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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도의 달빛·묵향, 베네치아를 물들이다

    청도의 달빛·묵향, 베네치아를 물들이다

    경북 청도의 보름달 빛이 이탈리아 베네치아 석호 물결에 스며 반짝인다. 전시장은 벽면과 바닥 위를 힘차게 굽이치는 거대한 붓질로 한 폭의 거대한 화선지가 됐다. 한쪽 벽면 앞에는 짐바브웨 검은 화강암을 깎아 만든 높이 4.6m의 조각 ‘먹’이 우뚝 자리해 있다. ‘숯의 화가’ 이배(68) 작가가 고향 청도의 전통 의례 ‘달집 태우기’와 ‘달빛’을 지구 반대편 베네치아로 옮겨 와 전통과 현대의 맥을 이었다.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 공식 병행전 가운데 하나로 베네치아 빌모트재단에서 열리는 개인전 ‘달집 태우기’에서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이번 전시는 내게도 새로운 도전”이라며 상기된 표정이었다.전시장으로 들어서는 복도에서 먼저 만나는 건 화염과 연기를 뿜어내는 ‘달집 태우기’ 영상이다. 그가 처음 시도한 영상 작품으로 세계 각지에서 보낸 새해 소원을 한지에 옮겨 적은 뒤 2월 24일 정월대보름, 청도에서 달집에 묶어 태운 과정을 담은 것이다. 가장 압도되는 장면은 흰 벽면과 바닥에 살아 움직이듯 용틀임치는 ‘붓질’(2024)이다. ‘붓질’ 3점을 효과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전시장 건물 바닥과 벽면 전체를 새로 도배하는 것부터 공을 들였다. 이탈리아 파브리아노 친환경 종이 뒤에 한지를 바르는 전통 배첩 방식으로 벽면에서 벽지를 띄웠다. 그 위에 ‘달집 태우기’에서 나온 소나무, 참나무, 버드나무, 느티나무, 포도나무 등 다섯 가지 나무의 숯을 도료 삼아 ‘붓질’을 그려 여백의 미 속 사람의 문화와 자연의 합일, 비움의 순환, 희망의 메시지를 건넨다. 23t의 검은 화강암을 깎아 세운 ‘먹’은 3t 이상은 건물 내부에 들이지 못하는 베네치아 규정에 따라 내부를 우물 파듯 깎아내고 이탈리아 카라라 공방에서 운송하는 것만 1년이 걸린 대작이다. 청도의 ‘달집 태우기’로 시작된 전시를 매듭짓는 것은 청도의 달빛이다. 그는 “달빛을 통해 베네치아의 석호를 전시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게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했다. 베네치아 운하로 이어지는 건물의 뜰 위로 임시 구조물을 설치했는데 천장의 노란 유리 패널에서 내려오는 빛이 베네치아의 라구나를 노란 달빛처럼 비추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청도의 달빛을 가져와 베네치아 석호를 비추는 ‘달빛 통로’를 만들고 ‘달집 태우기’ 영상 작품을 처음 선보인 것 등은 모두 제겐 새로운 시도로 전통과 현대의 연결고리를 보여 주고자 한 것입니다. 요즘 우리나라가 미술뿐 아니라 영화, 음악 등 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그 역량이 오랜 전통에서부터 깊게 축적돼 온 것이라는 것도 알리고 싶었죠.” 한편 이탈리아 베네치아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20일 열린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 공식 개막식에서 국제전(본전시) 참여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황금사자상 최고작가상을 ‘마타호 컬렉티브’에 안겼다. 지난해 광주비엔날레에도 참여했던 마타호 컬렉티브는 뉴질랜드 마오리족 여성 작가 4명으로 이뤄진 작가 집단이다. 국가관 황금사자상은 아키 무어가 전시장 벽면을 칠판으로 꾸미고 6만 5000년 호주 원주민 역사를 분필로 그려 넣은 호주관에 돌아갔다.
  • 청도의 보름달 빛, 베네치아 물길 비추다…‘숯의 화가’ 이배의 새 도전

    청도의 보름달 빛, 베네치아 물길 비추다…‘숯의 화가’ 이배의 새 도전

    경북 청도의 보름달 빛이 이탈리아 베네치아 석호 물결 위에 스며 반짝인다. 전시장은 벽면과 바닥 위를 힘차게 굽이치는 거대한 붓질로 한 폭의 거대한 화선지가 됐다. 한 쪽 벽면 앞에는 짐바브웨 검은 화강암을 깎아 만든 높이 4.6m의 조각 ‘먹’이 우뚝 자리해 있다. ‘숯의 화가’ 이배(68) 작가가 고향 청도의 전통 의례 ‘달집 태우기’와 ‘달빛’을 지구 반대편 베네치아로 옮겨와 전통과 현대의 맥을 이었다.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 공식 병행전 가운데 하나로 베네치아 빌모트재단에서 열리는 개인전 ‘달집 태우기’에서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이번 전시는 내게도 새로운 도전”이라며 상기된 표정이었다.전시장으로 들어서는 복도에서 먼저 만나는 건 화염과 연기를 뿜어내는 ‘달집 태우기’ 영상이다. 그가 처음 시도한 영상 작품으로 세계 각지에서 보낸 새해 소원을 한지에 옮겨 적은 뒤 2월 24일 정월대보름, 청도에서 달집에 묶어 태운 과정을 담은 것이다. 가장 압도되는 장면은 흰 벽면과 바닥에 살아 움직이듯 용틀임치는 ‘붓질’(2024)이다. ‘붓질’ 3점을 효과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전시장 건물 바닥과 벽면 전체를 새로 도배하는 것부터 공을 들였다. 이탈리아 파브리아노 친환경 종이 뒤에 한지를 바르는 전통 배첩 방식으로 벽면에서 벽지를 띄웠다. 그 위에 ‘달집 태우기’에서 나온 소나무, 참나무, 버드나무, 느티나무, 포도나무 등 5가지 나무의 숯을 도료 삼아 ‘붓질’을 그려 여백의 미 속 사람의 문화와 자연의 합일, 비움의 순환, 희망의 메시지를 건넨다.23t의 검은 화강암을 깎아 세운 ‘먹’은 3t 이상은 건물 내부에 들이지 못하는 베네치아 규정에 따라 내부를 우물 파듯 깎아내고 이탈리아 까라라 공방에서 운송하는 것만 1년이 걸린 대작이다. 청도의 ‘달집 태우기’로 시작된 전시를 매듭짓는 것은 청도의 달빛이다. 그는 “달빛을 통해 베네치아의 석호를 전시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게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소개했다. 베네치아 운하로 이어지는 건물의 뜰 위로 임시 구조물을 설치했는데 천장의 노란 유리 패널에서 내려오는 빛이 베네치아의 라구나를 노란 달빛처럼 비추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청도의 달빛을 가져와 베네치아 석호를 비추는 ‘달빛 통로’를 만들고 ‘달집 태우기’ 영상 작품을 처음 선보인 것 등은 모두 제겐 새로운 시도로 전통과 현대의 연결고리를 보여주고자 한 것입니다. 요즘 우리나라가 미술뿐 아니라 영화, 음악 등 각 문화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그 역량이 오랜 전통에서부터 깊게 축적되어온 것이라는 것도 알리고 싶었죠.”한편 베네치아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열린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 공식 개막식에서 국제전(본 전시) 참여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황금사자상 최고작가상을 ‘마타호 컬렉티브’에 안겼다. 지난해 광주비엔날레에도 참여했던 마타호 컬렉티브는 뉴질랜드 마오리족 여성 작가 4명으로 이뤄진 작가 집단이다. 국가관 황금사자상은 아키 무어가 전시장 벽면을 칠판으로 꾸미고 6만 5000년 호주 원주민 역사를 분필로 그려넣은 호주관에 돌아갔다.
  • 처음도 과정도 끝도 즐거운 ‘중도’… 수행이 즐거운 시간과 공간 [건축 오디세이]

    처음도 과정도 끝도 즐거운 ‘중도’… 수행이 즐거운 시간과 공간 [건축 오디세이]

    오르막 경사지에 붉은 벽돌 건물‘기원정사의 유적 상징’ 붉은 벽돌 인도·파키스탄 오래된 사원 같아불교 기본정신 회복이 설계 바탕수행자들 머물 숙소 짓기가 시작 치우치지 않는 절대 진리 ‘중도’불교 신도가 아니었던 두 건축가선원장 스님과 대화 중 교리 이해머무는 이들이 편안한 건물 고민선방·법당·꾸띠 등 곳곳 스며들어 석가모니 부처의 설법을 듣고 귀의한 수닷타 장자는 붓다가 여름철에 안거하며 설법할 수 있도록 사찰을 마련했다. 의지할 곳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던 수닷타를 사람들이 급고독자(給孤者)라고 불렀던 데서 이곳을 ‘기수급고독원정사’(祇樹給孤園精), 줄여서 기원정사라고 한다. 산스크리트어로는 ‘제따와나’(Jetavana)라고 하는데 ‘제따의 숲’이라는 뜻이다. 원래 이곳이 제따 왕자 소유의 동산이었기 때문이다. 석가모니 생전에 가장 오랜 기간 머문 장소로 요즘도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어서 우리나라에도 ‘기원정사’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 여럿 있다. 하지만 제따와나는 딱 한 곳에만 있다. 강원 춘천시 남면의 제따와나선원(선원장 일묵 스님)이다.초기의 불교 정신으로 돌아가 수행에 전념하는 수행공동체를 지향하는 제따와나선원의 건축물은 인도의 기원정사를 연상하게 한다. 미니멀한 현대식 붉은 벽돌 건물들로 이뤄진 도량의 전체 디자인은 부부 건축가 임형남·노은주 소장(가온건축)이 맡았다.●‘사성제 수행도량’ 선원 제따와나선원은 행정구역상으로 춘천시 남면에 있다. 강촌나들목에서 나와 홍천강을 끼고 2차선 지방도를 달리다 보면 야트막한 산들로 둘러싸인 한갓진 마을이 나오고 조금 더 지나면 왼쪽으로 붉은 벽돌의 건축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오르막 경사지에 자리잡은 건물들이 이루는 풍경은 방금 지나쳐 온 마을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다. 인도나 파키스탄의 오래된 사원, 혹은 유적지 같은 느낌이 든다. 법당, 선방, 스님 처소, 공양간, 일주문 등 구성은 한국의 사찰과 흡사하지만 외형은 우리가 흔히 봐 온 전통 사찰과는 달리 단순한 형태의 현대적이고 이국적인 모습이다. 이곳이 대한불교 조계종 산하 수행도량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임 소장은 “애초 석가모니가 기원정사에 앉아 주석을 하고 사람들에게 설파하던 불교의 기본 정신을 되살리는 것, 그런 정신이 제따와나선원을 설계하는 데 가장 큰 바탕이 됐다”며 “설계의 방향을 잡을 때 과거의 방식과 불교적인 교리를 바탕에 깔되 현대적인 생활 습관에 적합하게 계획을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어느 날 선원장 스님이 찾아와 수행자들이 머물 숙소인 ‘꾸띠’(작은 오두막이라는 뜻)를 짓고 싶다고 하면서 설계를 맡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했다. 그렇게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대지는 한가한 마을을 관통하는 아스팔트 포장길에 면한 논이었다. 언덕에서 약한 경사로 펼쳐진 땅의 모습을 보면서 선방에서 며칠씩 묵으며 수행하는 신도들이 지낼 꾸띠를 구상했다. 네모가 겹치며 그 안에 사람들이 거닐면서 명상을 하는 길을 만들 계획이었다. 한창 설계하던 중 건너편 산 위에 지으려던 법당과 선방 등 주요 건물들도 현재의 부지에 짓는 것으로 계획이 바뀌면서 도량 전체를 디자인하게 됐다. “선원장 스님은 부처님 설법의 핵심인 사성제(四聖諦)와 팔정도(八正道)를 개념으로 집을 짓자고 했습니다. 집착을 통한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행 공간이므로 사성제가 기본적인 개념이 돼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제따와나선원 앞에는 ‘사성제 수행도량’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불교의 핵심 사상이자 가르침의 정수인 사성제란 고집멸도(苦集滅道), 즉 현실 세계의 괴로움은 무엇이고 그 원인은 무엇이며 괴로움을 소멸하고 행복에 이르는 이치와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찰이다.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여덟 단계의 길이 팔정도다. 부처님이 설파한 이 가르침을 하나의 단어로 압축하면 ‘중도’(中道)다. 일반적인 사찰의 구조를 띠면서 불교적 교리와 현대적 생활 습관을 모두 담는다는 것은 불교 신도도 아닌 두 건축가에게 이만저만 난제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설계를 협의해 나가는 과정에서 선원장 스님과 대화를 나누며 불교 교리에 대해 많은 이해를 하게 됐다. “스님의 말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중도’라는 개념이었습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절대 진리의 길, 그래서 ‘시작도 즐겁고 과정도 즐겁고 끝도 즐거운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가부좌를 하고 앉아 추위 혹은 더위와 싸우며 고통스럽게 정진하기보다는 좀더 쾌적한 조건에서 생활하며 불교의 정신을 추구하도록 하고 싶다는 스님 말씀에 공감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원래 그것인데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 여러 가지 역사적, 지역적인 요소가 통합되며 불교의 처음 정신이 많이 훼손됐다는 설명을 듣고 중도의 정신을 집의 안과 밖에 녹이는 데 집중했다. “한국의 대부분 사찰은 기도 위주의 구조입니다. 절에 와서 그냥 기도하고 가는 것이지 머무는 구조가 아닙니다. 제가 외국의 수행센터에서 경험하며 느낀 것은 전통 사찰 형태의 건축보다는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현대식 건물이 수행에 적절한 구조라는 점이었습니다. 외형 디자인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인도 기원정사의 분위기를 살리도록 소장님들께 사진도 보내 드리고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진행해 나갔습니다. 회랑 형태는 인도의 날란다대학을 참고하도록 했고 그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소장님들이 구체화한 것이죠.”(선원장 일묵 스님) 노 소장은 “설계하는 데만 1년 정도, 공사하는 데 1년 2개월 정도 걸렸지만 스님과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불법을 공부하며 내내 즐거운 마음으로 땅을 다듬고 집을 올리고 나무를 심었다”고 말했다.제따와나선원은 기존 대부분의 사찰처럼 한옥으로 짓지 않고 콘크리트 구조로 뼈대를 만들고 기원정사의 유적을 상징하는 붉은 벽돌로 장식했다. 마침 파키스탄에서 만든 벽돌 30만장을 구할 수 있어 건물의 외벽에 사용했다. 외형을 박스 형태로 하는 대신 기존 가람 배치의 방식을 고려해 일주문을 지나 안으로 향하는 길은 직선으로 곧장 가지 않고 세 번 꺾어 들어가게 했고, 대지의 원래 높낮이를 이용해 세 개의 단을 조성한 뒤 순서대로 종무소와 꾸띠, 요사채, 법당과 선방 등 위계에 맞게 건물을 올려놓았다. 법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아랫부분에 인도식 여래 전탑이 설치되고 늘어나는 수행 참여자를 위한 추가 건물이 들어섰다. 임 소장은 “원래의 목표는 한국적 전통 사찰 건축을 현대화하는 것이었다. 가장 건축적인 의상대사 ‘법성게’(法性偈)의 도상을 도면으로 그리고 입체적으로 배치해 나갔다”며 “우리의 불교 건축에서 길은 직선으로 뻗어 나가기보다는 조금 휘고 많이 꺾어지고 혹은 빙 돌기도 하면서 지세와 종교적인 교의가 건축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아주 현명한 해법을 알려 준다”고 설명했다.선원이니만큼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은 선방과 법당이다. 법당은 세로로 길게 놓였고, 한 층 계단을 올라가 있는 선방은 가로로 길게 배치했다. 선방의 작은 창으로 은은하게 빛이 들어와 명상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었다. 법당 앞의 묵직한 기둥이 공간의 장엄함을 살려 주며 멋진 프레임 역할을 한다. 신도들이 묵는 꾸띠는 외부엔 회랑의 분위기를 주고 내부는 현대식으로 만들어 편안하게 지내며 명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건축에 시간이 들어갈 때 비로소 완성 꾸띠 오른쪽 삼각형 모양의 자투리땅에 만든 ‘열반당’은 임 소장과 노 소장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삼각형 모양의 땅에 엇갈리게 담들을 세워 공간에 안과 밖의 구분이 없어지게 했다. 원래 그 자리에 있던 나무를 살렸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는 얼마 전에 와불도 모셨다. 나무 아래 다정하게 앉은 두 사람은 “이곳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흐뭇해했다. 기온이 높은 파키스탄에서 구운 벽돌은 한국의 춥고 더운 기후에 잘 견디지 못해 간간이 바스러져 내린 벽돌의 흔적들이 보인다. 걱정스럽기도 할 텐데 건축가는 물론 선원장 스님도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임 소장은 “외벽에 붙인 벽돌이라 구조에는 아무 문제가 없고, 폐허 같은 느낌이 든다는 말을 들을 때 오히려 기분이 좋다”면서 “폐사지의 경우 시간이 흘러 건축의 흔적만 남고 상상 속에서만 건축물이 존재하는데 그렇게 건축에 시간이 들어갔을 때 건축이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든 현상은 시시각각으로 생성되고 소멸해 잠시도 한 모양으로 머무르지 않으니 번뇌하거나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부처님 말씀에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안 했던가.
  • 증평군 [고향사랑기부제 함께 나눠요]

    증평군 [고향사랑기부제 함께 나눠요]

    충북 증평군이 올해부터 고향사랑 기부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는 ‘JP아너스 제도’를 운영한다. 10만원 이상 기부자 중 신청자에게 JP아너스 기부확인증을 발급해줘 공공시설과 JP아너스 가맹점 이용 시 각종 혜택을 받게 하는 제도다.대상 공공시설은 율리휴양촌, 좌구산 캠핑공원, 좌구산 휴양림 세 곳으로 최대 30% 할인받을 수 있다. 체험시설, 음식점, 의류, 잡화, 주유 등 다양한 업종의 JP아너스 가맹점 15곳 이용 시에도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다. 카드 발급은 증평군 고향사랑기부제 참여 후 JP아너스 카드 발급 신청서를 작성해 이메일(seo85@korea.kr)로 보내면 된다. 혜택 기간은 발급일로부터 1년간이다. 군은 답례품도 차별화하고 있다. 인삼의 고장답게 다양한 홍삼 제품과 인삼으로 만든 탁주가 있다. 전국 고품질 쌀 우수쌀 전업농 선발대회에서 은상을 받은 장뜰쌀, 누룽지, 수제청 등 간식거리도 준비했다. 기능보유자의 규방공예 작품과 장인의 전통 붓도 있다. 증평군은 지난달 고향사랑기부 활성화에 기여한 개인과 기관에 상을 주고 고마움을 전했다. 수상자는 김선회(88)씨와 증평농협, NH농협은행 증평군지부다. 김씨는 지난해 증평군 고향사랑기부제 참여자 중 최고령자다. 지난 4월 군청을 찾아 200만원이 든 봉투를 전하고 사라졌던 사연의 주인공이다. 증평농협은 7개 영업장 임직원이 뜻을 모아 1070만원을 군에 전달했다. NH농협은행 증평군지부는 군과 ‘고향사랑기부제 성공 안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홍보를 지원했다.
  • 기업하기 좋은 광양시, 투자유치·지역경제 활성화 부분 ‘전남 1위’

    기업하기 좋은 광양시, 투자유치·지역경제 활성화 부분 ‘전남 1위’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평가받고 있는 광양시가 올해 전남도가 실시한 ‘투자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 부분’에서 최고 자리에 올랐다. 시는 다양한 일자리 정책을 통해 고용 창출과 일자리 질 개선에 더욱 힘쓰는 한편 소상공인의 오랜 염원이기도 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광양센터’를 유치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웃음 짓는 경제도시로 자리잡겠다는 포부를 보이고 있다. ◇2023년 전남도 투자유치 평가 ‘대상’ 수상 25일 광양시에 따르면 지난 22일 전남도청 왕인실에서 열린 ‘2023년 일자리·경제 한마당 행사’에서 투자유치 우수 시·군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도는 전남 22개 시·군을 대상으로 투자유치 실적, 투자실현 실적, 투자유치 여건 조성, 투자유치 일반 행정 등 4개 항목의 실적을 평가해 선정했다. 올해 처음으로 최우수상 중 최고점 획득 시·군에 대상을 수여했다. 시는 2020년 최우수상, 2021년 우수상, 2022년 최우수상에 이어 4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는 올해 18개 사 2조 6947억원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1544명의 고용 기반을 마련한 정량적 실적뿐 아니라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각종 신규시책 추진 등에서 큰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투자협약 기업으로 이차전지 소재인 수산화리튬 생산공장 포스코리튬솔루션㈜, 양극재·활성탄소 생산공장 ㈜포스코퓨처엠, ㈜전남클라우드데이터센터, LFP 이차전지와 ESS 생산기업인 나라다에너지(유), 이차전지 양극재 소재 생산기업 ㈜카보, 화물 전용 무인 헬기 제조 월드콥터 코리아㈜ 등이다. ◇2023년 지역경제 활성화 평가 최우수상 시는 지난 22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2023년 일자리·경제 한마당 행사’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평가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우수상’에 이어 2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평가는 도내 22개 시·군의 물가안정 관리, 사회적경제, 소상공인 지원·육성, 전통시장 활성화 등 4개 분야의 14개 지표와 중앙정부와 전남도의 공모사업 참여도 등의 가감점 지표 2개를 더해 16개 지표로 심사했다. 시는 올해 지역축제 사전가격 요금 협약제를 처음 도입해 전어축제, 전통숯불구이축제와 전국(장애인)체전 등에서 사전가격고지제로 바가지요금을 근절한 점 등에서 높은 평가를 얻었다. 소상공인 경영지원으로 광양사랑상품권 600억원 발행과 10% 할인보전으로 지역 내 소비촉진을 유도했다. 소상공인 경영안정 지원사업을 통해 중·저신용 소상공인 융자금 금융지원사업, 소상공인 융자금 금융지원 사업 등을 추진했다. 특히 고금리로 고통받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전남 최초 소상공인 융자금 이자 5%를 지원하는 등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에 기여해왔다. ◇ 전라남도 일자리 평가 ‘우수상’ 수상 시는 또 22일 도청 왕인실에서 열린 ‘전라남도 일자리·경제 한마당’ 행사에서 2023년 전남 일자리창출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전라남도 일자리창출 우수시군 평가는 도내 22개 시·군을 대상으로 고용지표, 일자리 예산 증감률, 청년 일자리, 신중년 일자리, 취약계층 일자리 등 6개 분야 16개 항목의 실적을 평가해 선정한다. 시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사업, 신중년·여성·장애인·노인일자리 사업을 통해 올 한해 총 5049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광양시 주력산업이자 지역혁신전략산업인 이차전지 산업의 맞춤형 전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이차전지 분야 채용약정형 인력양성 사업을 추진해 교육생 100명 중 92명이 이차전지 소재 기업에 취업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날 광양시 소재 2개 기업이 일자리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인증패를 수여받은 겹경사를 맞았다. ㈜혜성티앤시, ㈜무창으로 1년간 근로자 수 증가와 청년 근로자 증가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들 기업은 고용환경개선자금 2000만원과 시설자금 융자 한도 우대(20억원), 운전자금 융자 한도(5억원)와 이자(1.4~2.5%) 지원, 지방세 세무조사 면제(3년) 등 재정·행정적 지원을 받는다. 정인화 광양시장은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지역경제가 다시 꽃피울 수 있도록 현장에서 꼭 필요한, 내실 있는 소상공인 맞춤형 지원시책을 펼쳐나가겠다”며 “대폭적인 투자환경 개선을 통한 투자유치 확대로 일자리 창출과 도시 정주여건 확충 등에도 시정의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 마음에 펼친 화폭에 고매한 선비 정신 물드네

    마음에 펼친 화폭에 고매한 선비 정신 물드네

    여백의 미가 살아있고 번짐의 속도가 고아하다. 보는 이에게 조심히 말을 거는 듯한 그 찬찬함이 마음을 깊게 물들인다. 한국적 아름다움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 안에 다 들었다. 2013년 초연해 올해 10주년을 맞았고 4년 만에 돌아온 ‘묵향’이 지난 14~1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고 떠났다. ‘묵향’은 정갈한 선비정신을 사군자(매·난·국·죽)에 담아 한 폭의 수묵화처럼 펼쳐낸 작품이다. 윤성주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최현(1929~2002)의 ‘군자무’에서 영감을 받아 안무하고 간결함의 미학으로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해 온 정구호 연출이 극도로 세련된 무대미학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공연이 시작하면 붓과 화선지의 색감을 닮은 흑백의 무대가 등장한다. 수묵화를 펼쳐내려는 에너지가 긴장감을 느끼게 하며 무대 위의 무용수들이 조금씩 춤사위를 꺼내 보인다. 윤 전 감독은 “처음 작품을 준비할 땐 매·난·국·죽만 하려다가 서무와 종무를 붙여서 6장으로 구성하게 됐는데 인도 시인 타고르가 한국을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고 한 것처럼 서무에서 그런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밝은 도화지 같은 무대에서 하얀 옷을 입은 선비들이 동양의 색을 활짝 열어주는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서양의 흑백 대비를 상징하는 물건이 백건과 흑건으로 이뤄진 피아노라면 동양의 흑백 대비를 상징하는 물건이 먹과 화선지라는 걸 새삼 일깨우며 서무가 마무리된다. 긴장감 속에 먹과 화선지의 조우가 끝나면 1부는 사군자의 첫째인 매화가 등장한다. 서서히 분홍빛으로 물드는 속도가 봄이 찾아오는 것 같다. 난과 국, 죽 모두 각자의 색깔, 각자의 속도와 움직임으로 전통무용을 표현했는데 식물을 상징화한다고 할 때 가장 직관적인 요소인 색을 활용하면서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곡선미와 직선미를 정교하게 살린 무대, 화선지에 묵을 올려둔 것과 같은 속도로 무대 뒤쪽에서 색이 번지는 디테일함이 작품을 더 돋보이게 했다.정적인 속도와 움직임 때문에 한국의 전통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묵향’은 역동적인 움직임과 소리로 깨트렸다. 때론 사람의 목소리, 때론 전통 악기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두고 그 위에 쉬지 않는 움직임을 얹어놓으면서 정(靜)과 동(動)을 모두 잡았다. 오랜 시간 정신문화가 지배했던 나라에서 많은 이의 혼이 깃든 에너지가 60분에 걸쳐 선명하게 퍼지면서 고매한 미학을 뽐냈다. ‘묵향’은 앞서 지난 10년간 일본, 프랑스, 헝가리 등 10개국에서 총 43회 공연되며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윤 전 감독은 ‘묵향’이 10년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한국무용만의 독창성에서 찾았다. 그는 “전 세계의 많은 민속춤을 봤지만 한국무용의 손놀림과 발디딤은 한국에만 있다”면서 “무용수들이 음악의 박자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의 호흡으로 춤추는 점도 해외가 인정하는 한국무용의 독창성”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무용을 재발견하게 만든 작품인 데다 국립무용단 레퍼토리 중 최초로 10년 장기 공연을 하는 작품인 만큼 단원들에게도 의미가 특별하다. 작품의 안무지도를 맡으며 출연진의 한 사람으로 무대에 오른 김미애는 “이 작품이 많은 관객에게 선보여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관객들이 극장 밖을 나설 때는 ‘역시 우리 것이다’라는 전통의 품격을 안고 가면 좋겠다”는 말로 앞으로도 이어질 ‘묵향’에 대한 소망을 전했다.
  • 수림문화재단, ‘수림미술상 2023’ 수상작가 김보민 개인전 개최

    수림문화재단, ‘수림미술상 2023’ 수상작가 김보민 개인전 개최

    수림문화재단(이사장 최규학)이 ‘수림미술상 2023’ 수상작가 김보민 개인전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수림문화재단은 수림미술상을 통해 잠재력 있는 젊은 미술작가들을 발굴 및 지원하며 창작활동에 동력을 부여하고 있다. 수상혜택으로 재단은 수상 작가 작품 1점을 소장하고, 개인전을 지원한다 김보민 작가의 ‘그림자의 강’은 김보민이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을 과거의 역사와 현재가 혼재한 풍경으로 새롭게 제시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도시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지난 시간을 들여다보고 상상하며, 앞과 위로 가속화된 도시(인)의 욕망을 다룬다. 18일부터 2024년 2월 17일까지 김희수아트센터 아트갤러리1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보민 작가는 회화, 드로잉, 벽화 등의 방식으로 개인적 경험을 사회적 풍경으로 연결하여 작업하고 있는 작가다. 동시대 전통 회화에서 점점 자취를 감춰가는 지필묵(종이, 붓, 먹)을 주로 사용하며 다양한 형태의 회화 프레임, 테이프와 비단 재료를 사용한 드로잉 등을 통해 매체와 형식의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한편, 전시 관람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일요일 및 공휴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전시 정보는 수림문화재단 홈페이지 또는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오뚜기, ‘오즈키친 세계카레’ 2종 출시… 일본식·인도식 맛 구현

    오뚜기, ‘오즈키친 세계카레’ 2종 출시… 일본식·인도식 맛 구현

    오뚜기가 세계 각국의 전통 카레를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오즈키친 세계카레’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고 23일 밝혔다. 오즈키친 세계카레 시리즈는 54년간 국내 카레 시장을 이끌어 온 오뚜기의 노하우를 활용해 해외 현지의 카레 맛을 한국인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제품으로, 풍성한 원물과 이국적인 향신료가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했다. 오뚜기는 가정간편식(HMR) 시장 성장과 함께 다양화, 고급화하는 소비자 취향을 고려해 일본식 ‘키마카레’와 인도식 ‘포크빈달루’를 간편식으로 구현하며 세계카레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먼저 ‘오즈키친 키마카레’는 오뚜기 최초의 드라이카레로, 볶은 양파와 다진 돼지고기를 듬뿍 넣어 구수하고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수분이 적어 꾸덕꾸덕한 식감과 진한 풍미가 특징으로, 고슬고슬한 밥 위에 얹어서 먹으면 된다. 우동면 위에 키마카레를 붓고 달걀노른자, 파 등 고명을 올리면 일본식 비빔면인 마제소바가 완성된다. ‘오즈키친 포크빈달루’는 새콤달콤한 토마토 베이스에 고춧가루로 매콤함을 더한 카레로, 오뚜기 카레 가운데 가장 매운맛을 자랑한다. 국내산 돼지고기를 큼직하게 썰어 넣어 씹는 맛을 살렸으며, 밥은 물론 쫄깃한 인도식 빵 ‘난’과도 잘 어울린다. 또한 특유의 매콤함이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줘서 돈가스, 치킨 등 튀김류와 곁들여 먹어도 좋다. 2종 모두 상온 제품으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며, 조리법도 간단하다. 끓는 물에 파우치째 넣어 3분 동안 끓이거나, 제품 상단의 점선까지 개봉한 뒤 파우치째 세워 전자레인지에 약 1분 10초간 데우면 된다.
  • “깊은 맛 위해” 소스 항아리 60년간 안 씻은 日 유명 식당

    “깊은 맛 위해” 소스 항아리 60년간 안 씻은 日 유명 식당

    80년 전통의 일본의 유명 이자카야가 그 비법으로 60년간 한 번도 씻지 않은 소스 항아리를 공개해 충격을 안겼다. 도쿄 미나토구 아자부주반에 위치한 이 식당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오랜 기간 닦지 않아 소스가 겉면에 두껍게 굳어진 항아리를 공개했다. 60년간 씻지 않은 항아리에 새로 만든 소스를 붓고 또 붓는다는 사장은 “3대째 식당을 운영하면서 항아리를 한 번도 씻지 않았다”라며 항아리에 담긴 소스에 케밥을 푹 찍어 손님들에게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사장은 “옹기 항아리에 담긴 소스는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줄어들면 계속해서 새 소스를 채워 넣었다”라고 말했고, 이를 본 시청자들은 “끔찍하다” “충격적인 믿음이다”라며 경악했다. 논란에 휩싸인 이 식당은 결국 60년 만에 항아리를 씻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위생적이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고 일본 ‘뉴스에브리’는 전했다.한편 앞서 일본 나가시 소멘 맛집에서는 8월 한 달간 892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다. 나가시 소멘은 대나무 수로에 물과 함께 흘려보낸 소면을 건져 간장 등 소스에 찍어 먹는 독특한 방식으로 유명하며,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메뉴다. 유명 유튜버 곽튜브가 방문해 극찬하기도 했다. 논란이 된 이사카와현의 해당 음식점은 30년 넘게 영업해온 가게로 매년 여름이 되면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인기 식당으로 전해졌다. 현지 보건소는 이 음식점에서 사용한 샘물에서 검출된 캄필로박터균을 식중독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후 해당 음식점은 3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해배상을 마치는 대로 폐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허회태 작가 ‘내가 찾은 꽃길’ 개인전…6월 14~19일 인사동 갤러리 이즈

    허회태 작가 ‘내가 찾은 꽃길’ 개인전…6월 14~19일 인사동 갤러리 이즈

    ‘이모그래피’(Emography)의 창시자 허회태 작가의 개인전 ‘내가 찾은 꽃길’이 6월 14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이즈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레이빌리지와 기획한 허 작가의 27번째 개인전으로 감성조각 ‘이모스컬퓨처’라는 신 조형예술을 선보인다.  이모그래피가 전통 서예와 현대 추상회화 기법을 접목한 것이라면 이모스컬퓨쳐는 감성과 조각을 결합한다는 의미로 작가의 철학이 담긴 메시지를 직접 붓으로 쓴 입체조각이다. ‘내가 찾은 꽃길’ 전시회는 ‘위대한 생명의 탄생’에서 시작해 ‘생명의 꽃’과 ‘심장의 울림’, ‘헤아림의 꽃길’ 등으로 이어진 7번째 생명 전시회이기도 하다. ‘내가 찾은 꽃길l’은 심장 모양을 본떠 만들어진 ‘심(心)’자의 상형성과 태극문양을 본떠 만든 반달 형태의 모양을 융합해 추상성을 부여한 300호 크기의 대작이다. 또 극도로 단순화 된 형상과 색이 기호를 넘어 시각적 쾌락을 선사하는 ‘내가 찾은 꽃길ll’와 유려한 자유 곡선으로 집합과 확산을 극대화 한 ‘내가 찾은 꽃길 llL’, 먹향을 품은 3만 여개의 조각이 서로를 의지해 인생과 자연을 떠올리게 하는 ‘내가 찾은 꽃길4’ 등 허 작가가 2년여에 걸쳐 작업한 30여점의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허 작가는 상명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1995년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하고 국전심사위원과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연변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석좌교수로 활발한 예술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7개월간 미국 5개 갤러리 초대 순회전을 개최했고, 독일, 스웨덴 등에서 초대 개인전을 열었다. 그의 새로운 조형예술 작품은 미국 CNN 채널 ‘그레이트 빅 스토리’, ABC와 폭스 방송에서도 소개되기도 했다.허 작가는 “우주 속의 한낱 미물인 생명체에서 새로운 깨달음의 과정을 통해 자아를 찾는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종근 미술평론가는 “허 작가는 이미 고2때 개인전을 했는데 천재화가 피카소가 개인전을 열었던 19살보다도 훨씬 빨랐다”며 “그가 이번 전시회에서 생명의 꽃을 그리고, 그 꽃을 피우기 위한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에너지를 생명에 대한 존귀함과 예술의 가치를 통해 보여줬다”고 말했다.
  • [이명옥의 창조성과 사랑] 마르크 샤갈-하늘을 나는 연인/사비나미술관장

    [이명옥의 창조성과 사랑] 마르크 샤갈-하늘을 나는 연인/사비나미술관장

    “하늘을 나는 것 같은 기분”은 사랑에 빠진 사람이 마치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처럼 기쁨을 느낄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러시아의 거장 마르크 샤갈(1887~1985)의 작품은 사랑의 감정이 무거운 중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과 같은 황홀감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한 남자가 공중에 붕 뜬 자세로 고개를 뒤로 돌려 생일선물로 준비한 꽃다발을 들고 있는 연인에게 달콤한 입맞춤을 하고 있다. 키스하는 연인들은 샤갈과 그의 아내 벨라다. 두 사람이 결혼한 1915년에 그려진 이 그림에서 신혼부부의 흥분과 열정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샤갈은 자서전 ‘나의 인생’에서 이 작품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적었다. “나는 그냥 창문을 열어 두기만 했다. 그러면 그녀가 하늘의 푸른 공기와 사랑, 꽃과 함께 스며들어 왔다. 흰색 혹은 검정 드레스로 차려입은 그녀가 내 그림을 인도하며 캔버스 위로 날아다녔다.”이상적이고 완벽한 한 쌍이었던 두 사람의 행복한 결혼생활이 샤갈의 작품세계에 강한 영감을 줬다. 샤갈은 그림을 끝내기 전 반드시 벨라에게 의견을 구할 정도로 아내를 존중했다. 30년을 함께 살며 샤갈의 예술적 열정과 창조성을 자극하던 벨라가 1944년 패혈증으로 사망했을 때 그의 인생은 송두리째 무너졌다. 사별의 고통을 겪던 화가는 우울증에 빠져 캔버스를 벽을 향해 돌려놓고 난생처음 붓을 놓았다. 그는 딸 이다의 아파트 바닥에서 울부짖으며 죽기를 애원했다. 샤갈의 인생과 작품세계를 구성한 세 가지 요소는 ‘유대주의, 러시아, 사랑’이다. 러시아 벨라루스의 비텝스크 하시디크 유대인 출신인 샤갈이 타국에서 망명자로 살면서 차별의 설움을 겪을 때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 준 사람이 벨라였다. 같은 유대인이자 고향이 같은 벨라는 유대인 공동체의 전통, 러시아 문화와 정서가 구체화된 존재였다. 벨라와의 깊은 사랑은 샤갈이 가장 좋아하는 주제인 꿈과 사랑을 작품에 구현하는 데도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샤갈은 “예술은 사랑의 표현이어야 한다. 삶도 예술도 사랑을 기반으로 한다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할 정도로 사랑의 감정 표현을 강조했다. 벨라가 존재했기에 샤갈은 ‘사랑의 화가’로 불릴 수 있었다.
  • [서울광장] 저출산 예산, GDP 4%로 올려야 하는 이유/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서울광장] 저출산 예산, GDP 4%로 올려야 하는 이유/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저출산 문제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위기 가운데도 가장 치명적이고 근원적인 문제다. 단순한 인구 감소를 넘어 사회공동체 붕괴와 국가 소멸로 이어지는 까닭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의 평균 출생아 수)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에 해당된다. 저출산은 사회·경제·문화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구조적 문제다. 취업, 주거, 복지 등의 문제가 혼재된 상황에서 젊은 세대들에게 억지로 결혼과 육아를 강제할 수 없는 사안이다. 20·30 미혼 여성 중 ‘결혼과 출산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4%에 불과하다는 최근 여론조사(사회복지연구)는 사태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저출산 원인이 다층 복합적임에도 지금까지 주로 재정 투입식 접근법을 선호했다는 점은 뼈아프다. 현금 지원인 양육수당 지급과 세금공제 확대 등의 지원 정책은 현실의 엄혹함에 비춰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더욱이 관련 부처들의 중구난방식 정책은 불필요한 행정비용을 높이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형국으로 귀결된 측면이 크다. 보수·진보 정권을 막론하고 우리는 지난 16년간 저출산 예산으로 280조원을 쏟아부었다고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 지난해 OECD 국가의 평균 저출산 예산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5%였다. 인구 대책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프랑스와 독일의 경우 GDP 4% 수준에 달한다. 우리의 경우 지난해 저출산 예산은 GDP 대비 1.5%에 불과했다. 그것도 임팩트 없는 나열식 정책을 반복하면서 스스로 화를 부른 측면이 크다. 한 번 떨어진 출산율은 반등 자체가 힘겨운 관성의 법칙이 작동하는 영역이다. 출산율 하락의 흐름을 끊고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선 정책 수요자인 젊은 세대에 대한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저출산 극복에 성공한 나라들은 대부분 과감한 재정 투입과 함께 사회구조 변화의 투트랙 정책을 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럽 최고 수준의 합계출산율을 자랑하는 프랑스(1.83명)는 파격적인 재정 지원과 함께 중간 과정인 결혼의 문턱을 없애는 사회 분위기에 주력했다. 비혼 등 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인정하고 혼외출산의 경우도 결혼과 동등한 혜택을 부여했다. 그 결과 지난 20년간 690만명의 인구가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스웨덴은 1974년부터 남녀 모두 6개월간의 유급 육아휴직제도를 시행했고 현재는 480일까지 기간을 늘렸다. 일과 육아가 가능한 가족 중심 정책이다. 독일 역시 가족지원정책 예산만 GDP 대비 2.42%에 이른다. 지난해 세계 인구가 80억명을 돌파한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유독 유교 문화권 국가들이 저출산 늪에 빠진 점도 살펴볼 대목이다. 같은 아시아권이지만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의 합계출산율은 2.75명이고, 불교 국가인 베트남은 1.94명이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1.80명), 인도네시아(2.18명)는 말할 것도 없다. 유교 문화권인 우리는 성에 대한 엄숙한 도덕주의와 엄격한 성역할(육아 독박), 과거제 전통으로 인한 학력주의가 뿌리 깊게 남아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젊은 세대들이 극심한 생존경쟁에 내몰리다 보니 결혼과 출산 자체를 기피할 수밖에 없다. 사회적 구조 변화가 절실한 대목이다. 정책의 성패는 타이밍에 달려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실기하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인구 감소세가 뚜렷해진 1996년에야 허둥지둥 산아제한 정책을 폐지했던 우를 다시 범해선 안 된다. 신발 끈을 동여매고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저출산 극복은 국가의 존망이 걸린 중대사인 만큼 비상한 시국엔 비상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정책으론 실패를 되풀이할 뿐이다.
  • “쿡웨어의 세대교체…신개념 손주물 프라이팬 ‘윙플라’ 출시”

    “쿡웨어의 세대교체…신개념 손주물 프라이팬 ‘윙플라’ 출시”

    디자인과 기능, 컬러까지 모두 겸비한 특별한 신개념 쿡웨어 ‘윙플라’가 출시됐다. 30일 회사에 따르면 ‘쿡웨어의 세대교체’라는 슬로건으로 런칭한 윙플라는 107년 전통의 독일 프리미엄 주방용품 BAF와 콜라보로 선진화된 알루미늄 중력주조 공법으로 제작됐고 매력만점의 다채로운 컬러감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또 윙플라의 몸체는 알루미늄 중력주조 방법으로 만들었다. 순도가 높은 알루미늄을 주형에 붓고 중력의 힘만으로 서서히 굳게 만드는 주조 방법으로 ‘그라비티 캐스팅’이라고 부른다. 이는 숙련된 장인이 일일이 손으로 부어서 만들어 제작 난이도가 높다. 이처럼 윙플라는 몸체의 밀도가 치밀해서 코팅 내구성을 높여줄 뿐 아니라 열전도율 또한 주철보다 3배 이상 높다. 이에 더해 모든 조리도구들이 코팅의 안전성 만을 강조하는데 비해 윙플라는 코팅을 하기 전 기물도 안전해야 함을 강조한다. 코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프라이팬, 그릇으로 사용 가능한 테스트 결과를 받았고 다채로운 색상 구현을 자랑하는 N캡슐트 광물코팅 또한 안심 코팅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 자연에서 온 천연광물재료를 실리카, 지르코니아, 알루미나등 정제된 원료로 특수 나노 가공해 만들어진 N캡슐트 코팅은 넌스틱력 또한 우수하여 윙플라의 조리 기능을 살려준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 식생활에 맞춰 원스탑 쿡웨어가 되는 윙플라는 인덕션뿐만 아니라 모든 열원 사용이 가능하여 데일리 테이블웨어로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출시된 ‘윙플라’는 라운드와 스퀘어 2가지 타입이며, 각기 다른 컬러로 엄선된 10가지 컬러를 먼저 선보였다. 소비자들의 취향과 주방 인테리어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 빛으로 만난 크리스마스… 예술로 만난 상상의 나라[권다현의 童行]

    빛으로 만난 크리스마스… 예술로 만난 상상의 나라[권다현의 童行]

    찬 바람이 불자 겨울이 왔다는 걸 직감한 아이는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묻는다. 이제 몇 밤 자면 크리스마스예요? 돌이켜 보면 어린 시절 나 역시 명절보다는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렸다.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이 주는 단순명료한 기쁨 때문이었을까. 단 하루뿐이어서 더욱 아쉬운 크리스마스를 조금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경기도 양주에 자리한 조명박물관이다. 매년 겨울의 시작을 크리스마스 전시로 여는 이곳에선 내년 1월까지 넉넉하게 크리스마스 무드를 만끽할 수 있다. 왜 하필 조명박물관인가 싶겠지만 조명 제작사에서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조명 주제 전문박물관이다. 크리스마스는 반짝이는 조명이 화려함을 더하는 시즌이다. 때문에 조명박물관에서는 2006년 ‘크리스마스 캔들전’을 시작으로 겨울마다 크리스마스 전시를 선보인다. 크리스마스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와 빛, 체험, 공연이 함께 어우러진 복합전시로 올해는 ‘꿈꾸는 크리스마스’가 주제다.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다양한 환상을 눈앞에 펼쳐 보인다는 의미다.●이야기로 듣는 크리스마스트리 유래 박물관 지하 1층에 자리한 크리스마스 빌리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아기 예수의 탄생을 표현한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크리스마스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한 장면이지만 내용은 아기 예수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겪어야 했던 고난에 주목한다. 시련과 역경을 이겨 내고 마침내 성인(聖人)이 된 예수처럼 세상의 많은 어려움과 난관 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또 감사를 표현하는 상징물이자 가족의 소망을 담은 장식인 크리스마스트리와 마음을 주고받는 선물의 의미도 곱씹어 볼 수 있다. 착한 일을 하면 받는 줄 알았던 크리스마스 선물이 원래는 가난한 이웃과 어린이를 돕는 데서 유래했다고 하니 아이는 생각이 많아지는 얼굴이다. 그래도 자신의 선물을 포기하는 것은 어려웠는지 산타 할아버지가 더 많은 친구들에게 선물을 나눠 줄 수 있도록 저렴한 장난감을 골라야겠다고 다짐한다. 100년 후의 크리스마스를 상상해서 표현한 장면도 흥미로웠다. 미래의 산타 할아버지는 자율주행 썰매를 타게 될까? 그럼 루돌프는 사라지게 되는 걸까? 아니면 루돌프 로봇이 대신할까? 미래엔 우주선을 타고 지구가 아닌 다른 별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 수 있을까? 지구온난화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보기 어려워질 거라는데 무더운 크리스마스는 또 어떤 풍경일까? 이런 질문들을 아이와 함께 나누며 크리스마스에 대한 색다른 상상을 해 볼 수 있어 뜻깊었다. 맞은편에는 ‘겨울잠 자는 동안에’란 제목으로 겨울잠을 자느라 크리스마스를 경험해 보지 못한 동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언젠가 아이에게 겨울잠 자는 반달가슴곰에 대한 동화를 읽어 준 적이 있는데, 그때 이런 상상을 해 봤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크리스마스를 함께할 수 없는 게 안타까웠는지 곰 인형 귀에 속삭인다. 크리스마스 지나고 겨울잠 자면 안 될까? 진짜 재밌단 말이야, 크리스마스! 이어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동화인 ‘호두까기 인형’을 주제로 한 ‘설탕 트리와 발레리나, 호두까기 인형’이 나타났다. 엄마가 가장 기대했던 공간이다. 매년 열리는 조명박물관 크리스마스 전시의 메인 포토존이기 때문. 형형색색의 오너먼트로 꾸민 크리스마스트리를 중심으로 가득 쌓인 선물과 커다란 호두까기 인형, 그 뒤로 보이는 따스한 벽난로가 전형적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한다. 차이콥스키의 음악까지 어우러져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다. 아이도 압도적인 화려함에 감탄한 모양이다. 평소 같으면 사진 서너 장만 찍어도 툴툴거렸을 텐데 카메라 앞에서 애교 넘치는 표정을 잔뜩 선보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빛과 그림자를 활용한 무대가 인상적인 ‘우리가 크리스마스 주인공’, 신비로운 겨울 숲을 표현한 ‘겨울로 가는 숲’, 산타를 돕는 요정으로 변신할 수 있는 ‘산타네 집 요정환영’ 등 아이와의 특별한 추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이 계속 이어진다.●빛의 굴절·분산·혼합 과학원리도 쉽게 크리스마스 빌리지를 빠져나오면 과학이 들려주는 빛 이야기가 펼쳐진다. 빛의 굴절과 분산, 색 혼합 등 아이들에게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체험을 통해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 공간이다. 특히 아이는 빛돌이라는 조명박물관 캐릭터를 활용한 체험을 흥미로워했는데, 버튼만 누르면 두 가지 색깔의 빛이 만나 전혀 다른 색깔의 빛으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색 혼합의 원리를 체득할 수 있었다. 캐릭터 놀이공간인 라이팅 빌리지에서도 빛이 가진 다양한 특징을 놀이를 통해 친근하게 느끼도록 했다. 빛상상공간은 어른들도 재미있게 관람했다. 미로처럼 구성된 공간을 따라 이동하며 각각 다른 테마를 가진 빛을 경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검은색만 있는 줄 알았던 그림자의 또 다른 색깔을 만날 수 있는 ‘색깔이 있는 그림자 원리’, 폭풍 전날 밤의 분위기와 느낌을 빛으로 재현한 ‘폭풍전야’, 빛을 이용해 무한한 공간을 연출한 ‘앨리스의 문’, 휴대전화 조명을 활용해 야광필름 위에 그림을 그리는 ‘빛으로 그린 그림’ 등 오감으로 느끼는 빛의 특징이 흥미진진하다. 박물관 1층에는 조명역사관이 자리한다. 인류 최초의 인공조명인 불의 발견과 이를 활용한 세계 각국의 전통조명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전통조명관, 전기의 등장과 함께 서구 산업사회의 발전을 이끌었던 각종 조명을 소개한 근현대조명관, 조명을 통해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앤티크관으로 구성됐다. 직접 조명을 켜 보는 등 전시 중간중간 체험 요소가 곁들여져 아이들이 관람하기에도 어렵지 않았다. 건너편 기획전시실에서는 부지현 작가의 라이트아트를 선보인다. 수명을 다하고 버려진 폐집어등을 미학적 오브제로 활용한 설치작품들이다. 아이에게는 쓰레기도 아름다운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하는 기회였다. 한쪽에선 빛 공해를 다룬 전시가 눈길을 끈다. 어두워서가 아니라 너무 밝아서 불편해진 과유불급의 시대를 아이와 함께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어 더욱 의미 있었다.●안데르센 동화 속 장면 직접 재현 크리스마스와 연계한 체험도 운영 중이다. 아이는 빛돌이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는지 빛돌이 목걸이를 만들어 하루 종일 걸고 다녔다. 산타의 길을 밝혀 주는 요정의 등불, 안데르센 동화의 한 장면을 재현한 눈의 여왕, 빛의 파장이 아름다운 종이집 스노하우스 등 겨울 시즌에 딱 어울리는 체험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공연도 이뤄진다. ‘길동무 북두칠성’이란 작품이었는데, 친근한 동요를 뮤지컬 넘버로 사용한 데다 그림자극까지 합쳐져 한 시간 내내 아이가 집중하며 관람했다. 조명박물관의 ‘꿈꾸는 크리스마스’는 내년 1월까지 이어진다. 주말에 방문할 경우 포털사이트에서 예약 후 관람 가능하다. 체험은 현장에서 신청 가능하지만 운영 시간이 정해져 있어 입장할 때 예약해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양주에는 아이들과 함께 예술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꽤 많다. 장흥유원지에 자리한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과 가나아트파크가 대표적이다.●아이와 보기 좋은 ‘장욱진미술관’ 장욱진은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등과 함께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겪었음에도 오히려 서정적인 작품에 매진했던 그는 40대에 양주 한 시골집에 홀로 머물며 간결하면서도 동양적인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완성했다. 처음 장욱진미술관을 찾았을 때 화가가 가족들에게 시시때때로 선물했다는 작은 그림들이 전시 중이었다. 단순한 붓질 너머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잔잔한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 일부러 아이를 데리고 다시 미술관을 찾았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 전시가 바뀔 때마다 작품을 챙겨 보는데 마치 어린아이의 낙서처럼 순진한 매력이 있어 아이와 함께 관람하기에도 부담이 없다.장욱진의 호랑이 그림 ‘호작도’를 모티브로 했다는 미술관도 눈여겨볼 만하다. 중정과 각각의 방들이 감각적으로 연결된 미술관은 어느 위치에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를 드러낸다. 곳곳에 자리한 커다란 창 너머로는 계절마다 바뀌는 풍경이 그림처럼 매달린다. 생전에 아이들을 무척 아꼈던 화가의 영향인지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도 꾸준히 선보인다. 이번 크리스마스엔 장욱진의 그림을 활용한 카드와 펠트액자를 만든다. 현재 전시 중인 ‘선善도 악惡도 아닌’전은 다음달 8일까지 이어진다.●가나아트파크, 동심 담은 작품 전시 가나아트파크는 어린이 복합예술공간을 내세운다. 그렇다고 전시 수준이 유치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기성 작가들 작품 가운데 기발한 상상력과 순수한 동심이 돋보이는 작품을 골라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전시한다. 현재 전시 중인 김선우 작가의 ‘DoDo’s Bon Voyage!’는 신화 속 도도새를 통해 꿈과 자유를 이야기하고, 이유경 작가와 프로젝트 그룹 ‘옆[엽]’의 ‘랄랄라 코끼리의 상상여행’은 아이처럼 장난기 가득한 상상 속 풍경을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재현했다. 2023년 계묘년을 기념한 홍원표 작가의 ‘한가로운 토끼’도 아이는 물론 엄마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 옐로 스페이스에 설치된 ‘에어포켓과 비밥(B’bob)’은 섬유작가 토시코 맥아담의 텍스타일 작품이자 그물놀이터다. 뜨개질을 하듯 손으로 직접 그물을 짜서 완성한 이 작품은 제작에만 1년이 소요됐다고 한다. 이처럼 완벽한 예술작품 위에서 송글송글 이마에 땀이 맺히도록 노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뿌듯해진다. 어린이체험관에서는 블록과 모래놀이를 즐길 수 있고, 나만의 우산을 꾸미거나 에코백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도 시즌마다 다채롭게 운영된다.●송암스페이스센터서 별 구경 장흥유원지 내에는 송암스페이스센터도 자리해 길게만 느껴지는 겨울밤을 알차게 보내기 좋다. 해발 450m 계명산 자락에 위치한 송암스페이스센터는 접근성이 좋은 도심 가까이에서 별을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한 주 망원경을 갖춘 천문대 외에도 돔으로 된 반구형 스크린에서 다양한 천문 현상을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플라네타륨, 실제 우주인이 된 것처럼 실감 나는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챌린저 러닝센터, 여유롭게 하룻밤을 머물며 낭만적인 밤하늘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숙소와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갖췄다. 현재 토요일에만 운영되는데, 별빛패키지를 이용하면 케이블카를 타고 천문대에 올라 디지털 플라네타륨과 로봇 공연 등 특별 프로그램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여행작가
  • ‘그’를 따르니… 스스로 내려놓고, 온전한 나를 만나고

    ‘그’를 따르니… 스스로 내려놓고, 온전한 나를 만나고

    유배지 합천의 자연·풍물 글 남겨 직폭·와폭 황계폭포 ‘은하수 맛집’ 300년된 삼가시장… 합천 한우 본산 외토리 글자 없는 백비와 효자비 남명 조식 생가도… 곳곳에 발자취경남 합천행을 결심한 또 하나의 이유는 우연히 알게 된 이옥(1760~1815)이란 인물의 행장이 궁금해서였다. 그는 카타르월드컵이 남긴 유행어인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를 벌써 수백년 전에 실천한 선비였다. 그의 뒤를 따라 합천을 돌아보니 황계폭포 등의 명소와 남명 조식 등 합천이 낳은 인물들이 한가득 튀어나왔다. 문무자(文無子) 이옥은 조선 정조 때 문인이다. ‘붓끝에 혀가 달렸다’는 상찬을 받을 만큼 탁월한 문사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당대의 그는 사실상 ‘없는’ 인물이었다. 글자 없는 비석, 백비(白碑)처럼 말이다. 그의 생애와 문학이 온전히 되살아난 것도 최근의 일이다. 이옥은 조선 태종의 둘째 아들 효령대군의 후예로 전해진다. 한데 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성균관 유생이던 시절 이후의 일들만 비교적 자세하게 전하는 편이다. 이옥은 왕에게도 대거리할 만큼 결기가 대단했다고 한다. 특히 정조와의 불화는 후대 학자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입에 오르는 일화다. 사연은 이렇다. 조선 후기에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글을 쓰는 소품체가 유행했다. 하지만 문장에도 도가 있다고 믿는 유학자 정조에게 소품체는 역린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정조는 소품체의 글을 패관잡기라며 지식인들에게 공자 왈 맹자 왈 식의 전통적인 문장만 쓰라고 종용했다. 당시 박지원, 김조순 등 소품체에 빠졌던 대부분의 선비들은 반성문을 쓰고 용서를 받았다. 하지만 유일하게 끝까지 덤빈 이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이옥이다. 심지어 그는 과거장에서조차 일부러 소품체로 답을 써냈다. 이를 단박에 알아본 정조는 그에게 합천 봉성(현 삼가)에 내려가 충군(充軍)하라는 명을 내린다. 충군은 군역에 복무하는 형벌을 말한다. 쉽게 말해 군 면제자인 양반의 후예에게 지역 사단으로 내려가 박박 기다 오라고 명령한 것이다. 합천으로 유배 온 이옥은 그 와중에 다시 과거에 응시해 장원으로 뽑히지만, 정조가 예의 문체를 지적하며 꼴찌로 강등시켰다. 이후로도 관직과는 끝내 인연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어쩌면 그 스스로 바랐던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당시 삼가에 내려온 그는 합천의 자연과 풍물을 보며 여러 글을 남겼다. 이를 그의 지음이었던 김려(1766~1822)가 모아 ‘봉성문여’란 문집으로 펴냈다. 현재 남은 그의 작품 대부분은 이런 경위를 통해 전해진 것이다. 이옥이 ‘봉성문여’에 남긴 곳 중에서 황계폭포, 삼가시장, 외토리 쌍비 등을 보러 갔다. 당시 명소였던 황계폭포는 현재도 합천 8경 가운데 하나다. 요즘엔 ‘은하수 맛집’으로 더 유명하다. 한여름이면 황계폭포 위로 은하수가 뜨는데, 이 장면을 담으려는 사진가들이 전국에서 몰린다. 이옥은 황계폭포를 이렇게 읊었다. “큰 바위가 우뚝 솟아 병풍처럼 둘렀는데, 높이가 십여 길 정도나 되고 폭포가 바위 위에서 날아 내린다. 옛날에는 폭포가 거쳐 오는 길에 돌부리가 있어 마치 기름장수가 기름을 쏟아붓는 것 같았다. 폭포물이 멀리 날아가 더욱 기이했는데 주민들이 감사와 고을 원이 놀러 오는 것을 괴롭게 여겨 그것을 쪼아 무너뜨렸다고 한다. 슬프다. 벼슬아치가 명승지에 누를 끼치는 것이 많다.” 그의 글을 보면 폭포의 원래 모습은 당시와 달랐던 듯하다. 폭포 상단의 돌부리가 폭포수를 더욱 아름답게 날리는 구실을 했는데, 이를 보고 벼슬아치들이 몰려들자 주민들이 아예 부숴 버렸다는 것이다. 폭포를 찾아온 지방 관리들의 떠세가 얼마나 자심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나저나 폭포수가 기름을 붓듯 쏟아지다 무지개처럼 부서지는 장면이란 대체 어떤 모습이었을까. 황계폭포는 2단 구조다. 아래는 바위 절벽을 비스듬히 타고 흐르는 와폭, 위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직폭이다. 겨울이 돼 바위 절벽을 가렸던 나무들이 잎을 모두 떨구니 폭포의 웅장한 자태가 한결 도드라진다.삼가시장은 역사가 300년을 훌쩍 넘는 전통시장이다. 이옥은 당시 정경을 ‘시기’(시장 풍경), ‘시투’(시장 좀도둑) 등에 담았는데, 대단히 세밀하고 문체가 아름다워 그의 작품 중에서도 백미로 꼽는 이들이 많다. 삼가시장은 1980년대까지도 경남 일대의 큰 시장이었지만 현재는 형편없이 쪼그라들었다. 다만 시장 규모에 견줘 소고기 전문점의 숫자는 여전히 압도적으로 많다. ‘합천 한우’의 본산이란 걸 실감하게 하는 장면이다.외토리 쌍비는 삼가면 외토리에 나란히 선 두 개의 비석을 이른다. 하나는 ‘효자비’란 이름이 새겨졌지만 다른 하나는 아무것도 없다. 글자가 없는 비석을 백비라고 하는데, 이옥이 남긴 동명의 작품은 이에 대한 소회를 적은 글이다. 세상과 불화하면서도 젠체하지 않고 자신의 글을 온전히 지킨 그의 복잡한 심사가 고스란히 묻어난다.외토리는 영남 유학의 태산북두로 추앙받는 남명 조식이 태어난 곳이다. 그가 제자들을 양성했던 뇌룡정, 생가지, 그의 위패를 모신 용암서원 등의 문화재가 남아 있다. 합천 8경의 하나인 읍내 함벽루나 해인사 홍류동 계곡, 황계폭포 등에도 남명의 발자취가 많이 남아 있다. 꼭꼭 되짚어가며 찾아보길 권한다.
  • 에르메스가 후원한 덕수궁 집기, 전통 공예 명품미 뽐낸다

    에르메스가 후원한 덕수궁 집기, 전통 공예 명품미 뽐낸다

    에르메스의 후원으로 재현된 궁중 생활 집기가 일반에 공개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재단법인 아름지기와 함께 오는 12~19일 덕수궁 즉조당에서 무형문화재 장인이 재현한 궁중 생활 집기를 전시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지난 4년간 전문가 조언을 받아 궁중 생활 집기를 재현해 온 성과를 공개하는 자리로 전통 공예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덕수궁 즉조당은 광해군과 인조가 즉위한 곳으로 대한제국 초기엔 고종이 정전으로 잠시 사용했다가 나중에 집무실인 편전으로 활용했다. 덕수궁관리소는 이를 고려해 즉조당을 고종황제의 집무공간으로 재현했다. 궁중 생활 집기는 에르메스가 후원 하에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무형문화재 장인들이 재현에 힘을 보탰다. 관람객들은 즉조당 안쪽 황제의 자리에 ‘수(壽)’자와 ‘복(福)’자를 수놓은 10폭 규격의 ‘백수백복자 자수병풍(百壽百福字刺繡屛風)’과 이동식 침상이나 의자 용도로 사용했던 평상을 볼 수 있다. 평상 위에는 여름용으로 왕골자리를 깔고 그 앞에는 책상인 경상을 놓았다. 신하의 자리인 방의 바깥쪽에는 경상과 함께 붓과 먹을 보관하는 함인 연상을 배치했다. 이외에도 야간에 방 내부를 밝히는 은입사촛대와 난방용으로 쓴 은입사화로를 재현하여 배치했다. 덕수궁 관계자는 “작년에 재현을 마치고 바로 공개했었는데, 성과가 좋아서 올해부턴 정기적으로 보여 주는 전시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별도 예매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덕수궁 입장료는 별도로 내야 한다.
  • “전통 석공예 물려줄 기술·경험 많은데… 사람이 없네요”

    “전통 석공예 물려줄 기술·경험 많은데… 사람이 없네요”

    “석공예가 중요한 전통 예술인데 배우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우수 숙련기술자’로 선정한 석공예 장인(匠人) 김진명(67)씨는 1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선조들의 뛰어난 석공예 기술이 석굴암과 마애삼존불 등 자랑스러운 문화재를 많이 남겼는데 서툰 망치질에 상처 난 손으로 석공예를 배우던 우리 때와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작업장은 충남 아산시 배방읍에 있다. 집안이 어려워 중학교만 졸업하고 석공예를 배운 지 50년이 훌쩍 넘었다. 석공예로 유명한 충남 보령이 고향이다. 김씨는 “고등학교를 못 가 상심하던 차에 서울 망우리(현재 망우동) 사촌형 석재 공장에 취직했다”며 “망치질이 서툴러 정을 쥔 손에 상처가 나 피를 자주 흘렸는데 졸 때마다 파리떼가 꼬였다”고 회고했다. 이후 망우리가 개발되며 공장이 이전한 아산에 정착했다. 김씨는 얼마 후 독립해 자신의 이름을 따 석재사를 차렸고, 전국에 500여점의 불교작품 등을 남겼다. 그는 “사찰 등 불교계의 주문이 많지만 공공기관에서 조형물도 많이 의뢰한다”고 말했다. 석등과 석탑뿐 아니라 두꺼비, 거북이 등 동물상까지 다양하다. 예산 윤봉길 의사 어록탑, 서울 올림픽공원에도 그의 작품이 있다. 김씨는 자신의 최고작으로 천안 법왕사 ‘지장보살 마애석불’을 꼽았다. ‘월정사 9층 석탑’을 똑같이 재현한 예산 광덕사 9층 석탑도 애착이 크다. 제작기간이 길게는 1년도 걸린다. 김씨는 “그라인더 등 제작 공구가 많이 발전했지만 손을 다 거쳐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라며 “우리 민족의 혼이 배어야 하는 것이어서 모두 국내산 돌을 쓴다”고 했다. 그는 2017년 충남도 기능경기대회 금메달, 이듬해 전국기능대회 2위 등을 했다. 문화재수리기능자로 ‘석축·한옥 석시공 매뉴얼’, ‘조선시대 왕릉 석인상의 크기에 관한 연구’ 등 후진을 위한 책도 저술했다. 김씨는 “전국에 산재한 모든 석공예 작품을 책으로 정리할 생각”이라며 “많지 않은 장인들이 석공예 명맥을 겨우 잇고 있는 상황이어서 내 현장 경험과 기술을 모두 후진 양성에 쏟아붓고 싶다”고 말했다.
  • 역사 속 트라우마 예술로 시각화… 과거에 비추어 현재 조망 성찰케[이지윤 큐레이터의 은밀한 미술인생]

    역사 속 트라우마 예술로 시각화… 과거에 비추어 현재 조망 성찰케[이지윤 큐레이터의 은밀한 미술인생]

    2000년대 초반 본인이 세운 갤러리아 플랜B에서 개인전으로 데뷔해 20년도 안 된 2015년 56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루마니아관 대표 작가로 선정되고, 해외 주요 미술기관에서 수차례 개인전을 여는 등 놀라운 행보를 보이는 작가가 있다. 현재 주목해야 할 최고 아티스트 반열에 올라 있기도 하다. 특별히 영국 20세기 최고 화가로 소개되는 프랜시스 베이컨과 많은 형식적, 내용적 유사점으로 더욱 주목받는 40대 회화 작가 아드리안 게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프리즈 아트페어에 크리스티 경매사가 처음으로 게니의 첫 아시아 전시를 베이컨과의 2인전 형태로 열어 소개했다. 1977년 루마니아의 바이아마레에서 태어난 게니는 차우셰스쿠의 독재정치를 겪으며 암울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차우셰스쿠는 루마니아의 대통령으로 혁명이 일어난 1989년 12월까지 독재정치를 펼쳤다. 차우셰스쿠의 통치 아래 루마니아 국민들은 감시와 억압 그리고 폭정 속에서 비극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었으며 루마니아 사회에 지워지지 않을 트라우마를 남겼다. 유년 시절 경험한 독재 정치의 뼈아픈 상흔은 게니가 작품에서 트라우마와 역사적 암흑기의 인물들을 다루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독재의 아픔을 경험한 게니는 루마니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인류 역사에 남겨져 있는 트라우마까지 확장해 사회의 집단적 기억과 트라우마를 주제로 작업하기 시작했다. 또한 단순히 과거 기억을 다루는 데서 멈추지 않고 과거 기억을 동시대 예술가들이 어떻게 기억하고 고찰하고 있는지에 대한 현주소를 보여 주고 있다. 즉 동시대 작가가 예술을 통해 행하는 과거 기억을 기록하기 위한 기억술이리라. 대표적인 작품으로 ‘컬렉터’ 연작을 살펴보자. ‘컬렉터’ 연작은 2008년에 그려진 게니의 초기 작품에 해당한다. 작품 속 인물은 독일 군인이자 나치의 추종자였던 정치가 헤르만 괴링이다. 그는 비밀경찰과 강제 수용소를 만들어 나치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체포하고 학살하며 나치 시기에 앞장서서 사람들을 억압했던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잔혹함뿐만 아니라 사치스러운 인물로도 유명했는데, 나치가 통치하는 동안 자신의 권력을 앞세워 수많은 예술품들을 약탈한 것으로 전해진다. ‘컬렉터’ 연작은 총 4개 작품으로 이뤄졌다. 앞선 3개 작품이 약탈자이자 컬렉터였던 괴링의 살아 있는 모습을 담아냈다면 마지막 작품은 임종을 맞이한 그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사형선고를 받은 후 사형 집행 전날 자살로 죽음을 맞이했던 괴링의 모습은 우리가 잊고 있던 비극적 역사와 트라우마들을 떠올리게 한다. 홀로코스트 이후 ‘기억의 의무’는 마치 정언 명령처럼 우리 사회에 주요한 화두로 자리잡았다. ‘기억’은 과거의 비극적 사건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필수적인 인류의 행위라 여겨진 것이다. 게니는 괴링을 작품에 담아냄으로써 자신의 작품을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기억의 매체로 만든다. 부유하던 과거의 흔적들은 게니의 회화적 제스처를 통해 가시화되고 고착된 기억이 됐다. 작가는 실제 행해졌던 인류의 비극적 행위들, 그리고 그 이면에 존재했던 이야기들을 잊혀지지 않도록 전환시켰다. 게니의 작품은 예술을 통해 과거 기억이 어떻게 시각적으로 구체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게니의 작품에는 미술사 내 여러 작가들이 미친 영향이 잘 드러나 있다. 역사화와 같은 유사한 이미지 구성은 램브란트를 생각하게 하는가 하면, 유화의 붓을 사용하지 않고 팔레트 나이프를 사용해 물감을 아주 두껍게 칠하는 그의 특유기법으로 그린 고흐는 얼굴을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한 베이컨의 초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때로는 게르하르트 리히터 특유의 이미지를 긁어내는 기법을 쓰기도 했고, 이외에도 앙리 루소와 제리코 등 모두 미술사 내의 회화라는 매체의 전통과 기법에 대해 심도 있게 탐구한 뒤 이를 수용했으며, 자신의 독자적인 시각언어로 승화시켰다. 그는 이런 독창적인 기법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 책, 영화, 사진, 미술사적 요소들을 해체, 재해석, 재결합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로 제작했다. 대표적 작품인 ‘콜렉터 4’와 ‘다다는 죽었다’에 그려진 다다이스트(전통을 부정하는 예술가) 존 하트필드와 루돌프 슐리히터의 돼지머리를 한 독일 장교 모형인 ‘프로이센 대천사’와 고흐의 초상화를 마치 베이컨의 작품처럼 변형시킨 ‘눈꺼풀 없는 눈’에서 그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제시된 새로운 이미지는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그 경계를 지속적으로 넘나들게 한다. 이로써 게니가 시간적 경계를 무너뜨리고 제시한 이미지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세계를 과거와 현재를 비추어 새롭게 혹은 더 분명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게니의 작품은 완전히 구상적이지도 추상적이지도 않은 특징을 지닌다. 때문에 그가 다루는 정치적인 주제들 역시 구체적이거나 명확하기보다는 작품 속 이미지들의 결합을 통해 은유적으로 드러난다.게니를 대표하는 ‘파이 싸움’(Pie Fight) 연작의 인물들은 마치 베이컨의 인물들처럼 물감이 뒤섞여 흘러내리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돼 있다. 특히 이 연작 중 2014년에 그려진 ‘파이 싸움 실내 12’는 2022년 5월 홍콩 크리스티에서 8106만 홍콩달러(약 140억원)에 팔려 게니 작품 중 가장 비싼 작품으로 기록됐다. ‘파이 싸움’은 서양에서 파이를 상대 얼굴에 던지는 행위다. 파티에서 축하하거나 혹은 장난으로 하기도 하지만 대중들이 정치인, 권력자 등 적대적인 의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조롱의 의미로 던지기도 했다. 게니는 ‘파이 싸움’ 연작에서 인물의 초상을 그리되 얼굴에 물감을 덧대고, 긁어내고, 비틀어 대상의 얼굴을 지운 익명의 초상화를 그려 낸다. 초상화에서 인물의 얼굴은 대상을 가장 특징적으로 규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런 얼굴을 지우고 해체시켰다는 것은 대상의 정체성을 지움으로써 특정 인물이 아닌 과거 혹은 현대 사회 속에서 권력의 병폐와 그런 권력에 가담했던 추종자, 이를 묵인하고 외면했던 예술가들 모두를 대변하는 보편적인 초상화를 그려 낸 것이라 할 수 있다. ‘파이 싸움’ 연작은 위의 인물들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 의식을 담아 그려 낸 것으로, 사회에 내재돼 있는 집단의 트라우마적 기억들과 비극적 사건들 그리고 그 속의 다양한 정치적 내러티브에 주목하고 있는 게니의 관심사들을 집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홀로코스트라는 유례없는 극한의 사건이 발생한 지 10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전 세계에서는 권력의 횡포로 억압받고 소외받는 사람들,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 과거 혹은 동시대에 일어난 여러 사건과 기억들을 결합시켜 그려 내 기억의 매체로서 제시하는 게니의 작품들은 우리로 하여금 과거의 사건들을 기억하게 만들고 과거에 비추어 현재를 바라보게 만든다. 이로써 게니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 속 세계 곳곳에 만연해 있는 부당한 권력의 행세와 행위들을 우리가 묵인하고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성찰하게끔 하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퐁피두 미술관, 해머 미술관, 라크마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스태들릭 미술관, 겐트 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숨 프로젝트 대표
  • ‘이런 것도 있네’ 문화재 신기술 5형제… 당신의 선택은?

    ‘이런 것도 있네’ 문화재 신기술 5형제… 당신의 선택은?

    지난 15일 경북 경주의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개막한 ‘2022 국제문화재산업전’에서는 신기술을 선보인 5개 업체가 우열을 가리기 힘든 기술력으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3층 산업관 중앙에 위치한 참가업체 신기술 투표 현장 역시 각축 속에 열기가 뜨거웠다. 이번 국재문화재산업전에서 만난 신기술을 소개한다. 나만의 박물관을 가져볼까 ‘나도 큐레이터’작품 활동을 하는 누구나 전시를 하고 싶은 꿈을 꾼다. 그러나 전시관을 대관하고 실제 전시를 하고 관객을 초대하는 일련의 과정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비용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징검다리커뮤니케이션은 이런 제약을 손쉽게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을 들고 나왔다. 원래는 미술관, 박물관 등의 오프라인 전시를 온라인 전시로 구현하는 업무를 하다가 개인들의 전시 욕구를 읽고 맞춤형 전시를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용자는 실제 모양 그대로의 전시관에 자신의 작품을 걸 수 있다. 액자도 가능하고, 위치 조정, 크기 조정도 다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작품을 거는 것이 큐레이터가 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인터넷 주소만 알면 누구나 볼 수 있어 접근성이 높은 것도 큰 장점이다. 업체 관계자는 “오프라인 전시보다 더 많은 사람이 찾는다”고 소개했다. 자신의 작품뿐만 아니라 유명한 작품들도 이미지 파일만 있다면 전시관을 꾸밀 수 있다. 세계적인 박물관 곳곳에 흩어진 유명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는 꿈의 전시관도 가능하다. ‘걸어본’ 사이트에서 전시관을 꾸밀 수 있다. 문화재 훼손 걱정 없는 ‘디지털 탁본’탁본은 동양의 한자 문화권에서 오래된 문화다. 그러나 문화재가 오래될수록 탁본 뜨기는 고난이도의 작업이 된다. 해당 문화재가 오래도록 건조하게 놓여 있는 경우 탁본을 뜨려고 물을 먹이면 먹이는대로 흡수되기도 하고, 탁본을 뜨려고 힘을 가하면 문화재 훼손 우려가 있어 완벽하게 찍히지 않은 탁본이 나올 때도 있다. 문화유산사진연구소의 디지털 탁본은 이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한다. 업체가 개발한 알고리즘에 의해 탁본을 뜨는데, 기존 탁본보다 훨씬 글자가 선명하다. 무엇보다 원거리에서 사진을 찍어 뜨는 탁본이기 때문에 훼손 우려가 없다. 다른 글자와 중첩된 낙관을 구별하는 데도 유용하다. 비석에 새겨진 글씨의 경우 기존 탁본한 결과물보다 획을 더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 글씨체의 완전한 형태를 파악할 수 있다. 장선필 대표는 “팔만대장경 탁본도 훼손 없이 작업이 가능하다”면서 “혹시 소실되거나 했을 때도 선명한 탁본을 가지고 원형을 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탄소중립과 효율성 높인 신형 안내판문화유적지를 탐방하면 꼭 보게 되는 것이 안내판이다. 그러나 음각으로 새긴 안내판의 글씨가 중간중간 사라진 것도 종종 있고, 점자 안내문이 없는 경우도 많았다. 문제가 있는 안내판을 교체해야 하는데, 일체형으로 된 탓에 전체를 갈아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포스코스틸리온과 고담은 ESG(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의 영어 약자)의 시대에 맞춰 보다 효율적인 안내판을 제작했다. 기존 방식이 안내판과 안내문이 일체형이었다면 두 기업이 선보인 기술로는 안내문만 따로 교체할 수 있다. 수리가 필요할 때 낭비되는 부분이 줄어든 것이다. 기존의 안내판이 음각으로 새겨졌다면, 새로운 안내판은 양각으로 새겨진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안내문이 지워지는 것도 음각으로 새겨 기온에 따라 변형되면서 발생하는 것인데 양각으로 새기면서 이런 문제를 해소했다. 새로 설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안내판에도 덧씌울 수 있는 형태라 효율성도 높다. 두 업체가 선보인 기술이 적용된 안내판은 조만간 서울 청와대 권역에도 설치될 예정이다. 천연 발수제를 재현한 ‘명유’조선왕조실록 태조 13권에는 ‘궁궐을 고쳐 칠하기를 명하였는데 명유 4백두를 썼다’는 기록이 나온다. 명유는 전통 목조 건축물에 바르는 천연 발수제다. 명유를 바르면 방수도 되고 색도 지킬 수 있다. 그러나 명유는 일제시대를 거치며 명맥이 끊겼다. 수입 발수제로 바르긴 했지만 문제가 생겼다. 이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끼리 합심해 명유를 복원해냈다. 문화재는 전통의 방식대로 원형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문화재청 규정에는 명유를 사용하도록 돼있다. 보존소재연구소가 이번 행사에 선보인 명유는 문화재에 유용하게 쓰인다. 가치가 중요한 문화재에는 조금 더 고급스러운 명유를 쓰고, 보급용으로 쓸 수 있는 신명유도 함께 소개됐다. 분진 막는 천연 리무버목조건축물에 새로운 칠을 하기 위해선 안료를 벗겨 내는 작업이 필수다. 그러나 이 작업을 하기 위해선 고된 노동과 분진을 피할 수 없다. 동화특수산업 김석천 대표는 지난해 에어 대패로 동궁과 월지의 기둥, 서까래 등의 안료를 벗겨 내고 나서 쌓인 분진을 보고 새로운 방식이 필요함을 체감했다. 연구 끝에 개발한 것이 ‘에코 젤 리무버’다. 붓에 발라 나무에 칠한 뒤 도구를 사용해 벗겨 내면 손쉽게 벗겨진다. 분진이 날리는 기존 방식과 달리 분진이 날리지 않고 가볍게 벗겨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제 막 선보이는 따끈따끈한 신기술로 앞으로 상용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기존 리무버보다 유효 시간이 긴 것이 장점이다. 업체 측은 1시간 정도 간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신기술이 대세인 현장에서 실제로 문화재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 케이팝·한식·국악 다양한 강좌… K문화 전파기지 역할 ‘톡톡히’

    케이팝·한식·국악 다양한 강좌… K문화 전파기지 역할 ‘톡톡히’

    튀르키예(터키)는 ‘형제의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튀르키예의 조상인 흉노족은 고조선과 동맹 관계였고, 흉노족이 세운 돌궐은 고구려와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3·4위를 결정한 한국-터키전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튀르키예 남부를 뒤덮은 대규모 산불로 피해가 커지자 한국에서 묘목 기부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의 사드레틴 알판 공연장에서 열린 ‘케이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인 튀르키예’에서도 양국 교류의 역사를 보여 주는 영상이 샌드아트(모래로 그림을 그리는 것) 형식으로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현재 튀르키예에서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주튀르키예 한국문화원은 양국 간 문화 교류의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튀르키예 한국문화원은 페스티벌 개최에 앞서 케이팝 전문 강사들이 현지에 파견돼 학생들의 보컬·댄스 교육을 담당하는 ‘케이팝 아카데미’를 진행했다. 27일 찾은 문화원에서는 유지영 안무가가 학생들에게 걸그룹 아이브의 ‘러브 다이브’(LOVE DIVE)의 안무를 알려 주는 수업이 한창이었다. 이들은 페스티벌의 축하 공연 무대에 올라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뽐냈다. 유 안무가는 “워낙 케이팝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아 안무 습득 속도가 빨랐다”고 전했다. 주튀르키예 한국문화원 곳곳에는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통 의상과 악기 등이 전시돼 있다. 입구에서는 한류 스타인 배우 이종석의 입간판이 ‘환영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문화원은 케이팝뿐 아니라 한국어, 한식, 태권도, 한복, 서예, 국악 등 다양한 한국 문화 관련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식경연대회, 붓으로 쓰는 한글 서예 전시회, 특별 한국어 회화 강좌 등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박기홍 주튀르키예 한국문화원 원장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문화 활동을 매개로 한국과 튀르키예 간의 문화적 협력과 교류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문화원이 소통과 공감의 공간으로 성장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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