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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 노동문화상 공모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노조 출범 2주년을 맞아 제1회 공무원노조 노동문화상 작품을 공모한다.논설,시·시조,생활문,사진 등에 대해 분야별로 공무원 노동자와 시민 부문으로 나눠 15일까지 공모한다.공무원부문 논설은 정부의 노동정책 비평과 언론비평,정책 제안 등의 내용이면 된다.시민부문 논설은 공무원노조에 대한 제언이면 된다. 분야별·부문별로 대상(1편) 30만원,가작(1편) 15만원,입선(2편) 각 1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문의는 전국공무원노조 선전편집국(02-2631-1948). 조태성기자 cho1904@˝
  • KBS2 ‘열린음악회’ 특집-7080 통기타 추억을 찾아서

    30대를 훌쩍 넘기며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 왔다.젊은 시절 추억은 기억 저편에서 잠든지 오래.하지만 TV속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한 곡에 나도 모르게 그 때 그 시절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KBS 2TV ‘열린음악회’는 70∼80년대 대학가를 주름 잡던 가수들이 모여 당시의 사운드를 들려주는 ‘7080 보고싶다’를 2일 오후 11시부터 90분동안 특집 방송한다.지난 설 연휴 방송돼 큰 호응을 얻었던 ‘7080 추억의 그룹사운드’특집의 후속편.전편이 강렬한 비트의 그룹사운드 위주였다면,이번에는 대학가요제와 강변가요제에서 선을 보였던 포크송을 중심으로 잔잔한 무대를 꾸민다. 출연진은 이름만으로도 40∼50세대의 가슴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대학가요제에서 ‘가시리’로 제1회 은상을 받은 이명우와 ‘밀려오는 파도소리에’로 2회 대상을 수상한 7인조 그룹 썰물이 나온다.조정희와 작품하나,도시의 그림자,사랑의 하모니 등의 향수어린 노래도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또 대표적인 통기타 가수인 강은철과 윤연선이 추억의 포크송과 팝송을 들려준다. 함춘호 밴드는 추억의 멜로디를 감미로운 기타 선율에 담아 선사하고,이명훈과 휘버스는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인다.당시 유행한 고고,디스코 등 댄스 경연 무대도 펼쳐진다. 사회는 대표적인 ‘7080 세대’인 임백천과 왕영은이 호흡을 맞춰 추억을 되살리는 데 한몫을 거든다.당시 최고 인기를 모았던 코미디언 고영수도 잊지 못할 일화들을 소개한다. 유찬욱 책임 프로듀서는 “중장년 시청자들의 요구가 거세 특집을 마련했다.”면서 “이같은 프로그램이 3∼4개월에 한 번씩은 나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친일인명사전 모금운동 조문기 민족문제硏 이사장

    “국내외를 망라하고 열심히 자료를 챙기고 있습니다.기존의 백과사전 스타일로 20권짜리 친일인명사전을 2006년에 우선 선보일 예정입니다.최근 벌어진 이승연 누드파문도 친일청산이 안됐기 때문이지요.” 지난 연말 ‘2004년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국회가 ‘친일인명사전편찬비용’을 전액 삭감하자 민족문제연구소 조문기(74) 이사장은 반신반의하면서 모금운동을 벌였다.혹 ‘친일’ 운운하면서 모금한다는 오해의 두려움도 없지 않았다.목표액(5억원) 달성 시점도 올 8월15일로 멀찌감치 잡았다. 그러나 모금운동이 시작된 지 10일 만에 5억원을 넘더니 두 달도 채 안 된 20일 현재 7억여원에 이르렀다.일반시민과 네티즌이 십시일반으로 모금운동에 적극 동참한 결과였다.모금운동에는 모두 3만여명이 참여했고 회원수도 1000여명에서 3000여명으로 3배나 늘었다. 조 이사장은 21일 오후 5시 들뜬 마음으로 이들과 첫 대면한다.장소는 서울 용산구민회관에서다.모임 명칭이 ‘2004년 신년회 겸 회원총회’이지만 성공적인 모금운동에 대한 평가와 친일인명사전편찬을 위한 새로운 결의를 다지는 의미에서 조 이사장의 감회는 그 어느때보다도 남다르다. “부산에서 고교 선생님으로 계신 김호령(40)씨가 인터넷을 통해 모금운동에 불을 붙였습니다.친일사전 편찬에 이렇게 뜨거운 호응을 얻으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지요.” 당초보다 편찬사업을 앞당길 수 있어 의욕이 더욱 커졌다는 그는 “친일파와 그 자손들에 대해 피해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만 아직도 청산되지 못한 과거의 역사를 바로잡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고 편찬의 의미를 부여했다. 김문기자 km@
  • [그 영화 어때?] 잔인한 해부실험 '아나토미2’

    한 대학에서 일어나는 불법 해부실험을 극도로 잔인한 화면에 담아 충격을 던졌던 독일영화 ‘아나토미’ 후속편이 13일 개봉한다. 대형병원의 인턴 세계를 그린 ‘아나토미 2’(Anatomy 2)는 소재면에서 전편보다 좀더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했다.물론 화면은 여전히 끔찍하도록 잔인하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요(바르나비 멧슈라트)는 최고의 의사가 되어 근육수축증으로 죽어가는 동생을 살려내는 게 꿈이다.베를린 병원의 인턴이 되어 어려운 환자들을 보살피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유혹에 이끌린다.신(新)의료기술 개발로 노벨의학상 수상을 노리는 뮐러 박사의 연구팀에 합류하는 기쁨도 잠시.그들이 연구성과를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일명 ‘반 히포크라테스 그룹’이라는 사실을 알고 갈등하지만,점점 더 깊은 음모의 수렁으로 빠져드는데… 황수정기자 sjh@˝
  • 주말매거진 We/남규철의 DVD폐인

    다음주 중반부터는 설연휴.이렇게 긴 연휴에 제격인 DVD는 역시 시리즈물.이번에 소개하는 타이틀은 시리즈 전편을 하나의 케이스에 담은 이른바 ‘박스세트(Boxset)’들이다.물론 각 편마다 별도 이야기 구조가 있으니 따로 보아도 무방하지만,긴 연휴라면 시리즈의 전편을 몰아서 보는 것도 꽤 즐거울 것이다.물론 다 보려면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하고 신체적으로도 무리가 따르겠지만,마지막 편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의 성취감은 남다르다. ●에이리언 4부작 특별판 박스세트(Alien SE Quadrilogy Boxset)=리플리와 외계의 절대강자 에이리언과의 사투를 그린 SF시리즈.4편까지 서로 다른 감독들이 그린 우주에서의 대결을 액션·SF·호러 등 다양한 분위기로 담았다.새로 출시된 에이리언의 스페셜 에디션 박스세트는 리마스터링된 인상적 화질과 생동감 넘치는 강렬한 사운드가 특징. ●007 제임스본드 컬렉션 (007 James Bond Collection)=뭐니 뭐니 해도 시리즈물의 절대강자는 역시 007.새 이야기가 상영될 때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여전히 진행형으로 제작되고 있는 시리즈물의 절대강자다.염가판으로 출시된 제임스 본드 컬렉션은 ‘007 어나더 데이’까지 20편의 시리즈를 담고 있다. ●인디아나 존스 (Indiana Jones Complete Collection Boxset)=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 박사가 펼치는 흥미진진한 모험물.첫 편 레이더스가 제작된 지 20여년이 흘렀지만 지금 봐도 여전히 풍부한 즐거움과 재미를 준다.DVD로 제작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영화의 나이를 잊게 해줄 만큼 깨끗하고 선명한 영상과 풍부한 사운드로 요즘 영화 못지않은 즐거움을 준다.별도 디스크에 담긴 서플도 온가족이 함께 보기에 무리가 없다. 이밖에도 마지막 장면이 오래도록 뇌리에 남는 ‘혹성탈출 박스세트’나 시간여행을 다룬 ‘백투더 퓨처 삼부작’도 추천할 만한 작품.어느 작품이나 깨끗한 화면과 선명한 사운드를 자랑하며 부가영상도 가득 담고 있어 영화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DVD칼럼니스트·09DVD.COM 업무팀장
  • 완벽한 컴퓨터그래픽… 스펙터클한 화면 팬터지영화 진수 ‘선물’/17일 전세계 동시개봉 반지의 제왕

    17일 전세계 동시개봉되는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완결편 ‘왕의 귀환’(The Return of the King)은 1,2편에 꾸준히 애정을 보내온 팬들에게 보람을 안길 것 같다.원작의 이야기 구도를 최대한 충실히 따르면서 펼치는 스펙터클한 화면은 입이 벌어질 만큼 웅장하고 화려한 위용을 자랑한다.시각적 스케일은 누가 봐도 2편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1,2편과 동시에 제작된 3편은 전편에 대한 부연설명없이 전개된다.반지가 난쟁이 호빗족의 손으로 들어가기 오래 전,반지를 욕심내다 골룸으로 전락하고만 스미골의 과거를 잠시 비쳐줄 뿐이다. 이야기의 기둥은 크게 둘로 쪼개진다.죽음의 위기를 견디며 더 강력해진 간달프(이안 매켈런)일행은 곤도르 왕국에서 악의 군주 사우론과의 대접전을 준비한다.곤도르 왕국의 후계자이자 인간 최고의 전사인 아라곤(비고 모르텐슨)도 간달프와 의기투합해 마지막 전쟁을 대비하는 핵심인물이다. 이야기의 또 한 축을 떠맡는 건 프로도(일라이저 우드)와 친구 샘(숀 어스틴).절대반지의 비극을 영원히 종식시킬 임무를 띠고 용암이 흐르는 분화구를 찾아나선 두 사람의 모험담이 아라곤의 전투와 번갈아 화면을 채워나간다. 쭈글쭈글한 피부에 앙상하게 뼈만 남은 기묘한 캐릭터로 2편에서 큰 재미를 안겼던 스미골은 몫이 더욱 커졌다.프로도와 샘을 안내하는 척하면서도 호시탐탐 반지를 노리는 간교함과 사악함의 상징적 캐릭터.사람의 움직임을 모션캡쳐 기법으로 형상화한 ‘디지털 배우' 이지만,사람보다 더 자연스러운 연기를 구사한다.2편에서 우화적 캐릭터로 눈길을 끌었던 ‘나무수염’도 잠시 등장해 긴장을 풀어준다. 감독은 기술의 향연을 펼쳐 완결편을 두고두고 각인시키려 한 듯하다.영화시작 1시간쯤 뒤부터 아라곤과 사우론의 전쟁이 시작되는데,갈수록 그 규모와 위용이 화려해진다.컴퓨터그래픽을 동원한 매끈한 특수효과는 실사영화와의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완벽에 가깝다.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아라곤이 비장의 카드로 동원한 홀로그램 방식의 ‘유령부대’도 팬터지 영화의 진수를 보여준다.사우론 진영의 매머드 부대,익룡을 닮은 나즈굴 전령,프로도를 위협하는 괴물거미 셸롭도 SF블록버스터들이 울고 갈 만큼(?) 움직임이 정교하고 사실적이다. 뉴질랜드 출신인 감독은 자신의 고향을 세계적 관광지로 만들려고 작정한 듯하다.전투 직전 봉화가 피워진 산 정상을 훑는 웅장한 화면은 그대로 대형 산악영화의 한 장면. 다양한 종족들로 헷갈리는 ‘복잡한’ 팬터지드라마였던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감독은 인간의 근원적 본성을 부각시키며 이야기를 매듭짓는다.프로도와 샘의 우정,아라곤과 엘프족 공주 아르웬(리브 타일러)의 사랑 등에 그런 의도가 여실히 투영됐다. 상영시간 3시간19분.적잖이 부담스러울 관객도 있겠다.CG의 강도를 높여가는 전쟁장면을 반복해서 확인하는 작업은 일면 지루하다.시사회장에서 “30분은 잘라내도 되겠다.”는 뒷말이 나온 건 그래서다. 황수정기자 sjh@
  • 반가워 땡땡/佛대표만화 땡땡 24권 국내 첫 완간 10대 소년기자의 좌충우돌 모험그려

    사례 하나.샤를 드골 프랑스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절대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독재에 가까운 권력을 행사했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그런 드골 대통령은 재임 당시 문화부 장관이었던 소설가 앙드레 말로에게 자신의 인기를 이렇게 자랑한 적이 있다.“내 라이벌은 ‘땡땡(Tintin)’ 하나뿐이여∼!” 사례 둘.1982년 벨기에 천문학회는 목성과 화성 사이에서 발견된 소행성에 ‘에르제(Herge) 행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자국 만화가 ‘에르제’(본명 조르즈 레미,Georges Remi,1907∼1983)의 75회 생일을 기념하자는 천문학자들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사례 셋.지난 1월말 열린 세계적인 만화축제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 개막식은 프랑스 남서쪽 보르도 인근의 소도시 앙굴렘의 ‘마렝고 광장’을 벨기에 만화가 에르제의 이름을 따 ‘에르제 광장’으로 바꾸면서 시작되었다.“프랑스가 ‘허구의 아들’로 입양한” ‘땡땡’의 아버지를 기리기 위한 것이었다. ●프랑스의 자존심 ‘땡땡’,국내 최초로 완간 동그란 얼굴에 닭벼슬 머리,키 140㎝의 10대소년 기자 땡땡은 프랑스가 전세계에 자랑하는 문화영웅이다.프랑스 일간지 ‘르 주르날 드 디망쉬’에 따르면 프랑스 가정의 절반이 땡땡 시리즈를 소장하고 있고,50여개 언어로 전세계 60여개국에서 3억부 이상 팔렸다. “땡땡은 디즈니의 모든 캐릭터를 합친 것보다도 의미있다.”(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는 말이 허풍처럼 들릴 수 있지만,미국 팝 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은 이를 그대로 긍정한다.“땡땡은 내 작품 세계에 디즈니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 ‘프랑스의 자존심’ 땡땡이 최근 국내의 솔 출판사를 통해 24권 전량이 최초로 번역·완간됐다.1980년대 중반 월간 소년만화잡지 ‘보물섬’을 통해 부분연재되거나,90년대 중반 출판이 시도됐었지만 전편이 완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지난 99년에는 MBC에서 ‘틴틴의 대모험’이라는 제목으로 애니메이션 21편이 방영되기도 했다. ●프랑스 초등학교에서 교재로도 쓰여 ‘땡땡의 모험’ 시리즈는 소년 기자 땡땡이 흰강아지 밀루와 함께 동서고금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겪는 모험담형식이다.콩고 이집트 티베트 페루 등 유럽인들에게 이국적인 지역들을 주무대로,나중에는 바다밑,극지,사막,심지어 달까지 악당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찾아간다.조지 루카스가 “영화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는 ‘땡땡의 모험’을 원형으로 했다.”고 고백할 정도.여기에 각국의 지리·역사·문화·과학 등을 재미있게 녹여내 프랑스 초등학교에서는 교재로도 사용된다.팔레스타인 문제,남미의 정치·경제적 상황,영국의 인도 식민지 문제 등 20세기 세계사에 대한 예리한 인식이 담겨 있다. 땡땡은 1929년 당시 21세의 젊은 만화가 에르제가 벨기에 가톨릭계 보수 일간지인 ‘20세기’의 어린이잡지인 ‘르 프티 벵티엠’의 편집장을 맡으면서 시작되었다.필명인 에르제는 본명의 머리글자 ‘GR’를 거꾸로 해 불어식으로 읽은 것이다. ‘…벵티엠’을 통해 ‘소비에트에 간 땡땡’으로 처음 시작한 땡땡 시리즈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인기가 높아졌다.1930년 첫 출판 당시 고작 5000부가 팔렸던 ‘소비에트에…’는 지난 81년 재출간때는 3개월 만에 10만부가 팔려 나갔다.에르제는 1930년부터 1976년 ‘땡땡과 카니발 작전’까지 벨기에의 카스테르만 출판사를 통해 23권의 땡땡 시리즈를 내놓았다.24권인 ‘땡땡과 상어호수’는 원작을 토대로 만든 애니메이션에서 스틸 컷을 뽑아 만든 것이다. ●‘땡땡 스타일’의 핵심은 명료성 에르제는 생전 ‘소심하다’느니 ‘결벽증 환자’라는 놀림을 살 정도로 ‘명료성’에 집착했다고 한다.미려하고 깔끔한 외곽선을 얻기 위해 종이에 구멍이 뚫릴 때까지 선을 반복해서 긋곤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에르제의 ‘명료성’은 작화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이야기 전개방식,칸 구성,인물 창조 등 곳곳에서 보여지는 특유의 명료함은 ‘땡땡 스타일’이라는 별명을 낳았다. 1969년 미국이 유인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키기 15여년 전에 그려진 ‘달 탐험 계획’(1953년)과 ‘달나라로 간 땡땡’(1954년)을 보면 왜 유럽 과학자들이 동호회까지 만들어가며 땡땡 시리즈에 열광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정확한 과학기술 지식을 바탕으로 보여주는 달 착륙 과정은 지금보아도 실감이 날 정도.이것 말고도 로켓,수륙양용전차,가변익 비행기,잠수함 같은 복잡한 기계들을 정확한 과학지식을 바탕으로 상상,만화적이지만 정교한 그림으로 묘사해냈다. ●땡땡의 정치적 성향? 땡땡은 종종 서구중심적·제국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초기작인 ‘소비에트로 간 땡땡’에서처럼 구소련을 부정선거와 납치,고문이 자행되는 나라로 그리는가 하면,‘서구가 미개한 동양을 개화시켰는데도 은혜를 모른다.’는 식으로 동양 식민지인들의 독립운동을 폄하하기 때문이다.그러나 그것은 에르제의 한계라기보다는 당시 유럽인들의 한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오히려 땡땡 시리즈는 뒤로 갈수록 ‘푸른 연꽃’(1946년)에서처럼 제국주의에 대해 비판적으로 변화된 시선을 담아낸다.일본의 남만주 기차선로 폭파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푸른 연꽃’은 제국주의로 경도되는 일본과,그를 지지하는 서구에 대한 비판이 들어 있다. 땡땡은 ‘티베트에 간 땡땡’(1960년)에서는 중국인 친구 창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기도 한다.달라이 라마는 “서구인들이티베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소중한 책”으로 ‘티베트에…’를 소개하기도 했다.기본적으로 땡땡은 다른 문화의 소중함을 이해·포용하려고 노력하는 호기심 많은 소년이다. 사실 땡땡의 ‘색깔’은 프랑스 국회에서도 공식적인 격론을 벌이는 문제다.국민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캐릭터인 만큼 각당의 ‘영입 경쟁’이 치열한 것.프랑스 우파 제1당인 공화국 연합당은 “특출한 애국심과 역사관으로 볼 때 땡땡은 우리 당이 확실하다.”고 주장한다.이에 맞서 온건 좌파인 사회당은 “중국인 소년 창을 구하고 동지로 삼는 반인종주의적 행동으로 볼 때 땡땡은 사회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어쨌든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인들의 땡땡에 대한 의견은 프랑스 철학자 미셸 세르의 한 마디로 통일되는 듯 싶다.“고마워요,에르제.” 채수범기자 lokavid@
  • ‘홍콩 누아르’ 편견을 깬다/오늘 개봉 ‘무간도Ⅱ’

    지난 2월 국내 개봉한 ‘무간도’는 한동안 잊혀졌던 홍콩 누아르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킨 영화였다.이 작품은 홍콩 누아르 특유의 비장미를 살리되 액션이나 감정을 헤프게 풀어내지 않는 탄탄한 구성으로 주목받았다. 1편을 봤다면 기대했을법한 ‘무간도 Ⅱ:혼돈의 시대’가 5일 개봉한다.2편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1편을 먼저 챙겨봐야 할 것 같다.영화의 이야기 구도가 전편에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1편이 있기 전의 이야기를 담은 프롤로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유덕화,양조위를 빼면 출연진은 거의 1편 그대로다.하지만 화면의 주도권은 신세대 스타 진관희와 여문락이 잡았다.이들은 각각 유덕화와 양조위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다. 폭력조직 삼합회에 잠입한 경찰 진영인(양조위)이 정체가 들통나 살해되는 것으로 전편은 끝을 맺었다.2편은 진영인이,살해된 삼합회 두목의 아들 예영호를 배다른 동생이란 인연으로 보좌하게 되는 과정 등이 역으로 그려진다.1편에서 유덕화가 연기한 캐릭터 유건명이,암흑가 ‘주먹’에서 경찰로 위장 진입해 삼합회의 방계조직 우두머리 한침을 보좌하는 이야기도 나온다. 홍콩 누아르를 평소 곱지 않게 봤더라도 선입견을 깰만한 여지가 많다.황당한 오버액션이 없어 한결 사실적이고 진지하다.억지웃음을 유발하는 장치도 찾기 힘들다.오히려 시종일관 분위기가 지나치게 가라앉아있다 싶을 정도다.주윤발이 주도한 누아르 영화에서처럼 주인공을 선악의 구도 속에 일방적으로 영웅으로 띄워올리는 틀에 박힌 접근을 피한 것도 매력이다. 황수정기자 sjh@
  • “절대반지, 우리도 나눠주지…”/EA ‘반지의 제왕’ 게임 저작권 독점 게임업체, 판권 공동사용 선처 호소

    ‘반지의 제왕’ 팬들이라면 요즘 왜 이리 조용한지 궁금할 법도 하다.영화계는 새달 전세계 동시개봉하는 영화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편을 놓고 전편인 1,2편의 전국 릴레이 로드쇼를 여는 등 법석을 떠는 반면,최근 관련 게임을 출시한 게임계는 아주 조용해 대조적이다.그런데 이 침묵에는 이유가 있다. 최근 온라인 게임 ‘프리스톤테일’(예당엔터테인먼트) 등 상당수의 온라인 게임들은 회원들에게 ‘반지의 제왕’ 관련 이벤트를 약속했다가 부득이 취소해야만 했다.영화 판권을 가진 태원엔터테인먼트에 문의한 결과 게임과 관련된 모든 저작권을 가진 EA코리아측이 “영화와 관련된 모든 이벤트는 물론 배너 하나도 함부로 걸 수 없다.”고 선언했음을 알게 된 것이다. EA는 지난 2001년 ‘반지의 제왕’ 배급사인 뉴라인시네마로부터 오는 2008년까지 영화와 관련된 게임 저작권을 획득했다.내용,영상,음성 등 영화의 모든 부분을 게임과 관련해 활용할 권리를 EA가 독점한 것.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말만 해도 EA코리아가 이런 행동을 보이지는 않았다.”면서 “비벤디유니버설게임즈(VUG)와의 신경전에서 불똥이 튄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국내 대부분의 온라인게임들이 팬터지 배경의 롤플레잉 게임인 만큼,영화 ‘반지의 제왕’ 활용도가 높다.”면서 “EA코리아가 모처럼의 게임계 호재를 다같이 활용할 수 있게 해주었으면 한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영화 판권을 소유한 태원엔터테인먼트사 역시 개봉 전,되도록 많은 매체와 이벤트를 통해 홍보하는 것이 유리하다.물론 EA코리아도 최근 액션 팬터지 게임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을 출시하고 영화 티켓이나 2돈 상당의 ‘절대반지’를 제공하는 등 여러 이벤트들을 진행해왔지만,홍보는 ‘다다익선’인 법.일부 온라인 게임 업체들은 벌써부터 ‘절대팔찌’‘발찌’ 이벤트 등 익살 섞인 항의성 이벤트를 고려중이다. 채수범기자
  • 지하철 화재 벌써 잊었나/서울시민 60% “스테인리스의자 반대”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를 계기로 전동차내 의자를 불에 타지 않는 스테인리스로 교체하는 것에 대해 시민들의 반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냄비여론’과 ‘안전불감증’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지적이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 9월20일부터 공사 홈페이지에서 423명을 대상으로 의자 교체 관련 설문조사를 벌였다.그 결과 현재의 쿠션 의자가 더 좋다는 의견이 61%(252명)로 스테인리스 의자로 바꾸자는 의견(34%,139명)에 비해 훨씬 많았다.의자를 전부 스테인리스로 바꾸는데 반대한다는 의견도 60%로 찬성(40%)보다 많았다. 시민들은 또 현재 5호선에서 시범운영 중인 스테인리스 의자가 불편하다(59%)는 반응을 보인 반면,전동차내 의자는 안락성(44%)보다 화재안전성(56%)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답하는 ‘이중성’을 보였다.서울지하철공사(1∼4호선)가 지난달 24일부터 7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스테인리스 의자로 전량교체 하는 것에 반대하는 의견이 27%로 찬성 15%보다 많았다. 시민들의 ‘자유의견’은 “대구지하철 같은 참사를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라는 ‘안전우선론’과 “지나치게 딱딱하고 불편하기 때문에 불에 타지 않는 쿠션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안락고려론’으로 양분됐다.“내장재 교체에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고 화재가 날 확률은 극히 미미한데 너무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는 ‘현실론’도 제기됐다. 도시철도공사는 연말까지 여론조사를 계속한 뒤 승객 반응과 실시 효과 등을 반영,5∼8호선 전동차 전편성(1564량)의 내장재를 2005년까지 스테인리스 의자 등 불연재로 교체할 계획이다.지하철공사(1∼4호선)도 교체 대상 차량 1612량의 내장재를 불연재로 바꿀 계획이다.모두 3779억원이 투입돼야 한다. 두 공사 관계자는 “시민들이 아무래도 스테인리스 의자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스테인리스 재질로 바꾸되 안락함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매트릭스3’ 북미순위 1위 한국서는 기대에 못미쳐

    세계 109개국에서 동시 개봉된 영화 ‘매트릭스3-레볼루션’이 북미지역에서 1위에 오른 반면 국내에서는 기대에 못미치는 흥행성적을 거두었다. 지난 4일(현지시간) 할리우드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 선보인 공상과학 블록버스터 ‘매트릭스’ 제3탄은 9일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스 등 영화흥행 전문업체들이 잠정 집계한 결과 5016만달러의 입장 수입을 거뒀다.그러나 전편 ‘매트릭스2 리로리드’가 미국 개봉 첫 주말 918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리는 등 나흘 동안 1억 3420만달러의 대박을 터뜨린 데는 못미쳤다. 개봉 이후 서울 관객은 5일 밤 2만 9500명을 제외한 6∼9일 나흘 동안 39만 500명으로 같은 기간 42만 2000명을 동원한 ‘스캔들-남녀상열지사’에 미치지 못했다. 황수정기자 sjh@
  • ‘스캔들‘ 어떤 영화/방탕한 선비 ‘은밀한 게임’ 뒤끝은…

    점잖은 대갓집 양반이라고,규방을 지키는 천하의 정절녀라고 원초적 본능이 없었을까.‘정사’를 연출한 이재용 감독의 멜로사극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제작 영화사 봄·새달 2일 개봉)는 바로 이 지점에 주춧돌을 놓고 출발했다. 미지의 드라마를 상상력으로 개척해 나가는 것은 영화보기의 큰 즐거움 중 하나.그런 점에서 감독은 대단한 위험수를 뒀다.그러나 모험은 성공한 듯하다.시간배경만 조선시대로 바꿨을 뿐 빤히 알려진 줄거리에 충실했는데도 온통 새 작품 같은 신선함이 느껴진다.각본도 감독이 직접 썼다. 과거에 급제하고도 풍류에 빠져 사는 방탕한 선비 조원(배용준)과,그가 ‘누님’이라 부르는 내연의 여자이자 명문가의 정실부인인 조씨부인(이미숙)이 은밀한 게임을 시작한다.천하의 바람둥이 조원이,얼굴 한번 못본 남편을 잃고도 꼿꼿이 수절하는 소문난 정절녀 숙부인(전도연)을 유혹할 수 있을지 ‘능력’을 시험키로 한 것. 영화는 세 사람이 주인공인 사랑게임에 주변인 몇몇을 거멀못으로 엮어넣어 에로물의 단순함을 극복하려했다.조씨 부인의 덫에 걸려드는 청춘남녀 인호(조현재)와 소옥(이소연)이 그들.조씨 부인은,남편이 소실로 들이려는 꽃다운 소옥을 좌의정의 아들 인호와 의도적으로 맺어줌으로써 남편에게 복수하려 한다. 영화 전편에 떠도는 주제어는 질투와 욕망,억압이다.거침없이 발산되는 조원의 정복욕,은밀하고 간교한 조씨 부인의 질투심,인습에 얽매인 숙부인의 도덕적 강박 사이를 영화는 쉼없이 줄타기한다. 이미숙이 치맛자락 밖으로 감질나게 내미는 버선코,극도로 폐쇄적인 전도연의 옷매무새 등에서 역설적이게도 아찔한 욕망이 스며나온다.“당시대에 일반화했던 억압의 이미지로 에로티시즘을 극대화하고 싶었다.”는 감독의 계산은 잘 맞아떨어졌다.철저히 고증된 복식과 소품들을 과감히 클로즈업하는 화면이,백지위에 뚝뚝 떨어진 선혈처럼 강렬하고 인상적이다. 황수정기자
  • 새달 2일 개봉 ‘금발이 너무해2’/‘명품女’ 핑크빛 패션 퍼레이드

    엉뚱하고 푼수같고 귀여운 할리우드 ‘금발’이 다시 왔다.로맨틱 코미디 ‘금발이 너무해2’(Legally Blonde 2·새달 2일 개봉)의 여주인공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리즈 위더스푼.할리우드 여배우답지 않게 왜소한 체구지만 신통하게 주가를 높여온 그녀가 이번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중무장(?)했다.남성은 말할 것 없고 여성관객들까지 혼을 빼놓을 작정인 듯 물량공세가 ‘럭셔리’ 그 자체다. 남자친구의 사랑을 얻으려 절치부심 노력끝에 명문대 법대를 거쳐 변호사 자격증까지 따낸 게 전편의 줄거리.이번에도 그녀의 ‘얼렁뚱땅’ 작전이 이야기의 골간이다.못 말리는 명품수집광 변호사인 엘(위더스푼)은 결혼을 앞두고 엉뚱한 발상을 한다.애지중지 길러온 치와와의 생모에게도 청첩장을 보내고 싶어진 것.가까스로 찾은 치와와의 생모가 화장품 회사에 실험용으로 잡혀 있자,그를 구출하기 위해 아예 동물실험반대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려 발버둥을 친다. 영화는 위더스푼을 걸어다니는 바비인형처럼 만들었다.샛노란 금발에 동화책 속에서 방금걸어나온 듯 소녀취향으로 치장한 그녀가 화면을 온통 핑크빛으로 채우며 패션 퍼레이드를 펼친다. 베르사체,샤넬,돌체&가바나,루이뷔통,호건,프라다 등 명품패션을 눈요기하는 재미가 나쁘지 않다.하지만 진지한 관객들은 이렇다 할 매력을 느끼진 못할 것 같다. 황수정기자 sjh@
  • 한가위 특집 / 볼만한 영화-주이공 가상인터뷰

    주말까지 통으로 이어지는,흔치 않은 추석 황금연휴를 영화 한편 안 보고 넘길 수야 없는 일.흥행을 별러온 영화들이 ‘이때다!’를 외치며 일제히 간판을 내걸었다. 올 추석 극장가는 국산영화들의 약진이 돋보인다.‘조폭마누라2’‘오!브라더스’‘불어라 봄바람’ 등 코미디 3편의 맞대결이 무엇보다 눈에 띈다.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애니메이션이 한편도 없는 게 아쉬운 점. 무슨 영화를 어떻게 보면 좋을까.주인공들로부터 감상 포인트를 들어보자.물론 ‘가상’이다. ●‘오!브라더스’의 이범수 코믹드라마/이범수·이정재 주연/김용화 감독 “내 역할은 겉보기는 30대 중반인데 실제는 열두살밖에 안된 조로증 환자 봉구 역이다.순진한 아이가 날건달 같은 이복형(이정재)을 신통하게도 철들게 만드는데,그 해프닝들이 그대로 폭소탄이다.열두살짜리가 악질 폭력배들을 덜덜 떨게 만드는 비법이 궁금하지 않나? 실컷 웃고도 코끝 찡한 감동까지….정말이지 실망시키지 않을 자신있다.” ●‘바람난 가족’의 문소리 드라마/문소리·황정민 주연/임상수 감독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김혜수씨 대신 막판에 ‘대타’로 캐스팅돼 베니스영화제에 2년 연속 진출하는 행운을 낚았다.개봉한 지 한달이 돼가는데 아직도 못봤으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길.융화되지 못하고 일탈하는 가족이야기가 적잖이 충격일 순 있지만.애정없는 결혼생활 끝에 앞집 고교생과 바람피우는 내 모습은 누가 봐도 도발적이다.” ●‘조폭마누라 2’의 신은경 코믹액션/신은경·박준규 주연/정흥순 감독 “2년전 추석때 개봉해 전국관객 530만명을 동원한 1편을 기억하는지.이번엔 전략을 좀 바꿨다.툭하면 주먹을 휘두르는 ‘막가파’식이 아니라 폭력배들에게 시달리는 서민들을 지켜주는 인간적인 ‘여자조폭’이 됐다.가위가 주무기인 건 똑같다.전편보다 못하다는 쓴소리도 들리지만,놓치면 후회한다.결혼(22일 예정)하고 나서도 내가 이렇듯 유연하게 휙휙 몸을 날릴 수 있을지는 나도 모르니까.” ●‘불어라 봄바람’의 김정은 코믹멜로/김정은·김승우 주연/장항준 감독 “웃기려고 여전히 ‘오버연기’를 좀 했다.하지만 내가 출연한 영화들 중에서 제일 명랑하고 자연스럽게 연기했다는 호평을 듣는다.내 역할은 고아 출신이지만 마음씨 고운 낭만파 다방아가씨.‘짠돌이’ 소설가(김승우)의 집에 세들어 살면서 그와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키운다.순진한 얼굴로 ‘졸라’‘짱’‘캡’같은 비속어들을 입에 달고다니느라 식은 땀 뺐다.다행히도 시사회장에서 폭소가 터져나오더라.사실,내가 봐도 깜찍한 것같다.” ●‘패스트&퓨리어스2’의 폴 워커 스피드 액션/폴 워커·타이리스 깁슨 주연/존 싱글턴 감독 “한국 코미디물이 강세라지만 통쾌하게 남성관객들을 홀려낼 작품은 없어보인다.2001년 개봉한 ‘분노의 질주’의 속편.그러나 속도는 오히려 업그레이드됐다는 평이 들린다.범인을 풀어주는 바람에 경찰복을 벗은 내가 전과자 친구와 합세해서 거물급 탈세자를 잡는다.‘미친 속도’의 카레이싱이 내내 화면을 압도한다.스포츠카 마니아가 아니더라도,색색의 명품 스포츠카들이 떼거리로 질주하는 장면에선 눈이 휘둥그레질만하다.” ●‘캐리비안의 해적-블랙펄의 저주’의 조니 뎁해적액션/조니 뎁·제프리 러시 주연/고어 버빈스키 감독 “그다지 근육질은 아니어도 섹시남이란 소리를 들어온 내가 익살스러운 캐릭터로 변신해봤다.퀭하게 과장된 눈화장에 번쩍이는 금니,치렁치렁 구슬을 매단 긴머리의 해적이 상상이나 되는지.그러나 나는,미모의 아가씨를 해골부대에서 구출하려 몸을 날리는 ‘착한’해적! 쫓고 쫓기는 해상추격전에 가슴이 뻥 뚫릴 것이다.달빛을 받으면 해골로 변하는,저주받은 해적들의 모습은 팬터지 애니메이션처럼 감각적이고.” ●‘주온2’의 사카이 노리코 공포/사카이 노리코 주연/시미즈 다카시 감독 “요즘 한국관객들은 계절과 상관없이 공포영화를 즐긴다는 소릴 들었다.일본의 인기 비디오 시리즈를 영화화했으며,‘주온’의 속편이다.억울한 원혼의 저주로,극중 호러배우인 내 주변사람들이 하나둘 의문사하는 내용이다.천장에 오징어처럼 달라붙은 여자귀신이 머리카락을 풀어헤쳐 사람의 목을 매달아 올리거나,커튼 뒤에서 슬슬 기어나오는 장면에선 ‘악’소리가 절로 터지게 된다.” 황수정기자 sjh@
  • 한가위 특집 / ‘실감 두배’ DVD로 즐겨볼까

    이제 비디오로는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고? 그러면 고품격의 화질과 사운드만을 갖춘 DVD 타이틀은 어떨까? 최근 출시된 작품을 만나보자. ●‘갱스 오브 뉴욕’ 마틴 스콜세지 감독,레리나도 디캐프리오,다니엘 데이 루이스,캐머룬 디아즈 등의 스타군단이 출연한 작품.감독이 꿈꾸던 1860년대 격동기 미국을 배경으로 갱들의 이야기가 멋진 영상과 훌륭한 사운드에 잘 담겼다.다만 섬뜩하리만치 사실적인 폭력 장면은 가족과 보기엔 약간 부담스러울듯. 2.35:1의 아나몰픽 화면은 영화의 멋진 비주얼을 눈 앞에 실재하듯 잘 보여주며 돌비 디지털 5.1 사운드는 폭력장면에서의 효과음을 잘 받쳐준다.영화속의 거대한 세트나 의상,제작과정을 담은 부록은 당시 시대상을 생생하게 느끼는 즐거움을 준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 연휴라는 여유가 아니면 보기 힘든 작품.2차대전중 실재했던 공수부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TV방영 러닝타임이 10시간이 넘는다.실감나는 전투장면과 그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애,전쟁의 덧없음과 비인간성을 골고루 드러내 지겹지않다.특히 노인이 된 참전 용사들의 증언을 담은 오프닝이 인상적.종일 엉덩이를 바닥에서 떼지 않고 몰입할 수 있는 작품.1.85:1의 아나몰픽 와이드화면으로 제공되며 강렬한 전투의 사운드를 고스란히 담은 돌비 디지털 5.1트랙을 수록하고 있다. ●‘인생은 아름다워’ 유쾌하면서도 슬픈 명작.2차대전을 배경으로 유태인 가족이 겪는 고초를 담았다.암울하고 살벌한 수용소의 비극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내어 더욱 슬픈 페이소스를 드러낸다.1.85:1의 와이드 스크린에 돌비 디지털 5.1을 지원.영화의 제작과정과 예고편 그리고 각종 영화제의 시상장면 등이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 반지의 제왕 3부작중 2번째.전편보다 더 강한 스펙터클로 러닝타임 3시간 내내 눈을 떼지 못한다.장엄하고 거대한 영상을 더욱 실감나게 해주는 사운드,온몸을 흥분시키는 서라운드와 저음의 박력이 압권이다. 2.35:1의 아나몰픽 화면에 돌비 디지털 5.1ex를 지원.영화 본편 외에 별도 디스크에 수록한 다양한 부록영상은 원작과 영화에 대한 이해를돕고 올겨울 개봉될 3편의 일부 장면을 맛보기로 보여준다. ●‘오세암’ 온 가족이 함께 볼 만한 타이틀.고 정채봉 시인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국산 애니메이션.유려한 동양적 영상이 눈길.극장에선 빨리 간판을 내렸지만 DVD로는 무척 인기를 모으고 있다.아름다운 설악의 풍광 위에 순수하고 감동적 이야기로 눈물짓게 한다.애니메이션의 예쁜 색감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는 선명한 영상의 아나몰픽 1.85:1의 와이드 화면과 돌비 디지털 5.1 트랙을 수록. 남규철 DVD칼럼니스트(자료제공 09dvd.com)
  • 새달5일 개봉 ‘주온2’/ 주변 맴도는 ‘혼령의 저주’

    가을 초입에 일본산 공포영화 한편이 뒤늦게 찾아온다.새달 5일 개봉하는 ‘주온2’(呪怨2)는 지난 6월 전국관객 100만명을 동원하며 기대치 이상의 성적을 거둔 ‘주온’의 속편. 음산한 비극의 집을 중심으로,원한에 사무친 혼령의 저주가 살인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 얼개는 전편과 같다.자동차 핸들과 유리창,커튼,천장,마루바닥 등 일상의 친숙한 정물 어디에나 원혼이 깃들어 있다는 설정도 여전하다. 의처증으로 아내를 죽인 남자가 자살하고 여섯살짜리 아이도 실종된 전편의 이야기 흐름을 기억하고 있다면,공포의 실체는 훨씬 더 구체적으로 다가온다.공포영화에 단골로 출연해 ‘호러 퀸’이란 별명을 얻은 여배우 교코(사카이 노리코)는 임신사실을 숨긴 채 계속 TV납량물을 찍고 있다.그런데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를 당한 뒤 주위에서 기괴한 일들이 꼬리를 문다.유산된 뱃속의 아이가 다시 살아나고,함께 촬영하던 스태프들과 멀쩡하던 어머니가 차례로 의문사한다. 창백한 아이 귀신이 달리는 차의 핸들을 붙잡거나 교코의 배를 어루만지는 장면,천장에 붙은 여자귀신이 산발한 머리카락으로 사람의 목을 졸라 매달거나 느릿느릿 커튼 뒤에서 기어나오는 장면 등은 근육이 뻐근할 정도로 오싹하고 불쾌하다. 전편보다 공포의 강도는 분명히 한차원 높아진 듯하다.그러나 ‘주온’의 충격 이미지를 관객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데,그들을 다시 극장으로 불러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시미즈 다카시 감독. 황수정기자 sjh@
  • 피서철 안방극장 볼거리 다양/ 케이블채널 영화특집 마련

    ‘오싹한 공포물,요절복통 코미디,유쾌한 가족영화,입맛대로 골라보세요.' 케이블 영화채널들이 저마다 ‘특집’타이틀을 내걸고 안방극장 공략에 나섰다.열대야로 높아진 불쾌지수를 영화감상으로 식히는건 어떨까. 액션채널 수퍼액션은 공포물 카드를 빼들었다.뱀파이어를 주인공으로 한 SF액션물 ‘엔젤’ 3편을 8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9시30분에 방송한다.50분짜리 에피소드 22부작이다. ‘엔젤’은 미국 워너브라더스TV에서 1990년부터 4년간 인기리에 방영한 시리즈물.신세대 액션스타 데이비드 보리나즈가 주연하고,영화 ‘에일리언4’‘토이 스토리’ 등의 각본을 써 유명해진 조스 웨든이 제작을 맡았다.전편보다 한층 현란해진 특수효과와 액션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캐치온은 부모와 자녀 모두를 겨냥한 ‘가족영화 베스트3’을 마련했다. 사춘기 소년의 내면을 담은 코미디물 ‘맥스 키블의 대반란’을 5일 방영한데 이어 6일 오후 7시에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토이즈’를 내보낸다. 장난감을 무기로 내세워 전쟁을 일으키려는 악당에 맞서는 영웅의 이야기이다. 7일 같은 시간에는 지난해 제작한 프랑스의 자연다큐멘터리 ‘위대한 비상’을 방송한다.생물학자와 조류학자를 대거 투입해 3년간 철새들의 생태를 촬영한 수작이다. OCN은 이달말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에 코미디 영화를 집중 편성한다. 10일에는 신은경,박상면 주연의 ‘조폭마누라’,17일에는 패러디 연기의 진수로 꼽히는 레슬리 닐슨의 ‘스파이하드’가 전파를 탄다.24일에는 홍콩배우 주성치가 감독,주연을 맡아 99년 홍콩영화 흥행순위 1위를 차지한 ‘희극지왕’,31일에는 차태현,전지현 주연의 ‘엽기적인 그녀’가 안방을 찾아간다. 이와 함께 10일 오전 8시에는 ‘피서지에서 생긴 일’,17일과 24일 같은 시간에는 ‘티파니에서 아침을’과 ‘하이눈’ 등 언제봐도 좋은 클래식 영화를 방송한다. 이순녀기자 coral@
  • 8일 개봉 ‘나쁜 녀석들 2’/ 더 빨리 더 가볍게 통쾌한 액션코미디

    ‘1편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8일 개봉하는 ‘나쁜 녀석들 2’(Bad Boys II)가 전편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졌다.물론 기준은 1편.같은 감독과 주인공이지만,스케일이나 재미 등 모든 면에서 1편을 압도한다.두 배우의 포복절도할 대사도 더 배꼽을 잡게 하고,액션의 질과 양 모두 향상돼 요즘 젊은 층의 말대로 ‘쿨’한 영화다. 지난 95년 2300만달러를 투자해 그 7배의 수입을 올린 1편도 꽤 잘 만든 영화였다.재능있는 신인급 감독에 불과하던 마이클 베이는 이 1편을 발판삼아 ‘더 록’ ‘진주만’ 등을 만들면서 할리우드의 대표적 흥행 감독으로 떠올랐다.또 주인공 윌 스미스에게도 ‘맨 인 블랙’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등 잇단 흥행작의 주연으로 출연하게 만든 ‘소중한 작품’이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1편 이후의 자신감에 힘입어 더 빨리,더 가볍게 날아간다.통쾌한 액션과 재기발랄한 대사는 연신 웃음을 선사한다. 이번에도 두 ‘나쁜 녀석들’은 마이애미경찰 마약수사대의 형사 콤비인 마이크(윌 스미스)와 마커스(마틴 로렌스).두 버디는마이애미로 들어오는 엑스터시의 흐름을 조사하는 특수부대를 지휘하던 중 마약조직의 보스 자니(조르디 몰라)의 존재를 알게 된다.그는 도시의 마약망을 장악하려고 지하조직 간의 전쟁을 일으키고 있었다. 쫓고 쫓기는 과정을 반복하던 두 버디는 마약조직의 소굴인 영안실로 잠입,시신 속에 숨겨 쿠바로 보내려는 돈과 마약을 증거물로 찾는다.그런 와중에 마커스의 여동생이자 연방 마약감시국 요원인 시드(가브리엘 유니언)가 사건을 추적하다가 자니에게 납치돼 쿠바로 잡혀간다. 영화는 전형적 버디형사물에 액션,코미디를 잘 버무렸다.자유분방한 독신남과 소심한 유부남이라는 대조적 만남에다,각기 다른 개성이 부딪치면서 빚는 충돌은 영화를 흥미롭게 이끌고 간다.극단적인 위기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여유와 함께,랩을 연상케 하는 빠른 말투로 두 버디가 끊임없이 뱉어내는 대사가 폭소를 자아낸다.여기에 이어지는 차량 추격 신이나 총격전 등의 경쾌한 액션과 풍부한 에피소드들이 가세해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하지만 눈에 거슬리는 치명적 약점도 있다.단순함에 그쳤으면 좋았을 영화에 불순물이 덧씌워졌다.“자니가 카스트로 돈 줄이야.”라는 대사로 도입되는 ‘친미,반쿠바’의 이분법적 메시지는 영화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한다.그저 시원하게 청량제처럼 마시면 될 음료수에 정치적 향료를 섞어 목에 걸린다.당연히 쿠바를 배경으로 한 영화 후반부는 어색하기 짝이 없다.두 버디와 마이애미경찰 마약수사대,연방마약수사국 요원들로 급조한 특공대가 쿠바에 침투해 시드를 구하는 과정은 과장이 심해 억지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 점이 ‘나쁜 녀석들’의 미덕을 해치지는 않는다.골치 아픈 일의 연속인 일상에서 그저 웃다 즐길 만한 영화 한편을 만난 기쁨은 그대로 의미가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
  • [마당] 제대로 된 고전번역이 없다

    1840년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참패하고 나서 중국이 지향한 것은 전통과의 단절을 표방하면서 내세운 근대화였다.그 당시 서양 학문을 전파하고 흡수함에 있어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한 것은 번역사업이었다.이 사업은 경사동문관(京師同文館),강남제조국(江南制造局)의 역서관(譯書館) 등에서 이루어졌다.강남제조국은 1868년부터 1880년까지 10여년 동안 무려 100여 종의 서양 서적을 번역하였는데,주요한 내용은 과학 기술 분야였고,철학 종교 정치 법률 역사 지리 방면의 책도 번역 출간되었다.1860년대 메이지(明治) 이후 일본의 ‘근대화 과정’ 역시 ‘번역의 과정’이었고,선진 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통관절차도 바로 번역이었다.그 결과 수많은 한자어들이 한자의 탄생국인 중국으로 역수출되었고 한국으로도 전파되어 지금도 국어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작업에 비해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1980년대 초 번역의 식민성에서 탈피,우리만의 자생력을 확보하는 바탕에서 출발해야만 주체적인 동양학이 가능하다는 몇몇 학자들의 목소리는아직도 요원하게 들린다.어떤 번역문학가의 말대로 ‘찢어하기 번역’‘대리번역’‘날치기 번역’ 등 무책임한 번역이 난무하는 우리 나라의 번역풍토에서 한국적 정체성을 거론하는 것이 연목구어(緣木求魚)일 수도 있다.심지어 국내 유수의 대학원에서조차 수업 시간에 수업 대체용으로 고전을 번역하고 그것을 교수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하면서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관행이 비일비재한 현실에서 제대로 된 번역본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다. 번역자는 많아도 일급 번역가는 거의 없다는 서글픔은 천수백년 동안 우리 선현들의 학문적 동반자였던 ‘논어’나 ‘맹자’ 등 사서삼경(四書三經) 중에 제대로 된 번역본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누구도 자신있게 추천하지 못하는 참담한 현실로 이어진다.최근에 이르러 번역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학술진흥재단의 고전번역지원 사업이나 과거 대우재단 후원의 번역총서 등 예외적 경우가 있다 해도,철저한 완역에 바탕을 두고 전편 해제와 각주,참고문헌이나 찾아보기 등을 제대로 갖춘 번역본을 얼마나 꼽을수 있을까? 우리는 중국고전번역의 독자적 영역을 구축한 일본과 분석적이고 해체적이며 완전번역의 개념을 구현하고자 하는 구미의 번역작업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중국에 못지않은 한문해독 능력을 보였던 선현들의 위상에 걸맞는 주체적 번역본을 탄생시키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해야 한다. 우선 중국 고전번역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면,사서삼경이나 제자백가서(諸子百家書) 및 25사(史) 등을 비롯한 정격(正格) 고전들의 완역본이 출간되어야 하고,무분별하고 불필요한 중복출판이 지양되어야 하며,기존 번역본을 인정하는 풍토가 전제되어야만 한다. 고전번역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원전 해독력과 문화적 식견 그리고 지적 능력을 두루 갖추어야 가능한 지적 문화사업이기 때문이다.만일 우리의 고전번역이 자생력을 키우지 못하고,원전해독을 소홀히 하고 중국이나 일본,구미 등에서 번역된 것을 재번역하는 작업만 계속하려 든다면,중국고전의 번역본은 존재 자체가 부정될 수밖에 없다. ‘나’ 혹은 ‘우리’라는 주어가 빠진 중국 고전 번역은 동양학의 식민주의만 고착화시킬 뿐이다. 김 원 중 건양대교수 중문과
  • 새달1일 개봉하는 ‘여우계단’ / “여우야 여우야” 피 부른 소원

    ‘1,2편보다는 못하지만 그럭저럭 볼 만(?)하다.’ 새달 1일 개봉하는 ‘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여우계단’(이하 ‘여우계단’,제작 시네2000) 시사회에서 대체적으로 흘러나온,거친 감상이다.‘여우계단’은 두가지 부담을 안고 출발했다.1·2편과의 차별성과,신예 윤재연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것.3편이라는 딱지는 전편들의 후광에 못지않은 짐이었던 것이다. 뚜껑을 열어본 ‘여우계단’은 내용면에서 밀실 안으로 쑤욱 들어갔다.1편은 성적 만능주의 등 우리 교육제도에 대한 비판으로,가장 환한 ‘광장’에 서 있었다. 학교풍경과 함께 동성애 등 민감한 사안을 살짝 건드린 2편에서 사적 담론으로 돌아갈 것을 예고했다면,3편은 질투와 시기라는 솔직한 내면세계로 확대경을 들이댔다. 작품의 배경은 예술고교.교내 기숙사로 가는 길에 28개의 계단이 있는데,“여우야 여우야 내 소원을 들어줘…”라고 소원을 빌면서 올라가면 29번째 계단이 보이면서 소원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영화는 어둠 속에서 “여우야…”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함축한 이 내레이션은 고비마다 등장한다. ●첫번째 소원=우정 꿈 많고 말 많은 여고시절이니 너나없이 소원을 빌겠지만,작품을 이끄는 주요 소원은 세가지다.발레반인 소희(박한별)와 진성(송지효)은 단짝.미모와 재능을 겸비한 모차르트형인 소희는 친구들에게 ‘인기 짱’이다.그의 소원은 우정.“영원히 진성이 곁에 남게 해달라.”고 빌 정도로 진성에 대한 감정이 남다르다. ●두번째 소원=질투 반면 노력파인 진성은 늘 소희에게 밀린다.진성의 ‘2등 콤플렉스’는 질투와 시기로 변하고,1명밖에 나갈 수 없는 콩쿠르를 앞두고 “나갈 수 있게 해달라.”는 무리한 소원을 낳는다.하지만 여우계단은 그의 손을 들어준다.그와 실랑이하던 소희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입원하면서 진성은 티켓을 거머쥔다.이를 비관한 소희는 투신자살한다. ●세번째 소원=복수 세번째 주인공은 ‘뚱녀’로 불리는 미술반 혜주.그는 소희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모두 간직할 정도로 ‘소희 마니아’다.최고에 대한 동경은 병적일 정도의 집착으로 변질하고,소희가 죽은 뒤엔 “소희가 내 곁에 있게 해줘.”라고 기도한다.소희의 원혼이 그에게 씌면서 피를 부르는 복수가 시작된다. ‘여우계단’의 높이를 제일 숨가빠했던 사람은 윤재연 감독.전반부의 구성은 다소 느슨해 지루하지만,갈수록 밀도를 높여갔다.음산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조소실·지하작업실·기숙사 등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나,조소실에서 도망가는 진성의 발목을 잡는 소희의 원혼,계단에 묻혀 있다 살아 움직이는 원혼 등 곳곳에 배치한 ‘공포 장치’에 감독의 세심한 신경이 살아 있다. 소희의 원혼이 씐 혜주와,진성 소희 등 주요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가 모두 신인답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이종수기자 vi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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