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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너는 동학개미, 나는 일개미… 그런데 진짜 개미는 어떻게 살지?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너는 동학개미, 나는 일개미… 그런데 진짜 개미는 어떻게 살지?

    개미. 흔하디흔하지만 언론에 이토록 오래 회자될 만큼 ‘잘난’ 곤충은 아니었다. 요즘은 주식시장과 관련해 신문지상에 ‘동학개미’가 자주 오르내린다. ‘동학개미운동’이라고 하는 이 신조어는,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을 팔며 급락세가 이어지자 이에 맞서 개인 투자자들(개미)이 대규모 매수세를 이어 간 상황을 1894년 동학농민운동에 빗대어 표현했다. IMF 당시 금 모으기 운동과 비슷한 운동이랄까. 안타깝게도 상징으로만 사용할 뿐 우린 개미의 진짜 생태는 잘 모른다. 단지 부지런하다는 의미를 붙여 개미라는 곤충을 다 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최근 출간된 책 가운데 개미의 생태를 가장 잘 알려 주는 게 최지범의 ‘개미의 수학’이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석박사 통합 과정을 밟고 있는 저자는 수학을 생물학에 접목해 개미 경로 형성, 양육 이론, 진화유전학 등을 연구하는 젊은 과학도다. 저자는 개미의 이동 경로를 2년 넘게 관찰했는데, 단언하기를 개미도 페르마의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고 주장한다. 페르마의 법칙이란 ‘빛은 이동 시간을 최소화하는 경로로 움직인다’는 내용이다. 저자는 개미굴 앞에 먹이를 놓은 실험판과 카메라를 설치하고 개미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결과는, 개미 역시 자연 세계의 일원답게 경로를 최소화해 움직였다. 갑작스럽게 장애물이 생긴다면 어땠을까. 여기서는 17세기 수학자이자 천문학자 빌레브로르트 반 로이옌 스넬의 이론을 꺼내 든다. 빛이 휘는 정도는 굴절물질의 성질과 관계가 있다는 ‘스넬의 법칙’이다. 개미는 널리 알려진 것처럼 사회성이 강한 곤충이다. 개미처럼 사회생활을 하는 곤충들은 독특한 분비물, 즉 페로몬을 뿜어내는데, 이것으로 어디로 이동했는지 무리에게 알릴 뿐 아니라 위험신호도 보낸다. 군집 활동에 없어서는 안 되는 페로몬은 성적 유인과 교미에도 도움을 주는데, 저자는 이처럼 다양한 개미의 활동을 다양한 수학공식을 통해 풀어낸다.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의 “생물의 세계를 경험하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책”이라는 추천사는 흔한 공치사가 아닌 게 분명하다. 책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과학, 즉 수학과 생물학의 만남을 비교적 쉽게 풀어낸다. 군데군데 오래전 외웠다가, 역시 오래전 잊어버린 공식들이 난무한다고 겁먹을 이유는 없다. 배경 설명만으로도 개미의 습성 혹은 생태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미에게 배우라던 옛말,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 [제13회 교통문화발전대회] 이웃의 안전이 먼저… 교통사고 예방 힘쓴 당신이 주인공입니다

    선진 교통문화 정착과 교통 안전 확산에 기여한 숨은 공로자를 발굴·포상하는 ‘제13회 교통문화발전대회’가 24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서울신문·한국교통안전공단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손명수 국토부 2차관이 참석해 공로자(단체 포함) 181명을 포상한다. 최고 영예인 국민포장은 서울 강서구 등에서 봉사활동을 해 온 서정옥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서울어머니회 감사에게 수여된다. 도시 속도 하향 계획을 총괄한 한창훈 경찰청 교통안전과장은 근정포장을 받는다. 교통사고 사망자 줄이기에 나선 김덕성 전국화물자동차공제조합 상무 등 6명이 대통령표창을 받는다. 이상열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경북포항지부 고문 등 11명이 국무총리표창을 받는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수상자 명단] ■국민포장 ▲서정옥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서울어머니회 감사 ■근정포장 ▲한창훈 경찰청 교통안전과장 ■대통령표창 ▲김덕성 전국화물자동차공제조합 상무이사 ▲김진묵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경기지부 성남지회 고문 ▲박상권 한국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 처장 ▲추시연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대전지부 유성지회 지도부장 ▲안중극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강원지부장 ▲이창건 대구지방경찰청 대구서부경찰서 경감 ■국무총리표창 ▲박승태 전라남도교통연수원 사무부장 ▲이상열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경북포항지부 고문 ▲이종현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전북지부 전주덕진지회장 ▲우종복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울산지부 동부지회 부회장 ▲강봉완 서울교통공사 처장 ▲김지태 한국공항공사 부장 ▲임종환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대구지부장 ▲박종수 울산지방경찰청 경감 ▲송보영 국토교통부 철도운행안전과 전문임기제 나급 ▲김세운 (주)청도버스 전무이사 ▲울산안전학교 ■서울신문 사장 특별상 ▲이윤기 (주)진보아이앤디 대표이사 ▲김유연 ㈔안산상록경찰서 모범운전자회 복지차장 ■국토교통부장관표창 ▲강서영 ▲강성중 ▲권상철 ▲권언미 ▲권오억 ▲권태걸 ▲김경수 ▲김경환 ▲김경회 ▲김동옥 ▲김명천 ▲김문교 ▲김영호 ▲김우송 ▲김운기 ▲김유진 ▲김장곤 ▲김정자 ▲김정주 ▲김정태 ▲김종길 ▲김종철 ▲김진석 ▲김진수 ▲김진희 ▲김채영 ▲김태명 ▲김해용 ▲김현아 ▲김형준 ▲김화자 ▲나숙주 ▲노정관 ▲문형기 ▲박근숙 ▲박명규 ▲박명주 ▲박미선 ▲박우옥 ▲박재규 ▲박정임 ▲박흥대 ▲박희덕 ▲배기봉 ▲배병찬 ▲변상훈 ▲변영균 ▲변영희 ▲서강덕 ▲서동식 ▲서성훈 ▲성창원 ▲손희익 ▲송선영 ▲신양순 ▲신현관 ▲신현실 ▲심효진 ▲오윤근 ▲오현종 ▲우경필 ▲우영수 ▲유병권 ▲유이선 ▲윤필중 ▲이규원 ▲이금희 ▲이기영 ▲이기홍 ▲이길호 ▲이명재 ▲이민형 ▲이상천 ▲이수원 ▲이양원 ▲이영길 ▲이점식 ▲이종열 ▲이종원 ▲이종철 ▲이형우 ▲임진숙 ▲장석희 ▲장일영 ▲전영호 ▲정대후 ▲정동섭 ▲정수정 ▲정운태 ▲정인수 ▲정중배 ▲정희완 ▲조은애 ▲조태수 ▲진헌용 ▲최동문 ▲최영훈 ▲최은희 ▲최종오 ▲한만섭 ▲한정수 ▲허문석 ▲홍순용 ▲황병헌 ▲황임수 ▲황진철 ▲새마을교통봉사대 경상남도지역대 ▲㈔서울녹색어머니연합회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표창 ▲강준석 ▲길영숙 ▲김남경 ▲김남수 ▲김동우 ▲김명호 ▲김봉남 ▲김선애 ▲김성식 ▲김안석 ▲김영복 ▲김영천 ▲김용 ▲김호열 ▲김효원 ▲남상목 ▲문영주 ▲박선영 ▲박주용 ▲성창욱 ▲손기주 ▲손승백 ▲신상균 ▲신현규 ▲양정우 ▲염성중 ▲유상진 ▲유연상 ▲윤현정 ▲이성호 ▲이승호 ▲이은옥 ▲이임호 ▲이종택 ▲이평수 ▲이희식 ▲임종주 ▲임한석 ▲임후남 ▲장명식 ▲정경훈 ▲정민숙 ▲정완수 ▲정인권 ▲조윤형 ▲조현자 ▲진은정 ▲천명분 ▲최관식 ▲최시식 ▲허귀한 ▲현동규
  • [금요칼럼] ‘유전’의 두 얼굴/최무림 서울대 의과학과 부교수

    [금요칼럼] ‘유전’의 두 얼굴/최무림 서울대 의과학과 부교수

    유전학자로서 한국말에 불만이 하나 있다. ‘유전적’이라는 말의 의미가 제대로 정의되지 않아 자주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갓 태어난 아기를 보며 “이 아기에게 아빠의 작은 눈이 유전됐다”는 표현을 쓴 적이 있는가? 비슷하게 다큐멘터리를 보며 “저 희귀질환 환자는 엄마에게서 병이 유전됐다”고 말하는 장면을 본 적 있는가? 그렇다면 “당뇨병도 유전성이냐”는 표현을 접한 적이 있는가? 사람들이 생활에서 쉽게 쓸 수 있는 말들이겠지만 저 단어들은 서로 다른 뜻을 내포하고 있다. 구글에서 번역을 시도해 보자. ‘유전학’이라는 학문명은 ‘제네틱스’(genetics)로 번역이 된다. 하지만 ‘유전’이라는 현상은 ‘헤리디티’(heredity)로 번역된다. 동사인 ‘유전되다’라는 단어는 ‘인헤리티드’(inherited)로 번역된다. 즉, ‘유전학’이라고 하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2만여개의 유전자가 어떻게 우리 세포들 안에서 미세하게 짜여진 계획하에 발현하고 기능해 특정 생명 현상을 일으키며 만약 그 유전자들에 돌연변이가 생겼을 때 어떻게 병을 일으키는지를 이해하고자 하는 학문인 것이고, ‘유전’은 쉽게 말해 “엄마 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 혹은 “발가락이 닮았다”의 그 닮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부모의 형질이 그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이 내려오는가를 일컫는 것이다. 이 단어들의 형용사를 들여다보면 혼란은 더 커진다. ‘Genetic’은 한국어로는 ‘유전적’이라고 번역이 되며 “유전자에 의한, 유전자들의 기능에 의한”이라는 의미가 된다. ‘헤리디터리’(Hereditary)도 한국어로는 ‘유전적’으로 번역이 되며 “부모의 형질을 이어받은”이라는 뜻을 가진다. 우리나라의 학문 관련 용어들이 예전 일본인들이 네덜란드와 교류하며 그쪽 서적을 번역해 만든 것을 가져와 쓴 결과물이라 생각하면 결국 일본어, 중국어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마찬가지이긴 한 것 같다. 나의 고충에 완벽하게 공감하지 못하는 독자를 위해 약간의 설명을 더 하자면 우리에게는 수많은 ‘형질’이 있고, 이러한 형질들, 키·체형·체질·성격·질병 등은 결국 어느 정도의 유전적(genetic)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야기다. 물론 완전히 유전적인 요인만으로 결정되는 형질도 있다. 유전적 질환, 그중에서도 단일 유전자 질환이 대표적으로, 특정 질환을 일으키는 특정 돌연변이를 하나라도 가지고 있다면 어떤 나라에서 태어나더라도 동일한 질환을 앓게 된다. 반대로 완전히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발현되는 형질도 있다. 가족력이 없는 형태의 암이 대표적으로, 세포가 분열하면서 돌연변이들이 생기고 운이 나쁘게도 그 돌연변이가 세포분열에 중요한 유전자를 망가뜨린다면 암이 시작되는 것이다. 암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하자면 암은 분명히 유전적(genetic)인 질환이다.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미쳐 버린 세포들의 제어되지 않는 분열에 의해 생기므로. 하지만 유전(inherited), 즉 후대로 전달되지는 않는다. 어떤가, 유전이라는 단어에 얽힌 비극이 점점 체감되는가? 가까이 있는 지인을 관찰해 보자. 저 사람은 나와 생김새도 다르고, 체질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많은 것이 다르다. 그 형질들 중 어디까지가 유전적(genetic)이고, 얼마만큼이 유전된(inherited) 것인지 한번 고민해 보자. 사실 같은 인간으로서 공통점이 더 많긴 하지만 (눈, 코, 입, 귀, 뇌가 위치한 머리, 두 개의 팔과 두 개의 다리를 가진. 산소를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섭취해 에너지를 얻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인생이라는 드라마를 살며 일희일비하는 감정을 가진), 우리의 인식 체계는 그 공통점들보다 차이점들을 더 부각시키기 마련이지 않은가. 유전학은 비록 혼란스러운 이름에도 불구하고 차이점의 근원을 밝혀 나가는 여정이다.
  • 회복형·복지형·팀 관리형… 외국선 소년범 사후관리도 책임진다

    회복형·복지형·팀 관리형… 외국선 소년범 사후관리도 책임진다

    소년을 얼마나, 어떻게 처벌해야 범죄를 줄일 수 있을까. 이는 한국보다 훨씬 먼저 소년사법체계가 자리잡은 외국에서도 여전히 답이 없는 난제다. 여러 국가가 소년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적절한 교화 사이에서 형사처벌 연령을 하향하거나 상향하고, 이들의 처우를 고민한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한국보다 형사처벌 가능 연령이 낮거나 구금을 많이 하는 국가에서도 소년범죄는 끊이지 않는다. 엄벌주의만으로는 범죄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는 뜻이다.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소년강력범에 대한 외국의 대응 동향’에 따르면 한국과 가장 비슷한 소년사법체계를 가진 곳은 일본이다.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연령이 한국처럼 14세 이상이고, 이후 사법 절차도 흡사하다. 다만 일본에선 소년에 대한 사형도 가능하다. 2000년 소년법을 개정하면서 16세 이상이 살인을 저지를 경우 일반 형사재판에 넘긴다는 조항을 신설했고, 실제 만 18세 소년이 사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미국은 전 세계 국가 중 형사처벌 연령이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한다. 주마다 다르지만 6세부터 처벌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미국에서도 소년의 강력범죄 대응 방안을 놓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2017년 뉴욕주에서는 형사처벌 연령을 오히려 상향하는 입법안이 통과됐다. 엄벌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이 있지만 이 방식으로는 소년범죄를 줄일 수 없다는 의견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형사 절차 이외에 상대방과의 관계 회복을 돕는 ‘회복적 정의 모델’을 도입한 국가도 있다. 학교폭력 등에서 단순히 폭력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 외에 피해자와의 관계 회복을 도와 진짜 ‘사회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이유진 연구위원은 “뉴질랜드 현지에서 회복적 사법 모델로 유명한 학교에 방문했는데, 이후 전학 건수가 0건이 됐다고 했다”며 “화해를 통해 학교 생활을 원만히 하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가해자에 대한 징계·전학만 강조한다. 아이가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다른 학교에 간다고 갑자기 행동이 바뀌겠느냐”며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피해자와 화해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형사책임 연령을 15세로 보는 노르웨이 등 북유럽에서는 소년범에 대해 ‘복지적’ 개입을 한다. 이는 18세 미만 아동의 모든 권리를 담은 국제적 인권조약인 유엔 아동권리협약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협약 37조는 “만 18세 미만의 아동에게 사형과 종신형을 선고해선 안 되며, 또한 이들을 18세 이상의 범죄자와 동일한 교정시설에 수용해서도 안 된다”고 명시한다. 따로 소년범을 관리할 부처나 기관을 둔 국가도 있다. 독일의 경우 14세 이상 범죄소년에 대한 처리는 형벌이든 보호처분이든 모두 ‘소년법원’에서 담당하고, 이 안에서 교육과 징계 처분, 소년형(소년교도소)이 구분된다. 또 18세부터 21세를 ‘청년층’으로 분류해 이들까지 소년법을 적용받게 했다(한국은 14~19세). 소년사법절차와 성인사법절차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독일도 1990년대 엄벌화 논의를 거쳤으나, 이후 강력처벌보다는 징계처분을 실효성 있게 운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했다. 박종택 수원가정법원장은 “독일의 소년법원에 가 봤더니 아이 한 명을 두고 판검사와 부모, 교사, 마약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이 ‘한 팀’이 돼 철저히 관리하더라”면서 “한 번의 보호처분으로 아이에 대한 모든 처벌을 끝내고 사후 관리는 없는 한국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 2017년 국민적 공분을 샀던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은 관련 기관 간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체계적인 감독에 실패한 대표적 사례다. 당시 이들은 보호관찰 대상이었는데도 초기 비행 때 보호관찰소가 폭행 사실을 몰랐고, 경찰도 이들이 보호관찰을 받고 있음을 뒤늦게 알았다. 수년간 소년범죄를 다루며 직접 국내에 청소년 회복센터(사법형 그룹홈)를 도입한 천종호 부산지법 부장판사 역시 “아이들은 처벌 뒤에도 ‘왕따’가 되기 싫어 원래의 무리로 돌아가 재비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무도 10년간 한쪽으로만 휘어져서 자랐으면 그걸 바꾸는 데 또 10년이 걸리지 않겠느냐”며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망가진 세월만큼 오랜 기간 관심을 두고 회복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기획기사는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youngOffender/ ※ 본 기획기사와 인터랙티브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 일본선 소년범에 사형 선고도…엄벌로 ‘범죄의 고리’ 못 끊는다

    일본선 소년범에 사형 선고도…엄벌로 ‘범죄의 고리’ 못 끊는다

    소년을 얼마나, 어떻게 처벌해야 범죄를 줄일 수 있을까. 이는 한국보다 훨씬 먼저 소년사법체계가 자리 잡은 외국에서도 여전히 답 없는 난제다. 많은 국가는 소년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적절한 교화 사이에서 형사처벌 연령을 하향하거나 상향하고, 이들의 처우를 고민한다. 다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한국보다 형사처벌 가능 연령이 낮거나 구금을 많이 하는 국가에서도 소년범죄는 끊이지 않는다. 엄벌주의만으로는 범죄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는 뜻이다.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소년강력범에 대한 외국의 대응동향’에 따르면 한국과 가장 비슷한 소년사법체계를 가진 곳은 일본이다. 법적 처벌 연령이나 절차 등이 흡사하다. 다만 일본에선 소년에 대한 사형도 가능하다. 2000년 소년법을 개정하면서 16세 이상이 살인을 저지를 경우 일반 형사재판에 넘긴다는 조항을 신설했고, 실제 만 18세 소년이 사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형사처벌 연령 낮은 미국···뉴욕주는 되레 연령 높여 미국은 전세계 국가 중 형사처벌 연령이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한다. 각 주마다 다르지만 6세부터 처벌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미국에서도 소년의 강력범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놓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2017년 뉴욕주에서는 형사처벌 연령을 오히려 상향하는 입법안이 통과됐다. 엄벌을 주장하는 일각의 주장이 있지만 이 방식으로는 소년범죄를 줄일 수 없다는 의견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형사절차 이외에 상대방과의 관계 회복을 돕는 ‘회복적 정의 모델’을 도입한 국가도 있다. 학교폭력 등에서 단순히 폭력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 외에 피해자와의 관계 회복을 도와 진짜 ‘사회화’를 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이유진 연구위원은 “뉴질랜드 현지에서 회복적 사법 모델로 유명한 학교에 방문했는데, 이후 전학 건수가 0건이 됐다고 했다”며 “학생들이 화해해서 학교생활을 원만히 하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가해자에 대한 징계·전학만 강조한다. 아이가 잘못을 깨닫지 못한 채 다른 학교에 간다고 갑자기 행동이 바뀌겠느냐”며 “다른 곳으로 쫓아버리는 게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피해자와 화해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유럽은 처벌보다 ‘보호’와 ‘지원’ 강화 형사책임 연령을 15세로 보는 노르웨이 등 북유럽에서는 소년범에 대해 처벌이 아닌 보호와 지원을 강화하는 ‘복지적’ 개입을 한다. 이는 18세 미만 아동의 모든 권리를 담은 국제적 인권조약인 유엔(UN) 아동권리협약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협약 37조는 “만18세 미만의 아동에게 사형과 종신형을 선고해선 안 되며, 또한 이들을 18세 이상의 범죄자와 동일한 교정시설에 수용해서도 안 된다“고 명시한다. 따로 소년범을 관리할 부처나 기관을 둔 국가도 있다. 독일의 경우 14세 이상 범죄소년에 대한 처리는 형벌이든 보호처분이든 모두 ‘소년법원’에서 담당하고, 이 안에서 교육과 징계처분, 소년형(소년교도소)이 구분된다. 또 18세부터 21세를 ‘청년층’으로 분류해 이들까지 소년법이 적용되게 했다(한국은 14~19세). 소년사법절차와 성인사법절차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독일도 19990년대 엄벌화 논의를 거쳤으나, 이후 강력처벌보다는 징계처분을 실효성 있게 운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했다.·독일, 판검사·부모·교사·치료사 ‘원팀’으로 관리 박종택 수원가정법원장은 “독일의 소년법원을 방문했는데 아이 한명을 두고 판검사와 부모, 교사, 마약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이 ‘한 팀’으로 묶여 철저히 관리하더라”면서 “한번의 보호처분으로 아이에 대한 모든 처벌을 끝내버리고 사후 관리는 없는 한국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7년 국민적 공분을 샀던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은 관련 기관 간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체계적인 감독에 실패한 대표적 사례다. 당시 이들은 보호관찰 대상이었는데도 초기 비행 당시 보호관찰소가 폭행 사실을 몰랐고, 경찰도 이들이 보호관찰을 받고 있음을 뒤늦게 알았다. 수년간 소년범죄를 다루며 직접 청소년 회복센터(사법형 그룹홈)까지 도입한 천종호 부산지법 부장판사 역시 “아이들은 처벌받은 뒤에도 ‘왕따’가 되기 싫어 다시 원래의 무리로 돌아가 비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무도 10년간 한쪽으로만 휘어져서 자랐으면 그걸 바꾸는 데 또 10년이 걸리지 않겠느냐”며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망가진 세월만큼 오랜 기간 관심을 갖고 회복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동정] 손창식 신라대 교수 한국태양광발전학회장 선임

    △ 손창식 신라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최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태양광발전학회 정기총회에서 제8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2021년 1월부터 1년간이다. 손 교수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태양광 PD를 역임했고 부산시 클린에너지마스터플랜, 지역에너지 기본계획 수립 등에 참여하는 등 에너지산업 육성 활동을 해왔다.
  • “국민청원으로 저격하냐” 학교폭력 반성은 없었다

    “국민청원으로 저격하냐” 학교폭력 반성은 없었다

    동급생 한 명을 밀대자루로 때리는 등 집단으로 괴롭힌 중학생이 출석정지 처분을 받고 SNS에 욕설글을 올렸다. 가해 학생은 피해 학생 부모가 올린 국민청원을 조롱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인천시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피해 학생 측이 학폭위 조치에 불복해 청구한 행정심판에서 가해 학생 A군에게 내려진 기존 처분에 10시간의 교내 봉사 처분을 추가했다. A군은 지난 7월 열린 학폭위에서 출석 정지 5일과 함께 서면 사과, 접촉·협박·보복 행위 금지, 4시간의 특별교육 이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A군 등 중학교 3학년생 5명은 지난 6월 19일 오후 7시 30분 인천시 중구 한 공원 공중화장실 인근에서 동급생 B군의 엉덩이와 종아리 부위를 밀대자루로 때리는 등 집단 폭행한 혐의(공동상해)로 경찰 조사를 받고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은 B군이 SNS에서 자신들을 뒷담화했다는 이유로 그를 불러낸 뒤 무릎으로 몸을 짓누르거나 손과 담뱃갑으로 뺨을 때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이후 B군 부모가 가해 학생들에 대한 학폭위 징계 수위가 낮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게시하자 자신의 SNS에 ‘야 이 ○○○야. 국민청원으로 저격은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다’며 욕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행심위는 심각성·지속성·고의성·반성 정도를 고려한 처분 기준에 따르면 B군을 전학시키는 것이 맞지만 선도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지금의 처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행심위는 “전학은 중학생에 대한 가장 무거운 조치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돼야 한다. 피해·가해 학생의 학급이 다르고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보복 금지 조치도 내려져 두 학생이 마주칠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이어 “다만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 측이 국민청원 글을 게시한 데 대한 조롱 글을 올려 피해 학생이 2차 피해를 봐서 교내 봉사 조치를 추가한다”고 설명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키는 역시 유전인가…호주 연구진, 관련 염기서열 찾았다

    [핵잼 사이언스] 키는 역시 유전인가…호주 연구진, 관련 염기서열 찾았다

    자녀의 키가 부모에게서 유전된다는 점은 일반적인 상식이 됐지만, 이런 유전자를 깊이 있게 연구하는 전문가들에게는 여전히 납득 되지 않는 수수께끼가 있다. 지금까지 연구에서도 유전자와 키의 관계가 거의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적어도 유럽인 조상을 둔 사람들에 대해서는 수수께끼가 어느 정도 풀린 모양이다. 새로운 연구에서 키를 정하는 유전자 염기서열이 확인됐다고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행하는 과학전문 ‘사이언스 매거진’ 등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키와 유전자의 신비로운 관계는 2000년대 후반부터 연구자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신체 특징이나 질병 등에 공통하는 유전자 지표를 찾기 위해 인간 게놈의 분석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인간의 키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DNA가 크게 관여한다. 기존에 진행됐던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 연구에서는 식단과 유년기 감염증 등 환경 요인보다 유전자 영향이 압도적으로 커 키의 80%가 유전자에 의해 정해진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래서 당시 진행됐던 ‘전장유전체 연관분석’(GWAS·Genome-Wide Association Study) 결과는 이런 연구 결과와 일치할 것으로 예측됐었다. 그런데 발견된 40개의 유전자 지표는 어찌 된 영문인지 키 차이를 5%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왜 유전자 분석 결과와 쌍둥이 연구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 이유로 GWAS에서 누락된 희소 변이 유전자의 영향이라는 가설과 유전자 간의 상호작용이 원인이라는 가설 그리고 원래 과거 쌍둥이 연구 자체가 잘못됐다는 가설 등이 제시되고 있었다. 반면 네덜란드 출신의 호주 퀸즐랜드대 유전학자 페터르 비셔르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또 다른 가설을 주장했다. 각각은 아주 작은 영향밖에 없지만, 그 수만 따지면 더 흔한 일반적인 변이 유전자가 원인인 게 아니냐는 것이다. 비셔르 박사가 추산한 결과, 일반적인 변이 유전자는 키 차이의 40~50%를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후 비셔르 박사도 참여한 자이언트(GIANT·Genetic Investigation of ANthropometric Traits)라는 국제컨소시엄 연구를 통해 70만 명의 유전자 데이터에서 키 차이의 25%를 설명할 수 있는 3300개의 일반적인 유전자 지표가 발견됐다. 그리고 이번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상에서 개최한 미국인간유전학회(ASHG) 학술대회에서 호주 가반의학연구소(GIMR)가 발표한 연구 내용에 따르면, 201건의 GWAS에서 수집한 410만 명의 유전자 데이터에서 추가로 40%를 설명할 수 있는 9900개의 일반적인 유전자 지표가 발견됐다. 또한 이들 지표와 함께 근처에 있으며 유전될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 지표가 추가로 10%를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이들 영향을 모두 합산해도 쌍둥이 연구에 의해 예측된 80%에는 못 미친다. 그렇지만, 지난해 발표된 비셔르 박사팀의 연구에 의해 100명 중 1명 만이 갖는 꽤 드문 변이 유전자로 키 차이의 30%를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덕분에 쌍둥이 연구와 유전자 지표 연구의 결과가 거의 일치하게 됐지만, 발견된 유전자 지표 가운데 개별 유전자와 관계가 있는 것은 거의 없다는 비판도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컬럼비아대의 유전학자 데이비드 골드스타인 박사는 “생물학적 의미에서는 여전히 거의 모든 것이 누락된 채로 있다”고 제삼자의 입장에서 지적했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어린이 책] 잠시 현실 벗어난 두 친구,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

    [어린이 책] 잠시 현실 벗어난 두 친구,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

    삼촌의 거짓말에 속아 온 식구가 철거를 앞둔 어느 화원의 비닐하우스로 이사 온 현성이네. 엄마, 아빠, 현성이 셋뿐인데도 집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전학 간 새 학교에서 현성이에게 유일하게 먼저 말을 걸어 준 장우는 아빠, 엄마의 이혼과 재혼으로 또 다른 복잡한 환경에 놓여 있다.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은 스테디셀러 ‘완득이’를 쓴 김려령 작가가 3년 만에 낸 신작 동화다.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지만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열일곱 소년이 괴짜 ‘똥주’ 선생을 만나 거듭나는 ‘완득이’와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이 갖는 공통의 모티브가 있다. 어른들이 만든 환경에 의해 훼손됐으되 결코 사라지지 않는 아이들 본연의 건강함이다. 현성이와 장우는 낡은 비닐하우스에서야 현실의 무거운 짐들을 잠시 내려놓는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함께 재미없는 동영상 ‘아무것도안하는녀석들’을 만든다. 영상은 기대와 달리 조회 수도, 댓글도 점점 늘어난다. 2탄, 3탄을 연거푸 올리며 아이들은 자신들의 아지트를 아름답게 꾸미는 일에 정성을 기울인다. 혹자는 ‘개집 같다’는 악플을 달지라도.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돌연 ‘어린이는 나라의 기둥’이라는 말에 의문을 제기한다. 결국 그 말은 아이가 어른이 됐을 때를 상정한 말이고 ‘언제든 그 시대의 기둥은 현재의 어른들’(149쪽)이기 때문이다. ‘나라의 기둥 같은 거 신경쓰지 말고 최선을 다해 지금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작가는 최선을 다해 행복하려는 현성, 장우의 몸짓으로 어른들에게도 희망을 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야구장 관중 100% 채우자” 올림픽 앞둔 일본의 ‘인체실험’

    “야구장 관중 100% 채우자” 올림픽 앞둔 일본의 ‘인체실험’

    경기단체 회의서 전문가 주장정부도 집단감염 가능성 부인“이 시국에 인체실험” 논란 계속 일본이 코로나19 관련 실험이라며 야구장에 관객을 대거 수용해 논란이 된 가운데 대형 경기장을 100% 채워도 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3일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야구기구와 일본프로축구 제이리그가 전날 온라인으로 개최한 ‘코로나19 대책 연락회의’에 전문가로 참가한 미카모 히로시게 아이치의대 교수는 “다음 시즌에는 100%의 관객을 맞이해 경기를 하면 좋겠다. 실제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사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말했다. 현재는 관객 상한을 정원의 50%까지로 하고 있는데 다음 시즌에는 관중을 가득 채우고 경기를 해도 된다고 의견을 밝힌 것이다. 전문가팀 좌장인 가쿠 미쓰오 도호쿠의과약과대 특임교수는 “예를 들어 50%가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90%로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좋은지 실증을 확실하게 하는 국면이 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런 발언은 가나가와현과 상장기업 DeNA(디엔에이)가 지난 1일까지 사흘 동안 요코하마스타디움의 프로야구 경기 때 관람객을 정원의 최대 86%까지 채우는 실증실험을 해서 논란이 생긴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 실험은 입장객 동선, 마스크 착용 비율, 혼잡도 정보 등을 토대로 코로나19 확산에 관해 분석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열린 3연전에는 총 6만 8981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오는 7일과 8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경기에도 같은 실험이 이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이는 집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인체 실험’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가와카미 고이치 국립유전학 연구소 교수는 “지금까지 반대해왔지만, 최악의 타이밍에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실증실험이 진행됐다”며 “더 할 말도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일본 정부는 집단 감염 우려를 부인했다. 일본 당국이 경기장 관람객 수용 비율을 높이는 것은 내년으로 연기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2일부터 접경지 한강하구 생태조사 착수

    2일부터 접경지 한강하구 생태조사 착수

    환경부와 통일부는 2일부터 내년 8월까지 10개월간 남북접경 지역인 한강(임진강) 하구 우리측 지역 습지에 대해 생태조사를 실시한다고 1일 밝혔다. 조사 구역은 김포시 월곡면 보구곶에서 한강 상류부(만우리) 일대 80㎢, 4개 구역이다.남북은 지난 2018년 ‘9·19 군사 분야 합의서’에 따라 정전협정 체결 이후 65년 만에 처음으로 한강하구 공동이용수역에 대한 공동수로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한강 하구의 생태·환경 등에 대한 종합적이고 심층적인 조사 필요성에 따라 남북 공동의 추가 조사에 대비해 기초자료 수집 차원에서 추진된다. 한강 하구는 자연적으로 바닷물이 유입되는 열린 하구이자 장기간 인간의 간섭없이 보존돼 생물 다양성이 뛰어난 세계적인 하천·해양 생태 구간이다. 그동안 남북 접경지대라는 지리적 여건상 세부 현황 파악이 어려웠다. 부분적으로 이뤄진 조사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저어새·수원청개구리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인 개리·꼬마잠자리·노랑부리저어새·뜸부기·물방개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는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에서 한강 하구 우리측 지역 습지와 그 배후지역의 사계절 생태 변화를 비롯해 야생동물의 분포 현황 및 식물의 지리학적 특성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조사대상은 조류·포유류·식생·식물상 등 8개군이다. 위치추적기 등을 활용해 한강하구 일대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조류·포유류 등)의 분포 현황 및 특성도 파악한다. 또 식물유전자의 염기 서열을 분석해 한강하구 식물의 지리학적 특성을 조사하고, 남북 지역에 공통으로 서식하는 식물의 유전학적 영향을 밝혀 남북 공동연구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할 예정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남북 공동조사 대비” 통일부, 한강하구 생태조사 착수

    “남북 공동조사 대비” 통일부, 한강하구 생태조사 착수

    남측 습지 80㎢ 구역 대상“남북 공동연구 기초자료 확보 예정” 통일부와 환경부, 국립생태원은 오는 2일부터 한강 하구 지역 생태조사에 착수한다. 통일부는 1일 “11월 2일부터 10개월간 한강 하구 우리 측 지역 습지 생태조사를 한다”고 밝혔다. 조사 구역은 김포시 월곡면 보구곶에서 한강 상류부 만우리 일대까지 80㎢ 구역의 습지다. 해당 구역은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이 서식하는 구간으로 알려졌지만, 남북 접경지대에 위치해 그동안 세부 현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남북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그해 11월 공동으로 한강 하구 수로 조사를 시행한 바 있다. 통일부는 이번 생태조사는 2년 전 공동조사 이후 추가 공동조사에 대비한 기초자료를 수집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통일부는 생태조사 착수 계획을 밝히며 북한과 소통창구가 막혀 있어 북측과의 공동조사를 제의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사계절 생태 변화를 비롯해 야생동물 분포 및 식물의 지리학적 특성을 조사할 예정”이라면서 “남북 지역에 공통으로 서식하는 식물의 유전학적 특성을 밝혀 남북 공동연구의 기초자료를 확보할 것”라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교사 7명 신체 촬영한 고교생 퇴학 조치… “집 우편물 사진도”

    여교사 7명 신체 촬영한 고교생 퇴학 조치… “집 우편물 사진도”

    여교사 7명의 특정 신체 부위를 불법 촬영한 전북 전주시의 한 고교생이 퇴학 조치됐다. 전북교육청은 교권보호위원회에서 전주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 군에게 ‘퇴학 처분’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A군은 자신의 휴대전화로 여성 교사의 다리와 전신사진 등을 촬영해 보관하고 있다가 친구의 제보로 적발됐다. 조사 결과 A군의 휴대전화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여자 교사 7명의 다리 등이 찍힌 불법 촬영물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피해 교사의 거주지 우편함에 있던 고지서도 촬영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생은 앞서 도내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범행을 벌여 전학 조치됐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교권보호위원회에서 교원지위법에 따라 문제가 된 학생에게 퇴학 처분을 내린 만큼 15일 이내에 재심 요청이 없다면 퇴학 조치될 예정”이라며 “피해 교사들은 상담 치료 등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인도 소녀 카브야 “오빠에게 골수 이식시키려고 전 태어났어요”

    인도 소녀 카브야 “오빠에게 골수 이식시키려고 전 태어났어요”

    인도의 귀여운 소녀 카브야 솔란키는 생후 18개월이던 지난 3월 몸 속의 골수를 일곱 살 오빠에게 이식해줘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 인도에서 처음으로 형제를 살리기 위해 제몸을 바친 미담으로도 여겨지지만 허술한 의료 규제를 틈타 어린 소녀에게 강요한 것이라 윤리적으로 온당하지 않은 일이란 지적도 만만찮다. 오빠 압히짓은 지중해성 빈혈(Thalassemia)이란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유전적 결함으로 적혈구의 산소를 조직으로 운반하는 혈액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피를 퍼나르지 못해 자주 수혈을 받아야 했다. 20~22일에 한 번씩 350~400ml 수혈을 받았다. 여섯 살이 됐을 때 이미 수혈 횟수가 80번이나 됐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아흐메다바드에 사는 아빠 사흐데브신은 영국 BBC 델리 주재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첫 딸에 이어 두 번째 얻은 압히짓이 “10개월 됐을 때 지중해성 빈혈이란 장애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막막했다. 몸이 약했고, 면역이 안 돼 계속 앓았다. 치료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내 슬픔은 배가 됐다”고 말했다. 아들을 돕기 위해 문헌을 뒤져 치료 방법이 있는지 찾고, 의사들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그렇게 해서 골수를 이식하면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첫 딸과 가족 중에 골수가 일치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2017년 ‘치료용 맞춤 아기(saviour siblings)’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유전학적 선별검사를 통해 유전적으로 문제 없는 것이 확인된 배아만 시험관 시술을 통해 낳아 기른 뒤 수술이 가능한 나이가 됐을 때 장기나 세포, 골수 등을 이식하는 것이다. 궁금해진 그는 인도에서 최고의 임신 전문의로 꼽히는 마니시 뱅커 박사에게 지중해성 빈혈이 없는 태아를 낳게 해달라고 매달렸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에도 한 병원은 그에게 미국에서 딱 맞는 골수 조직을 찾아주겠다며 유혹했는데 500만 ~1000만 루피가 든다고 하는 데다 성공 확률이 20~30%밖에 안 된다고 해 포기했다. 이렇게 6개월 이상 배아를 형성해 오빠 것과 일치하는지 살펴본 뒤 엄마의 자궁에 이식했다. 그 뒤 카브야가 세상에 태어나자 다시 16~18개월을 기다려 몸무게가 10~12㎏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 지난 3월에 골수 이식을 마치고도 조직들이 잘 받아들이는지 지켜보느라 7개월을 다시 기다렸다.이렇게 긴 시간을 기다려 압히짓이 더 이상 수혈을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아빠는 말했다. 최근 헤모글로빈 수치를 확인했더니 11을 넘겼다며 이렇게 되면 완치된 것이라고 의료진이 얘기했다는 것이다. 수술 직후 카브야의 헤모글로빈 수치가 떨어져 며칠 동안 상당히 통증이 심했지만 이제는 거의 나았다고도 했다. 아빠는 카브야가 태어난 것이 그들 모두의 인생을 구해줬다고 기꺼워했다. “우리 모두 그 아이를 다른 두 아이보다 사랑한답니다. 그녀는 단순히 우리 아기가 아니라 우리 가족의 구세주예요. 우리는 영원히 그 아이에게 고마워할 겁니다.” 카브야가 세계 최초 사례는 아니다. 미국에서 20년 전에 태어난 애덤 내시는 ‘판코니 빈혈(Fanconi anaemia)’이란 희귀 유전질환을 갖고 태어난 여섯 살 누나에게 유전자를 기증하기 위해 태어났다. 당시에도 부모가 원해서 낳은 아이인지, 아니면 누나를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아이인지 논쟁이 벌어졌다. 2010년 영국에서도 일종의 ‘디자인된 아기’가 태어나 또다시 논란이 이어졌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며 유전자 편집의 윤리 전문가인 존 에반스 교수는 독일 철학자 에마뉘엘 칸트의 명언 ‘오로지 자신의 이득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면 안된다는 것’을 예로 들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반스 교수는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면서 “우리는 부모의 동기를 잘 들여다봐야 한다. 아픈 아이를 위해 유전적으로 완벽하게 일치되게 창조하겠다는 것이 아이를 갖는 단 하나의 이유였나? 그렇다면 아이들의 동의 없이 아이에게 그런 위험을 감수하도록 밀어붙인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 앞으로 이런 방식을 널리 활용할 수 있을까. 에반스 교수는 “스펙트럼의 한 끝에는 아기 탯줄에서 세포를 추출하는 방법, 다른 끝에는 장기를 적출하는 방법이 있다. 골수를 얻는 것은 그 중간쯤일 것이다. 위험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증자에게 영구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장기를 적출하는 것 만큼 위험하진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역시 어디에서 멈출 것인가 하는 윤리적 문제에 맞닥뜨린다고 했다.  그는 “아주 미끄러운 경사로여서 장벽을 세우기가 아주 어렵다. 골수만 채취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를 변형하는 단계로 나아가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기자 겸 작가인 나미타 반다레는 “영국이라면 유전공학에 대해 까다로운 승인 절차가 있지만 인도는 허술해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과 같은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솔란키 가족 일에 판단하고 싶지 않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부모로서 나도 같은 일을 했을지 모른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규제가 필요하다. 최소한 공적 논의가 필요하다. 이 아이는 어떤 논의도 거치지 않고 잉태됐다. 레이더에 관측되지도 않은 채 이런 중요한 일이 진전된 것이냐?”고 되물었다. 구자라트주 정부 관리인 아빠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 가족을 판단하면 적절치 않을 일”이라면서 “우리는 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의 행동 뒤에 숨겨진 의도를 들여다봐야 한다. 날 판단하기 전에 당신들을 내 상황에 들여놓아봐라”고 주문했다. 그는 “모든 부모는 건강한 아기를 원하고 아이들의 건강을 좋게 하려는 데 비윤리적이란 것은 없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가업을 잇기 위해, 가문의 명예를 잇기 위해, 하나뿐인 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주려는 등 온갖 이유로 아이를 갖고 싶어 한다. 왜 내 이유를 탐문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뱅커 박사 역시 “기술을 이용해 질병이 없는 아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왜 우리가 그렇게 하면 안 되느냐?”고 되물은 뒤 “우리가 인도에서 살펴야 할 근본적인 물음들은 규제와 등록이다. 잠재적으로 누군가 그릇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1970년대 이후 다운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있는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알아보고 있지 않느냐며 유전자 제거는 다음 세대 장애를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다음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압히짓의 기대 수명이 25~30세였는데 지금은 일반인과 다를 바 없다며 동기가 정당함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2030 세대] 로코와 그의 형제들/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2030 세대] 로코와 그의 형제들/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루키노 비스콘티의 1960년 작품 ‘로코와 그의 형제들’은 오랫동안 보고 싶던 영화였다. 이탈리아 남부 루카니아 지방에서 시골의 고향을 떠나 북쪽의 부유한 대도시 밀라노로 이주한 어느 가난한 가족 이야기다.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고, 어머니와 다섯 형제 비첸조, 시모네, 로코, 치로 그리고 루카가 있다. 고향에선 본 적도 없는 하얀 눈이 내리자 눈 치우는 일이 생겼다며 기뻐하는 다섯 형제들은 밀라노에 자리를 잡아간다. 둘째 시모네는 곧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늑대 이빨’을 가진 그는 복싱을 배우고 경기에도 나간다. 그러나 시모네는 방탕해지고 애인에 대한 집착은 그의 삶을 벼랑으로 몰고 간다. 셋째 로코만이 그런 형을 참아낸다. 로코 역은 당시 스물다섯이었던 알랭 들롱이 맡았는데 이보다 더 나은 배역은 없을 듯싶다. 순수한 로코는 엄청난 너그로움으로 가족을 위한다. 형의 여자를 사랑했지만 가족이 절대적으로 우선인 로코는 여자를 떠난다. 아니, 버린다. 형을 위한 그의 희생은 아름다워 보인다. 하지만 불운은 계속된다. 질투에 고통스러워하던 형 시모네가 여자를 살해하고, 온 가족이 시모네를 비난하지만 로코는 짐승처럼 울부짖으면서도 형을 감싼다. 로코처럼 우리는 ‘우리 가족’이라면 마음과 이성이 허물어진다. 이를 조지 오웰은 ‘내셔널리즘 비망록’에서 꼬집는다. ‘민족주의 비망록’이라 잘못 번역되기도 하는 이 작품에서 오웰은 민족주의가 아니라 내셔널리즘을 얘기하는데, ‘특정집단이 절대로 옳다’고 믿는 자들이 바로 내셔널리스트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자신이 선택한 조직의 이익과 우월에 집착하고, 범죄도 ‘우리 편’의 행위라면 덮어버린다. 오웰이 말하는 ‘내셔널리즘’은 나라에 충성하는 것만이 아니라 공산주의, 시오니즘, 반유대주의, 트로츠키주의, 평화주의, 백인우월주의 등이 모두 포함될 수 있다. 악법이라 비난하다가도, 합법적이니 괜찮다 하고, 학술논문을 들먹이다가, 이론과 실제의 차이를 얘기하고, 다른 나라들의 전례에 호소하다가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을 고집한다. 어떤 행동의 정당성이 중요한 게 아니고 우리편이냐 저편이냐가 가름의 기준이 된다. 판단의 힘이 여름날의 선로처럼 휘어버렸다. 소수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는 로코다.” 로코와 같이 ‘우리 가족’이라면 죄도 더이상 죄가 아닌 것이 되었다. 오웰은 편향을 인정하는 정도가 최선이라 했다. 균형있게 판단할 수 없는 현대의 사람들을 탓하지도 않았다. 이런 이유로 플라톤은 객관적 진실을 확고히 하고자 했다. 제 입맛에 맞춰 논증을 가져다 붙이는 것에 플라톤은 질려 했다.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이성으로 입증할 수 있는 진실을 확립하길 원했다. 서양철학의 기원은 인생의 불가사의한 의미에 대한 사색이 아니라 바위같이 묵직한 진실을 하나라도 확립하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왔다 할 수 있겠다.
  • 300년 전 페스트가 주는 교훈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삽니다”

    300년 전 페스트가 주는 교훈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삽니다”

    중세 영국 런던의 문서·통계 등 연구 흑사병 인한 사망률·확산 속도 계산14세기엔 43일 걸려 환자 2배 됐지만 17세기엔 11일 만에… 유럽인 30% 사망인구 밀집·청결 문제로 병균 더 퍼져“기쁨에 들떠 있는 군중이 모르는 사실, 즉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하지 않으며… 아마 언젠가는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주기 위해 저 쥐들을 또다시 흔들어 깨워 어느 행복한 도시로 그것들을 몰아넣어 거기서 죽게 할 날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는 문학적 해석을 떠나 페스트라는 감염병에 대한 정확한 묘사 때문에 과학자 중에는 ‘감염병 관련 논픽션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평가를 하는 이들도 있다. 카뮈의 작품에서도 알 수 있듯이 20세기 초반까지도 페스트는 인류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감염병이었다. 더이상 감염병이 인간을 괴롭힐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길 정도로 과학이 발달한 21세기 세계는 ‘코로나19’에 1년 가까이 시달리고 있다. 질병 원인은 다르지만 과거 대유행했던 감염병을 분석해 현재는 물론 미래에 발생할 질병의 경향성을 파악하기 위해 통계학자, 수학자, 역사학자, 진화유전학자로 구성된 ‘질병 고고학자’들이 나섰다. 캐나다 맥매스터대 수학·통계학과, 생물학과, 감염병연구소, 고고학과, 생화학과, 빅토리아대 수학·통계학과 연구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영국 런던에서 페스트가 대유행했던 14~17세기 300년 동안 작성된 개인 유언장, 교구 등록부, 사망신고서 등 인구통계와 역학자료를 분석,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률과 확산 속도를 계산해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20일자에 실렸다. 역사적으로 처음 기록된 페스트는 541년 동로마제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유스티니아누스 역병’으로 불리며 750년까지 약 200년 동안 중동, 북아프리카, 유럽을 휩쓴 뒤 갑자기 사라졌다. 연구팀은 600여년 동안 잠복해 있다가 다시 나타나 유럽 인구 3분의1을 사라지게 만든 14~17세기 페스트 대유행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수천 건의 문서를 분석한 결과 페스트의 확산 속도가 14세기 때보다 17세기에 4배 이상 빨랐다는 것을 새로 밝혀냈다. 분석에 따르면 14세기에 발생한 페스트는 감염자 숫자가 두 배 늘어나는 데 43일이 걸렸는데 17세기에는 11일 만에 환자가 두 배로 불어났다는 것이다. 벤저민 볼커 맥매스터대 교수(생물수학)는 “현재 코로나19처럼 14~17세기 유럽인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 페스트의 확산 속도를 정확히 보여 주는 첫 연구”라며 “진화유전학적 측면에서 14세기와 17세기 페스트 원인균은 변이가 없었던 것으로 이번에 확인했는데 확산 속도가 이렇듯 차이를 보인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연구팀은 페스트 감염 속도엔 인구밀도, 생활조건, 기온과 같은 환경조건 등이 작용한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결과는 페스트뿐만 아니라 코로나19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인과 치료법이 명확하지 않은 감염병이 확산될 때는 이런 감염 조건들을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청결 유지 같은 방역조치는 최선의 조치라고 연구팀은 입을 모았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응용수학자 데이비드 언 맥매스터대 교수(전염병·진화학)는 “이번에 개발한 디지털 아카이브 기술을 활용하면 과거 전염병 확산 패턴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으며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됐는지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면서 “과거 전염병 전파 패턴을 분석하면 코로나19를 비롯한 다양한 현대 전염병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갓세븐 영재 학폭 의혹... JYP “사실 관계 파악 중” [공식]

    갓세븐 영재 학폭 의혹... JYP “사실 관계 파악 중” [공식]

    그룹 갓세븐 영재가 과거 학교 폭력 가해자라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소속사 JYP가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21일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측은 갓세븐 영재의 학교폭력 의혹과 관련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조속히 파악하여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돌 학폭 가해자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자신이 청각장애 및 지적장애인이며, 영재와 목포 소재 고등학교에서 2~3학년 때 같은 반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영재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글 작성자는 “(영재가) 이유 없이 때리고 물건을 빼앗기도 했다. 돈을 빌렸는데 갚지 않고 빵셔틀도 시켰다. 티비에 나오면서 착한 척하고 다니니 지겹다”며 “탈 쓴 악마”라고 지칭했다. 하지만 이후 실제로 영재는 1학년 때 서울로 전학을 갔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폭로글의 진위 여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 영재가 속한 그룹 갓세븐은 오는 11월 말 컴백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또한 영재는 넷플릭스 시트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출연을 앞두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오늘 너 킬한다” 중학생 집단성폭행, 가해자 2명 징역 10년 구형

    “오늘 너 킬한다” 중학생 집단성폭행, 가해자 2명 징역 10년 구형

    “나체사진 촬영 죄질불량” 11월29일 선고 ‘여중생 집단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가해 학생 2명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공범에게도 주범과 같은 형을 구형했다. 20일 검찰은 인천지법 형사13부(고은설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강간 등 치상) 혐의로 기소된 A(15)군과 공범 B(15)군에게 각각 장기 징역 10년에서 단기 징역 7년을 구형했다고 밝혔다. 또 이수명령과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에 10년간의 취업제한도 구형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술에 취해 쓰러진 상태로 폭력으로 위험까지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사건으로 인해 불안감, 분노, 우울증세로 책상 밑에 들어가거나 자해시도를 하는 등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피해자의 가족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피고인들은 사건 이후에도 반성하지 않고 이 사건 일주일 후에 또다시 다른 여자아이들을 데리고 같은 범행 장소로 이동해 술을 마시다가 보안요원에게 발각돼 쫓겨나기도 했다. 사건 직후 휴대폰을 변경하고 범행 시 사용하던 휴대폰을 숨기는 등 서로 말을 맞춰 범행을 부인하는 정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검찰은 “피고인들이 중학생이고 아직 나이가 어린 소년이긴 하지만 이 사건과 같은 범죄는 중학생이라고 하더라도 얼마나 중대한 범죄인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 피해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소년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피고인 가운데 1명은 반성하고 자백하고 있으나 나체사진까지 촬영해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 가족들이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사건의 중요성을 고려해 피고인 2명에게 동일한 형을 구형한다”고 덧붙였다. A군 등은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3시쯤 인천의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C(15)양에게 술을 마시게 한 뒤 인근 계단으로 데려가 성폭행하거나 성폭행을 하려한 혐의로 기소됐다. A군은 C양을 성폭행을 하고 이후 나체사진을 촬영했으며 B군은 C양에게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A군 등은 자신들이 괴롭히는 학교 후배와 C양이 친하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선고 공판은 11월 29일 오후 2시 317호 법정에서 진행된다.“너 오늘 킬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올라온 사건 지난 3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늘 너 킬(KILL)한다’라며 술을 먹이고 제 딸을 합동 강간한 미성년자들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을 인천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라고 밝힌 뒤, 지난해 중학교 2학년이던 딸이 같은 학년의 남학생 2명에게 계획적 집단성폭행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3일 새벽 1시경 가해자들이 제 딸과 친한 남자 후배를 불러서 딸을 불러내라고 강요했다”며 “딸은 자신이 나가지 않으면 그 후배가 형들한테 맞는다고 생각해 다른 친구에게 전화로 ‘무슨 일이 생기면 112에 신고해달라’고 한 뒤 나갔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오늘 너 킬 한다’며 제 딸에게 술을 먹였다”며 “이들은 범행 장소를 찾으며 기절한 제 딸을 땅바닥에 질질 끌고 키득키득하며 폐쇄회로(CCTV)가 없는 28층 아파트 맨 꼭대기 층 계단으로 갔다”고 적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주범인 가해자는 제 딸의 얼굴을 때리고 침까지 뱉었고, 가위바위보를 해 순서를 정한 뒤 강간했다”며 “이 사건으로 제 딸은 정형외과에서 전치 3주, 산부인과에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고 안타까운 사연을 호소했다. 또 청원인은 사건 발생 후 가해자들로부터 2차 피해를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렸으나 가해자들은 불참했고, 이들은 10명의 친구 무리와 돌아다니다가 청원인의 딸을 보고서 이름을 부르며 쫓아왔다. 딸은 도망친 후 경찰 도움으로 집에 오기도 했다. 그는 “딸이 몇 시간을 울고 흉기로 자해까지 시도했다”며 “가해자들은 친구들에게 제 딸을 술 먹여 건드렸다고 이야기했고, 소문이 나서 저희 가족은 집도 급매로 팔고서 이사하고 딸은 전학을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청원인은 “가해자들은 특수준강간상해라는 중죄를 저지른 성범죄자들이고, 반드시 10년 이상이나 무기징역의 엄벌을 받아야 한다”며 “중죄를 저지른 미성년자들이 어리다는 이유로 소년보호처분을 받고 있는데,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악질적인 범죄자들을 보호하는 소년보호처분 체계를 반드시 재정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담당수사관에게 성범죄자들이 제 딸을 불법촬영 및 유포하였을 것으로 보아 압수수색을 요구했지만, 그들이 부인만 하면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고 한다”며 “피해자의 입장에서 나라의 법이 기능하지 못하는 이 상황도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대구 고교생 내년 전면 무상급식 시행

    대구 고교생에 대한 전면 무상급식이 내년에 시행된다. 또 중학교 신입생에 대한 무상교복도 지원된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장상수 대구시의회 의장은 20일 오후 3시 대구시청에서 이와 관련 협약을 체결한다. 이번 결정은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학생 가정 내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구시 교육행정협의회에서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 대구시의회가 함께 뜻을 모으면서 성사되었다. 이에 따라 2021년부터 중학교 신입생 2만여 명이 동복과 하복 각 1벌씩 현물로 지원받게 된다. 또 고등학생 무상급식의 경우 2020년 고3학년부터 시작하여 2021년 고2학년까지 확대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협약을 통해 고1학년까지 조기 시행함으로써 내년부터 초·중·고 전학년 25만여 명이 무상급식을 지원 받게 된다. 이번 협약과 관련한 재원은 대구시 학교용지부담금 특별회계 미전출금 중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상환 예정이었던 미전출금 150억 원을 포함한 200억 원을 2021년 대구시에서 대구시교육청으로 조기 전출하여 충당할 예정이다. 권영진대구시장은 “이번 조치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은희 교육감은 “앞으로도 모든 학생이 저마다 자신의 역량을 키우며 함께 성장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고, 한 학생도 소외되지 않는 ‘다품교육’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열린세상] 1학기 같은 2학기는 거부한다/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열린세상] 1학기 같은 2학기는 거부한다/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진짜 후회 없는 거야?” “백번 생각해도 잘했다 싶어.” 1학기 내내 아이와 답답한 아파트 안에서 발뒤꿈치 들고 살던 A는 결국 시골에 사는 친정엄마네로 주민등록을 옮기고 아이와 이사를 갔다. 코로나19가 만든 신종 ‘기러기 가족’이다. 결정적 이유는 하나였다. 친정엄마 집 근처 작은 시골 초등학교는 1학기에도 매일 전교생이 등교를 했다는 것. 기약 없고 들쭉날쭉한 도시 학교의 정상화를 기다리기에는 엄마도 아이도 우울하게 지쳐 갔고, 특히 아이의 사회성 발달이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온 가족이 내린 결단이라고 한다. 요새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이른바 ‘코로나 전학’이다. 맞벌이 가정은 이미 할머니 찬스, 할아버지 찬스는 물론 고모, 삼촌, 이모 찬스까지 모두 소진한 지 오래이다. 지난 5월 여성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직장을 잃었다’고 대답한 여성노동자는 전체 응답자의 10%로 나타났다. 설상가상 여성노동자의 코로나19 이후 가정 내 돌봄노동은 60%나 더 증가했다고 한다. 추석을 지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조정되면서 학생들이 학교에 가고 있다. 영 멈춰 서 있던 방과후 수업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방과후 수업을 신청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1학기에도 방과후 수업 신청만 받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모두 없었던 일로 됐던 경험들 때문이다. 즉 학생들의 보호자들은 학교에 가는 지금의 상황이 며칠 안에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는 뜻이다. A에게는 명문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지인 B가 있었다. A의 이야기를 듣던 B는 “코로나랑 학교가 무슨 상관이냐”라고 되물었다. B의 아이는 A의 아이와 같은 나이인데, 이미 개학 후 일주일 정도 적응기를 거쳐 ‘실질적 대면수업’이 온라인으로 잘 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찌 그런 일이 가능한지 자세히 물어보았단다. B의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학기 초에 디지털로 학생들이 연결되고 참여하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교육해, 아이들이 스스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장시간 집중이 어려운 온라인 수업인지라 일방적 강의 수업은 전면 폐기하고 아이가 스스로 발표하고 토론에 참여하는 수업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체육이나 음악은 방역지침 준수를 위해 소수 정예 그룹과외 방식으로 진행돼 아이들이 더 좋아한단다. A는 이 모든 것이 현실로 되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며 듣다가 ‘같은 나라 다른 세상’이라 정신승리하는 것으로 시끄러운 속을 달랬다 한다. 공교육에 아이를 맡긴 대부분의 보호자는 그런 명문 사립학교와 같은 수준의 교육을 기대하진 않는다. 그저 공교육 아래 안전한 ‘돌봄’, 그리고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사회성’이 적절히 발달하는 정도가 소박한 바람이라면 바람이다. 제대로 된 돌봄과 적절한 사회성 발달은 ‘일관성’이 핵심이지만, 지난 학기 널뛰듯 들쭉날쭉한 등교 상황은 일관성과는 매우 거리가 먼 것이었다. 임시 대책으로 ‘등교인원 제한’이 시행됐지만, 코로나 시대임에도 재택근무는커녕 근태 평가를 더 삼엄하게 당하는 수많은 노동자는 아이가 아예 등교하지 않는 상황보다 퐁당퐁당 등교하는 상황이 더 고통스럽다. 코로나19 아래 공교육은 맨몸 그대로를 드러냈다. 교육격차는 말할 것도 없고 최소한의 돌봄 기능과 사회성 발달도 내팽개친 형국이다. 학생 없는 텅 빈 학교를 매일 방역하고 서류 만들고 출입 금지하는 사이, 2020년 1학기는 아이들의 기억에서 지워졌다. 한 반에 고작 20명 남짓인데 한 학기 내내 선생님의 전화 한 통 받아 본 적이 없다는 아이, 학원은 다 가는데 왜 학교만 못 가는 거냐고, 또는 학교는 대체 왜 가는 거냐고 묻는 아이에게 그 이유를 쉽사리 대답할 수 있는 보호자는 드물다. 7개월이나 공적 교육체계가 학생을 가정에 떠넘기는 것은 제대로 된 시스템이 아니다. 무능이고 무책임이다. 방역을 이유로 아이들을 방치하던 1학기를 거부한다. 이제는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아이들에게 일관성 있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학교는 옵션일 뿐’, ‘기왕 망하려면 확실히 망해야 한다’ 등 공교육을 향한 원망 섞인 자조로 관망하기에는 아이들의 현재가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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