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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기고] 독도 외교, 건설적 지혜가 필요한 때/이종국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기고] 독도 외교, 건설적 지혜가 필요한 때/이종국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동아시아 질서가 새롭게 변화하고 있지만 일본은 그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최근 2012년판 ‘외교청서’를 통해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는 주장을 한층 강화해 기술했다. 또 현재 모나코에서 열리는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도 ‘동해’를 함께 적자는 우리 쪽의 설득력 있는 제안을 거부한 채 기존의 ‘일본해’ 단독표기를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주장은 한·일 협력을 바탕으로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 가려는 우리 국민에게 많은 실망감을 주었고, 신뢰관계를 약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탈냉전 이후 글로벌 차원의 경제적 변화와 함께 동아시아 지역도 경제발전과 인적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일본에서는 경제력을 배경으로 내셔널리즘이 부활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동북아시아 경제 발전과 함께 지역협력이 잘 이루어지리라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동북아시아의 협력이 잘 진행되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일본의 역사인식과 영유권 주장이 동북아시아의 협력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일 외교청서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IHO 총회에서의 ‘일본해’ 단독표기 고수는 일련의 동북아시아의 화해 노력에 어긋나는 것이다. 일본 외교의 목표는 미·일동맹을 기초로 동아시아 외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전통적 외교방식으로는 많은 한계에 직면할 것이다. 최근 일본이 전개하고 있는 역사 교과서와 영토 관련 정책을 보면 취약점을 잘 알 수 있다. 먼저, 일본 민주당 정부의 외교 노력에 일관성이 없다. 민주당은 선거공약에서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통해 동아시아의 장기적인 변화에 맞춰 지역질서를 형성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등장하면서 일본의 외교전략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민주당은 영토문제에서 과거 자민당보다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는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한·일 양국은 1998년 한·일 파트너십을 선언하면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역사인식 문제는 일본 정치권의 지도력 부족으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일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먼저, 일본은 동아시아 국가들에 일본의 이미지를 정확하게 전달하여야 한다. 전후 일본은 평화국가 혹은 경제대국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여 군국주의 국가라는 부정적 이미지는 어느 정도 완화됐다. 그러나 최근 일본사회의 보수화 경향으로 전후 일본의 정체성이 흔들리면서 국가주의 성향이 강해지고 있어 문제다. 다음으로, 정부 간 ‘합의’를 강조하면서 전후 청산이 완결되었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피해국 사회에서는 아직도 미해결 상황이라고 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본은 동북아시아와 진정한 역사외교 정책을 전개해야 한다. 동아시아 국가들과 인식을 공유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한·일 양국 간의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역사 화해 외교를 적극적으로 전개하여야 할 것이다. 지난 3월 말의 일본교과서 검정결과 발표에 이어 최근 벌어진 일본 외교청서 및 IHO 총회에서의 동해 및 일본해 병기문제로 야기된 한·일 간의 첨예한 쟁점은 더욱더 일본외교의 진정성을 생각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 4만5000명이 함께 부르는 아리랑

    4만5000명이 함께 부르는 아리랑

    오는 6월 2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 4만 5000명이 한목소리로 부르는 아리랑이 울려 퍼진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지난해 처음 열었던 ‘천지진동 페스티벌’의 두 번째 행사로 ‘아리랑 아리리요 페스티발’을 연다. 지난해 10월에 첫선을 보인 ‘천지진동 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하늘과 땅을 움직이는’ 축제다. 첫회는 고양시에서 전통 타악 연주자 2011명을 한자리에 모아 만든 초대형 풍물마당이었다. 이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 사물놀이로, 한국기록원의 인정을 받았다. 올해는 또 하나의 애국가이자 마음을 울리는 노래인 ‘아리랑’을 주제로 잡았다. 조재현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은 “아리랑은 화합과 소통을 이룰 수 있는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중국이 아리랑을 자국의 것인 양 세계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고 한다. 우리의 것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과 절박함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목표 오후 7시부터 시작하는 행사는 ‘희로애락’, 총 4부로 꾸민다. ‘희’에서는 기쁨을 기원하는 정선아리랑과 홀로아리랑, 강원도아리랑 등을 부르고, ‘로’에서는 우리 삶의 모든 슬픔을 품은 상주아리랑과 상여소리 등을 담는다. ‘애’는 화합과 소통의 아리랑이다. 구아리랑과 해주아리랑, 진도아리랑으로 구성했다. 마지막 ‘락’은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아리랑을 부르며 거대한 판놀음으로 진행한다. 이날 행사에는 1200여명으로 구성된 풍물단과 1000여명이 소속된 연합 합창단, 군악대와 경기도립국악단 및 무용단 소속 연주자 350여명이 참여한다. 운동장과 관람석의 구분을 없애 4만 5000여명에 이르는 관객들도 자유롭게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이번 축제를 계기로 아리랑을 세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는 것을 추진하는 한편, 아리랑 전수자를 무형문화재로 인정하는 관련법 개정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공연무대·관람석 구분 없애 이를 위해 이번 행사에 홍보기획감독으로 참여하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이날 축제 전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 오는 7~8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아리랑 2차 광고를 진행한다. 한편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아리랑 지킴이 군단을 선발한다. 이미 박정자, 손숙(이상 연극인), 임권택, 김동호, 안성기(이상 영화인), 황병기, 안숙선(이상 국악인), 김동규, 이병우, 이승철, 윤도현(이상 음악인), 배우 차인표, 야구선수 박찬호 등 각계 인사가 지킴이로 참여해, 전규환 영화감독이 연출한 홍보 영상을 만들었다. 지킴이 신청은 아리랑코리아(www.arirangkorea.co.kr)에서 할 수 있다. (031)289-6424.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5월…축제의 서울, 신선하거나 독특하거나

    5월…축제의 서울, 신선하거나 독특하거나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는 풍성한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서울시는 다음 달 2일부터 광화문 문화마당에서 ‘2012년 광화문 문화마당’을, 5~6일 이틀간 서울광장에서 ‘2012 지구촌 나눔한마당’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광화문 문화마당에서는 다음 달 2일 시작해 오는 10월 9일까지 140여회의 다양한 공연과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공연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주중 오후 6시 30분, 주말 오후 4시에 시작된다. 낮에는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특설무대를 신진 예술이나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개방해 광화문을 문화예술의 향기가 흐르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특히 어린이날인 5일부터 6일까지 4차례에 걸쳐 어린이날 특별 야외공연인 ‘눈높이 축제’가 개최된다. 5일 오후 2·4시에는 각각 버블·매직쇼와 피에로 극단의 공연이 열리고, 6일 오후 2·4시에는 버블·매직쇼와 동화가 꽃피는 나무 공연이 열린다. 자세한 일정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sejongpac.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시는 5·6일 서울광장과 무교로 일대에서 글로벌 축제 ‘2012년 지구촌나눔한마당’을 개최한다. 올해로 17회를 맞는 이 행사는 주한 공관 59개국이 참가하는 서울시 최대 규모의 글로벌 축제다. 행사장에는 50개국의 전통 공예품을 전시하는 세계풍물전과 53개국 전통요리를 현장에서 맛볼 수 있는 세계음식전, 세계 30개국 의상을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세계 의상 체험전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마련된다. 무교동 거리에 가설된 뮤직카페에서도 해외 초청공연단의 공연과 7개 국내 외국인 전통공연팀 공연이 이틀 내내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펼쳐진다. 권혁소 시 경제진흥실장은 “지난해 열린 글로벌 축제에 관광객 30만여명이 다녀갔고, 이 가운데 10만명이 외국인들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시민들이 도심 속에서 생생한 지구촌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씨줄날줄] 전업주부 논쟁/최광숙 논설위원

    ‘순종적인 아내’(Stepford wife)와 ‘일하는 엄마’(Working mom)의 대결. 지난 2008년 미국 대선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의 부인 신디는 완벽한 가정 주부로,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 부인 미셸은 일하는 엄마의 이미지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 과정에서 미셸은 말실수를 하긴 했지만 유권자로부터 더 많은 호감도를 얻어냈다. 미국 대선 때면 대선 후보뿐 아니라 예비 퍼스트 레이디를 놓고도 비교 분석하는 기사가 많이 나온다. 대체로 공화당 후보 부인들의 경우 부시가의 여인들인 바버라·로라 부시를 비롯해 신디처럼 전업주부가 많다. 부유한 남편이나 아버지를 둔 덕분에 굳이 일하지 않아도 됐다. 반면 민주당 후보 부인들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와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처럼 일하는 여성들이 꽤 있다. 최근 민주당의 여성 전략가 힐러리 로젠이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부인 앤 롬니가 “평생 단 하루도 일을 해 본 적이 없다.”면서 “이 나라 대다수 여성들이 직면하는 경제 문제를 겪어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앤은 트위터까지 개설해 “어머니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금전적으로 힘들지 않았지만 다섯 아들을 키우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고 응수했다. 1992년 대선에서 클린턴 후보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이 “나도 전업주부로 집에서 쿠키를 굽고 차를 마실 수 있다.”고 말해 전업주부 비하 논란을 겪은 것처럼, 이번에도 로젠의 발언 파장은 컸다. 백악관 등 민주당 내에서조차 비난에 직면하자 결국 로젠은 공식 사과했다. 남성적 관점이나 가정과 직장에서 힘겹게 일하는 슈퍼맘 입장에서는 전업주부를 남편과 자녀들 뒷바라지나 하는 것으로 평가절하할 수 있다. 하지만 점차 주부를 가정의 최고 경영자 등 전문직종으로 보자는 의견이 대세다. 얼마 전 주부 노동의 가치를 환산해 연봉을 계산한 통계가 나온 적이 있다. 삼성증권은 국내 법원 판결내용과 통계청 등의 자료를 분석해 일당 6만 5000원으로 연봉 2500만원을, CJ 홈쇼핑은 3400만원을 책정했다. 미국의 경우 어머니라는 직업을 가정부·보육교사·요리사·운전기사·심리상담사 등 10개 직업을 합친 것으로 보고 약 1억 3000만원의 연봉으로 매겼다. 우리 대학생들의 70.2%가 ‘남성 전업주부에 대해 긍적적’이라는 설문조사가 있다. 전통적인 남성관이 허물어지는 추세다. 이제 누가 가정에서 일하는가는 논쟁거리가 아니다. 선택의 문제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디스크 변성증과 디스크 성형술

    [Weekly Health Issue] 디스크 변성증과 디스크 성형술

    디스크도 노화한다. 나쁜 습관에 길들여져 있는 데다 운동조차 못 하는 현대인은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디스크 노화’를 간과한다. 진행이 더디고, 증상도 장기간에 걸쳐 악화되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병증이 만성화되면 치료와 관리가 쉽지 않다. 흔한 질환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디스크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 등으로 오인해 엉뚱한 치료를 받는 사례도 없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런 디스크변성증과 내시경 디스크성형술에 대해 청담 우리들병원 척추치료센터 장원석 부원장으로부터 듣는다. ●디스크변성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디스크변성증이란 디스크의 모양은 그대로이지만 노화 등으로 디스크의 성질이 변한 것이다. 이 경우 충격을 흡수해야 할 디스크가 딱딱해지거나 찌그러들어 제 기능을 못하면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질환의 진행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 달라 디스크의 수핵과 섬유륜이 약해진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압력을 받거나 갑자기 충격이 가해지면 디스크는 여러 변화를 겪게 되는데, 특히 수분과 탄력을 잃어버린 디스크는 닳아버린 타이어나 바람이 빠진 튜브처럼 척추뼈 사이에서 원래의 쿠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이 경우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으면 디스크가 까맣게 보이고, 위·아래 척추 간격이 좁아져 디스크의 높이가 낮아져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디스크변성증은 왜 생기나 인체의 모든 기관은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변화를 겪게 된다. 디스크도 예외가 아니어서 나이가 들어가면 수핵의 수분이 줄면서 딱딱해지고, 높이도 낮아지게 된다. 이처럼 수분이 빠져나간 디스크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딱딱해져 주변 연골까지 변성을 일으키게 한다. ●증상은 무엇인가 디스크변성증은 ‘디스크탈출증’과는 다른 질환이다. 디스크탈출증은 젤리 형태의 수핵이 이를 둘러싼 섬유테 밖으로 밀려나면서 신경을 누르는 질환으로, 다리 쪽으로 뻗치는 방사통이 특징이다. 이에 비해 디스크변성증은 디스크의 형태는 그대로이면서 딱딱하게, 또는 찌그러지는 등 성질이 변해 충격을 흡수하는 본래의 기능을 못하게 되는 질환이다. 이 경우 주로 척추 중심부 통증 즉, 요통·경추통·두통·등배부통 등이 나타난다. 자가진단도 가능하다.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기가 힘들어 안절부절못하며, 무거운 물건을 들지 않으려 한다. 또 앉았다 일어서면 뻐근함이 느껴지면서 허리가 잘 펴지지 않으며, 격렬한 운동이나 일을 한 다음 날 요통이 심해지고, 통증이 나타나면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디스크변성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치료 방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근본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척추융합술, 인공디스크 치환술 같은 전통적 수술을 거쳐 지금은 고주파 열치료나 내시경 디스크성형술 같은 최소침습적 시술로 발전했다. ●이런 치료법의 장단점도 함께 짚어 달라 고주파 열치료술은 특수 바늘을 이용해 병변 부위에 고주파열을 가하는 치료법으로,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시술도 간단하지만 일관된 치료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게 문제다. 특히 시술할 때 의사가 디스크 내부의 병변 부위를 관찰할 수 없어 열이 정확이 전달되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으며, 따라서 통증 신경을 차단하고 손상된 섬유륜을 강화하는 정도의 처치만 가능하다. 인공디스크 치환술은 변성이 심한 디스크가 원래의 기능을 못할 때 적용하는 방법으로, 전신마취 후 4∼5㎝ 정도 복부를 절개해 문제의 디스크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디스크를 넣는 방식이다. 척추의 운동성은 상당 부분 회복되지만 합병증이나 후유증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내시경 디스크성형술은 어떤가 디스크성형술은 지름 2.5㎜ 정도의 매우 가는 내시경관을 피부로 삽입해 병변 부위를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최신 시술법이다. 피부나 근육 손상을 최소화하며, 척추를 훼손하지 않아 그만큼 부작용이나 후유증 부담도 적다. 시술 전에 MRI검사와 디스크조영술을 통해 정확한 병소와 상태를 확인하며, 국소마취를 하기 때문에 의사는 환자와 대화를 하며 시술을 진행한다. 내부 조직이나 복잡하게 얽힌 척추신경 및 신경절을 손상시키지 않고 정확히 병소에 접근하기 위해 영상증폭기와 디스크조영술을 통해 내부 경로를 거듭 확인한 뒤 2.5㎜ 정도로 미세한 굵기의 내시경관을 삽입한다. 이때부터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내시경이 포착한 화면을 확인하면서 손상된 후방 섬유륜의 병변 부위에 접근, 레이저로 성형작업을 진행한다. 찢어진 섬유륜을 뚫고 밀려나온 육아조직이나 탈출된 디스크를 수축 기화시키고, 손상된 섬유륜을 튼튼하게 응고시키면 치료가 마무리된다. ●디스크성형술의 특성을 설명해 달라 미세하고 유연한 내시경관을 삽입하기 때문에 환자가 거의 통증을 느끼지 못하며, 디스크를 잘라내지 않고 건강한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기 때문에 시술 후에도 활동이나 운동에 특별한 제약이 없다. 또 내시경을 통해 통증을 유발하는 육아조직과 디스크가 완전하게 성형됐는지도 시술 중에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시술 시간은 평균 45분이 걸려 당일 퇴원이 가능하며, 시술 성공률도 80%대로 높은 편이다. ●디스크변성증은 어떻게 예방하면 되나 디스크변성증을 예방하려면 바른 자세와 규칙적인 운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척추 디스크와 근육·인대·관절의 부담을 덜고 척추가 유연하게 움직이도록 바른 자세를 길들이며, 걷기 등 척추에 충격을 주지 않고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권장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총선 권역별 정책 분석] (3·끝) 영남권

    [총선 권역별 정책 분석] (3·끝) 영남권

    대구·경북(TK)권은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낙후된 지역경제 탓에 여당 정서가 점차 옅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새누리당은 정권 재창출이라는 목표 아래 지역발전 인프라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반면 민주통합당은 이명박 정권 심판을 기치로 서민 복지를 위주로 한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대구·경북 새누리 “인프라 구축” 텃밭 수호… 민주 “서민복지” 틈새 공략 새누리당이 제시한 공약들은 ‘재탕 및 삼탕 공약’이 대부분이다. 그 내용을 보면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오는 6월부터 분양에 들어가고, 군공항 이전 문제도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차세대 SW융합산업클러스터 조성과 대구권 녹색전철망 구축도 이미 추진 중이다. 경북성장 연계기반 SOC 구축은 이미 건설 중이고, 경북첨단과학벨트 조성은 지난해 1조 5000억원 상당의 예산으로 용역조사까지 마쳤다. 차세대 부품·신소재사업은 경산시와 구미시를 중점으로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했다. 이렇듯 새누리당에서 내놓은 공약의 상당수가 이미 예산 배정까지 끝난 상태이므로 재원 조달이 원활하고 현실적이며 그 실현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대구 공약에 있어서 새누리당은 SOC 사업에 대한 경제성장 기초공약이 보이지 않고 경북 지역에 대해서도 주민이 바라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구체적인 공약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새누리당이 제시한 공약들은 지역 산업과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측면, 형평성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지역적 요구에 부합하려고 하는 소통의 의지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반면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권은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는 빗장을 걸면서 서민복지 중심의 공약들을 내놓아 대비를 이루고 있다. 또한 여당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고 있는 청년층 일자리, 소상공인 보호, 무상급식에 맞춰 팔공산과 두류공원에 대한 장기 플랜도 제시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의 대구지역 공약 중 학교폭력 없는 도시 만들기, 군사공항(K2),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은 새누리당의 공약과 겹친다. 이는 양당 모두 지역의 민심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경북 지역에 대해서는 지속가능한 정책들을 발굴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공약 중 그린에너지와 녹색산업, 기술개발과 산업육성지원 등은 역시 진행 중이거나 다른 정당과 겹친다. 민주당이 제시한 공약 중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과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등 공연 중심 문화도시에 대한 지원과 문화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구시 사업 적극 지원 등은 서울과 부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에 대한 갈증이 있는 대구시민들의 요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학교 폭력 문제 없는 대구’라는 공약은 현 정부 비판에만 치중하고 있는 느낌이다. 활력 있는 농촌 건설을 위한 지원, 지속가능한 울릉도·독도만들기 등은 지역주민들의 소통과 지역 형평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민주당에서 강조하는 서민경제 및 서민복지라는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민주당은 제시한 공약들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마련, 조세부담 수준 등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공약의 구체성, 지속가능성 면에서는 새누리당보다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새누리당은 지역기반이 확고한 장점을 들어 모험을 회피하는 현실 안주적 내지는 정책대결을 피하는 소극적인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는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공약의 실현 가능성보다는 장래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송건섭 교수·황성수 교수 ■부산·울산·경남 ”동서균형발전” 한목소리… 재원방안 ‘모호’ 부산·울산·경남 지역 공약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모두 지역 내 동서균형발전, 서부산권 개발을 앞세웠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신공항·신항만 간 철도 연계 및 배후지역 개발’이 이에 해당한다. 해양수산부 부활, 북항 재개발사업 확대도 마찬가지다. 지역경제·개발 분야 공약들은 지역 시민과의 소통 면에서 무난한 점수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예산 추산 최소 6조~7조원에 이르는 재원 마련과 함께 지역 갈등이 지속돼 온 TK(대구·경북)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한 대안이 없다. 신항만 배후지 개발과 관련된 세부공약인 새누리당의 ‘동북아 복합물류 및 국제 환승센터 구축’, 민주당의 ‘유라시아 관문 복합 터미널 건립’은 이미 부산시에서 추진 중이거나 계획 중인 사업으로 참신성 없는 정책이다. 울산 지역에서 새누리당은 신산업육성, 지역경제 분야에 역점을 두며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야권 단일후보를 낸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노동·중소기업인·상인 보호, 환경 분야에 중점을 뒀다. 특히 새누리당은 광역교통 인프라 등 광역경제권 활성화 공약을, 야권은 기존 원전정책의 전면적 전환을 내세웠지만 현실적으로 동남광역 경제권 추진에서 울산시의 참여도가 가장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경남에선 ‘마산·창원·진해 통합 추진에 따른 인센티브 부여’ 등 지난해 추진된 행정구역 통합의 후유증이 적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적 보완책 마련에 치중하고 있다. 그러나 재원 조달 계획이 모호하다. 반면에 민주당은 행정구역 통합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행정구역 통합 재검토’ 공약에서 통합으로 인한 교부세 불이익, 통합청사 갈등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통합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3개시 환원을 주장하고 있어 총선에서 쟁점화가 예상된다. 등록금 및 일자리 창출 분야에선 새누리당이 ‘부산지역 대학생에 대한 학자금 지원(30~50%)’ 공약을, 민주당 역시 ‘우수학생 2000명을 선발해 등록금과 주거비까지 지원’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재원 확보, 타 지역과의 형평성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공약이 될지 의문스럽다. 사회복지 분야에선 정당별로 차별성이 드러난다. 새누리당은 노인·기초생활·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복지’에 방점을 찍었다. 민주통합당은 ‘생애주기형 보편적 복지’를 강조하고 있다. 환경 분야에선 양당 모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해 지역 주민의 우려가 높아진 고리 원전 공약을 내세웠다. 새누리당은 원전 1호기 안전성?담보?후?가동을, 민주당은 원전 1호기 폐쇄를 제시했다. 각 당 별로 원전정책의 포기가 아닌 정책 지속성, 기존 원전정책의 전면 폐지가 전제다. 낙동강 유역 개발 문제 역시 양당 모두 생태관광지 조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으나 상징적 구호 차원에 머물고 있다고 판단된다. 새누리당은 대부분의 공약이 재원만 제시되고 있을 뿐 재원조달 계획이 아예 제시되지 않은 한계를 노출했다. 민주당도 대부분의 공약에서 사업별 소요예산은 제시되고 있으나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균형발전특별회계의 부활, 지역 지원 자금 확대, 국비·지방세 비율 조정, 국내외 민간 사업자 참여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향후 재원확충 방향만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국책사업과 지역현안 사업 간 구분도 모호하다. 새누리당은 사업별 우선순위 결정요인이나 기준이 모호해 그저 다양한 공약을 백화점 식으로 나열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민주당은 공약 이행에 13조 3000억~16조 3000억원이 소요된다고 밝혔지만 국비 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차기 정권이 중앙당 차원에서 공약 인수를 꺼릴 경우 헛공약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박재욱 교수
  • 소리친다고 침묵한다고 민주주의가 옵니까 !

    소리친다고 침묵한다고 민주주의가 옵니까 !

    황제 법학자, 나치즘을 옹호한 극우 법학자라 불리는 카를 슈미트(1888~1985)를 ‘급진 정치사상가’로 되불러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몇 해 전 “예외상태에 대해 결정하는 사람이 주권자다”라는 명제로 상징되는 슈미트 결단주의 사상의 핵심 ‘정치신학’(그린비 펴냄)이 나온 데 이어 ‘현대 의회주의의 정신사적 상황’(카를 슈미트 지음, 나종석 옮김, 길 펴냄)이 번역되어 나왔다. 원본은 1923년 출간됐다. 경제사에 대해 언급하는 많은 책들이 이 시기를 경이롭게 다룬다. 1차세계대전 패배 이후 살인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독일이 신음하던 시기라서다. 물가가 어찌나 팍팍 오르는지 시장에서 빵 하나 사는데 수백억 마르크를 들고 가야 하고, 어찌나 잽싸게 오르는지 맥주집에 들어가 가격을 확인하고 맥주 한 잔 마시고 나오는데 이미 인상된 가격표가 새로 붙어 있더라는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전해 내려오는 때다. 슈미트가 절망한 것은 어려운 상황 때문이 아니다. 이겨낼 수 있다는 전망이 보이지 않아서다. 이 험악한 상황 속에서도 독일 의회는 오직 공개적 토론에 의한 합의라는, 공허한 자유주의적 이상에 매달려 있어서다. 슈미트는 자유로운 토론을 아무런 결론으로,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영원한 대화”라 부르며 비웃는다. 의회에서의 자유로운 토론은 정치적 낭만주의, 무기력한 나르시시즘쯤으로 여긴다. 해서 슈미트는 책 초반부에서 당대 의회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 지금 읽어봐도 간담이 서늘할 정도다. “모든 공적인 업무가 정당과 그 추종자의 강탈과 타협의 대상으로 변질되고, 정치는 엘리트가 하는 일이라고 하기에 너무나 거리가 멀고 상당히 비천한 계층의 사람들이 하는 꽤 천한 일이 되었다는 상황을 의회주의가 이미 초래했다.” “오늘날 인간의 운명이 걸려 있는 커다란 정치적 경제적 결정은 더 이상 공개 연설과 반대 연설을 통해 확보된 상이한 의견들의 균형의 결과도 아니고 의회에서의 토론의 결과도 아니다.” “정당이나 정당연합의 소위원회와 최소인원에 의한 위원회가 폐쇄된 방 뒤에서 은밀히 결정을 내리고, 대자본가 이익단체의 대표자들이 최소인원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처리하는 것은 수백만명의 일상생활과 운명에 대해 아마 정치적 결정보다 훨씬 중요할 것이다.” “마침내 사회주의자가 아닌 사람들도 신문과 정당과 자본 사이의 결합을 인식하게 되었고, 정치는 단지 경제적 실제의 그림자로서만 취급하게 됐다.” 그렇다고 이 책 자체에서는 나중에 드러나게 될 나치즘에 대한 지지의 징후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자유주의적 의회를 비판한 초반부에 이어 볼셰비즘과 파시즘을 차례로 검토하는데, 오히려 파시즘을 더 가혹하게 비판한다. 슈미트는 볼셰비즘이나 파시즘 같은 어처구니없는 대안들이 활개 치도록 내버려둘 것이냐, 한가하게 토론이나 하자고 말할 때냐고 되묻는 쪽에 가깝다. 슈미트는 이후 영원한 대화에 빠져 있는 의회 대신 강력하고 권위적인 대통령제를 지지하게 된다. 그 대통령직을 총통으로 바꿔 낼름 차지한 것이 히틀러였다. 이는 바이마르공화국 헌법 기초작업에 참여한 막스 베버(1864~1920)와도 비교해 봄 직하다. 베버 역시 독일정치의 혼란상을 겪으면서 1919년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통해 카리스마적 지도자와 그 지도자를 따르는 머신(강한 결속력을 가진 당파적 추종자들)을 대안으로 내걸었다. 만약 베버가 조금 더 오래 살았더라면 히틀러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했을까. 슈미트와 같았을까, 달랐을까. 슈미트를 두고 “베버 전통을 계승한 사회철학자”라는 평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번 곱씹어 볼 문제다. 슈미트는 원래 보수주의의 대부로 꼽힌다. 나치즘에 복무한 이력 때문이다. 박정희 정권의 유신헌법에 참여한 헌법학자 한태연·갈봉근이 슈미트주의자로 꼽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치적인 것’(the political)을 화두로 붙잡은 급진좌파 사상가들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의회에 대한 그의 강력한 비판은 정기적으로 선거해서 지도자 뽑고 있으니 우리도 어쨌든 민주주의를 하고 있는 거 아니냐는 나르시시즘을 깨부수어 주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우리와 동떨어진 얘기가 아니다. ‘여의도식 정치에 대한 환멸’을 내세운 권위주의적 대통령을 겪고 있어서다. 묘하게도 결과는 역설적이다. 정치를 혐오하는 국민들이 정치에 거리두는 대통령을 뽑았음에도 정치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버렸다. 말 그대로 ‘정치적인 것의 귀환’이다. 2만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남성만의 고민’ 전립선비대증

    [Weekly Health Issue] ‘남성만의 고민’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이 문제다. 커서 좋을 게 없는데도 자꾸 커진다. 전립선비대증이다.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의 일부지만 결과는 여간 심각하지 않다. 문제는 소변을 볼 때 나타난다. 한마디로 시원찮다. 요도가 압박을 받아 오줌이 쨀쨀거리는가 하면 시원하게 배뇨를 못해 자주 소변욕을 느끼기도 한다. 심하면 방광의 오줌길이 막혀 아예 소변을 못 볼 수도 있다. 점차 삶의 질이 망가지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전립선을 잊고 나이 탓만 한다. 이런 전립선비대증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비뇨기과 이형래 교수로부터 듣는다. ●전립선비대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정자의 생존에 필요한 전립선액을 만드는 등 남성의 생식능력 유지에 필수적인 전립선은 방광 질하부에서 방광에 고인 소변이 배출되는 요도의 일부를 마치 도넛처럼 둘러싸고 있다. 이런 전립선은 젊을 때는 크기가 정상이다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커진다. 임상적으로는 전립선세포의 증식으로 전립선이 커지면서 방광 출구를 막아서 폐색을 유발하거나 빈뇨·잔뇨감 등 배뇨 관련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전립선비대증이라 한다.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유병률은 환자의 나이에 비례한다. 보통은 40대부터 비대가 시작돼 50대는 50%, 60대는 60%, 80세 이후에는 80%의 남성에게서 조직학적으로 전립선비대증 소견이 있을 만큼 흔하다. 외국도 비슷해 미국에서는 1년에 800만명이 1∼2차적으로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아 병원을 찾고 있으며, 여기에 드는 직접 의료비가 연간 1조 2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빠른 노령화와 삶의 질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최근 전립선비대증이 중요한 의료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구체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노화와 남성호르몬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비만 관련성도 제시되고 있지만, 정확한 발생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증상을 상세히 설명해 달라 증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커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해 생기는 증상과 방광을 압박해 나타나는 증상이 그것이다. 이 중 커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할 경우 요도가 좁아져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소변을 볼 때도 한동안 힘을 줘야 나오거나, 소변 줄기가 끊어졌다 이어지는 등의 증상이 흔히 나타난다. 이와 달리 방광이 압박을 받으면 소변을 자주 보거나, 잠을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 깨기도 한다. 또 소변을 참지 못하는 절박뇨가 나타나거나 소변을 본 뒤에도 오줌이 남아있는 느낌이 들기도 하며, 드물게는 소변에 피가 섞여나올 수도 있다. ●검진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먼저, ‘국제 전립선증상 자가진단표’(IPSS)를 근거로 환자의 주관적인 배뇨증상을 점수로 환산해 상태를 파악할 수 있으며, 치료 전후의 점수를 비교하면 치료 성과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 배뇨일지를 작성해 환자의 소변 빈도와 소변량 등 배뇨습관을 파악해 교정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전립선의 크기와 염증 여부, 전립선암 동반 여부 등을 검사하기 위해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을 만져보는 직장수지검사, 경직장초음파검사 등을 시행하며, 피검사로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측정하기도 한다. 또 환자의 요도폐색 여부와 배뇨 기능을 측정하는 요속검사, 실제로 소변을 본 뒤 방광에 얼마나 소변이 남았는지를 확인하는 잔뇨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아울러 소변검사를 통해 요로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채혈검사로 신장기능 등을 평가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요역동학적검사나 방광내시경 검사를 할 수도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증상이 경미할 때는 수술 대신 정기적으로 양상을 관찰하는 대기요법이나 약물치료를 적용한다.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은 좁아진 요도와 방광의 목을 열어 배뇨가 수월하도록 하는 알파차단제나 전립선 크기를 줄여주는 5알파 환원효소억제제 등을 쓰는 게 일반적이다. 환자의 방광 자극이 심할 때는 여기에 항콜린제를 추가하기도 한다. 약물치료에 실패하거나, 갑자기 소변을 못 보는 요폐색·요로결석이 동반된 경우, 또 전립선 비대로 인한 혈뇨나 요로감염이 반복될 때는 커져 있는 전립선을 절제하거나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로는 요도내시경을 이용한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이나 하복부를 절개하는 전립선절제술 등 전통적 수술 외에 레이저나 열치료 등 최소침습적인 수술도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커진 전립선 조직을 수술로 도려내는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이지만 최근에는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기화술이나 홀뮴레이저 전립선적출술 등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진단 자체가 어렵지는 않지만 증상과 심한 정도가 다양해 일률적으로 치료법을 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여러 고려사항을 종합해 환자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치료법의 장점과 문제점도 짚어달라 최근 들어 좋은 약제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약물은 투약을 중단하면 증상이 재발될 수 있고, 약물의 상호작용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고령자의 경우 수술에 필요한 마취나 수술 자체에 대한 부담이 없지 않으나 이는 수술 전 평가를 통해 최소화할 수 있으며, 이런 부담을 최소화한 수술법도 있어 이전보다는 훨씬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환자와 의사가 충분히 소통해 최선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치료를 기피하는데 흔히 전립선비대증을 노화현상이라며 치료를 회피하지만 전립선비대에 따른 배뇨장애가 심각하게 삶의 질을 해치며, 초기에 대처하면 치료도 어렵지 않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치료받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일부에서는 건강보조식품으로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지만 이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쳐 어려운 치료 과정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 만큼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법을 찾을 것을 권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지금&여기] 또 만화에 자기 검열의 족쇄를 채울건가/홍지민 온라인뉴스부 기자

    [지금&여기] 또 만화에 자기 검열의 족쇄를 채울건가/홍지민 온라인뉴스부 기자

    요즘 국내 만화계는 격앙된 상태다. 1997년 ‘천국의 신화’ 음란물 시비를 촉발시키며 만화산업 전반을 위축시킨 청소년보호법 사태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달 초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네이버, 다음 등 웹툰을 연재하는 포털 사이트에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 관련 사전통지 공문을 보냈다. 네이버 웹툰 13개를 비롯해 다음 5개, 야후 3개, 파란 2개가 대상에 포함됐다. 너무 폭력적이어서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유다. 이는 지난해 말 대구 중학생 자살 등 학교 폭력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야후의 ‘열혈초등학교’가 논란이 되는 등 화살이 웹툰과 게임에 돌려진 탓이 크다. 방통심의위의 문제작 리스트에는 지난해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던 정연식 작가의 ‘더 파이브’, 2011년 오늘의 우리만화 수상작인 꼬마비·노마비 작가의 ‘살인자ㅇ난감’도 포함됐다. 신선한 연출로 해외에서 화제를 모았던 호랑 작가의 ‘옥수역 귀신’과 ‘봉천동 귀신’, 영화로 만들어지는 이종규·이윤균 작가의 ‘전설의 주먹’도 도마에 올랐다. 만화계는 특히 작가와 업계 스스로 19세 미만은 볼 수 없도록 성인 인증 절차 시스템을 마련해 놓은 작품들도 유해매체물 대상에 올려놓은 것에 대해 분노를 느끼고 있다. 자율 규제 노력이 무시당했다는 판단에서다. 방통심의위는 이르면 이달 중 해당 웹툰의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유해매체물로 지정되면 ‘19금’ 딱지를 달아야 하고 성인인증 절차 없이는 접근할 수 없다. 이러한 심의가 보편화되면 작가 스스로 자기 검열의 족쇄를 채울 수밖에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창작력 위축이 불보듯 뻔하다. 수많은 작품이 드라마로, 영화로 만들어지며 우리 시대 최고의 만화가로 꼽히는 허영만 작가는 과거 정부 검열 시대가 끝난 뒤에도 몇년 동안 자기 검열의 속박에서 허우적댔다고 토로한 바 있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 역량을 키워 왔던 우리 만화는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청소년에 해악을 끼치는 매체로 손가락질당하고 있다. 우리 만화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두 얼굴이다. 날개를 펼치려는 창작자들에게 자기검열이란 족쇄를 다시 채워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다. icarus@seoul.co.kr
  • K팝 줄서기 열풍 0.2%의 환호일뿐… 중장년층 유인할 공연·문학 알려야

    K팝 줄서기 열풍 0.2%의 환호일뿐… 중장년층 유인할 공연·문학 알려야

    “K팝을 선두로 공연, 미술, 문학 등 한국 문화를 흡수시키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한류 소비를 지속시키려면 한류 노출 시점을 5~10세로 앞당겨야 한다.”, “미 주요 언론에 ‘소녀시대’가 등장한 것은 주류 사회의 관심 표출이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소집으로 2월 말 잠시 한국에 들어온 재외 문화원장·문화홍보관들이 쏟아낸 의견이다. 서울신문은 일시 귀국한 41명 가운데 뉴욕, 파리, 모스크바, 뉴델리 등 4곳의 문화원장·문화홍보관과 함께 한류 실태와 향후 전략 등 ‘한류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난상토론을 가졌다. 토론은 지난 1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이뤄졌다. 뉴욕 주재 한국문화원은 2011년 10월 9일 KBS ‘뮤직뱅크’의 뉴욕 투어를 앞두고 대사관이 배부를 맡은 무료 티켓 1000장(1인당 2장)을 배포한다고 사흘 전인 10월 6일 온라인상에 공지문을 올렸다. 올리면서 티켓 1000장을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살짝 고민을 했다. 하지만 인터넷에 정보를 띄운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은 오후 5시쯤부터 금발의 백인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티켓 배포는 7일 오전 11시부터였다. 그 줄은 한국문화원이 있는 블록을 한 바퀴 삥 돌고 남을 정도였다. 표를 받기 위해 날밤을 새우고 그 자리에서 노숙을 했다. 다음 날 오전 9시쯤 뉴욕경찰이 이우성 뉴욕 주재 한국문화원장을 찾았다. “오전 11시 배포? 안 돼요. 지금 당장 나눠 주고 해산시켜야 합니다.” 이 원장은 이 같은 일화를 소개하며 “결국 6일 밤 11시까지 와서 줄 선 사람들만 받아갔어요. 문제는 남은 표가 없는데도 사람들이 돌아가지를 않고 기다리는 거예요. 혹시 남는 표가 있지 않을까 해서 다음 날 오후 2시까지 말이죠.”라고 말했다. 그날 공연은 뉴욕타임스가 10월 23일 자로 1면에 ‘소녀시대’의 수영을 표지모델로 해서 ‘K팝 스타들의 공격’(attack of the K-Pop stars)이라며 대서특필했다. 5년 전만 해도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진짜 한류가 이토록 인기인가. 양민종 모스크바문화원장(이하 모스크바) 한류가 모스크바에서 인기가 있다. 지난해 3월 K팝을 알고 있느냐는 설문조사에서 1억 4000명의 인구 중 2만명이 아는 것으로 추정되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8개월 만인 지난해 11월에 조사해 보니 40만명이 됐다. 20배 늘었다. 문화원 한글 수업 수강 신청도 지난해 초는 200명이었다가 올 초에는 1300~1400명으로 7배 늘었다. 태권도 교습자도 20명에서 100명이 됐다. 이우성 뉴욕문화원장(이하 뉴욕) 한류에 대해 숫자로 말하자면 뉴욕타임스의 한국 관련 기사가 2005년 50건에 불과했는데 2009년부터 연간 100건으로 늘어났다. 미국 동부 70개 학교에서 태권도를 정규과목으로 채택했고, 이 열풍이 서부로 옮겨 가고 있다. 2011년 10월 KBS 뮤직뱅크 공연 때 1만 5000석이 순식간에 다 찼고, 이 중 현지인 관중이 70% 가까이 됐다. 이종수 파리문화원장(이하 파리) 신문사 파리특파원을 하다가 귀국한 뒤 2년 만에 문화원장으로 지난해 9월 다시 파리에 왔다. 100곳의 한국 음식점 손님의 90%가 현지인이더라. 과거 한국인이 바글거리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한국어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이다. 지난해 9월 5일 문화원에서 한국어 강좌 신청을 받았다. 당초 110명에서 400명으로 늘렸는데도 줄 서서 기다리다가 100명이 그냥 돌아갔다. K팝의 한국어 노랫말을 알고 싶어 하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 김금평 뉴델리문화홍보관(이하 뉴델리) 인도 북동부 7개 주에서 인기가 있다. 2008년 아리랑TV에서 대중음악과 드라마 등을 소개한 덕분이다. 인도에서는 대통령 후보인 라울 간디도 태권도를 한다고 할 정도로 태권도가 인기 있다. 인도에서 약 40만명이 태권도를 한다. 태권도의 한 달 수강료가 한국 돈으로 10만원인데 인도 가사도우미의 한 달 임금과 같으니 아주 비싼 편이다. 인도의 중산층이 태권도를 배운다고 봐야 한다. 모스크바 K팝 중심의 한류가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비관적이다. 러시아에서 40만명이면 전체 인구의 0.3% 정도다. 10대와 20대가 K팝의 팬들이다. 그런데 러시아 여론 주도층은 K팝이 뭔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 러시아 문화부의 동아시아담당도 한류를 “다양한 문화의 한 현상”이라고 했다. 파리 프랑스의 한류는 사실 한국 영화가 이끌어 왔다. 칸영화제 등을 통해서 소개된 한국 영화 소비층은 20~50대로 두껍다. 그러다가 2~3년 사이에 K팝이 떴다. 10만~14만명의 마니아층이 있다고 한다. 역시 러시아처럼 10대 후반, 20대 초반이다. 프랑스의 아이돌 그룹이 1980년대 사라진 영향도 있다. 프랑스 인구의 0.2% 정도다. 아직 일본의 J팝을 대체하는 수준은 못 된다. 문화의 다양성을 좋아하는 프랑스가 중국, 일본에 이어 한국 문화를 찾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0, 20대의 열기를 중장년층으로 어떻게 넓힐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뉴욕 뉴욕은 다소 사정이 낫다. 한국 정부에서 일부 지원을 했지만 공영방송인 PBS가 방영한 ‘김치 크로니클’은 임팩트가 대단했다. 뉴욕의 문화인이라면 김치 정도는 맛을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이우환의 뉴욕 구겐하임 전관 전시도 상당한 화제였다. ‘소녀시대’가 지난 1월 31일(현지시간) 미국 CBS TV의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 출연한 것도 그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다. 무엇보다 한류의 종착역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문학인데, 지난해 소설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뉴욕타임스에 두 차례나 소개된 것은 미국의 주류 사회에 한국을 알리는 데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문학이 소개된다면 K팝보다 더 오래갈 것으로 확신한다. 모스크바 K팝과 달리 한국의 고급 문화 쪽에 최근 러시아의 주류 사회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차이콥스키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지난해 10월, 16개 부문 중 4개 분야에서 한국인 5명이 상을 탔다. 그 후 러시아 학계와 예술계의 시선이 확 달라졌다. 한국예술종합학교가 모스크바국립대와 양해각서를 교환하려고 할 때 처음엔 러시아가 튕겼는데 지난해 10월 이후로는 한예종이 튕기고 있다. 러시아에서 한류에 대한 관심, 선호도가 상당히 높다. 그 이유는 외교부에서 잘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격이 높아졌고 거기에 맞춰서 관심이 올라간 것이다. 뉴델리 3~4년 전부터 인도 아가씨들이 청바지를 입기 시작했고 미국 문화뿐 아니라 외국 문화에 관심을 쏟고 있다. 한류를 위해 좋은 분위기다. 또 인도 사람들이 매운 음식을 좋아해서 한식이 인기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 인도에서 한국의 해를 할 때 비보이 등을 데리고 와서 공연했는데, 별다른 홍보 없이 1800석 중 1000석이 찼다. 특히 인도에서 2010년 가장 믿을 만한 브랜드 3위에 LG, 4위에 삼성이 올랐다. 소니가 5위로 밀려났다. 올 하반기에 뭄바이 문화원을 개원하는데 발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 파리 구매력 있는 한류 마니아가 2만~3만명 된다. 1년에 1~2건 짜임새 있는 공연팀이 오는 것이 한류에 싫증 나지 않도록 하면서 유지하는 비결이다. 올 2월 8일 뮤직뱅크가 와서 공연했다. 열광의 강도는 좋았지만 공연료가 비싸고 평일에 이뤄져 1만 5000석을 다 채우지는 못했다. 정밀한 시장조사가 필요하다. 뉴욕 현지 문화에서 한국 문화가 비중을 갖고 지속성 있게 발전하는 것은 현지의 수요자가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을 점진적으로 키워야 달성할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5~10세 때 한국 문화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지난해 9월부터 올 6월까지 ‘스팟라이트 코리아’라는 프로그램을 뉴욕시의 16개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탈춤, 사물놀이 등 전통문화와 간단한 우리말도 가르친다. 우리는 이것을 ‘한국 문화의 씨앗을 뿌린다.’고 표현한다. 뉴델리 문화를 교류하면서 너무 돈 벌려는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문화 교류를 통해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파리 마지막으로 한류 발전을 위해 ‘유럽 한류의 본거지’라고 치켜세우는 파리문화원에 많은 투자를 부탁한다. 문화원의 공연장이 너무 좁고 물도 새서 현지인들이 꺼린다. 모스크바 한국 정부가 러시아와 단기간 비자 면제 협정을 맺어주면 좋겠다. 러시아에는 한국 관광 수요가 많은데 연간 12만~13만명에 그친다. 무비자인 태국에는 연간 100만명의 러시아인이 관광하러 간다. 또 주한 러시아문화원 건립도 빠른 시일 내 이뤄졌으면 좋겠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김병일 사람과 향기] 온고지신, 국역자의 손에 달려 있다

    [김병일 사람과 향기] 온고지신, 국역자의 손에 달려 있다

    오랫동안 우리는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무시하고 소홀히 했다. 구미 선진국처럼 스스로의 힘으로 근대화 과정을 이루지 못했을 뿐 아니라 한때는 주권마저도 빼앗겨야 했던 쓰라린 경험을 전통의 탓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광복 이후 급격한 외래 문물의 유입과 경제발전 과정에서 전통문화는 또다시 걸림돌로 인식돼 우리 것은 점점 멀어지고 버려지게 됐다. 그런데 최근 우리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반성과 대안 모색의 필요성에서 출발한다. 그간 우리는 단기간에 세계가 놀랄 만한 경제적 풍요와 정치적 자유를 누리게 됐다. 하지만 정작 이런 성공 스토리를 만든 국민들은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는 세계 100위 안에도 못 들어갈 정도로 후진국 수준이고,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갈등과 반목은 우려할 만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청소년들의 학원 폭력 문제도 그러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에 지나지 않는다. 이 문제의 해결책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조상들의 삶 속에 그 해답이 있다. 선인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가운데서도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 간 우애가 넘쳤으며 가정은 화목했다. 또한 사회는 예의가 넘쳐 유학의 종주국인 중국에서조차 우리를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칭송할 정도였다. 그것은 삼천리 방방곡곡 어디에나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며, 배려와 양보를 솔선수범하며 몸으로 가르친 어른들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선인들은 우리 곁을 떠나고 없지만, 그들의 삶과 생각은 방대한 문헌 기록을 통해 전해 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선인들이 남긴 기록 자료는 보석보다 값진 유산이다. 문제는 선인들의 지혜가 담긴 이들 자료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문자와 다른 것으로 쓰여 있다는 점이다. 고전은 대부분 한문으로 돼 있어 국역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고문서는 초서(草書)가 대부분이어서 탈초(脫草)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아예 해독 자체가 불가능하다. 세계 어떤 나라도 겪지 않는 우리만의 고충이다. 영국인과 독일인은 그들의 현재 문자로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칸트의 저작을 읽을 수 있고, 중국과 일본 사람도 지금의 문자로 그리 힘들이지 않고 그들 조상의 기록과 만날 수 있다. 유독 우리만 우리 조상들이 남긴 기록을 오늘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할 귀감으로 삼는 데 탈초와 국역이 필수불가결한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사정이 이럼에도 전통적인 교육을 충실하게 익힌 한학 원로들은 빠르게 사라져 가지만 그들을 이어 갈 세대의 배출은 더디기만 하다. 그래서 뜻있는 이들은 산처럼 쌓여 있는 보물을 포클레인이 아닌 숟가락으로 퍼내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걱정하는 것이다. 한문 후속 세대의 양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시대적 과제다. 이런 가운데 임진년 새봄을 맞아 지방에서 한문 후속 세대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 개원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는 몇 년 전 개원한 전주분원에 이어 밀양분원을 세우고, 한국국학진흥원은 한문교육원 대구강원을 연다. 그동안 한문 교육기관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이제 지방 한문 교육기관의 등장으로 선현들의 지혜를 오늘에 되살리고 활용할 제도적 기반이 구축되고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국역 전문가 양성은 인성 함양, 화목한 가정의 회복, 예의 염치가 통하는 사회의 구현 등 오늘 우리 사회의 필요에 부응하고, 옛 기록 속 이야기 소재의 발굴을 통해 문화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옛 사람들이 말한 온고지신(溫故知新)의 길이다. 그 중심에 새롭게 길러질 국역자가 있다. 국역 관련 인재 양성의 노력이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국민적 지원과 관심을 간절히 기대해 본다.
  • 경제 불평등의 저주 신자유주의 함정에 빠진 美

    경제 불평등의 저주 신자유주의 함정에 빠진 美

    “미국식 신자유주의 반대!” 이 구호, 참 식상하다. 이 구호를 사랑하는 이들은 이만큼 중요한 주제가 어디 있느냐고 항변하겠지만,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 말을 들은 사람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접근해 보는 것은 어떨까.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본산 미국 땅에서 그 때문에 자살하거나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다면? 그리고 구체적으로 미국 노동자의 삶이 어떻게 열악해졌는가를 찬찬히 들여다본다면? 국방부 불온도서 목록에 오를 만한 책 2권이 나왔다. 인권문제에 밝은 조효제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에게 추천사를 받았다. “에밀 뒤르켐의 고전 ‘자살론’이 21세기 버전으로 환생했다고나 할까.”라고. 그 말대로다.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제임스 길리건 지음, 이희재 옮김, 교양인 펴냄)는 뒤르켐의 전통에 따라 놀라운 결과를 제시한다. 1900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의 공식 자살률, 살인율 통계를 봤더니 공화당 대통령 집권기에는 늘어나고, 민주당 대통령 집권기에는 줄어들었다. 공화당이 주장하는 보수정치, 그리고 그 보수정치가 생산해 내는 경제적 불평등, 그리고 그 경제적 불평등이 강요하는 수치심이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정신병적·범죄적 성향 때문이 아니다. 저자는 자살과 살인을 ‘폭력치사’(Lethal Violence)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는다. 나 자신이냐, 남이냐 하는 방향만 다를 뿐 극한적 파괴행위라는 점이 똑같아서다. 10만명당 폭력치사율을 나타내는 그래프를 보면 1900년 15.6명으로 시작해 1908년, 1911년이 되면 22.6명으로 늘어난다. 공화당 대통령 집권기다. 민주당 출신 윌슨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이 수치는 1920년 17.4명까지 떨어진다. 그 뒤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 줄줄이 나오면서 1929년에는 22.3명으로 늘어난다. 1933년 민주당 출신 F 루스벨트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1941년에는 19명까지 줄어든다. 최근 자료도 매한가지다. 민주당 클린턴 정권은 21.7명이라는 수치를 물려받았으나 2000년에는 16명까지 떨어뜨렸다. 10만명당 기준이라 인구 3억명을 대입하면 통계수치상 1명은 곧 3000명이다. 순누적치를 봤더니 1900~2007년까지 공화당 정부 때가 민주당 정부 때보다 38.2명이 더 많았다. 그러니까 지난 한세기 동안 공화당 대통령 집권기에 민주당 대통령 집권기라면 안 죽었을 수 있는 11만 4600명이 더 죽었다는 얘기다. 예외도 있다. 공화당 출신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민주당 출신 카터 대통령이다. 아이젠하워 때 폭력치사율은 늘지 않았고, 카터 때는 줄지 않았다. 상대당 집권기 사이에 끼어 있어서 추세를 반전시키기 어려웠던 것일까. 저자는 아니라고 한다. 이들의 소속 정당은 각각 공화당, 민주당이었지만 실제 정책 방향은 오히려 민주당, 공화당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이 흥미로운 주장을 받아들이려면 몇가지 문턱을 넘어야 한다. 첫 번째 문턱은 저자다. 광적인 민주당 지지자이냐는 점이다. 저자는 폭력행동의 심리적 메커니즘 연구를 진행한, 하버드대에서 34년간 일했고 이후 뉴욕대로 자리를 옮긴 정신과 의사다. 스스로도 “난 의사지 정치학자나 경제학자가 아니다. 내 관심사와 분야는 삶과 죽음의 문제였지 불황과 선거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힌다. 1977~1992년까지 하버드대 법정신의학연구소장 자격으로 매사추세츠주 내 여러 교도소 수감자들의 폭력치사율을 떨어뜨리는 작업을 실제 진행한 경험도 있다. 이 경험은 책 서술 곳곳에 녹아 있다. 저자는 폭력행위의 원인을 찾다가 20세기 전반에 대한 통계자료 분석에 착수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이렇게 간단할 리 만무하다. 폭행치사 발생률이 단지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의 정치적 꼬리표일 리는 없다.” 그래서 대공황, 2차대전처럼 다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통계수치를 이리저리 만져 봤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오직 공화당 정부 때만 올라가고, 오직 민주당 정부 때만 내려간다.” 두 번째 문턱은 정당과 폭력치사발생률 간의 관계를 ‘인과’관계로 볼 수 있느냐는 문제다. 저자는 의학에서 쓰는 ‘복용량-반응 곡선’ 논리를 가져온다. 가령, 담배는 몸에 나쁘고 운동은 몸에 좋다. 꾸준한 운동은 보호요인, 꾸준한 흡연은 위험요인이다. 그러나 꾸준한 운동에도 불구하고 일찍 죽는 사람은 있다. 꾸준한 흡연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잘 사는 사람도 있다. 해서 담배와 건강, 정확히는 폐암과의 인과관계가 법적으로 인정된 적은 없다. 소비자 권리 보호 차원에서 폐암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문구를 담배에다 붙이는 게 타협책이다. 다시 말해 의학적 용어를 쓴다면 “공화당 행정부는 폭력치사의 ‘위험요인’으로, 민주당 행정부는 ‘보호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할 수 있다. 정치를 통해 정책을 소비하는 유권자 권리 보호 차원에서 말이다. 사회과학적 용어를 쓰자면 “폭력치사율을 올리려면 공화당 대통령이, 내리려면 민주당 대통령이 ‘필요’하지만 공화당 대통령이나 민주당 대통령이 등장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논의에서 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을 내세워 엄격한 법집행을 통해 범죄율을 낮췄다고 주장하는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이다. 저자는 인정하지 않는다. 왜 그런가. 줄리아니의 시장 재임기간은 1994~2001년이다. 클린턴 정부 시절 전반적으로 폭력치사율이 하향곡선을 그릴 때다. 미국 전체 평균이 그렇다는 말은, 그 부분집합인 뉴욕의 하락세가 더 크게 나타난다는 뜻이다. 실제 뉴욕뿐 아니라 다른 곳의 범죄율도 이 시기 동안 급격히 떨어진다. 저자는 범죄를 척결했다는 줄리아니를 두고 “자기가 울면 아침이 온다고 믿는 닭”이라고 부른다. 세 번째 문턱도 있다. 공화당과 보수주의는 늘 법치주의를 내건다. 그런데 이들은 왜 살인과 자살을 치솟게 할까. 그리고 국민은 안전을 원한다면서 왜 정반대 결과를 낳는 곳에다 표를 줄까. 이 점은 4장 ‘수치심이 사람을 죽인다’와 6장 ‘보수정당 지지자와 진보정당 지지자’를 참고할 법하다. ‘수치심의 윤리’와 ‘죄의식의 윤리’를 각각 정치적 보수, 정치적 진보 성향에 연결시킨다. 이는 이념, 인종 문제와 연결된다. “민주당이 유럽식 사회민주주의나 복지국가를 추구한다고 비난하고, 그것은 결국 소련식 공산주의와 빈곤, 전제 정치로 치닫는다고 주장해서 이런 사실을 깨닫지 못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남부전략’(Burbon Strategy)이라는 것이다. 마침내 마지막 문턱에 다다랐다. 미국 이외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경향을 확인할 수 있을까. 멀리 갈 것 없다. 한국은 자살률이 OECD 1위인 국가다. 가령, 김대중-노무현정권과 이명박 정권하에서 폭력치사율을 비교해 본다면 어떨까. 남부전략을 동서전략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1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아마추어들의 과학 실험] 부엌에서 원자로 만드는 ‘DIYer’

    [아마추어들의 과학 실험] 부엌에서 원자로 만드는 ‘DIYer’

    #31살의 리처드 핸들은 10대 시절부터 핵물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과학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던 그는 인터넷 사이트와 각종 물리학 서적을 탐독하다 결국 직접 원자로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핸들은 인터넷을 통해 재료를 하나둘씩 사 모아 전자레인지에 연결하기 시작했고, 6개월 만에 이론적으로는 원자 분열이 가능한 원자로를 만들어냈다. 핸들은 지난해 7월 실제 가동을 하기 전 정부에 “원자로를 가동해도 되느냐.”고 문의했고, 방사능 당국이 곧 핸들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핸들의 집에서는 라듐, 우라늄, 세슘 등 일반인의 취급이 금지된 방사성물질이 나왔고 핸들은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난 단지 물리학과 화학에 관심이 많았고 공장에서 일하면서 기계를 만질 수 있었을 뿐”이라며 “비싼 돈을 들이지 않아도 집에서 원자 분열을 유도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고 밝혔다. 이어 “난 여전히 가동만 된다면 원자 분열이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수조원이 투입되는 가속기나 수억원에 달하는 현미경 가격에서 알 수 있듯이 과학은 비싼 학문이다. 과학자들은 더 비싸고 정교한 기계를 갖기 원한다. 이론보다 실험이 중요해진 현대 과학에서 돈은 곧 발견과 검증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과학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에 반발하는 DIY(Do it Yourself) 과학이 주목받고 있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지난해 10월 DIY 과학을 지지하는 ‘차고 과학’이라는 사설을 통해 “전문가들은 집에서 실험을 시도하는 아마추어 과학을 환영해야 한다.”면서 “이는 과학의 가장 기본적인 정신인 ‘도전’이 살아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DIY 과학을 하는 사람들’(DIYer)이라고 부른다. 인터넷 게시판이나 메일을 통해 서로의 경험이나 아이디어를 나누고 위험성에 대한 논의도 한다. ●겨드랑이에 끼워 물품 온도조절 그들이 공유하는 가치는 간단하다. “실험실을 벗어나자.”는 것이다. 이들의 실제 실험은 원시적이지만 기발하다. 예를 들어 생물학 실험을 위해 섭씨 37도를 유지해야 하는 고가의 인큐베이터가 부족하다면 이들은 자신의 겨드랑이에 실험 물품을 끼운 채로 활동한다. 별도의 조절 장치 없이도 항상 변하지 않는 체온을 활용하는 것이다. 또 원심분리기가 없다면 일정한 속도로 돌아가는 믹서기의 회전력을 활용하면 된다. 에탄올을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는 것도 일부 카레이서들이 ‘자동차가 에탄올만으로 달릴 수 있을까.’라는 아이디어를 실제로 실험해 본 것에서 비롯됐다. 이들을 통해 에탄올의 효용이 입증되면서 화학공학이나 자동차공학자들이 낭비적이라는 이유로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일이 바이오에탄올 상용화라는 전 세계적인 흐름에 중요한 계기를 제공하게 된 셈이다. ●원심분리기 대신 믹서기 활용 생명공학, 화학공학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DIY 과학은 점차 복잡하고 거대한 과학의 영역으로 옮겨 가고 있다. 미 코넬대 대학원생인 자카리 맨체스터는 ‘스프라이트’라는 인공위성을 설계했다. 명함의 절반 크기인 스프라이트는 태양전지와 무선주파수 수신기, 마이크로칩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제작 가격은 6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맨체스터는 이 같은 위성 수백~수천개를 각 개인들이 제작하면 하나의 로켓에 실어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스프라이트의 능력은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 정도”라며 “지금은 자신의 이름과 정보를 보내는 수준에 불과하지만 향후 온도계와 카메라 등 원하는 기능을 붙일 수 있게 되면 우주는 일부 국가의 것이 아닌 전 세계인의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학문의 한계 뛰어넘어 각광 DIY 과학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배경에는 낮은 장벽과 뛰어난 접근성 외에 기존 학문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자신의 분야에 폐쇄적이지 않은 아마추어들의 모임이다 보니 학문 간 융합이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차고의 조그만 연구실에서 생물학 실험을 하자는 취지로 조직된 ‘바이오큐리어스’ 프로젝트에는 기계공학, 분자생물학 등 전통적인 과학 영역뿐만 아니라 예술가와 컴퓨터 프로그래머까지 참여하고 있다. 다만 핸들의 원자로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안전’은 DIY 과학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실험실은 화재나 가스 누출, 방사능 차폐 등의 시설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만 부엌이나 차고에서 이를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인어가 무서워서”…고위간부의 ‘황당 성명’

    아프리카의 한 고위 정치가가 저수지 공사 중단이 ‘인어 때문’이라고 황당한 사유를 밝혀 화제다. 9일(현지시각) 영국 오렌지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짐바브웨 공화국 은코모(Samuel S. Nkomo) 수자원개발부 장관이 저수지 건설 근로자들이 인어에 놀라 공사 지역으로 돌아가길 거부했다고 말했다. 은코모 장관은 지난 2009년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은코모 장관은 짐바브웨 국영일간 헤럴드에 “문제 해결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전통술을 만들어 그 영혼(인어)을 달래는 의식을 하는 것”이라면서 “인어들은 다른 저수지 지역에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는 모든 근로자들은 다시는 곡웨와 무타레 도시 인근 저수지 공사 지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맹세했기 때문. 짐바브웨는 물 부족 국가로 국민에게 충분한 식수를 제공하고 농업 생산량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저수지 공사를 시행해야만 한다고. 이 같은 저수지 공사는 매번 민간 신앙 때문에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짐바브웨에서는 기존 토속 신앙과 선교로 들어온 기독교를 함께 믿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인어나 다른 신화의 생물을 믿고 있다고 알려졌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이란에 한국인의 저력 생생히 전달”

    “이란에 한국인의 저력 생생히 전달”

    중동에서도 한류 열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란 여기자가 한국을 소개하는 여행 책자 ‘한국 여행기:불사조의 나라’(Korea Travel Diary:The Land of Pheonix)를 발간해 화제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은 2010년 9월 해외 언론인 초청 프로그램의 하나로 한국을 방문한 푸네 네다이(37)가 초청 기간에 방문한 관광명소와 그곳에서 만난 주요 인사, 한국의 역사·지리·음식·문학·예술·전통 등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취재 내용을 담아 최근 한국 여행기를 발간했다고 9일 밝혔다. 네다이는 9차례나 한국을 방문하는 등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 온 이란 내 대표적인 지한 언론인이다. 그는 “이란인들의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에 비해 소개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느껴 방한 초청을 계기로 취재한 내용과 그동안 틈틈이 기록하고 모은 한국 관련 자료를 토대로 책을 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2010년 방한 기간 중 100여년 전에 한국을 방문해 한국인의 생활을 담은 여행기를 발간한 영국인 이저벨라 버드 비숍에 대한 이야기에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아울러 가난한 나라에서 지구촌의 발전 국가 모델로 탈바꿈하게 만든 한국인의 저력을 이란인들에게 생생히 전달하겠다는 생각도 책을 쓴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네다이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암루드 출판사를 통해 1995년 한국의 전래동화를 이란어로 번역한 ‘충(忠), 효(孝), 예(禮)’를 발간하고 1999년에는 영문 창작시집 ‘Sky Nest’(스카이 네스트·최종렬 지음)를 번역, 출판했다. 현재는 고은 시인의 시집을 번역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성북 ‘반상회 부활’ 마을공동체 복원 나선다

    성북 ‘반상회 부활’ 마을공동체 복원 나선다

    성북구가 반상회 부활을 선언했다. 구의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하향식 반상회가 아닌 주민이 직접 나서서 소통하는 민간 주도의 반상회 활성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주민자치의 기반을 이루는 모임이 반상회여서 다른 자치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골목길 대화문화로 주민 소통 나서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8일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따뜻한 마을 공동체 복원을 위해 마을 반상회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북구에는 현재 통장 460명과 반장 3399명(3761개 반)이 있지만 반상회 개최율은 3%에 그치고 있다. 바쁜 일상 때문에 전통적인 골목길 대화문화가 사라지면서 나타난 문제다. 급속한 인터넷 문화의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이웃끼리 대화가 단절되고 주민 간 지역현안 논의는 물론 단순 민원을 제외하면 구와 주민의 직접적인 소통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구는 마을 회복운동과 복지문제 등 여러 현안을 주민 스스로 해결하는 마을 공동체 복원 방안을 고민해 왔다. 구는 이번 마을 반상회 구성과 관련해 시책전달 및 홍보, 관 주도의 하향식 운영, 반장 주관의 형식적인 모임 등 기존 성격을 없애고 새로운 모델을 도입했다. 통·반의 경계를 벗어나 실질적인 마을회의가 되도록 날짜·장소·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미용실이나 노인정·카페·쉼터·자치회관 등에서 자유롭게 현안을 논의하고 주민 건의 사항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역 리더 발굴해 주도적 개최 지원 구 마을만들기센터에서 지역 리더를 발굴해 반상회를 주도적으로 열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각종 시민단체와 단체장, 기업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리더를 발굴할 예정이다. 반상회에서 의견을 모으면 가까운 지역 통장이나 주민센터로 의견을 전달하면 된다. 반상회 논의 사항은 복지·거주·환경·안전 등 주제를 구분하지 않고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구는 지난달 동별 신년인사회를 통해 마을반상회 구상을 주민들에게 알렸고 이달에는 의견 수렴과 계획 논의를 통한 기반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 3월에는 시범지역을 선정해 추진하고 4월 중순 이후부터 본격 시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 구청장은 “다양한 주민들의 의견을 받은 뒤 언제나 자유롭게 견해를 나누고 기록해 전달하면 구 입장에선 일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다.”면서 “상명하달식 반상회를 지양하고 마을 공동체가 뿌리를 내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북구는 또 이날 길음동 ‘꿈나무 키우미 돌봄 센터’ 개관을 시작으로 석관·월곡·성북동 등 4곳에 구립 방과후 돌봄 센터를 설치한다고 덧붙였다. 교내 문제에는 학교 책임이지만 바깥에선 지역사회 책임이라는 뜻에서다. 초등학생의 안전한 돌봄 활동은 물론 특기·적성 개발, 방과후 학습, 문화체험활동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구청장은 “성북구에 돌봄을 필요로 하는 초등학생은 6800여명이지만 수용 인원은 1500여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꿈나무 키우미 센터는 교회의 1개 층을 임대해 시설비를 절감했다. 석관동 센터는 매입한 단독주택에, 성북동과 월곡동 센터는 청소년 공부방을 리모델링해 마련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계 쌍둥이 호주 수능 ‘만점’

    한국계 쌍둥이 호주 수능 ‘만점’

    한국계 쌍둥이 형제가 호주의 수학능력시험 격인 HSC(High School Certificate)에서 나란히 만점을 기록하면서 명문 시드니대 의예과에 입학해 화제다. 162년 전통의 시드니대 사상 쌍둥이가 동시에 만점을 받고 입학한 사례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시드니대에 따르면 한국계 일란성 쌍둥이인 피터 준 리(오른쪽·17·한국명 이준)·앤드루 현 리(이현) 형제는 지난해 말 치러진 HSC에서 나란히 만점인 99.95점을 받았다. 대부분 주관식인 HSC 시험은 만점이 99.95점이다. 이들 형제와 함께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모두 49명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명문고로 꼽히는 제임스 루즈 농업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형제는 7년 과정인 시드니대 의과대학에 전액 장학생으로 선발돼 3월 초 입학을 앞두고 있다. 20년 전 호주로 이민와 시드니 인근에서 의사로 개업해 활동하는 이택호(48)씨와 김에스더(48)씨의 2남1녀 중 둘째와 셋째로 태어났다. 쌍둥이 형제보다 3살 위인 누나 레베카 예은 리(이예은)씨도 시드니대 약대에 재학 중이다. 피터는 “비슷한 성격의 앤드루가 있다 보니 서로 부족한 부분을 도와줄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며 “어릴 때부터 과학과 수학 과목에 흥미가 많았고 열심히 공부해 좋은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시드니 연합뉴스
  • “임시직은 미봉책일 뿐 평생의 터전 만들어야 한국의 실업난 극복될 것”

    “임시직은 미봉책일 뿐 평생의 터전 만들어야 한국의 실업난 극복될 것”

    “임시직은 그만 양산하고, ‘삶의 터전’이 되어줄 일자리를 청년들에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재정위기의 파고에도 유럽에서 가장 낮은 청년실업률을 지키고 있는 독일. 요하네스 레겐브레히트(53) 주한 독일 부대사에게 청년 일자리 해법을 물었다. 지난 20일 서울 동빙고동 독일대사관에서 만난 그는 2010년 8월 한국에 부임한 25년차 베테랑 외교관으로 독일 경제·정치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독일이 유럽에서 가장 낮은 청년실업률을 기록했다. 비결이 뭔가. -독일의 청년실업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4월 10.7%에서 2010년 10월 9.1%, 지난해 11월 8.1% 등 놀랍게도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아우스빌둥(이원 직업교육 시스템·Ausbildung) 때문이다. 2004년 독일의 교육기관과 기업들은 함께 직업교육에 관한 협의서를 채택했다. 산업분야별 협회와 연방정부가 맺은 계약으로, 직업학교에서 이론을 배우는 동시에 기업에서 기술을 실습하는 아우스빌둥을 통해 모든 청소년에게 기업현장에서 반드시 직업교육을 제공해야 된다는 내용이다. →직업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나. -보통학교인 하우프트슐레, 실업학교인 레알슐레를 마친 5~10학년(대략 10~16살) 학생들은 3년간 직업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과 직접 연결되는 기술훈련은 회사나 공장에서 일주일에 3~4일, 2일은 이론만 가르치는 직업학교(베루프스슐레)에서 수학, 경영학 등 필요한 교육을 받는다. 직업별로 각각 회사,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학습내용이 법적으로 세세하게 정해져 있다. 상공회의소가 기업과 직접 직업교육 내용을 조율하고 합의한다. →직업교육을 받으면서 학생들이 월급도 받는다는 게 흥미롭다. -기업에서 교육을 해주는 데 학생이 수업료를 냈으면 냈지 돈도 주느냐고 놀라겠지만 16살짜리 학생들도 재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게 돈을 받으며 직업교육을 받는다. 2010년 헤어디자이너 교육을 받은 학생은 월 451유로(약 67만원), 운송·물류업에 종사하는 학생은 월 978유로(약 145만원)를 받았다. 평균 매월 688유로(약 102만원)를 받는다. 이 돈은 기업이 부담한다. →유럽 경제상황도 안 좋은데 왜 기업들이 돈을 써가면서 직업교육에 힘쓰나. -첫째, 독일에서는 기업이 필요한 인력은 직접 양성하는 게 오랜 전통이다. 인력 육성이 당연한 것으로 체화돼 있다. 둘째, 요즘 젊은이들은 대부분 화이트칼라 직업을 원하기 때문에 공장일 등 3D 업종에는 (정부나 기업의) 추가 지원이 없으면 뛰어들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 왜 단순인력을 쓰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요즘은 생산시설에도 높은 전문지식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공계 분야의 능력 있는 젊은이들을 유치하려는 것이다. 직업교육을 받는 학생들 가운데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은 바로 생산라인에 투입해 능력을 제고한다. →직업교육 외에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다른 방안이 있다면. -독일에서는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 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무량과 근무시간을 줄이고 월급을 덜 받는 ‘단축근무’를 실시해 기존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으면서 청년 실습생 규모도 유지할 수 있었다. 일종의 고통분담이었다. 기존 임금의 100%까지는 못 받더라도 70~80%까지는 받을 수 있도록 차액을 국가가 지원해 줬다. 독일이 위기 이후인 2010년부터 유로존 내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도 이때 근로자들을 해고하지 않아 위기 이후 생산력을 100% 재가동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률이 36%에 불과하다. 고급인력 부족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없나. -노동시장의 현실에 비춰봤을 때 오히려 요즘은 대학졸업자가 너무 많다. 기계공학, 화학 등 이공대생들은 졸업 뒤에도 노동시장에서 수요가 많기 때문에 구직이 쉽다. 하지만 대졸자들은 대부분 법학이나 의학 등 일부 분야에만 몰려 수요·공급 간에 불균형이 심하다. 노동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대학생들의 전공 선택이 문제다. →한국 청년들의 체감실업률도 22%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 조언을 준다면. -미봉책으로 임시직 만들기에 급급하다 보면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는 일자리, 기업 입장에서는 싼값에 돌리는 일자리 등 ‘회색 일자리’만 잔뜩 생겨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건전한 국가경제를 일구려면 개인이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자기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인턴십만 양산 말고 인턴십이 정규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본원칙부터 세워야 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조상님 죄송합니다, 수입산 올립니다”

    “조상님 죄송합니다, 수입산 올립니다”

    ‘차례상에 수입산을 올려야 하나.’ 조상에게 좋은 음식을 올리는 것은 후손들의 도리지만, 늘 얄팍한 지갑이 문제다. 국산과 수입산의 가격 차가 크면 고민 역시 커지기 마련이다. 서울신문이 20일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전통시장, 마포구 공덕시장, 이마트 은평점 3곳의 국산과 수입산 음식재료 가격을 평균낸 결과, 국산으로만 차린 차례상 비용은 수입산보다 2배가량 더 들었다. ●국산 15만 500원 vs 수입산 8만 7750원 차례상에 올라가는 음식 중에서 기본적인 식재료 15가지, 대추·밤·곶감·배·사과·두부·시금치·숙주나물·도라지·고사리·조기·황태포·닭·소고기·떡국 떡을 정해 실제 사 보니 국산으로 차례상을 차리려 할 경우 15만 500원이, 수입산은 8만 7750원이 들었다.<표 참조>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산의 위력이 컸다. 숙주나물(500g)은 국산이 3000원인 반면 중국산은 1000원으로 3배나 차이가 났다. 시금치(500g)·떡국떡(1㎏)·사과(3개)의 국산과 중국산 값은 2.5배, 두부(500g)는 2.4배, 대추·밤·도라지·고사리 등도 2배 정도다. 국산이 더 비싼 것이다. 러시아산 황태(1마리)는 3000원으로 7000원 하는 국산과 경쟁했다. 그나마 곶감과 배는 1.6배, 조기와 소고기는 1.4배 정도다. 최근 가격이 다소 내려갔다는 국산 소고기(양지머리 1㎏)도 국산은 3만 2000원인 반면 호주산은 2만 2000원에 거래됐다. 닭은 마리당 1000원 정도 국산이 더 비쌌지만 가장 차이가 적은 편이다. 수입산보다 저렴한 식재료가 없는 상황이다. 정육점에서 호주산 소고기를 사 온 주부 신모(70)씨는 “한우로 육적을 만들면 좋겠지만 한우 값이 워낙 비싸서 호주산을 살 수밖에 없었다.”면서 “조상님께는 좀 미안하지만 이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주부 송모(60)씨는 “웬만하면 국산으로 하고 싶지만, 수입산과 2배 이상 차이가 나니 사실 고민된다.”면서 “나물은 중국산을 사도 과일만큼은 국산을 사서 써야겠다.”고 했다. ●‘중국산 위력’… 숙주나물은 3배 차이 시장의 상인들은 올해 들어 저렴한 수입산을 찾는 손님들이 늘었다는 반응이다. 나물가게를 하는 김모(53·여)씨는 “국산과 가격 차가 워낙 크다 보니 재래시장에서 국산 고사리나 도라지는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찾는 사람이 없으니 굳이 국산이라고 갖다 놓고 팔 이유는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정육점 주인 최모(43)씨도 국산이 워낙 비싸 사가는 손님이 적다고 말했다. 최씨는 “작년에 비해 수입산 쇠고기가 20%는 더 팔리는 것 같다.”면서 “가격 앞에 한참을 고민하는 손님이 많은 걸 보면서 경기가 안 좋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14회 한국사능력시험 분석해보니…

    14회 한국사능력시험 분석해보니…

    지난 14일 올해 첫 한국사능력검정시험(한국사시험)이 치러졌다. 대체로 “지금까지 시험 가운데 가장 쉬운 시험”이라는 평가다. 수험전문가들은 고급시험 합격률이 60~7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가장 쉽게 출제됐던 고급 시험은 지난해 치러진 11회 시험으로 합격률은 58.6%였다. 가채점 결과 60점을 넘어 고급검정을 통과한 수험생들은 크게 반겼다. 당장 올해부터 5급 행정직, 5등급 외무직 공채시험 등 국가공무원 시험을 치르려면 한국사시험 고급자격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한 번 검증을 받으면 토익·토플 등 영어 검정시험 유효기간보다 1년 더 긴 3년 동안 시험을 다시 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매번 들쑥날쑥한 난이도는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시험 난이도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져 시험의 공신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백준기 남양주시 평생교육문화센터 한국사강사는 “1주일 공부해도 붙을 수 있는 시험에 ‘고급’시험이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것이 무색하게 됐다.”면서 “시험 난이도가 매회 제각각이면 어렵게 출제됐을 때 떨어진 수험생들이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5급 공무원 시험에 ‘한국사 고급’ 자격 필요 국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고급시험의 합격률은 9회 47.9%, 10회 4.5%, 11회 58.6%, 12회 42.6%, 13회 23.8%였다. 말 그대로 ‘널뛰기 난이도’였다. 이 때문에 5월 치러질 예정인 15회 시험의 난이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시험 출제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는 지난해 초 “합격률을 50% 정도로 안정화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합격률은 매번 목표에서 크게 어긋났다. 쉬운 출제의 원인이 시험의 ‘졸속시행’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애초 2월 치러질 예정이었던 14회 한국사시험은 수험생들의 집단 민원 탓에 한 달 넘게 앞당겨 시행됐다.<서울신문 2011년 11월 3일 자 25면> 5급 행정·외무·기술직 공채시험의 원서접수 기간이 1월 25~30일인 것을 고려한 것이다. 이 때문에 시험 출제자들이 심화 문제를 낼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선우빈 에듀스파 한국사 강사는 “난이도 상(上)에 해당하는 문제가 한 문제도 출제되지 않았다.”면서 “최소한 고급시험이라면 역사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실험적인 문제도 어느 정도는 출제돼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 아쉽다. 시험문제들이 너무 급하게 출제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11회 58.6%→13회 23.8% 합격률 ‘들쑥날쑥’ 공무원시험 수험생을 고려해 일부러 쉽게 출제된 시험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고종훈 메가스터디 한국사 강사는 “한국사를 체계적으로 배운 학생들은 이번 시험에서 대부분 90점 이상을 받았다.”면서 “5급 공무원시험을 보는 수험생들에게는 한국사시험이 시험 응시 여부를 결정하는 중대한 시험이라 국사편찬위가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준기 강사도 “시험을 통해 예비공직자들의 한국사 능력을 배양해야 하는데, 응시생들의 수준에 맞게 시험 수준이 결정된다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사편찬위는 고급시험을 ‘한국사 심화 과정으로 차원 높은 역사 지식, 통합적 이해력, 분석력을 바탕으로 시대의 구조를 파악하고, 현재의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소개하고 있다. ●고교교과서 지도·도표 등 문화사 비중 높아 하지만 이번 시험으로 한국사시험의 출제경향이 자리를 잡아가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고급은 50문제 가운데 근현대사 20문제, 근현대사 이전 국사 30문제가 출제돼 수능이나 7·9급 공무원시험의 한국사시험보다 근현대사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고교 국정 교과서 밖의 문제가 어김없이 3~4문제 출제되고 있다. 이들 문제는 유물·유적 등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루거나 주변 국가와의 분쟁 등 시사문제로 채워진다. 특히 고교 교과서의 지도·도표·그래프를 이용한 문화사 문제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성환 에듀윌 한국사 강사는 “고교 교과서 전체 범위를 2번 정도 정독하고, 10회 이후 기출문제를 살피면 무난히 고급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고급시험의 지원자는 2만 3760명으로 13회 2만 4094명, 12회 2만 7977명보다 다소 줄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조선궁궐의 ‘토우’·佛약탈 문화재 반환 문제 등 눈길 14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고급)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문제는 단연 47번 문제다. 기와지붕에서 토우(土偶)를 놓는 위치와 그 명칭을 고르는 문제다. 토우는 잡귀를 물리치는 의미를 갖는데, 조선시대 궁궐 등 전각 추녀마루에 놓던 장식이다. 초·중·고교 교과서에는 나온 적이 없지만, 주변의 전통 건축물을 눈여겨본 사람이라면 무난히 풀 수 있는 문제라는 평이다. 48번은 프랑스의 약탈 문화재 반환을 주제로 한 시사문제다. 프랑스 군대가 외규장각 도서를 약탈해 간 시기에 일어난 일을 고르는 문제로, ‘흥선대원군의 천주교 박해사건’이 답이다. 50번은 독도에 관한 문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독도를 묘사한 부분을 언급한 지문을 제시했다. 독도 문제는 국사편찬위원회가 거르지 않고 내는 문제로 무난히 풀 수 있었다는 평이다. 9번 문제는 한국사시험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문제다. 조선방역지도, 대동여지전도, 동국지도(정상기),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등 4종의 사진을 보면서 시기 순으로 나열하는 문제다. 동국지도가 15세기와 18세기에 제작된 2종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다. 한국사시험에는 이런 고교 교과서의 시각자료를 이용한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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