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전태일
    2026-03-20
    검색기록 지우기
  • 아이유
    2026-03-20
    검색기록 지우기
  • 마라톤
    2026-03-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31
  • ‘저널리즘J‘ 비정규직 반발에 KBS “부당 해고 주장은 유감”

    ‘저널리즘J‘ 비정규직 반발에 KBS “부당 해고 주장은 유감”

    KBS가 미디어 비평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 시즌 2’의 종영을 결정한 가운데, 프리랜서 제작진 일부가 갑작스런 해고 통보에 반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KBS는 “부당한 해고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앞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 프리랜서 PD는 23일 ‘저널리즘 토크쇼 J’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프로그램 개편을 이유로 20명 남짓의 프리랜서 노동자들은 갑작스러운 계약 종료를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고 호소했다. 이어 “노동자 정신의 근간인 전태일 열사 이야기(지난 22일 방영)를 만들며 그 방송을 만드는 노동자들을 부당하게 해고하는 구조적 모순이 존재하는 곳이 대한민국 최고 방송국 KBS”라고 비판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논란이 일자 KBS는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인사와 연말 편성 등 여러 제약으로 개편을 미루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더 많은 시간적 여유를 주지 못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고 프로그램 재개 시 기존 스태프 상당수와 다시 일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며 “부당한 해고를 한 것처럼 주장한 것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또 “해당 제작진이 개편 프로그램 또는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KBS는 정부 표준계약서에 따라 프리랜서 제작진과 계약을 맺고 있으며, 이번 사안이 계약 위배는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2018년 6월 시작한 ‘저널리즘 토크쇼 J’는 지난 1월 시즌1을 마무리한 뒤 2월부터 시즌2를 시작했다. 지난 20일 시즌2 종영을 발표하며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더 유용한 역할을 하기 위해 새로운 모습의 프로그램을 기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부당 해고’ KBS 피디 “전태일 이야기를 방송으로 만들면서…”

    ‘부당 해고’ KBS 피디 “전태일 이야기를 방송으로 만들면서…”

    한달 뒤 폐지 예정인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방송에서 일했던 프리랜서 프로듀서가 유튜브를 통해 공영방송의 민낯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다음달 13일이 ‘저널리즘 토크쇼 J’의 마지막 방송으로 알려졌다. ‘저널리즘 토크쇼 J’의 19회 방송 ‘사법농단’ 편부터 합류해서 2년간 일했다는 정주현 피디는 23일 KBS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부당한 계약 종료(사실상 해고 통보)를 고발했다. 정 피디는 프로그램 개편을 앞두고 20명 남짓 계약직 노동자들이 한달 뒤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밝혔다. 정 피디는 “요즘같은 시대에 비정규직 노동자의 부조리한 해고 사례가 비단 저희의 이야기만이 아니어서 딱히 더 억울해할 염치도 없다”면서 “부당한 계약 종료 사실을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제가 일했던 곳이 대한민국 최고의 방송국 KBS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KBS가 노동자 정신의 근간인 전태일 열사 이야기를 방송으로 만들며, 그 방송을 만드는 노동자들을 부당하게 해고하는 구조적 모순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KBS에서 일하면서 어떠한 방송도 믿지 않게되는 기괴한 아이러니를 겪었다면서 프로그램 존폐 여부에 시청자의 사랑과 그 뒤에서 밤낮으로 노력한 제작진은 하나도 고려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언론 환경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로 제작된 ‘저널리즘 토크쇼 J’는 저조한 시청률 외에도 편향성 논란이 이어졌다. ‘친조국 인사’인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출연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보도를 비평하는 등 공정성 논란도 제기됐다. 정 피디는 “방송이 없어지면 잠깐 이슈가 되겠지만 또 늘 그랬던 것처럼 세상은 아무일 없다는 듯 돌아갈 것”이라면서도 “더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하고 있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남겼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불똥 튈라…민노총 집회 선긋는 與 “정부 원칙적 적극 대응해야”(종합)

    불똥 튈라…민노총 집회 선긋는 與 “정부 원칙적 적극 대응해야”(종합)

    “대단히 우려스러워, 바람직하지 않아”김태년 “민주노총, 코로나 시기에사회적 책임 뭔지 다시 생각하라”민주노총, 25일 올해 대규모 총파업 결의전국 동시다발 집회에 2차 파업도 예고노총 일각 “관성적 총파업 비판 있다”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조합법 개정을 저지하기 위해 오는 25일 올해 첫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지지기반인 민주노총의 ‘총파업·집회 예고’에 대해 “대단히 우려스럽다”면서 “정부는 원칙적으로 보다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선긋기에 나섰다. 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차 대유행에 따라 확진자가 급증하고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을 발표한 상황에서 자칫 8·15 광복절 집회와 같은 감염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집회를 느슨하게 방치할 경우 내년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로의 정권 교체에 적정 역할을 했던 민주노총이라 민주당이 ‘봐주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방책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낙연 “민주노총 ‘집회 자제’ 현명한 결정 해달라” 이낙연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우리는 코로나 1차, 2차 유행 때 국민의 인내와 배려를 통해 보름 만에 상황을 안정시켰고, 이번에도 힘을 모아 빨리 극복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기에 민주노총이 이번주 전국 여러 곳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면서 “국민의 걱정을 감안해 집회 자제 등 현명한 결정을 해달라”고 자제를 당부했다. 이 대표는 다음달 3일까지 자가격리해야해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좀 더 강하게 의견을 피력했다.김태년 “정부, 민주노총 집회에 원칙적, 보다 적극적 대응해달라” 김 원내대표는 “대단히 우려스럽다”면서 “아무리 방역 수칙을 준수하더라도 코로나19 대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집회를 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 온라인 방식 등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주장을 하고 국민과 소통할 수 있다”면서 “온 국민이 코로나19로 고통 겪는 시기에 민노총이 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뭔지 다시 생각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정부에 “민노총 집회에 원칙적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11월 말, 12월 초 집중 투쟁”민주노총, 노조법 개정 반대 이유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지난 19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노동법 개악 저지와 전태일 3법 쟁취’를 목표로 오는 25일 총파업을 하기로 결의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의 목표로 노조법 개정 반대를 전면에 내걸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3월과 7월 한 차례씩 총파업을 했지만, 올해는 아직 총파업을 하지 않았다.민주노총은 총파업 당일 노조 간부와 파업 참가자 등을 중심으로 전국 동시다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이달 29∼30일과 다음 달 2∼3일 집중 투쟁을 전개하고 국회 입법 상황에 따라서는 2차 총파업을 조직할 방침이다. 파업의 이유인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노조법 개정안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것으로, 협약 기준에 따라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등 결사의 자유를 확대하는 내용이지만, 파업 시 사업장 주요 시설 점거 금지 등 경영계 요구를 일부 반영해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ILO 핵심협약을 우선 비준하고 협약 기준을 온전히 반영하는 쪽으로 노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태일 3법’은 노동법의 사각지대인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특수고용직 종사자 등의 노조 결성 권리 보장, 중대 재해를 낸 기업과 경영 책임자에 대한 처벌 등을 위한 입법을 가리킨다.민주노총 내서도 총파업 실효성 의문확진자 급증 국면서 부적절 비판 작년 파업 참여 조합원 1% 그쳐 민주노총의 이번 총파업도 상당한 비판 여론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기업의 일시적인 생산 활동 중단을 초래하는 파업이 바람직하냐는 지적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민주노총이 총파업 당일 추진 중인 전국 동시다발 집회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국면에서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민주노총 내부에서는 총파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총이 지난해 두 차례 강행한 총파업은 참가자가 전체 조합원의 1% 수준에 그쳤다. 떠들썩한 비판 여론 속에 총파업을 강행했음에도 생산 활동에는 거의 차질이 없었다. 현재 민주노총 산하 노조 가운데 쟁의 조정 절차 등을 거쳐 파업권을 확보한 노조가 몇 곳 안 돼 이번 총파업의 참가율도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노총의 핵심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는 오는 25일 주야 각각 2시간씩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이번 총파업도 금속노조 일부 사업장을 중심으로 수 시간 파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민주노총 산하 노조의 한 간부는 “현재 민주노총 안팎의 객관적 조건을 봐도 실효성 있는 강력한 총파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관성적인 총파업을 또 하느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방역위기 속 민주노총 총파업 국민 공감 얻겠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오는 25일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총파업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조합법 개정을 저지하고, 노동자 권익 강화를 위한 이른바 ‘전태일 3법’ 입법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자칫 이번 총파업이 보수단체의 광복절 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감염 확산의 또다른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제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330명 발생하는 등 닷새 연속 300명을 넘었고, 일부 방역 전문가들은 하루 확진 환자가 600명, 1000명을 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하는 것 아닌가. 민주노총은 총파업 당일 노조 간부와 파업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전국 동시다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는데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중이 참여하는 집회가 가져올 부정적 영향을 알고도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민주노총 간부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 14일에도 전국 동시다발 집회를 열어 국민의 우려를 산 바가 있다. 때문에 민주노총이 이번에 총파업과 집회를 강행한다면 상당한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 노동조합법 개정 등에 대한 노동계의 걱정과 우려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것으로 대체적으로 노동자의 결사의 자유를 확대하는 내용이지만 파업 시 사업장 주요 시설 점거 금지 등 경영계 요구도 일부 반영하고 있다. 이른바 ‘전태일 3법’도 정당 간 입장이 달라 언제 처리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래도 지금의 총파업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최악인데 일시적이나마 생산활동 중단을 초래하는 파업은 한국경제에 무거운 짐 하나를 더 얹는 것이다. 노동계 내부에서조차 관성적인 총파업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판에 국민이 과연 공감하겠는가. 노동계를 포함해 전 국민이 방역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상황이다. 신규 확진자 1000명이 시간문제인 까닭에 정세균 국무총리가 “가급적이면 집에 머물러 있어 달라”고 호소할 정도가 아닌가. 대학가, 학원가, 직장, 동호인 모임 등 산발적인 일상감염이 확산되는 만큼 총파업을 비롯한 집단행동은 자발적으로라도 자제해야 한다. 소비·여행쿠폰 지급 등 소비진작 정책도 당분간 중단해야 마땅하다. 경제와 방역, 결사의 자유 모두 소중하지만 지금은 방역에 더 방점을 찍어야 할 중차대한 시기다.
  • [열린세상] 노동자 권리 보호하는 노동위원회의 미래/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열린세상] 노동자 권리 보호하는 노동위원회의 미래/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지난 11월 13일은 자신을 불꽃처럼 태우고 세상을 떠난 전태일 열사의 50주기였다. 그는 50년 전 청계천 평화시장 앞에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를 혹사하지 말라”고 외쳤다. 경제 발전이 최우선 과제였던 박정희 개발독재 시대의 근로기준법은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무능한 법이었기에 이를 개선하려는 탄원이 무산되자 자신의 몸과 함께 쓸모없는 근로기준법을 화형시켰다. 전태일 열사의 분신은 노동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식인, 대학생, 무엇보다 노동자들 스스로 당시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흐름은 1979년 YH무역 여성 노동자들의 신민당사 농성을 통해 결국 박정희 유신독재체제를 종식시키는 나비효과로 이어졌고, 1987년 노동자대투쟁에서 정점에 이르게 된다. 같은 해 6월 전국적인 민주항쟁 이후 7~8월 2개월간 3000여건의 노동쟁의가 발생하는 등 경제 민주화 투쟁을 계기로 노동조합 조직화 또한 급속하게 확대됐다. ‘87년 민주화운동’과 노동자대투쟁의 결과로 얻어진 성과 중의 하나가 노동자 개인 권리구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부당해고 구제기능이 노동위원회에 부여된 것이다. 1953년 노동위원회법 제정으로 설치된 노동위원회가 노동조합의 보호를 넘어 본격적으로 개별 노동자 보호 역할을 시작하게 된 중요한 계기다. 노동위원회는 노동계와 사용자, 법률가 등으로 구성된 공익위원 이렇게 3자로 구성된 준사법적 행정기관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구제하고 노동분쟁을 해결하는 공적인 기관이다. 노동쟁의, 복수노조, 부당노동행위 등 집단적 노동분쟁과 부당해고, 차별시정 등 개별적 노동분쟁에 대한 조정과 심판을 업무로 하고 있다. 2019년 노동위원회가 처리한 사건은 1만 7281건으로 2018년 1만 4224건 대비 21.5% 늘었다.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자의 권리의식 신장, 신설 노조의 증가에 따른 것으로 매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부당해고 등 심판사건이 1만 4653건으로 약 85%이다. 2019년도 부당해고 등 심판사건에 든 시간은 평균 56일로 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해 법원으로 간 경우 1심 판결에만 304일이 걸린 것에 비추어 보면 상당히 신속하게 판정이 되고 있다. 신속한 권리구제는 노동위원회의 가장 큰 장점이다. 더욱이 사건의 95% 이상이 소송 없이 노동위원회에서 종결됐다. 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해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경우는 4.6%밖에 되지 않는다. 행정소송을 제기한 4.6% 사건의 90% 또한 노동위원회에서 판정한 대로 법원에서 확정되고 있다. 노동위원회에서 판정한 사건은 겨우 0.46%만이 법원에서 뒤집어질 만큼 신뢰성도 높다. 이러한 노동위원회의 성과에 힘입어 정부는 지난달 20일 사업주가 고용상 성차별을 했거나 직장 내 성희롱 피해가 있었음에도 조치의무 등을 다하지 않은 경우에는 피해자가 노동위원회에 그 시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해 국회로 송부했다. 1989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노동위원회의 업무로 확대한 이후 또 하나의 중요한 노동자 개인 권리구제가 확장된 셈이다.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대한 담당 기관이 고용노동부와 인권위원회 등 여러 곳으로 분산돼 있어 정작 권리구제를 받아야 하는 노동자들이 어느 곳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할지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다. 이번 법개정으로 준사법적 행정기관인 노동위원회가 직장 내 성희롱 판단의 전문적 기구로서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협력할 필요가 있다.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대한 심판 기능 확대는 향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의 기능 확대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이처럼 우리 사회가 노동문제 해결과 노동자 권리구제에서 노동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리 사회가 노동위원회에 거는 기대에 부응하여 노동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제고됨으로써 더욱 믿을 만한 사회문제 해결기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 미싱은 잘도 도는데… 노동환경 왜 멈춰 있나요

    미싱은 잘도 도는데… 노동환경 왜 멈춰 있나요

    “저녁에 퇴근? 하고 싶죠. 하지만 일감이 있을 땐 밤새 일해야 생계가 유지돼요. 제게는 야간노동이 생활이에요.”(홍은희·53·봉제노동자) 홍씨는 평화시장 재단사 전태일 열사가 안타깝게 여겼던 어린 여공들, ‘시다’ 출신이다. 현재 전국 14만명으로 추산되는 봉제노동자 상당수가 여성으로, 재봉틀 앞에서 뜬눈으로 밤을 보내는 야간노동자들이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던 전태일의 외침이 무색하게 50년이 흐른 2020년에도 봉제노동자들은 근로계약서조차 없다. 일하다 다치고 병들어도 이들에겐 산업재해 신청조차 남의 이야기다. ‘흰눈이 온 세상에 소복소복 쌓이면/하얀 공장 하얀 불빛 새하얀 얼굴들/우리네 청춘이 저물고 저물도록/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라디오에서 나오던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의 ‘사계’(1989)를 흥얼거렸던 봉제공들의 노동 환경은 지금도 다르지 않다.지난달 19일 오후 9시 서울 신당동 주택가의 한 봉제 공장. 약 20평(66㎡) 규모의 작업장에는 열을 지어 놓인 재봉틀과 안타로크(옷감 마무리 바느질 기계) 사이로 분주하게 손을 놀리는 9명의 야간노동자들이 보였다. “다들 오전 6시에 출근해 점심·저녁시간 15분을 빼고 계속 일해요. 일감이 많을 때는 하루 1~2시간 눈 붙여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37년 경력자 홍씨는 재봉틀 앞에서 기본 14시간 노동을 한다. 옷 종류에 따라 1벌당 2900원에서 1만 5000원을 버는 봉제노동자들은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가 수입과 직결된다. 그는 인터뷰 중에도 시선을 옷감에 고정한 채 재봉틀 사이로 쉴 새 없이 손을 움직였다. 이날 홍씨는 누빔 점퍼에 갈색 코듀로이 소재의 칼라를 다는 작업을 했다. 칼라 단면이 둥근 탓에 한 번에 박음질을 하지 못하고 2~3㎝씩 끊어 하는 복잡한 작업이지만 그는 능숙하게 완성했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형 의류 매장에서 최근 찾아볼 수 있는 트렌디한 옷이었다. 홍씨는 이날 20벌의 누빔점퍼를 완성해 총 20만원 수입을 거뒀다. 14시간을 쉬지 않고 일한 수입은 시간당 1만 4000여원. 37년 경력의 대가라기엔 턱없어 보이지만 그는 “일감이 늘 많은 게 아니다. 없을 때 (수입이 끊긴 상태로) 버티려면 잠을 안 자더라도 바짝 해 놔야 먹고산다”고 했다.이 공장 사장인 노해준(56)씨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올해 일감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매년 6개월은 하루 14시간씩 일할 일감이 있는 ‘성수기’였다고 한다. 코로나 재난으로 올해는 그런 성수기가 3개월도 채 오지 않았다. 2년 전 이 봉제공장을 차린 노씨도 작업장에서는 홍씨와 같은 노동자다. 그는 원단에 옷의 설계도 격인 패턴을 그리는 일을 맡고 있다. 전국 14만명, 서울 9만명으로 추산되는 봉제노동자 규모는 정확한 통계가 없다. 재봉틀 서너 대만 놓고 3~4명이 일하는 소규모 사업장이 서울 창신동을 중심으로 신당동, 청계천, 변두리 전역에 흩어져 있다. 상당수가 사업자등록을 않고 무허가로 운영돼 실제 봉제노동자 수는 더 많지 않을까 짐작한다. 영세하다는 건 노동 환경도 열악하다는 의미와 통한다.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고, 구두 계약으로 고용된 이들이 대부분이다. 봉제노동자들은 서로를 가리켜 언제든 사라진다는 의미로 ‘객공’(客工·손님 노동자)이라 부른다. 봉제노동은 사장이 동대문시장의 의류매장이나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가져온 일감에 패턴을 뜨고 각기 나눠 옷을 완성하는 노동집약이다. 수입은 사장과 봉제공이 5대5로 나눈다. 2000년대 이전까지 7대3 정도로 사장 몫이 더 많았지만 최근 들어 봉제공의 기술이 중요한 코트류 같은 경우 4대6으로 역전됐다. 주 52시간 근로나 연차,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에 따른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는 이 공간에는 없다. 사장과 봉제공이 도급제로 일하는 노동에는 산재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노동자가 산업체에 소속돼 있어야 한다는 ‘전속성’ 조항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홍씨조차 “사장도 함께 일하는 동료 노동자”라고 거든다. 그는 “사정을 뻔히 아는데 산재보험을 들게 해 달라거나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바닥에는 과거 어린 여공들에게 각성제의 일종인 ‘타이밍’을 먹이며 착취를 했던 ‘악덕 업주’들도 사라지고 없다. 다만 30년 이상 경력자들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14시간 넘게 밤새 재봉틀을 돌리는 고단한 현실만 그대로다. 노씨는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값싼 노동력으로 싼값에 제조된 옷들과 경쟁하려면 봉제공들의 노동 환경이 앞으로도 좋아지긴 힘들다”고 말했다. 전태일이 절망했던 봉제공들의 현실이 현재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이유다. 시다 출신의 봉제공장 사장 김주현(62)씨는 “봉제산업은 젊은이들도 기피한다”며 “전태일 열사가 봤던 어린 여공들이 60대 봉제공이 됐어도 삶은 여전히 척박하다”고 했다. 이정기(52) 서울봉제인노조 지회장은 “봉제노동 환경과 처우 개선 문제가 수십년 동안 지속돼 왔지만 어떤 정부도 개선하려는 의지나 노력을 보인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글 사진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그래픽 이다현 기자 okong@seoul.co.kr ■ 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 [단독] 임신은 민폐 유산은 내탓… 야간근무 덫에 걸린 임산부

    [단독] 임신은 민폐 유산은 내탓… 야간근무 덫에 걸린 임산부

    ①죽음의 영수증으로 돌아온 밤②밤을 사는 사람들③야간노동의 그림자, 2020년의 전태일들#침묵 1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3교대 근무하는 간호사 A씨는 지난 4월 임신했다. 야간근무를 빼는 문제로 표적이 돼 직장 내 괴롭힘까지 당한 A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유산했다. 병원은 동료들과 다퉜다는 이유를 들어 A씨를 징계 처분했다. #침묵 2 한방병원 인턴인 B씨는 최근 임신 사실을 병원 측에 알렸다. 하지만 병원은 “야간근무를 제외할 수 없다”며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이뤄지는 당직근무에 B씨를 주기적으로 투입했다. 인턴 수료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걱정한 B씨는 문제 제기를 포기했다.2001년 7월 본인 동의 없이 임산부의 야간근무를 금지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모성보호 관련법이 제정된 지 20년째다. 하지만 임신한 야간노동자들에게 ‘야간근로 동의서’를 스스로 제출하도록 압박해 모성보호를 무력화시키는 사업장이 여전히 많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들은 사업주와 동료, 그리고 가족으로부터도 산업재해 피해의 침묵을 요구받는다. 서울의 한 위탁보육원 교사로 일해 온 김아영(29·가명)씨는 지난해 9월 임신했다. 신생아부터 6세까지 시설에서 보호하는 아동들을 돌보는 김씨는 24시간을 연속 일하고 다음날 쉬는 ‘퐁당퐁당’ 방식의 맞교대 근무를 했다. 김씨는 산전휴가 신청과 함께 야간근무 제외를 요청했지만 보육원장은 “법을 다 지켜 가면서까지 편의를 봐줄 수 없다”고 거부했다. 김씨가 조산 위험을 경고하는 병원 진단서를 제출해 임신 초기라도 휴가를 쓰고 싶다고 했지만 오히려 보복 조치만 당했다. 원장은 김씨를 야간근무에서 빼면서 업무 강도가 높은 신생아 돌봄 부서로 보내 업무 총량을 더 늘렸다. 김씨는 서울시 서남권직장맘지원센터의 노무사와 상담했지만 결국 지난해 11월 퇴사했다. 지방의 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8년 동안 간호사로 일했던 이지은(37·가명)씨는 야간근무 중 하혈을 겪으며 유산 위험이 높다는 진단까지 받았지만 야간근무를 뺄 수 없어 결국 스스로 병원을 떠났다. 이씨에 따르면 이 병원은 관할 노동청 정기 감사에 대비한 ‘가짜 근무표’도 별도로 만들어 왔다. 이씨가 본지에 제공한 9장의 근무현황표 중에는 ‘감사용’이라고 기재된 포스트잇이 붙은 근무표도 있었다. 해당 메모에는 간호사들의 노동시간 초과 상황을 감추기 위해 특정 간호사의 근무를 다른 간호사가 한 것처럼 하라는 지시 내용이 쓰여 있다. 보건복지부는 ‘간호인력 야간근무 가이드라인’에서 간호사의 야간근무를 증빙할 수 있는 근무표의 작성·비치를 규정하고 있다. 야간노동은 자연유산을 비롯해 조산, 임신 지연 및 불임, 유방암 등 여성 건강의 유해인자로 여러 악영향을 미친다. 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2016년 펴낸 ‘생식독성물질 취급 근로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보고서에도 적시돼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모성과 관련해 산재가 승인된 건 2014년 행정법원 판결이 나온 ‘제주의료원 집단유산’ 사태 피해 간호사 4명과 2017년 삼성반도체 생산직 노동자의 불임, 지난해 업무중 유산으로 인정된 간호사와 청소년지도사 각 1명 등 총 7명뿐이다. 이들의 질병판정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모두 유산과 불임의 원인 중 하나로 야간노동이 지목됐다.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이를 출산한 뒤 지난 4월 대법원 판결에서 국내 첫 태아 장애 산재를 인정받은 제주의료원 간호사 4명도 야간근무가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개별 노동자가 사업주가 지시하는 야간노동을 거부하기 힘들뿐더러 그 결과로 유산과 난임·불임 등의 산재를 신청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산재를 신청한 피해자가 사회적으로 낙인찍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22일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 10년간(2010~2019) 국내 여성생식관 장애, 임신·출산·산후기, 선천기형·염색체 이상 피해 등 모성 관련 산재 신청은 28건에 불과했다. 1년에 3건도 채 되지 않는 숫자다. 이 중 승인된 건 7건(25%) 뿐이다. 지난해 전체 산업재해 신청 건수는 14만 7678건이고, 이 중 업무상 질병에 대한 산재 인정률은 64.6%다. 사고에 따른 부상이나 사망을 포함한 전체 산재 승인율은 91.3%(2018년 기준)에 달한다. 국내 모성 산재 실태가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은 피해자가 문제 제기를 하기 어려운 사회적 환경 탓이 크다. 김현주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유산과 불임을 겪은 야간노동자들의 경우 그 책임이 피해 당사자에게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사업주가 불이익을 주는 사례도 많지만 가장 가까운 가족과 지인들조차 ‘본인 선택으로 일을 하다 그런 것 아니냐´고 비난의 화살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일이 만연하다”고 밝혔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임산부와 18세 미만 노동자의 야간노동을 금지하고 있지만 본인 동의서만 받으면 가능하다. 서울신문이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받은 ‘고용노동부의 5년간(2015∼2019) 임산부 야간·휴일근로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간 접수된 1만 8967건의 여성 야간노동 신청 사례 중 거절(미인가)은 단 한 건도 없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제출된 동의서조차도 장관 인가를 기계적으로 다 내줬다는 의미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스마트폰 카메라로 QR 코드를 스캔하면 동영상 기사가 포함된 ‘달빛노동 리포트’ 인터랙티브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 [단독] “지금도 야근 강요당해 유산하는 현실… 열악한 노동환경 탓, 당신 잘못 아니죠”

    [단독] “지금도 야근 강요당해 유산하는 현실… 열악한 노동환경 탓, 당신 잘못 아니죠”

    ①죽음의 영수증으로 돌아온 밤②밤을 사는 사람들③야간노동의 그림자, 2020년의 전태일들“저희가 유산의 아픔을 겪고 그에 대한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노동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어요. 제도가 변하고 법이 제정됐지만 우리 사회는 10년 전 그대로입니다.” ●유산·선천성 심장질환자 출산 첫 산재 인정 2010년 제주의료원 집단유산 사태의 당사자인 김선희(가명)씨는 지난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10년 만에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제주의료원 집단유산 사태는 2010년 해당 병원의 임신한 간호사 12명 중 4명이 유산하고 나머지 8명 중 4명이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이를 출산한 비극적 사건이다. 역학조사를 통해 임신 간호사들의 장시간 야간근무와 유독성 약품 분쇄 작업 투입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간호사들은 행정소송 끝에 각각 2014년과 지난 4월 유산과 선천성 심장질환에 대한 산재 인정 판결을 행정법원과 대법원에서 받았다. 김씨는 첫 유산 산재 인정 판결을 이끌어 낸 4명 중 1명이다. 두 판결 모두 집단유산과 태아장애 산재가 인정된 국내 첫 사례다. ●동의서 내면 야근… 10년 지나도 여전한 현실 40대가 된 김씨는 “10년이 지난 현재도 일부 대형병원과 공공의료원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출산 직전까지 야간근무에 투입되고 있다”며 “사업주에게 야간근무 제외를 요청해도 압박에 의해 야간근무 동의서를 제출해 일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근로기준법 70조는 임산부의 야간노동(오후 10시~오전 6시)을 금지하지만 본인 동의서만 제출하면 고용노동부 장관이 야간노동 승인 인가를 내준다. 김씨는 임신한 여성 노동자들이 마주한 가혹한 노동 환경으로 인한 유산·조산, 불임·생식기질환 등을 개인의 책임 문제로 전가하는 사회적 압력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2010년 유산했을 때 ‘내가 잘못해서 (유산) 된 게 아닐까’ 생각했다”며 “피해 간호사들의 산재 신청을 주저하게 했던 건 ‘당신들이 처신을 제대로 못해서 그렇게 된 것 아니냐’는 시선들이었다”고 토로했다. “유산과 불임 등 잘못된 노동 환경으로 인해 고통받는 여성 노동자들이 용기를 내길 바랍니다. 국가와 직장, 가족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임신 여성의 잘못된 노동 환경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지 말아요.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서울신문이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0~2019) 모성보호 관련 산재가 승인된 건 7건(유산 6건, 불임 1건)에 불과했다. 7건의 질병판정서를 분석한 결과 ‘공통 키워드’는 장시간 이어진 야간노동이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사설] 청와대·여당,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결단해야

    지난 4월 말 경기도 이천에서 발생한 물류창고 화재로 노동자 38명이 희생됐다. 12년 전인 2008년 1월에도 냉동창고 화재로 40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전태일 열사가 절규한 지 5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 같은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그치지 않으며 노동자들의 소중한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노동자들을 위험 환경에 내모는 악덕 기업주 등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해 대형 산업재해를 근절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며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공조키로 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만시지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청와대와 174석의 절대 과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법 제정에 미온적이라는 점이다. 경영계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말로는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면서도 그런 환경을 만들기 위한 법 제정을 미적거린다면 표리부동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청와대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관련 언급을 삼가고, 민주당은 ‘50인 미만 기업 4년 유예’라는 꼬리표를 달아 비판받은 ‘박주민 의원안’조차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니, 대단히 실망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국무회의에서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으로 산재 사망사고는 조금씩 줄고 있지만 기대만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며 건설현장을 비롯한 각종 사업장의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져 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또 “노동존중 사회는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산재 사망률 상위권이라는 불명예를 이제는 벗어날 때”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대로 산재 사망률 상위권의 불명예를 벗어던지려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불가피하다. 안전을 도외시한 기업주에 대한 엄한 형사처벌과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담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대신 과징금 중심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산재 사망률을 대폭 낮추기는 어렵다. 산업현장의 판박이 대형참사가 그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솜방망이 처벌과 ‘꼬리 자르기’식 책임 전가에 있다는 점은 이미 입증됐다. 2008년의 냉동창고 기업주는 노동자 40명이 희생됐지만 벌금 2000만원만 냈다. 처벌이 미미하니 안전투자를 소홀히 해 참사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겠는가. 현 정부가 강조해 온 노동존중 사회를 위해서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이번 정기 국회 회기 내에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
  • 노동운동가 넘어 휴머니스트… 걸음마다 전태일 새기는 도봉

    노동운동가 넘어 휴머니스트… 걸음마다 전태일 새기는 도봉

    “도봉구 명예도로인 ‘전태일길’이 노동운동가를 넘어 휴머니스트였던 전태일 열사를 생각하고 재조명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은 지난 16일 도봉구 해등로25길을 찾았다. 앞서 구는 13일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기념해 열사의 옛 집터 근처 도로인 이곳에 ‘전태일길’(ChunTaeil-gil)이라는 명예도로명을 붙였다. 이 구청장은 “스물셋에 온몸을 불사르며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쳐 한국 노동운동의 초석을 마련한 전태일 열사의 50주기를 기리기 위해 명예도로명을 부여했다”며 “전태일 열사는 청계천 피복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에 대한 연민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한 만큼 휴머니스트라고 칭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명예도로명을 붙이기 위해 구는 전태일재단, 주민과 사전 협의를 했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주민 의견 수렴 공고’를 했으며 11일에는 ‘도로명주소 위원회’를 열었다. 전태일길은 길이 279m 폭 15m로, 삼익세라믹아파트에서 한양7차아파트에 이르는 길이다. 명예도로명 사용 기간은 5년이지만 재심의 등을 거쳐 연장이 가능하다. 도봉구는 그동안 꾸준히 명예도로 지정 등을 통해 현대사 인물을 알리고 도봉의 역사, 문화, 관광자원을 확충하고 있다. 송진우, 김병로, 정인보 등의 옛 집터 근처에 도봉 현대사 인물 소개와 탐방코스 지도가 포함된 안내표지판을 세우기도 했다. 이 구청장은 “우리 구에 살아 숨쉬던 근·현대사 인물들을 홍보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해 지역 주민의 애향심을 높이고 역사, 문화, 관광자원 콘텐츠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봉구는 이번에 전태일길과 더불어 명예도로명인 ‘차미리사길’도 지정했다. 여성 독립운동가인 차미리사의 생애와 발자취를 재조명하기 위해서다. 차미리사길은 차미리사가 설립한 덕성여대와 차미리사 묘소(쌍문동 산 278-1)를 접하고 있는 우이천로(약 2.3㎞)에 부여됐다. 이 구청장은 “이번 ‘전태일길’, ‘차미리사길’ 명예도로 지정을 통해 우리 구에 깃들어 있는 근·현대사 인물의 숭고한 뜻이 구민에게 더욱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씨줄날줄] 97그룹과 장강의 뒷물결/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97그룹과 장강의 뒷물결/박홍환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 박용진·박주민 의원과 김해영 전 의원, 국민의힘 김세연 전 의원, 같은 당 윤희숙 의원, 정의당 김종철 대표…. 1990년대에 대학 생활을 한 1970년대생들이라 해서 이른바 ‘97그룹’으로 분류되는 정치인들이다. 이들의 정치권 내 존재감이 확대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당내에서 금기시됐던 이승만·박정희 재평가 등 진영 논리를 혁파하면서 대권 도전 의사까지 밝혔다. 박주민 의원은 재선이지만 당 대표에 도전했고,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주요 후보로도 꼽힌다. 국민의힘 김 전 의원은 소속당을 “생명력 없는 좀비”라고 비판한 뒤 4선 고지를 포기하고 총선에 불출마했는데 당내에서는 조만간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 5분 연설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윤 의원은 초선이라는 약점 및 최근의 ‘전태일 논란’에도 불구하고 보수 경제통 입지가 두터워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도 거론된다. 정의당 김 대표도 “진보정당 금기를 깨겠다”며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이른바 ‘386세대’가 정치권에서 회자됐다. 군부독재 시절이던 1980년대에 대학 생활을 한 1960년대생들이 30대에 접어들면서 정치권에 수혈되기 시작했는데 당시 가장 빨랐던 PC칩 이름을 차용해 386세대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진 것이다. 세대교체의 의미도 컸다. 기득권 세력의 견제가 집요했음은 물론이다. 허인회씨의 김대중(DJ) 전 대통령에 대한 큰절을 빌미로 ‘운동권 정치상술’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노무현 시대’에 ‘좌희정·우광재’로 대표되던 386세대는 40대에 접어들면서는 ‘86세대’로 불리고 지금 여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86세대가 기득권 세력을 대체했던 것처럼 기득권 세력이 돼버린 86세대를 교체할 집단으로 97그룹이 주목받는다. 중국의 오래된 격언으로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長江後浪推前浪)라는 말이 있다. 장강의 도도한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듯이 오래된 사람이 새 사람으로 바뀌는 것은 세상의 이치라는 뜻이다. 노무현 시대 이후 10년이 한참이나 넘었으니 97그룹이 대세가 된다 해서 조금도 어색할 일도 아니다. 문제는 세력화 여부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수량이 적다면 천천히 밀어낼 수밖에 없다. ‘민주화 운동의 공유’라는 가치연대의 86세대와는 달리 97그룹의 공통점은 나이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21대 국회에서 1970년대생은 전체 300명 중 42명(14%)에 불과하다. 이들이 ‘큰 울림’의 정치로 세대교체의 정당성을 확보하길 꿈꾼다. stinger@seoul.co.kr
  • [사설] 주52시간 반대에 전태일 활용한 국민의힘 윤희숙의 궤변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전태일 분신 50주년이던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중소기업에 대한 주52시간제 연기가 전태일 정신’이라고 주장했다. 당의 경제혁신위원장인 윤 의원은 비판이 쏟아지는 중에도 지난 14일 “중소기업에 52시간제를 전면 적용해 근로자를 길거리로 내모는 게 전태일 정신이냐”고 했고, 그제는 “코로나 재난 상황으로 폐업 위기에 직면한 중소기업들에 52시간제를 기계적으로 적용해 근로자의 일자리를 뺏지 말자는 주장에 그(전태일)도 기꺼이 동의할 것”이라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개인적 의견”이라며 발언을 두둔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던 전태일의 외침을 삭제한 것인가.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과 비인간적 노동환경에 맞서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전태일을 노동시간 단축 반대의 근거로 쓰는 궤변을 어떻게 계속하는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전태일이 잔업수당을 더 받으려고 분신했다는 말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간은 1967시간(2019년 기준)으로 멕시코(2137시간), 코스타리카(2060시간)에 이어 세계 3위다. OECD 평균(1726시간)은 물론 일본(1644시간)보다도 1년에 수백 시간 더 일한다. 한국의 노동자는 과로사의 위험에도 장기노동에 노출되는 게 당연한가. 국민의힘이 제시한 ‘약자와의 동행’은 허언에 불과했나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주52시간제는 중소기업에서 시행 중이다. 제대로 된 ‘1인 입법기관’이라면 궤변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현재 국회에 올라와 있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 등 다양한 방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했어야 맞다. 특히 국민의힘의 경제혁신위원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장시간 노동하지 않더라도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약자와의 동행’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 허원 경기도의원, 소통협치국에 산하기관 노동인권 증진 당부

    허원 경기도의원, 소통협치국에 산하기관 노동인권 증진 당부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허원(국민의힘, 비례) 의원은 지난 13일 경제위 소관 소통협치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산하기관 노동인권 보호·증진 및 사회적경제기업 야시장의 특색 마련을 주문했다고 16일 밝혔다. 허 의원은 “오늘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 故 전태일 열사 사망 50주기를 맞아 한 말씀 드리고 싶다”며 “소통협치국에서도 산하기관에 업무를 지시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인권이 존중받도록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허 의원은 “올해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접근성을 강화하고 소비자맞춤형 상품화를 테스트할 수 있는 야시장을 계획했었는데, 코로나 19 영향으로 불용되어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추후 사업이 부활한다면 식·음료 위주로 쏠리는 야시장 구성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부스별로 야시장 특색을 반영해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을 구성할 수 있도록 철저히 수요를 조사하여 준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소통협치국 서남권 국장은 “허 의원님의 고견에 적극 동의한다. 열악한 노동 현실에 맞서 싸우셨던 전태일 열사께서 남기신 가르침을 명심하고, 산하기관과 업무 소통을 하는 데에 있어 부당함이 없도록 면밀히 살피겠다”고 답했다. 이어서 “예측하지 못한 재난상황이라 야시장, 벼룩시장 등이 활성화되지 못해 매우 아쉽다. 상황이 진전되면 말씀해주신 아이디어가 구체화되어 성공적으로 진행된 타 지자체 사례를 참고하고 우리 지자체만의 야시장 특색을 살리는 사업을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11월 13일, 1970년과 2020년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11월 13일, 1970년과 2020년

    11월이다. 11월에는 전태일의 죽음과 민주노총 창립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1970년 11월 13일,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전태일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을 쉬게 하라,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를 외치며 분신했다.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50년 전 일이다. 한국의 수많은 지식인들과 노동자들은 전태일의 분신을 목도하며 충격과 분노를 느꼈고, 이후 고 조영래 변호사가 집필한 ‘전태일 평전’(1983년 당시에는 익명으로 출간)을 읽으며 노동운동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렇게 형성된 노동운동가들의 투쟁과 좌절, 그리고 고난이 쌓여 1995년 11월 1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만들어졌다. 한국 노동운동의 새로운 장정을 시작한 역사적인 날이었다.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추서식에서 “오늘 전태일 열사에게 드린 훈장은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상징적 표현이다”라고 말했다.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상징적 표현”이 갖는 실제 무게와 실천은 과연 무엇일까? 왜 정부의 의지가 아니고 정부 의지의 상징인 걸까? 1970년 전태일은 “골방서 하루 16시간 노동”하는 10대 여성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라고 절규했다. 2020년 들어서 택배 노동자가 열 분, 그것도 10월 한 달 동안에만 세 분이 사망했다. 다수가 과로사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택배 노동자들이 하루 평균 12시간을 일하고, 한 달 평균 4420건의 물품을 배송하고, 건당 800원의 배송 수수료를 받는다는 이 숫자들로 보아 이들의 죽음이 과로사가 아닐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사 직원 한 분이 갑자기 사망했다는 기사가 올라온다. 이런 추세로라면 올해도 작업장 사고 또는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노동자의 수가 ‘평균 2000여 명’을 채울 전망이다. 마음이 무거워져 글을 쓰기 힘들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무엇을 하고 있나? 노동계에서 ‘전태일 3법’이라 부르는 노동조합법 개정안(특수고용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조 결정권 추가), 근로기준법 개정안(영세 사업장 노동자의 근로 조건 개선),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안(산업 재해 발생 시 기업의 책임성을 강화)에 대해 앞장서도 부족할 더불어민주당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가 택배 노동자들의 불합리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도 기업에 대한 강제성은 없고, 무수한 권고와 유도로 채워져 있다. 강제성이 있는 법도 어기는 것이 자본가인데, 권고가 무슨 힘을 가질 거라고 예상하는 것일까? 게다가 노동운동가 개인과 노동조합을 금전적으로 옥죄어 파괴하는 손해배상소송 및 가압류의 남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시민단체 ‘손잡고’와 민주노총의 집계에 따르면, 2020년 11월 현재, 노동자를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소송은 총 58건이며, 그 액수가 658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 중 문재인 정부 들어 새로 제기된 손해배상 소송만 28건이고 그 청구 금액은 68억 7000여 만원에 달한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던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손해배상 소송 남용은 노동3권을 무력화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민주당은 국회에서 다수 정당이 되면 손해배상 및 가압류법을 고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정치는 “의지의 상징”이 아닌 구체적인 정책과 입법으로 구현된다. 역대 가장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문 대통령과 역대 가장 많은 의석을 갖고 있는 집권 여당이 노동존중 사회를 위한 개혁 입법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통령과 행정부 그리고 입법부의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이 노동자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하려는 법과 제도를 바꾸지 않은 채, 전태일 열사의 이름을 아련하게 호명하고 훈장을 추서하는 것은 씁쓸한 추억팔이 또는 정치적 퍼포먼스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수세적이고 관례적인 행위만 반복한다면, 중도와 안정이라는 간판 뒤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약속한 정책을 입법하고 집행하지 않는 그 어떤 정치인도 그 어떤 정치 세력도 노동 있는 민주주의를 바라는 국민의 심판을 비켜갈 수 없다.
  • 경찰, 확진 200명 넘었는데 진보집회 허용… 野 “입맛 맞춘 정치방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200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 1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서울 각지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 등 가맹 조직은 전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과 더불어민주당사 앞 등에서 전태일 50주기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마스크와 투명 얼굴 가리개를 쓴 참가자들은 발열 체크를 한 뒤 거리를 두고 앉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방역 지침에 따라 각 집회에 99명만 입장했다는 게 민주노총의 설명이다. 경찰의 집회 대응에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논란도 일었다. 경찰은 전날 집회 금지 구역인 국회 정문에서 서강대교 남단까지 경찰버스를 동원해 차벽을 설치하고 서울 전역에 110여개 부대, 7000명을 투입했다. 반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자릿수였던 개천절과 한글날에는 차벽과 펜스로 집회 자체를 원천 봉쇄했었다. 당시에는 서울시가 감염법예방법에 따라 10명 이상 집회를 전면 금지했지만 지난달 12일부터 도심 집회와 100명 이상 집회만 금지하면서 행정 조치가 완화됐다는 게 서울시와 경찰의 설명이다. 야권은 정부 방역에 대해 “정치방역”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보수 집회는 방역을 이유로 며칠 전부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재인차벽’ 쌓으며 사전차단하더니 민주노총 집회에는 겉치레 이성적 경고”라며 “그렇게 자랑하던 K방역이 불공정 방역으로 전락했다”고 올렸다.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전날 집회 행진 과정에서 영등포구 대방역 인근 등에서 참가자 일부가 신고된 집회 장소가 아닌 도로를 불법 점거한 행위와 관련해 채증 자료를 분석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주 52시간’ 연기가 전태일 정신?… 윤희숙 뭇매

    ‘주 52시간’ 연기가 전태일 정신?… 윤희숙 뭇매

    “52시간 근로 중소기업 전면적용을 코로나 극복 이후로 연기하는 게 전태일 정신을 진정으로 잇는 것”이라는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주장을 놓고 각계에서 비판이 쏟아진 가운데 같은 당에서마저 부절적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15일 “전태일 열사를 주 52시간 논란에 소환하는 것은 자신의 이념적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그의 죽음의 의미를 지극히 자의적으로 또는 과도하게 추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라며 “현재의 정치적·정책적 논쟁에 소환해 갑론을박하는 것은 그분들의 삶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은 전태일 열사 50주기인 지난 13일 윤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윤 의원은 ‘1일 8시간 근로’를 규정한 1953년 근로기준법에 대해 “근로조건이 아무리 나빠도 근로희망자들이 새벽마다 공장 문 앞에 줄을 길게 설 정도였다”며 “당시 현실과 철저히 괴리된 법”이라고 평가했다. 윤 의원은 이 논리를 현재에 끌어오면서 “코로나를 견디느라 중소기업들이 절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이상 유예 없이 52시간을 적용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중소기업을 빨리 죽으라고 등 떠미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노동대변인은 논평에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열사의 외침이 어떻게 주 52시간 도입을 연기하라는 것으로 들리는지 분노를 넘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14일 추가로 글을 올려 “52시간제를 굳이 칼같이 전면적용해 근로자를 길거리로 내모는 게 전태일 정신이냐. 이게 무슨 이념적 허세냐”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서울포토]‘고졸 일자리 보장! 정부가 나서라!’

    [서울포토]‘고졸 일자리 보장! 정부가 나서라!’

    15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다리에서 전국특성화고교졸업생노동조합 주최로 고졸 채용확대와 사회적 교섭을 촉구하는 행진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20.11.15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52시간제 연기’ 윤희숙에 내부서도 비판… “전태일 삶 욕보여”

    ‘52시간제 연기’ 윤희숙에 내부서도 비판… “전태일 삶 욕보여”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전태일 정신’을 끌어들여 주 52시간제 중소기업 적용 연기를 주장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가운데 같은 당에서도 윤 의원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자유다. 그러나 현재의 정치적·정책적 논쟁에 소환해 갑론을박하는 것은 그분들의 삶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어 “전태일 열사를 주 52시간 논란에 소환하는 것은 자신의 이념적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그의 죽음의 의미를 지극히 자의적으로 또는 과도하게 추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라며 “학자라면 몰라도 정치인으로서는 옳은 방식이 아니다.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전태일 열사를 두고 정치적 편 가르기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태일 정신’을 둘러싼 논란은 전태일 열사 50주기인 지난 13일 윤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서 점화됐다. 윤 의원은 해당 글에서 “52시간 근로 중소기업 전면적용을 코로나 극복 이후로 연기하는 게 전태일 정신을 진정으로 잇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노동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열사의 외침이 어떻게 주 52시간 도입을 연기하라는 것으로 들리는지 분노를 넘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아직도 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는 장시간 노동으로 기업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식의 저열한 인식이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대한민국 경제를 후진적으로 만든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소리 하는 데에 왜 전태일을 파나. 저러니 저 당은 답이 없는 거다”라고 꼬집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전태일 열사가 무덤에서 뛰쳐나와 통곡을 할 궤변”이라고 적었다. 윤 의원은 논란이 일자 14일 페이스북에 또 다시 글을 올려 자신의 주장을 재차 펼쳤다. 윤 의원은 “전태일 열사의 정신은 근로자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라는 것인데, 코로나로 절벽에 몰린 중소기업에 52시간제를 굳이 칼같이 전면적용해 근로자의 일자리를 뺏고 길거리로 내모는 게 전태일 정신인가. 이게 무슨 이념적 허세인가”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의 주장에 진 전 교수가 “자기 이념이나 반성을 하든지. 아직까지 철 지난 시장만능주의 이념이나 붙들고 앉았으니”라고 쏘아붙이는 등 비판이 이어지며 논란은 가열됐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52시간제 유예...전태일도 동의할 것” 윤희숙, 조은산에 답했다

    “52시간제 유예...전태일도 동의할 것” 윤희숙, 조은산에 답했다

    전태일 50주기 불거진 ‘주 52시간제 유예’윤희숙 의원 “이제 전태일 시대와 달라” ‘주 52시간 근로제’ 중소기업 전면 적용 연기가 전태일 정신이라고 주장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제도 시행 시 소득과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무 7조’로 주목받았던 塵人(진인) 조은산씨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윤 의원은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진인 조은산 선생님의 질문에 윤희숙이 답합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조은산씨는 앞서 윤 의원을 향해 “전태일 열사를 인용해 주 52시간제의 유예를 주장하셨고 꽤 날 선 비판에 직면하셨다”며 “그런 주장을 하셨음에는 그를 뒷받침하는 확신이 있었을 것이다. 주 52시간제 시행 시 내 월급은 그대로인가. 더 벌기 위해 더 일할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 진정한 전태일 열사의 정신인가”라고 물었다. 윤 의원은 “무엇보다 이제는 전태일의 시대와 달리 일거리가 부족한 경제가 됐고. 실업이 인간다운 삶의 제일 큰 적이 된 이상 정책의 충격으로 일자리를 없애는 것은 안 될 일”이라며 “(조은산씨가) 어떤 업종이신지는 모르겠으나, 다양한 육체노동 경력과 초과수당의 절실함을 언급하신 것을 보면 주 52시간제로 근로시간이 줄 경우 시간당 급여는 변하지 않겠지만 초과수당이 감소해 소득이 줄어들 것 같다. 유감”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너무 급격한 변화를 강제하면 조 선생님을 ‘투잡 뛰기’로 내몰아 정책 목표와 더 멀어진다”고 했다.“주 52시간제 유예, 전태일도 동의할 것” 주 52시간제 관련 자신의 주장을 두고 ‘전태일 정신 모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정부의 노동시간 축소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밝힌 셈이다. 윤 의원은 또 전태일 열사가 이런 입장에 동의할 것이라 내다봤다. 윤 의원은 “청년 전태일은 근로자가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기를 꿈꿨다. 그런데 그것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재난 상황으로 폐업 위기에 직면한 중소기업들에 52시간제를 기계적으로 적용해 근로자의 일자리를 뺏지 말자는 제 주장에 그도 기꺼이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전태일 정신 계승” 전국서 노동자대회...마스크 쓰고 띄엄띄엄 앉고(종합)

    “전태일 정신 계승” 전국서 노동자대회...마스크 쓰고 띄엄띄엄 앉고(종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14일 전국 곳곳에서 노동자 대회가 열렸다. 코로나19 여파 탓에 대규모 집회 대신 비교적 소규모 집회가 진행됐다. 이날 오후 서울 곳곳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주최로 소규모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오후 2시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전태일 50주기 열사 정신 계승 전국 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은 ‘전태일 3법’이라고 쓰인 검은 마스크와 투명 얼굴 가리개를 쓰고 띄엄띄엄 배치된 의자에 앉았다. 이날 김재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충격을 주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방역의 모범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노동자들의 희생 덕분이었다”라고 말하며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을 빌미로 노동 악법을 통과시키려는 정부를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운수노조와 금속노조, 민주일반연맹 등 20여개 가맹조직들도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나 영등포구 대방역, 마포구 공덕역 등 서울 곳곳에 소규모로 모여 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민주노총은 여의도 여의도공원과 여야 당사, 서울역, 대방역 등 서울 30여 곳에서 99명 이하의 조합원이 각각 참여하는 집회를 동시다발적으로 열었다. 서울 외에 부산에서도 부산지역 16개 시민사회 단체와 정당으로 구성된 2020 부산 민중대회 추진위원회가 부산시청 시민광장에서 전국노동자대회 부산대회와 부산 민중대회를 개최했다. 추진위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고자 현장에 4개 방역 부스를 배치하고 방역팀 40명을 투입했다. 대회 장소 면적 등을 고려해 참가자 수는 581명으로 제한됐다. 대전에서는 대전 강제노역 노동자상 앞에서는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주최로 민중대회가 열렸다. 민주노총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가인원을 400명으로 제한한 뒤 1m씩 간격을 두고 집회를 진행했다.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700여명도 충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전태일 3법 쟁취 등을 촉구했다. 경남 노동자 민중대회는 창원시청과 진주시청 등 3곳에서 나눠 진행됐다. 민주노총은 일부 비판 여론을 의식해 마스크 전원 착용은 물론 참가자 전원의 명부를 작성하고 입구에서 일일이 참석자들의 체온을 쟀다. 전남 진보연대, 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 등도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일대에서 농민대회와 민중대회를 열었다. 농민들은 전남도청 앞에서 쌀 재해 지원금 지급, 정부 재고미 방출 저지, 농민 기본법 제정 등을 주장했다.앞서 이날 정부는 이번 주말 집회를 계기로 코로나19가 더 확산될 수 있다며 집회 자제 또는 최소화를 요청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집회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안전이 더욱 중요하다”며 “방역수칙을 어기거나 (집회가)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이 되면 엄정히 법을 집행하고 책임을 분명히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도 “주말 집회가 코로나19의 전국 확산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방역수칙 위반, 확진자 다수 발생 등 여러 우려 상황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