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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P “트럼프, 전략무기 예산도 국경장벽 건설비로 전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멕시코와의 국경장벽 건설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무기사업 예산을 전용하기로 했다고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트럼프 정부가 국경장벽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국방예산을 전용하기로 한 것은 지난 3월 육군 예산 10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국경장벽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집착을 보여 준다. WP는 미 국방부가 지난 10일 패트릭 섀너핸 장관대행의 승인을 받아 의회에 국방예산 일부를 멕시코와의 국경장벽 건설 비용으로 전용하는 계획을 통보했다며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예산 항목별 액수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WP는 섀너핸 장관대행이 이날 별도 성명에서 애리조나주 투손~텍사스주 엘센트로 일대 약 126㎞ 구간 장벽 구조물 교체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점을 근거로 예산 전용액이 15억 달러(약 1조 7806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미 공군의 차세대 ICBM ‘미니트맨3’ 사업과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사업 예산을 비롯해 공중 발사 순항미사일 및 대전차미사일 ‘헬파이어’ 사업 예산이 전용 대상으로 적시돼 있다. 이와 함께 장벽 건설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우주실험’ 예산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해외긴급작전(OCO) 예산 등을 각각 축소 조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병력 절반인데…日군사력, 왜 한국을 앞섰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병력 절반인데…日군사력, 왜 한국을 앞섰나

    ‘욱일기’ 앞세운 일본…군사대국화 야욕 드러내수적으로 우리가 앞서지만…해·공군 첨단화 가속 초계기 위협 등 군사적 위협 확대…경계 필요국방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평소 각 국가별 ‘군사력’에 대해 의견을 많이 나눕니다. 국방예산이 1000조원에 가깝다고 해 이른바 ‘천조국’으로 불리는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 중국 등 인구나 장비 측면에서 선두권인 나라와 일본, 영국 등 우리와 군사력이 비슷한 나라가 있습니다. 언론과 군사전문가들이 기준을 삼는 것은 미국의 ‘글로벌파이어파워’(GFP)라는 사이트인데, 올해 군사력 순위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일본이 근소한 차이로 지난해 8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우리는 7위를 유지했고 영국은 6위에서 8위로 내려왔습니다. 일본의 전체 병력 규모는 우리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원칙적으로 공격을 받을 때만 방위력을 행사하는 ‘전수방위’ 원칙의 ‘자위대’를 운용합니다. 그런데 군사력 순위가 더 높다고 하니 화가 나기도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왜 그럴까요. 12일 GFP 사이트를 참고해 직접적인 군사력 비교부터 해보겠습니다. 인구는 일본이 1억 2617만명, 한국이 5142만명으로 일본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전체 병력은 한국이 62만 5000명, 일본은 24만 7157명으로 2.5배 많습니다. 예비군 규모는 우리가 520만명, 일본이 5만 6000명으로 100배나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머릿수’는 참고사항일 뿐 군사력을 모두 결정짓는 요소는 아닙니다.참고로 일본은 ‘모병제’ 국가로 25만명에 가까운 병력 전부가 부사관과 장교로 구성돼 있습니다. 최근 수년간 각종 사고로 군기강이 크게 해이해졌다는 평가가 많지만, 일단 숙련된 부사관 이상 계급의 인력은 우리보다 5만명 가량 많습니다. ●GDP 1% 룰 폐기…4년 뒤 국방예산 70조원 목표 지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아베 정권이 지난해 말 마련한 ‘방위대강 및 중기방위력 정비계획’입니다. 한국국방연구원 등의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아베 정권은 최소한의 방위력만 보유하는 ‘전수방위’ 원칙을 ‘적극방위’ 개념으로 바꿔 해마다 군사력 강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방위대강계획에서는 육·해·공군은 물론 우주·사이버·전자전 등 다양한 분야의 국방력을 갖추는 ‘다차원횡단적 방위력’이라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조은일 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방위역량의 양적 강화 및 질적 향상을 동시에 모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심지어 군국주의화를 막기 위해 암묵적으로 정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원칙도 깨버렸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GDP의 1% 정도로 (방위비를) 유지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는 ‘1% 틀’이라는 것은 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올해 GDP 1% 수준으로 맞춘 55조원의 국방예산을 2023년까지 70조원 규모로 늘리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병력이 많아 인건비가 많이 드는 우리 국방예산 47조원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대양해군’을 표방한 중국을 견제하고 군사대국화 야심을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함정, 전투기, 미사일 등 첨단 장비 도입에 예산을 집중하는 모습입니다.일본은 특히 해상전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GFP에 따르면 연안 경계 임무를 맡는 초계함급(잠수함 포함) 이상 함정 수는 우리가 166척, 일본이 131척으로 우리가 더 많습니다. 그러나 핵심 전투함인 ‘구축함’은 우리가 12척인데 반해 일본은 3배 규모인 37척입니다. 일본은 지난해 7월 7번째 이지스 구축함인 ‘마야’를 진수시켰는데 미국과 정보공유가 가능한 ‘공동교전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은 함정 건조에 열을 올려 곧 ‘이지스함 8척 체제’를 갖출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건조하는 이지스함에는 사거리가 700㎞에 이르고 탄도미사일을 잡을 수 있는 최신 함대공 미사일 ‘SM-3 블록2’를 장착합니다. ●거액 투입해 이지스 구축함·첨단 레이더 도입 집중 이를 기반으로 일본은 이지스함 8척과 항공모함형 호위함 4척 등으로 구성된 4개 호위대군(기동전단)을 2023년 완성할 계획입니다. 1개 호위대군은 항모형 호위함 1척과 이지스함 2척, 구축함 5척으로 구성됩니다. 반면 우리는 현재 세종대왕급(7600t) 이지스함 3척을 보유하고 있고 9년 뒤 6척을 보유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해상전력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잠수함은 일본이 19척, 한국이 16척으로 비슷합니다. 일본은 2023년까지 잠수함을 22척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육상전력은 우리 군이 앞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차는 한국이 2654대, 일본은 1004대로 2.5배 규모입니다. 다만 장갑차량은 일본이 3072대, 한국은 2870대로 양국이 비슷한 수준입니다. 자주포는 우리가 2140문, 일본이 202문으로 10배, 견인포는 각각 3854문과 500문으로 7배 규모입니다.항공전력은 양적 측면에서 우리 군이 앞서지만, 일본은 최신형 장비를 빠르게 늘리고 있습니다. 전체 항공기 수는 한국이 1614대, 일본은 1572대로 비슷합니다. 전투기는 각각 406대, 297대, 폭격기는 466대, 297대로 우리가 많고 공격용 헬리콥터는 112대, 119대로 비슷합니다. 일본은 남서 지역의 방어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2014년 4월 오키나와에 조기경보기(E-2C) 부대인 ‘경계항공대’를 창설하고, 2016년 1월 F-15 전투기 비행대를 증편하는 등 공군력 강화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2023년까지 최신 스텔스기인 F-35A 42대를 도입하고 신형 조기경보기, 체공형무인기, 신형 공중급유기, 수송기 등을 잇따라 전력화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록히드마틴의 신형레이더 ‘LMSSR’이 포함된 최신형 미사일 요격시스템 ‘이지스 어쇼어’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레이더 2기 도입 예산은 2조 4000억원에 이릅니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달 미국 정부에 1조 4000억원 지급을 명시한 계약서를 전달했습니다. 일본은 ‘북한 탄도미사일 방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 목적은 정보자산 확대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한반도 전역은 물론 중국 동해안까지 일본의 감시망 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일본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도 도입계획도 마련했습니다.●북한 미사일 정국 이용해 군사력 확대 꾀할 듯 아베 정권은 자위대 지휘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선 육·해·공 자위대를 통솔하는 ‘통합막료감부’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자위대의 실질적인 부대 운용에 관한 업무를 방위성에서 통합막료감부로 이관시켰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육·해·공 자위대를 모두 지휘하는 ‘통합사령부’도 창설했습니다. 2016년 3월 직접적인 공격이 없어도 자국에 위협이 된다면 ‘집단적 자위권’을 발동해 무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새 안보법 시행 이후 군사대국화 야심을 보다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겁니다. 일본은 이즈모호 같은 항모형 호위함을 항모로 개조한다는 야심도 드러냈습니다. 그래서 최근 한일 관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초계기 위협’ 사건이 우연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 북한 미사일 정국을 틈타 일본은 군사대국 야욕을 더욱 공개적으로 드러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에는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드러내놓고 앞세웁니다. 우리 국민과 군이 주목하고 경계해야 할 부분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030 세대] 무언가 서글픈, 러시아의 ‘승리의날’/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2030 세대] 무언가 서글픈, 러시아의 ‘승리의날’/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러시아에서 5월 9일은 ‘대조국전쟁’이라고 부르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이다. 이 날은 현대 러시아에서 가장 성대하게 치러지는 기념일로, 러시아 각지에서 각종 군사 퍼레이드와 기념 콘서트가 열린다. 이런 축제에서 러시아인들은 과거 부모와 조부모가 치렀던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했던 전쟁의 기억을 되새긴다. 먼저 규모만 봐도 이 전쟁은 특별했다. 소련 전역에서 2700만명이 죽었고, 가족을 잃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 거기에 멸망 직전까지 몰린 나라가 의지를 다잡아 침략자를 격퇴한다는 서사도 신화적이었다. 그런 이유로 전쟁은 종전 후 70년 동안 대중문화의 가장 중요한 소재 중 하나였다. 올해 2월 시베리아횡단철도를 따라 러시아를 둘러보며 현대 러시아에서 전쟁을 어떤 식으로 기억하는지 좀더 들여다볼 수 있었다. 먼저 전쟁의 기억은 이 사람들에게 단순히 신화 수준을 넘어서 일상의 영역이라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방문한 모든 주요 도시에는 전몰자를 기리며 늘 타오르는 ‘꺼지지 않는 불’이 있는 추모 공원을 볼 수 있다. 도시 중심가에는 참전용사를 기린 동상들과 전쟁 때 활약한 T-34 전차가 전시되어 있다. 시베리아의 대도시 노보시비르스크를 방문한 2월 23일은 마침 러시아의 국군의날인 ‘조국 수호의날’이었는데, 이 날 전몰자 추모 공원에 가서 본 풍경은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자아냈다.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이 전시된 전차와 대포 위에서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고, 이제 막 걸음을 시작한 꼬마 아이들도 나뭇가지를 총 대신 붙잡고 러시아 군인들의 칼같이 각잡힌 행군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다. 외부자의 무례한 시선일 수도 있겠지만, 이쯤 되니 무언가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러시아에서 이제 전쟁을 직접 기억하는 사람들은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승리의날은 막상 전쟁을 치렀던 소련 시절보다 오늘날에 더 성대하게 기념된다. 아마 승리의 기억이 현대 러시아인들에게 결핍된 무언가를 채워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금 러시아에 남은 것은 해체된 제국과 파괴된 사회, 불신이지만 전쟁의 영웅적 기억은 한때 러시아가 베를린에서 평양까지 이르는 지역을 해방했다는 사실과 전 인민이 일치단결해 침략자를 몰아내는 단결과 사회적 유대를 떠올리게 해준다. 문제는 이것이 아무리 영광된 기억일지라도, 기억은 결코 현실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줄어드는 인구, 천연자원 의존 경제, 미래 리더십 부재를 생각했을 때 러시아의 미래는 결코 밝다고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러시아인들은 조상의 승리를 추억하며 자신들 국가에 산적한 문제를 잠시간 잊는 것만 같았다. 마치 잠깐 고통을 잊게 해주는 진통제처럼. 그런 점에서 나는 승리의날에 기묘한 애석함을 느낀다. 지구의 반을 돌아 추축국(Axis-Powers)을 물리치고 우주에 사람을 최초로 쏘아올렸던 이 위대한 국가는 어째서 패전국보다 못 살게 된 것일까.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 [자치광장] 추억과 꿈을 담은 경춘선 숲길 공원/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

    [자치광장] 추억과 꿈을 담은 경춘선 숲길 공원/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

    7080세대에게 서울 청량리역과 강원도 춘천을 오가던 경춘선 열차는 아련한 추억이다. 단골 MT 장소로 가는 수단이면서 연인과의 데이트 코스이기도 한 젊음의 상징이었다. 2010년 12월 경춘선 복선구간을 개통할 때, 상봉역으로 노선이 바뀌면서 기능을 다한 옛 경춘선 구간이 노원구에 있다. 월계동 광운대역부터 삼육대 앞 서울시 경계까지 6.3㎞나 된다. 과거에는 담장으로 인해 위아래 동네로의 자유로운 왕래조차 힘들었던 단절의 공간이 이제 일명 ‘공트럴 파크’로 불릴 정도로 소통과 만남의 장소가 되었다. 특히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인 옛 화랑대역은 고즈넉한 풍경과 저녁노을 지는 모습이 아름다워 사진동호회원들이 즐겨 찾는 촬영 명소이기도 하다. 80년이나 된 목조건축물로 서울시 등록문화재 300호이기도 한 이 건물은 경춘선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쪽에는 열차 내부처럼 꾸며 놓기도 했다. 그리고 역 주변은 조만간 철도박물관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철도 역사와 체험을 위한 공간이 드물다는 데 착안했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기차 카페는 물론 실제 운행하던 기차들을 리모델링해 시간의 역사부터 해시계, 연소시계 등 다양한 볼거리로 채우고 우리나라와 세계 철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교육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한말 고종이 탔던 황실열차, 1950년대 일본에서 수입해 경부선을 오갔던 미카형 증기기관차와 수인선 협궤열차를 옮겨 놓았다. 그중 1960년대 서울 도심을 다니던 당시 모델과 같은 노면전차는 일본 나가사키시가 한일 문화교류 차원에서 무상으로 기증해 의미가 남다르다. 이외에도 체코에서 트램 열차도 구입해 전시해 놓았다. 한 발 더 나아가 낮과 달리 밤에는 별다른 볼거리가 없는 이곳을 불빛정원으로 꾸민다. 아침고요수목원과 같이 주변의 울창한 나무와 식물들에 다양한 형태의 경관조명을 입혀 계절별로 조화를 이루는 도심의 쉼터다. 1939년 일제강점기 당시 뜻있는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우리 민족자본으로 건설된 최초의 철도였던 경춘선. 어른과 아이 모두의 추억과 꿈을 담은 서울의 대표 명소다.
  • 내륙 발사로 사거리 늘리고 영해 안 넘어… 北, 정교한 두 번째 도발

    내륙 발사로 사거리 늘리고 영해 안 넘어… 北, 정교한 두 번째 도발

    동창리 인근·신오리 기지 북방 40㎞ 위치 중·장거리 미사일 기지… 화성12형도 시험 전술유도무기 ‘이스칸데르’ 다시 쐈거나 스커드B·C, 개량형 스커드ER 가능성북한이 9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평안북도 구성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지가 운용되는 곳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7년 2월 구성에서 사거리 약 1300㎞의 고체연료 엔진 북극성 2형 미사일을 최초 발사했으며, 그해 5월에는 사거리 5000㎞의 화성 12형 미사일을 발사했다. 두 달 후에는 사거리 1만㎞ 이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4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구성에서 발사된 발사체 두 발을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4일 강원 원산 호도반도에서 발사된 신형 전술유도무기와 특성이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북한형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를 재발사했거나, 스커드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스커드B·C(사거리 300~500㎞)와 개량형인 스커드ER(1000㎞)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2017년 3월 구성 인근 동창리에서 스커드ER을 발사한 바 있다. 아울러 구성은 전차 공장이 있는 곳이어서 전차 궤도형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생산하기 쉬운 곳이다. 새로 제작한 TEL을 이용해 단거리 대함용 탄도미사일 또는 단거리 크루즈(순항) 신형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지난 4일 발사한 것과 유사한 단거리 발사체를 이번에는 내륙 쪽인 구성에서 발사했을까. 사거리를 좀더 늘림으로써 도발의 강도를 늘리되 동해상 일본의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침범하지 않기 위해 해안가가 아니라 서쪽 내륙으로 들어간 곳에서 발사체를 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해는 영토로부터 12해리(약 22㎞), 배타적 경제수역은 200해리(약 370㎞)다. 지난 4일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의 사거리는 70~240㎞로 일본의 영해나 배타적 경제수역을 침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 중 한 발의 사거리는 420여㎞였지만, 내륙 거리를 감안하면 떨어진 곳은 4일 발사체가 동해상에 떨어진 곳과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이유에서라면 북한이 매우 정교하게 두 번째 도발을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 4일 발사와 관련, “어떤 (영토나 영해 같은) 국경을 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발로 규정하지 않았다. 구성은 비무장지대(DMZ)에서 북쪽으로 약 250㎞ 떨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성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한 동창리 미사일시험장 인근이며, 연대 규모의 노동 계열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이 배치된 신오리 기지로부터 북방 40㎞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5월 구성 이하리 미사일시험장 내 테스트 스탠드(시험대)를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트 스탠드는 미사일 사출시험을 할 때 미사일을 고정하는 장치로, 북극성 2형 등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사용된 유일한 시설이라고 당시 38노스는 설명했다. 만약 이날 단거리 미사일이 발사된 시험장이 이하리 미사일시험장이라면, 지난해 파괴했던 시험장 시설을 복구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배가 산으로 가는 도봉구 만들고 싶다”

    “배가 산으로 가는 도봉구 만들고 싶다”

    “배가 산으로 가는 도봉구를 만들고 싶다.”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이 올해 역점을 두는 건 유람선을 실내놀이터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얼핏 생각하면 도봉구와 유람선은 전혀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다. 비밀은 이랜드크루즈가 소유했던 ‘아라리호’를 기증받는 데 있다. 이 구청장은 8일 “아라리호를 초안산근린공원 생태연못에 옮겨놓은 뒤 유람선 내부를 실내놀이터로 바꿀 계획”이라면서 “사업비 2억원도 올해 예산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우연히 알고 지내던 이랜드크루즈 관계자한테서 낡은 아라리호 얘기를 듣고 도봉구에 기증하라고 권유했고, 그 관계자가 흔쾌히 수락하면서 사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1992년 건조한 아라리호는 길이 25.3m, 폭 5m, 높이 4m로 현재 한강에 정박 중이다. 도봉구는 아라리호를 해체해 운반한 뒤 엔진, 의자, 바닥재 등 내부시설물을 철거하고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실내놀이터로 바꿀 예정이다. 오는 8월 사업에 착공해 10월 완공할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인접한 유아숲체험장과 연계해 다양한 공원 여가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구청장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군사시설인 화학부대 이전부지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7만㎡에 이르는 이전부지를 활용해 자연생태공원과 야영장, 체육공원과 숲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장기적으론 드론교육장도 만드는 계획을 구상 중이다. 이 구청장은 “부지가 국립공원에 속해 있어서 공공활용이 될 수밖에 없다. 기왕이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시설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3번 국도가 남북으로 이어지는 도봉구는 곳곳에 군사시설이 존재한다. 평화문화진지는 군사시설을 활용한 우수사례로 유명하다. 지하철 도봉산역 옆에 위치한 평화문화진지는 13년간 방치됐던 대전차방호시설을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주민과 함께 만든 문화창작공간이다. 1969년 지은 대전차방호시설은 1층은 벙커, 2~4층은 아파트(5개 동)로 위장한 250m 길이의 군사시설로 평소에는 주거용으로 사용하다가 유사시에는 군인들이 1층으로 내려와 전차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2004년 아파트만 철거하고 1층은 군사시설이기 때문에 철거하지 못하고 13년간 방치되면서 쓰레기 등으로 문제가 됐다. 이 구청장은 “오랜 노력 끝에 2016년 12월 착공해 2017년 10월 31일 개관한 평화문화진지는 연면적 1902m²(약 576평), 지상 1층 5개 동 규모로 기존 벙커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예술가와 주민을 위한 시민동, 창작동, 문화동, 예술동, 평화동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과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최우수상(국토부장관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낭만과 현실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낭만과 현실

    만개한 붉은 모란이 꽃잎을 하나 둘 떨어뜨리는 오월. 얼마 후면 이곳에 정착한 지 4년이 된다. 도시를 떠나 전원주택 단지에서 4년 살았던 것을 합하면 전원생활 8년이 되는 거다. 어린 시절 꿈이 그러했다. 꽃 가꾸고 닭 키우며 마당에서 강아지 풀어 키우고 고양이들과 지내며 그림 그리는 것. 꿈을 이루었는가? 한 50미터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그렇다 할 만하다. 집 뒤에 숲이 울창하고 마당에는 이런저런 꽃들이 봄을 노래하며 피어나고 고양이는 9마리나 되고 어린 진돗개도 이제 한식구. 암탉은 매일 알을 낳아주고 수탉은 아침마다 잠을 깨우는 나날이니 근사하게 보이겠다. 그러나 현실은 해질 때까지 일이다. 전원주택에 대한 낭만이 깨진 건 이사하고 처음 맞은 장마부터였다. 번개에 전원이 나가고 내린 비에 잔디밭은 물이 고이고 진창이 되어버렸다. 근사한 외양과 달리 허술한 집은 비가 들이치고 습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벽에는 곰팡이 피고, 습하니 벌레들 들어오고, 겨울 되어 수도는 얼어 터지고 보일러는 수시로 말썽을 일으키고, 한겨울에 쌓인 눈은 눈치껏 외면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지금 사는 곳도 새집이 아니다보니 곳곳이 허술한데 지내온 시간만큼 대처 방법도 쌓여 웬만한 건 스스로 처리한다. 수시로 내려가던 누전차단기 말썽 나는 곳 파악했고, 습기로 인한 문제들도 나름 대처했다. 물 고이는 문제도 고랑을 파서 흘러가게 하고 집수정에 낙엽과 흙이 쌓이지 않는지 살핀다. 전원생활이란 손 봐야 할 곳 둘러보며 그렇게 집에 대해 알아가며 사는 거라 받아들이지만, 힘이 부친다. 아무리 부지런해도 잡초를 이길 수 없고, 흙 묻혀 오는 고양이 발자국을 모두 없앨 수 없지 않은가.오늘도 마당에 나서며 풍성하게 피어난 공조팝을 만난다. 백모란이 이제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백합과 덩굴장미들이 꽃을 준비한다. 뒤늦게 한 송이 피어 있던 튤립, 마지막 꽃을 따주었다. 이렇게 매일 똑같지 않은 풍경으로 만나는 것은 행운이지.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계절에 민감할 수 있음도 행운이고, 이 작은 공간에 무수히 많은 생명과 함께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감사할 일이 아닌가 하고 되뇌이는데 올 처음 꾀꼬리 울음소리 듣는다.
  • 10년 장학금 지원·8년 주말 봉사…선행·나눔 이어가는 軍기부천사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행을 실천하는 육군의 기부천사들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6일 육군에 따르면 3군단 전차대대 소속 김홍옥 주임원사는 강원도 인제 신남고 학생들에게 매년 1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로 벌써 10년째다. 그는 생활형편이 넉넉지 않은 지역 어르신에게도 난방비를 지원하는가 하면 가정형편이 어려워 급식비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등록금을 보내 주는 등 선행을 이어 왔다. 김 원사는 “말보다 행동으로 솔선수범하며 봉사하며 살아가는 군인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51사단 철마부대에서 근무하는 박주현 원사는 장애인을 위해 8년째 주말을 잊고 봉사활동을 해 왔다. 그가 주말도 잊은 채 봉사활동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2008년 생각지도 않게 말기 혈액암 판정을 받으면서부터다. 병마와 사투를 벌인 끝에 겨우 군복을 다시 입을 수 있게 된 그는 삶에 대한 애착이 더욱 생기면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21사단 포병연대 자전거 동호회인 ‘운기봉’ 회원들은 지난 2015년부터 자전거를 1㎞ 탈 때마다 일정액을 적립해 양구군이 운영하는 ‘양록장학회’에 기부하고 있다. 서원·기효서 상사, 김시언·장홍태·이재균 중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왕좌의 게임’ 대너리스가 ‘스벅’ 커피를? 시대를 깜빡한 소품들

    ‘왕좌의 게임’ 대너리스가 ‘스벅’ 커피를? 시대를 깜빡한 소품들

    미국 케이블 채널 HBO의 판타지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지극히 현대적인 소품이 깜짝 등장했다.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의 종이컵이 지난 5일 밤(현지시간) 미국에서 방영된 최종시리즈 8의 4편에 등장해 시청자들의 입길에 올랐다. 17분 38초쯤에 시작돼 2초쯤 나온다고 친절하게 스포일러(spoiler)한 매체도 있었다. 밤의 왕이 이끄는 백귀 떼거리를 물리치고 가상의 대륙 웨스테로스의 윈터펠에서 열린 축하연 도중 여자 주인공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의 앞 탁자 위에 플라스틱 뚜껑까지 덮인 스타벅스 종이컵이 놓여 있었던 것이다. 한 트위터리언은 “왕좌의 게임에 등장한 새로운 카메오는 스타벅스 컵”이라고 비아냥댔고, 다른 이용자는 “제작자들이 2년에 걸쳐 에피소드 여섯 편을 촬영하고도 스타벅스 컵을 화면 안에 그대로 놔뒀다”고 비꼬았다. HBO의 버니 컬필드 PD는 WNYC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믿을 수 없다.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웨스테로스가 사실 스타벅스 1호 매장이 있던 곳”이라고 농담을 곁들였다. HBO도 “이번 회에 등장한 라떼는 실수였다”며 “대너리스는 허브 티를 주문했다”고 농을 섞었다. 스타벅스로서는 미국에서만 3000만명 이상이 보는 드라마에 본의 아니게 PPL 제품을 등장시킨 셈이다. 이 회사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솔직히 우린 대너리스가 드래건 드링크를 주문하지 않아 놀랐다”고 썼다. 용이 등장하는 이 드라마에 컵이 등장한 사건을 용과(dragon fruit)로 만든 여름 신메뉴 홍보의 기회로 삼은 것이다. HBO의 능청맞은 해명도 재미있고 스타벅스의 기회는 이때다 싶은 마케팅 술책도 즐겁다. 팬들은 여러 패러디물로 자신만의 즐거움을 배가하고 있다.미국의 연예 잡지 버라이어티와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 영국 BBC 등이 현대 소품이나 생뚱 맞은 시대의 소품이 등장한 전례들을 모두 돌아봤다. 우선 버라이어티가 짚은 14건이다. 가장 먼저 멜 깁슨이 13세기 스코틀랜드의 영웅 윌리엄 윌리스를 연기한 영화 ‘브레이브 하트’다. 깁슨이 말오줌에 잔뜩 절은 스코틀랜드 킬트 옷을 입고 자유연설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런 옷들은 1700년대에나 입기 시작했다. 남북전쟁 시대 북군 흑인부대를 이끈 페리스 부엘러 장군을 그린 영화 ‘글로리’에 출연한 한 엑스트라의 손목 시계가 그대로 스크린에 나와 웃음거리가 된 일도 있다. 또 영화 ‘쇼생크 탈출’에는 리타 헤이워드, 매릴린 먼로, 라? 웰치의 포스터가 등장하는데 웰치의 영화 ‘BC 100만년’은 주인공 앤디(팀 로빈슨 분)가 1966년 탈출에 성공한 뒤 이듬해까지 개봉도 되지 않았다.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영화로는 ‘그린 마일’도 시대를 착오했다. 1935년 루이지애나주에서 일어난 일을 다뤘는데 이 주에서는 1940년까지 전기의자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목을 매달았는데 전기의자가 많이 등장한다. 드라마 ‘매드 멘’에는 돈 드레이퍼가 미국프로풋볼(NFL) 토요일 경기를 야간 중계로 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1970년대까지 풋볼 경기는 주말 프라임타임 때 방영되지 않았다. 1936년 상황을 다룬 영화 ‘인디애나 존스-잃어버린 성궤를 찾아서’에는 태국과 요르단이라고 표기된 지도가 등장한다. 1939년까지 태국은 시암 제국으로, 요르단은 1949년까지 트랜스요르단으로 불렸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4편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을 제작할 때도 비행기가 1957년 벨리즈 상공을 날아간다고 자막을 달았는데 그 때는 영국령 온두라스였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아카데미 최우수상을 수상한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가 오스카를 거머쥔 것을 보면 수상 기준이 역사적 정확성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벨트 아래 권총을 차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런 패션은 20세기에나 유행한 것이다. 1963년에야 만화 어벤저스 첫 편이 나왔는데 1950년대 한국전쟁 때의 야전병원을 다룬 드라마 ‘야전병원 매시(MASH)’ 시즌 4의 17편(전체 89편) ‘Der Tag’에 한 병사가 어벤저스 만화책을 들추는 장면이 나온다. 2006년 X박스 360로 출시된 ‘기어즈 오브 워’는 2005년 첫 선을 보였는데 같은 해 유튜브가 데뷔했고, 2년 뒤 아이팟 터치가 점포에 깔렸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2004년을 배경으로 삼은 영화 ‘허트 로커’에 모두 나타난다. 영화 ‘트로이’를 보면 라마떼가 어슬렁거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페루에 사는 이 포유류가 대륙을 건널 정도의 빼어난 수영 실력은 물론 호메로스의 고대 그리스까지 몇천 년을 거슬러 오르는 시간여행 능력까지 갖춰야 가능한 일이었다. 다음은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 ‘300’이다. 고대 그리스의 테모르필레에서 벌어진 일들을 다루는데 화약 가루를 묻어두는 장면이 나온다. 올리버 스톤 감독의 ‘알렉산더 대제’는 유행을 타기 한참 전에 페르시아 병사들이 터번을 쓰는 것으로 묘사했다. 영화 ‘로빈후드-도둑들의 왕자’에 십자군 전쟁 시절 무슬림으로 등장하는 모건 프리먼이 망원경을 들여다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무리 당시 이슬람권이 기술 혁신의 선봉이었다고 하더라도 1600년대 네덜란드에서 첫 선을 보인 그 기계를 시간여행을 통해 중세에 전달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역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는 푸른 사과의 한 품종인 그래니 스미스와 스윗 바나나 가 등장하는데 1800년대 있지도 않은 품종들이다.NYT에 따르면 역시 중세 판타지 영화인 ‘반지의 제왕’과 ‘브레이브 하트’에는 자동차가 포착돼 논란이 됐다. 20세기 초반을 배경으로 한 영국 드라마 ‘다운타운 애비’는 플라스틱 물병이 등장한 사진 탓에 ‘물병 게이트’로 불리며 패러디 소재가 되기도 했다. BBC는 러셀 클로가 주연한 영화 ‘글레디에이터’ 가운데 전차 경주 장면에 개스 실린더가 눈에 띈다며 이 장치는 1800년대에나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또 ‘브레이브 하트’의 잉글랜드 침략자들과 전투 장면에서 비친 자동차가 포드의 몬데오 브랜드였다고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임신부·영아도 폭격에 숨져…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충돌 중지 합의

    임신부·영아도 폭격에 숨져…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충돌 중지 합의

    미국 대이란 압박에 이스라엘 공조 무력시위 분석 사흘간 이어진 무력 충돌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대표가 무력 충돌을 중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 외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충돌로 임신부와 영아 4명을 포함한 최소 29명이 숨지는 참극이 빚어졌다. 알자지라 방송은 가자지구 관계자를 인용, 카타르와 이집트의 중재로 현지시간 4시30분 부로 양측이 교전 중지 합의를 이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측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으나 외신들은 6일 오전 이스라엘의 공습 작전이 없었고 공습경보에 대피했던 이스라엘 주민도 귀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의 표적이 된 가자지구 무장조직 이슬라믹지하드 관계자는 알자지라 방송에 “이번 휴전 합의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봉쇄를 완화하는 조건으로 성사됐다”라면서 “어업 허용 해역을 해안선에서 12해리(약 22㎞)로 늘리고 연료와 전기 공급 상황도 개선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무력 충돌은 지난 3일 이스라엘 남쪽 경계와 가까운 가자지구 북부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봉쇄 조처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던 중 인화 물질을 단 풍선을 날리자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팔레스타인인 4명이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4일 팔레스타인을 통제하는 무장정파 하마스는 로켓포를 수십발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대규모 공습과 탱크의 포격으로 대응했다. 이스라엘의 압도적인 화력 속에 이런 양측의 공방이 5일까지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이 최소 25명, 이스라엘인이 4명 숨졌다. 팔레스타인 사망자 가운데는 임신부 2명과 영아 2명(생후 14개월. 4개월)이 포함됐다.이스라엘군은 6일 “지난 48시간 동안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의 로켓포 발사대, 훈련소, 무기고, 관측소 등 표적 350곳을 폭격했다”라면서 “이들 테러조직은 690여발의 로켓포를 발사했고 이 가운데 240여발을 요격했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와 관련된 건물에 ‘외과수술식 폭격’을 단행했고 임신부와 영아 사망은 공습이 아니라 하마스의 로켓포 오폭 탓이라고 주장했으나 팔레스타인 측은 민간인 건물도 무분별하게 파괴됐다고 반박했다. 터키는 국영 아나돌루통신의 가자지구 지국이 입주한 건물도 폭격당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5∼6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겨냥해 대규모 공습과 전차 포격을 단행했다. 이스라엘군이 밝힌 작전의 직접 원인은 가자지구를 통제하는 무장조직 하마스와 다른 무장조직 팔레스타인 이슬라믹지하드(PIJ)가 지난 4일 이스라엘 남부를 겨냥해 로켓포를 다량 발사했다는 것이다. 가자지구에서 로켓포가 날아오기 하루 전 가자지구 북부에서는 반이스라엘 시위를 진압하는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팔레스타인인 4명이 숨진 사건이 일어났다. 이스라엘군은 이 시위대가 인화 물질을 매단 풍선을 날려 보내는 ‘테러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습의 발단으로 볼 수 있는 반이스라엘 시위는 지난해 3월부터 매주 이어지는 일로, 지난주라고 해서 새로울 게 없었으나 이스라엘은 통상적인 예를 벗어난 대규모 공습 작전을 감행했다. 이스라엘군은 4∼5일 이틀간 하마스와 PIJ의 근거지와 군사시설 350곳을 폭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비대칭적 대응의 배경에는 부패 혐의로 기소 가능성이 커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고자 가자지구와 충돌을 의도적으로 확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의 위기를 외부와 갈등 고조로 희석하는 정치 전략을 구사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검찰은 3월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 수수, 배임 등 비리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런 악재에도 지난달 9일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직 5선에 성공했지만 기소될 경우 총리직 유지가 어려울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그가 국제적 비판과 논란을 무릅쓰고 시리아 골란고원과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을 자국 영토로 선언하고 가자지구에 대해 무력 대응을 강행하는 것은 개인의 위기를 더 크고 예민한 이슈로 돌파하려는 것으로 해석한다.이와 동시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격했지만 실제 조준경은 이란을 겨냥했다는 해석도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적대적인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는 가운데 이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이스라엘이 이란이 지원하는 가자지구를 공습함으로써 일종의 ‘무력시위’를 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첨예해지면 적성국 이란을 직접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곤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 작전 동안 하마스뿐 아니라 PIJ를 노렸다는 점을 부각했다. 하마스도 이란과 우호적이지만 PIJ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자금을 직접 지원하는 무장조직으로 알려진다. 이스라엘군은 “PIJ의 저격수가 평소와 같이 순찰하던 이스라엘군에게 가자지구 분리 장벽을 가로질러 총격을 가해 병사 2명이 부상하면서 이번 무력 충돌 사태가 촉발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에너지 장관은 라디오 방송에 “이란은 미국이 제재하고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 그들의 군사자산을 공습하자 ‘우리는 PIJ를 통해 이스라엘에 보복할 수 있다’라고 말하려는 수단으로 팔레스타인의 폭력 사태를 바라본다”라고 비판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5일 하마스의 사령관급 인사 하마드 알코두리가 자신들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하면서 “그는 이란에서 많은 자금을 반입한 자다”라고 주장했다. 가자지구를 폭격하면서도 시선은 이란에 돌린 셈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군인’이 아름답다고 느낄 때

    [밀리터리 인사이드] ‘군인’이 아름답다고 느낄 때

    화려한 모습 뒤에 숨겨진 군인의 노고어린이날 맞아 군인의 노력과 땀 공개 최근 많은 언론이 소방관들의 헌신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국민이 우리 가까이에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땀흘리는 그들에게 경의를 보냅니다. 또 한편으로 우리 주변에선 좀처럼 눈에 띄지 않지만 마찬가지로 묵묵히 땀흘리며 헌신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육·해·공군 장병들입니다. 마침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장병들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화려한 화보가 아닌 그들의 진짜 모습을 공개하려 합니다. 군을 잘 모르는 어린이, 청소년뿐만 아니라 군 생활을 직접 해본 예비역들에게도 다소 생소한 장면일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 군인이 아름답다고 느껴진다면, 마음속으로나마 작은 경의를 보내주길 바랍니다.해병대 정예부대인 수색대의 특수수색교육 과정 중 이른바 ‘지옥주’로 불리는 5일 간의 ‘극기주 훈련’은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훈련량으로 유명합니다. 식사량을 50%로 줄이고 취침도 하루 1시간으로 제한합니다. 하루도 전투화를 벗을 수도 없어 발이 물에 불어 터지는 고통을 견뎌야 합니다. 훈련 중 대원들은 무게가 80㎏인 상륙용 고무보트(IBS)를 머리로 떠받친 상태로 식사하기도 합니다.특수전사령부(특전사) 대원도 ‘인간 병기’로 불릴 정도로 전투력이 높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유사시 적의 심장부를 강타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에 체력과 인내력은 필수입니다. 그들을 떠받치는 가장 큰 힘은 ‘천리행군’으로 성할 틈이 없는 ‘발’입니다. 7~10일간 400㎞를 걷는데 전술훈련을 포함하면 실제 거리는 600㎞에 이릅니다.추위가 가시지 않은 2월, 강원 평창 황병산 일대에서 특전사의 ‘설한지 극복훈련’이 열립니다. 6·25 전쟁 당시 미 해병대 1사단이 함경남도 장진호에서 2주간 중공군의 포위망을 뚫고 함흥으로 성공적으로 퇴각한 ‘장진호 전투’의 교훈을 되새기는 훈련입니다. 1963년부터 해마다 특전사 8개 대대가 영하 20도가 넘는 추위 속에서 9박 10일간 전술훈련을 진행해왔습니다. 여기에는 얼음물을 뚫고 가는 ‘수중침투훈련’도 포함돼 있습니다.‘탄약수’는 화려한 전차 사격에 가려진 숨은 공신입니다. 신형 K2 전차는 자동 탄약장전이 가능해 탄약수가 필요없지만 K1 전차 등은 탄약수가 직접 포탄을 장전해줘야 합니다. 무게가 29㎏에 이르는 포탄을 좁은 공간 안에서 수시로 들어올려 장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저격수’가 단순히 사격만 잘 하면 되는 직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적진에서 30분 이내에 위장해야 하고 빠른 침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과 순발력이 필수입니다. 또 한여름에 수일을 잠복하며 소변과 대변을 참는 고통도 감내해야 합니다. 저격팀은 2인 1조로 구성되는데 거리와 바람을 관측하는 ‘관측수’와의 팀웍도 중요합니다.해군 잠수함 승조원들은 매년 한차례 비상시를 대비해 10m 깊이 수조에서 비상탈출 훈련을 실시합니다. 너무 빠른 속도로 수면으로 올라오면 강한 수압에 눌린 공기가 갑자기 팽창해 폐를 파열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고도의 주의력이 필요한 훈련입니다.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 등의 영향으로 함정 손상으로 인한 침수 대비 훈련이 강화됐습니다. 때로는 자신의 몸으로 쏟아져 나오는 물을 막아야 할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 연출됩니다. 해군은 체계적으로 피해 부위를 복구해 승조원의 생존성을 높이도록 2020년까지 ‘한국형 함정 손상통제체계’를 마련할 계획입니다.전차 등의 기계화장비를 강 건너편으로 옮기는 도하작전은 ‘예술’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높은 집중력이 필요한 훈련입니다. 수많은 공병의 수작업으로 작전이 이뤄지지만, 국민들은 전차가 강을 건너는 모습만 기억할 뿐입니다.완전 무장한 상태로 진행하는 ‘고공강하훈련’은 수백회를 진행한 베테랑도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운 고난도 훈련 중 하나입니다. 육군 특전사, 해병대 수색대, 해군 특수전 전단 등 특수전 부대원들은 적지 침투를 위해 매년 정기적으로 강하훈련을 받습니다. 낙하산 포장 과정에 줄이 꼬였는지, 실밥이 터졌는지 살피는 것도 그들의 중요한 임무입니다.일몰을 뒤로 하고 경계근무를 서는 병사, 일출을 감상할 여유도 없이 경계에 전념하는 전투기 조종사를 볼 때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그들이 흘렸을 땀의 의미와 깊이를 떠올리다면 더욱 큰 감동이 함께 할 겁니다.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추승우·송아량 서울시의원, ‘5호선 마포역 비상방수문 종합시험’ 현장점검

    추승우·송아량 서울시의원, ‘5호선 마포역 비상방수문 종합시험’ 현장점검

    추승우 서울시 교통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초4)과 송아량 의원(더불어민주당, 도봉4)은 5월 3일 새벽 1시부터 3시까지 진행된 ‘5호선 마포역 비상방수문 종합시험’ 현장방문을 통해 비상방수문에 대한 작동절차, 기능유지 등 종합시험 전 과정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했으며, 이날 현장에는 서울교통공사 기술본부장 등 관계 임직원들이 함께했다. 이번 ‘5호선 마포역 비상방수문 종합시험’은 마포역사 비상방수문 브리핑, 종합시험 준비(분야별), 제2종합관제센터 단전 확인, 비상방수문 종합시험 시행, 종합시험 최종확인 및 관제 종료 등으로 진행됐다. 하저터널 내 비상방수문은 재난 등 비상사태 시 한강물이 터널을 통해 서울지하철 구간으로 대량 유입되는 사고를 막는 기능을 하며, 지하철 내부 침수사고 방지는 물론 유입수가 도심까지 확산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비상방수문은 5호선 마포∼여의나루역 및 광나루∼천호역 구간의 한강 하저 양단에 설치 됐고, 세부적으로는 마포역 2대, 여의나루역 2대, 광나루역 1대, 천호역 1대 등 총 6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가중요시설(다급)로 분류돼 정기점검은 물론 연 1회 종합시험운전을 실시하는 등 집중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시설물이다. 추 의원과 송 의원은 종합시험 현장에서 비상방수문 낙하 전차선 탈락 장치 가동상태, 비상방수문 낙하 및 인상 시 정상작동 여부, 방수문 하강 후 수밀상태 확인, 고수위 경보 시 열차진입방지(ATC설비)시스템 작동, 비상방수문 CCTV운영 상태 등 종합시험 관련 진행사항 전부를 면밀하게 살펴봤다. 특히 비상방수문 낙하 전차선 탈락 장치 가동상태를 유심히 관찰했는데, 최근 비상방수문 근처에 설치된 전차선 고정핀 탈락으로 전차선이 떨어져 5호선 단전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추 의원은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비상방수문에 대한 철저한 관리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노후화된 하저터널에 대한 안전검사는 무엇보다 중요한데 최근까지는 서울교통공사에서 안전점검을 했지만, 향후 전문적인 외부기관에 맡겨 더욱 면밀한 검사를 받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최근 5호선 단전사고로 많은 시민들이 지하철 이용에 혼란을 겪었다”고 설명하고 “전차선의 비정상적인 탈거가 일어나지 않도록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비상방수문이 완벽하게 수밀 되지 않는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시민들이 서울지하철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달랑 205원 50전에 낙찰돼 사라진 돈의문…그 애환과 마주하다

    달랑 205원 50전에 낙찰돼 사라진 돈의문…그 애환과 마주하다

    대한민국 근현대 100년의 기억 보관소, 서울미래유산 현장을 찾아가는 ‘2019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가 2일 올해로 네 번째 시즌을 시작한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는 지난달 27일 제1회 돈의문 안과 밖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21일까지 모두 35회에 걸쳐 매주 말 서울 곳곳을 샅샅이 누빌 예정이다. 올해는 지역별 유형유산 탐방 횟수를 줄이고 문학과 영화, 대중가요 등 서울의 내밀한 과거를 품은 무형유산의 비중을 넓힌 게 특징이다. 시와 소설은 박인환의 ‘세월이 가면’,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 정비석의 ‘자유부인’, 이호철의 ‘서울은 만원이다’, 박완서의 ‘나목’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체취가 묻은 작품 현장으로 떠난다. 이만희의 ‘귀로’, 유현목의 ‘수학여행’ 등의 영화와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은방울자매의 ‘마포종점’ 같은 대중가요도 탐방의 대상이다.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서울도시문화지도사 출신 베테랑 해설자 18명이 돌아가면서 해설을 맡는다. 답사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여 동안 진행된다. 7월 27일부터 8월 24일까지 5회는 무더위를 피해 야간 투어를 한다. 국내 도보답사 프로그램 중 최초로 도입한 오디오가이드 시스템을 이용, 품격 있는 탐방 환경을 제공한다. 참가 신청은 서울미래유산(futureheritage.seoul.go.kr)의 참여하기 코너에서 답사 신청을 하면 된다. 매주 월요일 40명을 선착순 무료로 모집한다. 참가자가 투고한 견문기는 서울신문 매주 목요일자에 게재한 뒤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한다.2019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회 ‘돈의문의 안과 밖’이 지난달 27일 광화문과 순화동 일대에서 산뜻하게 돛을 올렸다. 새로 지은 새문안교회 앞에서 모인 참가자 40여명은 구세군회관 생명의 말씀사~경희궁~돈의문박물관마을~4·19혁명기념도서관~임시정부 서울 연통부지~소덕문 터~평안교회로 이어지는 코스를 두 시간여 동안 탐방했다.우리가 보통 서대문이라고 부르는 문의 원래 이름은 돈의문(敦義門)이다. 돈의문은 애환이 많은 문이다. 4개의 대문 중 가장 늦게 지어졌고, 제일 먼저 헐렸으며, 유일하게 제자리에 돌아오지 못했다. 서대문구에는 서대문이 없다. 돈의문은 중구에 속하기 때문이다. 돈의문의 비극은 풍수학자 최양선이 경복궁 좌우 팔에 해당하는 창의문과 돈의문의 사람 통행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태종이 받아들여 문을 폐쇄하면서 비롯됐다. 대신에 지금의 사직터널 부근에 새로 지은 문이 서전문(西箭門)이다. 세종 때 도성을 고쳐 쌓으면서 서전문을 막고 경교(지금의 강북삼성병원) 앞에 세 번째 문을 설치했다. 돈의문이 가장 늦게 지어진 까닭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문이라면서 신문(新門)이라고 적고, 새문이라고 읽었다. 지명에 ‘새문안길’이나 ‘신문로’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 가끔 ‘막힐 색(塞)’ 자를 써서 ‘색문’ 또는 ‘새문’이라는 기록도 나온다. 조선 개국공신 이숙번의 집이 돈의문 앞에 있어서 번잡함을 막으려고 문을 폐쇄했다는 야사에서 나왔다. 성문을 막은 집이라는 ‘색문가’(塞門家)라는 표현이 색문 또는 새문이라는 속칭으로 변했다는 얘기다. 1614년 이수광이 쓴 최초의 백과사전 ‘지봉유설’에 보면 “팔문(八門)의 정남은 숭례라 하며 속칭 남대문이라 부르고, 정북은 숙청이라 부르고, 정동은 흥인이라 하며 속칭 동대문이라 부르고, 정서는 돈의라 하며 속칭으로 신문(新門)이라 부르고, 동북은 혜화라 하며 속칭은 동소문이라 부르고, 서북은 창의라 하고, 동남은 광희라 하며 속칭으로 남소문이라 하고, 서남은 소덕이라 하며 속칭 서소문이라 부른다. 또 수구문이 있어 이 양문(소덕문과 광희문)으로 장사 지낼 사람이 나간다”고 썼다. 그렇다면 서대문이라는 명칭은 언제, 어떻게 생겼을까. 조선 말기와 대한제국 시기에 발간된 독립신문이나 대한매일신보 등 신문기사에도 이 일대를 지칭할 때 새문의 안쪽은 ‘새문 안’, 새문의 바깥은 ‘새문 밖’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미뤄 일제강점기 이후 서대문이라는 명칭이 정착됐다고 볼 수 있다. 1928년 마쓰다코가 지은 ‘조선만록’(조선총독부 간)에 “돈의문을 조선인은 신문, 내지인은 서대문이라 부른다”고 설명한 대목이 유력한 근거다. 돈의문은 왜 사라졌을까. 1915년 3월 7일자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 “낙찰된 새문 목재만 205원, 입찰자 10명 가운데 경성 염덕기가 205원 50전에 낙찰…”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경매에 부쳐진 돈의문은 나무 값만 받고 헐렸다. 명목상 이유는 성곽도시 서울의 간선도로망 정비를 통해 공간 구조 재편을 꾀한 경성시구개수(京城市區改修) 공사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1915년 9월에 열릴 예정인 조선물산공진회라는 박람회 개최를 성공시키고, 경복궁 안에 조선총독부를 신축해 식민통치를 굳히려는 속셈이었다. 경성시구개수 공사의 29개 노선 중 15번째 노선이 경희궁~서대문~독립문 노선이었다. 서울 서부 외곽의 주요 간선인 독립문에서 도심을 연결하는 전찻길을 넓히고 직선화할 목적이었다. 당시 서대문경찰서장이 ‘서대문의 존치를 바라는 조선인들의 여론’을 보고했지만 총독부는 철거를 강행했다. 문을 그대로 두고 도로를 내는 것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였다. 돈의문과 문을 에워싼 성곽은 1915년 6월 시야에서 사라졌다. 숭례문과 흥인지문은 임진왜란 때 왜군 선봉장 가토 기요마사와 고니시 유키나가가 각각 입성한 개선문이라는 이유로 살아남았다. 돈의문은 중국 사신이 드나들었다는 괘씸죄 탓에 멸문지화(滅門之禍)를 입었는지도 모를 일이다.돈의문 밖은 1876년 조선과 일본 간 강화도조약이 체결된 뒤 개항장인 인천 제물포에서 양화진을 거쳐 서울로 들어오는 제일 관문으로 부각됐다. 1882년 미국과 한미수호통상조약을 맺은 이후 입국한 서양인 대부분이 이 길을 택했다. 돈의문에서 지척인 정동에 서구 열강의 공사관이 들어선 것도 편리한 교통 때문이다. 1899년 정동과 이어지는 서대문정거장~청량리 간 전차가 놓였고, 서대문정거장 옆에 서양식 스테이션 호텔(정거장호텔)이 들어서 외국인 선교사와 외교관, 상인들이 새문 밖으로 몰려들었다. 1900년 한강철교가 놓인 뒤에는 서대문정거장에 서울 최초의 기차역이 들어서면서 서울을 찾는 외국인은 정동과 새문안에 집결하다시피 했다. 새문 안은 서울의 기점이자 종점이었고, 새문 밖 경기감영 앞은 도성 밖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였다. 돈의문 안팎은 중국 가는 의주로에 이어 두 번째 황금시대를 맞았다.돈의문은 살아나지 못했다. 2009년 서울시는 2013년 완공을 목표로 복원 계획을 발표했지만 원형 복원의 어려움과 예산 문제에 부딪혔다. 종로~신촌~마포 간 교통 흐름을 해결하고 원래의 자리에 복원하려면 지하차도를 건설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당시 지하차도 건설 비용은 1300억원 정도였지만 공사 기간에 우회도로를 마련하기 어려웠다. 복원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돈의문 대신 돈의문박물관마을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독립운동가의 집, 돈의문구락부 같은 16개 동의 전시관과 한지공예 등 9개 동의 체험관, 드라마갤러리 등 9개 동의 마을창작소가 시민들을 맞는다. 서울미래유산관도 있다. 옛 새문안 동네에 있던 집 63채 중 40채를 활용했다. 1년 내내 전시와 공연, 마켓이 열리는 참여형 공간이다. 구릉과 골목, 계단이 공생하는 이 마을은 돈의문도, 서대문도 아닌 새문안 마을이다. 마치 흘러간 시간의 섬처럼 갖가지 추억을 간직한 채 인왕산과 안산의 품에 깃들여 있다. 돈의문이 존재하지 않는 덕분에 돈의문 안과 밖은 구분이 사라졌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선호 연구위원
  • ‘빅이슈’ 주진모-한예슬, 별장 성접대 포착 “준비는 다 됐나?” 충격

    ‘빅이슈’ 주진모-한예슬, 별장 성접대 포착 “준비는 다 됐나?” 충격

    종영까지 단 1회를 남겨두고 있는 SBS ‘빅이슈’ 주진모와 한예슬이 충격적인 별장 성 접대 스캔들을 마주하게 되면서 안방극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빅이슈’ 29, 30회분에서는 ‘선데이 통신’에서 대표와 편집장으로 다시 만난 한석주(주진모)와 지수현(한예슬)이 거대하고 추악한 스캔들을 파헤치게 되면서 더욱 거세게 휘몰아칠 파파라치 세계의 생생한 현장을 예고, 극도의 긴장감을 드리웠다. 극 중 한석주는 이사회에 내건 선데이 통신 비자금 전부와 주식 백퍼센트, 그리고 지수현 편집장을 돌려보내 달라는 조건이 받아들여지면서 선데이 통신의 대표가 된 상태. 과거 클리닉 스캔들에 대해 항소를 포기하고 공개 사과한 오채린(심은진)으로 인해 오명까지 벗게 된 한석주는 선데이 통신 대표로서 검사장과 경찰국장과의 은밀한 만남에서 돈까지 건네는 등 때 묻은 권력자로 탈바꿈했다. 이어 사채업자에게 위협받는 한규(서영주)를 만난 한석주는 클리닉 스캔들 보도 당시 사실을 알고 있던 이가 나라일보 나대표(전국환) 뿐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뒤를 쫓기 시작했다. 하지만 며칠째 곰탕집에서 홀로 소주를 들이키던 나대표는 한석주가 나타나자, 자신이 파킨슨병에 걸려 불법으로 줄기세포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더 살고자 김원장(조덕현)에게 한석주를 회유해보라며 전화했음을 고백했다. 이어 추락한 한석주를 외면한 것을 사과하고, 나라일보로 돌아올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한석주는 “전 이미 때가 너무 많이 묻어서 다시 기자로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라며 거절했다. 이때 지수현은 과거 김원장(김영세)이 오채린(심은진)에게 전하라며 자신에게 준 메모에 대한 미심쩍은 정황을 포착, 오채린을 찾아가 메모 속에 쓰여 졌던 P가 프로포폴이 아닌, 오채린이 불려 다녔던 파티의 날짜였음을 추론해냈다. 오채린이 더 이상 들추면 다친다고 경고했지만 지수현은 오채린이 겁을 먹고 검찰청으로 도망치게 한 그 상대는 그 파티의 참석자이며, 김원장을 죽인 사람이자 얼마 전까지 선데이 통신 비밀 이사회 멤버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런가하면 한석주는 이후 나대표로부터 유력 대권주자인 김상철 성추행 스캔들을 제보 받은데 이어, 사진을 찍어달라는 의뢰까지 받았다. 이에 파파라치를 준비하라는 한석주에게 팀원들은 대권 도전이 확실한 인물이라며 만류했던 터. 순간 “뭐가 안돼? 그런 양아치 걸러내는 게 언론이 하는 일이지”라는 말과 함께 지수현이 회의실에 들어섰고, 이어 “겉으론 멀쩡해도 속으론 썩은 양아치 잡아내는 게 원래 우리 특기잖아”라며 팀원들의 사기를 끌어 올렸다. 이후 한석주와 새로운 동맹 관계가 된 지수현은 오채린으로부터 파티가 열리는 장소를 전달받은 후 팀원들을 동원해 별장 현장에 잠복했다. 그런데 이때 나대표로부터 저녁식사 초대를 받은 한석주가 등장, 지수현을 포함해 선데이 통신 직원들을 놀라게 한 것. 철저한 몸 검색 등 뭔가 의문스런 느낌을 받은 한석주 역시 별장에 들어선 후 거실에 있는 오채린, 검사장과 경찰국장을 보고 놀라고 말았다. 더욱이 오채린이 켠 텔레비전을 통해 작전차 안 지수현과 직원들을 보게 된 한석주는 나대표로부터 모든 것이 지수현을 잡기위한 함정이었음을 듣게 된 후 경악을 금치 못했다. 급기야 “준비는 다 됐나?”라는 나대표의 말에 지수현을 겨누고 있는 저격수들이 비춰진 가운데 “어떻게 할까? 석주야?”라고 말하며 미소를 짓는 나대표의 모습이 담겼다. 절체절명 위기에 빠진 한석주와 지수현의 모습이 엔딩장면으로 담기면서 극도의 긴박감을 드리웠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이번엔 무슨 스캔들일까 하고 지켜보다 순간 소름! 지금 대한민국을 달구고 있는 바로 그 사건을 다루다니! 진심 박수쳐주고 싶은 드라마” “마지막이라는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 이런 드라마는 또 나와야한다!”, “반전에 반전에 반전, 입 벌리고 보다 60분이 훅 지나갔다” “한석주, 지수현 운명은 도대체 어떻게 되는거야!”라고 소감을 내놨다. 한편 ‘빅이슈’ 마지막회 방송분은 2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스웨덴이 만든 명품 무반동총 ‘칼 구스타브 M4’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스웨덴이 만든 명품 무반동총 ‘칼 구스타브 M4’

    무반동총은 발사할 때 포신이 후퇴하지 않고 반동이 없는 포를 얘기한다. 전차를 잡는 대전차 화기 혹은 보병을 지원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등장한 무반동총은 오늘날 핵심적인 보병분대 화기로 손꼽힌다. 특히 스웨덴 사브사가 생산 중인 칼 구스타브 무반동총은 전 세계 수많은 무반동총 가운데 '명품'으로 손꼽힐 만큼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지난 1948년부터 스웨덴군이 사용한 칼 구스타브 무반동총은 'Granatgevär(유탄총) m/48'이라는 제식 명칭보다는 ‘칼 구스타브’(Carl Gustaf)로 잘 알려지게 된다. 이렇게 된 까닭은 당시 칼 구스타브 무반동총은 스웨덴 국왕 칼 10세 구스타브의 이름을 딴 칼 구스타브 조병창에서 만들어졌고, 이런 이유로 조병창의 이름을 따 칼 구스타브로 불리게 됐다. 오늘날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사용 중인 칼 구스타브 무반동총은 크고 작은 전쟁에서 튼튼한 내구성과 강력한 위력으로 혁혁한 전과를 기록했다. 70여 년 동안 각국의 사랑을 받아온 칼 구스타브 무반동총은 초기 모델 M1을 포함 4번의 대대적인 개량을 통해 현대전에서 빠져서는 안 될 필수 무기로 자리 잡았다.특히 임무에 맞게 특화된 포탄을 사용할 수 있는 칼 구스타프 무반동총은, 대전차 뿐만 아니라 적 진지 파괴, 대인살상 등 다양한 임무를 유연하게 수행할 수 있다. 84㎜의 구경을 갖고 분당 6발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칼 구스타프 무반동총은 사용자인 군인들의 전투환경을 고려해 인체공학적으로 개량되었고 특히 피로를 줄 수 있는 무게 경감에 주력했다. 가장 최근 등장한 칼 구스타프 M4는 강철 대신 티타늄과 탄소섬유를 사용해 무게가 7㎏ 미만이고 길이도 1m 이하이다. 또한 일발필중(一發必中)의 사격이 가능하도록 지능형 조준경을 채택했다. 반면 우리 육군이 사용하고 있는 대대급 직사화기인 KM67 90㎜ 무반동총의 경우 무게는 17㎏에 길이는 1.35m이다. 이 때문에 KM67 90㎜ 무반동총 사수는 육군을 전역한 예비역들 사이에서 155㎜ 견인포, 81㎜ 박격포, 장간교 조립과 함께 최악의 4대 보직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해 KM67 90㎜ 무반동총은 조준도 힘들고 노후화되어 제대로 된 전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3발만 쏘면 사실상 발사대의 수명을 다하는 우리 육군의 판저파우스트-3 대전차 로켓과 달리 칼 구스타브 M4 무반동총은 1000발 이상 사격이 가능하다. 칼 구스타브 무반동총은 콧대 높은 미군의 제식무기로 채용되었다. 미군이 자국산 무기가 아닌 다른 나라의 무기를 채택한 경우는 이례적인 상황이 아니면 보기 드물다. 특히 미 특수전 부대들이 애용하고 있는데 지난 1980년대 말 미군은 특수전 부대의 장비 현대화 사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미 육군 레인저가 사용 중이던 M67 무반동총을 대체하기 위해 각종 대전차 로켓과 무반동총을 상대로 엄격한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 결과 칼 구스타브 M3 무반동총을 선택했다. 지금은 미 특수전 사령부 예하 미 육군 레인저와 그린베레로 알려진 미 육군 특전부대 그리고 미 해병대 레이더스와 미 해군의 네이비실이 칼 구스타브 M3 무반동총을 운용하고 있다. 이밖에 미 육군과 해병대도 도입해 사용 중이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도덕적 판단,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도덕적 판단,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도덕적 기회주의’ 전략으로 유연한 대처 비난받지 않으면서 자신의 이익 극대화2014년 국내에서 출간된 미국 하버드대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는 ‘올바름’과 ‘정의’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샌델 교수의 하버드대 강의록을 모아 출간한 이 책의 첫 부분에는 유명한 ‘트롤리 딜레마’가 등장합니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트롤리 전차가 시속 100㎞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 궤도 앞쪽에는 5명의 인부가 귀마개를 하고 작업 중이어서 전차가 다가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선로를 바꿀 수 있는 레버는 작동하지만 바꾸려는 선로에도 1명의 작업자가 있는 상황입니다. 선로를 바꾸지 않으면 5명이 죽고 바꾸면 1명이 죽습니다. 실제 상황을 가정한 이 사고 실험은 다양하게 변형돼 윤리와 정의를 생각케 만듭니다. 이렇듯 복잡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떤 기준으로 윤리적, 도덕적 판단을 내릴까요. 또 결정을 내리는 순간 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사람들은 경제적 결정이 아닌 도덕적, 윤리적 결정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일정한 원칙과 신념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 많은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어떤 결정을 내릴 때는 “다른 사람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타인을 대접하라”는 ‘황금률’을 따르도록 가르침을 받아 오기도 했구요. 그렇지만 미국 브라운대 인지·언어·심리과학과, 다트머스대 뇌·심리과학과,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행동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사람들은 동일한 문제라도 상황에 따라 결정을 다르게 내리는 ‘도덕적 기회주의’ 전략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특정 사안에 대해 실험 참가자가 어떤 방식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지 살펴보는 ‘숨은 다중 신뢰게임’을 고안해 실험했습니다. 실험하는 동안 실험 참가자들의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해 어떤 뇌 부위가 활성화되는지를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윤리적 결정을 내릴 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상대방을 실망시키는 것은 나쁜 일이라는 ‘죄책감 혐오’와 결과에 있어서 공정함을 추구하는 ‘불평등 혐오’가 가장 크게 작용하기는 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타인에게 크게 비난받지 않을 수 있는 ‘도덕적 기회주의’에 따르는 경향도 상당히 크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 도덕적 기회주의 전략을 따를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는 일반적으로 도덕적, 윤리적 결정을 내릴 때 활성화되는 부위와 다르다는 것도 관찰했습니다. 연구를 이끈 제로 반 바아 브라운대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사람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기존에 잘 알려진 도덕적 원칙에 따라 행동하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훨씬 더 유연하고 상황에 따라 다른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반 바아 박사는 “이런 결정 방식은 우리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이 가끔 도덕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하는 이유를 설명해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손자병법에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진정한 전략가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렇지만 불과 며칠 전, 몇 달 전에 한 말도 까먹고 자기 말을 뒤집는 요즘 정치인들을 보고 있노라면 유연해도 너무 유연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edmondy@seoul.co.kr
  • 美 국방대행 “北 무기 시험 맞다…탄도미사일은 아냐”

    美 국방대행 “北 무기 시험 맞다…탄도미사일은 아냐”

    미국 국방 당국이 18일(현지시간)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 보도와 관련해 훈련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도 탄도미사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이날 국방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정한 종류의 시험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해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시험이 있었다”고 답했다. 미 당국자가 북한의 사격시험 보도를 공식 확인한 것은 섀너핸 장관 대행이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전술 유도무기의 사격시험을 지도하고 국방과학기술의 최첨단화 등을 위한 목표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그로부터 몇 시간 뒤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하는 형식으로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우리의 대화상대로 나서기 바랄 뿐”이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협상 배제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섀너핸 대행은 ‘북한이 이번 시험과 폼페이오 장관 협상 배제 요구를 통해 미국에 어떤 메시지를 보내려고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 정보 사항에 대해 들어가지 않겠다”면서도 “시험이든 발사든 어떤 식으로 규정하든 간에 그것은 탄도미사일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의 태세나 작전에 어떤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섀너핸 대행은 탄도미사일이 아니었다는 점을 들어 “그 자체로 하나의 표현일 것”이라면서도 “다른 메시지들과 합해서 보면 많은 다른 결론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는 또 “우리가 확보한 정보들을 살펴본 뒤 (북한이 보내려는 게) 진짜 어떤 메시지인지에 대해 종합해봐야 할 것”이라며 “많은 것들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판단을 서둘러서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런 발언들을 근거로 “현재 진행 중인 핵 협상을 무산시킬 수 있는 금지된 중거리 및 장거리 탄도미사일 관련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CNN도 정통한 미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이 완전히 작전운용 가능한 새로운 무기를 발사한 것이 아니라 대전차 무기의 부품을 실험했다는 게 미 정보당국의 초기 평가”라고 전했다. 에릭 브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 담당국장은 CNN에 이번 실험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라며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조선시대, 장애는 장애가 안 됐소

    조선시대, 장애는 장애가 안 됐소

    근대 장애인사/정창권 지음/사우/368쪽/2만원“폐질자(장애인) 가운데 산업(직업)이 있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자를 제외하고 궁핍하여 스스로 살아갈 수 없는 자는 소재지 관아에서 우선적으로 진휼하여 살 곳을 잃지 말게 하라.”조선의 2대 왕 정종이 1400년에 신하들에게 지시한 내용이다. 직업이 있는 경증장애인 외에 중증장애인은 국가가 돌봐야 한다는 뜻이다. 개화기와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이런 정책은 힘을 잃는다. 편견과 차별, 배제 등 장애인에 관한 사회적 차별도 이때 생겨난다. 말하자면, 근대는 장애인에게 ‘암흑기’였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나온 ‘근대 장애인사´는 근대의 장애 관련 사건과 정책을 분석해 장애인에 관한 사회적 차별이 언제, 어떻게, 왜 생겨났는지를 추적한다. 저자는 2011년 조선시대 장애인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역사 속 장애인은 어떻게 살았을까’(글항아리)를 낸 바 있다. 이번에는 관에서 펴냈던 근대 관찬사료와 신문·잡지, 문학작품, 일기·문집류, 외국인 견문록 등을 토대로 장애사 연구 보폭을 한발 넓혔다. 저자는 조선 시대 장애인 정책과 장애인에 관한 사회적 인식이 근대보다 훨씬 나았다고 주장한다. 조선은 장애를 크게 경증과 중증으로 나눠 정책을 펼치고, 장애인이 직업을 갖고 자립하도록 유도했다. 특히, 장애인에 관한 사회적 인식은 대단히 높은 수준이었다. 장애에도 능력만 있으면 장관급의 벼슬에 오를 수 있었다. 조선 건국 후 예악을 정비하고 국가 기틀을 마련한 허조는 체격이 왜소하고 어깨와 등이 굽은 척추 장애인이었다. 그러나 좌의정에 오를 만큼 세종의 신임을 받았다. 선조, 광해군, 인조 때 영의정을 지낸 이원익은 왜소증 장애인이었다. 영조 시절 우참찬을 지낸 이덕수는 청각장애인이었는데, 임금과 자주 필담을 나눌 정도로 신망을 받았다. ‘동지정사’를 맡아 청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오기도 했다.개화기에는 전 세계에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장애인 교육제도가 도입됐다. 그러나 정부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선교사들이 이 역할을 대신 맡았다. 예컨대 로제타 셔우드 홀과 같은 선교사는 조선 사람도 쓸 수 있는 점자를 고안하고 조선 최초로 맹아학교를 설립하기도 했다. 기독교에 관한 거부감이나 이질감을 완화하기 위해서였다 해도 이들의 노력은 높게 살 만하다. 일제강점기 들어서면서 장애인 숫자는 크게 늘고 반대로 정책은 각박해졌다. 일제의 수탈로 조선 사람들은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다. 결막염을 비롯해 각종 전염병이 유행하며 장애인도 늘었다. 의료사고가 빈번했고 전차나 기차, 자동차 사고도 늘었다. 독립운동을 하다가 잡혀 태형과 고문을 당해 장애인이 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럼에도, 일제는 장애인을 격리하고 감금하는 데에만 힘썼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총독부 사회과의 장애인 어용단체인 ´조선사회사업연맹´조차 “장애인과 고아를 위한 구호법을 하루속히 실시하라”고 주장할 정도였다. 1911년 일제가 설립한 거의 유일한 장애인 복지기관인 ‘제생원 맹아부’에는 일본인이 더 많았다. 1944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장애 걸인들을 위한 ‘불구자 수용소’를 세웠는데, 거리의 장애인을 잡아 가두는 시설에 불과했다. 저자는 결국 정부가 어떤 시각으로 장애인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장애인 정책이 달라진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조선시대에는 ‘완전함´에 중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그 차이를 이해하고 배려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근대화, 산업화, 그리고 식민지 상황으로 접어들며 장애인 정책은 심하게 망가지고, 이에 따라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도 매우 부정적으로 바뀌게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장애인들이 병을 낫고자 인육을 먹고, 아이를 잡아 약을 만든다는 식의 흉흉한 소문, 장애인 생활을 견디다 못해 벌어진 각종 사건은 읽기에 섬뜩할 정도다. 조선과 근대의 장애 정책을 좀 더 풍부하게 설명했으면 좋았을 터다. 사회적 인식의 변화 역시 구체적이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 여러 현상을 나열한 뒤 장애 정책을 두루뭉술하게 설명하는 정도여서 다소 아쉽다. 그럼에도, 장애인에 관한 올바른 제도 정립 차원에서 책은 환영할 만하다. 이번 책에 이어 인간이 노동가치로 전환된 현대의 장애사를 후속으로 기대해 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SKT, 고성·속초 산불 통신 피해복구.. KT, 이동 기지국 14대 급파

    SK텔레콤이 4일 발생한 강원도 고성·속초 산불 통신 피해 복구를 5일 새벽에 완료했다. 재난 지역 주변 KT의 일부 무선기지국과 유선서비스에선 장애가 발생했다. SK텔레콤은 이번 화재로 인해 속초, 고성 간 일부 기지국과 케이블 손실 피해가 발생했으나 주변 기지국 출력 조정 등을 통해 긴급 대응하고 복구활동을 폈다고 설명했다. 5일 새벽 2시부터 서비스 복구를 진행했고, 새벽 3시 30분쯤 대부분의 피해시설 복구가 완료됐다. 현재는 비상 조치로 재난 지역 내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산불이 완전 진화될 때까지 원활한 통신 서비스를 위해 이동기지국 8대를 대기시키고 있다. SK텔레콤은 총 200명 이상의 인력을 투입해 24시간 동안 통신 상황 모니터링 및 현장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또 속초생활체육관 등 주요 대피소에 핫팩, 생수, 충전서비스 등 구호 물품을 전달할 계획이다. 고성군 토성면에 설치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상황실에는 KT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KT는 또 과천 관제센터에 종합상황실을, 강원도 원주에 현장 상황실을 개설했다. 피해 현장에는 장애 복구 등의 업무 수행을 위해 200여명을 투입한다. KT의 이동 발전차 16대와 이동식 기지국 14대를 현장에 배치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관용 없다’…차 빼려고 100m 음주운전 징역 8개월

    ‘관용 없다’…차 빼려고 100m 음주운전 징역 8개월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수위가 강화되는 가운데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이동 주차하기 위해 100m가량 운전했던 30대가 8개월간 감옥살이를 하게 됐다. 두 차례 음주운전 전력은 치명타가 됐다. 대전지법 형사11단독 서재국 판사는 4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31)씨에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음주운전으로 두 차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어 엄벌이 필요하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 1월 13일 오전 8시 6분쯤 대전 유성구 한 도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던 도중 잠이 들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42%였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전날 술에 취해 승용차에서 잠이 들었다가 깨어 차를 이동 주차하기 위해 100m가량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조사결과 2013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400만원을, 2016년 역시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 판사는 A씨가 깊게 반성하는 점을 감안한다면서도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2회 이상 있음에도 상당히 술에 취해 운전했다”면서 “음주운전의 위험성과 그 폐해가 큰 점, 동종범죄로 집행유예 기간에 또다시 범행을 저질러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통과된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일명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특정범죄 가중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시 징역 2~5년, 벌금 1000만~2000만원을 부과한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숨지게 한 경우 최저 3년 이상에서 최고 무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개정법은 소주 한 잔만 마셔도 음주운전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운전면허 자격정지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를 0.03~0.08% 미만로 엄격히 바뀌었다. 개정 전에는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숨지게 한 경우에도 1년 이상 징역으로만 명시돼 사실상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윤창호법’은 지난해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운전차량에 치여 숨진 윤창호(당시 22살) 씨 사망사건을 계기로 법안이 만들어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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