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전통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한표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추징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터키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유진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3,257
  • [이세라의 브랜드 앤 아트] 시간을 물려주는 브랜드, 롤렉스

    [이세라의 브랜드 앤 아트] 시간을 물려주는 브랜드, 롤렉스

    시계 브랜드가 후원할 수 있는 가장 값진 것은 무엇일까. 롤렉스의 답은 작품도 전시도 아닌 ‘시간’이다. 성공의 상징으로 통하는 이 브랜드는 오래전부터 조용히 예술가를 길러 왔다. 2002년 출범한 ‘멘토와 프로테제 아트 이니셔티브’는 격년마다 무용, 영화, 문학, 음악, 연극, 시각예술, 건축 등 분야별로 거장 한 명과 신예 한 명을 짝지어 2년간 최소 6주 이상을 일대일로 함께 보내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흥미로운 것은 선발 방식이다. 젊은 예술가는 이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없다. 세계 각지의 지명 위원들이 멘토가 원하는 프로필에 맞는 후보를 찾아내 초청한다. 최종 선택은 멘토 본인이 한다. 공모가 아니라 부름에 가까운 셈이다. 마틴 스코세이지, 토니 모리슨, 데이비드 호크니, 마거릿 애트우드 같은 쟁쟁한 이들이 멘토로 참여했다. 지금까지 60명이 넘는 거장이 같은 수의 신예를 선택했다. 후원금보다 귀한 것은 거장이 자신의 곁을 내어 주는 일. 프로테제들은 스승에게서 기술이 아니라 태도를 배운다. 시계 제조는 본래 도제의 세계다. 장인의 손끝에서 손끝으로 기술이 건너가는 전통 속에서 성장한 브랜드에 멘토링은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는지 모른다. 롤렉스가 시계에 새겨 온 단어 ‘퍼페추얼’(Perpetual·영속)은 이 프로그램에 이르러 예술 유산의 세대 전승이라는 뜻을 얻는다. 2023년에는 재즈 보컬의 전설 다이앤 리브스가 싱어송라이터 전송이를 프로테제로 선택해 이 계보에 한국인의 이름 하나가 더해졌다. 결국 롤렉스가 예술에 건네는 것은 시계 브랜드가 가장 잘 아는 것, 시간이다. 거장의 2년을 신예에게 선물하는 일. 화려한 협업도 미술관 건립도 아니지만 이보다 브랜드다운 후원은 없다. 동시대 예술이 잃어버린 사제의 감각을 되살리는 일이기도 하다. 시간은 붙잡을 수 없지만 물려줄 수는 있다는 것. 롤렉스는 그 오래된 진실을 예술로 증명하는 중이다. 이세라 아츠인유 대표·작가·방송인
  • 노리개 만들며 한국 문화 알린 김혜경 여사

    노리개 만들며 한국 문화 알린 김혜경 여사

    김혜경 여사가 20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무계원 사랑채에서 코리아넷 명예 기자 및 해외 인플루언서 청년들과 함께 전통공예 노리개 제작 체험을 하면서 한국 전통문화를 알렸다. 노란색 치마와 저고리와 함께 은색 노리개를 착용한 김 여사는 이날 한복 차림의 외국인 청년들에게 한 명 한 명 이름을 물으며 “한복이 너무 다 잘 어울리신다”고 인사말을 했다. 김 여사는 외국인 청년들에게 직접 소재를 골라 주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 김 여사는 “순방 갈 때 차고 가야 할 것 같다”며 직접 만든 노리개를 챙기기도 했다. 김 여사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전통공예 체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만큼 청년과 외국인을 비롯해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공예를 직접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한국 전통공예를 지켜 오신 분들의 노력이 더 많이 알려지고 사랑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0일 제2차 공예문화산업 진흥 기본계획(2026~2030)을 발표하고, 전통공예가 일상 속 문화로 자리잡고 세계 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창작부터 유통, 해외 진출까지 전 주기에 걸친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 한국 미술사학 기틀 세운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한국 미술사학 기틀 세운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한국 미술사학의 기틀을 세운 안휘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명예교수가 20일 별세했다. 86세. 고인은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와 프린스턴대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홍익대 미대를 거쳐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에서 후학을 양성해왔다. 한국미술사학회장, 서울대 박물관장, 국립중앙박물관 건립 자문위원, 삼성미술문화재단 이사,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2012년 국외소재문화재재단(현재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2006년 옥조근정훈장, 세종문화상(2011년·학술 부문), 연세대 용재학술상(2013년), 대한민국학술원상(2015년·인문학 부문) 등을 받았다. 1980년 출간한 ‘한국 회화사’가 유명하다. 한국 회화사 연구자들에게 필수 자료로 꼽힌다. ‘한국회화의 전통’, ‘한국 풍속화’, ‘나의 한국 미술사 연구’ 등 저서를 냈다. 유족으로 아내 김유정씨, 아들 우영씨, 딸 지현씨 등이 있다. 빈소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 22일 오전 9시. (02)2072-2010.
  • 김혜경 여사 “해외 나가 보니 한국에 여러 가지 관심 많아 깜짝 놀라”

    김혜경 여사 “해외 나가 보니 한국에 여러 가지 관심 많아 깜짝 놀라”

    김혜경 여사가 20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무계원 사랑채에서 코리아넷 명예 기자 및 해외 인플루언서 청년들과 함께 전통공예 노리개 제작 체험을 하면서 한국 전통문화를 알렸다. 노란색 치마와 저고리와 함께 은색 노리개를 착용한 김 여사는 한복 차림의 외국인 청년들에게 한 명 한 명 이름을 물으며 “한복이 너무 다 잘 어울리신다”며 인사말을 했다. 전주희 한국공예디자인 문화진흥원 공예진흥본부장은 김 여사의 노리개를 가리켜 “여사님이 하고 계신 것과 비슷한 게 삼천주”라며 우주 전체를 의미하는 거라고 설명했다. 또 노리개에 대해 “여성 유일의 장신구다 보니 귀하고 천함을 따지지 않고 누구나 패용할 수 있는 노리개인데 재질에 따라 비싸냐 저렴하냐 차이가 있다”고 했다. 그러자 김 여사는 “알고 보면 더 재밌을 것 같다”며 공감했다. 김 여사는 외국인 청년들에게 직접 소재를 골라주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 김 여사는 “다들 너무 잘 어울리고 예전엔 서양 사람들은 한국이 잘 안 어울린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이제는 다 없어진 것 같다”고 극찬했다. 또 직접 만든 노리개에 대해 “순방 갈 때 차고 가야 할 것 같다”며 챙기기도 했다. 김 여사는 “저도 가끔 해외를 나가 보면 예전에 비해 훨씬 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며 “K팝 또 TV 드라마 또 그 외에 한국 음식이라든지 여러 가지에 관심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란다. 또 한 두 해 전보다도 올해가 특별하게 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노리개 하나를 만들어도 한국 문화에는 가족, 또 이웃에 대한 화목과 건강, 또 행복을 주는 그런 의미를 하나하나 다 담고 있어 그런 것들을 이런 시간에 만들면서 같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참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말했다.
  • “발전소 폐지, 19조원이 감소합니다”…박수현 지사 ‘발전통합본사 충남 설치’ 요청

    “발전소 폐지, 19조원이 감소합니다”…박수현 지사 ‘발전통합본사 충남 설치’ 요청

    2038년까지 21기 화력발전소 폐기인구감소·지역경제 위축충남도, 유치 총력전 “낙후도 가장 높아” 충남도가 발전 공기업 통합 본사 유치 총력전에 나섰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20일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기후에너지환경위원회 김정호 위원장 등을 만나 발전통합 본사의 충남 이전을 건의했다. 충남에는 전국 화력발전 5개 사 중 한국중부발전과 서부발전 2개 사가 각각 보령, 태안에 본사를 두고 있다. 당진에는 동서발전 주력 발전소가 들어서 있다. 5개 발전사 52기의 발전소 중 도내 설치돼 가동 중인 발전소는 총 28기(53.8%)다. 발전 용량은 전국 5만 1985㎿의 36.7%인 1만 9096㎿를 기록한다. 하지만 발전소 폐기는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인구 급감 우려를 키우고 있다. 충남에서는 2020년 12월 보령화력 1·2호기와 지난해 12월 태안화력 1호기 등 3기의 발전소가 폐기됐다. 2038년까지 추가 폐기될 예정인 화력발전소는 전국 최대 규모인 21기다. 보령화력 1·2호기가 조기 폐지된 보령시 인구는 2021년 1월 말 9만 9964명으로 10만 명 선이 붕괴한 이후 지난달 기준 9만 1260명으로 9만 명 선도 위협받고 있다. 태안군 인구도 지난해 말 태안화력 1호기가 불을 끈 뒤 5만 9474명에서 6개월 만인 지난달 말 5만 9039명으로 400명 이상 줄었다. 산업통상부의 폐지 석탄발전소 활용 방안 연구 용역에 따르면 충남 발전소 14기를 폐지할 경우 생산 유발 감소 금액은 19조 2080억원이다. 부가가치 유발 감소 금액도 7조 8300억원에 이른다. 박 지사는 “석탄 화력발전 입지 시군이 국가 전력 생산의 대의를 위해 해양·대기 오염과 송전선로 등의 피해를 40년 동안 입어왔지만 현재 지역경제는 여느 지역보다 더 크게 위축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 경기도의회 최민 의원, 경제노동위원회 부위원장 선임

    경기도의회 최민 의원, 경제노동위원회 부위원장 선임

    경기도의회 최민 의원(더불어민주당, 광명2)이 제12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경제노동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임되며 민생경제 부양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는 20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최민 의원을 부위원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경제노동위원회는 경기도 경제실, 사회혁신경제국, 노동국, 경기경제자유구역청을 소관한다. 아울러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일자리재단,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경기도사회적경제원, 킨텍스,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 등 산하 공공기관까지 두루 관할한다. 소상공인·중소기업 보증 지원, 취업·고용 서비스, 전통시장·골목상권 관리, 사회적경제 활성화, 국제 전시·컨벤션(MICE), 공공 배달앱 등 도민 생활과 직결된 사업이 경제노동위원회 심사 대상이다. 최근에는 4.5일제 시범사업, 중대재해 예방 지원 사업 등 새 정부 국정 과제와 맞물린 예산·정책 현안까지 다루며 위상이 커지고 있다. 최민 의원은 제11대 경기도의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여성가족교육협력위원회, 경제노동위원회를 두루 거쳤다. 특히 경제노동위원회 소속으로 2026년 본예산 예비심사 과정에서 노동국·사회혁신경제국의 일자리 사업 감액, 경제실의 소상공인 재기 지원·골목상권 예산 축소 편성 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예산 심사 역량을 인정받아 왔다. 지난 4년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으로 유일하게 활동을 이어 온 이력도 있다. 올해 6월 재선에 성공해 제12대 경기도의회에 입성한 뒤에도 경제노동위원회에서 활동을 이어 가고 있으며, 이러한 이력이 이번 부위원장 선임의 배경으로 꼽힌다. 최민 의원은 “경제노동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예산 심사 과정에서 확인된 정책 사각지대를 꼼꼼히 점검하고, 현장의 수요와 동떨어진 편성이 없는지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 환경 변화와 고용 구조 전환,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 등 민생 현안에 더욱 책임감 있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최민 의원은 “1420만 경기도민과 30만 광명시민의 민생경제를 부양하는 역군이 되겠다”며 “부위원장으로서 위원회 안팎의 소통을 이끌고,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민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비서, 백재현·임오경 국회의원 보좌진 등을 거쳐 2022년 제11대 경기도의원으로 광명시 제2선거구에 당선됐으며, 올해 재선에 성공해 제12대 경기도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광명갑 사무국장, 정책위원회 부의장, 경기도당 대변인,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등을 두루 역임했다.
  • 러시아 “한국, 두고 보라” 경고…美 ‘타이폰’ 뭐길래?

    러시아 “한국, 두고 보라” 경고…美 ‘타이폰’ 뭐길래?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이 한국에 미국의 중거리 지상발사 미사일 체계 ‘타이폰’이 배치될 경우 러시아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비례적인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루덴코 차관은 19일(현지시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에 이어 한국에도 타이폰이 배치될 가능성을 묻는 말에 “현재 한국이 자국 영토에 미국의 타이폰 체계를 배치하려 한다는 정보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러시아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될 것이며 그에 상응하는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미국과의 군사훈련 과정에서 타이폰의 자국 배치에 동의한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루덴코 차관은 “일본이 자국 영토를 미국 중거리 미사일 체계의 배치 장소로 제공하는 것은 배치 기간과 관계없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러시아 극동 지역의 안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 극동 국경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조치”라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美 ‘타이폰’ 뭐길래? 러 미리 발끈타이폰은 컨테이너 형태의 발사대를 차량으로 옮기는 미 육군의 이동식 미사일 체계다. SM-6 다목적 미사일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토마호크의 사거리는 약 1600㎞ 이상이다. 러시아는 최대 2000㎞ 안팎으로 평가한다. 미군은 2024년 4월 연합훈련을 위해 타이폰을 C-17 글로브마스터Ⅲ 수송기로 필리핀 루손섬에 처음 전개했다. 훈련을 마친 뒤에도 철수 시점을 정하지 않은 채 현지 배치를 유지했다. 2025년 9월에는 미일 연합훈련 ‘리졸루트 드래건’을 계기로 일본 야마구치현 이와쿠니 미군기지에도 처음 반입했다. 타이폰은 C-17로 장거리 공수할 수 있어 평시에는 다른 지역에 두다가 유사시나 훈련 때 한반도로 신속히 옮기는 운용도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 정부나 미군이 타이폰의 한국 배치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루덴코 차관의 발언은 한국의 향후 선택에 미리 선을 그은 경고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에 이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방산 협력과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가능성까지 자국 안보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북러 관계, 질적으로 새로운 수준”한편 루덴코 차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최선희 외무상의 방러 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올해도 각급에서 북한과 활발한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고만 답했다. 이어 2024년 6월 평양에서 체결된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이 “전통적으로 우호적이었던 양국 관계를 질적으로 새로운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루덴코 차관은 “새로운 기본 조약의 정신과 문구에 따라 북한 유관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정부 간 위원회를 통한 실무 협력을 비롯해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작업을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 소상공인이 주도하는 상권의 변화 ‘하나 On, 청년 On’ 프로젝트 본격 추진

    청년 소상공인이 주도하는 상권의 변화 ‘하나 On, 청년 On’ 프로젝트 본격 추진

    하나금융그룹(회장 함영주)이 청년 소상공인의 성장과 지역 상권 활성화를 돕기 위한 ‘하나 On, 청년 On’ 프로젝트의 참여팀 모집을 7월 20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개별 점포 단위의 단발성 지원 방식을 탈피해, 청년 소상공인들이 팀을 구성해 공동 행사, 공동 홍보, 상권 환경 개선 등 지역 상권에 필요한 사업을 직접 기획하고 집행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청년 소상공인이 주도하는 상권 단위 공동 사업을 통해 고객 유입과 체류 시간을 확대하고, 주변 점포의 소비 촉진을 유도해 지역 상권 전반의 활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전통시장육성재단은 사업 운영 기관으로 참여해 참여팀 모집·선정, 역량 강화 교육 및 전문가 컨설팅 운영, 사업 계획 검토, 사업 운영·관리, 성과 관리 등을 담당한다. 또한 선정팀의 공동 사업이 사업 목적과 승인된 계획에 맞게 추진될 수 있도록 사업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모집 규모는 총 15개 팀 내외로, ‘일반형’과 ‘특화형’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공모가 진행된다. 일반형은 동일 상권 내 청년 소상공인 5인 이상으로 구성된 팀을 대상으로 14개 팀 내외를 선정하며, 팀당 3천만 원에서 최대 5천만 원까지 사업비를 지원한다. 특화형은 전국 여러 지역의 청년 소상공인 30인 이상이 연계하는 광역 연계형 1개 팀을 선정해 최대 1억 5천만 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신청을 위해서는 팀원 전원이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되어 있어야 하며, 팀원의 60% 이상이 만 49세 이하의 청년 소상공인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팀을 대표하는 팀장 역시 만 49세 이하 청년 소상공인이어야 한다. 모집 기간은 7월 20일부터 8월 13일까지다. 선정 평가는 서류 평가와 발표 평가를 거치며, 일반형의 경우 사업 계획이 실제 상권 환경과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현장 평가를 추가로 진행해 최종 지원 대상을 확정하게 된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가 청년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소상공인과 동반 성장하는 ESG 경영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해남공고, 40년 전통 펜싱부 존폐 기로…마이스터고 전환에 지역 체육 ‘흔들’

    40년 가까이 전남 해남을 대표하는 ‘검객의 요람’으로 명성을 이어온 해남공업고등학교 펜싱부가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 교육부의 마이스터고 지정에 따른 학교 체제 개편으로 운동부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신입생 모집이 중단됐고, 대체 학교 설립마저 난항을 겪으면서 지역 체육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남공고는 산업수요 맞춤형 기술인재를 양성하는 마이스터고로 전환돼 2028년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학교의 교육 목적이 특수목적고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일반 학교 운동부 운영이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학교는 내년부터 펜싱부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기존 선수들이 졸업하면 펜싱부 역시 자연스럽게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는 ‘시한부 운영’에 들어간 셈이다. 전남광주통합교육청과 해남교육지원청은 해남공고 펜싱부의 전통을 이어갈 대체 학교를 찾기 위해 지역 학교들과 협의를 이어왔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해남고등학교는 최근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 간담회를 거쳐 창단 불가 방침을 최종 확정했다. 현재 화원고와 송지고 등이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지만 통학 여건과 학교 측의 수용 여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전남체육고나 광주지역 학교로 이전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기존 선수단 운영의 연속성과 지역 연고성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의 심각성은 단순히 한 학교 운동부의 폐지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해남은 현재 해남동초 스포츠클럽-해남제일중-해남공고-해남군청 실업팀으로 이어지는 전국에서도 드문 지역 연계형 펜싱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발굴된 유망주가 중학교와 고등학교, 실업팀으로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오랜 기간 정착돼 왔다. 하지만 해남공고 펜싱부가 사라질 경우 이 연결고리가 끊기면서 지역 선수 육성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학부모는 “공고 펜싱부가 없어지면 초·중학교에서 꿈을 키운 선수들이 진학을 위해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다”며 “수십 년간 이어온 해남 펜싱의 전통과 경쟁력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남제일중학교에는 현재 10여 명의 선수가 훈련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는 펜싱을 배우기 위해 타 지역에서 전학 온 학생도 포함돼 있다. 고등학교 연계 육성 체계가 사라질 경우 우수 선수들의 지역 이탈은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해남공고 펜싱부는 지난 수십 년간 국가대표 선수 2명을 배출하며 전남 펜싱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 현재 재학 중인 선수 4명 역시 향후 진로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 있다. 운동부가 해체될 경우 졸업생들의 모교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선배가 후배를 이끌며 전통을 이어온 지역 스포츠 문화도 단절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엘리트 체육은 물론 생활체육 저변 위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체육계 안팎에서는 마이스터고 전환이라는 교육정책의 취지는 존중하되, 수십 년간 축적된 지역 스포츠 자산까지 함께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정책과 지역 체육 발전이 상생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체육계 관계자는 “해남공고 펜싱부는 단순한 학교 운동부가 아니라 해남 체육의 역사이자 지역 인재 육성의 핵심 기반이다. 교육청과 해남군, 학교, 체육회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대체 학교 지정이나 공동 운영 방안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美 호르무즈 해상 봉쇄 24시…이란의 해외 조달 어떻게 마르고 있나? [배틀라인]

    美 호르무즈 해상 봉쇄 24시…이란의 해외 조달 어떻게 마르고 있나?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미 해상 봉쇄의 진짜 목적: 이번 봉쇄는 이란의 원유 수출을 막는 경제 압박을 넘어 첨단 무기 및 이중용도 물자의 해외 조달망을 정밀 타격하여 전쟁 수행 능력을 말살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무기 생산 및 대리 세력 보급 차단: 미 해군의 정밀 검색으로 드론·미사일용 반도체, 특수 원자재, 정밀 장비의 유입이 끊겼으며 예멘 후티·레바논 헤즈볼라 등 역내 대리 세력으로 향하는 무기 보급로까지 동시에 봉쇄됐다.● 육상 우회로 타격 및 고사 작전: 이란은 중국·러시아·파키스탄 등과의 육상 무역으로 우회하려 했으나, 미군의 교량 공습과 부족한 수송량·물류비 폭등으로 인해 대체 통로마저 무력화되며 궁지에 몰렸다. 미군의 대이란 해상 봉쇄 조치(호르무즈 역봉쇄)는 단순히 이란의 목줄인 원유 수출을 막아 재정을 고갈시키는 전통적 압박에 그치지 않는다. 해당 봉쇄의 진짜 목적은 이란의 군사적 생명줄인 첨단 무기 및 이중용도 물자의 ‘해외 조달망’을 선별적·정밀적으로 타격하는 데 맞춰져 있다. 이를 통해 이란의 전쟁 수행 능력을 떨어뜨려 항전 의지를 말살하는 것과 함께 정전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첨단 및 핵심 설비, 제품 공급 차질가장 먼저 급제동이 걸린 곳은 이란 군수 산업의 핵심인 드론과 탄도미사일 생산 설비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장을 뒤흔든 샤헤드 계열 드론과 고정밀 유도무기의 핵심 두뇌는 역설적으로 서방 및 아시아의 저사양 반도체 칩, 위성항법시스템(GPS) 수신기 등이었다. 이란은 이를 민간 상선망을 통한 우회 밀수로 조달해 왔으나 미 해군의 현장 검색과 의심 및 유령 선박에 대한 강제 회항 조치로 인해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미사일·드론용 특수 소재 조달 마비 부피와 무게 때문에 해상 컨테이너선 수송 외에는 대안이 없는 기초 군수 원자재 조달도 치명상을 입었다. 미사일·무인기 동체 강도를 높이는 탄소섬유,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특수 강철 등의 해상 반입이 전면 중단되면서 이란 군수 공장도 감산에 돌입했다. 정밀 가공용 공작기계나 화학·핵물질 제조에 전용될 수 있는 대형 밸브·펌프류 같은 이중용도 장비의 반입마저 막혀 신규는 물론 기존 장비의 유지보수조차 불가능한 한계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후티 반군 등 대리 세력 ‘무기 역수출’ 봉쇄 주목해야 할 점은 해당 군사 작전이 이란 내부로 향하는 ‘유입 차단’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군의 그물망식 차단은 예멘 후티 반군, 레바논 헤즈볼라 등 이란의 역내 우호 세력으로 향하는 완성품 미사일 부품과 드론의 ‘역수출 보급로’까지 동시에 틀어막고 있다. 이에 중동에서 이란을 따르던 대리 세력의 군사 네트워크 공급망 체계가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중국, 파키스탄 등 인접국과의 육상 무역을 확대해 우회로를 뚫으려 하지만 미군의 공습과 차단으로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군은 이란 북동부 골레스탄주 아칼라시 외곽 철도 교량을 공습했다. 이 철도는 이란의 전략적 파트너인 중국 및 러시아를 잇는 핵심 무역 통로다. 투르크메니스탄과 카자흐스탄을 거치는 이 노선은 중국과 연결되는 중요한 육상 교통로 역할을 해왔다. 특히 올해 미국이 이란의 주요 항구를 봉쇄하면서 그 전략적 중요성이 한층 더 커졌다. 2025년 말부터는 러시아 역시 이란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데 이 노선을 적극 활용해 왔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으로 공급되는 물길을 모조리 끊으면서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위시한 이란 정권 고사 작전에 돌입했다. 여기에 더해 턱없이 부족한 수송 용량과 폭등하는 물류 비용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있다. 결국 미군의 이번 해상 봉쇄는 이란이 민간 상선망의 그늘에 숨겨왔던 물자 세탁 경로를 완전히 드러내 도려내는 ‘정밀 외과의 수술’과 같다. 수출길 차단이 이란 경제를 서서히 말리는 저강도 압박이라면, 핵심 무기 자재 조달망 차단은 이란의 전쟁 수행 능력을 말살하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 다큐 통념 깬 평범한 일상… 강렬한 색채와 유머로 폭로하다

    다큐 통념 깬 평범한 일상… 강렬한 색채와 유머로 폭로하다

    위트 있는 시선·독창적 시각 화법현대인 욕망·취향 예리하게 담아“일상에도 역사 있다는 것 보여줘”마지막 휴양지 등 14개 연작 전시 쨍한 파란색 비치 타월과 독특한 모양의 선탠용 보안경, 앙 다문 입술에 얇게 바른 빨간 립스틱이 완벽한 시각적 대비를 이룬다.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터뜨린 플래시는 중년 여성의 번들거리는 피부와 목, 손목, 귀에 찬 금붙이의 화려함을 도드라지게 만든다. 1997년 스페인 베니도름. 휴양지의 강렬한 햇빛 아래서 일광욕을 즐기는 인물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마틴 파(1952~ 2025)의 사진에는 특유의 유머와 관찰력이 녹아 있다. 현대 사진의 거장으로 다큐멘터리 사진의 흐름을 이끌어온 국제 사진가 집단인 매그넘 포토스의 구성원이기도 했던 그의 전시가 서울 도봉구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전시에는 14개의 대표 연작을 아우르는 사진 500여점을 선보인다. 그가 컬러 필름을 사용한 최초의 시리즈인 ‘마지막 휴양지’부터 남한과 북한의 모습을 담은 시리즈까지 포함돼 있다. 파는 대중과 거리가 있던 다큐멘터리 사진을 대중 가까이 데려다 놓은 작가다. 기존 매그넘 작가들이 전쟁, 난민 등 엄숙하고 숭고한 순간을 찰나의 흑백 사진으로 담아냈다면 파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속물성을 강렬한 색채로 유머러스하게 폭로한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평범하고 촌스러운 일상과 소비문화, 관광이 그의 주요 관심사였다. 전통적 다큐멘터리 사진에 위트 있는 시선과 독창적 시각 화법을 도입한 그는 현대 사진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시를 맞아 최근 방한한 안드레아 홀스헤르 매그넘 포토스 글로벌 컬처 디렉터는 “1980년대 후반 파가 매그넘 후보로 지명됐을 때 매그넘 내부에서 역사상 가장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며 “다큐멘터리 사진에 대한 기존 통념에 도전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역사가 전쟁이나 정치적 사건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전시에 소개된 ‘작은 세계’, ‘마지막 휴양지’ 등의 시리즈는 현대인이 지닌 욕망, 취향, 소비와 행동 방식을 예리하게 담아낸다. ‘마지막 휴양지’는 그가 1983년부터 1985년까지 3년에 걸쳐 영국 리버풀의 뉴브라이턴의 휴양지 풍경을 기록한 작업이다. 대표적 휴양지였던 공간은 20세기 초부터 쇠락하기 시작해 노후화된 시설과 산업폐기물, 중장비, 쓰레기가 즐비한 장소가 됐다. 주차된 중장비 바로 앞에 수건을 깔고 누워 일광욕을 즐기거나 넘쳐나는 쓰레기 옆 벤치에서 음식을 즐기고 있는 리버풀 서민의 휴가를 적나라하게 포착했다. 1998~2007년 촬영된 ‘남한’ 시리즈와 1997년 그가 패키지여행을 통해 북한 평양을 방문했을 때 촬영한 ‘북한’ 시리즈도 만날 수 있다. 남한 연작에서 그는 서울의 남대문시장, 대형마트, 에버랜드 등의 풍경을 통해 한국 사회의 급속한 경제 성장과 그에 수반된 소비문화를 드러낸다. 북한 연작에서는 김일성 동상 앞에서 참배하는 시민들의 모습과 어린아이와 시장 노인 등의 모습을 통해 북한 사회의 정치적 특수성과 일상성을 동시에 담아냈다. 마틴 파의 사진책 90권도 함께 만날 수 있는 섹션도 마련됐다. 이 공간은 사진가를 넘어 편집자이자 출판인, 컬렉터였던 그의 또 다른 면모를 조명한다. 희귀 초판본, 작가 서명본까지 관람객이 만지며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2024년부터 작가와 전시 준비를 해 온 만큼 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마틴 파의 새로운 서울 커미션(주문 제작)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파의 건강 악화와 별세로 서울 촬영은 없던 일이 됐고 영영 그 작품을 볼 수 없게 됐다. 대신 ‘위 아 마틴 파’(우리는 마틴 파다)라는 제목처럼 우리 모두 그가 돼 오늘날 이미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한 번쯤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전시는 10월 18일까지.
  • “대구 경제 대개조… 변화·성장의 판을 바꿔 민생 살리겠다” [민선9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대구 경제 대개조… 변화·성장의 판을 바꿔 민생 살리겠다” [민선9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대구 경제의 판을 바꿔서 민생 경제를 살리는 게 시정 최대 지향점입니다.” 추경호(66) 대구시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전문가다. 40년 가까이 경제부처에서 경제정책과 금융정책을 두루 섭렵하며 경제부총리까지 지냈기 때문이다. 6·3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자 7800여명 중 나라 살림을 도맡아 본 것도 추 시장이 유일했다. 역대 가장 치열했던 대구시장 선거에서 시민들은 그의 이력에 주목했다. 30여 년째 1인당 총생산(GRDP) 전국 꼴찌라는 장기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게 할 적임자라는 판단이 뒤따랐다. 추 시장은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누적된 대구의 경제 침체 요인을 진단하고 바꿔나가면서 지역 경제에 활력이 돌게 하는 게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부총리 시절 ‘닮고 싶은 상사’로 뽑히기도 했던 그는 “대구라는 자부심을 회복하는 것이 시정 혁신의 출발점”이라며 효율적인 공직사회 개혁도 예고했다. 대구 경제를 살리겠다는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선 9기 ‘추경호 시정’일하는 방식·누적된 관행 다 바꿔야경제뿐 아니라 복지·안전까지 개조공직자 1분 1초는 세금이라고 생각-격전 끝에 당선됐다. 앞으로 4년간 ‘추경호 시정’의 가장 큰 지향점은. “전국적인 관심 속에서 격전을 치렀다. 대구시민들께선 이번 선거에서 대구 경제를 살릴 유능한 경제 전문가, 자유민주주의와 보수의 심장을 지켜낼 철학을 가진 사람을 선택해 주셨다. 그래서 더 많은 책임 의식을 느끼고 있다. ‘정말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기도 하다. 선거 과정에서 시민들께선 대구 경제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고 경제를 살려달라는 목소리를 내주셨다. 저에 대한 기대도 바로 그 점에 있다고 본다. 시정 지향점 중 하나는 민생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대구 경제의 대개조다. 취임사를 통해서도 이야기했지만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 그래서 시정 비전으로 변화와 성장을 내세우고 있다. 일하는 방식을 바꿔서 공직사회에 변화를 주고 여러 제도적인 정책 변화도 줘야 한다. 오랜 기간 누적된 관행으로는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없다. 공직사회, 기업인, 정치인 등의 의식뿐만 아니라 제도, 문화, 관행 모든 걸 바꿔서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구를 좀 더 경쟁력 있는 체계로 만들어야 한다. 경제뿐만 아니라 복지, 안전, 문화 분야를 대개조하고 공간 대전환도 끌어내겠다.” -갈등의 시대다. 한 아이돌 그룹 멤버의 사투리를 둘러싼 논란도 있었다. 보수정당 원내대표 등을 지낸 중진 정치인 입장에서 보는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은. “정치가 극단화되고 일부 정치인들은 강성 지지층을 상대로 소구하면서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려다 보니 갈등 구조도 커지고 있다. 그들도 국민이 양극단으로 나뉘어 사회적 갈등이 심해지는 걸 원치 않을 것이라 믿는다. 그런데도 단기적인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민을 갈라치는 건 정말로 지양해야 하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다만, 우리가 정치·사회적인 견해를 표출할 때 너무 감정적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정치인들부터 자기 의사를 표시하는 데 있어 조금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가 서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스스로 정화하고 중심점을 찾아가리라 믿는다. 결국 정치인들이 그 갈등 구조를 증폭시키려고 접근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갈등을 이용하는 정치인들에게 한 번 묻겠다. 니 와 그라노?(웃음)” -지방선거를 통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이슈로 떠올랐다. 앞으로 선거관리위원회는 어떻게 개혁해야할지. “국회에서도 선관위 개혁에 대해 논의하고 있고 특검 요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동안 선관위가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누려왔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국민의 소중한 참정권을 조직의 이기를 위해 훼손했다. 그로 인해 공정성 시비가 어마어마한 위험 수위까지 와 있다. 국회나 감사원 등의 견제 장치가 분명히 있어야 하고 그간 불신을 키워온 선거 관리, 선거 운영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취임 첫날 도시락 간부회의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 데 이어 회의 자료를 없애고 2분 내 보고를 강조하며 ‘타이머’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실무 중심의 공직사회 개혁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공직사회는 민간에 비해 경쟁이 없어 생산성에 대한 관념이 약하다는 게 취약점이다. 그리고 또 미래에 대한 위협을 받지 않아 ‘철밥통’이라는 부정적 인식도 생겨났다. 그래서 공직사회를 효율적으로 일하는 분위기로 이끌어서 성과를 내도록 하고자 한다. 그래서 우선 시장 또는 윗사람을 위한 불필요한 의전이나 보고 형식을 타파했다. 그 여력을 시민을 위해 일하고 대구 발전을 위한 정책 구상을 하는 데 쏟으라는 것이다. 우리의 1분 1초가 다 세금이라는 생각을 공직자들이 가져야 한다. 짧은 시간에 핵심을 보고하면 실·국장들이 스스로 핵심 현안을 머릿속에 정리하고 정책 방향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업무 장악 훈련도 동시에 된다. 인사도 마찬가지다. 공직사회 내부에도 경쟁이 있어야 한다.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내는 능력 있는 사람을 발탁하고 그들에게 보상하는 체계를 갖춰서 우대할 계획이다.” 대구 경제 회복 어떻게지역 현안 예산, 정부 설득 총력전기계부품·섬유 전통 산업에 AI 접목국내외 융합기업 유치·일자리 창출-대구 경제 회복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실제 상황도 어렵고 야당 시장으로서 정치적 사정도 녹록지 않다. 돌파구는. “과거에도 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정치를 해본 경험이 있다. 물론 정부가 (대통령의) 지지층을 상대로 조금 더 애정을 가질 순 있으나 국정 운영의 상당 부분은 미래와 국가 경쟁력을 위해 합리적이고 타당한 정책 검토와 논의를 거쳐 이뤄진다. 40년 가까이 공직 생활을 하면서 경험했던 대한민국 정부는 그랬고 지금 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지역의 발전을 위해 어떤 사업이 필요한지 살펴본 다음 정부에 건의하고 예산도 확보해서 현안을 해결해 나가려 한다. 제가 평생 해온 공직 경험과 중앙정부의 인적 네트워크를 가동해 부지런히 설득하고 지역 정치권과 힘을 모아 헤쳐 나간다면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경제전문가’ 시장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가 크다. 대구에 유치하고자 하는 핵심 미래산업과 대기업 투자 유치를 위한 전략은. “대구는 전통 주력 핵심 산업이었던 기계 부품 제조업, 섬유 산업 등을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경쟁력 있게 만들어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지금은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에 전통 산업에 AI를 접목하는 게 새로운 산업 트렌드 중 하나다. 그것이 AX(인공지능 전환)다. 기계 부품 제조 기업에 로봇 산업,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접목하는 노력들이 우리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된다. 이와 관련한 국내외 굴지의 융합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만들고 미래 핵심 산업이 우리 지역의 중심 산업으로 커갈 수 있도록 자리 잡을 수 있게 해 나갈 것이다.“ -정부 주도로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적 안배가 아니라 기업의 투자 전략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는데. “수도권에 반도체 산업이 집중돼 있지만 중·남부권에서는 기업이 뿌리내리기에 대구·경북만 한 데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선 기계 부품이나 소재 등의 중소·중견기업이 굉장히 많다. 또 우수한 인력도 많다. 반도체를 포함한 주요 대학의 첨단 산업 관련 학과에서 연간 3683명의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여기에다 낙동강을 끼고 있어 어마어마한 산업용수 공급이 가능하다. 동해안의 원전을 통한 전력 공급도 수월하다. 첨단 산업이 위치할 수 있는 완벽한 경쟁력이다. 그런데 여길 배제하고 다른 지역으로 인위적으로 기업이 간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그래서 정부의 결정을 두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지, 정치적 압력은 없었는지, 의도적으로 특정 지역을 홀대한 것은 아닌지 문제 제기가 잇따르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상황을 위기이자 기회로 삼아 반도체 생산 시설을 비롯한 미래 핵심 산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균형 있는 지원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대구가 미래 핵심 산업을 키울 수 있는 최적지인 만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겠다.” 풀어야 할 지역 현안반도체 미래 산업은 대구가 최적지불합리한 산단 업종 규제부터 혁신23조 TK 신공항, 국가 주도 진행을-기업 활동에 걸림돌인 각종 규제를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는데 ‘1호 규제 혁신 대상’은. “가장 먼저 상징적으로 혁신하려고 하는 건 산업단지 입주 업종에 대한 규제다. 이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려고 한다. 현재 지역 내 산단에는 오랫동안 입주해 있던 기업들이 업종 규제에 가로막혀 있다. 이에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나온다. 제조업의 AI·디지털 전환과 산업의 첨단 융복합 추세에 적극 대응하겠다. 이를 위해 조직 개편으로 ‘규제혁신과’도 신설해 현장의 불합리한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해 나가고자 한다.”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 관련 국가가 책임을 지는 ‘국가 주도 사업’으로의 추진을 공약했는데. “TK 신공항은 사업 성격 자체가 안보 시설인 군사 공항을 이전하는 문제다. 신공항 경제권과 후적지 개발을 통한 국가 균형 성장, 항공 방위의 초현대화를 이뤄낼 수 있는 국가 백년대계 사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가가 맡아서 하는 게 맞다. 그리고 이 사업은 현재 추산컨대 23조원이라는 막대한 재원이 들어간다. 대구의 한 해 예산이 12조원이고 그중 80%가 인건비, 시설 유지, 취약계층 복지 등을 위해 의무 지출하는 비용이다. 나머지 20%로 재량 사업을 추진하는데, 2~3조원의 예산으로 어떻게 우리가 23조원의 국책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겠나. 사업 규모로 봐서도 감당이 어렵다. 그래서 지난 5월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이 신공항 사업에 국가 재정을 투입할 수 있게 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광주 군 공항 이전 사업이나 가덕도 신공항 사업은 국가가 나서서 재원을 투입하는데 왜 대구는 시가 사업을 설계하고 재원을 조달해야 하나. 그건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그래서 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에 지역 정치권과 함께 주력할 생각이다.”
  • 세계유산위원회 ‘룰 메이커’ 도약한 한국…‘한국의 갯벌’ 확대 등재되나

    세계유산위원회 ‘룰 메이커’ 도약한 한국…‘한국의 갯벌’ 확대 등재되나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부산에서 막을 올렸다. 대한민국이 1988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에서 개최하는 최고 권위의 국제회의다. 세계유산위원회는 19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개회식을 열고 오는 29일까지 11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회의에는 칼레드 알-아나니 유네스코 사무총장 등 고위 관계자들과 196개국 대표단, 학계 전문가, 비정부기구(NGO) 등 약 3000명이 참석한다. 올해 위원회가 검토할 안건은 신규 세계유산 등재 후보 30건과 기존 유산의 확장·수정안 3건 등 총 33건이다. 이번 부산 회의는 세계유산 등재와 보존·보호를 총괄하는 최고 의사결정 국제회의가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것이어서 상징성이 크다. 이번 회의 의장은 대한민국 최초로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의장을 역임한 이병현 전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 대사가 맡아 전반적인 심의를 주재한다. 대한민국이 그동안의 단순 참여국을 넘어 국제 사회의 세계유산 정책을 선도하는 ‘룰 메이커’로 도약하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대한민국이 신청한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안이 통과될지 관심이 쏠린다. 기존 서천·고창·신안·보성-순천 갯벌에 무안·고흥·여수·서산 갯벌을 새롭게 추가하는 내용이다. 한국의 갯벌은 지난달 세계유산위원회 자연유산 자문기구인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으로부터 ‘경계 변경 승인(확대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았다. 이변이 없는 한 등재가 확실해 보인다. 등재가 확정되면 대한민국이 보유한 세계유산 중 최초의 확대 등재 사례가 된다. 역사 왜곡 및 개발 갈등과 맞물린 국내외 유산들의 보존 상태 점검도 핵심 쟁점이다. 위원회는 총 147건의 기존 유산 보존 현황을 심의할 예정이다. 특히 일본 사도광산의 경우, 일본 정부가 세계유산 등재 당시 약속했던 것과 달리 조선인 강제노동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라고 권고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결정문 초안이 지난 15일 공개돼 치열한 논의가 예상된다. 국제적인 연대를 넓히기 위한 선언문 채택도 추진된다. 위원회에서는 세계유산의 기존 5가지 전략 목표인 신뢰도, 보전, 역량 강화, 소통, 지역사회(5C)에 협력(Collaboration)의 가치를 더한 ‘6C’를 골자로 하는 ‘부산 선언’의 채택 여부가 심층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한편 회의 기간 벡스코 안팎에서는 K-컬처의 저력을 알리는 행사들이 진행된다. 벡스코에는 축구장 2배 규모에 달하는 대형 전시 공간인 ‘대한민국관’이 마련돼 무형유산 공연과 전통문화 체험을 선보인다. 대한민국관 내 ‘K-헤리티지 스테이지’에서는 처용무와 동래학춤 등 38건의 무형유산 공연이 펼쳐지며, 17개 세계유산을 디자인한 타투 체험과 ‘수문장 근무’ 및 ‘왕가의 산책’ 등 재현 행사도 진행된다. 여기에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즈’에 등장해 주목받은 전통 갓 제작 시연을 포함한 10개 공예 체험을 비롯해 사찰음식 체험, 범어사 만찬, 진관사 국행수륙재 시연 등도 연계 운영된다. 아울러 벡스코 밖에서도 광안리 드론라이트쇼, 융복합 공연 ‘산화비: HEXAGRAM 22’와 ‘굿(GOOD) 보러가자 부산’, 부산여행영화제 등이 동시 개최돼 부산 전체가 축제의 장으로 변모한다. 문화 예술계와의 협업을 통한 세계유산 보호 캠페인도 전개된다. 국가유산청은 가수 지드래곤이 명예 이사장으로 활동하는 저스피스재단과 손잡고 지난 10일부터 세계유산 보호 기금 마련을 위한 ‘헤리티지 인 피스’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드래곤은 지난 13일 공개된 영상을 통해 “유산을 지키는 일은 결국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며 전 세계의 관심을 촉구했다. 대륙별 부의장단과 보고관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 본회의는 20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세계유산 보호를 위한 대한민국의 의지와 리더십을 전 세계에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 옷 벗기면서 가슴 움켜쥐었는데 강간미수 아니다? 강제추행만 인정한 인도 판결 논란

    옷 벗기면서 가슴 움켜쥐었는데 강간미수 아니다? 강제추행만 인정한 인도 판결 논란

    사진관 주인이 여성 손님의 옷을 벗기려 하고 가슴을 움켜쥐었다가 기소된 사건과 관련해 인도의 한 법원에서 강간미수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판결이 나와 논란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NDTV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9일 비하르주(州) 파트나 고등법원은 여성의 살와르(인도 전통 바지)를 벗기려 시도하고 가슴을 만진 행동만으로는 강간미수 혐의를 입증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2008년 피해 여성 A씨가 아버지를 따라 비하르주 아마르푸르의 한 사진관을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사진관 주인인 남성 B씨는 사진을 다 찍은 후 컴퓨터로 사진을 확인해야 한다며 아버지는 밖에서 기다리게 하고 딸만 방 안에 남긴 채 안에서 문을 걸어 잠갔다. 이어 A씨의 살와르를 벗기려 하면서 카미즈(인도 전통 상의)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눌렀다. A씨는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요청했고, 그의 아버지가 문으로 달려오자 B씨는 도주했다가 이후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지방법원의 1심은 B씨의 강간미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B씨는 이에 불복해 고등법원에 항소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파트나 고등법원 재판부는 검찰의 기소가 A씨와 그의 부모의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강간미수 혐의를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주 미미한 수준에서라도 성기 삽입 시도와 관련한 증거가 없고, 강간을 시도했음을 명백하게 구성하는 어떤 외형적 행위도 없다”며 “의학적 보강 증거마저 없다면 인도 형법의 강간미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다만 이 사건 B씨의 행위가 형법 354조 ‘여성의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는 범죄’(강제추행)에는 부합한다면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이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선고했다. 파트나 고등법원에서 나온 판결은 인도 사회의 공분을 불러일으키며 논란이 됐고, 이후 대법원은 국가사법아카데미위원회가 만든 성범죄 사건 관련 사법 감수성 보고서를 전국 모든 고등법원 웹사이트에 게시하도록 지시했다. 수리야 칸트 인도 대법원장은 파트나 고등법원 판결을 직접 언급하면서 “판사들도 연구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질책하고 “(판사를 보좌하는) 재판부 직원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대법원이 배포·게시를 지시한 성범죄 사건 관련 사법 감수성 보고서는 우타르프라데시주 알라하바드 고등법원에서 지난해 3월 나온 유사한 판결에서 비롯됐다고 NDTV는 전했다. 당시 알라하바드 고등법원은 한 남성이 소녀의 잠옷 끈을 풀면서 가슴을 움켜쥔 행위가 강간미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해 논란이 된 바 있다.
  • 3·4위전 누가 별로래? 10골 대잔치 나왔다…잉글랜드, 프랑스 꺾고 3위

    3·4위전 누가 별로래? 10골 대잔치 나왔다…잉글랜드, 프랑스 꺾고 3위

    기대 이하의 시시한 승부가 될 것으로 예측됐던 2026 북중미월드컵 3·4위전이 역대급 골 잔치 속에 잉글랜드의 승리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백년전쟁’을 비롯해 수많은 역사적 대립으로 전통의 라이벌로 유명한 잉글랜드와 프랑스 경기답게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3·4위전에서 프랑스를 6-4로 제압했다. 양 팀이 합작한 10골은 역대 월드컵 3·4위전 최다 득점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1958년 스웨덴 대회에서 프랑스가 서독을 6-3으로 꺾을 당시 나온 9골이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골이 터지며 이날 화끈한 골 잔치를 예고했다. 데클란 라이스가 상대의 패스를 가로챈 뒤 프랑스 진영으로 전진해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그대로 골문 구석을 찔렀다. 전반 11분에는 부카요 사카가 재차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반 18분 라이스가 올린 코너킥을 에즈리 콘사가 먼 쪽 골대에서 헤더로 마무리하며 곧바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프랑스도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전반 28분 음바페가 골문 앞까지 침투해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막혔고 35분에도 음바페의 슛이 무위로 돌아갔다. 잉글랜드는 사카가 37분 마커스 래시포드의 패스를 받아 3-0을 만들었다. 사카는 전반 추가시간 에베레치 에제의 패스를 받아 추가득점을 넣었고 잉글랜드는 4-0까지 달아났다. 승부가 이대로 기우는 듯했으나 프랑스가 후반 시작과 함께 네 장의 교체 카드를 꺼내며 반전을 만들었다. 프랑스는 후반 3분 마이클 올리세의 패스를 음바페가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추격에 나섰다. 음바페는 이 득점으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를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후반 9분에는 음바페의 패스를 받아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상대 수비를 제치고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21분에는 음바페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올리세와 패스를 주고받은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다시 골문을 열었다. 음바페의 대회 10호 골이 터진 순간이었다. 잉글랜드는 후반 34분 엘리엇 앤더슨과 주드 벨링엄을 교체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어 후반 40분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사카가 침착하게 성공하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궁지에 몰린 프랑스는 후반 추가시간 우스만 뎀벨레의 왼발 슈팅으로 다시 1점 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곧바로 역습 상황에서 공을 잡은 벨링엄이 하프라인 부근부터 단독으로 전진해 페널티 박스 안까지 파고든 뒤 오른발 슈팅으로 6-4를 만들며 쐐기를 박았다. 경기에서 패배했지만 프랑스는 음바페가 멀티골로 메시를 제치고 유력한 득점왕 후보에 오른 것이 위안이었다. 20일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의 결승에서 메시의 골이 나오지 않는다면 음바페가 월드컵 최초로 두 대회 연속 득점왕에 오를 수 있다. 특히 단일 대회 10골은 1970년 멕시코 대회의 게르트 뮐러(옛 서독) 이후 56년 만에 나온 기록이라 더 빛났다. 음바페는 월드컵 통산 22골로 메시를 제치고 월드컵 역대 최다 득점자 자리에도 단독으로 올라섰다. 1998년생인 음바페는 앞으로 최소 2회 더 월드컵 출전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대급 커리어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연평도 인근 中선박 침몰 “어선 3척에도 승선원 없어”… 해경, 광범위 수색 전환

    연평도 인근 中선박 침몰 “어선 3척에도 승선원 없어”… 해경, 광범위 수색 전환

    서해 북단 연평도 해상에서 중국 어선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침몰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해경이 구조 작업에 나섰으나 승선원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18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과 인천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7분쯤 “인천 옹진군 연평도 북방에서 선박 1척이 침수돼 주변 중국 어선이 해당 선원을 찾고 있는 모습이 관측됐다”는 해병대 연평부대 측의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해경과 해군은 경비함정 3척과 해군 고속단정 2척을 사고 해역으로 긴급 투입하고 집중 수색을 실시했다. 해경은 국제안전통신센터와 해상교통문자방송시스템(NAVTEX), 경인연안VTS(해상교통관제센터) 등을 통해 민간 세력에 수색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중국 당국에도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신고 접수 약 10분 만인 오전 11시 7분쯤 완전히 침몰한 선박은 길이 12~14m 규모의 중국 목선으로 추정됐다. 해경은 사고 해역 인근에 임시로 정박 중이던 중국 어선 3척 등을 수색한 결과 모두 승선원이 없는 빈 선박인 것을 확인했다. 현재까지 실종자나 사망자 등 인명 피해는 발견되지 않았다. 양종타 인천해경서장은 “해군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며 사고 해역과 인근 해역에 대한 집중 수색을 실시했다”며 “현재까지의 수색 결과를 종합해 광범위 수색 체계로 전환하고 추가 상황을 면밀히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 “아이코는 여자라 안 된다?”…日, 36촌 후손에 왕위 길 열었다 [핫이슈]

    “아이코는 여자라 안 된다?”…日, 36촌 후손에 왕위 길 열었다 [핫이슈]

    일본이 왕족 감소 문제를 해결한다며 600년 전 공통 조상을 둔 옛 왕족의 남계 후손까지 왕실로 불러들일 수 있도록 법을 바꿨다.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가 높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지만, 정치권은 여성의 왕위 계승을 허용하는 대신 남성 혈통을 유지하는 우회로를 택했다. 일본 국회 참의원은 17일 본회의에서 옛 왕가의 남성을 왕실의 양자로 들일 수 있도록 한 황실전범 개정안을 가결했다. 중의원에 이어 참의원까지 통과하면서 법안은 최종 확정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왕실에 양자로 들어온 옛 왕족 남성은 왕위 계승 자격을 얻지 못한다. 그러나 그가 왕실에 들어온 뒤 낳은 아들은 왕위를 이을 수 있다. 일반인으로 살아온 남성을 왕족으로 편입한 뒤 다음 세대부터 승계권을 부여하는 구조다. 왕실 여성이 결혼한 뒤에도 왕족 신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일본이 황실전범 부칙이 아닌 본칙을 손질한 것은 1949년 이후 처음이다. 600년 전 갈라진 남계 혈통까지 왕실로 양자 후보가 될 수 있는 옛 왕족 남성들은 나루히토 일왕과 약 600년 전의 조상을 공유한다. 현재 기준으로는 일왕과 36촌에서 38촌가량 떨어진 먼 친척에 해당한다. 이들은 제2차 세계 대전 패전 뒤인 1947년 왕족 신분을 잃은 옛 방계 왕가의 후손들이다. 일본 정치권은 이들 가운데 남계 남성을 양자로 받아들여 줄어드는 왕족 수를 보완한다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특히 양자의 아들에게 승계 자격을 주는 조항은 애초 여야 합의안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등은 남계 계승 원칙을 강화하는 내용이라며 반대표를 던졌다. 일본 왕실은 현행 황실전범에 따라 아버지 쪽으로 왕실 혈통을 잇는 남성만 왕위에 오를 수 있다. 현재 왕위 계승 자격자는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 후미히토 왕세제와 그의 아들 히사히토 왕자 등 소수에 불과하다. 아이코 공주는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이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계승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다. 아이코 공주가 결혼하면 기존 규정상 왕실에서도 떠나야 했지만, 이번 개정으로 결혼 뒤에도 왕족 신분을 유지할 길은 열렸다. 다만 왕위 계승 자격은 여전히 주어지지 않는다. 여성 일왕 찬성은 70% 넘는데 일본 국민 여론은 정치권의 선택과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여성 일왕을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각각 70%를 넘었다. 아이코 공주는 왕실 구성원 가운데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본 언론은 국민 다수가 여성 일왕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만 정치권이 남계 남성 승계 원칙을 고집한다고 비판했다. 나루히토 일왕도 최근 공개 석상에서 “국민의 이해를 얻는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이를 왕위 계승 논의가 국민적 공감 없이 진행되는 상황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보수 진영은 남계 계승이 오랜 왕실 전통이라며 개정안 통과를 환영했다. 반면 반대 진영은 여성 왕족의 승계 가능성은 막아둔 채 사실상 일반인으로 살아온 먼 남계 후손을 왕실로 불러들이는 것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이번 개정으로 일본은 당장의 왕족 수 감소에는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이코 공주를 비롯한 여성 왕족의 왕위 계승 문제는 다시 미뤘다. 국민 다수가 여성 일왕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남계 원칙만 유지한 선택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 김정은, 中 왕후닝 접견…북중 “전략적 관계” 강조

    김정은, 中 왕후닝 접견…북중 “전략적 관계” 강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 중인 왕후닝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을 만나 북중 관계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노동신문은 17일 “김 위원장이 전날 조중우호 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체결 65돐에 즈음해 우리 나라를 공식 친선 방문하고있는 왕호녕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중화인민공화국 당 및 정부대표단을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접견석상에서 왕 주석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보낸 축원과 인사를 김 위원장에게 전했다. 김 위원장도 사의를 표하고 시 주석에게 자신의 인사를 전해줄 것을 부탁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이 고위급 당 및 정부 대표단을 우리나라에 파견한 것은 조중관계를 중시하고 평양수뇌상봉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드팀없이 실행해나가려는 확고한 의지의 발현으로 된다고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조중우호 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은 두 나라 관계의 전략적성격을 정의하고 전략적 방향을 제시해주는 국가 간 조약”이라며 “사회주의를 핵으로 하는 전통적인 친선 협조관계를 활력 있게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왕 주석은 지난달 열린 북중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중요한 공동인식과 합의들을 전면적으로 리행하여 정치적호상신뢰와 쌍무적련대를 증진시키고 호상 협력과 협조를 확대 발전시켜나갈 용의”를 표명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 최고의 정책, 사상 설계자인 왕 주석이 평양을 찾은 것은 두 나라가 여전히 사상적·전략적 공동 운명체임을 보여주는 강력한 대외 선전 효과가 있다”며 “과거 단순한 북한의 ‘지정학적 완충지’ 역할을 넘어 사회주의를 핵으로 하는 전통적 친선관계를 강조함으로써 이념적 동맹 체제를 더욱 공고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중국 대표단은 이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경의를 표했다. 또 전날 양각도국제호텔에서는 중국 대표단을 환영하는 기념 연회가 진행됐다. 지난달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북중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박태성 북한 내각총리는 지난 10일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방중해 지난 11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했다.
  • [열린세상] 물회는 누구의 것인가

    [열린세상] 물회는 누구의 것인가

    요사이 물회가 사람들의 입맛을 유혹한다. 물회는 1980년대 초반 어업이 활성화되면서 어부들이 만들어 낸 음식으로, 여러 어촌 구술 채록에서도 뱃일 나간 어부들이 허기를 달래려 즉석에서 회를 찬물에 말아 먹던 데서 비롯됐다고 전한다. 그러나 그 조리법은 지역마다 뚜렷하게 다르다. 속초는 초고추장 베이스에 살얼음 육수를 부어 오징어와 한치, 광어 등을 푸짐하게 얹어 먹고, 포항은 오징어와 흰살생선을 고추장 양념에 비벼 먹다가 나중에 물을 붓는 비빔회에 가까운 방식을 고수한다. 제주는 자리돔이나 소라를 된장 푼 냉국에 말아 국처럼 먹는다. 이 지역별 변주는 최근 바닷가 횟집을 넘어 도시의 횟집, 심지어 미국 뉴욕의 한식당 메뉴판에까지 올랐다. 그렇다면 물회는 누구의 것인가. 누군가 이 조리법을 저작권으로 등록하겠다고 나선다면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요리법은 저작권 등록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는 저작권법의 오래된 원칙, 곧 아이디어와 표현을 구분해 표현만 보호한다는 원칙과 맞닿아 있다. 1710년 세계 최초의 성문 저작권법인 앤 여왕법은 ‘표현’을 보호하고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미국 저작권법 제102조(b)는 아이디어·절차·공정을 저작권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하는데, 재료와 조리 순서로 이루어진 레시피는 이 조항이 배제하는 전형적 사례로 다뤄져 왔다. 1996년 미국 제7 순회항소법원은 “재료 목록에 표현적 서술이 없다면 저작권을 받지 못한다”라고 판시했고, 우리 대법원도 2023년 판결에서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것은 “사상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한 창작적 형식”이라고 확인했다. 조리법은 발견의 산물이지 창작적 표현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 물회라는 이름 자체를 상표로 등록한다면 어떻게 될까. 가장 흔한 통로는 상표법이다. 부산 해운대암소갈비집은 오랜 영업으로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인정받아 2022년 상표 등록에 성공했지만, 경기 광주 초월읍에서는 한 개인이 ‘초월’이라는 읍 이름을 상표로 등록해 두었다가 2024년 지역 음식점·카페 16곳에 상호 사용을 중단하라며 합의금을 요구해 논란이 됐다. 최근 한 프랜차이즈를 둘러싼 ‘원조’ 공방에서도 보듯이 이름을 먼저 등록한 자가 그 이름의 사용을 독점하게 되는 순간 “물회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물음은 더는 한가한 질문이 아니게 된다. 이 물음은 국경을 넘어서도 반복된다. 1997년 9월 미국 텍사스주의 농업기업 라이스테크가 미국 특허상표청으로부터 바스마티 쌀 품종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라이스테크는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수백 년간 재배되어 온 전통 품종 바스마티 쌀의 고유한 특성이 자신들의 발명이라고 주장하며 품종, 재배 방법, 명칭에 대한 광범위한 독점권을 요구했다. 인도 정부와 시민사회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바스마티는 펀자브 등 고유한 기후와 토양에서 자라는 지리적 특산물이다. 라이스테크의 특허는 전통 지식을 도용한 ‘생물 해적행위’로 규정되었다. 인도 정부는 방대한 학술 자료를 미국 특허상표청에 제출했고, 오랜 법정 공방 끝에 특허 청구 항목 대부분이 철회되었다. 조리법과 품종은 법적 범주가 다르지만, 공동체가 오랜 세월 쌓아 온 지식이 외부 자본에 뒤늦게 사유화될 위험에 놓인다는 점에서는 같은 문제를 공유한다. 물회 역시 마찬가지다. 어부들의 손끝에서 자연스럽게 갈라져 나온 지역별 조리법에는 애초에 저자가 없었다. 그러니 다시 묻는다. 물회는 누구의 것인가. 답은 명확하다. 이름 없는 어부와 조리인들, 그리고 그 맛을 지키고 변주해 온 모든 이들의 것이다. 요리법과 음식 이름 대부분은 공유재다. 특정 개인에게 음식 이름의 상표권을 부여할 때 한국 특허청은 신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맛있는 음식을 두고 국민적 공분만 커질 뿐이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음식인문학자
  • 바다거북과 붉은 노을… 하와이가 내게로 왔다

    바다거북과 붉은 노을… 하와이가 내게로 왔다

    시간을 늦추는 섬, 마우이거대한 바위처럼 엎드린 바다거북머물고 싶은 야자수 해변·금빛 노을 산불에도 변함없는 바다·화산 숨결에너지 넘치는 섬, 오아후개발·도시화에도 자연 보전은 철칙태양의 서커스·카카오 과수원 체험도심·태평양 품은 레아히 풍경 압권 바다거북이 열댓 마리가 모래사장 위에 거대한 바위처럼 엎드려 있다. 무리 사이로 작은 바다거북 한 마리가 천천히 모래 위를 기어오른다. 태평양 너머로 붉은 석양이 번지고, 노을빛이 거북들의 단단한 등껍질을 감싸는 순간 하와이 마우이섬 북쪽 호오키파 해변은 거대한 자연극장으로 변한다. 등껍질에 붙은 해조류와 기생생물을 햇볕에 말리고 떼어내기 위한 자연스러운 생태 활동이다. 여행자의 눈에는 마우이를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장면으로 남는다. 바다거북이 머무는 호오키파 해변을 뒤로하면 마우이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면적 약 1883㎢의 마우이는 제주도(약 1847㎢)보다 조금 큰 하와이 제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으로, 바다와 화산, 농촌 풍경이 어우러진 섬이다. 북쪽 해안에서 자연의 생명력을 만났다면, 서쪽 카아나팔리 해변에서는 천천히 흐르는 휴식의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카아나팔리 해변은 카훌루이 공항에서 차로 약 45분 거리다. 카아나팔리 해변에서 맞는 아침은 창을 열면 먼저 들려오는 것이 파도 소리이고, 발코니 너머로는 야자수가 늘어선 해변과 수평선 너머 몰로카이섬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여행의 중심은 많은 일정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눈앞의 풍경을 오래 바라보는 시간에 있다. 에릭 프랭컴 더 웨스틴 마우이 리조트 앤 스파 마케팅 총괄이사는 “일정을 채우기보다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며 “천천히 쉬는 것이 마우이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마우이는 단순한 휴양지라는 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화산이 빚어낸 대지, 바다와 함께 살아온 문화, 변치 않는 풍경을 오래 바라보게 만드는 여유가 이 섬에는 있다. 이곳에서의 여행은 새로운 장소를 소비하는 일이 아니라, 함께한 사람과 오래 간직할 장면을 만들어가는 시간에 가깝다. 마우이에서 관광업에 종사하는 김연주 윤스택시 대표는 “사이가 좋지 않던 사람들도 며칠 머무르다 보면 관계를 회복해서 나간다”고 전했다. 2023년 8월 발생한 대형 산불은 마우이의 시간을 잠시 멈춰 세웠다. 옛 하와이 왕국의 수도이자 19세기 태평양 포경 산업의 중심지였던 역사 도시 라하이나를 삼키며 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러나 마우이는 복구와 재건의 시간을 지나며 다시 여행자를 맞이하고 있다. 카아나팔리 해변 주변 리조트와 상점에는 다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로사 하와이 관광청 한국사무소 과장은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우이를 찾는 관광객이 다시 늘어나는 것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우이를 가장 깊게 느끼는 방법은 시선을 낮추고 바닷속 세계를 마주하는 것이다. 마알라에아 항구 옆에 자리한 마우이 오션 센터는 하와이 해양 생태계를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다. 1998년 문을 연 이곳은 하와이 해양 생태계 보전과 교육을 위해 조성된 시설로, 상어와 가오리, 형형색색의 열대어가 살아가는 바닷속 세계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어둠이 내려앉은 혹등고래 전시관에서는 거대한 돔 스크린을 통해 실제 바닷속을 옮겨놓은 듯한 4D 영상이 펼쳐진다. 천장과 벽면을 타고 울려 퍼지는 고래의 울음소리가 공간을 채우면 관람객은 잠시 마우이 앞바다로 들어온 듯한 경험을 한다. 티아라 오션 센터 교육 총괄이사는 “고래들이 매년 겨울 알래스카에서 수천 킬로미터를 헤엄쳐 이 마우이 바다로 내려온다”고 설명했다. 마우이의 서사는 푸른 바다에서 끝나지 않고 거대한 화산의 대지로 이어진다. 하와이어로 ‘태양의 집’이라는 뜻의 해발 3055m 할레아칼라 화산의 경사면을 따라 올라가면 풍경은 몇 차례 변화를 거듭한다. 야자수는 사라지고 붉은 화산 토양과 초록빛 목초지가 펼쳐진다. 렌터카로 올라갈 경우 기온 변화가 크니 가벼운 방풍 재킷을 챙기는 것이 좋다. 해발 500~1000m 고지에 자리한 쿨라 업컨트리는 하와이 하면 떠오르는 해변과는 전혀 다른, 서늘하고 목가적인 풍경을 품은 지역이다. 비옥한 화산 토양과 서늘한 기후 덕분에 다양한 농업이 이어진다. 쿨라 업컨트리의 한 농장인 ‘푸에오 농장’을 운영하는 린다 러브는 붉은 흙을 가리키며 “화산이 만들어낸 이 땅에서 우리는 자연의 흐름을 따라 농사를 짓는다”고 말했다. 이 대지 위에서 만난 특별한 맛은 오스트레일리아 핑거라임이다. 초록색 가죽 같은 껍질에 손가락만 한 크기의 투박한 열매를 반으로 가르자, 투명한 알갱이가 쏟아져 나왔다. 혀끝에 올리고 입안에서 굴리자 알갱이가 톡톡 터지며 라임 특유의 상쾌한 산미가 퍼졌다. 함께 맛본 시원한 코코넛 워터와 코코넛 젤리는 화산 지대 농장이 선사하는 또 다른 자연의 맛이다. 저녁은 드넓은 파인애플 밭 한가운데 자리한 오래된 상점, ‘할리이마일레 제너럴 스토어’에서 이어진다. 빛바랜 간판과 나무 외벽이 남아 있는 이곳은 겉보기에는 소박한 시골 잡화점이지만, 하와이 음식 문화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다. 1990년대 초 하와이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해산물, 육류를 적극 활용해 지역의 개성을 살린 요리를 만들자는 움직임이 일었고, 이른바 ‘하와이 리저널 퀴진’의 중심 공간으로 이름을 알렸다. 카아나팔리 해변의 복합문화공간 ‘웨일러스 빌리지’는 마우이의 또 다른 활기찬 모습이다. 럭셔리 브랜드부터 하와이 감성이 담긴 부티크 등 100여개 매장이 입점해 있는 이곳은 단순한 쇼핑몰을 넘어, 광장 한쪽에서 우쿨렐레 강습이 열리고 훌라 공연이 펼쳐지는 문화의 장이다. 바닷가에 자리 잡은 오션프론트 레스토랑 ‘훌라 그릴’에서는 미식의 향연이 펼쳐진다. 대표 디저트인 마카다미아 넛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쿠키 크러스트를 조합한 ‘훌라 파이’를 맛보는 동안, 창밖의 바다는 식사의 풍경까지 여행의 일부로 만든다. 해가 완전히 저물면 카아나팔리의 밤은 축제의 열기로 물든다. 해변 무대에서 펼쳐지는 ‘드럼스 오브 더 퍼시픽 루아우’에서는 하와이 전통 축제의 리듬이 이어진다. 쿵. 쿵. 쿵. 육중한 북소리와 함께 횃불이 밝혀지고, 무용수들은 훌라를 통해 바람과 파도,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이어지는 불쇼는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하 화덕 이무에서 오랜 시간 익힌 전통 돼지고기 요리 ‘칼루아 피그’까지 더해지면, 음악과 음식, 춤이 어우러진 하와이식 밤 풍경이 완성된다. 공연이 절정에 이르면 관객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리듬에 맞춰 춤을 추며 무대와 하나가 된다. 파도 소리와 불빛, 전통 음악이 어우러진 카아나팔리의 밤은 마우이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로맨틱한 순간으로 남는다. 마우이에서 시간의 속도를 늦추는 법을 배웠다면, 오아후섬에 도착하는 순간 하와이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마우이 카훌루이 공항에서 비행기로 약 40분이면 닿는 이 섬은 자연 속 휴식이 중심인 마우이와 달리 도시의 활력과 문화의 에너지가 공존하는 곳이다. 고층 빌딩과 쇼핑몰, 레스토랑이 밀집한 호놀룰루는 하와이의 경제·문화 중심지다. 나단 정엽 리 한국하와이 마이스 팀장은 “오아후는 마우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섬”이라며 “하지만 개발과 도시화 속에서도 자연 보전 원칙만큼은 엄격하게 지켜온 곳”이라고 설명했다. 오아후 북쪽에 자리한 카마나누이 과수원에서는 하와이의 또 다른 농업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카카오 나무 사이를 걷다 보면 나뭇가지에 럭비공 모양으로 매달린 카카오 열매가 눈에 들어온다. 농장 가이드 켈시가 잘 익은 열매를 반으로 가르자, 안쪽에는 하얀 과육에 둘러싸인 카카오 씨앗이 모습을 드러냈다. 쌉싸름한 초콜릿 맛을 예상했지만, 입안에 퍼진 것은 망고를 닮은 새콤달콤한 열대 과일의 향이었다. 이곳은 카카오 재배부터 발효, 건조, 로스팅, 초콜릿 제작까지 이어지는 ‘팜(농장) 투 초콜릿’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농장이다. 와이키키에서는 하와이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새로운 무대가 펼쳐진다. 세계적인 서커스 예술단 태양의 서커스가 하와이에 선보인 상설 공연 ‘아우아나’다. 하와이어로 ‘새로운 여정을 떠나다’라는 의미를 담은 이 공연은 섬의 신화와 역사를 단순히 재현하는 대신, 공중 곡예와 퍼포먼스, 라이브 음악, 전통 훌라를 결합해 하와이 문화를 현대적인 예술로 풀어낸다. 공중으로 솟구치는 곡예사의 움직임과 무대를 가르는 음악이 이어지는 순간, 하와이의 오래된 이야기는 눈앞의 생생한 장면으로 되살아난다. 오아후 남동부 해안에 우뚝 솟은 레아히(다이아몬드 헤드)는 약 30만년 전 화산 폭발로 형성된 응회구로, 하와이를 대표하는 화산 지형이다.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약 1시간 안팎이면 충분하지만, 마지막 전망대에서 마주하는 풍경은 걸어 올라온 시간 이상의 여운을 남긴다. 가파른 계단과 터널을 지나 정상에 서면 와이키키 해변과 호놀룰루 도심, 끝없이 펼쳐진 태평양이 한눈에 들어온다. 19세기에는 군사 요충지로 활용됐던 이곳은 이제 여행자들이 하와이의 자연과 도시 풍경을 동시에 만나는 장소가 됐다. 특히 아침 햇살이 바다를 비추는 순간이나 해 질 무렵 붉게 물드는 능선은 오아후에서 만나는 가장 인상적인 풍경 중 하나다. 며칠 동안 마우이와 오아후를 오가며 만난 하와이는 풍경 그 자체보다, 그 앞에 오래 머물게 하는 힘을 가진 곳이었다. 화산이 빚은 대지와 바다, 원주민 문화가 어우러진 두 섬은 바쁜 일상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눈앞의 순간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석양이 내려앉은 호오키파 해변에서 바다거북 무리 사이를 천천히 걸어 나오던 어린 거북의 모습은 그 여정을 오래 기억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자연이 만든 풍경과 사람이 이어온 문화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어우러진 하와이는 오래도록 기억되는 로맨틱한 섬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