 순창군수가 시정명령을 지키지 않을 때는 지방자치법 157조에 근거해 직무취소를 할 수 있다.단체장은 이에 불복,행정소송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중앙정부가 자치단체에 교부세 감액 같은 벌칙을 부과할 수는 없다. ◆얼마전 공무원 시험을 보았는데 답이 두 개인 것 같다.이의 신청은 어떻게 제기하고 결과는 어떻게 처리되나.이상원(서울 관악구 신림9동) 국가고시를 치르면 ‘정답 가안’을 행정자치부 홈페이지에 게재하는데,정답 가안에 반대의견이 있으면 접수기간에 행자부 홈페이지 ‘정답 이의제기게시판’에 신청하면 된다.이의 신청은 반드시 실명으로 해야 한다. 이의제기 신청·접수기간이 끝나면 문제 선정위원 3인과 외부전문가 3인으로 구성된 ‘정답확정회의’가 개최된다.이 회의에서 ‘최종 정답’이 확정되며,더 이상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만약 최종 확정 답안을 수용할 수 없다면 행정쟁송이나 소송을 걸어야 한다.(행정자치부 고시과 02-3703-4750) ◆소방공무원 구급대원 해외연수와 관련,내년도 실시 시기와 자격·선발요건을 알고 싶다.(행정자치부 인터넷 게시판 박수로) 미국 응급구조사 연수과정은 내년 7∼12월 6개월간으로 예정돼 있다.매년 10∼12명이 연수를 떠나며 시·도 소방본부에서 3∼4월쯤에 대상자를 선발한다.소방공무원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구급대원·구조대원·일반대원 순으로 선발하고 조건이 같으면 어학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토익(TOEIC)은 500점 이상,LATT는 55점 이상이 자격요건이다.(행정자치부 소방국 구조구급과 02-3703-5340)
  • 직급·직렬 파괴 인사 물의 순창군에 첫 시정명령

    군수의 인사권 전횡으로 직급과 직렬에 맞지 않는 인사를 단행한 순창군에전북도가 이례적으로 시정명령을 내렸다.도는 또 파행인사의 책임자인 강인형 군수는 경고,김경선 부군수는 경징계,양동엽 행정담당은 훈계처분하도록했다.[대한매일 8월6일자 25면 보도] 광역자치단체가 지방공무원법을 위반해 인사를 단행한 기초단체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단체장 등 인사 관계자를 징계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13일 전북도에 따르면 최근 순창군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위법사례들이 적발됐다. 순창군은 지난 2일 단행한 간부급 인사에서 4급인 이승구 기획감사실장을 5급 자리인 순창읍장,대기중인 행정5급 유재순씨를 6급 자리인 군민복지회관장으로 발령,공무원을 동일직급으로 임용해야 한다는 지방공무원법을 위반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농업5급인 산업경제과장을 지도관 직위인 농업기술센터소장,행정5급인 강권희 유등면장을 의무5급 자리인 보건의료원 진료부장으로 발령,같은 직렬로 임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 이에 대해 도는 앞으로 1개월이내에 직급과 직렬에 맞는 인사를 다시 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렸다.도는 순창군이 이같은 처분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직권취소 등 강경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인사에 참여한 부군수와 행정담당이 위법부당한 인사에 대해 여러 차례 이의를 제기하며 재고할 것을 건의했으나 군수가 강행토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 이같이 조치했다.”면서 “앞으로도 단체장이 법을 위반하며 인사권을 휘두르는 데 대해서는 제동을 걸겠다.”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대한포럼] 제왕과 허수아비

    ‘제왕적 권력’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현정권 들어 유난히 논란이 거세다.편중인사 시비,야대(野大) 정국 구도에서의 ‘야당횡포’ 등이 제기될 때마다 대통령과 야당총재의 ‘제왕적 권력’이도마에 올랐다.집권 초반기엔 대통령의 권력이,말기엔 대선후보의 제왕적 권력이 자주 시빗거리가 되고 있다.1인 중심의 인치(人治)에 대한 비판이다. 8·8재보선 전 국회파행때 민주당은 그 원인을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의 ‘제왕적 권력’ 탓으로 돌렸다.그가 주요 현안을 일일이 리모트 컨트롤하는 바람에 국회가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그러면서 그의 의원직 사퇴 공세를 폈다.병풍(兵風)과 정치권이 연루된 각종 게이트 수사에서 한나라당이 검찰의 공정성 시비와 수사진 교체를 제기한 대목에서도 다수당의 오만,제왕적 후보의 ‘안하무인’을 지적했다.재보선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한 이후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표시했다. 민주당이라고 다를까.지금은 신당 창당의 회오리에 휩싸여 있지만노무현대통령후보도 DJ 그림자 지우기에 나름대로 진력했다.인사와 정책비판 등을통한 ‘그림자 지우기’는 상대적으로 후보의 영향력 확대 및 권력강화의 수순이다.대통령의 탈당도 따지고 보면 집권말기 제왕적 지위의 포기의 한 단면이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뒤 열린 IMF 청문회때 김영삼 정부 말기 청와대 수석을 지낸 한 인사는 ‘계백장군론’을 폈다.끝까지 백제를 지키려다 황산벌에서 전사한 계백장군처럼 최선을 다했으나 역부족으로 IMF를 맞았다는 주장이었다.“최선을 다한 사람들에게 칭찬은 못할망정 나무랄 수 있느냐.”는 섭섭함의 토로였다.야당이 발목을 잡아 일을 그르쳤다는 아쉬움도 담았다.정권 말기 정부의 능력 한계에 대한 실토였다.현철씨 구속을 계기로 급격하게 국정 장악력을 잃은 YS는 대선국면에 접어들면서 ‘허수아비’에 가까웠다.상황은 다르지만 지금 김대중 대통령의 처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대중 대통령이나 김영삼 전 대통령 모두 집권 초기엔 국민들의 절대지지를 업고 인사나 제도,관행의 개혁조치 등에서 무풍의권력을 휘둘렀다.인치의 표본인 사례들이 빈발했다.이에 대한 비판은 포퓰리즘의 환호 속에 묻혔다.그러나 집권 말기에 접어들면서 이는 오히려 부메랑이 돼 지지도 급락의요인이 됐다.YS당인 신한국당의 한나라당 개명이나,지금의 민주당의 신당 창당 움직임도 쇠락한 ‘제왕’에 대한 파문 행사에 다름 아니다. 제왕적 정치권력 윤회의 폐해를 시정할 수는 없는 것일까.제도적 접근에서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민주당은 신당 창당을 결의하면서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이원집정부제를 들고 나왔다.지구당 폐지,대선거구제의 도입도 표방했다.정당 민주화,총재 1인 중심의 제왕적 정당운영의 극복 방안이다. 대통령의 인사전횡 시비,아들 비리가 나올 때마다 정치권이나 학계 등에서도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졌다.대통령의 당적포기,국무총리 역할과의 명확한 한계 규정,포괄적 인사권 제한,인사 청문회 대상확대,사면권 제한,친인척비리 처벌강화 등 다양했다. 그러나 ‘제왕’의 폐해를 정략적으로 부각시키려는 모습은 자주 눈에 띄지만,이를 개혁하려는 노력은 찾기 힘들다.제왕의 지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을경우엔 그 가능성 때문에,그 지위를 잃거나 힘없는 세력은 개혁의 동력이 없기 때문에 개혁은 언제나 미완이다. 선거의 계절이다.정치권이 진정 제왕의 폐해를 수술하려는 결단을 국민에게 보여줄 때다.정당개혁 등은 당장 합의만 하면 실천할 수 있는 대목도 적지않다.‘제왕과 허수아비’의 구조는 돌고 돈다.이는 국정난맥을 부채질한다.기득권을 포기하고 개혁에 나설 때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최태환 논설위원 yun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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