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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아용은 있지만 성인용은 없어요”… 대형병원에서도 찾기 힘든 ‘성인용 기저귀 교환대’

    “유아용은 있지만 성인용은 없어요”… 대형병원에서도 찾기 힘든 ‘성인용 기저귀 교환대’

    와상 장애인·노인 등 외출 시 진땀英, 2005년 캠페인 통해 인식 제고2년동안 30→2271개로 확대 성과”생리현상 해결 공간, 인간의 권리“ 중증 중복 뇌 병변 장애가 있는 한유라(37·가명)씨의 어머니 이현숙(58)씨는 딸과 외출할 때마다 진땀을 뺀다. 딸에게 성인용 기저귀를 두세 겹씩 입히느라 한바탕 전쟁을 치러서다. 한씨는 심한 척추 측만과 사지마비 때문에 누워서 생활하는 ‘와상 장애인’이다. 생리작용에 대한 의사 표현도 어려워 외출할 때면 기저귀가 필수다. 문제는 진료를 위해 외출할 때마다 한씨가 대소변을 보면 기저귀를 갈아입힐 장소가 병원을 비롯해 어디에도 없다는 점이다. 이씨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주일에 최소 1번은 물리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가서 장시간 머무는데, 이곳마저도 기저귀를 갈아입힐 공간이 없다는 건 환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이라며 “정말 급할 때는 바닥에 얇은 매트리스를 깔고 담요로 딸의 몸을 가린 뒤 기저귀를 갈아입히는데 누가 볼때마다 마치 죄를 짓고 있는 것처럼 서럽고 눈치가 보인다”고 토로했다. 장애인은 물론이고 병으로 거동이 불편한 이들과 노인들까지 성인용 기저귀를 착용하는 이들은 적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용 기저귀 수입량은 2만 5532톤으로 영유아용 기저귀 수입량(2만 2954톤)을 넘어섰다. 하지만 공공장소는 둘째치고, 치료를 위해 방문하는 병원에서도 성인용 기저귀 교환대는 찾기 어렵다. 사회적 논의를 통해 선진국처럼 성인용 기저귀 교환대 설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병원을 주기적으로 찾는 이들의 보호자들은 성인용 기저귀 교환대의 필요성을 절실히 호소한다. 3년 전 치매 진단을 받은 어머니 홍모(83)씨와 2주에 대학병원을 방문하는 이미숙(58)씨는 “한 번은 병원 화장실 바닥에서 어머니 기저귀를 갈아 드리려다가 병원 직원의 제지를 받았다”고 했다. 이씨는 “어머니를 안고 뛰어가 자동차 뒷좌석에서 기저귀를 갈았다”고 울먹였다.서울신문이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에 성인용 기저귀 교환대 현황을 확인한 결과 세브란스병원 내 재활병원과 서울대병원 내 치과병원 화장실에만 각각 1개(남녀 기준)의 교환대가 설치돼 있었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이용자 수가 적고, 법적으로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공중화장실에 설치해야 하는 기저귀 교환대는 영유아용에 한정돼 있다. 성인용은 법적으로 설치 의무가 없다. 성인용 기저귀 교환대는 주로 의자 형태로 접혀 있다가 침대처럼 펴지는 접이식, 처음부터 침대 형태로 설치된 고정식, 영유아 교환대와 유사한 형태로 벽에 설치돼 있다가 고정장치를 푼 뒤 펼쳐서 사용하는 방식 등이 있다. 해외에서는 병원이나 공공장소에 성인용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추세다. 영국은 민간 단체인 ‘Changing Places(체인징 플레이시스)’ 주도로 2005년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2007년 30개에 그쳤던 성인용 기저귀 교환대가 올해 2271개까지 늘었다. 미국도 ‘Changing Spaces(체인징 스페이시스)’라는 비영리 단체가 같은 취지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생리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의 확보는 사회에서 하나의 인간으로 존중받고 있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서라도 설치 확대가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 김포 아파트서 경비원 살인미수 70대, 전처 살해 정황

    김포 아파트서 경비원 살인미수 70대, 전처 살해 정황

    경기 김포 아파트에서 경비원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된 70대 남성이 전처를 살해한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김포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 체포한 A(75)씨를 상대로 살인 혐의 추가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7시 20분쯤 김포시 운양동 아파트 1층 경비실 인근에서 경비원인 60대 남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범행 후 도주한 A씨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주거지를 수색했으며, 이날 낮 12시쯤 숨져 있는 그의 전처 60대 여성 C씨를 발견했다. A씨는 이 아파트에서 C씨와 함께 거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C씨를 살해한 뒤 B씨를 상대로 범행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B씨는 목과 손 부위 등을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A씨는 평소 몇 번 봤던 사람인데 함께 차를 마시던 중 갑자기 흉기를 휘둘렀다”고 경찰에 설명했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고 용의자를 추적한 끝에 신고 접수 6시간 만인 이날 오후 1시 20분쯤 고양시 한 모텔에서 A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A씨를 조사하지 못해 범행 경위나 동기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며 “A씨를 일단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했으나 추가 조사를 거쳐 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책멍도, 낭독도, 음악감상도 괜찮아… 도서관이니까 [박상준의 書行(서행)]

    책멍도, 낭독도, 음악감상도 괜찮아… 도서관이니까 [박상준의 書行(서행)]

    예술도, 낭만도, 커피향도 흐른다… 책덕의 성지니까 충북 청주 문화제조창은 불과 20년 전까지 연초제조창이었다. 해마다 약 100억 개비의 담배를 만들었다. 현재는 청주 문화예술의 심장으로 변신했다. 청주열린도서관은 문화제조창의 제일 높은 층을 차지한다. 구조는 전형적인 도서관과 거리가 있다. 백화점 고층의 서점 같기도 하다. 정숙을 강조하는 도서관도 아니다. 적당한 백색소음이 긴장과 경계를 허문다. 물론 더는 담뱃잎 냄새조차 나지 않는다. 당연히 금연 공간이다. 단 커피 등 음료 반입은 제한하지 않는다. 서가에서 책 한 권을 꺼내서는 ‘몰링’(쇼핑몰에서 시간 보내기)하듯 돌아다니다 자리를 잡는다. 봄날의 청주는 커피와 담배 대신 책과 커피지 하며.●소리 내 읽는 도서관 영국 런던에 테이트모던이 있다면 청주는 문화제조창이다. 역사가 뒤질 뿐 시설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중추인 본관과 수장고형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시민예술놀이터 동부창고 등은 한나절 내내 봄날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을 만큼 콘텐츠가 다채롭다. 오늘 소개할 청주열린도서관은 문화제조창 본관 5층 전체를 아우른다. 공연장, 키즈 카페 등이 공존하는데, 구석구석 책의 띠가 선처럼 번진다. 대출은 불가하지만 원하는 신작 도서가 항상 비치돼 있다. 또한 도서관 책을 들고 어디든 이동이 가능하다. 그래서 커피 한 잔을 들고 당당히 입장할 때는 내 집 서재인 양하다(그래도 책은 조심히 아껴 봐 주시길).본관의 강렬한 첫인상은 아트리움이다. 천창에서 1층까지 내리는 봄빛이 깊고 눈부시다. 1층만 얼핏 봐서는 음식점, 카페, 뮤지엄숍이 입점한 쇼핑몰 같다. 칠이 벗겨진 벽과 기둥은 옛 연초제조창의 흔적으로, 자연스레 레트로 감성을 연출한다. 공기는 2층부터 달라진다. 청주시청의 제2임시청사, 한국공예관 전시실, 공예스튜디오 등이 층층이다. 문화와 예술이 점점 목소리를 높인다. 그 끝에서 5층 청주열린도서관으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 텐트 두 채와 캠핑 소품으로 꾸민 캠핑존 ‘책멍’이 기다린다. 이미 만원이다. 한쪽에서는 아빠와 딸이 마주 앉아 색칠 공부 중이고, 건너편에는 어린 자매가 나란히 책을 읽는다. 등을 꼿꼿이 세우고는 책 속 글자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맹렬하다. 이번 달 책멍의 주제는 ‘그럴 때도 있지’다. 실수에 관대한, 이해받을 수 있는 주제라 좋다. 주제 큐레이션 도서 중 ‘지각’(허정윤 글·이명애 그림·위즈덤하우스)은 제목만으로 공감 백배다. 도서관 이용 안내문도 눈길을 끈다. 열린도서관의 개념을 가볍게 정의한다. 소리가 있는 도서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책을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란다.●음악 속으로 쏙! 책 속으로 폭! 보통 도서관 중앙 서가가 있을 법한 위치에는 직선의 긴 서가가 있다. 박물관처럼 은은한 조명이 내리고 통로 가운데는 전시대가 놓여 있다. 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과 도서관이 협력해 지역 공예 작가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이달 주제는 ‘영광의 꽃 어사화’다. 전시 주제와 연계한 책 큐레이션은 그림 에세이 ‘꽃 그리고 초록’(김소라·EJONG) 등이다. 역시 봄은 꽃이지, 하며 한 권 한 권을 살핀다. 서가의 중심은 안내데스크 앞이다. 동선이 갈라지는 지점으로 긴 독서 테이블이 뿌리내렸다. 서가 사이사이 홈을 파듯 열람석을 만든 것도 재미난다. 몇몇 좌석은 CD플레이어를 갖췄다. ‘이곳은 열린도서관이라 얼마간 시끄러울 수 있어, 그러니 이 자리는 어때?’ 하고, 도서관이 조용한 독서를 원하는 이들에게 권하는 열람석이다.서가 사이로 쏙 들어가 음악에 폭 안긴다. 한 권의 책처럼 앉아 CD플레이어를 재생한다. 살짝 다른 세계의 문이 열린다. 영화 ‘라붐’의 한 장면처럼. 누군가 헤드셋을 씌워 주지는 않았지만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 나만 홀로 멈춰 선다. 오늘의 선곡은 ‘그래스’(Grass)라는 단어에 끌려 택한 핑크 마티니의 ‘Splendor in the Grass’(초원의 빛)다. ‘life is moving oh so fast. I think we should take it slow.’ 삶은 너무 빠르니 천천히 살아 보자는 가사가 귓가에 아지랑이처럼 피어난다. 핑크 마티니는 느린 삶을 지향하는 매거진 ‘킨포크’의 고향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결성된 12인조 재즈 밴드다. 그들의 노래는 음표로 쓴 시집을 읽는 듯하다. 왠지 도서관과 잘 어울리는 뮤지션이다. 다음은 이어지는 부분이다. ‘rest our heads upon the grass and listen to it grow’(잔디에 머리를 기대고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야 할 것 같다는 뜻). 박웅현 작가는 ‘책은 도끼다’에서 이 곡의 이 노랫말에 귀 기울여 보라고 했다.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듣는 시간이라니. 3월이 우리에게 음악을 빌려 권하는 독서법이다. 그 여유는 짧게 타는 담배보다는 길게 남는 책에 가깝다. 일과 생활도 그리해 낼 수 있다면 좋겠다. 헤드셋은 안내데스크에서 대여한다. CD장은 서가 가장 안쪽에 있어 공연이 있는 날엔 접수대에 가려지는데, 가장자리 틈새로 진입하거나 안내데스크에 문의하면 된다.●‘라붐’ 다음은 ‘러브레터’ 흥미로운 게시판도 하나 소개할까 한다. 안내데스크 옆 완독을 목표로 하는 ‘나의독서기록’이다. 영화 ‘러브레터’에도 등장하는 옛날 독서카드를 활용했다. 독서카드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도서관을 방문할 때마다 읽은 쪽수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확인 도장은 직접 찍는다. ‘기죽지마그럴수있음’, ‘이걸해냄’, ‘찢었다!’ 같은 재미난 응원과 위로의 문구를 새겼다. 또 카드 뒷면에는 마음에 드는 책 속 문장을 적을 수 있는 칸을 마련했다. 도서관에서 내키는 분량만큼만 읽는 걸 좋아해 전국 도서관에 읽다 만 책이 넘치는 나 같은 이에게는 제법 흥미로운 도전이다. 웹존(웹툰과 웹소설)과 초등학습만화 서가도 존재한다. 각각 키즈카페의 좌우 복도에 자리잡았다. 5층에서도 다소 외진 곳이라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 적합하다. 그에 앞서서는 카페 분위기의 너른 휴게실이다. 가족끼리 삼삼오오 모여 편하게 독서를 할 수 있고 주말에는 보드게임을 무료로 대여해 즐길 수도 있다. 물론 5층에는 아직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빈 공간들이 더 있다. 카페나 서점 등 어떤 시설이 들어올지 알 수 없지만 이미 독서와 책이라는 행위는 구석구석에 번져 있다. 도서관은 잠시 머물며 여행의 기록을 정리하기에 카페보다 좋은 곳인데, 청주열린도서관의 이 같은 특징은 그 장점을 극대화한다. 문화제조창 이곳저곳을 관람하다 여행의 쉼터로 머물기에 최적이다. ●크루아상· 맥주·욕조가 있는 봄날 그래도 도서관은 독서다. 어떤 책을 고를까 고민되는 이를 위해서는 추천 도서 목록 책장이 있다. 2020년 개관부터 지금까지 청주열린도서관 큐레이션과 사서들이 추천한 책 목록을 스크랩해 비치한다. 청주열린도서관 사람들은 봄날에 어떤 책을 권하고 읽었을까? 매해 3월의 추천 목록을 차례로 넘겨 본다. 그중 지난해 3월 이주리 사서가 추천한 ‘크루아상 사러 가는 아침’(필리프 들레름)을 고른다. 단순히 크루아상을 좋아하는 개인 취향으로! 이 사서는 “우리의 평범한 삶에 깃들어 있는 작지만 보편적인 기쁨을 담은 책”이라 소개했다. 이미 제목부터 크루아상의 고소한 버터 냄새가 바스락댄다. 책장을 후루룩 넘기다 ‘일요일 저녁에서’라는 글에 꽂힌다. 마침 청주열린도서관을 찾은 날이 일요일 오후라서. 작가는 일요일 저녁 ‘푸르스름한 거품이 바글대는 욕조에서 뽀얗게 낀 수증기와 보드라운 솜 같은 사소한 것들 사이로 둥실 몸을 내맡기’는 목욕의 기쁨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다음 글은 ‘첫 맥주 한 모금.’ 맥주의 첫 모금만이 줄 수 있는 찌릿한 행복을 누군들 거부할까. 하지만 작가는 ‘동시에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최고의 기쁨을 벌써 맛보아 버렸다는 것’이라고 쓰며, 그 상실감을 얄밉게 애통해한다. 욕조의 나른한 휴식과 시원한 맥주의 전율이 있는 일요일. 핑크 마티니의 노랫말이 맞다. life is moving oh so fast! 특히 일요일 오후의 시간은 ‘마시면 마실수록 기쁨은 점점 더 줄어’드는 맥주와 닮았다. ‘우리는 첫 모금을 잊기 위해 계속 마신다’라는 들레름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그래도 다행이라면 내가 청주열린도서관을 찾은 오늘은 일요일 오후지만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있을 오늘은 금요일이라는 사실. 작은 위안이 되려나? 일요일이 아니더라도 봄날은 이제 막 시작됐으니까. ●플라타너스 터널을 지나면 핑크 마티니의 ‘Splendor in the Grass’를 듣고 있으면 청주는 이 곡과 어울리는 여행의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진입하는 가로의 드라마 같은 플라타너스 고목들, 번화한 중앙로 한가운데 버티고 선 국보 당간지주, 옛 도지사 관사로 쓰던 언덕 위 충북문화관으로 가는 정겨운 오솔길,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휘게문고 같은 책 공간, 대통령의 옛 별장 청남대 등 굳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들먹이지 않아도, 이 도시는 온전히 발산하지 않았을 뿐 아름다운 여행지라는 걸 직감할 수 있다. 도시와 자연 어느 쪽을 좋아하는 여행자든 만족할 만하다.청주공예비엔날레가 열리는 문화제조창은 현시점에서 제일 반짝이는 장소다. 청주열린도서관 외에 한국공예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꼭 들러 보라 말하는 이유다. 도서관 아래 4층 한국공예관엔 예스튜디오, 아카이브실, 윈도우갤러리 등이 모여 있다. 중앙홀에는 2023년 출품작인 ‘우리 서로 다리가 되어’를 전시 중인데, 17인이 6개월 동안 작업한 대형 옻칠 의자가 공간을 장식한다. 3층은 6개의 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상설전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은 청주공예비엔날레 아카이브 전시로, 지난 20여년간 비엔날레를 빛낸 대표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연초제조창에서 문화제조창으로’는 옛 연초제조창의 모습과 우리나라 담배의 변천사가 관심을 끈다.●비밀스러운 미술관, 현대미술관 청주 문화제조창 본관 남쪽에 이웃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다. 청주에서만 볼 수 있는 전시장이다. 하물며 국립현대미술관의 수장고다. 비밀스러운 공간의 문을 여는 설렘은 이곳만의 장점이다. 그렇다고 뒷걸음질치다 ‘툭’ 하고 고가의 미술품을 훼손하는 염려부터 할 까닭은 없다. 전시 방식은 다르지만 관람법은 여느 미술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개방 수장고는 1층과 3층에 위치한다. 1층은 조각, 3층은 회화가 주다. 1층 수장고는 작품을 보관하는 여러 개의 철제 선반이 관람 동선을 형성한다. 가장자리는 주로 대형 작품들이다. 현재는 기획전 형식으로 전뢰진 작가의 조각 10점과 드로잉 7점을 전면에 배치했다. 평소 미술관 전시보다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많다. 3층 개방 수장고는 ‘디지털 스토리 : 이야기가 필요해’라는 제목으로 사진, 영상, 설치 작품을 집중 전시 중이다. 3층 안쪽에는 ‘보이는 보존과학실’이 있다. 유화작품보전처리실과 유기분석실, 무기분석실 등을 평일 오후 1~3시(화~금요일)에 하루 한 차례 개방한다. 2층 보이는 수장고는 꼭 들러야 한다. 대형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장고 안의 작품을 감상하는 형식이다. 오는 6월 30일까지는 이건희 컬렉션 해외 명작전을 전시한다. 마르크 샤갈, 살바도르 달리, 카미유 피사로, 클로드 모네, 폴 고갱,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호안 미로의 일곱 작품을 하나의 프레임 안에 두고 소파에 앉아서 감상한다. 웬 호사인가 싶다.●책 덕후들의 성지, 또 하나의 도서관 청주에는 책 ‘덕후’들이 주목하는 사설 ‘도서관’이 하나 더 있다. 건축과 책 그리고 커피가 어우러진 인문 아카이브 양림(養林)&카페 후마니타스다. 출입구는 북쪽에서 지하층으로 난 통로다. 콘크리트 벽 사이로 걷는데 바로 앞에 3층 한옥이 웅장하다. 통로 벽에 전시한 잡상은 김창대 제와장(국가무형문화재)의 솜씨다.인문 아카이브 양림&카페 후마니타스는 한 장소에 있지만 그 이름처럼 크게 두 곳으로 나뉘며 서로 넘나든다. 두 공간의 갈림길 뜨락정원(sunken garden)에는 우리 전통 한옥의 귓기둥(모서리에 있는 기둥) 목구조를 상징화한 조형물이 우뚝 서 있다. 곁에는 독서토론이나 소모임을 할 수 있는 작은 방이 위치한다. 폴딩 도어를 열면 봄바람이 안과 밖을 넘나들며 자연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인문 아카이브 양림은 뜨락정원 오른쪽에 있다. 밖에서 볼 때 3층 한옥의 지하 1층에 해당한다. 목가구와 노출 콘크리트 벽이 조화로운 북카페다. 반면 2층과 3층은 전형적인 도서관의 서가다. 이무희 성익건설 대표의 소장 도서와 기증자료 3만여권으로 꾸민 서가는, 십진분류법에 따라 청구기호를 붙여 구분했다. 그 가운데 문화재 관련 분류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문화재 보수 건설회사의 정체성이 엿보인다. 서가 사이 테이블이나 창가에서 커피를 마시며 편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이때 남쪽으로는 주봉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지하 1층 카페 후마니타스는 테라스를 사이에 두고 저수지를 마주한다. 여름에는 연꽃이 코앞에서 아른댄다. 공립도서관에 비하면 책 권수가 많지 않은 편이라 도서관 대신 인문 아카이브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여행수첩] ●청주열린도서관 운영 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 연중무휴, 설, 추석 당일 휴관 www.cj-openlibrary.co.kr, (043)241-0651.
  • 짝퉁 에어팟·불법 최음제… 정부, 中 알리·테무에 칼 뺐다

    짝퉁 에어팟·불법 최음제… 정부, 中 알리·테무에 칼 뺐다

    ‘초특가’를 내세워 국내 시장을 공습 중인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의 반칙행위에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짝퉁(가품) 판매·환불 지연·유해물 유포 등 소비자 피해가 도를 넘었고 유통 생태계 교란이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이들 업체가 소비자 보호 업무를 맡는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국내 사업자와 동일하게 엄중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 제정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된 토종 플랫폼 역차별 의혹을 불식시키겠단 의도도 엿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8개 정부부처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국내 플랫폼에 대한 역차별 우려를 해소하고 해외사업자의 국내법상 의무 준수를 강화하기 위해 차별 없는 법 집행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법이 바뀌면 해외 플랫폼 사업자의 국내 대리인은 소비자 피해구제와 분쟁 해결 업무를 담당하고 국내 전자상거래법 집행과 관련된 문서송달과 조사 대상이 된다. 현재 공정위는 반값 할인 마케팅으로 국내 이용자 수가 급증한 알리, 테무가 입점 업체 신원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지 않은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알리에 대해서만 현장조사를 하고 국내 대리인이 없는 쉬인은 서면조사로 대체했다. 해외직구 규모가 증가하면서 중국 쇼핑 플랫폼 이용자 수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2월 온라인 플랫폼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조사를 보면 알리는 818만명으로, 3010만명의 쿠팡에 이어 2위에 올랐다. 11번가는 735만명으로 3위로 밀려났고 테무(580만명)가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중복 이용자를 감안해야겠지만 알리와 테무를 합쳐 1400만명에 육박한다. 이용자 수 증가만큼 피해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짝퉁 피해’는 예삿일이다. 알리 홈페이지에서 ‘에어팟’을 검색하면 애플 상표가 붙은 제품이 정품의 절반값에 나오는데 모두 짝퉁이다. 애플은 정식 매장이나 공식 인증 판매처가 아니면 자사 제품을 팔지 않는다. 30만원 상당의 국산 패딩 점퍼가 1만~3만원에 팔리는데 이 또한 가품이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 출처가 불분명한 상태로 거래되는가 하면 최음제로 의심되는 상품이 성인 인증 없이 팔린다. 환불은 속이 터질 정도다. 알리에서 가방을 구매한 장모(38)씨는 제품에 하자가 있어 반품했는데도 알리 측 상담원은 “반품된 물건이 없다”는 얘기만 반복했고, 환불이 이뤄지기까지 3주가 넘게 걸렸다고 전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서 진행한 알리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673건으로 전년(228건)보다 약 3배 늘었다. 이러한 해외 플랫폼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관련 부처가 공동 대응에 나선다. 관세청과 특허청은 5월부터 해외직구로 들어오는 가품을 통관 단계에서 적발하기로 했다. 가품 적발 근거를 명확히 하기 위해 올 하반기 상표법을 개정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이어트 제품, 해열진통제 등에 국내 반입 금지 원료·성분이 포함됐는지 특별 점검에 나선다. 여성가족부·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리·테무·쉬인·아마존·이베이·큐텐’ 등 6개 쇼핑몰을 대상으로 청소년 유해 매체물을 집중 점검하고 청소년 접속을 차단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미래 신산업의 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규제 대못도 뽑기로 했다. 먼저 ‘장롱면허자’를 대상으로 한 자동차 운전 연수 서비스 플랫폼 시장이 조만간 열린다. 현재는 도로교통법상 자동차운전학원만 운전 연수를 할 수 있게 돼 있어 초보 운전자를 상대로 한 불법 도로 연수가 횡행했다. 경찰청은 연구용역을 거쳐 올해 안에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운전 연수 서비스 제공자에 대해 강의실 등 시설 요건을 면제할 계획이다. 달러 등 외화표시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양도를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원화는 양도할 수 있지만 외화 양도는 금지돼 있다. 즉 카카오페이 앱으로 다른 사람과 원화를 주고받을 수 있지만, 트레블페이 앱으로 달러를 주고받진 못한다. 정부는 해외여행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외화 선불전자지급수단 양도 서비스를 상반기 중에 규제 샌드박스에 상정하기로 했다. 해외 여행자끼리 달러를 주고받는 것이 허용되면 ‘더치페이’가 가능해지고 한 사람이 해외여행에서 쓰고 남은 외화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해 재환전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정부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기간통신사업자가 통신기기 제조업을 겸업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웨어러블 기기와 통신서비스 간 자유로운 연계·융합을 촉진하기 위해 겸업 제한을 면제하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 짝퉁 에어팟·불법 최음제… 정부, 中 알리·테무에 칼 뺐다

    짝퉁 에어팟·불법 최음제… 정부, 中 알리·테무에 칼 뺐다

    ‘초특가’를 내세워 국내 시장을 공습 중인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의 반칙행위에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짝퉁(가품) 판매·환불 지연·유해물 유포 등 소비자 피해가 도를 넘었고 유통 생태계 교란이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이들 업체가 소비자 보호 업무를 맡는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국내 사업자와 동일하게 엄중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 제정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된 토종 플랫폼 역차별 의혹을 불식시키겠단 의도도 엿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8개 정부부처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국내 플랫폼에 대한 역차별 우려를 해소하고 해외사업자의 국내법상 의무 준수를 강화하기 위해 차별 없는 법 집행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법이 바뀌면 해외 플랫폼 사업자의 국내 대리인은 소비자 피해구제와 분쟁 해결 업무를 담당하고 국내 전자상거래법 집행과 관련된 문서송달과 조사 대상이 된다. 현재 공정위는 반값 할인 마케팅으로 국내 이용자 수가 급증한 알리, 테무가 입점 업체 신원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지 않은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알리에 대해서만 현장조사를 하고 국내 대리인이 없는 쉬인은 서면조사로 대체했다. 해외직구 규모가 증가하면서 중국 쇼핑 플랫폼 이용자 수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2월 온라인 플랫폼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조사를 보면 알리는 818만명으로, 3010만명의 쿠팡에 이어 2위에 올랐다. 11번가는 735만명으로 3위로 밀려났고 테무(580만명)가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중복 이용자를 감안해야겠지만 알리와 테무를 합쳐 1400만명에 육박한다. 이용자 수 증가만큼 피해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짝퉁 피해’는 예삿일이다. 알리 홈페이지에서 ‘에어팟’을 검색하면 애플 상표가 붙은 제품이 정품의 절반값에 나오는데 모두 짝퉁이다. 애플은 정식 매장이나 공식 인증 판매처가 아니면 자사 제품을 팔지 않는다. 30만원 상당의 국산 패딩 점퍼가 1만~3만원에 팔리는데 이 또한 가품이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 출처가 불분명한 상태로 거래되는가 하면 최음제로 의심되는 상품이 성인 인증 없이 팔린다. 환불은 속이 터질 정도다. 알리에서 가방을 구매한 장모(38)씨는 제품에 하자가 있어 반품했는데도 알리 측 상담원은 “반품된 물건이 없다”는 얘기만 반복했고, 환불이 이뤄지기까지 3주가 넘게 걸렸다고 전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서 진행한 알리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673건으로 전년(228건)보다 약 3배 늘었다. 이러한 해외 플랫폼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관련 부처가 공동 대응에 나선다. 관세청과 특허청은 5월부터 해외직구로 들어오는 가품을 통관 단계에서 적발하기로 했다. 가품 적발 근거를 명확히 하기 위해 올 하반기 상표법을 개정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이어트 제품, 해열진통제 등에 국내 반입 금지 원료·성분이 포함됐는지 특별 점검에 나선다. 여성가족부·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리·테무·쉬인·아마존·이베이·큐텐’ 등 6개 쇼핑몰을 대상으로 청소년 유해 매체물을 집중 점검하고 청소년 접속을 차단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미래 신산업의 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규제 대못도 뽑기로 했다. 먼저 ‘장롱면허자’를 대상으로 한 자동차 운전 연수 서비스 플랫폼 시장이 조만간 열린다. 현재는 도로교통법상 자동차운전학원만 운전 연수를 할 수 있게 돼 있어 초보 운전자를 상대로 한 불법 도로 연수가 횡행했다. 경찰청은 연구용역을 거쳐 올해 안에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운전 연수 서비스 제공자에 대해 강의실 등 시설 요건을 면제할 계획이다. 달러 등 외화표시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양도를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원화는 양도할 수 있지만 외화 양도는 금지돼 있다. 즉 카카오페이 앱으로 다른 사람과 원화를 주고받을 수 있지만, 트레블페이 앱으로 달러를 주고받진 못한다. 정부는 해외여행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외화 선불전자지급수단 양도 서비스를 상반기 중에 규제 샌드박스에 상정하기로 했다. 해외 여행자끼리 달러를 주고받는 것이 허용되면 ‘더치페이’가 가능해지고 한 사람이 해외여행에서 쓰고 남은 외화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해 재환전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정부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기간통신사업자가 통신기기 제조업을 겸업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웨어러블 기기와 통신서비스 간 자유로운 연계·융합을 촉진하기 위해 겸업 제한을 면제하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 법원 접근금지 명령 무시하고 또 전처 찾아간 50대… 집행유예에 벌금형

    법원 접근금지 명령 무시하고 또 전처 찾아간 50대… 집행유예에 벌금형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에도 전처에게 연락하고 집을 찾아가 공포심을 준 50대가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12부(부장 김종혁)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이혼한 전처 B씨를 괴롭히다가 2022년 8월 스토킹 범죄로 신고돼 수사받게 되자, 자신의 모바일 메신저 계정에 B씨 차량 사진을 올려놓고 ‘평생 기억할게’라고 적는 등 보복할 것처럼 협박했다. 이에 법원이 A씨에게 접근과 연락을 하지 못하도록 명령을 내렸는데도, A씨는 B씨에게 2회 전화를 걸거나 집 앞에 쌀 포대를 두고 왔다. A씨는 지난해에도 B씨의 휴대전화나 사무실로 14회 연락하고, 집 근처에서 지켜보다가 길을 막아서며 지속적으로 공포심을 느끼게 했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가 거절하는데도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법원의 명령도 무시했다”며 “다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 인천시 “분말 식품 절반에서 기준치 초과 쇳가루 검출”

    인천시 “분말 식품 절반에서 기준치 초과 쇳가루 검출”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이 먹기가 쉬워 건강관리를 위해 많이 소비되는 분말형태 식품 30개에 대해 안전 실태를 조사한 결과, 14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금속성 이물(쇳가루)이 검출됐다고 7일 밝혔다. 금속성 이물은 주로 분말, 가루, 환제품을 제조하기 위해 원료를 금속재질의 분쇄기로 파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분쇄 공정 후 자석을 이용한 제거 공정을 통해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 연구원은 “이번에 금속성 이물 기준(10.0mg/kg 미만)을 초과한 제품은 모두 14개 제품이며, 이중 기준치를 최대 24배 초과한 제품도 있었다”고 밝혔다.연구원은 부적합 제품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통보해 유통·판매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식품안전나라 누리집(www.foodsafetykorea.go.kr)에 제품명을 공개했다. 아울러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판매업체 또는 제조업체에 반품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조사는 ‘먹거리 안전망 사업’의 일환으로 시 위생정책부서와 연구원이 협업해 진행했다. 권문주 연구원장은 “먹거리 안전망 사업을 통해 시민 소비 실태를 고려한 촘촘한 검사를 실시해 신뢰도를 높이고, 유통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데스크 시각] 총선 앞 ‘쌍특검법’ 손익계산서

    [데스크 시각] 총선 앞 ‘쌍특검법’ 손익계산서

    역대 총선에선 실점을 더 많이 한 쪽이 패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선 민주통합당이 ‘김용민 막말’로 그랬고, 2016년 20대 땐 새누리당이 ‘김무성의 옥새 런’으로 그러했다. 2020년 21대에선 ‘한선교의 난’이 야당 심판론에 불을 지폈다. 국민은 오만하고 독선적인 당과 후보를 싫어한다. 그런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쌍특검법’(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재표결에 시간을 끈 건 ‘자충수’다. 부결된 걸 말하는 게 아니다. 정도대로 해야 했다는 거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 요구 이후 재표결에 이르는 두 달간 민주당은 국민의힘 공천 탈락자들을 애타게 기다렸다. 낙천자들이 ‘증오의 한 표’를 던져줄 거라는 기대감을 안고서 말이다. 하지만 자신의 ‘공천 내홍’ 속살만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득점 기회를 날리고 역으로 대량 실점했으니 아니 한 것만 못했다. 왜 공수가 극적으로 바뀌었을까. 통과될 경우의 수를 모두 차단한 여당의 인내와 맞춤형 공천전략을 꼽을 수 있다. 역대 이렇게 ‘조용한 공천’이 있었나 싶다. 얼굴 붉힐 수밖에 없는 낙천자 모두를 예우하는 건 쉽지 않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불출마 의원 한 명 한 명에게 선당후사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한 이유가 뭐겠는가. 반면 야당은 ‘저주의 말’을 쏟아내며 내전으로 치닫고 있다. 4월 총선을 넘어 8월 전당대회까지 후폭풍이 이어질 것 같다. 손익계산을 좀더 따져 보자. 국민의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의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으로 촉발된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정면충돌은 민주당이 그린 그림처럼 흘러가는 듯했다. 딱 여기까지가 실점 구간이다. 양측은 ‘총선에서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선을 넘지 않았다. 김 비대위원은 조용히 불출마를 밝혔다. 조기 봉합이다. 득점 구간이다. 공천에서 ‘윤심’ 반영이 최소화됐다. ‘용산 낙하산’ 이야기가 많았지만 ‘검사 찐윤’을 뺀 상당수는 험지로 떨어져 생환이 쉽지 않다. 당내 친윤 인사의 무혈입성도 소수다. 재표결에 대비해 의원 물갈이도 최소화했다. 그나마 교체폭이 큰 영남과 강남 3구의 텃밭 공천은 뒤로 미뤘다. 이는 자연스럽게 잡음 없는 공천으로 이어졌다. 일각에선 감동 없는 공천이라고 비판하지만 20대와 21대 총선 패인이 공천 내홍이라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민주당이 바로 재표결했다면 국민의힘이 이런 공천전략을 세웠을까. 또 ‘정치 초년생’ 한 위원장이 외부 개입을 차단할 수 있었을까. 예전처럼 혁신을 핑계로 ‘네 가죽만 벗기겠다’고 물고 뜯는 계파 갈등이 첨예했을 거다. 재표결 후 바로 공천 파열음이 커지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당대표도 갈아치우는 ‘용산’이 공천을 앞두고 개입을 자제한 건 다른 이유가 없다. 부결이 최우선이어서 그렇다. 두 달 전 ‘대통령 지지율×3’이 여당의 총선 의석수라는 우스갯소리가 지금은 150~160석 희망가로 바뀌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예측 못한 계산서를 받아 든 상황이다. 두고두고 국민의힘 발목을 잡으려다 민주당만 스스로 걸려 넘어진 꼴이다. 두 달 전 “(시간 끌면) 민주당에서는 탈당자가 안 나올 거 같냐”는 한 여당 의원의 날 선 외침이 현실이 됐다. 6일 친문계 좌장 격인 홍영표 의원마저 “가짜 민주당은 참패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로써 민주당을 나온 비명계 의원은 10명이다. 170석 이상이 가능하다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지금은 120석도 장담하지 못한다. 실점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을 추가한 특검법을 재발의했다. 통과 가능성이 없는데도 밀어붙인다. 정쟁에 빠져 민심 떠나는 줄도 모른다. 민주당이 ‘미워도 다시 한번’ 같은 읍소 전략에 기댄다면 득점 기회는 없다. 정치공학 셈법이 아닌 자기희생의 모습으로 국민 곁에 다가가야 한다. 그래야 ‘정권 심판론’이 힘을 받는다. 김경두 정치부장
  • 감스트♥뚜밥 결혼 3개월 앞두고 ‘파혼’

    감스트♥뚜밥 결혼 3개월 앞두고 ‘파혼’

    유튜버 감스트와 뚜밥이 결혼을 3개월 앞두고 파혼을 발표했다. 뚜밥도 6일 방송에서 음성으로만 파혼 소식을 알렸다. 뚜밥은 “드릴 말씀이 있어서 (방송을) 켰다”고 한숨을 쉬며 “팬분들, 응원해주셨던 분들에게 말씀들 드리는 게 예의이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 생각이라 방송을 켰다”고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뚜밥은 “지금 집에 컴퓨터가 없어서 근처 PC방 가려고 방송을 하려고 했는데 폰으로 켜서 양해부탁드린다. 방금 (감스트) 오빠의 방송을 보신 분들은 내용을 알겠지만 헤어지게 됐다”며 “35년을 산 사람과 27~28년을 산 사람이 만나서 같이 행복하게 살아보려고 했는데”라고 얘기를 하다가 울컥했다. 이어 “서로 노력했으나 간극이 좁아지지 못했고 이별을 하게 됐다. 그동안 응원해주신 분들 감사했다”며 “결혼까지도 기대해주신 분들이 많았는데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예전처럼 방송하긴 다들 아시겠지만 힘들 것 같고, 난 긴 휴식기를 갖고 돌아올 것 같다. 그동안 감사했다”며 인사했다. 감스트도 이날 새벽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뚜밥과 헤어졌다고 밝혔다. 앞서 뚜밥과 감스트는 지난 2월 오는 6월 8일 결혼한다고 발표하고 웨딩사진을 공개했다.
  • ‘나사 빠진’ 독일군?…군인이 총기 난사해 4명 사망, 도청 망신 이어 또 악재

    ‘나사 빠진’ 독일군?…군인이 총기 난사해 4명 사망, 도청 망신 이어 또 악재

    독일 연방군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기밀사항을 도청당한데 이어 병사의 총기 난사 사건까지 겹치면서 군 기강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독일 검찰과 경찰의 4일(이하 현지시간)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일 니더작센주(州)의 베스터페제데에서 30대 병사 한 명이 소총과 권총을 난사해 4명을 살해했다. 숨진 사람은 30세 남성과 55세 여성, 그리고 베스터페제데에서 10㎞가량 떨어진 브로켈에 사는 33세 여성과 3세 자녀 등 총 4명이다. 용의자는 연방군 소속 32세 병사이며, 피해자 중 한 명은 용의자 전처의 새 남자친구로 확인됐다. 수사 당국은 전처와 남자친구가 최근 협박 혐의로 용의자를 고소한 점으로 미뤄 치정에 의한 살인 가능성을 염두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병사는 범행 직후 자수했다. 체포 당시 용의자의 차량에서는 탄약과 화염병이 발견됐으며, 범행에는 MR308 돌격소총과 SIG자우어 권총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국은 해당 총기들이 연방군에 등록된 무기는 아니라고 밝혔다. 앞서 독일 연방군은 공군의 내부 회의가 외부에 의해 도청당한 사실을 시인했다. 러시아 공영방송이 공개한 도청 녹취에는 독일의 장거리 미사일인 ‘타우러스’로 크림대교를 공격하는 논의가 담겨있다. 녹취에 등장하는 잉고 게르하르츠 공군 참모총장과 작전·훈련 참모인 프랑크 그래페 준장 등은 화상회의 플랫폼인 ‘웹엑스’에 모여 회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내부에서는 군 고위 당국자들이 군사‧외교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포함된 회의를 보안이 취약할 수 있는 사설업체의 플랫폼에서 진행했다는 점을 들어 연방군의 허술안 보안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더불어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도 러시아 해킹그룹에 독일 정부와 연방군의 보안이 뚫린 사건 등이 다시 거론되는 등 연방군의 위상과 신뢰가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연방하원 국방위원장인 마리아그네스 슈트라크치머만은 “사이버 공격과 스파이 활동, 거짓 정보는 이미 엄청나게 증가했다”면서 “우리는 이 분야에 취약하기 때문에 보안과 방첩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아이에스동서, ‘인터배터리 2024’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Full Value Chain’ 소개

    아이에스동서, ‘인터배터리 2024’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Full Value Chain’ 소개

    아이에스(IS)동서는 이달 6~8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 폐배터리 재활용 풀 밸류 체인을 소개한다고 5일 밝혔다. 아이에스동서는 계열사 인선모터스, 아이에스비엠솔루션, BTS Technology, 아이에스티엠씨 등이 모두 참여해 폐배터리 재활용 각 단계별 핵심 경쟁력을 소개할 예정이다. 인터배터리는 배터리 재팬, CIBF(China International Battery Fair)와 함께 세계 3대 배터리 전시회로 꼽힌다. 올해 12회째인 이번 전시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전세계 18개국 579개 배터리 업체가 1896부스 규모로 참가한다. 아이에스동서 부스에는 폐배터리 재활용 밸류체인 구성과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면부에 단계별 순환 모형과 대형 미디어월을 전시관 중앙에 배치했다. 부스 후면부에는 폐배터리 원재료 확보 단계부터 전처리, 후처리까지 해당하는 각 계열사별 핵심 경쟁력을 상세히 소개하는 공간으로 꾸렸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서 아이에스동서 독보적 경쟁력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환경종합기업 아이에스동서의 미래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에스동서 부스는 세계 3대 배터리 제조사와 배터리 소재 제조사들이 있는 코엑스 Hall C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유아인 프로포폴’ 처방 의사, 최후변론서 “마이클 잭슨 때문” 탓한 이유

    ‘유아인 프로포폴’ 처방 의사, 최후변론서 “마이클 잭슨 때문” 탓한 이유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씨에게 프로포폴을 처방한 내역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하지 않은 의사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유동균 판사 심리로 열린 의사 A(51)씨의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3년을 선고하고 27만원을 추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재판은 A씨에 대한 첫 공판이지만, A씨 측이 혐의를 인정하고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 동의하면서 결심 절차가 진행됐다. A씨는 유씨에게 17회에 걸쳐 프로포폴 투약했음에도 관련 내역을 식약처에 보고하지 않고,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이 사건은 피고인의 문제가 아닌 유씨의 문제였다”며 “검찰의 공소사실과는 달리 피고인은 프로포폴에 중독된 상태가 아니다. 투약 횟수도 많지 않은 점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해 올해 1월 자신의 병원을 폐업했다”며 “프로포폴은 향정신성 의약품에 해당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전세계적으로 (프로포폴을) 향정신성 약품으로 지정한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며 “미국 가수 마이클 잭슨이 투약 과정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포퓰리즘성으로 (향정신성 약픔으로) 지정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개정된 의료법으로 징역형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A씨의) 면허가 취소된다”며 “피고인의 프로포폴 투약은 2회에 그쳐 의사면허까지 취소하는 건 지나치게 가혹하니 벌금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4일 열린다.
  • 2024시즌 KBO리그 TV에선 무료, 모바일은 유료

    2024시즌 KBO리그 TV에선 무료, 모바일은 유료

    2024시즌 한국프로야구를 모바일과 PC로는 예년과 달리 유료로 봐야 할 가능성이 높지만, TV에선 예전처럼 공짜로 볼 수 있다. 프로야구를 주관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KBS, MBC, SBS 지상파 방송 3사와 연평균 540억원, 3년간 1620억원에 중계권 계약을 연장했다고 29일 발표했다. KBO 사무국은 국내 프로 스포츠 중계 방송권 연간 최대 계약 규모를 유지하면서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지상파 방송 3사와 파트너십을 3년 연장했다고 설명했다.시청자들은 예년처럼 3대 방송사와 5대 케이블채널(KBSN스포츠, MBC스포츠플러스, SBS스포츠, SPOTV, SPOTV2)에서 프로야구를 시청할 수 있다. 지상파 3사는 지상파 TV로 3년간 KBO리그 경기를 직접 방송할 수 있는 권리와 함께 케이블 및 IPTV 유료 채널 사업자에 중계방송권을 재판매 할 수 있는 권리, 동영상 취재권 및 보도권을 보유한다. KBO 사무국은 지상파 방송 3사와 지난해 초부터 진행한 중계 방송권 협상을 통해 KBO 리그의 저변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논의를 펼쳐왔으며 KBO리그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전 경기 제작 중계, 중계 카메라와 특수 촬영 장비 사용 확대, 아카이브 영상 데이터베이스 구축 협조를 비롯한 중계방송 품질 향상 등의 협력 방안을 도출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방송계에 따르면 2026년까지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 서비스를 독점하는 CJ ENM은 자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을 통해 유료로 프로야구 중계를 제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은 KBO 마케팅 자회사인 KBOP와 유무선 중계권(뉴미디어)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다. 포털 사이트 등에 중계권을 재판매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서울 on] 모두를 위한 골든타임

    [서울 on] 모두를 위한 골든타임

    설 연휴를 며칠 앞둔 이달 초 지인과 대화를 나누다 문득 가족 걱정부터 했다. 연휴가 끝나면 병원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리던 때였다. 가족이 석 달마다 대학병원을 방문해 진료받고 있는데, 혹시 진료에 차질이 생기는 건 아닌지 마음이 쓰였다. 이때만 해도 ‘설마 집단행동이 일어날까’ 했다. 사태가 잘 마무리될 거라 막연히 믿었다. 3주가 지난 지금 상황은 생각보다 악화했다. 27년 만에 의대 정원을 증원하겠다고 나선 정부와 이에 반발하고 나선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는 끝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필수의료의 최전선에 있는 전공의들이 병원 현장을 대거 떠나면서 ‘의료대란’은 현실이 됐다. 지금의 혼돈은 마치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때를 연상케 한다. 정부는 보건의료 재난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끌어올렸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렸다. 매일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발표하던 것처럼 정부는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 숫자, 의료 피해 사례 건수를 발표하고 있다. 긴박한 상황에서 극적 타협을 위한 생산적인 대화는커녕 정부와 의사단체는 서로를 향해 거친 말을 쏟아내고 있다. 때아닌 ‘의새’(의사를 비하하는 단어) 논란으로 감정 대립이 벌어지는가 하면 날 선 협박성 발언이 오가며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29일을 전공의 복귀 ‘마지노선’으로 제시하며 전공의가 현장에 돌아오지 않으면 의사면허 정지를 비롯한 사법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힌 정부는 지난 27일 처음으로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를 고발하며 강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정부와 의료계가 평행선을 달리는 동안 이를 지켜봐야만 하는 이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솔직히 말하면 국민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과 또 그에 대해 반발하는 의료계의 입장 차, 그리고 이 사안에 얽힌 이해관계에 대해 천천히 숙고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 당장 치료와 수술을 받아야 하는 가족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서, 나와 내 가족이 언제 응급실을 찾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저 바라는 게 있다면 예전처럼 병원을 찾는 것이다.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동안 실제로 사회적 불안은 날로 커지고 있다. 보호자들은 “정부와 의사 사이에서 서민 환자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의료 피해가 발생하자 각계각층에서도 한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기독교·불교 등 종교계가 연이어 “의료 공백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고 “환자를 둔 절박한 어머니의 심정으로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는 여성계의 호소와 “생명의 가치를 한 번 더 생각해 달라”는 아동·장애인 단체의 간절한 당부도 이어졌다. 김정은 서울대 의대 학장이 27일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식에서 의사의 사회적 책무 수행을 강조하며 말했듯 의료계도, 정부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 사태를 바라보고 해결해야 한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바라고 있다. 의사들은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 정부는 의료인들과 더 나은 의료 환경을 위한 깊이 있는 협의를 서둘러야 한다. 골든타임이 지나면 더 큰 사회적 재난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조희선 뉴스24 기자
  • 경찰, 다음달부터 7월까지 마약 범죄 집중 단속

    경찰, 다음달부터 7월까지 마약 범죄 집중 단속

    경찰이 다음달부터 7월말까지 5개월 동안 마약류 범죄를 집중 단속한다. 27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마약류 사범 집중 단속’에서 ▲ 범죄단체 등 조직적 마약류 제조·밀수·유통 사범 ▲ 의료용 마약류 유통·투약 사범 ▲ 인터넷(다크웹·사회 관계망 등)과 가상자산을 이용한 유통·투약 사범 ▲ 클럽이나 유흥업소 내 유통·투약 사범 등을 중점적으로 단속한다. 특히 조직적으로 비대면 방식으로 마약류를 유통하거나 판매하면서 국내에 마약류가 확산되고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이러한 수법에 대해선 수사 초기부터 범죄단체조직죄 적용을 적극 검토해 마약류 확산을 차단하기로 했다. 지난해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1만 7817명으로 지난해(1만 2387명) 대비 43.8% 늘었다. 또한 최근 의료용 마약류 사범도 급증하고 있어 관계기관과 공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으로부터 첩보를 수집하고 합동 점검이나 수사 의뢰 시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의료용 마약류 사범은 2022년(316명)보다 98% 늘어난 627명으로 집계됐다. 다크웹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갈수록 지능적으로 확산되는 마약류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수사팀과 가상자산 추적 프로그램 등도 활용한다. 클럽이나 노래방, 유흥업소 등에서 마약류 범죄가 발생할 경우 업소 관계자의 방조나 장소 제공죄 적용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해외 도피 마약류 사범을 신속하게 검거·송환하기 위해 올해 형사국 마약조직범죄수사과에는 ‘공조수사계’가 신설됐다. 국수본 관계자는 “마약류 범죄 신고 시 신고보상금을 지급하고 신고자의 신원을 철저하게 보장하니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바란다”고 말했다.
  • 삼성스토어, 3월 수도권 14개 매장 최대 49% 연합세일

    삼성스토어, 3월 수도권 14개 매장 최대 49% 연합세일

    삼성스토어 수도권 14개 매장이 3월 단 11일간 최초의 연합세일에 들어간다. 서울, 인천, 경기 수도권 14곳의 삼성스토어는 오는 3월 1일부터 11일까지 최고 49%의 할인율을 자랑하는 연합세일을 진행한다. 삼성스토어 관계자는 “이번 수도권 메가스토어 연합세일은 올 1월 ‘삼성전자세일페스타(삼세페)’에 보내준 고객들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고자 열리는 것”이라며 “과거와 달리 올해부터는 매장별이 아닌 삼성메가스토어 연합 동시 판촉을 진행해 할인 효과를 최대한 낼 수 있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합세일에서는 혼수·이사 가전처럼 다품목으로 구매 시 삼성전자 본사에서 제공되는 멤버십포인트 할인뿐만 아니라 동일한 규모의 상품권 혜택이 추가로 제공된다. 또한 3월 TV, 냉장고, 에어컨 등 신제품 출시에 맞춰 매장 보유 단종제품 할인행사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가전 할인행사 뿐 아니라 천장형 에어컨과 갤럭시 S24 역시 할인대상으로 포함돼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을 한 번에 세일가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삼성스토어 관계자는 “이번 수도권 메가스토어 연합세일은 지난 1월 삼세페 행사를 놓친 고객들에게 좋은 구매찬스”라며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이사·혼수 가전을 구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 메가스토어 연합세일 홈페이지 그랜드오픈 기념으로 비대면 견적 요청 및 상담만 받아도 ‘CU 3000원’ 쿠폰을 즉시 증정한다. 또한 행사 스토어에 방문 상담할 경우 ‘스타벅스 1만원’을 추가로 증정하는 이벤트도 열린다. 이번 수도권 메가스토어 연합세일의 참여매장은 △서울지역(상봉, 목동, 홍제) △경기북부(금촌, 양주, 일산동구, 포천, 평내) △경기남부(발안, 안산, 김포통진) △인천지역(강화, 검단, 옥련) 등이다.
  • 3일 만에 틀어진 감독 선임… 축구협, 또 도진 ‘문전처리 미숙’

    3일 만에 틀어진 감독 선임… 축구협, 또 도진 ‘문전처리 미숙’

    새달 1일 개막 K리그팬 반발에 새달 A매치 ‘임시 감독 체제’로 소속팀 없는 최용수로 좁혀져‘징검다리’ 거절하면 대안 없어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이 진퇴양난이다. K리그1 명장들이 후보로 거론되지만 당장 개막을 앞두고 있어 각 구단 팬의 반발이 거세다. 현재 소속이 없는 최용수(사진) 전 강원FC 감독이 유력하나 그가 ‘징검다리 임시직’을 거절하면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25일 축구계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전날 2차 회의를 통해 임시감독을 거쳐 정식 사령탑을 임명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다음 달 21일과 26일 예정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까지 정식 감독 선임 절차를 밟기엔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3일 전 첫 회의의 결론을 뒤집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이번 주중 예정된 3번째 회의로 후보군을 좁힐 예정인데 임시감독을 찾는 첫 단계부터 난항이다. K리그1을 대표하는 홍명보 울산 HD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등이 거론되지만 세 감독 모두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울산은 새달 1일 FA컵(올해부터 코리아컵으로 명칭 변경) 우승팀 포항 스틸러스와 개막전을 치른 다음 5일과 12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에서 전북 현대와 맞대결을 펼친다. 팀의 창단 첫 리그 2연패를 달성한 홍 감독은 아직 ACL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서울의 ‘명가 재건’ 특명을 받은 김기동 감독은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 부임 첫해 성과를 내기 위해선 4시즌 연속 하위 스플릿(33라운드 기준 7위~12위)에 머문 팀의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도 7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김학범 감독의 공백으로 기세가 꺾이면 신임 사령탑의 첫 시즌 성적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울산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23일 소셜미디어(SNS)에 “홍 감독을 포함한 모든 K리그 현역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 그들을 지키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팬들의 저항은 전북 사례에서 비롯됐다. 2011년 12월 전북을 지휘했던 최강희 현 산둥 타이산(중국)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의 끈질긴 설득에 못 이겨 국가대표팀을 맡았다. 대표팀은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으나 2011시즌 K리그1 챔피언 전북은 이듬해 서울, 2013년 포항에 우승컵을 내줬다. 전북은 최 감독이 복귀하고 팀을 재정비한 2014시즌부터 다시 연속 우승했다. 이에 지난해 6월 강원과 결별한 최용수 전 감독으로 시선이 모인다. 하지만 선수단 갈등, 감독 해임 등 어수선한 분위기로 ‘독이 든 성배’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최 전 감독이 정식 감독 계약 전 임시직을 수용할지 불투명하다. 반면 최 전 감독이 협회의 제안을 받아들여 3월 A매치에서 내용과 결과 모두 합격점을 받는다면 정식 감독까지 맡을 수도 있다.
  • 대학로 상징 ‘학전’ 33년 만에 결국 폐관

    대학로 상징 ‘학전’ 33년 만에 결국 폐관

    33년간 대학로를 지키며 국내 공연예술인의 산실이 됐던 소극장 학전이 결국 다음달 15일 폐관을 확정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학전은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학전이 주최하는 마지막 공연인 학전 어린이 무대 ‘고추장 떡볶이’와 33팀의 가수, 학전 배우들이 마련한 ‘학전 어게인’ 콘서트를 끝으로 그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위암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민기 학전 대표는 “모두 다 그저 감사하다, 고맙습니다”라는 간결한 인사로 소감을 갈음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학전의 명맥을 이어 가기 위해 발표한 계획에 대해서 학전 측은 “김민기 대표의 뜻을 잇되 학전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공간으로 운영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김 대표의 건강 악화와 경영난 등으로 학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문화예술위원회는 지난해 말 학전 소극장을 재정비해 역사성과 정체성을 계승하는 공간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학전 측은 “학전과의 협의 없이 보도된 내용”이라면서 학전이 예전처럼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극장 내 상징적인 공간이나 공연, 물건을 이어서 운영하는 것 자체에는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주민보다 많은 책손님… 원더풀! 기적을 인증하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주민보다 많은 책손님… 원더풀! 기적을 인증하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3만명 사는 곳, 벌써 6만 다녀가시작은 어린이 전문도서관 건립직육면체에 낮은 원통 겹친 구조책과 책 사이 거니는 ‘서가 산책’열람석 어디서든 도서관 한눈에갤러리 복도 걸으며 정원 감상도XR-뮤지엄 메타버스로 작품 탐방 연초부터 스타필드 수원이 화제다. 개장 열흘 만에 약 84만명이 방문했다. 별마당도서관은 그 상징이다. 22m 높이의 웅장한 서고 사진이 소셜미디어(SNS)를 가득 채운다. 쇼핑몰 한가운데 도서관이 들어서는 건 참 반가운 일이다. 그럼에도 이를 ‘기적’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강원 인제 기적의도서관은 지난해 6월 문을 열었다. 개관 6개월 만에 5만여명이 다녀갔다. 인제군 인구는 2024년 1월 기준 3만 2004명이다. 기적의도서관은 2003년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MBC 프로그램 ‘느낌표’와 시작한 어린이 전문도서관 건립 사업이다. 설립 취지는 ‘이 나라의 모든 어린이는 밝게, 바르게, 자유롭게 자랄 권리를 갖습니다’로 시작한다. 무려 21년째 진행형이다. 인제는 도서관에 관한 열일곱 번째이자 강원도 첫 기적의 땅이다.●별마당도서관도 부럽지 않아 인제 기적의도서관 홈페이지는 매일 ‘오늘 마주친 한 구절’을 제공한다. 이날은 ‘모든 것은 그 자리에’(올리버 색스 지음, 알마)의 한 구절이 올라와 있었다. 2018년 ‘뉴욕타임스’에 “삼청공원 숲속 도서관에서 혁신의 미래를 보았다”라고 기고했던 바로 그 작가의 책이다. “나는 도서관에서 자유를 만끽했다. 수천 권, 수만 권의 책들을 마음대로 들여다보고, 마음대로 거닐고, 특별한 분위기와 다른 독자들과의 조용한 동행을 즐겼다.” 도서관 여행 즐기는 법으로 삼아도 좋을 문장이다. 도서관이 주는 첫 번째 기쁨은 원하는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자유다. 이는 책과 책 사이를 거니는 서가 산책에서 출발한다. 도서관을 어슬렁대는 일은 목적이 없어도 느슨하고 여유롭다. 그래야 한다. 풀꽃을 들여다보듯 눈길 끄는 책의 책장을 넘기고, 다른 이들은 무엇을 발견했나 슬쩍 제목을 훔쳐보기도 하면서. 그러다 책 한 권을 쥐고 앉아서는 나 또한 조용히 그들의 동행이 된다. 인제 기적의도서관의 공간 구성은 도서관 산책의 소소한 행복을 더해 준다. 도서관을 설계한 이상윤 건축가와 지안건축의 솜씨는 한국문화공간상 도서관 부문 수상으로 이미 증명됐다. 건물은 가로가 긴 직육면체 가운데 낮은 원통을 겹쳐 놓은 형태다. 원통은 종합자료실과 동아리실, 스튜디오 등이 모여 있는 도서관의 심장이다. 1층은 도서관 바깥으로 링 형태의 갤러리 복도가 있고, 2층은 도서관 안쪽으로 열람석과 서가가 크게 원을 그리며 띠를 두른다.건물 좌우 날개 역할을 하는 직육면체 공간은 갤러리 복도를 따라 이동한다. 갤러리라는 이름이 붙은 건 도서관 정원과 자연의 계절이 바뀌는 걸 감상하면서 걷고, 그때 안쪽 벽으로 ‘인제의 자연’과 ‘인제의 미래’를 주제로 한 영상이 흐르기 때문이다. 동쪽 어린이실은 도서관 안의 도서관이다. 어깨동무담이 있는 야외 데크로 나가는 출입구가 따로 있다. 데크에 앉아 볕을 쬐며 책을 읽는 봄날의 아이들이 그려진다. 서쪽 몰입형 미디어아트실 역시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책 하늘 내린 인제 글로 설명하니 공간의 연결고리가 잘 보이지 않을 거다. 무책임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가서 보면 안다. 기적의도서관은 2003년부터 ‘건축 부문에서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델의 공간 구조’를 끊임없이 제시해 오지 않았던가. 특히 2층 원형 서가에서는 누구라도 잠깐 멈춰 서기 마련이다. 도서관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열린 구조다. 가운데 계단식 열린 극장과 열람석이 지하 1층에서 2층까지 공간의 축을 만들며 개방감을 이끈다. 좌우로는 신전처럼 높은 기둥이 일렬로 늘어선다. 스타필드 수원 별마당도서관의 절반 높이밖에 되지 않는 11.55m이지만 그 못지않게 웅장하다. 열람석 어디에서든 도서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무엇보다 이곳은 ‘하늘 내린 인제’의 도서관이다. 투명한 그리드 천장에서 넉넉한 자연광이 내린다. 시시각각 변하는 그림자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태양열 전지판의 격자 문양이 지속가능성을, 이곳이 내린천을 지켜 낸 고장 인제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러고 보니 인공조명조차 많지 않다. 햇살을 빌려 읽는 책들은 활자에 생기를 불어넣고 읽는 이의 상상으로 피어난다. 그래서 인제 기적의도서관 슬로건이 ‘시간을 넘어 무한한 상상’인지도.●청구기호 없는 10년의 추천 도서 도서관 산책을 끝내고 숨을 돌릴 때쯤, 이번에는 개방감에 취해 보지 못했던 서가의 특이한 점이 보인다. 칸칸을 채운 건 말할 것도 없이 책이다. 하지만 위쪽의 책들은 청구기호가 보이지 않는다. 책등에 붙어 책의 위치를 알려 주는 ‘670.4-이82ㅅ’ 같은 스티커 말이다. 인제 기적의도서관 1층 서가 3~4단을 채운 책들은 지난 10년간의 세종도서다. 세종도서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추천 도서다. 그 제목을 살피는 것만으로 지난 10년간의 양서 목록을 훑어 볼 수 있는 셈이다. 낡고 바랜 책은 손이 닿지 않는 위치이지만 플라스틱 표지함이 아닌 온전한 책으로 자리해 반갑다. 그러다 불쑥 끼어드는 몇몇 문장들 앞에서 또 걸음을 멈춘다. 정수기 옆에, 2층 인제니아 뒤편 벽에, 알콩달콩열람석 등받이에 숨은 그림처럼, 아마 마저 찾지 못한 숨은 문구가 더 있을 것이다.‘책 읽어라 그래야 잔소리 안 듣는다. 정예원 2023.2.16’ ‘굳게 닫힌 책은 냄비 받침에 불과하다. 차정민 2023.1.31’ 이 말들의 주인공인 정예원과 차정민은 누구일까.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이름이다. 그럴 수밖에. 예원과 정민은 인제에 사는 중학생이다. 인제 기적의도서관은 건립 과정에 청소년준비단이 참여했다. 동아리 스튜디오의 이름과 테마 색깔도 그들이 정했다. 위대한 작가들과 어깨를 견주는 ‘명언’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들이 원하는 자리에 남겨져 방문자를 마중한다. 나중에 예원이나 정민이가 부모가 돼 아이와 다시 찾는다면 이 글귀는 그에게 기적의 조우와 다름없겠다.●반짝반짝 빛나는 XR뮤지엄 메타버스 공간과 예술 관련 서적이 모여 있는 예술갤러리도 눈여겨볼 만하다. 도서관 1층 한쪽에서 이미 아이들이 헤드셋을 끼고 조이스틱을 움직이며 스크린 속 구스타프 클림트의 뮤지엄을 탐방 중이다. 세계 유명 작가의 전시를 접하기 어려운 지역민과 어린이들에게는 이 또한 작은 미술관 역할을 한다. 그곳에서 음악책 한 권을 챙겨 들고는 계단 열람석으로 이동한다. 커다란 강의실 같기도 한 자리는 이국의 도서관을 닮았다. 파르테논신전이나 콜로세움도 생각난다. 얼마간은 긴장을 푼 채로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서가를 마주한다. 책의 신전이지만 책을 다루지 않는 시간이 좋다. 그리고 나의 ‘조용한 동행’들 곁에서 책장을 넘긴다. 오늘 고른 책은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이채훈 지음, 혜다)다. 손끝의 감각만으로 펼친 페이지 속, 모차르트와 클레멘티의 피아노 대결 이야기를 읽는다. 작가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모차르트와 높은 기술적 완성도를 보여 준 클레멘티의 연주를, 2016년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있었던 53개의 손가락을 가진 로봇과 인간 피아니스트의 대결에 비유해 피력한다. ‘언어의 한계 때문에 우리는 예술을 사랑하는 것이다.’ 언젠가 도서관 서가의 종이책도 태블릿으로 대체될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책의 각 단락에는 주제에 해당하는 클래식 음악을 QR코드로 소개한다. 모차르트 에피소드에는 피아니스트 막달레나 바체프스카가 연주한 모차르트의 ‘반짝반짝 작은 별’ 변주곡이 실렸다. 에어팟을 끼고 살짝 볼륨을 높인다. 미래는 잊고 음악에 귀를 기울인다. 머릿속 음표들이 피아노 선율을 따라 통통대며 떠다닌다. ‘반짝반짝 작은 별’이 흐르는 도서관은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의 풍경이다. 각자로서 책 한 권을 마주하지만 책이라는 대자연이 주는 일체감은 종이의 질감처럼 쉬이 떨칠 수 없는 도서관의 매력이다. 올리버 색스가 말한 ‘조용한 동행’의 순간이 한번 더 반짝인다. 이곳의 ‘모든 것은 (온전한) 그 자리에’ 있다. ●박인환문학관, 거리의 시인들 마침 인제 기적의도서관 옆에 박인환문학관이 있다. 또 문학관은 인제산촌민속박물관과 이웃한다. 박인환은 ‘세월이 가면’, ‘목마와 숙녀’로 잘 알려진 시인이다. 인제읍 상동리에서 태어났다. 문학관 부지가 그의 집터다. 전시실은 책방 마리서사가 있던 1940년대 서울 명동 거리를 2층 세트로 재현했다. 마리서사는 박인환 시인이 스무 살에 세운 책방으로 아내를 처음 만난 곳이다. ‘은성’은 배우 최불암씨의 어머니가 운영하던 막걸리집이다. ‘세월이 가면’이 쓰이고 노래로 만들어진 장소다. ‘모나리자 다방’은 시인이 술값 대신 맡겨 놓은 만년필을 찾아 김수영에게 선물한 에피소드가 있다. 그가 서른한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이었다. 야외에 조성된 시인 박인환의 거리와 조형물 또한 볼거리다. 그 가운데 ‘시인의 품’은 바람을 맞아 넥타이가 날리는 시인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동상 품 안으로 들어가면 시로 만든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도서관과 문학관과 박물관의 정원은 등한하게 이어 걸어도 왠지 문학적이다. 뒤늦은 눈발이라도 날린다면 지난 겨울에 소소한 작별 인사를 전해도 좋겠다.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박인환 얼굴) 하며. ●만해마을, 노출 콘크리트의 법당 인제를 대표하는 또 한 사람의 시인은 만해 한용운이다. 인제 백담사는 만해가 정식 출가한 고찰이다. 백담사 가는 길 북촌 변에는 동국대 만해마을이 있다. 사나흘 정도 조용히 머물다 가기에 이만한 장소도 흔하지 않다. 언뜻 불교 사찰 건축을 떠올릴 테지만 노출 콘크리트가 주를 이룬다. 불교에 조예가 깊은 건축가 김개천이 설계했다. 절제된 고요와 침묵의 힘이 느껴진다. 20년 전에 지어진 건축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만해문학박물관, 서원보전, 북카페는 꼭 들러볼 일이다. 만해문학박물관은 건물 안 로비에 해당하는 중정에서 깜짝 놀란다. 겨우내 내린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다. 안 인 줄 알았는데 머리 위 하늘이 열려 안과 밖의 경계가 없다. 다른 계절이라면 미처 알지 못했을 비밀이다. 서원보전은 만해를 기리는 법당이다. 1층 필로티를 통과해 2층 측면 입구로 들어선다. 법당이라지만 가만히 제 마음을 들여다보는 명상 공간처럼 보인다. 불상이 있는 동쪽만 창틀의 격자 프레임을 달리해 눈길을 끈다. 그 너머로 솔숲의 초록 음영이 어린다. 숙소동 문인의 집 맞은편에는 북카페 ‘깃듸일나무’가 있다. ‘깃듸일’은 만해의 시 ‘생명’ 속에 나오는 시어 ‘깃들일 나무’에서 딴 이름이다. 새가 깃을 접고 쉴 수 있는 나무다. 벽면을 가득 채운 책들과 편백나무 프레임이 편안한 쉼터를 연출한다.●세상 스마트한 전망 쉼터 인제 여행의 색다른 테마로 건축 여행을 들 수 있겠다. 인제 기적의도서관과 동국대 만해마을은 건축 공간으로 상을 받았다. 만해마을에서 10분 거리에는 여초서예관이 있다. 이성관 건축가가 설계했는데 기존의 소나무 숲을 보존해 서예관의 특징을 살렸다. 이 또한 건축상을 받았다. ‘ㅁ’자의 단순한 형태인 듯하나 중첩되는 면과 틈은 건물로 써 나간 서예인 양하다. 겨울에는 기존 개울을 활용한 바닥연못을 볼 수 없는 게 아쉽다.인제는 휴게 쉼터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인제로 들어서는 소양호 옆 설악로(44번 국도) 변에는 인제스마트복합쉼터가 있다. ‘2022년 젊은 건축가상’을 (공동) 수상한 김효영 건축가가 디자인한 재미난 건물이다. 기존 판매장은 책방과 전망대 중심으로 리모델링하고, 그 곁에 새 판매장을 지은 두 동의 쉼터다. 나풀나풀 곡선미를 자랑하는 판매장의 콘크리트 지붕과 각기 다른 생김의 기둥, 전망대 꼭대기에 간당간당해 보이는 황동욱의 설치 작품 ‘스톤 로그 시리즈’ 등은 건축을 모르는 사람들도 흥미롭게 들여다볼 요소다. 물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소양호 풍경 역시 압권이다. 책 좋아하는 이들은 2층 무인 책방 쉼터를 조심해야 한다. 책 구성이 예사롭지 않은 까닭에 체류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지기 쉽다. 알고 보니 인제 읍내에 있는 책방 ‘나무야’에서 책을 선별했다. 책방 ‘나무야’는 인제 기적의도석관에서 약 500m 거리에 있다. 세심하고 촘촘하며 메시지를 놓치지 않는 큐레이션이 돋보이는 책방이다. 소양호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기어이 시집 한 권에 눈으로 밑줄을 치고 만다. 표제시이기도 한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이다. 내 마음이 봄을 기다리는 설렘인지 겨울을 보내는 아쉬움인지는 나조차 알 수 없다. 겨울 쪽에 미련이 남는 이들은 원대리 자작나무숲행을 서둘러야 한다. 오는 3월 2일부터 4월 30일까지는 산불 조심 기간으로 입산을 통제한다. 3월 1일까지 개방한다. 이제 겨울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는 말이다. [여행수첩] ●인제 기적의도서관 운영 시간 평일 오전 9시~오후 10시, 매주 금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https://lib.inje.go.kr/main, (033)460-4321
  • 33년 역사 뒤로하고…대학로 공연예술 산실 학전 결국 폐관

    33년 역사 뒤로하고…대학로 공연예술 산실 학전 결국 폐관

    33년간 대학로를 지키며 국내 공연예술인의 산실이 됐던 소극장 학전이 결국 다음달 15일 폐관을 확정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학전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발표한 계획에 대해서 학전 측은 “김민기 대표의 뜻을 잇되 학전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공간으로 운영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학전은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학전이 주최하는 마지막 공연인 학전 어린이 무대 ‘고추장 떡볶이’와 33팀의 가수, 학전 배우들이 마련한 ‘학전 어게인’ 콘서트를 끝으로 그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고 전했다. 위암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 대표는 “모두 다 그저 감사하다, 고맙습니다”라는 간결한 인사로 소감을 갈음했다. 학전은 폐관 이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학전 소극장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앞서 김 대표의 건강 악화와 경영난 등으로 학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지난해 말 학전 소극장을 재정비해 역사성과 정체성을 계승하는 공간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화예술위가 학전 건물주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민간 위탁으로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예술위는 학전의 명칭도 계속 쓰기 위해 협의를 이어갔고, 이에 공연예술계는 학전의 명맥이 이어지는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전 측은 “학전과의 최종 협의 없이 보도된 내용”이라면서 학전이 예전처럼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분명히 했다. 다만 극장 내 상징적인 공간이나 공연, 물건을 이어서 운영하는 것 자체에는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1년 김 대표가 대학로에 개관한 학전은 33년간 총 359개 작품을 기획했다. ‘김광석 콘서트’,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등을 개최해 대학로에 라이브 콘서트 문화를 만드는 데에도 기여했다. 1994년 초연한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최초의 기획 프로덕션으로 4000회 이상 공연되기도 했다. 2004년부터 김 대표는 아동극에도 관심을 보였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연에도 집중했다.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등이 대표작이다. 학전은 “33년간 실험과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블루 소극장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오롯이 좋은 공연을 위한 공간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학전 어게인의 정신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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