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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림슨 타이드/탈냉전시대 액션스릴러 영화

    ◎가공할 핵전쟁 위험성 고발… “짙은 호소력”/군사 위기상황 생방송 화면처리 돋보여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되어버린 오늘날 동서냉전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한 영화가 얼마만큼의 호소력을 지닐 수 있을까.오는 8월5일 개봉될 액션 스릴러영화 「크림슨 타이드」(원제 CRIMSON TIDE,감독 토니 스콧)는 우선 전형적인 냉전영화의 틀을 갖추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영화는 러시아의 정정불안을 틈탄 구소련 군부 강경파가 군통수권을 장악한뒤 미국 본토를 겨냥한 3차 세계대전 가상시나리오를 구체화하면서 시작된다.미국은 그들이 핵미사일 암호를 수중에 넣기전에 진압키로 결정하고 핵잠수함 앨라배마호를 파견한다.미 핵잠수함 앨라배마호는 러시아 핵미사일 기지 근해로 향하는 도중 러시아 잠수함의 어뢰공격을 받고 일대 혼란에 휩싸인다.이 지점에서 영화의 초점은 잠수함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75일간 벌어지는 군수뇌부간의 긴박감 넘치는 심리전으로 옮겨진다.그 두뇌게임의 주인공은 실전파 함장 프랭크 램지(진 해크먼)와 원칙파 부함장 론 헌터(덴젤 워싱턴).전혀 상이한 성격의 이들 두 지휘관이 위기상황에 처해 벌이는 대립과 갈등이 영화의 축을 이룬다. 경직된 냉전적 사고를 바닥에 깔고 핵전쟁의 위험을 고발하고 있는 것이 다소 철지난 듯한 인상을 주지만 신뢰할만한 소재의 이야기를 깔끔한 액션에 담아낸 점이 돋보인다.특히 영화의 도입부와 마지막 러시아 내전과 군부의 권력암투,그에 따른 군사 위기상황을 미국 CNN방송의 생중계 장면으로 처리한 것은 영화의 생동감을 더해준다.행진곡풍이면서도 고전적인 장중함이 녹아있는 한스 짐머의 음악도 「군사영화」의 분위기와 어울린다. 한편 이 작품에서 영화의 흐름과 상관없는 경주마 이야기가 해군 수뇌부 사이의 화제로 올려지고 있는 것은 흑백 인종주의 갈등을 은근히 비꼬기 위한 감독의 고단위 연출로 보인다.『포르투갈산 리피자너는 모두 백마』라는 램지 함장의 말에 헌터 부함장이 짐짓 수긍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것은 스페인산이며 태어날땐 블랙』이라고 응수하는 대목은 퍽 시사적이다. 「크림슨 타이드」는 전편을 통해 전문적인 해군용어가 범람할뿐 아니라 여성배역이 거의 없는 이른바 「가이즈 무비」(Guy‘s Movie)다.그런만큼 감각적인 오락영화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겐 1백28분의 상영시간이 좀 길게 느껴질 수도 있다.그러나 이 영화는 「진홍빛 조류」란 강한 제목이 암시하듯 가공할 핵전쟁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평가를 받을 만하다.
  • 시민 케인/언론재벌 통해 본 미국인의 초상(감동의 명화)

    ◎야망과 파멸 절묘하게 배합시킨 비극/오손 웰즈 감독 데뷔작… 각본·주연 맡아 1941년은 미국에서 위대한 영화 한편이 탄생된 해였다.24살이라는 애송이 청년이 만들어낸 영화 「시민 케인」은 지금도 세계 걸작영화 다섯편중에 서슴없이 손꼽혀지는 명작으로 기록된다.감독은 오손 웰즈.애송이 청년의 감독 데뷔작이자 명실공히 그의 영화인생을 통틀어 대표작으로 기억되는 이 영화는 공개되자 마자 세계 영화인과 비평집단의 열렬한 환호를 받는다.이 영화의 등장으로 미국은 천재 영화감독의 출현을 세계에 알렸던 것이다.그는 이 작품에서 감독·각본·주연을 겸하면서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영화적 수법과 상상력을 등장시킨다.더구나 나이어린 감독 초년생이 영화 전편을 장악하고 영화를 통해 그의 의지를 완벽하게 실현시켜 나가는 솜씨에는 지금도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야기는 기자 톰슨의 추적으로 시작된다.베일에 가려진 인물,언론재벌인 찰스 포스타 케인이 죽으면서 그 인물을 통해 영화는 미국사회와 미국인의 초상을 그려나간다. 불우하게 성장한 케인은 재력가인 은행가 대처의 양자로 들어가면서 야망을 펼치기 시작한다.여러개의 신문사를 사들여 언론왕국을 세우고 막대한 재산을 투자,재력기반을 미 전역으로 뻗쳐 나간다.대통령의 조카딸과 정략결혼을 하고 정치적 야망을 불태우던 그도 역시 고독하고 외로운 사람이었다.미모의 여가수 수잔 알렉산더와 사랑에 빠지면서 그의 인생은 심한 격랑에 휘말린다.선거에 나섰던 케인의 뉴욕시장 당선이 거의 확정되어 가고 있을때 그의 정적이 케인의 부정한 애정행각을 폭로하고 그는 낙선의 고배를 마신다.케인은 오페라하우스를 지어주는등 수잔에게 몰두하지만 수잔은 가수로서도 실패하고 광적일 만큼 열렬한 케인의 과보호에 히스테리 증세와 함께 자살을 기도한다.인생의 의미를 잃어가며 자기가 쌓아올린 모든 명성이나 부귀보다도 더 소중한 인간의 정을 그리워하며 케인은 세상을 떠난다. 한 인물의 야망과 사랑과 부침을 교묘하게 배합시킨 이 비극적 드라마는 미스테리를 추적해가는 기자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구성을 통해 전개된다.오손웰즈가 직접 쓴 각본 역시 사랑과 인간과의 교감을 훌륭하게 부각시킨다.오손 웰즈는 가장 미국적인 주제와 가장 미국적인 정열을 영화에 담았다고 자부심을 보인다.영화 「시민 케인」은 보편적인 미국인의 주장을 거듭 확인한다.『나는 현재 미국인이고 과거에도 미국인이었으며 앞으로도 항상 미국인일 것이다』
  • 한국 텔레비전방송 연구/한진만 지음(화제의 책)

    국내에 TV방송이 전파를 탄지는 채 40년이 되지 못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TV매체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올들어서도 지난 3월 종합유선방송이 시작됐고 5월에는 부산·대구·광주·대전에서 민영방송이 문열었다.또 무궁화위성이 곧 발사돼 위성방송시대가 열리면 본격적인 「방송의 세계화」를 이루게 된다. 이 책은 이같은 TV매체의 세계화를 앞두고 우리 방송의 현주소를 점검했다.지은이는 TV방송이 아직 피상성과 비과학성을 벗어나지 못했고,방송인들의 자질도 떨어져 시청자들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고 본다.따라서 이를 극복하려면 프로그램 편성을 다양화·과학화하며 정치의 영향에서 벗어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이와 함께 새출발한 지역방송의 재정·인력난,종사자 자질부족을 지원해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더 나아가 북한과의 방송교류를 통해 TV가 통일에 기여할 수 있도록 활용할 것도 제의하고 있다. 도래하는 뉴미디어시대에 우리 텔레비전방송이 차별성을 유지하며 시청자 권위를 대변하는 기관으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편에 흐른다.지은이는 강원대 신방과 교수. 나남출판 1만원.
  • 천재선언/일그러진 세상 비판하는 풍자코미디(영화 초대석)

    ◎기이한 인물들이 빚어내는 좌충우돌 행적/황당무계한 내용으로 진지성 반감 오늘을 사는 한국인에게 세상은 그렇게도 뒤틀리고 우스꽝스러운 코미디처럼 보이는 것일까.자본주의사회의 숙명적인 타락과 인간소외,성적 방종,물신주의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현대인의 정신적 공황등….뭔가 잘못돼가는 듯한 세상을 스크린을 통해 마음껏 야유하고 조롱하는 것은 영화감독만의 특권이자 자유일 수 있다.하지만 그럴수록 감독의 영화적 발언은 한층 조심스럽고 치밀한 것이어야 한다. 지난 84년 「바보선언」을 통해 권위주의사회의 허상을 꼬집은 중견 이장호감독(50)이 11년만에 또다시 블랙코미디 영화 「천재선언」(1일 개봉)으로 일그러진 세상에 풍자와 비판의 화살을 날린다. 감독은 20세기말 현재를 『군사권위주의라는 「가시적인 적」이 사라진 대신 개인의 내부에 적이 숨어 있는 시대』라고 규정한다.그가 말하는 내부의 적이란 인간의 정사감각을 마비시키는 물신주의와 속물근성이다.「천재선언」의 문제의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바보선언」의 90년대 판이라 할 수 있는 이 영화 역시 「전편」처럼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서장을 연다.『옛날 한옛날 20세기가 막 끝날 무렵 우리나라는 세계화의 길목에 있었습니다.그러나 영화와 정치는 아주 보잘 것 없어서 걱정이 된 하늘은 천사를 내려보냈습니다』 「천재선언」은 이렇듯 우리의 낙후된 정치와 영화를 핑계삼아 황량한 현대인의 심상풍경을 풍자하려 든다. 영화속의 천사는 바로 「수상한 소리」라 불리는 영성(김명곤)의 몫으로,그는 타락한 인간군상을 우화적인 선의 세계로 인도하는 매개역할을 한다.유혹의 늪에 빠진 「이상한 빛」이란 이름의 속물감독 상기(안성기),국정엔 아랑곳없이 주색잡기에만 몰두하는 부패권력의 화신 「어르신」(신충식),내일의 희망을 상징하는 듯한 「알 수 없는 눈물」 진경(홍진경)등을 중심으로 하는 인물들이 좌층우돌하며 펼치는 기이한 행적이 영화의 줄기를 이룬다. 그러나 이 영화는 줄거리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황당무계한 에피소드 일색인데다 영화의 표현방식 또한 「실험정신의 한계」를 넘고 있어 한편의 공상만화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한 영화감독지망생이 환생한 천사의 신통력으로 현실사회의 영웅호걸들을 만나 영화를 만들게 된다든가 순진한 여고생이 성모마리아처럼 동정녀로서의 임신을 꿈꾼다는등의 설정은 차라리 난센스 코미디에 가깝다.권선징악이란 주제의식을 악의 무리가 불지옥에서 고통받는 장면을 통해 직설적으로 드러낸 것도 영화의 진지성을 해치고 있다. 특히 너무 빈번하게 등장하는 저속촬영(빠른 움직임)기법은 등장인물들을 엉뚱하게 희화화시켜 영화전체의 흐름을 깰 뿐 아니라 영화의 짜임새도,응집력도 떨어뜨리고 있다.이장호감독 특유의 발랄한 상상력과 촌철살인의 풍자정신을 기대한 관객에게 이 영화가 어떻게 비쳐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제헌국회(새로 쓰는 한국현대사:22)

    ◎내각­대통령책임제 공방… 대통령제로 결말/여·순 발란 등 소용돌이속 국가보안법 통과 우리 현대사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호칭이 등장한 것은 19 48년 7월 12일이다.국가의 기본골격인 헌법이 이날자로 제정되면서 대한민국 명칭이 공식적으로 사용되었다.그 헌법은 5·10 선거에 의해 개원한 국회가 제정했는데 초대 국회를 제헌국회라고 부르는 이유도 바로 여기있다. ○과도입법의원 맹활약 제헌국회는 1948년 5월 31일 개원되었다.제헌국회는 물론 민주주의 방식의 첫 대의기구다.미군정 아래서 개원되었던 절반의 대의기구 남조선 과도입법의원을 염두에 두면 사정은 약간 달라질 수 있다.그러나 제헌국회는 과도입법의원의원선거를 통해 민주주의 예행을 거친 국민들이 확실하게 뽑은 1백98명의 선량들이 참여한 국민의 대의기구였다. 남조선 과도입법의원 15명이 국회에 진출,제헌국회개원에 깊숙이 간여했다.그들의 경험이 그만큼 존중되었던 것이다.특히 경기도 광주에서 경선 상대가 없이 무투표 당선된 신익희의 역할이 컸다.그는 미군정과 빈번한 접촉을 하면서 「국회소집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결성하는데 전면에 나섰다.국회법이 제정될 때까지 국회운영에 관한 규칙법안이 이 위원회에 위임되었다. 이 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제헌국회는 5월 31일 역사적 개원을 맞았다.제1차 본회의는 당시 최고령자였던 임시의장 이승만의 사회로 열렸다.국회의장단 선거에서 1백88표라는 압도적 표수로 이승만을 의장으로 선출했다.부의장에는 신익희(76표)와 김동원(77표)이 선출되었다.이날 서울 시내에는 경축 꽃전차가 거리를 누비는 가운데 하오2시 제헌국회 개원식이 베풀어졌다. 국회에는 헌법 및 정부조직법 기초위원회가 설치되었다.이 위원회는 먼저 헌법학자 유진오등 10명을 전문위원으로 선임했다.유진오 전문위원은 내각책임제 및 양원제,3권분립을 중심으로 한 안을 내놓았다.그리고 법전편찬위원회(위원장 김병노)가 작성한 헌법초안을 비롯,임시정부헌장,과도입법의원 제정의 약헌,구미 각국의 헌법을 참고로 기초에 착수했다. 내각책임제안은 곧 바로 이승만의 노여움을 불러일으켰다.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12일 양원제를 단원제로 하는 등 약간의 수정을 가한 내각책임제 헌법안을 이의없이 채택했다.이승만은 마침내 분노하고 말았다.6월15일 기초위원회에 출석한 그는 내각책임제가 비민주적이라는 이유로 대통령책임제로 번안해줄 것을 요구했다.그러면서 측근을 시켜 국회가 내각책임제를 계속 밀고나가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은근히 위협해왔다. 그래서 이승만의 주장을 받아들였다.그를 제외시킨 정치문제논의는 무의미할 정도로 당시 정치상황에서 이승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강했던 것이다.유일한 정당이었던 한민당이 먼저 굽히고 들어갔다.이로써 6월22일 제17차 기초위원회에서 내각책임제 헌법안은 대통령책임제헌법안으로 번안하기에 이른다.이어 6월 23일 제17차 국회본회의에 대통령책임제 헌법안이 상정되어 20일간에 걸쳐 17차례의 토론을 벌였다. ○헌법안 20일간 격론 대통령책임제헌법은 1948년 7월 12일 제정한 것으로 되어있다.대한민국 국회의장 이승만 명의의 헌법 전문은 단기 4281년 7월 12일이라고 분명히 적었다.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12일 자정을 약간 넘긴 0시28분에 제3독회를 마쳤다.그렇게 해서 대한민국헌법이 제정되었다.기초과정부터 풍파를 일으킨 제헌국회의 헌법제정은 파란만장한 헌정사의 장래를 예고한 것이기도 했다. 정부조직법은 7월 16일 제31차 본회의에서 제정되었다.17일 공포된 헌법절차에 따라 7월 20일 제37차 본회의에서는 이승만을 대통령으로,이시영을 부통령으로 선출했다.8월 3일 제37차 본회의는 이범석에 대한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은 가결시켰다.그리고 이승만의 대통령선출에 따라 신익희가 의장으로 선출되는 동시에 김약수가 부의장이 되었다.이어 8월 5일 제40차 본회의에서 김병로 대법원장 임명 요청을 동의함으로써 정부수립을 위한 기본조치를 매듭지었다. 제헌국회에서 원내 세력판도의 윤곽이 드러난 시기는 의장단 선거를 전후해서다.이승만의 의장피선은 초당적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었지만 2명의 국회부의장 선출에서는 그 색깔이 드러났다.신익희와 김동원의 부의장 피선은 원내세력을 국민회와 한민당이 주도했다는사실을 보여주고 있다.이 때부터 각 정파 및 무소속의원들은 지연·인연을 따라 독자적 원내세력을 형성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급진적 이론파였던 성인회를 비롯,동인회,청구회가 연합하여 이른바 소장파 그룹을 만들었다.이 그룹은 한민당·이정회와 정립하면서 많은 물의를 일으켰다.이는 10월 13일 긴급동의로 제출한 미군철수 결의안과 한미간의 여러 협정에 극력 반대하는 것등으로 나타났다.특히 미군철수 결의안은 북한 최고 인민위원회가 미·소 정부에 두 나라 군대 철퇴를 요구하는 서신을 보낸 직후에 나왔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되었다.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전후하여 남한 도처에서 폭동이 일어났다.1948년 10월부터는 국군에 침투했던 남로당 세포조직에 의한 무장반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10월 2일 제주도군 경비1대대의 반란,10월 20일 제40연대의 여수·순천 반란,11월 20일 대구 제60연대 무장반란이 그것이다.엄청난 사상자를 낸 가운데 곧 진압되었지만,그 잔여세력들은 산으로 들어가 유격전을 벌였다.유격전은 북한의 강동정치학원 정치·군사훈련을 받은 요원들에 의해 강화되었다. ○농개법 등 획기적 조치 그래서 국회는 11월 21일 공산주의 활동을 불법화하는 준엄한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다.당시 상황에서 국가 보안법 제정은 불가피한 것이었다.이에 앞서 9월 7일에는 반민족행위처벌법을,1949년 2월 3일에는 농지개혁법을 통과시키는 등 획기적인 조치를 취했다.이들 법률의 내용과 집행을 둘러싸고 상당한 혼란과 대립도 뒤따랐다. 그 가운데서도 정치적으로 가장 큰 충격을 안겨준 것은 이른바 「국회 남로당 프락치 사건」이다.국회안에서 소장파 그룹을 형성했던 노일환,김약수,김옥주등 13명의 의원들이 1949년 5월 20일부터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되었다.실로 중대한 사태가 아닐 수 없는 제헌국회의 얼룩이었다. ◎하버드대 소장 「사찰요람」/「국회 남노당 프락치사건」 북노당도 개입/당시 부의장 김약수 「배후 조종자」 분류/전 북노당 고위간부 “남북 합작” 증언 1949년 5월 20일 제헌국회의원 노일환 등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함에 따라 세상에 알려진 이른바 「국회 남로당 프락치 사건」을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접근한 경우도 없지않다.그러나 서울신문 특별취재팀이 입수한 새로운 자료들과 증언을 통해 이 사건 배후에는 남조선 노동당(남로당)뿐 아니라 북조선 노동당(북로당)까지 개입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 하버드대 옌친연구소에서 입수한 사찰요람에 따르면 당시 국회 부의장으로 프락치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된 김약수는 「이 사건의 배후 조정자」로 분류했다.이 문서는 그가 1947년 조선공화당을 조직,서기와 선전부장이라는 당직을 맡았던 사실도 들추어냈다.그리고 미국립공문서보존관리국(NARA)에서 발굴한 주한미군 정보처(G­2)의 주간정보보고서는 제헌국회 개원초기 이들이 들어가 있던 무소속구락부를 반우파적 집단으로 평가했다. 이어 주간정보보고서는 무소속구락부가 앞으로 좌익성향 구성원들의 집합처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미 군정의 예측은 어느 정도 적중되어 국회활동을 통해 미군철수 결의안을 긴급동의로 제출하는 등 북한의 주장을 동조하고 나섰다.국회 프락치 사건에연루한 이들은 주로 남로당의 지령을 받은 것으로 조사되어 모두 3차례에 걸쳐 13명이 붙잡혀 들어갔다. 그러나 서울신문 특별취재반이 만난 전 북로당 고위간부의 증언에서 북로당도 깊이 개입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이 증언에 따르면 북로당원 성시백(김삼룡·이주하와 함께 6·25가 일어난 1950년 6월 27일 서울에서 처형되었음)이 관련되었다는 것이다.그러니까 남로당과 북로당의 공작이 횡적으로 들어갔는데 그에게 포섭된 인물은 황윤호(진양출신),김옥주(함양출신),강욱중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한국전쟁 당시 서울을 점령한 인민군에 의해 감옥에서 풀려나왔다.
  • 「종합국어 대사전」 편찬작업 순조

    국립국어연구원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종합국어대사전」(가칭)편찬이 본격적인 집필 및 교열작업에 들어가 활발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국립국어연구원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교수 18명에게 1천2백만 어절을 용역 의뢰해 접수한 2만3천2백98개 항목 가운데 1만7천3백38항목의 교열작업을 마쳤으며 오는 11월까지 표제어 선정작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지난 92년부터 10개년 계획사업으로 설정했다가 지난 93년 6개년으로 기간을 단축해 추진 중인 이 사전은 모두 50만 단어를 수록하게 되는데 순조롭게 작업이 진행될 경우 내년까지 원고집필과 교열을 마치고 97년까지 예정대로 발간할 수 있다는 게 국어연구원의 설명이다. 원로학자 9명과 문체부차관 문화정책국장 국립국어연구원장으로 구성된 편찬추진위원회와 연구원 9명을 비롯해 대학교수 석박사학위 소지자 등 편수원 45명으로 구성된 사전편찬실 등 2개 기구가 발족돼 편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열린 사회와 보수/송복 지음(화제의 책)

    ◎사회안정에 보수파 역할이 긴요한 이유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이자 칼럼니스트인 지은이가 신문·잡지등 각지면에 실었던 글 65편을 모았다.전편에 흐르는 바탕은 보수 예찬론이다. 지은이는 우리 사회가 사회이동이 매우 활발한 「열린 사회」라고 단정한다.사는 곳을 옮기거나(지역이동) 직업을 바꾸고(직업이동) 지위도 이 자리에서 저 자리로 왔다갔다 하는(계급이동)움직임이 세계 어느 나라 보다 역동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런 사회에 안정을 찾고 균형을 잡아주는 지렛대가 보수이며,현재 한국사회에는 보수가 그 무엇보다 긴요하다는 것이 지은이의 생각이다. 「보수­그 참의미」라는 장에서 지은이는 젊은이들이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아버지를 원하는 반면 장인의 경우 보수적이기를 원한다고 밝혔다.곧 보수와 진보를 모두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바란다는 것. 지은이는 보수든 개혁이든 모두 양면성을 지니고 있으며 보수에도 「좋은 보수」와 「나쁜 보수」가 있음을 지적했다.좋은 보수가 되려면 질서의 「보전」과 함께 「수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그는 『성숙한 사회는 보수 7대 개혁 3,엄격하게는 8대2의 비율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선일보사 6천원.
  • 50년 「만찬장 사건」(모스크바 새 증언:3)

    ◎김일성 “개전 수일내 서울점령” 호언/“옹진반도 공략을” 소대사에 간청/“스탈린 다시 만나게 해달라” 졸라/「남침승인」 늦어지자 모택동 들먹이기도 이주연 북한대사의 중국파송을 위해 마련된 만찬이 50년 1월 17일 저녁 박헌영외교부장의 관저에서 열렸다.김일성,박헌영,김두봉을 비롯한 북한 고위층인사들과 소련대사,공사,중국대사,무역대표부 인사들이 대거 초대됐다.슈티코프대사는 1월 19일 스탈린에게 보낸 전문을 통해 김일성의 이날 만찬장에서의 행적을 낱낱이 보고했다.(대통령문서보관소) 식사가 끝난 뒤 김일성은 소련대사관의 이그나테프와 펠리센코 두 참사관에게 다가갔다.그리고는 매우 흥분된 목소리로 이제 중국해방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으니 다음은 남조선동포들을 해방할 차례라고 떠들었다.그리고는 남조선 인민들은 자기를 믿고 따르고 있으며 북조선의 군사원조를 받고 싶어한다고 말했다.빨치산만 가지고는 문제를 풀 수 없다.북조선에는 훌륭한 군대가 있다고 주장했다.이렇게 떠들어대던 김일성은 『요즈음 통일문제를 걱정하느라 밤잠을 못잔다.남조선 해방과 조국통일 과업을 더 늦추면 나는 조선인민들의 신임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력통일 늦출 수 없다 그런 뒤 김은 자신의 모스크바방문 때 스탈린이 남침을 먼저 시작하지 말라고 한 사실을 언급하며 『하지만 이승만이 북침공세를 시작하지 않고 따라서 남조선해방통일과업이 자꾸 미뤄지고 있으니 내가 스탈린 동지를 다시 찾아가 남침개시 허락을 받아야겠다』고 말했다.그리고 자신은 공산주의자이고 원칙주의자여서 먼저 전쟁을 시작할 수 없다느니,스탈린 동지의 명령이 자기한테는 법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의 허락이 필요하다느니 하며 횡설수설했다고 슈티코프 대사는 보고하고 있다. 그리고는 또 만약 스탈린동지를 만날수가 없다면 모택동동지가 모스크바방문을 마치는 대로 그를 찾아가 만나겠다고 말했다.그는 모택동이 중국내전만 끝나면 자기를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모택동을 들먹이며 협박조에 가까운 말을 늘어놓은 것이다.사정이 여기에 이르자 소련대사관의 두 참사관은 그의말을 가로막고 화제를 바꾸어버렸다. 그 다음 상황을 슈티코프대사는 다음과같이 적고있다.『그러자 김일성은 내게 다가왔다.그리고는 이승만 군대에 대한 공격개시문제를 비롯,한반도상황을 논의하도록 스탈린 동지를 만날수 없겠느냐고 물었다.만약 스탈린을 못 만나면 모택동 동지를 만나겠다고 했다.그리고는 왜 옹진반도 공격을 허락하지 않느냐고 내게 따져물었다.인민군은 3일이면 옹진반도점령을 끝내고 수일내 서울까지 밀고갈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본인은 그에게 스탈린동지를 만나는 것은 문제가 안될 것이라고 답했음.그러나 옹진반도 공격은 안된다고 잘라 말하고는 그를 피해 만찬장을 떠났음』 이날 김일성은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는 『스탈린동지를 만나게 해달라』『나는 자나께나 남조선해방만 생각하고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슈티코프 대사는 보고서 끝머리를 이렇게 마쳤다.『만찬이 끝날 즈음 김일성은 취한 상태였음.그의 모든 대화는 매우 흥분된 상태에서 이루어졌음.본인은 그의 이날 대화의 목적이 자신의 속마음을 내보이고 우리의 입장을 타진해보려는 데 있었다고 생각함』 이 보고서 한통을 통해 우리는 당시 김일성이 얼마나 남침의욕에 가득차 있었는지,그리고 당시 소련지도부의 눈에 비친 그의 위상이 어떠했는지를 한눈에 짐작할수 있다. 여기서 이야기를 49년 여름으로 잠시 거슬러올라가 보자.김일성이 스탈린의 거듭된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기남침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얼마나 끈질기게 매달렸는지를 보여주는 일화들이 있다.김일성,박헌영 두사람은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본국으로 돌아가는 슈티코프대사를 8월 12일,14일 연이어 만났다.남침 불가피론을 설득키 위한 목적에서였다.다음은 슈티코프대사가 1차면담 뒤 본부에 보낸 보고전문.(대통령문서소.슈티코프대사와 김일성,박헌영의 대화록) 『두사람은 남조선이 조국통일민주전선이 제의한 평화통일방안을 거부했으므로 무력남침 외에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음.김일성은 자기가 지금 남침을 개시하지 않으면 조국통일의 기회는 영영 사라진다고 말했음』 그해 6월 25일을 기해 김일성은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을 결성하고몇차례에 걸쳐 대남 평화공세를 펼쳤다.6월 30일에는 평양에서 남북노동당 연합회의를 열어 남북노동당을 합당,조선노동당으로 발족시키고 김일성을 위원장에,박헌영을 부위원장으로 선출한 바 있다. ○선제공격 필요성 강조 그러나 슈티코프대사는 이 요청에 대해 그해 3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김일성·스탈린 회담에서 북조선군이 남측에 대해 뚜렷한 무력우위를 확보치 못했다며 스탈린이 거부했다는 점을 거듭 상기시켰다.김일성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남조선 주둔 미군이 물러난 마당에 38도선 분할규정을 지킬 아무 의미가 없다.스탈린동지가 남조선이 선제공격을 가해올 경우에만 대응공격을 하라고 했지만 남조선은 이제 북침계획을 연기시킨 것 같다.남조선은 2차대전 전 프랑스가 마지노선을 고수하려했던 것처럼 38도선 고수에 총력을 쏟고있다.따라서 스탈린동지가 권유하신 대응공격 기회는 없어졌다』며 선제공격 필요성을 되풀이했다.김일성은 이와함께 북조선군이 남측에 대해 확고한 무력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그러나 슈티코프도 지지않고 두사람의 현실파악이 너무 낙관적이고 이상적이라고 지적하며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김일성은 한발 물러나 강원도 삼척지구에 해방지구 건설전략을 제의했고 슈티코프는 『그것까지 막을수는 없지만 신중한 분석과 준비를 거친 뒤 실행에 옮길 것』을 권고했다.하지만 해방지구건설은 애당초 김의 목표가 아니었다.8월 14일 김은 슈티코프를 만나 다시 무력남침 필요성을 역설했고 슈티코프는 계속 불가입장을 되풀이했다.그러자 김이 들고나온 전략이 바로 옹진반도 점령 계획이었다. 이 자리에서 두사람은 두가지 사항에 합의했다.『첫째,북조선에 소련제 무기를 긴급히 추가제공할 필요성이 있다.김일성은 전군에 지급할 2∼3벌의 탄약풀세트 지원을 요청.둘째,김일성은 옹진반도 점령을 목표로한 국지전개시를 제의.옹진반도 점령시 38도선 방어선을 1백20㎞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추가 공세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수 있다고 김은 강조』 슈티코프는 『모든 작전은 북조선군의 작전능력과 전반적인 정세파악을 확실히 한후에만 실행에 옮길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슈티코프대사는 8월27일 이 대화전문을 스탈린 앞으로 보냈다.그러나 슈티코프대사는 이 보고문에 남침계획이 매우 무모하다는 자신의 견해를 덧붙였다.그는 『첫째,현재 한반도에 실제로 2국가가 존재하며 남한은 미국등 여러나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따라서 남침시 미국이 무기·탄약뿐아니라 병력을 직접 파병할 것임.둘째,미국이 소련에 대한 악선전의 기회로 활용할 것임.셋째,북조선군이 남측에 대해 확고한 군사우위 미확보.넷째,남조선은 강한 군·경찰군을 창설했음』등을 남침불가의 이유로 들었다.슈티코프대사는 대안으로 『전략적으로 중요한 옹진반도 점령은 권할만함.그러나 남조선군의 반격능력이 강할지 모르고 그 경우 장기전이 될수있음』이라고 덧붙였다. ○소대사 “계획 무모하다” 슈티코프 대사가 본국휴가를 떠난 뒤 김일성은 대사대리인 툰킨공사를 만나 옹진반도 작전계획을 재차 설명한 것이다.툰킨 공사가 김의 이 요청을 스탈린에게 보고했고 스탈린이 소련 당정치국결정을 통해 전면남침은 물론 옹진반도 작전까지 금지시킨 것은 전편에서 이미 기술한 바있다. 당시 소련 당정치국의 남침불가 결정은 소련외무부,국방부가 북한군전력을 종합적으로 평가 비교해서 내린 결론이었다.대통령문서소에는 9월23일자로 그로미코 외무장관,불가닌 국방장관이 스탈린에게 제출한 이 정치국결정의 초안이 보관돼있다.정치국결정의 내용은 거의 이 초안과 일치한다.다만 스탈린이 결재과정에서 몇군데 흥미있는 손질을 한 대목이 눈에 띈다. 스탈린은 초안말미에 『…북조선은 남측의 무력공격개시시 이를 격퇴하고 북조선정부의 영도아래 조선통일을 이루도록 만반의 태세를 갖추어야한다…』라고 쓴 부분을 만년필로 긋고 『남측이 도발할 경우 북조선은 이를 격퇴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가 상황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고쳐썼다.「무력통일」운운한 문구를 삭제한 것이다.그외에 북한의 무력증강 필요성이 언급된 부분들도 스탈린은 모두 그 표현을 완화하거나 삭제하는 등 끝까지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려했다.그러던 차에 앞서 기술한 김일성의 「만찬장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 「북회귀선」 「킬러」/개봉 앞둔 충격영상 기대와 우려 엇갈려

    ◎북회귀선/“외설” 시비속 “주제는 성도덕 옹호”/킬러/“폭력미화” 비난에 “현실고발” 변명 양성애,광적 살인 등 사회상식과 통념에서 벗어난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영화들이 개봉될 예정이어서 기대와 우려를 함께 사고있다. 오는 22일 뚜껑을 열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원제 Henry & June)과 15일 선보일 「킬러」(원제 Natural Born Killers).특히 「…북회귀선」은 지난 90년 처음 공연윤리위원회에 수입심의를 냈지만 「외설」을 이유로 반려됐던 작품으로 소설해금(91년)과 연극공연(93년)에 이어 지난 2월 본심의를 통과함으로써 5년만에 영화로 볼 수 있게됐다. 「…북회귀선」은 남성과 여성을 동시에 사랑하는 한 여류작가의 자유분방한 성탐험과 그를 통한 자아완성을 그린 고감도 에로틱 영화.명성높은 여류작가 아나이스 닌(마리아 드 메데리오스)은 남편에 무력감을 느끼던중 성문학 작가 헨리 밀러(프레드 워드)를 만나면서 그의 동물적 야성과 작품세계에 어느덧 빠져든다.문학의 테두리안에서 서로의 삶을 공유하던 그들은 이내 비밀스런 사랑에 취하게 되고,아나이스는 나아가 밀러의 아내 준(우마 서먼)과 레즈비언 사랑을 나누는 벅찬 운명의 주인이 된다.『다양한 성체험을 통해서만 순수를 느낄 수 있다』는 준의 위험한 성철학을 그대로 답습하며 육체의 방황을 거듭하는 아나이스.하지만 그녀가 결국 돌아가는 곳은 정부(정부)도 여자애인도 아닌 본남편의 품이라는 어찌보면 진부한 줄거리의 영화다. 노골적인 레즈비언 묘사 등 실험적이라고 할만큼 대담한 애정유희로 점철된 영화이지만 그 충격적 에로성에 비해 결말은 사뭇 평범한 셈.성은 식욕처럼 건강한 욕망이되 올바른 성만이 축복받는다는 정도의 메시지를 겨냥하고 있는 듯하다.「프라하의 봄」「떠오르는 태양」으로 잘 알려진 미국감독 필립 카우프만이 연출한 작품으로 짙은 회화적 이미지와 느슨한 대사처리가 유럽 예술영화의 지적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북회귀선」이 단순히 반윤리적인 성묘사에 그치고 있는데 비해 「킬러」는 폭력과 살인을 미화하고 있는 혐의가 짙다는 점에서 문제성을 더한다.올리버 스톤 감독의「킬러」는 과도한 폭력성으로 국내개봉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지난 11일 공륜이 본심의를 내줌으로써 관객과 만날 수 있게됐다.우디 해럴슨과 줄리엣 루이스가 주연한 이 영화는 사회에 대한 무한정의 증오심에 불타는 두 남녀의 끝없는 살인행진을 그린 작품으로 부모살해 장면,살인이야말로 순수한 행위라고 강변하는 살인광의 언행,점차 살인을 찬양하게 되는 TV기자의 심경변화 묘사 등 인화성 강한 요소들로 가득차 있다. 폭력불감증에 걸린 현대사회,살인에 열광하는 대중의 이상심리 및 이에 영합하는 매스컴의 병폐를 강렬한 영상언어로 고발하고 있다는 것이 이 영화를 옹호하는 측의 설명.그러나 영화 전편에 흥건하게 배어있는 잔인한 폭력과 피의 냄새는 현대인의 사회심리적 병리를 고발한다는 감독의 깊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일반의 정서를 해치고 있다는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 지식의 역사 1∼2/찰스 반 도렌 지음(화제의 책)

    ◎인류가 개발한 지식 서구중심 정리 인류가 유사이래 개발한 지식을 서구문명을 중심으로 시대순에 따라 정리,소개했다.문명 발생기부터 다가올 1백년 뒤의 미래까지를 대상으로 삼아 천문학 의학 철학 문학들을 일관된 주제 아래 두루 담았다.따라서 숱한 학자와 이론들이 등장한다. 책의 구성은 전편이 ▲서기전 3천년 무렵 중동과 중남미 등지에서 발생한 고대문화 ▲서구문명의 기초가 된 그리스·로마시대 ▲중세 암흑기 1천년 ▲르네상스와 유럽의 팽창 순이다. 또 후편은 ▲근대과학의 출발 ▲시민의 정치참여를 보장한 혁명시대 ▲19세기와 제1차세계대전 발발 전까지를 다룬 현대의 잉태 ▲민주주의,과학기술,예술과 미디어로 특징지어지는 현대의 모습 ▲앞으로 1백년간 변화할 인류문명 예측등으로 구성했다. 이는 지은이가 보는 문명발전 단계이기도 하다. 지은이의 폭넓은 지식이 특유의 재기 넘치는 표현에 담겨 『청소년들도 재미있게 읽을만하다』는 평을 들었다.지은이는 영국 「브리태니카」백과사전 편집장을 지낸 이로 이 책 말고도 「독서의 즐거움」등 여러 저서를 갖고 있다. 고려문화사 오창호 옮김.각권 5천5백원.
  • 「파리넬리」/카스트라토(거세된 남자소프라노)의 비극적생애(이영화)

    ◎250여개 음 소화한 18세기 실존인물/새달 개봉… 한 여인과 형제 사랑하는 장면은 충격적 카스트라토(CASTRATO).거세된 남자소프라노 가수를 뜻하는 이 낮선 음악용어가 올봄 우리 영화관객들의 입에 부쩍 오르내릴 것같다. 18세기 바로크시대 유럽인들의 비명섞인 환호를 받았던 한 카스트라토의 비극적 예술혼을 그린 음악영화 「파리넬리」(FARINELLI)가 4월초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패왕별희」와도 분위기가 흡사한 이 작품은 카스트라토들 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목소리 하나로 유럽을 평정했던 실존인물 카를로 브로스키(일명 파리넬리)의 뒤틀린 운명과 사랑,음악열정을 그린 에로틱 예술영화.3옥타브 반의 음역을 자유자재로 넘나 들었을뿐 아니라 한 악구에서 2백50여개의 음을 소화해냈다는 파리넬리의 전설적인 목소리가 「음악적 오르가슴」을 느끼게 하며,오페라 작곡가 형과의 기묘한 인연이 극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중세 교회음악이 융성하던 시기,교회에서는 여성가수들이 무대에 설 수 없었기 때문에이들을 대신할 고운 음색의 남성가수가 필요했다.그래서 탄생한 것이 6∼12세 변성기 이전 남자아이들을 거세해 만든 카스트라토.이를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이 영화 전편에는 「거세공포증」의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무대에서만큼은 카리스마적인 위용과 노래로 관중을 압도하지만 무대를 내려서면 이내 「잃어버린 남성」에 대한 열등감으로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파리넬리.그의 파리한 영혼과 육체의 방황이 이탈리아출신 성격배우 스테파노 디오니시의 섬세하면서도 강한 연기력에 힘입어 더욱 애절하게 느껴진다. 당시 여인들이 카스트라토의 노래에 매료돼 기절한채 실려 나갔다든가,파리넬리가 동시대 음악가 헨델과 음악적 애증을 주고 받았다는 등의 일화도 영화속에 그대로 재현된다.파리넬리가 자신의 아픔을 극복하고 신이 내린 목소리로 헨델의 아리아「카라 스포자」를 부르는 장면이 압권. 한편 이 영화에는 일부 충격적인 장면도 담겨 있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형과 아우가 한 여인과 동시에 사랑을 만드는 장면이나 성적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파리넬리를 마약으로 위로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하지만 이 장면들에서는 단순히 변태적인 성심리나 인간 내면에 감춰진 추악한 마성보다는 차라리 저항할 수 없는 운명의 힘같은 것이 읽혀져 영화전체의 씁쓸한 기운을 더해준다.
  • 록 뮤지컬 「후즈 토미」(브로드웨이 “새바람”:10)

    ◎영그룹 「WHO」 노래 극화… 3년째 관객 밀물/사랑에 굶주린 장애소년의 정상회복 과정 그려/록뮤직 30곡으로 구성… 사이키 조명에 빠른 진행/“이 시대 마지막 정통 록 뮤지컬” 평… 롱런 예고 브로드웨이는 요즈음 20여년만에 찾아온 로큰롤의 열기로 후끈 달아 있다.50년대 중반 이후 엘비스 프레슬리,비틀즈,롤링 스톤즈로 이어져온 로큰롤이 브로드웨이의 정통 뮤지컬에 접목되어 대대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60년대말부터 70년대말까지 10여년간 로큰롤의 세계적 명성을 누려온 영국 보컬그룹 「후」(Who)의 69년 앨범 「토미」(Tommy)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 뮤지컬 「후즈 토미」(TheWho’s Tommy)다. 지난 93년 4월 막을 올려 곧 공연 2주년을 맞는 이 뮤지컬은 장년층들의 향수는 물론 청소년층의 관심도 크게 불러일으켜 브로드웨이 44스트리트의 세인트 제임스 극장 앞에는 항상 긴 줄이 늘어서 있다.특히 수요일 하오2시의 낮공연은 단체 관람온 학생들로 북적인다. ○학생관객엔 할인혜택 극장측은 공연2주년을 맞아 4월과 5월 두달동안 1개월 앞서 예매하면 정상요금(30달러∼67달러)에서 50%를 할인해주는 파격적인 관람료의 사은행사까지 계획하고 있어 「후즈 토미」 열기는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헤어」(1968년 초연·1천7백50회 공연),「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1971년·7백20회)와 함께 브로드웨이의 3대 록뮤지컬로 불리는 이 극은 전편이 30여곡의 록뮤직으로 구성돼 있으며 갑작스런 심리적 충격으로 귀먹고 말 못하고 눈 안보이는 장애인이 된 4살의 토미가 20년 동안 의지력으로 장애를 극복,정상인으로 돌아온다는 교육적 내용을 극적인 연출로 흥미진진하게 전개하고 있어 큰 감동을 선사해주고 있다. 「후즈 토미」는 브로드웨이에서 20여년만에 공연되고 있는 본격적인 록뮤지컬이며 또한 세인트 제임스 극장 역시 지난 64년 록뮤지컬 「헬로,돌리!」를 2천8백44회 공연이라는 공전의 기록을 세워 이번 작품의 롱런도 점치게 하고 있다. 기타리스트로 주로 작곡을 맡으며 그룹 「후」의 리더로 활약하던 피트 타운센드가 대본과 음악을 맡고,데스 매카너프가 연출을 맡은 이 뮤지컬은 주인공 토미의 출생부터 성장에 이르기까지 연대기적 구성으로 돼 있다. 특히 4살의 토미(킴벌리 하논·여),10살의 토미(트라비스 그라이슬러),장성한 토미(피터 에르미데스)등이 시대별로 나오며 이들은 토미의 자아의식 변화에 따라 둘이 혹은 셋이 동시에 등장하기도 한다.또한 장성한 토미는 어린시절의 토미와 내면의 대화를 주고받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공중을 날아서 무대위에 나타난다. 막이 오르면 2차대전이 한창인 1940년,영국 런던의 공군 폭격기 기지창을 무대로 워커대위(마크 맥베이)가 미모의 남장 용접공(제시카 몰라스키)을 만난다.그들은 곧 결혼하게 되고 신혼의 꿈이 채 깨기도 전에 워커대위는 특수임무를 띠고 독일진영에 투하된다.그러나 곧 잡혀 포로가 된다.여기까지의 이야기인 프롤로그가 빠르게 진행된다. ○남편의 전사통보 받아 첫 장은 1941년 워커대위의 집.배가 부른 채 남편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던 부인에게 워커대위의 전사통지가 날아든다.그녀는 상심의 나날을 보내다 사내아이를 낳는다.사건은 1945년에 발생한다.워커대위의 집에서는 4살된 토미와 워커부인과 애인(리 모건)등 세식구가 단란하게 앉아 그녀의 21세 생일파티를 벌이고 있는데 사실은 죽지 않고 종전으로 석방된 워커대위가 나타나고 워커대위는 부인의 애인과 싸우다 그를 총으로 쏴 죽인다. 그 광경을 거실의 커다란 거울앞에 서서 지켜보고 있던 토미는 엄청난 충격으로 말을 하지도 듣지도 못하고 눈도 안보이게 된다.워커대위는 정당방위로 무죄방면되나 토미가 한 순간에 장애자가 돼 버린 일은 부모들을 죄책감으로 짓누른다. 워커부부는 토미를 고치기 위해 병원에도,성당에도 가보나 소용이 없자 마지막에는 주술사에게 데려간다.그러나 그것도 소용이 없었다.그러던중 토미는 부모가 직장에 나간후 돌봐주는 사촌형 케빈(안토니 배릴레)을 따라 핀볼(회전당구)오락장을 드나들게 된다. 그곳에서 토미는 그동안 잠재돼 있던 시각적 청각적 기능이 발산돼 놀라울 정도의 파괴력을 지닌 핀볼 플레이어로 등장한다.그는 또한 이곳에서 뛰어난 미디어 감각도 갖추게 된다. 그래도 그의 장애증상에는 전혀 차도가 없자 워커부부는 다시한번 병원에서 종합검사를 시키지만 여전히 소용이 없다는 통보를 받는다.워커부인은 상심하고 있던중 집에 돌아온 토미가 늘하는 버릇대로 거울앞에 서서 거울과의 대화를 주고받자 화가 치민 끝에 책상을 들어 대형 거울을 깬다. 거울이 깨지는 충격에 토미는 제정신이 돌아오고 그의 뛰어난 음감은 그를 최고의 록스타로 만든다.결국 이 시대의 상징으로 설정된 토미의 정신불안상태가 기적적으로 치유되는 것이다. 이 극은 병원에서 검사를 하거나 핀볼게임을 하거나 모든 극중의 내용들이 록뮤직에 맞춰 빠른 템포로 진행되고 조명 또한 사이키에 가까운 다양한 변화를 보이고 있어 관객들에게 시종 박진감을 주고 있다.따라서 다소 어두운 내용임에도 지루함 없이 전개되며 특히 토미의 의식이 돌아오고 눈을 뜨며 말하게 되는 장면에서는 아낌없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또 이 극에서 어린 토미와 장성한 토미가 부르는 주제곡 「나를 보세요,나를 느끼세요,나를 만지세요,나를 고쳐주세요」(See Me,Feel Me,Touch Me,Heal Me)는 사랑에 굶주리고 고독감에 빠져 있는 장애인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노래로 퍼져나가고 있다.극이 끝난후에는 극중의 주인공들이 현관앞에 나와 장애인을 위한 모금활동을 벌여 감동한 관객들이 아낌없이 적선하는 광경도 연출했다. 이 뮤지컬의 구성은 특히 영국 소설가 제임스 배리의 아동극화 「피터 팬」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공상의 나라 아이인 피터는 장성한 토미와,피터에 이끌려 진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 소녀 웬디는 어린 토미와 대비된다.장성한 토미가 천장의 줄장치를 통해 이곳저곳으로 날아다니는 모습은 피터가 나는 모습과 흡사하다. ○「피터 팬」과 비슷한 양상 뮤지컬 「피터 팬」은 79년9월 로브 이스코브의 연출로 브로드웨이의 런트 폰테인 극장에서 5백51회의 공연을 가진바 있다. 특히 「토미」앨범은 2년이상 연속 빌보드 차트에 올랐으며 주요 히트곡 「핀볼 마법사」(Pinball Wizard),「나는 자유」(I’m Free),「영감」(Sensation)등을 만들어냈다. 덕분에 그룹 「후」는 록뮤직을 청소년들이나좋아하는 「하찮은 음악」의 수준에서 어엿한 음악예술의 한 장르로 격상시켰으며 이로인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을 가진 세계 최초의 록 밴드가 되는 영예를 누렸다. 이 시대의 마지막 정통 록뮤지컬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뮤지컬 「후즈 토미」는 당분간 롱런할 것으로 보여 록뮤직이 21세기에도 여전히 생명력을 누리리라는 가능성을 이 작품에서 찾기도 한다.
  • 세계 최대 중국어사전 출간/현대어·고어 등 30여만단어 수록

    ◎고대 민족문화연,24년만에 「중한대사전」 완성/중국·연변동포 학자 대거 참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중국어 어휘를 수록한 사전이 국내에서 출간됐다.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소장 홍일식 총장)는 중국어의 현대어·고어를 망라해 모두 30만여 단어를 실은 「중한대사전」」을 24년만에 최근 완성했다. 이 사전의 특징은 전세계에서 그동안 나온 어느 중국어사전보다 훨씬 많은 어휘를 등재했다는 데 있다.이제까지 중국·일본·홍콩·북한등지에서 간행한 사전이 보통 12만∼14만 단어를 실은 것에 비하면 2배이상의 규모.또 일본 대동문화대학에서 지난 93년 야심작으로 내놓은 「중국어대사전」보다도 7만 단어 가량이 더 들어 있어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에 걸맞게 현대 중국에서 사용하는 사회·정치·과학·문화·무역등 각분야의 전문용어및 최신 단어는 물론이고 중국식 외국 인명·지명 표기,고문헌에 나오는 고어,특정시대에만 사용한 어휘들까지 풍부하게 등재했다.대만·홍콩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 거주하는 화교들이 쓰는 어휘도 최대한 수용했다. 민족문화연구소는 사전의 정확도·충실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측과 긴밀하게 협조,양국 국교수립 이전에 북경대학 교수등 중국 학자 2명을 비밀리 서울에 불러와 함께 작업했다.국교수립 후에는 북경대의 조선문화연구소와 중국어언문학부·철학부,사회과학원의 어언연구소·중앙민족어문번역국,인민대학,그리고 연변대학의 동포학자들이 적극 참여해 교열·감수를 맡았다. 이밖에 ▲조사·정리,집필·교열 등 사전편찬 총과정에 연인원 31만여명이 동원됐고 ▲집필작업에만 16년이 걸렸으며 ▲총 비용이 90억∼1백억원에 이른 것도 「중한대사전」발간에 따른 기록들이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는 지난 71년 현대 중국어사전 발간 기획을 세워 기초 조사·연구 활동을 벌인 뒤 79년 「중국어대사전 편찬실」을 설치해 본격적으로 작업에 착수했다.이후 냉전체제 아래 중국과의 학문교류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접촉을 시도해 87년 중국측의 협조를 받아냄으로써 편찬작업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그 결과 이번 발간에 앞서 지난 89년에는 18만 단어를실은 「중한사전」을,90년에는 10만 단어의 「중한현대사전」을 각각 펴냈다. 민족문화연구소는 앞으로 이 사전을 CD­ROM으로 제작하는 한편 그 내용을 분야별로 분류한 전문용어 사전과 「한중사전」등도 발간할 계획이다. 「중한대사전」편찬에 20여년을 바친 홍일식총장은 『역사학자 토인비가 예언했듯 21세기는 동아시아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중한대사전」발간으로 중국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한·중간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을 기대했다.
  • 중 부패척결 개혁 촉구/지식인 12명 전인대에 탄원서

    【북경 AP 연합】 중국의 저명한 학자와 작가,반체제 인사 등 지식인 12명은 26일 국내에 만연된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개혁조치를 취해줄 것을 내달 초에 열릴 예정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탄원했다. 투옥을 각오하고 있는 이들 지식인 중에는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전편집장 왕 류오슈이와 최근 감옥에서 풀려나 가택연금 상태에 있는 진보성향의 학자 첸 지밍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탄원을 통해 『공직자 독직과 관련된 돈의 양이 점점 불어나고 관련 공무원들도 점차 고위층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독직범위도 계속 확대돼 전체 사회로 퍼져나가는 시점에 있다』고 지적하고 특별법을 제정해 독직사건에 대처해 줄 것을 촉구했다.
  • 새해 시단에 거센 여성파워/작가 나름대로의 독특한 시세계 구축

    ◎황인숙·정은숙·최정례·정화진씨 새시집 선보여/섬세한 감성·필력으로 다양한 삶 노래 새해 시단에 여성시인들의 시집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황인숙씨의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와 민음사에서 각각 출간된 정은숙씨의 「비밀을 사랑한 이유」,최정례씨의 「내 귓속의 장대나무 숲」,정화진씨의 「고요한 동백을 품은 바다가 있다」가 그것으로 시단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들 시집들은 여성시인들이 갖는 섬세함을 무기로 다양한 삶의 경험과 의식을 각자의 방식으로 변주하며 나름대로의 독특한 시세계를 구축해 보이고 있다.황인숙의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와 정은숙의 「비밀을 사랑한 이유」가 현실세계와 맞부딪치면서 겪은 시인의 고통을 외부적으로 표출하며 세상과 끊임없이 교섭하고 있다면 최정례의 「내 귓속의 장대나무 숲」과 정화진의 「고요한 동백을 품은 바다가 있다」는 과거의 고통스런 기억을 시인의 내면에 침전시키고 이를 승화시키는 시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먼저 「우리는 철새…」는훼손된 바깥세상과 대결하는 시인의 치열함이 돋보이는 시집이다.『…/아,다시 봄이라는데/갈라진 마음은 언청이라서/휘파람을 불 수 없다』(「사랑의 구개」중) 척박하고 황폐한 세상과의 전면적인 대결 앞에서 시인은 때로 절망하고 좌절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우리」와 「내면」의 힘을 새로 깨닫고 꿈속에서도 세상과의 싸움을 그치지 않는 치열한 시정신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문학평론가 성민엽). 발랄함이 전편에 배어있는 「비밀을 사랑…」은 역시 세상과의 불화가 기본틀이지만 화해의 여지가 아직 남아있다.세상의 억압은 시인에게 자의식의 고뇌를 느끼게 하지만 시인은 때로 유부남과의 사랑 등 위반을 꿈꾸면서 현실을 견디어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시인 김승희).일탈을 꿈꾸지 않을 수 없는 삶을 통해 역설적으로 현실의 억압을 고발하는 시집인 셈이다. 늦깍이 시인 최정례씨(40)의 첫 시집인 「내 귓속의…」는 시골에서의 어린시절,언니의 죽음 등 시인의 과거와 밀착되어 있다.그 과거는 시인으로 하여금 순수에의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한편현실적으로 삶의 고통과 연결되어 서글픈 인간의 실존을 노래하게 만든다.어디에도 희망은 보이지 않지만 그 노래는 부드럽게 들린다.이같은 부드러움이야말로 과거를 게워내고 시인의 새출발을 가능토록 한다는 게 평자들의 분석. 정화진의 「고요한 동백…」 역시 유년기의 상처를 보듬고 세상과 마주친 시인의 암울한 심정을 노래한 시집이다.대부분의 시편에서 시인의 절망과 막막함을 비·강·바다 등 비의 이미지를 빌어 표현하고 있다.그러나 『…/끼루룩 죽어간 혼들이 갈매기떼로/그 검은 무대 위에 뜬다/핏빛 동백 한 송이가 물의 끝가지 위에서 피어 올랐다』(「동백 그리고 기이한 바다」중)처럼 동백의 이미지를 빌어 시인이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암시하고 있다.
  • 홍삼전매제 96년 폐지/건축분쟁은 시·도서 직권조정

    ◎행정쇄신위 의결 행정쇄신위원회(위원장 박동서)는 17일 인삼시장개방에 대비,96년부터 홍삼전매제도를 전면폐지하고 인삼 관련 업무를 재무부에서 농림수산부로 넘기는 것을 골자로 한 「인삼산업활성화 방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 인삼사업법을 개정할 계획이다.행정쇄신위원회는 또 홍삼전매제도의 전편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삼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공자금 지원은 계속하도록 했다.위원회는 이어 도시지역과 준도시지역에서 건축물 안전이나 도시환경에 지장이 없을때는 대통령령에 정해진 건축물에 대해서는 신고만으로 건축할수 있도록 허용하는등 각종 건축민원 관련제도 개선안도 의결했다. 이 개선안은 시·군·구및 시·도에 「건축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건축주와 시공자등 건축주체와 인근 주민들간 분쟁을 조정하도록 하되 시·도의 2차 조정결과에 대해서는 재판상의 화해조서와 같은 효력을 부여하도록 했다.
  • 올해 가장 많이 팔린책/「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서울시대 대형서점들 연간 베스트셀러 분석/「무궁화…」 4백만권 판매… 인기 급증/젊은 작가 대거 등장… 소설류 많이 팔려/「일본은 없다」·「서른 잔치는 끝났다」도 주목 지난 1년동안 가장 많이 팔린 책은 김진명씨의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이다. 새로운 감각으로 일본문화를 비판한 전여옥씨의 「일본은 없다」를 비롯해 최영미씨의 시집 「서른,잔치는 끝났다」,이인화씨의 역사추리소설 「영원한 제국」,유홍준 영남대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1∼2권도 크게 인기를 끌었다. 종로서적·을지서적·영풍문고등 서울의 대형서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주까지 1년동안의 베스트셀러를 집계,28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남북한이 힘을 합쳐 일본을 쳐부순다는 내용의 「무궁화꽃이…」가 나이·직업에 상관없이 대단한 호응을 받아 출판사상 전례 없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가장 인기있는 책」으로 자리잡았다.「무궁화꽃이…」는 4백만권 가량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또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배울 것은없다」고 일본을 매섭게 비판한 「일본은 없다」는 70만부 정도가 팔리는 인기를 모았다.「일본은 없다」는 출간이후 「일본을 어떻게 보아야 하느냐」라는 논쟁을 사회에 불러일으켰고 「일본은 있다」(서현섭 지음)등 숱한 일본비평서를 만들어낸 계기가 됐다. 지난해 인문과학 서적으로는 드물게 장기 베스트셀러로 떠오르면서 「한국인의 레저 형태에 역사·문화 기행이라는 새 분야를 정착시켰다」고 평가받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1」은 올들어서도 꾸준히 인기를 유지했다.지난 7월 나온 2권도 전편의 인기에 힘입어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 목록 수위를 차지했으며,1∼2권의 인기가 함께 올라가는 보기드문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부문별로는 소설이 예년보다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이인화·공지영·신경숙씨등 뛰어난 젊은 작가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됐다.이와 함께 「서른,잔치는 끝났다」가 순수시집으로는 모처럼 많이 나가 주목을 받았다. 비소설 쪽에서는 전문작가들의 책보다 자기 분야에서 한몫을 하는 아마추어들이 쓴 책이 폭넓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전체 책 판매량은 하반기 들어 더욱 부진해 출판계는 예년에 없던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 청량리경찰서 직원/명심보감 통해 “도덕성회복” 실천

    ◎서장이 사비 털어 1천부 배포/대민업무·복무확립에도 일조 『우리의 고전 한편을 끝까지 읽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평생 남을 재산이 될겁니다』 서울 청량리경찰서 천사령서장(52)은 소속 직원들에게 우리 고전인 명심보감을 통해 온고지신을 실천하도록 권고,요즘 문제가 되고있는 도덕성회복운동이 경찰서내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화제. 천서장은 7월 1백여쪽짜리 2권으로 된 명심보감 1천부를 사비를 들여 구입,전·의경과 순경급 이하 전직원들에게 나눠주고 매일 1쪽 이상씩 익히도록 했다.한달에 한번씩 시험도 치른다. 9월 처음 치렀던 평가시험에서는 전·의경과 순경등 3백여명이 응시,이 가운데 90점이상을 받은 의경 60명이 특별휴가를 다녀오기도 했다. 천서장은 좁게는 보람찬 생활과 동료간 우애를 길러주고 넓게는 충효정신을 높이는 도덕성을 확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운동을 시작했다. 명심보감은 고려때 어린이 학습을 위해 중국 고전속의 금언·명구를 모아 만든 책이다.글자 그대로 「마음을 맑게 하는 보물과 같은 거울」이 될만한인생지침을 담고있다. 천서장의 구상으로 공직자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재편집한 명심보감은 전편에 걸쳐 뜻이 풀이되어 있고 쪽마다 직접 써가면서 연습할 수 있도록 뒷면이 빈칸으로 되어있다. 취지에 호응한 때문인지,아니면 천서장의 극성스러움 탓인지 전·의경과 순경들은 쉬는 시간에도 책을 손에서 떼지 않을 정도로 열심이라고 한다. 몇몇 직원은 이 책 말고도 아예 자세한 해설이 담긴 책을 따로 사서 음과 훈을 정확히 새겨가며 익힐 만큼 열성이다. 천서장은 『쉬는 시간이면 텔레비전를 보며 소일하던 전·의경들이 차분히 펜을 들고 공부를 하게됐고 몸가짐이나 말씨가 부드러워지는 등 예상했던 것 이상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요즘 명심보감 학습의 효과를 듣고서 고려대등 여러 학교에서 『교재를 구할 수 있느냐』는 전화가 쇄도하자 매우 흐믓해 하는 표정이다.
  • 「너에게 나를 보낸다」/“냉소적 웃음과 묘한 침묵이 교차”

    ◎“영상 쿠데타”“포르노 영화” 엇갈린 반향속 관객 쇄도/뒤틀린 가치관·소비사회에 경종/전회매진 기록… 관객 90%가 20대초 젊은층 『현대사회에 대한 조소와 야유가 가득차 있는 작품으로 차라리 통쾌하다』『역겹다.영화를 보면서 당혹감과 낯뜨거움을 감출 수 없었다.포르노그래피라기 보다 반사회적인 영화인것 같다』『문화적 도발이자 영상쿠데타다』 지난 1일 개봉된 장선우 감독의 영화「너에게 나를 보낸다」(「기획시대」제작)가 관객들의 극단적인 반응속에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롯데월드를 비롯 서울시내 5개극장에서 동시개봉된 이 영화는 연휴 3일동안 3만6천명의 관객을 동원,전회매진의 기세를 올리고 있기도 하다. 도덕불감증 환자인 「바지입은 여자」(정선경 분)는 엉덩이가 예뻐서 슬픈 여자다.자신을 몰라주는 세상에 화풀이라도 하듯 시도때도 없이 그 유일한 무기를 열어 제친다.뿐만아니라 이 영화에는 각종 변태적 성행위가 직설적으로 그려지며 걸개그림을 연상시키는 거친 애니메이션 영상이 2분 가까이 펼쳐져 온갖 추악한성적 상상을 다하게 한다.이렇듯 에로티시즘의 미학과는 별로 상관없는 듯한 외설적인 분위기가 영화 전편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그 가벼운 포장 뒤에 감춰진 현대사회의 전도된 가치체계에 대한 경고와 소비중심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발견하게 될때 우리는 또다른 영화적 진실과 만나게 된다.영화 중간중간에 터져나오는 탄성,냉소적인 웃음과 함께 묘한 침묵이 엇갈리는 객석의 공기만 봐도 이 작품이 한갓 눈요기용 포르노가 아닌 웃음속에 칼날을 숨긴 고도의 상징적인 영화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진지한 글쓰기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나」(문성근 분)가 모기관의 사주에 의해 「불타는 침대」란 도색소설을 쓰게되는 뒤틀린 상황과 변태술집 풍경이 간단히 「구토」의 이미지로 처리된 것은 매우 함축적이면서도 선명한 영화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추구하는 이념이나 시도가 아무리 해체주의적이고 실험적인 것이라해도 그것이 영화적 허점까지 덮어주는 것은 아니다.『공륜심의 사상 가장 충격적인 한국영화』란 얘기를들었던 작품인만큼 이 영화속에서 전개되는 목소리나 행태는 너무 거칠고 강렬하고 직선적이다.어찌보면 성이라는 도구를 통해 현대사회의 병적징후를 조소하는데만 몰두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영화는 럭비공처럼 천방지축으로 튀는 데가 분명 있다.하나의 예로 화장실 섹스장면은 「화면단축」의 흔적은 보이지만 그 동물적 잔상은 여전히 남아 개운치않은 뒷맛을 준다. 그러나 매회마다 전체 객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20대 초반의 신세대 관객 대부분은 극장문을 나서면서 『천박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온 자신이 부끄러워졌다』는 호의적 반응을 이 영화에 보낸다.장선우 감독 특유의 감각적 스타일리즘이 주효한듯 싶다. 어쨌든 장감독이 이미 연출했던 「경마장 가는 길」같은 지적인 넋두리 영화에 「화엄경」의 묵직한 메시지를 덧씌운 듯한 이 작품은 최소한 「막가는」영화라기 보다는 꼼꼼하게 계산된 연출에 의한 영화라는 느낌이 짙다.그것은 일정한 방향감각없이 좌충우돌하는 무차별적인 야유와 풍자 역시 더듬이를 상실한 현대인의 삶을 표현하기 위한 세심한 배려로 읽혀지기 때문이다.
  • 「토지」/완간기념회 세미나·문예지 특집 통해 평가작업 활발

    ◎“한 형식 빈 해한의 몸부림”/문학성·주제·인물론 등 다각적 접근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완간을 기념하는 문단 안팎의 행사가 다채롭게 마련되고 있는 분위기속에 이 작품에 대한 평가작업이 활발하게 일고있다. 토지완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가 5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토지」완간이후 처음으로 종합세미나를 연것을 비롯,「현대문학」과 「작가세계」등 문예지들도 앞다투어 「토지」관련 특집을 실어 「토지」의 자리매김을 시도하고 있다. 「토지」에 대한 평가는 작품의 문학성과 주제 인물론등에 걸쳐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데 이같은 작업은 문단차원뿐만 아니라 학술적인 측면에서도 지속될 전망이다. 5일 연세대에서 열린 세미나는 「토지」가 담고있는 소설의 미학과 인물론,주제의식등 종합적인 분야에 걸쳐 「토지」를 재단한 첫 세미나로 홍익대 정호웅(국어교육),한국교원대 권오용(불어교육),고려대 황현산(불문),서울대 박명규교수(사회학)가 발제에 나섰다. 홍익대 정교수는 『토지의 주제찾기는 한의 의미규명에서 먼저 시작돼야한다』면서 「토지」의 중심된 내적 형식은 한맺힘과 해한이며 중심주제는 바로 이 해한을 향한 생명의 치열한 고투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정교수는 이 소설이 해한을 향한 몸부림의 다양한 양상을 이야기의 큰 얼개로 삼고 있다며 떠돌이의 삶을 살았던 주갑과 윤보,독립운동에 몰두한 주인공 김길상,관습과 제도가 만들어낸 그물과 자기속박의 그물에 이중으로 묶였던 서희,서희의 조모 윤씨부인등을 그예로 들었다. 정교수는 따라서 「토지」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이처럼 다양한 한의 형태와 해한의 지향성이 결국 민중적 역사관을 낳게 된다고 결론지었다. 한의 주제는 현대문학 10월호가 마련한 「토지」 특집에서 문학평론가 천이두씨가 발표한 「한의 여러 궤적들」이란 글에서도 나타난다. 천씨는 이글에서 여러갈래의 가계 이야기가 거대한 서사공간을 이룩해가는 「토지」는 독자의 흥미의 방향에 따라 다양하게 읽힐 수 있는 소설이지만 작품속에 가장 핵심적으로 제기된 과제는 단적으로 한의 추구로 볼 수 있다고 못박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한국교원대 권교수는 『이 작품의 주요등장인물의 성격은 사실성 못지않게 상징성을 지닌다』고 말해 작중인물의 성격이 사회상을 반영하는 큰 요소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교수는 작품중 윤씨부인과 별당아씨,서희등으로 이어지는 최씨가문에서 여자가 적극적으로 가세를 이어가는 반면 유일한 남자인 최치수는 거세된 인물이란 점에 주목했다.권교수는 이같은 인물설정 자체가 일제의 조선강점을 전후해 국가와 부의식이 상실돼가는 과정에 대한 상징으로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토지」의 문학성에 관해 발표한 고려대 황교수는 『이 작품의 구성은 생명력의 조화로운 발현을 가로막는 사회제도적 차단장치들을 제거하려는데 모아지고 있다』고 평가.최씨가문의 여성3대가 각각 동학도인과 연을 맺고 있음은 동학을 생명사상의 모범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며 작중 양반가문 여성들과 상민 남성들의 결연은 모두 평등 개화사상을 시사한다고 황교수는 말했다. 이와관련,소설가 채희윤씨는 현대문학 10월호에서 「토지에 나타난 간통의 생태학」을 통해 『작가는토지에서 간통이라는 모티브를 사용해 긍정과 부정의 대립을 가치와 미의 매개로 삼아 이야기를 끌어나가며 간통이라는 행위자체보다는 간통의 상황과 그것의 수용에 더 중점을 둔다』고 밝혀 황교수의 평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연세대 정현기교수(국문과)는 작가세계 가을호에서 『토지의 매력은 살아있음에 대한 꺼지지 않는 애정과 관심』이라며 ▲전편에 흐르는 해학적 판소리가락과 ▲고대소설의 온전한 전통계승 ▲대화를 통한 장면연출 ▲사투리 구사를 통한 활력부여를 그 특징의 요소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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