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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폭력 대처 소홀’ 교사 첫 입건

    서울 양천경찰서는 학교폭력 사건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울 모 중학교 안모(45) 교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학교폭력을 파악하고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현직 교사에게 관리·감독의 책임을 물어 입건하기는 처음이다. 이에 따라 법원의 판단이 주목되고 있다. 안 교사는 지난해 11월 학교 교장실에서 담임을 맡고 있던 김모(당시 14)양의 부모로부터 딸이 같은 학교 학생 C군 등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 “가해 학생들을 전학이나 학급 교체 등의 조치를 내려 달라.”는 요구를 받고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양의 부모는 같은 해 11월초까지 5차례에 걸쳐 안 교사를 찾거나 전화를 걸어 학교폭력의 해결을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안 교사는 “학생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면담 후 주의 조치를 주겠다.”고 답변했다. 가해 학생인 C군 등은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15차례나 김양을 폭행하거나 모욕하는 등 집단적으로 따돌렸다. 결국 김양은 지난해 11월 자신을 괴롭힌 학생들의 이름과 ‘나만 죽으면 끝이다’라는 내용을 담은 메모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안 교사가 가해 학생에 대한 주의조치 외에 대처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안 교사는 경찰에서 “김양 부모가 서면 진술을 거부해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면서 “대신 가해 학생들을 불러 주의를 주고 지속적으로 지켜봤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당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소집하지 않은 교장과 교감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에 징계를 통보했다. 앞서 경찰은 가해학생 8명 가운데 피의사실이 확인된 C군 등 6명을 입건, 3명에 대해 폭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폭력성이 과도하지 않고 나이가 어리다는 등의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학교폭력 대책] 교장이 가해학생 즉시 출석정지… 피해학생 전학 규정 폐지

    [학교폭력 대책] 교장이 가해학생 즉시 출석정지… 피해학생 전학 규정 폐지

    6일 정부가 발표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은 학교와 교사의 권한 강화, 가해학생에 대한 엄격한 조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는 사소한 괴롭힘도 ‘범죄’로 규정하고 ‘신고만 하면 반드시 해결한다.’는 의지를 정책에 반영했다. 종합대책에 포함된 7가지 실천정책은 ▲학교장·교사 권한 강화 ▲가해·피해학생 조치 강화 ▲예방교육 확대 ▲학부모 책무성 강화 등 직접 대책과 ▲교육 전반의 인성교육 실천 ▲가정과 사회 역할 강화 ▲게임·인터넷 중독 등 유해요인 대책 등 모든 대책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먼저 학교폭력의 일선에 있는 학교장·교사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했다. 정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학교폭력에 대한 징계 특례규정을 신설해 학교장이 가해학생에 대해 출석정지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당장 3월부터 학교장은 학교폭력 가해학생에게 즉시 출석정지를 명할 수 있다. 출석정지 일수 제한도 없애 전체 수업일수의 3분의1 이상을 못 채우면 자동 유급되도록 했다. 또 새학기부터 전국 모든 중학교에 ‘복수담임제’를 도입, 30명 이상 학급에 정(正)담임과 부(副)담임이 배치된다. 담임 2명은 업무를 분담하되 학생들에 대해 공동 책임을 지도록 했다. 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의 조치사항을 생활기록부에 기재, 상급학교 진학 때 자료로 제공하도록 했다. 학교폭력 신고를 일원화하기 위해 신고 대표전화를 경찰청 117로 통합하고 3~6명의 경찰이 상주하는 ‘117 학교폭력신고센터’가 1곳에서 17곳으로 확대된다. 피해학생의 치료가 필요할 경우 학교안전공제회가 우선 지원한 뒤 가해 학부모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게 된다. 또 상급학교 진학 시 피해학생이 요청하면 가해학생과 같은 학교로 배정되지 않도록 조치하게 된다. 가해학생에게는 엄격한 조치와 재활치료가 지원된다. 학폭위로부터 전학조치를 받으면 행정구역과 관계없이 피해학생과 충분한 거리를 두고 전학을 가야 한다. 일진지표를 개발, 일정 점수 이상이거나 일진 신고가 2회 이상 들어오는 학교에는 일진경보제를 내리게 된다. 이 경우 관할 경찰서장이 직접 일진회 해체 등 대응을 지휘하게 된다. 또 모든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기당 1회 이상 일과후 학교설명회를 실시하도록 했다. 정부는 학생들의 공동체 능력 배양이 학교폭력 근절의 근본대책이라고 보고 인성교육 강화책을 내놨다. 학교폭력이 가장 심각한 중학생의 경우 올 2학기부터 체육수업을 주당 2~3시간에서 4시간으로 50% 늘리며, 모든 학생은 1개 이상의 스포츠 클럽에 가입해야 한다. 교사들은 생활기록부에 학생의 인성 관련 사항을 구체적으로 기록해 입학사정관제 등의 자료로 활용하게 된다. 아울러 게임·인터넷 중독 예방을 위해 게임 시작 2시간 이후 자동으로 종료되는 ‘쿨링 오프제’를 도입하고, 게임물에 대한 청소년 유해성 심사도 강화할 예정이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사설] 학교폭력대책 현장 실천이 중요하다

    정부가 학교폭력 추방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의 사회적 충격파가 컸기 때문인지 정부가 어제 내놓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은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 및 구제 강화,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 강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교장, 교사 등 학교현장의 책무를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대구 사건 이후 국무총리실, 교육과학기술부, 여성가족부, 교사 등 관계 부처 및 전문가들이 한달 반가량 머리를 맞대 만든 것인 만큼 차질없이 시행돼 올해가 학교폭력 추방의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대책은 학교폭력에 대한 기존의 땜질식 대책을 다듬고 보완해 현실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학교폭력 가해학생은 즉시 출석 정지, 전학, 학부모 소환, 징계사항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등 단계적으로 제재하고, 대신 피해학생은 경찰보호를 받을 수 있고 전학 가는 일이 없도록 했다. 또 학교폭력 은폐는 성적 조작 등 교원 4대 비위 수준에서 징계해 교장 및 교사가 숨기는 일이 없도록 했으며, 24시간 운영되는 학교폭력 신고센터를 광역단위로 확대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수가 많은 교사의 생활지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올해에는 중학교부터 복수담임교사제를 도입한다. 그러나 학교폭력 근절에 대한 의욕이 넘친 나머지 교육현장에 적용하기 어려운 대책도 눈에 띈다. 학교폭력에 대한 전수조사는 벌써부터 교사, 학생, 학부모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는 만큼 일선의 여론을 좀 더 수렴해서 재조정해야 할 것이다. 가해학생에 대한 출석 정지를 통해 유급의 길도 열어 놓았으나 교사들이 칼을 빼들지는 의문이다. 가해학생이 특별교육을 받을 경우 학부모를 소환해 특별교육을 시키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는데 적지 않은 학부모들의 반발이 우려된다. 정부의 이번 대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관건이다. 아무리 강한 대책을 내놓아도 학부모와 학생들이 동의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염불이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은 사후 대책보다는 사전 예방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사소한 괴롭힘도 폭력’이고 ‘학교폭력은 범죄’라는 점을 단계적으로 교육시키겠다는 교과부 방침은 올바른 방향으로 여겨진다. 학력에 치중해 온 일선 학교가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 “청소년이 직접 만든 오페라 보러 오세요”

    “청소년이 직접 만든 오페라 보러 오세요”

    서울 이화여대병설 미디어고 학생들이 직접 만들고 공연하는 창작 오페라 ‘하늘에서 잘못 떨어진 별’(포스터)이 7일 오후 7시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첫선을 보인다. 공연은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선정한 문화예술아카데미 거점학교의 ‘청소년 오페라 만들기 프로젝트’에 따른 것이다. 시교육청 측은 5일 “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분야나 평소 체험하기 어려운 분야의 활동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초·중·고 32개교를 선정했다.”면서 “이화여대병설미디어고는 오페라 거점학교로 뽑혀 공연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스토리 공모부터 오페라 솔로·연기자·합창단 선발 등 모든 과정이 학생들에 의해 이뤄졌다. 지도는 국내 정상급 전문가들의 재능 기부로 진행됐다. ‘하늘에서 잘못 떨어진 별’은 서울로 전학을 오게 된 다문화 가정 학생 일드즈숑이 이화여대병설 미디어고에 전학을 와 합창반에 들어가며 겪는 갈등과 화해를 주제로 한 작품이다. 모차르트의 곡을 편곡해 사용하며 노원구립청소년교향악단의 실황연주가 곁들여진다. 입장권은 무료로 노원문화예술회관(www.nowonart.kr)에서 예매할 수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장애보다 무서운 폭력… 개학이 두려워요”

    “장애보다 무서운 폭력… 개학이 두려워요”

    뇌병변장애 2급인 경기 D고교 2학년 명환(가명)이는 동급생들보다 3살이나 많다. 장애 탓에 입학도 늦었고 휴학도 잦았기 때문이다. 걷기조차 힘겨웠던 명환이가 꾸준한 재활 치료와 운동으로 지팡이를 짚고 일어서기까지 12년이 걸렸다. 일반 고교를 택한 이유도 보다 당당해지기 위해서였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악몽 같은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기 전까지. 명환이는 6일 개학일이 오지 않기를 바랄 정도다. 두려워서다. 1학년 때인 2010년 6월, 같은 반 근석이(18·가명)와 현수(18·가명), 옆반의 용훈이(18·가명)가 이유 없이 때렸다. 발걸기, 지팡이 뺏기로 시작된 괴롭힘은 관절을 집중적으로 구타하는 잔인한 폭행으로 이어졌다. 근석이와 현수는 명환이만 보면 주먹을 휘둘렀다. 화장실까지 쫓아와 지팡이를 빼앗았다. 체육시간에 반 아이들이 모두 운동장으로 나가면 교실 문을 잠그고 때렸다. “자퇴하라.”고 협박했다. 담임교사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선생님께 말해서 혼났다.’며 담뱃불을 손등에 들이대기도 했다. 자폐를 앓고 있는 같은 반 승준이를 윽박질러 명환이를 때리도록 시킨 적도 있었다. 5개월이 지난 11월, 명환이 엄마 양모씨는 얼굴이 노랗게 질려 집에 온 아들을 보고, 설득한 끝에 끔찍한 학교폭력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명환이는 “엄마까지 죽인다고 협박했다.”며 울었다. 뇌진탕, 다발성 타박성 요추부 염좌, 복장뼈 골절 등으로 12주 진단을 받았다. 양씨는 친구들과 교사가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더 충격을 받았다. 명환이가 도움을 요청했던 담임 교사는 “(가해)아이들에게 물어 보니 안 때렸다고 하더라.”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명환이 가족은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의사표현이 서툰 명환이에게 오히려 74건에 이르는 폭행 일부가 “틀렸다.”며 캐묻고, 다그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양씨는 “경찰 측이 ‘무고’를 운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결국 경찰은 폭행사실만 인정하고 상해 혐의는 무혐의 처리했다. 하지만 검찰은 경찰의 의견과 달리 가해학생 3명에 대한 폭행과 공동 상해 혐의를 모두 받아들여 기소했다. 가해학생들은 지난해 11월 경기 안양시의 서울소년분류심사원에서 20일간의 위탁교육과 사회봉사명령을 받는 데 그쳤다. 학교도 가해학생들에게만 너그러웠다. 전학 요구는 묵살됐다. D고 교감은 “가해학생들도 장난 수준의 폭행은 인정했다.”면서 “명환이의 주장에는 과장이 있다.”고 주장했다. 학교로 돌아온 가해학생들은 명환이를 찾아가 “○○, 아직도 자퇴 안 했냐.”며 욕설을 퍼부었다. 명환이 가족은 학교와 가해학생들을 대상으로 손배배상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명환이의 고교생활은 아직 1년이나 남았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강 위원장 “재벌 개혁정책 만들 후보 추천하겠다”

    강 위원장 “재벌 개혁정책 만들 후보 추천하겠다”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공천 심사의 칼자루를 쥐게 된 강철규(67) 공천심사위원장은 시민운동과 공직생활에 걸쳐 부패와 재벌 문제에 천착해온 개혁의 전도사 같은 인물이다. 그는 1989년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부패척결과 재벌개혁의 이론적 연구는 물론 시민운동에 적극 참여해 왔다. 또 규제개혁위원장·부패방지위원장·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내며 참여정부가 추진한 재벌 개혁에 앞장서 왔다. 공정거래위원장 임기 3년을 유일하게 마쳐 공정위의 독립성 제고에 기여한 인물이기도 하다. 공정거래위원장 재임 시절에는 출자총액제한제 개선, 재벌 총수의 과도한 지배력 행사 방지, 소액주주의 권리 향상 등 기업의 내외부 통제제도 개선 방안을 담은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는 학자 시절부터 재벌 개혁과 금융실명제, 부동산 실명제 등을 주장해 왔다. 한명숙 대표가 1일 10여명의 후보군 중 그를 최종 낙점한 배경은 강 위원장의 삶이 민주당의 개혁성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강 위원장은) 강직하고 청렴한 성품을 지녔으며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 오신 분”이라며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개혁에 앞장선 면모를 높이 샀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강 위원장을 발탁함으로써 사실상 개혁성과 원칙성을 공천 심사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아울러 공천을 통해 재벌 개혁의 선두에 설 인물들을 대거 영입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강 위원장도 이날 첫 기자간담회에서 “재벌의 무리한 계열사 확충과 부당한 내부 거래로 중소기업을 울리는 불공정 거래 집단을 엄격히 규제할 정책을 만들 분들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공정성과 신뢰 ▲사람 존중 정신 ▲서민들을 위한 제도 개선 능력을 가진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강 위원장은 “이곳에 심부름하러 온 것이 아니다.”며 공천 개혁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신경민 대변인은 “당이 강 위원장에게 요구하는 딱 하나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바로 쇄신”이라며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쇄신을 하기에 국민들이 ‘이 정도 인물이면 됐다’고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강 위원장이 원칙성에 현실 정치에 대한 감각을 더해 합리적인 공천 심사를 펼 것으로 기대했다. 현실 정치는 이해하지만 실제로 현실 정치에 몸 담은 적은 없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호남 물갈이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정파와 맞닿아 있는 인물이 공천권을 갖고 칼을 휘두르게 되면 당의 균열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강 위원장이 현재 경실련 공동대표이고 시민운동도 했다는 점이 민주통합당을 구성하고 있는 시민사회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강철규 민주 공심위원장 약력 ▲1945년 충남 공주 출생 ▲대전고 ▲서울대 경제학 석사 ▲노스웨스턴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박사 ▲한국은행 근무 ▲국제경제연구원 기획실장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반부패특별위원회 위원 ▲규제개혁위원회 공동위원장 ▲한국경제발전학회장 ▲부패방지위원장 ▲제12대 공정거래위원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 [오늘의 눈] 학교폭력 피해 상처 치유 의지있나/윤샘이나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학교폭력 피해 상처 치유 의지있나/윤샘이나 사회부 기자

    1일 오전 정부중앙청사 대회의실. 20여석의 자리는 모두 채워졌지만 회의실에는 썰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학교폭력 피해학생들과 가해학생들을 한자리에 모아 허심탄회한 속마음을 들어보겠다며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주재로 마련된 자리였다. 그러나 시작 전부터 취지는 무색해졌다. 둥그렇게 배치된 좌석에 서로를 마주보고 앉은 학생들은 한번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노스페이스 점퍼를 입고 등받이 의자에 몸을 기대고 앉은 가해학생들은 고개를 숙인 채 연신 머리를 긁적이거나 책상 위에 놓인 물병을 만지작거렸다. 학교폭력에 대한 경험을 말해 보자는 장관의 제안에 피해학생들이 먼저 입을 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은 “가해학생을 만날 수 없도록 격리시켜 달라.”, 고2 여학생은 “폭력은 위법행위이므로 성인과 같이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아픔을 들춰내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들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가해학생들에게는 이 시간이 더 가혹했다. 장관은 “학교폭력은 어른들의 잘못이니 정부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한 남학생은 “그냥 제가 노력해야 하는데요. 다른 사람이 뭐라 해도 똑같아요.”라고 했다. 우문에 현답이다. 그 뒤로 입을 닫았다. 다른 2명 역시 반복된 장관의 질문에 시선을 피했다. 함께 온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듯 얼굴만 바라봤다. 다른 회의가 있다며 장관이 자리를 뜨기까지 1시간 30분간 진행된 간담회에는 피해학생들의 고통과 가해학생들의 심적 부담감만 남았다. 교과부는 6일 범정부 차원의 학교폭력대책을 발표한다. ‘이제까지와는 다를 것’이라는 장관의 호언(豪言)에 의심이 가는 이유는 당사자인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여전히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해학생 강제전학, 학교폭력 전과 생활기록부 등재 등 가해학생에게 책임을 묻는 처벌 일변도의 정책은 땜질식 처방에 그칠 뿐이다. 피해·가해 학생들을 한자리에 모은 자리의 어색함이 교과부가 내놓을 대책의 미래가 되지 않길 바란다. sam@seoul.co.kr
  • 다문화 학교 인기… 지원자 몰려요

    다문화 학교 인기… 지원자 몰려요

    국내 다문화 가정의 18세 이하 자녀는 모두 15만여명. 이들을 위한 특화 교육을 제공하는 다문화 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큰 인기를 반영하듯 오는 3월 새학기를 맞아 전국의 다문화 학교에서는 신입생 모집 설명회를 열고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대표적인 다문화 학교인 서울 구로구의 ‘지구촌 국제학교’를 비롯해 부산시교육청 위탁교육기관인 ‘아시아공동체학교’, 광주 ‘새날학교’ 등은 입학 정원을 훌쩍 넘긴 지원자들 때문에 현재 서류와 면접심사 등으로 신입생을 뽑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학교폭력 사태로 심각성이 더해 가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학교 적응 문제 등으로 인해 다문화·비(非)다문화 통합 교육에 중점을 두는 다문화 학교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 열린 지구촌 국제학교 입학설명회에는 100여명의 다문화 가정 학부모가 몰려들었다. 결혼 이주여성은 물론 외국인 노동자와 새터민까지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설명회를 찾아 학교의 교육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이 학교를 설립한 지구촌사랑나눔 대표 김해성 목사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근로자들의 상당수가 밀집돼 있는데 이들의 자녀를 위한 학교는 이제야 설립됐다.”면서 “다문화 학교의 개교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교육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수 정예 특화교육 가능 국내에 있는 다문화 학교는 대부분 대안학교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정규학교로 등록해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학교도 늘고 있다. 지난해 3월 60여명의 다문화 가정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시작한 ‘지구촌 국제학교’가 대표적이다. 지구촌 국제학교는 국내 최초로 초등학교 정식 학력이 인정되는 사립대안학교로 초등 대안학교가 국내에서 정규학교 설립 인가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31일 2012학년도 신입생 최종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는 이 학교는 한 학년당 15명씩 모두 90명의 소규모 학교로 서류전형과 면접심사를 통해 최종 입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다문화 가정 학생들의 수요에 비하면 여전히 다문화 특화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는 부족하기 때문에 입학 경쟁률도 높다. 부산의 아시아공동체학교는 지난해 3월 부산시교육청으로부터 대안학교 인가를 받은 뒤 1~12학년에 걸쳐 초·중·고교 교육과정을 모두 제공하고 있다. 55명으로 이뤄진 전교생의 출신 국가는 러시아, 중국, 베트남, 미국을 비롯해 한국인 학생 10명과 새터민까지 다양하다. 다문화 가정 학생을 정원의 70%로 제한하고 나머지 30%는 한국인 학생을 받아 다문화와 비다문화 학생들을 통합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 출신 학생들은 일년 내내 수시로 입학이 가능하고, 비다문화 학생은 해마다 2월과 8월에 나눠 선발한다. 저소득층 이주 노동자의 자녀를 1순위로 받는 만큼 입학비와 교육비는 모두 무료다. 이 밖에 101명 정원의 광주 새날학교도 2007년 초·중·고 통합형 대안학교로 세워진 뒤 지난해 6월 광주시교육청으로부터 학력인정 학교로 인가를 받았다. ●부모님 모국어까지 동시에 배워요 다문화 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한국과 부모의 나라 문화를 동시에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촌 국제학교는 일반 초등학교의 기본 교과과정을 모두 배우고 거기에 더해 방과후 특별수업에서 다문화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맹경희 부장교사는 “한국어, 영어를 비롯해 부모의 모국어까지 선택해서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같은 교육 프로그램은 다문화 가정 학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새학기에 지구촌 국제학교로 전학시킬 계획이라는 중국 출신 이주여성 천주련(29)씨는 “일반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학교 교육과 별개로 중국어를 따로 가르쳐 부담이 됐는데 다문화 학교에서는 기본교육에 포함돼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소수 정예로 수업이 이뤄지다 보니 특화된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아시아공동체학교에서는 음악시간에 피아노, 첼로, 오카리나 등 다양한 악기를 선택해 배울 수 있다. 또 미술시간에는 일괄적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주어진 과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목공예, 수예, 디지털 아트 등 다양한 분야를 학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번씩 있는 명상 시간도 이 학교만이 가지고 있는 커리큘럼의 큰 특징이다. ●정체성 확립·공동체 교육에 많은 시간 학교생활 적응과 다문화 가정 자녀로서의 정체성 확립 등에 관한 교육도 많은 다문화 가정 학부모들이 자녀를 다문화 학교에 보내고 싶어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한국학교는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따로 운영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자신이 한국인인지 이방인인지 정체성의 혼란을 느낄 때가 많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된 학교폭력에서도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이방인으로 여겨져 집단 따돌림과 폭행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다문화 자녀들이 대다수인 학교에 보내고 싶어 하는 것이다.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당티후엔(26)씨는 “한국인 학교에 다문화 가정 자녀가 입학하면 따돌림을 받기가 쉽고, 학교에 적응을 잘 못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다른 이주민들의 자녀들과 함께 어울려서 안심하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다문화 학교에 진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문화 학교에서는 학과 수업 못지않게 공동체 교육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아시아공동체학교는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한국사회에서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소통하는 것을 돕기 위해 전체 정원의 30%를 한국학생으로 뽑고 있다. 또 이 학교에서 운영하는 ‘디딤돌 과정’은 중도입국 자녀를 대상으로 한국어 및 문화 교육으로 빠른 시일 내에 한국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주 새날학교 역시 문화 차이를 극복하고 한국사회 적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국토순례와 부모 모국어 배우기, 일일 근로자체험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을 실시하고 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현장 톡톡] tvN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 밴드’

    [현장 톡톡] tvN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 밴드’

    드라마 시청률의 키(Key)를 쥔 타깃층은 주로 여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최근 들어 제목에 ‘꽃미남’을 앞세운 드라마가 유난히 자주 눈에 띈다. 순정만화 같은 부류의 판타지를 보여 준 ‘꽃미남 라면가게’에 이어 이번엔 ‘닥치고 꽃미남 밴드’가 안방극장을 찾는다. ●오늘 첫선… 강남 유일 달동네 밴드의 고군분투기 30일 첫선을 보이는 tvN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 밴드’팀을 제작발표회가 열린 지난 25일 서울 청담동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만났다. 이날 드라마를 이끌어 갈 고등학교 록밴드 ‘안구정화’ 멤버인 성준(권지혁 역), 엘(이현수 역), 이현재(장도일 역), 유민규(김하진 역), 김민석(서경종 역)과 밴드 ‘스트로베리 필즈’의 리더 유승훈 역의 정의철, 여주인공 임수아 역의 조보아는 연신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연출은 영화 ‘꽃미남 연쇄테러사건’의 이권 감독이 맡았다. ‘닥치고 꽃미남 밴드’는 강남 유일의 달동네에 살던 자유분방한 록밴드 ‘안구정화’ 멤버들이 대대적인 학군 개편으로 최고의 학교인 정상고등학교로 강제 전학을 가는 데서 출발한다. 멤버들은 엄청난 빈부 격차와 차별대우를 느끼며 음악에 몰입하고, 온몸으로 세상에 대한 반항심을 표출한다. 그리고 이내 학교의 최고 골칫거리이자 스타로 떠오른다. ●“외모뿐 아니라 연주·연기까지 잡겠다” 제목에 꽃미남을 내세운 것은 물론, 실제로도 출중한 외모를 지닌 배우들이 출연하는 만큼 ‘꽃미남’ 타이틀은 여러모로 주목받았다. 이에 대해 출연진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슈퍼스타K 3’ 출신으로 밴드의 키보디스트 경종을 연기하는 김민석은 “제목을 모르고 오디션을 봤는데 기분은 좋더라.”며 웃었다. 드러머 장도일을 연기하는 그룹 ‘메이트’의 이현재는 “처음에 안구정화가 제목인 줄 알고 당황했는데, 바뀐 제목을 듣고 더 당황했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기타리스트 현수를 연기하는 그룹 인피니트의 엘도 “출연하는 형들이나 누나가 잘생기고 예뻐서 나는 (스스로) 꽃미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외모로는 안 되니까 연기라도 열심히 해서 형들을 따라잡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반면 모델출신 배우 성준은 “제목이 좋다.”면서 “대놓고 꽃미남이라고 하는 게 뭐 잘못됐나.”라고 되레 묻는 등 너스레를 떨었다. 배우들은 연기에 대한 욕심도 나타냈다. 카리스마 있는 눈빛과 탁월한 음악 실력으로 밴드를 이끌 리더 권지혁 역의 배우 성준은 “지혁은 반응이 중요한 캐릭터”라면서 “‘나라면 어떻게 반응할까’ 이런 걸 항상 생각하며 반응에 중점을 두고 연기한다.”고 말했다.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전자기타를 쳐 봤다는 엘은 “생각보다 어렵고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형들이 격려를 많이 해줬다.”면서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조건 연기를 하고 싶다. 이 작품을 통해 연기에 대한 모든 걸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재 또한 “연기자 동료들이라 포즈가 안 나올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잘하더라.”라면서 “‘아, 나만 잘하면 되겠구나’란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16부작인 ‘닥치고 꽃미남 밴드’는 30일부터 매주 월·화요일 밤 11시 방송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교장은 돈받고 전학 허가… 교사는 불법과외

    서울의 사립 Y여고에서 교장이 학부모로부터 돈을 받고 규정에서 벗어난 전학을 받아주고 교사가 수년간 불법과외를 하는 등 무더기 비리가 저질러진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2월 Y여고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 학생의 전학을 임의로 허가하고 금품을 받은 교장을 비롯한 교사 23명의 비리를 적발, 해임을 포함해 중·경징계를 학교재단 측에 요구했다고 29일 밝혔다. 중징계 및 경징계 6명, 경고 17명이다. 시교육청은 해당 교사들의 징계처분을 확정, 통보하는 절차를 밟은 탓에 뒤늦게 감사결과를 내놓았다. 박모 교장은 지난 2008년 학생의 실제 거주지가 전학이 불가능한 지역인데도 전학받은 뒤 대가로 학부모에게서 500만원을 받았다. 박 교장은 500만원을 학교법인 측에 넘겼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돈을 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교사 A씨는 2007~2010년 4년간 4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665만원을 받고 불법적으로 영어 개인교습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교육청은 박 교장과 교사 A씨를 중징계토록 재단 측에 요청했다. 교사 B씨는 2008학년도 3학년 전체 학생의 학년·반·이름·과목별 내신성적 등이 담긴 진학상담용 프로그램의 관리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학부모에게 휴대전화로 전송, 학생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교사 C씨는 2008년 3월 말 학교 복도에서 상품권 10만원권을 학부모로부터 받았다가 1주일 만에 되돌려 줬다. 또 다른 교사는 학부모에게 500만원을 빌리는 등 학부모와 돈거래를 해 교원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근래에 보기 드물 정도로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사례”라면서 “앞으로도 학교 현장의 각종 비리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조선왕릉실록’ 펴낸 이규원 씨

    [저자와 차 한 잔] ‘조선왕릉실록’ 펴낸 이규원 씨

    서울 은평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로 전학을 간 뒤부터 그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봄소풍 장소는 줄곧 경기 고양시 용두동에 자리 잡은 서오릉이었다. 조선시대 어느 왕의 무덤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어린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놀이였으니, 친구들과 구릉을 타고 굴러 내려오는 재미가 쏠쏠했던 기억이 있다. 중학교 때는 좀 벗어나나 싶더니 고양시 원당동 서삼릉이요, 고등학교 때는 경기도 파주 공릉이었다. 소풍 장소를 공지할 때마다 “무슨 소풍을 무덤으로 가냐.”는 불평이 터졌다. 만약 그때 어느 한순간이라도 이런 책을 접했다면, 소풍에 대한 기억은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다. “제대로 설명을 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하나의 성(姓)이 27대에 걸쳐 왕을 배출하면서 519년을 이어온 조선의 역사나, 왕실 무덤이 단 한 기도 훼손되지 않은 채 보존된 것은 세계에서 유일한 사례입니다. 하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죠.” 조선 임금의 능을 찾고, 그곳에 켜켜이 쌓인 역사를 풀어낸 ‘조선왕릉실록’(글로세움 펴냄)의 저자 이규원(63)씨는 기자가 어린시절 기억을 ‘이실직고’하자 명쾌하게 대답했다. 시인이자 종묘제례 전수자인 저자는 지난 2009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남한에 있는 조선왕릉 40기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현재 한반도에 있는 조선왕족의 무덤은 모두 119기로, 42기가 능()이고, 13기가 원(園), 나머지 64기는 묘(墓)이다. 그는 이 중 49기를 책에서 다뤘다. “27대 임금과 정실인 원비, 두 번째 왕비인 계비 등이 중심이지만 조선왕조 역사를 논할 때, 파란만장한 역사를 만든 철종의 생부인 전계대원군이나 흥선대원군의 아버지인 남연군 이구(李球)처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 인물까지 포함하면서 49기를 담게 됐습니다.” 책은 태조 이성계의 조선 창건부터 마지막 황태손 이구(李玖)까지 편년체로 훑고 있다. 그가 꾸준히 정독한 ‘조선왕조실록’과 ‘완산실록’, ‘연려실기술’에 32권짜리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 바탕이 됐다. 북한에 있는 제릉(신의고왕후릉)과 후릉(정종과 정안왕후릉)에 대한 이야기는 ‘선원보감’을 참고했다. 한마디로 책은 정사(正史)에 나온 것들만 담았다는 얘기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대화체로 풀어내면서 조선왕조의 흐름을 통사적으로 이해하기 충분하다. 저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일이 왕릉을 찾아 찍은 사진과 해설을 섞고, 풍수 이야기를 덧댔다. “묫자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집안의 흥망성쇠가 갈리죠. 하물며 519년을 이어온 조선왕조는 오죽했겠습니까. 왕과 고관대작들은 나라를 유지하기 위해 당대 최고의 명당에 선대 왕을 모셨거든요. 봉분의 형태나 능침의 삼단 구성, 무인석과 문인석의 배치, 주변 환경의 조화 등을 알고 왕릉을 보면 장묘예술의 정수에 감탄할 수밖에 없죠.” 어릴 적부터 풍수대가로 알려진 유효동 선생과 전국의 산을 돌아다니면서 풍수를 공부하고, ‘대한민국 명당’(2009년)을 출간했던 저자는 “완벽한 풍수를 가진 왕릉에 가만히 서 있노라면 자연에 대한 경외심까지 느끼게 된다.”고 했다. “풍수는 양념이고 정사에만 집중해 달라.”고 주문했지만, 역시 천하제일의 명당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우리나라 최대 왕릉군인 동구릉 중에서도 태조 건원릉이 으뜸이고, 세종대왕의 영릉도 명당 중의 명당”이라고 말한다. 좌청룡·우백호·북현무·남주작이 모두 자리 잡았고, 기(氣)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안산과 마치 용이 굽이치는 듯한 용맥(龍脈)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조선 500년의 시작을 알린 건원릉과 조선 운세를 100년 연장시켰다는 영릉은 인위적으로는 배치할 수 없고, 3대를 적선해도 차지하기 힘든 천혜의 명당”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왕릉 주변에 건물들이 어지럽게 들어서고 위락시설이 조성된 것을 보면 탄식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제 조선왕릉은 우리의 문화유산이자 세계의 유산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환경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앞으로라도 보존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겁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계단서 굴러 심장정지 총 맞고도 산 그남자 NBA서 만나겠네

    미국 뉴저지주 시튼홀대학 농구팀의 파워포워드 허브 포프(23·203㎝)는 죽다가 살아난 두 날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부고로 돌리려 했던 보도자료까지 있으니 더 말할 나위 없다. 펜실베이니아주 앨리퀴파 출신인 포프는 지난 2010년 4월 체육관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던 중 계단에서 굴러 심장 박동이 멈췄다. 학교 주치의는 지켜보자고 했지만 성급한 홍보 담당이 ‘포프 스러지다(passed away)’란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작성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에 따르면 그는 언론사에 뿌려지지 않은 점에 감사하며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에는 ‘4월 28일 심장에 문제가 발생한 뒤 O일 숨졌다. 21세’라고 쓰여 있었다. 앞서 앨리퀴파 고교 3학년 때였던 2007년 3월 31일에는 난투극에 휘말려 총알을 다섯 방이나 맞았다. 두 방은 복부를 관통했고 세 번째 총알은 왼쪽 어깨를 꿰뚫었고 네 번째 총알은 오른쪽 어깨를 박살냈다. 마지막 총알은 엉덩이에 박혔지만 피투성이인 채로 덤불에 나동그라졌다가 오토바이족의 눈에 띄어 병원으로 후송돼 8시간 수술 끝에 목숨을 건졌다. 지금도 복부와 신장 근처에 22구경 총알이 박힌 채 살고 있다. 뉴멕시코주립대 1학년 때 한 경기 1분 출장이 고작이었던 그의 NBA 활약 꿈은 엎친 데 덮친 격인 심장 이상 탓에 물 건너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시튼홀대학으로 전학 온 2학년 때 32경기에 나와 경기당 평균 16.7득점, 3학년 때 30경기에 나와 9.8득점을 거쳐 4학년인 지금까지 19경기에 나와 16.7득점으로 일취월장하고 있다. 희귀한 동맥질환을 앓고 있지만 ‘더블더블 머신’이란 별명으로 불리며 농구 인생 최고의 순간을 구가하고 있는 그는 팀을 15승 4패로 이끌어 동년배 경쟁자였던 데릭 로즈(시카고 불스), 케빈 러브가 베테랑급 활약을 펼치는 NBA 1라운드 지명이 가능한 것으로 점쳐진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7세 여아 학원차에 깔려 숨져

    음악학원 차량에서 내린 7세 여자 어린이가 차 뒷바퀴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음악학원은 ‘원생들이 차에서 내려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해야 한다.’는 도로교통법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어린이 통학 차량의 ‘안전 불감증’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 25일 오후 6시 50분쯤 서울 구로구 온수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김모(48·여)씨가 운전하던 음악학원 차량에서 혼자 내린 김양은 눈길에 미끄러져 차 밑으로 들어갔다. 운전자 김씨는 김양을 확인하지 않고 차를 출발시켜 김양을 치었다. 근본적인 문제는 어린이 안전에 대한 어른들의 몰이해에 있다. 학원 측은 어린이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마련한 도로교통법 53조 어린이 통학버스에는 보육교사나 강사 등이 동승해 승하차를 돕도록 한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법규 준수 여부를 점검하지도 않고 처벌도 미미해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규정상 어린이 통학 차량이 안전수칙을 어길 경우 부과되는 범칙금은 10만원도 되지 않는 데다 운전자 안전교육 규정도 허점투성이라는 것이다. 허억 어린이안전학교 상임이사는 “어린이 통학버스는 경찰에 신고해야만 정부 차원에서 운전자들을 파악, 관리할 수 있다.”면서 “통학버스 신고를 의무화하고 운전자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권고 전학’ 온 중학생 또 폭행

    2년 이상 동급생의 폭력과 금품요구에 시달리던 중학생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야산과 마을회관을 전전하며 공포에 떤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가해자 3명 가운데 한 명은 학교생활 부적응 등으로 다른 학교에서 권고 전학 온 학생으로 알려져 논란이 될 전망이다.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동료 중학생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돈까지 뜯은 A(15·중3)군 등 3명을 붙잡아 폭력을 주도한 A군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A군 등은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년여간 화천 모 중학교 교실에서 동급생인 B(15)군 등 2명에게 과자 심부름을 시켰으나 못 사왔다는 이유로 얼굴을 때리는 등 150여 차례에 걸쳐 폭력을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화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기고] 가정·학교·사회 공조시스템 구축해야/이의동 서울 문현고 교사

    [기고] 가정·학교·사회 공조시스템 구축해야/이의동 서울 문현고 교사

    학교 폭력을 예방할 방안은 없을까. 교육을 정상화할 방안은 무엇일까. 학교 폭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니고 세계 공통의 골칫거리다. 따라서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 심지어는 교사들까지도 관심은 오직 일류 대학 입학뿐이다. 그러다 보니 국어, 영어, 수학만 잘하면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모든 것이 용서되고 있다. 설령 예의에 크게 벗어난 행동을 하더라도 제대로 통제를 하지 않고 있다.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 주지 않고 지내다 보니 결국에는 통제 불능의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라도 가정·학교·사회의 공조시스템 구축이 절실히 필요하다. 가정에서는 부모, 웃어른, 친구에 대한 예절 교육과 질서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또 학교와 선생님에 대한 신뢰를 갖도록 자녀를 가르쳐야 한다. 부모가 교사를 무시하면 자녀도 선생님을 무시하게 된다. 따라서 불신 풍조를 조장하여 교육 붕괴를 가져온다. 학교에서는 입시 위주의 국어, 영어, 수학만을 강조하는 교육 풍토를 바꾸어 도덕, 음악, 미술, 체육 등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도록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 교권 확립을 위해 교사들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학교 교칙을 확실하게 시행하고 처벌한 내용을 생활지도부장이 생활기록부에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반영하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학급담임은 학교 생활기록부를 사실대로 기록하여 학교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이것이 대학 입학 전형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각급 학교에서는 담임이 학교 생활기록부를 입력하고 출력해서 학생들에게 확인을 받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 이러니 어느 담임이 학생의 행동발달상황이나 종합란을 객관적으로 쓸 수 있겠는가? 행동발달상황란과 종합란까지 학생 확인을 거치는 것은 잘못이다. 교원평가는 고쳐져야 한다. 교사들은 칼자루를 학생들에게 뺏겼다. 학생들은 자신의 비위를 맞춰주지 않는 선생님은 최하 점수를 준다. 아예 무관심하면 중간 점수는 받는다. 학교에서 학생이 교사에게 함부로 대드는데 통제할 수 있는 도구가 없다면 교육은 어떻게 될까? 교육부나 교육청 등 교육 당국은 학생인권조례 시행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퇴학이 필요한 학생은 대안학교로 강제 전학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지나친 온정주의는 교육을 망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교권 추락의 원인에서 교육 당국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학교 폴리스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 그러나 형식적인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학교 생활기록부를 제대로 쓸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초·중·고 생활기록부를 대학 입시 사정관제에 반영하도록 하자. 학교 교육은 붕괴하고 교원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 교사들 스스로 교권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다. 가정에서의 올바른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사회 제도적 뒷받침을 하는 학교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교육의 주체는 교사이며, 그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교육 현장에 설 때 바른 교육이 가능하다고 본다.
  • 고교생이 수업중 교사에 흉기 위협

    대구의 한 고교에서 수업시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교사를 학생이 흉기로 위협한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고교 2학년 A(18)군이 지난 9일 수업 중 흉기를 휘둘러 교사를 위협한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해당 B(28) 교사와 A군을 소환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A군은 방학 보충수업 중 휴대전화를 만지며 전자음 소리를 내다 B교사에게 들켜 압수당하자 접이식 흉기를 들어보이며 교사를 위협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뒤 출근하지 않고 있는 B교사가 심리적 안정을 되찾는 대로 사건 당시 경위와 피해상황을 알아본 뒤 A군도 부를 방침이다. A군의 행동은 주변 학생들의 제지로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았다. A군은 현재 권고 전학 조치를 받은 상태다. 경찰은 이날 해당 학교의 학생부장 등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이날 해당 학교를 감사한 결과, 학교 측이 사건 내용을 상급 기관에 보고하지 않는 등 사건 처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학교 관련자를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우리아이 폭력피해 체크해보세요

    우리아이 폭력피해 체크해보세요

    최근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전문 상담교사의 중요성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부모도, 담임교사도 모른 체 지나치는 ‘폭력의 그늘’을 발견하고 위기상황 해결책을 제시하는 상담교사의 역할은 학교폭력의 해결은 물론 가장 중요한 예방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위기학생 상담 전문가로 알려진 우지향 서울문화고 전문 상담교사로부터 학교폭력 가해·피해학생들의 최근 경향과 학부모가 직접 체크해볼 수 있는 가해·피해학생 징후 리스트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학교폭력과 관련해 위기학생들이 드러내 보이는 경향은. -과거에는 대개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학내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최근에는 가정의 경제력과 무관하다. 특히 전문직 부모를 둔 가정의 위기학생 발생빈도가 높아졌다. 이는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원인이기도 하다. 지적 능력을 갖춘 자폐증상을 뜻하는 야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학생들이 피해학생이 될 확률도 높다. →야스퍼거 증후군과 학교폭력의 상관관계는. -야스퍼거 증후군이란 지적 능력을 갖췄지만 자폐증상 때문에 사회적 소통능력이 부족한 경우다. 쉽게 말해 굉장히 똑똑한데 ‘눈치가 없다.’거나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친구들이다.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사건의 가해자가 이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아이들은 자기들만의 패거리 문화를 굉장히 중요시하는데 이 경우 그들만의 문화에 끼어들지 못하면 배제된 학생으로 낙인 찍히게 된다. 한 학교에서만 5명의 학생을 이같은 증상으로 상담한 적이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4~5배는 많은 학생들이 야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모와 담임교사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학교폭력 징후는 무엇인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가해·피해학생들에게서 모두 폭력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 우선, 피해학생들에게는 비언어적 징후가 나타난다. 갑자기 두통이나 복통을 호소하면 폭력 피해를 의심해야 한다. 또 이유 없이 전학을 시켜달라거나 준비물을 사야 한다고 돈을 자주 가져가는 경우, 작은 일에 깜짝깜짝 놀라고 불안해하는 경우나 일기나 노트 등에 죽고 싶다거나 폭력적인 그림의 낙서가 발견되기도 한다. 가해학생의 경우 밤늦도록 잠을 자지 않거나 돈 씀씀이가 커지는 경우, 친구에게 받았다고 하면서 비싼 물건을 가지고 다니는 등 행동을 보이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가운데 3분의1이상에 해당하면 담임교사에게 주의를 부탁하고, 2분의1이상에 해당되면 전문상담교사와 상의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대책이 무엇이라고 보나. -최근에는 초등학교 5~6학년의 어린 학생들도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된다. 초등학교에 전문 상담교사를 하루빨리 배치해야 한다. 폭력이 고착화되기 전에 학교 안에서 상담과 교육을 통해 예방한다면 향후에 우려되는 더 큰 문제를 막을 수 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학교폭력’ 학생부에 기록 남긴다

    ‘학교폭력’ 학생부에 기록 남긴다

    올 3월부터 초·중·고교생의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 가해 사실과 처벌 내역이 기록된다.<서울신문 1월 3일자 9면> 생활기록부에 기록된 가해학생 조치 사항은 각 고등학교나 대학교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입시 전형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새 학기부터 학교생활기록부에 교내·외에서 학생 간에 발생한 각종 폭력 사실 등을 기재하도록 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재 대상 행위에는 상해·폭행·감금·협박·약취유인·명예훼손·모욕·공갈·강요 등이 포함됐다. 또 성폭력·따돌림과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행위 등 신체적·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초래하는 행위도 기재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학적사항’‘출결상황’‘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으로 구성된 학생부에는 학교폭력 관련 처벌 내용이나 행위가 기록되지 않았다. 그러나 학교폭력이 사회문제화되면서 학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생활지도를 할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기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학교폭력이 발생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내린 퇴학·전학부터 학급교체, 10일 이내의 출석정지, 학교 봉사, 사회봉사, 심리치료,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치 내역이 구체적으로 기재된다. 조치 기록은 졸업 후에도 초·중학교는 5년, 고교는 10년간 보존된다. 교과부는 이번 방침은 소급 적용하지 않고 3월 1일 이후 발생한 학교폭력 사안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기록 사항은 고교와 대학에 입시 자료로 제공되며, 입시전형 반영 여부 및 방법은 해당 고교와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교과부는 이 같은 내용의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 지침’을 조만간 시·도교육청을 통해 일선 학교에 전달할 방침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학교폭력은 범죄… 가해자 처벌 강화”

    학교 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강제 전학 및 교육 등 징계 수위가 강화된다. 또 이를 은폐한 학교와 학교장에 대한 문책과 학부모들에 대한 예방교육이 의무화된다. 형사처벌 연령을 현행 14세에서 12세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서울신문 1월 3일자 9면>도 적극 수용할 방침이다. 이 같은 내용은 ‘2012년 장·차관 워크숍’ 논의 결과에 따른 것이다. 지난 14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워크숍에는 각 부처 장·차관, 청장 등 97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폭력 근절방안과 청년 일자리 확대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됐다. 육동한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은 15일 워크숍 결과를 설명하면서 “‘학교 폭력은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가해자 처벌의 실효성 강화 및 피해자 보호 지원시스템을 체계화해 나가겠다.”면서 “이달 말 1차적인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워크숍에서 제시된 형사처벌 연령 하향 조정, 가해학생 징계 수위 상향 및 엄정한 학칙 적용 등 가해자 처벌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또 손쉬운 신고체계 구축 및 피해학생 심리치료 지원, 전문상담교사 증원 및 처우 개선 등도 수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피해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엄정한 학칙 적용과 징계 수준 상향조치가 불가피하다.”면서 “단기적으로 가해 학생들에 대한 징계 조치 강화, 중장기적으로 예방조치 확대 및 심화에 힘을 실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가해 학생들에 대해 학칙을 적용하지 않거나 징계기록을 누락하는 학교와 학교장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징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가해 학생들이 형사처벌 연령을 악용하고 있어 연령을 낮추는 방안이 힘을 얻고 있다.”면서 “법무부와 관련 법 개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나쁜’ 정치인과 그 아내가 ‘댄싱퀸’을 봐야하는 이유

    ‘나쁜’ 정치인과 그 아내가 ‘댄싱퀸’을 봐야하는 이유

    서울시장 후보의 아내는 댄스가수가 되면 안된다? 왜?? 엄정화·황정민 주연의 영화 ‘댄싱퀸’(각본·감독 이석훈)은 그야말로 바닥부터(!) 시작한 잘 안나가는 변호사 황정민과, 소싯적 ‘신촌 마돈나’로 명성을 떨치며 댄스가수의 꿈을 품었지만 변호사 남편의 아내로 전락(!)하고 만 엄정화가 그리는 코믹오락희망정치드라마다. 영화는 초반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깨닫는 어린 황정민과 엄정화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수식어에 ‘코믹오락’을 포함한 이유는 이 오프닝 시퀀스 때문이다. 근래에 본 많은 로맨틱 코미디나 웬만한 눈요깃거리의 오락영화보다 수 십 배는 더 큰 웃음 폭탄이 터지는 대목이다. 경상도에서 온 가난한 초등학생 황정민은 전학 첫 날 구수한 사투리로 새침한 서울 초등학생들의 웃음을 산다. 담임선생님이 마침 비어있는 어린이 엄정화의 옆에 앉을 것을 ‘명’하자, 당돌한 이 아이는 “이의 있습니다!” 라고 외친다. “자리가 비어있다고 해서 당사자의 뜻을 묻지도 않은 채 원치 않은 사람과 짝을 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민주적으로’ 항의한다. 결국 학급 전체는 누가 어린이 황정민의 짝이 될 것인지를 두고 대대적으로 ‘민주적인’ 투표를 진행한다. 이 작은 민주주의를 본 관객은 아마 웃다가 결국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민주화운동이 한창인 시절, 우연히 다시 만난 두 사람은 결혼에 이르고, “엄정화와 결혼하는 것이 꿈”이라던 황정민은 결혼 후 꿈을 ‘잃고’ 가난한 변호사로 살아간다. 그러던 중 정치판 ‘쇼’를 위해 새로운 인물을 찾던 정당이 황정민을 서울시장후보로 추천하고, 동시에 엄정화는 나이 마흔을 코앞에 두고 ‘실력 빵빵한 성인돌’ 그룹 멤버로 합류해 못 다 이룬 가수의 꿈을 다시 꾸기 시작한다. 영화는 온갖 더러운 비리로 치장한 정치인 대신 소통과 이해에 능한, 게다가 빵빵한 유머까지 갖춘 이상적인 정치인의 부상을 그린다는 점에서 장진 감독의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2009)를 연상케 한다. 또 자신의 유일한 꿈을 접고 남편과 아이 뒷바라지로 세월을 보내다 결국 다시 꿈을 꾸는 대목과 가수가 되길 바라는 주인공의 화려한 무대 등에서는 비욘세 주연의 영화 ‘드림걸즈’(2006)가 비치기도 한다. ‘댄싱퀸’에는 위의 영화 뿐 아니라, 수많은 국민들이 봐 온 대한민국 정치역사의 한 귀퉁이를 보는 듯한 익숙함이 있다. 캐릭터도 스토리도 어디선 가 많이 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댄싱퀸’을 2012년 1월 최고의 자리를 노린 한국영화 중 으뜸으로 치고 싶은 이유는 뻔한 내용에서 오는 감동이 무겁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나 밥벌이와 집안일, 지나친 경쟁 속에서 지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소싯적 품었던 꿈 한줄기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결론은 언제나 변치도 않는다. ‘꿈은 꿈일 뿐’ 또는 ‘이 나이에 무슨’. 이것도 아니라면 극중 황정민의 대사처럼 “소는 누가 키우나.”. ‘댄싱퀸’은 이렇게 자기연민과 포기, 만사 귀차니즘, 희망보다는 현실에 치우쳐야 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꿈을 품어보라고 말한다. 그것도 배꼽 빠지게 재밌게, 또 즐겁게 이야기하니, 쥐어짜낸 희망스토리 같지 않아 한결 가볍다. 이제야 제 옷을 입은 ‘배우’ 엄정화의 연기도 볼 만 하다. 기럭지가 다소 짧은 차도녀 또는 ‘인공적인’ 큰 눈(개인적으로 배우 엄정화가 부담스러웠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을 부릅뜨고 강제로 공포심을 주입하려 했던 어정쩡한 배우에서 벗어나, 댄싱퀸으로 무대를 휩쓸었던 예전의 자신과 싱크로율이 딱 들어맞는 배역을 맡아 열연한 엄정화에게 ‘댄싱퀸’은 필모그래피의 자랑스러운 한 줄이 될 것이다. 황정민 역시 약간은 찌질하지만 그럼에도 순애보를 잃지 않는 ‘황정민스러운’ 배역에 안성맞춤이다. 참고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서울시장 후보와 댄스가수가 되고자 하는 아내 사이에서 고민하는 황정민에게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인 문제로 공격을 당했을 때 “제가 아내를 버려야 합니까.”라고 말했던 장면이 오버랩 될 수 있다. 혹은 현 서울시장의 모습이 떠오를 수도 있다. 이에 이석훈 감독은 “정치적 색깔을 넣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의 말을 의식한 것은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정말 서울시장후보 부인은 댄스가수가 되면 안되는 것일까? 프랑스 영부인인 카를라 브루니는 영부인 자리에 오른 뒤 공개된 누드 사진이 경매에서 고가에 낙찰되기도 했다. 누드도 아니고, 약간 짧은 치마와 다소 짙은 화장을 한 채 무대에서 희망을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 서울시장후보의 부인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될 행동이라는 ‘법칙’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정치인 남편을 도와 탈세, 비리, 헌법 무시 등에 앞장서는 것보다 백배는 나을 듯 하다는 생각이 과연 나만의 것인지 살짝 궁금해진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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