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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황·정철도 보통 사람이었다

    이황·정철도 보통 사람이었다

    조선의 선비들을 향해 간단없이 시선이 쏠려온 배경은 따로 있었다. 후세 사가들에게 그들은 십중팔구 학문적 성과나 정치적 업적을 고려할 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들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을 뿐, 그들도 엄연한 ‘생활인’이었다. 그들의 삶을 추동한 힘 역시 가족이었고, 친구였고, 스승이었다. ●학문적·정치적 업적 뒤에 가려진 희로애락 ‘선비의 탄생’(김권섭 지음, 다산초당 펴냄)은 그래서 탄생한 책이다. 현직 고등학교 교사인 지은이는 조선의 선비들을 둘러친 가림막을 벗겨냈다. 그들의 선비정신을 빛내준 진정한 힘은 무엇이었는지, 그들의 인간관계를 속속들이 들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책에 등장하는 조선의 대표 선비는 모두 9명. 퇴계 이황, 남명 조식, 율곡 이이, 송강 정철, 난설헌 허초희, 교산 허균, 고산 윤선도,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이다. 경북 안동의 진성 이씨 집안에서 넷째 아들로 태어난 퇴계 이황(1501~1570). “밥 먹을 때도, 잠잘 때도, 길을 걸을 때도 글을 읽었다.”는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지 7개월만에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얼굴을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퇴계에게 세상의 가장 큰 울타리는 어머니였다. 20대에 죽은 전처의 소생 2남1녀까지 합해 모두 6남1녀를 혼자 떠맡아야 했던 어머니의 삶은 억척스럽기 그지없었다. 끼니를 마련하느라 길쌈을 하며 밤을 새우는 날이 허다했다. 엄격하면서도 또 말할 수 없이 자혜로웠던 어머니가 별세했을 때 퇴계는 무너지는 억장으로 회고글을 썼다. “여러 아들이 점점 자라면서 가난을 벗어날 수 있었으며 멀고 가까운 스승을 좇아 공부하도록 학비를 마련하였다. 언제나 훈계하시기를, 다만 학문과 예술만 할 것이 아니라 몸가짐을 삼가는 것이 귀하다고 하였고, 사물에 알맞은 비유로 가르침을 전하였다. 언제나 간절히 경계하시기를,‘세상에서는 과부의 아들이 배움이 없다고 말하니 너희들이 백배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비웃음을 어찌 면할 수 있겠는가?’ 하였다.” ●조선 대표 선비들 인간적인 삶 파헤쳐 퇴계는 삶의 말없는 나침반이 돼준 어머니를 “스스로 깨우쳐 이해하는 바가 있는 사군자(士君子)와 다를 바 없었다.”고 회억했다. 우리 문학사에서 애주가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비가 송강 정철(1536~1593)이다. 자신을 꼭 닮아 술을 심하게 밝힌 셋째 아들 때문에 속앓이한 사연이 새삼스럽다. 아들에게 편지를 써 술과 여자를 경계하라고 노심초사하는 모습은 세상 여느 아버지의 모습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너는 대체 날로 고달프다 하면서도 아직도 양부(兩斧)를 경계할 뜻을 모르니 이로 나는 항상 마음이 초조할 뿐이다. 천만 조심하라.” 세자 책봉 문제로 선조의 미움을 사 유배를 떠나는 날 아침, 송강은 일찍 청상과부가 된 딸이 그만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접했다. 딸의 빈소에도 가볼 수 없이 귀양길에 올라야 했던 그는 몇자 제문으로 딸과 영결해야만 했다. “이렇게 요절하는 것이야말로 아비의 잘못이니 백 년 동안 뼈아프게 뉘우쳐도 어쩔 수 없는 일이로구나. 살아서 겪은 슬픔은 비록 괴로웠지만, 죽어서 즐거웠을 것은 틀림없다.(네 무덤이) 우리 선산과 서로 마주 보게 되었으니, 훗날 우리 혼백이 함께 날아오를 것이다. 너도 괴로운 생각 잠시 덜어놓고 와서 이 아비의 술잔을 들거라.” 뚝뚝, 눈물로 떨어져 내리는 붉은 회한이 편지글 행간에서 스며나온다. 언제 지어졌는지 모를 시조 한 편이 새삼 마음자락을 붙들고 놔주지 않는다. “길 위의 두 돌부처 벗고 굶고 마주 서서 / 바람 비 눈서리를 싫도록 맞을망정 /인간의 이별을 모르니 그를 부러워하노라” 조선의 사유를 대변하는 큰 선비들이 작정하고 덧칠되지 않은 삶의 희로애락을 보여준다. 그들의 내면을 숙성시키고 정련시킨 일상을 더듬는 작업에는 메시지가 분명하다.‘지금, 여기’ 현재를 채우는 인간관계 속으로 문득 따뜻한 시선을 보내게 다독이는, 후덕한 책이다.1만 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9개大 수시2-2 전략] 수능 D-9 이렇게 준비하라

    D-9.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13일)이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제대로 마무리지을 시점이다. 마지막 정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최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막판 5대 입시전략을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1 연습은 실전처럼 남은 기간에는 실제 수능시험을 본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안배하면서 문제를 풀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실전에서 많은 학생이 시험지를 받아들면 1번 문제부터 순서대로 푸는데 이보다는 쉬운 문제부터 풀어서 점수와 시간을 벌어 놓고 그 다음에 어려운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문제를 읽고 답을 고른 뒤 표기하고 재검토하는 시간까지 각 문항당 할애시간은 수리영역이 2~3분, 다른 영역은 1분~1분30초 정도가 적당하다. 2 모의평가 점검 지난 6월과 9월 두차례 실시한 모의평가는 실제 수능시험의 출제 방향과 난이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문제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두차례 모두 출제된 주제들은 특별히 신경써서 확인한다. 새로운 도표, 그래프, 제시문 등이 포함된 문제는 꼼꼼히 살펴 두는 것이 좋다. 모의평가에서 언어영역이 무척 어렵게 출제된 점을 고려해 마지막 사흘 정도는 매일 하루 2시간 이상을 언어영역에 투자한다. 3 오답노트 확인 참고서와 교과서에서 출제빈도가 높았던 단원이나 모의고사 또는 지금까지 풀어온 문제의 오답노트를 보면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동안 많이 봤던 각 과목의 지문이나 정리노트를 가볍게 넘겨 보면 금방 눈에 들어오므로 머릿속에서 쉽게 재정리가 된다. 시험을 코 앞에 두고 새로운 문제를 풀어 보는 것은 좋지 않다. 공포와 불안감을 가져와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4 컨디션 조절 수능 당일에 맞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불안한 마음에 무리하게 밤을 새우며 공부하면 오히려 그 다음날 생활리듬이 깨지므로 이를 피해야 한다. 아침부터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공부리듬을 조절한다. 가능하면 밤 11시 이전에는 잠자리에 들고 수능 전날에는 취침하기 전 시험장에 가져가야 할 수험표, 주민등록증(학생증), 필기구, 정리노트 등 준비물을 꼼꼼히 챙겨 봐야 한다. 5 시험장 금지물품 수능 시험장에는 휴대전화기, 디지털 카메라,MP3플레이어, 전자사전, 카메라 펜, 전자계산기, 라디오, 휴대용 오디오플레이어, 시각표시 외의 기능이 부착된 시계 등 일체의 전자기기는 갖고 들어갈 수 없다. 시험시간에 휴대할 수 있는 물품은 신분증, 수험표, 컴퓨터용 사인펜, 수정테이프, 흑색연필, 지우개, 샤프심(흑색,0.5㎜), 시각표시 기능만 있는 시계 등이다. 연필, 컴퓨터용 사인펜 이외의 개인필기구(샤프펜 포함)는 개인이 가져올 수 없다. 샤프펜과 컴퓨터용 사인펜은 시험장에서 개인당 하나씩 일괄적으로 나눠 준다. 반입금지 물품을 불가피하게 시험장에 가져간 경우 1교시 시작 전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제출해야 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이승엽, 3년만에 도전…우승-MVP 한손에?

    이승엽, 3년만에 도전…우승-MVP 한손에?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승엽이 3년만에 두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요미우리는 1일 세이부 라이온스와 일본시리즈(7전4선승제)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이승엽으로선 지바 롯데 마린스 시절인 지난 2005년 이후 3년만에 일본 시리즈 무대를 밟는 것이다. 2006년 요미우리로 이적한 뒤로는 처음이다. 요미우리는 지난해 센트럴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플레이오프 성격인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 이병규가 소속된 주니치 드래건스에 패해 일본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 주니치와의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17타수 4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했던 그는 이번 일본시리즈에서 해결사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결승, 준결승에서 연달아 홈런을 뽑는 등 큰경기, 중요 승부처에서 돋보였던 킬러본능이 관심의 초점이다. 2005년 일본시리즈 때의 맹활약도 이번 시리즈에 대한 기대치를 높인다. 당시 한신과의 4경기 동안 홈런 3개를 뽑아냈다. 일본시리즈 기간 타율은 0.545. 팀도 우승했고, 개인적으로 MVP로 손색없었지만, MVP의 영광까지는 얻지 못했다. 이번에는 다르다. 당시 롯데 보비 밸런타인 감독은 이승엽에 대한 불완전한 신임을 보였지만, 현 소속팀 요미우리 하라 감독은 전폭적으로 믿는다. 이승엽이 제 활약만 해주면, 팀우승은 물론 MVP 거머쥘 가능성도 높다. 일본신문 스포츠 호치에 따르면 이승엽은 지난 30일 도쿄돔에 열린 일본시리즈 대비 시드 타격 훈련에서 잇따라 담장밖으로 타구를 날려보내는 쾌조의 타격감각을 보였다. 이 신문은 이승엽이 “실전처럼 공을 쳐보니 스윙이 살아난다. 괜찮겠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승엽의 아버지 이춘광씨는 “올해는 여러모로 기대가 크다. 부담스러워할까봐 전화 통화는 자제하고 있지만, 최근의 흐름과 상황을 볼 때 좋은 소식이 들릴 것 같다”고 기대했다. 요미우리와 세이부의 일본시리즈 격돌은 6년만이다. 2002년 대결에서 요미우리가 4연승을 거두고 20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양 팀은 일본시리즈에서 9차례 만나 세이부가 6승3패로 앞서 있다. 두팀 모두 화끈한 공격이 주무기다. 요미우리는 팀 홈런 177개, 세이부는 198개로 각각 리그 최다다. 올시즌 교류전에서 세이부가 3승1패로 앞섰다. 그러나 당시 요미우리는 이승엽 등 주력타자가 크게 부진한 상태여서, 참고 자료로 큰 의미가 없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구원 투수? 패전처리 투수? 국민연금, 사흘동안 증시에 1조 246억 쏟아부어

    구원 투수? 패전처리 투수? 국민연금, 사흘동안 증시에 1조 246억 쏟아부어

    “오셨다,‘그분’이.” 증권가에서 국민연금은 ‘그분’으로 통한다. 장 막판에 등장해 코스피 지수를 급격히 끌어올리는 데 대한 반가움과 씁쓸함이 뒤섞인 표현이다.28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차이가 있다면 이날은 작심한 듯 장 초반부터 등장했다는 점이다. 오전에만 1000억원을 쏟아부어 장중 1000선을 넘겼던 증시는 999.16으로 마감했다. ●증시 “무조건 환영” 최근 하락장의 가장 큰 원인은 사려는 사람이 없다는 데 있다. 한때 코스피 지수 1000선 이하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외환위기 뒤 외국인이 들어올 때 지수가 1100 안팎이었다는 점이 이유로 꼽혔다. 환율 급등으로 지금 손털고 나갈 경우 손실 폭만 커질 것이라는 기대까지 더해졌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외국인은 10월 들어 딱 하루만 빼놓고 연일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도 순매도액은 2816억원에 이르렀다. 여기에다 그나마 ‘저가매수’ 명목으로 주식시장으로 모여들던 개인들마저 1000선이 깨진 24일부터 매도세로 돌아서 3거래일 동안 4339억원을 순매도했다. 투신권도 펀드 환매자금 마련에 발목이 붙잡혀 있다. 이런 틈바구니 속에서 유일하게 주식을 사들인 것은 국민연금뿐이다.10월 한달 동안 1조 9903억원을, 코스피 1000선이 깨진 24일부터는 3거래일 동안 무려 1조 246억원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증시에서는 무조건 환영이다. 어쨌든 버팀목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 매도세는 지난 2~3년 동안 계속됐지만 올해 주가가 폭락하는 것은 이를 받아줄 세력이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누구라도 사준다면 시장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주식매수 여유자금 1조원대… 부메랑 우려 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비판은 원칙의 문제다. 국민연금의 과도한 개입은 현 정부의 우파 정책 기조에 걸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대선 때 진보진영 후보들이 국민연금의 기업지분을 이용한 노동자의 경영참여를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점에서 명백히 드러난다. 이런 우려 때문에 한나라당은 지난 정권 때 국민연금의 주식투자를 ‘연기금 사회주의’라고 비난했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주가방어에 정권의 명운을 걸면서 과거에 자신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잊어버린 모양”이라면서 “국민노후보장 문제도 있지만 우량주를 사들이는 바람에 결국 외국인의 한국 탈출을 돕고 이 때문에 환율 방어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탄’의 문제도 있다. 올해 국민연금의 자산배분안에 따르면 주식투자액은 9조 5000억원 정도 잡혀 있다. 그런데 이미 매수에 쓴 돈만도 8조 3000억원가량이다. 주식을 살 수 있는 여력이 1조원대밖에 남아있지 않다. 이 정도면 최근 매수세로 봤을 때는 짧게는 3~4일 정도면 모두 소진된다. 여기다 앞으로 상황이 나아지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럴 경우 국민연금이 억지로 끌어올린 주가는 시장에 되레 부메랑이 될 수밖에 없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외국인 투매의 가장 큰 특징은 2000년 이래 처음으로 금융주를 팔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금융시스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28일 상승이든 앞으로 올 어떤 상승이든 대세전환이라고 단언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여성 & 남성]불황 속 알뜰커플의 데이트 지혜

    [여성 & 남성]불황 속 알뜰커플의 데이트 지혜

    환율과 물가는 오르고, 미래를 위해 준비한 주식과 펀드는 반토막 났는데, 그나마 임금이 깎이지 않은 것을 ‘감사’해야 하는 요즘. 추운 날씨에 찬바람 부는 청계천을 묵묵히 걷는 커플이 부쩍 늘었다. 기름값 아끼려고 자가용 놔두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판국에 주말마다 10만원 가까이 들어가는 데이트 비용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일까. 경제 불황 속 데이트 비용을 줄이면서도 사랑은 지키려는 커플들의 지혜를 들어 보자. ●주말 교외 드라이브 대신 ‘대학캠퍼스 투어´ 회사원 이모(27·여)씨 커플은 요즘 ‘버스투어’를 즐긴다. 만난 지 석 달째인 동갑내기 새내기 커플은 어디서 데이트를 하든지 행복할 때이긴 하다. 둘 다 신입사원이라 일주일에 두 번 정도밖에 만나지 못한다. 가끔 만나는 이들이 서로에게 특별한 이벤트를 해 주고 싶어도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지갑 열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그래서 적은 돈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데이트를 찾던 중 이씨가 생각해 낸 것이 ‘버스투어’다. 얼마 전 서울 혜화동 로터리에서 301번 버스를 타고 장지동 종점까지 데이트를 즐겼다. 이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MP3. 버스 맨 뒷좌석에서 음악을 들으며 그동안 서로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쏟아낸다. 이씨는 “처음에는 버스 종점까지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버스 안에서 창밖의 세상을 보는 게 재밌더군요.”라며 ‘버스 데이트’의 매력을 소개했다.“특이한 이름의 가게를 보거나 지나가다 재밌는 행사를 발견하면 곧장 내려서 게릴라 데이트를 즐기기도 해요. 단돈 900원(교통카드)에 어디 가서 이런 데이트를 즐기겠어요?” 여행사에서 일하고 있는 남모(27)씨는 최근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에 맞춰 ‘캠퍼스 데이트’를 주로 즐긴다.1년 전 친구의 소개로 여자친구를 만난 남씨는 평일에는 영화나 연극 등을 함께 감상하고, 주말이면 교외로 드라이브를 나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만남에 변화가 생겼다. 서로의 애정이 식은 게 아니라 경제사정이 식어 버렸기 때문이다. 남씨가 주말마다 나가는 교외 드라이브를 부담스러워하던 지난 9월. 때마침 여자친구가 “다음부터 차는 집에 두고 나와. 오빠는 돈 아낄 줄 몰라.”라며 남씨를 구박했다. 이후로 남씨는 ‘알뜰 데이트’의 진수를 보여 주겠다며 대학교 캠퍼스 투어를 하고 있다. 남씨는 “다른 곳은 몰라도 서울시내 대학은 다 버스가 다니더군요.”라면서 “운전하는 피곤함도 없고, 흔들리는 버스에서는 자연스레 서로 달라붙게 되더군요.”라고 귀띔했다.“고풍스런 건물과 자연이 어우러진 탁 트인 교정을 거닐다 보면 가끔은 동아리의 무료 공연도 볼 수 있어 좋지요. 대학가 근처 식당들은 값도 싸고 맛은 물론 양도 푸짐해 ‘1석3조’입니다.” 직장인 최모(28·여)씨는 ‘짠순이 데이트’가 생활화됐다. 지방 출신으로 서울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집세 등 생활비가 만만찮다. 특히 만난 지 9개월 된 남자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일주일에 4번이나 될 정도로 많기 때문에 데이트 비용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늘어나는 휴대전화 사용량에 맞춰 월 2만원의 커플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은 기본. 영화는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예매권을 구해 비용을 줄인다. 음료수와 과자는 미리 슈퍼에서 준비해 영화관에 들어간다. 최씨는 지난여름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남자친구와 함께 버스 여행을 다녀왔다. 그는 “차 없이도 저렴한 가격에 다녀올 수 있죠.”라면서 “8월에 버스로 경남 거제의 외도에 다녀 왔는데 편하고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다행인 것은 남자친구가 이러한 최씨의 절약 방침에 잘 따라 준다는 것. ●마트에서 와인·맥주 산 후 집에서 마셔 직장인 유모(27)씨는 여자친구와 토요일 저녁에 만나 데이트를 즐기곤 했다. 밤늦게까지 여자친구와 사랑을 나누고 일요일 늦게 일어나는 것이 유씨의 휴일 모습이었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조조할인 영화를 보기 위해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여자친구와 만난다. 최근 본 영화는 ‘맘마미아’였다. 예전처럼 토요일 저녁에 영화를 보려고 했다면 북적거리는 영화관에서 줄을 서서 표를 구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유씨 커플은 일요일 오전 10시 관객이 그다지 많지 않은 영화관에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휴일 아침에 영화를 보는 ‘실용’ 커플이 늘어난 것 같아요. 오전에 영화를 보고 근처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를 느긋하게 보낼 수 있어 색달라요.” 둘 다 말이 없어 자타가 공인하는 ‘조용한 커플’인 김모(33)씨와 유모(26·여)씨. 중소기업에 같은 해 입사해 내년 가을 결혼을 약속한 사이인 두 사람은 공통 취미가 있다. 바로 영화 보기. 둘은 데이트 때마다 영화관을 가지 않은 적이 없다. 그런 두 사람에게도 경기침체의 여파가 불어닥쳤다. 결혼에 대비해 전셋집 장만을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한 상황에서 각자 굴리고 있던 펀드와 주식이 반토막 난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 보는 영화비용조차 아끼기로 합의한 두 사람은 ‘자취방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둘은 요즘 영화관에 가는 대신 김씨의 자취방에서 영화를 다운로드받아 보고 있다. 성격이 깐깐한 유씨는 공유 사이트에서 불법으로 영화를 받아 보는 것을 내켜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두 번 공짜로 영화를 보다 보니 편리함에 맛이 들었다. 두 사람은 토요일이면 근처 대형마트에서 와인, 맥주 등을 산 뒤 김씨 집으로 들어가 간단하게 요리를 해먹고 김씨가 전날 밤 다운받은 영화를 함께 보며 시간을 보낸다. ●쿠폰 모으는 그녀 너무 예뻐 늦깎이 대학원생 김모(32)씨는 요새 ‘쿠폰족’인 여자친구 덕에 불황 속에서도 나름대로 풍족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김씨는 회사에 다닐 때만 해도 데이트 비용을 자신이 부담했다. 하지만 3년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원에 입학하고 난 뒤 예전처럼 여자친구에게 많은 것을 해 줄 수 없었다. 이런 김씨에게 여자친구는 “내가 먹여 살리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여자친구는 데이트에 사용할 쿠폰을 모으기 시작했다. 김씨는 ‘쿠폰 몇 개 쓴다고 얼마나 절약될까.’라며 콧방귀를 뀌었다. 하지만 10만원에 이르던 데이트 비용이 쿠폰 사용 후 무려 3만 5000원이나 절약됐다. 평소처럼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넉넉하게 즐긴 뒤 연극을 봤는데도 비용이 줄어든 것이다.“인터넷이며 책자며 온갖 쿠폰을 다 모으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조금이라도 아끼겠다고 하는 마음이 너무 예쁘죠.” 회사원 이모(31·여)씨는 아침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인터넷으로 할인쿠폰 서비스를 확인한다. 화장품 회사나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할인 서비스는 오전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오르기 마련이다. 특히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이런 할인 서비스가 집중되는 날이다.“매월 마지막 수요일만큼은 다른 약속을 안 잡고 꼭 남자친구를 만나죠. 데이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날이거든요.” 사실 이씨에게 할인쿠폰이나 휴대전화 제휴 서비스, 포인트 등은 관심 밖이었다. 복잡하게 이것저것 따져 가며 할인받는 모습이 구차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지며 자연스럽게 그의 생각도 달라졌다.“친구가 할인받으면 옆에서 덕을 본 적은 있었죠.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따져 보니 데이트비용을 꽤 아낄 수 있더라고요.” ●‘연인과 함께 어디서 뭘하든’ 리서치 회사에 다니는 백모(28)씨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여자친구와의 ‘3주년 기념일’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선물을 마련할 자금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화려한 장신구를 좋아하는 여섯 살 아래 대학생 여자친구는 명품 가방이나 18K 화이트골드 커플링을 받고 싶어 하는 눈치다. 하지만 백씨의 자금줄인 중남미 펀드는 일 년 새 반토막 났다. 그는 귀금속 가게를 찾아 여자친구의 취향에 딱 맞는 화이트골드 반지를 만지작거리다 40만원이라는 가격에 화들짝 놀랐다. 대신 15만원짜리 실반지를 구입했다. 여자친구를 위해선 모든 것을 할 수 있노라던 백씨지만 경제난 앞에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식사도 기념일마다 찾던 고급호텔 레스토랑 대신 자신의 집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서툰 실력이지만 요리책을 보고 직접 음식을 만들면 여자친구도 감동하지 않을까 싶어서다.“좋은 선물, 근사한 식사를 제공하고 싶지만 어쩌겠어요. 허세 부리다간 생활비도 남아나지 않을 판인 걸요.” 은행원 김모(27·여)씨는 ‘해외여행 마니아’다.7년째 연애중인 남자친구도 여행을 좋아해 휴가철이면 어김없이 해외로 다녀왔다. 둘은 대학시절 유럽여행을 시작으로 동남아, 북중미, 남미, 아프리카 오지까지 세계 곳곳을 누볐다. 하지만 김씨는 올가을에는 조금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외여행 대신 남자친구와 강원도를 둘러보고 올 생각이다. 끝 모르고 치솟는 환율 탓에 비행기를 타고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친구는 조금 아쉬워하는 눈치지만 김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내년 봄 결혼을 약속한 김씨 커플은 신혼여행도 해외여행 대신 자전거 국토종단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힘은 들겠지만 비용을 줄이면서 잊을 수 없는 추억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다.“매년 해외에 나갔다 오는 게 삶의 낙이었는데 아쉽죠. 그렇지만 국내에도 즐길 만한 여행지가 많으니 만족해요.” 황비웅 김정은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여성&남성 더 보러가기] 고유가시대 짠돌이·짠순이로 사는법 노처녀·노총각은 왜 결혼을 못할까 난 이렇게 차였다… 이별의 사연들 혼전동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손호영 “god 새 앨범 활동 계획 없어”

    손호영 “god 새 앨범 활동 계획 없어”

    최근 솔로 2집 앨범을 발표한 그룹 god 출신 가수 손호영이 향후 god 활동 가능성에 대해 진솔한 속내를 털어놨다. 손호영은 최근 서울신문NTN과 가진 인터뷰에서 “god 멤버들이 다시 모여 앨범 활동을 할 가능성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분명히 god가 해체 한 것은 아니다. 내년이라도 한 무대에 설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예전처럼 새 앨범을 발표하고 활동을 하는 형태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손호영은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고 기존 가수들 처럼 활동하는 형태는 아니더라도 향후 특별무대나 콘서트 등에서 함께 공연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999년 데뷔곡 ‘어머님께’로 데뷔해 2001년 방송 3사의 대상을 휩쓸며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그룹 god. 그들은 지난 2005년 발표한 7집 ‘하늘 속으로’ 이후 잠정적으로 활동을 중단했으며, 이후 각자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 중이다. 이에 손호영은 “멤버 모두 개인 활동을 시작했고 다들 바쁘게 지내고 있다.”며 “이제는 이것이 익숙해져 다시 뭉치는데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특별무대를 통해 함께 하고 싶은 바람은 있다.” 고 솔직하게 밝혔다. 또한 손호영은 “god로 활동 하던 때가 그리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나를 존재하게 해 주는 많은 이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손호영은 최근 정규 2집 앨범을 발표하고 타이틀 곡 ‘I KNOW’로 인기 몰이 중이 중이다. 서울신문NTN 서미연 기자 miyoun@seoulntn.co.kr /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위협받는 밥상] 생산·유통 등 모두 공개돼야

    [위협받는 밥상] 생산·유통 등 모두 공개돼야

    식품안전사고가 터질 때마다 정부 대책이 쏟아지지만 먹거리 불안은 여전하다. 지난 7월 식품안전종합대책 발표에 이어 9월 식품안전기본법 시행령과 식품위생법 전면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멜라민 사태가 터지면서 또다시 허점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식품 관리체계의 일원화와 함께 표시제 강화를 통한 소비자 선택권 강화, 근거리 농업의 육성 정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농산물 유통 전에는 농식품부 유통 후에는 식약청서 관리 식품안전관리는 관련되는 부처만 8곳에, 법률도 20여개나 되는 등 복잡하게 얽혀 있다. 분유는 농식품부에서 안전을 책임지지만 분유를 사용한 제품은 식약청에서 관리한다. 농산물도 유통 전에는 농식품부가, 유통 후에는 식약청에서 관리한다. 유전자조작농산물(GMO)은 지식경제부에서,GMO 식품은 식약청에서 관리한다. 먹는 샘물은 환경부에서, 주류는 국세청에서, 소금은 지식경제부에서 각각 관리한다. 단속도 각 지방자치단체와 보건소, 농산물 품질관리원, 수의과학검역원, 수산물품질검사소, 식약청 등으로 복잡하다. 지난달 11일 중국 멜라민 분유 파문 당시 식약청은 유제품 관리를 농식품부 소관으로 미루다 가공식품이 수입됐다는 지적이 나오자 같은 달 18일에야 조사에 착수했다.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복잡한 식품안전관리 시스템 정비가 시급하다.”면서 “아울러 소비자들이 먹거리에 대해 깐깐하게 따지는 합리적 소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식품안전관리를 일원화하고 있다. 영국은 2000년 식품기준청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2002년 식품소비자보호부를 만들었다. 캐나다, 일본, 프랑스는 기능별로 관리업무를 통합했다. 정부는 2005년 식품안전처 신설을 골자로 한 식품안전체계 정비를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정부는 멜라민 분유 파문 이후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식품 집단소송제 도입과 위해식품 제조자 무한책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입식품 및 반가공 수입식품 표시제 강화, 위해사범 형량 하한제, 부당이득 환수제 등을 내놓았다. 식품 집단소송제는 지난 7월 업계 반대로 식품안전종합대책에서 제외됐던 사안으로, 멜라민 파문이 잠잠해질 경우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주요 부재료 원산지 표시도 강화해야 이경화 한국여성민우회 소비자생활협동조합 홍보기획대리는 “식품 안전을 위해서는 단순한 위생차원이 아니라 원산지표시제 강화와 이력추적관리제 등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또 생산, 가공, 유통, 소비 등 모든 과정의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투명하게 제공하는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식품행정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방병호 을지대 식품과학부 교수도 구체적 대안을 주문했다. 방 교수는 “예를 들어 오는 12월부터 원산지 표시제가 시행되는 김치의 경우 배추만 국내산이면 부재료에 관계없이 국내산으로 표시하는데, 배추김치에는 고춧가루와 마늘 등 적은 양이지만 배추 이상으로 중요한 요소가 들어가는 만큼 소비자 안전과 농가 보호차원에서 중요한 부재료의 원산지 표시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농업정책 강화 등 근본적으로 치유책 필요 먹거리 불안은 국내 농업의 붕괴에서 비롯되는 만큼 국내 농업 육성책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농가인구가 29.1%에 달하는 등 농촌사회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서동진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사무국장은 “먹거리 위기는 국내 농업의 붕괴에서 비롯됐다.”면서 “쌀을 빼면 5%밖에 안 되는 식량자급률은 어떠한 대책이 나와도 먹거리의 심각한 위기를 불러 올 수 밖에 없는 만큼 정책적으로 국내 농업 지원과 로컬푸드 등을 장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유기농산물 판매업체인 푸드플러스 김홍정 사장은 “3년을 투자, 제주도에서 정부 인증을 받은 유기농 귤을 생산했지만 판로를 찾지 못해 헐값에 넘겨야 했다.”면서 “유기농산물을 생산해도 판로가 없는 농민들은 결국 유기농을 포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기획탐사부 조현석 강국진 김민희기자 tamsa@seoul.co.kr
  • [이석록의 대입특강] 모의고사는 연습게임 낙관하거나 포기말라

    수능을 눈앞에 두고 치르는 모의고사는 수험생들에게 마지막 분발을 할 수 있게 하는 보약이 되기도 하고 그 반대의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결과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을 때는 자신감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마무리 단계에서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서 수능 모의고사를 제대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모의고사 점수는 실제 수능 성적을 예측할 수 있는 확실한 잣대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수능 시험에 임박해 치르는 모의고사는 앞으로 성적의 큰 상승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최근의 모의고사 성적이 실제 수능 성적이라고 단정하고는 쉽게 낙관하거나 포기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모의고사 성적에 근거해 내 점수가 이 정도라고 예단하는 것은 마무리 정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이다. 모의고사는 그 성격상 ‘연습 게임’이다. 물론 실전처럼 연습하는 태도가 바람직하다. 그런데 일부 수험생 중에는 아직도 자신이 학습한 내용을 전체적으로 마무리를 짓지 못해 완성도 있는 최선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남은 기간 충실한 마무리 정리가 되었을 때는 지금까지 결과와 상당히 다른 성적이 나온다. 실제 수능에서 모의고사 성적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수험생 가운데 20~30% 정도는 평소보다 높은 성적을 받는다. 평소보다 훨씬 좋은 점수가 나올 때 사람들은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결과가 나타난 학생들의 생활 태도를 면밀히 관찰해 본 사람은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런 학생들은 악착 같은 승부욕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평소 모의고사 성적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꾸준하게 공부하는 특징이 있다. 또한 그 학생들은 무엇보다도 마지막 순간까지 성적 상승을 낙관하는 긍정적 자세를 가지고 있다. 모의고사의 의미는 그 자체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흔히 시험을 치르고 나서 생각보다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여러 가지 핑계를 댄다. 수리영역 문제를 풀 때 너무 긴장해 성적이 나오지 않았는데 집에서 차분하게 풀어보니 모두 풀 수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데 실제 수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모의고사는 실제 문제풀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나쁜 습관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평상시와 달리 시험이라는 생각 때문에 긴장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자신만이 지닌 문제점이 노출된다. 수능까지 시간이 촉박하지만 남은 기간 그 부분을 보완한다면 최종적인 성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모의고사를 통해 실전과 똑같은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예상되는 문제점을 고쳐야 한다. 메가스터디 입시평가연구소장
  • 김일중 아나의 ‘나홀로 축구중계’

    지난 15일 한국 월드컵축구대표팀과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의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이 열린 서울월드컵 경기장 밖. 보통 사람보다 머리 하나 정도 키가 커 눈에 확 띄는 건장한 청년을 만났다. SBS 아나운서 김일중씨가 경기 관전과 중계연습을 위해 현장을 찾은 것. 그는 올 들어 세 차례 이상 축구 경기장을 찾았다고 한다 “집에서 TV를 보면서 연습을 하면 더 편하겠죠. 하지만 현장의 생동감을 느끼고 분위기를 익히기 위해 직접 경기장을 찾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의 손에 들린 공책이 눈에 띄었다. 한국 대표 선수들의 명단과 약력, 포지션, 특징 뿐 아니라 UAE 선수들의 세부 정보도 포함돼 있었다. 이번 중계 연습을 위해 미리 준비한 자료였다. 그러나 그는 “실제 경기를 중계하는 캐스터들이 준비하는 양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본 경기가 시작된 오후 8시. 그는 관중석에서 한국팀을 응원하며 ‘자신만의’ 중계에 돌입했다. “박지성, 머리로 공을 떨군 후에 그대로 오른발 강슛~. 통쾌한 골! 골! 골!” 이근호의 선제골이 들어가고 박지성의 골이 이어지며 그의 목소리 톤도 높아졌다. “아~ 저도 모르게 흥분했네요. 모처럼 경기가 시원하게 풀리는 바람에…. 원래 캐스터는 정확하게 상황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흥분하면 안 되는데 말이죠.” 이날 한국팀은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이며 UAE에 4-1 대승을 거뒀다. “한국, 아랍에미레이트를 상대로 골잔치를 벌이며 귀중한 승점 3점을 확보했습니다. 지금까지 시청해 주신 국민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캐스터 김일중이었습니다.”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었지만 김 아나운서는 경기 종료 상황까지 전하며 중계를 마무리했다. “그냥 실전처럼 하는 겁니다. 제가 언제 중계를 맡게 될 지 모르잖아요. 기회가 왔을 때 골을 넣어야죠.” 축구 캐스터가 꿈이라는 그는 이 말을 남기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인터넷 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쓴 경험 있어 우승했다”

    롱스드럭스챌린지에서 우승한 김인경은 “한동안 경기가 안 풀려 경기 도중에 울기도 했다.”면서 “지나간 쓴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우승 소감은.-지난 밤 너무 긴장돼 1~2시간밖에 자지 못했다. 오늘 너무 피곤했는데 물 다섯 병과 바나나 등을 먹고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애썼다. 내 능력에 대한 믿음을 굳게 가진 게 우승의 비결이었다. 그냥 필드에 나가서 예전처럼 즐겁게 치자고 나를 다독거렸다.▶17번홀 티샷이 벙커에 떨어진 뒤 되레 버디를 낚아냈다.-벙커샷을 많이 연습하진 않았지만 이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었다. (홀까지) 70야드만 보내자고 생각했는데 버디로 연결됐다. 운도 따랐다.▶지난해 웨그먼스LPGA에서 연장 끝에 오초아에 졌다. 한풀이를 한 셈인가.-그날 패배가 오기를 발동시켰다. 다시는 실수하지 않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했다. 올해 톱10에 다섯 차례 오르며 정상을 넘봤지만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더라.▶이후 연습은 어떻게 했나.-지난 8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하이원컵대회 출전차 한국에 간 뒤 전현지 코치와 함께 1주간 연습하며 샷을 더 가다듬었다. 아이언샷의 중요성을 실감해 그린 위에 볼을 세우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그 위력을 발휘했다.▶향후 계획은.-1주일 쉰 뒤 24일 중국에서 열리는 그랜드차이나에어LPGA에 출전한다. 이번 우승은 더 큰 발전을 위한 시작일 뿐이다.최병규기자 cbk1991065@seoul.co.kr
  • 집단에 희생되는 개인… 군더더기 없는 연출

    집단에 희생되는 개인… 군더더기 없는 연출

    일본 부조리연극의 대가인 극작가 베쓰야쿠 미노루의 ‘죠반니’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사전 지식이 좀 필요하다. 이 작품이 모티브로 삼은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 ‘은하철도의 밤’을 모르고선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은하철도의 밤’은 바다로 나가 소식이 없는 아버지와 병든 어머니를 대신해 인쇄소에서 일하는 어린 죠반니의 이야기다. 늘 따돌림을 당하는 죠반니는 별축제가 열리는 밤, 홀로 언덕에 올라 하나뿐인 친구 캄파넬라와 은하철도를 타는 꿈을 꾼다. 잠에서 깨어나 마을로 내려온 죠반니는 캄파넬라가 물에 빠진 친구 자네리를 구하려다 행방불명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어린 죠반니의 성장과 우주에 대한 동경, 환상을 담은 ‘은하철도의 밤’은 일본에선 국민 동화로 통할 정도로 유명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도 이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다. ‘죠반니의 아버지로 가는 여행’이란 부제가 붙은 연극은 기억을 잃은 성인 죠반니(이상직)를 무대로 불러낸다.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23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죠반니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캄파넬라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힐 것을 강요당한다. 그들은 죠반니가 자네리를 물에 빠트렸고, 이를 본 죠반니의 아버지가 대신 누명을 뒤집어썼다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23년 전처럼 별축제가 열리는 날, 그때와 똑같은 상황을 연출해 죠반니의 기억을 되살리려 애쓴다. 극단 청우의 김광보 연출은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 진실과 거짓이 엇갈리는 다층적인 구성의 희곡을 군더더기없이 절제된 솜씨로 무대화했다. 그러나 집단의 진실에 희생되는 개인의 진실, 부조리한 현실에 휘둘리는 소시민의 삶을 통해 아버지의 존재가 희미해진 현대사회에서 스스로 아버지가 돼야 한다는 원작의 주제의식은 명확히 전달되지 않는다. 자신의 이름을 부인하고, 아버지가 되기를 꺼리는 죠반니의 여정을 따라가는 과정은 멀리서 들리는 은하철도의 기적소리처럼 아련하고 애매하다. 극단 산울림이 마련한 ‘연극 연출가 대행진’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11월2일까지 서울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된다.(02)744-03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유죄 평결 OJ심슨, 종신형 위기

    유죄 평결 OJ심슨, 종신형 위기

    미국 ABC, 영국 더 타임스 등은 1995년 전처인 니콜 브라운과 남자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증거부족으로 풀려난 전 미식축구 스타 OJ 심슨(61)이 무장강도 및 납치 혐의 등으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고 4일 전했다. 언론들은 최소 15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많아 심슨은 남은 인생을 교도소에서 보내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단독] 촛불 중고생까지 소환조사

    경찰이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유모차 부대와 예비군 부대 회원들을 사법처리한 데 이어 중·고등학교 학생까지 소환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6월 촛불집회에 참가해 전경버스를 밧줄로 끌어당긴 혐의로 경기도 모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강모(16)군을 이날 아버지와 함께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10대 연합’이라는 인터넷 카페에 강군이 자신이 전경버스를 밧줄로 끌어 당겼다는 글을 올려 수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강군 외에도 중학생 한모(14)군 등 중·고생 3명을 주소지에 따라 각 관할서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채증사진 분석 결과 이들은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마스크를 쓰고 전경버스에 오르거나 페인트칠을 한 것으로 드러나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학생들의 부모에게 소환조사를 알리는 과정에서 적절치 않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국내 최고의 명문으로 꼽히는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소환 통보를 하면서 “최소한 연·고대에는 진학할 만한 아들이 지나친 행동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지난달 말 수도권의 한 중학교를 찾아가 이 학교 학생 이모(15)군의 개인정보를 알려 달라고 하다 학교측으로부터 거절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군의 담임 교사는 “이군이 촛불집회에 참가한 사실은 알고 있으나 영장없이 학생의 개인정보를 공개하라고 학교 측에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수사”라고 말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임태훈 인권법률팀장은 “유모차·예비군부대에 이어 청소년까지 수사하는 것은 청소년들의 사회참여 의식을 짓밟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편 경찰은 촛불집회 당시 거리행진을 하는 시위대 뒤에서 차를 몰고 따라갔던 이른바 ‘촛불자동차연합’ 회원 25명에게 오는 15일까지 운전면허를 반납하라는 면허취소사전처분통지서를 지난 2일 발송했다. 회원 정모(33·회사원)씨는 “우리는 직접 시위에 참가한 게 아니라 시위대의 안전을 지키자는 취지로 활동했다.”면서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우리가 가지도 않았던 서울역과 사직터널 인근의 교통을 방해했다는 혐의까지 덮어 씌우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 관악경찰서는 촛불집회에서 경찰의 무전기를 뺏은 혐의로 ‘예비군 부대’ 회원 차모(26)씨를 지난달 30일 소환조사했으나, 차씨는 오히려 시위대에 고립된 기동대원을 구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이처럼 최근 무리하게 ‘촛불정리’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실적관리 시스템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 내부망에 등록된 사건은 3개월 내에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기한 내에 처리하지 못하면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관의 소속팀과 경찰서에 불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김정은 장형우기자 kimje@seoul.co.kr
  • 日언론ㆍ네티즌 “최진실 사망…충격적”

    日언론ㆍ네티즌 “최진실 사망…충격적”

    2일 오전 전해진 탤런트 최진실의 사망소식에 일본네티즌들도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일본 유력일간지 산케이신문은 한국 언론을 인용해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 투수 조성민의 전처이자 인기배우 최진실이 2일 오전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며 “주변 정황상 자살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일본 지지통신도 “한국의 인기여배우 최진실이 2일 서울시내에 있는 자택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면서 “인기여배우의 죽음에 한국 국민들이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네티즌들은 “드라마에서 통해 친근감을 느끼던 배우가 자살을 하다니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ruby’라는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최진실이 죽다니 거짓말 아니냐. 이게 만일 꿈이라면 어서 빨리 깨어나고 싶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고 또 다른 네티즌(りかtwin)도 “좋아하는 여배우였던 만큼 무척 충격적이다. 아직도 (그녀의 죽음이) 믿겨지지 않는다.”고 적었다. 또 ‘토토린’(ととりん)이란 네티즌은 “그녀가 죽다니 무척 슬프다. 죽기 전에 다시 한번 아이들을 생각하지 그랬냐.”고 안타까워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철 기자 kibo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멜라민 공포 확산] 검역주도권 다툼… 국민건강은 뒷전

    “국민은 불안에 떨고 있는데, 부처간에 또 밥그릇 싸움이냐?”(회사원 A씨) “그러면 그렇지,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다. 국민 건강이 뒷전으로 밀린 게, 어디 어제 오늘 일이냐?”(보건학 전공 대학원생 B씨) 당정이 식품안전관리체계의 일원화 방침을 내놓자마자 정부 부처들이 일원화의 주체를 둘러싸고 고질적인 주도권 다툼을 벌여 눈총을 받고 있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30일 식품검역체계 일원화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 일원화되는 게 맞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산업 진흥은 농식품부가 더 잘할 수 있으나 식품안전 관리는 식약청이 중심이 돼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식품 안전을 식품 산업을 진흥하는 곳에서 맡겠다는 데 대해서는 아무도 수긍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농림수산식품부 주장은)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겠다.”고 단호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전 장관의 발언은 식품안전관리와 규제 업무까지 모두 가져가려는 농식품부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전날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은 식품의 생산, 유통뿐만 아니라 안전 관리업무까지도 농식품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해 전 장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장 장관은 지난 29일 “식품생산을 책임지는 데서 안전문제까지 같이 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우리도 이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처간 이기주의가 극에 달하면서 식품안전관리체계 일원화 정책이 본격적인 실행 논의도 거치지 못하고 좌초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참여정부 때인 2006년 이해찬 총리가 앞장서 식품안전 관리를 총괄하는 ‘식품안전처’ 설립을 주도했지만 당시 농림부 및 농·수·축산업자들의 반대에 부닥쳐 무산됐다. 일부 약사출신 의원들도 의약품 분야 위상 축소를 우려해 식품안전처 설립을 격렬하게 반대한 바 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식품안전부처 일원화 문제는 지난 10여년새 식품파동이 있을 때마다 매번 거론돼 온 대책”이라면서 “기능적 통합을 거론하기보다 부처간 협력 방안 등 구체적인 로드맵부터 제시하라.”고 강조했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확산되는 멜라민 파문] 식약청선 “관리 자신”… 부처 이기주의 넘을까

    [확산되는 멜라민 파문] 식약청선 “관리 자신”… 부처 이기주의 넘을까

    당정이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식품 검역기능을 일원화하기로 했지만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식품안전처’ 설립 추진 방안은 정부가 식품사고 발생때마다 즐겨 써온 ‘국면 수습용 카드’인 까닭이다. 29일 당정이 내놓은 식품 검역기관 단일화 방안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 보건복지가족부,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등으로 나뉘어 있는 식품 검역기능을 식약청으로 한데 모은다는 것이 골자다. 식품사고 발생시 부처간의 의사소통 부족과 책임 떠넘기기로 늑장대응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식품사고가 터질 때마다 곤란한 상황에 처했던 식약청은 일단 이번 합의 내용을 반기는 분위기다. 식약청 관계자는 “사고가 터질 때마다 식약청만 뭇매를 맞았다.”면서 “당정안이 현실화될 경우 사안에 따라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식품 안전체계 일원화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2005년 김치파동 이후 식품안전처 설립 논의가 매년 화두로 떠올랐지만 부처간 이기주의로 인해 여전히 틀조차 잡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반발로 표류하고 있는 ‘식품안전 신호등 표시제’, 선거공약처럼 되풀이해서 나오는 ‘집단소송제’, 지난 7월 발표됐지만 아직 실천되지 않고 있는 ‘식품안전사고 긴급대응단’ 등과 같이 구호만 요란할 뿐이다. 그동안 정부가 식품관리체계의 일원화를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참여정부 때인 2006년 이해찬 총리가 앞장서 모든 식품안전 관리를 도맡는 ‘식품안전처’ 설립을 주도했으나 당시 농림부 및 농·수·축산업자들의 반대와 이 총리의 낙마로 무산됐다. 이명박 정부도 출범 직후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로 모든 식품 관련 업무를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으나 아직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파동 이후 농식품부에서 식품 안전 관련 업무를 도맡는 방안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에서는 국민 보건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가 식품 안전 업무를 총괄한다. 농수축산 관련 부처는 태생적 한계상 생산자의 이익을 더 중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서울환경연합 최준호 팀장은 “정부 부처간에 진지한 고민 없이 기능적인 통합만 구상하다보니 헛구호로 끝나기 일쑤였다.”면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찾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효율성 차원에서 식품검역기관의 일원화도 중요하지만 문제가 생길 때마다 여기저기 휘둘리는 식약청의 위상부터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식품안전처 설립 논의가 부상할 당시 식품안전처장을 장관급 또는 독립차관급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송기호 변호사(조선대 법대 겸임교수)는 “식품사고가 날 때마다 부처간에 서로 책임지지 않는 행태가 매번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 참에 외부 기업이나 외부 입김으로부터 자유롭고 공정한 식품안전관리기구의 설립 방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남아공월드컵] 부상 김두현 대역을 찾아라

    지난 6월14일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이 벌어진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의 올림픽스타디움은 김두현(26·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 웨스트브로미치)의 존재 가치를 분명하게 알린 무대였다. 부상으로 빠진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나선 김두현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한국의 3-1 승리를 이끌었다.A매치에 선발로 나선 건 거의 1년 만이었다. 사실 그동안 대표팀 감독들은 그의 쓰임새에 대해 적잖이 고민했던 터였다. 정확한 중거리 슈팅과 그라운드를 폭넓게 읽어내는 시야는 인정하면서도 미흡한 수비력, 그리고 풀타임을 소화하기엔 모자란 체력이 그 이유였다. 그는 박지성 다음의 ‘2인자’였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은 그를 중용했다. 김두현은 박지성과 비교될 때마다 “다른 건 몰라도 슈팅력은 지성이형보다 낫다고 자신한다.”면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면서 체력은 물론 경기 흐름을 읽는 시야도 더 넓어졌다.“고 자신했다. 지난 10일 북한과의 최종예선 1차전이 열린 중국 상하이에서 김두현은 기성용(19·FC서울)의 천금 같은 동점골을 떠받치는 정확한 크로스로 자신의 장담을 현실화했다. 허 감독으로서는 ‘박지성의 분명한 대안’으로 느꼈음이 분명했다. 그러나 그는 고민에 빠졌다. 지난 27일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미들즈브러와의 원정경기에서 무릎 인대가 파열돼 당분간 출장이 불가능해 진 것. 정밀 검진 결과는 30일 오전쯤 나올 예정이지만 당장 새달 15일로 다가온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최종예선 2차전(서울) 출장은 불가능하다는 진단이다. 당장 김두현의 대역을 찾아야 하는 허정무 감독으로서는 묵직한 고민이다. 해외파에 대한 실망을 적잖이 느꼈던 그로서는 일단 K-리그에서 ‘대안’을 뽑아낼 확률이 높다. 더욱이 각자의 리그를 막 시작한 박지성과 박주영(23·AS모나코) 등이 초반 주전경쟁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는 점도 허 감독의 차출 의지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잇따른 북한전 무승부로 인해 예전처럼 위력을 발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미 2패를 안고 있는 UAE는 국내파로도 충분하지 않으냐.”는 여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파 차출이 불가피할 경우 부상에서 막 회복한 뒤 성남의 약진에 힘을 보태고 있는 김정우(26)와 그동안 대표팀과 별 인연이 없었던 백지훈(23·수원) 등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변수는 많다. 중거리슛과 프리킥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전북의 김영범(24)에다 북한전에서 기대 이상으로 활약한 이청용(20), 기성용(19·이상 FC서울)의 자리 변경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K-리그 주변의 목소리다. 한국축구대표팀 대대로 자원 부족에 시달린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가뜩이나 ‘구심점’과 조직력 정비를 채근받고 있는 허정무호가 UAE전에서 어떤 모습으로 중원의 창을 내밀지가 일찌감치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유럽파 점검을 끝낸 허정무 감독은 30일 오후 귀국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KB 국민은행 한국바둑리그 11라운드 1경기 3국] 루이,여류기성전 3연패

    [KB 국민은행 한국바둑리그 11라운드 1경기 3국] 루이,여류기성전 3연패

    루이 9단이 여류기성전 3연패를 달성했다.26일 전북 부안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3기 부안 여류기성전 결승전 단판승부에서 루이 9단은 지난해 10월 입단한 신예 김윤영 초단을 119수만에 흑불계승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애초에 루이 9단과 함께 우승후보로 거론되었던 박지은 9단과 조혜연 8단은 예선전에서 패해 본선 8강 토너먼트에 들지 못했다. 여류기성전을 후원하고 있는 부안군은 조남철 9단을 비롯해 한상열 한국기원 사무총장, 정동식 6단, 최규병 9단 등 다수의 프로기사를 배출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제일화재와 영남일보가 1승1패를 기록한 가운데 맞이한 3국이다. 초반부터 치열한 대마공방이 이어져 좌하귀 흑대마의 사활을 건 패싸움이 때 이른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백을 쥔 윤준상 7단이 백1로 팻감을 쓴 장면. 보통 백1과 같은 수는 쌍립을 찌른 형태가 되어 악수의 표본으로 여겨지지만, 지금의 국면에서는 그런 것을 따질 겨를이 없다. 그런데 여기서 능률적으로 둔다고 흑2로 따낸 것이 승부를 가른 완착이었다. 흑으로서는 가장 알기쉽게 (참고도1) 흑1로 꽉 잇고 백이 패를 따낼 때 4로 팻감을 쓰는 것이 최선의 진행이었다. 이 그림은 백도 팻감이 부족한 터라 5로 해소할 수밖에 없는데, 흑은 6으로 중앙 백 요석을 완벽하게 잡아 충분한 국면이었다. 물론 실전처럼 응수한 다음 (참고도2) 흑1로 팻감을 쓰는 것은 다시 백4의 곳에 약점이 생겨 흑이 곤란해진다. 184수끝, 백불계승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리먼 국내 자회사’ 회생신청

    미국발 금융 위기의 영향으로 리먼브러더스 홀딩스의 국내 자회사 2곳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제4파산부(부장 고영한)는 리먼브러더스의 자회사인 국내 법인 지케이아이 디벨로프먼트㈜와 ㈜매화케이스타스가 통합도산법에 따른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했다고 26일 밝혔다. 법원은 이 회사들에 대해 법원의 허가 없이는 재산을 처분하거나 채권자에 대한 변제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보전처분명령을 내렸다. 지케이아이 디벨로프먼트는 리먼브러더스의 보증을 받아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부동산 개발에 투자했고 지난해부터 상당한 수익을 얻어왔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가 지난 14일 미국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하자 국내에서도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법원은 전했다. 법원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앞으로 대표이사를 신문해 개시 요건을 조사하고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어린이 책] 우리들에게 편리함보다 소중한 게 무엇인지…

    ‘꽃을 던지고 싶다’의 소설가 이명랑이 아이들에게 읽힐 책을 썼다.‘할머니의 정원’(변영미 그림, 비룡소 펴냄)은 편리함을 좇아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린 오늘의 삶이 안타까워 한숨 지으며 써내린 동화책이다. 그리움으로 눈자위가 발개져서 켜켜이 돌이켰을, 작가의 생생한 옛 추억담이기도 하다. 동화의 얼개는 유년시절 작가가 기억하는 할머니의 실제 이야기에서 빌려왔다. 언제나 부산한 상인들의 발자국 소리로 아침을 맞았던 마을. 그 한복판에 우뚝 선 공판장은 하루도 빠짐없이 시장사람들을 지남철처럼 끌어모았다. 이른 아침 수많은 상인들의 허기를 달래주는 건 할머니의 밥집이었다. 할머니는 새벽 세시면 어김없이 한 포대나 되는 쌀을 불렸다가 밥을 안치셨다. 사람들의 활기로 한껏 들떠 있던 책은 그러나 어느 순간 긴장된 분위기로 표정을 바꾼다. 그 많던 시장사람들이 하나둘 어디론가 떠나고 언제부턴가 마을엔 할머니와 식당만이 덩그렇게 남았다. 일일이 꼬집어 묘사하진 않아도 퇴락한 할머니의 밥집에는 은유가 많다. 개발과 도시화로 대형마트들이 줄줄이 등장하면서 재래시장이 설 땅이 없어진 요즘이다. 어린 독자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 편리함보다 더 소중한 게 무엇인지를 막연하게나마 넘겨짚어보게 만드는 힘이 빛난다. 행복한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전개방식이 경쾌하다. 할머니는 떠나버린 시장 사람들을 어떻게 다시 불러모을까. 어느날 눈밭에서 삐죽 고개내민 새싹을 보고 할머니는 무릎을 친다. 한달음에 꽃씨를 사오신 그날로 공판장 벽은 예전처럼 넘실대는 초록잎들로 뒤덮인다. 할머니는 그렇게 사람들에게 까맣게 잊었던 고향의 이야기를 돌려주기 시작한 거다. 눈높이를 낮춘 쉬운 문장으로도 작가는 서정이 물씬 배어나는 쫀득한 글맛을 살려냈다. 초등3년 이상.7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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