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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CD 100인치시대

    LG필립스LCD가 세계 최초로 액정표시장치(LCD)패널 ‘100인치 시대’를 열었다.2002년 12월 세계 처음 ‘50인치 시대’를 연 이후 3년 만에 ‘마(魔)의 벽’으로 여겨졌던 100인치 패널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LCD 기술 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필립스LCD는 8일 파주 LCD 공장에서 개발 발표회를 열고,100인치 LCD 패널을 공개했다.HD TV의 표준 화면비인 16대 9의 와이드형으로 화면 크기는 가로 2.1m, 세로 1.3m다. 명암비는 최고 3000대 1, 색 재현율은 92%, 시야각은 180도로서 기존 제품보다 진일보했다. 특히 PDP의 최대 크기인 103인치에 근접함으로써 `대형 디스플레이는 PDP´라는 인식을 깨고, 앞으로 PDP와의 대형화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게 됐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길섶에서] 장래희망/오풍연 논설위원

    초등학교에 들어가 생활기록부를 깨알같이 썼던 기억이 난다. 본적, 가족사항 등과 함께 취미, 장래희망란도 있었던 것 같다. 취미는 보통 아이들처럼 독서 또는 위인전 읽기로 적고, 희망란에는 교사를 썼을 성싶다. 아이들은 아버지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곤 한다. 아버지의 직업 또한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게다. 필자가 교사를 적어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시 아버지는 같은 초등학교의 선생님으로 있었으니…. 장래희망도 세월 따라 변하는 것일까. 물론 그러기까지는 전환점이 있기 마련이다. 기자 역시 그랬다. 중학교때 아버지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떴다. 그러면서 감수성이 예민한 소년의 신상에도 많은 변화가 왔다. 존경하던 아버지를 여읜 뒤 희망도 표류하기 시작했다. 정신적 방황은 고등학교 졸업 무렵까지 이어졌다. 대학에 입학한 뒤에야 진로를 결정할 수 있었다. 기자가 됐으니 희망의 절반은 이룬 셈이다. 제법 머리가 커진 아들 녀석도 이제는 아빠 직업에 시큰둥한 눈치다. 이유를 들어보면 씁쓸하다.“아빠! 돈 못 벌잖아.” ‘돈벌이’가 요즘 아이들의 장래희망도 바꿔 놓는 듯하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월드이슈] 중국 경제화두 ‘농촌살리기’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농촌(農村)으로’ 농민, 농업, 농촌 등 ‘3농(農)’은 5일 막이 오르는 중국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4차 회의의 핵심 주제어다. 중국은 올해에도 ‘공산당 중앙 1호 문건’에서 농업 문제를 다뤘다. 연 3년째다. 하지만 올해는 좀더 특별하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제11차 5개년 규획(11·5)’의 핵심도 역시 농업이다.11·5는 20여년 유지해온 중국의 경제 기조가 바뀌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아울러 지난해 중국의 150개 각급 기관 및 연구소가 한국을 다녀갔다는 사실은 농촌에 대한 준비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님을 말해준다. 이들의 임무는 ‘새마을 성공 사례 시찰’이었다. 중국 지도부의 관심이 일과성이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각종 관영 언론매체들은 요즘 연일 농촌 관련 기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전인대 제4차 회의는 후진타오(胡錦濤) 체제로서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체제 출범 이후 맞는 첫번째 5개년 계획에서, 후진타오 주석은 사실상 과거와의 단절을 통해 자신만의 통치 스타일을 확립하려 하고 있다. 후 주석이 통치 이념으로 제시한 ‘허시에(和諧·조화)’는 그 근간이다. 허시에는 균부론(均富論)을 화두로 한다. 이는 20여년간 경제 개혁 및 발전의 핵심이론이었던 선부론(先富論)의 폐지를 뜻한다. 한마디로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과의 ‘단절’인 셈이다. 정치·사상적 단절을 통해 선대(先代)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고도의 정치적 함의를 지닌 균부론의 실현을 위해서는 9억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농민을 방치하고는 불가능하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새해 들어 세계 각국의 중국 연구기관들이 꼽은 ‘중국을 위협하는 내적 요소’들에는 별 차이가 없다.▲지나친 대외의존형 성장구조 ▲내수기반 취약 ▲빈부격차 심화 등이 중국이 당면한 주요 문제점이다. 중국은 이 기간 동안 국내외적으로 경제성장으로 인한 각종 문제와 발전 제약 요소들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다. 이 문제들의 해결에는 ‘소비’가 선행돼야 한다. 이 역시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농촌 문제 해결 없이는 이룰 수 없다. 사회적으로도 중국 사회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집단행동 대부분이 농민 시위다. 그간 지방정부의 강제 토지수용으로 땅을 잃은 농민은 4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로 인해 지난 한해에만 전국 각지에서 8만 7000여건의 각종 시위가 발생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다른 통계로는 7분에 1건꼴로 시위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같은 주요 문제점들을 관통하는 해결책으로 중국 지도부가 ‘농촌’을 선택한 것 같다.”는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3농’은 대대적인 제2의 하방을 예고한다. 인위적으로 사람을 내려보내는 것은 아니다. 이 하방은 자본을 내려보낸다는 점에서 과거 문화혁명 시절의 하방과는 다르다. 국가가 주도한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해 말로 농업세를 전면 폐지했다. 앞으로 농촌에는 전면 의무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여기에만 앞으로 5년간 2182억위안(약 26조원)을 쓸 계획이다. 한 전문가는 “1년에 50위안(약 6000원)이 없어서 학업을 중단해야 하는 학생이 사라지면 ‘농심(農心)’도 상당히 누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식량 관련 기금은 50% 이상 늘려 마련키로 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3000억위안(약 36조원)을 농촌에 썼다. 올해에는 여기에다 예산을 더 얹을 계획이다. 교육, 위생, 도로건설 분야 등에 쓸 돈들이다. 돈만 내려가는 건 아니다. 인재도 내려간다. 우리의 면장격인 ‘춘관(村官)’을 일시적으로 보조하는 대학생 춘관 모집에 엄청난 수의 석·박사 출신이 몰려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이 단적인 예다. 대졸 평균 초임의 2배 가까운 최고 3000위안(약 36만원)의 월급에 각종 우대 혜택을 제공한 덕분이다. 문화혁명이 가져온 하방이 중국 발전의 발목을 잡았다면, 제2의 하방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중국 경제의 밑거름이 될지 주목된다. jj@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태광그룹-故 이임용 창업주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태광그룹-故 이임용 창업주家

    태광그룹은 겉의 화려함보다 내실을 추구한다. 재벌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사옥도 초라하기 그지없다. 서울 중구 장충동 옛 동북고등학교 교사(校舍)를 30년여년 동안 그룹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타 재벌과 달리 초고층 호화 사옥에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재계 서열 30위권이면 서울 광화문 한복판이나 강남에 번듯한 빌딩을 사옥으로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룹 관계자는 “6층짜리 학교 건물이지만 아직 쓸 만하다.”고 말한다. 겉보다 속을 중시하는 태광의 사풍이 여실히 읽혀진다. 이같은 경영철학은 국내 재벌 가운데 재무구조가 가장 탄탄한 그룹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이는 창업주인 고(故) 이임용 회장 때부터 관통하는 ‘내실경영’이 면면히 이어진 결과다. ●대쪽 같은 선대 회장의 결혼과 창업, 그리고 성장 창업주인 고 이 회장은 지난 1921년 경북 영일군에서 중농이었던 부친 이우식씨와 모친 정막랑씨 사이의 3남1녀 중 막내 아들로 태어났다. 이 창업주는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간조(簡井)실업학교를 졸업한다. 그는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기습 등으로 일본의 정세가 혼란스러워지자 이듬 해인 42년 귀국길에 오른다. 이후 부친의 권유로 당시 22세 청년이던 그는 동네에 사는 이선애씨와 혼례를 올렸다. 신부 이씨는 이 창업주의 부친과 친분이 두터웠던 한동네 유지인 이송산씨의 맏딸이다. 민주당 총재를 지낸 이기택씨와 ‘창업 동지’ 이기화(태광그룹 회장까지 지냄)씨는 이씨의 남동생이다. 이기화씨는 부산고·서울대 화공과를 졸업한 뒤 이 창업주와 오늘의 태광그룹을 일궜다. 이 창업주는 야당 거물이던 이기택씨와 처남매부지간이란 이유로 군사정권 시절 여러차례 세무조사를 받는 등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처남이 유명한 정치인이었던 게 이 창업주에게는 결코 득이 아니었던 셈이다. 그는 “기업은 절대 정치와 연결돼선 안 된다.”며 사업 외에는 한눈을 팔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찍히면 죽던 서슬퍼런 군사정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정경 분리를 평생의 신조로 삼았기 때문이다. 베테랑 세무조사 요원들을 투입, 몇 날 며칠을 털어도 먼지 하나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한국 기업사에 전례없는 일이다. 이씨와 중매 결혼한 이 창업주는 공직(면사무소) 생활을 하며 단란한 가정을 꾸린다. 그러던 그에게 결정적인 전환점이 찾아왔다. 바로 6·25전쟁이다. 1951년 공직을 접은 이 창업주는 전쟁 이듬해인 1954년 부산 문현동에 모직 공장을 차리고 태광산업사를 설립한다. 이 회사가 바로 태광그룹의 모체다. 이후 1961년 전 삼호그룹 조봉구 회장과 동업을 시작했으나 동업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 창업주는 조 회장과 결별한 뒤 부산 가야동에 새로운 공장을 신설하며 태광산업사를 주식회사로 출범시킨다. 초기 태광은 이 창업주와 이선애씨가 함께 일궈냈다고 해도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이선애씨가 부산에서 소규모 직물공장에 손을 댔고 기업이 커지면서 이 창업주는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기업경영에 합류했다. 이후 태광은 섬유를 기반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한다. 박정희 정권이 경제 개발과 수출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아크릴을 생산하던 태광은 눈부신 호황을 누렸다. 당시 아크릴은 양모 대체품으로 수요가 많았고 경쟁업체가 적어 태광의 고속 질주를 견인했다. 이 창업주는 스판덱스·나일론 등으로 품목을 다양화했다. 섬유 호황기인 1970년대까지 내놓은 제품마다 시장의 돌풍을 일으켜 국내 최대의 섬유업체로 성장했다. 태광은 이 시기에 동양합섬, 고려상호신용금고, 흥국생명, 대한화섬, 천일사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 나갔다. 화섬·석유화학에 금융이 붙으면서 태광은 본격적인 성장과 함께 그룹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도약기를 맞은 셈이다. ●휴일에도 은행 이자는 큰다 태광그룹은 은행돈을 거의 안 쓰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타계한 이 창업주의 근검절약과 소탈함은 재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타계하기 전까지 이 창업주가 살던 서울 장충동 2층 양옥집은 지금도 부인 이선애(78)씨가 지키고 있다. 이 집에는 30∼40년 된 옛 가구들이 그대로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 정주영 회장에 버금갈 정도로 검소했다.”고 이 창업주를 회고한다. 그는 해외이든 국내이든 출장길에는 새로 지은 고급 호텔을 이용하는 법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수십년 동안 단골로 다닌 낡은 호텔을 고집했다는 것이다. 점심도 설렁탕 한 그릇으로 후다닥 끝낼 정도로 무척 소탈했다. 이 창업주는 “은행돈을 빌리면 토·일요일 등 은행이 쉬는 동안에도 이자는 불어난다.”며 무차입 경영을 추구했다. 돈을 빌려 문어발식으로 확장하지도 않았다. 번 만큼 투자한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매출 규모 1조 3000억원인 모기업 태광산업의 부채 비율이 거의 제로인 것도 이같은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절약 경영과 남의 돈을 빌려 쓰지 않고 수익만큼 투자하는 실속경영은 그룹을 더욱 튼튼하고 알차게 만들었다. 인수한 부실기업도 얼마 지나지 않아 건실한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창업주는 또 외부에서 전문경영인을 영입하지 않고 공채 출신을 키워 경영진으로 기용했다. 기획력과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은 그의 처남 이기화씨는 이 창업주의 사후 태광그룹 회장에까지 올랐다. 또 공채 출신인 류석기·강석명·최운형씨 등이 중용됐다. 그의 이런 원칙적이고 대쪽 같은 성품은 자녀들의 혼사로도 이어진다. ●화려한 혼맥…‘연애결혼은 없다´ 이 창업주는 생전에 모두 6명의 자녀를 뒀다. 그러나 그는 자녀들의 연애결혼을 절대 허용치 않았다. 그는 평소 사대부가의 유교적인 면을 강조해와 전통 관습을 무척 중시했다. 재벌가의 혼사가 연애결혼보다 중매에 무게를 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3남3녀를 하나같이 중매결혼시켰다는 것은 가풍을 짐작케 한다. 이 창업주는 집안 어른이나 친지들이 지체 있는 가문의 훌륭한 배우자를 찾아내 중매를 넣어 혼사를 성사시키는 방식으로 자녀들의 혼사를 치러왔다. 이처럼 중매 일변도로 자녀 혼사를 치른 것은 중매야말로 좋은 가문의 좋은 배우자를 폭넓게 고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했기 때문일 것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태광그룹 2세들의 혼맥은 서민의 가계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울 정도로 격이 높고 화려하다. 태광의 사돈가가 사람들은 당시에 내로라 하는 정·관·재계의 유력 인사다. 하지만 이 창업주는 자녀들 혼사로 정·관·재계의 거물들과 사돈이 되었지만 이들을 경영에 끌어들이는 법은 결코 없었다. 지금도 모기업인 태광산업의 사장은 태광 신입사원 출신인 이화동(62)씨다. 이 창업주는 이선애씨와의 사이에 식진(사망)·영진(사망)·호진(44) 3형제와 경훈(52)·재훈(50)·봉훈(48) 세 자매를 뒀다. 이 창업주의 개혼(開婚)인 식진씨의 혼사는 비교적 평범한 집안과 이뤄졌다. 그러나 이후로는 모두 유력 인사와 사돈을 맺는다. 이 창업주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태광산업 영업과장으로 있던 장남 식진씨를 1975년 개인사업을 하던 진재홍씨의 맏딸 임순(54)씨와 결혼시켰다. 식진씨는 태광산업 부회장까지 역임했다. 식진씨의 장인 진씨는 면방업체인 경방에서 일하다 독립했다.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공대 동창회장을 맡기도 했다. 식진씨 부부는 정아·성아·원준 등 1남2녀를 뒀다. 장녀 정아(31)씨는 결혼했다. 연세대 상대를 나온 차남 영진씨는 어머니 이선애씨 친구의 중매로 장상준(전 동국제강 회장)가의 4남2녀 중 막내딸인 옥빈(54)씨와 1976년 결혼했다. 태광산업에 입사한 뒤 계열사인 대우파일, 흥국생명, 고려상호신용금고 등에서 중역으로 활동했다. 이들 사이에는 성준·성은 남매가 있다. 현재 그룹 회장을 맡고 있는 호진씨의 부인 신유나(42)씨는 롯데 신격호 회장의 동생인 신선호(71·일본 산사스식품 회장)씨의 맏딸이다. 호진씨는 대원고·서울대 경제학과(81학번)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대 경영학석사(MBA), 뉴욕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슬하에 현준·현나 남매가 있다. 이 창업주의 세 딸은 모두 재원으로 꼽힌다. 그러나 특이한 것은 세자매 모두 이화여대 선후배이라는 점이다. 이는 유교적 관습을 중시하는 이 창업주의 독특한 자녀 교육관이 스며들어 있다고 봐야 한다. 태광의 혼맥은 이대 출신의 세 딸을 출가시키면서 보다 화려하게 뻗어 나간다. 장녀 경훈씨는 진주의 대지주이자 LG그룹의 창업 멤버인 허만정가의 막내 며느리가 됐다. 경훈씨의 남편은 유통전문기업 GS리테일 대표인 허승조(56)씨다. 이들의 결혼은 경훈씨 친척 할머니의 중매로 이루어졌다. 이임용가에서 허만정가로 이어가면 조홍제-송인상-신덕균가와 만난다. 이연두-박치현-김준성-김우중가와도 연결된다. 경훈씨는 남편 허승조씨와의 사이에 지안·민경 자매를 두고 있다. 이 창업주는 차녀 재훈씨를 양택식 전 서울시장의 장남 원용(56)씨와 결혼시켰다. 원용씨는 현재 경희대 의대 교수로 있다. 이 창업주는 재훈씨를 양택식가로 출가시키면서 정·관계 유력인사와 연결된다. 양택식가를 통해 홍진기-노신영-정주영가로 연이 닿는다. 김한수-김복동가로도 이어진다. 특히 이 창업주는 이 결혼을 통해 업계의 라이벌인 한일합섬의 창업주 김한수가와 한 다리 건너 사돈이 된다. 재훈씨 부부는 서윤·서정·서인·혁준 등 1남3녀를 두고 있다. 3녀 봉훈씨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 한광호가의 외아들 태원(49·한국베링거인겔하임 회장)씨와 결혼했다. 이들 사이에는 동우·상우·정우 3형제가 있다. ●뉴미디어·금융으로 21세기를 준비 태광은 1996년 일대 전환기를 맞는다. 그 해 11월 창업주인 이 전 회장이 75세를 일기로 타계하면서 3남 호진씨가 경영 전면에 부상한다. 호진씨는 이 창업주가 그룹의 후계자로 일찍 점찍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태광산업 사장에 이어 2004년 태광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호진 회장은 섬유가 주력인 태광의 업종에 메스를 댄다. 추진력에 관한 한 부친 못지않은 ‘신형 엔진’ 이 회장은 ‘조용한 기업’ 태광에 거센 변화의 바람을 불어 넣었다. 변화의 추동 세력은 MSO로 표현되는 종합유선방송과 금융 등 두 갈래다. 이 회장은 미래 태광의 신성장 동력이 여기에 있다고 확신한다. 따라서 1조 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이는 섬유와 화학 중심에서 뉴미디어와 정보기술(IT), 금융기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미디어 기업으로의 급성장이다. 이 회장은 케이블TV 회사인 ‘태광 티브로드’를 세웠다. 티브로드는 태광, 미래, 통신 등의 앞글자 ‘T’와 브로드 캐스팅, 브로드 밴드의 ‘브로드’를 합성해 지은 이름이다. 티브로드는 지역 케이블TV 20개를 거느리고 있다. 가입자 300만명, 시장 점유율 24∼25%로 명실상부한 국내 1위다. 아직까지는 많은 수익을 내고 있진 못하지만 뉴미디어는 태광의 미래를 밝혀줄 한 축임에 틀림없다. 이 회장이 2003년 이후부터 미디어 부문에 집중 투자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에서다. 뉴미디어는 진헌진 티브로드 사장과 이상윤 안양방송 및 수원방송 사장이 이끌고 있다. 진 사장은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이 회장의 대학교 동창이다. 2002년 이 회장이 직접 스카우트했을 정도로 신임을 받고 있다. 금융 쪽도 더욱 살을 붙여야겠다는 게 이 회장의 전략이다. 현재 흥국생명, 고려상호저축은행, 태광투자신탁운용으로는 아무래도 무게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쌍용화재와 예가람상호저축은행, 피데스증권 등의 인수작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태광산업은 지난달 쌍용화재와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태광산업은 쌍용화재 지분의 50% 이상을 확보했다.‘흥국생명+쌍용화재’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의 근거는 생명보험·손해보험 상품의 교차 판매다. 태광은 쌍용화재 인수 열기가 식기가 무섭게 피데스증권 인수에 나섰다. 피데스증권은 현재 주식거래 업무만 하는 중소형 증권사지만 태광은 이 회사를 인수해 종합 증권사로 변신시킬 계획이다. 예가람상호저축은행은 서울·경남에 기반을 둔 저축은행이다. 이들 기업의 인수작업이 순조롭게 매듭지어지면 태광그룹은 생보, 손보, 증권, 투신운용, 저축은행까지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금융 쪽은 류석기 흥국생명 부회장과 김성태 흥국생명 사장의 투톱 체제다. 김 사장은 씨티은행 출신으로 LG증권 사장을 지냈다. 태광산업 출신인 오용일 흥국생명 전무도 눈여겨 볼 전문 경영인이다. 이호진호(號)의 태광은 대변신을 꿈꾼다. 현재의 청사진이 조만간 구체화되면 태광그룹은 화섬 석유화학, 금융, 미디어, 레저(태광관광개발), 육영재단(일주학술문화재단, 일주학원)으로 새 틀을 짜게 된다. ykchoi@seoul.co.kr ■ 정도·신의는 기업의 생명 ‘정도’와 ‘신의’.50여년 전 부산의 한 작은 시장에서 출발해 오늘의 태광그룹을 일군 창업주 고 이임용 회장이 금과옥조처럼 여긴 명제다. 이를 지키지 않는 거래처와는 두번 다시 거래를 이어가지 않았을 정도다. 정도와 신의를 기업의 목숨이자 기업의 자격이라고 늘 강조했던 이 전 회장은 한눈 팔지 않고 기업 경영에만 충실했던 기업인이다. 태광은 이 전 회장의 타계 10주년을 맞아 그의 기업·국가관 등을 조명하기 위한 자서전 출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어록 정리에 신경쓰는 눈치다. 그의 어록에서는 경영관이 그대로 묻어난다. 지난 1973년 단 닷새 만에 흥국생명을 인수한 이 전 회장은 첫 임원회의에서 “보험회사의 재산은 보험가입자의 재산”이라며 “흥국생명의 돈을 태광에서 가져다 쓰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이 약속은 지켜졌다. 이 전 회장은 ‘오래된 만남’을 중시했다. 태광의 주거래 은행은 조흥은행. 양자의 관계는 5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오직 하나의 은행만을 고집한 이 전 회장은 1975년 대한화섬 인수 후 많은 임원들이 복수은행 거래를 건의했지만 “새 친구 열 명을 사귀기 위해 헌 친구 한 명을 안 버린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용은 이임용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자신의 입으로 말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으며 계약서는 단지 둘 사이에서 오고 간 이야기를 정리해 놓은 종이에 불과했다. 타계 몇해 전 신입사원 특강에서 신용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닷새 만에 서는 장에 못가는 사람이 장에 가는 친구에게 무엇 무엇을 사다 달라고 부탁을 한다. 부탁을 받은 사람은 혹 자기 물건 사는 것은 잊어버리더라도 결코 친구의 부탁을 잊어서는 안된다. 만일 그 물건이 제수용품이었다면 남의 집 제사를 망치는 격이 돼 옛날 말로는 사람 같지 않은 꼴이 된다. 그래서 약속은 무서운 것이고 지켜야 하는 것이다.” ykchoi@seoul.co.kr ■ 베일에 싸인 오너一家 재계에서 태광그룹만큼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오너 일가’도 없다. 창업주인 이임용 전 회장은 물론 후계자인 이호진 현 회장 역시 언론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취재를 위해 이 회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불가하다.’는 단호한 한마디였다. 오너 일가가 이처럼 몸을 꽁꽁 숨기는 데에는 격동기를 헤쳐온 태광그룹의 기업사와 유교적 관습이 맞물려 있다. 태광에 있어 정치는 짐이었다. 창업주인 이 전 회장은 야당의 거목인 처남(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을 두면서 박정희·전두환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군사정권으로부터 강도 높은 세무사찰을 받았다. 고속성장을 질주한 태광이었지만 그럴수록 기업경영만큼은 살얼음판을 걷듯이 할 수밖에 없었다. 한눈 팔면 죽는다는 것을 절감한 이 전 회장은 정치는 물론이고 언론에도 자연히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다. 유교적 관습을 중시하는 이 전 회장의 짙은 보수성도 중요한 부분이다. 이는 태광 일가의 여성들에게서 쉽게 발견된다. 태광가(家)의 여성들에게서는 다른 재벌가와 달리 우먼파워를 찾아볼 수 없다. 여성으로서 적합한 문화계나 학술계에는 진출해 있을 법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누구도 외부에 노출되지 않았다. 이 전 회장의 세 딸도 그렇고 며느리도 마찬가지다.3형제 못지않게 똑똑한 것으로 알려진 세 딸 중 남녀공학 대학을 나온 사람은 한 명도 없다. 큰딸 경훈과 둘째 재훈, 막내딸 봉훈씨 모두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이들 모두 다른 대학은 생각지도 못한 게 아닐까. 경훈·봉훈씨는 남편이 재계의 실력자들이지만 외부활동 대신 살림을 하고 있다. 태광가의 며느리들도 전혀 노출돼 있지 않다. 삼성·현대가 등 재벌들의 며느리들이 문화·재계의 저명인사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40대 중반인 이 회장도 전경련 활동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외부 노출을 기피하고 있다. 선친 스타일을 빼닮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그래서 ‘은둔의 경영자’라는 칭호를 얻었다. 하지만 이 회장은 현장에 매우 충실한 CEO다. 캐주얼 차림으로 불쑥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놀라게 한다. 이 회장은 기업경영 못지않게 예술에 조예가 깊다.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 사옥도 사실상 이 회장 작품이다. 바닥재부터 인테리어, 사무실 소품 등에 이르기까지 이 회장의 손때가 묻지 않은 것이 없다. 회사 관계자는 “CEO가 안됐으면 예술가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ykcho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토요일 아침에] 거짓된 구조의 붕괴/이동익 신부·가톨릭대 교수

    요한 바오로 2세 전임 교황은 1989년을 희망으로 가득 찬 사건들이 절정에 이른 해로 묘사한다.1989년을 기점으로 소련을 비롯하여 중부 및 동부 유럽의 여러 공산 위성국가들이 무너지는 등 인류 역사는 매우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1980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그리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도 독재와 압제의 정권들이 무너져갔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러한 사태에 대해 교회가 인간의 권리를 옹호하고 향상시키기 위하여 대단히 중요하고도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고 자평하기도 한다. 실제로 교황은 당시 소련의 서기장인 고르바초프를 두 차례나 만났고 그후 공산주의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마르크스주의의 몰락 원인을 ‘거짓된 구조들의 붕괴’에서 찾는다. 사유재산의 부정이라든가 인간 기본권으로서의 자유와 양심에 대한 억압, 나아가 인간 사회의 기본 구조인 가정에 대한 부정 등 인간다운 삶이 부정되는 국가 체제의 존속은 애당초 가능하지 않았던 것이다. 인간은 경제적 평가의 측면에서만 이해될 수 없으며, 단순히 어떤 계급에 속하는지에 따라서 정의될 수 없는 존재이다. 만일 인간의 인간다움이 철저히 무시되고, 오직 유토피아라는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서만 존재해야 한다면 이는 결국 인간을 철저히 소외시키는 거대한 거짓의 틀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거짓 위에는 그 어떤 것도 온전히 설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역사적 교훈이다. 우리 국민은 이와 유사한 교훈을 불과 몇년전 뼈저리게 경험했다.IMF 구제 금융을 받으면서 온 나라의 경제는 파국으로 치달았고, 이는 단순한 외환위기를 넘어 온 국민의 실존적 위기로까지 가속화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고통의 원인 역시 거짓된 구조 때문이 아닐까. 분식회계로 성과를 부풀리기에 급급한 기업들은 엄청난 부채와 외화 유출로 빈껍데기에 불과하지 않았던가. 수많은 가정이 무너지고, 자살은 급증했으며, 나라 전체가 붕괴되어 가는 위기감과 절박함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다행히 온 국민이 힘을 합친 결과 이제 그 위기는 어느 정도 극복된 것 같다. 거짓을 참으로 바꾸려고 노력했고, 서서히 기업과 사회도 투명해지면서 거짓은 아예 발도 붙이지 못하는,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조금씩이나마 느껴진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의 와중에 우리는 ‘황우석 교수 사태’를 만나 또다시 충격과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황 교수의 논문 조작과 거짓이 세계의 과학계와 우리 국민에게 준 정신적 쇼크는 실로 대단했다. 논문 조작과 거짓이 서울대 조사위원회에서 밝혀졌음에도 그것을 믿으려 하지 않는 국민들의 반응에서 그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조작과 거짓 위에서는 그 어떤 것도 올바로 설 수 없다는 점이다. 무너진 소련 공산주의가 다시 일어설 수 없고, 거짓으로 국민을 속인 기업들이 결코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최근 몇년간의 교훈을 통해 배울 수 있지 않았는가. 과학계의 의도적인 조작과 거짓으로 파생되는 손실은 국민의 안전과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만큼 실로 엄청나며 과학이 거짓된 구조 위에 자리잡을 수 없는 절대적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마르크시즘적 공산주의의 몰락이 인간 존엄성의 회복을 가시화했고,IMF의 위기가 투명사회를 이루려는 우리의 노력을 한층 더 앞당겼다면, 황 교수의 논문조작과 거짓 사태는 그것을 과감히 떨침으로써 새로운 신뢰를 개척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 이동익 신부·가톨릭대 교수
  • 생애 최고의 졸업·입학 선물은?

    생애 최고의 졸업·입학 선물은?

    2∼3월은 졸업과 입학철이다. 학생을 둔 가정에선 선물을 준비해야 할 때다. 백화점 등 유통업계와 학용품 전문매장 등에선 벌써 선물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생 전환기인 졸업과 입학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선물은 무엇이 좋을까? 상급학교 진학생이면 학업과 연관되는 선물이 돼야 할 것이고, 사회 초년생에겐 주는 사람의 ‘속뜻’이 오래토록 남고 인생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이면 좋을 것이다. 자녀와 함께 매장에 가 골라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세대인 청소년은 선택에 까다롭지만 매장에서 상의하면서 구매하면 부모와 자녀의 의중을 선물에 담을 수 있다. 학생이 찾는 선물 중 으뜸인 IT 제품도 마찬가지다. 이왕 사줄 거라면 왜 사야하는지를 곰곰이 생각케 하는 부모의 지혜와 노력도 필요하다. 매장에 나온 MP3플레이어,PMP 등 첨단 IT제품들엔 학습에 도움이 되는 전자사전 기능 등이 탑재된 것이 많다. 청소년의 필수품인 휴대전화도 너무 많은 기능의 고가품보다 학생들에게 적당한 제품을 골라야 한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고등학생에게 각각 맞는 기능과 가격대를 대별해 선물하는 방법도 괜찮다. 오래 쓰고 아껴 쓰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아날로그 제품도 여전히 인기가 높다. 아날로그 선물에는 선물을 준 이의 속깊은 뜻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만연필, 전집 등은 오래 기억될 만한 선물군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신세대들 IT제품이라면 ‘OK’ 학생들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은 IT 기기이다. 첨단 기능에 익숙하고 호기심이 많기 때문이다. 이 중 휴대전화는 단연 돋보인다. 첨단 기능을 탑재한 전자사전도 관심가는 선물이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에 입점한 지은텔레콤 이기훈 사장은 “여학생은 얇고 가벼운 초슬림폰을, 남학생은 DMB폰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초슬림폰으로 인기가 좋은 모델은 ‘초콜릿폰’으로 알려진 LG전자의 ‘KV-5900’(신규 40만원, 보상 50만원선). 터치 패드로 조작이 쉽다. 같은 가격대인 삼성전자의 ‘SCH-V840’은 시사영어사 사전을 탑재해 어학용으로도 쓰인다. 복잡한 기능을 싫어하는 학생에겐 ‘저가폰’이 알맞다. 출시된 지 몇 달 지난 제품이라도 기본적인 기능은 모두 갖추었다.10만∼20만원대 제품으로 KTF-T1500, 삼성 SCH-S350,KTF SPH-S3900이 있다. 전자사전은 부모들이 학습을 도와준다는 측면에서 좋아하는 선물이다. 샤프, 카시오, 아이리버, 에이원프로, 누리안 등이 대표적 브랜드이며, 수록 사전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내용이 수록됐는지 따져봐야 한다.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에 나와있는 가격대별 주요 상품을 살펴보자. 10만원대 상품은 부가 기능이 적지만 평균 8개 정도의 국내·외 다양한 사전을 수록하고 있어 초·중·고등학생들이 공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카시오 ‘EW-K2500’(13만 9000원), 에이원프로 ‘NEW 아인슈타인’(15만 9000원) 등이 베스트 셀러다. 20만원대 제품 중 샤프전자 ‘SD-S90’(21만원)은 한·영·일·중국어뿐아니라 역사 관련 콘텐츠를 수록해 돋보인다.30만원대 이상의 상품은 대부분 MP3플레이어 기능을 갖췄다. 최근에 출시된 레인콤의 ‘아이리버 딕플 알파 D20’(34만 8000원)은 컬러 화면으로 MP3나 라디오를 듣고, 전자책이나 사진도 볼 수 있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꼽히는 노트북.GS이숍에서 가장 잘 팔리는 모델은 한국 후지쓰 ‘LIFEBOOK C1320 K-1’(소노마2G 1G램 15.4 WXGA ·139만 9000원). 사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LG전자의 ‘X노트 P1-J224K’(242만원)는 판매량 2위. MD들이 추천하는 상품으로는 저렴한 가격대의 HP의 ‘컴팩 프리자리오 V2371AP’(99만 9000원)가 있다.14인치 액정에 무게도 2.36㎏정도로 가벼운 편이어서 가지고 다니기 좋다.TG삼보의 ‘에버라텍 6100 Series AV6115 - KX1’(99만 9000원)은 15.4인치와이드 LCD를 탑재했다. 지상파 DMB 수신기가 내장된 도시바의 ‘Satellite M50 PSM53K-012002’(109만 8000원)은 상품평이 가장 많고 구매자들의 평가도 높은 편이다. 동영상 및 MP3파일 재생이 가능하면서 간단한 필기도 가능한 PDA도 대학생이 노트북 못지않게 선호하는 품목.‘LG전자 DMB PDA’(59만 9000원)는 100㎞/h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신이 되고, 시청 중 마음에 드는 화면을 캡처 또는 녹화할 수 있다. 네비게이션 기능도 갖췄다. 옥션에서 잘 나가는 베스트 3 제품을 소개한다. ‘아이리버 iFP-795’는 PC를 거칠 필요없이 오디오 기기에서 바로 음악을 받을 수 있다. 구간 반복 및 녹음 기능이 있어 어학용으로도 적당하다.512Mb 제품이 11만 8900원 정도에 팔린다. 삼성전자의 ‘옙 YP-T8V’는 26만 화소의 컬러화면으로 동영상과 시, 소설 등의 텍스트를 저장해 e-북처럼 볼 수 있다.256Mb 10만 8000원. 엄지손가락으로 조작이 가능한 애플의 ‘I-팟 나노’는 플래시 타입으로는 보기 드물게 500곡(2GB)이 저장 가능한 대용량 MP3다. 사은품을 포함 2GB 제품을 24만 9000원에 살 수 있다. CJ홈쇼핑 김태균 MD는 “대학생이나 직장 새내기에게는 카메라 기능에 충실한 모델을, 초ㆍ중고생에게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이 있는 모델을 선물하는 것이 좋다.”면서 “정품인지,AS가 가능한지 체크해 보는 것은 필수”라고 조언했다. CJ홈쇼핑에서 1회 방송에 1000대 이상 팔린 제품은 캐논의 740만화소 디카 ‘IXUS-750’.1GB 메모리 풀 패키지가 50만원대에 팔린다. 크기가 작은데다 740만 화소로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2.5인치 대형 LCD를 탑재해 카메라 상에서 사진을 보기에 좋다. 삼성테크원의 510만화소 디카 ‘#-1 MP3’(1GB 메모리 풀패키지 40만원대)는 초보 구매자가 선호하는 제품이다. 작동이 쉽고,MP3 파일 재생이 돼 사진 촬영과 동시에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다. 간단한 동영상 편집 기능이 있어 움직임이 많은 어린 아이를 촬영할 때 편리하다는 평이 많다. 소니의 740만 화소 디카 ‘P-200’(1GB 메모리 풀패키지 40만원대)은 9개 장면 모드(풍경·고속·해변·설경·불꽃·촛불·황혼·황혼 인물·소프트 스냅)를 자랑한다. 수동 기능에 익숙지 않은 이들이 간단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정겨운 ‘전통형’도 인기 여전 ‘디지털’의 마지막 목표는 ‘아날로그’라는 말이 있다. 선물에서도 마찬가지다. 세상은 온통 디지털 기기이지만 매장에는 ‘속 깊은 고객’의 손길을 기다리는 제품이 많이 있다. 만년필, 문학전집 등 40∼50대 부모 세대가 주고받던 정이 듬 담긴 선물들이다. 졸업·입학철 특별한 선물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이들 코너를 찾아보자. 컴퓨터 자판과 PMP 등 IT가 필기구 자리를 대신한 지 오래라고 하지만 만년필은 여전히 최고의 선물이다. 만년필은 몽블랑, 파카, 워터맨, 크로스 등이 대표적 제품이다. 초·중등생, 대학생 및 대학 졸업생에게 각각 맞는 가격대의 선물이 매장에 나와 있다. 1924년 처음 선보이자마자 세계 최고의 만년필로 자리잡은 명품 브랜드 몽블랑의 ‘마이스터스틱 149’는 선물 1호에 든다.1990년 10월 서독의 콜 총리와 동독의 디메제이로 총리가 통일 조약서에 서약할 때 사용된 만년필로 더욱 유명세를 탔다. GS이스토어에서 58만 3000원에 나와 있는 만년필은 대학생·대학 졸업생 선물로는 적당하다. 몽블랑의 마이스터스틱1445금장은 120만원에 에이스펜(www.acepen.co.kr)에 나와 있다. 대학생에겐 클래식한 스타일의 쉐퍼 레거시 금장만년필8600(38만원)을 권할 만하다. 잉크 건조를 막는 캡처리가 됐으며 피스톤 방식으로 잉크를 주입한다. 중고생에겐 로트링 프리웨이가 있다. 에이스펜에서 4만 5000원대 제품이 나와 있다. 잉크는 컨버터와 잉크카트리지 겸용이다. 입학과 졸업을 기념하는 선물로는 책이 여전히 최고의 선물 중 하나로 꼽힌다. 신길례 교보문고 북마스터는 “삼국지·손자병법·토지 등의 전집은 한번을 읽어봐야 할 책이기에 요즘 같은 졸업·입학철에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신씨는 또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시기에 읽어볼 만한 책으로 ‘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해’,‘사랑후에 오는 것들’,‘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등을 꼽았다. 중학교 입학생에겐 ‘중학생 소설’(신원문화사·각권 8500원)을 권할 만하다. 내년부터 교과별 독서활동이 반영되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이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논술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중학생 소설은 중학생이면 알아야 할 국내·외 명작 소설을 분석 정리했다. 같은 출판사에서 고전·수필·시·사회 시리즈도 나왔다. 시계는 한때 왼쪽 팔목의 필수품이었다. 그러나 휴대전화가 자리를 내줬다가 요즘 다시 ‘손목’을 붙잡고 있다. 멋쟁이에겐 짧고 긴 바늘이 돌아가는 시계가 필수품이다. 가격대도 다양하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학교 입학생에겐 베네통이나 케네스콜 모델이 알맞다. 사춘기로 접어드는 고교 입학시기에는 패션에 민감하면서도 학업에 열중할 수 있는 모델이 좋다. 대표적으로 엔클라인 AK745500-WTRD(14만 5000원)는 교복에 잘 어울린다. 남학생에겐 스포티한 디자인의 DKNY1243-1244가 적당하다. 대학교 졸업과 사회 초년병에겐 루이까또즈 LQ 7801 시리즈(28만원)는 사파이어 글래스를 채용했으며 특히 골드브라운이라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럭셔리한 색상으로 인기가 높다.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선물하는 경우가 많은 시계다. 여성용으론 제니퍼로페즈 JLO2186INST(31만 5000원)는 화려한 느낌이다. 돌체앤 가바나 DW0009(29만 2000원)는 최근 선호도 높다. 귀여우면서도 럭셔리해 20대 후반에게 인기가 높다. 이 모델들은 시계전문 인터넷몰인 지션(www.ztion.com·02-3472-7789)에서 살 수 있다. 사회 초년병에게 굽이 3㎝정도의 단화가 좋다. 편하면서 활동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남성의 경우 검은색의 가죽 구두가 좋고, 여성의 경우도 화려한 색상보다는 짙은 색상의 단순한 스타일을 권할 만하다. 반짝거리는 에나멜 스타일도 청소년이나 젊은 여성에게 좋다. 에나멜 구두의 경우 경쾌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이나 청소년에게 어울리는 상품이다. 올해는 독일 월드컵을 맞아 축구화 스타일의 퓨전 스니커즈(5만 5000원)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검은색과 흰색 두 종류가 나와 있다. 개성있는 중고생을 위한 신발로는 클락스도 학생화가 좋을 듯하다. 신발 창 자체가 천연 고무여서 착화감이 좋다. 가격은 16만 8000∼17만 8000원. 또 영에이지, 모카스타일의 랜드로바, 허시파피, 소다 등 학생화가 6만 7000∼9만 9000원대다. 대학생이 많이 찾는 브랑누아 신사화, 숙녀화는 각 3만 5000∼5만 5000원에 팔린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서울광장] 신년결심과 신년특별연설/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신년결심과 신년특별연설/임태순 논설위원

    해가 바뀌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결심을 한다. 웰빙시대를 맞아 금연, 금주, 다이어트에서부터 외국어 및 컴퓨터 익히기 등 실용적인 목적까지 다양하다. 그래서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새로운 결심을 도와주는 ‘결심(決心)상품’이 많이 팔린다. 어학학습기, 금연파이프, 다이어트신발, 몸짱사이클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장수상품이 되지 못하고 대부분 단명하고 만다. 정초를 맞아 굳게 먹었던 마음이 오래가지 못하고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이 십상이기 때문이다. 신년 결심중엔 담배를 끊겠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담배인삼공사에 따르면 1월에 급감했던 담배판매량은 몇개월 지나면 다시 원상회복한다고 한다. 새해를 맞아 마음을 다잡는 것은 한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한해를 맞는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누구나 다 1년을 새로 시작하는 전환점에서 분위기를 일신하고 새 출발하려는 심리가 있다. 그러나 마음먹는 것과 행동과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 마음 먹은 대로 몸이 따라주면 좋으련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연초결심은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얼마전 신년특별연설을 했다. 매년 연두회견을 통해 국정운영방향을 밝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청와대는 연두회견 형식으로는 언론에 기자문답 내용만 부각돼 정작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전달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 특별회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견의 요지는 우리 사회에 팽배해있는 경제·사회부문의 양극화를 해소하자는 것이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갈수록 확대되는 상위층과 하위층의 소득격차를 예로 들면서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저소득층과 소외층의 교육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지켜보면서 평소의 노 대통령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극화를 해결하려면 재원이 필요하고 재원확보 방안은 조세논쟁으로 이어질 텐데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별로 득될 것 없는 세금문제까지 과감히 건드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재원확보 방안은 쟁점이 됐다. 무책임하게 어젠다만 던지면 어떻게 하느냐는 비판에서 시작돼 적자재정 편성, 증세 등 논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재원논쟁은 지난 25일 신년기자회견에도 반영됐다. 대통령은 양극화 해소방안이 조세논쟁으로 번진 것을 의식한 듯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면서 대신 양극화 해소에 필요한 재원은 세출 구조조정과 예산효율화를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1주일전 예산절감으로는 재원마련에 한계가 있다는 발언에서 물러선 것이다. 여당과 한배를 타고 있는 대통령으로선 5월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20대80 사회가 10대90 사회로 변할 만큼 상위층과 하위층의 소득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의료, 주거, 교육 등 그 격차는 삶의 질 부분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통령이 어렵게 말을 꺼낸 만큼 양극화해소 의지는 작심삼일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5월 선거가 있어 부담스럽지만 세금도 손댈 것이 있으면 과감히 손대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필요하면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해야 한다. 더더구나 증세, 감세 논쟁으로 희석돼서도 안 될 것이다. 언행이 일치하여 양극화 해소가 올 한해를 꿰뚫는 화두가 되기를 기대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환경과학원, 387개 단위로 세분한 로드맵 발표

    그동안 관행적으로 수행돼 온 환경 관련 연구활동이 대폭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과거 과제가 단순 반복되거나 심지어 중복되는 사례도 있었지만 앞으론 계획된 일정에 따라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연구활동이 이뤄진다. 국립환경과학원(원장 윤성규)은 10일 ‘10개년 환경연구 로드맵(road-map)’을 발표하고,“1978년 창립 이래 답습해 온 환경기준·시험법 개발이나 단순한 오염현황 조사수준의 연구활동에서 벗어나 ‘연구다운 연구’를 수행할 연구지도를 처음 작성했다.”고 밝혔다. 로드맵은 환경질 분석·평가, 환경보건, 자연생태, 지구환경, 교통환경 등 7대 분야로 나눠 22개 중분야 및 72개 중과제,214개 세부과제,387개 연구단위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과학원이 이처럼 로드맵을 만든 것은 “(그동안의 연구활동이)중복·반복연구나 계속과제 형식의 연장연구,‘제자리 뛰기’식의 답보연구로 비효율성이 있었다.”는 자성에서 비롯됐다. 과학원 관계자는 “로드맵은 고객만족·성과지향적 우수연구에(연구진들이)경쟁적으로 몰입하게 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도약 2006 우리는 이렇게 뛴다](4)KT 남중수 사장

    [도약 2006 우리는 이렇게 뛴다](4)KT 남중수 사장

    “바람을 피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담을 쌓진 않겠다. 그 바람을 이용해 풍차를 돌리겠다.” 지난해 송년 간담회에서 남중수 KT 사장이 던진 말이다. 그의 말에는 통신시장에 다가선 새로운 환경을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가 함축적으로 담겨 있다. 새로운 바람은 곧 상용화를 앞둔 차세대 서비스인 와이브로(휴대인터넷), 인터넷TV(IP미디어) 등 신성장 동력이다. 이는 남 사장의 ‘어슬렁거리기’가 끝났음도 뜻한다. 그가 취미라고 밝힌 어슬렁거리기는 사물과 현상에 대한 냉철한 관망·분석·판단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엔 먹이를 낚아채기 위한 맹수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남 사장은 “올해는 외형 위주의 성장을 지양하고 내실을 다지면서 성장을 준비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사업의 발굴도 의미가 있지만 성장 사업으로 선정된 와이브로·IP미디어 상용 서비스, 이를 지원하는 각종 콘텐츠 발굴 등 미래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그는 KT의 미래 성장 모멘텀이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 남 사장은 “와이브로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고,IP미디어는 또 통신·방송 컨버전스 시대에서의 또다른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며 “이를 통해 KT의 위상을 높이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증가한 3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와이브로에 5000억원,IP미디어에 3000억원, 콘텐츠 분야에 770억원이 투자된다. 이 같은 투자는 민영화 이후 최대 규모다. 남 사장은 또 긴 호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10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하는 ‘본질 경영’이 요체다. 이를 위해 더욱 진화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에 맞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이를 운영할 전문인력도 양성할 방침이다. 이러한 성장 모멘텀이 가시화되면 올해 KT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자신했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원더 경영’을 올해도 힘차게 밀고 나갈 생각이다. 원더 경영은 열린 마음으로 모든 고객을 바라보고 고객과 함께 이루고 공유하는 ‘상생’과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혁신’으로 요약된다. 남 사장은 올해 CEO 신년사에서도 직원들에게 ‘고객감동 실천’을 거듭 강조했다.KT의 현재 서비스 수준이 고객감동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며 긴장감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전국민의 80%를 고객으로 모시고 있지만 고객은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라는 것이다. 남 사장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고객을 감동시키지 못한다면 어떠한 첨단 서비스도 무의미하다.”면서 공급자 관점에서의 마케팅 단절을 요구했다. 진정한 고객 중심 기업이 되기 위한 본질적인 체질 혁신을 펼칠 방침이다. ‘상생의 경영’도 실천하기로 했다. 협력 회사의 경쟁력이 곧 나의 경쟁력이라는 시각에서 협력 회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이다.“노사관계의 안정을 통해 상생적 관계를 공고히 하고, 협력사와의 성과 공유를 통한 윈-윈 구도를 정착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생존 전략의 요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연간 500억원대의 중소기업 지원 펀드를 조성하고 중소기업 대가 지급을 100% 현금 결제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남 사장은 “잭 웰치의 말처럼 기업 활동도 하나의 게임”이라며 “기꺼이 즐기는 자세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李箱문학상에 정미경씨 ‘밤이여 나뉘어라’

    李箱문학상에 정미경씨 ‘밤이여 나뉘어라’

    문학사상사가 주관하는 제30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에 소설가 정미경(46)의 ‘밤이여 나뉘어라’가 선정됐다. 2001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한 정미경은 소설집 ‘나의 피투성이 연인’과 장편소설 ‘장밋빛 인생’‘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를 발표했다. 등단한 지 5년도 채 안돼 ‘오늘의작가상’(2002년)에 이어 또다시 큰 상을 받게 된 그는 “막장같은 반지하 작업실에서 수상소식을 들었을 때 기쁘기만 했으면 좋겠는데 뭔가 묵직한 덩어리 같은 채무감이 동시에 느껴졌다.”면서 “내가 캘 수 있는 건 석탄 밖에 없는데 남들은 보석을 원하는 게 아닐까 두렵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곡가 윤이상의 음악에서 제목을 딴 ‘밤이여 나뉘어라’는 영화감독인 ‘나’가 노르웨이에 살고 있는 옛 친구 P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 어린 시절 타고난 천재성으로 선망의 대상이었던 외과의사 P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통해 파멸로 치닫는 인간 욕망의 무모함과 허망함을 드러낸다. 성공한 영화감독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면역학 연구의로 일하는 옛 친구 P를 만나는 과정에서 어린시절부터 선망의 대상이던 P가 알코올중독자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권영민 문학사상 편집 주간은 “기법적인 완결성과 주제의 진정성이 두드러진다. 작가가 그동안 보여준 작품 스타일에 전환점이 될 만한 소설”이라고 평했다. “이전 작품들이 볼록렌즈를 한곳에 집중해 태우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소설은 물감에 물을 타듯 풀어진 상태로 썼다.”는 작가는 “보석은 신이 빚은 예술이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남편인 김병종 서울대 미대 교수와 더불어 부부 문필가로도 유명하다. 시상식은 오는 11월에 열리며,35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현대車 “올 매출 100조원”

    현대車 “올 매출 100조원”

    현대차그룹이 올해 완성차 412만대 판매 등을 통해 매출 100조원 시대를 연다.2001년 현대그룹에서 공식 분리된 현대차그룹이 그룹 매출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2년 매출이 53조원이었으니 불과 4년만에 두배로 불어나게 된 셈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신년 시무식에서 “지난해 완성차 판매 355만대, 자동차부문 매출액 52조원을 포함해 그룹 매출 85조원(추정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에는 완성차 판매 412만대, 매출 63조원을 포함해 그룹 매출을 작년보다 17.6% 많은 100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42조원, 기아차 21조원, 현대모비스, 현대INI스틸 등 나머지 계열사 37조원이다. 완성차 판매 목표는 현대차 268만 9000대, 기아차 143만대 등 411만 9000대로, 작년 판매 실적 추정치인 현대차 232만 6000대, 기아차 121만 8000대 등 354만 4000대보다 16.2% 늘려잡았다. 무엇보다 해외공장 현지 생산물량을 작년 74만 4000대에서 106만 2000대로 42.7% 대폭 확대키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앨라배마공장 본격 가동 및 인도·중국공장 증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준공, 현대차 중국 제2공장·체코공장 기공 등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기지 확충에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올해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의 연구개발(R&D) 분야 3조 3000억원과 국내 및 미국, 중국, 유럽 등 글로벌 거점 구축 등을 위한 시설부문 5조 2400억원 등 작년 대비 29.6% 증가한 8조 5400억원을 투자한다. 시설투자는 현대차 1조 4900억원, 기아차 1조 1700억원, 계열사 2조 5800억원으로 41.2% 늘어난다. 정 회장은 “지난해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 가동으로 글로벌경영에 일대 전환점을 마련하고 그룹 전체로 총 317억달러를 수출하는 등 어려운 경제환경을 수출로 극복했다.”면서 “자동차용 강판과 핵심부품에 대한 기술력, 품질 수준 향상, 안정적인 공급기반을 꾸준히 다져 나가고 소재에서 모듈, 전자, 파워트레인 등 부품사업에 이르기까지 수직계열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목표 달성을 위해 올해 ‘내실경영 생활화’와 ‘글로벌 경영 지원 체제의 정착’,‘비상관리 경영역량’,‘투명경영과 윤리경영’ 등 4대 경영방침을 설정했다. 정 회장은 “지난 5년간 우리는 불굴의 의지로 견실한 성장을 이뤄왔다.”면서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창의성과 개척정신으로 대내외 난관을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또 임직원들에게 ▲국가기간산업 종사자로서의 책임있는 자세 ▲협력업체 및 노조와의 동반관계 강화 ▲업무능력·어학능력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 ▲신기술 개발, 인재육성 등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을 당부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2006 韓美 군사·경제 동맹 전망’ 특별인터뷰

    ‘2006 韓美 군사·경제 동맹 전망’ 특별인터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2006년은 한국과 미국의 동맹 관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군사적으로는 전시작전권 이양과 전략적 유연성 등 한·미동맹의 근간을 바꿀 수도 있는 중요 현안들이 줄지어 해결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국가간 ‘경제 동맹’이라고도 일컬어지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한·미간 협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미 해병대지휘·참모대학의 브루스 벡톨 교수와 국제경제연구소(IIE)의 마르커스 놀란드 선임연구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새해 군사 및 경제 동맹 관계를 전망해 봤다. ■ 브루스 벡톨 美해병대 지휘·참모대학 교수 ▶2006년에 한·미간의 가장 중요한 군사 현안은 무엇일까? -올해만 놓고 보면 미군이 수행했던 주요 안보 임무를 한국군으로 이양하는 문제가 있다. 또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개념에 대해 한국 정부가 어떤 태도로 대응해 나갈지도 관심거리다. 전시비축물자(WRSA-K) 처리 방안도 걸려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향후 15년간 한국군이 개혁과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군과 어떤 식으로 통합을 모색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한국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의 이양을 협의하자고 미국측에 요청했다. 미국측에서 볼 때 이 문제는 어느 정도 중요한 문제인가? -미국에 중요한 현안이다. 한국에는 더 중대한 문제일 것이다. 만약 전시작전권이 한국으로 넘어간다면, 북한과의 전쟁이 발생할 경우 한국 대통령이 유일한 최고사령관이 된다. 현재의 전시작전권은 미국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한미연합사가 한국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이 협의해 결정한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다. 현재 한미연합사에는 전쟁이 발발할 경우에 대비한 지휘체계가 명확하게 짜여져 있다. 전시작전통제권이 한국으로 넘어가면 이같은 모든 체계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전시작전통제권이 한국군으로 넘어온다면 한·미 동맹에 결정적인 변화가 생길까? -물론이다. 전시작전권의 변화는 곧바로 한미연합사의 종말을 의미한다. 동맹관계의 중대한 변화다. ▶한미연합사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나? -가능한 선택 가운데 하나는 한미연합사를 연합기획본부로 재편하는 것이다. 연합기획본부에서 양측의 기획참모들이 전쟁과 우발적 상황에 대비한 군사 계획과 주한미군의 임무 등을 기안할 수 있다. 다른 선택은 연합사 구조를 두개의 병렬조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한국군은 한국이, 미군은 미국이 각각 통제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유연성이 필수불가결한 전장에서 군사 통솔에 여러가지 문제가 예상된다. 한미연합사 체제가 유지될 때보다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2004년도 미 정부 백서에 따르면 북한과의 전쟁이 발생할 경우 작전계획 5027에 따라 미군 69만명이 한반도에 투입된다. 이 경우 한국군은 숫자나 장비에서 미군에 압도당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 정부는 분리된 지휘체제를 원할까? ▶전략적 유연성 문제는 어떤 식의 협상이 예상되나? -먼저 한국의 국가정책 차원에서 결정이 이뤄져야만 한다. 미국에게 전략적 유연성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이미 실행되고 있는 독트린이자 목표다. 미군을 좀더 경량화, 소형화하고, 다양한 상황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한국으로서는 미군이 한반도에서 최대한의 잠재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미국과 협력하는 것이 이익에 부합한다. 한국군도 ‘한반도에서의 유연성’을 이행함으로써 보다 유연하고, 가벼우며, 효율성있게 변화할 수 있다. ▶한반도에서의 유연성이란? -전략적 유연성이 필요한 것은 미군뿐만 아니라 한국군도 마찬가지다. 한국군은 올해 미군으로부터 중요한 안보 임무들을 이양받아야 한다. 그런데 한국군이 C4I(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 등에서 미군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지 못한 채 임무만 이양받는다면 지금까지 유지되어온 대북억지력이 저하될 것이다. 한국군 자체도 보다 경량화, 기동화하는 한편 북한에 비해 압도적인 정보 우위를 점해야 한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06년 특집판에서 미군이 가까운 장래에 한반도에 주둔한 지상군을 완전히 철수할 것으로 예견했다. 그럴 가능성이 있을까? -동북아의 지정학적 변화를 감안하면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 한반도에 미군이 언제까지 주둔하느냐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한국 정부에 달렸다. 미국은 제국이 아니다. 미군은 동맹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주둔한다. ▶한국이 중국과 군사적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가능할까? -그것이 한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일까?중국은 공산주의 독재 정권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동아시에서 헤게모니를 확보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다. 한국의 국가이익은 자유 민주국가와 강력한 동맹을 유지할 때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다. dawn@seoul.co.kr ■ 브루스 벡톨 ●유니온 인스티튜트 국가안보학 박사 ●해병대 암호해독가 ●국방정보국 동북아 담당 선임분석관 ●공군지휘·참모대학 국가안보 담당 조교수 ■ 저서 ●셔먼 장군에 대한 복수:1871년 강화도 전투(2002) ●분단된 한국:통일을 기원하며(2004) ■ 마르커스 놀란드 국제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 ▶미국이 한국과 FTA를 체결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두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첫째, 미국은 보다 자유로운 무역을 확대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둘째,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대안으로서도 FTA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도하라운드 협상이 실망스럽게 끝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FTA 체결 상대국을 적절하게 선택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앞으로는 경제적으로나 전략적으로 모두 중요한 파트너와 FTA를 체결하고 싶어한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은 최우선 대상국이다. ▶한·미간의 FTA 추진에 정치적인 고려 요인도 있나. -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통합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은 아시아가 미국을 배제한 블록을 형성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아·태경제협력체(APEC)에 참여하는 것이고 개별국가들과의 FTA도 추진하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과의 FTA를 일본, 더 나아가 중국과의 FTA로 가는 디딤돌로 생각하나? -한국과의 FTA 체결은 그 자체가 목적이다. 그러나 일단 한·미 FTA 협상이 본격화되면 동북아지역에 역동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한·일간의 FTA 협상도 활성화될 수 있고, 미·일간의 FTA도 촉진될 것이다. 더 나아가 지역간, 말하자면 한·미·일 3자간의 ‘삼각 FTA’에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 중국도 포함하는 지역내 FTA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경제개발 단계의 차이 등 때문에 이것은 좀더 장기적인 문제다. ▶한·미간의 FTA 협상은 스크린쿼터와 쇠고기 수입 문제로 막혀 있다. 스크린쿼터 문제가 미국에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할리우드의 로비가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다(웃음). 이 질문은 오히려 한국측에 던져야 것 같다. 한국 영화 산업은 더이상 보호가 필요없을 만큼 성장했다. 왜 스크린쿼터가 필요한가? ▶스크린쿼터가 해결되지 않으면 FTA 협상이 시작될 수 없나? -그렇다. 영화는 미국의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그리고 스크린쿼터는 한국의 오랜 무역장벽이다. ▶쇠고기 등 농산물시장 개방과 관련해선 한국뿐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조심스러워 한다. -시장 개방이란 것은 자기가 경쟁력 있는 분야만 여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농업은 오랫동안 보호를 받아 왔고 농민들은 잘 조직돼 있다. 자료를 찾아 보니 한국보다 농산물시장 장벽이 높은 나라는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 스위스뿐이다. ▶FTA가 한국에 어떤 이익을 주나? -단기적으로 한국의 철강 등 수출업체들이 ‘반덤핑’으로 제소될 확률이 낮아질 것이다. 미국은 국내 해상운송의 경쟁력이 낮고 보호장벽이 높다. 한국의 경쟁력있는 운송업체가 진출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을 동북아의 비즈니스·금융 허브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같은 약속이 이뤄지려면 한국이 미국과 FTA를 체결하는 것이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한국과의 FTA가 어떤 이득을 가져올까? -미국 소비자와 제조업체도 한국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요즘 미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보면 한·미 관계가 매우 껄끄럽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양국이 뭔가 공동으로 협력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필요하다.FTA라면 협력적인 분위기에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프로젝트다. ▶미국은 현재 아시아에서 어떤 국가들과 FTA를 체결했나? -싱가포르와는 체결했고 말레이시아, 태국과 공식 협의중이다. 인도네시아는 비공식적으로 협의를 요청했다. 일본의 경제단체인 경단련이 미 정부에 관심을 표명했다. ▶내년에 협상 시작이 가능할까? -미국은 의회가 대통령에게 통상 관련 협상 전권을 준다. 그런데 그 기간이 짧다. 따라서 올해안에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장기화된다.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임기 중에는 타결이 어렵다. ▶미국이 FTA협상 과정에서 개성공단의 제품을 ‘남한산’으로 인정해 줄 수 있을까? -국제법을 적용해 보면 개성에서 생산된 제품 가운데 한국산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북한산으로 분류될 수 있는 것도 있다. 미국 정부는 국제법과 내부 규정에 따라 판단할 것이다. dawn@seoul.co.kr ■ 마르커스 놀란드 ●존스홉킨스대 경제학 박사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선임 경제학자 ●존스홉킨스대·도쿄대·남가주대·한국개발원(KDI) 연구원 및 강사 ■ 저서 ●종말의 회피:두 코리아의 미래(2000) ●김정일 이후의 코리아(2004)
  • 꼴찌탈출 대한항공 다시 뜰까

    ‘대한항공 다시 뜰까?’ 꼴찌 탈출에 성공한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집단 삭발의 각오로 비상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 28일 V-리그 마산경기. 대한항공은 2시간여의 사투 끝에 한국전력을 3-2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지난 11일 상무를 잡고 시즌 첫 승을 올린 뒤 무려 17일 5경기 만의 2승째. 사흘 전 초청팀 상무에 덜미를 잡히자 주장 김경훈을 비롯한 선수단 전원이 머리를 짧게 깎고 등장, 결국 한전을 꼴찌로 끌어내리고 5위로 2라운드를 마감, 일단 재도약을 위한 전환점은 마련한 셈이다. 특히 19-23으로 끌려가던 첫 세트에서 놀라운 집중력으로 내리 6점을 따내 경기를 뒤집은 건 확실히 달라진 모습.3라운드에서는 상무와 한전 등 초청팀엔 전승 전략, 프로팀과의 대결에서도 5할 이상의 승률로 ‘3강’과의 승차를 최대한 줄인다는 각오다. 관건은 초반을 어떻게 넘느냐다. 첫 경기는 31일 선두 현대캐피탈과의 대전 원정경기. 시즌 전패(2패)를 당한 데다 객관적 전력에서도 밀리는 게 분명하지만 2라운드에선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더욱이 한전과의 경기에서 박석윤 대신 오른쪽 날개로 등장, 오랜만에 활약을 펼친 구상윤은 승부에 변수로 떠오를 전망. 지난 5월 받은 무릎 수술 자국이 채 아물지 않았지만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던 대학 시절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영택 등 11개의 블로킹을 합작한 높이도 현대에 견줄 만한 희망적인 대목이다. 문용관 감독은 “그동안 방심해서 놓친 경기가 여러 번 있었지만 이제부턴 다르다.”면서 “세터 김경훈과 레프트 윤관열의 부상에다 용병 알렉스의 적응이 늦어지는 등 팀 사정은 여전히 좋지 않지만 자신감으로 정면 돌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남북 민간전화 60년만에 개통

    분단 60년 만에 남북한간 민간 직통전화가 다시 연결됐다. KT는 28일 북한 개성공업지구에 있는 KT 개성지사에서 역사적인 ‘KT 남북통신 개통식’ 및 ‘지사 개소식’을 가졌다. 이에 따라 이 날부터 일반인도 일반전화나 휴대전화로 언제든지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전화할 수 있게 됐다. 이 날 개통한 광케이블은 300회선이며 수요가 많으면 더 설치할 계획이다. 행사에는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과 이봉조 통일부 차관, 남중수 KT 사장 등 남측 관계자 360여명과 주동찬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장, 김인철 조선체신회사부사장 등 북측 관계자 40여명이 참석했다. 남북한 민간전화 개통은 1945년 8월 구 소련이 서울∼해주 통신망을 끊은 이후 60년 만이다. 그동안 남북한 당국간 직통전화는 지난 71년 연결돼 남북한의 행사협의 등에 이용됐다. 개통식에서는 진 장관이 한반도 동쪽끝인 독도, 이 차관이 남쪽 끝인 마라도, 남 사장이 서쪽 끝인 백령도와 각각 시연통화를 했으며 김인철 부사장은 KT 본사의 김현실 상무와 직통전화로 대화를 나눴다. 전화 통화는 개성공단에서 남쪽으로 전화할 때는 ‘089-국내번호’를 사용하고 남쪽에서 개성공단으로 전화할 경우 ‘001-8585-YYYY’로 하면 된다. 공단내 전화 설치비는 회선당 100달러, 이용 요금은 기본료 월 10달러, 공단내 통화는 3분당 3센트, 공단과 남쪽간의 통화 요금은 분당 40센트다. 그동안 개성공업지구와 남측간에 전화통화를 하려면 일본과 평양 전화교환소를 경유한 국제전화 방식을 이용해 통화 불편과 함께 요금 부담도 컸다. 전화 개통은 또 남북IT 협력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진 장관은 축사에서 “앞으로 우편, 인터넷서비스 제공 및 개성공단 통신 공급 등 IT분야 전반에 대한 교류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 사장도 기념사에서 “내년 하반기에 3000평 부지에 통신센터 건립을 시작,100만평에 대한 통신시설을 공급하고 2단계 250만평,3단계 550만평 조성에 맞춰 첨단 IT시설 구축 및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KT는 지난 7월 남북간에 최초로 광케이블을 연결시켜 8·15 이산가족 화상상봉 등 총 3회의 화상상봉을 지원했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불법도청 수사결과] 정치권 반응

    14일 검찰 도청수사팀이 발표한 ‘안기부·국정원 도청 사건’ 수사 결과에 대해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수사과정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추가 의혹규명을 위한 제도 도입을 촉구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불법도청 근절책 마련에 무게중심을 뒀다. 민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 흠집내기 수사’라며 현 정권을 겨냥했다.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검찰 수사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입법을 통해 수사의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뒤늦게라도 사건의 전말이 밝혀져 다행”이라면서도 “감시체제와 처벌규정이 미흡해 불법도청이 자행됐으므로 정부는 서둘러 제도적·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검찰의 수사결과는 국민의 정부 국정원장들만 구속시키고 과거 관행적으로 해왔던 도청 사건은 덮어버려 본말이 전도됐다.”면서 “이는 노무현 정권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도덕적으로 흠집 내고 국민의 정부와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노동당은 전국언론노조와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의 손을 들어주기 위해 구색 맞추기에 급급했음을 보여준 결정”이라면서 “이번 사건은 검찰이 아니라 특별검사제의 도입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교동측은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최경환 비서관은 “그동안 우리 입장은 김 전 대통령이 말해왔다.”면서 “특별히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불법도청 자료가 김영삼 정부시절 핵심 실세에게 보고되고 정치에 활용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다행”이라고 전했다. 국정원측은 현재 김승규 원장의 직접 발표를 검토 중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지난 시기의 불법감청을 사과하면서 어두운 과거를 씻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선진 정보기관으로 태어나는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박준석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발언대] 수능에 독서영역을 추가하자/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

    세계화 개방화 시대를 맞아 지식이 곧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날이 갈수록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지식은 대부분 독서의 과정을 거쳐야만 얻을 수 있다.‘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라는 격언처럼 독서도 효율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두뇌활동이 가장 왕성한 청소년기에 책을 읽는 것이 가장 효율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우리의 독서교육은 입시위주의 교육에 발목이 잡혀 수십년째 겉돌고 있다. 그동안 독서교육 전문가로 자처하는 분들이 수많은 방법을 제시했고, 정책 당국도 독서 활성화를 위해 교육과정의 변화나 학교도서관 지원사업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입시가 당장 학생들의 진로를 결정하고 심지어는 미래의 삶의 질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한가하게 책이나 붙잡고 있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을 담보로 하는 입시가 존재하는 한 어떤 독서교육도 효과가 없다는 것은 지난날의 경험을 통해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당국이 내놓은 대입제도 개선안에 따르면 2007학년도 고교 1학년(현재 중2학년)부터 독서결과를 학생부 비교과 영역에 기록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독서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독서열기 고조의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의견에서부터 독서의 성격상 정확한 평가 방법의 개발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유명무실해질 개연성이 다분하다는 등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문제는 독서결과의 학생부 반영이 아니다. 고교교육을 송두리째 움켜쥔 대학입시제도가 그대로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어떤 제도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 말하자면 병의 뿌리는 그대로 둔 채, 나타난 증상만을 개선하는 방법으로는 결코 건강을 회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독서는 교과학습처럼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란 말이 있다.‘열은 열로써 다스린다.’는 뜻이다. 독서교육이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면 차라리 입시의 틀안에서 해결방안을 찾아볼 수도 있다. 즉 수능에 독서영역을 추가하자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독서열기는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고조될 것이 틀림없다. 물론 현재도 수능시험에 독서 활동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도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책벌레’라 불릴 정도로 책을 많이 읽는 학생들이 간혹 있으나 수능성적은 항상 하위권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능시험이 독서력보다는 문제풀이 방식과 같은 요령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독서를 수학능력시험에 반영한다면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독서는 개인의 자유로운 심리 활동의 소산이기에 타율적으로 강제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와 같은 주장이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독서가 자율적인 활동이기에 학생들의 개별 의사에만 맡겨놓았을 때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는 지금까지의 경험이 말해주고 있다. 독서도 엄연히 교육활동의 한 부분이라면 입시와 연관짓는 것 자체를 금기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개방적 사고가 필요한 교육에서 적어도 어떤 부분은 안 된다고 미리 선을 그어 놓으면 그만큼 사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입시로 인한 문제는 입시로 해결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수능에 독서영역을 추가하는 방안에 대하여 공론화할 것을 제안한다.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
  • [저희 결혼해요] 신랑 강진수·신부 이수진

    [저희 결혼해요] 신랑 강진수·신부 이수진

    “결혼이 시험이라면 좋겠다. 공부라도 실컷하게….”이런 생각을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서른여섯 노처녀인 제게 결혼은 손에 잡히지 않는 환상과 같았죠. 누구보다 바빴다고 자부하는 20대에 버티기 힘들다는 방송국에서 경력 12년차 메인작가라는 고지에 오르기까지 참으로 힘든 여정을 거쳐야만 했으니까요. 당연히 제 일상에 연애라는 달콤함은 끼어들 틈이 없었고 점차 혼자서 밥도 먹고 영화도 보는, 화려해 보이지만 말 그대로 속빈 강정인 싱글 생활에 익숙해져 가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랑은 멀리서 찾지 말라는 얘기, 모두 아시죠?프리랜서라는 직업의 특성상 우연히 일하게 된 케이블 방송사에서 일생일대의 운명의 남자를 만나게 되리라곤 정말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사실 연애의 시작은 생각보다 그리 근사하진 않았습니다. 그냥 방송국에서 작가와 PD 사이로 일면식만 있던 우리는 딱 한 달 동안 같은 프로를 했으니까요. 그 한 달이 인생에 있어 커다란 전환점이 될 줄이야…. 인연은 서로 알아차릴 수 없이 그렇게 다가오는 모양입니다. 다섯 살이나 연상이며 방송경력도 7년이나 많아 대선배격인 저에게 그는 마치 초등학교 때 마음에 둔 여자애를 괴롭히는 남자애처럼 짓궂은 농담을 던지며 저의 관심을 끌더군요. 사실 연하남과의 결혼은커녕 연애도 상상하지 않던 제게 그는 한마디로 신선한 충격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가진 회식자리. 오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된 우리는 마치 큐피드의 화살에 맞은 듯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습니다. 직장 동료, 선후배들의 눈을 피해가며 하는 연애라 그런지 둘만 아는 사랑의 공감대는 어느덧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 있더군요. 흔히 연하의 남자친구에겐 ‘나보다 어리다, 뭘 모른다.’는 선입견을 갖기 쉬운데, 저에게 그는 어떤 친구나 오빠보다도 이해심 많은 든든한 연인이자 확실한 내 편이 되어 주었습니다. 무뚝뚝함의 대명사라 자부했던 저에게 어디서 이런 애교가 생겼을까요. 언제부터 주위에서 우리를 최고의 닭살 커플로 인정했을까요. 사랑을 하면서 혈액순환이 달라짐을 느낍니다. 이제야 제 길을 찾은 듯 안정감도 느낍니다. 여러분, 이제 우린 한마음으로 한곳을 바라보며 영원히 예쁘게 살아보려 합니다. 오는 27일이면 나의 귀여운 보호자가 될 그에게 크게 외쳐봅니다. “자기야, 예쁘게 사랑하며 살자!좋아 가는 거야∼!”
  • [20&30] 아홉수 결혼 안좋다고?

    ‘아홉수에는 결혼하면 좋지 않다?’ 아홉수에 해당되는 19,29,39세에는 가정의 대소사를 치르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다. 이런 생각은 결혼할 때 특히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서른 넘겨 결혼하는 것보다 29세나 39세 되는 해에 결혼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믿는다. 결혼정보업체 선우의 커플매니저 최윤정 팀장은 “아직도 그런 부분에 대해 예민한 사람들이 많다.”면서 “구세대라고 할 수 있는 부모님들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따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29세 되는 해에 결혼을 피하기 위해 해를 넘겨 서른살 봄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미리 앞당겨 28세 겨울에 결혼을 하는 커플들이 많다는 것이다.최 팀장은 “10명에 3∼4명 꼴로 아홉수를 따진다.”면서 “신빙성이 있든 없든 일단 나쁘다는 것은 피하고 보자는 심리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아홉수 금기’에 대한 믿음은 그 어떤 영역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앙대 민속학과 임장혁 교수는 “우리 전통 개념에서 아홉수라는 건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민속학에서는 홀수를 길하다고 보는데 9로 끝나는 해에 운이 안좋다고 보는 것은 이해가 안간다.”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아마도 주역이나 점술 개념에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역리학에서도 아홉수는 ‘엉터리’라고 말한다. 역술가 포정씨는 “아홉수는 말 그대로 미신”이라고 말한다.그는 “아홉이라는 숫자가 단위가 바뀌기 전 숫자이기 때문에 결산하거나 마무리한다는 느낌을 주는데 이것이 결혼이나 사업에서 걸림수가 된다고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디서 시작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흔히 알려진 것처럼 사주역학과는 전혀 관계 없다.”고 설명했다. 역리학에서는 10년마다 운세가 바뀐다는 ‘10년 대운세’라는 개념이 있긴 하지만 그 전환점이 9로 끝나는 나이에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어떤 사람은 2세,12세,22세 식으로 운이 바뀌는 해를 맞는다.”면서 “획일적으로 모든 사람이 9로 끝나는 나이에 운이 나쁘다는 것은 그 어디에서도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삼재와 연결지어 3이 세번 반복되기 때문에 아홉수를 피해야 한다는 해석에 대해 “삼재라는 것은 12년마다 돌아오는 일종의 흐름”이라면서 “삼재와 아홉수를 연결시키는 것은 말도 안되는 해석”이라고 잘라 말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20&30] “이제 진짜 어른이 되는 겁니다”

    [20&30] “이제 진짜 어른이 되는 겁니다”

    서른. 인생의 중반기로 접어드는 시기다.10대에서 20대가 될 때는 마냥 설레기만 했지만, 서른은 의미가 다르다. 서른을 코앞에 둔 스물아홉살들의 마음에는 어른이 된다는 기대감과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이 20대를 보냈다는 허무함이 교차한다.30대를 한달여 앞둔 1977년생 뱀띠들의 서른맞이 소감을 들어봤다. ‘그저 시간이 흘러 나이 한살 더 먹는 것일 뿐인데….’2005년이 한달 남짓 남은 지금, 스물아홉 청춘남녀들의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뒤를 돌아보면 즐거운 기억보다는 후회가 더 많다.30대는 더 어려울 것 같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 특별활동 지도교사인 김선이(29·여)씨는 요즘 부쩍 심란하다.20대와 30대가 특별히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해 왔지만 막상 서른이 코 앞에 닥치니 달라졌다.20대 때 미처 못해 본 것들이 아쉽기만하다. 게다가 주위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부담스럽다. 김씨는 “주위에서 ‘더 늙으면 누가 데려가냐.’라는 말을 많이 한다. 아직은 결혼보다는 자유로운 20대에 좀더 머물고 싶은 생각이 더 많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결혼해 가정을 꾸릴 생각이지만 20대 끝자락에서 벌써 20대를 그리워하고 있다. 지난 3월 결혼한 전혜영(29·여)씨도 비슷한 생각이다. 시간을 알차게 보내지 못했던 20대가 아쉽다. 서른을 앞두고 금전적으로는 비교적 여유로워졌지만 시간에 쫓기면서 산다. 그래서 요즘 부쩍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는 말을 떠올린다. 전씨는 “돌아보면 시간이 많았던 것 같은데 왜 그때는 그걸 제대로 활용 못했는지 아쉽기만하다. 앞으로는 더욱 시간에 쫓겨 살 텐데…”라고 후회했다. 전씨는 “20대들에게 남은 시간을 맘껏 누리라는 말을 꼭 해 주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여행을 추천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20대를 돌아보기보다는 서른살을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이들도 많다. 직장 3년차인 남창용(29)씨는 이제는 미래를 생각할 때라고 말한다. 내년이면 대리가 되는 남씨는 직장에 승부를 걸 만한 능력이 되는지 확인하게 되는 시기를 앞두고 있다. “이제 진정한 어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막연하게 살았던 20대의 삶에 종지부를 찍어야죠.”“최소한 나잇값 못한다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남씨는 “부담은 되지만 30대의 삶이 기다려진다.”며 웃어 보였다. ●결혼보다는 일이 먼저 얼마전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취업 준비 중인 조승현(29·여)씨에게 서른을 앞둔 지금 무엇보다 일이 중요하다.‘노처녀’ 소리보다는 ‘백수’ 소리가 더 치명적으로 들린다. 나이 서른, 결혼보다는 일로 성공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20대 초반에는 서른살이 되면 뭔가 대단한 것을 이뤄놓고 안정적인 삶을 살 줄 알았어요. 서른이라는 나이는 결혼 적령기라기보다는 일에 투자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그는 “친구들 가운데 결혼한 사람이 3∼4명밖에 없다. 요즘은 결혼도 중요하지만 다들 일단 직업적으로 안정을 찾는데 투자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사법시험에 떨어지고 착잡한 서른을 맞게 되는 김성현(29)씨.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가 있지만 서른이 되기 전에 꿈을 이루는 것이 먼저다. 그는 “여자친구에게는 미안하지만 내년에 다시 한번 시험에 도전해 볼 생각”이라면서 “시험에 떨어지고 한동안 망연자실했지만 서른이 되면서 또 한번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사람이 보인다 “현실 속에 삼식이가 있나요?그저 나를 위해 주는 사람이 최고죠.” 20대에는 외모나 경제적 능력, 학벌을 중요시했다면 서른을 앞둔 29세들은 사람 됨됨이를 따지기 시작한다. 김선이씨는 “삼식이처럼 다 갖춘 남자를 기다리는 철부지는 없을 것”이라면서 “서른을 앞두고서는 ‘저 남자가 결혼하고 나서 나한테 얼마나 잘해줄까.’하는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대 초반에는 외모를 많이 따졌는데 꼭 인물값을 했다. 서른쯤 됐으면 이젠 사람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나’보다는 ‘가족’을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도 바로 이때다. 결혼 2년차인 조규상(29)씨의 머릿속은 12월에 태어날 아기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2세를 맞는다는 기대도 있지만 아이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할까 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생각하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조씨는 “얼마 전 직장을 옮겨 일에도 신경이 많이 쓰이지만 서른을 앞두고 보니 가족이 눈에 들어온다. 성공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가족이 우선시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혼인 남창용씨도 가족을 좀더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제는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려야 하겠다는 생각도 있지만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들에 신경이 쓰인다. 그는 “20대 때에는 어떻게 하면 취직하고 성공할까 등 나만을 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서른을 앞두고 보니 이젠 가족적인 문제가 중요하게 다가온다.”고 했다. 나길회 김준석기자 kkirina@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애경그룹-장영신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애경그룹-장영신 회장家

    “엄마, 걱정마. 이 앞에서 학생들 상대로 뽑기장사하면 되잖아!” 어린 마음에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실의에 빠져 있는 모습이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자기도 잘 먹던 뽑기장사해서 먹고 살면 되니 엄마보고 걱정 말란 것이다. 너무나 대견하고 안쓰러워 큰아들을 끌어안고 그때 처음 울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울지 않는 엄마, 강한 엄마가 되어 내 아이들을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자식들로 키울 것을 결심했다. 아이들이 클 때까지 아버지의 유업을 잘 지키고 있다가 성년이 되면 물려주리라. 이렇게 생각을 발전시켜 애경을 내가 맡아 아이들과 똑같이 건실하게 성장시키기로 다짐했다. 국내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장영신(69) 회장이 자서전 ‘밀알심는 마음으로’에서 남편이 죽고 회사를 떠맡게 된 이야기를 이렇듯 생생하게 되짚었다. 아이들을 잘 키워야겠다는 강한 모성, 남편의 유업을 버려둘 수 없다는 아내로서의 의리, 애경 종업원들에 대한 책임감이 경영참여 이유라고 덧붙였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장 회장은 1970년 막내 아들을 낳은 지 사흘 만에 남편 고 채몽인 사장을 심장마비로 잃으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3남1녀의 어머니로 살림만 하며 지내던 12년차 주부가 국내 대표 생활용품 브랜드의 수장으로 거듭난 것이다. 애경 창립 17년 만의 일이다. 장 회장은 1971년 남편 타계 1주기가 끝나자마자 경리학원에서 복식과 부기를 배웠고 이듬해인 1972년 8월1일부터 출근했다.1954년 6월 남편 고 채몽인씨가 5000만환으로 세운 ‘애경유지공업주식회사’가 현재 LG그룹의 모태인 비누제조사 락희화학과 경쟁을 벌이며 사업확대에 박차를 가하던 시기다. 장 회장이 경영참여를 선언하자 시댁과 친정 가족은 물론 회사 임원들까지 반대하고 나섰다.“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부터 “그만두겠다.”고 협박하는 임원들도 있었다. 주변에서는 “애경이 얼마 가지 않아 망하겠다.”는 말도 했다. 남편이 죽은 뒤 사장 자리를 맡고 있던 둘째 오빠 고 장성돈씨는 장 회장이 취임하자 회사를 나가버리기도 했다. 당시의 심경에 대해 장 회장은 “잠자리에 들면서 ‘이대로 영영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매일 일감을 집으로 가져와 밤늦도록 공부했고, 관청에선 담당공무원의 질문에 솔직하게(?) 답한다는 이유로 동행했던 회사 임원으로부터 책상 밑으로 구둣발에 차이기도 했다. 경제인 모임에서는 홀로 여자라는 자격지심에 기둥 뒤에 숨어 몇시간이나 서 있다 오는 일도 다반사였다. 잘해보겠다는 일념으로 겁없이 뛰어들었지만 기업환경도 나쁜 것뿐이었다. 경영에 참여한 1972년 말부터 오일쇼크에 따른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 그러나 장 회장은 더욱 힘을 냈다. ‘불황에 투자하라.’를 모토로 공장을 지방으로 확대 이전하는 한편 남편이 계획만 했던 석유화학 원료제조 분야를 애경의 미래 지표로 삼아 애경유화·애경화학·애경PNC(전 애경공업)·애경정밀화학·코스파 등 관련 회사를 속속 설립했다. 비누 산업에는 한계가 있지만 본격적인 화학공업은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분야는 지금까지도 애경에서 매출 비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군이다. 남편이 설립한 비누회사도 소홀하지 않았다. 제품을 고도화시키는 데 집중했던 만큼 히트 상품도 꾸준히 내놓았다.1975년에는 분말 합성세제인 ‘크린업’을, 이듬해에는 액체세제 ‘써니’를,1980년 들어서는 세제 ‘스파크’를,90년 들어서는 클렌징 화장품인 ‘포인트’ 등을 잇달아 히트시켰다. 트리오도 이름은 같지만 세척력을 높이고 공해도를 낮춰 지금까지도 1등 주방 세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줍은 소녀…‘터프우먼 마담 장(張)’으로 장 회장은 어머니 고 문금조씨와 아버지 고 장회근씨의 4남4녀중 막내딸이다.1936년 7월22일 서울에서 태어나 종로구 명륜동 1가 등에서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당시 일본 와세다대에서 영문과를 졸업한 대지주의 아들. 어머니 문 여사도 당시 일본 귀족학교인 쓰다여대 영문과를 나온 재원이다. 장 회장은 혜화동성당 유치원을 나온 뒤 혜화국민학교를 다녔다. 노래를 잘해 전국 콩쿠르에서 상도 자주 받았다. 건강하고 공부도 잘해 반장을 도맡기도 했다. 부모님의 학구열이 강한 덕에 형제들 모두 공부를 잘했다. 큰오빠 고 장윤옥씨는 일본대 전문부 상과를 졸업한 뒤 감사원에 들어가 5국장(부이사관)까지 지냈고, 미국으로 이민간 큰언니 장영옥(81)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한 둘째 오빠 고 장성돈씨는 애경유지 사장을 지낸 바 있고, 서울대 정외과 출신의 셋째 오빠 고 장위돈씨는 서울대 정외과 교수,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치담당특별보좌관, 이집트 총영사, 에콰도르 대사를 지내는 등 이력이 화려하다. 애경유지 이사를 지낸 넷째 오빠 장기돈(75)씨는 성균관대 상대 출신이다. 장 회장의 집안은 일제시대 유학을 갔을 정도로 부유했지만 광복 후 실시된 토지개혁으로 가세가 기울었고 6·25가 터지자 집안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다. 아버지마저 사망하자 경기여중을 졸업하고 경기여고에 재학중이던 그는 돈 안들이고 대학을 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마침 고등학교 시절부터 외국어 재능을 인정받아 교장선생님이 일찌감치 유학을 준비시켰다. 전액 장학금을 받는 조건으로 1955년 미국 필라델피아 체스넛 힐 대학 화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시절에도 합창단원으로 활동했고 당시 교내에서 오페라 하우스와 협연한 나비부인의 프리마돈나를 맡기도 했다. 애경이 쉘, 유니레버 등 다국적기업과의 합작을 무리없이 진행했던 배경에는 유학 생활로 다져진 영어실력과 당시 익혔던 외국 풍습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피란시절 여고생 신분으로 부산에서 사과장사를 한 적도 있다. 좌판을 벌여놓고 사과를 예쁘게 쌓아놓았지만 막상 손님이 와서 얼마냐고 물어보면 먼산 바라보기 일쑤였다. 부끄러움이 많았던 탓에 장사꾼이 아닌 척한 것이다. 그러나 애경을 경영하면서 그에게는 ‘호랑이’‘터프우먼’‘마담장’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80년대 들어 새로운 돌파구로 외국계와 합작에 집중했을 당시 그쪽에서 공동대표를 요구하면 그는 “여기는 한국 회사다. 너희가 한국에 대해 뭘 아느냐. 한국 문화를 이해할 때까지 너희들은 뒤에서 지켜봐라.”고 충고했다. 합작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달지 말라고 요구받으면 애국가 봉창, 국기에 대한 맹세까지 순서대로 진행했다. 당시 외국인들은 이런 장 회장을 놓고 ‘마담장 터프우먼’이라고 외쳤다. 사내에서는 ‘호랑이’로 통했다. 화가 나면 직설적으로 퍼붓는 성격과 한번 결정하면 매몰차게 추진해 나가는 돌파력 때문이란 설명이다. 물론 풀어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래서 ‘너그러우면서도 불같다.’는 평을 받는다. ●남편과는 어릴적 이웃사촌 장 회장과 남편 채몽인씨는 이웃사촌으로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고 채씨는 장 회장이 미국으로 유학가기 전부터 애정 공세를 퍼붓다 미국까지 따라가 무려 3년11개월 동안 구애 공세를 펼쳤다. 공개청혼으로 남편의 존재는 대학내에도 다 알려져 수녀 교수들로부터 “왜 저 좋은 사람과 결혼하지 않느냐, 이해를 못하겠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는 졸업후 약속대로 서울로 돌아와 23세이던 1959년 6월 신당동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자식들(3남1녀)의 혼사는 장 회장보다 더 빠르다. 대부분이 대학시절에 결혼을 모두 끝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모두 연애 결혼이다. 큰아들인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45)은 1982년 성균관대 경영학과 4학년 재학 당시 학교에서 만난 홍미경(43)씨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친구로부터 소개받아 교제 1년 만에 결혼했다. 당시 부인은 1학년에 재학중인 생활미술학과 새내기. 채 부회장은 1983년 졸업후 미국 보스턴대에 MBA를 받은 뒤 1985년 애경산업 생산부 마케팅부 등을 섭렵했다. 부인 홍씨도 함께 유학을 떠나 보스턴대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홍씨는 전공을 살려 현재 종로에서 갤러리 ‘사간’을 운영 중이다. 불혹을 넘긴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출중한 미모가 인상적이다. 장 회장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평소 “우리 큰애(큰며느리)는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정말 착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전한다. 인천교대 음대 교수를 지낸 장인 고 홍종수옹은 서울시립교향악단,KBS교향악단 등에서도 활약한 음악가다. 장 회장의 맞손녀이자 큰아들인 채 부회장의 딸 문선(19)양은 할머니의 성악 실력과 외할아버지의 음악 재능을 모두 물려받아 현재 미국 맨해튼 음악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있다. 유통부문을 맡고 있는 둘째 아들 채동석(41) 애경백화점 사장은 성균관대 철학과 3학년 때 미팅으로 만난 동갑내기 이정은(41)씨와 결혼해 졸업하기 전 1년 동안 학생 부부로 지내기도 했다. 채 사장은 미국 조지 워싱턴대 국제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1991년 애경에 합류했다. 현재 애경백화점,AK면세점, 수원애경역사, 평택역사 등 애경의 유통부문을 맡고 있다. 서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이씨는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프랜치 퓨전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이씨의 아버지 이병문(75)씨는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예편한 4성 해병대 사령관 출신으로 아세아시멘트 회장을 지냈다. 큰딸 채은정(42)씨는 외숙모가 같은 아파트에서 살던 안용찬(46) 애경 사장을 소개해줘 결혼한 경우다. 안 사장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과정 재학 당시 잠시 한국에 들렀을 때 채씨 외숙모의 권유로 은정씨를 만났다. 은정씨도 대학 3학년때 결혼했다. 은정씨는 이화여대 조소학과를 나와 미국 애크리하트대에서 그래픽을 전공한 뒤 1998년 애경산업에 들어왔다. 애경 마케팅지원부문 상무를 맡고 있다. 채 부회장과 연세대 경영학과 77학번 출신인 안 사장은 이미 대학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채 부회장은 “안 사장이 나의 고등학교 동창들과 친구 사이여서 이미 대학시절부터 안 사장을 알고 지냈다.”면서 “성실하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보니 여동생의 남자친구가 되어 있었고 유학을 끝낸 뒤 애경으로 꼭 와줄 것을 내가 청했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1987년 애경산업 마케팅부에 입사하기 이전 유학을 마치고 미국 폰즈사에서도 마케팅 담당 업무를 맡았다. 통역 장교 1기 출신인 안 사장의 아버지 안상호(76)씨는 육군 참모총장 수석 보좌관, 미국 엔지니어링 회사 플로 코리아의 한국 대표 등을 지냈다. 막내 아들 채승석(35) 애경개발 부사장은 50만평 18홀 규모의 경기도 광주시 중부 컨트리클럽을 운영하는 애경개발을 맡고 있다. 애경개발은 1987년 출발 당시부터 애경의 계열사중 유일하게 주력인 세제·화학과 동떨어진 업종이다.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한때 SBS아나운서로도 활동했던 한성주(31)씨와 99년 6월 결혼,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단국대 사학과 89학번인 채 부사장은 형제들 중 유일하게 어머니를 닮아 노래를 잘한다. 당초 친정에서 장 회장의 경영참여를 반대했지만 앙금은 남아 있지 않다. 조카들도 여럿 애경에 몸담고 있다. 둘째 오빠인 고 장성돈 전 애경유지 사장의 큰아들인 장인규(53)씨는 과거 애경PNT(전 경신산업) 사장으로 일하다 미국으로 이민갔고, 둘째 아들 장인원(49)씨는 계열사인 코스파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장 회장의 셋째 오빠인 고 장위돈씨가 낳은 3형제 중 큰아들인 우영(37)씨는 애경 화장품사업부장으로 있다. ●애경백화점에 남다른 애착 장 회장은 회사를 맡은 이후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한번도 울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큰아들 채 부회장이 1993년 9월10일 애경백화점 개점식 인사말에서 “이 백화점을 돌아가신 아버님께 바칩니다.”라고 말한 순간 ‘마음이 온통 눈물로 범벅이 됐다.’고 회고했다. 애경백화점 본점인 서울 구로구점은 창업자인 남편 고 채몽인씨가 타계하는 순간까지 비누를 만들었던 창업 터전이다.1958년 우리나라 최초의 미용 비누인 ‘미향’을 만든 곳으로 70년대까지 ‘트리오’ 등 세제를 만들다 공장이 대전으로 옮겨가면서 계속 창고로 써왔다.“아버지가 물려준 땅이니 잘 연구해서 활용해보라.”고 맡긴 지 3년 만에 1만평 부지가 백화점으로 거듭났다. 장 회장은 애경백화점을 두고 ‘아버지와 아들의 만남´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지금도 두 아들이 사이좋게 이 백화점 5층에서 함께 사무실을 쓰고 있다. 장 회장이 시간이 날 때마다 백화점을 다녀갈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이유다. 장 회장은 즐기는 인생을 살아본 적이 없다. 채 부회장은 장 회장에 대해 “희생하는 삶만 사신 분”이라면서 “항상 어머니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아왔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여름휴가를 가본 적이 없고 남들이 취미를 물으면 ‘빨래’라고 대답할 정도로 아직도 집안 일을 혼자 한다. 말년에 잠시 정치에 참여했던 것도 따지고 보면 크게 어긋나는 길은 아니란 평이다.1997년 고사해 오던 여성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여성들이 기업하기 불편한 환경을 고쳐야 한다고 마음먹었다.1999년 민주당 신당창당 준비위원 공동대표로 영입된 뒤 백화점이 있는 구로를 텃밭삼아 16대 국회의원으로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왜 정치를 하느냐. 이미지 버린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여성경제인들을 도와야 한다는 선배로서의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더이상 정치에 참여할 뜻은 없다. ●가족간 우애는 애경의 힘 장 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뗐다. 애경 창사 50주년을 맞았던 지난 2004년 구로동 본사 회장실을 비웠고 결재도 큰아들에게 모두 맡기고 보고도 받지 않는다. 애경복지재단 일에 관여하며 무역협회 부회장직만 맡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취미삼아 중국어를 배우고 있고, 순환기계통이 안 좋은 탓에 홍콩에 침을 맞으러 다니고 있다. 살아오면서 가장 보람된 일로는 “아이들이 잘 자라주고 화목하게 지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간 볼썽사나운 재산 분쟁이 많은 재계에서 애경가문 형제들은 함께 회사를 키워가며 우애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채 부회장과 동생 채동석 사장은 10년 넘게 한 사무실을 쓰고 있다. 채 부회장은 “인맥이랄 만한 사람들을 알지도 못하고 술을 먹거나 함께 어울리는 대상이 모두 형제들이다.”면서 “네 남자가 모여 술을 자주 먹는다.”고 말했다. 며느리들도 친하다. 큰동서와 작은 동서도 단짝 친구 같다. 형제들이 화목할 수 있는 주요 원인이란 지적이다. 채 부회장은 1985년 입사한 뒤 점차 그룹의 덩치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1993년 애경백화점 구로점을 열며 유통업계에 뛰어든 뒤 AK면세점(2001년) 애경 2호점인 수원애경역사(2003년)로 확대했고 3호점 평택역사는 2009년 완공된다. 제주도와 함께 설립한 ㈜제주항공을 통해 2006년 6월부터 민간항공 사업도 벌인다. 채 부회장은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동생 채동석 사장은 유통부문을, 처남인 안용찬 사장이 생활용품 부문을 키우고 있다.2세대에 와서 생활용품과 기초화학의 양축을 키워가는 한편 유통과 항공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채 부회장은 고혈압이 있어 거의 매주 등산을 즐기고 있다. 유아세례를 받고 결혼식도 명동성당에서 올린 천주교 신자이지만 산을 자주 찾는 탓에 항상 절을 찾아 기도를 드리는 습관이 생겼다. 그는 산사를 찾을 때마다 “가족 모두 건강하고 화목하게 지내는 것에 항상 감사드린다는 내용으로 기도를 드리고 있다.”면서 “애경의 힘은 형제간의 우애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jhj@seoul.co.kr ■ 장회장 ‘유별난 시간개념’ 애경가(家) 사람들은 시간관념이 유별나다. 장영신 회장은 약속 시간보다 최소한 10분 먼저 도착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나는 사업상으로나 개인적으로 약속을 하면 꼭 10분 전에 나가 상대방을 기다린다. 약속 시간보다 단 5분이라도 늦는 사람은 첫 대면부터 뭔가 부족한 사람이란 평가를 하게 된다. 나는 부하 직원들을 평가할 때도 시간관념을 하나의 척도로 삼는다. 시간 하나 제대로 못지키는 사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게 내 생각이다. 시간은 비즈니스를 포함한 모든 인간 관계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첫 관문이다. 약속 시간을 지키는 작은 사실 하나가 그 사람의 성격과 인격을 대변한다.”(자서전 ‘밀알심는 마음으로’에서) 그가 경영일선에 있을 때는 ‘나인 투 파이브’ 원칙을 지켰다.9시에 출근해 5시에 퇴근하는 게 아니라 늦어도 10시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5시면 기상하는 것이다. 일어나자마자 조간 신문을 읽고 그날의 주요 업무를 점검하고 계획했다. 새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것도 아침 시간을 이용한다. 회의도 결재도 오전에 처리한다. 관청과 은행이 문을 여는 아침 9시 이전에는 하루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일을 놓은 지금도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은 그대로다. 그래서 애경에는 오전 8시만 되면 결재를 받기 위한 줄이 이어지고, 오전 9시면 그날 결재받는 것은 포기해야 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철저한 시간관념은 애경가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배어 있다. 아들 딸은 물론 며느리 사위 모두 새벽형 인간이다. 채형석 부회장은 한술 더 떠 새벽 4시면 일어나 아침밥을 꼭 챙겨먹고 출근한다. 약속 시간을 지키는 것도 마찬가지다. 식구들끼리 밥을 먹기로 하거나 아버지 산소에 가기 위해 모일 때는 아예 30분 먼저 나갈 정도다. 채 부회장은 “식사 시간을 통해 가족 모임이 주로 이뤄지는데 식당 문을 여는 시간이 바로 우리 가족이 만나는 시간”이라면서 “예컨대 6시에 모이기로 해도 식당이 문을 여는 오후 5시 30분이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여 있다.”고 전했다. 급한 성격 탓에 식사를 시작하면 1시간내에 모두 끝내고 일어선다. 한 번은 막내인 채승석 부사장이 아버지 산소에 가기 위해 약속한 정시에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이미 식구들이 모두 제사를 지낸 뒤 산에서 내려오고 있더라는 일화도 있다. jhj@seoul.co.kr ■ 장영신 회장과 제주와의 인연 장영신 회장의 ‘제주 사랑’은 남다르다. 그의 제주 인연은 1970년 창업주인 남편 고 채몽인 사장이 타계하면서 더 각별해졌다. 장 회장은 남편의 조의금 전액을 제주도 재경장학회에 기증했다. 장학회는 이 돈으로 지금까지 매년 30명, 모두 1300여명의 제주 출신 대학생을 후원했다. 제주도는 고 채 사장의 고향이다. 큰아들 채형석 부회장도 최소한 1년에 세차례 이상 제주도에 간다. 선산이 모두 중문 색달동에 있다. 꼭 성묘가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가끔 간다. 채 부회장은 “제주는 아버지의 고향이지만 저도 국민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건강이 안 좋아 제주도에 요양을 가셨을 때 동행했기 때문에 한동안 지낸 기억이 있어 친근하다.”면서 “할아버지가 조선시대 제주도에서 현감을 지내기도 했다는데 증조 할아버지까지만 기록이 있어 뿌리를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장 회장도 제주에서 지낸 시절이 있다. 경기여고 재학시절 6·25때 제주로 피란가 1년간 지냈다. 장 회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제주도 여성들을 보면서 여성이 얼마나 강한지를 깨달았다.”고 회고한 바 있다. 애경은 제주도와 손잡고 내년 6월부터 도민의 숙원인 저가항공 시대 대열에 동참한다. 애경은 제주도와 합작해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을 만들었다.㈜제주항공의 왕복 비용은 기존 항공비용의 70% 수준인 11만원선.㈜제주항공의 애경 지분은 75%다. 채 부회장은 “이윤이 크게 나는 사업은 아니지만 중국과의 경쟁에서 영향을 받지 않을 영역이라고 보고 사업을 결심했다.”고 말하지만 주변에서는 “장 회장의 제주 사랑과 무관치 않다.”고 평가했다. jhj@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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