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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G20 정상회담 이후의 쟁점과 과제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G20 정상회담 이후의 쟁점과 과제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세계경제의 85%를 담당하는 20개 국가 정상들이 지난 2일 런던에서 국제금융위기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에 합의했다. 핵심은 글로벌 금융규제 강화와 경기부양이다. 금융규제 강화 방안은 헤지펀드 등 전체 금융기관 감독을 담당할 금융안정위원회 설립,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 발표, 왜곡된 평가로 무용론이 제기된 신용평가기관의 등록의무제 도입, 1조 1000억달러 규모로 국제통화기금 등의 재정 확충과 재정지원 금융기관 경영진에 대한 보상체계 개편 등이다. 경기부양책은 보호무역주의 반대, 2010년까지 5조달러의 재정지출과 경제난이 심각한 개도국과 동유럽 국가 지원을 포함한다. 각국의 여론은 대체로 긍정적이고 증권시장은 폭등했다. 규제강화가 국제금융시스템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와 1930년대 같은 대공황은 피하게 됐다는 안도감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쟁점과 과제가 남아있다. 금융기관의 최저자기자본비율 인상은 건전성 회복의 핵심이자 경영진 보상체계 개선의 지름길이다. 이 비율을 낮게 유지한 것이 고배당과 고성과급의 근거인 동시에 부실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기관의 대출회수나 추가대출 회피를 우려해 경기회복 시까지 유예됐다. 그때까지라도 재원을 확충해 대출을 하겠다는 은행을 선별해 지원하는 것은 물론 지불불능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재정지원의 대가로 주식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이 강력히 요구했던 국제통화질서의 개편도 쟁점이다. 무역과 재정의 이중적자 누적과 대규모 발권으로 달러화가 전과 같은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타협안으로 달러, 유로, 엔, 인민화폐, 루블 등을 묶은 새로운 세계통화를 만드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화폐의 경제적 가치로만 판단하기 어려운 국제정치경제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추가 경기부양을 개별국가의 판단에 맡긴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국제적 조율이 없으면 이웃국가의 경기부양책에 편승하고 자국의 노력은 최소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경기부양책을 지구온난화 방지 등 글로벌 과제와 연계하기도 어려워진다. 이번 합의가 세계경제 위기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정상회담 전에 세계생산의 4% 이상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이 집행되기 시작해 경기전환의 가능성을 높이고는 있다. 하지만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이 소비를 억제하고 저축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국, 독일, 한국 등 미국 소비시장에 특화된 경제구조를 가진 국가들이 자국의 내수확대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세계경기 회복의 관건이다. 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합의된 5조달러가 계획대로 집행될 경우 빨라야 내년에야 국제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금융시장 개혁방안은 국제적 구속력이 없어 각국의 법과 제도에 반영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설득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 정부가 금융기관 경영진의 보상체계 개편에 대한 월스트리트의 저항 등으로 머뭇거리고 있다. 요컨대 이번 합의는 단기성과보다는 세계경제의 핵심국가들이 합의를 통해 위기대응책을 신속히 제시하는 능력을 보여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효과가 더 크다. 신뢰 회복을 구체적인 효과로 전환하기 위한 조건은 각국의 조속한 합의이행이다. OECD가 정상회담 직후에 조세피난처 관련 블랙리스트를 발표한 것은 긍정적인 징후다. 한국 정부도 투자와 무역에 더해 금융도 보호무역 저지대상에 포함시킨 성과를 디딤돌로 삼아, 차기 의장국으로서 합의이행에 솔선수범해 국제공조를 주도해야 할 터다. 자본대비 대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현실을 극복하고, 내수를 강화해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변화시켜 금융과 실물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물론 고용문제도 조속히 해결해내는 것이 관건이다.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 [北 최고인민회의 개막] 장성택 후견체제… ‘공동통치시대’ 시동

    [北 최고인민회의 개막] 장성택 후견체제… ‘공동통치시대’ 시동

    9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회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재추대와 후계 체제를 위한 포석으로 요약된다. 김 위원장의 매제며 2인자로 거론되던 장성택 행정부장의 국방위원회 진입은 후계체제 구축이 본격화됐음을 의미한다. ●국방위원회 역할 강화 인척인 장성택 등 국방위원회를 앞세워 체제안정과 함께 후계체제 구축이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국방위원이 기존의 4명에서 8명으로 크게 는 것이나 김영춘·오극렬·리용무 등 군부의 핵심이자 김 위원장의 최측근들이 국방위 부위원장에 오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친정체제 강화를 통해 흔들리고 있는 체제를 안정시키고 권력승계를 마무리하겠다는 포석이다. 후계 구도의 틀을 만들고 다지는 것이 김 위원장 3기의 핵심 과제며 발등의 불이었다. 임기 중 후계자와 ‘공동 통치시대’를 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대외적으로 후계자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올해 68살이 된 김정일의 나이와 불안한 건강상태를 고려할 때 공동 통치시대가 가시화됐다고 할 수 있다. 건강 이상을 겪은 김 위원장이 국방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하고, 노동당과 군부 핵심요직에 측근을 포진시켜 큰 틀에서 정권의 안정과 함께 후계구도를 진전시켜 나가려는 것이 이번 회의에 크게 반영된 것이다. 1993년 4월 국방위원장에 처음 추대된 김정일은 1998년 10기, 2003년 11기 최고인민회의 때 위원장으로 연임됐다. 10기 때에는 김일성의 유훈통치에서 벗어나 친정체제를 구축했고, 11기 때에는 ‘악의 축’으로 몰아붙이는 조지 부시 행정부의 공세 속에서 핵 억제력을 강조하면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3기 체제는 그동안 군사강국 건설을 위해 희생시킨 경제건설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핵 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강성대국의 한 축인 군사 부문을 이뤘다고 스스로 주장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남은 한 축인 경제 대국으로 매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강성대국 진입’을 위한 인사 교체, 내부 단합 등 체제 정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핵·로켓에 희생된 경제에 집중할 듯 이번 회의가 최대 외교 과제로 삼아온 대미 관계 개선 등 본격적인 대외활동을 재개하는 계기이자 외교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경제 재건을 위해서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선행돼야 하고,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 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실제 북한은 2003년 9월 11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에서 북·미간 핵문제 합의에 대한 지지·승인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강성대국 건설에서 역사적 전환을 할 회의라고 강조하면서 자주강국, 정치군사강국, 강성대국 총진군을 더 강화하는 계기”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강성대국 건설은 김정일 체제가 내세운 최대 과제였다. 경제 및 외교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광명성 2호를 발사한 지 나흘 만에 김 위원장을 재추대하고 김정일 3기 체제를 출범시킨 것은 내부 단결과 대외적인 선전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북한이 지난 5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뒤 나흘 만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재추대하면서 ‘김정일 3기 체제’를 공식 출범시킨 것도 김 위원장의 성취와 체제 안정화 모습을 강조하면서 대외관계에서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으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대내적으로 김 위원장의 통치체제를 안정화시키면서 후계체제 틀을 만들고 대외적으로는 새로 출범한 미국 오바마 행정부와의 관계개선을 통해 경제회생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3기 체제의 목표가 어느 정도 성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회생과 붕괴의 갈림길에 선 북한의 미래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용어클릭 ●북한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 보통 3~5년마다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회의다. 최고인민회의는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북한의 입법 기관으로 첫 회의에는 대의원 전원이 참가한다. 북한 헌법은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에서 국방위원회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등 국가지도기관 성원 등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사전에 지명한 이들을 추인하는 기능을 하며 김 위원장은 선출된 국방위원회 구성원들을 직접 발표해 왔다.
  • 후지모리 前 페루 대통령 25년형

    한때 ‘영웅’으로 추앙받았던 알베르토 후지모리(70) 전 페루 대통령이 감옥에서 남은 생을 보내게 됐다. 7일(현지시간) 페루 특별재판부는 대규모 학살 혐의로 그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이날 1심 재판에서 재판부는 후지모리가 ‘암살대’ 창설을 승인, 2001~2002년 25명이 죽은 2건의 학살사건 등 살인, 납치에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1980~90년대 반군과 정부군의 내전에서는 7만명이 희생됐다. 선고를 메모해가며 듣던 후지모리는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마지막 변론에서 “내가 물려받은 페루는 지옥 그 자체였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유죄 소식이 전해지자 수도인 리마의 재판정 밖에서는 지지자 500여명과 유가족 30여명이 “후지모리는 무죄”, “후지모리는 살인자”란 구호로 맞서며 폭력사태를 빚었다. 인권단체들은 “남미 인권문제에 역사적 전환점을 가져왔다.”며 환영했다. 2007년 12월부터 15개월간 160차례에 걸쳐 80명의 증인을 소환하면서 진행된 이번 재판은 페루를 양분시키며 정계에 ‘돌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지모리는 2011년 대선에서 유력 후보로 꼽히는 딸 게이코(33) 의원이 출마하면 상황을 역전시키겠다는 셈법을 갖고 있다. 게이코 의원도 자신이 당선되면 아버지를 사면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알란 가르시아 현 대통령이 아직도 인기가 식지 않은 후지모리를 정치적 해결책으로 이용, 사면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이미 그는 권력남용으로 6년 징역형을 받았으며 2건의 부패사건에도 기소된 상태다. 일본계 이민 2세로 중남미 첫 아시아계 대통령인 후지모리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1990~2000년 재임시 그는 경제적 혼돈에서 나라를 건져냈다. 좌익 게릴라에 맞서 ‘테러국가’란 오명도 벗었다. 1996년 12월 반정부조직 투팍아마루가 리마 소재 일본 대사관에서 외교관 등 인질 72명을 붙잡고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하자 반군을 전원 사살한 사건이 대표적 예다. 그러나 이후 게릴라 소탕을 이유로 학살을 방조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부정부패도 그의 발목을 잡았다. 92년 의회를 강제해산하고 헌법을 고쳐 95년 재임한 후지모리는 이후 선거부정으로 2000년 세번째 대통령직을 꿰찼다. 그러나 부패 사실이 드러나자 같은 해 11월 일본으로 도주, 팩스로 사퇴를 통보했다. 이후 2005년 ‘정계 복귀‘를 꾀하려 개인비행기로 칠레에 갔다가 2007년 체포, 페루로 압송되면서 재판에 회부됐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머릿속 엉뚱한 상상력 세상 속으로

    머릿속 엉뚱한 상상력 세상 속으로

    인간의 머릿속에는 대체 무엇이 들어 있을까. 손오공이 올라타던 구름 속에는 엔진이 들어있지 않을까. 이런 얼토당토하지 않는 몽상은 대여섯 살 철부지 어린이들의 한여름 꿈결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고 치부하면 오산이다. 서울 안국동 사비나 미술관에서 5월10일까지 열리는 조각가 성동훈의 ‘머릿속의 유목’은 이런 엉뚱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조각을 선보이는 전시다. 전시 제목처럼 어린 시절 상상하며 뛰어놀던 생각들을 조형적으로 표현해 낸 것이다. 이를테면 주전시 작품인 ‘머릿속으로’는 이스터섬 대형 얼굴 석상같이 생긴 높이 235㎝, 가로 145㎝의 대형 콘크리트 얼굴이다. 사람이 다가가면 반으로 쪼개져 열리면서 머릿속을 보여주는 인터랙티브 작업. 그 머릿속에는 뇌혈관 같은 전선이 꿈틀거리는 가운데 스텔스 전투기, 돼지와 호박, 산 위의 거북이, 다산의 여신으로 밀렌도르프 비너스, 열차 등이 돌아다니고 있다. 전투기는 전쟁과 폭력의 역사를, 여신은 종교와 미학의 증거로, 돼지나 호박은 먹고 마시는 일상생활의 편린을 설명하는 표상들이다. 센서를 눈에 부착하고 공기유압기를 이용해 사람이 다가서면 머릿속을 공개하도록 했다. 머릿속을 관찰하는 유효시간은 30초. 무게가 500㎏으로 지게차에 실려서 전시장으로 들어온 대형 작업이다. 굵은 철사를 코일처럼 말아 용접하고, 그 용접한 표면을 글라인더로 매끈하게 갈아낸 조각 ‘구름 속으로’는 가로로 열린다. 구름 속에는 역시 전투기와 돌부처의 머리가 놓여 있다. 다만 이번엔 돌부처의 머리는 열리지 않는다. 폭력과 평화를 상징하고 있다. 성 작가는 특유의 철사 용접 조각으로 만든 4m 높이의 나무와 커다란 개미를 배치한 ‘비밀의 정원’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개미들의 몸체가 열려 있다. 성 작가는 “개미들의 몸을 열면, 파란 잔디가 숨어 있을 것 같다.”고 했는데 그런 상상력을 고스란히 작품을 통해 전달받을 수 있다. ‘돈키호테 작가’로 국내외에 알려진 작가는 9년 만에 ‘돈키호테 2009’ 신작도 내놓았다. 신혼의 즐거움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돈키호테는 추락한 전투기와 폐기된 헬기 등 잔해를 재구성해 만들었다. 다만 돈키호테의 애마(愛馬)인 로시난테를 애우(愛牛)로 바꿔 놓았다. 유목민족과 관련이 깊은 말 대신 농경민족과 관련 깊은 소를 차용했다. 하지만 소는 길들여진 농경소가 아니라 로데오 시합을 연상시키듯 꿈틀대고 있다. 소를 통해 본성을 찾아가는 십우도를 차용했다는 설명이다. 신혼의 즐거움이 어떻게 이번 작품에 드러났을까. 화려한 꽃들로 온몸을 장식한 날뛰는 소는 기쁨으로 날뛰는 듯하다. 과거 그의 돈키호테를 본 사람들은 소의 그 날뛰는 강도가 9년 전보다 현저하게 낮아져 순해지고 예뻐졌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여성의 성기와 도발적인 다리를 연상시키는 새빨간 의자도 아주 인상적이다. 높아서 올라가 앉기 힘들지만 일단 앉으면 편안한 것이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이번 작업은 조각가의 10번째 개인전으로 19년 작업을 결산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작가는 대형 머리나 구름, 돈키호테, 안과 밖, 현실과 이상, 삶과 죽음, 인공과 자연 등이 공존하는 인간들의 다양한 모습을 다양한 형태로 꾸며놓았다. 일테면 이스터 섬의 두상 같은 대형 머리는 과거이자 밖이고, 머릿속은 표상들은 현대인의 모습이자 안이다. 철사와 콘크리트가 사용된 작업들은 남성적이고 강인한 맛이 난다. 성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전환점으로 삼아 철사 용접 작업에서는 은퇴한다. 그의 희망대로 10여년 뒤에 남태평양의 작은 섬에서 나무를 깎으며 살 수 있을지는 미지수. 그는 오는 7~8월 오스트리아의 시립 전시공간인 빈 쿤스트하우스가 여는 특별전에 한국 건축가와 함께 참여한다. 9월에는 ‘국제사막예술프로젝트’를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사막예술프로젝트란 작가들이 사막에서 먹고 자면서 자갈, 바위, 나뭇가지 등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작품을 만들고 이를 다큐멘터리 영상과 사진으로 남기는 프로젝트다. 성 작가가 주도해 2006년 미국의 사막에서 진행됐다. 성인 2000원. (02)736-4371.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금융시장 ‘3월 위기설’ 넘기나

    금융시장 ‘3월 위기설’ 넘기나

    ● 외환시장 하향 안정세로 이달 초까지만해도 달러당 1600원선을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외환시장에는 하향 안정세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낙관론이 고개를 든다. 하지만, 봄바람을 시샘하듯 나흘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환율은 18일 다시 1420원대로 반등했다. 외환시장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4개 시중은행 외환 딜러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딜러들은 적어도 ‘3월 위기설은 접어도 좋다.’고 입을 모은다. 앞으로 매서운 꽃샘 추위는 몇 차례 있을지 몰라도 다시 겨울로 돌아갈 정도는 아니라는 분위기다. 국민은행 노상칠 선임 딜러는 “이제 터닝포인트(전환점)에 들어선 만큼 외부의 커다란 변수가 없는 한 과거 같은 환율 폭등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5월이 돼야 외환시장이 하향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그 시기가 두 달가량 당겨진 것으로 본다.”면서 “올들어 오버슈팅(단기 과열)됐던 환율이 결국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조희봉 차장은 “분명히 분위기가 변했다.”고 말한다. 기업들이 움켜쥐고 있던 달러를 시장에 내놓는 등 시장 변화 조짐이 구체적으로 감지된다고 했다. 조 차장은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달러를 팔아달라는 요청이 곳곳에서 나온다.”면서 “얼마 전까지 매수 타이밍을 걱정하는 것에 대세였다면 지금은 매도 타이밍을 걱정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다만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와 외국인 배당으로 달러화가 빠져나가는 것이 추가 하락을 막는 요인으로 꼽았다. 긍정론에 힘을 실어주듯 이날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은 “원화 가치가 최근 2개월 이래 최저 수준인 1330원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딜러들은 최근 환율 안정세 요인으로 ▲두 달 연속 무역수지 흑자 ▲달러화 약세 전환 ▲주가 강세 ▲단기 급등에 대한 반작용 등을 꼽는다. 외환은행 선임 딜러인 김두현 차장은 “전 세계적인 금융 불안이 다소 완화되면서 달러화 강세 추세가 한풀 꺾였고, 국내 증시 호조로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빠른 속도로 환율이 하락한다는 점이 오히려 불안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동유럽의 국가 부도 위험이나 미국의 금융 불안이 여전한 만큼 너무 빠른 판단은 무리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우리은행 권우형 딜러는 “몇몇 호재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원화 약세를 이끌었던 근본적인 요인들이 바뀌지 않았다.”면서 “1300원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강한 반발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이젠 봄이다라고 말하기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당분간 1400원대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유동성 장세 청신호 원·달러 환율과 미국 주식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국내 주식시장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불안 요소가 여전한 만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18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17일에 비해 6.07포인트(0.52%)와 3.94포인트(1.00%) 오른 1169.95, 398.60으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특히 전날에는 코스피지수와 증권업종지수가 ‘경기선’이라고 불리는 120일 이동평균선을 올들어 처음으로 동시에 돌파했다. 이는 주가 상승을 막는 저항선을 뚫고 올라간 것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됐음을 뜻한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증권·은행·건설 종목의 상승도 유동성 장세에 대한 청신호로 여겨진다. 유동성 장세는 기업 실적보다는 시중 자금이 늘면서 주가가 오르는 현상이다. 곽병열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선 것은 경기 바닥이 멀지 않았음을 뜻한다.”면서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이 125조원을 넘어서는 등 증시 대기성 자금도 풍부하며, 이는 주식거래대금 및 고객예탁금 증가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낮은 금리와 풍부한 여유자금 등 유동성 장세를 이끌 조건은 갖춰졌지만, 현 단계에서는 증시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고용이나 기업실적 등 경기지표가 호전됐다고 확인되면 2·4분기 중반 이후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아직 없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돌발 악재가 등장할 경우 ‘반짝 반등’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것. 예컨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이 이달 초 10조 2844억원에서 13일 현재 11조 2160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증가했으나, 개인들의 순매매를 고려한 실질고객 예탁금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금리가 많이 떨어졌고, 경기선행지수도 15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 예상되는 만큼 주가가 지난 1월의 고점인 1230선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면서 “다만 추세 상승을 정당화할 수 있는 변화는 아직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파트장도 “현재 증시 움직임에 크게 의미 부여하기는 어렵고, 1분기 기업 실적 등이 드러나는 4월까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정동영 4·29 재보선 전주 덕진 출마선언 파장

    정동영 4·29 재보선 전주 덕진 출마선언 파장

    ■‘鄭폭탄’ 맞은 민주당 계파싸움 벌집 “민주당의 취약한 지지기반이 밑둥부터 흔들리게 됐다.” vs “위기에 빠진 민주당의 구심점이 될 것이다.” 4·29 재·보선 출마를 저울질하며 안갯속 행보를 보였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3일 출사표를 던졌다. 고향인 전주 덕진으로의 정치적 귀향 선언이다. 단번에 정가가 뒤흔들렸다. 내분이 잠복해 있던 민주당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엇갈린 논평이 쏟아졌다. 미국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정 전 장관은 이날 특파원 간담회에서 “물고기가 물 속에 사는 것처럼, 정치인은 정치 현장에 국민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게 제가 도달한 결론”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판이 있는 것을 알지만, 감수하겠다. 비판에 들어 있는 애정을 잘 받들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공천과 관련해선 “공천은 사천(私薦)과 달리 공당의 결정으로, 제가 도움이 된다면 그런 일(낙천)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주변 분들의 조언이 귀국을 결심한 배경이 됐다. 백지장도 맞들면 힘이 덜 들지 않느냐.”고도 했다. 정치권에서 잊혀질 수 있다는 위기감과 함께 당내 비주류로 물러 앉은 자신의 지지세력을 규합해 다시 한 번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포부가 읽힌다. 당 지도부의 반응은 차가웠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정 전 장관의 출마 선언 사실을 전해 듣고 “모두 당을 살리는데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면서 “당의 책임있는 모든 분들에게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원칙이 중요한 덕목”이라고 말했다.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정권 교체 이후 첫 재·보선을 맞아 참신한 개혁 공천으로 정체성과 전열을 가다듬고, 현 정권과 정면 승부하겠다는 복안이 헝클어지게 됐다는 속마음이 엿보인다. 정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일단 공천부터 되고 나서 두고 볼 일”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의 이경헌 대표는 “소수 야당에 필요한 단일 리더십과 정체성이 불투명해지는 원인이 될 것”이라면서 “정 전 장관에게 공천을 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개혁공천의 전략적 의미가 희석돼 재·보선 전체의 전망이 어두워질 수 있다.”고 내다 봤다. 반면 옛 열린우리당 때부터 정 전 장관을 지지했던 의원들이나 호남 출신 인사들은 정 전 장관의 출마 선언을 반겼다. 당내 비주류 모임인 민주연대 소속 이종걸 의원은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 바깥에 있어, 당의 흐름이 정상적으로 못 나간다면 문제”라고 말했다. 컨설팅전문업체인 나우리서치 이재경 대표도 “정당은 내부에서부터 활발하게 치고 받는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면서 “쇠약해진 민주당을 복원하고 지지층을 늘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의 재·보선 출마는 그의 13년 정치 인생에도 최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대선과 지난해 총선에서 연패한 뒤 미국으로 떠난 지 8개월 만에 ‘귀향’을 택한 정 전 장관은 재·보선에서 당선된다면 6년 만에 원외 생활을 청산하게 된다. 내년 당권에 이어 차기 대선도 노려볼 만하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공천을 못 받아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2004년 노인폄하 발언 파동이나 2006년 지방선거 패배 등에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시련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들썩이는 한나라당 野역학구도 주목 13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4·29 재·보선 출마 선언에 한나라당이 들썩였다. 청와대 역시 긴장하는 눈치다. 야당 거물의 등장이 필연적으로 선거판에 긴장도를 높일 것이기 때문이다. 박희태 대표의 거취에 대한 민감도도 덩달아 올라갔다. 박 대표의 재·보선 출마는 향후 여권 전체의 권력 판도와 맞물려 있다. 패배한다면 정권 심판론→대표 사퇴론→조기 전대론→권력 투쟁과 기반 변화 등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청와대는 야당 내의 지각 변동에도 신경이 쓰인다. 공식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전적으로 민주당내 문제로 청와대가 나서서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도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선 후보까지 지냈던 분이 지역구 후보로 나서는 게 적절한지는 전적으로 유권자가 판단할 문제”라며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청와대는 안정성을 원하는 듯하다. “무난하게 순항해온 박 대표 체제에, 솔직히 변화는 반갑지 않다.”고 여권의 한 인사는 털어놓았다. 박 대표의 출마로, 선거가 정권의 ‘중간 평가’로 흐르는 것도 원치 않는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 대표가 낙선이라도 하면 정권과 당이 져야 할 부담은 상상을 넘어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으로는 박 대표의 출마 불가피론도 제기된다. 박 대표가 출전해 생환해 오기만 하면 정국의 불안정성을 덜어 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다. 문제는 지역이다. 의견과 전망이 엇갈린다. 마침 울산 북구가 재·보선 선거구로 확정되자 박 대표 쪽도 관심을 두는 눈치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박 대표가 나가면 야당이 연합전선을 형성할 수 있겠으나, 울산에서는 한나라당이 유리해 박 대표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남의 한 중진의원은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진보 후보가 분열되지 않는 한, 절대 쉽지 않다. 진보신당의 조승수 전 의원 자체로도 버겁다.”는 것이다. 거꾸로 ‘진보 대 보수’ 구도가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울산 북구는 그래도 영남권이다. 진보진영에서는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 분명한데 ‘보수 대 진보’ 대결에서 확실한 후보만 내놓으면 승산은 더 있다.”고 내다봤다. 인천 부평을 출마도 아직 ‘죽은 패’는 아니다. “현 시점에서 ‘노동자의 도시’에서 보·혁 이슈로 충돌하기보다는, GM대우차를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로 등장하는 게 낫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인천 12개 지역구 가운데 10곳이 한나라당 소속인데, 해볼 만하지 않으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지운 주현진기자 jj@seoul.co.kr
  • [한반도 긴장 고조] “국지 충돌 가능성 높아… 北 미사일 실패땐 협상력 약화”

    [한반도 긴장 고조] “국지 충돌 가능성 높아… 北 미사일 실패땐 협상력 약화”

    북한의 대남 도발과 대륙간 탄도탄(ICBM) 수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많다. 올 들어 지속적으로 긴장 수위를 높여 온 북한의 도발과 미사일 발사가 내부 정치일정과 맞물려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서울신문은 1일 국내 통일·외교·국방 전문가 10명의 분석과 함께 북한의 의도와 행보 등 향후 남북관계를 전망해 봤다. 남북 긴장 수위 어디까지 갈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비등점을 향해 끓어오르는 남북긴장 관계가 획기적인 조치 없이는 전환점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봤다. 악화를 막거나 경색을 풀 계기를 찾기 어려운 까닭이다. 현 상황에서는 서해에서 국지적인 무력 충돌을 피해가기 어렵고, 북한은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도 임박한 것으로 풀이했다. “북한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반발하고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는 마당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구본학 한림 국제대학원대 교수 등의 지적도 이같은 분위기와 맥을 같이한다. 국지적·제한적 도발 우려는 상당히 높고 긴장도 상당기간 지속되겠지만 전면적 무력 충돌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무력 정당화 발표수위 높여 긴장 북·미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파국으로만 몰고 갈 수 없고 국지적·제한적인 도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비용보다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벼랑끝 전술로 경제외교적 이익을 챙겨 온 북한으로선 판이 깨지지 않는 한 가는 데까지 가보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기적으로도 남북한 긴장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고 이를 대외적인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8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와 그 뒤 한 달 안에 열릴 첫 전체회의, 4월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4월25일 인민군 창건일 등 시기적으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의 효과를 최대한 낼 수 있는 계기들을 활용해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남북긴장이 올 상반기 내내 높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면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뒤 5~6월쯤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교섭능력을 강화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은 경계선을 확인하기 어렵고 기습공격이 쉬운 편인 데다 분쟁지역으로 국제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국지적이지만 무력충돌 가능성을 높게 봤다. 10명의 전문가 중 3명만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응답했다. 고려대 유호열 교수는 “북측이 무력 도발을 정당화시키는 일련의 발표수위를 높여왔다.”면서 “남북 및 북·미관계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경고가 빈말이 아님을 입증하는 국지적인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관계 연구실장도 “NLL은 군사적·전략적으로 북한에 아킬레스건으로 북한 군부도 치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기회 있을 때마다 변경을 시도해 왔다.”고 지적했다. 도발 시점은 9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인 키리졸브연습과 독수리훈련(Foal Eagle)이 끝난 뒤나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첫 전체회의가 끝나는 시점으로 예상하는 의견이 많았다. ●“대미외교 지렛대로 계속 활용할 듯” ICBM 수준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은 북한의 숙원이었다. 2012년 강성대국에 진입하겠다고 공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로서는 기술력을 높이고 군사적 성취를 대내외적으로 입증할 필요도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와 협상을 앞두고 있고, 북한 내부의 주요 정치일정들과 맞물려 발사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발사 시기에 관심이 맞춰져 있을 정도다. 김명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공사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인공위성 발사는 예정대로 한다. 시점만 남았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미 국무부가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대사를 특사로 2일부터 한국, 일본, 중국 등에 파견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북한에 대한 효과적인 제재 수단도 찾기 어렵고 그렇다고 북측과 대화를 끊을 수도 없는 처지다. 김태우 국방연구원(KIDA) 국방현안연구위원장은 “미사일 사정거리와 외교력은 비례한다.”면서 “미국이 북한이 받아들일 만한 카드를 제시하지 않는 한 북한이 대미 외교의 지렛대로 활용할 미사일 발사 가능성은 높다.”고 진단했다. 김연수 국방대학교 교수도 “북한이 과거보다 미사일 발사를 요란스럽게 강조하는 것도 (미사일 발사에) 큰 의미를 두기 때문”이라면서 발사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발사 시기로는 8일 실시되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직후부터 그 한달 뒤 쯤 열리는 대의원대회 첫 전체회의 직전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체로 수렴됐다. 올해 최고인민회의 첫 전체회의는 이달 말에서 4월 초쯤 열릴 전망이다. ●본토 사정권… 美 대북정책 변할 듯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사일 발사로 김정일의 권위를 높이고 대내 축제분위기 속에 내부 결속을 다지고 대외 메시지를 전달할 계기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북한 지도부는 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악화와 이완된 북한내 사회기강 및 대남의존도 확대 등의 상황 속에서 남북 긴장국면은 내부결속과 함께 대남, 대미 협상에서 손해볼 게 없다고 계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은 1998년 8월에도 당·정·군 주요 보직 인사를 확정하는 최고인민회의 첫 전체회의를 1주일 앞두고 대포동 1호(북한은 인공위성이라고 주장)를 쏘아 올렸다. 일부에선 오바마 행정부와의 협상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여서 북한측이 보다 홀가분하게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를 통해 협상력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측 주장대로 인공위성이든 ICBM 수준의 장거리 미사일이든 발사에 성공하면 미국 본토를 핵탄두 탑재 IC BM으로 공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까지도 예상된다. 흔들리는 남북관계에 한 층 더 충격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계했다. 물론 북측의 발사가 실패하면 북측의 카드는 약화된다. 이석우 선임기자 안동환기자 jun88@seoul.co.kr
  • [5080] 은퇴남편 증후군…괴로운 부부들

    [5080] 은퇴남편 증후군…괴로운 부부들

    30년 동안 직장을 다니던 남편이 어느 날 직장을 그만두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집안에 죽치고 앉아 있다면? 누구는 ‘인생 2막’이라고 하고 누구는 ‘황혼 신혼’이라고 하는데 남편과 더 많은 시간을 갖게 된 것을 아내가 불만스럽게 얘기한다면 그저 철없는 소리로 느껴질 법도 하다. 하지만 뭐지? 이 숨이 막혀 오는 듯한 기분은? 아들 딸 시집 보내고 이제 자유를 만끽하려는 찰나에 집으로 들어온 남편. 비정하게 말하자면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 같다. 그렇게 부엌을 싫어하던 사람이 왜 갑자기 냉장고 속에 관심이 많아진 걸까. 전에 없이 처음 보는 외간 여자들과 수다도 떤다. 차라리 밖으로 나가서 하는 짓은 참을 수 있는데 아파트 울타리를 벗어나지도 않고 경비 아저씨랑 무슨 얘기가 저렇게 많을까. 그때부터 은퇴 남편을 향한 부인들의 ‘공격’이 시작되고 견디다 못한 남편은 다시 탈(脫)가정을 시도하기도 한다. 황혼 신혼이 아니라 황혼 불화가 발생하기도 한다. ●달라진 남편… 하루종일 잔소리에 반찬 타박까지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사는 송양진(54·여·가명)씨가 오랜만에 옆 동네 친구 집을 찾았다. 친구들이 모여서 여느 때와 똑같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송씨도 이 친구들과 더불어 낮부터 저녁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남편을 챙기느라 발걸음이 뜸해진 것이다. 오랜만에 나온 송씨를 반겨주던 친구가 송씨의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남편이랑 깨가 쏟아지니까 우리 생각도 안 나지?”라고 농담을 한다. 송씨의 ‘고난’이 시작된 것은 지난 연말.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임원으로 일하던 남편 안국진(57·가명)씨가 지난해 12월 초 회사를 그만둔 것이다. 처음에는 경제위기다 뭐다 해서 시끄러웠지만 하루아침에 집에 가라는 말에 상처받고 돌아온 남편이 너무 불쌍해 보였다. 송씨는 “뼈빠지게 30년 일했으면 충분하고, 애들도 다 시집장가 갔는데 무슨 걱정이냐.”고 남편을 위로했다. 주말 출근과 야근을 밥 먹듯이 했던 남편 때문에 독수공방했던 수많은 시절을 이제 보상받을 수 있다는 어렴풋한 기대까지 있었다. 송씨의 이같은 기대는 채 1주일을 가지 못했다. 종일 집에서 함께 있는 남편은 30년 전 젊은 시절의 모습이 아니었고, 직장에 다니던 때와도 너무나 달랐다. 하루에 두세 시간 신문을 읽거나 컴퓨터를 들여다보는 것 이외에는 송씨 뒤를 졸졸 따라다니기 바빴다. 냉장고 문을 열어서 이것저것 살피는 것은 물론 안 하던 반찬 타박까지 한다. 송씨가 “하루 세 끼를 어떻게 전부 다르게 차리냐.”고 불평해도 막무가내다. 아침에 함께 가는 약수터에서는 처음 보는 동네 아줌마한테 말을 걸지 않나, 뜬금없이 경비실에 들어가서는 나올 줄을 모른다. 송씨가 친구들에게 남편과 붙어 지낸 두 달 동안의 푸념을 쏟아내길 30분. 송씨 휴대전화로 남편의 전화가 온다. ‘어디 갔느냐?’부터 시작해 ‘빨리 와라.’로 끝나는 내용. 송씨는 친구들한테 “남편이 웬수”라는 말만 남기고 집으로 부리나케 뛰어야 했다. ●은퇴 후에 시작된 ‘옆집 남편 시리즈’ 지난해 초 대형 회계법인에서 파트너로 일하다 은퇴한 허우진(65·가명)씨는 최근 집 근처에 조그마한 사무실을 열었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5만원인 7평짜리 사무실은 허씨가 전에 쓰던 사무실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지만, 허씨는 진정한 자유를 찾은 듯한 느낌이다. 허씨가 회사를 그만 둔 이유는 건강 때문이었다. 끊임없이 접대를 하고, 사람들을 관리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고혈압과 고지혈증으로 건강은 나빠져 갔다. 부인과 의논한 끝에 시집간 딸이 낳아 맡긴 쌍둥이 손자나 돌보자는 생각으로 본인이 창업 당시부터 참여해 20여년간 몸담은 회사를 과감히 떠났다. 그동안 읽지 못한 책을 읽고, 자신처럼 은퇴한 친구들을 만나 골프나 치면서 허씨는 마치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기를 6개월 남짓. 어느 날 문득 허씨는 부인과의 관계가 점차 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퇴직연금을 받아 허씨가 부인에게 주는 돈은 매월 300만원 정도. 쌍둥이를 돌봐주는 대가로 딸이 보내오는 60만원을 합치면 결코 적은 돈이 아니지만 부인은 허씨가 소위 잘나가던 시절에 가져다 주던 금액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든 생활비가 불만인 눈치였다. 동창회나 동네 모임에 갔다 오면 ‘누구네 남편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서 부동산을 열었다더라.’부터 시작해 ‘옆집 아저씨는 창업을 준비하느라 매일 시장조사를 다닌다더라.’까지 밤새 잔소리가 이어졌다. 처음에는 웃어 넘겼지만 매일 듣다 보니 허씨의 기분도 좋을 리가 없었다. 허씨는 친구들만 만나면 “평생 이웃집 남자, 친구 남편하고 비교는 안 당하고 살았는데 다 늙어서 이게 뭔일이냐.”고 하소연을 했다. 날이 갈수록 부인의 구박은 심해졌다. 심지어 한 달에 50만원 받던 용돈마저 ‘쓸 일이 없을 것’이라는 이유로 25만원으로 삭감당하는 ‘수모’를 겪게 되자 허씨는 과감히 ‘독립’을 결심했다. 비슷한 처지의 친구와 함께 회계사 사무실 간판을 내걸고 다시 영업 전선에 뛰어든 것. 그러나 허씨는 결코 다시 치열하게 살 생각이 없다. 그는 “가끔 친구나 후배들을 통해서 한두 건 맡으면 된다.”면서 “집에서 탈출하지 않으면 집사람과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 같아서 벌인 일”이라고 말했다. ●‘황혼 이혼’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들도… 10여년 전 남편과 사별한 성주희(62·가명)씨는 지난 연말 모임에서 만난 고등학교 동창들의 대화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은퇴한 남편들과 지내는 친구들의 불만이 이날의 화두였다. 한 사람이 ‘우리 남편이 이렇다.’라고 말하면 자리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고, 자신의 경험담을 쏟아냈다.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 성씨는 대화에 끼어들 엄두조차 내지 못했고 심지어 몇몇 친구는 “주희가 부럽다.”는 말까지 서슴없이 건넸다. 어떤 친구는 “잔소리에도 꼼짝 못하는 것을 보면 불쌍하기도 하지만, 집안일도 안 하고 예전과 똑같이 대접받으려는 것에 화가 난다.”고도 했다. “남자가 집에만 있으니 전혀 다른 사람이 되더라.”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다. 성씨는 “일본에서 은퇴 후 황혼 이혼이 많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었는데 황혼 이혼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친구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남편이 정년퇴직을 하고 집에만 있게 되면 아내가 몸과 마음의 병을 얻고 불화를 겪으며 심지어는 이혼까지 하는 현상을 ‘은퇴남편 증후군(RHS:Retired Husband Syndrome)’이라고 부른다. 고령화가 오래전부터 진행된 일본에서 1991년 이름 붙여진 이 현상은 더 이상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집에 오면 가족과 별 대화없이 잠만 자는 남편의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반면 아내는 이같은 상황이 불만이어도 가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같은 생활이 수십년간 이어지게 마련이다. 같이 살아도 서로 잘 모르는 불편한 타인 같은 관계는 남편의 퇴직이라는 중대한 전환점에 직면하면서 새로운 상황을 맞게 된다. 밖으로 나다닐 때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붙어 살다 보니 남편의 좋지 않은 면들이 점점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남편의 얼굴만 봐도 구역질이 나거나 목소리나 발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이명(耳鳴)이 생긴다며 이비인후과를 찾아 하소연하는 부인들이 늘고 있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맞벌이를 하거나 가족 내에서 평등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젊은 세대에 비해 가장의 권위를 인정하는 나이 든 세대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관계자는 “남성과 여성의 가족 내 관계가 급격히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작스러운 퇴직으로 인한 준비되지 않은 가족 재구성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대와 환경이 변한 만큼 과거의 사고방식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가정을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지속적으로 가족간의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물론 같이 취미활동을 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5080]월 200만원으로 넉넉한 황혼 [5080] 노인들의 힘겨운 겨울나기
  • 노원구, 민원신청 말 한마디면 ‘끝’

    ‘동네 주민센터의 민원서류가 없어진다.’노원구는 서류가 아닌 말로 신청해도 깔끔하게 일을 처리하는 구술신청 민원처리제인 ‘일꾼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특허청 상표등록 출원을 마치고 오는 5월 시행에 들어간다. 특히 행정안전부의 행정전산망, 호적정보시스템과 연계되면 이름과 주소 등 기본 사항이 자동으로 입력돼 업무처리 속도가 더 빨라진다.구는 이를 서울시 각 자치구와 전국 지자체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민원처리 대상도 주민센터 서류에서 사회복지와 가족관계 등록 분야로 확대된다. ‘일꾼시스템’은 민원인이 기존에 각종 신청서를 필기대에서 작성하던 것을 말로 대신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민원인이 업무 담당자에게 말로 불러주면 담당자가 컴퓨터 화면을 통해 해당 신청서를 불러와 정보를 입력한다. 입력이 끝나면 민원인은 양면 화면을 통해 내용을 확인한 후 전자패드에 서명하는 것으로 신청 업무가 완료되는 ‘1대1 맞춤형 전자민원 시스템’이다. 처리대상 민원은 인터넷으로 처리가 가능한 민원을 빼고 직접 방문이 필요한 출생 신고와 주민등록증 재발급 신청 등 총 23종이다. 구는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월계2동 주민센터를 대상으로 시범운영한 결과 전체 방문민원 800건 중 477건(60%)의 민원이 구술로 처리됐다.이 시스템의 장점은 신속하고 실시간 업무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민원인이 궁금하게 여기는 사항도 즉시 안내받을 수 있다. 또 종이가 필요없어 민원서식 구입 예산과 관리비용 절감에도 효과가 있다. 노원구만 해도 한 해 2000만원, 서울시 전체적으로 5억원 정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노원구 관계자는 “노인 등 각종 민원신청서 작성에 대한 부담과 애로를 느꼈던 민원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일꾼시스템이 사회복지 분야 등으로 확대 시행되면 대민 봉사체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수단·다르푸르 반군 평화협정 체결

    30여만명의 사망자를 낸 ‘다르푸르 사태’가 수단 정부와 반군단체 간의 평화협정 체결로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됐다. 다르푸르 사태는 지난 2003년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 지역에서 당시 수단 정부의 아랍화 정책으로 인한 차별 대우에 반발해 비아랍인으로 구성된 반군 단체가 정부군과 민병대를 상대로 투쟁한 유혈사태를 말한다. AP통신과 AFP 등 주요 외신은 17일(현지시간) 수단 정부와 다르푸르 반군단체 정의평등운동(JEM)이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포로 교환 등을 주내용으로 하는 평화 기초협정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수단 정부와 JEM은 이번 협정에 따라 각각 반군 수감자와 정부군 포로를 교환하기로 하는 한편 최종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압둘라 알파키리 주 카타르 수단 대사는 이날 “3개월 안에 최종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양측이 협상을 계속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칼릴 이브라힘 JEM 지도자도 “우리는 신의 뜻이 함께하는 최종적이고 정당한 결론에 곧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셰이크 하마드 카타르 외무장관은 “양측이 2주 안에 휴전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평화협정은 2007년 이후 2년 만에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 이뤄낸 성과로 양측은 카타르와 유엔, 아프리카연합(AU), 아랍연맹 등의 주선으로 지난 10일부터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협상을 벌여 왔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태군’의 특별한 이야기 “기적을 믿으세요?” (인터뷰)

    ‘태군’의 특별한 이야기 “기적을 믿으세요?” (인터뷰)

    # scene 1. 기적을 믿으세요? 누군가가 그랬다. ‘기적’은 노력하는 이에게 하늘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4년 전, 오디션에 떨어지고 전화가 왔다. (강원래) “이름이… ‘김태군’이라고 했죠? 듀스의 김성재 이후 이렇게 선이 아름답게 춤을 추는 춤꾼은 처음입니다. 기회가 반드시 올거예요. 아니 소개시켜 주고 싶군요.” 두 사람의 첫 ‘휠체어 동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난생 처음 방송국이란 곳을 가봤고, 박미경 누나의 집에도 갔다. 4년 후, 생애 첫 데뷔무대 앞둔 ‘신인 가수’ 태군은 자꾸 KBS 공개홀 밖으로 향하는 시선에 혼잣말을 되뇌이고 있었다. 그 분이 오실까. 그 분이 날 기억 하실까…. 기적 같은 만남. 강원래가 몸소 휠체어를 밀며 나타났다. 장황한 응원의 말은 없었다. 짧지만 심장을 관통한 한 마디…. “열심히 해라.” 울음이 복받쳐 올랐다. 4년간 꿈 꿔왔던 ‘단 한번의 순간’이었다. 울지 않겠노라, 절대 울지 않으리라 그렇게 맹세했었는데….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한꺼번에 뒤엉켜 흐르고 또 흘러 내렸다. 떨리는 손으로 ‘태군(TAE GOON)’이란 두 글자가 정확히 새겨진 CD를 건네 드렸다. ‘아저씨, 감사합니다. 꼭 지켜봐 주실꺼라 믿었어요. ‘재회의 오늘’을 수백번 수천번씩 꿈에 그려 왔습니다.” # scene 2. 왜 울어 임마. ”결국 눈이 퉁퉁 부어 첫 무대에 올랐어요.(웃음) 생방송 전 인것도 까맣게 잊고 펑펑 울었어요.” 태군이 흘린 눈물 의미는 단순한 ‘가수 데뷔의 기쁨’으로 응축될 수 없었다. 고맙고 미안한 마음…. 죄책감도 그 절반을 차지했다. ”오디션을 100여번도 넘게 봤지만 저를 인정해 주신 최초의 한 분이셨어요. 세기의 춤꾼에게 들었던 한 마디가 저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죠. 하지만 4년이란 긴 시간에 자신감이 무뎌지던 어느 순간, 연락을 못드리게 된거죠.” 강원래는 태군의 이런 마음을 투명히 들여다 보는 듯 따스히 웃었다. 진한 포옹 대신 손을 내밀었다. “왜 울어 임마.” ’행복 해서요. 너무 행복해서요…. 이제는 정말로 보여 드릴 수 있잖아요.’ # scene 3. 가수를 꿈꾼 ‘무용꾼’ 태군 훤칠한 키에 자그마한 얼굴, 그리고 보는 이까지 기분 좋아지는 ‘함박 미소’. 인터뷰 전 일전의 만남에서 기자가 태군에게 받은 첫인상은 ‘훈남 신예’였다. 서툰 판단은 그의 첫 무대를 지켜보던 순간, 충격으로 다가왔다. 과연 강원래가 알아본 춤꾼답다. 다만 의아했던 점은, 단 4년간의 비장한 각오만으로 마스터 가능한 실력이냐는 물음이었다. 알고보니 그는 ‘춤꾼’이 아닌 ‘무용꾼’. 중학생 시절 발레에 비범한 재능을 보인 태군은 이후 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 한국무용에서 현대무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무용의 분야를 두루 섭렵하며 기본기를 닦았다. ”무용은 제 삶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하지만 제 진짜 꿈은 가수 였거든요. 5살로 기억해요. TV에서 우연히 검은 정장을 입고 총알춤을 추는 ‘심신’을 보게 됐어요. 얼마나 멋있었던지…(웃음). ‘아,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 어린 꼬마의 심장이 마구 뛰는 거예요.” # scene 4. 스무살 태군, 이유있는 삭발. ’무용수’와 ‘가수’… 두 갈래의 기로를 섰던 시점은 4년전 스무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무살, 대학에 진학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에 와있음을 직시했어요. 신중한 결정이 필요했죠. 소중하게 키워 온 가수의 꿈을 바로 그 때가 아니면 시작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태군은 머리부터 밀었다. 그후로 4년, 가수의 꿈을 이룰 때까지 그는 단 한번도 머리를 기른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예쁘장한 외모에 다소 망설임이 있었을 법도 한데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한 치의 아쉬움도 없었어요. 머리가 길면 무대 위의 움직임이 지저분해 보일 수 있거든요. 그때 저에겐 연습한 만큼 얼마나 무대 위에서 발휘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문제 였어요. 제가 추는 춤의 선이 최대한 예뻐 보이고 싶었죠.” ’삭발’까지 강행하며 연습에만 매진해온 태군의 4년간의 고집과 집념은 헛되지 않았다. 그는 여타 ‘반짝 신인’과 확연히 구분되는 완성도 높은 무대로 대중들의 이목을 단박에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 단 한번의 홍보나 인터뷰도 없었지만 연일 각 포털 검색어 최상위권에서 내려올 줄을 모른다. 본격적인 데뷔 활동이 한달이 채 안됐지만 외국 자동차, 화장품 등 CF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멀리 태국에서까지 비상한 관심을 모이며 현지 프로모션 및 앨범 주문도 폭주한 상태. 태군, 삭발한 값어치 톡톡히 해냈다. # scene 5. 스스로 인정할 때, 귀 열겠다. 실감이 되는지 묻자 눈웃음을 한가득 머금고 “아니요!”라고 답한다. 잠시 골똘해진 태군은 이내 진지한 설명을 덧붙였다. ”최고가 되면 좋겠죠. 하지만 그보단 ‘최선을 다한다’는 이미지가 확실히 각인된 가수가 되는게 첫 번째 목표예요. 데뷔 후 이제 한달인데 요즘 주변에서 가끔 벅찬 칭찬이 들려올 때면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아직 한없이 부족한 걸 잘 알고 있거든요.” 태군은 바로 지금 자신이 해나가야 할 일은 ‘검색어 순위’이나 ‘가요 차트’ 검색이 아닌, 일순간 무너지지 않는 ‘내공을 기르기’라고 언급했다. ”아직 ‘가수 태군’이라고 말하기엔 부끄럽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자신을 인정할 수 있을 때까지는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려고요. 훗날, 그러니까 제 스스로를 ‘대중 가수’로 인정할 수 있는 기쁜 날이 오면 그 때 두 귀를 활짝 열겠습니다. 그 때는 정말 하나 하나 소중하게 들을게요.” 마지막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고 묻자 태군은 다시 가슴 속 깊숙한 곳에서 ‘강원래’라는 세 글자를 꺼냈다. ”멋있는 가수는 많지만 함께 웃게 하고 함께 춤 추도록 이끄는 가수는 흔치 않아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음악을 100% 전달하고 공감대를 형성해내는 가수가 이상적이 아닐까요? 클론의 노래를 들으면 어깨가 들썩들썩 하잖아요. 제 데뷔곡 ‘콜 미(Call Me)’도 대중 여러분의 몸과 마음을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음악으로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 / 사진 = 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일본드라마 ‘신의 물방울’ 시청자 외면

    일본드라마 ‘신의 물방울’ 시청자 외면

    지난 1월부터 일본에서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신의 물방울’이 올해 방영된 드라마 중 가장 낮은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다. 드라마 ‘신의 물방울’은 한일 양국에 와인 붐을 일으켰던 만화 원작으로, 방영 전부터 기대를 받았다. 특히 한류스타 배용준이 올해 하반기 방영을 목표로 한국판 ‘신의 물방울’을 제작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한국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 4회까지 방영된 일본판 ‘신의 물방울’은 예상을 깨고 현지 시청자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니혼TV에서 매주 화요일 밤 10시에 방영되는 ‘신의 물방울’은 첫 방영 시 시청률 10.3%(비디오 리서치 제공)를 기록하며 아슬아슬하게 두 자리 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 후 방영이 계속될수록 시청률은 하강 곡선을 그리다 4회 시청률이 5.0%를 기록하며 ‘올해 방영 드라마 중 최저 시청률’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이런 현지 사정은 한국판 ‘신의 물방울’을 준비하는 배용준에게도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판 ‘신의 물방울’은 다음주에 방영될 5회에서 ‘제3의 사도’를 둘러싼 대결을 그리며 시청률 상승의 전환점을 노릴 예정이다. 유명 아이돌 그룹 캇툰(KAT-TUN)의 멤버인 가메나시 가즈야(23)가 주인공 ‘간자키 시즈쿠’ 역으로, 만화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마코토’의 목소리 역을 맡은 나카 리이사가 ‘시노하라 미야비’ 역으로 출연 중이다. 사진=드라마 ‘신의 물방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 기자 spirit0104@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그곳은 2개의 태양이 뜬다

    그곳은 2개의 태양이 뜬다

    국내 연구진이 영화 ‘스타워즈’의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의 고향 행성 ‘타투인’처럼 두 개의 태양이 나란히 뜨고 지는 외계행성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두 개의 태양 바깥쪽으로 공전하는 행성계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한국천문연구원 이재우, 김승리 박사와 충북대 김천희 교수팀은 5일 두 개의 별로 이뤄진 쌍성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계를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미국 천문학회지’ 2월호에 게재됐다. ●한국천문硏·충북대팀 9년 관측끝 개가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별과 그 주위를 도는 행성들로 이뤄진 외계행성계는 지구처럼 생명을 가진 행성을 찾거나 태양계 생성의 근원을 밝힐 수 있기 때문에 현대 천문학의 가장 큰 과제로 꼽히고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다양한 탐색방법을 통해 330여개의 외계행성계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소백산천문대 61㎝ 망원경과 충북대학교 천문우주학과가 가진 35㎝ 망원경을 이용해 2000년부터 약 9년여간 관측·촬영한 영상을 분석해 처녀자리 방향으로 약 590광년 떨어진 ‘HW Vir’ 식쌍성에서 새로운 행성계를 발견했다. HW Vir 식쌍성은 약 120억년 전 생성됐으며 서로의 공전주기가 약 2.8시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별 모두 반경이 태양의 0.18배 정도인 작은 별이다. ●지구서 590광년 거리… 두 별 반경 태양의 0.18배 외계행성계는 HW Vir 식쌍성과 그 주위에서 생성된 후 이 두 별의 격렬한 진화 과정에서도 살아남은 2개의 외계행성으로 구성돼 있다. 지금까지 쌍성 주위에서 행성이 발견된 적은 한 차례 있었지만 이는 하나의 별과 그 주위를 돌던 행성이 거대한 이웃 별에 끌어들여져 만들어진 행성계로 두 개의 별을 모두 도는 행성계가 실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행성은 각각 9.1년과 15.8년 주기로 쌍성 사이의 질량중심 주위를 공전하고 있으며 크기는 각각 목성의 8.5배와 19.2배, 표면온도는 영하 3도와 영하 43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연구팀이 관측에 사용한 ‘식쌍성의 극심시각 분석법’은 궤도운동하는 천체의 광시간 효과를 계산하는 방법으로 이론상으로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 박사는 “2개의 별로 이루어진 쌍성에서도 홑별(single star)에서와 같이 행성이 생성되고 살아남을 수 있음을 밝혀낸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행성의 기원과 진화 연구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천문연은 앞으로 지구형 외계행성을 찾기 위해 2m급 탐색전용 망원경을 추가해 본격적인 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용어클릭 식쌍성 서로의 중력에 의해 묶여져 회전하는 두 별이 우리의 시선방향과 거의 일치해 상호 질량중심을 공전하는 경우에 두 별이 서로 가리는 현상. 즉 식(食)을 일으키며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현상
  • [김문 전문기자 인물 프리즘] 녹색여행 박람회 여는 신중목 관광협회중앙회장

    [김문 전문기자 인물 프리즘] 녹색여행 박람회 여는 신중목 관광협회중앙회장

    ‘녹색관광으로 대한민국을 다시 만나자!’ 얼핏 들어도 솔깃해진다. 여행은 삶의 청량제로 누구나 즐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여행이 가장 좋을까.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09 내나라 녹색여행 박람회’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여행 박람회는 매년 열리지만 ‘녹색관광’을 테마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런 까닭에 300여개 지자체 및 관련 업체가 참여하는 등 벌써부터 관심도가 높다. 관광농원, 민박마을, 농어촌 휴양단지 등 전국 곳곳에 숨겨진 청정 여행지와 녹색 관광자원들이 새롭게 선보인다. ●관광산업은 지역경제 살리는 지름길 이번 행사를 진두지휘하는 신중목(58)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을 만났다. 관광학 박사이기도 한 그는 30여년 동안 오로지 관광분야에서만 일해온 전문가로 그동안 ‘글로벌시대의 관광코리아’ ‘관광산업이 미래를 결정한다’ 등 여러 권의 관련 저서를 발간할 정도로 관광산업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 →이번 박람회의 취지는 무엇인가요. -요즘 녹색이라는 말이 화두가 아니겠습니까. 관광산업에도 녹색을 적용시켰지요. 전 세계적으로 겪는 금융위기 등으로 관광산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뭐니뭐니 해도 관광산업이 가장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녹색관광으로 만나는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배움’ ‘역사’ ‘웰빙’ 등의 ‘내 나라 여행지’를 한 곳에 모아보고자 했지요. →어떤 특징이 있는지요. -이번 박람회에서는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여행가 고(故) 김찬삼 선생의 사진전 등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러 지역이 소개되며 각종 전시 및 녹색에너지 효율성 시연, 체험부스 등 모두 450개의 부스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또 내고장 홍보마을, 관광 기념품을 판매하는 내 나라 쇼핑마을, 주제별로 특색 있는 내 나라 테마마을 그리고 여행학교 및 여행강연장 등 볼거리, 느낄거리를 많이 준비했습니다. 신 회장은 “테마마을에는 태안지역의 기름 유출 전후 모습과 복구장면을 전시해 환경의 중요성 등을 다시 한번 강조할 예정”이라면서 “독도 지킴이에게 엽서보내기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독도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고궁을 살펴볼 수 있는 고궁관 등이 특별히 꾸며진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행사기간 동안 지자체별로 준비한 각종 공연이 이어지고 매일 경품추첨 행사를 통해 관람객들의 흥미와 기대감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미래는 어떻습니까. -경제적으로 거센 파고가 닥치고 있지만 국가 장래를 볼 때 관광산업은 가장 중요한 산업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또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한 대안이기도 하고요. 고용증대, 소득유발, 지방세수 증대 등 파급효과도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외국 관광객 30명당 청년 1명 일자리 생겨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선 ‘2010~2012년 한국방문의 해’를 통해 한국 관광산업은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할 것입니다. 국내 관광자원의 하드웨어적 경쟁력은 중국, 일본, 홍콩 등 주변 경쟁국에 비해 열세에 있습니다. 중국만 보더라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세계박람회(EXPO)를 앞두고 이미 관광대국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중국은 현재 매년 4200만명 정도가 해외에 나가고 있지만 곧 1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을 우리나라로 끌어들여야 합니다. 손님을 끌기 위해서는 하드웨도 개발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들을 우리 집에 찾아온 손님이라고 여기고 친절하게 대하는 자세변화도 중요합니다. 관광객 30명당 우리나라 청년 1명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부터라도 지자체별 ‘1촌1명품 운동’ ‘1촌1관광명소 운동’ 등 선택과 집중으로 관광산업 발전 요인들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신 회장은 경북 경주 출신으로 서경대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한 뒤, 한양대에서 관광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8년부터 관광업계에 뛰어들어 관광홍보회사 등을 설립, 운영했으며 1980년 국내 최초 외국인전용 전화번호부와 입체지도를 발간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후 사단법인 관광산업연구원 원장, 한국관광펜션협회 회장, 한국관광장학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중앙회 회장 외에 ‘2010~2012 한국방문의 해’ 추진위원회 부위원장 등 여러 직함을 갖고 우리나라 관광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km@seoul.co.kr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국정운영의 ‘스마트 파워’

    [김형준 정치비평] 국정운영의 ‘스마트 파워’

    미국 스탠퍼드대의 조지 교수는 정부의 국정 운영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인으로 인지 스타일, 효능감, 정치 갈등에 대한 정향 등 대통령의 개성을 지적했다. 정보를 저장하고 인출하고 평가할 때 선호하는 방식으로서의 ‘인지 스타일’은 대통령이 통치 환경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인식하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며, 새로운 상황에 대해 반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대통령이 자신의 신념과 경험만을 믿고 민심과는 동떨어진 정보를 토대로 상황을 인식할 경우 잘못된 정책 결정에 노출되기 쉽다. 어떤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자신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무엇인가를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서의 대통령 효능감은 소통 방식과 정부의 역할을 규정하는 데 영향을 준다. 대통령의 자신감이 지나치게 강할수록 장관이나 참모와의 쌍방향 소통보다는 이들에게 자신의 믿음과 생각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소통에 치중할 개연성이 크다. 정치 갈등에 대한 정향은 대통령이 정치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준다. 정치를 필요하고 유용한 게임으로 인식하면 정치 갈등을 해결할 때 다양한 견해, 분석, 충고들에 대한 공개적이고 무제한적인 표출을 용인한다. 반면, 정치를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으로 인식하면 정치인이나 전문가보다는 비선 조직과 직관에 의존해 갈등을 해결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여하튼 조지 교수는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확한 정보에 접하고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매몰되지 말고,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일수록 정치를 통해 해결하라고 충고한다. 이러한 충고는 집권 2년차 개각을 단행하고 설 이후 새로운 각오로 국정을 운영하려는 이명박 대통령이 깊이 음미해 볼 만한 내용이다. 대통령은 보다 낮은 자세로 설 민심을 정확하게 파악해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무엇보다 대통령은 용산 철거민 참사가 지난 김영삼 정부 때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에 버금가는 국정운영의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또 국회에서 172석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정당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소수 정권임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지난번 입법전쟁과 이번 용산 참사에서 보듯이 MB 정부는 겉으로는 거대 정당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박근혜 전 대표의 말 한마디에 사태가 정부의 의도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갔음을 유념해야 한다. 친박의 도움 없이는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없는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MB 정부의 내재적 한계는 혹독한 현실이다. 이와 같은 취약한 통치환경에서는 ‘단순한 속도전’보다는 ‘스마트한 속도전’에 바탕을 두고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지난해 촛불시위로 허비한 시간을 한번에 만회해 보겠다고 의욕만 앞세워 철저한 준비 없이 속도에만 치중할 경우 국민과 야당을 설득하지 못한 채 오히려 국정이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 더구나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를 법치만을 내세워 강경하게 나갈 때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게 된다. 용산 참사에 대해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사실상 불가피해졌다. 설 직전에 실시된 TNS 조사에 따르면 용산 참사에 대해 ‘과잉 집안’ 때문이라는 응답이 58.1%로 ‘과격시위’가 원인이라는 응답(32.4%)보다 훨씬 많았다. 정부 여당은 설 이후의 정국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이번 사태의 책임자를 추궁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받아들이는 대담한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더불어 제2, 제3의 용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개발 철거민 보호 대책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가 힘과 속도에만 의존하는 하드 파워에서 소통과 통합의 ‘스마트 파워’로 바뀌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시론] 한국에 걸맞은 국가브랜드 격상을/이순천 외교안보연구원장

    [시론] 한국에 걸맞은 국가브랜드 격상을/이순천 외교안보연구원장

    2008년은 건국 60년, 대한민국 인생에 전환점이 되는 해였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60세를 맞이해 과거를 되돌아보는 가운데 세계 금융위기라는 초국가적 난제에 대처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기간이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가 뒤도 돌아보고 옆도 둘러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동안 단기 목표에 매진하느라 소홀했던 점들이 눈에 띄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난 60년간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고 단기간에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룩한 한국의 가치가 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가? 왜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실제 능력만큼 대우받지 못하며 품질이 같은 제품일지라도 한국산이 일본이나 독일 제품보다 30∼40%가량 낮은 가격에 팔리는가? 이런 현상을 보면서 우리는 국가 경제력이 국제사회에서의 위상과 이미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세계 11위권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한국의 국가브랜드는 겨우 30위권이지만, 30∼40위권 경제력으로 평가받는 핀란드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3,4위를 기록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따라서 우리는 무형의 국가브랜드인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패러다임을 구축해 세계의 보편성에 맞으며 한국적 현실과 특성을 고려한 국가브랜드 강화 방안을 세워야 한다. 먼저 한국이 경제적 규모에 비해 국제적 의무 이행, 인도적 지원 등에 소극적인 나라였다는 인상을 불식해야 한다. 인권, 환경보호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준수하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우리의 개발경험 공유, 공적개발원조(ODA)확대, 적극적 평화유지활동(PKO) 등으로 국제문제 해결에 공헌할 수 있는 역량을 확대해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인류 보편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국가로서 인식시켜야 한다. 한국은 지난해 ASEM, G20, APEC 등 주요 다자회의에서도 환경오염과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녹색기술을 개발해 신성장동력과 일자리를 확충하는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한국을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각인시키며 국가브랜드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했다. 앞으로도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글로벌 패러다임으로서 국가브랜드화해 한국이 전지구적 문제에 대한 주도적 참여로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국가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특히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첨단 기술, 디지털 원더랜드로 일컬어지는 IT 강국 등의 이점은 이를 실현하는 기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적 이미지 증대와 홍보를 위한 정부의 대외적 활동도 중요하지만 더욱 절실한 것은 국민의 호응과 참여를 통한 민간 부문의 노력이다. 특히 한국은 외국인 노동자가 100만명을 넘어서고 다문화 가구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의 다문화사회에 대한 의식은 뒤처져 있는 실정이다. 다문화 사회를 포용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는 게 시급한 과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가 법질서를 존중하고 의견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관용과 화합의 정치문화를 이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이달 중 국가브랜드위원회 출범 소식은 환영할 만하다. 한국의 ‘국격’에 맞는 국가브랜드 가치를 만들고 국민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구체적 사업들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향상시키고 대외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순천 외교안보연구원장
  • [2030] 불안한 미래… 점집 찾는 청춘들

    [2030] 불안한 미래… 점집 찾는 청춘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황 때문인지 요즘 점집이 문전성시다.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이 오간 뒤엔 올 한해 운세가 어떨지 궁금한 게 인지상정. 선택의 기로에 선 2030 청춘들도 학업운, 연애운, 취업운, 결혼운을 알고 싶어 점집을 기웃거린다. 새해벽두에 본다는 전통 토정비결로 승진운을 가늠해 보고, 타로점으로 소개팅 성공여부를 가리기도 한다. 꿈과 걱정이 공존하는 2030들의 점괘를 따라가 봤다. ●“점쟁이 만난 뒤 편안해졌어요” 6년째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최모(27)씨는 사주카페를 찾은 뒤부터 생활이 많이 안정됐다. 22살에 고시공부를 시작했지만 2차에서 매년 낙방했다. 지난해 10월, 행시 2차 합격자 명단에서 또 자신의 이름이 없는 것을 확인하곤 일주일 내내 방안에 틀어박혔다. 이런 최씨를 대학 친구들이 기분전환하자며 억지로 끌고 간 곳은 강남역 주변의 ‘용하다’고 소문난 사주카페. 안경 너머로 날카로운 눈빛을 뿜어대던 50대 여성 역술가의 진단이 나왔다. “나라 녹을 먹을 ‘관’의 기운이 매우 약하다. 실금이 가 있는 그릇과 같다. 기운을 보강해야 하니 잠시 다른 일을 하며 눈을 돌리라.”고 했다. 고시를 포기할까 고민하던 최씨는 설득력 있는 조언에 힘을 얻었다. 그 길로 ‘보험용’으로 지원해 놨던 S대 행정대학원 입시에 매달렸고 12월 합격통지서를 손에 쥐었다. “생전 처음 본 사주가 우울한 20대 시절을 바꿔놓을 전환점이 됐어요.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고시에 도전할 거예요. 나라 녹 한 번 받아봐야죠.”라며 최씨는 새해에 맘을 다잡았다. 홍보대행사에 다니는 김모(30·여)씨는 지난해 서른을 목전에 두고 과감히 개명했다. 점쟁이의 한마디가 결정타였다. 그녀는 연애다운 연애를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대학 시절 동아리 선후배들과 몰려다닐 땐 “연애보단 인간관계 넓히는 게 우선”이라고 무시했고 직장인이 되고 나선 ‘일이 먼저, 연애는 나중’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남들이 “어떻게 연애 한 번 못해 봤냐.”고 핀잔 줄 때도 “그깟 연애쯤…”하고 가볍게 넘겼다. 그러나 막상 나이 서른이 코앞에 닥치자 불안이 닥쳤다. 부모님도 “만나는 사람 없니?”라며 압박을 시작했다. 안되겠다 싶었던 김씨는 친구와 압구정동 한 점집에서 연애운을 꼼꼼히 물었다. 점쟁이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름이 너무 드세서 남자가 도망간다.” 처음엔 헛소리라며 무시했지만 못내 신경이 쓰여 다른 점집 두어군데를 더 찾아갔다. 그러나 대답은 이구동성이었다. 점괘를 전해 들은 김씨 부모님은 며칠을 고민하더니 마침내 “이름을 바꾸자.”고 김씨에게 권유했다. 결국 김씨는 29년을 함께한 이름을 과감히 포기하고 개명신청을 냈다. “계속 찝찝해하느니 과감하게 좋은 이름으로 바꾸는 것도 방법일 거라 생각했어요. 이제 새 이름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야죠. 당연히 좋은 배우자도 만날 거고요.” ●어머니 등살에 점쟁이 말대로 파혼 초등학교 교사인 정모(30·여)씨에게 지난해는 악몽의 연속이었다. 결혼의 문턱을 ‘그 놈의’ 사주 때문에 넘지 못한 것이다. 친구 소개로 만난 최모(34)씨는 내로라하는 대기업 사원이었다. 인상도 선해 남편감으로 안성맞춤이었다. 급속도로 친해진 두 사람은 한겨울에 떠난 정동진 기차여행에서 결혼을 약속했다. 양가에선 봄에 결혼날짜를 잡자고 혼담까지 오갔다. 그러나 부푼 꿈은 예비 시어머니가 식날을 받으려고 철학관에 다녀오면서 산산조각났다. 궁합전문이라는 역술가는 “두 사람은 악연 중의 악연이다. 결혼하면 남편이 죽고 재산도 다 날릴 것”이며 당장 헤어지라고 종용했던 것. 정씨는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일이라며 가볍게 여겼다. 그러나 최씨의 어머니는 헤어지라며 전화를 걸고 직접 찾아오기까지 했다. 어머니의 등쌀에 못 이겨 최씨도 점점 자신을 멀리하는 게 느껴졌다. 결국 정씨는 결혼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혼사가 중요한 일이라 길흉을 미리 점쳐 본다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점쟁이 말 한마디로 파혼이라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요.” 올해 대학 졸업을 앞둔 오모(26)씨는 지난 연말에 들은 악담 때문에 정초부터 기분을 잡친 느낌이다. 여자친구 성화에 못 이겨 찾은 고향 부산의 점술가는 TV 프로그램에도 자주 등장했고 용하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이른 시간에 방문했는데도 대기실은 예약손님으로 꽉 차 있었다. 하지만 기대에 부푼 오씨가 뜬금없이 들은 말은 “35살을 넘기기가 힘들겠어. 비뇨기 계통이 좋지 않아.”였다. 복채까지 냈는데 덕담은커녕 오래 살지 못할 운명이라니 부아가 치밀었다. 여자친구 역시 올해는 취업할 기대를 말라는 ‘기 꺾이는’ 소리만 들었다. 오씨는 “미신은 믿지 않지만 그래도 단명할 운명이라는 말은 떨떠름하다.”면서 “취업문이 좁아져서인지 불안한 대학가 심리를 이용한 사주카페만 넘쳐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강사인 송모(32·여)씨도 괜한 점괘에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다. 지난해 초 3년째 연애 중인 이모(34)씨와 함께 사주카페를 찾았다. 운세를 똑소리나게 맞힌다는 ‘역술가 트리오’로 소문이 자자한 곳이었다. 신내림도 받았다는 여성을 지정해 점을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사주를 풀던 그녀는 심각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않는 게 아닌가. 조마조마해진 송씨 커플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지금까지 연애한 게 놀라울 만큼 상극인 팔자야. 결혼하고 후회하느니 얼른 지금 헤어지세요.” 그녀는 두 마디만 하고 사주비도 받지 않겠다며 자리를 떴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송씨 커플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카페를 나왔지만 그날 밤 신경이 쓰여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간 벌였던 사소한 다툼까지 ‘팔자’가 아닐까 하는 의심에 괴로워하기를 며칠째. 심란해하는 송씨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어머니가 “태어난 시(時)는 제대로 본 거냐?”라고 물어봤다. “오후 4시 아니에요?”라는 송씨의 말에 어머니는 박장대소했다. “얘, 4시는 맞는데 오후가 아니라 오전이야.” 어머니의 말에 송씨는 짓눌렸던 부담이 말끔히 사라지는 듯했다. “100% 믿은 건 아니었지만 얼마나 찜찜하던지요. 남자친구도 태연한 척했지만 은근히 신경을 쓰고 있었더라고요. 정확한 사주로 다시 궁합을 볼까도 했지만 둘 다 신경쓰지 않기로 했어요.” 두 사람은 결국 지난 해 6월 결혼에 골인해 신혼의 깨를 빻고 있다. ●예언대로 들어맞는 사주 회사원 정모(27·여)씨는 몇 년 전 지도교수가 봐준 사주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뜨끔해진다. 취미삼아 사주를 독학한 교수는 “직장을 빨리 구하지 못하고 역마살이 있어 여기저기 돌아다닐 것”이라고 했다. 신기하게도 정씨는 졸업 후 3년 넘게 고군분투했고 지난해에야 지금의 직장에 입사했다. 출장이 잦은 해외홍보업무는 교수님 ‘예언’대로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 자리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형제가 물을 건너가면 안 좋다.”는 말대로 정씨의 언니는 일본 연수를 갔다가 크게 아파 고생을 하기도 했다. 정씨는 “많은 일들이 교수님의 사주풀이대로 이뤄졌다.”며 선을 보라는 가족들의 말을 무시하고 사내 남자 직원들의 면면만 살피고 있다. 교수의 사주풀이대로라면 같은 분야의 1인자와 결혼할 팔자다. 정씨는 평생 배필이 사무실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호텔 통역담당인 장모(37)씨는 타로카드점 마니아다. 퇴근 때마다 회사 근처에 포장마차처럼 늘어선 타로하우스에 들르는데 재미가 붙었다. 장씨처럼 스트레스를 간단한 카드점으로 날려버리려는 직장인들이 일대에는 많다. 트럼프와 비슷한 모양의 타로카드를 뽑아 가까운 미래를 점치는데 몇천원이면 족해서 부담도 없다. 단골도 생겨서 선보기 며칠 전엔 전화로 운을 떼보곤 한다. “점괘가 좋으면 기대도 해보고 안 좋다고 하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죠. 일종의 마음가짐인 셈이에요.” ●“점괘는 점괘일 뿐… 내 운명 내가 개척” 점괘는 점괘일 뿐, 내 운명은 내가 뚫는다는 개척파도 있다. 금융기관 입사 4년차인 임모(29)씨는 지난해 여름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경쟁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하면서 현재 연봉의 1.5배를 주겠다고 한 것. 회사에 대한 의리와 달콤한 돈의 유혹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던 임씨에게 아내 유모(28)씨는 “점이라도 한 번 보자.”고 부추겼다. 이튿날 임씨 부부는 동네에서 용하기로 소문난 ‘H동 도사’를 찾았다. 점쟁이는 부채를 공중에서 서너차례 휘젓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회사를 옮기면 사람들을 내려다보면서 살 수 있어.” 그러나 이직을 권하는 점괘를 받아들고도 임씨는 사표를 던질 수가 없었다. 정든 동료들을 등질 맘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임씨는 회사에 남았지만 임씨와 함께 제안을 받은 동료 3명은 미련없이 회사를 옮겼다. 1년이 흐른 지금 임씨는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다니던 회사가 바로 그 경쟁사를 인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회사를 옮겼던 임씨의 옛 동료들은 구조조정 대상으로 찍혔다는 소문도 나돈다. “결국 눈앞의 점괘를 따르지 않은 제 선택이 옳았죠. 항상 길게 보고 결정을 해야겠더라고요.” 대학생 박모(21·여)씨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점 때문에 크게 기분이 상한 뒤론 점집 따윈 찾지 않는다. 대학 입학을 앞둔 재작년 겨울 친구와 신촌에 있는 사주카페에서 재미삼아 학업운을 묻던 박씨는 그만 기가 막혔다. 이미 수시전형에서 K대에 합격한 박씨에게 점술가는 ‘학업운이 없어 잘 가봐야 서울권 여대’라고 말한 것이다. 박씨는 웃어넘기며 “성적이 그보단 잘 나온다.”고 운을 뗐지만 역술가는 끝끝내 자신의 말이 맞다고 우겼다. 결국 화가 난 박씨는 “난 이미 수시합격도 했는데 어떻게 된거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역술가는 한 발 물러서며 “그럴 수도 있다.”고 은근슬쩍 넘어가 버렸다. “남의 인생을 갖고 막말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빴어요. 틀렸으면 사과라도 할 것이지 어물쩡 뭉개버리고…만약 수시 합격을 못해서 정시를 준비 중이었더라면 저주나 다름없는 점괘였을 테죠.” 이재연 김민희 장형우기자 oscal@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20&30] ‘직장인들의 樂’ 점심 시간  [20 & 30] 연상·연하커플 좌충우돌 사랑이야기  [20 & 30]청춘들이 겪은 아찔한 삼각관계  
  • 2008→2009, 가요계의 ‘新대세’ 부상

    2008→2009, 가요계의 ‘新대세’ 부상

    해가 바뀌면서 ‘가요계 대세’도 넘어가고 있다. 이른바 ‘2009년 첫 주자’들의 날개짓이 거세지고 있는 것. 마치 기다렸다는 듯 완벽한 ‘바통 터치’를 이룬 이들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연말 가요대전 및 시상식 무대를 전환점으로 ‘2008년 가요계’를 이끈 주역들이 화려했던 한해 활동을 대거 마무리 짓자 가요계에 ‘신(新)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시간적 경계’의 오묘한 틈을 효과적으로 공략해 약진을 펼치고 있는 ‘2009년형’ 가수(그룹)들이 있다. 컴백 시기를 ‘연말 및 신년’으로 맞춘 이들은 경쟁가수의 활약이 주춤해진 틈을 타 절묘한 ‘인기 교체’를 이뤄냈다. ‘2009년 역전승’을 일궈내고 있는 신년 가요계의 새 얼굴들을 짚어봤다. ◇ 원더걸스 → 소녀시대·카라 2008년 걸그룹 중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룬 이들은 단연 ‘소핫(So Hot)’’노바디(Nobody)’의 원더걸스였다. 원더걸스는 지난해 여름 ‘소핫’으로 공주병 열풍을 일으킨 뒤, 이어 ‘노바디’ 총알춤을 연속 히트시키며 각 방송사의 연말 시상식에서 ‘MKMF 최고 노래상’, ‘K-차트 음원 1위상’등을 휩쓰는 저력을 보였다. 오는 3월 예정된 단독 콘서트 및 미국진출 검토 문제로 인해 원더걸스가 공식적인 휴식기를 선언하자 제일 먼저 ‘걸그룹’의 세대교체가 눈에 띄고 있다. 원더걸스의 후발 주자로는 최근 ‘프리티걸(Pretty Girl)’로 가요차트 상위권에 빠르게 진입한 카라와 지난 7일 첫번째 미니앨범 ‘지(Gee)’로 컴백한 소녀시대가 지목되고 있다. 지난 타이틀 곡 ‘락유(Rock You)’를 통해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를 굳힌 카라는 한층 세련되고 당당한 모습을 보강해 연말 막바지에 복귀했다. 여기에 약 9개월만에 컴백 신호탄을 울린 소녀시대가 가세, 이틀만에 각 온라인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해내면서 이들의 ‘新 경쟁구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동방신기 → SS501 음반 불황에도 불구, 4집 ‘주문-미로틱’으로 ‘음반 50만장 돌파’의 진기록을 세운 동방신기의 기세는 신년에도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각종 연말 가요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한 동방신기가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빅뱅vs동방신기로 양분됐던 2008년 남성그룹의 판도도 바뀌고 있다. 새해 들어 다시 비상하고 있는 SS501 멤버들의 다방향 활약을 주목할만 하다. 김규종, 김형준, 허영생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3인조 SS501’의 새 타인틀 곡 ‘유아맨’(UrMan)은 발표와 동시에 지상파 가요차트 5위권에 진입했다. 리더 박정민은 뮤지컬 ‘그리스’를 통해 새로운 티켓 파워로 떠올랐으며 또 다른 멤버 김현중은 KBS 2TV ‘꽃보다 남자’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 2009년 내 SS501의 활약상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 김종국 → 김경록·케이윌 그렇다면 백지영, 김종국을 선두로 올 겨울, 모처럼 만에 불어닥친 ‘발라드 대세’ 바통은 누가 이어 받을까? 3인조 보컬그룹 V.O.S에서 솔로 가수로 거듭난 김경록과 5주이상 가요계 정상을 지키고 있는 백지영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케이윌이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V.O.S의 막내로서 박지헌, 최현준에 이어 마지막으로 솔로곡 ‘이젠 남이야’를 발표한 김경록은 새해들어 온라인 음원 사이트인 엠넷, 싸이월드 차트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1위를 하는 기쁨을 누렸다. 각 방송사 음악방송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케이윌의 신곡 ‘러브 119’의 기세도 무섭다. 케이윌은 검증된 가창력에 한층 밝아진 멜로디로 대중적 색체를 가미해 성공을 거두며 김종국의 뒤를 이을 ‘발라드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 비 → 세븐 ‘월드스타’로 돌아와 하반기 가요계에 숱한 이슈를 뿌린 가수 비의 빈자리는 세븐의 귀환으로 메워질 전망이다. 지난해 5월 미국 LA의 한 클럽에서 ‘앨범 프리뷰 파티’를 성황리 개최하며 미국진출을 가시화한 세븐은 현지 최고의 프로듀서인 다크차일드, 여성래퍼 릴 킴의 참여로 화제가 된 현지 데뷔곡 ‘걸스’(Girls)를 올해 2월 미국 음반시장에 선보이게 된다. 이어 국내 무대로 복귀도 예정돼 있다. 세븐의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 측은 “그 동안 세븐의 미국 진출을 성원해 준 국내 팬들에 대한 감사의 보답으로 2009년 하반기에는 국내 활동도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 프로듀서에서 가수로 돌아온 박진영의 미국 재입성 소식과 영화 및 음반으로 도전장을 내민 비의 미국 진출도 본격화 되고 있어 2009년에는 미국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일 국내 가수들의 활약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 하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단체장 새해 설계]박준영 전남지사

    [단체장 새해 설계]박준영 전남지사

    2009년 새해들어 박준영 전남지사가 던진 화두는 ‘일자리 만들기’다. 미래성장동력인 젊은층을 붙들어서 인구감소를 막겠다는 에두른 표현이다. 6일 집무실에서 만난 박 지사는 올 정부부처 시책 발표에 따른 전남도의 발빠른 대응방안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요약하자면 ‘선택과 집중’이다. 예산을 쪼개서 생색을 내는 반짝효과 대신에 미래를 내다본 가치투자로 부가가치를 키우는 쪽에 방점을 찍겠다고 했다. 도는 올 예산 4조 6000억원 가운데 상반기에 2조 8000억원을 조기집행한다. ●혁신·기업도시 등 성장거점 본격화 전남도가 천혜의 자연자원을 바탕으로 미래 가치투자의 최적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물론 조선산업 집적화단지 조성, 생물산업 등 친환경식품산업 육성, 해양리조트 개발, 실버산업 분야가 이미 뜬 상태다. 도는 경제대책추진협의회를 통해 공공물자 조달 때 지역제품 우선구매, 지역건설사 하도급 우선참여의무화 등을 결의했다. 상반기에 예산을 조기집행하기 위해 긴급입찰제, 선급금 확대 등 공공투자를 확대한다. 박 지사는 “공공투자 확대로 미래산업과 연구개발기업 육성,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 성장거점 5대 신도시 본격 건설, 생명산업 확대, 농·식품 브랜드 가치 향상, 미래에너지 산업화 기반구축 등에 중점을 둔다.”고 강조했다. 도는 지난해 462개 기업 유치로 일자리 2만 3000개를 창출했다. 박 지사는 경제난으로 가장 타격을 받을 서민과 노인, 위기가정 등 8만여명에게 17개 지원사업(1조 2500억원)을 편다는 점에 주목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서남권종합발전계획 국책사업 확정, 영산강 살리기 착공, 서남해안관광레저기업도시 개발 가시화, 무안산업교역형 기업도시 연말 착공, 광양항 서측배후단지 자유무역지대 확대, 나주에 들어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에 탄소배출권 거래소 유치 등을 지역균형 발전의 추진체로 설명했다. ●2012여수박람회… 해양관광도시 기대 박 지사는 “전남의 섬과 바다, 해안선, 갯벌, 해조류, 어패류 등은 전남 발전의 동력이자 자산”이라며 해양시대를 맞는 전남의 미래상을 확신했다.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와 2010~16년 영암 포뮬러원 국제자동차경주대회 개최 등 2개 국제행사를 해양 관광산업 도약의 전환점으로 기대했다. 또 남해안권발전 종합계획을 연안권 개발을 위한 밑그림으로 완성해 정부의 선(SUN)벨트 구상과 연계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구체화를 하겠다고 역설했다. 박 지사는 “서남해안에 신재생 에너지벨트를 조성하고 조선산업, 해양관광, 해양생물 등 해양자원 개발과 산업화,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통한 해양경영을 통해 지역의 부와 가치 창출로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목욕탕 등 편의시설 있는 보건소 건립 올해 전남도는 174억원을 들여 시·군 보건소와 보건지소 41곳을 새로 짓는다. 박 지사는 “공직자들이 선출직 단체장을 의식해 주민의 요구대로 보건소를 늘릴 게 아니라 여기에 운동시설과 목욕탕 등 복합시설을 넣어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기존의 행정집행 관례를 지적했다. 나아가 해조류 공동처리장 보다는 저장시설이나 가공시설을 짓거나 재래시장 시설현대화 사업도 한 곳을 집중지원해 현대식 할인마트로 바꾸는 선택과 집중 식으로 행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지사는 “전남은 잠재력을 갖춘 ‘기회의 땅’에서 희망이 넘치는 ‘역동의 땅’으로 운명이 바뀌어 가고 있고 도민들이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갖고 당장의 성과보다는 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사설] 北은 비방중단하고,南은 대화에 나서라

    북한이 어제 내놓은 노동신문·조선인민군 등 공동사설은 올해 남북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년사에 해당되는 공동사설은 올 한해 북한의 대남·대외관계 가늠자에 해당된다.북한은 여기서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전면 부정하고 파쇼독재 시대를 되살리며 북남대결에 미쳐 날뛰는 집권세력”이라고 비난했다.우리는 북한의 이같은 험한 대남 비난이 2000년 정상회담 이후 10년만에 처음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한다.북한은 미국 오바마 행정부를 겨냥해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문제를 언급했다.하지만 통미봉남 전술은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지난해 금강산관광과 개성관광이 중단되면서 남북관계의 시곗바늘은 사실상 10년 전으로 되돌아간 셈이다.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대남 비난과 반정부투쟁 선동은 아무런 실익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신년사설에서 국방력 강화를 강조하던 북측은 올해 국방력보다 경제부분을 우선시했다.북한에 경제적 도움을 줄 곳은 결국 남한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었는가.통일부는 그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남북관계의 조정기를 마무리짓고 새해에는 전환점을 마련하겠다고 보고했다.정부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야 하고,그러기 위해서는 남북 대화채널을 복원하고 당국간 대화재개 노력을 기울여야 마땅할 것이다.아울러 지난해 중단됐던 식량과 비료 지원 등의 인도적인 사업이 재개되어야 하고,고령임을 감안하면 국군포로·납북자 송환은 하루도 지체할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남북 관계는 더이상 나빠질 것도 없고,악화돼서도 안 된다.우리 정부는 올해 남북대화를 복원해야 하고,북한은 대남 비방을 즉각 중단하기를 바란다.한 세기만의 글로벌 위기를 맞아 남북도 대화와 경제협력의 끈을 다시 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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